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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김문기자가 만난사람] 60~70년대 ‘국민가수’로 명성 오기택 씨

    [김문기자가 만난사람] 60~70년대 ‘국민가수’로 명성 오기택 씨

    아빠가 있다. 늘 곁에서 든든하게 지켜준다. 하지만 어느새 멀어지기 시작했다.1997년 외환위기(IMF)때였다. 고개 숙인 아빠들이 늘어났다. 며칠동안 방황하다 힘없이 돌아오는 아빠들이 많았다. 이무렵 생겨난 동요가 새삼 생각난다. ‘딩동댕 초인종 소리에 얼른 문을 열었더니/그토록 기다리던 아빠가 문 앞에 서 계셨죠/너무나 반가워 웃으며 아빠 하고 불렀는데∼/아빠 힘내세요 우리가 있잖아요/아빠 힘내세요 우리가 있어요’ 시계바늘을 40년 전으로 돌린다.6·25전쟁의 후유증, 배고픔과 가난으로 아빠들은 많은 고통을 겪었다. 그러나 자식들에게만큼은 가난을, 무지를 물려주지 않아야 한다는 일념으로 꾹꾹 참고 견뎠다. 한(恨)도 그리 많아 두다리 쭉 펴고 잠을 제대로 자본 날이 얼마였을까. 그런 1966년에, 노래 하나가 툭 튀어 나왔다. ‘이 세상의 부모마음 다같은 마음/아들 딸이 잘 되라고 행복 하라고/마음으로 빌어주는 박영감인데/노랭이라 비웃으며 욕하지 마라/나에게도 아직까지 청춘은 있다/원더풀 원더풀 아빠의 청춘/부라보 부라보 아빠의 인생’ 이 노래는 당시 아빠의 심정을 대변이라도 하듯 전국적으로 급속히 퍼졌다. 이른바 국민가요로 애창됐다. 이심전심, 세월이 지난 IMF때에도 자주 불렸다. 지금도 회갑잔치나 40대 이상의 남성들이 거나하게 술한잔 마시면 단골로 나오는 노래 메뉴 중 하나다. ●해남서 내년부터 ‘오기택 가요제´ 개최 특유의 저음 가수 오기택(64). 분명 한 시대를 풍미했다. 지난 63년이었다. 밤깊은 서울 마포에서 바라본 영등포는 불빛만 아련했다. 은방울자매가 부른 ‘마포종점’의 가사 중 ‘돌아오지 않는 사람 기다린들 무엇하나’처럼 영등포는 먼 곳이었다. 또 있다. 오죽하면 ‘진등포’였을까. 사람마다 장화를 신고 다녀야 할 정도로 늘 땅이 젖어 있었다. 이럴 때 스무살의 젊은 청년 오씨가 불현듯 나타나 ‘영등포의 밤’을 구성지게 불렀다.‘궂은 비 하염없이 쏟아지는 영등포의 밤/내가슴에 안겨오는 사랑의 물결∼/아 영원히 잊지 못할 영등포의 밤이여’ 한자락 쫙 깔린 바리톤 목소리로 가슴을 후벼 팠다. 당시 영등포 사람들은 거의 ‘애국가’처럼 불렀다. 고단한 민초의 삶을 토해냈고 미래의 꿈과 사랑을 위한 이중주였으니….3년 뒤에는 남궁원·엄앵란 주연으로 같은 제목의 영화가 나왔고 노래를 부른 오씨까지 출연하면서 ‘영등포의 밤’은 공전의 히트를 쳤다. 뿐만 아니다. 오씨는 66년도에만 ‘아빠의 청춘’에 이어 ‘고향무정’‘충청도 아줌마’‘마도로스 박’을 연이어 불러 히트치면서 단숨에 국민가수로 떠올랐다.‘구름도 울고 넘는 저 산아래∼’로 시작되는 ‘고향무정’은 타향살이에 지친 많은 사람들에게 진한 향수의 리얼리즘으로 다가갔다. 지금도 명절때 가족끼리 만나면 즐겨 부른다. 또 명사들을 만나 18번이 뭐냐고 물으면 ‘고향무정’을 꼽는 사람이 많다. ‘충청도 아줌마’ 역시 지금의 40대 이상에겐 한두 소절의 가사를 중얼거릴 정도로 친숙해져 있다.‘와도 그만 가도 그만 방랑의 길은 먼데 충청도 아줌마가 한사코 길을 막네∼’ 두번에 걸쳐 10대가수상을 받은 오씨는 그렇게 60∼70년대를 풍미했다. 일본까지 원정갈 정도로 많은 인기를 끌었다. 그가 녹음한 노래만 무려 1000곡이 넘는다. 지금은 어떨까. 안타깝게도 모든 부와 영예, 인기를 뒤로 하고 외롭게 혼자 재활치료를 하며 하루하루를 보내고 있다. 영등포구 여의도의 한 작은 아파트에서 노래말처럼 ‘아련한 불빛’과 ‘쓸쓸한 여의도 비행장’을 생각하며 회한에 빠져 있다. 이런 그에게 최근 반가운 소식 두가지가 날아들었다. 첫번째는 전남 해남군에서 내년 10월부터 ‘오기택 가요제’를 개최한다는 것이다. 두번째는 ‘충청도 아줌마’의 노래비가 곧 세워진다는 것. ●바다낚시 갔다 뇌출혈로 죽을 고비 오씨를 만나기 위해 아파트 문을 노크했다. 불편한 다리 때문에 한손으로 벽을 기대며 애써 맞이한다. 오씨는 10년전 6시간의 뇌수술을 받고 깨어나 언어장애와 왼쪽 팔·다리 마비증상이라는 고통을 안고 살아야 했다. 그러니까 1996년 12월30일이었다. 낚시광인 그는 제주 추자도로 혼자 낚시를 떠났다.10일간 낚시할 수 있는 야영 준비물을 챙기고 도착한 곳은 상(上)추자의 ‘염섬’이라는 무인도. 이날 오후 50㎝ 크기의 감성돔 3마리를 기분좋게 낚고 상추자 주민들과 새해 첫날을 맞이할 생각에 들떠 있었다. 내일은 폭풍주의보라는 라디오 뉴스가 흘러나왔다. 철수 준비를 서둘렀다. 하지만 오기로 돼 있던 배는 나타나지 않았다. 하루가 지난 31일에도, 그 이튿날에도 배는 오지 않았다. 휴대전화도 없어 연락할 방법조차 없었다. 1월2일 아침. 폭풍주의보가 해제됐다는 뉴스를 들었다. 배가 곧 오겠지 하며 다시 짐을 꾸렸다. 이때였다. 갑자기 어지러움 증세와 함께 왼쪽 팔·다리의 힘이 쭉 빠지더니 그대로 쓰러졌다. 운이 없게도 바다쪽으로 경사진 낭떠러지 바로 앞이었다. 게다가 솔잎이 바닥에 널려 있어서 조금만 움직여도 미끄러져 바다에 떨어질 판이었다. 겨우 오른손을 뻗어 옆에 있는 소나무 가지를 잡았다. 설상가상, 팔에 힘이 점점 빠졌다. 바지의 허리띠를 겨우 풀어 오른손을 소나무에다 칭칭 감았다. 캄캄한 밤이 됐다. 배가 고프면 솔잎으로 허기를 채웠다. 입술이 덜덜 떨릴 정도로 진눈깨비의 추위까지 엄습했다. 아무 노래나 마구 불러댔다. 부처님과 돌아가신 어머니에게 살려달라고 애원했다. 몸 전체가 꽁꽁 얼었다. 낚싯배가 온 것은 1월3일 오전 10시였다. 정신을 잃은 상태에서 극적으로 구출된 오씨는 제주경찰청 헬기로 긴급 후송돼 제주 한라병원에서 응급치료를 받았다.4일 오후에는 대한항공편으로 서울 성모병원으로 옮겨져 뇌수술을 받았다. “뇌출혈이지요. 평소 혈압이 있었습니다. 지금 생각해도 정말 아찔했습니다. 해병대에서 고된 훈련을 받았기에 24시간을 버텼다고 생각합니다.” 오씨는 손목의 흉터를 보여준다. 당시 소나무에 감겨진 자국이다. 침이란 침은 다 맞아보고 약이란 약은 다 써봤다고 했다. 독자로 태어나 세살때 아버지가 세상을 떠났고 어머니마저 일찍 작고해 오랫동안 혼자 살아왔다. 이런 상황에서 지난 10년동안 재활치료하느라 고통이 이만저만이 아니었다. 결혼을 안 한 후회도 많았다. 그나마 다행인 것은 고향인 해남에서 먹을 것을 조금씩 보내주는 훈훈한 인정이있었다. 치료비는 잘나가던 시절 벌어놓은 것으로 충당했다. ●날마다 헬스클럽서 걷는 연습 평소 운동으로 단련된 체력과 강한 의지로 언어장애는 약간 극복했지만 노래 부를 정도는 아니다. 불편한 다리를 이끌고 하루에 한번 동네 헬스클럽에 가서 힘겹게 걷는 연습을 하며 재활치료를 하고 있다. 매년 그랬듯이 올겨울에도 쑤셔오는 몸 때문에 태국에 가서 요양할 예정이다. “그때 ‘영등포의 밤’을 불러 영등포 지역의 땅값이 많이 올랐습니다. 노래요? 어릴 때부터 잘한다고 했지요. 고복수 선생님이 운영하는 동아예술학원에 들어가면서 가수가 됐습니다.” 오씨에겐 두가지 이력서가 있다. 가수와 골프.80년부터 시작한 골프실력은 88년 제5회 광주CC 챔피언 등 각종 아마추어대회에서 10여차례나 우승을 거머쥐었다. 뭐든지 열심히 해야 한다는 특유의 성미 덕분이다. 나이가 비록 60대 중반이지만 가수로서의 재기의욕도 그만큼 강하다. 노래가 좋아 결혼도 못했다는 그는 잠시 창너머 한강쪽을 바라본다.“정말 아까운 노래들이 많아요. 생전에 팬들에게 보답하는 기회가 꼭 한번 왔으면 좋겠네요.” ■ 오기택이 걸어 온 길 ▲1943년 해남 출생 ▲59년 서울 성동공고 졸업 ▲62년 동아예술학원 2년 수료 ▲61년 제 1회 KBS 주최 직장인 콩쿠르대회 1등입상 ▲63년 ‘영등포의 밤’‘가버린 영아’로 데뷔 ▲65년 해병대 만기제대 ▲67년 제2회 부산문화방송 10대 가수상 수상 ▲75년 한국연예인협회 이사 ▲79년 동협회 가수분과위원장 ▲86∼91년 일간스포츠 초청 연예인 자선골프대회 연속 우승 ▲90년 싱가포르 렉스오픈 아마추어 1위 ▲97년 1월 추자도 인근 무인도에서 낚시 도중 뇌출혈로 쓰러짐 ▲2006년 반야월 가수예술공로상 수상 # 주요 히트곡 ‘아빠의 청춘’‘영등포의 밤’‘고향무정’‘충청도 아줌마’‘찾아온 고향’‘비내리는 판문점’ 등. 현재까지 1000여곡 발표 km@seoul.co.kr
  • [CEO칼럼] 전문가의 조건/김인 삼성SDS 사장

