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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군장교들 “요즘 열심히 뜁니다”

    ‘군화 끈을 단단히 조이라고 했더니 운동화 끈을 조여 맨다?’ 군 부대에서 어처구니 없는 사고가 잇따라 발생,“군 기강이 해이된 게 아니냐.”는 비난이 잇따르고 있는 가운데 군장교들은 요즘 체력검정에 대비해 달리기 연습 등을 하느라정신이 없다. 체력검정은 52세 이하의 장군을 포함,전군 부사관과 장교를 대상으로 다음달 21∼27일 실시된다.측정 종목은 남녀 불문하고 1500m달리기와 팔굽혀펴기,윗몸일으키기 등 3개 종목. 국방부와 합동참모본부를 비롯,각종 참모부대가 몰려 있는서울 용산구 국방부 청사내 도로에는 오후 4시쯤 되면 운동복 차림의 군인과 군무원들이 하나둘씩 뛰다가 잠시 후에는장사진을 치는 진풍경이 연출된다.너나없이 진지하며 비장한 표정이다.전방 부대들도 마찬가지다. 건강 체질인 직업 군인들이 이처럼 해마다 이맘때면 끙끙대는 이유는 2000년부터 합격 기준이 매우 엄격해진데다,불합격하면 진급에도 지장을 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기준이 강화된 첫해 예비군 중대장 등 3명이 갑작스런 운동으로 숨졌고지난해에도 공군장교 1명이 심장마비로 목숨을 잃었다.합격기준은 30세를 기준으로 ▲1500m달리기 7분14초 이내 ▲팔굽혀펴기 2분에 38회 이상 ▲윗몸일으키기 2분에 48회 이상 등이다. 국방부의 한 영관급 장교(44)는 “얼마전 군기태세확립 지시가 내려졌는데 체력검정마저 떨어진다면 어떤 불이익을 받을지 몰라 죽을 각오로 뛰고 있다.”고 말했다. 김경운기자 kkwoon@
  • [대한광장] 상생정치와 ‘이판사판’ 정치

    우리는 정치판에서 벌어지는 극한투쟁에 익숙해 있다.텔레비전 화면에서 노상 보는 것은 정치인들의 살벌하고 비분강개한 얼굴들이다.목숨을 건 투쟁에 나선 전사들 같다.정치집단간의 도를 넘고 품격 없는 성명전은 갈 때까지 간 것같다.싸우느라 민생을 돌볼 겨를이 없으며 국정은 난맥이라는 질타와 탄식의 소리가 높다. 그러나 싸우는 사람들에게는 그 소리가 마이동풍이다. 왜걱정하고 반성하는 척은 안 하겠는가.그러나 그들의 속내는다르다. 대화와 타협의 정치,상생(相生)의 정치를 해야 한다고 모두가 말한다.그러나 속으로는 필살(必殺)의 정치를꿈꾸고 있는지 모른다. 정치의 극한대립 뒤에는 유권자들의 부추김이 있다.유권자들도 겉으로 타협과 화합을 말하지만 겉 다르고 속 다르게극한대립을 위해 표를 던진다.정치인들에게 표가 얼마나 무서운데 표의 지지없이 감히 극한대립을 할 수 있겠는가. 대립 ·투쟁의 장면은 정치권에서 가장 눈에 잘 뜨이지만극한대립이 거기에 국한되는 것은 아니다.정신 나간 대립과투쟁은 도처에 널려 있다. 노·사 관계에서 그러하고 장삼이사(張三李四)의 거래에서 그러하고,보행자와 보행자의 관계에서 그러하며 자동차 운전자들 사이의 관계에서 그러하다.다가오는 대통령 선거에서 갈가리 찢길 나라 형편이 걱정스럽다. 우리는 무한갈등의 시대, 극한대립의 사회에서 살고 있는것 같다.사소한 이끗,줄서 차례를 기다리면 모두에게 돌아갈 이익,주거니 받거니 해야 할 이득,의논해서 나눠먹어야할 이익을 위해 막가는 투쟁들을 한다.탐욕스러운 자들이훑어 먹고 지나가면서 떨어뜨린 부스러기만 주어 먹어도 충분히 배가 부를 수 있는 대량소비시대에 왜들 그러는 것일까? 대립·투쟁의 단초는 물론 자원의 제약에 있다.욕심을 줄이면 넉넉한 자원이지만 탐욕적이면 너무 적은 자원이 된다.우리가 지금 탐욕적이기 때문에 공동의 자원은 콩알같이작아 보일 수밖에 없다. 우리는 통치권력을 차지하는 자들만이 다 차지하는 오랜독재의 역사를 가지고 있다.독재체제 하에서 분배의 틀을바꾸려는 시도는 역적질에 해당한다.목숨을 걸어야 한다.정치에서 밀리면 죽는다는 생각이 아직도 우리의 잠재의식 속에 남아 있다.우리는 농경사회의 궁핍정신과 전란중의 피란민 심리를 또한 물려받았다.밥 한 덩어리에 목숨을 걸던 그정신이 우리를 잘 살게도 만들었지만 이제는 그 정신이 우리를 괴롭힌다. 산업화시대의 물질숭상 정신과 이기주의 정신도 지금 우리를 극한대립의 싸움터로 몰고 있다.서구인들은 이기심 충족과 교환관계에 대한 게임의 규칙을 일찍이 만들어 모든 사람의 이기심을 산업화의 에너지로 승화시켰다.그러나 우리에게는 그것이 정착되지 않았기 때문에 이끗을 위한 투쟁은이전투구가 된다. 산업화 과정에서 우리의 단체정신은 훼손되고 누구나 의무·책임보다는 권리만을 챙기려 하게 됐다. 가치혼란·가치상실 때문에 투쟁에서 수단방법을 가리지 않게 됐다.경쟁자의 품위는 찾아보기 어렵다. 우리의 사회구조는 위와 아래가 너무 가파르게 배치된 급경사 사회다.자리를 차지했을 때와 내놓았을 때는 천양지판이다.직업적 유동성은 낮으며 복지제도는 불완전하다.이러하니 자리를 건 싸움은 극한적일 수밖에 없다. 산업화과정에서 엄청나게 쏟아진 개발이익과 부패한 소득또한 다툼을 격화시켰다.권력을 놓치면 그런 이익을 빼앗기고 과거의 비리가 폭로돼 패가망신할 수도 있으니 권력투쟁은 극단화될 수밖에 없다. 민주정치 과정을 통해 작동돼야 할 공정한 심판장치의 기능 마비도 일탈적 갈등행동을 방치 또는 부채질해 왔다.아직 잔존해 있는 악조건들에도 불구하고 이제 극한대립 없이먹고 살 만한 세상이 열리고 있다. 이판사판으로 다투는 사람들은 세상이 어찌 변해 가는지를 살펴가며 행동해야 할것이다. 오석홍 서울대 명예교수·행정학
  • 英법원, 인공호흡기 의지 전신마비 환자 ‘죽을 권리’ 인정

