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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구민과 함께하는 힐링 음악회…은평구, 28일 ‘내숲길 문학의 밤’ 개최

    구민과 함께하는 힐링 음악회…은평구, 28일 ‘내숲길 문학의 밤’ 개최

    서울 은평구는 오는 28일 구민 누구나 참여할 수 있는 힐링 음악회 ‘내숲길 문학의 밤’(포스터) 행사를 개최한다고 25일 밝혔다. 내숲길 문학의 밤 행사는 새절역에서 봉산 편백나무숲을 잇는 ‘내를건너숲길 문화거리 조성사업‘의 일환으로 마련된 문화예술 프로그램이다. 다양한 장르별 연주회를 통해 구민에게 문화 예술 접근 기회를 제공하고 힐링을 돕자는 취지로 마련됐다.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열리는 이번 행사는 신사동 내를건너서 숲으로도서관 옥상 비단마루 공연장에서 열린다. 이 자리에서 구민들은 클래식과 성악, 팝페라 등 다양한 장르의 연주를 즐길 수 있는 동시에 시낭독회에 등에도 참여할 수 있다. 공연 관람은 사전 신청 또는 공연 당일 현장 방문으로 가능하다. 자세한 내용은 내숲길 문학의 밤 문의처에 전화 문의하면 된다. 김미경 은평구청장은 “불광천을 건너 숲으로 오는 길에 작은 음악회에 들려 온 가족이 가을의 선율을 만끽하길 바란다”며 “은평구의 북한산과 함께 은평을 숨 쉬게 만드는 ‘봉산 편백나무 치유의 숲’에서 가을 산책 또한 즐기길 바란다”고 말했다.
  • 부산시, 국제금융도시 평가서 세계 25위…“2030년까지 20위 목표”

    부산시, 국제금융도시 평가서 세계 25위…“2030년까지 20위 목표”

    부산시는 글로벌 컨설팅 그룹 지옌(Z/Yen) 사가 발표한 글로벌 금융센터지수(GFCI) 평가에서 역대 최고 순위인 25위를 기록했다고 24일 밝혔다. 지옌사는 이날 부산 해운대구 누리마루 APEC하우스에서 열린 ‘GFCI 런칭 심포지엄’에서 부산의 GFCI가 세계 121개국 주요 도시 가운데 25위로 조사됐다고 발표했다. 부산의 GFCI 순위는 2020년 40위에서 2021년 30위, 2022년 29위를 기록했다. 지난해에는 33위로 떨어졌지만, 올해 상반기에 27위로 올라섰고, 이번에 역대 최고치를 경신했다. 이번 평가에서 세계 1, 2위는 미국 뉴욕과 영국 런던이 차지했다. 아시아권 도시 중에서는 홍콩이 세계 3위로 가장 높았고, 다음은 세계 4위인 싱가포르였다. 서울은 세계 11위를 차지했다. 시는 지난 6월 금융기회발전특구로 지정되면서 국내외 금융기업을 유인하는 계기를 마련한 점을 순위를 올린 주요인으로 보고 있다. 또 부산 글로벌 허브 도시 특별법이 발의되면서 금융중심지로서 성장할 수 있다는 기대감도 반영된 것으로 본다. 부산은 우리나라에서 유일한 블록체인 규제자유특구를 두고 있으며, 다음달 부산디지털자산거래소의 출범을 앞두고 있는 등 디지털금융에서 새로운 성장 동력을 발굴하려는 노력을 지속하고 있다. 내년 12월 완공 예정인 부산국제금융센터 3단계 건물은 4차 산업 기술 기반의 핀테크·블록체인·인공지능 등 디지털 금융기업과 투자·보증 기능을 집적한 디지털 금융 밸리로 특화할 계획이다. 이날 심포지엄에 참석한 마이크 워들 지옌 대표는 “부산의 GCFI 순위는 평판과 기술의 꾸준한 성장을 바탕으로 상승세에 있다. 디지털·해양 금융 분야에서의 다양한 개발 계획 덕분에 글로벌 금융 중심지 간의 경쟁에서 유리한 위치에 있다”고 밝혔다. 박형준 부산시장은 “파격적인 인센티브와 규제 특례 부여, 물류·금융·첨단산업 분야 기업 유치를 위한 ‘글로벌 허브 도시 특별법’을 조속히 통과시켜 2030년까지 글로벌 20위, 아시아 5위권에 진입하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 ‘성큼 다가온 가을’ [서울포토]

    ‘성큼 다가온 가을’ [서울포토]

    절기상 추분인 22일 서울 송파구 올림픽공원 들꽃마루를 찾은 시민들이 코스모스길을 걸으며 가을 정취를 느끼고 있다.
  • 경기도, 전국 최초 ‘대한민국 반려동물 취업박람회’ 개최···10월 4일 여주 반려마루

    경기도, 전국 최초 ‘대한민국 반려동물 취업박람회’ 개최···10월 4일 여주 반려마루

    경기도가 오는 10월 4일 ‘동물보호의 날’ 제정을 기념해 국내 최대 반려동물 복합문화공간인 반려마루 여주에서 ‘2024 대한민국 반려동물 취업박람회’를 연다. 국내 최초의 반려동물 산업 관련 취업박람회다. ‘기회의 만남, 반려동물 산업의 미래를 경기도와 함께’라는 슬로건 아래 전국 반려동물 관련 학과 학생, 교수, 기업체 관계자 등이 참가한다. 박람회는 ▲취업특강(반려산업 및 취업전망, 의료, 미용, 행동, 서비스, 제품 등 각분야 전문가 초청) ▲기업홍보부스(의료, 미용, 훈련, 서비스, 제품 등 5개 산업존) ▲취업준비실(퍼스널컬러, 메이크업 강좌) ▲현장면접실(채용 희망기업 현장 면접) ▲동물복지관(동물복지정책 홍보 및 입양상담) 등의 프로그램을 운영한다. 참여하는 반려동물 산업체는 의료, 교육, 미용, 서비스, 제품 분야에서 인지도가 높은 50개 기업(단체)이고, 전국 반려동물 관련 학과 92개소를 대상으로 단체참가를 접수한다. 개인 참여는 자유롭게 할 수 있다. 이강영 경기도 축산동물복지국장은 “경기도가 처음 시도하는 반려동물 취업박람회인 만큼 반려산업 분야 실질적 정보와 청년 일자리 제공에 도움이 되길 바란다”며, “경기도 반려마루는 생명존중 가치 확산과 올바른 반려문화 정착뿐만 아니라 관련 산업발전에도 앞장서 노력하겠다”라고 말했다.
  • 15년 전 경리단길 걷는 듯… ‘복고풍 아지트’ 골목마다 콕콕 [서울펀! 동네힙!]

    15년 전 경리단길 걷는 듯… ‘복고풍 아지트’ 골목마다 콕콕 [서울펀! 동네힙!]

