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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일 동북부에 강진/진도 7.5/1백20명 사상… 피해늘듯

    ◎신간선 일부구간 운행중단 【도쿄=강석진특파원】 일본 동북지방과 홋카이도일대에 28일 하오9시19분쯤 리히터지진계로 진도 7.5(일본 진도계로 진도6)의 강진이 발생했다. 이날 지진은 아오모리현의 하치노헤가 일본 진도계로 6을 기록했고 모리오카·아오모리·무쓰는 진도 5를,미야코·우라가·하코다테등은 진도 4등으로 관측됐다. 이날 지진으로 밤11시까지 하치노헤에서 다이에빠징꼬의 2층마루가 무너져 2명이 사망하고 8명이 부상하는 등 모두 1백20여명의 부상자가 발생한 것으로 전해지고 있으나 사상자는 더욱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일본 TV방송들은 곳곳에서 선반의 물건이 떨어지거나 전등이 흔들리는 모습을 보도했다. 리히터지진계상 진도 7.5는 산사태와 콘크리트건물의 균열등 광범위한 피해를 발생시킬 수 있는 강진이다. 일본기상청은 지진이 발생한 뒤 즉각 동북지방의 태평양연안에 해일경보를 내리고 홋카이도 태평양연안과 간토지방의 태평양지역,동북지방의 동해연안지역에는 해일주의보를 발령했다. 진앙지는 하치노헤의 동쪽 2백㎞태평양해저로 추정되고 있다.이곳은 지난 68년 이 지역에 발생한 지진과 진앙지가 거의 일치한다고 일본의 NHK방송이 보도했다. 또 지진발생 지역의 동북 신간선 센다이∼모리오카구간과 하코다테선의 운행이 전면중단되는 등 곳곳에서 철도와 선박운행이 중단됐으며 1만여가구에 전력공급이 중단됐다고 NHK방송이 전했다. 한편 일본기상청은 동북지방의 만조가 하오2시 전후이기 때문에 해일에 따르는 피해가 커질 우려가 있다고 밝히고 각별한 주의를 당부했다.지진발생후 1시간가량 뒤인 밤10시30분쯤 미야코에서는 파고 55㎝의 해일이 관측됐다.
  • 성찰은 하되 후회에 울지는 말자(박갑천칼럼)

    홍자성의 「채근담」에는 이런 말도 쓰여있다.『스스로를 성찰하는 사람은 닥치는 일마다 이로운 약석을 이루거니와 남을 허물하는 사람은 생각이 움직일 때마다 자신을 해하는 창과 칼이 된다.앞의 것은 선행의 길을 열고 뒤의 것은 악업의 근원이 되나니 이 두가지 사이는 하늘과 땅의 차이 아니겠는가』 모든 잘잘못을 제탓으로 돌리면서 살아갈 것을 가르치는 말이다.사람들은 나에게 돌아오는 옰을 남의 탓으로 돌리려고 든다.하지만 그 옰이 사실은 나에게서 비롯되었음을 깨단해야겠다는 가르침이다.내가 암상떤 결과나 아닌가 뒤돌아보면서 채찍질해야겠다는 뜻이기도 하다.하루 세번을 성찰한다(일일삼성)는 말의 뜻도 거기 있다고 할 것이다. 한해가 저문다.1994년이 서산마루에 걸려있다.이 무렵에 사람마다 어찌 성찰하는 자세가 없다고 하겠는가.지나온 발자국이 희로애락으로 엇짜여 있음은 너나없이 다를게 없는 것.특히 유난히 슬프고 아픈 일을 당한 경우라면 이 한해가 어서 갔으면 하고 검쓴 마음을 갖기도 할 것이다.하지만 그러면 그럴수록 「채근담」의 말 그대로 「나의 옰」의 성찰을 먼저 할 수 있어야겠다. 성찰이란 미래를 위한 것이다.따라서 한해를 보내면서의 성찰은 값지고 신명진 새해에의 디딤돌로 될 수 있는 것이라야 한다.다만 성찰은 하되 그에 따르는 후회에 매달려 지르퉁한 꼴로 되어서는 안되겠다.어떤 일에 대해 후회가 깊은 사람은 2중으로 불행하고 무능하다고 했던 스피노자의 말을 곱새겨볼 필요가 있다.후회로 고뇌하는 그 시간을 「개선된 내일」로 만들어가는 노력이 얼마나 소망스러운 것인가. 흔히들 『그때 그일을 이렇게 했더라면 좋았을텐데…』하고 말한다.하지만 그렇게 했더라면 더 좋았을지 모르는 것과 마찬가지로 지금보다 더 나빠졌을지도 모르는 일이다.후회하기로 든다면 이래도 저래도 후회는 하게 되어 있는것이 인생사 아니던가. 위·한·제 연합군이 진나라를 치기 위하여 함곡관에 이르렀을때 진나라 임금이 누완에게 그들과 강화를 할 것이냐 말 것이냐고 물었다.그 대답은 『강화를 해도 후회하고 안해도 후회할 것입니다』였다.키르케고르의 『결혼해도후회하고 안해도 후회할 것』이라는 말과 같은 인생사의 기미 아닌가 한다. 후회는 때늦은 넋두리이며 가녀리고 가년스런 모습이다.흘러가버린 시공에 대한 자기중심적 짝사랑일 뿐이다.그러므로 아프고 아쉬운 것이었을수록 흐르는 시공속에 함께 띄워보내야 한다.지나온 한해를 경건하게 성찰은 하자.하나,후회에 몸과 마음을 태우진 말도록 하자.
  • 백두산(연변 조선족1백년:9)

    ◎민족의 영산… “조국 그리우면 오릅니다”/산자락에 조선족 마을 여러개… “고향으로 생각” 조선족들은 중국영토에 얹혀 살지만 정신만은 아직도 부여·고구려·발해 땅에 살고 있다.이러한 의식으로 사는 것은 백두산 때문이다.그리고 백두산이 존재하는 한 이러한 의식은 지워지지 않는다.언젠가 단신으로 백두산등정을 했을 때의 일이다.연변조선족부녀회 임원 몇명과 만났다.『한국서 오셨구만요.참으로 멀리서 오셨군요.통일만 되면 바루 올라오실걸…』그렇다.중국대륙을 횡단해 우회하며 올라온 필자를 측은히 여겨 준 것이다.『우린 만주땅에 살지만 백두산이 있는한 외롭지 않아요.조국이 그리우면 백두산엘 오르는걸요』이토록 정신적 지주가 된 백두산은 진실로 물질적 정신적 모신의 요람이었다. 문득 가곡원류에 실린 이름 없는 이의 시조 한수가 떠오른다. 「백두산에 높이 앉아 앞뒤뜰 굽어보니/남북만리에 옛 생각 새로웨라/간 님의 정령 계시면 눈물질가 하노라」 이 시조작가도 넓은 만주벌을 잃은 설움에 한숨 지은 것이다.백두산은 신령의 산이다.한민족의 젖줄이며 정기가 담긴 영봉이다.최고봉이라는 것 뿐 아니라 한반도와 만주벌의 중앙에 우뚝 서서 그 옛날 한민족이 활약했던 넓은 대지를 굽어보며 흥망성쇠를 지켜본 영산이다. ○천지는 하늘의 호반 왜정 때는 잔혹한 일본인의 탄압을 피해 이곳으로 와서 가냘픈 목숨을 지탱한 곳이고,일본군의 총칼과 맞서 조국을 위해 싸운 독립군의 보금자리이기도 했다.백두산은 마치 모신의 가슴처럼 굶주린 고아들을 먹였고,외로운 고아들을 따스하게 안아준 어머니 가슴이었다. 백두산 정상에 오르면 누구나 『아아,백두산』하고 절규하지만 순간 자연의 외포와 엄숙함에 할말을 잃고 침묵이 있을 뿐이다.병풍처럼 둘러싸인 기암절벽안에 검푸른 물결로 덮인 잔잔한 천지는 거짓없는 하늘의 호반이었다.마치 금세라도 해룡이 용틀임하며 승천하는 것 같은 분위기가 이어진다.그래서 천지를 용왕담이라고 하나부다.예로부터 백두산신령은 나라의 평화와 인간의 소원을 들어주는 민간신앙의 표상이었다. 백두산 정상에서 얼마 안되는 곳에 중국에서 명소로 꼽는 장백폭포가 있다.달문을 통해 흐르는 천지의 물줄기가 폭포로 힘을 얻어 벌을 적시면서 송화강에 합류한다.천지의 물줄기는 분명 조선족의 젖줄이 된다.폭포로부터 얼마 안되는 곳에 작은 담수호가 숲속에 슬며시 모습을 나타낸다.사람들은 이곳을 소천지라 부른다.그보다 더 인상적인 것은 이 작은 호수가 그토록 유명한 「선녀와 나무꾼」의 무대라는 것이다. ○중국선 장백산으로 나무꾼이 사냥꾼으로부터 쫓기는 사슴을 도운 덕택에 이 호수에서 멱을 감던 선녀를 아내로 맞는다.그러나 보여서는 안될 선녀의 옷을 보인 탓으로 아내는 그 옷을 입고 아이들을 데리고 하늘로 간다.이 슬픈 설화가 본토에서는 금강산이 무대로 되어 있지만 이곳 조선족은 자신들이 처해 있는 현재의 공간에다 설정하고 있다.이리하여 백두산을 업고 사는 만주벌을 삶의 터전으로 하면서 고향을 만들겠다는 의지의 발현이 강하게 나타난다. 폭포를 따라 내려오면서 처음 만나는 도시가 이도백하진이다.도시라기보다는 백두산의 풍요로운 임업·광산·동식물을 관리하는 관청이 있는 농촌마을이다.『안녕하십니까?』로 통하는 마을,이곳도 조선족이 개발한 지역이다.인근에 옹기종기 작은 마을을 형성하며 사는 사람들이 있다.싸리울타리에 싸릿문,호박덩굴이 지붕을 덮은 모습,닭들이 마당에서 모이를 쪼는 모습이 전날 한국 농촌의 풍경을 옮겨 놓은듯 하다.모두 조선족 마을이다.삼도진을 거쳐 매음마늘을 지나면 평지에 이른다.여기부터 평강벌이다. 백두산 자락이 펼친 면적은 8천㎦로서 전라북도의 면적과 비슷하다.지정학적으로 중국과 경계를 하고 있으니까 자연히 중국에서는 장백산으로 부른다.중국문헌을 뒤져보면 옛날에는 「넓은 황야 가운데 있으니 불함이라 이름한다.숙신땅에 속한다(산해경)」고 되어 있다.한나라 때는 「단단대령」이라 불렀고,남북조의 위시대는 「개마대산」또는 「태백산」이라했다.「장백산」이라는 이름은 당나라 때 비로소 나온다.한편 백두산을 배경으로 살아온 민족을 보면 숙신족·읍루족·물길족·말갈족·여진족·만주족 등 여러 민족을 들 수 있으나 우리 민족도 부여·고구려·발해 등 여러왕조가 백두산에 발상을 두고 있다. ○「밝달」이란 의미 유래 이와같이 백두산을 배경으로 여러 민족들이 발붙여 살아왔으나 모두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졌다.오직 우리 민족만이 뿌리를 내리고 민족의 성산으로 숭상하면서 우리의 정신적 지주로 여겨 오래오래 살 것을 표상하고 있다.단군신화에서 환웅이 천상에서 하강한 곳도 태백산 아래 신단수로서 이곳에 신시를 만들었다.발해 대조영이 건국의 기틀을 만든 곳도 태백산이며,부여 금와왕이 고구려 시조인 동명왕의 어머니 유화부인을 만났다는 곳도 태백산으로 다름 아닌 백두산이다. 백두산의 명명유래는 성해응의 「동국명산기」에 나타난다.즉 흰독을 엎어놓은 듯한데서 붙여진 이름이란다.이유원의 「임하필기」에는 네계절 산마루에 흰 눈이 덮여 있는데서 붙여진 이름이라 했다.한편 최남선은 우리의 명산들에 백자가 많이 들어 있음을 지적하면서 이는 광명한 산악,해가 돋는 신성한 고지 등을 의미하는 「밝뫼」나 「밝달」에서 유래되었다고 설명한다. 어떻든 이 백두산을 우러러 보며 지키고 있는사람들은 다름 아닌 중국조선족들이다.『우리 조국땅에 살아요』라는 말은 백두산에 사는 한 그게 남이든 북이든 조국이라는 의식에서다.그리고 백두산에 얽힌 수많은 전설들이 우리 동포들에 의해 생성되고 있음은 의식의 연장으로 가슴 뿌듯한 일이 아닐 수 없다.
  • 한반도 신석기 문화 일전파 시기/“종래 학설보다 1천년 앞선다”