    [CEO칼럼] 전문가의 조건/김인 삼성SDS 사장

    상대의 이야기를 귀 기울여 잘 듣고 제대로 이해하며, 단순하고 간결하게 정리해 쉽게 전달하고, 어떤 경우라도 포기하지 않고 일을 성사시키는 실력, 이것이 전문가라면 반드시 갖추어야 할 조건이 아닐까. 현대 경영학의 아버지 피터 드러커는 그의 저서 ‘프로페셔널의 조건’에서 “모든 지식 근로자들은 각자의 지식을 활용해 부가가치를 창출하는 전문가가 되어야 한다. 전문가란 지속적인 자기 관리를 통해 높은 성과를 올리는 사람, 끊임없이 혁신을 꾀하면서 계속 발전하는 사람, 다른 사람에게 영향을 미칠 수 있는 비중있는 사람”이라고 역설하고 있다. 사람마다 각자의 눈높이를 갖고 전문가를 정의할 수 있겠지만 필자는 진정한 전문가가 갖춰야 할 조건을 나름대로 생각해 본다. 먼저 진정한 전문가라면 상대방의 말을 잘 듣고 이해할 수 있는 능력을 갖춰야 한다. 흔히 어느 한 분야의 전문 지식을 갖게 되면 능력을 과신한 나머지 귀 기울여 들으려는 노력이 적어지는 경향을 볼 수 있다. 하지만 아무리 뛰어난 의술을 지닌 의사라도 반드시 환자에게 증세를 묻고 경청하는 과정에서부터 치료를 시작하듯, 전문가라면 상대방의 의견을 꼼꼼하게 듣고 그 의미를 잘 이해해야 한다. 특히 필자가 종사하는 정보기술(IT) 서비스에서는 업(業)의 특성상 고객보다 더 고객을 잘 아는 ‘고객 선도력(Thought Leadership)’이 필수적인 만큼 무엇보다도 고객들의 요구를 잘 듣고 제대로 이해하는 능력이 진정한 전문가의 첫걸음일 것이다. 두번째는 이렇게 듣고 이해한 것을 간결하게 정리해 쉽게 전달할 수 있는 능력이 있어야 한다. 세계적인 경영컨설팅사 매킨지가 인력을 채용할 때 실시한다는 이른바 ‘30초 엘리베이터 테스트’나 ‘한쪽짜리 제안서’ 같은 개념이 바로 이런 능력을 의미한다. 우리는 종종 자신의 분야에 해박한 지식을 가진 사람이 복잡한 개념과 수많은 전문 용어를 동원해 설명하는 내용을 전혀 알아듣지 못하는 경우가 있다. 마치 “당신들 알아서 들으라.”는 식으로, 무엇을 전하고자 하는 것인지, 무슨 이야기를 하고 있는 것인지 도무지 알 수 없을 때가 많다. 그러나 명필의 반열에 오르면 화려한 기교를 넘어 그 서체가 단순해지며, 세계적 대문호들의 글이 매우 간결한 데서 알 수 있듯 단순하고 명쾌하게 정리해 전달할 수 있는 능력, 이것이 바로 전문가의 또 다른 덕목일 것이다. 마지막으로 진정한 전문가라면 어떤 조건에서도 일을 성사시키고 마무리할 수 있는 의지와 실력을 갖고 있어야 한다. 두 다리가 불편한 소아마비 장애를 가진 바이올리니스트 ‘이자크 펄먼’은 뉴욕 링컨센터 연주회 중에 바이올린 줄 하나가 끊어지자 나머지 세 개의 줄만으로 연주를 계속했다. 원곡을 즉석에서 조옮김하고 재조합하는, 불가능에 가까운 모습을 보여 준 것. 마지막 소절까지 중단없이 연주를 한 펄먼은 청중들에게 이렇게 말한다. “때로는 모든 조건이 갖춰지지 않아도, 또 부족한 상황이 닥쳐도 제게 남은 것만으로 연주해야 한다는 것을 여러분께 보여주고 싶었다. 그것이 음악가인 제 사명이자 신조이다.” ‘무엇무엇 때문에 일을 완수할 수 없었노라.’라고 이야기한다면 동정과 위로를 받을 수 있을지는 몰라도 결국 진정한 전문가라는 소리를 듣기 어려울 것이다. 주변의 모든 조건이 나의 성공만을 위해 준비되는 경우는 없기 때문이다. 상대의 이야기를 귀 기울여 잘 듣고 제대로 이해하며, 단순하고 간결하게 정리해 쉽게 전달하고, 어떤 경우라도 포기하지 않고 일을 성사시키는 실력, 이것이 전문가라면 반드시 갖추어야 할 조건이 아닐까. 김인 삼성SDS 사장
  • [신나는 과학이야기] 파랗고 붉은 하늘은 ‘먼지의 작품’

    [신나는 과학이야기] 파랗고 붉은 하늘은 ‘먼지의 작품’

    천고마비의 계절 가을입니다. 가을하늘이 높다하여 천고(天高)이지만, 그 어느 때보다 맑고 파란 하늘이기도 합니다. 그런데 하늘은 왜 파랄까요?또 해가 뜰 때와 질 때의 하늘은 붉게 보이기도 합니다. 흐린 날은 검게 보이기도 하죠. 이처럼 하늘색이 다른 이유는 몇 가지로 설명할 수 있지만, 그러기에 앞서 우리가 말하는 빛이 무엇인지에 대해 살펴볼 필요가 있습니다. 물리적으로 빛은 파장이 아주 긴(진동수가 작은) 전파부터 파장이 매우 짧은(진동수가 큰) X선까지의 모든 전자기파를 말합니다. 그러나 우리가 말하는 빛은 일반적으로 가시광선을 의미합니다. 또한 가시광선을 포함한 모든 전자기파의 속력은 진공에서 빛의 속도와 같습니다. 그런데 이 값은 파장과 진동수의 곱이므로 파장이 긴 빛은 진동수가 작고 파장이 짧은 빛은 진동수가 큽니다. 가시광선은 우리 눈에 흰색으로 보이기 때문에 백색광이라고 하는데, 사실 가시광선은 적외선 영역에 가까이 있습니다. 그리고 파장이 긴 빨강색부터 파장이 짧은 보라색 사이의 일곱 가지 색(빨강·주황·노랑·초록·파랑·남색·보라)을 띠는 모든 파장의 빛이 균등하게 혼합돼 있어 빛의 합성원리에 의해 흰색으로 보이는 것입니다. 눈에 보이는 빛이라고 해서 통틀어 가시광선이라고 하는 것이지, 가시광선에 속하는 빛들도 자외선이나 적외선처럼 파장의 차이 때문에 생기는 조금씩 다른 특성을 가지고 있습니다. 이것은 프리즘을 통과한 빛이 파장에 따라 물질 내에서의 진행속력이 달라 서로 굴절되는 정도가 다르게 나타나는 스펙트럼(분산현상)을 통해서 쉽게 알 수 있습니다. 빛은 파장별로 굴절되는 정도만 다른 것이 아니라, 파장이 긴 빨강색과 파장이 짧은 보라색 빛이 대기를 통과하면서 공기 입자와 먼지 등에 부딪쳐 사방으로 흩어지는 정도에도 차이가 있습니다. 이런 현상을 ‘빛의 산란’이라고 하는데 빛의 파장이 짧을수록, 입자의 크기가 작을수록 산란이 잘 일어납니다. 실제로 보라색이나 파란색 파장의 빛이 빨간색이나 주황색 파장의 빛보다 약 16배 정도 산란이 잘 일어납니다. 빛의 산란 정도가 파장별로 차이가 나는 것이 내적 요인이라면, 하늘색을 결정하는 외적 요인은 다음의 두 가지를 들 수 있습니다. 하나는 태양 빛이 우리 눈에 들어오기까지 통과하는 대기층의 두께이고, 다른 하나는 그 대기층을 구성하는 입자의 크기입니다. 낮에는 태양의 고도가 높아 우리 머리위에 있기 때문에 태양과 우리 눈 사이의 대기층이 얇습니다. 이때 태양으로부터 오는 가시광선은 대기층을 지나면서 공기를 이루고 있는 질소나 산소 입자 그리고 먼지 등에 의해 산란됩니다. 그때 입자의 크기가 작을수록, 파란색 파장의 빛이 클수록 빨간색 파장의 빛을 잘 산란시킵니다. 맑은 날 하늘은 입자의 크기가 큰 물 분자, 먼지보다는 크기가 작은 질소, 산소 같은 공기 분자가 많기 때문에 빨간색 파장의 빛보다는 보라색, 파란색 같은 파장이 짧은 빛이 더 산란이 잘 되므로 사방으로 퍼져 나가게 됩니다. 우리 눈에 보이는 하늘의 대부분은 이렇게 산란된 보라색, 파란색 빛으로 가득하게 되는 것입니다. 저녁노을이 붉은 이유도 마찬가지입니다. 태양이 지는 저녁에는 태양의 고도가 낮기 때문에 태양과 우리 눈 사이의 대기층의 두께가 두꺼워집니다. 그래서 보라색과 파란색 파장의 빛은 더욱 많이 산란되지만, 이때는 우리 시야각 이외의 방향으로 대부분 산란돼 우리 눈에 거의 들어오지 않습니다. 때문에 산란이 잘 되지 않는 파장이 긴 빨간색 파장의 빛이 우리 눈에 들어와 붉게 보이는 것입니다. 저녁노을이 붉은 것과 하늘이 파란 것, 대도시 근처에서는 공해로 인해 뿌연 하늘이 보이는 것 등도 모두 공기와 먼지 입자가 빛을 흩어지게 하는 산란 때문에 나타나는 현상입니다.
  • [김석의 갯바위 통신] 꽝 없는 조과… 밤을 노려라

