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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오늘 국민대회…충돌 우려/대책회의,시청앞 장소 변경… 경찰선 불허

    ◎5기 전대협 출범식 어제 부산대서 최근 들어 경찰의 양해와 대학생들의 자제로 평화적인 가두시위가 이뤄지고 있는 가운데 「범국민대책회의」측이 2일 열기로 한 「제4차 국민대회」를 명동성당에서 서울시청 앞으로 변경함에 따라 시청앞 집회를 원칙적으로 불허하는 경찰과 또다시 충돌할 우려가 높아지고 있다. 부산의 경우도 「대책회의」측이 남포동 부영극장 또는 서면로터리에서,광주에선 전남도청 앞에서 집회를 열겠다고 밝혔으나 경찰이 시민생활에 불편을 줄 경우 봉쇄하겠다는 입장을 보이고 있어 역시 충돌이 예상된다. 김원환 서울시경국장은 1일 「대책회의」측의 시청앞 집회강행발표에 대해 『법절차에 의한 집회신고도 없이 시청앞에서 집회를 강행코자 하는 것은 폭력으로 도로를 점거,서울교통을 마비시켜 시민의 불편은 물론 질서를 파괴하겠다는 의도로 보여 강력히 대응,해산시키겠다』고 밝혔다. 그러나 「대책회의」측은 명동성당은 장소가 좁고 일요일이어서 미사를 드리러 오는 신자들에게 불편을 주기 때문에 부득이 시청앞에서 대회를 열 수밖에 없다고 거듭 밝혔다. 한편 「전대협」 소속 전국 대학생 4만여 명은 1일 하오 7시쯤 부산대운동장에서 「제5기 전대협 출범식」을 가졌다.
  • 유고총리 불신임 직면/연방의회/사임동의안 토론 시작

    【베오그라드 AP 연합】 유고슬라비아 연방의회는 28일 시장개혁정책을 둘러싸고 공산당이 주도하고 있는 세르비아공화국과 잦은 마찰을 일으켰던 안테 마르코비치 총리에 대한 불신임 동의안에 관한 토의에 들어갔다. 이날 토의는 마르코비치 총리가 유고의 6개 공화국 정부를 극적으로 설득,지역간 상품교역을 마비시켜 온 공화국들간의 내전상태를 종식시키는 데 성공한 다음날 시작된 것이다. 마르코비치 총리는 과감한 경제개혁 계획과 분열상을 보이고 있는 공화국들에 대한 중재 역할로 서방국으로부터 폭넓은 지지를 받아왔는데 유고에서 가장 큰 세르비아 공화국의 사회주의 정부는 마르코비치 총리의 개혁정책에 반발,그를 사임시키기 위한 시도를 오랫동안 계속해 왔다. 마르코비치는 파산한 국영기업체 종업원들에 대한 추가 급여 제공을 거부하고 인플레 억제정책을 고수,세르비아 공화국 주민들로부터 반발을 받아왔는데 탄유그통신은 세르비아 공화국의 2개 자치주 중 하나인 보이보디나주 대표가 불신임 동의안을 제출했다고 보도했다.
  • 불법영업 단속 항의/택시기사,차량시위/개봉역앞… 2시간 교통마비

    28일 하오 8시쯤 서울 구로구 개봉동 국철 1호선 개봉역 앞 2차선 도로에서 경기차적 택시 30여 대가 경찰의 불법 영업단속에 항의,도로를 점거한 채 차량시위를 벌여 이 일대 교통이 2시간여 동안 막히는 등 혼잡을 빚었다. 개봉역 앞은 평소 광명시를 왕복하는 경기도 택시들이 줄을 지어 늘어서 있어 교통혼잡을 빚어왔다.
  • 알바니아 파업/35만명 8일째

    【빈 AP 연합】 8일째를 맞고 있는 알바니아의 총파업은 확산일로를 걷고 있으며 현재 약 35만명의 노동자들이 파업에 참가하고 있다고 최근 창설된 알바니아 독립노조의 한 지도자가 23일 주장했다. 알바니아의 파업사태는 식료품 산업,보건분야,그리고 그 외의 꼭 필요한 주요부분을 제외하고 모든 주요산업의 활동을 마비시키고 있으며 두러스 등 알바니아의 항구들도 이번 파업으로 폐쇄됐다.
  • 전국에 일본뇌염 주의보/“15세이하 어린이 새달까지 예방접종을”

    보사부는 23일 전국에 일본뇌염주의보를 발표했다. 이는 이날 제주지역 및 남해안지역에서 일본뇌염을 옮기는 작은 빨간 집모기가 발견된 데 따른 것이다. 일본뇌염은 바이러스에 의해 감염되며 고열·두통·뇌막염 등의 증세를 보이며 심할 경우 팔다리가 마비되고 의식을 잃어 혼수상태에 빠지기도 하는 등 치사율이 높고 후유증도 심하다. 보사부는 특히 이 전염병이 어린이와 노약자에게 잘 감염이 된다는 점을 감안,3∼15살의 어린이들에 대한 예방접종과 돼지우리 주변 등이 모기의 발생 및 서식가능 장소의 소독을 철저히 하도록 각 시·도에 지시했다. 이와 함께 일반 가정에서는 모기에 물리지 않도록 주의하는 한편 6월말까지 예방접종을 해줄 것을 당부했다.
  • “민주주의정착과정의 문제점노출”/외국언론이 본 한국의 「5월시위」