    ◎서울대 임호재교수,일 삼내환산 유적 발굴 답사후 주장/BC4세기 한반도 원통토기 다량 출토/일본엔 본래 없었던 들깨씨앗까지 나와 일본 혼슈(본주)북단의 항구도시 아오모리(청삼).일본열도 전체를 깜짝 놀라게 할만큼 엄청난 선사유적이 발굴되어 역사관광행렬이 줄을 잇고 있다.아오모리 중심지에서 3㎞정도 떨어진 산나이마루야마(삼내환산)유적이 바로 관심의 대상.우리나라 신석기시대에 해당하는 일본 죠몬(승문)시대 유적이다. 이 유적은 지난 92년 야구장 건설중에 발견되어 급기야 공사를 중단시킬 정도로 역사적 가치를 인정 받았다.현재 2년동안 발굴이 진행되고 있는 유적의 넓이는 자그마치 40만8천㎡(약12만3천평).아사히신문등 내로라하는 일본 언론들이 별책특집으로 앞다투어 다룬 이 유적을 우리도 한번쯤은 들여다 볼 필요가 있다.왜냐하면 한반도 동북부에서 출토된 빗살문(즐문)계통의 원통토기(원통토기)가 엄청나게 쏟아져 나오기 때문이다. 이 유적에서 나온 토기 시원지는 요즘 북한이 개방을 서두르는 선봉지역이기도 한 함북 웅기군굴포리 서포항을 비롯한 한반도 동북부.서포항 유적은BC5천∼BC3천년의 2천여년간에 걸쳐 이루어졌다.여기서 출토된 빗살문토기는 산나이마루야마 토기처럼 한결같이 원통에 납작밑 형태를 보여주고 있다.이같은 유형의 토기는 러시아 연해주지역까지 분포되었다. 그러나 산나이마루야마 토기에 직접 영향을 미친 것은 한반도의 빗살문 원통형토기로 볼 수 밖에 없다.이는 한국 남해안의 해류가 동해를 따라 38도선 이상 북상한 이후 동해를 횡단,아오모리에 도달한다는 일본 해양학계 보고에 근거한 것이다.또 다른 이유 하나를 더 찾자면 산나이마루야마 유적 진흙숯바닥(이탄층)에서 발견된 들깨 씨앗이다.들깨의 자생지는 한반도와 중국 동북부 일부지역.일본에는 본래 자생하지 않는 종으로 알려졌다. 일본 학계가 보는 산나이마루야마 유적의 형성연대는 BC4천 ∼ BC1천년사이.한반도 동북부 서포항 유적에 비해 상당한 시간차가 발견된다.그러나 유적규모나 유물내용으로 보아 높이 평가할만한 유적이다.무수한 집자리를 비롯,큰 기둥이 박힌 건물터,토기매설장,유물폐기장,무덤자리 등으로 나뉘어 발굴이 진행되고 있다.지름이 70㎝나 되는 거대한 기둥이 박힌 건물자리는 신전터(신전지)로 보고 있다. 이 유적에서 나온 토기와 토기편은 수십만점에 이르고 많은 분량의 흙인형(토우)도 출토되었다.그리고 한반도 서포항 유적에서 나온 것과 흡사한 뼈낚시와 뼈바늘,어망추,나무껍질로 짠 직물,각종 석기 등을 찾아냈다.짐승의 뿔을 이용한 연모는 한반도 평남 온천군 궁산리 유적의 뿔괭이를 연상시켰다. 산나이마루야마 현지를 답사한 서울대 임효재교수(신석기 고고학)는 『이 유적의 출현으로 한·일 선사문화 교류통로는 물론,교류시기도 재검토되어야 한다』는 입장을 밝혔다.따라서 한반도 신석기문화가 BC3천년경부터 규슈(구주)를 통해 전파되었다는 지금까지의 학설과는 달리 BC4천년경에 이미 혼슈에 직접 전파되었다는 것이 임교수의 주장이다.
  • 음악듣고 자란 동식물과 사람과…(박갑천칼럼)

    옛기록들에는 잉어·자라·구렁이… 따위나 노목들의 정령얘기가 심심찮게 나온다. 「송와잡설」에 쓰인 경주부윤 조현범의 얘기도 그것이다.한번은 잡아온 큰자라 세마리를 목에 새끼줄을 매어 부엌일 맡은 아전에게 주면서 내일 아침 식탁에 올리도록 했다.그날밤 꿈에 칼을 쓴 죄수 세사람이 나타나 호소한다.자기들 무리가 죄도 없이 죽어온지 30년인데 자기들 셋 또한 잡혀 북쪽청사 마루밑에 있으니 살려달라고. 부윤이 조사해 봤더니 과연 거기 자라가 숨어 있었다.부윤은 그때부터 자라를 못잡게 하면서 자신도 먹지않았다.그 얘기에 이어 작자 이기는 여강에서 잡은 잉어 얘기도 써놓고 있다.잡힌 잉어가 어부 꿈에 나와 살려달라 해서 안먹고 이웃에 판다.그걸 먹은 이웃은 동티가 난다. 「죽창한화」에는 이런 얘기도 보인다.­인왕산 아래 김현감 집은 장미가 온뜰을 덮고 있었다.감상하다 잠이 들었는데 노랑옷 입은 장부가 나와 말한다.자기가 이집에 몸을 의탁한지 여러대인데 근자에 현감아들이 더러운걸 끼얹는등 욕된 짓을 한다는 것이었다.나중에 보니 첩의 아들이 오줌줄기를 싸대자 꽃잎은 시들었다.현감은 아들을 나무라고 꽃나무 등걸을 잘 씻어주었다.이에 이어 신씨 성을 가진 어느 고을 원님과 매화나무 정령에 대해서도 언급한 작자 이덕형은 이렇게 말한다. 『나무도 오래되면 신이 붙는 법이다』 동물이나 식물에 이런 정령이 깃들여있기에 음악도 즐길줄 안다는 것일까.힌두교의 오랜 전설중에는 성스러운 음악이 녹색의 낙원을 만들었다는 일화가 있는가 하면 풍뎅이의 듣기좋은 날개짓 소리가 꽃의 성장을 도왔다는 얘기도 나온다.이런 전설을 뒷받쳐 현대의 과학은 동식물에 음악을 들려줌으로써 그 성장을 촉진시키면서 수익성 높이는 길을 열어놓고 있다. 동물 뿐 아니라 식물도 의식을 갖는다는 사실이 증명된 지는 오래다.뿌리가 두뇌 구실을 한다는것.영락없이 희로애락을 느끼며 사람의 마음까지도 읽는다니 놀랍다.그래서 나무에 대한 애정이 깊은 사람은 밤중의 산속에서 주고받는 나무나무의 대화도 듣는다고 한다.그러기에 꿈에 나타나 원정도 하고 노래도 즐길줄 알고 하는 것이리라. 좀 뒤늦기는 했지만 동식물의 생육을 촉진시키는 「그린음악」이 우리나라에서도 개발된 것으로 알려진다.이제 우리도 음악을 들으면서 자란 「문화적 감각의 동식물」을 먹게된 셈이다.이걸 먹는 사람의 심성도 달라져야 하는 것 아닐까.음악의 세계처럼 곱고 맑고 밝아졌으면 하는 마음 간절해진다.
  • 일 연립여당 방북단 연내 파견 어려울듯/산케이지 보도

    【도쿄=강석진특파원】 일본 연립 여당의 북한 방문단 파견이 올해 안에 이뤄지기는 어려울 것 같다고 일본의 산케이신문이 19일 보도했다. 산케이신문은 방북단 파견과 관련,「전후 45년에 대한 보상」을 명시한 북한 노동당과 일본의 자민당·사회당등 3당 선언에 대해 연립여당안의 의견 상충과 일본 국회일정등 때문에 연내에 파견되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전했다. 이에 따라 연립여당은 오는 24일 일본을 방문하는 북한 대외문화연락협회의 백봉규 국장에게 이같은 사정을 설명할 방침이라고 이 신문은 덧붙였다. 한편 지난 90년 9월 3당 선언을 내놓았던 「가네마루·다나베 방북단」에 동행했던 이케다 전방위청장관은 18일 가토 자민당정조회장등 연립여당 정책조정회의가 주최한 청문회에서 『자민당은 3당선언을 당론으로 결정하지 않았으며 방북단에 정부를 구속할 합의를 이룰 권한도 부여되지 않았다』면서 『3당선언에 정부가 구속되는 것은 아니다』라고 주장했다.
  • 세계 우수만화영화 축제 개막

