찾아보고 싶은 뉴스가 있다면, 검색
검색
최근검색어
  • 마이너스 금리
    2025-12-24
    검색기록 지우기
  • 단식
    2025-12-24
    검색기록 지우기
저장된 검색어가 없습니다.
검색어 저장 기능이 꺼져 있습니다.
검색어 저장 끄기
전체삭제
1,738
  • 우대금리 낮추고 가산금리 올리고… 더 말라붙은 대출

    우대금리 낮추고 가산금리 올리고… 더 말라붙은 대출

    시중은행 대출금리 3개월간 0.5%P 올라신한 오늘부터 전세자금 대출 0.2%P 인상KB 코픽스 지표 우대금리 0.15%P 낮춰새달부터 코픽스 연동 주담대도 오를 듯시중은행의 대출금리가 지난 3개월간 0.5% 포인트 가까이 오른 가운데 앞으로 NH농협은행의 신규 담보대출 중단에 따른 풍선효과와 코픽스 연동 금리 인상 등으로 대출금리가 더 오를 전망이다. 금융 당국의 대출 규제로 이미 대출 한도가 줄어든 데다 금리 인상이 본격화되면서 대출 보릿고개는 더욱 심해질 것으로 보인다. 5일 금융권에 따르면 신한은행은 6일부터 전세자금 대출금리를 0.2% 포인트 인상한다. 전세자금대출을 받는 소비자는 기존에 연 2.77~3.87%에서 연 2.97~4.07%로 높아진 금리를 적용받는다. KB국민은행도 지난 3일부터 신규 코픽스(COFIX)를 지표금리로 삼는 주택담보대출과 전세자금대출 변동금리의 우대금리를 0.15% 포인트 낮췄다. 소비자 입장에서는 대출금리가 0.15% 포인트 오른 것이나 다름없다. 앞서 우리은행도 지난 1일부터 주택담보대출 상품인 ‘우리아파트론’과 ‘우리부동산론’의 우대금리 최대 한도를 0.3% 포인트씩 축소했다. 은행들의 가산·우대금리 조정을 통한 대출금리 인상은 NH농협은행이 지난달 신규 담보대출을 중단한 이후 풍선효과로 각 은행의 대출 증가폭이 가팔라진 영향 때문이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최근 대출 증가폭이 커지면서 가계대출 총량 관리를 위해 우대금리를 줄이고 가산금리를 높이는 방식으로 금리를 조정한 것”이라며 “가계대출 목표를 맞추려면 어쩔 수 없는 조치”라고 말했다. 이미 은행들의 주택담보대출 변동금리는 약 3개월 전인 지난 5월 말보다 0.5% 포인트 가까이 올랐다. KB국민·신한·하나·우리은행의 주택담보대출 변동금리는 연 2.80~4.30% 수준이다. 5월 말보다 하단이 0.45% 포인트, 상단은 0.42% 포인트 높아졌다. 신용대출 금리(1등급·1년)도 같은 기간 연 2.56~3.62%에서 3.00~4.05%로 올랐다. 이 기간 주택담보대출의 지표 금리인 코픽스는 0.13% 포인트, 신용대출 지표 금리인 은행채 1년물 금리는 0.31% 포인트 올랐다. 은행들이 가계대출 총량 관리를 위해 거래 실적 등을 반영하는 우대금리나 가산금리 조정을 통해 금리를 올려 왔다는 얘기다. 게다가 은행들은 최근 금융 당국의 요청을 받아들여 신용대출 한도를 연소득 이내로 줄이고, 마이너스통장 한도는 5000만원 이내로 축소했다. 은행들이 기준금리 인상 이후 연 0.05~0.40% 포인트 예적금 금리를 올리면서 다음달 코픽스와 연동하는 주택담보대출 변동금리도 오를 것으로 예상된다. 코픽스는 시장에서 조달하는 정기 예적금, 상호부금, 주택부금, 금융채 같은 수신상품 자금의 평균 비용으로 산출된다. 주택담보대출 상품 중 변동금리를 적용받는 상품은 코픽스를 지표 금리로 삼는다. 코픽스 변동치만큼 주택담보대출 변동금리도 조정된다는 얘기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우대금리 축소에 이어 코픽스 연동 금리까지 오르면 소비자들이 체감하는 금리 인상폭은 더욱 클 것”이라고 말했다.
  • DSR 조기시행·선상환 만지작…실수요자 ‘금융사각’ 내몰리나

    DSR 조기시행·선상환 만지작…실수요자 ‘금융사각’ 내몰리나

    내년 7월 시행 2단계 DSR 앞당길 듯가계부채 1년 만에 168조 늘어 1805조저신용자 대출 일부 미리 갚도록 요구실수요자 보호 위해서 속도조절해야고승범 신임 금융위원장이 31일 취임식을 갖고 본격 행보에 나선다. 최우선 당면 과제로 ‘가계부채 관리’를 내건 고승범호 출범으로 더 강력한 추가 규제가 나올지 주목된다. 금융권에서는 대출 중단과 한도 축소까지 나올 수 있는 카드는 다 나왔다며 실수요자가 피해를 받지 않도록 속도 조절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고 후보자는 금융위원장 취임과 동시에 가계부채 추가 대책을 발표할 것으로 관측된다. 앞서 그는 국회 인사청문회에서 가계부채에 대해 “모든 정책 역량을 동원해 관리를 강화할 것”이라고 밝혔다. 고 후보자가 내놓을 추가 대책으로는 먼저 차주 단위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규제의 조기 확대 시행이 거론된다. 현재 적용 중인 DSR 규제 1단계에선 ‘규제지역’ 내 6억원 초과 주택, 신용대출은 연소득 1억원 초과 때 차주별로 DSR 40%를 넘는 주택담보대출을 받지 못한다. 이어 2단계(내년 7월)와 3단계(2023년 7월)에서는 각각 총대출액 2억원 초과, 총대출액 1억원 초과로 확대되는데 가파르게 늘어나는 가계대출을 옥죄고자 금융 당국이 적용 시기를 앞당길 수 있다는 관측이다. 또 은행권에 비해 느슨한 2금융권의 DSR 규제도 확대할 가능성이 크다.지난 6월 말 기준 가계부채는 1805조 9000억원으로 1년 전보다 168조원가량 급증해 금융 당국에 비상이 걸린 상황이다. 당국은 이미 은행권을 대상으로 가계부채 총량 규제를 강하게 압박하고 있다. NH농협은행과 하나은행 신용대출 한도 조정을 시작으로 다음달 우리은행과 신한은행, KB국민은행, 카카오뱅크 등도 한도 조정을 시행하기로 했다. 우리은행과 신한은행은 올 초 이미 마이너스통장 한도를 5000만원 이내로 축소했다. 지난주 한국은행의 기준금리 0.25% 포인트 인상 영향으로 예적금·대출 금리도 오른다. 케이뱅크가 예적금 금리를 0.2% 포인트 인상한 것을 시작으로 신한은행(0.2~0.3% 포인트)과 농협은행(0.05∼0.25% 포인트) 등이 금리를 올린다. 다음달엔 대출 금리도 뒤따라 오른다. 최근 신용대출 만기 시점에 ‘내입 조건’을 제시받는 저신용자 차주들도 늘고 있다. ‘내입 조건’이란 은행이 대출 연장을 조건으로 대출금의 5~20%를 미리 갚도록 요구하는 것이다. 통상 대출 기간에 신용점수에 변동이 있거나 대출금액이 늘었을 때 일부 상환을 요구받는데, 지난해부터 시작된 금융 당국의 고강도 대출 억제로 이러한 사례가 증가한 것으로 보인다. 상환 능력 이상으로 과도한 대출을 쓴 ‘빚투’(빚내서 투자)족들의 불안감이 커지는 이유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이제 타행 대출을 받은 고객들에겐 연봉 이내 한도가 남아도 대출이 안 된다고 하는 것 말고는 할 수 있는 게 없다”고 말했다. 다른 금융권 관계자는 “앞으로는 은행에서 신용대출을 할 때에도 고객이 대출 목적을 소명하도록 해야 하는 것 아닌지 모르겠다”고 했다. 일각에선 일괄적인 신용대출 규제는 실제 대출이 필요한 사람들을 금융 사각지대로 내몰 수 있다고 지적한다. 하준경 한양대 경제학과 교수는 “은행이 대출 심사를 좀더 세심하게 할 수 있도록 제도를 강화해 실제 생활자금 대출이 필요한 차주가 피해 보는 일은 없어야 한다”며 “정부는 정책금융과 서민금융을 더 활성화하고, 은행들이 중저 연봉자들도 적극적으로 활용할 수 있도록 연계해 줘야 한다”고 말했다.
  • [사설] 한은 기준금리 인상, 가계부채 충격 서둘러 대비해야

    한국은행(한은)이 어제 금융통화위원회를 열고 기준금리를 0.5%에서 0.75%로 0.25% 포인트 인상했다. 지난해 5월 이후 지속됐던 초저금리 시대가 막을 내렸다. 특히 이주열 총재는 “누적된 금융 불균형을 완화해야 한다는 필요성 때문에 첫발을 뗀 것이며 여전히 금리 수준은 완화적”이라고 밝혀 추가적인 금리 인상 가능성도 시사했다. 지난 5월 이후 줄곧 기준금리 인상 가능성을 시사했고, 시장의 영향은 제한적일 것이라는 예측도 있지만 가계와 기업의 이자 부담 증가는 불가피하게 됐다. 금리 인상 배경은 한은이 밝힌 대로 가계부채와 부동산 가격 폭등 등 자산시장의 거품으로 금융 불균형이 심화되고 있기 때문이다. 가계대출은 2019년 1600조원 수준이었으나 지난 2분기에는 1800조원까지 증가했다. 지난달 가계대출은 9조 7000억원 늘어 7월 기준 사상 최대폭으로 증가했다. ‘영끌’(영혼까지 끌어모은 투자)과 ‘빚투’(빚내서 투자) 등으로 서울 등 수도권의 부동산시장 과열 현상도 금리 인상 요인이다. 여기에다 소비자 물가 상승률 2.0%대 지속, 미국의 테이퍼링(양적완화 축소) 가시화, 달러 강세로 인한 외국인 투자자금 유출 우려 등도 금리 인상의 요인으로 분석된다. 당장 가계와 자영업자, 중소기업 등은 늘어난 이자 부담이 발등의 불이 됐다. 금융 당국은 기준금리 인상분을 적용하면 가계의 이자 부담은 최대 3조 1000억원 증가할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 기준금리를 0.25% 포인트 올리면 가구당 이자 부담은 연 42만원 늘어난다는 분석이다. 올 연말까지 추가적인 금리 인상이 예고된 만큼 가계는 부채 축소 등 자구 노력이 필요하다. 주택담보대출 등은 기준금리와 비례해 이자가 상승한다지만 변동금리 비중이 높은 생계형 대출, 마이너스통장 대출, 신용대출 등의 금리는 급격하게 상승하는 만큼 자칫 채무불이행 가구가 늘어날 수도 있다. 정부는 취약계층에 대한 정책자금 지원 확대 등을 고려해야 한다. 특히 코로나19 확산으로 인한 영업손실에다 대출이자 부담까지 떠안은 자영업자에 대한 지원을 고려하길 바란다. 자영업자와 중소상공인들은 최저임금 인상에 따른 인건비 부담, 외국인 노동력 부족 등 이중삼중의 고충에 직면하고 있다. “중소기업, 소상공인의 대출금리 및 자금 공급 상황 등을 면밀하게 검검해 일시적 자금난으로 쓰러지는 일이 없도록 해 달라”는 중소기업중앙회의 요구에 정책 당국이 적극 귀 기울여야 한다. 금융시장의 불안이 실물경제 불안으로 이어지지 않도록 가계와 기업, 정부와 지자체 등 각 경제주체들은 철저히 대비하길 바란다.
  • “대출 증액되나요, 만기 연장은요”… 시중은행 창구 문의 쇄도

    “대출 증액되나요, 만기 연장은요”… 시중은행 창구 문의 쇄도

    금융위 “농협 외 다른 은행은 적정 공급”불안한 시민들 마이너스 통장 개설 급증대출 중단에 가계빚 경착륙 가능성 우려‘대출 절벽’에 대한 우려가 커지면서 23일 오전부터 은행 창구엔 기존 대출 재약정이나 한도 증액, 대출 가능 여부 등을 확인하는 문의가 쏟아졌다. 대출 규제가 더 강화되기 전에 대출을 신청하거나 급하게 한도 대출(마이너스 통장)을 받는 경우도 있었다. 금융 당국의 가계빚 조이기로 대출받기가 깐깐해질 수 있다는 불안감이 커진 영향이다. 금융위원회는 “NH농협은행과 농협중앙회 외의 다른 곳은 적정 공급이 계속된다”며 진화에 나섰지만, 가계빚 경착륙 가능성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도 나온다.금융권에 따르면 이날 농협은행 창구에는 하루 종일 문의 전화가 이어졌다. 올해 가계대출 증가율이 지난해 말 대비 7%를 넘어 금융 당국의 관리 요구를 받던 농협은행은 24일부터 오는 11월까지 신규 가계 담보대출을 중단하기로 했다. 직장인 최모(34)씨는 “신용대출 한도를 증액하려 했는데 어렵다는 답변을 들었다”며 “갑자기 이렇게 대출을 막아 버리면 정말 돈이 필요한 사람은 다른 은행이나 2금융권을 알아봐야 하는데 그마저도 쉽지 않다”고 불만을 토로했다. 농협은행 관계자는 “기존에 대출을 받은 분들이 ‘당장 갚아야 하느냐’, ‘연장이 되냐’는 등의 문의가 많다”고 말했다. 다른 시중은행에서도 불안한 마음에 대출 한도 축소와 같은 추가 조치가 있는지 등을 확인하는 고객 문의 전화가 적지 않았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신용대출, 전세자금 대출 관련 문의가 많았다”며 “대출 연장 기한이 다가오는 고객들은 연장할 수 있는지와 연장하면 금리가 올라가거나 한도가 줄어드는지 등을 주로 물어봤다”고 전했다. 언제든지 대출이 막힐 수 있다는 불안감에 마이너스 통장을 개설하거나 당초 계획했던 대출을 빨리 받고자 관련 상담을 서둘러 진행하는 사례도 있었다. 이날 서울 강남구의 한 은행 지점에는 대출 상담을 받으러 온 고객들이 몰리면서 북새통을 이루기도 했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지난 주말부터 마이너스 통장 신규 개설이 이례적인 수준으로 늘었다. 당장 필요하지 않더라도 불안감에 일단 마이너스 통장을 개설하는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금융위는 “농협은행과 지역농협의 주택담보대출 중단과 같은 조치가 금융권 전반으로 확산할 가능성은 매우 작다”며 “대형 시중은행을 포함한 대다수 금융사는 가계대출 자체 목표치까지 여유가 많이 남아 있다”고 밝혔다. 다만 “앞으로 대출금리 인상과 우대금리 하향 조정, 대출 한도 축소 등이 발생할 수 있다”며 “앞으로 가계부채 연착륙 추진 과정에서 실수요자와 일반 국민들이 어려움을 겪지 않도록 세심하게 관리하겠다”고 말했다.
  • ‘기본대출’ vs ‘전 국민 주치의’… 與, 네거티브 대신 정책 대결

