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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란, 트럼프에 ‘전쟁 배상금’ 요구…얼마 받을 수 있을까? [송현서의 디테일+]

    이란, 트럼프에 ‘전쟁 배상금’ 요구…얼마 받을 수 있을까? [송현서의 디테일+]

    이란이 미국과 이스라엘의 침공에 대한 배상금 등 전쟁 종식을 위한 조건을 제시했다. 마수드 페제시키안 이란 대통령은 11일 엑스에 “시온주의 정권과 미국이 촉발한 이 전쟁을 끝낼 유일한 방법은 이란의 정당한 권리를 인정하고, 배상금을 지급하며, 향후 침략이 재발하지 않도록 확고한 국제적 보장을 하는 것”이라고 적었다. 블룸버그 통신도 이날 복수의 관계자를 인용해 “이란 측이 러시아와 파키스탄 등 중재국 측에 미국·이스라엘의 공습 재발 방지 확약을 휴전 조건으로 전달했다”고 보도했다. 익명을 요구한 관계자들은 “이란은 전쟁이 끝난 뒤 이스라엘이 다시 공격에 나설 가능성을 우려한다”면서 “현재 유럽과 중동 국가들의 지원 아래 비공식 협상 채널이 열려 있는 상황”이라고 전했다. 블룸버그 통신은 “이란의 휴전 협상 조건에 미국과 이스라엘이 동의할 의사가 있는지는 불분명하다”면서 “미국이 이란에 ‘불가침 보장’을 약속할 뜻이 있는지, 이스라엘에게도 이를 강제할 수 있을지 알 수 없다”고 전했다. 백악관 고위 당국자는 블룸버그에 “미국은 여전히 대이란 군사작전을 진행 중”이라면서 “트럼프 대통령은 이란의 ‘잠재적인’ 새 지도부가 대화를 원한다는 신호를 보내왔다”고 주장했다. 사실상 ‘전쟁 승리’ 선언한 트럼프, 이란 요구 받아줄까트럼프 대통령이 이날 켄터키주 히브런에서 연설을 통해 “우리가 이겼다. (전쟁) 시작 1시간 만에 끝났다”라고 거듭 강조하며 사실상 전쟁 승리를 선포한 상황에서 전쟁 배상금 등 이란의 요구 조건을 들어줄 가능성은 희박하다. 더불어 이란과 핵 협상에서 ‘제로 핵농축’을 요구했던 미국이 이란의 핵무기 보유를 허용하거나 아야톨라 세예드 알리 하메네이의 차남인 모즈타바 하메네이가 이끄는 이란의 새 정권을 인정하는 일도 쉽지 않다. 이란도 당장 물러설 기세가 아니다. 지난 9일 이란 이슬람혁명수비대는 “전쟁의 끝을 결정하는 것은 미국이 아니라 우리”라고 맞선 뒤 11~12일 호르무즈 해협 인근과 이라크·바레인 등에서 공세의 파고를 높였다. 지난 10일에는 이란이 트럼프 대통령의 중동 특사인 스티브 윗코프가 보낸 휴전 제안을 두 차례 거부했다는 보도가 영국 가디언을 통해 나오기도 했다. 이스라엘은 지난 9일 트럼프 대통령의 ‘전쟁 조기 종료’ 발언과 배치되는 뜻을 내비치기도 했다. 베냐민 네타냐후 총리는 이날 공식 행사에서 “우리의 염원은 이란 국민이 폭정의 멍에를 벗어던지도록 하는 것”이라면서 “아직 (전쟁은) 끝나지 않았다”고 말했다. 전쟁 조기 종료와는 거리가 먼 장기전을 시사한 셈이다. 이런 상황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이란의 핵무기 인정·침략 재발 방지 약속·배상금 지급 등의 요구 조건을 받아들인다면 사실상 패배를 인정하는 꼴이 된다. 그럼에도 만약 미국이 이란에 전쟁 배상금을 줘야 한다면 직접 피해, 경제적 손실, 환경·사회적 피해 등과 함께 이란의 GDP 규모 등을 고려한 배상금이 책정될 수 있다. 이 기준과 역사적 사례를 들어 봤을 때, 배상금 규모는 최소 수백억 달러에서 1조 달러 이상에 달할 수 있다. 전쟁 배상금 지급된 역사적 사례비록 미국이 이란에게 전쟁 배상금을 지급할 가능성은 희박하지만 역사적으로 전쟁이 끝난 뒤 패전국이 승전국에 배상금을 지급한 사례는 어렵지 않게 찾아볼 수 있다. 1871년 프랑스는 프로이센 중심의 독일 연합과의 전쟁에서 패배한 뒤 약 50억 프랑을 배상금으로 지급했다. 이후 독일군이 프랑스 일부 점령지에서 철수했다. 1890년대 중반과 1900년대 초반에 벌어진 중국 청나라와 일본의 전쟁에서 패전국이 된 청나라는 일본과 시모노세키 조약을 맺고 2억 냥(당시 기준으로 3억~4억 상당)의 배상금을 건넸다. 일본은 이를 통해 군사·산업 확장의 자금을 확보했고 빠르게 강대국으로 성장했다. 독일은 1차 세계대전 이후 패전국이 된 뒤 베르사유 조약을 통해 1320억 금마르크를 전쟁 배상금으로 내놓았다. 금마르크는 금의 양으로 화폐(마르크)의 가치를 정한 것으로, 당시 기준 1금마르크는 0.358g 정도인 것을 감안하면 약 4만 7000t의 금에 해당하는 돈을 배상금으로 쓴 셈이다. 이후 독일은 경제 붕괴와 초인플레이션, 사회 불안과 정치 극단화로 고통받았고 이러한 상황은 결국 제2차 세계대전의 원인 중 하나가 됐다.
  • 멸종위기 ‘가문비나무’ 고사 원인 밝혔다

    멸종위기 ‘가문비나무’ 고사 원인 밝혔다

    기후변화로 멸종 위기에 처한 ‘가문비나무’ 복원이 가능할 전망이다. 산림청 국립산림과학원은 전남대 안영상 교수 연구팀과 공동으로 기후변화로 개체수가 급감하고 있는 가문비나무 묘목의 고사 원인균을 국내에서 처음으로 구명했다고 10일 밝혔다. 연구진은 가문비나무 복원을 위한 양묘 과정에서 어린나무 생존율이 낮은 원인으로 곰팡이성 병원균인 ‘잎마름병균’을 확인했다. 가문비나무는 기후변화에 따른 ‘7대 멸종 위기 침엽수종’ 중 가장 높은 지대에서 자라는 교목성 수종으로, 계방산·지리산·덕유산 등 해발 1500m 이상 고산 지대에 제한적으로 분포하고 있다. 최근 기후변화 영향으로 쇠퇴가 가속화하면서 2050년이면 국내 자생지가 사라질 것으로 예측되는 상황이다. 연구진이 해당 균을 건강한 어린나무에 접종해 병원성을 검증한 결과 잎이 마르는 증상이 뚜렷했고, 심하면 한달 이내 고사했다. 이는 가문비나무 묘목을 고사시키는 특정 병균을 국내 처음으로 밝혀낸 사례로, 안정적인 양묘를 통한 복원 가능성을 높였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이번 연구 결과는 국제 학술지 ‘플랜트 디지즈’ 2월호에 게재됐다. 국립산림과학원 산림생명정보연구과 임효인 박사는 “고사 원인 병원균 연구 및 방제 기술 개발을 확대해 가문비나무 숲 회복의 토대를 마련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 인재와 미래의 초연결… 26일 한국 과학 백년대계 열린다 [K-과학인재 아카데미 비전선포식]

    인재와 미래의 초연결… 26일 한국 과학 백년대계 열린다 [K-과학인재 아카데미 비전선포식]