    [김석의 갯바위 통신] 꽝 없는 조과… 밤을 노려라

    천고마비의 계절, 가을. 바다의 은빛 신사 감성돔도 겨울나기를 준비하느라 통통하게 살을 찌우고 있다. 손맛은 물론, 입맛도 달아지기 시작할 때다. 토실하게 살이 올라가는 감성돔과의 파이팅을 상상만 해도 조사들은 몸이 달아오른다. 문제는 어디로 출조지를 잡아야 귀한 감성돔을 낚아낼 수 있느냐는 것. 당연 조황정보 소식에 민감할 수 밖에 없다. 이 시기 감성돔 낚시는 주로 남해안을 중심으로 이루어진다. 감성돔은 봄∼여름에 걸쳐 산란을 마치고 가을철인 이 시기에 산란 후유증(?)을 회복하기 위해 왕성한 먹이활동을 하게 된다. 당연 조류가 빠르고 깊은 먼바다보다는 내만 근처에서 많은 활동을 하게 된다. 그래서 눈여겨 봐야 할 곳이 바로 방파제인 것. 방파제 자체가 가지고 있는 적정수심의 은신처, 적당한 조류흐름, 작은 게와 같은 소형갑각류 등이 감성돔을 불러 들이고, 또 머물게 할 수 있는 요인이 되어서다. 방파제에서는 갯바위 낚시와는 틀리게 채비가 이루어져야 한다. 채비 캐스팅을 멀리 하지도 말아야 한다. 따라서 채비도 간단해야 한다. 방파제 주변 수심은 그리 깊지 않기 때문에 채비 착수소음도 줄이고, 얕은 수심에서 민감한 입질도 받아내야 하기 때문이다. 찌낚시 채비를 할 경우에는 어신찌가 3B∼0.5호 내외가 무난하다. 원투보다는 입질 예민성에 중점을 둬야 하기 때문에 항아리형의 투박한 것보다는 슬림형을 사용하는 것이 유리하다. 민물낚시를 했던 낚시인들은 민물찌를 사용해서 좀 더 예민한 입질을 파악할 수도 있다. 방파제에서의 예민한 감성돔의 입질은 때론 어신찌를 약간 흔들어 놓을 정도의 깐죽(?)거리는 입질형태도 있지만, 어신찌를 옆으로 끌고 나가는 형태의 입질도 나오기 때문이다. 이럴 땐 길쭉한 형태의 민물찌가 바다전용 어신찌보다 용이하게 입질을 파악할 수 있다. 감성돔방파제낚시는 주간보다는 야간이 훨씬 나은 조과를 보여준다는 점도 간과하지 말자. 특히나 주간에 어선들이 많이 들락날락하는 방파제일수록 야간에 높은 조과를 보여준다. 주간에 작업에서 돌아온 어선들에서 나온 작업 부산물을 먹기 위해 주변의 감성돔이 모여 들기 때문이다. 한마디로 어선의 작업 부산물이 밑밥이 되어 주는 것이라 해석하면 된다. 방파제 낚시에서 찌낚시 채비로는 원줄 3호내외, 목줄1.5∼2호 정도에 바늘은 감성돔 전용바늘 3∼4호 정도면 무난하다. 미끼는 주간에는 참갯지렁이, 야간에는 참갯지렁이와 크릴을 병행해서 사용하면 된다. 최근 남해안 방파제 곳곳에서 감성돔 사냥(?)소식이 들어오고 있다. 거제도권과 남해 미조권, 그리고 여수권 등지의 방파제에서는 약 30㎝ 전후의 감성돔들이 꽝없는 조과를 보여 주고 있다.
  • [희귀 난치병 정복과 도전] (3)소아백혈병

    [희귀 난치병 정복과 도전] (3)소아백혈병

    “못 고치는 병이 아닙니다. 제대로 된 치료를 받으면 완치된다는 확신이 필요합니다.” 조빈 가톨릭대학교 의과대학 교수는 “소아백혈병은 80∼90% 이상 완치된다.”면서 환자나 가족들에게 희망을 전했다. 그는 기자와의 인터뷰 중 내내 “다른 암보다 백혈병에 걸린 것을 다행으로 생각해야 한다.”면서 “제대로 된 치료를 꾸준히 받으면 완치될 수 있는 것이 백혈병”이라고 강조했다. 어쩌면 난치병이라고 부르는 것이 어울리지 않는다는 것이다. 그는 서울 여의도 성모병원에서 소아백혈병 환자를 돌보며 연구를 계속하고 있다. 이 분야 최고 권위자인 김학기 성모병원 부원장의 수제자이다. 현재 200여명의 백혈병 환자를 돌보고 있는 그에게서 소아백혈병의 발병과 대처방법 등을 들어본다. # 한해 350여명 발병, 원인은 몰라 피가 하얗게 변한다는 뜻으로 붙여진 이름이 백혈병이다. 실제로는 정상보다 조금 묽은 선홍빛을 띤다. 정상혈액은 1㎣당 백혈구수가 5000개∼1만개 사이다. 혈액암인 백혈병은 백혈구수가 이를 넘어서 급격히 증가하는 병이다. 소아환자는 대개 급성이고 림프구성 백혈병이 많다. 반면 성인은 만성 골수성 환자가 대부분이다. 우리나라의 경우 한해 약 350명의 어린이에게서 나타난다. 소아암 중 가장 흔하다. 원인은 정확히 밝혀진 게 아직 없다. 단지 유전적인 요인에 의해 발생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렇다고 증명된 것은 없다. 최근에는 암을 일으킬 수 있는 각종 바이러스 때문에 발병하는 것으로 추측하기도 한다. # 감기와 비슷, 혈액검사로 진단 백혈병의 증상은 감기와 비슷하다. 얼굴이 창백하게 보이기도 한다. 때로는 팔, 다리 등이 아파 병원을 찾기도 한다. 간혹 성장통으로 오인하기도 한다. 이로 인해 병이 상당히 진행할 때까지도 백혈병에 걸렸는지 잘 모르는 경우가 많다. 열이 나면서 잘 떨어지지 않고 오래 간다든가, 좀 피곤해 하고 잘 놀지 않는 경우도 진단 결과 백혈병인 경우가 있다. 일반적인 증상은 크게 두 가지 원인으로 생긴다. 첫째는 혈액을 구성하는 정상 세포(적혈구, 백혈구, 혈소판)들이 부족해 생기는 증상이고 둘째는 백혈병을 일으키는 림프구가 여러 기관을 침범해 생기는 증상이다. 정상세포가 부족해 생기는 증상은 우선 적혈구의 부족으로 생기는 빈혈, 무기력, 식욕부진, 맥박이 빨라지는 증상과 호흡곤란이 따른다. 빈혈이 너무 심해지면 심장이 커지고 심장기능이 약해진다. 병균과 싸우는 백혈구가 부족해지면 각종 감염, 폐렴 등이 생기게 되고 열이 잘 떨어지지 않는다. 염증이 지속되면 혈액을 통해 전신으로 병균이 퍼지는 패혈증이 생겨 위험하다. 또 혈소판이 부족한 경우에는 멍이 들고 코피를 흘리며 잘 멎지 않고 장에서도 출혈을 동반하는 경우도 있다. 소변에 피가 섞여 나오는 경우도 있으며 가장 위험한 경우는 머리의 출혈인 뇌출혈이 생길 때이다. 둘째 증상은 미성숙 림프구인 백혈병 세포들이 비장, 간, 골수, 림프절, 뼈, 뇌 등을 침범하여 생기는 증상이다. 즉 비장과 간이 커지고 목 주위나 겨드랑이등의 림프절이 붓는다. 골수나 뼈를 침범하는 경우 통증이 심하고 뇌를 침범한 경우에는 두통 및 구토, 시력장애, 뇌막염 증상과 신경마비 증상 등도 동반한다. 말초혈액 검사로 쉽게 알 수 있다. 그렇다고 동네 소규모의 병·의원에서는 정확히 판단할 수 없고 종합병원을 찾는 게 좋다. 확진은 골수검사를 통해 내려진다. # 치료기간 2년 6개월∼3년, 치료비 1000만원선 치료는 조혈모세포이식과 항암치료 등으로 진행된다. 재발률을 낮추기 위해 대게 2가지 방법이 병행된다. 조혈모세포이식은 암세포가 생기는 골수를 직접 회복시켜 주는 치료법이다. 가장 근본족인 치료법인 셈이다. 최근에는 ‘글리벡’이란 신약이 개발돼 완치율을 더욱 높이고 있다. 치료 기간은 대개 2년 6개월에서 3년 정도. 치료에 시간이 많이 소요돼 소아환자나 가족들이 매우 힘들어한다. 하지만 다른 암환자에 비해 완치율도 높은 만큼 환자나 가족들은 의사를 믿고 완치된다는 확신을 갖는 게 무엇보다 중요하다. 초기진단 비용과 병원 적응비 등에 목돈이 드는 게 사실이다. 약 600만∼1000만원 정도 소요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후에는 환자의 상태에 따라 달라진다. 상태가 좋으면 집에서 외래환자로 치료받을 수도 있다. 힘을 보태주는 곳도 많다. 의료보험도 적용되고 소아암협회, 어린이백혈병재단 등의 도움을 받을 수 있다. 소아백혈병환자의 25% 정도가 몰려 있는 성모병원의 경우 독지가로부터 받은 기탁금으로 치료비를 지원하기도 한다. 조 교수는 “치료할 의지만 있다면 누구나 제대로 된 병원치료를 받을 수 있다.”고 말했다. # 국가지원 아쉬워 조 교수는 요즘 1세 이전 영아백혈병환자의 재발률을 낮추는 연구에 몰두하고 있다. 완치와 함께 합병증을 없애는 게 목표다. 이른바 맞춤치료 개발에 도전하고 있다. 치료기술은 이미 이 분야의 최고 선진국이라는 미국, 독일 등에 뒤지지 않는다. 단지 진단 분야에서는 장비나 인력지원 등이 부족한 게 사실이다. 미세잔류 백혈병을 찾아내는 데는 고가의 정밀장비와 꾸준한 전문가 육성이 필요하다. 재정적인 뒷받침이 필요하지만 현실은 그렇지 못하다. 일본의 경우 국가가 지속적으로 지원하고 있다고 한다. 조 교수는 “백혈병 환자의 재발률을 낮추려면 초정밀 진단 장비의 개발과 보급이 우선되어야 한다.”면서 “국가적 지원이 필요한 분야이다.”고 아쉬워했다. 이동구 기자 yidonggu@seoul.co.kr 도움말 : 조빈 가톨릭대 의과대학 교수
  • 음주운전차 동승했다간 ‘낭패’