    ‘기본대출’ vs ‘전 국민 주치의’… 與, 네거티브 대신 정책 대결

    이재명 “1000만원 장기 저리 대출”불법 사채나 불법 대부 계약 무효화 이낙연 “의료 경쟁 대신 서비스 집중”‘내 삶을 지켜주는 나라’ 신복지 핵심 정세균 “주택 가격 2017년 수준으로학교부지 1~5층 교실, 6층부터 주거용”더불어민주당 대선 경선 주자들이 10일 모처럼 정책 경쟁으로 맞붙었다. 캠프 간 신경전이 계속된 가운데도 이재명 경기지사는 ‘기본대출’, 이낙연 전 대표는 ‘전 국민 주치의’ 공약을 내놨다. 정세균 전 국무총리는 ‘명낙’(이재명·이낙연)의 부동산 정책은 실현 불가능하다며 280만호 공급폭탄 부동산 정책의 세부 내용을 공개했다. 이 지사는 온라인 정책 발표 기자회견을 열고 기본소득과 기본주택에 이어 기본금융 공약을 공개했다. 이 지사는 “국민 누구나 최대 1000만원을 장기간 저리로 대출받을 수 있도록 하겠다”며 “소득·자산·신용등급과 상관없이 누구나 10~20년 장기 우대금리로 대출받을 수 있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1인당 한도 1000만원은 대부업체 이용자 평균 대출금 900만원을 참고했다. 이자는 우대금리보다 조금 높은 조건(현재 기준 3% 전후)을 적용하고, 마이너스 대출 형태로 수시 입출금이 가능하다. 다만 이 지사는 “같은 돈이라도 청년기와 장년기의 가치는 다르다”며 기본대출을 20~30대 청년부터 시작해 전 국민으로 확대하는 순차 도입을 예고했다.이 지사는 또 “불법 사채나 불법 대부는 발도 붙이지 못하도록 하겠다”며 이자 제한을 넘긴 불법 대출은 계약 전부를 무효화하고 이미 받은 이자까지 반환하도록 하겠다고 공약했다. 상한선의 3배가 넘는 불법 이자는 원금 계약까지 무효로 하는 장치도 설계했다. 현재 20%인 법정 최고금리를 단계적으로 경제성장률의 5배 이내 수준으로 하향 조정하겠다는 공약도 내놨다. 지난해 경제성장률이 마이너스 0.9%, 2019년엔 2.2% 등을 감안하면 법정 최고 금리 10%대 초반이 적절하다는 게 이 지사의 설명이다. 이 전 대표도 여의도 선거 캠프에서 주치의제도 범국민운동본부와 정책 협약식을 열고 전 국민 주치의제도를 ‘내 삶을 지켜 주는 나라’ 국가 비전과 신복지 정책의 핵심으로 꼽았다. 전 국민 주치의제도가 시행되면 1차 의료기관을 중심으로 모든 국민이 자신의 생활과 질병을 관리해 주는 전담 의사를 두게 된다. 이 전 대표는 “전 국민 주치의제도가 실시될 경우 의료 이용자들은 의료 서비스의 질 개선과 만족도를 높일 수 있다”며 “의료 공급자도 과도한 경쟁에서 벗어나 진료 서비스에 집중할 수 있고, 분야별 임상과 전문의의 전문성 향상도 기대할 수 있다”고 했다. 그러면서 “대통령만 아니라 국민 모두가 주치의를 갖는 국민 주치의 시대를 열겠다”고 했다. 정 전 총리는 지난 6월 발표한 공공주택 130만호, 민간 공급 150만호 등 ‘280만호 공급 폭탄’ 부동산 정책의 세부 재원과 부지 확보 방안 등을 공개했다. 그는 기자회견에서 “일부 민주당 후보들은 설익은 공급 정책을 서둘러 발표해 재원 마련과 택지 공급 대책이 미흡하다는 비판에 직면하고 있다”고 지적한 뒤 “주택 가격을 2017년 수준으로 되돌리겠다. 제가 대통령이 되면 부동산 하향 안정화가 된다”고 했다. 정 전 총리는 서울 도심 학교 부지에 임대주택을 개발해 20만호를 추가 공급한다는 계획도 밝혔다. 3040 학부모들에게 인기 있는 이른바 ‘초품아’(초등학교를 품은 아파트) 공급이다. 국공립학교 부지를 용적률·건폐율을 높여 개발하고 1~5층은 학교, 6층 이상은 주거 공간으로 만들어 자녀가 학교를 다니는 동안 학부모가 거주할 수 있는 임대주택이다.
  • 이재명 “전국민 3%대 금리로 1000만원 대출” 기본대출 공약

    이재명 “전국민 3%대 금리로 1000만원 대출” 기본대출 공약

    “‘기본저축제’로 대출 재원 마련”“불법 대출 이자 계약 전면 무효화”더불어민주당 대권주자인 이재명 경기지사는 10일 “국민 누구나 도덕적 해이가 불가능한 최대 1000만원을 장기간 저리로 대출받을 수 있도록 하겠다”고 공약했다. 이 지사는 이날 정책발표 기자회견을 갖고 “기본대출권을 보장해 국제사회가 권고하는 포용금융, 공정금융을 실현하겠다”고 밝혔다. 기본소득, 기본주택에 이어 세번째로 내놓은 ‘기본 시리즈’ 공약이다. 대부업체 이용자의 평균 대출금(900만원)과 비슷한 금액을 모든 국민이 10~20년 장기로 우대금리보다 조금 높은 조건(현재 기준 3% 전후)에서 대출받을 수 있도록 하겠다는 것이다. 이 지사는 마이너스 대출 형태로 수시 입출금이 가능하도록 하겠다고 설명했다. 금융에 가장 취약한 20~30대 청년부터 시작해 전 국민으로 점차 확대하겠다고 약속했다. 이 지사는 국민 모두를 대상으로 일반 예금보다 금리가 높은 500만~1000만원 한도의 ‘기본저축제도’를 도입해 기본대출 재원으로 사용하겠다고 밝혔다.그러면서 현재 20%인 법정 최고금리를 단계적으로 경제성장률의 5배 이내 수준으로 하향 조정하겠다는 공약도 내놓았다. 이 지사는 이자 제한을 넘긴 불법 대출은 이자 계약 전부를 무효화하고 이미 받은 이자까지 반환하도록 하고, 상한선의 3배가 넘는 불법 이자의 경우 원금 계약까지 무효화하겠다고 약속했다. 소액 벌금에 그치는 불법 대부 행위에 대한 처벌도 강화하겠다고 밝혔다. 이 지사는 “금융 혜택은 고신용자만 독점할 것이 아니라 국민 모두가 함께 누리는 것이 마땅하다”며 “금융 소외계층의 최후 보루는 고리대부업체나 악덕 사채업자가 아닌 국가여야 한다”고 강조했다.
  • 마통 뒤통수?… 카뱅 금리, 시중은행보다 비싸

    마통 뒤통수?… 카뱅 금리, 시중은행보다 비싸

    카카오뱅크의 마이너스통장(한도 대출) 금리가 5대 시중은행보다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9일 은행연합회의 금리 비교 공시에 따르면 지난 6월 기준 카카오뱅크의 개인 신용등급 1~2등급 대상 마이너스통장 대출 금리는 연 3.62%다. KB국민은행(3.30%), 우리은행(3.27%), 하나은행(3.14%), 신한은행(2.94%), NH농협은행(2.86%) 등 5대 시중은행보다 높은 수준이다. 다른 인터넷전문은행인 케이뱅크(3.16%)와 비교해도 높다. 일반 신용대출 금리도 신용등급 1~2등급의 경우 카카오뱅크의 금리가 연 3.21%로 7개 은행 중 가장 높은 수준이었다. 마이너스통장 전체 평균 금리도 5대 시중은행과 인터넷전문은행 등 7개 은행 중 카카오뱅크가 3.67%로 가장 높았다. 1년 전만 하더라도 카카오뱅크의 마이너스통장 대출 금리는 3.06%였다. 1년 새 0.61% 포인트 오른 것이다. 카카오뱅크의 대출 금리 상승은 최근 중저신용자 대출 비중 확대가 영향을 미친 것으로 풀이된다. 금융 당국은 인터넷전문은행에 고신용자 대출을 줄이고, 중저신용자 대출을 늘릴 것을 주문한 바 있다. 실제로 카카오뱅크는 지난 2월 고신용자 대출 상품의 최저 금리를 0.34% 포인트 올렸다.
  • 중앙은행 디지털화폐 실험… 암호화폐, 사느냐 죽느냐

