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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주말탐방] 국정원 국가사이버안전센터 24시

    [주말탐방] 국정원 국가사이버안전센터 24시

    “영화 ‘다이하드4.0’처럼 국가전산망을 파괴해 정부를 장악하려는 해커들의 음모는 더 이상 영화 속의 일이 아닙니다. 국민들이 모두 잠든 사이에도 사이버전쟁은 계속되고 있습니다.” 국가정보원 국가사이버안전센터(NCSC)에 근무하는 오준상(35·가명)씨는 카이스트 출신의 8년차 중견 요원이다. 그는 상황실에서 외국 해커부대 등의 공공기관 사이버 공격을 조사하고 복구하는 임무를 맡고 있다. 영화 다이하드 4.0의 주인공 존 매클레인(브루스 윌리스)의 활약은 좀 과장된 면은 있지만 국가시스템을 공격하는 해커를 일망타진한다는 점에서 그의 임무와 크게 다르지는 않다. 그는 보통 퇴근이 오후 11시, 바쁠 때는 새벽 1시를 넘기기 일쑤다. 결혼한 지 2년이 넘었지만 아기 만들 시간(?)도 없고, 좋은 남편도 못 된다고 자평한다. 급박하게 돌아가는 그의 일상을 통해 음지에서 국가전산망을 지키는 그들의 삶을 엿보았다. #오전 6시 기상 어제는 원인을 알 수 없는 웜바이러스(Worm virus·컴퓨터시스템을 파괴하는 악성 프로그램)로 A행정 부서의 전산망이 마비돼 감염된 50여대의 컴퓨터를 모두 하나하나 뜯어보아야 했다. 최초 감염된 컴퓨터를 찾아 원인을 분석하니 내부에서만 사용해야 하는 컴퓨터를 자택으로 가져갔다가 노트북의 ‘방화벽(외부 불법 접근 차단시스템)’이 붕괴되어 웜바이러스가 유입된 것이었다.3명의 대원이 오후 6시까지 모든 웜을 제거했지만 원인 조사는 이날 새벽 1시가 넘어서 끝났다. 몽롱한 상태지만 아침 회의를 완벽히 준비해야 한다는 강박에 사로잡힌다. #오전 7시30분 커피 한 잔을 들고 억지로 잠을 이기며 서울 서초구 한솔빌딩 9층으로 올라간다. 전자태그(RFID)카드를 정문에 댄 후 사무실로 들어가 컴퓨터 앞에 앉는다. 손가락을 대자 지문을 읽고 컴퓨터가 작동을 시작한다. 보고서를 들고 곧바로 회의실로 직행. 팀장에게 어제의 사고는 노트북을 네트워크에 연결하는 순간 웜바이러스가 컴퓨터의 ‘버퍼 오버 플로(Buffer over Flow·프로그램 에러)’ 취약점을 이용해 순식간에 A행정부처 전체로 퍼졌기 때문이라고 보고했다. 다행히 조기탐지를 해서 기관 전산망을 단절했지만 그냥 두었다면 다른 기관으로 확산되어 경계태세로 돌입해야 할 상황이었다. #오전 8시 주요 언론 및 외신 검토를 시작한다. 다행히 어제의 웜바이러스 사고는 언론에 보도되지 않았다. 우선 백신을 만들고 보도되어야 안심이다. 어제는 수작업으로 모두 제거했지만 변종분석 정보를 백신업체로 보내야 한다. #오전 9시 업무 시작 어제의 웜바이러스 사태는 해결되긴 했지만 최초 배포자가 누구인지 조사해야 한다. 오늘도 쉽지 않은 날이다. #오전 9시45분 상황실에서 보낸 경고등이 컴퓨터에 떴다. 바로 상황실로 뛰어가니 지도에는 제주지역을 시작으로 전국 각지가 주의경보를 뜻하는 노란색으로 변한다. 곧바로 인접국인 중국으로부터의 해킹 시도가 감지되었다는 분석이 화면에 들어온다. #오전 10시 CERT팀으로 사고 접수를 알린다. 피해 기관은 행정부처 M부,D연구소,G청 등 180여개 기관. 이렇게 대규모의 동시 해킹은 몇 년만이다. 평소 ‘을지연습 기본 계획’에 따라 실시했던 사이버전 모의 훈련의 지침대로 우선 준비태세를 갖춘다. #오전 11시 국가사이버안전대책회의가 소집되고 NSC(국가안전보장회의)와 협의해서 최고수준의 적색경보를 발령하자 곧 11개 지역 사이버안전협의회에 비상사태를 하달, 각 지역별 대응수위가 강화된다. #오후 2시 조사반을 이끌고 국가기밀을 많이 취급하고 있는 광화문 인근 M부로 긴급출동하라는 명령이 떨어졌다. 포렌식장비(노트북 크기의 하드디스크를 분석하는 장비)가 들어 있는 007가방을 집는다. 가방에는 잠금장치가 되어 있어 외부인이 끊으면 경보가 울린다. #오후 2시30분 M부처의 컴퓨터에서 바이러스의 일종인 ‘그레이버드(Graibird)’ 변종이 발견되었다. 이 바이러스에 감염되면 감염 컴퓨터가 해커의 컴퓨터에 자동으로 연결되어 각종 문서가 자동적으로 흘러가게 된다. 보통 이메일을 통해서 감염되지만 이번의 경우 경기도 소재 X대학교의 홈페이지에 은닉해 있다가 이곳을 방문한 M부처 직원의 컴퓨터로 숨어들어 서버 전체로 확산된 경우다. 곧바로 본부에 다른 팀을 X대학교로 급파할 것을 요청했다. 우선은 2004년 중국으로부터 공격당한 바 있는 그레이버드와 유사한 해킹프로그램으로 파악되었다. #오후 3시 처음 발견된 바이러스이므로 수작업으로 하나하나 디렉토리를 검색해 지워야 한다. 게다가 ‘커널은닉형(강제적으로 딜리트로부터 보호되는 것)’이어서 첫 컴퓨터의 바이러스를 없애기 위해 1시간가량 소모되었다. 그러나 이외 컴퓨터가 감염된 바이러스는 같은 유형이므로 이제 한 대당 5분이면 처리된다. #오후 5시 M부처의 컴퓨터는 완전히 복구된 상황에서 이제 중간 경유지인 X대학교로 피해시스템 분석을 위해 출발한다. 동시에 협력관계에 있는 세계 각지의 사이버테러대응센터격인 러시아 FSB 등에 유사 선례가 있었는지 협조를 요청한다. #오후 7시 X대학교의 중간경유지를 통해 유출될 뻔한 M부처의 기밀자료 10여건이 중국으로 전송되기 직전 전산망을 차단하는 데 가까스로 성공했다. 본부에 보고를 마치고 한숨을 돌리는데 동료가 늦은 점심이나 먹으러 가자며 농담을 건넨다. 그제야 혼자 집에 있을 부인이 생각나 전화기를 들다가 우선 해킹범인을 찾아야 한다는 생각에 전화기를 내려놓는다. #오후 8시 중국 해커의 소행이 아닌가 의심했는데 중간경유지에 남겨져 있던 해커의 프로그램 8종을 수거하여 분석한 결과 아랍권 해커그룹인 ‘엠퍼러(Emperor)’의 소행으로 확인되어 검찰과 경찰로 조사내용을 보내 수사하도록 했다. #오후 9시 해킹프로그램의 동작패턴을 분석해 모두 상황실의 조기경보시스템에 등재시켜 향후 유사 해킹시 탐지토록 조치한다. #오후 10시 내일 아침 국정원장을 위한 보고서를 작성한다. 또한 어제 웜바이러스와 함께 오늘 바이러스도 민간 백신업체에 보내야 한다. 하지만 민간업체가 백신을 업그레이드해도 당분간은 유심히 지켜보아야 한다. 민간업체 백신의 경우 바이러스의 한 특징을 등록해 그 바이러스를 잡아내도록 하기 때문에 조금만 변형되어도 바이러스를 선별해 낼 수 없기 때문이다. #자정 수고한 팀원들과 마지막 회의를 한다. 처음에는 오늘 사건에 대해 의견을 개진하더니 이윽고 애환들이 쏟아진다. 데이트할 시간이 없어서 총각을 못 면한다는 진실(?)이나 2세 만들 시간이 없다는 와이프들의 비난(?)까지. 내부 기밀유지를 위해 폰카를 갖지 못하는 비애 아닌 비애나 수영장에 가도 비닐 백에 휴대전화를 넣고 수영을 해야 하는 고충도 나온다. 한 동료는 애가 태어나서 얼굴을 보고 출장을 다녀오니 이미 걸어 다니더라고 믿지 못할 넋두리도 늘어놓는다. #다음날 오전 1시 퇴근 바쁘고 힘든 생활을 이해해주는 부인이지만 그래도 미안한 마음이 앞선다. 그래도 어쩌랴. 내가 좋아 선택한 일인 것을. 오늘의 늦은 귀가를 변명할 몇 마디를 생각하며 퇴근길을 나선다. 이경주기자 kdlrudwn@seoul.co.kr 사진 류재림기자 jawoolim@seoul.co.kr ■ 국가사이버안전센터는 어떤 곳? 국가정보원 국가사이버안전센터(NCSC)는 각종 사이버공격에 대한 국가차원의 종합적이고 체계적인 대응을 위하여 2004년 2월 문을 열었다. NCSC는 국가사이버 안전정책 수립, 전략회의 및 대책회의 운영지원, 사이버위협 관련 정보의 수집·분석, 국가정보통신망 안전성 확인 등을 주된 업무로 하고 있다. 특히 국내·외의 사이버위협에 대해 ‘관심(파랑)-주의(노랑)-경계(주황)-심각(빨강)’의 4단계 대응체계를 마련하고 있다. 이외 민간업체가 개발한 정보보호제품의 보안기능을 검증하는 정보보호제품 평가 인증제도를 운영중이다. NCSC에 따르면 공공기관에 대한 사이버 위협 건수는 매해 늘어나다가 작년에 잠깐 주춤했지만 올해 급증하는 추세로 상반기에 벌써 4254건이 접수되어 이미 작년 한해 동안 일어난 4286건에 육박하고 있다. 국가사이버안전센터는 최근의 사이버위협 유형에 대해 크게 3가지로 분석한다. 첫째는 금전적 이득을 목적으로 하는 피해로 개인정보 절취를 목적으로 제작된 ‘LineageHack’나 ‘IRCbot’ 등의 웜바이러스로 인해 접속 ID 및 패스워드 등이 유출되는 경우다. 또 사용자로 하여금 정상사이트로 오인해 개인정보를 입력하게 만들어 정보를 빼내는 피싱기법에 의한 금융정보 유출 피해도 계속되고 있다. 올해 상반기 공공분야 사이버침해사고 유형을 보면 경유지 악용 사례는 19.6%를 차지하고 있으며 가장 높은 증가율을 기록하고 있다. 둘째는 지능적 악성코드의 증가로 MS의 인터넷 익스플로러 기능을 확장하기 위해 제공되는 ‘액티브X(Active X)’가 보안에 취약한 점을 이용해 유포하는 경우가 많다. 올해 상반기 공공분야 사이버침해사고 중 악성코드 감염은 66.9%를 차지해 가장 많은 피해를 발생시킨다. 셋째는 홈페이지 해킹의 증가인데, 특히 국가·공공기관 홈페이지를 변조시키는 이슬람권 해커의 공격이 늘어나는 추세다. 보통 해커들이 자기과시용으로 이런 공격을 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올해 상반기 사이버침해 건수의 3.7%정도만 차지하지만 적은 건수로도 피해사실이 홈페이지를 방문한 많은 국민들에게 노출된다는 점에서 심각성을 가진다. 이외 공공기관 컴퓨터 안의 자료를 훼손하거나 빼내가는 심각한 사이버공격 사례도 2.3% 정도를 차지하고 있다.
  • 오자와 “승부 이제부터” 아베 “정치공백은 없다”

