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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단맛·쓴맛·매운맛… 삼채 드세요”

    “단맛·쓴맛·매운맛… 삼채 드세요”

    4일 해발 700m 지리산 자락인 경남 함양군 마천면 촉동마을 김판열씨 밭에서 한 농민이 삼채를 수확한 뒤 활짝 웃고 있다. 삼채는 쓴맛과 단맛, 매운맛 등 세 가지 맛을 내는 야채라는 뜻으로 유황 성분이 들어 있어 피를 맑게 하고 항암 효과가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함양군 제공
  • 지리산 산사태 발생…구조대 사투에도 출입금지 된 곳 등반 2명 사상

    지리산 산사태 발생…구조대 사투에도 출입금지 된 곳 등반 2명 사상

    행락철을 맞아 등산객의 부주의로 인한 안전사고가 잇따르고 있다. 최근에는 잦은 비로 산사태와 낙석 등으로 인한 안전사고까지 겹쳐 등산객들의 각별한 주위가 필요하다.  경남 함양소방서는 지난 15일 오후 2시 50분쯤 함양군 마천면 지리산 하봉 인근에서 산사태가 발생해 등산객 정모(42·여)씨가 크게 다치고 일행 박모(56)씨가 흙더미에 깔려 숨졌다고 16일 밝혔다.  소방서에 따르면 이날 1차 산사태로 정씨가 갑자기 굴러떨어진 바위에 부딪혀 허리 등을 크게 다쳤다. 이후 119구조대원들이 신고를 받고 출동해 정씨를 구하는 과정에서 2차 산사태가 발생해 정씨의 일행인 박씨가 흙더미에 깔려 의식을 잃은 뒤 숨졌다.  소방서는 구조대원 30여명을 현장에 투입했지만 지형이 험한 데다 거센 바람과 짙은 운무 등 기상 상황이 나빠 헬기를 동원한 구조에 어려움을 겪었다. 이 때문에 구조대원 4명은 부상자와 함께 산속에 남아 밤을 새운 뒤 16일 오전 8시쯤 정씨 등을 헬기에 태워 인근 병원으로 후송했다. 이날 사고를 당한 정씨 등은 전날 인터넷 산악 동호회원(12명)과 함께 등산에 나섰다가 일행과 떨어진 뒤 사고를 당한 것으로 알려졌다.  소방서 관계자는 “이번 사고 장소는 지난해에도 산사태가 발생했을 뿐 아니라 며칠 전 내린 많은 비로 지반이 약해져 있고 붕괴 우려도 있어 애초 등산객 출입이 금지된 곳”이라며 “등산객은 안전장비 착용은 물론 안전수칙을 반드시 지켜야 사고를 예방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에 앞서 지난 9일 서울 도봉산을 오르던 장모(49)씨가 2m 높이의 바위에서 추락, 소방항공대의 구조를 받아 인근 병원으로 옮겨졌다. 또 지난달 14일에는 일행과 함께 경북 경주시 암곡동 무장산을 오르던 김모(52·울산시)씨가 발을 헛디뎌 100여m 아래로 추락해 중상을 입었고, 같은 달 13일에는 포항시 남구 오어사 인근에서 서모(49)씨가 산에서 내려오다 미끄러져 크게 다쳤다.  울산시 소방본부 관계자는 “여름철 산행 때는 등산 장비를 착용해 미끄럼 등 낙상을 주의하고 입산 통제구역에는 들어가지 않아야 한다”고 조언했다.  함양 강원식 기자 kws@seoul.co.kr
  • 3개월만에 또 무너진 다리

    건설공사 중에 무너져 다시 공사를 하던 다리가 또 무너져 1명이 숨지고 1명이 다쳤다. 2일 오후 경남 함양군 마천면 가흥리 당흥세월교 건설 현장에서 콘크리트 아치 구조물이 무너지면서 다리 아래에서 작업하던 크레인 차량의 바스켓과 충돌했다. 이 사고로 바스켓을 타고 작업하던 송모(42)씨가 숨지고 남모(40)씨가 다쳐 병원에서 치료를 받았다. 사고가 난 다리는 지난 8월 2일 신축공사 과정에서 구조물이 무너져 다시 공사가 진행되던 중이었다. 당시 상부 구조물 연결 작업을 끝낸 다리가 갑자기 무너져 아래에 있던 크레인 1대와 5t 트럭, 25t 트럭 등 장비 3대가 부서졌다. 함양군은 지난해 8월 태풍 무이파 수해 복구를 위해 기존 세월교 옆에 17억여원을 들여 길이 63m의 당흥세월교를 새로 건설하고 있다. 창원 강원식기자 kws@seoul.co.kr
  • [22일 TV 하이라이트]

    ●수요기획(KBS1 오후 11시 30분) 지리산 둘레길을 따라 한 우체부의 편지 여행이 시작된다. 지리산 둘레길 안내소가 있는 인월면에 등산복 차림의 사람들이 분주하다. 한재경씨는 마천면, 휴천면을 담당한다. 제일 먼저 출근해 손님 맞을 준비를 하며, 오늘도 여느 날처럼 둘레길을 달린다. 언제나 ‘집배 인생, 배달 인생’을 최고라 여기는 한재경씨를 만나본다. ●수목 드라마 프레지던트(KBS2 오후 9시 55분) 장일준은 자택에 머물며 밀착 취재하겠다는 유민기의 제안을 받아들인다. 껄끄러워하는 가족들과 달리 조소희는 이번에도 흔쾌히 동조한다. 한편, 스캔들 이후 지지율이 급락한 박을섭을 대신해 3위로 올라선 장일준 진영은 2위인 검찰총장 출신의 신희주 후보와의 연대를 꾀하는데…. ●방방곡곡 해피트레인(MBC 오후 5시 10분) 명사와 함께 떠나는 기차여행 해피트레인. 여섯 번째 주인공은 최초의 아이돌 그룹이었던 소방차의 리더 김태형이다. ‘어젯밤 이야기’ ‘그녀에게 전해주오’ 등의 히트곡과 함께 ‘승마 패션’ ‘마이크 던지기’로 시대적 흐름을 주도했던 김태형과 한반도에서 가장 먼저 일출을 볼 수 있는 울주군으로 향하는 기차에 몸을 싣는다. ●뉴스추적(SBS 오후 11시 15분) 지난 9일 시작된 롯데마트의 ‘통큰 치킨’이 연일 화제다. 출시되기 전부터 대기업의 횡포라는 비판을 받아 온 통큰 치킨은 결국 일주일 만에 막을 내리면서 프랜차이즈업체의 닭값 거품 논란으로 이어진다. ‘통큰 치킨’을 둘러싼 의혹에 대한 공방을 검증하고 그것이 우리 사회에 남긴 파장과 의미를 짚어본다. ●극한직업(EBS 오후 10시 40분) 스키장에서는 하루에도 몇백건의 골절, 찰과상, 타박상 등의 사고들이 발생한다. 2㎞가 넘는 슬로프에서 미끄러지거나 충돌해 생기는 부상자. 긴 슬로프에서 꼼짝도 할 수 없는 이들을 위해 ‘스키 패트롤’이 나섰다. 아직 이름조차 생소한 슬로프 위의 119 구조대. 은빛 설원 위의 독수리를 꿈꾸는 스키 패트롤 대원들을 만나본다. ●메디컬다큐 생명(OBS 오후 11시 5분) 5년 전 이혼 후, 세 아이를 혼자 키우고 있는 경숙씨. 세 아이 중 두명이 몸이 아파 투병 중이다. 아이들이 빨리 나았으면 좋겠지만 그렇지 못해 답답한 마음뿐이다. 열 손가락 깨물어 안 아픈 손가락이 없지만 경숙씨에게는 건강한 수빈이보다 아픈 혜빈이와 준호가 늘 마음에 짐이 된다. 경숙씨와 삼 남매의 겨울 이야기를 들어 본다.
  • 경남 함양 지리산둘레길 4구간 중 폐쇄된 벽송사~세진대 6km

