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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샤워부스·가변 침대에 온돌까지/아파트옵션 화려해졌다

    ◎선택사항 15%로 상향조정 따라/벽금고 설치·스팀사우나도 등장/인테리어·컬러 입주자 입맛 맞게 각종 첨단시설을 갖춘 고급형 아파트가 자리를 잡아가고 있다. 요즘 분양되는 아파트치고 홈오토메이션,식기세척기,욕실 비데,벽금고, 전자도어록 등을 갖추지 않은 곳은 거의 없다.일반 가정에서는 엄두도 못낼 이런 첨단 편의시설이 아파트에 적용되기 시작한 것은 지난해부터. 주택업체의 아파트 선택사양(옵션)이 기존의 9%에서 15%로 상향조정된 이후이다. 주방기구,벽지,장판,욕실설비 등을 최고급으로 바꾸는 것은 기본이고 기존의 9%옵션에서는 적용할 수 없었던 각종 아이디어 옵션상품들이 쏟아져 나오고 있다.이 가운데 가장 일반화된 것은 홈오토메이션과 식기세척기. 이밖에목욕문화가 변함에 따라 욕실에 욕조대신 샤워부스를 설치하는 것도 보편화되고 있는 추세이다. 대우건설은 최근 분양한 서울 월계동과 부산 해운대 아파트에 15%옵션 상품으로 홈오토메이션과 식기세척기,현관문 오토도어록,욕실 비데,주방 홈바(50평이상) 등을 설치해 좋은반응을 얻었다.대우건설은 앞으로 바닥재도 최고급 원목마루판으로 적용할 예정이다. 삼성건설은 현재 분양중인 마포구 공덕2구역 재개발아파트와 도곡주공 재개발아파트 33평형,45평형에 부부전용 샤워부스,드레스룸,원목거실장,가변형침실 등을 15%옵션으로 적용했다. 청구는 대구시 수성구 상동에 짓는 빌라 19가구에 요즘 인기를 끌고 있는 온돌방을 옵션으로 제공하고 있다. 전통 온돌구들장을 현대 과학으로 재현해 소비자가 원하는 방에 설치해주며 옵션가격은 1백98만원선. 동부건설은 지난 4월 서울 2차 동시분양때 중랑구 상봉동 43평형 아파트에 샤워부스를 15%옵션 품목으로 제시한데 이어 올해 안에 짓는 구로구 오류동,광주 풍암지구의 32평형이상 아파트에도 이를 설치할 예정이다. 현대산업건설은 일부 아파트 중대형평형의 안방에 보석류를 보관할 수 있는 벽금고를 설치하는 한편 욕조대신 3백50만원에 달하는 스팀사우나기를 별도옵션품목으로 제공하고 있다. 이밖에 대우건설의 테마아파트나 금호건설의 컬러아파트같이 아파트 전체의 분위기를 고급스럽고 특이하게 꾸미는 사례도 점차 늘어나고 있다.대우의 테마아파트는 내부 인테리어를 자연친화형,한국형, 유럽형 등 세가지 형태로나눠 각 유형마다 분위기를 통일한 것이 특징이다. 금호의 컬러아파트는 블루,화이트, 핑크 등 컬러를 주제로 내부를 꾸며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금호는 하반기에 분양될 아파트에는 맨해튼식,르네상스식,카리브식, 나폴리식으로 구분해 입주자의 취향에 맞게 인테리어를 시공해 줄 계획이다. 그러나 이같은 옵션의 확대가 기본형보다 최저 5백60만원(전용면적 18평형)∼9백만원정도(30평형이상)의 부담을 입주자에게 안겨주기 때문에 사전에 옵션과 추가부담과의 금전적 손실을 잘 따져봐야 한다고 부동산전문가들은 조언한다.
  • 막내린 나진­선봉 투자설명회

    ◎일 전문가/“사회간접자본 준비 안됐다”/“리스크 크다” 일 경제계도 신중 일변도/북선 “2억7천만불 계약 큰 성과” 자평 북한의 나진·선봉지구에서 열린 투자설명회가 15일 막을 내렸다. 설명회에는 일본쪽에서 2백70명 안팎의 인원이 신사쿠라호로 방문해 가장 커다란 규모의 방문단을 기록했다. 북한측은 설명회 기간동안 2억7천만달러 규모의 각종 계약이 이뤄졌다고 성과를 내세우고 있으나 일본언론에 나타난 일본 경제계등의 반응은 여전히 『글쎄…』라는 신중 일변도이다. 김정우 북한대외경제협력추진위원장은 기자회견에서 『우리가 예상됐던 것보다 3배의 계약이 체결됐다』면서 포럼은 대성공이었다고 주장했다. 나진시내 극장풍의 3층 문화회관에서 열린 이번 설명회 기간동안 북한당국은 25명의 영어·일본어 통역을 평양으로부터 파견하는가 하면 식량부족에도 불구하고 파티를 열기도 했다.홍콩자본이 들어간 나진호텔은 1주일전에 문을 열었다.객실에 단수가 있었으며 전기인입구가 하나뿐이어서 TV를 켜면 스탠드는 사용할 수가 없었다.호텔로비 옆에는 커피숍이나 바가 없었다.한 참석자는 『북한이 시장경제에로 머리가 돌아가려면 아직 시간이 많이 걸릴 것』이라고 지적했다. 북한측은 한국 기업인들이 참가하지 않은데 대해 『한국당국이 악의를 갖고 있다』고 비난했다.그러나 설명회장 주위에는 한국의 불참가를 아쉬워하는 소리가 각국 참가자들로부터 들렸다. 한 재미 한국인 실업가는 『한국자본없는 이 지역의 개발은 생각할 수 없다.남북한 모두 이상한 자존심은 버려야 한다』고 말했다. 일본에서는 미쓰비시·마루베니·스미토모 상사,니쇼이와이등 대기업을 포함한 40명의 기업관계자가 참석했으나 상황을 지켜보자는 자세가 거의 전부였다.한 관계자는 『국교가 없어 리스크가 너무 많다.일본기업의 진출은 적어도 남북관계가 진전된 이후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 설명회에 참석했던 한반도 경제전문가 고마키 데루오 아시아경제연구소 연구주간은 『사회간접자본의 준비가 잘 돼 있지 않다.나진항에 하역된 컨테이너를 40㎞ 떨어진 중국 훈춘까지 나르는데 2시간반이나 걸렸다』라고 지적했다.북한이 의욕은 보이고 있지만 현실과의 격차를 메우기가 꽤 어려울 것이라는 일반적인 지적들과 궤를 같이한다.
  • 나진·선봉 포럼 개막/9억달러 계약 체결

    【빈 UPI 연합 특약】 나진­선봉 자유무역지대에 대한 투자포럼 첫날인 13일 모두 9억달러의 외국투자 계약이 이뤄졌다고 유엔공업개발기구(UNIDO)의 요 마루노 사무총장이 밝혔다. UNIDO 주최로 사흘간의 일정으로 열리는 이번 투자포럼에는 25개국에서 8백50여명이 참가했다. UNIDO는 지난 2년간 나진­선봉지대에 대한 1백개 이상의 투자계획 실현가능성을 연구해 왔었다.
  • 나진­선봉포럼 불참 검토/정부/북서 53명중 20명만 초청따라

    북한이 오는 13일부터 나진·선봉지역에서 열기로 한 투자포럼 참가신청자를 선별적으로 받아들일 움직임을 보임에 따라 우리쪽의 참가 자체가 불투명해졌다. 김석우 통일원차관은 7일 『북한은 우리쪽에서 나진·선봉 투자포럼에 참관을 신청한 53명 가운데 기업인 18명,경제단체장 1명,공사관계자 1명 등 20명에게만 유엔개발계획(UNDP)을 통해 초청장을 보내왔다』고 밝혔다. 김차관은 『북한이 우리 정부 관계자와 언론인을 제외시킨 것은 모든 국가,모든 사람들에게 동등한 참가자격을 준다고 한 당초 약정서를 위반한 것』이라면서 『정부는 나진·선봉 투자포럼 전면 거부도 배제하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이에 앞서 통일원은 이날 상오 권오기 통일부총리 주재로 긴급대책회의를 열고 먼저 정부 관계자와 취재기자를 배제한 북한측의 진의를 국제기구를 통해 파악키로 하고 다음주 초 투자포럼 참가문제에 대한 정부의 최종입장을 발표키로 했다. 한편 북한측은 우리 정부가 기업인 참가자의 수를 24명으로 제한하고 대기업 대신에 중견기업을 파견하는 것에 대해 불만을 표시했다고 통일원의 한 당국자가 전했다. 북한과 유엔공업개발기구(UNIDO)는 지난 3월28일 UNIDO회원국 모두에게 국적·국가·지위에 관계없이 자유롭게 나진·선봉 투자포럼에 평등하게 참여할 것을 보장하는 내용의 약정서를 체결했다. 정부는 지난달 나진·선봉 투자포럼에 기업인 24명,전경련 중소기업협동조합 등 경제단체 4명,대한무역진흥공사 한국개발원 관계자 등 5명,통일원 재경원 등 정부 관계자 9명,취재기자 11명 등 모두 53명의 참가를 신청했었다. ◎나진·선봉 참가제한/수용능력 한계 때문 북한이 나진·선봉국제투자포럼의 남한측 참가자를 53명에서 20명으로 축소하는 등 각국별 참가자 수를 축소조정한 것은 나진·선봉지대의 수용능력이 주요인이라고 서울의 한 외교소식통이 7일 전했다. 이 소식통은 나진·선봉국제투자포럼 최대 수용능력은 일본의 신사쿠라마루호 3백명을 포함,모두 5백50명이라고 밝히고 『이번 투자포럼에 모두 8백49명이 참가를 신청,북한으로서는 참가자 조정이 불가피한 측면이 있다』고 말했다.
  • 아 6국 등 초청… 새달 12∼22일 호암아트홀 등서 공연

    ◎서울서 펼치는 아프리카 춤잔치/흑인 전통춤의 토속성 현대화 과정 표현/국내 무용단도 협연… 우리춤과 비교 기회 검은 대륙 아프리카의 뜨거운 호흡을 느낄 수 있는 춤잔치가 펼쳐진다. 창무예술원(원장 김매자)은 9월12일부터 22일까지 아프리카 6개국과 미국의 흑인무용단을 초청,서울 호암아트홀과 창무포스트극장,마로니에 야외무대 등에서 「창무국제예술제­아프리카공연예술」을 개최한다. 이 행사는 지난 93년 아시아,94년 유럽,95년 아시아 춤축제에 이어 창무예술원이 네번째로 대륙별 춤예술을 선보이는 무대.유네스코(UNESCO) 국제문화진흥협력위원회로부터 추천받은 아프리카 춤단체와 미국의 흑인현대무용단 「필라델피아 댄스 컴퍼니」(필라덴코)등이 초청돼 무대에 선다.국내에서도 국수호디딤무용단과 박명숙현대무용단·창무회·툇마루무용단·춤다솜무용단·가림다현대무용단 등이 협연한다.또 타악연주단 「푸리」와 한국외국어대 아프리카음악동아리 「투윔보」등도 참가한다.공연인원은 외국무용수 65명을 포함,모두 1백60명. 김매자 원장은 『아프리카의 전통춤에 깔려 있는 깊은 토속의 맛과 그것이 현대춤으로 변화하는 과정을 우리춤과 비교,감상하기 위해 춤판을 기획했다』고 말했다.이를 위해 전체 공연의 20분은 우리 무용단이,나머지 1시간은 외국무용단이 꾸미는 식으로 구성했다. 참가무용단 가운데 아프리카의 체취를 가장 진하게 느낄 수 있는 것은 자이레의 「헤마전통무용단」.아프리카의 위대한 전사 「헤마」족의 이름을 딴 시골무용단이다.강건하고 마술에 걸린 듯한 춤으로 전쟁의 승리와 슬픔·참혹성을 표현한다. 가나의 「가나전통무용단」은 전통춤을 무대화한 세련된 춤을 보여주며 잠비아의 「사칼라 브라더스 앙상블」은 잠비아 민속음악 보컬연주와 무용을 함께 선보인다. 또 이집트의 「카이로 오페라하우스 댄스시어터」는 제5회 뮤니히국제음악공연 워크숍에서 영상조형작품상을 받는 등 국제적으로 유명한 무용단.이번 무대에서는 피라미드와 스핑크스 등 조형감각을 현대적으로 해석한 무용 「마지막 인터뷰」를 공연한다. 아이보리 코스트의 「베베 우알리 무용단」은 베베 우알리 등 스위스에서 활동하는 아이보리코스트 출신 무용수로 구성된 단체.아이보리코스트 흑인의 한을 현대화한 춤을 보여준다.또 아프로­아메리칸의 정서를 보여줄 미국 「필라덴코」는 25년 역사의 수준 높은 무용단.전통 재즈음악을 배경으로 아프리카의 정서를 현대적인 테크닉으로 녹여낸 춤을 선보인다.337­5961.
  • 대북문제 한·일 전략적 협조 긴요/오코노기 마사오(지구촌 칼럼)

