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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가족연애사 2’로 돌아온 이의정

    ‘가족연애사 2’로 돌아온 이의정

    “웃음과 열정만큼 좋은 보약은 없어요.” 세상에는 과학으로 설명할 수 없는 기적이 존재해 우린 희망의 끈을 놓지 않고 사는 게 아닐까. ‘불치병’으로 생사의 고비를 넘나들며 오롯이 연기에 대한 열정을 사르는 배우가 있다. 외모는 작고 가냘프지만 어느 누구보다 강한 정신력을 가진 그녀가 돌아왔다. 이의정(33)이다. 팬의 사랑이란 보약을 먹어서일까. 그는 지난해 ‘뇌종양’ 때문에 까까머리에 병원복을 입고 우리 앞에 ‘하얀 웃음’을 지어 안타깝게 했었다.‘많이 아프고 힘들 텐데도’ 웃음을 가득 머금은 그녀의 해맑은 얼굴이 되레 팬들의 눈물샘을 자극했다.‘사랑의 기적’이란 이런 걸까. 그녀가 병마를 이기고 다시 배우로 웃음과 희망이란 선물을 선사했다. 정말 기적같이 살아난 그녀를 만났다. # 세상에서 가장 소중한 것 인생을 살면서 가장 소중한 것은 무엇일까. 돈, 명예, 권력…. 하지만 정말 생사를 넘나들었던 사람들은 모두 가족을 꼽는다. 그녀는 “저의 인생이 파노라마처럼 머리속을 스치며 지나갔어요. 짧은 인생이지만 가장 아쉬웠던 부분은 돈도 연기도 아니고 ‘바로 부모와 친구들’이었어요.”라며 “좀더 잘 해줄 걸 하는 후회에 눈물을 많이 흘렸어요.”하고 말한다. 그래서 요즘 부모와 친구들과 많은 시간을 보낸단다. 지난 크리스마스엔 친구들과 함께 근사한 카페에 모여 수다도 떨고, 연초에는 가족과 여행도 다니며 행복한 시간을 보냈다. 모든 것을 잃었을 때 가장 소중한 것을 알았다는 그녀. 부모는 물론 새벽에 술집에서 떡볶이를 사온 개그맨 한상규, 병마와 싸울 때 그녀의 수족처럼 도와주었던 ‘커밍아웃 1호’ 홍석천, 장대비를 뚫고 아이스크림을 사온 배우 권상우, 뜨거운 눈물을 손등에 떨구던 탤런트 윤다훈, 그리고 병원에 하루가 멀다 하고 찾아온 친구들…. 이제 빨리 건강을 찾아 그들에게 행복을 선물해야 할 막중한 책임이 있다며 미소를 가득 머금는다. # 연기는 나의 천직 마음씨 좋게 생긴 그녀이지만 연기에 관한 한 악바리이다.1982년 극단 여인에서 배우의 길로 들어서 25년 동안 연기를 한번도 쉬어 본 일이 없다.‘뽀뽀뽀’의 뽀미 언니를 시작으로 빙그레 등 각종 CF와 드라마에 출연했다. 시트콤 남자셋 여자셋에서 가장 인기를 얻었다. “지난해 한창 아플 때도 연기를 쉬어 본 일이 없어요. 연기를 해야 엔도르핀이 마구 나오거든요. 아무리 아파도 감독님의 ‘큐’ 사인이 떨어지면 전혀 다른 사람이 돼요.” “그래서 이번 OCN의 가족연애사2에 출연하는 데 특별한 애정이 있어요. 솔직히 전신마비와 항암치료를 병행하며 드라마를 찍는다는 것은 불가능하거든요. 의사를 비롯한 주변 사람들이 말렸지만 저는 어떤 약보다 연기가 주는 행복감이 좋았어요.”아픈 몸으로 연기를 할 수 있게 해준 김성덕 감독과 스태프들에게 너무 감사하단다. 그녀는 요즘은 ‘이의정의 뮤직타임’이란 조그만 음악 프로그램만 하고 있다. 하지만 연기에 대한 도전은 계속될 것이란다. “제가 너무 ‘남셋여셋’의 이미지가 커서인지 재미난 캐릭터만 들어오는데, 나이가 들어서인지 이젠 사극이 끌려요. 솔직하고 발랄하면서도 무엇인가 ‘누르는 듯’한 연기에 도전해 보고 싶어요.”라며 눈을 반짝이는 이의정. 병이 거의 완치되었으나 체력이 많이 떨어졌다는 그녀. 아프기 전엔 하루 이틀 밤을 새우는 것은 기본이었는데 지금은 조금만 무리를 하면 금세 몸에 힘이 빠진다. 스트레스는 금물이라 아직 이렇다 할 활동을 하기엔 이르다. 늘 웃음을 달고 사는 그녀도 서른을 훌쩍 넘겼다. 그만큼 코믹표를 넘어 성숙한 연기자로 우리에게 다가올 날을 기대한다. 한준규기자 hihi@seoul.co.kr
  • 신권 ‘최고 100배’ 경매 올라

    1만원·1000원 새 돈이 발행되자마자 인터넷 경매사이트에서 10배, 심하게는 100배의 가격이 제시돼 경매를 기다리고 있다. 특히 전날 한국은행 본점 화폐교환창구 업무를 1시간30분이나 마비시키는 등 우여곡절 끝에 교부된 30000번 안쪽의 번호를 가진 신권도 23일 매물로 나와 눈길을 끈다. 한국은행 본점 앞에서 3박4일의 노숙도 마다하지 않고, 몸싸움까지 벌이던 사람들의 이상열기는 결국 ‘대박’을 위한 것이었다. 인터넷 경매사이트 옥션(aution.co.kr)에는 22일 발행된 1만원과 1000원권뿐 아니라 지난해 발행된 5000원권까지 새 지폐들이 주인을 기다리고 있다.‘AA’로 시작하는 일련번호는 거의 나와있지 않고, 특이한 번호들이 중심이다.‘1880880’과 같은 양날개 번호, 레이더스 번호 ‘0410140’같은 식이다. 23일 오후 4시 현재 입찰자수가 15명으로 가장 많은 1만원권 ‘CA0002222C’는 현재가가 7만원이다. 주인은 즉시구매가를 본래가치의 100배인 100만원으로 제시했다.1000원권 100장 한다발을 통채로 내놓은 사람도 있다.‘DK0020001K’로 7명이 입찰을 했고 현재가격이 50만원이다. 원래 가격이 10만원임을 감안하면 벌써 5배인 것이다.한은 본점에서 교환된 신권번호 ‘AA0022069A’는 1만원권과 1000원권 1쌍을 현물가격의 약 10배인 10만원에 즉시구매(경매없이 바로 구입함)할 수 있도록 내놓았다. 이같은 신권 경매에 대해 한은 관계자는 “일련번호 1∼100번 지폐는 화폐금융박물관에 소장되고,101∼10000번의 지폐는 조폐공사에서 경매처분할 예정이어서 나머지 지폐들의 희소성이 떨어진다.”고 말했다. 한은 고위관계자는 신권확보를 위한 과열양상을 막기 위해, 앞으로 발행될 고액권의 경우 앞번호 지폐를 한은이 아닌 시중은행을 통해 무작위 공급키로 방침을 정했다고 밝혔다.5만,10만원 고액권에 대한 확보경쟁이 치열할 것으로 예상하기 때문이다. 이 경우 시중은행간에 어떻게 공정성을 확보하느냐가 관건이다. 문소영기자 symun@seoul.co.kr
  • 돌출 악재에 연예계 ‘우울’

