찾아보고 싶은 뉴스가 있다면, 검색
검색
최근검색어
  • 마리아
    2026-01-30
    검색기록 지우기
  • 주행
    2026-01-30
    검색기록 지우기
  • 류지영
    2026-01-30
    검색기록 지우기
  • 당대회
    2026-01-30
    검색기록 지우기
  • 알코올
    2026-01-30
    검색기록 지우기
저장된 검색어가 없습니다.
검색어 저장 기능이 꺼져 있습니다.
검색어 저장 끄기
전체삭제
4,811
  • ‘혼외정사’ 슈워제네거 이혼 임박?

    남편인 아널드 슈워제네거(54) 전 미국 캘리포니아 주지사와 별거 중인 마리아 슈라이버(55)가 앤절리나 졸리 등 미국 연예계 톱스타들의 이혼 소송을 도맡아 온 유명 변호사를 고용했다. ‘터미네이터 주지사’의 법적 이혼이 머지않았다는 전망이 나온다. 슈라이버의 지인들은 가족법 전문 변호사인 로라 바서(42)가 슈라이버를 변호하고 있음을 밝혔다고 20일 영국 일간 텔레그래프가 전했다. 두 명의 자녀를 둔 ‘싱글 맘’인 바서는 1993년 자신의 이혼 소송을 직접 진행한 뒤 이혼 전문 변호사의 길에 들어섰다. 그는 특히 할리우드 스타 등 미국 연예계 거물들의 소송을 도우며 유명세를 탔다. 2009년 배우 멜 깁슨과 이혼한 루빈 무어가 그의 대표적 고객으로 무어는 당시 전 남편으로부터 5억 달러(약 5415억원) 규모의 위자료를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바서는 또 졸리와 스티비 원더, 크리스티나 아길레라, 키퍼 서덜랜드 등 ‘별들의 이혼’을 도왔고 브리트니 스피어스의 양육권 분쟁 소송도 맡았다. 이채롭게도 그의 딸인 데니스 바서 또한 이혼 전문 변호사로 유명해 배우 톰 크루즈와 스티븐 스필버그 감독의 이혼 소송을 담당했다. 하지만 슈라이버는 슈워제네거와의 25년 결혼 생활을 법적으로 끝낼지를 아직 결정하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가 독실한 천주교 신자인 데다 남편 역시 잘못을 인정하며 용서를 구하고 있기 때문이다. 슈라이버는 슈워제네거의 외도 사실이 언론에 공개된 지난 17일 “어머니로서 아이들이 걱정된다.”면서 “우리의 삶을 다시 일으키고 치유하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공식 반응을 내놓은 뒤 별다른 입장을 밝히지 않고 있다. 슈라이버는 2003년 주지사 선거 당시 후보로 출마한 슈워제네거가 성추문 위기를 겪자 남편을 적극적으로 감싸 당선을 이끌었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슈워제네거의 이번 외도 정도가 당시보다 훨씬 심각하고 그가 공직에 있는 것도 아니기 때문에 슈라이버가 자신과 자녀만을 위해 최선의 결단을 내릴 것으로 보고 있다. 유대근기자 dynamic@seoul.co.kr
  • 5회 ‘포니정 혁신상’에 장하준 교수

    5회 ‘포니정 혁신상’에 장하준 교수

    포니정(PONY鄭)재단은 제5회 포니정 혁신상 수상자로 장하준(48) 영국 케임브리지대 교수를 선정했다고 19일 밝혔다. 포니정 혁신상은 2006년 현대자동차 설립자인 고 정세영 현대산업개발 명예회장처럼 정치·경제·사회·문화 전반에 걸쳐 혁신적인 사고로 긍정적인 변화를 이끄는 데 공헌한 개인이나 단체에 주는 상이다. 명칭은 정세영 회장의 애칭인 ‘포니 정’(PONY 鄭)에서 유래됐다. 포니정재단은 장하준 교수가 세계 경제위기의 원인을 진단하고 대안을 제시하는 등 왕성한 학문 활동으로 경제학 분야의 혁신을 이끌고 한국인의 위상을 높인 점을 평가했다고 선정 배경을 설명했다. 장하준 교수는 1990년 27세에 케임브리지대학 경제학과 교수로 부임한 후, 20여년간 100여편의 논문과 13권의 저서를 통해 경제학 연구에 따르는 한계와 문제점을 지적하고 대안을 제시했다. 2003년 ‘신고전학파 경제학에 대한 대안을 제시한 경제학자’에게 수여하는 뮈르달상을 받은 데 이어 2005년에는 ‘경제학의 지평을 넓힌 경제학자’에게 수여하는 레온티예프상을 최연소로 수상했다. 또 ‘나쁜 사마리아인들’(2007년), ‘그들이 말하지 않은 23가지’(2010년) 등은 한국인의 영문 저서로는 최초로 세계적인 베스트셀러를 기록했다. 제5회 포니정 혁신상 시상식은 오는 7월 8일 서울 삼성동 현대산업개발 사옥 내 포니정홀에서 열린다. 포니정재단은 상금 1억원 전액을 장하준 교수의 의견에 따라 한국이주인권센터, 복지국가소사이어티, 투기자본감시센터 등에 나누어 기부할 예정이다. 한준규기자 hihi@seoul.co.kr
  • 타이거 우즈와 동급 취급… ‘왕따’ 된 슈와제네거

    타이거 우즈와 동급 취급… ‘왕따’ 된 슈와제네거

    가정부와의 혼외정사로 비난을 받고있는 전 캘리포니아 주지사 아놀드 슈와제네거(63)가 미국 국민들은 물론 가족에게 까지 버림받고 있다. 이미 25년간의 결혼생활을 이어온 부인 마리아 슈라이버(55)와 별거에 들어간데 이어 그의 아들 패트릭(17)도 불편한 감정을 숨기지 않았다. 패트릭은 자신의 트위터에 “죽을때 까지 우리 가족을 사랑할 것”이라고 심경을 밝혔다. 그러나 패트릭은 자신의 트위터 정보를 패트릭 슈와제네거(Patrick Schwarzenegger)에서 패트릭 슈라이버(Patrick Shriver)로 바꿔버렸다. 사실상 슈와제네거를 아버지로 인정하지 않겠다는 암시처럼 느껴져 그가 밝힌 ‘우리 가족’의 범위에 슈와제네거가 들어가는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부인 슈라이버도 한 외신의 취재에 무겁게 입을 열었다. 슈라이버는 “정말 괴로우며 가슴이 터질 것 같은 힘들 나날을 보내고 있다.” 며 “엄마로서 걱정되는 것은 아이들이 받을 상처”라고 고백했다. 이같은 ‘슈와제네거 불륜 스캔들’ 보도가 줄을 잇자 미 국민 내 여론도 슈와제네거를 향해 차갑게 돌아섰다. 미 언론들은 슈와제네거를 ‘섹스 스캔들’로 물의를 빚은 타이거 우즈와 자신의 불륜을 정당화한 발언으로 논란을 일으킨 할리우드 여배우 산드라 블록의 전 남편 제시 제임스와 동급으로 취급하고 있다. 특히 미국 한 언론은 “정치권으로 가는 것도, 할리우드 복귀도, 케네디가 모임에 얼굴을 내밀기도 힘든 슈와제네거가 갈곳은 출생지인 오스트리아의 시골”이라고 꼬집었다. 한편 슈워제네거는 성명을 통해 “어떤 변명의 여지도 없으며 모두 내 책임” 이라면서 “부인과 가족에게 상처를 준 점에 대해 진정으로 사과했다.”고 밝혔다.   박종익 기자 pji@seoul.co.kr/
  • [부고] 위안부 피해자 정마리아 할머니

    한국정신대문제대책협의회(정대협)는 18일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인 정마리아(91) 할머니가 지난 17일 오전 6시쯤 부산의 한 병원에서 노환으로 별세했다고 밝혔다. 부산 출신인 정 할머니는 16살에 일본으로 끌려갔다가 2년 만에 돌아와 부산 자택에서 생활해 왔다. 정대협은 정 할머니가 고령임에도 비교적 건강했으나 최근 감기를 앓았으며, 노환에 감기가 겹쳐 건강이 악화했다고 전했다. 정 할머니의 별세로 현재 정부에 등록된 위안부 피해자는 71명으로 줄었다. 정 할머니는 18일 오후 양산 천주교공원묘지에 안장됐다.
  • 굿바이 ‘오프라 윈프리 쇼’

    토크쇼 여왕 오프라 윈프리(57)와의 이별에 미국이 아쉬워했다. 오는 25일 마지막 방송을 남겨둔 ‘오프라 윈프리 쇼’의 고별 무대가 마련된 17일 밤(현지시간) NBA팀인 시카고 불스의 홈 구장 유나이티드 센터에는 비욘세, 마돈나, 톰 크루즈, 톰 행크스, 스티비 원더, 어셔, 존 레전드, 마이클 조던, 아네사 프랭클린, 핼리 베리, 케이티 홈스 등 ‘A급 스타’들이 총출동했다. 이날 고별 무대에는 1만 3000여명의 팬들이 몰렸다. 윈프리가 대표로 있는 하포 프로덕션은 티켓 신청만 15만 4000건이 쇄도해 추첨으로 무료 티켓을 배부해야 했다고 밝혔다. ●슈워제네거 부인 슈라이버도 출연 외도 사실이 밝혀진 아널드 슈워제네거 전 캘리포니아주 주지사의 부인 마리아 슈라이버도 곤욕스러움을 떨치고 절친한 친구의 고별 무대에 모습을 드러냈다. “방송 25주년이 되는 해 떠나겠다.”고 2009년 공언했던 윈프리는 이날 “25년간 우리를 설 수 있게 해준 것은 바로 여러분”이라고 말했다. 성폭행과 마약, 폭행 등 어린 시절의 불운에도 굳건하게 맞서며 성공신화를 개척해온 그녀도 이날만큼은 눈물을 감추지 못했다. 마돈나는 “나 역시 윈프리에게 영감을 받은 수백만명 가운데 하나”라면서 “그녀는 더 열심히 일하고 독서하고 질문하고 당신이 어디에 있든 공부하라고 용기를 줬다.”고 말했다. 가수 비욘세는 “그녀로 인해 이 세상의 여성들이 자신이 누구인지, 무엇을 할 수 있는지, 그리고 세계를 끌고 나갈 수 있다는 것을 알게 됐다.”며 그녀의 존재 의미를 부각시켰다. 슈라이버는 “당신은 내게 사랑과 지지, 지혜와 진실을 선사했다.”고 말했다. 제작진은 이날 무대에서 팬들이 보낸 메시지와 25년간 방송됐던 주요 장면을 보여 줬다. 이라크에 주둔 중인 미 여군들이 보낸 메시지도 소개됐다. 오는 23~25일 3회분에 걸쳐 나가는 고별 방송 가운데 이날 쇼는 23~24일 방송된다. 하지만 마지막날인 25일 방송은 진행자인 윈프리 자신에게도 초대 손님이 누구인지 비밀에 부쳐져 궁금증을 자아내고 있다. ●25년동안 초대손님 3만여명 거쳐가 1986년 ABC방송에서 첫 전파를 탄 오프라 윈프리 쇼는 25일 4561회 방송을 마지막으로 시청자들과 이별한다. 매주 수요일마다 시청자 4000만명을 TV 앞으로 이끈 이 방송은 전 세계 150개국의 시청자와 함께했다. 이 방송에는 3만명의 초대 손님이 거쳐 갔다. 버락 오바마 대통령 부부를 비롯해 지미 카터, 조지 H 부시, 빌 클린턴, 조지 W 부시 전 대통령 등 미국 대통령만 5명이 다녀갔다. 정서린기자 rin@seoul.co.kr
  • ‘외도 종결자’ 슈워제네거 가정부와 아들낳아

