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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전신마비에 갇힌 남자 ‘죽을 권리’를 심판받다

    그에게 느닷없는 불행이 닥친 것은 2005년 그리스 출장길에서였다. 그는 발작을 심하게 일으키다 온몸이 마비됐다. 이후 정신은 멀쩡하지만 손가락 하나도 꼼짝할 수 없는 ‘락트인증후군’ 환자가 됐다. 눈을 깜빡이는 것만이 세상과 소통하는 유일한 방법이다. 한때 건장한 럭비 선수이자 스카이다이빙 광이었던 그에게 육신은 곧 감옥이다. ●2005년 이후 눈만 깜빡… “날 죽일 의사 처벌 말라” 영국 법원이 이 남자의 ‘죽을 권리’를 결정하기로 했다. 법원이 “치욕스러운 삶을 끝내달라.”고 요청한 토니 닉린슨(57)의 소송을 받아들였다. 그는 자신의 삶을 끝내는 의사를 살인죄로 처벌하지 말 것을 요청했다. 런던고등법원 담당 판사 윌리엄 찰스는 12일(현지시간) 약자 보호 차원에서 “논쟁의 여지가 있다.”며 그가 지난 1월 제기한 소송의 심리 결정을 승인했다. 심리 결정 직후 닉린슨은 “조력 자살이라는 이슈가 법정에서 논의되어 기쁘다.”면서 “오늘날 사회가 맞닥뜨린 가장 중요한 이 문제를 정치인들이 계속 무시한다면 법정 논의 결과를 반박하기 힘들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20세기의 시각으로 죽음을 대하면서 21세기 약을 쓰려는 행태는 더 이상 받아들일 수 없다.”고 주장했다. 엔지니어링 회사의 고위 관리자였던 닉린슨은 2005년 발작 이후 목 아래로는 전혀 움직일 수 없다. 머리를 움직이거나 눈 깜빡임을 인식해 작동하는 음성합성장치로만 의사를 전달할 수 있다. 약물 치료를 거부한 지는 5년이나 지났다. 간호사였던 그의 부인 제인은 BBC라디오4와의 인터뷰에서 “의료 기술은 계속 발전하지만 법은 그에 따라가지 못하고 있다.”고 비판하면서 “죽음만이 남편의 유일한 탈출구”라고 호소했다. ‘죽을 권리’를 가리는 심리는 하반기에 열릴 예정이다. 사안의 중요성 때문에 고법 판사 2명이 참여할 가능성이 높다고 더 타임스가 보도했다. ●英 자살조력에 최대 14년형… 하반기 심리 열릴 듯 현재 영국에서 자살 조력은 최대 징역 14년형에 처해진다. 때문에 스위스로 ‘자살여행’을 떠나는 영국인들이 매년 늘고 있다. 스위스의 안락사 전문병원 ‘디그니타스’에서 생을 마감한 영국인은 지난 1월 현재 180명으로 독일인 다음으로 많다. 유럽에서 안락사를 허용하는 국가는 스위스, 벨기에, 네덜란드, 룩셈부르크 등이다. 닉린슨은 “장애가 너무 심해 자살여행을 떠날 수도 없는 처지”라며 “대체 어떤 나라가 국민들을 외국에서 죽게 하느냐.”고 항변한다. 하지만 영국 법무부는 의회가 법 개정을 통해 결정해야 할 사안이라고 선을 긋고 있다. 정서린기자 rin@seoul.co.kr
  • 국내 인기 만화가, 릴레이 1인 시위 “노컷!”

    국내 인기 만화가, 릴레이 1인 시위 “노컷!”

     국내 인기 만화가들이 릴레이 1인 시위에 나섰다. 방송통신심의위원회 웹툰 심의 철회를 요구하기 위해서다. ‘힙합’ ‘좌우’ 등으로 유명한 김수용 작가는 12일 서울 목동 방송회관 앞에서 “만화가 동네북이냐. 방통심의위의 무분별한 심의에 반대한다. (작품을)마감해야 하는 데 항의하기 위해 나왔다.”며 1인 시위를 펼쳤다. 범만화인 비상대책위원회(위원장 윤태호·백정숙)는 “최근 방통심의위가 웹툰 23편을 청소년유해매체물로 사전 지정한 것에 항의하는 릴레이 1인 시위를 펼치기로 했다.”면서 “창작의 자유와 표현의 자유를 침해하는 사실상의 검열을 막기 위해 만화계가 온 힘을 모을 것”이라고 말했다.  13~14일 ‘전설의 두목’ 이종규·이윤균 작가에 이어 15일에는 ‘이끼’의 윤태호, ‘순정만화’의 강풀, ‘신과 함께’의 주호민, ‘더 파이브’의 정연식, ‘살인자ㅇ난감’의 꼬마비노마비 작가가 한꺼번에 나선다. 만화계의 릴레이 1인 시위는 작가 40여명이 참여해 5월 15일까지 지속될 예정이다. 만화계와는 별개로 진보넷, 언론연대, 언론인권센터, 참여연대 등은 지난해 말부터 방통심의위의 인터넷 통신 심의 폐지를 요구하며 4개월째 1인 시위를 이어가고 있다.  최근 학교 폭력이 사회 문제로 비화되자 일부 웹툰이 그 원인을 제공하는 폭력 만화라고 손가락질 받으며 논란이 됐다. 이에 방통심의위는 법적으로 인터넷상 정보에 해당하는 웹툰에 대한 심의를 확대해 23개 작품을 문제 작품으로 꼽은 뒤 ‘청소년유해매체물 결정 관련 사전 통지 및 의견 안내 공문’을 각 포털사이트에 발송했다. 만화계는 이번 사태가 만화 창작 전반에 대한 규제로 이어져 만화 산업을 위축시킬 것으로 우려하고 있다. 범만화인 비대위는 지난달 20일 웹툰 심의에 반대하는 블로그(http://nocut_toon.blog.me/)를 열어 작가들의 항의 만화를 게재하는 한편, 항의 배너를 배포하고, 심의의 문제점과 대안에 관한 분석 등을 올려놓은 데 이어 같은 달 27일 방송회관 앞에서 기자회견 및 대대적인 항의 시위를 연 바 있다.  한편, 방통심의위는 이르면 이달 내로 청소년유해매체물 사전 통지 받은 웹툰에 대해 최종 결정을 내릴 예정이다. 홍지민기자 icarus@seoul.co.kr
  • 한성학원(한성대 재단), 등록금 70억 멋대로 유용

    학교법인 한성학원이 한성대 학생들의 등록금으로 법인 이사장의 승용차를 구입한 데다 사무실 리모델링까지 한 사실이 감사원과 교육과학기술부의 감사에서 드러났다. ‘등록금으로 조성된 교비’에서 돈을 빼내 법인의 곳간을 채운 셈이다. 2006년 이후 6년 동안 법인 측이 부당하게 챙긴 금액은 70억원에 달했다. 11일 감사원과 교과부에 따르면 지난해 두 차례에 걸친 한성학원과 한성대에 대한 회계감사에서 이 같은 내용의 부정회계를 적발했다. 감사는 지난해 8월 24~25일, 9월 26일~10월 7일 이뤄졌다. 현행 사립학교법 29조는 교비회계(학교)에서 학교법인 회계(재단)로 돈이 들어가는 것을 엄격하게 금지하고 있다. 학생 교육과 교수 연구를 위해 쓰여야 할 돈이 재단으로 편입돼 유용되는 사례를 막기 위해서다. 한성대는 1997년 가족 간 분쟁으로 학내 분규가 발생해 8년간 교과부에서 파견된 임시이사 체제로 운영되다 2006년 정이사 체제로 전환됐다. 감사원 감사 결과 지난해 3월 25일 학교법인 한성학원 이희순(90·여) 이사장은 전용 차량인 에쿠스를 구입하는 등 차량관련 비용으로 교비 1억 7700만원을 지출했다. 감사원은 또 법인사무실의 사무용품 구입비 1억원과 법인이 운영하는 학생수련원 ‘의화장’ 관리비 9400만원을 교비로 낸 사실도 밝혀냈다. 2006년부터 2010년까지 해마다 1~2명의 학교 소속 직원을 법인으로 파견한 뒤 모두 6억 2000만원의 인건비를 교비에서 집행하기도 했다. 교과부 감사에서도 법인이 내야 하는 돈을 학생 등록금으로 메운 사례가 확인됐다. 법인이 학교 측 교직원의 연금·건강보험, 퇴직금 등을 부담하기 위해 법인이 책임져야 할 법정부담금 56억 5000만원을 교비로 돌려 막은 것이다. 비상근인 이사장에게 급여성 거마비(교통비) 명목으로 2억 480만원을 지급하는가 하면, 자문위원 가운데 자문 실적이 없는 이사장의 딸에게 자문료 1500만원을 주기도 했다. 한성대 관계자는 “2012학년도 법인회계 자금 예산서를 보면 법인직원 급여가 지난해에 이어 0원으로 돼 있다.”면서 “올해도 여전히 개선되지 않고 있다.”고 지적했다. 감사원은 지난달 11일 감사와 관련, 이 이사장에게 ‘주의’ 조치를 내렸다. 또 한성학원 측에 교비에서 부적정하게 집행한 금액을 다음 달 11일까지 반환하도록 지시했다. 교과부도 이번 주 안에 감사 결과를 한성대 측에 전달할 예정이다. 교과부는 이와 관련, “지난해 감사 당시에는 재정이 열악한 법인이 법정부담금을 교비로 충당하는 것이 위법 사항이 아니었다.”면서 “하지만 분명 잘못된 관행인 탓에 지적한 것”이라고 밝혔다. 지난 1월 26일 개정된 사립학교교직원연금법에 따르면 재정상 문제가 있는 법인이 교비를 사용하기 위해선 교과부 장관의 승인을 반드시 받아야 한다. 한성학원 법인 관계자는 “충남 당진에 있는 법인 소유의 땅을 팔아 교비회계로 돌려줄 것”이라고 밝혔다. 이영준·홍인기기자 apple@seoul.co.kr
  • [지금&여기] 또 만화에 자기 검열의 족쇄를 채울건가/홍지민 온라인뉴스부 기자

