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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양안 해빙무드… 수감 첩보원 첫 맞교환

    중국과 대만이 지난 7일 정상회담에 이어 양안에서 수감 중인 첩보원들을 맞교환한 사실이 뒤늦게 확인됐다고 양안 언론과 영국 BBC 등이 30일 보도했다. 양안 간 간첩 교환은 이번이 처음으로, 해빙 무드를 보여주는 상징적인 사건으로 평가됐다. 대만 국방부는 중국에 구금됐던 추쿵순(朱恭訓) 전 대만 군사정보국 4처 부처장과 수창쿼(徐章國) 전 조장이 지난달 석방돼 대만으로 귀국했다고 밝혔다. 뤄사오허(羅紹和) 대만 국방부 대변인은 “이들은 2006년 중국에서 공식 임무를 수행하다 간첩 혐의로 체포돼 무기징역을 선고받고 복역 중이었다”고 설명했다. 대만 언론들은 이들이 군사정보국 후방 업무에 복귀할 전망이라고 보도했다. 대만 정부 역시 홍콩 영주권을 지니고 대만 정보국에서 오랫동안 근무하다 간첩 혐의로 무기징역형을 선고받은 70세 고령의 중국 간첩 리즈하오(李志豪)를 지난달 말 조기 가석방했다. 찰스 천(陳以信) 대만 총통부 대변인은 “마잉주(馬英九) 총통이 향후 양안 간 우호적인 교류가 지속되기를 희망했다”고 전했다. 대만 언론 역시 “중국에서 복역 중인 대만 첩보원이 100명이 넘는다”면서 “지금이 첩보원 석방 노력을 기울일 절호의 기회”라고 촉구했다. 홍희경 기자 saloo@seoul.co.kr
  • [World 특파원 블로그] 中 vs 대만 페북 전쟁…차이잉원의 ‘f’ 한수

    [World 특파원 블로그] 中 vs 대만 페북 전쟁…차이잉원의 ‘f’ 한수

    지난 10일 밤 대만 총통 후보 차이잉원(蔡英文)의 페이스북이 ‘간체자’(簡體字) 기습을 당했다. 차이 후보가 올린 선거 홍보물에 11일 새벽까지 무려 9만개의 댓글이 달린 것이다. 댓글은 대부분 대륙에서 쓰는 중국어 간체자였다. “헛된 독립을 포기하고 대륙의 품에 안기라”는 내용이 주를 이뤘다. 대만에서 쓰는 번체자(繁體字) 댓글들은 간체자 댓글의 홍수에 순식간에 떠내려갔다. 당황한 차이 후보 측은 조사에 나섰다. 10일 밤 12시부터 2시간 동안 대륙의 인터넷 계정 9885개가 차이 후보의 페이스북에 집중적으로 접속된 것으로 나타났다. 신기한 점은 중국에서는 페이스북을 차단하는데 어떻게 이처럼 많은 계정이 순식간에 차이 후보의 페이스북에 접속할 수 있었느냐는 것이었다. 중국에서도 사설 VPN(가설망)을 이용해 방화벽을 우회해 들어가면 페이스북에 다가갈 수 있지만, 약속이나 한 듯 특정인의 페이스북으로 몰린 것은 우연의 일치로 보기 힘들었다. 차이 후보가 속한 민진당은 중국 공산당 선전기구의 공격이라고 의심했다. 중국에는 정부 주도의 댓글 알바집단인 ‘우마오당’(五毛黨)이 1000만명 이상 활동하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지난 7일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과 마잉주(馬永九) 대만 총통의 첫 정상회담으로 야당인 민진당의 대만독립 노선이 부각된 상황이었기 때문에 대선 승리가 유력시되는 차이 후보는 공격 대상으로 안성맞춤이었다. 하지만 차이 후보는 기막힌 역공을 생각해냈다. 그는 “다양한 목소리는 우리 사회를 진보시킵니다. 새 친구 여러분 대만의 자유와 민주, 다원성을 마음껏 누리세요”라는 글과 함께 페이스북의 머리글자 ‘f’를 활용해 ‘freedom’(자유)이라는 그래픽을 올렸다. 순식간에 10만여명이 ‘좋아요’를 눌렀고 댓글과 답글에서는 치열한 논쟁이 전개됐다. 대만 누리꾼들이 “이런 게 바로 언론의 자유이다. 투표소에서 누군가를 선택해 보지 못한 당신들은 민주주의를 이해할 수 없다”고 주장하자 대륙 누리꾼들은 “미국과 일본에 예속돼 제 운명도 개척하지 못하면서 무슨 민주주의 타령이냐”고 맞섰다. 욕설과 비방의 공간이 토론의 공간으로 바뀌면서 차이 후보를 공격하려고 왔던 대륙의 누리꾼들이 언론의 자유와 민주주의를 체험하는 역설적인 장면이 펼쳐졌다. 베이징 이창구 특파원 window2@seoul.co.kr
  • 다시, 쑨원

    다시, 쑨원

    중국과 대만 정부가 분단 66년 만에 정상회담을 한 직후 대대적인 쑨원(孫文·호 중산·1866~1925) 띄우기에 나섰다. 양안(兩岸)에서 모두 ‘국부’(國父)로 추앙받는 쑨원을 구심점 삼아 중화민족의 대통합 분위기를 이어 가는 동시에 대만 독립파인 민진당에 압박을 가하기 위한 포석으로 읽힌다. ●정상회담 하루 뒤 전격 결정 중국 전국인민정치협상회의(정협)는 정상회담 하루 뒤인 지난 8일 회의를 열어 내년 11월 12일 쑨원 탄생 150주년 기념 활동을 국가적 행사로 치르기로 했다. 과거 중화민국의 수도로 쑨원의 묘가 있는 장쑤성 난징시는 탄생 149주년인 12일에 맞춰 ‘중산릉’ 참배와 함께 다양한 추모 행사를 벌인다. 쑨원의 아호를 딴 중국 내 70개 ‘중산공원’에서도 추모 행사가 열린다. 대만은 탄생 150주년 기념 화폐를 발행하기로 했다. 대만은 쑨원을 공식적인 국부로 삼고 있으며 그가 1912년 신해혁명으로 청 왕조를 무너뜨리고 중화민국을 건립한 것을 기념해 민국력(民國曆)을 사용하기도 한다. ●대만 민진당 “또 다른 선거 개입” 반발 하지만 내년 1월 총통 선거에서 집권이 유력시되는 민진당은 중국과 국민당 정권의 ‘쑨원 띄우기’를 또 다른 선거 개입으로 보고 있다. 민진당은 본토 시절의 중화민국 역사를 인정하지 않으려는 경향이 강하다. 민진당 집권 시기인 2000~2008년에는 추모식이 생략된 적도 있다. ●마잉주 잘했다 37% 못했다 34% 팽팽 한편 양안 정상회담에 대한 대만 여론은 팽팽하게 갈린 것으로 드러났다. 대만 연합보의 여론조사 결과 정상회담에서의 마잉주(馬英九)언행에 대해 응답자의 37.1%가 만족을 표시한 반면 33.8%는 불만족스러웠다고 답했다. 44.8%는 양안 관계에 별다른 변화가 없을 것이라고 답했고 더 좋아질 것이라는 답변은 28%, 나빠질 것이라는 응답은 7.7%로 나타났다. 베이징 이창구 특파원 window2@seoul.co.kr
  • 손님·주인 없는 더치페이 회담…고량주 만찬에 ‘곤드레만드레’

