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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일­북한 조속수교 “예비정지”/김용순일행의 방일 행보

    ◎「핵사찰」엔 강경… 대일수교 최대 난제로/「예정없던 가이후면담」이 나름의 “성과” 북한 조선노동당 김용순서기를 단장으로 하는 노동당대표단은 7박8일간의 일본방문에서 적어도 다음 2가지 점에서 성과를 올렸다고 볼수 있다. 첫째는 북한인사로서는 최초로 일본총리를 만날 수 있었다는 것이며 두번째는 외신기자 클럽에서의 회견에서 북한측의 소위 「평화통일염원」을 유감없이 피력할 수 있었다는 점이다. 김서기의 방일은 일본­북한간 국교정상화를 위한 정부차원의 본회담이 진전되고 있는 가운데 북한집권당 고위인사의 첫방문이라는 점에서 당초부터 내외의 주목을 끌어왔다. 그것은 동북아시아 정세에 크게 영향을 미칠 일본­북한간의 국교정상화 향방에도 절대적으로 관련되는 것이기 때문이다. 김은 26일하오 도쿄 유락조(유락정) 전기빌딩18층 외신기자클럽에서 가진 기자회견석상에서 자신의 방일성과를 이렇게 설명했다. 『자민·사회 양당의 초청에 따른 이번 방문은 그 체류가 훌륭했기 때문에 일정도 짧게 느껴진다』고 서두를 뗀 뒤『가는 곳마다 열렬한 환영과 횐대를 받았다』고 만족해 했다. 그는 특히 『가이후 도시키(해부준수)총리를 비롯,오자와 이치로(소택일랑)간사장,가네마루 신(김환신)전부총리 등 자민당 수뇌들과 만나 유익한 대화를 나누었다. 사회당쪽에는 도이 다카코(토정다하자)위원장,야마구치 쓰루오(산구학남)서기장,다나베 마코도(전변성)부위원장을 만났으며 공명당·사민련·민사당사도 방문했다. 일본의 가장 큰 노동단체인 「연합」을 비롯한 노조·청년단체의 관계자들도 만났으며 오사카(대판) 고베(신호)지역의 많은 일본인들과도 접촉했다』고 밝혔다. 그 결과 『북한과 일본양국 국민은 과거의 역사를 청산하고 관계정상화의 염원에 차 있다는 강렬한 인상을 받았다』고 강조했다. 김의 말대로 지난22일의 가이후 총리와의 회담은 북한측으로 볼때 가장 큰 수확임에 틀림없다. 이 회담은 초청 당시에는 예정에 없던 것이었다. 일본측은 총리자격으로서가 아닌 「자민당총재」의 입장에서의 회담이라고 성격을 규정짓고,장소도 당본부를 선택했다. 이것은 김서기의동정과 일본측의 대응에 신경을 곤두세우고 있는 한국측에 대한 배려 때문이라고 관계자들은 설명하고 있다. 그러나 일본의 총리가 아직 국교도 정상화되지 않은 상태에서 북한의 요인과 회담했다는 정치적 의미는 크다. 김서기도 『좋은 분위기에서 화기애애하게 대화할수 있었다』며 만족한 표정을 지었다. 이번 회담은 정부차원을 넘어 당 주도로 성사되었다. 이에 대해 관계자들은 이미 정부간 교섭이 시작되고 있는 터에 아무리 자민·사회당의 초청이라는 사정이 있었더라도 총리의 회담은 앞으로 문제를 남기는 것이라고 지적하고 있다. 이번 김서기의 일본방문에서의 역할은 북한측의 주장을 관철하면서 현재 진행중인 국교정상화 교섭을 촉진하는 분위기를 조성하는데 있었다. 이같은 목적에 따라 김서기 일행의 언동은 종래의 정치적 선동에서 상당히 억제되어 있었음이 눈에 띄었다. 한·일 기본관계 조약이 존재하더라도 일­북한국교정상화는 가능하다는 견해를 밝힌 지난 21일의 일본기자클럽에서의 발언도 그 하나였다. 이문제는 깊이 파고들면 「2개의 조선」에 귀착하는 것이지만 김서기는 지난해 9월의 자민·사회당 및 조선노동당의 3당 공동선언을 인용,『남북이 대화를 통해 평화적으로 통일을 달성하는 것이 조선인민의 민족적 이익에 합치한다는 것을 인정한다는 구절이 있다. 이것이 대답이다』며 핵심을 회피했다. 26일 외신기자클럽에서도 첫번째 질문에 나선 한국특파원의 물음에 이렇게 서두를 꺼냈다. 『서울에서 오신 기자분 참으로 반갑습니다. 그러나 같은 민족끼리 일본에서 이런 질문을 받는것이 유감입니다. 여러분들이 평화통일의 목소리를 높여 주기 바라며 다음 회견을 우리 땅에서 가집시다』며 장장 30여분간에 걸쳐 한질문에 대한 답변을 계속하고 『조국의 분열로 가슴이 아프기 때문에 이국에서 만난 기자의 질문에 길게 대답했다』고 설명했다. 그의 정치색을 배제한 듯한 이같은 발언은 순수하게도 받아 들일수 있는 반면,고도의 「정치적 테크닉」을 느끼게도 했다. 그러나 이번 북한대표단은 핵사찰문에서만은 북한의 종래 주장을 굽히지 않고 강경 일변도의 발언 뿐이어서 이 문제는 일­북한 교섭의 과정에서 최후까지 남을 난제임을 예고해 주었다. 어떻든 김용순서기의 이번 방일에서 보여준 연·경자세의 구분 사용은 불가사의한 땅 북한의 모습을 그대로 반영하는 것이라고 일본의 관계자들은 지적하고 있다.
  • “북한의 핵사찰문제 해결 없는한 일­북한 관계 진전 없어”

    ◎가네마루 전 부총리 【도쿄=강수웅특파원】 일본 정계의 최고실력자 가네마루신(김환신) 전 부총리는 26일 하오 한국대사관으로 이원경 주일대사를 방문,『북한의 핵사찰문제가 해결되지 않는한 일본·북한관계가 진전될 수 없다는 것을 일본을 방문중인 북한 조선노동당의 김용순서기에서 분명히 밝혔다』고 자신의 입장을 설명했다. 가메마루 전 부총리는 『북한측이 핵문제를 미·북한간 문제라고 주장하므로 자신으로서는 이 문제로 「미·북한이 한번 만나면 어떤가」라는 차원에서 미·북한접촉을 제의했던 것』이라고 말하고 『북한의 핵문제에 대해서는 한·일모두가 납득하는 형태로 해결되지 않는한 일·북한관계 진전은 있을 수 없다』고 강조했다. 그는 또 「전후 45년간의 보상」 문제에 대해 『자신이 45년간 보상을 인정한 것처럼 알려져 있으나 자신은 한반도 분단으로 북한과의 수교가 한국보다 늦어진데 대해 무엇인가 배려해줄 수도 있지 않은가라는 감정을 갖고 있으나 이는 어디까지나 개인적 감정이며 일본정부의 입장은 아니다』라고 밝히고 이 문제도 김서기에게 분명히 했다고 말했다.
  • 재일교포의 모국애/강수웅 도쿄특파원(오늘의 눈)

    10억엔 이라면 한국돈으로 55억원에 이르는 막대한 금액이다. 이 많은 돈을 삼천포출신의 재일교포가 쾌척,「한국문화연구진흥재단」을 설립했다. 이 단체는 일본에 있어서 최초이며 유일한 한국의 문화관계 재단법인이다. 지난 88년 7월부터 설립이 추진되어 온 이 법인은 지난해 12월19일자로 일본 문부성에 의해 정식으로 인가되었다. 이 문화재단의 설립기념파티는 22일 하오6시부터 2시간 동안 도쿄(동경)시내 이치가야에 있는 사학회관에서 2백여명의 한일문화인이 참석한 가운데 성대히 거행됐다. 한국측에서는 이진희·이건·이승목·김달수·강재언·김경득씨 등 재일동포사회의 지도급 인사들과 김철수 서울법대 교수 등이 참석했다. 일본측에서는 우장춘박사의 일대기 「나의 조국」과 「민비암살」의 저자 쓰노다 후사코(각전방자)여사를 비롯,조선사학자 아리이도 모노리(유정지덕),명치대 학장 기무라 모토이(목촌초),「왜왕의 말예」 등 고대역사 소설로 유명한 토요다 아리츠네(풍전유항)씨 등이 참석,성황을 이루었다. 도쿄방송 미모의 아나운서이며 「이별의 45년­전쟁과 사할린의 조선인」의 저자이기도 한 우노 요시코(우야숙자)의 사회로 진행된 이날 파티에서 기금의 출연자인 한창우이사장(60)은 이렇게 말했다. 『한반도와 일본의 일의대수의 가깝고도 가까운 인국으로서 역사적으로도,경제·문화적으로도 깊은 관계를 맺어 왔다. 한국과 일본의 국교가 수립된지 26년. 졍치적으로는 「우호·동반의 신시대」라고 불리게끔 됐으나 국민레벨에서는 아직도 응어리와 감정의 꺼림칙함이 해소됐다고 보기는 어렵다. 이러한 상황을 타개하기 위해서는 상호 역사와 문화에 대해 이해를 깊게하지 않으면 안된다』 15살때인 45년 12월20일 학교에 다니기 위해 형이 있는 일본으로 건너온 한이사장이 법정대학을 나오고 28세때 클래식 전문다방의 경영으로 사업을 시작해 오늘날 연간 1천2백억엔의 매상을 올리는 레저산업체 「마루한 코퍼레이션」을 이룩하기까지 겪었던 신산고초는 듣지 않아도 알만한 일이다. 그는 한일양쪽에 이렇게 주문한다. 『일본과 일본인의 한국에 대한 무지·무관심을 타개해야 한다.한국도 과거를 잊을 수는 없으나 용서할 수는 있다. 그러므로 서로 손잡고 나가지 않으면 안된다』 그도 많은 재일 동포처럼 빠찡코로 일어선 사람이다. 이날의 모임을 위해 이원경 주일대사가 직접나와 『한일간의 숙명적관계는 과거의 불행한 한때를 초월하는 것』이라고 축사했으며 가이후 도시키(해부준수) 총리는 축전을 보내왔다.
  • “미·북한 정상회담 주선 용의/가네마루 일 전 부총리

