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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피아노를 연주하는 옷까지 등장

    피아노를 연주하는 옷까지 등장

    침대는 가구가 아니라던 게 엊그제 같은데 이제는 운동화에도 컴퓨터 칩이 들어가는 시대가 됐다. 5일 밤 12시30분 SBS TV에서 방영하는 특집 다큐 ‘패션, 과학을 입다’는 과학과 패션이 만나는 지점을 탐색한다. 패션 하면 자기만의 개성과 멋을 연출하는 것으로 알고 있지만 요즘 들어서는 다양한 기능과 결합하고 있다. 총알을 막는 방탄복에서 스스로 열을 내 체온을 유지해 주는 발열 재킷에 이어 피아노를 연주할 수 있는 원피스까지 등장하고 있다. 정보기술(IT)과 접목된 ‘웨어러블 컴퓨팅(wearable computing)’ 시대가 열린 것이다. 지난 3월 대구에서 열린 국제섬유박람회 때는 웨어러블 컴퓨터 패션 디자이너 오에 미즈코의 쇼가 눈길을 끌었다. 미즈코는 피아노 원피스와 함께 600개의 발광다이오드(LED) 조명을 이용한 웨딩드레스, 로봇을 입는 옷을 무대에 등장시켜 충격을 안겨 줬다. 국내 연구도 활발하다. 한국전자통신연구원은 광통신을 가능케 해주는 섬유를 이용해 주머니에 든 MP3를 꺼내지 않고도 조작할 수 있도록 하는 연구를 진행 중이다. 손동작만으로 마우스를 움직이는 효과를 낼 수 있는 ‘핑거 모션 인식 시스템’ 연구도 있다. 영화 ‘마이너리티 리포트’나 ‘아이언맨2’ 등에서 선보이는 기술이다. 또 얇은 천 한 장을 오디오 스피커로 활용할 수 있는 ‘직물형 오디오 시스템’도 개발 중이다. 디자이너 이명수는 헤드셋에서 나오는 레이저빔을 손바닥에 투영해 스마트폰을 무선으로 움직이는 ‘무선통합 컨트롤러’를 연구 중이다. 한국패션산업연구원은 LED 조명을 점퍼에 접목시키는 작업을 추진 중이다. 첨단 소재 연구도 활발하다. 그 가운데 눈길을 끄는 것은 강도가 강철의 5~7배나 되는 ‘아라미드 섬유’. 방탄복과 방탄 헬멧에 제격이다. 벌목작업 현장에서 아라미드 섬유로 만든 옷을 입으면 거대한 전기톱마저 사람을 해칠 수 없다. 또 소방복에는 형상기억합금이 응용되고, 전도성 섬유를 써서 체온을 유지해 주는 발열 재킷도 있다. 에코 열풍에 힘입은 친환경 섬유도 관심거리다. 조태성기자 cho1904@seoul.co.kr
  • 경제학계 마이너리티 칼 폴라니 금융위기 이후 그의도덕경제 다시 깨어났다

    경제학계 마이너리티 칼 폴라니 금융위기 이후 그의도덕경제 다시 깨어났다

    미국 금융사 리먼 브러더스 파산과 함께 불어닥친 2008년 세계 금융위기 때 뜻밖의 일은 또 하나 있었다. 금융자본주의의 폐해가 드러났음에도 사람들은 위기와 공황이 화두였던 칼 마르크스를 찾지 않았다. 대신 불려 나온 사람은 ‘시장경제 따위는 존재할 수도 없고, 존재한 적도 없는, 일종의 유토피아적 망상’이라고 선언한 경제인류학자 칼 폴라니(1886~1964)였다. 오래 전 절판된 폴라니의 책 ‘거대한 전환’이 새로 번역되어 나오기도 했다. ●시장경제도 결국 잘살기 위한 도구 아마 시장이 사회를 지배하는 상황을 끝내고 사회가 시장을 통제해야 한다는 폴라니의 주장이 마르크스보다 더 현실적으로 보였기 때문일 것이다. 동시에 “마켓 프로세스 자체가 목적”이라는 하이예크식 자유시장 논리보다 시장경제도 결국 잘 먹고 잘 살기 위한 ‘도구’에 불과할 뿐이라는 상식도 작용했다. 이번에 출간된 ‘경제인류학을 생각한다’(리처드 윌크·리사 클리젯 지음, 일조각 펴냄)는 폴라니로 상징되는 경제인류학적 논의에 대한 입문서다. 냉정하게 말해 경제학계에서 경제인류학적 논의는 그다지 발언권이 없다. 기존 분과학문 체계에 잘 들어맞지 않는 데다 복잡한 수학 모델을 즐겨 쓰는 현대 경제학 흐름 속에서, 문화와 역사 운운하는 것은 뜬구름 잡는 얘기처럼 비쳐질 수 있어서다. “경제인류학 연구를 수행하고 글을 쓰는 사람도 자신이 경제인류학자라고 생각하지 않는다.”는 저자의 언급이나, 척박한 토양 때문에 “이 책과 상호보완해서 읽을 수 있는 문헌이 지극히 적은 현실이 안타깝다.”는 번역자(홍성흡 전남대 교수)의 언급은 이런 현실을 반영한다. ●대형마트보다 동네슈퍼의 생존이 더 중요 경제인류학의 핵심은 ‘시장경제가 현대 인간사회의 핵심이라는 얘기는 거짓말’이라는 것이다. 가령 폴라니는 경제활동을 교환(exchange)·호혜성(reciprocity)·재분배(redistribution)로 나눈 뒤, 시장경제는 교환의 한 형태에 지나지 않는다고 지적한다. 시장경제를 옹호하는 이들은 호혜성이나 재분배 같은 전근대적 경제활동을 ‘도덕경제’(Moral Economy)라 부르며 이미 끝난 것으로 취급한다. 그러나 이런 도덕경제적 요소는 아직까지도 교환보다 더 큰 힘을 발휘하고 있고, 또 마땅히 그래야 한다는 게 폴라니의 주장이다. 이는 경제학의 정교한 수학모델 대신 주변을 잠시만 둘러봐도 알 수 있다. 대기업들은 준조세라며 우는 소리를 하면서도 자발적으로 사회공헌활동을 벌인다. 대형마트의 경쟁력보다 동네 슈퍼마켓의 생존이 더 중요한 것 아니냐는 주장도 나온다. 폴라니식 표현에 따르면 시장경제는 독자적인 것이 아니라 사회에 ‘묻어가는(embedded)’는 것이고, 시장경제가 제 분수를 잊고 점령군처럼 나대면서 ‘악마의 맷돌’이 인간과 사회를 갈아버린 것이다. ●고전경제학에서 문화경제학까지 두루 다뤄 무엇보다 책의 장점은 그간 경제에 대한 논의가 알기 쉽게 총망라되어 있다는 점이다. 미시경제학적 흐름에 대해서는 애덤 스미스로부터 고전경제학을 거쳐 최근 논의되는 제도경제학, 행동경제학, 실험경제학까지 두루 건드린다. 또 사회·정치경제학적 흐름에 대해서는 마르크스와 종속이론가들은 물론, 정반대 입장에 서 있는 에밀 뒤르켕이나 구조기능주의자들까지 다뤘다. 문화경제학에서는 사회학자 막스 베버, 인류학자 브로니슬라브 말리노프스키, 민족지학자 프란츠 보애스, ‘증여론’으로 유명한 마르셀 모스, ‘두꺼운 서술’(thick description)을 언급한 클리퍼드 기어츠 등이 등장한다. 종착역인 결말에서는 프랑스 사회학자 피에르 부르디외까지 끌어들인다. 경제인류학에만 그치는 게 아니라 서구 사회과학 전반을 훑어볼 수 있다는 뜻이다. 조태성기자 cho1904@seoul.co.kr
  • [영화리뷰]동성애 작품성 위에 나는 숀펜 연기력