    손님·주인 없는 더치페이 회담…고량주 만찬에 ‘곤드레만드레’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과 마잉주(馬英九) 대만 총통 간 정상회담에서는 어느 한쪽으로 기울어 보이지 않게 하려는 양측의 배려와 절제가 돋보였다. 싱가포르 샹그릴라호텔 회담장에는 중국 국기와 대만 국기 모두 걸리지 않았다. 회담장 정면의 벽은 황색으로 칠해졌고 테이블엔 종려나무 장식이 놓였다. 황색은 땅을 지배하는 중국 황제들의 상징색이며 종려나무는 부챗살처럼 뻗은 모양새 때문에 승리와 번성을 상징한다. AP통신은 “중국 공산당의 붉은색과 대만 국민당의 푸른색이 아닌 중립의 황색이 선택됐다”고 전했다. 두 정상이 서로 직함을 부르지 않고 ‘선생’으로 호칭한 것이나 회담장에 국기를 내걸지 않은 것도 대등한 위치를 알리는 장치였다. 시 주석은 붉은 넥타이를, 마 총통은 푸른 넥타이를 맸다. 각각 자국과 소속 당을 상징하는 색으로 정치적 정체성을 내세운 것이다. 2005년 베이징에서 개최된 후진타오(胡錦濤) 당시 중국 공산당 총서기와 롄잔(連戰) 당시 국민당 주석 간 첫 국공 수뇌회담 당시 후 총서기가 붉은 넥타이를, 롄 주석이 푸른 넥타이를 맨 것과 똑같은 색깔 선택이었다. ‘고량주 만찬’도 화제가 됐다. 대만 총통실은 1990년산 진먼(門) 고량주 두 병과 마 총통의 애주인 마쭈라오주(馬祖酒·황주의 일종) 8통을 준비했다. 증류주인 진먼 고량주는 알코올 도수가 56도나 된다. 마쭈라오주는 중국 측 참석자들에게 선물로 나눠 줬다. 두 술의 원산지인 ‘진먼’과 ‘마쭈’는 분단의 최전선인 대만 해협에 있다. 홍콩 봉황망은 “만찬을 마친 마 총통의 모습은 곤드레만드레 취한 표정이었다”고 전했다. 시 주석 역시 마 총통과 잔을 부딪치며 적잖이 마셨을 것으로 추정된다. 양측은 식사비와 회담장 임대료를 절반씩 부담했다. 대만 대륙위원회는 “누가 손님이고 누가 주인이냐의 문제가 아니기 때문에 AA즈(AA制·더치페이)하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베이징 이창구 특파원 window2@seoul.co.kr
  • 66년 만에 ‘80초 악수’…‘하나의 중국’ 못 박다

    66년 만에 ‘80초 악수’…‘하나의 중국’ 못 박다

    “느낌이 좋았다. 우리는 있는 힘껏 서로의 손을 꽉 쥐었다.” 마잉주(馬英九) 대만 총통은 지난 7일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과의 역사적인 ‘악수’의 순간을 이렇게 표현했다. 1949년 분단된 이후 66년 만에 만난 양안(兩岸·중국과 대만) 정상의 악수는 80초 동안 길게 이어졌다. 이날 싱가포르 샹그릴라호텔에서 연출된 악수와 정상회담은 긴장과 대립으로 점철됐던 분단사에 한 획을 그은 장면이었다. ●양안 교류 확대·핫라인 설치키로 6명씩 배석한 역사적인 정상회담은 1시간 동안 진행됐다. 시 주석은 “우리는 뼈가 부러지더라도 힘줄로 이어지는 형제이며 물보다 진한 피를 지닌 가족”이라면서 “역사는 오늘을 기억할 것”이라고 말했다. 마 총통은 “양안 인민은 중화민족이며 염황(중국 민족 시조)의 자손”이라고 화답했다. 두 정상은 ‘하나의 중국’이란 원칙을 골자로 한 ‘92공식’(九二共識)의 중요성을 재확인하는 데 많은 시간을 할애했다. 92공식은 1992년 11월 민간기구인 중국 해협양안관계협회(해협회)와 대만 해협교류기금회(해기회)가 하나의 중국을 인정하되 중화인민공화국(중국)과 중화민국(대만)이 각자의 해석에 따른 명칭을 사용(일중각표·一中各表)하기로 한 것을 말한다. 중국은 ‘하나의 중국’에 방점을 두고 있고 대만은 ‘일중각표’ 즉 하나의 중국에 대한 각자의 해석에 무게를 두고 있지만, 대만 독립으로 인한 두 개의 중국에 반대하는 것은 똑같다. 두 정상이 ‘하나의 중국’을 강조한 이유는 내년 1월 대만 대선에서 국민당을 누르고 집권당이 될 게 확실시되는 민진당을 겨냥한 경고이기도 하다. ●정상회담 정례화도 큰 틀에서 합의 시 주석은 이날 회담에서 “양안의 최대 위협은 대만 독립세력”이라면서 “이 세력은 양안의 평화발전을 저해하고 재앙을 가져올 수 있다”고 주장했다. 민진당은 ‘하나의 중국’ 원칙은 중국으로의 예속이라고 믿고 있으며 장기적으로는 대만이 독립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민진당 대선 후보인 차이잉원(蔡英文)은 친중 유권자들을 의식해 양안 관계의 현상 유지를 약속하면서도 92공식은 인정하지 않고 있다. 대만 연합만보는 “비록 차이잉원이 총통이 되더라도 양안 관계에 급격한 변화를 줄 수 없도록 ‘대못’을 박은 회담”이라고 평가했다. 마 총통은 적대상태의 완화와 분쟁의 평화적 처리, 양안교류의 확대, 양안 핫라인 설치, 공동 중화문화 진흥이 이뤄져야 한다고 강조했고 시 주석은 즉각 동의했다. 시 주석은 특히 마 총통이 대만의 외교적 고립을 토로하자 “국제 문제에 대한 대만 동포의 감정을 이해하고 있다”고 답했다. 중화권 매체들은 대만이 독자적으로 유엔에 가입하겠다는 주장만 하지 않으면 대만 고립화 외교를 완화하겠다는 의지를 보인 것으로 해석했다. 시 주석은 또 “대만이 ‘일대일로’(一帶一路·육해상 실크로드) 건설에 참여하고 아시아인프라투자은행(AIIB)에 가입하는 것도 환영한다”고 말했다. 양측은 양안 정상회담을 정례화하는 데에도 큰 틀에서 의견을 모은 것으로 전해졌다. 회담 후 마 총통은 직접 기자회견에 나와 “이번 회동이 회담 정례화의 첫걸음이 되길 희망한다”고 말했다. 마 총통은 또 대만을 향한 미사일 배치를 재고해 달라고 요청했으나, 시 주석은 “대만을 겨냥한 것이 아니다”라고 답했다고 전했다. 베이징 이창구 특파원 window2@seoul.co.kr
  • [사설] 손 맞잡은 양안, 남북도 못할 것 없어

