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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문화마당] 나의 만화책방/위원석 딸기책방 대표

    [문화마당] 나의 만화책방/위원석 딸기책방 대표

    코 찔찔 흘리며 작대기 하나 손에 쥐고 마포 언덕을 내달리던 대여섯 살 시절 마을 초입에 있어 늘 지나치지만, 한 번도 들어가 보지 못했던 새로운 세상의 문이 열렸다. 태어나서 처음으로 책 숲 한가운데 들어섰던 날이다. 기껏해야 나보다 두어 살 많은 동네 형과 함께 들어선 곳은 책방도 도서관도 아니었다. 형형색깔의 책 표지들이 삼면 벽을 뺑 둘러싸고 있던 그곳은 만화방이었다. 놀라웠다. 수많은 책이 꽂혀 있는 책장을 따라 빙 둘러서 놓인 장의자 위에는 극성맞게 뛰어놀던 동네 형들이 무릎 위에 책을 올려놓고 독서에 몰입해 있었다. 더러 낄낄대거나 쏙닥쏙닥 재잘대는 아이들도 있었지만 조용한 분위기였다. 꽤 많은 아이들이 모여 이렇게 가만히, 조용히 앉아 있는 모습을 본 것은 처음이었다. 나를 만화방으로 이끈 동네 형은 나에게 한글 깨우친 것을 자랑하고 싶었던 것 같다. 게다가 한 권 읽는 데 10원인지 20원인지 했던 ‘만화값’을 내게 내라고도 했다. 달고나 뽑기나 라면땅 하나를 사서 먹을 수 있는 돈이었지만 지금 생각해도 아깝지 않다. 나에게 새로운 세상을 보여 주었을 뿐 아니라 떠듬거리며 만화책까지 읽어 주었으니…. 그날 이후 용돈이 생기면 ‘책 읽어 주는 남자’, 동네 형을 찾았다. 하지만 나의 책 읽어 주는 남자가 언제나 나를 반겨 준 것은 아니었다. 읽은 책을 자꾸 다시 읽어 달라고 하니 그 형인들 왜 짜증스럽지 않았을까. 그런 날엔 혼자라도 만화방에 찾아가 동네 형이 읽어 주었던 만화책의 책장을 넘겼다. 다 넘기고 다시 앞에서 시작, 다시 넘기고 다시 앞에서 시작, 내가 한글을 익히는 과정은 이랬다. 만화방은 내게 처음 마주한 독서의 전당이고 만화는 내가 처음으로 사랑한 책이다. 나만 그랬을까? 변변한 한글 교재도 없던 그 시절 대부분 아이들은 만화 책장을 넘기며 글을 깨치고 책과 친해졌다. 지금처럼 도서관이 흔하지 않던 시절 만화방은 웃음, 재미, 감동을 주는 이야기의 세계로 아이들을 환대하며 받아 주었고, 더러 힘들고 슬플 때 현실에서 달아나 웃을 수 있는 상상과 공상의 재료들을 아이들 손에 쥐여 주었다. 돌이켜보면 비좁은 만화방 장의자에 빼곡히 앉아 자기만의 세상에 빠져 있던 아이들 모습은 얼마나 예뻤나. 자기가 쥐고 있는 책에 따라 한쪽에서 낄낄대고, 한쪽에서 눈물짓던 모습은 또 얼마나 예뻤나. 조용히 읽어야 하지만 조용하지 못했던 아이들 모습은 얼마나 사랑스러웠나. 그 속에 우리가 있었다. 아이들 마음과 상관없이 학교에서는 조회와 종례 때마다 만화가게에 가지 말라는 훈화 말씀을 늘어놓았다. 어린이날이면 텔레비전 뉴스에서는 만화책을 쌓아 놓고 불을 지르는 어른들의 모습을 내보냈다. 불량 만화가 어린이들을 타락시킨다고 했다. 그때부터인지 난 쉰이 된 지금도 어른들 말을 쉽게 믿지 않는다. 그리고 여전히 만화책을 본다. 하루 치 용돈과 맞바꿔 빌려 읽은 만화 중 대부분은 제목조차 기억나지 않는다. 하지만 어떤 만화의 장면들은 지금도 가슴속에 분명하게 남아 있다. 무엇이 멋진 건지, 무엇이 옳은 건지, 무엇이 떳떳한 건지…. 세상도 계속 변했고 나 또한 꾸준히 성장했으니 구체적 판단 기준은 때마다 달라졌겠지만 내 생각의 기원, 혹은 원형은 열 살 이전까지 낄낄거리며 넘겼던 어느 만화책 페이지 사이에 담겨 있었을 것 같다. 편리하게 볼 수 있는 웹툰이 있지만, 만화책이 주는 정감과 온기를 전해 주지는 못하는 것 같다. 올여름 휴가 계획에 만화책 몇 권이 담겨 있어도 좋겠다.
  • 한낮 땡볕만큼 뜨겁게… 쇳물 녹이는 불야성 [이우석의 미시 여행]

    한낮 땡볕만큼 뜨겁게… 쇳물 녹이는 불야성 [이우석의 미시 여행]