    |도쿄 박홍기특파원|‘7·29 참의원 선거’로 정국의 주도권을 잡은 오자와 이치로 민주당 대표가 31일 선거 이후 처음 모습을 드러낸 뒤 “진짜 승부는 이제부터다.”라고 말했다. 아베 총리를 다각도로 압박, 사퇴와 함께 중의원의 해산과 총선거를 통한 실질적인 정권교체의 구상을 선언한 셈이다. 오자와는 자민당에 ‘역사적인 대패’를 안겨준 29일에도 기자회견장에 나오지 않았던 터다. 지난 1991년 협심증으로 쓰러진 병력 때문에 건강 이상설이 나돌았으나 이날 “(건강은) 문제없다.”며 자민당을 겨냥한 정국 구상을 내놓았다. 오자와는 이날 오전 당사에서 주요당직자회의에 참석,“이제 1차 목표는 달성했다. 그러나 진짜 승부는 이제부터다. 가을 국회에서 참의원을 큰 싸움터로 삼아 최종목표를 위해 전력을 다하자.”고 목소리를 높였다. 오는 7일부터 열릴 임시국회 등을 통해 아베 정권의 무능을 부각시켜 중의원 해산·총선거를 이끌어 내겠다는 전략이다. 더욱이 아베 총리의 총리직 유지와 관련,“과반수를 잃은 내각을 존속시키는 제멋대로인 정권을 국민이 이해하겠느냐.”면서 강하게 비난했다. 오자와는 특히 9월 임시국회에 상정될 테러대책특별조치법의 연장에 대해 “이전부터 반대했는데 찬성할 이유가 없다.”며 참의원에서 부결시킬 방침임을 분명히 했다. 오는 11월 시효가 끝나는 테러특별법이 연장되지 않으면 미국의 대테러전을 지원하기 위해 인도양에 파견된 해상자위대는 철수할 수밖에 없는 처지에 놓인다. 반면 아베 총리는 이날 자민당의 안팎에서 총리 사퇴의 목소리가 적잖게 흘러나오는 ‘사면초가’의 상황에서 내각 및 당직 개편, 정책 수정을 위한 구체적인 돌파구 마련에 나섰다. 자민당의 집행부 기능은 중진 의원들의 낙선에다 아오키 미키오 참의원 의장 등 간부들의 퇴임 및 사퇴로 사실상 마비된 것으로 알려졌다. 아베 총리는 이날 장관과의 간담회를 갖고 장관들의 선거 패배에 대한 ‘자아 비판’을 듣기도 했다. 아베 총리는 간담회에서 “정치의 공백, 행정의 정체는 용납되지 않는다.”면서 한층 더 긴장감을 갖고 직무에 임해 줄 것을 당부했다. 야나기사와 하쿠오 후생노동상은 연금 문제와 여성을 ‘애 낳는 기계’로 비유한 자신의 실언을 인정하면서 “국민의 심판을 엄숙하게 수용, 반성할 것은 반성해야 한다.”고 말했다. 미조데 한세이 국가공안위원장은 “다양한 원인이 있지만 ‘정치와 돈’이 가장 큰 영향을 미쳤다.”고 설명했다.hkpark@seoul.co.kr
  • [아프간 피랍자 추가 피살] 피살 심성민씨는 누구

    [아프간 피랍자 추가 피살] 피살 심성민씨는 누구

    “항상 말없이 따뜻하게 웃어 주셨는데…. 믿기지 않는다.” 아프간 탈레반 무장세력에게 살해당한 심성민(29)씨가 경기 성남시 분당 샘물교회 주일학교에서 가르쳤던 뇌성마비 장애인 김민지(27)씨와 조혜숙(37)씨는 31일 갑작스러운 비보에 말을 잇지 못했다. 김씨는 “선생님은 친구처럼 오빠처럼 웃음으로 따뜻하게 대해 주셨다.”며 울먹였다. 조씨도 “나이는 어리지만 좋은 선생님이셨다. 어떻게 이런 일이 있을 수 있느냐. 너무 놀라 밥도 먹지 못했다.”고 눈물을 참지 못했다. 심씨는 지난해부터 정신지체, 뇌성마비, 다운증후군 장애인들의 모임인 샘물교회 ‘사랑부’에서 자원봉사 교사로 활동했다. 방송 속보를 보고 이날 오전 4시40분 샘물교회에 나온 심씨의 어머니 김미옥(61)씨는 “살려주세요. 왜 죽여요. 빨리 살려주세요. 우린 못살아요.”라며 오열해 주위를 안타깝게 했다. 김씨는 TV를 통해 언론 보도를 지켜보다 끝내 실신해 사무실 옆 휴게실로 옮겨져 링거를 맞기도 했다. 아버지 심진표(62·경남도의회 의원)씨는 이날 오후 “30년을 키운 아들이 어미·아비 옆을 떠난 것에 대해 부모로서 할 말이 없다.”고 깊은 한숨을 쏟아냈다. 2남1녀 중 장남인 심씨는 경남 고성에서 태어나 진주고, 경상대를 졸업한 뒤 2003년 학생군사훈련단(ROTC) 중위로 예편하고 성남시에 있는 정보기술(IT)업체에서 구매 관련 일을 해왔다. 최근에는 농촌 봉사활동을 하겠다며 직장을 그만두고 농업 대학원 진학을 준비 중이었다. 청송(靑松) 심(沈)씨 10대 종손인 그는 독립유공자의 자손이다. 그의 할아버지 심재인(1918∼1949)선생은 1938년 일본 나가사키(長崎縣) 소재 간조농학교 재학 중 일본인들의 한국인 학생에 대한 차별대우를 체험하며 항일 독립운동에 투신했다. 1940년엔 나가사키 간조시에서 비밀결사 재일학생단을 조직하는 등 활발한 독립운동을 벌였다. 노태우 정부는 이런 공훈을 기려 1990년 건국훈장 애국장을 추서했다. 심씨의 아버지는 25년간 새마을 운동 공로를 인정받아 훈장을 받았다.KBS 기자 출신의 작은아버지도 훈장을 받았다. 심씨는 봉사활동을 떠나면서 동생 효민씨를 제외한 가족 누구에게도 행선지를 밝히지 않았던 것으로 알려졌다. 가족들에 따르면 심씨는 평소 교회에서 장애학생들을 돌보는 청년부 교사로 일하면서 해외봉사에 큰 관심을 보여 왔다. 이번 봉사활동은 지난해 8월 회사 동호회원들과 다녀온 필리핀에 이어 두 번째 해외봉사활동이었다. 박건형기자 kitsch@seoul.co.kr
  • [이춘성의 건강칼럼] 골다공증으로 생긴 척추골절

    최근 들어 평균 수명이 크게 늘어났다. 그러면서 생긴 문제가 골다공증이다. 이제 골다공증은 중요한 노인질환으로 자리를 잡았다. 이런 골다공증이 무서운 이유는 뼈가 쉽게 골절되기 때문이다. 젊은 사람 같으면 타박상을 입을 정도의 낙상(落傷)에도 뼈가 약한 노인들은 쉽게 골절이 발생한다. 골다공증에 의한 골절은 주로 척추나 고관절, 손목 등 중요한 부위에서 발생한다. 이 가운데 가장 흔한 것이 척추골절이다. 척추뼈가 골절되면 통증이 심해 일주일 이상을 꼼짝없이 침대에 누워 있어야만 된다. 움직이지를 못하고 누워만 있으면 우리 몸에서 뼈를 만드는 골아세포의 기능이 떨어져 뼈는 더 약해진다. 실제로 노인이 2주 정도 침대에만 누워있게 되면 전체 뼈의 10% 정도가 소실된다. 따라서 노인 척추골절의 가장 중요한 치료 원칙은 아주 심한 통증만 가라앉힌 뒤 가능한 한 조기에 움직이도록 하는 것이다. 그렇지만 통증이 심해 조기 보행이 생각처럼 쉽지만은 않다. 이에 따라 최근에는 조기 보행을 위해 골(骨)시멘트를 주저앉은 척추뼈 내부로 집어넣어 보강하는 척추성형술이 많이 사용되고 있다. 액체 상태의 골시멘트가 굳으면서 척추뼈를 지지해 줌으로써 통증을 줄여주는 것이 이 치료법의 원리이다. 대부분은 치료 결과가 좋지만 간혹 시멘트가 척추뼈 밖으로 새어나와 신경을 마비시키는 경우도 없지 않다. 이러한 부작용을 예방하기 위하여 풍선을 이용한 척추성형술이 새로 개발되어 사용되고 있다. 거의 모든 질환이 그렇듯 골다공증도 예방이 최선의 치료이다. 나이 들어 골다공증으로 고생하지 않으려면 젊어서부터 운동을 열심히 해야 한다. 운동은 발바닥에 체중이 실리는 걷기나 조깅, 등산 등이 좋다. 또 단백질, 칼슘 등 뼈를 만드는 재료가 골고루 포함된 균형 잡힌 식생활 습관도 매우 중요하다. 특히 젊은 시절의 지나친 다이어트는 나이 들어 골다공증을 겪게 되는 지름길임을 명심해야 한다. 서울아산병원 정형외과 교수
  • 공포 이상의 공포가 당신을 옥죈다

    공포 이상의 공포가 당신을 옥죈다

    1942년 일제치하 경성의 한 서양식 병원에서 벌어지는 기묘한 일들을 담은 공포물 ‘기담’과 수술 중 각성이란 생소한 소재로 눈길을 끄는 미스터리 스릴러 ‘리턴’. 불볕더위를 식혀줄 ‘섬뜩한’ 영화 두 편이 여름 극장가를 찾는다. 새달 한 주 상관으로 선보일 이 영화들은 사뭇 닮은 꼴이어서 눈길을 끈다. 삶과 죽음이 공존하는 병원이 배경이고, 주인공도 각각 4명으로 똑같다. 두 영화 모두 신인 감독들의 데뷔작이지만 높은 완성도를 자랑한다. 공포·스릴러물의 홍수 속에 제대로 된 영화에 목마른 마니아들의 갈증을 풀어줄 만하다. ●따스함 뒤에 오는 섬뜩함 ‘기담’은 고급스럽다. 온몸의 솜털이 쭈뼛 일어나고 ‘악’소리 나도록 무섭지만 지금껏 보지 못한 빼어난 영상미를 보여준다. ‘기담’은 을씨년스럽지 않다. 주요 배경이 되는 ‘안생병원’의 분위기는 너무나 아늑하다. 화면은 밝고 따스한 색채로 넘쳐나고 의상에서 소품에 이르기까지 고급스럽고 고풍스러운 느낌이 배어나온다. 이 의도된 따스함은 공포의 체감지수를 높이는데 단단히 한몫 한다. 아름다움이 짙어질수록, 화려함이 만발할수록 비명과 전율의 강도도 더욱 세질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영화는 3개의 기이한 에피소드를 차례로 풀어 놓는다. 고아인 자신을 돌봐준 안생병원의 원장 딸과 결혼을 앞두고 있는 의대생 정남(진구)은 아름다운 여고생 시체에 홀려 매일밤 시체실을 찾는다. 어릴 적에 다쳐 다리를 저는 정신과 의사 수인(이동규)은 교통사고에서 홀로 살아남은 뒤 악몽에 시달리는 소녀 아사코에게 동병상련을 느낀다. 병원 주변에서 연쇄 살인 사건이 일어나는 가운데 외과의사 동원(김태우)은 밤마다 사라지는 아내 인영(김보경)에게 그림자가 없다는 충격적인 사실을 깨닫는다. 지독한 사랑에서 비롯된 공포를 주제로, 인물과 이야기가 교직되기는 하지만 전체를 아우르는 큰 기둥 줄기는 없다.3색 공포를 맛보게 한다는 점에서 흠이 아니라 장점이다. 환상과 현실, 과거와 현재가 나눠졌다 포개지기를 거듭하는 전개 방식은 복잡하기는 하나 아드레날린을 지속적으로 샘솟게 하는 요소다. 이 영화로 감독 데뷔하는 ‘정가형제’(정범식, 정식)의 신선하고 세련된 연출력에 엄지손가락을 치켜세울 만하다. 특히 정남의 결혼 생활을 미닫이 문을 이용해 압축적으로 풀어놓는 장면은 압권이다.3개의 이야기 중 가장 무서운 것을 꼽으라면 단연 아사코의 악몽이 펼쳐지는 두 번째 에피소드다. 올들어 나온 공포영화를 모두 합쳐도 상대가 안될 정도로 메가톤급이다.8월 1일 개봉,15세 관람가 ●나도 어쩌면…현실적 공포 수술대 위에 당신이 누워 있다. 의사들이 메스로 당신의 배를 가르고 전기톱으로 뼈를 절단한다. 그 순간 당신이 마취에서 깨어났다. 깨어 있지만 몸은 마비돼 당신의 고통을 알릴 수 없는 상태. 상상만 해도 끔찍하지 않은가. ‘리턴’은 그 말 못할 고통으로 씻을 수 없는 상처를 입은 아이가 연쇄 살인범으로 돌아온다는 이야기다. 아무리 귀신과 원혼이 날뛰어도 그 속내를 알 수 없는 인간이 제일 무서운 법.9살 나상우는 수술 중 각성을 경험한다. 이후 잔혹하고 이상한 행동을 일삼던 아이는 마침내 자신을 수술한 의사의 딸을 죽이게 되고 가족들은 상우를 데리고 돌연 자취를 감춘다. 그로부터 25년 뒤. 외과의사 재우(김명민)는 어릴 적 친구 욱환(유진상)의 갑작스러운 방문을 받는다. 의료 사고 때문에 협박에 시달리는 재우는 동료인 마취과 의사 석호(정유석), 정신과 의사 치환(김태우)과 수술과 관련해 마찰을 빚는다. 그의 주변에서 의문의 살인 사건이 벌어지고 아내 희진(김유미)까지 희생당하자 이 모든 사건의 중심에 나상우가 있다는 걸 깨닫고 그를 찾아 나선다. 역시 신인인 이규만 감독은 4명에게 공평하게 의혹의 시선을 분산시키면서 이야기를 쫀쫀하게 짜내는 예사롭지 않은 솜씨를 보여준다. 캐릭터 묘사도 자연스럽다. ‘사이코패스임’을 누가 봐도 알 수 있게 그린 ‘검은집’의 전철을 밟지 않아 관객들로 하여금 제법 ‘머리 굴리는 맛’을 느끼게 한다. 여기다 영리하게도 끝까지 진짜 범인을 잘 숨겨 놓는다. 모처럼 반전의 묘미를 주는 스릴러다. 하지만 풀어놓은 보따리를 수습하느라 후반들어 구구절절 설명이 나오고 그 탓에 속도감이 떨어지는 것은 좀 아쉽다. 영화에서 가장 무서운 장면을 꼽으라면 단연 수술 도중의 각성을 묘사한 부분이다. 가위, 메스, 석션 등 의료 도구가 빚어내는 소리를 배경음악 삼아 수술 장면 위로 깔리는 고통스러운 울부짖음은 귀를 막고 눈을 질끈 감게 만든다.8월 9일 개봉,18세 관람가. 박상숙기자 alex@seoul.co.kr
  • 연세의료원·이랜드 ‘꼬이는 파업’