    그제 싱가포르에서 열린 중국과 대만의 첫 정상회담은 15년 전 평양에서 열린 남북 간의 역사적인 첫 정상회담을 상기시키기에 충분했다.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과 마잉주(馬英九) 대만 총통은 분단 이후 첫 정상회담에서 손을 맞잡고 양안(兩岸·중국과 대만) 관계의 평화적 발전 방안을 논의했다. 두 정상의 성을 따 ‘시마후이’(習馬會)로 명명된 이번 회담은 66년 분단사에 한 획을 그은 일대 사건으로 기록될 것이 분명하다. 양측 정상이 손을 잡기까지 66년이나 걸렸지만 단 70초 동안의 악수로 그동안의 모든 은원(恩怨)이 눈 녹듯 스르르 사라졌다. 한 시간 동안의 회담과 기자회견, 이어진 한 시간 반 동안의 고량주 만찬 내내 두 정상은 중국과 대만이 ‘한 핏줄’이라는 사실을 여러 차례 강조하며 친밀감을 과시했다. 피는 물보다 진하다는 진리를 새삼 확인시켜 준 것이다. 비공개 회담에서는 ▲적대 상태의 완화와 분쟁의 평화적 처리 ▲양안 교류 확대 ▲ 양안 핫라인 설치 등에 원칙적인 합의가 이뤄진 것으로 알려졌다. 아울러 ‘하나의 중국’이라는 대원칙을 담은 1992년 11월의 합의, 즉 ‘92컨센서스’에 대해서도 두 정상은 그 중요성을 재확인했다. 결국 23년간 이어진 신뢰 관계가 정상회담까지 이끌어 낸 셈이다. 실각 위기에 놓인 국민당을 지원하기 위한 정치적 노림수가 깔렸다는 대만 내 일각의 비판적 시각에도 불구하고 이번 정상회담은 의미가 결코 작지 않다. 이른바 3통(통우, 통항, 통상)으로 대표되는 양안 간 교류 협력에 더욱 가속도가 붙을 것은 불문가지다. 정상 간 신뢰를 바탕으로 민간 교류가 더욱 활발해질 것이다. 중국은 대만의 아시아인프라투자은행(AIIB) 가입까지 환영하고 있다. 양측은 5년 전 이미 경제협력기본협정(ECFA)을 맺어 사실상의 경제공동체를 이뤘다. 서로 겨눴던 총과 대포를 녹여 만드는 화해 기념품도 더욱 많아질 것이다. 중국과 대만의 정상회담은 지근거리에 있는 우리에게도 희망을 던져 준다. 게다가 우리는 15년이나 먼저 정상회담을 열지 않았는가. 2000년 6월 15일 김대중 당시 대통령과 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 간의 뜨거운 포옹, 2007년 10월 4일 노무현 당시 대통령과 김 국방위원장 간의 격렬한 악수는 전 세계에 큰 감동을 안겨 줬다. 7·4 남북공동성명, 남북기본합의서, 6·15 및 10·4선언 등 남북 간 합의는 양안을 능가하고도 남는다. 남북이 다시금 손을 맞잡지 못할 이유가 없다. 지난 8월 25일 남북 고위급 접촉에서 합의한 대로 당국 회담부터 속히 개최해야 한다. 양안 정상회담에서도 확인됐듯이 신뢰 관계는 매우 중요하다. 그런 점에서 북한이 진정으로 남북 관계의 개선을 바란다면 이미 합의한 대로 우리 정부의 당국 회담 제안을 즉각 받아들여야만 한다. 남북 협상에서 유리한 고지를 차지하기 위한 전술적 차원에서 우리 측의 세 차례 제안에 답변하지 않는 것이라면 오산이라는 점을 분명히 밝혀 둔다. 당국 회담이 열리고, 민간 교류 또한 활성화된다면 그 같은 신뢰의 바탕 위에서 남북 정상회담도 열릴 수 있을 것이다. 북한은 지금부터라도 진정성 있는 자세로 남북 관계 개선 의지를 보여 주길 바란다.
  • 대화·협력 우선… 北과 윈윈하는 상황 만들어야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과 마잉주(馬英九) 대만 총통이 7일 싱가포르에서 분단 66년 만에 첫 정상회담을 갖고 ‘하나의 중국’을 재확인했다. 2000년 분단 55년 만에 첫 정상회담을 가진 우리보다는 11년 늦다. 하지만 2008년 이명박 정부 이후 남북 정상회담이 열리지 않고 있다는 점에서 보면 한반도의 대화를 자극하는 측면이 있다는 평가와 남북한 간에는 핵·미사일 문제, 인권 등 민감한 이슈가 많아 양안 관계와 단순 비교하기는 어렵다는 시각이 엇갈린다. 장용석 서울대 통일평화연구원 선임연구원은 “당국 간 회담을 개최할 환경을 조성해야 하고 북한 핵, 인권 문제 등이 존재하는 상황에서 북한에 명분을 줘야 하는데 아직 북한이 나올 준비가 안 됐다”고 했다. 강동완 동아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도 “남북한 간에 정상회담은커녕 당국 간 회담도 지지부진하고 있는 상황에서 양안 정상회담이 한반도에 큰 변화를 부를 것으로 보이지는 않는다”면서 “특히 우리는 내년부터 총선이라는 정치 스케줄이 있어서 아마 정상회담 얘기 나오면 여야 다 뜬금없는 카드라고 얘기할 것”이라고 했다. 반면 양무진 북한대학원대학교 교수는 “두 정상의 만남은 그 자체로 우리 정부 입장에서도 정상회담을 개최할 필요성을 부각시킨다”면서 “현재 이를 이끌 마땅한 동력이 없지만 대화와 협력을 통한 문제 해결이라는 중국의 변화에서 보듯이 우리도 유연한 자세로 북한과 윈윈하는 상황을 만들어낼 필요가 있다”고 했다. 문경근 기자 mk5227@seoul.co.kr 하종훈 기자 artg@seoul.co.kr
  • 정치적 통일보다 ‘3NO’에 무게… 민진당에 ‘독립 불가’ 경고

    정치적 통일보다 ‘3NO’에 무게… 민진당에 ‘독립 불가’ 경고

    중국 시진핑(習近平) 국가주석과 대만 마잉주(馬英九) 총통이 이룬 66년 만의 정상회담은 양안 관계의 확실한 이정표가 될 것으로 보인다. 일각에서는 벌써 양안의 정치적 통일에 대한 기대감을 내보이기도 한다. 경제적으로는 이미 ‘한 몸’이나 다름없어서 이번 정상회담을 통해 정치 통일의 발걸음을 내디딜 수 있게 됐다는 것이다. 실제로 양안은 1992년 ‘하나의 중국’ 원칙에 합의한 이후 경제 측면에선 단순 협력을 넘어선 단계로까지 발전했다. 대만은 무역의 40%를 중국에 의존하고 있고 양안 간 인적 교류는 연간 1000만명에 이른다. 중국 본토에서 경제 활동을 하는 인구도 200만명이나 된다. 그러나 정치, 군사 방면에서는 갈등과 반목을 거듭했다. 특히 대만과 미국이 굳건한 군사 동맹을 유지하고 있고 양안의 사상과 체제가 완전히 달라 정치적 통일은 불가능한 것으로 여겨졌다. 이런 상황에서 두 정상이 서로를 국가원수이자 정부 대표로 인정하고 만난 것은 양안 관계가 질적 변화의 길로 접어들었음을 의미한다. 그러나 정상회담으로 양안 관계가 성숙해진 것은 맞지만 통일은 아직 멀었다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BBC 중문망은 8일 “시진핑과 마잉주는 ‘역사적 지위’를 획득하는 데 성공했지만, 회담 자체를 통일과 결부시키는 것은 너무 낭만적인 발상”이라고 진단했다. 두 정상이 ‘하나의 중국’이라는 원칙을 재확인했지만, 중국은 ‘하나의 중국’을 중화인민공화국으로 보고 대만은 ‘중화민국’을 ‘하나의 중국’으로 보는 ‘동상이몽’에는 변함이 없다. 월스트리트저널은 “중국이 일방적인 통일을 주장하지 않고 대만이 독립을 선언하지 않으며 서로 군사적으로 위협을 가하지 않는 ‘3NO’ 상황이 계속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한편 정상회담이 내년 1월에 실시되는 대만 대선에 영향을 주기 위해 기획된 측면도 있지만 ‘북풍’의 영향력은 제한적일 것으로 보인다. 홍콩 명보는 “시 주석이 민진당으로 기울어진 판세를 역전시키려 했다기보다 오히려 다음 총통으로 유력한 차이잉원(蔡英文) 후보에게 ‘섣불리 독립을 외치지 말고 현상 유지에 주력하라’는 메시지를 전달했다고 보는 것이 현실적”이라고 분석했다. 다만 정상회담이 대만 내부를 더 분열시킬 가능성은 크다. 대만 여론은 현재 ‘통일을 향한 역사적인 정상회담’이라는 평가와 ‘대만을 팔아먹은 회담’이라는 평가가 팽팽하게 맞서고 있다. 차이 후보는 “마 총통은 대만의 민주와 자유, 중화민국의 존재성, 대만인민의 선택 권리에 대해 한마디도 언급하지 않았다”면서 “매우 실망스러운 회담”이라고 비판했다. 베이징 이창구 특파원 window2@seoul.co.kr
  • 7일 첫 양안 정상회담… 시진핑 위한 마잉주의 선물은 황주 8병

