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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고] 공수처와 비변사/박지훈 변호사·한국외대 특임교수

    [기고] 공수처와 비변사/박지훈 변호사·한국외대 특임교수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가 올해 7월 설치를 앞두고 있다. 공수처에 대한 논의가 시작된 배경은 충분히 이해하지만 설치의 필요성에 대해서는 쉽사리 동의하기 어렵다. 대한민국의 통치구조에 본질적인 변화를 가져올 공수처에 대해 사회적 논의가 충분히 이뤄지지 않았기 때문이다. 공수처법에 따르면 공수처를 컨트롤할 수 있는 것은 오로지 대통령뿐이다. 옥상옥의 전형이다. 또한 이는 국민의 인권과 직접 관련된 형사소송법의 기본 체계를 바꾸는 것이다. 과거 유신 등을 제외하고 형소법 규정을 소위 ‘패스트트랙’이라는 간단한 절차로 개정한 적이 있었던가. 잠시 과거로 거슬러 올라가 보자. 조선 건국 당시는 수백 년 동안 마녀사냥의 광풍이 서양 전역을 휩쓸며 인간의 이성을 마비시켜 놓았던 시기다. 중국에서는 환관과 후궁이 황제를 대신해 제멋대로 국정을 농락하고 있던 때다. 조선은 동시대 세계사를 통틀어 유례를 찾아볼 수 없는 세련된 문치를 이룩했고 정교한 메커니즘에 의해 작동되는 과학적인 권력분립 시스템을 갖추고 있었다. 삼정승(영의정, 좌의정, 우의정)으로 구성된 의정부는 오늘날의 행정각부에 해당하는 6조, 즉 이조, 호조, 예조, 병조, 형조 그리고 공조의 업무를 조율하고 총괄했는데, 이 중 국가형벌권의 집행은 형조가 담당했다. 국가권력이 각 관청과 담당 관리들에게 세밀하게 분산돼 있었던 것이다. 그런데 임진왜란과 병자호란을 거치면서 비변사라는 기구가 만들어지게 됐다. 비변사란 외적의 침략 등 변방에서 일어나는 일에 대비하기 위해 임시로 설치된 관청이다. 그런데 양란이 끝나고도 비변사는 해체되지 않고 조선 후기에 이르면 사실상 나라의 모든 일을 결정하는 지경에 이른다. 비변사만 장악하면 권력을 송두리째 틀어쥐어 왕권까지 능가할 수 있는 구조가 돼 버린 것이다. 19세기 조선을 망국으로 몰고 간 안동 김씨의 세도정치 역시 재빨리 비변사를 장악함으로써 가능했다. 공수처법의 요체는 검찰기능의 핵심을 추려 ‘공수처’라는 곳으로 모아 놓은 것이다. 그리고 공수처에 대한 통제는 전적으로 청와대의 권한으로 규정해 놓았다. 검찰에 대한 불신이 공수처법의 탄생 배경이지만 공수처의 업무 수행을 전적으로 신뢰할 국민이 과연 얼마나 될까. 자, 공수처법의 통과로 인해 이제 비변사만 장악하면 모든 권력을 틀어쥘 수 있었던 조선 말기와 정확히 동일한 상황이 만들어졌다. 대통령께서 진정 안동 김씨의 전례를 따르려는지 두려운 마음으로 지켜볼 뿐이다.
  • 사망자는 검사 안 하는 獨 유독 낮은 치사율의 착시

    기저질환자 사후 검사 안 해 집계 누락 환자 평균 47세·초기검사 유도 효과도 메르켈, 접촉한 의사 확진에 자가격리 독일에서 코로나19 확진환자가 2만명을 넘기며 전 세계에서 다섯 번째로 감염자가 많이 나왔음에도 치사율이 눈에 띄게 낮아 그 이유를 두고 다양한 해석이 나오고 있다. 지금까지 독일의 선진 의료시스템 덕분이라는 설명이 주를 이뤘지만, ‘환자의 연령대나 독일 특유의 통계 작성 방식 등이 복합적으로 연계돼 있다’는 분석도 최근 힘을 얻고 있다. 23일 실시간 통계사이트 월도미터 집계에 따르면 오후 2시 현재 독일의 코로나19 확진환자는 2만 4873명, 사망자는 94명이다. 치사율은 0.4%로 같은 유럽국가인 이탈리아(5만 9138명·5476명) 9.3%, 스페인(2만 8768명·1772명) 6.2%, 프랑스(1만 6018명·674명) 4.2% 등과 비교해 현저히 낮다. ‘코로나19 방역 모범 사례’로 꼽히는 한국(1.2%)과 견줘도 3분의1 수준이다. 세계 주요 언론들은 독일의 첨단 의료 인프라 등을 거론했지만 월스트리트저널(WSJ)의 견해는 조금 달랐다. 우선 독일은 환자 구성이 다른 나라와 상이했다. 한국의 질병관리본부에 해당하는 독일 로베르트코흐연구소(RKI)에 따르면 독일 내 감염자 평균 연령은 47세로 이탈리아(63세)와 20세 가까이 차이가 났다. 다른 나라와 비교해도 환자의 연령대가 매우 낮았다. 이는 독일의 초기 확진환자들이 이탈리아의 카니발 행사장이나 스키 리조트를 다녀온 청년층이었기 때문이다. 시간이 지나 노년층에게도 코로나19가 퍼지면 독일 역시 치사율이 높아질 것이라는 전망이다. 독일 정부가 적극적인 검사를 유도한 덕분에 치사율 통계가 ‘희석’됐다는 분석도 있다. 영국 일간 가디언은 “독일에서는 인후통 등 가벼운 증상만 있어도 누구나 코로나19 검사를 받을 수 있다. 중국 후베이성이나 이탈리아 롬바르디아주를 다녀와도 마찬가지”라고 전했다. 이 때문에 자연스레 확진환자 수가 늘어나 의도치 않게 치사율이 낮아졌다는 설명이다. 특히 독일은 한국과 달리 사망자에게는 코로나19 검사를 진행하지 않는다. 이 때문에 다른 기저질환으로 입원했다가 코로나19에 감염돼 숨져도 이들은 집계에 포함되지 않아 치사율이 더 떨어진다고 WSJ는 지적했다. 세계 최고 수준인 독일의 보건 시스템이 큰 역할을 했다는 사실 또한 부인할 수 없다. 실제로 독일 전역의 응급실 병상은 모두 2만 8000여곳이다. 국민 1인당 병상 수가 유럽연합(EU) 평균보다 30% 이상 많은 ‘의료 대국’이다. 다만 WSJ는 “정확한 판단을 위해서는 좀더 지켜봐야 한다”고 덧붙였다. 다른 유럽 국가들처럼 코로나19 환자들로 의료 체계가 마비된 상황까지는 가지 않았다는 이유에서다. 한편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가 최근 예방 접종을 위해 접촉한 의사가 코로나19에 감염된 사실을 뒤늦게 알고 자가격리에 들어갔다. 올해 65세인 메르켈 총리는 지난 20일 의사에게 폐렴구균 예방 백신을 맞았다. 메르켈 총리는 당분간 집에서 업무를 보며 코로나19 검사를 받을 예정이다. 류지영 기자 superryu@seoul.co.kr
  • 연기와 취소 사이… 도쿄올림픽을 둘러싼 시나리오