    연세의료원과 이랜드 파업 사태가 갈수록 꼬여만 가고 있다. 연세의료원은 16일째 파업을 벌이면서 25일 병동 7개가 폐쇄되는 등 환자들의 불편이 잇따랐다.또 민주노총이 이날 서울 홈에버 가양점을 기습 점거하는 등 공권력 투입후 이랜드 노사의 갈등은 더욱 커지고 있다. 반면 지난 18일부터 부분파업을 벌여오던 금속노조는 이날 사측과의 산별중앙교섭을 잠정 타결하고 파업을 철회했다.●연세의료원 ‘재택 파업’ 돌입 연세의료원은 중앙노동위원회의 사후조정 권고안이 거부되면서 해결의 실마리를 찾지 못하고 있다. 파업이 장기화되면서 노조원들은 27일까지 노조 간부들을 제외한 조합원들은 집에서 휴식을 취하며 ‘재택 파업’을 벌이기로 했다. 입원환자와 보호자 100여명은 노조 파업으로 치료받을 권리를 침해받고 있다며 지난 24일 노조에 파업 중단을 요구하는 서명서를 전달하기도 했다. 현재 49개 병동 중 소화기(간·위질환)·재활(척추마비·뇌성마비)·신경과(뇌졸중)·정형외과·정신과 병동, 어린이병원 2개 병동 등 병동 7개가 폐쇄됐다.신촌 세브란스병원은 이날도 간단한 수술 외에 중환자를 다루는 큰 수술은 대부분 취소됐다.●법원, 영업방해 금지 가처분 신청 받아들여 서울 서부지법 민사21부(강재철 부장판사)는 ㈜이랜드 리테일이 민주노총 서비스연맹 이랜드 일반노동조합과 김경욱 노조위원장, 이남신 수석부위원장 등 조합원 9명을 상대로 신청한 영업방해 금지 가처분 신청을 받아들였다고 25일 밝혔다.재판부는 결정문에서 명령을 어기면 이랜드 일반노조는 위반행위 1회에 1000만원, 조합원들은 위반행위 1회에 100만원을 회사에 지급해야 한다고 밝혔다.결정에 따라 노조 및 조합원의 영업방해가 금지된 매장은 마포구 월드컵몰점, 경기 고양 일산점, 금천구 시흥점, 노원구 중계점, 도봉구 방학점, 중랑구 면목점 등 전국 32개다. 한편 민주노총 소속 조합원 200여명이 이날 오후 2시30분쯤 서울 홈에버 가양점 지하 2층 식품관을 기습 점거해 영업이 중단됐다.●금속노조 파업 철회 금속노조는 이날 민주노총에서 금속산업사용자협의회와 제10차 산별중앙교섭을 열어 금속노조 산하 조합원에 대한 내년 최저임금을 월 90만원으로 적용하고 회사 분할·합병·매각시 사측이 70일 전 노조에 통보한 뒤 노사 합의를 거쳐 시행한다는 것 등을 골자로 한 산별협약안에 잠정 합의했다.금속노조 관계자는 “완성차 4사가 불참한 상태에서 교섭을 타결시켜 불완전한 타결이라고 볼 수 있다.”면서 “현대차지부 등을 중심으로 대기업의 산별교섭 참여를 촉구하는 투쟁을 지속적으로 벌여나갈 것”이라고 말했다.이동구 류지영기자 superryu@seoul.co.kr
  • 저가 해외여행 안전사고 책임은 누가?

    휴가철을 맞아 해외나들이를 하려는 여행객들이 줄을 잇고 있다. 하지만 지난 6월 캄보디아 비행기 추락 참사 등 저가 해외 여행에는 적잖은 위험 요소가 도사리고 있다. SBS ‘뉴스추적’은 25일 오후 11시15분 이같은 해외여행의 안전문제를 다룬 ‘위험한 해외여행, 안전은 있는가?’편을 방송한다. 해외여행 안전사고의 원인과 실태, 문제점을 살펴보고 정부 대책의 타당성을 다각도로 검토, 실질적인 대안을 모색한다. 지난 2월 뉴질랜드에서는 한국 단체 관광객을 태운 버스가 전복되는 사고가 일어났다. 이 사고로 15명의 부상자가 발생했고, 이 중 3명의 여성이 한쪽 팔을 잃었다.5개월이 흐른 지금까지도 팔을 잃은 두 명의 소녀는 한국으로 돌아오지 못하고 있다. 어쩌다 이런 비극이 발생하게 된 걸까? 당시 한국 관광객이 탄 버스는 20년이 넘은 차량으로 안전벨트와 에어컨도 없고 버스손잡이마저 떨어져 나간 상태였다고 한다. 한편 지난해 태국 파타야로 신혼여행을 떠난 이모씨는 스파를 즐기는 도중 갑자기 사망했다. 함께 있던 신부와 유족들은 스파 측의 불량설비로 감전사고를 당했다고 주장했지만, 경찰과 업체 측은 단순 심장마비사라고 주장해 아직도 분쟁이 일고 있다. 소비자보호원에 따르면 해외여행과 관련된 분쟁은 매년 20∼30%씩 늘고 있다.‘뉴스추적’은 “해외여행 중 발생하는 안전사고의 경우 여행사와 사고업체가 서로 책임을 회피하며 ‘나 몰라라’하는 경우가 많다.”고 지적한다.강아연기자 arete@seoul.co.kr
  • 英경찰 전기총 보급… 안전? 위험? 논란

    “안전을 위해” vs “총 자체가 위험” 최근 영국에서 범인 검거시에 사용되는 ‘테이저총’의 경찰 보급문제를 둘러싸고 논란이 일고 있다. 오는 9월부터 일선 경찰들에게 지급될 이 테이저총은 5만 볼트의 전기 충격화살이 발사되어 사람을 일시적으로 마비시키는 것이 특징. 영국 경찰당국의 토니 맥너티(Tony McNulty)는 “오는 9월부터 일반 경찰들이 테이저총을 사용할 수 있도록 허가할 방침”이라며 “경찰들이 날로 심각해지는 폭력과 공격 위협에 대처하기 위해서는 어쩔수 없는 일”이라고 밝혔다. 이어 “경찰들은 매일 목숨의 위협을 받고 있다. 그들이 자신과 시민들을 보호할 수 있도록 테이저총을 적절히 활용하기를 바란다.”고 덧붙였다. 한편 국제사면위원회(Amnesty International)측은 테이저총이 사람의 목숨을 치명적으로 위협한다며 강하게 반대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나우뉴스 주미옥 기자 toyobi@seoul.co.kr @import’http://intranet.sharptravel.co.kr/INTRANET_COM/worldcup.css’;
  • [서울신문 창간103주년] 블로거를 다시 본다

