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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아름다운 가족’ 뇌성마비 아들 위해 온식구가 같은 학과 편입

    일가족 3명이 뇌성마비 대학생 가족의 수발을 돕기 위해 같은 대학 같은 학과에 모두 편입, 대학 생활을 하고 있어 가정의 달을 맞아 화제를 낳고 있다. 대구 북구 고성동에 사는 송희근(53)·홍숙자(51)씨 부부와 아들 주현(21)씨는 뇌성마비 장애인 가족인 성규(27)씨의 학교 생활을 돕기 위해 올해 초 경북 경산의 대구가톨릭대 사회복지학과 3학년 편입시험에 나란히 합격, 대학 생활을 함께하고 있다. 성규씨의 아버지도 허리가 약간 불편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 가족은 수업이 있는 날이면 주현씨가 운전하는 자동차로 학교 캠퍼스에 도착해 휠체어에 뇌성마비 1급인 성규씨를 앉힌 뒤 강의실까지 이동한다. 수업 시간에는 강의 내용을 정리해 성규씨에게 주는 등 가족사랑을 끔찍이 나누고 있다. 대학 측은 이들 가족의 연간 등록금 2000여만원 대부분을 면제해 줄 방침인 것으로 알려졌다. 일가족이 함께 대학생활을 하게 된 계기는 성규씨가 뇌성마비로 휠체어에 의지해 학교를 다녀야 하고 최근에는 시력까지 나빠져 책을 읽는 것까지 어려워지자 온 가족이 이 대학에 편입하기로 결정했기 때문이다. 이들은 이 대학에 편입하기 2년 전부터 역시 경산에 있는 아시아대 사회복지학과에서 함께 공부해 왔다. 송씨 부부는 “처음에는 아들 둘만 대학에 보내려 했지만 성규가 갈수록 몸이 불편해 항상 곁에 있어 줘야 할 것 같았고 우리 부부도 평소 사회복지에 관심이 많아 함께 대학에 다니기로 결정했다.”고 설명했다. 부부는 또 “둘째아들 주현이도 사회복지사가 되는 것이 꿈이어서 흔쾌히 따라 줬다.”고 말했다. 아버지 송씨는 “남들이 보기에는 우리 가족이 힘들어 보이겠지만 더 행복하고 부자라고 생각한다.”면서 “누구나 자신의 처지를 불행하게 생각할 수 있지만 뒤집어 보면 그 끝엔 항상 행복이 있는 것 아니냐.”고 활짝 웃어 보였다. 주현씨는 “형편이 되면 장애인이 이용할 수 있는 컴퓨터를 형에게 사 주겠다. 또 내가 점자를 배워 형이 계속 공부할 수 있도록 도와 주고 싶다.”며 가족 사랑을 표현했다. 경산 김상화기자 shkim@seoul.co.kr
  • 법원 “승려 정년 70세”

    승려의 정년은 의사 등 자유전문직 종사자나 목사의 통상 정년인 65세보다 5년이 긴 70세로 봐야 한다는 고법 판결이 나왔다. 서울고법 민사1부(부장 유승정)는 교통사고를 당해 팔·다리 마비 증세가 나타난 승려 A(48·여)씨가 L보험사를 상대로 낸 손해배상 청구소송 항소심에서 “보험사는 원고에게 70세까지 얻을 수 있는 수입과 치료비 등 7억 9680여만원을 배상하라.”며 원고 일부승소 판결했다고 23일 밝혔다. 재판부는 “원고는 1985년부터 승려로 종사했으므로 임금통계상 10년 이상 경력의 법률·사회서비스 및 종교전문가의 월 통계소득 190만∼230만원을 기초로 노동력 상실로 인한 손해액을 산정하고, 원고가 도예가로도 활동한 것도 감안해 얻을 수 있는 수입은 6억 1000여만원”이라고 말했다. 한편 대법원은 1998년 교통사고로 다친 목사가 낸 소송에서 “목사는 교인들의 단체와 조직을 총괄하고 집회를 개최하는 직무 특성상 70세가 될 때까지 일할 수 있다고 보기 힘들다.”며 목사의 정년은 65세라고 판결했다. 판례상 육체노동자는 60세, 의사·한의사 등 자유전문직은 65세가 정년으로 인정되고 있다.법원 관계자는“보통 목사는 나이가 들면 후임 목사에게 물려주는 경우가 많은 반면 승려의 경우 고령이 되어서도 직업을 유지하는 경우가 많아 승려의 정년을 더 길게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홍성규기자 cool@seoul.co.kr
  • 절 치료법·사찰음식의 비밀

    부처님 오신날을 맞아 각 방송사들이 절, 침, 사찰음식 등 ‘동양문화의 재발견’을 주제로 한 프로그램들을 선보인다. SBS 특선 다큐멘터리 ‘0.2평의 기적, 절하는 사람들’에서는 오전 10시40분 상대에게 예의를 갖추기 위해 행해지던 절이 최근 질병 치료를 위한 ‘웰빙운동’으로 각광받고 있는 사례들을 소개한다. 한경혜씨는 매일 1000배를 하면서 불치병으로 알려진 뇌성마비가 완치됐다. 김재성 한의사는 절을 통해 질병을 치료하는 ‘108배 치료법’을 선보이기도 했다. EBS는 오후 11시45분 ‘0.2mm의 비밀, 침(鍼)’에서 수천년을 이어져 온 우리 침술의 효능을 살펴본다. 중국의 중의학 공세에 밀려 우리 침술이 침체기를 맞고 있지만 국제의학계에서 효능에 대해 새롭게 조명받는 등 도약의 발판을 마련 중이다. 이 프로그램은 중의학과 차별화된 우리 침술의 우수성을 강조한다. 케이블·위성TV Q채널은 오후 3시 특집 다큐멘터리 ‘사찰음식으로 부처를 만나다’(2부작)에서 건강음식으로 집에서 손쉽게 요리할 수 있는 사찰음식들을 소개한다. 사찰음식 전문가인 홍승 스님이 진행하는 이번 프로그램에서는 주로 다이어트와 면역력 향상에 효과가 좋은 녹차를 소재로 한 음식들을 살펴본다. 또 일반인들이 좋아할 수 있는 녹차자장면·야채피자 등 퓨전 사찰음식도 살펴본다.류지영기자 superryu@seoul.co.kr
  • 당뇨병 치료제 ‘아반디아’ 심장병 사망위험 64% 증가

    당뇨병 치료제로 널리 쓰이는 글락소스미스클라인의 ‘아반디아’가 심장발작과 심장마비를 일으킬 확률이 높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뉴욕타임스 등 미국 언론들은 21일(현지시간) 미국 의학전문지 ‘뉴 잉글랜드 저널 오브 메디신’ 최신호에 게재된 미 클리블랜드클리닉의 스티븐 닐슨 박사와 통계학자 캐시 월스키의 논문을 인용, 이 약을 사용했을 때 심장병에 의한 사망과 심장마비 발병 위험이 각각 64%와 43% 증가한다고 보도했다. 미 식품의약국(FDA)은 아반디아의 안정성을 재검토하기로 결정하고, 이 약을 복용중인 당뇨병 환자에게 의사와 상담할 것을 권장했다. 그러나 아반디아에 즉각적인 조치를 취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일부 자료가 ‘심장발작 위험이 상당히 증가할 가능성’을 시사하고 있지만 다른 연구들과 비교했을 때 이번 보고가 임상에서 특별히 의미있다는 점을 확인하지 못했다는 이유에서다. 8년 전부터 시판된 아반디아는 현재 미국내에서만 100만명, 세계적으로 600만명이 복용하고 있다. 글락소스미스클라인은 이번 분석이 과학적으로 입증되지 않았다고 의미를 절하했다.이순녀기자 coral@seoul.co.kr
  • 전력·철도 등 위기상황 대비

