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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나는 세상을 떠도는 집/조병준

    사는 게 억울한 사람은 어떤 시를 쓸까? 그렇게 쓴 시가 그에게 혹은 이 시대에 해원(解寃)의 칼이 될 수 있을까, 아니면 화해의 손짓이나 용서의 포옹이 될 수 있을까. 자유기고가로, 따뜻한 산문 쓰기와 번역 일에 몰두해 온 조병준의 처녀시집 ‘나는 세상을 떠도는 집’(샨티 펴냄)은 이런 물음에 정직하게 답한다. 그는 “억울한데, 억울하니까 뭔가 세상에 대해 궁시렁궁시렁이라도 해야 살 수 있는데, 생각해 보니, 그 궁시렁궁시렁이 시가 되었나보다.”라고 말한다. 적어도 그의 삶에 있어 시는 유의미한 자기고백인 셈이다.‘아들의 머리,5월’에서 그는 아버지에게서 나에게로, 내게서 다시 아들로 이어지는 민초의 나약한 존재성을 엄혹한 시대상과 대비시켜 명징한 자기고발의 언어를 빚어내고 있다. “아버지께선 내 머리를 자르셨다/어머니와 할머니께선 마루에서 숨죽여 우셨다/아버지께선 내 귀밑머리를 남김없이 잘라내셨다/밖으로 한 발짝이라도 나가면 넌 내 아들이 아니다/어머니와 할머니께선 마루에서 소리내어 우셨다/머리 긴 젊은 것들은 다 잡아다 죽였다는구나” 이렇듯 그해 5월의 광주, 그 살벌한 척살의 두려움 속에서 아들을 지키기 위해 무력한 아버지가 할 수 있는 일이라고는 당대의 정체성을 함축한 머리카락를 깡그리 자르는 ‘부끄러운 부정(父情)’말고는 아무 것도 없었다. “아버지, 제 친구들을 찾으러 가야 해요/그 애가 죽었으면 머리카락이라도 찾아와야 해요/아버지께서 가위를 놓고 나가신 뒤/어머니께서 비를 들고 들어오셨을 때/나는 가위를 들어 내 앞머리를 잘랐다/아버지, 언젠가 이런 봄날이 또 다시 온다면/그때 저도 제 아들의 머리를 잘라주게 될까요” 시인은 이제 아버지의 ‘부끄러운 부정’이 자신의 몫이 될 것임을 부정하지 않는다. 이 슬프고 억울한 대물림은 기실 우리 역사를 엮어온, 나약하면서도 결코 고사하지 않는 민족성의 근원적 동력의 유전자이기도 하다. 모든 세상의 일들을 오로지 ‘나’의 관점에서 풀어내려는 시인의 자의식은 그래서 더욱 회고적이고 쓸쓸한 것인지도 모른다. 모든 ‘나’는 근원적으로 고독하고, 그 모든 나는 어차피 회억(回憶)을 통해 미래를 읽기 때문이다. 작가는 이처럼 모든 현상의 중심에 ‘나’를 세우는 시도를 ‘자신과의 부단한 소통’이라고 설명한다.“확실히 제 시는 개인적이며, 그 때문에 비난도 많이 들었고, 어쩌면 그 주눅 때문에 이제야 시집이 나오게 된 것인지도 모르지만, 그래도 어쩔 수 없어요.(제 시에 투영된)슬픔이 아무리 개인적인 것이라고 해도, 그 슬픔의 원형은 보편적일 것이라는 믿음이 있거든요.” 스스로를 주변인으로 규정하는 시인은 자신의 삶에 대한 ‘희망없음’의 확신으로 현실을 말한다. 이를 테면 “누군가 내게 충고했다/나처럼 살아서는 희망이 없다고/절망은 아주 쉬운 일이라고/대꾸하지 못했다/혼자 또 걸으며 중얼거리기만 했다”(‘가볍고 낭만적으로’ 중). 그러나 그 ‘희망없음’이 아주 특별한 상황이라기보다 이 시대를 관류하는 가장 보편적인 의식의 집약이며, 그래서 “전동차가 서울역 지하를 빠져 나왔을 때/언제나처럼 실내등의 절반이 꺼졌을 때/한 사내가 울기 시작했다/소리 내지 않고”(‘물이 되어 흐른 사내’ 중)라는 그의 시 혹은 발언이 곧 우리들의 이야기로 들릴 밖에…. 심재억기자 jeshim@seoul.co.kr
  • [현장 행정] 강서구 제3세대 복합도시 계획

