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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무한도전’ 유재석, 김종민에 인지도 밀렸다… 국민MC의 굴욕 “진정한 대상은 너다”

    ‘무한도전’ 유재석, 김종민에 인지도 밀렸다… 국민MC의 굴욕 “진정한 대상은 너다”

    국민MC 유재석이 인지도에서 김종민에게 밀리는 굴욕을 당했다. 14일 방송된 MBC ‘무한도전’에서는 인지도 테스트로 자신을 모르는 사람을 만나면 퇴근을 하는 ‘너의 이름은’ 특집이 그려졌다. 이날 유재석과 김종민은 ‘도깨비’의 공유와 이동국으로 변신해 자신을 모르는 도깨비 신부를 찾아나섰다. 유재석은 ‘1박2일’을 통해 오지마을에 가본 적이 있던 김종민과 오지마을을 향했다. 두 사람은 마을회관에 들렸지만 단박에 자신들을 알아보는 어르신들을 보고 도움을 청했다. 이에 91세가 된 할머니를 찾아가보라는 조언을 얻었다. 드디어 만난 할머니에게 유재석은 “저를 아시겠느냐”고 물었다. 하지만 할머니는 “모르겠다. 만화에 나오는 사람 같다”며 고개를 저어 웃음을 자아냈다. 하지만 김종민은 바로 알아봐 유재석에게 굴욕을 안겼다. 유재석은 메뚜기탈까지 쓰고 메뚜기춤까지 추었지만 할머니는 끝내 그를 알아보지 못했다. 할머니가 김종민에게 “웃는 상”이라고 칭찬하자 유재석은 “나도 울상 아니다. 나도 웃는 상이라는 말 많이 듣는데”라며 너스레를 떨었다. 유재석은 김종민과 함께 미션을 수행한 후, 할머니에게 “저도 옆에 있는 웃는 상 친구처럼 열심히 하겠다”라고 인사를 드렸다. 유재석은 집을 나오며 “마음 한 곳이 아프네”라고 말하며 능청을 떨었다. 이어 유재석은 김종민에게 “진정한 대상은 너다”고 덧붙여 웃음을 더했다. 사진=MBC ‘무한도전’ 방송캡처 연예팀 seoulen@seoul.co.kr
  • ‘마을지킴이 만물수리공’ 조형물…부산 마을지기 사무소 3곳에 설치

    ‘마을지킴이 만물수리공’ 조형물…부산 마을지기 사무소 3곳에 설치

    부산 마을지기사무소에 만물수리공 조형물이 설치됐다. 부산시는 어르신들이 많이 사는 노후주택 밀집지역 마을지기사무소 3곳에 마을지기 만물수리공 모습을 본뜬 상징조형물을 설치했다고 12일 밝혔다. 조형물이 설치된 곳은 부산 중구 영주동의 산리마을회관, 부산진구 범천2동의 호천생활문화센터, 해운대구 반송1동의 장산길 행복센터이다. 마을지기사무소에서 근무하는 만물수리공의 실제 모습을 본떴으며 작업복 입고 쌍안경으로 마을을 내려다보는 모습이다. 건장한 남성의 체격과 비슷해 지나가던 행인들이 옥상 위에 실제 사람이 올라가 있는 것으로 착각할 만큼 정밀하게 제작됐다. 조형물 외에도 산리마을지기사무소에는 건물 벽면에 대형 카카오톡 대화창이 붙어 있다. 대화창 역시 마을지기사무소를 홍보하기 위한 것이며, 옥상에 올라가 있는 조형물을 보고 놀란 동네 할머니가 할아버지에게 카톡을 보낸 상황을 벽면에 설치했다. 마을지기사무소는 부산의 오래된 단독주택지역에 공동주택 수준의 주택유지관리 서비스와 무인 택배 등 주민생활편의지원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한 사업이다. 부산시는 마을지기사무소를 이용하는 수요가 크게 늘고 있고, 이용만족도도 높아 현재 설치된 15개 마을지기사무소를 확대할 계획이다. 부산시 관계자는 “지난해까지 시비를 들여 마을지기사무소를 설치, 운영했으나 올해부터는 국비(복권기금) 19억원을 확보해 마을지기사무소 운영비 및 신규 설치비용으로 사용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부산 김정한 기자 jhkim@seoul.co.kr
  • 애완견 잡아먹은 주민들 동물보호법 위반 혐의로 검찰에 송치

    애완견 잡아먹은 주민들 동물보호법 위반 혐의로 검찰에 송치

    실종된 대형 애완견을 이웃 주민들이 잡아먹은 사건과 관련, 경찰이 주민 4명에게 동물보호법을 적용했다. 전북 익산경찰서는 7일 살아있는 애완견을 잡아먹은 조모(73)씨 등 주민 4명을 동물보호법 위반 혐의로 불구속 입건하고 검찰에 송치하기로 했다. 조씨 등은 지난 9월 26일 오전 11시 50분쯤 익산에서 실종된 잉글리쉬 쉽독 ‘하트’(10년생)를 마을회관에서 잡아먹은 혐의를 받고 있다. 경찰은 개가 이날 오전 11시 30분까지 살아있는 것을 봤다는 목격자와 인근 폐쇄회로(CC)TV를 확보했다. 또 피의자 4명을 상대로 거짓말탐지기 조사를 벌이고 목격자와 대질 조사를 하는 등 다각도로 수사했다. 피의자들은 경찰에서 “살아있는 개를 잡아먹지 않았다”고 일관되게 주장했다. 그러나 경찰은 결국 피의자들이 개를 때려죽였다는 결정적 증거는 확보하지 못했지만, 마지막 목격 시간과 범행 시간의 차이가 근소하다는 점을 들어 경찰은 동물보호법 적용이 가능하다는 결론을 내렸다. 이들이 범행 시간 이전부터 개 주변을 서성였다는 목격자의 진술도 있었다. 경찰은 개가 살아있었다면 조씨 등에게 동물보호법 혐의를 적용할 수 있지만, 죽어 있었으면 숨진 개를 ‘재산’으로 보기 때문에 점유이탈물횡령죄가 적용된다고 보고 적용 혐의를 고민했다. 경찰 관계자는 “개가 살아있던 상태로 목격된 시간과 범행 시간 차이가 얼마 되지 않기 때문에 피의자들이 살아있던 개를 잡아먹었던 것으로 추정할 수 있다”며 “조만간 사건을 검찰로 넘길 예정”이라고 말했다. 전주 임송학 기자 shlim@seoul.co.kr
  • ‘익산 반려견 도살 사건’ 경찰 조사 결과는?

    ‘익산 반려견 도살 사건’ 경찰 조사 결과는?

    실종된 대형 반려견을 잡아먹은 이웃 주민 4명이 동물보호법 위반 혐의로 검찰로 넘겨졌다. 경찰은 이들이 살아있는 반려견을 때려죽인 뒤 잡아먹은 것으로 판단했다. 전북 익산경찰서는 7일 조모(73)씨 등 4명을 불구속 입건하고 검찰에 송치할 예정이다. 이들은 지난 9월 26일 오전 11시 50분쯤 익산에서 실종된 잉글리쉬 쉽독 ‘하트(10년생)’를 마을회관에서 잡아먹은 혐의를 받고 있다. 경찰은 피의자들이 개를 때려죽였다는 결정적 증거는 확보하지 못했다. 피의자들 역시 “살아있는 개를 잡아먹지 않았다”고 일관되게 주장했다. 그러나 경찰은 개가 이날 오전 11시 30분까지 살아있는 것을 봤다는 목격자와 인근 폐쇄회로(CC)TV를 확보했다. 범행 시간 이전부터 개 주변을 서성였다는 또 다른 목격자의 진술도 있었다. 또 개가 살아있던 상태로 목격된 시간과 범행 시간의 차이가 근소하다는 점을 들어 경찰은 동물보호법 적용이 가능하다는 결론을 내렸다. 개가 살아있었다면 조씨 등에게 동물보호법 혐의를 적용할 수 있지만, 죽어 있었으면 숨진 개를 ‘재산’으로 보기 때문에 점유이탈물횡령죄가 적용된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기업 상생 특집] 이마트, 지역민과 전국 소외계층 찾아가 생필품 지원