    “블로그의 탄생은 구텐베르크의 금속 활자 발명과 비슷하다.”(휴 휴잇 미 채프먼대 법학과 교수) “언론의 힘은 너무 강하기 때문에 힘의 중요성을 모르는 자들에게 맡길 수 없다.”(조지 심슨 커뮤니케이션스 대표) 신문, 방송 등 기존 미디어들이 인식하지 못하는 가운데 엄청난 움직임이 인터넷이라는 가상 공간에서 일어나고 있다. 사람들이 지구 밑에서 움직이는 용암의 힘을 느끼지 못하듯 말이다. 엄청난 변화의 주역은 다름아닌 블로거들이다. 단순히 인터넷 상에서 끄적거리며 ‘끼리 문화’를 형성했던 블로거들의 영향력이 활동을 시작한 지 10년 만에 기존 언론을 위협할 정도로 커졌다. 마니아적 성향의 이들은 새로운 ‘팩트(사실)’를 찾아내지 못하지만 ‘씹어서’ 새로운 팩트를 만들어내며 이슈화 시킨다. 블로거들은 그들의 세계인 블로고스피어를 형성, 서로 소통하고 이슈를 공유하며 힘을 키운다. ■‘Hot 뉴스’가 궁금해? 사정이 이렇다 보니 외국에선 정부 부처는 물론 전문분야 등에서 블로거들이 언론인 대접을 받기 시작했다. 지난 2월 위증 혐의로 기소된 루이스 리비 전 미국 부통령 비서실장 재판에 사상 처음으로 블로거 2명에게 취재를 허용했다. 앞서 미 백악관은 2005년 5월 블로거 가렛 그라프에게 출입기자증을 발급한 바 있다. 우리나라도 정보기술(IT) 분야에서는 블로거들을 기자간담회에 초청하기 시작했다. 미디어의 한 축으로 성장하고 있는 것. 미래학자 앨빈 토플러가 “프로슈머가 경제체제를 바꾼다.”고 언급한 것처럼 블로거가 언론체계를 변화시키고 있다. ●기존 언론의 대체인가, 대안인가 기존 언론에선 블로거의 가능성을 주시하고 있다. 기존 언론에서 할 수 없었던 쌍방향 뉴스서비스가 가능하기 때문이다. 특히 기존 미디어가 지나치기 쉬운 개인적이고 사소한 정보와 전문적인 정보에 관심을 기울일 수 있다. 전문가들은 대안에 무게를 둔다. 심상렬 광운대 국제통상학과 교수는 “언론의 틈새 시장을 채워주는 협력자로 기여할 수 있다.”고 말했다. 온라인 자문단 등으로 활용, 피드백을 통해 시대의 흐름을 반영하고 이슈를 선점, 깊이 있고 유용한 기사를 생산할 수 있다는 것이다. 미 IT 전문 온라인 뉴스 사이트인 미국의 ZDNet의 경우 기자가 없고, 블로거의 글들을 편집해 서비스한다.“10년 후면 뉴욕 타임스는 거대한 블로거의 연합이 된다.”는 말이 현실화되고 있다. 에델만코리아의 조사에 따르면 미국에서 주요 언론에 인용된 블로그는 2004년 1분기 100개에서 지난해 같은 기간에 766개로 급증했다. 우리나라에서는 43%가 블로거가 쓴 글을 읽고 이 가운데 63%가 신뢰를 표시한다. ●권력의 분산화 같은 맥락에서 블로그는 언론에 집중됐던 권력을 분산시키는 순기능도 있다. 블로그의 등장으로 1인 미디어의 시대가 오고 있다. 중앙집권적이고 폐쇄적·일방적인 뉴스 전달에서 “모두 말하고 모두 듣는다.”는 집단적인 뉴스 전달 체제로 바뀌고 있다.“미디어는 곧 권력”이라고 했던 마셜 맥루한의 금언은 이제 옛말이 됐다. 김재영 충남대 언론정보학과 교수는 “뉴스를 소비하는 양상이 다변화되고 있다. 블로그는 뉴스를 매개하기도 하고 자기 의견을 드러낼 수 있는 공간이기 때문에 일방에 의한 여론 형성에서 벗어나게 한다.”고 말했다. 다변화의 하나라는 것. 실례를 들어보자. 미국 대통령 선거를 앞둔 2004년 8월 진보적인 블로그 데일리코스(DailyKos) 방문자는 700만명에 이르렀다. 같은 기간 폭스(Fox News) 사이트 방문자 570만명과 비교하면 엄청난 차이다. 그달 ‘톱10’ 정치 블로그 방문자는 모두 2800만명으로 추산되는 데 24시간 운영하는 온라인 케이블 뉴스 방송의 트래픽과 비슷했다. ●단순함이 미덕 블로거가 영향력을 발휘하는 힘의 원천은 단순함이다. 불로그는 웹(web)과 자료나 일지의 뜻을 지닌 로그(log)를 합성한 것처럼 자기가 관심있는 분야에 대해 자유롭게 쓸 수 있는 개인 웹사이트이기 때문이다. 신문, 방송 등 기존 미디어들은 뉴스를 생산하고 배포하기 위해 복잡한 과정과 엄청난 비용, 많은 시간이 걸리는 점과 차별화되는 대목이다. 블로거는 확산성도 기존 매체보다 훨씬 뛰어나다. 만들기도 쉬운데다 쓰기만 하면 순식간에 퍼져나간다.‘트랙백’과 ‘댓글’,‘펌질’을 통해서다. 디지털 특성상 복사와 전달은 너무 쉽다. 신문사 사이트 등 기존의 웹페이지는 HTML 기반이라 제작 시간도 많이 걸리고, 전문가가 아니면 만들 엄두를 내지 못했다. 하지만 블로그는 가입하거나 자신의 웹 계정에 설치하면 누구나 쉽게 ‘1인 미디어’를 시작할 수 있다. ●대선에도 영향력 미칠까 블로거의 영향력이 특히 관심을 받는 것은 올해 대선 때문이다.2002년 대선 때 인터넷의 영향력이 막강했던 사실을 상기하면, 올해도 인터넷 여론 형성의 중요성은 새삼 말할 필요도 없다. 블로그는 이미 기존 미디어에 편입되다시피한 인터넷 언론보다 더 개인적이지만 자유롭고 신선하고 파격적인 내용을 담을 수 있다. 그만큼 관심을 끌고 여론을 형성하는 데 유리할 수 있다는 얘기다. 전문가들도 블로거의 폭발적인 잠재력에 주목한다. 인터넷 신문 ‘이슈아이’ 박종근 대표는 “지난 대선에선 우리가 여론을 주도했다. 올해 대선에선 진화된 형태인 블로거가 주도권을 잡을 것이다. 이들은 우리가 따라잡지 못할 정도로 이슈를 광속으로 퍼뜨린다.”고 말했다. 특정 이슈에 폭발적인 영향력을 행사, 대선에서 또 모종의 역할을 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심상렬 광운대 교수는 “사람들은 기존 언론들이 누구 편을 든다고 여긴다. 블로거들은 이런 점에서 자유로워 생각보다 훨씬 큰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다.”고 말했다. 블로거의 글을 검색할 수 있는 올블로그의 최근 집계에 따르면 시사, 라이프, 연예·스포츠,IT·과학, 리뷰, 재미 등으로 구성된 ‘이슈’ 코너에 등록된 2만 758개의 글 중 시사는 4739개(22.8%)에 이른다. 에델만코리아 이중대 부장은 “우리나라 35∼54세 중년층 블로거의 사용 비율은 다른 연령층보다 낮은 편이나, 실제적인 정치적 영향력을 행사하는 데 적극적인 경향이 있기 때문에 올해 말 대선 관련 온라인 여론을 이끌어가는 중요한 그룹으로 부상할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했다. ●순기능만 있을까 블로거는 게이트키핑을 받지 않기 때문에 유언비어 공장장으로 전락할 위험이 있다. 명예훼손이나 잘못된 내용을 올리면 걷잡을 수 없는 부작용이 일어난다. 지난 대선 때도 문제가 됐던 ‘댓글 알바’가 이번 대선에선 ‘블로그 알바’로 바뀔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미국은 파워 블로거가 여론을 이끄는 반면 우리나라는 신문 기사를 능가할 파워 블로거가 거의 없다. 블로거의 취재 여건도 갖춰지지 않아 ‘쑥덕공론’에 그치는 수준 이하의 블로거를 양산할 수 있다는 것이다. 정승윤 부산대 법학과 교수는 “악의적인 정보를 조직적으로 퍼뜨리는 것을 막을 방법이 없다.”고 우려했다. 노종천 사이버소비자협의회 사무국장은 “대립 의견의 갈등에 따른 이전투구 양상을 나타낼 수도 있다.”고 말했다. 김중태 마이엔진 이사는 “양적인 팽창에 따라 쓰레기 정보도 양산되고 있는 만큼 양질의 정보를 가려낼 수 있는 이용자의 판단력과 사회적인 보완시스템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김영중기자 jeunesse@seoul.co.kr [용어클릭] ●블로그(blog) Web(웹)과 Log(로그)를 합친 말로 일기(로그)처럼 차곡 차곡 적어 올려 다른 사람도 읽을 수 있게 만든 글모음이다. ●블로고스피어 블로그의 공간이란 뜻으로 서로 댓글, 링크 등으로 연결돼 상호작용하며 특유의 문화를 만들어 간다. ●프로슈머 제품 개발할 때 소비자가 직접 또는 간접적으로 참여하는 방식. 생산자와 소비자의 합성어로 미래학자 앨빈 토플러가 저서 ‘제3의 물결’에서 처음으로 쓴 용어. ●게이트키핑(gate keeping) 기자나 편집자 등 뉴스 결정권자가 뉴스를 취사선택하는 일. 또는 그런 과정. ●html(Hyper Text Markup Language) 하이퍼 링크를 사용하는 컴퓨터 언어로 홈페이지 제작에 주로 사용하며 표시가 있는 글을 선택하면 그것과 연결되어 있는 내용을 보여주거나 연결돼 있는 프로그램을 실행한다. ●트랙백 댓글 기능의 확장으로 자신의 블로그에 적은 글을 상대방의 글에 달아 놓는 것. 트랙백을 클릭하면 바로 이 글의 원문이 담긴 블로그로 이동한다. 무수한 트랙백이 계속 엮이면 특정 이슈에 대한 의견과 토론이 폭발적으로 늘어난다. ●웹2.0 누구나 주어진 데이터를 활용, 다양한 신규 서비스를 만들어내는 사용자 중심의 인터넷 환경. 블로그와 집단 지성으로 꾸미는 위키피디아가 대표적이다. ■ ‘cool 블로그’서 놀아봐! 블로거들은 24시간 내내 밤잠을 설쳐가며 콘텐츠를 만들어내고 있다. 전문성 있는 정보는 물론, 번뜩이고 개성있는 아이디어와 톡톡 튀는 글솜씨로 ‘팬’들을 끌어모으고 있다. 거대한 정보의 바다를 항해하다 보면 시간가는 줄 모른다. 이런 색다른 재미를 만끽해보자. 네이버, 다음 등 포털의 블로그 코너와 올블로그(www.allblog.net)와 이올린(www.eolin.com) 등에서는 실시간으로 올라오는 글을 보고 클릭하면 된다. 아래 소개하는 블로거들은 신문 기사 등 ‘펌글’이 아니라 직접 자판을 두들겨 콘텐츠를 만드는 이들이다. ●IT와 과학 전문 블로거들의 활약이 두드러진다. 정보기술(IT) 관련 새 소식을 신속하게 업데이트하고, 설명도 곁들여 많은 도움이 된다. ‘떡이떡이’로 불리는 서명덕(30) 세계일보 기자가 2004년에 문을 연 ‘人터넷세상(itviewpoint.com)’이 대표적이다. 그는 “비슷한 정보를 쓰는 것보다 새로운 정보를 찾는 데 더 시간을 투자한다.”며 다른 사이트나 블로거보다 빨리 인터넷 세상 소식을 전해 이름을 날린다.‘컴퓨터·디지털카메라·검색엔진 이야기, 블로깅 알짜배기 팁, 직접 번역한 중국 네티즌은 지금´ 등의 글이 2900여건이나 쌓여 있다. ‘웹2.0의 전도사’ 김태우씨가 2004년 시작한 “태우’s log(twlog.net)”는 웹을 둘러싼 경제·사회·법적인 견해를 드러낸다. 웹2.0의 개념을 한국에 처음 소개했다는 자부심을 갖고 정열적으로 활동하는 파워 블로거. 취재 계획서를 자신의 블로그에 올린 끝에 미국 현지 취재를 마치고 돌아와 화제가 되기도 했다. 김정균씨의 ‘라디오키즈@LifeLog(www.neoearly.net/entry)’,‘이지님’의 ‘HYPERCORTEX(hypercortex.net/ver2/’,‘나루터’의 ‘파드캐스트 코리아(www.podcast.co.kr) 등도 이름을 날리고 있다. 블로그칵테일 김진중 부사장의 ‘hacker.golbin.net/wp’와 ‘그만’의 ‘www.ringblog.net’ 등도 가볼 만하다. ●정치와 사회 정치 분야는 인터넷 신문 등에 대한 의존도가 높은 탓인지 아직 여론을 이끄는 파워 블로거가 눈에 띄지 않는다. 수십만명의 독자를 확보하며 특정 후보에게 수십만달러는 가볍게 모금해 주는 미국과는 대조적이다. 민주노동당 심상정(blog.daum.net/simsangjung) 의원, 박정호(blog.ohmynews.com/gkfnzl)씨, 제프리(epolitics.or.kr/tt), 가는 이(blog.hani.co.kr/gksrn/) 등의 블로거가 나름 독자들을 확보하고 있다. 사회 관련 블로거들은 맹활약을 펼치고 있다.‘한글로’가 운영하는 ‘따따다 쩜 한글로-세상을 향해 소리쳐(blog.daum.net/wwwhangulo)’는 세상의 모든 일에 관심을 기울인다. 끊임없이 실종 아동 찾기의 문제점과 새로운 방식들을 주장, 다음의 애드클릭스에 실종아동찾기 공익광고를 실현시켰다. 집에서는 거의 누워서 지내는 전신마비 장애인 ‘코난’의 ‘세상속으로…(blog.daum.net/21konan)’는 소수자가 겪는 사회적 차별을 심층 보도하고 있다. ●요리와 생활 직접 요리를 하면서 얻은 경험을 공유, 가장 두터운 독자층을 형성하고 있다. 꾸준하게 글을 올리다 보면 독자들이 많이 생기고, 이 글을 모아 책을 출간, 오프라인으로 인기를 이어가기도 한다. ‘베비로즈’의 요리 블로거(blog.naver.com/jheui13)는 누적 방문자 수가 1000만명을 넘을 정도로 폭발적인 인기를 끌고 있다. 요리 비책을 비롯해 여자라면 꼭 만들고 싶은 각종 요리 비법을 올리고 있다. 곽인아씨의 ‘뽀로롱꼬마마녀의 생각노트(blog.daum.net/inalove)’는 빵, 케이크, 쿠키 요리 레시피와 관련 정보가 가득하며 특별식과 간식, 평범한 일상 식단까지 다양한 요리 방법을 초보자의 눈높이에서 소개한다. 쌍둥이를 키우는 문성실씨의 블로그(blog.naver.com/shriya)는 자신이 직접 만든 개성있는 요리 방법을 소개, 눈길을 끈다. 벌써 책도 4권을 쓸 정도로 전문가가 다 됐다. 음식을 예쁘게 만들고 싶다면 푸드스타일리스트 김현학씨의 블로그(blog.naver.com/travis38)를 둘러보면 된다. 도시락 하나라도 이렇게 멋지게 꾸밀 수 있는지 눈으로 볼 수 있다. 강미현씨의 ‘올리버언니(blog.daum.net/oriber)’에서는 20년 된 집을 직접 화이트 로맨틱 하우스로 변화시켜 나가는 과정과 노하우가 담겨 있다. ●영화와 연예 수많은 블로거들이 이 분야를 다루기 때문에 너무 많아 선별하기가 어렵다. 이 가운데 ‘이규영 연예영화 블로그(leegy.egloos.com)’가 인기가 높다. 영화잡지 기자 허지웅씨의 ‘ozzys review(ozzyz.egloos.com)’ 등도 독자가 많다. 공포영화의 매력에 빠져들고 싶다면 ‘공포영화를 좋아하는 블로그(arborday.egloos.com)’ 등이 있다.8명의 블로거가 모여 만드는 ‘익스트림무비(extmovie.com)’는 콘텐츠가 풍부하다. ●사는 이야기 고양이를 좋아하면 고경원씨의 ‘길고양이 이야기(blog.daum.net/forestcat)’가 볼 만하다. 사람을 보면 피하는 길고양이를 끈기있게 카메라에 담아 감탄사가 튀어나오게 한다. 여행 분야도 블로거들이 필력을 자랑하는 놀이터.‘당그니의 일본 표류기(www.dangunee.com)’는 일본에서 7년 가까이 애니메이터로 일하면서 얻은 경험, 에피소드 등을 늘어놔 큰 인기를 누리고 있다. 오영욱씨의 ‘행복한 오기사(blog.naver.com/nifilwag.do)’는 펜으로 그려낸 가벼운 터치의 그림을 통해 입가에 웃음을 머금게 한다. 웹디자이너 유석현씨의 블로그(blog.naver.com/pants77)는 자신이 찍은 사진과 에세이를 올려놨다. 번역에 관심있는 이들은 ‘즐거운 번역가 몽-삶, 생명, 그리고 행복(blog.naver.com/ieol)’을 클릭하면 많은 정보가 있다. 배진수씨의 블로그(www.sexydi no.com·blog.naver.com/nla_sexydino)는 게임 관련 정보로 두터운 마니아층을 형성하고 있다. ●해외파 생생한 해외 삶의 현장을 간접 경험하는 ‘해외파’ 블로거를 만나는 재미도 쏠쏠하다. ‘SSamba의 브라질아리랑(bloggernews.media.daum.net/news/186796)’은 정열의 나라, 축구의 나라 브라질에서 15년째 사는 ‘SSamba’가 브라질 소식과 한인 교민사회 소식 등을 올리고 있다.‘SEPIAL.NET(blog.daum.net/gniang)’을 운영하는 남아프리카공화국의 심샛별씨는 ‘성북정’이란 한국식 정자가 붕괴될 위험에 처하자 자신의 블로그에 소개, 네티즌 청원 운동을 펼쳐 살려낸 블로거다.‘tvbodaga’의 ‘호주 미디어 속의 한국(blog.daum.net/koreainaustralia)’에는 TV, 신문, 잡지, 영화, 인터넷을 소스로 한국 관련 소식을 소개한다.20년 동안 타국에서 사는 ‘doggy’의 ‘미국 조이랑 가볍게 떠나요(blog.daum.net/2006jk)’는 그동안 다녔던 곳의 여행일지가 순서대로 올라온다. 미국 여행을 하면서 올린 포토에세이에 가까운 여행기의 인기가 높다.‘중국 중국에서 살아가기(blog.daum.net/freedom6)’의 ‘cass’는 베이징 사람들의 일상을 담아 인기를 끈다. 김영중기자 jeunesse@seoul.co.kr ■’1인 미디어’ 블로거가 되자 시대의 흐름인 뉴미디어의 세계에 뛰어들기 위해 블로거가 되보자. 누구나 ‘1인 미디어’인 블로그를 만들 수 있다. 블로그는 ‘가입형’과 ‘설치형’으로 크게 나뉜다. 설치형은 소프트웨어를 자신의 웹계정에 설치, 사용하는 블로그다. 태터툴스(www.tattertools.com)가 대표적으로 ‘자유롭다.’는 게 특징이자 장점. 홈페이지처럼 ‘www. 내 아이디.com’ 같은 내 주소를 갖는다. 디자인도 자유롭다. 가입형은 네이버, 다음, 파란 등의 포털과 이글루스 등의 블로그 전문 사이트가 서비스를 제공한다. 일부 언론사와 쇼핑몰 등에서도 가능하다. 장점은 쉽게 시작할 수 있다는 점이다. 회원 가입만 하면 자신의 블로그가 생기고, 객관식 시험처럼 찍으면 된다. 별도의 비용도 없다. 자신만의 블로그 주소가 없고, 디자인도 주어진 것 가운데 골라야 한다는 게 단점. 자신이 올린 글과 사진도 백업이 안 된다. 설치형과 가입형이 절충된 2세대 서비스도 있다. 다음과 태터앤컴퍼니가 공동으로 내놓은 티스토리(www.tistory.com)가 있다. 네이버는 ‘블로그 시즌2’를,SK커뮤니케이션즈는 ‘C2’를 곧 발표했다. 김영중기자 jeunesse@seoul.co.kr
  • [17일 TV 하이라이트]