    [현장 행정] 강서구 제3세대 복합도시 계획

    ‘제3세대 복합도시’를 지향하는 강서구를 주목하라. 김도현 강서구청장은 지난 5일과 6일 미래지향적인 도시개발을 위해 일본 도쿄 도심재개발 지역을 방문했다. 김 구청장은 당시 동북아 투어 중 일본에 도착한 오세훈 서울시장과 일정을 함께했다.1박 2일간 김 구청장은 최근 도심재개발의 성공사례로 주목받는 일본 도쿄의 롯본기 힐스, 미드타운, 마루노우치 등을 집중 시찰했다. 상가, 호텔, 사무실, 미술관, 주거, 녹지 등이 한데 모여 일과 주거, 생활과 문화가 함께 어우러진 신개념의 도심공간으로 평가받고 있는 곳이다. ●도시 속의 미니도시 조성 이른바 ‘3세대 복합단지’이다. 이 용어는 생활에 기반이 되는 모든 시설과 주거를 위한 쾌적한 환경, 그리고 공공 서비스까지 하나로 결합한 이른바 도시 속의 미니도시를 가리키는 말이다. 도쿄는 이 같은 도심재개발로 지역별 명품주거단지들을 만들었고 덕분에 일본을 다시 이끌어갈 원동력을 얻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국내에선 1세대 복합단지로 삼성동 코엑스와 반포동 센트럴시티,2세대 복합단지로는 도곡동 타워팰리스, 목동 하이페리온 등이 꼽힌다. 1·2세대 모두 도심 속 기존 주거와 상가의 형태를 바꾼 곳들이지만, 생활의 모든 것을 해결한다는 ‘미니도시’라는 개념에는 부족함이 많았다.3세대 주거공간을 고민해야 할 이유이기도 하다. ●수변도시, 셔틀공항 등 호재 봇물 사실 강서구는 민선4기인 김 구청장 취임 이후 좋은 소식들이 이어졌다. 한강의 중심 수변도시로 조성되는 마곡지구는 물론 김포공항의 셔틀공항화 등 굵직굵직한 숙원사업들이 봇물 터지듯 한순간에 풀린 것이다. 하지만 어렵사리 손에 쥔 구슬을 어떻게 꿸 것인지도 김 구청장의 남은 숙제다. 화곡 구시가지 정비 및 방화뉴타운, 마곡지구 개발까지 구도심과 신도심을 제대로 자리매김시켜야 한다. 김 구청장은 “강서구가 영등포구에서 분구된 지 내년이면 30주년을 맞는다.”면서 “지난 30년이 서울의 발전에 따른 타율적 변화였다면 앞으론 주민의 의지를 담아내는 개성적이고 자율적인 발전이 진행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미래 도심의 밑그림을 그리며 주민과 함께 하겠다는 의지 표명으로 해석된다. 우선 다음달 2일 마곡지구를 명품 도시로 건설하기 위한 세미나를 서울시와 공동으로 개최할 예정이다.‘경관 디자인 개선계획’을 마련하고 자연환경, 역사문화, 보행공간, 도시구조물 등 삶의 공간에 조화를 이루는 디자인 개념을 도입해 아름답고 품격 있는 강서를 만든다는 계획이다. 김 구청장은 “프랑스는 정보문화장관을 역임했던 작가 앙드레 말로가 네온사인을 규제하면서 파리의 인상을 바꿨다.”면서 “역동이 넘치는 매력도시 강서라는 슬로건처럼 개발 속에서도 전통적 가치와 멋을 이어나가도록 노력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 유영규기자 whoami@seoul.co.kr
  • [씨줄날줄] 빛 바랜 평양선언/황성기 논설위원

