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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中 16全大 개막/ 자본가 입당 허용… 대변신 예고

    (베이징 오일만특파원) 중국 공산당이 마침내 자본가 계급의 입당이라는 역사적 변신의 서막을 열었다. 장쩌민(江澤民) 당 총서기는 16전대 개막 연설에서 자본가 입당을 허용하면서 “이들의 입당이 혁명의 열정을 약화시키지 않을 것”이라고 역설,자신의 3대 대표론의 당장(黨章) 명문화를 사실상 확정했다.1921년 창당,81년의 역사를 가진 중국 공산당이 과거 인민의 적(자본가)을 ‘동지’로 끌어안는,근본적 변화를 시도하는 것이다. ‘소강사회(小康社會)를 전면적으로 건설하고 중국 특색을 가진 사회주의의 새로운 국면을 창조하자.’는 장 주석의 개막 보고는 10개항 2만여 자로 구성,8개 국어로 번역,언론에 배포됐다.2시간 남짓 진행된 이날 보고에서 장주석은 카랑카랑한 목소리로 일관하면서 “달려 온 길들이 평탄치 않았고 좋은 결실을 맺기가 쉽지 않았지만 중국의 전체 국력이 크게 향상됐고 대외적 영향력도 현저히 증대됐다.”며 자신의 집권 13년을 회고하기도 했다. ◆‘붉은 자본가’ 정당으로 장 주석은 이날 변화와 창조성을 앞세워 사상해방(思想解放)과 실사구시(實事求是),여시구진(與時俱進·시대에 맞춰 번창하고 전진하자)을 반복했다.장 주석 자신이 주창한 3개 대표론을 강조하기 위함이다.‘공산당이 선진문화,선진 생산력,전체 인민의 이익을 대표한다.’는 3개 대표론은 지난해 공산당 창당 80주년을 맞아 ’7·1 담화’로 공론화됐다.반대도 적지 않았지만 이번 전대 예비회의와 주석단 회의 등 사전정지 작업을 통해 당장 삽입이 확정된 상황이다. 장 주석은 이날 개막 연설에서 3개 대표론을 ‘중요사상’이라고 지칭하며 “3개 대표 이론은 중국 공산당의 근본이며,행정의 기초이고 역량의 근원”이라고 강조했다. 중국 소식통들은 당헌을 개정해 장쩌민 총서기가 제창한,‘3개 대표’ 이론과 사영 기업주의 당원 가입 등을 헌장에 넣을 예정이라고 밝혔다.장쩌민 이론의 당헌 삽입은 장 총서기의 권력 기반 강화를 의미하며,당원 가입범위 확대는 당이 권력 기반을 자본가 계급으로까지 넓힌다는 의미를 가지고 있다. ◆공산당 정체성 유지 몸부림도 하지만 3대 대표론의 제기 배경엔중국의 ‘딜레마’가 숨어 있다.덩샤오핑(鄧小平)의 개혁·개방 이후 20여년 만에 사영기업이 국내 총생산의 3분1 이상을 차지,사실상 중국 경제의 ‘엔진’이 됐다.이들 자본가 계급이 공산당의 적대세력으로 변하기 전에 체제 안으로 포용,공산당의 ‘대중 정당화’를 시도하려는 것이 3개 대표론의 핵심이다. 하지만 80년간 지속돼 온 농민 노동자 등 무산계급을 대변한다는 당의 노선을 근본적으로 고쳐야 하는 만큼 당의 정체성 혼란도 예상된다.중국 공산당이 기존의 노선을 모두 포기하는 것은 아니다. 이날 연설에서 장 주석은 4개항의 기본원칙(공산당 영도,사회주의,프로레타리아 독재,마르크스·레닌·마오쩌둥 사상) 견지와 중국적 특색의 사회주의를 유독 강조한 것도 같은 맥락이다.중국 소식통들은 “중국의 최대 목표는 경제개발을 통한 중국 현대화·선진화이며 이를 위해 정치체제에서 공산당일당독재를 보다 강화할 것”이라고 전했다. ◆2020년 GDP 4배로 이날 장 주석의 경제 분야 연설의 핵심은 개혁·개방 정책의 가속화를 통한 ‘선진 중국’ 달성으로 요약된다.장 주석은 “21세기 20년 동안 역량을 집중해 경제구조를 개선하고 효율을 높여 2020년까지 국내총생산을 4배로 늘리자.”고 역설했다. 특히 ‘경제체제 개혁’을 강조한 대목도 관심을 끈다.국영기업의 비효율이 중국 경제의 발목을 잡고 있다는 고민이 읽혀지는 대목이다.이 때문에 장주석은 “국유재산 관리체제 개혁을 심화하겠다.”고 선언한 뒤 “현대적인 시장체계를 완전하게 만들겠다.”고 다짐했다. ◆부정부패와의 전쟁 선언 중국의 고민은 뿌리가 뽑히지 않는 고급 관리들의 부정부패다.이 때문에 장 주석은 부정부패 척결을 통한 ‘깨끗한 중국’을 약속했다.부정부패에 대한 중국 인민들의 원성과 불만이 공산당으로 향하고 있다는 ‘민심’을 읽은 셈이다.장 주석은 “정책 결정 체제와 행정관리 체제를 개혁하겠다.”며 “권력에 대한 제약과 감독을 강화하고,사회안정 유지에 노력하겠다.”고 강조했다. oilman@ ■‘칭화방' 뜨고…청와대 출신 상무위 대거 진입 중국 대륙에 칭화(淸華)대 출신의 인맥인‘칭화방(淸華幇)시대’가 열리고 있다.8일 개막된 제16차 전대에서 그동안 중국 정치를 좌지우지하던 ‘상하이방(幇)’이 위축되는 대신 칭화대 출신의 후진타오(胡錦濤) 국가부주석이 장쩌민(江澤民) 국가주석의 권력을 승계받고 최고 지도부인 정치국 상무위원회에도 칭화대 출신이 대거 진입할 것으로 점쳐지고 있기 때문이다. 현재 중국 정계내 칭화방의 대표주자는 주룽지(朱鎔基) 총리와 후 부주석.이들은 1992년 열린 14기 전대에서 7인의 정치국 상무위원으로 나란히 승진함으로써,칭화방 시대의 도래를 예고했다. 지난해 4월29일 개교 90주년을 맞은 칭화대는 베이징(北京)대와 쌍벽을 이루는 최고의 명문대학.베이징대가 문과계 중심대학인데 비해 칭화대는 이공계가 중점 대학이다.하지만 기술관료가 ‘우대받는’ 중국의 중앙 정계 및 행정부에서는 칭화대 인맥이 맹활약을 펼치고 있다. 이 덕분에 칭화대는 1949년 중국 공산정권 수립 이후 부부장(차관급) 이상의 고위관리 300명 이상을 배출했다.지금까지 정치국 상무위원 4명,정치국정위원 및 후보위원11명,공산당 중앙위원 및 후보위원 53명,국무원 총리 1명,부총리 6명을 배출했다. 특히 이번 전대에서는 주 총리가 물러나더라도 후 부주석이 유임되고 우방궈(吳邦國) 부총리,황쥐(黃菊) 전 상하이 당서기,우관정(吳官正) 산둥(山東)성 당서기 등이 상무위원에 진입할 것으로 예상돼 칭화방의 위치는 더욱 탄탄해질 전망이다. 김규환기자 khkim@ ■‘상하이방' 지고…상하이 고직자 출신 잇단 퇴진 중국 정치의 실세인 ‘상하이방(上海幇)’은 역사의 무대에서 사라지는가.상하이방을 이끌고 있는 장쩌민 국가주석과 주룽지 총리가 이번 전대를 끝으로 정치일선에 물러나는 것이 사실상 확정됨에 따라 상하이방의 위상이 크게 흔들리고 있다. 상하이에서 공직생활을 한 인물들이 주축을 이루는 상하이방은 장 주석이 정권을 잡은 1989년 6월 톈안먼(天安門)사태 이후 정계 요직에 진출,중국 정치를 주물러왔다.특히 상하이방은 장 주석의 권력기반이 미약하던 90년대 장 주석의 오른팔인 쩡칭훙(曾慶紅) 당시 중앙판공청 주임을 중심으로 힘을 합쳐 군부 내 보수파인 양상쿤(楊尙昆)과 장 주석의 최대 정적이던 천시퉁(陳希同) 베이징시 서기의 ‘베이징방(北京幇)’을 무력화시켜 장 주석의 체제를 공고히함으로써 최대의 파벌로 등장했다. 상하이방의 대표적인 인물로는 장 주석과 주총리 외에 리란칭(李嵐淸) 부총리 등 정치국 상무위원이 주축을 이루고 있다.공산당 핵심부서인 정치국원 24명 가운데 3명의 정치국 상무위원을 포함해 우방궈 부총리,황쥐 전 상하이당서기,쩡 전 당조직부장 등 7명이나 포진하고 있다. 따라서 상하이방의 위세가 다소 약해지겠지만 크게 위축되지는 않을 것 같다.장 주석과 주 총리,리 부총리 등 상하이방의 대표주자들이 물러나는 바람에 중량감은 떨어지지만,쩡 전 부장 등의 젊은 신진 세력들이 이들을 대체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쩡 전 부장과 우 부총리,황 전 당서기의 정치국상무위원 진입이 확실시되고 있다. 김규환기자
  • 장쩌민 주석 보고 요지