    연기와 취소 사이… 도쿄올림픽을 둘러싼 시나리오

    1년 연기 유력… 전 세계에서 목소리 커연내 연기, 연속성 유지되나 확산 위험도취소 또는 축소 가능성 낮지만 배제 못해코로나19가 전 세계 스포츠를 마비시키면서 가장 큰 스포츠 행사인 올림픽도 갈 길을 잃었다. 토마스 바흐 국제올림픽위원회(IOC) 위원장은 지난 17일부터 19일까지 종목별 국제연맹(IF) 대표, 전 세계 선수대표, 국가올림픽위원회(NOC) 대표와 연쇄 화상회의를 열고 올림픽을 예정대로 강행하겠다는 방침을 밝혔지만 여론의 강한 반발에 부딪혔다. 결국 IOC는 23일 긴급 집행위원회를 열고 “연기하는 방안을 포함한 세부 논의를 시작해 4주 안에 매듭지을 것”이라고 발표했다. 올림픽 정상 개최를 고수하던 아베 신조 일본 총리도 이날 참의원 예산위원회에 출석해 “연기 판단도 하지 않을 수 없다”고 한 발 물러섰다. 현재 도쿄올림픽을 두고 크게 1년 연기, 연내 연기, 취소 또는 축소의 시나리오가 나오고 있다. 1년 연기 시나리오 캐나다올림픽위원회는 23일 도쿄올림픽 불참을 선언하며 “국제올림픽위원회, 국제패럴림픽위원회, 세계보건기구에 도쿄올림픽·패럴림픽 1년 연기를 긴급하게 요청한다”고 발표했다. 2016 리우데자네이루 올림픽을 개최한 브라질올림픽위원회도 지난 22일 IOC에 도쿄올림픽 1년 연기를 공식 제안했고 이에 앞서 노르웨이, 슬로베니아 올림픽위원회 등도 올림픽 1년 연기를 제안했다. 미국수영연맹·미국육상협회, 영국육상연맹 등 올림픽에서 비중이 상당한 연맹들은 물론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까지 사견을 전제로 1년 연기를 주장할 만큼 전 세계적으로 1년 연기설이 쏟아지고 있다. 2021년에 개최시 미국과 유럽의 프로리그와 일정이 겹치지 않는 장점이 있다. 유럽축구연맹이 유로2020을 유로2021로 바꿨지만 6월 12일 개막해 7월 12일에 마치기 때문에 올림픽과 겹치지 않는다. 내년 여름 치를 세계육상대회, 세계수영대회, 하계유니버시아드대회 등은 IOC와 각 종목 경기단체들이 협의를 통해 조정이 가능하다. 올림픽 종목들이 올림픽 출전 포인트가 걸린 대회를 멈춘 이후 이렇다할 대안을 내놓지 않은 상황도 감안해야 한다. IOC에 따르면 현재까지 도쿄올림픽 전체 종목에서 아직 43% 정도는 선수 선발을 확정하지 못했다. 육상, 배드민턴, 핸드볼, 복싱, 태권도, 레슬링 등 예선을 다 마치지 못한 종목 중 대체 선발 방안을 뚜렷하게 내놓은 종목은 없는 데다 상당수 단체가 1년 연기를 주장하고 있어 이들도 예선 일정을 1년 연기에 맞춰 새로 계획할 가능성이 있다. 그러나 1년 연기는 올해를 목표로 대회를 준비해온 선수들이 출전 기회를 잃거나 전성기를 놓치는 불이익을 당할 수 있다. 또 대회 조직위 측도 아무 것도 하지 못한 채 올림픽 관련 시설물들을 1년 이상 유지해야할 경우 발생하는 비용부담이 만만치 않다. 일본 간사이대 수리경제학 미야모토 가쓰히로 명예교수는 도쿄올림픽을 1년 연기할 경우 6400억엔(약 7조 2453억원)의 추가 비용이 들 것으로 추정했다. 연내 연기 시나리오도쿄올림픽이 무더운 한여름에 열리게 된 것은 자국의 주요 스포츠 행사가 연달아 열리는 시기를 피하고 싶어하는 미국 방송사의 이해 관계가 작용한 영향이 크다. 9~10월은 내셔널풋볼리그(NFL)·미국프로농구(NBA)·북미아이스하키리그(NHL)가 시즌을 시작하고 메이저리그(MLB)가 포스트시즌을 치르는 시기다. 그러나 미국에서도 코로나19가 급속히 퍼지면서 기존처럼 9~10월에 주요 경기가 열릴 수 있을지 알 수 없게 됐다. 주요 스포츠 행사들이 가을에 열리지 않는다면 미국 방송사와 IOC도 여름 개최를 사수할 이유는 없다. IOC는 6월 말까지 선수 선발을 마치면 올림픽 정상개최는 차질이 없다는 입장이었다. 그러나 최근 들어 각 종목별로 올림픽 출전 포인트가 걸린 대회를 연달아 중지하면서 일정을 제대로 소화하기가 어려워졌다. 연내 연기가 결정되면 이미 선발을 마친 종목들은 티켓을 따낸 선수들이 그대로 출전할 수 있고, 추가 일정이 필요한 종목들도 기존의 올림픽 출전 레이스를 유지한 채 보완된 선발 과정을 통해 선수 선발을 마칠 여력이 생긴다. 일본에서도 연내 연기설이 대안으로 떠오르는 분위기다. 일본 ‘스포츠 호치’는 지난 21일 도쿄올림픽 조직위원회 관계자의 말을 빌려 “올해 가을 정도까지 개막 조정 여지는 있다”면서 “연기라면 올해가 가장 현실적이고 구체적인 대응책”이라고 보도했다. 2012 런던올림픽 조직위원장이자 국제육상경기연맹 회장인 세바스찬 코 역시 영국 BBC와의 인터뷰를 통해 “올림픽을 1년 연기하는 것은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면서 “올림픽 연기시 9~10월경에 가능할 수 있을 것”이라고 언급했다. 다만 연기한 시기에도 코로나19가 해결되지 못하면 지금과 같은 혼란이 반복될 수 있는 위험이 있다. 코로나19가 완전히 끝나지 않은 채 대규모 관중이 모이는 올림픽을 개최하게 되면 자칫 추가 확산이 이뤄질 위험도 감수해야 한다. 취소 또는 축소 시나리오IOC 최장수 위원인 딕 파운드 IOC 위원은 지난달 AP와의 인터뷰에서 “코로나19로 올해 도쿄올림픽을 치르는 게 불가능하다고 결정되면 취소될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가능성이 희박하지만 올림픽 취소도 배제할 수 없는 시나리오다. 지금까지 하계올림픽이 취소된 경우는 1916년, 1940년, 1944년 3차례 있었지만 모두 전쟁의 영향이었다. 아직까지 질병으로 인한 취소 사례는 없다. 그러나 코로나19가 남은 채로 세계 각지에서 사람들이 모였다가 다시 재확산이 이뤄지는 최악의 상황이 벌어질 위험도 있다. 그러나 바흐 위원장은 지난 21일 독일 라디오 방송과의 인터뷰에서 “비정상적인 상황이지만 취소는 이상적인 해결책은 아니다”라고 언급했고 IOC도 23일 “취소는 안건에 올리지 않을 방침”이라고 밝힘에 따라 취소 가능성은 희박하다. 예정대로 강행하되 무관중 등 규모를 축소하는 시나리오도 있다. 재일동포 출신 일본 야구의 전설 장훈(80) 옹은 지난 22일 한 방송프로그램에 출연해 “가을은 미국에서 미국프로풋볼 시즌이 진행되기 때문에 도쿄올림픽이 열리기 어려운 시기다. 그렇다고 겨울에 할 수도 없지 않느냐”며 올림픽 축소 개최를 주장했다. 무관중 경기로 진행하면 도쿄올림픽 조직위는 입장권 수익을 포기하는 대신 중계권 수입이나 스폰서 수입, 올림픽 개최 비용 등에서는 손실을 줄일 수 있다. 그러나 올림픽은 전 세계인이 즐기는 축제인 만큼 무관중으로 열린다면 의미가 퇴색할 수밖에 없어 취소만큼이나 가능성이 희박하다. 류재민 기자 phoem@seoul.co.kr
  • 남운선 의원, 전국 최초 경기도 재난기본소득 지원조례안 심의 가결

    남운선 의원, 전국 최초 경기도 재난기본소득 지원조례안 심의 가결

    경기도의회 여성가족평생교육위원회 남운선(더불어민주당·고양1) 의원이 대표발의 한 ‘경기도 재난기본소득 지급 조례안’이 23일 소관 상임위에서 가결됐다. 남 의원은 “코로나 19와 같은 재난이 발생한 현 상황에 맞춰 당장의 생계를 걱정하는 도민들에게 직접적으로 체감할 수 있는 정책을 추진하기 위하여 이번 조례안을 제안하게 됐다”고 밝혔다. 이번 조례안는 도민 생활안정과 사회적 기본권 보장 및 지역경제 활성화에 기여할 것을 목적으로 재난 발생 시 경기도민을 대상으로 ‘재난기본소득’을 지급할 수 있는 정책적인 근거를 마련하기 위하여 전국 최초로 발의됐다. 남 의원은 “최근 코로나19 확산이 장기화됨에 따라 도민의 안전에 대한 위협뿐만 아니라 일반적인 사회활동은 물론 소비·생산까지 마비돼 지역경제 침체, 소비심리 위축 등으로 경제적 피해를 넘어 도민의 생존을 위협하는 실정이 이르렀다”며 안타까움을 표시했다. 이어 “재난 기본소득이라는 주제는 많은 재원과 사회적 합의가 필요한 것은 분명하나, 당장의 삶이 버거워진 도민들이 숨 쉴 수 있는 특단의 정책을 결단력 있게 추진해나가는 것이 ‘사람중심 민생중심, 의회다운 의회’를 구현하는 길이라 생각한다”며 “재난기본소득 지급에 대한 근거 마련을 통해 도민의 삶을 위한 최소한의 생활보장뿐만 아니라 지역화폐를 통한 지역경제 활성화에 이바지하여 재난 극복을 위한 경제 정책을 도모할 수 있는 계기가 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코로나19 걸리면 냄새 못 맡는다? “자가격리 권고”

    코로나19 걸리면 냄새 못 맡는다? “자가격리 권고”

    갑작스러운 후각 상실이 코로나19 감염 증상일 수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22일(현지시간) 뉴욕타임스(NYT)는 코로나19(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에 감염된 뒤 여성이 아이 기저귀 냄새를 맡지 못하거나 요리사가 카레·마늘 등 향신료 냄새를 구별하지 못하는 경우를 예로 들며 “영국 의학계에서 후각 상실이 코로나19의 감염 증상일 수 있다는 의견이 나왔다”고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지난 20일 영국이비인후과의사회는 전 세계에서 보고된 코로나19 관련 증상을 종합한 연구 결과를 발표하며 “후각이 마비된 사람들을 자가격리해야 한다”고 권고했다. 발열·기침 등 별다른 증상이 없어도 후각 상실증을 앓으면 코로나19의 보균자일 수 있다는 새로운 경고인 것. 니말 쿠마르 영국이비인후과의사회 회장은 공동성명서를 통해 “후각 상실증이 생기는 이유는 코 내부에서 바이러스 증식이 가장 활발하게 이루어지기 때문”이라며 “후각에 이상이 있는 환자뿐만 아니라 의료진에게도 적절한 조치가 이뤄져야 한다”고 강력히 촉구했다. 이어 쿠마르 회장은 후각 상실이 발현 증상 중 하나라는 사실을 입증하기 위한 데이터가 아직 충분히 쌓이지 않았다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이러한 증상을 겪는 사람들을 자가격리시키는 것은 예방의학적으로 타당한 조치라고 덧붙였다. 미국프로농구(NBA) 선수 중 최초로 코로나19에 감염된 루디 고베어(28·유타 재즈)도 이날 자신의 SNS를 통해 “지난 4일 동안 아무 냄새도 맡지를 못했다. 나와 같은 증상을 경험하는 사람이 있나?”라는 글을 올리기도 했다. 임효진 기자 3a5a7a6a@seoul.co.kr
  • WHO “韓, 코로나 대응 교과서”… 伊·중남미, 한국식 방역 따른다

