찾아보고 싶은 뉴스가 있다면, 검색
검색
최근검색어
  • 마음가짐
    2026-04-15
    검색기록 지우기
  • 공개 칭찬
    2026-04-15
    검색기록 지우기
  • 고소득층
    2026-04-15
    검색기록 지우기
  • 슬로베니아
    2026-04-15
    검색기록 지우기
  • 교육문화
    2026-04-15
    검색기록 지우기
저장된 검색어가 없습니다.
검색어 저장 기능이 꺼져 있습니다.
검색어 저장 끄기
전체삭제
2,861
  • [건축가의 생활 탐험] 야외의 발견

    [건축가의 생활 탐험] 야외의 발견

    글 황두진 건축가 몇 년 전 나는 ‘공극율’이라는 것에 대한 작은 논문을 쓴 적이 있다. 공극율이란 어떤 물체 전체에 대한 비어 있는 부분의 비율을 말한다. 예를 들어 숯이나 스펀지는 대표적으로 공극율이 높은 것들이다. 그 논문에서 내가 이야기하고 싶었던 것은 공극율의 개념을 건축에 적용하는 문제에 대해서였다. 건축에서 공극에 해당하는 부분은 실내, 즉 바닥과 천장, 벽과 창호로 둘러싸인 부분을 제외한 나머지다. 발코니와 필로티(천장과 기둥만 있고 벽이 없는 공간) 등이 그 대표적인 예라고 할 수 있다. 이런 관점에서 보면 한옥은 매우 공극율이 높은 건축이다. 앞뒤로 열린 대청마루, 깊은 처마 밑, 대문간, 심지어 마당도 넓은 의미에서 모두 공극으로 볼 수 있기 때문이다. 우리가 보통 이야기하는 한옥의 아름다움은 사실상 대부분 이러한 공극의 존재에서 비롯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 결과 한옥은 매우 여유 있고 자유로운 공간의 흐름을 갖는다. 전통적으로 우리는 야외를 실내처럼 사용하는 것에 익숙해져 있다. 사찰에서 큰 행사를 할 때 야외에 커다란 단을 쌓는다는 뜻에서 야단법석(野壇法蓆)이라는 말이 만들어진 것도 이런 배경에서다. 마당극이라는 단어 또한 일상화된 야외활동의 증거다. 겨울이 매섭도록 추운 나라임에도 불구하고 이렇게 야외활동이 성행했던 것은 기본적으로 농업국가의 성격이 강했기 때문이 아닌가라는 생각이 든다. 김장철의 한옥 마당처럼 우리에게 야외란 작업장이었고, 실내의 연장이었으며, 그 안에서 삶의 많은 부분이 영위되는 기능성 공간이었다. 결코 집이 들어서고 난 나머지 부분은 아니었다. 우리는 공극을 즐기는 삶을 살았던 것이다. 그러나 근현대에 들어 이러한 공극은 서서히 우리의 생활에서 사라져 갔다. 아니, 공극을 가치 있게 여기고 즐겁게 사용하는 마음가짐이 점차로 없어졌다. 그 결과가 가장 한탄스럽게 나타난 것이 바로 한옥이다. 우선 사람들은 대청을 앞뒤로 막기 시작했다. 그 다음에는 처마 끝까지 방을 내달았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마당을 덮음으로서 한옥이 갖는 모든 공극을 제거했다. (한정식 식당 등에서 대표적으로 찾아볼 수 있는 변화다.) 이렇게 되면 솔직히 말이 한옥이지 단순한 상자에 한옥의 겉모양을 붙인 것과 같은 집이 된다. 현대건축이라고 해서 예외가 아니다. 아파트 발코니를 바닥면적에 산입한다, 안 한다가 아직도 신문기사에 종종 등장하는 현실이다. 발코니는 당연히 막아서 사용하는 공간으로 인식된다. 신혼 초에 살던 작은 아파트에서 우리 집만 발코니를 막지 않았었다. 그런데 밖에서 볼 때 미관이 나빠지고(!) 집값이 떨어진다고(!!) 주민들이 은근히 막을 것을 강요한 경험도 있다. 발코니에서 책도 보고 가끔 식사도 하던 나로서는 좀 받아들이기 어려운 이야기였다. 건물을 설계하는 건축가로서 가장 골치 아픈 문제의 하나가 바로 이것이다. 환기나 채광, 적절한 공간적 여유, 무엇보다 흥미로운 생활의 가능성 등을 위해 건물의 여기저기에 공극을 만들어 놓으면 집주인들이 준공 즉시 죄 막아버릴 계획을 세우곤 하는 것이다. (심지어 담당 공무원이 ‘이거 나중에 다 막아서 쓰려고 하는 것 아닙니까?’라고 묻는 경우도 있다.) 그래서 아예 미리 공극이 없는 건물을 설계하는 것이 그나마 건물의 외관이라도 잘 유지하는 방법이 아닌가라는 다소 비관적인 생각을 갖게 된다. 결국 상대를 봐가며 설계하는, 별로 원치 않는 직업의 지혜를 갖게 되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요즘의 전반적 상황은 희망을 갖게 한다. 마치 우리 사회 전체가 그 동안 잊고 있었던 야외라는 개념을 다시 발견한 듯하다. 어느 순간부터 야외 카페라는 것이 인기를 끌더니 여기저기에 우후죽순처럼 들어서기 시작했다. 비워져 있던 빌딩의 옥상에 정원을 꾸미는 경우도 많아졌다. 심지어 잘 만든 옥상정원에 대해 관청에서 상을 주는 제도도 생겼다. 한편 단독주택에 사는 사람들을 중심으로 마당을 가꾸고 그곳에서 이런저런 삶의 즐거움을 누리는 것을 아파트가 도저히 제공할 수 없는 소중한 삶의 가치로 생각하는 경향도 늘어나고 있다. 심지어 아파트에서도 한동안 가장 인기 없었던 최상층이 펜트하우스라는 이름으로 상종가를 치는 시대가 되었다. 이러한 현상은 무엇을 의미하는가? 오랫동안 생활이란 실내에서만 하는 것으로 생각해왔던 사람들이 밖에서도 삶의 많은 부분이 이루어질 수 있고, 심지어 더 즐거울 수 있다는 아주 평범한 사실을 다시 깨달은 것이다. 물론 여기에는 많은 조건이 따른다. 무엇보다 먼지와 소음의 문제가 있다. 그러나 우리 사회가 점차로 초고속 개발의 시대를 지나면서 이런 문제들은 점차로 완화될 조짐이 보인다. 심지어 시장 선거에 ‘깨끗한 공기’라는 슬로건이 등장하는 시대가 되었다. 그리고 우리에겐 무엇보다도 혜택 받은 한반도의 자연과 기후가 있다. 특히 요즘 같이 상쾌한 가을, 약간의 겉옷을 준비해서 어디 호젓한 곳에 앉아 책이라도 읽으면 ‘럭셔리 라이프’가 따로 없다. 다시 발견한 야외, 그 소중한 가치를 실컷 즐기게 하는 건축을 만들고 싶다.     월간 <삶과꿈> 2006.12 구독문의:02-319-3791
  • [서울신문 신춘문예-소설당선작] 당선 소감

    당선 소식을 전해들은 날, 지난 시절의 많은 이들이 그랬듯 가난해서 마음껏 배울 수 없었던 내 아버지께서는, 당신의 맏자식이 정말로 춥고 배고픈 글쟁이가 되려는가 보다고 주변 분들께 자랑을 하셨다고 합니다. 그날 밤, 아버지와 나는 그다지 크지 않은 식탁에 마주앉아서 늦도록 술잔을 기울였습니다. 아버지께서는 내내 ‘더욱 더 겸손해져야 한다.’는 말씀만 되풀이 하셨습니다. 속옷 사이로 보이는 아버지의 강파른 가슴팍을 바라보며, 나는 꼭 그렇게 하겠다고 약속드렸습니다. 언제나 그래왔지만, 이번에도 내가 아버지께 드릴 수 있는 것이 그것뿐이었기 때문입니다. 당선 소식을 듣게 되면 눈물을 쏟고 말 거라고, 막연하게 짐작해 왔습니다. 하지만 믿어지지 않는 소식을 전해듣는 순간, 가슴만 뜨거워졌을 뿐 눈물은 나오지 않았습니다. 퇴근 후, 소설을 다시 읽어 보았습니다. 그제야 눈물이 쏟아졌습니다. 부끄러움 때문이었습니다. 미욱한 작품으로 인하여 귀한 기회를 얻게 되었습니다. 졸고를 눈여겨 보아주신 심사위원 선생님들께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어떠한 일이 있어도 쓰기를 멈춰선 안 된다는 가르침이라 여기고 가슴에 새기겠습니다. 문학하는 자의 마음가짐이 어떠해야 하는지를 언제나 몸소 보여주시는 이승우 선생님께 깊은 존경과 감사를 올립니다. 선생님께서 계셔주시지 않았다면 쓰는 자가 가져야 할 바른 의지가 무엇인지 알지 못했을 것입니다. 이순원 선생님 감사합니다. 작은 재주를 발견해주신 선생님이 계시지 않았다면 시작할 엄두조차 내지 못했을 것입니다. 존재 자체만으로도 너무 큰 위안이 되는 비등점 문우들, 정말 고맙습니다. 지금껏 그래왔듯, 앞으로도 우리가 함께 걷게 될 거라는 사실을 의심하지 않습니다. 마지막으로, 지난 팔년간 모자란 자식이 쓰는 소설을 의심 없이 믿어주신 부모님과 테오 같은 동생이 되어줄 테니 무조건 열심히만 쓰라며 격려를 아끼지 않았던 동생에게 사랑을 전합니다. 당신들의 크고 깊은 사랑으로 나는 매일매일 다시 시작할 수 있는 용기를 얻었습니다. 열심히 쓰겠습니다.(황시운) ●약력 1976년 충남 보령 출생,1998년 군산대 수학과 졸업, 학원강사
  • [2006 도하 아시안게임] 시력 0.2 레슬러 한태영 ‘金’