    노벨상 수상자들도 한자리에… 이공계 기피 넘을 해법 찾는다 대한민국의 미래 경쟁력을 좌우할 과학·기술 인재의 육성 방안을 모색하는 ‘호반그룹과 함께하는 K-과학인재 아카데미’가 오는 26일 첫발을 내딛는다. 서울 신라호텔 다이너스티홀에서 열리는 이번 행사의 슬로건은 ‘미래를 짓고, 인재를 잇다’다. 호반그룹과 호반장학재단이 주최하고 서울신문과 전자신문이 주관한다. 학계·산업계·교육계 전문가들이 한자리에 모여 과학 인재 육성 방안을 논의하는 자리다. 호반그룹과 서울대는 로봇과 함께하는 K-과학인재 아카데미업무협약(MOU)을 체결할 예정이다. 이를 통해 예비 과학 인재들이 연구 경험을 넓힐 수 있도록 지원을 확대한다. 이번 행사는 국가적 난제로 떠오른 이공계 기피와 의대 쏠림 현상을 극복하고 정부의 과학기술 인재 육성 정책에 발맞춘 대안을 모색하기 위해 마련됐다. 2013년 노벨 생리의학상 수상자인 랜디 셰크먼 캘리포니아대 버클리 분자생물학과 교수와 2025년 노벨 화학상 수상자인 오마르 M 야기 캘리포니아대 버클리 화학과 교수 등 국내외 석학들이 기조강연 등을 통해 과학기술 인재 양성의 방향을 제시한다. 이 밖에 인공지능(AI) 로봇과 함께하는 포토존 등 풍성한 볼거리로 흥미로운 과학기술을 만날 수 있다. 국내외 과학기술계 교수, 연구자, 학생 등의 뜨거운 관심 속에 열리는 이번 행사는 오전 9시 30분에 공식 행사를 개막한다. 이어 MOU 체결식이 열리며 기조강연, 패널 토의, 콘퍼런스, 타운홀 미팅 순으로 프로그램이 진행된다. ‘미래를 만드는 연구는 무엇인가’라는 대주제로 진행되는 첫 번째 기조강연 세션에서는 셰크먼 교수가 ‘파킨슨병을 기초과학으로 해결하기’를 주제로 강연한다. 셰크먼 교수는 세포 내 단백질 수송 메커니즘을 유전학적으로 규명해 세포 단백질 운반 시스템 이해에 기여한 공로로 노벨 생리의학상을 받은 과학자다. 이어 야기 교수가 녹화 강연을 통해 ‘미래를 만드는 기초과학’을 주제로 발표한다. 야기 교수는 금속·유기 골격체(MOF)를 개발해 새로운 다공성 재료 설계에 혁신을 가져온 공로로 노벨 화학상을 수상한 연구자다. MOF는 이산화탄소 포집이 가능해 기후위기 대응에도 활용될 수 있다. 두 노벨상 수상자의 기조강연을 관통하는 공통 키워드는 ‘기초과학’이다. 지속적인 투자와 관심이 필요한 기초과학 분야의 열악한 연구 환경과 처우 문제는 과학기술 인재들이 연구 현장을 떠나는 원인 중 하나로 지목돼 왔다. 이번 아카데미를 계기로 기초과학 인재들이 연구 현장을 떠나지 않고 성장할 수 있는 환경 조성에 대한 논의가 속도를 낼 것으로 기대된다. ‘과학 인재를 통한 국가 경쟁력 강화’를 주제로 열리는 두 번째 기조강연에서는 장병탁 서울대 컴퓨터공학과 교수가 연단에 오른다. 장 교수는 AI 연구를 이끌며 차세대 과학 인재 양성과 글로벌 연구 네트워크 확장에 참여해 온 연구자다. 그는 이번 강연에서 ‘인공지능의 진화: 상징에서 몸을 가진 지능까지’를 주제로 발표한다. 이어 정연욱 성균관대 나노공학과 교수이자 양자정보연구지원센터장이 ‘양자 시대에 필요한 미래 인재의 역량’을 주제로 강연한다. 정 교수는 한국표준과학연구원(KRISS) 선임·책임연구원을 거쳐 미국 국립표준기술연구소(NIST Boulder) 객원 박사후연구원을 지낸 연구자다. 그는 현재 초전도체 기반 양자정보처리와 양자소재 연구를 수행하고 있다. 이번 행사에서 다뤄질 주요 주제들은 서울신문 ‘K사이언스랩’이 두 차례 시리즈로 연재한 ‘초격차 과학인재 1만 명 프로젝트’를 통해 조명한 연구 생태계의 구조적 한계와 제도적 과제, 과학자를 대하는 사회적 위상 문제 등과 맞닿아 있다. 행사에서 교육계 관계자들은 현장의 목소리를 전달하며 이공계 인재 양성과 연구 환경 개선을 위한 제언을 내놓는다. K-과학인재 아카데미는 이번 행사를 시작으로 지속 가능한 과학 인재 육성 플랫폼으로 자리매김할 계획이다. 앞으로 과학기술 인재로 성장하고 있는 대학·고등학교 재학생들의 도전과 꿈을 응원하는 프로그램을 연중 운영한다. ■주최 : 호반그룹·호반장학재단 ■주관 : 서울신문·전자신문 ■장소 : 서울 신라호텔 다이너스티홀
  • [마감 후] 개혁의 칼날이 향하는 곳

    [마감 후] 개혁의 칼날이 향하는 곳

    지난달 28일 대법관을 26명으로 늘리는 내용을 골자로 한 법원조직법 개정안이 국회 본회의를 통과하면서 더불어민주당 주도로 추진된 소위 사법개혁 3법(법왜곡죄·재판소원·대법관 증원)의 입법 절차가 마무리됐다. 초유의 사법 시스템 변화가 한꺼번에 휘몰아치며 우리 사회는 한 번도 가 보지 않은 길을 목전에 두게 됐다. ‘실형을 선고받고 복역 중인 살인범이 재판소원을 제기한 사이 6개월의 구속기간이 지났으면 그를 일단 석방해야 하는가?’ ‘법원의 확정판결에 따라 경매가 완료된 건물은 판결이 취소되면 원 소유자에게 되돌아가는가?’ ‘확정된 이혼 판결이 취소되면 그 뒤에 한 재혼은 무효가 되는가?’ 지난달 18일 대법원이 던진 이 같은 질문들은 재판소원 도입으로 현장에서 맞닥뜨릴 혼돈의 ‘미리보기’인 셈이다. 여기에 법왜곡죄에서 왜곡의 범주는 어디까지로 봐야 하는지, 대법관이 26명으로 늘어나면 당장 전원합의체는 어떻게 운영돼야 하는지 등 나머지 두 법안도 곳곳에 물음표가 떠오르긴 마찬가지다. 발등에 불이 떨어진 법원행정처와 헌법재판소는 곧바로 대책 논의에 돌입했지만, 정작 국회에선 후속 입법에 대한 제안보단 조희대 대법원장 사퇴, 법원행정처 폐지라는 구호가 더 또렷하게 들린다. 당장 풀어야 할 숙제가 산더미인데 기어이 ‘대법원장 공백 사태’라는 혼란의 퍼즐을 하나 더 끼워 넣겠다는 열의의 어디에도 민생에 대한 고려는 없는 듯하다. 새 법안의 잉크가 마르기도 전에 “이제 남은 건 조희대”라고 으름장을 놓는 국회의 풍경은 개혁 광풍의 진의를 의심하게 만든다. 미국 건국의 아버지 중 하나인 알렉산더 해밀턴은 사법부는 가장 약한 권력이기에 더더욱 독립이 보장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의회엔 지갑(예산)이, 정부엔 칼(군대)이 있는 반면 사법부는 그에 견줄만한 무기가 없기 때문에 외압에 노출될 여지 자체를 없애야 한다는 취지다. 미국 연방대법관이 종신직인 이유는 법관이 특권층이라서가 아니라, 여론의 압력에서 벗어나 법적 판단에만 집중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해서다. “나를 멈출 수 있는 건 나 자신의 도덕성뿐”이라고 공언하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조차 예외는 아니다. 지난달 20일 미국 연방대법원이 트럼프 행정부의 상호관세에 위법 판결을 내리자 그는 “반미적이고 터무니없는 결정”이라며 대법관들에 대한 비난을 쏟아내면서도 일단은 한 보 후퇴하는 모습을 보였다. 사법부가 무서워서가 아니라 넘어선 안 될 이 ‘마지노선’이 수백년간 국가를 떠받쳐 온 대명제인 까닭이리라. 공화당에서도 대법원장 탄핵 등의 목소리는 나오지 않는다. ‘사법부 뒤흔들기’가 개혁의 목적지일 순 없다. 사법 불신을 해소하겠다며 빼든 칼은 환부를 도려내는 메스여야지, 적장의 목을 베는 도검이어선 안 된다. 지금이야말로 우리 입법부가 사법개혁의 ‘진정성’을 입증해야 할 때다. 김희리 사회1부 기자
  • 李 “부동산값처럼 스캠 범죄도 꺾여… 한국인 건들면 패가망신”

    李 “부동산값처럼 스캠 범죄도 꺾여… 한국인 건들면 패가망신”

    “한국 상대 범죄에 인력·예산 투입”현지 수감 ‘마약왕’ 국내 인도 요청비즈니스 포럼서 MOU 7건 체결변호사 때 인연 맺은 노동자 재회 필리핀을 국빈 방문한 이재명 대통령은 4일 “내국인을 상대로 한 스캠 범죄, 보이스피싱 피해액은 22% 줄어들었다”며 “대한민국 부동산값이 꺾이듯이 꺾였다”고 말했다. 순방 기간에도 부동산 관련 메시지를 발신해온 이 대통령이 부동산과 스캠 범죄 문제 양쪽에 모두 자신감을 드러낸 것이다. 이 대통령은 이날 마닐라 시내 호텔에서 동포 오찬 간담회를 열고 “‘대한민국 사람을 건들면 패가망신한다’고 현지 언론에 퍼트리고 내국인 상대 범죄 행위에 과할 정도로 인력과 예산을 투입하고 있다”며 이같이 밝혔다. 이어 “계속 압박할 것”이라며 “인력도 늘리고 있고, 국가 기관도 현지 활동하게 하는 상황”이라고 전했다. 이 대통령은 전날 페르디난드 로무알데스 마르코스 주니어 필리핀 대통령과 정상회담에서 필리핀에 수감 중인 한국인 박모씨를 인도해줄 것을 요청했다고 전했다. 이 인물은 ‘텔레그램 마약왕 전세계’로 불리며 국내에 필로폰을 공급해오다 2022년 필리핀 당국에 검거돼 수감 중인 박왕열씨로 보인다. 이 대통령은 “이 사람이 교도소 안에서 지금도 대한민국으로 마약을 수출하고 있다고 한다”며 “대한민국으로 불러서 조사해야겠다고 했는데 (마르코스 대통령이) 빠른 시일 내에 적극 검토해서 시행해 보겠다고 했다”고 밝혔다. 앞서 이 대통령은 한·필리핀 비즈니스 포럼에 참석, 양국 기업인들에게 제조업, 에너지, 인프라 등 3대 유망 분야에서 협력과 투자를 당부했다. 이날 비즈니스 포럼을 계기로 양국 공공 및 민간 분야에서는 원전, 조선, 식품, 웰니스 솔루션, 의료용품, 교육용품, 핵심 광물 등 협력에 관한 양해각서(MOU) 7건이 체결됐다. 한편 이 대통령은 이날 인권 변호사 시절 인연을 맺은 필리핀 노동자 아리엘 갈락씨와 깜짝 만남도 가졌다. 갈락씨는 1992년 한국의 한 공장에서 근무하다 불의의 사고를 당했지만 보상을 받지 못한 채 필리핀으로 귀국했다. 당시 사연을 접한 이 대통령은 1년여의 재심 절차를 진행한 끝에 갈락씨가 요양 인정과 산업재해보상금을 받을 수 있게 도왔다. 갈락씨는 이 대통령과 만난 자리에서 “비록 사고를 당했지만 한국에 대해 늘 좋은 기억을 갖고 있고, 당시 변호사로서 좋은 결과를 만들어주셔서 감사하다”고 전했다. 이 대통령은 “억울했을텐데 한국에 대해 좋은 기억을 갖고 있어줘서 감사하다”고 말했다. 이 대통령은 갈락씨와의 인연이 수록된 ‘이재명 자서전’을 선물로 전했다. 이 대통령은 이날 3박 4일간의 싱가포르·필리핀 국빈 방문 일정을 마치고 마닐라를 떠나 귀국했다.
  • 李 “한·필리핀 최적 원전 파트너”… 인프라·방산 협력 확대

