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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사임당’ 안신우, 이영애 매니저와 결혼 “드라마 촬영 중 연인 발전”

    ‘사임당’ 안신우, 이영애 매니저와 결혼 “드라마 촬영 중 연인 발전”

    ‘사임당’에 출연 중인 배우 안신우가 오는 4월 웨딩마치를 울린다. 안신우는 오는 4월 이영애의 매니저와 결혼식을 올린다. 두 사람은 평소 지인으로 알고 지내다 ‘사임당, 빛의 일기’를 통해 연인 사이로 발전, 열애 끝에 결혼까지 이르게 됐다. 이영애가 두 사람의 사랑을 적극적으로 지지하고 결혼까지 이를 수 있도록 응원했다는 후문. 특히 부친이 돌아가신 매니저를 위해 이영애 부부가 직접 식사 자리까지 마련해 두 사람을 응원하고 사소한 고충까지 들어주며 힘을 주기도 했다. 배우 안신우는 지난 96년 KBS ‘슈퍼탤런트’선발대회 은상을 수상하며 데뷔했다. SBS ‘야인시대’, KBS‘왕과비’, ‘대왕세종’, ‘근초고왕’ 등의 작품에서 안정적이고 탄탄한 연기를 선보여 왔다. ‘노이즈 오프’, ‘딱 일주일만 만나줘’ 등의 연극은 물론 ‘달마야 놀자’, ‘사랑은 비를 타고’, ‘뮤직 인 마이 하트’ 등의 뮤지컬까지 다양한 무대에서 활약해온 다재다능한 배우다. 최근 방영 중인 SBS 수목드라마‘사임당, 빛의 일기’에서 사임당(이영애 분)의 아들 현룡(정준원 분)의 재능을 높이 사 중부학당 자모회의 거센 치맛바람에도 입교 시키려는 올바른 교육 철학을 가진 교수관 백인걸역으로 등장해 지적인 면모와 안정된 연기력으로 강한 인상을 남겼다. 이보희 기자 boh2@seoul.co.kr
  • ‘보통 천재’가 아닌 괴짜 물리학자의 삶

    ‘보통 천재’가 아닌 괴짜 물리학자의 삶

    리처드 파인만/크리스토퍼 사이크스 지음/노태복 옮김/반니/336쪽/1만 6500원지난해 말 개인 약속이 있다며 시상식에 가지 않는 등 노벨문학상에 반색하지 않던 밥 딜런을 보며 떠오른 사람이 있다. 아인슈타인 이후 20세기 최고 물리학자, 한편으로는 괴짜 과학자로 평가받는 리처드 필립스 파인만(1918~1988)이다. 그 또한 1965년 노벨물리학상 수상을 정말 귀찮아했다. 선정 소식을 전하려는 스웨덴 왕립학술원 측의 전화에 “그걸 꼭 새벽에 알려야 겠냐?”며 타박을 놓기도 했다. 번지르르한 시상식과 거창한 수상 소감이 질색이었지만 아내 기네스의 설득에 스웨덴에 갔고, 마지못해 갔던 것에 견주면 시상식 만찬과 무도회 등은 정말 제대로 즐겼다고 한다. 파인만은 당시를 이렇게 돌이킨다. “저는 상을 좋아하지 않습니다. 많은 물리학자가 제 연구 결과를 이용하는 것만으로도 감사할 따름이죠. 그것 말곤 필요가 없고 아무 의미도 없어요. … 저는 이미 상을 받았습니다. 발견의 기쁨, 발견의 흥분 그리고 다른 사람이 제 연구를 사용한다는 사실 말이에요. 그게 진짜입니다. 상은 헛것이죠. 상을 믿지 않아요. 상은 장식이고 제복입니다. … 유명세가 나쁘다고 보진 않았습니다. 그걸 원하지 않았을 뿐이에요. 피할 방법을 알고 싶었지만, 상을 거부하면 오히려 더 유명해질 걸 저도 알았죠. 얼마나 대단한 양반이기에 노벨상을 거부하다니! 그런 소릴 듣기 싫었습니다.” 이런 일화도 있다. 어디선가 택시를 탔더니 그를 알아본 기사가 어떻게 노벨상을 타게 됐는지 3분간 설명해 달라고 요청했다고 한다. 이에 대한 파인만의 대답은 “3분 안에 설명할 수 있는 거면 노벨상감이 아니지.” 맨해튼 프로젝트의 최연소 리더로, 양자전기 역학을 재정립한 노벨상 수상자로, 파인만 도형으로 유명한 천재 물리학자이면서 한편으론 봉고 연주와 마야 문자 해독, 그림 그리기와 금고 따기 등으로 인생을 유쾌하게 즐겼던 파인만의 삶을 파인만 자신과 그의 가족, 친구 및 동료 과학자들의 육성으로 생생하게 전달하는 책이다. 영국 다큐멘터리 작가 크리스토퍼 사이크스가 1980~90년대 파인만에 대한 여러 BBC 다큐멘터리를 만들며 기록해 놓은 글 자료와 영상 자료에 담긴 인터뷰들을 재구성했다. 130여장에 달하는 사진과 파인만이 남긴 메모들도 곁들여졌다. 원제는 ‘보통 천재가 아닌 사람’(No Ordinary Genius)이다. 홍지민 기자 icarus@seoul.co.kr
  • ‘99연승’ 美 코네티컷대학 女농구, 내일 사상 첫 100연승 도전

    ‘99연승’ 美 코네티컷대학 女농구, 내일 사상 첫 100연승 도전

    미국 코네티컷대학이 14일(이하 한국시간) 사상 초유의 100연승을 정조준한다.지노 아우리엠마 감독이 이끄는 이 대학 여자농구팀은 12일 남부감리교대학(SMU)을 83-41로 완파, 시즌 24전승(아메리칸 애슬레틱 콘퍼런스 12전승)을 거두면서 2014년 11월 17일 스탠퍼드대학에 2차 연장 접전 끝에 패배한 이래 99연승을 내달렸다. 미국대학체육협의회(NCAA) 최다 연승 신기록을 이어간 코네티컷대학은 14일 오전 11시 랭킹 6위 사우스캐롤라이나대학을 상대로 100연승을 겨냥한다. 사우스캐롤라이나대학은 시즌 21승2패를 기록하고 있어 정규시즌 남은 경기의 최대 고비가 될 것으로 보인다고 ESPN이 전했다. 케이티 루 사무엘슨은 22득점 중 19점을 전반에 올리는 활약으로 승리에 앞장섰다. 나피사 콜리에르가 10득점 13리바운드로 올 시즌 아홉 번째 더블더블을 작성했다. 키아 너스와 사니야 정이 나란히 13점씩 더했고 개비 윌리엄스가 11득점 9리바운드를 기록했다. 윌리엄스는 이로써 올 시즌 201개의 리바운드를 작성, 마야 무어와 브리애나 스튜어트와 나란히 한 시즌 200리바운드 100어시스트 50스틸 25블록슛 이상 기록한 선수로 이름을 올렸다. 이 대학의 연승 기록은 랭킹 밖의 상대까지 포함하면 126연승이 되고 아메리칸 애슬레틱 콘퍼런스만 따지면 75연승이 된다. 또 1971년부터 1974년까지 존 우든 감독이 지휘하던 UCLA의 NCAA 남자농구 신기록인 88연승보다 11경기 늘린 것이며 코네티컷대학의 2008년부터 2010년까지 이어진 90연승보다 아홉 경기 늘린 것이다. 미국의 프로와 아마 스포츠를 통틀어도 이만큼 연승을 달린 예는 찾기 힘들다. 북미아이스하키리그(NHL) 최다 연승은 1992~93시즌 피츠버그 펭귄스의 17연승, 미국프로풋볼(NFL)은 2008~09시즌 뉴잉글랜드 패트리어츠의 21연승, 미국프로야구(MLB)는 1916년 뉴욕 자이언츠의 26연승인데 무승부가 중간에 끼어 있어 1935년 시카고 컵스의 21연승이 최다 연승이다. 미국프로농구(NBA) 최다 연승은 1971~72시즌 LA 레이커스의 33연승, 프로테니스의 오픈 시대 이후 최다 연승은 마르티나 나브라틸로바의 74연승이다. 남부감리교대학은 지난달 코네티컷대학이 40점 차로 꺾어 91연승 신기록의 제물로 삼았는데 이날도 패배하면서 맞대결 6전 전패, 평균 48.6점 차 완패로 고개 숙였다. 임병선 선임기자 bsnim@seoul.co.kr
  • 코네티컷 대학 99연승, 오는 14일 사상 초유의 100연승 도전

    코네티컷 대학 99연승, 오는 14일 사상 초유의 100연승 도전

     코네티컷 대학이 오는 14일(이하 한국시간) 100연승을 정조준한다.  지노 아우리엠마 감독이 이끄는 이 대학 여자농구팀은 12일 오전 남부감리교대학(SMU)을 83-41로 완파하면서 시즌 24전승(아메리칸 컨퍼런스 12전승)을 거두면서 지난 2014년 11월 17일 스탠퍼드 대학에 2차 연장 접전 끝에 패배한 뒤 99연승을 달성했다. 미국대학체육협의회(NCAA) 최다 연승 신기록을 이어간 코네티컷 대학은 14일 오전 11시 랭킹 6위 사우스캐롤라이나 대학을 상대로 100연승을 겨냥한다. 사우스캐롤라이나 대학은 21승2패를 기록하고 있어 코네티컷 대학의 정규시즌 남은 경기 가운데 가장 중대한 고비가 될 것으로 보인다고 ESPN이 전했다.   케이티 루 사무엘슨은 이날 22득점 중 19점을 전반에 빼앗는 활약으로 승리에 앞장섰다. 나피사 콜리에르가 10득점 13리바운드로 올 시즌 아홉 번째 더블더블을 작성했다. 키아 너스와 사니야 정이 나란히 13점씩 더했고 개비 윌리엄스가 11득점 9리바운드를 기록했다. 윌리엄스는 이로써 올 시즌 201개의 리바운드를 작성, 마야 무어와 브리안나 스튜어트와 나란히 한 시즌 200리바운드 100어시스트 50스틸 25블록슛 이상 기록한 선수로 이름을 올렸다.    이 대학의 연승 기록은 순위 밖의 상대까지 포함하면 126연승이 되고 아메리칸 애슬레틱 컨퍼런스 팀들만 따지면 75연승이 된다. 또 1971년부터 1974년까지 존 우든 감독의 지휘 하에 이어진 UCLA의 NCAA 남자농구 신기록인 88연승보다 11경기 늘린 것이며 코네티컷 대학의 2008년부터 2010년까지 이어진 90연승보다 아홉 경기 늘린 것이다.   미국의 프로와 아마 스포츠를 통털어 봐도 이만큼 연승을 달린 팀이나 선수는 찾기 힘들다. 북미아이스하키리그(NHL) 최다 연승은 고작 17연승, 미국프로풋볼(NFL) 최다 연승은 뉴잉글랜드의 21연승, 미국프로농구(NBA) 최다 연승은 LA 레이커스의 33연승, 메이저리그사커(MLS) 최다 연승은 58연승, 프로테니스 오픈 시대 이후 최다 연승은 마르티나 나브라틸로바의 74연승이다.    남부감리교 대학은 지난달 코네티컷 대학이 40점 차로 이기면서 91연승의 제물이 됐는데 이날 또 패배하면서 맞대결 전적에서 무승6패로 평균 48.6점 차로 고개 숙였다. 임병선 선임기자 bsnim@seoul.co.kr  
  • 그날, 히틀러를 살린 건 안개였다

    그날, 히틀러를 살린 건 안개였다

    날씨가 만든 그날의 세계사/로날트 D 게르슈테 지음/강희진 옮김/제3의공간/344쪽/1만 5000원인류 최초의 낙원은 ‘에덴동산’이다. 과학자들은 혹독했던 빙하기가 끝나고 기원전 5000년 온난 다습했던 ‘최고의 기후’를 경험한 인류의 기억이 에덴동산이라는 ‘낙원 신화’로 남게 됐다고 추정한다. 날씨와 기후는 인류의 삶에 직접적인 영향을 끼치는 주요 요인이다. 궂은 날씨 때문에 일정을 바꾸는 사소한 변화부터 기근, 가뭄, 장마와 혹한 등 대규모 변화는 인류사의 전환점이 되기도 했다.‘날씨가 만든 그날의 세계사’는 기원전 200년 로마 제국부터 2015년 미국 캘리포니아 가뭄까지 지난 2000년 이상 주요 국가적·문명사적 사건마다 작동해 온 ‘그날’의 날씨를 역사에 대입해 풀어낸 책이다. 독일의 의사이자 역사 저술가인 저자는 장기적 현상 변화인 ‘기후’를 통해 문명의 흥망성쇠를 고찰하고, 단기적 기상 조건인 ‘날씨’의 변화무쌍함을 통해 전쟁의 승패와 역사 속 인물의 부침을 읽어 낸다. 저자의 시선을 좇다 보면 오늘의 날씨가 내일의 역사가 될 수 있다는 점을 실감하게 된다. 로마제국의 역사가 타키투스는 제국의 번영 이유를 “비옥한 토지와 하늘”이라고 기술했다. 제국의 전성기였던 1~2세기의 날씨는 온화하고 쾌적했다. 이른바 ‘로마 온난기’다. 수도 로마뿐 아니라 정복 전쟁으로 확보한 유럽 대부분 지역의 기후는 5대 현제 시절이 끝날 때까지 약 300년 동안 포근했다. 정치는 안정됐고, 식량 소출량은 제국을 먹여 살리기에 충분했다. 로마제국의 쇠퇴는 기온이 떨어지기 시작한 250년쯤의 혹한기와 정확히 겹친다. 제국의 땅은 쟁기를 댈 수 없을 만큼 얼어붙었고, 정치·경제적 위기가 제국을 무너트렸다. 메소포타미아 문명, 마야 문명, 그린란드의 바이킹족 문명도 기후변화로 사라진 문명들이다. 저자는 “지난 1만 2000년 동안의 기후사를 되돌아보면 온난기에는 사회와 문화가 발전하지만 한랭기(소빙하기)에는 사회적 불안과 위기가 점철됐다”고 말한다. 날씨는 독재자의 목숨을 살리기도 했다. 1939년 11월 8일 아돌프 히틀러는 독일 뮌헨의 대형 맥주홀에서 연설하기로 했다. 그날 밤 비행기를 타고 베를린에 돌아가려던 히틀러는 안개 예보가 뜨자 기차 탑승으로 일정을 바꿨다. 열차 출발 시간인 오후 9시 30분에 맞추기 위해 9시 7분 연설을 끝낸 히틀러는 서둘러 맥주홀을 떠났다. 그리고 13분 후 목공인 게오르크 엘저가 히틀러의 원래 일정에 맞춰 설치했던 폭탄이 터졌다. 몇 분 전까지 히틀러가 서 있었던 연단은 초토화됐다. 그날 뮌헨에 안개가 끼지 않았다면 아우슈비츠 수용소로 대표되는 홀로코스트(유대인 대학살)는 일어나지 않았을지 모른다. 책은 극심한 가뭄과 지름 40㎝의 우박세례 등 기상이변으로 인한 ‘빵값 폭등’이 1789년 프랑스대혁명의 도화선이 됐다는 혁명의 배후를 들춰내기도 하고, 1281년 쿠빌라이 칸의 일본 원정에서 시작된 가미카제(神風) 신화의 기원, 중세 소빙하기와 마녀사냥의 연관성 등 풍성한 얘깃거리를 제공한다. 저자는 지구온난화가 전 지구적 미래를 위협하는 상황에 대해 “지구상에는 이제 수많은 기후 대신 단 하나의 기후만 존재한다”면서 “우리는 지구라는 배를 타고 항해하고 있고 그 배는 손놓고 앉아만 있기에는 그다지 튼튼하지 않다는 사실을 잊어서는 안 된다”고 지적한다. 안동환 기자 ipsofacto@seoul.co.kr
  • 연휴 때 일본여행 가? 통신 멤버십 챙기고 로밍 쓸 만큼만 신청해