    ◎핵사찰 협의 원활하게 【도쿄 연합】 일본 자민당의 다케시타(죽하)파 회장인 가네마루(김환신) 전부총리는 22일 핵사찰 문제 등을 협의토록 하기 위해 미·북한 정상급회담을 갖도록 주선할 용의가 있다고 밝혔다. 일·북한 국교 정상화 과정에서 평양측 입장을 일방적으로 옹호한다는 비판을 받고 있는 가네마루씨는 이날 저녁 교토(경도) 시내서 열린 일조 우호친선 모임에 참석,연설을 통해 이같이 말하고 미국과 북한이 핵사찰 수락문제를 둘러싸고 막후접촉을 하고 있으나 『톱 클라스끼리 한번 만나 이야기하는 것이 어떨까 생각한다』고 밝혔다. 그는 미국과 북한측에 자신의 견해를 전했으며 일본 외무성이 잘만 해주면 2∼3년안에 이야기가 될지도 모른다면서 『가장 걱정되는 것은 미국과 한국관계로 북한에 핵사찰을 받도록 하는 문제』라고 말했다.
  • “도쿄지사 바꿔치기” 자민 작전 파문/「중앙­지방 대결양상」 재현

    ◎공명·민사 지원 얻어 현역 방송인 연합공천/8순의 현 지사 반발,인기앞세워 4선 도전 도쿄(동경) 도지사 선거에 NHK방송의 뉴스 캐스터 출신인 현역 언론인의 출마가 결정돼 정계에 신선한 바람을 불러 일으키고 있다. 화제의 주인공은 NHK특별주간인 이소무라 히사노리(기촌상덕·61)씨로 집권 자민당을 비롯,공명·민사당의 3당 연합추천을 받았다. 학습원대 정경학부를 나온 이소무라씨는 53년 NHK에 입사,인도차이나·중동·파리 특파원과 워싱턴지국장·외신부장을 거친 국제통 저널리스트이다. 그는 74년부터 「뉴스센터 9시」 프로의 초대 캐스터로 발탁돼 읽는 형식의 뉴스전달에서 탈피,기자 자신이 직접 전달하는 캐주얼 뉴스의 신경지를 개척했다. 77년부터는 캐스터를 그만두고 유럽총국장·보도국장을 역임했으며 88년 전무대우 특별주간으로 일해왔다. 걸프전 발발 이후에는 중동지역에 특파돼 뉴스를 전달하는 왕성한 기자정신을 발휘하기도 했다. 37년동안 NHK에서 근무하면서 이소무라씨는 TV대상·일본기자클럽상·본 우에다(상전) 국제기자상등을 수상했으며 프랑스 정부로부터는 국가공로장을 받기도 했다. 「조금 아니꼽습니다만」 「세느에서의 대화」등의 저서가 있으며 여성팬이 많다. 이소무라씨에 대한 도지사 출마요청은 사실상 스스키 슈ㄴ이치(영목준일) 현지사의 재출마를 저지하기 위한 것이었다. 지난 79년 역시 자·공·민 3당의 지지를 받아 도지사 선거에 당선한 스즈키지사는 올해 나이 80임에도 불구하고 오는 4월7일 실시되는 선거에 재출마,4선을 겨냥하고 있다. 그러나 자민당의 오자와 이치로(소택일랑) 간사장을 비롯한 당수뇌부는 스즈키지사의 고령을 이유로 출마하지 않도록 종용했으나 듣지 않자 스즈키지사에 대한 지지를 포기하고 지명도가 높은 이소무라씨를 옹립키로 결정한 것이다. 이소무라씨에 대한 출마요청은 민사당의 오우치 게이고(대내계오) 위원장에 의해 전달됐다. 오우치 위원장은 6일 하오5시부터 1시간 동안 시내 호텔에서 이소무라씨를 만나 출마를 정식으로 요청했다. 이 자리에서 이소무라씨는 『꼭 한사람 의논해야 될 사람이 있다』며 즉답은 피했으나 『긍정적으로 검토하겠다』며 사실상 요청을 수락했다. 이에 따라 오우치 위원장은 7일 상오 공명당의 이시다 코시로(석전행사랑) 위원장과,하오에는 자민당의 오자와 간사장과 각각 수뇌회담을 갖고 3당체제로 「이소무라 옹립」을 결정했다. 이에 따라 이소무라씨의 출마는 금명간 정식으로 확정된다. 문제는 이소무라씨와 스즈키 현 지사와의 대결상황이다. 이것은 지난번 일본 정계의 최고실력자 가네마루 신(김환신) 전 부총리의 「신화」를 깨뜨린 아마나시켄(산리이현) 지사선거의 재판이 될 염려도 없지 않다. 이소무라씨는 자민당 중앙의 지지를 받고 있는 셈이며 스즈키 지사는 도의련의 지지를 받고 있어 영락없는 「중앙과 지방대결」의 양상을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이것은 또한 보수분열 선거를 의미한다. 문제는 자민당에게만 있는 것은 아니다. 민사당의 도련도 자민당 도련과 마찬가지로 스즈키 지사를 지지,중앙과의 대결양상을 보이고 있다. 모두 도련을 무시하고 있다는데 대한 반발이다. 따라서 도의회 의원들은 『이번 선거는 나가타조(수전정)와 유락조(유락정)의 대결』이라고 공공연히 말한다. 나가타조는 국정을 수행하는 중앙기관이 밀집한 곳이며 유락조는 지금까지 도정을 수행해 온 곳이기 때문이다. 이번 도쿄(동경) 도지사 선거에는 이밖에도 프로레슬러 출신인 스포츠평화당 소속 참의원 이노키 간지(저목관지·안토니오 이노키)의 원이 7일 출마를 표명했으며 사회당위원장은 「도이다카코(토정다하자) 옹립론」이 사회당·사민련 등에 의해 대두되고 있다.
  • “일 정계의 큰손” 가네마루 위세 “흔들”