    [지금&여기] 또 만화에 자기 검열의 족쇄를 채울건가/홍지민 온라인뉴스부 기자

    요즘 국내 만화계는 격앙된 상태다. 1997년 ‘천국의 신화’ 음란물 시비를 촉발시키며 만화산업 전반을 위축시킨 청소년보호법 사태의 악몽을 떠올리게 한다. 지난달 초 방송통신심의위원회는 네이버, 다음 등 웹툰을 연재하는 포털 사이트에 청소년유해매체물 결정 관련 사전통지 공문을 보냈다. 네이버 웹툰 13개를 비롯해 다음 5개, 야후 3개, 파란 2개가 대상에 포함됐다. 너무 폭력적이어서 청소년들에게 나쁜 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이유다. 이는 지난해 말 대구 중학생 자살 등 학교 폭력이 사회 문제로 대두되면서 야후의 ‘열혈초등학교’가 논란이 되는 등 화살이 웹툰과 게임에 돌려진 탓이 크다. 방통심의위의 문제작 리스트에는 지난해 대한민국 콘텐츠 어워드에서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상을 받았던 정연식 작가의 ‘더 파이브’, 2011년 오늘의 우리만화 수상작인 꼬마비·노마비 작가의 ‘살인자ㅇ난감’도 포함됐다. 신선한 연출로 해외에서 화제를 모았던 호랑 작가의 ‘옥수역 귀신’과 ‘봉천동 귀신’, 영화로 만들어지는 이종규·이윤균 작가의 ‘전설의 주먹’도 도마에 올랐다. 만화계는 특히 작가와 업계 스스로 19세 미만은 볼 수 없도록 성인 인증 절차 시스템을 마련해 놓은 작품들도 유해매체물 대상에 올려놓은 것에 대해 분노를 느끼고 있다. 자율 규제 노력이 무시당했다는 판단에서다. 방통심의위는 이르면 이달 중 해당 웹툰의 청소년유해매체물 지정 여부를 확정한다. 유해매체물로 지정되면 ‘19금’ 딱지를 달아야 하고 성인인증 절차 없이는 접근할 수 없다. 이러한 심의가 보편화되면 작가 스스로 자기 검열의 족쇄를 채울 수밖에 없다는 게 가장 큰 문제다. 창작력 위축이 불보듯 뻔하다. 수많은 작품이 드라마로, 영화로 만들어지며 우리 시대 최고의 만화가로 꼽히는 허영만 작가는 과거 정부 검열 시대가 끝난 뒤에도 몇년 동안 자기 검열의 속박에서 허우적댔다고 토로한 바 있다. 열악한 상황 속에서 역량을 키워 왔던 우리 만화는 세계로 뻗어나갈 수 있는 차세대 한류 콘텐츠로 주목받고 있다. 그러나 한쪽에서는 청소년에 해악을 끼치는 매체로 손가락질당하고 있다. 우리 만화를 대하는 우리 사회의 두 얼굴이다. 날개를 펼치려는 창작자들에게 자기검열이란 족쇄를 다시 채워야 하는지 곰곰이 생각해 볼 문제다. icarus@seoul.co.kr
  • [영화프리뷰] 언터처블: 1%의 우정

    [영화프리뷰] 언터처블: 1%의 우정

    빈부의 격차나 사회적 지위, 환경의 차이…. 이런 것들을 떠나서 인간 대 인간으로서 순수한 우정을 쌓을 수는 없을까. ‘언터처블: 1%의 우정’은 돈과 명예를 좇아 인간 관계마저 하나의 수단으로 변질해 가는 요즘 세태에 사람으로서의 가치를 일깨우는 작품이다. 실화를 바탕으로 한 이 프랑스 영화는 작위적이거나 의도적이지 않다. 물 흐르듯 자연스럽게 주인공의 삶에 빠져들다 보면 여러 가지 생각할 거리가 생겨난다. 파리의 대저택에서 사는 백인 백만장자 필립(프랑수아 클루제)과 12평 임대아파트에서 사는 빈민촌 출신의 흑인 드리스(오마 사이)는 요즘 같은 세상에서는 좀처럼 친구가 될 수 없는 사이다. 하지만 필립의 특수한 상황은 두 사람을 둘도 없는 절친으로 만들었다. 중년의 귀족남인 필립은 갑작스러운 패러글라이딩 사고로 전신 마비가 되고, 아내까지 세상을 떠나 절망적이다. 이때 드리스가 정부에서 주는 보조금을 받으려고 필립의 간병인 모집에 이력서를 내면서 둘의 만남이 이루어진다. 2주간의 내기를 제안하는 필립의 제안을 ‘홧김에’ 받아들인 드리스는 어느새 자신이 없으면 거동조차 못하는 필립에게 연민을 쌓아간다. 고상하고 우아한 취미를 지닌 필립과 자유분방하고 거칠 것이 없는 성격의 드리스. 서로 상반된 성격과 취향에 매력을 느끼면서 묘한 동질감까지 가지게 된 두 사람은 둘도 없는 친구가 된다. 그동안 사회적인 일탈 한번 한 적 없던 필립은 불법 주차하는 민폐 이웃을 자기 대신 혼내주는 드리스에게 대리만족을 느낀다. 드리스도 오페라와 미술관을 다니면서 그동안 겪어본 적 없는 고급문화를 경험한다. 특히 필립이 드리스가 그린 그림을 유명작가가 그렸다면서 고가에 귀족에게 파는 장면이나 드리스가 필립의 연애를 적극적으로 돕는 장면이 인상적이다. 영화에 수록된 음악도 빼놓을 수 없는 ‘앙꼬’다. 클래식을 고집하는 필립과 대중음악을 선호하는 드리스는 서로 다른 기호로 부딪친다. 하지만 드리스가 엄숙하기만 하던 필립의 생일 파티에서 ‘어스 윈드 앤드 파이어’의 경쾌한 음악에 맞춰 춤을 추는 장면은 유쾌한 해방감을 준다. 실화를 바탕으로 한 만큼 극적인 요소가 부족해 밋밋하게 느껴질 수는 있다. 하지만 각각의 캐릭터와 일화가 주는 재미가 그 자리를 채운다. 특히 거동이 힘든 전신 마비 환자를 연기한 프랑스의 국민 배우 프랑수아 클루제의 연기는 흡인력이 있다. 영화의 제목인 ‘언터처블’은 이중적인 의미가 있다. 고대 인도의 카스트 제도의 4계급에도 속하지 않는 제5의 계급인 불가촉천민을 뜻하는 말이기도 하고 그 무엇도 건드릴 수 없는 두 사람의 우정을 뜻하기도 한다. 오는 22일 개봉. 이은주기자 erin@seoul.co.kr
  • [씨줄날줄] 개인정보/최용규 논설위원