    광양 9경에 광양제철소 야경 꼽혀밤새 불 밝혀 미래도시 풍경 같아섬진강·백운산 품은 배산임수 지형 성불·동곡·금천·어치 4대계곡 일품백운산 정상 숙박 가능한 워터파크야영시설 갖춘 자연휴양림 가볼만“밸로 옹삭하지 안응께 싸게 오소.”다소 특이한 말씨다. 전남 목포에서도, 화순에서도 들을 수 없다. 귀에 짝짝 붙는 ‘과냥’(광양) 사투리다. 의역하자면 ‘(광양이) 좋은 곳이니까 빨리 오라’는 소리다.광양이라 쓰고 ‘과냥’이라 읽는다. 빛(光)과 볕(陽)이 두 개나 붙을 정도로 초여름 볕 좋은 남도 땅 전남 광양(光陽) 이야기다. 전국 최고 수준 일조량 지역이란 설명에 자부심이 우러난다. 어디 햇볕뿐일까. 매화 송이가 터지는 봄이 아니라도 어디서부터 둘러볼까 고민될 정도로 많은 볼거리와 즐길거리 그리고 맛있는 먹을거리로 가득 찬 곳이다. 전남 동남부 끝에 위치한 광양은 흔히 ‘여순광’(여수, 순천, 광양)으로 묶인다. 광양을 기준으로 남쪽 여수, 서쪽 순천 등 비슷한 규모의 지방도시 3곳이 같은 생활 경제권으로 묶여 있는 까닭이다. 북쪽 구례와 동쪽 경남 하동은 광양 연계 관광 루트로는 좋지만 도시 규모나 행정구역이 달라 한 생활권으로 엮기엔 적합하지 않다. 경남의 마창진(마산, 창원, 진해)과도 닮은 듯 다르다.광양의 옛 이름은 ‘천하일미 마로화적(광양불고기)’이란 말로 유명한 마로(馬老), 모루(牟婁), 물혜(勿慧) 등이다. 말(馬)에서 나온 이름이란 얘기도 있고 백운산 꼭대기를 의미하는 마루에서 유래됐다는 설도 있다. 통일신라가 광양을 차지하고 희양(晞陽)으로 불렀는데, 그때 역시 볕이 좋았는지 이때부터 ‘양’자가 지명에 붙기 시작한다. 현재 지명인 광양이 된 것은 고려 때부터다. 1995년 동광양시와 광양군이 통폐합되면서 광양시가 탄생했다. 그런데 지금까지 뚜렷하게 두 시가지가 구분된다. 구시가인 광양읍 권역은 순천시와 가까워 순천 웃장 아랫장으로 장을 보러 나가기도 한다. 순천 시내버스(77번)와 990번, 991번 등 버스가 두 지역을 샅샅이 훑고 있어 다니기도 편리하다. 여전히 ‘동광양’이라 불리는 권역에는 세계 최대 규모의 포스코광양제철소와 광양항, 산업단지가 있어 번쩍번쩍하다. 상업단지는 전국에서 인구 5만명으로 가장 큰 동(洞) 단위인 중마동에 있는데 각종 식당과 주점, 상가 등 편의 시설이 밀집해 있다. 광양의 지세는 전형적인 배산임수형이다. 앞에는 바다가 놓이고 진월 쪽으로 섬진강이 흘러들어와 망덕포구에서 광양만에 합류한다. 비교적 너르고 낮은 땅이 광양만 연안과 섬진강을 따라 이어지고 북쪽엔 기세 좋은 백운산(1218m)이 우뚝 버티고 있다. 목포에서 부산으로 이어지는 2번 국도와 남해고속도로가 순천에서 들어와 하동으로 연결된다. 세로로는 순천완주고속도로가 개통되며 서울 쪽으로 한층 가까워졌으며 남쪽으론 이순신대교를 통해 ‘여수 밤바다’까지 이어진다. KTX 광양역이 없대도 다른 ‘비역세권’ 지역처럼 섭섭해할 것은 없다. 전라선 고속철도가 순천까지 이어지니 광양읍은 바로 지척이고 여수엑스포역에선 이순신대교만 건너면 동광양이다. 뭐니 뭐니 해도 광양의 자랑은 백운산과 섬진강 그리고 광양제철소다. 둘은 자연이, 또 하나는 인간이 만든 상징이다. 광양이 자랑하는 9경 중에 구봉산에서 바라보는 포스코 야경이 빠지지 않는다. 밤새 불을 밝힌 신기루 같은 풍경은 만화영화 ‘미래소년 코난’의 배경인 ‘인더스트리아’처럼 경이롭다.전형적인 중공업 도시 이미지가 있지만 찾아보면 곳곳에 때묻지 않은 들판과 숲, 실개천이 그대로 살아 있다. 옥룡과 봉강, 진상, 진월, 다압 등은 얼핏 봐도 그냥 푸근한 농어촌 마을이다. 지난해 11월 7000억원 규모의 투자협약을 체결한 ‘오라클 클라우드 데이터센터’가 황금산단에 들어서면 첨단 정보통신 도시란 새로운 옷으로 갈아입는다. 김을 양식하던 어촌에서 매실과 감나무를 키우는 농촌, 세계적 제철 도시 그리고 정보통신 4차산업 도시 광양으로 늘 변화하는 옷걸이다. 여름맞이 여행을 떠나게 될 광양땅에 대한 오리엔테이션은 여기까지. 초여름 매력 포인트인 광양의 계곡과 문화체험, 먹을거리에 대해 설명할 시간이다. 땅은 가물고 하늘은 뜨겁다. 이제 6월 하순, 벌써부터 시원한 계곡이 떠오르는 시기다. 사실 한여름 피서는 더위를 피한다는 뜻인데, 가장 뜨겁고 더운 바다를 많이 찾는다. 물에서 나오면 뜨겁고, 반쯤 들어 있었대도 나머지를 이글이글 태우는 곳이 바다다. 그럼 산? 실컷 더웠다가 잠깐 시원한 곳이 산이다. 시원하기론 뭐니 뭐니 해도 산그늘 짙은 계곡이 제일이다. 고개를 갸웃할 이들도 많겠지만 광양의 계곡은 명품으로 소문났다. 서울 근교의 것과는 느낌이 조금 다르다. 경기 북동부와 강원도 계곡은 부지런한 이들의 몫이다. 벌써 사람들로 가득 찼다. 또 거리가 가까운 만큼 여행의 재미도 덜하다.광양의 좋은 계곡들은 그나마 사람 구경을 덜하는 곳이다. 백두대간에서 뻗어나와 너른 호남벌을 질러 남해 한려수도 수많은 섬을 코앞에 두고 우뚝 멈춘 백운산이 품은 계곡들이다. 봉강면 성불계곡, 옥룡면 동곡계곡, 다압면 금천계곡, 진상면 어치계곡 등 주로 4대 명품 계곡을 이야기하는데 각각 다른 매력을 품었다. 백운산은 물가(광양만)에서 치솟은 광양의 진산이다. 억불봉을 중심으로 사방에 수많은 폭(瀑)과 소(沼)를 거느리고 있다. 수량도 풍부해 언제나 청량한 물소리가 끊이지 않는다. 좁은 계곡으로만 5~6㎞ 이상 이어지는 어치계곡은 콸콸 쏟아지는 그 많은 물이 전혀 탁하지 않다. 수돗물이래도 믿을 판이다. 뙤약볕을 피할 수 있는 산그늘 속 계곡을 이리저리 누비며 길을 오르면 그만 계절을 잊고 만다. 외부보다 적어도 5~6도는 낮은 듯. 시간을 두 달 전의 풋봄날로 되돌려 놓고 만다. 산 아래부터 용처럼 똬리를 틀던 물이 구불구불 산정으로 이어진다. 계곡을 거스를수록 더욱 세차다. 자동차로 오를 수 있는데 길은 마지막 진경산장에서 끝이 난다. 보통 이곳에서 돌아가지만 좀더 걸으면 계곡 속 숨은 구시폭포가 나온다. 말구유의 방언인 구시에서 나온 이 폭포에서는 에어컨이 따로 필요없을 정도로 차가운 물이 펑펑 쏟아져 내린다. 구시폭포는 아래보다 위에서 내려다보기 좋은 폭포다. 길 위에서 보면 열 길 이상 꺼진 땅속으로 떨어진다. 차가운 계곡물에 세찬 낙수 소리까지 더해 단박에 더위를 날린다. 옥룡면 동곡계곡 하류는 여느 계곡 풍경과 크게 다르지 않다. 넓은 하천처럼 보이기도 한다. 상류에 오르면 유려한 곡선미를 드러낸다. 빙빙 휘감아 도는 너무도 잘 뚫린 아스팔트 길에선 나무에 가려 계곡이 잘 보이지 않는다. 하지만 정작 계곡 아래로 내려가서 보면 깊은 골을 따라 흐르는 물이 맑고 차갑다. ‘과냥’ 토박이들이 쉬쉬하며 피서지로 즐겨 찾는 곳이다. 반전은 정상 부근에서 펼쳐진다. 숲속에 갑자기 워터파크(포스코 백운산수련원 하계수련장)가 나타난다. 그냥 풀장 수준이 아니다. 공중에서 시원한 물을 쏟아내는 물바가지와 이리저리 휘감으며 씽씽 내려오는 슬라이드 등을 갖췄다. 규모는 작지만 이름난 민간 워터파크의 라이드 시설이 부럽잖다. 게다가 맑고 차가운 계곡물을 써 더욱 매력적이라는 평이다. 포스코 가족과 시민들이 이용할 수 있다. 하계 운영을 시작하면 거의 비용을 들이지 않고도 시원한 워터파크를 이용한다. 보기만 해도 시원하고 신기하다. 계곡과 워터파크, 숙박, 야영시설이 함께 있다. 이름처럼 성불계곡은 가장 클래식하다. 옛날 경기 안양 유원지나 송추 일영계곡처럼 곳곳의 포인트마다 천막이 하늘을 가리고 물 위엔 평상이 놓였다. 계곡이 휘감아 돌면서 남긴 바위틈은 물을 막아 가족용 천연 풀장을 만들어 놓았다. 아이들과 함께 가기 좋다. 골바람이 불어오는 너럭바위 평상은 낮잠 한숨 자기 딱이다. 졸졸 계곡 물소리는 자장가 역할로 충분하다. 한 이십 분 잠들어도 피로가 싹 가신다. 이것이 진정한 휴가다. 얼음장 같은 물이 떨어지며 차가운 바람을 일으킨다. 사나운 땡볕은 이미 진록의 천연 커튼으로 가렸다. 수많은 이들의 더위를 씻어내는 차가운 물은 봄과 여름 사이를 소요하며 흘러내리고 있다. 이 모든 계곡의 주인은 당연히 표고 차를 제공한 백운산이다. 옥룡면 백운산 자연휴양림은 강원도 여느 산에 못지않다. 전국 어느 유명 휴양림과 비교해도 당당할 만큼 최적의 위치에 있다. 보약 한 첩이라도 된 것처럼 맑은 공기를 밤새 흡입하며 잠드는 것만으로도 행복한 곳이다. 숲속에 편안한 숙박시설(종합숙박동)과 야영시설을 갖춰 놓았다. 이곳에서 시작되는 황톳길을 걸으면 시원한 산바람을 맞으며 간단한 트레킹을 즐길 수 있다. 삼림욕장, 잔디마당, 산림문화휴양관, 목재문화체험관, 치유의 숲 등 휴양림 안에서 체험할 시설도 잔뜩 있다.원도심 격인 광양읍 쪽에 새로운 문화체험 시설이 생겨났다. 2021년 봄 코로나19 팬데믹 시절에 얼어붙은 동토에서 틔운 문화예술의 싹이다. 광양예술창고는 원래 쌀 창고였는데 지금은 현대인의 생명을 유지해 주는 양식과도 같은 ‘예술의 쌀’을 품고 있다. 옛 광양역 앞 폐창고가 복합문화공간으로 변신한 광양예술창고는 마침 열린 엔데믹 시대에 맞춰 상대적으로 조용한(?) 광양읍 권역의 핫플레이스로 떠올랐다. 다양한 볼거리와 체험거리가 있다. 허름한 외벽과 지붕의 목재를 그대로 보존한 광양예술창고 내부에는 첨단 미디어 영상실과 모던한 느낌의 전시실이 갖춰져 있다. 미디어A동이 전시 위주 기능이라면 소교동B동은 소통과 교류, 동행을 테마로 한 문화공간이다. 미디어 영상실에선 전국 최대 스크린에 8K 빔프로젝터로 ‘광양의 현재와 미래’ 등 테마 미디어 작품을 상영하고 있다. 전시실에는 광양 출신 고 이경모 사진작가의 아카이브를 조성해 놓았다. 보도사진가인 이 작가는 문화재, 건축물, 도시개발, 생활사 등의 시대상을 셔터로 기록했다. 작가의 다양한 사진자료를 디지털 작업을 통해 대형 터치스크린에 담았다.평일과 주말에는 놀이 체험과 버스킹 공연 등 다양한 프로그램이 운영되고 있어 언제 들러도 즐겁게 시간을 보낼 수 있다. 인근에는 함께 개관한 전남도립미술관이 있어 이를 연계해 둘러보기에 적합하다. 2년 만의 휴가, 엔데믹을 맞은 광양의 초여름은 그전보다 더욱 뜨겁고 시원할 듯하다. 놀고먹기연구소장■ 여행수첩 도시 규모는 비록 작지만 먹을거리의 명성만큼은 거대도시에 못지않다. 광양을 방문한다면 누구나 귀에 익은 광양 불고기를 맛볼 수 있고, 그 이름값에 뒤지지 않는 광양 닭숯불구이도 즐길 수 있다. 광양읍사무소 뒤편 ‘금목서회관’은 ‘광양불고기’라 불리는 한우 숯불고기의 명성을 제대로 지켜 가고 있는 곳. 즉석에서 살짝 양념한 불고기를 구리 석쇠에 올려 참숯에 구워 먹는 맛이 가히 최고다. 광양 사투리로 ‘피라미’를 의미하는 피리탕도 별미다. 명산에 계곡이 좋아, 청명한 물에서 잡히는 피라미는 비린내가 나지 않고 고소하고 달달한 맛을 낸다. 매콤하면서도 시원하게 끓여 낸 피리탕은 지역 입맛대로 제피 가루를 넣어 먹어야 제맛을 느낄 수 있다. 옥룡면 ‘옴서감서’는 시원하게 끓여 내는 피리탕이 별미다. 시원한 야외 평상에서 맑은 공기와 함께 소풍 나온 듯 음식을 즐길 수 있다.여기다 패각은 작아도 속살 부드럽고 투실투실한 섬진강 재첩(갱조개)과 전국적 명성의 다압면 매실 요리는 진월면에서 맛볼 수 있다. ‘청룡식당’은 섬진강이 유유히 흐르는 강변 평상에 앉아 재첩 한 상을 받아 들 수 있는 곳이다. 칼칼한 매운 고추에 부추를 넣고 한소끔 끓여 내 시원한 재첩국은 감칠맛 덩어리다. 대부분 곁들이게 되는 재첩 회무침은 호박과 오이에다 새콤한 양념을 비벼 먹는 요리인데 밥과 함께 먹으면 당장 입맛이 살아난다. 광양읍내 ‘왕창국밥’은 속풀이 해장국으로 소문난 집. 돼지고기를 넣고 진하게 끓여 낸 육수가 구수하면서도 담백하다. 시원한 맛이 담긴 이유는 바로 콩나물. 머리국밥의 맛을 내는 육수와 콩나물 채수가 함께 시너지를 낸다.
  • “아무것도 안 하기엔 무료해… 축적된 경험 적극 이용해야”

    “아무것도 안 하기엔 무료해… 축적된 경험 적극 이용해야”