    [영화리뷰]동성애 작품성 위에 나는 숀펜 연기력

    여기 동성애를 주제로 한 영화가 또 있다. 영화계에서 넘쳐나는 게 동성애 코드라지만, 이 영화는 좀 더 직설적이다. 수위가 자극적이란 말이 아니라 동성애자의 비참한 삶을 직접적으로 설명한다는 의미다. 동성애자의 해방을 부르짖다 암살당한, 인권 운동가이자 정치인 하비 밀크의 삶을 다룬 전기(傳記) 영화 ‘밀크’다. 미국 뉴욕의 평범한 증권맨 하비 밀크(숀 펜)는 애인인 스콧(제임스 프랑코)과 함께 자유로운 분위기의 샌프란시스코로 이주하기로 결심한다. 작은 카메라 가게를 차린 밀크는 동성애자들에 대한 편견과 폭력으로 고통 받는 이웃들을 보며 게이 인권운동을 시작한다. 인종, 나이, 성과 관계 없이 모두가 평등한 권리와 기회를 누리는 사회를 꿈꾸던 그는 세 번의 실패 끝에 샌프란시스코 시의원에 당선된다. 정치인 생활을 하면서 동성애자 차별금지 철폐 조항을 부결시키는 데 성공하지만 다른 시의원인 댄 화이트(조시 브롤린)에게 암살당하며 파란만장했던 삶을 마감한다. 영화를 감독한 구스 반 산트 역시 스스로 커밍아웃을 한 동성애자다. 이런 이유 때문에 그는 사회적 소수자에 관심이 많다. 주로 미국의 언더문화, 소외된 인간의 기록을 영화로 담아 낸다. 마이너리티를 주제로 한 영화들이 예술적인 측면을 강조한 나머지 장면 하나하나에 기교를 부리는 경우가 많지만, 산트 감독은 그렇지 않다. 1997년작 ‘굿 윌 헌팅’에서 알 수 있듯 감상적인 각본도 기교 없이 살려내는 데 주력한다. 아웃사이더에 대한 애정을 메이저식으로 풀어내는 뛰어난 재주를 지녔다. 이 영화도 마찬가지다. 밀크가 사망하기까지 8년의 삶을 꾸준하고 담담하게 그려낸, 복잡할 것 없는 영화다. 감정이 과잉된다든가 찬양 일색의 어투로 접근하지 않는다. 밀크의 사랑과 정치적 야욕도 부드럽게 솎아 낸다. 특히 그는 영화의 많은 장면을 1984년에 제작된 다큐멘터리에서 빌려왔다. 이는 영화의 사실성을 부각시키며 감정을 억제해 주는 효과를 낸다. 영화의 밀크와 다큐멘터리의 밀크가 오버랩되며 한 편의 역사적 기록물을 보는 듯한 기분을 자아낸다.(그렇기 때문에 다소의 지루함은 옵션일 수 있겠다) 숀 펜의 연기력도 언급하지 않을 수 없다. 사실 작품성보다 더 주목을 받는 부분은 펜의 연기력이다. 펜은 이 영화로 지난해 81회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남우주연상을 거머쥐었다. 1996년작 ‘데드 맨 워킹’에서 알 수 있듯 그는 천의 얼굴을 지닌 연기자다. 그가 연기한 게이 연기는 일품이었다. 부드러운 여성성과 살가움을 담지하고 있지만, 정치인으로서 대중 앞에 나설 때 에너지는 전혀 위축되지 않았다. 평론가들이 그를 왜 ‘한계를 뛰어넘는 배우’로 평가했는지 짐작이 갔다. 역시 그는 대단한 배우였다. 25일 개봉. 이경원기자 leekw@seoul.co.kr
  • [옴부즈맨 칼럼] 소외종목 최선다한 선수들도…/이종혁 경희대 언론정보학 교수

    [옴부즈맨 칼럼] 소외종목 최선다한 선수들도…/이종혁 경희대 언론정보학 교수

    “1등만 기억하는 더러운 세상!” 한 개그맨의 유행어다. 더러운 세상이 된 데에는 언론의 책임도 있다. 1등만 선택해 크게 보도하는 관행이 있기 때문이다. 이런 관행은 스포츠 보도에서 극명하게 나타난다. 요즘 밴쿠버 동계 올림픽에 국민적 관심이 쏠려 있다. 우리나라 선수들이 기대 이상의 성적을 내고 있기 때문이다. 신문 1면과 방송뉴스 앞머리는 올림픽 관련 소식들이 장식하고 있다. 첫 메달 소식을 전한 2월16일자 서울신문을 보자. 1면에 이승훈(스피드 스케이팅 은메달)과 이정수(쇼트 트랙 금메달) 관련 기사가 실렸다. 아직 경기를 치르지 않은 김연아(피겨 스케이팅)도 뉴욕타임스에 보도됐다며 1면에 등장했다. 그 밖에 스키 점프가 단신으로 실렸을 뿐 다른 종목이나 선수들은 보이지 않는다. 이날 보도 전까지 다양한 경기가 진행됐고, 한국 선수들이 참가했다. 바이애슬론의 이인복과 문지희, 프리스타일스키 모굴의 서정화, 루지의 이용 등이다. 이날 이후 지면은 스피드 스케이팅 금메달을 차지한 모태범과 이상화 선수 이야기로 채워졌다. ‘모터범’ 파워, 빙상의 ‘꿀벅지’ 등 흥미로우면서도 선정적인 제목까지 동원됐다. 경기 관련 소식 이외에 두 선수의 친밀한 관계와 포상 규모 등에 대해서도 소개됐다. 25일자 지면은 전날 경기를 치를 김연아 기사로 채워질 것으로 전망된다. 스포츠에서 1등은 뉴스가치가 있다. 특히 종목 첫 한국인 메달리스트이거나 세계 기록을 낸 경우는 중요한 기삿거리임에 틀림없다. 언론학자인 갈퉁과 루지(Galtung & Ruge)는 뉴스가치 기준으로 엘리트 개인을 언급했다. 언론이 정치경제적으로 인정받는 지도자급 개인들이 관련된 사건을 더 쉽게 기사화하며 더 크게 보도한다는 것이다. 대통령이 언론에 매일같이 나타나는 이유다. 스포츠 세계에서 엘리트는 1등 선수다. 언론이 그 밖의 선수들보다 이들에게 더 관심을 가지는 이유다. 하지만 언론이 도를 넘어 1등에 집착하는 건 문제다. 1등을 영웅으로 미화하고, 그 밖의 선수들은 존재하지 않는 것처럼 보도하는 경우이다. 상대 외국 선수들은 심지어 악당처럼 묘사된다. 이 경우 영웅은 남다른 노력을 투자했고, 개인적 어려움을 이겨낸 사람으로 그려진다. 운동 이외 분야에도 뛰어나 소위 ‘엄친아’가 되기도 한다. 이상화 선수는 타이어 끄는 강훈련을 소화했고, 어려운 가정 형편을 극복했다고 보도됐다. 음악을 좋아하고, 외모도 수준급이라고 강조됐다. 반면 이상화 선수와 함께 출전한 3명의 한국 선수들은 이름도 제대로 알려지지 않았다. 이들도 이상화 선수 못지않게 땀 흘리며 최선을 다했을 것이다. 올림픽 같은 국가 경쟁 이벤트에서 자국 스포츠 스타를 영웅시하는 데에는 긍정적 측면도 없지 않다. 국민들이 영웅을 통해 정체성을 확인하고 서로 통합을 이루는 데 도움이 된다. 이상화 선수가 애국가에 눈물 짓는 장면을 통해 우리 국민들은 한국인임에 자긍심을 느꼈다. 찬반으로 나뉘어 싸웠던 사람들이 올림픽 경기를 보면서 한목소리로 응원했다. 하지만 1등을 지나치게 영웅시하는 엘리트 제일주의식 보도는 권력이 소수에 집중되고 다수는 소외되어도 괜찮다는 그릇된 사고방식을 퍼뜨릴 수 있다. 1등 선수의 고액 포상금을 강조하는 보도는 이런 이유로 더욱 조심해야 한다. 언론은 한 선수를 ‘깜짝 영웅’으로 만드는 힘을 가지고 있다. 동시에 선수의 존재를 없애 버릴 수도 있다. 이러한 권한 행사에는 뉴스가치 이외에 소외된 다수가 고려되어야 한다. 올림픽 개막 전 서울신문(13일자)은 1면에 ‘출전 자체가 영광… 밴쿠버의 마이너리티들’이란 제목으로 한국의 스키 점프와 봅슬레이팀, 에티오피아에서 혼자 참가한 크로스컨트리 선수, 눈 없는 가나에서 참가한 알파인 스키팀 등을 소개했다. 이들의 메달 소식이 없어서인지 후속 기사가 거의 없다. 올림픽 개막 전의 보도 태도가 흔들리고 있다.
  • [밴쿠버 동계올림픽 개막] 우리는 이미 꿈★을 이뤘다