    경남 함양 지리산둘레길 4구간 중 폐쇄된 벽송사~세진대 6km

    그 길을 보고도 경탄하지 않은 채, 내처 발걸음만 재촉할 ‘강심장’은 없지 싶습니다. 앞에서 마주하고도 또다시 뒤돌아 보게 하는, 한 굽이 돌면 또 어떤 풍경이 기다리고 있을까 기대치를 한껏 높여주는, 그런 길입니다. 길과 지리산이 만든 경이로운 풍경 앞에 서면 인간이 만든 그 어떤 경관 조명도 자연이 빚어낸 색을 대신할 수 없다는 확신을 갖게 됩니다. 지리산 둘레길 4구간(금계~동강) 중 지금은 끊겨 있는 ‘산사람 길’입니다. 보다 정확히는 경남 함양군 마천면 벽송사에서 송대마을을 지나 휴천면 송전리 ‘소나무쉼터’ 세진대(洗塵臺)까지, 약 6㎞ 구간이지요. 그 길이 끊어진 사연이 영 개운치 않습니다. 주민과 주민, 그리고 주민과 ‘둘레길 도보꾼’ 간의 서운한 사연들이 실타래처럼 얽혀 있지요. 그럼에도 그 길을 소개하는 까닭은, 반드시 길은 다시 열려야 하고, 그날이 그리 머지 않은 듯 보이기 때문입니다. 또 기왕 열릴 바에야 만추가 절정에 달한 지금, 많은 사람들이 서둘러 접했으면 하는 바람도 없지 않습니다. 서로가 조금씩 양보하고 이해해야 온전히 열리게 될 그 길. 그리 된다면, 서로를 이해하고 배려한 우리의 너른 가슴에 대해 자긍심을 갖게 되지 않겠습니까. ●지리산 둘레길의 그늘 지리산 둘레길을 찾는 이유는 저마다 다를 터다. 다만 대개의 도보꾼들이 둘레길을 걸으며 거대한 풍경이나 대단한 이야깃거리를 기대하지는 않을 거란 생각이다. 서로의 살아가는 모습을 주고 받는 과정을 통해 농촌과 도시가 소통하고, 조금이나마 간극을 줄이려는 노력의 하나로 보는 것이 온당할 듯싶다. 금계~동강 구간은 2008년 4월 지리산 둘레길이 일반에 공개될 당시 첫선을 보였다. 여느 지리산 둘레길 구간에 견줘 단연 빼어난 풍광으로 인기를 모았다. 하지만 그뿐. 산사람 길은 1년가량 운영되다 폐쇄되는 비운을 맞았다. 길은 곧 다른 루트로 교체됐다. ‘교류와 소통’이 지리산 둘레길의 본령이라 한다면, ‘단절과 경색’이 1년 넘게 이 길을 지배하고 있는 셈이다. 사연은 이렇다. 길은 ‘지리산 빨치산 루트’라는 이름의 등산로와 일정부분 코스를 공유하고 있다. 단지 ‘등산로’였을 때는 한산했던 길이 ‘지리산 둘레길’이란 이름으로 세상에 나왔을 때는 그야말로 인산인해를 이뤘다. 많은 도보꾼들이 오가다 보니 자연히 주민들과 마찰도 생겼다. “한번은 등산객이 내려오는데 손에 두릅 두어개를 쥐고 있는 기라. 왜 남의 밭에서 두릅을 캐냐고 하니까 되레 ‘겨우 몇개 갖고 뭘 그러느냐’며 타박을 하더라꼬. 주말에만 수천명의 사람들이 오는데, 한 사람이 두릅을 하나씩만 캐가도 그기 도대체 얼마고? 아무데나 용변 보고, 쓰레기 버리는 건 일도 아이라.” 송대마을 한 주민의 하소연이다. 그런데 공교롭게도 구간 일부가 이 주민의 사유지를 통과한다. 매번 도보꾼과 이 주민 간에 실랑이가 벌어졌고, 급기야 길은 폐쇄되고 만다. 그러다 최근 길을 다시 열자는 주민들의 논의가 급물살을 탄다. ‘산골 사람들의 경제적 문제’ 때문이다. “서울 사람들이 많이 오면서 돈을 떨구고 간다꼬. 그네들에겐 작지만, 산중에서 그기 어데고. 쓰레기야 우리가 치우면 되는 거 아이가. 개인적인 문제가 주민 전체의 이익을 막고 있는 기 서운한 기라.” 신수철 송전리 이장의 말이다. 결국 주민과 도보꾼의 다툼은 주민과 주민 간 불화로 번졌고, 현재 주민 한 사람과 다른 여러 주민들이 얼굴을 붉혀야 하는 형국에까지 이르게 됐다. ●경탄과 경외가 교차하는 ‘산사람 길’ 길의 들머리는 벽송사다. 지리산 칠선계곡 초입에 터를 잡은 절집이다. 현재 4구간(11㎞)은 금계마을에서 출발, 벽송사 못 미쳐 의중마을에서 좌회전한 뒤 송전마을을 거쳐 동강리까지 이어진다. 엄천강과 용류담을 따라 걷는 맛도 각별하지만, 풍경으로만 보자면 도무지 산사람 길에 비할 바가 못된다. 일부 등산객이 주민과의 마찰 가능성에도 불구하고 ‘과감하게’ 산사람 길에 오르는 것도 이 때문이다. 벽송사 오른편, ‘빨치산 루트’를 표시한 안내판에서 길은 시작된다. 예서 송전마을까지는 7.3㎞쯤 된다. 풍경이 빼어난 송대마을까지는 트레킹이라기보다 산행에 가까울 정도로 고된 길을 지나야 한다. 800m 고지에 오르기까지 숨이 턱턱 막힐 정도로 된비알이 이어진다. 하지만 일단 고지를 딛고 나면 이후는 얕은 오르막 내리막이 반복되는 능선길이다. 길의 역사를 돌아볼 때 빨치산을 빼놓을 수는 없다. 산사람 길이라 불리게 된 것도 이와 무관하지 않다. 우선 벽송사가 한국전쟁 당시 인민군의 야전병원으로 사용됐다. 송대·송전마을은 빨치산 주둔지로 이용됐다. ‘마지막 빨치산’ 정순덕(1933~ 2004)이 머물던 선녀굴도 동네 뒤편, 이른바 ‘와불산’(臥佛山)의 부처님 발 부분에 있다. 송대마을 못 미쳐 ‘문제의’ 사유지가 나온다. 길 주변은 밭이다. 극히 일부일망정 도보꾼이 작물에 손을 댄다면 밭 주인으로서 분통이 터질 노릇. 신 이장은 이에 “조만간 100m쯤 돌아가는 길을 만들 것”이라고 전했다. 송대마을부터는 임도를 따른다. 산사람 길 최고의 풍광과 마주하는 구간이다. 길에 오르니 볕에 덥혀진 포근한 바람이 볼을 간질인다. 주민들은 이를 ‘고춧가루 바람’이라 부른다. 고춧가루에서 열이 나듯, 바람이 온기를 품었다는 뜻이다. 두어 굽이 임도를 돌면 와불산 품에 안긴 송대마을 전경이 펼쳐진다. 삐죽 솟은 마을 주변의 낙엽송은 노랗게 물들었고, 단풍나무는 한없이 붉다. 좁은 가슴으로는 담기 벅찬, 참으로 큰 풍경이다. 흑염소목장 어름에서 풍경은 절정을 이룬다. 목장의 산사면을 따라 소나무 몇 그루가 서 있고, 뒤로 단풍 들어 얼굴 붉힌 작은 봉우리들이 계란판 속 계란들처럼 봉긋봉긋 솟았다. 봉우리마다 “모름지기 만추의 풍경이란 이런 것”이라 외치는 듯하다. 하지만 이 구간 역시 재개방 논란에 휩싸여 있다. 흑염소목장 주인이 다시 길을 여는 것에 반대하고 있기 때문이다. 다만, 임도인 만큼 길을 막을 명분은 없다. 쓰레기 투기 금지 입간판을 세우는 등 지자체의 주민 보호대책이 절실한 대목이다. 길은 ‘소나무 쉼터’ 세진대를 지나 송전마을로 이어진다. 특히 세진대 가운데엔 400년을 산 소나무 ‘마적송’이 너럭바위를 뚫고 서 있는데, 그 기상이 자못 장하다. 송전마을에서는 공식 4구간을 되짚어 의중마을로 갈 수도, 동강리까지 내처 갈 수도 있다. ■여행수첩(지역번호 055) ▲가는 길 수도권에서 승용차로 갈 경우 대전~통영간고속도로→함양 분기점→88고속도로→함양 나들목→24번 국도 남원·인월방면→1023번 지방도 마천방면→오도재→의중마을 순으로 간다. 함양버스터미널에서 금계까지 30분 간격으로 버스가 다닌다. 45분 소요. 함양지리산고속 963-3745. 스마트폰 소지자라면 경남도에서 발행한 안내책자 등의 ‘QR코드’를 이용하는 것도 좋겠다. 전국의 지자체 중 가장 앞서 QR코드를 도입해 성공적으로 정착시켰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경남의 여행지와 맛집 30선이 주메뉴다. 각 메뉴를 클릭하면 경남도 내 여행지와 맛집에 대한 상세한 정보를 빠르게 검색할 수 있다. 아울러 일본어 번역 솔루션을 활용, 일본인 여행객들이 자신의 휴대전화로 검색이 가능하게 했다. 안드로이드 기반의 스마트폰은 아직 사용할 수 없다. ▲주변 볼거리 신라 최치원이 조성한 상림은 반드시 찾을 것. 2만여 그루의 수목 사이로 낙엽과 단풍이 어우러지며 절정을 이루고 있다. 지안재와 오도재에서 이어지는 ‘지리산가는길’도 낙엽송 등 단풍이 최고조에 달했다. ▲잘 곳 지리산 둘레길 4구간 끝자락인 송전산촌생태마을(www.songjunri.com)에서 민박과 식사가 가능하다. 형제 간 우애를 깨지 않기 위해 주웠던 황금을 다시 버렸다는 고려말 이억년·조년 형제의 전설이 서린 엄천강변에 있다. 숙박 3만원. 1인 추가시 1만원. 식사 5000원. 963-7949. 글 사진 함양 손원천기자 angler@seoul.co.kr
  • 지리산 불… “고맙다 진눈깨비”

    지리산국립공원에 난 산불이 때마침 내린 진눈깨비로 자연진화되면서 큰 화를 면했다. 8일 오후 7시 40분쯤 경남 함양군 마천면 추성리 지리산 내 두류봉 7부 능선(해발 1100m)에서 원인을 알 수 없는 산불이 나 1만㎡ 이상의 산림을 태우다 비를 동반한 눈 덕분에 3시간여 만에 꺼졌다. 불이 나자 국립공원관리공단 지리산국립공원사무소 직원과 함양군 공무원, 119대원 등 200여명이 등짐펌프(용량 6~10ℓ)를 메고 현장으로 출동했지만, 산세가 험해 제대로 진화작업을 벌이지 못했다. 그러나 오후 9시 30분쯤부터 비와 눈이 섞여 내리다 추워지면서 비교적 많은 양의 눈과 비가 내리면서 자연진화됐다. 불이 난 곳은 사실상 사람의 접근이 어려운 데다 날이 어두워 헬기마저 출동하지 못해 자칫 큰 피해가 발생할 수 있었다고 사무소 관계자는 전했다. 창원 강원식기자 kws@seoul.co.kr
  • [‘부채 제로’ 도전 2題] 함양, “국·도비 적극활용…3년째 빚 없어”

    경남 함양군은 3년째 단 한 푼의 빚도 지지 않는 알뜰살림을 꾸리고 있다. 함양군은 10년 전 함양읍사무소와 마천면사무소 등을 신축하면서 10억여원의 지방채를 발행했지만 2008년에 마지막 남은 5000만원을 갚은 것을 끝으로 ‘채무 제로’ 상태를 유지하고 있다. 당시 발행했던 지방채 금액도 함양군 연간 예산 3100여억원에 비하면 극히 미미한 수준이다. 2009년 기준으로 산청군(61억원)을 제외한 경남도 내 16개 시·군의 채무액이 최소 142억원, 최대 2700여억원인 것과 비교하면 채무라고 할 정도도 안 된다. 이처럼 함양군이 채무 제로 상태를 유지하고 있는 것은 군수와 실·과장들이 빚을 내야 하는 무리한 사업을 추진하지 않는다는 원칙을 세웠기 때문이다. 빚을 내 무리하게 사업을 추진하면 부메랑은 고스란히 주민들의 몫으로 돌아간다는 판단에서다. 필요한 사업도 분수에 맞게 계획하고 상당 부분을 국·도비를 확보해 충당하고 있다. 함양박물관 건립과 종합복지관 등 문화기반시설 사업비 228억원, 소도읍육성사업비 70억원, 폐기물종합처리장 건립비 208억원, 상수도개발사업비 220억원 가운데 80~90%를 국·도비로 충당했다. 군 관계자는 “예산범위 안에서 사업을 벌이고 필요한 사업비는 국·도비를 적극 확보하는 것이 채무를 없애는 비결”이라고 말했다. 창원 강원식기자 kws@seoul.co.kr
  • 가시오가피 90년만에 발견

