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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심재억 전문기자의 건강노트] 당달봉사의 안경

    어린 준용이는 눈이 나빴다. 태어나면서부터 그랬을 것이다. 눈이 나빠 논두렁을 걸을 때면 몇 번씩 헛디뎌 진흙 속에 발을 담그곤 했다. 그때마다 말없이 발을 빼내 대충 진흙을 걷어내고는 자박거리며 다시 두렁길을 걸었고, 그러다 다시 발을 빠뜨리곤 했다. 그런 준용이를 동무들은 ‘당달봉사’라고 놀려댔고, 그럴 때면 풀이 죽어 고개를 꺾은 채 우두커니 다른 아이들 노는 모습을 지켜보기만 했다. 언감생심 안경은 꿈도 못 꿀 시절이었다. 모두 다 눈이 좋았을 리는 없건만 전교생 중에 안경 낀 녀석은 하나도 없었다. 더러는 눈이 나빠 맨눈을 새초롬하게 뜬 채 무언가를 응시하기도 했지만 아무도 그런 아이들을 이상하게 여기지 않았다. 그러나 준용이는 달랐다. 대여섯살 때 달음박질을 하다가 흙담에 부딪혀 나동그라지기도 했고, 교실 바닥에 떨어진 몽당연필을 찾지 못해 한참을 더듬거리기도 했다. 그런 준용이가 하루는 근사한 뿔테안경을 끼고 나타났다. 보다 못 한 어머니가 장날 노점에서 돋보기를 사다 준 것이었다. 이번에는 아이들이 ‘왕잠자리’라고 놀려댔다. 그랬거나 말았거나 준용이는 안경을 좋아했다. 누가 한번만 껴보자고 하면 마지못해 건네주면서도 혹시 어떻게 할까 싶어 곁을 떠나지 못했다. 떠듬거리기는 했지만 국어 시간에 제법 책도 읽었고, 멀리 있는 친구를 알아보고 소리내 부르기도 했다. 안경은 준용이에게 새로운 삶의 출구였다. 도수가 높아 햇빛을 바로 받으면 눈자위에 섬광처럼 초점이 어리는 싸구려 돋보기였지만 이제 준용이는 더 이상 논두렁에 빠지지도 않았고 집에 가만 있으라는 엄마 손에 덜미가 잡혀 “나도 나가서 뛰어놀고 싶다.”며 징징거리지도 않았다. 그는 지금 어엿한 세탁소 주인이 됐다. 아내와 함께 부지런히 일해 고향 마을회관에 대문짝만 한 텔레비전도 희사했다. 백내장 수술을 받았더니 세상이 한결 밝아졌다며 히죽 웃는 그다. 부러진 안경다리를 노끈으로 친친 동여매서라도 돋봐야 할 무언가가 필요했던 그의 답답한 ‘저시력 삶’에서 의학은 두껍고 눅진하게 드리운 베일을 벗겨준 ‘브루클린으로 가는 마지막 비상구’ 같은 것이었다. 우리 삶에서 의학은 이렇게도 복무한다. jeshim@seoul.co.kr
  • [독거노인 사랑잇기] 푸르미 떴다… 나홀로 생일상 끝!

    [독거노인 사랑잇기] 푸르미 떴다… 나홀로 생일상 끝!

    지난 8일 낮 12시 충북 영동군 상촌면 유곡리 마을회관이 시끌벅적했다. 고소한 기름냄새가 진동하는 가운데 박수와 함께 할머니들의 웃음소리가 터져나왔다. 영동지역 주부들로 구성된 푸르미봉사단(회장 허청·63)이 이날 생일을 맞은 박금례(85) 할머니를 위해 성대한 생일잔치를 열었기 때문이다. 케이크에다 미역국, 조기, 떡, 갈비, 과일, 잡채, 술 등 어르신들이 좋아하는 음식은 다 모였다. 잔치에 초대된 마을 주민 60여명은 혼자 사는 박 할머니의 여든다섯 번째 생일을 축하하고 무병장수를 기원하는 덕담을 건넸다. 푸짐한 식사가 끝나자 봉사단원들은 박 할머니에게 따뜻한 털스웨터를 선물하고, 노래와 춤으로 흥겨운 뒤풀이자리를 마련, 박 할머니의 외로움을 달랬다. 박 할머니는 “이웃과 변변하게 식사 한 번 못했는데, 모처럼 푸짐한 생일상을 받고 이웃까지 대접해 기쁘다.”면서 눈물까지 흘렸다. 이날 잔치는 8년 전부터 독거 노인을 찾아다니면서 생일잔치를 베푸는 푸르미봉사단이 올해 열번 째 마련한 자리다. 2003년 ‘불우이웃과 더불어 푸르고 아름답게 살자’는 취지로 주부 20명이 결성한 푸르미봉사단은 혼자이거나 자녀가 있어도 부양받지 못하는 홀몸 노인을 찾아 생일상을 차려주면서 자식 노릇을 대신하고 있다. 시작은 조촐했지만 2004년부터 영동군이 연간 360만원의 음식 재료비를 지원하면서부터 동네잔치로 확대됐다. 최근엔 읍·면사무소를 통해 형편이 어려운 노인 1명씩을 추천받는 방식으로 11개 읍·면을 돌면서 1년에 열한 차례 생일상을 대접한다. 허 회장은 “가족의 따뜻한 정이 그리운 어르신들이 즐거워하는 모습을 보면서 보람을 느낀다.”면서 “아직도 농촌마을에는 생일조차 잊고 사는 불우노인이 적지않아 생일상 차리기를 계속 이어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푸르미봉사단은 15일에는 양산면 송호리 손익재(71) 할아버지의 생일상을 차릴 예정이다. 영동 남인우기자 niw7263@seoul.co.kr
  • [고규홍의 나무와 사람이야기] (53) 경북 상주시 상현리 반송