    “용마루길은 15년 전 경리단길을 닮았습니다.” 새창로14길 일대 용마루길을 안내하던 서울 용산구 관계자는 이 길에서 옛날 경리단길을 떠올렸다. 용마루길은 아직 이태원이나 해방촌 같은 용산구의 다른 유명한 거리들처럼 ‘핫’하거나 ‘힙’하지는 않다. 오히려 서울, 그것도 용산구에 아직 이런 동네가 남아 있었나 싶을 만큼 예스럽다. 용마루길은 효창공원앞역 터줏대감 상권인 용문시장 맞은편에 있다. 주변에는 상권이 꿈틀대지만 아직 주거지역의 태를 벗지 못했다. 다세대주택들이 들어찬 골목, 교차로엔 종종 좁은 길로 쪼개진 세모꼴 땅에 작고 허름한 건물들이 세워져 있다. 요즘 20~30대 젊은 상인들이 ‘복고’라는 이름으로 일부러 우려내는 1990년~2000년대 초반의 ‘옛 맛’이 이 거리엔 본래의 것 그대로 남아 있다. 그런 길가에 소소하지만 개성이 뚜렷한 가게들이 콕콕 박혀 있다. 오래된 주택가를 걷다 재미있는 곳들을 발견하는 즐거움을 주는 ‘아지트’ 같은 상권이다. ☞‘더 루트 클럽’ 록 뮤지션 닮은 청년 둘 정통 ‘분재’로 반전 매력 “누구나 키울 수 있어요” 길을 걷다가 턱에는 수염이, 팔뚝엔 타투가 가득한 청년 둘이 부지런히 일하고 있는 가게를 만났다. ‘더 루트 클럽’은 밖에서 언뜻 보면 맥주나 위스키를 취급하는 바(bar), 혹은 캠핑 용품이나 빈티지 바이크 장비를 취급하는 숍처럼 보인다. 하지만 힙합이나 록 뮤지션 또는 오토바이를 타는 바이커일 것 같은 가게 주인들은 뜻밖에 정통 ‘분재’를 취급한다. 철사 등으로 고정된 채 꼬불꼬불 기묘한 모습으로 자라난 작은 소나무 등을 키우는, 아주 비싸 보이는 화분. 그 분재다. 청년들은 낮 동안 햇볕을 쬐고 바람을 쐰 분재들을 온실에 들여놓고 있었다. 아침엔 내놓고 해 질 녘엔 들여놔야 한다. 참 부지런해야 할 수 있는 일이라고 한다. 하지만 아무리 봐도 이 청년들과 분재는 선뜻 어울리지 않았다. 이상호(39) 공동대표는 “우리 같은 사람이 분재하는 모습이 역설적인 매력으로 대중에게 다가갈 수 있다고 생각했다”며 “누구나 할 수 있는 게 분재이며, 대중이 더 쉽게 분재에 접근하도록 우리가 도와줄 수 있다는 걸 알려 주고 싶다”고 말했다. 가게에선 8만~500만원 가격에 이르는 분재뿐 아니라 커피와 음료도 판다. 두 대표는 이곳에서 분재 교실을 운영하며 외부에 출강도 한다. 외국 생활을 오래한 유충현(32) 대표는 한국으로 여행을 왔거나 국내에 거주하는 외국인이 동양 문화를 체험할 수 있도록 영어로 일일 분재 교실을 운영한다. 더 루트 클럽은 지난 4월 5일 식목일에 개업했다. 나무에 ‘진심’인 청년들이다. 주택가와 비슷한 분위기의 길이지만 어디선가 활기가 느껴진다. 젊은 감성의 카페부터 전시를 즐길 수 있는 디저트 가게, 귀여운 캐릭터가 눈길을 사로잡는 마카롱 가게, 위스키 바, 오랜 시간 주민의 사랑을 받아 온 식당들이 있다. 화실, 자개 공예, 가죽 공방, 향수 공방 등에서 일일 강좌를 체험할 수도 있다. ☞‘호사가’ “아버지 얼굴 걸고 장사 중” 연극·영상 전공한 대표 셋 지하주점서 예술가 공연도 골목 한쪽에 서 있는 난데없는 화환이 변변한 간판 하나 없는 주점으로 안내한다. 화환 앞엔 또 난데없는 중년 남성들의 얼굴 사진 세 점이 놓여 있다. ‘아버지 얼굴을 걸고 장사합니다.’ 지하 주점 ‘호사가’ 앞에 놓인 사진 속 주인공은 실제 김태수(29)·구혜지(33)·현승일(29) 공동대표의 아버지들이다. 서울예대, 경희대에서 연극과 영상을 전공한 세 대표는 본래 관악구에서 함께 사진관을 운영하다 “청춘의 마지막에 사진관보다 더 재미있는 것을 하고 싶어서” 주점을 열었다. 쿰쿰한 지하 공간은 일단 바 형태를 하고 있지만 좌석들은 공연 보기에 좋게 한쪽을 바라보고 있다. 세 명의 ‘호사가’는 종종 공간에 어울리지 않게 유명한 예술가들을 섭외해 공연하거나 김태수·현승일의 만담쇼를 펼치기도 한다. 그냥 기타를 둘러메고 노래하기도 한다. 세 대표의 젊음과 용기, 무모함이 주점을 꽉 채운다. 구 대표는 “사진관 때부터 따라와 준 고객들이 있어서 아직은 매출로 상처를 받진 않았다”며 웃었다. ☞‘소소한 아지트’ 뽑기 이벤트로 할인쿠폰 줘 깃발 걸린 가게서 ‘용돈’ 사용 독립영화 상영 등 재미 쏠쏠 용마루길 몇몇 상점들엔 ‘소소한 아지트’라고 쓰인 깃발이 붙어 있다. 용산구의 로컬 상권 할인 쿠폰 ‘용돈’을 사용할 수 있는 가게들이다. 할인 쿠폰은 로컬 커뮤니티 공간인 소소한 아지트에서 뽑기 이벤트로 받을 수 있다. 용마루길 로컬 브랜드 상권 육성사업은 지난해부터 시작해 내년까지 이어진다. 오래 머물고 싶고, 다양한 재미가 있으며, 함께 성장하는 상권을 만든다는 게 용산구의 목표다. 소소한 아지트에서는 독립서적 등 팝업 전시, 독립영화 상영, 공간 무상 대여 등이 이뤄진다. 특히 단돈 5000원에 다양한 문화 체험 ‘용한 클래스’를 들을 수 있다. 참가비 5000원은 상권 할인 쿠폰 용돈으로 모두 돌려준다. 참가자들이 직접 상권을 방문해 즐겨 보고 할인 쿠폰을 통해 소비 행위를 하도록 선순환 구조를 만들었다. 용마루길에서는 경의선숲길이 아주 가깝다. 한강대로 대기업들과 원효로 전자상가 쪽 중견·중소기업 젊은층은 물론 마포와 공덕에서도 찾아들기 쉬운 곳에 자리잡고 있다.
  • 진주대첩 역사공원 지원시설 공식 명칭은 ‘진주성 호국마루’

    진주대첩 역사공원 지원시설 공식 명칭은 ‘진주성 호국마루’

    경남 진주시 진주대첩 역사공원 내 공원지원시설 명칭이 ‘진주성 호국마루’로 정해졌다. 진주시는 전 국민 명칭 공모를 시행한 결과, 진주성 호국마루를 새 이름으로 선정됐다고 19일 밝혔다. 총사업비 947억원을 들인 진주성 역사공원은 이달 말 준공 예정이다. 대지면적 1만 9870㎡인 역사공원 지하 1층은 주차장(149면)과 다용도 이용시설로, 지상은 호국마루와 유적을 품은 역사공원으로 구성한다. 호국마루는 승효상 건축가가 의병의 호국 정신을 녹여내 지었다. 호국마루에는 진주 관광안내소, 진주성 매표소, 공원 관리 운영을 위한 사무실, 카페&하모 굿즈샵 등이 들어선다. 호국마루 한쪽 벽은 시민 휴식 공간으로, 공연이 있을 때는 400~600명이 앉아 공연을 볼 수 있는 관람석으로 이용할 수 있다. 앞서 시는 공원지원시설에 의미 있는 이름을 붙여주고자 8월 26일~9월 9일 명칭 공모를 진행했다. 명칭 공모 주제는 1592년(임진년) 10월 진주대첩 1차 전투 때 백성이 의병이 돼 관군과 힘을 합쳐 국난을 극복한 호국정신이었다. 의병의 호국정신이 평등·나눔·인본정신을 근간으로 하는 진주정신으로 계승돼 걸인·기생독립단 만세운동(1919년), 소년운동(1920년), 형평운동(1923년), 진주 K-기업가정신(제2의 진주기적)으로 이어진 점도 고려했다. 공모에는 총 326건이 접수됐다. 시는 공모 방향과 적정성, 지역 상징성, 미래 지향성, 참신성 등을 평가 항목으로 두고 내부·전문가 검토 위원회를 거쳐 우선 9점을 추렸다. 이후 시민소통위원으로 구성한 최종 검토위원에 심의를 재차 거쳐 진주성 호국마루를 공식 명칭으로 정했다. 가작으로는 ‘늘빛마루’, ‘진주대첩1592’를 뽑았다. 당선작 시상식은 27일 여는 진주대첩 역사공원 준공식 행사 때 함께 치를 예정이다. 진주시는 “당선작 ‘진주성 호국마루’는 진주성의 역사적 의미와 정체성을 담고 있는 호국정신을 오늘날 진주정신으로 계승해 모두가 함께 그 가치를 누리는 공간(마루)이라는 의미를 지니고 있다”며 “17년 만에 완공을 앞둔 진주대첩 역사공원은 길었던 과정만큼 최선을 다해 조성했다. 진주시 랜드마크이자 전국 대표 관광명소로 발돋움하리라 믿는다”고 말했다.
  • 발로 뛰며 소통… 현장서 답 찾는 영등포[현장 행정]

    발로 뛰며 소통… 현장서 답 찾는 영등포[현장 행정]