    가시오가피 90년만에 발견

    국립공원관리공단(이사장 엄홍우)은 지리산에서 멸종위기종 2급 식물인 가시오가피 군락지가 90여년 만에 발견됐다고 6일 밝혔다. 공단에 따르면 경남 함양군 마천면 일대 지리산 숲에서 가시오가피 나무 120그루가 군락(면적 5800㎡)을 이뤄 서식하고 있는 것을 지리산사무소 동·식물보호단이 최근 발견했다. 가시오가피 나무는 일본 식물학자 나카이 박사가 1927년 지리산에서 자생하는 것을 찾아낸 이후 지금까지 발견되지 않았었다. 두릅나무과에 속하는 가시오가피 나무는 높이 2~3m로 여름에 가지 끝에 주황색 꽃이 피고 나무껍질은 약용으로 쓰인다. 가시오가피는 인삼에 버금가는 약효가 있다고 알려져 무분별한 채취로 멸종위기에 놓여있는 상태다. 공단 관계자는 “지리산에서 발견된 가시오가피 중에는 최고 100년생까지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면서 “지리산 자생지는 전 세계에서 최남단 지역(남방한계선)이라는 점에서 큰 의미가 있다.”고 설명했다. 유진상기자 jsr@seoul.co.kr
  • 지방재정 예상밖 두 표정

    ■ 서울 자치구 ‘울고’ …평균 재정자립도 7년만에 50% 아래로 서울시내 25개 자치구의 올해 평균 재정자립도가 2003년 이래 처음으로 50% 아래로 떨어졌다. 22일 서울시와 자치구에 따르면 올해 자치구의 평균 재정자립도는 부동산 가격 하락에 따른 지방세 수입 감소 등으로 지난해보다 1.5% 포인트 하락한 49.3%를 기록했다. 재정자립도는 일반회계에서 지방세와 세외수입으로 충당하는 비율로, 세수가 줄거나 복지사업 등과 같이 시와 중앙정부에서 비용을 대는 사업이 많아지면 낮아지게 된다. 자치구 평균 재정자립도는 2002년 52.9%에서 2003년 49.1%로 내려갔다가 2004년 50.3%, 2005년 54.7%, 2006년 53.1%, 2007년 50.5%, 2008년 51.0%, 2009년 50.8% 등으로 50% 선을 유지해 왔다. 올해 재정자립도가 가장 높은 구는 중구(82.9%)이고, 이어 서초구(79.8%), 종로구(78.5%), 강남구(77.1%), 송파구(73.9%), 영등포구(66.5%), 용산구(62.7%) 등의 순이었다. 재정자립도가 가장 낮은 구는 노원구(27.4%)이고, 뒤를 이어 중랑구(30.5%), 강북구(31.7%), 은평구(33.8%), 강서구(33.8%), 관악구(33.9%) 순이다. 자치구 간 재정자립도 차이는 2007년 이후 다소 좁혀지는 추세다. 2007년에는 살림살이가 넉넉한 서초구(90.5%), 강남구(88.0%), 중구(83.0%)와 구 재정이 빠듯한 관악구(28.3%), 노원구(28.8%), 중랑구(29.5%) 간의 차이가 최대 60% 포인트가 넘었는데, 올해는 중구와 노원구 간 차이가 55.5% 포인트로 줄었다. 서초구와 강남구는 당시에 비해 재정자립도가 약 11% 포인트 하락했지만 동대문구(8.7% 포인트), 관악구(5.6% 포인트), 강북구(1.7% 포인트), 도봉구(1.3% 포인트) 등은 상승했다. 서울시 관계자는 “자치구 간 재정자립도 격차가 줄어든 것은 시가 2008년 자치구 간 재정 불균형 완화 등을 목적으로 공동과세제를 도입해 구세인 재산세를 구(區)분 재산세와 시(市)분 재산세로 나누고 시분 재산세 전액을 자치구에 균등 배분한 데 따른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김지훈기자 kjh@seoul.co.kr ■ 경남 함양군 ‘웃고’ …무차입 자린고비 경영… 3년째 채무 ‘0원’ 지방자치단체들이 부채 문제로 골머리를 앓고 있는 가운데 경남 함양군이 3년째 ‘채무 제로(0)’를 유지하고 있어 지자체들의 부러움을 사고 있다. 함양군이 건전한 재정상태를 유지할 수 있는 비결은 불요불급한 사업을 자제하고 경비를 아끼는 자린고비 경영을 펼쳤기에 가능했다. 군수는 무리한 개발사업 추진과 전시성 행정을 자제했고 군의회는 지자체가 예산을 허투로 쓰는 것을 제대로 견제했다. 함양군은 10년 전 함양읍사무소와 마천면사무소 등을 신축하면서 10억여원의 지방채를 발행했지만 2008년에 마지막 남은 5000만원을 갚은 것을 끝으로 채무 제로 상태를 유지하고 있다고 22일 밝혔다. 당시 발행했던 지방채 규모도 함양군 연간 예산 3100여억원과 비교하면 미미한 수준이다. 2009년 기준으로 산청군(61억원)을 제외한 경남도내 16개 시·군의 채무액이 최소 142억원, 최대 2700여억원인 것과 비교하면 채무라고 할 수도 없을 정도다. 꼭 필요한 사업은 가급적 도비나 국비를 끌어오는 탁월한 ‘로비력’도 건전 재정을 도왔다. 함양군은 지난 수년간 군 예산으로 감당하기 어려운 대형사업은 반드시 국·도비를 확보했다. 함양군 공무원들은 필요한 사업이 있으면 먼저 정부 관련 부처를 찾는다. 예산담당자를 만나 사업내용과 지역발전 효과 등을 상세하게 설명하고 국비지원을 건의하는 노력을 아끼지 않았다. 이런 노력의 결과로 함양박물관 건립과 종합복지관 등 문화기반시설 사업비 228억원, 소도읍육성 사업비 70억원, 폐기물종합처리장 건립비 208억원, 상수도개발사업비 220억원 가운데 80~90%를 국·도비에서 끌어왔다. 함양군은 경남에서 정부로부터 광역·지역발전특별회계를 가장 많이 받고 있다. 이철우 군수의 공약인 실내수영장 건립비 200여억원도 정부에 예산지원을 건의해 놓았다. 예산을 들이기 어려운 관광지개발사업비는 민간자본을 유치해 재정에 부담을 주지 않고 있다. 함양군은 “예산범위 안에서 사업을 벌이고 필요한 사업비는 국·도비를 적극 확보하는 것이 채무를 없애는 비결”이라고 말했다. 함양 강원식기자 kws@seoul.co.kr
  • 저 보랏빛 군무… 그 달콤한 유혹