    [런던 AP 연합] 인공호흡기 없이는 숨도 쉴 수 없는 영국의 한 전신마비 여성이 스스로 죽을 권리를 얻기 위한 법정 투쟁에서 승리했다. 영국 고등법원은 22일 ‘B’라고만 알려진 43세 여성이 인공호흡기 제거를 위해 제기한 소송에 대한 판결에서 이 환자는 생명 유지를 위한 의학적 치료에 동의하거나 거부할 수있는 지적 능력을 갖추고 있는 만큼 죽을 수 있는 권리가 부여돼야 한다고 밝혔다. 데임 엘리자베스 버틀러 슬로스 판사는 이 환자처럼 장애정도가 심한 사람의 경우 “그같은 조건에서 살아가는 것은죽음보다 나쁠 수 있다.”고 말했다.이 여성은 1년 전 목의혈관이 파열돼 전신이 마비됐으며 인공호흡기가 없으면 호흡도 할 수 없는 상태다. 버틀러 슬로스 판사는 이달 초 이 환자가 입원중인 런던의한 병원을 직접 방문,환자가 죽으려는 이유를 듣기도 했다. 당시 환자는 버틀러 슬로스 판사에게 “나는 죽을 수 있게되기를 바란다.”고 했으며,의사들은 인공호흡기의 작동을멈추는 것은 비윤리적이라고 주장했다. 이번 소송은 자살할 수 있도록도움을 받기 위할 목적으로상당수 환자들이 그간 제기됐던 소송과는 차별된다는 점에서 상당한 의미를 지니는 것으로 평가된다.
  • “대학 서열화가 교육 짓밟아”

    “대학 서열화는 국가 경쟁력을 망치고 교육의 참뜻을 짓밟는 주범이다.” 한국 사회의 독특한 현상으로 손꼽히는 학벌이 사회에 끼치는 악영향을 조명하는 공개토론회가 22일 서울 흥사단에서‘학벌타파 시민연대 준비모임’ 주최로 처음 열렸다. 참석자들은 ‘학벌타파와 시민사회의 과제’를 주제로 한 이날 토론회에서 ▲서울대 개편 ▲지방대 육성을 위한 공동투자 ▲대학이 아닌 학과별 경쟁 체제의 도입 등에 국가가 나서야 할 것으로 지적했다. 김상봉 ‘학벌없는 사회’운영위원,김동춘 성공회대 사회과학부 교수,김동훈 국민대 교수 등이 발제에 나섰고 이어 토론이 전개됐다. 김상봉 위원은 기조 발표를 통해 “어떤 대학을 나왔느냐가 사회적 부와 권력,신분을 매기는 결정적인 기준이 되고 있다.”면서 “이같은 가치기준은 한번 결정되면 영구히 바뀌지 않기 때문에 봉건적 계급제도와 같은 성격까지 지니고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일류대학에 보내기 위해 학교가 살벌한 생존 경쟁의 전투장으로 변질되면서 교육이 왜곡되기 시작했다.”면서“학벌 타파는 모든 교육개혁의 첫번째 필요조건인 만큼 획일적 교육틀을 바꿔야 한다.”고 말했다. 김동춘 교수는 “학벌 연고주의보다 더 심각한 문제는 피라미드형 대학 서열화와 서울대의 독점구조”라면서 “수직적대학 서열화가 대학교육을 마비시키고 사회적 낭비를 조장하고 있다.”고 성토했다.또 “학벌 타파를 위해 교사 및 교수가 자발적으로 변혁운동에 나서야 한다.”고 강조했다. 국가가 대학입시를 독점관리하고 대학의 입시요강을 통제하는 ‘국가주의 망령’을 벗어나야 한다는 의견도 제기됐다. 김동훈 국민대 교수는 “대학과 지원자간의 당사자주의 원칙이 무너짐으로써 교육이 획일화된다.”고 지적하고 “국가가 공공성의 이름으로 교육에 간섭하는 영역을 분명히 하고 자율과 개성이라는 가치 위에 교육이 꽃 피우게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어 “학벌사회의 수혜자인 몇몇 세도학벌의 근원지인 명문대학을 없애야 한다.”면서 “현재의 학벌차별은 취업전선에서 가장 심각하게 문제되고 있으며 채용·승진 등의 차별사례를 고발해 여론화하고 기업에 대한 시위,불매운동 등을 벌여야 한다.”고 제안했다. 허윤주기자 rara@
  • 북파공작원 유공자 첫 인정

    법원이 북파공작원 훈련을 받다가 장애인이 된 군 전역자가 제기한 소송에서 북파공작원의 실체를 처음으로 공식 인정했다. 북파공작원 존재 자체를 부인해 왔던 정부측도 재판 과정에서 원고의 복무 사실,훈련과정 등에 대한 사실조회에 응하는 등 전향적인 자세를 취한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국회는 지난해 말 북파공작원을 국가유공자로 예우하는 관련법안을 통과시켰다. 서울행정법원 행정12부(부장 金永泰)는 22일 국군 정보사령부 소속 북파공작원 임무를 수행했던 김모씨가 “폭파·살상 등 훈련과정에서 난청·무후각 증세 등 장애가 생겼는데도국가유공자로 인정하지 않았다.”며 의정부 보훈지청장을 상대로 낸 국가유공자 등록신청 기각처분 취소 청구소송에서원고승소 판결을 내렸다. 재판부는 판결문에서 “정보사령부가 확인한 부대 복무 사실과 북파공작원 출신 관련 증인 및 원고의 증언 등으로 미뤄 원고가 북파공작원으로 훈련받은 사실이 인정된다.”면서 “군 입대 후 7개월만에 중이염,감각신경성난청,후두마비등의 증상이 악화된 데는 훈련과정에서 받은 과도한 소음노출이나 성대 혹사,유독가스 노출 등이 유해요인으로 작용했음이 인정된다.”고 밝혔다. 지난 74년 군에 입대한 김씨는 북파 공작원으로 차출돼 7개월간 설악산 근방에서 ‘인분 속에서 오래 버티기’ 등 특수훈련을 받다가 청력과 성대가 마비돼 75년 제대했다. 이동미기자 eyes@
  • 최악의 황사 덮친날