    “제가 올해로 일흔다섯 살입니다. 구청장님 말씀 들으니까, 제가 건강하게 오래 살아야겠습니다. 10년 뒤에 우리 영등포구가 몰라보게 좋아지는 모습 보겠습니다.”(서울 영등포구민 A씨) “그럼요. 그때까지 건강만 챙기세요. 나머지는 제가 잘하겠습니다.”(최호권 영등포구청장) 최 구청장이 지난 9일 영등포동 주민들을 만나 영등포구 발전 방향을 설명하고 불편한 것이나 필요한 게 없는지 물었다. 이날 만남은 최 구청장이 지난달 29일 시작한 ‘찾아가는 동 소통 간담회’의 하나로 진행됐다. 최 구청장은 내년도 예산 편성 전에 지역의 18개 동을 모두 돌아보고 구민들을 만날 계획이다. 구민의 요구와 바람을 바탕으로 예산을 짜기 위해서다. 아크로타워스퀘어 입주자대표를 만나 아파트 앞 황톳길 조성 등 민원을 들은 최 구청장은 이어 영등포전통시장 상인회를 방문해 관계자 10여명과 대화했다. 상인들은 최 구청장에게 고마움을 표하면서도 무엇이 필요한지 숨김없이 말했다. 김태원 상인회장은 “영등포동 공공복합센터 지하에 전통시장 주차장을 만들었는데 재건축 단지에 가로막혀 돌아가야 해 불편하다. 한눈에 들어오지 않아 고객들이 잘 모른다”며 아쉬워했다. 최 구청장은 “고속도로 출입구에 색을 칠해 길 안내를 하듯 영등포전통시장 가는 길을 칠하겠다. 분홍색처럼 눈에 잘 띄는 색을 칠한 길을 따라 자연스럽게 시장까지 올 수 있게 하겠다”고 답했다. 상인들은 이외에도 문화관광형 시장 선정, 시장 화장실 사용료 지원 등을 건의했다. 최 구청장은 “구청이 도울 수 있는 방법이 있는지 알아보고 힘을 보태겠다”고 했다. 중마루공원 게이트볼장으로 자리를 옮겨 게이트볼 동호회 어르신 10여명을 만났다. 한 89세 동호회원은 “병원 가서 치매 테스트를 했는데 30점 만점에 26점이 나왔다. 기억력은 10점 만점에 10점”이라면서 “구청장님이 게이트볼장을 만들어 주신 덕분”이라고 했다. 또 다른 동호회원은 “조금 더 욕심을 부려 보자면 실내 체육시설이 있었으면 좋겠다”고 했다. 최 구청장은 “일대 공구상가, 문래동 철공소를 옮기고 재개발할 것이다. 그때 기부채납을 받아 실내 체육시설을 확보하겠다. 그 전까지는 다음달에 개장할 종합복지관을 활용해 주시기를 바란다. 춤과 노래 같은 다양한 것들을 하실 수 있다”고 대답했다. 최 구청장은 또 “영등포구를 4차산업 시설로 재편할 계획이다. 한 10년쯤 걸릴 것이다. 몰라보게 달라져 일대가 금싸라기땅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 뉴진스, 일본서 반짝상점으로 뜬다…관광공사, 오사카서 K관광 로드쇼

    뉴진스, 일본서 반짝상점으로 뜬다…관광공사, 오사카서 K관광 로드쇼

    문화체육관광부와 한국관광공사는 14∼15일 일본 오사카 난바 광장에서 ‘K관광 로드쇼 인 오사카’를 연다. K푸드, K뷰티, K패션 등 다채로운 한국 콘텐츠로 지방자치단체, 관광업계 등 30여 개의 홍보부스가 마련된다. 한국 창작뮤지컬과 K팝 커버댄스, 한일 유명 배우 토크쇼 등 이벤트도 진행될 예정이다. 행사를 앞두고 17일까지 오사카 중심가인 난바에서 뉴진스가 출연한 한국관광 해외 광고 특별 프로모션을 펼친다. 난바 마루이 쇼핑몰에는 한국 관광 명예 홍보대사인 뉴진스가 등장하는 한국 관광 해외 광고를 주제로 ‘한국 관광 반짝 상점(팝업)’이 문을 연다. 문체부와 관광공사는 초대형 종합 쇼핑몰 난바 파크스와 오사카에서 가장 큰 쇼핑몰인 난바 시티 곳곳에서 한국 관광 해외 광고를 송출할 예정이다. 한국 관광 해외 광고를 활용한 디지털 스탬프 랠리 이벤트 등 행사를 통해 한국 호텔 숙박권 등 다양한 경품을 준다.
  • 전남대 총장 선거 4파전…본격 선거 돌입

    전남대 총장 선거 4파전…본격 선거 돌입

    전남대학교 제22대 총장 선거에 4명의 후보자가 최종 등록했다. 11일 전남대학교에 따르면 9-10일 이틀간 이뤄진 후보자 등록 신청 결과 이근배 의과대학 정형외과 교수, 김재국 공과대학 신소재공학부 교수, 송진규 건축학과 교수, 한은미 화학공학부 교수 등 4명이 등록했다. 이들 후보자들은 11-24일 14일간 선거운동기간을 거쳐 오는 25일 온라인 투표로 선거를 치를 예정이다. 후보자들은 11일 오후 2시 민주마루에서 대학 전 구성원을 대상으로 합동 연설회를 하고 12일 용봉홀(오전 9시30분·오후 2시), 20일 화순캠퍼스 교육정보동 대강당(오후 2시), 23일 여수캠퍼스 국제회의실(오후 2시) 등에서 4차례 공개 토론회를 거친다. 합동 연설회 및 공개 토론회는 유튜브를 통해 실시간 중계될 예정이다. 총장 선거는 11~24일 14일간 선거운동기간을 거쳐 오는 25일 온라인 투표로 선거를 치를 예정이다. PC와 모바일을 통한 온라인 투표로 참여 가능하며 투표 반영 비율은 교수 100%, 학생 10%, 직원 17%, 조교 3.5%, 강사 2.5%다. 전체 참여 인원 중 해당 비율만 반영한다. 총장임용추천위원회는 과반 득표 후보자와 차순위 득표 후보자 등 최종 2명을 총장임용후보자로 선정, 교육부에 추천한다.
  • “늙은 남녀들, 여기서 즐긴다” 깜짝…요즘 인기라는 ‘의외의 곳’

    “늙은 남녀들, 여기서 즐긴다” 깜짝…요즘 인기라는 ‘의외의 곳’

    일본에서 파친코를 모방한 노인 주간 보호시설(데이케이센터)이 등장해 눈길을 끈다. 10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일본의 파친코 업계는 최근 노인을 새로운 고객층으로 삼고 있다. 파친코 산업은 코로나19 확산에 따른 일본 정부의 긴급사태 발령으로 큰 타격을 받았다. 현재까지 회복할 기미가 보이지 않는다고 한다. 2022년 일본의 파친코 총지출액은 14조 6000억엔(약 138조원)으로, 20년 전의 절반에도 못 미치는 수준이다. 정점을 찍었을 때인 2005년 총지출액은 34조 9000억엔(약 331조원)이었다. 이 같은 상황에서 은퇴한 노년층을 중심으로 파친코가 다시 주목받고 있다. 도쿄에 본사를 둔 ‘시니어 라이프’는 파친코부터 마작, 카드 게임 등의 오락시설이 포함된 ‘데이서비스 라스베이거스’라는 노인 보호시설을 전국 22곳에서 운영 중이다. 현재 이용자 수는 약 7000명인데, 이 중 20%가 파친코를 즐긴다고 한다. 다만 실제 돈을 사용하지는 않고, 가짜 돈으로 진행한다. 노인 맞춤형으로 특수 제작된 파친코 기계도 생겨나고 있다. 파친코 기계 제조업체인 ‘도요마루’는 대형 스크린이 장착된 기계부터 자전거 페달이 통합된 기계까지 전문가들과 상의해 시니어를 위한 맞춤형 제품을 제작했다. 이 파친코 기계가 각종 신체 기능을 향상할 수 있다는 것이 업체 설명이다. 도요마루의 히로토 카메이 영업이사는 “업계가 쇠퇴하고 있기 때문에 우리는 사업을 되살릴 방법을 고민하고 있다”며 “우리는 노인들의 요구에 끊임없이 적응하려고 하고 있다”고 전했다. 파친코가 치매 예방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주장도 나왔다. 시노하라 키쿠노리 스와이과대 교수는 “파친코를 즐기는 70대는 그렇지 않은 노인보다 인지능력이 높았다”며 “지루한 치료를 받는 것보다 자신이 즐길 수 있는 활동을 하는 것이 더 낫다”고 밝혔다. 모리 카오루 데이서비스 라스베이거스 최고경영자(CEO)는 “지루하게 인식되던 노인 보호시설의 개념에 흥미를 더하기 위해 이 센터를 설립했다”며 “가장 중요한 것은 파친코가 노인들에게 기쁨을 준다는 점”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1920년대 처음 등장한 파친코는 1950년대 지금과 같은 형식으로 자리 잡았다. 일본 법으로는 놀이로 분류돼 있다.
  • 한중일 바둑 삼국지, 한국 5연패 노리는 농심신라면배 개막