     마잉주(馬英九) 대만 총통이 7일(현지시간) 열리는 역사적인 첫 양안(중국과 대만) 정상회담을 위해 황주(黃酒) 8병을 들고 간다.  마 총통은 자신이 가장 좋아하는 마쭈라오주(馬祖老酒) 8병을 공수해 정상회담이 열리는 싱가포르로 출발할 예정이라고 홍콩 봉황(鳳凰)위성TV가 6일 보도했다. 마 총통은 7일 오후 1시에 싱가포르에 도착해 3시부터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과 정상회담을 가질 예정이다.  마쭈라오주는 저장(浙江)성 사오싱(紹興) 지방의 전통 황주인 사오싱주(紹興酒)의 일종이다. 황주는 누런 색깔을 띤 비교적 알코올 도수가 낮은 술이다. 그는 공수해가는 8통의 술 일부는 시 주석에게 선물로 건네고, 일부는 시 주석과의 만찬 회동에서 마실 계획이다.  마 총통이 마쭈라오주를 들고 가는 배경에는 다양한 함의가 담겨있다는 해석도 나온다. 마쭈라오주는 대만 해협에 있는 마쭈라는 섬지역에서 유래한 것이다. 이곳은 중국대륙 쪽에 가까이 있지만 대만이 관할하고 있다. 분단된 양안 관계의 현실도 묘하게 투영돼있는 술인 셈이다. 또한 시 주석이 지난 9월 미국을 첫 국빈 방문했을 때 백악관 측이 미중 정상 국빈만찬 메뉴에 포함한 것도 역시 사오싱주였다.  두 정상은 이번 만찬에서 두 정상이 주객(主客·주인과 손님)을 구분하지 않고 계산도 각자 치를 예정이라고 봉황위성TV는 전했다. 앞서 지난달 영국 국빈 방문 기간 중에 시 주석은 데이비드 캐머런 영국 총리와 펍(영국의 작은 술집) 회동을 가졌는데, 당시에는 캐머런 총리가 술값을 계산한 것으로 알려졌다.  마 총통의 이번 싱가포르행에는 쩡융취안(曾永權) 총통실 비서실장, 샤오위천(蕭旭岑) 비서실 차장, 가오화주(高華柱) 안전회 비서장, 샤리옌(夏立言) 대륙위원회 주임위원 등 6명이 동행한다.  마 총통의 부인 저우메이칭(周美靑)은 동행하지 않을 예정이어서 시 주석의 부인 펑리위안(彭麗媛)과의 양안 퍼스트레이디 접촉은 이뤄질 가능성이 없어 보인다. 마 총통은 “내가 데려가지 않는 게 아니라 그녀가 나하고 가고 싶어하지 않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박기석 기자 kisukpark@seoul.co.kr
  • 시진핑 ‘위험한 외출’

    시진핑 ‘위험한 외출’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은 어느 나라를 가든 환대를 받는다. 그가 들고 오는 ‘돈 보따리’ 때문이다. 그러나 5일 시 주석이 도착한 베트남의 분위기는 냉랭했다. 응우옌푸쫑 베트남 공산당 서기장은 시 주석을 국빈에 걸맞게 대접했으나, 베트남 국민은 시위로 그를 맞았다. 지난해 남중국해 시사(西沙·베트남명 호앙사) 군도에서 벌어진 중국 시추선과 베트남 어선의 충돌 이후 베트남의 반중 감정은 좀처럼 식지 않고 있다. BBC 중문망은 “시위를 엄격히 통제하는 베트남 당국이 이처럼 민감한 시위를 방치한 것은 베트남 지도부의 중국에 대한 심경을 잘 반영한다”고 전했다. 시 주석이 냉대를 무릅쓰고 베트남을 방문한 목적은 미국으로 경사된 베트남의 마음을 돌려놓기 위해서다. 지난해 시사군도에서 중국과 충돌한 이후 베트남은 미군을 끌어들여 중국에 대항했고, 미국이 주도하는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TPP)에 전격 가입해 중국의 속을 태웠다. 미국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 미라 랩 후퍼 연구원은 “시 주석은 미·중 남중국해 갈등에서 베트남을 중립 또는 우군으로 만들려고 하지만, 베트남은 중국에 확실한 영해 분쟁 해결책을 요구하고 있다”고 말했다. 시 주석은 6일 베트남에서 싱가포르로 날아간다. 싱가포르는 베트남보다 더 ‘위험한’ 방문지이다. 7일 이곳에서 분단 66년 만에 대만 총통 마잉주(馬英九)와 정상회담을 하기 때문이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시 주석에게 이번 방문은 도박”이라고 보도했다. 시 주석은 양안(兩岸·중국과 대만) 간의 원칙인 ‘하나의 중국’을 넘어 홍콩에 적용되고 있는 ‘일국양제’(一國兩制·하나의 국가 두 체제) 방식으로 대만을 흡수하고 싶어하지만, 자칫 잘못했다가는 이번 방문을 기회로 대만에서 반중 투쟁이 들불처럼 일어날 가능성도 있다. 특히 정상회담의 목적이 내년 1월 대선에서 정권을 잃을 위기에 처한 ‘국민당 구하기’로 해석되면서 대선 구도가 ‘민진당 대 국민당’이 아닌 ‘민진당 대 시진핑’ 구도로 바뀔 가능성도 있다. 중국의 신경보는 “정상회담 이후 어느 후보가 양안의 평화를 원하느냐가 명확하게 갈려 부동층이 국민당으로 돌아올 것”이라고 기대했지만, 홍콩의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국민당이 오히려 불리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 같은 여론을 의식한 탓인지 마 총통은 5일 기자회견에서 “시 주석에게 대만의 유엔 가입에 대한 지지를 요청할 것”이라고 밝혔다. 대만의 유엔 가입은 ‘하나의 중국’ 원칙이 붕괴되는 것으로 시 주석이 수용할 수 없는 요구이다. 마 총통이 시 주석에게 꺾이는 모습을 보이면 표가 떨어지고 대항하는 모습을 보이면 양안 관계가 오히려 악화되는 딜레마 앞에 두 정상이 선 셈이다. 베이징 이창구 특파원 window2@seoul.co.kr
  • ‘친중’ 마잉주 정권 구하기 나선 시진핑… 회담 호칭은 ‘선생’