    KT 일본 내 쇼핑할인 쿠폰 발송 SKT 데이터 로밍요금제 세분화 LG 로밍고객 면세점 카드 제공 이동통신 3사가 설 연휴를 맞아 데이터 해외 로밍 요금 체계를 개편하거나 다양한 제휴 마케팅을 선보인다. 일본 지역 고객에게 현지 소매점의 할인 쿠폰을 제공하는 등 지역별로 특화한 서비스도 내놓았다. KT는 2017년 설 연휴를 맞이해 일본 현지 쇼핑시설 할인 쿠폰을 제공한다고 26일 밝혔다. KT 로밍 사용 고객이 일본에 도착하면 곧바로 안내 문자(MMS)를 통해 현지 편의점인 로손, 백화점 중 다카시마야, 드러그스토어인 마쓰모토 기요시, 면세점 라옥스 등 총 4개 브랜드 매장에서 제휴 할인을 받을 쿠폰을 제공한다. 쿠폰을 받으려면 현지에서 휴대전화를 켠 뒤 일본 통신사 중 NTT 도코모망에 연결해야 한다. KT 관계자는 “데이터 로밍 유료 부가서비스 또는 데이터 로밍 완전 차단(MMS 허용) 무료 서비스에 가입한 고객만 안내 문자를 수신할 수 있다”면서 “쿠폰 사용을 할 때 원치 않는 데이터 로밍 요금 부과를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고 했다. 이어 “해당 쿠폰은 한·중·일 통신사업자 협의체인 SCFA를 통해 KT가 일궈 낸 현지 제휴 혜택”이라면서 “보다 많은 혜택을 제공하기 위해 쿠폰 종류 및 제공 국가를 점차 확대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SK텔레콤도 일본 여행 고객에게 현지에서 이용 가능한 T멤버십 혜택을 안내하고 할인 쿠폰이 담긴 문자 메시지를 자동으로 보내 주는 ‘글로벌 플러스 혜택’ 서비스를 한다. 미리 신청하지 않아도 일본에 도착해 T로밍 서비스를 사용하는 첫날 정오에 전자제품 판매업체 비쿠 카메라, 편의점 로손에서 할인받을 수 있는 쿠폰이 한 차례 발송된다. 단, 일본 유심(USIM)으로 변경한 고객이나 마케팅 정보 수신에 동의하지 않은 고객에겐 해당 문자 메시지가 발송되지 않는다. SK텔레콤는 설을 앞두고 이달 중순 ‘T로밍 요금제’를 더 다양하게 개편했다. SK텔레콤은 기존의 ‘T로밍 데이터/LTE 원패스’ 요금제를 ‘T로밍 원패서 100/150/250’ 요금제로 쪼갰다. 요금제별로 하루에 100MB/150MB/250MB가 기본 데이터로 제공된다. 제공량을 다 쓰면 하루에 200Kbps 이하 속도로 데이터를 이용할 수 있다. 요금은 기본 데이터 제공량에 따라 각각 하루 9900원/1만 3200원/1만 6500원이다. 일주일 이상 여행을 할 때는 ‘T로밍 롱패스 7/15/30’을 쓸 수 있는데, 각각 7일 동안 1GB(4만 2900원)/15일 동안 1.5GB(5만 7200원)/30일 동안 2GB(6만 9300원) 중 고르면 된다. LG유플러스는 해외 로밍 고객을 대상으로 제휴 마케팅을 편다. LG유플러스는 다음달 7일까지 보름 동안 인천공항 로밍센터에서 로밍 상품에 가입하는 고객을 대상으로 매일 선착순 1000명에게 SM면세점에서 사용할 수 있는 기프트카드 1만원을 증정한다. LG유플러스는 또 숙박 예약 업체인 부킹닷컴과 제휴해 ‘로밍에 플러스 호텔’ 프로모션을 벌인다. 해외 숙박을 예약할 때 LG유플러스 전용 부킹닷컴 홈페이지를 이용하면, 하루 숙박 이용 금액에 따라 스마트로밍 데이터 1일치를 무료로 제공한다. 하루 1만 1000원인 LG유플러스의 스마트로밍 데이터는 전 세계 170개국에서 데이터를 쓸 수 있는 요금제로 1일 100MB를 초과해 이용하면 최대 200Kbps로 속도가 제한된다. 홍희경 기자 saloo@seoul.co.kr
  • ‘도쿄 연애사건’, 뻔뻔한 내 친구의 수줍지만 당돌한 사랑 고백 ‘무삭제 영상’

    ‘도쿄 연애사건’, 뻔뻔한 내 친구의 수줍지만 당돌한 사랑 고백 ‘무삭제 영상’

    “너희 아빠, 남자로서 너무 멋있어!” 영화 ‘도쿄 연애사건’의 주인공이 던지는 대사다. 이 작품의 소재만큼이나 독특한 캐릭터를 엿볼 수 있는 무삭제 영상이 공개돼 눈길을 끈다. 최근 ‘도쿄 연애사건’ 배급사 브리즈픽처스 측은 “뻔뻔한 연애사건의 주인공 ‘마야’의 고백 장면이 담긴 무삭제 영상을 공개한다”고 밝혔다. 공개된 영상은 마야의 돌발 고백에 소스라치듯 놀라는 타에코 모습이 담겨 있다. 자신의 아빠는 평범한 아저씨일 뿐이라고 말하는 타에코의 말에도 마야는 전혀 개의치 않는다. 결국 그녀는 “쿄스케 씨”라며 타에코 아빠에게 당돌하게 고백한다. 일본에서는 아무 의욕 없이 무기력하게 살아가는 젊은이들을 ‘사토리 세대’라 부른다. 하지만 ‘도쿄 연애사건’의 주인공 마야는 대학진학포기를 선언하고 사랑에 대한 자신의 감정 또한 거침없이 표현한다. 이에 야마우치 켄지 감독은, “사토리 세대와 반대되는 마야의 캐릭터가 빚어내는 코미디를 그려보고자 했다”고 밝혔다. 한편 ‘도쿄 연애사건’은 자기 아빠를 좋아한다는 동갑내기 친구 마야의 돌발 고백으로 평범한 대학생 타에코와 그녀의 가족에게 일어나는 예측불허 사건을 그린 영화다. 1월 18일 개봉한다. 청소년 관람불가. 106분. 사진 영상=브리즈픽처스 문성호 기자 sungho@seoul.co.kr
  • ‘총상 입은 팔레스타인 부상자 조준 사살’ 이스라엘 군인…“증오의 과잉 대응” vs “테러리스트 사살”

    ‘총상 입은 팔레스타인 부상자 조준 사살’ 이스라엘 군인…“증오의 과잉 대응” vs “테러리스트 사살”

    “장병들 이스라엘 존립의 근간” “체포 안 하고 교전 규칙 위반” 여론도 “47% vs 45%” 엇갈려 사면되면 이- 팔 갈등 격화될 듯 “이미 총에 맞아 쓰러져 있는 부상자를 테러리스트라는 이유로 사살한 행위는 복수심에 따른 것일 뿐 정당방위가 될 수 없다.”(이스라엘 군사법원 판사 마야 엘러 대령) “죽어 마땅한 테러리스트를 사살한 군인이 범죄자로 내몰리는 것이 오늘날 이스라엘의 (개탄스러운) 현실이다.”(나프탈리 베네트 이스라엘 교육부 장관) 총상을 입고 바닥에 쓰려진 팔레스타인인을 조준 사격해 숨지게 한 이스라엘 군인의 처분을 둘러싸고 이스라엘 사회가 극심한 분열 양상을 보이고 있다. 1948년 건국 이후 팔레스타인을 비롯한 이웃 중동 국가들과 끊임없이 무력 투쟁하며 국가를 수호해 온 군의 정체성을 흔드는 것 아니냐는 논란으로 확산되고 있다. 이스라엘 텔아비브 군사법원은 4일(현지시간) 동료 군인을 공격했던 팔레스타인인을 사살한 엘로르 아자리아(20) 병장에게 과실치사 혐의로 유죄를 선고했다고 AFP가 보도했다. 최종 형량은 15일에 결정되며 아자리아는 최대 징역 20년형을 선고받을 수 있다. 하지만 베냐민 네타냐후 총리는 선고가 내려지고 수시간 뒤 페이스북에 “군 장병들은 이스라엘 국민의 아들딸들이며 군은 이스라엘 존립의 근간”이라면서 “아자리아를 사면하는 것을 지지한다”고 밝혔다. 사건은 지난해 3월 24일 발생했다. 압둘 파타 알샤리프(21)를 포함한 팔레스타인 2명은 팔레스타인 자치령인 요르단강 서안 헤브론 검문소에서 이스라엘 군인에게 칼을 휘둘러 부상을 입혔다. 이에 다른 군인이 이들에게 총을 쐈고 한 명은 그 자리에서 숨지고 알샤리프는 바닥에 쓰러졌다. 사건 발발 11분 뒤 현장에 도착한 아자리아는 정신을 잃고 움직이지 못하던 알샤리프의 머리를 겨냥해 총탄을 발사했다. 아자리아의 총격 사실이 알려지자 팔레스타인인들은 증오가 섞인 과잉 대응이라고 격분했다. 이스라엘 군 검찰은 용의자를 체포하지 않고 사살한 아자리아를 교전 규칙 위반 혐의로 구속했다. 아자리아는 재판에서 “범인이 폭탄 조끼를 착용한 줄 알았다”며 정당방위였다고 주장했지만 검찰과 재판부는 신뢰할 수 없다고 판단했다. 아자리아 재판은 국가의 부름을 받고 군 복무 중인 병사가 범죄자 취급을 받는다는 점에서 아들뿐 아니라 딸까지 18세가 되면 군대에 보내야 하는 이스라엘 부모의 입장에선 남의 일 같지 않다. 나프탈리 베네트 교육부 장관과 같은 극우 성향 정치인들은 그동안 군의 사기에 문제가 생긴다며 아자리아의 석방을 주장했다. 이스라엘 민주주의 연구소와 텔아비브대학이 지난해 실시한 설문조사 결과 응답자의 47%가 “아자리아의 행동이 정당하다”고 답변했다. 그러나 45%는 “아자리아가 용의자를 현장에서 죽이지 말고 체포했어야 한다”고 답변해 여론도 양분되고 있음을 보여 준다. 네타냐후 총리 정부가 팔레스타인 자치정부와 공존하는 ‘두 국가 해법’에 반대하는 상황과 맞물려 정부가 아자리아를 사면할 경우 이스라엘-팔레스타인 갈등이 격화될 것으로 전망된다. 하종훈 기자 artg@seoul.co.kr
  • 한화건설, 이라크 신도시 미수금 6800억원 받아

    한화건설은 이라크 정부로부터 비스마야 신도시 건설공사 미수금 6800억원을 모두 받았다고 2일 밝혔다. 비스마야 신도시 건설 공사는 이라크 수도 바그다드 인근에 주택 약 10만 가구 규모의 도시를 건설하는 프로젝트다. 현재 공정률은 30% 선으로 이제까지 수령한 공사 대금은 약 31억 달러다. 이번 공사 대금은 이라크 정부가 비스마야 신도시의 완공된 주택을 인수한 뒤 이를 담보로 이라크 국영 은행들에게 받은 대출을 재원으로 지급한 것이다. 한화건설은 이라크 비스마야 신도시 사업에서 발생했던 공사 미수금 전액을 회수하게 되면서 부채비율이 감소하는 등 재무구조 개선에도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했다. 김동현 기자 moses@seoul.co.kr
  • [2017 서울신문 신춘문예 희곡 당선작] 오늘만 같지 않기를 - 조현주