    중앙은행 디지털화폐 실험… 암호화폐, 사느냐 죽느냐

    한국은행이 ‘중앙은행 발행 디지털화폐’(CBDC) 모의실험 파트너로 카카오의 블록체인 자회사 ‘그라운드X’를 선정하고 연구 사업에 착수했다. 세계 주요국들도 디지털화폐 도입과 실험에 적극 나서고 있다. 한은은 ‘CBDC 발행을 전제로 하는 건 아니다’라고 선을 그었지만, 향후 CBDC가 금융 생태계 전반에 영향을 미칠 수 있어 사전 준비를 철저히 하는 모습이다. 다만 CBDC가 우리 일상에 자리를 잡더라도 비트코인이나 이더리움과 같은 기존 가상자산(암호화폐) 시장이 사라지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8일 금융업계에 따르면 한은은 지난달 28일 모의실험 연구용역 사업자 입찰에서 우선협상대상자로 그라운드X를 선정하고 오는 23일부터 사업을 진행한다. 그라운드X는 기술과 가격 평가에서 가장 높은 점수를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그라운드X는 비트코인이나 이더리움과 같은 암호화폐보다 진화된 형태의 기술을 활용하는 퍼블릭 블록체인 ‘클레이튼’을 자체 개발해 운영 중이다. 한은은 우선 연말까지 모의실험 수행환경 조성과 CBDC 발행, 유통, 환수 등 기본 기능을 점검하는 1단계 실험을 완료하고, 내년 6월까지 이를 토대로 국가 간 송금, 오프라인 결제 등 CBDC의 확장 기능과 개인정보 보호 강화 기술 등을 점검하는 2단계 실험을 진행할 계획이다. 한은은 CBDC 제조와 발행을, 참가업체는 활용과 환전 역할을 담당한다. 이번 실험을 통해 가상환경에서 CBDC 제조와 대금 결제까지 시도할 방침이지만, 상용화에 대해선 신중한 입장이다. ●통화정책 큰 변화… 개인 정보 침해 우려도 CBDC란 기본적으로 중앙은행이 발행하는 디지털화폐를 말한다. 통상 암호화폐처럼 블록체인 기술을 활용하지만, 비트코인이나 이더리움 등과 달리 가격 변동성이 거의 없어 현금과 동일한 가치를 갖는다. 또 법정통화인 만큼 발행량도 중앙은행에서 조정한다. CBDC가 도입되면 통화정책에 획기적인 변화를 가져올 수 있다는 분석이다. 정책 목적에 따라 이자 지급이나 보유 한도 설정, 이용 시간 조절 등의 관리가 쉬운 데다, 실물 화폐와 달리 마이너스 금리를 CBDC에 적용할 수 있어 통화정책이 실물경제에 즉각 영향을 줄 수 있다. 정부 재난지원금처럼 특정 목적에 따른 유동성 공급도 쉬워지고, 중개기관이 필요 없는 디지털화폐 특성상 별도의 은행계좌 등이 필요하지 않아 금융 취약계층의 접근성이 높아지는 것도 특징이다. 화폐를 발행·저장·운반하는 데 드는 비용도 크게 줄일 수 있다. 또 거래 투명성이 높아져 ‘검은돈’ 추적이 쉬워지고 위조가 불가능하다는 장점도 있다. 그러나 동시에 중앙은행이 화폐의 이동 내역 전반을 관리하는 만큼 개인정보 침해 문제를 야기할 수 있다. 또 극단적으로는 은행이나 증권사 등 기존 금융기관들의 존재 자체가 위협받을 수 있다. ●발빠른 中, 2087만명 디지털위안화 개통 CBDC에 가장 적극적인 관심을 보이는 나라는 중국이다. 중국은 2014년부터 CBDC 도입을 준비해 왔다. 지난해 10월 광둥성 선전시와 베이징시 등 5개 지역을 시작으로 현재까지 모두 11곳에서 디지털 위안화 시범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중국 인민은행이 지난달 발표한 ‘중국 디지털위안화 연구개발 진전백서’에 따르면 지난 6월 말 기준 디지털 위안화 지갑을 개통한 사람은 2087만명, 기관은 351만곳에 이르는 것으로 파악됐다. 중국은 내년 2월 베이징동계올림픽에서 디지털 위안화를 공식 도입할 계획이다. 금융시장을 보다 효과적으로 통제할 수 있는 데다, 디지털 위안화의 발 빠른 국제화를 통해 미국과의 패권 다툼에서 우위를 점하기 위한 목적으로 풀이된다. 일본과 호주, 영국, 스웨덴, 노르웨이 등도 CBDC 관련 연구를 진행 중이다. 이 중 현금 사용 비중이 낮은 스웨덴의 경우 CBDC 발행까지 염두에 두는 것으로 알려졌다. 스웨덴은 올해 여론 수렴을 통해 ‘e크로나’ 발행 여부를 결정할 방침이다. 유럽중앙은행(ECB)도 디지털 유로화 발행 가능성에 대한 연구에 돌입했다. ECB는 약 2년에 걸쳐 디지털 유로화 설계를 위한 조사 작업에 착수할 계획이다. 개발도상국들도 열악한 금융환경을 개선하기 위해 CBDC 도입을 적극 검토하고 있다. 바하마는 지난해 10월 전 세계에서 처음으로 소매용 CBDC인 ‘샌드 달러’를 발행했으며, 캄보디아도 2019년부터 시범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인도는 금융당국과 보건복지부가 협력해 일종의 전자바우처인 ‘e루피’를 발행했다. 은행 계좌가 없어도 휴대전화만 있으면 정부 지원금을 받아 이용할 수 있는 서비스다. 파키스탄과 남아프리카공화국 등도 CBDC 도입을 공식화했다. 반면 미국은 한발 뒤처진 모습이다. 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연준)는 다음달 초에야 메사추세츠공과대학(MIT)과의 공동 연구를 통해 CBDC 추진과 관련된 연구보고서를 발행할 예정이다. 일각에선 CBDC가 도입되면 기존 암호화폐가 생존을 위협받을 것이라는 우려도 나온다. 실제로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은 최근 미국 하원 청문회에서 “CBDC가 생기면 ‘스테이블 코인’(가격 변동성을 최소화하도록 설계된 암호화폐)도 필요 없고, 암호화폐도 더이상 필요 없을 것”이라고 했다. CBDC는 기존 암호화폐의 치명적인 단점인 가격 변동성에서 자유로운 데다, 중앙은행이 지급을 보장하는 만큼 암호화폐 대부분을 대체할 것이라는 것이다. ●“암호화폐와 상호보완 땐 대중화 촉진” 하지만 전문가들은 CBDC와 암호화폐 기능이 달라 공존이 가능할 것이라는 시각이 많다. 김형중 고려대 정보보호대학원 교수는 “CBDC는 조세와 통화정책의 수단으로서 아날로그 화폐를 대체할 디지털 법정화폐를 의미하는 반면 기존 코인은 법정화폐 역할을 하는 게 아닌 일종의 가치 저장 수단으로 기능한다는 점에서 CBDC가 상용화돼도 암호화폐가 사라지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은도 이날 ‘디지털 혁신에 따른 금융 부문 패러다임 전환 가능성’ 보고서에서 “암호화폐는 법정화폐와는 별개로 민간 영역 일부에서 제한적 용도로 사용되면서 투자나 투기 수단으로 관심이 지속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박성준 동국대 블록체인연구센터장 겸 (주)앤드어스 대표는 “CBDC와 암호화폐는 상호보완적 관계”라면서 “CBDC 도입으로 화폐 관련 생태계가 디지털화되고 암호화폐 인식도 유연해질 수 있다는 점에서 외려 ‘암호화폐의 대중화 시대’를 촉진하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실제로 최근 암호화폐 시장의 크고 작은 악재 속에서도 비트코인과 이더리움 등 소위 ‘대장 코인´들은 굳건히 버티는 모습이다. 이더리움이 최근 런던 하드포크(시스템 업그레이드)를 단행한 데다, 비트코인 낙관론이 다시 형성되면서 투자자들이 리스크 테이킹에 나섰다는 분석이다. 우리나라에서도 다음달 24일 거래소의 은행 실명계좌 발급 의무화라는 악재를 앞두고도 가격이 다시 강세를 보이고 있다. 이날 오전 9시 40분(한국시간) 기준 글로벌 코인시황 중계사이트인 코인마켓캡에 따르면 비트코인은 24시간 전보다 3.63% 오른 4만 4404달러에 거래됐다. 비트코인이 4만 4000달러 선을 넘어선 것은 지난 5월 18일 이후 처음이다. 시총 2위인 이더리움도 같은 기간 9.29% 오른 3158달러에 거래됐다. 국내 암호화폐 거래소인 업비트에서도 비트코인은 전날 2개월여 만에 5000만원을 넘어섰고, 이날 오전에도 5070만원대에 거래됐다. 이더리움도 24시간 전 대비 0.14%가량 오른 361만 5000원선에 거래됐다. 김형중 교수는 “타격이 예상되는 곳은 중소 거래소와 소규모 ‘잡코인’들이지 비트코인이나 이더리움 같은 우량 코인은 국내 거래가 어려워지더라도 해외 시장에서 가치가 유효해 ‘특금법’ 영향을 받지 않을 것”이라면서 “단기 등락은 있겠지만 장기적으로 가격이 오를 것이라는 기대감이 여전하다”고 설명했다.
  • 빚 갚느라 출산 포기, 식비도 줄여… 금리 오를까 봐 피가 마른다

    빚 갚느라 출산 포기, 식비도 줄여… 금리 오를까 봐 피가 마른다

    1분기 가계대출 증가액 중 절반이 2030한은 이르면 새달부터 금리 인상 가능성 집값 고점론·코인 거품론에 불안감 확산“집값 오르면 다행… 내리면 폭탄 터질 것”초저금리에 취해 빚이 눈덩이처럼 불고 있다. 달마다 기록을 다시 쓰는 가계빚과 빚으로 연명하는 ‘좀비기업’들은 이미 임계점에 다다랐다. 코로나19로 대규모 재정을 푼 나라 곳간에도 경고등이 켜졌다. 한 번만 삐끗해도 폭탄 카운트다운에 들어갈 수 있다. 질서 있는 부채 관리가 우리 경제의 최대 현안이 됐다. 서울신문은 우리나라 부채 문제와 대안을 살피는 ‘2021 부채보고서: 다가온 빚의 역습’을 4회에 걸쳐 연재한다. 18일 첫 회는 ‘영끌’(영혼까지 끌어모은 대출)과 ‘빚투’(빚내서 투자)에 나선 2030세대의 이야기를 통해 빚의 위험성을 짚어 본다.“치솟는 집값을 보면서 무리하게 빚을 내 집을 샀는데, 돌이켜 보면 그때 아니었으면 평생 못 샀을 거예요. 집값을 잡겠다던 정부가 거꾸로 기름을 부었으니까요. 지금도 수입의 절반을 빚 갚는 데 쓰는데, 앞으로 금리가 오르면 어떻게 감당할지 막막하네요.” 지난해 7월 이지선(35·여)씨 부부가 각종 대출 한도를 꽉꽉 채워 5억원의 빚을 내 아파트를 산 이유는 분명했다. ‘지금 영끌하지 않으면 월급으로 집을 살 수 없다’는 확신이었다. 이씨는 “그렇게 큰돈을 빌린 건 처음이라 겁이 나서 눈물이 다 났다”며 “지금도 생활이 빠듯하지만, 그나마 오르는 집값을 보면 다행인 건가 싶긴 하다”고 털어놨다. 영끌에 나선 20~30대도 빚이 무섭다. 누구보다 이자의 무서움을 절감하고 있다. 그럼에도 이들이 2금융권 대출까지 받아 집을 산 건 자고 나면 오르는 미친 집값이 더 두려웠기 때문이다. 이러다 집 없이 평생 살지도 모른다는 불안감과 ‘벼락 거지’(부동산·주식 등에 투자하지 않아 상대적으로 빈곤해진 사람)만큼은 되지 않겠다는 의지가 더 많은 빚을 지게 했다. 서울신문은 영끌과 빚투에 나선 20~30대 22명을 대상으로 심층 인터뷰를 통해 이들의 사연과 심리 상태 등을 들어봤다.2017년 집주인의 매수 제안을 거절했던 한모(39)씨는 결국 2년 뒤 분양아파트에 청약해 당첨됐다. 그새 집값은 50% 이상 뛰었다. 한씨는 “문재인 정부가 집값만큼은 잡겠다고 해서 이를 믿고 전세를 한 번 더 산 게 문제였다”며 “4억 2000만원이면 살 수 있던 집을 못 사고, 결국 분양가 6억 1000만원에 계약했다”고 했다. 은행 대출로 중도금을 낼 때마다 이자 부담이 늘면서 삶의 고단함도 쌓여 갔다. 먹는 것, 입는 것, 전셋집 평수, 아들 교육비, 용돈 등 줄이지 않은 게 없다고 했다. 아내의 얼굴에서 웃음이 사라진 지 꽤 됐다. “집값이 올라도 불안불안하죠. 입주 시점인 2년 후에도 집값이 오르면 다행인데, 그렇지 않으면 폭탄이 터지는 겁니다. 평생 빚 갚다가 인생 끝난다고 봐야죠. 이르면 다음달부터 금리가 오른다던데, 더 줄일 용돈마저 없어 답답하네요.” 지난해와 올해 가파르게 늘어난 전체 가계대출의 절반 정도는 20~30대의 몫이다. 김한정 더불어민주당 의원실이 금융감독원으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국내은행의 가계대출 증가액 중 20~30대가 차지한 비율은 2019년 33.7%, 지난해 45.4%, 올 1분기엔 50.8%였다. 이렇게 늘어난 빚은 당장의 부담으로 돌아오고 있다. 서울신문이 만난 22명은 일해서 번 돈의 3분의1가량을 빚 갚는 데 썼다. 신용대출, 주택담보대출, 회사 대출 등 모두 4억 4000만원의 빚을 진 이모(37)씨 부부는 매월 245만원의 원금과 이자를 갚고 있다. 두 사람의 한 달 벌이가 600만원인 걸 감안하면 소득의 약 41%를 빚 갚는 데 쓰는 것이다. 이씨는 “아이가 없어 그나마 지출이 적은 편이다. 씀씀이가 크지 않아 지금은 버틸 만하지만 예상치 못한 지출이 생기면 비상용으로 넣어둔 적금에 손을 대야 한다”면서 “얼마 전 치과 치료비로 120만원이 들었는데 아픈 것은 느낄 새도 없었고, 어디서 돈을 융통할지가 고민이었다”고 말했다. “대출상환 부담으로 출산 계획을 미뤘다”, “100만원도 안 되는 생활비로 빠듯하게 산다”와 같은 이야기는 어렵지 않게 들을 수 있었다. 두 살짜리 아이가 있는 석모(34)씨는 고민 끝에 육아휴직을 쓰지 않기로 했다. 육아휴직 급여와 아내의 월급만으로는 생활비와 매달 250만원에 달하는 원리금을 감당할 수 없어서다. 석씨는 “아이가 생기면 20평도 안 되는 빌라에서 계속 살기는 어려울 것 같아 무리하게 대출받아 오래된 아파트를 샀다”며 “빚은 (내가) 감당해야 할 몫이지만, 이렇게 할 수밖에 없었던 건 정부가 집값을 잡지 못한 탓도 있지 않으냐”고 항변했다. 지난해 7월 아파트를 매입한 경모(30)씨는 주택담보대출, 신용대출, 마이너스 통장까지 싹싹 긁어모아 4억 7000만원을 대출받았다. 경씨와 아내의 벌이로 원금과 이자를 내고 교통비, 관리비, 통신비 등 매월 고정적으로 나가는 돈을 빼면 수중에 남는 돈은 50만원 남짓이다. 경씨는 “달마다 특별한 일이 생기지 않기를 바랄 뿐이다. 경조사비나 병원비 같은 예상치 못한 지출이 발생하면 굉장히 곤란해진다”고 밝혔다.●“대출보다 더 무서운 건 미친 집값” 정석훈(38)씨 부부는 지난해 아파트를 구입하면서 둘째 계획을 접었다. 정씨가 받은 대출은 모두 5억 5000만원이다. 그는 “지금이야 생활비를 아껴 가며 버틸 수 있지만 아내가 둘째를 갖고 육아휴직에 들어가면 혼자 벌어서 빚을 갚는 게 버겁다. 아이가 둘이 되면 늘어나는 지출을 감당할 자신도 없다. 변동금리 주택담보대출이라 조만간 금리가 오르면 갚아야 할 빚이 또 늘어날 텐데, 허리띠를 졸라매는 것도 한계가 있지 않겠느냐”고 답답해했다. 국회 예산정책처의 ‘가구주 연령대별 가계부채 상환능력 추이’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말 기준 30대의 소득 대비 부채비율은 164.6%였다. 2017년 141.5%에서 3년 만에 23.0% 포인트 증가했다. 소득은 3년간 14.3% 늘었지만, 빚은 32.9% 증가한 영향 탓이다. 29세 이하의 소득 대비 부채비율도 같은 기간 11.6% 포인트 증가했다. 버는 돈보다 빚이 더 빠르게 늘어나는 현상이 20~30대에 집중됐다. 소득 대비 원리금 상환액 비율이 높으면 금리가 조금만 올라도 직격탄을 맞는다. 서울신문이 KB국민은행의 도움으로 금리 인상에 따른 이자 부담을 추산한 결과 금리 3.0%(원리금 균등 상환 기준)로 주택담보대출 4억원(30년 만기)을 받았다면 시중금리가 1.0% 포인트만 올라도 매월 갚아야 할 돈은 169만원에서 191만원으로 22만원 늘어난다. 시중금리가 2.0% 포인트 오르면 46만원 많은 215만원을, 3.0% 포인트 인상 땐 71만원을 더해 240만원을 내야 한다. 금리 3.0%(원리금 균등 상환 기준)로 주택담보대출 3억원(30년 만기)과 신용대출 1억원(10년 만기)을 영끌한 경우라면 시중금리가 1.0% 포인트 오를 때, 달마다 내야 할 원리금이 223만원에서 244만원이 된다. 한 달 이자가 21만원 늘어나는 것이다. 시중금리가 2% 포인트 오르면 44만원을, 3% 포인트 땐 68만원을 추가로 부담해야 한다. 지난 16일 기준 시중은행 신용대출 금리(1등급·1년)는 연 2.85∼3.90% 수준으로, 지난해 7월(1.99∼3.51%)과 비교하면 하단이 0.86% 포인트나 높아졌다. 같은 기간 주택담보대출도 코픽스 연동은 최저 금리가 0.24% 포인트, 은행채 5년물 금리를 따르는 혼합형(고정금리)은 최저 금리가 0.72% 포인트 올랐다. 지난 1년간 시중은행 대출금리가 1% 포인트 가까이 오른 가운데 금융계에서는 한국은행이 이르면 다음달 기준금리를 올릴 것으로 전망한다. 이에 따라 이자 공포가 현실로 다가오고 있다. 금리 인상이 예정된 상황에서 최근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노형욱 국토교통부 장관, 이주열 한은 총재 등은 줄줄이 ‘집값 고점론’을 언급해 영끌로 집을 산 20~30대의 불안감은 더욱 커지고 있다. 지난해 경기 파주에 아파트를 산 박모(35·여)씨는 “부동산 정책 실패에 등 떠밀려 서울이 아닌 경기도로 이사하면서 구입한 집인데, 가격이 떨어지면 빚을 갚아야 하는 30년 중 몇 년은 ‘밑 빠진 독에 물 붓기’ 하는 것 아니겠나”라고 토로했다. ●금리 1%P 올라도 매월 22만원 더 내야 꾸준히 제기되는 증시·암호화폐 ‘거품론’도 이들을 자포자기하게 만든다. 마이너스 통장을 이용해 암호화폐에 3000만원을 투자한 직장인 이모(32)씨는 “오는 9월부터 거래소 규제가 본격화된다는 소식에 주위에 ‘손절’(손해를 중단하는 매도)한 사람이 늘어 불안하다. 그래도 나름 공부하고 투자했으니 내가 보유한 코인이 최소한 상장 폐지는 당하지 않을 거라는 ‘희망 회로’를 돌리면서 버티고 있다”며 “벼락 거지보다 투자하다 망하는 게 낫지 않겠느냐”고 했다. 신용대출 3000만원을 받아 지난해 10월부터 주식과 코인 등에 뛰어들었다는 직장인 윤모(27)씨는 ‘거품 우려에도 왜 대출까지 받아 투자를 하느냐’는 질문에 이렇게 답했다. “평생 일해 봤자 집 한 채도 못 사는 이번 생(生)은 어차피 망한 인생이다. 투자하다 떨어지면 어쩔 수 없고 터지면 대박인 거다. 빚이야 어떻게든 갚지 않겠나. 남들이 (주식과 암호화폐 등으로) 10% 수익을 내는데 아무것도 하지 않고 가만히 있으면 그 10%만큼 나는 가난해진다. 빚보다 그게 더 무섭다.”
  • 빚 갚느라 출산 포기, 식비도 줄여… 금리 오를까 봐 피가 마른다