    2007년 1월, 연예계에 어두운 그림자가 짙게 드리우고 있다. 원래 말도 많고 탈도 많은 곳이 연예계라고 하지만 불화, 사망, 자살로 잇단 악재에 모두 망연자실하고 있다. 지난 21일 가수 유니가 집에서 자살을 하면서 그 충격의 파장은 정점에 이르고 있는 느낌이다. 새해 첫 날부터 이찬·이민영 커플의 파경 원인을 놓고 공방이 벌어졌다. 이 과정에서 이들 커플의 파경은 가정 폭력과 혼수 등과 관련된 사회문제로 번져가며 큰 관심을 끌었다. 지난해 12월16일 교통사고로 전신이 마비되는 부상을 입은 개그맨 김형은은 결국 지난 10일 결국 운명을 달리했다. 김형은의 사망으로 개그계는 큰 충격에 휩싸였다. 서울과 지방을 오가는 일이 많아 교통사고의 위험에 늘 노출돼 있는 연예계는 고인을 기리는 분위기로 가라앉았다. 또한 지난 9일에는 한 여성의 죽음이 연예계에 파장을 던졌다. 탤런트 오지호가 자살한 임 모씨와 연인관계였던 사실이 밝혀지면서 16일 자신의 미니홈피에 글을 올려 추모의 뜻을 전했다. 그러나 이 사건은 인터넷을 통해 두 사람의 연인 시절의 일들과 자살 이유에 대해 각종 ‘추측’이 난무하며 사생활 침범 논란으로 이어졌다. 개그맨 김형은의 사고사 여파가 채 가라앉지도 않은 상황에서 21일 가수 유니가 집에서 목을 매 자살한 사건이 벌어져 충격을 던졌다. 우울증으로 인한 자살로 경찰이 공식 발표함에 따라 2년 전 고 이은주 씨의 자살이 악몽처럼 다시 떠올라 아픔을 더해주고 있다. 유니와 친했던 한 연예인은 “유니가 2집 발표 이후 각종 인터넷 루머와 악플로 많이 힘들어했고, 한동안 지인들과도 연락도 끊었을 정도였다.”며 “3집으로 컴백한다고 이야기를 들어 축하 문자 메시지까지 남겼는데…”라며 안타까워했다. 방송 관계자도 “아직 새해의 첫 달을 넘기지도 못했는데 왜 이리 믿기지 않을 정도의 나쁜 소식들만 가득한지 모르겠다.”면서 “다음은 무슨 일이 벌어질까 걱정”이라며 당혹감을 나타냈다. ‘말 많고 탈 많은’ 연예계가 하루빨리 악몽에서 벗어나 국민들에게 희망을 줄 수 있기를 기대해본다.한준규기자 hihi@seoul.co.kr
  • 한반도 지진 20년새 3배 늘어

    한반도 지진 20년새 3배 늘어

    지난 20일 밤 강원도 평창군 도암면에서 리히터 규모 4.8의 지진이 발생하면서 한반도가 더이상 지진 안전지대가 아니라는 우려가 쏟아지고 있다. 이날 오후 8시56분 발생한 지진은 기상청이 본격적으로 지진 관측을 시작한 1978년 이래 8번째, 육상 지진 규모로는 4번째로 강력했다. 21일 국가지진센터에 따르면 연평균 지진 발생 횟수가 20년 만에 3배 가까이 급증하는 등 횟수도 점차 잦아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번 지진의 진앙지는 강원도 강릉 서쪽 23㎞인 평창이지만 서울과 부산, 대구 등 전국 대부분에서 진동이 감지됐다. 인명 및 재산피해는 접수되지 않았지만, 당국의 재난 대응체계가 일부 허점을 드러내 시민 혼란을 가중시켰다. ●“규모 5.0이상 지진 50년에 한번씩 발생” 2000년대 들어 한 해 평균 지진발생 횟수는 41.1회로 집계됐다.80년대의 한 해 평균 15.7회,90년대 25.5회와 비교해 크게 늘어났다. 소방방재청 재해경감팀 정길호 박사는 “기술이 발달해 미세 지진까지 잡아낸 덕분인지, 실제 지진이 늘어났는지는 학계에서도 의견이 엇갈린다.”면서 “규모 5.0의 지진은 산술적으로 50년에 한 번꼴로 일어나는데 이런 지진이 도심에서 발생할 경우 천문학적인 피해가 날 수도 있다는 점이 중요하다.”고 지적했다. 정태웅 세종대 지구환경과학부 교수는 “우리나라의 지진대응 시스템은 일본 등에 비해 크게 낙후된 수준으로 시스템 개발이 우선”이라고 조언했다. ●지진 대응체계 구멍 숭숭 지진 통보 시스템의 문제점도 또 한번 드러났다. 기상청이 지진을 처음 인지한 것은 오후 8시56분53초. 하지만 방송사 등 주요 언론사에 통보된 것은 1분7초 뒤인 58분이었고,59분부터 자막 속보가 나갔다. 재해대책본부에는 58분7초에, 강릉시청 등 전국 자치단체에는 2분30초 뒤인 8시59분27초에 각각 통보됐다.2분 이내 통보라는 규정을 어긴 것은 아니지만 일본(10초 이내), 타이완(20∼30초 이내)과 비교하면 낙후된 수준이다. 지진은 발생 후 10∼30초 이내에 대부분의 피해가 발생하고, 화재와 같은 추가 피해가 뒷따른다는 점을 감안하면 대형참사로 이어질 수 있다. 소방방재청에서 시민들에게 보내주는 ‘긴급재난 문자메시지(SMS)’는 발생 19분이 지난 9시15분쯤 발송했다. 그것도 발생 장소를 빼먹고 보냈다가 9분 뒤인 9시24분에서야 발생 장소를 포함한 정정 메시지를 보냈다. 회사원 박영준(27·서울 강서구 화곡동)씨는 “발생 지역도 안 나온 메시지가 무슨 소용인지 모르겠다. 참사로 이어질 수도 있는 상황 아니냐.”고 말했다. 소방방재청 관계자는 “담당자가 마음이 급하다 보니 발생 사실만 알리고 지역은 누락한 것 같다.”고 해명했다. 신속한 지진정보를 전파하기 위해 운영되는 국가지진센터 홈페이지(www.kmaneis.go.kr)도 지진 발생 직후 한꺼번에 많은 접속자가 몰려들면서 운영이 마비되는 문제점을 드러냈다. 임일영 강아연기자 argus@seoul.co.kr
  • “애완견 키우면 스트레스 감소”

    “건강하게 살려면 애완견을 키워라.” 영국 퀸스대학 연구팀의 조언이다. 개를 키우는 사람들의 혈중 콜레스테롤 수치와 혈압이 보통 사람보다 더 낮고 더 건강한 삶을 산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개와 함께 산책하는 습관이 큰 도움이 된다는 진단이다. BBC방송 인터넷판은 21일 영국 ‘건강심리학’ 저널에 실린 보고서를 통해 개와 함께 생활하는 것이 콜레스테롤 수치를 낮춰줄 뿐 아니라 갑자기 일어나는 심장마비나 간질 증상을 예방하고 회복하는 데 도움이 된다고 소개했다. 드보라 웰스 박사가 말하는 애완견의 장점은 일상에서 발생하는 스트레스의 완충 작용을 한다는 것이다. 스트레스를 감소시켜 주는 기능이 건강에 도움이 된다는 설명이다.또 개를 키우면 운동량이 늘게 되며 건강한 사회관계를 유지하는 데도 효과적이라고 밝혔다. 집에 홀로 남겨진 어린이와 은퇴한 노인들에게도 꼭 필요한 존재라고 조언했다.안동환기자 sunstory@seoul.co.kr
  • “소수자 아픔 알리는 특종 쓸래요”