    [기업 상생 특집] 이마트, 지역민과 전국 소외계층 찾아가 생필품 지원

    신세계그룹의 이마트는 2011년부터 ‘희망나눔 프로젝트’를 통해 지역민과 함께 소외계층을 지원하는 활동을 하고 있다. 이 중 ‘희망배달마차’는 이마트 임직원과 지자체, 시민봉사자들이 함께 지역 복지공동체를 구축해 지역의 소외계층을 직접 찾아다니며 생필품을 지원하는 활동이다. 2012년 4월 서울시를 시작으로 그 해 9월 대구시 등으로 사업을 확대해 왔다. 지금까지 서울과 대구, 광주, 경기도 등 총 16만여 가구에 다양한 생필품을 매년 11억원가량 지원해 오고 있다. 희망마을 만들기와 이마트 주부봉사단을 통한 다양한 사회공헌활동도 하고 있다. 희망마을 만들기는 마을벽화 그리기, 경로당·마을회관 개·보수, 공원·화단 가꾸기 등 공공시설 및 주거 환경을 개선하는 프로그램이다. 연 1회 진행하던 활동을 연 2회 이상으로 늘렸다. 올해로 5년째인 ‘이마트 주부봉사단’은 지역 주부들을 모집해 함께 사회공헌활동을 하는 프로그램이다. 2012년 시작돼 지금까지 약 3만명의 주부가 총 7000회에 걸친 봉사활동을 펼쳤다. 올해부터는 복지 사각지대 발굴에 초점을 맞출 계획이다. 이를 위해 올해 예산으로 지난해보다 20억원 늘어난 150억원을 배정했다.
  • [기업 상생 특집] 삼성, 26개국 임직원·가족 16만여명 자원봉사

    [기업 상생 특집] 삼성, 26개국 임직원·가족 16만여명 자원봉사

    삼성은 모든 직원이 참여하고 체감하며 보람을 느낄 수 있는 사회공헌활동을 꾸준히 펼쳐 왔다. 지난달 3주 동안의 ‘글로벌 자원봉사 대축제’ 기간 동안 전 세계 26개국의 임직원과 가족 16만여명이 일제히 자원봉사에 나섰다. 자원봉사 대축제는 1995년 시작해 올해 22회째를 맞이했다. 2011년부터 국내 사업장뿐 아니라 해외 사업장에서도 참여해 올해 누적 해외 봉사인원이 10만명을 넘어섰다. 삼성전자 미국법인(SEA) 직원 3200여명은 대축제 기간 중인 지난달 14일 사업장이 위치한 미국 뉴저지, 캘리포니아, 텍사스 지역의 복지기관 21곳을 방문해 배식, 방과 후 수업, 공원·하천 정화 활동을 폈다. 삼성전자 콜롬비아법인(SAMCOL) 직원 30여명은 사업장 근처 보고타 지역 중학교를 방문해 태블릿PC, 삼성 기어VR과 같은 첨단 기기 활용법을 가르쳤다. 이들은 ‘스마트스쿨 노마드’를 활용해 게임을 하며 자연스럽게 학생들에게 정보기술(IT) 활용법을 가르쳤다. 스마트스쿨 노마드는 콜롬비아 인디오들이 거주하는 움막집을 형상화한 높이 1.4m, 넓이 0.5m의 패키지 안에 32인치 TV, 태블릿PC, 삼성 기어VR, 책상, 쿠션을 구비한 형태다. 지역사회 일손돕기도 삼성의 글로벌 자원봉사 대축제 동안 활발했다. 삼성전자 스위스법인(SESG) 직원 20여명은 취리히 근처 농촌 마을을 찾아 사과를 수확하고 사과주를 만들었다. 중국삼성은 광저우 지역에서 선천성 심장병 환자 의료비 마련을 위한 걷기대회를 열었는데, 임직원 80여명이 참가했다. 삼성전자 태국법인(TSE) 임직원 60여명은 태국 남부지역 초등학교를 찾아 낙후된 건물과 놀이터 시설을 개·보수했다. 삼성전자 인도법인(SEIL)은 영화관람 행사, 요리행사와 같은 임직원 참여 프로그램을 운영한 뒤 참여 임직원 200여명이 기부한 금액을 첸나이 지역 고아원과 시각·청각 장애인 특수학교에 전달했다. 국내에서도 삼성 직원들은 다양한 재능기부·일손돕기에 나섰다. 삼성전자 사업장 견학 프로그램과 멘토링이 대표적인 재능기부 활동으로 꼽힌다. 삼성전자 수원사업장은 지난달 9차례에 걸쳐 중·고교생 대상 소프트웨어 개발 직무를 설명했고, 삼성전자 종합기술원은 강원·충남과학고 학생을 초청해 실험실 견학과 임직원 멘토링을 실시했다. 글로벌 자원봉사 대축제 기간과 농번기가 겹치며, 농어촌 자매마을 일손돕기에 나선 직원도 많았다. 삼성디스플레이 직원 1500여명은 38개 자매마을에서 농작물 추수를 돕고, 마을회관에 문풍지를 붙이며 살뜰하게 월동준비를 도왔다. 삼성웰스토리 직원들은 자매마을인 경기여주 그린투어정보화마을을 찾아 특산품인 고구마, 가지, 들깨, 고추 등을 수확할 때 함께 팔을 걷어붙였다. 삼성 계열사들은 다양한 매칭 기부를 통해 직원들의 자발적 기부를 독려한다. 삼성전자 기흥사업장은 지난달 삼성전자 직원과 화성시민 2만 3000여명이 함께 산책로를 걷는 ‘삼성 나눔워킹 페스티벌’을 열었다. 참가자가 기부한 참가비 5000원에 회사가 같은 금액을 더해 주변 소외계층에 기부했다. 삼성전자 수원사업장엔 직원이 오를 때마다 한 층당 10원이 기부되고, 전체 기부액만큼을 회사가 더 적립하는 ‘기부 계단’이 있다.
  • [단독] 경로당·아파트 ‘공동체 사업장’으로 재탄생한다

    고령층 택배 사업·밥상 나눔 시행 공동 육아·작은 도서관 등 추진 행정자치부가 고령층을 대상으로 한 공동체 사업에 시동을 건다. 도시의 대표적인 주거 형태인 아파트의 공동체 복원에도 나선다. 층간소음, 주차 시비, 묻지마 범죄 등 사회문제가 지역공동체 기능이 약해진 데서 비롯됐다는 판단에 따른 것이다. 행정자치부는 다음달부터 내년 12월까지 1년간 기초자치단체 43곳에 특별교부세 23억여원을 들여 ‘어르신 및 아파트 공동체 활성화 (시범)사업’을 지원한다고 24일 밝혔다. 앞서 행자부는 전국 226개 시·군·구를 대상으로 사업 참여 지자체를 공모했으며, 현장실사와 전문가 심사위원회를 거쳐 최종 확정했다. 이번 사업에서는 고령층의 쉼터로 쓰여 온 경로당이나 마을회관을 리모델링한 공간에서 시니어 일자리 창출, 공동 복지, 문화 향유 등을 위한 사업을 시행한다. 성북구 길음뉴타운 8단지 제2경로당은 고령층이 참여하는 택배 사업, 공동 작업 등에 활용될 예정이다. 또 충북 충주시 연수동 주공1단지 경로당은 밥상 나눔 사업을 시행키로 했다. 독거노인들이 함께 모여 식사하고, 서로 관계를 맺도록 한다는 취지다. 사회적 관계가 단절된 노인의 고독사를 예방하는 데도 의의가 있다고 행자부는 설명했다. 아파트 공동체 사업은 입주민 간 소통의 기회를 늘리고, 화합을 도모한다는 목적으로 시행된다. 단지 내 방치된 공용공간을 활용해 공동 육아·교육을 하거나, 재능기부형 봉사활동을 펼친다는 내용이다. 송파구 장지동 송파파인타운 9단지에서는 ‘아나바다 장터’를 열기로 했다. 시흥시 정왕동 시화삼성아파트는 아파트 관리소장과 전업주부인 주민이 참여해 도서관운영위원회를 조직하고 작은 도서관을 운영한다. 행자부는 지난해에도 지역공동체 활성화 차원에서 희망마을, 마을기업, 정보화마을 등 사업을 시행했다. 하지만 올해처럼 연령층이나 주거공간을 특정 지어 사업을 공모한 것은 처음이다. 황기연 행자부 지역공동체과 과장은 “급속한 산업화, 도시화로 약해진 공동체 기능을 되살리는 것은 다양한 사회문제를 해결하는 데 근간이 될 것이라고 본다”고 말했다. 행자부뿐만 아니라 농림축산식품부, 국토교통부, 문화체육관광부 등 7개 부처가 공동체 활성화 사업을 추진하고 있지만, 부처 간 협업이나 연계가 부족해 중복되는 내용이 많다는 지적도 나온다. 이와 관련, 지난 18일 새누리당 유민봉 의원은 지역공동체 활성화 관련 주요 정책의 심의·의결을 위해 국무총리 산하로 지역공동체 정책위원회를 설치하는 내용을 담은 지역공동체 활성화 기본법안을 대표발의했다. 최훈진 기자 choigiza@seoul.co.kr
  • [자치단체장 25시] 경전철 이용객 하루 최고 4만명… ‘품생품사’로 활기 찾는 용인