    추석을 맞아 오랜 만에 친지·친구들과 술을 마시거나 차례를 지낸 뒤 음복했다면 운전은 물론 음주운전자의 차량에 동승해서도 안 된다. 법원이 운전자의 음주 사실을 알고도 차량에 동승했다 사고가 나면 동승자에게 많게는 75%까지 책임을 지우고 있기 때문이다. 정모씨는 2004년 9월15일 혈중 알코올 농도 0.114% 상태의 회사 동료가 운전하는 차에 탑승했다가 화물차와 충돌해 숨졌다.정씨 유족은 사고차 보험사를 상대로 소송을 냈고, 올 6월 전주지법은 “보험사는 정씨 유족에게 3억 8000여만원을 지급하라.”고 판결했다. 하지만 재판부는 “정씨가 운전자의 음주 사실을 알면서 동승한 것으로 보이며 음주 교통사고로 인한 손해 발생과 확대의 원인에 해당하므로 20%의 책임이 있다.”고 판시했다.서울중앙지법은 지난 2월 언니, 남자친구 등과 술을 마신 뒤 술에 취한 남자친구가 모는 승용차에 탔다가 사고를 당해 하반신이 마비된 박모씨에게 “운전자가 전방을 잘 주시하면서 안전하게 운전하도록 해야 할 책임을 게을리했다.”며 40%의 책임을 물었다. 서울고법은 2004년 10월 만취한 남자친구의 오토바이 뒷좌석에 헬멧을 쓰지 않고 탔다가 버스와 충돌해 뇌사 상태에 빠진 한모씨에게 75%의 책임을 물었다.박경호기자 kh4right@seoul.co.kr
  • “아들 좀 꺼내 달라…” 피투성이 안고 울부짖어

    연쇄추돌사고가 난 경기도 평택시 포승면 만호리 서해안고속도로 서해대교는 마치 전쟁터를 방불케 했다. 불에 탄 승용차, 고속버스, 트럭 등은 형체조차 알아볼 수 없을 만큼 심하게 훼손된 채 뒤엉켜 있었다. 차체가 시커멓게 탄 채 일그러진 40t 덤프트럭은 사고 당시의 처참한 상황을 그대로 보여줬다. 피해자 중에는 추석을 사흘 앞두고 역귀성하거나 볼일을 보러 가던 사람이 많이 있었고, 사망자 가운데는 불에 타 신원을 확인할 수 없는 시신이 적지 않아 주변을 안타깝게 했다.●하행선 1·2차로 통제…귀성길 체증 극심 동료 10명과 함께 승합차로 화성 김치공장으로 일하러 가다 추돌사고를 당한 김정자(40·여)씨는 “뒤에서 계속 차들끼리 부딪치는 소리와 함께 ‘쾅쾅’하는 폭발음이 들려 차에서 무조건 내려 피했다.”고 말했다. 김씨는 “안개가 너무 짙어 20m 앞도 분간하지 못할 정도였는데 우리가 탄 승합차 바로 앞에 트럭이 비상등을 켜지 않고 서 있어 추돌하게 됐다.”고 당시 상황을 전했다. 또 다른 사고 차량에 탑승하고 있던 문모(20)씨는 “부상을 입은 아버지와 어머니를 차에서 간신히 구출한 뒤 주변을 살펴보니 계속해서 차들이 부딪쳤다.”고 말했다.●사망자 불에 타 신원확인 힘들어 사고의 직접 원인은 안개였다. 당시 시계는 60m도 안 됐다. 특히 바다 위에 건설된 서해대교는 육상안개보다 층이 두껍고 시정거리가 짧은 해상안개가 자주 끼는 구간으로 사고 당시에는 10∼20m 앞도 볼 수 없는 구간이 있었다는 게 운전자들의 얘기이다. 한국도로공사는 서해대교에서 6㎞쯤 떨어진 송학IC를 비롯한 상행선 6곳에 설치된 도로전광표지판(VMS)을 통해 운전자들에게 안개 주의보를 알렸다고 밝혔다. 하지만 일부 차량은 이에 아랑곳하지 않고 과속주행했다. 이날 1t트럭을 추돌, 사고를 유발한 25t 트럭도 과속을 한 것으로 경찰은 보고 있다.1t트럭 운전자 김모(54)씨는 “3차선에서 시속 30㎞로 달리고 있는데 25t 화물트럭이 운전석 옆을 들이받았다.”며 “당시는 10m 앞도 볼 수 없을 정도였다.”고 말했다. 사고가 나자 당진과 평택소방서 119구조대 50여명이 오전 8시20분쯤 서해대교 사고현장에 도착, 구조작업을 벌였다. 하지만 구조작업에 나선 119구조대원들은 갓길을 달리는 차량들 때문에 평소 7∼8분이면 갈 거리를 30분 이상 걸리기도 했다.●탱크로리 화재…구조활동 시민의식 돋보여 구조대는 기름을 담은 탱크로리에 불이 붙자 인근에 있던 사람들을 대피시키고 사망자와 부상자를 구급차에 태워 인근 병원으로 분산 배치했다. 이 과정에서 주변을 지나던 차량 운전자들이 몸을 아끼지 않고 구조활동에 나서는 등 성숙된 시민의식을 보였다. 이날 사고로 고속도로 양방향이 8시간 동안 마비돼 귀성·귀경객들이 큰 불편을 겪었다. 상행선은 사고 지점인 서해대교(목포기점 279.8㎞) 밑으로 현장 정리가 끝난 오후 3시30분까지 전면 통제됐다. 그 여파로 충남 송악IC부터 경기 서평택JC까지 12.6㎞ 구간은 주차장을 방불케 했으며, 경부고속도로 등 전국의 고속도로가 몸살을 앓았다. 서해고속도로 상행선은 오후 3시30분쯤, 하행선은 오후 2시30분쯤부터 정상화됐다.평택 김병철 당진 이천열기자kbchul@seoul.co.kr
  • 공무원과로사 1만명당 5명

    최근 5년 동안 과로로 공무원 1만명 가운데 5명꼴로 세상을 떠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매년 인구 1만명당 1.3명꼴로 발생하고 있는 교통사고 사망자에 근접하는 수준이다. 3일 행정자치부가 국회 행자위에 제출한 ‘공무원 과로사 현황’ 자료에 따르면 2001년부터 2005년까지 과로사한 공무원은 모두 462명이다. 전체 공무원 92만 5000명의 0.05%에 해당하는 수치다. 연도별로는 2001년에 94명,2002년에 107명,2003년에 100명,2004년에 90명, 지난해 71명이 과로사했다.40∼50대가 전체의 83%, 성별로는 남성이 96.4%를 차지했다. 사인은 심장마비와 같은 심혈관 질환이 59%, 뇌경색·뇌출혈 등 뇌혈관 질환이 41%였다. 과로사 발생률이 가장 높은 기관은 국방부. 전체 2만 3706명 가운데 0.08%인 19명이 최근 5년 동안 과로사했다. 모두 장교보다 상대적으로 지위와 근무환경이 열악한 군무원이었다. 또 법무부가 0.065%, 경찰청이 0.063%, 정보통신부가 0.051%, 소방방재청이 0.039%로 꾸준히 과로사가 일어나는 기관으로 꼽혔다. 경찰청과 소방방재청은 주로 일선 파출소나 119구조대 근무자들이 과로사 위험에 노출돼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경찰관은 63명 중 32명, 소방 공무원 11명 중 9명이 파출소나 구조대 소속이었다. 정통부에서 과로사한 17명 중 10명은 우편집배원이었다. 지방자치단체 소속 공무원 33만 2543명 가운데 과로사한 공무원은 0.045%인 150명으로 집계됐다. 공무원 가운데 인원이 가장 많은 교육 공무원도 전체 39만9315명 중 140명이 과로로 숨졌다. 각종 업무를 수행하다 순직한 공무원은 훨씬 많다.2003년에는 과로로 숨진 100명을 비롯해 전체 순직 공무원은 422명이었다.2004년에는 423명, 지난해에는 304명이 각각 업무 도중 목숨을 잃었다. 행자부는 “과로사는 야근이 많거나, 정신적 긴장과 스트레스가 많은 업무를 담당하는 공무원에게 자주 발생하는 만큼 건강검진 의무화 등 대책을 마련했다.”면서 “사망할 경우 유족연금이 지급되지 않는 20년 미만 근무자 유족들에게도 연금을 지급하는 방안을 검토할 것”이라고 밝혔다.장세훈기자 shjang@seoul.co.kr
  • KBS 2TV 드라마 ‘황진이’의 하지원