    李 “한·필리핀 최적 원전 파트너”… 인프라·방산 협력 확대

    李 “韓기업, 필리핀軍 현대화 지원조선 강국 협력의 잠재력 무궁무진”AI·핵심광물 등 신성장 분야 ‘맞손’李, 조종사 점퍼·거북선 선물 건네 이재명 대통령은 3일 페르디난드 로무알데스 마르코스 주니어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통해 한국 기업이 필리핀의 인프라·방위산업에 적극 참여할 수 있는 토대를 마련했다. 나아가 조선·원전·핵심광물·인공지능(AI) 등 신성장 분야에서 협력을 확대키로 했다. 필리핀을 국빈 방문한 이 대통령은 이날 마닐라 말라카냥궁에서 마르코스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한 뒤 공동언론발표를 통해 이같이 밝혔다. 이 대통령은 “저는 마르코스 대통령님의 인프라 산업 관련 정책을 적극 지지하며 한국도 긴밀히 동참하겠다고 말씀드렸다”며 “대통령님께서도 환영한다고 화답해 주셨다”고 전했다. 또한 이 대통령은 “우리 방산 기업이 필리핀군 현대화 사업에 적극 참여하도록 함께 지원하겠다”고 밝혔다. 양국은 정상회담을 계기로 수의계약 가능 업체 목록을 확대하는 ‘특정 방산물자 조달을 위한 시행약정’을 체결했다. 이 대통령은 “원전 분야에서도 실질 협력을 강화해 나가기로 했다”며 “‘필리핀 바탄 원전 재개 타당성 조사’ 결과 및 ‘신규 원전 사업 도입 협력 MOU’를 기초로, 양국은 최적의 원전 협력 파트너로 자리매김하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한국수력원자력은 필리핀 바탄 원전의 건설 재개를 위한 타당성 조사에 참여하고 있으며, 이를 통해 원전 수주의 발판을 마련할 계획이다. 아울러 이 대통령은 “양국은 선박 건조량 기준 각각 세계 2위(한국)와 4위(필리핀)인 조선 강국으로 조선 협력의 잠재력은 무궁무진하다”고 설명했다. 마르코스 대통령도 필리핀 조선업 재건을 위한 한국의 투자 등을 논의했다고 밝혔다. 양국은 핵심 광물 및 공급망 관련 실질 협력을 강화하기 위한 ‘핵심 광물 협력 MOU’, 과학기술 협력을 AI, 차세대 통신 인프라 등 분야로 확대하기 위한 ‘디지털 협력 MOU’ 등도 체결했다. 두 정상은 회담에서 미국의 이란 공격 등 최근 중동 상황을 논의하고 “중동의 안정과 평화가 조속히 회복되기를 소망했다”고 이 대통령은 전했다. 이어 이 대통령은 “마르코스 대통령님께서 한반도 평화와 안정을 위한 우리 정부의 대화 재개 노력을 적극적으로 지지해 주신 데 대해 감사의 말씀을 드린다”고 밝혔다. 이후 이 대통령과 김혜경 여사는 말라카냥궁에서 마르코스 대통령 부부가 주최한 국빈 만찬에 참석했다. 이 대통령은 만찬 계기에 어린 시절 조종사가 꿈이었던 마르코스 대통령에게 한국 공군의 조종사 항공 점퍼를 선물했다. 점퍼 오른팔에는 한·필리핀 수교 77주년 기념일인 3월 3일을 상징하는 ‘3377’ 패치를 부착했다. 또 순금으로 도금한 거북선을 선물하며 양국의 방산 협력 강화를 기원했다고 청와대는 설명했다. 이 대통령은 이날 2박 3일간의 싱가포르 국빈 방문을 마치고 마닐라에 도착했다. 필리핀 순방 첫 일정으로 필리핀의 국부로 추앙받는 독립운동가 호세 리잘의 기념비를 찾아 헌화했다.
  • 한국·필리핀, 인프라·방산 넘어 조선·광물 분야로 협력 확대

    한국·필리핀, 인프라·방산 넘어 조선·광물 분야로 협력 확대

    특정 방산물자 조달 위한 약정 체결“조선 강국 간 협력 잠재력 무궁무진”AI·차세대 통신 분야도 협력 확대李, 조종사 점퍼·거북선 선물 건네 필리핀을 국빈 방문한 이재명 대통령은 3일 페르디난드 로무알데스 마르코스 주니어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통해 전략적 산업과 신성장 분야에서 협력을 강화키로 했다. 한국 기업이 필리핀의 인프라 산업 및 방위 사업에 적극 참여할 수 있는 토대를 마련하는 동시에 조선·원전·핵심광물·인공지능(AI) 등 분야에서도 협력을 확대키로 했다. 이 대통령은 이날 마닐라 말라카냥궁에서 마르코스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한 뒤 공동언론발표를 통해 이같이 밝혔다. 이 대통령은 “저는 마르코스 대통령님께서 역점을 두고 추진 중인 인프라 산업 관련 정책을 적극 지지하며 한국도 긴밀히 동참하겠다고 말씀드렸다”며 “(마르코스) 대통령님께서도 환영한다고 화답해 주셨다”고 전했다. 또한 “우리 방산 기업이 필리핀군 현대화 사업에 적극 참여하도록 함께 지원하겠다”고 밝혔다. 양국은 정상회담을 계기로 수의계약 가능 업체 목록을 확대해 한국 기업의 수주 여건을 개선하고자 하는 ‘특정 방산물자 조달을 위한 시행약정’을 체결했다. 양국은 조선, 원전, 공급망, AI·디지털 등 신성장 분야에서 협력도 확대하기로 했다. 이 대통령은 “양국은 선박 건조량 기준 각각 세계 2위와 4위인 조선 강국으로 조선 협력의 잠재력은 무궁무진하다”며 “원전 분야에서도 실질 협력을 강화해 나가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이와 관련, HD현대중공업과 필리핀 기술교육 및 개발청은 4일 현지 숙련 조선 인력을 양성하기 위한 ‘조선산업 기술 발전 협력 MOU(양해각서)’를 체결할 예정이다. 한국수력원자력과 한국수출입은행, 필리핀 발전회사 메랄코는 ‘신규 원전 협력 MOU’를 맺는다. 아울러 양국은 ‘핵심 광물 협력 MOU’를 체결해 핵심 광물 및 공급망 관련 실질 협력을 확대하고, ‘디지털 협력 MOU’를 통해 과학기술 협력을 AI, 차세대 통신 인프라 등 분야로 확대키로 했다. 회담에서는 미국의 이란 공격 등 최근 중동 상황과 한반도 문제에 대한 논의도 있었다. 이 대통령은 “마르코스 대통령님과 저는 중동의 평화가 조속히 회복되기를 희망했다”며 “마르코스 대통령님께서 한반도 평화와 안정을 위한 우리 정부의 대화 재개 노력을 적극적으로 지지해 주신 데 대해 감사의 말씀을 드린다”고 밝혔다. 이후 이 대통령과 김혜경 여사는 말라카냥궁에서 마르코스 대통령 부부가 주최한 국빈 만찬에 참석했다. 이 대통령은 만찬 계기에 어린 시절 조종사가 꿈이었던 마르코스 대통령에게 한국 공군의 조종사 항공 점퍼를 선물했다. 점퍼 오른팔에는 한·필리핀 수교 77주년 기념일인 3월 3일을 상징하는 ‘3377’ 패치를 부착했다. 또 순금으로 도금한 거북선을 선물하며 양국의 방산 협력 강화를 기원했다고 청와대는 설명했다.
  • “나는 LA의 택시 운전사… 취미는 3D프린터 조형입니다”[초격차 과학인재 1만人 프로젝트]

    “나는 LA의 택시 운전사… 취미는 3D프린터 조형입니다”[초격차 과학인재 1만人 프로젝트]

    “제 직업은 우버 기사예요. 또 원격 근무로 웹사이트 개발자 일도 합니다. 남는 시간에는 취미로 로스앤젤레스(LA) 중앙도서관에서 3D 프린터로 이것저것 만들죠.” 미국 캘리포니아주 LA 중앙도서관의 ‘옥토비아 랩’에서 지난달 22일(현지시간) 만난 오마르(37)는 “과학을 좋아하는 사람에게 LA는 천국 같다”며 이같이 말했다. 신분증과 도서관 카드만 있으면 누구나 이곳에서 무료로 레이저 3D 프린터를 쓸 수 있다. 미국은 ‘대중의 과학적 호기심’을 구체화하고 현실화하도록 돕는다. 대중에게 과학의 장벽을 낮추고 엔지니어로 이끄는 방식이다. 소위 ‘겸업 과학자’나 ‘겸업 엔지니어’는 현지에서 낯설지 않다. 특히 LA와 샌프란시스코 지역에서는 테슬라의 휴머노이드나 구글의 자율주행차 등을 쉽게 만날 수 있다. 시민이 일상에서 미래 기술을 만져 보고 배우고 연결되는 도시로 변모하는 중이다. 이날 옥토비아 랩에는 건전지 연결용 단자, 배트맨 인형, 강아지 모형 등 50여개의 3D 프린터 인쇄물이 주인을 기다리고 있었다. 인쇄를 하고 열을 식혀 실제 물품으로 받기까지 통상 3~4시간이 소요된다. 따라서 하루 이용자는 2명으로 대기는 필수다. 전기차 충전소와 휴게소를 접목한 LA의 ‘테슬라 다이너’에서는 테슬라가 개발 중인 옵티머스, 범블비 등 휴머노이드 로봇을 접할 수 있다. 한 달에 한두 번씩 옵티머스가 직접 팝콘을 나눠 주거나 손님들과 가위바위보를 하는 등 대면 서비스를 한다. 지난달 21일 이곳에서 만난 전기 엔지니어 조일리(41)는 “테슬라가 휴머노이드를 어떻게 발명하고 있는지 최첨단 미래를 엿보기 위해 회사 콘퍼런스로 LA에 올 때마다 시간을 내서 꼭 들른다”고 말했다. 샌프란시스코와 LA 시내에서는 구글의 자율주행차인 ‘웨이모’를 흔하게 만날 수 있었다. 웨이모는 레벨4(인간 개입 없는 자율주행) 수준의 자율주행 택시로 피닉스, 오스틴 등에서도 상용화에 성공했다. 지난달 26일 올라탄 웨이모는 호출, 탑승, 동선 확인은 물론 내부 온도 조절과 음악 등을 승객이 앱으로 통합 관리할 수 있었다. 출발과 하차는 승객의 확인을 받은 뒤 움직였다. 밤에도 주변 차량과 보행자, 장애물 등을 정확히 인식했다.
  • 푸틴·시진핑 왜 조용하나…하메네이 사망이 드러낸 현실 [핫이슈]