    ‘외도 종결자’ 슈워제네거 가정부와 아들낳아

    ‘터미네이터’(끝장내는 사람)를 끝장낸 사람은 가정부였다. 아널드 슈워제네거(63) 전 미국 캘리포니아 주지사 부부가 지난 9일 갑자기 별거를 발표한 것은 슈워제네거의 외도 때문인 것으로 17일 드러났다. 슈워제네거는 20년 넘게 가정부로 일해 온 밀드레드 바에나(50)와 불륜을 저질러 10여년 전에 아들까지 낳았으며, 양육비를 부담해 왔다고 텔레그래프가 보도했다. 바에나는 100억원대 고급 맨션인 슈워제네거의 집에서 요리와 빨래 등 허드렛일을 하며 주당 1200달러를 받았으며 숙식은 하지 않았다. 슈워제네거가 두 번째 주지사 임기를 마친 직후인 지난 1월 바에나가 가정부를 그만두자 슈워제네거는 아내 마리아 슈라이버(55)에게 불륜 사실을 고백했고 슈라이버는 집을 나갔다. 25년간 결혼생활을 해 온 슈워제네거 부부의 지인들은 슈워제네거의 집에 놀러갔을 때 슈라이버와 가정부 둘 다 임신한 모습을 봤다고 말했다. 바에나는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인 마이스페이스에 아들과 찍은 사진을 올렸는데 얼굴이 슈워제네거를 닮았다고 텔레그래프는 보도했다. 슈워제네거는 성명을 통해 “어떤 변명의 여지도 없으며 모두 내 책임”이라면서 “부인과 가족에게 상처를 준 점에 대해 진정으로 사과했다.”고 밝혔다. 슈라이버는 성명에서 “지금 고통스럽고 가슴이 찢어질 듯 아프다.”면서 “어머니로서 아이들이 걱정된다. 아이들을 위한 배려와 존중, 사생활 보호를 요청하며 우리의 삶을 다시 일으키고 치유하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슈워제네거의 아들 패트릭(17)은 SNS에 “나는 죽을 때까지 우리 가족을 사랑한다.”고 했다. 앞서 2003년엔 슈워제네거가 자신의 전용기 승무원인 태미 투시넌트라는 여성과 불륜을 저질러 아이를 낳았다는 보도가 있었다. 이에 그녀의 남편이 친자 확인까지 한 결과 슈워제네거의 아이가 아닌 것으로 밝혀졌다고 투시넌트의 변호사가 말한 바 있다. 워싱턴 김상연특파원 carlos@seoul.co.kr
  • 당신의 예상 수명은?…유전자 검사로 잔여 수명 예측

    당신의 예상 수명은?…유전자 검사로 잔여 수명 예측

    피 한 방울로 자신의 남은 수명을 알 수 있는 유전자(DNA) 검사가 이르면 올 연말부터 영국에서 시행될 전망이다. 16일 데일리 메일 등 외신에 따르면 이 유전자 검사는 혈액 속에서 DNA를 추출해 염색체 끝 부분에 있는 텔로미어(telomereㆍ말단소립) 길이로 수명을 예측하게 된다. 텔로미어는 신체의 노화 진행 상태 등을 나타내는 중요한 지표로 알려졌다. 검사법을 개발한 스페인 ‘라이프 렝스’(Life Length)사에 따르면 검사 비용은 435파운드(한화 약 77만원)가 될 것으로 보이며, 연말 영국 출시 뒤 앞으로 5~10년 내 다른 나라에도 확대할 계획이다. 이에 대해 일부 비평가들은 “이 새로운 신기술은 판도라의 상자를 여는 것과 같다.”면서 “증명되지 않은 노화방지 치료를 판매하는데 잘못 이용될 수 있으며, 보험회사들이 검사 결과를 요구할지도 모를 노릇”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이 같은 문제점들에도 이 검사는 심장병, 치매, 암 등 노화와 관련된 질병에 대한 새로운 이해를 제공할 수 있다. 스페인 국립암연구소의 마리아 블라스코 박사는 “짧은 텔로미어를 가지고 태어난 사람이 일반인보다 수명이 짧다는 사실은 이미 널리 알려졌다. 하지만 이번 검사법은 텔로미어 길이의 아주 작은 차이도 정확하게 측정할 수 있고, 한꺼번에 많은 양을 검사할 수도 있다.”고 전했다. 사진=데일리 메일 서울신문 나우뉴스 윤태희 기자 th20022@seoul.co.kr
  • [문화마당] 아우들을 위하여/신동호 시인

    [문화마당] 아우들을 위하여/신동호 시인

    가는 곳마다 추억이 삶을 흔들어댄다. 어느 날 강의실에 들어온 교수님은 창밖을 내다보며 하염없이 눈물을 흘리다 나가셨다. 30분, 침묵의 시간 동안 스무 살 청춘들은 어리둥절한 채 갖가지 상상으로 창밖의 벚꽃을 쳐다보았다. 흐드러지게 피었다 깃털처럼 가볍게 떨어지는 꽃잎들, 한참이 지나서야 그날이 광주민주화운동이 시작된 5월 18일이란 것을 알았다. 실로 이론이 아니라 인간을 배우는 시간이었다. 1980년대의 청춘들에게 강의실은 인간의 지난한 역사를 배우는 현장이었고, 거리도 공장도 감옥도 살아 있는 강의실이었다. 더불어 한 시대를 헤쳐나간 이들의 추억이 담긴 곳, 그곳을 지날 때마다 나는 세상이 좋아지기를 꿈꾸고 ‘그들’을 떠올리며 청춘의 열정을 끌어낸다. ‘인간은 진실이 아니라 기억으로 산다.’는 스트라빈스키의 말이 생각나는 건 그런 이유이다. 나는 지금 그 강의실에 들어선다. 그날처럼 꽃잎은 지는데, 과연 침묵으로 조카뻘 아우들의 귀중한 시간을 허비할 수 있을까. 대학에서 낭만은 조심스러운 일탈이며, 저항은 그저 시대에 뒤떨어진 행동일 뿐인 듯. 취직을 걱정하는 젊음들에게 가난을 친구로 삼으면서 시대에 저항한 신채호 선생을 가르치는 게 가당키나 할까. 고등학교 음악선생 자리를 버리고 늦은 나이에 독일 유학길에 오른 작곡가 윤이상의 세계적 성공, 또 이데올로기에 의해 좌절된 귀국의 희망, 그 안에 담긴 절망과 낭만적 삶을 설명하는 게 어울리기나 할까. 나는 결국 인간을 가르치지 못하고 이론만 떠들다 나오고 만다. 격정적으로 사랑했고 그로 인해 견고한 지배이데올로기와 불화할 수밖에 없었던 괴테 소설의 주인공 베르테르를 떠올려 보는 건 그 때문이다. 인간의 시대는 감정이 살아 있어야 하고, 감정이 살아 있는 청춘들의 시대에 우리는 비로소 ‘질풍노도의 시기’를 이름 붙일 수 있을 터. 아우들의 추억에 인간 삶의 생생한 현장은 얼마나 남게 될까. 사랑했고, 고뇌했고, 미지의 세상을 동경했고, 또 절망하고 좌절했던 인간들. 그 인간들에 대한 기억이 아우들을 또 인간답게 하리라고 나는 확신하지만… 미안하다. 인간이 기계를 만지며 인간이 수술대 위에서 메스를 든다. 인간이 만진 기계가 인간을 이롭게 하고, 메스가 지나간 자리를 봉합한 인간이 퇴원하여 메스를 만든다. 인간의 역사, 정신, 문화에 대한 이해는 인간의 자리에 편견을 갖지 않도록 한다. 서울 충무로 뒷골목의 인쇄공들은 역사의 한 시절 구텐베르크의 동료들일 수 있으며, 원양어선의 주름 깊은 어부는 산타마리아호에서 콜럼버스에게 신대륙의 발견을 알린 선원일 수 있다. 비옥한 초승달 지대에서 인류역사상 최초로 소를 가축화한 농부를 떠올려 보자. 그는 그 시대의 스티브 잡스와 다름없다. 존중받지 못할 인간은 어디에도 존재하지 않으며 그들의 삶을 축적해 새로운 게 나온다. 인간을 이해한 과학과 기술의 성공은 그런 까닭이다. 그런데 ‘청년실업률이 높은 건 대학에서 문사철(문학, 역사, 철학) 과잉 공급으로 인한 것’이라는 박재완 기획재정부 장관 후보자의 발언은 무엇인가. 인간 없이 기술만 남기겠다는 말 같다. 이 나라를 24시간 교대로 돌아가는 공장을 만들겠다는 말 같다. 인간은 없고 실용만 남기면 정부에 대한 비판이나 저항도 모두 사라질까. 그러면 좋을까. 창의적 발상은 한낱 비합리적 견해로 취급받고 책임지지 못할 행동에 대해서는 비웃음만 넘친다. 스무 살이 스무 살로 살지 못하고 서른, 혹은 마흔을 준비하는 과정의 삶으로 소비된다. 비루하다. 기성을 뛰어넘는 스무 살 작가의 탄생을 본 지 정말 오래됐다. 대학을 뛰쳐나와 세상을 뒤흔든 사례도 찾아보기 힘들다. 아우들아! 부탁하건대, 인간을 가르치지 못하고 이론만 떠들고 나온, 나 같은 선생을 내쫓아라. 거리에서도 배울 건 많다. 미술관 수업이 필수로 있는 미국 예일대학의 의대생들처럼 미술 작품을 두고 토론하라. 인생들을 통찰하고 기억하면서 아우들은 세계의 주인이 될 터이다.
  • 나는 영국 시골에서 귀족처럼 쉰다