    “황사(黃砂) 때문에 못 살겠어요.” 사상 최악의 황사가 덮친 21일 전국의 가정과 직장에선생활의 불편과 고통을 호소하는 목소리들이 이어졌다.시민들은 외출을 삼간 채 퇴근길을 서둘렀고 가게들도 일찍 문을 닫아 거리는 썰렁하기 그지없었다. 시민들은 22일 황사가 더 심해질 것이라는 소식에 불안한표정을 감추지 못했다. [병원·약국 환자 급증] 전국의 내과·소아과 의원과 종합병원에는 독감과 천식,기관지염,눈병 등을 호소하는 환자의 발길이 끊이지 않았다. 서울 소화아동병원에는 이번주 어린이 환자가 예년보다 20∼30% 늘었다.이날 환자 450여명 가운데 250여명이 감기와 천식 등 호흡기 질환을 호소했다. 아이와 함께 병원을 찾은 이인경(28·여)씨는 “눈곱이끼어 진찰을 받았다가 급성 결막염이란 진단을 받고 깜짝놀랐다.”고 말했다.서울 성수동에 사는 주부 이선희(34)씨는 “창문을 꼭 닫고 있었는데도 모래가 집안으로 들어와 수차례 걸레질을 해 훔쳐냈다.”고 말했다. [직장·학교 조퇴 속출] 학교와 직장에서도 호흡기 질환으로 인한 결석·조퇴자가 잇따라 하루종일 어수선한 분위기였다. 이날 서울 J초등학교에서는 한 학급 35명 가운데 2∼3명씩 결석하거나 조퇴했다.교사 심모(35·여)씨는 “일부 학생이 수업 중 구토 증세를 보여 일찍 집으로 돌려보냈다. ”고 말했다. 서울 강남구 도곡동 매봉터널 근처에 사무실이 있는 회사원 김종원(41)씨는 “강한 바람에 먼지까지 뒤섞여 있어숨을 쉴 수가 없었다.”며 “눈이 따끔거려 앞을 제대로볼 수 없었다.”고 말했다. 강남 테헤란로의 한 벤처업체에 다니는 김숙희(27·여)씨는 “직원 10명 가운데 절반이 감기에 걸려 업무가 마비될정도”라고 전했다. 서울의 한 놀이공원은 관람객이 평소의 4분의 1 수준인 200여명에 그치는 등 테마파크 대부분이 손님 감소에 울상을 지었다. [축산농가 구제역 비상] 전국의 축산농가들은 치사율이 100%에 가까운 구제역 등 전염병이 황사에 묻어올 수 있다며비상사태에 들어갔다. 농림부는 지난 17일 각 시·군에 황사 경보를 발령한 데 이어 이날 전국 40만 축산농가를 대상으로 일제히 소독을 실시했다.경기 파주시 금파리 주민들은 “황사에 구제역이 묻어올것에 대비,건초는 덮개로 씌우고 방목을 삼가고 있다.”고말했다. 조현석 류길상 윤창수기자 hyun68@
  • 킹 부부, 뇌성마비 4세 김경빈군 입양

    일명 ‘철각(鐵脚)천사’로 알려진 두 다리 없는 한국계 미국 입양아 애덤 킹(10·한국명 오인호)군에게 또 한 명의 한국인 입양아 형제가 생겼다. 21일 사회복지법인 한국사회봉사회에 따르면 애덤의 미국인 양부모 찰스 로버트 킹(49) 부부는 지난 5일 자신들이 살고 있는 로스앤젤레스 동부 모레노 밸리에 있는 집으로 한국뇌성마비 지체아 김경빈(4·미국명 조지프)군을 입양했다. 김군은 지난 98년 산업연수생인 방글라데시계 아버지와 한국계 미혼모 사이에서 태어났다.뇌성마비를 앓고 있는 김군은 두뇌발달 지체와 함께 같은 연령의 아이들에 비해 팔·다리 등 신체 움직임이 많이 어렵다.태어난 지 얼마되지 않아곧바로 사회복지기관으로 넘겨졌으며,그동안 서울대학병원에서 물리치료를 받아왔다. 킹 부부는 지난해 1월 한국사회봉사회와 이 입양기관과 연계 활동을 벌이는 미시간주 소재 패밀리어답션컨설턴트의 소개로 김군의 입양을 결정했다.이 입양기관은 지난 95년 애덤 킹을 킹 부부에 소개했던 장본인이기도 하다. 부인 도나(49)는 “조지프의사진을 보는 순간 신이 주신또다른 선물이라는 생각이 들어 입양을 결심했다.”면서 “빨리 유치원에 입학시켜 다른 아이들과 잘 어울릴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컴퓨터 프로그래머인 남편 킹은 지난해 9·11테러 사건 이후 예비군으로 소집돼 현재 텍사스 해군기지에서 근무중이다. 이번에 입양된 김군을 포함해 킹 부부가 입양한 자녀 9명중 2명을 제외한 7명이 장애아이며,이중 5명이 한국계이다. 주현진기자 jhj@
  • 집중취재/ 지방행정 마비사태- ‘지방公僕’ 일손 놨다