    [자치단체장 25시] 경전철 이용객 하루 최고 4만명… ‘품생품사’로 활기 찾는 용인

    기자는 현장을 가장 중시한다. 현장 속에 답이 있기 때문이다. 기자 출신인 정찬민 경기 용인시장은 시장이 되고 나서도 기자 근성이 남아 있는지 현장행정을 강조한다. 취임 이후 줄곧 유지해 오는 ‘발품, 눈품, 귀품’을 파는 소위 ‘3품 행정’을 펼친다. 민원이 발생하는 현장을 찾아가 시민의견을 듣고 해결 방안을 찾는 일은 정 시장의 일상이 된 지 오래다. 지난해 9월에는 포곡읍 돈사 현장에서 1박 2일간 악취현장을 체험하기도 했다. 또 틈나는 대로 간부 공무원들과 민원현장회의도 갖는다. 간부들부터 솔선수범해 현장을 직접 보고 해결책을 찾아보라는 취지에서다. ‘종이와 책상이 아닌 현장 속에서 답을 찾아야 한다’는 현장행정과 시민공감을 통한 피드백 행정은 시정 전반으로 확산되고 있다. 지난 14일 정 시장은 경전철을 이용해 출근했다. 경전철 운행 상황을 점검하면서 시민들의 생생한 목소리를 듣기 위해서였다. 정 시장은 근무자로부터 “승객이 꾸준히 늘면서 하루 3만명에 가까운 인원이 이용한다”는 보고를 받고 흐뭇한 표정을 지었다. 그는 옆자리에 않은 용인대 컴퓨터공학과 1학년 이태훈(20)씨에게 경전철을 자주 이용하느냐고 물었다. 이씨는 “서울 강동구에 사는데 경전철 배차 간격이 3분으로 짧고 환승하기도 편리해 등하교 때마다 이용한다”고 말했다. 사실 경전철은 세금 먹는 하마로, 용인시를 한때 파산 위기에 내몰기도 했다. 2010년 6월 완공된 용인경전철(기흥역~에버랜드역 18.1㎞)은 민간 자본 투자 방식으로 1조 32억원이나 투입됐다. 하지만 수요 예측이 잘못돼 용인시가 민간 운영사 측에 30년간 매년 수백억원의 적자를 보전해 줘야 했다. 개통 당시 하루 평균 이용객은 8713명에 불과했다. 게다가 소송에서도 패소해 건설비 5159억원도 물어 줘야 했다. 시는 이 비용 마련을 위해 5153억원의 지방채를 발행했다. 정 시장은 “경전철 문제뿐 아니라 역북지구 택지 분양에 실패한 용인도시공사가 3000억원이 넘는 빚을 지면서 용인시는 파산 지경까지 이르렀다. 어떻게 난관을 극복해야 할지 정말 막막했다”며 당시 긴박한 상황을 회상했다. 정 시장은 우선 허리띠를 졸라매는 긴축 재정과 함께 경전철 활성화 정책을 강도 높게 펼쳤다. 경전철 주요 역사에 32개 버스 노선을 거치도록 했다. 경전철 역사와 용인대, 강남대 등 인근 대학을 오가는 셔틀버스도 운행했다. 이 과정에서 수도권 통합 환승할인제 시행은 큰 힘이 됐다. 이 같은 노력으로 이용객은 2014년 1만 3922명으로 급증했고 지난해 2만 3406명, 올 들어서는 하루 평균 2만 5717명으로, 3만명 돌파를 눈앞에 두고 있다. 지난 5월에는 개통 이후 최초로 하루 이용객 4만명을 넘기도 했다. 정 시장은 “경전철이 한때 애물단지였지만 적극적인 활성화 정책으로 시민들의 대중교통 수단으로 거듭나고 있다”고 말했다. 오후 8시 20분쯤 집무실에 들어온 정 시장은 곧바로 시정전략회의에 참석했다. 매주 월요일 5급 이상 간부 공무원(135명)이 참석한 가운데 열리는 회의로, 주요행사 계획, 사회 이슈, 경기도 정책동향, 국회 주요동향, 부서별 현황보고, 각 부서 프레젠테이션(PT) 보고 순으로 진행된다. 회의에서 부서 및 읍·면·동 간 현안을 공유하기 때문에 원활한 업무 협조가 이뤄지는 역할을 한다는 평가를 받는다. 1시간에 걸친 회의를 마치고 집무실로 들어와 밀린 결재를 했다. 용인시장 집무실은 여느 시장실과 달랐다. 시장실 책상 위 큼지막한 명패가 없고 육중한 탁자와 소파도 없다. 대신 서서 결재하는 ‘결재대’와 비리방지용 폐쇄회로(CC)TV가 설치됐다. 그뿐만 아니라 국장전용 집무실도 용인시 청사에는 없다. 국장은 실무부서에서 평사원과 나란히 근무한다. 정 시장은 업무 처리는 물론 부하 직원을 대하는 방식도 달랐다. 보고 내용에 문제가 있다고 판단될 경우 에둘러 표현하지 않고 바로 지적한다. 하지만 대안을 제시하는 것을 빼놓지 않는다. 보고자의 이해를 돕기 위해 친절하게 그림까지 그리며 설명하는 수고를 마다하지 않는다. 앞서 진행한 시정전략회의에서는 격무부서 해결방안 마련, 자율봉사자 센터 설치, 시장상 추천권 읍·면·동장 부여, 지역 대학 연구소 현황 파악, 남사면 화훼농가 지원대책, 자원재활용 방안, 경전철 승강장 안전대책 마련, 경기도청사 유치 등 무려 20여건에 달하는 지시 사항을 전달했다. 마치 용인 시정 대부분이 정 시장의 머리에서 나오는 듯 보였다. 정 시장은 “공무원들에게 융통성이 없다는 지적을 하는데 이는 징계 등이 두려워 소신 있는 결정을 내리지 못하는 탓이다. 그럼 누가 하나. 시장인 내가 해야 하고 징계를 맞아도 내가 맞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다시 회의실로 자리를 옮긴 그는 장경순 기획재정국장과 이정석 재정법무과장으로부터 채무 제로화 관련 보고를 받았다. 정 시장 취임 당시 채무는 7848억원(용인시 4550억원, 도시공사 3298억원)에 달했다. 대형 사업을 무리하게 추진했던 탓이다. 정 시장은 강도 높은 긴축재정을 추진했다. 5급 이상 공무원은 기본급 인상분을 자진 반납한 것은 물론 업무추진비와 수당도 절반만 받았다. 직원들의 후생복지비도 최대 50% 삭감했다. 모든 행정비품은 중고품으로 대체했다. 뼈를 깎는 노력으로 지난해 말 채무는 1392억원으로 줄었고 연말이면 채무 제로화를 달성할 전망이다. 보고를 마친 정 시장은 시청 내에 조성되는 얼음썰매장 및 태교음악당(야외음악당) 공사 현장을 점검했다. 시청 앞 광장은 여름에는 수영장으로, 겨울철에는 썰매장으로 변신한다. 또 행정타운 노인복지관 옆에는 연말 완공을 목표로 1004석 규모의 음악당 조성공사가 한창이다. 한때 호화청사로 비난받았던 시 청사가 시민 품으로 돌아온 것이다. 정 시장은 마평동 새마을회관으로 자리를 옮겨 생활이 어려운 지역 주민을 대상으로 배식 봉사활동을 벌였다. 이어 전통 시장으로 옮겨 순댓국으로 점심을 때웠다. 단골집도 있지만 20여곳의 집을 돌아가며 순댓국집 투어를 펼친다고 수행원은 귀띔했다. 이어 동백세브란스 공사 현장과 옛 경찰대, 산업단지 공사 현장 등을 차례로 방문했다. 동백세브란스 병원은 지난해 5월 착공했으나 예산 부족 등을 이유로 지상 건축 골조만 올라간 채 중단된 상태다. 정 시장은 “병원 측과 6회에 걸친 실무협의를 갖고 병원장 등을 만나 공사 재개를 적극 요청했다. 최근 공사 재개에 역량을 집중하겠다는 의료원 측의 반가운 소식을 받았다”고 환하게 웃었다. 요즘 용인시 화두는 경기도청사 유치이다. 충남 아산으로 이전한 경찰대 옛 부지에 경기도청 유치를 추진하겠다고 나섰다. 이 역시 정 시장의 아이디어다. 도청사가 온다면 부지 무상제공은 물론, 리모델링 비용까지 부담하겠다는 파격적인 조건도 내걸었다. 정 시장은 “수원 광교에 경기도 신청사를 건립하면 약 3300억원이 소요되는 데 반해 경찰대는 리모델링만 하면 바로 사용할 수 있어 기간도 크게 단축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부지 면적도 광교 청사면적(2만㎡)보다 4배나 넓은 8만㎡에 달하고 교통과 지리 여건도 뛰어나다. 5분 거리인 구성역에 2021년 준공 예정인 수도권광역급행철도(GTX) 역사가 만들어지고 용인지역을 관통하는 제2경부고속도로에 IC 2곳이 조성될 예정이다. 처인구 이동면 덕성리 용인테크노밸리 공사현장을 둘러본 정 시장은 호수공원화 사업이 추진되는 기흥저수지를 방문하는 것으로 이날 공식 일정을 마쳤다. 그러나 여기가 끝이 아니었다. 지방에서 워크숍을 하는 이장과 통장들을 찾아가 진솔한 대화를 나누고 이날 밤늦게 귀가했다. 정 시장은 “시장을 필요로 하는 곳이면 그곳이 어디든 현장으로 달려가겠다는 초심을 지키려고 노력한다”고 말했다. 김병철 기자 kbchul@seoul.co.kr
  • [In&Out] 보조금 관리, 세금만큼 중요하다/김정훈 조세재정연구원 재정연구본부장