    국가안전보장회의(NSC) 사무처는 18일 전력·철도를 비롯한 국가핵심기반의 기능 마비 등 중대 상황에 대비해 관련분야 공기업에 적용하는 ‘공공기관 위기관리 지침’을 마련했다. NSC 사무처는 “이 지침은 전력·철도·도로·석유·가스·수자원 등 국가 경제와 국민 생활, 정부 기능 유지에 중요한 역할을 담당하는 공기업이 평소 효율적인 위기관리 체계를 구축·운영해야 한다는 인식에서 지난해 7월부터 기획예산처 등과 협조해 마련한 것”이라고 밝혔다. 지침은 공기업을 비롯한 각종 공공기관이 관리해야 할 위기관리 분야와 유형을 설정해 위기관리의 개념, 위기관리 체계의 구축과 운영에 필요한 조직·문서·자원의 구성, 위기관리 활동의 기본방향과 기준 등을 담고 있다. 분야별 위기관리 세부지침은 경영위험 관리, 재난 관리, 커뮤니케이션(홍보)위기 관리, 갈등 관리 등으로 구성돼 있다. 우선 적용 대상은 기획예산처가 지정한 297개의 공공기관 가운데 위기발생시 파급영향이 큰 한국전력공사, 한국철도공사, 한국수자원공사, 한국도로공사, 한국석유공사 등 17개 기관이며, 추후 대상기관이 확대될 예정이다. NSC 사무처 관계자는 “이 지침이 해당 공공기관의 위기관리체계 구축과 운영, 위기관리 활동 등을 더욱 효율화하고 정부와 공공기관 간 위기관리 활동의 연계·협력을 도모하며, 민간분야의 위기관리 인식 확산과 발전을 견인하는 역할을 할 것”이라고 밝혔다.박찬구기자 ckpark@seoul.co.kr
  • “딱 100원만…” 잔돈만 구걸하는 희한한 중국 걸인

    오직 1위안(元·약 120원)만 받습니다.거스름 돈이 없어 10위안을 주는 분에게는 반드시 9위안을 거슬러줍니다.” 중국 대륙에 1일 8시간 구걸·1위안 받기 등 나름대로 ‘구걸 원칙’으로 정해 이를 한치의 오차도 없이 실천하는 30대 안팎의 한 남성 거지가 등장,화제가 되고 있다. 중국 동북부 랴오닝(遼寧)성 선양(瀋陽)시 허핑(和平)구에 사는 劉(유)모씨는 하루 꼭 8시간동안만 구걸하고 반드시 1위안만 받는 등 다른 거지와 달리 ‘구걸 원칙’을 정해 손을 벌리는 바람에 주변 사람들로부터 ‘기인(奇人) 거지’로 불리고 있다고 화상신보(華商晨報)가 최근 보도했다. 지난 10일 오전 9시쯤 선양시 허핑구 성리베이(勝利北)가의 한 대로상.소아마비를 심하게 앓는 한 30대 안팎의 사내가 손을 벌리며 구걸에 나서고 있었다. “나는 소아마비를 심하게 앓아 몸이 불편합니다.아버지는 돌아가시고 어머니는 중병을 앓아 누워계십니다.딱 1위안만 적선하십시오!” 이곳을 지나던 한 40대 남자가 잔돈이 없다며 10위안을 건네주자 그는 잽싸게 바지 주머니에서 9위안을 꺼내 거슬러줬다.류씨는 왜 1위안만 받느냐고 묻자 “1위안은 큰 돈이 아니기 때문에 누구나 쉽게 준다.”면서 “1위안 이상을 받으면 주는 사람도 부담이 생겨 그냥 가버리는 사람이 더많기 때문”이라고 밝혀,‘1위안 받기’가 일종의 ‘마케팅 전략’임을 내비쳤다. 그가 다른 걸인과 다른 점은 이 뿐이 아니다.같은 사람에게 절대로 두번 손을 벌리지 않는다고.류씨는 “시민들이 한 두번은 주지만,세번 이상은 손을 벌리면 대부분 주지 않는 까닭”이라고 말했다. 매일 낮에 하루 8시간만 구걸한다는 점도 여느 거지와 다르다.걸인 생활에도 직장 개념을 도입했다.그래도 생활에는 별 지장이 없어 굳이 새벽부터 저녁 늦게까지 할 필요가 없다고 한다. 류씨의 하루 ‘수입’은 대략 40위안(약 4800원).구걸을 시작한 1개월여가 됐는데 지금까지 벌써 1500위안(약 18만원)을 모았다고.그는 “구걸을 오래할 생각은 추호도 없다.”며 “지금의 생각으로는 5000위안(약 60만원)만 모으면 그만두고 부모가 있는 고향 산둥(山東)성 칭다오(靑島)로 돌아갈 예정”이라며 환하게 웃었다. 온라인뉴스부 김규환기자 khkim@seoul.co.kr
  • 가난한 삶 ‘큰 나눔’ 물결

    서울시 사회복지공동모금회(사랑의 열매)가 진행하는 ‘행복한 유산’ 캠페인이 아름다운 사후기증 운동으로 이어지고 있다. 사랑의 열매는 전세 보증금 400만원과 100만원이 든 저금통장을 본인이 죽은 뒤에 기부하기로 한 김화규(72) 할머니를 ‘행복한 유산’ 4호로 지정했다.●사랑의 열매 `행복한 유산´ 4호 지정서울 동대문구 용두동에 사는 김 할머니는 국민기초생활보장 수급자다. 충남 부여군 홍산면의 부유한 가정에서 태어난 김 할머니는 세 살 때 아버지를 여의고도 살림이 넉넉해 별 어려움 없이 성장했다. 결혼한 남편도 심장마비로 일찍 떠났지만 여유있는 형편 덕분에 미용실, 양장점 등을 운영하기도 했다. 그러나 가까운 사람에게 사기를 당해 60세를 전후해 전 재산을 잃으면서 수급자가 됐고 건강도 악화됐다. 김 할머니는 평소 TV 대신 신문을 본다. 그는 “손자, 며느리가 나오는 드라마는 나와 상관없는 이야기라 일부러 TV를 보지 않는다.”고 말했다.그는 “나와 비슷한 처지의 다른 할머니가 죽기 전에 재산을 기부한 것을 신문에서 보고 동참하기로 했다.”면서 “적은 돈이지만 나처럼 혼자 사는 노인이나 부모가 없는 아이를 위해 썼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김 할머니가 유산을 기부하기로 결정한 데는 김 할머니를 10년 이상 돌보고 있는 이춘자 서울 동대문구 복지서비스연계팀장의 역할이 컸다.●“독거노인·고아 위해 써달라” 이 팀장은 ‘기증하는 돈이 500만원이 됐으면 좋겠다.’는 할머니의 뜻에 따라 빠듯한 공무원 월급에도 100만원을 선뜻 내놓았다. 통장에 든 100만원은 이 팀장이 마련한 돈이다. 사후기증 운동은 혼자 힘겹게 사는 독거노인들이 주로 관심을 갖고 있다. 혼자 살다 갑자기 사망하면 전세보증금 등을 집 주인이 그대로 갖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국가가 이 돈을 찾으려면 별도로 소송을 해야 한다. 따라서 독거노인들은 죽기 전에 좋은 뜻을 전하고 싶은 마음이 있기 마련이다. 사후기증을 원하면 구청 사회복지상담사나 사회복지공동모금회(02-3144-0415)에 연락하면 된다. 모금회는 전담 변호사, 보증인 2명과 함께 유증확인 절차를 도와준다.김경운기자 kkwoon@seoul.co.kr
  • [남북열차 56년만에 달렸다] 한반도기 든 환영인파 “통일 철마 왔다”