    “평창동계올림픽을 열었지만 반짝 효과에 그쳤어요. 외지에서 강원도로 와서 일 끝내고 빠져나가면 건물만 덩그러니 남고 계속해서 이어지지가 않아요. 은퇴자 마을은 끊임없이 사람이 유입된다는 점에서 올림픽 같은 일회성 행사보다는 지방을 위해 좋은 프로그램이죠.” 손명자(65) 사무장은 강원도 영월 삼굿마을에서 귀농·귀촌 체험을 하는 은퇴자들이 편안하게 생활할 수 있도록 돕고 있다. 자신도 50대 초반이었던 2009년 영월로 귀촌했다. 시골살이를 선택하기에 앞서 지리산을 한 바퀴 돌면서 살 곳을 물색했다. 강원도는 지역적 편견이 덜하고 땅값도 상대적으로 저렴해서 영월에서 살기로 결정했다. 남편과 함께 직접 목조주택을 지었는데, 골조만 맡기고 단열재부터 합판까지 집 내부는 부부가 만들었다. 2800㎡(약 850평)의 땅에 집을 짓고 1000㎡는 텃밭으로 일구고 있다. 땅이 부부가 농사를 짓기에는 넓어서 몇 이랑은 놀고 있다. 그가 은퇴한 이들에게 해 주는 조언은 경험에서 우러난 진솔한 것이다. 마음은 늙지 않고, 몸만 늙으므로 축적된 경험을 버리지 말고 이용하라고 한다. 가만히 있기에는 젊은 나이고, 아무것도 안 하기에는 무료하기에 손씨 자신도 숲 해설사 자격증을 따서 숲이 주는 기쁨을 나누고 있다. 손씨가 사무장으로 일하는 산촌체험관은 코로나19가 오기 전에는 이용하는 사람들이 많아 바쁘게 돌아갔지만, 코로나 이후 공실로 있다가 현재는 은퇴자 공동체마을로 운영되고 있다. 은퇴자들은 2개월간 월 30만원의 사용료를 내고 공동체 생활, 지역탐방, 봉사활동 위주의 체험을 한다. 그는 한 해 세 차례 운영되는 은퇴자 마을 참가자들과 영월군을 잇는 든든한 다리 역할을 해내고 있다. 은퇴자 공동체마을에 참여하는 퇴직 공무원들을 ‘선배님’으로 부르며 도움을 주고 싶어 하는 영월군의 마음과 지방으로 사람들이 많이 왔으면 좋겠다는 바람이 그의 입을 통해 전해진다. 손씨는 “도시에 살았으면 할 일이 없었을 것 같은데 영월에서 제2의 인생을 살고 있다”고 말했다. 문화생활을 하기 어렵고 외식을 하기 힘들어 삼시세끼를 손수 지어 먹어야 한다는 점은 불만이다. 도시와 비교해 의료 수준의 차이가 심한 것도 시골살이의 힘든 점이다. 그럼에도 자연에서 치유를 맛볼 수 있는 영월은 피곤하고 지친 인생을 사는 사람들이 와서 살아 볼 만한 곳이라고 강조했다.
  • 평화·휴식의 귀촌… 새로운 복지모델로 [윤창수 기자의 지방을 살리는 사람들]

    평화·휴식의 귀촌… 새로운 복지모델로 [윤창수 기자의 지방을 살리는 사람들]

    수십년간 힘들게 일한 직장인들이 은퇴하고 나서 안식을 구하는 곳은 자연이다. 수도권에서 얻기 어려운 고요한 평화와 휴식을 위해 지방에 간 사람들이 공동체 마을에 참여하면서 귀촌을 결심하는 사례도 늘고 있다. 지방의 빈집과 폐교, 체험마을 등을 활용한 은퇴자 공동체 마을은 넘치는 수도권의 사람과 비수도권의 유휴 자원이 만나는 새로운 복지모델을 제시하고 있다. “평생 종이만 보고 일하던 사람들이 생각의 폭이 넓어질 기회라 좋습니다.” 공무원으로 일하다 퇴직한 신남희(62)씨는 요즘 영월 10경(景)을 찾아다니는 재미에 푹 빠졌다. 그가 강원도 영월 삼굿마을의 ‘은퇴자 공동체 마을’에 참여한 이유는 건강과 정신적 여유를 찾고, 보고 즐기며 마음을 다스리기 위해서다. 공무원연금공단은 2018년 제주 서귀포 무릉마을의 폐교를 활용해 공무원연금을 받는 이들이 농사짓는 체험을 할 수 있도록 했다. 농사를 익히면서 공동체에서 생활하기를 원하는 연금생활자들의 수요가 많은 것을 확인하고서 2019년부터 본격적으로 은퇴자 공동체 마을을 운영해 현재 전국 22개 지역에 30개 마을이 만들어졌다. 마을 입주 대상도 공무원연금에서 교원연금, 군인연금 등 공적 연금 생활자로 넓혔다. 입주자 모집 경쟁률도 점점 높아져서 전국 평균 10대1이 넘는다. 특히 제주도에는 4개 마을이 있지만 마을 입주 경쟁률이 50대1에 이른다. 3년간 은퇴자 공동체 마을에 참여한 총인원은 1000명 정도로 이 가운데 5%인 50명이 귀농 또는 귀촌을 완료했다. 김영숙(63)씨는 공무원으로 퇴직한 지 이제 11개월차다. 먼저 퇴직한 동료 직원의 소개로 은퇴자 마을을 알게 됐고, 높은 경쟁률 때문에 한 차례 탈락했다가 영월 삼굿마을로 오게 됐다. 산촌체험관으로 만들어진 주거시설에서 현재 3세대의 은퇴 공무원 가족이 2개월 과정에 참여해 함께 생활하고 있다. 체험관은 화장실과 주방이 딸린 원룸 형태로 세탁실과 공동 취사실, 잔디밭 등의 시설이 마련되어 있다.“시간 나면 같이 산에 다니면서 더덕도 캐고 산나물도 배우고 있어요. 여기 앞 개울에서는 다슬기도 잡았는데 몇 마리 안 돼서 그냥 놔줬고, 쓰레기가 좀 있어서 하천 청소도 했습니다.” 그는 집 앞 개울에서 다슬기를 잡고, 반딧불이를 볼 수 있는 영월살이에 만족했다. 하지만 평생 모범적으로 살아온 공무원의 근성은 퇴직 뒤에도 유감없이 발휘돼 개울의 쓰레기를 보고는 지나치지 못했다. 게다가 깊은 계곡과 굽이치는 동강이 만들어 낸 절경이 탄성을 자아내는 영월의 자연환경에 반해 이런 데서 한번 살아 봤으면 하는 소망을 품게 됐다. 농사짓기 싫어 공무원 생활을 했다는 김기섬(63)씨는 “퇴직하고 나니 옛날이 그리워 몇 군데 은퇴자 마을을 신청했는데 안 됐다”면서 “원래 시골에 농사지을 땅이 있었는데 퇴직 6개월 전에 땅이 팔리는 바람에 농사지을 수 있는 곳을 알아보다 운 좋게 영월에 오게 됐다”고 털어놓았다. 영월을 ‘지붕 없는 박물관 도시’로 만들고자 했던 지자체장의 노력 덕에 인근에서 민화박물관을 운영하는 지인이 있는 점도 삼굿마을을 선택하는 데 작용했다. 삼굿마을의 최상호(61) 이장은 은퇴자 마을에 수시로 들러 생활에 불편은 없는지 살핀다. 최 이장은 “은퇴자들이 와서 마을에 특별히 나쁠 것도 좋을 것도 없다”고 무덤덤하게 말하면서도 상추나 먹을 것을 아낌없이 나누고 있다. 영월에도 빈집은 꽤 있지만, 대부분 자녀들이 주말이나 휴일에 와서 지내는 경우가 많다. 최 이장은 대놓고 은퇴자들에게 삼굿마을에 정착했으면 하는 바람을 드러내진 않지만, 눈빛으로 마을의 일원이 됐으면 하는 기대를 전한다. 은퇴자들이 백숙을 끓이면 함께 밥을 먹으며 짧으나마 마을 구성원이 된 이들과 정을 나눈다. 하지만 시골살이를 하는 귀촌은 몰라도 귀농까지 하기에는 큰 결심이 필요하다. 당장 삼굿마을 주민들도 은퇴자들이 무더위에 농사를 짓다가는 한 시간을 못 견디고 쓰러질 수 있다며 우려했다. 벌에 쏘여 병원에 가야 할 응급 사정이 생겨도 가장 가까운 의원이 차로 30분 거리에 있는 등 편의시설이 도시보다 취약한 점도 은퇴자들의 고민거리다. 퇴직 공무원으로서 공적연금개혁위원회를 설치해 연금 개혁을 하겠다는 정부 정책에는 말없이 속만 끓일 수밖에 없는 사정을 드러냈다. “박근혜 정부 때 이뤄진 연금 개혁으로 20년 일해도 연금이 월 200만원이 안 된다”면서 “자꾸 연금을 깎으면 국가에 진정한 마음으로 봉사할 수 있겠느냐”고 우려했다. “공무원도 국민인데 국민보다 더한 의무만 요구하고, 권리는 제한한다”면서 “연금 개혁에 공무원 의사는 반영되지 않으니 어디 가서 하소연할 데도 없다”고 답답해했다. 삼굿마을 근처의 광산은 이미 수십년 전에 폐광됐지만, 아직 석재를 채취하는 광업소가 있어 대형 덤프트럭이 오전 7시부터 수시로 좁은 길을 오간다. 은퇴자들은 돌을 나르는 트럭이 일으키는 소음과 먼지가 주민들에게 불편을 끼칠 수 있다며 개선 방안을 고민했다. 이미 공직을 떠났지만 국민의 생활 속 불편을 찾아내는 전직 공무원의 밝은 눈은 여전했다.
  • 일자리 창출부터 지역 활성화 ‘일석이조’… 국대 마을기업 광주·전남에 다 모여 있네