    ◎4자회담·일­북 수교 등 기본 틀 조율 바람직 지난해 2차례에 걸쳐 실시된 북한에 대한 쌀지원(55만t)에도 불구하고 지금까지 북한과 일본사이에는 국교정상화 교섭이 재개되지 않고 있다.지난 3월 중순에는 북경에서 외무성 담당과장급의 접촉이 있었고 그 뒤 양측 외무성 외곽단체간의 교류가 실현됐지만 결국 커다란 성과는 없었다. 오히려 그 사이에 독도를 둘러싼 한·일간 감정마찰이 높아진데다 북한대사관원이 관계된 동남아시아에서의 위조달러화사건,일본으로부터 북한으로의 화학물질 밀수사건,비무장지대에서의 북한군의 불온한 행동등이 잇따른 탓으로 북·일교섭재개의 움직임도 좌절되고 말았다. ○일 전폭적 지지 표명 그러나 그 이상으로 중요한 것은 4월 중순 김영삼·클린턴 회담에서 중국을 포함한 4자회담제안이 발표돼,이것이 북·일교섭재개에 브레이크가 되고 있다는 점이다.왜냐하면 북한측의 긍정적인 회답이 있기 전에 북·일교섭을 재개하는 것은 일본정부의 4자회담 지지 입장과 일치하지 않을 뿐아니라 그것을 방해하는 행위가 되지 않을까라는 배려가 있기 때문이다. 사실 한·미 양측으로부터 사전에 설명을 들었기 때문에 일본정부는 4자회담제안에 신속하게 반응했다.하시모토 총리는 바로 『한반도의 평화와 안정을 위해 커다란 의의가 있으며 일본으로서도 이를 지지한다』는 담화를 발표했다.또 클린턴 대통령과의 미·일정상회담에서도 『북한에 일련의 움직임(비무장지대에서의 불온한 행동)이 있어 현재는 본교섭에 나설 상황이 아니다』라고 설명했던 것이다. 게다가 총선거가 끝나길 기다려 한국을 방문한 연립여당대표단도 4자회담제안에 전면적인 지지를 표명하고,북·일교섭재개에 대해서는 한국과의 연대·협조를 배려,신뢰관계를 유지하면서 진행시킬 것을 약속했다.야마사키 단장은 김영삼 대통령에게 『북·일국교정상화는 정부간 외교가 정면에 나와 진행돼야 한다』고도 분명히 말했다. 야마사키 정조회장이 정부간 외교를 강조한 것은 과거에 가네마루 신·와타나베 미치오등 자민당 유력자가 사회당이나 신당사키가케의 대표단과 함께 북한을 방문해 한국과의 관계를 혼란시켰던 사실에 대해 반성한데 따른 것이다.따라서 일본의 대북한외교의 이니셔티브는 자민당으로부터 외무성,외무성으로부터 총리관저로 옮겨가고 있다고 보아도 좋다. ○북 변칙 제의 가능성 다만 북한이 4자회담에 긍정적인 태도를 보이는 경우,북·일교섭이 재개를 향해 움직여 나가는 것은 거의 확실하다.이런 의미에서는 일본측의 신중한 태도가 북한에 4자회담의 수락을 재촉하며,북한의 긍정적인 태도가 북·일교섭재개를 재촉하는 것이 된다.6월 김영삼·하시모토회담에서도 4자회담과 북·일교섭은 이렇게 연결됐다고 보아도 좋을 것이다. 남은 문제는 이러한 연계를 어디까지 강력하게 유지해야만 하는가라는 한·일 양측의 「의사와 전술」의 문제다.양자를 강하게 연계시키면 북·일교섭의 재개는 곤란하게 되지만 4자회담에 대한 북한측의 태도도 경화될 것이다.또 한국은 4자회담 실현후 북·일국교정상화에 협력적이지 않으면 안되게 된다. 한편 느슨한 연계도 가능하다.예를 들면 한국정부가 주장하는 4자회담에 대해서의 「3자설명회」(남북한과미국)가 실현돼 한반도의 평화체제에 대한 논의가 진전되면 그것은 사실상의 「3자회담」을 의미하게 된다.북한은 굳이 중국의 참가를 요구하지는 않을 것이다.그렇다고 한다면 「3자설명회」의 개최가 북·일교섭재개의 계기가 될지도 모른다. 또 지금까지의 주장으로 본다면 북한측은 이러한 대등한 형식의 3자회담보다는 「변칙3자회담」,즉 남북회담과 북·미회담의 개별 내지는 평행적인 개최를 주장할지도 모른다.그들이 무엇보다도 기대하고 있는 것은 「미국과 북한에 의한 평화보장」이며 북·미평화협정을 체결함에 따라 안전보장분야에서 한·미동맹과 대항하기 위한 거점을 확보하는 것이다. 여하튼 북·일국교정상화를 단순한 외교문제로서 생각해도 좋을 시기는 과거사가 됐다.폭력적인 사태를 회피하면서 북한의 단계적인 개방을 촉진시켜 한반도 통일에 따르는 코스트를 분산시키는 것이 한·일 양측의 목표라고 한다면 북·일 관계정상화도 그러한 커다란 틀속에서 논의되지 않으면 안될 것이다. 예를 들면 북한의 조기붕괴를 기대해 북·일국교정상화를 조금이라도 늦춰야만 할 것인가,아니면 북·일국교정상화는 교차승인을 완성하고 한반도의 평화체제구축에 기여한다고 생각할 것인가.또 이는 일본자본의 북한 진출이라는 의미에서 경계의 대상이 돼야할 것인가,아니면 통일코스트의 분산(선행자본)이라는 의미에서 환영받아야 할 것인가.이러한 전략적인 문제에 한국측도 차츰 명확한 회답을 보여주지 않으면 안될 것이다. ○한국서 전략 제시를 역사의 무거운 짐으로부터 도망칠 수 없는 일본으로서는 장래에 예상되는 공동작업을 위해 스스로 이니셔티브를 발휘하기는 곤란하다.그러나 지역적인 경제대국으로서 일본은 동북아시아의 국제경제 시스템을 유지할 책임을 면할 수 없다.바꿔 말하면 북한 정세에 대처하기 위한 최초의 전략적 처방전은 한국측이 제시하지 않으면 안된다는 것이다.
  • 소설가 김채원(인물탐구:101)