    푸틴·시진핑 왜 조용하나…하메네이 사망이 드러낸 현실 [핫이슈]

    미국과 이스라엘이 공습으로 이란 최고지도자 아야톨라 알리 하메네이를 제거하면서 러시아와 중국의 대응이 제한적인 이유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이번 사건은 국제사회에서 미국 군사력이 여전히 압도적 우위를 유지하고 있음을 보여줬다는 평가가 나온다. 영국 일간 텔레그래프는 1일(현지시간) “하메네이 사망은 이란 정권 변화를 넘어 세계 권력 구조의 현실을 드러낸 사건”이라며 “특히 중러 영향력의 한계를 확인시켰다”고 분석했다. 그동안 국제정치에서는 미국 중심 질서가 약화하고 중국과 러시아가 부상하면서 다극 체제가 형성되고 있다는 분석이 이어졌다. 그러나 이번 작전은 군사력 측면에서 미국 우위가 여전히 절대적이라는 점을 보여줬다고 매체는 평가했다. 미국과 이스라엘은 전쟁 개시와 동시에 테헤란 중심부를 정밀 타격해 하메네이와 핵심 지도부를 제거한 것으로 알려졌다. 텔레그래프는 이번 공격이 “세계에서 진정한 힘이 어디에 있는지를 보여준 사건”이라고 평가했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취임 이후 군사력을 적극 활용하는 전략을 선택했다. 매체는 트럼프 대통령이 베네수엘라의 니콜라스 마두로 정권 붕괴에 이어 이란 최고지도자 제거까지 단행하며 강경 노선을 강화했다고 분석했다. 또 트럼프 대통령은 유럽 동맹국과 충분한 협의 없이 공습을 결정했다. 텔레그래프는 그가 국제 공조보다 군사력 사용을 우선시하는 전략을 택했다고 평가했다. 하메네이 사망 이후 러시아와 중국이 제한적인 반응에 그친 점도 주목받고 있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애도를 표하며 “국제법을 위반한 냉혹한 살해”라고 비판했지만 군사 대응에는 나서지 않았다. 텔레그래프는 “러시아 지원에 의존하는 국가들에 이번 사건은 중요한 메시지를 남겼다”며 “미사일이 떨어질 때 러시아가 할 수 있는 일은 애도 성명을 내는 것뿐이라는 현실이 드러났다”고 지적했다. 러시아는 이란에 대한 군사 지원을 약속했지만 S-400 방공체계와 Su-35 전투기 공급은 실제 전력 강화로 이어지지 못했다. 중국도 경제 협력과 일부 군사 기술 지원을 제공했지만 전략적 억지력을 형성할 수준에는 미치지 못했다. 특히 중국은 하루 약 140만 배럴의 이란산 원유를 수입하고 있어 정세 불안이 장기화할 경우 에너지 공급에도 영향을 받을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 중러 영향력 한계 드러나 미국의 첨단 정보 능력은 이번 작전 성공의 핵심 요인으로 꼽힌다. 텔레그래프는 미국이 인공지능(AI), 사이버 침투, 고고도 장기체공 무인기 등을 활용해 목표 인물을 추적했다고 분석했다. 미국은 보행 패턴과 음성, 전자 신호 등을 활용해 특정 인물을 식별한 뒤 정밀 타격 능력을 확보한 것으로 보인다고 매체는 설명했다. 매체는 “2011년 리비아에서 무아마르 카다피를 제거하는 데 수개월이 걸렸지만 이번에는 훨씬 빠르게 목표를 제거했다”고 평가했다. ◆ 중동 정세 변수…중러는 상황 주시 하메네이 사망이 곧바로 이란 체제 붕괴로 이어질지는 아직 불확실하다. 이란 혁명 체제는 지도부 제거와 같은 충격에도 유지되도록 설계됐다. 전문가들은 권력 구조가 실제로 얼마나 약화했는지 판단하려면 시간이 필요하다고 본다. 이란은 9000만명 정도가 거주하는 다민족 국가로 체제가 흔들릴 경우 내전 가능성도 거론된다. 쿠르드족과 아랍계, 아제르족, 발루치족 등 소수민족의 자치 요구가 분출할 가능성도 제기된다. 텔레그래프는 초기 군사작전의 성공에도 불구하고 이란이 혼란에 빠질 경우 상황이 달라질 수 있다고 지적했다. 러시아와 중국은 당장 대응에 나서기보다 상황 변화를 지켜볼 가능성이 크다. 유가 상승은 러시아 경제에 도움이 될 수 있고 이란 사태가 장기화할 경우 미국 부담이 커질 수 있기 때문이다. 매체는 “하메네이 사망은 중러 영향력의 한계를 드러냈지만 상황이 끝난 것은 아니다”며 “미국이 이란에서 수렁에 빠질 경우 모스크바와 베이징에는 새로운 기회가 될 수 있다”고 전망했다. 또 텔레그래프는 비공식 반서방 협력 구도로 불리는 ‘CRINKs(중국·러시아·이란·북한)’도 이번 사건으로 타격을 받을 수 있다고 분석했다.
  • 싱가포르 동포 만난 李… “전 세계 동포 민원 전수조사로 불편 해소할 것”

    싱가포르 동포 만난 李… “전 세계 동포 민원 전수조사로 불편 해소할 것”

    “아세안 모든 나라 방문하고 싶어”오늘 웡 총리와 회담… 국빈 만찬내일 필리핀 대통령과 정상회담 이재명 대통령이 3박 4일간의 싱가포르·필리핀 국빈 방문 일정에 돌입했다. 이 대통령은 이번 순방을 통해 인공지능(AI), 원전 등 미래 유망 분야에서 협력의 기회를 찾고 동남아 국가와의 유대를 다지며 외교 지평을 확대한다는 계획이다. 이 대통령은 이날 싱가포르에 도착해 순방 첫 일정으로 시내 호텔에서 동포 만찬 간담회를 진행했다. 이 대통령은 “최근 전 세계 동포 사회의 민원, 건의 사항을 전수조사하라고 외교부에 지시했다”며 “역대 정부에서 한 번도 시도되지 않은 획기적인 그리고 방대한 작업”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앞으로도 지속적으로 재외공관이 재외국민들의 불편한 점 해소할 뿐만 아니라 함께 살아가는 공동체의 일원으로 제 역할 다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했다. 아울러 “이런저런 민원들 해결하는 데 들어가는 예산이 609억원이라는데 다른 나라 지원 예산, 원조 예산에 비하면 정말 얼마 안 된다. 원조 예산만 해도 4조원이 넘어간다”며 “가급적이면 필요한 문제들 최대한 빨리 효율적으로 시정하도록 하겠다”고 약속했다. 앞서 이 대통령은 출국 전 엑스(X)에서 “이번 싱가포르와 필리핀 방문을 시작으로 앞으로 아세안의 모든 나라를 방문하고 싶다”며 “대한민국은 꿈과 희망을 이루는 조력자, 성장과 혁신의 도약대 그리고 평화와 안정의 파트너로서 언제나 아세안과 함께하겠다”고 했다. 이 대통령은 2일에는 로렌스 웡 싱가포르 총리와 정상회담 및 친교 오찬, 타르만 샨무가라트남 대통령과 면담 및 국빈 만찬을 한다. 양국이 공동 개최하는 ‘AI커넥트 서밋’에도 참석해 양국 미래 AI 리더들과 대화를 나눈다. 이 대통령은 싱가포르 방문을 통해 통상·투자·인프라 등 분야에서 기존 협력을 공고히 하는 한편, AI·원전 등 미래 유망 분야로 협력의 외연을 넓힐 예정이다. 이 대통령은 3일 필리핀 마닐라로 이동, 페르디난드 로무알데스 마르코스 주니어 대통령과 정상회담 및 국빈 만찬을 진행한다. 비즈니스 포럼 등 일정도 소화한다.
  • 독일, ‘법왜곡죄’ 한 해 1~2건… 소송 부추긴 판사 등 엄격 적용