    일자리 창출부터 지역 활성화 ‘일석이조’… 국대 마을기업 광주·전남에 다 모여 있네

    광주시·전남도가 행정안전부 주관 ‘2022년 우수마을기업 및 모두애(愛) 마을기업’에 모두 5곳이 선정돼 전국 최다 배출 성과를 거뒀다. 15일 광주시·전남도에 따르면 우수마을기업은 전국 마을기업 중 공동체성, 공공성, 지역성, 기업성 등 마을기업의 4대 요건을 갖추고 지역문제 해결 등에서 성과를 낸 기업이 선정됐다. 모두애 마을기업은 최근 3년간 평균 매출액이 3억원 이상으로 일자리 창출과 지역 활성화 등에 기여한 기업이 선정됐다. 행안부는 최근 전국에서 우수마을기업 16곳, 모두애 마을기업 9곳을 선정했으며 이 가운데 광주·전남지역에서 5곳이 포함됐다. 우수마을기업에는 광주에서 서구 ㈜한누리꽃담과 동구 행복한쓰임 협동조합 2곳, 전남에서는 해남 땅끝햇살찬영농조합법인과 영광 동락점빵사회적협동조합 등 3곳이 선정됐다. ㈜한누리꽃담은 결혼 이주여성 공동육아를 위한 마을공동체에서 시작해 현재는 화훼공예품 제작, 화훼도소매, 다문화음식점을 운영하며 지역 일자리를 창출하고 있다. 행복한쓰임 협동조합은 2014년 마을기업으로 지정됐으며 잉여원단과 버려지는 옷을 다시 디자인해 기념품, 앞치마, 가방 등의 패브릭 제품을 제작·판매하는 기업이다. 해남 땅끝햇살찬은 저장성이 약한 고구마의 문제 해결과 농민의 소득 증대를 위해 2013년 마을기업을 설립하고 아이스 군고구마를 개발해 판매하고 있다. 영광 동락점빵은 생활기반시설이 대부분 소멸해 생필품 구매가 어려운 주민을 위해 찾아가는 이동점빵을 운영하고 독거 어르신의 안부 살피기를 통해 복지 서비스를 제공하는 등 주민과 상생하며 호응을 얻고 있다. 모두애 마을기업에는 전남에서 진도 산들바람작목반 영농조합법인이 선정됐다. 잡곡과 건나물, 가공식품 등 친환경 농산물 등의 계약재배를 통해 지역 농업인의 수익을 창출하며 국내뿐만 아니라 동남아 16개국에 수출하고 있다. 동락점빵사회적협동조합 관계자는 “힘들어도 뚝심 있게 마을 주민들을 위해 버텼던 고집스러움이 빛을 보는 것 같아 기쁘고 영광스럽다”고 밝혔다.  
  • 尹 “방법 알려 달라”… 김건희 여사 보좌할 ‘제2부속실’ 부활 시사

    尹 “방법 알려 달라”… 김건희 여사 보좌할 ‘제2부속실’ 부활 시사

    윤석열 대통령이 15일 부인 김건희 여사를 보좌하는 대통령실 내 제2부속실 부활을 검토할 것임을 시사했다. 윤 대통령은 대통령실 출근길에 취재진이 ‘김 여사 공개 일정이 많아서 아예 제2부속실을 만들자는 의견이 나온다’고 묻자 “국민 여론도 들어가면서 차차 이 부분은 생각해 보겠다”고 답했다. 여론이 제2부속실 부활을 지지할 경우 따르겠다는 취지라 할 수 있다. 그동안 윤 대통령은 대선 공약인 제2부속실 폐지를 완강히 고수해 왔다는 점에서 이 같은 발언은 큰 입장 변화로 해석된다. 이처럼 윤 대통령이 전향적인 변화를 암시함에 따라 대통령 부인 문제로 정치권이 소모적 논란을 이어가기보다는 하루속히 제2부속실을 부활해 공적 조직을 통해 김 여사를 보좌해야 한다는 지적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 윤 대통령은 “대통령을 처음 해 보는 것이기 때문에 (김 여사의) 공식·비공식 일정을 어떻게 나눠야 할지, 대통령 부인으로서 안 할 수 없는 일도 있고, 이것을 어떤 식으로 정리해야 할지”라고 토로하며 고민을 드러내기도 했다.윤 대통령은 김 여사가 운영해 온 회사인 코바나컨텐츠 출신 인사들이 지난 13일 김 여사의 경남 봉하마을 방문 일정에 동행하고 대통령실 부속실에 채용된 것을 둘러싼 논란에 대해서는 “공식적인 수행이나 비서팀이 전혀 없기 때문에 혼자 다닐 수도 없고”라며 취재진에게 “방법을 알려 달라”고 호소하기도 했다. 다만 대통령실 내부적으로는 제2부속실을 부활할 경우 공약을 파기한 셈이 되기 때문에 어떻게 비판을 최소화할 수 있을지 고민하는 모습이다. 다른 대통령실 관계자는 “현재는 여론을 수렴하는 단계”라고 했다. 야권은 ‘영부인 리스크’를 집중 제기하며 “차라리 제2부속실을 만들라”고 주장했다. 더불어민주당 박홍근 원내대표는 비상대책위원회 회의에서 “김 여사는 사적으로 봉하마을에 간 것이 아니다. 대통령 부인 자격으로 간 것은 공식적 행보로 볼 수밖에 없다”며 “따라서 수행원의 자격이 지인, 친구여서는 안 된다. 대통령 부부 공식 일정의 참석 대상은 행사의 취지에 맞는 인사들로 엄선해야 하는 게 기본”이라고 했다. 이어 “이제 윤 대통령이 양자택일을 해야 한다. 국민 다수가 원하는 대로 김 여사가 조용한 내조에 집중하도록 할지, 아니면 국민들께 공약 파기를 공식 사과한 뒤 제2부속실을 만들고 제대로 된 보좌시스템을 만들든지 해야 한다”며 “대통령 배우자의 일거수일투족이 국가의 위상과 직결될 수 있다는 점 또한 명심하기 바란다”고 했다. 대다수 전문가들도 제2부속실 부활이 바람직하다는 의견이다. 윤태곤 더모아 정치분석실장은 서울신문과의 통화에서 “여당과 야당이 모두 제2부속실과 같은 공적 조직이 필요하다는 목소리를 내고 있는 상황에서 여론을 더 수렴할 게 있느냐”며 “과거 청와대와 달리 대통령 부부 거주지와 집무실이 멀리 떨어져 있는 상황에서는 더욱 관리 필요성이 있다”고 했다. 대외활동마다 논란이 일면서 김 여사 측이 당초 추진했던 문재인 전 대통령 부부 예방 일정도 미뤄지는 분위기다. 윤 대통령은 김 여사가 경남 양산 평산마을의 문 전 대통령 사저를 방문할 것인지에 대한 질문에 “저도 잘 모르겠다”고 답했다.
  • 전남도 해상풍력 성공 위해 지역 순회 주민설명회 시작

    전남도 해상풍력 성공 위해 지역 순회 주민설명회 시작

    전남도가 해상풍력 프로젝트의 원활한 추진을 위해 주민 공감대를 이끌어 내기로 하고 어업인과 시군 업무담당자 등 이해관계자들을 대상으로 한 지역 순회 설명회에 들어갔다. ‘전남 해상풍력 찾아가는 주민설명회’는 15일 고흥을 시작으로 연말까지 장흥, 완도, 진도, 여수 등 해상풍력 관련 마을과 낙도 등을 돌며 개최할 계획이다. 현재 전남에는 2030년까지 민간자금 등 48조 5천억 원을 들여 신안 해상에 추진 중인 세계 최대 규모의 8.2GW 해상풍력 발전단지를 비롯해 고흥, 여수, 진도, 영광 등에서 계획용량 30GW에 달하는 대규모 해상풍력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전남도는 해상풍력사업의 성공을 위해서는 사업 추진 초기 단계부터 주민 공감대와 수용성 확보가 관건이라며 주민설명회에 집중하고 있다. 시군의 공유수면 점사용 허가와 집적화단지 지정을 통한 난개발 및 환경 파괴 방지 등 지자체 역할이 큰데다 주민과 시군 업무담당자 등의 수용성과 사업 이해도 제고가 중요하다는 취지다. 현장 설명회에서는 사업 필요성과 기대효과, 추진현황, 주민 참여방안, 해상풍력과 수산업 공존방안 등 주민 수용성 확보를 목표로 해상풍력 전반을 설명하고 논의했다. 한편 전남도는 지난해 5월부터 11월까지 ‘해상풍력 주민참여모델 개발 연구용역’을 추진, 해상풍력 주민 참여방안 모색과 해상풍력 주민참여모델 개발, 해상풍력·어업인 상생을 위한 수산업 공존방안 등을 연구했다. 이에 따라 지난해 3월 도-시군 해상풍력 공동 운영지침에 따른 협약을 체결했고, 해상풍력산업생태계 구축과 관련 산업 활성화를 위한 법적 근거인 ‘전남도 해상풍력산업 활성화 지원조례’를 제정했다. 조석훈 전남도 해상풍력산업과장은 “전남의 미래 먹거리인 해상풍력 프로젝트의 성공을 위해서는 주민 수용성 확보를 최우선 과제로 삼아야 한다”며 “주민이 정확한 정보를 습득해 자발적으로 사업에 참여하도록, 이해도 향상과 공감대 형성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 [속보] 대통령실, 김건희 여사 사적채용 논란에 “편한분과 일”

    [속보] 대통령실, 김건희 여사 사적채용 논란에 “편한분과 일”

    대통령실은 15일 코바나컨텐츠 출신 직원 2명이 대통령실 소속으로 일하고 있어 논란이 인 데 대해 “지금 대통령뿐 아니라 다른 (전직) 대통령의 경우에도 가까이 두고 일하는 분은 원래 오랫동안 일했던, 잘 아는 편한 분들을 (데려가서) 대통령실에서 같이 일하는 경우가 많이 있다. 그런 차원에서 같이 일하게 된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코바나컨텐츠는 윤석열 대통령의 부인 김건희 여사가 최근까지 운영한 회사다. 김 여사는 지난 13일 김해 봉하마을 방문할 당시 코바나 전무 출신 지인인 충남대 무용학과의 김모 겸임교수를 비롯해 최근까지 코바나에서 일했던 대통령실 직원 2명과 동행한 장면이 포착됐다. 이 관계자는 “어제 사진을 보면 여자 네 분이 등장하는데, 한 분은 김모 교수고, 나머지 세분은 대통령실 직원인데, 한 분은 다른 일을 예전에 하셨고, 한 분은 코바나에서 잠깐 근무했고, 다른 한 분도 역시 그곳(코바나)에서 일을 도왔던 적이 있다”고 설명했다. ‘과거에 어떤 영부인이 그렇게 사적으로 채용했느냐’는 취재진 질문에는 “사적으로 채용했다는 말은 조금 어폐가 있다”고 이 관계자는 답했다.
  • [속보] 대통령실 “김건희 여사 수행원들, 코바나 출신”

    [속보] 대통령실 “김건희 여사 수행원들, 코바나 출신”