    [밴쿠버 동계올림픽 개막] 우리는 이미 꿈★을 이뤘다

    │밴쿠버 조은지특파원│올림픽은 가진 자들만의 잔치가 아니다. 메달보다 더 중요한 건 ‘메이저’가 아니면서도 스포츠의 감동을 가감 없이 전해주는 ‘소수자’들의 진하디진한 몸짓들이다. 메달 종목의 그늘에서 빛을 보지 못하던 그들. 아프리카의 오지에서 썰매에 바퀴를 달고 땀 흘리며 달리던 그들. 지구촌 최대 ‘눈과 얼음의 축제’인 밴쿠버동계올림픽에서 그들은 세계를 향해 외친다. “올림픽은 마이너리티들에게도 활짝 열려 있다.”고. 13일 오전 11시, 17일간의 열전의 막을 올리는 캐나다 밴쿠버 동계올림픽엔 그동안 그다지 눈길을 받지 못했던 비인기 종목 선수들이 갈고닦은 실력을 뽐내겠다고 벼르고 있다. 영화 ‘국가대표’를 떠올리게 하는 실제 주인공들이다. 스키점프 한국 대표팀은 그야말로 출전 자체가 영화에 가깝다. 국민들의 관심은 고사하고 실업팀 하나 없어 막노동으로 비용을 대며 운동했다. 선수층 역시 얇다고 말할 정도도 못 된다. 한 팀이 1993년부터 18년째 동고동락하고 있다. ●한국 스키점프 ‘메달은 옵션’ 그러나 지난해 중국 하얼빈 동계유니버시아드에서 금 2, 은 1, 동메달 1개로 개인·단체전을 석권했고 국제스키연맹(FIS)컵에선 금메달과 동메달을 따냈다. 강원 평창에서 열린 콘티넨털컵에서도 1, 2위를 차지했다. 13일 노멀힐과 20일 라지힐에서 개인전 10위권 진입이라는 목표 아래 모든 채비를 마쳤다. 연습장도 없이 잔디밭에 레일을 깔고 모형 썰매를 끌었던 봅슬레이 대표팀도 결의는 굳다. 대표선발전마저 일본의 연습장에서 치렀던 열악한 상황이었지만 ‘USA’라고 적힌 봅슬레이를 50만원에 빌려 출전한 2008년 국제봅슬레이연맹(FIBT) 월드컵에서 국제대회 첫 메달을 따내는 저력을 발휘했다. 27일 예선에 들어간다. ●아프리카 나홀로 대표팀 눈길 대회에 참가한 5대륙 84개국 가운데 ‘나홀로 대표팀’도 눈길을 끈다. 눈이라고는 구경조차 힘든 에티오피아에서는 크로스컨트리 남자 15㎞에 로벨 테클레마리암(35)이 코치도 없이 참가했다. 아디스아바바 태생으로 아홉살 때 미국으로 이민, 뉴햄프셔 대학을 졸업한 그는 2006년 이탈리아 토리노 동계올림픽에 에티오피아 사상 처음으로 출전하는 감격을 누렸다. 당시 크로스컨트리 15㎞에서 83위를 차지했다. 그는 “개막식에서 국기를 들고 입장해 감회가 깊었다.”고 말했다. 가나의 알파인 스키 대표팀 웨임 은크루마 아체암퐁(36)은 ‘밴쿠버판 쿨러닝’이다. ‘눈 위를 달리는 표범(Snow Leopard)’이라는 별명을 얻었다. “나는 결코 멈추지 않는 열차”라고 선언한 그는 토리노 대회 때 예선에 참가하기 위해 탄 비행기가 불시착하며 입국 불발로 출전을 포기하기도 했다. 가나에서 동물원 가이드를 하다가 2002년 영국으로 옮겨 스키센터 직원으로 일하며 스키와 인연을 맺었다. zone4@seoul.co.kr
  • [2010 행정포커스] 기능직→일반직전환 정착할까

    ‘기능직 사무원’의 일반직 전환은 공직사회 ‘마이너리티’들에게 희망을 안겼다. 그동안 기능직 사무원은 6급이 승진 상한이었지만 일반직 전환을 통해 사무관 승진을 꿈꿀 수 있게 됐기 때문이다. 지난해 첫 전환시험이 시행됐지만 개선할 점도 적지 않았다. 올해는 이들 문제를 해결하고, 일반직 전환이 뿌리를 내릴 수 있을지 주목된다. 14일 정부대전청사 각 기관에 따르면 지난해 첫 전환시험에서 관세청은 212명이 지원해 62명(8급 6명, 9급 56명)이, 산림청은 47명이 지원해 15명(9급 10명, 9급 5명)이, 73명이 지원한 특허청은 16명(8급 11명, 9급 5명)이 각각 전환에 성공했다. 인사부서 관계자들은 “초기 수요조사 때와 비교해 응시자가 적었다.”고 평가했다. 예견됐던 상황이다. 기능직 사무원은 전보가 거의 없어 대전에 정착했다. 일반직 전환 대상은 8급 이하다. 정부 외청에서 7급 이하 공무원은 본청에 근무할 수 없다. 시험에 합격하면 지방 근무가 불가피하다. 상대적으로 지원이 힘들다고 할 수 있다. 고득점 순으로 선발하는 방식도 부담스럽다. 또 급여 인상 등 체감할 수 있는 인센티브가 적다 보니 20년 이상 근무한 기혼 여성들은 특채 시험을 놓고 딜레마에 빠졌다. 두 자녀를 둔 A씨는 “시험을 준비하면서 가족들에게 신경을 못 써 미안했고, 불화도 있었다.”면서 “지방으로 발령이 나면 문제는 더욱 심각해진다.”고 걱정했다. 지난달 전환 시험 합격자 임용을 마친 조달청은 성적순으로 근무 희망지를 배치하면서 희비가 엇갈렸다. 출퇴근이 가능한 지역에 발령난 직원들은 안도했지만, 그러지 못한 합격자는 눈물을 흘렸다. 임용 방식에 대한 지적도 나온다. 시험 합격 후 일정 교육도 거치지 않은 채 발령을 내다 보니 합격자들이 혼란을 겪는다. 공무원 B씨는 “업무가 달라지는 만큼 준비할 수 있는 연수 프로그램 등이 필요하다.”면서 “적응을 제대로 못하면 자신감도 떨어지고 결국 전환시험 자체가 부정적으로 평가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산림청 방식은 주목할 만하다. 산림청은 지난해 합격자 전원을 본청에 배치했다. 3년을 시한으로 정했고, 소속 기관 근무를 희망하면 우선 전보 발령할 방침이다. 변화에 대비하고, 개인 능력을 배양할 시간을 부여한 것이다. 산림청 관계자는 “생활안정을 최우선으로 고려했고 체계적으로 업무를 숙지할 수 있는 방법이라고 판단했다.”면서 “이들에게는 새로운 업무를 부여해 적응력을 높이는 훈련에 집중할 계획이다.”라고 말했다. 관세청과 문화재청은 기능직 사무원 축소에 따라 국 서무 업무에 배치하는 방안을 고려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인사 부서 관계자는 “특혜 논란이 있어 전직시험을 없앨 수는 없을 것”이라며 “직제 개정을 거쳐 8~9급 공무원이 본청에서 근무할 수 있는 길을 열어주는 방안도 필요하다.”고 제안했다. 정부대전청사 박승기기자 skpark@seoul.co.kr
  • [내 책을 말한다] 21개 생각조각의 합체가 미래의 트렌드