    [In&Out] 보조금 관리, 세금만큼 중요하다/김정훈 조세재정연구원 재정연구본부장

    세금을 ‘혈세’라 부른다. 국민 호주머니에서 정부 곳간으로 들어가는 돈이 그만큼 귀하다는 뜻이다. 정부는 세금이 국가경제에 큰 부담을 주는지, 공평하게 걷히는지를 고민하고 일단 세금이 결정되고 나면 탈루가 발생하지 않도록 온 힘을 기울인다. 세금이 국방과 함께 국가의 근간을 이룬다는 말은 결코 과장이 아니다. 그런데 엄밀하게 따져 보면 세금이 나라 살림의 전부는 아니다. 정부가 세금을 걷는 이유는 이 돈을 국민들이 필요로 하는 데에 쓰기 위함이다. 따라서 세금은 나라 살림의 중요성 측면에서 반쪽에 불과하고 나머지 반쪽은 나랏돈의 씀씀이에 달려 있다. 나라 살림이 제대로 되려면 세금만큼 세출의 관리가 중요하다. 하지만 세금은 개인과 법인의 주민·사업자 번호를 통한 철저한 관리가 가능하지만, 세출은 개인과 법인 차원의 관리가 쉽지 않다. 국방이나 도로의 혜택을 개인 단위로 구분할 수 없고 각 개인이 받는 교육비의 혜택을 정확하게 계산하기도 어렵다. 이런 본질적 차이 때문에 세출 관리망은 세금에 비해 상대적으로 느슨했다. 대표적인 예가 지난 몇 년 동안 벌어진 보조금 횡령과 부정수급이다. 보조금은 지방자치단체와 민간단체가 수행하는 사업을 지원해 그 효과를 확대하는 기능을 한다. 도로, 문화시설, 산림 병해충 방제 등 다양한 보조사업 유형이 있고 최근에는 기초연금, 장애인 등을 위한 복지급여가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그런데 이런 보조금은 그간 횡령과 부정수급에 취약한 특성을 보여 왔다. 감사원 조사에 따르면 지난해 700여억원의 복지사업 부정수급이 기관 또는 개인에 의해 발생했다. 다행인 것은 2011년부터 보조금 평가제도가 도입돼 보조사업의 적정성을 평가하기 시작했다는 점이다. 보조사업 평가는 보조사업이 관행적으로 이어지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 도입한 제도인데 객관성을 유지하기 위해 공무원이 아닌 민간의 재정 전문가가 평가를 수행한다. 올해는 보조사업 평가와 더불어 보조사업 일몰제가 도입됐다. 3년이 지난 보조사업은 폐지하는 것을 원칙(일몰제)으로 하되 기존 보조사업을 계속하기 위해서는 보조사업의 존속 여부 또는 통폐합, 감축 여부 등을 반드시 평가받도록 한 것이다. 올해 평가에서는 향후 3년간 보조사업 31개를 폐지하고 약 7000억원을 감축하도록 했다. 페스티벌, 콩쿠르 등 사업 목적과 거리가 있는 일회성 행사 경비나 사업 효과가 낮은 사업은 폐지하거나 감축하도록 한 것이다. 사전에 불필요한 보조사업이 추진되지 않도록 하는 적격성 심사제도도 도입됐다. 올해 첫 시행이지만 모두 58건의 신규 보조사업 중 22건만 적격성 판정을 받을 정도로 효과가 있었다. 계획이 허술한 사업, 유사·중복 사업 등은 적격성 심사에서 통과되지 않았다. 이미 지자체에서 추진 중인 마을회관, 국민체육센터 시설 지원 등이 국고보조사업으로 부적격 판정을 받았다. 보조사업 평가가 강화된 것뿐 아니라 보조사업 관리체계에도 큰 변화가 있었다. 2014년부터 시작된 보조금 개혁 작업의 일환으로 지난 1월에 보조금관리법과 시행령이 개정됐다. 이에 따라 부정수급의 경우에는 보조금 반환과 함께 최대 5배의 제재 부가금이 부과되고 보조사업자는 외부 회계법인으로부터 회계감사를 받아야 하는 등 부정수급 시 제재와 보조사업 집행 관리가 대폭 강화됐다. 또 내년에 ‘국고보조금통합관리시스템’이 개통되면 보조금 관련 법·제도와 인프라가 완성된다. 재정 수요가 복지 지출을 중심으로 커지고 있다. 따라서 재정 지출에 대한 책임성 제고가 필요하다. 특히 보조금 개혁이 중앙정부와 지자체, 민간단체의 보조금에 대한 인식 전환으로 이어지는 것이 중요하다. 의식과 제도의 조화가 보조금 개혁을 건전하고 지속가능한 재정 운용의 초석으로 자리잡게 할 것이기 때문이다.
  • [新전원일기] 음악 듣는 배, 행복 두 배… 농약 없는 배, 건강 열 배

