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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길섶에서] 오른팔이 아픈 이유/이호준 뉴미디어국장

    꽤 여러 날 오른팔의 통증에 시달리고 있다. 처음엔 힘이 쑥 빠지더니 곧이어 통증이 왔다. 그런데 좀 묘한 건, 막상 어디가 아픈지 눌러 보면 특별히 통증이 느껴지는 곳이 없다는 것이다. 어떤 이는 스트레스성이라고 하고 어떤 이는 ‘마우스 증후군’이라고 말한다. 병원에 가보라고들 권하지만 차일피일 미루고 있다. 나름대로 원인을 생각해 본다. 그러다 내린 결론이 ‘불공평’이다. 의학적으로는 말도 안되겠지만, 상대적 박탈감에 시달리다 못한 오른손이 반란을 일으켰다는 게 내 판단이다. 그동안 오른손만 혹사했다. 먹을 때도 물건을 들 때도, 면도를 할 때도 편하다는 이유만으로 오른손을 썼다. 그러니 억울할 수밖에…. 생각은 사람 사는 데로 이어진다. 나와 같이 일하는 직원 중에 오른손처럼 억울한 이는 없을까. 능력이 있다는 핑계로, 시키기 편하다는 이유로 일이 특정인에게 집중된 적은 없을까. 그렇게 일을 시켜 놓고 감사하는 마음마저 잊은 적은 없을까. 돌아 보고 또 돌아 보며 반성할 일이다. 이호준 뉴미디어국장 sagang@seoul.co.kr
  • [여성&남성] ‘호모 컬렉터스’

    [여성&남성] ‘호모 컬렉터스’

    18세기 후반 프랑스에서 젊은 여인들이 연이어 목졸려 숨진 채 발견된다. 천재적인 후각을 지닌 장 바티스트 그루누이가 최고의 향수를 만들기 위해 여인의 향기를 ‘수집(?)’한다는 파트리크 쥐스킨트의 소설 ‘향수-어느 살인자의 이야기´. 주인공 그루누이의 광기는 도를 넘어섰지만 한번쯤 수집에 빠져 본 이들이라면 그루누이를 조금은 이해할 수 있지 않을까. 우표 수집에 올인하던 구세대 컬렉터들과 달리 향수와 마우스, 구두,DVD, 밀리터리 피겨 등 훨씬 다양해진 ‘20&30’들의 컬렉션을 들여다봤다. ●향수 수집은 기억을 모으는 것과 같다 회사원 김지은(27·여)씨는 10여년째 향수의 매력에 푹 빠져 있다. 처음에는 언니가 가진 미니어처(소형 모형) 향수병이 예뻐서 모으기 시작했지만 어느덧 ‘향수 예찬론자’가 됐다. 돈이 생기면 가장 먼저 향수를 사고 그 향기에 대한 느낌을 일기장에 기록한다. “단순히 제품을 사는 것이 아니라 향기가 주는 분위기와 느낌을 모으는 거죠. 향수를 고를 때의 고민과 기다리는 설렘, 박스를 열어 처음 펌핑했을 때 풍기는 분자들을 보고 있으면 마치 천국을 엿보는 것 같아요.” 그의 향수 예찬론은 멈출 줄 모른다. 그는 “지난 기억들은 잊어 버리지만 코끝에서 맴돌았던 향기는 잊혀지지 않아요. 향수를 모으는 일은 기억을 모으는 것과 같죠.”라고 설명했다. 김씨는 요즘도 특정 브랜드를 정해 놓고 꾸준히 사모으며 한달에 10만원 정도 투자한다. ●다운로드는 DVD진열의 기쁨 몰라 정석한(29·회사원)씨가 DVD광이 된 것은 좋아하는 영화를 곁에 두고 싶다는 욕망 때문.DVD 구입에 매월 20만∼25만원 가량을 아낌없이 쏟아붓는다. ‘다운로드를 받으면 공짜로 볼 수 있는데 왜 비싼 돈을 들여가며 DVD를 사냐.’는 비아냥따위는 신경쓰지 않는다. 그는 “정말 몰라서 하는 소리다. 좋아하는 감독의 영화를 소장해 진열해 놓으면 얼마나 뿌듯한지 말도 못한다.”고 말했다. 개봉작은 수집은 기본이고 40∼50년대 고전영화 DVD를 구하기 위해서라면 발품, 손품(?)도 마다하지 않는다. 알음알음으로 중고시장을 뒤져 구하거나 해외 경매 사이트에서 건지기도 한다. 가장 기억에 남는 소장품은 앨프리드 히치콕 감독의 작품 모음이다. 하나씩 사 모으다 보니 3년이 걸렸다. 정씨는 “힘들게 모아서 그런지 혼자서 히치콕 감독의 영화를 볼 때 기분은 정말 끝내 줍니다.”라고 말했다. ●우울할땐 와인코르크에 남은 추억을 회사원 강수정(31·여)씨는 술을 별로 좋아하지 않지만 와인 코르크 마개를 모으는 재미에 와인바를 찾는다. “누구와 어디서 마셨는지 기억을 남기기 위해 코르크마개를 하나 둘 가져오기 시작했어요. 알고 보니 와인 마니아들 사이에선 의식처럼 통하더라고요. 일부 마니아들은 와인병 라벨까지 떼어 모은다던데 ‘귀차니스트’라 그 수준까진 도달하지 못했죠.” 그는 기분이 우울할 때면 커다란 유리컵에 담아둔 코르크마개를 꺼내 코르크 껍질향과 다 날아간 듯하면서도 아련하게 남아 있는 와인 향을 맡으면 기분이 좋아진다고 말했다. 보통 한 달에 두어 번 정도 서울 종로구 삼청동이나 강남의 와인바에서 친구들과 만나는데 요즘은 서로 코르크마개를 가져가려고 쟁탈전이 벌어진다고 털어 놓았다. ●전쟁모형 사는 과정이 진짜 전쟁 김병구(30·회사원)씨는 ‘밀리터리 피겨(병사나 병기를 실제 비율로 축소해 놓은 인형)’ 마니아다.2001년 우연히 12인치 군인 피겨를 보고 완전히 빠져 버렸다. 국내에서는 마음에 드는 아이템을 구하기 쉽지 않아 미국, 유럽, 일본에서 구해야 한다. 수입 사이트에 예약하고 바로 입금하지 않으면 ‘닭 쫓던 개’가 되기 쉽상이다. 그는 “피겨를 사 모으는 일이 제겐 피말리는 전쟁이죠. 전세계 쇼핑 사이트를 다 뒤져야 합니다.”라면서 “운송료, 관세 때문에 배보다 배꼽이 더 커지고 해외 경매 사이트에서는 한정 없이 가격이 올라가기도 합니다.”라고 귀띔했다. 그는 한동안 ‘미국 레인저(수색대) 우드랜드 버전’을 가지고 싶어서 전세계 쇼핑몰을 다 뒤졌다.“지방 출장을 갔다가 모형숍에 이 제품이 있는 걸 발견해 뛸 듯 기뻤는 데 꿈이더라고요.”라고 멋쩍어했다. 고진감래라고 했던가. 결국 외국 쇼핑몰에서 12만원에 ‘보물’을 얻었다. 그는 요즘도 한달에 20만원 정도를 투자한다. “주위에선 어른이 장난감 모은다고 타박하죠. 하지만 어렵게 피겨를 구입해 내가 원하는 분위기를 완성했을 때의 기분은 하늘을 나는 것 같답니다.” ●구두는 수선만 잘해도 저절로 모인다 패션 감각이 빼어난 미시족 박진혜(34·여·회사원)씨는 구두 수집광이다.“옷도 중요하지만 정작 신발에 신경을 쓰지 않는 사람들을 보면 한심해요. 패션의 마무리는 신발인데 그걸 몰라요.”라며 답답해 했다. 그렇다고 그가 충동구매나 분수에 맞지 않는 명품 수집을 한다고 생각하면 오산이다. 계절이 바뀔 때마다 꼭 맘에 드는 디자인 두 켤레, 유행을 타는 디자인 한두 켤레, 부담없이 신을 수 있는 싼 구두 한 켤레 등 4∼5켤레를 사는 게 ‘전부(?)’라고 설명했다. “구두도 다른 물건처럼 신는 사람의 정성이 중요해요. 아낌없이 막 신지만 수선도 정성스럽게 하죠. 굽은 한 달 반마다 갈아주고 긁히면 바로 구입한 상점에 수선을 맡긴 답니다.” 대학 신입생 때부터 구두를 모으기 시작한 그는 현재 60여 켤레를 소장하고 있다. 그나마 많이 구조조정을 한 덕분이다.‘말끔한 구두가 좋은 곳으로 안내해 준다.’는 징크스를 가진 박씨는 첫 월급을 타고 명동의 한 제화점에서 맞춘 검정색 수제 하이힐을 특별한 날 신는다고 말했다. ●마우스 마구 모으다 보니 얇아진 지갑 공무원 시험을 준비하고 있는 임모(33)씨의 짝사랑 상대는 컴퓨터 마우스다. 온라인게임 스타크래프트를 즐겨하던 그는 보다 좋은 감도로 게임을 즐길 수 있는 마우스를 찾다가 하나씩 모으게 됐다. 처음에는 용산전자상가에서 발품을 팔았지만, 요즘에는 인터넷 동호회나 온라인 매장에서 구입한다. 지금까지 그가 수집한 마우스는 400개를 훌쩍 넘는다. 가격도 천차만별이다.1만원짜리부터 10만원짜리 MX300까지 있다. 마니아들 사이에 ‘마구’로 불리는 미국 마이크로소프트사의 구형 볼마우스는 골동품으로 간주돼 6만∼6만 5000원에 거래된다. 경제적인 부담도 만만치 않다. 다른 수집품에 비해 상대적으로 저가여서 ‘가랑비에 옷 젖듯’ 지갑이 얇아진다. 임씨는 “대충 따져봐도 800만∼900만원 정도는 쓴 것 같다.”며 씁쓸해 했다. 그는 “처음에는 몰랐지만 갈수록 중독되는 느낌이다. 지금 공무원 시험을 준비하고 있는데 방해가 되는 것 같아 얼마전 가지고 있는 마우스를 모두 창고에 넣고 꺼내보지 않기로 결심했다.”고 고백했다. 임일영기자 argus@seoul.co.kr ■ 카페 ‘수집본색’ 운영자 한주영씨 “지를땐 쾌감 모이면 행복 시세차익 덤” 도대체 ‘디나르’가 뭘까? ‘코루나’‘스토팅키’‘메티칼’‘탱게’는? 이 생경한 단어들이 보스니아-헤르체고비나, 불가리아, 체코, 모잠비크, 카자흐스탄의 화폐란 걸 아는 사람이 몇이나 될까? 아는 걸로는 성에 안 차 수십개씩 모아 정성스레 닦고, 앨범에 꽂으며, 만면에 미소짓는 사람이 있다. 화폐 수집광 한주영(38)씨다. 그는 1만 3000여 수집 마니아들의 아지트인 온라인 카페 ‘수집본색’의 운영자다. “수집하지 않는 사람은 우리 마음을 이해 못한다.”는 한 마디에 수집광의 ‘본색’이 집약돼 있다. 그는 “수집에 열을 올리기 전엔 홈쇼핑에서 물건 사는 주부들을 이해하지 못했던 적이 있다.”면서 “그러나 요즘은 나도 마음에 드는 수집품을 만날 때면 ‘지름신’이 강림해 충동구매한 적이 많다.”고 고백했다. 그는 “요즘 수집의 대세는 화폐”라고 말한다. 수집가들마다 취향은 각기 다양하지만, 화폐가 구미를 당기는 까닭은 투자가치 때문이다. 아예 처음부터 시세차익을 노리고 화폐 수집을 시작하는 큰손도 적지 않다. 그는 이런 경향을 매우 경계한다.“수집은 취미로 할 때라야 즐거운 것인데, 돈벌이 개념이 끼어드는 순간부터는 더 이상 취미가 아닌 사업이 된다.”는 것이다. 한씨도 9000여개의 화폐로 컬렉션 리스트를 꾸민 화폐 마니아지만, 화폐를 모으는 이유는 “그저 행복하기 때문”이란다. 그는 “일로 힘들고 지쳐 있을 때 동전을 정리하면 마음이 가라앉고 기분이 좋아진다.”면서 “진정한 수집 마니아라면 돈벌이가 아닌 수집 자체에서 기쁨을 찾을 수 있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문영기자 2moon0@seoul.co.kr
  • [이색거리 탐방] 홍대앞 프리마켓