    이 책의 시작은 엉뚱한 생각이 문자의 옷을 입은 순간이었다. “미학자와 과학자가 만나서 세상 이야기에 대해 수다를 떨면 얼마나 재미있을까?” 최근 핫 이슈로 떠오른 아이폰의 성공 비밀에 대하여, 버라이어티쇼를 독식하는 강호동, 유재석 두 MC에 대하여, 매일 사마시면서도 항상 이상하다는 생각이 드는 생수에 대하여…. 그밖에도 머릿속에서 앤절리나 졸리, 개그콘서트, 구글, 파울 클레 등 여러 단어들이 통통 튀어 올랐다. 진중권 선생과 함께 작업을 할 수 있었던 것은 행운이었다. 진중권 선생은 우리나라에서 미학자라는 표현이 가장 잘 어울리는 학자가 아닐까 싶다. 다양한 문화 현상에 대해 깊이 있는 미학적 통찰을 지닌 동시에 전방위적 글쓰기가 가능한 분이다. ‘레고’, ‘셀카’(셀프카메라), ‘쌍꺼풀 수술’ 등에 대해 과학자의 입장에서 한참 생각하다가도 문득 과연 진중권 선생은 뭐라고 쓸까하고 기대했던 적이 한두 번이 아니었다. 두 글을 비교해서 읽어보면 입장은 달라도 미묘하게 비슷한 점을 발견할 수 있을 것이다. 몇 년 전 ‘통섭’, ‘하이브리드’라는 신조어가 생겨났다. 사람들은 이 낯선 단어에 호기심을 보였지만 이것이 과연 우리의 생활을 얼마나 바꾸어놓을지에 대해서는 구체적인 상상을 할 수 없었다. 하지만 이제 21세기 10년차. 과학과 예술의 크로스는 닌텐도 위(Wii)라는 게임기를 만들어 우리를 디지털 가상세계로 초대한다. 손에 작은 기계 하나만 든 채 볼링과 테니스를 즐기는 사람들을 보면 자연스럽게 미디어 아티스트 제프리 쇼의 작품이 연상된다. 미학과 경제학의 크로스는 밥값보다 비싼 커피를 마시는 스타벅스족을 탄생시켰고, 월급보다 비싼 명품 브랜드 상품을 사게 만든다. 이런 작은 문화 현상이나 상품을 들여다보면 그 안에 거대한 세상의 속성을 담고 있는 경우가 많다. 진중권 선생이 지적했던 바비 인형의 백인 우월주의와 헬로 키티의 무국적성, 또 내가 영화 ‘마이너리티 리포트’를 보면서 그 안에 담긴 예방과 예측에 대한 인간의 욕망을 발견하는 일은 재미있으면서 동시에 세상의 불편한 진실을 엿본 듯한 느낌을 준다. “세상을 더욱 작게 쪼개라! 너의 상상력은 무한 확장할 것이니….” 이것이 바로 이 책의 핵심이다. 우리가 선정했던 21개 키워드는 일상을 강력하게 조종하는 ‘마이크로 키워드’이자 미래의 트렌드이다. 20세기의 창조성이 ‘휴대전화로 음악도 듣고, 영화도 보고, 공부도 하고, 메일도 보낼 수 있다면 정말 좋겠네’라는 식의 아이디어를 내놓는 것이라면, 21세기의 창조성은 이를 ‘아이폰’이라는 상품으로 실현시키는 것이다. 세상을 해석하는 우리들의 생각 조각들이 합체되면서 21세기의 ‘통찰하고 실현되는 창조성’으로 진화한다면 저자의 한 사람으로서 매우 의미있고 기쁠 것이다. 정재승 KAIST 바이오및 뇌공학과 부교수
  • [객원칼럼] 캘리포니아를 꿈꾸며/김동률 KDI 연구위원

    [객원칼럼] 캘리포니아를 꿈꾸며/김동률 KDI 연구위원

    “가로수 잎들이 누렇게 변해 떨어지고/ 하늘이 잿빛이 되는 차가운 겨울/ LA에 가면 따뜻하고 안락할 텐데/겨울날에는 캘리포니아를 꿈꾸네/” 우리에게도 친숙한 마마스와 파파스가 부른 캘리포니아 드리밍(California Dreaming)의 한 대목이다. 캘리포니아는 미국의 다른 어느 주보다 한국인에게 특별한 곳이다. 가난한 아시아 이민자들의 천국이자, 한인들이 나라 밖에서 눈치 안 보고 살 수 있는 유일한 주다. 그뿐인가. “넓고 넓은 바닷가에/오막살이 집 한채/고기잡는 아버지와/철모르는 딸 있네”로 시작되는 캘리포니아의 상징 노래, 클레멘타인은 3·1운동의 실패로 조국을 떠난 선조들이 만주 등 타관에서 고향을 그리며 눈물과 함께 부르던 노래였다. 이른바 ‘골든 스테이트’로 불리는 캘리포니아는 이민자들의 땀과 꿈이 범벅이 된 주다. 거점도시 LA를 보더라도 인구 1000만명의 절반에 가까운 45.6%가 라틴계이고 아시아인이 12.6%, 백인이 32.2%이며 흑인은 9.4%에 불과하다. ‘서울 특별시 나성구’로 불리는 LA에서는 누구도 마이너리티가 아니다. 인종적인 다양성이 실리콘 밸리를 낳았다. 습기와 천적인 반도체나 컴퓨터 부품에 사막기후는 최고다. IT산업의 메카인 실리콘 밸리 내 기업들 중 외국인 출신 엔지니어는 전체의 35~40%에 이르고 있고 IT 산업을 상징하는 인텔, 선 마이크로 시스템 등도 모두 이민자가 세운 회사다. 캘리포니아에서 인종은 관심의 대상이 아니다. 초등학교에는 ‘우리는 서로 달라 즐겁다’ ‘우리는 서로 다른 점을 즐긴다’는 구호가 붙어 있다. 캘리포니언들의 공통언어는 ‘꿈의 실현’이라는 단어다. 미국 내에서도 가장 살기 좋다는 주였다. GDP를 개별국가와 비교할 때 세계 8위의 경제규모(IMF 발표·2008년 기준)를 자랑하는 주(州). 그러나 지금은 260억달러에 이르는 재정적자로 인해 빈사상태다. 재정은 주정부의 가장 기본적인 정책수단으로 재정이 ‘거덜났다’는 것은 가정으로 치면 ‘파산했다’는 의미다. 가장 풍요롭다는 캘리포니아에 어떻게 이런 사태가 났을까. 전문가들은 주력 산업인 실리콘 밸리의 IT산업이 한국, 일본 등 아시아 국가와의 경쟁에서 뒤처지면서 세수가 준 데다 터미네이터의 인기에 힘입어 주지사 자리를 꿰찬 아널드 슈워제네거 주지사의 선심성 감세정책을 지적한다. 공화, 민주당 간의 정쟁도 제국의 몰락을 뒷받침하고 있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일본 도요타가 GM과 지난 25년간 합작으로 운영하던 프레몬트 자동차 공장의 문을 닫겠다고 최근 발표했다. 슈워제네거 주지사가 “떠나지 마오.”를 도요다 아키오 사장에게 읍소했음에도 불구하고 내려진 결정이다. 3만명의 일자리가 순식간에 사라질 위험에 처해졌다. 이처럼 꿈의 공장, 캘리포니아가 이제 그 꿈을 잃어가고 있다. 전문가들은 “이 거대한 주(州)가 이제 스스로를 다스릴 능력을 잃었다.”고 단언한다. “캘리포니아는 어려운 순간을 거쳐왔고 앞으로도 어려운 순간을 극복할 겁니다.” 슈워제너거 주지사가 최근 막대한 재정적자 타개를 위한 주의회 차기 예산안이 통과된 직후 가진 기자회견에서 골든스테이트로 불리던 과거 좋은 시절은 끝난 게 아니냐는 언론의 냉소에 대해 주먹을 불끈 쥐며 답한 말이다. 캘리포니아에는 100만명을 훌쩍 넘는 많은 한인들이 저마다의 아메리칸 드림을 꿈꾸며 살고 있다. 그의 말이 부디 실현되기를 빈다. 김동률 KDI 연구위원
  • 한양공대 엑스포 2009

    한양대 공과대학은 개교 70주년을 맞아 20일부터 23일까지 교내 올림픽 체육관에서 ‘한양공대 엑스포 2009’를 개최한다. 이번 행사에서는 그간 한양공대에서 개발된 주요 기술을 전시하는 ‘한양공대 기술 70선 전시회’와 재학생들이 참여하는 ‘기술경진대회 작품전시관’ 등이 운영된다. 물컵을 올려놓은 채로 벽돌과 돌덩이가 깔린 험한 도로를 물을 쏟지 않고 통과하는 ‘변형궤도로봇’과 영화 ‘마이너리티리포트’를 연상시키는 ‘장갑형컴퓨터입력장치’ 등 학생들이 직접 만든 46점의 작품이 공개될 예정이다.
  • [씨줄날줄]10급 공무원/노주석 논설위원