    제목:소강사회(小康社會·먹고 살 만한 사회)를 전면 건설하고 중국 특색을 가진 사회주의의 새로운 국면을 창조하자 (1)15대 이후 5년간의 업무와 장쩌민 주석 집권 후 13년간의 기본경험 지난 5년간 국민경제가 지속적이고 쾌속적이고 건강하게 발전했으며,개혁·개방이 풍성한 성과를 거두었고,‘사회주의 민주정치'와 정신문명 건설 효과가 뚜렷했다.국방과 군대 건설에서 새로운 발걸음을 내디뎠으며,인민생활이 총체적으로 소강 수준에 이르렀고,조국 통일의 대업이 새로운 진전을 보였다.외교에서 새로운 국면을 열었으며,당의 건설이 전면적으로 강화됐다.지난 13년간 덩샤오핑(鄧小平) 이론을 중심으로 부단히 이론을 새롭게 창조해왔으며,경제건설을 중심으로 삼았다.개혁·개방을 견지해 사회주의 시장경제를 완전하게 만들어왔다. (2)3개 대표의 중요 사상을 전면 관철하자. 이 사상을 관철하여 전체 당이 시대정신과 함께 나아가는 정신상태를 유지하게 하고,마르크스주의의 새로운 이론을 개척한다.이 사상을 관철하여 발전을 당의 정치·행정 집행과 국가부흥의 제1 요구로 삼아 현대화 건설의 새로운 국면을 열어나간다.이 사상을 관철해 가장 광범위하고 가장 충분히 모든 적극적인 요소들을 동원하여,중화민족의 부흥을 위해 새로운 역량을 증가시킨다.개혁의 정신으로 당 건설을 추진해 당에 새로운 활력을 불어넣는다. (3)소강사회를 전면적으로 건설하는 데 따른 목표 21세기 20년간은 전략적으로 중요한 시기로 역량을 집중해 13억 인구에 혜택이 돌아가는 소강사회를 전면적으로 건설한다.경제구조를 개선하고 효율을 높이는 기초 위에서 2020년까지 국내총생산을 4배로 늘리고 종합적인 국력과 국제경쟁력을 증진시킨다.사회주의 민주를 더 완전하게 만들고,전 민족의 도덕·과학·문화 소질을 높이고,건강을 증진시키며,보다 완전한 국민교육·의료위생 체계를 만든다. (4)경제건설과 경제체제 개혁 정보화가 공업화를 이끌어나가고 공업화가 정보화를 촉진하는 새로운 공업화의 길을 걷는다.과학과 교육으로 국가를 부흥시키고 지속적으로 발전이 가능한 전략을 대대적으로 실시한다.농촌경제를 전면적으로 번영시키고 도시화 과정을 가속화한다. 서부 대개발을 적극 추진하며,경제제도를 완전하게 만들고,국유재산 관리체제 개혁을 심화한다.현대적인 시장체계를 완전하게 만들고,거시경제통제를 강화하고 분배제도 개혁을 심화하며,사회보장체계를 보완한다.외국 자본 유치와 중국 기업의 외국 투자와 수출을 장려하며,취업 기회를 늘려 인민생활을 끊임없이 개선한다. (5)정치건설과 정치체제개혁. 사회주의 민주제도를 견지하고 완전하게 만든다.사회주의 법제 건설을 강화하고,당의 영도 방식과 정치·행정 집행 방식을 개혁하고 완전하게 만든다.정책 결정체제를 개혁하고 완전하게 하며,행정관리체제 개혁을 심화한다.사법체제 개혁을 추진하며,간부인사제도 개혁을 심화한다.권력에 대한 제약과 감독을 강화하고,사회안정 유지에 노력한다. (6)문화건설과 문화체제 개혁 선진문화의 전진방향을 확실하게 장악해 인민의 정신세계를 부단히 풍부하게 만든다.공산주의 사상으로 사회주의 문화건설을 이끌어 사회주의 문화의 흡인력과 감화력을 부단히 증진시킨다.민족정신을 널리 알리고 교육하며,사상·도덕 건설을 강화한다.교육과 과학사업을 크게 발전시켜 나가고,문화 산업과 사업을 적극 발전시키며 문화체제 개혁을 계속 심화해 나간다. (7)국방과 군대 건설 굳건한 국방의 확립은 현대화 건설의 전략적 임무이며 국가 안보와 통일과 소강사회를 건설하는 데 중요한 보증이다.경제건설의 기초 위에서 국방과 군대 현대화를 추진한다.군은 정치적으로 합격이고,군사적으로 단호하며,기풍이 좋고 기율이 엄해야 한다.사상과 정치 건설을 군대 건설의 최우선 순위로 삼는다.적극 방어의 군사 전략방침을 관철하고 하이테크 조건하에서의 방위작전 능력을 높인다. (8)‘한나라 두 체제(一國兩制)'와 조국의 완전한 통일 실현 중국과 타이완(臺灣)이 1개 국가라는 한나라 두 체제 원칙하에 일부 정치적인 논쟁들을 잠시 제쳐두고 조속히 양안간 대화와 협상을 재개할 것을 타이완측에 촉구한다.우리는 평화통일을 원하고 있으나 무력사용을 포기하겠다는 약속을 절대로 하지 않겠다.중국 인민은 어떤 자가 어떤 방식으로도 중국에서 타이완을 따로 떼어나가는 것을 용납하지 않을 것이다.타이완 문제는 무기한 연기해나갈 수가 없다. (9)국제정세와 외교 공정하고 합리적인 국제 정치·경제 질서가 확립돼야 하며,국제정세가 어떻게 바뀌어도 우리는 시종일관 독립 자주의 외교정책을 실시해나갈 것이다.중국 외교는 세계 평화를 촉진하고 공동 발전을 모색하며,각국 인민과 함께 세계 평화와 발전의 숭고한 사업을 추진해나갈 것이다.모든 형식의 테러주의를 반대하고,국제 협력을 강화해 테러를 막고 척결하고,테러주의 탄생의 근원을 제거해야 한다. (10)당 건설 강화와 개선 ‘3개 대표' 중요 사상을 깊이 학습하고 관철시켜 전체 당의 마르크스주의 이론 수준을 높인다.또 당의 정치·행정력 건설을 강화하고 당의 영도 수준을 높인다.민주 기초 위의 집중과 집중지도 하의 민주를 서로 결합시킨 제도인 ‘민주집중제'를 견지함으로써 당의 활력과 단결을 증진시키고,지도 간부의 소질을 높여 활기 넘치고 유능한 지도층을 형성한다.기층 당건설 공작을 잘 실천해 당의 계급기초를 증강시키고 당의 대중 기초를 확대해나간다.당기풍 건설을 강화,개선하고 부패와의 투쟁을 깊이 있게 벌여나간다.
  • 책꽂이/ 된장을 연주하는 여자 外

    ◆된장을 연주하는 여자(도완녀 지음,해냄 펴냄)-늦사랑에 빠져 꼬박 9년을 강원도 정선 된장마을에서 스님인 남편과 함께 사는 저자의 에세이.2700개가 넘는 된장 항아리에 담을 만큼 수많은 된장을 담그는 된장공장 일꾼,끊임없이 연주하지 않으면 음감을 잃고마는 첼리스트로서 살아가는 저자의 하루가 길고도 풍요롭다.8500원. ◆공산당선언(카를 마르크스·프리드리히 엥겔스 지음,이진우 옮김,책세상펴냄)-‘공산당선언’은 마르크스를 역사상 가장 영향력 있는 사상가로 만든 문건이자 마르크스 사상의 결정체다.그것은 이데올로기와 철학적 성찰이라는 이중의 성격을 지닌다.마르크스주의가 현실 사회주의로 발전하면서 ‘공산당선언’은 이데올로기로 절대화했지만 사회주의 붕괴와 더불어 조소의 대상으로 전락했다.이 책은 마르크스와 엥겔스가 공산주의자 동맹을 위한 강령으로 함께 집필한 ‘공산당선언’과,그것을 쓰기 전에 엥겔스가 강령 초안으로 집필한 ‘공산주의 원칙’을 번역한 것이다.5900원. ◆침묵하는 소수(시오노 나나미 지음,이현진 옮김,한길사 펴냄)-다수가 곧정의이자 대세인 시대,주류가 곧 만사 오케이로 통용되는 시대는 얼마나 숨막히는가.이제는 소수의 창의성과 비주류의 혁신적인 발언을 더 의미있게 받아들여야 한다.그것은 다양성의 공존,건강한 다층적 비주류가 많은 시대를 실현하고자 하는 우리의 의지이기도 하다.이 에세이집은 저자의 당당한 자기선언이다. 그러나 무작정 소수를 지향하지 않는다.주제넘은 메이저 지향과 곰팡내 나는 마이너리티 지향은 결국 동근이화(同根異花)라는 것.상식을 파괴하는 이성의 도전,이것이 바로 침묵하는 소수를 관통하는 정신이다.1만 2000원. ◆살바도르 달리(살바도르 달리 지음,이은진 옮김,이마고 펴냄)-도발과 기행으로 점철된 삶을 산 초현실주의 화가 살바도르 달리의 자서전.달리는 많은 시간을 미국에 체류하면서 ‘잡다한’방면에서 독창성을 발휘했다.이 점은 유럽 미술사가들의 비판의 대상이 됐다.비판의 골자는 달리가 미국식 자본주의적 예술행태에 매몰돼 예술성을 달러와 바꿨다는 것이다.스페인 사람 특유의 과장을 섞어가며이야기를 풀어가는 글솜씨와 자신감을 넘어 오만하기까지한 문체가 단숨에 읽어나가게 만든다.1만 5000원. ◆방콕 이야기(전대완 지음,실천문학사 펴냄)-현직 외교관이 본 방콕·방콕사람들.태국이 겉으로는 구질구질한 거리,숨막히게 겹쳐 흐르는 교통,홍등가가 전부로 비쳐질지 모르지만 시간을 갖고 보면 사회 저변에 흐르는 역량을 깨닫고 놀라게 된다고 말한다.정신적 지주 구실을 해내는 왕가에 대한 충성심,외세의 바람이 거세게 불어도 흔들림 없이 지켜온 정신과 문화,친절과 양보의 마음이 승화해 나오는 미소와 인내,내생을 기약하는 생활철학과 신앙등이 바로 태국의 힘이라고 강조한다.8000원. ◆연애처럼 달콤하게 전쟁처럼 치열하게(홍은옥 지음,선미디어 펴냄)-아동용 토털 캐릭터로 인테리어 시장을 이끄는 저자의 두번째 수필집.경쾌한 톤의 글을 실었다.8000원. ◆내 돈은 내가 번다(베른드 니쿠엣 지음,유혜자 옮김,휴머니스트 펴냄)-알기 쉽게 풀이한 청소년 경제교양서.요슈타인 가이더의 ‘소피의 세계’가 청소년을 주인공으로 등장시켜 우주의 본질과 인생에 대한 철학적 의문을 풀어준 책이라면,이 책은 소설의 형식을 빌려 정글과 같은 증권시장을 탐험한다.1만 5000원. ◆조직의 성쇠(사카이야 다이치 지음,김순호 옮김,위즈덤하우스 펴냄)- 장기불황에 허덕이는 일본은 좀처럼 침체의 늪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1990년대 ‘잃어버린 10년’에 이어 ‘잃어버릴 10년’이 다가오고 있다는 소리도 나온다.일본 장기불황의 원인은 곧 조직이 문제다.‘지식가치혁명’등의 책을 발표한 저자는,21세기 지식창조 사회는 오케스트라형 조직이 아닌 재즈밴드형 조직을 원한다고 말한다.1만 3000원.
  • 오피니언 중계석/ 전병재 연대교수 ‘공동체와 결사체’ 논문 요약-비판적 합리성의 ‘결사체’ 사회로