    KBS 2TV 드라마 ‘황진이’의 하지원

    “재주 많은 만능 엔터테이너 황진이를 보여드릴게요. 너무 기대가 많아 부담스럽지만, 그래도 자신은 있습니다.” 대중적으로 잘 알려진 캐릭터를 연기한다는 것은 쉽지 않다. 잘 모르면 그런가보다 하고 말지만, 유명한 캐릭터는 끊임없이 비교 평가당하기 때문이다. 더구나 ‘황진이’는 이미 여러차례 선보인데다, 요즘 사극이라는 장르 자체가 상한가다.‘베테랑’급 배우 하지원이 긴장하는 이유다. “사람들이 그냥 알고 있는 황진이는, 흥미있는 연애담쪽에 치우쳐 있어요. 제가 보기엔, 황진이가 요즘 태어났으면 연예인이 됐을거예요. 글·그림·춤·노래 어느 하나 빠지는게 없거든요. 이 모습을 정확하게 보여드릴게요.” 황진이에 대한 이런 분석은 황진이에 대한 평가에도 고스란히 녹아 있다.“정말 ‘악바리’예요. 기녀들의 수련방식을 따라 촬영하는데 그 과정을 어떻게 다 참아냈는지 모르겠어요.” 최근 촬영한 분량은 폭포물 아래서 수련하는 장면. 물이 워낙 차다보니 머리가 깨질 듯 아파 숨조차 제대로 쉴 수 없었단다. 그걸 따라하려니 몸 성할 날이 없다.‘다모’와 ‘형사’를 거치면서 나름대로 경험이 풍부하다(?) 믿었는데 너무 힘들다. 무엇보다 어려운 것은 황진이의 넘치는 ‘끼’. 가야금에다 ‘남자의 악기’라는 거문고에까지 도전했다. 대역없이 하려다 보니 지독한 연습은 필수다. 여기다 능숙한 춤사위까지 보여야 한다.“한국무용이라는 게, 어깨가 들썩이는 게 모든 걸 절제한 상황에서 가슴에서 우러나와야 하거든요. 그런데 그게 안 되니까…. 한번 연습하고 나면 다리가 마비될 정도인데도 아직도 많이 부족하네요.” 궁중무용을 비롯, 검무·교방무·장고춤 등 드라마가 끝날 때까지 대략이나마 익혀야 하는 춤이 30가지가 넘는다. 그러다 보니 밥 먹고 잠 잘 시간도 없을 정도로 바쁘다. 그나마 좋은 소식이라면 사극 최대의 적으로 꼽히는 가채를 실제 쓸 기회가 그리 많아보이지 않는다는 점이다.4∼5㎏을 넘는 무게 때문에 금세 뒷목이 뻣뻣해지는 가채라도 피해갈 수 있어 다행이다. ‘황진이’는 하반기 최대 화제작 가운데 하나로 꼽힌다.‘출생의 비밀’에다 기생 수련 과정에서 벌어지는 황진이와 부용(왕빛나 분)간의 대립·갈등 구조를 품고 있어서 언뜻 ‘대장금’의 흥행코드를 떠올리게 한다.‘동북공정 사극’이라 부를 수 있는 남성사극이 가득한 브라운관에서 어느 정도 생명력을 유지할 수 있을까도 관심이다. 여기다 송혜교를 주인공으로 내세운 영화 ‘황진이’도 대기 중이다. 그래서인지 ‘황진이’ 제작발표회는 여느 때와 달리 무속인 출신 한영애와 퓨전국악팀의 진혼제 퍼포먼스, 처용무 공연에 이어 주연배우들의 화려한 한복 패션쇼 등으로 성대하게 치러졌다. 그래도 가장 가슴 떨릴 사람은 2년6개월만에 브라운관에 복귀하는 하지원 자신이다.“많은 남자들이 황진이에게 빠져들었듯, 제게도 드라마에도 많은 남자들이 빠져들었으면 좋겠어요.” ‘황진이’는 11일 KBS 2TV에서 첫 선을 보인다. 조태성기자 cho1904@seoul.co.kr
  • 뇌성마비 22인 요가영화 액션

    뇌성마비 22인 요가영화 액션

    “몸을 뒤로 젖혀 양손으로 발을 잡고 배를 바라보세요. 머리를 들고 심호흡을 크게 합니다. 후우∼”“선생님, 전 잘 안돼요.” 몸을 움직여 보지만 뜻대로 안 된다. 기우뚱 옆으로 쓰러지는 걸 겨우 일으켜 다시 도전해 본다. 단편영화 ‘몸으로 말하는 요가’의 한 장면이다. ●촬영·편집·기획·내레이션 직접 해내 뇌성마비 장애인의 요가교실 풍경을 담은 단편영화와 실제 요가 수련법을 담은 CD가 지난 28일 첫 선을 보였다. ‘몸으로 말하는 요가’에는 부산 한울장애인자활센터 장애인 22명이 3개월간 요가를 배우면서 몸의 변화를 체험한 기록이 담겨 있다. 촬영·편집·기획·내레이션 등 제작도 이곳 장애인들이 직접 했다. 요가 매트 위에서 이리저리 몸을 움직이는 모습이 비장애인보다 부자연스럽기는 하지만 분위기는 매우 진지하다. 영화 제작을 주도한 사람은 최동일(32) 센터 사무국장이었다.“뇌성마비 장애인은 신체가 불균형적이고 근육이 뻣뻣하게 굳어 있어 평소에 고통이 매우 심합니다. 대부분 장애인들이 이를 당연한 것으로 넘겨 버리는데 체념하는 모습이 너무 안타까웠습니다. 특별히 비용이나 장비가 없어도 할 수 있는 요가를 해보자고 생각했죠.” 지난해 5월 최씨 자신이 먼저 요가를 배웠다. 이어 부산대 사회복지학과 남희은 교수와 요가 전문강사 4∼5명에게 부탁해 뇌성마비 장애인용 요가법을 고안해 냈다. 수백 가지 요가 동작 중 몸에 크게 무리가 가지 않고 편하게 해주는 동작을 엄선했다. ●“운동 엄두 못내는 장애인에 전파됐으면” 올 3월 20여명을 모아 시작한 요가 교실의 효과는 3개월 정도가 지나자 확연해졌다. 뻣뻣하던 근육이 서서히 풀리면서 통증도 완화되고 몸이 가벼워졌다. 처음에는 섣불리 몸을 움직였다가 다치기라도 하면 어쩌나 걱정했던 장애인들에게 자신감이 생겼다.“몸을 움직이는 즐거움을 처음으로 알게 됐어요. 요가를 하면서 몸이 이렇게 자유롭게 느껴질 수도 있구나 하는 것을 깨닫게 되었지요.”(이수정·30) 영화를 만든 이들은 내친김에 요가수련 비디오도 제작했다. 선뜻 운동할 엄두를 못 내는 비슷한 처지의 장애인들에게 널리 전파됐으면 하는 바람에서다. 비디오는 7월 뙤약볕에 꼬박 하루 동안 야외촬영을 해 13가지 동작을 담았다. ●“홍보 안 했는데 CD구입 문의 쇄도” 영화와 수련법을 담은 CD는 별다른 홍보를 안 했는데도 제작 계획이 입소문을 타고 퍼지면서 완성 전부터 문의가 빗발쳤다.“장애인들이 직접해 보고 효과를 본 내용이니까 그 유명하다는 ‘옥주현 요가’만큼의 인기도 얻을 수 있지 않을까요. 모쪼록 많은 장애인들이 이 CD를 통해 좀더 편하게 몸을 가눌 수 있었으면 좋겠어요.” 최씨의 바람이다.CD는 부산 한울장애인자활센터에 소정의 후원금을 내면 받을 수 있다.(051)248-8599. 윤설영기자 snow0@seoul.co.kr
  • [이 한권의 책] 세상을 바꾼 법정/마이클 리프·미첼 콜드웰 지음

    1955년 미국에서 매카시 광풍이 몰아치던 시기 존 헨리 폴크는 라디오 DJ로서 공산주의와는 거리가 먼 사람이었다. 하지만 방송연예계에 공산주의자가 있다는 ‘블랙리스트’의 존재에 격분했고, 이에 대항하다가 그 자신도 모든 것을 잃게 된다. 폴크는 변호사를 구해 소송에 나섰고,6년간의 재판 끝에 결국 승소를 이끌어냈다. 재판은 공판중심주의에 의해 이루어졌고, 최종 판결은 배심원이 내렸다. 당시 이성이 마비된 사회분위기 속에서 이같은 판결이 내려질 수 있었던 것은 공판중심주의란 틀에서 변호인이 엄청난 세력을 등에 업은 원고측과 법정에서 공개적으로 논쟁을 벌일 수 있었고, 이를 바탕으로 배심원들이 양심과 상식에 의거, 판결을 내릴 수 있었기 때문이다. ‘세상을 바꾼 법정’(마이클 리프·미첼 콜드웰 지음, 금태섭 옮김, 궁리 펴냄)은 미국사회에서 공판 중심주의와 배심제 하에서 이루어진 판결이 어떻게 세상을 바꿨는지 잘 보여주는 책이다. 인간답게 죽을 권리를 둘러싼 안락사 논쟁, 매카시 광풍속의 언론자유 투쟁, 여성의 투표권 행사를 가져온 사건 등 세상에 변화를 가져온 8가지 판결들을 선별해서 그 최종 변론을 모아놓았다. 역사적 변화를 가져왔지만, 그 시초는 대부분 작고 일상적 사건이었다.1872년 여성운동가 수전 B 앤서니는 선거에서 투표했다는 죄로 경찰에 체포됐다. 여성 참정권이 인정되지 않던 당시, 수전은 여성 참정권을 부여하는 헌법개정안을 위해 싸웠고, 이는 재판으로 이어졌다. 앤서니 변호인은 법정에서 ‘피고인의 투표행위가 위법하다는 유일한 이유는 여성이라는 사실 때문이다. 민주주의 사회에서 참정권을 빼앗긴 사람은 노예와 다르지 않다.”고 주장하며 원고측과 뜨거운 공방을 벌였다. 수전은 결국 벌금형을 선고받았으나, 이후 미국사회에서 여성의 권리와 지위를 완전히 변화시키는 계기가 되었고, 재판 50년 뒤 비로소 여성에게 참정권이 주어졌다. 1975년 벌어진 카렌 앤 퀸란의 안락사 논쟁은 지금도 유사한 상황에서 길잡이로 작용하는 사건이다. 친구 생일파티에 갔다가 쓰러져 식물인간이 된 카렌에 대해 가족은 ‘치료법을 주지 못하고 깨어날 가망성이 없는 사람의 생명을 억지로 연장시키는 것이 오히려 인간의 존엄성을 해치는 것”이라고 주장하며, 산소호흡기 떼기를 거부하는 주치의측과 법정 공방을 벌여 승소했다. 이 판결 이후 안락사를 희망하는 생전 유언과 생명유지장치를 거부하는 사전 지시가 가능해졌으며, 병원과 의료시설에 윤리위원회가 설치됐다. 책은 이밖에도 19세기 스페인 선박에서 선상반란을 일으킨 뒤 미국땅을 밟은 노예들을 둘러싼 재판에서 이들을 위한 변호인으로 나선 존 퀸시 애덤스 전 대통령이 탁월한 변론으로 승소를 이끌어내는 이야기,18세기 초 영국 식민지 시절 뉴욕에서 잡지를 발간해 무능력한 총독을 비판했다는 이유로 법정에 선 사람의 변호인으로 나서 무죄판결을 받아낸 해밀턴의 빼어난 변론 등이 소개된다. 현재 우리 법조계도 공판중심주의와 배심제가 화두다. 사법의 민주화로 일컬어지는 이러한 공개된 법정 중심의 재판이 이룩되면 전관예우, 유전무죄·무전유죄 같은 논란도 많이 줄어들지 모른다. 이 책이 보여주는 배심제에서 이루어진 판결과 변론 중심의 생생한 재판과정이 혁신적인 변화가 요구되는 우리 사법체계에도 중요한 시금석이 되지 않을까.2만 5000원. 임창용기자 sdragon@seoul.co.kr
  • 견인업무 떠넘기기 “차마 못 보겠네”