    [고규홍의 나무와 사람이야기] (53) 경북 상주시 상현리 반송

    비교신화학자 조지프 캠벨(1904~1987)은 신화가 “사람으로 하여금 사람과 자연의 관계를 짚어보게 할 뿐 아니라 사회적·도덕적 질서를 정당화하고 공고하게 하는 사회적인 기능을 가진다.”고 했다. 현재 상황에 대한 두려움을 깨닫고 일관된 우주 질서를 회복하는 기능을 가졌다는 이야기다. 신화는 좋은 세상을 이루기 위해 사람이 당장에 실현해야 할 사람살이의 가치를 담고 인구에 회자한 이야기라 할 수 있겠다. 신화를 인류의 가장 오래된 철학이라고 하는 근거다. 오래된 나무들에 어김없이 전해오는 신화와 전설도 결국은 지금 우리가 나무와 더불어 살아가는 삶의 가치를 담은 이야기라는 데에는 이론이 있을 수 없다. 크고 오래된 나무의 줄기 안에 신화 속의 동물인 이무기가 산다는 식의 흔하디흔한 이야기는 더 이상 사람들의 흥미를 끌지 못한다. 큰 나무의 가지를 꺾는다거나 베어내면 벌을 받는다는 이야기 역시 성장과 발전 위주의 산업사회에서는 우스개조차 되지 않는다. 경북 상주시 화서면 상현리 반송에 얽혀 전해오는 전설은 이 같은 전설들과 조금 다르다. 물론 500살 된 이 나무에도 어김없이 이무기는 산다. 뿐만 아니라 나무 줄기 속의 이무기는 나라에 큰일이 있을 때마다 사전에 큰 소리로 울음소리를 낸다고 한다. 마을 사람들로 하여금 흉사에 대비할 수 있도록 미리 알려주는 고마운 이무기다. 짚어보면 이 역시 흔한 전설 가운데 하나일 뿐이다. 호들갑스러워질 까닭은 없다. ●줄기속엔 전설 속 짐승 이무기가 그러나 또 하나의 별난 전설이 있다. 이 나무에서 잎을 따는 것은 둘째 치고, 저절로 땅에 떨어진 솔잎을 주워 가기만 해도 천벌을 받는다는 전설이다. 그것도 당대에 그치지 않고, 삼대에 걸쳐 이어지는 끔찍한 벌이라고 한다. 물론 천벌의 구체적 내용은 없다. 그저 공포심을 일으키는 엄포 정도이지만 이야기를 알고 나서는 나무 곁에서 조심스러워지지 않을 수 없는 게 사실이다. ●떨어진 솔잎이 거름 되는 자연의 이치 물론 소나무의 한 종류인 반송은 소나무와 마찬가지로 겨울에도 푸른 잎을 달고 있는 상록수다. 하지만 한번 난 잎이 평생 달려 있는 건 아니다. 낙엽성 나무처럼 한꺼번에 잎을 떨구지는 않아도 오래된 잎은 하나 둘 떨어지고 새잎이 난다. 수명 없는 생명체는 없는 게 자연의 이치이고, 솔잎도 그 이치에서 예외일 수 없다. 땅에 떨어진 솔잎은 나무 뿌리 근처에 모여 잘 썩은 뒤에 나무의 거름이 된다. 쉬 썩지 않는 특징 때문에 솔잎이 썩으려면 시간이야 걸리지만, 나무에게는 더없이 좋은 거름이다. 하지만 사람들은 거름이 되기 전에 일쑤 솔잎을 주워 가곤 한다. 불쏘시개뿐 아니라 송편을 찔 때도 요긴해서다. 사람에게 솔잎이 쓰이면 쓰일수록 나무는 스스로 지어낸 양분을 잃는 셈이다. 요즘이야 다른 종류의 질 좋은 거름을 충분히 공급할 수 있지만, 자연 상태에서 나무가 스스로 자라야 했던 옛 시절에라면 언감생심이었다. 이 같은 상황을 안타까워한 지혜로운 한 어른이 나무를 오랫동안 지켜내기 위해 솔잎을 보존하자고 생각했을 게다. 따로 거름을 주지는 못할망정 솔잎이 온전히 썩어 거름이 되는 것만은 지켜야겠다고 생각한 것이다. 돌아보면 이는 자연의 순환 원리를 잘 반영한 매우 슬기로운 이야기임에 틀림없다. 사나운 짐승인 이무기가 산다는 이야기도 솔잎을 주워 가면 천벌을 받는다는 이야기도 모두 한 그루의 나무를 오래 지켜내기 위한 지극한 노력의 결과이지 싶다. “그냥 보기에 좋잖아. 마을 사람들이 애지중지 지키는 좋은 나무이기는 한데, 그런 이야기는 잘 모르겠는걸. 언제 들은 것 같기도 하고…. 저이는 알려나?” 상현리 반송 바로 아래 첫 집에 사는 팔순의 동관댁 할머니는 이 마을에서 수십년을 살았지만 나무의 전설은 잘 모르겠다고 했다. 거듭되는 질문이 성가셔진 할머니는 자전거를 타고 골목길에 접어드는 다른 노인에게 대답의 순서를 넘기고 만다. “나도 모르겠는데, 그게 어디서 나온 이야기지? 옛날에야 그런 전설이 있었겠지. 하지만 지금은 다 잊혀진 거지. 이무기가 산다는 이야기까지는 알고 있었는데, 솔잎을 주워 가지 말라는 전설은 가물가물하네.” 느릿느릿 몰고 오던 자전거를 세우고, 동관댁 할머니 곁에 주저앉은 신인재(71) 노인 역시 전설의 근원을 알 수 없다고 한다. 우리 나무를 지키기 위한 옛 사람들의 지혜로운 이야기는 가뭇없이 사라졌다. 무엇보다 솔잎을 주워 가면 삼대에 이어 천벌을 받는다는 별난 전설은 상현리 반송을 생각할 때마다 가장 먼저 떠오르는 슬기로운 이야기다. 그러나 곁에 사는 마을 사람들에게조차 이제는 잊힌 이야기가 되고 말았다. 불과 30년 전 이 나무를 천연기념물로 지정할 1982년 당시의 기록에만 화석처럼 남아 있을 뿐이다. ●전설은 잊혀져도 지혜는 솎아내 지켜야 “정월 대보름에 제사를 지내고, 단오 때에 그네를 매고 놀던 것도 꽤 오래된 일이야. 한 20년 전까지 하고 요즘은 안 하지. 좋은 나무이니, 그냥 바라볼 뿐이지. 굳이 전설을 이야기할 겨를이 있나?” 한 그루의 나무를 지키기 위해 애썼던 옛 사람들의 지혜로운 이야기가 사라진다는 건 참으로 아쉬운 일이다. 하지만 전설은 사라진다 해도 전설과 함께 나무를 지키려 한 옛 사람들의 정성스러운 지혜만큼은 오래오래 지켜야 한다. 그것이 바로 자연과 더불어 살아가는 첫걸음임에 틀림없다. 캠벨의 일갈처럼 ‘신화는 지금 우리가 실현해야 할 삶의 가치’인 까닭이다. 글 사진 상주 고규홍 나무칼럼니스트 gohkh@solsup.com >>> 가는 길 경북 상주시 화서면 상현리 50-1. 당진상주고속국도의 화서나들목에서 좌회전하여 화서면사무소 방면으로 간다. 곧바로 나오는 화령초등학교 앞 사거리에서 학교 울타리를 끼고 우회전하여 250m 간 뒤에 우회전하면 하현마을이다. 여기에서 300m 남짓 더 들어가면 상현1리 마을회관이 나온다. 다시 400m쯤 더 들어가면 길 끝의 나지막한 언덕 위로 나무가 보인다. 나무가 서 있는 언덕 앞에 자동차를 주차할 수 있는 공간이 마련돼 있다.
  • [독거노인 사랑잇기] (3부) 독거노인 복지제도 (8) 대한생명 ‘사랑의 콜센터’서 본 그분들은…

    [독거노인 사랑잇기] (3부) 독거노인 복지제도 (8) 대한생명 ‘사랑의 콜센터’서 본 그분들은…

    대한생명 서울콜센터에서 7년째 상담사로 근무 중인 박수진(31·여)씨는 지난해 출산을 한 뒤 한때 우울증을 겪었다. 삶이 공허하다고만 느꼈던 박씨가 행복을 되찾게 된 것은 병원이나 약 때문이 아니었다. 4개월 전 인연을 맺은 독거노인 김영자(68·여)씨와의 통화가 그녀에게 삶의 활력소를 제공했다. “어르신, 안녕하세요. 식사는 하셨어요.” “나 좋은 소식 있어. 우리 집 TV가 잘 안 나왔는데, 오늘 정부에서 디지털 TV로 바꿔준대. 빨리 와서 달아줬으면 좋겠어.” 박씨와 김씨의 인연은 대한생명이 지난 7월 보건복지부 독거노인종합지원센터와 양해각서(MOU)를 교환하고, ‘독거노인 사랑잇기’ 캠페인에 참여하면서부터다. 대한생명의 콜센터 상담사 150명이 서울과 부산의 독거노인 300명에게 매주 1~2회씩 ‘사랑의 전화’를 걸고 있다. ●5개월째 전국 300명에게 ‘안부콜’ 전화를 걸고 받는 게 직업인 박씨지만 외롭고 지쳐 있을 것 같은 독거노인에게 처음 전화를 할 때는 긴장되고 부담스러웠다. 박씨가 어렵게 “안녕하세요.”라며 인사를 건네자, 김씨는 젊은 나이에 했던 이혼, 자녀의 죽음, 감당하기 어려웠던 큰 수술, 홀로 된 외로움까지 굴곡진 지난 세월을 담담하게 이야기했다. 눈시울을 붉히지 않고는 쉽게 털어놓을 수 없는 아픔들이었지만, 누군가와 대화할 수 있다는 기쁨이 구구절절한 사연을 털어놓게 했다. 박씨는 가슴 저미는 아픔을 갖고 있음에도 웃음을 잃지 않는 김씨를 보며 소소한 행복의 의미를 깨달았다고 한다. 독거노인에게 거는 사랑의 전화가 김씨뿐 아니라 박씨에게도 삶의 활력소를 불어넣은 것이다. 박씨는 “어르신을 통해 오히려 내가 부자가 된 것 같다.”며 1주일에 2번 하는 김씨와의 통화를 손꼽아 기다린다. 부산콜센터 상담사 김남희(27·여)씨는 회사의 독거노인 사랑잇기 자원봉사 모집공고를 보고 망설임 없이 지원했다. 봉사활동을 하고 싶다는 마음은 굴뚝같았지만, 실천할 방법을 몰라 차일파일 미뤘기 때문이다. 걱정 반, 설렘 반으로 전화기를 들었던 김씨. 하지만 윤춘자(가명·70·여)씨는 반갑고 밝은 목소리로 김씨를 맞았다. 지난 7월 25일 늦은 밤 김씨의 휴대전화에 독거노인지원센터가 보낸 한 통의 문자메시지가 전송됐다. 윤씨가 당뇨 악화로 쓰러져 응급실에 실려 갔다는 것이다. 크게 놀란 김씨는 다음 날 출근하자마자 윤씨에게 전화를 걸었다. 허리 디스크를 앓고 있던 윤씨는 휠체어를 타고 매일 보건소에서 당뇨 치료를 받고 있었는데 상태가 악화됐던 것이다. 윤씨는 그러나 “나 이제 괜찮아. 아직은 건강해.”라며 오히려 걱정하는 김씨를 다독였다. “할머니는 상대방에게 힘을 주시는 분이에요. 홀로 힘든 치료를 이겨내면서도 내색 한 번 안 하는 ‘미소 천사’예요. 독거노인 사랑잇기 전화가 꼭 필요한 소통창구라는 것을 깨달았어요.” 서울콜센터 상담사 김미정(38·여)씨는 언젠가부터 TV나 신문에서 건강 정보가 나오면 귀를 기울이는 습관이 생겼다. 독거노인 신동화(73·여)씨와 사랑잇기 전화를 통해 인연을 맺고 난 후부터다. 신씨는 고령에도 불구하고 아침 일찍 마을회관 문을 열고 청소를 하고 있다. 김씨는 이런 신씨를 ‘에너자이저’라고 소개했다. 김씨는 신씨가 불편한 몸을 이끌고 청소를 하는 게 안쓰럽기만 하다. 여름철 몸 관리 법, 감기를 이기는 방법, 예방주사 접종 후 주의해야 할 점 등 건강 정보를 틈틈이 메모한 뒤, 1주일에 2차례 신씨와 통화할 때 전달한다. ●상담사들 “되레 얻는 게 더 많죠” 그런 김씨 때문일까. 신씨는 일이 전혀 고되지 않다고 한다. “비가 오나 눈이 오나 내가 마을회관 문을 열 수 있으니 얼마나 좋아. 누군가 해야 하는 일인데, 내가 할 수 있으면 더 좋지.” “할머니, 늘 지금처럼 활기차고 행복하셨으면 좋겠습니다. 할머니의 웃는 모습 오래 뵐 수 있도록 제가 할머니의 ‘건강 지킴이’가 될게요.” 항상 웃음을 잃지 않는 신씨를 보며 김씨가 하는 맹세다. 콜센터 상담사들은 각종 문의부터 불만까지 1인당 하루 90여통의 전화를 쉴새 없이 받는다. 고객과 맞닿아 있는 업무인 만큼 친절해야 하지만, 그들도 종종 속상하고 화나기는 마찬가지다. 때문에 그들을 ‘감성 노동자’라고 부르기도 한다. 그러나 독거노인과의 통화가 상담사들에게 ‘비타민’ 같은 역할을 하고 있다. 신문과 방송 등을 통해서 접했던 독거노인들은 외롭고 고된 생활로 우울한 삶을 사는 것 같았지만, 전화로 만나 보니 밝고 활기찬 경우가 대부분이었다. 부산콜센터 상담사 윤경화(32·여)씨는 여든여덟의 나이에도 늘 힘찬 목소리로 자신을 맞아주는 최영갑씨를 ‘비타민 할아버지’라고 부른다. 대한생명은 이 밖에 2007년 보험업계 최초로 직원이 고객의 가정과 회사 등을 방문해 보험상담업무를 도와주는 ‘찾아가는 서비스’를 시행하고 있다. 보험계약 상담부터 사고보험금접수, 계약내용변경 등 회사를 직접 방문해야 처리가 가능했던 업무를 대한생명 설계사(FP)가 직접 찾아가 해결해 주고 있다. 특히 거동이 불편하거나 나이 많은 노인, 장애가 있는 고객들은 보험업무를 손쉽게 처리할 수 있어 활용도가 높다. 시행 후 지금까지 32만여명(연평균 8만여명)이 이 서비스를 이용했다. ●60대 이상 ARS 없이 직접 상담도 대한생명은 60세 이상 노인이 콜센터에 전화할 경우 복잡하고 딱딱한 ARS 기계음을 거치지 않고, 바로 상담사와 통화할 수 있도록 배려하고 있다. 사랑잇기 전화 봉사를 하는 150명의 상담사들은 하나같이 입을 모았다. “저희가 어르신들께 도움을 드리는 것보다 받는 것이 더 많아요. 독거노인 사랑잇기 활동을 통해 부모님께도 더 잘하게 됐어요.” 임주형기자 hermes@seoul.co.kr
  • [지방시대] 다문화가족과 지원센터의 활성화/박경량 순천대 대학원장