    ◎틀·관념 거부… 투명·영롱한 문학세계 지향/산수화 같은 셈세한 묘사… 문단에 신선한 충격/새로운 언어·글쓰기 형식 찾아 고집스런 노력/파인 김동환·여류뮨인 최정희사이 출생… 언니도 소설가 김채원의 단편 「가득찬 조용함」은 4개의 파트로 나눠진 소넷 같은 소설이다.첫 패러그래프는 이렇게 시작된다. 「조그만 아이가 커다란 목욕탕에 들어앉아 오색공을 가지고 놀고 있다.아이의 머리통보다 조금더 큰 공이다.빨강·파랑·노랑·주황·초록으로 칠해진 공의 색채가 이 한낮을 바로 그런 색채의 무수한 조각으로 갈라놓고 있다」.「햇빛에 반짝이는 나뭇잎들과 가끔씩 불어오는 미풍이 그런 색채속에 휘말려 소용돌이」치듯 작가는 눈에 보이지않는 비실제의 색채를 만져지는 실제로 실천시키고 있다. 83년 김채원이 이 소설을 발표했을 때 문학평론가 원형갑은 「이와 같은 섬세한 묘사의 세계는 산수화에서 느낄수 있는 녹차의 맛과도 같은 맛」「귀떨기를 스치고 지나는 가을 바람과도 같은 인간의 진지함을 돌이키게 된다」고 호평한바 있다.그리고 「그의 소설에 관심을 갖는 것은 독자로 하여금 이미 겪었던 삶을 다시 살아보게 하는 것이 아니라 앞으로 전개될 미지의 삶으로 우리를 유도하기때문」이라고 했다.「그의 예사롭지 않은 작가적 감수성」은 내적독백 무의식 잠재의식 패러디의 방법으로 「스토리라는 이데올로기에 매어있지않고」 「그의 주인공들은 스토리를 전제하는 가운데 살고있지도 않으며 다만 일상이 그려놓은 단조로운 기억과 환상위에 어렴풋한 형상을 만들어내고 그 형상위에 일상의 발자욱을 겹치면서 본래의 자취에다 진실의 밝은빛을 뿌려나간다」는 것이 평론의 요지다. ○스토리 전제않고 작업 김채원은 소설 「초록빛 모자」「겨울의 환」이 널리 알려져있으나 그의 소설을 대중적인 인기물이라고 하기는 어렵다.일단의 평자들은 「그것에 남성이 별로 등장하지 않는다」고 해서 「넓은 범주의 페미니즘 문학」으로 구분짓기도 한다.그러나 그는 「작가로서의 세계감각」과 「즉물적이고 즉사 즉시적인 생활문장」으로 그 어느것도 충실하게 현실에 대응하고 소설진행상에서도 장면과 장면의 연결보다는 「장면과 장면의 겹침으로 얻어지는 상황성의 포착에 성공」하고 있다.그리고 이 상황성을 강조하기 위해 문체의 다양한 변화가 유도되는 것이 눈에 띈다. 지난 88년에 발표되어 지금까지도 독자의 관심을 끌고있는 중편 「겨울의 환」은 나이 들어가는 한 여성의 갖가지 떨림을 음악에서의 안단테 칸타빌레와도 같은 우아한 필치로 받아낸 것이 특징이다. 한 여성의 떨림을 「시간과 삶」의 출렁거림에 실어서 흔들림과 설렘,두려움으로 함축시키고 그안에 센티멘토(정감)와 스케르초(해학)를 담아 운명에 대한 외경심과 운명지향성의 무게로 소설을 이끌어나간다. ○현실·초현실 넘나들어 최초의 장편소설인 「형자와 그 옆사람」에 대해 시인 김화영도 비슷한 의견을 개진한바 있다.「다른 대다수의 작품과 마찬가지로 중년에 접어드는 한 여자의 일상에 관한 이 소설은 목마르게 삶의 중심을 찾는 몸짓과 느닷없는 환상의 떨림이 미묘하게 교차되면서 박명속에 차곡차곡 쌓이는 반추상의 우울한 그림을 이루고 있다」고 「해설」에 쓰고있다. 이어서 평론가 권영민의 「김채원의 소설속에는 작가자신의 의식의 그림자가 환상처럼 드리워져있다」는 말은 일리가 있다.「가장 특이한 감성을 지닌채 일상의 테두리에서 언제나 머뭇거리고 있는 한 인간」이 작가자신의 의식의 흐름에 실려 현실과 초현실과 피안과 차안의 언덕을 자재로 넘나들기 때문이다. 그는 복합적인 성격은 아니지만 「형자와 그 옆사람」을 출간했을 당시 『현실적으로는 책이 많이 팔렸으면』 하고 바라면서도 그러나 『그 책을 읽었다는 사람을 한사람도 만나지 말았으면』했고 때때로 『아주 다른류의 소설을 쓰고 싶다는 마음과 아주 다른 삶을 살고 싶다』는 두가지 마음에서 모순과 갈등을 겪은 것으로 보인다. 평소에는 찬물처럼 차갑고 풀잎처럼 연약해보이지만 고집이 센편이고 급진적이며 엉뚱한 면이 많아서 자신의 상상이 맞는다고 생각하면 그것이 무엇이든 「인간의 상상은 얼마든지 실현가능한 일」이라고 고지식하게 밀어붙인다.이점은 일찍이 그의 소설을 추천하는 자리에서 원로 황순원씨가 「어떤 틀이나 관념에 매이지않고 독자적인 시선으로 대상을 바라보는 관점에 호감이 간다」고 예고한 것을 뒷받침해준다. 김채원은 「국경의 밤」의 시인 파인 김동환과 「흉가」「탄금」등의 주옥같은 단편으로 1940년대 문단을 풍미한 여류 최정희사이의 딸로 언니인 김지원도 소설가다.본명은 「달속의 선녀」인 「항아」에서 딴 항란,문단에서는 드물게 미모의 자매로도 유명하다. ○한때 일서 교편잡아 그가 유년에 살던 집은 꽃과 나무가 많고 아침이면 꿩이 마당에 내려오던 「동숭동 낙산 바로밑의 외딴집」으로 전란에 시달린후 「왠지 지붕은 진흙같은 것을 이고 점점 무거워지고 기둥은 점점 가늘어져서 바람부는 밤이면 집은 밤새워 사력을 다해 바람과 싸워야했고」 「어머니는 매일밤 좀도둑때문에 아귀가 맞지않는 마루문에 커다란 못을 박고는 아침이면 장도리로 다시 못을 빼곤 했다」고 돌아본다.6·25가 나던해 그집에서 『아버지 파인은 인민군에게 잡혀갔고 어머니는 새벽이면 머리맡에 불을 켜놓고 글을 썼으며 그런 집에 살았던 사람이라면 누구라도 필연적으로 글을 쓰지 않았을까.그집이 우리를 품어 언니도 나도 글쓰는 사람으로 분만해 주었다』고 말한다. 한때는 절방에 누워 생텍쥐페리의 「야간비행」을 읽었고 이대 미대졸업후 일본에 건너가 도쿄에 있는 한국학교 미술교사,언니 김지원이 있는 뉴욕에 머물다가 다시 파리로 건너가 이응로 김창열씨등 파리화단의 화가들과 교분을 갖기도 했다.문단교류는 활발치 않으나 어머니 최정희여사가 살아계실때 그를 따르던 후배들의 모임인 정릉구락부의 이제하 김문수 서영은 김청조 김경옥 이재연 조문진 등과 친분이 있고 가족은 79년 시인 김영태의 중매로 만나 결혼한 백동규교수(아주공대 교수)와 그의 동화집 「장이와 가위손」의 「장이」인 아들 수장(고1)이 있다. 파인과 최정희의 후예답게 그는 「설익은 감을 씹듯 함부로 덤벼드는 혈기」나 「홍수와도 같은 구태의연한 이야기의 여울속에 허우적거리는 석연찮은」 여느 소설들과는 달리 「손에 잡히지 않는 공기처럼 투명하고 영롱한 문학세계」를 지향하여 소설을 발표할 때마다 의식있는 평자들의주목을 받아왔다. 그는 한순간의 신선한 풍경 하나에도 소설을 찾아내어 「내면에 잠자고 있던 삶의 격정」을 일깨우고 「그만의 얘기,그만의 언어,그만의 접근방법으로 창의의 욕구」를 되살리는 작가다.「언제나 언어의 새로움과 소설형식면에서도 새로움을 추구하면서 그가 펼쳐낼 또다른 미지의 문학세계」는 시인 장석주에 의하면 「김채원이라는 작가를 가진 한국문학이 우리에게 베푸는 행복의 하나」가 아닐수 없다. 어떤 의견분분에도 불구하고 그가 우리에게 감동을 주는 것은 그의 소설에서 보이는 「이상스러운 차가움」,「비애에 가까운 차가움이 소설 도처에서 발견되는 때문」이며 들릴듯말듯 나지막한 음성에 귀를 기울이게 되는 것은 목소리속에 담긴 편광과도 같은 번뜩임,비실제조차 실제로 실현시키고야마는 진실을 향한 열정때문일 것이다. □연보 ▲1946년 경기도 덕소출생 ▲64년 이대부속고 졸업 ▲68년 이대 미대 회화과 졸업 ▲1972년 일본 도쿄 한국학교미술교사,도쿄(동경)대 외국인을 위한 클라스수업 ▲74∼75년 단편 「먼바다」「밤인사」로 현대문학소설 추천,도미,뉴욕 아트스튜던트리그 수업,단편 「얼음집」「자전거를 타고」「달의 손」발표 ▲76년 도불,김지원과의 자매창작집 「먼집 먼바다」(지식산업사)출간 ▲78년 귀국,단편 「밀월」「봄의 끝」발표 ▲79년 단편 「초록빛 모자」 「안개」 「나이애가라」발표 ▲1980년 단편 「가을 햇빛」 「산중기」 「묘약」발표 ▲81년 「오월의 숨결」 「물위에 어린 그림자」 「아이네 크라이네」 「오솔길로 가는 사람들」발표 ▲83년 단편 「공중에는 또하나의 다른 방이」 「가득찬 조용함」발표 ▲84년 작품집 「초록빛 모자」(나남)출간,단편 「애천」발표 ▲89년 중편 「겨울의 환」 「오후의 세계」발표,이상문학상 수상 ▲1990년 작품집 「봄의 환」(미학사)출간 ▲91년 중국여행,중편 「미친 사랑의 노래」발표 ▲92년 러시아여행,콩트집 「장미빛 인생」(작가정신)출간 ▲93년 수필집 「꿈꿀 시간 있으세요」(도서출판 전원),장편 「형자와 그 옆사람」(도서출판 창)출간 ▲94년 이라크와 지중해연안도시 여행,4인 에세이집 「사막,그리고 지중해에 바친다」(문학동네)출간 ▲95년 일본여행,작품집 「달의 몰락」(청아출판사)출간 ▲96년 장편창작동화집 「장이와 가위손」(한양출판)출간
  • 온 국민이 숨죽인 “133분 레이스”/이봉주 마라톤 은 따던 날

    ◎땀 쥔 4천만 함께 달렸다/막판 치열한 선두 다툼땐 주먹 “불끈”/“아쉽지만 2위도 장하다” 박수 갈채 「아쉽지만 은메달도 장하다」 올림픽 마라톤 2연패의 신화창조를 꿈꾸며 한여름 밤을 뜨겁게 달구었던 남자 마라톤에서 한국의 이봉주 선수(25·코오롱)가 막판 불같은 질주에도 불구하고 4초차로 은메달에 그치자 TV를 통해 중계를 지켜보던 국민들은 아쉬워 하면서도 이선수의 투혼에 격려의 박수를 보냈다. 이선수가 결승 테이프 5㎞를 남기고 우승자인 남아프리카의 투그와네 선수와 손에 땀을 쥐게하는 레이스를 펼치자 온 국민은 숨을 죽인채 TV중계를 지켜봤다. 애틀랜타 현지 마라톤 코스 곳곳에 교민들이 태극기의 물결을 이루며 이선수를 열광적으로 응원하는 모습도 눈물겨웠다. 국민들은 비록 이선수가 92년 바르셀로나 몬주익에서 황영조 선수가 이루었던 영광을 4년만에 애틀랜타에서 재현해 주기를 바라는 기대에는 못미쳤지만 온갖 악조건을 이기고 「올림픽의 꽃」 마라톤에서 은메달을 딴 것만으로도 자랑스러워 하는 모습이었다. 특히 선두그룹을 이루며 탐색전을 벌이던 이선수가 36㎞지점에서 스퍼트,케냐와 남아프리카공화국 선수와 치열한 선두다툼을 벌이자 온 국민들은 연신 『으샤 으샤』를 외치며 주먹을 불끈 쥐었다.올림픽경기장 트랙안에 들어서면서 펼친 추격전은 숨가빴다. 경기가 열리는 시간 서울역 대합실 TV 앞에는 피서길에 나서던 많은 시민들이 모여 이선수의 선전을 지켜봤다. 무더운 날씨 속에 연신 손으로 부채질을 하면서 응원하던 시민들은 이선수가 은메달에 머물자 믿기지 않는 듯 경기가 끝난 뒤에도 한동안 TV 화면 앞을 떠나지 못했다. 강남구 역삼동에 사는 홍욱제씨(28·회사원)는 『마라톤을 보기위해 휴가지에서 예정보다 일찍 왔다』며 『지난 92년 몬주익 언덕을 오르던 황영조 선수의 뒤를 이어 올림픽 마라톤 2연패를 이뤄줄 것으로 생각했다』며 아쉬움을 감추지 못했다. 유정자씨(50·대전시 중구 은행동)는 『비록 우승은 놓쳤지만 「마라톤 한국」의 자존심을 살려준 멋진 한판이었다』면서 『폭염 속에서도 최선을 다한 이선수에게 박수를 보낸다』고 격려했다.〈박준석 기자〉 ◎천안 가족 표정/“기어이 큰일 해냈구나…”/꽹과리·북치며 끝까지 열띤 응원/“우리집 효자가 나라의 효자” 감격 『깝박이 만세…우리동네 효자 최고』 4일 미국 애틀랜타에서 벌어진 남자 마라톤에서 아깝게 은메달을 딴 이봉주 선수(26)의 충남 천안시 성거읍 소우리 3의 16 집은 아쉽지만 만족하는 분위기. 마을 주민들은 이선수가 올림픽 2연패의 영광을 달성하지는 못했지만 마라톤 강국으로서의 이미지를 높였다며 축하했다. 이선수의 어머니 공옥희씨(59)는 『내 생애에서 가장 기쁜 날이 오늘』이라며 『우리 집 효자가 한국 효자가 됐다』고 기쁨의 눈물을 흘렸다. 농사를 짓는 아버지 이해구씨(66)는 『근성이 있어 꼭 일을 해낼 줄 알았다』며 『운동을 하면서 힘들어 할 때는 못내 안쓰러워 말리고 싶었지만 봉주가 좋아해 꾹 참았는데 기어이 장한 일을 해냈다』고 감격해 했다. 2남2녀중 막내인 이선수의 고향 집에는 서울 등에서 살고있는 형과 누나들이 마라톤이 열리기 전 주말에 찾아와 부모와 함께 TV를 보며 응원했다. 마라톤이 시작되기 전부터 마을 주민들이 하나 둘씩 꽹과리와 북 등을 들고 이선수의 집으로 모여 들었다. 가족들은 마을 주민들이 모여들자 TV를 아예 마루에 내놓고 마당에 술과 고기 등을 내며 술판을 마련했다. 가족과 주민들은 처음에 이선수가 선두그룹에서 보이지 않자 초초한 듯 담배를 피우며 조용히 TV만 지켜봤다. 그러나 이선수가 서서히 선두그룹에 합류하면서 내달리기 시작하자 꽹과리와 북을 치며 열심히 응원전을 펼쳤다. 이선수가 다른 선수들과 숨막히는 레이스를 펼치며 선두에 나설 때는 한껏 목청을 돋우며 열을 올렸다. 이선수가 은메달을 따내는 순간에는 마당에 있던 사람들이 한꺼번에 일어나 박수를 치며 환호성을 올렸다.
  • 물빠진 연천은 “진흙탕 천지”/수마할퀸 경기북부 수해현장을 가다