    ◎젊은이의 가치혼란과 좌절서 비롯/불 리베라시옹/6공의 개혁의지에 대한 관심 부각/미 WP지 「5·18시위」 등 최근의 한국시국에 대해 미·영·불 등 주요언론들은 사태는 비교적 크고 상세히 보도하면서 분신 등에는 비판적이었다. ▷뉴욕타임스(미)◁ 광주사건 11주년을 맞은 18일 한국의 이곳저곳에서 벌어진 반정부 시위에 처음으로 일부 사무직 근로자 및 전문직 종사자가 참여했지만 반정부 시위를 이끌어온 세력은 학생 및 젊은 근로자들로 보였다고 미국의 뉴욕타임스지가 19일 서울발로 보도했다. 이 신문은 또 다른 세 사람의 분신자살 소식 등 한국의 어수선한 분위기를 1면·3면에 두 장의 큰 사진과 함께 전하면서 이같이 보도하고 예년엔 광주사건 기념을 고비로 한국대학생들이 중간고사에 들어가 「저항의 계절」 봄을 마무리짓는 게 상례였으나 올해는 노태우 대통령에 대한 정치적·경제적 불만이 많은 데다 지방자치선거를 다음달로 앞두고 있어 예년과 다를는지 모른다고 관측했다. 타임스지는 노 대통령이 아직까지는 그의 내각내 강경인사들에 대한 해임요구를 거부하고 있으나 여당인 민자당내 유력 국회의원들은 다음주 아니면 그 다음주에 노 대통령이 어떤 조치를 취해야 할지도 모르는 것으로 추측하고 있으며 민자당의 한 고위간부는 『대통령이 실제로 약간의 문제점들이 있음을 시인하는 모종 조치를 취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고 밝혔다. 타임스는 이밖에 노 대통령의 옹호자들은 한국의 현 실정이 흔히 그렇듯 실제보다 나쁜 것으로 비쳐지고 있다고 말하고 있는데,가령 이번 시위에는 87년의 경우와 달리 중산층이 학생들 편에 서지 않고 있다고 이 신문은 지적했다. 한편 이 신문은 지난 17일 한국학생들의 분신자살문제를 크게 다루면서 학생들의 자살을 부추기는 불순세력의 존재여부에 큰 관심을 표명했다. 타임스는 학생들 및 반체제 세력의 자살이 조종을 받아 자행되고 있다는 소문이 끊임없이 계속돼 왔다고 밝히고,일부에선 국제적으로 고립되어 절망적인 북한으로부터 지령이 나오고 있다고 말하고 있는가 하면 다른 한편에선 설득력있는 이렇다 할 이슈를 찾지 못해 반체제운동이 무력해질까봐 과격분자들이 창안해낸 방법이라고 말한 것으로 밝혔다. ▷워싱턴포스트(미)◁ 최근의 한국 시위사태에서 반체제측은 중산층 시민들을 대거 거리로 동원하는 데는 실패했지만 노태우대통령의 개혁실천의지에 대한 관심을 새롭게 부각시켰다고 워싱턴 포스트가 19일 보도했다. 이 신문은 서울발 기사에서 최소한 20여 만 명이 18일 서울을 비롯한 전국 도처에서 격렬한 반정부 시위를 벌였으며 서울 등 전국 주요 도시의 기능이 마비됐다고 전했다. ▷LA타임스(미)◁ 로스앤젤레스 타임스지는 최근 한국에서 계속되고 있는 데모사태는 아직 완성되지 못한 한국 민주주의에 문제가 있음을 드러내는 것이라고 지적하고 전문가들은 오는 93년 차기 대통령선거 때까지 정치불안이 이어질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고 19일 보도했다. 이 신문은 한국의 데모사진을 1면 머리에 크게 싣고 분신과 데모사태를 상세히 보도하면서 벌써 23일을 넘긴 데모사태가 해결전망이 불투명한 가운데 장기화되고 있다고 전했다. LA타임스는 최근의 데모를 지난 87년의 데모와 비교하면서 기간도 길고 불만요인도 다양화돼 급진적인 반정부 인사나 근로자·학생은 물론 야당·시민들이 민주화 약속 불이행,물가앙등 등 여러 가지 불만을 토로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 신문은 또 한국의 중산층이 데모에는 가담하고 있지 않지만 현 정권에 대해 크게 지지하지도 않고 있다고 전했다. ▷리베라시옹(불)◁ 프랑스의 진보계 리베라시옹지는 최근의 한국학생시위사태에 관한 해설기사에서 분신의 정확한 이유를 납득하기 힘들다고 전제하면서 한편으로 환생을 믿는 불교신앙 및 순교로 얼룩졌던 천주교 전통과의 연계 가능성에 주의를 기울였다. 리베라시옹지는 학생시위의 배경에 있어서는 한국내 각계 인사들의 말을 인용,학생 및 근로자계층과 제도권과의 격리,그리고 학생들 눈에 비쳐지는 가장된 민주주의 등을 지적했다. 이 신문은 역시 관계자의 말을 인용,한국의 젊은이들이 군사독재하에서 보다 더 좌절에 싸여 있다면서 과거에는 명확한 적을 상대로 민중들이 단결했으나 현재는 다수계층이 현상황에 만족하고 있으며 권력의 세련화,야당의 무능,사회주의의 위기와 보수주의의 득세 등의 상황에서 젊은이들이 전적인 혼란에 싸여 있다고 언급했다. 리베라시옹은 젊은이들이 미래에 불안을 느끼고 있으며 특히 급변하는 사회에 있어서 학생들의 급진운동이 점차 고립되는 데서 허무주의의 유혹이 점증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주르날 드 주네브(스위스)◁ 서울을 비롯한 한국의 여러 대도시에서 약 한 달째 계속되고 있는 격렬한 반정데모사태는 국제적으로 매우 나쁜 인상을 던져주고 있다고 스위스 일간 주르날 드 주네브지가 지난주말 보도했다. 이 신문은 한국의 현 반정데모사태 중 진정으로 놀라운 점은 데모대가 지난 60년대와 다름없이 「유혈독재정권」을 규탄하는 구호를 계속 외치고 있는 점이라면서 한국은 독재정권에 의해 항상 통치돼 왔다는 인상을 주어온 게 사실이라고 강조,그같이 전했다.
  • 크로아티아공 새달30일 “독립선언”/유고/주민95%“연방이탈”지지

    ◎4개공,새 연방 결성 원칙 합의 【자그레브 로이터 연합 특약】 프란조 투드만 크로아티아공화국 대통령은 20일 유고슬라비아공화국들간의 새 연방결성을 희망하고 있다고 말했으나 독립여부를 물은 19일의 국민투표 실시에도 불구,즉각 유고연방에서 이탈할 가능성은 배제했다. 약 87%의 투표율을 보인 19일의 국민투표 잠정집계 결과,94.35%가 크로아티아의 독립에 찬성한 것으로 나타났다. 투드만 대통령은 『가능하다면 현 유고슬라비아의 틀내에서 주권국가의 동맹관계가 유지되기를 원하지만 이것이 불가능할 경우 우리는 완전한 독립과 완전한 주권을 추구하지 않을 수 없다』고 말했다. 크로아티아공화국 지도자들은 현 위기가 유고슬라비아내에서의 존속을 불가능하게 만들고 있다고 말하고 있다. 투드만 대통령은 또 크로아티아와 슬로베니아,마케도니아 및 보스니아­헤르체고비나 등 4개 공화국은 메시치가 대통령이 되지 않으면 이들 각 공화국이 주권국가가 되는 새 연방을 결성하기로 원칙적으로 합의해 놓고 있다고 말했다. 19일의 국민투표 실시로 크로아티아는 슬로베니아와 같은 길을 걷게 될 것으로 추측되고 있는데 슬로베니아공화국은 오는 6월26일 독립을 선언할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한편 크로아티아공화국은 크로아티아가 오는 6월30일 독립을 선언할 것이라고 말하고 있다. ◎지지율 높아 연방해체 운동 가열될듯/공산국간 분열 심화,군 동태가 변수로(해설) 유고슬라비아연방이 하루하루 분열의 수렁으로 빠져들고 있는 가운데 19일 크로아티아공화국에서는 연방으로부터의 독립여부를 묻는 국민투표가 실시됐다. 이날 투표는 주민의 90% 이상이 독립에 찬성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어 세르비아공화국의 패권에 반대해 그 동안 분열의 움직임을 주도해 온 크로아티아공화국의 입지를 강화시켜 줄 것으로 전망된다. 따라서 이번 크로아티아공화국의 국민투표로 유고는 한층 더 심한 분열의 홍역을 앓을 수밖에 없게 됐다. 유고의 정정에 대해 「내란 위기」 「연방 해체 불가피」 등등의 분석이 나온 것은 이미 오래지만 최근 20여 일 동안 유고는 분열을 향해 더욱 가파른 움직임을 보였다. 지난2일에는 세르비아계 주민과 크로아티아주민 사이의 충돌로 최악의 분규가 벌어졌고 7일에는 군부가 무력개입에 관한 최후통첩을 발표했다. 15일에는 순번에 따라 대통령에 선출될 예정이던 크로아티아 출신의 스티페 메시치연방간부회 부의장이 세르비아 등 3개 공화국·자치주 대표의 반대와 몬테네그로공화국의 기권으로 피선되지 못했다. 세르비아가 크로아티아 출신이 대통령에 선출되는 것을 극력 반대하는 것은 지난해 자유총선에서 크로아티아 등 4개 공화국에 분리독립을 원하는 비공산정부가 출범,세르비아의 헤게모니를 위협하는 데다 메시치는 공산통치하에서 분리운동으로 옥고를 치른 경력이 있기 때문이다. 유고의 대통령이 실제권한은 크지 않지만 위기시에는 군통수권이 있어 세르비아가 원하는 대로 분리 움직임을 강력하게 막는데 동의하지 않을 것이 뻔하기 때문이다. 대통령을 선출하지 못함으로써 유고는 연방정부의 기능이 전면 마비되는 헌정위기를 겪고 있는데 메시치의 대통령 선출을 저지당한 비공산계열의 4개 공화국(크로아티아 슬로베니아 마케도니아 보스니아­헤르체고비나)은 16일 독자적인 연방국가를 수립하겠다고 경고했다. 헌정위기가 계속되자 유고 군부는 18일 다시 한번 만일의 경우에 대비한 행동계획이 수립됐다고 발표함으로써 유혈사태의 우려를 증폭시켰다. 이 사이에 연방을 유지하고 유혈사태를 막기 위한 노력도 없었던 것은 아니다. 지난 9일 연방간부회는 세르비아의 민병대와 크로아티아의 경찰예비대 해체를 골자로 하는 평화안을 결의했고 헌정위기를 가져온 크로아티아와 세르비아의 대립을 중재하기 위해 안테 마르코비치 연방정부 총리도 벨리코 카디예비치 국방장관 페타르 그라가닌 내무장관 등이 참여하는 정부 특별위원회를 구성했다. 그러나 상황이 호전되리라고 믿을 만한 근거는 어디에도 없다. 9일의 평화안도 크로아티아와 세르비아의 거부로 단 하루 만에 공염불이 돼 버렸다. 점점 국가단위로서의 존재가 불투명해지고 있는 유고에 대한 외부의 지원도 끊어지고 있다. EC 등 주변국가들은 유고에 대한 경제지원을 보류하고 투자 및 관광을 금지하고 있다. 미국도 지난 6일부터 국제금융기관으로부터의 자금지원 등 유고에 대한 모든 경제지원을 중단시키고 있는 것으로 보도되고 있다. 크로아티아 등 비공산 4개 공화국이 내놓고 있는 「주권국가연합」이라는 구상은 민족분규를 겪고 있는 동유럽 국가에서 자주 등장하는 것이지만 강력한 단일 연방국가를 주장하는 세르비아의 입장에서는 받아들이기 어려운 것. 크로아티아의 국민투표도 분열을 향한 또 하나의 수순이 되면서 앞으로도 유고는 「내란위기」 「연방해체 불가피」 「군부개입」 「유혈사태」 등의 어두운 그림자가 걷히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 “유고 군부 정치개입 임박”/연방대통령 또 선출 실패… 정국 마비