    한중일 바둑 삼국지, 한국 5연패 노리는 농심신라면배 개막

    한국이 5연패를 노리는 ‘바둑 삼국지’ 제26회 농심신라면배 세계바둑최강전이 4일 중국 지린성 옌지시의 장백산 퓨어랜드 온천리조트에서 개막식을 갖고 열전에 돌입했다. 개막식 후 본선 1차전은 옌지의 백산수 공장에서 진행되는데 5일 오후 3시에 펼쳐지며 8일까지 4국이 진행된다. 1차전 종료 후 11월 30일부터 12월 4일까지 부산에서 2차전을 갖고 내년 2월 중국 상하이에서 열리는 3차전에서 최종 우승국을 가린다. 한국은 신진서 9단을 비롯해 신민준 9단, 김명훈 9단, 설현준 9단, 박정환 9단으로 팀을 구성해 5연패를 노린다. 중국은 7연승으로 대회 최다 연승 기록을 보유 중인 판팅위 9과 리쉬안하오 9단, 커제 9단, 딩하오 9단, 셰얼하오 9단이 출전한다. 일본에서는 제10회 응씨배 결승에 오른 이치리키 료 9단과 시바노 도라마루 9단, 이야마 유타 9단, 쉬자위안 9단, 히로세 유이치 7단이 나선다. 농심신라면배의 우승상금은 5억원이며 본선에서 3연승 시 1000만 원의 연승상금(3연승 후 1승 추가 때마다 1000만원 추가 지급)이 지급된다. 제한 시간은 각자 1시간에 초읽기 1분 1회가 주어진다. ‘시니어 바둑 삼국지’ 농심백수산배도 같은 장소에서 막을 올렸다. 농심백수산배는 5일 오전 11시에 첫 대국이 진행되며 10일까지 1차전이 진행된다. 농심신라면배와 다르게 두 번에 나눠 열리는 농심백산수배 세계시니어바둑최강전은 내년 2월 최종국을 벌인다. 지난해 원년대회 우승을 차지한 한국은 유창혁 9단과 조훈현 9단, 서능욱 9단, 김종수 9단이 한국 대표로 출전한다. 농심백산수배 세계바둑시니어최강전 우승팀에게는 1억8000만 원의 상금이 주어진다. 본선에서 3연승 시 500만 원의 연승 상금이 지급되며, 이후 1승 추가 때마다 500만 원이 추가된다. 제한시간은 각자 40분에 초읽기 1분 1회씩이다.
  • [이붕우의 뒷모습 세상] 흔적과 기억

    [이붕우의 뒷모습 세상] 흔적과 기억

    시간은 공간에 자국을 남긴다. 무쇠도, 돌덩이도 시간을 담을수록 변한다. 연한 풀, 무른 나무와 사람은 더욱 그렇다. 예전에 살던 집이 궁금해 기억을 더듬어 찾아간 적이 있다. 무심한 세월에 집 전체가 폐허가 됐다. 월세 살던 단칸방 툇마루는 주저앉았고, 창호지가 너덜너덜한 문짝은 돌쩌귀가 떨어져 나가 삐딱하게 매달려 있었다. 호방하던 하사관 출신 바깥주인과 맛이 일품인 고추장 돼지고기를 숯불에 구워 주시던 안주인은 세상을 떠났고, 그 집 딸도 지천명의 나이로 계곡 옆에 작은 가게를 내고 행락객을 상대로 무얼 팔고 있었다. 서로 한눈에 알아봤지만 반가워하는 그녀나 나와 아내의 얼굴은 더이상 이십대가 아니었다. 현실이 기억과 부딪치는 낯선 순간이었다. 만사가 고요할 때면 시간과 공간, 사람이 서로 얽힌 옛것이 생각나곤 한다. 대부분 사라져 이 세상에 존재하지 않거나 존재해도 헤지고 부서졌다. 알지 못하던 것들이 불현듯 나타나는가 하면 상상조차 않던 새로운 존재들이 생겨나 그들의 시간을 지배하고 공간에 흔적을 남기고 있다. 앞모습으로 다가온 것들은 어느새 뒷모습으로 사라지고 또 새로운 앞모습이 쉼없이 왔다 간다. 변치 말자며 손가락을 걸던 별처럼 반짝이던 시절을 생각하면 헛웃음이 난다. 세상에 변하지 않는 것은 아무것도 없다. “세상의 모든 것은 변한다”는 사실만 변하지 않을 뿐이다. 피천득은 수필 ‘인연’에서 열일곱 살 때 일본 도쿄에서 처음 만난 아사코의 기억을 떠올린다. 청순한 어린 소녀에 대한 회상이 애틋하다. “그리워하는데도 한 번 만나고는 못 만나게 되기도 하고, 일생을 못 잊으면서도 아니 만나고 살기도 한다. 아사코와 나는 세 번 만났다. 세 번째는 아니 만났어야 좋았을 것이다.” 백합같이 시들어 가는 그녀와의 마지막 만남에 대한 피천득의 회한이 하도 깊어 독자조차 한숨이 나올 지경이다. 희미해진 기억이 사실을 희롱할 때가 있다. 기억의 환상과 왜곡 때문이다. 시간이 지나면서 기억하고 싶은 것만 기억하고, 기억을 해체하고 포장한다. 기억이란 과거의 어느 시간과 공간, 거기에서 사람과 사물이 남긴 흔적이다. 그 흔적은 기억의 재생 과정에서 보태고 덜어지면서 상상의 세계에 빠지기 일쑤다. 그날 어렵사리 찾은 이십대 시절 흔적은 폐허로 다가와 나의 소중한 추억을 송두리째 빼앗고 말았다. 피천득이 만난 아사코가 그랬듯이…. 시절인연. 명나라 승려 운서주굉의 말이다. “시절인연이 도래하면 자연히 부딪쳐 깨져서 소리가 나듯 척척 들어맞으며 곧장 깨어나 나가게 된다.” 그렇다. 가는 인연 붙잡지 말고 오는 인연 마다하지 않으면 그만이다. 그러니 먼지 쌓인 옛것을 찾아 낡고 헤진 지금의 앞모습을 보려 애쓰지 말고 그 시절 그 인연이 만든 흔적을 그저 소중히 묻어 둔 채 앞으로 곧장 가는 게 서로 뒷모습이 된 이들의 길이 아닐까 한다. 그 시절, 그 흔적, 그 기억은 그 자체만으로도 충분한 가치가 있으니 말이다. 이붕우 작가·전 국방홍보원장
  • [노은주·임형남의 K건축 이야기] 자연에서 생겨나는 건축