    “가져가세요.” “못 받습니다.” 27일 광주도시공사와 자치구간에 불법 주정차 차량에 대한 견인업무 환수문제를 둘러싸고 논란이 한창이다.●광주시의 견인업무 불법 주정차 차량에 대한 견인업무는 자치구가 갖고 있다. 그러나 지난 1993년 광주시교통관리공사가 각 구로부터 이를 위탁운영해 오다가 1999년 도시공사로 통폐합되면서 공사운영 체제로 바뀌었다. 도시공사는 매년 광산구를 제외한 4개 자치구와 협약을 맺고, 견인 대행업무를 맡아왔다. 공사측은 지난해 10월 “견인업무로 인해 35억원의 적자를 떠안게 됐다.”며 “경영혁신 차원에서 대행업무를 자치구에 반납하겠다.”며 협약 체결을 포기했다. 광주시는 이처럼 견인업무가 마비상태에 빠지자 도시공사가 올해 말까지 한시적으로 맡아줄 것을 요구했다. 공사측은 이를 받아들였지만 내년부터는 아예 중단할 방침이다.●자치구의 입장 자치구들은 견인업무 환수에 원칙적으로 동의하고 있다. 그러나 도시공사가 요구한 ‘고용승계’는 받아들일 수 없다는 태도이다. 현재 견인업무 종사인원은 당초보다 크게 줄어 운전원 15명을 비롯해 모두 24명이며 견인차는 15대이다. 이중 일부 장비는 구측이 무상임대했고, 일부는 공사 소유로 돼 있다. 동구 관계자는 “공사측이 차량 6대(운전원 6명)와 추가인원 3명을 받아줄 것을 요구해 와 거절했다.”고 말했다. 서구 관계자는 “견인업무를 구가 운영할 경우 민간위탁 방식을 도입할 수밖에 없다.”며 “그럴 경우 너무 가혹한 단속으로 악성민원이 잦아질 것이 우려된다.”고 고충을 털어놨다.광주 최치봉기자 cbchoi@seoul.co.kr
  • [씨줄날줄] 공생관계/강석진 수석논설위원

    공생은 생물학이나 생태학에서 사용되던 말이다. 같은 지역에 사는 두가지 다른 종류의 생물이 서로 해를 끼치지 않거나 이익을 주고받으며 공존하는 관계를 뜻한다. 공생과 대비되는 말은 기생이다. 기생관계는 어느 한쪽에 해가 될 경우를 뜻한다. 공생은 사회 현상을 설명하는 데도 동원된다. 노동력의 해외 이주가 자유로워지면서 사회학 분야에서는 토착 사회와 외국인 이주 노동자의 공생 관계에 관심을 갖게 되었다. 또 ‘여성 대 남성’,‘장애인 대 비장애인’등 대립하는 두 집단이나 소수자 문제에서 대립구조를 뛰어넘는 개념으로서 크게 기대를 모았다. 초기 페미니즘은 여성 대 남성의 관계를 ‘피억압자 대 억압자’의 관계로 파악하였다. 시몬 보부아르는 남성은 ‘절대’,‘주체’인데 비해 여성은 ‘타자’라고 갈파하기도 했다. 이에 반해 1980년대 이후 여성학에서는 여성과 남성의 공생이 강조되었다. 물론 공생론에 대해서는 피억압자인 여성이 마치 남성과 대등한 관계에 선 것 같은 착각을 불러일으킨다는 비판도 제기됐지만, 장애인과 비장애인의 공생이 이야기되는 등 공생론은 여전히 21세기 새로운 인간관계의 키워드로 남아 있다. IMF사태 이후 공공부문에 기업 경영기법을 도입한다는 취지로 공무원이 휴직하고 민간기업에 취업했다가 돌아오는 ‘민간휴직제’가 도입됐다.2002년 처음 실시됐다. 공공부문과 민간부문의 공생 관계라고 할 수 있다. 하지만 엊그제 드러난 공정거래위원회 공무원들의 민간기업 파견 실태는 당초의 취지를 무색케 한다. 공무원들이 민간기업 파견시 약정한 보수를 훨씬 뛰어넘는 보수를 받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민간기업 근무중 부처를 상대로 로비를 하거나, 돌아와서는 유관부서에 근무하는 경우도 드러났다. 또 얼마간 근무하다가 민간기업으로 고액연봉에 자리를 옮기기도 했다. 공무원 임용령에 위배되거나 윤리의식의 마비라고 할 수 있다. 민간휴직제로 정부가 얼마나 도움을 받았는지, 제도를 계속 유지할 필요가 있는지 궁금하다. 공공부문과 민간부문의 부적절한 공생은 사회에 대해선 기생관계가 되고 만다. 좋은 취지의 제도였는데 안타깝다. 강석진 수석논설위원 sckang@seoul.co.kr
  • 美·中 ‘스타워스’

    |워싱턴 이도운특파원|미국과 중국이 ‘스타워스(우주전쟁)’에 돌입했다. 중국은 최근 영공에서 사진을 촬영하던 미 첩보위성에 초강력 레이저를 발사했다고 군사 전문지 디펜스뉴스가 25일 보도했다. 중국이 미 위성에 레이저를 발사한 것은 우주선을 레이저로 쏘아 활동을 마비시킬 수 있는가를 시험해본 것으로 보인다고 디펜스뉴스는 전했다. 강력한 레이저를 쏘게 되면 전자광학 촬영장치를 가진 인공위성을 ‘먹통’으로 만들 수 있으며, 레이더 송·수신용 인공위성의 활동도 방해할 수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러시아는 위성 활동을 방해하거나 고장낼 수 있는 기술을 이미 보유하고 있다. 미군은 2003년 이라크를 침공하면서 이라크가 러시아에서 도입한 인공위성 방해 시스템을 우선적으로 폭격했다. 이후 자국 위성의 위치추적장치 시스템을 이용해 바그다드 등 전략적 요충지를 정밀 폭격했다는 것이다. 중국이 미 위성에 레이저를 발사한 것은 러시아와 마찬가지로 위성과 우주선을 공격하는 기술을 보유하기 위한 것으로 보인다. 중국이 미 위성에 레이저를 발사한 것은 이번이 처음은 아니라고 디펜스뉴스는 전했다. 예를 들어 중국은 그동안 자국 영공에서 사진을 찍는 미 광학 위성에 강력한 레이저 빛을 쏘아 촬영을 방해했다는 것이다. 미 국방부 관계자는 “중국은 최소한 미국의 우주장악력을 상쇄할 만한 준비를 해왔다.”고 디펜스뉴스와의 인터뷰에서 전했다. 미 국방부는 미 위성에 대한 중국의 레이저 공격에 대해 즉각적이고 민감한 반응을 보이지는 않고 있다. 중국이 자국 영공에서 첩보 위성에 맞서는 것을 예측했던 것이고 이해할 수도 있는 일이라는 것이다. 그러나 미국 첩보 위성이 외부 공격에 노출돼 있다고 판단, 고도의 보안 시스템을 갖춘 신형 인공위성과 우주선들을 개발중이라고 디펜스뉴스는 전했다. 인공위성과 우주선은 일단 제작된 뒤에는 하드웨어를 바꿀 수 없지만 운영 시스템인 소프트웨어는 외부의 공격을 막을 수 있도록 제작할 수 있다는 것이다. 그러나 문제는 인공위성은 워낙 덩치가 크고 예정된 궤도를 따라 움직이기 때문에 조준이 쉬운 표적이라는 점이다. 미국은 현재 록히드마틴사가 제작한 3대의 ‘키홀’ 대형 광학 첩보위성을 가동중이며, 이 가운데 한 대만 가동이 중단돼도 우주 작전 능력에 큰 차질을 가져온다고 디펜스뉴스는 전했다. 미군은 현재 키홀 위성을 대체할 신형 위성을 보잉과 록히드마틴에 주문해 놓고 있다. 한편 중국을 방문 중인 미 항공우주국(NASA)의 마이클 그리핀 국장은 이날 “미국이 중국과 민간 우주개발 분야에서는 협력하겠지만 중국 인민해방군이 주도하는 우주 프로그램에는 참여치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dawn@seoul.co.kr
  • [이 한권의 책] 격변의 역사뒤 엘니뇨가 있었다