    [남북열차 56년만에 달렸다] 한반도기 든 환영인파 “통일 철마 왔다”

    남북열차가 17일 평화와 세계를 향해 큰 걸음을 내딛는 순간 철로에는 흥분과 기대감이 넘쳐흘렀다. ●한껏 달아오른 문산역 이날 경의선 열차의 출발지인 문산역은 화해와 교류, 통일에 대한 열망으로 가득했다. 열차 탑승객과 진행요원, 취재진들로 북새통을 이룬 역사는 오전 북측 대표단이 도착하기 전부터 고적대 연주로 축제분위기를 고조시켰다. 이재정 통일부장관은 경의선 출입사무소를 통과해 오전 10시30분쯤 문산역에 도착한 권호웅 북측 내각 책임참사를 역사 안으로 안내한 뒤 백낙청 6·15 공동선언실천위원회 남측 상임대표와 이철 철도공사 사장 등 남측 탑승자들을 소개하며 환담했다. 이 자리에서 이 장관이 다소 흥분된 어조로 “분단의 역사를 뒤로 하고 하나될 수 있는 길을 만든 것은 남북이 함께 이뤄낸 위대한 승리의 역사”라고 강조하자 권 참사는 “아직까지 위대하다는 말을 붙이지는 말라.”면서도 “포부는 원대하게 갖고 소박하게 시작해 좋은 일을 많이 만들자.”고 답했다. 전날까지 비가 내리다 화창하게 갠 날씨를 소재로 이 장관이 “56년간 묵은 때를 벗겨내기 위해 물청소를 세게 한 것 같다.”고 말을 건네자, 권 참사는 당시까지 비가 내리던 동해선 쪽을 의식,“금강산은 아직도 물청소를 하는 것 같다.”며 재치있게 화답하기도 했다. ●부러운 실향민과 감격한 10대들 이날 행사장을 찾은 70∼80대 실향민들은 부러움과 기대가 엇갈리는 표정이었다. 일제시대 개성까지 기차를 타고 소풍을 갔다는 이근찬(77·경기 파주시 법원리)씨는 “그때 기억이 나서 나와봤어. 언젠가 나한테도 기회가 오겠지.”라고 말했다. 김포 통진고 2학년에 재학중인 채여경(17)·김새봄(17)양은 ‘우리는 하나, 남북 함께 만납시다’‘북측 대표 환영해요’라고 적힌 커다란 플래카드를 준비해 눈길을 끌었다. 이들은 “열차가 북한에 간다고 생각하니 떨린다.”며 활짝 웃었다. 부산 동영중에 다니는 이세영(14·부산 부산진구 부암동)군도 학교의 임시휴교를 맞아 역사적인 현장을 찾았다. 이군은 “직접 기차가 움직이는 모습을 보니 감격스럽다.”고 말했다. ●납북자가족 반대 목소리 이날 행사 시작 전 납북자가족모임, 피랍·탈북인권연대, 북한민주화운동본부 회원 등 40여명이 행사장 주변에서 납북자 송환 등을 요구하며 시위를 벌였다. 납북자가족모임 최성용 대표는 “납북자 가족들은 애타게 생사도 모르고 기다리고 있는데, 열차 운행을 하느냐.”며 항의했다. 행사장 출입이 제한된 납북자가족모임 소속 할머니들은 “어떻게 보지도 못하게 할 수 있느냐.”며 울음을 터뜨리다 바닥에 쓰러져 후송되기도 했다. ●도라산역 출입국 심사 오전 11시58분쯤 도라산역에서 기적이 울리자 역무원, 통일부 경의선 남북출입사무소(CIQ)관계자, 헌병, 취재진 등 300여명이 남북열차를 맞았다. 탑승객들은 자리에 앉은 채 출입국 통관 절차를 밟았다. 출입국사무소 직원과 세관직원 2명이 1개조로 4대의 객차에 올랐다. 이들은 탑승객의 얼굴과 사진을 대조하며 인원을 파악하고, 반출물품 목록을 일괄 제출받는 등 남북협의에 따라 절차를 간략히 끝냈다. 북쪽 손님과 탑승객들은 객차에서 밖을 향해 한반도기를 흔들기도 했다. 심사절차를 마친 뒤인 낮 12시10분쯤 도라산역 윤길수 역무과장이 오른손을 직각으로 들어 둘째 손가락으로 북쪽을 가리키며 파란색 수기를 둥그렇게 흔들자 열차는 북을 향하기 시작했다. 그러자 기관차 앞 방향 철로변에서 수백개의 풍선이 하늘로 솟아올랐다. 윤 과장은 “감개무량하다. 역사적인 순간에 조그만 역할이나마 한 것이 감격스럽고 행복하다. 앞으로 열차가 시베리아·중국을 거쳐 유럽까지 진출하길 바란다.”고 말했다. ■탑승객 소감 ●백종천 청와대 안보실장 감동적이고 새로운 한반도의 시대로 들어가는 것이다. 정부가 추진한 한반도 평화정책의 가시적 성과다. ●장진구 학생(울산 제일중1) 개성역에 도착했을 때 북측 학생들을 보니 우리와는 너무 달랐다. 통일이 돼야 할 것 같다. ●고은 시인 가로막혔던 민족의 핏줄이 이어져 뜨거운 피가 순환하는 것이다. 이 길이 남북은 물론 대륙을 연결하는 커다란 꿈의 출발을 의미하길 바란다. ●한완상 대한적십자사 총재 일제 때 민족의 수탈을 위한 철도가 이제 민족의 번영을 위한 철도가 돼간다. 통일은 이념적 동질성을 확보하는 것만이 아니라 경제적 상생효과를 내야 한다. ●송기인 과거사정리위원회 위원장 혈관이 이어지는 것 아니냐. 철길이 이어진다는 것은 마비됐던 지체가 새롭게 회복되는 그런 기회라 생각한다. 남북이 소통한다는 것은 해방 당시의 감격과 비슷한 감격이다. 경의선·동해선 공동취재단 서재희기자 s123@seoul.co.kr
  • “딱 100원만…” 잔돈만 구걸하는 희한한 걸인