    [2017 서울신문 신춘문예 희곡 당선작] 오늘만 같지 않기를 - 조현주

    >>등장인물 노대복 69세, 마을버스기사 양옥화 67세, 노대복의 아내 노운수 45세, 노대복·양옥화의 아들, 택시기사 노만석 22세, 노운수의 아들, 퀵서비스맨 때어느 가을 토요일 저녁 장소한눈에도 오래되고 허름해 보이는 집의 거실이다. 거실 벽은 얇은 나무합판으로 둘러쳐져 있다. 군데군데 칠이 벗겨지거나 나무합판이 삐져나온 곳이 보인다. 가구나 테이블, 가전제품, 주방의 싱크대 등에도 오랫동안 사용한 흔적이 역력하다. 무대 뒤쪽은 주방이다. 싱크대와 냉장고 등이 있고, 냉장고 앞에 식탁으로 사용하는 원목 탁자가 있다. 주방 오른쪽으로는 미닫이문이 있고, 이 문을 나가 좁고 긴 복도를 따라가면 현관문이 나온다(객석에서 현관문은 보이지 않는다). 미닫이문 오른쪽 벽에는 커다란 전신 거울이 걸려 있고, 그 바로 옆은 노만석의 방이다. 주방 왼쪽으로는 뒷마당으로 바로 연결되는, 스테인리스로 된 문이 있다. 뒷마당에는 양옥화가 가꾸는 텃밭이 있다. 파나 고추 같은 것들을 키운다. 바로 옆에 방문이 있고(노운수의 방), 그 옆에 또 하나의 문이 있다. 이곳은 욕실 겸 화장실이다. 그리고 그 옆으로 또 하나의 방문이 있다(노대복, 양옥화의 방). 방문이 마치 이 집 인테리어의 전부 같은 느낌이 들 정도로 그 외의 특별한 건 보이지 않는다. 흔한 액자조차 벽에 걸려 있지 않다. 무대 앞쪽에는 온 가족이 앉을 수 있는 패브릭 소파가 객석을 향해 디귿자로 배치되어 있고 담요 같은 것들이 걸쳐져 있다. 왼쪽 소파에는 마른 빨랫감들이 아무렇게 놓여 있다. 가운데에는 테이블이 놓여 있고 꽃병이 있다. 테이블은 나무의 밑동을 잘라 그대로 가져온 것이다. 이 역시 오래돼 보인다. 무대 밝아지면 대복, 방문을 열고 등장한다. 주방을 어슬렁거리며 뭔가를 찾고 있다. 잠시 후 뭘 찾는지를 잊어버린 사람처럼 가만히 서서 생각에 잠긴다. 그러다 기억이 났는지 서랍장을 뒤져 손톱깎이를 찾아 소파 쪽으로 온다. 소파 끝에 엉덩이를 걸치고 테이블 위에 발을 올려놓는다. 자신의 발을 불만스러운 듯 이리저리 살피는 대복. 한참을 들여다보다 깎기 시작한다. 통증이 있는지 간간이 허리를 펴고 심호흡을 한다. 동작을 반복하다 신경질이 나는지 손톱깎이를 옆 소파에 던져 버린다. 대복 빌어먹을! 발가락을 뽑아내든가 해야지. 소파에 드러누웠다가 다시 일어나 손톱깎이를 찾는다. 다시 발톱을 깎기 시작하는 대복. 곧바로 미닫이문이 열리고 휘파람을 불며 운수 등장한다. 무스로 정돈한 올백 머리, 알이 큰 선글라스를 쓰고, 동선운수라고 쓰인 택시회사의 제복을 입고 있다. 거울을 보며 한껏 폼을 잡는 운수. 그런 모습을 한심한 듯 쳐다보는 대복. 잠시 후 둘의 눈이 마주친다. 과장되게 인사를 건네는 운수. 운수 그간 옥체 건강하셨습니까? 대복 누구? 운수 저는 그러니까, 아들입니다. 대복 그런 이름은 내 머릿속엔 없는데. 여긴 어떻게? 분명 문을 걸어 잠갔는데. 운수 수척해 보이십니다, 아버님. 들어가서 쉬시지요. (혼잣말처럼, 하지만 대복에게도 들릴 정도로 크게) 큰일이야, 빨리 기억이 돌아와야 할 텐데. 대복 뽑아낼 게 있는데 뽑아낼 수가 없네요. 어째야 합니까, 하나님. 운수 하나님은 바쁘셔서 그런 기도는 들어주시지 않습니다. 대복 쑤욱, 하고 뽑혀버리면 얼마나 좋을까. 운수 세상에 있는 건 다 있을 만한 이유가 있어섭니다. 마음에 평안을 찾으시지요. 대복 실수를 하셨습니다. 아주 큰 실수를 하셨어요, 하나님. (발톱에 통증을 느끼는지 인상을 찡그린다) 운수 병원엘 가세요. 왜 가만히 두고 병을 키워요? 대복 내 병을 키우는 건 네놈이다, 이 망할 자식아. 운수 또, 또 그러신다. 혈압도 높은 양반이. 대복 어디 가서 뭘 했기에 이제야 기어들어오는 거냐? 운수 뭘 하긴요, 일했죠. 대복 네놈이 야간조인 건 너만 모르고 우리 가족이 다 알아. 운수 일 끝나고 피곤해서 그냥 회사 근처에서 잤습니다. 대복 걸어서 이십 분이면 오는 너의 회사 말이냐? 운수 밤새 운전만 하면 다리가 부어요. 천근만근입니다. 대복 그래, 알지 알아. 나도 사십 년을 운전만 해서 발톱이 이 모양이지. 보이냐? (발을 들어 운수 쪽으로 내민다) 얼빠진 놈. 대체 언제 정신을 차리려고. 운수 그만하세요. 저도 낼모레면 오십이에요. 대복 아유, 그러세요. 죄송합니다, 제가 겨우 칠십밖에 처먹지 않아서. 운수 먹을 만큼 먹었다는 거죠. 대복 어디서 같잖게 나이 타령이야? 운수 조심하세요. 곧 터집니다, 제 인생에 잭팟이. 뒷일, 감당할 수 있으시겠어요? 대복 감당 못해도 좋으니 제발 좀 터져다오 그놈의 잭팟. 운수 두고 보세요. (거울을 보며 머리를 다듬는다) 대복 (그 모습을 한심하게 바라보다 발톱을 깎기 시작한다) 어디 이름 모를 강에 가서 돌 껴안고 뛰어들든가 해야지. 운수 (소파에 앉으며) 그 의사 새끼 그거 돌팔이였나봐요. 수술한 지 얼마 됐다고 또 그래요? 대복 내성발톱이란 게 원래 그렇다. 운수 원래 그런 게 어디 있어요? 요즘 같은 세상에. 대복 내 자식도 내 맘처럼 안 되는데, 뭔들 되겠냐? 운수 이 자식새끼는 자나깨나 아버님, 어머님 생각뿐입니다. 대복 자나깨나 노름 생각뿐이겠지. 운수 노름이라뇨. 친, 목, 도, 모. 남들이 오해하겠어요. 대복 그래. 하룻밤에 몇 백만 원이 오가는 친목도모. 운수 전 아니에요. 그런 돈도 없고. 대복 얼마나 다행이냐, 네놈이 개털인 게. 운수 총알만 있으면. (대복의 험악한 얼굴을 보고) 농담이에요, 농담. 대복 네 엄마 한 번 더 쓰러지면 네 귓구멍에 총알을 박아주마. 운수 말씀 한번 살벌하십니다. 대복 이 집의 절반이 아직도 은행 거라는 것도 잊지 않았겠지, 응? 내가 평생을 일해 장만한 이 집 말이야, 서울시 마포구 서교동 451-23번지! 운수 조금만 더 기다려 보세요. 느낌이 와요. 운의 바람이 저한테 불어오고 있다고요. 대복 여기 죄 많은 노름꾼 하나가 정신 못 차리고 방황하고 있습니다. 회개할 수 있게 정수리에 번개라도 내리쳐 주세요. 운수 요즘엔 말이죠, 상대가 어떤 패를 들었는지가 보여요. 대복 세 치 혀로 거짓을 일삼는 죄인입니다. 지옥의 문을 잠깐 열었다 닫아주실 순 없으신가요? 그 틈으로 살짝 밀어 넣고 싶습니다만. 운수 진짜라고요. 앉아서 딱 얼굴을 보고 있으면, 저놈이 지금 땡을 쥐고 있구나, 삼팔따라지를 쥐고 구라를 치고 있구나, 하는 게 보입니다. 대복 그거 정말 놀라운 일이구나. 어찌나 놀라운지 전혀 믿기지가 않아. 운수 열에 여덟은 정확하게 맞힙니다. 이제야 빛을 보는 겁니다, 그간의 세월 동안 쌓인 경험과 그리고. 대복 돈과 빚이. 운수 네, 그렇죠. 정말 조~금만 기다리세요. 곧 터집니다, 빰빠라밤~. 대복 내 속이나 터지게 하지 마라. (사이) 그런데. 운수 네, 존경하는 아버님. 대복 상대 패가 보이는데 왜 돈을 못 따는 거냐? 운수 중요한 지적이십니다. 대복 이유가 뭐냐? 운수 제 패가 그놈들 패보다 낮아서죠. 대복 아! 그렇구나. 그렇지, 그래. 그걸 몰랐네. 내가 몰랐어. (사이) 어떤 패를 들었는지는 보이는데, 그 패를 이길 수 없는 개패만 들어온다 이거지. 그렇지? 운수 환장할 일이죠. 한 끗으로 밟히고 족보로 밟히고 땡으로도 밟히고. 대복 그러니까, 재수가 없는 놈이구나 너는. 운수 기다리세요. 아스팔트는 깔렸습니다. 달리기만 하면 됩니다. 대복 노름꾼에 거짓말쟁이에 재수까지 없는 아이입니다. 하나님 곁에 자리가 남아 있나요? 운수 정말, 미치겠다니까요. 대복 정신 빠진 놈. 발톱을 정리하고 대복이 뒷마당으로 나가자 운수는 피곤한지 소파에 깊이 몸을 묻는다. 잠시 후 안방 문을 열고 옥화 등장. 손에 쥔 기저귀를 주방 쪽에 있는 휴지통에 버린 후 소파 쪽으로 와 잠든 운수를 본다. 옆 소파에 걸쳐진 담요를 들어 운수의 몸에 덮어주는 옥화. 뒷마당에서 들어와 그 모습을 지켜보는 대복, 가만히 서 있다가 안방으로 들어간다. 옥화, 소파에 앉아 이불을 개기 시작한다. 운수 (깜짝 놀라 일어나며 잠꼬대한다) 야 이 개새끼야, 이 씨벌놈아. 내 돈이야. (허공의 한 점을 응시하며 씩씩댄다. 뜨악해하는 옥화와 눈이 마주치자 태연한 척한다) 언제 나오셨어요? 옥화 미칠 거면 저 산골 오지 같은 데 가서 미쳐다오. 내가 못 찾아갈 곳에. 운수 며칠 만에 본 아들이 조금은 반갑지 않으세요? 옥화 그럴 리가. 전~혀 반갑지가 않단다. 운수 마음에도 없는 말 하십니다 또. 옥화 네가 내 마음을 들여다볼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운수 별일 없었어요? 옥화 없었다. 운수 정말요? 옥화 어제도 없었고 오늘도 없었고, 내일도 없을 거다. 하긴, 그런 게 너한테 뭐 중요하겠니. 한 달에 반을 밖에서 자는 애가. 운수 저도 다 생각이 있어서 그러는 거 아니겠어요. 옥화 아무것도 안 하는 게 날 도와주는 거다. 운수 그럴까요? 아무 일도 하지 않고 멍청하게 손가락만 빨고 집안에 처박혀 있을까요? (사이) 빌어먹을. (일어난다) 옥화 혹시, 여자 생겼냐? 운수 무슨 소리에요? 옥화 정희 엄마가 봤다더라, 네가 어제 젊은 여자랑 시장 입구 족발집에 있는 걸. 운수 (다시 자리에 앉는다) 아, 그분. 평생을 남 얘기로 입을 털어오신 분이죠. 옥화 그래도 없는 얘긴 안 턴다. 누군데? 운수 아무 사이 아니에요. 옥화 말해봐. 어떤 사람인데? 운수 그런 거 아니라니까요. 옥화 너 갔다 온 거 알아? 운수 나 참. 그냥 아는 다방 여자애예요. 옥화 다방? 운수 (실망한 듯 보이는 옥화를 보며) 대체 뭘 생각했던 거예요? 아직도 저한테 무슨 기대 같은 걸 갖고 계세요? 옥화 그런 거 없다. (사이) 좀 제대로 된 여잘 만나면 세상이 무너지냐? 운수 제 일은 제가 알아서 해요. 옥화 알아서 하기는. 알아서 해서 이 모양 이 꼴이지. 운수 어머니! 불편한 침묵이 흐른다. 잠시 후 아기 울음소리가 방 안에서 들려온다. 울음소리 점점 커진다. 운수 저거 아직도 안 갖다 버렸어요? 옥화 말 좀 예쁘게 해라. 저거라니. 운수 만석인 어디 갔어요? 옥화 씻는다. 운수 이 자식은 대체 정신이 있는 거야, 없는 거야? 옥화 이따 데려다주기로 했다더라. 운수 그래요? 옥화 정말 우리가 키우면 안 되겠냐? 운수 누구요? 옥화 우리! 운수 정신 나간 소리 하지 마세요. 옥화 만석인 절대 안 된다는데, 네가 얘기 좀 잘 해봐. 운수 나도 싫어요. 그리고 그게 그럴 수가 없어요. 대복 (목소리) 여보, 이리 좀 들어와 봐. 옥화, 뭔가 더 이야기를 하려다 말고 방으로 들어간다. 방문을 물끄러미 바라보다 소파에 기대서 거실을 둘러보는 운수. 욕실 문이 열리고, 바지와 러닝만 입은 만석이 머리를 털며 등장. 운수 여, 아들. (모른 체하는 만석을 향해) 인사 좀 하지. 만석 오셨어요. 운수 그래. (방으로 곧장 들어가려는 만석을 멈춰 세우며) 아들아. 이리 좀 앉아봐라. 만석 바쁩니다. 운수 나도 바빠. 딱 일 분만 얘기하자. 만석 (앉으며) 왜요? 운수 (무심하게) 너, 뭐하는 놈이야? 만석 뭐가요? 운수 (주방 쪽에 있는 종이상자를 가리키며) 저거 말이야. 만석 저게 뭐예요? 운수 저거 말이야, 저거. 벌써 며칠째야? 열흘 정도 되지 않았냐? 만석 (알아차리고) 일주일밖에 안 됐어요. 운수 밖에는 뭐가 밖에야? 그 일주일 새에 저 방 안에 뭐가 채워졌는지 모르냐? 젖병에 딸랑이에 인형에. 그것만으로도 한 살림이다. 만석 오늘 데리고 갈 겁니다. 담당자 만나기로 했어요. 운수 그런 건 바로바로 처리했어야지. 만석 제가 알아서 합니다. 운수 아니지, 아니지. 이건 우리의 문제라고. 네가 저걸 이 집 안에 들여놓았던 순간부터 말이야, 우리 가족은 모두 공범이 된 거라고. 만석 그럴 일은 없을 겁니다. 담당공무원과도 이미 다 얘기가 됐거든요. 운수 공무원? 이 자식 순진하게. 걔네들이 뒤에서 무슨 짓을 하는지 누가 알아? 다짐을 받아 놔야지 서면으로다. 만석 믿을 만한 사람들이에요. 애 있는 동안 매일 찾아와서 체크하고. 운수 (말 자르며) 확실하게 하란 말이다. (사이) 여자는? 연락은 됐고? 만석 아뇨. 전화기가 계속 꺼져 있어요. 운수 처음 몇 번은 받았잖아. 만석 받았죠. 운수 뭐라고 그랬댔지? 그 남자 애가 확실하니까 잘 키우든, 아님 고아원에 버리든 알아서 하라고? 만석 그랬죠. 운수 망통 같은 년. 애가 무슨 쓰레기야? (사이) 남자는? 만석 여전히 연락 두절. 출입국 기록을 보면 필리핀 쪽으로 간 것 같다던데. 운수 하긴 나라도 웬 여자가 네 애 낳았으니까 네가 알아서 키워 했으면 외국으로 떴을 거다. 만석 경찰이 조사하고 있으니까 곧 해결되겠죠. 운수 뭐, 하든 말든. 아무튼 요즘 젊은 것들은 이해를 못 하겠어. 대체 어떤 강심장이면 애를 박스에 담아서 퀵으로 보낼 수 있나? 대단해, 대단해. 졸라게 놀라워. 안 그러냐? 만석 전 별로. 어렸을 때부터 하도 놀라운 일을 많이 겪어서. 본인이 제일 잘 아시잖아요. 운수 넌 누굴 닮아서 그렇게 비아냥이 수준급이냐? (말이 없는 만석을 향해) 됐고. 정말 네 애 아니지? 마지막 기회다. 지금 말하면 다 용서해주마. 만석 대체 몇 번을. 아직도, 상황 파악이 안 돼요? 운수 근데 너도 생각을 해봐. 퀵으로 물건을 받았어. 물건을 받았는데 수취인이 없어. 수취인도 없고 돈도 착불이라 못 받고. 다시 연락을 하니까 전화기가 꺼져 있어. 