    무려 100만명이 각급 공무원시험 준비에 인생을 건다. ‘공시족(公試族)’이라는 신조어가 생길 정도로 공직에 대한 선호도가 높다. 한 공중파 방송에서 이달 말부터 방영할 예정인 ‘시티홀’이라는 드라마에서는 최연소 여자 시장을 꿈꾸는 시청의 10급 기능직 공무원이 여자 주인공으로 등장한다. 백수에서 간신히 기능직 공무원이 된 뒤 멀기만 하던 9급 공무원을 거쳐 시장 보궐선거에 도전, 기적의 신화를 이룬다는 신데렐라 스토리다. 하고많은 공무원 중에 ‘10급 공무원’이 주인공으로 등장한 것부터 예사롭지 않다. 그만큼 승진이 어렵고 뼈에 사무치는 비애를 숱하게 겪기 때문이다. 10급 공무원이란 일반직, 특정직, 별정직, 계약직, 정무직, 고용직과 더불어 경력직 공무원에 속하는 기능직 공무원을 말한다. 사무, 조무, 운전, 방호, 교환 등 40∼50개 세부 근무분야가 있다. 일반직 공무원이 9급부터 시작하는 것을 감안해 10급 공무원이라고 부른다. 공무원 신분증에 새겨진 ‘기능직 ○급’이라는 글자를 주홍글씨처럼 안고 산다. 제도상 1급까지 승진할 수 있는 길이 열려 있지만 사실상 8급이 상한선이다. 주사, 사무관, 과장 같은 직명이 없다 보니 20년을 근무한 고참이나 갓 들어온 신입이 서로를 ‘○○씨’ ‘△△선생’이라고 호칭한다. 정년이 보장되고 복지혜택도 누리는 엄연한 공무원 신분이지만 자신들을 공직사회의 비주류, 일반직의 머슴, 하수인, 잡부 등으로 비하하는 경우도 많다. 스스로를 ‘공직사회의 마이너리티’로 여긴다. 일반직 전환은 하늘의 별 따기. 제도적 한계 속에서 자포자기한 일부 기능직 공무원들이 얼마전 복지 보조금 횡령사건을 일으키기도 했다. 행정안전부가 27년 동안 써온 ‘기능직 공무원’이라는 명칭이 공무원의 자긍심을 깎아내린다면서 새 명칭을 공모한다고 어제 발표했다. 명칭을 바꾼다고 크게 달라질 게 없어 보인다. 기능직 공무원시험을 별개로 운영하는 한 출신성분상 서열과 차별은 없어지지 않을 공산이 크다. 기능직을 꼭 필요한 전문 기능분야에만 유지하고, 사무직군은 행정직으로 전환하고, 10급 시험을 폐지해 일반직 9급과 동등하게 뽑는 혁신이 해결책일 듯싶다. 노주석 논설위원 joo@seoul.co.kr
  • ‘장화,홍련’, 美리메이크 성공이유…할리우드는 왜?

    ‘장화,홍련’, 美리메이크 성공이유…할리우드는 왜?

    김지운 감독 영화 ‘장화, 홍련’의 할리우드 리메이크작인 ‘안나와 알렉스: 두자매 이야기’(미국 상영 제목 The Uninvited)가 미국에서 흥행에 성공했다.지난 2월 전미 2344개 스크린에서 개봉한 ‘안나와 알렉스: 두자매 이야기’는 개봉 첫 주 1000만 달러 이상의 수익을 올리며 전미 박스오피스 3위에 올랐다. 신인급 배우들과 신인감독, 비교적 저예산이라는 사실을 고려할 때 한국원작으로는 최고의 흥행 성과인 셈이다.할리우드는 왜 한국 고전공포에 매료됐을까? ‘장화, 홍련’은 웰메이드한 소재에 장르영화의 새로운 트렌드를 제시하고 싶었던, 영화 ‘링’ ‘맨인블랙’ ‘글라디에이터’ ‘마이너리티 리포트’ 공동제작자 월터 F 파커스와 로리 맥도널드의 시선을 붙잡았다.프로듀서 워터 F 파커스는 “할리우드에서 공포영화는 저예산 장르로 치부돼 왔지만 로버트 와이즈 감독의 ‘헌팅’, 로만 폴란스키의 ‘악마의 씨’, 윌리엄 프리드킨의 ‘엑소시스트’, 브라이언 드 팔마의 ‘캐리’ 등 거장 감독들의 걸작들이 있었던 시기가 있었다.”며 “우리는 ‘장화, 홍련’에서 그런 공포영화를 만들 수 있다는 가능성을 발견했다.”고 말했다.제작자 월터 F 파커스와 로리 맥도널드는 ‘장화, 홍련’ 리메이크 결정 이유와 흥행 성공 이유로 시대와 문명을 넘어선 고전의 힘과 할리우드 최강의 제작진을 꼽았다.엄마의 죽음이라는 근원적 비극과 집안에서 벌어지는 미스터리한 공포는 시대를 초월해 누구나 공통적으로 느낄 수 있는 감정이어서 관객들의 공감대를 형성할 수 있다. 엄마를 잃은 10대 소녀들의 눈에 비친 계모라는 새로운 가족에 대한 윤리적 불신이 그 뿌리에 있는 것이다.가족 구성원간의 비극이 주는 가장 본질적인 두려움과 죄의식이 흥행의 뿌리라면 ‘장화, 홍련’의 현대적 스타일과 구성은 두 번째 이유다. 죄와 벌이라는 고전의 단선적 구조를 현대적으로 각색, 새로운 미스터리와 반전의 매력을 살렸다. 윤리적 죄의식과 공포라는 고전의 단순함을 새로운 지적 호기심과 흥미의 영역으로 확장시킨 것이다. 뛰어난 미적 효과 역시 21세기 관객들의 마음을 사로잡는 중요한 요소가 됐다는 분석이다.하지만 김지운 감독 스스로 자신의 ‘장화, 홍련’과는 다른 작품이라는 증언을 했을 만큼 ‘안나와 알렉스: 두자매 이야기’는 새로운 이야기와 결말로 충격을 안긴다. 할리우드 제작진이 주목한 부분은 가족 내에서 10대의 보수적 윤리의식과 현대의 병리적 심리현상으로 알려졌다. 오는 4월9일 개봉될 예정. 서울신문NTN 홍정원 기자 cine@seoulntn.com@import'http://intranet.sharptravel.co.kr/INTRANET_COM/worldcup.css';
  • 톰 크루즈, 한국 일정 의상코드는 ‘깔끔한 블랙’

    톰 크루즈, 한국 일정 의상코드는 ‘깔끔한 블랙’