    ◎소극장 「오늘」·영상연 「마루」 공동주최 소극장 「오늘」과 영상연구회「마루」는 19일부터 새달 4일까지 미국,일본 등 세계 각국의 우수만화영화를 상영하는 애니메이션 영화제 「만화영화의 세계」를 개최한다. 상영할 작품은 세계 최초의 장편만화영화인 「백설공주」(19일 하오3시)를 비롯,▲미국의 「호주 구조대」(26일 상오3시),「불과 얼음」(26일 하오5시) ▲일본의 「로보트 카니발」(20일 하오3시),「천사의 알」(20일 하오5시),「주문많은 요리점」(20일 하오5시50분),「바람계곡의 나우시카」(25일 하오4시),「카무이의 검」(25일 하오8시) ▲영국의 「욤욤공주와 도둑」(23일 하오4시) ▲프랑스의 「내친구 불리」(22일 하오4시) ▲이탈리아의 「알레그로 논 트로포」(23일 하오6시)등 11편.이밖에 주요 국제애니메이션 페스티벌에 참가한 단편 만화영화들과 우리나라가 제작한 「홍길동」(27일 하오3시),「로보트 태권V2」(27일 하오5시) 및 외국의 하청을 받아 국내에서 제작한 「비디오 레인저 007」(29일 하오4시),「배트맨」극장판(29일 하오8시) 등이 선보인다.문의 763­8538.
  • 영화사에 괴한 난입… 각목난동/구의동

    ◎“송월주 스님 총무원장후보 사퇴” 협박 대한불교 조계종 28대 총무원장에 입후보한 송월주스님(영화사 회주·경실련 공동대표)이 거처하는 사찰에 괴한들이 난입,후보를 사퇴하라고 협박하며 각목과 쇠파이프로 방문등을 부수며 난동을 부린뒤 달아나 경찰이 수사를 펴고 있다. 16일 상오 3시10분쯤 서울 성동구 구의동 산9 조계종 산하 영화사(주지 평중스님)에 30세 가량의 괴한 7∼8명이 들어와 성륜스님(54)에게 『우리는 「저쪽」 청년단원이다.송월주스님은 총무원장 후보를 사퇴하라』고 협박하며 들고 온 쇠파이프와 각목으로 송월주스님이 자고있던 방문 유리창 2장과 옆방의 창호지문 2개를 부수고 마루에 있던 철제 책장을 찌그러뜨리는 등 3분동안 난동을 벌였다. 이들은 이어 절밖에 미리 대기하고 있던 회색 쏘나타와 검정색 르망을 타고 워커힐쪽으로 달아났다. 범행을 목격한 원공스님(60)은 『새벽 예불을 준비하느라 일찍 일어나 방에서 커피를 끓이고 있는데 갑자기 밖에서 시끄러운 소리가 들려 창문을 열자 한 청년이 욕설을 퍼부으며 각목을 창문에 던진 뒤 일행과 함께 승용차를 타고 달아났다』고 말했다. 경찰은 일단 ▲송월주스님의 반대파가 저지른 소행 ▲선거에서 대세를 장악하려는 집단의 소행일 가능성이 있다고 보고 수사하고 있다.
  • 잊어선 안될 대목을 잊은 죄로(박갑천칼럼)

    실험심리학자 H.에빙하우스는 망각이란 시간의 흐름과 더불어 변하는 것이라고 말한다.근육도 쓰지 않고 있으면 약해진다.그림의 색채도 시간이 흐름에 따라 점점 희미해져 가고 산도 시간이 흘러가면서 침식되는 이치와 같다.하지만 그 망각은 의식 속에서 아주 지워지는게 아니라 무의식 속에 억압되어 있을 뿐이라는 것이 S.프로이트의 생각이다. 사람이면 누구에게나 망각증은 있다.심하냐 덜하냐의 차이는 있지만.또 나이를 더해가면 대체로 심해진다.I.뉴턴 같은 천재에게도 있었던 것이 망각증이다.학생시절 그가 교실에서 수학문제 푸는데 열중하고 있을 때 한친구가 몰래 그의 도시락을 먹어 버린채 시치미를 떼고 있었다.수학문제를 다푼 뉴턴이 도시락을 봤더니 비어 있는게 아닌가.그는 이렇게 중얼거렸다던가. 『아이구 내 정신 좀 봐.수학문제에 열중하다 보니 아까 도시락 먹은 것까지 까먹었군 그래』 천재 뿐 아니라 범인도 깜박깜박 잊는 바람에 낭패를 보는 일이 적지않다.가령 이런 식이다.안방에서 갑자기 생각난 일이 있어 일어났다.건넌방에가야 할 일이다.그런데 건넌방에 건너가서는 왜 거기 갔는지를 모른다.마루를 건너가면서 깜박한 것.자기집 전화번호를 잊고 친구집에 전화 걸어서 알아내는 경우 등등 사람마다 망각에 울고 웃은 일은 한두가지가 아닐 것이다. 그렇기는 하지만 망각이란게 없다면 또 어찌 되겠는가.그림의 색채가 시간의 흐름 따라 희미해져 가는 것과는 반대로 40년 50년 전의 울분의 농도를 지금껏 삭이지 못하는 사람의 꼴은 어떤 것이겠는가.더구나 그런 기억은 한두가지가 아니라 할 때 그 심리적 중압감을 어떻게 이겨낼 것인가.그러므로 사람은 희비애락을 잊어가면서 살아가야 하게 되어있다.그런 인생의 기미를 두고 누군가 망각 없이 행복은 있을 수 없다고 말하기도 한다. 그렇게 잊어가게 돼 있다고는 해도 잊지 않아야 할 대목은 있는 법이다.잊어야 할 아프고 쓰린 기억이 곁들이고 있는 교훈의 부분이다.아프고 쓰린 잘못을 되풀이 하지 않기 위해서다.잘못을 하고도 고치지 못하는 것 그것을 일러서 잘못이라 한다(과이불개시위과의:논어)고 했다.교훈을 잊기 때문에 못고치는 것이 아니겠는가. 다리사고·배사고·비행기사고·철도사고….어디 한두번 겪은 일이던가.한데도 매양 똑 같은 유형으로 되풀이해서 겪는다.잊지 않아야 할 대목을 잊기 때문이다.그 잘못이 크다.그런데 또 잊을 것인가.
  • “미술의 대중화” 선언/「신사미술제」 오늘 개막

    ◎13일까지 강남 신사동 소재 인데코 등 24개 화랑 참가/홍성원·양주혜 등 젊은작가 작품 선봬/거리 초상화 코너·설치미술전도 개최/인사·청담미술제와 함께 3대 미술제로 자리 서울 강남 화랑가에 또하나의 미술제인 「신사 미술제」가 열린다.3일부터 13일까지 신사동 지역의 화랑가에서 열리는 이 미술제는 여느 미술제와는 달리 의욕적으로 활동하는 젊은 작가들만을 선정해 미술잔치를 꾸미는 것이 특징으로 앞으로 연례행사로 치러진다.이로써 서울의 대규모 지역미술제는 인사·관훈동 문화축제와 청담동 미술제등 3개로 늘어났다. 서울 압구정동 현대아파트와 미성아파트 건너편에 위치한 신사동 일대는 88년 이후 화랑이 들어서기 시작,현재 30여개의 화랑이 있는 새로운 미술의 중심지로 부상하고 있다. 강남지역 부유층 미술애호가들을 겨냥한 이곳 화랑들은 주로 현대적인 감각이 돋보이는 미술품들을 다루고 있다.이같은 지역적 특성을 살려 미술문화의 대중화,특히 미술이 특정인들의 점유물이 아니라 누구든 함께 향유할 수 있는 생활속의 문화임을 알리는 한편 한국미술 발전의 활력소 구실을 하고자 하는 것이 이 미술제의 목적이다. 3일 광림교회에서 판소리,강령탈춤,사물놀이등 전통행사로 개막될 「신사 미술제」는 총 24개 화랑에서 전준엽,홍성원,박기소,김창태,도윤희,김태균,박석원등 36명의 젊은작가가 참여해 6백여점에 이르는 작품을 각화랑의 특성과 개성에 맞춰 꾸민다.또 4일부터 11일 사이에 화랑의 날을 정해 각화랑에 어울리는 특별행사를 별도로 갖는다. 행사기간중 벨기에 출신 미술사가 리벤 반 덴 아벨레씨(현 보르도 미술대학 교수)를 초청,오는 5일 예화랑에서 「한국화랑과 국제시장­시각예술의 새로운 경향들」이란 주제의 강연회도 곁들인다.이밖에 곱게 물든 은행나무 가로변을 활용한 거리초상화코너 개설,설치미술전 개최,그리고 화랑별 사은품 증정 등 다채로운 부대행사를 벌인다. 「신사 미술제」의 산파역을 맡은 이숙영 운영위원장(예화랑 대표)은 『신사 거리를 뉴욕의 소호와 같은 예술의 거리로 만들고 싶다』면서 『앞으로 「신사 미술제」가 한낱 지역 미술제에 그치지 않고 전국의 기량 있는 젊은 작가들이 훌륭한 작가로 성장할 수 있는 신예 화가들의 등용문이 되도록 키워 나갈 계획』이라고 포부를 밝혔다. 이번 제1회 신사 미술제에 참가하는 화랑과 작가는 다음과 같다. ▲갤러리 대아(서상환·송영두) ▲마루(최준걸) ▲메이(홍성원) ▲시우터(박기소) ▲아미(이기전) ▲이콘(이창분 정은미 강성원) ▲인데코(김원숙 박항률 김종학 장문걸) ▲타임(김창태) ▲포럼(박석원 박영하) ▲포인트(고명근) ▲고아미(김홍산) ▲다도(전준엽) ▲리아떼(안토니오 부에노 폴 기르망 프랑코 아치나리) ▲모인아트(한석란) ▲미사(김용식 김와곤 정규석 이재호) ▲미(박재곤) ▲샘(조성애) ▲예(정일) ▲웅(도윤희) ▲아트 스페이스(피터 엠 메츨러) ▲표(양주혜) ▲퓨전 크래프트(김태균) ▲해바라기(김복만) ▲화인(황학수) 등이다.
  • 일본 도쿄 새 도청사(세계의 명소/걸작건축감상:3)