    어느 시대나 당대의 사회문제를 비판적으로 보고,더 살기 좋은 사회를 만드는 수단을 공동체란 이름으로 제시한다.기독교적 도덕 공동체나 유토피아론,마르크스의 공산주의론 등이 그 예.하지만 이론적으로 공동체란,페르디난트 퇴니스가 주창하는 게마인샤프트처럼 자연적이고 정서적으로 결속된 집단을 뜻한다.공동체로 돌아가자고 할 때의 인위적인 공동체와 이러한 공동체의 개념 사이에는 괴리가 생기는 것.이에 주목해 공동체론을 다시 정립하고,새로운 형태의 결사체로 나아가야 한다고 주장하는 논문이 나왔다.공동체·이익사회의 이분법을 깨고 공동체·조직체·결사체의 삼분(三分) 모델에 입각,비판적 합리성이 중심이 되는 결사체가 사회의 핵이 돼야 한다는 주장이다.전병재 연세대 사회학과 교수가 한국이론사회학회의 기관지인 ‘사회와 이론’ 창간호에 발표한 논문 ‘공동체와 결사체’를 요약한다. 공동체를 말할 때 흔히 쓰는 이론은 퇴니스의 게마인샤프트와 게젤샤프트.전자는 가족 같은 사적인 생활집단,후자는 회사로 대표되는 공적이고 수단합리적인 집단을 뜻한다.퇴니스는 인류 역사를 게마인샤프트에서 게젤샤프트로의 발전으로 본다.중세 봉건제는 게마인샤프트의 연장이고,현대 자본주의 사회는 게젤샤프트적인 사회라는 것. 하지만 이런 이분법적 분석틀로는 이상사회론에 접근할 수 없다.기독교적 공동체나 플라톤·무어가 주장한 유토피아 등 보통 ‘공동체로 돌아가자.’고 할 때의 공동체는 가치지향적인 성격을 지닌다.옳은 삶을 강조하거나 제도적 장치에 의해 인위적으로 다스리는 이런 이념적 공동체는,가족처럼 자연스러운 공동체를 지칭하는 퇴니스 식의 이분법적 공동체론과는 거리가 있다. 미래사회에 대한 새로운 해법을 위해 공동체·조직체·결사체의 삼분법 모델을 제시해 보고자 한다.공동체는 개인이 숙명적으로 그 속에 태어나는 집단이다.조직체는 어떤 목적을 위해 인위적으로 결성한 집단이다.구성원들의 관계는 역할 관계고 주로 수단합리성에 의해 지배된다.가족이 전자의 대표적인 경우라면 군대·회사는 후자에 속한다. 반면 결사체는 인위적으로 만들지만 비판적 합리성이 강조된다는 점에서 다르다.목적 그 자체의 타당성을 문제삼고 자발적 참여를 존중한다.부처나 예수의 가르침을 배우기 위해 자발적으로 결성된 학습 집단이 대표적인 예. 그렇다면 바람직한 미래사회를 위해 이 삼분법 모델이 어떤 의미를 가질 수 있을까.우선 사람답게 살 수 있는 자유가 보장된 사회를 바람직한 사회로 보고 논의를 시작할까 한다. 사람이 사람답게 살기 위해 필수적인 것은 생존적 조건이다.자본주의 사회는 우리에게 물질적 풍요를 안겨주었다는 점에서 높이 평가돼야 마땅하다.하지만 현대사회는 물질적 가치를 지나치게 강조한 나머지 인간적 가치를 이에 종속시켰다.가족과 이웃 공동체뿐 아니라 정치와 종교,문화와 교육 등도 경제논리에 편입시켰다.특히 세계화 과정에서 초국적 기업들은 자본의 논리를 가속화하고 있다. 현대사회의 이러한 비인간화 문제를 극복하기 위해 공동체론이 거론되지만,인류 역사에서 공동체가 위주가 되는 사회는 이미 충분히 경험했다.뿐만 아니라 중동사태에서도 볼 수 있듯이 공동체는 배타성과 복고성이라는 문제를 안고 있다.그렇기 때문에 미래는 결사체가 중심이 되는 사회로 나아가야 한다.인간 각자에게 선한 삶을 살 자유가 보장되려면,경제논리에 종속된 정치와 교육이 제자리를 찾아야 한다.자기 자신과,자신의 연장선 상에 있는 우리의 삶에 대한 비판정신이 살아 있는 결사체의 강화만이 이 둘을 바로 서게 할 수 있는 것이다. 현대사회의 대학은 경제적 가치에 압도돼 숨조차 제대로 못 쉬고 있다.경제적 부가가치 창출을 목적으로 하는 전공들은 전문학교로 편입시키고,대학에서는 진리와 자유를 지향하는 참공부가 이루어질 수 있도록 일대 혁명을 일으킬 필요가 있다. 이러한 결사체만이 한 사회를 살기 좋은 사회로 만드는 것은 아니다.놀이위주의 공동체,일 위주의 조직체도 조화롭게 공존해야 바람직한 사회라 할 수 있다. 정리 김소연기자 purple@
  • [씨줄날줄] 유태인과 문학

    올 노벨 문학상 수상자인 헝가리의 케르테스 임레는 1944년 15세에 나치의 아우슈비츠와 부헨발트 강제수용소에 끌려갔다 살아난 유태인이다.숫자가 엄청 과장됐느니 하는 뒷말이 끊이지 않긴 하지만,나치의 유태인 절멸 정책으로 중부 유럽에 살던 950만명의 유태인 중 600만명이 강제수용소에서 죽었다고 한다.케르테스보다 한 해 먼저 루마니아에서 출생했던 미국 작가 엘리 위젤도 케르테스와 같은 해 역시 아우슈비츠와 부헨발트에 수용된 뒤 생존,1986년 노벨상을 받았다. 위젤은 억압받는 소수 계층을 위한 활동으로 평화상을 받았으나,그의 책을 통해 홀로코스트의 비극과 그 앞에 선 인간의 실존 의미가 세계의 많은 독자들에게 전달되고 있다. 신의 숨은 뜻을 묻지 않을 수 없을 성싶게 유난한 역사의 핍박,인간의 상황을 누구보다도 초인간적 스케일로 해석해내는 유별난 정신력의 유태인에게 글이나 문학은 삶의 공구로서 커다란 쓸모가 있었을 것이다.유대교 및 기독교 성서 지은이들의 후예,예수와 마르크스와 프로이트의 동족인 유태인들은 세계 현대문학 형성에 필수적인 요소를 제공했다.귀족적으로 유태 색채와는 거리가 멀 것 같은 마르셀 프루스트는 반 유태인이었고,프란츠 카프카는 많은 사람들의 짐작대로 유태계다. 2000년 넘게 조국이 없던 유태인들은 1880년대부터 유럽에서 미국 이주를 시작,1939년에 벌써 미국을 유태인 제1 거주지로 만들었다.이스라엘 건국 이후에도 이 위치는 변동이 없었으며,미국 문학에서 유태인 작가가 차지하는 비중은,미 정치·경제·언론·쇼 비즈니스계에서의 유태인 영향력에 뒤지지 않는다. 아이작 싱어와 솔 벨로는 이미 노벨 문학상을 받았다.유태인 중산층 이야기지만 비 유태계인 존 업다이크의 ‘래비트’와 미국 중산층의 전형을 다투는 ‘주커먼’ 연작의 필립 로스는 올해도 역시 노벨상 후보 리스트의 선두에 올랐었다. 미국에서 한 세대 가까이 가장 신비로운 작가로 남아있는 J.D.샐리저,반대로 브로드웨이 성공 극작가의 대명사인 닐 사이먼도 유태계다.안정된 삶의 바탕이 취약한 유태인들은 문학의 혈맥 중의 하나인 풍속에서는 다른 민족에게 뒤질지 모르지만 이야깃거리를 관념으로 입체화하는 능력은 체질적으로 탁월할 것이다.무엇보다 그들은 기억해야만 할 것들이 많은 민족이다. 김재영 논설위원 kjykjy@
  • 11일 개봉 ‘비밀’-아내의 영혼이 딸의 몸속에 있다면…

    아내의 영혼이 딸의 몸에 들어갔다? 하지만 이상한 상상은 금물.선정적인 문구를 전면에 내세운 일본영화 ‘비밀’(11일 개봉)은 전혀 야하지 않은 영화다.그렇다고 이루어질 수 없는 가슴 아픈 사랑 이야기에 초점을 맞춘 것도 아니다. ‘비밀’의 외양은 전형적인 일본 코믹영화의 품새를 지녔다.아빠와 딸이 겪는 난처한 상황을 디테일하게 잡아내면서 웃음을 만들어내는 것.하지만 이 영화에서 가장 흥미로운 부분은 외모와 생활환경이 변했을 때 인간이 어떻게 달라지는지에 대한 관찰이다. 평범한 가장 헤이스케(고바야시 가오루)의 아내 나오코(기시모토 가요코)와 딸 모나미(히로스케 료코)가 버스 추락사고를 당한다.아내가 숨을 거두는 순간 그녀의 영혼이 딸의 몸으로 옮겨간다.남편은 몇마디 대화로 모나미가 아내임을 안다.이제 이들의 삶은 어떻게 변할까.과연 나오코는 헤이스케의 아내로 남을 수 있을까. 이 질문은 유심론과 유물론의 고전적인 논쟁과 맞닿아 있다.인간의 정신이 먼저일까,몸이나 환경이 우선일까.정신은 나오코지만 몸과 환경은모나미인 인간이 어떤 길을 선택할지,이 어려운 문제를 영화는 다양한 상황에 놓고 풀어간다. 이런 점에서 영화는 스파이스 존스 감독의 ‘존 말코비치 되기’와 닮았다.‘존…’의 주인공들은 존 말코비치의 뇌 속으로 들어가 그의 육체로 세상을 보면서 완전히 다른 사람으로 변한다.마찬가지로 ‘비밀’의 나오코도 모나미의 몸으로 살아가면서 결국 다른 인간이 된다. 다시 여고생으로 돌아가 열심히 공부해 의대생이 되고,이어 요트부에 들어가 젊음을 만끽하는 나오코.남편은 그런 아내의 모습에 질투를 느끼고,걸려오는 남자친구 전화에 안절부절 못한다.아내의 남자친구에게 “우린 외계인이다.”라며 훼방을 놓기도 한다.영화의 웃음은 이 남편의 각종 해프닝에서 비롯된다.하지만 헤이스케는 결국 나오코의 새로운 삶을 존중한다. 영화는 관념론자들이 껍질에 불과하다고 믿는 인간의 육체와 환경이,얼마나 정신과 활동에 많은 영향을 미칠 수 있는지를 보여준다.의도하든 하지 않았든 “사회적 존재가 의식을 결정한다.”는 마르크스주의적 유물론을 충실히 따르는 것. 원작은 1998년 일본의 동명 베스트셀러 소설이다.부인과 딸 역을 능청맞게 소화한 ‘철도원’의 배우 히로스케 료코의 연기도 주요 감상포인트. 인간의 정신과 육체라는 어려운 문제에 굳이 신경쓰지 않더라도,적당한 웃음과 감동이 가슴을 따뜻하게 하는 영화다. 김소연기자 purple@
  • [열린세상] 北 일국양제 수용의 조건