    2004년 10월 미국을 발칵 뒤집어 놓은 개인정보 유출사건이 발생했다. 개인정보를 수집·판매하는 초이스포인트사가 신원 도용 사기범들에게 해킹을 당한 것이다. 사기범들은 14만여명의 개인정보를 빼냈고, 이 정보는 위조 신용카드를 만드는 데 악용됐다. 피해자만 800여명에 달했다. 미 연방거래위원회(FTC)는 보안 실패 및 소비자권리 침해 등을 이유로 1000만 달러의 벌금과 500만 달러의 고객 손해배상을 결정했다. 1000만 달러의 벌금은 FTC 역사상 최고액이다. 4개월 뒤 세계적 호텔 체인의 상속녀이자 배우인 패리스 힐튼이 파문을 일으켰다. 르윈스키 스캔들을 특종보도한 인터넷뉴스 드러지 리포트는 패리스의 개인용 휴대 정보 단말기(PDA)가 해킹당해 패리스는 물론 동료 스타들의 개인정보가 유출됐다고 보도했다. 인터넷엔 크리스티나 아길레라(32), 애슐리 심슨(28) 등 유명 가수와 배우 등 스타들의 개인 전화번호와 이메일 주소가 떠돌았다. 개인정보 유출은 그 자체로 끝나는 것이 아니라 2차 피해로 연결된다는 점에서 중대한 범죄다. ‘개인정보=돈’이라는 인식은 해킹과 유출을 부추긴다. ‘IT 코리아’의 위상에 걸맞게 한국도 어느새 개인정보 유출 강국(?)이 됐다. 옥션 1800만명(2008년 1월), GS칼텍스 1125만명(2008년 9월), 현대캐피탈 175만명(2011년 4월), SK커뮤니케이션즈 3500만명(2011년 7월), 넥슨 1320만명(2011년 11월)…. 특히 SK커뮤니케이션즈 사태는 ‘온 국민이 털렸다.’는 유행어를 낳았다. 파장이 커지자 정부는 지난해 3월 개인정보보호법을 제정했다. 사생활을 보호하고 개인의 존엄과 가치 구현이 입법 취지였다. 그러나 법을 비웃기라도 하듯 개인정보 유출이 갈수록 지능화·첨단화되고 있다. 공공기관의 업무 수행을 중단하거나 마비시키는 자는 엄벌(10년 이하의 징역 또는 1억원 이하의 벌금)에 처해지지만 개인의 피해에 대해서는 똑 떨어진 규정이 없다. 집단소송을 부채질하는 변호사, 가해자를 돕기 위한 개인정보보호 배상책임보험은 한편의 코미디다. KT 협력업체가 휴대전화 이용자의 개인정보를 조회하는 불법 프로그램을 유통시켰다고 한다. 통신업체와 인터넷업체가 개인정보를 유출하거나 판매한 적은 있지만, 조회 프로그램을 만들어 판 것은 처음이다. KT 개입설이 불거졌다. KT는 ‘사실무근’이라고 펄쩍 뛴다. 진실이야 사법당국이 가려야겠지만, 개인정보 관련 범죄의 심각성을 방증하는 게 아닌가 싶다. 최용규 논설위원 ykchoi@seoul.co.kr
  • “사람향기 나는 사람이고 싶어”

    “사람향기 나는 사람이고 싶어”

    경기 부천시의 한 콜센터에 근무하는 지체장애 2급의 장애인이 SBS의 DJ 오디션 결선에서 3등의 영예를 거머쥐었다. 구혜정(38)씨다. 구씨는 7일 오전 SBS 목동 사옥에서 열린 SBS러브FM ‘국민 DJ 오디션’ 결선의 마지막 미션에서 3분짜리 분량의 ‘나에게 쓰는 편지’를 읽어 내려갔다. “사람 냄새 나는 사람이 되길 바란다. 잘 웃고 잘 우는 사람이길 바란다. 나를 응원해주는 사람에게 보답하며 지금보다 더 열심히 살자….” 한 줄 한 줄 읽어 내려가던 구씨는 애써 눈물을 참았다. 객석에서 흐느끼는 소리도 들려왔다. 그런 그에게 심사위원과 생방송 청취자, 현장의 평가단이 많은 점수를 줬다. “실력으로는 제가 제일 못했는데…. 너무 감사합니다.” 상을 받고는 참았던 눈물을 터뜨렸다. 구씨는 2000년 불의의 교통사고로 하반신이 마비돼 지체장애 2급 판정을 받았다. 넉달 동안 병원 신세를 진 후에도 꼬박 반년을 집에 누워만 있어야 했다. 이를 악물고 이듬해 재활원에 들어갔다. 재활에 전력투구하는 한편 택시 회사 전화 상담실에 취직하고는 2004년에 두 살 아래인 지금의 남편을 만나 결혼까지 했다. 남편은 그보다 장애 정도가 더 심한 지체장애 1급으로, 부부가 휠체어를 탄다. “아이는 없으며 앞으로도 그냥 이렇게 살고 싶다.”고 했다. 하지만 1등인 대상에게만 DJ 등용의 기회가 주어진다. 구씨는 “DJ를 노려서 한 도전이 아니어서 아쉬움은 없지만 기회가 주어진다면 정식으로 DJ를 해보고 싶다.”고 말했다. 김정은기자 kimje@seoul.co.kr
  • 행정용어 쉽게 바꾼다

    ‘가내시, 시방서, 수의시담….’ 일반인은 무슨 뜻인지 잘 모르는 단어들이다. 하지만 행정기관 공문에는 아직도 이런 용어가 쓰인다. 정부가 일본식 행정용어나 국적 불명의 용어를 쉬운 우리 말로 바꾸는 작업을 적극 추진키로 했다. 행정안전부는 지난해부터 시범운영 중인 ‘행정용어 순화어 검색·변환 시스템’을 중앙부처와 시도·시군구에 보급했다고 6일 밝혔다. 순화어 검색·변환 시스템은 500개의 잘못된 용어를 국립국어원 등의 심의를 거친 알기 쉬운 순화어로 자동 대체되도록 했다. 행정기관이 공문서를 작성해 문서결재 시스템에 올리면 바로 잘못된 용어를 찾아내 순화할 수 있다. 이에 따라 현재 행정문서 등에 쓰이는 가내시는 사전통보, 시건은 잠금, 시방서는 설명서, 계출서는 신고서, 여입 결의는 회수결정, 거마비는 교통비, 수의시담은 가격협의, 행락철은 나들이철, 노견은 갓길 등으로 고쳐 쓰게 된다. 또 레크레이션·마스터 플랜·리셉션·마켓 쉐어 등 영어 및 외래어는 각각 놀이·종합 계획·연회·시장 점유율 등으로 순화된다. 행안부는 시스템 이용기관을 확대하고 순화어도 추가할 방침이다. 박성국기자 psk@seoul.co.kr
  • [6일 TV 하이라이트]

    ●러브 인 아시아(KBS1 밤 7시 30분) 지윤씨는 더 나은 살림살이를 위해 베트남에서 친정어머니까지 한국으로 모셔와 아이들을 맡기고, 밤낮없이 열심히 살아왔다. 일 잘한다는 소문에 지윤씨를 찾는 곳도 많아졌지만, 빠듯한 살림은 쉽사리 나아지질 않았다. 결국 지윤씨는 마음 아픈 결심을 하게 된다. 바로 둘째 아들 수홍이를 친정 베트남에 맡기기로 한 것인데…. ●김승우의 승승장구(KBS2 밤 11시 5분) ‘흥행보증수표’로 통하는 이 시대의 여배우 전미선. 데뷔 23년 만에 단독 토크쇼에 최초 출연해 허심탄회하게 자신의 인생에 대해 고백한다. 출연하는 드라마마다 히트를 기록해 ‘시청률 보증수표’로 불리게 된 계기와 데뷔 후 5년간 깊은 슬럼프를 겪으며 힘들었던 사연을 털어놓는다. ●MBC 창사특별기획 빛과 그림자(MBC 밤 9시 55분) 취조실에 불려간 채영(손담비)은 장철환을 불러 달라고 말한다. 정혜는 수혁을 찾아가 기태를 도와 달라고 청하고, 채영 역시 철환을 찾아가 기태를 풀어 달라고 부탁한다. 한편 채영이 기태에게 마음이 있음을 눈치챈 철환은 기태를 풀어 주는 조건으로 자신의 부탁을 들어달라고 말한다. ●태양의 신부(SBS 오전 8시 30분) 진혁은 형을 선고받은 강로가 자신에게 들이닥칠 것을 예상하고, 인숙과 박 변호사를 한자리에 모은다. 이들이 함께 있는 모습을 본 강로는 분노에 휩싸이고, 복수를 다짐하며 교도소에 수감된다. 한편 효원은 진혁이 과거 강로와의 악연이 시작된 부모님과 관련된 사고에 대해 알게 되고, 그 사건에 대해 파헤친다. ●희망풍경(EBS 밤 12시 5분) 타인의 도움 없이는 아무것도 할 수 없는 최진섭 화백. 그가 불의의 사고를 당한 건 18세 때였다. 그로부터 30년 이상 전신마비의 고통을 안고 산 그에게 온 그림. 재활을 시작할 땐 선 하나 긋는 것조차 힘겨웠다. 그러나 경직이 온 오른손에 긴 붓을 끼우고, 캔버스에 붓을 눌러 그림을 그리는 그만의 화법은 곧 인정받기 시작한다. ●멜로다큐 가족(OBS 밤 11시 5분) 군산 내항의 어시장, 바다 내음과 인생의 내음이 뒤섞인 이곳에 특별한 모녀가 있다. 바로 40년간 어시장 자리를 지키고 있는 통북어 경자씨와 엄마의 인생 발자취를 따라온 어시장 햇병아리 9년차 딸 미자씨다. 멜로다큐 ‘가족’에서는 인생의 가장 힘든 시기에 서로에게 힘이 되어 준 모녀의 이야기를 들어본다.
  • 그 옛날 공룡도 암에 걸렸답니다!

    그 옛날 공룡도 암에 걸렸답니다!