    ◎240m높이 첨단빌딩… “일본의 명물”/2개의 탑 구조… 중앙엔 공연용 광장 갖춰/30년 장기계획끝 91년 완성… 1만3천명 근무 도쿄에 유학하던 시절 필자를 가장 당황하게 만드는 질문은 도쿄에 왔으니 볼 만한 건물을 소개해 달라는 친구들의 소박한 부탁이었다.차라리 관광거리를 물어오면 편하겠건만 「볼만한 건물」이라는 말이 담고 있는 기대치를 헤아리자니 난감하다못해 짜증이 나는 것이다. 파리를 찾는 사람들은 대개가 에펠탑이나 에트왈르 개선문을 보려고 작정을 하고 온다.그들이 뉴욕에 간다면 「엠파이어 스테이트 빌딩」이나 「자유의 여신상」같은 아이템을 스스로 골라놓고 나서 길안내를 해달라고 부탁을 할 것이다. 그러나 도쿄에서 보는 거의 모든 방문객은 문화관광의 아이템은 포기하고 우선 쇼핑과 유흥에 정열을 소비한다.그리고 나서 뭐 「볼만한 건물」같은 것을 찾게되는 것이 일반적인 것이다.관광의 베테랑들에게는 기초상식이겠으나 도쿄에는 관광지역으로서의 성격이 명확한 장소는 많이 있다. ○공사비 1조원 들여 이를테면전기전자제품을 구매하려는 사람들은 아키하바라라는 우리나라의 용산 전자상가지역에 상응하는 곳에 가면 된다.고급품목이나 전문 브랜드품을 구입하려면 전통적인 최고급품 상가지역인 긴자거리가 제격이다.일본 특유의 오밀조밀한 민속상품 쇼핑은 아사쿠사에서 즐길 수 있다.X세대는 「하라주크」나 「록폰기」에 포진하여 출몰하고 있으며 출판대국의 책은 「간다 서점가」에 집중되어 있다.관광객의 일상적인 욕구를 충족시켜 주기에는 도쿄가 충분히 넓고 편리한 도시임에는 틀림이 없다.서울만큼 뛰어난 자연의 아름다운 배경을 갖추고 있지 않아서 도시 전체의 조형적 분위기는 다소 지루하지만 세계의 대도시중 가장 깨끗하고 조용한 곳이라고 확신한다.하지만 도쿄 특유의 뭔가 미진한 기분은 이렇듯 성능 좋은 도시의 무표정한 모습에서 비롯되는 것이 아니었을까. 필자가 유학생활을 정리하기 시작했던 80년대말,도쿄의 표정을 부여하는 계기라고 할 수 있는 거대한 프로젝트가 그 모습을 드러내기 시작하였다.그리고 귀국 이후에 출장 기회에 이 프로젝트의 결과물을 확인하고는 이제야 볼거리에 대한 「대답」을 찾은 시원한 느낌이었다. 도쿄도 신도청사 건립계획은 수십년의 검토와 시행착오 끝에 수립되어 1991년 3월에 완공되었다.이 건물에 대한 정확한 평가가 내리기는 좀 더 긴 세월이 필요하겠지만 벌써부터 전후에 세워진 대표적인 건축물로서 도쿄의 상징물이라는 사실을 부정하는 이는 아무도 없다. 도쿄도는 직원 업무공간의 절대 부족으로 인한 어려움을 겪어왔다.도의 기능을 분산시키는 방안을 포함한 별의별 궁리를 다 하던중 「65년에 이르러 새로운 시설을 확보하는 근본대책의 수립이 불가피하다는 결론을 내렸다.그로부터 6년뒤에는 도쿄도 본청사 건설심의회를 설치하여 「도쿄도청사」에 마땅히 요구되는 형태와 위치에 대한 검토를 시행하였다.그 결과 신청사는 도청사가 있는 「마루노우치」라는 도쿄중심지역에 시설하되 1천3백억엔의 공사비를 20년에 걸쳐 순차적으로 투입하여 사업을 완료한다는 장기계획을 마련하였다.현대의 도쿄도는 거품경제시대의 부동산가격 앙등으로 인한 지방세수입의 막대한 증가로 수천억엔의 흑자를 누리고 있으나 당시에는 1백억엔의 부채를 안고 있어서 사업의 실천이 불투명한 실정이었다.그러나 경제여건의 변동과 도 재정 재건을 위한 노력의 결과 80년대에 들어 흑자가 누적되면서 또다시 「신청사 건립논의」가 활성화 되었다.82년에는 처음으로 신도심으로 급격히 부상한 도쿄서부 신주쿠지역에 신청사를 일부만이라도 분산 건립하자는 의견이 개진되었다.그러나 도의회의 찬반 격론에 부딪쳐 사업 단계에 들어가지 못하였다.85년에 도정부는 신청사 건립의 필요성을 대대적으로 홍보하는 분위기 만들기 작업에 진력하였다.그 결과 최초의 논의이후 31년만에 신청사의 신주쿠지역의 부지 확정을 골자로 하는 사업방침을 확정하는 수확을 일궈 냈다. 총 사업비가 1천3백억엔.우리돈 1조원에 상당하고 건축 연면적이 6만5천평에 달하며 1만3천여명의 직원이 근무하는 최첨단 건물의 사업공정은 총50개월을 계획하였다. ○설계기간만 20개월 5개월여의 설계경기 기간과 약20개월의 설계기간 그리고 설계완료후 24개월의 공사기간으로 결정되었다.설계자 선정을 위한 설계경기는 지명경쟁 방식으로 시행되었다.각계의 대표들로 심사위를 구성하되 공공시설과 초고층건물의 설계실적을 보유하고 국내외 유수의 수상경력이 있는 9개의 설계법인이 지명되었다.이들은 5개월간 설계구상안을 완성하여 심사위에 제출하였다.그 결과 일본의 대표적 건축가로 저명한 당게 겐조씨의 설계안이 선정되었다.선정후 도정부에서는 제출된 9개안을 공개전시하였는데 9일간의 전시기간동안 무려 5만명이 관람하여 도민들의 높은 관심도가 확인되었다. 새로운 도청사는 21세기를 향한 발전하는 문화의 상징이며 도쿄도민의 고향을 상징하며 국제도시 도쿄의 상징물로 남는 것을 설계이념으로 하고 있다.기능적인 측면에서는 행정기능,광장기능,정보센터기능,방재센터기능,문화기능을 갖추고 있다.도쿄서부 신주쿠역에서는 보행자의 동선과 차량접근로가 완전히 분리되어 있으며 광장에 접근할때 까지 도심을 산책하는 기분을 계속느낄수 있다.건물전체의 분위기는 높이 2백40m에 달하는 거대건물임에도불구하고 위압감이 느껴지지 않는다.상부에서 두개의 타워로 나누어지는 형태의 독특함은 당게씨의 말 그대로 밀폐감으로부터 해방시키는 숨통구실을 하고 있다.슈퍼스트럭처구조 설계의 면밀함은 사무 공간의 기둥을 없애 활용성과 개방감을 극대화 시켜주고 있다.원형의 회랑으로 둘러싸인 수용인원 6천명 규모의 광장은 서구적인 분위기를 자아내고 있다.광장의 무대는 베토벤 제9교향곡을 연주할수 있는 면적을 확보하고 있다.도면으로 보면 국적불명의 건축양식과 공간을 무리하게 연계시킨 느낌을 받게 되지만 실제의 체험이 주는 감동은 사뭇 다르다. ○베토벤 교향곡도 연주 광장에서 보이는 시의회 건물과 도청 본관의 대응적인 위치관계가 도청의 견제와 균형을 암시하여 공간의 안정감을 더해주고 있고 잠시 이국에 온듯한 들뜬 분위기의 광장의 인파들 사이에서 청사 관리인들이 갖은 픔으로 사진을 찍어주며 웃음을 자아내곤한다.에도시대의 격자창문에서 형태를 도출하였다는 정교한 전면의 돌붙임패턴이 매우 고전적이면서도 진한 유리창의 비례와 어울려 IC나 LSI의 회로판을 연상케하는 묘미가 있다.거대 규모에도 불구하고 거만하지 않고 고전적 따스한 형태를 가졌으면서도 첨단테크놀로지의 표정을 갖고 있으며 주변의 초고층 건물군을 시야에 모두 끌어들인 서구식 광장 취향의 정서는 일본 사회의 인상을 그대로 담고있다. 서울 시청의 신축문제도 벌써부터 논의 되어 왔지만 아직 그 위치선정등 극히 기초적인 문제를 고민하는 단계에 머물러 있다.도쿄도 신청사 건립은 30여년의 검토와 시행단계에서의 엄정한 설계자 선정,각동별로 10여개의 건설회사를 「건설공동체」로 하여 추진하는 고도의 프로젝트 관리력을 바탕으로 매듭지어졌다.우리 서울의 신시청사가 현위치를 고수할지 강남 신도시 지역에 세워질지는 두고 봐야 겠지만 부디 권위주의적 모습을 벗어난 서울의 밝은 이미지가 제대로 반영될수 있는 대표적인 건출물이 탄생되기를 기대하면서 가까운 나라의 사례가 그 타산지석이 되기를 바란다.
  • 무악재/고개:하(서울 6백년 만상:61)

    ◎길마재·모래재·추모현으로도 불려/서울 서쪽관문… 이활의 난땐 관·반군격전지/중구사신 맞던 영은문자리에 「독립문」 우뚝 서울 서대문구 현저동과 홍제동을 잇는 무악재는 왼편에 안산,오른쪽에 인왕산을 끼고 있는 서울의 대표적인 고개다. 지금은 여러차례에 걸친 확장공사로 고갯길이 35m로 넓혀지고 높이도 훨씬 낮아졌지만 예전에는 서울 서쪽 관문의 좁은 길목이었다.명나라 사신 동월은 『천길 이어진 그 기세가 어찌 천군만 누를 수 있으랴.서쪽을 바라보니 좁은 길이 있는데 말 한필 겨우 지나 갈 수 있다』고 당시의 고개를 묘사하고 있다. 서울 시민들에게는 무악재 또는 홍제동고개로 더 알려져 있지만 옛날에는 길마재·추모현·모래재등으로 다양하게 불렸다.길마재는 고개 왼편에 있는 안산의 한자표기에서도 알 수 있듯 산의 형상이 「길마」처럼 생겼다고 해서 붙여진 이름이다.또 모래재는 고개가 흙이 아닌 모래로 덮여 있어서이고 추모현은 영조가 명릉(숙종릉)의 역사를 마치고 돌아오던 길에 이 고개에서 능을 바라보며 추모했다고해서 얻은 이름이라고 전해진다. 무악이라는 명칭은 조선조 태조 이성계가 한양천도를 위해 지금 경복궁·청와대 뒷산인 북악산과 인왕산등과 함께 도읍의 주산을 다투면서 안산을 무악산이라고 부른 데서 유래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또 실학자 이수광이 쓴 지봉류설에는 『아이를 업은 어머니의 모습을 한 부예암(북한산 인수봉)이 밖으로 뛰쳐 나온 형상이므로 이를 어미산 즉 모악』이라고 한데서 유래했다고 적고 있다. 재의 이름이 다양한 만큼이나 이 고개엔 조선왕조의 참담했던 수많은 역사들이 그대로 숨쉬고 있다. 인조 2년(1624)이괄의 난때는 관군과 반군이 맞선 격전지였다. 당시 광해군을 폐위하고 인조를 옹립하는데 앞장섰던 이괄은 중신들의 견제로 말미암아 평안병사로 쫓겨가 분을 삭인다.조정에서는 역모의 조짐이 있다고 해서 이괄의 아들을 볼모로 불러들였으며 이괄이 이에 반발,인조 2년 정예병력 1만2천여명을 이끌고 서울에 난입한 변란이 바로 이괄의 난이다.백성들이 인왕산과 남산 성벽을 따라 빼곡히 들어서 구경을 하는 가운데무악재에 진을 친 금남 정충신등이 이괄이 이끄는 반군과 싸워 대승을 거둔 전승지이면서 내환의 역사현장이기도 했다. 이 고개는 또 초입에 버티고 있던 모화관과 영은문이 말해주듯 중국사신들이 거드름을 피우고 드나들고 조선처녀들이 진상이라는 이름으로 울고 넘던 치욕스런 역사의 현장이기도 했다. 중국 사신들이 묶던 모화관은 오늘날 그 흔적을 찾아 볼 수 없지만 독립문 바로 앞에 서있는 영은문을 떠 받치고 있던 두개의 커다란 석주는 오늘날까지 역사의 잔영으로 남아있다. 고종 32년(1895)민족의 수치였던 영은문이 헐린 자리에 자주독립을 상징하는 독립문이 건립되면서 무악재는 민족의 희망이 숨쉬는 고개로 다시 태어나게 됐다. 고개 밑으로 지하철 3호선이 통과하고 출퇴근길이면 서울의 보통고개들처럼 차량행렬이 홍수를 이루지만 재를 넘어 이어진 국도1호선은 통일로로 내달린다. 조상들이 중국의 5백년 속박에서 벗어나던날 이곳에 독립문을 세웠듯이 민족의 소망을 담은 통일문이 이 고갯마루를 시작으로 활짝 열리기를 기대해본다.
  • 일본/사무실 임대료 가파른 내림세