    ‘친중’ 마잉주 정권 구하기 나선 시진핑… 회담 호칭은 ‘선생’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과 마잉주(馬英九) 대만 총통이 오는 7일 싱가포르에서 정상회담을 한다. 내전을 거쳐 1949년에 분단된 중국과 대만의 정상이 얼굴을 맞대는 것은 66년 만이다. 천이신(陳以信) 대만 총통실 대변인은 “두 정상이 양안(兩岸·중국과 대만) 문제에 대해 의견을 나눌 예정”이라고 지난 3일 밝혔고 중국 정부도 4일 회담 개최 사실을 확인했다. 중국 정부는 이번 회담을 ‘양안 지도자 신분 및 명의로 이뤄지는 회동’이라고 규정했다. ‘양안 지도자’ 신분을 강조한 것은 회담의 성격을 사실상 정상회담으로 규정한 것으로 해석된다. 다만 중국은 두 지도자가 상대방을 ‘선생’으로 호칭하기로 했다고 밝혀 서로를 국가로 인정하지 않는 양안 관계의 현주소를 드러냈다. 국가로 인정하지 않으니 서로 상대방을 총통이나 주석으로 부를 수 없는 까닭에 나온 것이다. 천 대변인은 “두 정상은 만찬도 함께 할 것”이라면서 “양안 지도자의 직접적인 교류, 소통의 출발점이 될 것”이라고 말해 정례화 가능성도 시사했다. 홍콩 명보는 “정상회담을 위해 양측이 수개월간 물밑 협상을 벌였다”면서 “중국에서 정상회담을 하게 되면 중국이 사실상 대만을 국가로 인정하고 마잉주를 총통으로 인정하는 꼴이 돼 중화권 국가인 싱가포르에서 만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싱가포르는 중국과 대만이 1992년 11월 반관영 민간기구들을 통해 ‘하나의 중국’을 인정하되 중화인민공화국과 중화민국을 각자의 해석에 따라 명칭을 사용(一中各表)하기로 합의한 ‘92공식’(九二共識)이 나온 곳이기도 하다. 양안 간에는 2005년 양측 집권당 대표였던 후진타오 당시 중국 공산당 총서기와 롄잔 당시 대만 국민당 주석 간 회담 이후 네 차례의 국공(국민당과 공산당) 영수회담이 있었지만 국가주석과 총통 간 회담은 성사된 적이 없었다. 이번 정상회담으로 양안은 더욱 밀착될 것으로 보인다. 일각에서는 대만이 중국으로 흡수되는 상징적인 계기가 될 수 있다고 보고 있다. 미국 마이애미대의 준 드레이어 교수는 “마 총통이 정상회담에서 대만 독립성을 해치는 발언을 한다면 대만에선 대규모 시위가 발생할 것”이라면서 “마 총통이 역사적인 인물이 되고 싶어 하지만 오히려 역사에 오점을 남기는 총통이 될 위험도 있다”고 말했다. 중국이 ‘하나의 중국’ 원칙이 훼손되는 것까지 감수하고 정상회담에 나선 것은 내년 1월 대만 대선을 앞두고 국민당의 패색이 짙어져 판세 역전의 계기를 마련할 필요성을 느꼈기 때문이다. 국민당은 훙슈주(洪秀柱) 후보 지명을 철회하고 주리룬(朱立倫) 주석을 새 대선 후보로 선출하는 특단의 조치까지 취했지만 야당인 민진당의 차이잉원(蔡英文) 후보에게 크게 뒤지고 있다. 더욱이 대선과 입법위원(국회의원) 선거가 동시에 치러져 국민당은 정권을 빼앗기는 것은 물론 소수당으로 전락할 위기에 놓여 있다. 중국은 ‘92공식’을 거부하는 차이 후보가 당선될 경우 양안 관계에 파열음이 날 것을 우려하고 있다. 자칫 대만에서 독립 세력의 힘이 커지면 홍콩은 물론 대륙의 신장위구르와 티베트 지역까지 불안해질 수 있다. 국민당은 정상회담을 통해 양안 관계의 중요성과 경제적 긴밀함을 부각시킬 생각이다. 그러나 중국과 국민당의 승부수가 오히려 역풍을 부를 수 있다. 국민당이 민심에서 멀어진 원인 중 하나가 마잉주 정부의 지나친 친중 정책이기 때문이다. 한편 미국 국무부는 “양안 관계의 안정은 미국에도 이익”이라며 “양안이 상호 존중의 기초에서 계속 건설적인 대화를 할 수 있게 되기를 기대한다”고 밝혔다. 베이징 이창구 특파원 window2@seoul.co.kr
  • [씨줄날줄] 新국공합작/박홍환 논설위원

    1924년 1월 20일부터 30일까지 중국 남부 광둥(廣東)성 광저우(廣州)에서 열린 중국 국민당 제1차 전국 대표대회는 중국 현대사의 한 획을 긋는 이벤트로 기록돼 있다. 쑨원(孫文)이 소집한 당 대회에서 리다자오(李大釗), 마오쩌둥(毛澤東)을 비롯한 중국 공산당 지도자들이 대거 국민당 간부로 선출됐다. 국민당과 공산당 간의 이른바 제1차 국공합작이다. 5·4운동으로 촉발된 민주혁명의 완성을 위해 북방 군벌 타도가 급선무였던 국민당으로서는 어떤 세력과도 손을 맞잡아야 했고, 출범한 지 3년밖에 안 된 공산당으로서는 통일전선을 통해 세력을 확장할 필요가 있었다. 여기에 소련과 코민테른의 적극적인 지원이 주효했다. 1차 국공합작은 3년 반 만에 막을 내렸다. 쑨원이 사망한 후 국민당은 좌파와 우파 간 권력투쟁에 돌입했고, 1926년 권력을 장악한 장제스(張介石)가 본격적으로 반공 정책을 펴기 시작하면서 골이 깊어졌다. 마침내 1927년 7월 국공합작은 붕괴했고, 대륙은 10년간의 내전에 돌입했다. 중국 공산당으로서는 대장정으로 대표되는 ‘고난의 시기’이자 각지의 민중을 규합하는 ‘기회의 시기’이기도 했다. 1차 국공합작의 명분이 군벌 타파였다면 2차 국공합작은 항일(抗日)이라는 명분을 내걸었다. ‘일본은 피부병, 공산당은 심장병’이라며 공산당부터 토벌한 뒤 항일전쟁에 나선다는 안내양외(安內攘外) 정책을 고수했던 장제스는 이른바 ‘시안사변’ 이후 일본과의 전쟁에 나서라는 여론에 떼밀려 공산당과 손을 맞잡을 수밖에 없었다. 이로써 1937년 9월 마침내 제2차 국공합작이 성립됐다. 항일전쟁으로 뭉치긴 했지만 양측의 계산은 달랐다. 일제의 패망 이후 권력을 쥐기 위한 막후 샅바싸움이 거칠게 이어졌다. 마침내 1945년 항일전쟁 승리 이후 또다시 피비린내 나는 국공 내전이 벌어졌고, 국민당은 1949년 대만으로 패퇴할 수밖에 없었다. 그로부터 66년, 국민당과 공산당 간의 이른바 ‘신(新)국공합작’ 기운이 물씬하다. 마침내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과 마잉주(馬英九) 대만 총통이 분단 이후 처음으로 오는 7일 정상회담을 개최한다. 2008년 이후 국공 영수회담은 여러 차례 있었지만 현직 정상 간의 회담은 처음이다. 이번 합작은 ‘국민당 구하기’ 성격이 짙다는 분석이 나온다. 내년 총통 선거를 앞두고 있는 대만에서는 야당인 민진당 차이잉원(蔡英文) 후보가 국민당 후보를 크게 앞서고 있다. 중국에 적대적인 민진당의 집권을 막아야 하는 시 주석과 양안 관계의 중요성을 부각시킴으로써 국민당 지지 세력을 규합하려는 마 총통의 계산이 딱 맞았다고 볼 수 있다. 그럼에도 월등한 위치(1차)에서 대등한 위치(2차), 그리고 이젠 열등한 위치로 전락해 국공합작을 고대하는 국민당의 서글픈 현실이 읽힌다. 박홍환 논설위원 stinger@seoul.co.kr
  • 대만서는 “만나지 말라” 반대 시위