    “오직 1위안(元·약 120원)만 받습니다.거스름 돈이 없어 10위안을 주는 분에게는 반드시 9위안을 거슬러줍니다.” 중국 대륙에 1일 8시간 구걸·1위안 받기 등 나름대로 ‘구걸 원칙’으로 정해 이를 한치의 오차도 없이 실천하는 30대 안팎의 한 남성 거지가 등장,화제가 되고 있다. 중국 동북부 랴오닝(遼寧)성 선양(瀋陽)시 허핑(和平)구에 사는 劉(유)모씨는 하루 꼭 8시간동안만 구걸하고 반드시 1위안만 받는 등 다른 거지와 달리 ‘구걸 원칙’을 정해 손을 벌리는 바람에 주변 사람들로부터 ‘기인(奇人) 거지’로 불리고 있다고 화상신보(華商晨報)가 최근 보도했다. 지난 10일 오전 9시쯤 선양시 허핑구 성리베이(勝利北)가의 한 대로상.소아마비를 심하게 앓는 한 30대 안팎의 사내가 손을 벌리며 구걸에 나서고 있었다. “나는 소아마비를 심하게 앓아 몸이 불편합니다.아버지는 돌아가시고 어머니는 중병을 앓아 누워계십니다.딱 1위안만 적선하십시오!” 이곳을 지나던 한 40대 남자가 잔돈이 없다며 10위안을 건네주자 그는 잽싸게 바지 주머니에서 9위안을 꺼내 거슬러줬다.류씨는 왜 1위안만 받느냐고 묻자 “1위안은 큰 돈이 아니기 때문에 누구나 쉽게 준다.”면서 “1위안 이상을 받으면 주는 사람도 부담이 생겨 그냥 가버리는 사람이 더많기 때문”이라고 밝혀,‘1위안 받기’가 일종의 ‘마케팅 전략’임을 내비쳤다. 그가 다른 걸인과 다른 점은 이 뿐이 아니다.같은 사람에게 절대로 두번 손을 벌리지 않는다고.류씨는 “시민들이 한 두번은 주지만,세번 이상은 손을 벌리면 대부분 주지 않는 까닭”이라고 말했다. 매일 낮에 하루 8시간만 구걸한다는 점도 여느 거지와 다르다.걸인 생활에도 직장 개념을 도입했다.그래도 생활에는 별 지장이 없어 굳이 새벽부터 저녁 늦게까지 할 필요가 없다고 한다. 류씨의 하루 ‘수입’은 대략 40위안(약 4800원).구걸을 시작한 1개월여가 됐는데 지금까지 벌써 1500위안(약 18만원)을 모았다고.그는 “구걸을 오래할 생각은 추호도 없다.”며 “지금의 생각으로는 5000위안(약 60만원)만 모으면 그만두고 부모가 있는 고향 산둥(山東)성 칭다오(靑島)로 돌아갈 예정”이라며 환하게 웃었다. 온라인뉴스부 김규환기자 khkim@seoul.co.kr
  • 중국간 배슬기, 현지팬 환호에 눈물 ‘글썽’

    중국간 배슬기, 현지팬 환호에 눈물 ‘글썽’

    ’복고댄스 퀸’ 배슬기가 중국도 점령할 태세다. 드라마 ‘징우시지에(競舞世界·경무세계)’ 촬영차 지난 23일 상하이에 도착한 배슬기는 폭발적인 팬들의 반응에 놀랐다. 상하이 푸동국제공항이 배슬기의 중국팬 300여명으로 가득차 “페세이기(배슬기의 중국식 발음)!”를 외쳤던 것. 이날 팬들은 배슬기의 도착시간에 맞춰 일시에 몰려드는 바람에 공항 마비사태까지 발생해 관계자들을 긴장시키기도 했다. 또 팬 100여명은 현지 제작사 사무실까지 찾아와 예정에 없었던 긴급 팬사인회까지 열 정도였다. 뿐만 아니다. 한 팬은 배슬기와 그의 할머니 사진을 재현한 도자기를 선물하고 또 다른 팬은 더 빨강 시절 앨범의 수록곡을 한국어로 완벽히 열창해 배슬기를 눈물이 글썽일만큼 감동시켰다. 배슬기의 소속사인 로지엔터테인먼트와 중국 현지 기획사 ‘MG 쇼(SHOW)’는 “SBS-TV ‘X맨’과 ‘연애편지’가 중국 현지에서 높은 시청률을 기록하며 배슬기의 인기도 높아졌다. 현재 중국의 한 연예사이트에는 한류 여자연예인 순위 1위에 랭크돼 있다”고 밝히며 “이번에 촬영을 시작하는 드라마 ‘징우시지에’가 방송을 시작하는 10월과 11월이 되면 배슬기가 중국 현지 톱스타 대열에 들어설 것”이라고 예상했다. 배슬기는 ‘징우시지에’에서 주인공 슈페이잉(蘇菲英·소비영)역을 맡아 중국의 인기배우 장슈(長旭·장욱)와 호흡을 맞춘다. 중국 현지 제작사 C&C가 제작하는 ‘징우시지에’는 MBC-TV에서 방영했던 ‘오버 더 레인보우’를 연상케 하는 힙합드라마. KBS-2TV ‘풀하우스’와 MBC-TV ‘대장금’을 방영했던 후난(湖南·호남)TV와 ‘연애편지’를 방송했던 제지앙(浙江·절강)TV에서 방영될 예정이다. 또 이후에는 대만과 홍콩 등 중화권 전역 방송도 기획되고 있다. 스포츠서울닷컴 고재완기자@import'http://intranet.sharptravel.co.kr/INTRANET_COM/worldcup.css';
  • “노인문제, 정책보다 지역사회 지혜 모아야”

    고령사회를 고민하는 국제학술대회 ‘2007 아시아·태평양 액티브 에이징 콘퍼런스(Active Aging International Conference)’가 16일부터 18일까지 경남 남해에서 열린다. 이번 학술대회에는 우리나라를 비롯, 미국·중국·일본 등 세계 7개국 200여명의 전문가들이 참석,‘고령사회를 위한 재설계 프로그램과 환경’을 주제로 ▲노인인구 부담인가 자원인가 ▲노인이 살기 편한 지역사회 ▲건강도시를 만드는 액티브 에이징 ▲디지털 에이징과 액티브 에이징 등 4가지 의제를 놓고 토론을 벌인다. 참석자들은 대회 첫날인 16일 오후 4시30분 워크숍과 기자회견을 하고, 다음날 개회식에 이어 기조강연과 의제별 심포지엄을 갖고 고령화사회에 대비하는 바람직한 모형을 제시한다. 특히 디지털 에이징에는 하반신 마비로 전 세계 노인들의 정보화교육 네트워크인 ‘시니어 넷’ 전문가로 우뚝 선 스콧 레인즈(54·미국) 박사가 주제발표를 한다. 시니어 넷은 노인들의 컴퓨터 교육과 사이버 교류를 촉진시키기 위해 1986년 설립된 노인 정보화공동체로 미국 내 가입자만 수십만명에 이르고, 자체 운영 중인 학습센터도 200여개나 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한동희(47·여) 사무총장은 “노인문제는 정책과 제도로 해결될 문제가 아니라 지역과 사회가 지혜를 모아야 한다.”면서 “액티브 에이징 콘퍼런스는 사회가 가진 문화와 자원을 활용, 노인의 역량을 강화할 수 있는 사회적 분위기를 조성하는 것이 목적”이라고 말했다.●액티브 에이징 콘퍼런스란 전 세계 노년학분야 학자와 전문가들이 노인들의 활기찬 삶을 위한 지역과 사회의 역할을 모색하는 모임.2002년 스페인 마드리드에서 열린 ‘국제 고령자회의’에서 노인의 긍정적 측면을 개발해 전 세계가 안고 있는 고령화문제를 해결해 보자는 취지로 창립됐다.남해 이정규기자 jeong@seoul.co.kr
  • [기고] 실효있는 국가재난 대응훈련 이렇게…/김찬오 서울산업대학교 안전공학과 교수