    “제가 마침내 아버지 소원을 풀었습니다.” 교통사고로 시력을 거의 잃는 불운을 딛고 레슬링 그레코로만형 96㎏급에서 아시아 정상에 오른 한태영(27·주택공사)은 10일 메달 색깔이 금메달로 결정되자 눈시울을 붉히며 이렇게 말했다. 한태영은 양쪽 시력이 모두 0.2로 매트에 서면 상대방만 보일 뿐, 관중은 물론 감독 얼굴조차 알아보기 힘들다. 그러나 아버지 한재익(62)씨가 계신 곳은 목소리만 듣고도 알 수 있을 정도로 부자간의 정이 끈끈하다. 아버지의 존재가 각별하기 때문이다. 초등학교 때 씨름을 하던 한태영이 레슬링으로 전향한 것도 아버지의 권유 때문이다. 아버지도 1970년대 레슬링 선수로 활약했다. 부상을 당하거나 목표를 잃고 방황할 때 중심을 잡아준 사람도 아버지였다. 한태영은 중학교 2학년 때인 1993년 아버지와 함께 차를 타고 가다 뒤집히는 바람에 얼굴과 눈을 크게 다쳐 1년간 병원 신세를 져야 했다. 네 차례 수술을 받았지만 시력은 끝내 회복되지 않았다. 전북체고 때 다시 레슬링을 시작한 한태영은 중학교 때 쉰 탓에 신인이나 마찬가지였지만 아버지 피를 이어받은 덕분인지 실력은 쑥쑥 늘어 각종 대회를 석권했다. 키가 189㎝까지 자라 계속 체급을 올려 국내 중량급 최강자로 성장했다. 승승장구하던 한태영에게도 고민은 있었다. 국제대회 성적이 좋지 않은 ‘안방 호랑이’였던 것. 결국 2003년 국가대표로 뽑혔을 때 성적 부담감을 이기지 못하고 레슬링복을 벗었다. 이때 그를 다시 잡아준 사람이 아버지다. 아들을 계속 설득했고, 직접 체육관으로 데려가 레슬링을 시켰다. 아버지 정성에 탄복해 마음가짐을 새롭게 가다듬은 한태영은 그 해 아시아선수권에서 1위를 차지, 부활했다. 한태영은 “카타르에 오기 전 아버지가 긴장하지 말고 최선을 다하라고 말했는데 금메달을 목에 걸어 기쁘다.”며 환하게 웃었다. 김영중기자 jeunesse@seoul.co.kr
  • 박병원 재경부 1차관 “금융기관 해외 틈새시장 진출해야”

    박병원 재정경제부 제 1차관은 국내 금융기관들이 인프라 투자 등 경쟁력을 갖춘 분야를 골라 전략적으로 해외 시장에 진출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박 차관은 6일 전국은행연합회와 국제금융연합회(IIF)가 주최하는 연수 프로그램에 참석, 이같이 밝혔다. 박 차관은 “우리 금융기관의 경쟁력이 높다고 할 수는 없지만 틈새 시장을 개척한다는 마음가짐으로 비교우위 분야를 개발, 집중 공략해야 한다.”고 말했다.
  • [김형효 교수의 테마가 있는 철학산책] (48)공간과 시간

    [김형효 교수의 테마가 있는 철학산책] (48)공간과 시간

    외국 여행을 하다 보면, 공간과 시간에 따라 사람들의 팔자가 달라진다는 것을 역력히 체험한다. 무엇이 시간이고 공간일까? 인생살이에서 공간과 시간을 철학적으로 중요하게 생각한 두 사람의 철학자가 있다.18세기 독일의 칸트와 20세기의 하이데거다. 칸트는 그의 ‘순수이성비판’에서 공간과 시간을 인생의 경험을 가능케 하는 선천적 조건으로서, 직관의 형식이라고 생각했다. 즉 공간과 시간은 다 인생의 모든 경험을 가능케 하는 제약으로서의 선천적 조건이라는 것이다. 즉 공간과 시간이 경험적인 것이 아니라, 모든 인간의 감각적 경험을 가능케 하는 선천적 조건에 해당한다. 즉 공간의 지리적 조건과 시간의 역사적 조건은 경험적으로 형성된 관념이 아니라, 모든 경험적 관념이 그 조건 위에서 자란다는 것이다. 즉 시공이 없는 경험을 생각할 수 없다. 한국인은 한국인의 지리적, 역사적 조건을 떠나서 한국인의 경험이 생성될 수 없다. 모든 한국인의 사고방식의 기저에는 다 한국적 지리와 한국적 역사의 선천적 조건이 이미 스며들어와 있다. 대평원에서 자란 사람들의 경험과 산악지대에서 자란 사람들의 심리가 다르듯이, 남을 지배해 본 경험이 있는 나라의 사람들과 그렇지 않은 나라의 사람들이 동질적인 문화를 향유할 수 없다. 또 칸트는 공간과 시간이 개념이 아니라 직관이라고 규명했다. 개념은 많은 다른 것들을 먼저 전제해서 그 다른 것들을 모아서 공통적인 의미를 추출해서 형성된 것이다. 이를테면 나무라는 개념은 소나무, 잣나무, 버드나무 등 여러 가지 나무들을 다 모아서 공통적인 요소를 뽑아 나무라는 개념을 만든 것이다. 그러나 공간과 시간은 다양한 공간과 시간들을 모아서 공통적 의미로서의 개념을 형성한 것이 아니고, 감각적으로 모든 공간과 시간이 이미 전체에서 무한대로 하나의 공간적 연속이고, 하나의 시간적 연장이라는 것을 단번에 깨닫게 된다는 점에서 직관이라는 것이다. 공간과 시간이 감성적으로 일견하여 알아보는 직관이되, 그것이 선천적으로 이미 인간의 경험의 장을 가능케 하는 주어진 터전과 같으므로 칸트는 공간과 시간을 감성의 선천적 직관의 형식이라고 불렀다. 즉 감성적 경험의 내용은 그 터전 아래서 이루어지는 생활의 질료와 같으므로 공간과 시간은 그 경험의 내용을 성립시켜 주는 선천적 형식과 같다는 것이다. 칸트가 말한 선천적(apriori)이라는 낱말의 뜻은 천부적이라는 것이 아니고, 대상적 경험보다 앞서는 형식적 조건이라는 의미로 이해되어야 한다. 그러나 공간과 시간이 다 경험을 가능케 하는 감성적 직관의 형식(조건)이라 할지라도, 공간과 시간의 차이가 있다. 칸트는 공간의 조건을 외적 현상을 보는 형식이고, 시간은 내적 현상을 보는 형식이라고 구분했다. 공간은 의식의 감성적 측면의 외적 현상과 접촉하는 형식이고, 시간은 감성적 의식의 내면적 측면으로 의식내의 개념적 인식을 가능케 하는 오성의 현상과 만나는 형식을 말한다. 여기서 칸트의 인식이론을 더 자세히 말할 수는 없지만, 좌우간 칸트의 인식이론은 세상을 어떻게 인간이 과학적 지식으로 인식하게 되는가를 알려주는 의식철학의 금자탑인 것은 사실이다. 칸트의 인식철학의 기본정신은 경험에서 출발하는데, 그 경험적 인식은 경험을 가능케 하는 선험적(先驗的=transcendental=경험에 앞서 그것을 논리적으로 정립시켜 주는) 인식의 형식적 조건과 분리되어 존재하는 것이 아니라는 데에 있다. 공간과 시간은 경험적으로 실재하지만, 그 실재는 사실상 과학적 지식을 가능케 하는 의식의 선천적 조건인 형식에 의하여 가능한 선천적 관념성과 다른 것이 아니다. 이 점을 잘 기억해 두어야 한다. 왜냐하면 공간과 시간은 의식의 선천적 형식과 조건이 없으면 실재하지 않는다. 이런 시공에 대한 칸트의 의식철학이 하이데거에게 변용되어 전해진다. 공간과 시간을 의식의 선천적 직관 형식의 산물이라고 보는 칸트의 사상이 하이데거에게는 공간과 시간이 마음의 탈자성(脫自性=자기를 벗어나 바깥으로 향하는 본성)의 표현으로 변질되어 나타난다. 칸트의 의식이 하이데거에게 무의식적 마음으로 변용된다. 하이데거는 이미 의식의 철학자가 아니다. 그것은 하이데거가 칸트처럼 세상을 과학적 대상으로 읽고 있지 않음을 말한다. 하이데거의 무의식적 마음은 의식의 과학세계보다 더 깊이 내려간 존재론적인 차원에서 해석된다. 하이데거는 그의 ‘존재와 시간’에서 현존재(Dasein=인간존재)로서의 마음의 본질을 관심(care)이라고 해명했다. 마음이 관심이라는 것인데, 그 관심은 불교적인 의미에서 연려심(緣慮心=인연을 맺으려는 생각)이나 능연심(能緣心=인연을 걸려는 마음)과 유사하다. 즉 마음은 계기만 있으면, 바깥으로 인연의 고리를 걸고 싶어하는 그런 탈자적 운동과 같다. 마음은 인연을 맺고 싶어하는 능연심이므로 우선 공간도 그 탈자적 능연심의 관심을 벗어나지 않는다. 하이데거는 마음의 능연심이 방향을 잡아 나가면서 거리를 좁히려는 관심과 욕망의 산물로서 공간을 해석했다. 좌·우라는 방향잡기도 먼저 좌우가 실재하는 것이 아니라, 마음이 방향을 잡으려 하는 관심의 결과에서 생기는 현상이다. 그리고 마음이 능연적 관심이기에 공간을 마음의 거리에서 가급적 좁히려는 생각이 일어난다. 그래서 거리를 좁혀 공간을 단축하려는 모든 과학기술의 탄생도 다 마음이 세상으로 나아가 공간을 좁히려는 인연의 결과다. 마음은 주관도 아니고 객관도 아니다. 마음은 세상으로 인연을 맺으려는 욕망이므로 하이데거는 마음을 주관과 객관의 사이에 해당한다고 읽었다. 마음은 주관적인 것도 아니고, 세상에 대한 모든 관심의 전체다. 그래서 마음이 가는 곳에 그 공간의 방향도 정해지고 공간의 거리도 마음과 가까이 맺어지기 위하여 공간의 거리가 단축된다. 그래서 능연심으로서의 마음이 세상으로서의 공간을 수놓는다. 시간도 마음의 관심과 밀접한 관계를 맺는다. 현존재로서의 마음은 자신의 관심을 끊임없이 앞으로 내보내면서 시간 속에 자기를 전개시켜 나간다. 즉 마음은 시간적으로 미래를 향하여 관심을 투사해 나가면서 늘 ‘아직∼아니다’(not∼yet)의 미완성과 ‘더 이상∼아니다’(not∼more)라는 죽음의 사이에서 살아간다. 인생의 미완성은 달이 초승달로서 보름달을 기다리는 것과 다르다. 초승달은 미완성이지만 이미 보름달의 완성을 간직하고 있다. 그리고 과일의 죽음은 과일의 완전 성숙으로서의 종결을 말하지만, 인생의 죽음은 과일의 완성과 다르다. 인생은 마음의 존재에서 늘 시간적으로 가능성을 갖고 죽음을 향하여 달려가면서 살아간다. 이 가능성을 하이데거는 스스로 마음이 관심을 앞으로 던진다고 말한다. 미래를 향하여 앞으로 달려가되 마음은 자기의 미래적 기획기도가 과거의 습기가 주는 마음의 경향과 무관하지 않다고 느낀다. 미래적 모든 기획에 과거의 업의 무게가 작용하고 있음을 느낀다. 마음은 자기의 미래적 구상이 과거의 ‘습기의 경향성’(mood)과 무관하다고 보지 않는다. 그래서 하이데거는 마음의 관심인 능연심을 과거의 습기와 미래적 가능성의 사이에서 오가는 왕복운동을 한다고 본다. 이런 이중적 시간을 품고 있는 마음을 하이데거는 ‘던져진 기획’(thrown projection)이나 ‘사실적 기능성’(factual possibility)이란 용어와 같이 서로 상반된 의미를 한 단위로 엮어서 표현하고 있다. 시간은 절대로 객관적으로 존재하는 명사가 아니라, 마음이 인생을 살아가면서 자기 자신을 시간적으로 표현하고 있다. 마음이 자신을 스스로 시간화한다. 여기서 그래도 인생의 마음에서 가장 중요하게 여겨지는 것은 미래적인 가능성의 시간이다. 하이데거는 여기서 마음의 본래적 관심의 시간성과 비본래적 관심의 시간성을 구분한다. 마음의 본래적 관심은 마음이 세속의 소유적 이익에 얽매이는 관심을 끊고 죽음이 마치 ‘나의 면전에 서 있는 것’(impending)처럼 마음이 죽음의 순간에 직면하는 마음가짐을 말한다. 그 순간에 마음은 모든 세속적 소유의 탐욕을 끊어버린 자세로 변하면서 마음이 우주적 존재일체와 상응하는 자세로 되돌아간다. 이 죽음 앞의 순간적 결단을 통하여 인간의 마음은 자신의 가장 본래적인 본성에로 되돌아간다고 하이데거는 진단한다. 하이데거가 말한 본성은 불교적 불성이기도 하고, 자연성이기도 하고, 신학적 의미에서 그리스도성이기도 하겠다. 본래적 본성으로 돌아가는 마음의 시간성을 그는 ‘순간’(moment of vision)이라고 불렀다. 이 순간을 불교식으로 옮기면, 돈오(頓悟)라고 불러도 괜찮겠다. 이 ‘돈오의 순간’은 마음이 자신의 유한성을 철저히 자각하는 것과 동시적이고 또 과거의 업으로서의 ‘흠’(indebtedness)에 대한 철저한 참회를 수반한다. 본래적 미래를 기도하는 마음만이 과거의 흠을 현재완료형으로 생생하게 느낀다. 이와는 반대로 하이데거는 비본래적 마음의 시간을 ‘현재화’(making present)라고 불렀다. 그런 현재화의 시간은 과거마저 망각하고 세속적으로 어떤 소유를 지금 기대하는 시간을 말한다. 현재화는 현재에 바라는 것을 미래에 기대하는 것(expecting)을 뜻한다. 비본래적 마음은 미래적 소유의 기대를 현재만들기(현재화)의 전부라고 보기에 현재를 자연히 모두 미래적 소유의 기대로서 채울 뿐이다. 그래서 그런 소유적 미래가 올 때까지 비본래적 마음은 늘 현재적 관심을 연장시키는 함닉의 타락된 시간을 보낸다. 이때에 타락된 시간은 도덕적 의미에서가 아니라 존재론적인 각도에서 이해되어야 한다. 마음이 본성의 존재를 찾는 일에는 관심이 없고 오로지 소유론적 일상의 이해관계만을 따진다. 현재화는 속물적 목적을 채우기 위한 기대의 시간이다. 오늘도 내일도 모래도 꼭 같다. 이런 인생의 시간을 꼭 도덕적으로 타락된 것이라 보기는 어렵다. 단지 존재를 망각하고 오직 소유에만 탐닉할 뿐이다. 하이데거가 생각한 시간성(temporality)은 현존재인 마음이 스스로 시간화(temporalizing)한 것이다. 시계의 시간, 달력의 요일 등도 다 마음의 시간화가 정한 부산물이다. 마음의 관심이 시간적으로 나타나기에 이 세상에 시간이 도입되었고, 공간도 마음의 친소감과 그 방향성을 표시하기 위한 것이다. 칸트에게 경험적 인식의 형식적 조건인 시공성이 하이데거에 와서는 마음의 욕망-본래적이든 비본래적이든-을 나타내는 현상이 되었다. 한국학중앙연구원 명예교수·철학
  • [코드로 읽는책] 미래 여는 마음의 열쇠 11세트