    [이색거리 탐방] 홍대앞 프리마켓

    개성 넘치는 작품들이 있다. 아기자기한 흥정도 있다. 세상에서 단 하나뿐인 작품이다. 그저 눈요기용은 아니다. 일상에서 멋스럽게 활용할 수 있는 작품들이다. 이 모든 것이 서울 마포구 홍익대 앞에서 열리는 예술시장 ‘프리마켓’에 있다. 봄햇살이 따뜻한 지난 17일 홍대앞 놀이터에 프리마켓이 열렸다.‘생활창작자’로 불리는 작가들이 자신의 개성과 자존심을 넣어 만든 다양한 일상용품을 만날 수 있는 곳이다. ●일상 속의 창작품을 만나다 2002년 한·일월드컵의 문화행사 중 하나로, 일상예술창작센터 주최로 열린 프리마켓은 매년 3∼11월에 꾸준히 장이 서는 서울의 명물. 지방으로도 확산돼 광주, 부천 등에 센터 지부가 프리마켓을 열고 있다. 홍대 놀이터 주변에 상설로 서는 매장은 공식적으로 프리마켓이라고 부르지 않는다. 프리마켓은 일상예술창작센터에 등록된 작가를 대상으로 놀이터 안에서만 작품을 전시, 판매한다. 일상예술창작센터의 최현정 사무국장은 “프리마켓의 의미를 보호하고, 양질의 창작품들을 선보이기 위해 회원제로 운영한다.”면서 “등록된 500여명의 회원에 대한 지원 방법을 모색하고, 서울시에 비영리문화행사로 등록하는 것을 추진 중”이라고 설명했다. 6회를 맞는 올해는 주제를 ‘재구성 하다’로 정했다. 지난 활동을 돌아보고 새롭게 구성하자는 뜻이다. 일상의 작지만 소중한 가치들을 찾아내자는 의미이기도 하다. 생활창작을 매개로 한 워크숍과 문화예술교육도 기획했다. 음악, 퍼포먼스, 마임 등 공연도 준비했다. ●어떤 작품을 눈여겨 볼까 프리마켓에 들어오는 작가는 하루 최고 120명.17일에는 80명의 작가가 자신의 작품을 전시했다. 수많은 작품들 중 어떤 것을 눈여겨 볼까. 비타민케이를 운영하는 김성훈씨는 프리마켓에서 유일한 스타킹 디자이너다. 그래픽디자인 전공자로, 패션에 관심이 많아 스타킹회사에 취직했다가 지금은 온라인숍(www.dnbshop.com)을 운영하고 있다.“스타킹은 많지만 나만의 디자인은 이곳에만 있다.”는 자부심을 내세운다. 스타킹 길이에 따라 한켤레에 6000∼7000원.2개를 사면 1000원을 빼준다. 강혜진씨의 여름춤스튜디오에는 아크릴로 개성을 불어넣은 생활용품이 가득하다. 나무가방, 라이터, 마우스 등 실용적인 작품을 내놓았다. 즉석 주문도 받는다. 그림을 구상하고 여러번 덧칠하는 과정을 거치기 때문에 완성까지 이틀은 잡아야 한다. 마우스는 2만∼2만 5000원정도. 느림보나무의 아시랑(본명 배은주)은 매주 프리마켓에 참가하는 대구의 열혈 나무공예가이자 환경운동가다. 결이 고운 쪽동백나무에 고대 원시 문양을 새겼다. 열쇠고리 5000원, 목걸이 7000∼1만원선.3∼4분이면 원하는 문양, 문구를 넣을 수도 있다. 카페(cafe.naver.com/asirang)에서 다양한 작품을 만날 수 있다. 가는 철사로 단추, 자개, 구슬 등을 꿰어 만든 액세서리가 즐비한 플래퍼제인(flapperjane.co.kr)도 지나치기 힘들다. 귀고리 1만원, 브로치·목걸이는 1만 5000원부터.물루(Mulu)팩토리에는 오래된 느낌의 빈티지 공책들밖에 없는 데도 사람들이 북적거린다. 여인, 고양이, 천사 등의 일러스트 표지가 시선을 잡아끈다. 작은 수첩 크기에서 A4용지 절반크기 공책이 4000∼9000원선이다. 동그랗고 까만 뿌아(www.puaworld.com)라는 캐릭터 상품도 프리마켓에서만 만날 수 있다. 작가들이 창작의 고통을 겪어 낳은 ‘자식들’이기 때문에 다소 비싼 것도 있다. 최 국장은 “간혹 작가들 앞에서 ‘너무 비싸다.’‘나도 만들 수 있겠다.’는 말을 하는 사람도 있다.”면서 “프리마켓 문화 전체를 이해하는 아량을 베풀기 바란다.”고 당부했다. 글 사진 최여경기자 kid@seoul.co.kr ■ freemarket.or.kr 확인하고 오세요 ‘프리마켓’은 따사로운 햇살이 좋은 3월의 봄날부터 선선한 바람이 부는 11월 가을까지, 매주 토요일 오후 1∼6시에 열린다. 추운 겨울에는 동면에 들어간다. 작가들에게는 작품 창작의 시기다. 하루 최고 120명의 생활창작가들이 프리마켓에 작품을 전시한다. 프리마켓에 작품을 전시하는 것은 작가의 자유 의지이기 때문에 매주 나오기도, 또 몇주 건너 뛰기도 한다. 비가 오는 날은 장이 서지 않는다. 야외 행사라 미리 개장 정보를 확인하는 것이 좋다. 프리마켓 홈페이지(freemarket.or.kr)나 다음카페(cafe.daum.net/artmarket)에서 다양한 정보를 얻을 수 있다. 일상예술창작센터 사무국 325-8553.
  • [이색&뜨는 新직업] (1) 게임 기획자·그래픽 디자이너

    [이색&뜨는 新직업] (1) 게임 기획자·그래픽 디자이너

    세상이 빠르게 변해가면서 IT·BT·CT 등의 분야에서 종전에는 알지 못했던 신종 직업군이 속속 생겨나고 있다. 미래의 직업군을 보면 미래의 세상이 보인다는 말이 있듯이 청년 실업으로 일자리를 찾지 못하는 젊은이들에게 신(新) 직업군은 더없는 매력으로 다가온다. 정부도 이색 직업을 소개하면서 장래 직업을 고민하는 청소년들을 위해 학습 프로그램을 제작, 최근 일선 학교에 돌렸다. 미래를 준비하는 젊은이들에게 관심의 대상이 될 새로운 직업 세계를 시리즈로 조명해본다. 26일 서울 강남구 역삼동 ㈜티 엔터테인먼트 사무실에는 컴퓨터 자판과 마우스의 움직임에 따라 중세 갑옷과 방패, 육중한 칼을 든 아바타(가상 분신)들이 소리없는 전쟁을 벌이고 있었다. 화려한 그래픽 화면이 현란하게 움직일 때마다 마른 침묵과 탄성이 간간이 쏟아졌다. 중세 판타지를 소재로 한 새로운 게임을 개발중인 게임기획자 박용일(사진 왼쪽·31)씨와 게임 그래픽 디자이너 홍세현(사진 오른쪽·33)씨는 마치 중세시대 영주처럼 위용을 뽐내며 새로운 게임 제작에 몰두하고 있었다. 무슨 게임이냐고 묻는 질문에 “중세 판타지를 소재로 한 것인데 영업상 비밀”이라며 말을 아꼈다. 이번 게임 개발에 중추적인 역할을 맡은 이들은 그동안 7편의 게임을 직접 개발해 선보였다. 이 가운데 온라인 게임 ‘라그하임’은 인터넷 인기게임으로 비교적 잘 알려져 있다.“SF세계관을 소재로 한 것으로 국내 최초의 입체영상(3D) 게임”이라고 자랑했다. 박씨와 홍씨는 학창시절 온통 게임에 빠져 주변의 따가운 눈총도 받았던 ‘게임광’. 게임에 빠져 대학 진학에 실패했을 때도 PC방에서 게임으로 아픔을 달랬다고 한다. “게임 한 편을 만드는 데는 보통 2∼3년이 걸려요. 스타크래프트 등 대작은 5년 정도 걸리는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적게는 30억원에서 많게는 100억원 넘게 투자하는 것도 적지 않습니다.” 게임 제작에 필요한 인력은 게임PD, 기획, 그래픽디자이너, 컴퓨터 프로그래머, 시나리오 작가, 시스템 엔지니어, 홍보·마케팅, 관리직 등 최소 30여명이 필요하다는 게 이들의 설명이다. 박씨와 같은 게임 기획자는 게임이 재미있도록 설계하는 일을 맡는다. 도시계획상의 도면 설계를 맡은 것과 같다. 따라서 기획자는 컴퓨터와 그래픽, 프로그램 등 모든 기술 분야에 대한 기본 지식이 있어야 한다. 또 게임 내용에 대한 분석은 물론 게임 상품화 이후 반응까지 예측 가능해야 한다. 기획이 제대로 되어야 흥행에 성공할 수 있다. 박씨는 게임에 대한 기본지식을 고교 시절부터 꾸준히 쌓았다. 인문계 고교를 다니면서 대학진학 대신 게임에 빠졌던 그는 군복무 이후 곧바로 게임 제작 과정을 배울 수 있는 사설학원을 선택했다. 6개월 과정의 이론 수업과 8개월에 걸친 실무 과정을 통해 게임기획자로 나설 수 있었다. 초기에는 소규모 업체에서 실력을 쌓은 다음 2004년부터 이 회사에 입사, 기획자로 활동하고 있다. 그는 “게임을 좋아했던 만큼 전문가가 되기 위한 배움의 열정도 뜨거웠다.”고 말했다.“제대로 1년만 투자하면 누구나 게임산업에 진출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게임그래픽디자이너로 활동하는 홍씨도 대학에서 게임 분야를 전공한 것은 아니다. 1999년 2년제 대학 전기공학과를 졸업한 뒤 6개월 과정의 학원 수강을 통해 그래픽디자이너가 됐다. 그는 “게임 업계는 실무 능력을 강조하기 때문에 전공이나 학벌 등은 문제가 안 된다.”고 말했다. 게임그래픽디자이너는 기획자가 설계를 마치면 구체적으로 실행할 수 있도록 형상화하는 작업을 맡는다. 게임상의 캐릭터를 제작하고 게임의 배경과 애니메이션을 만든다. 게임을 실감나게 하고 생명력을 불어넣는 직접적인 기술인 셈이다. 박씨와 홍씨의 연봉은 3000만원이 조금 넘는 수준으로 다른 직종에 비해 비교적 높은 편이다. 앞으로 몇년의 경력을 더 쌓으면 메이저급의 대우로 연봉 5000만원은 거뜬하다고 이들은 말한다. 하지만 이들에게는 연봉보다 더 소중한 ‘대박의 꿈’이 있다. 게임산업에 이름을 남길 만한 불후의 명작을 만들고 싶은 것이다. 이동구기자 yidonggu@seoul.co.kr
  • [씨줄날줄] 47news /황성기 논설위원