    “소수자 아픔 알리는 특종 쓸래요”

    “장애인 입장에서 장애인 등 소수자들이 하고 싶은 말을 직접 사회에 전달하기 위해 블로그 기자를 시작했습니다.” 지난 19일 경기도 이천시 증포동의 한 보험회사 사무실에서는 휠체어에 의지한 김영주(34)씨가 입으로 마우스 스틱을 움직이며 힘겹게 글을 쓰고 있었다. 전신마비라는 1급 중증 장애를 딛고 보험설계사로 일하는 그는 지난해 말 포털사이트 미디어다음으로부터 ‘블로그 기자상’ 우수상을 받은 아이디 ‘코난’이다. 그의 블로그는 개설 1년도 되지 않아 클릭수 33만 8000여건을 기록하는 폭발적인 인기를 끌고 있다. 그는 어깨 아래로는 바늘로 찔러도 모를 정도로 감각이 없다. 자율 신경이 마비되면서 두 손도 점점 굳어간다. 오래 한 자세로 누워 있거나 휠체어에 앉아 있으면 눌린 부위에 피가 통하지 않아 욕창이 생긴다. 그렇지만 그는 보험업무를 보면서 틈틈이 겨우 움직일 수 있는 손가락으로 인터넷을 검색하고, 입에 문 마우스 스틱으로 글도 쓴다. 비장애인이 1시간 걸려 쓰는 글을 마우스 스틱 속도로는 2∼3일이 걸리기도 하지만 괘념치 않는다. 김씨는 스킨스쿠버와 암벽등반이라면 사족을 못쓰는 스포츠광. 그러나 1999년 1월 세상은 그에게서 모든 것을 앗아갔다. 한 물류회사에 다니던 그는 동료가 모는 차에 타고 가다 사고가 나면서 목뼈 4∼6번이 차례로 어긋나며 신경이 손상됐다. 호흡신경이 마비돼 목에 구멍을 뚫어 기계로 숨을 쉬는 고통도 겪었다. 그러나 좌절하지 않고 치열한 ‘1인 서바이벌게임’을 시작했다. 국립재활원에서 오전에는 재활에 전념하고 오후에는 장애인 관련 단체를 찾아다녔다.2003년 7월에는 보험설계일을 하겠다며 삼성화재를 찾았고,“다른 직원들과 같은 조건에서 일하겠다.”는 끈질긴 설득 끝에 같은 해 12월 일을 시작했다. 이듬해 1월 통장에 첫 월급 148만원이 찍힌 날을 그는 잊지 못한다.“6개월 동안 오후 10시까지 고객들을 찾아다니며 명함만 1000여장 뿌렸죠.” 스스로 돈벌이를 해 활동보조인까지 고용하게 되자 장애인들이 처한 열악한 환경을 위해 뭔가 일을 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는 지난해 2월 블로그를 통해 글을 쓰기 시작했다. 장애인의 날을 이틀 앞둔 같은 해 4월18일 ‘제 얘기 한번 들러보실래요’라는 제목의 자전적인 이야기는 이틀 동안 18만번의 클릭 수를 기록하며 블로그 특종을 기록했다. 댓글에는 ‘자살을 심각하게 고민하고 있었는데 님이 쓴 글을 읽고 다시 생각하게 됐다.’는 이야기도 올랐다. 이어 5월에는 지방선거를 앞두고 장애인을 이용한 선거운동을 고발하는 기사로 후보자들에게 경종을 울렸다.11월에는 루 게릭병과 투병중인 전직 농구코치 박승일씨를 찾아가 만난 뒤 눈동자의 움직임으로 대화했던 이야기를 글로 써 네티즌들의 눈물을 자아내기도 했다. 이 기사는 다음이 루 게릭병 관련 켐페인을 하는 계기가 됐다. 그는 “후속 기사로 중증장애인 가족들이 이들을 부양하면서 겪는 비참한 생활에 대해 고발해 보고 싶다.”며 활짝 웃었다. 글 이천 이재훈기자 nomad@seoul.co.kr
  • “장애인 위한 스포츠센터 열고 싶어요”

    한국 여자 휠체어 테니스의 간판 홍영숙(39·대구 달성군청) 선수가 국제테니스연맹(ITF)이 선정한 ‘2006년 올해의 선수’에 뽑혔다. 올해의 선수는 세계적인 휠체어 테니스 대회인 ‘NEC 투어’에 참가한 선수들 중 기량과 스포츠 정신이 가장 빼어난 선수를 정해 시상하는 행사로 매년 남녀 1명씩을 뽑는다. 홍씨는 이번에 일본의 구니다 신고 선수와 함께 상을 받는다. 시상식은 오는 6월 스웨덴 월드컵 때 열린다. 세살 때 소아마비(지체 1급)를 앓아 몸이 불편한 홍씨는 여자 휠체어 테니스 세계 랭킹 7위로 국내에선 최강자다. 그는 지난해 6월 이탈리아 투어에 와일드카드로 참가해 2관왕(단·복식)에 올랐고 같은 해 12월 말레이시아 쿠알라룸푸르에서 열린 2006 아시아·태평양 장애인경기대회 단식에서 우승해 대회 2연패를 이뤘다. 휠체어 테니스는 공을 두 번까지 튀겨(투바운드) 넘길 수 있는 규정을 빼면 일반 테니스와 규정이 같다. 경기도 거칠어 500만원이나 하는 특수 휠체어를 타야 하지만 홍씨는 이 운동의 매력이 ‘중독’처럼 강렬하다고 했다. 그는 대구보건대학 시절 휠체어 육상을 하다 1998년 서울장애인올림픽 이후 휠체어 테니스로 전환했다. 지난해 6월에는 전국 최초로 발족한 대구 달성군청 휠체어 테니스 선수단에 입단했다. 달성군청 선수단은 지난해 군 의회가 예산안을 부결하면서 급여 지급이 미뤄지다가 올해 들어 다시 지원을 받는 ‘우여곡절’을 겪었다. 그는 내년 베이징 장애인 올림픽에 출전해 좋은 성적을 내는 것이 지금의 목표다. 홍씨는 “휠체어 테니스에 대한 사회적 관심이 더욱 커졌으면 한다.”며 “앞으로 장애인들이 테니스와 탁구를 자유롭게 배울 수 있는 스포츠 센터를 운영하는 것이 꿈”이라고 말했다.대구 한찬규기자 cghan@seoul.co.kr
  • “치매 어르신 길 잃을 염려 없어요”