    ‘마인드 세트’(Mind Set). 우리 사회가 일방적으로 주입시켜 모든 사람들이 천편일률적으로 가지고 있는 사고방식이나 마음가짐을 말한다. 이러한 마인드 세트의 구속에서 벗어나는 순간 우리는 사물을 있는 그대로 바라볼 수 있다. 우리의 사고방식이나 마음가짐은 스스로가 적극적으로 개발하고 수정함으로써 삶을 발전시키는 도구가 될 수 있는 것이다. 사회적 강압에 의해 주입된 마인드 세트를 고수하거나, 스스로 적극적인 업그레이드를 통해 새로운 마인드 세트를 개발하는 것, 그 선택권은 우리 자신에게 있다. 앨빈 토플러와 함께 미래학의 양대 산맥으로 불리는 세계적인 석학 존 나이스비트가 세계적으로 1400만부 이상 판매된 베스트셀러 ‘메가 트렌드’시리즈 이후 10여년 만에 미래예측서 ‘마인드 세트’(안진환·박슬라 옮김, 비즈니스북스 펴냄)를 내놨다. 저자의 표현대로 ‘미래를 그리는 그림물감’인 마인드 세트에 대한 예리한 분석을 통해 미래학의 정수를 집대성, 향후 50년간 새로운 미래사회를 예측한다. 마인드 세트는 일종의 인식 도구이다. 필요한 정보를 추려내고, 지금 현재 세상에서 어떤 일이 일어나고 있는지에 대한 그림을 제시하며, 우리 앞에 놓인 미래로 향한 문을 열어주는 열쇠가 된다. 저자는 미래에 대한 그림은 현재에 대한 분석에 근거해 그려져야 한다고 말한다. 따라서 미래의 길잡이인 마인드 세트를 조절하고 수정하면 삶이 달라지고 발전할 수 있는 것이다. 저자는 미래에 대한 사고방식을 재정립할 수 있는 마인드 세트 11개를 소개한다.‘언제나 옳을 필요는 없다.’ ‘너무 앞서서 행진하라 마라.’ ‘아무리 많은 것들이 변한다 해도 대부분은 변하지 않는다.’ ‘성과를 얻으려면 기회를 활용하라.’ 등이다. 즉 새로운 정보사회에서 개인의 통찰력이 무엇보다 중요하다는 것이다. 특히 11개 마인드 세트에서 공통적으로 찾아볼 수 있는 것은 ‘비즈니스에서 확실한 것은 변화뿐’이라는 말이 진실이 아니라는 것이다. 저자는 대부분의 비즈니스가 거의 한결같은 방식으로 운영되며, 판매와 이윤 창출이라는 기업의 본질은 변하지 않는다고 주장한다. 이와 함께 저자가 강조하는 ‘경제 도메인’과 ‘탈 집중화’도 마인드 세트를 위해 눈여겨볼 필요가 있다. 저자는 11개 마인드 세트를 적용, 향후 50년간 미래의 그림을 어떻게 그릴 것인지 보여준다. 상품 디자인의 중요성과 경제 도메인, 중국에 대한 분석, 유럽의 두 얼굴, 산업혁명 이후 테크놀로지의 혁신에 대한 과정과 예측 등 방대한 데이터가 쉽게 소개된다.1만 8000원. 김미경기자 chaplin7@seoul.co.kr
  • 자녀 방학캠프 궁금중 A to Z