    빚 갚느라 출산 포기, 식비도 줄여… 금리 오를까 봐 피가 마른다

    초저금리에 취해 빚이 눈덩이처럼 불고 있다. 달마다 기록을 다시 쓰는 가계빚과 빚으로 연명하는 ‘좀비기업’들은 이미 임계점에 다다랐다. 코로나19로 대규모 재정을 푼 나라 곳간에도 경고등이 켜졌다. 한 번만 삐끗해도 폭탄 카운트다운에 들어갈 수 있다. 질서 있는 부채 관리가 우리 경제의 최대 현안이 됐다. 서울신문은 우리나라 부채 문제와 대안을 살피는 ‘2021 부채보고서: 다가온 빚의 역습’을 4회에 걸쳐 연재한다. 18일 첫 회는 ‘영끌’(영혼까지 끌어모은 대출)과 ‘빚투’(빚내서 투자)에 나선 2030세대의 이야기를 통해 빚의 위험성을 짚어 본다.“치솟는 집값을 보면서 무리하게 빚을 내 집을 샀는데, 돌이켜 보면 그때 아니었으면 평생 못 샀을 거예요. 집값을 잡겠다던 정부가 거꾸로 기름을 부었으니까요. 지금도 수입의 절반을 빚 갚는 데 쓰는데, 앞으로 금리가 오르면 어떻게 감당할지 막막하네요.” 지난해 7월 이지선(35·여)씨 부부가 각종 대출 한도를 꽉꽉 채워 5억원의 빚을 내 아파트를 산 이유는 분명했다. ‘지금 영끌하지 않으면 월급으로 집을 살 수 없다’는 확신이었다. 이씨는 “그렇게 큰돈을 빌린 건 처음이라 겁이 나서 눈물이 다 났다”며 “지금도 생활이 빠듯하지만, 그나마 오르는 집값을 보면 다행인 건가 싶긴 하다”고 털어놨다. 영끌에 나선 20~30대도 빚이 무섭다. 누구보다 이자의 무서움을 절감하고 있다. 그럼에도 이들이 2금융권 대출까지 받아 집을 산 건 자고 나면 오르는 미친 집값이 더 두려웠기 때문이다. 이러다 집 없이 평생 살지도 모른다는 불안감과 ‘벼락 거지’(부동산·주식 등에 투자하지 않아 상대적으로 빈곤해진 사람)만큼은 되지 않겠다는 의지가 더 많은 빚을 지게 했다. 서울신문은 영끌과 빚투에 나선 20~30대 22명을 대상으로 심층 인터뷰를 통해 이들의 사연과 심리 상태 등을 들어봤다. 2017년 집주인의 매수 제안을 거절했던 한모(39)씨는 결국 2년 뒤 분양아파트에 청약해 당첨됐다. 그새 집값은 50% 이상 뛰었다. 한씨는 “문재인 정부가 집값만큼은 잡겠다고 해서 이를 믿고 전세를 한 번 더 산 게 문제였다”며 “4억 2000만원이면 살 수 있던 집을 못 사고, 결국 분양가 6억 1000만원에 계약했다”고 했다. 은행 대출로 중도금을 낼 때마다 이자 부담이 늘면서 삶의 고단함도 쌓여 갔다. 먹는 것, 입는 것, 전셋집 평수, 아들 교육비, 용돈 등 줄이지 않은 게 없다고 했다. 아내의 얼굴에서 웃음이 사라진 지 꽤 됐다. “집값이 올라도 불안불안하죠. 입주 시점인 2년 후에도 집값이 오르면 다행인데, 그렇지 않으면 폭탄이 터지는 겁니다. 평생 빚 갚다가 인생 끝난다고 봐야죠. 이르면 다음달부터 금리가 오른다던데, 더 줄일 용돈마저 없어 답답하네요.” 지난해와 올해 가파르게 늘어난 전체 가계대출의 절반 정도는 20~30대의 몫이다. 김한정 더불어민주당 의원실이 금융감독원으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국내은행의 가계대출 증가액 중 20~30대가 차지한 비율은 2019년 33.7%, 지난해 45.4%, 올 1분기엔 50.8%였다. 이렇게 늘어난 빚은 당장의 부담으로 돌아오고 있다.29세 이하의 소득 대비 부채비율도 같은 기간 11.6% 포인트 증가했다. 버는 돈보다 빚이 더 빠르게 늘어나는 현상이 20~30대에 집중됐다. 소득 대비 원리금 상환액 비율이 높으면 금리가 조금만 올라도 직격탄을 맞는다. 서울신문이 KB국민은행의 도움으로 금리 인상에 따른 이자 부담을 추산한 결과 금리 3.0%(원리금 균등 상환 기준)로 주택담보대출 4억원(30년 만기)을 받았다면 시중금리가 1.0% 포인트만 올라도 매월 갚아야 할 돈은 169만원에서 191만원으로 22만원 늘어난다. 시중금리가 2.0% 포인트 오르면 46만원 많은 215만원을, 3.0% 포인트 인상 땐 71만원을 더해 240만원을 내야 한다. 금리 3.0%(원리금 균등 상환 기준)로 주택담보대출 3억원(30년 만기)과 신용대출 1억원(10년 만기)을 영끌한 경우라면 시중금리가 1.0% 포인트 오를 때, 달마다 내야 할 원리금이 223만원에서 244만원이 된다. 한 달 이자가 21만원 늘어나는 것이다. 시중금리가 2% 포인트 오르면 44만원을, 3% 포인트 땐 68만원을 추가로 부담해야 한다. 한국은행은 하반기에 한 차례, 내년 상반기에 한 차례 기준금리를 인상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르면 당장 다음달부터 금리가 오를 수 있다는 얘기다. 주택담보대출 3억 5000만원, 신용대출 1억 8000만원(부부 합산)을 받은 임모(39·여)씨는 “아파트 관리비, 통신비, 생활비처럼 한 달에 나가는 돈은 어느 정도 정해져 있고 거기에 맞춰서 살고 있다”며 “월급이 크게 오르지 않는 상황에서 이자가 몇십만 원 늘면 어떻게 부담해야 할지 막막한 게 사실”이라고 했다. 금리 인상이 예정된 상황에서 최근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노형욱 국토교통부 장관, 이주열 한은 총재 등은 줄줄이 ‘집값 고점론’을 언급해 영끌로 집을 산 20~30대의 불안감은 더욱 커지고 있다. 지난해 경기 파주에 아파트를 산 박모(35·여)씨는 “부동산 정책 실패에 등 떠밀려 서울이 아닌 경기도로 이사하면서 구입한 집인데, 가격이 떨어지면 빚을 갚아야 하는 30년 중 몇 년은 ‘밑 빠진 독에 물 붓기’ 하는 것 아니겠나”라고 토로했다.●금리 1%P 올라도 매월 22만원 더 내야 꾸준히 제기되는 증시·암호화폐 ‘거품론’도 이들을 자포자기하게 만든다. 마이너스 통장을 이용해 암호화폐에 3000만원을 투자한 직장인 이모(32)씨는 “오는 9월부터 거래소 규제가 본격화된다는 소식에 주위에 ‘손절’(손해를 중단하는 매도)한 사람이 늘어 불안하다. 그래도 나름 공부하고 투자했으니 내가 보유한 코인이 최소한 상장 폐지는 당하지 않을 거라는 ‘희망 회로’를 돌리면서 버티고 있다”며 “벼락 거지보다 투자하다 망하는 게 낫지 않겠느냐”고 했다. 신용대출 3000만원을 받아 지난해 10월부터 주식과 코인 등에 뛰어들었다는 직장인 윤모(27)씨는 ‘거품 우려에도 왜 대출까지 받아 투자를 하느냐’는 질문에 이렇게 답했다. “평생 일해 봤자 집 한 채도 못 사는 이번 생(生)은 어차피 망한 인생이다. 투자하다 떨어지면 어쩔 수 없고 터지면 대박인 거다. 빚이야 어떻게든 갚지 않겠나. 남들이 (주식과 암호화폐 등으로) 10% 수익을 내는데 아무것도 하지 않고 가만히 있으면 그 10%만큼 나는 가난해진다. 빚보다 그게 더 무섭다.” 서울신문이 만난 22명은 일해서 번 돈의 3분의1가량을 빚 갚는 데 썼다. 신용대출, 주택담보대출, 회사 대출 등 모두 4억 4000만원의 빚을 진 이모(37)씨 부부는 매월 245만원의 원금과 이자를 갚고 있다. 두 사람의 한 달 벌이가 600만원인 걸 감안하면 소득의 약 41%를 빚 갚는 데 쓰는 것이다. 이씨는 “아이가 없어 그나마 지출이 적은 편이다. 씀씀이가 크지 않아 지금은 버틸 만하지만 예상치 못한 지출이 생기면 비상용으로 넣어둔 적금에 손을 대야 한다”면서 “얼마 전 치과 치료비로 120만원이 들었는데 아픈 것은 느낄 새도 없었고, 어디서 돈을 융통할지가 고민이었다”고 말했다. “대출상환 부담으로 출산 계획을 미뤘다”, “100만원도 안 되는 생활비로 빠듯하게 산다”와 같은 이야기는 어렵지 않게 들을 수 있었다. 두 살짜리 아이가 있는 석모(34)씨는 고민 끝에 육아휴직을 쓰지 않기로 했다. 육아휴직 급여와 아내의 월급만으로는 생활비와 매달 250만원에 달하는 원리금을 감당할 수 없어서다. 석씨는 “아이가 생기면 20평도 안 되는 빌라에서 계속 살기는 어려울 것 같아 무리하게 대출받아 오래된 아파트를 샀다”며 “빚은 (내가) 감당해야 할 몫이지만, 이렇게 할 수밖에 없었던 건 정부가 집값을 잡지 못한 탓도 있지 않으냐”고 항변했다. 지난해 7월 아파트를 매입한 경모(30)씨는 주택담보대출, 신용대출, 마이너스 통장까지 싹싹 긁어모아 4억 7000만원을 대출받았다. 경씨와 아내의 벌이로 원금과 이자를 내고 교통비, 관리비, 통신비 등 매월 고정적으로 나가는 돈을 빼면 수중에 남는 돈은 50만원 남짓이다. 경씨는 “달마다 특별한 일이 생기지 않기를 바랄 뿐이다. 경조사비나 병원비 같은 예상치 못한 지출이 발생하면 굉장히 곤란해진다”고 밝혔다. ●“대출보다 더 무서운 건 미친 집값” 정석훈(38)씨 부부는 지난해 아파트를 구입하면서 둘째 계획을 접었다. 정씨가 받은 대출은 모두 5억 5000만원이다. 그는 “지금이야 생활비를 아껴 가며 버틸 수 있지만 아내가 둘째를 갖고 육아휴직에 들어가면 혼자 벌어서 빚을 갚는 게 버겁다. 아이가 둘이 되면 늘어나는 지출을 감당할 자신도 없다. 변동금리 주택담보대출이라 조만간 금리가 오르면 갚아야 할 빚이 또 늘어날 텐데, 허리띠를 졸라매는 것도 한계가 있지 않겠느냐”고 답답해했다. 국회 예산정책처의 ‘가구주 연령대별 가계부채 상환능력 추이’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말 기준 30대의 소득 대비 부채비율은 164.6%였다. 2017년 141.5%에서 3년 만에 23.0% 포인트 증가했다. 소득은 3년간 14.3% 늘었지만, 빚은 32.9% 증가한 영향 탓이다.
  • 잠 못드는 영끌·빚투… “빚만 갚는 인생 막막”