    WHO “韓, 코로나 대응 교과서”… 伊·중남미, 한국식 방역 따른다

    국경·지역 봉쇄 없이도 확산세 진정시켜 확산세 정점 伊 “한국식 모델 연구팀 가동” 아르헨티나·멕시코 등 대응법 공유 요청 日언론도 적극적 검사·생활치료센터 호평전 세계에서 코로나19 사태가 장기화할 조짐을 보이자 각국이 한국식 방역 모델 채택을 서두르고 있다. 홍콩이나 싱가포르 같은 소규모 도시국가(지역)가 아님에도 국경·지역 봉쇄 없이 바이러스 확산세를 진정시킨 한국의 노하우를 활용하기 위해서다. 세계보건기구(WHO)에서도 우리의 대응을 “교과서 같은 우수사례”로 꼽았다. 21일(현지시간) 이탈리아 일간 라레푸블리카에 따르면 월터 리치아르디 이탈리아 보건부 자문관은 “한국 대응 모델의 세부 방식을 연구하고자 (정부 차원에서) 스터디 그룹을 가동했다”고 밝혔다. WHO 이사회 일원이기도 한 리치아르디는 “최근 며칠간 한국의 코로나19 관련 그래픽을 비교·분석해 왔다. 한국의 대응 전략을 따라야 한다는 확신이 든다”면서 “보건 장관의 동의를 구해 이탈리아도 이를 채택해야 한다고 제안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우리나라는 감염자와 접촉한 이들을 추적해 감염 여부 검사를 실시한다. 검사에서 양성 반응을 보이면 곧바로 격리해 확산을 최소화한다. 스마트폰 위치추적과 신용카드 사용 내역, 폐쇄회로(CC)TV 등이 동선 확인에 총동원된다. 누구나 휴대전화 애플리케이션(응용프로그램)을 통해 신규 확진환자의 동선을 파악할 수 있어 같은 장소에 있던 이들이 검사를 받을 수 있게 했다. 코로나19 확산세가 정점에 놓인 이탈리아에서는 이날 오후 현재 누적 확진환자 5만 3578명, 사망자는 4825명에 달한다. 국가기능이 사실상 마비된 상황에서 감염자를 접촉한 이를 추적해 신속하게 격리 여부를 결정하는 한국 방식이 유일한 위기 탈출 해법이라고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 세계에서 가장 늦게 코로나19 위기가 시작된 중남미에서도 한국의 대응법 공유를 요청하는 사례가 잇따르고 있다. 20일(현지시간) 아르헨티나 텔람통신은 한국과 아르헨티나 정부 관계자들이 화상회의를 통해 코로나19 대응법을 공유했다고 전하며 “한국은 코로나19 발병의 영향을 통제하는 데 성공했다”고 보도했다. 멕시코와 칠레에서도 한국 대사관을 통해 정보 공유를 요청했다. 중남미는 지난달 말 첫 확진환자가 나오면서 코로나19의 영향권에 들어왔다. 최근 감염자 수가 3000명을 넘어서며 가파른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일본 언론 역시 한국의 코로나19 대응 의료체계를 높이 평가했다. 아사히신문은 22일 특집기사를 통해 “한국의 코로나19 검사 건수는 지난 21일 기준으로 일본의 8배가 넘는 약 30만건에 이른다”며 이것이 가능한 이유를 조명했다. 아사히는 “한국 정부는 올 1월 중국 내 감염 확산을 보면서 승인되지 않은 의료기기라도 일시적으로 유통시킬 수 있는 특례제도를 도입하고 민간기업에 검사 키트 개발을 요청했다”고 전했다. 교도통신도 지난 21일 ‘코로나19 검사 31만건, 의료체계 붕괴 안 돼’라는 제목의 서울발 기사에서 “지금까지 약 8800명의 감염이 확인된 한국에서 경증자를 머물게 하는 ‘생활치료센터’가 의료체계 붕괴를 막아 주고 있다”고 설명했다. 전염병 전문가인 마이클 라이언 WHO 긴급준비대응 사무차장도 20일 스위스 제네바 본부에서 가진 언론 인터뷰에서 한국을 “교과서적인 우수사례”로 꼽았다. 다른 나라처럼 전면적으로 국경을 봉쇄하거나 여행·이동 제한을 강제하지 않고도 코로나19를 억제했다는 이유다. 서울 류지영 기자 superryu@seoul.co.kr 도쿄 김태균 특파원 windsea@seoul.co.kr
  • 트럼프 “난 전시 대통령”… 군용 마스크 500만개 민간에 제공

    트럼프 “난 전시 대통령”… 군용 마스크 500만개 민간에 제공

    전쟁때 발동하는 국방물자생산법 서명 산소호흡기 2000개도… 야전 병원 검토 英, 군 병력 2만명 투입… 의료장비 요청 메르켈 “2차 세계대전 이후 최대 위기”코로나19 확산으로 전 세계 사망자가 9000명을 넘어서는 등 사회·경제 시스템이 마비되자 전시 상황에서나 볼 수 있던 모습이 나타나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코로나19 대응을 위한 의료장비 공급을 늘리기 위해 전쟁 때나 발동하던 국방물자생산법(DPA)에 서명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난 전시(戰時) 대통령”이라고 지칭하며 사태의 엄중함을 강조했다. 영국과 프랑스에서도 정부의 요청에 민간 기업들이 필수 의료장비 생산에 들어갔다. 트럼프 대통령은 18일(현지시간) 백악관에서 가진 코로나19 대응 태스크포스(TF) 기자회견에서 코로나19 물자 공급을 늘리는 데 필요한 DPA를 발동하겠다고 밝혔다. 부족해진 마스크와 인공호흡기, 방독면 등의 의료장비를 충당하려는 조치다. DPA는 대통령이 민간 부문 물자 공급에 개입할 수 있는 권한을 부여한 법으로, 1950년 9월 한국전쟁 때 군수 물자를 지원하기 위해 만들어졌다. 비상사태 선포에 이어 DPA까지 발동할 정도로 미국 상황은 심각하다. 19일 존스홉킨스대 집계에 따르면 오전 11시 30분 기준 미국 내 코로나19 확진환자는 9345명, 사망자는 150명이다. 하루 만에 감염자가 2000명가량 늘면서 누적 환자 수에서 한국을 넘어섰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코로나19를 ‘보이지 않는 적’이라고 언급한 뒤 “가장 힘든 적은 보이지 않는 적”이라며 “어떤 의미에서 나는 ‘전시 대통령’이라고 본다. 우리는 지금 싸우고 있다는 뜻”이라고 말했다. 캐나다와의 국경도 일시 폐쇄한 트럼프 대통령은 “뉴욕주에 해군 병원선을 배치하고 서부에도 1척을 정박시키겠다”고 밝혔다. 마크 에스퍼 미 국방장관도 “군용 마스크 500만개와 특수 산소호흡기 2000개를 보건당국에 제공하고 야전 병원이 필요한지도 살피겠다”고 덧붙였다. 제너럴모터스(GM)가 이미 중국 류저우시의 자사 공장에서 수술용 마스크를 제조하는 등 미 기업들은 이미 ‘코로나19와의 전쟁’에 투입된 상태다. GM과 포드 등은 인공호흡기 같은 의료기기를 생산하는 방안도 검토 중이다. 유럽도 전시체제 가동에 나섰다. 일간 텔레그래프는 영국 정부가 최대 2만명의 군 병력을 코로나19 대응에 투입할 것이라고 보도했다. 민간 호텔을 임시병동으로 개조하는데, 일부는 여기에 투입될 것으로 알려졌다. 보리스 존슨 영국 총리는 롤스로이스와 포드 등 영국 내 제조업체 60여곳에 “인공호흡기 등 필수 의료장비 생산에 나서 달라”며 민간에도 도움을 요청했다. 스코틀랜드 주류회사들도 손세정제 생산에 나선다고 CNN은 전했다. 대국민 담화에서 “우리는 전쟁 중”이라고 공표했던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도 군 병원과 군 장병을 코로나19 대응에 투입하겠다고 밝혔다. 이날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는 TV 연설에서 “통일 이후, 아니 2차 세계대전 이후 직면한 가장 큰 도전”이라며 코로나19에 맞서 연대를 호소했다. 한편 AFP통신은 19일 현재 전 세계 코로나19 사망자가 9020명으로 집계됐다고 보도했다. 이기철 선임기자 chuli@seoul.co.kr 류지영 기자 superryu@seoul.co.kr
  • 노관규 전 순천시장, ‘순천 갑’ 무소속 출마

    노관규 전 순천시장, ‘순천 갑’ 무소속 출마

    “순천 시민들과 함께 맞서 싸우겠습니다. 순천이 빼앗긴 권리와 해룡을 되찾아오도록 모든 힘을 쏟겠습니다.” 노관규 전 순천시장이 19일 더불어민주당을 탈당하고 순천·광양·곡성·구례 갑 무소속 출마를 선언했다. 노 예비후보는 이날 순천시청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시민과 함께 오만하고 일방적인 정치폭력을 행사한 거대 기득권 세력에 맞서 싸우겠다”고 밝혔다. 민주당이 경선을 치르지 않고 소병철 전 법무연수원장을 전략공천한데 대한 시민들의 반발이 거센 상황에서 출마 회견장은 지지자들로 북새통을 이뤘다. 시민 300여명이 열렬히 환호하면서 시청 앞 도로가 한때 마비되기도 했다. 그는 “국회의원 2명을 선출해야 하는 선거구를 순천의 핵심지역인 해룡면을 찢어 23만명의 선거구로 짓뭉개버렸다”며 “민주당 이해찬 지도부가 주도한 중앙정치권의 일방적이고 폭력적인 행태에 어이가 없어 할 말을 잃어버렸다”고 주장했다. 노 예비후보는 “나라 팔아먹고 일본에 빌붙어 부귀영화를 누린 을사오적 매국노와 다름없는 매순노가 되는 것을 단호히 거부한다”며 “민주당 지도부가 순천에 행사한 정치폭력에 굴종하느니 차라리 위대한 시민들과 함께 정의로운 ‘사즉생’ 길을 택하겠다”고 울분을 토했다. 그는 “민주당이 보낸 낙하산 후보를 돕는 일은 스스로 순천시민임을 부정하고, 그들이 순천에 가한 정치 폭력에 동조하는 사람이 되는 것이다”고 강조했다. 노 예비후보는 “민주당 지도부의 패권 세력 줄을 잡고 출세나 해보려는 천박한 정치인이 아닌 철학과 비전, 능력과 정책으로 순천을 발전시키고 변화시키는 국회의원이 될 것이다”고도 했다. 그는 “말도 못 하고 사지도 못 움직이며 3년째 병상에 누워있는 불쌍한 아들의 아비로서, 파킨슨병으로 온몸을 떨며 자식 병간호하는 아내의 남편으로서, 휴학하고 형 병간호를 하는 작은아들에게 했던 약속을 지키기 위해 부끄럽지 않게 당당하게 불의와 맞서 싸우겠다”고 힘줘 말했다. 순천시는 2월 기준 인구가 28만 1347명으로 선거구 상한선(27만명)을 넘겨 선거구획정위원회는 당초 2개로 나눈다는 방침이었다. 하지만 여야 3당 원내대표가 선거구획정안을 다시 조정하면서 인구 5만 5000명의 해룡면만 따로 분리해 인근 광양시 등으로 분구했다. 해룡면 유권자들은 순천이 아닌 광양·곡성·구례 선거구에 포함되면서 다른 지역에서 출마한 후보를 뽑게 된 상황이다. 지역 시민사회단체들은 지난 17일 공직선거법에서 규정한 평등권과 선거권을 침해당했다는 이유로 헌법재판소에 헌법소원을 청구했다. 순천 최종필 기자 choijp@seoul.co.kr
  • 中 고비 넘자 이번엔 유럽… 기업들 “물류망 마비” 비명