    임기말에,특히 선거를 앞두고 지방 관가가 술렁대는 것은 새삼스런 일이 아니지만 올해는 유난히 파행적인 양상을드러내고 있다.특히 지방 행정의 사령탑인 단체장들이 무더기로 흔들리면서 행정의 공백과 공무원들의 동요가 심화되는 특징을 보이고 있다. ♠단체장 구속된 전북= 도내 시민사회단체가 잇따라 ‘지사직 즉각 사퇴’를 촉구하는 성명을 내고 도청 앞 광장에서 시위를 벌임으로써 전북도청은 거의 ‘초상집’ 분위기다. 지난 7년동안 ‘제왕적 권위’로 도정을 이끌어온 지사의 구속이라는 도정사상 초유의 사태를 맞은 공무원들은 “도무지 고개를 들고 다닐 수 없는 형편”이라며 일손을 놓고 있다. 더구나 채규정 행정부지사마저 조만간 익산시장에 출마하기 위해 사직할 계획이어서 책임자 부재로 인한 행정의 공백이 불가피한 실정이다. ♠단체장이 스캔들에 휘말린 제주= 우근민 지사의 성추행파문,전 아태평화재단 상임이사 이수동씨의 온라인복권 로비건,김호성(金鎬成) 전 행정부지사의 윤태식씨 로비관련구속 등 대형사건들이 잇따라 터져 공직사회가 깊은 내상을 입고 있다. 도청의 경우 개인적으로 불만이나 분노를 나타내는 직원은 없고 여직원회나 공무원직장협의회의 지적·비난성 성명 등도 아직은 나오지 않고 있다. 하지만 도백이 다른 일도 아닌 성추행건으로 검찰에 출두하고 또 지역 시민단체를 고소하는 모습을 지켜보는 공무원들의 표정은 참혹하다. ♠단체장 판결 임박한 경기= 임창열 지사에 대한 대법원의유죄취지 파기환송 판결로 임 지사의 재출마가 불투명해졌다.때문에 도청 직원들은 그동안 도가 추진해온 평택항 및 판교개발,외자유치 등 굵직한 현안들이 차질을 빚지 않을까 우려하는 모습이다. 특히 임 지사의 뚝심이 큰 역할을 했다고 믿는 판교개발의 경우 앞으로 건교부에 일방적으로 밀리지 않을까 걱정이 크다. 하지만 내면적으로는 레임덕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커지고 있다.임 지사의 성격상 밑에서 따라주지 않을 경우 심각한 갈등이 우려된다는 것이다. ♠단체장 당적변경 파편 튄 충북·인천= 이원종 지사가 자민련을 탈당,한나라당으로 옮기면서 충북에는 세찬 회오리바람이 몰아치고 있다.시민단체들의 비난성명이 잇따르는가운데 일선 시장·군수와 의원들은 당적 변경을 저울질하느라,공무원들은 추이를 살피느라 분주한 모습이다. 일부 도청 직원들은 “자민련에서 해준 게 뭐가 있느냐. 오히려 자민련에 배신당한 건 충북”이라고 말해 공직사회가 정치에 영향을 받는 모습을 노출했다. 최기선 시장이 역시 자민련을 탈당한 인천시도 탈당의 여파에다 최근 돌출된 지역기관장들의 ‘술판모임’에 대한시민들의 항의가 겹쳐져 직원들이 애를 먹고 있다. ♠단체장 비자금설 돌출 대구= 평소 청렴과 결백을 강조해온 문희갑 시장의 비자금 조성설이 터져나온 20일 대구시청은 상당한 충격에 휩싸인 분위기다.직원들은 일손을 잡지 못한 채 추이를 지켜보며 말을 극도로 아끼는 모습이다. 문 시장이 비자금설에 대해 “91년 국회의원 보궐선거 당시 친구 이모(65)씨가 자금을 관리했기 때문에 비자금이있었는지 모른다.”고 해명하자 시공무원직장협의회와 시민단체는 납득이 가지 않는다며 검찰 수사를 촉구하고 나섰다.특히 이씨는 이를 미끼로 문 시장을 협박,공사 수의계약을 요구한 것으로 알려져 문 시장의 임기말 체감 행정 누수가 심각할 전망이다. ♠단체장 불출마 선언한 서울·울산= 고건 시장이 불출마를 천명한 가운데 최근 서울시와 일부 자치구간에 인사갈등이 발생,‘임기말 레임덕론’이 일고 있다.용산·마포구가 올초 자체승진으로 부구청장을 발령내자 시가 이를 문제삼아 통합인사관리에서 배제하기로 하면서 양 자치구의 공무원직장협의회에서 19일과 20일 시청을 방문,피켓시위를벌이는 등 볼썽사나운 모습을 연출한 것. 심완구 시장이 일찍이 불출마를 선언한 울산시는 강력한차기 시장후보감이 분명하게 부각되지 않아 공무원들의 줄서기 현상은 덜한 편이다. 그러나 출마가 거론되는 여야 후보가 대체로 젊은 편이어서 일부 나이 많은 간부급 공무원들은 고민을 하며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전국종합·정리 김병철 최용규기자 kbchul@
  • 집중취재/ 지방행정 ‘표류’

    ‘지사는 정치 미아,도정(道政)은 행정 고아.’민선 2기임기말을 맞으면서 전국 곳곳에서 관가가 요동을 치고 있다. 현역 단체장들이 각종 내우외환에 휩쓸리면서 지방 공직사회가 ‘선장 잃은 배’ 또는 ‘사공 많은 배’처럼 갈피를 잡지 못한 채 동요하고 있고 그 여파로 행정이 파행상태를 보이고 있다. 여기에 6월로 임박한 지방선거 분위기가 휘몰아쳐 차기를 준비중인 단체장들과 상당수 고위간부들의 마음이 이미‘콩밭’으로 떠난 상태다.따라서 일부 지방에서는 행정의 마비현상마저 초래되고 있다.특히 행정의 사령탑인 단체장이 불미스런 사건으로 신상에 변동이 생긴 경우 행정에대한 주민들의 신뢰도가 추락,선량한 다수 공무원들이 일할 의욕을 못내고 있다. 신음하는 자치행정의 대표적인 사례로 유종근(柳鍾根) 지사가 뇌물을 받은 혐의로 구속된전북도를 꼽을 수 있다. 전북도는 지사의 구속에다가 채규정(蔡奎晶) 행정부지사마저 익산시장 출마를 준비하고 있어 행정이 사실상 표류하고 있다. 지사직 즉각 사퇴를 요구하는 시민단체들의 시위가벌어지는 등 ‘초상집’ 분위기 속에 공무원들은 도저히 일손이 잡히지 않는 모습들이다. 우근민(禹瑾敏) 지사가 성추행 스캔들에 휩싸인데다 김호성(金鎬成) 전 행정부지사가 온라인복권 로비의혹에 휘말린 제주도에서는 시민단체들이 지사의 사실 인정과 사과를 거세게 요구하고 있는 가운데 공직사회와 지역사회의 분열현상이 심화되고 있다. 충북에서는 이원종(李元鐘) 지사의 당적변경을 둘러싸고오랫동안 내연돼온 정치권의 갈등이 마침내 분출,지역 전체의 홍역거리로 번지며 공직사회를 강타하고 있고 인천시도 최기선(崔箕善) 시장의 자민련 탈당 여운이 가시지 않은 상태에서 지역 기관장들의 ‘술판모임’건이 터져 공무원들이 애를 먹고 있다. 부산시는 이른바 ‘부산판 수서’로 불리는 다대·만덕지구 특혜의혹 사건으로 전직 시장들의 소환을 앞두고 ‘태풍 전야’의 고요에 싸였다. 그런가 하면 임창열(林昌烈) 지사의 재출마가 불투명해진경기도와 현직 시장이 불출마를 선언한 서울시,울산시 등에서는 임기말 레임덕 조짐이 나타나고 있다. 그동안 잠잠했던 대구시도 20일 문희갑(文熹甲) 시장의비자금설이 불거져 동요 대열에 가세했고 경남도 역시 김혁규(金爀珪) 지사의 한나라당 후보공천 문제로 정치적 파동에 휩쓸릴 조짐이 나타나고 있다. 전국종합·정리 임송학 이기철기자 shlim@
  • [네티즌 칼럼] 연예인과 엑스터시