    ●클래식 오디세이(KBS2 밤 12시45분) 가깝고도 먼 나라라는 한국과 일본의 잴 수 없는 거리를 음악으로 이어주는 음악가가 있다. 한국 음악을 일본에 심고 있는 문화 외교관 꽃별을 만나본다. 해금연주자 꽃별과의 인터뷰로 그녀의 음악 세계를 들여다본다. 더욱 흥겹게 편곡한 군밤타령과 그녀의 차분한 자작곡 연주를 함께 감상해 본다.   ●세계 세계인(YTN 오전 10시40분) 영국의 한 부부가 뇌성마비에 걸린 딸을 치료하고자 중국으로 가기로 했다. 중국에서 줄기세포 치료를 받으면 의사소통과 움직임이 더 나아질 것이라 기대하고 있다. 중국병원은 제대혈의 줄기세포가 뇌 속의 손상된 신경세포를 복구할 수 있다고 주장한다. 하지만 영국 의료진은 근거가 없다고 일축한다.   ●다큐 인(EBS 오후 9시20분) 전시 작품이 들어오는 날 아침은 전쟁터가 따로 없다. 시간은 촉박한데 전시해야 할 작품은 산더미. 이미 나와 있어야 할 도록도 나오지 않았다. 홍성미씨는 작품 옮기고 놓을 자리 구상하랴 몸이 열개라도 모자랄 지경이다. 전시회 오프닝을 이틀 앞둔 밤, 디스플레이를 하던 성미씨가 쓰러지는데….   ●진실게임(SBS 오후 8시55분) 진실게임에 출연했던, 보고 싶었던 추억의 스타들이 한자리에 모였다. 추억특집 제2탄 ‘화제의 출연자, 그 이후, 진짜는?’편을 공개한다. 진실게임 8년의 역사를 총정리했다. 역대 3000여명의 출연자 가운데 뜨거웠던 화제의 7팀이 전격 출연한다. 진실게임 속 진실찾기 제2라운드의 뜨거운 공방이 시작된다.   ●커피프린스1호점(MBC 오후 9시55분) 한성의 초대로 은찬은 유주의 작품 전시회장에 간다. 원피스와 하이힐, 어깨까지 늘어뜨린 머리 등 여성적으로 변한 은찬은 전시회장을 둘러보며 흥분을 감추지 못한다. 한성은 유주에게 꼬맹이 친구라며 은찬을 소개시켜 준다. 유주를 보고 당황한 은찬은 배가 아프다며 화장실로 뛰어간다.   ●생로병사의 비밀(KBS1 오후 10시) 폐암은 특별한 증상이 없기 때문에 일찍 찾아내기가 어렵다. 대한결핵 및 호흡기학회의 조사에 따르면, 폐암 진단 환자의 36.5%가 4기에 발견된 것으로 나타났다. 악화된 뒤에 나타나기 때문에, 치료도 까다롭고 생존율도 다른 암보다 떨어진다. 결코 쉽지 않은 폐암과의 싸움. 폐암을 집중분석해 본다.
  • [이달에 만난 사람] 조지메이슨대 정유선 박사