    ‘47news’(www.47news.jp)는 일본 전국의 뉴스를 지역별로 볼 수 있는 사이트다.47개 도도부현(都道府縣)의 생생한 소식을 전한다는 뜻에서 지었다. 화면 왼쪽의 지도에 마우스를 대면 그 지역의 대표 뉴스가 뜬다. 지역별로 검색하는 기능도 있다. 제목을 클릭하면 뉴스를 내보낸 신문사의 홈페이지로 자동 연결된다. 뉴스의 허브 역할을 하겠다는 구상이다. 야후 같은 일본의 거대 포털사이트에 대항한다는 의미도 있다. 지난해 12월24일 개설했다. 니혼게이자이신문과 산케이신문 같은 2개 전국지와 나고야의 주니치신문 등 45개 지방신문사가 공동출자했다. 자본금은 7050만엔(5억 4300만원). 출자는 하지 않지 않았으나 콘텐츠를 공급하는 교도통신과 5개 지방지를 더해 총 53개사가 참가하고 있다. 일본 신문산업의 위기감에서 탄생했다. 젊은 세대들의 활자 이탈, 인터넷과 무가지의 범람으로 신문 부수의 감소가 위기의 배경에 있다. 완만한 부수 감소보다 신문사들에 더 무서운 것은 광고 수입의 격감이다. 일본 경제가 좋아졌다고 하지만 광고주들은 종이보다는 20대, 젊은 여성 등 원포인트 광고까지 가능한 인터넷을 선호하기 때문이다. 조회수가 많은 신문사의 인터넷 광고단가는 높을 수밖에 없다. 메이저인 아사히, 요미우리 신문은 참가하지 않았다. 기사 노출이 전국지보다 취약한 지방지들로선 인터넷 조회를 늘리는 게 광고수입을 늘리는 지름길이다. 일본의 인터넷 이용인구는 7361만명이다.1997년 조사때 572만명이었으니 13배 늘었다. ‘47news’는 조금이라도 더 자사 홈페이지로 네티즌을 유인하려는 신문사들의 자구책 중 하나다. 사이트를 운영하는 ‘전국신문 네트’의 하야시 겐이치로 대표는 “사이트 개설 후 신문사마다 하루 1000∼2000명씩 방문자 수가 늘었다.”고 말했다. 미약하지만 효과가 있는 셈이다. 개설 직후 10만명이던 ‘47news’의 하루 방문자 수는 한달이 지난 지금 5만∼6만명선이라고 한다.100배는 돼야 성에 찬다고 하니 인지도를 높이는 게 급선무다. 신문 산업의 위기는 일본뿐만이 아니다. 한국을 포함한 세계적인 현상이다. 일본 신문사들의 실험이 주목되는 까닭이 여기에 있다. 황성기 논설위원 marry04@seoul.co.kr
  • [김문기자가 만난사람] 쓰레기통 조물주로 변신한 ‘반쪽이’ 최정현씨

    [김문기자가 만난사람] 쓰레기통 조물주로 변신한 ‘반쪽이’ 최정현씨

    모든 것은 버려진다. 세상에 나와 쓰임새가 끝나면 폐기처분되는 게 자연의 섭리일 터. 만물의 영장인 인간도 그럴진대 사물의 목숨이야 더욱 가혹하게 끊어지고 내동댕이쳐 쓰레기 하치장으로 버려진다. 하지만 아닌 게 있다. 아무짝에도 쓸모없는, 말 그대로 볼품없는 고·폐물들에게 생명을 ‘훅’ 하고 불어넣었더니 실로 눈이 부시도록 아름다워진다. 또한 해학과 웃음까지 깊숙이 내장돼 있어 보는 이들에게 무한한 상상력과 신비의 세계에 ‘쏙’ 빠지게 한다. 아마 ‘천지창조’의 미켈란젤로조차 새로운 탄생의 경이(驚異)에 한참 입을 다물지 못할 것 같다. 지난 23일 오후, 경기도 화성시 봉담읍내 중심가에서 2㎞ 정도 떨어진 한 아파트 공사현장 인근의 허름한 작업실.30여평 규모의 실내에는 마치 철공소처럼 산소 용접기 몇대가 보이고 주변에는 폐기처분 직전의 고·폐물들이 이리저리 흩어져 있었다.6·25 당시의 전황소식을 전했음직한 고물 라디오가 눈에 들어오더니 바로 옆에 괴상망측한 스피커가 앙증맞게 놓여 있었다. 다 쓰고 버려진 음식점용 큰 세제통 중간에 구 멍을 뚫어 헌 스피커를 끼워 맞춘 모습이었다. 음질에는 아무 이상이 없었다. 탁자 위의 포스터를 보고 깜짝 놀랐다. 코브라 뱀이 살아 있는 것처럼 빨간 혀를 날름거렸기 때문이다. 배밑에는 수십마리의 쥐가 달려드는 모습이었다. 자세히 봤더니 다 쓴 컴퓨터 자판기와 마우스를 촘촘이 엮어 만들어낸 ‘네티즌’이라는 작품이었다. 실물은 부산 해운대의 컨벤션센터(BEXCO)에 전시(2월4일까지) 중이라고 작업실 주인은 설명했다. 아울러 2005년 11월부터 이듬해 2월6일까지 뉴질랜드에서 열린 ‘일상의 연금술’ 전시에서 세계적 정크아티스트 26명이 참가했는데, 여기에서 가장 주목을 끈 작품이라고 귀띔했다. 놀라움은 여기서 그치지 않았다. 수백개의 단추구멍으로 만든 올빼미, 버려진 의자를 이용한 코끼리 모습, 삽과 젓가락으로 엮어진 모기, 철도핀과 스프링으로 탄생시킨 ‘어린왕자의 보아뱀’, 그리고 도끼자루와 자동차 부품을 이용한 ‘맞벌이 부부’ 등 한두가지가 아니다. 또한 늘렸다 폈다, 이리 굴리고 저리 굴리면 침대와 의자, 책상과 가구 등으로 변모하는 ‘요술쟁이 쭉쭉이상’도 눈길을 잡았다. 참을 수 없는 궁금증이 더해 작업실 주인과 마주 앉았다. 최정현(47)씨. 정크아티스트, 즉 ‘고·폐물 예술가’이다. 전에는 만화가로 이름을 날렸다. 대표작은 ‘반쪽이의 육아일기’.15년전에 책으로 발간했는데 지금도 전국 서점에서 팔리고 있다. 이중 일부는 중3 국어교과서에 실려 있을 정도다. 그는 서울대 학보사를 거쳐 1980년대의 운동권 유인물에 그림을 그렸으며 ‘말’지와 한겨레신문 초창기 만평을 그리기도 했다.‘여성신문’에서 자신의 딸을 소재로 ‘육아일기’를 연재해 많은 인기를 얻었다. 다시 이력을 정리하면 1981년부터 2001년까지 20년 동안 만화가로, 이후 3년 동안은 목공예 예술가로,3년전부터는 고·폐물 예술가로 활동 중이다.‘종이-나무-철기’로 이어지는 흔치 않은 예술가의 삶이다. 특히 ‘철기시대’에 선 요즘, 고철이나 산업 폐기물들에게 새로운 생명과 이미지를 불어넣어 ‘조물주’라는 별명을 얻었다. 지난해 9월 서울 북촌미술관에서 3000여점의 작품을 전시했는데 생존작가로는 보기 드믈게 입장료 수입만으로 이익을 남길 정도로 많은 관람객(1만 5000여명)이 몰려 ‘조물주’임을 실감케 했다. “여기 있는 것들 중 90%는 버려진 물건들을 주워온 것입니다. 나머지는 고물상에서 돈을 주고 구입했지요. 용접으로 다리와 날개, 눈과 귀, 코를 만들어주면 다시 살아 움직이지요. 이 얼마나 뿌듯한 일입니까. 만화는 백지상태에서 창조하기 때문에 힘들지만 다 쓴 철은 어떻게든 한때 사용됐던 물건이기에 작품 힌트를 얻기에 좋습니다.” 그가 고물에 관심을 가지기 시작한 건 5년전 초등학교 5학년인 딸과 유럽 배낭여행을 떠났을 때였다. 영국의 ‘런던 자연사박물관’에서 새의 부리 등 자연물을 모아 일상생활 도구와 비교해 놓은 모습을 보고 ‘저걸 고물로 바꾸면 여기보다 관람객이 더 많이 오겠구나.’하는 생각이 문득 들었다. 단순 재활용이 아닌 메시지와 생명을 넣은 ‘고물 자연사 박물관’ 아이디어를 떠올렸던 것이다. 귀국한 뒤 딸은 여행기를 책으로 펴냈고 아버지 최씨는 고물을 모으기 시작했다. 아울러 기계제작소에서 용접기술 등을 익혔다. 그의 작업실 주변과 수원 변두리 일대의 단골 고물상만 12군데나 된다. 갈 때마다 되도록 완전 폐기물 위주로 골라 무게당 몇십원씩 값을 더 얹어주기 때문에 고물상 일꾼들에겐 VIP고객이다. 그렇게 고·폐물들을 모아 새 생명을 불어넣기 작업을 하다 보니 3년 만에 3000여점에 이를 정도로 열성을 쏟았다. “버려진 철물에는 그 자체의 이야기가 있어요. 여기에 만화를 집어넣기 때문에 관람객들이 안 웃고는 못배기는 것 같아요. 또 쓰던 물건을 이용해 이리저리 내용을 맞춰주면 역사가 다시 살아나는 것 같다고들 해요.” 뿐만 아니라 종이에서 나무로, 나무에서 고철로 바뀌면서 재기 넘치는 해학으로 부조리를 신랄하게 꼬집어 묘한 카타르시스마저 안겨준다. 최씨는 대구 출신. 어릴 적부터 혼자 그림을 그리고 뭔가 만드는 일에 무척 흥미를 느꼈다. 초등학교 다닐 때 각종 ‘제작대회’때마다 상을 휩쓸었다. 고1때에는 동네에서 우연히 초상화 그리는 사람을 알게 돼 잠깐 배우더니 곧바로 돈벌이에 나설 만큼 재능을 인정받았다. 그러던 어느날 가정방문 온 담임선생한테 적발(?)당한 것이 계기가 돼 학교 미술선생에게 순수미술을 배우게 된다. 이후 서울대 서양화과에 진학한 그는 학보사에서 만평을 그렸다. 이때 운동권 학생들과 자연스럽게 교분을 쌓았다. 또한 대학때 교내에서 투신자살하는 스토리의 만화영화를 만들기도 했다. 군 제대후에는 대학 친구들의 권유로 이른바 ‘지하 유인물’ 작업에 참여했다.5공화국 시절인 당시만 해도 검열이 엄격했던 터라 몰래 숨어서 그렸다. 이름도 밝힐 수 없어 대신 분단의 아픔을 상징하는 ‘계란 반쪽이’의 그림으로 저작을 표시했다. 이어 ‘말’지에서 2년6개월 동안 삽화를 그렸는데 주로 미국 관련 내용이어서 ‘반미 만화작가’로 소문났다. 그러던 1988년 12월 지인의 권유로 ‘여성신문’에서 ‘육아일기’를 연재하기 시작했다. 때마침 딸 아이를 낳은 터여서 자연스럽게 아이디어가 연결됐다. 경상도 출신 남자가 육아일기를 그렸다는 점에서 처음에는 창피했으나 반응이 좋아 계속 그려나가게 됐다. “만화를 그만 두고 철공으로 넘어갈 때 무척 힘들었지요. 남들이 왜 거꾸로 가느냐고 하더군요. 지금 생각해도 잘 결정한 것 같아요. 한국인의 손놀림은 정말 훌륭하잖아요.” 필생의 역작 이야기가 나왔다. “2년후 산업 폐기물로 만들어질 집을 기대해 달라.”며 활짝 웃었다. 고물상이나 쓰레기통을 뒤지며 다시 생명을 불어넣기에 분명 그는 ‘아름다운 조물주’였다. ■ 그가 걸어온 길 ▲1960년 대구 출생 ▲80년 영남고 졸업 ▲84년 서울대 서양화과 졸업 ▲85년 20대 ‘힘’ 전(아랍미술관) ▲89년 개인전 ‘그림마당 민’(서울) ▲94년 개인전 반쪽이 만화전(오사카) ▲95년 제1회 평등부부상 수상 (제2정무장관실) km@seoul.co.kr
  • [씨줄날줄] 피에르 신부/함혜리 논설위원