    저 보랏빛 군무… 그 달콤한 유혹

    “어느 총각 꼬시려고, 꿀단지 열 개 스무 개 향긋한 그 내음 여기 저기 퍼뜨려 벌 나비 모두 불러 잔치 또 잔치 이른 봄 꽃 피어 잠시 꿈꾸다 여름이면 말라 죽는 夏枯草 (하고초) 신세” 시인 이종원이 지은 시 ‘꿀풀’의 한 대목입니다. 시골에서 자란 사람이라면 한번쯤 맛보았을 꿀풀에 관한 헌사지요. 들로, 산으로 노닐다 꽃잎 따서 입에 물면 다디단 꿀물이 나오던, 바로 그 꽃입니다. 지금 경남 함양 하고초마을에는 꿀풀이 무리지어 피어나고 있습니다. 마을 뒷산의 다랑논마다 벼 대신 꿀풀들이 가득 차 보랏빛 융단이라도 깔아 놓은 듯합니다. 도깨비 방망이를 닮아 생김새는 어쭙잖은 것이 꽃 빛깔은 어찌 그리 고운지요. 파란 하늘과 어우러진 보랏빛의 유혹이 제법 마음을 흔듭니다. 그뿐인가요. 함양은 ‘정자의 고향’이라 할 만큼 정자가 많습니다. ‘선비문화 탐방로’라 해서 함양의 대표적인 정자를 둘러볼 수 있는 트래킹 코스도 만들어 뒀습니다. ‘보라색 꿀단지’ 꿀풀로 눈을 즐겁게 하고, 화림동 계곡의 정자에 누워 달게 오수를 즐긴다면 금상(錦上)에 꽃을 꽂는 격이겠습니다. ●다랑논 가득 펼쳐진 보랏빛 향연 ‘주변 사람들을 배불리는 못 먹여도 배를 곯게 하지는 않는 산’이 지리산이라 했다. 벼농사를 짓건, 밭을 일구건, 지리산에 기댄 마을마다 요족하지는 않아도 ‘이밥에 고깃국’쯤은 먹고 산다는 뜻일 터다. ‘하고초마을’로 알려진 함양군 백전면 양천마을도 그 중 하나. 2003년 재배하기 시작한 꿀풀이 세인들의 입에 오르내리면서부터 제법 쏠쏠한 수익을 내는 마을이 됐다. 예전이라면 특용작물 수준에 머물렀을 꿀풀이 요즘엔 관광자원으로 효자 노릇하는 셈이다 꿀풀은 꽃이 지는 여름이면 누렇게 말라 죽는다 해서 하고초(夏枯草)라고도 불린다. 마을 이름도 거기서 유래됐다. 꿀풀은 어디 하나 버릴 데가 없다. 밀원식물(蜜源植物)인 덕에 꽃은 꿀을 얻는 데 쓰고, 대궁은 말려 진액을 뽑거나 약재로 내다 판다. 요즘처럼 ‘하고초 축제’를 벌일 때면 꽃잎을 따 부침개, 산채비빔밥 등을 만드는 식재료로 쓴다. 하고초마을도 예전엔 다랑논에 벼농사를 짓던 평범한 마을이었다. 대부분 천수답이었던 논은 비가 오지 않으면 흉작으로 이어지기 일쑤였다. 하늘만 바라보고 살던 주민들은 2003년 다랑논에 벼 대신 하고초를 심었다. 꽃이 필 무렵 축제도 벌였다. 하고초축제가 입소문을 타면서 주민 39명의 생활도 변했다. 지난해 이 산골마을에서 하고초로만 벌어들인 수입은 3억원 남짓. 정진상 전 작목반장은 “벼농사를 지을 때보다 3배가 늘었다.”고 했다. 하고초축제는 올해도 어김없이 열리고 있다. 예년같으면 벌써 꽃이 지기 시작했을 터. 그러나 올해 유독 심했던 불순한 일기 탓에 이제 겨우 만개하고 있다. 하고초마을 초입부터 보랏빛 군무(群舞)가 시작된다. 꿀벌들이 붕붕대며 바삐 날아 다닌다. 꿀풀이 1년에 한 번 베푸는 ‘화분(花粉)의 성찬’에 빠져서는 안 되기 때문이다. 화려한 장미며 수수한 감자꽃 등도 활짝 피어 자태를 뽐내고 있다. 마을 언덕엔 400년된 느티나무 한 그루가 서 있다. 거대한 가지를 뻗어 마을 주민과 여행자들에게 넉넉한 그늘을 만들어주는 당산목이다. 느티나무 아래 앉아 있자면 스치는 바람이 청량함을 넘어 차가운 느낌마저 든다. 여기에 마을 주민들의 인심이 듬뿍 얹혀진 부침개와 하고초 꽃잎이 동동 떠다니는 농주 한 잔 곁들이면 여행의 피로쯤은 어느새 남의 일이 되고 만다. 이것저것 주문해도 만원을 넘지 않으니, 가격마저 참 착하다. ●24일까지 흥겨운 하고초축제 속으로 야트막한 마을 뒷산을 넘으면 꿀풀들의 향연은 절정에 달한다. 꿀풀 재배지역만 약 11만㎡(3만 3000평). 산자락 골골마다 다랑논이 빼곡한데, 개화가 늦은 일부 지역을 제외하면 온통 보랏빛 일색이다. 화분을 먹은 벌들이 만드는 하고초꿀은 2.4㎏짜리 4000되 남짓. 올해는 5000되가 목표다. 하고초가 만들어내는 풍경 포인트는 대략 세 곳으로 압축된다. ‘아들 낳는 옹달샘’ 바로 위 고갯마루가 첫 번째, 여기서 고갯마루를 한 굽이 더 넘어 만나는 산길이 두 번째, 그리고 원두막이 세워진 마을 끝자락이 세 번째다. 하고초와 더불어 천천히 한 바퀴 도는 데 2시간이면 충분하다. 하고초축제는 24일까지 이어진다. 메기잡기 체험, 감자삶굿 등의 프로그램이 준비됐다. 특히 감자삶굿은 방문객들에게 가장 많은 인기를 얻고 있는 프로그램. 불에 달궈진 돌 위에 감자를 얹고 삶는 동안 한바탕 춤판이 벌어진다. 감자를 찌면서 습도를 조절하기 위해 간간이 물을 넣는데, 이때마다 ‘뻥뻥’ 소리가 터지는 희한한 장면이 연출된다. 무엇보다 좋은 것은 찐감자의 맛. 박종회 이장은 “감자를 삶는 과정이 다소 복잡하긴 해도 감자의 맛만큼은 최고”라며 엄지손가락을 곧추세웠다. 감자삶굿은 주말에만 펼쳐진다. ●홍조 띤 얼굴은 화림동 계곡물로 식히고 ‘좌 안동, 우 함양’이라 했다. 내 나라 안에 대표적인 양반 고을이 두 곳 있는데, 나라님 보시기에 왼편은 안동, 오른편은 함양이란 뜻이다. 쉽게 말해 대쪽 같은, 혹은 꼬장꼬장한 양반들이 많이 살았던 고을이란 얘기다. 그 기질은 오늘날에도 고스란히 이어지고 있는 듯하다. ‘변강쇠와 옹녀’ 설화의 주무대이면서도, 드러내놓고 관광상품화하지 못한다니 말이다. ‘남녀상열지사’에 대한 것을 함양 관광의 앞줄에 내세우기 낯뜨겁다는 뜻일 터. 다른 지방자치단체들이 심청전 등 고전이나 구전 설화의 주무대가 어디냐를 두고 치열한 신경전을 벌이는 것에 견줘 참 이례적이다. 변강쇠와 옹녀가 세인의 눈을 피해 정착한 곳은 함양군 마천면과 휴천면의 경계인 오도재 부근이었다고 전해진다. 오도재 정상 아래 지리산조망공원에는 변강쇠와 옹녀를 주제로 테마공원도 만들어 뒀다. 어린 자녀와 함께 가면 살짝 얼굴을 붉힐 수도 있겠다. 변강쇠와 옹녀의 설화와 만난 뒤엔 함양 선비 문화의 진수를 둘러보는 게 순서다. ‘새끈한’ 이야기에 얼굴이 화끈거린다면 시원한 화림동 계곡물로 식힐 일이다. 함양은 ‘정자의 고향’답게 80여개에 달하는 정자와 누각이 군 내 경승지마다 빼곡히 차 있다. 특히 남덕유산에서 발원한 물줄기가 돌아가며 만든 안의면 화림동 계곡에 가장 아름다운 정자들이 밀집해 있다. 함양군은 거연정, 군자정 등 빼어난 자태의 정자를 둘러 볼 수 있는 ‘선비문화 탐방로’를 최근 일반에 개방했다. 황암사에서 출발해 남천정과 동호정 등을 지나 봉전교에서 끝난다. 길이는 5.8㎞. 계곡 트래킹을 겸하고 싶다면 농월정터에서 출발하는 것도 좋겠다. 짬짬이 시원한 계곡물에 발 담그며 걷는 맛이 각별하다. 원래 코스는 농월정터를 포함한 6.2㎞였으나, 약 400m 구간의 트래킹로가 아직 정비되지 않았다. 글 함양 손원천기자 angler@seoul.co.kr ■여행수첩(지역번호 055) →가는 길 : 서울이나 수도권에서 자가용으로 출발할 경우 경부(중부)고속도로→대전~통영간고속도로→함양 분기점→88고속도로→함양 나들목 순으로 간다. 고속버스는 동서울종합터미널에서 하루 11회 운행. 첫차는 오전 8시20분. 어른 1만 6600원, 중고생 1만 3300원, 어린이 8300원. →주변 관광지 : 함양 주민들이 보물처럼 여기는 곳이 상림(上林)이다. 언제 가도 시원한 나무 그늘과 맑은 공기를 내준다. 최근 하림(下林)도 복원공사를 끝냈다. 아직은 빈약한 수준. 하지만 함양토속어류생태관 등 관람시설을 조성해 자녀들과 함께 둘러볼 만 하다. 지리산 칠선계곡 자락의 서암정사는 사찰 전체가 조각공원처럼 꾸며진 석굴법당이다. 함양군청 문화관광과 960-5163. →잘 곳 : 산간마을에서 휴식을 원한다면 송전산촌생태마을휴양소(www.songjunri.com)가 좋겠다. 형제간 우애를 깨지 않기 위해 주웠던 황금을 다시 버렸다는 고려말 이억년·조년 형제의 전설이 서린 엄천강 주변에 있다. 6만~10만원. 식사는 직접 해결하거나, 휴양소에 딸린 식당을 이용하면 된다. 정식 6000원, 토종 흑돼지 바비큐 1만원. 963-7949. 읍내에서는 하야트 모텔이 깨끗하다. 3만원. 962-9696. →맛집 : 옥연가는 고(故) 노무현 대통령이 찾아 유명해진 집. 연잎으로 만든 백연밥상 등이 일품이다. 963-0107. 늘봄가든은 오곡밥 잘 짓기로 입소문 났다. 963-7722. 두 곳 모두 상림 인근에 있다.
  • [행정구역 개편을 말한다] 행정구역개편 가상 시나리오

    [행정구역 개편을 말한다] 행정구역개편 가상 시나리오

    새해 아침,지리산 정상인 천왕봉(해발 1915m).산 아래 마을인 함양,산청,하동,남원,구례 등에서 올라온 사람들이 내뱉는 구수한 사투리로 영·호남 사람들이 모이는 화개장터처럼 왁자지껄했다.천왕샘에서 약수물을 떠서 건네며 “와따 친구 반갑네잉.올해는 소원풀이 하소잉. 니도 복 많이 받어뿌라마.” 잠시 후 먼 산 너머에서 이글거리는 불덩어리가 불끈 솟아 햇살을 비추자 환호하는 메아리가 울림으로 되돌아왔다.경제권,생활권,개발권을 중심으로 경상도와 전라도를 아우르는 ‘지리산’ 통합시가 생겨나면서 지역감정이 눈 녹듯 사라지고 이웃 사촌끼리 트고 지내는 미풍양속이 되살아났다.행정구역 개편에 따른 일상을 가상 시나리오로 엮어봤다. ●지리산처럼,섬진강처럼 포근하게 산을 내려온 몇몇이 하동군 화개면 화개장터에 모여 막걸리 잔을 기울이며 덕담을 건넸다.“우리들끼리 언제 경상도,전라도가 있었나.그래서 인자 맘이 놓이네.”화개장 손님들은 구례군 토지면과 구례읍 사람들이 더 많다.반대로 화개면 주민들은 하동장이 아닌 구례읍장 단골손님들이다. 구례 토박이인 구제훈(64·토지면 기촌마을)씨는 “마을에서 2㎞ 떨어진 화개장터는 어릴 때부터 자주 다닌 장이고 거기 사는 서재근,정재은이가 친구여서 늘 만난다.”고 자랑했다.토지면과 화개면 사람들은 “어릴 때부터 서로가 분별없이 잘 지내다가 지역감정으로 조금 꺼림칙했으나 이런 거 저런 거 다 사라지니까 다들 좋아한다.”고 전했다.같은 생활권인 구례와 하동,함양군 등 산사람들이 지리산 품처럼 통크게 합쳐지면서 부쩍 내왕이 잦아지고 농산물 판매량이 늘었다. ●먼 친척보다 이웃사촌 “지역감정 몰라요” 구례읍사무소에서 20년 넘게 근무하던 이모(50)씨는 새해부터 경남 함양군 마천면사무소로 출근했다.이씨는 “마천면에 홀로 사시는 장모님이 거동이 불편해 외동딸인 아내가 병수발을 맡기로 했다.”고 설명했다.광양시 다압면사무소도 새해부터 사무실 분위기가 한결 밝아졌다.섬진강 다리 건너 하동읍에 사는 신참 여직원 2명이 기능직에 배치되면서부터다.구례군 토지면 이일권(54·중기마을)씨는 “우리 마을 40가구 가운데 대여섯 가구는 경상도에 처가가 있고 행정구역이 통합되면서 영·호남이 한 가족이 된 느낌”이라고 말했다. 지리산 칠선계곡을 사이에 두고 위아랫마을인 경남 함양군 마천면과 전북 남원시 산내면도 교류가 잦아졌다.함양에는 남원댁이,남원에는 함양댁이 적잖다.마천면사무소 남자 직원은 “주민 가운데 50대 후반만 하더라도 두 지역에서 혼사를 자주 했는데 1980년대 후반부터 지역감정으로 거의 막혀 아쉬웠다.”고 웃었다. ●아직까지는 영~ 어색하구먼 많게는 4~5군데 군이 합쳐져 통합시가 됐지만 주민들은 여전히 어색하다.전남 중·남부권인 고흥·장흥·보성·화순군이 합쳐졌으나 일부는 “어디 사냐고 물어보면 통합시를 말해야 할지 나고 자란 고향을 내세워야 할지 모르겠다.”고도 불평했다. 1000여명에 이르던 전남도청 직원들도 대부분 고향과 연고지의 시·군청으로 전진배치됐다.고위 직급은 한정되고 직원들이 넘치면서 눈치보기,편가르기,연고찾기가 더 심해졌다.예산을 맡은 한 공무원은 “옛날에는 도청을 통해 국비를 받아 쓰니까 일하기가 편했는데 정부에서 직접 예산을 관장한 뒤로는 현지 사정도 모른 채 까다롭게 군다.”고 불만을 터트렸다.통합시장은 지역별 재경 향우회가 통합이 안 되고,그대로 유지되면서 참석에 부담을 느낀다고 하소연했다.연례행사였던 읍·면·동별 체육대회는 군 대항으로 규모가 커지면서 횟수가 줄었고 주변 상인들의 거친 항의로 통합 이전 군 단위로 돌아가면서 열린다. ●‘2012년 여수 세계박람회´ 남해안축제로 발돋움 전남 여수시가 2007년 말 2012년 세계박람회 개최지로 결정되면서 한동안 경남 쪽에서 “우리가 들러리냐.”는 등 볼멘소리가 들렸다.그러나 지금은 정반대다.호화 유람선이 그림 같은 남해안 일대를 오가면서 육지와 바다를 잇는 거점별 테마 관광이 자리를 잡았기 때문이다.김용우(52) 여수시 기획계장은 “여수 세계박람회 방문객들이 여수는 물론 순천,광양,고흥과 경남 하동,진주 나아가 부산까지도 찾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하지만 하승완(57·지방자치) 조선대법대 교수는 “행정구역 통합은 예산을 통한 중앙정부 직접 통제 강화로 풀뿌리 지방자치를 뿌리째 흔드는 잘못된 일”이라고 강도 높게 비판했다. 무안 남기창기자 kcnam@seoul.co.kr
  • [길섶에서] 지리산 칠선계곡/노주석 논설위원