    [이달에 만난 사람] 조지메이슨대 정유선 박사

    공동저자로 참여한 <첫아이> 출간 기념 사인회를 위해 한국을 찾은 정유선 씨(37세). 그는 2004년 뇌성마비 장애를 가진 사람으로는 최초로 미국에서 박사학위를 받았고, 모교인 조지메이슨 대학에서 학생들을 가르치고 있다. 그의 귀국 소식이 알려지자 여러 매체에서 취재 요청이 쇄도했고, 샘터는 출국을 하루 앞두고, 모교인 동국대 부속여고에서 방송촬영 중인 그를 어렵게 만날 수 있었다. 무리한 일정을 소화하느라 근육통으로 고생하고 있음에도 그는 반가운 눈웃음으로 우리를 맞아주었다. 소녀, 세상에 나가다 고3 때 담임선생님인 김상숙 씨(73세)는 그의 여고생 시절을 이렇게 회상했다. “체력장에서 100m 달리기를 하는데 불편한 몸으로 얼마나 죽을 힘을 다해 뛰던지…. 그는 욕심이 많은 아이였다. “다른 아이들 하는 만큼 다 하고 싶었던, 아니 더 잘하고 싶었던 아이, 하지만 몸이 따라주지 않아 너무 속이 상했던 아이”로 그는 자신을 기억했다. 사춘기 시절, 처음으로 자신을 낳아준 부모님이 원망스러웠다. “사람들의 시선에서 자유로워지고 싶었고, 무엇보다 언어 장애 때문에 하고 싶은 말을 제때에 못 하는 자신이 너무 힘들었다”고 그는 말한다. 장애인으로 살아야 할 남다른 삶에 대한 고민도 깊어졌다. ‘이제 대학에 들어가면 지금까지와는 다른 생활이 시작될 텐데 나는 남들 다하는 미팅도 못 할 것이고.’ 세상에 나가는 것이 두려웠던 소녀가 자라 사랑하는 남자를 만나 결혼을 하고 엄마가 되었다. 두려웠다. ‘내가 과연 아이를 기를 수 있을까?’ ‘기저귀 가는 건 잘할 수 있을까?’ ‘아이가 학교에 갔을 때 선생님과 대화는 어떻게 하지?’ 엄마가 되는 건 그가 지금껏 딛고 일어서야 했던 어떤 장벽보다 더 큰 용기와 내적 에너지를 요구하는 일이었다. 첫아이를 세상에 내놓던 날 그는 마음속으로 다짐했다. “아가야, 나에게로 와줘서 정말 고마워. 어쩌면 엄마가 다른 엄마들과 똑같이 해주지 못하는 일이 생길지도 몰라. 그것 때문에 너와 내가 조금 힘이 들 수도 있단다. 하지만 약속할게. 건강하고 밝게 자랄 수 있도록 엄마가 최선을 다할게. 우리, 어떤 어려움이 닥쳐도 이겨낼 수 있는 강한 사람이 되자.” 이렇게 그는 엄마가 됨으로써는 자신 안에 스스로 만들어 놓았던 벽을 하나 뛰어넘었다. 첫아이는 그에게 엄마로서의 삶뿐 아니라 새로운 길을 열어주었다. 하빈이를 임신하고서 그는 인생에서 궁극적으로 해야 할 일이 무엇인지 고민하기 시작했고, 보조공학으로 전공을 바꾸었다. 보조공학이란 장애우의 불편함을 해소시켜주는 기기나 서비스를 통칭하는 말. ‘무슨 공부를 하고 어떤 일을 하든 장애우들과 함께하는 삶을 살아야 한다’는 생각해왔던 그에게는 정말 하늘이 내리신 공부였다. 그가 대학에서 학생들을 가르칠 수 있는 것도 보조기구의 덕분이다. 작년 2월, 학생들이 제출한 교수평가안을 보고 있는데 하빈이가 그에게 물었다. “엄마는 말을 잘 못 하는데 학생들은 왜 엄마 강의가 체계적이고 명확하다고 평가해?” 그는 차근차근 자신의 장애에 대해서 이야기했다. 그랬더니 하빈이가 걱정스러운 얼굴로 물었다. “아프지 않아?” “괜찮아. 엄마는 장애가 있긴 하지만 다른 엄마들하고 똑같잖아. 그리고 열심히 공부해서 박사도 됐고, 대학교에서 학생들도 가르치잖아.” 그러자 하빈이가 또 물었다. “그럼 엄마는 장애가 있으면서 조지메이슨 대학에서 학생들을 가르치는 첫 번째 사람이야?” 언어장애가 있는 사람으로는 처음이라고 했더니 하빈이는 감동을 받았는지 하품을 했다.(하빈이는 언젠가부터 눈물이 나면 꼭 하품하는 척을 한다.) 엄마, 나의 또 다른 이름 어렸을 때 그는 부모님의 한없는 사랑에 보답하기 위해 달리기도 공부도 무엇이든 열심히 했다. “너는 장애가 있지만 무엇이든 할 수 있다”고 용기를 주셨고, 장애를 가진 딸을 숨기기보다 어디든 데리고 다니셨던 부모님의 사랑에 보답하기 위해서. 그런데 이제 그에게는 최선을 다해야 할 이유가 또 하나 생겼다. 두 아이의 자랑스러운 엄마가 되기 위해서다. 언젠가 하늘나라에 갔을 때 문지기가 너는 누구냐 하고 묻는다면. 그는 이렇게 답할 것이다. “나를 너무나도 사랑해주셨던 아빠, 엄마의 소중한 딸이요, 나를 평생의 동반자로 선택한 장석화 씨의 멋진 아내요, 나에게로 와주어서 너무 고마운, 사랑스러운 하빈이와 예빈이의 친구 같은 엄마요, 나를 아껴주시고 격려해주신 모든 분들에게 감사한 마음만큼 다 보답하지 못하고 하늘나라에 와 죄송한 정유선”이라고. 월간 샘터
  • [정치문화] 대선 후보와 머리숱의 관계

    1997년 폴란드에 주재하고 있을 때 저녁 만찬에 초대된 적이 있는데 호스트는 레이건 대통령 때 국방장관을 지낸 캐스퍼 와인버거 씨였다. 폴란드에 투자한 한국의 대기업의 현지 판매 법인 CEO로 초대된 나는 일곱 명 정도의 엄선된 VIP에 끼어 그와 저녁을 하며 담소할 수 있었다. 당시 그는 미국의 막강한 언론 《포브스》지의 회장 자격으로 우리들을 반겼다. 미국의 클린턴 재선을 목전에 바라보는 그의 시각이 신랄하였다. 미국의 국운을 봐서는 클린턴보다는 공화당 후보가 선출되어야 하는데 TV앞에서는 진정한 리더로서의 자질과 능력, 경륜 따위보다는 얼마나 언변이 좋고 스크린 마스크 즉 얼짱이냐 아니냐가 중요한 판단기준이 되어 버렸다고 개탄하는 것이었다. 어떻게 보면 민주주의 선거방식의 위기라는 것이다. 나는 그 후 클린턴의 각종 스캔들(추문)이 터져 나오고 나서야 와인버거 회장의 말을 새삼 떠올렸다. 레윈스키라는 인턴 여직원과 대통령 집무실 옆방에서의 오랄 섹스를 즐겼다는 지퍼게이트 사건, 그 밖에도 적지 않은 여인들과의 불륜 섹스 폭로 공방, 탄핵 위기에 몰려서까지 위증을 해대는 그의 초조한 모습, 뒤에 나온 그에 관한 전기에 수록된 기사지만 오사마 빈라덴과 알카에다를 미연에 막을 여러 찬스를 방만히 놓쳤다는 안타까운 얘기하며, 그의 재임기간에 미국의 경제가 좋았던 것은 그의 전임인 레이건 대통령이 애써 이룩한 밥솥의 밥을 퍼먹은 것이라는 둥 이어지는 베일 벗기기에 이르러서야 “아, 그런 뜻이었구나”하고 머리를 끄덕이게 되었던 것이다. 미국 대통령 선거에서 본격적으로 텔레비전 중계에 의한 ‘디베이트(토론)’로 유권자들에게 후보가 선을 보인 것은 존 F 케네디와 리처드 닉슨 후보가 맞붙은 1960년 말의 대선이었다. 그런데 재미있는 것은 케네디 이후 최근의 부시 대통령에 이르기까지 모든 대선에서 승리하여 대통령에 취임한 사람들에게는 한 가지 공통적인 특징이 있었다. 그것은 대선의 승자는 패배한 자에 비해 머리숱이 많았다는 공통분모를 가지고 있다는 점이다. 케네디 이후에도 큰 줄기를 보면 리처드 닉슨과 휴버트 험프리(1968년 말)전에서 대머리 기가 있는 험프리보다 머리숱이 상대적으로 많은 닉슨이 승리하였다. 1976년 말의 카터와 포드의 싸움에서도, 1980년 말의 레이건과 카터의 대결에서도, 나아가 1992년 말의 클린턴과 아버지 부시의 대결에서도, 또한 1997년 말의 클린턴과 밥 도울의 선거전에서도, 2000년 말의 아들 조지 W. 부시와 고어전에서도 머리숱이 많은 쪽이 승리하였다. 2004년 말의 현직 대통령 부시와 존 케리 후보의 경우도 그러했다. 머리숱이 엇비슷한 경우라면 1960년 말의 린든 존슨 대 골드워터, 1972년 말의 닉슨 대 조지 맥거번의 대결, 그리고 1988년 말의 아버지 부시인 조지 H.W.부시 대 듀카키스의 대결이라 할 수 있으나 결코 머리숱이 적은 쪽이 승리한 것이라고 할 수는 없다. 결론적으로 머리숱이 많거나 최소한 백중지세는 되어야 승리한다는 것이다. 같은 머리숱이라도 앞머리가 많은 쪽이 유리하다. 앞머리가 번쩍거리면 강한 TV스포트라이트 앞에서 대머리 기가 특히 돋보인다. 오죽하면 연예인들이나 아나운서들이 인기 유지를 위해 가발을 쓰겠는가. 과거에는 그렇지 않았다. 머리숱이 그런 대로 있긴 했으나 루즈벨트 대통령은 휠체어에 앉은 장애인(소아마비)으로 미 역사상 전무후무한 4선 대통령이 되었고 2차 세계대전을 성공적으로 치러냈다. 그때는 TV가 없어 주로 라디오에 의존하여 대국민 연설을 할 때이므로 어느 정도 정치인의 얼짱 몸짱 여부보다는 라디오 연설이나 식견이 돋보이는 시절이라고 할 수 있을 때이다. 그러나 TV시대에 접어들면서 사정은 달라진다. 얼굴의 땀방울까지 안방 시청자들에게 노출된다. 맥루한이 정의한 쿨미디어, 나아가 최근에는 HD급 텔레비전이라는 핫 미디어 요술 상자가 등장한 것이다. 이제 HD급 대형 TV 앞에서 얼굴의 여드름까지 세어낼 수 있다. 케네디는 당시 미국사회의 비주류였던 아일랜드 계 가톨릭교도로서 처음으로 대선에서 승리한다. 이제 머리에 든 것은 있는지 없는지 모르겠으나 머리카락 숫자는 많아야 한다는 아이러니가 성립된 것이다. 생각해 보니 우리나라에서도 TV 디베이트가 생긴 이후에 세 사람이 당선되었는데 공교롭게도 모두 상대방보다 머리숱이 많은 사람이 대선에서 계속 이겼던 것으로 기억된다. 올해의 대선에서는 머리숱이 많은 것으로 끝날 것이 아니라 올바른 역사관 등 머리에 든 것도 많은 분이 당선되어서 나라 살림을 시원하게 쫙 옳은 방향으로 펴나가는 리더로 역사에 길이 남는 인물이 당선되기를 간절히 바랄 뿐이다. 글 최정호 한양대 겸임교수, 경영학 박사, 《CEO여, 문화코드를 읽어라》의 저자
  • 물 없이 미국 간 넙치

    제주도산 넙치가 무려 24시간 물 없이 미국으로 공수돼 화제다. 물이 없는 환경에서 이룬 세계 최장의 어류 생존 기록이다. 13일 한국해양연구원에 따르면 김완수(47) 박사팀은 지난 4일 경기 안산연구원에서 2㎏짜리 제주산 넙치 20마리에 인위적으로 동면을 유도한 뒤, 물 없이 포장해 미국 로스앤젤레스(LA)까지 24시간 동안 산 채로 운송하는 데 성공했다.4마리는 운송 도중 죽고,16마리는 동면 이전의 상태를 되찾았다. 지난 6일 2차 수송에서도 넙치 20마리가 LA공항 수하물센터에 도착했을 때까지 살아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운송 도중 수조의 온도 조절 실패로 다음날 4마리가 죽고,16마리는 살았다. 김 박사는 “통계적으로 24시간 생존율이 95∼100%에 이르고, 최고 30시간까지 물 없이 살 수 있다.”고 강조했다. 김 박사는 “동면으로 호흡량이 줄어든 넙치는 동면을 유지할 수 있는 약 3도의 공기 온도만 유지되면 물 없는 환경에서도 24시간 이상 살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다음달부터 돔, 참치 등 부가가치가 높은 어류의 동면 유도를 시도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일본 등 해외에서 몇차례 인공 동면 연구가 시도됐지만 실용화에 이르지 못했다. 신경을 마비시켜 고등어를 수송시킨 사례는 일본에도 있다. 수산업계는 김 박사팀이 개발한 기술이 실용화되면 물류비 경감은 물론 수출 확대에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했다.김경두기자 golders@seoul.co.kr
  • [희귀 난치병 도전과 정복](38) 뇌동정맥 기형