    1954년 2월1일 정오. 낯선 목소리가 라디오뤽상부르 방송의 전파를 타고 흘러나왔다.“형제, 자매 여러분. 방금 한 여인이 얼어 숨졌습니다. 담요 3000장과 대형텐트 300개, 난로 200개가 당장 필요합니다. 여러분이 도와준다면 오늘 밤 아스팔트 위나 강 둑에서 잠을 자는 사람은 없을 겁니다.” 노숙자 보호를 촉구하는 이 목소리의 주인공은 엠마우스 공동체를 세운 아베 피에르(피에르 신부)였다. 나치 독일에서 해방된 지 10년이 가까워 오면서 프랑스가 어느 정도 안정을 되찾고 있었지만 절대 빈곤층의 주거난과 생활고는 갈수록 심각해지고 있을 때였다. 피에르 신부의 호소는 전 프랑스를 움직이게 만들었다. 엠마우스 본부가 있는 로체스터관의 홀은 순식간에 전국에서 온 구호품으로 넘쳐났다. 보석, 모피코트, 가재 도구, 초콜릿, 통조림 등 가릴 것 없이 쏟아져 들어왔다. 정치인, 사업가, 연예인, 예술가, 노동자 등 각계 각층에서 성금이 몰려들어 은행에서는 로체스터관에 창구를 개설했을 정도였다. 하루는 자그마한 체구의 남자가 와서 200만프랑을 현금으로 기부하고 갔다.“이 돈은 드리는 게 아니라 돌려주는 겁니다. 내가 속해 있던 거리의 사람들 것입니다.”찰리 채플린이었다. 이렇게 모아진 구호품은 300t이나 됐고 성금은 5000만 프랑이나 됐다. 전국 각지에서 보내진 성원의 편지도 30만통이나 됐다. 아베 피에르 재단이 만들어졌으며 노숙자 수용시설들이 세워졌다. 정부는 이 일을 계기로 월세를 내지 않는 세입자라도 한겨울에는 집에서 내쫓지 못하게 하는 법을 만들었다. 이 일은 ‘54년 겨울’이라는 영화의 소재로 다뤄지기도 했다. 베레모에 검은 수도사 망토를 걸치고 ‘선의의 반란’을 일으키며 평생을 살아온 피에르 신부가 22일 94세를 일기로 세상을 떠났다. 프랑스인의 존경과 사랑을 한몸에 받았던 그의 장례식은 26일 파리의 노트르담 대성당에서 국장으로 치러질 예정이다. 새삼 그가 남긴 말이 가슴 깊이 와닿는다.“산다는 것, 그것은 사랑하는 것을 배우는 것이다.” 오늘밤에도 지하도에서 새우잠을 청해야 하는 우리의 노숙자들에게는 누가 사랑을 나눠줄까. 함혜리 논설위원 lotus@seoul.co.kr
  • ‘빈민의 아버지’ 佛 아베 피에르 신부 선종

    “당신의 사랑은 어디에 있습니까. 내 이웃의 가난은 나의 수치입니다.”‘행동하는 성자’로 프랑스 최고의 휴머니스트이자 빈민의 아버지로 추앙받던 아베 피에르 신부가 22일 선종했다.94세. 피에르 신부의 선종 소식에 프랑스는 ‘깊은 슬픔’에 잠겼다. 50여년 동안 거리의 부랑자와 노숙자, 알코올 중독자 등 빈민들을 도우며 해마다 발표하는 ‘가장 존경하는 프랑스인’에 8차례나 1위에 오른 인물이다. AFP통신 등 프랑스 언론들은 북서부 루앙 외곽에서 말년을 보내던 피에르 신부가 폐렴이 심해져 군병원에 입원했으나 타계했다고 밝혔다. 자크 시라크 대통령은 이날 “우리는 위대한 인물이자, 양심, 선(善)의 화신을 잃었다.”고 애도했다. 발레리 지스카르 데스탱 전 대통령은 “피에르 신부가 없는 프랑스는 더는 이전과 같을 수 없다.”며 국장(國葬)으로 예우하자고 촉구했다. 반세기 동안 사랑과 봉사에 헌신해 온 피에르 신부의 활동이 전국적인 주목을 받은 때는 지난 1954년 매서운 겨울 밤. 라디오에 나와 파리의 거리에서 숨진 한 여성의 죽음에 대해 호소하면서부터다. 그는 “친구들이여, 도와주세요. 한 여성이 오늘 새벽 3시에 얼어 숨졌습니다. 전날 받은 퇴거 통지서를 손에 든 채 숨을 거뒀습니다. 오늘 밤까지, 늦어도 내일까지는 담요 5000장과 대형 텐트 300장, 조리기구 200개가 필요합니다.”고 호소했다. 1912년 8월 5일 남동부 리옹의 한 유복한 가정에서 앙리 그루에스란 이름으로 태어난 피에르 신부는 2차 세계대전 때 반(反) 나치 지하 저항 활동을 벌이기도 했는데, 프랑스의 전시 지도자 샤를 드골의 형제 한 사람도 그의 도움으로 목숨을 살릴 수 있었다. 독일인에게 체포된 뒤 탈출, 알제리로 피신한 그는 전후 귀국, 교외의 낡은 건물을 수리해 노숙자들을 위한 숙소로 만들었다.1949년에 탄생한 노숙자 자립 시설 엠마우스 공동체가 그것이다. 엠마우스는 현재 50여개국에 회원과 시설들을 가진 국제적인 단체로 성장했다. 피에르 신부는 프랑스 최고 영예의 레지옹 도뇌르 훈장을 받았고 노벨 평화상 후보 명단에 오르기도 했다. 저서로는 ‘단순한 기쁨’,‘피에르 신부의 고백’,‘이웃의 가난은 나의 수치입니다’ 등이 있다.안동환기자 sunstory@seoul.co.kr
  • “소수자 아픔 알리는 특종 쓸래요”

    “소수자 아픔 알리는 특종 쓸래요”

    “장애인 입장에서 장애인 등 소수자들이 하고 싶은 말을 직접 사회에 전달하기 위해 블로그 기자를 시작했습니다.” 지난 19일 경기도 이천시 증포동의 한 보험회사 사무실에서는 휠체어에 의지한 김영주(34)씨가 입으로 마우스 스틱을 움직이며 힘겹게 글을 쓰고 있었다. 전신마비라는 1급 중증 장애를 딛고 보험설계사로 일하는 그는 지난해 말 포털사이트 미디어다음으로부터 ‘블로그 기자상’ 우수상을 받은 아이디 ‘코난’이다. 그의 블로그는 개설 1년도 되지 않아 클릭수 33만 8000여건을 기록하는 폭발적인 인기를 끌고 있다. 그는 어깨 아래로는 바늘로 찔러도 모를 정도로 감각이 없다. 자율 신경이 마비되면서 두 손도 점점 굳어간다. 오래 한 자세로 누워 있거나 휠체어에 앉아 있으면 눌린 부위에 피가 통하지 않아 욕창이 생긴다. 그렇지만 그는 보험업무를 보면서 틈틈이 겨우 움직일 수 있는 손가락으로 인터넷을 검색하고, 입에 문 마우스 스틱으로 글도 쓴다. 비장애인이 1시간 걸려 쓰는 글을 마우스 스틱 속도로는 2∼3일이 걸리기도 하지만 괘념치 않는다. 김씨는 스킨스쿠버와 암벽등반이라면 사족을 못쓰는 스포츠광. 그러나 1999년 1월 세상은 그에게서 모든 것을 앗아갔다. 한 물류회사에 다니던 그는 동료가 모는 차에 타고 가다 사고가 나면서 목뼈 4∼6번이 차례로 어긋나며 신경이 손상됐다. 호흡신경이 마비돼 목에 구멍을 뚫어 기계로 숨을 쉬는 고통도 겪었다. 그러나 좌절하지 않고 치열한 ‘1인 서바이벌게임’을 시작했다. 국립재활원에서 오전에는 재활에 전념하고 오후에는 장애인 관련 단체를 찾아다녔다.2003년 7월에는 보험설계일을 하겠다며 삼성화재를 찾았고,“다른 직원들과 같은 조건에서 일하겠다.”는 끈질긴 설득 끝에 같은 해 12월 일을 시작했다. 이듬해 1월 통장에 첫 월급 148만원이 찍힌 날을 그는 잊지 못한다.“6개월 동안 오후 10시까지 고객들을 찾아다니며 명함만 1000여장 뿌렸죠.” 스스로 돈벌이를 해 활동보조인까지 고용하게 되자 장애인들이 처한 열악한 환경을 위해 뭔가 일을 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는 지난해 2월 블로그를 통해 글을 쓰기 시작했다. 장애인의 날을 이틀 앞둔 같은 해 4월18일 ‘제 얘기 한번 들러보실래요’라는 제목의 자전적인 이야기는 이틀 동안 18만번의 클릭 수를 기록하며 블로그 특종을 기록했다. 댓글에는 ‘자살을 심각하게 고민하고 있었는데 님이 쓴 글을 읽고 다시 생각하게 됐다.’는 이야기도 올랐다. 이어 5월에는 지방선거를 앞두고 장애인을 이용한 선거운동을 고발하는 기사로 후보자들에게 경종을 울렸다.11월에는 루 게릭병과 투병중인 전직 농구코치 박승일씨를 찾아가 만난 뒤 눈동자의 움직임으로 대화했던 이야기를 글로 써 네티즌들의 눈물을 자아내기도 했다. 이 기사는 다음이 루 게릭병 관련 켐페인을 하는 계기가 됐다. 그는 “후속 기사로 중증장애인 가족들이 이들을 부양하면서 겪는 비참한 생활에 대해 고발해 보고 싶다.”며 활짝 웃었다. 글 이천 이재훈기자 nomad@seoul.co.kr
  • 행자부장관이 업무보고?