    세계 최고 수준의 외교 관계를 자랑하는 나라 중 하나가 일본이다.191개국과 국교를 맺고 있다. 한국보다 3개국 많다. 유엔 정회원 192개국 중 북한 단 한 나라와 국교가 없을 뿐이다. 일본의 유일한 비수교국 북한은 올 들어 전방위 외교에 나서 국교수립 국가를 크게 늘리고 있다. 지난 7월 인구 62만명의 마케도니아와 대사급 외교관계를 수립하기로 합의함으로써 유엔 정회원국의 81.8%에 해당하는 157개국과 수교한 상태다. 납치와 북핵 문제만 없었다면 북한과 일본은 관계정상화를 이뤄냈을지도 모른다.2002년 9월17일 김정일 국방위원장과 고이즈미 준이치로 총리의 북·일 정상회담 직전까지는 적어도 그런 기대가 컸다. 평양에서건 도쿄에서건 경협자금 규모를 놓고 주판알을 튕기기에 바빴다.100억달러설도 나왔다. 그러나 북측의 일본인 납치 시인, 일부 피랍자 사망 확인에 이어 2차 북핵 위기가 겹치면서 양국 관계는 빙하기로 접어든다. 일본은 역대 정권마다 북한과의 관계정상화에 공을 들였다.1990년 가이후 내각 시절 정계의 실력자 가네마루 신이 자민·사회당 대표단을 꾸려 방북했다. 이듬해부터 정식으로 수교회담이 시작됐다.‘일·중 국교회복 추진 의원연맹’을 결성한 2년 뒤인 72년 중국과 일본이 전격적으로 수교한 것과 비교하면 북·일 관계의 진전은 유례없이 더디다. 북·일 수교를 역사에 기록하고 싶었던 고이즈미 총리도 끝내 뜻을 이루지 못했다. 하지만 평양선언을 남겼다. 선언은 수교, 경협, 미사일발사 유보, 납치문제 해결 등을 담고 있다. 어느 것 하나 실천된 게 없어 빛바랜 선언이 됐지만 관계 정상화에 이르는 최상의 로드맵인 것은 분명하다. “납치 해결 없이는 국교정상화도 없다.”는 아베의 퇴진으로 강경책에 변화가 예상된다. 후임 총리로 유력시되는 후쿠다 야스오 전 관방장관은 평양선언을 전후로 다나카 히토시 당시 외무성 아주국장과 대북 대화노선을 견지한 인물이다. 북한이 평양선언 5주년인 그제 관영매체를 통해 선언의 이행을 촉구했다.‘차기’에 거는 기대 때문일 것이다. 유엔의 전 회원국과 국교를 수립한 명예를 차지하는 일쯤은 일본에 선뜻 양보하고 싶다. 황성기 논설위원 marry04@seoul.co.kr
  • 강릉지역 아파트 파격 세일

    강원 강릉지역 아파트 건설사들이 미분양 해소를 위해 ‘파격세일’에 나서고 있다. 18일 강릉시에 따르면 2018 동계올림픽 유치 실패로 투자 심리가 위축되면서 건설사마다 창틀 무료 설치를 비롯해 분양가 할인 등의 파격적인 조건으로 고객을 유혹하고 있다. 지난해 5월 준공된 입암동 대우 이안은 2∼4층의 미분양에 대해 창틀과 이사 비용을 지원하고 있다. 또 층별로 최고 1090만원의 분양가 직접 할인 혜택까지 주고 있다. 올해 3월 입주를 시작한 초당동 청마루아파트는 창틀, 이사비용, 취득세·등록세 지원, 인테리어 등 5가지 입주 혜택을 내세우고 있다. 홍제동 현대 힐스테이와 입암동 금호 어울림도 창틀 무료제공 등의 조건을 내세워 미분양 해소에 나서고 있다. 일부 아파트는 기존 계약자들과의 형평성 시비와 기업 이미지 추락 등을 고려해 파격적인 분양 혜택에 대한 공개적인 광고는 하지 않고 있다.그러나 분양 상담자 등 실수요자를 중심으로 은밀하고 공격적인 마케팅을 펼치고 있어 파격 세일은 알려진 것보다 더 파격적일 것으로 전문가들은 보고 있다. 강릉지역에는 지난달 말 현재 1023가구의 아파트가 미분양된 것으로 조사됐다.아파트 분양사의 한 관계자는 “최근 중견 건설사들의 부도는 지방에서의 미분양과 저조한 입주에 따른 자금 유동성 위기가 직접적인 원인이 됐다.”고 밝혔다.강릉 조한종기자 bell21@seoul.co.kr
  • ‘어린이 교통안전 대사’ 하희라씨