    [지방시대] 다문화가족과 지원센터의 활성화/박경량 순천대 대학원장

    결혼이민자와 한국에서 출생한 한국민으로 이루어진 가족을 뜻하는 다문화가족(다문화가족지원법 제2조)이 점점 늘어나고 있다. 처음에는 농촌 총각을 중심으로 이루어졌던 국제결혼의 양상도 도시근로자와의 재혼을 목적으로 하는 경우로 변하고 있다. 통계청의 혼인통계에 따르면 2010년 국제결혼건수는 총 3만 4000건으로 전체 혼인건수 32만 6000건 중 10.4%를 차지하고 있다. 2004년 이후 줄곧 10% 이상의 비율을 유지하고 있는 것이다. 2008~2010년 외국인 남편의 이혼 건수는 연평균 3300명이고, 외국인 아내가 이혼한 경우도 연평균 8000명에 이르고 있다. 외국인 아내와 한국인 남편 간 이혼은 이제 사회적 문제다. 다문화가족은 한국 국민만으로 이뤄진 일반가족에 비해 여러 가지 면에서 취약한 점이 많다. 따라서 가족 통합, 사회 통합이라는 관점에서 더 많은 관심과 정책 지원을 쏟아야 한다. 정부는 이러한 문제의식 속에서 지난 2006년 처음으로 다문화가족지원센터를 설치했다. 이 센터는 2010년 3월 현재 171개소에 이르고 있다. 이들의 설립 취지를 살리기 위한 방안들은 무엇일까. 첫째, 한국보건사회연구원의 한 연구결과에 의하면 다문화가정을 꾸린 후 가장 어려운 점은 배우자 사이의 의사소통이다. 따라서 결혼이민자에게 접근성이 높은 맞춤형 한국어 교육서비스를 제공할 필요가 있다. 지방자치단체는 언어치료사와 같은 전문인력을 배치해 다문화가족지원센터에 지원해 줘야 한다. 둘째, 다문화가족센터의 다문화가족에 대한 접근성을 높여야 한다. 특히 농촌지역이 문제다. 농촌지역에서는 읍·면 단위에 거점지원센터를 두고 적정한 곳에 지점형태의 센터를 둘 필요가 있다. 기초자치단체와 긴밀하게 연계해 부녀회조직이나 마을회관 등을 활용하는 방안도 생각해 볼 수 있다. 지역의 사회복지시설과 연계해 다문화가족센터의 목적사업을 추진하는 것도 바람직하다. 셋째, 다문화가족지원센터는 그 물적·인적시설이 열악하다. 사무실 등이 비좁고, 센터 구성인원은 센터장 한 명과 직원 한 명이 고작이다. 1년 예산 8000만원에는 인건비, 운영비, 사업비 등이 포함돼 있어 센터를 효율적으로 운영하기에는 어려움이 많다고 한다. 인력 지원과 예산 지원이 절실하다. 그런데, 다른 지역 다문화가족지원센터와 경쟁해서 목적사업비를 받도록 하고 있다고 한다. 아직 센터의 기반이 확고하게 다져지기 전인데, 시장경쟁원리를 도입하는 건 시기상조다. 넷째, 다문화가족에 대한 지속적인 통합교육이 필요하다. 또 다문화가족에 대한 일반국민들의 폐쇄적이고 배타적인 인식을 바꾸어 주는 정책과 홍보가 필요하다. 다문화가족과 한국가족이 교류하고 소통할 수 있는 기회를 마련하는 것도 한 방법이다. 더 나아가 가족관계등록법상의 일인일적제라는 신분등록제 외에 부모, 배우자, 자녀 3대를 기본가족으로 등록하는 기본가족 공동등록제도도 만들어 다문화가족 구성원에게 가족제도 선택의 자유를 보장해주는 발상도 해 봄직하다. 다문화가족의 자녀는 궁극적으로 우리 사회의 차세대이자, 중요한 인적자원이다. 다문화가족의 한국사회 적응과 통합은 상당한 시간이 필요한 과제다. 인내와 따뜻한 마음, 열린 마음으로 이들을 보듬고 갈 일이다.
  • 전남 ‘에너지농장’ 사업 추진

    전남도가 전국 처음으로 축사나 창고 등에 태양광 발전 설비를 갖춘 뒤 에너지를 생산·판매하는 ‘에너지농장’ 건립에 나선다. 21일 도에 따르면 농·촌지역 새 농외소득원을 만들기 위한 ‘에너지농장’ 사업을 추진키로하고, 농협전남본부, 수협전남금융본부, 전남신용보증재단, ㈜탑선 등과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에너지농장은 농·어업인이나 농수산 경영체, 생산자단체 등이 관리하고 있는 축사·창고·마을회관 등 건축물에 태양광 발전 설비를 갖춘 뒤 전기를 생산·판매해 소득에 보태는 방식으로 운영된다. 도는 30㎾ 규모의 에너지농장을 운영할 경우 시설비 1억 400만원이 들며, 20년간 월 76만 7000원의 예상소득이 기대된다고 밝혔다. 도는 최근 두 차례에 걸쳐 사업 참여 신청을 받은 결과 279농가가 접수했고, 예상발전량은 30㎿에 이를 것으로 추정된다고 덧붙였다. 광주 최치봉기자 cbchoi@seoul.co.kr
  • [금강 세종보 르포] “홍수예방 기대” vs “환경훼손 우려”

    [금강 세종보 르포] “홍수예방 기대” vs “환경훼손 우려”