    자녀 방학캠프 궁금중 A to Z

    겨울방학을 앞두고 각종 캠프 접수가 한창이다. 방학맞이 캠프는 인성과 리더십, 과학, 레포츠, 예절, 영어 등 분야가 다양하기도 하지만 다채로운 체험을 해볼 수 있다는 면에서 자녀를 캠프에 보내려는 학부모들이 적지 않다. 캠프를 고르는 법에서부터 활용법까지 캠프 활용 정보를 소개한다. ●캠프를 고를 때 캠프를 보내기로 결정했다면 자녀의 적성과 관심을 고려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이를 무시하면 돈과 시간 낭비는 물론 앞으로 캠프와 같은 야외 단체생활에 적응하기 어려워질 수 있다. 특히 가기 싫어하는 캠프를 억지로 보내면서 ‘캠프 가면 ○○해줄 게.’라는 식으로 보상을 제시해서는 안된다. 캠프 주제는 매우 다양하다. 외국어나 과학 등 교육 관련 캠프에서부터 자연탐험, 예절, 인성, 리더십, 문화예술, 경제, 스키, 레포츠 캠프, 병영체험이나 다이어트, 극기 등 이색 캠프도 있다. 기왕이면 경험한 적이 없는 새로운 캠프를 보내는 것이 바람직하다. 자녀가 잘 할 수 있는 부분을 더 잘 하게 도와주거나 부족한 부분을 캠프를 통해 보완할 수 있다. 캠프나라 전희주 과장은 “자녀가 좋아해서 선택한 캠프에 보내야만 캠프기간 중에도 적극적이고 능동적으로 생활하고, 다른 참가자들과 잘 어울려 재미있고 기억에 남는 캠프가 될 것”이라면서 “특히 영어캠프 등 학습 캠프는 반드시 자녀의 의사를 고려해야 한다.”고 충고했다. ●캠프를 보내기 전 개인 준비물을 잘 챙겨야 한다. 덤벙대는 아이라면 캠프 간다는 생각에 준비물을 잊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잘 챙길 수 있도록 도와줘야 한다. 펜을 준비해야 하는 캠프는 넉넉하게 챙기는 것이 좋다. 개인적인 병력이 있다면 미리 담당 인솔자에게 알려줘야 한다. 현지에서 직접 참여하는 인솔자의 연락처도 꼭 알아둬야 한다. ●캠프 기간 중 밥은 잘 먹고 있는지, 잠자리는 편한지, 잘 적응하고 있는지, 아프지는 않은지 등 걱정이 끊이지 않는다. 그러나 캠프는 짧은 시간이나마 집과 부모의 품을 떠나 세상에 대한 자신감과 독립심을 길러주는 활동이다. 캠프를 보낸 뒤에는 일단 자녀를 믿어야 한다. 요즘에는 휴대전화로 매 시간 부모에게 전화로 ‘보고’하는 아이가 있는가 하면, 부모도 시시각각 전화하는 경우가 많은데 이는 바람직하지 않다. 위급한 일이 아니라면 부모가 먼저 자녀에게 전화하는 것은 좋지 않다. 캠프 첫 날 저녁에는 부모가 보고 싶어 집으로 전화를 걸어 우는 아이들도 적지 않다. 이럴 때는 윽박지르거나 화를 내서는 안된다. 따뜻하게 위로해 주고 혼자 상황을 이겨나갈 수 있도록 달래주고 힘을 주는 것이 부모의 역할이다. 특히 소심한 아이들이 첫 날 밤을 힘들어하는데 부모의 말 한 마디에 따라 남은 기간 자녀의 마음가짐과 활동이 달라진다. ●캠프를 다녀온 뒤 캠프에서 돌아오면 하루 정도는 충분히 쉬게 하는 것이 좋다. 아무리 즐거운 캠프라도 며칠 동안 집을 떠나 생활하면서 몸과 마음이 피곤해져 있는 상태이기 때문이다. 캠프 이후 감기 몸살에 쉽게 걸리는 것도 이 때문이다. 쉬고 난 뒤에는 대화를 나눠본다. 캠프 기간 좋았던 점과 나빴던 점, 기억에 남는 것, 느낀 점 등을 이야기하게 하고 부모 의견도 말해 준다. 캠프에서 찍었던 사진을 글과 함께 남기거나 일기장에 기록하게 하는 것도 좋다. 김재천기자 patrick@seoul.co.kr ■ 도움말:캠프나라
  • [서울광고대상-우수상] 한국토지공사 ‘맏며느리는 아름답습니다’

    [서울광고대상-우수상] 한국토지공사 ‘맏며느리는 아름답습니다’

    전통과 권위의 서울광고대상에서 수상의 영광을 차지하게 된 점 감사드린다. 저출산·고령화 사회가 본격적으로 도래하고 있지만 아직도 맏며느리란 말을 들으면 가슴 한구석에 진한 무엇인가 여운이 남는다. 그것은 보통의 우리 어머니들이 보여주었던 가족을 위한 희생과 헌신의 삶이 주는 감동 때문이기도 하지만, 그 모습이 보이지 않는 곳에서 묵묵히 책임을 다하며 자신을 드러내지 않는 것이기에 더 아름다운지 모른다. 한라에서 백두까지 국토의 균형발전을 위하여 노력하고 있는 한국토지공사는 지난 31년간 국토정책 집행기관으로서 맡은 바 임무에 최선을 다해 왔다. 신도시, 개성공단, 행정중심복합도시, 혁신도시, 경제자유구역조성 등의 개발정책뿐만 아니라 소도읍 육성, 낙후지역 지원, 각종 사회공헌사업 등 드러나지 않는 많은 분야에서도 주어진 소임을 묵묵히 수행하고 있다. 국민과 고객을 위해 최선을 다하고, 헌신하는 일에 항상 맏며느리의 자세와 마음가짐으로 임할 것을 약속드린다. 서국열 홍보팀장
  • ‘뻔뻔 경영’ CEO

    지난 17일 서울 조선호텔 그랜드볼룸에서 열린 보령제약의 한방화장품 ‘정안가인수’ 발매식. 판매를 책임진 이인영(53) 보령수앤수 대표는 은회색 양복에 자색 넥타이를 매고 나왔다. 제품의 은회색 뚜껑에 맞춰 양복을 입고, 병 색상과 같은 자주색 넥타이를 맸다. 단상에 오른 이 대표가 윗도리를 벗자 흰색 와이셔츠의 옷깃과 소매에 황금빛으로 새긴 한자 ‘秀(수)’가 드러났다. 역시 제품에 맞춘 색깔이다. 이 대표는 “제품을 1주일만 바르면 저처럼 주름이 없어집니다.”라면서 고객들에게 얼굴을 내밀고 만져보게 했다.50대로 믿기지 않을 만큼 탄력있는 피부다. 이 대표의 너스레에 참석자 200여명이 웃음을 터뜨렸다. 히트 상품으로 만들려는 의지의 표현이자 참석자들에게 기쁨을 주려는 이 대표의 작은 ‘개인기’이다. 이 대표의 ‘끼’는 또 있다. 이 대표는 지난해 8월 출시한 조리용 칼슘 행사에선 요리사 복장을, 지난 4월 마스크팩 카테킨 발매 행사에선 얼굴에 마스크팩을 하고 나왔다. 그는 매주 수요일을 ‘뻔데이(fun-day)’로 정했다. 회사 이름에 ‘수’자가 두 번씩 들어가 수요일이 좋다는 게 정한 이유다. 이날은 이 대표가 전 직원들에게 서울 중구 주교동 방산시장 골목의 한 주점에서 막걸리와 도토리묵을 ‘쏘는’ 날이다. “펀(FUN)을 사투리로 발음하면 ‘뻔’이 됩니다. 다른 회사보다 갑절 더 유쾌한 회사로 만들겠다는 생각 때문에 ‘뻔뻔’경영이라고 부릅니다.” ‘뻔뻔한’ 최고경영자(CEO) 이 대표는 CEO를 최고 기쁨조(Chief Entertainment Officer)로 생각한다.1980년 보령제약에 입사한 지 18년만에 보령산업 대표이사에 올랐다. 외환위기 등으로 적자에 허덕이던 회사를 1년만에 흑자로 되돌렸다. “직원들에게 일은 재미난 놀이로 생각하게 했지요.” 이런 마음가짐이 평사원에서 출발해 CEO에 오른 이 대표의 저력으로 읽혀진다. 지난해 1월 그가 사령탑에 앉은 보령수앤수는 지난해 260억원의 매출을 올렸다. 회사 출범 1년만의 성적표에 보령제약그룹이 놀랐다. 그의 ‘펀 경영’에는 순간의 웃음 이상의 의미가 담겨 있다.“건강과 행복의 근원은 바로 웃음입니다. 이웃과 고객 모두 웃고 상생하기 위해서는 뻔뻔 경영이 필요합니다.” 요즘은 매일 아침 ‘스마일 연습’ 대신 연극 대본을 쥐고 있다.24일 대학시절 그가 만든 연극동아리의 100회 기념공연으로 출연하기 위해서다. 이 대표는 판매뿐 아니라 고객 상담과 불만을 직접 받아 처리하는 현장 경영도 하고 있다. 지천명(知天命)을 넘긴 CEO이지만 그는 여전히 객석보다는 ‘무대’ 체질이다.이기철기자 chuli@seoul.co.kr
  • [20&30] 이태백 끝 또다른 절규 시작