    ◎군 지휘관회의,“행동” 결정 【베오그라드 로이터 연합 특약】 유고슬라비아의 육·해·공군 지휘관들은 18일 계속되고 있는 정치 위기상황하에서 그들이 취할 행동을 결정했다. 탄유그통신은 이날 군부가 취할 행동을 결정했다고 보도했으나 자세한 내용은 밝히지 않았다. 서방외교소식통들은 크로아티아 출신의 스티페 메시치 연방간부회 부의장의 대통령선출 실패로 헌정 위기가 심화되고 있어 군의 개입도 배제될 수 없다고 말하고 있다. 유고 국방부는 군 지도자들이 회합을 가진 뒤 발표한 성명에서 『국가가 처한 상황의 안보측면과 이에 대한 외국의 반응이 논의됐다』고 말하고 『군 사령부·단위부대의 임무가 결정됐다』고 밝혔다. 한편 연방간부회가 대통령선출에 또 실패하자 크로아티아 출신의 안테 마르코비치 연방 총리가 반목하고 있는 양측을 중재하기 위해 모종의 위원회 구성을 서두르고 있다고 크로아티아공화국 관리들이 전했다. 크로아티아공화국 대통령 고문인 즈본코 레로틱씨는 『마르코비치 총리가 스스로 중재에 나서 양측이 협상을 할 수 있는 조건들을 검토하고 있다』고 전했다. 【베오그라드 로이터 UPI 연합】 유고슬라비아는 17일 집단 지도부인 연방간부회에서 세르비아공화국 등이 두 번째로 크로아티아 대표를 연방간부회 의장(연방 대통령)으로 확인하기를 거부한 데 뒤이어 3개 공화국 대표들이 회의장에서 퇴장함으로써 정치적 마비상태에 빠져들고 있다. 연방간부회 측근 소식통들은 이날 유고의 6개 공화국과 2개 자치주의 대표 8명으로 구성돼 있는 연방간부회 회의에서 공산당이 지배하고 있는 세르비아와 몬테네그로 및 2개 자치주 대표가 크로아티아 대표인 스티페 메시치(56) 부통령을 세르비아 출신인 보리사브 요비치 대통령의 후임으로 승격시키는 데 반대했으며 메시치와 슬로베니아 및 마케도니아의 대표가 이에 항의하고 퇴장했다고 말했다.
  • “건물 파손 말라” 말리는 행인에 뭇매

    ◎5·18 국민대회·강군 장례 이모저모/CNN 보도진,이 여인 분신 촬영하다 봉변/광주 상인들,“토요일은 장사 잘되는 날” 영업/연대에 박노해씨 명의 「옥중메시지」 나붙어 ○프락치 아니냐 시비 ○…이날 하오 7시40분쯤 노제가 치러지던 공덕동 네거리에서 김 모씨(42·광고업)가 교통초소의 대형 유리창 3장을 깨는 학생들을 나무라다 시위대들로부터 뭇매를 맞아 얼굴이 찢어지는 등 상처를 입었다. 시위대 40여 명은 이날 김씨가 『공공시설은 파손시키지 말라』고 말하자 『당신 안기부 프락치 아니냐. 신분증을 보자』며 멱살을 잡고 쓰러뜨린 뒤 온몸을 마구 때렸다. 시위대는 또 김씨에게 사건경위를 묻는 H일보 송 모 기자에게도 『당신이 뭔데 자꾸 묻느냐』면서 몸을 밀치고 취재수첩을 빼앗아가는 등 행패를 부렸다. 이를 말리던 한 시민은 『민주사회를 이루자는 사람들이 공공건물을 파손하고 신분을 밝히는 사람들에게 「프락치」라며 군중심리를 이용,폭행하는 것은 무언가 잘못돼도 크게 잘못됐다』고 한마디. ○…강군 치사사건이 발생한 지난달 26일부터 학생회관에 사무실을 차려놓은 「대책회의」의 주도로 비롯된 각종 대규모 집회 및 시위로 20여 일 이상 홍역을 치러온 연세대 교직원들은 강군 장례식이 끝난 18일 매우 홀가분해 하는 모습. 학생과의 한 직원은 『그 동안 강군사건과 관련된 외부인들의 집회 등으로 기본 학교업무마저 마비돼 학생증 및 복무단축확인서 발급업무 등 최소한의 민원만 처리해왔을 뿐』이라며 그간의 고충을 털어놓았다. ○운구 휘문고에 들러 ○…이날 하오 9시15분쯤 강군의 운구행렬이 강남구 대치동 휘문고에 도착하자 재학생 50여 명은 검은 리번을 달고 본관 앞에 임시로 마련된 빈소에서 운구행렬을 맞았다. 이곳에서 약 15분간의 추모식이 끝나자 강군의 아버지 강민조씨(49)는 추모시를 읽은 강군의 선배 배노준씨(24)에게 『추모시를 간직하고 싶다』고 요청,시를 적은 메모지를 건네받기도 했다. ○“정권과의 전쟁” 규정 ○…이날 연세대 백양로 게시판에는 서울구치소에 수감중인 「사노맹」 중앙위원 박기평씨(필명 박노해) 명의로 된 「박노해의 옥중메시지」라는 제목의 대자보 7장이 나붙었다. 박씨는 이 대자보에서 현시국을 「노 정권과 민중과의 전쟁상황」으로 규정하면서 『노 내각을 퇴진시키는 것이나 김대중에게 압력을 넣는 것만으로는 문제를 해결할 수 없고 노 정권을 쓰러뜨려 임시민주정부를 수립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곳곳에 화염병 파편 ○…이날 하오 10시쯤부터 전남도청 앞으로 진출하려는 시민·학생 등 1만여 명과 최루탄을 쏘며 저지하려는 경찰의 치열한 공방전으로 시내 금남로·중앙로 등 도심 곳곳이 화염병 파편과 최루탄,국민대회에서 뿌려진 3만여 장의 유인물 등으로 폐허가 된 도시의 모습으로 변하기도. ○…이날 국민대회가 열린 금남로·충장로 일대의 상가에는 「5월단체 회원」이라고 자신의 신분을 밝힌 사람으로부터 『오늘은 시민 모두가 그날의 뜻을 기리는 경건한 날이므로 일찍 철시하라』는 요청의 전화가 쇄도하기도. 충장로1가 K의류상 주인 김 모씨(59)는 이날 상오부터 이같은 내용의 전화를 두 차례나 받았으나 토요일은 장사가 잘되는 날이므로 철시하지 않는 등 대부분의 상인들은 11주년을 맞는 5·18정신 계승과는 아랑곳하지 않고 생업에 열중하는 모습. ○분신자,여대생 오인 ○…이날 상오 11시50분쯤 이정순씨(39)가 투신한 현장에서 이 학교 영문과 2년 신 모양(20)의 가방이 발견되어 「대책회의」측과 학교측은 투신자를 신양으로 보고 가족에게 연락하는 등 한동안 법석. ○“쇠파이프 맞아 입원” ○…미국 CNN­TV 소속 카메라맨과 녹음기술자 등 2명이 이날 연세대 앞에서 한 여자의 분신장면을 촬영하려다 시위학생들로부터 쇠파이프와 곤봉으로 폭행당해 입원했다고 CNN의 한 관계자가 밝혔다. CNN의 통역인 조주희씨는 『한 여자가 분신 후 고가철도에서 뛰어내리는 장면을 찍으려던 카메라맨 김효성씨와 녹음담당 조남백씨 등 CNN 보도진이 그곳에 모여 있던 군중에게 붙잡혀 폭행당했다』고 말했다. ○고교생도 시위 참여 ○…이날 「한국고등학생기독교운동서울연맹」 소속 고등학생 5백여 명은 퇴계로2가 일대를 점거한 시위대 틈에 끼여 스크럼을 짜고 현정권 퇴진 등의 구호를 외치며 가두시위를 벌여 눈길. 이들 학생들은 『전진하는 고등학교』 『새 나라의 고등학교』 등의 플래카드를 앞세우고 퇴계로2·3가를 왕복하며 2시간쯤 가두행진을 벌이다 시위양상이 점차 격렬해지자 하오 7시쯤 모두 해산. ○고교생 분신 초긴장 ○…광주시교육청과 전남도교육청은 지난 16일 강진 고교생들의 교외시위에 이어 이날 보성고교 김철수군의 분신사건이 일어나자 시위·분신의 불길이 고교생까지 확산될까 초긴장. 광주시교육청은 이미 고교생들의 추모집회 참가를 학교장 재량으로 허요하도록 하는 등 사실상 5·18추모집회를 용인했으나 이들이 과격시위나 분신 등 극렬행동에 참여할 것인가를 두고 예의주시. 한편 이날 전남도교육청 관내에서는 강진고교를 비롯,5개 고교가 5·18 추모행사를 교내에서 가졌다. ○민자 전북당사 피습 ○…이날 하오 8시20분쯤 전주시 완산구 풍남동1가 민자당 전북도지부 당사에 시위대 학생 1백여 명이 몰려와 50여 개의 화염병을 던졌으나 별다른 피해는 없었다.
  • 알바니아 전역 마비상태/수십만 노동자,이틀째 총파업