    지난 25일 충남 연기군 금남면 대평리 금강 유역의 세종보. 4대강 사업의 16개 보 건설 중 첫 개방한 이튿날인 이날 오후 1시쯤 찾은 세종보에는 관광객은 별로 보이지 않았다. 세종시 첫마을 앞 금강1교와 금강2교 사이에 설치된 길이 348m의 세종보 위로 금강 상류에서 흘러온 물이 잔잔히 넘쳐 아래로 떨어졌다. 갈수기여서 물이 많지 않았다. 이 때문에 보를 이용해 전기를 생산하는 소수력발전소는 지난달 31일 하루 가동하고 중단돼 있다. 보 남쪽 돌둑 사이로 샛강이 흐른다. 어도(魚道)다. 세종보 주변에는 자전거길과 시민공원 등을 만드느라 덤프트럭 등이 부지런히 오갔다. 청주에서 직장 동료와 함께 자전거를 타고온 황재석(50·공무원)씨는 “보가 개방됐다고 해 찾아왔더니 생각보다 웅장하지 않다. 공원의 한 구조물 같은 느낌이다.”면서 “홍수 등 재난 발생은 막을 수 있게 생겼다.”고 말했다. 나머지 세종지구 사업들은 올해 말 완공을 앞두고 공사가 한창이다. 4~5㎞ 상류에 조성 중인 자연생태공원은 손도 대지 않은 듯했다. 강 양쪽에 수풀이 우거졌고, 강 중간에 나무들이 빼곡한 모래톱도 그대로다. 하지만 금강과 미호천이 만나는 연기군 동면 합강공원 오토캠핑장에는 벌써 캠핑객들이 몰려 주말을 즐기고 있었다. 금강 둔치에 만든 캠핑장에 10여개의 텐트가 세워져 있고, 가족들이 음식을 하거나 얘기를 나눴다. 개별 캠핑터가 110개나 된다. 음수대 4개, 원두막 4개 등도 있다. 충북 청원군에서 온 김상문(49)씨는 “화장실이 멀고 나무가 어려 그늘이 없는 등 일부 불편한 점이 있지만 어떤 오토캠핑장보다 평온하고 시야가 탁 트였다.”면서 “개별 캠핑장이 국내에서 가장 넓고 간격도 크게 벌어져 좋다.”고 만족해했다. 그는 “자전거 타기와 연날리기에 최고이고 낚시도 괜찮겠다.”고 덧붙였다. 대전지방국토관리청 관계자는 “세종보 개방 후 온전한 첫 주말이 되는 다음달 1일 오토캠핑장 예약자가 40팀이 넘는다.”고 자랑했다. 그러나 공원 뒤편 합강2리 주민들은 고향 떠날 걱정이 앞선다. 마을회관에서 만난 김의식(80) 할머니는 “강 둔치에 배추나 수박 농사를 지어 먹고살았는데 캠핑장으로 빼앗기면서도 나라땅이라고 보상금을 한푼도 못 받았다.”면서 “임대주택이라도 지어주면 공원 청소라도 하며 고향에 살고 싶다.”고 했다. 올해도 장마 피해가 없없다. 김남희(72) 할머니는 “대청댐이 생긴 뒤 강 둔치가 물에 잠긴 적은 없었다.”고 전했다. 금강을 끼고 도는 자전거도로는 충남 서천 금강 하구둑까지 이어져 248㎞에 달한다. 농구장, 배드민턴장 등도 들어섰다. 생태학습장으로 활용할 수 있는 대규모 인공 습지가 미호천에 조성된다. 현재 부들 등 수생식물이 심어진 연못과 실개천이 만들어져 있다. 시민단체는 여전히 부정적이다. 대전환경운동연합 등으로 구성된 ‘금강을 지키는 사람들’은 세종보 개방행사 직전 성명을 내고 “금강 사업으로 물고기 떼죽음, 비산먼지와 소음으로 인한 주민피해, 문화재 및 백사장·갈대밭 훼손 문제가 발생하는 등 마무리 단계인 4대강사업 현장은 정부의 청사진과 거리가 멀다.”고 성토했다. 글 사진 연기 이천열기자 sky@seoul.co.kr
  • [지방시대] 제주 해군기지 문제도 소통 부족/이지훈 지역희망디자인센터 상임이사

    [지방시대] 제주 해군기지 문제도 소통 부족/이지훈 지역희망디자인센터 상임이사

    해군기지 파동으로 최근 핫이슈의 한가운데 놓였던 제주 서귀포시 강정마을. 이 마을 초등학교와 마을회관이 있는 오거리에는 슈퍼마켓 두 곳이 마주보며 자리잡고 있다. 그런데 해군기지를 찬성하는 주민들은 A마트, 반대하는 주민들은 B마트만 이용한다. 외부인이 이런 상황을 잘 모른 채 한 슈퍼마켓을 이용하게 되면, 다른 한쪽의 야멸찬 시선을 받기 일쑤였다. 심지어는 이런 해프닝도 있었다. 지난 5일 오전 “해군기지 반대 세력이 개를 시켜 우리 집 개를 물어뜯는다.”는 신고전화가 서부파출소에 걸려왔다. 경찰이 곧바로 강정마을로 출동해 상황을 파악한 결과 단순 개싸움으로 밝혀졌는데, 사건의 전말이 기가 막히다. 이른바 가해 개는 강정마을에서는 유명한 ‘중덕이’로, 이 놈이 해군기지를 찬성하는 주민 소유의 개를 문 것이다. 단순 개싸움조차 찬반으로 나뉘고, 경찰이 출동하는 웃지 못할 해프닝까지 벌어진 것이다. 웃어넘기기엔 너무나 뒷맛이 씁쓸하다. 이것만이 아니다. 마을공동체의 상징이라 할 수 있는 100개가 넘는 친목계, 수십개의 각종 모임이 모두 깨지고 경조사에도 서로 가지 않는단다. 5년여에 걸친 해군기지 갈등이 마을을 갈가리 찢어 놓은 것이다. 물이 귀한 제주에서, 사시사철 늘 맑고 깨끗한 물이 흘러내리는 두 개의 하천(강정천과 악근천)을 끼고 있는 마을. 땅까지 비옥한 덕에 마을 사람들이 고루 잘살아 ‘일강정’으로 불리는 자부심 넘치는 마을이었던 이곳, 평화롭던 마을 공동체가 산산이 깨져 버린 것이다. ‘주민과 상생하는 해군기지’를 표방하는 해군이라면 이 갈등의 주요 원인 제공자로서 이러한 갈등을 치유하기 위한 노력에 적극적으로 나섰어야 했다. 특히 반대여론을 설득하고 주민들과 신뢰관계를 구축하기 위한 전방위적 노력을 기울여야 했다. 그러나 해군은 오히려 찬반 주민의 갈등을 부채질하고 적극 조장하는 듯한 모습만 보여줬다. 추석 전날인 지난 11일, 제주해군방어사령관이 해군기지를 찬성하는 일부 주민들의 집을 일일이 방문하며 ‘군납용 제주(祭酒)’를 추석 선물로 돌리다가 주민들의 항의를 받았다. 바로 전날 반대 주민들(강정마을회)에게 시설물 철거 계고장을 보내 ‘행정대집행’을 하겠다고 경고한 해군이 아니었던가. 강정마을회는 “군납용 추석선물 소동은 ‘네편 내편’을 가르는, 국가공권력의 치졸함을 드러낸 것”이라며 “해군기지로 인한 주민 갈등을 더욱 조장한 해군의 행태에 깊은 우려를 표한다.”고 맹공을 퍼부었다 필자는 해군기지에 대한 찬반을 떠나, 정부당국의 국책사업 추진 방식에 대한 근본적인 성찰과 발상의 전환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거버넌스’와 ‘소통’이라는 단어가 여전히 사회적으로 의미있는 주제가 되고 있다는 사실은 우리에게 많은 것을 생각하게 한다. 특히 국책사업이 대다수 국민들의 행복과 안녕을 보장하기 위해 시행된다고 한다면, 해당 사업으로 인해 피해를 볼 수 있는 이들에 대한 이해와 설득, 소통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침이 없다. 그것이 비록 시간이 걸리더라도 말이다. 해결이 안 되는 이유를 외부세력이나 이념으로 덧칠하기보다는, 그동안 소통을 위해 얼마나 진정성 있게 마을 주민들에게 다가서서 그들의 의견에 귀 기울이고 허심탄회한 대화를 나누어 왔는지 곰곰이 생각해 볼 일이다. 소통은 ‘듣기’에서 시작된다.
  • 강정마을에 풍력발전 시설 추진

    해군기지 건설 사업이 추진되는 제주 서귀포시 강정마을을 발전시키기 위한 청사진이 나왔다. 제주도는 내년부터 연차적으로 풍력발전 시설, 첨단 화훼과수단지 조성 등 10개 분야에 2957억원을 투자하는 강정마을 일대 지역 발전 사업 계획을 마련했다고 7일 밝혔다. 사업별 예산안은 강정마을 해변 풍력발전 시설 850억원, 해군기지 연결 관광도로 개설 480억원, 첨단 화훼과수단지 및 수산·어촌·관광이 어우러진 강정항 조성 각각 300억원 등이다. 또 주민 참여형 어류양식단지 조성과 친환경에너지 자립 마을 육성에 각각 220억원, 강정초교·도순초교 등 강정마을 주변 학교 교육 환경 개선 150억원, 체험관광형 바다목장 조성 150억원, 마을회관 건립에 22억원이 책정됐다. 전체 사업비 가운데 국비가 2891억원, 지방비와 민간투자가 66억원이다. 제주도는 국비 1361억원을 지원해 달라고 정부에 요청했다. 내년에 추진하는 사업과 예산은 ▲강정마을 생활·주거 여건 개선 230억원 ▲풍력발전 시설 200억원 ▲첨단 화훼과수단지 조성 200억원 ▲강정항 조성 200억원 ▲해군기지 연결 관광도로 개설 175억원 ▲친환경에너지 자립 마을 육성 170억원 ▲학교 교육 환경 개선 130억원이다. 또 ▲양식단지 조성 50억원 ▲강정 연안 체험관광형 바다목장 조성 30억원 ▲마을회관 건립 22억원도 포함됐다. 제주 황경근기자 kkhwang@seoul.co.kr
  • 경기북부 수해주민 화상으로 건강상담