    ◎고향 지사선거서 자파후보 패배/다케시타파 지도력에 균열/자민당 분열 노출… 10월 총재 선거에 악영향 오는 4월 일제히 실시될 제12회 통일지방선거의 전초전으로서 주목을 끌어왔던 일본의 야마나 시켄(산이현) 지사선거에서 일본정계 최고의 실력자 가네마루 신(김환신) 전 부총리가 지원한 후보자가 낙선함으로써 정계에 큰 충격을 주고 있다. 가네마루 전 부총리의 출신구인 야마나시켄 지사선거는 바로 그에 대한 「신임투표」의 성격을 갖는 것이어서 충격의 여파는 더욱 크다. 이곳에서의 가네마루 계열의 패배는 앞으로 가네마루 전 부총리의 중앙정계에서의 위신저하는 물론 정국에 미묘한 영향을 미쳐 가네마루­오자와 이치로(소택일랑) 간사장에 의한 독주체제에 제동을 걸 것은 틀림없다. 3일 투표가 실시되어 당일 개표된 이번 지방선거는 야마나시켄 이외에 아오모리(청삼) 이시카와(석천) 아이치(애지)의 4개 현 지사와 히로시마(광도) 기타규슈(북구주)의 2개 시장선고도 동시에 실시됐다. 야마나시 못지않게 핵연료 사이클 시설건설이 최대의선거쟁점으로 주목을 끌었던 아오모리 지사 선거에서는 「건설추진」의 기치를 내걸었던 자민당공천 현직지사가 「저지파」를 물리치고 4번째 당선,걸프전으로 인한 유권자들의 에너지위기에 대한 인식을 뒷받침했다. 아오모리켄의 핵연료 추진파는 2년전의 참의원선거,지난해의 총선거에 연달아 패배했었으나 이번 선거로 「반핵연」의 거센 흐름을 일단 정지시켰다. 이번 선거에서 가장 주목을 끌었던 야마나시 지사선거에서는 「반김환」 계열의 자민당의원인 다나베 구니오(전변국남) 전 총무청장관이 민 무소속 신진 아마노켄(천안건·62) 후보가 25만3천7백9표를 얻어 당선됐다. 가네마루 전 부총리가 지원했던 오자와(소택등부) 전 부지사는 24만8천9백29표를 획득했으나 4천7백80표 차로 낙선의 고배를 들었다. 당선자 아마노 지사는 정장출신이며,「서민으로부터의 정치」를 내세워 「중앙독재」에 대항했다. 따라서 이번 선거는 중앙과 지방의 대결이었다고 관계자들은 보고 있다. 이것은 또 12년만의 「보수분열」의 결과를 빚었다. 12년전 지사선거 때는가네마루 전 부총리가 모치스키(망월행명) 후보를 내세워 다나베(전변국남) 당시 지사를 떨어뜨렸는데 이번에는 다나베 진영에서 김환­소택라인과 대결,「권력정치」를 깨뜨렸다. 이 선거의 결과가 정부·자민당내에 미칠 영향은 여간 심각한 것이 아니다. 가네마루 전 부총리는 자민당내 최대파벌인 다케시타(죽하)파의 회장이며 자민당 야마나시 현연회장으로서 이번 선거를 진두 지휘해 왔기 때문이다. 이번 선거결과가 가네마루 전 부총리의 『앞으로의 발언력에 영향을 미칠 것』(각료경험자)은 틀림없다. 이렇게 되면 가이후(해부) 정권을 유지해 온 「다케시타파 지배」의 기초가 흔들리게 되며 걸프전 국회대책을 지상과제로 삼는 정부·자민당의 앞으로의 자세에 영향을 미치지 않을 수 없게 된다. 뿐만 아니라 오는 10월로 임기가 끝나는 자민당총재 선거에도 미묘한 영향을 끼치지 않을 수 없다. 가네마루 전 부총리 자신도 이 선거가 「김환」대 「반김환」의 대결이라는 점을 인식하고 『본거지에서 패배한다면 이익은 고사하고 본전도 달아난다』며새해들어 거의 대부분을 출신구에 머물며 진두지휘해 왔었다. 다케시다파도 1월30일의 상임간사회에서 『야마나시켄 지사선거를 최대한 지원하도록』 결정했다. 이 선거의 결과는 가네마루의 후광을 업고 독주하고 있는 오자와 간사장에게도 결정타를 입히게 될 것은 뻔하다. 자민당내에서는 지난해 가을 「유엔평화협력법 안」의 폐기 이래 오자와 간사장 등에 대한 비판이 높다. 따라서 자위대 해외파병론 등 강경노선을 달리고 있는 그의 노선이 이번 선거결과로 수정되지 않을 수 없다고 보는 것이다. 더구나 이번 선거는 자민당을 비롯,사회·공명·민사당이 연합하여 단일후보를 밀었으나 이 협력체제가 제기능을 발휘하지 못했다.이번 선거가 아무리 지방선거라고는 하지만 자민당 최고실력자의 체면을 걸었던 선거인만큼 가네마루­오자와로 이어지는 자민당 지휘체계가 흔들리지 않을 수는 없는 것이다. 이같은 점에서는 아오모리켄의 기타무라 마사야(북촌정재·74) 현 지사의 쾌승은 자민당에 한가닥 위안이 될 수 있다. 기타무라 지사는 「핵시설을 반대하는 그룹」의 대표이며 변호사인 차점자 가네자와 시게루(김택무·54) 후보를 7천8백여표 차이로 누르고 낙승했다. 이것은 어떤면에서는 국가 에너지정책에 대한 국민적 이해를 받은 것으로도 평가되고 있다. 이번 야마나시·야오모리켄 지사선거의 교훈은 오는 4월 통일지방선거와 80 고령임에도 5선 출마를 고집하는 스즈키 슈이치(영목준일) 도쿄도지사 선거에도 큰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 옷가게 주인 피살/둔기에 머리 맞아… 원한관계 살해된듯

    16일 하오4시10분쯤 서울 동작구 흑석동 97의2 옷가게에서 김남열씨(53·동작구 흑석동 61의18)가 둔기에 머리를 맞고 피를 흘린채 숨져 있는 것을 주차장 관리인 노재명씨(42)가 발견,경찰에 신고했다. 노씨는 『이날 근무중 김씨의 부인이 경영하는 이 가게의 문이 열려있어 들어가보니 김씨가 피를 흘린채 가게안 부엌 문턱에 숨진채 엎드려 있었고 안방과 마루에 피가 괴어 있었다』고 말했다. 경찰은 피해품이 전혀 없고 김씨가 평소 주벽이 심했다는 주위사람들의 말에 따라 원한관계에 의한 살인사건으로 보고 수사를 펴고 있다.
  • “차기총리 누가될까” 관심 고조/일본(특파원코너)

    ◎10월 가이후 퇴진 앞두고 자타·후보 부상/미야자와·다케시타·하시모토·오자와등 유력/“장기 호경기 언제까지 갈까”에도 비상한 관심 새해들어 일본에서는 다음 2가지 이슈에 최대의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첫째는 정치적인 문제로 오는 10월말로 자민당총재 임기가 끝나는 가이후 도시키(해부준수)총리의 후임이 누가 될 것인가라는 것이다. 가이후 총리 후임으로는 현재 자천·타천의 많은 후보들이 거론되고 있다. 건강이 좋지 않은 아베 신타로(안배진태랑) 전 간사장을 제외하더라도 미야자와 기이치(중택희일) 전 대장상,와타나베 미치오(도변미지웅)전정무조사 회장 등 이른바 「다이쇼(대정)세대」가 버티고 있다. 여기에 다케시타 노보루(죽하등) 전 총리도 권토중래를 노리고 있다. 이들은 모두 리크루트사건 관련자들로서 부득이 공직에서 도중하차했거나 꿈을 실현하지 못한 사람들이다. 이들에 대항하는 신진세력으로는 하시모토 류타로(교본룡태랑) 대장상과 오자와 이치로(소택일랑)간사장이 부상하고 있다. 모두 「쇼와(소화) 두자리숫자」출생자로서 대정세대의 강한 저항을 받는다. 이들 가운데 현재 가장 막강한 힘을 발휘하고 있는 사람은 오자와 간사장이다. 그는 일본정계 최고실력자인 가네마루 신(김환신) 전 부총리의 후광을 업고 있으나 일반대중의 인기면에선 하시모토 대장상에게 떨어지는 약점이 있다. 일본국민들의 두번째 관심은 경제문제다. 경제대국민답게 이문제에 관한 관심은 지대하다. 각 신문은 대형특집을 통해 경제문제를 경쟁적으로 다루고 있다. 경제문제 가운데서 특히 현재의 호경기가 언제까지 지속될 것인가가 최대의 관심사다. 일본의 경기확대는 1월로 50개월째를 맞았다. 이것은 전후 최장기 호경기로 꼽히는 「이자나기 경기」의 57개월을 바짝 뒤쫓은 것이다. 현재의 호경기가 「이자나기 경기」의 기록을 깨고 전후 최장의 경기로 부상할 것인가는 일본의 경제 앞날을 위해서도 대단히 중요한 문제이다. 산케이(산경)신문은 최근 주요 기업의 최고 경영자 1백명을 대상으로 앙케트조사를 실시한바 있다. 응답자의 반수 이상은 「이자나기 경기」를 앞지를 것이라는 예측에 대해 부정적인 반응을 나타냈다. 현재의 경기가 오는 8월까지 지속될 경우 이는 전후 최장의 호경기가 된다. 그러나 이 앙케트조사에서는 44명이 「예스」라고 대답한 반면 53명은 「노」라고 예측,지금의 호경기가 금년 상반기중에 끝날 것이라는 견해가 지배적인 것으로 나타났다. 이것은 일본경제의 앞날이 결코 순탄치 않을 것이라는 비관적인 견해를 나타내는 것이기도 하다. 현재의 호경기가 계속될 것이라는 견해는 다음과 같은 이유에서다. ▲설비투자의 신장률이 지난해에 비해선 떨어지지만 역시 높은 수준으로 늘어나고 있고 ▲개인소비가 견실한 상태를 유지하고 있으며 ▲원유고를 원고가 상쇄함으로써 인플레 압력이 감퇴되고 ▲공공사업이 계속 확대하고 있다는 것이다. 반면 일본경제에 대한 비관적인 견해의 논거는 다음과 같다. ▲고금리·주가폭락으로 인한 설비투자 신장률의 둔화 ▲개인소비 신장률 저하 ▲원유고에 따른 인플레 우려가 부른 고금리 지속 ▲지가 하락과 디플레 압력의 가중 ▲미국경제 침체에 의한 일본 경제의 쇠퇴.이 앙케트에 응답한 경영자들은 주식시장에 대해서도 평균주가의 높은 쪽이 「3만엔 이상」이라고 예측하는 사람은 30%에도 미치지 못했다. 이것은 올해안에 주가의 급반등은 없을 것이라는 견해가 대부분임을 나타내는 것이다. 이같은 조사는 도쿄(동경)신문도 실시했다. 대기업 1백42개사의 경영층 앙케트 조사결과는 현재의 대형 호경기가 전환점에 다다르고 있음을 나타냈다. 한편 앞으로도 심각한 일손부족 현상을 빚을 것으로 보는 경영자가 90% 가까이나 됐다. 최대의 초점인 경기 지속력에 대해서는 오는 4∼6월까지 계속될 것이라고 예측하는 견해가 33.1%,1∼3월까지라고 보는 사람이 20.4%였다. 여기에 지난해 10∼12월 사이에 이미 호경기의 피크가 지났다고 보는 1.4%를 가산하면 과반수를 넘는 54.9%의 기업경영자가 『올 전반기 안에 경기의 전환점을 맞는다」고 예상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그 이유 역시 고금리,설비투자 둔화,경기악화라는 도식으로서 고금리가 최대의 「악역」이 된다. 이밖에 페만위기에 따른 경기 앞날의 불투명,개인소비의 위축,미국의 경기후퇴 등이 일본경기에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고 있다. 그러나 예측은 아직 이르다. 지난해 연초의 일본경기는 스타트 시점에서 원하락,채권·주식폭락이라는 「트리플 하락」으로 시작돼 그 전도가 염려됐었다. 그러나 그 이후의 전개는 그러한 우려를 불식하는 강력한 것이었다. 설비투자와 개인소비라는 2대 엔진은 강한 회전음을 울리며 일본경제를 쾌조로 전진시켰다. 일본은 모든 면에서 결코 단순한 나라가 아니라는 사실이 올해의 경기예측을 주저하게 만드는 것이다.
  • 뇌성마비 아들 살해/20대 주부,집에 불지르고 자살