    최근 널리 알려진 마약 엑스터시는 무엇일까.엑스터시는빠르게 쾌감을 일으키기 위해 복용하는 흥분제나 코카인의 대체물이다. 전문가들은 엑스터시가 인체에 심각한 문제를 일으킬 수있다고 경고하고 있다.약을 먹으면 망아(忘我)상태 또는황홀상태에 빠져드는데 이는 중추신경계가 마비되기 때문이다. 따라서 엑스터시는 뇌를 손상시킬 위험성이 높은 것으로의학계는 지적한다. 특히 정신 착란,우울증,편집증,심장 박동수 증가,탈수증,비정상적으로 높은 체온,심장 마비 또는 신부전증 등을 초래한다는 것이다. 또 체내에서 감정 및 수면,식욕 등을 조절하는 세로토닌분비를 방해한다는 연구 결과도 있다. 그렇다면 대체 무엇 때문에 인기관리만 잘 하면 평생을편안하게 살 수 있는 연예인들이 마약에 손을 대는 것일까. 대부분 인기와 관련한 불안감과 자괴감 등에서 마약에 빠지는 것으로 풀이된다.적발된 연예인들은 “팬들에게 잊혀지는 것이 두려워 약에 손을 대게 됐다.”고 수사당국에서 밝히는 등 인기인으로서의 중압감을 호소했다. 당국은 현재 유명 개그맨 등 연예인 20∼30여명을 추적하고 있다.가히 엑스터시 태풍이라고 할 만하다. 그렇다면 연예인들이 가장 무섭고 두려워하는 이른바 팬들에게 영원히 잊혀지는 것,인기와 관련한 강박관념과 중압감을 극복하는 방법은 무엇일까.한마디로 정답이 없다고정신분석학자들은 말한다. 연예인이라는 직업을 선택한 것은 그들 자신이다.좋아서하는 일에 자기 만족을 느끼면 그것만으로도 충분히 행복할 듯하다.그럼에도 마약의 유혹에 넘어가는 것은 화려함,명예,돈에 대한 집착 때문이라고 생각된다. 그렇다면 이러한 집착을 버리면 어떠할까.평범한 자연인으로 돌아가는 것도 차분히 생각해야 할 것이다. 팬들에게 영원히 잊혀질까 두렵고 인기가 떨어지는 것을두려워해서는 안된다.자기 계발에 노력하고 보통 사람이되는 준비도 해야 한다. 잠시의 고통을 잊으려 마약에 손을 대면 그 즉시 팬들의기억 속에서 사라질 것이니 말이다.연예인들이 조금만 더미래지향적인 삶을 설계하기를 바라고,그런 관점에서 연예계 풍토도 바뀌어지길 기대한다. 김찬영 청양대 도서관근무 cykim12@hanmail.net
  • 건강 단신

    ▲‘과민성 장 증후군' 강좌. 경희의료원은 18일 오후 4시 원내 강당에서 ‘과민성 장증후군’이라는 제목으로 의료 강좌를 갖는다.강사는 김진성 한방병원 3내과 교수.(02)958-9102. ▲‘올바른 건강관리' 강의. 삼성서울병원은 20일 오후 2시 원내 지하1층 대강당에서‘100세 장수를 위한 올바른 건강 관리’를 주제로 건강교실을 연다.이종헌 건강의학센터장과 최윤호 건강의학센터 부센터장이 강연한다.(02)3410-3041. ▲‘항체 제거' 신장이식 성공. 서울 신촌세브란스병원 이식외과 김순일·박기일 교수팀은 만성신부전증 환자가 신장 공여자의 신장에 대해 항체를 갖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환자의 항체를 제거하면서 면역글로부린과 면역억제제 등으로 항체가 새로 생기는 것을 막은 뒤 신장을 이식하는 수술을 국내 처음으로 성공했다고 밝혔다.새 치료법을 적용받을 수 있는 환자는 전체 만성신부전증 환자의 5% 쯤 된다는 것이 김·박 교수팀의 설명이다. ▲요실금 예방·치료 강좌. 꽃마을한방병원은 21일 오후 2시 원내 3층 세미나실에서‘요실금의 예방과 치료’라는 제목으로 건강강좌를 개최한다.임계화 양방산부인과 과장이 강좌를 진행한다.(02)3475-7021. ▲뇌성마비 건강강좌. 서울대병원은 20일 오후 3시 원내 어린이병원 임상 1강의실에서 ‘뇌성마비의 최신지견’이라는 제목으로 건강강좌를 연다.정진엽 정형외과 교수,왕규창 신경외과 교수,방문석 재활의학과 교수가 강사로 나선다.(02)760-2975. ▲성인병 예방 건강교실. 한양대병원은 21일 오후 3시 서울 마장동 동사무소에서‘성인병 예방 및 관리’를 제목으로 시민건강교실을 개최한다.강사는 최웅환 내과 교수.(02)2290-8053.
  • 이, 팔 서안지구서 철군

    [라말라(요르단강 서안) AP AFP 연합] 이스라엘군이 14일새벽부터 요르단강 서안지구 라말라시에서 철수하고 있다고팔레스타인 보안관리들이 밝혔다. 이는 앤터니 지니 미국 특사의 방문을 앞두고 이스라엘이군사행동을 축소하고 있음을 시사하는 것이다.이스라엘 관영 라디오도 14일 아리엘 샤론 이스라엘 총리가 라말라로부터철수할 것을 지시했다고 확인했다. 팔레스타인 보안관리들은,지난 13일 서안지구의 상업 및 행정의 중심지인 라말라시에 진입,도시기능을 마비시켰던 이스라엘군 탱크 250대가 라말라와 인근의 아마리 난민촌에서 14일 새벽 2시(한국시각 14일 오전 11시)부터 철수중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이스라엘군의 철수가 시작됐음에도 불구,가자지구동부에서 이스라엘군 탱크가 팔레스타인측 폭탄 공격으로 파괴되면서 승무원 3명이 숨지고 이스라엘이 보복에 나서는 등 유혈충돌은 계속됐다. 이스라엘군은 앞서 유엔 안전보장이사회가 팔레스타인을 국가로 인정하고 이·팔간 즉각 휴전을 요구하는 결의안을 채택한지 하루만인 13일 또다시 팔레스타인에 대한 압박 공세를 강화,국제사회로부터 비난을 받았다. 요르단강 서안도시 라말라에서는 이날 한 이스라엘군 저격병이 이슬람사원 첨탑에서 총격을 개시,야세르 아라파트 팔레스타인 자치정부 수반의 경보병부대 ‘포스 17’의 부사령관 아부 파디 대령과 이스라엘 장교 1명,이탈리아 사진기자1명 등 4명이 숨지고 30명이 부상했다.숨진 이탈리아 사진기자 라파엘 치리엘로(42)는 양측의 교전을 취재하던 중 이스라엘군 탱크에서 날아온 자동소총탄 6발을 맞아 병원으로 옮겨졌으나 끝내 숨졌다. 작년 9월 팔레스타인의 무장봉기(인티파다)가 시작된 후 외국 언론인이 현지에서 숨진 것은 처음이다. 치리엘로 기자가 숨진 현장에서 멀지않은 마나라광장에서는 한시간 뒤 팔레스타인 무장대원 1명이 거리에서 총격을 가하는 순간 폭탄 1발이 터져 프랑스 사진기자 1명이 유탄에맞는 부상을 당했으며 이집트 국영 텔레비전 방송의 특파원타리크 압델 자베르도 이스라엘군의 총격을 받아 부상했다. 한편 이스라엘의 하레츠지는 14일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이이번 주말 이전에 휴전을 선언하고 다음주 초쯤 휴전 이행에 들어갈 것이라고 이스라엘 군사소식통들의 말을 인용,보도했다.
  • 양화선씨 6년만에 개인전…조각으로 그린 자연의 풍경