    과학을 담당하는 기자의 입장에서 최근 들어 가장 많이 접하게 되는 연구성과는 단연 ‘암’과 관련된 정보들이다. ‘암 치료의 신기원’‘새로운 형태의 암 치료제’‘암을 예방할 수 있는 열쇠’ 등 수많은 수식어로 과학자들의 노력이 전해지고 있지만 암은 여전히 난치병과 불치병 사이의 어디쯤엔가 자리잡고 있다. 드라마나 영화는 물론 현실에서도 ‘암’이라는 병은 환자나 가족에게 공포의 대상일 뿐이다. 과연 인류가 암을 정복하는 날이 가까워지고 있기는 한 것일까. 완치율이 높아지고 있는 상황에서 암에 대한 두려움이 과장된 상태로 남아있는 것은 아닐까. 과학저널 ‘네이처’는 최신호 특집을 통해 암과 벌여온 인류의 오랜 전쟁과 그 과정에서 밝혀진 사실과 오해를 집중 조망했다. 박건형기자 kitsch@seoul.co.kr ① 암은 현대인의 질병이다? 암이 지구상에 등장한 것은 최초의 인류가 걷기도 전이었다. 공룡 화석에서 종양이 발견됐고, 2700년 전에 묻힌 사람의 뼈에서도 암의 흔적을 찾을 수 있다. ‘암’(cancer)이라는 말을 처음으로 붙인 사람은 의사의 원조로 불리는 그리스의 히포크라테스다. 당시 가장 흔했던 암인 유방암에 걸린 환자의 염증과 혈관 모습이 마치 ‘게’(crab)와 닮았다는 의미에서 비롯됐다는 설이 유력하다. 그렇다면 왜 과거에 비해 암 환자가 늘어난 것일까. 네이처는 이를 두 가지 관점에서 바라봤다. 첫째는 수명의 문제다. 100년 전 미국에서 가장 많은 사인은 감염·심장마비·당뇨로 인한 합병증이었다. 당시 미국인의 평균 수명은 49세였다. 하지만 오늘날 미국인은 1900년에 비해 최소한 30년 이상을 오래 산다. 암은 일반적으로 나이가 들수록 발병 확률이 높다. 결국 다른 질병의 치료방법은 지속적으로 발달하면서 사망자가 줄어든 반면, 수명이 늘면서 암이 사인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올라가고 있다는 뜻이다. 두 번째로 암이 늘어난 원인으로는 암을 일으키는 화학물질이 주변 환경에서 늘어난 점, 엑스레이 등 방사성물질의 증가, 비행기 여행의 증가 등이 꼽힌다. ② 암은 모두 같은 질병이다? 오랜 기간 동안 암이라는 말로 통일돼 사용됐지만, 사실 암은 한 가지 질병이 아니다. 사람의 몸에 발생하는 암은 최소한 100가지가 넘는 다양한 형태로 분류된다. 일반적으로 암은 나타나는 부위에 따라 이름 붙여진다. 림프구에 나타난 백혈구의 문제는 임파종이라는 이름으로, 신경세포에 나타난 암은 신경교종으로 불리는 식이다. 피부, 유방, 전립선, 결장, 폐에 발생하는 암은 유래한 장기의 이름을 딴 ‘고체 종양’으로 전체 암의 80%가량을 차지한다. 반면 백혈병은 혈액의 이상에 의해 나타나는 암으로 ‘액체 종양’의 형태다. ③ 암 유발의 가장 큰 원인은 무엇일까 암을 유발하는 수많은 원인 중 가장 강력한 것은 방사선이다. 1920년 이후 인체를 손쉽게 투과하는 감마선이 발견되자 방사선과 암의 관계에 대한 전세계적인 연구가 시작됐다. 특히 1945년 원자폭탄이 투하된 일본 히로시마와 나가사키 지역 피폭자들의 암 발생은 암과 방사선의 상관관계에 대한 새로운 전기로 평가된다. 1만명 이상의 생존자를 대상으로 연구를 진행한 결과 유례를 찾을 수 없을 정도로 많은 결장암, 유방암, 방광암, 폐암 환자들이 발생한 것이 확인됐다. 이를 통해 일정 수준 이상의 방사선 피폭은 암을 직접적으로 유발한다는 점이 명확해졌다. 현재 과학자들은 지난해 후쿠시마 원전 사고의 피폭자들에게서 2차 세계대전 당시의 원폭 투하 이후와 비슷한 상황이 발생하지 않을지에 대한 우려와 함께 추적 연구를 진행하고 있다. ④ 암과 담배회사의 운명적 논란 흡연이 암의 주요한 발병요인이라는 것은 오늘날 상식처럼 받아들여진다. 하지만 20세기 초반 과학계를 지배했던 물리학자 일부는 담배가 두통을 비롯한 각종 질병의 훌륭한 치료제라고 믿었고, 실제 처방도 이뤄졌다. 1930년 의학계 일각에서 담배가 폐암의 원인일 수 있다는 연구결과가 나오자, 담배회사들은 전쟁터에 수백만갑의 담배를 무료로 뿌리기 시작했다. 담배광고에는 의사와 스포츠스타가 동원됐고, 담배 소비는 점차 늘었다. 1964년 미국 외과의사협회가 폐암과 흡연의 상관관계에 대한 포괄적인 연구결과를 내놓은 후에야 담배에 대한 경각심이 높아지기 시작했다. 1965년 미국인의 42%가 담배를 피웠지만 2009년에는 20%까지 줄었다. 과학자들은 담배가 250가지의 유해물질을 담고 있으며 그 중 69가지는 유전자 변이를 유발한다고 주장한다. 최근 연구에서는 매일 15개비의 담배를 꾸준히 피울 경우 최소 2만 3000개의 폐 유전자 돌연변이가 발생한다는 결과가 나오기도 했다. ⑤ 암 연구는 어디까지 왔는가 암의 실체를 아는 것과 암을 치료하는 것은 별개의 문제다. 실제로 현대 과학은 암의 실체에 거의 근접해 있다. 우선 암은 원인이 아닌 결과다. 암을 일으키는 원인은 수많은 종류가 있는 만큼 바이러스가 감기를 만들거나 짠 음식이 고혈압으로 이어지는 것처럼 간단하지 않다. 그 중간 단계를 밝혀 각 암을 유발하는 요인을 밝히고 그 단계를 조절하는 것이 결국 암을 불치·난치의 영역에서 극복의 영역으로 옮길 수 있는 키워드다. 암의 직접적인 원인은 결국 유전자 변이와 돌연변이다. 화학약품의 과다사용, 흡연, 방사선 노출 등은 모두 자연스러운 DNA 복제를 저해하고, 세포의 자살을 유발하며 비정상적인 세포의 증식을 일으키는 공통점을 갖고 있다. 이에 착안한 과학자들은 인체내에서 자연스럽게 이 같은 변이를 막아내는 유전자 또는 단백질을 찾아내는 데 골몰하고 있다. 오늘날 과학자들은 암세포를 화학적 요법으로 죽이는 대신, 비정상과 싸워 소멸하는 생체의 흐름을 강화해 암을 극복하는 것이 최선이라고 믿고 있다.
  • [日 대지진 그 후 1년] 송두리째 흔들린 日경제… 엔苦·뒷걸음질 성장 ‘여진은 계속’

    [日 대지진 그 후 1년] 송두리째 흔들린 日경제… 엔苦·뒷걸음질 성장 ‘여진은 계속’

    동일본 대지진은 일본 경제를 송두리째 뒤흔들어 놓았다. 일본은 제2차 세계대전의 패전에서 벗어난 지 20년 만에 눈부신 경제성장으로 화려하게 부활했다. 하지만 거품 경기 이후인 1991년부터 극심한 경기침체에 시달리는 ‘잃어버린 20년’을 겪는 도중 대지진이 발생해 산업계 전반에 엄청난 타격을 입혔다. 대지진과 후쿠시마 제1원자력발전소 사고로 인한 일본 경제의 타격은 수치로도 입증된다. 지난해 일본의 실질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은 마이너스 0.9%였다. 대지진이 일어난 3월 11일 일본 닛케이 평균 주가지수는 1만 254포인트였지만 1년 뒤인 지난 2일에는 9777포인트로 장을 마쳐 무려 4.74%가 하락했다. 지난 1년 동안 일본 경제는 사상 최고치로 치솟은 엔고 때문에 큰 어려움을 겪었다. 달러·엔 환율은 지난해 10월 31일 2차 대전 이후 최저인 달러당 75.35엔까지 하락했다. 3일 현재 81.78엔까지 치솟아 올랐지만 엔고의 쓰나미는 일본 경제를 순식간에 코너로 몰았다. 엔고 탓에 지난해 일본의 연간 무역수지는 2차 석유 위기를 겪은 1980년 이후 31년 만에 처음으로 적자를 기록했다. 대지진과 원전 사고로 인한 생산설비 마비로 고전을 면치 못하던 일본 대표기업들은 엔고까지 겹쳐 사상 최악의 적자를 기록했다. 대표적 전자업체인 소니는 2200억엔, 파나소닉은 적자 폭이 역대 최악이었던 2001년보다 훨씬 많은 7000억엔의 적자를 낼 것으로 보인다. 토요타자동차도 세후 순익이 2000억엔으로 전년도보다 51% 감소할 것으로 예상된다. 세계 3위의 D램 반도체업체인 엘피다메모리는 자금난을 견디지 못하고 도산했다. 대지진 이후 잦아진 여진 등을 피해 해외로 생산기반을 옮기려는 움직임도 일어나고 있다. 생산거점이 붕괴되면서 노동비가 저렴하고 성장력이 높은 베트남과 캄보디아 등 동남아시아로 눈길을 돌리고 있는 것이다. 기업의 해외 이전은 산업계에 악영향을 미치는 것은 물론 구조조정으로 인한 실업난으로 이어져 사회 전반에 파장을 몰고 올 전망이다. 일본 국세청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근로자들의 총현금수입은 전년과 비교해 0.2% 줄었고 연말 보너스도 0.3% 감소했다. 전자업체 NEC는 1만명의 직원을 감원하고 전자부품업체 TDK는 1만 1000명의 인력을 감축하기로 했다. 일본 노동연구원은 앞으로 10년간 제조업에서 400만개의 일자리가 사라질 것으로 보고 있다. 지진과 쓰나미로 인한 건물과 도로 등 사회기반시설(SOC), 산업시설 피해는 모두 16조 9000억엔에 달했다. 대지진의 여파로 510개 기업이 도산했다. 후쿠시마 제1원자력발전소 사고의 여파로 전국의 원전이 속속 가동을 중단하면서 심각한 전력 부족에도 시달리고 있다. 일본 전역의 54개 원전 중 52개가 가동을 중단한 상태이며 4월까지 나머지 2개의 원전도 가동을 중단할 것으로 보여 산업계에 충격이 우려된다. 정부는 지난달 원자로 가동의 전면 중단에 대비해 기업용 전기료를 17% 인상하겠다고 발표했다. 일본 정부는 앞으로 5년간 복구 비용으로 16조 2000억엔, 10년간 23조엔이 필요할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 국가부채 규모가 GDP 대비 211.7%로 세계 최고 수준인 일본으로선 진퇴양난에 빠진 셈이다. 도쿄 이종락특파원 jrlee@seoul.co.kr
  • [Weekly Health Issue] 임신부의 덫 ‘조산’