    치매를 5년째 앓고 있는 박모(75·서울 종암동) 할머니는 밤이면 집 밖으로 몰래 나간다. 신설동이나 북악산 입구까지 배회하다가 경찰에 발견돼 돌아오기 일쑤다. 지난해 4월에는 밑반찬과 과일을 한아름 들고 딸네 간다고 나갔다가 돌부리에 넘어졌다. 갈비뼈와 이가 부러져 1개월간 병원 신세를 졌다. 할아버지 등 가족들이 할머니를 돌보지만 24시간 쫓아다니기는 역부족이다. 연락처를 적은 팔찌를 착용했지만 인적이 드문 곳에 가면 무용지물이었다. 할아버지는 “밤마다 가족들이 할머니를 찾아 골목을 뒤지는 데 지쳤다.”고 한숨지었다. 오는 3월부터 박 할머니 가족도 한시름 놓게 됐다.16일 성북보건소와 고려대 의과대학 연구팀이 위성위치추적시스템(GPS)을 활용한 ‘치매환자 위치추적시스템’을 개발, 운영하기로 했기 때문이다. ●환자 쓰러지면 ‘응급상황´ 통보 추적시스템은 휴대전화 위치추적과 비슷한 원리다. 다만 치매 환자가 휴대전화 대신 위치추적 단말기를 착용한다. 보호자가 지정한 장소를 벗어나면 단말기가 작동하면서 경보음이 울린다. 그리고 환자의 정확한 위치가 보호자에게 전달된다. 필요하면 환자 사진과 인적·병력사항이 경찰서와 보건소에 전달된다. 경찰은 휴대용단말기(PDA)를 통해 환자의 인적사항과 위치를 확인, 쉽게 찾을 수 있다. 위치추적 단말기는 지금은 손바닥(5×10㎝)만 하지만,3월까지 손가락 2마디 크기로 축소할 계획이다. 경보음이 울리는 기준점은 집밖·경비실밖·아파트 단지밖 등 보호자가 임의로 설정할 수 있다. 단말기에 가속도 센서도 부착했다. 이 센서는 환자가 사고를 당했을 때 신속하게 대처하도록 돕는다. 예를 들어 치매 환자가 넘어지거나 쓰러지면 맥박 등 건강상태를 측정해 보호자와 의료기관에 응급 상황이라고 알려준다. ●중풍환자까지 점진 확대 위치시스템 대상자는 성북구 65세 이상 노인 3만 6056명 가운데 보건소가 관리하는 치매 환자 166명이다. 우선 박 할머니 등 치매환자 2명을 대상으로 시범 운영하고, 보호자의 동의를 받아 단계적으로 확대할 계획이다. 황원숙 성북보건소장은 “집을 잃고 헤매는 치매 어르신이 매년 3000명을 웃돈다.”면서 “추적시스템을 통해 어르신도, 가족도 편안하게 생활하도록 지원할 것”이라고 말했다. 추적시스템을 개발한 고려대 의과대학 박길홍 교수는 “심장마비, 뇌졸중 등 응급상황이 발생했을 때 신속히 대처하면 생명을 구할 수 있다.”면서 “가속도 센서는 심혈관 질환자에게도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정은주기자 ejung@seoul.co.kr
  • [김숙기 가족클리닉-행복만들기] 말기암 아버지… ‘불효’ 떠올라 고통

    Q5남 1녀 집안의 장남입니다.70대 아버지가 시골에서 말기암으로 투병생활을 하시다 서울로 올라와 대학병원에 입원해 계십니다. 아내는 회사 일로 바쁘고 저는 일이 손에 안 잡혀 하던 가게를 접어놓고 병원에만 신경쓰다 집에 오면 파김치가 되어 쓰러집니다. 진작 돌봐드리지 못했다는 죄책감과 과거 부모에게 잘못했던 일들이 악몽처럼 되살아나 하루하루가 너무 고통스럽습니다. -고민남, 가명,49세- A자식으로서 부모님의 투병생활을 지켜보고 계신 마음이 얼마나 안타깝고 무거울까요. 삶과 죽음을 생각하면서 어느 때보다도 마음이 약해지는 때입니다. 더구나 일과 가정에서 업무과다나 스트레스, 가족들의 역할관계가 불분명해지면 더 많이 고통스럽지요. 또 가족 중 암 환자가 생기면 ‘내가 잘못해서’,‘내가 진작 돌봤더라면’이라는 생각을 하며 죄책감에 시달리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러나 누구 때문이 아닙니다. 죄책감 대신 부모님께 가족들의 관심과 사랑을 느끼게 해 소외감이나 외로움이 생기지 않도록 하는 것이 필요한 때입니다. 암은 20년 이상 한국인의 사망률 1위를 차지하고 있는 흔한 질병입니다. 가족 중 한 사람이 암 진단을 받았을 때 환자와 가족들은 ‘하필이면 왜 우리 가족에게 이런 불행이 닥쳤나.’라는 생각에 사로잡혀 그 후유증은 매우 큽니다. 치료방법을 결정하고 치료를 시작하기까지 환자와 가족의 고통은 물론 암을 인정하고 싶지 않은 심리적인 거부감까지 작용하여 몸과 마음이 지칠 수밖에 없지요. 치료를 시작한 후에 가족들은 환자의 심리 상태를 편안하게 해주고, 희망을 갖고 환자를 대하는 것이 치료에 도움이 됩니다. 가족들의 역할분담이 필요합니다. 이때 육체적, 경제적인 역할 분담뿐만 아니라 정서적인 역할 분담을 소홀히 해서는 안 됩니다. 어려울 때일수록 가족구성원 상호간에 정서적인 교류와 친밀감이 유지되고 강화될 수 있도록 서로의 입장을 존중해 주고 위로나 지지 공감의 말 한마디가 중요합니다. 가족간 원만한 의사소통으로 위기나 비상상황에 대한 준비가 필요하고 서로의 역할인지에 따른 자발적인 참여가 이루어질 수 있도록 도와야 합니다. 몸의 상처를 치료하듯이 그동안 쌓였던 마음의 상처도 치료하세요. 삶의 과정과 가족관계 속에서 응어리진 부정적인 감정이나 상처도 풀어야 합니다. 몸의 상처를 방치하면 기능이 마비되거나 손상되는 것처럼 응어리진 마음도 왜곡되거나 악순환이 대물림될 수 있습니다. 과거 부모에게 잘못하여 응어리진 상처나 원망이 있다면 이번 기회에 용서를 구하고 아버지 품에 안겨 마음으로 하나 됨을 느껴보기 바랍니다. 다양한 환자관리 전문 시스템을 활용하여 도움을 받으세요. 환자와 가족들을 위한 세심한 배려와 전문성을 가진 의료기관에 건강보험 혜택이 확대되었습니다. 노인전문 병원과 시간제 간병, 호스피스나 가정간호제도 활용 등을 적극 고려해 보시기 바랍니다. 인간 생명의 탄생과 성장, 소멸이 진행되는 과정을 겪으면서 삶은 가족과 함께하는 것이라는 것을 따뜻하게 받아들였으면 좋겠습니다. 아버님의 빠른 쾌유를 빌고, 가정의 행복과 삶의 건강이 조속히 회복되기를 기원합니다. <나우미가족문화연구원장>
  • 소아마비 시인이 매표소서 주는 행복