    영국만큼 과거를 부둥켜안고 사는 나라가 있을까? 옛것을 오롯이 간직하고 살며, 그 자부심으로 오늘을 사는 영국인들. 그들이 목숨을 걸고 보존하려는 것은 왕정 체제와 각국에서 강탈해 온 대영박물관의 유적들만은 아니다. 영국만큼 과거를 부둥켜안고 사는 나라가 있을까? 옛것을 오롯이 간직하고 살며, 그 자부심으로 오늘을 사는 영국인들. 그들이 목숨을 걸고 보존하려는 것은 왕정 체제와 각국에서 강탈해 온 대영박물관의 유적들은 아니다. 글 사진 = 최승표 기자 / tktt@traveltimes.co.kr 영국의 중세 풍경을 고스란히 간직한 코츠월드(Cotswolds) 지방에서는 사람과 자연과 낡은 건물이 공존하고 있다. 누구도 주인공이 아닌, 어울림의 멋을 간직한 풍경은 여행자에게 안식을 준다 나는 영국 시골에서 귀족처럼 쉰다 영국만큼 과거를 부둥켜안고 사는 나라가 있을까? 옛것을 오롯이 간직하고 살며, 그 자부심으로 오늘을 사는 영국인들. 그들이 목숨을 걸고 보존하려는 것은 왕정 체제와 각국에서 강탈해 온 대영박물관의 유적들만은 아니다. 시골 지역이야말로‘옛 영국’의 멋을 고스란히 간직하고 있는 그들의 자부심이다. 런던에서 2시간 거리에 있는 보석 같은 마을을 찾아 떠났다. 영국에서 가장 아름다운 전원 풍경을 가진 코츠월드(Cotswolds) 지방에 들러 동화같은 마을을 산책했고, 도자기마을 스토크온트렌트(Stoke-on-trent)에서는 중세 귀족들처럼 고급스러운 찻잔에 애프터눈티를 즐겼다. 21세기로 돌아오기 싫었다. 글·사진 최승표 기자 취재협조 주한영국관광청 www.visitbritain.co.kr 1 코츠월드는 영국 중부와 남부에 걸친 구릉지대이다. 푸른 초지 위에서 풀을 뜯는 양떼를 어렵지 않게 볼 수 있다 2, 3 버튼온더워터는‘영국의 작은 베니스’라는 애칭이 붙을 만큼물과 마을이 어우러진 풍경을 자랑한다. 코츠월드의 수많은 마을 중에서 가장 방문객이 많은 곳이다 전원에 안겨 누리는 보편적 쉼 COTSWOLDS ‘영국식’이라는 수식어가 붙는 영국 고유의 문화들이란 런던 같은 대도시보다는 지방의 마을에 고스란히 남아 있다. 영국식 정원, 영국식 휴가 문화, 영국식 아침식사, 심지어 영국식 영어발음까지. 하여 이번 여행에서는 런던을 비껴 북서쪽에 위치한 코츠월드(Cotswolds) 지방으로 향했다. 초록의 풍경 속을 거닐며 심신의 안식을 누렸고, 중세시대의 귀족처럼 500년 묵은 호텔에서 잘 먹고, 잘 쉬었다. 해리 포터를 탄생시킨 동화마을 런던을 출발해 옥스퍼드(Oxford)로 가는 기찻길, 차창 밖으로 스치는 풍경이 어딘가 익숙하다. 완만한 구릉의 초지에는 소 떼, 양 떼가 뒹굴고 있고, 오래된 주택들에서는 장작을 때는 연기가 피어오르고 있다. 유럽의 여느 시골과 다를 바 없는 풍경이다. 허나 옥스퍼드역에서 차를 타고 서쪽으로 향해 가자 진한 벌꿀색의 낡은 주택들이 나타나면서 전혀 다른 풍경이 펼쳐졌다. 코츠월드의 동쪽 관문 위트니(Witney)에 접어든 것이다. 영국 중서부와 남부, 6개 주에 걸쳐 있는 구릉지대인 코츠월드는 영국에서 가장 아름다운 마을들을 품고 있다. 미국의 여행작가 빌 브라이슨은 코츠월드를 여행하고 “영국인들은 세상에서 가장 아름답고 정교하게 꾸며진 전원 풍경을 누리고 있다. 그런데도 분통이 터지도록 그 사실에 대해 잘 모른다”고 말했다. 그런데 빌 브라이슨의 지적은 조금 잘못됐다. 코츠월드는 중세시대 양모 산업의 중심지로 부유층이 몰려든 후로 지금까지 부호들의 휴양지로 명성이 자자하다. 런던에 사는 도시인들에게는 코츠월드에 별채를 소유하고, 주말마다 휴식을 취하는 게 로망이라고 한다. 브라이슨은 코츠월드의 상징인 석회석 돌담벽이 사라지고 있는 현실이 안타까워 분통이 터진다고 한 것이리라. 군데군데 남아 있는 야트막한 돌담벽과 목가적인 전원 풍경은 제주도와 어딘가 닮아 있다. 돌담과 가옥의 구성물이 현무암이라는 사실만이 눈에 띄게 다를 뿐이다. 그래서일까? 영국 국립 걷기 코스의 일부인 ‘코츠월드웨이(Cotswolds Way)’는 지난해 제주올레와 ‘우정의 길’ 협약을 맺었다. 코츠월드웨이는 남쪽의 배스(Bath)에서 북쪽의 치핑 캠든(Chipping Campden)에 이르는 160km의 도보여행 코스로 험난한 오르막길은 없고, 느릿느릿 걸으며 풍광을 즐기고 예쁜 마을들에서 농촌 사람들의 일상도 볼 수 있다는 점에서 올레길과 흡사하다. 코츠월드라는 지명보다 그 풍경이 우리에게 친숙한 것은 숱한 영화가 이곳을 배경으로 하는 까닭이다. <해리 포터>의 작가 J.K. 롤링은 코츠월드 지방의 예이트(Yate) 마을에서 나고 자랐으며, 영화 장면 중 일부를 코츠월드에서 촬영했다. <브리짓 존스의 일기>, <섀도우랜드> 등도 코츠월드를 배경으로 했다. 코츠월드와 인연이 깊은 유명인들도 많다. 영화배우 케이트 윈슬렛은 촬영이 없을 때 북부 코츠월드에 있는 자신의 집에 머문다고 한다. 찰스 왕세자도 어릴 적 이곳에서 자랐고, 폴로를 배웠다고 한다. 차를 타고 목초지가 펼쳐진 길을 달리는데 왕가의 후손처럼 보이는 소년들이 폴로 경기를 즐기는 모습이 자주 보였다. 6개 주에 걸쳐 있는 코츠월드에는 약 200개의 마을이 있다. 각각의 마을들은 가옥의 형태가 조금씩 달라 고유한 매력을 가졌으니 머무를 마을을 결정하는 것은 여간 어려운 숙제가 아니다. 돌담과 가옥을 구성하는 석회석은 북쪽 지역은 진한 노란색을 띠고, 남쪽으로 갈수록 검은 빛깔이 강해진다. 코츠월드의 마을 중에서 바이버리(Bibury)는 영국에서 가장 예쁜 마을로 손꼽힌다. 콜른(Coln) 강이 잔잔히 흐르고 송어가 평화로이 헤엄을 치고 있다. 동화 속에서 금방 튀어나온 듯한 집들은 코츠월드의 어느 마을보다 동화적인 풍경을 연출한다. 바이버리는 아트 & 크래프트 운동을 주도했던 윌리엄 모리스(William Morris)가 가장 사랑했던 마을이기도 하다. 예술마저 대량생산되던 산업혁명의 시대에 반기를 들고 수공예를 활성화시킨 예술가의 눈에 가장 아름답게 보인 마을이라니 무슨 설명이 필요하겠는가. 코츠월드에서 가장 대중적인 마을로는 버튼온더워터(Burton on the Water)가 꼽힌다. ‘영국의 작은 베니스’라는 수식어가 붙는 이 마을에는 청계천보다 얕은 냇물을 사이에 두고 아기자기한 앤티크 상점들이 줄지어 있고, 마을 곳곳에 볼거리를 간직하고 있다. 모터 뮤지엄에는 구식 자동차와 오토바이 등이 전시되어 있고, 버튼온더워터 마을을 9분의 1 크기로 축소시켜 놓은 모델빌리지도 흥미롭다. Gardens & Gardeners 영국식 정원은 ‘상상력’이다 코츠월드의 예쁜 마을들은 그 자체가 하나의 거대한 정원 같은 풍경을 연출하고 있지만 각 마을마다 인간의 상상력으로 빚어낸 신비한 정원을 곳곳에 품고 있다. 몸체 속에 작은 인형을 겹겹이 품고 있는 러시아 인형처럼 정원 속에는 작은 텃밭이 감춰져 있고 텃밭에 뿌리내린 각각의 식물들은 저마다의 아름다움을 머금고 있다. 영국은 도시와 농촌을 불문하고 나라 전체에 숱한 정원을 갖고 있다. 런던에 있는 하이드파크(Hyde Park)도 정원의 확장에 다름 아니다. 영국 시골 정원의 주인은 중세시대 지주들이었고, 런던 정원의 주인은 왕이었기에 권력의 크기만큼 정원의 크기가 차이가 날 뿐이다. 영국을 벗어나도 영국인들이 스쳐간 곳에는 어김없이 근사한 정원이 있게 마련이다. 미국과 영연방 제국에는 어김없이 보태닉 가든, 영국식 정원이 있는 것만 봐도 그렇다. 영국인들은 왜 이렇게 정원에 열광할까? 지금의 ‘영국식 정원’은 18세기를 거치면서 급속히 확대됐다고 한다. 당시 영국 귀족들은 이탈리아와 프랑스의 절대 권력과 엄격한 이념에 대항해 자유로운 정신을 정원에 표현해냈다. 그러니까 영국식 정원이란 자연의 모방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제도의 속박에 대한 반동이었으며, 상상력의 표출 창구였던 것이다. 영국식 정원들은 정형화된 정원의 패턴을 과감히 거스른다. 독특한 형태의 나무들 사이를 걸으며, 진한 풀꽃향기를 맡으면 꿈에서나 보았던 ‘비밀의 화원’에 온 듯한 착각이 절로 든다. 코츠월드에는 영국에서도 손에 꼽히는 아름다운 정원들이 많다. 영국 HHA(Historic Houses Association)에서는 매년 ‘올해의 정원’을 선정하고 있는데 코츠월드 지방에 있는 정원들이 단골로 이 상을 거머쥔다. 버튼온더힐(Burton on the Hill) 마을에 있는 버튼하우스가든을 찾았다. 3월의 정원은 초록의 단색만이 그득했다. 나무를 손질 중이던 백발의 정원사는 “4월에 접어들면 거짓말처럼 야생화가 흐드러지게 필 것입니다”라고 소년 같은 표정으로 말했다. 2006년에 ‘올해의 정원상’을 받은 이 정원은 18세기 영주가 살았던 곳으로 코츠월드의 정원은 단지 풀과 꽃을 구경하는 공간만은 아니다. 