    북한당국이 신의주를 특별행정구로 지정하고 초대장관에 네덜란드 국적의 화교자본가 양빈(楊斌)을 임명함으로써 개방 의지를 서방세계에 확인했다.이는 북한 최고지도자의 결단에 따른 것이다.이 과정에서 신의주 특구에 무비자입국이 늦어지는 등 혼선이 초래되고 있다.법적·제도적 정비를 하지 못한 상황에서 화교자본가 한 사람이 투자유치를 위해 동분서주하고 있는 형국이다.더욱이 양빈은 중국당국에 의해 탈세 등의 혐의로 체포돼 신의주 특구의 앞날에 대한 걱정을 확산시키고 있다. 일단 양빈의 문제가 원만하게 끝나더라도 신의주 특구가 성공하기 위해서는 생각할 대목이 적지 않다.무엇보다 신의주 특구가 ‘큰 국가 안에 작은 국가’로서 외자유치를 통한 개발촉진 창구 역할을 하기 위해서는 ‘일국양제’를 수용하는 사상이론적 조정을 포함한 법적·제도적 장치를 마련해야 한다.북한당국이 홍콩과 선전특구 및 상하이개발모델의 장점만을 결합하여 신의주 특구를 선포했다고 외국 투자가 이뤄지는 것은 아니다. 따라서 북한당국은 전통적으로 고수해왔던 ‘유일사상체계인 주체사상과 김일성-김정일 유일지도체제(유일체제)’를 수정하여 ‘일국양제’를 수용하는 과정에서 생기는 논리적 모순관계를 해결하는 것이 시급하다.사회주의국가는 마르크스-레닌주의를 그 나라 실정에 맞게 적용하여 사회주의·공산주의 혁명과 건설을 추진하는 목적지향성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이념과 현실사이에 괴리가 생기면 혼란을 겪을 수밖에 없다.북한은 내부적으로 하나의 ‘사회정치적 생명체론’에 따라 유일체제를 운영하면서 신의주 특구에서만 자본주의 시장경제를 수용한다고 하면서 외국인 양빈에게 국방·외교사업을 제외한 자치권을 부여하는 것은 논리적 모순이다. 북한은 1992년 1월3일에 발표한 김정일의 담화인 ‘사회주의건설의 력사적 교훈과 우리 당의 총로선’을 통해 집단주의 원리에 입각한 사회인 북한에서 다원주의를 수용할 수 없다는 입장을 밝힌 바 있다.김정일은 담화를 통해서 다원주의가 표방하는 사상에서의 ‘자유화’,정치에서의 ‘다당제’,소유에서의 ‘다양화'는 개인주의와 자유주의에 기초한 생존경쟁이 지배하는 자본주의 정치방식이기 때문에 북한에서 이를 수용할 수 없다는 입장을 분명히 한 바 있다.이같이 그동안 북한 당국이 사회주의 생산양식과 자본주의 생산양식이 양립 불가능하다는 논리를 펴왔기 때문에 신의주 특구 지정을 계기로 사회주의 생명체 내에 혈액형이 다른 자본주의 생명체가 자라고 있는데 대해 북한 주민들은 인식의 혼란을 느낄 것이다. 중국의 일국양제 논리는 자본주의체제인 홍콩,마카오 환수와 나아가 대만과의 통일을 염두에 두고 이들 지역의 기존 체제를 유지하면서 ‘사회주의 시장경제’를 추진하기 위한 것이다.중국은 사상해방·실사구시라는 사상이론적 조정을 통해 사회주의 초급단계론을 제시하고 사회주의 시장경제 노선을 당의 공식 노선으로 채택하고 개혁·개방을 가속화했다.중국은 ‘한개 중심(경제발전) 두개 기본점(개혁·개방과 4항 견지)’ 이론에 따라 사회주의 초급단계에서는 경제발전을 위해 개혁·개방을 통한 시장경제를 과감히 수용하되 마르크스-레닌주의와 모택동사상 견지,프롤레타리아독재 견지,사회주의노선 견지,공산당의 영도성 견지 등 4항 견지를 통해서 정치적 혼란을 막고자 했다. 그러나 북한은 사상이론적 조정없이 북한 본토는 사회주의체제로 유지하면서 신의주 특구를 자본주의 세계경제에 개방하고 이를 통해 외자를 유치함으로써 개발을 촉진하겠다는 환상을 가지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내부 개혁없이 신의주의 단순한 개방만으로는 성과를 거두기 어렵다.중국이 대외 개방을 성공적으로 추진하고 있는 것은 내부 개혁이 이를 뒷받침해왔기 때문이다. 북한 당국은 사회주의와 자본주의가 상호배타적인 생산양식이라고 생각할 것이 아니라 자본주의 시장경제의 진보적 역할을 인정하고 이를 적극적으로 수용해야 할 것이다.다시말해 북한은 사회주의권이 붕괴된 이상 자본주의 세계경제로 공세적인 편입이 불가피하다는 논리를 정립하고 세기전환을 정책전환의 계기로 삼아 개혁·개방을 가속화해야 할 것이다. 고유환 동국대교수·북한학 본사 명예논설위원
  • 책꽂이/ 천재부부들의 빛과 그림자 外

    ◆천재부부들의 빛과 그림자(울라 푀ㄹ징 지음,유영미 옮김,지호 펴냄) = 셰익스피어는 비슷한 인격과 사회적으로 비슷한 상황에 있는 사람들끼리 결혼하는 것이 가장 이상적이라며 이를 “같은 영혼끼리의 결합”이라 찬양했다.가정과 학문이란 두 토끼를 잡아야 하는 학자커플의 경우에 특히 잘 들어맞는 말이다.이 책은 당대의 시선을 한 몸에 받았던 유명 학자부부들의 삶과 사랑,야심에 관한 이야기다.아내를 위해 기꺼이 ‘하우스 허즈번드’가 된 결정학자 토머스 론즈데일,짧았지만 완벽한 공동체를 이뤘던 인류학자 마거릿 미드와 그레고리 베이트슨 등의 삶을 소개한다.1만 2000원. ◆보이는 어둠(윌리엄 스타이런 지음,임옥희 옮김,문학동네 펴냄) = 영화 ‘소피의 선택’ 원작자로 알려진 저자가 경험한 우울증에 대한 보고서.극심한 우울증을 겪게 되면서 통과하게 된 숱한 감정의 터널과 그것을 극복하기까지의 과정을 담담하게 그렸다.“절망을 넘어선 절망이자 언어 너머에 있는 어둠”을 바로 보게 되기까지의 체험이 고스란히 녹아 있다.6800원.◆버터플라이 마케팅(조앤 파주넨 등 지음,이수옥 옮김) = 어떻게 뜨내기 나비고객(butterfly customer)을 모나크 나비와 같은 고정고객으로 만들 수 있을까.모나크 나비는 다른 샛길을 다니다가도 반드시 원래의 길로 되돌아오는 나비이다.서비스 전문가인 저자는 움직이는 고객을 사로잡기 위한 신개념 마케팅 기법을 소개한다.그 핵심은 지속적인 믿음을 보여주는 것이다.1만2000원. ◆열정과 몰입의 방법(케네스 토마스 지음,장재윤·구자숙 옮김,지식공작소펴냄) = 오늘날 자본주의 기업에서 진정한 노동동기는 외적 보상이 아니라 내적 보상에 의해 촉발된다.내적 동기가 충만한 기업은 살아남고 그렇지 않은 기업은 도태된다.‘갈등관리’ 전문가인 저자는 인간의 감정을 경영학 영역으로 끌어들여 내적 동기를 끌어낼 수 있는 방법론을 제시한다.1만원. ◆그리스·로마신화의 이면과 저면(김우진·조병준 지음,만남 펴냄) = 그리스·로마신화에서 제우스는 왜 바람둥이로 묘사돼 있을까.대지의 여신 가이아는 왜 남편 우라노스의 살해를 아들 크로노스에게지시했으며,살해부위는 왜 성기일까.그리스·로마신화는 문학적 허구의 형태를 빌려 인간사의 숨겨진 진실을 암시적으로 전달한다.9000원. ◆데리다와 역사의 종말(스튜어트 심 지음,조현진 옮김,이제이북스 펴냄) = 미국의 정치이론가인 프랜시스 후쿠야마는 ‘역사의 종말과 마지막 인간’에서 공산주의의 몰락과 자유 시장경제가 ‘역사의 종말’을 가져왔다는 주장을 펼쳐 엄청난 파문을 일으켰다.그에 대한 주요한 비평가인 프랑스 사상가 자크 데리다는 ‘마르크스의 유령들’에서 ‘역사의 종말’ 개념을 이데올로기적 사기라고 규정하는 등 해체론적 관점에서 분석한다.5500원. ◆마지막 기회(더글러스 애덤스 등 지음,최용준 옮김,해나무 펴냄) = 멸종위기에 처한 희귀생물들의 모습을 담은 탐사기.마다가스카르 섬에만 사는 마다가스카르손가락원숭이(일명 아이아이원숭이),인도네시아 코모도섬에 서식하는 코모도왕도마뱀,자이르(현 콩고민주공화국)에 남아 있는 북부흰코뿔소 등이 시선을 끈다.저자는 오늘날 하루 평균 130종의 생물이 사라지고 있다는말로 생태계 위기의 실상을 전한다.1만 2800원.
  • 진보지식인들 맑스코뮤날레 창립 선언

    김윤수(창작과비평사 대표) 민족예술인총연합 이사장을 비롯한 진보적 지식인들이 칼 마르크스를 주제로 하는 학술문화 대회를 정기적으로 개최하고자 가칭 ‘맑스코뮤날레(비엔날레)’조직위원회를 결성하기로 했다. 조직위 준비모임은 25일 발표한 결성취지문에서 “사회주의가 종말을 고한뒤 자본은 이제 소수에게는 미증유의 부를,대다수 인민에게는 절대적인 궁핍을 떠안기면서 계급 모순을 전 지구적으로 확대,심화시키고 있다.”면서 “인류사의 진보를 위한 올바른 방향을 찾아냄으로써 이를 현실 변혁을 위한 실천적 무기로 전환하는 것은 물론 착취와 억압과 차별이 없는 사회적 관계를 창출하는 데 이바지하고자 한다.”고 밝혔다. 이를 위해 내년 5월1일 메이데이(노동절) 직전 3일동안 ‘맑스코뮤날레’를 개최하기로 했으며 이후로도 이 대회를 정례화할 계획이라고 공표했다. ‘맑스코뮤날레’조직위 결성식은 오는 28일 숭실대 사회복지관에서 열리며 김수행 서울대 경제연구소장(경제학부 교수)이 상임대표,김윤수 이사장과 김진균(서울대 사회학과 교수)신학철(서양화가) 염무웅(영남대 서양어문학부 교수) 오세철(연세대 경영학과 교수)씨 등 5명이 공동대표,김세균 서울대정치학과 교수가 집행위원장을 맡기로 했다. 조직위 준비모임은 학술·문화·현장실천가 200여명이 그동안 10여차례 만나 ‘맑스코뮤날레’조직을 논의해 왔으며 앞으로 참여자를 1000명까지 늘릴 계획이라고 밝혔다. 심재억기자 jeshim@
  • 이런책 어때요/ 진보와 보수의 영국사 - 3세기에 걸친 英 근현대사

    1707년 잉글랜드와 스코틀랜드의 통합으로 영제국이 성립된 시점부터 영국이 국민투표로 유럽공동체에 가입하기로 결정한 1975년까지 3세기에 걸친 영국 근현대사를 다뤘다.영국사를 보는 관점은 대체로 세 가지로 나뉜다.휘그(자유주의)적 관점,토리(보수주의)적 관점,마르크스주의(사회경제)적 관점이 그것이다.영국 리즈대 교수인 저자는 ‘진보와 지속’을 중심개념으로 삼는 휘그적 관점에 선다.마그나 카르타,명예혁명,1832년 선거법 개정 등을 근거로 삼아 영국사를 관용과 자유가 점진적으로 확대되어온 과정으로 파악한다.1만 5000원.
  • [밀레니엄] ‘경제, 거대한 사탄인가’ 弗 경제학자 지로와의 대담/노동생산 줄여야 공황 막는다