    [Weekly Health Issue] 임신부의 덫 ‘조산’

    정상적인 임신 기간을 채우지 못하고 분만하는 조산이 갈수록 늘고 있다. 해마다 신생아의 10%에 이르는 아기들이 조산으로 태어나고 있다. 당연히 이에 따른 부담과 우려가 크다. 고령 임신이 느는 등 조산을 부추기는 여건이 확산·심화되고 있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치러야 하는 사회·경제적 부담도 만만치 않다. 여기에다 조산 문제는 최근의 저출산 경향과도 맞물려 사회적 관심사로 떠오르고 있다. 이런 조산 문제에 대해 서울대병원 산부인과학교실 윤보현 교수에게 듣는다. ●조산이란 어떤 상황을 말하는가. 조산이란 임신 20주 이후부터 37주 이전 즉, 36주 6일 이전에 이뤄지는 분만을 말한다. 다시 말해 분만 예정일보다 3주 이상 일찍 분만하는 상황이 여기에 해당된다. ●최근의 국내 조산 추이와 발생률은 어떤가. 1995∼2003년의 통계청 집계에 따르면, 조산율은 꾸준히 증가해 2003년에는 출생아의 약 10%가 조산아였으며 산모의 고령화 등으로 이후에도 계속 증가하고 있다. 국가통계 포털에 따르면 2010년 한해에만 약 3만명의 신생아가 조산으로 태어났는데, 이는 2009년 한해에 19만명의 암 환자가 발생했음을 감안하면 매우 큰 규모다. ●이런 조산은 어떤 원인 때문에 생기는가. 조기 진통·조기 양막파수·자궁경부무력증 등에 의한 자연 조산의 경우 양수 감염이나 염증이 주요 원인으로 알려져 있다. 물론 흡연, 무분별한 약물 복용, 고령 또는 너무 이른 임신과 어려운 경제 사정, 작은 키, 비타민C 결핍, 스트레스, 자궁 기형과 유전적 요인 등도 자연 조산과 관련이 있는 것으로 추정되나 역시 가장 중요한 요인은 양수 내 감염과 염증이다. 이와 달리 산모나 태아의 적응증에 의한 조산도 있는데, 이는 임신부의 기저질환이나 임신성 고혈압 등 임신 관련 합병증, 태아의 자궁 내 성장제한이나 태아절박가사 때문에 임신 37주 이전에 강제 분만하는 경우로, 특히 임신성 고혈압(임신중독증)이 중요한 원인이다. ●조산을 유형에 따라 구분할 수 있나. 전체 조산의 70%를 차지하는 자연 조산과 산모나 태아의 적응증에 의한 조산으로 구분한다. 자연 조산이란 진통이나 양막파수, 자궁경부 개대 등의 증상이 임신 37주 이전에 자연적으로 나타나 분만으로 진행되는 경우다. 산모나 태아의 적응증에 의한 조산은 산모와 태아의 안전을 위해 임신 37주 이전에 유도분만을 시키거나 제왕절개를 하는 경우를 말한다. ●조산의 사전 예측은 어디까지 가능하며 예방책은 무엇인가. 조산은 예측이 쉽지 않다. 임신성 고혈압(임신중독증, 전자간증)은 혈압 상승과 단백뇨 검출 여부로 진단하지만 초기에는 별 증상이 없어 산전 진찰을 받아야만 알 수 있다. 심각한 질환에 해당되는 임신성 고혈압은 일단 진단이 되면 즉시 입원해야 하며, 병증이 심각한 상태라면 만삭까지 상당한 기간이 남았더라도 산모와 태아의 안전을 위해 적극적으로 조산을 고려해야 한다. 이런 조산을 막기 위해서는 이전에 별 증상 없이 자연조산을 경험한 경우 임신을 시도하기 전에 자궁경부 상태를 확인해 자궁경부무력증이 확인되면 임신 후 자궁경부 봉축수술을 해줘야 한다. 자연 조산 병력이 있거나 질식초음파검사에서 짧아진 자궁경부가 확인된 산모 역시 조산 위험성이 높은데 이 경우 최근에는 프로게스테론 제제를 투여함으로써 조산을 막을 수 있다는 연구 결과도 나오고 있다. ●감염이 문제라면 항생제로 관리할 수 있지 않나. 조기 진통이 있는 산모들에게 항생제를 투여하는 대규모 연구가 있었으나 조산을 막지 못했다. 자궁 내 감염에 의해 조기 진통 등의 증상이 나타난 후에는 감염을 치료해도 진통을 유발하는 프로스타글란딘의 분비를 억제할 수는 없다. 따라서 무증상 산모에게 자연 조산의 증상이 나타나기 전에 양수 내 감염을 진단해 항생제를 투여하면 좋겠지만 현실적으로 무증상 산모들을 대상으로 양수천자(복벽으로 주삿바늘을 삽입해 양수를 채취하는 방법)를 시행할 수 없다는 게 문제다. 일부 산모들은 임신 중기에 태아 염색체검사를 위해 양수천자를 시행하는데, 이때 얻어진 양수를 이용해 무증상 감염이나 염증이 있는 경우 항생제 투여 등 적극적인 치료를 하면 임신 및 신생아 예후가 좋아질 것으로 예측은 하고 있다. ●자연 조산 증상이 있으면 어떻게 해야 하나. 조기 진통이나 조기 양막파수, 자궁경부무력증 등은 자궁 내 감염이나 염증이 주요 원인인데, 이 경우 임신 및 신생아 예후가 확실히 나쁘다. 따라서 이런 경우에는 양수천자검사 등으로 감염이나 염증을 찾아내 항생제 치료를 시도해야 한다. 실제로 서울대병원에서는 산모의 양수에서 검출된 세균들을 효과적으로 퇴치할 수 있는 항생제 조합을 만들어 치료에 적용하고 있으며, 2000년대 들어 본원에서 태어난 조산아에게서 뇌성마비 등 심각한 신생아 합병증 발병과 사망 사례가 급감하고 있다. 또 산모에게 스테로이드를 투여하면 조산아의 합병증을 줄일 수 있고 황산마그네슘을 투여하면 뇌성마비 예방에 효과가 있다. ●조산과 관련해 정책적인 문제는 없는가. 심각한 저출산을 고려하면 출산장려정책 못지않게 잉태된 아기가 건강하게 태어나고 자라는 것도 중요하다. 그러나 분만과 관련된 의료수가가 너무 낮은 데다 잦은 의료분쟁 등으로 산부인과를 지원하는 의사들이 격감하고 있으며 특히 고위험 임신을 전공하는 의사가 드물다. 많은 병원들이 낮은 의료수가 때문에 분만실과 신생아 중환자실에 투자를 못해 병상 수를 늘리지 못하고, 이 때문에 조산이 임박한 산모들이 신생아 중환자실을 찾아 병원을 전전하고 있다. 이런 고위험 산모와 조산아들이 최상의 의료 환경에서 진료를 받을 수 있도록 지속적인 사회적·정책적 관심이 필요하다. 심재억 전문기자 jeshim@seoul.co.kr
  • “다문화 교육 통해 세계평화에 이바지하고 싶어”

    “다문화 교육 통해 세계평화에 이바지하고 싶어”