    조각가 양화선(55)이 물과 나무,숲 등 풍경의 아름다움을묘사한 작품들을 새롭게 선보인다. 양화선은 13∼26일 서울 관훈동 가나인사아트센터에서 열리는 ‘水ㆍ木-생명의 뿌리’전에 자연을 소재로 한 조각 24점을 내놓는다.‘풍경 조각’의 지평을 연 그가 1996년 이후 6년만에 갖는 개인전이다. 양화선은 80년대 후반,어린 시절의 고향 마을 산길과 흙담에 대한 기억이 서린 흙 냄새 물씬 풍기는 작품들을 보여주었고,90년대에는 산과 물,바람과 구름,물과 비 등 순환하는자연의 거대한 흐름에 대한 관심을 나타냈다. 이번 전시에서는 생명의 근원인 물과 식물에 남다른 애착을 보였다.회화의 중심에 있던 산수라는 개념을 조각적으로 재해석한 ‘산수기행’(山水紀行) 시리즈는 대상의 재현이라는 전통적 조각의 관심에서 벗어나 마음의 상태(心狀)를 묘사했다.특히 ‘산수기행-山上의 호수’는 “어린 시절 산을 몇 개 넘어 발치에 외갓집이 있는 동네가 보이는 산 중턱에서만나는 옹달샘은 내게 가장 맑고 달콤한 물이었다.”는 작가의 말처럼 물에 대한 그의추억과 연결돼 있다. 양화선의 산수기행 시리즈는 현실의 공간을 탐험하거나 관조적 세계관을 반영하는 것이 아니다.과거의 분절적(分節的) 경험을 형상화한 것이다. 인류에게 상상력의 근원 가운데 하나가 돼온 ‘물’은 남편(조각가 전국광)의 생명을 앗아간 죽음의 이미지와도 연관되면서 그의 작업에서 중요한 소재가 되고 있다.양화선과 같은 길을 걸었던 남편은 1990년 8월 경기도 양평 한강에서 가족과 함께 물놀이하다가 심장마비로 숨졌다. 이번 출품작은 작가가 세월이라는 물결에 아픔을 씻고 일어서고 있음을 보여준다.‘조각으로 그려낸 풍경화’라는 평가에 걸맞게 신선한 자연의 이미지가 생동하는 봄기운과 함께다가오고 있음이 느껴진다.(02)736-1020. 유상덕기자 youni@
  • [월드컵 이야기] (8)이탈리아

    이탈리아에서 가장 오랫동안 그리고 가장 널리 기억되고 있는 한국인은 바로 60년대 북한 축구선수 ‘박두익’이다.이탈리아 시골엘 가도 코리안이라고 하면 박두익 얘기부터 꺼내는 사람들을 흔히 만나게 된다. 66년 영국 월드컵에서 유력한 우승후보였던 이탈리아는 8강 진출의 문턱에서 뜻밖의 다크호스 북한에 무릎을 꿇었다.성난 이탈리아 국민들은 돌아온 축구팀에 토마토 세례를 퍼부으며 야유했다. 36년이 지난 오늘까지 이탈리아인들은 전반 42분 결승골을터뜨린 박두익을 비롯한 북한 축구팀에 당한 쓰라린 패배를생생히 기억하고 있다.이탈리아는 당시 이 경기 보름전 벤베누티가 한국의 김기수에게 판정패,WBA 주니어미들급 챔피언벨트를 넘겨주는 아픔을 겪었다. 이탈리아 축구의 역사는 100년이 넘는다.34년 월드컵을 주최했고,그해와 38년 월드컵에서 연속 우승,최고의 전성기를누렸다.그러나 2차 대전 이후 그 영광을 이어가진 못했다.1949년 비행기 추락사고로 최고의 선수들을 대거 잃어버리는바람에 이탈리아 축구계가 오랜 슬럼프에 빠져든 것이다.60년대 대대적인 개혁을 통해 축구 강국으로 재기하던 중에 일어난 ‘박두익 쇼크’는 이탈리아인들에게 너무도 아픈 일격이었다.이탈리아는 82년 스페인 월드컵에서 우승했고,90년또다시 월드컵을 개최했다.94년 미국 월드컵 결승전에서 승부차기 끝에 브라질에,‘유로2000’ 결승전에서는 프랑스에아깝게 패했으나 여전히 세계 최강의 하나다. 이탈리아 축구의 저력은 ‘축구는 문화다.’라는 국민 의식과 탄탄한 축구 인프라에서 나온다.이탈리아축구연맹에 등록된 프로축구팀은 128개,선수는 2600여명에 이른다.준프로팀은 1만여개,선수는 47만 9000여명이다.여성 축구도 준프로선수가 1만여명이나 될 만큼 활성화돼 있다.청소년과 아마추어선수까지 포함하면 113만여명이 ‘축구선수’다.이탈리아에서 축구는 그야말로 생활의 일부다.일요일마다 주요 도시의 경기장 주변은 교통이 마비되고,경기장에서 울려퍼지는함성,경기가 끝난 뒤 해산하는 관객들이 울리는 자동차 경적소리 등 용솟음치는 이탈리아 축구의 힘을 느낄 수 있다. 이번 월드컵에 대한 이탈리아인들의 관심과 축구대표팀의전의 또한 대단하다.일본에서 경기가 열리는 G조에 속한 이탈리아는 에콰도르·크로아티아·멕시코와 예선전을 치른다. 이탈리아축구연맹 관계자들은 “16강 진출은 당연하다.16강전·준준결승·준결승을 한국에서 치른 뒤 결승전에 나설 것”이라고 자신한다. 이탈리아는 전형적인 유럽축구를 구사하며 특정 스타에 의한 플레이보다는 조직력을 중시한다.모든 선수가 스타이기때문이다.아킬레스건은 승부차기다.이탈리아 축구팬들은 94년 월드컵 결승전의 승부차기 패배를 떠올리며,이 점을 가장 걱정한다. ‘한국에 가고 싶냐.’고 이곳 사람들에게 물어봤다.“여건만 허락하면 가서 사랑하는 월드컵 경기를 보고 싶다.”고즉각 대답했다.그러나 한국은 너무 먼 나라다.대다수 이탈리아인들은 TV 앞에서 환호하며 자국팀을 응원할 것이다.그리고 이탈리아가 승리를 쌓아갈 때마다 이탈리아의 거리는 환호성으로 가득할 것이다. 김석현 대사
  • 건강 단신