    [20&30] 이태백 끝 또다른 절규 시작

    고시(考試)가 따로 없는 시대다. 어느 회사에 들어가든 학교 나와 직장을 잡기만 한다면 그 자체로 옛날 장원급제라도 한 듯한 축하와 찬사를 받는다. 거기다 한참 나이 먹은 뒤까지 안정적으로 몸 담을 수 있다면 그야말로 금상첨화다. 남들의 부러움을 사면서 원하는 일자리를 잡은 2030, 그들이 전하는 입사 전후의 얘기를 들어보자. ■ 미래에 대한 불확실성 여전… 인생 로드맵 스스로 짜야 “헤아릴 수 없을 만큼 많은 지원서를 쓰고, 왜 떨어졌는지조차 알 수 없어 답답했었죠.” 서울대 경영학과 졸업, 영어시험 토익 900점대, 스페인어 모국어 수준, 대안학교 어린이 경제교육 강의…. 완벽해 보이는 경쟁력의 소유자 최지희(여·24)씨에게도 대기업 입사가 만만한 일은 아니었다. 여러 차례 탈락의 쓴 맛을 본 끝에 결국 취업문을 열 수 있었던 것은 평소 맺었던 ‘지독한 인연’ 때문이었다. “KTF와 2000년 여름 고객으로 처음 만나,2004년 소비자 모니터 개념의 ‘모바일 퓨처리스트’로 활동하고,2005년 인턴으로 또 인연을 맺었습니다. 그 안에서 KTF가 어떤 일터인지, 어떤 사람들이 일하는 곳인지 배웠던 경험은 막상 취업이 닥쳤을 때 이 회사, 저 회사를 뒤져 내미는 평범한 정보와는 비교할 수 없는 자산이었죠.” 그는 “평소 ‘좋은 기업’을 선정해 꾸준히 특별한 인연을 만들어 보는 게 좋은 전략”이라면서 “요즘 기업들은 20대 젊은이들과 다방면으로 끊임 없이 소통하기 때문에 가능하다.”고 말했다. 최근 신입사원 채용전형에 면접 진행요원으로 나간 최씨는 ‘구직자’일 때 보지 못했던 점이 눈에 들어왔다고 한다. 지나치게 튀려 하기보다는 더불어 함께 할 때 빛이 나는 지원자들이 눈에 띈다는 것.“면접에서 ‘튀어야 한다.’는 강박관념을 갖게 마련이지요. 하지만 개성 강한 요즘 젊은이들은 튀는 부분은 대개 하나씩 갖고 있게 마련이죠. 혼자서 지나치게 튀려는 사람보다 면접장 밖에서 자기 조원들을 챙기거나, 조원들의 어색한 분위기를 깨기 위해 먼저 말을 건네는 사람들을 눈여겨 보게 되더라고요.” 구직자들이 범하기 쉬운 또 하나의 오류는 원하는 회사에 들어와도 사회 생활에 대한 로드맵이 자동적으로 그려질 줄 안다는 것이라고 최씨는 덧붙였다. 그는 “미래에 대한 불확실성이 취업만으로 해결되는 것은 아니다.”고 말했다.“회사는 가야할 길까지 정해 주지는 않습니다. 내년부터는 저의 소속인 인재교육 분야에서 활동하는 선배님들을 다양하게 만나 제가 나아가야 할 길을 좀 더 진지하게 궁리해 볼 계획입니다.” 서재희기자 s123@seoul.co.kr ■ 눈앞의 취직턱보다 적성궁합 우선 고려를 “공부만 열심히 하면 누구나 선생님이 될 수 있습니다. 그러나 아이들과 어울리는 것을 좋아하지 않고선 ‘행복한 선생님’이 될 수는 없겠죠.” 교사가 되려는 사람들에게는 당장 눈 앞에 가로놓인 ‘임용시험’의 벽은 까마득히 높아 보인다. 비교적 취직이 잘 되는 전자공학을 포기하고 대학에 다시 들어가 선생님의 꿈을 이룬 박성섭(30)씨는 선생님으로서 행복을 결정지은 요인은 적성이라고 강조한다. “군대에서 야학 선생님을 꼭 해보고 싶었어요. 제대하자마자 야학에서 아주머니들을 가르쳤는데 ‘선생님처럼 잘 가르치는 분 처음 봤다.’는 말을 듣고 이거다 싶었죠.” 적성에 맞는 길을 찾은 박씨는 앞뒤 재지 않고 달려 들었다. 대학수학능력시험을 다시 봐 같은 학교 물리교육과로 재입학했다.3학년 때 결혼하고,4학년 때 아빠가 된 뒤 하루 빨리 교사가 돼야겠다는 절실함이 더욱 강해졌다. 박씨는 같은 과 11명 중에서 6등으로 졸업했을 만큼 성적이 뛰어난 편은 아니었다. 하지만 과에서 1등을 해도 붙기 어렵다는 서울지역 중등 임용시험에 당당히 합격했다. 합격의 기쁨보다 더욱 컸던 것은 이제 드디어 좋아하는 일을 하게 됐다는 성취감이었다. 하루 중 가장 행복한 때가 점심시간에 아이들과 농구하는 시간이라는 박씨는 “놀면서 돈 버는 기분”이라고 말했다. “수업에 들어가기 전 선생님들은 딱 두 부류로 갈립니다.‘어이구, 또 수업이야.’라면서 괴로워하는 분들이 있는가 하면 즐거운 표정을 짓는 분들이 있죠. 임용시험은 적성을 테스트하지 않지만 정작 교사로 생활하는 데 가장 중요한 것은 아이들을 얼마나 좋아하느냐인 것 같아요.” 박씨는 “공부는 오히려 잘못하던 사람이 오히려 선생님을 더 잘 할 것 같다.”면서 “학교 다닐 때 공부를 별로 잘하는 편이 아니었기 때문에 아이들이 모른다고 하면 ‘나도 몰랐다.’면서 경험담을 들려주는데 그 반응이 좋다.”고 말했다. 서재희기자 s123@seoul.co.kr ■ 사시합격=부와 명예? 새로운 도전 기회일 뿐 이준석(31)씨는 법무법인 광장의 새내기 변호사다.2003년 사법시험에 합격했고, 사법연수원을 거쳐 변호사 생활을 시작한 지 이제 1년쯤 됐다. 갓 변호사 세계에 뛰어든 그에게 이 직업은 ‘위기이자 기회’로 보인다.“사법시험에 합격해도 예전처럼 부와 권력이 저절로 따라오지 않습니다. 이런 점에서는 위기이고, 개인이 좀 더 노력하면 과거보다 더 큰 부와 권력, 명예를 얻을 수 있다는 점에서는 기회라 할 수 있죠.” 2000년 서울대 의대를 졸업한 이 변호사는 부와 명예가 보장된 의사의 길을 버리고 사법시험 도전을 결심했다. 인생의 큰 방향 전환에 대해 뭔가 거창한 이유가 있을 것 같지만 그는 “적성 때문”이라고 간단히 말했다.6년 동안 누군가 시켜서 어려운 공부를 했지만 적성이 맞지 않아 끊임 없이 방황했다는 것이다. 하지만 사법시험 공부를 시작한 3년 동안은 단 한 차례의 흔들림이나 망설임도 없었다. 그는 사법시험을 준비하는 사람들에게 한번쯤 법과 자신의 적성에 대해 고민해 봐야 한다고 조언한다. “사법시험 합격 1000명 시대에 접어들면서 법조인의 희소가치가 많이 떨어졌어요. 예전처럼 법조인이 무조건 존경과 선망의 대상이 되는 것은 아닌 것 같습니다. 이런 이유에서라도 자신이 법률과 얼마나 궁합이 맞는지 반드시 따져봐야 합니다.”그는 사회적 약자를 위해 자신이 가진 법률적 지식을 활용해야겠다는 마음가짐을 굳게 가져야 한다고 강조한다. 점차 줄어들고 있지만 아직도 변호사들에게는 큰 힘이 주어지기 때문이다. 이 변호사도 변호사 배지를 달기 전에는 변호사가 구체적으로 어떤 일을 하는 사람인지 잘 몰랐다고 한다. 그저 서민들과는 완전히 동떨어진 최상급 기득권층으로만 어렴풋이 인식해 왔다고 하는 게 옳을 것이다. 당연히 변호사에 대해서도 ‘사법시험=부와 명예’라는 공식을 막연하게 떠올렸던 게 사실이다. 그러나 지난 1년간 주변에서 퇴출되는 변호사들이 많아지면서, 끊임 없는 자기계발과 자기혁신 없이는 어떤 자리에 있더라도 도태된다는 사실을 두 눈으로 지켜봤다. “사법시험 합격은 절대 결승점이 아닙니다. 자기와 사회를 향한 새로운 도전의 발판일 뿐입니다.” 김기용기자 kiyong@seoul.co.kr ■ 톱니바퀴 같은 공무원 생활 자기계발로 극복 “공무원이 거대한 톱니바퀴의 한 조각일 뿐이란 생각이 들면 실망에 빠질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그 한 조각이 없으면 톱니가 돌아가지 않게 되죠.” 지난해 100대1의 경쟁률을 훌쩍 넘은 서울시 지방공무원(9급) 시험에 합격해 현재 용산구청에서 근무하고 있는 최지영(28·여)씨는 ‘톱니론(論)’이 공무원 생활의 핵심인 것 같다고 말했다. 자신이 하고 있는 일만 보면 초라해지지만 전체로 생각하면 결코 그렇지 않다는 것이다. “어느 회사나 마찬가지겠지만 처음엔 단순 반복적인 일이 전부입니다. 공무원은 그런 과정이 더 길고요. 그런데 시험에 붙기 전 공무원에 대한 기대치가 워낙 높아서인지 그런 일들이 주어지면 실망하고 곧잘 회의에 빠지게 됩니다.” 입사 초기 이런 슬럼프를 겪은 최씨는 주변의 유능한 선배들을 보면서 어려움을 이겨냈다고 한다. 물론 ‘복지부동’이나 ‘철밥통’이란 별명이 어울릴만한 공무원도 일부 있지만, 대다수 선배 공무원들은 자기 계발에 적지 않은 노력을 하고 있다. “‘세상에 멋있는 직업은 없다. 다만 그 일을 멋있게 만드는 사람만이 있을 뿐이다.’라는 문구가 공무원에게 딱 맞는 것 같아요. 공무원의 자기계발은 곧 주민의 삶의 질 향상과 직결 되잖아요. 자신을 위한 노력이 결국 국민을 위한 것이 된다는 점을 잘 활용하면 멋진 공무원이 될 수 있겠죠.” 지금 이렇게 생각하는 최씨도 사실 처음엔 공무원에 대한 부정적인 생각들이 많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공무원에 도전하게 된 것은 현실적인 요소가 많이 작용했다고 솔직히 말한다.“한번쯤은 ‘청렴’과 ‘봉사’를 심각하게 고민해 봐야 해요. 공무원에 대한 사회적 잣대는 가혹할 정도로 엄격하거든요.”최씨는 요즘처럼 자기 주장이 뚜렷하고 다양한 욕구를 쏟아내는 민원인들을 상대하는 게 결코 쉬운 일이 아니라고 강조했다. 시험 공부만으로는 확인할 수 없는 이런 자질이 자기에게 있는지 곰곰이 새겨봐야 한다는 것이다. 김기용기자 kiyong@seoul.co.kr
  • 서울시 7급 행정직 합격선 80.14점

    서울시 7급 행정직 합격선 80.14점

    올해 서울시 지방직 7·9급 공무원 공채 필기시험 결과 난이도가 높았음에도 커트라인은 극심한 취업난 속의 공시(公試) 열풍을 타고 상승세를 이어간 것으로 나타났다. 서울시는 8일 지난달 1일 치러진 지방공무원 필기시험에서 7급 일반행정의 합격선이 80.14점으로 지난해 79.0점보다 1.14점이나 뛰어올랐다고 밝혔다. 9급 일반행정은 83.0점으로 지난해와 같았다. 하지만 난이도가 크게 높았던 만큼 사실상의 커트라인은 훨씬 올라간 셈이다. ●7·9급 필기시험 1130명 합격 올해 서울시 지방직 7·9급 필기시험에 합격한 사람은 모두 1130명이다. 최종 선발 인원 932명의 121.2%가 뽑혔다. 7급 행정 합격선 상승세는 70.86점을 기록한 2004년 이후 3년째 이어지고 있다. 당초 7급 행정 합격선은 다소 낮아질 것으로 예상됐다. 예년보다 높았던 체감난이도 때문이다. 하지만 사상 최고의 경쟁률과 응시율이 오히려 커트라인을 높였다. 7급 행정은 43명 모집에 1만 3755명이 응시원서를 접수해 319.9대1의 경쟁률을 보였다. 지난해 231.3대1보다 38.3% 포인트나 상승했다. 서울 노량진 학원가의 한 관계자는 “행정고시 준비생들의 하향 지원과 함께 우수한 직장인 출신 수험생들이 대거 몰리면서 커트라인을 끌어 올린 것 같다.”면서 “합격선 상승세는 당분간 지속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밖에 주요 직렬별 합격선은 ▲세무직 9급이 78.0점 ▲간호직 8급이 88.33점 ▲토목직 9급이 79.0점 등이다. ●‘내가 서울시장이라면’ 등 주제 영어 면접 필기시험 합격자들에게 남은 관문은 새달 5일부터 7일까지 서울시지방공무원교육원에서 실시되는 면접이다. 지난해 시범 도입된 영어 면접이 올해는 본격화된다. 서울시가 밝힌 발표 주제는 ▲창의적인 서울시 공무원이 되기 위한 자기발전 계획 ▲투명하고 깨끗한 사회를 만들기 위한 공직자의 마음가짐 ▲내가 만약 서울시장이라면 가장 먼저 하고 싶은 일 ▲서울의 대기 질을 선진국 수준으로 개선시키기 위한 대책 ▲낮은 출산율을 높이기 위해 필요한 정책 등 5가지이다. 면접관이 주제를 부여하면 수험생은 2분 정도 개인 발표를 한 뒤 질문에 답해야 한다. 최종합격자는 새달 19일 음성자동정보전화(060-700-1929)나 서울시 홈페이지(seoul.go.kr), 서울시 시험정보(edu.seoul.go.kr/exam)로 발표된다. 이두걸기자 douzirl@seoul.co.kr
  • [2006도하아시안게임] “아시아 2위 수성… 日없다”