    【베오그라드·빈 외신 종합 연합 특약】 알바니아의 전역은 16일부터 시작된 노동자들의 총파업으로 마비상태에 놓여있다고 알바니아의 야당인 민주당이 17일 밝혔다. 알바니아의 수십만 노동자들은 50%의 임금인상과 지난 4월 반정부시위 참가자가 숨진 사건과 관련,책임자들의 처벌을 요구하며 2일째 총파업을 하고 있다고 민주당의 소식통은 밝혔다. 한편 이 소식통은 라미즈 알리아 대통령이 노조대표와 파업을 종식시키기 위한 협상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파업중인 노동자들은 16일 쿠치 경제장관의 30% 임금인상 제의를 거부했었다. 노조대표들은 18일 수도 티라나에서 대규모 집회를 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 외언내언

    「얻어먹을 수 있는 힘만 있어도 그것은 주님의 은총입니다」. 충북 음성군 맹동면 인곡리의 산중턱 꽃동네 입구,가로 3m 세로1m의 바위에 새겨진 글귀이다. 꽃동네는 노인성 치매·반신불수·뇌성마비 등 버림받은 사람들의 보금자리. 의지할 곳 없고 얻어먹을 힘조차 없으며 아무도 모르게 죽어갈 수밖에 없었던 1천9백여 명의 불쌍한 이웃들을 보호하고 있는 사랑의 동네이다. ◆이 동네입구에 새겨진 글귀는 지난해 세상을 떠난 최귀동 할아버지가 생전에 남긴 말. 이 세상 누구의 명언보다 진솔되고 뜻깊은 교훈이 담겨 있다. 최 할아버지는 지금도 한 손에 깡통을 들고 벙거지를 눌러쓴 모습의 동상으로 동네를 지켜보고 있다. ◆음성 꽃동네는 76년 9월10일,오웅진 신부와 최귀동 할아버지의 우연한 만남에서 비롯됐다. 음성 무극본당 사제로 부임한 오 신부는 이날 다리를 절룩거리는 60살쯤 되어 보이는 늙은 거지가 깡통에 밥을 얻어다가 「죽는 날만 기다리고 있는」 병든 거지들에게 나누어주는 것을 보고 충격을 받았고 이때부터 이들을 위한 보금자리 마련에 발벗고 나섰다. 최귀동 할아버지는 40여 년간을 굶주린 사람들의 주린 배를 채워주고 아픈 사람들을 돌보며 아무도 돌보지 않는 시체들을 거두어 묻어준 거지성자. ◆한 젊은 신부와 한 늙은 거지가 힘을 합쳐 만든 음성 꽃동네는 지금 21만평의 대지에 숙소·정신요양원·결핵요양원·노인요양원·자애병원 등이 들어서 있고 31만명의 후원회원들이 매달 1천원씩 내는 돈으로 운영되고 있다. 또 하루평균 1백여 명의 자원봉사자들이 가족들을 보살핀다. ◆음성 꽃동네에 이어 제2의 꽃동네가 경기도 가평군 하판리에 세워진다. 익명의 독지가가 내놓은 1만5천여 평과 산림청으로부터 임대한 국유림 17만여 평에 세워지는 가평 꽃동네는 1천5백명의 병들고 의지할 곳 없는 이웃들을 수용할 계획. 음성 꽃동네가 포화상태가 된 탓에 또 하나의 꽃동네가 만들어지는 셈인데 살벌한 줄만 알았던 이 사회에서 이처럼 꽃다운 모습을 지켜본다는 것은 참으로 흥겨운 일이 아닐 수 없다.
  • 또 주말시위… 곳곳 산발 충돌/노조위장 사망 규탄