이곳에서는 수시로 자선행사가 열리며, 사진전, 미술전도 열리고, 예식장으로도 사용된다. 다음으로 1988년 ‘올해의 정원’으로 선정된 반슬리하우스에 들렀다. 시런세스터(Cirencester)에 위치한 반슬리하우스도 화려한 정원을 가진 17세기 영주의 주택이었으나 2001년 럭셔리한 호텔로 재탄생했다. 수백년 된 건물의 내부를 모던한 분위기로 180도 변화시켰으며, 호화로운 스파까지 갖췄다. 24개 객실은 모두 다른 디자인으로 설계했으며, 독립된 별채는 동남아 풀빌라와는 전혀 다른 분위기를 자랑한다. 투숙객들로 하여금 중세 귀족이 된 듯한 환상에 빠지도록 완벽하게 연출된 공간이다. ☞여행매거진 ‘트래비’ 본문기사 보기 1, 2 영국인들은 정원 속에 그들의 상상력을 담는다. 중세 말, 유럽의 정세가 격변할 때 새로운 가치를 추구하던 영국인들의 자유분방한 의식이‘영국식 정원’의 출발지점이다 3 중세 귀족들의 주택은 20세기를 거치면서 근사한 호텔로 변모했다. 반슬리하우스는 동남아 풀빌라를 무색케 하는 화려함을 갖췄다. 고풍스러운 외관에 모던한 실내는 영국이 아니고서는 경험할 수 없는 조화다 1 코츠월드는 시간마저 17세기에 멈춘 듯한 풍경을 간직하고 있다 2 테트버리(Tetbury)에는 7세기에 지어진 성모마리아 교회가 있다. 이 교회 또한 코츠월드산 석회석으로 지어져 벌꿀색을 띈다 3 코츠월드는 영화 촬영지로도 유명하다. 굳이 촬영을 위한 세팅이 필요 없어 보인다. 오래된 호텔에는 낡은 책들이 세월의 흔적을 안고 있다 4‘ 비교적’번화한 테트버리 중심가에는 앤티크 상점들이 줄지어 있다 5 봄을 기다리는 정원은 정원사들의 세심한 손길로 다듬어지고 있었다 6 코츠월드에는 작은 호수가 많고 호수에는 어김없이 백조가 있다. 호텔 이름 중‘스완(Swan)’이 많은 것도 이 때문이다 7 마을마다 자리한 교회의 한 켠에는 세월의 흔적을 간직한 비석이 행렬을 이루고 있다. 묘지의 분위기는 스산하기보다 정겹다 Accomodation 영국 시골 여행을 위한 최선의 선택 영국 시골 여행의 정수는 호텔에서 누릴 수 있다. 코츠월드에서 ‘호텔=잠자는 곳’이라는 등식은 절대 성립되지 않는다. 근사한 정원을 갖추고 있으며, 세심한 서비스를 제공해 중세 귀족들이 누린 호사로운 문화를 오롯이 느낄 수 있는 까닭이다. 호텔 안에 정원이 있다는 느낌보다는 정원 속에 호텔이 있다는 느낌이다. 이른 아침 지저귀는 새소리에 창을 열면 비밀의 화원에서 하룻밤을 난 듯한 기분이 들 정도다. 코츠월드의 호텔들이 가진 미덕이 여기에 있다. 대부분의 호텔이 20개 전후의 객실만을 갖고 있으며, 심지어 4개뿐인 곳도 있다. 체인 호텔이란 찾아보기 어렵고 , 어느 호텔을 막론하고 주변의 경관을 해치는 튀는 디자인도 없다. 가격은 런던의 호텔보다 훨씬 저렴하니 오래 머물기에도 좋다. 코츠월드의 호텔들은 한결같이 오랜 전통을 자랑한다. ‘17세기풍’은 단순한 수식어가 아니라 실제 17세기부터 시작된 호텔의 역사를 의미한다. 오래된 외관은 우리의 고택을 연상시킨다. 차이점이 있다면 뛰어난 보존정신과 현대 디자인의 요소를 적절히 수용했다는 데 있다. 위트니에 있는 올드스완(Old Swan) 호텔은 15세기 여관이 스파까지 갖춘 고급 호텔로 재탄생한 곳이다. 16개 객실은 최소한의 레노베이션으로 중세로 돌아간 듯한 느낌을 주며, 46개 객실은 외관은 그대로 두고, 실내만 모던한 분위기로 변화를 꾀했다. 낚시와 승마 등 각종 레포츠를 즐길 수 있고, 최근에는 스파 시설도 선보였다. 올드 스완은 <나니아 연대기>로 유명한 영문학자 C.S 루이스가 애용했던 곳으로도 유명하다. 바이버리에 있는 스완 호텔은 콜른 강을 앞에 두고 너른 정원을 간직하고 있어 코츠월드 내에서도 가장 인기가 많다. 객실은 단 22개뿐이다. 코츠월드에는 호텔뿐 아니라 B&B(Bed & Breakfast), 게스트하우스도 많다. 가이드에게 “미국에서는 B&B란 통상 저렴한 숙소를 일컫는데 코츠월드 같은 부호들의 휴양지에 있다는 게 어색하다”고 말하자, 콧방귀로 답을 대신했다. 그리고는 “코츠월드의 B&B는 비싼 호텔을 가지 못한 여행객들이 가는 곳이 아니라 영국 농촌에서의 휴가를 누릴 수 있는 최선의 숙소 형태”라고 설명했다. 세대를 거듭하며, 정원을 다듬고, 몇 되지 않는 객실을 애정을 갖고 보존해 온 주인들의 시골 사람 인심을 체험하고 싶다면 호텔보다 B&B가 좋은 선택이 될 것이다. 중요한 사실은 호텔이든 B&B든, 예약은 서둘러야 한다는 것. 야생화가 만발하는 봄철에 코츠월드를 방문하려면 최소한 6개월 전에 예약을 해야 안전하다. 코츠월드관광청의 웹사이트를 방문하면 다양한 숙소 정보와 유용한 여행 팁도 얻을 수 있다. www.cotswolds.com 1, 4 위트니에 위치한 올드스완 호텔은 600년의 역사를 자랑한다. 레노베이션을 최소화한 객실에 머물면 중세시대로 돌아간 듯 한 기분을 느낄 수 있다 2 영국 시골 여행의 미덕은 영국인들이 애써 지켜온 그들의 휴가문화를 오롯이 체험할 수 있다는 것이다 3 17세기 영주들의 주택을 개조한 고급 호텔들은 실내를 모던한 디자인으로 꾸몄다. 햇볕 드는 밝은 객실은 아늑한 분위기를 극대화시켰다 food 미식가, 대식가를 만족시킨 영국의 맛 영국에 대한 가장 ‘억울한’ 편견 중 하나는 음식에 관한 것이다. ‘피쉬 앤 칩스를 제외하고는 먹을 게 없다’거나 ‘양은 많고 짜기만 하다’는 것이 대표적이다. 3~4시간씩 수다를 떨며 와인과 함께 식사를 하는 비상식적인 사람들(프랑스)과 지중해의 축복으로 연중 식재료가 풍부한 아랫동네 허풍쟁이들(이탈리아) 때문에 저평가를 받은 것이라고 영국인들은 항변하고 싶을 것이다. 그러나 영국의 시골에서는 이 편견이 여지없이 깨지기 마련. 지방에서 재배한 신선한 재료로 만들어진 음식들은 충분히 우리의 미각을 만족시켜 준다. 코츠월드에서의 아침식사는 가장 행복한 순간이다. ‘잉글리시 브렉퍼스트’라는 고유명사를 낳았을 정도로 영국의 아침 밥상은 특별하다. 풀 브렉퍼스트라고도 불리는 영국 조식은 이름처럼 양이 많다. 호텔에 따라 뷔페식으로 알아서 가져다 먹는 방식이 있지만 주문형으로 큼직한 접시에 음식을 꽉 채워서 정성스레 가져다 주는 경우는 양이 정말 많다. 소시지, 베이컨, 블랙푸딩(순대와 비슷한), 스크램블 에그, 칠리 콩, 구운 토마토, 삶은 버섯, 감자 튀김이 기본이다. 식성에 따라 보기만 해도 질릴 수 있다. 각종 빵과 과일, 시리얼까지 곁들여지면 위장이 감당할 수 없을 것만 같다. 기자의 식성 탓일까? 어느 나라에서의 조식보다 영국식은 만족스러웠다. 단지 배만 부른 것이 아니었다. 어느 음식 하나 대충 만들어진 것이 없었다. 이에 비하면 시리얼과 빵 조각, 커피로 아침을 떼우는 콘티넨탈 조식은 요기만 면하는 수준이다. 영국에서 먹는 문화의 대표격은 ‘애프터눈 티’라 할 수 있다. 영국은 어디를 가나 호텔이나 찻집에서 애프터눈 티를 즐길 수 있지만 한 폭의 그림 같은 코츠월드의 절경과 함께하는 맛은 비교할 수 없다. 따뜻하게 구워낸 스콘과 함께하는 홍차 한잔은 오후에 활력을 불어넣어 준다. 특히 영국의 홍차 맛은 세계 최고 수준이다. 차 때문에 전쟁까지 불사한 나라가 아니던가. 영국에서는 최근 음식에 대한 관심이 어느 때보다 높아지고 있다. ‘맛없는 음식의 나라’라는 불명예를 떨치기 위해 국가적으로 스타 요리사를 집중 육성시켜 음식관광의 활성화를 노리고 있을 정도다. 이와 별도로 10년 전 구제역으로 나라 전체가 홍역을 앓은 뒤, ‘믿을 수 있는 먹거리’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오가닉푸드(Organic Food)가 대두됐다. 코츠월드에는 유기농 을 ‘라이프 스타일’로 확장시킨 데일스포드(Daylesford)가 유명하다. 최근 한국 백화점에도 진출해 우리에게 익숙한 데일스포드는 직접 농장에서 재배한 유기농과 기른 가축을 판매하는 상점과 식당, 유기농 화장품으로 즐기는 스파 시설까지 갖추고 있으며, 영국인들은 물론 코츠월드를 찾는 외국인들에게도 인기를 얻고 있다. www.daylesfordorganic.com 5 영국은 오가닉 푸드 문화를 선도하고 있다. 유기농을 직접 생산해 다양한 제품으로 판매하는 데일스포드는 코츠월드에서도 명소로 꼽힌다 6 영국에서의 세 끼니 중 가장 행복한 순간은 햇살 드는 창가에 앉아 조식을 먹을 때다. 잉글리시 풀 브렉퍼스트의 진수를 코츠월드의 호텔에서 누려볼 수 있다 7 홍차 한잔과 달콤한 스낵을 즐기는 오후의 여유는 영국 여행의 백미라 할 만하다. 근사한 애프터눈 티를 위해서라면 점심과 저녁을 희생할 만하다 ☞여행매거진 ‘트래비’ 본문기사 보기 ※위 기사는 기사콘텐츠 교류 제휴매체인 여행신문의 기사입니다. 이 기사에 관한 모든 법적인 권한과 책임은 여행신문에 있습니다.
  • 하인스 워드, 여자친구 때문에 경찰에 체포됐다 석방