    ◎거품경제때 지은 건물 쏟아져 “공급과잉” 일본의 사무실 임대료가 최근 급격히 하락하고있다. 사무실 임대료가 지난 92년을 피크로 떨어지기 시작한 것은 물론 거품경제가 가시면서 사무실 수요가 크게 떨어진 때문.그러나 올해초 다소 완만해지는 것으로 보이던 하락세가 하반기 들어서서 다시 커지고 있는 것은 수요가 점차 회복세로 반전되고 있는데도 불구하고 거품경제 시기에 신축되기 시작한 건물들이 요즈음 공급되고 있기 때문으로 조사되고 있다. 이같은 결과는 니혼게이자이신문이 9월초 실시한 조사에서 나타난 것. 도쿄의 경우 신축건물의 임대료지수는 지난 85년을 1백으로 했을 때 올해 하반기는 1백65수준으로 지난 88년과 비슷한 수준인 것으로 나타났다.이같은 수치는 지난 봄보다도 21포인트나 낮아진 것으로 올해 초의 8포인트 하락세에 비해 하락세가 큰 폭으로 벌어지고 있음을 보여줬다. 기존 건물 임대료도 2백6포인트로 10포인트가 떨어졌다. 오사카는 신축건물의 경우 하락세가 1.5포인트 떨어진 1백66을,기존건물은 5.8포인트 떨어진 2백수준을 보여 도쿄보다 하락폭이 작았다.이는 오사카지역의 신규 사무실 공급이 피크를 지난 때문이다. 이에 따라 건물소유자들은 비어 있는 사무실을 채우기 위해 실제 임대료 뿐만 아니라 모집할 때 내거는 임대료도 큰폭으로 낮추고 있는 실정이다. 과거 평당 4만엔대에 내놓던 신주쿠와 도쿄 남부의 시나가와지역의 사무실들은 요즘 상당수가 2만엔대에 나온다.일본에서는 수도권지역의 경우 평당 2만엔 수준이 수지균형이 되는 수준이라는 점을 고려한다면 도쿄의 임대료는 거의 바닥까지 내려온 셈이다. 하지만 중심부에 있는 사무실에 대한 수요는 기업들의 리스트럭춰링 등의 요인으로 점차 회복되고 있는 상태. 치요다구의 마루노우치와 오테마치 등 시내 중심가는 사무실 임대료가 평당 9만엔을 호가하고 있다. 이에 대해 다나카(전중)미쓰이부동산사장은 『일부 정보통신 업종을 중심으로 수요가 일고 있지만 전체적으로는 96년 이후에나 공급이 줄어들어 수요공급의 불균형이 완화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 페스트 비상/공항·항만 검역강화/인서 귀국땐 격리관찰

    ◎인도 등 발병국가 여행금지/KAL기,봄베이취항 중단 국내서도 페스트 방역비상이 걸렸다. 인도에 이어 중국에서도 폐페스트환자가 발생,페스트의 「국내상륙」 위험성이 높아지면서 공항·항만에서의 검역이 강화되고 해당지역의 여행이 금지되는등 페스트예방을 위한 총력체제에 돌입했다. 또 각 여행사에는 이들 지역을 여행하려던 관광객들이 급히 예약을 취소하는 사태가 속출하고 있으며 인도에 진출해 있는 국내 종합상사들도 상황 악화에 대비,주재원 및 가족들의 귀국대책을 마련하고 있다. 한편 외무부는 항생제인 옥시테트라사이클린(테라마이신) 1만알을 주인도대사관에 보내기로 했다. ▷방역당국◁ 보사부는 29일 인도지역에서의 폐페스트 발병에 따라 감염지역인 봄베이 일대에서 귀국하는 내국인을 6일간 격리관찰할 방침이다. 보사부의 이같은 방침은 치사율이 50%를 넘는 폐페스트의 잠복기간이 4∼5일이고 일단 발병하면 공기를 통해 전염되는 무서운 질병임을 감안,국내유입을 원천적으로 차단하기 위해 하루에 10여명에 달하는 봄베이방문내국인을 잠복기간이상 격리시킬 필요가 있다는 판단에 따른 것이다. 격리조치는 건강한 사람이라도 전염병에 감염될 우려가 있는 경우 일정 시간 격리조치시킬 수 있도록 한 전염병예방법의 ▦건강격리▦규정에 의한 것으로 해외여행객을 대상으로 실시를 검토하기는 이번이 처음이다. 보사부는 중국 사천성지역을 여행한 내국인에 대해서도 같은 조치를 취할 방침이다. 보사부는 이밖에 페스트 발생지역에서 들어오는 외국인에 대한 검역을 한층 강화,국내에서의 투숙지를 파악하고 페스트 감염시 즉각 서울시립병원 격리병동에 수용할 계획이다. 보사부는 30일 감염내과 교수등 9명으로 구성된 전염병 관계자회의 및 전국 13개 검역소장회의를 잇따라 열고 대책을 협의할 예정이다. ▷공항 및 항만◁ 김포공항내 국립서울검역소는 인도에서 서울로 들어오는 모든 항공기 승객과 화물에 대한 검역을 대폭 강화했다. 대한항공이 주5편 운항하는 인도 뉴델리 경유 화물기에 대해서는 뉴델리에서 짐을 실을때 살충 및 살균조치등 특별검역조치를 취하고 있다.부산·인천검역소등 항구검역소에서는 지금까지 중국이나 인도에서 입항한 배와 승선자명단을 파악하는 한편 최근의 입항자에 대한 추적조사에 나섰다. ▷항공사및 여행사◁ 대한항공은 10월3일부터 3주동안 주1편 운항중인 서울∼봄베이∼카이로∼마드리드 정기편에 대해 봄베이 운항을 중지하고 대신 바레인에 중간착륙토록 했다. 취리히∼봄베이∼홍콩∼서울간을 주3회 운항하는 스위스항공에 대해서는 협의를 통해 중지여부를 검토키로 했다. 롯데·대한·한진관광을 비롯한 여행사들은 예약된 중국·인도등 관련국 관광객들과 일일이 접촉,출발일정을 늦추고 외국여행사들과도 계약조건을 변경하는 절차를 밟고 있다. ▷여행취소◁ 각 여행사에는 페스트 발생국가로 관광을 계획했던 예약객들의 취소와 문의전화가 빗발치고 있다.인도의 경우 현지 여행사에서 입국을 만류하는 등 여행이 정지된 상태이다. 29일 낮 현지 여행관련기관의 초청으로 인도로 출국하려던 한국여행신문의 임두종부장(35)은 『28일 예비모임을 갖고 출국준비를 모두 마쳤는데 아침에 여행사로부터 사정상 연기해야겠다는 통보를 받았다』면서 『다른 곳에도 알아봤으나 모두 같은 상황이었다』고 말했다. 여행업계가 가장 큰 타격을 입고 있는 곳은 중국으로 일부 여행사들은 아직은 사천성등 일부 지역에서만 페스트가 발생,한국관광객들이 주로 찾는 백두산이나 상해등의 여행에는 지장을 주지 않을 것으로 내다보고 있지만 예약을 취소·변경하는 사람들이 계속 늘고 있다. ▷해외주재상사◁ 삼성물산·현대종합상사·대우·럭키금성상사·선경 등 국내 주요 종합상사들은 인도 뉴델리 및 봄베이지사와 지속적인 연락을 취하면서 지사원과 지사원 가족들의 귀국 또는 제3국 피신등의 대책을 마련하고 있다. 삼성물산은 1인 지사인 봄베이와 본사직원 3명이 주재하고 있는 뉴델리지사와 연락을 취하고 상황이 악화될 경우 철수를 검토하라고 지시했다. ◎폐페스트 비상 각국 움직임/가공항요원 인기 도착하자 한때 대피/걸프6국 인도왕래 항공기 운항중단 ○…인도의 페스트 확산과 관련,각국은 자국 국민들을 보호하기 위한각종 조치를 마련하는등 비상체제에 돌입. 일본과 중국,홍콩은 인도로부터 입국하는 여행객들중 페스트에 감염된 것으로 의심되는 여행객을 수일간 격리시킬 방침이며 태국,필리핀등도 인도로부터 오는 모든 항공기와 선박에 대한 검사를 실시하고 여행객에 대해 예외없이 검사를 실시한다고 발표. ○…걸프지역 아랍 6개국은 28일 폐페스트 확산을 막기위해 이날부터 인도로부터 들어오거나 나가는 여객기 운항을 일시 중단한다고 발표. 사우디,카타르,아랍에미리트,쿠웨이트,바레인,오만등 걸프협력기구(GCC) 6개 회원국들은 26∼27일 잇달아 회의를 열고 폐페스트 확산사태가 진정될 때까지 자국과 인도를 오가는 항공운항을 중단키로 결정. 이에따라 이날 2백45명의 승객을 태우고 사우디의 제다로 향하던 에어 인디아 소속 보잉 747기가 사우디측의 기착거부로 비행도중 봄베이로 회항. ○…인도정부가 폐페스트 확산을 막기위해 특별의료팀을 지원하겠다는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의 제안을 거절했다고 이단체의 톰 스키너 대변인이 28일 전언. 스키너 대변인은 『이번주초 특별의료단 파견을 제의했으나 인도 보건당국이 이미 다른 의료진들이 활동중이라는 이유를 들어 거절했다』고 말했다. ○…캐나다 토론토 공항의 출입국관리요원 25명이 페스트에 대한 강력한 안전조치가 마련될 때까지 업무를 거부하고 있다고 토론토 일간신문 토론토 스타가 28일 보도. 이 신문은 또 출입국관리요원 12명이 전날 인도의 뉴델리로부터 에어 인디아 항공소속 여객기 한대가 공항에 도착하자 모두 사무실을 빠져나갔다가 한참후 마스크와 장갑을 낀채 돌아오는 바람에 업무가 지연되는등 차질을 빚기도 했다고 보도. ◎의사가 말하는 주의할점/“감염지역 여행땐 항생제 복용”/발병하면 피부­빨갛게 붓고 고열지속/쥐벼룩 주범… 공기전염 쉬워 안심금물 전문가들은 페스트가 쥐가 들끓는 비위생적인 환경에서만 출몰하는 「빈민병」이기 때문에 우리나라에서 환자가 발생할 확률은 비교적 낮은 것으로 보고 있지만 공기로도 쉽게 옮길 정도로 전염성이 강하기 때문에 안심할 수 만은 없다는 지적이다. 연세대의대 김준명교수(감염내과)는 『최상의 예방책은 유행지역으로의 여행을 가능한 삼가는 것이며 불가피하게 여행할 경우라면 감염지역과 사람들이 많이 몰려있는 곳을 가급적 피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며 『여행하기전에 테트라사이클린 등과 같은 예방목적의 항생제를 미리 복용하고 가는 것도 한 방법』이라고 말했다. 김교수는 또한 유행지역에서 최근 입국한 여행자들은 입국즉시 감염여부를 철저히 검사해야 하며 피부가 빨갛게 붓고 고열이 생기는등 감염이 확인되면 1주일동안 격리된 상태에서 항생제를 지속적으로 투여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고려대의대 박승철교수(감염내과)는 『페스트는 전통적으로 인도·이집트·중국·남미·베트남등 위생상태가 나쁜 빈민국가에서 자주 발생하는 전염병이기 때문이 이 병을 예방하기 위해선 무엇보다 주변환경을 깨끗이 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페스트는 쥐벼룩에 의해 옮겨지기 때문에 집주위의 청소를 깨끗이 하고DDT등의 살충제를 뿌려 쥐가 서식하지 못하도록 하는 것도 예방의 한 방법이다. 전문가들은 페스트예방백신이 있으나 그동안 국내발생사례가 한건도 없어 현재 시판중인 약이 없는 것도 문제라며 인근국가에서 페스트가 발생하는등 비상이 걸린만큼 백신을 수입해오는 문제도 적극 검토해야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일본의 페스트대책/감염 의심땐 격리… 화물 가검물까지 분석 인도 서부 수라드에서 발생한 페스트가 인도전역으로 번질 조짐을 보이자 일본정부는 28일 전국의 17개 공항과 항만의 검역소에 검역을 강화하도록 긴급 지시했다. 일본정부는 이 지시에서 인도로부터의 입국자에 대해 신중하게 검역을 실시하고 페스트 환자로 의심되는 환자가 발견되면 후생성에 즉각 보고토록 했다. 이와함께 인도로부터 내항하는 선박에 탑재된 화물에 대해서도 검역을 강화하고 페스트로 의심되는 사람과 화물로부터 채취한 가검물을 국립예방위생연구소에 즉각 보내도록 지시했다. 또 환자의 격리수용을 위해 각 검역소가 격리병동을 갖고 있는 의료기관과 사전협의해 격리병동을 준비토록 하는 한편 12곳의 검역소에서는 페스트 예방접종을 실시하도록 했다. 그러나 일본은 그동안 페스트 발생 경우가 거의 없어 예방 접종에 필요한 백신등이 부족,이의 확보에 각별한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한편 인도에 진출하고 있는 일본기업들도 페스트 예방에 비상대책을 서두르고 있다. 인도서부 가까운 곳에 위치한 일본기업들은 주재원들을 피신시키고 있다.마루베니사 뉴델리지점은 수라드에서 북쪽으로 약 50㎞ 떨어진 바루치의 발전소 건설현장에 투입돼 있는 가와사키중공업의 일본인 기술자 25명을 지난 25일 뉴델리로 피신시켰다고 밝혔다. 또 수라드 남쪽 2백㎞ 떨어진 봄베이에 있는 사쿠라은행 봄베이지점 등 일본계 기업들은 주재원 가족들을 귀국시킬 방침을 세워두고 있으며 인도 현지에서 구하기 어려운 항생물질을 싱가포르 등 인근 국가에서 급히 구입,현지에 보내기로 했다.
  • 미아리/조선땐 「되너미고개」로 불려/고개:중(서울6백년만상:60)