    [新전원일기] 음악 듣는 배, 행복 두 배… 농약 없는 배, 건강 열 배

    배나무숲 너머 산등성이 그애의 집을 바라볼 때마다/(중략)/배나무가 바람에 흔들리는 밤이면 옹골지게 익은 배가/후두둑 후두둑 녀석은 도둑고양이처럼 잽싸게 주워담았다/배로 허기진 배를 채운 새벽, 녀석과 난 텅 빈 신사동 사거리에서/유령처럼 축구를… 해골바가지… 난 자식아, 여기 최후의 원주민이야.(유하 시인의 ‘바람부는 날이면 압구정동에 가야 한다 1’) ‘배’ 하면 여지없이 유하의 시가 떠오른다. 국가적 단위의 개발사업에 떠밀려 사라졌으나 여전히 어딘가에 살아 있을 고향, 푸른 공간으로 대변되는 추억의 장소가 배나무숲과 함께 눈앞에 펼쳐진다. 나무에 주렁주렁 매달린 탐스러운 배, 배 서리에 나선 동네 꼬마들, 꼬마들을 뒤쫓으며 허투루 소리를 지르는 배나무 주인. 생각만으로도 들큼한 배를 한입 가득 베어 문 듯 감미롭고 달착지근한 기분에 사로잡히는 것이다. 1970년대 이전에 서울 압구정동은 배밭으로 유명했다고 한다. 그런데 불과 30여년 만에 압구정동은 높은 빌딩과 아파트, 성형외과에 점령당했다. 압구정동 사거리에 서 있자니 그 많던 배나무는 어디로 갔나 궁금해진다. 건물에서 쏟아져 나오는 사람들이 모두 바람에 흩어지는 배꽃이라면 얼마나 아름다울까 상상하기도 한다. 모든 게 너무 빠르게 변화하고 소멸한다. 그래서인지 묵묵히, 자신의 자리를 지키며 자신의 모습대로 살아가는 사람들이 부쩍 그립고 고맙다. 권윤주(59) ‘미디안 농산’ 대표는 3대째 경기 양평군 지평면을 지키며 4000평 규모의 배 농사를 짓고 있다. 1896년 조부가 이곳으로 이주해 배 농사를 짓기 시작한 후 100년이 넘게 붙박이 농군으로 살아왔던 것이다. 물론 재배 방법이나 상품종과 관련해서는 많은 변화가 있어 왔다. 그 계기가 된 것이 1984년 농약 중독으로 쓰러져 죽을 뻔한 일이다. 병상에 누운 권 대표를 가장 괴롭혔던 것은 이렇게 유해한 농약과 화학비료를 사용해 농사를 짓는 것이 과연 온당한가에 대한 의문이었다. “사람이 먹자고 농사를 짓는 건데 이것을 사람이 먹어도 되는가 생각하니 섬뜩하더군요. 그래서 자리를 털고 일어나자마자 농약을 쓰지 않고 농사 짓는 방법을 연구하기 시작했습니다. 만류하는 사람도 많았고 더러 미쳤다는 소리도 들었습니다. 당시만 해도 유기농법에 대한 개념 자체가 희박했으니까요. 힘들고 외로웠죠. 그러다 ‘정농회’(正農會)를 알게 됐습니다.” 정농회는 1970년대 후반부터 친환경 유기농법을 개발하고 실천 활동을 벌여 온 단체로서, 권 대표는 당시의 심정을 “한 줄기 빛을 보는 기분”이었다고 표현한다. 권 대표는 정농회와 정보를 공유하며 환경친화적 농법을 도입해 흙과 생명을 살리는 먹거리 재배에 박차를 가했다. 또 한 번 변화의 계기가 찾아왔다. “서울신문을 보다가 해외 토픽란에 눈길이 멈췄어요. 모차르트 사과라는 게 시판돼서 소비자들에게 큰 호응을 얻고 있다는 기사였습니다.” 태교 때 음악을 듣는 게 태아의 정서와 지능개발에 도움이 된다는 것은 알고 있었지만 농사를 짓는 데도 음악을 사용한다니, 놀라운 발상이 아닐 수 없었다. 권 대표는 당장 관련 자료를 찾기 시작했고 음악이 작물의 생육과 해충 예방에 도움이 된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 음악의 파동을 느끼면 식물도 반응해 숨구멍을 많이 연다. 이로써 호흡 작용이 왕성해지고 비료 흡수율도 높아져 생육이 향상된다는 것이다. 또 식물에는 ‘자기방어 기능 물질’이라는 게 있어 해충의 섭식성을 방해하고 해충의 대사를 교란시키는데, 음악을 들려주면 이러한 물질 분비가 왕성해진다. 더불어 음악은 해충 자체가 갖고 있는 호르몬 균형을 깨뜨리고 성충이 되는 것도 방해하기 때문에 자연히 해충발생 억제 효과가 생기는 것이다. 권 대표는 1987년 친환경 농업으로 전면 전환하는 것과 동시에 전국 최초로 음악 농법을 시도했다. 그리고 배밭을 지나며 의아해했던 질문 하나가 풀렸다. 갑자기 싸늘해진 날씨에 옷깃을 여며야 했음에도 배나무 잎은 여전히 푸르렀고, 배밭 여기저기에는 형형색색의 옷을 입은 허수아비와 수확한 배를 가득 담은 상자가 놓여 있었다. 머릿속에서 그려 왔던 풍경, 언젠가 한 번은 보았던 익숙한 풍경에 몸이 저절로 녹는 기분이었다. 그런데 아무리 생각해도 배나무 곳곳에 숨바꼭질하듯 숨어 있는 네모난 스피커의 정체를 알 수 없었던 것이다. 아, 너희들이 음악을 들으며 자란 거구나. 모차르트를, 베토벤을, 사물놀이를 듣고 자라서 그렇게 푸르고 건강했던 거로구나. 비로소 머리가 탁 트이는 듯했다. 권 대표의 노력은 여기에서 그치지 않았다. 사람들이 안심하고 먹을 수 있는 배를 재배한다는 자부심이 생산성과 수익까지 보장해 주지는 못했던 것이다. 매년 물가는 기하급수적으로 상승하는데 기존의 방법만으로는 기초 생활을 유지하는 것만도 힘들 지경이었다. 권 대표는 상품성이 떨어진 배를 상품화할 수 있는 방법에 대해 고민하기 시작했고 ‘동의보감’에서 그 해법을 찾았다. 배에는 우리가 알고 있는 것보다 더 많은 효능이 숨어 있다. 환절기에는 몸이 쉽게 지치고 면역력이 떨어지기 때문에 크고 작은 질병에 노출될 위험이 크다. 이때 면역력을 향상시키는 식품으로 배를 빠뜨릴 수 없다. 비타민과 미네랄 등 각종 영양성분이 풍부할 뿐더러 면역력 강화에 좋은 ‘케르세틴’과 ‘카테킨’을 다량 함유하고 있어서다. 이 밖에 두 성분은 동맥경화와 고혈압 등 심혈관 질환을 예방하는 데도 효과적이다. 또 배에는 ‘알부틴’이 많이 함유돼 있다. 알부틴은 주근깨와 기미의 원인이 되는 멜라닌 색소 발생을 억제해 피부를 맑고 청결하게 가꿔 준다. 최근에는 배의 성분 중 하나인 ‘폴리페놀’이 주목을 끌고 있는데 폴리페놀은 몸속의 유해 산소를 제거하고 암을 예방하는 데 뛰어난 효과를 보이는 물질로 요즘 같은 환절기에 섭취하면 더욱 좋다. 한방에서는 기관지염이나 감기 환자에게 배를 권하는데, 동의보감에 따르면 배를 즙으로 내 먹으면 기침·감기·천식이 잦아들고 폐와 기관지, 코 등의 열독을 빼낼 수 있다. 권 대표의 설명을 듣고 있자니 부엌에 쪼그리고 앉아 배를 달이던 엄마 생각이 났다. 배 윗부분을 잘라내 속을 파내고 그 안에 꿀과 배의 속살을 넣어 오랜 시간 중탕하던 모습이며, 갈색즙을 후후 불며 식기 전에 마시라며 내밀던 모습이 옛날 영사기 속의 한 장면처럼 떠올랐다. 추억 속으로 미끄러져 들어가는 나를 권 대표의 목소리가 잡아끌었다. “처음에는 배잼으로 특허 출원을 했어요. 그게 1993년의 일이었죠. 1995년에는 양평군 최초로 농가공 공장을 설립했고요. 1997년에 배로 만든 잼의 특허를 획득했는데 조금 더 먹기 편한 방법이 없을까 생각하다가 1998년에 전국에서 최초로 배즙을 출시하게 됐습니다.” 그 후로 권 대표는 상품의 다양화에 전력을 다했다. 허브배즙과 도라지배즙, 산수유청과 산수유엿을 개발해 경기도 G마크를 획득하고 농림축산식품부장관상을 수상했다. 현재는 기능성 순무 배즙과 오디뽕즙도 출시된 상태다. 배 농사와 배 가공산업에서 나오는 연 매출액은 7억원 수준이다. 배와 함께한 일련의 과정이 소득증대와 관련 있을 거라 생각했는데 의외로 권 대표는 “소득은 중요한 게 아니다”라고 말한다. “소득보다 중요한 것은 삶의 질”이고, “삶의 질을 높이기 위해서는 우리 모두가 행복해야 한다”는 것이다. 지극히 당연한 말인데 일상에서 이를 실천하는 일이 쉽지만은 않다. 그런데 권 대표는 이에 대해 끊임없이 고민하고, 고민한 결과를 일상 속에서 적극적으로 실천한다. 권 대표는 경기 양평군 지평면 가루매마을 위원장이기도 한데, 여러 개의 협동조합을 설립하는 데 큰 몫을 담당했다. 6차 산업은 현 정부의 국정과제 중 하나이지만 개별농가에서 이를 실현하기란 매우 어렵다. 농산물 생산(1차)만 하던 농가가 고부가가치 제품을 가공(2차)하고, 향토 자원을 활용한 서비스업(3차)까지 확대하기란 현실적으로 거의 불가능한 것이다. 권 대표는 이에 대한 해법으로 농가가 서로 협력하고 연대하는 방안을 마련했다. ‘마미온푸드 협동조합’ 설립과 마을 단위의 체험 프로그램 진행이 그중 하나다. 가루매마을에서는 각 농가에서 재배하는 품종과 관련해 유아식품을 개발·생산하고, 농사나 농촌 생활을 체험할 수 있는 프로그램을 마을 단위로 진행한다. 그중에서 특히 ‘따뜻한 한 끼 밥상’은 권 대표가 생각하는 ‘행복’이 어떤 것인가를 확연하게 드러낸다. “농사꾼의 눈에는 보이는 모든 것이 일거리예요. 특히 농번기에는 밥을 챙겨 먹는 게 아주 큰일이죠. 시간도 없고 일손도 부족하거든요. 그래서 마을회관을 이용해 농부와 노인들에게 점심을 제공하기로 했어요.” ‘따뜻한 한 끼 밥상’ 식당은 마을 부녀회가 중심이 된 협동조합으로, 마을에서 생산하는 농산물을 위주로 제철 밥상을 차려 저렴하게 공급한다. 농부들이 가져온 농산물은 소매 가격으로 사주고, 식당에서 일하는 부녀자들에게는 별도로 수당을 지급하는 방식으로 운영되니 진정한 로컬푸드라 할 만하다. 고개를 주억거리며 배밭을 빠져나오는데 권 대표가 뛰어와 도라지배즙을 건넨다. 이야기하는 내내 기침하던 모습을 눈여겨보았던 모양이다. 배 서리꾼을 잡는 시늉만 하다가 허허 웃어버릴 것 같은, 공동체 안에서 서로 배려하고 함께 잘 사는 것을 가장 중요하게 여기는, 2016년을 살고 있으나 마음은 정으로 가득 찬 과거의 어디쯤에 가 있을 것만 같은 농부의 손길이 따뜻하고 정겹다. ■ 글쓴이 소설가 진연주 2008년 한국일보 신춘문예 단편소설 ‘방’(房)으로 등단. 2015년 문학동네에서 장편소설 ‘코케인’ 출간.
  • 안양천 화장실 좋아져요