    잠 못드는 영끌·빚투… “빚만 갚는 인생 막막”

    1분기 가계대출 증가액 중 절반이 2030한은 이르면 새달부터 금리 인상 가능성 집값 고점론·코인 거품론에 불안감 확산“집값 오르면 다행… 내리면 폭탄 터질 것”초저금리에 취해 빚이 눈덩이처럼 불고 있다. 달마다 기록을 다시 쓰는 가계빚과 빚으로 연명하는 ‘좀비기업’들은 이미 임계점에 다다랐다. 코로나19로 대규모 재정을 푼 나라 곳간에도 경고등이 켜졌다. 한 번만 삐끗해도 폭탄 카운트다운에 들어갈 수 있다. 질서 있는 부채 관리가 우리 경제의 최대 현안이 됐다. 서울신문은 우리나라 부채 문제와 대안을 살피는 ‘2021 부채보고서: 다가온 빚의 역습’을 4회에 걸쳐 연재한다. 18일 첫 회는 ‘영끌’(영혼까지 끌어모은 대출)과 ‘빚투’(빚내서 투자)에 나선 2030세대의 이야기를 통해 빚의 위험성을 짚어 본다.“치솟는 집값을 보면서 무리하게 빚을 내 집을 샀는데, 돌이켜 보면 그때 아니었으면 평생 못 샀을 거예요. 집값을 잡겠다던 정부가 거꾸로 기름을 부었으니까요. 지금도 수입의 절반을 빚 갚는 데 쓰는데, 앞으로 금리가 오르면 어떻게 감당할지 막막하네요.” 지난해 7월 이지선(35·여)씨 부부가 각종 대출 한도를 꽉꽉 채워 5억원의 빚을 내 아파트를 산 이유는 분명했다. ‘지금 영끌하지 않으면 월급으로 집을 살 수 없다’는 확신이었다. 이씨는 “그렇게 큰돈을 빌린 건 처음이라 겁이 나서 눈물이 다 났다”며 “지금도 생활이 빠듯하지만, 그나마 오르는 집값을 보면 다행인 건가 싶긴 하다”고 털어놨다. 영끌에 나선 20~30대도 빚이 무섭다. 누구보다 이자의 무서움을 절감하고 있다. 그럼에도 이들이 2금융권 대출까지 받아 집을 산 건 자고 나면 오르는 미친 집값이 더 두려웠기 때문이다. 이러다 집 없이 평생 살지도 모른다는 불안감과 ‘벼락 거지’(부동산·주식 등에 투자하지 않아 상대적으로 빈곤해진 사람)만큼은 되지 않겠다는 의지가 더 많은 빚을 지게 했다. 서울신문은 영끌과 빚투에 나선 20~30대 22명을 대상으로 심층 인터뷰를 통해 이들의 사연과 심리 상태 등을 들어봤다. 2017년 집주인의 매수 제안을 거절했던 한모(39)씨는 결국 2년 뒤 분양아파트에 청약해 당첨됐다. 그새 집값은 50% 이상 뛰었다. 한씨는 “문재인 정부가 집값만큼은 잡겠다고 해서 이를 믿고 전세를 한 번 더 산 게 문제였다”며 “4억 2000만원이면 살 수 있던 집을 못 사고, 결국 분양가 6억 1000만원에 계약했다”고 했다. 은행 대출로 중도금을 낼 때마다 이자 부담이 늘면서 삶의 고단함도 쌓여 갔다. 먹는 것, 입는 것, 전셋집 평수, 아들 교육비, 용돈 등 줄이지 않은 게 없다고 했다. 아내의 얼굴에서 웃음이 사라진 지 꽤 됐다. “집값이 올라도 불안불안하죠. 입주 시점인 2년 후에도 집값이 오르면 다행인데, 그렇지 않으면 폭탄이 터지는 겁니다. 평생 빚 갚다가 인생 끝난다고 봐야죠. 이르면 다음달부터 금리가 오른다던데, 더 줄일 용돈마저 없어 답답하네요.” 지난해와 올해 가파르게 늘어난 전체 가계대출의 절반 정도는 20~30대의 몫이다. 김한정 더불어민주당 의원실이 금융감독원으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국내은행의 가계대출 증가액 중 20~30대가 차지한 비율은 2019년 33.7%, 지난해 45.4%, 올 1분기엔 50.8%였다. 이렇게 늘어난 빚은 당장의 부담으로 돌아오고 있다. 서울신문이 만난 22명은 일해서 번 돈의 3분의1가량을 빚 갚는 데 썼다. 신용대출, 주택담보대출, 회사 대출 등 모두 4억 4000만원의 빚을 진 이모(37)씨 부부는 매월 245만원의 원금과 이자를 갚고 있다. 두 사람의 한 달 벌이가 600만원인 걸 감안하면 소득의 약 41%를 빚 갚는 데 쓰는 것이다. 이씨는 “아이가 없어 그나마 지출이 적은 편이다. 씀씀이가 크지 않아 지금은 버틸 만하지만 예상치 못한 지출이 생기면 비상용으로 넣어둔 적금에 손을 대야 한다”면서 “얼마 전 치과 치료비로 120만원이 들었는데 아픈 것은 느낄 새도 없었고, 어디서 돈을 융통할지가 고민이었다”고 말했다. “대출상환 부담으로 출산 계획을 미뤘다”, “100만원도 안 되는 생활비로 빠듯하게 산다”와 같은 이야기는 어렵지 않게 들을 수 있었다. 두 살짜리 아이가 있는 석모(34)씨는 고민 끝에 육아휴직을 쓰지 않기로 했다. 육아휴직 급여와 아내의 월급만으로는 생활비와 매달 250만원에 달하는 원리금을 감당할 수 없어서다. 석씨는 “아이가 생기면 20평도 안 되는 빌라에서 계속 살기는 어려울 것 같아 무리하게 대출받아 오래된 아파트를 샀다”며 “빚은 (내가) 감당해야 할 몫이지만, 이렇게 할 수밖에 없었던 건 정부가 집값을 잡지 못한 탓도 있지 않으냐”고 항변했다. 지난해 7월 아파트를 매입한 경모(30)씨는 주택담보대출, 신용대출, 마이너스 통장까지 싹싹 긁어모아 4억 7000만원을 대출받았다. 경씨와 아내의 벌이로 원금과 이자를 내고 교통비, 관리비, 통신비 등 매월 고정적으로 나가는 돈을 빼면 수중에 남는 돈은 50만원 남짓이다. 경씨는 “달마다 특별한 일이 생기지 않기를 바랄 뿐이다. 경조사비나 병원비 같은 예상치 못한 지출이 발생하면 굉장히 곤란해진다”고 밝혔다.●“대출보다 더 무서운 건 미친 집값” 정석훈(38)씨 부부는 지난해 아파트를 구입하면서 둘째 계획을 접었다. 정씨가 받은 대출은 모두 5억 5000만원이다. 그는 “지금이야 생활비를 아껴 가며 버틸 수 있지만 아내가 둘째를 갖고 육아휴직에 들어가면 혼자 벌어서 빚을 갚는 게 버겁다. 아이가 둘이 되면 늘어나는 지출을 감당할 자신도 없다. 변동금리 주택담보대출이라 조만간 금리가 오르면 갚아야 할 빚이 또 늘어날 텐데, 허리띠를 졸라매는 것도 한계가 있지 않겠느냐”고 답답해했다. 국회 예산정책처의 ‘가구주 연령대별 가계부채 상환능력 추이’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말 기준 30대의 소득 대비 부채비율은 164.6%였다. 2017년 141.5%에서 3년 만에 23.0% 포인트 증가했다. 소득은 3년간 14.3% 늘었지만, 빚은 32.9% 증가한 영향 탓이다. 29세 이하의 소득 대비 부채비율도 같은 기간 11.6% 포인트 증가했다. 버는 돈보다 빚이 더 빠르게 늘어나는 현상이 20~30대에 집중됐다. 소득 대비 원리금 상환액 비율이 높으면 금리가 조금만 올라도 직격탄을 맞는다. 서울신문이 KB국민은행의 도움으로 금리 인상에 따른 이자 부담을 추산한 결과 금리 3.0%(원리금 균등 상환 기준)로 주택담보대출 4억원(30년 만기)을 받았다면 시중금리가 1.0% 포인트만 올라도 매월 갚아야 할 돈은 169만원에서 191만원으로 22만원 늘어난다. 시중금리가 2.0% 포인트 오르면 46만원 많은 215만원을, 3.0% 포인트 인상 땐 71만원을 더해 240만원을 내야 한다. 금리 3.0%(원리금 균등 상환 기준)로 주택담보대출 3억원(30년 만기)과 신용대출 1억원(10년 만기)을 영끌한 경우라면 시중금리가 1.0% 포인트 오를 때, 달마다 내야 할 원리금이 223만원에서 244만원이 된다. 한 달 이자가 21만원 늘어나는 것이다. 시중금리가 2% 포인트 오르면 44만원을, 3% 포인트 땐 68만원을 추가로 부담해야 한다. 지난 16일 기준 시중은행 신용대출 금리(1등급·1년)는 연 2.85∼3.90% 수준으로, 지난해 7월(1.99∼3.51%)과 비교하면 하단이 0.86% 포인트나 높아졌다. 같은 기간 주택담보대출도 코픽스 연동은 최저 금리가 0.24% 포인트, 은행채 5년물 금리를 따르는 혼합형(고정금리)은 최저 금리가 0.72% 포인트 올랐다. 지난 1년간 시중은행 대출금리가 1% 포인트 가까이 오른 가운데 금융계에서는 한국은행이 이르면 다음달 기준금리를 올릴 것으로 전망한다. 이에 따라 이자 공포가 현실로 다가오고 있다. 금리 인상이 예정된 상황에서 최근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노형욱 국토교통부 장관, 이주열 한은 총재 등은 줄줄이 ‘집값 고점론’을 언급해 영끌로 집을 산 20~30대의 불안감은 더욱 커지고 있다. 지난해 경기 파주에 아파트를 산 박모(35·여)씨는 “부동산 정책 실패에 등 떠밀려 서울이 아닌 경기도로 이사하면서 구입한 집인데, 가격이 떨어지면 빚을 갚아야 하는 30년 중 몇 년은 ‘밑 빠진 독에 물 붓기’ 하는 것 아니겠나”라고 토로했다. ●금리 1%P 올라도 매월 22만원 더 내야 꾸준히 제기되는 증시·암호화폐 ‘거품론’도 이들을 자포자기하게 만든다. 마이너스 통장을 이용해 암호화폐에 3000만원을 투자한 직장인 이모(32)씨는 “오는 9월부터 거래소 규제가 본격화된다는 소식에 주위에 ‘손절’(손해를 중단하는 매도)한 사람이 늘어 불안하다. 그래도 나름 공부하고 투자했으니 내가 보유한 코인이 최소한 상장 폐지는 당하지 않을 거라는 ‘희망 회로’를 돌리면서 버티고 있다”며 “벼락 거지보다 투자하다 망하는 게 낫지 않겠느냐”고 했다. 신용대출 3000만원을 받아 지난해 10월부터 주식과 코인 등에 뛰어들었다는 직장인 윤모(27)씨는 ‘거품 우려에도 왜 대출까지 받아 투자를 하느냐’는 질문에 이렇게 답했다. “평생 일해 봤자 집 한 채도 못 사는 이번 생(生)은 어차피 망한 인생이다. 투자하다 떨어지면 어쩔 수 없고 터지면 대박인 거다. 빚이야 어떻게든 갚지 않겠나. 남들이 (주식과 암호화폐 등으로) 10% 수익을 내는데 아무것도 하지 않고 가만히 있으면 그 10%만큼 나는 가난해진다. 빚보다 그게 더 무섭다.”
  • [열린세상] 한국 자산가격, 왜 그리 올랐을까/강경훈 동국대 경영학과 교수