    영화 ‘작전명 발키리’의 개봉을 앞두고 한국을 방문한 톰 크루즈가 18일 오후 서울 삼성동 코엑스 메가박스에서 열린 레드카펫 행사로 일정을 마무리 했다. 지난 16일 오후 전용기를 통해 김포공항에 도착한 그는 첫날 보여준 화끈한 팬 서비스를 시작으로 가는 곳마다 최고의 매너를 선보여 ‘친절한 크루즈 씨’라는 별명을 얻기도 했다. 이틀간 인터넷을 통해 한국 팬에 대한 깊은 애정이 공개된 톰 크루즈는 마지막 날 마지막 행사 때까지 지치지 않고 한 명이라도 더 인사하고 사진을 찍어주는 등 변치 않은 모습으로 팬들에게 큰 감동을 안겨줬다. 이번 한국 방문에서 친절한 매너만큼이나 돋보인 것은 톰 크루즈의 패션이다. #심플하고 모던한 컬러가 좋아 40대 중반을 훌쩍 넘긴 나이에도 불구하고 탄탄한 몸매와 더불어 분위기에 딱 떨어지는 블랙 컬러로 의상을 코디한 그의 모습은 젊고 화려한 할리우드 스타들보다 한 수 위였다. 행사장의 분위기에 따라 코트, 슈트, 편안한 티셔츠 등으로 의상을 선택해 적절한 스타일을 연출했다. 첫날(16일) 김포공항에 입국한 그의 의상은 검은색 코트와 회색 정장 바지로 추운 한국 겨울 날씨를 염두에 두고 두툼한 코트를 선택했다. 추운 날씨에도 불구하고 25여 분간 공항에서 팬들과 함께 할 수 있었던 이유는 톰 크루즈 본연의 친절한 마음씨와 따뜻한 코트 덕에 가능했을 터. 물론 그의 매너가 돋보였지만 작은 것까지 신경 쓰는 섬세함도 높이 살만하다. 둘째 날(17일) 서울시 용산구 용산 CGV에서 열린 핸드프린팅 행사에서는 공식 일정을 처음 시작하는 만큼 진회색 상의 슈트를 입었다. 슈트 속은 흰색 와이셔츠와 검은 색 목폴라를 입어 블랙&화이트로 모던하게 매치시켰다. 여기에 청바지로 코디를 마무리해 자칫 딱딱해질 수 있는 분위기를 산뜻하게 연출했다. #블랙 티셔츠 한 장 입었을 뿐인데... 셋째 날(18일) 서울 한남동 하얏트 호텔에서 열린 기자회견장에서는 편안한 티셔츠 차림으로 등장했다. 색상은 톰 크루즈가 좋아하고 그에게 가장 잘 어울리는 블랙으로 선택한 것. 검은색 정장 바지에 검은색 티셔츠 한 장 입었을 뿐인데 기자 회견장에 입장한 그의 모습은 말 그대로 ‘광채’가 났다. 온도가 높은 호텔 회견장에 맞게 편안하고 간편한 의상으로 자리를 빛낸 ‘수리 아빠’의 의상코드는 센스 만점이었다. ‘마이너리티 리포트’에서 몸에 딱 달라붙는 검음색 반팔 티셔츠 한 장으로 여심을 사로잡았던 것처럼 톰 크루즈에게 가장 잘 어울리는 색은 ‘블랙’이었다. 몇 시간 뒤 열린 레드카펫 행사장 역시 의상코드를 블랙으로 선택, 검은색 스트라이프 슈트 안에 검은색 목폴라를 입고 등장했다. 모든 의상의 색상이 블랙이라 칙칙할 수도 있었겠지만 색의 강도를 조절해 감각있는 코디를 연출했다. 한편 개봉을 앞두고 있는 ‘작전명 발키리’에서 톰 크루즈는 독일 장교로 분해 히틀러에 저항하는 발키리 작전을 진두지휘하며 강한 카리스마를 발휘한다. 서울신문NTN 이현경 기자 steady101@seoulntn.co.kr /사진=한윤종, 조민우 기자@import'http://intranet.sharptravel.co.kr/INTRANET_COM/worldcup.css';
  • ‘작전명 발키리’ 톰 크루즈, 독일제복을 입다

    ‘작전명 발키리’ 톰 크루즈, 독일제복을 입다

    ‘수리 아빠’ 톰 크루즈가 애꾸눈 장교로 돌아왔다. 톰 크루즈는 신작 ‘작전명 발키리’에서 독일장교로 다시 한번 연기 변신을 시도했다. ‘미션 임파서블’ 시리즈와 ‘마이너리티 리포트’ 등을 통해 카리스마 있는 액션배우로 거듭난 톰 크루즈는 이번 영화에서 히틀러 암살이라는 거대한 반역을 주도했던 실존인물을 그려냈다. ’작전명 발키리’는 참혹함이 절정을 이루던 당시 히틀러의 만행에 반기를 든 최상위 권력층 내 비밀 세력이 히틀러 사망에 대비해 세워놓은 ‘발키리 작전’을 이용, 히틀러를 암살하고 나치 정부를 전복하는 실화를 소재로 한 작품. 톰 크루즈가 연기한 강직한 성품의 슈타펜버그 대령은 조국과 국민을 위하는 충성스런 장교이자 ‘히틀러 암살’이라는 거대한 프로젝트를 진두지휘하는 인물이다. 톰 크루즈는 흡입력 있는 연기를 통해 슈타펜버그 대령의 신념과 용기를 스크린에 고스란히 펼쳐 보인다. 6일 오후 서울 용산구 용산 CGV에서 열린 시사회에 참석한 영화관계자들은 “톰 크루즈의 절제된 연기가 압권이다. 스토리가 감동적이다.”라고 호평했다. 브라이언 싱어 감독이 메가폰을 잡은 ‘작전명 발키리’는 오는 22일 일반 관객들을 찾아간다. 서울신문NTN 이현경 기자 steady101@seoulntn.co.kr@import'http://intranet.sharptravel.co.kr/INTRANET_COM/worldcup.css';
  • [2008년을 뒤흔든 사람들] ⑩·끝 ‘매직월’ 개발 제프 한

    [2008년을 뒤흔든 사람들] ⑩·끝 ‘매직월’ 개발 제프 한

    CNN의 올해 초 미국 대선 예비선거 방송이 사람들의 눈길을 잡은 데는 미국 최초의 흑인 대통령 탄생 가능성을 보여준 ‘내용’뿐 아니라 첨단 기술이 동원된 ‘화면’도 한몫했다. CNN의 존 킹 기자는 손가락으로 화면을 자유자재로 움직이는 멀티 터치 기술인 매직월(magic wall)을 이용해 각 지역의 표심을 일목요연하게 전달했다.이 모습은 영화 ‘마이너리티 리포트’를 연상시키면서 큰 화제가 됐다. 이 덕분에 이 기술을 만든 제프 한(33·한국명 한재식)씨는 일약 스타로 떠올랐다.5월에는 미 시사주간 타임이 선정한 ‘세계의 영향력 있는 100인’에 선정됐다.올해는 한국인이나 한국계 외국인으로 100명에 포함된 사람은 한씨가 유일하다.존 킹 기자는 타임에 기고한 글에서 “제프 한의 기술이 싱글터치 스크린의 시대를 끝내고 멀티 터치 스크린의 시대를 열고 있다.”고 평가했다. 이민 2세대로 뉴욕에서 태어난 한씨는 자신을 ‘문제아’로 지칭한다.6살 때부터 납땜하는 법을 알았던 그는 기계에 관심이 많았고,수학과 물리학을 잘했지만 학교 생활에는 잘 적응하지 못했다.이런 그를 그의 부모는 나무라는 대신 믿고 학비가 비싼 사립학교에 보내줬다.이후 아이비리그인 코넬대에 입학했고 이곳에서 전기공학과 컴퓨터공학을 전공했다.3학년 때 대학을 중퇴한 그는 로스앤젤레스에 있는 화상시스템 개발사에서 일하다 뉴욕대에서 연구원으로 디스플레이 분야를 연구하기 시작했다. 2005년 멀티 스크린 기술에 대한 논문을 발표하면서 학계의 관심을 끌었다.2006년에는 ‘퍼셉티브 픽셀’이라는 회사를 세워 상용화를 시작했다.같은 해 캘리포니아주에서 열린 ‘기술·연예·디자인(TED) 회의’에서 멀티 터치 스크린 기술을 직접 시연했고 당시 동영상이 유튜브 등을 통해 퍼지면서 업계에서는 이때부터 유명세를 타기 시작했다. 그의 기술은 CNN에 앞서 미 중앙정보국(CIA)과 미군에 먼저 팔렸고,CNN 방송 이후 10만달러짜리 매직월은 폭스TV 등 여러 곳에 팔렸다.현재 그는 멀티 터치 스크린에 이어 LED 터치 스크린 기술 등 다양한 연구를 진행 중이다. 나길회기자 kkirina@seoul.co.kr
  • 속 보이는 투명 메모리 소자 개발

    속 보이는 투명 메모리 소자 개발

    국내 연구진이 ‘마이너리티 리포트’ 등 수많은 공상과학 영화 속에 등장하는 투명한 디스플레이와 투명한 컴퓨터를 만들기 위한 기반기술을 개발했다. 한국과학기술원(KAIST) 전자전산학부 임굉수·박재우 교수팀은 투명한 유리 기판 위에 투명한 금속산화물을 전극으로 사용해 내부가 모두 들여다보이는 투명저항변화메모리(TRRAM) 소자를 만들었다고 15일 밝혔다.특히 연구팀은 이번에 개발된 TRRAM이 이미 상업화가 시작된 저항변화메모리(RRAM)를 이용했기 때문에 빠른 시일내에 상용화가 가능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RRAM은 구조가 간단해 기존 반도체 기술과 호환성이 뛰어나다.연구팀은 TRRAM을 휘거나 접을 수 있는 재료를 이용해 만드는 연구를 진행 중이다. 박재우 교수는 “TRRAM은 투명한 재료는 무엇이든 기판과 전극으로 사용할 수 있어 값싸게 생산할 수 있다.”면서 “투명 메모리소자 개발은 투명 디스플레이 등 투명전자 시대를 여는 데 기반이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박건형기자 kitsch@seoul.co.kr
  • 오바마 내각 ‘3대 키워드’