    中 고비 넘자 이번엔 유럽… 기업들 “물류망 마비” 비명

    수요 위축·생산 차질로 실적 악화 우려 삼성·현대차 ‘긴장’… 현지 공장들 ‘울상’중국발 리스크가 잦아드나 했더니 이번엔 유럽·미국발(發) ‘코로나 패닉’이 국내 주요 수출 기업을 뒤흔들고 있다. 국내 기업의 매출 비중이 크고 생산라인이 몰려 있는 두 시장이 코로나19로 입국 금지, 국경 폐쇄, 외부 활동 자제 등의 조치를 강화하면서 반도체, 스마트폰, 자동차, 배터리 등 주요 수출 품목의 수요 위축, 생산 차질로 실적 악화 기업이 속출할 전망이다. 삼성전자, 현대자동차 등 올해 실적 회복세가 전망됐던 국내 대표 기업들마저 매출 타격이 예상되면서 증권업계에서는 최근 실적 전망치와 목표 주가 하향 조정이 잇따르고 있다. 현대차 매출의 30%를 책임지는 유럽과 미국 시장이 극심한 침체에 빠지면서 메리츠증권은 현대차의 1분기 영업이익을 지난해 동기(8250억원)보다 11.6% 감소한 7290억원으로 내려 잡았다. 동유럽에 공장을 둔 A사에 따르면 방역 조치가 강화되면서 평소 같으면 5~6시간 걸릴 물류 운송이 3~4일씩 지연되거나 일부 지역은 아예 폐쇄되면서 부품이나 완제품 운송은 물론 원료 조달도 어려운 실정이다. 삼성전자는 헝가리와 슬로바키아에 TV공장, 폴란드에 냉장고 공장을, LG전자는 폴란드 2곳에 냉장고와 세탁기, TV 공장을 각각 운영 중이다. 해당 지역에 생산라인, 법인 등을 둔 기업들은 수요 공급 상황을 면밀히 모니터링하면서 사태 장기화에 대비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일찌감치 동유럽이 국경 폐쇄를 해 생산은 그대로 진행되고 있으나 유럽 전역에 이동 금지가 강화되고 미국도 생필품 판매만 늘면서 수요 위축과 물류 이송이 문제”라며 “스마트폰, TV, 가전 매장에 사람이 없으니 2분기부터는 완제품이, 3분기부터는 반도체가 타격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반도체업계 관계자도 “코로나 리스크가 길어지면 반도체도 타격을 받게 돼 올해 상황이 쉽지 않을 것 같다. 지금으로선 앞으로의 영향을 가늠하기도 어렵다”고 말했다. 지난달에는 중국산 부품 공급 차질로 자동차 내수 생산량과 판매량이 지난해 같은 달보다 20% 급감한 자동차업계는 유럽과 미국의 해외 공장까지 위태로워지며 ‘사면초가’에 빠졌다. 배터리 업계도 떨고 있다. LG화학은 폴란드, SK이노베이션과 삼성SDI는 헝가리에 공장을 두고 글로벌 완성차 업체에 전기차 배터리를 공급하고 있다. 해당 업체들은 시시각각 바뀌는 상황을 예의주시하면서 사태 악화에 따른 대책을 검토하고 있다. 이미 폭스바겐, 포드, 피아트 크라이슬러 등 해외 자동차업체들의 유럽 공장 ‘셧다운’(공장 폐쇄)은 확산 추세다. 업계 관계자는 “해외 주요 고객사들의 판매가 줄고 신차 출시 일정이 미뤄지면 배터리와 같은 부품업계도 연쇄적으로 타격을 받을 수밖에 없다”며 “가뜩이나 소비 심리도 위축됐는데 유가도 떨어져 전기차 수요가 더 줄어들 것으로 우려된다”고 말했다. 정서린 기자 rin@seoul.co.kr이영준 기자 the@seoul.co.kr
  • 문 대통령 “대통령 주재 비상경제회의 즉시 가동하겠다”

    문 대통령 “대통령 주재 비상경제회의 즉시 가동하겠다”

    문재인 대통령은 17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가 미칠 경제적 파장을 최소화하기 위해 “대통령이 직접 주재하는 비상경제회의를 통해 특단의 대책과 조치들을 신속히 결정하고 강력히 대처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2008년 금융위기보다 더욱 심각한 상황” 문 대통령은 이날 국무회의 모두발언을 통해 “지금의 상황은 금융분야의 위기에서 비롯됐던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때보다 양상이 더욱 심각하다”고 진단했다. 이는 코로나19의 ‘팬데믹’(세계적 대유행)이 세계 경제에 미칠 충격이 심각할 것이라는 위기의식을 바탕으로 대통령이 직접 나서서 경제 대책을 이끌겠다는 의지를 드러낸 것으로 풀이된다. 이에 따라 향후 정부가 내놓을 경제 분야 대책의 강도가 예상을 훨씬 뛰어넘을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문 대통령은 “코로나19가 세계적 대유행으로 번지며 세계의 방역 전선에 비상이 생긴 것은 물론이고 경제에도 심각한 타격을 줘 세계 경제가 경기침체의 길로 빠질 것이라는 우려가 확산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일상적 사회활동은 물론 소비·생산 활동까지 마비되며 수요와 공급 모두 급격히 위축되고 있고, 실물경제와 금융시장이 동시에 타격을 받는 그야말로 복합위기 양상”이라고 강조했다. 이어서 “더욱 심각한 것은 전 세계가 바이러스 공포에 휩싸이며 국경을 봉쇄하고 국가 간 이동을 차단하고 있다는 것”이라며 “인적교류가 끊기고 글로벌 공급망 뿌리부터 흔들릴 수 있어 경제적 충격은 훨씬 크고 장기화할 수 있다. 미증유의 비상경제시국이라 하지 않을 수 없다”고 규정했다. “비상경제 회의 곧 가동”…특단 대책 집행 문 대통령은 “대통령으로서 국민 경제가 심각히 위협받는 지금의 상황을 엄중하게 인식하고 범정부적 역량을 모아 비상한 경제 상황을 타개해 나가고자 한다”며 비상 경제회의 가동 방침을 밝혔다. 특히 “비상경제 회의는 비상경제 시국을 헤쳐나가는 경제 중대본이며, 방역 중대본과 함께 비상국면을 돌파하는 두 축이 될 것”이라며 “정부는 비상경제 회의가 곧바로 가동할 수 있도록 빠르게 준비해 달라”고 지시했다. 국회에 제출한 추가경정예산(추경)안에 대해서는 “추경은 끝이 아니라 시작”이라며 “정부는 그동안 기존의 예산에 추경까지 더한 정책 대응으로 방역과 피해극복 지원, 피해업종과 분야별 긴급지원대책, 경기보강지원을 순차적으로 추진했다. 32조원 규모의 종합대책이 조기에 집행될 수 있도록 만전을 기해주기 바란다”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그러면서 “특단의 지원 대책이 파격적 수준에서 추가로 강구돼야 한다는 (현장과 전문가들의) 요구가 높다”고 덧붙였다.문 대통령은 무엇보다 “가장 힘든 사람들에게 먼저 힘이 돼야 한다. 취약한 개인과 기업이 이 상황을 견디고 버텨낼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역설했다. 그 일환으로 “어려울 때일수록 더욱더 힘든 취약계층, 일자리를 잃거나 생계가 힘든 분들에 대한 지원을 우선하고 실직의 위험에 직면한 노동자들의 일자리를 보호해야 한다”며 “또한 경제 위축으로 직접 타격을 받는 소상공인과 자영업자들이 스러지지 않도록 버팀목이 되는 역할에도 역점 둬야 한다”고 주문했다. “금융·외환시장 불안…유동성 공급 우선” 이어서 문 대통령은 위기관리에 긴장의 끈을 놓지 말 것을 당부했다. 최근 금융·외환시장의 흐름 언급하며 “시장 불안에 신속히 대응하면서 기업들이 자금난으로 문을 닫는 일이 없도록 필요한 유동성 공급이 적기에 이뤄져야 한다”며 “이 같은 우선적 조치를 통해 경기 기반이 와해하거나 더 큰 사태로 악화하는 것을 막는 데 집중해야 한다”고 지시했다. 또 “(코로나19 사태가 진정되면) 대대적인 소비 진작과 내수 활성화를 위한 대책을 본격 추진해 나갈 것”이라고 언급했다. 문 대통령은 “세계적으로도 세계 각국이 대대적인 경기부양책을 시행하게 될 것”이라며 “그 계기를 우리 경제의 경기 반등 모멘텀으로 만들어내는 데 역량을 집중해주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끝으로 “정부는 비상한 각오와 특별한 의지를 갖고 지금의 난국을 극복해 나갈 것”이라고 약속하며 “국민들께서도 방역의 주체로서뿐 아니라 경제의 주체로서 힘을 모아주길 당부드린다”고 호소했다. 곽혜진 기자 demian@seoul.co.kr
  • 112상황실 셧다운 막는다… ‘2m 차단 벽’ 세운 치안 컨트롤타워