    경찰청은 17일 서울 서대문구 미근동 청사 13층 대청마루에서 탤런트 하희라씨를 ‘어린이 교통안전 홍보대사’로 위촉하고 하씨를 모델로 한 승용차용 유아보호 장구(카시트) 착용 홍보 포스터 2만장을 제작해 전국 유치원, 어린이집, 소아과, 산부인과 등에 배포하기로 했다.
  • [세계유도선수권] 남북남매 매트 호령

    ‘겁없는 10대’ 왕기춘(19·용인대)과 북한의 ‘유도 영웅’ 계순희(28)가 16일 브라질 리우데자네이루 세계유도선수권에서 나란히 금메달을 목에 걸어 남남북녀의 위용을 떨쳤다. 계순희는 대회 네 번째 우승의 위업까지 달성했다. 왕기춘은 남자 73㎏급 결승전에서 엘누르 맘마들리(아제르바이잔)를 맞아 연장 접전 끝에 다리잡아메치기로 효과를 따내 힘겹게 우승했다. 왕기춘은 경기 시작 1분20초 만에 배대뒤치기로 유효를 따내 앞서갔으나 1분여 만에 업어치기로 유효를 빼앗겨 연장전에 들어갔다.이 업어치기는 절반이 선언됐다가 곧 유효로 정정돼 왕기춘은 놀란 가슴을 쓸어내렸다.연장에 돌입한 왕기춘은 1분55초 만에 상대 공격을 살짝 피하며 맘마들리의 다리를 잡아당겨 천금 같은 효과를 따냈다. 왕기춘은 승리가 확정된 뒤 한 손을 불끈 움켜쥐며 포효했다. 한국이 세계선수권에서 금메달을 딴 것은 2003년 오사카대회 최민호, 이원희, 황희태에 이어 4년 만이다. 왕기춘은 1회전을 부전승,2∼3회전을 한판승으로 가볍게 통과했다.4회전에서 살라무 메치도프(러시아)에 업어치기 유효승을 거둔 왕기춘은 5회전에서 가나마루 유스케(일본)를 밭다리걸기 되치기 한판으로 꺾고 4강에 이름을 올렸다.준결승 상대는 도하아시안게임에서 이원희와 연장 접전을 펼쳤던 보기예프 라슐(타지키스탄). 하지만 왕기춘은 난적 라슐을 왼쪽 업어치기 절반승으로 따돌렸다. 왕기춘은 “결승이 가장 힘들었다. 여기에 만족하지 않고 내년 올림픽을 향해 준비하겠다.”고 각오를 다졌다. 여자 57㎏급 계순희는 결승에서 이사벨 페르난데스(스페인)를 1분05초만에 발뒤축걸기 한판으로 제압했다.2001년 뮌헨대회에서 52㎏급으로 우승한 뒤 2003년 오사카와 2005년 카이로대회에서 57㎏급으로 거푸 제패한 데 이은 생애 네 번째 세계선수권 타이틀.지난해 결혼 뒤 국제대회에 처음 나타난 계순희는 여전히 날랜 모습으로 비교적 손쉽게 우승, 베이징올림픽과 2009년 세계선수권 5번째 우승 전망도 밝게 했다. 그러나 기대를 모은 남자 66㎏급의 방귀만(24·KRA)은 3회전에서 안드레아 미테르펠너(오스트리아)에 어깨로메치기로 한판을 내줘 탈락했다.임병선기자bsnim@seoul.co.kr
  • 제1회 충무로국제영화제(CHIFFS)-‘야동순재’ 40년전 모습에 신나고