    신설되는 ‘밀레니엄’면에서는 국내외 정치·경제·과학기술 등의 큰 흐름과 그것이 우리에게 미칠 영향을 소개합니다.숨가쁘게 돌아가는 나날의 사건에서 벗어나 세계 사조(思潮)의 큰 줄기를 거시적으로 분석하는 미래지향적인 기획물을 싣습니다.새로운 현상을 분석하면서 변혁의 흐름을 제시하는 국내외 강연,외국의 기사·저서를 소개합니다.아울러 국내외 전문가들을 초빙,기획좌담 등을 통해 깊이있고 재미있는 읽을거리를 제공할 것입니다. 헤지펀드(환투기세력)의 공략,외환시장 붕괴,모라토리엄(지불유예),세계적금융위기,IMF(국제통화기금),뼈를 깎는 구조조정…. 21세기 문턱을 넘는 터널에서 인류는 통과의례를 톡톡히 치렀다.이제는 수요부족으로 인한 디플레이션 경고까지 나온다.이런 가운데 밀레니엄 대변혁기를 조망해보는 책이 나와 관심을 모으고 있다.‘경제,거대한 사탄인가?’(피에르 노엘 지로와의 대담,김교신 옮김,동문선). 작은 분량이지만 이 책은 지구 사회가 안고 있는 정치,경제,사회,문학과 사이버세계 등의 주제를 다루고 있다.철학박사이자 프랑스 언론인인 필리프 프티가 주요 이슈들에 대한 질문을 던지면,프랑스의 저명한 경제학자인 피에르 노엘 지로가 대답한다.필리프 프티는 프랑스의 지성들과 10여차례의 릴레이 대담을 하고 있다.책의 대담을 요약한다. 口오늘날 경제는 인간 행동의 ‘견본’이 됐다.만사가 경제로 설명된다는 ‘호모 에코노미쿠스(경제적 인간)’적 시각 또는 경제가 모든 책임을 져야 한다는 ‘경제 사탄론’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나?= 경제란 지나친 경의도,모욕도 받아 마땅치 않다.예컨대 노동시장이 시장원리대로 작동하면 각자는 전체 생산물 가운데 자신이 기여한 부분만큼을 요소소득으로 받는다는 경제학 개념이 있다.이는 ‘공정’과 관련된다.반면 ‘평등’은 정치적 개념이다.사람들은 평등을 공정으로 대체하면서 경제학과 정치학간의 불가피한 긴장을 피하려 한다. 口정부의 정책능력이 시장의 글로벌화로 인해 무력해졌다는 ‘금융시장의 독재’ 논란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나?= 영토간 자본이동을 통제할 수 있었던 60년대에 국가는 자유롭게 성장론적인 통화정책을 추진할 수 있었다.하지만 펀드매니저,기업 자금담당,은행들이 국경을 넘나들어 투자하게 되면서 환율은 시장에 따라 결정되고 국가가 정책을 펼 운신의 폭은 상당부분 상실됐다.인플레정책을 펴려면 자본이탈을 각오해야 한다.반대로 돈을 맡기는 이들의 입장은 강화됐다.높은 이율을 따라 옮겨다닐 수 있기 때문이다. 口‘저축자들의 독재’를 우려하는 시각도 있는데?= 과거엔 저축자들이 정부의 독재 아래 있었다고 반박하고 싶다.그것도 소액저축자들이 최대의 피해자였다.큰 손들은 언제든 스위스로 달아날 방법이 있었지만 중산층 저축자들은 약탈당해 왔다. 口투자자들의 최대수익 추구도 이젠 더이상 ‘시장경제 법칙’이 아닌 ‘카지노 법칙’에 따라 이뤄지는 것 같다.= 인정한다.투기는 집단적 현상이 됐다.자본시장이 완전 자유화로 가면서 환율과 이자율 등 모든 가격이 시장에서 결정되다보니 불확실성이 커졌고,위험을 헤지(회피)하기 위한 옵션들,2차 파생상품들이 봇물을 이뤘다.2차상품의 본질은 위험 헤지다.그러나 수요공급의 법칙에 따라 위험을 부담하려는 이들이 있어야만 거래가 이뤄진다.이른바 투기꾼들이다. 환율,이자율,주가,원자재 가격 등 무엇이든 투기적 거래가 가능하다.투기꾼들은 초고수익을 위해 거품을 부풀리는 위험한 도박을 마다하지 않는다.그들이 한탕 챙겨 떠나 버리면 거품이 꺼지고 시장이 출렁인다.글로벌화는 이런 메커니즘을 전세계로 확산시켰다. 口분데스방크(독일연방은행)의 총재는 2차상품들이 금융시장을 실물경제로부터 완전히 분리시켰다고 비난했는데.= 실물경제가 굴러가려면 어떤 형태로든 금융이 반드시 필요하다.금융시장의 불안정성이 싫다고 그걸 없앨 수는 없다.2차상품시장 참여자는 투기꾼만이 아니다.정부도 ‘복권사업’으로 참여한다.투기를 더 높은 투자수익을 노린 금융수단간 ‘옮겨타기’로 정의한다면 SICAV(프랑스 투자신탁회사)에 돈을 넣은 소액투자자들도 다 투기꾼이다.투자자금이 투기적 자산인 주식에 일부 투자되고 있기 때문이다.문제는 투기냐 아니냐가 아니라,어느 정도이냐에 있다. 口자본이 설비투자 등 실물경제로 흐르지 않고 더 높은 수익률을 좇아 위험한 금융수단 사이를 옮겨다니는 것은 문제 아닌가?= 투기가 심해지는 원인을 알아야 한다.지난 97년 아시아의 금융위기를 초래한 원인이 화폐와 주식시장을 공략한 투기꾼들이란 점을 부인할 수 없다.그러나 그 전에 증시와 부동산에는 이미 투기거품이 있었다.첫째,정부가 은행을 제대로 통제하지 못했기 때문이다.은행은 돈을 부동산,주식 등에 투자하는 기업에 빌려줬다.둘째,이런 나라들의 특징은 내부 분배가 매우 불공평했다는 점이다.투자처를 찾던 극소수의 부자들은 실물부문 투자수익률이 금융부문 수익률보다 훨씬 낮다는 걸 간파한다.소득불균등으로 인해 생산해봤자 수요가 낮기 때문이다.그러나 실물 뒷받침없이 늘어난 잉여자본은 거품붕괴와 함께 결국 터지고 마는 법이다.정부는 은행의 투기적 대출을 엄격히 감시하고 국내소비를 진작시켜 실물부문의 수익률을 높여야 한다. 口글로벌화에 관한 많은 비판 가운데 글로벌 기업이 국가간 불평등을 이용하고 있다는 얘기가 있다.불평등이 더 심화될 위험은없는가?= 경험에 따르면 선진국내에선 빈부격차가 심해져도 나라간 빈부격차는 오히려 줄어들었다.한국,타이완 등 신흥공업국이나 중국,인도,러시아,브라질 등은 빠르게 선진국을 따라 잡으려 한다.선진국내 빈부격차가 가속화된 것은 ‘경쟁률 높은 일자리’가 국제사회에 개방되면서,여기서 해고된 사람들이거센 국제경쟁의 외곽지대에 놓인 허드렛 일자리로 떨어지기 때문이다.한국등 ‘아시아의 용들’외에도 앞으로는 중국,러시아,인도 등 인구나 기반산업,저력 면에서 훨씬 위협적인 국가들이 선진국 따라잡기에 나설 것이다.선진국에서 경쟁률 높은 일자리의 파괴는 훨씬 가속화될 수 밖에 없고 이는 ‘중간계급의 축소’를 불러올 것이다.그렇게 되면 마르크스의 예언대로 전세계적 소비저하-자본과잉-공황의 연쇄고리가 또 한번 작동될 지도 모를 일이다. 口이런 재앙의 시나리오에서 중간계급을 구해내는 방법은 무엇인가?= 소비부족과 과잉생산은 동전의 앞뒷면이다.노동자에게 더 소비할 수단을 주거나 덜 일하게 해야 한다.나는 후자가 바람직스럽다고생각한다.‘돈대신 시간’이다.문화와 정치에 짬을 내줄 수 있기 때문이다. 口그렇다면 글로벌 경제에서 국가는 무력한가?= 그렇지 않다는 것이 최근의 결론이다.특히 분배의 형평에는 국가개입이 필요하다.다만 현실적인 한계를 인정하는 것을 잊지 말아야 한다.인플레 정책,세수(稅收)의 사용처를 정하는 예산상의 힘,공적 일자리의 창출,최저임금을 준조세로 보전하는 정책 등 정부는 많은 카드를 갖고 있다.다만 정책이란 갑에게서 빼앗아 을에게 주는 것이기 때문에 분쟁의 소지가 늘 뒤따른다.때문에 조심스럽게 접근해야 할 뿐이다. 손정숙기자 jssohn@ ■피에르 노엘 지로/ “미국주도의 세계화 반대 투명경영 신뢰회복 시급” 피에르 노엘 지로(Pierre Noel Giraud·53)는 미국 주도의 세계화에 반대하는 프랑스의 경제학자이다. 수재들만 입학한다는 명문 그랑제콜의 하나인 폴리테크니크를 졸업했고,현재는 그랑제콜인 파리 광산학교(Ecole des Mines)의 경제학 교수로 재직중이다.파리 9대학에서도 강의한다. 지로는 세계화와 금융문제를 주로 연구하는 세르나(Cerna·산업경제연구소) 소장직을 맡고 있다.그는 “불평등의 책임은 기술진보에 있지 않고 세계화에 있다.”며 세계화의 폐해를 지적한다. 세계화되면서 국민의식의 경제적인 토대가 사라졌다고 통탄한다. 지로는 9월초 프랑스 유력신문인 르몽드와의 인터뷰에서 “우리는 자본주의를 비난하기보다 빨리 찬양했다.”고 토로하면서도 현재 세계가 겪고 있는 경제위기가 근본적으로 1930년대와 다르다고 진단했다.미국 엔론사의 분식회계에서 드러났듯 투자자들은 이제 기업의 분식회계를 걱정하고 있다고 말해 경제위기의 원인이 신뢰상실에 있다고 지적했다. 앨런 그린스펀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 의장이 구사해온 금융 ‘마법’도 더이상 통하지 않아 기업 신뢰 상실에 따른 제2의 엔론사태가 계속된다는 얘기다.하지만 이런 위기는 금융시장에 내재돼 있던 것이며 전혀 새로운 현상은 아니라고 지적했다. 그는 “신뢰가 무너졌다는 충격 때문에 우리는 자본주의가 훨씬 불안정하다는 사실을 깨닫게 됐지만,불안정성은 자율적인 조정기능을 갖고 있다.”고 강조했다.현재의 위기에서 벗어날 수 있는 첫째 방안은 회사 경영진들의 속임수와 분식회계에 소액 주주들이 맞설 수 있는 제도가 마련돼야 한다는 것이다. 둘째 정보의 비대칭성에서 벗어나 정보를 투명하게 공유할 수 있는 방안이 마련돼야 한다.마지막으로 스톡옵션을 규제해야 한다. 문제는 국제금융시장이 그동안 눈부신 발전을 해왔지만 규제는 항상 이런 제도개혁보다 늦다는 것이라고 지로는 지적했다. 박정현기자 jhpark@
  • 오피니언 중계석/ 이종영·김재인씨 ‘들뢰즈 논쟁’-들뢰즈와 파시즘 그 진실은