    [열린세상] 한국 자산가격, 왜 그리 올랐을까/강경훈 동국대 경영학과 교수

    코로나19의 4차 대유행이 본격화되고 있다. 집단감염이 속출한 수도권에서는 거리두기 최고 단계인 4단계가 적용된다. 최근 백신 접종이 확대되면서 소비가 늘어날 것으로 기대했던 자영업자들의 타격이 불가피하다. 내수 위축은 물론 델타 변이 확산으로 세계 경기 부진이 재현될 수도 있다. 당장 추경 필요성이 거론되면서 한국은행의 기준금리 인상 문제도 다시 불거지고 있다. 지난해 처음 코로나19가 확산됐을 때처럼 4차 대유행에 대해서도 재정정책과 통화정책을 통해 적극 대응하는 것은 당연하다. 불이 나면 방화벽으로 차단하고 물도 흠뻑 뿌려야 하지 않겠나. 하지만 그동안의 경제정책 대응을 평가하고 향후 구체적인 정책 방향을 따져 볼 필요는 있다. 전례없는 감염병 위기에 직면해 정부는 신속하고 기민하게 재정정책과 금융정책을 폈으며, 이에 따라 실물경제 위축과 금융시장 경색을 최소한으로 막을 수 있었다. 한국은행도 다양한 비전통적 통화정책 수단을 통해 금융안정에 일조했다. 다만 이 과정에서 유동성과 민간 부채가 크게 증가했으며, 자산시장 전반에 걸쳐 가격이 가파르게 상승한 것은 잠재적인 위험 요인으로 지적되고 있다. 자산가격 상승은 한국뿐 아니라 전 세계적인 현상이다. 주택, 주식, 암호자산 등 거의 모든 종류의 자산가격이 상승해 소위 ‘에브리싱 랠리’(everything rally)라 불리기도 한다. 대규모 유동성 공급이 중요한 역할을 했다고 여겨지는 대목이다. 여기서 한 가지 주목할 점은 한국의 자산가격 상승폭이 유동성 공급 규모에 비추어 상대적으로 크다는 것이다. 한국은행의 유동성 공급 규모를 해외 주요국 중앙은행과 세밀하게 비교하는 것은 쉽지 않지만 전반적으로 그리 크지 않다. 한국의 기준금리는 마이너스는커녕 제로(0) 수준까지도 이르지 않았으며, 양적완화 규모도 크지는 않았다. 수익률 곡선 관리(yield curve control) 정책은 도입도 되지 않았다. 규모가 크든 작든 유동성이 유입되면 자산가격은 오르기 마련인데 한국의 경우 더 가팔랐다. 지난 6월 발표된 한국은행 금융안정 보고서에 따르면 코로나19 위기 이후 한국의 주택가격 상승 속도가 다른 주요국들보다 빠르다. 더욱이 주택가격 수준이 실물경제가 감당 가능한 수준을 상회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평가됐다. 주가도 지난해 저점 대비 올 5월 말까지 약 120% 상승해 미국(87.8%), 일본(74.4%), 독일(82.7%), 영국(41.8%), 중국(35.9%) 등에 비해 높은 수준이다. 자산 가운데 주택 등 부동산 가격 상승은 불평등을 확대할 수 있다. 자산 상위계층들은 특히 부동산을 많이 가지고 있어 부동산 가격 상승에 따라 자산 증대 효과가 더 크기 때문이다. 사실 한국의 자산불평등 정도는 소득불평등 정도에 비해 더 큰 것으로 알려져 있다. 불을 끄려고 물을 흠뻑 뿌린다는 것이 일부 사람에게 물 피해를 주는 셈이다. 자산가격이 오르는 데는 수많은 원인이 있을 테니 유동성 규모에 비해 좀더 오른 게 별 문제가 아닐 수 있다. 그러나 금융정책과 통화정책을 담당하는 정부 및 한국은행 입장에서는 자산가격을 민감하게 상승시키는 특별한 기제가 있는 것은 아닌지 고민해 볼 필요가 있다. 예를 들어 주택시장이나 주식시장 등에서 가격 하락과 관련된 의견이나 정보를 과도하게 배제하는 현상이 자주 관찰된다. 주택시장에서 호가 담합이나 실거래가 왜곡 등의 사례를 자주 접할 수 있다. 많은 언론 기사들이 주택가격 상승만을 부각시킨다는 것도 잘 알려져 있다. 주식시장도 마찬가지여서 매수를 권유하는 애널리스트 보고서가 매도 권유에 비해 과도하게 많다고 한다. 주식 공매도 역시 주요국과 비교해 관련 규제가 더 엄격하게 설정돼 있는 반면 위기 상황에서 공매도 금지 조치는 더 빈번하게, 더 장기에 걸쳐 사용되고 있다. 이처럼 하락 방향의 정보나 투자 행위가 억제되는 시장에서는 유동성 유입 등 호재를 만났을 때 가격이 가파르게 상승할 수 있다. 악재가 발생하는 경우 가격 하락을 막아 준다고 생각할 수도 있겠으나 길게 보면 더 큰 폭의 하락으로 연결될 수 있다. 4차 대유행에 대응한 방역대책만큼이나 경제정책 마련도 쉽지 않은 상황이라 하겠다.
  • 금리 오른다는데… 신규 대출 땐 고정금리가 유리

    금리 오른다는데… 신규 대출 땐 고정금리가 유리

    전문가 “내년 초까지 두 차례 인상 가능성”이미 대출받은 경우엔 혼합금리도 도움대출 갈아탈 땐 상환수수료·이자 비교를 지금 당장 예적금 비율 높일 단계는 아냐금리 인상 이후 비율 조정해도 늦지 않아해외투자 주식은 선진국으로 옮길 필요한국은행이 연내 기준금리 인상을 예고하면서 ‘영끌’(영혼까지 끌어모은다는 뜻)과 ‘빚투’(빚내 주식투자)로 대표되는 대출·투자 전략에 변화를 꾀할 시기가 됐다. 한은뿐 아니라 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연준)의 ‘테이퍼링’(양적완화 축소)과 조기 금리 인상 가능성 등 글로벌 긴축 기조도 강해지는 모습이다. 전문가들은 변동금리 대출의 경우 고정금리나 혼합금리 대출로 갈아타고, 투자 자산 분배를 다시 조정하는 등 금리 상승에 대비한 전략을 세울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이주열 한은 총재는 지난 24일 물가안정목표 운영상황 설명회에서 “연내 늦지 않은 시점에 통화정책을 질서 있게 정상화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처음으로 ‘연내 금리 인상’을 못박은 것이다. 이 총재는 “경제 상황이 본격적으로 나아지는 시점이기에 초저금리 상황에서 탈출해야 한다”고 밝혔다. 코로나19 확산의 영향으로 기준금리는 지난해 5월 이후 사상 최저인 연 0.5%를 유지하고 있다. 시장 전문가들은 오는 10월 기준금리를 0.25% 포인트, 내년 1월 또는 2월에 0.25% 포인트 등 두 차례에 걸쳐 올릴 가능성이 크다고 전망한다. 이렇게 되면 기준금리는 연 1.0%가 된다. 기준금리는 시중은행이 한국은행에서 돈을 빌릴 때 적용되는 이자율이다. 기준금리가 오른다는 것은 시중은행에서 돈을 빌린 고객이 내야 하는 대출 이자도 올라간다는 얘기다.●대출 정리 땐 변동금리성 대출부터 축소 금리 상승기에 부득이하게 신규로 대출을 받아야 한다면 고정금리로 받는 게 유리하다. 이미 대출을 받은 경우라면 변동금리를 고정금리나 혼합금리로 갈아타는 것이 유리하다. 다만 대출을 갈아탔을 때 예상되는 이자액 감소보다 더 큰 중도상환 수수료를 내야 할 수도 있기 때문에 이를 꼼꼼히 따져 봐야 한다. 조현수 우리은행 양재남금융센터 PB팀장은 “통상적으로 금리 인상기에는 고정금리로 가는 게 유리하지만, 신용등급과 상환능력 등 개인마다 차이가 크고, 중도상환 수수료도 고려해야 한다”고 말했다. 최근 정부의 가계대출 규제 강화도 대출을 갚거나 갈아탈 때 고민해야 하는 요인이다. 금리 인상에 대비해 대출을 갚았다가 정작 필요할 때 원하는 만큼 대출을 받지 못하는 경우가 발생할 수도 있어서다. 정성진 KB국민은행 양재PB센터 팀장은 “무리하게 대출 상품을 갈아타기보다는 다시 대출을 받을 때 한도 축소가 있는지를 우선 고려해야 하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아예 대출을 정리하기로 했다면 우선순위를 정해야 한다. 만기가 짧고, 금액이 적은 순서대로 갚는 게 유리하다. 김은정 신한PWM분당센터 PB팀장은 “금리 인상이 예상되는 시점에 대출을 정리한다면 카드론, 저축은행 대출 등 금리가 높은 변동금리 대출부터 축소하거나 없애야 한다”고 조언했다. ●주식은 선별적 투자… 성장주 비중 높여야 전문가들은 금리 인상이 예상된다고 해서 당장 예적금으로 갈아타거나 주식 비중을 줄일 필요는 없다고 입을 모은다. 정 팀장은 “금리가 인상되면 유동성이 줄어들기 때문에 주식시장에 마이너스 요인이 되지만, 코로나19 백신 접종과 경기 회복이라는 요인은 플러스가 될 수 있다”면서 “금리 인상과 함께 인플레이션(물가 상승)이 예상되기 때문에 물가상승률보다 낮은 수익률의 정기예금으로 갈아타는 방법은 추천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조현수 팀장도 “지금 당장은 예적금 등 안전자산의 비율을 높일 단계가 아니다. 실제로 금리가 인상된 이후에 비율 조정을 고민해야 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주식은 선별적 투자가 더욱 중요해지는 시기다. 김 팀장은 “해외 주식에 투자하고 있다면, 신흥국보다는 미국이나 유럽 등 선진국으로 옮길 필요가 있다. 주식은 종목별, 업종별로 더 큰 차이를 보일 것이기 때문에 성장주 등의 투자 비중을 높여야 한다”며 “위험자산 내에서의 자산분배 조정을 고민해야 하는 시기”라고 밝혔다.
  • 표준신용등급 필요… “은행별 중점항목 공개해야”

    표준신용등급 필요… “은행별 중점항목 공개해야”

    나이스(NICE) 신용평가와 올크래딧(KCB) 등 신용평가사(CB)의 신용 1등급 10명 가운데 1명(건수 기준)은 시중은행 대출 때 5등급 밑으로 떨어진 것으로 나타났다. 은행권의 ‘깜깜이’ 신용 평가로 금융소비자의 부채 관리 기회가 제한된다는 지적이 나온다. ●송언석 의원실, 작년 하반기 은행 6곳 분석 30일 국회 송언석 무소속 의원실이 금융감독원에서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하반기 KB국민·신한·하나·우리은행과 케이뱅크·카카오뱅크 등 6곳의 신용대출과 한도대출(마이너스 통장) 취급 사례를 분석한 결과 CB 기준 신용 1등급 차주(대출받은 사람)가 은행 5등급 이하의 중저신용자로 분류된 건수는 모두 4만 2934건(1조 2234억 2800만원)으로 집계됐다. 전체 CB 1등급 차주의 신용대출 건수(44만 4710건·19조 7326억 4700만원)의 9.7%(대출액 기준 6.2%) 수준이다. CB 1등급 차주가 연 7% 이상의 고금리로 대출을 받은 건수도 72건이나 됐다. 최고 연 13%의 고금리를 적용받은 사례도 있었다. ●은행 “자사 거래 없으면 보수적 평가 불가피” 전국은행연합회에 따르면 지난해 말 기준 은행 신용 1~2등급은 CB 평균 1.7등급인 것으로 나타났다. 3~4등급은 CB 2.3등급, 5~6등급은 CB 3.4등급으로 각각 치환됐다. CB 대비 은행 신용등급이 1~2등급 낮게 책정되는 셈이다. 이런 기준을 적용한다고 해도 격차가 5등급 이상 벌어진 것은 과도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소비자, 은행별 격차 근거 알 수 없어 분통 CB는 연체 여부나 과거의 채무상환 이력 등이 담긴 ‘상환이력 정보’를 바탕으로 각종 신용상품 이용 건수, 부채 수준, 신용거래 기간 등을 고려해 신용평가 점수를 매긴다. 각 은행은 이런 모형을 기준으로 차주별 특성과 여신 전략에 따라 가점을 조정해 고객 신용을 평가한다. 은행들은 신용평가 모형 차별화가 곧 경쟁력인 만큼 차이가 발생하는 게 불가피하다는 입장이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자사 금융거래 실적이 없는 고객일수록 평가 근거가 부족해 보수적으로 손실률을 잡을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다른 은행 관계자는 “신용평가가 동일할 경우 주거래 은행의 의미도 없어지고 고객 유치를 위해 상품을 개발할 근거도 사라질 것”이라고 말했다. 김상봉 한성대 경제학과 교수는 “CB와 은행 간 신용평가 격차가 발생하는 것은 부도율에 대한 CB와 은행의 철학 차이”라면서 “CB는 장기적인 관점의 신용도를, 은행은 당장의 영업이익과 직결된 단기 신용도를 측정하다 보니 괴리가 생길 수밖에 없다”고 밝혔다. 문제는 금융소비자의 경우 통상 CB 기준으로 자신의 신용 수준을 가늠하는데, 은행에 따라 신용도 격차가 왜 이렇게 크게 발생하는지 근거조차 알 수 없다는 점이다. 또 어느 은행에서 자신이 유리한 신용평가를 받을 수 있는지도 일일이 확인하기 어렵다. 김득의 금융정의연대 대표는 “과거엔 은행들도 CB 신용등급에 의존했는데 점차 자체 평가모형을 고도화하면서 소비자의 정보 비대칭이 심해지는 부작용이 나타났다”면서 “일종의 표준약관과 같은 표준신용등급을 마련해 차주들이 대략적인 자신의 신용도를 가늠할 수 있도록 하고, 은행마다 자체 평가모형에서 중점적으로 보는 기준 항목들을 공개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 표준신용등급 필요… “은행별 중점항목 공개해야”

    표준신용등급 필요… “은행별 중점항목 공개해야”