    대통령실은 15일 김건희 여사의 봉하마을 방문을 수행했던 인물들이 김 여사가 대표로 있던 코바나콘텐츠에서 일했지만 현재는 대통령실 직원이라고 밝혔다. 대통령실 핵심 관계자는 이날 오후 용산 청사에서 기자들과 만나 “(김 여사의 봉하마을 방문) 사진을 보면 네 분의 여성이 등장하는 데 한 분이 (김 여사의 십년지기인) 김량영 교수고 나머지 세 분은 대통령실 직원”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이 관계자는 “(세 명 중) 한 분은 다른 일을 예전에 했고,두 분 중 한 분은 코바나콘텐츠에 잠깐 근무했고, 다른 한 분 역시 그쪽(코바나)에서 일을 도왔던 적이 있다”며 “다만 이분들 모두 전직 직원으로서 현재 코바나하고는 관련이 없다”고 강조했다. 이 관계자는 ‘이들이 언제 코바나를 관뒀는지 아는가’란 질문에 “최근이다”라고 답했다. 그러면서 ‘어떻게 채용됐는지 경로를 얘기해 달라’는 취재진의 언급에 “일단 (코바나) 현직이 아니란 걸 정리드린다”며 “지금 대통령뿐 아니라 다른 대통령의 경우에도 가까이 두고 일하는 분들은 원래 오래 일했던, 잘 아는, 편한 분들을 대통령실에서 같이 일하는 경우가 많다.그런 차원에서 같이 일하게 된 것으로 안다”고 답했다. 이 관계자는 ‘과거 어떤 대통령 영부인이 사적 채용을 했나’란 추가 질문에 “사적 채용은 조금 어폐가 있는 거 같다”고 답했다. 윤 대통령은 이날 오전 출근길에 기자들과 만나 김 여사의 외부 행보 논란과 관련 “대통령 부인으로서 안 할 수 없는 일도 있다”며 “어떤 식으로 정리해서 해야 할지 저도 시작한 지 얼마 안 돼 국민과 차차 생각해보겠다”고 말했다. 윤 대통령은 ‘봉하마을 방문 때 김 여사가 운영하던 회사의 직원이 수행해 논란이 있다’는 질문에 “글쎄요, 지금 뭐 공식적인 수행, 비서팀이 전혀 없기 때문에 혼자다닐 수도 없다”며 “방법을 알려주시죠”라고 말했다.
  • [포착] “104시간의 기적” 24m 우물에 빠진 인도 소년 극적 구조 (영상)

    [포착] “104시간의 기적” 24m 우물에 빠진 인도 소년 극적 구조 (영상)

    깊이 24m 우물에 빠진 인도 소년이 104시간 만에 구조됐다. 15일(이하 현지시간) 인도 NDTV는 차티스가르주 말하로다 마을 자신의 집 뒤뜰에서 놀다 우물에 빠진 라훌 사후(11)가 나흘 만에 구조됐다고 보도했다. 이날 밤 차티스가르 주지사 부페시 바겔은 “모두의 기도와 구조대의 헌신적 노력 덕에 소년이 안전하게 구조됐다”며 “빨리 회복하기를 바란다”고 밝혔다.  소년은 지난 10일 오후 2시쯤 집 뒤뜰에서 놀다 24m 깊이 마른 우물에 빠졌다. 사고 이후 인도 국립재난대응기구(NDRF) 구조대와 육군, 지역 경찰, 행정부 관계자 등 500여 명이 투입된 대규모 구조 작전이 펼쳐졌다.구조대는 우물 안으로 내시경 카메라를 내려보내 소년의 위치부터 파악했다. 소년은 18m, 지하 9층 정도 되는 지점에 웅크리고 있었다. 문제는 소년이 청각장애와 언어장애가 있어 듣지도, 말하지도 못한다는 점이었다.  경찰 관계자는 APF통신과의 인터뷰에서 “카메라로 소년 상태를 계속 확인하고 있다. 다만 소년이 말을 하거나 들을 수 없어 우리에게는 이번 구조 작전이 매우 큰 도전이다”라고 밝혔다. 그야말로 시간과의 싸움이었다.우물에 산소 파이프를 연결하고 밧줄로 물과 음식을 내려보낸 구조대는 우물 옆에 새로운 구멍을 파는 쪽으로 의견을 모았다. 우물을 넓혀 내려가기엔 위험 부담이 컸기 때문이다. 구조당국은 중장비를 동원해 우물과 수직으로 땅을 모두 파낸 뒤, 소년이 있는 지점까지 다시 수평으로 땅을 뚫는 계획을 세웠다. 하지만 난관은 또 있었다. 땅을 팔 때마다 독사와 전갈이 나와 구조 활동을 방해한 것이다. 현지언론은 구조대가 악천후와 지하에 있는 단단한 돌 때문에도 애를 먹었다고 전했다. 다행히 소년은 구조대가 내려보낸 바나나 등을 먹으며 그 시간을 잘 버텨냈다. 그리고 14일 밤, 소년이 드디어 우물 밖으로 나왔다. 사고 104시간 만이었다. 주 당국자는 “소년은 전문의 입회하에 구급차에 실려 병원으로 옮겨졌다. 상태는 다행히 안정적이다. 곧 회복될 것이다”라고 설명했다. 이어 “빠른 이송을 위해 도로 100㎞ 구간을 통제했다”고 덧붙였다. 눈물로 밤을 지새운 소년의 어머니는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소년이 우물에 빠진 지 104시간 만에 구조된 건 말 그대로 기적이다. 지난 2월 15일 깊이 25m 우물에 빠진 6살 아프가니스탄 소년은 구조대 노력에도 사흘 만에 끝내 숨진 채 발견됐다. 그보다 2주 앞선 2월 1일 32m 깊이 우물에 빠진 북아프리카 모로코 5살 소년 역시 나흘 만에 사망했다.
  • 이윤보다 사람이 먼저…서울 강서구에 착한 기업들이 모인다!

    이윤보다 사람이 먼저…서울 강서구에 착한 기업들이 모인다!

    서울 강서구는 오는 16일 마곡문화의 거리 발산역존(발산역 1·9번 출구 앞)에서 ‘2022 사회적경제 박람회’를 개최한다고 15일 밝혔다. 이번 박람회는 지역의 우수한 사회적경제 기업들이 직접 소비자를 만나 제품을 홍보하고, 안정적인 판로를 확보할 수 있도록 돕기 위한 취지로 열린다. 오전 11시부터 오후 8시까지 사회적기업, 협동조합, 마을기업 등 37개의 사회적경제 기업과 단체들이 생활용품, 의류, 밀키트 등 다양한 제품을 선보인다. 가죽공예, 반려동물 간식 만들기, 프레디저 심리적성검사 등 업체들이 직접 진행하는 다양한 체험 행사도 준비되어 있다. 또한 서울서부 근로자건강센터, 강서50플러스센터 등 유관기관이 참여해 인바디, 혈압검사 등 무료 건강검진과 인생설계 상담, 일자리 상담도 함께 진행한다. 행사장 무대에서는 주민들이 함께 즐길 수 있는 다양한 문화 공연이 마련된다. 정오부터 퓨전 퍼포먼스 그룹 ‘타악동’이 타악기 연주와 함께 멋진 댄스 공연을 펼치고, 싱어송라이터 ‘파인’이 대중가요부터 팝송까지 다양한 장르의 음악을 선보인다.오후 6시부터는 스윙재즈 여성보컬 그룹 ‘더 블리스 코리아’와 국내 최고 수준의 색소폰 연주자 대니 정의 공연이 펼쳐진다. 구 관계자는 “우리 지역에는 이윤보다는 사회문제 해결과 공동체의 발전을 추구하는 많은 사회적경제 기업들이 있다”며 “박람회를 통해 이러한 기업들이 다양한 판로를 개척하고 자생력을 갖춘 기업으로 거듭나길 바란다”고 말했다. 자세한 문의는 강서구 일자리정책과(02-2600-6327)로 하면 된다.
  • [속보] 김건희 여사 ‘지인 동행’ 논란에…尹대통령 “처의 오래된 부산 친구”

    [속보] 김건희 여사 ‘지인 동행’ 논란에…尹대통령 “처의 오래된 부산 친구”

    코바나컨텐츠 전직 직원들 동행에 “비서팀 없어…방법 알려달라”제2부속실 설치 의견에 “저도 대통령이 처음이라”윤석열 대통령은 김건희 여사가 봉하마을 방문 당시 지인을 대동했다는 논란에 대해 “제 처의 오래된 부산 친구”라고 해명했다. 윤 대통령은 15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로 출근하는 길에 기자들과 만나 “(권양숙) 여사님 만나러 갈 때 빵이나 이런 거 사고 갔는데 부산에서 어디가 나은지 소개해준 것 같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봉하 마을은 국민 모두가 갈 수 있는 곳 아닌가”라고 반문했다. 윤 대통령은 김 교수 외에 김 여사가 대표로 있던 코바나컨텐츠 전직 직원들이 일정에 동행한 것에 대해서는 “공식적인 수행이나 비서팀이 전혀 없기 때문에, 혼자 다닐 수도 없고 그래서…”라며 “어떻게 방법을 좀 알려주시라”고 말했다. 또 ‘김건희 여사의 외부 행보가 많아지면서 제2부속실을 만들자는 의견이 나온다’는 질문에 윤 대통령은 “엊그제(13일) 봉하마을 방문도 비공개 일정인데 보도된 것으로 안다”며 “모르겠다. 대통령을 저도 처음 해보는 것이기 때문에 공식·비공식을 어떻게 나눠야 할지, 대통령 부인으로서 안할 수 없는 일도 있다”고 전했다.앞서 김건희 여사는 지난 13일 경남 김해 봉하마을 방문에 지인이 동행해 논란이 일었다. 처음에는 무속인 루머가 돌았지만, 무속인이 아닌 김 여사의 지인으로 밝혀진 뒤 야권에서는 ‘비선 논란’을 제기했다. 더불어민주당 조오섭 대변인은 “대통령실에 보좌 직원이 없어서 사적 지인이 대통령 부인으로서의 활동을 도왔다면 비선 논란을 자초하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조승래 의원도 “현직 대통령의 배우자가 전직 대통령의 배우자를 공식 예방하는 데 사적 지인을 동행하는 게 바람직한가”라고 했다. 이에 대통령실은 “김 여사의 지인은 아무런 역할도 하지 않았고 그저 노 전 대통령을 함께 추모했을 뿐”이라며 “추모의 마음을 사적 논란으로 몰아가는 민주당의 행태에 참담한 심정”이라고 반박했다. 한편 김건희 여사의 지인은 충남대 무용학과의 김모 겸임교수로 알려졌다. 앞서 윤 대통령 선거대책위원회에서 생활문화예술지원본부장을 맡았고, 대통령직인수위원회에서는 사회복지문화분과위원회 자문위원을 지냈다. 김 여사가 대표로 있었던 코바나컨텐츠 전무로도 활동한 것으로 알려졌다.
  • “올림픽같은 일회성 행사보단 사람 꾸준히 와야 지방 살아”

    “올림픽같은 일회성 행사보단 사람 꾸준히 와야 지방 살아”