    ◎병자호란때 되놈이 쳐들어온데서 유래/6·25전쟁 애환담은 「단장의 노래」로 유명 서울 성북구 돈암동과 미아동·의정부를 잇는 「미아리고개」는 서울을 상징하는 대표적인 재다.주위경관이 아름다워서도,유서깊은 문화재나 유물이 있어서가 아니다.서울이 겪어온 풍상이 그대로 고갯마루에 담겨 있기 때문이다. 6·25전쟁을 겪으면서 「단장」이라는 수식어가 붙은 미아리고개는 조선조에는 「되너미고개」로 불렸다.이는 병자호란때 오랑캐(호인·되놈)가 이 고개를 넘어와 이 땅을 짓이기고 간데서 붙여졌다.「돈암동」 역시 「되너미고개」의 한문표기로 보는 견해가 지배적이다. 지금은 여러차례 깎여나가면서 낮아지고 고개의 폭도 넓혀 졌지만 옛날에는 상당히 험준했다.동북쪽에서 서울로 들어오는 주요 관문이었던 미아리고개는 6·25때 동두천과 포천이 순식간에 무너지고 의정부마저 적의 손아귀에 들어가면서 서울을 지키는 최후의 방어선구실을 했다. 미아리라는 이름은 일제시대때 이 고개너머 현재의 미아동 일부가 조선인전용 공동묘지였던 관계로 「사람이 죽어 상여가 이 고개를 넘어가면 다시는 돌아오지 못한다」는 뜻으로 붙여진 것으로 전해진다.지금의 미아 7동의 불당골에 예부터 미아사라는 절이 있어서 여기서 따온 이름이라는 주장도 만만치 않다. 이름의 유래야 어찌됐던 미아리고개가 세상사람들의 관심의 대상이 된 것은 6·25전쟁이 끝난뒤 작사가 반야월씨의 「단장의 미아리고개」가 사람들의 사랑을 받으면서부터. 동족상잔이라는 슬픈 비극을 노래한 이 노래는 수많은 사람들의 심금을 울렸으며 지금도 많은 사람들에 의해 애창되고 있다. 『미아리 눈물고개,님이 넘던 이별고개,화약연기 앞을 가려 눈못뜨고 헤매일때 당신은 철사줄로 두손 꼭꼭 묶인채로…』 작사가 반야월씨는 「가요야화」라는 책에서 노랫말을 쓰게된 사연을 다음과 같이 적고 있다. 『전쟁이 나자 나 혼자서 피란길에 나섰다.곧 뒤따라 내려오기로 했던 아내가 미처 빠져 나오지 못한 것이다.애간장을 태우다 9·28수복을 맞아 아내와 극적인 재회를 했다.그런데 그 기쁨도 잠깐이고 아내로부터 둘째딸 수라가전쟁통에 제대로 먹지 못해 죽어 미아리고개를 넘어오다 호미로 땅을 파서 묻어 놓고 왔다는 말을 들었다.아내와 나는 땅을 치며 통곡을 하였다』.미아리고개를 일약 서울의 이름난 지명의 반열에 올려 놓은 애간장을 끊는 노랫말은 이러한 배경에서 탄생했던 것이다. 병자호란때는 되놈이 넘어와 조선처녀를 잡아가 불귀의 객이 되게했으며 일제때는 조선사람들만이 죽어서 넘던 고개,6·25때는 북한군 탱크가 넘어오던,그리고 수많은 사람들이 끌려가고 잠들기도 했던 이 고개는 이제 자동차의 매연이 자욱하고 차량들이 붐비는 서울의 보통고개가 되었다. 언제부터 모여들었는지 돈암동에서 넘어가는 길가에는 점술가들의 간판이 가득메운 가운데 운명을 점치려는 사람들의 발길이 이어져 서울의 새로운 풍물로 자리잡고 있다. 올해초부터 시작된 삼선교에서 미아리 정상까지의 8차선 확장공사가 연말쯤에 완공되면 만성적인 교통정체지역이던 이곳의 교통난이 완화되고 고개의 모습도 새롭게 변모될 것으로 보인다.
  • 고개:상(서울 6백년 만상:59)