     지리산 칠선계곡을 가보셨나요.그리 많지 않으실 겁니다.천왕봉으로 오르는 뱀사골,피아골,백무동 등 여러 계곡 가운데 직선로인 칠선계곡은 1998년 7월 ‘지리산 폭우’ 이후 자연휴식년에 들어가면서 빗장을 걸었으니까요.통제가 시작된 이래 공식적으로 1816명밖에 구경을 못 했습니다.탐방예약제를 하기 때문이죠.올부터 5∼6월,9∼10월 매주 2차례 80명을 국립공원 홈페이지에서 신청받았습니다.30초 만에 신청이 끝났다니 벼르고 별러야 갈 수 있답니다.  함양군 마천면 추성주차장에서 두지마을을 거쳐 올라가다 비선담서 통제구역이 시작됩니다.마을 출신 가이드를 따라 자물통으로 잠긴 문을 따고 들어가면 인간의 발자국이 10년 동안 거의 닿지 않은 지리산의 속살을 느낄 수 있습니다.우리의 하고많은 산하 중 왜 칠선계곡이 으뜸으로 꼽히는지는 보지 않으면 모릅니다.숨을 쉬고 있는 자연을 만날 수 있습니다.가꾸고 지켜야 하는 까닭도 알 수 있습니다.감히 그렇게 말할 만한 가치가 있습니다. 노주석 논설위원 joo@seoul.co.kr
  • [지리산 산마을 이야기] (41) 경남 함양군 마천면 백무동

    [지리산 산마을 이야기] (41) 경남 함양군 마천면 백무동

    함양군 마천면 백무동은 지리산 주능선 상의 세석과 장터목으로 길이 닿아 늘 등산객들로 분주하지만 옛날 옛적엔 천왕봉에서 기도를 올리려는 무당들로 붐볐던 곳이라고 한다. 백무동이란 이름도 ‘100명의 무당이 살았다’는 뜻의 ‘백무(百巫)’였다가 무관이었던 전주 이씨가 들어오면서 백무(白武)로 그 뜻이 바뀌었다. 지금은 22가구쯤 살고 있으며 3분의2가 민박과 식당을 겸한다. 그중 원주민은 절반도 안 되는데 “장사할 줄 몰랐다.”는 게 그 이유. 주로 머루, 오미자, 당귀 등을 채취하며 살았던 원주민들은 뒤늦게 민박 대열에 합류했다. 산행인구가 늘어난 건 1980년대 중후반부터였지만 자연보호구역으로 묶여 시설 확충을 하지 못하다가 김대중 정부 때 취락지구로 변경, 약 4년 전부터는 펜션단지로 조성되다시피 했다. ●마을이름 百巫→무관가문 白武로 백무동의 대표적 등산로는 한신계곡과 하동바위 코스로 각각 나뉜다. 약 6.5㎞의 한신계곡은 첫나들이폭포, 가내소폭포, 한신폭포 등을 품고 있어 여름철 계곡산행 코스로 인기가 높다. 청류와 어우러진 가을 단풍도 멋스럽고 북사면 특유의 겨울 설경도 손색이 없다. 하지만, 석대피소를 앞둔 1㎞가 바위너덜로 이뤄진 급경사여서 오르는 데 곤욕을 치르곤 한다. 장터목대피소로 이어진 하동바위 코스는 길이 5.8㎞로 등산로 중간에 하동바위가 있어 그런 이름이 붙었다. 남쪽의 중산리 코스와 더불어 천왕봉을 오르려는 등산객들로 사시사철 붐비는 길이다. 계곡은 거의 없이 무던한 능선길에 가깝다. 식수는 중간 지점의 참샘에서 보충할 수 있다. 몇 해 전 동서울터미널에서 출발하는 심야버스가 생기면서 새벽 산행을 즐기려는 이들이 부쩍 늘었다. 그 외 한신계곡의 가내소폭포 즈음 해서 장터목까지 오르는 한신지계곡이 있지만 현재는 비법정탐방로로 묶여 산행을 할 수 없다. 어느 코스든 주능선까지 오르려면 넉넉히 4시간은 잡아야 한다. 특히 요즘은 쑥부쟁이와 구절초가 절정을 이루고 있어 산행의 즐거움을 더해 준다. 전주 이씨의 후손으로 6대째 백무동에 살고 있는 이봉수(52)씨는 어린 시절 동네 어른한테 전해들었던 호랑이에 관한 기억이 지금도 생생하다. 어디선가 ‘사르르’ 하는 바람소리와 함께 긴 꼬리의 호랑이가 동네에 자주 나타났다. 아주 더울 땐 밤중에라도 계곡에 내려가 친구들과 물장구를 쳤는데, 어른들이 물동이를 시끄럽게 두들기며 내려와 아이들을 데려갔다. 그럴 때마다 길 위로 올라와 계곡을 내려다보니 바위 위에 호랑이가 앉아 있더라는 것. 아이들 노는 걸 구경했는지, 아니면 먹잇감으로 생각한 건지, 커다란 불덩이(안광)가 덩실 춤을 추다 산으로 올라가곤 했단다. ●펜션 편리함·초가집 흙냄새의 어울림 18년째 택시기사로 일하는 이봉수씨는 백무동 한쪽에 ‘장터목펜션’을 열었다. 몇 해 전만 해도 신축 허가가 나지 않아 묵혀 뒀던 땅이다. 쥐 오줌이 얼룩진 옛 민박집에 비하면 요즘의 백무동은 그야말로 최신식이다. 먹고 자고 씻는 일이 편해져 하룻밤 묵어가기 좋다. 특히 이씨의 펜션에 주차를 하고, 그의 택시로 성삼재 이동, 주능선 종주를 마친 다음 다시 백무동으로 하산, 역시 이씨의 펜션에서 식사까지 한 후 차량 회수를 해가는 이들이 많아, 이씨도 산행객들도 편해진 게 사실이다. 아파트 생활에 익숙한 현대인들에게 펜션으로 바뀐 민박집이 좋은 건 분명하지만, 그래도 굳이 불편을 감수하며 낡은 흙집을 찾는 이들도 있다. 초행이라면 찾기도 힘든 백무동 골목 안 ‘초가집’은 상호 그대로 60년된 초가집이다. 짚으로 얹은 지붕엔 아직도 굼벵이가 산다. 건강 때문에 내려왔지만 이제는 각처에서 찾아오는 산사람이 좋아 평생 머물기로 작정했다는 초가집 내외는 펜션보다 훨씬 저렴한 숙박료를 장점으로 꼽는다. 그러나 단골 산꾼들은 돈보다 ‘격의 없이 친근함’을 이 집의 최고로 친다. 글 사진 황소영 자유기고가
  • [지리산 산마을 이야기] (38) 경남 하동군 화개면 삼정·의신마을