    제1회 충무로국제영화제(CHIFFS)-‘야동순재’ 40년전 모습에 신나고

    시트콤 ‘거침없이 하이킥’에서 ‘야동 순재’로 웃음을 안겨준 이순재의 격정멜로. 사극 ‘주몽’의 ‘모팔모’로 40년만에 처음으로 팬미팅을 열 만큼 인기를 얻은 이계인이 나오는 청춘영화. 새달 25일 첫발을 내딛는 충무로국제영화제(CHIFFS)의 차림표에는 다른 영화제에서 맛보지 못한 재미를 선사할 영화들이 가득하다. 한국 영화의 메카 충무로의 옛 영광을 재현하고자 마련된 이번 영화제의 키워드는 ‘발견·복원·창조’. 신작 중심의 여타 영화제와 차별성을 강조하기 위해 국내외 고전 영화들을 대거 소개한다. 10가지의 다채로운 섹션 가운데 가장 시선을 붙드는 섹션은 ‘한국영화 추억전 #7’.1957년부터 1987년까지 제작 연도가 7로 끝나는 작품 17편을 엄선했다. 이 중 유현목 감독의 1967년작 ‘막차로 온 손님들’은 젊은 시절 이순재의 선 굵은 연기를 볼 수 있는 영화다. 문희, 남정임 등 당대 인기 여배우들 사이에서 시한부 삶과 사랑으로 갈등하는 남자 동민으로 나온다. ‘모팔모’ 이계인의 젊은 날은 송영수 감독의 1977년작 ‘나비소녀’에 담겨 있다. 시한부 여주인공이 나오는 ‘라스트 콘서트’와 비슷한 청춘영화로, 당시 하이틴 스타였던 김정훈, 이승현이 주연이 아니라 특별 출연한 탓인지 흥행에서는 쓴맛을 봤다. 가수 이미자가 첫 장면에 등장해 “이 영화는 내 얘기”라며 노래 한 곡 뽑은 뒤 본 영화가 시작되는 한형모 감독의 ‘엘레지의 여왕’도 마음을 동하게 만든다. 이밖에 신상옥 감독의 ‘이조잔영’, 김수용 감독의 ‘사격장의 아이들’, 김기영 감독의 ‘이어도’ 등이 우리 영화의 깊이를 가늠해 볼 수 있는 시간을 선사할 것이다. 추억의 만화영화 ‘태권동자 마루치 아라치’도 오랜만에 스크린 나들이에 나선다. 11월2일까지 9일간 32개국 150여편의 영화가 충무아트홀을 비롯해 대한, 중앙, 명보극장 등에서 관객과 만난다. 찰리 채플린 추모 30주기를 맞아 그의 대표작 5편과 그를 다룬 다큐멘터리가 공식초청 부문을 통해 소개되고,‘사운드 오브 뮤직’‘닥터 스트레인지러브’‘헨리 5세’ 등 추억의 명화에서부터 ‘트랑스’‘함께 있을 수 있다면’ 등 국내에 소개되지 않은 우수작들도 함께 상영된다. 영화에 대한 새로운 발견을 추구하는 CHIFFS가 고른 마스터스 섹션의 주인공은 낯선 거장 존 부어맨이다. 영국 출신으로 친구이자 명배우 리 마빈의 소개로 할리우드에 진출한 그는 ‘포인트 블랭크’‘엑스칼리버’‘제너럴’ 등 SF, 서사, 코미디 등 다양한 장르의 실험적 영화들을 만들어 왔다. 대표작 8편과 리 마빈에 관해 그가 만든 다큐멘터리 1편이 함께 선보인다.(02)2236-3407. 박상숙기자 alex@seoul.co.kr
  • 두남자의 ‘몸짓’ 가을 女心 유혹