    [2006도하아시안게임] “아시아 2위 수성… 日없다”

    “종합 2위 이상없다.” 아시아 2위 수성을 향한 힘찬 진군이 시작됐다.2006도하아시안게임 개막을 꼭 한 달 남겨둔 1일 메달 사냥을 위해 태릉선수촌에서 비지땀을 쏟아내던 태극전사들이 한 목소리로 ‘종합 2위’를 합창했다. D-30 행사로 열린 이날 선수단 합동기자회견에서 이들은 저마다 ‘최다의 노력을 통한 최고의 기록’을 다짐하며 아시안게임을 너머 2년 뒤 베이징올림픽에서의 선전까지 약속했다. 정현숙(54) 선수단장도 “전체 39개 종목 가운데 29개 종목에서 모두 73개의 금메달을 획득, 일본을 따돌리고 3회 연속 종합 2위를 사수하는 것이 목표”라고 재확인했다. 본부 임원 45명을 포함,840명으로 구성된 한국선수단은 오는 22일 결단식을 가진 뒤 28일 전세기편으로 도하 현지로 출발한다. 다음은 주요 선수들의 출사표. ●수영 박태환 지난 전국체전은 아시안게임을 위한 워밍업이었다. 목표는 3관왕(200·400·1500m)이다. 후반에 견줘 전반 페이스가 떨어진다는 단점을 고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6일부터 중국 쿤밍에서 갖는 전지훈련은 이 약점을 보완하기 위한 마지막 수술대다. 중국과 일본을 제치고 반드시 3관왕을 이루겠다. ●육상 김덕현 전국체전 최우수선수(MVP)의 영광을 아시안게임 금메달로 보답하겠다.7m10까지 뛰어보겠다. 최근 평균 성적도 6m90대를 꾸준히 유지하고 있다. 전국체전 직전에는 7m06까지도 뛰었다. 금메달을 기대해달라. ●역도 장미란 지난달 세계선수권에서 금메달을 따기는 했지만 쉽지는 않았다. 아시안게임에서도 결코 쉬운 상대는 없다. 또 현재 훈련할 시간이 넉넉지도 않다. 그러나 도하는 내겐 ‘약속의 땅’이다. 지난해 세계챔피언 타이틀을 처음 쥔 곳이다.2인자 무슈아슈앙(중국)의 세번째 도전을 물리치고 금메달을 들어올리겠다. ●유도 이원희 발목 부상으로 몸상태가 정상은 아니지만 큰 국제대회에서는 마음가짐을 얼마만큼 준비하느냐에 따라 대세가 결정된다. 이번 대회에서 금메달을 보태면 ‘그랜드슬램’을 달성한다. 그러나 지금껏 한 차례도 따지 못한 아시안게임 금메달이라는 데 더 의미를 두고 싶다. 최근 일본선수와 겨뤄 세 번 다 이겼다. 그만큼 자신감에 차 있는 상태다. 최병규기자 cbk91065@seoul.co.kr
  • [한게임배 마스터즈 서바이벌-2006년 하이라이트(7라운드)] 엉터리 축으로 대마를 잡다

    6라운드가 끝났을 때 생존한 기사는 불과 28명. 처음 시작했을 때의 105명에서 77명이 벌써 탈락한 것이다.28명의 생존자 중에서 박영훈 9단, 원성진 7단, 윤준상 4단은 전승가도를 달리고 있어서 아직 여유가 있지만 그 외의 기사들은 이미 한 두번씩 패했기 때문에 매 판이 막판이라는 마음가짐으로 대국에 임하고 있다. 본국의 이영구 6단과 김환수 2단의 성적은 모두 4승 2패. 이미 2패씩을 당했기 때문에 지는 쪽은 바로 탈락하게 된다. 이렇게 되면 종이 한장 차이밖에 안 되는 실력보다는 당일의 컨디션과 운이 승부를 좌우하게 될 확률이 높아진다. 장면도(173∼175) 하변의 접전에서 백이 우위를 확립하자 이후 흑은 최대한 바둑을 복잡하게 만들면서 변화를 일으키고 있다. 그 덕분에 우변에서 실리로 상당한 이득을 보았기 때문에 이제 집으로는 흑이 확실히 이겨 있다. 문제는 상변에서 중앙에 이르는 거대한 흑 대마이다. 이 흑 대마의 사활이 승부의 포인트이다. 흑173으로 나가서 살자고 했을 때 백은 174, 흑175를 교환해서 일단 파호부터 한다. 이 다음이 문제. 과연 백은 거대한 이 흑 대마를 잡을 수 있을까? 실전진행(176∼190) 백176으로 급소를 친 뒤에 백178부터 188까지 흑 한점을 축처럼 몰아간 수순이 승착이다. 이 자체는 백의 대손해. 축은 성립되지 않지만 백188이 놓인 덕분에 백은 190으로 젖혀서 막을 수가 있어서 좌변의 흑 대마를 수중에 넣었다. 이 자체로 승부 끝. 흑은 우변 백을 다 잡아도 계가를 맞출 수가 없다. 226수 끝, 백 불계승 유승엽 withbdk@naver.com
  • KBS 2TV 드라마 ‘눈의 여왕’ 현빈

    KBS 2TV 드라마 ‘눈의 여왕’ 현빈

    왠지 슬퍼보인다. 그에게도 그런 모습이 있었나 싶을 정도로. 움츠러든 어깨에 공허한 눈빛으로 샌드백을 응시하는 현빈에게 예전의 뻔뻔한 귀공자 이미지는 찾아볼 수 없었다. 30대 누나들의 마음을 설레게 했던 MBC 드라마 ‘내 이름은 김삼순’ 이후 1년4개월만에 브라운관 컴백이다. 오랜만의 드라마 출연인데 그가 택한 배역은 다음달 13일부터 방송되는 KBS 2TV 월화드라마 ‘눈의 여왕’(연출 이형민, 극본 김은희·윤은경)에서 삼류 복서 ‘한태웅’역이다. “전작같은 재벌 역할은 하지 말아야지 했는데 ‘눈의 여왕’ 시놉을 보고 그런 역할이 아니라서 도전하게 됐어요. 특히 대본을 한번 읽은 뒤 내려놓을 수 없을 정도로 ‘한태웅’이라는 캐릭터가 특별하게 다가왔습니다.” 한태웅은 한때는 천재였지만 라이벌이자 절친한 친구를 잃은 뒤 고등학교를 중퇴하고, 이름까지 ‘득구’로 바꿔 삼류 복싱체육관의 스파링 파트너로 살아가는 인물. 자신과 비슷하게 차가운 마음을 갖고 있는 부잣집 외동딸 김보라(성유리 분)를 만나 서로 의지하며 운명적인 사랑을 한다. ‘…김삼순’과 영화 ‘백만장자의 첫사랑’ 등에서 보였던 세련된 재벌 꽃미남 이미지를 벗기 위해 머리 스타일을 덥수룩하게 하고 수염도 길렀다. 틈틈이 연습한 복싱이 몸에 익었는지, 샌드백을 치거나 스파링 파트너를 하는 그의 모습이 전혀 어색하지 않았다. 그렇다고 단순한 캐릭터는 아니다. 천재로 살다가 한순간 모든 것을 잃고 밑바닥으로 떨어지는, 복잡한 인생을 연기해야 한다. 그래서인지 새로운 역할에 대한 설렘도 있지만 부담도 큰 듯 했다. 특히 ‘…김삼순’이 큰 사랑을 받아 다른 작품을 했을 때 시청자들이 그만큼 봐줄까 걱정도 많았다고 털어놨다.“두가지 연기를 해야 해서 머릿속이 굉장히 복잡하고, 캐릭터가 한번에 떠오르지 않아 풀리지 않는 숙제처럼 여겨져요. 천재 고등학생 연기는 순수한 마음가짐으로, 복서가 된 뒤에는 남자답게 성숙해지고 눈빛이 강해집니다. 그러나 같은 인물인 만큼, 내면은 비슷하니까 조금씩 바꿔 나가려고 합니다.” 또 상대역인 성유리가 촬영에 열중하는 모습에 자극을 받고 있다고. 그는 “시놉을 보고 촬영하면서 제 스스로가 많은 것을 갖고 있지 않아 여러분들께 들킬 수도 있겠다 싶었고, 동시에 작품이 잘 되면 많은 것을 얻을 수 있겠다 싶어요. 그만큼 욕심이 나고, 실타래를 하나씩 풀어가면서 복잡했던 머리가 조금씩 가벼워지고 있어요.” 그러나 자신에게는 숙제와 같은 작품인 만큼,“못 이뤄내면 후회를 하겠지만 더 열심히 해야겠다는 각오를 다지는 계기가 될 것”이라면서 “좋게 봐주시면 용기를 내서 다른 캐릭터를 시도하는 기회로 삼겠다.”고 말했다. 이형민 PD는 “현빈은 평범한 듯 보이지만 여러가지 색깔이 가능하고, 배역에 집중하면 최대한 표현할 수 있는 배우”라면서 “기존의 깨끗한 이미지에서 벗어나 아웃사이더 연기를 잘 소화해낼 것”이라고 기대감을 표했다. 그동안 출연작이 많은 편은 아니지만, 매번 강한 인상을 남겼던 현빈이 우수에 찬 ‘아웃사이더’로서의 변신에 성공할 것인지 관심이 쏠린다. 김미경기자 chaplin7@seoul.co.kr
  • 서울시청 산악회 백두대간 드림팀 박돌봉 단장