     “평창 동계올림픽을 열었지만 반짝 효과에 그쳤어요. 외지에서 강원도로 와서 일 끝내고 빠져나가면 건물만 덩그러니 남고 계속해서 이어지지가 않아요. 은퇴자마을은 끊임없이 사람이 유입된다는 점에서 올림픽 같은 일회성 행사보다는 지방을 위해 좋은 프로그램이죠.”  손명자(65) 사무장은 강원도 영월 삼굿마을에서 귀농·귀촌 체험을 하는 은퇴자들이 편안하게 생활할 수 있도록 돕고 있다. 자신도 50대 초반이었던 2009년 영월로 귀촌했다. 시골살이를 선택하기에 앞서 지리산을 한 바퀴 돌면서 살 곳을 물색했다.  강원도는 지역적 편견이 덜하고 땅값도 상대적으로 저렴해서 영월에서 살기로 결정했다. 남편과 함께 직접 목조주택을 지었는데, 골조만 맡기고 단열재부터 합판까지 집 내부는 부부가 만들었다. 2800㎡(약 850평)의 땅에 집을 짓고 1000㎡는 텃밭으로 일구고 있다. 땅이 부부가 농사를 짓기에는 넓어서 몇 이랑은 놀고 있다.  그가 은퇴한 이들에게 해 주는 조언은 경험에서 우러난 진솔한 것이다. 마음은 늙지 않고, 몸만 늙으므로 축적된 경험을 버리지 말고 이용하라고 한다. 가만히 있기에는 젊은 나이고, 아무것도 안 하기에는 무료하기에 손씨 자신도 숲 해설사 자격증을 따서 숲이 주는 기쁨을 나누고 있다.  손씨가 사무장으로 일하는 산촌체험관은 코로나19가 오기 전에는 이용하는 사람들이 많아 바쁘게 돌아갔지만, 코로나 이후 공실로 있다가 현재는 은퇴자 공동체마을로 운영되고 있다. 은퇴자들은 2개월간 월 30만원의 사용료를 내고 공동체 생활, 지역탐방, 봉사활동 위주의 체험을 한다. 그는 한해 세 차례 운영되는 은퇴자 마을 참가자들과 영월군을 잇는 든든한 다리 역할을 해내고 있다. 은퇴자 공동체마을에 참여하는 퇴직 공무원들을 ‘선배님’으로 부르며 도움을 주고 싶어하는 영월군의 마음과 지방으로 사람들이 많이 왔으면 좋겠다는 바람이 그의 입을 통해 전해진다. 손씨는 “도시에 살았으면 할 일이 없었을 것 같은데 영월에서 제2의 인생을 살고 있다”고 말했다.    문화생활을 하기 어렵고 외식을 하기 힘들어 삼시세끼를 손수 지어먹어야 한다는 점은 불만이다. 도시와 비교해 의료 수준의 차이가 심한 것도 시골살이의 힘든 점이다. 그럼에도 자연에서 치유를 맛볼 수 있는 영월은 피곤하고 지친 인생을 사는 사람들이 와서 살아볼 만한 곳이라고 강조했다.
  • 은퇴 공무원과 빈집이 만나 지방 살리는 신복지 모델로

    은퇴 공무원과 빈집이 만나 지방 살리는 신복지 모델로

    수십 년간 힘들게 일한 직장인들이 은퇴하고 나서 안식을 구하는 곳은 자연이다. 수도권에서 얻기 어려운 고요한 평화와 휴식을 위해 지방에 간 사람들이 공동체 마을에 참여하면서 귀촌을 결심하는 사례도 늘고 있다. 지방의 빈집과 폐교, 체험마을 등을 활용한 은퇴자 공동체 마을은 넘치는 수도권의 사람과 비수도권의 유휴 자원이 만나는 새로운 복지모델을 제시하고 있다.   “평생 종이만 보고 일하던 사람들이 생각의 폭이 넓어질 기회라 좋습니다.”    공무원으로 일하다 퇴직한 신남희(62)씨는 요즘 영월 10경을 찾아다니는 재미에 푹 빠졌다. 그가 강원도 영월 삼굿마을의 ‘은퇴자 공동체 마을’에 참여한 이유는 건강과 정신적 여유를 찾고, 보고 즐기며 마음을 다스리기 위해서다.  공무원연금공단은 2018년 제주 서귀포 무릉마을의 폐교를 활용하여 공무원 연금을 받는 이들이 농사짓는 체험을 할 수 있도록 했다. 농사를 익히면서 공동체에서 생활하기를 원하는 연금생활자들의 수요가 많은 것을 확인하고서 2019년부터 본격적으로 은퇴자 공동체 마을을 운영해 현재 전국 22개 지역에 30개 마을이 만들어졌다.  마을 입주 대상도 공무원연금에서 교원연금, 군인연금 등 공적연금 생활자로 넓혔다. 입주자 모집 경쟁률도 점점 높아져서 전국 평균 10대 1이 넘는다. 특히 제주도에는 4개 마을이 있지만 마을 입주 경쟁률이 50대 1에 이른다. 3년간 은퇴자 공동체 마을에 참여한 총 인원은 1000명 정도로 이 가운데 5%인 50명이 귀농 또는 귀촌을 완료했다.  김영숙(63)씨는 공무원으로 퇴직한 지 이제 11개월차다. 먼저 퇴직한 동료 직원의 소개로 은퇴자 마을을 알게 됐고, 높은 경쟁률 때문에 한 차례 탈락했다가 영월 삼굿마을로 오게 됐다. 산촌체험관으로 만들어진 주거시설에서 현재 3세대의 은퇴 공무원 가족이 2개월 과정에 참여해 함께 생활하고 있다. 체험관은 화장실과 주방이 딸린 원룸 형태로 세탁실과 공동 취사실, 잔디밭 등의 시설이 마련되어 있다.  “시간 나면 같이 산에 다니면서 더덕도 캐고 산나물도 배우고 있어요. 요 앞 개울에서는 다슬기도 잡았는데 몇 마리 안 돼서 그냥 놔줬고, 쓰레기가 좀 있어서 하천 청소도 했습니다.” 그는 집 앞 개울에서 다슬기를 잡고, 반딧불이를 볼 수 있는 영월살이에 만족했다. 하지만 평생 모범적으로 살아온 공무원의 근성은 퇴직 뒤에도 유감없이 발휘돼 개울의 쓰레기를 보고는 지나치지 못했다. 게다가 깊은 계곡과 굽이치는 동강이 만들어낸 절경이 탄성을 자아내는 영월의 자연환경에 반해 이런 데서 한번 살아봤으면 하는 소망을 품게 됐다.  농사짓기 싫어 공무원 생활을 했다는 김기섬(63)씨는 “퇴직하고 나니 옛날이 그리워 몇 군데 은퇴자 마을을 신청했는데 안 됐다”면서 “원래 시골에 농사지을 땅이 있었는데 퇴직 6개월 전에 땅이 팔리는 바람에 농사지을 수 있는 곳을 알아보다 운 좋게 영월에 오게 됐다”고 털어놓았다. 영월을 ‘지붕 없는 박물관 도시’로 만들고자 했던 지자체장의 노력 덕에 인근에서 민화박물관을 운영하는 지인이 있는 점도 삼굿마을을 선택하는 데 작용했다.  삼굿마을의 최상호(61) 이장은 은퇴자 마을에 수시로 들러 생활에 불편은 없는지 살핀다. 최 이장은 “은퇴자들이 와서 마을에 특별히 나쁠 것도 좋을 것도 없다”고 무덤덤하게 말하면서도 상추나 먹을 것을 아낌없이 나누고 있다. 영월에도 빈집은 꽤 있지만, 대부분 자녀들이 주말이나 휴일에 와서 지내는 경우가 많다.  최 이장은 대놓고 은퇴자들에게 삼굿마을에 정착했으면 하는 바람을 드러내진 않지만, 눈빛으로 마을의 일원이 됐으면 하는 기대를 전한다. 은퇴자들이 백숙을 끓이면 함께 밥을 먹으며 짧으나마 마을 구성원이 된 이들과 정을 나눈다. 하지만 시골살이를 하는 귀촌은 몰라도 귀농까지 하기에는 큰 결심이 필요하다. 당장 삼굿마을 주민들도 은퇴자들이 무더위에 농사를 짓다가는 한 시간을 못 견디고 쓰러질 수 있다며 우려했다. 벌에 쏘여 병원에 가야 할 응급 사정이 생겨도 가장 가까운 의원이 차로 30분 거리에 있는 등 편의시설이 도시보다 취약한 점도 은퇴자들의 고민거리다.  퇴직 공무원으로서 공적연금개혁위원회를 설치해 연금 개혁을 하겠다는 정부 정책에는 말없이 속만 끓일 수밖에 없는 사정을 드러냈다. “박근혜 정부 때 이뤄진 연금 개혁으로 20년 일해도 연금이 월 200만원이 안 된다”면서 “자꾸 연금을 깎으면 국가에 진정한 마음으로 봉사할 수 있겠느냐”고 우려했다. “공무원도 국민인데 국민보다 더한 의무만 요구하고, 권리는 제한한다”면서 “연금 개혁에 공무원 의사는 반영되지 않으니 어디 가서 하소연할 데도 없다”라고 답답해했다.  삼굿마을 근처의 광산은 이미 수십 년 전에 폐광됐지만, 아직 석재를 채취하는 광업소가 있어 대형 덤프트럭이 오전 7시부터 수시로 좁은 길을 오간다. 은퇴자들은 돌을 나르는 트럭이 일으키는 소음과 먼지가 주민들에게 불편을 끼칠 수 있다며 개선방안을 고민했다. 이미 공직을 떠났지만 국민의 생활 속 불편을 찾아내는 전직 공무원의 밝은 눈은 여전했다.
  • 덥수룩한 수염에 해진 운동화 신은 文…김동연에 전한 메시지는