    [지리산 산마을 이야기] (38) 경남 하동군 화개면 삼정·의신마을

    벽소령 대피소의 북쪽은 경남 함양군 마천면 ‘삼정리’이고, 남쪽 초입은 경남 하동군 화개면 대성리 ‘삼정 마을’, 그러니까 벽소령 등산로를 기준으로 남과 북에 각각 ‘삼정’이란 똑같은 이름의 동네가 있는 셈이다. 마천의 삼정은 지난 호에 소개했던 대로 음정, 양정, 하정을 합친 이름이고, 화개의 삼정은 대성리 안에 속한 작은 마을이란 게 다를 뿐. 어디에서 시작하든 산 밑까지 바짝 들어선 이 마을들 곁을 따라 산행에 나서야 하는데, 마천 삼정(음정)이 벽소령까지 6.7㎞인 반면 화개 삼정은 고작 4.1㎞로 그 거리가 대폭 줄어든다. 다만 화개 삼정에는 버스가 들어가지 못하므로 버스 종점인 의신에서 치자면 이 역시 6.8㎞. 따라서 남이든 북이든, 마천이든 화개든,‘삼정’을 거쳐 벽소령으로 오르는 길은 비슷비슷한 편이다. 굳이 걷는 맛을 따지자면 임도가 잘 뚫린 마천 쪽보다는 오롯한 산길이 남은 화개 쪽 길이 조금 더 나을 듯도 하다. ●의신서 벽소령까지 6.8㎞ ‘화개면지’에 따르면 의신은 대성리의 중심 마을로 화개에서도 사찰이 가장 많았던 불교의 요람지였다. 지금은 사라지고 없는 ‘의신사’ 혹은 의신의 암자에서 도를 닦은 ‘의신조사’에서 마을 이름이 유래한 것으로 보고 있다. 의신 윗마을 삼정은 삼각등, 말안장터 등 ‘세 곳의 길지가 있어 이곳에 묘를 쓰면 세 사람의 정승이 나올 것’이라 하여 삼정 혹은 삼점이 되었다 한다. 삼정에는 벽소령 등산로 말고도 빗점골, 왼골, 사태골, 절골 등의 샛길이 주능선까지 이어지는데 그 중 빗점골은 빨치산 남부군 총사령관 이현상의 최후 격전지이기도 하다. 슬하에 9남매를 둔 채 빗점골에서 화전을 일구며 살았던 조성오(77)옹은 “지리산 산신령의 은총” 덕분에 산삼을 무더기로 캐는 횡재를 하고 20년 전쯤 의신마을의 가장 끝, 그리고 마을에선 거의 처음으로 ‘운해산장’이란 민박집을 열게 된다. 정확히는 전쟁이 끝나고 원래 살았던 집으로 돌아온 셈이었다. 의신에서 삼정을 지나 벽소령을 넘나들던 길은 1950년대까지만 해도 남녘에서 서울을 오가던 가장 짧은 길 중 하나였다. 가깝게는 남해의 소금가마를 지고 마천으로 넘나들던 길이기도 하다. 조옹의 장남과 차남은 국립공원 대피소가 생기기 전까지 그 길목에 간이천막을 치고 막걸리며 부침개를 팔았다. 그 대가로 묻혔던 샘물을 찾아내고 등산객들이 버리고 간 쓰레기를 수거하는 등 환경지킴이 역할을 자처해 왔다. 이들의 부침개 냄새를 맡고 멀리 선비샘에서부터 “지짐 해 놔라!” 소리를 지르며 달려온 등산객들도 있을 정도였다고. 산꾼들의 목을 적셔 주던 막걸리는 부인 최다엽(73)씨의 솜씨다. 지금도 운해산장에선 지리산 맑은 물로 빚은 최씨만의 비법을 맛볼 수 있다. ●1950년대까지 남녘서 서울가던 가장 빠른 길 약초꾼으로 살던 1978년까지만 해도 야생곰을 더러 보아 왔다는 조성오 옹은 선대와 자손까지 4대째 의신에 터를 잡고 있다. 그 이는 이곳을 청학동이라고 믿는다.“화개에서 제일 큰 부락인데도 그 난리(6·25전쟁) 속에 희생된 사람이 별로 없다.”는 게 그 이유. 게다가 50여 가구 대다수가 식당과 민박을 겸하지만 외지에서 들어와 정착했다 하여 원주민들과 갈등이 있는 것도 아니다. “공기며 물이며 산이며 숲이며, 여기보다 더 좋은 데가 있습니까?” 고향에 대한 자부심이 큰 만큼 국립공원에 묶여 제한받는 불만과 불편은 별 수 없이 감내해야 한다. 먼당 칠불사가 불에 타고, 빨치산을 피해 몇 번씩 마을에서 쫓겨 가는 등 그보다 더한 고통도 잘 견디어온 까닭이다. #가는 길 경남 하동군 화개면까지는 서울 서초동 남부터미널과 부산 사상 서부터미널을 이용한다. 자가용의 경우 호남고속도로 전주나들목, 대전∼통영간고속도로 장수나들목,88고속도로 지리산나들목, 남해고속도로 하동나들목 등에서 19번 국도를 따라 화개로 진입한다. 이후로는 쌍계사 방면으로 직진하여 길이 끝나는 곳까지 계속 올라간다. 도로 마지막 지점이 의신이고 의신에서 다시 비포장 수준의 소로를 2.7㎞ 올라가면 삼정마을에 닿는다. 글·사진 황소영 자유기고가
  • ‘노사초배’ 바둑대회 성황리 폐막

    ‘노사초배’ 바둑대회 성황리 폐막

    구한말과 일제 때 ‘천재 국수’로 알려진 경남 함양 출신의 사초(史楚) 노석영 선생을 기리기 위해 함양군과 서울신문이 올해 공동주최한 ‘노사초배 전국아마추어바둑대회’가 23일과 24일 이틀 동안 성황리에 열렸다.<서울신문 8월22일자 14면 보도> 함양군 실내체육관에서 열린 대회에는 전국에서 아마추어 바둑 고수 460여명이 참가해 23일 예선,24일 본선 등 반상(盤上)에서 기력을 겨뤘다. 아마 최강부를 비롯해 8개 부문에 걸쳐 부문별 16명씩 모두 128명의 입상자를 가린 뒤 24일 오후 4시30분 폐막했다. 아마 최강부에는 경기대 3학년생 홍석의(22·전남 목포시)씨가 우승했다. 순수 독학으로 바둑을 터득해 프로급 실력을 쌓았다는 홍씨는 이번 대회를 통해 세 번째 전국규모 아마대회 우승을 거머쥐면서 상금 500만원과 함께 공인 6단에서 7단으로 승단하는 영예도 안았다. 준우승은 서정인(23·서울 구로구)씨가 차지했다. 본선이 치러진 이날 대회장 인근 마천면 지리산 제일문 누각에서는 오전 10시부터 2시간 동안 유창혁 9단, 문명근 8단, 김찬우·박성수 3단 등이 지역 인사 등과 기념대국 및 지도다면기를 하며 ‘고수의 묘’를 전했다. 앞서 23일 개회식에는 조건호 대한바둑협회장과 한화갑 전 한국기원 총재, 노진환 서울신문 사장 등이 참석해 “당대 최고의 국수 노사초 선생을 기리는 뜻깊은 바둑대회를 마련한 함양군에 감사하고 최고의 대회로 번창하길 빈다.”고 입을 모았다. 함양에서는 내년에도 2회 대회를 가질 예정이다. 한편 함양군은 이날 오전 노사초 생가가 있는 지곡면 개평리 개평마을에서 지역 단체장과 풍천노씨 종친, 바둑대회 관계자 등 10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국수 사초 노석영 선생 사적비’ 제막식을 가졌다. 천사령 함양군수는 이 자리에서 “올해 기념비 제막을 계기로 지역의 유·무형 자원과 보물을 찾아내고, 빛나게 갈고 닦아 바둑의 중심 고장으로 가꾸겠다.”고 말했다. 함양 강원식기자 kws@seoul.co.kr
  • [지리산 산마을 이야기] (37) 경남 함양군 마천면 양정마을

    [지리산 산마을 이야기] (37) 경남 함양군 마천면 양정마을

    이름 그대로 양지여서 ‘양지정쟁이’로 불리는 양정마을은 위쪽의 음정, 아래쪽 하정과 함께 마천면 삼정리에 속한다. 벽소령대피소가 지척인 데다 영원사∼삼정산(1261m) 산행이 가능한 곳으로 30여가구 대부분이 토종벌꿀, 고사리, 고로쇠, 곶감 등을 수확해 생계를 잇는다.10여년 전 부산에서 들어온 표용기(56)씨는 “때가 묻지 않은 곳”이라고 표현하는데, 인근 마을과 달리 관광객을 상대로 한 장사집이 없기 때문이란다. 양정마을 사람들은 벽소령 옆 형제봉(1452m)을 부자(父子)바위라고 부른다. 성불하던 형제가 지리산녀의 유혹을 이기기 위해 등을 맞대고 부동자세로 있다가 굳어 바위가 되었다는 형제봉의 전설은 외지인들을 통해 들은 낯선 이야기일 뿐이다.“왼쪽에 홀로 선 바위가 아빠, 우측에 줄줄이 늘어선 건 애들.” 정자에 앉아 바람을 쐬던 양용암(71)옹은 눈썹 끝에 걸린 바위를 가리키며 옛날이야기 한 토막을 쭉 늘어놓는다. “예전 이곳에 살던 ‘인걸’이란 나무꾼이 우연히 선녀들이 내려와 목욕하는 장면을 보게 됩니다. 인걸은 선녀의 옷을 숨겨놓았고, 하늘로 올라가지 못한 선녀 ‘아미’는 인걸과 결혼해 행복한 나날을 보내지요. 그러던 어느 날 인걸이 예전 일을 털어놓으며 아내에게 선녀 옷을 입혔더니 아미가 그 옷을 입고 그만 훌쩍 하늘로 날아가 버렸다는 겁니다.” 그렇게 떠난 아미를 기다리다 지친 인걸과 삼 남매가 벽소령의 바위로 굳어진 게 부자바위, 그러니까 주능선 상의 형제봉이다. 인걸과 아미의 이야기는 슬픈 전설에 불과하지만, 반세기 전 빨치산과 토벌대 사이에서 생명줄을 내어놓았던 사람들의 이야기는 제대로 기록되지도 못한 지리산의 혹독한 역사다. 여순사건과 한국전쟁, 그리고 휴전이 되고도 몇 년간은 전쟁보다 더한 날들을 견디며 살아야 했다. 빨치산들은 들에 심은 곡식은 말할 것도 없이 돼지, 소, 닭 등 가축을 되는 대로 잡아갔다. 급기야 주민들은 공공기관, 약국, 여관, 가게 등이 밀집된 마천면소재지에 통나무 목책을 3중으로 돌려 방어선을 구축하기에 이른다. 련 서적에 따르면 이 방어선은 막강 남부군에게도 상당히 위협적인 존재였다고 한다. 하지만 통나무 봉쇄선은 1952년 9월2일 뚫렸고(마천 9·2사건), 빨치산들은 생포한 민간인특공대와 이장 등 소위 반동분자들을 바위 밑에다 몰아넣고 잔인하게 죽이고 만다. 하정마을에 있던 끔찍한 바위는 도로 공사로 이젠 찾을 수가 없다. 무차별적인 학살은 빨치산뿐만이 아니었다.‘마천 향토지’는 빨치산과 내통했다는 이유로 역시 죄 없는 주민들이 국군의 손에 죽어나갔다고 적고 있다. 지리산에 산다는 이유만으로 산마을의 수많은 주민들이 토벌대에게, 또 빨치산에게 억울한 목숨을 내놓아야 했다. 겨우 60년밖에 안 된 이 땅의 역사이다. 양지정쟁이의 비탈진 골목 사이로 큰바람이 분다. 마을의 상처를 보듬는 바람, 어딘가 앉아 슬프게 울고 있을 영혼을 위로하는 바람, 그리고 그 모든 것을 감싸 안는 바람…. 이제는 기억조차 외면한 아픔 대신 산마을 사람들 모두 이 산이 주는 혜택을 고스란히 받기만 하면 될 터이다. ▶가는 길 서울 서초동 남부터미널과 동서울터미널에 함양까지 가는 버스가 있다. 동서울터미널에서 백무동행을 탔다면 마천에서 내려 양정마을까지 군내버스나 택시를 이용한다. 자가용의 경우 88고속도로 지리산IC에서 산내∼마천∼지리산자연휴양림∼영원사 방면으로, 대전∼통영간 고속도로는 함양과 생초IC를 각각 이용한다. 글 사진 황소영 자유기고가
  • [지리산 산마을이야기] 전북 남원시 산내면 매동마을