    경기북부청이 수해 지역 주민들을 대상으로 화상(畵像) 건강상담을 한다. 9일 경기북부청에 따르면 경기북부청은 그동안 파주 산머루마을과 양평 친환경마을 등 소외 지역을 대상으로 실시하던 화상상담 서비스를 양주·연천 등 수해 지역으로 확대해 운영할 계획이다. 이는 이번 수해로 파주, 양주, 포천, 연천 등 다수 지역이 폭우로 피해를 입은 뒤 복구에 나선 주민 등이 부상을 당하거나 피부질환 등으로 고통을 받고 있는 터라 즉각적인 의료지원이 시급하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경기북부청은 우선 산머루마을 이외에 양주 초록지기마을, 감악산마을, 맹골마을 주민을 대상으로 원격 화상상담 서비스 신청을 접수할 계획이다. 화상 건강상담은 기존의 의료 차량을 이용해 수원역 및 의정부역과 지역 마을회관 사이에 이루어지던 화상 진료를 정보화 마을이 소재한 농어촌 지역으로 확대 시행하는 것이다. 매주 화~토요일 오전 10시부터 두 시간 동안 실시하며 내과와 외과, 정형외과 등 14개 분야에서 상담을 받을 수 있다. 장충식기자 jjang@seoul.co.kr
  • “우리 손으로 마을 복구할 겁니다”

    “화마의 악몽을 딛고 우리 손으로 이 마을을 복구할 겁니다.” 2일 오후 강남구 포이동 무허가 판자촌인 자활근로대 마을. 51일 전인 6월 12일 이 마을 판잣집 96채 가운데 60여채를 태운 큰 불이 휩쓴 이곳에서 모처럼 환한 웃음소리가 들렸다. 햇볕이 내리쬐고, 매미 소리가 요란한 가운데 주민과 시민사회단체 활동가, 자원봉사 대학생들은 마을회관 앞 공터에서 조립식 주택 짓기에 한창이었다. 패널을 이어 붙여 벽을 만들고, 창문과 현관문을 그 사이에 끼워 넣으니 금세 집이 만들어졌다. 주민과 23개 빈곤시민사회단체로 구성된 포이동재건마을주거복구공동대책위원회는 기자회견을 통해 ‘주거복구’를 선언하고, 벌써 4채의 집을 새로 지었다. 구슬땀을 훔치던 주민들은 새참으로 수박을 나눠 먹으며 서로를 격려했다. 주민 강양임(52·여)씨는 “새 집을 갖는다니 감개무량하다.”면서 “얼른 마을이 복구됐으면 더 바랄 게 없겠다.”고 말했다. 당시 화재로 집을 잃은 주민들은 그동안 마을에 설치된 천막과 마을회관 등에서 지내왔다. 강남구에서 주민들에게 임대주택을 제안했지만 이들은 강제이주 사실 인정과 토지변상금 문제가 해결되지 않았다며 마을을 떠나지 않았다. 그러는 사이 엎친 데 덮친 격으로 폭우가 마을을 덮치는 바람에 주민들은 복구할 엄두도 내지 못했다. 이날 세워진 집 4채 가운데 한 채는 학생들의 공부방으로 쓰일 곳이다. 나머지 집들은 마을 노인들의 공동공간으로 활용할 계획이다. 하지만 주민들 가슴에는 여전히 불안감이 남아 있다. 강남구 측에서는 새로 지은 집들이 ‘불법’이라며 강제철거 입장을 밝혔기 때문이다. 주민들은 포이동에서 합법적인 점유권을 인정받을 때까지 마을을 떠나지 않겠다고 했다. 조철순 포이동주민대책위원회 위원장은 “우리가 살던 곳에서 새 집을 지어 살겠다는 것이 우리의 바람”이라면서 “주민들이 한마음으로 마을을 지킬 것”이라고 다짐했다. 김소라기자 sora@seoul.co.kr
  • 이재오 독도경비대 ‘일일 초병’ 출동

    이재오 독도경비대 ‘일일 초병’ 출동

    일본 자민당 의원 3명이 한국 정부의 입국 금지 방침에도 불구하고 울릉도에 가겠다는 입장을 밝힌 가운데 이재오 특임장관이 1일 독도를 방문한다. 이 장관은 31일부터 오는 3일까지 3박 4일간 울릉도, 독도를 방문한다. 앞서 31일 오후 울릉도로 이동, 마을회관에서 숙박을 한 이 장관은 1일엔 독도를 찾아가 독도경비대와 주민을 격려하고 일일 초병 체험을 할 예정이다. 숙소는 독도경비대로 잡았다. 2일과 3일에는 울릉도에서 일본의 ‘독도 망언’을 규탄하고 독도 관련 다큐멘터리 ‘바다사자를 찾아서’를 관람한다. 또 사동항 2단계 및 일주도로 공사 현장도 방문해 관계자들을 격려할 예정이다. 연일 독도 영토주권 수호 의지를 밝혀 온 이 장관은 트위터에서 “일본 의원들이 물러갈 때까지 있다가 오겠다.”면서 “전범 후예들이 감히 대한민국을 시험하려고 한다. 한 발도 그들이 디딜 땅이 없다는 것을 분명하게 보여 주겠다.”고 말했다. 이 장관은 “일본 자민당 사람들이 국내에서 좁아진 입지를 살리기 위해 우리 영토인 독도를 걸고 넘어지려고 한다.”면서 “참으로 고약한 사람들이며 반드시 막겠다.”고 밝혔다. 또 “일본 자민당은 쓸데없는 일로 양국 간의 우호적인 분위기를 깨지 않기를 바란다.”면서 “이웃 나라를 함부로 대하지 말라.”고 경고했다. 한나라당 이주영 정책위의장도 이날 “일본 자민당 의원들이 입국을 강행하는 것은 또 다른 형태의 침략행위”라고 맹비난했다. 이 의장은 여의도 당사에서 기자간담회를 갖고 “우리 정부는 확고한 입국 불허 방침을 밝히고 있다.”며 이같이 밝혔다. 그는 “이번에 방한하는 일본 의원들은 칼만 안 들었지 한·일관계를 두 동강 내는 자객과 뭐가 다르겠느냐.”면서 “한·일관계가 미래를 향해서 발전적으로 나아가야 하는데 거꾸로 가게 하는 그런 행동에 대해 규탄하지 않을 수 없다.”고 지적했다. 이 의장은 “그들이 입국을 강행하면 일본의 국격은 떨어지고 한국 국민의 독도 수호 의지만 강화된다.”면서 “그런 행동에 대해 우리 국민이 단호하게 응징하겠다는 굳은 의지를 보여 줄 것이라는 점을 (일본 정부도) 똑똑히 알아야 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이창구기자 window2@seoul.co.kr
  • “아무리 퍼내도 흙탕물…” 복구중 폭우로 대피

    전날 사상 최악의 폭우와 산사태로 18명의 생명을 앗아 간 서울 우면산 일대는 28일에도 아비규환의 현장이었다. 오전 8시쯤 방배2동 전원마을은 가구와 가재도구 등이 떠밀려온 토사와 나뭇가지 등으로 뒤엉켜 폭격을 맞은 전쟁터를 방불케 했다. 낮은 지대인 전원말2길 쪽 주택가에는 진흙과 쪼개진 나무조각들이 가득 들어차 당시의 처참한 상황을 보여주고 있었다. 마을 위쪽 우면산 자락에서는 거센 흙탕물이 콸콸 쏟아져 내려오고 있었다. 주민들은 섣불리 복구작업에 나서지 못했다. 어디서부터 손대야 할지 막막하다고 했다. 산기슭 아래 쪽에 사는 최기숙(58·여)씨는 새벽 6시부터 4시간이 넘도록 반지하 주차장에 가득 들어찬 진흙을 걷어내던 중이었다. 5명의 소방대원이 양동이를 들고 힘을 보탰지만 흙탕물 수위는 좀체 낮아지지 않았다. 최씨는 “이 마을에서 20년을 살았는데 이런 난리는 처음”이라면서 “작년 여름 태풍 때 위태위태하던 나무들을 뽑아달라고 했는데 그냥 둬 이렇게 화를 불렀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실제 27일 오전 이 마을 주민 엄모(33)씨는 출근길에 나서다 토사와 나무에 휩쓸려 숨졌다. 임시대피소인 남태령 마을회관은 성토장이 됐다. 마을주민 손모(49·여)씨는 “산을 가만두질 않고 계속 깎아대니 안 무너지고 배기겠느냐.”면서 언성을 높였다. 이에 대해 서초구청 관계자는 “지난해 태풍 곤파스로 뽑힌 나무가 많아 지반이 완전히 안정되지 못한 상태에서 집중호우가 쏟아져 산사태가 난 것”이라고 설명했다. 앞서 오전 9시쯤 방배3동 래미안아트힐 아파트에서는 경찰·소방·군 병력 600여명이 동원돼 아파트 1~4층을 뒤덮은 진흙을 퍼내고 있었다. 한 삽씩 일일이 퍼내야 해 속도가 더뎠다. 우면산 쪽에 가까운 103·104동의 피해가 가장 컸다. 주민 홍윤상(56)씨는 “지난해에도 우면산 계곡쪽 토사가 남부순환도로 위로 넘어온 적이 있다.”면서 “이 때문에 구청이 배수로와 맨홀을 넓히는 공사를 하고 있던 것으로 알았는데 여름이 다 돼서 하면 뭘 하느냐.”고 지적했다. 이 아파트를 마주 보고 있는 예술의전당도 복구작업이 더디긴 마찬가지였다. 오전 내내 내린 비에 흙탕물 계곡은 전날에 비해 줄지 않았다. 오락가락하던 빗줄기가 오전 10시쯤 점차 굵어지자 복구작업 지원을 나온 공무원 20여명은 결국 삽을 놓고 버스정류장 밑으로 들어가 비를 피했다. 한편 27일 방배동 윗성뒤마을에서 산사태로 실종됐던 김모(67·여)씨가 이날 오전 10시 20분쯤 자신의 집에서 250m 떨어진 곳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또 방배동 전원마을에 매몰됐던 이모(68·여)씨와 우면동 송동마을의 김모(77·여)씨의 시신이 발견되는 등 사망자 수는 전날에 비해 3명 늘었다. 윤샘이나기자 sam@seoul.co.kr
  • [세종시 어떻게 돼가나] 공정률 58% 총리실 내년 말 이전… 9부2처 2㎞ 연결 ‘착착’