    ◎남태령/여우고래로 불리다 정조때 개명/춘향전서도 언급… 서울∼사남 잇는 길목/산적 많아 행인들 넘을때 월치전 준비 『전라도로 내려갈제 청파역졸 분부하고 숭례문밖 내다라서…동자기(지금의 동작동)밧비 건너 승방들(승방뜰)·남태령·과천·인덕원 중화(점심)하고…』­소설 「춘향전」의 주인공 이몽룡이 전라도로 내려가는 대목에서 알수 있듯 남태령은 서울과 삼남을 잇는 길목이었다. 서울시 관악구 남현동 승방뜰(승방평)과 경기도 과천시 과천동을 잇는 남태령은 그 길이가 무려 3.3㎞에 이른다.지난 63년 서울로 편입되면서 2.2㎞는 서울에,나머지 1.1㎞는 경기도 땅으로 남아있다.관악산의 북동쪽 능선을 가로지르는 고개의 남서쪽에는 관악산 정상이,북동쪽에는 우면산 정상이 각각 자리하고 있다. 남태령의 이름이 아직 「여우고개」로 불리고 있을 때 정조는 이고개를 넘어 수원에 있는 부친 사도세자의 능을 자주 참배했다고 한다.정조는 당시 배로 한강을 건너 남태령과 과천,사그내(현재의 의왕시)를 지나 수원으로 가는 길을 택했다. 어느날 임금의 행차가 남태령 고갯마루에서 쉬고 있을 때 정조는 수행하는 시종들에게 고개이름을 물었다.이때 과천현 이방은 「남태령」이라고 선뜻 대답했다.「여우고개」라고 알고 있던 임금은 『왜 남태령이라고 했느냐』고 되물었다.그는 『임금께 요망스런 짐승 이름을 댈 수가 없어 서울 남쪽의 가장 큰 고개라는 뜻으로 「남태령」이라 둘러댔다』고 아뢰었다.정조는 그의 뜻을 가상히 여겨 거짓고함을 책망하지 않고 남태령으로 부르도록 해 지금의 이름을 얻게 됐다고 전해진다. 미아리고개등 서울의 대표적인 고개가 다 그렇듯 남태령 역시 많은 애환을 간직하고 있다.고개가 험준해 옛날에는 관아에서 젊은이들을 고용해 여러사람이 모인뒤에야 행인들을 호송,고개를 넘도록 했다.행인들은 고용된 젊은이들의 요구에 따라 월치전(고개넘잇돈)을 준비해야만 했다.돈을 준비하지 못한 사람들은 혼자 고갯길을 넘어야 했고 그때마다 산적들에게 약탈을 당하는 위험을 감수해야 했다. 땔감장수들 가운데서도 험준한 관악산에서 나무를 해다 파는 사람이 많아 지게나 소의 바소쿠리에 장작을 가득얹어 남태령을 넘는 과천나무장수들의 모습은 서울 사람들의 눈에 익은 풍물의 하나이기도 했다. 6·25때는 격전지로 바뀌기도 했다.관악산을 장악한 인민군과 북상하는 국군 사이에 치열한 전투가 벌어져 수많은 희생자를 냈다. 『과천부터 긴다』는 옛말이 있다.이는 어떤일을 앞두고 미리 겁부터 먹는 사람을 비아냥거릴 때 쓰던 말이다.서울나들이에 나선 순박한 시골사람들이 각박스럽고 사나운 장안인심이 겁나 가파른 남태령을 기어넘듯 과천에서 부터 몸을 사렸다는데서 유래된 말이다. 과천 안양 시흥등 도시들이 집중 개발되면서 남태령은 출퇴근 시간은 물론 거의 하루종일 몰려드는 차량들로 홍수를 이뤄 남태령을 기어 넘기는 예나 지금이나 마찬가지다. 88년 서울올림픽을 앞두고 기존 4차선도로가 8차선으로 넓혀졌고 최근에는 고개밑으로 지하철 과천선이 통과해 사정은 전보다 조금은 나아졌다.그러나 평촌·산본신도시를 비롯,과천정부종합청사,서울대공원,서울경마장을 드나드는 차량이 하루 3만여대에 이르는등 이용차량이 갈수록 늘어 서울에서 교통체증이 가장 심한 곳중 하나가 됐다.
  • 평양주재 슈브니코프 소대사(「85년 북한」 극비보고서:상)

    ◎북­소,전함 공동생산 합의/김정일 “러시아어 교육 대폭강화” 명령/북서 활약한 소노동자 소재 영화합작/“서방에 납·아연등 팔았다” 공진태 무역위장 해임 서울신문사는 24일 1985년10월 슈브니코프 당시 평양주재 소련대사가 본국 당중앙위에 보낸 북한 김정일 관련 비밀보고서(슈브니코프대사가 85년10월12일,13일 양일간 김정일의 초청으로 원산의 휴양지에서 그와 장시간 나눈 대화를 토대로 작성)를 입수했다.이 보고서는 당시 소련 외무부와 당중앙위에 극비 보고됐으며 즉각 당지도부는 당중앙위 정치국원들에게 회람토록 했었다.「극비보고서 №374 제목=김정일은 소련·북한 두나라관계가 긴밀해진데 대해 만족을 표했음」의 핵심부분을 3회에 나누어 게재한다. 김정일은 북한지도부가 최근들어 북한·소련 두나라간의 군사협력이 활발해진데 대해 특히 만족하고 있다고 강조했다.그는 지난번 북한해방 40주년 경축사절로 왔던 소련대표단의 단장인 제1국방차관 V I 페트로프 원수와의 대화에 매우 만족을 표했음.김정일은 이 대화에서 북한의 해안경비력 강화와 소련의 지원으로 북한의 군수산업을 현대화시키는 문제에 대해 토의했다고 밝힘.그는 아울러 소련전문가들을 초빙,북한 군수산업의 현황을 정밀진단하고 현대화 작업의 범위,가능성 등을 타진하고 싶다는 희망을 피력. ○합훈실시도 합의 김정일은 소련에서 휴양중인 조선노동당 정치국상임위원겸 인민무력부장인 오진우에게 소련정부가 보여준 호의에 사의를 표했음.오진우가 모스크바에 머무는 동안 현대 군사기술을 습득할 기회를 가졌고 페트로프차관과 회담한 것을 비롯 10월13일에는 국방장관 S L 소콜로프원수와 회담이 예정돼 있다고 했음.김정일비서는 해군함대 총사령관 김일철 제독의 소련방문이 성공적이었다고 말했음.김일철제독은 소련해군 총사령관,참모총장과의 회담에서 두나라 합동군사훈련 실시와 합동작전계획수립에 합의했으며 양국공동으로 전함 수종을 생산키로 합의했다고 함.북한이 전함의 선체를 생산하고 소련측은 군사,전자장비를 제공하는 조건임.김정일은 이제 두나라관계가 실질적인 동맹관계를 갖게됐다고 말함.조선노동당 정치국은 해군사령관의 보고서와 양국관계 발전계획을 승인했다 함.김정일은 『이유는 말하지 않겠지만』이라고 말한 뒤 이미 20년전 김일성과 브레즈네프 사이에 양국해군협동훈련실시에 합의하고서도 지금까지 한번도 실시된 적이 없다는 점을 강조. ○강성산 방소 결정 김정일은 또 김일성·고르바초프의 정상회담이 양국관계증진에 엄청난 중요성을 가질 것이라는 점을 강조.그는 이 정상회담의 가장 바람직한 형태는 고르바초프서기장이 평양을 방문하는 것이라고 강조.그는 고르바초프가 지난 4월 제27차 소련공산당대회 참관차 모스크바를 방문한 김영남외교부장을 만나 자신은 「의무적으로」평양을 방문하겠다고 약속한 사실을 환기시킴.김정일은 만약 당대회 직후 평양방문이 어려우면 지난 1966년 블라디보스토크에서 두나라 정상이 우호회담을 가진 것과 같이 소련극동에서 정상회담을 여는 방안을 고려해보자고 제의.그는 현재 국제정세가 어렵게 돌아가고 두나라 정상회담을 가진지가 오래됐다는 점을 강조. 김정일은 세바르드나제외무장관이 조만간 있을 일본방문 뒤 평양을 방문해 줄것을 요청.또한 M S카피차 외무차관도 업무협의차 연말까지 평양을 방문해줄 것을 희망.자신의 소련방문과 관련,김정일은 소련동지들이 초청해준 것을 기억하고 있으며 반드시 방문하겠다고 밝힘.그러나 자신의 방문은 시급한 것이 아니며 두나라 당서기장의 회담을 성사시키는 것이 주된 임무임을 재강조함.그는 호네커 동독당서기장으로부터 서면초청,토드르 지브코프 불가리아 당서기장으로부터 구두로 방문초청을 받았다고 소개하고 앞으로 유럽방문기회가 생기면 소련·동독·불가리아를 모두 방문할 계획이라고 함.특히 소련을 방문하면 고르바초프를 면담하고 지방시찰,휴양지도 가고 싶다고 함.그는 그러자면 시간이 많이 걸릴텐데 너무 바빠서 시간 내기가 쉽지 않다고 함. 이런 문제들을 소련과 협의하기 위해 당정치국 결정으로 자신이 모스크바를 방문할 가능성도 있을 것이라고 말함.김정일비서는 강성산 정무원총리의 소련방문길이 결정됐다고 말함.양국 실무진의 협의를 거쳐 방문일정을 구체적으로 확정할 것이라고 말함.그는 해군군사수역에 관한 양국협상을 빨리 마무리 짓고 협정체결을 하자고 말함.지난해 양국 지상국경 협상의 선례를 따라 과감하게 진행시키면 아무런 어려움도 없다고 그는 강조. 경제협력과 관련,김정일은 북한은 소련으로부터 알루미늄·시멘트 생산을 위한 네펠린 생산에 도움을 원한다고 밝힘.그는 네펠린의 산업용 재생기술이 소련에서만 개발된 기술이라고 말함.그래서 북한기술자들을 소련에 보내 기술습득과 필요장비를 구입토록 하자고 제의. 김정일은 제2차 북한·소련 합작영화 제작 합의에 만족을 표시.40∼50년대 사이 원산에서 활약한 소련의료노동자 「마루샤」의 영웅적 활동을 소재로 한 영화임.그는 또한 평양예술단 「만수대」가 10월16일 모스크바로 떠나 크렘린의 인민대회궁전,볼쇼이무대,키시네프시의 옥차브르 연주홀에서공연할 계획이라며 만족을 표시.그는 자신이 직접 이번 만수대예술단의 해외나들이를 준비시켰으며 특히 한국어를 모르는 소련청중들을 위해 노래보다 춤을 프로그램에 많이 넣도록 지시했다고 말했음.김정일은 소련과 협력증진방안의 하나로 지난해부터 학교에서 러시아어교육에 보다 큰 비중을 두고 있다고 말함.자신의 명령으로 전체학생 60%가 러시아를 제1외국어로 공부하고 있다고 소개.이전에는 러시아어와 영어를 제1외국어로 지정했는데 영어를 선호하는 학생수가 많았다고 함.중앙라디오 방송에서 정기적으로 러시아어 강좌를 방송한다고 말함. 김정일은 김일성주석의 소련과 모스크바방문 직후 청진부근의 주일시에서 개최됐던 1984년 7월의 당중앙위 전체회의 결정사항을 모든 지도자들이 다 성실히 수행하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당시 당중앙위 총회의 주요 결정사항은 모든 사회주의 국가와 전방위협력을 강조한 것이었다고 함.김정일은 정치국후보위원으로 대외경제관계총책인 공진태를 구습에 빠진 대표적 인물로 예로 듦.김정일은 공진태가 아연·납등 전략수출물품의 50%이상을 당의 허가없이 소련·동독 등 형제국에 보내는 대신 자본주의 시장에 내다팔았다고 밝힘.이같은 사실은 소련과 북한간 최근의 회담에서 드러났는데 이밖에도 공진태는 5만명의 북한노동자를 소련에 보내겠다는 제의도 했다고 함.이는 그의 권한밖의 일로 당중앙위와 정부당국에 사전보고도 하지 않았다고 김정일은 말함.김정일은 조국의 노동력도 부족한 시기에 그런 제의를 했다고 밝히고 『한사람이 자의적으로 한 일로 인해 소련측에 잘못된 정보가 전달된데 대해 사과한다』고 했음.그는 앞으로 당중앙위는 국가의 무역외무조항이 엄격히 이행돼도록 감독을 강화할 것이라고 밝힘.공진태가 한 약속에 대해서는 여유 노동력을 찾아보려고 했으나 추가노동력 확보가 어려워 약속을 결국 지킬수가 없었다고 함. ○군사력 필요 강조 김정일은 한반도의 어려운 사정 때문에 북한이 남한보다 많은 군사력을 보유해야한다는 점을 소련동지들이 잘 알고 있을 것이라고 말함.아울러 인구는 남한의 절반수준이기 때문에 모심기,추수시기에는 정기적으로 많은 주민을 농업분야에 동원시켜야 한다고 함.공진태는 정치국전체회의에서 신랄한 비판을 받았고 10월1일 열린 북조선중앙인민위원회에서도 비판을 받았다고 함.그는 정무원 부총리직에서 해임됐고 국가대외무역위원장직에서도 해임된뒤 인민봉사위원회위원장에 임명됐다고 함.아울러 차기 당중앙위 전체회의에서 정치국 후보 위원직도 박탈키로 결정.그때까지 정치국원 자격은 정지시킨다 함.공진태는 자신의 행위가 개인의 과욕에서 비롯됐다고 비판했으며 노동력을 적극적으로 활용해 많은 외화를 벌어들여 당으로부터 칭찬을 받고싶은 나머지 그같은 일을 저질렀다고 자아비판했다고 함.
  • 한가위를 맞으며/김광언(일요일 아침에)