    덥수룩한 수염에 해진 운동화 신은 文…김동연에 전한 메시지는

    지난달 10일 퇴임 후 경남 양산으로 낙향한 문재인 전 대통령이 사저를 찾은 김동연 경기도지사 당선인과 환담을 했다. 김 당선인은 문재인 정부 초대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다. 김 당선인은 지난 14일 오후 2시쯤 배우자 정우영씨와 함께 문 전 대통령을 한 시간여 동안 예방했다. 문 전 대통령은 갈색 반소매 셔츠에 회색 바지, 편안한 운동화 차림으로 환하게 웃으며 김 당선인 내외를 맞았다. 문 전 대통령은 재임 기간과 달리 수염을 덥수룩하게 기른 모습이었다. 앞코가 해진 운동화는 평산에 내려와 집안 여기저기를 돌보느라 분주했을 시간들이 고스란히 담겨 있었다. 문 전 대통령이 수염을 기른 모습은 지난 8일 한 차례 공개된 바 있다. 문 전 대통령은 페이스북을 통해 사저 앞 도예 작업장에서 일손을 돕고 주민들과 막걸리를 곁들여 식사하는 사진을 공유했다. 김 당선인 측은 이날 사택에서 문 전 대통령과 삶은 옥수수를 먹으며 얘기를 나누는 도중 큰 웃음소리도 들려왔다고 전했다. 김 당선인은 문 전 대통령과 만남을 가진 뒤 기자들과 만나 “(문 전 대통령이) 국민통합에 대한 말씀을 주셨다”며 “갈라져서 서로 간에 반목하고 있는 정치 판과 관련해 통합의 정치에 대한 말씀도 하셨다”고 밝혔다. 이어 그는 “당선 축하 말씀과 함께, 경기도정을 살피고 경기도민의 삶의 질을 향상시키는 일에 매진해서 좋은 성과를 내달라고 덕담과 당부의 말씀을 하셨다”고도 했다.김 당선인은 이에 앞서 경남 김해 봉하마을을 찾아 고(故) 노무현 전 대통령 배우자 권양숙 여사도 예방했다. 김 당선인은 이날 오전 11시 봉하마을 노 전 대통령 묘역을 찾아 헌화·분향하고 묵념했다. 그는 방명록에 “노무현 대통령님 뜻 받들어 사람 사는 세상 경기도에서부터 만들겠습니다”라고 적었다. 김 당선인은 고인이 잠든 너럭바위 앞에 한동안 무릎을 꿇은 채 너럭바위를 어루만지며 눈시울을 붉히기도 했다. 참배를 마친 김 당선인 내외는 노 전 대통령 사저에서 권양숙 여사와 정오 무렵까지 이야기를 나눴다. 김 당선인은 이 자리에서 “노 전 대통령님과 함께 일하면서 대한민국의 미래에 대한 고민을 많이 하게 됐다”며 “저의 정치적 스승인 대통령님과 함께 만든 비전 2030은 사람 사는 세상을 만들어 가는 지침서로 경기 도정에서 실현되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권 여사는 “경기지사 후보일 때 기일에 찾아와 주시고 당선인이 돼 또 찾아와줘서 반갑고 고맙다”며 “경기도민을 바라보면서 품었던 뜻을 꼭 펼치시길 바란다”고 화답했다.
  • 광복절 청와대에서 케이팝·국악 무대 펼쳐진다

    광복절 청와대에서 케이팝·국악 무대 펼쳐진다

    드라마 ‘파친코’의 배우 김민하와 가상인간 삼남매 호, 곤, 해일이 올해 문화유산 방문 캠페인 홍보에 나선다. 문화재청과 한국문화재재단은 14일 청와대 영빈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세 번째 해를 맞은 문화유산 방문 캠페인 홍보 계획과 방문 코스를 소개했다. 이 캠페인은 한국 문화유산의 가치와 아름다움을 알리는 사업으로 올해엔 지난해와 같이 10개 방문 코스가 운영된다. 방문 거점은 모두 75개다. 특히 방문 코스 중 하나인 ‘왕가의 길’에 지난달 10일 개방된 청와대가 추가됐다. 경복궁 후원 권역으로, 캠페인을 소개하는 주요 장소로 활용될 청와대에서는 오는 8월 광복절을 맞아 케이팝, 국악 등을 감상할 수 있는 무대 ‘코리아 온 스테이지’가 펼쳐지고 10월에는 미디어아트와 연계한 색다른 전시가 열린다. 캠페인 첫 홍보대사로 위촉된 김민하는 “케이팝을 포함한 많은 한국 문화가 전 세계로 멀리 퍼져 나가고 있는데, 좋은 기회에 함께하게 돼 영광”이라고 밝혔다. 김민하는 ‘산사의 길’ 거점인 경남 합천 해인사를 방문해 홍보 영상을 찍었다. 팔만대장경판 등을 둘러보는 이 영상은 하반기에 공개되며 미국 뉴욕 타임스스퀘어에서도 상영된다. 캠페인을 알릴 다양한 비대면 프로그램도 마련된다. 인스타그램 구독자가 1만명에 달하는 가상인간 삼남매 호, 곤, 해일이 ‘왕가의 길’ 중 경기 수원 화성, ‘관동풍류의 길’ 중 강원 강릉 선교장, ‘천년 정신의 길’ 중 경북 안동 하회마을, ‘서원의 길’ 중 안동 병산서원을 방문한 영상이 오는 27일 타임스스퀘어 전광판과 온라인 등을 통해 공개된다. 또 문화유산과 한복을 결합한 영상을 선보여 국내외에서 화제를 모은 ‘코리아 인 패션’은 디자이너 김리을과 함께한다. 김 디자이너는 그룹 방탄소년단(BTS), 지코 등이 입은 한복 정장을 만든 바 있다. 백제역사유적지구에서 김 디자이너의 작품을 촬영한 영상은 10월 일본 도쿄에서 송출된다. 팝아트 작가 홍원표가 완성한 귀여운 캐릭터 ‘바라바빠’는 캠페인 기획상품에 사용된다.
  • 물속 보며 해산물 잡는 ‘창경바리’ 아시나요

    강원 강릉시가 전통 어법인 ‘창경바리’의 국가중요어업유산 지정을 추진한다. 시는 창경바리를 해양수산부 국가중요어업유산 지정 공모에 신청했다고 14일 밝혔다. 국가중요어업유산은 오랜 시간에 걸쳐 형성된 고유의 유·무형 어업 자산으로 해수부가 지정해 관리한다. 국가중요어업유산은 2015년 1호로 지정된 제주 해녀어업을 비롯해 총 11개다. 강원 지역에는 국가중요어업유산이 전무하다. 창경바리는 뗏목이나 작은 어선을 타고 수심 2~5m의 연안에서 사각형 틀 밑면에 유리를 붙인 창경으로 바닷속을 들여다보며 성게, 해삼, 고둥, 미역, 문어 등의 해산물을 채취하는 어법이다. 최석림 시 해양수산과장은 “맨손어업보다 많은 양의 해산물을 채취하는 창경바리에서 어업인들의 지혜와 노력을 엿볼 수 있다”고 말했다. 창경바리는 1960~1970년대 동해안에서 성행했다가 점차 사라졌고, 현재는 강릉 강동면 정동1리, 정동진, 심곡 어촌계 등이 명맥을 잇고 있다. 어촌마을에서 체험 프로그램으로 쓰이기도 한다. 창경바리가 국가중요어업유산으로 지정되면 지정서가 발급되고, 복원과 계승, 홍보·마케팅 등을 위한 국비 7억원도 3년에 걸쳐 지원된다. 국가중요어업유산 지정은 서류평가, 현장평가, 최종평가를 거쳐 8월 말 결정될 예정이다.
  • 문 前대통령 찾아간 김동연

    문 前대통령 찾아간 김동연

    김동연(왼쪽) 경기도지사 당선인이 14일 경남 양산 평산마을을 찾아 문재인 전 대통령과 기념 촬영하고 있다. 경기도지사직 인수위원회 제공
  • ‘내조 정치’에 지인 대동 논란까지… “이럴 바엔 김건희 전담팀을”

    ‘내조 정치’에 지인 대동 논란까지… “이럴 바엔 김건희 전담팀을”

    윤석열 대통령 부인 김건희 여사가 지난 13일 경남 김해 봉하마을의 노무현 전 대통령 부인 권양숙 여사를 예방한 것으로 ‘내조 정치’를 본격화함에 따라 지금이라도 대통령실에 공적 보좌 조직을 둬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대통령실은 여전히 김 여사가 ‘조용한 내조’에서 벗어나지 않고 있다는 입장이지만, 김 여사가 독자적인 일정을 소화한 것은 조용한 내조로 보기 힘들다는 견해가 지배적이다. 특히 김 여사가 봉하마을을 방문했을 때 사적인 지인이 동행한 사실이 14일 논란이 되면서 대통령실이 제2부속실 설치 또는 현재의 부속실 내 김 여사 전담팀 신설 등을 전향적으로 검토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이날 정치권에서는 김 여사가 권 여사를 예방할 때 동행한 인물의 정체를 놓고 논란이 벌어졌다. 야권 성향의 일부 커뮤니티에서 무속인이라는 루머가 퍼지면서 논란은 더욱 커졌다. 이에 대해 대통령실 관계자는 “김 여사의 지인으로 대학교수다. 무속인이 아니다”라고 일축했다. 또 다른 관계자도 “교수의 고향도 그쪽(김해)이라 동행하게 된 것 같다”고 했다. 이 지인은 앞서 윤 대통령 선거대책위원회에서 생활문화예술지원본부장을 맡았고, 대통령직인수위원회에서는 사회복지문화분과위원회 자문위원을 지냈다. 충남대 무용학과 겸임교수로 김 여사가 대표로 있었던 코바나컨텐츠 전무로도 활동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더불어민주당 조오섭 대변인은 “대통령실에 보좌 직원이 없어서 사적 지인이 대통령 부인으로서의 활동을 도왔다면 비선 논란을 자초하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조승래 의원도 “현직 대통령의 배우자가 전직 대통령의 배우자를 공식 예방하는 데 사적 지인을 동행하는 게 바람직한가”라고 했다. 이에 대해 대통령실은 “김 여사의 지인은 아무런 역할도 하지 않았고 그저 노 전 대통령을 함께 추모했을 뿐”이라며 “추모의 마음을 사적 논란으로 몰아가는 민주당의 행태에 참담한 심정”이라고 반박했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처음부터 비공개 행사였고, 공개할 생각이 없었다”고 했다. 국민의힘 이준석 대표도 “무속인으로 공격했다가 아니라고 하니 이제 사적 인물이라고 공격하는 건 뭔가”라며 “노 대통령과 권 여사에 대한 예를 갖추는 데 사적으로 지인이 동행하면 안 된다는 법은 누가 만들었나”라고 반박했다. 그러나 김 여사가 대외 행보를 할 때마다 이런 논란이 불거지는 만큼 전담 공조직의 관리가 있어야 한다는 주장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 실제 이 대표도 전날 “영부인의 행보라는 것은 공적인 영역에서 관리돼야 하는 것이 아닌가 생각한다”고 했다. 박지원 전 국가정보원장도 “영부인이 아무리 사적 활동을 한다고 하더라도 그걸 사적으로 보는 사람은 없다”고 했다. 신율 명지대 교수는 “대통령 부인은 공적인 영역에서 관리를 받는 게 맞다”며 “제2부속실이든 그에 상응하는 전담팀이 구성돼야 한다”고 했다.
  • 사흘 만에 버렸다…강아지 불안 몰라서, 돈 많이 들어서[2022 유기동물 리포트-내 이름을 불러주세요]