    ◎전기·가스·전화끊긴 문산은 “수중도시”/군·공무원 등 중장비 동원 “복구 구슬땀” 황토물이 빠져나간 연천지역은 거대한 호수의 밑바닥이 모습을 드러내기 시작한 것과 흡사했다.문산천이 범람해 침수된 파주시 문산읍은 수중도시를 방불케 한다. 28일 상오 9시 경기도 연천군 연천읍 상2리. 이틀만에 모습을 드러낸 이 마을 60여가구는 모두 폐가로 변했다.뼈대만 간신히 남아있는 가옥들과 주변에 어지러이 널린 벽돌·콘크리트 더미,상류에서 휩쓸려온 쓰레기 등이 뒤섞여 폭격 뒤의 폐허와도 다름없다.소·돼지·닭 등 가축들이 곳곳에 죽어 있고 옥토는 진흙밭으로 변해버렸다. 연천에서 농지가 가장 넓은 백학면과 신서면 일대도 거대한 황토바다로 변해 있다. 연천군 군남면 역시 전체 2백5가구 7백18명이 졸지에 이재민이 됐다.논밭은 자갈과 토사,깡통 등 쓰레기에 뒤덮여 묻혀버린 벼포기는 어른손으로 한뼘이나 넣어야 겨우 잡힌다. 새벽부터 복구를 위해 집으로 돌아왔지만 쓸만한 물건은 아무것도 없다.그릇 등 가벼운 가재도구들은 이미다떠내려갔다.썰렁한 방과 마루,부엌에는 두꺼운 흙앙금만 겹겹이 덮여 있다.어린이들은 곤죽이 돼버린 교과서와 공책을 들고 울먹인다.농민들의 눈가에는 수마가 할퀴고 간 상처로 흥건히 젖어 있다. 하지만 절망도 잠시.주민들은 마냥 주저앉아 있을 수만은 없었다. 주민들은 상오 11시를 넘기면서 공무원·군인·자원봉사자 등으로 구성된 복구지원단과 함께 복구작업을 시작했다. 간간이 비치는 햇볕에 말리기 위해 젖은 이불과 옷가지,TV,냉장고를 꺼내들고 나온다.아이들은 바가지와 양동이를 들고 집안에 고인 물을 퍼낸다. 굴착기 등을 동원해 도로와 제방의 복구에 나선 군인들의 손놀림도 하오 들면서 더욱 빨라진다. 간밤에 침수된 경기도 파주시 문산읍은 전기와 가스,전화가 모두 끊긴채 온통 누런물로 뒤덮여 있다. 문산읍 봉서리 부근에서 거대한 호수의 초입에 들어섰음을 직감할수 있다.임진강변을 따라 수천평의 논·밭을 덮어버린 황토바다가 한눈에 들어왔다. 여기서 약간 떨어진 통일동산 주변부터 심각한 수해지역이다.승용차 3∼4대가물에 잠겨 있다.월롱면 부근에는 양계장에서 나온 닭 1백여마리가 길을 잃고 헤매고 있다. 읍내 대부분의 아파트와 집들도 물에 잠겨 있었다.한창 공사중인 건물들이 물에 잠긴 채 그대로 방치돼 있었고 잠긴 물 위로 고압전선탑 꼭대기만 나란히 이어져 있다. 인근 청안천이 범람한 파주시 적성면 율포리와 장현리 일대 인삼밭과 옥수수밭도 전체가 흙밭이다.물 한가운데 승용차와 유조차가 섬처럼 잠겨있다. 문산초등학교 등 23개 대피소에 수용된 이재민은 1천7백50여가구,45천8백여명.삽시간에 집과 가재도구 등 전재산을 잃어버리고 대피소에 머물고 있는 수재민들은 하오부터 모포와 온수를 구하러 이리저리 무거운 발걸음을 옮기기 시작했다.〈연천·문산=김상연·이지운·강충식 기자〉 ◎2개지역 1천여명/사흘째 고립 굶주려 ○…2개지역 주민 등 1천80여명이 지난 26일부터 고립돼 구조의 손길을 기다리고 있는 것으로 확인. 연천군 백학면 학곡리 주민 3백80여명은 26일 하오 3시부터 불어난 물로 진입로가 막히며,마을이 물에 잠기자 마을 뒷산 고지대에 천막을 쳐놓고 생활. 또 장남면 원당리 주민 7백여명도 26일부터 사흘째 고립돼 극심한 굶주림을 겪고있는 사실이 28일 하오 6시 10분쯤 마을을 겨우 빠져나온 신동원씨에 의해 확인돼 재해대책본부 관계자들을 안타깝게 하기도. ◎수해현장 위로 방문/각당 대표 등 신한국당 이홍구 대표위원은 28일 상오 이한동 상임고문 이해귀 경기도지부위원장,이신행 당재해대책위원장 등 당직자 19여명과 함께 경기도 연천군 전곡읍 차탄천 인근 수해현장을 방문,피해상황을 점검하고 주민들을 위로했다. 자민련 김종필 총재도 이날 하오 김용환 사무총장,허남훈 정책위의장,김고성 당재해대책위원장 등 당직자 10여명과 경기도 파주군 일대를 방문,금일봉을 전달하고 피해주민들을 위로했다.〈진경호 기자〉
  • 자동차·TV 곳곳서 인기몰이/히트 수출품 7선

    한국은 최근들어 해외에서 반도체 수출국가로서의 명성을 높이 쌓았다.삼성전자와 LG전자·현대전자는 국제시장에서 메모리 반도체 수급과 가격을 좌지우지 할 만큼 독보적인 존재로 부상했다. 그러면 반도체는 한국의 히트수출품 반열에 오를까.대한무역투자진흥공사가 전세계 62개국에 산재한 84개 무역관을 통해 자체 조사,분석해 펴낸 「이제는 히트경영이다」에 따르면 한국 히트상품은 자동차와 TV가 주종이다. ◇에스페로=95년 3월 설립된 대우자동차 베넬룩스 판매법인은 판매첫해에 6천1백50대를 팔아 시장점유율 1.4%를 기록했다.진입 1년만에 점유율이 1%를 넘은 것은 대우가 최초다.이같은 실적을 바탕으로 「에스페로」는 이해에 「최신차」(베스트 뉴 커머)로 선정됐다. 또 베네수엘라 경찰차로 수출된 이 차량은 브랜드 자체가 스페인어로 「희망을 준다」는 의미여서 소비자들의 구매의욕을 부추기고 있다. ◇티코=국내에서 도입 초반기 인기를 모았다가 중대형차에 밀려 고전을 면치못했던 티코는 지구촌 정반대 쪽인 페루에서 택시로 명성을 날리고 있다. 93년 1월 페루에 상륙한 티코는 당시까지 페루 경차시장을 석권한 독일 폴크스바겐의 비틀(딱정벌레)을 물리쳤다.현재 40∼50대의 티코로 영업을 하는 운수회사도 많다.저렴한 가격,뛰어난 연비,융통성 있는 할부제도가 맞아떨어졌다는 분석. ◇씨에로=인도 구매자들은 차량 한대에 평균 6명의 가족이 탈 수 있는 차량을 요구한다는 점에 착안,성공한 케이스다. 10년전부터 일본 스즈키와 인도 회사가 합작생산하는 「마루티」가 모델변경이 되지 않는 틈을 타 현지의 DCM과 합작,세가지 모델을 출시,시장을 석권하고 있다. ◇엑센트=현대자동차는 92년 후반 한국차로서는 최초로 노르웨이에 상륙,진출 3년만에 7%대의 시장점유율을 기록,「마케팅의 신화」로 흔히 인용된다. 특히 엑센트는 94년 3백78대가 팔렸으나 95년에는 2천7백69대가 팔려 7배의 신장세를 기록했다.저렴한 가격과 유지비,넓은 실내공간,에어백,효과만점인 제동장치가 소비자를 끌어들인 매력으로 꼽힌다. ◇삼성컬러TV=삼성의 14인치 컬러 TV는 컬러,더블 스피커,오디오 비디오,3개국어 기능,자동전압조절 기능을 앞세워 인기몰이를 하고 있다. 특히 페루시장은 도시민의 55∼60%만이 TV를 보유하고 있고 이중 30%는 흑백인 탓에 컬러 TV 전환수요와 신규수요가 많아 삼성의 맹위는 당분간 지속될 전망이어서 중남미에서 확실한 「히트」를 할 것으로 기대된다. ◇LG사운드맥스 컬러TV=LG전자가 29인치 이상의 대형 TV의 사운드를 강조한 판매전략에 착안,수요층이 두터운 14∼21인치 중소형 TV에 대형 사운드 기능을 장착한 제품으로 말레이시아 등 동남아 시장에서 짭짤한 재미를 보고 있다. ◇LG 3­DO=일본 세가가 석권한 사우디 게임기 시장에 돌풍을 일으킨 LG의 32비트짜리 게임기.웅장한 돌비 스테레오 사운드와 섬세한 3차원 입체영상이 장점. 비디오,오디오,게임,사진편집 등 5개 기능을 하나로 통합,사우디 10대들의 억제된 오락욕구를 자극,게임기 시장의 80%를 장악했다.특히 부유층 여성들을 타깃으로 하는 고가화전략이 맞아떨어져 매출이 급신장하고 있다.〈박희준 기자〉
  • 멀어야 좋은건 아니다/수도권 명소 “즐비”(바캉스 특집)