    ‘다중언어 전문가를 양성하는 교육, 성숙한 세계 시민을 배양하는 학교!’ 다문화·다민족 사회의 주역이 될 어린이들의 교육을 위해 국내 최초로 교육청의 인가를 받은 서울 구로구 오류동의 다문화대안학교 ‘지구촌학교’가 2일 개교식과 입학식을 가졌다. 다문화 가정의 학생 50명과 중국, 미얀마 등 13개국 출신의 학부모 150명이 참석한 행사에는 곽노현 서울시교육감 등 내빈 100명도 함께했다. 지구촌학교에서 학교 설립자인 김해성 이사장을 만났다. →학교를 세우게 된 계기는. -현재 한국에 체류하는 외국인은 140만명이 넘는다. 외국인 체류자의 자녀들이 한국에서 잘 성장하도록 하는 게 국가백년지대계라고 생각한다. 국가가 할 일이라고 생각하지만, 국가가 못 한다고 주저할 수만은 없었다. ‘목마른 사람이 우물을 판다.’는 심정으로 학교를 세웠다. →설립하면서 가장 힘들었던 점은. -학교 설립과 관련해 법률 관련 문제에 취약했다. 급한 마음에 큰돈을 들여 임대한 건물(경기도 광주 소재)이 학교 인가가 불가능하다는 얘기를 뒤늦게 들었다. 인가 조건도 파악하지 못한 채 일을 저지른 결과는 참담했다. 극심한 스트레스와 심각한 고민으로 안면마비 증세를 겪었다. 결국 병원에 입원하는 신세까지 되면서 모든 일에서 손을 뗐다. 병원에 있는 동안 남은 직원들이 발로 뛰어 지금의 건물을 매입하고 개축했다. →학교 재정 상태는. -지난해 3월부터 학부모의 체류조건에 관계없이 이주민과 다문화가정 자녀를 입학시켜 무상으로 다문화 다중언어 특성화교육을 실시하고 있다. 작년 11월 교육청으로부터 국내 최초 대안초등학교 인가를 받았다. 하지만 현행제도상 사립 대안학교는 정부의 지원을 받지 못한다. 이를 알고 익명의 기부자가 10억원을 지원해 준 덕분에 학교의 틀을 다질 수 있었다. →앞으로의 계획은. -현재는 초등학교와 어린이집을 운영하고 있으나 앞으로 재원이 확보되면 미취학 학생들을 위한 유치원이나 다른 초·중·고 학생들을 위탁할 수 있는 기관으로 확대해 나갈 계획이다. 또한 다문화가정 부모를 위한 교육을 통해 한국에 잘 정착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 여러 민족이 자연스럽게 모인 대한민국이 세계 평화에 기여하는 나라가 되는 데 필요한 역할을 하고 싶다. 성민수PD globalsms@seoul.co.kr
  • [씨줄날줄] 방문 안락사/주병철 논설위원

    국내 대학병원에서 30년 동안 생사를 넘나드는 환자를 지켜본 노(老)의사는 이런 말을 했다고 한다. “의학적인 경험상 사람이 죽는 원인은 딱 세 가지다. 암 등 불치병과 심장마비·뇌출혈 등 순환기 질환, 그리고 교통사고 등 불의의 죽음 등이다. 묘한 것은 불치병과 순환기 질환을 동시에 앓다 죽는 예는 드물다. 질병 관리 예방에 좋은 참고가 될 것이다.” 노의사가 말한 신체적 질병 유형 말고 우울증이나 신병 비관 등으로 생을 마감하는 자살도 있다. 이보다 더 황당한 죽음도 있다. 프랑스의 앙리 2세는 스코틀랜드 호위병의 창에 머리를 부딪혀 죽었고, 미국 9대 대통령 월리엄 헨리 해리슨은 눈이 심하게 내리는 날 미국 역사상 가장 장황한 취임사를 하다 감기에 걸렸는데 폐렴으로 발전해 한달도 못돼 사망했다. 미국 테네시주의 위스키 양조회사의 설립자 잭 대니얼은 금고를 발로 차서 생긴 발가락 상처 때문에 패혈증으로 죽었다. 번호를 잊어버려 홧김에 금고를 찬 것이다. 죽음은 두려움과 고통이 수반될 때가 가장 무섭다. 그래서 안락사(安死·euthanasia)라는 게 생겼는지도 모른다. 안락사는 훌륭한 죽음(good death)을 의미하는 그리스어에서 유래했다. 그리스·로마 철학자들은 안락사를 죄, 고통, 체념, 판단, 참회, 구원 등을 모두 포함하는 전체적인 가치관의 변화와 함께 이해했기 때문에 자살을 훌륭한 죽음으로 간주했다. 의학·종교계는 달랐다. 히포크라테스 선서 중에는 안락사나 조력 자살을 금지하는 조항이 들어 있다. 서양 의학 역사상 최초의 기록이다. 유대교 구약성서에도 ‘자기가 죽는 날을 피하거나 연기시킬 수 있는 사람은 없다.’는 말이 있다. 다른 종교도 비슷하다. 세월이 흘러 지금은 안락사를 금기시하지는 않는다. 인위적으로 죽음을 앞당기는 ‘적극적 안락사’는 주저하지만 인공호흡기 제거 등 사실상 ‘소극적 안락사’는 허용하는 추세다. 네덜란드·벨기에·룩셈부르크 등 북유럽과 미국 오리건·워싱턴주 등에서는 안락사 등을 법적으로 허용하고 있다. 우리나라도 2009년 5월 대법원이 무의미한 연명치료 장치 제거 등을 인정하는 판결을 내렸다. 안락사에 가장 진보적인 네덜란드가 합법화에 이어 이번에는 의사가 환자를 방문해 안락사를 시행하는 제도를 세계 처음으로 도입하기로 했다. 본인이 직접 신청하면 된다고 한다. 세상이 웰빙(well-being)만큼 웰다잉(well-dying)을 고민하고 있다. 우리도 마냥 강 건너 불구경만 하고 있을 일은 아닌 것 같다. 주병철 논설위원 bcjoo@seoul.co.kr
  • 어노니머스, 인터폴 웹사이트 보복공격

    국제적인 해커집단 ‘어노니머스’가 인터폴이 자신들의 지지자 25명을 체포한 것에 대한 보복으로 사이버공격을 통해 인터폴 웹사이트를 일시 마비시켰다고 미 경제전문지 포브스 인터넷판이 29일(현지시간) 전했다. 이에 따르면 인터폴 웹사이트(interpol.int)는 지난 달 28일 오후 어노니머스 지지자들에 의한 디도스(DDos·분산서비스거부) 공격으로 20∼30분간 접속이 아예 이뤄지지 않았으며, 일부 복구된 이후에도 접속이 늦어지는 등 어려움을 겪었다. 어노니머스는 사이버공격 직전 트위터를 통해 “인터폴 사이트가 탱고다운(Tango down·교전 중 적을 제거했음을 의미하는 군사 용어)된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이번 사이버공격은 인터폴이 유럽과 남미의 15개 도시에서 ‘언매스크’(Unmask)이라는 이름으로 대대적인 검거작전을 벌여 17~40세의 어노니머스 가담 용의자 25명을 체포했다고 발표한 직후 이뤄졌다. 어노니머스는 최근 몇 주 간 미국 등지의 경찰조직 웹사이트들을 공격해 왔으며 하부조직인 ‘안티섹’은 지난 24일 미국의 한 주요 교도소 도급업체 웹사이트를 해킹하기도 했다. 또 미국 중앙정보국(CIA)과 연방수사국(FBI) 웹사이트를 공격했으며 폭로 전문 사이트인 위키리크스와 협력해 텍사스 소재 민간 정보 기업 ‘스트랫포’(Stratfor)의 이메일을 대거 공개하는 등 전세계 주요 기관들을 상대로 무차별적으로 사이버공격을 해왔다. 이기철기자 chuli@seoul.co.kr
  • [기고] 재벌 상속자 선대 기업가정신 본받아야/최성용 서울여대 경영학과 명예교수