    ●서울 영동세브란스병원은 16일 오후 1시 원내 3층 강당에서 ‘요통 건강교실’을 연다.재활의학과 문재호 교수가요통 예방을 위한 올바른 자세 및 치료방법,건강 운동법등을 소개한다.(02)3497-2640. ●종아리에 푸른 힘줄처럼 보이는 하지 정맥류 치료에는 발병 주위에 주사로 약물을 주입하는 방법이 효과가 좋은 것으로 나타났다. 성대의대 강북삼성병원 일반외과 김용신 교수는 최근 5년 동안 직경이 4∼5㎜ 이하인 하지정맥류 환자 463명(남 52명,여 411명)에 대해 환부에 치료제를 주사하는 요법으로치료한 결과 부작용이 거의 없고 효과가 우수했다고 밝혔다.이 방법은 레이저를 이용한 치료법에 비해 적용범위도넓고 비용도 싸며 안전성도 뛰어난 것이 장점.김 교수는“치료를 받게 된 동기를 살펴보니 대부분이 미용 때문이었으며 통증이나 마비·무감각 증상이 생겨 치료를 받은경우도 꽤 된다.”면서 “나이별로는 40대가 40%로 가장많았고 30대와 50대가 각각 23%씩이었다.”고 밝혔다. ●LG생활건강은 탈모방지와 모발성장 촉진에 효능이 있는의약외품인 모앤모아(毛&MORE)가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고 밝혔다.제품은 액상,에어로졸,샴푸 3종.특히 에어로졸 형태의 제품은 손에 약효 성분을 묻히지 않고도 바를 수 있는 등 사용이 간편한 것이 특징이다. ●한림대 성심병원은 20일 오후 2시 원내 4층 강당에서 ‘B형,C형 간염의 치료’를 주제로 건강강좌를 실시한다.강사는 박상훈 간소화기내과 교수.(031)380-4081.
  • 어린이 환자돕기 40대 식당주인 3년째 선행

    초등학교만 졸업하고 자수성가한 40대 식당 주인이 3년째불우한 어린이 환자들을 돕고 있다. 서울 강남구 논현동에서 일식집을 운영하고 있는 배정철(裵正哲·41)씨는 8일 “언청이 등 불우 어린이 환자들을치료하는데 써달라.”며 5300만원을 서울대병원에 선뜻 내놓았다. 배씨는 지난 99년과 지난해에도 이 병원에 각각 3000만원과 4200만원을 기탁했다. 배씨는 지난 90년부터 동네 노인정과 뇌성마비 어린이 재활원 등에도 꾸준히 음식을 제공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날 배씨가 기탁한 5300만원은 지난 한해동안 식당을 찾은 손님들의 음식값에서 1000원씩 떼내 모은 돈이다.병원측은 “얼굴 기형 어린이 50여명을 치료할 수 있는 돈”이라고 밝혔다. 배씨는 “어린 시절 너무 가난하게 살아 꼭 어려운 사람들을 돕고 싶었다.”면서 “힘들게 사는 사람들과 나눠가져야 한다는 생각을 실천에 옮겼을뿐”이라고 겸손해 했다. 전남 장성 출신인 배씨는 초등학교 졸업 직후 상경,식당등에서 일하며 모은 돈으로 지난 92년 80평 규모에 종업원이 20여명인 일식집을차려 운영해왔다. 이영표기자 tomcat@
  • “영혼을 울리는 좋은시 쓰고 싶어요”

    뇌성마비 장애인 2명이 소원을 하던 대학생이 되어 강의를듣게 됐다. 화제의 주인공은 충남 공주 사회복지시설 동곡요양원에서생활하고 있는 뇌성마비 장애인 안형근(安珩根·39)씨와 김상규(金相圭·37)씨.이들은 이번 학기부터 대전 배재대에서명예학생 자격으로 강의를 듣고 있다. 학교측은 이번 학기에 이들에게 ‘철학과 사고 훈련’과 ‘문장이론과 실기’등 2개 과목을 듣도록 해줬다. 이들이 배재대와 인연을 맺게 된 것은 3년전 여름.이 대학교수와 학생들이 동곡요양원으로 자원봉사를 나갔다 시를 쓰는 안씨와 수필을 쓰는 김씨를 만났다.이들이 워드프로세서로 한글을 한자씩 쳐서 어렵게 작품을 쓰는 것을 보고 감동한 교수와 학생들은 작품집을 발간해 주겠다고 약속했다. 약속대로 지난해 12월 대학측이 이들의 공동 작품집인 ‘하얀 바람이 내게 말을 걸어오면’을 발간해 줬고 요양원은 출판기념회를 열었다. 이날 기념회에서 박강수(朴康壽)총장이 소원을 묻자 두명모두 “대학에서 강의를 듣는 것”이라고 말해 명예학생이됐다. 배재대측은이들이 원할 때까지 강의를 들을 수 있도록 했으며 이들과 수업을 함께 듣는 학생들은 ‘도우미’로 자처하고 나서 학교생활을 돕는다. 안씨는 “열심히 공부해 영혼을 울리는 좋은 시를 쓰고 싶다.”고 말했다. 대전 이천열기자 sky@
  • 복권 당첨 번복 소동

    한국보훈복지의료공단이 발행하는 ‘플러스 플러스 복권’의 당첨번호를 알려주는 자동응답서비스(ARS)에 오류가발생,당첨되지 않은 수많은 복권 구매자들이 당첨됐다는잘못된 안내를 받은 뒤 집단으로 항의하는 소동이 빚어졌다. 4일 공단측에 따르면 3일 오후 7시30분부터 5분간 제4차플러스 플러스 복권 당첨자 ARS를 운영하는 N업체측의 전산오류로 조 구분 없이 끝자리 번호에 3과 8을 입력할 경우 행운상인 ‘마티즈Ⅱ’ 승용차에 당첨됐다는 잘못된 안내가 나갔다.실제 행운상 당첨번호는 5개에 불과했다. 이같은 안내응답을 들은 많은 복권 구매자들이 공단측에당첨 여부를 재확인한 결과,전산오류로 당첨번호가 잘못안내됐다는 사실을 알게 되면서 공단측에 거세게 항의하는소동이 벌어졌다. 공단은 이날 하루 복권 구매자들의 항의전화에 해명하느라 오전 한때 업무가 마비됐다. 공단측은 이번 복권을 2000만장 발매,700만여장을 판매했다. 조현석기자 hyun68@
  • 목 수난시대…컴퓨터에 시달리고 스트레스 받아 뻣뻣