    내무장관과 무역대표부(USTR) 대표 등을 제외한 차기 버락 오바마 정부의 각료 구성이 마무리 단계에 들어섰다.내정자가 발표될 때마다 화제를 모았던 내각 및 참모 명단은 ‘3가지 키워드’로 요약할 수 있다.●화려한 경력어지간한 이력으로는 어깨에 힘주기 힘들 정도로 화려한 경력을 자랑하는 인물이 많다. 퍼스트 레이디 출신에 당내 대선 경선 후보였던 힐러리 클린턴을 비롯,낙선 후에도 ‘101번째 상원의원’으로 불리면서 워싱턴 정가에서 막강한 영향력을 행사해온 톰 대슐 보건후생부장관 내정자가 대표적이다.여기에 에너지 장관으로 노벨 물리학상 수상자인 스티븐 추 로런스버클리국립연구소(LBNL) 소장 이름이 더해지면 ‘대단한’ 오바마 내각의 화룡점정이 된다.●초당적 인사주요 외신이 오바마 정부 주요 요직을 차지할 인물들을 표현하면서 자주 사용하는 표현 중 하나가 ‘초당적(bipartisan)’이라는 단어다.국가안보보좌관 내정자인 제임스 존스 전 나토 사령관,경제자문위원회(CEA) 의장을 맡게 된 크리스티나 로머 UC 버클리대 경제학과 교수,재닛 나폴리타노 국토안보부장관 등이 대표적이다.누구보다도 미 역사상 처음으로 다른 정당에 기반을 둔 두 정권에 걸쳐 국방장관을 지내게 된 로버트 게이츠 장관이야말로 ‘초당적’이라는 오바마식 내각 인선에 가장 잘 들어맞는 인사다.●마이너리티의 반란미 역사상 최초의 흑인 대통령의 탄생에 걸맞게 상당수 각료의 발탁은 ‘마이너리티의 반란’이라고 표현해도 지나치지 않다.에릭 홀더 법무부 장관 내정자가 의회 승인을 받으면 최초의 흑인 법무부장관이 되고 뉴올리언스 빈민가 출신인 리사 잭슨 역시 첫 흑인 환경보호청(EPA) 청장이 될 예정이다. 수전 라이스 유엔대사 내정자,멜러디 반즈 백악관 국내정책위원장 내정자 등도 흑인이다.신세키 보훈장관 내정자는 일본계이고 에너지 장관 물망에 오른 추 소장은 중국계로 아시아계가 2명이고 빌 리처드슨 상무장관은 히스패닉계다. 백악관 산하의 환경질개선위원회 위원장에 임명될 낸시 서틀리 로스앤젤레스 부시장은 레즈비언이다.나길회기자 kkirina@seoul.co.kr
  • [내 책을 말한다] 오바마 말솜씨 12가지 비결

    [내 책을 말한다] 오바마 말솜씨 12가지 비결

     미국 최초의 흑인 대통령 당선자 버락 오바마,무명의 지방 정치인에서 4년 전 단 한 번의 연설로 전국적인 인물이 되었다. 그리고 대통령 후보로 나선 그는 21개월의 긴 유세기간 한 번의 말실수도 하지 않았다.당내 라이벌 힐러리 클린턴과 상대당 후보 매케인은 미국 정계의 거물 중 거물이었지만 초선인 연방 상원 의원에 흑인으로 마이너리티인 그가 말솜씨로 모두 눌렀다.  그의 연설을 듣고 있으면 오바마는 한 세기에 한 번 나올까 말까 하는 화술의 달인으로 느껴진다. 나는 이 번 미국 대통령 선거 과정을 지켜 보며 커뮤니케이션 전문가로서 그런 사람을 만난 것을 행운으로 여겼다.별 볼 일 없던 흑인 소년이 말솜씨 하나로 세계 최강대국 미국 대통령에 당선된 과정을 커뮤니케이션 측면으로 바라 보는 일은 나 혼자 간직하기 너무 벅찬 감동이었다.  2004년 민주당 전당대회 기조연설 한 번으로 무명의 지방 의원에서 민주당 중앙당의 구원투수로 떠오른 오바마가 가는 곳마다 연설할 때마다 구름처럼 관중이 모여 들었다.나는 이 책에서 그럴 수 있는 비결을 12가지로 나누어 소개했다. 그 중 몇 가지만 뽑아 보면 첫째, 제 아무리 약 올라도 담담하게 이성적으로 말한다는 것이다.오바마는 상대방이 심하다 싶을 정도로 약을 올려도 절대 감정에 이끌리지 않고 침착하게 대응해 듣는 사람들을 감동시켰다. 둘째 리더일수록 말 한 마디로 따르는 사람의 열정을 깨우치기도 하고 신바람에 찬물을 끼얹기도 한다는 것이다.오바마는 흑백 혼혈에 부모의 이혼과 의붓아버지를 따라 낯선 타국에서 유년기를 보냈지만 어떤 상황에서도 희망의 메시지를 찾아내 따르는 이들의 열정을 깨우쳤다.  셋째 아는 것이 많고 경험이 풍부한 사람도 내가 하고 싶은 말이 아니라 듣는 사람이 듣고 싶어 하는 말을 해야 한다는 것이다. 오바마는 긴 선거 유세 동안 자기 생각보다 듣는 사람 생각을 말해 가슴을 울렸다.  넷째 지금은 영상 시대,영상 언어로 말해야 한다.영상 언어는 간단하고 단순한 말, 되풀이되는 말,인쇄 언어는 서술적으로 길게 푼 말,한 번 사용하면 두 번 다시 사용하지 않는 말이다.오바마는 영상에 적합한 반복법 키워드 중심의 입체적인 말,억양의 리듬을 살린 말로 연설이 곧 랩이 되게 말했다.  이 밖의 비결까지 모두 12가지는 정치뿐 아니라 기업 경영,가족과 인간관계에도 누구나 응용할 수 있는 쉽고도 명쾌한 것들이다. 이 책이 정치의 리더뿐만 아니라 직장인이나 일반인들에게도 누구나 갖춰야 할,부드럽게 말하고도 저항 없이 따라오게 만드는 비결을 쉽게 이해할 수 있을 것이라고 확신한다. 이정숙 커뮤니케이션전문가 ㈜SMG대표이사
  • [일요영화] 폰부스

    [일요영화] 폰부스

    ●폰부스(KBS 1TV 명화극장 밤 1시15분) 뉴욕의 잘 나가는 미디어 에이전트 스투 세퍼드(콜린 파렐). 어느날 공중전화 부스에서 통화를 마치고 돌아서는 그의 뒤에서 벨이 울린다. 무심코 수화기를 든 스투는 전화기 저편에서 ‘이 전화를 끊으면 네 목숨도 끊긴다.´는 낯선이의 음성을 듣는다. 스투는 정신병자의 장난 전화려니 생각하고 전화를 끊으려고 한다. 하지만 전화선 저편의 상대방은 스투의 일상과 거짓말에 대해 너무 많은 것을 알고 있다. 심상치 않다는 느낌과 불안에 스투는 전화를 끊으려고 하지만, ‘전화부스에서 나오라.’고 시비를 걸던 남자가 대신 저격 당해 죽는다. 이를 목격한 스투는 극한의 공포에 사로잡힌다. 전화를 끊지도 공중전화 부스 밖으로 나오지도 못하는 스투. 그는 점점 저격수가 던진 덫에 걸려 치명적인 심리게임에 말려들고, 신고를 받고 출동한 경찰은 스투를 살인자로 간주하고 그에게 일제히 총을 겨눈다. 극초반에 잠시 등장하는 뉴욕 거리를 제외하고 주로 한평 남짓한 공중전화 부스에서 진행되는 ‘폰부스’는 밀폐된 공간에서 고조되는 긴장감을 십분 활용한다. 특히 이 작품에는 할리우드 최강의 제작진이 참여해 완성도를 높였다. 영화 ‘의뢰인’,‘타임 투 킬’,‘8미리’ 등을 맡았던 조엘 슈마허 감독은 스릴러 영화의 거장답게 짜임새있는 연출력을 뽐냈다. 영화 ‘레퀴엠’과 ‘파이’에서 캐릭터의 불안 심리를 효과적으로 표현한 독특한 영상을 선보였던 촬영감독 매튜 리바티크는 전화부스라는 한정된 공간을 극복하고 이곳을 목숨을 건 사투가 벌어지는 무한공간으로 재창조해냈다. ‘아마겟돈’, ‘슈렉’ 등을 맡은 영화 음악가인 해리 그렉슨 윌리엄스는 도입부에 아카펠라를 도입하고 타이틀 곡으로 랩을 채택해 영화에 신선한 느낌을 불어넣었다. 할리우드의 유명 극작가 래리 코언은 1주일도 채 안 되는 시간에 ‘한 남자가 전화부스안에 갇히고 살인사건이 발생해 아내와 경찰까지 합세한다.’는 꽤 흡인력 있는 줄거리를 써나갔다. 영화 ‘마이너리티 리포트’, ‘리크루트’ 등에 출연한 할리우드 스타 콜린 파렐과 저격수 역의 키퍼 서덜랜드의 팽팽한 연기 대결, 아카데미 남우주연상에 빛나는 흑인 배우 포레스트 휘태커의 중량감 있는 연기도 볼 만하다. 원제 Phone Booth. 80분. 이은주기자 erin@seoul.co.kr
  • [서울광장] ‘오바마 고립주의’의 함정/박정현 논설위원