    112상황실 셧다운 막는다… ‘2m 차단 벽’ 세운 치안 컨트롤타워

    코로나 확진자 발생 땐 업무 마비 우려 4개 구역 나눠… 감염돼도 공백 최소화 감염 의심자 신고엔 방호복 입고 출동 예비 인력 확보·근무조 전환 계획 마련지난 1일 서울 종로구 서울지방경찰청 5층의 112종합상황실에 2m 높이의 간이 벽이 설치됐다. 186명의 경찰관이 근무하는 112상황실은 24시간 범죄 신고를 받고, 서울 시내 길목을 지키는 순찰대와 소통하며 피의자 검거 과정을 지휘하는 치안 컨트롤타워다. 한눈에 들어오는 널찍한 공간이 특징인 상황실에 칸막이가 생긴 이유는 코로나19 감염 우려 때문이다. 이용표 서울지방경찰청장은 16일 기자간담회에서 서울시내 가장 큰 규모의 코로나19 집단감염이 발생한 구로구 콜센터 사례를 언급하며 “경찰에서 (콜센터와) 유사한 일을 하는 곳이 112종합상황실”이라고 말했다. 이 청장은 “상황실은 수십명이 한 공간에서 근무하기 때문에 코로나19 확진환자가 발생하면 통째로 업무가 마비되는 상황이 발생할 수 있다”며 “이를 막기 위해 칸막이를 세워 상황실을 4개의 구역으로 나누고, 확진환자 등이 발생한 공간만 출입을 통제하는 대비책을 마련했다”고 밝혔다. 코로나19 일일 신규 확진 증가세는 진정되는 양상을 보이고 있지만, 최근 서울 등 수도권에서 최초 감염원이 오리무중인 집단감염이 연이어 일어나면서 서울 경찰의 긴장도는 한층 높아졌다. 코로나19 확진환자 또는 의심환자와 접촉한 경찰관이 지구대와 경찰서에 무방비로 출입할 경우 관서 일부를 일시 폐쇄하는 ‘셧다운’(일시 업무정지)이 불가피하다. 이런 상황이 반복되면 치안에 구멍이 생기고 국민 불안감이 커져 사회적 혼란이 가중될 수 있다는 게 경찰의 판단이다.이에 따라 서울경찰청은 감염 의심환자와 경찰관의 접촉을 최소화하는 전략을 코로나19 대응 제1원칙으로 삼았다. 임만석 서울경찰청 코로나19 분석대응팀장은 “감염 의심자 관련 신고를 받은 경찰관은 전신을 덮는 레벨D 수준의 방호복을 입고 현장에 출동한다”며 “이후 사건 관계인을 지구대 또는 파출소, 경찰서 등으로 인계하는 단계마다 발열 등 증상을 확인하는 절차를 거치도록 지침을 내렸다”고 말했다. 경찰관이 일반 사건 신고로 출동한 현장에서 코로나19 감염이 의심되는 사람을 만나면 중국 등 해외여행 여부, 감염자 접촉 여부 등을 구체적으로 묻고 반드시 각 순찰차에 비치한 비접촉 체온계로 열을 잰 다음 지구대 등으로 넘기고 있다. 이 과정에서 의심 증상자와 접촉한 경찰관은 즉시 자가격리된다. 이날 오전 5시 기준 서울경찰청 소속 경찰관 2만 8000여명 가운데 코로나19 확진환자는 없고 6명이 격리 상태다. 서울청 산하 지구대 및 파출소는 평균 40여명, 경찰서에는 평균 350~1000여명이 근무한다. 임 팀장은 “2인 1조로 움직이는 현장 출동 단계에서 유증상자를 확인할 경우 경찰 격리 인원을 2명 선에서 막을 수 있지만, 더 큰 관서가 뚫리면 격리 인원과 일시 폐쇄 공간이 늘어난다”며 “치안 공백을 막기 위해 현장 최일선 경찰관의 감염을 최소화하는 데 중점을 두고 있다”고 말했다. 서울청은 경찰 내부에 코로나19 소규모 집단감염이 일어나는 상황에 대비해 근무 체계를 조정하는 비상 계획도 마련했다. 112종합상황실은 신고를 받고 지령을 전달하는 접수석을 A, B, C 등 3구역으로 나누고 1구역에 15명씩 배치했다. 만약 A구역에서 코로나19 확진환자가 발생해 폐쇄되면 나머지 B, C 구역의 30명이 근무한다. 이지춘 서울청 112종합상황실장은 “2개 이상 구역이 오염되면 청사 별관 지하 1층의 정보화교육장에 마련된 30대의 PC를 상황실과 연결해 업무에 투입한다”며 “이를 위해 최근 5년간 112상황실 근무 경험이 있는 경찰관 68명을 비상 인력으로 확보했다”고 말했다. 4개조가 2교대로 근무하는 지구대, 파출소, 교통경찰 등은 코로나19 환자가 발생할 경우 근무체계를 3조 2교대, 2교대로 순차 전환한다. 격리 인원이 늘어날수록 나머지 인력이 일하는 시간을 늘리고 쉬는 시간은 줄이는 방식이다. 경제팀, 지능팀, 사이버팀 등 수사 부서의 경우 팀 내 격리 인원이 50%를 넘으면 인접팀에 사건을 인계하는 등 업무를 재조정할 계획이다. 최악의 상황을 가정한 컨틴전시 플랜(비상계획)인 셈이다. 이 청장은 “시민들의 안전을 보장하고 보건 당국과 지방자치단체의 현장 방역을 지원하려면 경찰력 손실을 최소화하는 조직 관리가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했다. 오달란 기자 dallan@seoul.co.kr
  • 수업 3분前 서버 다운 “이게 무슨 개강이냐”

    수업 3분前 서버 다운 “이게 무슨 개강이냐”

    사이트 마비 47명 정원에 18명 접속 출석 체크 초기화·영상 끊김 등 혼란 “개강 연기 2주간 뭘 준비했나” 분통 대학 “현황 파악·인프라 보강 노력”코로나19로 개강이 2주 미뤄졌던 대학들이 ‘사이버 개강’을 시작하면서 서버가 다운되고 강의 영상이 끊기는 등 혼란을 빚었다. 학생들은 개강 연기 기간 동안 학교가 온라인 강의 환경을 충분히 마련하지 않았다며 불만을 쏟아 내고 있다. 16일 교육부 등에 따르면 코로나19 감염 확산을 막고자 새 학기 시작을 미룬 대학들이 이날 개강했다. 다만 대부분의 대학이 오는 27일까지 2주간 온라인 강의를 진행한다. ‘사이버 개강’을 처음 시도하는 대학가에서는 많은 학생이 동시에 온라인 강의 사이트에 접속하면서 서버가 다운되는 등 혼란이 벌어졌다. 학생들은 “실시간 강의에 제때 출석하지 못하고 강의가 계속 끊겨 제대로 수업을 듣지 못했다”며 불편을 호소했다. 고려대에 재학 중인 김모(23)씨는 “오전 10시 30분이 첫 수업이었는데 3분 전부터 서버가 다운됐다”며 “정원 47명인 강의에 18명밖에 접속하지 못했다”고 분통을 터뜨렸다. 한국외대에 재학 중인 김모(25)씨도 “오후 3시 수업인데 오전부터 서버가 먹통이었다”면서 “학교가 개강 연기를 한 2주 사이에 사이버 강의 준비나 대응을 제대로 해야 했던 게 아닌가. 교수에게 문의 메일을 보내도 답장조차 없다”며 답답해했다. 학생들은 출석 체크조차 어려움을 겪었다. 강의를 끝까지 듣고도 출석 인정이 되지 않은 사례가 속출했다. 교수가 기존에 올린 강의 영상을 삭제한 뒤 새로운 영상을 올리자 기존에 출석한 학생들의 출석 여부가 초기화되는 경우도 있었다. 각 대학 커뮤니티에는 “출석이 제대로 된 것인지 모르겠다”는 글도 계속 올라왔다. 학생들이 강의에 접속하지 못하자 일부 교수는 자구책을 마련했다. 온라인 강의 사이트를 우회할 수 있는 인터넷 주소를 메일로 보내고, 학생들에게 현재 상황을 신속하게 공지하는 교수들도 있었다. 한국외대의 한 교수는 온라인 강의 사이트 서버가 다운되자 유튜브의 실시간 방송 기능을 이용해 강의를 진행했다. 대학들은 발등에 ‘불’이 떨어진 뒤에야 서버 안정화를 위해 ‘한 명이 여러 기기로 동시에 접속하는 것을 자제해 달라’고 공지하고, 서버 인프라를 보강하는 등의 보완책을 시행하고 있다. 서울의 한 사립대학 관계자는 “학교 내 여유 있는 전산 서버들을 온라인 강의 쪽으로 전환하고, 학생들의 접속을 분산시킬 수 있는 방안을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 손지민 기자 sjm@seoul.co.kr이근아 기자 leegeunah@seoul.co.kr
  • 文 “추경 한 번으로 안 끝날 것” 재난기본소득 지급 논의 급류