    서울 강남의 한 벤처기업에 다니는 C(30)씨는 최근 어깨가 무겁고 머리가 지끈지끈 아프며 고개를 지탱하기가 힘들다.게다가 손 부위에서 팔을 거쳐 뒷목까지 저린 증상이 느껴진다.두통과 목통증이 심해지는 가운데 허리까지 아파 잠을 이룰 수 없을 정도가 됐다. 날마다 컴퓨터를 보는 시간이 12시간을 넘고 잦은 출장으로 몸과 마음이 피곤해져 그런 줄 알고 며칠 휴가를 내 찜질과 운동을 해봤지만 별다른 차도가 없었다.할 수 없이병원을 찾아 검진을 해보니 목디스크라는 판정을 받았다. 출근하자마자 회의,업무지시,컴퓨터 작업 등에 시달리는대기업 간부 J(44)씨.지난 한달 동안 과중한 업무로 받은스트레스가 이만저만한 것이 아니었다. 그는 평소에도 목 주위와 어깨가 뻐근한 느낌을 가졌으며가끔 팔의 통증과 두통을 느꼈다.통증이 점점 더 심해지자 목 디스크에 걸린 것이 아닐까 하는 의심이 들어 병원을찾았다. 검사 결과 J씨의 질환은 직장인에게 흔한 목근육 질환인근막통 증후군이라는 진단을 받았다.의사의 지시에 따라앉는 자세를 교정하고 편한마음으로 지내려고 노력하니증세가 많이 나아졌다. 심한 목 디스크로 왼쪽 팔에 극심한 방사(放射)통을 느끼고 하반신이 마비돼 보행장애 증상까지 보인 P(64)씨는 최근 병원에서 수술을 했다. 수술전 입원기간에 통증이 심해 마약성 진통제로도 조절이 어려웠으나 수술 뒤 좋아졌고 팔의 근력도 강화됐다.그는 수술한 지 8일이 지나자 지팡이 없이도 걸을 수 있게 돼퇴원했다. 최근 목이 아파 병의원을 찾는 환자들이 크게 늘었다.전문가들에 따르면 이같은 현상은 컴퓨터 작업 시간이 늘어나고 치열한 생존 경쟁에서 받게 되는 스트레스가 주된 원인이다. 서울 을지병원 신경외과 문병관 교수는 “목이 아플 경우 특정 부위를 누르면 그 부위 뿐만 아니라 통증이 사방으로 퍼지는 증상인 방사통,어깨 통증,손저림증이 느껴지면목 디스크의 전형적 증상이라고 할 수 있다.”고 말했다. 목 디스크는 팔을 머리 위로 올리면 통증이 약화되는 특징이 있다.또 고개를 뒤로 젖히거나 아픈 팔 쪽으로 고개를돌릴 때 팔에 통증이 느껴진다. 문 교수는 “목 주위가 아프면서 통증이 팔 아래로 내려가기도 하고 두통도 발생하는 증상은 대개 근막통 증후군인 경우가 많다.”고 덧붙였다. 근막통 증후군은 대부분 구부정한 자세로 일하기 때문에발생하는 것으로 목 주변 근육내 혈액과 임파선 순환이 잘 안되는 것이 원인이다.근막통 증후군은 사람들에게 잘 알려져 있지 않아 목 디스크로 오인하기 쉽다. 베개를 잘못 베도 목이 아프긴 하지만 목 디스크의 원인이 베개에 있다고 하기는 어렵다. 문 교수는 “베개는 목뼈의 정상적인 C자 모양의 굴곡을유지해 주는 것이 가장 좋으며 자신의 팔뚝 정도의 굵기와 강도의 베개가 가장 이상적이라고 알려져 있다.”고 전했다. 그는 “남편의 팔 베개를 베고 자는 아내가 숙면을 취하고 행복을 느끼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고 말했다. 목 디스크나 목 주변 통증은 잘못된 자세가 너무 오래됐거나 너무 무리한 운동을 한 탓이다.따라서 치료는 바른자세로 충분히 쉬고 운동은 계획을 짜서 해야 한다. 고려대 구로병원 재활의학과 윤준식 교수는 “40대 이상이 되면 목에 퇴행성 변화가 일어나므로 심한 목 운동은피해야 한다.”면서 “의학적으로 목 디스크 등에 좋은 운동은 사실상 없다.”고 말했다. 목 디스크 환자의 경우 70%는 충분한 휴식,약간의 약물치료,물리 치료로 나을 수 있다.대개 2∼3주면 좋아진다. 그러나 이런 치료를 6주 이상 계속해도 증상이 나아지지않으면 수술을 해야 한다.그대로 놔두면 팔의 근력이 약화되고 손저림증과 같은 신경학적 결함이 생길 수 있기 때문이다. 유상덕기자 youni@
  • [씨줄날줄] 번롱

    번롱(번弄)이라는 단어가 있다. ‘이리저리 마음대로 놀린다.’는 뜻이다.최근 국제올림픽위원회(IOC) 집행위원인 김운용 대한체육회장의 행보를 보면 체육계가 그에게 번롱당하고 있다는 인상을 지울 수 없다. 김 회장은 지난달 28일 대한체육회 정기 대의원총회 도중갑자기 체육회장과 대한올림픽위원회(KOC) 위원장에서 물러나겠다고 선언하고 회의장을 떠났다.바로 뒤 이어 대의원들은 만장일치로 사임 철회 요구를 결의했다.그러자 10여분뒤 총회장에 입장한 김 회장은 “대의원들의 뜻을 알겠다. ”고만 말하고 총회장을 떠났다.기자들이 사퇴냐 아니냐를묻는데도 확답을 피한 채 차에 올랐다.이 때문에 체육계에서는 사퇴를 기정사실화하는 분석과 사퇴의사 번복을 점치는 의견이 엇갈리고 있다. 태권도를 국제적인 스포츠로 발돋움시키고,국제 스포츠 무대에서 한국의 위상을 끌어올린 공로를 생각할 때,갈팡질팡하는 그의 최근 행보는 안타깝기 그지없다.김 회장은 솔트레이크 동계올림픽에서 판정시비로 선수단이 끓고 있을 때‘성공적인 올림픽’ 운운하는 발언으로 분위기를 뒤집어버렸다. 지난해 9월에는 태권도협회의 인사파동, 국가대표 선발전판정시비,기타 비리 등을 이유로 개혁 인사들로부터 태권도협회장과 국기원장직에서 물러나라는 요구가 제기됐다.그러자 한달 가까이 지난 10월22일 기자회견을 갖고 ‘인사에문제 없다.’고 강변하더니 10월29일 태권도협회 이사회가난장판이 되자 아무 말 없이 회의장을 빠져나가 이사회를무산시켰다.며칠 관망하다가 31일에야 협회장 사퇴 의사를표명했다.국기원장직 사퇴는 그 보름 뒤였다. 부산아시안게임조직위의 파행운영에서도 그는 늘 중심에있었다.1999년 11월 조직위가 시끄러워지자 사의를 표명했다가 재추대를 받자 취임을 수락했다.지난해에도 한 차례파문을 일으켰다.집행위원회에서 자신을 비난하는 발언이나오자 험한 말을 입에 올린 뒤 사회를 거부해 집행위 기능을 한동안 마비시키기도 했다. 그의 주변을 둘러싸고 있는 검은 그림자와 파행과 번롱을거듭하는 행보로 체육계의 근심은 깊어가고 있다.이렇게 된것은 그가 너무 오랫동안, 많은 자리를차지한 채, 황제적지배체제를 구축한 때문이다.체육계가 발전해 나가기 위해그가 이바지할 수 있는 마지막 일은 미련을 버리는 것이다. [강석진 논설위원 scka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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