    독일, ‘법왜곡죄’ 한 해 1~2건… 소송 부추긴 판사 등 엄격 적용

    일부러 기소 안 한 검사도 ‘유죄’여당은 ‘尹석방’ 지귀연 판사 겨냥법조계 “명백한 편파성 없인 무리”정권 따라 고소·고발 남발 우려도 법왜곡죄를 도입하는 내용의 형법 개정안이 26일 국회를 통과하면서 실제 판검사들이 처벌된 독일 사례에 관심이 쏠린다. 한국 법왜곡죄의 모델이 된 독일의 경우 법왜곡죄로 유죄를 받는 예는 한 해 1~2건에 불과했다. 이날 법조계에 따르면 독일 연방대법원은 2024년 코로나19 사태 때 한 판사가 ‘마스크 착용 의무화 조치를 해제해 달라’며 제기된 소송에서 가처분 신청을 인용한 판결에 대해 법왜곡죄를 인정, 징역 2년에 집행유예를 확정했다. 바이마르 지방법원 판사는 소송을 제기할 학부모를 직접 섭외하는 등 편파적으로 소송을 지휘하고 결론을 내렸다. 형사정책연구원이 2019년 발간한 ‘형사사법 분야의 법왜곡 방지를 위한 입법정책’ 자료에도 독일의 법왜곡죄 처벌 사례가 나온다. 한 판사가 질서구금 명령에 대한 즉시항고 사건을 맡았으나, 이틀 동안 의도적으로 사건을 처리하지 않아 항고인이 3일간 구금되는 결과를 초래해 법왜곡죄로 기소됐다. 이 판사는 지방법원에서 유죄판결을 받았으나 독일 연방대법원에서 무죄로 뒤집혔다. 프라이부르크 검찰청의 한 검사가 유죄판결을 받을 개연성과 증거가 충분한 피의자에 대해 공소 제기를 하지 않아 법왜곡죄 유죄가 확정된 사례도 있다. 독일 연방대법원은 “검사도 법관처럼 법적으로 온전히 규율된 절차 속에서 결정해야 할 의무가 있다. 기소 중지나 기소 결정도 이에 해당된다”고 판결했다. 독일에서 법왜곡죄는 유명무실한 규정이었으나, 통일 이후 동독 지역의 법관 및 검사를 법왜곡죄로 처벌하는 부작용이 생기기도 했다. 실제 기소 및 유죄 건수는 미미하지만 고소·고발이 쏟아졌다. 법안을 추진한 더불어민주당은 지귀연 부장판사의 윤석열 전 대통령 석방을 대표적인 ‘법왜곡’ 사례로 든다. 이에 대해 법조계 전문가들은 “법왜곡죄를 적용하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입을 모았다. 관행과 달리 구속 기간을 ‘날’이 아닌 ‘시간’으로 계산했다고 해서 법을 의도적으로 왜곡한 것이라 볼 수는 없다는 것이다. 한 변호사는 “지 판사의 결정이 법 해석 원칙에 맞지 않는다고 생각하지만 그걸 의도적, 편파적이라고 규정할 수는 없다”며 “대법원 전원합의체에서 판례를 바꾸기도 하는데, 그런 걸 왜곡했다고 보기는 어렵지 않나”라고 반문했다. 검찰도 마찬가지다. 독일의 기소법정주의와 달리 한국은 기소편의주의를 채택하고 있는데, 검사의 재량을 인정하기 때문에 한국에 똑같이 적용되기는 어려울 것으로 예상된다. 한 차장검사 출신 변호사는 “최근 검찰에 항소, 상고 포기가 많은데 정권이 바뀌면 법왜곡죄를 내세워서 공격하는 일도 생길 것”이라면서 “지금도 판사, 검사, 경찰까지 수십명씩 직무유기나 직권남용으로 고소당하는 사례들이 많다. 그런 양상이 심화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 [영상] “한국산 K9은 폴란드 포병 전력 핵심”…실사격 훈련 현장 공개 [밀리터리+]

    [영상] “한국산 K9은 폴란드 포병 전력 핵심”…실사격 훈련 현장 공개 [밀리터리+]

    폴란드 제1기갑사단이 한국으로부터 인도받은 K9 자주포 사격 훈련 모습을 공개했다. 해당 사단은 26일(현지시간) 엑스에 K9 자주포를 발사하는 폴란드 포병들의 모습을 담은 영상을 게재했다. 폴란드는 2022년 12월 한화에어로스페이스의 K9 자주포 20여문을 인도받고 훈련해 왔다. 폴란드군은 혹한의 극한 환경에서 장비 조작과 운용으로 임무 수행 절차를 숙달해 전투태세를 확립했다. 공개된 영상을 보면 폴란드 군인들이 K9을 발사하며 진지하게 훈련에 임한다. 앞서 제1기갑사단은 “우리 병사들은 이제 미사일 및 포병 부대의 엘리트 일원이 됐다”고 전했다. 폴란드는 러시아의 2022년 우크라이나 전면 침공 이후 폴란드 군사 장비 일부를 우크라이나 지원에 운용한 뒤 한화에어로스페이스와 총 364문의 K9 자주포 계약을 체결했다. 24억 달러 규모의 첫 번째 계약에 따라 지난해 12월 K9 212문이 인도됐다. 2023년 12월에 체결된 두 번째 계약을 통해 2027년까지 152문의 K9이 추가로 인도될 예정이다. K9을 인도받은 폴란드의 제15기계화여단은 지난주 훈련 모습을 공개하며 “우리 포병들이 K9으로 훈련하고 있다. 이들은 최신 자주포 조작법을 배우며 현대전에 필요한 승무원 결속력과 정확성을 키우고 있다”고 전했다. 폴란드 국영 방송사인 TVP는 “한국산 K9 자주포는 폴란드에서 자체 생산한 다른 포병 시스템과 함께 폴란드 포병 전력의 핵심을 이룬다”고 평가했다. 폴란드 대통령도 극찬한 K-방산한화에어로스페이스가 제작한 K9은 수십㎞ 밖의 목표를 타격하는 포병 화력 자산으로 사거리는 일반탄의 경우 30㎞대, 사거리 연장탄의 경우 40㎞ 이상이다. K9은 사격 후 몇 분 내 위치 변경이 가능해 적의 대포병 레이더에 탐지되더라도 반격 전 이동할 수 있다는 전술적 강점을 자랑한다. 또 디지털 사격통제 시스템이 탑재돼 목표 좌표만 입력하면 자동으로 포신 각도를 계산할 수 있다. 현재 K9은 한국산 무기 중 가장 성공적인 수출 사례로 꼽힌다. K9은 폴란드뿐 아니라 최근 노르웨이와 핀란드, 에스토니아 등에도 수출이 확정되면서 현재 세계 자주포 시장 점유율 상위권을 지키고 있다. 안제이 두다 폴란드 대통령은 지난해 공식 석상에서 한국산 무기를 호평하기도 했다. 두다 대통령은 지난해 3월 벨기에 브뤼셀의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본부를 방문한 마르크 뤼터 나토 사무총장과 만난 뒤 기자회견에서 폴란드가 우크라이나 전쟁 발발 이후 미국산과 한국산 무기를 대규모 구매했다고 언급했다. 그는 “우리가 한국산 무기를 산 이유는 간단하다. 한국 파트너들이 굉장한 최신 무기를 수개월 안에 공급할 수 있을 것으로 내다봤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그는 이 자리에서 폴란드가 구매한 한국의 K2 주력전차, K9 자주포 및 다연장 로켓인 천무의 명칭을 일일이 호명하면서 “일반적으로 유럽의 다른 파트너들은 무기 구매 후 인도까지 수년이 걸린다고 말한다. 그러나 한국 파트너들은 주문한 뒤 배송까지의 기간이 1년”이라고 덧붙였다. 한국산 무기로 무기고 채운 폴란드폴란드는 K9 자주포 외에도 한화에어로스페이스의 다연장로켓발사체계 천무, 현대로템의 K2 흑표 전차를 대규모로 도입했다. 더불어 한국항공우주산업(KAI)이 개발한 한국 최초의 다목적 경공격기 FA-50 48대 도입 계약도 체결했다. 폴란드의 이 같은 한국산 무기 수입은 주변 유럽 국가들의 무기 조달 방향에도 큰 영향을 미친다. 이미 K9을 운용 중이던 핀란드와 노르웨이 등은 폴란드의 대규모 한국산 무기 도입 이후 추가 도입과 운용 확대 논의에 더욱 긍정적으로 반응했다. 무엇보다 유럽 국가들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국방비 인상 압박과 나토 탈퇴 우려 등의 환경에서 미국산 무기에 지나치게 의존해 온 관행을 탈피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기 시작했다. 폴란드의 K방산 대규모 수입·운용 사례는 속도와 실전 대비에 있어 미국·독일산 무기만이 선택지가 아니라는 점을 몸소 보여준다. 이는 한국 방산의 위상을 높이는 데 크게 기여한다는 평가가 나온다.
  • 홍명보호 ‘테러 비상’… FIFA “멕시코, 안전 확보 증명하라”

    홍명보호 ‘테러 비상’… FIFA “멕시코, 안전 확보 증명하라”

    멕시코 최대 마약 카르텔 두목의 사망과 뒤이은 보복 테러가 확산하면서 2026 국제축구연맹(FIFA) 북중미 월드컵 개최에 비상이 걸렸다. 공교롭게도 총격, 방화가 잇따르고 있는 멕시코 할리스코주 과달라하라 지역은 홍명보 감독이 이끄는 한국 축구대표팀이 조별리그 두 경기를 치르는 곳이다. 24일(한국시간) 영국 가디언 등 외신에 따르면 마약 밀매 조직인 ‘할리스코 신세대 카르텔’(CJNG)은 두목 네메시오 오세게라(일명 엘 멘초)가 지난 23일 정부군과의 교전 과정에서 사살되자 격렬하게 반발하고 있다. 이들은 과달라하라 도심부터 인근 푸에르토 바야르타에 이르는 주요 도로에 바리케이드를 설치해 통행을 차단하고 이곳을 지나는 차량에는 무차별적인 총격과 방화를 일삼았다. 외부에서 과달라하라로 들어오는 관문인 미겔 이달고 이 코스티야 국제공항까지 습격해 총기를 난사했다. 이 공항은 6월 월드컵이 개막하면 전세계 축구팬들이 이용해야 할 과달라하라 유일 민간 공항이다. 현지 상황이 걷잡을 수 없이 악화하자 멕시코 프로축구 여성부의 ‘클라시코 나시오날’ 경기가 연기됐고, 과달라하라에서 300㎞ 이상 떨어진 케레타로 지역의 남자부 경기까지 취소되는 등 당장 멕시코 프로리그부터 파행을 겪고 있다. 한국 대표팀의 베이스캠프인 ‘치바스 베르데 바예’ 훈련장은 소요 사태 중심지로부터 서쪽으로 약 10㎞, 차로 약 10분 거리에 있다. 이곳으로 가는 주요 도로 역시 카르텔이 장악한 상황이다. 한국이 조별 리그 두 경기(6월 12일·19일)를 치를 에스타디오 아크론은 베이스캠프와는 5㎞ 떨어져 있어 모두 카르텔의 영향권에 있다. FIFA는 이번 사태와 관련해 아직 침묵하고 있지만, 스페인 스포츠 전문 매체 마르카는 소식통을 인용해 “FIFA가 내부적으로는 이번 사태에 대해 ‘높은 수준의 우려’를 공유하고 있다”면서 “멕시코 대회 조직위원회에 ‘3월 말 예정된 주요 플레이오프와 월드컵 본선 경기들에 대한 안전을 확보할 수 있음을 증명하라’고 요구했다”고 보도했다.
  • 손·메 ‘MLS 황제’ 다툼… 손흥민 먼저 웃었다