    29일 상오11시30분쯤 서울 구로구 구로3동 1130의2 김창영씨(26·남부경찰서 독산파출소 경찰관) 집에서 부인 안현옥씨가 아들 태송군(2)을 목졸라 살해한 뒤 집안에 석유를 뿌리고 불을 질러 자신도 질식해 숨졌다. 안씨는 4년전부터 김씨와 동거해 오면서 아들을 낳아 키워왔으나 최근 아들을 돌보다 마루에 떨어뜨려 뇌성마비가 되자 이를 두고 부부싸움이 잦았다는 것이다.
  • 노상강도에 뺏긴 「진학의 꿈」/오승호 사회부기자(현장)

    ◎고입시 망친 학생,문걸고 몸져 누워 서울 월계중학교 3학년인 권양순군(15)과 권군의 부모는 요즘 실의에 빠져 있다. 성적이 반에서 7∼8등 안에 드는 상위권이며 학교에서 모범을 보여온 권군이 고입 시험을 치르러 가는 길에 강도를 당하는 어처구니 없는 일을 당해 그만 진학의 꿈이 깨져버렸기 때문이다. 고입 연합고사날인 지난 12일 아침 월계동 집을 나선 권군은 수험표와 수험용 연필 5자루,비상금 1천원을 갖고 차분한 마음으로 고사장인 석관고교로 향하고 있었다. 고사장은 집에서 2㎞쯤 떨어져 있었고 걸어서 25분쯤 걸리는 거리였다. 권군이 성북구 장위3동 월계체육관 옆 골목길을 지나가고 있을 때인 상오8시10분쯤 20세 가량으로 보이는 청년 3명이 달려들어 『수험생이니 제발 시험을 치를 수 있게 해달라』는 사정에도 아랑곳 없이 주먹과 발로 뭇매를 때리고 현금 1천원을 빼앗은 다음 수험표까지 뺏어 찢어버리고 달아나 버렸다. 『그래도 시험을 치러야 한다는 생각밖에 떠오르지 않았습니다』 온몸에 멍이 들도록 얻어 맞고 피를 흘리며쓰러져 실신해 있던 권군은 이런 일념으로 2시간쯤만에 깨어나긴 했으나 이 때는 이미 1교시 시험이 끝날 무렵이었다. 간신히 길가로 기어나와 전화통을 붙잡고 집에다 연락,부모와 함께 경찰에 강도신고를 한다음 고사장인 석관고 감독관실을 찾아가 사정을 호소해 보았으나 끝내는 3교시 시험만을 양호실에 앉아 겨우 치를 수 있었다. 평소 공과대에 진학하려던 권군의 꿈은 고교진학에서부터 잔인한 강도들의 소행으로 깨져버리고 말았다. 월계중학교측은 1년간 책임지고 학교에 다시 다닐 수 있도록 해주겠다고 나서고 있긴하나 권군과 부모의 좌절과 실망을 달랠 수는 없었다. 시험을 치르고 난 같은 반 친구들이 설악산으로 2박3일 동안 졸업여행을 떠난 13일 밤 늦게까지도 권군은 식음을 전폐하고 이틀째 방문을 안에서 걸어 잠그고 드러누워 있었고 이를 보다못한 부모들은 마루에 앉아 긴 한숨만 내쉬고 있었다.
  • 45년전 교토항수송선폭발…한인5백명 급사/“일군의 계획적폭파사건”

    ◎미군 조사문서 발견 【도쿄=강수웅특파원】 태평양전쟁 종료 직후인 1945년 8월 하순 다수의 한국인을 태운채 교토(경도)의 마이쓰루(무학)만에서 의문의 폭발로 침몰한 일본 해군 특별수송함 우키시마마루(부도환·4천7백30t)의 생존자가 그해 12월 미군 조사과정에서 『이 배의 폭침은 일본군에 의한 계획적이고 잔혹한 폭거』라고 고발한 문서가 일본 국회도서관의 연합군 총사령부(GHQ) 문서속에서 11일 발견됐다. 이 배의 폭발진상은 아직도 베일에 싸여 있는데 기록으로 남아있는 생존자의 증언 및 점령군의 조치가 밝혀진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증언은 ▲배에 상비되어 있던 구명구 등을 바다에 던지는 것을 목격했으며 ▲한국인들이 선실에 들어가도록 선원들로부터 명령을 받은 직후 폭발이 일어났고 ▲폭발전에 소형발동선이 다가와 주요인물 4∼5명을 태워갔으며 ▲당시 만내에는 적기가 꽂혀 있었는 바 우키시마마루가 이 깃발을 넘는 순간 폭발이 일어났다고 생생하게 기술되어 있다. 우키시마마루는 종전 직후의 혼란기인 45년 8월22일 아오모리(청삼)현의 시모기타(하북) 반도에서 강제노동을 하고 있던 한국인 징용자와 가족 다수를 태우고 부산을 향해 오미나토(대주)항을 떠난뒤 이유가 밝혀지지 않은채 마이쓰루항에 기항하려다 8월24일 만내에서 폭발하는 바람에 한국인 5백24명과 해군승무원 25명이 사망한 바 있다.
  • 일,북한에 전후 보상/한국에도 상응조치

    ◎일지 보도… 가이후 총리는 부인 【도쿄=강수웅 특파원】 지난번 한국을 방문했던 일본의 이시다 고시로(석전행사랑) 공명당 위원장이 노태우 대통령과 만났을 때 북한과 일본의 국교정상화를 위한 현안이 되어 있는 「전후 45년의 보상」에 관해 『북한에 「이자」를 붙여주는 것 만큼 한국에도 그에 상응하는 조치를 취하겠다』는 가이후 도시키(해부준수) 총리의 의견을 전달했다고 일본 마이니치(매일)신문이 11일 공명당 관계자의 말을 인용,보도했다. 이번 이시다 위원장이 언급한 「이자」라는 견해는 지난번 자민·사회 양당과 북한의 조선노동당 3당회담에서 가네마루 신(김환신) 전 부총리가 표명했던 것이다. 이것은 「청구권」에 플러스 알파를 가산,한국보다 국교정상화가 늦은 북한에 그에 상당하는 「보상」을 하겠다는 뜻이다. 한편 가이후 총리는 11일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자신이 공명당의 이시다 위원장을 통해 노 대통령에게 이같은 뜻을 전했다는 신문보도의 사실여부를 질문받고 『사실과 다르다』고 해명했다. 가이후 총리는 『전반적으로 성의를 갖고 이 문제를 해결지어야 한다는 말은 했으나 전후 45년의 보상이라든가 이자문제를 구체적으로 언급하지는 않았다』고 부인했다.
  • 신흥공업국 전문점/일 시장서 자취 감춰

    【도쿄 연합】 엔화 상승에 힘입어 2∼3년전 수입붐을 일으켰던 한국,대만 등 신흥공업국지역(NIES) 제품의 판매가 급격히 떨어져 가전제품 및 카메라 등 전문점이 이제는 일본시장에서 거의 자취를 감추고 있다고 교도(공동)통신이 6일 밝혔다. 원래 일본제품보다 싼데다 엔화 상승으로 실질가치가 하락하자 이들 국가의 제조업자들은 일본기업과 손을 잡고 국내시장에 침투,한때는 일본 주요도시의 교외도로 연변에 전문점을 개설하는 등 힘찬 기세를 보였으나 많은 제품이 쉽게 망가지고 애프터 서비스가 충분치 못해 일본 소비자들의 외면을 받게됨에 따라 대부분의 점포가 문을 닫거나 업종을 전환하고 있다고 이 통신은 말했다. 현재 일본에 거점을 둔 한국의 가전제품 메이커 등은 일본을 겨냥한 전문상품 개발에 박차를 가하는 한편 애프터 서비스망 확충에 안간힘을 쓰고 있다. 지난 88년 일본국내에 처음 본격적으로 NIES상품 전문연쇄점을 낸 구두 소매상 「구두의 마루토미」(본사 명고옥)는 최근 전국각지의 NIES점 12개를 포함한 가전판매점 50개를가전제품 대량판매점인 베스트 전기(본사 복강)에 팔아넘겼다. 나머지 NIES점 15개 점포도 불과 2년만에 본업인 구두소매점에서 완전히 손을 뗐다.
  • 한반도 평화 일본의 기회/박봉식 서울대교수·국제정치학(서울시론)