    ‘20세기 형이상학의 완성자’‘철학자 중의 철학자’로 불리는 들뢰즈.그러나 그는 한편으로 “프랑스 철학의 현장에 국외자로 서 있었고”(장 자크르세클) “큰 사상의 주변에서 기묘한 자리를 차지하고 있다.”(드니 유이스망)는 평가도 받아왔다.이같은 상반된 평가는,무엇보다 독창적인 사유에도 불구하고 그의 저작이 매우 난삽해 읽어내기 힘들다는 데 기인한다.이런 맥락에서 들뢰즈의 철학은 그동안 여러 사조와 유행에 묻혀 자의적으로 해석돼 왔다. 최근 우리 지성계 일각을 달구는 ‘들뢰즈 논쟁’또한 그 연장선 위에 놓인다.‘진보평론’편집위원인 이종영씨가 계간지 ‘문학과 사회’58호에 ‘파시스트 들뢰즈와 가타리가 반(反)파시즘을 말하다’라는 글을 올리자 그 다음 호에 김재인(민예총 문예아카데미 강사)씨가 ‘파시즘과 비인간주의 사이에서 외면당하는 들뢰즈와 가타리’라는 제목으로 반론을 폈다.논쟁의 핵심을 짚어본다. 이씨는 들뢰즈와 가타리는 반(反)파시스트로서 자기의식을 갖고 있다고 해석한다.또 반대로 반 파시즘을 겉으로 내세우면서 은밀히 파시즘을 실천하는지도 모른다고 본다. 스피노자가 신의 이름으로 신을 부정했듯이,들뢰즈와 가타리는 ‘앙티 오이디푸스’와 ‘천 개의 고원’이라는 두 저작을 통해 그들의 파시즘을 드러내 보인다. 프로이트의 정신분석학은 흔히 들뢰즈 철학과 적대 관계에 있는 것으로 간주된다.들뢰즈와 가타리의 ‘이론적’ 파시즘은 그들의 프로이트 비판과 긴밀하게 연관되어 있다. 그 비판의 핵심은 오이디푸스 콤플렉스다.‘천 개의 고원’에서 프로이트를‘의식과잉의 백치’라고 규정한 그들은 오이디푸스 콤플렉스의 실재를 부정한다.오이디푸스 콤플렉스야말로 프로이트의 ‘괴테적 고전의 교양’이 창작해낸 허구라는 것이다. 그런가 하면 ‘앙티 오이디푸스’에서는 태도를 바꿔,오이디푸스는 존재하지만 무의식의 산물은 아니라는 주장을 편다.그들의 비판은 이론적 비판과 실천적 비판 사이에서 사뭇 동요하는 모습을 보인다. 한편 김씨는 ‘문학과 사회’ 편집진이 급진적인 반(反)들뢰즈의 ‘표상’으로서 이씨의 글을 실은 의도에 동의한다.그렇지만 이씨가 초보적인 문헌작업마저 무시한 채 억측과 선입견만으로 논지를 전개한 것은 무리라는 입장이다. 철학은 개념의 정확성을 생명으로 한다.들뢰즈와 가타리에 따르면 철학은 개념을 창조하는 일이다.그러나 정작 들뢰즈에게는 개념을 마구잡이로,정의없이 사용한다는 비난이 쏟아진다. 이에 대해 김씨는 들뢰즈는 언제나 개념을 철학적으로 명료하게 사용하는 철학자라고 응수한다.들뢰즈의 서술이 집약적이고 생략이 많아 친절하게 느껴지지 않을 뿐이라는 설명이다. 김씨에 따르면 파시즘 논의는 인간주의의 틀에 갇히면 출발조차 하기 어렵다.그런데 이씨의 글은 처음부터 끝까지 비(非)인간주의에 대한 증오로 가득차 있다고 비판한다. 들뢰즈와 가타리의 핵심 논점은 ‘주체성을 결여한,맹목적으로 욕망하는 기계들의 분출’로,이씨에 의하면 이것은 결국 파시즘을 의미한다.그러나 김씨는 이같은 내적 논리로는 그들의 파시즘을 입증할 수 없다고 주장한다. 파시즘 문제는 정치(精緻)하면서도 정치(政治)적인 논의를 요구한다. ‘욕망하는 기계들’이라는 표현은 원래 물질적 생산이라는 마르크스의 사상과 욕망과 무의식이라는 프로이트의 사상을 종합하고자 생겨난 개념이다. 한편 이씨는,김씨의 글에 재반론하는 성격의 글을 최근 인터넷에 올렸다.자신의 입장을 단편적으로 밝힌 이 글에서 그는 한국에서의 ‘이론적 우상숭배’는 상징적 질서의 구멍을 섣불리 메우려는 욕망에 근거해 성립한다고 지적한다. “공자·주자를 숭배하던 전통은 이제는 들뢰즈라는 우상을 만들어내는 데까지 이르렀다.문제는 논증적 질서에 익숙하지 못한 우리 학계의 풍토다.”라고 질타한다. 정리 김종면기자 jmkim@
  • 中 이념전쟁 불붙나

    (베이징 김규환특파원·김상연기자) 오는 11월8일로 예정된 중국공산당 16기 당대회를 앞두고 당내 보·혁,개혁·반개혁간 이념대결이 표면화되고 있다.그동안 좀처럼 수면 위로 드러나지 않던 이같은 당내 대립은 당 요직에 기업가를 영입하는 문제 등 장쩌민(江澤民) 주석이 추진하는 당개혁 방침에 대해 반대하는 목소리가 불거지면서 본격화·표면화될 조짐을 보이고 있다. 장쩌민 주석이 최근 중국공산당의 핵심조직인 중앙위원회에 사상 처음으로 유명 기업인들을 영입하려는 움직임까지 보이자,대표적 반체제 인사인 바오뚱이 장 주석을 강력 비난하는 글을 정치권에 돌린 것으로 밝혀져 파문이 일고 있다. 이같은 이념 대립은 16기 공산당 대회에서 장 주석의 권력이양 여부가 불투명한 가운데 불거졌다는 점에서 권력투쟁의 발로라는 지적도 있다.이 때문에 일각에서는 60년대 후반부터 10여년간 중국을 피로 물들였던 ‘문화혁명’이 연상된다는 성급한 전망까지 나오고 있다. ◇당 노선에 불만- 80년대 후반 급진 개혁개방주의자 자오쯔양(趙紫陽)의 최측근이었던 바오뚱은 최근 “중국공산당은 돈 많고 힘 있는 특권층들을 위한 당이 되어버렸다.”고 비난하는 15쪽 분량의 글을 작성해 일부 정치인과 외국 언론에 돌렸다고 아시안 월스트리트 저널이 28일 보도했다.바오뚱은 89년 톈안먼 광장 민주화시위 유혈진압에 반대한 혐의로 7년간 수감생활을 한 뒤 지금은 가택에 연금돼 있는 상태다. 중국 내 자유주의자들의 대변인격인 바오뚱은 “아직 중국 경제에서는 첨단산업보다는 전통산업이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다.”며 “만일 부자가 정치권력까지 갖게 된다면 누가 힘 없는 사람들을 대변할 것인가.”라고 주장했다. 특히 바오뚱은 최근 전국적으로 선전되고 있는 장 주석의 ‘3개 대표이론(당이 선진생산력과 선진문화,광대한 인민의 근본이익을 대변)’에 대해 “수천만 유랑 농민과 사양산업 실업자들이 현실적으로 선진생산력을 수행할 능력이 있겠느냐.”고 공격했다. 이밖에 당내 보수파들은 최근 장 주석이 자신의 3개 대표이론을 공산당 당장(黨章)에 삽입하려는 시도에 대해,노동자·농민을 주체로 하는 계급정당인 공산당이 변종 공산당으로 바뀌게 된다고 강력 반발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또 최근 인터넷에는 후진타오(胡錦濤) 부주석의 핵심지지자인 공산당 원로 송핑이 쓴 것으로 추정되는 편지 2통이 유포되고 있다.이 편지들은 장쩌민주석이 11월 16기 당대회에서 후진타오 국가 부주석에게 권력을 이양해야 한다는 논조를 담고 있다. ◇장쩌민식 개혁 강행- 11월 공산당 대회 개최를 앞두고 중국 관영 언론들을 중심으로 연일 장 주석의 이념선전 공세가 이어지고 있다.지난 26일 중국공산당 기관지인 인민일보(人民日報)는 “공산당은 중국 특색의 사회주의 이론과 ‘3개대표 이론’의 중요사상을 끊임없이 학습함으로써 우수한 성적으로 16차 당대회를 맞자.”며 이념 선전에 앞장섰다.특히 28일에는 마르크스·레닌주의와 마오쩌둥(毛澤東)사상,덩샤오핑(鄧小平)이론과 일맥상통하는 ‘장쩌민,중국적 특색이 있는 사회주의를 논한다.’란 장 주석의 저서가 출판됐다고 대대적으로 홍보했다.이 저서는 장 주석이 89년 6월부터 2002년 6월까지 13년동안집권하면서 발표한 정치·외교·군사·경제·문화분야의 보고·연설·문장·서신 등 370여편의 중요문건을 한 데 모아 엮은 책이다. 중국공산당의 이같은 이념선전 공세는 장 주석의 3개 대표이론을 널리 선전·홍보함으로써 이번 당대회에서 당장에 삽입하려는 의도를 깔고 있다는 게 대체적인 관측이다.이와 관련,일각에서는 장 주석에 대한 우상화 작업이 본격 시작된 게 아니냐는 분석까지 나오고 있다.실제 관영 신화(新華)통신은 27일 “장 주석의 이번 저서 출판은 장 주석이 마오쩌둥이나 덩샤오핑과 같은 반열에 오르는 것을 의미한다.”고 밝혔다. ◇반대파 열세- 반대파들이 장 주석에 대한 비판 수위를 높이고 있지만,‘민간기업가의 공산당 영입’ 등 개혁조치와 3개 대표이론을 좌절시키지는 못할 것이란 게 중국 현지의 지배적인 분석이다.실제 장 주석에 대한 비판을 제기하고 있는 급진자유주의자와 보수주의자들은 공산당 내에서 소수파로 전락해 있는 상황이다. 그러나 이들이 가끔씩 밝히는 메시지가 근로자와 농민들에게 적지않은 반향을 미쳐왔다는 점을 들어 상황이 간단치 않게 전개될 것이란 지적도 있다.이 때문에 현재 중국 지도부가 바짝 긴장해 이들의 언행을 주시하고 있다는 외신보도가 잇따르고 있다. khkim@
  • 한국 대표지성의 사상과 삶 조명/김기호교수 ‘지식인 12명 이념분포’분석