    서울시청 산악회 백두대간 드림팀 박돌봉 단장

    백두대간! 말만 들어도 가슴이 설렌다. 그 이유 중 하나가 한반도의 자연적 상징이며 동시에 한민족의 인문적 기반이 되는 산줄기이기 때문이다. 따라서 등산을 좋아하는 일반인들에겐 ‘꿈의 도전’이다. 박돌봉(56) 서울 도봉구 부구청장.‘서울시 산악회 백두대간 드림팀 단장’을 맡아 지난해 6월 팀원 51명과 함께 백두대간 대종주를 성공리에 마쳤다. 이는 서울시청 산악회 36년 역사에 새로운 이정표를 세운 결실이었다. 여름철의 뙤약볕, 겨울철의 매서운 추위와 숱한 비바람 등을 견디며 도전한 지 꼭 3년3개월만에 이루어낸 성과였다. 또 박 부구청장 개인적으로는 50대 나이에 한반도의 척추를 관통했다는 점에서 더욱 값지게 여겨진다.“공무원으로 내세울 것도 그렇고, 또 별로 얘기할 것도 없는데….”하며 거절하는 박 부구청장을 설득해 지난 주말 잠시 인터뷰 시간을 가졌다. 일반 직장인들도 백두대간 종주에 관심이 많은데다 또 여러 산행마다 나름대로의 묘미를 듣고 싶어서였다. “그러니까 2002년 3월24일 백두대간 종주를 위한 첫 산행을 시작했지요.824㎞ 종주길이를 36구간으로 나눴고 마무리를 백두산에서 할 때까지 1개구간도 빠짐없이 완주한 대원은 모두 51명입니다.” 박 부구청장은 처음 출발시 팀원들에게 다음과 같이 산행의 마음가짐을 제시하면서 독려를 아끼지 않았다. 첫째, 생각하고 느끼는 산행을 하자. 둘째, 스스로 안전산행을 하자. 셋째, 팀원 상호간 도와주는 산행을 하자. 넷째, 국토와 자연을 사랑하는 산행을 하자 등이었다. 이렇게 시작된 그해 6월, 육십령∼남덕유산∼동엽령 구간을 지나오면서 장마철 소낙비로 첫시련을 겪었다. 아니나 다를까 곳곳마다 어김없이 찾아오는 어려움을 이겨내는 것 또한 간단치 않았다. 이듬해 1월 추풍령,6월 속리산,7월 대야산을 각각 넘었다. 이어 2004년 2월 태백산을 넘고,9월에는 서울시청 산악회와 합동으로 소황병산 노인봉 진고개구간을 통과했다. 2005년 1월, 구룡령∼조침령 구간은 많은 폭설로 인해 4번의 산행을 시도한 끝에 3전4기의 성공을 거두었다. 아울러 5월 진부령 고개에 도착, 남한 구간의 종주목표를 마침내 달성했다. 한달 뒤에는 중국 국경지역의 백두산을 서파에서 북파로 걸어서 8시간만에 종주에 성공했다. “새벽에 쏟아지는 밝은 별들을 가슴에 새기면서 산행이 시작되면 평소에 느끼지 못한 희열을 맛보곤 했습니다. 또 끈질긴 인내와 체력을 시험해보기도 했지요. 한편으로는 대자연의 오묘한 모습, 즉 철쭉으로 단장한 봉화산의 아름다움, 가을단풍으로 물든 문경새재를 넘어 하늘재까지 신라 마의태자의 발자취를 밟기도 했습니다.” 체감온도 영하30도가 넘는 매서운 바람이 몰아치는 소백산 비로봉, 그리고 속리산 문장대의 하산길, 대야산과 희양산 주변의 난코스를 통과할 때마다 팀원들의 아낌없는 협동심으로 종주기간 작은 사고없이 무사히 마칠 수 있었다고 의미를 부여했다. 박 부구청장의 별명은 ‘도봉산’이다. 오래 살라는 뜻에서 사촌형이 지어준 이름 ‘돌봉’에서 유래됐다. 지금도 매주 토요일이면 서울시청 산악회 멤버들과 도봉산, 북한산 뿐만 아니라 남한의 9정맥 종주까지 계속하고 있으며 때로는 암벽타기도 한다. “등산은 혼자서 할 수도 있고 생활체육 중에서 가장 경제적인 종목입니다. 아름다움으로 치면 도봉산, 북한산이 절대 안 빠지죠. 북한산만 하더라도 대남문, 대동문, 대성문, 대서문 등 각 암문을 포함한 12개문마다 각 테마가 있습니다.” 아울러 호젓한 곳을 좋아하면 광릉수목원이나 죽엽산 소나무밭을 찾으면 되고, 덕풍계곡과 같은 주변의 트레킹코스도 좋은 곳이라고 귀띔했다. “북한지역의 백두대간 마루금을 찾아서 떠날 날이 하루속히 우리에게 주어지기를 바랄 뿐이지요.” 김문기자 km@seoul.co.kr
  • [김숙기 가족클리닉-행복만들기] “가족들이 야속” 우울증 걸린 아내

    Q결혼한 지 19년 된 가장입니다. 아내가 최근 특별한 이유도 없이 우울해하고 만사를 귀찮아합니다. 저는 밤낮으로 밖에서 보내는 시간이 많고 아이들도 모두 공부하느라 눈코 뜰 새 없는데 아내는 하루 종일 무기력하게 누워 있는 것 같습니다. 요즘은 식욕도 없는지 밥도 잘 안 먹고 말도 잘 안 합니다. 혼자 울거나 가족들이 야속하기만 하다는데 뭘 어떻게 해야 아내의 우울증을 낫게 할 수 있을까요. -최정만(가명·48세) A아내의 우울증세와 무기력한 모습을 보고 걱정하는 마음이 크게 느껴집니다. 남편과 아이들이 제각기 밖에서 바쁘게 보내느라 가정에서 함께할 최소한의 시간 확보가 어렵고 대화조차 안 된다는 상황이 무척 안타깝습니다. 이런 생활이 계속된다면 아내는 ‘가족 누구도 내 입장을 이해해 주지 않는다.’‘아무도 내게 관심을 갖지 않는다.’고 생각하고 우울증에서 빨리 벗어나기는 어렵겠지요. 다행스럽게도 가족들에게 야속하다는 표현을 한다고 하니 아내를 도울 방법 또한 있다는 확신이 듭니다. 우울증의 범위는 단지 기분이 침체되는 가벼운 증상에서부터 삶의 의미를 잃고 자살을 시도하는 상태에 이르기까지 매우 폭넓게 나타납니다. 정도의 차이는 있지만 살맛이 없고 평소 즐거웠던 일이나 취미생활도 시들해지고 자신감이 없어지며 스스로 하찮은 존재로 여겨 자기 비하와 절망감에 빠집니다. 심한 경우 자신은 누구에게도 아무런 도움이 못된다고 생각하거나 자신이 죽어야 편할 것이라는 위험한 생각을 하기도 하고 식욕감퇴, 소화불량과 함께 현저한 체중 변화가 나타나기도 하지요. 평소 조용하고 조심성이 많으며 꼼꼼하고 착실하지만 타인에 대한 배려로 정작 자기 자신의 감정에 대해서는 표출하지 못하고 억압시키는 사람일수록 스스로 스트레스를 많이 받기 때문에 우울증에 걸리는 경우가 많습니다. 또한 여성이 남성보다 우울증에 더 잘 걸리기 쉬운데 이유는 생리·출산 등으로 몸의 균형이 깨지기 쉽고 스트레스를 풀 기회나 방법이 남성보다 적기 때문이지요. 여성의 경우 50세 전후, 폐경과 더불어 갱년기 증상이 나타나며 젊음에 대한 상실감, 허탈함이 한꺼번에 몰려옵니다. 특히 사회활동이 적거나 평생 양보하면서 참고만 살아온 경우 우울증에 빠지기 쉽습니다. 이러한 갱년기 우울증에는 평소 현실을 받아들이는 마음가짐과 자기 감정을 참거나 억압시키지 말고 그때그때 적절하게 대화로 표현해서 해결하는 패턴을 유지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또 우울증은 평소 업무 과다나 과소로 자기 역할이 불분명하다고 느껴질 때, 또 가족 간에 대화가 안 통하고 관계 갈등 상황이 지속될 때, 그리고 자신이 노력한 대가나 보상이 부적절하다고 느껴질 때 심화될 수 있습니다. 지금부터라도 아내가 할 수 있는 새로운 역할을 만들어 주고 대화를 통해 친밀한 관계가 유지될 수 있도록 도와 주며 그동안 열심히 살아온 아내의 공을 인정해 주는 태도가 중요합니다. 구체적인 방법으로는 느낌과 감정을 말로 표현하도록 격려하면서 상대방의 이야기를 눈 마주치며 잘 들어주고, 하루 한 차례 이상 칭찬해 주면서 사소한 일이라도 관심을 갖고 애정을 표현하는 것입니다. 사소한 집안일도 함께 의논하고 밖에서도 자주 전화를 걸어 “오늘 기분 어때?”라며 자주 대화를 나누는 기회를 마련하시면 됩니다. 작은 일에도 아내의 의견을 자주 물어주면 자신이 중요한 사람임을 느끼고 소외감에서 벗어나 현실에 대처할 힘을 얻게 됩니다. 가족으로부터 인정받고 중요한 사람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는 생각은 자존감이 높아져 새롭게 적응을 유도하는 촉진제가 됩니다. 아내가 세상 무엇과도 바꿀 수 없는 가장 우선적인 유일한 사람이라는 사실을 느낄 수 있도록 도와주세요. 우울한 사람이 정서적 안정과 행복감을 되찾기 위해서는 가족의 도움이 가장 큰 힘이 됩니다. 울고 싶어할 때에는 “울지 마, 그만 울어!또 왜 그러는 거야?” 하고 다그치지 말고 소리내어 실컷 울도록 하고 말 없이 어깨를 가볍게 안아주거나 등을 토닥여 주면서 안정을 찾도록 도와 주세요. 그러나 심한 우울증은 본인의 의지로만 극복될 수 있는 문제가 아니기 때문에 가능한 한 빨리 전문가와 상담받을 수 있도록 권유하시는 것이 좋습니다. 혼자 노력해 보라고 다그치거나 무리한 요구를 하면 좌절감만 줄 수 있으니 자제해야겠지요. <나우미가족문화연구원장>
  • [길섶에서] 오직 할 뿐/황진선 논설위원