    ◎대 북한 수교협상을 지켜보며… 금년들어 캄보디아의 평화수립과정에 일본이 처음으로 정치적인 기여를 한 적이 있다. 캄보디아에 평화를 수립하는 문제는 현재 아시아에 남은 분쟁처리의 하나로 주목되고 있다. 1979년서부터,즉 미·중국의 관계정상화와 비슷한 시기에 월남이 소련의 지원을 받아 캄보디아를 침공,폴포트 정권을 추방함으로써 프놈펜에 친월·친소 정권이 세워졌다. ○과거에 대한 자성부터 이때부터 중 소 대립의 대리전이 캄보디아에서 진행되어 오다가 1989년 5월 고르바초프의 북경방문을 계기로 캄보디아내란은 화해의 길로 접어들게 되었다. 캄보디아의 평화수립을 위해 아세안(ASEAN)을 중심으로 여러차례 분쟁정파가 참석한 회의가 열렸고 최근에는 유엔 안보리 5대 상임이사국들의 직접 참여아래 유엔이 캄보디아평화를 위한 선거관리에 직접 개입하게 되었다. 이같이 모든 아시아국가들 뿐만 아니라 강대국들도 크게 관심을 갖고 있는 일에 같은 아시아국가인 일본만이 그동안 구경만해온 셈이었다. 이런 상황에서 비판을 받아온 일본은 금년봄 도쿄에서 캄보디아평화를 위한 회의를 주재했다. 물론 큰 성과는 없었으나 일본이 아시아지역분쟁에 직접 간여한 최초의 일이라는 점에서 뜻이 있었다. 일본은 2차대전이 발발하자 곧 프랑스의 식민지였던 인지반도를 독일과 동맹하여 점령해 오다가 패전과 함께 내놓은 바 있고 지금 월남에 경제적·기술적 지원을 상당히 많이 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어쨌든 일본은 경제대국으로서 이제 아시아만이 아니라 세계에 큰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으며 태국이 일본의 투자에 힘입어 경제성장을 크게 진척시키고 있는 일을 아시아사람들은 주목하고 있다. ○북한은 경제파탄 직면 이러한 일본이 북한과 수교를 할 작정이다. 지난 9월 일본 자민당 가네마루(금환)를 단장으로 하는 정당대표들이 평양을 방문하고 김일성과의 면담에서 지난 45년간의 보상을 포함하여 북한·일본간에 국교를 맺도록 합의를 보았다. 지난 45년간의 일이 보상의 대상이 되지 않는다는 것은 일본정부도 그 입장을 밝혔기 때문에 더 언급할 필요는 없다. 그러나 오늘날경제파탄에 직면해 있는 북한은 금년만해도 80만t의 곡물을 수입했고 소련과 중국이 1991년부터 교역에 있어 경화로 거래하기로 통고했기 때문에 일본으로부터의 돈이 급히 필요한 상황이다. 이와 같이 북한이 일본과 수교하겠다는 의사표시가 정상적 요인상태에서 선린관계를 세우고 두 나라가 우호적으로 지내기 위한 오랜 노력의 결과에서 나온 것이 아니라 급박한 상황을 모면하기 위한 충동적인 결정에 따른 것임을 알고 있다. 그리고 북한은 원자력을 개발하면서 국제원자력기구와의 협정체결도 다른 정치적 구실을 내세워 거부하고 있으며 패쇄된 동토의 사회속에서 백성들을 가두어 놓고 소위 일본인처의 행방도 알리지 않은 그러한 정치체제를 유지하고 있다. 이같이 지구상에서 가장 비인도적인 통치체제를 가진 북한과 현 시기에 수교를 한다는 것은 이런 체제를 지속시키는 결과를 초래할 수도 있다. 일본은 경제대국이자 평화대국의 모습으로 우선 이웃한 한반도의 평화정착에 기여할 기회가 왔다. 이미 앞서 지적한대로 캄보디아 평화교섭과정에 간여한 심기를 살려서 이 기회에 한반도평화를 위해 크게 기여해 주기 바란다. 물론 그동안 미국의 이 지역정책에 동조해서 안정유지에 기여한 바도 적지 않았다. 그러나 이번 북한과의 수교는 일본이 처음으로 독자적인 정책과 책임아래 진행시키는 중요한 외교이다. 이렇게 보면 일본이 어떤 방법으로 북한과 수교하느냐가 한반도 평화구축에 대단히 중요한 영향을 미칠 수 밖에 없다는 생각이다. 일본이 북한에 제공할 돈의 액수가 50억달러 정도라고 한다. 이 액수가 문제가 아니라 그 돈이 북한 사람들에 의하여 어떻게 쓰이느냐에 따라서 중대한 결과가 초래될 수 있는 것이다. ○체제유지용 배상 경계 일본인 처를 데려가고 소식도 전하지 않는 그런 정권이 지속되도록 그 돈이 쓰여지기를 일본 사람들은 바라지 않을 것이다. 일본이 돈을 지원하지 않으면 지금의 북한정권은 가까운 장래에 무너지게 되어 있다. 그러한 북한정권을 지속시키는데 일본의 돈이 쓰여진다면 일본은 이 지역의 역사에 또한번 큰 과오를 범하는 것이 될 것이다. 일본은 한반도평화를 위해 기여할 수 있는 대단히 드문 기회를 맞이하였다고 생각된다. 1991년 4월 고르바초프의 방일이 이루어진다면 소련과도 평화조약을 체결하게 될 것이 예상되고 있는만큼 일본은 이 지역에서 거리낌없이 정치력을 발휘할 수 있는 상황이 될 것이다. 이렇게 보면 일본의 대 북한 수교야말로 2차대전 후 처음으로 정치력을 발휘하는 행사가 될 것이다. 일본 관민들의 역사를 의식하는 현명한 처사를 기대해 본다.
  • 「교포지위」싸고 팽팽한 줄다리기 예상/4년만의 한·일각료회의 전망