    하인스 워드, 여자친구 때문에 경찰에 체포됐다 석방

    미국프로풋볼(NFL)의 한국계 스타 하인스 워드(35·피츠버그 스틸러스)가 경찰에 체포됐다 풀려났다. 로이터 통신에 따르면 워드는 5일(현지시간) 새벽 LA 인근 노스 할리우드 부근에서 여자 친구와 함께 차를 타고 가던 중 갑작스런 경찰의 정지 명령을 받았다. 경찰은 워드에게 총을 겨누며 하차하라는 명령을 내린 뒤 “차량 절도 혐의”라며 수갑을 채웠다. 사건의 빌미는 여자 친구가 제공했다. 이 승용차는 지난달 워드의 여자 친구가 경찰에 도난 신고를 했던 차량이었다. 당시 여자 친구는 차가 불법 주차로 견인된 줄 모르고 경찰에 도난 신고를 했다. 하지만 차를 되찾은 뒤 경찰에 이 사실을 통보하지 않아 경찰 기록에는 여전히 도난 차량으로 남아 있었다. LA 경찰국의 마리아 모리슨은 “조사 결과 여자 친구의 주장이 사실로 밝혀져 워드는 곧바로 풀려났다”고 밝혔다. 워드도 “경찰들이 사과했고 이제는 지나간 일”이라며 대수롭지 않다는 반응을 보였다. 한국인 어머니와 아프리카계 미국인 아버지 사이에서 태어난 워드는 피츠버그 스틸러스의 와이드 리시버로 활약하고 있다. 2006년에는 팀을 우승을 이끌며 슈퍼볼 MVP로 뽑혔다. 인터넷서울신문 event@seoul.co.kr
  • [UEFA 챔피언스리그] 최강 바르샤 결승행

    누가 FC바르셀로나를 꺾을 수 있을까. 스페인 프리메라리가 바르셀로나는 4일 스페인 바르셀로나의 누캄프에서 열린 2010~11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 레알 마드리드와의 4강 2차전 홈 경기에서 1-1로 비겨 1, 2차전 합계 3-1로 결승행을 확정했다. 2008-09시즌 이후 2년 만의 우승 도전이다. 2001~02시즌 이후 9년 만의 정상 탈환과 통산 10번째 우승을 노렸던 레알 마드리드는 결승 문턱에서 ‘숙명의 라이벌’ 바르셀로나를 넘지 못하고 주저앉았다. 조제 모리뉴 감독과 페페가 퇴장하고 세르히오 라모스가 경고 누적으로 나올 수 없었던 레알 마드리드는 이날 공격적인 전술을 펼쳤다. 최전방에는 곤살로 이과인이 배치됐고, 그 아래 크리스티아누 호날두와 카카, 앙헬 디마리아의 ‘삼각편대’가 출격했다. 무시무시한 바르셀로나의 공격력에 공격으로 맞불을 놓겠다는 확실한 의지를 내보인 셈. 하지만 바르셀로나는 수비도 잘했다. 그라운드 위 어디서든 레알 마드리드 선수가 공을 소유하면, 3명의 바르셀로나 선수들이 모든 공간을 차단하는 정삼각형의 방어진을 펼쳤다. 완전히 갇혔다. ‘실점=탈락’이었던 레알 마드리드도 필사적으로 바르셀로나의 공격을 막아냈다. 중원에서 치열한 공방전이 벌어지는 가운데 양 팀 모두 전반 20분까지 제대로 된 슈팅 한 번 날려보지 못했다. 문제의 장면은 후반 1분에 연출됐다. 중원에서 드리블을 치고 들어간 호날두가 이과인에게 기막힌 패스를 찔러줬고, 이과인은 골문을 열었다. 그런데 골이 들어가기 직전 헤라르드 피케에게 막혀 넘어진 호날두에게 반칙이 선언됐고, 골은 무효가 됐다. 호날두가 넘어지면서 공을 끊어 가려는 하비에르 마스체라노를 넘어뜨렸다는 것이다. 다소 애매한 판정이었고, 레알 마드리드에는 억울한 상황이었다. 어쨌든 경기는 계속됐고, 후반 9분 바르셀로나의 선제골이 나왔다. 레알 마드리드 진영에서 안드레스 이니에스타가 페널티 박스 안으로 진격하는 페드로 로드리게스의 진행 방향으로 기막힌 스루패스를 찔러줬고 페드로가 골망을 흔들었다. 레알 마드리드도 후반 19분 동점골을 터트렸다. 디마리아가 페널티 박스 오른쪽에서 연결해준 공을 마르셀로가 골로 연결시켰다. 레알 마드리드는 추가골을 위해 이과인 대신 에마뉘엘 아데바요르와 카카 대신 메주트 외칠을 투입해 분위기 반전을 노려봤지만 변변한 기회를 얻지 못했고 경기는 끝났다. 전·후반 90분 동안 슈팅 ‘0’을 기록한 호날두는 경기 뒤 “바르셀로나는 주심 덕분에 결승에 진출했다.”는 등의 독설을 퍼부었다. 사상 초유의 18일 동안 4번의 ‘엘 클라시코’(바르셀로나와 레알 마드리드의 맞대결)는 독설로 시작해 독설로 끝났다. 장형우기자 zangzak@seoul.co.kr
  • ‘영호남 천주교의 뿌리’ 대구대교구 100돌

    ‘영호남 천주교의 뿌리’ 대구대교구 100돌

    흔히 한국 천주교회의 시작은 1784년 사신 일행으로 중국 베이징에 갔던 이승훈이 세례를 받고 돌아온 무렵으로 인식된다. 천주교 일각에선 이승훈의 출국 전 천진암에서 이미 공동체 형태의 교의연구가 이루어졌다는 점을 들어 한국천주교회의 역사를 그 이전으로 거슬러 잡기도 하지만 공식적인 한국 천주교회의 태동은 이승훈의 귀국 시점이란 게 통설이다. 한국에 교구가 생긴 건 그로부터 50년쯤 후인 1831년. 로마 교황청이 조선교구를 설립해 초대 교구장에 브뤼기에르 주교를 임명한 게 한국천주교 교구의 시초다. 조선교구는 설정 80년 만인 1911년 서울교구와 대구교구로 분리되어 대구교구는 경상·전라·제주지역을, 서울교구는 나머지 지역을 관할했다. 대구교구가 영호남 지역 천주교의 뿌리로 인정받는 이유다. 대구교구는 1937년 광주·전주교구, 1957년 부산교구 분리에 이어 1962년 대교구로 승격됐으며 1969년 또 한차례 안동교구가 분리된 역사를 갖는다. 한국 천주교는 그래서 대구교구의 설정을 놓고 ‘한국 천주교회의 본격적 성장을 알리며 근현대 교회사를 개막한 역사적 사건’으로 평가한다. 이 ‘영호남 천주교회의 뿌리’라는 대구교구가 교구 설정 100주년을 맞아 오는 7일부터 15일까지 다채로운 경축행사를 갖는다. 경축행사 주제어는 ‘너도 가서 그렇게 하여라.’로 루카복음 10장에 등장하는 착한 사마리아인처럼 조건 없이 어려움에 처한 사람을 도와주며 참되게 살자는 의미에서 택했다는 게 대구대교구 측의 설명이다. 100년 전 2만여명이었던 교구 신자는 지난해 말 기준 45만 8000명으로 늘어났다. 대구광역시와 김천, 구미, 포항, 경주, 경산 등 경상북도 남부지역을 관할하고 있으니 남방교구의 위상을 여전히 지키고 있는 셈이다. 대구교구는 특히 초기부터 파리외방전교회며 오스트리아 잘츠부르크 대교구의 도움을 받아 활발한 사회복지활동을 펼치는 교구로 이름나 있다. 그래서인지 경축·기념행사도 대부분 생명나눔과 복지 측면에 초점을 맞춘 게 특징이다. 경축대회의 대미는 마지막 날인 15일 대구 시민운동장 축구장에서 성직자, 수도자, 평신도 등 3만여명이 참가해 열리는 100주년 감사미사. 주한 교황대사와 정진석 추기경을 비롯한 천주교 주교단이 교구장 조환길 대주교와 함께 미사를 공동집전한다. 미사가 있을 시민운동장은 1984년 교황 요한 바오로 2세가 사제서품식과 미사를 집전한 곳. 미사에는 파리외방전교회, 오스트리아 잘츠부르크 대교구, 타이완 대중교구, 일본 나가사키 교구 등 해외 자매협력교구 인사들이 초청될 예정이다. 지난달 8일 대구 계산주교좌성당에서 막이 오른 제2차 시노드도 중요한 부분. ‘새 시대, 새 복음화’를 주제로 수차례의 총회와 협의를 통해 대구교구의 새로운 100년의 길을 모색하게 되는 만큼 다른 교구들도 주목하는 행사다. 대구대교구 교구장인 조환길 대주교는 “성직자와 수도자 평신도가 모두 제대로 살아가는 모습을 보여줄 때 진정한 복음화가 이뤄지고 복음이 멀리 퍼져 나가므로 각자 삶에서 참된 그리스도인의 모습을 보여줘야 한다.”고 당부했다. 김성호 편집위원 kimus@seoul.co.kr
  • [취리히 클래식] 최경주, 우승 문턱서 ‘스톱’