    ○서울 근교 여름철 피서는 일반적으로 해외여행을 떠나거나 멀리 가야지만 제대로의 기분을 낼수 있는 것으로 여긴다. 그러나 서울 근교에도 더위를 피해 가족들끼리 즐길만한 장소가 얼마든지 있다. 의외로 서울 근교는 수림이 울창한 산이나 물 맑은 계곡은 물론 바다가 있는 서해안의 섬까지 두루 갖추고 있다.잘 알려지지 않았지만 가족들끼리 오붓하게 가볼만한 곳을 소개한다. ▷물골안계곡◁ 경기도 남양주군 수동면 북동쪽에 위치한 국민관광단지내에 있다. 축령산·주금산·상산·안마산 등에 둘러싸인 비단같은 협곡 중의 하나로 상류 비금리의 비금계곡이나 하류 금단이계곡과 함께 뛰어난 주변경관을 자랑한다.특히 물골안계곡이 울창한 숲과 어우러져 계곡미가 빼어나다. 인근에 천마산,대성리유원지 등 볼만한 구경거리도 많아 한 곳에 머물러야 하는 지루함도 덜하다. 이곳을 가려면 마석에서 북쪽으로 약 16㎞ 정도 들어가는 마석시장을 거쳐 시멘트로 다듬어진 농로를 따라 가곡리∼수동유원지 입구∼운수리∼만취대 심성정∼선돌노인정을 지나면 된다. 계곡에 들어서면 지곡서원,가양교∼방동교 사이,너래바위 등이 볼만하다. ▷제부도◁ 경기도 화성군 서해 앞바다에 떠있는 여의도 보다 조금 작은 섬으로 분위기는 그만이다. 이 섬의 트레이드마크인 시멘트포장길은 하루 여섯시간 간격으로 바닷물이 두번 열리고 닫힌다.마치 모세의 기적이 매일 두차례씩 일어나고 있는 듯한 착각마저 일으킨다. 섬은 작지만 서북쪽에 매바위라는 세개의 기암이 우뚝 솟아 장관을 이루는데 날씨에 따라 모습이 시시각각으로 변해 신비함을 자아낸다.북쪽에는 알맞은 크기에 고운 백사장이 펼쳐지는 해수욕장도 있다.매바위 주변 돌밭에는 자연산 석화(굴)가 널려 있고 모래밭 위로는 초지가 이어져 야영이나 가족들의 놀이터로 알맞다.마을에서 매바위,모래사장까지는 걸어서 불과 5∼10분 거리.굴을 직접 따먹는 재미도 그만이다. 수원에서 오산쪽 지하 교차로에서 우회전해 서해안도로 쪽으로 4㎞쯤 되는 서당고개마루에서 306번 도로를 타면된다. ▷벽계구곡◁ 서울에서 가장 가까운 곳에 있으면서도 잘 알려지지 않은 곳 중의 하나.경기도 양평군 서종면 벽계리에 있는 이 곳은 용문산과 유명산에서 내려오는 맑은 물이 팔당호로 흘러들기에 앞서 합쳐지기 때문에 물길을 거슬러 올라오는 고기가 많아 천렵을 즐기기에도 그만이다.이 곳 사람들은 벽계구곡을 물길 80리,산길 50리라 부를 만큼 맑은 물이 끝없이 이어진다. 서울에서 출발하면 덕소∼팔당댐∼양수리∼양수리 버스정류소를 낀 왼쪽길∼문호리∼수입리∼갈문리를 거쳐 벽계구곡에 닿는다.수입리에서 벽계구곡의 입구가 되는 갈문마을까지는 길가로 시골의 정취를 더해주는 개울물이 졸졸흘러 물놀이에 안성맞춤이다. 수입리 맞은편의 새터유원지에서는 모터보트나 윈드서핑을 즐길 수 있고 부근 청평호는 낚시의 천국이다. ▷지장골◁ 경기도 포천군 관인면 중리에 있는 지장봉(8백77m)을 끼고 흐르는 계곡으로 단체야영을 하기에 좋다. 일반 사람들이 올라갈 수 있는 남한 최북단의 산인 지장봉에 오르면 북녘땅이 훤히 내려다 보이고 서울의 북한산도 한눈에 들어온다. 지장골의 물은 한탄강으로 흘러들고이 물은 다시 서해안으로 빠져들어간다.때문에 계곡의 물은 그냥 퍼서 마셔도 될만큼 깨끗하다.계류를 따라 큰 길은 아니지만 차가 다닐만한 길은 있고 계류를 중심으로 양 옆에 대전지,가산산성,대궐터 같은 유적지도 산재해 있다.가산산성은 보가산성이라고도 불리는데 궁예가 왕건에 쫓기면서 쌓은 성이라 전해진다. 의정부∼포천∼성동∼37번 도로∼오가∼3백25번 도로∼중리를 거쳐 계곡으로 들어갈 수 있다.〈곽영완 기자〉 ◎날씨/20일께 장마 끝… 새달초부터 불볕더위 「여름 바캉스 최적기는 7월 하순부터 8월 초순까지」 기상청은 장마가 평년보다 3∼4일 빠른 이달 20일을 전후해 끝나고 다음달초부터 찜통 더위가 시작되겠다고 내다봤다. 이에 따라 7월 하순부터 8월초순 사이에 피서를 떠나는 것이 좋겠다는 설명이다. 이달 중순에는 장마전선의 영향으로 흐린날씨에 비 또는 소나기가 자주 오겠다. 하지만 장마가 끝나는 20일부터 고온다습한 북태평양 고기압의 확장에따라 맑고 더운 날이 이어진다. 다음 달에도 본격적인 북태평양 기단이 북상하면서 무더운 날씨가 계속되겠다.기단의 가장자리에 들 때는 대기가 불안정해져 집중호우가 두차례 정도 예상된다. 기상청은 7월 말부터 8월초 사이에 얼마전 나타났던 푄현상이 태백산맥을 중심으로 다시 나타날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했다. 푄현상이 일어나면 영동지방은 대체로 흐리고 서늘한 날씨를 보이는 반면 반대편은 화창하고 덥다. 강릉·속초 등 동해안 지역은 기온이 다소 낮아져 피서에 좋은 날씨가 되겠다. 특히 동해안은 해수면 온도가 서. 남해안 보다 다소 낮기 때문에 해수욕의시기는 다른 해안보다 5일 가량 빨리 끝난다. 각 해안의 8월 최고기온은 남해안 섭씨32∼34도,동해안 33∼35도,서해안 32∼34도이다.그러나 바닷물의 최고기온은 남해 25∼27도,동해 23∼24도,서해22∼24도이다.피서지에서의 기온과 수온이 10도 정도 차이가 나는 것이다. 기온은 평년(섭씨24∼26도)과 비슷하거나 조금 높겠으며 강수량은 평년(1백55∼2백94mm)과 같거나 적게 오겠다.그러나 3백mm가 넘는 지역도 있겠다. 피서지에서 기상정보를 알려면 해당지역에서국번 없이 131번을, 피서지로 떠날때는 지역번호에다 131번을 누르면 된다. ◎휴가지 문학캠프 문학의 해 조직위원회가 오는 27일부터 2박3일간 강원도 평창 둔내 유스호스텔에서 개최하는 「문학인과 독자와의 문학캠프」는 내용과 규모면에서 돋보인다.참가작가는 정현종·윤후명·이문구·채호기·이순원·김소진·은희경·김영현씨 등 40명. 도서출판 문학동네와 동해시는 「90년대 한국시의 위상」을 주제로 한 문학의 해 기념 문학세미나를 26∼27일 동해시에서 연다.문학평론가 이광호·남진우·이경호씨가 발제자로 나서고 시인 고진하·이문재·이윤학·차창룡씨 등이 토론할 예정. 우리문학사의 제3회 여름문예대학은 「메밀꽃 필 무렵」의 작가 이효석 생가가 있는 강원도 평창군 대화면 상안미리에서 29일∼8월1일에 펼쳐진다.
  • 인간이 살수없는 여천공단 주변마을(심층취재)

    ◎땅은 중금속·하늘은 매연·바다는 폐유로…/주민 대부분 환경질환·농작물 고사 속출/공장시설 낡아 대형사고 노이로제까지/사고피해 3천8백억… “국가 공단” 이유 시선 속수무책 지난 72년 중화학 공업입국의 기치아래 가동된 여천 석유·화학국가공단(5백83만평)은 현재 66개업체(근로자 1만2천1백여명)가 입주,올해 매출액 13조원을 기대하는 국내 최대규모의 유화공단이다.그러나 공단의 특성상 사용연료(연간 무연탄 1백69만여t·벙커C유 5만여t)와 제품화 단계에서 인체에 치명적인 중금속 오염물질을 다량 배출하고 있다.이같은 환경속에서 20년 이상을 살아온 공단안팎 10개동주민 1만5천2백여명이 겪는 고통을 알아보고 이들이 왜 「집단이주」를 주장하는지 알아봤다. 12일 상오 9시쯤 공단안 중흥동 두암마을. 마을뒤편으로 한전 여수화력발전소·LG·삼남석유 등 수십개의 굴뚝에서 나오는 연기는 흐린 날씨탓인지 매캐한 냄새가 심해지면서 머리가 아프기 시작했다.아침상을 물리고 밤새 마루에 쌓인 시커먼 먼지를 닦아내던 김종균씨(63)는 『지독한 냄새로 한동안 머리가 아프더니 최근에는 코가 헐어 병원에서 치료를 받고 있으나 진전이 없다』고 한숨을 지었다. 이 시간 인근 골목에서 또래들끼리 세발자전거를 타고 놀던 몇몇 아이들의 손과 얼굴 등에서도 좁쌀크기의 두드러기와 하얀 반점을 쉽게 발견할 수 있었다. ○아이들 반점투성이 대림산업·한화종합화학·한국화인케미칼·금호미쓰이도아스 등 대규모 플랜트와철조망 하나를 담장으로 둔 월하동 월성마을 1백50m는 됨직한 H화학 글자가 새겨진 굴뚝이 넘어지면 온동네의 지붕을 덮칠 정도의 근거리다.량재승씨(35)는 지난 4월초에 이 굴뚝에서 불기둥이(50m정도) 천둥소리를 내면서 온종일 치솟을 당시를 회상하며 진저리를 쳤다.『당시 방문이 덜커덩거리고 유리창이 깨질정도로 시끄러워 나가보니 몸이 뜨거울 정도로 열기가 뿜어져 나왔다』며 『1㎞정도 떨어진 중흥초등·삼일중학교는 이 때문에 수업이 중단됐다』고 말했다. 이날 정오쯤 인근 평여동 남수마을 고추밭에서 고추모종을 하던 박은자씨(45)는 『잘 자라다가도 이유없이 이렇게 말라죽는다』고 비쩍 마른 줄기를 뽑아서 보여줬다. 『5∼6년전 산 너머에 합성수지 공장이 들어선 뒤 팥과 콩 등이 여물지 않아 대부분의 주민들이 공해에 강한 들깨나 옥수수만 심고 있습니다』 지난 해 공단주변 농작물 피해보상 용역을 책임졌던 전남대 환경연구소(소장 이정전 교수)는 『공단주변의 보리·복숭아 등 농작물과 과수의 고사 및 낙과 등의 피해보상으로 4억2천4백여만원을 지급했다』고 밝혔다. 화치어촌계장을 맡고 있는 주갑식씨(38)는 『10년전만 해도 마을앞 광양만에서 농어·숭어·전복 등을 얼마든지 잡았으나 지난 해 위판고(20억원정도)는 당시의 30%수준도 안된다』고 불만을 털어놨다. 이날 하오 묘도마을 포구는 일렁이는 파도사이로 시뻘건 기름덩이가 흘러다니고 있었다.이 섬은 여천공단과 광양제철에서 직선거리로 2.5㎞ 각각 떨어져 양쪽에서 이중으로 오염피해를 보는 곳.황금어장으로 한때 「광양만의 진주」라고 불렸으나 지금은 주민 절반이 떠나고 1천7백여명이 살고 있다. ○두통약 많이 팔려 가게앞 평상에서 소주잔을 기울이던 김익준씨(77) 등 촌로들이 지적한대로 뻘속을 한삽 깊이로 팠더니 시커먼 기름이 모래와 자갈속에서 줄줄 스며 나왔다.이 뻘에서 「낙지가 지천으로 잡혔다」는 얘기가 전설처럼 들렸다. 수은이나 카드뮴·페놀 등 중금속 물질보다 주민들이 피부로 두려움을 느끼는 것은 유독물질 공장들의 돌발사고 가능성이다. 공단 관계자는 『가동업체 66개중 10년이상 된 곳이 22곳이며 20년이상만도 5곳』이라며 시설 노후화에 따른 대형사고 가능성을 내비췄다. 공단입구에서 약국을 경영하는 남자약사는 『냄새로 인한 두통 때문인지「사고 노이로제」에 시달리는 주민들이 많은지 유달리 「두통약」이 많이 팔린다』고 지적했다. 전남대 예방의학과 김양옥교수는 『대기와 수질 뿐만 아니라 농작물과 수산물 등의 중금속 오염정도를 조사하고 주민과 공단근로자들은 정부지원으로 정밀 건강진단을 받는 것이 시급하다』고 말했다. 지난 해까지 공단에서 발생한 사고는 1백9건이다.사망 58명·부상 82명.가스중독을 피해 달아난 대피자는 6백87명,재산피해는 3천8백79억여원이다. ○유해물 저장시설 엉망 현재 생산공정에서 위험성이 높은 물질을 다루는 업체는 43개로 이 업체들이 사용하고 있는 잠재적인 위해성 물질은 1백여종.이중 규모가 큰 15개 화학공장에서만 생산하는 유독성 및 인화성 물질은 29종에 연간 5백59만여t이다.특히 피해반경이 엄청나다는 클로린이 22만t·염소 20만t·에틸렌 7만여t을 생산하고 있다.에틸렌은 이외에 저장량만 연간 1백여만t을 넘고 있다.사용량은 합성수지원료인 VCM(45만t)이 가장 많고 벤젠(33만여t)·페놀(10만t) 등도 적지 않다.한국과학기술연구원의 최근 자료발표 결과,중흥동에 있는 H석유화학 공장에서 에틸렌 1t이 유출될 경우를 피해범위는 반경 1.6㎞이내인 중흥동과 평여동 일부 해당된다.또 월하동의 H종합화학에서 클로린 10㎏이 누출되면 반경 0.9㎞,1t은 반경 9.6㎞까지 확산돼 사실상 공단 자체가 복구불능 상황이 올 수도 있다. 이같은 유독물질은 고압과 인화성이 강해 저장방법에도 특수한 장치가 필요하다.공단내 43곳에 나눠져 특수용기 2천여개(추정)에저장되고 있는 유독물질은 줄잡아 수백만t이다.그러나 안전거리 및 차막시설 등이 완벽하게 갖춰지지 않아 거대한 화약고나 다름없다.또 이를 수송하는 해상교통과 도로의 현실여건도 열악해 사고위험을 가중시키고 있다.광양항은 1일 1백여척의 선박이 드나들 정도로 붐비고 있다.지난 90년부터 94년까지 이 해역에서는 1백13건의 사고가 발생했고 유출된 기름도 1천t이상이다.공단도로라고 불리는 유일한 왕복 2차선도로는 주거지역과 화물터미널을 관통해 달린다. 특히 한국수자원공사는 안전대책도 없이 7천여억원을 들여 현재 공단뒤편 해안을 매립해(2백40여만평) 공단 확장공사를 벌일 계획으로 현재 주민 보상작업을 진행중이다. 그러나 시민들의 안전과 복지를 책임지고 있는 여천시는 여천 국가공단에 대해 아무런 권한이 없는 것이 문제다.현재 정부 재투자기관인 서남지역공업기지 관리공단이 공단의 공장입주 사전 선별권을 행사하고 있다.때문에 시로서는 공해다량배출 업체나 부적격업체를 사전에 배제할 권리가 원천봉쇄돼 있다. 시청 관계자는 『의무만 있지 권리가 없는 시는 일만 터지면 시청에 몰려와 항의하는 주민들의 등쌀에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고 있다』고 하소연 했다. ○이주외엔 대책 없어 사고 예방의 지름길은 근본적으로 마을 집단이주를 하루빨리 추진하는 것이다.지금껏 81년까지 5년에 걸쳐 남해화학 인근인 낙포마을 2백33가구를 집단이주하는데 그쳤다. 정채호 시장은 『97년부터 99년까지 3개년 계획으로 10개동 마을을 점진적으로 이주시켜 가겠다』며 『내년에 당장 이주재원 2천억원을 지원해 달라고 중앙정부에 요청했다』고 밝혔다. 시는 이주대책비로 6천8백65억원을 어림잡고 있다.국가가 토지 및 건물보상비로 6천1백37억원을 지원해주고 입주업체가 5백97억원을 낼 경우 가능하다는 주장이다. 정시장은 『여천공단 입주업체가 지난해 법인세 등으로 국가에 납부한 세금은 1조3천억∼1조5천억원인 반면 시세 1백19억원과 도세 53억원을 내는데 그쳤다』며 이 문제에 정부가 확고한 의지를 가져줄 것을 촉구했다. 여수·여천환경운동본부 신장호본부장은 『주민들로 이뤄진 비상대책위를 구성해 이주대책을 추진하겠지만 정부가 여천공단을 환경특별 대책지역으로 조기지정해 환경오염물질을 총량적으로 엄격히 규제하는 것이 선행돼야 한다』고 말했다.〈여천=남기창 기자〉
  • 한국 예술단체 현지 공연일정