    [노은주·임형남의 K건축 이야기] 자연에서 생겨나는 건축

    야나기 무네요시는 일제강점기인 20세기 초반 활동한 일본의 미술평론가이자 공예운동가로, 특히 조선 예술에 대해 깊은 애정을 가지고 연구했다. 그는 조선의 미를 해석하고 설명하는 글을 많이 썼다. 그중 조선과 일본 공예가의 자세를 비교하며 두 나라 미학의 차이를 설명하는 내용이 있는데, 무척 인상적이다. “나무를 켜서 찻잔 받침대를 만든다 가정하면, 일본의 장인은 사용할 나무를 엄선하고 시간을 들여 충분히 건조하고 적합한 도구를 골라 날카롭게 연마한 다음, 최상품을 만들기 위해 꼼꼼하게 가공한다.” 조선에 대해서는 “그렇게 되지 않는다. 사정이 전혀 다른 것이다. 사정이 다르기보다 기분이 다르다고 하는 것이 더 정확한 표현인지도 모른다”고 설명한다. 그는 조선의 장인은 재료는 쉽게 손에 닿는 것을 고르고 도구 역시 그렇다고 말한다. “조선의 물건에서는 인간인지 자연인지 분명히 알 수 없는 것이 일을 한다…(중략)…좋고 나쁘고를 넘어선 경지에서 물건이 생겨나는 것이다. 만든다기보다는 생겨난다고 하는 편이 더욱 알맞다.”(‘조선과 그 예술’ 중에서) 만든다기보다는 ‘생겨나는’ 것이라는 정의가 무척 와닿는다. 얼핏 투박한 듯하지만 자연스러움을 추구하는 조선의 예술이 가지는 독특한 기준과 미학이 있어서이고, 그렇기에 정작 흉내를 내거나 넘어서기가 오히려 어렵다는 뜻이다. 충북 옥천의 이지당(二止堂)은 산과 강 사이 자연스레 솟아난 듯 아름다운 건축이다. 조선시대 의병장이자 학자인 조헌이 학생을 가르치고 지인들과 어울리던 곳으로, 송시열이 나중에 ‘이지당’이라 이름 붙였다. 특히 목재를 자연 형태 그대로 다듬어 세운 누마루는 그야말로 ‘생겨나는’ 건축이라는 느낌을 준다. 그동안은 우리 스스로가 전통적인 역사와 예술을 폄하하는 경향이 있었다. 너무 투박하고 심지어 무성의하다며 섣부르게 단정하고 깎아내리곤 했다. 그런 생각들은 일제강점기를 거치며 상식처럼 우리 사회에 팽배했고, ‘엽전의식’이라고 하기도 했다. 조선이, 아니 우리 민족이 가지고 있는 생각 혹은 미학은 아주 독특하다. 문화권을 공유하는 중국이나 일본과 비교해도 분명한 차이를 보인다. 중국의 수도 북경과 일본 수도 교토 그리고 조선 수도 한양의 도시계획을 비교해 보면 쉽게 알 수 있다. 중국과 일본의 수도는 정교한 기하학적인 질서로 길을 만들고 마을을 구성하고 집들을 정연하게 배열한다. 그 중심이나 그 끝점에는 중요한 시설들과 왕궁이 존재한다. 한양의 도시계획을 보면 그런 기하학은 애당초 존재하지 않는다. 한양의 고지도는 마치 질서를 언어 속에 숨겨 놓은 자유로운 현대 시와도 같다. 지형을 건드리지 않고 도시를 만들다 보니 무언가 복잡한 선들이 교차하고 산과 길들이 서로 감싸고 돌고 있다. 물이 제 갈 길로 흐르고 골목이 도시 전체에 실핏줄처럼 퍼져 있다. 측량을 할 수 없어서, 기하학적인 지식이 부족해서 그런 도시를 만든 게 아니다. 도시에 대한 생각과 자연에 대한 자세가 다른 것이다. 우리는 그런 자연스러움을 최고의 가치로 삼았고, 그것은 개념적인 규준이 아니라 ‘생겨난 듯’한 실제의 자연스러움이다. 그리고 그동안 우리에게는 그런 도시를 측정할 수 있는 자(尺)가 없었다. 아마 모든 분야의 전통 예술 또한 그랬을 것이다. 일본과 중국의 자와 우리의 자는 무척 다르다. 게다가 현대에 와서 더더욱 측정할 도구 없이 서양식 교육에서 배운 자를 통해 우리의 전통을 재어 본다면 그 가치를 제대로 재지 못한 채 이상한 답이 나오거나 에러 메시지가 뜰 것이다. 우리가 설계한 ‘카사 가이아’(Casa Gaia)는 제주 김녕 바닷가에 지은 집이다. 코발트색 바다가 펼쳐지고 뒤로는 손등을 살짝 올린 것 같은 오름이 있다. 고양이가 웅크리고 있는 모양이라 ‘괴살메’라 부르는 오름이다. 한라산에서부터 흘러내린 땅이 바다로 들어가기 전 오름에서 잠시 머물다가 부드럽게 바다로 들어가는 곳에 집을 짓게 됐다. 건축이란 어차피 땅에 신세를 지는 일이다. 오랜 시간 바람과 햇빛만을 얹고 지내던 땅을 건드리고 그 위에 제법 무거운 구조물을 얹는 일이다. 그래서 우리 조상들은 땅에 미안한 마음을 갖고, 땅을 열겠다는 양해를 구하는 개토제를 지내고 이유를 설명하는 고유제를 지내기도 한다. 정성을 다한 다음 집을 앉히기 시작해서 최대한 바람길, 물길을 막아서지 않는 방법을 생각하고 반영해 나간다. 그런 행위가 우리 선조들이 집을 짓는 방식이다. 우리도 집을 지을 때마다 커다란 장비를 몰고 들어가 땅을 파헤치고 축대를 쌓으며 자연을 지배하려는 자세는 되도록 멀리했다. 김녕 읍내로 들어가는 초입에 있는 땅은 읍내로 향하는 도로보다 4m 정도 아래 있었다. 그 길을 지날 때 집이 바다를 가리지 않고 멀리에 봉긋하게 솟은 오름과 부딪치지 않는 형태를 구상했다. 그리고 산에서 내려오는 바람과 바다에서 올라오는 바람의 길을 막아서지 않는 부드러운 유선형의 형태를 구성하고 제주의 돌로 마감했더니 마치 원래 그 자리에 있었던 것 같은 형태의 집이 들어서게 됐다. 노은주·임형남 부부 건축가
  • ‘日왕궁 폭탄 투척’ 김지섭 밀항 도운 평범한 일본인 형제 [대한외국인]

    ‘日왕궁 폭탄 투척’ 김지섭 밀항 도운 평범한 일본인 형제 [대한외국인]

    폭탄 들고 日 밀항 시도한 김지섭고바야시 형제, 화물선에 숨겨 줘던진 폭탄 모두 불발… 현장서 체포김 의사, 재판 후 웃으며 “잘 있게”가이 “평안히 있게” 마지막 인사 ‘만리창파에 한 몸 맡겨 원수의 배 속에 앉았으니 뉘라 친할고. 기구한 세상 분분한 물정 촉도보다 험하고 진나라보다 무섭구나. … 평생 뜻한 바 갈 길 정하였으니 고향을 향하는 길 다시 묻지 않으리.’ 일본 왕궁 앞 니주바시(이중교·二重橋)에 폭탄을 던진 의열단원 김지섭(1884~1928·대통령장) 의사는 1923년 12월 20일 중국 상하이에서 출발한 일본행 화물선에서 이러한 시로 결의를 다졌다. 제국의회에 던질 폭탄 세 개를 지닌 밀항길. 김지섭은 어떻게 무사히 일본 선박을 탈 수 있었을까. 1923년 9월 관동대지진으로 대규모 학살이 자행되자 의열단은 일본 제국의회에 폭탄을 던지고 주요 대관을 암살할 계획을 세웠다. 일본어도 능통하고 외모도 일본인과 닮았다는 말을 들은 김지섭이 거사를 실행할 의열단 기밀부 특파원에 자원했다. 그러나 폭탄을 갖고 배를 타기는 쉽지 않았다. 그해 12월 15일 김지섭과 함께 고려공산당원이자 의열단원으로 활동한 윤자영(1894~1938·독립장)은 평소 알고 지내던 사회주의자 히데시마 히로시(秀島廣二)에게 김지섭을 일본으로 보낼 방도를 찾아 달라고 부탁했다. 나흘 뒤 히데시마는 상하이에서 이발사로 일하던 요코하마 출신 고바야시 가이(小林開·1905~미상)에게 김지섭을 ‘친구’로 소개하며 밀항을 의뢰했다. 가이의 형 고바야시 간이치(小林寬一·1902~미상)가 미쓰이물산 소속 화물선 승조원이었기 때문이다. 가이의 부탁에 형 간이치도 흔쾌히 승낙했다. 이렇게 김지섭은 12월 20일 밤 9시쯤 상하이 푸둥에 정박 중이던 석탄 운반선 덴조야마마루(天城山丸)에 대추 모양 소형 폭탄 3개와 나카무라 히코타로(中村彦太郞)라는 가명의 일본인 명함 30매를 갖고 몸을 실었다. 간이치와 다른 선원 구로시마 리게이(黑島里經)의 도움으로 선미 쪽 창고에 숨어 주먹밥으로 끼니를 때우며 열흘 뒤 후쿠오카현 야하타시에 내릴 수 있었다. 김지섭은 어렵게 다음해 1월 5일 도쿄에 도착했지만 제국의회가 휴회 중인 데다 무기한 연기됐다는 사실을 알고 왕궁을 폭파하기로 결심했다. 그날 저녁 왕궁 앞 니주바시를 거닐다가 불심검문한 일본 순사에게 폭탄 한 개를, 나머지 두 개는 궁 안으로 던졌지만 모두 불발됐고 그 자리에서 체포됐다. 이후 가이는 나가사키에서, 간이치와 구로시마는 중국 다롄에서, 히데시마는 상하이에서 각각 체포됐다. 이들은 함께 재판에 넘겨져 가이와 히데시마는 ‘폭발물취체벌칙’ 위반과 선박침입 방조죄로 징역 2년을, 간이치와 구로시마는 선박침입 방조죄로 징역 6개월을 각각 선고받았다. 당시 일본 외무성 특수조사문서에는 가이가 1월 체포돼 조사받을 당시 김지섭이 조선인인지 알지 못했다고 잡아떼 계속 취조 중이라는 기록도 있다. 김지섭의 재판에선 일본인 가운데 가장 처음 독립유공자로 인정받은 후세 다쓰지(1840~1953·건국훈장 애족장)가 변호를 맡았다. 1924년 11월 6일 도쿄지방재판소의 판결 선고를 전한 언론 보도에 따르면 김지섭은 태연하게 앉아 있다가 선고가 끝나자 웃으며 옆에 있던 히데시마와 가이의 손을 잡았다. 이어 “얼마 동안 피차 만나지 못할 것이니 잘 있게”라고 했고, 히데시마와 가이도 “부디 평안히 있게”라고 마지막 인사를 나눴다고 한다. 독립기념관 독립운동가 자료발굴 태스크포스(TF) 김은지 팀장은 1일 “히데시마는 공산주의자로 이미 김지섭을 비롯한 고려공산당과 사상적 교감이 있었지만 고바야시 형제는 평범한 일본인이었다”며 “이런 평범한 사람들이 신변의 위험을 무릅쓰고 일본의 심장부로 향하는 한국의 독립운동가를 도왔다는 것에 감동했다”고 말했다. 독립운동가 자료발굴 TF는 올해 상반기 고바야시 형제와 구로시마를 독립유공자로 추천했고, 히데시마도 추천할 계획이다.
  • 조선 후기 정자 포항 ‘용계정’ ‘분옥정’ 보물 지정