    미국 프로골프 투어에서 활약하는 한국 선수들이 잇따라 우승 기회를 놓쳤다. 최경주(41·SK텔레콤)는 2일 끝난 미국프로골프(PGA) 투어 취리히 클래식(총상금 640만 달러)에서 최종합계 13언더파 275타로 공동 3위에 올랐다. 선두에 2타 뒤진 공동 4위로 마지막 4라운드를 출발한 최경주는 16번홀(파4)에서 버디를 낚아 1위와 1타 차로 거리를 좁혀 역전 가능성을 엿보기도 했지만 17번홀(파3)에서 보기, 18번홀(파5)에서 파에 그쳤다. 그러나 지난해 9월 BMW 챔피언십 공동 3위 이후 가장 좋은 성적을 냈다. 최경주는 2월 노던 트러스트오픈(공동 7위), 3월 아널드 파머 인비테이셔널(공동 6위), 지난달 마스터스(공동 8위)에 이어 올 시즌 들어 네 번째로 톱 10에 들었다. 우승은 연장전 끝에 버바 왓슨(미국)이 차지했다. 김송희(23·하이트)도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 에브넷 클래식에서 준우승에 그쳤다. 김송희는 미국 앨라배마주 모빌의 RTJ 골프트레일(파72·6502야드)에서 열린 대회 4라운드에서 1타를 줄여 합계 8언더파 280타를 적어냈지만 우승에는 이르지 못했다. 공동 선두로 시작했지만 무려 5타를 줄인 마리아 요르트(스웨덴·10언더파 278타)에게 역전을 허용한 것. 2007년 LPGA 투어에 데뷔한 김송희는 이번이 여섯 번째 준우승이다. 최나연(24·SK텔레콤)도 공동 3위(7언더파 281타)에 머물렀다. 김민희기자 haru@seoul.co.kr
  • 소프라노 게오르규, 6년만의 아리아 선물

    소프라노 게오르규, 6년만의 아리아 선물

    미모에 살짝 묻어 가는 가수가 있는가 하면, 실력이 미모에 묻혀 저평가되는 일도 있다. 루마니아 출신 소프라노 안젤라 게오르규(46)는 데뷔 초만 해도 후자였다. 동유럽 출신의 약점을 딛고 일어서려고 영어는 물론 이탈리아어와 프랑스어까지 빨아들여야 했다. 1994년 11월 영국 런던의 코벤트가든에서 게오르그 솔티가 지휘하는 오페라 ‘라 트라비아타’ 여주인공을 맡으면서 게오르규는 비로소 정상급 프리마돈나로 발돋움한다. 공연 직전 리허설에서 게오르규의 아리아를 들은 솔티가 눈물을 쏟은 것은 유명한 일화다. 솔티는 “오랫동안 연주를 해왔지만 그렇게 감격적인 순간을 맞이한 적이 없다. 나는 잠시 밖으로 나가야만 했다.”고 회상했다. 이후 10년이 넘도록 코벤트가든과 미국 뉴욕 메트로폴리탄, 오스트리아 빈 슈타츠오퍼 등 세계 유수의 오페라극장에서 구름관중을 쓸어모으는 비올레타(‘라 트라비아타’ 주인공)와 미미(‘라보엠’ 주인공)로 군림하고 있다. ‘오페라의 여신’ 게오르규가 6년의 기다림 끝에 한국팬과 재회한다. 2002년과 2005년에 이어 세번째다. 무대는 오는 27일 서울 예술의전당 콘서트홀. 폭넓은 음역을 넘나드는 고음과 표현력, 우아하면서도 카리스마 넘치는 그의 목소리를 온몸으로 느낄 기회다. 당초 일본 공연이 대지진 여파로 연기되면서 한국 공연마저 무산될 위기였지만, 한 금융기업이 자사 고객들을 위한 1회 공연을 추가로 유치하면서 되살아났다. 푸치니의 ‘나비부인’ 가운데 ‘어떤 갠 날’, 카탈리니의 ‘라 왈리’ 중 ‘나 이제 멀리 떠나가리’ 등 친숙한 아리아를 선물할 계획이다. 같은 루마니아 출신의 신예 스테판 마리아 포프(24)와 함께 푸치니의 도니제티의 ‘사랑의 묘약’ 중 ‘신비로운 이 묘약’을 함께 부른다. 7만~22만원. (02)541-2513. 임일영기자 argus@seoul.co.kr
  • 제주 ‘추사유배길’ 새달 14일 오픈

    제주 ‘추사유배길’ 새달 14일 오픈

    ‘추사에게 길을 묻다.’ 제주대 스토리텔링 연구개발센터는 ‘제주 유배문화의 녹색관광자원화를 위한 스토리텔링 콘텐츠개발 사업’의 하나로 기획한 ‘추사유배길’을 다음 달 14일 개장한다고 21일 밝혔다. ‘추사유배길’은 조선시대 예술가이자 대학자인 추사 김정희의 9년간 제주 유배 생활을 체험할 수 있는 3개 코스로 만들어졌다. 1코스 ‘집념의 길’은 제주추사관~송죽사 터~1차 추사적거지 터~두레물~한남의숙 터~정난주 마리아 묘~남문지 못~단산~세미물~대정향교~추사관을 잇는 순환코스로 8.6㎞다. 2코스 ‘인연의 길’은 제주추사관~수월이 못~제주옹기박물관~곶자왈지대~편지방사탑~서광승마장~오설록 등을 잇는 8㎞ 코스다. 3코스 ‘사색의 길’은 대정향교~산방산~안덕계곡 등을 잇는 10.1㎞ 코스다. 제주대 양진건 교수는 “추사유배길은 제주의 아름다운 풍광과 더불어 역사와 문화를 머리로 즐기며 걷는 길”이라며 “유배길 안내 책자와 스토리 북, 스마트폰 애플리케이션 등을 활용하면 길을 걷는 의미와 재미가 배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추사는 헌종 6년(1840년) 제주도에 유배돼 9년간 서귀포시 대정읍 안성리에 머물며 추사체를 완성하고 생애 최고의 명작인 세한도(국보 180호)를 비롯해 많은 서화를 남겼다. 제주 황경근기자 kkhwang@seoul.co.kr
  • 푸치니의 ‘토스카’ 눈으로 즐기세요

    음악평론가 안동림씨는 저서 ‘내 마음의 아리아’에서 “푸치니의 토스카는 눈으로 봐야 할 오페라”라고 말했다. ‘오묘한 조화’(Recondita armonia·1막), ‘노래에 살고 사랑에 살고’(Vissi d’arte vissi d’amore·2막), ‘별은 빛나건만’(Elucevan le stelle·3막) 등 오페라와 담을 쌓은 이들도 들어봤을 법한 중독성 강한 아리아들이 지아코모 푸치니(1858~1924)의 ‘토스카’에 담겨 있다. 하지만 안씨의 말처럼 토스카의 고갱이 같은 아리아를 CD로만 빼먹는 것과 직접 무대를 보는 즐거움은 비교할 수 없다. 서울시오페라단이 21일부터 24일까지 서울 세종문화회관 대극장에 올리는 ‘푸치니’를 놓쳐서는 안되는 까닭이다. 서울시오페라단이 2007년부터 3년에 걸쳐 ‘베르디 빅5’ 공연을 통해 원작에 충실한 해석에 장점이 있음을 입증한 것도 기대치를 높이는 대목이다. 박세원 단장은 “베르디에 이어 푸치니를 선택한 이유는 그가 베르디의 스타일을 계승하면서도 특유의 색채를 잃지 않은 매력을 갖고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서울시오페라단은 푸치니의 또 다른 작품 ‘자니 스키키’도 7월에 무대에 올릴 예정이다. 토스카는 가수들에게 부담스럽다. 오페라팬들이 남자 주인공(카바라도시)의 아리아는 루치아노 파바로티 버전에, 여주인공(토스카) 노래는 마리아 칼라스(1923~1977)의 녹음에 익숙하기 때문이다. 이번에 카바라도시는 테너 박기천이, 토스카는 소프라노 임세경이 맡았다. 박기천은 독일 슈투트가르트 국립극장에서 올 시즌 ‘투란도트’의 칼리프 역과 ‘토스카’의 카바라도시 역에 잇따라 발탁되기도 했다. 임세경은 지난해 오스트리아 클라겐푸르트 극장에서 ‘아이다’의 주인공을 맡아 “섬세하면서도 힘 있는 목소리”라는 평을 받았다. 2만~12만원. (02)399-1783~6. 임일영기자 argus@seoul.co.kr
  • [NPB] 고개들어 형…내일이 있잖아

    [NPB] 고개들어 형…내일이 있잖아

    아직 영점조절이 완전치는 않았다. 그러나 낯선 일본 무대. 23개월 만의 선발 등판. 보크에 대한 부담 등 여러 가지 조건을 감안했을 때 나쁘지 않은 데뷔 무대였다. 오릭스 박찬호가 15일 효고현 니시노미야시 고시엔 구장에서 열린 라쿠텐전에서 6과3분의2이닝 3실점을 기록했다. 2-3으로 뒤지던 7회말 마운드를 내려왔다. 두팀 다 더이상 점수를 내지 못했다. 결과적으로 패전투수가 됐다. 그러나 나름대로 의미가 있었다. 수치상 나쁘지 않았고 경기 내용도 시범경기 당시보다 훨씬 좋아졌다. 이날 박찬호의 투구 내용을 짚어봤다. ●박찬호 선발 등판을 즐기다 일단 퀄리티스타트(6이닝 이상 3실점 이하)를 기록했다. 시범경기 당시 보크 2~3개씩을 내주면서 초반 대량실점하던 불안한 모습에서 확연히 벗어났다. 투심-슬라이더-커브-체인지업을 다양하게 활용했다. 직구 구속은 140㎞대 초반에 그쳤지만 완급조절로 정교한 일본 타자들을 상대했다. 투구수(83개) 조절도 준수했고 볼넷(2개) 관리도 잘됐다. 전체적으로 나쁘지 않았다. 박찬호 스스로도 경기 직후 “재미있었다. 첫 경기라 긴장했는데 그런 긴장감조차 재미있었다.”고 했다. 선발 등판 자체를 즐겼다는 얘기다. 외국인 투수에게 가장 중요한 건 자신감이다. 한번 만만하게 보이기 시작하면 두고두고 경기가 꼬인다. 일단 박찬호는 마음의 부담을 덜었다. 소기의 성과다. ●컷패스트볼 위력을 발휘하다 이날 특히 위력을 발휘한 건 컷패스트볼이었다. 박찬호는 매회 결정적인 순간마다 컷패스트볼을 섞었다. 뉴욕 양키스 시절 마리아노 리베라에게 직접 배운 구질이다. 직구처럼 들어오다 홈플레이트 근처에서 살짝 변화를 일으킨다. 이날 박찬호의 직구 구속은 130㎞ 후반에서 140㎞ 초반을 왔다갔다했다. 컷패스트볼은 130㎞ 중반을 찍었다. 직구 구속과 큰 차이가 없었다. 몸쪽 빠른 공을 보여준 뒤 비슷한 속도로 오는 컷패스트볼은 충분히 위력적이었다. 투구폼도 직구를 던질 때와 동일했다. 주자가 있는 상황에서 적절히 사용했고 일본 타자들은 번번이 땅볼을 날렸다. 박찬호는 “현역생활을 계속할 수 있는 이유 가운데 하나는 바로 컷패스트볼”이라고 했었다. 앞으로도 요긴하게 사용할 비장의 무기로 보인다. ●아직 숙제는 남아 있다 또다시 보크가 나왔다. 4회초 1사 2루 상황 7번 루이스 타석이었다. 박찬호는 떨어지는 공으로 유인했고 루이스는 크게 헛쳤다. 그러나 보크 판정. 2루 주자가 3루로 갔다. 박찬호는 “변화구를 던지려다 나도 모르게 몸에 익은 동작이 나왔다. 조금 짧다 싶으면 여지없이 지적이 나온다.”고 했다. 그동안 준비를 많이 했지만 완벽하게 동작을 교정하기는 힘들다는 얘기다. 앞으로도 문제가 될 수 있다. 잘 던지다 갑자기 제구력이 흔들리는 모습도 여전했다. 박찬호는 1회 선두타자 마쓰이에게 1점 홈런을 맞은 뒤 5이닝 무실점 투구를 계속했다. 그러다 6회초 팀이 2-1로 역전하자 갑자기 흔들렸다. 첫 타자 3번 스치야를 스트레이트 볼넷으로 내보냈고 4번 타자 야마사키에게 3루타를 맞았다. 2-2 동점. 이후 이와무라의 희생플라이가 이어지면서 2-3 역전당했다. 오카다 감독은 “점수를 내주는 과정이 너무 좋지 않았다.”고 했다. 직구 구속도 140㎞ 초반에 그쳤다. 앞으로 구속을 더 끌어올려야 한다. 이승엽은 이날 3타수 무안타 2삼진으로 부진했다. 니시노미야 박창규기자 nada@seoul.co.kr
  • 간 총리 “원전 주변 사람 살 수 없는 땅 됐다”