    ◎17일부터 백남준전·25일 국립예술단 「천년…」/세계무대 활약 음악인 새달 3일 「평화기원…」 애틀란타올림픽조직위원회는 10일부터 8월3일까지 「올림픽 1백주년 기념공연」을 마련,풍성한 문화올림픽의 장을 연다.우리도 이 기간에 「올림픽 1백주년 기념공원」 야외상설무대와 엑스포행사장 등 애틀란타시일원에서 한국문화의 독창성과 우수성을 세계에 자랑하는 문화예술공연과 전시회를 갖는다. 애틀란타에서 펼쳐질 공연·전시일정을 소개한다. ▲서울시립교향악단은 세계무대에서 활약하는 우리 음악인과 함께 「평화와 화합을 기원하는 음악회」를 갖는다. 우리 예술단체의 공연 가운데 가장주목받는 이 공연은 8월3일 하오4시 애틀란타오케스트라 심포니홀에서 열린다. 곽승이 지휘하며 소프라노 홍혜경·신영옥,바리톤 김동규,테너 최승원,바이올리니스트 강주미(클라라 강)등이 출연, 우리의 기량을 과시하고 온 세계에평화와 화합의 메시지를 전한다. ▲글로리아 오페라단(단장 양수화)은 30∼31일 클래인턴 아트센터에서 장일남 작곡의 창작오페라 「춘향전」을 공연한다. 박은성 지휘로 미국 조지아심포니오케스트라가 협연하고 서울필하모닉오페라합창단이 출연한다.테너 임정근,소프라노 박미혜. 박수정 등이 나온다. ▲국립무용단과 김덕수 사물놀이패로 구성된 국립예술단은 25일 하오4시기념공원 야외상설무대에서 사물놀이와 우리의 전통.창작이 어우러진 「한국­천년의 춤소리」를 공연한다. 70여명의 국립무용단과 김덕수 사물놀이패가출연,농경사회 등 우리의 전통과 역사·민간신앙 등을 형상화한 춤을 보여주고 피날레로 사물놀이 연주와 소리·춤·빛이 엮어내는 대서사시 「북의 대합주」를 펼친다. ▲국제문화친선협회와 한·미 교류협회가 공동기획한 문화예술행사는 17일하오7시 로즈웰로드 락시극장에서 열린다. 서울창무극단이 창극 「고요한 아침의 나라」를, 하회별신굿 탈놀이보존회가 마당극을 펼치친다. ▲최청자 툇마루공연단은 20∼22일 하오10시30분 기념공원 야외무대에서 제11회 대한민국무용제 대상 수상작인 「북울림,가을,불림소리」와 연작무용「해변의 남자」등 우리것이흠뿍 밴 현대무용을 선보인다. ▲삼성전통무용단은 20∼26일 하오9시 엑스포관 주무대에서 「한국의 소리와 춤」을 주제로 승무·살풀이·부채춤·북춤 등을 선보인다. ▲세계적인 비디오아티스트 백남준특별전은 17일부터 8월6일까지 ISP(국제스포츠플라자)에서 열린다. 19인치TV 80개를 설치,올림픽정신과 이미지를 강조한 프로그램 3개를 혼합해 보여준다. ▲재미 한국계 추상화가 제니퍼 존의 작품전은 17일부터 8월6일까지 웰컴사우스 빌딩에서 펼쳐진다.존은 미국 콜럼비아대에서 스튜디오아트를 전공한뒤 뉴욕·펜실베이니아·로스앤젤레스 등 미국과 러시아. 스페인에서 활동하며명성을 얻었다. ▲지난 4일부터 시작된 「고리­세계미술의 다섯가지 열정」전에는 국보 제83호 금동미륵보살반가사유상이 전시돼 있다. 31개국에서 출품한 1백28점을 사랑·고뇌·경외·승리감·환희 등 5가지 감정으로 구분해 전시하는데 반가사유상은 경외부문에 들어 있다.
  • 일본 대표명저 12권 나왔다/한림과학원 일본학연 총서1차분 완간

    ◎“일본 바르게 알기” 취지… 일반인에 보급/문화론·소설집 등 98까지 50권 발간 한림대 부설 연구기관인 한림과학원 일본학연구소(소장 지명관)에서 발간하는 일본학총서가운데 1차분 12권이 최근 완간됐다. 일본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몇년째 비평서와 연구서,문학작품등 다양한 일본관련서들이 쏟아져 나오지만 이 「총서」는 권위있는 연구기관에서 체계있게 구성해 간행한다는 점에서 의미가 깊다.또 일본의 대표적인 저서를 문고본 형태에 담아 일반인을 상대로 보급하는 것도 특징이다. 그동안 나온 책은 1권 「일본문화의 숨은 형」(가토 슈이치 등 지음)을 비롯 「일본적 자아」(미나미 히로시),「중국사상과 일본사상」(쓰다 소키치),「근대 일본인의 발상 형식」(이토 세이),「다도와 일본의 미」(야나기 무네요시),「일본사회의 인간관계」(나카네 지에)등 일본인·일본문화론이 주를 이룬다. 아울러 「일본의 불교」(와타나베 쇼코),「근대 일본정치사」(오카 요시타케),「무교회주의자 내촌감삼」(스즈키 노리히사)등 분야별 명저와 「소설의작법」(오에 겐자부로),「폭풍우 외 7편」(시마자키 도손),「재일 동포작가 단편선」(양석일 등)같은 문학작품도 들어 있다. 이 가운데 「일본문화의 숨은 형」은 지난 81년 「일본문화의 원형을 생각한다」는 주제로 열린 연속 강연회에서 일본의 원로학자·작가 4명이 발표한 내용을 묶은 것. 지난해 국내에서도 출간된 「일본 정치사상사 연구」의 저자 마루야마 마사오 동경대 명예교수등 쟁쟁한 인물들이 참여했다.일본문화의 본질에 대한 자체 분석이 깊이 있으면서 강연이라는 쉬운 형식에 담겨 있다. 「달은 어디에 떠 있나」로 근년에야 알려진 양석일을 제외하곤 국내에 거의 소개되지 않은 작가 6명의 작품을 모은 「재일 동포작가 단편선」이나,김교신·함석헌의 스승인 우치무라 간조의 전기 「무교회주의자 내촌감삼」도 관심을 끈다. 일본학연구소는 광복 50주년인 지난해 5월 「진정한 한일관계를 정립하려면 일본을 바르게 알아야 하며,이를 위해 일본의 양서를 소개한다」는 취지로 일본학총서 발간을 시작해 1년만에 12권을 냈다. 앞으로도정치·경제·대중문화 등 각 분야에 걸쳐 권위있는 책들을 골라 올해안에 15권을 더 출간할 예정이다.재일작가 이회성의 「죽은 자가 남긴 것」,에드윈 라이샤워의 「일본근대화론」등이 곧 나온다.「총서」는 98년까지 50권으로 마무리된다. 일본학연구소는 이밖에 올 하반기에 ▲일본 암파서적과 제휴하는 계간지 「사상」과 ▲국제적인 일본학 저널지 등 잡지 두가지를 더 발간할 계획이다.〈이용원 기자〉
  • 평양­도쿄 친선예술전/26일 일서 개최/일·조의원연맹 주최

    【도쿄=강석진 특파원】 일본 도쿄도 의회의 「일·조의원우호연맹」(회장 우다가와 요시오·자민)이 주최하는 평양­도쿄 우호친선예술전이 26일 도쿄에서 열린다. 이번 친선예술전은 도의회내 범정당단체인 일·조의원우호연맹의 주최로 열리는 것으로 오는 27일 북한 노동당 대표단의 일본 방문등과 맞물려 주목을 끌고 있다. 평양­도쿄 우호친선예술전은 지난 89년 고가네마루 신자민당부총재의 방북시 일본측의 제의에 따라 92년 처음 열린 바 있으나 북한의 핵의혹등으로 한반도를 둘러싼 정세가 악화됨에 따라 중단돼 왔다. 일·조의원우호연맹이 주최하는 도쿄­평양 우호친선회에는 도쿄측으로부터 평양측에 동물을 기증하는 한편 북한측의 악단 공연,김치바자 등의 행사가 도쿄도청앞 광장에서 열리게 된다. 이와 관련,도쿄도의 한 관계자는 『도쿄도는 지난 88년 서울과 우호관계를 맺은 바 있다』면서 『친선예술전은 의회내 의원단체가 주최하는 것으로 도쿄도가 평양과 우호관계등을 맺을 계획은 전혀 없다』고 말했다.
  • 남제주군 대정읍 돌하루방(한국인의 얼굴:72)