    대만서는 “만나지 말라” 반대 시위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마잉주 대만 총통 간 정상회담 개최 예정 소식이 전해진 4일 대만 야권 시위대가 수도 타이베이에서 반대 집회를 벌이고 있다. 현수막에는 “사회적 공감대가 형성되지 않았다. 마 총통과 시 주석은 만나지 말라”는 뜻의 글귀가 적혀 있다. 타이베이 AP 연합뉴스
  • 사퇴하라는 당, 싫다는 후보… 국민당 ‘대선 코미디’

    “대만 선거 역사상 이런 코미디는 처음이다.” 대만 칭화대 사회연구소 야오런둬(姚人多) 교수는 8일 현지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집권 국민당의 대선 후보 교체 시도에 대해 “당 주석이 나서서 총통 후보를 끌어내리고, 후보는 주석에 대항해 결사항전의 의지를 다지는 황당한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국민당은 지난 7일 중앙상임위원회를 열어 오는 17일이나 24일에 임시 전당대회를 개최해 훙슈주(洪秀柱·67·여) 전 입법원(국회) 부원장을 총통 후보에서 끌어내리기로 했다. 내년 1월 16일 총통 선거를 불과 3개월 앞두고 후보 교체 작업을 공식화한 것이다. 훙 후보가 낙마할 경우 주리룬(朱立倫·54) 국민당 주석이 대신 나설 것으로 보인다. 주 주석은 이날 중앙위를 주재하는 등 후보 교체 작업을 지휘하고 있다. 중앙위에 초대받지 못한 훙 후보는 “전쟁터에서 죽을지언정 국민을 배신할 순 없다”며 완주할 뜻을 밝혔다. 국민당은 훙 후보가 자진 사퇴하지 않으면 전당대회에서 당헌을 개정한 뒤 곧바로 후보 퇴진 찬반 투표를 벌일 계획이다. 마잉주(馬永九) 현 총통도 후보 교체에 찬성하는 등 당내 분위기는 교체 쪽으로 기울고 있다. 그러나 훙 후보 진영의 반발도 만만치 않다. 후보 교체안이 부결되면 주 주석이 퇴진해야 한다. 후보 교체론의 직접적인 원인은 야당인 민진당 후보 차이잉원(蔡英文·59)과의 여론조사 격차가 크게 벌어졌기 때문이다. 각종 여론조사를 보면 차이 후보의 지지율은 40%대를 달리는 반면 훙 후보는 20%대 진입도 버겁다. 대만 정치권은 주 주석이 훙 후보보다 13살이나 어리고 지난해 지방선거 참패 국면에서도 신베이(新北) 시장에 재선된 데다 단독 출마한 주석 선거에서도 99%로 당선되는 등 리더십도 갖추고 있어 득표력이 훙 후보보다 나을 것으로 보고 있다. 하지만 후보 교체론의 근본적인 원인은 훙 후보의 지나친 ‘친중국’ 성향 때문이다. 국민당은 그동안 훙 후보가 대선 후보에 나선 것 자체를 감사할 정도로 대선 패배를 기정사실로 받아들였다. 주 주석이 수차례 대선 불출마를 선언한 것도 ‘차기는 포기하고 차차기를 노리자’는 전략이었다. 그러나 훙 후보가 자신의 지론인 중국으로의 ‘흡수통일’ 주장을 굽히지 않자 당내에서는 “대선은 물론 대선과 함께 치러지는 입법위원(국회의원) 총선거도 위험하다”는 위기론이 확산됐다. ‘친중국 후보 심판론’이 총선 ‘줄투표’로 이어지면 아무도 살아남을 수 없다는 두려움이 퍼진 것이다. 민진당이 대선과 총선을 모두 거머쥐면 대만 독립을 위한 헌법 개정에 나설 가능성이 크다. 이 때문에 중국도 ‘읍참마속’의 심정으로 후보 교체에 힘을 실어 주고 있다. 베이징 이창구 특파원 window2@seoul.co.kr
  • 톈안먼 성루 맨 앞 朴대통령·시진핑·푸틴 나란히

    3일 중국 베이징 톈안먼(天安門)광장에서 펼쳐지는 항일전쟁 및 반파시스트전쟁 승리 70주년 기념 열병식은 중국이 국력을 총동원한 정치·외교·군사 행사다. 이날 오전 10시(한국시간 오전 11시), 궈진룽(郭龍) 베이징시 서기의 개회 선포와 함께 열병식은 시작된다. 박근혜 대통령도 참석해 우리 외교에도 큰 의미를 갖는다. 열병식의 의미를 5대 키워드로 풀어 봤다. ●자리 톈안먼 성루 앞줄에 나란히 설 정상들의 단체 사진은 앞으로도 계속 회자될 것이다. 특히 시진핑(習近平) 국가주석의 양옆에 누가 자리하느냐가 포인트다. 의전상 상석인 오른편에는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설 가능성이 크다. 지난 5월 모스크바 열병식과 이번 열병식은 중·러가 공동으로 개최하는 성격이 짙다. 박 대통령은 시 주석 왼쪽에 설 공산이 높다. 한국의 참여로 열병식의 격이 높아진 만큼 중국도 러시아에 버금가는 예우를 할 것으로 보인다. 1954년과 1959년 열병식에서는 김일성 전 주석이 마오쩌둥(毛澤東) 전 주석의 오른쪽에 섰다. 북한을 대표해 참석하는 최룡해 노동당 비서가 시 주석에게서 멀리 떨어져 자리할수록 뒤바뀐 북·중, 한·중 관계를 상징적으로 나타낼 것이다. ●70 이번 열병식은 ‘70’으로 통한다. 항일전쟁 70주년을 기념하는 행사이기 때문이다. 예포 70발이 발사되고 열병식 소요 시간도 70분이다. 팔로군, 신사군, 동북항일연군 등 항일부대가 70개의 깃발을 든다. 다음으로 중요한 숫자가 121이다. 열병식 첫 행사인 국기 게양식에서 호위부대는 121걸음을 내디디며 게양대까지 간다. 1894년 청일전쟁(갑오전쟁)부터 2015년까지 121년간 일본에 맞서 난관을 극복해 왔다는 점을 상징한다. 시 주석의 기념사가 주목되는 것도 이 때문이다. 과거 군국주의 일본과 현재 우경화된 일본을 강도 높게 비판하느냐, 아니면 미래에 초점을 맞추느냐에 따라 ‘중·러 대 미·일’로 짜인 현재 정세가 공고화되거나 재편될 단초가 마련될 것이다. ●둥펑31B 이번 열병식에 동원되는 무기는 100% 중국산이고 이 중 84%는 신무기다. 특히 실전 배치한 무기만 나온다. 그래서 미국은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둥펑31B가 나오느냐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사거리 1만 2000㎞로 미국 전역을 타격할 수 있다. 여기에 핵탄두를 10발 장착할 수 있는 개량형인 둥펑41까지 공개될 수 있다. ●장쩌민 건국 50주년(1999년)과 60주년(2009년)에 사열대에 올랐던 장쩌민(江澤民) 전 주석과 후진타오(胡錦濤) 전 주석의 참석 여부는 중국의 권력 지형을 읽는 잣대가 된다. 시 주석은 그동안 두 전임자의 수족을 모조리 제거했다. 반중국 매체들의 예상대로 두 전임자가 동시에 불참하면 강력해진 시 주석의 권한만큼 원로들과의 관계도 불편하다는 것으로 해석될 수 있다. 향후 권력투쟁의 불씨로 작용할 수 있다. ●국민당 대륙의 열병식을 계기로 대만은 둘로 쪼개졌다. 롄잔 전 국민당 주석이 현직 마잉주 총통의 만류에도 불구하고 열병식 참석을 강행하는가 하면 같은 국민당 출신인 리덩후이 전 총통은 “2차대전 당시 대만은 조국 일본을 위해 싸웠다”고 말할 정도로 친중과 친일로 나뉘었다. 항일전쟁에 참여했던 국민당 노병들은 중국 노병들과 함께 오픈카를 타고 행진한다. 국론 분열은 내년 총통 선거에도 큰 영향을 미칠 것으로 전망된다. 베이징 이창구 특파원 window2@seoul.co.kr
  • 대만 “日, 역사 직시를”… 美·필리핀·인도네시아 “긍정적”