    행자부장관이 업무보고?

    “행자부가 최근 내놓은 ‘열린자치 라이스(LAIIS)’는 주민이 한 곳에 앉아서 지역에 대한 정보를 쉽게 알 수 있는 것입니다. 여러분의 적극적인 협조를 부탁드립니다.” 박명재 행정자치부 장관이 18일 경상북도청을 방문해 김관용 지사와 기초자치단체장에게 행자부의 업무에 대해 보고(?)를 했다. 취임 후 지자체를 처음 방문하는 자리였는데 도정 보고를 받기에 앞서 이례적으로 먼저 행자부의 업무를 단체장에게 알리고 협조를 요청한 것이다. 박 장관은 5분간의 인사말에 이어 최근 선보인 지방행정종합정보공개시스템 ‘LAIIS’를 직접 설명했다. 노트북으로 마우스를 옮겨 가며 파워포인트로 10여분간 소개했다. 혹시 중앙정부에서 선출직인 단체장들을 줄세우기하려는 것 아니냐는 우려를 의식한 듯,“선의의 경쟁을 유도하기 위해 도입했다.”면서 양해도 구했다. 박 장관은 보고에 앞서 “취임한 이후 중앙정부와 자치단체 간의 ‘상생의 협력’과 ‘파트너십’을 정립하려고 노력하고 있다.”고 설명한 뒤 “도청에서 일방적으로 업무보고를 받는 것이 아니라 행자부 장관이 앞으로 지방행정을 이끌어가는 방향을 설명하는 자리로 이해해 달라.”고 주문했다. 행자부는 박 장관이 취임한 후 중앙과 지방간 갈등의 모습을 해소하고 ‘상생의 협력관계’를 만들려고 노력해 왔다. 행자부 장관이 지방을 방문할 때도 과거의 ‘순시’라는 말 대신 ‘예방’이란 표현을 썼다. 사실 박 장관은 경북도에 대해 애정도 많지만 부담이 있을 수 있다. 경북 포항 출신인 박 장관은 이전에 경북도 부지사를 지냈다. 그만큼 경북도정에는 밝다. 하지만 지난해 지방선거에서 김관용 도지사와 맞붙었다가 패해 두 사람의 만남은 부담스러울 수밖에 없다. 하지만 그는 취임 후 첫 방문지로 경북도를 택하고 파트너십의 시동을 걸었다. 대구 조덕현기자 hyoun@seoul.co.kr
  • 지성 골가뭄 언제까지?

    “솔직히 부담이 없지 않다. 하지만 경기장에서 증명하는 수밖에 없다. 그런 비판을 듣지 않도록 골과 어시스트를 적극적으로 노리겠다.” 박지성(26·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은 8일 홈에서 열린 잉글랜드 축구협회(FA)컵 애스턴 빌라와의 64강전에 선발 출전, 후반 25분 교체될 때까지 그라운드를 종횡무진 누볐다. 부상 공백 뒤 6경기 연속 출장했지만 공격 포인트를 올리는 데 실패했다. 맨유는 2-1로 승리해 32강에 올랐다. 그는 “더 나아질 것이라 믿고 열심히 노력하고 있다. 지금보다 좋은 모습을 보여드리고 싶다.”는 말로 자신의 부족함을 인정했다.6경기째 공격 포인트가 없다는 지적에 대해선 “공격수라면 그런 비판을 겸허히 수용할 수 있어야 한다.”며 스스로를 채찍질했다. 박지성은 전반 5분과 16분,37분 게리 네빌, 라이언 긱스 등의 패스를 이어받아 결정적인 골 찬스를 잡았지만 슈팅 대부분이 어이없이 하늘로 치솟거나 골 마우스에서 한참 떨어진 곳을 향했다.‘맨체스터 이브닝뉴스’ 인터넷판은 “부지런히 뛰어다녔지만 마무리가 되지 않았다.”는 평가와 함께 평점 6을 부여했다.임병선기자 bsnim@seoul.co.kr
  • ‘007 인식기술’ 내가 쓰고 있네

    ‘007 인식기술’ 내가 쓰고 있네

    ‘삑∼’,‘삐익∼’ 요즘 현대인들은 이런 신호음을 달고 산다. 버스나 지하철을 타건, 사무실에 들어가건, 심지어 매장에서 물건을 살 때도 이 같은 소리는 곁을 떠나지 않는다. 그렇다면 우리의 신원이나 물건을 식별하는 인식 시스템들은 과연 어떤 과학적 원리로 작동하는 것일까. 앞으로는 어떤 새로운 인식 기술이 우리 곁으로 다가올까. 요즘은 버스나 지하철을 탈 때 예전처럼 미리 동전을 준비하는 경우는 거의 없다. 지갑속 깊숙이 들어 있는 교통카드 한 장이면 모든 게 해결된다. 그런데 카드에는 배터리가 들어 있지 않은데 어떻게 전파를 이용한 무선통신을 할 수 있는 걸까. 비밀은 카드속에 들어있는 유도코일과 축전기(蓄電器)에 있다. 여기에는 유용한 물리법칙이 숨어 있다. 바로 영국의 물리학자 패러데이가 발견한 ‘유도 전류의 원리’이다. 이 원리는 자기장과 코일을 가까이하면 코일에 순간적으로 전류가 발생하는 것을 말한다. 버스를 예로 들어보자. 카드 단말기 주변에는 강한 자기장이 흐르고 있는데, 교통카드를 대면 전류가 발생하고 카드는 이 전기를 이용해 메모리칩에 기억된 금액 정보를 무선 네트워크로 연결된 중앙 컴퓨터로 보내 요금을 산정한다. 단 교통카드는 은박지가 담긴 담배갑 등과 함께 있으면 유도코일을 이용한 무선 주파수 통신이 방해받을 수도 있다. 유도전류의 원리를 이용한 식별 방법은 직원 출입증이나 의류 등 상품에 부착해 도난방지용으로도 활용된다. 세계 곳곳에서는 상습 성범죄자 등 사람의 신체에 메모리 칩을 넣어 신원을 식별하는 방안이 추진되고 있다. 사람의 신체를 이용해 신원을 확인하는 생체인식시스템도 보편화되고 있다. 생체인식이란 얼굴·음성·지문·홍채·각막·손등 정맥·걸음걸이 등 신체적 특징을 추출해 판별하는 것이다. 개인의 일거수 일투족을 감시하는 ‘빅브라더(Big Brother) 논란’에도 불구하고, 생체 정보가 개인마다 다르고 복제하기 힘들다는 점에서 널리 활용된다. 이 가운데 손등 정맥을 이용한 ‘손인식기’는 국내 대학 기숙사 등에서 이미 활용 중이다. 정맥 인식은 사람마다 고유한 형태의 정맥이 손등에 나타나는 점을 이용한다. 오남용의 위험성이 적어 최근 과학수사의 새 흐름을 이끌고 있다. 최근에는 손등 피부 아래의 깊은 부분까지 이미지를 추출해내는 기술로까지 발전했다. 얼굴인식은 얼굴 혈관에서 발생하는 열기를 적외선 카메라로 포착,3차원으로 영상화해 식별한다. 눈·코·입 등 얼굴의 특징을 구별할 수 있다. 성형수술을 하더라도 눈·코·입의 간격과 비율은 변하지 않기 때문에 인식이 가능하다고 한다. 홍채인식은 검은 눈동자 주변의 갈색부분의 무늬가 사람마다 다르다는 점을 이용한다. 그러나 영화 ‘마이너리티 리포트’에서 보듯 주인공이 뽑아낸 안구를 이용해 홍채 인식 시스템을 유유히 통과하는 것은 오류가 있다. 안구는 빼냄과 동시에 시신경이 끊어져 동공이 확대된다. 빛에 따라 동공이 확대 또는 축소돼야 제대로 된 인식이 가능하다. 홍채는 지문보다 그 패턴이 훨씬 복잡해 가장 완벽한 식별시스템으로 알려져 있다. 한편 망막인식시스템은 안구의 가장 뒷부분에 있는 망막의 혈관 분포를 파악하는 방법이다. 요즘은 손으로 버튼을 누르는 대신 말로 하면 다음 단계로 넘어가는 자동응답서비스(ARS)가 많다. 음성인식은 사람의 목소리마다 특정 주파수대의 에너지 분포가 다른 점을 이용한다. 예컨대 ‘아’와 ‘어’의 목소리는 주파수가 다르다. 소리마다 다른 주파수의 특성을 읽는 원리이다. 과학자들은 다가올 미래에는 머릿속의 생각을 읽는 식별 기술이 보편화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최근 미국 시카고대와 브라운대 등 연구팀은 과학저널 네이처에 “뇌속에 장착된 칩을 이용해 마우스를 움직여 인터넷을 검색할 수 있다.”는 연구 결과를 발표했다. 연구팀에 따르면 대뇌 피질 속에 삽입된 소형 칩이 뇌파(생각)를 인식한 뒤 연결된 컴퓨터에 전달하면 컴퓨터가 주변 기기나 기계 팔·다리를 움직이게 된다. 즉, 뇌 신호가 컴퓨터를 거쳐 운동신호로 바뀌는 원리인 것이다. 이영표기자 tomcat@seoul.co.kr
  • [부고]