    경기도 부천시 중동 중흥중학교 앞 버스정류장에는 장애인 장수명(35)씨가 운영하는 ‘행복한 나그네 매표소’가 있다. 1999년 7월부터 매표소를 연 장씨는 큰 유리창을 달고 스피커를 통해 매일 경쾌하고 활기찬 음악을 틀어준다. 이 매표소에는 전용 우편함인 ‘마음을 닮은 행복통’이 있다. 우편함을 통해 음악을 신청하는 등굣길 학생, 사랑에 신음하는 남성까지 수많은 사연이 장씨에게 전달된다.‘행복한 나그네 매표소 시인, 장수명(장수명 지음, 멘토프레스 펴냄)’은 두살때 소아마비를 앓았던 저자가 장애인으로 사회의 싸늘한 시선을 느꼈던 이야기 등이 실려 있다. 그가 시인으로 불리는 이유는 직접 쓴 시를 복사해 매표소를 지나가는 사람들에게 나눠주기 때문이다. 작가는 공고를 졸업하기 전 가스밸브 제조회사에 입사해 6년간 일했지만 회사가 부도나 실직했다. 이후 장애인에게 우선권이 주어지는 현재의 매표소를 얻어 거리를 청소하고,‘아름다운 가게’와 연대해 연 1일가게 수익금 320만원을 중흥중학교 장학금으로 내놓았다.9500원.윤창수기자 geo@seoul.co.kr
  • ‘미녀삼총사’ 김형은 끝내 하늘로

    ‘미녀삼총사’ 김형은 끝내 하늘로

    TV 개그 프로그램 ‘웃음을 찾는 사람들’에서 ‘미녀삼총사’로 인기를 끌었던 개그우먼 김형은(26)씨가 교통사고 후유증으로 투병을 하다 10일 끝내 숨졌다. 서울아산병원 관계자는 “교통사고로 목뼈가 탈골돼 지난달 26일 7시간에 걸친 수술을 받았던 김씨가 결국 회복되지 못하고 과다출혈로 인한 심장마비로 이날 오전 1시쯤 숨을 거뒀다.”고 밝혔다. 김씨는 지난달 16일 강원도 평창군 용평리조트에서 예정된 공연을 위해 영동고속도로를 이용해 이동하던 중 승합차가 중앙분리대를 들이받는 대형 교통사고를 당해 입원치료를 받아왔다. 1981년생인 김씨는 동국대 영화학과를 졸업하고 2003년 SBS 7기 공채 개그맨으로 데뷔했다. 빈소는 서울아산병원에 마련됐다. 발인은 12일 오전 6시. 고인의 시신은 화장된 뒤 경기도 고양시 청아공원에 안치될 예정이다. 이재훈기자 nomad@seoul.co.kr
  • 전동휠체어 탄 장애인 1시간 에스코트 “한국경찰을 다시 보았습니다”

    #장면1. 지난 8일 오후 4시14분쯤 서울시 용산구 한남동 3차선 도로.2년전 척추를 다친 안모(86·중구 신당동)씨가 전동휠체어를 타고 남산 방향으로 향하고 있었다. 몸이 불편했지만 바람을 쐬러 산책에 나선 것. 하지만 이때 최모(50·회사원)씨가 몰던 승용차가 안씨의 전동휠체어를 덮쳤고 안씨는 병원으로 옮겨졌지만 끝내 숨졌다. 최씨는 경찰에서 “햇빛 때문에 눈이 부셔 앞에 있던 전동휠체어를 미처 보지 못했다.”며 고개를 떨궜다. #장면2. 지난 3일 오후 2시40분쯤 서울외곽고속도로 장수IC∼송내IC 구간. 경찰차를 타고 순찰 중이던 인천경찰청 고속도로순찰대 고경우(39) 경장은 “전동휠체어를 탄 한 장애인이 고속도로 위를 가고 있다.”는 무전을 받았다. 곧바로 현장으로 이동해보니 뇌성마비를 앓고 있는 중증장애인이 힘겨운 말투로 “중, 앙, 병, 원….”이라고 말했다. 경찰차에 태우기엔 전동휠체어가 너무 커 고 경장은 결국 휠체어를 앞세운 뒤 경찰차로 1시간 동안 3㎞ 정도를 묵묵히 뒤에서 에스코트(호위)해 무사히 병원까지 안내했다. 최근 전동휠체어를 타고 병원에 가던 장애인을 뒤따라가며 묵묵히 에스코트한 한 경찰관의 사진이 네티즌들 사이에서 훈훈한 화제를 낳고 있다. 고 경장의 선행은 ‘엘리우스’라는 아이디의 한 네티즌이 포털사이트 네이버의 자동차 동호회 카페에 ‘경찰을 다시보게 하는 사진들’이라는 글을 올리며 알려졌다. 이 네티즌은 자신이 직접 디지털카메라로 찍은 사진 10장과 함께 “우리나라 도로 여건상 전동휠체어가 다니긴 여간 어려운 일이 아닐 겁니다. 아무런 불평불만없이 뒤에서 묵묵히 지나가는 차량들로부터 아저씨를 보호하고 있습니다. 마이크로 뭐라뭐라 지시하며 때로는 경찰차에서 내리기도 하고…. 여태까지 경찰에 대한 인식이 안 좋았는데 지나쳐가면서 참으로 훌륭한 경찰이다 싶어 2㎞ 정도 뒤따라가며 사진을 찍어 올립니다.”라는 글을 올렸다. 글은 순식간에 각종 인터넷 포털사이트에 게재됐고 네티즌들은 ‘감동 경찰’이라며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포털사이트 다음의 아이디 ‘이유진’은 “대한민국은 이런 사람들이 이끌어간다.”고 했고,‘어린왕자’는 “민중의 지팡이가 무엇인지 행동으로 보여주시는 경찰분들, 오늘도 당신들을 믿고 편안한 하루 마무리짓네요. 감사합니다.”라고 했다. 하지만 10일 기자와 만난 고 경장은 “모든 경찰이 다 하는 일이고 자랑할 만한 일이 아니다.”며 겸손해 했다. 이재훈기자 nomad@seoul.co.kr
  • “안면경련 대부분은 혈관 → 신경 압박탓”

    얼굴의 근육이 떨리는 ‘안면경련’의 대다수는 혈관이 안면신경을 짓눌러서 생긴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경희의료원 신경외과 이봉암 교수는 1980년부터 2005년까지 26년간 이 병원 안면경련클리닉에서 안면경련을 치료받은 환자 1857명을 대상으로 분석한 결과 혈관에 의한 신경압박이 원인인 경우가 98.9%인 1837명에 달했다고 최근 밝혔다. 나머지는 뇌종양이나 뇌동맥류에 의한 압박이 각 6명(0.3%), 원인을 알 수 없는 경우가 8명(0.5%)이었다. 또 성별로는 여자가 1185명으로 남자의 2배에 달했으며, 얼굴 오른쪽(654명)보다 왼쪽(1201명)이 떨리는 사람이 훨씬 많았다. 이 교수는 “얼굴 왼쪽이 문제가 되는 것은 여성의 호르몬체계 변화가 혈관의 변화를 초래하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안면경련은 자신의 의지와 상관없이 한쪽 얼굴이 떨리거나 일그러지는 질환이다. 과로나 심한 스트레스, 지나치게 긴장할 경우에 자주 나타나며, 통상 눈 주위에서 시작해 얼굴과 목 부위로 확산되며, 방치하면 만성적인 안면수축과 기형으로 발전한다. 안면경련은 7번 안면 뇌신경의 비정상적인 흥분이 주요인으로 꼽히는데, 중년 이후 동맥의 노화나 동맥경화로 혈관이 늘어나면서 신경의 뿌리를 압박하기 때문이다. 치료를 위해서는 항경련제나 신경안정제, 신경전달차단제 등을 투여하거나 국소적 근육마비제인 보톡스를 주사하기도 한다. 아예 안면신경의 일부를 절단하거나 알코올 또는 페놀주사로 신경조직의 일부를 손상시키기도 하며, 고주파열로 신경을 응고시키는 수술치료법도 많이 쓰인다.이 교수는 “안면부위가 마취된 듯 먹먹해지거나 날카로운 통증과 함께 경련을 일으키다가 증상이 심해져 입이 돌아가거나 눈꺼풀이 발작적으로 떨리면 풍이라고 여기지만 대부분은 뇌신경 압박이 원인”이라고 말했다.심재억기자 jeshim@seoul.co.kr
  • 개그우먼 김형은, 심장마비로 끝내 사망