    [지리산 산마을이야기] 전북 남원시 산내면 매동마을

    녹색농촌체험마을(www.maedong.org)인 ‘매동’은 마을 왼쪽 능선에 고양이를 닮은 바위가 있어 ‘묘동’으로 불리다가 훗날 그 형세가 매화처럼 아름답다 해서 지금의 이름이 됐다. 지리산 정상 천왕봉부터 멀리 반야봉, 가깝게는 삼정산(1261m) 조망이 가능한 곳으로 지난주에 잠시 언급한 ‘지리산길’의 출발점이자 삼봉산∼백운산을 경계로 도(道)를 달리한 경남 함양군 마천면과 더불어 변강쇠 전설이 남아 있는 곳이기도 하다. ●녹색농촌마을로 인기몰이 마천면 오도재 정상의 변강쇠 공원만큼은 아니지만 이곳 매동마을에도 ‘변강쇠 백장공원’이 있다. 안내판에 따르면 “강쇠가 이곳의 장승들을 뽑아 땔감으로 쓰다가 대방장승이 크게 노해 팔도 장승을 모이게 하고 벌을 내린 곳”이라는 것. 공교롭게도 이 이야기 역시 오도재와 벽송사, 그러니까 마천면 일대에 비슷하게 전해 내려온다. 산내면 대정리에 속한 매동은 소년대, 유평, 백장 등으로 조그맣게 나뉘는데 매동만 놓고 보면 50가구가 채 못 된다. 녹색농촌체험마을이니 민박집도 여럿 되지만 간판을 내건 곳은 전무하다. 그저 여염집 살림살이와 밥상을 그대로 제공하는 셈이다. 주민들 대다수는 논농사를 포함, 표고버섯, 고사리, 고추, 감자,(하우스)상추, 가지 등을 재배하는데 고사리의 경우 전 농토의 30%를 차지하며 농가 전체 연 수익도 얼추 1억원 정도란다. 그야말로 없어서 못 파는 작물이다. ●“고시 패스 스무명도 넘어” 소문난 명당 바로 뒷산엔 실상사 말사인 서진암이 있는데 마을 어귀에서 만난 이길춘(65)씨는 “이곳에서 공부해 고시 패스한 사람이 스무 명은 될 것”이라 귀띔했다. 국보 제10호로 지정된 삼층석탑과 보물 제40호 석등이 있는 백장암, 그리고 단일 사찰로는 문화재가 제일 많다는 실상사 등을 지척에 두고 있다. 비 피해, 눈 피해, 산사태 피해, 바람 피해 없이 매화처럼 곱고 강하게 견디어온 마을은 여순사건과 한국전쟁이 이 근방을 붉은 피로 물들일 때도 용케 큰 피해를 입지 않았다. 교육열도 대단해서 현역 박사, 교수, 교사, 은행장까지 줄줄이 배출했다며 이길춘씨의 자랑이 이만저만 아니다. 이장직을 맡기도 했던 이씨는 도지사에게 편지를 써 마을 앞에 직행버스가 정차하도록 했고, 마을회관 앞 주차장 공사나 녹색농촌테마마을 지정 등에도 적극적으로 참여했다. 이재춘(59)씨는 매동은 물론 산내면 일대를 손금 보듯 빤히 들여다보는 사람이다. 내리 13대째 살고 있는데다 1967년부터 지난해까지 무려 40년간 집배원으로 일한 덕이다. 짬짬이 어르신들의 심부름을 도맡거나 편지를 대신 읽어주기도 했는데 군대에서 보낸 아들의 편지 앞에선 같이 울어버린 적도 많다. 오토바이는커녕 자전거도 없던 시절엔 ‘숙박구’라 하여 중간에서 잠을 자고 편지를 배달했다. 그의 표현대로라면 “토끼하고 발맞춘 시골골짜기”이다. 겨울엔 특히 더 했다. 발이 푹푹 빠지는 눈길을 3∼4㎞씩 걸어도 내다보는 이 하나 없이 “두고 가시오.”라는 목소리만 들려올 땐 서글퍼질 정도였다고. 하지만 어쩌다 한 번씩일 뿐이지 대체로 산골 사람들에게 환영받고 존경받는 직업이었다고 술회한다. 남편이 빨간 가방을 메고 산내면 일대를 바쁘게 움직이는 동안 아내 차금남(53)씨는 30년 가까이 한봉을 해왔다. 가난과 함께 성장했던 터라 근면 성실이 몸에 밴 부부다. 이씨는 아직도 푸른 제복을 입고 있다. 묵직한 가방은 진즉에 내려놓았지만 그이는 요즘 태양과 땅과 바람과 빗줄기가 전하는 풍요한 소식들을 들고 논밭으로 향한다. 그가 대신 읽어줄 자연의 소리가 마을을 찾는 외지인들에게 고스란히 전해질 법도 하다. 글·사진 황소영 월간 마운틴기자 (www.emountain.co.kr)
  • [지리산 산마을 이야기] (29) 경남 햠양군 마천면 창원·동구 마을

    [지리산 산마을 이야기] (29) 경남 햠양군 마천면 창원·동구 마을

    지리산 곳곳에 걸쳐 있는 고갯길, 숲길, 강변길, 논둑길, 마을길 등을 환(環)형으로 연결해 오는 2011년까지 완공 예정인 국내 최초 장거리 도보 트레일 ‘지리산길’의 시범구간 약 20.8㎞가 지난 4월27일 개통됐다. 이번에 선보인 도보길 중 제1구간인 ‘다랭이길’은 전라북도 남원시 산내면 매동마을에서 경상남도 함양군 마천면 금계마을까지의 10.68㎞로 전체 구간을 통틀어 가장 오랫동안 지리산 주능선을 조망할 수 있는 길이다. 이 ‘지리산길’을 따라 전라도 남원땅에서 해발 700여m의 등구재를 숨 가쁘게 넘어서면 경상도 함양땅에 닿는데, 중봉∼천왕봉(1915m)∼제석봉 능선이 뚜렷한 경상도의 첫 마을이 바로 닥종이(한지) 생산지로 유명한 창원마을이다. 전북과 도계를 이루며 마을 서쪽을 감싸 안은 삼봉산(1186.7m)∼백운산(902.7m) 사이 등구재는 ‘거북이 기어 올라간 지형’과 닮았다 해서 붙여진 이름으로 ‘등구 마천 큰애기는 곶감 깎기로 다 나가고, 효성 가성 큰애기는 산수 따러 다 나간다.’라는 민요가 구전될 만큼 감나무가 많은 곳이다. 판소리 6마당 중 가루지기타령에 등장하는 변강쇠와 옹녀가 마지막으로 정착해 살던 곳도 등구(등구재와는 별도로 창원마을 건너편에 등구마을이 따로 있다) 마천이다. 등구재가 아직 산길로 남아 있는 것과 달리 마을 북동쪽 오도재에 도로가 뚫린 건 2003년 11월. 함양 마천 엄천사 도솔암에서 수도하던 청매 인오조사(1548∼1623)가 이 고개를 오르내리며 득도한 터라 ‘오도재’란 이름을 얻었다고 한다. 벽소령과 장터목을 거쳐 온 남해 하동의 해산물이 이 고갯길을 통해 전북·경북·충청도로 운송되었다. 이 고갯길은 2006년 건설교통부에서 발표한 ‘한국의 아름다운 길 100선’에 선정되는 영예를 안기도 했다. 굵직한 두 고갯길 틈에 자리한 창원마을엔 그 고갯길만큼 굴곡진 다랑논이 촘촘하다.‘옛날에 한 농부가 논을 갈다가 집에 가려고 삿갓을 들어보니 그 안에 논이 하나 더 있더라.’는 유래에서 ‘삿갓배미’라고도 불리는 이 계단식 논들엔 자투리땅도 소홀히 할 수 없었던 지리산민들의 억척스러움이 고스란히 배어 있다. 이웃에 사는 박금순(71) 할머니와 박순자(64) 할머니는 이제 막 논배미 일을 마치고 집으로 돌아가는 참이다. “50년 전, 그러니까 스물한 살 노큰애기(노처녀의 사투리) 때 저 등구재 넘어 남원에서 경상도로 시집을 왔지요. 등구재는 주로 인월장 다니려고 넘었고, 오도재는 함양읍 나갈 때 이용했던 고갯마루예요.” 박금순 할머니가 처음 창원마을로 시집 왔을 때만 해도 동네에 길이라곤 거의 없이 돌뿐이었다더니 그 덕에 돌담장이 많은 마을이 되었는지도 모르겠다. 주로 논농사, 칠나무(옻), 감, 호두, 닥종이 생산을 주업으로 삼는데 한지의 경우 한때는 온 동네 사람이 다 했을 정도란다. 삼봉산과 백운산 등산로가 있긴 하지만 최근 공개된 ‘지리산길’이 창원마을 곁을 지나면서 부쩍 외지인들이 많아졌다. 박순자 할머니는 뜯어온 취나물을 팔라고 보채는 타지의 주부들에게 “이까짓 거.”하며 그냥 줘버린 일도 있다. 베풀기 좋아하는 아랫집 박순자 할머니의 가슴엔 상처가 가득하다. 지난해 장남과 남편을 모두 잃은 탓이다. 아들은 세 살배기 어린 딸을 두고 떠났다. 부산에 나가 있던 막내가 농사일을 돕기 위해 귀향했지만 그것 또한 위로가 되지 못한다. 남원에서 시집온 박금순 할머니 역시 작년에 딸을 잃었다고 한다. 아들이 사준 휴대전화를 꺼내 그 속에 담긴 손자 손녀 사진을 보는 것이 유일한 낙이다. 마당에서도 빠끔 올려다 뵈는 지리산 천왕봉만이 갈기갈기 주름진 손등으로 눈물을 닦는 두 여인의 슬픔을 위로한다. 글 사진 황소영 월간 마운틴기자(www.emountain.co.kr) ▶가는 길 서울 서초동 남부터미널과 구의동 동서울터미널에 함양까지 가는 버스가 있다. 동서울터미널에서 백무동행을 탔다면 마천에서 내려 창원리까지 버스나 택시를 이용한다. 자가용의 경우 88고속도로 지리산IC에서 산내∼마천 방면으로, 대전~통영간 고속도로는 함양과 생초IC를 각각 이용한다. 함양이나 남원에서 24번 국도를 타고 오도재(지방도 1023호선)를 넘어 창원마을로 갈 수도 있다.
  • [지리산 산마을 이야기] (26) 경남 함양군 마천면 점태양지