    ●장동현(흥사단 사무총장)씨 모친상 홍영란(한국교육개발원 연구위원)씨 시모상 3일 서울아산병원, 발인 5일 오전 7시 (02)3010-2294●황인선(한국은행 정책총괄팀 차장)의선(전 코트라 과장)유선(등명중 부장)후자(국민은행 과장)씨 부친상 안병관(한국금융연수원 부장)윤동수(사업)류희삼(동서울대 교수)씨 빙부상 2일 강북삼성병원, 발인 6일 오전 7시30분 (02)2001-1096●기광능(동선산업 부사장)승능(사업)육능(법무법인 화우 미국변호사)명능(농협중앙회 연수원 부원장)칠능(사업)준능(삼성SDS 상무)정희(베드로선교센터 의사)씨 모친상 조은제(베드로선교센터 의사)씨 빙모상 2일 삼성서울병원, 발인 5일 오전 8시 (02)3410-6912●장완호(특허청 서기관)민호(현대건설 과장)선영(금강병원 간호사)씨 모친상 정우택(장맥엔지니어링 상무)씨 빙모상 3일 서울아산병원, 발인 5일 오전 7시 (02)3010-2292●이완영(전 부산대 법대 교수)씨 별세 성관(한울건축 대표)씨 부친상 이종길(한국신경외과 원장)백유선(백치과 〃)씨 빙부상 황숙정(사진작가)씨 시부상 3일 서울아산병원, 발인 5일 오전 7시 (02)3010-2291●강신익(듀크상사 전무)신철(현대건설 토목사업본부 차장)신형(진승종합목재 대표)신영씨 부친상 정연구(사업)씨 빙부상 3일 서울대병원, 발인 5일 오전 9시 (02)2072-2016●윤봉전(남부건설 대표)봉철(목포 덕인고 교사)씨 모친상 영기(광주일보 문화생활부 기자)씨 조모상 이수천(동아운수시내버스 전무이사)씨 빙모상 3일 전남 강진장례식장, 발인 5일 오전 9시 (061)432-4004●허학용(전 경남도 보건복지여성국장)씨 빙부상 3일 경남 진주 엠마우스요양병원, 발인 5일 오전 7시 (055)749-9000●류철형(법무법인 태평양 변호사)인형(충북대병원)씨 부친상 조병기(현진정보통신)이영훈(삼화전기)씨 빙부상 2일 충북 청주의료원, 발인 4일 오전 8시 (043)279-2770●김재황(누리박스 프로그래머)씨 부친상 이정현(한나라당 박근혜 전 대표 공보특보)이상준(웨이브랩 영화음향담당)씨 빙부상 3일 광주 상무병원, 발인 5일 오전 9시 (062)600-7406●박정근(현진 현장소장)정규(한화그룹 부장)영애 경애(영남대 교수)씨 부친상 전국진(한국표준과학연구원 책임연구원)씨 빙부상 3일 대구 파티마병원, 발인 6일 오전 6시 (053)958-9000
  • [OUR STORY] 요리와 아트가 만났을 때

    [OUR STORY] 요리와 아트가 만났을 때

    ‘중국인은 음식을 맛으로, 일본인은 눈으로, 한국인은 양으로 먹는다.’는 얘기가 있다. 요즘 들어 우리의 음식 트렌드도 다양해지고 온갖 예쁜 음식을 추구하는 마니아들이 늘어나고 있다. 보기 좋은 떡이 맛있다는 말처럼 음식을 눈으로 먹는 경향도 많아졌다. 대표적으로 서울지역 가운데 이른바 음식의 일번지로 불리는 강남 압구정을 중심으로 먹기에 아까울 정도의 ‘예쁜 요리’를 만드는 곳이 많다. 음식을 만드는 사람들을 굳이 예술가라고 하지 않더라도 그들이 창조해내는 온갖 예쁜 요리, 게다가 정성과 멋이 어우러져 보는 이로 하여금 절로 감탄사를 내뱉게 한다. 자, 그런 음식, 그런 곳을 살짝 소개한다. 글 사진 한준규기자 hihi@seoul.co.kr ■ 한식의 맛과 멋 새로운 발견 ‘랑’ 우리 음식은 정말 어려우면서도 예쁘게 만들기가 힘들다고 알려져 있다. 이런 한식을 새롭게 재구성한 식당이 있다. 바로 푸드아트다이닝 랑이다. 신흥대학 식품영양학과 전지영 교수가 푸드 스타일링을 했고 종로구 자하문 등 유명한 한식당에서 30년 넘게 주방을 맡은 전도식(51)이사가 ‘맛’을 책임지는 랑은 요리 자체가 ‘작품’이며 깊은 맛을 품었다. 우리 음식에 맛과 멋을 불어넣은 새로운 개념의 한식 레스토랑이다. 특히 색동 옷을 입힌 대하찜은 정말 시집가는 새우를 보는 듯하다. 감자, 깻잎, 인삼 등으로 몸을 치장하고 날치알을 깔아 입에 넣으면 씹히는 맛과 향이 그만이다. 또한 마치 서양의 스테이크를 연상시키는 느타리전. 서양 요리처럼 소스를 멋지게 뿌려 그 가치를 더한다. 버섯 위에 계란 흰자를 살짝 익혀 얹어 이탈리아 음식 못지않은 분위기를 전해준다. 감자, 비트, 양상추, 비타민, 단호박을 이용해 다섯가지 색을 낸 오색샐러드는 젓가락으로 집기가 아깝다. 가지에 새송이버섯, 갑오징어, 애호박 등을 넣고 초승달 모양으로 만든 가지월과채 또한 한국적인 미를 그대로 나타낸다. 이외에도 전도식 이사의 야심작인 도미식해는 식초에 절인 무에 쌓아 감나무잎 위에 올린 그 모양이 정말 ‘예술’이며 맛도 가히 환상이다. 또한 랑에서 빼놓을 수 없는 것이 ‘약탕밥’. 특별 제작한 약탕기에 직접 밥을 해서 나오는데 그 맛과 향이 별미. 당귀 우린 물에 쌀과 은행, 밥, 대추 등을 넣어 은은한 한약재의 향에 외국인들도 무척 좋아한다. 랑은 단품이 없이 코스만 있는데 산수화(점심특선)가 2만 2000원이며 11개의 요리를 먹을 수 있는 수묵화가 3만 5000원,14개의 요리로 구성된 담채화가 4만 9000원이다.(02)3446-2674. ■ 앙증맞은 복어요리 일식당 ‘만요’ 일식은 칼로 만드는 예술이라고 할 수 있다. 그 중에서도 공부하는 일식당으로 소문난 임피리얼 팰리스 호텔 만요는 무엇인가 특별한 멋을 가지고 있다. 박종희(37) 부주방장은 “항상 새로운 일식의 흐름이 무엇인가 지켜봅니다. 인터넷을 통해 세계요리경연대회를 보는 것은 기본이고 일본을 자주 여행해 아이템을 배우며 재충전을 한다.”고 말했다. 박 부주방장이 추천하는 요리는 복어. 중국 북송의 시인 소동파가 ‘죽을 만큼 맛있다.´고 칭찬한 요리로 과연 복어가 어떻게 변신을 할까. 일단 복어 코스 요리의 전채가 나온다. 마치 가을을 가득 닮은 양 갈색의 나뭇가지에 앙증맞은 요리가 놓여 있다.‘어떤 것부터 어떻게 먹을까.’하는 행복한 고민에 빠지게 만든다. 간장에 조려 밑에만 깨를 발라 놓은 도토리 모양의 메추리알. 마치 잘 익은 ‘감’모양을 하고 있는 연어초밥. 새우 다진 것에 소면을 밑에 붙여 밤송이 모양의 새우살 튀김 등 잔나무가지 위에 놓아 가을의 풍성함을 느끼게 함과 동시에 하나의 작품으로 변신했다. 복요리의 하이라이트는 누가 뭐래도 ‘회’다. 하얀 접시를 내려놓는데 음식이 담긴 것이 아니라 한 폭의 산수화가 그려 있다. 복어 지느러미와 두툼한 살을 이용한 커다란 나비 한마리. 하얀 바다를 나는 듯한 껍질로 만든 갈매기. 정말 아까워서 손을 대기 싫을 정도다. 이밖에 코스로 복지리까지 다양한 12가지의 예쁜 요리가 선보인다. 특급 호텔이라도 강남의 여느 일식집보다 저렴한 1인분에 13만원.(02)3440-8151. ■ 한식 전복 스테이크 ‘멜리데’ 한식을 퓨전으로 재구성해 예쁘고 맛난 음식으로 만든 곳이 강남 청담동의 멜리데이다. ‘방배동 요리 선생님’으로 20여년 동안 명문가의 며느리들에게 음식을 가르쳤던 최경숙씨가 맛을 책임지고 있는 집이다. 계절에 맞는 재료, 시골 장을 돌아다니며 준비한 신선한 채소, 그리고 정성이 깃든 요리는 눈뿐 아니라 입을 즐겁게 하기에 충분하다. 고소한 깨 소스를 듬뿍 얹은 닭가슴살 샐러드, 이탈리아의 카르파초(소고기를 날 것으로 살짝 소스에 무쳐 먹는 서양 육회)를 응용한 해산물 카르파초도 별미다. 굴, 광어, 도미 등이 소스의 맛과 향에 하나가 된다. 멜리데의 자랑인 전복 스테이크는 보기만 해도 입안에 군침이 고인다. 멋진 전복껍질 위에 각종 버섯과 야채를 담고 그 위에 탱글탱글한 육질의 전복 그리고 주황색 소스와 고추장을 마치 물방울처럼 떨어뜨린 요리. 또 고산지대의 더덕을 커다란 조개살 위에 뿌려 멋을 한껏 낸 요리, 철 만난 대하에 마늘, 고추, 생강 등을 뿌려 구워낸 새우 등. 눈으로 보나, 입에 넣나 그 맛을 무엇으로 바꿀 수 없다. 분명 겉모습은 양식인데 그 맛은 우리의 것이다. 마늘을 유우에 넣고 갈아 고추장, 생크림 등에 넣어 만든 한국적 소스로 우리 맛을 지켜나간다. 마무리는 어머니의 손맛이 묻어나는 8첩 반상과 밥, 국. 그리고 후식으로 감 샤벳까지. 오래도록 멜리데의 음식이 눈에 선할 것 같다. 단품 요리는 2만∼4만원선. 코스도 있다.(02)543-7100. ■ 꽃과 케이크의 만남 ‘이승남의 꽃과빵’ 케이크의 모양이 다양화 된 것은 몇 해 전부터다. 미키마우스, 로켓 등 아이들이 좋아하는 캐릭터를 이용한 케이크가 나오더니 이젠 정말 먹기에 아까운 케이크가 나왔다. 바로 이승남의 꽃과빵의 케이크다. 플로리스트였던 이승남(50)씨가 미국에서 베이커리 기술을 배워서 케이크와 꽃을 접목시킨 예쁜 케이크를 만들었다. 하얀 생크림이 가득한 케이크 위에 그녀가 보라색 수국으로 장식을 하자 세상에 하나 밖에 없는 케이크가 만들어진다. 어찌 이렇게 예쁜 케이크를 잘라 먹을 수 있을까. 아주 부드러우며 달콤한 맛이 일품이다. 그날 주문 받은 것만 만든다. 최소 이틀 전에 전화로 케이크에 올릴 꽃과 전할 메시지 등을 알려주어야만 케이크를 살 수 있는 주문형 케이크집이다. 연인의 마음을 사로잡고 싶다면 적당한 선물이 될 듯. 블루베리 치즈케이크, 시나몬 쉬폰 케이크, 고구마케이크 등 다양한 케이크가 있으며 작은 것 4만원, 큰 것 5만원이다. 또 여기서는 쫄깃쫄깃한 찹쌀을 넣은 ‘모찌꼬’, 호두 맛이 그만인 피칸파이, 달콤한 슈크림이 가득한 미니슈크림도 만들어 판다. 개당 1500∼2000원. 물론 미리 주문해야한다.(02)516-3971.
  • “한국대표 캐릭터 둘리” 성인남녀 31%가 인지