    ◎도로점거 화염병·최루탄 공방 한진중공업 노조위원장 박창수씨의 투신사망사건을 규탄하는 대규모 집회와 시위가 11일 서울을 비롯,전국 15개 지역에서 동시다발적으로 열려 또 한차례 공권력과의 충돌을 빚었다. 서울에서는 이날 하오 6시30분쯤 「대기업노조연대회의」와 「전노협」 「전대협」 등이 광화문에서 대규모 집회를 가지려다 경찰의 원천봉쇄로 집회를 갖지 못하자 그 중 일부가 종로일대와 광교 청계천 을지로 등 도심 곳곳에서 돌과 화염병 등을 던지며 산발적인 시위를 벌였다. 이날 하오 6시쯤 종로 2가와 세운상가 앞 등에선 3천여 명의 시위대가 연좌농성을 벌이다 집회장소인 광화문으로 행진하려 했으나 경찰이 최루탄을 쏘며 저지하자 보도블록과 화염병 등을 던지며 격렬하게 맞섰다. 이들은 경찰에 밀려 종로2가∼종로4가 광교 청계천 2·3가 등으로피해 다니며 산발적인 시위를 벌이다 하오 9시쯤 해산했다. 앞서 이들은 이날 하오 학교별로 출정식을 가진 뒤 퇴계로 3가 대한극장과 동대문운동장 앞에 각각 집결해 종로 4가까지 구호를 외치며 가두시위를 벌였다. 재야 쪽 「전국노동자대책위원회」 소속 근로자와 「서총련」 소속 대학생 등 2천여 명은 이날 하오 3시20분 홍익대에서 박씨의 사인규명을 요구하는 집회를 가지려 했으나 경찰측이 교문출입을 막자 하오 4시30분 건국대로 장소를 옮겨 집회를 가졌다. 이들은 집회를 마친 뒤 광화문까지 가두행진을 벌이려다 경찰이 교문 앞에서 막자 삼삼오로 짝을 지어 지하철이나 버스 등을 이용,을지로3가 앞에 집결한 뒤 경찰에 돌과 화염병을 던지며 격렬한 가두시위를 벌였다. 이 일대 상가들은 시위대가 몰려들자 대부분 철시했으며 교통이 한때 마비되기도 했다. 그러나 대부분의 시민들이 미리 시내를 빠져나가 지난 9일의 대규모시위 때와는 달리 큰 혼잡은 없었다. 홍익대에서는 이날 미리 학교에 들어와 있던 부천지역 15개업체 근로자 1백여 명과 대학생 등 7백여 명이 참석해 약식으로 집회를 가졌다. 대구와 광주 등 14개 지역에서도 집회예정장소 주변과 진입도로 근처에서 최루탄으로 막는 경찰에 화염병과 돌을 던지는 등 격렬한 시위를 벌였다. 한편 일요일인 12일과 화요일인 14일에도 「전민련」 사회부장 김기설씨와 명지대 강경대군의 장례식이 각각 예정돼 있고 노동단체에서도 15일부터 3일 동안 사업장별로 파업투쟁을 벌일 움직임이어서 5·18 10주년인 18일까지는 시위가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 박관용 민자의원의 IPU총회 참가기/평양 8박9일:4·끝

    ◎“평양 위해 북한 있는듯”… 지역불균형 극심/주재 2년 외국기자,일반 가정에 못 가봐/웅장·신묘한 금강산에도 곳곳 「붉은 구호」 『도시는 사람을 위해 편리하게 만들어야 하는데 평양은 사람들의 생활과는 관계없는 공간과 건축물만 있는 이상한 도시이다』 이번 IPU총회에 참석했던 칠레 대표단 가운데 건축전문가인 한 의원의 말이다. 평양의 도로는 넓고 깨끗했다. 특히 중심가에 들어선 각종 공공건물은 주로 석조에다 대형건물이었다. 내부에는 최신식 에스컬레이터와 호화스러운 샹들리에까지 설치해 있어 아주 멋있었다. 그러나 도시 안에서 숨쉬고 움직여야 할 사람이 없었다. 드넓은 차도에는 차량통행이 드물어 마치 서울에서 민방위 훈련을 실시할 때처럼 을씨년스러웠다. 마술에 걸린 평양이라는 거대한 성 안에는 백설공주 대신 주민들이 잠들어 있는 것 같았다. 또한 거리나 건물 곳곳에 똑같은 붉은 글씨체로 주문처럼 나붙어 있는 각종 대형 구호들. 「속도전」 「주체사상만세」 「우리는 부러움이 없읍니다」 「당이 결심하면 우리는 합니다」 「위대한 어버이 김일성 수령만세」. 살아있는 신인 김일성의 주술에 걸려 주민들은 외부세계와 완전히 차단되어 있었고 이 때문에 남쪽에서 불어 올라가고 있는 통일의 봄바람조차 제대로 받아들이지 못하는 주민들이 안타까웠다. 현재 평양인구는 약 2백만명인데 원주민은 거의 없고 대부분이 함경도 등지에서 「평양주거령」에 따라 뽑혀 이주해온 사람들이 살고 있다고 한다. 북한 당국은 모든 재원을 평양에만 투자,극심한 지역 불균형 현상을 빚고 있으며 주민들 사이에는 『북조선은 평양을 위해 존재한다』는 유행어가 나돈다고 한 외국 특파원이 귀띔했다. 평양의 교통수단은 지난 1일부터 개통한 궤도버스와 종전의 무궤도버스 및 지하철이 주종이고 그 밖에 일반버스와 택시가 있다고 했으나 필자가 체류하는 동안 택시를 이용하는 사람은 물론 택시 자체를 한 번도 보지 못했다. 더욱 이상한 점은 시내 곳곳에 고층 아파트가 한창 건설되고 있었으나 우리와는 달리 대부분의 아파트가 일반 주택지를 가로막아 마치 앞울타리를 친 형태로 들어서고 있었다. 초라한 주택가의 모습을 감추기 위해서 일부러 그렇게 짓는 것으로 느꼈다. 평양에는 또 지체장애자를 전혀 찾아볼 수 없었다. 필자는 안내원에게 『평양에는 소아마비환자나 선천적인 심신장애자들이 왜 안 보이느냐』고 물었다. 『예방약을 효과적으로 사용해 소아마비환자가 없다. 선천성 불구자들이 있긴 해도 학교에서 선생들이 잘 가르쳐 문제가 없다』고 안내원은 대답했다. 『그러면 장애자들을 위한 특수학교가 있느냐』고 또 묻자 안내원은 『잘 모르겠다. 조사해서 나중에 알려주겠다』고 퉁명스럽게 말했다. 겉으로는 잘 정돈된 도시처럼 보이는 기형적인 도시 평양에는 불구자가 살 수 없다고 했다. IPU총회 때 만나 친해진 서방공산국의 한 통신특파원으로부터 필자는 1시간30분쯤 평양에 관한 많은 이야기를 들었다. 2년간 체류하고 있다는 이 특파원은 『북한 당국이 싫어하는 기사를 쓰거나 함부로 말을 하면 당장 쫓겨나기 때문에 말조심을 해야 한다』면서 무척 신경을 썼다. 필자가 『북한 주민들의 생활의 질이 어느 정도냐』고물었으나 『주민들은 취재하려면 사전에 질문요지서를 제출하고 허가를 받아야 하기 때문에 일반가정에 한 번도 가본 적이 없다』고 말했다. 그는 또 『외국특파원들이 살고 있는 기자촌은 철저히 감시·통제받고 있어 아주 제한적인 취재활동만 해야한다』 『혹시 길을 가다 주민을 붙잡고 몇마디 말을 꺼내면 언제 나타났는지 통제원이 나타나 가로 막는다』고 설명하며 『한 마디로 무서운 사회』라고 덧붙였다. 이 특파원은 필자와 이야기를 마치고 헤어질 때 『이런 얘기들을 내가 했다는 사실이 발각되면 얼마 전 소련의 이즈베스티야 기자처럼 추방된다』면서 비밀로 해 줄 것을 당부했다. 이번 북한 방문에서 짧은 기간 동안 많은 것을 직접 체험했지만 금강산 관광은 참으로 인상깊은 일 중의 하나였다. 지난 3일 하오 7시에 우리 일행은 원산을 거쳐 금강산 입구인 온정리에 도착,구룡포 입구에 있는 「금강산려관」에 들었다. 이 여관은 그 일대에서 가장 좋은 곳이라고 했으나 시설은 우리의 장급 여관 수준이었고 우리 일행 외에는 재일교포 2명만이투숙해 관광지 분위기를 느낄 수 없었다. 우리들은 설레는 마음으로 밤을 보내고 아침 일찍 옥류동 계곡으로 향했다. 계곡물은 수정처럼 맑았고 오랜 세월 물에 하얗게 씻긴 바윗돌이 봄 햇살을 받아 아름답게 반짝거렸다. 찾는 사람이 적은 탓인지 어디에서도 전혀 쓰레기를 찾아볼 수 없었고 쓰레기통도 안 보였다. 높이 94m의 구룡폭포의 웅장함,마치 거대한 에메랄드 8개로 목걸이를 만든 것 같은 팔담,희끗희끗한 잔설을 안고 열은 구름에 가리워진 비로봉,기기묘묘한 형태로 보는 각도에 따라 온갖 모습을 보여주는 만물상. 금강산은 우리가 상상했던 것보다 훨씬 웅장하고 신묘하고 아름다웠다. 필자를 비롯한 동료의원들은 모두 넋이 나간 듯 말이 없었다. 그러나 그 아름다운 강산에 새겨진 붉은 구호들,「위대한 수령…」. 나는 빼어난 금강산과 조국통일을 한꺼번에 훼손시키고 있는 거짓된 허언들을 두 손바닥으로 피나도록 문질러 지워버리고 싶은 심정이었다
  • 도시교통완화책의 과제(사설)