    구로구민이 예산 10억원 규모의 27개 사업을 직접 제안하고 선택했다. 서울 구로구는 “주민참여예산 총회와 동 지역회의를 개최해 2017년도 예산 중 10억원의 사업 내용을 주민들이 직접 결정했다”면서 “안양천 화장실 개선, 폐쇄회로(CC)TV 설치, 하수관 개량 등의 사업이 주로 뽑혔다”고 2일 밝혔다. 주민참여예산 사업은 총회에서 결정되는 사업과 동 지역회의에서 지정한 동 단위의 사업으로 구분된다. 구로구는 지난달 28일 총회를 열어 주민참여예산 위원 87명, 동주민 75명 등 총 162명이 모인 가운데 총 7억 3400만원 규모의 11개 사업을 결정했다. 안양천 공중화장실 개선이 44표로 1위를 차지했으며, 구로3동 마을회관 환경개선과 보건소 치과진료 환경개선이 38표로 공동 2위에 올랐다. 앞서 지난 9월에는 동 지역회의 민관협의회를 개최해 동별로 방범용 CCTV 설치, 문화의 거리 보도블록 정비, 어린이 안전을 위한 보행자 안전펜스 설치 등 2억 6600만원 규모의 16개 사업을 결정했다. 구로구는 모두 15개 동으로 이뤄져 있으며, 동마다 예산 2000만원 이내에서 사업을 보통 1~2개 정도 제안한다. 주민참여예산제도는 재정운영의 투명성과 공정성을 확보하기 위해 예산편성과정에 주민이 직접 참여해 의견을 반영한다. 구로구는 2011년부터 시행했다. 이성 구로구청장은 “이번 총회와 동 지역회의에서 주민들이 뽑은 사업들이 구 의회에서 최종 선정되면 내년도 주민참여예산사업으로 확정된다”며 “주민의 뜻으로 선정된 만큼 사업들이 원활하게 추진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이범수 기자 bulse46@seoul.co.kr
  • 퇴원 후 태풍 피해 현장 간 이정현

    퇴원 후 태풍 피해 현장 간 이정현

    단식 투쟁 후유증 치료를 위해 입원 중이던 새누리당 이정현(얼굴) 대표가 6일 의사의 만류를 뿌리치고 퇴원하자마자 현장 행보에 나섰다. 이 대표는 당초 이번 주말쯤 퇴원할 예정이었으나 태풍 ‘차바’로 인한 피해 소식을 접한 뒤 “가만히 누워 있을 수 없다”며 입원 나흘 만에 퇴원을 결정했다. 이 대표는 이날 오후 울산을 찾아 태풍 피해 상황을 점검했다. 이어 또 다른 피해 지역인 부산으로 이동해 정부 관계자 등과 대책을 논의하기 위한 ‘심야 현장 당정 협의’를 열었다. 이 대표는 병상에 누워 있던 지난 5일 김광림 정책위의장에게 전화를 걸어 “태풍으로 큰 피해가 났으니 국정감사에 영향을 받지 않는 시간에 대책을 논의해 달라”고 요청했고, 새누리당과 정부는 즉각 국회에서 당정 협의를 갖고 울산 등을 긴급재난지역으로 지정하는 방안 등을 논의했다. 이 대표는 이날 경남 양산의 한 마을회관에서 하룻밤을 묵은 뒤 7일 제주의 태풍 피해 현장을 둘러볼 계획이다. 이어 지역구인 전남 순천을 찾는다. 8일에는 전북 정읍의 축산농가를 방문해 민심을 청취할 예정이다. 장세훈 기자 shjang@seoul.co.kr
  • 권익위, 현장조정회의서 경춘국도 사고 다발지역 도로개선 합의 도출

    권익위, 현장조정회의서 경춘국도 사고 다발지역 도로개선 합의 도출

    최근 5년간 74건의 교통사고로 6명이 숨지고, 136명이 부상을 입어 개선요구가 높았던 강원 춘천시 서면 경춘국도(국도 46호선) 도로시설이 개선될 전망이다. 국민권익위원회(위원장 성영훈)는 6일 춘천시 서면 안보1리 마을회관에서 마을 주민과 관계기관 등이 참석한 가운데 현장조정회의를 열고 마을 통과 국도 구간의 주민 교통안전대책을 요구하는 집단민원에 대해 해결방안을 마련했다. 국도 46호선 가운데 춘천 서면 안보리에서 당림리(강촌삼거리~춘성대교 중간지점) 구간은 왕복 4차로에 하루 평균 교통량이 1만 7000대가 넘는다. 하지만 교통안전시설이 부족하고 운전자들의 잦은 과속과 신호위반, 안전의무 불이행 등으로 최근 5년간 교통사고 74건에 사망 6명, 부상 136명이 발생해 개선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높았다. 마을 주민 747명은 지난 5월 “지난 20년간 교통사고로 주민 20여명이 목숨을 잃어서 관계기관에 수차례 교통안전시설물 설치를 요구했으나 미온적인 대처로 사고가 끊이지 않는다”며 현재 시속 80㎞인 제한속도를 60㎞ 이하로 낮추고, 과속단속 카메라 추가설치 및 마을회관 앞 좌회전 신설 등 8개 항을 개선해 달라고 요구하는 집단민원을 권익위에 제출했다. 권익위는 민원접수 후 수차례 실무협의와 현장조사, 도로교통공단의 기술검토를 거쳐 이날 춘천시, 홍천국토관리사무소, 춘천경찰서, 도로교통공단 강원도지부 등이 참석한 가운데 권익위 박창수 상임위원 주재로 현장 조정회의를 개최해 최종 합의를 이끌어 냈다. 이날 회의에서 춘천시는 버스승강장 주변 교통신호기를 안보1리 마을회관 입구 쪽으로 옮기고, 마을입구에서 춘천 방향으로 좌회전할 수 있게 신규 교통신호기와 횡단보도에 보행자 신호등을 설치하기로 했다. 홍천국토관리사무소는 마을 통과구간의 차량 속도를 현재 80㎞에서 60㎞로 제한할 수 있도록 빌리지존사업을 추진하고, 안보1리 마을회관 입구와 경춘공원 교차로 쪽에 횡단보도 설치, 횡단보도에서 버스승강장까지 보도정비 및 방호울타리 설치, 이면도로 정비사업을 추진하기로 했다. 이와 함께 춘천경찰서는 해당 구간에 무인 과속방지 카메라를 추가 설치하기로 했고, 도로교통공단 강원도지부는 관계기관들이 교통안전대책을 원활하게 수립 및 추진할 수 있도록 기술을 지원하기로 했다. 조덕현 권익위 과장은 “기관 간 소통·협력하는 정부의 3·0 정책 방향에 따라 주민 불편과 안전에 소홀히 하지 않으려는 관계기관의 의지가 잘 정리돼 현장조정회의를 통해 국도구간 교통안전대책을 마련한 것에 의의가 있다”면서 “춘천시 서면 마을통과 국도구간의 교통안전시설 개선을 통해 교통사고 사상자 감소 및 지역 주민들의 삶의 질이 향상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춘천 조한종 기자 bell21@seoul.co.kr
  • 이정현 “오늘 부산서 긴급 당정 현장회의 …예산 투입해 신속복구해야”

     이정현 새누리당 대표가 6일 울산 태풍 피해 현장을 방문해 “오늘 오후 부산에서 긴급 당정 현장회의를 개최해 피해 복구대책을 논의하겠다”고 밝혔다. 재난 지역 선포 기준을 넘겼다며 예산을 투입해 신속한 복구에 나서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 대표는 이날 태풍 피해가 가장 심각한 울산시 중구 태화동 태화시장을 방문한 자리에서 이같이 말했다. 이 대표는 태풍 ‘차바’로 큰 피해를 본 울산으로 이동, 울산 지역구의 정갑윤·박맹우 의원, 김기현 울산시장 등과 함께 피해 지역을 둘러보고 주민들을 위로한 데 이어 역시 태풍 피해 지역인 부산과 경남 양산을 차례로 방문하는 등 하루종일 빡빡한 일정을 소화할 예정이었다.  그는 “재난과 관련 있는 정부 부처의 관계자들이 모두 참석한 가운데 오후 8시 30분 새누리당 부산시장에서 회의를 하고 복구 지원 방안을 논의하겠다”고 강조했다.  이 대표는 또 “울산 침수지역을 둘러보니 재난지역 선포 기준을 넘은 것 같다”며 “정부 가용 예산을 빨리 투입해 복구 타이밍을 놓치지 않도록 하겠다”고 약속했다.  그는 이날 양산의 마을회관에서 하룻밤을 묵은 뒤 오는 7일에는 제주 태풍 피해 현장을 둘러보고 지역구인 순천에서 유권자들을 만나고 모처럼 곡성 고향집에서 휴식을 취할 것으로 알려졌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태풍 차바 피해] 7명 사망·3명 실종…강물에 휩쓸려 실종된 소방사 숨진 채 발견