    아베 신조 일본 총리가 발표한 전후 70주년 담화(아베 담화)에 대해 각국 정부가 공식적인 입장을 내놨다. 2차 세계대전 당시 일제에 당한 구원(舊怨)이 여전한 국가들은 비난 수위를 높였고, 일본과의 우호적 관계 형성이 중요한 국가들은 대체로 우호적인 반응을 보였다. 마잉주 대만 총통은 15일 타이베이에서 열린 항일전쟁 승리 및 대만 광복 70주년 기념 특별전시회에서 “아베 총리가 침략으로 고통받은 이웃국가들에 많은 부분을 할애한 담화를 발표했지만 전임자들과 다른 방식으로 (침략 주체가 일본이란 점을 빼고) 발언했다”고 평가한 뒤 “일본이 역사를 직시하고 보다 진정성을 갖추기 바란다”고 밝혔다. 이와 별도로 대만 외교부는 일본 각료들의 야스쿠니 신사 참배에 대해 “일본 정치인들이 역사에서 교훈을 얻고 과거 행동을 반성하기 바란다”며 유감을 표시했다. 반면 아베 담화에서 거명된 동남아 2개국 정부는 담화에 호의적이었다. 인도네시아 외교부는 성명에서 “아베 총리가 역대 내각과 마찬가지로 2차 세계대전 관련 담화를 발표한 것은 긍정적”이라고 평가했다. 아비가일 발테 필리핀 대통령궁 부대변인도 “평화에 기여하겠다는 아베 총리의 담화를 지지한다”고 밝혔다. 미국 행정부도 긍정적인 평가를 내렸다. 네드 프라이스 백악관 국가안보회의 대변인은 “아베 총리가 일본이 가한 고통에 깊은 후회를 표현한 것을 환영하고, 아시아 평화에 기여하겠다는 일본의 의지를 높게 평가한다”고 밝혔다. 홍희경 기자 saloo@seoul.co.kr
  • 친중 vs 친미… 누가 되든 대만 첫 여성총통

    친중 vs 친미… 누가 되든 대만 첫 여성총통

    대만 집권 국민당이 19일 전당대회를 열고 훙슈주(洪秀柱·67) 입법원 부원장(국회 부의장)을 총통 선거 후보로 공식 지명했다. 훙 부원장은 지난 4월 민주진보당(민진당) 후보로 선출된 차이잉원(蔡英文·58) 주석(당 대표)과 내년 1월 16일 총통선거에서 맞붙는다. 모두 미혼 여성이어서 누가 뽑히든 대만 역사상 첫 여성 총통이 탄생하게 된다. 두 후보는 여성이라는 점 외에는 모든 면에서 대비된다. 특히 훙 후보의 뒤에는 중국이 버티고 있고, 차이 후보는 미국이 지지하고 있어 이번 선거가 중국과 미국의 대리전 성격도 띠고 있다. 가난한 집안에서 자란 훙 후보는 수학 성적이 좋지 못해 3수 끝에 대학에 들어갔고, 미국에서 교육학 석사 학위를 받은 뒤 귀국해 10년간 중학교 교사를 지냈다. 고등학생 때 국민당에 입당했을 정도로 정치적 야심이 컸다. 1990년 1대부터 여덟 번 연속 입법위원에 당선됐다. 반면 대부호 집안의 딸인 차이 후보는 최고 명문인 국립대만대 법학과를 졸업한 뒤 미국과 영국에서 공부하고 돌아와 교수가 됐다. 국민당 주석이었던 리덩후이 전 총통 집권 시절 행정부 요직을 두루 거쳤으나, 2000년 민진당이 정권을 잡자 민진당으로 옮겨 갔다. 2012년 총통 선거에서 국민당 마잉주 후보에게 6% 포인트 차로 패했다. 지난해 주석직에 복귀해 지방선거를 승리로 이끌며 화려하게 부활했다. ‘작지만 매운 고추’(샤오라자오·小辣椒)로 불리는 훙 후보는 지방선거 참패 이후 주리룬 주석, 왕진핑 입법원장, 우둔이 부총통 등 국민당의 남성 ‘잠룡’들이 잇따라 불출마를 선언하자 홀로 깃발을 들었다. 훙슈주는 후보 수락 연설에서 “단결해야 이길 수 있다”고 호소했지만 왕진핑 원장파 소속 의원들은 이날까지도 후보 교체를 주장했다. 당 내분과 패배주의가 훙 후보의 최대 약점인 셈이다. 다만 ‘하나의 중국’ 원칙을 유지하며 중국과의 관계 강화를 주장하고 있어 중국의 든든한 지지를 받고 있다. 지난해 대만 국내총생산(GDP)의 40%가 중국과의 무역에서 나왔을 정도로 중국 의존도가 심해지고 있고, 유권자들도 투표에서 친중국 후보를 찍는 경향이 강하다. 탄탄한 당내 입지는 물론 각종 여론조사에서도 앞서 가는 차이 후보는 후보가 되자마자 미국을 찾아갈 정도로 친미 성향이 강하다. 미국 정부는 대만 인사와 외부에서 만나던 관례를 깨고 국무부 청사에서 차이 후보를 접견하는 등 극진히 예우했다. 시사 주간지 ‘타임’은 ‘차이잉원이 중화권에서 유일한 민주국가를 이끌게 될 수 있다’라는 표지 제목까지 달았다. 하지만 차이 주석은 중국과의 관계 설정을 얼버무리고 있어 ‘쿵신차이’(空心蔡·줄기 속이 빈 채소)라고 비판받고 있다. 베이징 이창구 특파원 window2@seoul.co.kr
  • 대만 고교생들 ‘친중·반일 역사교과서’에 뿔났다

    대만 국민당 정부가 ‘친중(親中)·반일(反日)’ 내용을 강화한 새 고등학교 역사교과서를 내놓은 것에 반발해 고등학생들이 대규모 시위를 벌이고 있다. ‘일본의 식민통치보다 대륙의 수탈이 더 악랄했다’는 대만의 뿌리 깊은 반중(反中) 정서가 학생 시위로 폭발한 것이다. 6일 홍콩 명보 등에 따르면 전날 오후 고교생 400여명이 타이베이 교육부 청사로 몰려가 점거를 시도하며 격렬하게 시위했다. 학생들은 “교육부의 새 교과서는 막후에서 중국의 입맛에 따라 조정된 것으로 다원성과 객관성을 잃었다”면서 “절대 이 교과서를 채택해서는 안 된다”고 주장했다. 국민당 정부는 2012년 마잉주(馬英九) 총통이 재집권하면서 과거 민진당 집권 시절에 쓰인 친일 색채가 강한 역사 교과서를 수정하는 작업을 벌여 왔다. 다음달 1일 새 교과서를 배포할 예정이다. 이전 교과서는 중국사와 대만사를 분리해 대만의 독립적인 역사를 강조했지만, 개정 교과서는 ‘본국사’로 통합했다. ‘중국에서 제일 큰 섬은 해남도’라는 내용도 ‘우리나라에서 제일 큰 섬은 대만섬’이라고 개정해 중국과 대만을 하나로 봤다. 특히 새 교과서는 ‘황국 신민화’ 사상을 제거했다. 위안부 문제와 관련해 이전 교과서는 ‘자원해서 위안부가 된 부녀도 있었다’고 기술했지만, 새 교과서는 ‘강제로 끌려왔다’고 명시했다. ‘일부 대만 청년이 애국의 마음으로 일본군에 입대했다’는 내용도 삭제했다. 교육부는 “일본의 수탈을 강화해 객관성을 높였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민진당 출신이 시장을 맡고 있는 타이베이와 가오슝 등 주요 도시는 이 교과서를 채택하지 않기로 했다. 베이징 이창구 특파원 window2@seoul.co.kr
  • 겉으론 AIIB 협력, 속내는 대만 선거 개입… ‘新국·공 합작’