    세계 대부분 국가에서 경제문제를 제외하고 가장 큰 국가위기로 다루어 왔던 것은 전쟁과 관련한 전통적 안보 문제였다. 이에 따라 전시에 원활하게 대응할 수 있는 범국가적인 기능을 갖추기 위해 종합훈련을 실시하는 것이 매우 중요한 일이었다. 그러나 최근 들어와 냉전체제의 종식으로 세계 각국에서 전통적 안보에 관한 국가위기는 그 비중이 서서히 경감되는 반면, 태풍·지진·홍수나 화재·붕괴·폭발과 같은 대형 재난과 교통·통신·에너지 등의 국가핵심기반이 마비되는 국가위기의 비중이 점점 증대되는 추세에 있다. 이에 따라 국가위기시 대응 훈련도 전시대응에서 재난대응훈련으로 전환하는 양상을 보이고 있다. 일본에서는 간토대지진이 일어난 9월1일을 방재의 날로 정하고 2000년부터 전국의 지자체와 유관기관이 함께 지진과 지진해일 대비 종합훈련을 실시하고 있다. 유럽연합(EU)위원회도 22개 회원국을 중심으로 지진이나 화산폭발 등 자연재난에 대비한 국가단위의 훈련을 실시하는 등 재난대응훈련을 확대 강화해 나가고 있다. 21세기 대형 재난이 발생하면 경제·사회적으로 엄청난 타격을 입게 되고 국제적 이미지를 실추하게 되므로 재난대응훈련의 중요성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다. 위기대응 종합훈련은 행정기관을 중심으로 도상으로 진행하는 지휘소훈련(CPX)과 민간의 유관기관과 일반 국민까지 직접 참여하는 실제훈련(FTX)으로 구분한다. 우리나라에서는 전시대응을 위한 지휘소훈련으로서 을지훈련을 시행해 왔으며, 민간까지 참여하는 실제훈련은 매월 15일 실시하는 민방공훈련의 형태로 시행하여 왔다. 그러나 최근 실시한 을지훈련이나 민방공훈련은 전시대응보다는 화재진압, 응급복구와 같은 재난대응에 더 큰 비중을 두고 있으며, 최근 나타나고 있는 자연, 인적 그리고 사회적 재난의 양상에 비해 충분히 그 기능을 발휘하지 못하고 있다고 평가되고 있다. 이에 따라 정부에서는 재난관리 총괄기관인 소방방재청을 중심으로 2005년부터 을지훈련과 분리하여 재난대응 지휘소훈련으로 국가재난 대응 종합훈련을 실시하고 있다. 금년에는 재난대응안전한국훈련(SKX)이라는 명칭으로 총 370개의 중앙부처, 지자체 및 유관기관·단체가 참여하는 가운데 대규모 풍수해 및 지진과 지진해일 대응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범정부적 차원에서 재난대응 종합훈련을 실시하는 이유는 대규모 재난발생시 현장 상황관리, 긴급구조·구호, 재난사태 선포 등 일련의 국가재난관리시스템 전반의 작동상태를 점검함으로써 통합적 재난관리시스템을 완성하는 데 훈련의 주된 목적을 두고 있다. 과거 유선망으로 전달되던 상황메시지가 작년부터는 국가재난정보종합시스템(NDMS)을 통하여 신속하게 처리되며, 기관·단체별로 수립한 안전관리집행계획과 재난대응매뉴얼에 따른 재난대응기능을 점검하여 평가할 수 있는 기회가 되어 실제 재난시 신속한 수습에 상당한 효과를 발휘할 것으로 예상된다. 그러나 지휘소훈련만으로 충분한 재난대비가 될 수 있을 것인가 하는 우려도 있으며, 을지훈련과 중복되는 부분이 많다는 지적도 있어 이에 대한 개선이 있어야 할 것이다. 이제 재난대응은 행정기관만이 아니라 전 국민이 합심하여 극복하여야 할 국가적인 문제이다. 따라서 지휘소훈련도 민·관·군이 모두 참여하는 실제훈련과 연계하여 재난현장에서의 실효적인 대응능력을 향상시키는 방향으로 발전하여야 할 것이며, 공무원뿐만 아니라 모든 국민도 재난대응의 중요성을 인식하여 적극적으로 동참하는 마음가짐을 가져야 할 것이다. 김찬오 서울산업대학교 안전공학과 교수
  • [박성서의 7080 가요X파일] ‘아빠의 청춘’ 부른 오기택(1)

    1960년대 후반 ‘아빠의 청춘’ ‘고향무정’ 등으로 정상을 질주하던 오기택씨의 노래들은 일순간 방송에서 모조리 자취를 감춘다. 서울 워커힐의 한 외국인 전용클럽에서 오락을 하고 있는 그의 모습이 한 방송국 PD에게 목격된 것. 이 소식이 전파를 통해 보도되자 오씨는 전속으로 있던 신세기레코드사 강윤수 사장에게 심한 질책을 받기에 이르렀고, 이에 발끈한 그는 PD를 찾아가 거칠게 항의하면서 ‘괘씸죄’까지 적용됐다. 그의 노래들은 방송가에서 외면을 당하고 취입한 노래들마다 불발탄이었다. 이에 국내에서의 연예활동에 한계를 느낀 그는 일본을 오가며 도쿄, 오사카 등지에서 6년간 밤무대 가수로 활동했다. 이후 한국연예협회 가수분과위원장 직을 맡는 등 적극적인 활동을 해보지만 결국 무대에 설 의욕을 잃고 골프로 제2의 인생을 시작한다. 현재 그의 아파트에는 트로피와 메달이 벽과 진열장에 가득할 만큼 정상급의 골프 실력을 자랑한다.1981년부터 골프를 시작한 그는 전국체육대회에 전남 대표로 출전해 단체 금메달과 개인 1위를 하는 등 각종 아마추어대회의 상을 휩쓸었다.1990년엔 싱가포르 로렉스 오픈대회 1위,1994년엔 필리핀 소니컵 오픈대회에서 2위를 하는 등 두각을 나타냈다. 만능 스포츠맨인 그는 낚시 때문에 인생이 또 한번 바뀐다. 그는 낚시광이자 꾼이었다.1996년 12월31일, 새해맞이를 겸해 추자도의 무인도 ‘염섬’을 찾았다. 그런데 폭풍주의보로 완전히 고립되고 말았다. 이 폭풍 속에서 갑자기 빈혈증세로 쓰러져 왼쪽 팔과 다리에 마비현상을 겪는다. 하필 그가 넘어진 곳은 바다 쪽으로 급경사진 곳. 몸을 움직일 때마다 자꾸 바다로 미끄러지자 눈보라 속에서 말을 듣지 않는 몸으로 겨우 한쪽 팔로 소나무 가지를 잡고 한쪽 다리로 소나무에 걸쳐 버티면서 구조를 기다렸다. 그러기를 꼬박 24시간. 배가 고프면 소나무 잎을 씹고 쏟아지는 졸음을 쫓기 위해 쉴 새 없이 노래를 불렀다. 해병대 출신답게 강인한 체력과 정신력, 그리고 정신을 잃으면 곧바로 죽는다는 생각만이 전부여서 그는 주위에 아는 사람 모두의 이름을 목놓아 부르기도 하고, 목청껏 노래를 부르며 버텼다. 다음날 낚시꾼 배에 의해 구조되어 생명을 건졌지만, 이 사고로 그는 반신불구가 된다. 지난 10여년 동안 각종 재활훈련을 통해 차츰 회복되고 있는 그에게 최근 반가운 소식이 하나 날아들었다. 그의 이름을 딴 ‘오기택 가요제’가 올 10월 그의 고향인 해남에서 열리는 것. 당연히 그 자리에 참석, 노래도 불러야 될 듯하다. 자신의 명예가 걸린 이 ‘가요제’ 무대에 오르기 위해 그가 어느 정도까지 재활치료에 성공할지 기대된다. 대중음악평론가 sachilo@empal.com
  • 경제성장 신화 이룬 ‘철의 재상’