    최악의 원전사고가 발생한 일본 후쿠시마 제1원자력발전소 주변 피난구역의 주민들을 집단 이주시키는 방안이 추진된다. 이 지역의 방사능을 제거하는 데는 길게는 100년이 걸릴 것이라는 분석도 나왔다. 세계보건기구(WHO)는 후쿠시마 원전 사고가 공중 보건에 미치는 영향을 최장 20년 동안 감시하고 연구하겠다고 밝혔다. ●英 과학지 “까마득한 시간 걸릴 것” 간 나오토 일본 총리는 13일 제1원전의 반경 20㎞ 안팎 피난구역에 장기간 사람이 살 수 없게 됐다며 집단이주를 추진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간 총리는 마쓰모토 겐이치 내각 관방참여를 만난 자리에서 “향후 10년이나 20년 동안 사람이 살 수 없게 됐다.”며 이같이 말했다고 현지 언론들이 전했다. 이 자리에서 마쓰모토 관방참여는 후쿠시마현 내륙에 5만~10만명을 수용할 수 있는 환경도시를 건설해 이들을 이주시킬 것을 제안했고, 간 총리도 이에 동의했다. 이와 관련, 제1원전의 폐쇄와 원전 부지의 방사성물질 제거에 최소 수십년에서 최장 100년이 걸릴 수 있다고 영국의 과학전문지 네이처가 이날 보도했다. 네이처는 미국 스리마일섬 원전 사고를 경험한 전문가들의 말을 인용해 “문제 해결에 까마득한 시간이 걸릴 것”이라고 전했다. 네이처는 제1원전이 비등형 경수로 방식으로 건설돼 배관이나 밸브 등이 밀집해 있기 때문에 스리마일섬 사고 때보다 작업이 어려울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처럼 후쿠시마 원전 상황에 대한 암울한 전망이 쏟아지자 마리아 네이라 WHO 환경보건국장은 이날 제네바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향후 10년 또는 20년에 걸쳐 실행될 연구를 위한 기반 조성작업을 시작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그는 또 WHO가 일본 측과 장기 감시 및 연구 문제에 대해 협의 중이라고 덧붙였다. ●4호기 사용후 연료 저장조 이상고온 한편 후쿠시마 원전 운영사인 도쿄전력은 제1원전의 폐쇄를 위해 사용후 연료부터 반출·제거하는 계획을 추진하고 있다. 도쿄전력은 이날 또 4호기의 사용후 연료 저장조의 물에 포함된 방사성 물질의 종류와 양을 분석한 결과를 토대로 “연료봉의 일부가 손상됐다.”고 밝혔음을 교도통신이 전했다. 저장조 속 연료봉이 손상된 사실이 확인되기는 처음이다. 또 4호기의 사용후 연료 저장조의 수온이 섭씨 90도까지 올라갔으며, 이는 원자로 건물 내부 폭발로 화재가 발생하기 전날인 지난달 14일의 섭씨 84도를 웃도는 것이다. 또 저장조 6m 상공의 방사선량이 시간당 8420m㏜(밀리시버트)로 통상 0.0001m㏜보다 훨씬 높았다. 가사이 아쓰시 전 일본원자력연구소 실장은 “초기에 제1원전에서 대량으로 유출된 방사성물질을 포함해 절반 이상이 아직 대기 중에 떠다니고 있다.”고 밝혔다. 이와 관련, 일본 정부가 후쿠시마 원전 사고를 7등급으로 격상했지만 바다오염은 산정요건에 포함시키지 않는 등 사태의 심각성을 축소하고 있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원자력안전보안원은 지금까지 유출된 방사성물질의 양이 37만T㏃(테라베크렐=1조베크렐), 원자력안전위원회는 63만T㏃로 산정했으나 둘 다 바다오염은 포함시키지 않아 후쿠시마 원전 사태가 체르노빌을 능가할 것이라는 관측이 전문가들 사이에서 제기되고 있다. ●韓·日 원전 전문가 협의 성과 못내 방사성물질 대량 방출에 따른 대책을 논의하기 위한 한·일 원자력 전문가 협의는 이날 가시적인 성과 없이 마무리됐다. 우리 측 단장인 한국원자력안전기술원 배구현 심의위원은 도쿄 주일 한국대사관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전문가 간 실시간 협의채널을 구축해 나가기로 합의했다.”고 밝혔다. 하지만 양국 간 공동조사와 공동 모니터링, 실시간 협의체제 구축 등을 일본 측으로부터 끌어내지는 못했다. 도쿄 이종락특파원 jrlee@seoul.co.kr
  • [영화프리뷰] ‘마셰티’ 포장지만 B급… 알맹이는 A

    [영화프리뷰] ‘마셰티’ 포장지만 B급… 알맹이는 A

    험상궂은 외모의 마셰티(대니 트레조)는 멕시코의 전직 연방수사관. 악명 높은 마약업자 토레스(스티븐 시걸)에게 가족을 잃은 뒤 국경을 넘어 텍사스로 숨어든다. 타코 한개 값도 없어 길거리 싸움판에 선 마셰티 앞에 한 사내가 나타나 살인을 청부한다. 반(反) 히스패닉 정책으로 악명 높은 맥라플린(로버트 드니로) 상원의원을 죽여 달라는 것. 하지만 살인청부에는 또 다른 음모가 도사리고 있었다. ‘마셰티’(Machete)는 최고의 스태프·배우가 모여 공들여 B급 영화로 포장한 작품이다. 오프닝과 함께 주인공 마셰티가 휘두르는 마셰티(중남미에서 많이 쓰는 폭이 넓고 무딘 칼)에 악당들의 신체가 싹둑싹둑 날아간다. 쏟아지는 내장은 로프로 활용한다. 그런데 ‘라이언 일병 구하기’의 첫 장면처럼 리얼하지 않을뿐더러 공포영화의 살해 장면 같은 역겨움과도 거리가 있다. 투박하면서도 거친 액션이 주를 이루고, 이면에는 장난기가 그득하다. B급 영화의 신봉자인 쿠엔틴 타란티노-로버트 로드리게스 감독의 합작품이란 점을 감안하면 고개가 끄덕여진다. 이들이 아니라면 ‘히스패닉계’ 마초 히어로가 미 상원의원과 남부의 인종주의 그룹, 멕시코 마약왕의 커넥션에 맞서 싸운다는 발상 자체가 영화로 만들어지기는 힘들었을 터. 두 천재 감독이 손을 잡았던 ‘황혼에서 새벽까지’ ‘씬시티’를 즐긴 팬이라면 상영시간 내내 ‘키득키득’ 웃을 수 있다. 물론 의미를 찾아야 직성이 풀리거나, 마초에 대한 본능적인 거부감이 있다면 외면하는 편이 낫다. 영화는 기획단계부터 트레조를 염두에 두고 출발했다. 로드리게스 감독은 “1995년 멕시코의 작은 마을에서 ‘데스페라도’를 찍을 당시 사람들이 오로지 트레조를 보려고 모였다. 사실 조연이었는데도 그의 존재감은 대단했다.”고 설명했다. 트레조는 인생이 한편의 드라마인 인물이다. 마약과 무장강도 등으로 10년 넘게 교도소를 들락거렸다. 갱생 프로그램으로 연기를 시작했다. 악명 높은 산쿠엔틴 교도소에서 함께 복역했던 시나리오 작가 에드워드 번커의 추천으로 영화 ‘폭주기관차’의 주인공 에릭 로버츠의 복싱 트레이너가 됐다. 촬영장에서 그를 눈여겨본 안드레이 콘찰롭스키 감독에 의해 배우로 발탁됐다. 이후 ‘히트’(1995), ‘데스페라도’, ‘콘에어’(1997) 등에서 묵직한 존재감을 드러냈다. 생애 첫 주연작에서 트레조는 예순일곱의 나이가 믿기지 않을 만큼 선굵은 액션을 뽐낸다. 할리우드의 사고뭉치 린지 로한과 수영장에서 몸을 비비고, 미녀스타 제시카 알바와 키스신을 찍은 것도 화제다. 한때 액션영화의 지존이었던 스티븐 시걸과 80년대 섹시스타 돈 존슨의 늙고, 비대해진 모습은 또 다른 재미다. 미국에서는 지난해 9월 개봉해 제작비의 2.5배에 이르는 수익(2659만 달러)을 올렸다. 지난 1993년 7000달러로 만든 데뷔작 ‘엘 마리아치’로 수천배 수익을 올린 로드리게스이니 놀랄 것도 없다. 21일 개봉. 18세 관람가. 임일영기자 argus@seoul.co.kr
  • [고전 인물로 다시 읽기] ‘소돔 120일’ 사드