    정부의 대도시교통완화대책이 확정됐다. 절차상 대도시교통대책추진위원회의 최종심의가 남아 있지만 9일 1차 확정된 안이 다시 변동될 것 같지는 않다. 이 안으로 보면 우선 경제적 부담부과 방안이 중점적으로 채택된 것 같다. 그 동안 거론해오던 승용차 1가구 2대 이상의 누진과세제를 확정했고 공영주차요금도 1백50%까지 올리도록 결정했다. 물리적 억제방안에서는 자동차 차고 확보자에게만 자동차등록을 허용하는 방법을 결국은 선택했다. 이는 얼마쯤 불평등문제를 수반하는 방법이기는 하다. 이제부터 새로 차를 사는 사람에게만 불편해진다는 문제가 아니라,실제로 차고를 확보할 수 없는 저소득층도 생업상 차를 가질 수밖에 없는 경우가 있고 또 거주지와 근무처 사이에 충분한 대중교통수단이 없을 때 상당한 불평등 불이익이 생길 수 있다. 이미 여러 나라에서 경험한 일이다. 그렇다 하더라도 어떤 교통완화대책이든 시행해볼 수밖에 없는 단계에 왔다는 현실이고 보면 우선 해보자고 할 수밖에 없다. 그러나 이번 대책항목들이 전부 그 효과가 부분적인 것들에서만 이루어졌다는 점은 지적해 둬야겠다. 이렇게 되면 부분적 억제량이 새로 늘어나는 차량량에 상쇄되어 결과적으로는 잘해야 제자리걸음이라는 정책이 될 공산이 크다. 그리고 우리의 과소비풍조에서는 또 돈을 더 받는 일이,시작됐을 때 잠깐만 영향을 주고 그 뒤로는 감각적으로도 마비될 가능성도 갖고 있다. 따라서 교통완화대책은 이제 보다 적극적 방안들의 선택이 필요해 보인다. 가장 힘들 일이지만 대중 교통수단의 체계적 개혁과 활성화가 그 첫번째 도전의 과제일 것이다. 버스의 고급화나 지하철·고가철도들의 논의를 반복해 하자는 것은 아니다. 이것은 방안이 아니라 재정의 문제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것도 따지자면 확고한 기본계획과 재정확보를 위한 특별회계방안이라도 가지고는 있어야 하는데 실은 이마저 없다는 문제가 있다. 그리고 현 수준의 대중교통수단에서도 카풀제라고 부르는 공동이용제도의 연구는 필요하다. 89년 서울교통종합대책자료로 보면 우리의 자가용 승용차 증가율은 연간 20.7%씩이고 이에 비해 수송분담률은 버스가 연간 마이너스 5%,택시가 연간 마이너스 8% 증가라는 추정이 나와 있다. 결국 자가용승용차의 카풀제를 운영하는 길밖에는 현재의 우리 재정상 더 다른 방법이 없다는 생각을 하게 된다. 또 다른 방법에는 물리적 억제책의 하나로 주차시설의 공급제한을 하는 정책이 있다. 이 대표적 사례는 영국이 갖고 있다. 영국은 일찍이 1962∼1974년 사이에 런던 도심의 노상주차장을 60%까지 폐쇄했다. 이 정책은 그후 주차장 이용자를 30% 감소시켰으나 도심운행량을 같은 양으로 축소시키지는 못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그러나 러시아워 때 도심에 유입되는 양에서는 지금도 현저한 효과를 보고 있다. 오늘날 우리의 교통대책은 단지 교통소통의 완화에만 그 의미가 있지 않다. 자동차 매연이라는 오염의 방출이 더 긴급한 관점이 돼야 한다 직장통근에 따른 오염방출량을 미국이 계산한 것으로 보면 1명의 1백㎞ 이동시 기준으로 버스는 12g,자동차 1인승차시는 1백30g이다. 교통완화대책은 환경오염의 억지책으로서도 더 심각히 검토돼가야 한다.
  • 유해성분 설사약 34종 시판/“유아에 투약하면 중추신경 마비”

    ◎WHO서 “사용금지” 경고/소보원 조사결과 어린이에게 치명적인 부작용을 일으킬 수 있는 유해약품성분이 함유된 설사약이 국내에서 버젓이 유통되어 문제점으로 지적되고 있다. 이는 한국소비자보호원이 최근 세계보건기구(WH0)에서 조사 통보해온 8개 유해약품성분 가운데 로폐라마이드·카오린·펙틴 등 3개 성분을 국내 33개 제약업체가 34개 설사약에 사용하고 있음을 확인함으로써 밝혀졌다. WHO 통보에 따르면 로폐라마이드를 6개월 미만의 어린이에게 투약할 경우 치명적인 중추신경계 부작용을 빈번하게 일으킬 뿐만 아니라 어린이 설사 치료에도 별효과가 없는 것으로 조사됐다. 또 카오린과 펙틴의 경우는 설사의 기간,회수,체액손실을 줄이지 못한다는 것이다. 현재 국내에서 로폐라마이드를 성분으로 지사제를 만들고 있는 제약업체는 한국얀센 등 31개 업체의 로폐린 캅셀 등 32개 제품이며 카오린의 경우 영진약품의 소아용 카오펙틴시럽,펙틴은 합동약품의 복합비스판세립 등 2개 제약업체 2개 제품이었다.특히 이번에 문제가 된 3개 유행성분설사약 가운데 32개의 로폐라마이드제제 국내 약품 중 19개는 약의 유해성분에 대한 경고내용조차 설명서에 넣지 않아 더욱 문제가 되고 있다. 이번 WHO에서 보내온 「금성설사와 적절한 약품사용」 보고서는 매년 4백만명 이상의 5살 미만 어린이들이 설사로 사망하고 있음을 지적하면서 현제 세계적으로 널리 사용되고 있는 지사제 가운데 부작용이 심각한 지사제에 대해서는 사용하지 말 것을 엄중히 경고하고 있다.
  • 전국 곳곳서 산발시위/24개시/학생·재야등 3만여명 참가