    [태풍 차바 피해] 7명 사망·3명 실종…강물에 휩쓸려 실종된 소방사 숨진 채 발견

    제18호 태풍 ‘차바’가 휩쓸고 간 제주와 남부지역에서 7명이 숨지고 3명이 실종된 것으로 나타났다. 국민안전처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는 6일 오후 1시 현재 울산과 경주에서 각각 실종자가 숨진 채 발견됨에 따라 사망자는 6명으로 늘었다. 지역별로는 부산 사망 3명, 울산 사망 3명, 경주 사망 1명·실종 1명, 밀양 실종 1명, 제주 실종 1명 등이다. 지난 5일 인명구조에 나섰다가 불어난 강물에 휩쓸려 실종된 울산 온산소방서 강모(29) 소방사가 하루 만인 6일 오전 11시 10분께 숨진 채 발견됐다. 숨진 강 소방사가 발견된 곳은 실종 지점에서 3㎞ 떨어진 울산시 울주군 온양읍 회야강변 덕망교 하류 150m 지점이다. 강 소방사는 지난 5일 낮 12시 6분께 “고립된 차 안에 사람 2명이 있는 것 같다”는 신고를 받고 동료들과 함께 울주군 청량면 회야댐 수질개선사업소 앞으로 출동했다가 회양강 물살에 휩쓸려 실종됐다. 이날 오전 4시 17분쯤 울산시 중구의 한 주상복합건물 지하주차장 1층에서 김모(52·여) 씨 시신이 발견됐다. 경찰은 주상복합건물에서 미용 관련 가게를 운영하는 김씨가 폭우 당시 차를 빼려고 지하주차장으로 갔다가 빠져나오지 못한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이 건물 주차장은 총 지하 3층으로, 현재 지하 2층과 3층은 물을 완전히 빼지 못해 수색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소방당국과 경찰은 추가 인명피해 가능성을 배제하지 않고 양수와 수색 작업에 속도를 내고 있다. 앞서 오전 6시 30분쯤 경주 양북면 봉길해수욕장 인근에서 전날 떡을 하러 가기 위해 집을 나섰던 김모(82) 씨가 숨진 채 발견됐다. 태풍이 몰고 온 높은 파도로 바다에 떨어지거나 급류에 휩쓸려 생사를 알 수 없는 실종자 수색 작업도 이틀째 이어지고 있다. 물에 잠기거나 가옥 붕괴로 삶의 터전을 잃은 이재민의 수는 계속 늘고 있다. 태풍 피해로 제주와 남부에서는 90가구 198명의 이재민이 난 것으로 잠정 집계됐으나 피해 조사가 이뤄지면 더 늘어날 전망이다. 울산에서만 85가구 145명의 이재민이 발생했다. 이들은 마을회관이나 경로당 등 임시 주거시설에서 태풍의 악몽에 뜬눈으로 밤을 지새웠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익산 애완견 취식 사건’ 목격자 “당일 아침까지 살아있었다”

    ‘익산 애완견 취식 사건’ 목격자 “당일 아침까지 살아있었다”

    실종된 대형 애완견을 이웃 주민들이 보신용으로 먹은 ‘익산 애완견 취식 사건’과 관련해 개가 죽은 당일 아침까지 살아있었다는 목격자 진술이 나왔다. 6일 연합뉴스에 따르면 전북 익산경찰서는 참고인 조사 과정에서 개가 죽은 채 마을회관으로 옮겨지기 얼마 전까지 개가 살아있는 것을 봤다는 진술을 확보했다. 목격자의 진술이 맞다면 개가 살아있는 모습으로 목격된 지난달 28일 아침부터 조모(73)씨 등 4명이 개를 마을회관으로 옮긴 정오까지 두 시간여 사이에 숨졌을 가능성이 크다. 개가 최후로 목격된 익산교에서 마을회관까지는 1㎞밖에 떨어져 있지 않기 때문에 이동 시간은 5분 안팎으로 소요된다. 정황상 개 주인 채모(33·여)씨의 주장대로 둔기 등에 맞아 죽었을 가능성도 있지만, 이미 다친 상태로 발견된 개가 1차 부상 때문에 죽었을 가능성도 있다. 경찰은 동물학대죄와 점유이탈물횡령죄 중 어떤 혐의 적용해야 하는지 판단하기 위해 목격자의 진술을 토대로 조씨 등이 개를 먹기 전 개의 생사 여부를 확인하는 데 집중하고 있다. 또 목격 지점을 지나는 시내버스 블랙박스에 개가 찍힌 시간 등도 조사하고 있다. 경찰 관계자는 “사건 당일이 삼례 장날이었기 때문에 목격자가 많은 상황”이라며 “추가 참고인 조사를 하면 조만간 개 사망 원인과 개가 먹히기 전 살아있었는지 등 정확한 사실관계가 나올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채씨의 개(잉글리시 쉽독·10년생)는 지난달 26일 새벽 실종돼 사흘 뒤인 28일 조씨 등 4명에 의해 보신용으로 잡아먹혔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태풍 차바 피해…5명 사망·5명 실종, 이재민 198명

    태풍 차바 피해…5명 사망·5명 실종, 이재민 198명

    지난 5일 제주와 남부 지방을 강타한 제18호 태풍 ‘차바’에 따른 인명피해가 사망 5명, 실종 5명 등 모두 10명으로 늘어난 것으로 알려졌다. 국민안전처가 6일 오전 6시 기준으로 집계한 피해상황에 따르면 이날 울산 중구 태화동 아파트 지하주차장에서 배수 작업 중 사망자 1명을 발견해 사망자는 모두 5명으로 늘었다. 현재 실종자는 5명으로 울산 울주군에서 구조에 나선 소방공무원 1명과 제주에서 정박한 어선을 이동하던 1명이 실종됐다. 경주에서는 차량 전도로 1명, 논 물꼬를 확인하다 급류에 휩쓸려 1명이 각각 실종됐다. 경남 밀양에서는 잠수교로 진입한 차량이 떠내려가면서 1명이 실종 상태다. 이재민은 90가구 198명으로 학교와 경로당, 주민센터, 마을회관 등에서 임시 거주하고 있으며 울산에서는 7가구 26명이 일시 대피했다. 시설 피해는 주택 14채(제주)가 반파됐으며, 508채가 물에 잠겼다. 주택 침수는 울산이 464채로 가장 많았다. 공장은 울산 현대자동차 등 22개 동이 침수 피해를 봤으며 상가 150동이 불어난 물에 잠겼다. 농작물 침수는 7747㏊로 집계됐다. 제주가 5203㏊로 피해가 가장 컸으며 전남 1333㏊, 경북 673㏊, 경남 533㏊, 광주 5㏊ 등이다. 차량 침수는 제주 한천교의 80대와 울산 울주군 언양읍 현대아파트 등의 900여대, 경북 66대 등 1050여대에 이른다. 어선은 제주 하예항과 화순항에 정박한 어선 2척이 전복됐고 경남 통영에서 2척이 침몰했다. 문화재 피해는 울산 1건과 제주 20건 등 21건(국가지정 11건, 시도지정 10건)으로 집계됐다. 정전 피해는 22만 8986가구에서 발생했으며 현재 22만 8579가구(99%)에 송전이 완료됐다. 제주 정수장 등 16곳 피해로 수돗물 공급이 중단됐으며 부산도 150가구가 단수 피해를 봤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태풍 차바 피해, 남해안 강타…사망·실종·침수·정전 등 피해 속출(종합)

    태풍 차바 피해, 남해안 강타…사망·실종·침수·정전 등 피해 속출(종합)