    사흘 만에 버렸다…강아지 불안 몰라서, 돈 많이 들어서[2022 유기동물 리포트-내 이름을 불러주세요]

    왜 버릴까. 국내 606만 가구(2021년 농림축산식품부 기준)가 반려동물을 키우기 시작한 데에는 저마다의 이유가 있듯 유기하거나 파양 보낸 이들에게도 나름의 사정이 있다. 이들은 다양한 사유로 불가피함을 포장하지만 원인은 결국 하나로 모인다. 동물이 가족이 됐을 때 생길 일들을 이해하지 못한 채 섣불리 데려오기 때문이다. 서울신문은 키우던 개나 고양이를 파양·유기했거나 이를 가까이에서 지켜본 6명을 만났다. 유기 문제 해결을 위한 실마리를 찾기 위해서다.“얘는 원래 키우던 강아지들보다 애교가 없네요.” 딱 사흘 만이었다. “너무 귀엽다”며 믹스견 은송이(5)를 입양해 갔던 30대 커플이 싫증을 느껴 구조단체로 다시 데려오는 데 걸린 시간이다. “둔감해질 법한데 매번 상처가 크네요. 은송이 마음은 오죽하겠어요?” 이정수(55) 웰컴독 레스큐 대표가 한숨지었다. 다섯 살 인생에 벌써 세 번째 파양이다. 강원도 평창의 한적한 시골 마을에서 태어난 은송이의 삶이 꼬인 건 생후 2개월 때부터다. “보호자가 없었어요. 크면서 활동량이 늘어 동네 밭에 들어가고는 했죠. 주민들이 관청에 민원이라도 넣으면 잡혀가 꼼짝없이 죽을 처지였죠.” 평창에서는 매년 약 70마리의 유기동물이 포획되는데 이 가운데 20%쯤이 안락사된다. 이 대표는 은송이의 입양자를 찾으려고 지인의 지인에게까지 사연을 알렸다. 첫 입양자는 한국으로 돌아오려는 교포 부부였다. 경제적 여건이나 생활이 안정돼 믿고 맡길 만했다. 일주일 뒤 느닷없이 전화벨이 울렸다. 입양한 부부였다. “파양하고 싶다”고 했다. “애가 문 앞에서 하울링을 해요.” 하울링(늑대처럼 길게 내빼거나 낑낑거리는 소리)은 개의 언어다. 불안, 고통 등을 표현하거나 그저 본능적으로 내지른다. 반려인이라면 누구나 맞닥뜨리는 흔한 상황이다.#무지  동물 특성 모르고 입양 일주일쯤 지났을까. 이번에는 한 남성이 입양 의사를 밝혔다. 개를 키워 본 경험이 있었고, 직업도 안정적이었다. 하지만 이틀 뒤 파양 의사를 밝혔다. “아내가 힘들어한다”는 이유를 댔다. 부부는 20년 가까이 키운 노견을 먼저 떠나보낸 뒤 새 가족을 입양해 마음을 달래 보려 했지만 아내가 되레 괴로워했다는 것이다. ●이해 없이 했다가…“28% 포기 고려” 은송이가 겪은 일처럼 이유 없는 파양이나 유기는 없다. 다만 입양·분양받을 때 동물의 특성 등을 충분히 알아봤다면 대부분 대비할 수 있다. 서울신문의 취재에 응한 6명의 파양·유기 경험자들도 비슷한 사연을 털어놨다.반려동물을 버리거나 돌려보내는 가장 흔한 이유는 동물의 특성을 이해하지 못해서다. 농림축산식품부가 지난해 내놓은 ‘동물보호에 대한 국민의식 조사 보고서’에 따르면 양육 포기나 파양을 고려한 경험자 10명 중 3명(27.8%)이 ‘물건 훼손, 짖음 등 동물의 행동 문제’를 이유로 꼽았다. 나모(31)씨도 개의 행동 특성을 모르는 이에게 강아지를 입양 보냈다가 황당한 일을 겪었다. 석 달쯤 지났을 때 지역 유기동물 보호소에서 “버려졌다고 신고 들어온 스피츠(강아지 종)가 있어 등록 칩을 확인했더니 당신이 보호자더라”라는 연락이 왔다. 나씨는 입양자에게 상황을 물었다. 버린 건 아니라면서도 다시 데려가겠다는 이야기는 끝내 하지 않았다. “본인이 힘들었다는 얘기를 계속 했어요. 개가 자기 꼬리를 씹었다고요. ‘그럼 병원에 데려가지 그랬느냐’라고 했더니 말이 없더라고요.” 개가 자신의 꼬리를 씹는 건 전형적인 불안과 스트레스 증상이다. 입양 당시 나씨는 양육비 부담 등 현실적인 이야기를 많이 해 줬다고 한다. 그때 상대방이 했던 말이 생생하다. “초등학교 다니는 아이가 둘 있어요. 제가 하나님 믿는 사람인데 강아지를 세 번째 자식이라고 생각하고 키울 거예요.” 개나 고양이의 행동 문제는 자신의 불편함을 보호자에게 알리는 신호인 사례가 많다. 행동심리를 이해해 어려움을 풀어 줘야 한다. 수의사인 이환희 포인핸드 대표는 “반려동물을 분양·입양받은 뒤 계속 기를지 여부는 보통 1년 내 판가름난다. 귀여워서 데려왔지만 2~3개월쯤 지나면 현실적 어려움을 겪게 되기 때문”이라면서 “충분한 시간을 들여 산책 시켜 주지 않거나 적절한 교육을 해 주지 않으면 동물이 집안을 어지르거나 불안 증세를 보이기도 한다”고 했다. 어린 자녀를 키우고 있다는 이 대표는 말했다. “반려견이 보통 3세 정도의 지능을 가졌다고 표현해요. 동물을 가족으로 받아들인다는 건 말 못 하는 세 살짜리 아이를 15년쯤 키우는 일이라고 생각하면 됩니다. 보호자가 평생 많은 부분을 돌봐 줘야 하는 존재라는 얘기죠.” #부담  천차만별 병원비 지출 ●커 버린 몸집도 유기·파양 원인 개와 고양이를 키울 때 드는 비용도 유기·파양의 원인이다. 농식품부 조사 결과 양육 포기 또는 파양을 고려한 응답자 중 22.2%가 ‘예상보다 지출이 많다’는 점을 이유로 꼽은 것으로 나타났다. 반려동물이 아프다고 버린다는 건 애초 가족이 아닌 ‘고장난 물건’으로 생각한다는 뜻이다. 대형견인 보더콜리를 입양해 약 2년간 키우다 파양한 이모(49)씨는 경제 형편을 탓했다. “군 장교로 일하다가 퇴역한 이후 낮에는 계약직 회사원으로, 밤에는 출장 세차를 하며 투잡을 뛰었어요. 새벽 4시에 일어나 쪽잠 자며 버텼죠. 피곤한 데다 경제적 여력도 없어 보더콜리를 돌보기가 어려웠죠.” 반려동물 한 마리를 평생 책임지려면 비용이 얼마나 들까. 서울신문이 국내에서 가장 많이 키우는 소형견인 몰티즈를 평균 수명(15~20년)만큼 책임질 때 드는 비용을 수의사 등 전문가의 자문을 받아 분석했다. 우선 사료·간식, 기타 소모품 등 고정적 양육비로 매달 14만원이 든다고 가정(KB금융 ‘2021 한국 반려동물 보고서’ 분석)했다. 중요한 건 병원비다. 의료수가(진료비)가 표준화돼 있지 않아 병원별로 천차만별이다. 최동학 대구동인동물병원장은 “매년 맞는 종합백신 등 다섯 가지 예방접종 비용이 12만 5000원쯤 하고, 보통 다섯 살 이후 받는 종합건강검진은 30만~40만원가량”이라고 말했다. 또 몰티즈가 많이 앓는 심장질환에 드는 약값과 슬개골 탈구 수술·입원비(1회) 등을 합하면 2000만원이 넘는다. 결과적으로 몰티즈 한 마리를 평생 키울 때 드는 비용은 4000만원 정도가 된다.권혁명 한국보더콜리구조협회 대표는 “영국 보험사의 계산에 따르면 소형견인 잭 러셀 테리어를 평균 수명(8~9년)까지 키우는 데 드는 비용은 폭스바겐 골프(3000만원대) 한 대 가격이고, 대형견인 그레이트 덴은 재규어 고급 모델(1억원 이상)만큼 든다”면서 “영국에서는 자신의 경제 여건과 반려동물을 키울 때 드는 예상 비용을 고려해 견종을 고르는 게 일반화돼 있다”고 했다. 또 달라진 외모 탓에 버린다는 분석도 있다. 천명선 서울대 수의대 교수는 “개들이 버려지는 가장 큰 이유는 행동 문제 외에 성견이 됐을 때 외형이 덜 예뻐졌다고 느끼기 때문”이라고 했다. 특히 몸집이 커지면 부담스러워 유기·파양하는 이들이 많다. 유기동물 보호소인 행복한보금자리의 관계자는 “믹스견이 작고 예쁘다며 분양을 해 간 60대가 있었는데 6개월 만에 강아지가 7~8㎏으로 훌쩍 컸다”면서 “‘감당이 안 된다’며 파양해 캐나다로 재입양을 보냈다”고 말했다. #처벌  법과 괴리된 현실 반려동물을 버리는 건 범죄다. 동물보호법에 따라 300만원 이하의 벌금형에 처해진다. 문제는 법조항과 실제 처벌 수위의 간극이 있다는 점이다. 법조계에 따르면 실제 부과되는 벌금은 200만원 수준이다. 동물의권리를옹호하는변호사들 김도희 변호사는 “법원과 시민들이 아직 바뀐 법을 따라오지 못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또 동물 유기는 목격자가 증거를 챙겨 적극적으로 신고해야 처벌할 수 있는데 현실적으로 쉽지 않다. 김 변호사는 “동물 유기를 줄이려면 버린 사람을 처벌하는 게 한 축이 돼야 하지만 동시에 유기 예방과 유기동물 보호시설 확충 등에 대해 고민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제보 부탁드립니다 서울신문은 국내 동물권 문제를 폭넓게 다루는 시리즈와 후속 기사를 준비하고 있습니다. 동물학대와 유기, 펫샵이나 개농장·공장 등에서 벌어지는 부조리, 육견 판매 과정에서 발생하는 문제 등을 제보(jebo@seoul.co.kr)해 주시면 끝까지 추적해 보도하겠습니다. 제보자 신원은 철저히 익명에 부쳐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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