하는 수 없이 집으로 가져왔는데, 짜잔. 램프의 요정처럼 아이가 튀어나왔네? 너라면 이게 이해가 가냐? 만석 이해가 안 가면 이해를 하지 마세요. 어차피 관심도 없잖아요. 운수 네가 이 애빌 가다마사, 띄엄띄엄 보는, 아주 건방진 경향이 있는데. 만석 (말 자르며) 됐어요. 내 애 아니고, 오늘 데려다줄 거고, 그걸로 끝입니다. 그러니 더는 아무 말 마세요. 운수 (곰곰이 생각하다) 그런데 말이야. 이런 경우엔, 뭔가 보상금 같은 거 안 주냐? 일주일을 먹이고 재우고 씻기고 했는데. 만석 안 줍니다. 버려진 애 돌봐주고 무슨 돈을 바래요? 양심도 없어요? 운수 멍청한 소리 하지 마라. 양심이 무슨 소용이라고. 그러다 손가락 빨고 사는 거야. 손해만 보다 빚더미에 올라앉는 거고. 만석 우리 집도 빚더미에 올라앉아 있죠. 누구 덕분에. 운수 (기분 나빠하지 않고 반색하며) 그러니까, 뭔가 탈출구가 절실한 상황이다. 아들아. 그런 의미에서, 총알 좀 있냐? 이번에야말로 빚에서 좀 벗어나보게. 만석 (어이없어하며) 없어요. 운수 갚는다, 갚아. 이번에 한꺼번에 갚는다. 얼마지 이제까지 빌린 게? 한 백만 원 되냐? 만석 이백십팔만 사천오백 원이요! 운수 거짓말하지 말고. 만석 이자 빼고 원금만! 운수 그렇게 많았냐? 사천오백원은 뭐야? 대복 지난주에 가져간 담뱃값이요. 운수 아, 그래, 백 원짜리랑 십 원짜리 말이지. 집 앞 편의점 알바애가 실실 쪼개더라. 십 원이 남네요, 하면서. 그 뒤로 내가 거길 못 가요. 만석 능력 없으면 끊으세요. 운수 담배까지 못 피우면 이 엿 같은 세상을 어떻게 견디겠냐? 만석 그래서, 얼마요? 운수, 비굴하게 웃으며 손가락 두 개를 펴 보인다. 만석, 주머니에서 지갑을 꺼내 만 원짜리 지폐 두 장을 꺼내 테이블 위에 올려놓는다. 만석 여기요. 운수 (지폐를 보며) 뭐냐 이게? 만석 담배 네 갑은 살 수 있을 겁니다. 운수 (손가락 두 개를 힘차게 펴며) 이 두 개를 말한 거지, (손가락을 굽혀서 내보이며) 이 두 개가 아니라. 만석 없어요. 운수 그러지 말고. 이번 주말 지나면 바로 준다니까, 진짜로. 만석 없습니다. (사이) 다음주 할머니 병원 가는 거 알고 있죠? 운수 벌써 한 달이 지났냐? 만석 이번엔 몇 십만 원이라도 좀 내세요. 할아버지도 나도 이제 돈 나올 데가 없어요. 목구멍까지 찼다고요. 운수 알았어, 알았어. (혼잣말처럼) 그러니까 내가 신약으로 하자니까. 만석 할머니가 빨리 돌아가셨으면 좋겠어요? 운수 네 할머니이기 전에 내 엄마야. 어디서 돼먹지 않은 소리야? 만석 똑바로 하시라고요, 그러니까. (지갑에서 오만 원짜리 지폐를 하나 꺼내 테이블 위에 올려놓는다) 이게 다예요. 운수 필요 없어, 새끼야. 보자 보자 하니까 지 애비를 허수아비 짚단으로 알아. 싸가지 없는 새끼. (자리에서 일어나 욕실로 들어간다. 잠시 후 다시 나와 지폐를 챙기고 욕실로 향한다) 두고 봐, 이자까지 톡톡히 쳐서 네놈 얼굴에 뿌려줄 테니까. 만석 이백이십오만 사천오백 원입니다. 운수, 가만히 노려보다 욕실로 들어가 문을 세차게 닫는다. 멍하니 지갑을 들여다보는 만석. 한숨을 쉬다 옆에 놓여 있는 빨랫감을 발견하고 정리하기 시작한다. 잠시 후 빈 분유통을 들고 나오는 옥화. 분유통을 싱크대에 넣은 후 소파로 와 앉는다. 옥화 저녁은 어떡할래? 만석 바로 나가봐야 해요. 옥화 뭐가 급하다고 밥도 걸러. 찌개 끓여 놓은 거 데우면 되니까 한술 뜨고 가. 만석 담당 직원이 곧 전화할 거예요. 준비하고 있다 바로 나가야 해요. 옥화 그 사람은 주말에도 일한다니? 만석 그 사람도 빨리 마무리하고 싶겠죠. 옥화 여기 있는다고 애가 없어지는 것도 아니고. 뭘 그리 야박하게. 전화해서 월요일에 데리러 오라 그래라. 만석 이미 끝난 일이에요. 더이상은 안 돼요. 아까 얘기드렸잖아요. 옥화 그래도 그러는 게 아니야. 애를 데려가면 재울 데는 있대? 분유는 탈 줄 알고? 이제야 겨우 적응 좀 했는데, 또 이렇게 다른 데로 보내면 애가 놀라. 월요일에 오라 그래. 만석 그 사람들은 그게 직업이에요. 버려진 애들 보살피는 거. 옥화 버려지다니. 만석 빨리 가야 적응을 하죠. 여기서 계속 살 수 없잖아요? 옥화 왜 못 살아? 그냥 살면 되지. 아버지가 아무 얘기 안 하던? 만석 (얼버무리며) 별말 없었는데요. 옥화 하여튼 도움이 안 돼요. (사이) 한 번 더 생각해봐라. 만석 뭘요? 옥화 우리가 키우는 거 말이다. 만석 (단호하게) 그건 안 된다고 말씀드렸잖아요. 옥화 네가 말한 그 절차라는 것만 해결하면 키울 수 있는 거잖냐. 만석 그냥 들은 걸 얘기한 거예요. 저도 잘 몰라요. 사실 알고 싶지도 않고요. 옥화 그 애 얼굴을 봐서 알잖니? 큰 눈망울, 둥근 콧잔등에 숱도 무성하고. 사랑받으며 크면 이쁘게 자랄 거야. 천벌받아, 그런 애 버리면. 만석 천벌받아야 할 사람은 따로 있어요. 애가 어떻게 되든 말든 버리고 도망간 사람들이죠. 옥화 이 할미는 그럴 만한 사정이 있었겠지 싶다. 만석 자식을 버리는 게 이해가 가요 할머닌? 그래요? 옥화 (당황하며) 그건 아니다만. 그래도 이게 다 인연 아니겠나 싶고. 만석 여긴 그냥 잠시 머물다 가는 곳이에요. 길어지면 불행한 인연이 될 뿐이죠. 옥화 애 생각을 해봐라. 어디 멀리 외국에 보내져서 소젖 짜고 양털이나 벗겨내게 할 셈이냐? 만석 누가 그래요? 옥화 나도 귀가 있고 눈이 있어. 티비에서 다 봤다. 만석 팔려 가는 게 아니에요, 입양이죠. 외국 가서 더 잘 먹고 좋은 교육받고 더 사랑받고 클 거예요. 그리고 아무려면 어때요. 내 아이도 아닌데. 옥화 우리 손자가 언제부터 이렇게 인정머리가 없어졌을까. 민달팽이 집이 없다고, 불쌍하다고 울던 우리 착한 손자는 어디 갔을까. 응? (사이, 달래듯) 그러지 말자. 어디 보내지 말고 우리가 키우자. 만석 우리 형편을 좀 생각하세요. 옥화 입 하나 는다고 당장 내일 굶어 죽는다니? 제 먹을 건 타고나는 거야. 만석 다 있는 사람들 이야기에요. 옥화 네가 그렇게 나오면 나도 다 생각이 있다. 만석 무슨 생각이요? 옥화 그 절차라는 거, 내가 하면 되지. 만석 말도 안 되는 소리 하지 마세요. 옥화 왜 말이 안 돼? 만석 할머니는 안 돼요. 옥화 내가 왜 안 돼? 만석 암 환자가 무슨 애를 키워요? 옥화 (당황하며) 그게 무슨. 암 환잔 애를 못 키운다니? 만석 입양도 못 할 거예요. 옥화 이 집에 나 혼자뿐이냐? 너도 있고, 운수도 있고, 네 할아버지도 있고. 만석 전 빼주세요. 도와 드리지 않을 거니까. 옥화 그래, 그럼 넌 빠지고. 나랑 네 애비랑, 아니 네 할아버지랑 키우지 뭐. 만석 맘대로 하세요. 근데 애는 오늘 데리고 갈 거예요. 그렇게 하기로 했고요. 얘긴 끝났습니다. 옥화 안 된다. 그렇게 안 둘 거야, 이 할미가. 만석 (자리에서 일어나며) 그렇게 하셔야 해요. (방으로 향한다) 옥화 (혼잣말처럼) 커갈수록 지 애비를 닮아가는 건지. 만석, 옥화의 말을 듣고 잠시 멈춰 서 있다가 그대로 방으로 들어간다. 옥화, 멍하니 앉아 있다. 잠시 후 대복 안방에서 나온다. 검정색 양복을 입고 있다. 욕실 문을 열고 깜짝 놀라는 대복. 대복 아이고 깜짝이야. 뭔 짓이냐, 이 망할 자식아! 운수 (목소리만) 뭐가요? 대복 왜 그러고 섰냐고? 운수 (목소리만) 하루에 삼사 분씩 이렇게 물구나무를 서줘야 뇌경색에 안 걸린답니다. 대복 옷이나 처입고 해라. 운수 (목소리만) 아버지, 여긴 욕실이라고요. 신경질적으로 문을 닫는 대복. 주방으로 가 대충 손을 닦고 거실 쪽으로 나와 소파에 앉는다. 대복 애새끼가 갈수록 이상해져. (사이, 혼자 웃으며) 아, 고놈, 참 여자애라서 그런지 애교가 장난이 아니네. 눈웃음치는 게 어찌나 이쁜지. 안 그래? (옥화가 반응이 없자) 뭐해? 옥화 응? 왜요 왜? 대복 어따 정신을 팔고 있어? 옥화 뭐라고 했어요? 대복 밥 먹자고. 옥화 아, 그래요, 그래야죠. 대복 (일어서는 옥화를 말리며) 이 사람이 나사가 빠졌나. 있어 그냥. 저녁은 무슨. 연씨네 상갓집 가기로 했잖아. 옥화 어디요? 아, 그랬죠, 상갓집. 대복 약 때문에 그래? (문득 생각난 듯) 아, 애는 만석이가 보나? 옥화 (힘없이) 조금 있다 데려다주기로 했대요. 대복 (실망한 듯, 하지만 어쩔 수 없다는 듯) 그래. 오늘? 뭔 사람들이 주말에도 일을 하나. 옥화 만석일 잘못 키웠나 봐요. 대복 그건 또 무슨 소리야? 옥화 엄마 없는 손자새끼, 기 안 죽이고 번듯하게 키우려고 어르고 달래고 오냐오냐 키웠더니 어른 되더니 인정머리도 없고, 고집불통에, 저밖에 모르고. 대복 헛소리하지 마. 만석이만 한 놈이 요즘 세상에 어디 있다고. 내가 살면서 유일한 자랑거리가 있으면 만석이 놈이 내 손자라는 거야. 옥화 나도 그런 줄 알았죠. 대복 맘고생을 하면서 커서 그런지 어린놈이 어둔 구석이 있긴 하지만. 옥화 친구도 하나 없는 거 아니겠죠? 대복 헛소리 지껄일 거면 가서 옷이나 챙겨 입고 나와. 옥화 정말 우리가 키우면 안 될까요? 대복 누굴? 옥화 저 애요. 대복 어허, 이 사람. 물이나 줘. 옥화 왜요? 불가능한 일도 아니잖아요. 대복 불가능한 일은 아니지. 무책임한 일이지. 옥화 (물을 가지러 가며) 풍족하게 키우진 못해도 부족하게 안 키우면 되잖아요. 딴 집에 가서 어떻게 클지 누가 알아요. 사람 일은 아무도 모르는데. 대복 당신이 신경쓸 일 아니야 그건. 옥화 그럼 난 뭘 할까요? 왜요? 당신도 암 환자가 뭔 소릴 하나 싶은 거예요? 대복 이 사람, 할 게 왜 없어? 옥화 뭐요? 대복 (무심하게) 잘 보내줘야지. 둘 다 잠시 말이 없다. 잠시 후 물을 떠서 테이블 위에 내려놓는 옥화. 대복, 마신다. 대복 (곧바로 잔을 내려놓으며) 찬물 없어? 옥화 따뜻한 거 드세요. 대복 사십 년 동안 내가 따뜻하게 마시는 거 봤어? 옥화 배 아프다면서요. 대복 그런 적 없는데. 옥화 지난밤에도 배 붙잡고 끙끙댄 거 다 알아요. 대복 사람이 갑자기 변하면 안 돼. 살던 대로 살아야지. 옥화 살던 대로 살아서 이 모양 이 꼴이잖아요. 대복 우리 꼴이 어때서? 이만하면 잘살았지. (냉장고 냉동칸에서 얼음을 꺼내 컵에 담아 휘젓는다) 옥화 거기 찬장 위에 좀 봐요. 대복 왜? 옥화 만석이가 무슨 비타민인가 사왔다고 하루에 하나씩 먹으라고 했어요. 대복 (찬장을 뒤적여 약통을 꺼내 읽는다) 아쿠알렌? 이게 뭔데? 옥화 몰라요, 몸에 좋대요. 대복 당신이나 먹어. 옥화 드세요. 대복 아, 안 먹어. 내가 평생 약이란 걸 먹고 살았던가. 당신이나 꼬박꼬박 챙겨 먹어, 까먹지 말고. (약통을 다시 찬장에 넣는다) 옥화 난 다른 약 못 먹어요. 의사가 그랬어요, 치료하는 동안 다른 약은 먹지도 말라고. 대복 (찬장 문을 닫으며) 아, 몰라. 그럼 낫고 나서 먹든가. (그냥 물만 마신다) 옥화 사람이 말을 하면 듣는 척이라도 좀 해봐요. 따뜻한 물도 싫다, 약도 싫다, 그놈의 고집은. 대복 칠십 년을 이렇게 살았어. (소파 테이블로 잔을 가져온다) 옥화 앞으로 반백년은 더 살 텐데, 지금부터라도 건강 챙겨야죠. 대복 시답지 않은 소리. 오늘내일하는데 새삼스럽게 뭔 건강 타령이야. 요즘엔 아주 귀가 따가워, 하도 몸 여기저기가 곡소리를 내서. 운전도 그만해야 할까봐. 무슨 정신으로 운전을 하는지 모르겠어. 이젠 내가 겁이 나. 차 몰고 가다 승객들 얼굴을 보면 이 사람들, 다 내 저승길에 데려가는 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니까. 요즘엔 정말이지 제발 곱게만 죽었으면 하는 게. (시무룩해하는 옥화를 보며) 괜찮겠어? 상갓집엔 나 혼자 가도 돼. 옥화 아니에요, 같이 가요. 연씨네가 남도 아니고. 대복 인생 참 허무하지. 그 양반이 그렇게 갈 줄 누가 알았어? 옥화 그러게요. 그렇게 시간 아깝다고, 바쁘게 살아야 한다더니 정말 바쁘게 가버렸네요. 대복 그러니까, 뭐든 적당히 하며 살아야 해. (사이) 몸은 어때? 옥화 그냥 그래요. 대복 그냥 그렇다고? 옥화 그냥 그렇다고요. 대복 그냥 그런 게 어떻다는 거야? 좋다는 거야, 나쁘다는 거야? 옥화 좋지도 않고 나쁘지도 않아요. 대복 좋지도 않고 나쁘지도 않다? (수긍하듯 고개를 끄덕이다) 그러니까 그게 뭔 말이야? 옥화 아휴, 그냥 그런 줄 알아요. 대복 (멋쩍은 듯 주변을 둘러본다) 사람이, 자꾸, 화가 늘어. 옥화 피곤해요. 좀 누워 있다 나올게요. 대복 전기장판 켜놨어. 옥화 벌써 무슨 전기장판을 켜요, 돈 아깝게. 대복 쓸데없는 소리 말고. 자면서 오들오들 떠는 거 보기 싫어. 이불도 깔아놨으니까 가서 누워 있어. 옥화 (문득 생각난 듯) 애들 밥을 차려줘야 하는데. 대복 내가 차려줄 테니까 들어가. 옥화 당신이 무슨. 대복 어허, 들어가. 나도 다 할 줄 알아. 옥화 (머뭇거리다) 그럼, 좀만 누울게요. 대복 들어가, 들어가. 옥화 방으로 들어가고 홀로 남은 대복. 천천히 거울 앞으로 걸어간다. 양복 안주머니에서 넥타이를 꺼내 매기 시작한다. 하지만 잘되지 않는지 번번이 실패한다. 욕실 문을 나와 가만히 그 모습을 보고 있는 운수. 대복이 포기하고 소파로 걸어 나오자 헛기침을 하며 소파로 다가오는 운수. 욕실로 들어갈 때와 똑같은 모습이다. 운수 아, 개운하다. 대복 (시계를 보고, 운수를 위아래로 훑어보며) 제대로 씻기나 한 거냐? 운수 진정한 신사는 항상 한결같아야 합니다. 대복 네가 한결같이 얼간이긴 하지. 운수 또 그러신다. 