    여름 짓는 일을 하늘 아래 으뜸가는 업(농자천하지대본)으로 삼아온 우리 겨레는 한가위를 가장 큰 명절로 손꼽아 왔다.설 대보름,수릿날 따위의 명절을 아니 쇤것은 아니었지만 정월은 농사 시작의 달인지라 자연 마음이 조이고 수릿날은 농작업의 힘겨운 마루턱에서 한숨을 돌리는 판이라 느긋할 수가 없었다.「오월 농부,팔월 신선」이라는 말 그대로 기껍고 뿌듯하고 먹지 않고도 배 부른 명절은 한가위뿐이었던 것이다.이를 맞는 기쁨이 얼마나 크고 설렛으면 「더도 말고 덜도 말고 한가위만 같아라」라고 일렀겠는가. 우리가 이날을 명절로 삼은 것은 적어도 삼국시대 초기 이전부터다. 신라 셋째 임금인 유리왕때(32년) 두 공주가 성안 부녀자들을 각기 거느리고 칠월 보름부터 한달 동안 두레 삼기 내기를 해서 진쪽이 한턱을 내었으며 그 잔치를 가위라 불렀다는 삼국사기의 내용은 우리가 다 잘 아는 터이다.7세기에 나온 중국의 역사책 「수서」의 「팔월 보름이면 왕이 풍악을 베푼다」는 내용도 신라 궁중의 한가위 풍속을 말한 것으로 보인다.우리와중국 그리고 일본은 예부터 같은 문화권을 이루어 왔지만 한가위를 오직 우리만 손꼽은 사실도 기억해 둘 필요가 있다. 앞에서 한가위를 「더도 말고 덜도 말기」를 바라는 명절이라 했지만 이날을 우리가 언제나 배 두드리며 쇤 것은 아니다.6·25전쟁이 한창이던 1952년 무렵에는 돈이 달린 정부에서 전공무원들에게 봉급을 주지 못하고 그대신 보리쌀을 배급하는 지경이었다. 우리집은 방이 넷이나 딸린 큰 집(?)이었던 데다가 할아버지 아버지 두 분이 체신부 공무원이었던 만큼 살림 형편은 중상류에 이를만 하였음에도 송편조차 빚을 수가 없었다.중학교 2학년이던 내가 휘황한 달빛이 마당에 가득찬 한가위날 밤 홀로 마루 끝에 앉아 「송편도 없는 한가위」를 그지없이 처량하게 느꼈던 것이 어제 일처럼 떠오른다. 우리 집이 이러하였으니 당시 국민 거의 모두가 「배고픈 한가위」를 맞았음에 틀림없다. 시대가 바뀌고 생활 형편이 나아지면서 한가위 풍속도 크게 달라졌다.공휴일이 사흘로 늘어나면서 고향을 찾는 인파가 구름처럼 늘어나서 이른바 「민족의 대이동」이 벌어진다.더구나 올해에는 일요일까지 이어져서 적어도 2천5백만 이상이 움직이리라 한다.따라서 이들이 끌고 나서는 자동차들은 전국의 도로를 메우고도 남을 것이다.지난해에는 서울서 대전까지의 2백여㎞에 8시간 반이 걸렸으며 그 사이에 자동차가 15% 늘어난 것을 생각하면 올해에는 열시간을 잡아야 한다는 보도다.「고생길」이던 귀성길이 이제는 「지옥길」로 바뀌었다.그리고 고속도로변은 다시 인분과 소변의 바다를 이루고 쓰레기는 산처럼 쌓일 것이다.정부에서 버스 전용차선제와 요금을 휴게소에서 내는 중불제 따위의 대책을 세웠지만 얼마나 도움이 될지 의문이다. 겉으로 보면 한가위 명절은 더할 수 없이 풍요롭게 느껴지지만,실상은 썰물처럼 도시로 빠져나갔던 농촌 사람들이 고향 나들이를 하느라 법석을 떠는 해프닝에 지나지 않는다.이날 베풀어지던 행사는 자취를 감추었고 명절 놀이를 펼치는 마을조차 드물어졌다. 예전의 한가위는 우리 모두의 명절이었으나 오늘날에는 이산가족 상봉의 날로 쪼그라들었다.한가위의 거품만 남고 알맹이는 없어져버린 느낌이다. 이제는 우리가 한가위의 참뜻을 되새겨 볼 때이다.농사의 풍년을 가져다 주신 조상님의 음덕에 감사하고 한가족이 둘러앉아 송편을 빚으며 단란을 누린 예전의 차분하고 정겨웠던 한가위,이웃과 즐거움을 나누고 한껏 신명 떨음을 펼쳐서 흥겹고 기쁨에 찼던 한가위.이러한 명절을 되찾아야 한다.그리고 많은 사람의 기꺼움 뒤에는 반드시 적지 않은 이의 서러움이 서리는 법.찾아 주는 이 없는 불우 시설에 몸을 담고 있는 분들도 한번쯤은 기억해 둘 일이다.
  • 오늘 임시전당대회 전망/일 사회당 「신보수정책」 채택할듯

    ◎자위대 합헌·일역할 강화 등 대폭 인정/좌파노선 포기… 일 보수 우익화에 가세 일본 사회당의 역사적인 정책적 대전환을 논의할 임시당대회가 3일 열린다.사회당은 이날 당대회에서 자위대의 합헌인정등 그동안의 기본정책을 근본적으로 바꾸는 새로운 정책을 채택할 예정이다. 사회당의 신정책안은 ▲자위대의 합헌인정 ▲일·미안보조약의 견지 ▲유엔평화유지활동(PKO)에의 적극적인 참가 ▲히노마루(국기),기미가요(국가)의 인정 ▲가동중인 원자력발전소의 인정등을 주요 내용으로 하고 있다. 사회당의 이러한 신정책이 예정대로 채택되면 이는 창당 49년만의 역사적 대전환을 의미한다.신정책안은 사회당이 그동안 비군사·반군국주의 차원에서 반대해오던 정책들이기 때문이다.사회당내에는 물론 지방조직을 중심으로 정책전환에 반대하는 세력이 적지않아 예정대로 채택될 수 있을지는 불투명한 면이 남아있다.2일 열린 대표자회의에서도 신정책안의 수정을 요구하는 소리가 많았다. 신정책안이 채택되지 못할 경우는 무라야마 도미이치(촌산부시) 총리의 연립정권기반이 크게 약해질 가능성이 높다.야당이 국회등에서 연정내의 사회당과 자민당의 정책적 차이를 집요하게 물고늘어질 것이 확실하기 때문이다.이때문에 사회당내에는 무라야마정권을 지지한다는 측면에서도 신정책을 채택하여야 한다는 소리도 적지않다.더욱이 그동안 정책전환에 강력히 반대해온 무라야마총리를 중심으로 한 좌파가 지금은 연정에서 중요한 역할을 담당하고 있는 면도 있다. 사회당 정책전환의 핵심은 안보·방위정책이다.사회당은 그동안 자위대는 헌법위반이라고 주장하고 일·미안보조약도 반대했었다.그러나 신정책안은 『자위대는 자위를 위한 필요 최소한의 실력조직으로 헌법으로 인정되며 일·미안보조약도 냉전후 일·미의 역할증대와 아시아안보를 위해 견지할 필요가 있다』고 밝히고 있다. 신정책안은 또 사회당이 그동안 군국주의·국가주의의 상징이라며 부정해왔던 히노마루와 기미가요를 국기와 국가로 인정하고 원자력발전도 인정하고 있다. 사회당의 이러한 현실노선은 연립정권유지라는 현실적 대응의 측면도있으나 더욱 중요한 것은 오늘의 일본 변화를 상징적으로 대변하고 있다는 점이라 할 수 있다.일본은 냉전후 국제사회에서의 역할증대를 적극 추진하고 있으며 비군사정책을 강조해온 사회당의 안보·방위정책등의 대전환은 그동안 일본의 정치·군사대국화에 대한 끝없는 야망을 제어해온 중요한 정치세력이 사실상 무너지고 있음을 나타내고 있다. 사회당의 변화는 또 일본 전체의 보수화를 의미한다.사회당은 전후 자민당 보수정치에 대항해왔다.그러나 사회당은 연립정권에 참여하면서 현실노선을 강화하고 있으며 신정책이 채택될 경우 사실상 자민당과의 정책차이도 없어진다고 할 수 있다.사회당은 중요한 역사적 전환점에서 그 존재가치가 점점 떨어지고 있으며 일본의 보수·우익화는 더욱 빨라지고 있다.
  • 파업 현중 근로자/음독후 혼수상태

    【울산=이용호·강원식기자】 50여일째 노사분규가 계속되고 있는 현대중공업 해양사업본부 철구생산부 김금렬씨(43·울산시 동구 서부동 서부패밀리아파트)가 18일 하오4시쯤 집에서 농약을 마시고 쓰러져 인근 해성병원으로 옮겨져 치료를 받고 있으나 19일 현재 혼수상태다. 부인 한정순씨(41)는 『남편이 그동안 파업참여여부를 놓고 고민해왔다』며 『18일 상오에도 회사측의 「파업참여시 징계조치하겠다」는 경고장을 받고 출근했는데 외출했다가 돌아와 보니 남편이 거품을 물고 마루에서 신음하고 있어 병원으로 옮겼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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