    손·메 ‘MLS 황제’ 다툼… 손흥민 먼저 웃었다

    손, 도움 1개… 메시는 풀타임 소화LA FC, 인터 마이애미에 3-0 이겨 미국 프로축구 로스앤젤레스FC의 손흥민이 8년 만에 이뤄진 리오넬 메시(인터 마이애미)와의 대결에서 웃었다. 손흥민은 22일(한국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주 LA의 LA 메모리얼 콜리세움에서 열린 2026 미국 프로축구 메이저리그사커(MLS) 개막전에서 선발로 출전해 후반 43분 나단 오르다스와 교체될 때까지 뛰면서 도움 한 개를 기록하는 등 팀의 3-0 승리에 기여했다. 메시는 풀타임을 소화했다. 지난 18일 온두라스 산페드로술라의 프란시스코 모라산 스타디움에서 열린 레알 에스파냐(온두라스)와의 2026시즌 북중미카리브축구연맹(CONCACAF) 챔피언스컵 1라운드 1차전 원정 경기에서 1골 3도움을 기록했던 손흥민은 이날 MLS 개막전에서도 도움을 기록하며 공식 2경기에서 연속 공격포인트를 작성했다. 손흥민과 메시가 그라운드에서 맞붙은 건 8년 만이다. 두 선수는 2018~19시즌 토트넘(잉글랜드)과 바르셀로나(스페인) 소속으로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UCL) 조별리그에서 두 번 만났다. 2018년 10월에 열렸던 조별리그 2차전에선 메시가 두 골을 넣으며 4-2 대승을 이끌었고 손흥민은 시즌 첫 도움을 기록했다. 1-1로 비겼던 6차전에선 메시가 후반 교체투입되고 7분 뒤 손흥민이 벤치로 물러났다. MLS 사무국은 두 사람의 인기를 감안해 LAFC 홈구장인 BMO 스타디움이 아닌 LA 메모리얼 콜리세움으로 장소까지 변경했다. BMO 스타디움은 2만 2000석 규모인 반면 LA 메모리얼 콜리세움은 7만 7000명 규모다. 이를 반영하듯 이날 MLS 개막전 최다관중인 7만 5673명이 손흥민과 메시의 대결을 지켜봤다. 4-3-3 포메이션의 최전방 원톱으로 나선 손흥민은 단짝 데니스 부앙가와 함께 인터 마이애미의 수비진을 괴롭혔다. 활발한 움직임을 보이던 손흥민은 전반 38분 역습 상황에서 상대 페널티박스 앞쪽에서 박스 안으로 침투하는 다비드 마르티네스에게 볼을 연결했고 마르티네스가 왼발 감아차기로 선제골을 넣었다. 상승세를 탄 LAFC는 후반 들어서도 공격의 고삐를 죄었고 후반 28분 손흥민이 후방에서 넘어온 공을 마티유 초니에르에게 전달한 뒤 티모시 틸만을 거쳐 데니스 부앙가가 추가골로 연결했다. 패색이 짙어지자 인터 마이애미는 후반 39분 루이스 수아레스를 투입하며 반격을 노렸지만 LAFC는 오히려 후반 49분 부앙가의 패스를 받은 오르다스가 쐐기골을 넣으며 마이애미의 백기를 받아냈다.
  • 르누아르가 남긴 행복의 문장들[이명옥의 예술가의 명언]

    르누아르가 남긴 행복의 문장들[이명옥의 예술가의 명언]

    19세기말 사실주의·자연주의 유행당대 작가들은 어두운 이면 폭로 르누아르 “세상은 이미 골치 아파 예술까지 그럴 필요는 없다” 소신붓을 든 ‘행복의 호르몬’ 역할 자처 프랑스 인상주의 화가 오귀스트 르누아르(Pierre-Auguste Renoir, 1841~1919)는 행복을 그린 화가로 불린다. 실제로 그의 그림 앞에 서면 마음이 즐겁고 편안해진다. 이런 감정은 기분 때문만은 아니다. 영국의 신경생물학자 세미르 제키는 아름다운 예술 작품을 감상할 때 우리 뇌의 특정 영역으로 흐르는 혈류량이 최대 10%까지 증가한다는 연구 결과를 발표했다. 사랑하는 사람이나 맛있는 음식을 볼 때처럼 뇌의 보상 회로가 활성화되면서 행복 호르몬으로 불리는 도파민이 분비된다는 것이다. 여기서 한 가지 질문이 생긴다. 르누아르는 어떻게 관람자의 뇌를 사랑에 빠뜨리는 그림을 평생 그릴 수 있었을까. 대답은 르누아르가 남긴 편지와 그의 아들 장 르누아르의 회고록, 그의 화상이자 전기 작가였던 앙브루아즈 볼라르의 저서 ‘르누아르’에서 찾을 수 있다. 첫 번째 명언 “나에게 그림은 소중하고 즐겁고 예쁜 것이어야 한다.” 이 문장은 르누아르의 작품세계를 이해하는 중요한 열쇠가 된다. 르누아르가 활동하던 19세기 말은 사실주의와 자연주의 예술사조가 유행하던 시대였다. 많은 예술가들이 사회의 어두운 이면을 폭로하는 것을 일종의 의무처럼 여겼다. 사회적 모순을 작품으로 고발해야 한다는 분위기 속에서도 르누아르는 다른 길을 걸었다. 그에게 그림은 삶의 고단함에 지친 사람들의 마음을 위로하는 쉼터여야 했다. 그는 이런 말을 남겼다. “이미 세상에는 골치 아픈 일이 충분히 많은데 굳이 예술가까지 나서서 불쾌한 일들을 더 많이 만들어 낼 필요는 없다. 회화는 눈을 즐겁게 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이런 그의 생각은 그림의 장식적 가치를 중요하게 여긴 배경과도 연결된다. “나는 벽을 즐겁게 해주는 그림을 선호한다”는 그의 말처럼 벽에 걸린 그림을 보고 잠시라도 기분이 좋아진다면 그것이 곧 예술의 역할이라고 믿었다. 이런 르누아르의 예술관은 대표작은 ‘뱃놀이 일행의 점심’에서 완벽하게 구현된다. 당시 프랑스 사회는 빈부 격차로 인한 불안과 긴장이 커지고 있었지만 화면 어디에서도 현실의 어두운 그림자는 찾아볼 수 없다. 그림 속 장면은 파리 시민들의 인기 나들이 장소였던 파리 근교 샤투에 위치한 메종 푸르네즈 식당의 발코니다. 르누아르는 14명의 젊은 남녀가 한낮의 햇살 아래 모여 음식과 와인, 이야기와 웃음을 나누는 화기애애한 순간을 포착했다. 화면 왼쪽 사랑스러운 눈빛으로 강아지를 어르고 있는 여성은 훗날 르누아르의 아내가 되는 알린 샤리고다. 의자를 돌려 앉아 편안한 자세로 대화하는 남성은 인상주의 화가 귀스타브 카이유보트다. 그 밖에도 여배우, 언론인, 상인 등 다양한 사회 계층과 직업군을 대변하는 젊은이들이 한자리에 모였다. 르누아르는 이들이 점심을 먹으며 허물없이 교류하는 모습을 통해 자신이 꿈꾸던 삶의 기쁨과 조화로운 공동체를 화폭에 담아냈다. 차양 사이로 쏟아져 들어오는 한낮의 햇살, 식탁 위 술병과 유리잔에 반짝이는 투명한 빛, 와인과 대화로 달아오른 사람들의 발그레한 뺨까지 인상주의 특유의 밝은 색채와 자유로운 붓 터치를 사용해 화면에 생동감을 불어넣었다. 덕분에 관람자는 시원한 강바람이 부는 발코니에 함께 앉아 즐거운 시간을 보내는 듯한 기분 좋은 착각에 빠져들게 된다. 놀라운 점은 파리 시민들의 행복한 여가 생활을 담은 그림과는 달리 르누아르의 실제 삶은 오랫동안 가난으로 얼룩져 있었다는 사실이다. 르누아르는 가난한 재단사의 아들로 태어나 청년 시절에는 도자기에 그림을 그려 넣는 화공으로 일하며 지독한 궁핍을 견뎌야 했다. 그가 30대 중반이었을 때 인상주의 전시가 잇따라 실패하고 비평가들의 혹평이 쏟아지면서 경제 상황은 최악으로 치달았다. 그는 너무 배고픈 나머지 목탄화를 지울 때 쓰던 빵 부스러기(당시에는 지우개 대신 빵을 사용)를 먹었다는 일화까지 전해진다. 훗날 르누아르는 춥고 배고팠던 시절을 떠올리며 “한 자루의 말린 콩이면 한 달을 버틸 수 있었다”고 회상했다. 시카고 미술관의 연구에 따르면 르누아르는 새 캔버스를 살 돈이 없어 이미 그려진 그림 위에 다시 덧칠해 재사용하는 경우가 흔했다고 한다. 그런데도 그는 인상주의 화가 바지유에게 보낸 편지에 이렇게 적었다. “우리는 매일 먹지는 못하지만 나는 여전히 즐겁네.” 이때나 그 이후에도 그는 단 한 번도 피로나 걱정, 우울과 같은 어두운 감정을 화면에 옮기지 않았다. 두 번째 명언 “신이 여성의 가슴을 창조하지 않으셨다면 내가 화가가 되었을지 모르겠다.” 다소 파격적으로 들리는 이 말은 르누아르의 작품 세계에서 행복만큼이나 절대적인 비중을 차지한 주제가 여성이었다는 사실을 알려 준다. 그에게 여성은 아름다움과 창조의 근원이었다. 그는 여성의 몸이 지닌 부드러운 곡선과 빛을 머금거나 반사하는 투명한 피부에서 무한한 회화적 가능성을 발견했다. 특히 여체를 그릴 때 조각가가 점토를 빚듯 붓으로 살결을 어루만지는 듯한 촉각적 질감을 화면에 구현하고자 했다. 그는 화상 볼라르와의 대화에서 이렇게 말한다. “여성의 엉덩이를 그렸을 때 그것을 만지고 싶은 욕구가 생기면 비로소 완성된 것이다.” 더 나아가 “나는 내 붓으로 사랑을 나눈다”며 누드화 작업을 성적 행위에 비유하기도 했다. 그러나 이 말은 육체적 쾌락보다는 생식과 풍요, 자연의 순환과 연결된 건강한 에너지를 의미한다. 그는 몽마르트르의 평범한 모델들을 신화 속 여신 비너스처럼 묘사했다. 일상의 누드 속에서 고전미의 원형을 발견하고 이를 통해 시대를 초월하는 아름다움을 구현하고자 했다. ‘금발의 목욕하는 여인’은 여성의 몸이 그의 창조적 에너지의 출발점이었다는 사실을 보여 준다. 푸른 바다를 배경으로 앉아 있는 금발의 여인은 알린 샤리고다. 자연 속에 편안히 기대어 앉은 그녀의 풍만한 몸은 다산과 풍요, 영원한 여성성을 상징한다. 이 누드화의 두드러진 특징은 붓자국이 거의 느껴지지 않을 정도로 매끄럽게 마감된 살결의 질감이다. 살이 눌리고, 접히고, 부드럽게 이어지는 미묘한 굴곡과 빛을 머금은 듯 투명한 피부의 맑은 기운이 화면에서 생생하게 전해진다. 그림 속 여성 누드는 더이상 수치심이나 관음의 대상이 아니다. 르누아르는 이 작품을 통해 여성의 벗은 몸이 가장 자연스럽고 아름다운 생명체라는 것을 보여 줬다. 세 번째 명언 “고통은 지나가도 아름다움은 남는다.” 이 말은 1917년 12월께 르누아르와 야수파의 거장 앙리 마티스의 대화에서 나왔다. 삶의 행복을 담은 르누아르의 그림들이 처절한 육체적 고통 끝에 얻어진 결실이라는 사실을 알려 주는 매우 중요한 증언이다. 젊은 시절 마티스는 노년의 르누아르를 당대 최고의 화가로 우러르며 그의 집을 정기적으로 찾아가 자신의 근작을 보여 주며 조언을 구하곤 했다. 르누아르는 마티스의 파격적인 화풍을 이해하지는 못했지만 뛰어난 색채 감각만큼은 누구보다 높이 평가하며 진심으로 격려했다고 전해진다. 그 무렵 마티스가 목격한 르누아르의 일상은 육체와의 전쟁터였다. 1890년대부터 시작된 류머티즘 관절염은 그의 관절을 서서히 파괴해 갔다. 특히 화가에게 생명과도 같은 손은 엄지가 손바닥 안쪽으로, 다른 손가락들은 손목 쪽으로 굽어 들어가 새의 발톱처럼 변형되었다. 마침내 걷는 것조차 불가능해져 결국 휠체어에 의지해야 했다. 손과 팔의 강직은 화가에게 치명적 위협이었지만 르누아르는 그런 상태에서도 붓을 놓지 않았다. 굳어버린 손가락 사이로 붓을 억지로 끼워 묶고 붓질 한 번 할 때마다 신음이 새어 나오는 노화가의 모습을 마티스는 곁에서 지켜보았다. 결국 참다 못한 마티스가 이렇게 물었다. “왜 그렇게까지 고통을 겪으면서도 계속 그림을 그리십니까?” 그러자 르누아르는 붓질을 멈추지 않은 채 대답했다. “고통은 지나가지만, 아름다움은 남는다네.” 르누아르가 세상을 떠나기 직전까지 매달렸던 유작 ‘음악회’는 고통을 이겨내고 인류에게 아름다움과 기쁨을 선물하고자 했던 그의 투쟁의 결과물이다. 이 작품에는 이국적인 의상을 입은 두 여인이 등장한다. 한 여인은 악기를 연주하고 다른 한 여인은 그녀에게 부드럽게 몸을 기대어 깊은 친밀감을 표시한다. 어릴 적 교회 성가대에서 활동했던 르누아르에게 음악은 조화와 평화를 의미한다. 그는 관절이 굳어가는 통증 속에서도 어릴 적 성가대에서 느꼈던 평온한 안식을 캔버스에 담았다. 그에게 그림은 고통을 잊게 해 주는 진통제이자 평생 갈망하던 조화로운 세계로 나아가는 마지막 통로였다. 르누아르의 그림은 언뜻 보면 큰 힘을 들이지 않고 그린 것 같은 가벼움과 자연스러움을 풍긴다. 그러나 작품 한 점을 완성하는 데 수십 년에 걸친 연습과 실패, 고통을 견뎌낸 인내가 농축되어 있다. 이를 가장 압축적으로 드러내는 그의 고백이 있다. “이 드로잉을 완성하는 데 5분이 걸렸지만 여기에 도달하는 데 60년이 걸렸다.” 그의 걸작 ‘조르주 샤르팡티에 부인과 자녀들’을 감상하면 이 말의 진정한 의미를 깨닫게 된다. 겉으로 보기에는 화목한 상류층 가족을 그린 초상화다. 검은 드레스를 입은 부인과 그 옆에 나란히 앉은 두 아이, 소파와 카펫, 개까지 한순간 포착된 장면을 스냅사진처럼 자연스럽게 캔버스에 옮겨 놓은 듯하다. 그러나 자세히 들여다보면 인물들의 시선과 자세가 만들어 내는 정교한 삼각 구도, 부인의 검은 드레스와 아이들의 흰 드레스가 이루는 선명한 색채 대비, 화면 전체에 흐르는 우아한 리듬까지 치밀하게 계산되어 있음을 알 수 있다. 관람자가 느끼는 편안함과 자연스러움은 그가 창작에 바친 긴 세월과 치열한 노력이 있었기에 가능했다. 1919년 12월 3일 행복과 아름다움에 평생을 바쳤던 르누아르가 숨을 거두었다. 그가 마지막으로 남긴 말 중 하나는 이렇게 전해진다. “이제야 무언가를 좀 알 것 같다.” 그의 말은 이렇게도 들린다. “평생을 바쳐 행복과 아름다움을 그리기 위해 애써 왔지만 이제야 그림이 무엇인지 알 것 같다.” 이명옥 사비나 미술관장
  • 中, 이란에 J-20 수출하나…공군절 ‘모형 선물’에 해석 쏟아져 [핫이슈]