    [세종시 어떻게 돼가나] 공정률 58% 총리실 내년 말 이전… 9부2처 2㎞ 연결 ‘착착’

    17일 오전 11시쯤 충남 연기군 세종시 건설현장. 지난해 6월 원안으로 확정된 지 1년을 넘으면서 도시 모습이 조금씩 갖춰지고 있었다. 정부부처가 입주하는 중앙행정타운에 들어서자 거대한 6층짜리 건물이 눈에 들어왔다. 총리실이다. 외벽은 아직 콘크리트 상태다. 건물 밖에는 주변 기반을 닦느라 덤프트럭이 흙을 끊임없이 실어날랐다. 내부 공사도 한창이다. 총리실은 내년 말에 이곳으로 이전한다. 김종진(47) 계룡건설 현장소장은 “총리실의 공정률은 58%”라면서 “공사기간을 맞추기 위해 밤 9~10시까지 공사를 하고 있다.”고 말했다. 총리실 옆에도 건물이 지어지고 있었다. 기획재정부다. 총리실과 같은 시기에 이전할 예정이다. ●4~6층 규모… 옥상엔 화단 조성 대형 타워크레인이 철골을 올린다. 철골이 빼곡히 솟아 있다. 공사 차량과 인부들이 쉴 새 없이 움직였다. 행정도시건설청 관계자는 “9부 2처가 입주하는 정부 청사를 전부 이어 붙이는 데 길이가 2㎞에 달한다.”면서 “이런 건물은 세계적으로 유례가 없다.”고 자랑했다. 정부 청사는 부처에 따라 4~6층 규모로 옥상 높낮이가 다르고, 옥상에는 화단이 꾸며져 시민에게 개방한다. 이 때문에 기밀을 요하는 소방방재청과 국세청은 독립 건물로 지어진다. 세종시에는 내년부터 2014년까지 9부 2처 2청 공무원 1만여명이 내려온다. 정부 청사 앞에 일산호수공원보다 큰 61만㎡의 중앙호수가 만들어진다. 이 관계자는 “청사 건립계획 때 최창조 전 서울대 교수 등 풍수학자들이 ‘금강이 북동에서 남서로 흘러 청사와 대각선이 되면 살(煞)이 낀다’고 해 강과 평행하게 건물 방향을 약간 틀었다.”고 귀띔했다. 올해 말 입주하는 세종시 첫마을 1단계는 완공을 앞두고 있다. 2단계 아파트도 쑥쑥 올라가고 있다. 1,2단계 모두 성황리에 분양이 끝났다. 분양권 프리미엄이 벌써 5000만~7000만원 붙었다고 전해진다. 첫마을 앞에 금강을 건너는 금강1·2교는 교각이 거의 이어져 웅장한 자태를 드러냈다. 그 사이에 건설된 금남보는 준공식만 남겨놓고 있다. 나중에 금강2교 위로 간선급행버스(BRT)가 지나간다. 첫마을은 모두 7000가구이다. 초등학교 2개, 중·고교 각각 1개씩 들어선다. 한국과학기술원(KAIST)의 입주가 결정됐고, 고려대는 협의 중이다. 민간아파트도 9월 극동건설, 10월 포스코건설 등 분양이 잇따를 예정이다. 계약해지를 했던 7개 건설업체 가운데 3개 업체는 돌아올 예정이어서 세종시 부동산 붐과 청약 열풍은 앞으로도 지속될 전망이다. ●부동산 매물 ‘쏙’… 거래 한산 부동산은 주변 지역도 강세다. 세종시와 인접한 연기군 금남면 용포리 대평공인중개사 대표 임선묵(54)씨는 “원안 확정 후 3.3㎡(평)당 30만원짜리가 50만원으로, 100만원짜리는 120여만원으로 오르는 등 20% 이상 올랐다. 딱지(원주민 이주권)는 2000만~3000만원에서 6000만원으로 크게 뛰었다.”면서 “이 마을 아파트도 8000만~9000만원 하던 76㎡(23평)형이 1억원을 넘었고, 조치원읍 아파트도 미분양이 빠르게 소진되고 있다.”고 전했다. 그는 “국제과학비즈니스벨트 입지가 세종시 인접지역으로 확정되면서 부동산을 구입하려는 사람은 한 달에 100명 훨씬 넘게 오는데 매물이 없어 거래는 뜸하다.”고 덧붙엿다. 세종시 건설이 착착 진행될수록 고향을 떠나지 못한 주민들은 걱정이 늘어간다. 당초 예정지 3800가구 1만여명 중 1200가구 2500여명은 아직도 고향에 남아 있다. 연기군 남면 양화리 1구 마을회관에서 만난 류해재(88) 할머니는 “160가구 중 절반도 안 남았다. 이웃이 떠나 쓸쓸하고 인심도 각박해졌다.”면서 “고향 떠나면 뭘 해야할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이 마을은 주민이 줄어들면서 집들이 흉가처럼 변하고 있었다. 연기군 동면 합강리 4대강 사업장에서 공공근로사업으로 화단에서 잡초를 뽑던 최종수(79) 할머니는 “이왕에 시작한 일(세종시 건설)이니 잘 돼야쥬. 근데 나는 어디로 가나, 이곳에 옴팡집이라도 짓고 살아야 할지, 고향 떠나면 거지나 되는 건 아닌지.”라며 한숨을 쉬었다. ●연기 잔여지역과 균형발전 과제 2030년까지 인구 50만명이 목표인 세종시를 관할하는 시는 내년 7월 1일 출범한다. 초대 시장과 교육감은 내년 4월 총선 때 뽑는다. 둘 다 임기는 지방선거가 있는 2014년 6월 30일까지 2년간이다. 전 지역이 세종시로 편입된 연기군이 폐지되면서 군 의원은 선거 없이 시의원이 된다. 군 공무원도 시 공무원으로 바뀐다. 시·군·구는 없고 도시지역은 동, 농촌지역은 읍·면을 둔다. 시청과 시교육청은 중앙행정타운에서 1㎞ 넘게 떨어진 금강 남쪽 도시행정지역에 한창 건립 중이다. 충남 공무원은 세종시 전입에 필사적이다. 충남도청, 도교육청, 충남경찰청이 내년 말부터 내포신도시(홍성·예산)로 이전하기 때문이다. 세종시 공무원이 되면 오지를 전전하지 않고, 질 높은 자녀교육과 문화·복지 혜택을 누릴 수 있다. 현 거주지인 대전과 가깝기도 하다. 최민호 행정도시건설청장은 “내가 세종시에서 살다 죽고 싶을 정도로 전원도시처럼 사람 사는 도시로 만들고 싶다.”면서 “세종시가 충청의 문화와 행정까지 글로벌하게 바꾸겠지만 당초 연기군 잔여지역과의 불균형 발전을 어떻게 극복하느냐가 가장 문제”라고 말했다. 글 사진 연기 이천열기자 sky@seoul.co.kr
  • 영천시 농촌마을이 갤러리로

    농촌마을이 번듯한 화랑(畵廊)으로 변신한다. 경북 영천시는 올해 말까지 9억원을 들여 화산면 가상리와 화산1·2리 등 농촌마을 3곳을 전통과 자연, 예술이 조화를 이루는 미술마을로 탈바꿈시키기로 했다고 13일 밝혔다. 시의 이번 사업은 문화체육관광부가 최근 전국 38개 지자체를 대상으로 실시한 ‘미술마을 프로젝트’ 사업 공모에서 단독 선정됐기 때문이다. 지역의 지리와 역사, 생태, 문화적 가치가 잠재돼 있는 마을을 공공미술을 통해 새로운 문화공간으로 조성하는 등 지역 문화를 활성화하기 위한 것이다. 이에 따라 시는 이달 중 조각·공예·회화·미디어아트 등 미술 분야 작가 50여명을 전국 공모를 통해 선정한 뒤 오는 9월 말까지 이들 마을 공터와 도로변, 마을회관 앞 등 곳곳에 미술 작품 1점씩을 상설 전시토록 할 계획이다. “마을 전체에 걸쳐 미술 작가들의 다양한 작품이 전시되기는 전국에서 처음”이라고 시 관계자는 설명했다. 영천 김상화기자 shkim@seoul.co.kr
  • 산사태 참변 직전 두 가족 4명 목숨 구해