    |파리 이종수특파원|‘포스트 블레어’로 유력한 고든 브라운(56) 재무장관은 1997년 노동당 집권 후 10년째 영국 경제를 이끌고 있는 최장수 재무장관이다. 그는 연 3%대의 경제성장률이라는 영국의 경제성장 신화를 이룩한 주역이다. 열정적으로 일을 챙기는 실무 행정가 타입으로 개인적 감정을 드러내지 않아 ‘철의 재상’이라는 별명을 갖고 있다. 브라운 장관은 블레어 총리보다 더 전통적인 좌파 사회주의 진영으로 노동당에 뿌리를 갖고 있는 인물이다. 그러나 제3의 길을 주창한 블레어 정부의 ‘새로운 노동당’ 프로젝트에서 완전히 자유로울 수도 없다. 브라운 장관은 블레어 총리와 초선 의원 시절 사무실을 함께 쓸 정도로 친한 ‘정치적 동지’다. 블레어, 피터 만델슨과 함께 노동당 개혁을 주도,97년 총선 승리를 이끌었다. 그는 미국 주도의 세계 질서에 약간 비판적 입장이다. 이라크전에 대해서도 다소 소극적이다. 경제정책에서는 미국식 시장개혁을 지지하고, 유로화 가입을 반대한다. 그의 최대 과제는 블레어와의 차별화이자 동시에 활기있는 영국을 지속시키는 것이다. 정치분석가 앨러스테어 뉴튼은 “그의 최대 과제는 정부뿐 아니라 노동당에 새 에너지와 자극을 주고 새로운 출발을 한다는 인상을 심어주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전문가들은 브라운 장관이 참신한 정부 모습을 보이기 위해 총리 취임 후 젊은 각료들을 대거 기용할 것으로 점치고 있다. 브라운 장관은 주류 잉글랜드 출신이 아닌 스코틀랜드 출신이다.16세에 명문 에든버러 대학에 입학했다. 대학가에서 좌파 운동권의 핵심 인물로 활약했다. 역사학을 전공한 후 한 때 모교에서 강의도 했었다. 1994년 존 스미스 노동당 당수가 심장마비로 숨지자 40대 개혁파 블레어와 브라운은 이탈리아 음식점 그라니타에서 블레어가 먼저 총리를 맡고, 브라운에게 총리 자리를 넘기는 밀약을 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블레어 10년 집권 만에 두 사람의 약속이 지켜지게 됐다.vielee@seoul.co.kr
  • 서울대 또 수강권 매매 사태

    `계절학기 수강권 급구, 후사!’서울대에서 `계절학기 수강권 매매 사태’가 올해도 반복되면서 학생들이 거세게 반발하고 나섰다. 지난해 수강권 매매 사태로 홍역을 치른 서울대가 당시 수강 정원 증원 등 재발 방지를 약속했지만 올해도 수요 예측을 잘못하면서 사태가 재연됐기 때문이다. 8일 서울대에 따르면 ‘2007년 계절학기(6월18일∼8월10일)’에 총 390개(정원 2만 1032명)의 강좌를 개설한 뒤 지난 7일부터 선착순 접수를 했다. 접수 마감일은 오는 11일이지만 졸업을 위해 반드시 이수해야 하는 ‘대학국어’와 ‘대학영어’ 등에 학생들이 몰리면서 접수가 시작되자마자 마감돼 버렸다. 대학국어와 대학영어 강좌는 각각 12개(360명)와 10개(240명)가 개설됐다. 서울대생들의 인터넷 커뮤니티인 ‘스누라이프’ 게시판에는 계절학기 수강권을 구하려는 학생들의 글이 쇄도하고 있다. ‘마코상어’라는 아이디로 글을 올린 한 학생은 “이번에 졸업해야 하는데 군대도 걸려 있고 해서 많이 절박하다.”며 ‘후사’를 전제로 수강권 양도를 요청했다. 아이디 ‘복학’은 “‘대학국어’ 25만원,‘수학 및 연습2’ 25만원” 등으로 구체적인 금액을 제시했고, 아이디 ‘florence’는 “정말 절실하기 때문에 10만원 사례하겠다.”라는 첫 번째 글을 올린 지 6시간도 안 돼 액수를 20만원으로 올리기도 했다. 지난해 계절학기 수강권 매매사태가 발생하면서 학교측은 부랴부랴 ▲졸업예정자에 한해 모두 구제 ▲수강정원 증원 ▲수강신청 폭주에 따른 사이트 마비 방지 등 대책을 내놨지만 1년 뒤 똑같은 사태가 반복됐다. 이에 대해 서울대 관계자는 “대학 1∼2학년 때 이수해야 할 과목을 4학년 마지막 학기에 듣는 등 학생들이 수강 기회를 놓친 게 근본 원인”이라고 반박했다. 이 관계자는 “선착순으로 이뤄지는 수강신청 원칙상 수요 예측을 미리 한다는 게 쉽지 않다.”면서도 “사태가 되풀이되는 것은 학교의 대책이 미흡했기 때문이라고 할 수밖에 없다.”고 인정했다. 한성실 총학생회장은 “수강권을 매매하는 학생들도 분명 잘못이지만, 개설된 강좌가 부족한 데다 학교측이 수강 희망자 수요예측을 제대로 하지 못했기 때문”이라면서 “학생들의 의견을 모아 부족한 과목수 확충 등 대책 마련을 요구할 것”이라고 밝혔다.이문영기자 2moon0@seoul.co.kr
  • 이젠 마음껏 달려, 하니