    [희귀 난치병 도전과 정복](38) 뇌동정맥 기형

    “의술은 곧 문명입니다. 예전에야 간질증상을 보이면 무당을 불러 푸닥거리를 했지만 요즘엔 이런 미개한 행태가 거의 사라졌지요. 다른 요인도 있지만 간질의 원인이 뇌동정맥 기형일 수도 있다는 사실을 알기 때문입니다.” 임영진 경희의료원 신경외과 주임교수는 신경외과 분야의 손꼽히는 희귀난치 질환인 ‘뇌동정맥 기형’이 뇌출혈과 간질의 주요인이라며 이렇게 설명했다.“정상인의 혈관 구조는 심장에서 동맥을 통해 흘러나온 혈류가 인체 각 조직으로 산소와 영양분을 공급한 뒤 정맥을 거쳐 심장으로 되돌아오는 순환을 하게 됩니다. 이 과정에서 동맥과 정맥 사이의 모세혈관을 거치면서 동맥 혈액에 실려간 산소와 영양분이 수많은 세포에 공급되는데, 문제는 더러 이 과정에서 중요한 과정, 즉 혈액이 모세혈관을 거치지 않고 바로 정맥으로 유입된다는 점입니다.” 이런 현상을 유발하는 비정상적인 모세혈관을 통칭 뇌동정맥 기형이라고 한다. 이 때문에 심장-동맥-모세혈관-정맥-심장의 경로를 거쳐야 할 혈류가 모세혈관을 거치지 않고 곧장 정맥으로 유입되는 것.“동맥과 정맥 사이의 비정상적인 혈류 교통은 역시 비정상적인 혈관 덩어리를 만들게 되며, 시간이 지나면서 이 혈관 덩어리가 점차 커지면 혈류의 속도도 덩달아 빨라지게 되지요. 여기에서 문제가 생깁니다.” 동맥과 정맥 사이에 모세혈관이 없기 때문에 말초저항이 없게 되고, 이 때문에 혈류량이 증가하면서 높은 동맥 혈압이 정맥 혈관에 지속적인 영향을 미치게 된다.“그렇게 되면 당연히 뇌동정맥 기형 주변의 동맥압은 떨어지는 반면 정맥압은 높아져 만성적인 혈관 확장상태를 유발하게 되고, 이런 현상은 점차 혈관의 자동조절 기능을 마비시키게 되지요. 이 같은 동정맥 기형의 혈류 역학적 특성은 다른 질환의 수술이나 색전술로 혈류가 차단될 때 심각한 문제를 일으킵니다.” 병의 확실한 원인은 아직 밝혀지지 않았다. 다만 태생기 때의 비정상적인 발달이 원인인 것으로 추정할 뿐이다.“태생기 약 4주쯤에 이르면 뇌혈관이 동맥과 모세혈관, 정맥 등으로 분화하게 되는데, 이 때 혈액이 유입되는 동맥과 유출되는 정맥 사이에 중요한 모세혈관이 형성되지 않는 것이지요. 이는 곧 동정맥 기형으로 발전합니다.” 이 질환은 전체 인구의 0.14%에서 발병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남자가 여자에 비해 발생률이 약간 높으며, 증상이 가장 많이 나타나는 연령대는 20∼30대 중반이다. 전체 환자의 3분의2가 40세 이전에 진단을 받는다. 뇌동정맥의 주요 증상은 뇌출혈과 간질이다.“환자의 60∼70%는 뇌출혈,20∼30%는 간질 증상을 보입니다. 또 나머지 5%에서는 두통이나 허혈로 인한 신경장애도 나타나지요.” 특히 주로 20대에게서 많이 발생하는 뇌출혈은 후유증이 심각해 반신마비가 오거나 두통, 구토에 심하면 의식 저하까지 동반한다. 간질, 즉 경련도 흔한 증상이다. 따라서 젊은 사람이 뇌출혈이나 간질 증상을 보이면 뇌동정맥 기형을 의심해 봐야 한다.“이뿐이 아닙니다. 혈관 기형의 혈류역학적 특성인 기형 동정맥 속의 늘어난 혈류량 때문에 기형 부위 주변의 혈류량이 감소해 정상 뇌조직을 손상시키며, 이 때문에 중풍 증상을 보이는가 하면 소아의 경우 기형 부위로 가는 혈류량이 많아 심장의 박출량이 증가하게 되고 이는 심부전을 유발하기도 합니다.” 뇌동정맥 기형을 치료하지 않은 상태에서 자연적인 경과를 보면 일반적으로 매년 뇌출혈이 생길 확률이 2∼3%에 이르고, 한번 출혈을 경험한 환자가 재출혈을 겪을 확률도 매우 높다. 뇌동정맥 기형이 빨리 치료를 받아야 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임 교수는 뇌동정맥 치료법이 과거와 달리 많이 발전해 얼마든지 완치를 기대할 수 있다고 말한다.“사실 불과 20∼30년 전만 해도 뇌동정맥 기형의 치료는 매우 어려운 영역이었습니다. 그러나 지금은 미세수술 기법의 발전과 방사선 수술법의 도입으로 별다른 신경학적인 장애없이 완치할 수 있는 가능성이 크게 높아졌습니다.” 치료 방법은 크게 3가지로 구분한다. 한 가지는 미세수술을 통해 동정맥 기형의 병소를 제거하는 것이고, 다음은 뇌동정맥 기형 부위로 혈류가 유입되지 않도록 혈관을 아예 차단하는 색전술이며, 또 하나는 방사선 수술이다. 어떻든 수술을 거치는 것이 가장 명쾌한 치료인 셈이다. “수술의 목적은 기형 부위를 제거, 출혈의 여지를 없애는 데 있습니다. 그러나 병소가 머리 부분에 있는 만큼 의사의 숙련도가 중요하지요. 자칫 합병증이 발생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물론 수술 경과에는 의사의 숙련도 외에 병소의 위치와 환자의 신경학적 상태와 나이도 중요한 변수가 됩니다.” 색전술은 도관(導管·catheter)을 뇌혈관에 삽입, 색전 물질을 주입해 기형 혈관을 막는 방법이다. 색전술을 시행하면 병소의 크기를 줄일 수 있을 뿐 아니라 혈류가 다량 유입되는 동맥을 미리 폐색시켜 수술을 쉽게 할 수 있지만 시간이 지나면 혈류량이 다시 늘어난다는 점이 문제다. 이 때문에 최근에는 감마나이프로 방사선을 조사해 동정맥 기형을 치료하는 방법이 선호되고 있다.“고용량의 방사선을 주변의 정상 조직에 피해가 없도록 정밀하게 병소에 쏘아 병변을 파괴하는 치료법으로, 기형화한 병소가 보통 3㎝ 이하인 경우 방사선 치료가 기대 이상의 효과를 보입니다. 치료 효과 측면에서 보자면, 방사선을 이용한 다양한 수술 중에서 뇌동정맥 기형 환자들이 가장 큰 수혜자라고 해도 틀린 말이 아닐 정도이지요.” 방사선 수술의 장점은 또 있다. 외과적 수술과 달리 비침습적이고, 국소적으로 병변에만 방사선을 쏘아 치료하기 때문에 합병증이 거의 발생하지 않는다는 것도 매력이다. “그러나 수술 후 병변이 완전히 사라지기까지 보통 6개월 정도가 걸리고, 그동안에 다시 출혈이 생길 가능성이 있으며, 기형 병변이 직경 3㎝를 크게 넘으면 적용하기 어렵다는 점 등이 문제이지요.” 환자의 연령과 병소의 위치 및 크기, 신경학적인 상태 등을 정밀하게 고려해야 하기 때문에 전문의의 자질과 능력이 치료 성과에 결정적인 영향을 미친다는 임 교수는 뇌동정맥 기형으로 치명적인 결과를 맞지 않으려면 갑작스런 두통이나 경련, 의식 저하 등 관련 증세가 보일 경우 지체하지 말고 병원을 찾으라고 조언했다. 글 심재억기자 jeshim@@seoul.co.kr 사진 김명국기자 daunso@seoul.co.kr
  • [09일 TV 하이라이트]

    ●김동건의 한국, 한국인(KBS2 밤 12시55분) 86 아시안게임의 유력한 금메달 기대주로 촉망받았지만 훈련을 하다 척추를 다쳐 전신이 마비된 전 국가대표 체조선수 김소영은 선진국의 장애인 시스템을 배우겠다며 미국 유학을 떠났다. 이젠 장애인을 도우며 사회에 대변하는 역할을 하고 싶다는 체조요정 김소정의 새로운 인생을 만나본다.   ●세계 세계인(YTN 오전 10시40분) 150만명의 아동이 영양실조에 시달리는 에티오피아에서는 플럼피넛으로 모자라는 영양을 채운다. 플럼피넛은 땅콩과 야채유, 분유, 비타민, 미네랄 등이 들어있고 땅콩버터 같은 질감에 달콤한 맛이 나서 아이들이 좋아한다. 무엇보다 조리할 필요가 없고 어디서나 간편하게 먹을 수 있다.   ●60분-부모(EBS 오전 10시) 엄마 고은영씨는 아이가 하나여서 생활비의 반을 교육비에 투자할 수 있었다고 말할 만큼 외동딸 다예의 교육에 많이 신경을 쓰고 있다. 한편 다예는 외동아이가 고집스럽다는 편견과는 달리, 어린이집에서 친구들과 잘 어울리고 집에서는 엄마의 일도 척척 도와준다. 외동아이 다예의 일상을 만나본다.   ●솔로몬의 선택(SBS 오후 8시50분) 폰팅 상담원 여자가 실연에 빠진 남자를 위로하면서 거액의 통화료를 받아 냈다. 남자는 마음을 빼앗겨 비싼 요금이 붙는데도 통화를 계속한다. 하지만 남자는 여자가 가식적으로 얘기했다는 것을 알고는 사기라고 주장한다. 남자의 마음을 이용해 돈을 챙긴 여자에게 사기죄가 성립되는지 알아본다.   ●내곁에 있어(MBC 오전 7시50분) 은호는 실장이 잡아놓은 토크쇼에 출연한다. 은호는 자세한 사정은 방송에서 말할 수 없으며 친어미니께 고통을 드리려고 가수가 된 것이 아니라고 해서 주위를 당황하게 한다. 선희는 방송을 본 뒤 용기에게 자기를 놓아달라고 부탁한다. 용기는 화를 내면서 끝까지 옆에서 용서를 빌라고 말한다.   ●무엇이든 물어보세요(KBS1 오전 10시) 오래 서 있으면 아랫배가 아프고 배가 더부룩해지며 변비와 설사가 반복되는 증상이 있다. 또 구토가 나고 열이 오른다면 골반장기염을 의심해 보아야 한다. 골반 장기염이란 자궁, 난관, 난소, 복막 및 인접 조직 등을 침범하는 염증성질환인데 여성의 건강을 위협하는 ‘골반장기염’에 대해서 알아본다.
  • 당뇨병환자 심장병 위험 높다