    ◎또렷한 눈동자·오똑한 콧날 “너무나 인간적”/매서운 해풍 견디려는듯 목도리까지 둘러 오늘날 제주도 남제주군 대정읍 인성·안성·보성리는 조선시대 대정현청이 있던 고을 자리다.여기 와서 『돌하루방이 어디 있느냐?』고 토박이들에게 물었다면 『작간대 이수다』라는 대답이 나왔을 것이다. 「곁에 있다」는 제주도 사투리다.대정현 당시 쌓은 읍성의 성돌도 현무암이요,그 성벽 지척에 돌하루방 역시 회흑색 돌인지라 하루방이 얼른 눈에 띄지 않았다. 대정의 돌하루방은 대정읍성 동문과 서문, 남문에 각각 1기씩 성문 밖에 3기가 우선 몰려있다. 그리고 보성초등학교에 3기,추사관과 마을회관앞에 각각 2기,토끼동산에 1기가 자리잡았다.대정의 돌하루방은 유별나게 키가 작았다. 평균 키가 1백36㎝에 지나지 않아 제주시 돌하루방 키와는 비교가 안되고,표선읍 성읍리 돌하루방 보다도 더 작은 키를 했다. 머쓱하지 않고 올차보이는 이유가 작은 키에 들어있다. 대정의 돌하루방은 거의가 둥글넓적하고 펑퍼짐한 벙거지를 썼다. 머리통크기가 키의 절반쯤은 차지했는데,얼굴에서는 후덕한 인상이 우러났다.그 까닭은 볼에 살이 실하게 붙어서일 것이다.대정 돌하루방의 또 다른 특징은 눈이다. 석수장이 타지역과 차별화를 시도했는지는 모르나 대정 돌하루방 눈에는 동자를 새겨넣었다. 이들 대정 돌하루방은 눈동자가 분명했으니까 읍성을 지키는데 어설피 하지 않았을 것이다. 대정 돌하루방의 코는 제주시의 돌하루방과 사뭇 다르고 코만을 비교한다면 표선면 성읍리 돌하루방을 좀 닮았다.그래서 제주시 돌하루방의 주먹코와는 달리 콧마루가 비교적 오뚝하고 길다.입은 작게 오목새김 했다.더러는 작은 입을 다물었고 또 어떤 돌하루방은 약간 느슨하게 입을 열었다. 흔히들 말하기를 인간에 가장 가까운 모습을 한 것이 대정의 돌하루방이라는 것이다.겨울 해풍이 매서워 목도리를 두른 돌하루방이 몇몇 있고 보면 사람이 하는 짓도 따라 하는 모양이다. 그러면 제주도의 돌하루방은 뭍과는 아무런 상관없이 섬에서 스스로 태어난 것일까,아니면 어디서 흘러들어온 것일까. 이에 대한 명쾌한 해답은 없으나추정은 두 갈래로 나와 있다.남태평양의 석상문화와 몽골족.돌궐풍의 북방문화 유입설이다. 남태평양설은 제주도가 지리적으로 해양문화권일 수 있다는 점이고 북방설은 몽골이 제주도를 오랫동안 지배했다는 사실에서 비롯된 것이다. 그러나 제주도 고유의 향토적 특색을 고려하지 않고는 돌하루방 신원을 들춰낼 수 없다.분노하는 바다와 싸우고 거친 땅을 일구면서 자연의 섭리를 터득한 제주도 사람들의 자화상이 돌하루방인 것이다. 어깨가 넓어 보이고 더러 가슴이 튀어나온 돌하루방을 대하노라면 한 꺼풀을 훌쩍 벗어던졌다.그리고 숨겨둔 강인성을 드러내 보였다. 이들 돌하루방과 더불어 대정땅을 지킨 읍성은 제주도기념물 12호로 지정되어 보호 받고있다. 그리고 대정은 추사 김정희가 9년동안 유배된 적거의 땅이거니와 그의 유명한 문인화 「세한도」의 산실이기도 하다.
  • 「대북한외교의 모색」/엔도 데쓰야(해외논단)

    ◎대북한외교 한반도 평화와 연결돼야/북 구소붕괴후 국제적 고립… 대미·일 접촉 집착/김정일 경제재건 실패땐 「궁정개혁」 가능성도 북한과의 국교정상화 교섭과 한반도에너지기구(KEDO)담당대사를 오랫동안 지낸 엔도 데쓰야(원등철야) 주뉴질랜드대사가 최근 자신의 경험을 바탕으로 「대북한 외교의 모색­전문가의 견해」라는 논문을 작성했다.올 여름쯤 발표할 예정인 엔도대사의 논문을 긴급 입수했다.다음은 논문의 요약내용. 북한은 경제적으로 대단히 어려운 상태다.북한 경제는 군경제,당간부경제,일반경제,지하경제로 구성된 중층구조다.군과 당간부의 경제는 그렇게 나쁘지 않지만 일반경제는 대단히 어렵다.전망도 밝지 않다. 사회주의 고유의 결함이 기본적인 문제다.노동력의 질은 우수하지만 시장원리와 경쟁원리가 발휘되지 않고 정치가 과도하게 개입해 경제체제가 잘 기능하지 못하고 있다. 북한 고유의 원인도 많다.우선 외부로부터의 과학 기술도입이 결여돼 있다.둘째 군사비가 중압으로 작용하고 있다.셋째 외부경제의 붕괴다.사회주의권의 붕괴후 북한은 수출경쟁력이 있는 상품도 적고 수입할 외화도 부족하다. 조총련등으로부터 연간 수백억엔의 송금이 이뤄진다고 추산되기도 하지만 과대평가 된 느낌이다.일본경제의 후퇴와 북한에 있는 친척과의 오랜 헤어짐등이 송금액을 줄어들게 하고 있다고 보여진다.석유와 식량의 부족도 심각하다.북한경제는 70년대 말부터 악화돼 시설의 노후화도 현저하다.북한의 석유수입은 90년대 들어 크게 감소하고 있고 외화부족이 계속되는 한 개선도 기대할 수 없다.석탄이 풍부하다고 하지만 지난해의 극심한 홍수로 탄광이 상당수 피해를 입은 듯하며 복구에는 상당한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 북한 지도부 특히 테크노크라트는 사실을 냉정하게 인식하고 있으며 개선의 길을 모색하고 있는 것 같다.그러나 북한이 취하고 있는 정책은 나진·선봉 자유무역지대의 설립과 같은 한정적인 개방노선이다.한정된 개방노선으로는 실효를 거둘수 있다고 생각되지 않는다. 북한 외교와 관련,70년대는 장미빛 시기였다.그러나 80년대에 들어와서 사정은 변했다.90년대에는 소련의 붕괴,한국 북방외교의 승리로 국제적인 고립감에 고민하게 됐다.결국 미·일 양국과의 관계개선을 도모하게 됐다. 북한의 최초 목표는 일본이었다.90년 자민당의 가네마루 신 부총리의 방북을 계기로 국교정상화교섭이 시작됐다.그러나 교섭은 원칙론으로 시종했다.외교의 초점은 92년부터 미국으로 옮겨갔다.대미접근의 수단은 핵카드였다. 북한은 통일을 최고의 목표로 내세우고 있지만 조선식 사회주의 건설도 생각대로 진척되지 않고 군사력의 밸런스도 장래는 밝지 않다.한국내 친북세력도 확산되지 않고 있어 통일실현의 어려움을 충분히 알고 있다.일부에서는 한국에 의한 흡수통일의 위험성을 느끼고 있다고 생각된다.현실적으로는 고슴도치처럼 몸을 웅크려 사태를 지켜보고 있는 형국이다. 북한은 군사력의 량면에서는 막강하다.그러나 질에서는 한국이 미사일을 제외하고는 전반적인 우세를 보이고 있다.한·미연합체제까지 감안하면 균형상태이다. 앞으로 어떻게 될 것인가.핵심은 경제력이다.만일 전쟁이 벌어진다면 북한은 전격전으로 초반전에 승리를 거둘지 모르지만 전쟁이 길어지면 산악지대에서 게릴라전을 계속하는 것은 몰라도 전쟁 승리는 대단히 어려울 것이다. 북한이 핵탄두를 제조해 보유하고 있는지에 대해서 나 자신은 「회색」이라고 말할 수 밖에 없다.핵의혹은 가시지 않고 있다.하지만 북한이 국제사회의 건설적 일원이 되고자 한다면 핵카드를 포기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북한은 사회주의와 주체사상,전통적 유교사상이 혼합된 사회다.폐쇄성도 특징이다.정책결정의 메커니즘등을 외부에서 잘 알 수가 없다.김정일이 북한의 전권을 장악하고 있는 것으로 생각되지만 그가 왜 최고 지위에 오르지 않는지에 대해서는 설명이 일체 없다. 만일 김정일정권이 경제재건에 실패해 불안정 상태가 지속된다면 어떤 시나리오가 가능할 것인가. 첫째 국민대중의 불만이 폭발하는 경우다.그러나 이는 가능성이 높다고 생각지 않는다.북한 국민대중은 외부의 정보로부터 격리돼 있으며 상호감시가 엄중한 사회이기 때문이다. 다음으로는 군이 이니셔티브를 쥔 변혁이다.김정일과 군간부사이에는 공동체가 형성돼 있지만 군의 압도적 다수는 지방출신의 하사관과 병이다.이들의 생활곤란에 귀를 기울이며 조직화하려는 군간부가 나올 수 있을 것이다. 셋째 정권지도부 내에서 불만,소외감,위기를 감지한 분자들이 움직여 궁정개혁을 일으키는 시나리오다.「짐이 곧 국가」라는 식으로 권력과 권위가 한몸에 집중된 북한의 경우 김정일도 여기에 휩쓸려 들어갈 우려가 있다. 이같은 인식을 바탕으로 대북한접촉에는 4가지 방안을 고려해야 한다. 첫째 대북한 외교는 양국간 문제,더 나아가 한반도의 평화와 안정에 연결되도록 할 것,둘째 한반도의 평화통일은 남북한 자신이 결정할 문제이지만 일본으로서도 가능한한 협력을 행할 것,셋째 북한과의 관계는 북·미관계,남북관계를 포함,제반 상황을 고려해 다뤄나가야 한다.한국과의 우호관계에 기초해 진척시켜 나가야 할 것이다.넷째,위 세가지 방안에 입각,탄력적으로 대응할 것 등이다.〈정리=강석진 도쿄특파원〉
  • 신부전증 박재삼씨 15번째 시집 「다시 그리움으로」

    ◎노년의 허망함 아름다운 시로 노래/「노망」·「아득한 청산…」등 와병전 쓴 작품 모음/후배문인들 병원비 모금·시집 구매 줄이어 〈죽도록 부지런히 쓴다면/시를 쓰는 것은/돈과는 거리가 멀고/그러면서 그 짧은 행간에/짜릿한 공감을 심는 일은/늘 아득하기만 하네//그러나 청산은 아무 일도 안하고/늘 그 자리에 놓여 있건만/햇빛 하나는 잘 받아/그 이마가 빛나는/이 사실이 부럽네〉(「아득한 청산을 보며」전문) 신작시집 「다시 그리움으로」(실천문학사간)에 실린 이 시엔 박재삼시인(63)의 초상이 여러겹으로 어른거린다.커다란 설움의 못에서 올올이 아름다운 서정시를 길어낸 시인은 안정된 생활보다는 사람과 술을 더 좋아한 영락없는 나그네였다.시만 써서는 도저히 생활이 안되는 현실에서 그는 시를 평생의 주업으로 택했다.「현대문학」과 「대한일보」등을 떠돌며 잠깐씩 밥벌이도 했지만 돈과는 늘 거리가 먼 삶이었다.지난해 가을 신부전증이 덮쳤을때도 가난은 그를 꼼짝없이 쓰러뜨릴 판이었다. 박시인이 자리보전에 들어간지 어느덧 반년.몇차례의 위독한 혼수를 겪으며 금방이라도 훨훨 세상을 등질것 같았던 시인은 그러나 지금 빠른 회복세로 돌아서 있다.우리나라에서 가장 아름다운 서정시인 한명을 잃을 수 없다는 동료·후배 문인들이 병원비 마련을 위한 모금운동에 발벗고 나선것.서벌·노향림시인이 주도,초반 아는 이들끼리의 성의표시로 시작한 모금은 뜻밖에 범문단차원으로 번졌다.두달여간 문인 3백여명이 참여,3천여만원이 모였다.주도한 측에서도 『박시인의 인덕이 이정도인줄 몰랐다』고 혀를 내둘렀다. 때맞춰 열다섯번째 시집이 되는 「다시 그리움으로」도 나왔다.박시인에게 경제적 도움을 주고자 하는 문인들의 예약구매로 박시인이 쓰러지기 직전까지 썼던 시편들을 묶은 이 시집은 발간도 되기전 2천여권이 팔려나갔다. 이번 시집엔 늙어가고 잊혀지는 허망한 심사를 토로한 짧고 간결한 시들이 주류를 이루고 있다.그러나 주제야 어찌 변했건 「서정주이래 가장 아름다운 토종 서정시인」의 정감어린 감성은 작품곳곳에 묻어난다. 〈가만 있거라 보자./자네가 누구시더라./말은 그렇게 해놓고도/한동네에 살면서 그 노인은/언뜻 떠오르지 않아서 답답하던/그때의 내 젊은 혈기였는데./이제는 그것이 어느새/세월이 흘러흘러/내게로 왔다네.//가령/방에서 마루로 나올 때는/무얼 하러 나왔건만/뜰에 환히 라일락꽃이 핀 것에/그만 정신이 팔려/잊고 마는 이 로망을 어쩌지.〉(「로망」전문) 지난 24일 박시인의 묵동집에선 3차 모금기금 전달식이 조촐히 열렸다.최근엔 하루에 한 차례씩 마당산보도 할 정도로 호전됐다는 박시인은 좀 기운없어 보이긴 했지만 오랜만에 맑은 눈빛으로 방문객들을 반갑게 맞았다.그들은 『별것아닌 일로 소란을 피워 미안하다』며 씩 웃는 박시인을 보고 안도의 한숨을 내쉴 수 있었다.〈손정숙 기자〉
  • 사할린 원유·가스 생산지(시베리아 대탐방:70)