    文 “추경 한 번으로 안 끝날 것” 재난기본소득 지급 논의 급류

    일단 2조~3조 증액 오늘 국회 통과할 듯한국은행이 16일 사상 첫 0%대 기준금리 진입이라는 결단을 내리면서 정부도 추가 부양책 마련이 불가피해졌다. 실물 경제와 금융시장이 급격히 악화된 상황에서 금리 인하 효과가 극대화되려면 재정 투입이 패키지를 이뤄야 하기 때문이다. 2차 추가경정예산 편성과 재난기본소득 지급 등의 논의가 급물살을 탈 전망이다. 문재인 대통령은 이날 서울시청에서 주재한 ‘코로나19 수도권 방역 대책회의’에서 “코로나19 대책은 이번 추경 한 번으로 끝나지 않을 수도 있다”며 “상황이 오래갈 경우 제2, 제3의 대책이 필요할 수도 있으니 정부와 지자체가 힘을 모아야 한다”고 말했다고 강민석 청와대 대변인이 전했다. 사실상 2차 추경 편성 가능성을 시사한 것이다. 정부는 지난 5일 11조 7000억원 규모의 추경을 편성해 국회에 제출했지만, 당시와 상황이 달라졌다. 코로나19가 미국과 유럽 등 전 세계로 확산되면서 경제가 마비됐고, 세계보건기구(WHO)는 팬데믹(세계적 대유행)을 선언했다.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보다 심각하다는 게 대다수 전문가들의 진단이다. 하지만 현 추경 규모는 글로벌 금융위기 대응 추경(28조 4000억원)의 절반에도 미치지 못한다. 이해찬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추경을 넘어 뉴딜이 필요한 시기”라며 재정당국을 압박했다. 정치권을 중심으로 확산되고 있는 재난기본소득 지급 목소리도 한층 커질 전망이다. 문 대통령은 “이번 추경안에도 취약계층을 지원하는 예산이 상당히 담겨 있다. 그렇다 하더라도 사각지대가 있을 수 있다”며 “어떤 형태로라도 코로나19로 타격을 입은 취약계층에 대한 지원은 중요하다”고 말했다. 2차 추경은 시간이 걸리는 만큼 일단 현 추경이 2조~3조원가량 증액돼 17일 국회를 통과할 것으로 보인다. 김용범 기획재정부 1차관은 이날 거시금융회의를 열고 “경제가 이른바 ‘V’자 회복이 쉽지 않고 ‘L’자 경로마저 우려된다”며 “지금껏 경험하지 못한 복합 위기 상황까지 가정해 금융 시스템과 외환 부문에 대한 스트레스 테스트(건전성 평가)를 실시하겠다”고 말했다. 세종 임주형 기자 hermes@seoul.co.kr서울 이재연 기자 oscal@seoul.co.kr
  • 文 “추경 한 번으로 안 끝날 것” 재난기본소득 지급 논의 급류

     한국은행이 16일 사상 첫 0%대 기준금리 진입이라는 결단을 내리면서 정부도 추가 부양책 마련이 불가피해졌다. 실물 경제와 금융시장이 급격히 악화된 상황에서 금리 인하 효과가 극대화되려면 재정 투입이 패키지를 이뤄야 하기 때문이다. 2차 추가경정예산 편성과 재난기본소득 지급 등의 논의가 급물살을 탈 전망이다.  문재인 대통령은 이날 서울시청에서 주재한 ‘코로나19 수도권 방역 대책회의’에서 “코로나19 대책은 이번 추경 한 번으로 끝나지 않을 수도 있다”며 “상황이 오래갈 경우 제2, 제3의 대책이 필요할 수도 있으니 정부와 지자체가 힘을 모아야 한다”고 말했다고 강민석 청와대 대변인이 전했다. 사실상 2차 추경 편성 가능성을 시사한 것이다.  정부는 지난 5일 11조 7000억원 규모의 추경을 편성해 국회에 제출했지만, 당시와 상황이 달라졌다. 코로나19가 미국과 유럽 등 전 세계로 확산되면서 경제가 마비됐고, 세계보건기구(WHO)는 팬데믹(세계적 대유행)을 선언했다.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보다 심각하다는 게 대다수 전문가들의 진단이다. 하지만 현 추경 규모는 글로벌 금융위기 대응 추경(28조 4000억원)의 절반에도 미치지 못한다. 이해찬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추경을 넘어 뉴딜이 필요한 시기”라며 재정당국을 압박했다.  정치권을 중심으로 확산되고 있는 재난기본소득 지급 목소리도 한층 커질 전망이다. 문 대통령은 “이번 추경안에도 취약계층을 지원하는 예산이 상당히 담겨 있다. 그렇다 하더라도 사각지대가 있을 수 있다”며 “어떤 형태로라도 코로나19로 타격을 입은 취약계층에 대한 지원은 중요하다”고 말했다.  2차 추경은 시간이 걸리는 만큼 일단 현 추경이 2조~3조원가량 증액돼 17일 국회를 통과할 것으로 보인다. 김용범 기획재정부 1차관은 이날 거시금융회의를 열고 “경제가 이른바 ‘V’자 회복이 쉽지 않고 ‘L’자 경로마저 우려된다”며 “지금껏 경험하지 못한 복합 위기 상황까지 가정해 금융 시스템과 외환 부문에 대한 스트레스 테스트(건전성 평가)를 실시하겠다”고 말했다.  세종 임주형 기자 hermes@seoul.co.kr 서울 이재연 기자 oscal@seoul.co.kr
  • 유령도시가 된 텅 빈 맨해튼 거리…유일하게 마트만 북적북적

    유령도시가 된 텅 빈 맨해튼 거리…유일하게 마트만 북적북적

    미국에서 유동인구가 가장 높은 뉴욕이 ‘유령도시’로 변했다. 15일(현지시간) ABC뉴스는 코로나19가 급속도로 확산되고 있는 뉴욕 거리가 유례없이 한산한 모습을 보였다고 보도했다. 특히 인구밀도가 가장 높은 뉴욕 맨해튼은 사람들의 발길이 뚝 끊겨 음산한 분위기마저 자아냈다. 이날 미국 내 코로나19 확진자는 총 3386명으로 집계됐다. 하루 사이 200여 명이 늘어나 총 729명의 확진자가 나온 뉴욕주는 미국 내 최대 감염지로 떠올랐다. 이 중 329명의 확진자와 사망자 5명은 모두 뉴욕주 뉴욕시민으로 확인됐다.코로나 확산세가 빨라지면서 뉴욕의 일상은 마비됐다. 뉴욕시 공립학교는 4월 20일까지 휴교에 들어갔다. 이에 대해 블룸버그는 이번 학기가 사실상 취소된 것이나 다름없다고 보도했다. 뉴욕에 본부를 둔 유엔도 3000명의 직원 중 필수인력을 제외한 나머지 직원이 3주간의 재택근무에 들어갔다. 유엔본부를 방문한 필리핀 외교관 한 명이 코로나19 양성반응을 보였기 때문이다. 유명 테마파크도 줄줄이 문을 닫았으며, 미국 프로농구(NBA)와 골프, 축구 경기도 중단됐다. 2001년 9.11사태 때도 이틀 만에 다시 공연을 시작했던 뉴욕 브로드웨이 극장가는 4월 12일까지 모든 공연을 중단하기로 했다. 뉴욕 메트로폴리탄 오페라도 5월 말까지 모든 공연을 취소했다. 하루 평균 유동인구만 150만 명에 달했던 타임스스퀘어에서는 사람 그림자조차 찾아보기 어려워졌다. 평소 같으면 관광객 줄이 길게 늘어섰을 맨해튼 엠파이어스테이트 빌딩 입구에는 경비원만이 자리를 지키고 있을 뿐이다. 대중교통을 이용하는 뉴요커도 급감했다. 메트로폴리탄교통공사(MTA)에 따르면 지난 11일 뉴욕시 지하철 이용객은 지난해 같은 날보다 18.5%(약 100만 명) 줄었으며, 버스 이용객 역시 15%(약 26만8,000명) 감소한 것으로 집계됐다. 뉴욕시 지하철 하루 이용객은 약 539만 명, 버스 이용객은 약 178만 명이다.유일하게 사람들이 붐비는 곳은 마트다. ABC뉴스는 13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국가비상사태 선포 이후 생필품 사재기가 기승을 부리고 있다고 전했다. 뉴욕을 비롯해 미 전역 곳곳의 마트 앞은 개장 전부터 몰려든 사람들로 인산인해를 이루고 있으며, 쌀과 휴지, 통조림, 물, 손 세정제 등은 매대에 채워지기 무섭게 팔려나가고 있다. 이에 대해 15일 트럼프 대통령은 미 국민이 평소 구매량의 3~5배를 구매하고 있다면서 “생필품을 비축할 필요 없다. 진정하라, 긴장을 풀라”고 자제를 당부했지만 불안감이 진정될 기미는 보이지 않는다. 권윤희 기자 heeya@seoul.co.kr
  • “독자가 일으켜 세운 샘터… 늘 똑같이, 늘 새롭게”

    “독자가 일으켜 세운 샘터… 늘 똑같이, 늘 새롭게”