    토요일 아침, 무엇을 할까 망설일 때가 있다. 등산을 갈 것인지, 운동이나 산책을 나갈 것인지, 찜질방에 갈 것인지, 부모님을 찾아뵐 것인지를 놓고 고민한다. 전날 동료들과 과음이라도 했을 때는 자신을 책망하면서 잠을 더 청할 것인지, 일어나 움직일 것인지를 저울질하며 더 혼란스러워한다. 그럴 때 나는 이것 저것의 우선순위를 따지기보다 ‘오직 할 뿐’이라는 생각으로 몸을 움직이는 편이다. 경험에 비춰보면 몸을 뒤척이며 복잡한 상념에 빠지는 것보다는 ‘오직 할 뿐’이 후회가 적다. 그리고 해야 할 일의 우선순위는 대부분 금방 정할 수 있다. 고 숭산 스님은 무량·무애 등 외국인 제자들이 출가 전 삶의 의미에 대해 근원적인 의문에 빠져 있을 때 ‘생각을 끊고 무엇을 할 때 오직 할 뿐이라는 마음가짐으로 하라.’는 가르침을 주었다. 큰스님의 가르침을 제대로 이해한 것인지는 모르겠지만, 일상생활에서도 많은 상념으로 머리가 복잡하고 무거울 때는 ‘오직 할 뿐’을 행동에 옮기는 것이 지혜가 된다. 황진선 논설위원 jshwang@seoul.co.kr
  • [CEO칼럼] 친절왕 X-파일/석강 신세계 백화점부문 대표

    [CEO칼럼] 친절왕 X-파일/석강 신세계 백화점부문 대표

    최근 국제화시대에 걸맞게 많은 사람들이 해외로 나가고 있다. 낯선 외국에서 대부분의 사람들이 가장 어려워하는 것이 언어의 장벽일 것이다. 그러나 높게만 보이는 언어의 장벽이 상대방을 배려하는 따뜻한 눈빛과 제스처만으로 눈 녹듯 사라지는 경우를 접할 때가 많다. 이렇듯 친절(親切)은 시공(時空)을 초월한 국제 공용어인 셈이다. 친절을 사전에서 찾아보면 “사람을 대하거나 보살피거나 가르쳐주거나 하는 태도가 정답거나 따뜻하거나 자세해서 고마움을 느끼게 하는 상태에 있는 것. 또는 그러한 태도”라고 표현되어 있다. 친절에 관한 격언과 속담도 많은 편이다. 톨스토이는 ‘친절은 지나쳐도 좋다.’고 했으며 탈무드에서는 ‘똑똑하기보다는 친절한 편이 낫다.’고 했다. 친절은 예전부터 사람들의 일상을 기분좋게 하고 보람있게 만드는 중요한 덕목으로 자리잡아 왔다. 필자가 몸 담고 있는 백화점에서도 ‘친절’은 서비스인으로서 임직원들이 갖추어야 할 중요한 덕목이다. 지난 1998년부터 매월 전 임직원 중에서 친절왕을 선발하는 제도를 운영하고 있다. 지난해에는 100회를 기념해 과거 친절왕들을 분석한 ‘친절왕 X-파일’을 공개해 친절왕들의 숨은 면모를 엿볼 수 있었다. 흥미로운 사실은 친절왕 대부분은 형제가 많은 가정에서 자랐다. 맏이가 많았다. 친절왕들의 우수한 서비스 정신은 직업상 후천적 노력도 있겠지만 어려서부터의 환경적 요인과 습관요인도 무시할 수 없는 것으로 조사됐다. 또한 친절왕 대부분은 고객과의 관계뿐 아니라 평상시 대인 관계에서도 원만한 자질을 보여주었다. 구매를 하지 않는 고객을 대하는 데 있어서도 차별을 두지 않았다. 고객의 사소한 특징까지 기억하고 반겨주는 것을 단골 고객 만들기의 노하우로 손꼽았다. 하지만 그들이 밝히는 공통의 비결은 입가의 작은 미소, 상대방을 위한 세심한 배려 등 누구나 행동에 옮길 수 있는 작은 것들이다. 복잡한 매뉴얼을 암기하거나 심오한 연구가 필요한 이성적 논리가 아닌 것이다. 필자는 이러한 제도를 통해 평범한 사원에서 해당 분야의 전문가로 성장해가는 사례를 자주 접하고 있다. 안내데스크 사원에서 고객의 비서역할을 하는 컨시어지로, 여성복 판매 사원에서 사내 서비스 전문강사로 자리를 옮겨 전문성을 인정받게 된 많은 친절왕 출신 사원들을 보았다. 각기 맡은 업무에서 꿈의 씨앗을 열심히 가꾸어 나가고 있는 모습을 볼 때 직장선배로서 흐뭇함을 감출 수 없다. “사랑에 빠진 사람은 누구나 상대방에게 좋은 모습만 보이고 싶고, 상대의 마음을 내 것으로 만들고 싶어합니다. 고객을 대할 때 사랑하는 사람을 바라보는 마음가짐으로 임하는 것이 제 친절의 작은 시작입니다.” 한 친절왕의 소감과 같이 친절은 사람의 마음을 움직이고 사로잡는 과정이다. 아무리 사회가 발전해 모든 것이 시스템화되더라도 친절은 사람만이 표현할 수 있는 고유의 가치인 것이다. 기업의 관점에서도 구성원들의 친절서비스 의식이 상승하는 것은 매우 고무적이고 바람직한 현상이다. 단순히 상품의 판매를 넘어 감성과 즐거움의 포장을 더해 줄 수 있는 능력은 기업의 큰 경쟁력으로 작용하기 때문이다. ‘친절 바이러스’가 비단 기업뿐 아니라 사회 구석구석에 스며들어 많은 사람들에게 퍼지길 기대해 본다. 석강 신세계 백화점부문 대표
  • “봉사는 공기업의 지역사회 애프터서비스”

    “봉사는 공기업의 지역사회 애프터서비스”

    “봉사는 공기업이 지역사회와 민원인에 대한 애프터서비스입니다.” 최근 전국 단위의 사회봉사단을 구성한 방용석(61) 근로복지공단 이사장은 공기업의 사회적 책임을 남달리 강조하고 있다. 그는 이달 초 직원들을 대상으로 자발적인 사회봉사단을 구성하고 “지역사회와 함께하는 공기업이 되겠다.”고 선언했다. 봉사단에는 전체 직원의 약 50%에 해당하는 1750여명이 참여해 지역사회에 대한 공단 직원의 관심을 확인하는 계기가 됐다.57개 근로복지공단 전국지사에서 활동하게 될 봉사단원들은 중증 산재환자 후원, 외국인 근로자 돕기 등 궂은 일을 도와준다. 또 농어촌 자원봉사, 지역 농산물 소비하기 등 지역민을 위한 봉사 프로그램도 준비하고 있다. 이는 공단이 산재보험 지급 등 본연의 업무 말고도 봉사를 통해 사후 고객관리에까지 나서게 되는 셈이다. 물론 예산지원은 없다. 봉사라는 취지를 한껏 살려 직원 개개인의 회비로 충당된다. 공단 직원들은 지난해에도 자발적인 모금을 통해 소년소녀가장 등 불우이웃돕기 성금으로 9000여만원을 기탁하고 동호회를 중심으로 연인원 2500여명이 자원봉사에 참여했다. 방 이사장은 “아직은 시작 단계이지만 점차 활성화되면 직원들의 참여율이 높아질 것”이라면서 “삼성 등 대기업처럼 직원 모두가 사회봉사에 참여할 수 있는 분위기를 만들어 가겠다.”고 말했다. 방 이사장은 “머지않은 장래에 복지공단뿐 아니라 공기업 직원 모두가 100% 사회봉사에 참여하게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노동부장관직을 그만두고 2004년 2월 공단으로 옮긴 방 이사장은 취임 후 줄곧 경영혁신에 힘써 정부산하기관 최상급의 경영평가를 받았다. 지난해부터는 공단의 전문성을 높이기 위해 상근 자문이사를 위촉해 자문이사 협의회를 구성하기도 했다. 또 산재보험의 혁신 및 체계화를 위해 산재보험연구센터도 신설하는 등 조직의 역량강화에 힘썼다. 이번 사회봉사단 구성은 탄탄해진 조직역량을 찾아가는 서비스 차원에서 고객들에게 돌려주겠다는 뜻도 담겨져 있다. 방 이사장은 “봉사는 마음을 여는 것”이라면서 “사회봉사를 통해 주민들에게 희망을 주고 삶의 가치를 높여 주고 싶다.”고 낮은 자세로 봉사에 나서는 마음가짐을 보여 주었다. 이동구 기자 yidonggu@seoul.co.kr
  • 울산시 ‘청렴결의대회’

    “청렴한 공직사회, 부패없는 울산은 당당한 공직사회에서 시작됩니다.” 울산시는 5일 다음달 시 정례 조회때 ‘청렴실천 결의대회’를 갖고 결의문을 채택하는 등 청렴한 공직사회 만들기를 적극 실천한다고 밝혔다. 시청 공무원 300여명은 다음달 2일 예정인 조회에서 부패척결을 위한 마음가짐을 새롭게 해 깨끗하고 신뢰받는 청렴울산 실현에 적극 앞장설 것을 다짐하는 결의문을 시 산하기관 공무원들을 대표해 채택한다. 결의문을 통해 공정한 직무수행을 해치는 일은 절대 하지 않고, 직무와 관련되거나 관행을 빙자한 어떠한 선물이나 금품도 받지 않을 것을 약속한다. 또 공사 생활에 있어 검소한 생활을 실천하고, 부패행위를 예방해 투명하고 깨끗한 공직사회 건설에 앞장설 것을 결의할 계획이다. 결의대회에 앞서 5일 박맹우 울산시장은 시와 산하 기관 전체 공무원 2251명에게 청렴한 자세를 강조하는 내용의 편지를 전자메일로 보냈다. 박 시장은 편지에서 “청렴은 공인에게 필요한 기본적 덕목이자 공인을 저울질하는 잣대로 아무리 유능하고 열정적으로 일한다 하더라도 부패한 공직자는 시민들이 받아 주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박 시장은 “공직자들이 부패의 늪에 빠져 있다고는 생각하지 않지만 시민들은 맑은 물과 흐린 물 중간쯤에 있는 것으로 평가하는 것 같다.”며 “시민 눈높이에 맞춰 역사앞에 떳떳한 공직자상을 만들어 가자.”고 당부했다.울산 강원식기자 kws@seoul.co.kr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