    30~40년 만에 내린 폭우 중에 전남 순천의 한 면장이 산사태로 참변을 겪기 직전의 두 가족 4명의 목숨을 구했다. 지난 9일 밤 9시쯤 하루동안 408㎜의 폭우가 내려 순천시 해룡면 신대리 산두마을 뒷산에서 산사태가 발생해 박태학(60), 임계순(68·여)씨 등 집 2채가 완전히 매몰되고 말았다. 그러나 박씨와 부인(46), 아들(9) 등 박씨 일가족 3명과 임씨 등 4명은 산사태 발생 7시간 전에 미리 대피함으로써, 참변을 면했다. 이처럼 4명이 목숨을 구할 수 있었던 것은 앞서 현장을 찾은 정용배(54) 해룡면장의 사태에 대한 예견과 이에 따른 신속한 대피 조치가 있어서 가능했다. 정 면장은 이날 새벽부터 물폭탄이 터지자 직원 2명을 데리고 관할 지역을 순찰하다가 산두마을에 산사태 위험이 있다는 보고를 받고 곧바로 현장으로 달려갔다. 박씨 집 바로 뒤 경사진 산 언덕에서 빗물이 폭포수처럼 흘러내리고 일부 수목이 널브러져 있는 등 산사태의 긴박한 징후가 엿보였다. 정 면장은 이들 2가구를 포함, 인근 3가구 등 5가구의 가족들을 신속히 마을회관으로 대피시켰다. 1시간 뒤 큰 소나무 1그루를 포함한 일부 흙더미가 임씨 집을 덮치는 등 산사태가 진행되기 시작했고, 오후 9시쯤에는 거대한 흙더미가 두 집을 통째로 집어삼키고야 말았다. 목숨을 구한 임씨는 “생각만 해도 몸서리가 친다.”며 “정 면장 등 공무원들이 생명의 은인”이라며 거듭 고마움을 표시했다. 순천 최종필기자 choijp@seoul.co.kr
  • 초안산 절개지 붕괴… 차량 3대 매몰 ‘날벼락’

    초안산 절개지 붕괴… 차량 3대 매몰 ‘날벼락’

    서울과 수도권을 중심으로 전국에 걸쳐 최고 230㎜에 달하는 ‘물폭탄’이 쏟아지면서 인명과 침수피해가 속출했다. 29일 오전 5시부터 호우경보가 발령된 서울에서는 산사태로 전철 운행이 중단되고 주택이 침수되는 등 피해가 잇따랐다. 한강 수위도 높아져 잠수교는 보행자와 차량 운행이 전면 통제됐다. 서울시 재난안전대책본부에 따르면 106건의 침수 우려 신고가 접수돼 소방재난본부가 긴급 배수 지원에 나섰다. 이 가운데 주택 13채가 침수된 것으로 집계됐다. 오후 1시쯤에는 노원구 월계동 초안산 국철 1호선 공사 현장에서 절개지가 무너지면서 차량 3대가 매몰돼 1명이 숨지고 3명이 크게 다쳤으며, 인근 선로에 흙이 쏟아져 월계역에서 창동역 구간의 전철 운행이 중단됐다. 마들길 녹천~월계 구간이 오후 1시부터, 이어 증산 지하차도와 개화 육갑문, 동부간선도로 월계1교 구간이 잇따라 통제되기도 했다. 경기 지역에서는 오전 6시 30분 가평군 상면 덕현리 샘터유원지에서 동모(36)씨가 불어난 물에 휩쓸려 실종됐다. 경찰은 동씨가 야유회 중 술을 마신 상태에서 사고를 당한 것으로 보고 수색을 하고 있다. 이어 오전 11시 28분에는 남양주 오남읍 양지리 공장 가건물이 붕괴되면서 오모(61·여)씨가 다쳐 병원으로 옮겨졌다. 주택침수와 붕괴사고도 잇따랐다. 오전 7시 30분쯤 경기 광주시 송정동 모 빌라 옹벽 15m가량이 무너져내려 8가구 주민 15명이 긴급 대피했고, 오전 8시 30분쯤에는 가평군 청평면 하천1리 주택담장에 토사 750t가량이 유실돼 주민 8명이 마을회관으로 대피했다. 또 오전 10시 30분에는 양주시 봉양동 인근에서 버스 1대가 침수되는 등 평택과 광명, 의정부, 구리시 등에서 주택이 침수됐다. 의왕 청계동 원터마을 인근 57번 국지도가 오전 한때 물에 잠겼으며, 안양의 창원·비산·수천·내비산 등 지하차도 4곳도 통제됐다. 호우경보가 내려진 인천지역에서도 시간당 30㎜가 넘는 큰 비가 내리면서 주택 30여 가구가 침수되고, 도로 18곳이 통제되는 등 피해가 속출했다. 오전 9시에는 부평구 곳곳에서 빌라와 상가 건물 지하층이 물에 잠기고, 주택 30여 가구와 상가 10여곳이 침수됐다. 옹진군 덕적도 농경지 9만 9000㎡도 물에 잠겼다. 부평구 일신동 송내IC 진입로와 남동구 도림동 일대, 부평구 구산사거리, 중구 운북동 일대, 남구 용현동 제2경인고속도로 종점 지하차도 등 도로 18곳이 물에 잠겨 차량 운행이 일시 통제됐다. 최고 160㎜의 폭우가 쏟아진 강원 영서지역에도 피해가 속출했다. 오전 11시 15분 춘천시 신북읍 용산리 용왕성샘터 인근에서 3t가량의 낙석이 떨어져 차량 통행이 통제됐다. 남산면 강촌리 모 민박 인근 도로에 1t가량의 토사가 유출됐고, 사북읍 원평리와 신동면 의암리 피암터널 인근에서 크고 작은 낙석이 발생했다. 올해 처음으로 수문을 연 의암댐과 춘천댐은 각각 초당 1340t과 710t을 방류하며 수위를 조절하고 있다. 충남 서산시와 태안군 등 서해안 일대에도 100㎜가 넘는 집중호우가 쏟아져 농경지 2000㏊가 침수됐다. 그러나 비 피해 우려가 제기됐던 4대강 사업장이 몰려 있는 경기 여주군의 경우 23㎜의 비가 내리는 데 그쳐 별다른 피해는 발생하지 않았으며, 구제역 매몰지에서도 큰 피해는 없었다. 장충식기자·전국종합 jjang@seoul.co.kr
  • [고규홍의 나무와 사람 이야기] (36) 삼척 궁촌리 음나무