    50만부 호황 지나 적자 탓에 무기한 휴간 결정 세계 각지서 소식 들은 독자들 정기구독 행렬 법정·피천득·최인호 등 내로라하는 필진 명성 웹툰·전자책 등 2차 콘텐츠 협업 등 적극 도입‘국민 잡지’ 샘터가 창간 50주년을 맞았다. 1970년 4월 김재순(1923~2016) 전 국회의장이 국제기능올림픽을 준비하던 기술자들에게서 “집이 가난해 공부를 많이 하지 못한 게 천추의 한이 된다”는 하소연을 듣고 수필 중심의 교양지를 창간한 지 반세기, 통권 602호째다. 지난해 말 사실상 폐간에 가까운 ‘무기한 휴간’ 결정을 내렸다 기적적으로 회생했다. “밑바닥이라는 게 이런 거구나 싶더라고요. 회사를 대표하는 사람 입장에서 ‘우리 식구들한테 퇴직금도 못 챙겨 줄 수 있겠구나’ 하는 것보다 더 밑바닥이 어디 있겠어요.”지난 12일 서울 혜화동 샘터 사무실에서 만난 김성구(60) 발행인은 불과 몇 달 전을 떠올리면 감개무량한 듯했다. “아버지가 25년간 이끈 샘터를 제가 맡아 24년을 했는데, 한 해만 더 하면 반반이잖아요. 아버지한테 죄스러웠습니다. 광화문에서 ‘폐간한다’는 내용의 인터뷰를 하고 사무실까지 걸어오는데 계속 눈물이 났죠.” 종이잡지가 호황을 누리던 시절 탄생한 샘터는 1970년대 후반 50만부 이상의 발행 부수를 기록하며 큰 사랑을 받았다. 그러나 1995년 김 발행인이 대표를 맡던 시절부터는 이미 적자가 누적된 상태였다. 매년 평균 3억원 정도의 적자가 생겼다. 그럼에도 법정스님, 피천득·최인호 선생님 등 대표 필진들이 낸 단행본 수익이 ‘샘터’를 유지시켰다. 출판 시장 경기가 나빠지면서 지난해에는 매출이 3분의1까지 떨어졌다. 결국 김 발행인이 내린 결론은 ‘무기한 휴간’이었다. 소식이 전해지자 김 발행인도 놀랄 만큼 각지에서 독자들의 성원이 답지했다. 샘터가 일상이었던 노년층, 샘터를 통해 고국의 소식을 듣던 재외동포, 기성 독자들의 자녀 세대인 ‘3040’으로부터 정기 구독 신청이 줄을 이었다. 오랜 독자들은 편지와 격려금을 보내왔다. 파독 간호사였던 독자는 “어려웠던 시절 ‘샘터’를 보고 용기와 희망을 놓지 않았는데 폐간 소식을 듣고 자식 잃은 엄마가 된 심정이었다”고 했다. 그 독자는 한국에 와서 작은 봉투까지 놓고 갔다.우리은행에서 6개월간 5000만원을 지원하는 등 기업 후원도 이어졌다. 정기 구독자만 2400명 이상 늘었다. 오는 6월 샘터에서 시·수필집 ‘친구에게’를 내는 이해인 수녀는 인세를 안 받겠다고 했다. ‘월간 샘터’를 살리는 일에 보탬이 되라는 뜻이다. “샘터 식구들이 자발적으로 월급을 삭감해 가면서, 이 ‘50주년 기념호’가 나왔습니다. 기적을 겪고 나니 ‘적극적으로 생각을 해 보자’고 다시 한번 힘을 내게 됐습니다.” 이 수녀를 비롯해 수필가 피천득, 법정 스님, 소설가 최인호, 동화작가 정채봉 등 내로라하는 필진은 샘터의 자산이다. 어린 시절부터 이들과 교유했던 김 발행인에게 가장 기억에 남는 필자를 물었다. “고 장영희 서강대 교수”라는 답변이 돌아왔다. 소아마비를 극복하고 세 차례 암 투병 과정을 겪으며 수필가·칼럼니스트로 활동해 온 장 교수다. “말과 행동과 글이 모두 같은 분을 참 뵙기가 힘든데, 장 선생님이 그런 분이셨다”는 김 발행인은 “1급 장애인이셨지만 생각에 성역이 없었다. 돌아가시고 나서 유족들까지 같은 마음으로 인세를 제자 장학금으로 기부했다”고 떠올렸다. 임종까지 지켜봤던 피 선생에게서는 “세상 다 버려도, 자존감만은 버리지 말 것”을, 법정 스님에게서는 “많이 버릴수록 부자가 된다”는 가르침을 배웠다. 세월이 지나도 여전히 유효한 법정 스님의 ‘무소유’처럼, 김 발행인이 지향하는 샘터의 모습은 “매달 똑같이, 매달 새롭게”다. 부모님의 사랑, 친구와의 우정 등 변하지 않는 가치를 오롯이 지켜 가면서 시시각각 달라지는 삶의 모습에는 예리하게 촉을 세우는 것이다. 이에 따라 ‘행복은 권리이자 의무’라는 종전 가치를 필두로 웹툰, 전자책, 영화 시나리오 등 2차 콘텐츠 제작사들의 협업 제안에 적극 호응할 계획이다. “어려운 일을 겪고 나니까, 오히려 자신감이 더 생겨요. 바닥을 쳤다는 건, 이제 어느 방향으로 튀어 올라야 한다는 걸 안다는 거니까요. 이 시대에 새로운 모습의 행복 전도사가 되는 것이 샘터가 갈 길이라고 생각합니다.” 이슬기 기자 seulgi@seoul.co.kr
  • 취업 덮친 코로나… 청년 43만 “그냥 쉼”

    취업 덮친 코로나… 청년 43만 “그냥 쉼”

    20대가 39만명… 1월보다 3만 6000명↑ 경기 부진에 코로나發 채용 축소·연기에 구직 활동 접은 ‘취업 포기’ 젊은층 증가지난달 특별한 구직 활동이나 취업 의지 없이 ‘그냥 쉬었다’고 답한 청년 인구가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 코로나19 사태의 영향이 취업 시장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15일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달 15~29세 청년층 중 그냥 ‘쉬었다’고 답한 인구는 43만 8000명으로 나타났다. 월 기준 ‘청년층 쉬었음’ 인구가 43만명을 넘은 것은 처음이다. 2012년 2월(40만 4000명)에 한 차례 40만명을 넘었을 뿐이다. 2003년 1월 집계를 시작한 이래 20만명대와 30만명대를 오가며 등락을 반복하다가 지난달 큰 폭으로 뛰었다. 특히 20대에서 증가폭이 컸다. 2월 기준 20~29세 쉬었음 인구는 39만 1000명으로 집계 이래 가장 많았다. 지난 1월(35만 5000명)에 이어 2월까지 두 달 연속 사상 최고치를 찍은 것이다. 청년층 쉬었음 인구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89%나 됐다. 비경제활동인구 중 쉬었음으로 분류되는 경우는 육아나 가사, 취업을 위한 재학·수강, 연로, 심신 장애 등 특별한 이유 없이 막연히 쉬고 있다고 답한 사람들이다. 이들은 구직 활동에 나서지 않았다는 점에서 실업자로 분류되지 않는다. 실업자는 지난 1주 동안 일을 하지 않았고, 지난 4주간 적극적인 구직 활동을 한 경우에만 해당된다. 비경제활동인구 중 취업을 위해 학원이나 기관, 또는 그 외의 곳을 다니고 있다고 답한 경우는 ‘취업 준비자’로 묶이고 실업자로는 분류되지 않는다. 지난달 전체 취업 준비자는 77만명으로, 1년 전(79만 2000명)보다 2만 2000명 되레 줄었다. 체감경기가 이미 안 좋은 데다 연초부터 우리 사회를 마비시킨 코로나19 사태가 경제 활동에 영향을 미치면서 취업 자체를 포기한 청년들이 많아진 탓으로 해석된다. 한국경제연구원이 지난달 5일부터 19일까지 종업원 300인 이상 매출 500대 기업을 대상으로 상반기 신규채용 계획을 조사한 결과 응답 기업 126개사 중 32.5%가 ‘채용 계획을 수립하지 못했다’고 답했다. 19.0%는 채용 축소를 계획했고, 8.8%는 한 명도 뽑지 않겠다고 답했다. 코로나19 확진환자가 신천지 사태를 계기로 크게 확산되기 전에 한경연 조사가 이뤄졌다는 점에서 향후 고용시장 상황은 더욱 악화될 것으로 보인다. 성태윤 연세대 경제학부 교수는 “코로나19 충격이 구직 활동에도 큰 타격을 주고 있다는 의미”라면서 “이들 역시 사실상 실업 상태에 있다”고 말했다. 세종 하종훈 기자 artg@seoul.co.kr
  • “공항 빠져나오는 데 4시간 30분, 이러다 코로나 걸리겠다”

    “공항 빠져나오는 데 4시간 30분, 이러다 코로나 걸리겠다”

    유럽을 출발한 외국인들의 입국을 금지하고 자국민 승객들의 건강 점검을 크게 강화한 지난 13일(이하 현지시간)부터 미국 전역의 공항들에서 커다란 혼잡이 빚어지고 있다고 영국 BBC가 15일 전했다. ‘케이티 러브스 소일’이란 트위터 이용자는 14일 일리노이주 시카고 오헤어 공항 입국장에 길다랗게 줄 선 여행객들의 사진을 올렸다. 수천명이 오도가도 못한 채 세관에서의 입국 심사 줄에 서는 것부터 어려움을 겪었다. 그녀는 “오헤어 공항을 빠져나오는 데만 4시간 30분이 걸렸다”며 어이없어 했다. 당초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6개 유럽 국가들을 대상으로 지목했는데 전날 마이크 펜스 부통령은 영국과 아일랜드까지 포함시켜 대상 국가는 28개국으로 늘었다. 이들 나라를 출발해 귀국하는 미국인들, 또 특별히 허가를 받고 입국하는 외국인들은 건강 점검과 자가 격리를 할 수 있는 체계를 갖춘 미국 내 13개 공항을 이용해야 하는 관계로 큰 혼잡이 빚어졌다. J B 프리츠커 일리노이주 지사는 “오헤어 공항에서의 길다란 줄과 인파는 납득할 수 없는 일이었다. 트럼프 대통령과 부통령이 즉각 설명해줘야 한다. 연단에 서서 뭘 말하는 것을 유일한 소통 수단으로 삼지 말고 당장 여기에 관심을 기울여 뭔가를 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테렌스 대니얼스란 누리꾼은 “좋지 않다. 트럼프는 글자 그대로 코로나19 바이러스를 전달하는 완벽한 폭풍우를 만들어냈다. 이로부터 감염병이 시작할 수 있을지 모른다”고 개탄했다. 몇몇 공중보건 전문가들도 이런 공항 혼잡 때문에 더 많은 이들이 바이러스에 감염될 수 있다고 걱정했다. 채드 울프 국토안보부 장관대행은 항공사들과 상의해 건강 정보 조회 시간을 줄일 수 있도록 작업하고 있다고 해명했다.뉴욕 존F케네디 공항에서도 14일 귀국 승객들이 몇 시간 대기했다. 한 미국인 승객은 공항에서 몸 상태, 여행 이력 등을 적는 문서를 받았지만 모자랐고, 펜도 부족해 “돌려 쓰라”는 말까지 들었다고 불만을 터뜨렸다. 블룸버그 통신은 댈러스 포트워스 국제공항에서 역시 귀국하는 이들이 장시간 대기했다고 전했다. 한편 트럼프 대통령이 국가 비상사태를 선포한 뒤 첫 주말을 맞았는데 CNN 방송은 미국인의 “일상생활이 거의 마비됐다”고 보도했다. 디즈니랜드와 디즈니월드 등 유명 테마파크와 뉴욕의 브로드웨이 극장가가 줄줄이 문을 닫았고, 미국프로농구(NBA)와 골프, 축구 경기도 중단됐다. 주말 예배를 취소하는 곳도 속출했다. 뉴욕 가톨릭 대교구는 이날 성명을 발표해 코로나19 확산을 우려해 예배를 중단한다고 밝혔다. 티머시 돌런 대주교는 “모든 환자와 의사와 간호사, 그리고 질병 퇴치를 위해 힘겹게 싸우고 있는 모든 이들을 위해 기도하자”고 당부했다. 휴교령은 주말에도 이어졌다. 전날까지 버지니아 등 16개 주(州)가 휴교령을 발동한 데 이어 노스캐롤라이나주도 다음주부터 적어도 2주 동안 휴교한다고 발표했다. 미국 교육전문매체 에듀케이션 위크에 따르면 휴교 조치로 영향을 받는 학생은 모두 2600만명에 이른다. 특히 많은 학부모들이 학부모들은 대체 보육 시설과 돌보미를 찾느라 발을 동동 굴렀다. 오리건주의 한 학부모는 AP통신에 “오늘 상황은 어제와 완전히 다르고, 또 내일은 어떻게 될지 모른다”고 불안해 했다.생필품 사재기 현상도 극성이었다. 시민들이 전날 오후 코스트코 등 대형 매장과 상점으로 달려갔고, 물과 휴지는 동나며 매장 곳곳에는 텅 빈 진열대만 덩그러니 남았다. 매사추세츠주의 한 주민은 CNN에 “식료품점에 사람이 몰리면서 계산하는 데만 30분이 넘게 걸렸다”며 “직원들은 주말에도 영업한다는 안내 방송을 하며 손님들을 안심시켰다”고 말했다. 임병선 기자 bsnim@seoul.co.kr
  • 폐간 위기 딛고 창간 50주년 맞은 ‘샘터’…“새로운 모습의 행복 전도사로”