    ◎원유생산 파이프 수천개 지상에 “우뚝”/야산꼭대기까지 생산관련기계 널려/대륙붕 개발땐 「러」 생산량 10% 차지 사할린은 극동지역에서 유일한 원유와 가스 생산지다. 사할린 북쪽끝 오하시에 본사를 두고 있는 사할린 최대 석유회사 모르네프테가즈는 연간 원유 1백50만t,가스 15억㎥를 생산한다.그중 3분의 1은 한국의 유공을 비롯한 외국으로 수출하고 나머지는 인근 하바로프스크주의 콤소몰스크 나 아무레 정유공장으로 보낸다. ○연간 원유 150만t 생산 이 회사의 세르게이 보그단치코프 사장은 직원 1만3천명을 거느린 총수답지 않게 40대 초반의 젊은 나이다.91년 2만4천명이었던 직원수를 불과 몇년사이에 절반가량으로 줄였다.보그단치코프 사장은 『사할린 대륙붕 1·2공구의 본격개발이 빠르면 6∼7년내에 착수돼 생산량이 원유 3천만t,가스 2백50억㎥로 러시아 전체생산량의 10%를 차지하게 된다』고 강조한다. 산하회사인 오하 네프테가즈를 찾았다.미리 연락받은 선임 지질연구원 겐나디 마즈니친이 점심시간인 낮 12시를 넘기며 기다리느라무료한 듯 컴퓨터로 포커게임을 즐기다가 취재진이 들이닥치자 멋적은 듯 악수를 청하며 맞았다.이 회사의 생산현장은 8곳 모두 육지에 있고,중앙 오하지역 두곳에 박힌 원유생산 파이프만 1천개 이상이며 물과 수증기를 땅속에 넣어주는 파이프도 3백50개에 달한다.마즈니친씨는 『이 지역의 원유에는 파라핀 성분이 많아서 증기를 넣지 않을 경우 매장량의 20%밖에 채굴할 수 없지만 증기를 넣으면 60%까지 채굴이 가능하다』고 설명한다. 넓은 벌판과 산꼭대기까지 원유를 퍼올리는 기계로 가득하다.사람은 없이 기계가 스스로 쉴새없이 원유를 퍼올린다.증기 생산기 12대도 쉴틈없이 가동돼 시간당 80t 가량의 증기를 생산,파이프를 통해 공급한다.온도는 4백℃,압력은 35㎏/㎠다. 아직 바다에는 생산현장이 없다.97년 오돕투지역의 해상유전에 해상 플랫폼을 설치하지 않고 육지에서 비스듬히 파이프를 박아 원유를 빼낼 계획이다.처음 시도하는 방식이다.이곳의 원유가 육지에서 3㎞밖에 떨어져 있지 않은 곳에 매장돼 있기 때문에 가능하다고 한다.기술적으로4㎞ 이내까지 가능해 육지에서 14㎞ 떨어져 있는 차이포지역에는 해상 플랫폼을 설치해야 한다.육지의 원유는 대부분 파내 이제 바다밑 것만 남았다고 한다. ◎사할린 교포가 지사장 회사소유 시추대가 6대 있지만 2대는 베트남에 가서 일하고 나머지는 얼지않는 남쪽 홀름스크와 코르사코프 앞바다에 2대씩 대피시켜놓고 있다. 그는 『페레스트로이카 이후 열심히 일하는 사람들은 살기가 좋아진 반면 술마시고 게으름피우는 사람들은 살기가 어려워졌다』고 말한다. 유공해운 러시아 지사장 일을 맡고 있는 사할린 교포 김덕수씨(48)는 요즘 새로운 일을 추진하고 있다.사할린에서 생산되는 원유를 전량 국내로 들여와 정유시켜 내보내는 일이다.콤소몰스크 나 아무레에 정유소가 있지만 운영이 잘 안된다.궁극적으로는 사할린에 정유소를 세우는 편이 좋겠지만 장기적인 목표일 뿐 당장은 실현가능성이 없다고 보기 때문에 우선 쉬운 일부터 하면서 원만한 관계를 유지해 나가자는 것이다. 김지사장은 천재들만 모인다는 아카뎀 고로독을 나온 석사 출신이다.그것도 소수민족에게는 금기분야였던 전자학과를 전공했다.사할린의 해양연구소 부소장까지 지내다 93년 연구소가 문을 닫자 고민끝에 유공해운 일을 맡아 극동지역 선박에 대한 해상급유시장을 거의 장악하다시피 하고 있다.해양연구소에 근무하면서 이 분야에 발이 넓고 유력인사들과 친분이 있다는 점이 큰 힘으로 작용한다. 사할린에서 원유가 발견된 것은 1891년.원주민들이 『냄새나는 물이 있다』고 해 러시아 탐사대가 시추공을 1백20m 깊이까지 박아 원유매장이 확인됐다.당시에는 시추공을 박는 일도 수작업에 의존했다.1923년부터 일본과 소련이 공동으로 생산을 시작했다.호수의 지표면부터 지하 7백50m까지 14개 저장층이 확인됐다.25년 이 지역이 소련 영토가 됐고 28년에 오하란 도시가 생겨났다. ○도시 전체가 흔적 없어 오하시의 인구는 3만4천5백여명.식료품공장 등이 있기는 하지만 대부분 석유회사가 먹여살린다.발레리 아르초모프 오하 부시장은 『우리 세금수입은 거의 전적으로 석유회사의 영업성과에 달렸다』면서 소득은 높지만 운송비 때문에 물가가 비싸서 생활수준은 타지역과 비슷하다고 말한다. 오하에서 수십㎞ 떨어진 네프테고르스크.한때 2천9백79명이 거주했던 석유도시였으나 지난해 5월 대지진과 함께 사라져버린 도시다.95년 10월9일자로 도시자체가 지구상에 존재하지 않는 것으로 주지사가 공표했다고 아르초모프 오하 부시장은 설명한다. 마을 뒤쪽으로는 공동묘지가 두 곳 있다.한곳에 6백∼7백명씩이 묻혀 있다.「나제즈다 마루카 시제르니코바 (44.4.15∼95.5.28) 블라디미르 마루카(71.5.24∼95.5.28)」 초라하게 꽂힌 나무묘비에 씌어진 내용이다.모녀가 지진으로 같은 날 유명을 달리한 것이다.부모와 두 딸 등 일가족 4명이 묻히거나 할머니 딸 손녀가 한꺼번에 변을 당한 경우 등 기구한 사연들도 많다.93년10월18일생 야나 루비네츠의 묘에는 강아지 인형이 놓여 있다.
  • 한국고고학 세계화의 발판마련/동양고고학회 오늘 하와이서 창립총회

    ◎한·미·중·영 등 30여 국학자 참석/한국 임효재­박양진교수 등 10여명 참여 세계의 고고학자들이 참여하는 동양고고학회가 8일 미국 하와이에서 창립된다.한국학자 10여명이 이 학회의 창립멤버로 참여하며 8∼10일까지 하와이 힐튼호텔에서 열리는 창립기념 국제학술회의 5개 발표주제 가운데 한 주제를 한국학자들이 전담키로 했다. 이 학회에 참여할 국가는 모두 30여개국으로 아시아에서는 한국과 중국,일본이 주축을 이루고 미국과 영국 등 구미 여러나라의 학자들도 공식멤버로 참가한다.지금까지 동양고고학은 개별 독립학문이라기 보다는 아시아학회(ASS)역사분야에 부수되어 영역이 불분명했으나 이번 학회창립을 계기로 아시아학회의 독립된 회원학회 자격을 얻게되었다.회장은 영국 듀함대 지나 번스 교수,총무는 미국 덴버대 넬슨교수,간사는 하버드대 박양진 박사로 내정되었다. 동양고고학회 본부는 미국 콜로라도 덴버대에 두기로 했다.그리고 국가별로 연락간사를 선출키로 했는데 한국에서는 이인숙씨(서울대)를 이미 내정해놓았다.한국의 공식멤버로 창립총회에 참가하는 서울대 임효재 교수는 『최근 한국과 중국,일본에서 활발하게 이루어진 고고학발굴과 연구성과 축적이 학회 태동을 북돋웠다』고 학회창립 배경을 밝혔다. 그는 이어 『한국고고학이 학문적으로 세계화 할 수 있는 발판을 마련했다』는 말로 학회활동을 기대했다. 동아시아 고고학은 유럽고고학이 우월권을 주도해온 통에 사실상 소외되어 왔다.특히 선사고고학의 경우 유럽과 아프리카,서아시아 유적에 밀려 동아시아 선사문화는 사실상 뒷전으로 밀려나기도 했다.유럽의 일부 학자들은 동아시아 구석기문화에서 주먹도끼문화가 없다고 극언할 정도였다.그러나 이는 중국 북경 교외 주구점유적,한국 경기도 연천 전곡리유적 등이 학술적으로 발굴됨으로써 부정되었다. 그리고 강원도 양양 오산리유적,일본 아오모리 산나이마루야마(산내환산)유적,중국 배리칸(배이강)유적,시베리아 연해주지역의 보이즈만유적 등 최근 동아시아 신석기문화도 속속 드러났다.이밖에 역사유적발굴도 활발히 진행되어 시대별로 연구성과를 골고루 축적했다. 이번 창립기념 국제학술회의 주제는 ①아시아문화의 중심과 변방 ②동아시아 고고학역사 ③한국과 중국과의 고고학적 관련성 문제 ④중국의 옥 ⑤일본사회의 인종과 문화의 전망 등 5개분야.이 가운데 한국은 3주제 「한국과 중국과의 고고학적 관련성 문제」를 맡아 7명의 학자들이 주제발표에 나서기로 했다. 한국의 발제 및 발표자는 ▲신석기시대의 한중문화교류=임효재(서울대) ▲백제와 중국의 관련성=최몽룡(””) ▲원삼국시대와 중국의 관련성=최성락(목포대) ▲후기 청동기시대문화와 중국과의 관련성=이청규(영남대) ▲한국과 중국의 곡옥=이인숙(서울대) ▲부여·옥저의 동예사회와 중국의 관련성=박양진(하버드대) 등이다.〈김성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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