    1912년 4월14일 새벽,2228명의 승객과 승무원을 태운 세계 최대의 여객선 타이태닉 호가 북대서양 해상에서 빙산과 충돌, 바다 밑으로 가라앉았다.523명이 숨진 타이태닉 호의 비극이 일어난 이곳은 보통 때는 빙산이 거의 내려오지 않는 지역이다. 그런가 하면 같은 해, 남극점 첫 도달이라는 기록을 간발의 차로 아문센에게 빼앗긴 뒤 실의 속에 귀로에 오른 스콧 일행은 예기치 못한 악천후를 만나 탐험대 전원이 사망하는 비극을 맞았다. 이 두 사건은 얼핏 아무 상관이 없어 보인다. 그러나 두 사건의 배후에는 하나의 비밀스러운 원인이 도사리고 있다. ‘죽음의 사신’ 엘니뇨다. 엘니뇨는 그 해 전 세계의 기후를 뒤흔들며 재앙의 씨앗을 뿌렸다. 오늘날 엘니뇨라는 말은 초등학생조차 익히 들어 알 정도로 친숙한 단어가 됐다. 하지만 1912년 타이태닉 호가 처녀항해를 떠날 때만 해도 엘니뇨는 페루의 어부들 사이에서나 겨우 그 존재를 알았을 뿐, 엘니뇨라는 용어조차 알려져 있지 않았다. 엘니뇨가 빙산의 정상적인 이동경로를 바꿔놓을 수 있다는 사실을 타이태닉 호의 스미스 선장은 짐작도 하지 못했다. ‘엘니뇨:역사와 기후의 충돌’(로스 쿠퍼-존스턴 지음, 김경렬 옮김, 새물결 펴냄)은 이처럼 엘니뇨가 인류 역사의 고빗사위마다 결정적인 영향을 미친 사례를 실감나게 소개한다. 나아가 지금까지 거의 탐구되지 않은 기후의 역사를 통해 기존의 ‘불완전한’ 역사 해석을 비판하고 바로잡는다. 프랑스 역사학자 페르낭 브로델이 그의 저서 ‘지중해’에서 기후사를 내보인 적은 있지만 그것은 어디까지나 아날학파에 고유한 종합사의 일부였을 뿐, 이 책에서처럼 기후의 역사를 통해 인류의 역사를 본격적으로 살핀 것은 아니었다. 그런 점에서 이 책은 전혀 새로운 종류의 역사서라 할 만하다. 자연다큐멘터리 프로듀서로 20여년간 엘니뇨를 연구한 저자는 “기후라는 변수를 고려하지 않고는 인류 역사를 제대로 해석할 수 없다.”고 단언한다. ‘엘니뇨’란 무엇인가. 페루 북부 연안에서는 보통 때는 차가운 훔볼트 해류가 남에서 북으로 흐르지만 몇 년에 한 번씩 따뜻한 해류가 북쪽에서 밀려와 훔볼트 해류를 밀어낸다. 엘니뇨란 원래 이같은 현상을 가리키는 말이었다. 주로 크리스마스를 전후해 이런 현상이 일어나기 때문에 이곳 어부들은 엘니뇨, 즉 아기 예수라는 이름을 붙였다. 그러나 일반적으로 말하는 엘니뇨란 이런 해양상의 변화가 아니라 해양과 대기의 변동이 결합돼 나타나는 현상, 즉 엘니뇨 남방진동(Southern Oscillation)을 가리키는 것이다. 그 영향은 페루 연안만이 아니라 전 지구에 미친다. 평소 매우 평온하던 지역이 열대성 사이클론으로 쑥대밭이 되고, 사막에 갑자기 비가 퍼부어 꽃이 피고, 열대우림이 가뭄으로 시들어가는 이변이 모두 다 엘니뇨 탓이다. ‘꼬마 거인’ 엘니뇨는 종종 역사의 방향까지 틀어놓는다. 명나라는 1640∼1641년 엘니뇨에 의한 가뭄으로 대기근이 발생해 몰락의 길을 걷게 됐고, 청 말인 1877∼1878년에 일어난 강력한 엘니뇨는 청 제국을 거의 마비상태에 빠뜨렸다. 때아닌 혹독한 추위에 결정타를 입고 러시아에서 물러나야 했던 1812년의 나폴레옹군과 1941년 히틀러 군대. 그들의 패퇴 뒤에도 역시 엘니뇨가 자리잡고 있었다. 엘니뇨는 이처럼 거의 모든 대륙에서 전쟁과 혁명, 정복, 대이주의 원인으로 작용하며 역사의 물길을 돌려놨다. 유엔 세계기상기구(WMO)는 올 초 엘니뇨의 ‘누이동생’격인 라니냐의 징후가 보인다고 경고한 바 있다. 이어 발표한 보고서는 올 연말 엘니뇨 발생 가능성을 예고하고 있다. 그러면 ‘엘니뇨 앞의 우리’는 어떻게 해야 할까. 노자는 천지불인(天地不仁)이라 했다. 하늘과 땅은 어질지 않다는 뜻이다. 요컨대 자연을 온전히 이해하고 그에 대비하는 것이 상책이다. 엘니뇨의 역사가 일깨워주는 교훈이 사뭇 무겁게 다가온다.1만 7900원. 김종면기자 jmkim@seoul.co.kr
  • [사회공헌 우수기업 특집] CJ-지역밀착형 사회봉사 활발

    [사회공헌 우수기업 특집] CJ-지역밀착형 사회봉사 활발

    CJ 케이블넷이 실시하는 사랑나눔 캠페인이 지역 밀착형 사회복지의 모범사례로 부각되고 있다. CJ 케이블넷은 각 지역에 기반을 둔 유선방송사업자(SO)를 중심으로 지역사회 저소득층을 대상으로 한 자원봉사활동을 활발히 펴고 있다. 도시락배달·시설 방문 등이 대표적이다. 또 11개의 프로그램 공급자(PP)와 공동으로 ‘사랑은 희망입니다.’라는 불치병 어린이를 위한 성금 모금 방송을 하고 있다. 모금액 5억원을 백혈병·뇌성마비 등으로 고생하는 6명의 어린이들에게 전달했다. CJ 케이블넷은 지난해 9월부터 사업수익 1%를 지역사회에 환원하고 있다. 그동안 3억원을 기부했다.CJ 케이블넷은 저소득층 청소년에게 장학금, 교육구입비, 수학여행비 등과 함께 학습자료를 제공하고 있다. 이기철기자 chuli@seoul.co.kr
  • 靑 U턴에도 식지않는 ‘전효숙 공방’

    전효숙 헌법재판소장 인준을 둘러싼 국회 갈등이 청와대의 ‘U턴’ 이후에도 해소될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다. 21일 청와대의 인사청문 요청서 제출이 합의처리를 위한 실마리를 제공하기보다 여야간 명분과 실리쌓기의 빌미로 활용되는 분위기다. 청와대는 이날 법 절차의 하자를 바로 잡기 위해 헌재재판관으로서의 전효숙 청문 요청서를 국회에 제출했다. 청와대는 “재판관 청문회 이후 헌재소장 청문회를 다시 실시할지는 국회의 몫”이라고 밝혔다.“인물의 평가는 표결을 통해 결정해야 한다.”는 종전 원칙도 거듭 확인했다. 하지만 이날 청와대의 청문 요청서 제출 이후에도 여야간 셈법은 접점을 찾지 못하고 있다. 열린우리당은 법사위의 ‘헌재재판관’ 청문회가 한나라당의 반대 등으로 파행을 겪게 되면 인사청문회법에 따라 30일간 국회가 마비될 수밖에 없다며 야당을 압박하고 있다. 다음달 11일 시작되는 국정감사도 예정대로 치러질 수 없다는 것이다.인사청문회법 제6조는 헌재재판관 청문요청서가 제출된 날로부터 20일 이내에 국회가 부득이한 사유로 청문회를 마치지 못하면, 정부는 최장 10일간 유예기간을 둔 뒤 바로 헌재재판관을 임명할 수 있도록 규정하고 있다. 하지만 법사위 청문회가 한나라당 소속 안상수 법사위원장의 사회 거부 등으로 난항을 겪게 되면 ‘국회의장의 본회의 직권상정과 표결 처리’라는 강경 기류가 힘을 얻을 수 있다고 우리당 원내 관계자는 밝혔다. 청와대의 ‘U턴’ 이전에 세웠던 ‘9월말 이전 처리’ 시나리오가 현실화될 가능성을 배제하지 않고 있는 것이다. 김한길 원내대표는 이날 의원총회에서 “사람의 문제는 표결로 결정해야 한다.”면서 “표결에 임하지 않고 ‘그 사람은 안 된다.’라는 것은 국가 기초를 흔드는 억지”라고 밝혔다. 한나라당은 박근혜 전 대표가 현 지도부의 논리를 공식 지지하는 등 공세 수위를 낮추지 않았다. 박 전 대표는 이날 한국 엔지니어링클럽 협회 초청 강연에 앞서 기자들의 질문에 “현재로서는 (자진사퇴나 지명철회가)가장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박 전 대표는 “헌법을 지키는 것을 생명으로 생각해야 하는 헌법재판소가 편의주의적 발상으로 하면 되겠느냐. 지금은 (헌재가)만신창이가 됐다.”고 주장했다. 그동안 중재역을 자임한 군소 3당 내 미묘한 기류도 변수로 떠올랐다. 원내 11석으로 3당인 민주당이 표결 처리를 주장하는 민노당과 다른 기류를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이날 오전 민주당 대표단회의에서는 “청와대가 청문회를 다시 요청한 것은 정당하지만, 자질 문제는 그와 별개”라는 부정적 의견이 많았다.유종필 대변인은 “표결처리되더라도 헌재소장이 임기 내내 법절차 위반 시비에 휘말려 헌재의 안정성을 해칠 수밖에 없다. 자진사퇴가 맞다.”면서 “법사위 청문회 과정을 지켜보며 표결 참석 문제 등을 논의할 것”이라고 말했다.박홍기 박찬구기자 ckpark@seoul.co.kr
  • 태국으로 허니문 신혼부부 쿠데타 ‘불똥’