하나뿐인 아들이 얼간이면 퍽도 좋으시겠네요. 대복 이럴 줄 알았다면 줄줄이 낳을 걸 그랬지. 운수 그러시지 그랬어요? 대복 먹고살기가 힘들어서 그랬다. 네놈 하나 건사하기도 버거울 것 같아서. 운수 찢어지게 가난한 건 아니었잖아요, 우리가? 대복 (놀란 얼굴로) 네놈 태어났을 때 우리 전 재산이 얼마였는 줄 아냐? 수중에 칠만 원이 있었다, 칠만 원! 자장면 한 그릇에 삼십 원이었는데, 그걸 못 사먹었다, 돈이 아까워서. 운수 귀에 인이 박이겠어요 그 얘긴. 대복 부탁이니 제발 그 쓸모없는 귀에 좀 박아 놔라. 어디 구멍이라도 뚫린 거냐? 왜 맨날 듣고 흘려, 흘리긴? 운수 알았어요, 알았다고요. (사이) 어머닌요? 대복 방에 누워 있다. 운수 밥 먹고 바로 일하러 가야 하는데. 어머니! 대복 네가 차려 먹어라. 운수 왜요? 대복 내 마누라가 네놈 종이냐? 앞으론 네가 차려 먹어. 운수 나 참, 계속하실 거예요? 그만하시죠. 대복 밥솥 안에 밥 있고, 냄비 안에 찌개 있다. 그 손 노름할 때만 쓰지 말고 이젠 네 엄마 좀 도와라. 운수 아니, 밥을 나만 먹어요? 숟가락 하나만 얹자는데, 그것도 못마땅하세요 이젠? 대복 (넥타이를 살피면서) 네 엄마랑 난 초상집 갈 거다. 운수 무슨 초상집을 하루건너 하루씩 가요? 대복 난들 아냐? 줄줄이 하나님 품으로 가는 걸 내가 무슨 수로 막아? 운수 또, 또 흥분하신다. 대복 봐라. 네 애비 꼴을 봐. 나도 곧 간다. 차에 치여 가고, 산책하다 심장마비 걸려 가고, 자다 가고, 내 친구들 다 그렇게 갔어. 나도 멀지 않았다. 운수 아버진 오래 사실 겁니다. 걱정 마세요. 대복 말 나온 김에 하나만 물어보자. 운수 묻지 마세요. 대복 너, 나 가고 네 엄마 가면 뭐하고 살래? 그냥 지금처럼 하루 벌어 하루 먹고, 동네 노름판이나 기웃거리면서 주인 없는 강아지마냥 떠돌면서 살고 싶냐? 운수 퍽도 좋겠습니다. 대복 정신 좀 차려라. 네 나이가 벌써 오십이야. 운수 오십이 뭐 어때서요? 대복 뭔가 대단한 건 못 해냈어도 대단한 척은 해야 할 나이 아니냐. 내가 딱 네 나이 때 이 집을 샀다. 빚 하나 없이. 너도 기억하지? 운수 당연히 기억하죠. 제가 그때 결혼했잖아요. 대복 (당황하며) 그랬냐? 운수 말 나온 김에 저도 하나 물어볼까요? 예전부터 궁금했던 건데. 대복 (말 자르며) 묻지 마라. 운수 그 여잘 왜 그렇게 싫어하셨어요? 대복 그런 적 없다. 운수 나이가 너무 많아서? 근본도 알 수 없는 고아여서? 술집에서 니나노 하던 여자라서? 셋 중에 골라보세요. 아니면, 주관식으로 하셔도 되고요. (대답 없는 대복을 향해 채근하듯) 네, 네? 대복 이상한 아이였다. 음침하고 말도 없고 늘 남의 눈치만 살피고. 병 걸린 사람처럼. 운수 멀쩡할 리가 있습니까? 평생을 비바람 속에서 살아가보세요. 누구라도 이상해집니다. 하지만 절 사랑해줬습니다. 저도 사랑했고요. 대복 나는 네가 더 나은 사람을 만나길 바랬다. 운수 거짓말 마세요. 아버진 그냥 그 여자가 싫었던 겁니다. 아님, 제가 싫었던 건가요? 대복 그 시절 우리 대 부모들은 다 그랬다. 어떤 부모라도 그랬을 거야. 우린 옛날 사람이다. 운수 심지어 만석일 낳고 나서도 변하지 않으셨죠. 아버지도! 어머니도! 대복 그 애가 도망간 게 우리 탓이라는 거냐? 운수 (어이없어하며) 그럼, 누구 잘못일까요? 두 분 말고 그 여잘 싫어한 사람이 또 있었나요? 대복 그만하자. 이십 년도 지난 얘기. 운수 그러죠. 그러니까 쓸데없는 얘기하지 마세요, 아버지도. 대복 (분노하며) 쓸데없는 얘기? 그래서? 앞으로도 그렇게 개차반처럼, 한량처럼, 동네 사람들한테 손가락질받으면서 살겠다고? 운수 제 인생입니다. 남들이 그러거나 말거나 신경 안 써요. 대복 신경써라 써. 이 지옥불에 빠질 자식아. 이 동네에서 사십 년을 살았어. 모두가 우릴 안단 말이다. 운수 아버지를 아는 거죠. 어머니를 아는 거고. 대복 너는 뭐 어디서 날아 들어왔냐? 네가 우리 집안 골칫덩이인 것도 다 알아. 운수 그렇게 부끄러우시면 나가 드릴까요? 대복 안 되지, 안 돼. 그럴 수야 없지. 나가서 또 무슨 사골 치려고. 수작 부릴 생각 마라. 운수 아, 그렇죠. 이 집이 아직까지 반은 아버지 거죠? 대복 (정색하며) 더는 안 된다. 한 번 더 사고 치면 그땐 정말 너랑 나랑 갈라서는 거다. 운수 갈라서는 게 그리 낯선 경험이 아니라서. 대복 돈은 어떡할 거냐? 운수 무슨 돈이요? (황당해하는 대복을 향해) 갚을 테니 기다리세요. 대복 원금은 바라지도 않으니 은행이자라도 내놔라. 운수 갚습니다, 원금까지 다. 십 원짜리 하나 빼놓지 않을 테니까 두고 보세요. 대복 말했다. 이자. 운수 알았다고요. 갚는다고요. 이때 방문이 열리고 만석이 거실로 나온다. 외출복 차림이다. 운수 여, 아들아. 아버지 밥 좀 차려다오. 주방으로 향하는 만석. 밥을 차리려 하는 줄 알고 득의만만해하며 대복을 향해 웃음 짓는 운수. 만석이 박스를 살펴보고 소파 쪽으로 가져오자 실망한다. 운수 아드님? 제 말 귓구멍에 들리셨어요? 만석 차려 드세요. 바로 나가봐야 돼요. 운수 뭐 어려운 일이라고. 밥 푸고 찌개 데우고 반찬 꺼내놓으면 되지. 만석 그렇게 하시면 되겠네요. 운수 캬아, 아버지. 보셨죠. 제 아들이 저렇게 자기 소신이 있고 싸가지가 없습니다. 대복 차려 먹어라 네가. 만석아, 이리 와서 이것 좀 봐라. 운수 아버지, 우리 집안에 언제부터 예의범절이란 단어가 사라진 거죠? 대복 넥타이를 못 매겠어. 만석, 대복 목에 건 채로 넥타이를 매보다가 안 되자 벗겨내 거울 앞으로 가져가 자기 목에 걸고 매듭을 맨다. 운수 하긴. 원래 대단한 집안은 아니죠 저희가. 족보도 없고. 대복 상놈의 집안이라서 미안하구나. 운수 상놈까지는 아니고. 농민이나 소작농, 그 정도 아니었을까요 우리 조상님들은. 대복 내 십이대손 할아버지께선 정오품 정량 별좌 교리셨다. 네놈의 십삼대손 할아버지 말이다. 운수 처음 듣는 얘기네요. 대복 그럴 리가. 삼십 원짜리 자장면 얘기 다음으로 많이 해줬을 텐데. 만석 (넥타이를 대복의 목에 걸어주며) 잠깐 봐요. (정리를 해준다) 됐어요. 운수 아들아, 너는 이 얘기 들어봤냐? 우리 조상 중에 정오품 정, 뭐, 아무튼, 그런 분이 계셨다는데. 만석 근데 이거 너무 낡았어요. 대복 괜찮다. 아직 쓸 만해. 운수 아주 개가 짖는구나, 개가 짖어. 내 말은 다 씹어 드셔들. 만석 이거밖에 없어요? 여기 실밥도 다 터지고. 다른 거 하세요. 대복 괜찮다니까. 운수 손자분 말 들으세요. 온 동네가 영감님을 아신다면서요. 만석 제 거 있는데 가져올게요. 대복 (만류하며) 됐다. 상갓집에 요란하게 하고 가는 거 아냐. 이 정도가 딱 좋아. 만석 할머니랑 같이 가세요? 대복 그래. 저녁 같이 챙겨 먹어라. 만석 저도 바로 나가봐야 해요. 운수 차리고 가라. 네 아버진 배고프다. 대복 밥은 먹어야지. 운수 그래, 밥은 먹어야지. 만석 약속 있어요. 대복 그러냐? 제대로 된 거 먹고 다녀라. 운수 난 약속 없다. 밥 차려줘라. 만석 할머닌요? 대복 방에. 슬슬 깨워야겠다. 만석 제가 들어갈게요. 애도 데리고 나와야 하고. 운수 찌개 데우고 들어가라. 밥 퍼놓고 데리고 나와. 반찬도 꺼내고. 만석 그만 징징대세요. 운수 뭐, 징징? 오냐오냐하니까 이 새끼가 정말. 만석 이젠 제발 철 좀 드시죠. 운수 아유, 그래요. 철이 일찍 들어서 몸이 무거우시겠어요 우리 아드님은. 만석 가족은 안중에도 없죠? 할머니, 할아버지가 고생을 하든 말든 그냥 아버지 편한 대로 살면 그만이죠? 운수 핏대 세우지 마라. 한 대 치겠다 그러다? 만석 할머니 치료비도 그렇고. 할아버지 발톱 수술 못 하는 거 돈 없어서인 거 알고나 있어요? 대출이자가 한 달에 얼만지나 알고 있냐고? 운수 다 아니까 침 튀기지 마라. 만석 아시면 아는 만큼 내놓으세요. 운수 퍽이나 많이 내놓나 보지? 오토바이 그거 타서 얼마나 버냐? 백? 이백? 만석 다른 사람한테 손 안 벌릴 정도는 버니까 걱정 마세요. 운수 아주 그거 돈 조금 빌려줬다고. 만석 모범을 좀 보이시라고요. 운수 왜? 내가 못 미덥냐? 너도 네 엄마처럼 도망갈래? 대복 (엄하게) 그 입 다물어라. 네 귀방맹이 날릴 힘은 나도 아직 있으니까. 운수 좋아요! 한번 해볼까요, 오늘? 삼대가 진하게 한번 엉켜볼까요? 만석 그만하죠. 운수 왜? 막상 하려니까 쫄려? 어이, 아들, 와 봐. 와보라고. 운수, 자리에서 일어나는 만석을 따라가며 뒤통수를 톡톡 친다. 그러다 주머니에서 돈을 꺼내 뒤통수를 때리자 만석이 되돌아서 운수의 양손을 잡아챈다. 바닥에 떨어지는 지폐. 곧바로 만석의 멱살을 쥐는 운수. 운수의 팔목을 강하게 쥐는 만석. 대복, 테이블에 있는 컵을 그들을 향해 던진다. 대복 나가라. 내 집에서 당장 나가. 네놈들 둘 다 나가서 영원히 돌아오지 마. 적막이 흐르고, 잠시 후 옥화가 방문을 열고 등장한다. 차분한 옷차림, 손에 바구니를 들고 있다. 바구니 안엔 아이가 잠들어 있다. 운수와 만석에게 눈길도 주지 않고 무심히 지나치는 옥화. 테이블 위에 바구니를 올려놓고 소파에 앉는다. 대복을 보고 이마를 찌푸리는 옥화. 옥화 아, 또 왜 그 넥타이를 했어요. 버렸어도 벌써 버렸어야 할 걸. 대복 이 사람 버리긴 왜 버려 이걸. 옥화 멀쩡한 넥타이를 두고 왜 자꾸 그것만. 대복 다 자기 몸에 맞는 게 있는 거야. 난 이게 편해. 옥화 그놈의 고집은. 이때, 전화벨이 울리고 만석 통화한다. 통화가 끝난 후 옥화에게 다가오는 만석. 옥화의 눈치를 보다가 바구니에 손을 뻗는 만석. 옥화 잠깐만. 잠깐만 기다려라. 만석 가야 해요, 할머니. 옥화 알았어. 안 보내겠다는 게 아니야. 여기, 이것만 좀 하고. (바구니를 정리한다) 대복 (바구니를 들여다보며) 거기, 거기. 바람 안 들어가게 잘 좀 욱여넣어 봐. 옥화 알겠어요, 있어 봐요. 대복 한 번 더 포대기에 싸야 하지 않겠어? 옥화 그럴까요? 바람이 차니까 아무래도. 만석 그 사람이 집 앞까지 차 가지고 오기로 했어요. 그렇게까지 안 하셔도 돼요. 대복 그렇다는데? 옥화 그래도, 조심해서 나쁠 거 없으니까. (계속한다) 운수 (상자를 발로 툭 차며) 야, 이것도 같이 가져가. 여기다 담아왔으니 여기에 담아가야지. 옥화 저 상잔 두고 가라. 저기에 또 이 애를 가둘 수는 없어. 그럴 순 없어. 만석 알겠어요 할머니. 그렇게 할게요. 대복 어이쿠. 깼는데? 여보, 깼어. 옥화 (바구니 안을 보며) 간다고 또 인사한다고 깬 거야, 기특하게? 그런 거야? 대복 우루루루루, 까꿍. 웃는다 웃어. 고놈 참. 옥화 한 번 더 해봐요. 대복 그럴까? 우루루루루, 까꿍! 옥화 (만석을 향해) 아가, 방에 파란색 가방 하나 있어. 그거 좀 갖고 나와. 대복 뭔데? 옥화 애한테 필요한 것 좀 쌌어요. 대복 딸랑이도 넣지 그랬어. 그거 좋아하던데. 옥화 넣었어요. 대복 잘했네. 운수 (빈정거리듯) 참, 재미나게 사십니다, 두 분. 알콩달콩, 보기 좋네요. 대복 아직도 안 나갔냐? 운수 나가야지요. 이 집에 제가 있을 곳이 없는데. 대복 밖엔 있고? 운수 글쎄요. 정말 이제부터라도 찾아볼까요? (바닥에 떨어진 돈을 줍는다. 가방을 가지고 나오는 만석과 눈이 마주치지만 서로 외면한다) 돈도 생겼겠다. 옥화 밥 한 숟갈 뜨고 가. 너 좋아하는 꽃게찌개 끓여놨어. 잠시 침묵. 운수 됐어요. 약속 있어요. 옥화 그럼 냉장고에 넣어 놓을 테니까 낼 아침에 들어와서 먹어. 운수 그냥 드세요. 얼마 된다고 그걸 남겨요. 갔다 올게요. (나간다) 옥화 (밖에서 들리게 큰소리로) 냉장고에 넣어 놓는다. 알았지? 알았지? 대복 (가방을 들고 서 있는 만석에게) 왜 그러고 섰어? 앉아. 만석 집 앞에 와 있대요. 대복 벌써? 만석 네. 옥화 (바구니를 들여다보며) 잘살아라. 사는 게 제 맘처럼 되는 것도 아니니까 부모 원망 말고 운명이려니, 팔자려니, 누구 탓할 것도 없어. 이리 치이고 저리 치이다 보면 세월 가고 세월 가면 언제 이만큼 왔나 싶을 테니 하루하루 즐겁게 웃으면서 살아. 네 세상도 한세상, 내 세상도 한세상, 결국 한세상 사는 거니, 그러니까 너는 멀리멀리, (떨리는 목소리) 발길 닿는 데까지 멀리 가렴. 대복 (꽃병에서 꽃을 꺼내 바구니 옆에 감는다) 꽃바구니 타고. 옥화 그래, 꽃바구니 타고. 어디, 하루하루가 오늘만 같겠니? 대복 그래. 오늘만 같을라고. 전화벨이 울리지만 받지 않는 만석. 그런 만석을 가만히 올려다보는 옥화. 천천히 바구니를 내어준다. 만석 갔다 올게요. 늦을지도 몰라요. 먼저 주무세요. 대복 그래. 얘기 잘하고 와. 만석 네. 저 가요, 할머니. 반응 없는 옥화. 대복 손짓으로 만석을 보낸다. 만석 밖으로 나간다. 자리에서 일어나 문에 다가가 밖으로 나가는 만석을 지켜보는 대복. 잠시 후 자리로 돌아온다. 그사이 옥화 역시 일어서 서성이다가 가운데 소파에 앉아 정면을 응시하고 있다. 대복 그 옆에 앉아 정면을 응시한다. 대복 갔네. 옥화 갔네요. 대복 그래. (사이) 어떡할까? 우리도 가야지? 옥화 가야죠. 대복 안 가면 안 되겠지? 옥화 안 되겠죠. 다른 사람도 아니고 연씨잖아요. 대복 그래. 가야겠지. 다른 사람도 아니고 연씨니까. 옥화 네. 대복 그럼 갈까? 옥화 그래요, 가요. 대복 그래. 가자구. 옥화 가요. 자리에서 일어나지 않는 두 사람. 무대 서서히 어두워진다. 암전.
  • 불과 200m… 촛불 산타 vs 맞불 태극기