    개그우먼 김형은, 심장마비로 끝내 사망

    촉망받는 개그우먼 김형은의 죽음이 주위를 안타깝게 하고 있다. 실력과 끼를 겸비한 차세대 개그우먼으로 인정받던 터라 그의 죽음이 안기는 충격은 더 크다. 김형은은 지난 2003년 SBS 공채 개그맨 7기 대상으로 연예계 입문해 TV ‘웃음을 찾는 사람들’에서 동료 개그맨 심진화, 장경희와 함께 ‘미녀삼총사’ 코너를 이끌며 인기를 얻었다. 이후 ‘미녀삼총사’란 이름으로 가수를 결성하고 음반 ‘운명’을 발표한 뒤 활발한 활동을 펼쳐왔다. 음반에서 김형은은 수준급 가창력을 선보여 다시 한 번 주목받기도 했다. 하지만 지난달 16일 오후 공연 참석차 강원도 용평리조트로 향하던 중 때마침 내린 폭설로 강릉방향 영동고속도로에서 타고 있던 승합차가 중앙분리대를 들이받는 대형 교통 사고를 당했다. 사고 당시 뒷자석에 앉아 잠을 자던 김형은은 빠르게 방어하지 못해 함께 탔던 장경희, 심진화보다 부상이 심각했다. 사고로 목을 크게 다쳐 전신마비가 우려된다는 소견을 받았지만 지난달 26일 7시간에 걸친 대수술을 받았고, 이후 서울 아산병원 중환자실에서 치료를 해왔다. 회복을 바라는 주위의 바람에도 불구하고 결국 10일 오전 1시경 심장마비로 세상을 떠났다. 김형은의 한 측근은 “수술 이후 산소호흡기로 생명을 잇고 있었지만 며칠동안 의식이 돌아오지 않았다”고 말하며 슬픔을 감추지 못했다. 빈소는 치료를 받아오던 서울 아산병원에 마련됐다. 노컷뉴스(www.nocutnews.co.kr)
  • [씨줄날줄] 배아은행/함혜리 논설위원

    1997년 제작된 영화 ‘가타카’는 인간의 유전자에 의해 신분이 결정되는 미래사회가 배경이다. 제목 ‘가타카(GATTACA)’는 DNA를 구성하는 염기 아데닌(A), 티민(T), 시토신(C), 구아닌(G)을 이용해 조합한 것이다. 우수한 유전자만을 지닌 맞춤형 아기들만이 주류사회에서 엘리트로 성장할 수 있는 세계에서 주인공 빈센트 프리먼은 열성인자가 제거되지 않은 ‘신(神)의 아이’로 부적격자로 분류된다. 우주항공회사 가타카에서 청소부로 일하던 주인공은 자신의 운명에 맞서기로 하고 하반신이 마비된 전직 수영선수 제롬 유진 머로의 우성인자를 빌려 우주비행사의 꿈을 이룬다는 줄거리다. 이 영화가 주는 메시지는 단순하다. 인간의 운명을 결정하는 것은 유전자가 아니라 유전자를 지닌 인간 자체라는 것이다. 맞춤형 아기의 탄생은 유전공학과 의학의 발달로 더 이상 불가능한 문제가 아니다. 다만 난자와 정자의 수정 이후 어느 시점부터 생명체를 인정해야 하는지에 대한 논의가 여전히 진행 중이고, 생명을 상품화하는 것은 생명윤리에 어긋나기 때문에 실현하지 않을 뿐이다. 그런데 영화 속의 상황이 실제로 일어나 우려를 자아내고 있다. 불임부부나 독신여성 등 자연스런 방법으로 아기를 가질 수 없는 사람들이 난자와 정자 제공자의 신상 정보 등을 검토한 후 마음에 맞는 배아(胚芽)를 골라 임신할 수 있는 배아은행 서비스가 등장한 것이다. 워싱턴포스트 보도에 따르면 미국 텍사스주의 샌안토니오에 설립된 에이브러햄 생명센터는 세계 최초로 한 백인 여대생으로부터 기증받은 난자와 정자은행에서 구한 백인 남성 변호사의 정자로 22개의 배아를 만들어 2명의 여성에게 각각 배아 2개씩의 임신 시술을 마쳤다. 이 회사는 항공사 여승무원 난자와 의사 남성의 정자로 만든 배아를 곧 주문여성에게 판매할 예정이라고 한다. 유전자 정보는 부모에게서 물려받아 복제를 거듭하면서 대물림된다. 이것이 자연의 순리다. 이를 거스르고 우성인자만을 골라내겠다는 발상이 얼마나 위험한 결과를 내는지는 역사를 통해 이미 배웠다. 우리는 자연을 함부로 바꾸려 하지만, 자연도 우릴 바꾸려 할 것이라는 경고를 잊지 말아야 한다. 함혜리 논설위원 lotus@seoul.co.kr
  • 성남시청은 철옹성?

    성남시청은 철옹성?