    ◎일부 도심서 연좌농성… 한때 교통마비/화염병 투척 줄어… 전경도 해산위주로/한밤까지 공방전… 서울선 페퍼포그차 2대 전소 강경대군 치사사건을 규탄하는 집회와 시위가 4일 서울을 비롯한 전국 24개 주요 도시에서 동시다발로 일어나 화창한 주말이 돌과 최루탄가스로 얼룩졌다. 「강경대군 치사사건 범민족대책회의」가 전국적으로 「백골단 전경해체와 공안통치 종식을 위한 범국민 궐기대회」를 갖기로 한 이날 학생과 재야 사회단체회원 및 야당인사 등 수만 명이 밤늦게까지 시위에 참가했으며 서울 광주 등 일부 지역에서는 하오 10시가 넘도록 시위가 계속됐다. 경찰은 이날 시위에 서울 1만2천,부산 5천,광주 6천5백 명 등 전국에서 3만여 명이 참가했다고 밝혔다. 그러나 「대책회의」측은 서울 20만,부산 4만,광주 2만명 등 28만명이 참가했다고 주장했다. 시위참가자들은 이날 하오 2시부터 각 지역별로 집결장소에 모인 뒤 대회장소로 행진을 강행했으나 경찰의 저지로 궐기대회는 열지 못하고 도심에서 가두시위를 벌였다. 이날 시위에서 큰충돌은 없었으나 서울시청 등 각 도시 주요건물 주변 등이 이날 교통이 통제된 데다 시위대가 도로를 점거하고 시위를 계속해 교통이 두절,시민들이 큰 불편을 겪었다. 경찰은 이날 시위진압방법 개선방침에 따라 인도를 행진하는 시위는 허용했고 차도를 점거할 경우만 최루탄을 쏘았으나 적극적인 체포활동은 벌이지 않았다. 시위대도 돌과 화염병을 던지는 행위는 자제했다. 서울에서는 하오 4시쯤 시청 앞에서 갖기로 한 대회가 무산되자 하오 10시가 넘도록 1만여 명이 넘는 시위대가 몰려다니며 서울역 광화문 을지로 남대문 등 서울시청 주변 간선도로를 점거하고 시위를 벌였다. 시위대는 하오 6시30분쯤 경찰이 본격 해산에 나서면서 다소 주춤했으나 하오 8시30분 서울역광장과 앞도로에 다시 모여 정리집회를 갖다가 경찰이 최루탄을 역대합실에까지 쏘며 해산시키려하자 1시간 30분 가량 보도블록과 화염병 등을 던지면서 격렬히 맞서다 해산했다. 【광주=최치봉 기자】 전남대 조선대 등 전남지역총학생회연합 소속 대학생 재야인사 시민 등 7천여 명은 금남로 충장로 등지에서 「백골단 해체」등의 구호를 외치며 산발적인 시위를 벌였다. 【부산】 대학생·시민 등 1만여 명은 4일 하오 3시쯤부터 부산역앞 8차선 중앙로 2백여 m를 점거,50여 분 간 「백골단 해체」 등을 요구하며 농성을 벌였다.
  • 「전시법」 폐기 이후의 경제구도(대만 새 진로:하)

    ◎외환보유고 세계 제1…「통일지렛대」 활용/“번영해야 살아남는다” 노사 모두 공감/개발계획기간도 홍콩의 대륙귀속 맞춰 연장 대만은 아시아의 4소룡 가운데 가장 알차게 경제적 번영을 누리고 있다. 국제수지 흑자가 80년대 초반 이후 해마다 계속 1백억달러를 웃돌고 있으며 외환보유고는 세계 제1위로 지난 4월 현재 7백60억달러를 기록하고 있다. 그러나 대만경제도 정치민주화의 열풍에 휩싸여 적지 않은 곤욕을 치르고 있다. 지난 87년 계엄령해제 이후 계속돼온 정국불안과 치안문제 발생 등으로 기업인들의 투자심리가 크게 위축됐고 자본의 해외 유출현상이 두드러지게 나타났다. 민주화에 편승,범죄발생 건수도 급격히 늘어났으며 기업인에 대한 범죄단체의 협박·폭행사건도 심심찮게 일어났다. 특히 지난해의 경우 대만정국이 바람 잘날 없을 정도로 시끄러워지자 경제에도 위험신호가 뚜렷해졌다. 지난해 대만에선 연초부터 제1야당인 민진당과 대학생들이 국민당의 40여 년 장기집권에 반대하는 시위를 벌였다. 또 집권 국민당 내부에서도정·부 총통 후보선출 문제를 놓고 심한 내분현상을 보였고 군부 실력자 학백촌 국방부장이 행정원장(총리)으로 중용되자 야당측은 민주화에 역행하는 처사라며 항의시위를 일주일 동안이나 계속하는 등 대만정국에 풍파가 그칠질 않았다. 게다가 대만출신 야당인사들의 대만 분리독립 주장에 대해 중국이 『좌시할 수 없다』는 강경자세를 보임에 따라 양안해협의 긴장이 고조되기도 했다. 이런 상황에서 경제가 잘 풀릴 까닭이 없어 90년도 대만의 성장률은 5.2%로 지난 83년 이후 최저치를 기록했다. 물가도 80년대 중반 이후 연2% 미만의 오름세를 보이던 것이 4.4% 상승했다. 물론 지난해엔 세계경기가 전반적으로 좋지 않았던 탓도 있지만 대만은 정치불안이란 대내적 요인에 의해 경제가 보다 큰 충격을 받았던 것으로 지적되고 있다. 그럼에도 대내적인 불안요인이 별로 없었던 다른 나라와 비교할 때 대만이 보여준 5.2% 성장률 등의 지표는 그다지 나쁜 편이 아니었다. 그만큼 대만의 경제기반이 외부충격에 강하게 버틸 수 있게끔 실속있고 탄탄하다는얘기다. 이에 대해 2천만 주민들은 너나할것없이 대만의 살길은 오직 경제에 달려 있다는 인식을 깊게 하고 있기 때문에 산업활동을 마비시키는 노사분규 등이 발생치 않은 점도 대만정제가 그런대로 버틸 수 있었던 요인으로 볼 수 있을 것 같다. 비록 경제활동을 위한 모든 여건이 다른 때보다 상대적으로 나빴다고는 하지만 지난해 대만의 무역수지는 1백28억달러 흑자를 보임으로써 역시 정치·경제적 혼란을 겪으면서 47억달러의 적자를 낸 한국과 좋은 대조를 이뤘다. 더구나 대만경제는 지난해 4·4분기부터 회복세를 보여 올 들어서는 정상궤도를 달리는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특히 대만정부는 과거 4년 기간으로 추진했던 개발계획을 올해엔 6개년의 국가건설계획(90년 7월∼97년 6월)으로 바꿔 경제발전의 새로운 도약을 꾀하고 있다. 이 계획은 기간산업은 물론 공공부지 시설에 대한 투자확대를 주요내용으로 하고 있으며 기간중 연평균 경제성장률 7% 1인당 국민소득은 올해 8천7백달러에서 97년에는 1만5천달러에 이르는 것으로 짜여 있다. 건설계획의 마지막 시점을 97년 6월말로 잡은 것은 홍콩의 중국 귀속시기와 맞추기 위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홍콩이 97년 7월1일 중국에 흡수되는 데 대한 불안심리를 극복하고 대외적으로 경제적 번영을 과시하기 위해 의도적으로 그와 같이 시점을 정했다는 것이다. 대만은 또 이번 계획에 미국·프랑스 등 서방국가들의 참여를 적극 유도하고 있다. 이들 국가가 비록 중국의 압력 등으로 대만과는 공식적인 외교관계를 끊었지만 개발계획추진에 따른 대형 프로젝트의 국제입찰에 응할 수 있도록 배려하는 등 실리적인 측면에서 유대강화에 힘쓰고 있다. 다시 말해 세계 제1의 외환 보유고와 경제력을 바탕으로 국제사회에서의 고립상태를 탈피하겠다는 얘기다. 대만은 또 중국대륙과의 경세교류에도 적극적인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지난 3월 대만정부는 1백56개 대륙산 농·공업원료의 직수입을 허용하는 등 직접교역을 확대하는 방향을 취하고 있다. 과거에는 투자·무역 등 모든 경제교류가 제3국을 통한 간접방식으로 이뤄졌었다. 경제교류의 확대로 중국대륙에 대만의 발전상을 널리 전파시켜 통일논의 과정에서 자신에 유리하게끔 분위기를 조성해 나가겠다는 것이 대만당국의 의도인 것으로 보인다.
  • 「원진」 근로자 작업중 실신/산회수과 근무 1명

    ◎전신마비 증세로 입원 【미금 연합】 30일 상오 6시30분께 경기도 미금시 도농동 (주)원진레이온 산회수과 작업장에서 작업중이던 근로자 이종길씨(39·미금시 지금동 102의7)가 전신마비증세로 쓰러져 인근 구리병원에 옮겨져 치료를 받고 있다. 이씨는 지난 20일 하오 9시께부터 이날 새벽까지 야간작업을 하다 전신마비증세를 일으키며 정신을 잃고 작업장 바닥에 쓰러져 동료들이 병원으로 옮겼다는 것이다. 이씨는 병원에 옮겨진 지 2시간30분 만인 상오 9시께 의식을 되찾고 마비증세도 어느 정도 호전된 것으로 알려졌다. 이씨는 지난 83년 원진레이온에 입사해 88년까지 원액과에서 근무하다 제3공장 스프원액과가 폐쇄되면서 산회수과에서 근무해왔다.
  • 이 슬프고 아픈 자기소모(사설)