    불과 200m… 촛불 산타 vs 맞불 태극기

    31일에도 동시 집회 계획 박근혜 대통령 즉각 퇴진을 촉구하는 9차 촛불집회와 탄핵안 기각을 주장한 맞불 집회가 성탄절 전날인 24일 서울 시내에서 동시에 열렸다. 양측이 집회를 연 이후 가장 가까운 거리에서 같은 시간에 집회를 열었지만, 물리적 충돌 없이 평화롭게 마무리됐다. 양측 모두 올해 마지막 날인 31일에도 같은 장소에서 다시 만나기로 해, 갈등 국면은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박근혜정권 퇴진 비상국민행동’(퇴진행동)은 지난 24일 오후 4시부터 광화문광장 일대에서 9차 촛불집회를 열고 “박 대통령과 대통령 권한대행인 황교안 국무총리는 즉시 물러나라”고 소리쳤다. 같은 시간 ‘대통령 탄핵 기각을 위한 국민총궐기 운동본부’(탄기국)는 서울시청 및 덕수궁 대한문 인근에서 ‘누가 누가 잘하나’ 집회를 개최했다. 촛불집회에는 광화문광장부터 동아일보 앞까지 60만명(경찰 추산 3만 6000명)이 참석했고 보수진영 집회에는 덕수궁 대한문 앞부터 서울신문 빌딩까지 경찰 추산 1만 5000명이 들어찼다. 촛불집회 참가자와 맞불집회 참가자가 한때 200m까지 가까워지기도 했지만 별다른 충돌은 없었다. 경찰은 서울시의회 앞에 차벽을 세우고 양측을 분리하는 데 주력했다. 추운 날씨를 감안한 듯 탄기국 측은 오후 8시 30분쯤 행사종료를 선언했고, 촛불집회도 밤늦게까지 진행하지 않았다. 물리적인 충돌은 없었지만 두 집회 참석자들의 생각 차이는 컸다. 맞불집회에서 만난 김노현(64)씨는 “박 대통령이 잘했다는 게 아니다. 하지만 좌파 정권이 집권하면 대한민국 안보가 위태로워진다”면서 “여기 모인 분 절반이 80대고, 다 나라 걱정돼서 나오신 분들”이라고 말했다. 김모(77)씨는 “촛불이 우리나라를 북한에 갖다 바치려 하고 있다. 젊은이들이 어른들의 말을 귀담아 듣길 바란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촛불집회에 참가한 김은화(46·여)씨는 “전쟁을 겪은 어르신들이 탄핵에 반대할 수도 있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무조건 ‘촛불은 빨갱이’라면서 대화를 거부하는 건 잘못됐다고 본다”고 말했다. 박모(58)씨는 “보수집회에 나온 분들도 나름의 생각이 있겠지만 세상 물정에 어두운 분들이 특정 정치 세력에 이용당하는 게 아닌지 걱정스럽다”고 우려했다. ‘계엄령 선포’, ‘비박은 신분세탁 변절자들’ 등 보수집회 측의 원색적인 발언에 대해 불편해하는 경우도 많았다. 이날 촛불집회는 하야 크리스마스가 주된 테마였다. 오후 4시 사전 공연인 ‘퇴진콘서트 물러나쇼(SHOW)’ 무대에서는 가수 마야, 이한철 등이 노래를 불렀고 본행사와 행진 이후 오후 8시부터 ‘하야 크리스마스’ 콘서트가 열렸다. 퇴진행동 관계자들은 광화문 일대에 산타클로스 모자를 쓰고 나와 시민들에게 초와 피켓을 나눠 주었다. 광화문 KT 앞에서 산타 옷을 입은 청년 300명이 ‘청년산타 대작전’ 행사를 열어 ‘아이들에게 선물을, 박근혜에게 수갑을’ 등의 구호를 외치며 아이들에게 동화책, 성탄 카드, 세월호 리본 등의 선물을 전했다. 퇴진행동 측은 오는 31일 ‘송박영신(박 대통령을 보내고 새해를 맞이한다는 뜻)을 위한 대규모 촛불집회’를 구상하고 있다. 오후 7시에 집회를 시작해 9시에 송박영신 콘서트를 열고 밤 12시 ‘하야의 종’ 타종식을 진행할 계획이다. 강신 기자 xin@seoul.co.kr
  • 친구의 아빠를 사랑하다…‘도쿄 연애사건’ 예고편