    자치단체 가운데 유독 잦은 시위로 골머리를 앓고 있던 성남시가 청사 곳곳에 쇠창살로 만든 시위차단용 셔터를 설치해 이목을 끌고 있다. 시위대의 갑작스러운 출몰로 시장실이 점거되거나 업무가 마비되는 등의 사태가 잦아지자 내린 극약처방이다. 시의 이같은 조치를 두고 효용성 논란이 계속되고 있지만 변화의 기미는 좀처럼 보이지 않고 있다. ●시장실 점거·업무 마비 잦아 8일 성남시와 주민들에 따르면 시는 지난 2005년 말부터 시장실 점거사태가 잇따르자 최근 2700여만원의 예산을 들여 수정구 태평동 성남시청사 현관과 각 국실장이 있는 중앙복도, 통로 등 4곳에 크고 작은 시위차단용 셔터를 설치했다. 셔터는 시위대가 청사내로 진입하거나 진입할 우려가 있으면 전동모터로 자동 개폐된다. 셔터가 닫히면 청사 진입은 물론 청사내 층간 이동과 민원실 출입 등이 모두 금지된다. 특히 1층 청사입구에 설치된 폭 10여m크기의 셔터는 초대형으로 사용시 2개의 보조기둥까지 동원돼 시위대의 출입이 완전 봉쇄된다. ●민원인까지 갇히는등 웃지 못할 일도 시청사내 설치된 셔터는 외부인의 청사내 출입뿐 아니라 일단 들어온 민원인들의 이동도 철저히 막아버린다. 시위대가 몰래 청사에 들어왔어도 시장과 국장실이 몰린 2층 청사로의 이동은 더욱 힘들다. 계단에도 셔터가 설치됐고,2층 내 사무실도 복도에 셔터가 설치돼 층내 수평이동도 불가능하다. 사정이 이러다 보니 웃지 못할 일도 발생하고 있다. 지하로 연결된 구내식당을 가지 못해 점심시간을 이용하지 못하거나 식사후 셔터가 닫혀 발을 동동 구르는 경우도 있다. 시위대 출몰로 차질이 생겨 회의 참석자들이 무작정 기다리거나, 끝난뒤 나오지 못하는 경우도 있다. 직원들이 무전기로 연락해 시위대가 없는 틈으로 출입을 시키거나 일정시간 대기시키고 있지만 불편이 이만저만이 아니다. ●기자·공무원등 사칭하며 들어가 시가 이중삼중의 셔터를 설치하면서까지 청사 곳곳을 막아 놓은 것은 갈수록 교묘해지는 시위행태 때문이다. 시위대가 일반 민원인이나 공무원, 또는 기자 등으로 사칭한 뒤 삼삼오오 청사내로 진입해 갑자기 일(?)을 치르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또한 쇠창살을 쳐놓아도 시위대가 부숴놓는 경우가 많아 한겹의 보호막으로는 이들을 막을 수 없다는 생각이 지배적이다. 직원들도 힘들다. 집회가 열리면 곧바로 1개조당 70∼80명으로 구성된 비상대기조가 6개조로 편성된다. 직원들은 현관, 비상통로 등에 배치돼 ‘상황’이 종료될 때까지 교대 근무한다. 시 관계자는 “민원인들 가운데는 이해한다는 견해가 있는 반면, 그래도 좀 심한 것 같다는 의견도 만만찮다.”며 “당분간 셔터를 철거할 계획은 없다.”고 말했다. 찬반 양론도 일고 있다. 상당수 공무원들과 시위대에 지친 청사 인근 민원인들은 이해해는 쪽이다. 오죽했으면 시가 그랬겠느냐는 반응이다. 인근에서 식당을 운영하는 김모(44·수정구 태평동)씨는 “하루가 멀다하고 확성기를 통해 계속되는 시위로 몸살을 앓고 있다.”며 “어쩔수 없는 시의 입장을 이해한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시민단체와 민원인들은 반대하는 경우가 많다. 민원인들을 막기 전에 대화로 풀어야 한다는 식이다. 주민 한기진(분당구 분당동)씨는 “시위가 격렬하다고 해 이같은 시설을 하게 되면 갈수록 더 격렬해지는 것이 상식”이라며 “주민과 공무원 모두 대화의 문화가 성숙돼야 할 것”이라고 주문했다. 성남 윤상돈기자 yoonsang@seoul.co.kr
  • 인스턴트 라면 개발 안도 닛신식품 회장 별세

    |도쿄 이춘규특파원|‘즉석(인스턴트) 라면’을 세계 처음으로 만든 안도 모모후쿠 일본 닛신식품 회장이 5일 오사카부 이케다시의 한 병원에서 심장마비로 별세했다.96세. 즉석 라면은 현재 전세계에서 한 해 857억개나 팔리는 대중소비식품. 1910년 타이완에서 태어난 안도 회장은 1933년 일본으로 건너왔다. 대학시절 타이베이와 오사카에 의류회사를 운영하기도 했다.2차대전 종전 직후 극심한 식량난에 시달리던 일본 국민을 위해 간편하게 먹을 수 있는 라면을 개발하기로 마음먹고 1948년 닛신식품의 모태를 설립했다. 전후 자신이 이사장을 하던 신용조합이 도산, 한때 무일푼의 나락에 빠지기도 했으나 추운 밤 라면을 먹기 위해 사람들이 길게 줄을 늘어선 것을 보고 간편하게 먹을 수 있는 인스턴트라면을 개발하기로 작심했다. 이런 배경에서 자택 실험실에서 1년간 하루도 쉬지 않고 하루 3∼4시간씩 실험을 계속한 끝에 48세이던 1958년 즉석라면인 ‘치킨라면’ 만들기에 성공했다. 59년에는 ‘라면에서 미사일까지’ 판매한다는 미쓰비시상사와 판매제휴에 성공, 당시 부상하던 슈퍼를 통해 즉석라면을 판매하며 불티나게 팔려나가 ‘식품대량소비시대’를 열었다. 무일푼에서 성공한 경험을 토대로 ‘기상천외의 발상’이란 책을 내 새롭게 사업을 하려는 사람들에게 용기를 주었다. 미국 출장 중 자신의 즉석라면을 미국인이 종이컵에 넣은 뒤 물을 부어 먹는 것을 보고 착안,1971년에는 뜨거운 물만 부으면 되는 ‘컵라면’을 세계 최초로 개발했다. 안도 회장은 닛신식품을 매출 27억달러(약 2조 5000억원)의 회사로 성장시켰으며 2005년 경영일선에서 물러났다. 2005년에는 주위에 “올해 골프 라운딩을 100회 하겠다.”고 다짐,101회나 소화했을 정도로 건강체질이었다고 주치의가 밝혔다. 타계 전날인 4일에도 회사 신년회에서 30분간 신년사를 하기도 했다.taein@seoul.co.kr
  • 휠체어 탄 라디오 스타

    휠체어 탄 라디오 스타

    ●마포FM ‘동네 방송’으로 불리는 ‘마포FM(100.7㎒)’은 2005년 9월 지상파 방송국 허가를 받아 공식 개국했다. 현재 전국적으로 ‘마포FM’ 같은 소출력 라디오 방송국은 8곳이다. 우리나라의 소출력 라디오방송은 FM주파수(88∼108㎒) 대역에서 1와트(W)의 소출력만을 이용하고 있다. 이 경우 최대 가청 범위는 반경 5㎞ 정도다. “셋, 둘, 하나…큐∼” “안녕하세요. 함께 쓰는 희망노트 김시경입니다….” 지난 3일 오후 1시 서울 마포구 동교동 ‘함께 일하는 사회’ 건물 2층에 마련된 ‘마포 FM’ 라디오 스튜디오. 프로듀서(PD)의 방송 시작을 알리는 ‘큐’ 사인이 떨어지자 장내에는 긴장감이 감돌았다. 이날 방송은 마포 FM이 올해 처음으로 장애인들이 만드는 ‘함께 쓰는 희망노트’ 녹음 현장.PD와 MC 등 모두 장애인들이다. ●장애인이 직접 만드는 희망노트 8일 방송분을 녹음하는 이날 대여섯평 남짓한 스튜디오는 월요일PD 차미경(37·여·소아마비 1급)씨,MC 김시경(35·여·소아마비 1급)씨, 월요일의 한 코너를 맡은 이춘택(33·절단장애)씨가 휠체어를 타고 들어서자 금세 꽉 찼다. 이들은 단순한 초대손님이 아니라 방송을 기획하고 직접 제작하는 ‘장애인 라디오 방송인’이다. 비록 몸은 불편했지만 스튜디오의 각종 기계들을 만지는 모양새가 예사롭지 않다. 색소폰 연주자 케니G의 음악이 시그널로 깔리면서 시작하는 김씨의 멘트는 수줍지만 밝고 강하다. “안녕하세요. 함께 쓰는 희망노트 김시경입니다. 다들 들뜬 마음으로 새해 인사한 지가 엊그제 같은데 벌써 1월의 8일째가 지나가고 있네요. 이쯤 되면 여기저기서 슬슬 나오기 시작하는 말이 있죠. 바로 작심삼일.(웃음)” 하지만 아직 초보티를 벗지 못한 것은 사실이다. ●장애인의 불빛이 되고파 장애인들이기 때문에 비장애인들보다 녹음시간이 많이 걸린다. 이날 오후 1시부터 예정돼 있던 녹음은 대본 읽고 맞춰 보는데 30분이 지연돼 1시30분에서야 녹음에 들어갔다. 아직까지 손발이 맞지 않는 부분들도 많아 1시간짜리 프로그램을 만드는 데 3시간이 걸렸다. 하지만 방송 제작에 직접 참여하는 장애인들은 즐겁기만 하다. 차 PD는 “마포 지역 1만명 장애인들에게 희망의 불빛이 되고 싶다.”고 말했다. 김기용기자 kiyong@seoul.co.kr
  • 美 전신마비 딸 ‘성장억제’ 논란