    편가르기가 심한 우리 지식인 사회에서 어떤 사람을 진보 또는 보수로 규정짓는 것은 어쩌면 분열을 부추기는 위험한 일일 수도 있다.그러나 이념은 지식인에게 학자로서의 정체성을 받쳐준다는 점에서 그 이념 성향 분석은 우리 지식계의 이념적 현주소를 점검해 보는 의미를 지닌다. 연세대 김호기(사진·사회학) 교수가 한국 지식인들의 이념적 분포를 분석하는,매우 어려운 작업을 시도했다. 김 교수는 곧 출간될 책 ‘말,권력,지식인’(아르케)에서 한국의 대표적 지식인 12명의 이념적 성향을 진보와 중도,보수로 분류하고 이들의 사상과 삶을 조명했다. 한국 지식인의 이념적 분류는 지난해 ‘한국 현대사상의 흐름’이란 저서를 낸 일본 가나가와대학의 윤건차 교수에 이어 두번째.하지만 국내 학계와 멀리 떨어져 발언이 자유로운 윤 교수와 달리 국내 지식인들과 직간접적 관계를 맺고 있는 김 교수로서는 매우 조심스러운 시도를 한 셈이다.그는 “한국사회에서 이념적 분류의 위험성은 인정한다.”면서 “그러나 우리 지식계의이념적 현주소를 객관적으로 조망해 보자는 취지로 접근했다.”고 말했다.“사회학자로서 우리 지식사회를 체계적으로 정리하지 못했다는 부끄러움도 작용했다.”는 말도 덧붙였다. 그는 우선 한국의 진보주의를 대표하는 지식인으로 마르크스의 정치경제학에 인간주의 철학을 접목,진보주의에 생명을 불어넣으려는 신영복(성공회대경제학),진보와 민족주의를 접목한 강만길(상지대 총장·한국사),정통 마르크스주의 국가론과 다양한 신좌파 마르크스주의 국가론을 종합한 손호철(서강대 정치학),진보적 시민운동론을 체계화하는 데 심혈을 기울이는 조희연(성공회대 사회학) 교수를 들었다. 중도주의는 스펙트럼이 매우 넓은 점을 감안,자유주의 및 민주적 조합주의,케인스주의,신사회민주주의 등을 우리사회 중도주의를 대표하는 이념으로 보고 이런 이념에 가깝게 지적 활동을 벌여온 네명을 선정했다. 중산층에 의한 민주주의 개혁을 통해 좌·우파를 넘어서려는 한국식 ‘제3의 길’을 모색한 한상진(서울대 사회학),자유주의 전통에 이성주의를 결합시킨 ‘이성적 자유주의자’김우창(고려대 영문학),시장과 경제에 대한 정부 역할을 강조한 ‘미시적 케인스주의자’ 정운찬(서울대 총장·경제학),‘민주적 시장경제론’을 제창한 최장집(고려대 정치학) 교수를 꼽았다. 보수주의는 한국 지식사회의 주류 이념성향인데도 실제로 보수주의자임을 자처하는 이는 예상 외로 많지 않은 게 현실.이런 가운데 김호기 교수는 급격히 변화하는 사회에서 무게중심을 강조하는 송복(연세대 사회학),평등보다는 자유쪽에 확실하게 무게중심을 두는 ‘개방적 보수주의자’이상우(서강대 정치학),자본주의와 민주주의에 유교사상을 접목한 ‘철학적 보수주의자’함재봉(연세대 정치학),현실적 개혁을 모색하는 방법론으로서의 보수를 주장하는 통일문제전문가 이동복(명지대) 교수를 보수주의 학자로 분류했다. 김 교수는 이념적 분류와 함께 우리사회의 진보와 중도,보수주의가 안고 있는 딜레마와 과제를 지적했다. 먼저 진보주의의 경우 상당한 이론적 성취에도 불구하고 노동자계급의 정치세력화에 필요한 시민들의 실질적 지지를 이끌어내는 정치적 대안을제시하지 못한 점을 비판했다.또 정보화·세계화 등 세계사적 변화에 얼마나 설득력 있는 대안을 제시하느냐에 한국 진보주의의 미래가 달려 있다고 강조했다. 중도주의자들에겐 아직 진보와 보수의 전략을 평면적으로 절충하는 약점을 벗어나지 못한 점을 지적하고,자본 만능의 신자유주의가 지배하는 21세기에 어떤 대안을 제시할 수 있는지 묻는다. 보수주의에 대해서는 우리사회에서 보수주의가 과연 존재하는가에 대한 의문이 여전히 만만치 않게 제기되는 점을 상기시킨다.요컨대 보수주의자를 자처하는 함재봉 교수조차도 ‘보수세력 내지 보수정당은 존재해도 진정한 보수주의 철학은 부재하는 것이 한국 보수주의의 현주소’라고 주장한다는 것이다.김 교수는 한국의 보수주의는 무엇보다 정치철학으로서의 보수주의 이념을 적극 받아들이고,전통과 질서를 존중하면서 점진적 개혁을 모색해야 하는 과제를 안고 있다고 분석했다. 임창용기자 sdragon@
  • 조동일 서울대교수 세계문학사의 전개 출간 - 모순의 문학사에 ‘生克’ 처방

    동양철학의 골조를 이루는 ‘생극(生克)’이 편견과 부조화로 상처입은 세계문학사를 교정하는 데 유효한 지남철이 될 수 있을까. 최근 40여년의 연구실적을 망라해 역저 ‘세계문학사의 전개’를 펴낸 서울대 조동일 교수는 “생극론이야 말로 그동안 스스로 세계사의 주역이라고 믿어온 유럽 중심의 제1세계권과,이것을 대체할 유일 세력이라고 믿어온 사회주의 제2세계권이 기록해 온 오만한 문학사를 바로잡을 수 있는 가장 실천적인 대안”이라고 역설한다. ‘세계문학사의 전개’에서 펼친 그의 판별식으로 볼 때 제1세계권이 기술한 세계문학사는 ‘침략’과 ‘지배’라는 제국주의적 과오에서 자유롭지 못하다.또 제2세계권은 세계문학의 실체를 오로지 사회사적 관점에서만 이해하고 규명하려 해 스스로 마르크스주의의 한계를 넘지 못한 ‘불구’였다. 실제로 제1세계권의 세계문학사는 1960년대 프랑스에서 6권,70∼80년대 독일에서 25권이 나왔으나 유럽 중심의 편향된 시각에 발목 잡혀 진지한 학문적 성과물로서의 신뢰를 얻지 못했다. 제2세계권 역시‘경계’를 무너뜨리지 못했다.모두 10권으로 기획하고 80∼90년대에 걸쳐 편찬작업에 들어간 러시아판 세계문학사는 8권까지 펴낸 뒤 통치체제가 바뀌면서 그나마 중단되고 말았다. 결국 제1세계가 지배하고 제2세계가 비판한 ‘근대’는 이들 2대 세력간에 격렬한 충돌을 불러 일으켰으나 세계문학사의 모순을 해결하기는커녕 오히려 갈등과 모순을 노정시킨 과정이었다. 바로 이즈음 조 교수가 ‘세계문학사의 전개’에서 파열음을 내는 세계문학계에 ‘생극’이라는 처방전을 제시하고 나선 것.그는 제1∼3세계의 인류가 서로 다르지 않고 각기 이룬 문화와 이념이 대등해야 마땅하다면 문명의 화합을 위한 ‘어젠다’는 마땅히 갈등과 조화 속에서 상생의 결과를 지향하는‘생극’이어야 한다고 주장한다. 그의 생극적 세계문학사론은 조화로운 생성 과정을 이르는 ‘상생(相生)’과 모순을 투쟁으로 해결하는 과정인 ‘상극(相克)’은 결국 둘이 아니고 하나라는 명제에서 출발한다.이를 통해 제1세계 문학사의 골격이 된 헤겔의 관념변증법,제2세계 문학사 서술의 지침이 된 마르크스의 유물변증법이 맞닥뜨린 ‘막힘’을 뚫어낼 수 있다는 것이다. 사실 학문적으로 볼 때 제1·2세계 문학사는 양자간의 긴장과 대립을 이성적으로 포용하고 완화할 어떤 단초도 마련하지 못하고 있다.양자가 상극적으로 충돌하는 세계문학사론의 이같은 갈등구조에 조 교수는 ‘상생이 상극이고 상극이 상생이며,발전이 순환이고 순환이 발전’이라는 동양의 생극론적 해법을 적용한 것이다. 실제로 그는 자신의 저서에 유럽 중심부와 변방은 물론 동·동남 아시아와 남·북 아프리카까지 근대 세계문학사에 포함시켜 제3세계 문학사의 실체를 객관적으로 정당화했다.중세에서 근대로 이어지는 과도기에 ‘근대 이행기’라는 시대구분을 추가해 공동문어(共同文語)와 민족어문의 정체를 규명한 것도 문학적 약세를 세계문학의 범주로 흡인하려는 그의 노력으로 이해되는 대목이다. 제3세계 문학사의 정체성 확인은 물론 제4세계까지도 마땅히 세계문학사에 편입시켜야 한다고 믿는 조 교수는 “‘세계문학사의 전개’가 인류가 맞닥뜨린 문학사적위기를 극복하는 작은 힘이 되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심재억기자 jeshim@
  • ‘세계문학사의 전개’펴낸 서울대 조동일 교수 - “유럽중심 文學史 틀 깼다”

    “이제야 내가 오르고자 한 산의 정상에 다다랐다는 생각이다.더 이상 창작이라는 이름으로 새로운 연구는 시작하지 않겠다.” ‘한국문학통사’로 국문학 분야에서 독보적 지위를 구축한데 이어 지난 40여년의 연구를 망라한 필생의 역저인 ‘세계문학사의 전개’(지식산업사)를 새로 펴낸 서울대 조동일(63) 교수는 이렇게 말문을 열었다. 24일 인사동 한 음식점에서 자리를 같이 한 조 교수는 “우리 나라는 물론 세계에 내놔도 결코 부끄럽지 않은 성취를 이루겠다는 마음으로 이 책을 준비해 왔다.”며 “학자로 살아온 인생에 나름대로 큰 획을 그을 수 있는 책.”이라고 의미를 부여했다. 실제로 조 교수는 저서를 통해 “헤겔이 ‘아프리카인은 역사를 창조하지 못하고,아시아에서 시작된 인류역사는 유럽에서 비로소 발전했다.’”고 적시한 소위 유럽 제1세계권의 관점을 비판했다.그는 “그래서 아시아문학은 이른 시기의 것만 평가할 수 있다.”는 유럽인들의 편견을 반박하는 한편 마르크스주의의 과학적 세계관에 입각한 세계문학사를 내놓겠다고 했던 제2세계권에 대해서도 ‘실망스럽다.’며 용납하지 않았다. 그는 헤겔과 마르크스를 전면에 내세운 제1·제2세계권에서 그동안 의도적으로 무시해 온 제3세계 문학사를 이들과 동일선상에서 이해하려는 시각을 견지함으로서,인류가 서로 다르지 않고 각기 이룩한 문화와 이념 역시 대등한 의의를 가진다는 사실을 입증해 보였다. 그는 “그동안 각국에서 ‘세계문학사’라는 이름으로 적잖은 책들을 내놨지만 하나같이 세계 곳곳의 문학사를 아우르지 못했거나,유럽중심의 편향된 시각으로 서술해 제3세계의 문학적 성취와 가능성을 배제한 것이 사실”이라고 지적하고 “어떤 저서보다 방대하고 정확한 자료를 끌어들여 기존의 서양문학사 중심의 흐름을 비판하고 교정했다.”고 설명했다. 조 교수는 “그동안 세계문학사의 이론을 장악해 온 프랑스와 독일,러시아에서도 객관적인 세계문학사 연구에 한계를 드러냈으며,일본에서 소개된 세계문학사라는 것도 사실은 서양의 시각으로 저술한 책의 번역물에 불과하다. ”고 평가절하했다.아울러 “이제는 우리도문학사 연구 분야에서 서양중심적 문학사론의 말석이 아니라 제3세계의 그것을 견인하는 전향적 입장을 분명히 해야 한다.”고 역설했다. 이 책의 저술을 위해 세계 8개 언어권 38종의 세계문학사를 모두 섭렵했다는 그는 “근대문학에 끼친 유럽의 영향력은 인정하나,영국과 프랑스의 대형 서점에서 아프리카 문학이 주류를 이룰 만큼 서구문학은 이미 한계에 다다랐으며 이 책은 이런 한계상황에 대한 대안이 될 것”이라고 부연했다. 물질적 풍요 속에서 ‘객관적 서술’이라는 가치중심을 잃고 표류하는 유럽의 문학보다는 당면한 정치·경제적 혼란과 어려움 때문에 더욱 진지하고 전향적인 제3세계의 문학의 메시지를 간과해서는 안된다는 견해다.이 책은 단행본으로 출간됐다.그러나 조 교수가 그동안 펴낸 13권의 저술을 종합한 것으로 모두가 일관된 연관성과 맥락을 공유하고 있다.그런가 하면 흔히 단선적이기 쉬운 문학사 서술에 철학사와 사회사를 끌어들여 문학사의 영역을 적극적으로 확장한 점도 눈길을 끈다. 조 교수는 “양학과 국학의 한계를 넘어서야 비로소 바로 된 세계문학사가 완성된다.”고 강조하고 이런 관점에서 교과서라는 믿음으로 이 책을 썼다고 말했다.그는 “이제는 색인작업중인 세계문학 총서와 민족문학의 세부개념인 지방문학사를 정리하는 일에 매달리고 싶다.”고 앞으로의 계획을 소개했다. 심재억기자 jeshim@
  • 책꽂이/정신병과 심리학 등