    조선 후기 정자 포항 ‘용계정’ ‘분옥정’ 보물 지정

    국가유산청은 경북 포항시에 있는 조선시대 정자 ‘용계정’과 ‘분옥정’을 각각 보물로 지정했다고 29일 밝혔다. 자연경관과 조화된 조선 후기 건축 양식을 잘 보여준다는 평가다. 용계정은 포항시 북구 기북면 오덕리 덕동마을 여강이씨 향단파 집성촌에 있는 정자로 1696년에 세워졌다. 주변 경관을 조망할 수 있도록 조성된 2층의 누마루를 가진 정면 5칸, 측면 2칸의 일(一)자형 팔작지붕 건물이다. 완공 당시엔 정면 3칸이었다가 1778년에 정면 5칸으로 증축했다. 당초 여강이씨 후손들이 수양하는 공간으로 활용했으나 1779년에 용계정 뒤편에 세덕사를 건립하면서 ‘연연루’라는 현판을 달아 서원의 문루 역할을 하기도 했다. 문루는 아래에는 출입하는 문을 내고 위에는 누를 지은 건물이다. 고종 대인 1871년 서원 철폐령이 내려지자 주변에 담장을 쌓고 옛 현판을 달아 화를 면했다는 이야기가 전한다. 주변을 둘러싼 덕동 숲과 함께 명승으로 지정돼 있다. 분옥정은 ‘구슬을 뿜어내는 듯한 폭포가 보이는 정자’라는 뜻이다. 유학자 돈옹 김계영(1660~1729)을 기리기 위해 1820년에 건립했다고 전한다. 분옥정은 정(丁)자 형으로 지어졌으나 계곡을 조망할 수 있도록 윗부분에 누마루를 두고 아래에 온돌방을 배치하는 등 주변 경관을 고려한 배치가 특징이다. 추사 김정희 등 문인이 남긴 현액과 현판을 비롯해 각종 문헌 기록이 남아 있어 가치가 크다.
  • 여수산단 ‘제1호 입주기업 기념비 헌정식’ 개최

    여수산단 ‘제1호 입주기업 기념비 헌정식’ 개최

    한국산업단지공단은 대한민국 산업단지 60주년을 기념해 주요 국가산업단지의 1호 입주기업에 감사와 경의를 표하는 ‘산업단지 1호 입주기업 기념비 헌정식’을 28일 GS칼텍스 여수공장에서 개최했다. 이날 행사는 대한민국의 중화학 공업 발전을 이끌며 국가 경제 발전에 중추적 역할을 해온 여수국가산단과 1호 입주기업인 GS칼텍스의 역사적 의의와 그간의 공헌을 기념하기 위해 마련되었다. GS칼텍스는 1967년 여천공업기지 기공을 기반으로 1974년에 조성된 여수국가산업단지의 1호 입주기업(설립일 1967.5.19.)이다. 한국산업단지공단 이상훈 이사장과 GS칼텍스 김성민 CSEO/각자대표 겸 생산본부장 등이 참석한 헌정식은 기념비 제막과 GS칼텍스 여수공장 주요 시설 안전 점검, 여수산단 성장의 주역인 근로자들에 대한 감사 행사 순으로 진행됐다. GS칼텍스는 디지털 안전관리시스템 도입으로 작업 현장 안전성 강화와 AI 기반의 운영 최적화, 모바일 중심의 서비스 혁신 등을 통해 디지털 혁신 선도와 이산화탄소 포집·활용(CCU) 메가 프로젝트를 통해 무탄소 전환을 위한 친환경 기술 도입에 앞장서고 있다. 이와 함께 지역사회의 문화예술 발전을 위해 GS칼텍스 예울마루와 예술의섬 장도 운영 등 지속적인 사회공헌 활동을 통해 기업의 사회적 책임에도 힘쓰고 있다. 이상훈 한국산업단지공단 이사장은 “산업단지 60주년을 기념해 여수국가산업단지 1호 입주기업에 헌정한 이 기념비는 여수국가산단과 GS칼텍스가 함께 걸어온 여정을 기념하는 중요한 유산이다”며 “미래의 60년은 GS칼텍스와 입주기업, 한국산업단지공단, 그리고 정부가 함께 혁신을 통한 지속 가능한 경제 성장을 이끌어 나아가길 기대한다”라고 말했다.
  • ‘제로슈가’ 맥주 소개하던 이영지, BTS 슈가 저격 논란

    ‘제로슈가’ 맥주 소개하던 이영지, BTS 슈가 저격 논란

    가수 이영지가 주류 제품을 소개하다가 BTS 슈가를 저격했다는 논란에 휩싸였다. 이영지는 지난 24일 공개된 유튜브 채널 ‘차린건 쥐뿔도 없지만’에서 협찬 받은 주류 제품을 소개했다. 그는 한 맥주 제품을 들어보이며 “제로 슈거. 당연하겠지만 19세 미만 청소년 판매 금지”라고 말했다. 이어 “이거 자전거 타기 전에 마시면 안 된다. 음주운전”이라고 강조했다. 이를 두고 일각에서는 “전동 스쿠터를 타고 음주운전을 한 BTS 슈가를 저격한 것이 아니냐”는 지적이 나왔다. 그러나 이영지가 방송에서 이 같은 말을 한 건 방송 콘셉트 때문이다. 이전 시즌까지는 이영지의 집에서 촬영이 진행됐으나, 이번 시즌부터는 한적한 시골 마을에 위치한 것으로 보이는 집에 게스트를 초대해 이야기를 나누는 방식으로 바뀌었다. 이영지는 게스트가 오기 전 미리 마루에 자리를 잡고 앉아 협찬품을 소개하는 등 오프닝 멘트를 한다. 이후 게스트가 도착했다는 소식을 들으면 ‘뿔릉이’라는 애칭으로 불리는 자전거를 타고 나가 게스트를 태우고 다시 집으로 돌아오는 식으로 진행된다. 이러한 이유로 ‘자전거를 타고 나가 게스트를 데리고 오기 전에는 술을 마실 수 없다’는 의미를 담아 “이거 자전거 타기 전에 마시면 안 된다. 음주운전”이라고 한 것으로 풀이된다. 실제로 이 말을 할 때 화면에는 자전거 사진과 함께 ‘뿔릉이 대기 중’이라는 자막이 나왔다. 또한 해당 영상은 슈가의 음주운전 논란이 불거지기 전에 촬영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슈가는 지난 6일 밤 서울 용산구 한남동 도로에서 술에 취해 전동 스쿠터를 운전한 혐의로 입건됐다. 슈가의 사고 당시 혈중알코올농도는 면허 취소 기준(0.08%)을 훌쩍 넘는 0.227%로 조사됐다. 슈가는 음주 적발 17일 만인 지난 25일 용산경찰서에 출석해 도로교통법 위반(음주운전) 혐의로 조사를 받았다. 경찰에 따르면 슈가는 이 조사에서 음주운전 혐의를 인정했다. 슈가가 혐의를 인정한 만큼 추가 소환 가능성은 낮다. 이에 따라 슈가는 유죄 의견으로 검찰에 송치될 전망이다.
  • 대한민국 시민연극제 용인, 31일 개막…내달 1~8일까지 경연

    대한민국 시민연극제 용인, 31일 개막…내달 1~8일까지 경연

    오는 31일 개막하는 ‘제3회 대한민국 시민연극제 용인’이 9월1일부터 8일까지 처인구 용인문화예술원 마루홀에서 열린다. 제3회 대한민국 시민연극제 용인은 경기도, 용인특례시, 한국연극협회가 주최하고 한국연극협회 경기도지회, 제42회 대한민국연극제 집행위원회가 주관한다. 이번 연극제는 전국 16개 광역시·도 시민연극단체(극단, 동아리)가 참여하는 순수 아마추어 연극제다. 올해는 8개 극단이 공모를 통해 최종 경연에 올라 경기도민과 용인시민을 만난다. 개막식은 31일 오후 4시에 열리는데 용인 생활예술 동아리가 참여하는 아트 마켓 행사를 비롯해 비보잉 공연, 연극제 홍보영상 상연, 축하공연 등이 이어질 예정이다. 9월1일부터 7일까지 용인문화예술원 3층 국제회의실에선 ‘연극사랑 시민 워크숍- 나의 독백, 쓰고 말하기’ 워크숍이 진행된다. 이 워크숍에 참여한 시민은 공연을 관람한 후 관객 평가단으로 심사에 참여할 수 있다. 경연 공연은 9월 1일부터 8일까지 문화예술홀 마루홀에서 열린다. 선착순 무료로 누구나 볼 수 있다. 경연 일정은 다음과 같다. ▲1일 ‘너는 누구 그리고 나는’(서울 송파공연마루) ▲2일 ‘소풍’(전북 시민연극동호회 나로누림) ▲3일 ’판소리로 보는 춘향전‘(경기 군포시민연극극단) ▲4일 ‘한여름밤의 꿈’(경기 시민극회 우리) ▲5일 ‘궁전의 여인들’(대전 직장인연극반 시시콜콜) ▲6일 ‘행복펜션’(강원 극단 날나리) ▲7일 ‘만선’(서울 강원아트시민연극단) ▲8일 ‘목욕탕집 세 남자‘(서울 극단 서리플레이)
  • ‘상습 수해 막아라’…경기도, 홍수 예방 시급 ‘용인 금어천’ 개선 사업 착공