    [기고] 재벌 상속자 선대 기업가정신 본받아야/최성용 서울여대 경영학과 명예교수

    한 세기의 절반에 불과한 50여년 만에 한국은 세계에서 수출은 일곱 번째, 무역은 아홉 번째, 경제력은 10위권에 도달했다. 이는 한국인 특유의 근면 정신, 헝그리 정신, 기업가 정신이 어우러져 빚어낸 결과다. 작금에 이르러 이 같은 정신은 날로 쇠퇴해 가고 대신 한탕주의, 3D 업종 기피주의, 편의주의, 무사안일주의 등이 만연해 가고 있다. 아직도 재벌들의 경영 행태는 이익 지상주의, 문어발식 확장 경영, 약육강식의 정글식 경영 방식 등 천민자본주의적 경영 패턴 그대로다. 이들의 부에 관한 철학은 청교도의 청지기 정신과는 비교조차 할 수 없고, 영락없이 너 죽고 나 살자는 막가파식 장사치 모습이다. 그들에게서 도덕이나 윤리 경영을 기대한다는 것은 애당초 사치스러운 일에 불과하다. ‘한강의 기적’을 이뤄내는 데 크게 이바지한 것은 사실이나 경제력의 재벌 집중은 더욱 심해져 반대급부로 중소기업 생태계 붕괴, 빈부격차·양극화의 부작용이 나타나고 있다. 최근 재벌 대기업들의 2세, 3세, 4세들은 끊임없는 분식회계·편법상속·주가조작 외에 돈벌이가 될 만한 사업에 마구잡이로 뛰어들어 중소기업과 영세 자영업자들의 시장을 빼앗고 사회적 책임과 기여에도 무관심하다. 더욱 한심한 일은 창업 세대로부터 부를 물려받은 재벌 대기업 2세들은 극소수를 제외하고는 기업가 정신을 발휘하기는커녕 윤리에 반하는 경영 행동을 보이고 있다는 사실이다. 선대의 기업가 정신을 가르치고 물려주려고 노력하기보다는 빵집, 커피집 등 대기업들로서는 손대지 말아야 할 손쉬운 사업 분야의 진출을 방임하고 있다. 이러한 결과로 중소기업, 영세업자, 골목상권 침해 등 심각한 사회적 문제를 야기하고 있다. 반재벌의 국민적 저항과 사회적 지탄이라는 곱지 않은 시선을 받으면서도 라면, 물티슈 수입에까지 손대고 있다. 윤리의식 마비의 극치다. 일본의 가장 존경받는 3대 기업가로 ‘살아 있는 경영의 신’으로 불리는 이나모리 가즈오 교세라 그룹 명예회장은 이에 대해 “어떤 일이든 돈만 벌면 된다는 식이어선 곤란하다. 이익을 추구하되 올바른 일을 한다는 도덕심을 가져야 한다.”고 지적한다. 재벌가 딸들을 중심으로 한 경쟁적 외식업 진출은 혁신과 도전의 기업가 정신과 동떨어졌다는 비판을 피하기 어렵다. 정부의 강력한 제재 방침이 알려진 이후 그들은 어쩔 수 없이 해당 사업 분야에서 속속 철수를 발표하거나 손을 떼는 조치를 취하고 있음을 본다. 이들이 특히 재벌 대기업 총수인 부모로부터 올바른 사업 경영 방식과 기업가 정신을 물려받게 된다면 사회와 국가를 위한 기업의 사회적 책임이 무엇인가를 배울 수 있었으리라 여겨진다. 재벌 대기업 오너들은 자녀들에게 도전과 모험이 따르는 사업 추진으로 국가경제에 활력을 불어넣는 데 기여하게 하는 참다운 기업가 정신을 유산으로 남겨야 한다. 경제성장의 동력이 되는 기업가 정신의 함양이 그 어느 때보다 절실히 필요한 때다. 기업이 존경받는 기업으로 거듭나기 위해서는 재벌 대기업 3세, 4세들이 지나친 무절제 탐욕을 억제하고 선대의 기업가 정신을 배우고 실천하는 데 노력해야 할 것이다. 사회는 마땅히 이들의 행태를 비판하고 건전한 방향으로 이끌어야 한다.
  • 상반기 순경 공채 필기시험 분석해보니

    지난 25일 치러진 올 상반기 순경 공채 필기시험은 대체로 지난해보다 어렵게 출제됐다고 평가된다. 채용 인원이 지난해의 40% 수준으로 줄어 출제위원들이 변별력을 높이려고 박스형 문제를 다수 출제해 난이도를 높였을 것이라는 분석이다. 특히 형사소송법(형소법)의 평균 점수가 지난해 하반기 시험보다 10점 이상 떨어질 것으로 수험 전문가들은 예상했다. 또 경찰학과 형법도 어렵게 출제돼 필기시험 당락은 경찰 전공과목에서 결정될 것으로 분석됐다. 순경 공채에 처음 채택된 한국사 시험은 최근 치러진 7~9급 공무원 시험의 한국사와 비슷한 수준으로 출제됐다는 평이 나온다. 형소법에서는 1~2년 이내의 최신 판례를 응용한 문제들이 눈에 띈다. 진술거부권에 대한 설명을 묻는 1번 문제의 보기 ③은 지난해 대법원 판례(2011도8125)로, ‘범죄자와 공범관계에 있을 가능성이 있는 참고인에게 진술조서를 받으면서 진술거부권을 고지하지 않았더라도 그 진술의 증거 능력을 부정할 수 없다.’는 것이 주제다. 또 고소에 대한 설명을 고르는 5번 문항의 보기 ②는 ‘범죄 사실을 안다는 것은 고소권자가 친고죄에 해당하는 범죄의 피해가 있었다는 사실 관계에 관하여 확정적인 인식이 있었을 때를 말한다.’는 2010년 판례(2010도4680)를 인용한 것이다. 2번 문제는 무죄추정원칙 위반을 인정한 것을 고르는 문제다. 지방자치단체의 장이 금고 이상의 형을 선고받고 그 형이 확정되기 전에 부단체장이 권한을 대행하도록 한 지방자치법 제111조가 무죄추정원칙에 반한다고 판단한 2010년 헌법재판소 판례(2010헌마474)를 정확히 알아야 풀 수 있다. 다만 지자체장이 구금 상태일 때 부단체장이 권한을 대행하는 것은 위헌이 아닌 점도 기억해야 한다. 김승봉 에듀스파 형소법 강사는 “조문이나 판례에 대한 세세한 부분까지 이해해야 풀 수 있는 문제들이 다수 출제돼 수험생들이 매우 어렵게 느꼈을 것”이라고 말했다. ☞<정책·고시·취업>최신 뉴스 보러가기 형법 시험문제는 지문의 93%가 판례로 구성된 것이 특징이다. 이전 시험들보다 판례 비중이 커졌다. 박스형 문제가 10개 출제돼 지난해 하반기 시험보다 어려웠다고 전문가들은 분석했다. 1번 문제는 죄형법정주의에 대한 설명 중 옳은 것을 고르는 박스형 문제다. 공인중개사가 실제로 수수료를 받지 않으면 처벌의 대상이 되지 않는다는 대법원 판례(2010도16970)와 사회봉사명령이 소급 대상이 아니라는 대법원 판례(2008어4)를 정확히 알아야 풀 수 있는 문제다. 경찰학에서는 박스 문제가 8개, 판례 문제가 3개 출제됐다. 지난해 하반기보다 어렵게 출제됐다고 평가된다. 1번 문제는 최근 경찰과 검찰이 의견을 달리하며 논란이 되고 있는 행정·사법경찰을 나누는 문제를 다뤘다. 우리나라 경찰 조직에는 행정·사법경찰의 구분이 없으며 경찰기관이 양쪽 사무를 모두 맡고 있다는 점에 유의해야 한다. 20번 문제는 범죄인인도법 규정에 관한 것으로, 범죄인의 인도심사 및 그 청구와 관련된 사건은 서울고등법원과 서울고등검찰청으로 전속관할된다는 제3조 규정을 자세하게 알고 있어야 풀 수 있다. 영어에서는 어휘 5개, 문법 4개, 생활영어 2개, 독해 문제가 9개 출제됐다. 지난해 하반기 시험과 비슷한 수준으로 출제됐다. 4번 문제는 ‘make up for’(보충하다)라는 숙어를 채워 넣는 문제다. 다소 어려운 단어로는 14번 문항의 ‘tripartite’(셋으로 갈라진), 15번 문항의 ‘foolproof’(실패할 염려가 없는), 16번의 ‘paraplegic’(대마비의) 등이 있다. 정철호 강사는 “함정은 없었고 기본에 충실한 출제였다.”고 말했다. 한국사에서는 역사학의 바른 이해 1개, 고대사회 6개, 고려시대 2개, 조선시대 5개, 근현대사 5개, 세계문화유산 영역 문제가 1개 출제됐다. 오태진 강사는 “대체로 처음 보는 시험은 평이하게 출제된다는 통설이 입증된 시험”이라고 평가했다. 첫 지문으로는 형벌에 대한 사료가 제시됐다. 삼국지 위지 동이전에서 부여의 1책 12법을 기술한 부분이다. 부여에 대한 틀린 설명을 고르는 이 1번 문제의 답은 고구려의 풍습인 서옥제를 말한 보기 ④가 답이다. 20번 문제는 최근 7~9급 공무원 채용 시험에 단골로 등장했던 우리나라의 세계문화유산을 고르는 문제다. 경복궁은 세계문화유산으로 등재되지 않았다는 것을 알아야 이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 형법 3번·경찰학 18번 복수정답 처리 경찰청은 상반기 순경 공채 필기시험 중 형법 3번과 경찰학 18번 문제를 복수 정답 처리한다고 29일 밝혔다. 형법 3번은 불법체포감금죄가 부진정신분범에 해당하는지 진정신분범에 해당하는지 상반되는 학설이 있다는 점을 고려해 각각의 입장을 모두 인정해 보기 ①, ②를 복수 정답 처리했다. 경찰학 18번은 국가보안법 제19조에 따라 ‘제3조 내지 제10조의 죄로서’라는 제한 설명이 들어가는 것이 정확한 설명이라는 수험 전문가들의 의견을 받아들여 보기 ③, ④를 모두 정답으로 처리했다. 김양진기자 ky0295@seoul.co.kr
  • [시론] ‘지역주의적 대의정치’의 장벽 넘어서나/김형수 소설가