    생때 같은 우리의 젊은이가 또 불행하게 아까운 목숨을 잃었다. 26일 명지대 앞길에서 이 학교 학생 강경대군이 동료학생들과 함께 시위를 하다가 절명한 것이다. 「정확한 사인」은 부검을 해 봐야 안다고 하지만 시신에 나타난 정황이나 목격자들의 증언을 종합할 때 전투경찰들에게 얻어맞고 죽은 것만은 분명하다. 또 검찰에서도 폭행에 가담한 4명을 구속하고 관련 책임자들을 직위 해제함으로써 과잉진압 탓임을 시인하고 있다. 이 사건으로 해서 그 동안 공해산업 문제로 소연하던 시국이 공안정국 회오리 속에 휘말리고 있다. 야권에서는 대통령 사과와 내각 총사퇴를 들고 나오고 있고 대학가 또한 규탄 집회를 가지면서 정권퇴진운동을 벌이고 있는 것이 그것이다. 앞으로 어떻게 수습되어 갈 것인지 커다란 사건이 계기하고 있는 시국을 바라보는 국민들의 가슴에는 암운이 드리운다. 오늘날의 우리 대학가에서 학생들이 벌이는 화염병·투석 시위와 이에 대응하는 경찰의 최루탄 발사·구타 진압을 보는 국민들의 시각은 차갑다. 그 잘잘못을 가리기에앞서 이제는 이같은 불행한 자기소모가 없어질 때도 되지 않았느냐 하는 생각 때문이다. 60년대나 70년대와도 다르다. 한번 어느 대학가가 술렁인다 하면 교통부터 마비되기 시작하면서 선의의 시민들이 겪는 불편이나 불이익은 큰 것이다. 젊은이들끼리의 대결임으로 해서 혈기가 폭력을 에스컬레이트시켜 가는 것이 시위 현장의 상호 심리상태이기는 하다. 그러나 경찰은 어디까지나 경찰이어야 한다. 따라서 과잉 진압으로 과격화의 유인을 제공하는 것은 잘못이다. 더구나 그로 인한 인명 희생은 그 어떠한 이유로도 용납될 수 있는 것이 아니다. 잘잘못을 떠나 불행한 사태로 하여 외아들을 잃은 부모와 그 지친들의 아픔과 슬픈 마음은 헤아리고도 남는다. 위안의 뜻을 전하고자 한다. 이같이 슬프고 불행한 일을 당하면서 한 번 더 생각해 보게 되는 것은 우리의 젊음과 젊음끼리의 대결이 이 이상 언제까지 더 계속되어야 할 것이냐 하는 점이다. 4·19 의거를 비롯하여 대학생들의 시위가 모든 국민의 공분을 대변해준 사례가 없었던 것은 아니다. 그러나오늘날의 대학가 시위는 대체로 작게는 학내문제에서부터 지엽적 시국문제에 이르기까지 용훼하는 것으로 변모되고 있다. 이번 사건도 등록금인상 거부투쟁 등을 벌이다가 구속된 그 학교 총학생회장의 석방을 요구하면서 벌인 시위가 발단인 것으로 알려진다. 두말 할 것도 없이 전투경찰도 학생들과 똑같은 우리의 젊은이들이다. 그러므로 시위를 하던 학생이 어느날 전투경찰이 될 수도 있다. 실제로 그렇게 된 사례가 적지 않다. 우리를 가슴 아프게 하는 것은 그 같은 젊음끼리 끝도 없는 양 대결해 오는 자기소모의 역정이다. 그 시간 그 정열을 학업에 쏟고 그 시간 그 정열을 산업현장에라도 쏟는다면 얼마나 바람직스러운 결과로 이어질 것인가. 민족의 적도 이념의 적도 아닌 우리의 젊음끼리 대치한 끝에 벌어진 불행한 사태를 생각할 때 가슴은 더 미어지는 것이다. 이번 사태에 물론 응분의 책임도 따라야겠지만 이를 계기로 하여 규탄에 머무르지 않는 시위문화의 새로운 길도 모색되었으면 한다. 그를 위해서는 평화로운 의사표시와 그것을 올바로 수용할 줄 아는 지혜와 용기가 요청되는 것이다.
  • 언어장애… 손발마비… 폐인으로 신음

    ◎원진레이온 가스 피해자들의 “중독증언”/배기시설도 제대로 가동안돼/진통제 하루 4∼5차례 복용도 원진레이온에서 근무하다 이황화탄소에 중독된 피해자들은 이 병에 일단 걸리면 폐인이 될 수밖에 없는 「공포의 질병」이라고 입을 모으고 있다. 이 회사에서 17년 동안 근무하다 지난 84년 강제퇴직을 당한 뒤 4년만에야 직업병 판정을 받은 성병화씨(56)는 26일 이처럼 무서운 직업병에 대해 증언하려 했으나 기억상실증과 신체 오른쪽 부분이 완전 마비된 상태를 보여줬으뿐 끝내 말을 잇지 못했으며 결국 곁에 있던 부인이 「그날의 공포」에 대한 답변을 대신했다. 또 고대 혜화병원에서 직업병 예비판정 대상자로 지정돼 치료중인 이 회사 근로자 박수일씨(50·경기도 구리시 교문동 300)는 이황화탄소 중독으로 언어장애와 기억상실증에 시달린지 10년째에 이른다고 했다. 박씨는 지난 75년 3월 입사한 뒤 줄곧 방사과에 근무해 오면서 습도가 90%를 넘는 열악한 환경 속에서 묵묵히 일만 해왔다. 그러던 박씨에게 손발이 저리고 두통증세가 나타난 것은 10년전인 지난 80년부터. 70년대만 하더라도 작업장 안에서는 물안경과 마스크만 쓴 채 몸에는 아무런 장비를 갖추지 않고 근무를 계속,지난 80년쯤부터 머리가 심하게 아프고 이따금씩 언어장애까지 일으키는 등 그 증세가 나타나기 시작했다. 박씨의 부인 신홍자씨(50)는 『처음엔 대수롭지 않게 생각하고 진통제나 복용하며 일을 계속해 왔다』면서 『그러나 시간이 흐를수록 추가증세가 나타나더니 최근까지도 하루에 진통제를 4∼5차례씩 먹으며 통증을 이겨왔다』고 말했다. 신씨는 또 『언어장애가 오고 정신질환 증세까지 나타난 후에도 회사를 그만두면 그나마 정기적인 검진마저 받지 못하기 때문에 계속 일해왔다』고 전했다. 지난 72년부터 8년 동안 같은 방사실에 근무하다 79년 회사를 그만둔 공재탁씨(47) 『회사를 그만둘 당시 몸이 약해진 줄로만 알았다』면서 『시간이 갈수록 손발이 저려오고 피부와 두피가 바늘로 찌르는 듯 아파 최근에 와서야 이황화탄소 중독증세라는 것을 알았다』고 말했다. 공씨는 이 회사의 작업환경이 70년대에는이황화탄소가 70ppm에 달해 물안경 사이로 스며든 가스 때문에 눈이 아파 작업을 하지 못할 정도였다고 말했다. 공씨는 또 『최근에 배기시설을 갖추었으나 제때 가동한 적이 없었다』면서 『방사과 근무자들은 대부분 진통제나 피부병 치료약을 사용해오고 있다』고 말했다. 원진레이온에서는 이날 현재 2백68명의 근로자가 이황화탄소에 중독됐다고 정밀진단을 요구하고 있으며 이들 가운데 75명은 노동부로부터 이미 직업병 판정을 받아냈다. 또 지난 90년 5월에 구성된 「이황화탄소 중독증 4인 판정위원회」에 의해 현직 근로자 6명이 직업병 예비판정을 받고 있는 상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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