    친구의 아빠를 사랑하다…‘도쿄 연애사건’ 예고편

    영화 ‘도쿄 연애사건’이 황당한 연애 스캔들을 담은 메인 예고편을 공개했다. ‘도쿄 연애사건’은 자기 아빠에게 마음을 두고 있다는 친구의 돌발 고백과 그녀의 고백으로 인해 한 가족이 맞닥뜨리게 되는 혼란과 예측불허 사건을 그렸다. 예고편은 주인공 마야의 황당 고백을 누구도 진지하게 받아들이지 않는 것으로 시작한다. 하지만 ‘순수하다 못해 뻔뻔한 연애스토리’라는 카피와 함께 흐르는 마야의 모습은 그녀의 사랑이 심상치 않음을 예상케 한다. 특히 ‘많고 많은 사람 중에 왜 하필’이라는 카피 후 마야와 타에코가 다투는 모습은 이들의 심한 갈등을 예고한다. 이렇게 친구의 아빠를 사랑한 한 여성의 뻔뻔한 로맨스 ‘됴쿄 연애사건’의 결말은 2017년 1월 19일 극장에서 확인할 수 있다. 문성호 기자 sungho@seoul.co.kr
  • 친구의 아빠를 사랑한 어느 여대생 이야기…‘도쿄 연애사건’ 예고편

    친구의 아빠를 사랑한 어느 여대생 이야기…‘도쿄 연애사건’ 예고편

    영화 ‘도쿄 연애사건’이 황당한 연애 스캔들을 담은 메인 예고편을 공개했다. ‘도쿄 연애사건’은 자기 아빠에게 마음을 두고 있다는 친구의 돌발 고백과 그녀의 고백으로 인해 한 가족이 맞닥뜨리게 되는 혼란과 예측불허 사건을 그렸다. 예고편은 주인공 마야의 황당 고백을 누구도 진지하게 받아들이지 않는 것으로 시작한다. 하지만 ‘순수하다 못해 뻔뻔한 연애스토리’라는 카피와 함께 흐르는 마야의 모습은 그녀의 사랑이 심상치 않음을 예상케 한다. 특히 ‘많고 많은 사람 중에 왜 하필’이라는 카피 후 마야와 타에코가 다투는 모습은 이들의 심한 갈등을 예고한다. 이렇게 친구의 아빠를 사랑한 한 여성의 뻔뻔한 로맨스 ‘됴쿄 연애사건’의 결말은 2017년 1월 19일 극장에서 확인할 수 있다. 문성호 기자 sungho@seoul.co.kr
  • 12월 24일 촛불집회 70만명 참가…보수단체 맞불집회 170만 주장(종합)

    12월 24일 촛불집회 70만명 참가…보수단체 맞불집회 170만 주장(종합)

    24일 크리스마스이브에 서울 광화문광장 일대 등 전국에서 9차 주말 촛불집회가 열렸다. 이날 시민들은 거리에 나와 박근혜 대통령 즉각 퇴진과 헌법재판소의 신속한 탄핵심판 인용, 한국사회 적폐 청산을 촉구했다. 이날 강추위에 성탄 전야라는 좋지 않은 조건 속에서도 연인원 70만여명(주최 추산, 경찰 추산 일시점 최다인원 5만 3000명)이 전국 각지의 집회 현장에 나섰다. 탄핵에 반대하는 보수단체들도 맞불집회를 열었다. 보수단체 집회에도 적지 않은 인원이 참가했다. 촛불집회가 열리는 광화문 광장과 가까운 서울 청계광장과 덕수궁 대한문 앞 등에서 보수단체의 탄핵 반대 집회가 열렸지만 물리적인 충돌은 없었다. ‘박근혜정권 퇴진 비상국민행동’(퇴진행동)은 이날 오후 서울 종로구 광화문광장에서 ‘끝까지 간다! 9차 범국민행동-박근혜 정권 즉각 퇴진·조기 탄핵·적폐 청산 행동의 날’ 촛불집회를 열었다. 마야, 이한철, 에브리싱글데이가 출연한 사전행사 ‘퇴진콘서트 물러나쇼’에 이어 현 시국을 영상화한 윤종신의 뮤직비디오 ‘그래도 크리스마스’가 본 행사의 문을 열었다. 노동계 등 각계 인사와 시민들의 시국발언도 이어졌다. 법원 결정으로 이날도 신교동교차로, 우리은행 삼청동 영업점, 팔판동 126맨션, 삼청로 세움아트스페이스 앞, 안국역 ‘룩센트 인코포레이티드’ 앞 등 청와대·국무총리공관·헌재 인근에서 오후 10시 30분까지 행진이 허용됐다. 본 행사 후 오후 6시30분쯤부터 5개 경로로 행진이 시작됐다. 헌재 쪽으로 행진한 참가자들은 ‘뿅망치’를 두드리며 신속한 탄핵심판 인용을, 총리공관 쪽 대오는 ‘레드카드’로 황교안 대통령 권한대행 국무총리 퇴진을각각 촉구했다. 이들은 오후 8시쯤 행진을 평화롭게 마무리하고 광화문 광장으로 돌아와 ‘하야 크리스마스’라는 제목으로 2부 행사를 이어갔다. 퇴진행동은 오후 8시30분 기준으로 서울에 연인원(누적인원) 60만명이 참가했다고 추산했다. 경찰은 오후 6시30분 순간 최다인원 3만 6000명이 집결했다고 봤다. 이날 집회는 성탄 전야임을 고려해 사전행사부터 곳곳에서 축제를 연상케 하는 유쾌한 분위기로 진행됐다. 집회에 앞서 ‘박근혜정권 퇴진 청년행동’은 광화문 KT 앞에서 청년 300여명이 산타클로스 복장을 하고 광화문 주변을 오가는 어린이들에게 선물을 나눠주는 ‘청년산타 대작전’ 행사를 진행했다. 청년들은 이후 촛불집회에 참석한 뒤 청와대 인근 청운동 주민센터 앞까지 행진해 박 대통령에게 수갑을 선물하는 퍼포먼스를 선보였다. 연인과 함께 촛불집회에 참가하는 것으로 성탄 전야를 보내려는 이들도 광화문 곳곳에서 일찍부터 눈에 띄었다. 2부 행사로 열린 ‘하야 크리스마스’ 행사에는 서울재즈빅밴드, 연영석, 루이스초이 등이 출연해 시민들에게 캐럴을 선사했다. 시민들이 기존 캐럴 노랫말을 현 시국에 맞게 바꿔 부르는 시간도 마련됐다. ‘징글벨’을 ‘촛불 이겨서 하야한다면 흥겨워서 소리높여 노래부를래’ 등으로 바꾸는 등 다양한 개사곡들이 등장했다. 본 행사 중 오후 6시 참가자들이 일제히 소등한 후에는 정부서울청사 벽면에 ‘박근혜 구속 조기탄핵’이라는 문구를 빔으로 쏘는 퍼포먼스도 있었다. 보수단체도 적지 않은 인원을 끌어모아 맞불집회를 이어갔다. 새로운한국을위한국민운동 등 보수단체들은 이날 촛불집회에 앞서 오후 2시 청계광장에서 집회를 열어 박 대통령 탄핵이 무효이며,이번 탄핵은 언론과 종북세력의 선동으로 벌어진 일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덕수궁 대한문 앞에서도 ‘대통령 탄핵기각을 위한 국민총궐기운동본부’(탄기국)가 탄핵 무효 집회를 열었다. 청계광장 집회 참가자들도 이곳에 합류했다. 탄기국 대변인인 정광용 박사모(박근혜를 사랑하는 모임) 회장은 “집회에 단가 150원 하는 태극기 10만장을 배포했다”며 “이렇게 많이 오실줄은 저도 몰랐다. 다음주 토요일인 31일 오후 4시에도 이 자리에 한번 더 모여달라”고 말했다. 주최 측은 청계광장에 10만명이, 대한문 앞에는 160만명이 모였다고 주장했다. 경찰은 이날 오후 5시 기준으로 일시점 최다 인원을 1만 5000명으로 추산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촛불집회 vs 맞불집회…무엇이 달랐나

    촛불집회 vs 맞불집회…무엇이 달랐나

    24일 광화문 일대에서 ‘박근혜 대통령 퇴진 9차 촛불집회’가 열린 동시에 서울시청 및 덕수궁 대한문 앞에서는 보수단체의 맞불집회인 ‘누가누가 잘하나’가 개최됐다. 경찰은 서울신문빌딩(프레스센터) 앞 횡단보도에 차벽을 세우고 경력을 배치해 촛불집회와 보수집회 참가자들이 충돌하지 못하도록 조치했다. 촛불집회는 박근혜 대통령의 퇴진을, 맞불집회는 박 대통령의 탄핵 반대를 주장했다는 점에서 가장 대조적이었지만, 이외에도 집회 음악, 집회 도구 등 차이점이 많았다. ▲극명하게 다른 메시지= 이날 박사모(박근혜를 사랑하는 모임) 등 50여개 보수단체 연합체인 ‘대통령 탄핵 기각을 위한 국민총궐기 운동본부’(탄기국)은 오후 4시부터 서울시청 및 덕수궁 대한문 일대에서 ‘누가누가 잘하나’ 집회를 열었다. 권영환(60)씨는 “여야의 문제가 아니라 우리나라의 안위가 걸린 문제이기 때문에 나왔다”며 “나도 젊을 때 박정희 전 대통령을 좋아하지 않았는데 나이를 먹고 보니 그 사람이 애국자였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며 “젊은 친구들이 뭐가 옳고 그른지 잘 몰라서 저러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박상철(69)씨는 “박근혜 대통령이 이석기, 한상균씨를 구속하고 통진당을 해산한 건 아주 잘한 일”이라며 “그런데 좌파는 박근혜 대통령의 탄핵이 안 되면 혁명을 일으킨다니 말이 되냐”고 말했다. 반면 촛불집회에 참석한 김은화(46)씨는 “전쟁 안 겪어봐서 그런다는 말이 어느 정도 일리는 있다고 생각하는데 어른들도 촛불을 들고 나온 사람들의 얘기를 좀 들어주었으면 한다”며 “소통보다는 무조건 잘못 됐다고만 하니 국민의 말을 안 듣는 박근혜 대통령과 너무 똑같다”고 말했다. 촛불집회에 남편, 아들과 나온 류재호(47·여)씨는 “성탄 전야라는 특별한 날을 맞아 특별한 일을 하고 싶어 나왔고, 축제처럼 촛불을 즐기고 있다”며 “하지만 박근혜 대통령과 최순실씨가 어지럽힌 정국 때문에 마음 한켠이 무겁다. 말 그대로 웃픈 현실인 셈”이라고 말했다. ▲참가 인원= 이날 박사모 정관용 회장은 맞불집회 무대에 올라 “지급한 태극기만 10만개가 넘는데 모두 동이 났고, 100만명 이상이 집회에 참가했다”며 “박사모 회원들을 동원해도 2~3만명에 불과하기 때문에 자발적으로 모인 것”이라고 주장했다. 맞불집회에 참석한 인파는 한때 덕수궁 대한문부터 성공회서울성당까지 약 200m를 채웠다. 맞불집회의 참가자 수가 촛불집회에 비할바는 아니었지만 추운 날씨에도 경찰의 예상보다 많은 인원이 모였다. 그럼에도 100만명은 촛불집회 주최측인 박근혜정권 퇴진 비상국민행동(퇴진행동)이 이날 촛불집회에 참가한 인원수로 밝힌 55만명(오후 6시 30분 기준)의 2배나 되는 인원이다. 경찰은 반대로 촛불집회 참가자 인원이 3만 6000명, 맞불집회 참가자 수는 1만 5000명이라고 추산했다. ▲문화제= 촛불집회에 앞서 오후 4시부터 열린 ‘물러나쇼(SHOW)에는 가수 마야와 이한철, 에브리싱글데이 등이 무대에 올랐다. 행진 후 오후 7시 30분부터 ‘하야크리스마스 콘서트’도 열렸다. 하야가도 불렀지만 크리스마스 캐롤도 울려퍼졌다. 성탄 전야인만큼 축제 분위기를 연출하려는 주최측의 의도도 있었다. 성탄 인사를 나누는 현수막도 붙었고, 시민들에게 선물을 나누어 주는 자원봉사자들도 쉽게 눈에 띄었다. 폭죽도 연신 터뜨렸다. 오후 6시 30분쯤에는 최순실과 꼭 닮은 시민이 무대에 올라 체조를 해 시민들의 폭소를 자아냈다. 맞불집회에는 주로 애국가와 정수라의 ‘아! 대한민국’이 울렸다. 풍물 공연이나 북 연주 등도 있었다. 참가자들은 태극기를 양손에 들었고, 대형 태극기도 다수 등장했다. 강신 기자 xin@seoul.co.kr
  • ‘복면가왕’ 하트여왕 박기영 본 딸의 소감은? “엄마 목소리야”

    ‘복면가왕’ 하트여왕 박기영 본 딸의 소감은? “엄마 목소리야”