    다른 이의 도움 없이는 움직이지도 못하는 장애 어린이의 성장을 인위적으로 멎게 했다면? 9살짜리 뇌질환성 전신마비 미국인 소녀의 성장을 멈추게 하는 ‘성장 억제’ 시술을 둘러싸고 부모와 시술 의료진에 대한 비난이 쏟아지는 등 윤리 논쟁이 뜨겁다. 3일 로스앤젤레스 타임스에 따르면 ‘애슐리’라는 이 소녀는 태어나면서부터 걷거나 말하지 못하고 머리를 제대로 가눌 수도 없었다. 제 힘으로 구르거나 앉을 수도 없다. 음식은 튜브를 통해 섭취하고 있다. 부모들은 늘 베개에 기대있다고 해서 소녀를 “베개 천사(Pillow Angel)”라고 부른다. 시애틀 소아과병원측은 2004년 애슐리에게서 심각한 뇌손상으로 인해 지능발달 징후가 보이지 않는다는 진단을 내리면서 성장 억제 조치도 부모 권리 중 하나라는 결론을 내렸다. 이어 애슐리의 몸상태를 키 134㎝, 몸무게 34㎏ 상태로 유지할 수 있도록 성장억제 시술을 해 왔다. 가슴 발달 및 에스트로겐 배출을 막고 자궁 적출술도 포함됐다. 파문은 일부 의사들이 이 사실을 의학 전문지에 보고하면서 확산되고 있다. 지난해 10월 발행된 소아과학회 저널에서 이들 ‘고발자’들은 애슐리 부모의 결정을 위험하고 비열한 ‘프랑켄슈타인식’ 결정이라고 공격의 포문을 열었다. 소식을 전해들은 일반인들과 의료계에서도 이런 조치가 “자연스럽게 성장할 수 있는 권리”를 막고 존엄성을 파괴하는 행위라고 비난의 목소리를 높였다. 파문이 커지자 애슐리의 부모는 익명을 유지한 채 웹사이트를 개설,“아이를 곁에 두고 돌보기 위해선 이 방법밖에 없었다.”면서 결코 편의에 따른 행동은 아니라고 반박했다.“커가는 아이를 돌보기도 어렵고 가족과 외출하기도 힘들게 되는 상황을 막기 위한 것”이란 주장이다. 또 형제들과 더 많은 접촉을 갖게 하고 더 활발한 외부활동의 기회를 얻게 하려면 어쩔 수 없었다고 밝혔다. 지난주 애슐리의 부모들은 웹사이트를 통해 “우리는 딸이 우리의 품속에 남아 있도록 노력할 것이다. 애슐리가 침대에 온종일 누워 TV나 보는 게 아니라 더 많이 여행하고 사회 행사나 다양한 야외 활동에도 참가하도록 할 것이다.”라고 밝히기도 했다. 애슐리를 치료해 온 다니엘 군터 박사는 “그녀의 부모가 찾아낼 수 있는 인도적인 차선책을 선택한 것이었다.”고 옹호했다. 신문은 비슷한 장애를 갖고 있는 어린이들의 성장을 멎게 하고 대신 더 좋은 환경을 제공할 수 있다면 같은 치료와 수술을 단행해야 하는가라고 반문하고 있다. 또 주류 의학계에서 이런 문제가 심각하게 논의된 적이 없었다면서 법적, 윤리적으로 어떻게 판단해야 할지 과제가 아닐 수 없다고 지적했다.이석우기자 jun88@seoul.co.kr
  • “힘겹지만 세계인에 ‘통일 염원’ 전달 보람”

    “힘겹지만 세계인에 ‘통일 염원’ 전달 보람”

    |파리 이종수특파원|2일 오후 3시 파리 에펠탑앞. 을씨년스러운 겨울비를 뚫고 휠체어 한 대가 도착했다. 손이 아니라 입으로 조정하는 전동 휠체어의 등장에 관광객들의 눈길이 쏠렸다. ‘통일 한반도를 위하여’라는 영어 문구가 달린 휠체어를 몰고 온 주인공은 선천성 뇌성마비 1급 장애인인 최창현(41)씨. “힘들게 파리까지 왔습니다. 프랑스가 21번째 국가입니다. 이제 반 정도 지났습니다.” 그가 “남북 통일의 염원을 세계에 알리겠다.”며 유럽·북아프리카 종단에 나선 것은 지난해 5월. 문명의 젖줄인 그리스를 출발한 뒤 8개월 동안 동·북유럽, 영국, 아일랜드 등 1만 3000㎞의 대장정을 이어가고 있다. 누가 봐도 힘든 ‘모험’. 그 동안 겪은 고충을 물었더니 “몸이 많이 아팠고 경제 사정이 너무 안좋아 불편했습니다.”라고 말한다. 현대자동차가 제공한 밴을 운전하며 최씨와 동행해온 자원 봉사자 최재혁(22)씨는 숙소가 마련되지 않으면 차안에서도 잔다고 한다. 다른 자원봉사자 이선영(24)씨는 최씨가 아일랜드에서 골반이 아파 입원하기도 했다고 귀띔했다. 말하는 것도 벅찬 그가 ‘온 몸’으로 전하고자 하는 메시지는 ‘통일’이다.“다른 사람도 할 수 있지만 저 같은 중증 장애인도 통일을 염원한다는 것을 세계에 보여 주고 그들의 가슴에 와닿게 하고 싶었습니다.” ‘고난의 길’을 잊게 해준 감동적 장면도 적지 않았다고 한다.“동·북부 유럽인들이 저를 보고 자유와 평화의 의미를 새롭게 느꼈다고 말했습니다. 휠체어에 태극기를 휘날리며 이방인들에게 뭔가를 심어 준다고 생각하니 보람 있었습니다.” 프랑스에서의 잊지 못할 경험도 들려 줬다.“성탄절 이브인 지난달 24일 밤 북동부 도시 아라스 인근 시골길을 지나는데 어느 50대 초반의 부부가 집으로 초대했습니다. 이틀 동안 묵으면서 손짓·발짓으로 말하는 동안 따스한 무엇인가를 나누었습니다.” 네덜란드에서 겨울방학 여행을 온 대학생 스칼리즈 아브카흐르(19)는 최씨를 지켜 보다가 “대단하다. 정상인도 하기 힘든 일을 그가 하고 있다.”고 말했다. 최씨는 자원봉사자가 바뀌는 동안 파리에 머문 뒤 남부 보르도 지방과 피레네 산맥을 넘어 스페인을 종단한다. 이어 북부 아프리카를 돈 뒤 그의 ‘통일 여정´은 동서 화해의 상징인 독일 베를린 장벽에서 막을 내린다. vielee@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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