    ‘상습 수해 막아라’…경기도, 홍수 예방 시급 ‘용인 금어천’ 개선 사업 착공

    경기도는 상습 수해 피해 발생 및 우려되는 용인시 포곡읍 금어리 일원에 300억 원을 투입하는 금어천 수해상습지 개선사업을 26일 시작했다. 수해상습지 개선사업은 홍수 피해 예방이 시급한 지역에 대해 제방보강이나 하도개선 등 치수 목적으로 시행하는 사업이다. 용인시 금어천은 지난 2012년 2월 하천기본계획 수립에 따른 수해상습 구간에 이수·치수 환경을 고려한 자연 친화적인 하천정비 및 홍수에 안전한 하천환경 조성을 목표로 하고 있다. 금어천은 하천의 폭이 좁아 홍수 발생시 농토나 인가 등의 피해가 우려되는 지역이다. 개선사업은 계획홍수량에 맞는 하폭 확장, 생태블럭 호안적용, 둑마루 콘크리트 포장, 제방여유고 부족구간에 홍수방어벽 공사 등으로 진행된다. 도는 금어천 2.01km 구간에 제방 2.86km, 교량 6개 등을 설치할 계획으로 2026년 하반기 준공이 목표다. 강성습 경기도 건설국장은 “집중호우로 인한 상습 수해 발생 구간으로부터 도민의 안전과 재산 피해 방지할 수 있도록 차질없는 공사 추진에 최선의 노력을 다하겠다”며, “이번 공사에는 건설사업자와 건설기계 1인사업자 간 ‘건설기계임대차계약 도 직접 확인제’를 도입해 임금 체불 없는 경기도 건설공사 환경도 조성하겠다”고 말했다. ‘건설기계임대차계약 도 직접 확인제’는 임대약정에 대한 명확한 계약서 없이 구두로 공사를 진행하면서 임금체불 등의 불이익이 발생하고 있다는 건설기계 관계자들의 건의에 따라 마련된 제도로 경기도에서 발주하는 건설공사의 경우 건설기계 임대차계약을 도가 직접 확인해 임금체불을 막는 효과가 있다.
  • 배움의 밭 일구기까지… ‘뒷것’의 뒤를 밟아 본다