    [서울광장] ‘오바마 고립주의’의 함정/박정현 논설위원

    할리우드 영화의 주연으로 버락 오바마를 뛰어 넘을 배우는 찾기 어려울 것 같다. 케냐 출신 아버지와 백인 어머니 사이에 태어난 그의 출생부터가 주연의 충분조건을 갖추고 있다. 피부색으로 좌절해 마약과 술독에 빠져 있던 젊은 시절을 극복한 극적인 인생은 할리우드 영화의 필요조건이다. 아직은 흑인대통령의 시대가 모두들 아니라는 조언을 뒤로 하고,“We can do it.”이라는 메시지로 유권자를 흡인한 그의 리더십은 감동이다. 그래서 세계인들은 한 편의 영화를 보듯 미국 대선을 흥미진진하게 지켜 봤고, 오바마의 당선에 환호했다. 지금쯤 주연 오바마는 앞으로 4년간의 시나리오를 짜고 있을 게다. 얼개는 아직 나오지 않았지만 주제는 변화다.“미국에 변화가 오고 있다.”는 당선소감은 변화의 시대를 함축한다. 대공황 이후 유례 없는 경제위기에 직면한 오바마의 배우 모델은 프랭클린 루스벨트가 될 것 같다. 루스벨트가 뉴딜정책으로 대공황의 파고를 이겨 내고 위대한 대통령의 반열에 올랐듯, 오바마도 경제살리기에 진력할 것으로 보인다. 당선 이틀 만에 경제팀을 소집해 금융위기와 실물경제 위기 챙기기에 나선 것만 봐도 그렇다. 그는 진보적 싱크탱크인 진보센터(CAP)의 구상을 바탕으로 할 것이고, 뉴딜정책 추진과정에서 자본주의자들로부터 사회주의라는 비판을 받고 고발당한 적이 있는 루스벨트와 닮은 꼴이다. 오바마는 케네디에 비유된다. 기독교 국가에서 소수에 불과한 가톨릭 신자인 케네디와 232년 사상 첫 흑인 대통령이 갖는 마이너리티의 승리라는 공통점에서다. 하지만 오바마의 대외정책은 강한 군사력을 바탕으로 한 케네디의 뉴프런티어와는 거리가 멀다. 오바마의 외교정책은 부시와 정반대일 것이다. 부시가 강한 군사력을 바탕으로 한 하드파워를 보여 줬다면, 오바마는 부드러운 리더십을 바탕으로 한 소프트파워를 선택할 것이다. 그가 가장 먼저 집어들 카드는 이라크 철군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이라크전을 벌인 부시 행정부에 대한 염증이 그의 당선에 작용했기에 철군은 당연한 수순일 수밖에 없다.1970년대 월남전을 치르고 나서 미국에 고립주의 정서가 나타났듯, 이라크 철군은 고립주의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 이라크전 후유증에다 경제위기까지 겹쳐 오바마는 일극적 다극체제, 고립주의 쪽으로 기울 듯하다. 고립주의와 다극체제라는 오바마 체제는 당연한 시대흐름일 수 있겠지만 힘의 공백과 혼란이라는 함정에 빠질 수도 있다. 중동과 아시아가 특히 그렇다. 이라크 주둔 미군이 7년 만에 철수하고 나면 러시아의 팽창주의가 중동에 힘을 뻗칠 수 있다. 러시아의 등장은 또 다른 하드파워의 등장이고, 미국의 개입을 부르는 계기로 작용할 소지가 있다. 이라크에서 철군하는 대신 아프가니스탄으로 초점을 옮길 테지만 그쪽 사정도 녹록지 않다. 아프가니스탄에서는 올해 들어 탈레반을 비롯한 무장세력의 공격이 급증해 미군 사상자가 속출하고 있다. 북한문제에 대한 한·미간 접근법도 차이가 난다. 오바마는 북한과 직접대화를 하고 내친 김에 관계정상화까지 해버릴지도 모른다. 지금 우리의 눈앞에는 자동차 시장 개방압력이라는 과제가 보이지만 큰 틀에서 보면 국제질서의 격동기에 서 있다. 변화를 위기로 만드느냐, 기회로 만드느냐는 우리의 몫이다. 박정현 논설위원 jhpark@seoul.co.kr
  • [오바마의 미국] “변화 향한 마이너리티의 승리”

    [오바마의 미국] “변화 향한 마이너리티의 승리”

    “미국에 와서 보니 오바마 열풍이 대단합니다. 그를 통해 미국 국민들은 ‘아메리칸 드림’의 복원을 꿈꾸는 것 같습니다.” 지난 8월 민주·공화당 전당대회 이후 미국의 대선 레이스를 현지에서 지켜보고 있는 김헌태 전 한국사회여론연구소장이 꼽은 오바마 승리 요인은 ‘변화를 향한 마이너리티의 열망’이었다. 흑인과 빈곤층 등 사회적 약자들이 불평등을 심화시킨 부시 정부에 실망했고, 오바마에게 미국을 다시 기회의 나라로 만들어달라는 주문을 하고 있다는 것이다. 김 전 소장은 6일 서울신문과 이메일인터뷰에서 “오바마를 당선시킨 건 부시 대통령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지나친 감세정책, 정당성 없는 이라크전, 국제사회에서의 위상 추락 등 부시 정부의 잇단 실정에 국민들은 실망을 금치 못했다.”고 진단했다. ●약자외면한 부시에 국민들 실망 부시 행정부의 실정이 상징적으로 드러난 것이 10월 금융위기로 오바마가 승리를 굳힌 것도 바로 이 시점이라는 것이다. 그는 “페일린의 등장으로 정통 보수층의 표가 결집하면서 매케인이 잠깐 앞서기도 했지만, 금융위기가 시작되면서 5~10%의 부동층이 오바마로 움직였다. 이게 결정적이었다.”고 분석했다. 김 전 소장은 이 때문에 취임한 뒤 오바마의 행보는 주로 국내 위기를 해결하는 데 초점을 맞출 것으로 예상된다고 했다. 그는 “금융위기에 이라크 철군, 대(對)탈레반 대응 등 현안이 산적해있다. 북핵이나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등 한반도 문제가 이슈의 초점이 되진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특히 한·미 FTA는 이미 민주당의 기조가 ‘자동차 부문 재협상’으로 어느 정도 굳어져 있는 만큼 이를 거스를 가능성은 크지 않다고 덧붙였다. ●美, 北포용 가능성… 미리 대비해야 다만 북한 문제의 경우 대북 포용기조를 취할 가능성이 높다고 했다. 한국 정부에서 이런 변화의 흐름을 놓치면 동아시아 내부에서 한국의 목소리가 반영되지 못하게 된다는 것이다. 이메일 인터뷰 말미에 김 전 소장은 “우리나라에도 오바마 같은 지도자가 꼭 나와야 한다.”고 강조하면서 이렇게 말했다.“오바마가 이길 수 있었던 것은 인종, 계층, 종교, 성별 등으로 분열된 미국의 ‘공동체’에 대한 문제의식이었다. 오바마가 던진 이 문제의식에 대해 미 대중은 그를 선택함으로써 분열하는 공동체를 추스려가리라는 의지를 표명했다. 밖으로는 경제위기, 안으로는 공동체 위기에 직면한 상황은 미국이나 한국이나 동일하다. 그런데 우리나라 국민들은 민생불안과 양극화로 인해 지쳐 있다. 우리나라에도 그런 지도자가 필요하다.” 김민희기자 haru@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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