    ◎지문날인 폐지·사회적 차별 해소등 집중 논의/가이후 방한과 맞물려 일부 현안 타결 기대도 제15차 한일 정기각료회의가 양국 외무장관을 포함,모두 7명씩의 장관들이 참석한 가운데 26,27일 이틀간 서울에서 개최된다. 특히 이번 회의는 지난 86년 제14차 회의가 도쿄에서 열린 이래 4년 만에 재개되는 것으로 그 동안 정치·외교적으로 양국간에 많은 변화가 있었던 만큼 이번 회의에 임하는 자세 및 결과 등은 앞으로 양국 관계의 발전방향과 관련,중요한 가늠자 역할을 할 전망이다. 그렇지만 한일 양국은 지난 5월 노태우 대통령 방일시 과거사 청산 및 이를 토대로 한 미래지향적 동반자관계 확립이라는 두 가지 커다란 윤곽을 잡았기 때문에 이번 서울각료회의는 일단 이들 사안에 대한 후속조치를 논의하는 「실무형 회담」으로 규정지을 수 있다. 이번 회의에서 논의될 주요쟁점으로는 역시 재일한국인 차별철폐 문제와 함께 산업과학기술협력 문제,일·북한 관계개선에 따른 대책,무역불균형시정 문제 등 네 가지를 들 수 있다. 우선 재일한국인 차별철폐 문제는 양국간 불행했던 과거사에 그 원인이 있는 데다 국민감정과도 맞물려 있어 가장 미묘한 사안이며 따라서 이번 회의 성공의 열쇠를 쥐고 있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양국은 이 문제의 해결,즉 지문날인 철폐 등의 1,2세 확대적용을 위해 그간 공식·비공식 관계자접촉을 수 차례 가졌으나 우리측에서 볼 때,특히 재일거류민단 입장에서는 항상 미진하게 생각해왔던 게 사실이다. 그러므로 정부는 이번 회의에서 일본측의 확실한 보장을 받아낸다는 방침 아래 재일한국인 문제 해결과 한 일간의 진정한 동반자관계 확립을 등식화할 정도로 상당한 체중을 싣고 있는 듯하다. 노 대통령이 지난 21일 각료회의 대책을 보고받는 자리에서 『가이후(해부) 총리의 내년 1월 방한 전에 재일교포 3세에 대한 합의사항을 1·2세까지 확대적용하는 문제가 조기에 마무리되도록 하라』고 지시한 데에서도 이같은 정부태도는 잘 나타난다. 그러나 일본측은 이에 아랑곳없이 일본거주 다른 외국인과의 형평성,국내법과의 저촉 등을 이유로 이 문제를 가능한 한 축소하려는 「축소지향적」 태도로 일관,당사자인 재일한국인과 우리 정부를 애태우고 있는 실정이다. 재일한국인 문제는 크게 두 가지로 분류된다. 이른바 4대 악제인 지문날인 및 외국인등록증 상시 휴대의무,강제퇴거 및 재입국허가기간 등 법적 지위개선 현안과 지방자치단체 공무원 및 국·공립교사채용,지자제선거권,민족교육 문제 등 사회생활상의 차별대우 문제가 바로 그것이다. 양국은 이와 관련,지난 4월30일 최호중­나카야마(중산)간 한일외무장관회담을 통해 재일한국인 3세 이하 후손문제에 대해 ▲협정영주권의 항구적 인정 ▲강제퇴거사유의 국사범 한정 ▲재입국 허가기간의 5년 연장 ▲지문날인 폐지 및 대체수단 강구 ▲외국인등록증 상시 휴대제도의 개선 ▲사회생활상 차별대우의 양국간 협의 계속 등을 합의한 바 있다. 그러나 이같은 합의에 따라 법적 보장을 받게 되는 대상자는 지난 71년 1월17일 이후에 태어난 교포(협정 2세)의 자녀(협정 3세)로서 65만여 명의 재일한국인 중 고작 5명에 지나지 않아 교포사회에 대한 실질적 혜택이라는측면에서는 무의미한 것으로 볼 수 있다. 따라서 정부는 이번 기회에 3세 이하에게 대한 보장을 1·2세에까지 확대,대부분의 재일교포들이 차별대우를 받지 않고 생활토록 하자는 입장이다. 이와 함께 양국간 주요 현안으로 떠오른 일·북한 관계개선 문제는 우리측이 주로 얘기를 하는 입장에 설 것으로 보인다. 노 대통령이 지난 9월 가네마루 신(김환신) 전 일본 부총리를 접견했을 때 일본측에 제시한 남북관계의 실질적 진전유도 및 북한의 핵안전협정 가입 등 5개 항의 전제조건을 다시 한 번 강조하겠지만 일측은 사전·사후 한국과 긴밀한 협의를 계속하겠다는 원론적인 답변에 머무를 공산이 크다. 또한 산업과학기술협력과 무역불균형 시정문제는 노 대통령 방일시 합의됐던 내용임에도 불구,일측의 무성의한 자세로 말미암아 아무런 진전도 없는만큼 정부는 이번 회담에서 상호의존적인 양국간 산업발전 필요성을 강조하면서 일측의 성실한 이행을 거듭 촉구할 방침이다. 그러나 일측은 특히 기술이전 문제는 정부차원이 아닌 민간베이스로 이뤄질 수밖에 없다는 「작은 정부」 이론을 되풀이할 가능성이 짙다. 이에 따라 정부는 양국간 무역불균형 및 기술이전을 확실히 담보하기 위해 한일산업기술협력위 설치,특정첨단기술이전 약속,구매단파견 확대 등 보다 구체적인 안을 제시할 예정이다. 결국 이번 회의는 가이후 총리의 방한이라는 중대한 변수에 힘입어 일부 현안에 대해 합의를 도출할 가능성이 있지만 전체적으로는 양국간 원칙론적인 입장표명에 그칠 것이란 게 전문가들의 대체적인 분석이다. 다시 말해 이번 회의를 통해 한국을 경계하는 일본의 속마음을 뼈저리게 느끼는 계기가 될 것이란 지적이다.
  • 「부인」들이 「머리를 얹는」세상/송정숙 본사 논설위원(서울칼럼)

    『…그날이 나 머리 얹는 날이었잖아. 모처럼 머리 얹어 주겠다고 나오라는 데 안나갈 수도 없고… 그래서 나갔지』 매력적인 30대 주부들 여러명이 모여 환담중인 가운데 하나가 하는 말이었다. 우연히 이웃해 앉았다가 그말을 듣고는 적이 당황했다. 머리를 얹다니… 멀쩡한 기혼의 주부가 그게 무슨 소린줄이나 알고 쓴 말일까 싶었던 것이다. 사전식으로 하면 이 말은 땋은 머리를 틀어올려 쪽을 찐다는 뜻이다. 그러나 이 말은 관용적으로 뉘앙스가 많이 다르게 씌어왔다. 「부인」으로서의 정식 지위를 얻기 어려운 처지의 여자가 어떤 남자에 의해 내연의 방법으로 「어른」이 된다는 뜻이다. 『그 한량이 머리 얹어준 명월관 동기가 수두룩하다』­따위로 쓰인 것이다. 그런데 이들 젊고 당당한 「법적 아내들」이 느닷없이 머리를 얹었다고 깔깔거리며 떠든다는 건 무슨 소린가. 그것이 골프에 관한 은어라는 것은 알 사람을 안다. 인도어에서 시작한 초심자가 처음으로 필드에 나가 그린에서 데뷔하는 행사를 그렇게들 부른다. 그러나 그것은 골프인구의 주류가 남성이던 때,남자들끼리 사이에서 만들어진 속어다. 우리에게서 골프란 애당초 상류계층의 도락으로 출발했으므로 옛날 한량의 용어를 빌어왔다는 일은 애교도 있어 보인다. 그러던 것을 요즘들어 부쩍 확대되어 가는 여성골퍼에게 그대로 적용하려니까 이런 현상이 생겼을 것이다. 「동기 머리 얹어주기」 같은 한량놀음은 이제 풍화해 버렸으니 「머리 얹어주기」라는 말의 쓰임새는 골프에서 더 오래 시민권을 얻게 될지도 모르겠다. 젊은이들의 이런 언어생활에 문득문득 당혹을 느끼는 세대도 이제 점점 스러질 터인즉 더욱 쉽게 그리 될 것이다. 그러고보면 우리에게는 그런 말들이 이미 많이 생긴 듯하다. 이를테면 『물건너갔다』도 그런 것이다. 『내각제 물건너갔다』라는 제목이 주먹만한 활자로 신문머리를 누비고,TV뉴스 벽두에 흥분한 목소리로 달려나오기도 한다. 이말이 빈번하게 출몰할 무렵,주변의 젊은이에게 이말의 뜻을 아느냐고 물어보았다. 그러자 그는 아주 간단히 『이제 다 끝난 일이다』­그런 뜻이 아니냐고 대답했다. 그말이 『송아지 물건너갔다』를 원형으로 하는 말이라는 것을 아는가고 다시 물었더니,그런 말도 있었느냐고 몹시 생소해했다. 따라갈 수 없는 간격으로서의 「물」을 건너가 버렸다는 것만으로 충분히 뜻을 전달하므로 어원같은 것은 별로 의미가 없다는 생각인지도 모르겠다. 실제로 왜 「송아지」가 그앞에 붙는지 제대로 알려주는 자료를 발견할 수는 없다. 속담사전에도 『송아지 물건너…』만 나올 뿐이다. 홍수때 떠내려오는 송아지를 건지려는 사람에게 재바른 송아지가 강건너 언덕으로 올라가 버렸으니 단념하라고 말해주던 데서 생겨난 말이라고 이야기해 주시던 옛날 어른들의 기억을 어렴풋이 미뤄 짐작할 수 있을 뿐이다. 「머리 얹다」든 「물건너갔다」든 요즈음식으로도 충분히 통한다. 그러나 그말에 배어 있는 비유의 맛은 우리의 독특한 정서다. 상상력을 자극하는 아름다운 정서다. 이런 정서들은 우리가슴에 그윽한 향취를 내며 맑고 깊은 우물을 파놓는다. 우리의 정서가 배어 있는 말 중에는 「머리」와 관계된게 많은 것 같다. 「귀밑머리 마주 푼 사이」도 그중의 하나다. 옛날에는 성례 안한 처녀 총각은 모두 머리를 땋았었다. 어린 나이에 머리를 땋자면 자라는 중의 귀밑머리가 자꾸만 빠져나와 흐트러진다. 그걸 가뜬하게 하기 위해 먼저 양쪽 귀밑머리를 따로따로 종종종 땋는다. 그것을 뒤로 모아 하나로 땋아서 댕기를 물리는 것이다. 그렇게 어린나이에 신랑각시가 되어 혼례를 치르게 되면 피차에 귀밑머리를 풀어 상투도 틀고,쪽도 찌고서 초례청에 서게 된다. 서로가 상대의 귀밑머리를 풀게한 사이이므로 「마주 푼 사이」이다. 이런 사이는 세상풍파에 씻겨 질깃해진 성인끼리의 사이와는 다르다. 순진하고 본질적이어서,오뉘처럼,살붙이처럼 심오한 배필이 될 수도 있는 것이다. 『귀밑머리 마주 풀고 만나서 검은 머리 파뿌리 되도록 해로하는 사이』가 혼인의 덕담중 가장 큰 것이었던 옛날은 지금 사람들에게 미소를 머금게 한다. 한밤중이나 비바람속에 길을 나서려는 무리한 행동을 보면 옛날 어른들은 『무슨 머리 풀 일이 났다고』 그렇게 서두르느냐고 나무라셨다. 「머리 풀 일」,그것은 상을 당한다는 뜻이었다. 우체부가 외할머니 부고를 대문설주에 끼워놓고 가던 날의 어머니를 기억한다. 고꾸라지듯 툇마루 끝에 주저앉으시며 은비녀부터 뽑으셨다. 자주색 옷고름을 떼고 앞섶을 바늘로 여미실 때에는 철철 흐르는 눈물 때문에 헛손질을 하셨었다. 아득하게 멀어져간 옛날 저쪽에서,홀연히 보석처럼 이런 기억들이 빛을 발하는 것은 그 격식있는 풍속의 정서 때문일 것이다. 옛분들이 아무렇게나 되는대로 사시지 않고 그런 의식을 생활속에 실천하셨다는 일은 우리의 마음을 고상하고 윤택하게 해준다. 「송아지 물건너가다」처럼 그 시대의 삶의 정서가 밴 말도 우리를 윤기 있게 한다. 성경말씀 중에는 『부자가 천당에 이르는 일은 낙타가 바늘구멍에 들어가기보다 어렵다』라는 말이 있다. 우연한 기회에 이말의 생성배경에 관한 것을 읽은 일이 있다. 예수의 시대의 유대에는 왕궁을 중심으로 성이 있었다. 밤이 되면 성문은 닫혀서 사람들이 드나들지 못한다. 부득이 드나들려면 성문밑으로 난 비좁은 개구멍 같은 것을 통과해야 했다. 이 구멍의 별명이 「바늘구멍」이었다고 한다. 그 시대의 주요한 짐승이었던 커다란 낙타가 그 구멍을 통과한다는 것은 불가능할 만큼 어려운 일이었다. 그러나 이 정도의 비유라면 1㎜도 안되는 크기의 진짜 「바늘구멍」을 낙타가 통과한다는 것보다는 훨씬 가능성이 있다. 당시의 부자들도 이정도라면 처음부터 체념하고 노력을 포기하지는 않을 수 있었을 것이다. 말이라는 그릇에 담긴 뜻은 어차피 세월을 따라 풍화하고 화석이 된다. 아주 사그라지기 전에 모아두고 되새겨보는 일은 민족문화의 수맥을 마르지 않게 하는 일일 것이다. 「게리맨더링」이니 「필리버스터」 같은 용어를 멋부리기 위해 인용하는 사람들이 우리사회에는 많이 있지만 밑도 끝도 없이 「물건너갔다」고 조각나 버린 말을 되찾는 이는 별로 없는 것 같다. 그러다보니까 찾고 싶어도 찾을만한 전거도 찾기 어려워져 간다. 골프가 서양식 한량들의 놀이이므로 옛날 같으면 명월관 기생 머리 얹어주기 경쟁하던 한량끼리였을 남성들이 그말을 활용하는 것에는 그 나름의 운치도 있음직하다. 그러나 당당한 합법적 아내들이 『나 오늘 머리 얹었다』고 깔깔거리며 좋아하는 일은 좀 당황스럽다. 이런 감성은 낡은 것이어서 점점 사라져버릴 운명에 있다는 예감까지 겹쳐서 쓸쓸하고 슬퍼지기도 한다. 개발의 불도저 밑에서 사금파리가 되어 뒹구는 백자 파편을 보는 것 같은 슬픔이다.
  • 이민준비 일가 3명 동반자살 기도/부자 숨지고 부인은 중태