    ‘복면가왕’ 하트여왕이 가수 박기영으로 밝혀진 가운데 박기영의 SNS에도 관심이 쏠리고 있다. 19일 박기영은 자신의 인스타그램에 “하트여왕이 엄마인 줄 몰랐던 가현. 처음에 등장하는 거 보고 백설공주에 나오는 마녀라고… 노래 시작하자”라는 글과 함께 지난 18일 방송된 MBC 예능 프로그램 ‘일밤-복면가왕’을 보는 딸의 동영상을 공개했다. 영상 속 박기영의 딸은 그녀가 3라운드에 진출해 그룹 부활의 ‘Lonely night’을 부르는 ‘하트다 하트 여왕’의 모습을 보고 있다. 박기영의 딸은 노래가 나오자마자 “엄마야, 엄마. 엄마 목소리가 이렇게 예뻐”라고 말해 보는 이들을 웃음짓게 했다. 한편, 이날 박기영은 가왕 ‘양철로봇’에게 아쉬운 5표차로 패하며 가왕의 자리에 오르지 못했다. 사진=MBC ‘복면가왕’ 방송 캡처 임효진 기자 3a5a7a6a@seoul.co.kr
  • [최영미와 함께 읽는 세계의 명시] 그래도 나는 일어서리라

    [최영미와 함께 읽는 세계의 명시] 그래도 나는 일어서리라

    그래도 나는 일어서리라(Still I Rise) -마야 앤젤루 너의 그 심하게 비틀린 거짓말로 너는 나를 폄하해 역사에 기록하겠지 너는 나를 아주 더럽게 짓밟을 수도 있겠지 하지만, 먼지처럼, 나는 일어날 거야. 나의 당돌함에 네 속이 불편한가? 왜 너는 찌푸리고 괴로워하지? 내가 거실에서 솟아나는 기름을 바른 듯 당당하게 걷기 때문인가. 태양처럼 달처럼, 밀물과 썰물처럼 분명하게 높이 솟구치는 희망들처럼 그래 나는 일어설 거야 너는 내가 부서지는 모습을 보길 원하지? 고개 숙이고 눈을 내리깔기를? 영혼의 울음으로 약해진 내 어깨가 눈물방울처럼 축 처지기를 원하겠지 나의 당돌함이 너를 괴롭혔나? 그걸 너무 심각하게 받아들이지 마 …(중략) 너는 너의 말들로 나를 쏠 수 있고, 너의 눈빛으로 나를 조각낼 수도 있고, 너의 증오로 나를 죽일 수도 있겠지, 하지만, 생명처럼, 나는 다시 일어날 거야. 나의 섹시함이 네 속을 뒤집었나? 내가 넓적다리가 만나는 곳에 다이아몬드를 품은 듯 춤을 추어서, 네가 많이 놀랐나? 부끄러운 역사의 오두막으로부터 나는 일어서리 고통의 뿌리인 과거로부터 나는 일어서리 나는 검은 바다, 뛰어오르고 퍼지고, 파도 속에 솟구치고 부풀어 오른다. 테러와 공포의 밤들을 뒤에 남겨두고 나의 선조들이 내게 준 선물들을 안고서 나는 일어서리, 나는 노예들의 희망이며 꿈이니. 마땅하고도 당연하게 나는 일어서리. You may write me down in history With your bitter, twisted lies, You may tread me in the very dirt But still, like dust, I’ll rise. Does my sassiness upset you? Why are you beset with gloom? ’Cause I walk like I’ve got oil wells Pumping in my living room… You can shoot me with your words, You can cut me with your eyes, You can kill me with your hatefulness, But still, like life, I’ll rise. Does my sexiness upset you? Does it come as a surprise That I dance like as if I have diamonds At the meeting of my thighs? Out of the huts of history’s shame I rise Up from a past that’s rooted in pain I rise I’m a black ocean, leaping and wide, Welling and swelling I bear in the tide. Leaving behind nights of terror and fear I rise Into a daybreak that’s miraculously clear I rise Bringing the gifts that my ancestors gave, I am the hope and the dream of the slave. And so, naturally I rise. * 결혼해 미국에서 살던 동생을 방문하러 가는 길에 LA의 서점에서 마야 앤젤루(1928~2014)를 발견했다. 1999년 여름이었다. 서점에 깔린 아주 작은 판형의 얄팍한 시집이 눈에 들어왔다. 흰 바탕에 파란 글씨, ‘On the Pulse of Morning’이라는 제목 옆에 새겨진 “대통령 취임식 시”라는 문구에 호기심이 생겨 책을 집어들었다. 세상에! 이런 시집도 있네. 시 한 편만으로 시집을 엮다니. 목차도 없고, 페이지도 매겨지지 않은 참 희한한 책을 훑다, 빌 클린턴 대통령의 취임식에서 어느 흑인 여성시인이 축시를 낭독했다는 뉴스를 얼핏 들은 기억이 났다. 아, 그녀가 마야 앤젤루였구나. 현존하는 미국 여성시인의 시가 궁금해 마야의 시집뿐만 아니라 에세이도 한 권 샀다. 미네소타에 사는 동생 집에서 2주일간 머물 예정이라 지루한 시간에 읽을거리가 필요했다. 기나긴 취임식 축시는-대개의 행사시가 그렇듯이-딱딱하고 어려웠지만, 마야의 에세이집 ‘Wouldn’t Take Nothing for My Journey Now’는 재미있었다. 동생 집의 2층 서재에서 깁스를 두른 팔로 책을 안고 마야의 세계에 푹 빠졌다. 손목뼈에 금이 가는 사고를 당해 깁스를 두르고 동생이 해 주는 밥을 먹으며 한 열흘 미국에서 쉰 다음 한국에 돌아와, 마야의 다른 책들도 주문해 받아보았다. 그녀의 시와 에세이를 읽으며 나는 흑인 여성의 삶을 이해하게 되었다. 미국에서 흑인이며 여성으로 산다는 것. 8살에 엄마의 남자친구로부터 성폭행을 당하고, 십대에 미혼모가 되어 버스차장에 요리사에 나이트클럽 댄서, 영화배우(드라마 ‘뿌리’에 조역배우로 등장한다)를 거쳐 마야는 작가가 되었다. 오프라 윈프리 쇼에서 마야를 보고 나는 그녀의 소탈함에 반했다. 주름투성이의 늙은 얼굴이었지만, 자연스러운 품위가 넘치는 그녀는 아름다웠다. 오프라가 마야의 집을 처음 찾은 날, 마야는 오프라에게 시를 읽어 주고 음식을 만들어 같이 먹었단다. 마야의 자전소설 ‘나는 왜 새장 속의 새가 우는지 안다’(I Know Why the Caged Bird Sings)는 내가 읽은 20세기 미국의 최고 소설이었다. 자신의 감옥을 담담하게 글로 풀어낸 마야를 보며, 나도 소설을 써야겠다고 결심했다. 그래서 나온 소설이 ‘흉터와 무늬’인데, 내년에 개정판을 준비하고 있다. 미국 흑인 여성들의 정신적 지주였던 마야 앤젤루가 2년 전에 세상을 떠났다는 소식을 들었다. 편안하며 복된 죽음이었을 게다.
  • 김응용 ‘위기의 아마 야구’ 구원투수로

    김응용 ‘위기의 아마 야구’ 구원투수로

    김응용(75) 전 한화 감독이 대한야구소프트볼협회를 이끌 수장으로 뽑혔다. 김응용 후보는 30일 서울 송파구 방이동 올림픽파크텔에서 치러진 회장 선거에서 선거인단(144명) 투표수 127표 중 85표를 얻어 이계안(64) 2.1 연구소 이사장을 44표 차로 제치고 임기 4년의 초대 통합 회장에 당선됐다. 한국야구를 대표하는 거포로 활약한 김 회장은 해태, 삼성, 한화 사령탑을 거치며 10차례나 한국시리즈 우승을 이끌었고 야구인 최초로 프로야구단(삼성) 사장에 오른 데 이어 아마야구 수장에까지 올라 야구계에 큰 족적을 남기게 됐다. 아울러 대한야구협회·대한소프트볼협회·전국야구연합회 등 통합된 3개 기구의 화합과 개혁을 통해 위기의 아마야구를 구해 내야 하는 과제도 떠안았다. 김 회장은 당선 뒤 “스포츠에서 가장 암적인 존재가 파벌”이라면서 “나는 한다면 하는 사람이다. 파벌을 없애기 위해 협회를 철저히 개혁하겠다”고 강조했다. 이어 통합단체 운영에 소요되는 예산 20억원을 조성하겠다는 공약도 반드시 실천하겠다고 덧붙였다. 김민수 선임기자 kimms@seoul.co.kr
  • 인도 야당들, 화폐개혁 반대 전국적 시위

    인도 야당들, 화폐개혁 반대 전국적 시위

    나렌드라 모디(66) 인도 총리가 검은돈 근절 등을 이유로 지난 8일 500루피(8500원)·1000루피(1만 7000원) 지폐 통용을 중단하는 화폐 개혁을 단행한 데 대해 28일 야당이 준비 부족과 서민 고통 등을 지적하며 전국 규모의 반대 시위를 벌였다. 인도 NDTV 등에 따르면 인도 제1야당인 국민회의(INC)는 이날을 ‘국민 분노의 날’로 정해 수도 뉴델리 의회 밖에서 시위를 열었다. 국민회의 소속 말리카르준 카르게 하원의원은 “정부가 보통 사람들의 어려움에 무감각했다”면서 “모디 총리가 의회에 나와 야당과 함께 현 상황을 논의해 문제를 풀 수 있다”고 말했다. 마마타 바네르지 트리나물콩그레스(TMC) 총재가 주 총리로 있는 동부 웨스트벵골 주를 비롯해 인도 각지에서도 10여개 야당과 지역 정당들이 화폐개혁 반대 시위를 열었다. 웨스트벵골 주 콜카타에는 2만 5000명이 모였고 서부 경제 도시 뭄바이에는 6000여명이 시위에 참여했다고 경찰은 밝혔다. 내년 초 주의회 선거가 벌어지는 우타르프라데시주 지역정당 바후잔 사마지당(BSP) 총재 마야와티 상원의원은 “여당 인도국민당(BJP)은 화폐개혁에 앞서 지난 10개월간 은행에 얼마나 많은 돈을 예치했는지 밝혀야 한다”고 주장했다. 좌파 정당들은 나아가 이날 하루 전국적인 파업을 벌이자고 제안했지만 극히 일부 지역을 제외하고 파업은 벌어지지 않았다. 이 같은 야당 반발에 대해 모디 총리는 전날 우타르 프라데시 주를 찾아 한 연설에서 “보통사람들과 나는 부패를 끝내려고 노력하는데 야당은 나라를 끝내려고 파업을 조장하고 나섰다”면서 강하게 비난했다. 그는 라디오 연설에서도 “자신의 검은돈을 세탁하기 위해 서민을 이용하지 말라”고 주장했다. 인도 언론들은 화폐개혁의 실제 목적이 뿌리깊은 정경유착으로 기득권 세력으로 자리잡은 현 야당의 검은돈 유입을 차단하기 위해서라는 분석도 내놓는다. 인도는 지난 8일 모디 총리가 500루피 이상 고액지폐 통용을 중단하고 새 지폐로 대체한다고 밝힌 뒤 은행마다 구권 입금과 신권 인출을 위해 인파가 몰리고 현금 부족으로 소비가 위축돼 20일째 혼란을 겪고 있다. 하지만 상당수 국민들은 검은돈 근절이라는 화폐 개혁 목표를 지지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류지영 기자 superryu@seoul.co.kr
  • 서울시의회 문체관광위 “히어로즈 이장석사장 증인 불참 유감”

    서울시의회 문체관광위 “히어로즈 이장석사장 증인 불참 유감”

    서울시의회 문화체육관광위원회(위원장 이성희, 새누리, 강북2)에서 행정사무감사 기간 중인 22일 오전 10시에 서남권 돔구장의 운영과 관련하여 ㈜서울히어로즈 이장석 사장 및 남궁종환 부사장을 증인으로 채택하여 출석할 것을 요구하였으나 불참의사를 밝혀왔다. 서울시와 ㈜서울히어로즈구단은 2016년부터 2년간 야구경기(프로야구 및 아마야구 경기를 포함함)가 안정적으로 개최되고 다양한 공연 및 행사가 이루어지는 복합체육문화시설 및 홈구장으로 사용하기로 상호간 협의가 되어 있으나, 현재 넥센 히어로즈 이장석 사장과 남궁종환 부사장은 2016년 5월부터 사기 및 횡령, 배임 혐의로 불구속 기소 상태이며, 서남권 돔구장의 운영 현황이 불투명해짐이 우려되어 행정사무감사에 증인으로 출석요구 했다. 그러나 사건의 상당부분이 이장석 사장 및 남궁종환 부사장 개인의 혐의를 다투고 있고, 현재 1심 재판이 진행 중에 있는 만큼 증인으로 출석하여 진술하는 것이 재판에 끼칠 영향 등 여러 가지 측면에서 부적절하다는 판단과 앞으로 동 사건으로 인하여 구단이 돔구장의 운영에 차질이 발생하지 않을 것이라는 사유서와 함께 같은날 오전 10시 30분에 재판참석을 이유로 불참의사를 밝혀왔다. 문화체육관광위원회 이성희 위원장은 “(주)서울히어로즈가 운영한지 5개월도 되지 않는 상황에서 이러한 사건이 일어난 것에 대해 유감이며 관리·감독 의무가 있는 시의회가 사전에 사건 및 정황을 파악하는 것이 필요하다는 판단하에 출석을 요구한 바 있다. 다만 재판기일과 겹쳐 부득이하게 출석을 하지 못하여 아쉽다”라며 “다가오는 예산안 심의시 서울시설관리공단, 집행부와 함께 서남권 돔구장 운영에서 차후 발생할 수 있는 일들에 대해 대비할 수 있는 방안 등에 대해 심도있게 논의하겠다”고 말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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