    이젠 마음껏 달려, 하니

    취재, 사진 이만근 기자 교통사고로 하반신 마비가 되었지만 휠체어에 의지한 채 15년을 살았던 개 ‘챔프’의 이야기를 다룬 만화 <챔프!>(2006). 다리를 잃은 개를 위해 수차례의 시행착오 끝에 전용 휠체어를 만들어준 일본인 미우라 씨와 같은 주인공이 우리나라에도 있다. 태어난 지 5개월이 안 된 아들을 품에 안고 인터뷰에 나선 이신영 씨(34세). 그의 주변엔 한 식구나 다름없는 푸들 두 마리와 고양이 한 마리가 늘 정신없이 맴돈다. “하얀 푸들이 ‘씨니’예요. 웹디자인 일을 하던 때 이웃 사무실에 살던 녀석인데 자칭 ‘애견가’라는 주인으로부터 엄청난 괴롭힘을 받아 제가 뺏다시피 입양했죠. 그 주인이 어찌나 밉던지 어떻게든 혼내주고 싶었어요.” 그는 생업과 더불어 ‘아름품’이라는 동물 보호 단체에서 운영진으로 활동하며 1인 거리 시위도 마다하지 않을 정도로 강단 있게 활동했다. 당시 만난 그의 ‘챔프’가 바로 버려진 개 ‘하니’다. 한눈에도 볼품없는 발바리였는데 무슨 이유였는지 다리까지 절어 제대로 움직이지 못했다. 입양을 기다리다 아무도 관심을 보이지 않자 아예 그가 데리고 살게 된 것이다. “외출했다 돌아올 때면 금방이라도 뛰어나와 반길 듯한 눈빛으로 엎드린 채 몸을 비벼대곤 했는데 너무 안쓰럽더라구요. 물이라도 제 힘으로 먹을 수 있게끔 스케이트보드에 태워보기도 했지만 마땅한 도구를 찾기는 힘들었어요.” 그는 답답한 마음에 장애견을 키우는 사람들을 모아 인터넷 카페를 개설하기도 했다. “순전히 제가 외로워서 그랬죠. 우리나라는 장애 동물들을 대부분 안락사시키는데 끝까지 그 생명을 버리지 않고 품에 안고 사는 사람들끼리 위로가 필요했어요.” 수소문 끝에 가까스로 미국에서 제작한 휠체어 견본을 구할 수 있었고 즉시 하니를 위한 휠체어 준비를 시작했다. 공업사를 찾아다니며 일일이 부탁했지만 남는 장사가 아닌지라 모두 거절했고 급기야 좀처럼 잡아보지 않았던 망치와 펜치를 직접 들 수밖에 없었다. 우여곡절 끝에 알루미늄, 스테인리스강, 고무바퀴를 구해 며칠간 구부리고 조이며 다듬어 그럴듯하게 만들었다. 하지만 정작 하니는 휠체어를 타보지도 못한 채 동물 병원에서 치료를 받던 중 갑작스럽게 세상을 떠났다. 모든 게 부질없어졌지만 그는 또 다른 하니를 위해 휠체어 만드는 일을 계속했다. 한국장애동물연구협회 사이트를 개설하여 무료로 선물한 휠체어와 재료비만을 받고 제작해서 보급한 휠체어가 그새 백오십여 대에 이른다. 덕분에 양 손목이 시큰거리는 후유증을 안고 살지만 그동안 휠체어를 받았던 ‘단오’ ‘줄리엣’ ‘반이’ 등의 이름을 되새기면 무척 흐뭇하다. 남편 김재혁(35세) 씨는 아들 지원이가 태어난 날을 잊지 못한다. “아침에 출근했는데 바로 아이가 나올 것 같다고 전화가 왔어요. 그래서 집으로 달려갔는데 자기 몸 챙기기는커녕 보내줘야 할 휠체어가 두 대 있다며 포장해서 보내놓고 병원에 가자고 하더군요. 아파서 신음하면서도 휠체어 챙겼던 그날 아침을 생각하면 아직도 진땀이 나요.” 이신영 씨는 이제 산후 조리가 끝나고 아픈 손목이 좀 나아지면 다시 일을 시작할 예정이다. “제가 없어도 이 일을 대신할 누군가가 나타나기를 바라요. 돈 남는 장사를 해도 좋으니 미국처럼 휠체어 제품이 정식으로 만들어지기만 해도 좋겠어요.” 앨범 사진 속 하니가 금방이라도 웃으며 힘껏 그에게 뛰어오를 것만 같다. 월간샘터 5월호 중에서..
  • 80세 노인 ‘50세 몸’ 비결 뭘까

    한국인의 평균수명은 78세이지만 실제 활동을 하며 건강하게 산 기간인 건강수명은 OECD 국가 중 가장 낮은 65세에 불과하다.KBS1 의학다큐멘터리 ‘생로병사의 비밀’은 8일 오후 10시 ‘9988노화프로젝트’편에서 건강수명을 최대한 연장하는 ‘성공노화 비법’을 소개한다.●근육운동이 노화를 막는다. 국내 철인경기 최다 출전 기록 보유자인 김홍규(81)옹의 건강비결은 하루도 거르지 않고 웨이트 트레이닝과 수영으로 몸을 다진 데 있다. 검사 결과 김 할아버지는 50대의 근력과 심폐지구력을 갖고 있었다. 한림대 의대 윤종률 교수가 경로당 노인들을 대상으로 태극권과 미국 노화연구소(NIA)의 하체근력 강화프로그램을 시행한 결과 노인들의 균형감각과 보행속도가 모두 향상되는 긍정적인 결과가 나타났다.●사회활동도 노년을 활기차게 김희수(80) 건양대 총장은 보톡스를 맞은 게 아니냐는 질문을 받을 정도로 건강한 피부를 자랑한다. 비결은 바로 매일 1만 5000보 걷기와 하루종일 ‘젊은이들과 어울려 열심히 일하는 것’뿐이라고.●끊임없이 몸을 움직여야 건강 5년 전 뇌졸중 후유증으로 마비증세까지 앓았던 서정례 할머니는 현재 정상인과 다름없이 생활하고 있다.2006 건강노인 선발대회에서 질병극복상을 수상한 서 할머니는 아침부터 잘 때까지 끊임없이 움직여 자신을 ‘불편하게’ 만든다. 대표적 장수국가인 일본에서도 노인환자의 수가 급격히 늘자 ‘불편한 복지’라는 개념을 창안했다. 그 결과 20년간 누워서 지내는 노인이 3분의1로 줄었다.류지영기자 superryu@seoul.co.kr
  • 사람잡는 中 짝퉁 감기약

    사람잡는 中 짝퉁 감기약

    먼저 신장의 기능이 중지된다. 그 다음 중추신경계가 제대로 반응하지 않으며 호흡 곤란 증세와 함께 몸이 마비된다. 대부분 사망했다. 중국산 제약 원료로 제조된 감기약을 먹고 숨진 어린이들에게서 공통적으로 나타난 현상이다. 미국에서 연이은 애완동물 사망으로 대규모 리콜 사태를 부른 중국산 동물사료에 이어 치명적인 중국산 위조 제약품이 국제적으로 유통되는 실태가 드러났다. 중국은 세계 최대 ‘위조 약품’ 공급국으로 지목받고 있다. 뉴욕타임스(NYT)는 6일 지난해부터 파나마에서 중국산 제약품이 첨가된 감기약을 복용한 후 365명이 숨졌으며, 이중 100명의 사망 원인이 중국산 제약품 때문인 것으로 확인됐다고 보도했다. 사망자 대부분이 어린이였다. 유통 경로를 추적한 끝에 드러난 중국 업체는 양쯔강 하구 헝샹 화학단지 지대에 있는 ‘타이싱(taixing) 글리세린’이었다. 이 업체는 어린이 해열제와 감기약 등에 들어가는 ‘TD’라고 부르는 글리세린 제품을 판매한다. 이 업체가 ‘순도 99.5% 글리세린’이라고 주장하는 제품은 실제로는 석유가공품 솔벤트와 부동액 원료인 ‘디에틸렌 글리콜’이다. 육안으로는 디에틸렌 글리콜과 글리세린을 구분하는 건 불가능하지만 글리세린이 함유된 제품은 2배 이상 비싸다. 일반 제품은 t당 6000∼7000위안이지만 글리세린이 함유되면 1만 5000위안으로 가격이 급등한다. 중국산 글리세린 시럽을 원료로 26만명 분량의 감기약이 제조·유통된 파나마에선 365명이 숨졌다. 파나마 정부는 현재도 사망자 시신들을 발굴해 분석하고 있다. 중국 광둥성에서도 18명이 사망했다. 중국 정부의 조사 결과도 충격적이다. 재봉사 출신인 타이싱 글리세린 사장 왕 구이핑(41)이 생산 허가증과 회사 보고서를 위조한 것으로 확인됐다. 그는 소량의 시럽을 직접 먹어본 후 안전하다고 판정하는 등 제품 실험도 거치지 않았다. 하지만 인체에 치명적인 디에틸렌 글리콜이 포함된 시럽 제품은 자신도 먹지 않았다.NYT는 이 업체가 10여년전 카리브해 아이티에서도 88명의 어린이를 사망케 한 회사로 확인됐다고 밝혔다. 이어 ‘TD’라는 제품명도 중국어로 ‘대용품’을 뜻하는 ‘티다이’라는 단어의 약자라고 전했다. 중국 각지에서 넘쳐나는 영세 업자들이 생산한 화학 제품은 베이징에서 활동하는 브로커들이 수출을 중개해준다. 이는 불법적으로 생산된 중국산 제품들이 1만 4400㎞나 떨어진 파나마까지 유통되는 이유다. NYT는 중국 내에서 파나마의 대규모 사망 사건으로 처벌받은 업자는 단 1명도 없다고 보도했다. 세계에서 가장 싼 제품들을 공급하고 있지만 어느 누구도 책임지지 않는 중국의 ‘안전 불감증’이 전 세계를 위협하고 있다. 안동환기자 sunstory@seoul.co.kr
  • 15년 하반신 마비… 아빠될 수 있나