    19일 밤 태국에서 일어난 군부 쿠데타의 불똥이 현지 여행을 계획 중인 신혼부부와 일반관광객에게로 튀고 있다. 특히 윤달이 끝나는 이번 주말부터 신혼여행객이 폭증하는데다 추석연휴를 앞두고 관광객들도 줄줄이 대기 중이어서 태국 정정불안이 심화될 경우 상당한 파장이 예상된다. ●방콕행 250석 중 40석 무더기 취소 20일 국내 여행사들에는 태국 쿠데타와 관련한 문의전화가 쇄도했다. 새벽부터 태국 쿠데타 소식이 알려진데다 외교통상부가 이날 오전 태국 전역을 여행경보 제2단계인 ‘여행주의’ 지역으로 발표했기 때문이다. 여행사에는 아침 일찍부터 신혼여행객 등을 중심으로 예약된 태국 여행이 안전한지 묻거나 빈탄, 사이판, 괌 등으로 여행지를 바꾸고 싶다는 문의전화가 이어졌다.A여행사 동남아팀 직원은 “아침부터 태국 여행의 안전 여부를 묻는 전화가 쏟아져 업무가 마비될 지경이었다. 다행히 평온하다는 현지 분위기를 전하면서 예약 취소를 막는 데 주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날 오후 5시35분 방콕으로 출발한 대한항공 KE651편은 예약된 250석 중 40석이 취소됐다. 이날 하루 아시아나항공에도 9월 말까지 서울∼방콕간 예약자 중 104명이 예약을 취소했다. 대한항공 관계자는 “오전까지만 해도 예약 취소가 미미한 수준이었지만 오후 들어 각 여행사에서 단체로 취소 요청이 쏟아졌다. 현지 상황에 따라 가변적이겠지만 예약 취소는 앞으로 상당 기간 이어질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한국관광공사에 따르면 지난해 여행을 목적으로 태국을 찾은 우리나라 국민은 56만 5772명으로 중국 163만 7569명, 일본 101만 8562명에 이어 세 번째였다. 올 상반기에만도 38만 4494명이 태국을 다녀왔다. ●결혼러시에 추석여행까지 대체 항공편도 만석 그러나 대체 여행지를 찾는 것도 쉽지 않은 상황이다. 오는 30일 태국 방콕으로 신혼여행을 떠날 계획이던 권정호(30)씨는 이날 종일 여행사와 전화통을 붙들고 씨름을 했다. 괜찮다는 여행지는 이미 좌석이 모두 꽉 찬 상태였다. 권씨는 “위험하다며 부모님께서 먼저 신혼여행지를 바꾸라고 성화를 하셨다. 하지만 다른 곳으로 가는 비행기표를 구하기가 너무 어렵다.”면서 “대체수단이 없으면 어쩔 수 없이 방콕으로 가야겠지만 평생에 한번뿐인 신혼여행이 엉망이 될까 걱정”이라고 했다. 이번 주말부터 결혼시장이 ‘제2의 성수기’로 들어서면서 정씨와 같은 취소 사례가 잇따를 것으로 보인다.21일로 윤달이 끝나는 통에 미뤄뒀던 결혼식이 예식장마다 줄을 서 있다. 게다가 이례적으로 긴 추석연휴를 해외에서 즐기려는 여행수요도 포화 상태다. 대체 여행지를 찾기도 어려운 것이다. ●여행 취소해도 전액 환불 불가능 이런 가운데 ‘불안’을 이유로 여행자가 태국 여행을 포기하더라도 100% 환불은 불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여행업계 관계자는 “외교부가 발령하는 여행규제 조치인 유의→주의→제한→금지 등 4단계 중 3단계 이상일 경우 전액을 환불하도록 규정해 놓았는데 아직 ‘주의’ 단계”라면서 “지금 상황으로는 정정 불안을 이유로 소비자가 1주일 전 여행을 포기하더라도 20% 정도의 취소 비용은 감수해야 한다.”고 말했다. 유영규 김준석 기자 whoami@seoul.co.kr
  • 김신일후보자 정책실패 책임 논란

    김신일후보자 정책실패 책임 논란

    김신일 교육부총리 후보자가 교육인적자원부 산하 대학설립심사위원회 위원장 재직 시절, 무더기 설립인가를 내준 것으로 확인됐다. 당시 설립인가를 받은 대학 가운데 아시아대를 포함한 상당수가 고등교육에 적합하지 않은 부실대학이나 비리대학으로 드러나 ‘대학설립 준칙주의’에 대한 정책 실패 책임을 물어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14일 국회 교육위원회 소속 열린우리당 이경숙 의원이 교육부로부터 제출받은 ‘대학설립인가 심사결과 보고서’에 따르면 김 후보자가 심사위원장으로 재직했던 지난 2002∼2003년 당시 모두 16개 대학설립을 심사해 14개 대학에 설립인가를 내준 것으로 밝혀졌다. 2002년 11월 심사에서는 광주대와 예수간호대, 진주국제대, 대구외대, 성민대 등 모두 13개 대학이 인가를 받았다.2003년 3월 심사에서는 개신대학원대학이 인가에서 통과됐다. 이 의원은 “대학설립 준칙주의가 도입된 지난 1996년 직후 유례를 찾을 수 없는 무더기 설립 인가”라고 지적했다. 설립심사 당시 해당 대학들이 지적받은 내용을 보면 ▲교지의 절반에 해당하는 토지가 이사의 개인 소유로 학교부지 부적정, 수익용 기본재산 미확보(서정대) ▲교사 건축 공사대금 지급 불확실, 교육과정 구체성 빈약(성민대) ▲대학개편 후 일부 교수 전공 불일치(진주국제대) ▲교원 최소기준 미확보(서울벤처정보대학원대) 등이다. 특히 지난 2003년 개교한 아시아대는 한해 전 설립심사 당시 학생 지원시설 및 기자재 등이 미흡하다는 지적을 받았다. 아시아대는 지난 1월 교육부 비리감사에서 설립자와 이사진의 교수채용 비리와 설립 관련 서류 위조, 학생 허위등록 등 비리 혐의가 적발돼 교육부로부터 이사진 전원 취임승인 취소, 학생모집 정지 및 학교 폐쇄 계고조치 등을 받았다. 이 대학은 학사 행정이 사실상 마비 상태이며, 설립자는 금품 수수 혐의 등으로 검찰 조사를 받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설립 인가를 받은 뒤에도 ▲교사 확보율 법정기준 미만 ▲학생등록금 의존율 80% 이상 ▲자산전입금 기여 전무 등 부실한 학교운영 사례가 드러난 것으로 파악됐다. 이 의원은 “외형적 조건만 충족되면 설립 인가를 내줄 수 있게 한 대학설립 준칙주의는 부실 사학을 양산하는 결정적 토대가 됐다.”면서 “정책 실패에 대한 책임 규명과 대학 설립심사시 기준을 엄격히 해 설립 인가에 실질적으로 반영될 수 있도록 규정을 강화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구혜영기자 koohy@seoul.co.kr
  • [만난다] SBS드라마 ‘사랑과 야망’ 막내딸 선희역 이유리

    [만난다] SBS드라마 ‘사랑과 야망’ 막내딸 선희역 이유리

    “10개월 전에는 20살이었는데 지금은 37살이고요, 앞으로 60대까지 ‘선희’로 열심히 살아갈 거예요.” 시청률 30%에 육박하며 인기를 끌고 있는 SBS 주말드라마 ‘사랑과 야망’(감독 곽영범·극본 김수현)에서 막내딸 ‘박선희’역으로 열연하고 있는 배우 이유리(24)는 요즘 행복한 고민에 빠졌다. 데뷔 이후 처음으로 실제 나이보다 10여살이나 많은, 아내이자 두 아이의 엄마, 며느리 역할을 연기하면서 실제로도 그렇게 변한 것 같다는 말을 종종 듣기 때문이다.‘사랑과 야망’ 촬영이 한창인 SBS 탄현스튜디오에서 만난 그녀는 “제가 진짜로 나이 들고 촌스러워 보이나요.”라고 물으며 환하게 웃었다. “실제 경험하지 못한 결혼과 육아, 시집살이, 남편의 바람(?) 등을 겪으면서 처음 하는 연기라 힘들 때가 많아요. 김수현 선생님의 대본이 워낙 엄격해서, 대사를 제대로 소화하지 못해 한때는 슬럼프에 빠지기도 했어요. 다행히 같이 출연하는 이경실 선배님이나 극중 시어머니, 남편 등이 많이 가르쳐 주셔서 하나씩 배워가고 있어요.” 특히 ‘여보’‘우리 그이’ 등 호칭도 어색하고, 나이를 먹는 연기를 제대로 소화하지 못하는 것 같아 아쉽지만 ‘처음이자 마지막 기회’라는 각오로 연기에 임하고 있다고 했다.‘김수현 작가가 총애하는 배우’라는 평에 대해서는 “과분하다.”면서 “여전히 많이 혼나고 선생님 앞에서 대본연습할 때마다 떨린다.”며 수줍어했다. 그녀가 연기하는 선희는 1960년부터 90년대까지 그려지는 방앗간 집안의 3남매 중 인정 많은 막내딸로, 소아마비를 앓다가 수술을 받은 뒤 큰오빠 친구와 결혼하고, 미용실을 차려 운영하는 외유내강형 여성이다. 이슬처럼 맑고 이해심도 많아 슬픔을 속으로 삭일 줄 아는 지혜도 있다. 따뜻한 남자 홍조(전노민 분)와 결혼한 뒤 그를 믿고 의지하지만 그가 미자(한고은 분)에 마음이 있음을 알고 아파한다. “남편의 마음이 흔들리는데 어찌 가만히 있겠어요. 의심하고 울기도 하지만 현명하게 대처하면서 가정을 지켜나가게 돼요. 무조건 착하기보다는 현실적이고 자존심도 강한 캐릭터입니다.” 그동안 발랄하고 톡톡 튀는 캐릭터를 주로 해왔기 때문에 이미지 변신도 힘들었지만 분장만 하면 어느새 선희로 살고 있는 자신을 발견한다고.“선희를 닮아가면서 미리 인생공부를 하는 느낌이에요. 극중 50∼60대가 되면 엄마로서의 삶을 돌아보게 됩니다.” 그녀는 남편 홍조 역의 전노민과 호흡이 잘 맞아 ‘잉꼬부부’ 연기에 자신감을 얻고 있다고 했다.“서로 대화를 많이 나눠요. 제가 까마득한 후배인데도 ‘색시야∼’라며 따뜻하게 챙겨주셔서 너무 좋아요. 전 선배님의 부인이신 김보연 선배님도 촬영장을 찾아 ‘서로 잘 어울린다.’며 전폭적으로 지지해주셔서 감사하죠.”또 극중 ‘호랑이’ 시어머니(박준금 분)와는 평소에는 엄마와 딸처럼 지낸다며 자랑했다. 그녀가 생각하는 드라마의 인기비결은 무엇일까.“드라마도 오케스트라처럼 한명이라도 뒤떨어지면 안 된다는 김수현 선생님의 말씀대로 캐릭터 모두가 살아있고 조화를 이루기 때문에 시청자들이 재미있게 봐주시는 것 같아요. 모두가 주인공으로서 각각의 인생을 살아가는 모습을 세밀하게 보여줄 거예요.” “연기자로서 이제 시작이고, 쫓아가기 바쁘다.”면서도 “이번 작품을 하고 나면 조금 컸다고 느낄 수 있을 것 같다.”며 의욕을 보였다. 앞으로 연극 모노드라마나 영화도 해보고 싶다는 그녀는 연말까지는 선희로 살아갈 예정이다.“선희와 점점 나이 차이가 많이 나고 부족한 점도 많겠지만 뒤처지지 않도록 노력할게요. 선희가 어떻게 살아가는지 끝까지 지켜봐 주세요.” 김미경기자 chaplin7@seoul.co.kr 사진 SBS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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