    나이스(NICE) 신용평가와 올크래딧(KCB) 등 신용평가사(CB)의 신용 1등급 10명 가운데 1명(건수 기준)은 시중은행 대출 때 5등급 밑으로 떨어진 것으로 나타났다. 은행권의 ‘깜깜이’ 신용 평가로 금융소비자의 부채 관리 기회가 제한된다는 지적이 나온다. ●송언석 의원실, 작년 하반기 은행 6곳 분석 30일 국회 송언석 무소속 의원실이 금융감독원에서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하반기 KB국민·신한·하나·우리은행과 케이뱅크·카카오뱅크 등 6곳의 신용대출과 한도대출(마이너스 통장) 취급 사례를 분석한 결과 CB 기준 신용 1등급 차주(대출받은 사람)가 은행 5등급 이하의 중저신용자로 분류된 건수는 모두 4만 2934건(1조 2234억 2800만원)으로 집계됐다. 전체 CB 1등급 차주의 신용대출 건수(44만 4710건·19조 7326억 4700만원)의 9.7%(대출액 기준 6.2%) 수준이다. CB 1등급 차주가 연 7% 이상의 고금리로 대출을 받은 건수도 72건이나 됐다. 최고 연 13%의 고금리를 적용받은 사례도 있었다. ●은행 “자사 거래 없으면 보수적 평가 불가피” 전국은행연합회에 따르면 지난해 말 기준 은행 신용 1~2등급은 CB 평균 1.7등급인 것으로 나타났다. 3~4등급은 CB 2.3등급, 5~6등급은 CB 3.4등급으로 각각 치환됐다. CB 대비 은행 신용등급이 1~2등급 낮게 책정되는 셈이다. 이런 기준을 적용한다고 해도 격차가 5등급 이상 벌어진 것은 과도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소비자, 은행별 격차 근거 알 수 없어 분통 CB는 연체 여부나 과거의 채무상환 이력 등이 담긴 ‘상환이력 정보’를 바탕으로 각종 신용상품 이용 건수, 부채 수준, 신용거래 기간 등을 고려해 신용평가 점수를 매긴다. 각 은행은 이런 모형을 기준으로 차주별 특성과 여신 전략에 따라 가점을 조정해 고객 신용을 평가한다. 은행들은 신용평가 모형 차별화가 곧 경쟁력인 만큼 차이가 발생하는 게 불가피하다는 입장이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자사 금융거래 실적이 없는 고객일수록 평가 근거가 부족해 보수적으로 손실률을 잡을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다른 은행 관계자는 “신용평가가 동일할 경우 주거래 은행의 의미도 없어지고 고객 유치를 위해 상품을 개발할 근거도 사라질 것”이라고 말했다. 김상봉 한성대 경제학과 교수는 “CB와 은행 간 신용평가 격차가 발생하는 것은 부도율에 대한 CB와 은행의 철학 차이”라면서 “CB는 장기적인 관점의 신용도를, 은행은 당장의 영업이익과 직결된 단기 신용도를 측정하다 보니 괴리가 생길 수밖에 없다”고 밝혔다. 문제는 금융소비자의 경우 통상 CB 기준으로 자신의 신용 수준을 가늠하는데, 은행에 따라 신용도 격차가 왜 이렇게 크게 발생하는지 근거조차 알 수 없다는 점이다. 또 어느 은행에서 자신이 유리한 신용평가를 받을 수 있는지도 일일이 확인하기 어렵다. 김득의 금융정의연대 대표는 “과거엔 은행들도 CB 신용등급에 의존했는데 점차 자체 평가모형을 고도화하면서 소비자의 정보 비대칭이 심해지는 부작용이 나타났다”면서 “일종의 표준약관과 같은 표준신용등급을 마련해 차주들이 대략적인 자신의 신용도를 가늠할 수 있도록 하고, 은행마다 자체 평가모형에서 중점적으로 보는 기준 항목들을 공개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 [단독] ‘깜깜이’ 신용 평가

    [단독] ‘깜깜이’ 신용 평가

    나이스(NICE) 신용평가와 올크래딧(KCB) 등 신용평가사(CB)의 신용 1등급 10명 가운데 1명(건수 기준)은 시중은행 대출 때 5등급 밑으로 떨어진 것으로 나타났다. 은행권의 ‘깜깜이’ 신용 평가로 금융소비자의 부채 관리 기회가 제한된다는 지적이 나온다. ●송언석 의원실, 작년 하반기 은행 6곳 분석 30일 국회 송언석 무소속 의원실이 금융감독원에서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하반기 KB국민·신한·하나·우리은행과 케이뱅크·카카오뱅크 등 6곳의 신용대출과 한도대출(마이너스 통장) 취급 사례를 분석한 결과 CB 기준 신용 1등급 차주(대출받은 사람)가 은행 5등급 이하의 중저신용자로 분류된 건수는 모두 4만 2934건(1조 2234억 2800만원)으로 집계됐다. 전체 CB 1등급 차주의 신용대출 건수(44만 4710건·19조 7326억 4700만원)의 9.7%(대출액 기준 6.2%) 수준이다. CB 1등급 차주가 연 7% 이상의 고금리로 대출을 받은 건수도 72건이나 됐다. 최고 연 13%의 고금리를 적용받은 사례도 있었다. ●은행 “자사 거래 없으면 보수적 평가 불가피” 전국은행연합회에 따르면 지난해 말 기준 은행 신용 1~2등급은 CB 평균 1.7등급인 것으로 나타났다. 3~4등급은 CB 2.3등급, 5~6등급은 CB 3.4등급으로 각각 치환됐다. CB 대비 은행 신용등급이 1~2등급 낮게 책정되는 셈이다. 이런 기준을 적용한다고 해도 격차가 5등급 이상 벌어진 것은 과도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소비자, 은행별 격차 근거 알 수 없어 분통 CB는 연체 여부나 과거의 채무상환 이력 등이 담긴 ‘상환이력 정보’를 바탕으로 각종 신용상품 이용 건수, 부채 수준, 신용거래 기간 등을 고려해 신용평가 점수를 매긴다. 각 은행은 이런 모형을 기준으로 차주별 특성과 여신 전략에 따라 가점을 조정해 고객 신용을 평가한다. 은행들은 신용평가 모형 차별화가 곧 경쟁력인 만큼 차이가 발생하는 게 불가피하다는 입장이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자사 금융거래 실적이 없는 고객일수록 평가 근거가 부족해 보수적으로 손실률을 잡을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다른 은행 관계자는 “신용평가가 동일할 경우 주거래 은행의 의미도 없어지고 고객 유치를 위해 상품을 개발할 근거도 사라질 것”이라고 말했다. 김상봉 한성대 경제학과 교수는 “CB와 은행 간 신용평가 격차가 발생하는 것은 부도율에 대한 CB와 은행의 철학 차이”라면서 “CB는 장기적인 관점의 신용도를, 은행은 당장의 영업이익과 직결된 단기 신용도를 측정하다 보니 괴리가 생길 수밖에 없다”고 밝혔다. 문제는 금융소비자의 경우 통상 CB 기준으로 자신의 신용 수준을 가늠하는데, 은행에 따라 신용도 격차가 왜 이렇게 크게 발생하는지 근거조차 알 수 없다는 점이다. 또 어느 은행에서 자신이 유리한 신용평가를 받을 수 있는지도 일일이 확인하기 어렵다. 김득의 금융정의연대 대표는 “과거엔 은행들도 CB 신용등급에 의존했는데 점차 자체 평가모형을 고도화하면서 소비자의 정보 비대칭이 심해지는 부작용이 나타났다”면서 “일종의 표준약관과 같은 표준신용등급을 마련해 차주들이 대략적인 자신의 신용도를 가늠할 수 있도록 하고, 은행마다 자체 평가모형에서 중점적으로 보는 기준 항목들을 공개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 14번 최고치 깬 코스피… 개미는 정작 마이너스

    14번 최고치 깬 코스피… 개미는 정작 마이너스

    인플레이션(물가 상승)과 금리 인상 우려에도 코스피가 연일 기록 경신을 이어 가고 있다. 올 상반기에만 429.39포인트(14.9%) 오른 코스피는 6개월 동안 역대 최고치를 14번이나 갈아치웠다. 이러한 상승세에 힘입어 코스피는 달러, 금, 부동산 등 다른 자산과 비교해 상반기에 가장 높은 수익률을 기록했다. 다만 삼성전자를 비롯해 개인투자자들이 사들인 종목의 수익률은 지난해보다 크게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27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 25일 코스피는 3302.84에 장을 마감해 사상 최초로 3300선을 넘어섰다. 코로나19 영향으로 급락했던 지난해 3월 19일(1458.64)과 비교하면 1년 3개월 만에 1800포인트 넘게 급등했다. 지난해 11월부터 8개월 연속 오름세를 지속한 코스피는 지난해 말(2873.47)과 비교해 15% 가까이 올랐다. 정명지 삼성증권 투자정보팀장은 “5개월 동안 냉각기를 거친 코스피가 이달 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연준)의 완화적 기조 유지 언급에 ‘안도 랠리’가 계속되고 있다”고 분석했다. 코스피 상승률은 미국의 3대 지수인 다우존스(12.5%), 스탠더드앤드푸어스 500(14.0%), 나스닥지수(11.4%)보다 높았다. 20개국 주요 지수 중에서는 아르헨티나(27.2%)와 사우디아라비아(26.8%) 등에 이어 일곱 번째다. 코스피 시가총액도 지난해 말 1980조원에서 2312조원으로 332조원(16.8%)이나 불었다. 주식을 사들인 건 주로 개인투자자였다. 개인투자자는 상반기 53조 4000억원어치를 순매수한 것으로 집계됐다. 하지만 코스피 상승세에 비해 개인투자자들의 수익은 높지 않았다. 개인투자자의 순매수액 중 40%가 넘는 23조 8172억원이 유입된 삼성전자는 지난 25일 8만 1600원에 장을 마쳤다. 삼성전자의 상반기 거래 금액을 거래량으로 나눈 순매수 단가는 8만 3400원이다. 올해 삼성전자 주식을 사서 현재까지 보유하고 있다면 평균적으로 손해를 보고 있을 가능성이 크다는 얘기다. 지난해 개인의 순매수 단가는 5만 4200원이고, 연말 삼성전자 종가는 8만 1000원이었다. 같은 방식으로 계산하면 상반기 개인투자자가 사들인 상위 10개 종목 중 4개 종목이 마이너스 수익률을 기록했다. 하반기에도 코스피의 강세장은 이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증권사들은 하반기 전망 보고서를 통해 코스피의 예상 등락 범위 상단을 3300~3700으로 내다봤다. 최근 미 연준의 완화적 기조 유지를 재확인한 데다 미 정부와 의회의 대규모 인프라 투자안 합의 등도 투자심리 회복에 일조하고 있다. 다만 인플레이션과 미 연준의 ‘테이퍼링’(양적완화 축소), 국내 기준금리의 조기 인상 등이 변수로 작용할 전망이다. 황세운 자본시장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오는 8월쯤 테이퍼링에 대한 언급이 있을 것으로 보인다”며 “3분기까지는 테이퍼링이나 금리 인상 같은 유동성 축소에 대한 우려보다 경기 회복 기대감이 더 크게 반영될 것”이라고 말했다.
  • [단독]“인플레이션, 탈출구 없다 ‘바퀴벌레 포트포리오’ 짜야”... 獨 스타 경제학자 인터뷰

    [단독]“인플레이션, 탈출구 없다 ‘바퀴벌레 포트포리오’ 짜야”... 獨 스타 경제학자 인터뷰

    <윤 기자의 글로벌 줌>독일 스타 행동경제학자 하노 벡 교수 인터뷰인플레이션, 이미 진행되고 있고 계속 될 것인플레이션 본격화 되면 탈출구 찾을 수 없어투자자들, 분산투자 필수·빚내서 투자 금물 코로나19 탓에 국경을 넘는 일이 어려워졌지만, 온라인에서는 여전히 세계가 연결돼 있습니다. <윤 기자의 글로벌 줌>은 글로벌 석학이나 유명 전문가들과의 화상 인터뷰 등을 통해 그들이 가진 통찰을 독자들께 전해 드리는 시리즈입니다.“전 세계적으로 인플레이션(지속적인 물가 상승)이 시작됐습니다. 한번 시작되면 구조적 위험이라 탈출구가 없습니다. 어떤 환경 속에서도 살아남은 바퀴벌레처럼 어떤 경제 위기가 오더라도 안정적으로 버틸 수 있는 포트폴리오를 짜는 게 필요합니다.” 저명한 행동경제학자인 하노 벡(55) 독일 포르츠하임대 경제학과 교수는 3일 서울신문과 가진 화상 인터뷰에서 이렇게 말했다. 구조적 위험이란 과거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때처럼 경제 활동에 참여하는 모든 개인과 경제 전체에 영향을 끼칠 수 있는 위험을 뜻한다. 그는 독일 최초로 최우수 경제경영 도서상을 두 차례나 받았고, 그의 저서 ‘인플레이션’은 아마존 경제경영 분야에서 1위를 차지했다. 벡 교수는 이미 인플레이션이 시작됐고 앞으로 더 심화할 것으로 봤다. 최근 미 연방준비제도이사회(연준)와 한국은행 등 각국 중앙은행이 2분기 소비자 물가의 큰 폭 상승을 두고 “지난해 코로나19의 기저효과(비교 대상이 너무 낮아 많이 오른 것처럼 착시현상이 나타나는 것)에 따른 일시적 현상”이라고 진단한 것과 대비된다. 벡 교수에 따르면 보통 인플레이션의 시작을 알리는 5개 지표가 있는데 이들이 모두 움직이고 있다. ▲공급 축소 ▲코로나 이후 수요 증가 ▲경제 활성화를 위한 유동성 확대 ▲높은 비율의 정부 부채 ▲은행으로부터의 대출 증가 등이다. 그는 “인플레이션을 일상에서 감지할 수 있는 방법도 있다”면서 “동네 이발소 가격이 한 달 새 5% 넘게 오르거나 새로 산 자동차가 일주일이면 도착해야 하는데 2주 넘도록 안 오는 등 제품 공급이 원활하지 않다면 인플레이션이 시작된게 아닌지 의심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벡 교수는 연준이 내년부터 금리를 올릴 것이라고 예측했다. 애초 연준은 2023년까지 금리 인상을 하지 않겠다고 했었다. 벡 교수는 “현재 미국도 경제 회복이 멈출 것을 걱정하고 있지만, 저금리 기조가 계속 갈 수 있는 상황이 아니다”라며 “마이너스 금리로 진입할 수도 있기 때문에 조금씩 시장이 (금리 인상에 대해) 준비할 수 있도록 신호를 주는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저금리 상황에서 물가상승률이 더 높으면 실질금리가 마이너스로 떨어진다. 지난 4월 미국 개인소비지출 가격지수(3.6%)나 소비자물가지수(4.2%)가 예상치를 뛰어넘어 연준이 예정보다 일찍 ‘테이퍼링’(자산 매입 축소)과 금리 인상에 나설 가능성이 높다는 얘기가 나오는 이유다. 벡 교수는 “유럽도 인플레이션이 걱정스러운 상황이지만 유럽중앙은행(ECB)은 금리를 올리면 경제 회복에 부정적 영향을 미칠까 봐 주저하고 있다”고 밝혔다. 특히 금리를 올리면 이탈리아나 스페인처럼 부채가 많이 쌓인 국가는 디폴트(채무 불이행) 가능성도 있다. 더 큰 문제는 상품 가격만 오르는 게 아니라 이미 자산도 인플레이션이 진행 중이라는 점이다. 상품과 서비스 가격이 오르면 중앙은행이 금리를 올려 화폐 공급을 줄이는 방식 등으로 제동을 걸 수 있지만, 자산 인플레이션은 막을 수 없다. 자산 인플레이션은 시중에 유동성(돈)이 많이 풀렸는데 상품·서비스 가격은 오르지 않아 부동산, 주식, 코인 등 다양한 자산에 돈이 몰려 생긴다. 벡 교수는 “부동산과 주식 시장이 한번 붕괴돼야 자산 인플레이션이 끝날 것”이라고 말했다.벡 교수는 인플레이션은 이미 피할 수 없는 상황이 된 만큼 투자자들에게 이에 대응하는 전략을 펴야 한다고 조언했다. 그가 추천하는 투자법은 ‘바퀴벌레 포트폴리오’(N분의1 투자법)다. 주식·채권·금·현금 등의 자산에 똑같이 4분의1만큼 투자하는 방식인데, 이렇게 하면 바퀴벌레처럼 어떤 위기 상황에서도 살아남을 수 있다는 게 벡 교수의 주장이다. 예컨대 디플레이션이나 경기 불황이 왔을 때 주식이나 금값은 떨어지겠지만, 채권 수익률은 올라가기 때문에 어느 상황에서도 자산의 규모를 안정적으로 운영할 수 있다. 현금은 만일을 대비해 언제나 일정 부분 챙겨 둬야 한다. 그는 빚내서 투자하는 것은 절대 금물이라고 강조했다. 벡 교수는 한국 청년층이 주식이나 코인 투자에 열중하는 것을 두고 인플레이션 공포 탓이라고 해석하면서 “청년실업률 극복 없이 인플레이션 인상이 가속화되면 상황은 더 안 좋아질 것”이라고 경고했다. 윤연정 기자 yj2gaze@seoul.co.kr
  • [단독] “출구 없는 인플레 이미 시작… ‘바퀴벌레 포트폴리오’ 준비하라”