    ◇정신병과 심리학(미셸 푸코 지음·박혜영 옮김)= 프랑스의 구조주의 철학자 푸코가 광기(狂氣)를 야기하는 삶의 조건과 심층의 문화 속에서 정신병리학의 실체를 파헤친 ‘작지만 큰 책’.푸코는 이 책에서 광기를 자연적 질병이 아니라 문화적 현상으로 간주하고 심리학·철학적 해부를 시도한다.‘정신의학과 조직의학’‘정신질환의 역사적 형성’‘광기,총체적 구조’ 등 각 주제에서 그의 천재성과 통찰력이 유감없이 배어나온다.문학동네.7000원. ◇책으로 만나는 사상가들(최성일 지음)= 인문사회과학 서점의 새 전형을 구축하겠다며 의욕적으로 ‘운동’을 선언한 ‘책동무 논장’이 해외 사상가들의 궤적을 좇은 책이다.버트란드 러셀에서 미셸 트루니에에 이르기까지 70여 사상가들이 줄지어 독자를 기다린다.우리나라 번역출판의 궤적을 훑듯 사전 혹은 가이드북이나 에세이 성격으로 꾸며 연구는 물론 교양을 쌓는 데도 도움이 되도록 했다.논장.1만 5000원. ◇정보사회와 인간의 조건(애덤 샤프 지음·구승회 옮김) ‘=역사와 진실’로 우리에게 익숙한 마르크스주의 철학자인 애덤 샤프가 ‘노동의 소멸로 삶의 의미를 상실한 인류,우리는 어디로 가는가’를 주제로 잡아 저술한 좌파적 미래 예견서.정보사회의 미래와 새로운 노동개념,노동자 운용의 필요성 등을 좌파 논리로 정연하게 전개한다.한길사.2만원. ◇노인들의 사회,그 불안한 미래(피터 피터슨 지음·강연희 옮김)= 21세기에 전 세계적으로 가장 중요한 도전으로 받아들여지는,그러면서도 지금까지 전혀 논의에 무게가 실리지 않은 노인문제를 다룬 의미있는 연구서.고령화의 원인 진단과 이로 인한 미래예측,처방 등을 상세하고 설득력 있게 제시한다. 에코리브르.1만 5000원. ◇삼언(三言)(풍몽룡 지음·최병규 옮김)=중국 춘추전국 시대부터 명대에 이르기까지 서민의 삶과 사랑 이야기를 담은 중국 통속소설의 백미.‘삼언’은 유세명언(喩世明言) 경세통언(警世通言) 성세항언(醒世恒言) 등 3부의 소설을 통칭한 것으로 원래는 120편 150만자나 되는 단편소설집이나 이중 가장 읽을 만한 여덟 편을 가려내 엮었다.창해.1만 2000원. ◇미디어의 이해(마셜 맥루언 지음·김성기 이한우 옮김)= 지금부터 40년 전에 ‘지구촌’‘정보시대’‘미디어는 곧 메시지다’ 등 정확하게 미래를 예측한 캐나다의 사상가 마셜 맥루언의 명저.그동안 국내에서 수차례 번역본이 출간됐으나 이번에 민음사가 원저작권자와 정식계약을 맺어 새로 내놓았다. ‘미국 대학생들이 성경 다음으로 많이 지닌 책’이라는 말이 돌 정도의 문명 예언서.민음사.1만 5000원. ◇디자인 문화비평(디자인문화실험실 엮음) =다양한 분야의 필자가 ‘판타지’라는 장르의 본질과 계보를 다뤘다.아울러 게임·건축·패션 등 각 분야에 나타나는 판타지 성향까지 다각도로 분석했다.판타지라는 특정 주제에 대한 비판과 원형 추적 등 다양한 접근이 눈길을 끈다.안그라픽스.2만원. ◇사회운동가들과 함께 세상읽기(권영길 홍세화 외 지음) 6월항쟁 15주년을 맞아 그동안 상상할 수 없는 변화를 겪은 우리 사회를 되짚고 여기에서 새로운 운동의 화두를 추출할 수 있도록 엮은 책.그동안 필자로 참여한 저명한 운동가들의 강연을 직접 풀어서 정리해 이들의 생생한 목소리를 들을 수 있는 것은 물론 내용도 쉽고 재미있어 읽는 부담이 없다.도서출판 책벌레.9000원. ◇말러와 그의 가곡(이경숙 지음)=낭만파적 교향곡의 마지막 거장’으로 불리는 구스타프 말러의 음악세계를 소개하는 ‘말러 입문서’.그의 음악세계와 음악을 낳은 정서적 배경,음악가 이후의 삶 등을 상세하게 기술해 말러 이해에 중요한 자료가 된다.삶과 꿈.9000원.
  • 책/ ‘피델 카스트로’

    ▲피델 카스트로-로버트 E.쿼크 지음,홍익출판사. 지난 50년 동안 미국의 턱밑에서 온몸으로 반미·반제국주의를 외쳐온 혁명가.소수의 게릴라 부대를 갖고 미국의비호를 받는 독재정권의 막강한 군대와 싸워 이기고 불과32세에 쿠바의 최고 지도자가 된 사람. ‘피델 카스트로’(로버트 E. 쿼크 지음,홍익출판사)는지난 1959년 권력을 잡은 이래 40년이 넘게 쿠바를 통치하고 있는 카스트로의 생애를 다룬 전기(傳記)이다. 책은 현대 역사상 가장 오랫동안 집권하고 있는 지도자인 카스트로의 삶과 그것을 형성하고 있는 정치철학,그를 둘러싼 사람들,이러한 모든 것들로 인해 변화를 거듭해온 쿠바의 현대사에 관한 이야기를 담고 있다. 이념의 충돌이 극한으로 치닫던 냉전의 시대에,크렘린궁의 최고 권력자들과 어깨를 나란히 하며 미제국주의에 맞섰던 피델 카스트로의 강력한 카리스마는 어디에서 오는가.카스트로는 지금도 여전히 게릴라 지도자의 군복과 군화를 신고 수십만 쿠바 인민을 혁명광장에 모아놓고 ‘사회주의가 아니면 죽음을 달라’고 외친다.세계 모든 곳에서 마르크스주의의 관습이 그 의미를 거의 상실해 버렸지만 쿠바는 여전히 러시아의 볼셰비키 혁명을 기념하고 있다.카스트로는 마치 스러져 가는 사회주의이념의 십자가를 진 청지기같다. 저자는 미국 인대애나대학에서 역사학을 가르쳤고 미국라틴아메카 연구회장을 역임했다. 전기를 쓰는데 10년 넘게 공을 들였다.1만9500원. 유상덕기자 youni@
  • 아미티지 美국무副장관 “남북대화 환영… 좋은소식 기대”

    [워싱턴 백문일특파원] 리처드 아미티지 국무부 부장관은 27일 한국 특파원단과 기자회견을 갖고 김정일 정권은 사담 후세인 이라크 대통령과 달리 정권 교체의 대상이 아니며 대화로 문제를 풀 것이라고 강조했다. ●핵태세검토(NPR) 보고서에는 북한에 대한 핵무기 사용가능성이 언급됐다.클린턴 행정부 당시 윌리엄 페리 전 국방장관이 만든 보고서를 보고 사람들이 깜짝 놀랐는데 더놀라는 것 같다.그러나 분쟁지역에서 어떠한 무기들을 사용할 수 있으며 사려깊은 군사계획에는 모든 대안들이 고려돼야 한다. ●미사일을 수출하는 북한의 선적을 차단해야 한다는 입장(아미티지 보고서)은 그대로인가.그러한 선적은 나포(intercept) 한 뒤 귀항시키거나 장비들을 수장시키고 선적을격침시킨다(destruction)는 방안들은 모두 미국이 선택할수 있는 대안들이다. ●부시 행정부가 북한의 핵합의 이행을 보증할 수 없다고밝힌 배경은.북한이 핵합의를 지키지 않는다고 말하지 않았다.충분한 정보가 없었기 때문에 북한이 합의사항을 이행한다고 말하기가 껄끄럽다는뜻이다. ●한국의 대북특사 파견에 대한 의견은.북한이 대화에 나서기로 결정해 기쁘다.예단할 수는 없으나 좋은 결과와 진전된 논의가 있기를 바란다.한국과는 긴밀한 협의관계를유지하고 있다.우리가 특사파견을 몰랐다면 그 자체가 놀라운 일이 될 것이다. ●김정일 정권도 교체 대상인가.미국은 북한의 정권 교체를 꾸미거나 위협하지 않는다.북한이 마르크스주의와는 상충되는 군주제 형태를 띠고 있으나 김정일은 북한의 지도자다.조지 W 부시 대통령에게도 북한의 정권교체를 요구한적이 없다. ●북·미 대화에 대한 중국의 역할은.중국은 북한의 미사일 개발이나 수출 문제로 동북아 지역에 관심이 쏠리는 것을 원치 않는다. mip@
  • 사유재산 보호 명문화…중국인 93% “개헌 필요”

    [베이징 김규환특파원] 중국인들의 거의 대부분이 개인의사유재산을 보호하는 조항을 헌법에 명문화하기를 바라는것으로 밝혀졌다. 중국공상시보(中國工商時報)는 최근 중국 중앙방송국(CC-TV)이 베이징(北京)·상하이(上海)·광저우(廣州)에 거주하는 중국인 700명을 대상으로 여론조사를 실시한 결과 이들의 93%가 사유재산 보호를 명문화하는 개헌에 찬성했다고 26일 보도했다.이는 토지는 국유재산이며 공공재산은 신성하고 침해될 수 없다고 규정한 현행 헌법을 개정해야 한다는요구가 증가하고 있다는 사실을 반영하고 있다. 특히 이들 조사대상자의 45%는 사유재산을 보호하는 헌법이 가능한 한 빨리 입법화돼야 한다고 대답했고,67.5%는 국가가 개인과의 합의없이는 사유재산을 징발해서는 안된다는견해를 밝혔다. 더욱이 10% 이상은 현행 헌법 하에서 개인의 사유재산이 언제든지 다시 국유화될 수 있다는 점을 우려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중국은 1999년 획기적으로 개정된 마르크스주의 헌법이 사유경제를 사회주의경제의 중요한 일부라고 인정하긴 했지만사유재산과 토지소유를 보호하는 장치를 제도화하지 않았다. 최근 많은 중국인들이 아파트를 소유하고 있지만,토지 소유권은 국가에 귀속돼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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