    배움의 밭 일구기까지… ‘뒷것’의 뒤를 밟아 본다

    고작 스물한 살의 나이에 권력에 의해 ‘금지’된 청년, ‘뒷것’이라 자신을 낮추다 마침내 어둠 속 신화가 된 남자, 김민기. 늘 청춘일 것만 같았던 그가 지난달 우리 곁을 떠났다. 저마다 김민기에 대한 기억은 다를 것이다. 그를 추억하고 보내는 방식도 다를 터다. 기자는 ‘뒷것’의 뒤를 밟는 여행을 선택했다. 먼저 간 이가 걸었던 길을 되짚어 걷다 보면 슬그머니 위로가 찾아온다. 이는 몇 차례의 경험을 통해 체득한 바이다. 지금 ‘김민기’라는 큰사람의 뒤안길을 따라 그 위로를 찾으러 나선 길이다. 애초 목적지는 세 곳이었다. 육신의 고향 익산(옛 이리), 삶의 텃밭 서울, 영혼의 집 천안. 이번 여정에선 익산과 서울만 돌아본다. 이유는 나중에 다시 전하기로 하자. 여정에 앞서 밝혀 둘 게 있다. 지명 등은 전부 옛날 표기법을 따랐다. 요즘 표현으로는 당최 당대의 분위기가 살지 않아서다. 이 여정에 김민기의 동네 형이자 그와 관련된 무수한 이야기의 증인이 된 여장수 전 백제고 교장, 김세만 익산문화관광재단 대표, 조상익 한국민족예술연합회 익산지회(익산민예총) 회장 등이 도움을 줬다. 금지곡 ‘상록수’에 얽힌 사연축가가 아닌 졸업식 노래였나김민기가 태어난 곳은 전북 이리시다. 1995년에 익산군과 합쳐지면서 익산시로 바뀌었다. 이리(裡里)는 ‘속으로 들어간 마을’이란 의미다. 사실 이리도 원래 이름은 아니다. 일제강점기 이전에는 ‘솜리’라고 불렸다. 지금도 옛 이리에 속했던 곳에선 ‘솜리’라는 표현이 담긴 상호나 입간판 등을 어렵지 않게 볼 수 있다. 우선 가장 큰 오해부터 풀자. 각종 검색 사이트에 올라 있는 익산 함열읍 출생설이 그렇다. 여장수 교장은 어림도 없는 소리라며 손사래를 쳤다. 김민기는 이리의 중심부였던 중앙동에서 태어났다. 갈산동과 경계를 이룬 곳으로, 그의 생가는 중앙동에, 그가 다닌 학교와 교회 등은 갈산동에 속했다. 그가 다닌 이리중앙국민학교(현 이리중앙초등학교)에서 함열읍까지는 직선거리로 14㎞나 떨어져 있다. 버스가 오가지 않던 시절에 ‘국민학생’이 매일 걸어 다니기엔 불가능에 가까운 거리다. 함열읍은 이리시와 통합되기 전 익산군에 속했던 곳이다. 현재도 익산시에 속해 있긴 하지만 김민기의 생애와는 거의 관계가 없다. 그의 대표곡 중 하나인 ‘상록수’가 야학에 다니던 노동자 커플의 결혼식을 위해 만들어진 것이라는 이야기도 사실과 거리가 있는 듯하다. 여 교장은 그의 생전 발언을 빌려 “야학 노동자의 졸업식을 앞두고 만든 곡”이라 단언했다. 전체적인 가사의 흐름으로 볼 때도 결혼식보다는 졸업식이 어울리는 듯하다. ‘상록수’에도 얽힌 사연이 있다. 김민기는 평소 자신의 노래를 부르지 않기로 유명하다. 한데 여 교장의 기억에 딱 하루만은 달랐다. 박정희 전 대통령의 장례식이 열렸던 1979년 11월 3일 밤이 그랬다. 여 교장과 함께 ‘평소와 다름없이’ 대취한(김민기는 대단한 애주가다) 그가 이날만큼은 스스럼없이 기타를 잡더란다. 그리고 ‘상록수’를 부르기 시작했다. 그의 죽음 이후 수많은 언론에서 썼던 그 사진, 그러니까 세상 환한 표정으로 기타를 치는 사진은 바로 이날 찍은 것이다. ‘친구여, 우리가 오를 봉우리는…’어린 김민기 뛰놀던 배산일지도이리는 참 독특한 지형의 도시다. 여느 도시에선 산자락을 한 굽이 돌아서야 들녘이 나오기 마련이다. 산이 많은 나라라서 그렇다. 이리는 다르다. 들녘이 앞에 있고 산들은 멀찍이 나앉았다. 김민기는 야트막한 산에 올라 이 너른 들녘을 굽어보는 걸 좋아했다고 한다. 그곳이 바로 배산(86m)이다. 배산은 이리시에 속한 학교들의 단골 소풍 장소다. 김민기가 다닌 이리중앙국민학교도 해마다 배산으로 소풍을 갔다. 그러니 배산공원 솔숲 어딘가 어린 김민기가 보물을 찾던 나무가 있을지도 모를 일이다. 청년으로 성장한 뒤에도 배산을 즐겨 찾았다. 특히 해거름의 풍경을 좋아했다고 한다. 배산에 올라서면 사방으로 너른 평야가 펼쳐진다. 해는 서쪽, 군산 앞바다로 진다. 이쯤에서 그의 노래 ‘봉우리’의 가사를 살펴보자. “사람들은 손을 들어 가리키지/높고 뾰족한 봉우리만을 골라서/내가 전에 올라가 보았던 작은 봉우리 얘기해 줄까/지금은 그냥 아주 작은 동산일 뿐이지만/그래도 그때 난 그보다 더 큰 다른 산이 있다고는/생각지를 않았어/나한테는 그게 전부였거든/중략/저기 부러진 나무등걸에/걸터앉아서 나는 봤지/낮은 데로만 흘러 고인 바다/작은 배들이 연기 뿜으며 가고/중략/혹시라도 어쩌다가/아픔 같은 것이 저며 올 때는/그럴 땐 바다를 생각해 바다/봉우리란 그저/넘어가는 고갯마루일 뿐이라구/하여 친구여 우리가 오를 봉우리는/바로 지금 여긴지도 몰라…” ‘봉우리’는 1984년 LA올림픽 당시 메달을 따지 못한 한국 선수들을 위해 만든 것으로 전해진다. 그런데 가사가 만들어 내는 이미지는 저물녘 배산에서 바라보는 풍경과 아주 흡사하다. 조상익 회장은 “날씨가 좋을 때면 배산에서 군산 앞바다가 훤히 내려다보인다”고 했다. 김민기 역시 청춘의 어느 시점에 보았던 배산 풍경을 심상 깊은 곳에 갈무리해 뒀던 건 아닐까. 생전 한 인터뷰에서 노래 ‘작은 연못’은 유년기에 겪었던 전쟁의 공포가 밑바탕이 됐다고 밝힌 것처럼 말이다. 김민기는 1951년 6·25 전쟁 때 10남매의 막내로 태어났다. 아버지는 그가 태어나기 전 북한군에 목숨을 잃은 것으로 알려졌다. 아버지는 삼산의원의 의사였고, 어머니는 유명한 산파였다고 한다. 산부인과 병원이 없던 시절엔 산파가 그 역할을 대신했다. 여 교장에 따르면 “당시 김민기의 어머니가 1만쌍의 아이들을 받아냈다”고 한다. 과장이 좀 섞였다 쳐도, 당시 이리에서 태어난 아이들 가운데 상당수가 김민기 어머니의 손을 거쳤다고 봐도 무방하겠다. 김민기가 태어난 곳은 삼펜사이다 공장 내 사택이다. 전북 일대에선 꽤 유명한 청량음료 업체였다는데 일본인이 세운 회사를 아버지가 사들여 운영했다고 한다. 삼펜사이다 공장은 이후 한 산부인과 의원에 팔렸고, 지금은 아파트 신축 공사로 흔적도 없이 사라졌다. 그가 1978년 낙향해 3년여 농사를 지으며 살았다는 석암리 농가 역시 공업단지가 들어서며 사라졌다. 그의 자취가 다소나마 남은 곳은 이리중앙초등학교와 바로 옆의 옛 성락교회(현 하나님의 교회)다. 김민기의 어머니는 독실한 기독교 신자였다. 김민기 역시 이 교회에서 유아세례를 받았다. 교회에서 성탄절 행사가 열릴 때면 오프닝 멘트는 늘 김민기 차지였다고 한다. 귀엽게 생긴 데다 또박또박 말까지 잘해 교인들의 사랑을 듬뿍 받았다는 것이 여 교장의 회상이다. 어린 김민기가 친구들과 어울려 뛰어놀았을 중앙동 일대는 ‘문화예술의 거리’가 됐다. 원도심 재생 사업 덕이다. 그의 아버지가 다녔다는 삼산의원 건물은 지금도 남아 익산근대역사관이 됐다. 이 일대는 아트센터 등 레트로풍의 볼거리들이 꽤 있다. 김민기 어머니의 교육열은 남달랐던 듯하다. 그의 형제 모두 국민학교 5, 6학년만 되면 서울로 올려 보냈다. 서울에 친척이나 지인 등 기댈 곳은 없었다고 한다. 그러니 어머니 혼자 벌어 그 많은 교육비를 부담했을 터다. 김민기도 국민학교 5학년이 되면서 형제들처럼 서울로 올라가게 된다. 33년간 대학로 공연 문화의 산실학전 사라져도 ‘뒷것 정신’은 남아이제 서울로 올라온 김민기의 행적을 따라간다. 그가 거쳐 간 곳 상당수가 근대 문화유산이어서 볼거리도 풍성하다. 서울에서 가장 먼저 찾아야 할 곳은 대학로다. 김민기는 젊은 시절 대부분을 이 언저리에서 보냈다. 이리에서 올라온 그는 종로구 가회동의 재동국민학교를 거쳐 이웃한 화동의 경기중·고등학교(현 정독도서관)를 다녔다. 그리고 서울대 미대에 진학했다. 당시엔 서울대가 대학로에 있었다. 그러니까 대학로에서 반경 1㎞ 남짓한 공간에서 학창 시절 대부분을 보낸 셈이다. 이후로도 33년 동안 대학로에서 소극장 학전을 지켰으니, 일생 대부분을 이 일대에서 보냈다고 해도 틀리지 않겠다. 그가 일군 ‘배움의 못자리’ 옛 학전(學田)까지는 조붓한 골목길을 이리저리 돌아가야 한다. 대학로 특유의 붉은 건물과 연극 티켓 부스가 줄줄이 늘어선 길이다. 한 편의점 옆엔 배롱나무가 꽃을 피웠다. 보기 드물게 꽃잎이 흰색이다. 김민기도 이 배롱나무가 흰 꽃을 틔울 때마다 찾아와 한참을 머물렀을 게 틀림없다. 대학로 공연 문화의 산실이란 평가를 받던 학전은 지난 3월 15일 문을 닫았다. 김광석의 라이브 콘서트 1000회, 뮤지컬 ‘지하철 1호선’ 4000여회 등 무수히 많은 기념비적인 공연들이 이 공간에서 열렸다. 학전이 사라진 자리엔 어린이와 청소년을 위한 ‘아르코꿈밭극장’이 들어섰다. 33년이란 긴 시간을 머물렀던 곳인데, 그의 흔적은 남은 게 거의 없다. ‘학전’이란 이름과 연혁이 새겨진 작은 동판이 아니었다면 그냥 지나치기 십상이다. 그야말로 자신의 시간과 이야기를 깡그리 거둬 간 거다. 그나마 그의 자취가 선명하게 담긴 건 담벼락에 선 남천나무다. 2021년 3월 15일 학전 30주년을 기념해 직접 심은 것이다. 남천나무 옆엔 고 김광석의 모습을 새긴 노래비가 있다. 김민기가 남긴 사진 중에 남천나무와 김광석 노래비 사이에서 찍은 사진이 유독 많다. 그가 이 작은 공간에 각별한 의미를 부여했다는 걸 짐작하게 하는 대목이다. 남천나무·학림다방·정독도서관…그의 자취 따라 걸어본 서울 도심학전 옆 마로니에공원은 대학로의 상징이다. ‘고도를 기다리며’의 연출가 임영웅, 무대 인생 60년의 오현경과 윤소정 배우 부부, 고시원 단칸방에서 생을 마감한 무명배우 등 무수히 많은 문화예술인의 장례식이 이 공원에서 열렸다. 공원 이름은 복판에 서 있는 마로니에 나무에서 따온 것이다. 나무가 처음 식재된 건 일제강점기인 1929년이다. 얼추 100년 가까운 세월이다. 그러니 현재를 살아가는 그 누구보다 많은 역사와 인물들을 이 나무는 알고 있을 터다. 학림다방도 들른다. 1956년에 문을 연 찻집이다. 김민기를 비롯한 수많은 문화예술인의 아지트 구실을 했던 공간이다. 학림사건 등 서슬 퍼런 역사도 다방 기둥 곳곳에 새겨져 있다. 그의 죽음이 공식 발표된 곳도 여기다. 내친걸음 정독도서관까지 간다. 고교생 김민기가 질풍노도의 시기를 보냈을 곳이다. 정독도서관의 전신인 옛 경기고는 1938년에 지어졌다. 입구의 포치형 현관이 인상적이다. 고관대작 등이 자동차라는 신문물을 타고 건물에 접근할 수 있도록 만든 구조다. 정면과 측면, 세 개의 아치 기둥이 만들어 낸 모습은 많은 이들이 인증샷으로 즐겨 찍는 배경이 됐다. 현관 입구의 ‘수위실’의 유리창도 눈길을 끈다. 예전엔 표면이 휘어진 유리를 생산하는 기술이 없어 평면 유리를 몇 조각으로 나눠 모서리를 장식했다. 그 시대적 흔적이 유리창이다. 건물 안 대칭형 유턴 계단의 난간은 반들반들하다. 오랜 세월 수많은 학생이 거쳐 간 흔적이다. 김민기도 그중 하나일 터다. 여정은 여기까지다. 옛 경기고 건물까지 돌아보고 나니 예전 경남 통영의 박경리기념관에서 읽은 글귀가 떠오른다. ‘버리고 갈 것만 남아서 참 홀가분하다.’ 통영에서 태어나 통영에 묻힌 박경리 선생과 달리 김민기는 이리에서 태어나 충남 천안에 묻혔다. 왜 고향에 묻히지 않았는지는 알 수 없다. 남겨진 가족들이 알려지는 걸 원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그렇다고 천안에 가지 못한 것에 조금의 아쉬움도 없다. 시간은 또 흐를 것이고, 그를 추억할 여지 하나 더 남겨 뒀으니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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