    폐간 위기 딛고 창간 50주년 맞은 ‘샘터’…“새로운 모습의 행복 전도사로”

    1970년대 후반 50만부 발행 호황…피천득·최인호·이해인 등 문인 자산1990년대 중반부터 적자 지속…‘무기한 휴간’ 결정 후에 전국 성원 답지극적 회생으로 50년 기념호까지…김성구 발행인 “가치 지키며 매달 새롭게”‘국민 잡지’ 샘터가 창간 50주년을 맞았다. 1970년 4월 김재순(1923~2016) 전 국회의장이 국제기능올림픽을 준비하던 기술자들에게서 “집이 가난해 공부를 많이 하지 못한 게 천추의 한이 된다”는 하소연을 듣고 수필 중심의 교양지를 창간한 지 반세기, 통권 602호째다. 지난해 말 사실상 폐간에 가까운 ‘무기한 휴간’ 결정을 내렸다 기적적으로 회생해 50주년 기념호를 냈다. “밑바닥이라는 게 이런 거구나 싶더라고요. 회사를 대표하는 사람 입장에서 ‘우리 식구들한테 퇴직금도 못 챙겨 줄 수 있겠구나’ 하는 것보다 더 밑바닥이 어디 있겠어요.” 지난 12일 서울 혜화동 샘터 사무실에서 만난 김성구(60) 발행인은 불과 몇 달 전을 떠올리면 감개무량한 듯했다. “아버지가 25년간 이끈 샘터를 제가 맡아 24년을 했는데, 한 해만 더 하면 반반이잖아요. 아버지한테 죄스러웠습니다. 광화문에서 ‘폐간한다’는 내용의 인터뷰를 하고 사무실까지 걸어오는데 계속 눈물이 났죠.”종이잡지가 호황을 누리던 시절 탄생한 샘터는 1970년대 후반 50만부 이상의 발행 부수를 기록하며 큰 사랑을 받았다. 그러나 1995년 김 발행인이 대표를 맡던 시절부터는 이미 적자가 누적된 상태였다. 매년 평균 3억원 정도의 적자가 생겼다. 그럼에도 법정스님, 피천득·최인호 선생님 등 대표 필진들이 낸 단행본 수익이 ‘샘터’를 유지시켰다. 출판 시장 경기가 나빠지면서 지난해에는 매출이 3분의1까지 떨어졌다. 결국 김 발행인이 내린 결론은 ‘무기한 휴간’이었다. 소식이 전해지자 김 발행인도 놀랄 만큼 각지에서 독자들의 성원이 답지했다. 샘터가 일상이었던 노년층, 샘터를 통해 고국의 소식을 듣던 재외동포, 기성 독자들의 자녀 세대인 ‘3040’으로부터 정기 구독 신청이 줄을 이었다. 오랜 독자들은 편지와 격려금을 보내왔다. 파독 간호사였던 독자는 “어려웠던 시절 ‘샘터’를 보고 용기와 희망을 놓지 않았는데 폐간 소식을 듣고 자식 잃은 엄마가 된 심정이었다”고 했다. 그 독자는 한국에 와서 작은 봉투까지 놓고 갔다. 우리은행에서 6개월간 5000만원을 지원하는 등 기업 후원도 이어졌다. 정기 구독자만 2400명 이상 늘었다. 오는 6월 샘터에서 시·수필집 ‘친구에게’를 내는 이해인 수녀는 인세를 안 받겠다고 했다. ‘월간 샘터’를 살리는 일에 보탬이 되라는 뜻이다. “샘터 식구들이 자발적으로 월급을 삭감해 가면서, 이 ‘50주년 기념호’가 나왔습니다. 기적을 겪고 나니 ‘적극적으로 생각을 해 보자’고 다시 한번 힘을 내게 됐습니다.”이 수녀를 비롯해 수필가 피천득, 법정 스님, 소설가 최인호, 동화작가 정채봉 등 내로라하는 필진은 샘터의 자산이다. 어린 시절부터 이들과 교유했던 김 발행인에게 가장 기억에 남는 필자를 물었다. “고 장영희 서강대 교수”라는 답변이 돌아왔다. 소아마비를 극복하고 세 차례 암 투병 과정을 겪으며 수필가이자 칼럼니스트로 활동해 온 장 교수다. “말과 행동과 글이 모두 같은 분을 참 뵙기가 힘든데, 장 선생님이 그런 분이셨다”는 김 발행인은 “1급 장애인이셨지만 생각에 성역이 없었다. 돌아가시고 나서 유족들까지 같은 마음으로 인세를 제자 장학금으로 기부했다”고 떠올렸다. 임종까지 지켜봤던 피 선생에게서는 “세상 다 버려도, 자존감만은 버리지 말 것”을, 법정 스님에게서는 “많이 버릴수록 부자가 된다”는 가르침을 배웠다.세월이 지나도 여전히 유효한 법정 스님의 ‘무소유’처럼, 김 발행인이 지향하는 샘터의 모습은 “매달 똑같이, 매달 새롭게”다. 부모님의 사랑, 친구와의 우정 등 변하지 않는 가치를 오롯이 지켜 가면서 시시각각 달라지는 삶의 모습에는 예리하게 촉을 세우는 것이다. 이에 따라 ‘행복은 권리이자 의무’라는 종전 가치를 필두로 웹툰, 전자책, 영화 시나리오 등 2차 콘텐츠 제작사들의 협업 제안에 적극 호응할 계획이다. “어려운 일을 겪고 나니까, 오히려 자신감이 더 생겨요. 바닥을 쳤다는 건, 이제 어느 방향으로 튀어 올라야 한다는 걸 안다는 거니까요. 이 시대에 새로운 모습의 행복 전도사가 되는 것이 샘터가 갈 길이라고 생각합니다.” 이슬기 기자 seulgi@seoul.co.kr
  • 코로나19로 국제 소송서류 송달 ‘마비’…사법공조 타격

    코로나19로 국제 소송서류 송달 ‘마비’…사법공조 타격

    코로나19 여파로 국제 소송 서류 송달이 지연·중단되면서 국제민사사법 공조도 타격을 받고 있다. 14일 법조계에 따르면 법원행정처 국제심의관실은 지난 12일 법원 내부 게시판인 ‘코트넷’에 “국제민사사법 공조 업무 지연이 초래되고 있으며 코로나19 확산 여하에 따라 이러한 지연 상황을 더 악화할 우려가 있다”고 공지했다. 실제 결혼정보업체를 통해 2018년 태국여성과 결혼한 A씨는 지난해부터 아내와의 연락이 두절되며 서울가정법원에 이혼 소송을 제기했다. 법원은 A씨의 아내가 지난달 태국으로 출국한 사실을 확인하고 소송 서류를 태국 현지 집으로 송달하려 했지만 코로나19 여파로 태국행 국제 우편물 접수가 중지되면서 이혼 절차마저 잠정 중단됐다. 소송당사자가 해외에 거주할 경우 법원은 ‘국제민사사법공조 등에 관한 예규’에 따라 법원행정처 국제심의관실을 통해 해외로 소송 서류를 송달한다. 그러나 코로나19 확산으로 항공편이 축소되면서 우정사업본부가 국제우편물의 접수를 금지하거나 지연하는 사태가 벌어지고 있다. 이에 따라 법원행정처가 수신·발신하는 국제 소송 서류가 보류되면서 국제 소송 소요 시간도 평소보다 더 길어질 것으로 우려된다. 외국으로 송달이 불가능할 땐 공시송달(소송 서류 등을 법원 게시판 등에 게시하면 소송 서류가 전달된 것으로 간주하는 것) 등을 활용할 수 있지만 이에 대한 최종 결정 권한은 각 재판부가 갖고 있다. 법원행정처는 코트넷에 “각 재판부는 (코로나19) 상황을 참작해 기일 지정 등에 있어 충분한 시간적 여유를 둬달라”고 요청했다. 민나리 기자 mnin1082@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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