    제18호 태풍 ‘차바’가 5일 제주도와 남해안 및 동해안 지역을 강타해 피해가 속출했다. 제주를 지나 남해안을 휩쓸며 동해안으로 빠져나간 태풍 차바는 전남과 경남, 부산·울산, 경북 동해안에 인명 피해뿐 아니라 크고 작은 재산피해를 남겼다. 이날 오전 11시 2분쯤 부산 영도구 고신대 공공기숙사 공사장에서 강풍에 떠밀린 타워크레인이 인근 컨테이너를 덮쳐 안에 있던 하청업체 근로자 오모(59)씨가 숨졌다. 이에 앞서 오전 10시 52분쯤 수영구 망미동 주택 2층에서 박모(90)씨가 아래로 떨어져 숨졌다. 10시 43분쯤 강서구 대항동 방파제에서는 어선 결박 상태를 점검하던 허모(57)씨가 파도에 휩쓸려 실종됐다가 숨진 채 발견됐다. 울산에서도 오후 1시 10분쯤 울주군 언양읍 반천리 현대아파트 근처 태화강에서 최모(61)씨가 불어난 강물에 휩쓸려 사망했다. 낮 12시 10분쯤 울주군 청량면 회야댐 수질개선사업소 앞에서 온산소방서 소속 대원 강모씨가 불어난 회야강 물살에 휩쓸려 실종됐다. 강씨는 주택 옥상에 고립된 주민을 구조하기 위해 출동로를 확인하던 중이었다. 오전 7시 4분쯤 제주항 제2부두에 정박 중인 어선에 옮겨타려던 남성 1명이 바다로 떨어져 실종됐다. 경찰은 실종자를 선원으로 추정한다. 경주시 외동읍 구어리에서는 오후 2시 30분쯤 이모(65)씨가 보이지 않는다는 신고가 들어와 경찰과 소방당국이 수색하고 있다. 이씨 지인은 “차가 떠내려갈 것 같다며 나간 뒤 돌아오지 않아 나가보니 차는 전신주에 묶여 있고 이씨는 보이지 않았다”고 말했다. 전남 여수시 수정동 오동동 방파제에서는 1321t급 여객선 미남크루즈호 선원 2명이 파도에 휩쓸려 바다에 빠졌으나 해경 122구조대가 20분 만에 모두 구조했다. 태풍 차바 북상과 만조시간이 겹쳐 남해안 시·군 저지대 곳곳에서 어른 허리 높이까지 물이 찼다. 창원시 마산합포구 어시장과 경남대학교 주변 해안도로는 바닷물이 차올라 침수됐다. 통영시 동호항 인근 동호동, 정량동 일대도 만조시간 전후로 바닷물이 들이쳐 어른 정강이까지 물에 잠겼다. 하천도 곳곳에서 범람했다. 제주시 한천이 한때 범람해 인근 주차장에 세워뒀던 차 80여대가 물에 휩쓸렸다. 산지천 하류도 범람할 위기에 놓여 남수각 일대에 긴급 대피령이 내려지기도 했다. 이날 오후 1시 20분을 기해 홍수경보가 내려진 울산에서는 소하천 곳곳이 범람해 수십명이 대피했다. 울산 회야댐 방류량이 많아지면서 하류 주민이 긴급대피했으나 이후 수위가 낮아져 대피령이 해제됐다. 경북 경주에서도 감포읍 소하천이 넘쳐 인근 농경지가 물에 잠겼고, 외동 동천 범람으로 인근 공단에 물이 차기도 했다. 양남면 관성천도 범람해 인근 주민이 한때 마을회관으로 대피했다. 수렴천 제방 유실로 저지대 마을 일부가 침수했고, 양북면 어일리 마을에는 한때 통행이 불가능할 정도로 물이 들어찼다. 불국동 안길과 황성동 유림 지하도도 물에 잠겼다. 서천 둔치에서는 세워둔 차 80여대가 갑자기 불어난 물에 잠기거나 떠내려갔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태풍 차바 피해…안전처 “오후6시 기준 사망 4명, 차량 980여대 침수”

    태풍 차바 피해…안전처 “오후6시 기준 사망 4명, 차량 980여대 침수”

    제18호 태풍 ‘차바’가 5일 제주와 남해안을 강타하면서 피해가 속출했다. 사망 4명, 실종 3명 등 인명피해를 냈고 차량 980여대가 침수되는 등 재산 피해도 큰 것으로 잠정 집계됐다. 국민안전처가 이날 오후 6시 기준으로 집계한 피해상황에 따르면 부산에서는 영도구 공사장의 크레인이 넘어져 1명이 숨졌고, 수영구 주택에서 1명이 사망했다. 울산에서는 울주군 현대아파트 주차장에서 급류에 휩쓸려 1명이 숨졌고 부산 가덕도 방파제에서 추락해 1명이 사망했다. 또 울주군에서 구조에 나선 소방공무원 1명과 제주에서 정박한 어선을 이동하던 1명이 실종됐다. 경주에서도 차량이 전도돼 1명이 실종 상태다. 이재민은 현재 전남 여수와 제주의 5가구 6명이 발생해 자녀집과 마을회관, 이웃집 등으로 대피 중이다. 이날 울산 남구 등지에서 일시 대피했던 16가구 16명은 귀가했다. 사유시설 피해는 전남 여수에서 1가구가 침수됐고 전남 7개 시·군의 농경지 1183㏊가 물에 잠겼다. 차량 침수는 제주 한천교의 80대와 울산 울주군 언양읍 현대아파트 등의 900여대 등 1000대에 육박했다. 제주 서귀포에 정박했던 5.7t급 어선 1척이 전복됐고, 가로수 79그루(제주 3, 전남 76)가 폭우와 강풍에 쓰러졌으며 전봇대 1개와 간판 22개가 파손됐다. 공공시설 피해는 울산 북구의 저수지 2곳이 일부 붕괴했으며, KTX 울산역 부근에서 낮 12시 50분쯤 안전펜스가 선로에 쓰러져 단전됨에 따라 KTX 운행이 오후 2시50분까지 중단됐다. 동해남부선은 호개역에서 태화강역 구간 200m에서 자갈이 유실돼 부전역에서 경주역 구간 운행이 중지됐다. 제주 풍력발전기 날개 1개가 손상됐으나 시험용으로 전기공급과 무관한 것으로 알려졌다. 정전 피해는 22만 6945가구에서 발생했으며 현재 18만 7598가구(82%)에 송전이 완료됐다. 거제 대우조선해양은 오전 9시쯤 정전됐으나 오후 5시 16분에 복구를 마쳤다. 울산 태화강이 불어 침수됐던 태화시장과 태화역 주변 도로 등은 강 수위가 낮아짐에 따라 대부분 배수가 끝났다. 태풍 피해로 도로 55곳(부산 15, 울산 23, 경북 14, 경남 3)이 통제되고 있다. 항공편은 120편이 결항했다. 공항별로는 제주 25편, 김해 45편, 인천 8편, 김포 29편, 청주 2편, 대구 4편, 여수 2편, 울산 3편, 포항 2편 등이다. 여객선 통제는 국제선 4개 항로(대마도, 후쿠오카, 오사카, 시모노세키)와 국내선 63개 항로 96척에 이른다. 국립공원 14곳의 탐방로 289개 출입도 통제하고 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애완견 잡아먹은 엽기적인 이웃들

    애완견 잡아먹은 엽기적인 이웃들

    집을 나온 대형 애완견을 잡아먹은 시골 마을 주민들이 경찰에 입건됐다. 4일 전북 익산경찰서에 따르면 집 나간 개를 잡아먹은 A(73)씨 등 3명을 점유물이탈 횡령 혐의로 입건하고, 개를 트럭에 태우고 간 것으로 알려진 B씨도 조사하고 있다. 경찰 조사 결과 전북 익산의 한 시골마을에서 C씨가 기르던 대형견인 ‘올드 잉글리시 쉽독’ 8마리 가운데 1마리가 지난달 26일 집을 나갔다. C씨가 문을 세게 닫으면서 ‘쾅’ 소리가 나자 성격이 소심한 편인 ‘하트’(10년생)가 놀라 집 밖으로 뛰쳐나갔다. C씨는 종종 집을 나갔다가 돌아오던 하트가 다음날이 되어도 돌아오지 않자, 실종 전단을 만들어 붙이고 주변 마을까지 샅샅이 뒤졌다. 그러던 중 집에서 4㎞ 정도 떨어진 한 다리 밑에서 하트와 유사하게 생긴 개를 봤다는 제보를 듣고 목격된 장소를 중심으로 인근 마을과 버스기사 등을 찾아다니며 수소문했다. C씨는 ‘개가 피를 흘리며 쓰러져 있었다’, ‘누군가 개를 트럭에 태워 데려갔다’는 증언을 확보하고 경찰에 피해 사실을 알렸다. 경찰이 수사를 벌인 결과 인근 마을에 사는 A씨 등 4명이 하트를 1t 트럭에 실어 마을회관으로 데려간 뒤 그곳에서 도살해 고기(40㎏)를 나눠 가진 것으로 드러났다. 트럭 운전사 B씨는 경찰에서 “도로에 큰 개가 죽어 있다는 이야기를 듣고 가봤다. 일반 개(식용)하고는 달라 보였지만, 버리자니 아깝고 해서 개를 잡아 나눠 가졌다”고 진술했다. 이에 대해 C씨는 “여러 사람의 증언을 들어 봤을 때 하트가 아직 숨을 쉬고 있었던 정황이 있고, 트럭과 오토바이가 개가 발견됐던 다리 주변을 서성였다는 증언도 있다. 아직 숨이 붙어 있는 개를 데려다가 잔인하게 도살해 먹은 것으로밖에 생각할 수 없다”며 강력한 처벌을 요구했다. C씨는 개를 잃어버린 상황과 도살을 당한 과정 등을 상세히 적어 다음 ‘아고라’에 청원 게시글을 올렸고, 1만명 모집에 현재 4270여명이 동참했다. 하지만 A씨 등에게 동물 학대 혐의를 적용하기 어려운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피의자들은 개가 죽은 뒤 이를 들고 와 도살했다고 주장하고 있고, 탐문수사 결과도 이와 비슷하게 나온 상태”라며 “만약 사후 개를 가져간 것이라면 동물 학대 혐의를 적용하긴 어렵다”고 말했다. 전주 임송학 기자 shlim@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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