    [고규홍의 나무와 사람 이야기] (36) 삼척 궁촌리 음나무

    나무도 자연의 흐름에 몸을 맡기고 살아가는 생명체인 이상 생로병사의 운명에서 벗어날 수 없다. 수명을 다한 뒤에 저절로 스러지는 게 모든 생명이 맞이하는 섭리다. 그러나 사람들의 관심과 보호가 보태진다면 더 오래 지켜 낼 수 있는 것도 분명하다. 나무가 사람의 마을에서 오랫동안 그러했던 것처럼 이제 사람이 나무를 지켜야 한다. 사람보다 먼저 이 땅에 터 잡고 사람살이를 지켜 준 나무를 지켜 내는 건 곧 우리 사는 세상의 평화를 지키는 일과 다르지 않기 때문이다. 이 땅의 나무를 돌보기 위해 길을 재촉하는 많은 사람들이 늘어나는 건 그래서 고마운 일이고 나무의사라는 생소한 직업을 가진 사람들에게 경의를 표할 수밖에 없다. ●고려 멸망사의 흔적을 간직 “땅속의 뿌리가 숨을 쉬어야 하는데, 이 나무는 뿌리 부분에 흙이 많이 덮여 있어서 불편했을 거예요. 세월이 오래 흘러서 이제는 스스로 적응한 듯하지만, 더 불편하지 않도록 보살펴 주어야 해요. 멀리 뻗어낸 바깥 쪽 뿌리를 편하게 해서 전체적인 생명력을 북돋워 주려는 거예요.” 강원 삼척 궁촌리 음나무 곁에서 포클레인을 동원해 작업에 열중하던 나무의사 이태선(38·솔뫼나무병원) 원장이 땀을 닦으며 한창 진행 중인 작업을 설명한다. 나무 뿌리가 숨을 편하게 쉴 수 있도록 공기 구멍이 있는 굵은 관을 촘촘히 박고, 논이었던 땅의 흙을 부엽토로 교체하는 작업으로 나무가 더 오래 살 수 있는 체력을 돋우는 일이라는 이야기다. 노트북 컴퓨터를 들고 작업 상황을 점검하며 분주히 오가던 이 원장이 작업 기사들과 이야기를 바삐 나누는 틈에 이 마을에서 태어나 살고 있는 부녀회장 이금옥(66)씨가 찾아와 나무 이야기를 들려준다. “고려 때의 공양왕이 살던 집에 있던 나무라고 해요. 나는 이 마을에서 태어났지만, 그 집을 본 적은 없고, 어른들이 하는 이야기만 들었지요.” 고려의 마지막 임금 공양왕(1345~1394)이 이성계에게 실권을 빼앗기고 쫓기는 신세로 전락했을 때 이 음나무 곁에 숨어들어 집을 짓고 살았다는 이야기다. 살해 위협의 공포에 시달리던 중 공양왕은 더 안전한 곳을 찾아 삼척 궁촌리로 왔다. 그가 살 집을 지은 곳이 바로 이 음나무가 있는 자리였다. 당시에도 큰 나무였다고 하니, 이 나무의 나이는 1000살쯤으로 보아야 한다. 궁촌리 음나무는 근처의 공양왕릉과 함께 고려의 멸망사를 증거하는 중요한 흔적이라고 할 수 있다. ●잡귀 잡신을 막아주는 신통한 나무 공양왕은 자신에게 다가올 불행을 예감한 듯, 악귀를 막아 주는 커다란 음나무에 기대어 자신의 거처를 지었다. 그가 음나무 있는 집에서 살며 죽음의 공포를 이겨 내고자 한 데에는 까닭이 있다. 음나무는 죽음의 사자를 비롯한 온갖 귀신을 막아 준다는 오래된 믿음이 있어서 집안에 심고 기른 나무다. 여의치 않으면 음나무의 가지를 꺾어 대문이나 대청 마루 위에 걸어 놓기라도 했다고 한다. 귀신들이 도포자락이나 긴 치맛자락을 휘날리며 담을 넘어 들어올 때 음나무 가지에 걸려 놀라서 되돌아간다는 생각이었다. 여느 나무와 달리 귀신의 옷자락이 음나무 가지에 잘 걸리는 건 촘촘히 돋아난 가시 때문이다. 가시는 초식동물의 공격을 막으려는 생존전략이다. 채 자라기도 전에 먹히기 십상인 음나무는 가지에 여기저기 가시를 내밀어서, 짐승의 접근을 막은 것이다. 하지만 1000년 가까이 살아온 궁촌리 음나무의 가지에는 가시가 전혀 없다. 이제 이 음나무는 초식동물이 다가와도 감히 꺾어 먹을 엄두를 내지 못할 만큼 크게 자랐다. 굳이 가시를 내밀지 않아도 스스로를 지킬 수 있는 몸피가 됐다는 이야기다. “이 나무가 아주 무서운 나무예요. 부러진 가지를 주워다가 집에서 불이라도 때면, 그 집안에 재앙이 생겨요. 옛날 이야기가 아니라 요즘도 그렇다니까요. 누가 아프다든가, 망한다든가, 꼭 안 좋은 일이 생기지요.” 나무를 바라보며 이씨는 이 음나무가 마을을 지켜주는 수호목이자 상징이어서, 마을에는 음나무 한 그루씩 안 심은 집이 없다고 덧붙인다. 정월 초하루에서 사흗날 사이에 날을 잡아 치르는 정월 당산굿과 오월 단오에 벌이는 단오굿이 죄다 나무에 대한 마을 사람들의 정성이 가득 담긴 행사라고 한다. 단오굿은 특히 삼척시에서도 지원하는 큰 행사이기도 하다. ●나무 돌보는 건 마음 안식처를 돌보는 일 점심 시간을 좀 넘기면서 쉬는 시간 없이 계속된 부엽토 작업이 마무리됐다. 가쁜 숨을 몰아쉬며 이 원장은 곧바로 예정된 다른 나무 치료 작업 일정을 짚어 보고 떠날 채비로 발길을 재우친다. 떠나기에 앞서 잠시 이 원장은 나무의사의 신중한 눈길로 공양왕의 최후를 지켜 준 늙은 음나무를 수굿이 바라본다. 아픈 데나, 더 치료해야 할 곳이 없나를 짚어 보는 그의 그윽한 눈길이 마냥 따뜻하다. “사람 사는 곳에 나무 없는 곳은 없지요. 크고 오래된 나무들은 시골 마을의 수호목이라든가 당산목으로 사람들을 지켜 주는 상징이에요. 그래서 나무는 마음의 안식처이자 고향이라고도 할 수 있겠죠. 고향을 생각하는 누구라도 마을 어귀의 큰 나무부터 생각하는 것은 그래서일 겁니다.” 결국 나무를 치료하는 건 곧 사람의 안식처를 돌보는 일이고, 한 걸음 더 나아가 상처받은 사람의 마음을 치유하는 일과 다르지 않다는 깨달음이 번득 다가온다. 듬성듬성 세월에 찢긴 가지를 드러낸 나무도 금세 흐뭇한 표정으로 사람들을 바라본다. 오랫동안 나무가 사람에게 큰 안식을 제공했던 것처럼 이제는 거꾸로 사람이 나무의 안식을 돌볼 차례다. 나무의사 이태선 원장의 손길이 더 없이 고마운 까닭이다 글 사진 삼척 고규홍나무칼럼니스트 gohkh@solsup.com >>가는 길 강원 삼척시 근덕면 궁촌리 452. 삼척 시내 남쪽에는 동해 바다열차의 종점인 삼척역이 있다. 삼척역에서 바다가 내다보이는 아름다운 국도 7호선을 이용해 15㎞ 남짓 남쪽으로 가면 궁촌교차로가 나온다. 궁촌 방면의 나들목으로 나가서 좌회전하여 500m 가면 삼거리가 나오는데, 여기서 유턴하듯 좌회전하여 100m 간다. 우회전하여 700m 더 가면 궁촌리 마을회관이 나온다. 회관을 지나자마자 우회전하라는 천연기념물 음나무 안내판이 나온다. 개울을 타고 200m쯤 가면 마을 길가에 나무가 있다.
  • 개포동 판자촌 화재 1주일… 주민들이 못 떠나는 까닭은

    화마가 서울 개포동 자활근로대마을을 덮친 지 1주일, 주민들은 여전히 잿더미 가득한 마을을 떠나지 못하고 있다. 강남구는 이재민들에게 임대주택을 제공하겠다고 나섰지만 주민들은 이마저도 거절했다. 9년동안의 투쟁으로도 강제이주 사실을 인정받지 못하고 있는 주민들의 구와 정부에 대한 불신이 깊은 탓이다. ●강제철거 우려 임대주택 이주 거부 강남구는 지난 16일 마을 이재민들에게 SH공사와 한국토지주택공사(LH) 소유의 임대주택을 우선 확보해 제공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주민들은 17일 구의 제안을 거부하겠다는 의사를 공식적으로 밝혔다. 주민들은 구가 구룡초등학교에 마련한 임시 대피처도 거절한 채 마을회관과 마을 내에 마련한 천막에서 숙식을 해결하고 있다. 주민들이 임대주택으로의 이주를 거부한 것은 과거의 ‘강제이주’ 사실을 인정받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1979년 정부는 도시의 넝마주이와 빈민들을 모아 ‘자활근로대’라는 이름으로 집단 거주하도록 했다. 주민들은 ‘자활 의지를 키워주겠다.’는 정부의 방침에 따라 기술교육까지 받았다. 그러다 1981년, 정부는 이들을 전국 각지에 강제이주하도록 했다. 주민들은 임대주택으로 이주할 경우 강제이주 사실을 인정받는 문제가 흐지부지될 것이라고 주장한다. 이들은 지난 2003년부터 강제이주 사실을 인정해 달라며 서울시와 구를 상대로 투쟁을 진행해 왔다. 그러나 구는임대주택 이주와 강제이주 인정 문제는 ‘별개의 사안’이라고 선을 긋고 있다. 구 관계자는 “임대주택으로 이주한다고 해서 강제이주 사실을 인정받지 못하는 것은 아니다.”라면서 “권익위에서 조사가 진행중인 사안이기 때문에 전향적인 결과가 나오면 최대한 따를 것”이라고 말했다. ●“30년 보금자리 합법적 점유권 달라” 임대주택으로 이주한다 해도 주민들의 걱정은 여전히 남아 있다. 주민들은 임대주택으로 이주할 경우 더이상 재활용품을 주워 파는 일을 지속할 수 없게 된다고 주장한다. 재활용품을 모아두는 야적장을 지금의 마을이 아니면 마련할 수 없기 때문이다. 게다가 집이 온전한 일부 주민들만 마을에 남을 경우 마을공동체가 ‘해체’될 수밖에 없을 것이라는 점도 문제다. 주민들은 강제이주 사실을 인정받아, 30년 동안 이 마을에 살아온 만큼 합법적 점유권을 인정받겠다고 말한다. 이에 대해 구 관계자는 “땅은 시 소유지이기 때문에 점유권을 인정해주는 것은 어렵다.”며 난색을 표했다. 김소라기자 sora@seoul.co.kr
  • 강남구, 재건마을 이재민 임대주택 지원

    지난 12일 뜻밖의 화재로 삶의 터전을 잃은 서울 강남구 개포동 재건마을 이재민들에게 임대주택이 제공된다. 강남구는 개포동 재건마을 이재민을 위해 서울시 산하 SH공사와 한국토지주택공사(LH)가 소유한 임대주택을 우선 확보해 이재민들에게 제공할 계획이라고 16일 밝혔다. 임대주택은 월 임대료 7만 5000~15만원으로 최대 4년까지 거주할 수 있으며, 평균 보증금은 500만~900만원이다. 공급 면적은 21~64㎡으로 가구별 가구원 수를 고려해 다양하게 지원될 수 있도록 했다. 주택 전소 피해를 입은 주민은 전체 109가구 중 75가구로 현재 강남구에서 마련한 구룡초등학교 임시 구호소 입소를 거부한 채 천막과 마을회관에서 임시로 살고 있다. 강남구는 우선 식사와 식수, 구호물품을 제공하고 의료 및 방역활동을 했다. 신연희 구청장은 지난 14일 오세훈 서울시장을 만나 이재민에 대한 긴급 주거지원 대책 마련을 요청했다. 조현석기자 hyun68@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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