    中, 이란에 J-20 수출하나…공군절 ‘모형 선물’에 해석 쏟아져 [핫이슈]

    이란 공군절 행사에서 중국 측이 최신 스텔스 전투기 J-20 모형을 선물한 사실이 알려지면서 온라인을 중심으로 전투기 수출설이 확산하고 있다. 다만 실제 도입이나 계약과 관련된 공식 발표는 없는 상태다. 12일(현지시간) 미국 군사 전문 매체 19포티파이브는 지난 10일 이란 언론을 통해 공개된 이 사진을 계기로 제기된 J-20 도입설과 관련해 “이란이 J-20 스텔스 전투기를 운용할 경우 중동 공중전 구도가 크게 달라질 수 있다”고 분석했다. 매체는 J-20이 이스라엘의 F-35I와 맞설 경우 전력 균형에 변화가 생길 수 있다며 미국과 이스라엘 모두에게 전략적 부담이 될 수 있다고 전망했다. ◆ 공군절 행사서 전달된 ‘J-20 모형’ 이란 메흐르 통신 등은 8일 열린 공군절 행사에서 테헤란 주재 중국 무관이 바흐만 베흐마르드 이란 공군 사령관에게 J-20 전투기 모형을 선물했다고 보도했다. 해당 행사는 1979년 2월 8일 이란 공군이 이슬람 혁명에 충성을 선언한 날을 기념하는 행사로, 군 수뇌부와 외교 인사들이 참석했다. 이 자리에서 중국 측이 J-20 모형을 전달하는 장면이 공개되자 일부 군사 커뮤니티와 온라인에서는 이를 두고 “전투기 도입 신호 아니냐”는 추측이 제기됐다. J-20은 중국이 자체 개발한 5세대 스텔스 전투기로, 중국 공군의 핵심 전력으로 평가된다. 현재까지 해외 수출 사례는 없다. ◆ “실제 수출 가능성은 적다” 분석 다만 군사 전문가들과 외신 분석에서는 실제 수출 가능성은 높지 않다는 평가가 나온다. 최첨단 스텔스 전투기는 핵심 군사기술이 집약된 전략 자산이기 때문에 수출이 제한되는 경우가 많다. 미국 역시 F-22를 해외에 판매하지 않았고, F-35도 동맹국 중심으로만 공급하고 있다. 중국도 이미 수출용 5세대 전투기 사업을 따로 추진 중이며, 중동 국가들을 상대로는 J-10 계열 전투기와 장거리 공대공 미사일 패키지를 제안해온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까지 이란이나 중국 정부 어느 쪽에서도 J-20 도입이나 협상과 관련된 공식 발표는 나오지 않았다. 다만 노후 전투기가 대부분인 이란 공군의 전력 상황을 고려하면 향후 중국이나 러시아산 전투기 도입 가능성은 계속 거론될 전망이다.
  • 올림픽 간 이재용… 美 밴스 등 인사들과 ‘스포츠 외교’

    올림픽 간 이재용… 美 밴스 등 인사들과 ‘스포츠 외교’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이 2026 밀라노·코르티나담페초 동계올림픽 현장을 찾아 각국 정상급 인사 및 글로벌 기업가들과 교류하며 ‘스포츠 외교’에 나섰다. 삼성전자는 이 회장이 지난 5일(현지시간) 열린 국제올림픽위원회(IOC) 주관 갈라 디너에 국내 기업 중 유일한 IOC 최상위 후원사(TOP)인 삼성전자 대표 자격으로 참석했다고 8일 밝혔다. 이날 행사에는 커스티 코번트리 IOC 위원장, 세르조 마타렐라 이탈리아 대통령뿐 아니라 JD 밴스 미국 부통령, 마르코 루비오 미 국무장관 등이 참석했다. 또 빌럼 알렉산더 네덜란드 국왕, 타밈 빈 하마드 알사니 카타르 국왕, 카롤 나브로키 폴란드 대통령 등 세계 각국의 정상도 함께했다. 글로벌 기업가로는 리둥성 TCL 회장, 올리버 바테 알리안츠 회장, 레이널드 애슐리만 오메가 최고경영자(CEO), 미셸 두케리스 엔하이저부시 인베브 회장 등이 자리했다. 재계 관계자는 “IOC 갈라 디너는 사교 모임을 넘어 글로벌 정세와 비즈니스 현안이 논의되는 물밑 외교의 장”이라며 “이 회장의 참석은 삼성전자의 글로벌 위상은 물론 한국 스포츠 외교 역량 확대에 큰 힘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 회장은 2024년 파리 하계올림픽 때도 현지를 찾아 스포츠 외교를 펼쳤다. 이 회장은 당시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 초청으로 파리 엘리제궁에서 열린 글로벌 기업인 오찬에도 참석해 일론 머스크 테슬라 CEO, 제임스 퀸시 코카콜라 CEO 등 글로벌 기업인들과 회동했다. 삼성은 고 이건희 선대회장부터 대를 이어 올림픽을 후원해 왔으며 2028년 미국 LA 올림픽까지 후원을 이어갈 예정이다. 삼성과 올림픽의 인연은 1988년 서울 올림픽의 로컬 스폰서십 계약부터 시작됐다. 이후 삼성은 1997년부터 올해까지 30년째 올림픽 TOP 후원사에 이름을 올렸다.
  • [길섶에서] 아주 먼 안부