    [지리산 산마을 이야기] (26) 경남 함양군 마천면 점태양지

    ‘성안’이란 이름으로 잘 알려진 ‘점태양지’는 하봉(1781m)에서 뻗은 초암능선과 두류능선 그리고 두 능선 사이의 굴곡을 곁에 둔 산중 은신처다. 추성리를 우측에 두고 광점동∼깨진박골까지 이어진 시멘트 외길 도로마저 끊겨 온전히 흙길뿐인 곳, 별장처럼 쓰이는 한 집을 제하면 마을을 통틀어 두 집이 전부다. 이곳 지명의 정확한 유래를 확인할 순 없지만 마을 주민 선득영(47)씨는 그저 ‘볕이 잘 드는 양지’라 하여 그렇게 불린 것이라고 귀띔한다. 요즘 같은 계절엔 오전 9시는 되어야 햇살이 들지만 해발 600m가 넘는 데다 마을 주위의 거대한 능선들을 감안하면 그 볕도 꽤 많은 편이라 할 수 있다. ●‘볕 잘드는 양지´라는 뜻… 마을 통틀어 두 집뿐 이름 그대로 성곽의 흔적이 남아 있는 성안은 마을에서 두류능선 산행 초입 쪽으로 더 들어서야 만날 수 있다. 선씨가 어렸을 때만 해도 기와파편은 물론 놋그릇에 칼자루까지 발견되었다는데 그때는 아무 것도 모르니 갖고 놀다가 버리는 일이 다반사였단다. 관련 자료에는 가락국 마지막 왕이었던 양왕(구형왕)이 군마를 이끌고 들어와 병사들을 훈련시키고 피난처로 이용한 성, 또는 신라가 백제를 방비했던 성 등으로 이곳의 석성을 기록하고 있다. 지금은 농막 한 채만 있을 뿐 주민들이 거주하는 마을은 아니다. 중학생과 고등학생인 남매를 인천의 장모님께 맡기고 아내와 단둘이 고향으로 내려온 선씨는 한봉과 염소 방목, 특용작물, 산나물 채취 등으로 생계를 잇는다.“경제적으로 잘 살기 위해서가 아니라 시골이 좋아서” 귀농했다는 선씨의 주력 품목은 토종 벌꿀. 벌들이 충분히 먹을 만큼 빼곡한 꽃나무 덕에 양질의 벌꿀을 생산할 수 있다고. 작년 5월엔 국립공원관리공단에서 방사한 반달곰이 벌꿀 20통을 거덜 낸 적도 있다. 다행히 적절한 보상은 받았지만 집을 잃은 벌들이 다른 벌통의 벌들과 싸우는 바람에 총 100통이었던 것이 39통으로 줄어버렸다.5월부터는 본격적인 분통 작업이 진행된다.1통당 많게는 3통으로 불릴 수도 있다니 올봄은 여느 해보다 더 바빠질 것 같다. ●선득영씨 부부, 아기염소 ‘깜순이´와 알콩달콩 고향으로 내려온 건 선씨뿐만이 아니다. 서울의 모 병원에서 행정직원으로 근무했던 셋째는 깨진박골에서 ‘두리봉펜션’을 운영한다.7남매 중 대구로 시집간 막내를 제하고 맏이인 형은 추성리에서 ‘칠선산장’을, 선씨의 동창과 결혼한 넷째 여동생은 광점동 초입에서 ‘두레박흙집’을, 다섯째는 면소재지, 여섯째는 현재 같이 살고 있고, 아버지 삼형제 중 돌아가신 큰아버지를 빼곤 역시 다 추성리 거주 중이니 그야말로 이 동네에서 태어나 다시 이 땅의 흙으로 돌아갈 사람들이다. 선씨 가족은 4대째 점태양지에 태를 묻었다고 한다. 아기 염소 ‘깜순이’는 선씨에게 귀여운 강아지나 마찬가지다. 깜순이 어미는 심각한 산후우울증을 겪었다. 혹독한 겨울에 깜순이를 낳았는데 젖을 찾아 달려드는 새끼를 내치기 일쑤였다. 하는 수 없이 방안에서 분유까지 먹이며 키웠더니 이제는 선씨의 곁을 떠나지 않으려 한다. 얼마 전엔 뜨거운 쇠죽가마에 빠져 걷는 게 영 성치 못하다. 그래서 더 마음이 쓰이는 녀석, 절대 내다 팔 수 없는 녀석이다. 나란히 걸터앉은 선득영씨와 깜순이 등 뒤로 웅웅, 우렁찬 계곡 물소리가 들려온다. 마을을 나서며 들른 ‘서암’에서 잠시 산쪽을 돌아보니 황갈색 두리봉펜션만 성벽처럼 보일 뿐 점태양지는 둥그런 봉우리에 가려 보이질 않는다. 손바닥같이 작은 마을은 지리산 능선과 숲에 싸여 조용조용 하루를 접을 모양이다. 서암의 처마 끝 풍경소리만 산바람을 타고 그 마을에 가 닿는다. 글 사진 황소영 월간 마운틴 기자(www.emountain.co.kr) ▶가는 길 서울 서초동 남부터미널과 동서울터미널에 함양까지 가는 버스가 있다. 동서울터미널에서 백무동행을 탔다면 마천에서 내려 추성리까지 군내버스나 택시를 이용한다. 자가용의 경우 88고속도로 지리산IC에서 산내∼마천 방면으로, 대전∼통영간 고속도로는 함양과 생초IC를 각각 이용한다. 칠선계곡 이정표를 보고 의탄을 지나면 광점동과 추성리로 갈리는 삼거리가 나온다. 점태양지는 왼쪽 광점동 방향으로 가야 한다. 인근에 벽송사와 서암이 있으므로 오가는 길에 들러보는 것도 좋다.
  • [지리산 산마을 이야기] (5) 경남 함양군 마천면 도마마을

    [지리산 산마을 이야기] (5) 경남 함양군 마천면 도마마을

    경남 함양군 마천면 도마마을은 ‘복숭아꽃이 만발하다’는 뜻인데, 행정구역 개편때 마천에서 으뜸가는 수도마을이라 하여 ‘도마천’이라고 했다가 그 후엔 그냥 줄여서 ‘도마’라고 부른다. 청주 한씨의 정착촌으로 마을 입구 경치 좋은 천변에 ‘도원정’이라고 쓰인 아담한 정자가 있다. 여름철엔 피서객들 차지지만 원래는 청주 한씨의 누각이다. 한때는 가구 수가 60여호에 달하던 것이 지금은 40 호가 좀 못 된다. 도마는 지리산꾼들에게 소위 ‘칠암자 코스’로 불리는 산행 기점이기도 하다. 실상사에서 시작해 약수암∼삼불사∼문수암∼상무주암∼영원사∼도솔암, 이렇게 일곱 개의 암자를 거쳐 주능선 삼각고지와 연하천대피소 사잇길로 붙게 되는데, 준족이라도 배낭이 가볍지 않다면 꼬박 하루를 쏟아 부어야 닿을 수 있는 먼 거리다. 따라서 당일산행으로 부담없이 즐기려는 이들에겐 영원사부터 역순으로 시작해 이곳 도마마을에서 끝내는 이들도 적지 않다. 붉은 단풍 듬성듬성 흐드러진 마을엔 지붕을 새로 얹는 공사 소음만 간간이 들려올 뿐 대체로 적막하다. 남원 산내면이 고향인 양향순(69) 할머니는 50년 가까운 마천 생활 덕에 경상도 사투리가 더 입에 붙는다. 산내와 마천은 행정구역으로 나뉜 도경계일 뿐, 이곳에선 전라도 경상도를 나누는 일조차 무의미하다. 코앞 마천에서 시집온 곽기선(73) 할머니는 큰아들이 쉰을 넘겼으니 결혼한 지 족히 반백 년이 넘고도 남는다.“나는 말주변도 없고, 할 말도 없소.” 손사래를 치지만 불쑥 찾아온 손님을 매정히 몰아내진 않는다. 볕 좋은 툇마루에선 지리산 최고봉 천왕봉(1915m)의 위용이 우뚝하다. 이 마당을 놀이터 삼아 삼형제가 자랐다. 다른 집들이 그렇듯 지금은 죄다 객지에 나가 있지만 할머니의 아들들은 원하든 원하지 않든 천왕봉이 올려다보이는, 혹은 천왕봉이 내려다보는 이 집에서 어린 시절을 보내며 무수한 꿈을 꾸었을 것이다. 젊어서 상봉(천왕봉)엘 딱 한 번 올라가봤다는 곽기선 할머니. 손에 잡힐 듯 저렇게 가까운데도 이제는 평생을 두고 다시는 올라서지 못할 머나먼 산이 되었다. 여든다섯의 신봉옥 할아버지는 4년 전쯤 이 일대를 휩쓸고 간 수마의 기억이 아직도 생생하다. 태풍 루사는 마천면 일대의 지리산기슭을 흉칙하게 긁어 놓았다. 견성골에 물이 넘치면서 애꿎은 집이 쓸려 나가고 무너진 흙더미에 깔려 사람이 죽기도 했다. 어디 수마의 기억뿐일까. 낮에는 군인의 편에서, 밤에는 빨치산의 편에서 살며 생명을 부지했던 한국전쟁의 몸서리치는 악몽 속에는 “죄 없는 사람이 많이 죽었다.”는 사실만이 또렷하게 각인돼 있다.8남매를 낳아 키웠지만 이 댁도 예외는 아니어서 객지에 뿔뿔이 흩어져 있고, 몸져누운 아내와 풍으로 거동이 불편한 노구의 몸만 남았을 뿐이다. “군수에게도 도지사에게도 얘기를 해봤지요. 동네에 사는 사람들이라곤 노인들뿐인데 버스가 다니는 마천까지는 한참이거든. 하루 두어 번씩이라도 마을버스를 놓아달라고 건의를 했지만 소용이 없어요.” 말을 마친 신 할아버지는 낮은 지팡이에 의지해, 할아버지의 할아버지만큼 나이를 먹은 노거수 그늘로 흔들리듯 사라지신다. 지붕 공사를 끝냈는지 마을은 다시 고요와 적막 속으로 무겁게 젖어 들었다. ● 교통 서울 서초동 남부터미널과 동서울터미널에 함양까지 가는 버스가 있다. 동서울터미널에서 백무동행을 탔다면 마천에서 내려 도마마을까지 택시를 이용한다. 면소재지 마천에서 마을까진 약 2㎞로 두 곳을 오가는 버스는 없다. 택시요금은 4000원 안쪽. 그 외 부산, 대구, 전주 등에서도 함양행 버스를 탈 수 있다. 자가용을 이용할 경우 88고속도로 지리산IC에서 백무동 방면으로, 대전∼통영간 고속도로는 함양과 생초IC를 각각 이용한다. 글·사진 황소영 월간 마운틴 기자(www.emountai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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