    ◎타살여부도 조사 13일 상오10시30분쯤 서울 서초구 방배3동 541 명빌라 301호 문석정씨(60) 집에서 문씨와 문씨의 둘째아들 의성군(25ㆍK전문대 2년)이 피를 토한채 숨져있고 문씨의 부인 손화자씨(50)가 신음중인 것을 아래층에 사는 정남순씨(38ㆍ여)가 발견,경찰에 신고했다. 정씨는 『사흘전부터 문씨 집 문이 안으로 잠긴채 인기척이 전혀 없어 수상히 여기고 경찰에 신고,출동한 경찰관과 함께 들어가보니 문씨는 마루에서,아들은 안방에서 각각 숨져있었고 손씨는 건넌방에서 신음중이었다』고 말했다. 손씨는 이웃 강남성모병원으로 옮겨져 치료를 받고 있으나 위독하다. 경찰은 문씨 등 세사람의 입가가 헐어있고 안방에 물컵이 있는 점 등으로 보아 이들이 극약을 마시고 자살을 기도한 것으로 보고 있으나 유서가 없는데다 문씨 가족들이 최근 호주이민을 준비하고 있어 자살할 이유가 없다는 친척들의 말에 따라 타살여부에 대해서도 조사하고 있다.
  • 막올리는 「평성시대」…술렁이는 도쿄/내일 일왕 즉위식…외교가 부산

    ◎불 총리등 수뇌급 사절 150국서 50명 방일/각국,초호화 외교무대서 “국익찾기” 분주 일본에 있어서 「천황」의 존재는 절대적이다. 전후 일본의 신헌법에 의해 그 지위는 비록 「국가원수」로부터 「상징천황」으로 바뀌었으나 일본 국민을 결집시키는 구심점으로서의 그의 위치는 변하지 않았다. 일본 외무성 관리들을 비롯한 많은 관계자들은 한국의 매스컴이 언제부터,무슨 이유로 「천황」을 「일왕」으로 표기해 왔는지에 관해 지대한 관심을 갖고 있다. 언론계 인사들도 오는 12일의 일왕 즉위식에 본국에서 몇명의 기자가 지원취재를 오느냐고 묻는다. 일본 신문들은 연일 「평성류­새 스타일의 천황폐하」의 이미지를 부각시키기 위해 특집을 내고 있으며 즉위식에 참석하는 각국 요인들의 명단을 상ㆍ하로 나누어 연재하기도 한다. 지난해 1월7일 사망한 「소화천황」의 뒤를 이은 아키히토(명인) 일왕은 즉위 1년 10개월만인 오는 12일 즉위식을 갖는다. 국가행사로 치러지는 이번 「소쿠이노 레」(즉위□예)는 일본에서 62년만에 거행되는 즉위식이며 신헌법상의 「상징천황」으로서는 처음 갖는 행사이다. 탈상을 기다려 시작되는 일련의 즉위관련 의식 가운데 중심행사는 즉위식 자체인 「정전의 의」,의식을 마친 뒤 왕궁으로부터 아카사카고쇼(적판어소)에 이르는 4.7㎞의 카 퍼레이드인 「축하어열의 의」,12일 밤부터 15일까지 7차례에 걸쳐 거행되는 즉위피로연인 「향연의 의」 등 3가지이다. 즉위식이 거행되는 12일은 법정공휴일로 지정되어 있다. 이번 행사의 하이라이트인 「소쿠이노 레,세이덴노 기」(랑위예정전□의)는 12일 하오 5시 왕궁의 정전 「마쓰노마」(송□간)에서 일왕이 모습을 나타내면서 시작된다. 넓이 3백70여㎡인 이 방은 신년축하행사ㆍ총리임명식 등 중요의식을 거행하는 곳이다. 중앙에는 일왕이 앉을 높이 5.9mㆍ무게 약 80t의 「다카미구라」(고어좌)가 설치되고 앞뜰에는 「반자이반」(만세번),「다이깅반」(대금번) 등 색색의 기치 26본이 세워진다. 또 칼 창 활을 비롯한 각종 위의물을 든 궁내청직원 74명이 옛날복장으로 늘어선다. 이 행사에 참석하는 2천5백명의 좌석은중정을 중심으로 마련되며 외국사절들은 정전을 향한 특설석에 앉는다. 이 자리에서 일왕은 「황위」의 상징적인 검과 어새ㆍ국새를 받으며 즉위를 선언하는 「말씀」을 한다. 이에 답해 가이후(해부)총리가 축하인사를 드리고 「즉위를 축하하여 천황폐하 만세」를 3번 선창한다. 이에 맞춰 왕궁에 인접한 「기타노마루」(북□환) 공원에서는 자위대가 21발의 예포를 쏜다. 이 의식은 약 30분만에 끝나며 하오 3시30분부터는 연미복으로 갈아입은 일왕이 왕후ㆍ왕세자와 함께 30여분간 오픈카 퍼레이드를 벌인다. 이때 연도 4.7㎞에는 1만여명의 경찰관이 배치돼 행인을 검문검색하는등 테러경계에 나선다. 이번 국가행사인 즉위식과는 별도로 22일 저녁부터 23일 새벽 사이 왕실행사로 「다이조사이」(대상제)가 거행된다. 이것은 일왕이 즉위 후 처음으로 햇곡식을 천조대신을 비롯한 신들에게 공양하고 자신도 먹음으로써 국가안녕과 오곡풍성을 기원하는 의식이다. 왕실에서느나매년 「니이나메사이」(신상제)가 거행되는데 「다이조사이」는 이것과 취지는 같으나 즉위에 수반하여 1세에 한번만 거행되는 것이다. 그러나 이번 즉위행사와 관련하여 일본정부가 관심을 갖는 것은 도쿄(동경)가 또다시 세계최고의 중심지로 될 것이라는 점이다. 이번 즉위행사에는 세계 1백60여개국에서 축하사절이 참석한다. 이 가운데는 50여명의 수뇌급이 포함되어 있다. 이들은 축하행사를 계기로 도쿄에서 대 일본 또는 제3국 외교를 활발하게 전개할 것으로 보인다. 가이후 총리와 나카야마 타로(중산태랑) 외상은 각각 40∼50건의 회담일정을 잡아놓고 있다. 가이후 총리는 일요일인 11일 18건을 비롯,15일까지 50명의 외국요인들과 회담할 계획이다. 그는 퀘일 미국 부통령,루키아노프 소련 최고회의의장,로카르 프랑스 총리 등과 만나 중동위기 등에 관해 의견을 교환하며 한국의 강영훈 총리와는 교섭이 시작된 북한과의 국교정상화문제 등에 관해 일본의 입장을 설명하고 한국측의 이해를 구할 방침이다. 그러나 회담시간은 일부인사를 제외하고는 대부분 10분 정도여서 『실질적으로 내용있는 회담은 어려울 것』이라고 외무성 간부들은 말하고 있다. 한편 나카야마 외상도 11일부터 15일까지 40명의 인사들과 만날 계획이다. 특히 나카야마 외상은 14일 아프리카 제국의 대표들을 초청,오찬을 베푼다. 이번 즉위식에 참석하는 주요인사에는 바이츠 제커 독일 대통령,수하르토 인도네시아 대통령,오학겸 중국 부총리,아키노 필리핀 대통령,데 케야르 유엔 사무총장,핫산 요르단 황태자 등이 포함되어 있다. 일본 정부는 이번 즉위행사를 더욱 뜻깊게 하기 위해 9일 2백50여만명에 대한 복권도 실시했다. 이 가운데 80%는 교통사고를 일으켜 벌금을 납부했던 사람들이지만 선거법 위반자 4천3백명도 은사의 대상에 포함되어 있다. 현재 일본의 「천황제」를 단순한 군주제라고 보기는 어렵다. 의회민주주의를 근간으로 하고 있다는 점에서 데모크라시와 군주제의 혼합체로 보아야 하다는 것이 오늘날 많은 일본인들의 인식이다.
  • 북한 김용순 새달 방일/자민ㆍ사회당 초청/가네마루 방북의 답방