    당뇨병환자 심장병 위험 높다

    최근 북한의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심장수술이 세계적인 관심을 모았다. 독일 의료팀이 방북, 심장 수술을 한 사실이 외부에 알려지게 된 것. 막힌 동맥을 뚫어주는 비교적 가벼운 수술이었다. 이 때문에 김 위원장이 심장병을 가진 것으로 알려졌지만 그의 지병은 당뇨병이다. 그러면 당뇨병 환자인 그는 왜 심장 수술을 해야 했을까. ●당뇨병의 끝은 심장마비 당뇨 환자의 건강을 위협하는 직접적인 원인은 합병증. 대표적인 당뇨 합병증이 바로 흔히 ‘심장병’으로 불리는 심근경색, 심부전증, 심근증과 뇌졸중, 말초동맥질환 등이다. 당뇨병 환자는 심혈관 질환 발병률이 정상인보다 2∼4배나 높아 환자의 80%가량이 순환기 질환으로 조기에 사망한다. 이 사망률은 당뇨병을 가진 말기 신부전증 환자의 5년 생존율 39.9%, 암 환자 평균 5년 생존율 45.9%보다 훨씬 높다. 당뇨병에 걸리면 체내의 포도당이 혈액 속에 축적되면서 혈당치를 높여 혈관을 좁히거나 틀어막는다. 이 때문에 영양분을 공급하고, 노폐물을 배출하는 혈관이 기능을 수행하지 못해 무서운 합병증인 심혈관 질환이 시작된다. 혈당이 높아지면서 혈액의 지질, 응고인자, 단백질 등에 변화가 일어나 신장 기능을 손상시킬 뿐 아니라 고혈압과 혈액 내 독성으로 동맥경화를 초래하는 것. 즉, 당뇨로 혈관에 기름이 엉겨 붙으면서 만성 염증반응이 발생, 동맥 혈관이 좁고, 딱딱하게 변성되는 것이다. 따라서 당뇨 환자가 고혈압, 고지혈증 등의 위험인자를 가진 경우에는 이런 위험성이 당연히 가중된다. 순환기계의 당뇨 합병증 중에서도 가장 치명적인 질환은 뇌졸중이다. 뇌졸중은 뇌혈관이 막히거나 터져 뇌세포에 산소와 영양 공급이 중단되어 신경장애가 발생하는 질환으로, 당뇨병 환자는 뇌졸중 발병률이 정상인에 비해 3배나 높다. ●한국 당뇨병 사망률 OECD 국가중 최고 우리나라의 당뇨병 사망률은 인구 10만 명당 35.3명으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가입국 중 가장 높아 미국(20.9명)의 약 2배,OECD 국가 평균 13.7명의 약 3배에 해당된다. 환자도 급증,1998년 300만명이던 것이 2003년에는 401만명으로 늘었으며,2015년에는 553만명,2030년에는 722만명으로 증가할 것으로 전망된다. 발병 연령 역시 미국이나 유럽보다 10년 이상 빨라 전체 당뇨병 환자 중 40대 이하가 41%를 차지할 정도다. 또 당뇨와 건강수명의 관계에 대한 최근 연구에 따르면 50세 이상의 환자는 정상인에 비해 건강수명이 30%나 감소한다. 즉,50세 이후 심혈관 질환 등 합병증으로 줄어드는 건강수명이 무려 8년이나 되는 셈이다. ●혈당만 체크하면 된다? 우리나라의 당뇨에 의한 심장병·뇌졸중 사망률은 아시아에서 단연 1위다. 이 때문에 혈당 관리만 강조하는 지금의 당뇨 관리지침이 바뀌어야 한다는 견해가 지배적이다. 이런 가운데 연초 미국 당뇨학회(ADA)와 미국 심장학회(AHA)가 당뇨환자들의 심혈관 질환을 예방할 약물치료 및 생활습관 가이드라인을 제시해 눈길을 끌었다. 특히 두 학회는 가이드라인을 통해 당뇨병 환자는 심혈관 질환의 1차적인 예방을 위해 저용량 아스피린을 복용하도록 해야 한다고 권고했다. 덧붙여 40세 이상인 사람은 당뇨 환자가 아니라도 심혈관 질환의 가족력, 고혈압, 흡연, 이상지질혈증, 단백뇨 등의 위험인자를 갖고 있다면 전문의의 견해를 들어 저용량 아스피린요법을 시작해야 한다고 지적하기도 했다. 이들 학회가 심혈관 질환 예방을 위해 특정 약물을 직접 권고한 것은 매우 이례적인 일이다. 세브란스병원 내분비내과 이현철(대한지질동맥경화학회 이사장) 교수는 “표준 체중을 유지하고, 적절한 운동과 음식 섭취를 통한 혈당 관리 못지않게 중요한 것은 혈전 관리”라며 “당뇨병 환자의 심혈관 질환 사망 위험과 질환 재발률을 낮추기 위해서는 저용량 아스피린요법이 중요한 예방법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심재억기자 jeshim@seoul.co.kr
  • [메디컬 라운지] 뇌성마비 등 특정 질환 진료비 지원

    서울아산병원은 경제적 어려움으로 치료 받지 못하고 있는 특정 질환자들의 진료비를 지원하는 ‘2007 희망나누기’ 캠페인에 참여할 환자를 모집한다. 진료비 지원 대상 질환은 인공와우 이식수술, 척추측만증 수술, 경직성 뇌성마비 수술, 시험관아기 시술 등이며, 해당 질환자들에게는 검사비와 수술비, 입원비, 외래 진료비 등을 전액 지원한다. 지원 자격은 서울아산병원 인터넷 홈페이지(www.amc.seoul.kr) 게시판을 참조하면 된다. 상담 및 문의(02)3010-4090.
  • 美 난치병환자들 “中으로”

    중국이 미국 난치병환자 치료의 `블랙홀´이 되고 있다. 난치병환자들이 `희망의 마지막 보루´ 줄기세포 주입시술을 받기 위해서 중국으로 몰려들고 있기 때문이다. 월스트리트저널은 3일(현지시간) “뇌성마비·척추손상·자폐증 등 난치병의 치료법을 백방으로 찾다 실패한 미국을 비롯한 외국인환자들이 매달 수십명씩 중국 병원들을 찾아 줄기세포 주입시술을 받고 있다.”고 보도했다. 이 시술이 효과가 있다거나 안전하다는 과학적인 증거가 없음에도 불구하고 지푸라기라도 잡으려는 심정의 환자들이 난치병 치료시술에 수천달러에서 수만달러까지 쓰고 있다고 이 신문은 덧붙였다.4주 치료에 1만달러(920만원)가 공정가. 이런 현상은 생명윤리 논란을 불러온 배아줄기세포 추출이 미국에서는 위법이지만 중국에서는 배아줄기세포와 숨진 태아의 뇌조직 등에서 추출한 줄기세포를 사용한 치료가 법으로 금지되어 있지 않기 때문이다.이론적으로 배아줄기세포는 인체 내 손상된 조직을 대신하거나 재생시키는 만능세포로 난치병과 희귀병을 치료할 수 있다.UCLA 신경연구팀 브루스 돕킨 박사는 지난달 의학전문지에 발표한 논문을 통해 “시술을 받은 척추 질환자 7명 가운데 의미있는 호전을 보인 사람은 한 명도 없었다.”며 “이들 중 5명은 합병증의 위험이 있다.”고 밝혔다. 미국 소아과협회장 토머스 코크도 “줄기세포로 모든 신경질환을 치료할 수 있다는 것은 허무맹랑한 이야기”라며 힘을 실었다.그러나 시술을 담당한 중국병원측은 “줄기세포의 능력을 과소평가하지 말라.”며 “작년에 시술을 받은 141명 중 많은 사람이 상태가 호전됐다.”고 주장했다. 중국에서 치료를 받은 환자 부모들의 반응도 제각각 달랐다.“서지 못하던 아이가 몇 분 동안 서 있었다.”며 기대감과 함께 추가치료를 받겠다는 이가 있는 반면 “다시는 아이를 실험대상으로 삼지 않겠다.”며 불신을 드러내는 이들도 많았다.최종찬기자 siinjc@seoul.co.kr
  • [여기는 과테말라] 마지막 프레젠터 한상민씨 “위원들 마음 움직일것”

    [여기는 과테말라] 마지막 프레젠터 한상민씨 “위원들 마음 움직일것”

    |과테말라시티 임병선특파원|“2010년 밴쿠버 금메달에 이어 평창에서 열리는 겨울올림픽에서 2연패의 꿈을 이룰 겁니다.” 5일 투표를 앞두고 실시되는 최종 프레젠테이션때 연단에 서는 대표단 12명 가운데 유일하게 휠체어에 앉는 장애인 스키선수 한상민(28·한국체대). 그는 평창이 역동적이고 감동적인 PT와 신뢰할 만한 인프라 건설, 정부 지원, 국민적 지지 등의 장점에 힘입어 반드시 대회를 유치할 것이라고 3일 자신했다. 2002년 솔트레이크 겨울패럴림픽(장애인올림픽)에서 한국 사상 첫 메달(은메달)을 따낸 좌식스키 선수인 그는 4년 전 캐나다 밴쿠버에 3표차로 눈물을 삼켰던 현장에 있었던 인물. 당시 연단 아래에서 PT를 지켜본 한상민은 이번에 프레젠터는 아니지만, 연단에 올라 국내 장애인 스포츠의 위상을 알리게 된다. 무엇이 평창의 승리를 자신하게 만들었을까.“PT 영상을 네 차례나 되풀이해 보았는데 전혀 지루하지 않았고 가슴을 치미는 감동이 있었다.4년 전 본 잘츠부르크가 도저히 따라올 수 없는 인간적인 뜨거움이 있다.”고 말했다.“4년 전에는 강원도의 한 산골마을을 알리는 데 급급해 세세한 면들을 꼼꼼히 점검하지 못했지만 이번엔 아주 치밀하고도 박진감 있는 PT여서 IOC 위원들의 마음을 움직일 것”이라고 단언했다. 특히 작고한 이영희 할머니가 남쪽 아들에게 맡긴 편지를 영어 내레이션으로 풀어가는 대목과 PT의 대미를 장식하는 촛불 세리머니 등이 표심을 잡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두 살때 소아마비로 하반신이 마비된 한상민은 장애인 캠프에서 스키의 매력에 빠져 1997년부터 태극마크를 달았다. 솔트레이크 이후 몇년 간 부진했지만 밴쿠버 금메달을 자신한다고 말했다. 한상민은 평창 유치로 굵직한 대회가 국내에서 줄을 잇고 경기장과 편의시설이 환상적으로 좋아지며, 장애인스포츠의 소망인 ‘패러 프로그램’이 실현될 꿈에 벌써 부풀어 있다. bsnim@seoul.co.kr
  • 동의 안한 투쟁에 반기… ‘노동현장의 변화’

    금속노조의 파업으로 29일 현대자동차를 비롯해 전국 98개 사업장이 조업에 차질을 빚었다. 특히 현대차 노조는 이날 오전 10시부터 오후 5시까지 6시간 동안 파업에 들어간 데 이어 오후 5시부터 7시까지 2시간 잔업도 포기해 생산라인 가동이 중단됐다. 회사측의 정상조업 시도에 맞서 대의원들이 전날보다 더욱 철저히 조업 저지에 나서 1∼5공장 조립라인을 비롯해 모든 공장이 사실상 마비됐다. 회사는 파업 시간에 조업이 되지 않을 것으로 판단된 라인작업 조합원 등을 퇴근토록 했다. 하지만 회사내 집회에는 주간조 조합원 1만 4000여명 가운데 3000여명이 참가해 파업 열기는 임·단협 때보다 훨씬 낮았다. 이날 하루 금속노조 파업에 동참한 현장 노조원은 기아자동차 1600여명을 비롯, 만도 2248명 등 4만여명에 이르는 것으로 노동부는 집계했다. 이는 대상 조합원 14만여명의 26%로 지난 28일과 비슷한 수준이다. ●한·미 FTA 관심 높였지만 참여는 저조 노사 관계자들은 금속노조와 현대차 지부의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반대 파업은 조합원들이 동의하지 않는 투쟁은 성공하기 어렵다는 교훈을 남겼다고 분석한다. 앞으로 강성으로 인식되어온 현대차 노조도 명분이 약한 파업에는 신중한 행보를 보일 것으로 전망한다. 노동계는 금속노조와 현대차 지부가 이번 파업을 통해 ‘한·미 FTA에 관한 국민적 관심을 높인다.’는 당초 목표에 대비한 성과는 거둔 것으로 평가한다. 하지만 파업에 대한 국민적인 비난 여론과 정부의 강경대응 방침, 파업결정 과정에서의 절차상 논란 등이 겹쳐 조합원들의 적극적인 참여를 이끌어내는 데는 실패했다는 지적이다. 금속노조는 비난 여론을 의식해 이번 파업은 생산 타격을 위한 것이 아니라 한·미 FTA와 관련해 정부와 대화의 기회를 만들기 위한 상징적인 파업임을 강조했다. 노동자들의 생존권을 지키기 위한 정당한 파업이라고 주장하며 파업에 따른 생산 차질은 특별근무 등을 통해 만회하겠다는 약속도 했다. 사회·노동단체 등은 “시종 불법파업으로 몰며 강경대응으로 일관한 정부의 대응방식도 한번쯤 되짚어 봐야 한다.”고 지적했다. ●노동현장 아래로부터의 반란? 상급단체인 금속노조가 일방적으로 결정한 파업을 현대차 지부 집행부가 따르기로 하자 현대차 현장에서는 반란이 일어났다. 금속노조 최대 핵심 사업장에서 조합원들이 집행부에 반기를 들고 나섰다. 이들은 “우리 사업장 노사문제와 직접 관련이 없는 사안에 우리 조합원들을 앞장 세워 국민적 비난의 집중타를 맞게 하느냐.”며 집행부를 몰아 세웠다. 대자보와 게시판 등을 통해 파업을 철회하라는 주장을 연일 쏟아냈다. 상급 단체의 결정이라 규약상 따를 수밖에 없다며 외면하던 노조 집행부는 정비위원회가 간부 파업을 결정하며 압박하자 긴급 회의를 소집, 파업 일정을 일부 철회하는 현대차 노조 사상 초유의 결정을 내렸다. 노사 전문가들은 지침만 내리면 무조건 따랐던 현대차 노조 현장에 나타난 의미있는 변화여서 주목된다고 말한다. 울산 강원식기자·서울 이동구기자 kws@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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