    한국을 대표하는 캐릭터는 역시 ‘둘리’였다.한국문화콘텐츠진흥원이 전국성인남녀 1000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실시한 결과 ‘둘리’는 인지도에서 30.9%, 선호도에서도 9.7%의 지지를 얻어 한국 최고의 캐릭터로 꼽혔다.이외에도 마시마로·뿌까 같은 토종캐릭터가 10위권에 들었지만 미키마우스·키티·짱구 등 미국과 일본 캐릭터보다는 뒤처졌다.88서울올림픽 마스코트였던 호돌이가 6.8%로 인지도 8위에 오른 것도 눈에 띄었다.
  • [한준규기자의 라크로스 체험기] 진짜사나이도 헉헉

    [한준규기자의 라크로스 체험기] 진짜사나이도 헉헉

    파란 하늘과 따사로운 햇살, 그리고 선선한 바람이 대지를 감싸는 가을의 초입. 초록의 그라운드를 누비며 몸과 몸을 부딪치는 격렬한 운동이 ‘땡’기는 계절이다. ‘아∼뭐, 재미난 운동이 없을까’하는 사람들을 위해 ‘라크로스’란 운동을 소개한다. 우리에겐 아직 생소하지만 스틱 끝에 달린 잠자리채에 공을 담고 달리며 상대의 골대에 넣는 운동으로 미국에서는 요즘 선풍적인 인기를 끌고 있다. 우리나라에서도 유학을 다녀온 사람들 중심으로 라크로스가 유행처럼 서서히 번지기 시작했다. 장비가 비싼 것도 아니고 경기방식도 간단하다. 또 축구의 조직적 플레이, 아메리칸 풋볼의 거친 느낌, 핸드볼과 하키의 스피드가 모두 가미된 종합 운동으로 한번 재미를 붙이며 누구나 마니아가 된다. 라크로스는 도대체 어떤 운동일까. 글 사진 한준규기자 hihi@seoul.co.kr 지난주 수요일. 수원 경희대학교 필드하키장에서 라크로스 인터넷 동우회 ‘CLU’(Corea Lacrosse Union,www.freechal.com//lacrosse)의 회원들이 모인다는 이야기를 듣고 달려갔다. # 뭣에 쓰는 물건인고 간단한 인사를 마치자 그들은 길다란 가방에서 이상하게 생긴 것을 꺼낸다. 잠자리채 같기도 하고, 낚시할 때 고기를 떠내는 뜰채 비슷한 것을 주섬주섬 꺼낸다. “무엇인가요.”라고 묻자 “이게 라크로스 스틱입니다. 공을 헤드에 담고 던져 상대방의 골대에 넣으면 점수를 얻게 됩니다.”라는 노진규(32·라크로스 한국협회 사무장)씨. 별거 아니라는 표정을 짓자 노씨는 “그래도 보기보단 힘들어요. 헤드부분이 깊지 않아 공이 빠져나가기 쉽고 31인치(약 78㎝)이상 되는 길이의 스틱에서 뿜어져 나오는 공의 속도가 160㎞이상으로 날아다니는 운동이에요. 한번 해보시겠습니까.”라고 권한다. 간단한 기본기를 배웠다. 스틱을 잡고 공을 던지고 받고. 어린 시절 날아가던 잠자리도 한번 휘두르면 어김없이 잡았는데 이건 서툴다.‘어 어디 갔지.’하고 돌아보면 어느새 공은 저만치 뒤에서 뒹굴고 있었다. “원래 처음에는 그래요.”라며 웃는 우충원(29·인터넷 쇼핑몰)씨.“자 이제 간단한 시합을 시작합니다. 장비를 챙기세요.”라는 노씨의 말에 따라 다들 옷을 갈아입는다. 그런데 놀라운 것은 헬멧과 가슴을 보호하는 패드는 물론이고 어깨와 팔, 두툼한 장갑까지 챙기고, 입에는 마우스피스를 무는 사람도 있었다. # 진정 사나이들의 경기 “자 오늘은 연습이니까 15분씩 4쿼터로 하겠습니다. 처음 오신 분은 첫퀴터는 좀 보시고 다음 쿼터부터 하시는 걸로 하겠습니다.” 이윽고 시합이 시작됐다. 패스를 하는데 수비수들이 스틱으로 공을 막는 것은 물론이고 상대방을 때린다. 그러자 공을 잡은 선수가 뛰기 시작한다. 몸집이 좋은 수비수가 몸으로 부딪치자 보기 좋게 옆으로 나가떨어진다.‘어, 장난이 아니네’. 거의 아이스하키수준으로 보디히트를 한다. 중간에서 공을 잡은 선수가 옆으로 뛰며 던진 공이 골 그물을 흔든다. 그런데 공이 보이지 않는다. 정말 빠르다. 부딪치고 때리고 달리기의 연속이다.“옆에, 뒤쪽 왼쪽, 앞에 오른쪽, 스틱첵” 골문을 지키는 골리(골키퍼)가 연신 큰소리로 지시를 한다. “탁탁탁, 퍽퍽퍽, 우∼와”하는 소리와 함께 두 골이 더 나왔다. 옆에서 박원기(28)씨가 “어떠세요. 재미나지요.”라며 말을 건네다.“아마 사람들이 두발로 하는 운동 중에 가장 빠르고 격렬한 운동이 바로 라크로스입니다. 그게 매력이지요.”하고 했다. 1쿼터가 끝나자 헬멧을 벗은 선수들의 얼굴은 그야말로 땀 범벅이다.“이번엔 한번 뛰셔야지요.”라는 노씨. 헬멧을 쓰고 운동장에 섰다. 우충원씨가 패스를 한다. 공을 잡았다. 에이 그런데 바로 공이 헤드에서 빠져 땅에 떨어진다. 순간 몇 명이 달려들며 밀쳐버린다. 이를 물고 달려 공을 뺏으려는데 벌써 저쪽으로 공이 날아간다. 정신을 차릴 수 없다.‘휙 휙’소리를 내며 이리저리 이어지는 패스. 어느 순간 공이 골대를 가른다. 이대로 물러설 순 없다.“제가 한번 해 볼테니 패스를 부탁합니다.”라고 조수영(26·삼성전자)씨에게 부탁을 했다. 공을 잡고 스틱을 살짝 돌리며 골대를 향해 돌진했다. 여기저기서 스틱이 날아들어 팔과 어깨를 때린다. “어이쿠.”하며 장현일(30)씨의 보디히트에 맞고 넘어졌다.“헉헉헉” 가쁜 숨을 몰아쉬며 다시 일어났다. 몸과 몸이, 스틱과 스틱이 부딪치며 서로를 견제한다. ‘나라고 못할 것 있나’라며 공을 몰고 뛰어들어오는 상대 선수의 등쪽을 스틱으로 냅다 후려쳤다.“휘∼익” 심판의 호각과 함께 2분간 퇴장. 경기장 밖에서 기다리는 동안 “원래 스틱첵은 등부위를 치면 안됩니다. 팔이나 어깨 가슴만을 치는 것이 룰입니다.”라고 박원재씨가 귀띔해준다. 어떻게 15분이 흘렀는지 알 수가 없다. 그저 달리고 부딪치고 때렸을 뿐이다. 공의 속도가 빨라서인지 경기 속도 또한 무지하게 빠르다. 몇 번의 패스가 골로 연결되어 잠시도 긴장을 늦출 수 없는 경기다. 아주 짜릿하다. 9대4로 당연히 우리편이 졌지만 참 재미나다. 운동량 또한 엄청나다. 아마 몸무게가 한 3㎏은 빠진 것 같다. “원래 라크로스는 와일드하고 남성적인 매력이 물씬 풍기는 운동입니다. 스틱으로 상대방과 부딪치고 때릴 수 있는 유일한 운동이지요. 그래서 부상을 막기 위한 장비 착용이 중요합니다.”라는 장현일씨.“미국에선 중·고등학교 여학생들도 거의 대부분 라크로스를 즐겨요. 물론 남자 경기와 ‘룰’이 달라 몸이나 스틱을 부딪치지 않지만 인간의 본성대로 달리고 던지고 뛰는 재미난 경기예요.”라는 배진아(19·유학생)씨. 그렇다. 모든 구기 종목의 장점을 모아놓은 듯한 라크로스는 짜릿한 재미와 체력, 지구력이 요구되는 운동으로 우리나라 사람들의 습성에 ‘딱’어울린다. 아직은 걸음마 단계에 있지만 머지않아 동네에서 아이들이 편을 나눠 라크로스를 하는 날이 곧 올 듯싶다. ■ 라크로스의 역사 - 1500여년전 인디언 놀이 실제 라크로스는 미국에서 가장 오래된 스포츠로 그 역사가 1500여년이 넘는다. 미국 인디언이 즐기던 경기였다. 라크로스는 프랑스어. 프랑스 개척자들이 인디언들이 하는 경기를 본 뒤 관사와 막대기를 뜻하는 la와 crosse를 합성해 만든 이름이다. 이 운동은 하키와 농구, 축구 등을 섞어놓았다. 하키처럼 스틱을 사용해 공을 잡고 먼 거리를 전속력으로 달리는 것은 축구와 비슷하고 골문 근처에 있는 선수에게 공을 패스하는 건 농구와 같지만 서로 몸을 부딪치는 격렬한 운동이다. 따라서 상대 선수와의 거친 몸 싸움에 밀리지 않는 우수한 체격 조건과 농구처럼 패스나 슛할 때 속임수가 가능한 민첩성, 팀 워크를 위한 협동심이 필요하다. 1990년대 초반부터 미국에 라크로스붐이 일어나 지금은 동네에서 아이들이 모여 하는 운동으로 자리잡았다. 우리나라에서는 1998년 경희대학교에 처음 팀이 창단되었고 한국라크로스협회가 1997년 만들어져 사단법인으로 탈바꿈해 바람몰이를 하려고 하는 중이다. 경희대, 숭실대 한국체육대학에, 외대부속 외고와 전주고등학교, 서울 서초구 원명초등학교에 팀이 있으며 강남과 분당을 중심으로 한 유소년 클럽 2팀이 활동을 하고 있다. 라크로스 인터넷 동우회로 ‘CLU’가 유일하다. 라크로스를 접하고 싶은 사람들은 CLU를 통하거나 한국라크로스협회(02-743-5291)로 연락하면 된다. 또 오는 23일 오전 10시에 한강 시민공원 잠원지구 운동장에서 원명초등학교와 Max Sports팀의 초등학교 라크로스 친선경기 열린다.
  • [한게임배 마스터즈 서바이벌-2006년 하이라이트(3라운드)] 의표를 찌른 반격