    겉으론 AIIB 협력, 속내는 대만 선거 개입… ‘新국·공 합작’

    시진핑(習近平) 중국 공산당 총서기(국가주석)와 주리룬(朱立倫) 대만 국민당 주석이 4일 베이징 인민대회당에서 만나 ‘국공(國共) 수뇌회담’을 열었다. 국민당과 공산당 수뇌가 만난 것은 2009년 5월 후진타오(胡錦濤) 당시 공산당 총서기와 우보슝(吳伯雄) 당시 국민당 주석의 회담 이후 6년 만이다. 회담에서 시 주석은 ‘대만 독립 반대’를 분명히 했다. 시 주석은 “92컨센서스(92공식·九二共識)와 ‘대만 독립 반대’는 양안(중국과 대만) 관계의 기초”라면서 “대륙과 대만이 ‘하나의 중국’이라는 것은 변할 수 없는 원칙이며, 이를 부정하는 것은 양안 관계를 허물려는 도전”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양안 민중의 복지와 이익을 위해 경제 교류를 더 강화할 것”이라면서 “대륙에 투자하는 대만 기업의 권익을 보호하겠다”고 강조했다. 이에 대해 주 주석은 “국민당은 2005년 당 강령에 명시한 92컨센서스를 확고하게 견지하고 있다”고 화답했다. 주 주석은 대만의 아시아인프라투자은행(AIIB) 가입 등 국제협력을 확대하자고 제의했고 시 주석은 “대만의 AIIB 가입을 환영한다는 태도를 유지하고 있다”고 말했다. 대만은 AIIB 가입신청서를 냈으나 국호 사용 문제로 창립회원국 지위를 얻지 못했다. 이날 ‘시·주(習朱) 회동’은 내년 1월 대만 총통 선거를 겨냥한 정치적 성격이 강하다. 이 때문에 중국 대륙을 놓고 싸우면서도 북벌(北伐)과 일본에 맞서기 위해 양당이 손을 잡았던 1차(1924~27년), 2차(1937~45년) 국공합작과 비슷한 신(新)국공합작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대만 국민당은 지난해 지방선거에서 ‘대만 독립’을 주장하는 민진당에 대패했고, 여전히 민심을 끌어오지 못해 내년 선거에서 정권을 민진당에 넘겨줄 위기에 처해 있다. 이 같은 대만 정세를 역전시키기 위해 시 주석은 “국·공 양당은 10년 전 극히 불안했던 양안 관계를 공동운명체적 관계로 회복하기 위해 최선을 다했다”면서 “일중일대(一中一臺·하나의 중국, 하나의 대만)를 주장하는 것은 중화민족에 손해를 끼칠 것”이라고 경고했다. ‘일중일대’는 ‘92컨센서스’에 얽매일 필요가 없다며 대만 독립을 주장하는 민진당의 주석이자 유력 대선 후보인 차이잉원(蔡英文)의 노선이다. ‘10년 전 불안했던 양안 관계’는 대만 독립을 주장했던 민진당 천수이볜(陳水扁) 총통의 집권기를 말한다. 시 주석이 사실상 대만 총통 선거에 개입하기 시작한 것이다. 국민당도 시 주석의 지원이 절실하다. 국내총생산(GDP)의 40%를 중국에 의존하는 대만은 중국과 밀착될수록 경제적 이익을 얻는 유권자가 많기 때문이다. 주 주석은 지방선거 패배의 책임을 지고 당 주석직에서 사임한 마잉주(馬英九) 총통을 대신할 ‘기대주’로 꼽힌다. 베이징 이창구 특파원 window2@seoul.co.kr [용어 클릭] ■92컨센서스 1992년 중국과 대만이 ‘하나의 중국’을 인정하되 중화인민공화국과 중화민국을 각자의 해석에 따라 사용하기로 한 합의를 말한다.
  • 3국 정상, 리콴유 장례식서 만나나

    3국 정상, 리콴유 장례식서 만나나

    오는 29일 열리는 리콴유 전 싱가포르 총리의 국장(國葬)이 각국 정상들의 대규모 외교장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앞서 첫 해외 조문 계획을 밝힌 박근혜(왼쪽) 대통령에 이어 아베 신조(오른쪽) 일본 총리도 장례식에 참가할 것으로 보인다. 리 전 총리와 각별했던 중국의 시진핑(習近平·가운데) 국가주석까지 조문외교에 나서 한·중·일 정상이 한자리에 모일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25일 요미우리신문은 일본 정부 관계자의 말을 인용, 아베 총리가 리 전 총리의 장례식에 가기 위해 국회의 승인을 얻으려고 조율 중이라고 보도했다. 신문은 박 대통령 등 각국의 정상이 장례식에 가기로 한 것을 고려해 참석을 결정했다고 전했다. 또 자국이 싱가포르와의 관계를 중시하고 있다는 것을 보여 줄 필요가 있다는 점에도 주목하고 있다고 교도통신은 덧붙였다. 이에 시 주석의 참석 여부가 특히 주목을 끌고 있다. 중국은 리 전 총리가 타계한 지난 23일 최고지도부인 정치국 상무위원 7명 가운데 시 주석을 포함해 4명이 조전을 보내는 등 극진한 예의를 표했다. 중국 외교부는 이미 “국가 지도자가 장례식에 참석할 것”이라고 밝힌 상태다. 중국에서 지도자란 통상 정치국 상무위원급을 의미해 7명 중 1명이 장례식에 참석할 것으로 예상된다. 미국에 서버를 둔 중화권 매체 둬웨이(多維)는 “박 대통령과 아베 총리가 장례식 참석을 결정한 만큼 시 주석이 진정한 아시아의 리더라고 자임한다면 마땅히 참석해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아시아 국가 정상들은 속속 참석을 밝혔다. 이날 나렌드라 모디 인도 총리가 국장에 참석한다고 밝힌 가운데 토니 애벗 호주 총리도 성명을 통해 “세계 리더들의 조문 대열에 동참할 것”이라고 말했다. 쁘라윳 짠오차 태국 총리도 장례식에 참석한다. 원래 리셴룽 총리의 초청으로 싱가포르에 방문할 예정이었던 것을 조문 일정으로 바꿨다. 조코 위도도 인도네시아 대통령은 “리 전 총리는 인도네시아의 가까운 친구로, 아시아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정치인 중 한 명이었다”며 참석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마잉주(馬英九) 대만 총통은 지난 24일 이미 직접 싱가포르를 찾아 조문했다. 국장 때는 특사단을 보낼 예정이다. 한편 리 전 총리의 시신은 이날 오전 9시쯤 이스타나 대통령궁에서 가족 애도 기간을 마치고 국민 조문을 위해 의사당으로 운구됐다. 수천명의 시민이 궁에서 의사당에 이르는 2㎞ 도로에 늘어서 눈물 속에 “생큐 파더”를 외치고 국기를 흔들며 그를 애도했다고 현지 언론들은 전했다. 베이징 이창구 특파원 window2@seoul.co.kr 도쿄 김민희 특파원 haru@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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