    【도쿄=강수웅 특파원】 일본의 자민ㆍ사회 양당과 북한 조선노동당 3당 「공동선언」 작성시 북한측 책임자였던 김용순 노동당 서기(국제담당)를 단장으로 하는 북한 노동당 대표단이 오는 12월 초순 자민ㆍ사회 양당의 초청으로 일본을 방문할 예정이라고 일본 아사히(조일)신문이 7일 보도했다. 이를 위해 현재 니가타(신사)에서 개최되고 있는 사회당주최 「환일본해 포럼」에 참석중인 조선노동당 간부가 8일 도쿄로 와 자민당의 이시이 하지메(석정일) 외교조사회장 대리,아이치 가쓰오(애지화남)국제국장 등과 만나 최종 결정할 예정이라고 이 신문은 전했다. 김은 벌써부터 사회당이 초청해 놓고 있는 조선노동당 대표단의 단장으로 방일하는 것인데,9월부터 10월에 걸친 2차례의 자ㆍ사 양당 대표단의 북한방문에 대한 답례의 의미를 띠었으면 한다는 북한측의 의향을 받아들여 자민당도 초청장을 보낸 것으로 알려졌다. 김은 북한에서 대서방 외교를 전담하는 입장이어서 그의 방일이 실현될 경우 최고 간부급의 북한 요인으로서는 첫 일본방문이 된다.아사히신문은 김이 이번 일본 방문중 조기 국교수립을 위한 일본측의 노력을 재차 강력히 요청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 도쿄 “쓰레기전쟁”선포/수거수수료 강제징수조치 언저리(특파원수첩)

    ◎하루에 트럭 6천대분씩 쏟아져 “산더미”/처리장ㆍ인부 태부족… 쓰레기 감량에 비상 일본은 지금 「전쟁」을 치르고 있다. 매일 엄청난 분량으로 쏟아져 나오는 쓰레기와의 전쟁이다. 도쿄(동경)도 23구에서는 하루 트럭 6천대분의 쓰레기가 쏟아져 나온다. 지난 1년동안의 쓰레기량은 도쿄돔의 15배에 이르는 4백90만t에 달했다. 사정이 이러하다 보니 곳곳에서 문제가 파생되고 있다. 우선 처분장의 부족현상을 비롯,공해문제ㆍ인력부족ㆍ자원의 재생문제에 이르기 까지 도처에서 문제가 야기되고 있다는 것이다. 전 세계적으로 환경오염이 장래의 최대 과제로 꼽히고 있는 가운데 일본에서도 쓰레기문제와 골프장의 농약 과다사용이 환경에 관한 가장 큰 이슈로 등장하고 있다. 이에 따라 각 매스컴에서는 시리즈로 쓰레기를 감량하는 방법,자원의 리사이클을 위한 각종 처방을 내놓고 있다. 최근 NHK­TV도 「쓰레기 전쟁」이라는 타이틀로 2부 10회에 걸친 심층 기획물을 방영한 바 있다. 일본에서는 쓰레기를 수거해 가는 날이 지정되어 있다. 도쿄도 시부야(섭곡)구의 경우 매주 월ㆍ수ㆍ금요일에는 부억쓰레기 등 일반 쓰레기를 치워가고 화요일에는 빈병ㆍ깡통 등 불에 타지 않는 쓰레기를 거둬간다. 비가 오나 눈이 오나 쓰레기차는 정확하게 온다. 밤의 거주자 1천3백만명,획간 인구가 3천만명으로 일컬어지는 도쿄의 골목길이 모범적으로 청결한 것은 이같은 노력에 기인한다. 다만 최근 번화가 여기저기에서 버려진 담배꽁초,쓰레기를 담은 시커먼 비닐 주머니들이 산더미처럼 쌓여 있는 모습을 볼 수 있어 도쿄도 옛날 같지 않다는 실망감을 많은 사람들에게 안겨주고 있다. 최근 도쿄의 쓰레기처리에서 특히 문제가 되는 것은 사무자동화에 따라 급증하는 종이쓰레기와 구형 TVㆍ냉장고 등 부피가 큰 이른바 「조대쓰레기」다. 지난해 도쿄 쓰레기의 66%는 오피스 빌딩에서 나온 「사업 쓰레기」였다. 지난 85년 이후 5년동안 일반가정 쓰레기는 6% 밖에 늘지 않았는데 이같은 사업쓰레기는 34%나 증가했다. 특히 사무자동화에 따른 종이쓰레기의 증가가 두드러져 그 감량이 쓰레기대책의 급선무로 떠오르고있다. 현재 종이쓰레기는 도쿄만 매립지 처분장에 그대로 버려지고 있다. 일반 가정의 쓰레기가 자원 재활용 측면에서 리사이클 운동이 진행되고 있는 것에 비추어 볼 때 기업은 쓰레기 대책의 「낙제생」으로 지적되고 있다. 이같은 사업쓰레기의 회수,재생처리를 활발히 한다면 쓰레기 감량과 함께 자원보호도 가능할 것으로 당국은 보고 있다. 그 사전준비로서 도쿄도 당국은 올해 지요다(천대전)구 마루노우치(환□내)의 빌딩 10개소를 선정,고지회수의 모델사업을 실시하고 있다. 종이쓰레기의 경우 같은 종류가 많을 수록 재사용화가 용이하기 때문에 전산ㆍ복사용지ㆍ신문ㆍ잡지 등 종이의 종류별로 회수박스를 실내에 비치,사원들이 쓰레기의 종류에 따라 각 박스에 버리도록 하는 분별회수방식을 택하고 있다. 도는 이 결과를 토대로 리사이클의 추진방향을 구체적으로 표시한 안내서를 작성,내년도부터 본격적으로 오피스빌딩에 대한 지도를 강화할 방침이다. 2년전까지만 해도 도쿄 골목길에는 『헌 신문이나 잡지,화장지와 바꿔줍니다』라고 방송하며 고지를 반트럭으로 회수해 가던 업자들이 있었다. 그러나 고지가격의 폭락으로 이같은 회수업자들은 자취를 감추었다. 지난 83년까지만 해도 신문 1㎏에 27엔씩 하던 고지값이 최근에는 10엔으로 떨어져 타산이 맞지 않기 때문이다. 일본은 현재 고지를 미국 등 외국에서 수입해 오고 있는데 많은 인건비를 들여 국내에서 수집하는 것 보다 외국에서 들여오는 것이 더 싸기 때문이다. 종이쓰레기와 더불어 청소 당국이 골치를 앓는 것이 부피가 큰 「조대쓰레기」이다. 도당국은 여기에도 지혜를 짜내 내년 7월부터는 전면적으로 조대쓰레기 수거를 유료화 하기로 결정하고 지난달 31일 1백3개 품목에 대한 수집요금을 발표했다. 이른바 「멋대로 버리는 행위」에 대한 수수료 징수조치인 것이다. 다만 아동부양 수당을 받고 있거나 노령복지연금을 수령하고 있는 세대 등에 대해서는 수집요금을 면제키로 했다. 이날 도당국이 발표한 수집요금은 최하 2백엔에서 최고 1천5백엔까지이다. 제일 비싼 것은 양쪽에 서랍이 달린 책상으로 1천5백엔이며,재봉틀,높이 80㎝ 이상의 냉장고ㆍ에어컨,높이 90㎝ 이상 찬장 등은 1천엔씩 받고 치워주기로 결정했다. 선풍기ㆍ조명기구 등은 2백엔씩으로 책정됐다. 자원활용을 위해 나아가 환경을 보전하기 위해 쓰레기를 줄여보자는 생각에서 나온 「대 쓰레기 선전포고」라고도 볼 수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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