    [한게임배 마스터즈 서바이벌-2006년 하이라이트(3라운드)] 의표를 찌른 반격

    이재웅 5단과 윤혁 5단은 1라운드에서 홍성지 5단과 김진우 3단에게 각각 1패를 당했지만 2라운드에서는 김은선 3단과 공병주 4단을 물리쳐서 탈락의 위기를 넘겼다. 따라서 두 기사는 똑같은 입장이다. 이 판을 이기는 쪽은 한결 마음이 가뿐할 것이고 지는 쪽은 다시 탈락의 위기에 놓이게 된다. 장면도(110∼111) 천신만고 끝에 좌하귀 흑 대마가 탈출해서 사는 데에 성공했지만, 그 동안 하변 흑진이 깨져서 형세는 백이 유리하다. 백110은 가로 받을 것인지, 나로 귀를 지킬 것인지를 묻는 수. 응수가 난처한 윤혁 5단이 흑111로 젖혀서 딴청을 부린 장면이다. 실전진행(112∼114) 이재웅 5단은 흑이 우하귀에서 딴청을 부린 것과 마찬가지로 흑▲에 대응하지 않고 백112로 뚫으려 했다. 흑은 당연히 A의 곳을 틀어막아야 하는데 뜻밖에도 윤혁 5단의 착수는 113의 곳이었고 백114로 한칸 뛰어나가자 승부가 결정되고 말았다. (참고도) 이 시합은 한게임 대국실에서 진행되기 때문에 두 기사는 직접 마우스를 클릭하며 컴퓨터로 대국한다. 흑1을 둔 윤혁 5단은 당연히 상대가 백2로 막을 것으로 예상하고 미리 마우스를 3의 곳에 갖다 놓았다. 그리고는‘딱’하는 착수 소리가 들리자 마우스를 클릭한 것인데 상대의 착수는 예상했던 그곳이 아니었다. 어이없는 착각이다. 150수 끝, 백 불계승 유승엽 withbdk@naver.com
  • 동작구, 인터넷게임 중독예방 세미나

    요즘 인터넷은 자녀를 둔 부모들에게 시한폭탄 같은 존재다. 무방비로 노출돼 있는 청소년들에게 인터넷의 공격은 무차별적이다. 특히 인터넷 게임 중독으로 인한 청소년 폭력이 늘면서 경고등은 이미 켜진 상태다. 동작구(구청장 김우중) 주최로 지난 12일 열린 ‘청소년 인터넷·게임 중독 예방 세미나’에서는 청소년을 자녀로 둔 학부모 100여명이 머리를 맞대고 대안을 고민하는 시간을 가졌다. 대방동에 사는 이민희(가명) 주부는 중1짜리 아들 때문에 마음고생을 겪었던 사연을 털어놨다. 학급회장을 맡을 정도로 모범생이었던 아들이 어느새 거짓말을 반복하며 인터넷 게임에 빠지게 됐다는 것이다. 이씨는 “학원엘 간다고 나간 아들이 PC방으로 향하기 일쑤였고, 나중에는 PC방으로 찾아나선 엄마를 봐도 태연해하는 아이를 보면서 게임 중독을 걱정하게 됐다.”고 말했다. 결국 전문가를 찾아나서면서 해결책을 찾은 이씨는 “전문가에게서 중독은 아니라는 진단은 받았지만, 아이가 그 일을 계기로 게임 시간을 조절하려고 노력하게 됐다.”고 경험을 전했다. 사당동의 민경숙(가명) 주부 역시 인터넷 게임 때문에 아들과 갈등을 빚었다. 민씨는 “밤을 새워가며 게임을 하는 중학생 아들 때문에 전쟁 아닌 전쟁을 벌였다.”고 했다. 컴퓨터를 아예 못하게 했더니 학원을 핑계로 PC방을 드나들면서 사태는 더 악화됐다. 민씨는 “남편과 상의해 거짓말한 잘못은 체벌로 혼을 내고, 인터넷은 할 일을 다했을 때에만 2시간씩 허락하는 규칙을 정했다.”면서 “무조건 막기보다 대안을 제시하자 아이가 달라지기 시작했다.”고 말했다. 다행히 인터넷 중독 징후를 조기에 발견해 해결책을 찾은 이들은 평소에 아이의 행동을 유심히 관찰할 것을 조언했다.▲용돈이 적다고 투정을 하고 ▲갑자기 학교 준비물이 많아지고 ▲집중력이 떨어지면서 피곤해하고 ▲반항적이고 공격적으로 행동한다면 인터넷 게임 중독을 의심해봐야 한다는 것이다. 이날 상담을 맡은 놀이미디어교육센터 전종천 기획실장도 “알코올 중독, 약물 중독, 도박 중독만을 심각하게 생각하지만 가장 치료가 어려운 중독이 바로 인터넷 중독”이라며 조기 발견과 치료를 강조했다. 중독은 접근성을 차단해 치료를 해야 하는데 인터넷은 집과 학교는 물론 곳곳의 PC방에서 손만 뻗으면 인터넷을 할 수 있어 차단하기가 어렵다는 설명이다. 전 실장은 “마우스를 뽑고 자판기를 뽑아서 강제적으로 컴퓨터를 못하게 하는 부모님들이 있는데, 그런다고 못할 아이들이 아니고 반발심만 키운다.”면서 “인터넷 게임에서 제외되면 친구들 사이에서 왕따가 될 수 있는 자녀의 상황을 이해하고, 자제력을 키울 수 있도록 설득을 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강혜승기자 1fineday@seoul.co.kr
  • 홍콩 디즈니 초라한 1주년

    홍콩 경제 부활의 신호탄으로 관심을 모으며 개장했던 홍콩 디즈니랜드가 초라한 1주년 성적표를 들고 고민에 빠졌다. 중국 본토인들이 미키마우스 같은 디즈니 캐릭터에 생소한 탓이라며 유아들처럼 디즈니 애니메이션부터 가르치기로 했다고 파이낸셜 타임스가 5일 보도했다. 빌 어니스트 홍콩 디즈니랜드 사장은 전날 기자회견을 갖고 “중국 본토인들은 디즈니 캐릭터와 함께 성장하지 않았기 때문에 이들과 친숙하지 못하다.”면서 “이것이 지난 1년간 입장객 목표치를 채우지 못한 이유”라고 말했다. 이에 따라 앞으로는 중국 관광객들이 홍콩 디즈니랜드에 들어서자마자 10∼15분에 걸쳐 디즈니 역사에 대해 먼저 공부할 것이라고 어니스트 사장은 밝혔다.세계 어린이들의 미국적 동심을 대변해 온 미키마우스와 플루토, 도널드덕 등 각종 디즈니 캐릭터를 경험하는 영화를 보여 주면서 테마파크의 환상 속으로 빠져들 수 있도록 만들겠다는 계획이다.박정경기자 olive@seoul.co.kr
  • 한·미 FTA 3차협상 쟁점 및 전망

    한·미 FTA 3차협상 쟁점 및 전망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3차 협상이 6일 새벽(한국시간) 미국 시애틀에서 닷새간의 일정으로 시작됐다. 양국 협상단은 공식적인 협상일(7일, 현지시간 6일)보다 하루 앞서 개성공단 한국산 인정 문제 등을 논의하는 원산지·통관 협상을 시작으로 사실상 3차 협상에 돌입했다. 양국간 입장이 평행선을 달리고 있는 개성공단 생산제품의 한국산 인정 문제가 첫 쟁점이 될 것으로 보인다. 앞서 4일 시애틀에 도착한 김종훈 수석대표는 공항에서 “3차 협상에서는 양허(개방)안과 서비스·투자 유보(개방 제외)안, 통합협정문 쟁점 사항에 대한 논의 진전 등 3가지가 초점이 될 것”이라면서 “특히 개방안과 서비스 유보안에 대한 논의가 집중될 것”이라고 말했다. 진동수 재정경제부 제2차관도 5일 3차 협상 개막에 맞춰 한 라디오 프로그램에 출연,“원산지 규정이나 섬유 세이프가드를 현행처럼 유지하겠다는 미국 입장은 절대 수용할 수 없다.”고 강조했다. 쌀과 섬유, 의약품, 자동차, 개성공단 등 기존 쟁점 이외에 지적재산권, 반덤핑, 공기업, 통신 등 분야에서 새 쟁점들이 협상장을 달굴 전망이다. 한편 한·미 FTA 저지 범국민운동본부 소속 회원 60여명도 시애틀 현지에서 본격적인 활동에 나섰다. ●지재권 보호기간 70년 vs 50년 지적재산권 문제는 출판물 등 저작물은 물론 특허권 등 의약품 협상 등과도 맞물려 있어 뜨거운 불씨가 될 전망이다. 미국은 1998년 통과된 이른바 ‘미키마우스법’에 따라 저작권 보호기간을 70년으로 연장하는 등 자국 수준의 엄격한 저작권 보호를 요구하고 있다. 디지털 저작물을 잠시 내려 받는 것도 저작권 침해로 간주하는 ‘일시적 복제권’도 주장하고 있다. 반면 우리나라는 국내법 대로 ‘저작자 사후 50년’을 유지할 것을 고수하고 있어 난항이 예상된다. 반(反)덤핑 제재 문제도 핫이슈다. 한국측은 국내 산업에 엄청난 피해를 주고 있는 미국의 반덤핑 제재를 완화하고 긴급수입제한조치(세이프가드)도 철회하라고 미국측을 강하게 압박한다는 입장이다. 독점·공기업을 포함한 공공부문 개방 문제도 ‘뜨거운 감자’로 떠오를 전망이다.2차 협상때 우체국 보험 등 정부 지원 문제를 언급한 미국측은 산업은행, 기업은행 등 국책은행과 농협 공제 등 정부 지원과 독점적 지위 등도 문제삼을 것으로 예상된다. 통신기술표준 정부지정 문제도 시비를 걸어올 것으로 보인다. 전기·수도·가스 등 국민기초생활 관련 분야도 미국측이 문제를 제기할 것으로 예상된다. ●쌀, 섬유, 개성공단 제자리 예상 미국측은 한국의 대표적 취약산업인 농산물, 그중에서도 쌀 문제를 집요하게 파고들 것으로 보인다. 이를 지렛대로 뼈 없는 쇠고기의 재수입, 낙농가공품 관세의 대폭 삭감 등을 요구할 것으로 예상된다. 두 나라는 농산물의 관세철폐 기간을 놓고 이견을 좁히지 못해 결국 각각의 양허안을 제시했다. 따라서 협상 과정에서 한국이 ‘예외 취급’을 요구한 284개 농산물 품목 중 미국이 얼마나 양보할지가 관건이다. 입장차이만 확인한 자동차 분야도 난항이 예상된다. 배기량을 기준으로 부과하는 국내 자동차세제 기준을 가격이나 연비로 바꿀 것을 요구해온 미국은 여기에다 자동차 표준 제정시 ‘작업반’ 구성 등 공세의 고삐를 한층 조일 태세다. 한국은 미국이 20% 수준의 높은 관세로 보호하는 픽업트럭의 관세 폐지를 물고 늘어진다는 입장이다. 우리의 몇 안되는 공략 분야인 섬유는 미국측이 원산지 규정(얀 포워드)을 내세워 중국산 원사(原絲)를 쓴 상당수 한국산 제품을 관세 철폐 대상에서 제외하려 하고 있어 협상 진전이 쉽지 않을 전망이다. 개성공단 한국산 인정 문제는 북한 미사일·핵문제 등 정치적 변수까지 가세, 전망이 불투명하다. 단 한국측은 재료의 60% 이상이 한국산(남한산)으로 이뤄지면 한국산으로 인정해야 한다고 첫날부터 강하게 요구할 방침이다. 이영표기자 tomcat@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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