    [시론] ‘지역주의적 대의정치’의 장벽 넘어서나/김형수 소설가

    세상의 모든 현상에는 진원지가 있다. 강물의 발원지처럼 그것은 눈에 띄지 않는다. 낙동강 육백리의 유장함 속에서 강원도 태백의 작은 연못을 읽는 이는 드물 것이다. 하지만 황지에서 솟는 물이 낙동 대하의 원동력이다. 그 샘이 흐름을 만들고, 그 힘에 떠밀려간 물이 길을 찾는다. 그런 의미에서 지도자란 ‘인기 있는 자’가 아니라 ‘맨 앞에 있는 자’, 즉 길을 찾는 자이다. 인류는 지금 새로운 길 찾기를 하고 있다. 작년에 신세계 질서의 향방을 묻는 세 가지 사태, 재스민 혁명, 후쿠시마 원전사고, 월가 점령 시위를 경험했지만 어디에서도 대안이 제시되지 못했다. 지구의 곳곳에서 수많은 폭동과 시위가 일지만 뚜렷한 주체도, 요구사항도 쉬 파악되지 않는다. 누구도 집단적 신념 체계를 내놓지 못하는, 대안이 고갈된 ‘이후 체제’가 진행 중인 셈이다. 극심한 정치 불신을 겪는 나라가 한두 곳이 아니다. 정당들은 다투어 정책을 세우고 대안을 말하지만 시민들은 믿지 않는다. 이제까지 전대미문의 생산력을 과시해온 신자유주의는 절대 다수를 분배의 자리에서 격리시켰다. 근대정치의 최대 권능을 얻은 국회들은 대의기구와 유권자 사이를 얼마나 멀리 떨어뜨렸는가. 위기와 증상은 있지만 해결책이 없다는 것, 이것이 오늘의 시대정신을 민란으로 몰아가는지 모른다. 다 함께 나서서 어떤 자유를, 어떤 사회를, 어떤 정부를, 어떤 행복을 바랄지 고민하고 토론하는 것 밖에 답이 있을 것인가? 신기한 것은 물이 흐르는 만큼 세상도 흐른다는 것이다. 진창에서 출현한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가 배제된 자들을 응집시킨다. 최정예 디지털 기기를 장착한 미디어는 놀라운 속도로 고립된 대중을 연결시킨다. 그래서 복잡다단한 문제들이 동시다발적으로 터져 나온다. 국가나 파워 엘리트뿐 아니라 똑똑하지 못하거나 바보 같은 군중 에너지도 사회 시스템을 통제, 마비시킨다. 이것이 지금 우리에게 주어진 정치 환경의 본질이다. 한국 정치의 열정은 민간 소통의 가장 낮은 곳에 내려가 민란을 외치던 한 사내의 가슴에서 시작되었다. 한반도의 시골 벌판을 역사의 광야로 삼아 눈보라 속에서 외치던 사람의 처절한 진정성을 생각해 보라. 그 의분에 찬 사내의 발걸음을 따라 산업사회적 간접민주제는 스러져 가고 새로운 형태의 직접민주제가 싹을 틔웠다. 2008년 촛불 때도 보았지만, 온 누리를 뒤덮는 거대한 빛 무더기를 세 갈래, 네 갈래로 쪼개 버린 것이 ‘대의기구’의 참여자들이었다. 한때 한나라당, 민주당, 자유선진당, 민노당 등으로 나뉘었던 정당들은 그 어떤 지류와도 비교할 수 없는 압도적 정치세력인 ‘제5의 당’, 즉 시민대중을 배척한 벌을 톡톡히 받고 있다. 여기서 칠흑 같은 어둠을 깨뜨리며 솟아오르는 달빛처럼 서늘한 민란이 노약한 정당의 손을 잡아 새로운 흐름을 만들어 냈다. 그 민란에 뛰어들지 못해 구체적인 경로는 알지 못한다. 하지만 그것이 신세계의 대중을 움직이게 만든 건 사실이다. 현실정치는 제5세력의 순정이 개입하면서 요동을 치기 시작한다. 안철수 신드롬도, 문재인 희망론도, 혁신과 변화의 바람도 모두 그곳에서 현실의 옷을 입었다. 그러나 다들 출구를 눈여겨보지 않는다. 빛의 범람을 맛본 하늘의 낮달처럼 광휘를 잃은 그것을 편의상 ‘낮달 캠프’라고 부르자. 그 ‘낮달 캠프’가 낙동강을 따라간 것은 참으로 상징적이다. 그동안 합리적 궤도를 벗어난 막무가내의 정견들이 그 강을 따라 전개됐기 때문이다. 오늘 우리가 낙동강에 주목하는 이유는 그 끝에 주목할 만한 대선 후보가 있어서만이 아니다. 모처럼 이 땅에 굽이쳐 온 변화의 열정이 ‘지역주의적 대의정치’라고 하는 낡은 장벽을 넘을지 못 넘을지 판가름하는, 숨가쁜 미래 전망이 거기에 있어서다. 왜 자꾸 잊는가? 지금은 대선 후보에 한눈 팔 때가 아니라 ‘낮달 캠프’의 고투에 주목할 때이다.
  • “사랑해” 세살이 된 남편이 말했다

    “사랑해” 세살이 된 남편이 말했다

    산업재해 환자들이 모인 인천의 한 병원. 이 병원 한편에 정효근(37)·이승연(37) 부부의 보금자리가 있다. 공학석사 출신의 유능한 직장인, 가족을 살뜰히 챙긴 가장이었던 효근씨. 곡물가공 설비업체에서 근무하던 2년 전 중국 출장 도중 뇌졸중으로 쓰러졌다. 대수술 끝에 가까스로 목숨은 건졌지만, 오른쪽 몸은 마비됐고, 인지능력은 세 살 수준으로 깨어났다. 8년 연애 끝에 결혼한 아내와 부부 사이에 보물 같았던 두 아들 민재(8), 민기(7) 이름도 떠올리지 못한다. 자신의 이름은 물론이다. 한순간에 승연씨는 남편을 대신해 가장이 됐다. 효근씨가 받아야 하는 재활치료 가짓수만도 너덧 개가 넘는다. 자그마한 체구로 180㎝가 넘는 남편을 휠체어에 태워 재활치료실을 오가느라 하루가 어찌 가는지도 모를 지경이다. 더디지만 조금씩 나아지면서 “사랑해”라는 말을 건네는 효근씨를 보면서 병원 생활에 지쳐 가는 승연씨는 희망을 충전한다. 아빠에게 엄마를 양보한 아이들에게 항상 미안하다. 한창 엄마 손이 필요할 때 병원에서 함께 잘 수 없어 근처에 작은 방 하나 마련해 아이들을 재운다. 온 가족이 한집에서 사는 것, 다른 아이들에게는 일상인 이것이 아이들에게는 소원이다. 한 달에 딱 하루 허용되는 병원 외박을 이용해 가족은 특별한 외출을 결심했다. 예전에 함께 살던 대구 집으로 떠나는 추억 여행, 무사히 끝날 수 있을까. 소중한 이를 잃을 뻔했던 지난날을 떠올리면 오늘이 더 행복하다는 승연씨는 자신이 받은 첫 번째 사랑에 대해 이제 두 번째 사랑으로 답하겠다고 한다. 더 단단하고 성숙해진 두 사람의 사랑. 27일부터 3월 2일까지 매일 오전 7시 50분 KBS1 ‘인간극장’에서 시청자를 찾아간다. 최여경기자 kid@seoul.co.kr
  • 반경 100m내 전자장비 마비·파괴 EMP탄 기술 국내 첫 개발

    반경 100m내 전자장비 마비·파괴 EMP탄 기술 국내 첫 개발

    미국·러시아 등 군사강국의 전유물이던 전자기탄(EMP탄)을 우리 군이 독자 개발할 가능성이 높아졌다. 국방부 관계자는 26일 “국방과학연구소(ADD)가 최근 고출력의 전자기파를 반복적으로 발생시키는 기술 개발을 완료했다. 합참의 요청이 있을 경우 EMP탄 개발 등 무기화를 추진할 것” 이라고 밝혔다. EMP탄은 폭발과 함께 강력한 전자기파를 방출해 적의 전자장비를 무력화하거나 파괴하는 무기다. 적의 지휘통제 체계, 방공망, 전산망 등이 순식간에 마비된다. 군 관계자는 “지금까지 개발된 EMP 기술은 반경 100m 이내의 전자장비를 마비시키는 ‘소프트 킬’ 수준으로 평가된다.”며 “기술을 한 단계 더 진전시키면 전자칩 등 장비를 실제 파괴하는 ‘하드 킬’수준에 도달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와 관련, 지난해 3월 당시 박창규 ADD 소장은 국회 국방위 전체회의에서 “군에서 EMP탄 관련 기술에 대해 전력화를 요구하면 전력화할 수 있는 수준까지 될 것 같다.”고 답변했다. EMP탄은 인명 피해 없이도 지하 수십미터 깊이의 핵시설 기폭 장치나 미사일 유도장치 등 전자기기를 무용지물로 만들 수 있다. 이 때문에 북한의 핵과 미사일을 무력화할 수 있는 최첨단 전력으로 꼽힌다. 또한 항공기 탑재가 가능하고 유도탄이나 순항미사일의 탄두에 장착할 수 있다. 우리 군은 지휘소 등 군 주요 시설에 EMP 방호시설을 구축하고 있다. 하종훈기자 artg@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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