    EBS는 7일부터 5부작 ‘다큐10-불임치료, 그 현장에 가다’(오후 9시50분 방영)를 통해 아이를 갖고 싶어 첨단 불임치료기술을 시도하는 영국 부부들의 이야기를 내보낸다. 매일 1편씩 방송하는 이 프로그램은 아이에 대한 열정이 우리와 다르지 않은 영국 불임부부들의 이야기로 생명의 소중함을 일깨워주기에 충분하다. 드니스는 아이를 갖기 위해 9년이나 노력했지만 아무 효과가 없었다. 지난번에는 임신에 성공했지만 7주만에 유산되고 말았다. 부부는 불임치료 전문가로부터 마지막 방법으로 배아 세포를 떼내 염색체 검사를 거친 뒤 건강한 배아를 착상시킨다. 야스미나·올드윈 부부는 일곱 번이나 체외수정을 시도했지만 번번이 실패했다. 마지막으로 부부는 임상적인 증거가 충분하지 않은 방법을 사용해 전문가들의 비난을 받는 불임전문병원을 찾는다. 면역체계에 문제가 있다는 진단에 야스미나는 스테로이드와 혈액제재를 투여받는다. 톰 맥글로린은 ‘낭포성섬유증’이라는 유전질환 때문에 정액에 정자가 없다. 톰의 의료진은 톰의 고환에서 정자를 채취해 아내의 난자와 결합시키는 방법을 쓴다. 고도의 기술이 필요한 일인 만큼 이들이 부모가 될 확률은 10%도 되지 않는다. 15년전 지붕에서 떨어져 하반신이 마비된 웨인 밀스는 설상가상 림프암까지 앓고 있다. 그는 항암치료 전 얼려 두었던 정자로 약혼녀 마리사와 체외수정을 시도한다. 이들은 모두 위기를 극복하고 원하던 아기를 가질 수 있을까? 이 프로그램은 불임을 극복하기 위한 가족의 눈물겨운 노력을 생생한 수술 장면과 함께 그려내 진정한 가족의 가치를 다시금 일깨워주고 있다.류지영기자 superryu@seoul.co.kr
  • 사람잡는 중국 ‘짝퉁 감기약’

    먼저 신장의 기능이 중지된다. 그 다음 중추신경계가 제대로 반응하지 않으며 호흡 곤란 증세와 함께 몸이 마비된다. 대부분 사망했다. 중국산 제약 원료로 제조된 감기약을 먹고 숨진 어린이들에게서 공통적으로 나타난 현상이다. 미국에서 연이은 애완동물 사망으로 대규모 리콜 사태를 부른 중국산 동물사료에 이어 치명적인 중국산 위조 제약품이 국제적으로 유통되는 실태가 드러났다. 중국은 세계 최대 ‘위조 약품’ 공급국으로 지목받고 있다. 뉴욕타임스(NYT)는 6일 지난해부터 파나마에서 중국산 제약품이 첨가된 감기약을 복용한 후 365명이 숨졌으며, 이중 100명의 사망 원인이 중국산 제약품 때문인 것으로 확인됐다고 보도했다. 사망자 대부분이 어린이였다. 유통 경로를 추적한 끝에 드러난 중국 업체는 양쯔강 하구 헝샹 화학단지 지대에 있는 ‘타이싱(taixing) 글리세린’이었다. 이 업체는 어린이 해열제와 감기약 등에 들어가는 ‘TD’라고 부르는 글리세린 제품을 판매한다. 이 업체가 ‘순도 99.5% 글리세린’이라고 주장하는 제품은 실제로는 석유가공품 솔벤트와 부동액 원료인 ‘디에틸렌 글리콜’이다. 육안으로는 디에틸렌 글리콜과 글리세린을 구분하는 건 불가능하지만 글리세린이 함유된 제품은 2배 이상 비싸다. 일반 제품은 t당 6000∼7000위안이지만 글리세린이 함유되면 1만 5000위안으로 가격이 급등한다. 중국산 글리세린 시럽을 원료로 26만명 분량의 감기약이 제조·유통된 파나마에선 365명이 숨졌다. 파나마 정부는 현재도 사망자 시신들을 발굴해 분석하고 있다. 중국 광둥성에서도 18명이 사망했다. 중국 정부의 조사 결과도 충격적이다. 재봉사 출신인 타이싱 글리세린 사장 왕 구이핑(41)이 생산 허가증과 회사 보고서를 위조한 것으로 확인됐다. 그는 소량의 시럽을 직접 먹어본 후 안전하다고 판정하는 등 제품 실험도 거치지 않았다. 하지만 인체에 치명적인 디에틸렌 글리콜이 포함된 시럽 제품은 자신도 먹지 않았다.NYT는 이 업체가 10여년전 카리브해 아이티에서도 88명의 어린이를 사망케 한 회사로 확인됐다고 밝혔다. 이어 ‘TD’라는 제품명도 중국어로 ‘대용품’을 뜻하는 ‘티다이’라는 단어의 약자라고 전했다. 중국 각지에서 넘쳐나는 영세 업자들이 생산한 화학 제품은 베이징에서 활동하는 브로커들이 수출을 중개해준다. 이는 불법적으로 생산된 중국산 제품들이 1만 4400㎞나 떨어진 파나마까지 유통되는 이유다. NYT는 중국 내에서 파나마의 대규모 사망 사건으로 처벌받은 업자는 단 1명도 없다고 보도했다. 세계에서 가장 싼 제품들을 공급하고 있지만 어느 누구도 책임지지 않는 중국의 ‘안전 불감증’이 전 세계를 위협하고 있다. 안동환기자 sunstory@seoul.co.kr@import'http://intranet.sharptravel.co.kr/INTRANET_COM/worldcup.cs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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