    [단독] “출구 없는 인플레 이미 시작… ‘바퀴벌레 포트폴리오’ 준비하라”

    “전 세계적으로 인플레이션(지속적인 물가 상승)이 시작됐습니다. 한번 시작되면 구조적 위험이라 탈출구가 없습니다. 어떤 환경 속에서도 살아남은 바퀴벌레처럼 어떤 경제 위기가 오더라도 안정적으로 버틸 수 있는 포트폴리오를 짜는 게 필요합니다.”저명한 행동경제학자인 하노 벡(55) 독일 포르츠하임대 경제학과 교수는 3일 서울신문과 가진 화상 인터뷰에서 이렇게 말했다. 구조적 위험이란 과거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때처럼 경제 활동에 참여하는 모든 개인과 경제 전체에 영향을 끼칠 수 있는 위험을 뜻한다. 그는 독일 최초로 최우수 경제경영 도서상을 두 차례나 받았고, 그의 저서 ‘인플레이션’은 아마존 경제경영 분야에서 1위를 차지했다. ●“새 차 샀는데 2주 넘게 안 오면 인플레 의심” 벡 교수는 이미 인플레이션이 시작됐고 앞으로 더 심화할 것으로 봤다. 최근 미 연방준비제도이사회(연준)와 한국은행 등 각국 중앙은행이 2분기 소비자 물가의 큰 폭 상승을 두고 “지난해 코로나19의 기저효과(비교 대상이 너무 낮아 많이 오른 것처럼 착시현상이 나타나는 것)에 따른 일시적 현상”이라고 진단한 것과 대비된다. 벡 교수에 따르면 보통 인플레이션의 시작을 알리는 5개 지표가 있는데 이들이 모두 움직이고 있다. ▲공급 축소 ▲코로나 이후 수요 증가 ▲경제 활성화를 위한 유동성 확대 ▲높은 비율의 정부 부채 ▲은행으로부터의 대출 증가 등이다. 그는 “인플레이션을 일상에서 감지할 수 있는 방법도 있다”면서 “동네 이발소 가격이 한 달 새 5% 넘게 오르거나 새로 산 자동차가 일주일이면 도착해야 하는데 2주 넘도록 안 오는 등 제품 공급이 원활하지 않다면 인플레이션이 시작된게 아닌지 의심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벡 교수는 연준이 내년부터 금리를 올릴 것이라고 예측했다. 애초 연준은 2023년까지 금리 인상을 하지 않겠다고 했었다. 벡 교수는 “현재 미국도 경제 회복이 멈출 것을 걱정하고 있지만, 저금리 기조가 계속 갈 수 있는 상황이 아니다”라며 “마이너스 금리로 진입할 수도 있기 때문에 조금씩 시장이 (금리 인상에 대해) 준비할 수 있도록 신호를 주는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저금리 상황에서 물가상승률이 더 높으면 실질금리가 마이너스로 떨어진다. 지난 4월 미국 개인소비지출 가격지수(3.6%)나 소비자물가지수(4.2%)가 예상치를 뛰어넘어 연준이 예정보다 일찍 ‘테이퍼링’(자산 매입 축소)과 금리 인상에 나설 가능성이 높다는 얘기가 나오는 이유다. ●“유럽도 인플레 걱정… 경제 회복 영향 눈치” 벡 교수는 “유럽도 인플레이션이 걱정스러운 상황이지만 유럽중앙은행(ECB)은 금리를 올리면 경제 회복에 부정적 영향을 미칠까 봐 주저하고 있다”고 밝혔다. 특히 금리를 올리면 이탈리아나 스페인처럼 부채가 많이 쌓인 국가는 디폴트(채무 불이행) 가능성도 있다. 더 큰 문제는 상품 가격만 오르는 게 아니라 이미 자산도 인플레이션이 진행 중이라는 점이다. 상품과 서비스 가격이 오르면 중앙은행이 금리를 올려 화폐 공급을 줄이는 방식 등으로 제동을 걸 수 있지만, 자산 인플레이션은 막을 수 없다. 자산 인플레이션은 시중에 유동성(돈)이 많이 풀렸는데 상품·서비스 가격은 오르지 않아 부동산, 주식, 코인 등 다양한 자산에 돈이 몰려 생긴다. 벡 교수는 “부동산과 주식 시장이 한번 붕괴돼야 자산 인플레이션이 끝날 것”이라고 말했다. 벡 교수는 인플레이션은 이미 피할 수 없는 상황이 된 만큼 투자자들에게 이에 대응하는 전략을 펴야 한다고 조언했다. 그가 추천하는 투자법은 ‘바퀴벌레 포트폴리오’(N분의1 투자법)다. 주식·채권·금·현금 등의 자산에 똑같이 4분의1만큼 투자하는 방식인데, 이렇게 하면 바퀴벌레처럼 어떤 위기 상황에서도 살아남을 수 있다는 게 벡 교수의 주장이다. 예컨대 디플레이션이나 경기 불황이 왔을 때 주식이나 금값은 떨어지겠지만, 채권 수익률은 올라가기 때문에 어느 상황에서도 자산의 규모를 안정적으로 운영할 수 있다. 현금은 만일을 대비해 언제나 일정 부분 챙겨 둬야 한다. 그는 빚내서 투자하는 것은 절대 금물이라고 강조했다. 벡 교수는 한국 청년층이 주식이나 코인 투자에 열중하는 것을 두고 인플레이션 공포 탓이라고 해석하면서 “청년실업률 극복 없이 인플레이션 인상이 가속화되면 상황은 더 안 좋아질 것”이라고 경고했다. yj2gaze@seoul.co.kr
  • [단독]獨 스타 경제학자 “인플레이션, 탈출구 없다…투자자들은 ‘바퀴벌레 포트포리오’ 짜야”

    [단독]獨 스타 경제학자 “인플레이션, 탈출구 없다…투자자들은 ‘바퀴벌레 포트포리오’ 짜야”

    <윤 기자의 글로벌 줌>독일 스타 행동경제학자 하노 벡 교수 인터뷰인플레이션, 이미 진행되고 있고 계속 될 것물가상승 본격화 되면 탈출구 찾을 수 없어투자자들, 분산투자 필수·빚내서 투자 금물 코로나19 탓에 국경을 넘는 일이 어려워졌지만, 온라인에서는 여전히 세계가 연결돼 있습니다. <윤 기자의 글로벌 줌>은 글로벌 석학이나 유명 전문가들과의 화상 인터뷰 등을 통해 그들이 가진 통찰을 독자들께 전해 드리는 시리즈입니다.“전 세계적으로 인플레이션(지속적인 물가 상승)이 시작됐습니다. 한번 시작되면 구조적 위험이라 탈출구가 없습니다. 어떤 환경 속에서도 살아남은 바퀴벌레처럼 어떤 경제 위기가 오더라도 안정적으로 버틸 수 있는 포트폴리오를 짜는 게 필요합니다.” 저명한 행동경제학자인 하노 벡(55) 독일 포르츠하임대 경제학과 교수는 3일 서울신문과 가진 화상 인터뷰에서 이렇게 말했다. 구조적 위험이란 과거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때처럼 경제 활동에 참여하는 모든 개인과 경제 전체에 영향을 끼칠 수 있는 위험을 뜻한다. 그는 독일 최초로 최우수 경제경영 도서상을 두 차례나 받았고, 그의 저서 ‘인플레이션’은 아마존 경제경영 분야에서 1위를 차지했다. 벡 교수는 이미 인플레이션이 시작됐고 앞으로 더 심화할 것으로 봤다. 최근 미 연방준비제도이사회(연준)와 한국은행 등 각국 중앙은행이 2분기 소비자 물가의 큰 폭 상승을 두고 “지난해 코로나19의 기저효과(비교 대상이 너무 낮아 많이 오른 것처럼 착시현상이 나타나는 것)에 따른 일시적 현상”이라고 진단한 것과 대비된다. 벡 교수에 따르면 보통 인플레이션의 시작을 알리는 5개 지표가 있는데 이들이 모두 움직이고 있다. ▲공급 축소 ▲코로나 이후 수요 증가 ▲경제 활성화를 위한 유동성 확대 ▲높은 비율의 정부 부채 ▲은행으로부터의 대출 증가 등이다. 그는 “인플레이션을 일상에서 감지할 수 있는 방법도 있다”면서 “동네 이발소 가격이 한 달 새 5% 넘게 오르거나 새로 산 자동차가 일주일이면 도착해야 하는데 2주 넘도록 안 오는 등 제품 공급이 원활하지 않다면 인플레이션이 시작된게 아닌지 의심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벡 교수는 연준이 내년부터 금리를 올릴 것이라고 예측했다. 애초 연준은 2023년까지 금리 인상을 하지 않겠다고 했었다. 벡 교수는 “현재 미국도 경제 회복이 멈출 것을 걱정하고 있지만, 저금리 기조가 계속 갈 수 있는 상황이 아니다”라며 “마이너스 금리로 진입할 수도 있기 때문에 조금씩 시장이 (금리 인상에 대해) 준비할 수 있도록 신호를 주는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저금리 상황에서 물가상승률이 더 높으면 실질금리가 마이너스로 떨어진다. 지난 4월 미국 개인소비지출 가격지수(3.6%)나 소비자물가지수(4.2%)가 예상치를 뛰어넘어 연준이 예정보다 일찍 ‘테이퍼링’(자산 매입 축소)과 금리 인상에 나설 가능성이 높다는 얘기가 나오는 이유다. 벡 교수는 “유럽도 인플레이션이 걱정스러운 상황이지만 유럽중앙은행(ECB)은 금리를 올리면 경제 회복에 부정적 영향을 미칠까 봐 주저하고 있다”고 밝혔다. 특히 금리를 올리면 이탈리아나 스페인처럼 부채가 많이 쌓인 국가는 디폴트(채무 불이행) 가능성도 있다. 더 큰 문제는 상품 가격만 오르는 게 아니라 이미 자산도 인플레이션이 진행 중이라는 점이다. 상품과 서비스 가격이 오르면 중앙은행이 금리를 올려 화폐 공급을 줄이는 방식 등으로 제동을 걸 수 있지만, 자산 인플레이션은 막을 수 없다. 자산 인플레이션은 시중에 유동성(돈)이 많이 풀렸는데 상품·서비스 가격은 오르지 않아 부동산, 주식, 코인 등 다양한 자산에 돈이 몰려 생긴다. 벡 교수는 “부동산과 주식 시장이 한번 붕괴돼야 자산 인플레이션이 끝날 것”이라고 말했다.벡 교수는 인플레이션은 이미 피할 수 없는 상황이 된 만큼 투자자들에게 이에 대응하는 전략을 펴야 한다고 조언했다. 그가 추천하는 투자법은 ‘바퀴벌레 포트폴리오’(N분의1 투자법)다. 주식·채권·금·현금 등의 자산에 똑같이 4분의1만큼 투자하는 방식인데, 이렇게 하면 바퀴벌레처럼 어떤 위기 상황에서도 살아남을 수 있다는 게 벡 교수의 주장이다. 예컨대 디플레이션이나 경기 불황이 왔을 때 주식이나 금값은 떨어지겠지만, 채권 수익률은 올라가기 때문에 어느 상황에서도 자산의 규모를 안정적으로 운영할 수 있다. 현금은 만일을 대비해 언제나 일정 부분 챙겨 둬야 한다. 그는 빚내서 투자하는 것은 절대 금물이라고 강조했다. 벡 교수는 한국 청년층이 주식이나 코인 투자에 열중하는 것을 두고 인플레이션 공포 탓이라고 해석하면서 “청년실업률 극복 없이 인플레이션 인상이 가속화되면 상황은 더 안 좋아질 것”이라고 경고했다. 윤연정 기자 yj2gaze@seoul.co.kr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