    [길섶에서] 아주 먼 안부

    노루꼬리만 한 겨울 볕이 아까워 벌벌 떤다. 볕바른 베란다에 급할 것 없는 빨래를 널어서는 일없이 돌려눕힌다. 할머니는 할머니만의 방식으로 겨울 빨래를 말렸다. 어린 우리들 옷가지는 특별대접을 했다. 한뎃잠에 서리라도 맞힐라, 해넘이에는 빨랫줄 단속에 바빴다. 살얼음에 꾸덕한 빨래들을 낚아채서는 안마당 큰솥에 불을 지펴 솥뚜껑 위에 반듯반듯 옮겨 뉘었다. 가슬거리는 옷에서는 불내가 설핏했다. 온종일 볕을 살펴 겨울 빨래에 공을 들이기는 엄마도 같았다. 볕에 빚지고 조바심 내는 것은 집안 내력일까. 겨울 옷솔기의 매캐한 불내와 배릿한 빨랫비누 냄새. 누가 붓을 쥐여 준다면 나는 그 냄새를 그려낼 수도 있다. 얼다 녹다 지치는 겨울 끝물에 하필이면 설날이 돌아오는 까닭을 알 것 같다. 멀리 떠난 일들에 아무쪼록 긴 안부를 물어 보라고. 모두 떠나고 없는 옛집 마루에 겨울볕을 실컷 들여놓고 오려 한다. 짧은 볕이 붐비는 마루 끝에 얼다 녹다 꿉꿉한 마음도 돌려눕혀 봐야지. 가슬가슬 소리가 나도록, 얼며 녹으며 잘도 마르던 그 겨울 옷가지들처럼.
  • 집 없는 서울 청년, 100만 가구 ‘최대’

    집 없는 서울 청년, 100만 가구 ‘최대’

    서울에 사는 20~30대 무주택 청년이 100만명에 육박하며 역대 최대치를 기록했다. 수도권으로 범위를 넓히면 무주택 청년 가구주만 200만명을 웃돌았다. 반면 서울에서 내 집 마련에 성공한 청년 비중은 20% 아래로 곤두박질쳤다. 천정부지로 치솟은 집값에 주택 공급 빙하기까지 겹쳐 청년들이 집을 살 엄두조차 내지 못하고 있다는 의미다. 국가데이터처는 2024년 기준 39세 이하 무주택 가구가 361만 2321가구로 집계됐다고 8일 밝혔다. 2015년 관련 통계 작성 이래 가장 큰 수치다. 수도권은 204만 5634가구로 꾸준히 증가하며 역대 최대를 기록했다. 이 중 서울은 100만 가구에 육박하는 99만 2856가구로 집계됐다. 이 역시 역대 최대다. 2015년 79만 9401가구에서 꾸준히 증가해 2020년(90만 9288가구) 처음 90만 가구를 넘어서더니 4년 만에 100만 가구에 근접한 것이다. 내 집 마련에 성공한 청년 가구는 감소 추세다. 2024년 기준 자가를 보유한 39세 이하 청년 가구는 총 128만 8440가구다. 서울 21만 6129가구를 포함해 수도권은 66만 6640가구로 집계됐다. 모두 통계 집계 이후 가장 작은 규모다. 특히 서울에 사는 청년의 주택 소유율은 17.9%까지 낮아지며 역대 최저치를 기록했다. 전국 평균인 26.3%는 물론 수도권 24.6%보다도 낮았다. 수도권 청년 4명 중 1명꼴로 내 집 마련에 성공할 때 서울은 5명 중 1명조차 자기 집을 갖지 못한 셈이다. 게다가 ‘주택 공급’마저 씨가 마르면서 청년들의 내 집 마련은 더욱 어려워지고 있다. 지난해 주택도시보증공사(HUG)의 주택분양보증이 발급된 주택 사업을 기준으로 민간 아파트 일반 신규 분양 물량은 11만 6213가구로 전년보다 3만 6295가구(23.8%) 급감했다. 2016년 이후 최소치다. 특히 수요자가 많은 수도권의 사정이 좋지 않았다. 지난해 수도권 민간 아파트 일반 신규 분양(6만 5711가구)은 전년보다 1만 3255가구(16.8%) 줄었다. 특히 서울은 55.0%가 감소한 3907가구에 불과했다. 최근 5년간 신규 분양한 서울의 민간 아파트는 3만 2230가구로 직전 5년간 분양 물량 7만 877가구의 45.5% 수준으로 쪼그라들었다. 문제는 앞으로의 전망도 밝지 않다는 점이다. 지난해 전국 주택 인허가 물량은 37만 9834가구로 잠정 집계됐는데 글로벌 금융위기가 있었던 2008년 37만 1285가구 이후 17년 새 가장 적었다. 특히 아파트 인허가는 34만 6773호로 2013년 이후 최저치였다. 주택 공급의 선행 지표인 인허가가 마르면서 실제 공사에 들어간 전국 주택 물량 27만 2685가구도 전년 대비 10.1% 감소했다. 이렇게 공급이 원활하지 않은 상황에서 주거 비용 부담은 갈수록 커지고 있다. 가계금융복지조사 결과에 따르면 전체 가구 소비지출 중 광열비를 포함한 주거비의 비중은 2018년 11.7%에서 2024년 12.7%로 상승했다. 특히 젊은 연령대일수록 주거비 비중이 높았다. 39세 이하 가구주의 주거비 비중은 같은 기간 3.5% 포인트 상승해 15.5%, 29세 이하는 20.7%였다. 소득의 약 5분의1이 주거비로 나간다는 뜻이다. 반면 50대(11.2%)와 60대(13.8%)는 같은 기간 주거비 비중이 각각 0.1% 포인트, 0.3% 포인트 줄었다. 데이터처의 가계동향조사에 따르면 지난해 3분기 기준 39세 이하 가구주의 월평균 월세 지출은 21만 4000원으로 2019년 통계 개편 이후 최대치를 기록했다. 전세나 매매를 위해 대출을 이용할 때 부담도 커졌다. 지난해 3분기 39세 이하 가구주의 월평균 이자 비용은 16만 6000원으로 전 연령대 중 유일하게 3분기 연속 증가했다. 주택담보대출 규모가 큰 40대에 이어 두 번째로 많은 수준이다. 이런 와중에 소득 여건마저 악화하고 있다. 지난해 3분기 39세 이하 가구의 월평균 소득은 503만 6000원으로 증가율은 0.9%에 그쳐 전 연령대 중 가장 낮았다. 세금과 이자를 제외한 처분가능소득도 410만 2000원으로 증가율이 1.2%에 머물렀다.
  • 단 두 글자에 960억 원…AI.com 역대 최고가로 팔렸다

    단 두 글자에 960억 원…AI.com 역대 최고가로 팔렸다

    인공지능(AI)을 뜻하는 두 글자 도메인 ‘에이아이닷컴’(ai.com)이 약 960억원에 달하는 금액에 팔리며 역대 최고가 기록을 갈아치웠다. 구매자는 암호화폐 거래소 크립토닷컴(crypto.com)의 창업자로, 슈퍼볼 광고를 통해 개인용 인공지능 서비스를 공개할 계획이다. 영국 일간 파이낸셜타임스(FT)는 6일(현지시간) 크리스 마르잘렉 크립토닷컴 공동창업자이자 최고경영자(CEO)가 ai.com 도메인을 지난해 4월 7000만 달러(당시 약 960억원)에 인수했다고 보도했다. 이는 공개된 도메인 거래 가운데 가장 높은 금액이다. FT에 따르면 마르잘렉 CEO는 미국 프로풋볼 결승전 ‘슈퍼볼’ 광고를 통해 새 서비스를 공개할 예정이다. 해당 사이트는 메시지 전송, 앱 사용, 주식 거래 등을 대신 수행하는 개인용 ‘AI 에이전트(비서)’를 제공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그는 FT 인터뷰에서 “10~20년의 장기적 관점에서 보면 AI는 우리 세대에서 가장 거대한 기술 물결이 될 것”이라며 “좋은 투자라고 판단했다”고 밝혔다. ◆ 1년 전 이미 매입…도메인 중심 전략 반복 마르잘렉 CEO는 약 1년 동안 AI 사업을 준비해 온 것으로 전해졌다. 이번 발표는 구매 사실 공개와 함께 서비스를 공식 출시하는 성격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그는 2018년에도 크립토닷컴 도메인을 약 1200만 달러(당시 약 130억원)에 인수한 바 있다. 이후 공격적인 마케팅과 브랜드 전략을 통해 회사를 키운 전력이 있어 이번 도메인 인수 역시 같은 전략의 연장선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 “대체 불가능한 자산”…AI 열풍에 도메인 값도 폭등 이번 거래는 기존 최고 기록을 크게 뛰어넘는 수준이다. 지금까지 공개된 최고가 도메인은 2019년 약 3000만 달러(당시 약 350억원)에 거래된 ‘보이스닷컴’(voice.com)이었다. AI 열풍이 확산하면서 짧고 상징성이 강한 도메인의 가치도 급등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특히 에이아이닷컴처럼 기술 자체를 상징하는 주소는 브랜드 효과가 막대해 한 번 거래되면 다시 시장에 나오기 어렵다는 평가도 있다. 크립토닷컴은 이번 도메인을 기반으로 개인용 AI 비서 시장에 뛰어들겠다는 구상이다. 회사는 메시지 전송과 업무 처리, 앱 사용, 주식 거래 등 다양한 작업을 자동으로 수행하는 ‘AI 비서’ 플랫폼을 구축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AI 기술 경쟁이 치열해지는 가운데 기업들이 제품뿐 아니라 도메인과 브랜드 선점 경쟁까지 벌이고 있다는 점을 보여주는 상징적 사례라는 평가가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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