    [고전 인물로 다시 읽기] ‘소돔 120일’ 사드

    “이 문이 닫히고 나면 실링이라는 뒤르세의 성에 들어가기가 얼마나 어려운지 다음에 계속되는 설명을 보면 알 수 있을 것이다. 저탄소를 지나자마자 그들은 성 베르나르 산만큼 높은 산을 오르기 시작했다. 이 산은 도보로밖에 오를 수 없었기 때문에 접근이 매우 어려웠다. 노새가 꼭대기까지 가지 않기 때문이 아니라 올라가는 길 사방이 낭떠러지로 둘러싸여 있어서 노새를 이용하기에는 많은 위험이 뒤따랐기 때문이다. (…) 그러므로 특별한 장비가 없는 한 새가 아닌 다음에는 산꼭대기까지 올라왔다 하더라도 산을 넘어갈 수가 없었다. 뒤르세는 천길 낭떠러지로 나뉘어져 있는 양쪽을 아주 튼튼한 나무다리로 연결시키고, 마지막 장비가 도착하고 나면 그것을 잘라버리기로 했다. 그 순간부터는 어느 누구도 실링 성으로 들어설 수가 없는 것이다.” 누구도 들어갈 수 없고, 들어가고자 하지 않았던 세계, 이것이 ‘소돔120일’의 세계이자 사드라는 인간의 내면 세계였다. 1. 色의 시대를 자극한 자 도나시앵 알퐁소 프랑수아 드 사드(1740~1814)는 23살부터 감옥을 드나들기 시작해서, 마지막 10년은 감옥과 다름없는 샤량통 정신병원에서 보낸 뒤 생을 마감했다. 반복된 수감과 석방을 거듭하며 그는 총 27년을 감옥에서 보냈다. 감옥에 있지 않을 때도 주로 거주지 제한이라는 굴레를 안고 살아야 했다. 죽을 때까지 사드를 따라다닌 죄목은 ‘끔찍한 변태성욕’이었다. 명문 귀족집안에서 태어나 결혼까지 한 사람이 입에 담을 수 없는 난삽한 연애를 했다는 것이 표면적인 이유였다. 하지만 18세기 절대왕정 시대의 프랑스는 안정된 경제를 기반으로 사치와 향략의 궁정문화가 크게 유행했다. 도시의 학교나 뒷골목에서는 학생이나 신부들의 동성애, 폭력적 성행위도 공공연히 행해지고 있었으며, 부유한 귀족과 시민들은 사드의 작품보다 더 ‘외설적인’ 작품들을 탐독했다. 하지만 왕과 귀족들이 증오한 것은 오직 그, 사드였다. 우선, 사드는 남색과 가학성에 있어 타의 추종을 불허했다. 그리고 자신의 침실에서 서슴없이 신을 모독했다. 상대방의 엉덩이를 채찍으로 때리면서 예수와 성모 마리아의 이름을 불경하게 외치는 것은 기본이었고, 성배와 성찬용 빵을 섹스의 도구로 삼는 행위를 아무렇지도 않게 반복했다. 서민들은 사드의 난행에서 최소한의 예의도 없는 귀족들의 무례함과 폭력성을 있는 그대로 보았으며, 귀족들은 사드가 공격적인 신성모독을 통해 교회 권력을 노골적으로 모욕하고 있다고 느꼈다. 사드는 양쪽 모두의 증오심을 충족시켜주는 괴물이었다. 사드의 과감한 행위가 절대왕정의 권위를 손상시키는 일이라고 생각한 사법관들은 이 괴물을 좌시할 수 없었다. 사드는 왜 이런 변태적 행위를 멈추지 않았는가? 절대왕정의 막바지에 루소, 디드로, 달랑베르 등 수많은 계몽 철학가들은 인간 이성의 존엄성과 개인의 자유정신을 주장하면서 신성(神聖)에 기반한 체제를 비판했다. 사드는 이들의 저서를 읽으면서 성장했다. 그러나 사드가 보기에 이들 계몽철학가가 정의하는 ‘인간’은 너무나 추상적이고 도덕적이었다. 인간의 성, 인간의 폭력, 인간의 증오에 대해서 그들은 아무말도 하지 않았다. 그러나 인간의 내부에 도사린 그런 ‘비인간성’을 건드리지 않고 어떻게 인간의 자유를 말할 수 있단 말인가. 사드는 자신의 육체를 하나의 도구로 삼아, 인간성에 대한 질문을 극한으로 밀어붙인다. ‘우아한 드레스와 고상한 신학(神學), 철학서로 치장한 인간이 아니라 오직 육체뿐인 인간을 봐야 한다!’ 이렇게 결심한 사드는 인간의 비인간성을 스스로 실험하기 시작한다. 그전까지 누구도 상상할 수 없었던 방식으로 섹스를 하면서, 그 순간을 흡사 냉정한 법관이나 수학자와 같은 태도로 지켜보았던 것이다. 사드는 인간성과 동물성이 만나는 지점에 서서 자신을 실험함으로써 인간성의 심연을 들여다보려고 했다. 2. 습속의 굴레가 진짜 감옥이다 사드는 절대왕정 시대의 감옥보다 자기 안에 깊이 체화되어 있는 각종 도덕과 상식을 더 무서운 감옥이라고 생각했다. 사드는 시간을 정해놓고, 점점 더 수위를 높이는 방식으로 감옥 안에서 난행을 거듭했다. 그리고, 자신의 육체가 반복된 매질과 가학적인 수음으로 찢기고 더러워지는 것을 보면서, 인간성을 둘러싼 상식들과 습속이 만든 삶의 윤리들이 갖는 한계가 드러나는 것을 기록했다. 그리고, 난행을 기록하는 와중에 글의 힘을 발견했다. 사드는 인간 육체와 성에 관한 통념이 무너지는 순간을 기록하는 과정에서, 자신도 몰랐던 인간의 생사·습속을 둘러싼 각종 한계들이 점점 더 명확해짐을 느꼈다. ‘글이야말로 자신과의 대화라는 형태로 자유를 생각하는 시간을 열어주는구나!’ 사드에게 글은 추상적 인간이 아니라 구체적이고 살아있는 한 인간의 자유, 욕망, 한계가 드러나는 무대가 되었다. 마침내, 그가 있던 감옥은 그의 집필실이 되었다. 그는 아내에게 부탁해 수많은 책들을 감옥 안으로 들여왔고, 간수의 감시를 피해 종이를 아껴가며 글을 썼다. 사드는 폭 11㎝ 길이 120㎝나 되는 띠를 구해 날마다 그 앞뒤로 빽빽이 글을 써 나갔다. 바로 이렇게 해서 탄생한 작품이 ‘소돔120일’이다. 이 작품은 루이 14세 치하의 부패를 설명하면서 시작하며, 폐쇄된 성 안에서 난행을 거듭하는 인물들이 끝없는 엽색행각을 벌인다. 사드는 혁명의 함성이 울려 퍼지기 직전의 적막 속에서 상상할 수 있는 모든 향락과 범죄를 언어화한 극한의 텍스트를 완성한다. 3. 바로 너 자신을 혁명하라 1789년, 사드는 감옥 안에서 혁명대의 함성을 듣게 된다. 자신이 그토록 꿈꾸었던 자유의 시대가 도래할 것인가? 혁명군은 사드가 절대왕정에 반대했다는 이유로 그를 석방했다. 사드는 하루아침에 ‘반귀족 세력’으로 주목받게 되었다. 그는 출감한 후 귀족 칭호도 떼어버리고 적극적으로 정치 팜플렛을 썼다. 동시에 감옥 안에서 집필했던 ‘미덕의 불운’과 ‘쥐스틴’을 출판했다. 그러나 혁명세력들은 사드의 작품에 동의할 만큼 혁명적이지 못했다. 결국 사드는 변태라는 죄목을 달고 다시 감옥생활을 시작하게 된다. 그리고, 그는 창밖에서 수없이 많은 사람들이 목이 잘려 나가는 것을 보았다. 절대왕정 시대보다 더한 횡포가 자유, 평등, 박애의 이름으로 시작되고 있었다. ‘그들은 종교나 왕의 말씀 대신에 이성과 합리로 덧칠한 법을 내세웠을 뿐이구나!’ 사드는 귀족들에게 그랬던 것처럼 혁명가들에게도 절망했다. 사드는 혁명에 절망하면서 ‘규방철학’ 안에 정치 팜플렛을 담아서 출판한다. 절대왕정이 신봉했던 신성(神聖)과 혁명가들이 주장하는 법은 똑같이 “개별자를 위해 만들어진 것이 아니라 보편자를 위해 만들어”(‘규방철학’ 중)졌다. 즉, 혁명군이 이성에 기반한 자유를 주장한다 해도, 그것은 여전히 한 사람 한 사람의 자유가 아니라 보편적 인간의 추상적 자유일 뿐이라는 것이 사드의 주장이다. 하지만 도대체, 그런 보편적 인간이 어디에 있는가? 사드는 혁명 이후의 대학살을 지켜보면서 각자가 자기 식으로 자유와 행복에 대해 이야기할 수 없는 한 혁명은 절대로 완수될 수 없다는 것을 깨닫는다. 혁명가들에게 이런 사드는 구시대의 망령일 뿐이었다. 결국 사드는 죽기 전 11년을 정신 병원에서 보내게 된다. 혁명 전에 범죄자였던 그가, 이제는 광인이 된 것이다. 4. 사드 이후의 사드 사드는 죽기 직전에는 경멸되었으며, 죽고 나서는 잊혀졌다. 그는 장례 절차 없이 매장시켜 달라고 요구했고, 자신의 육체가 흙과 함께 흔적 없이 사라지기를 원했다. 하지만, 가족들은 그의 유언을 무시하고 종교적인 장례를 치렀다. 사드는 오랫동안 사람들의 기억에서 사라졌다가, 19세기 말 크라프트 에빙과 프로이트에 의해 화려하게 부활한다. 하지만, 이들은 단순히 가학적 행위로부터 쾌락을 얻는 자를 지칭하기 위해 사드의 이름을 빌려왔다. 심지어 사디즘에서 죄의식을 발견하고자 했다. 이들은 그토록 철저히 신을 부정했던 사드를 오해하고 말았다. 하지만 인간의 한계를 직시하면서 자유를 노래하는 자들은 사드를 잊지 않았다. 보들레르는 자연 상태의 인간과 사드의 악을 연결시키면서 ‘악의 꽃’을 썼고, 귀스타브 플로베르는 자신을 ‘사드 유령에게 사로잡힌 지성’이라고 표현했다. 또 초현실주의자 폴 엘뤼아르는 “사드는 문명인에게 원시적 본능의 힘을 되돌려주고, 고착으로부터 사랑의 상상력을 해방시켰다.”고 말했다. 사드는 우리가 믿고 싶어하는 ‘인간성’의 한계이자, 자유의 심연을 본 자다. 오선민 수유+너머 남산 연구원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