    두남자의 ‘몸짓’ 가을 女心 유혹

    정동극장의 4번째 ‘아트프런티어 시리즈’ 주인공은 이정윤과 최문석. 두 사람은 15·16일 오후 4시 정동극장 무대에서 ‘짙어지는 몸짓을 만나다’라는 부제로 한국무용과 현대무용의 새 흐름을 보여준다. 국립무용단 대표 남성무용수 이정윤은 30대 나이에 들어선 자신의 모습과 고민을 담은 신작 ‘Escape’, 지난해 젊은 안무가 창작공연에서 최우수상을 받은 툇마루무용단원 최문석은 ‘Never say Never’로 관객들과 만난다. 이정윤의 ‘Escape’는 30대 무용수가 겪고 부닥치는 일상의 솔직한 단상들을 춤으로 옮긴 작품. 무용수이면서 안무자의 길에도 깊숙이 들어가있는 자신의 모습을 직접 안무한 몸짓으로 풀어낸다. 삶에 아등바등 매달려살면서 한편으론 어딘가 훌쩍 떠나버리고 싶은 이중적인 심경이 담겼다. 국립무용단 타악 뮤지션인 박재순이 무용수의 심경을 절박하게 표현한 북장단으로 분위기를 돋운다. 최문석의 ‘Never’는 어지러울 만큼 빠르게 엉켜 돌아가는 현대인의 삶 속에서 사라져가는 따뜻한 인간애를 다룬 무대. 최문석 안무로 최문석과 올해 동아무용콩쿠르 금상을 받은 전혁진과 정정아가 호흡을 맞춘다. 이와 함께 이정윤은 성춘향과 이몽룡의 이별 장면을 통해 남녀의 사랑을 전하는 ‘Soul mate 춘향’을, 최문석은 전쟁으로 헤어진 형제 이야기를 통해 이산가족 문제를 다룬 지난해 젊은 안무가 창작공연 최우수상 수상작 ‘두 개의 길 위에서’를 조금씩 보여준다.(02)751-1500. 김성호 문화전문기자 kimus@seoul.co.kr
  • 최인호 산문집 ‘꽃밭’

    최인호 산문집 ‘꽃밭’

    작가의 속살을 잘 벼린 칼로 저미면 거기에서는 어떤 색깔의 피가 배어날까. 또 그 피에서는 어떤 향기가 날까. 모를 일이지만 작가 최인호에게서는 혈관 속에서 자유롭게 뒤섞인 무지갯빛 피가 솟고, 그 피에서는 ‘남경(南京)사향’의 냄새가 풍길 것 같다. 꼭 그렇기야 할까만, 소설에서는 어지간한 감수성이 아니면 작가의 육취(肉臭)를 맡기가 쉽지 않다. 소설이라는 게 기본적으로 상상의 얼개로 풀어내는 가상의 이야기이기 때문이다. 그런 점에서 근작 최인호의 산문집 ‘꽃밭’(열림원 펴냄)은 그의 살냄새가 물씬한 노작들로 꾸며져 눈길을 끈다. 작가가 육친의 정을 느낀다는 화가 김점선의 사실적이면서 고졸한 밑그림과 함께. ●화가 김점선이 소박한 삽화 그려 우리 문단에서 최인호만큼 성(聖)과 속(俗)을 자유자재로 넘나든 이야기꾼도 흔치 않다. 언젠가는 신성의 속곳을 들추더니, 또 언젠가는 속물의 뱃구레를 걷어차 왕창 오물을 토하게 하는 식이다. 그는 자신의 무지갯빛 피 속에서 가장 순정한 색만 가려 책 이름을 ‘꽃밭’이라고 붙였겠지만 책이 오로지 순정만 담은 것은 아니다. 암 투병 중인 친구에게 보낸 편지에서는 ‘밤이 거의 새어 낮이 가까워 왔습니다. 그러니 어둠의 행실을 벗어버리고 빛의 갑옷을 입읍시다.’라며 성 아우구스티누스의 일화를 끌어다대더니 ‘한때 녀석과 나는 색줏집에서 만년필인가 시계인가를 맡기고 마실 줄도 모르는 술을 마신 후 할 줄도 모르는 뽀뽀를 끝내고 비내리는 툇마루에 앉아서 처마 끝에 떨어지는 낙숫물을 함께 물끄러미 바라본 적도 있었다.’며 저어한 고백까지도 주저하지 않는다. 잡스럽되 결코 추하지 않아서 인간적이고, 고고하되 낯설지 않아서 더 우뚝한 그의 문학세계가 글편에 오롯하게 담겨 있다. ●극우파 이시하라에 “자폐의 창호지를 찢어라” 일갈 흔히 최인호를 일러 힘겨운 세상 일에서 한 걸음 비켜선 작가라고들 말한다. 정말 그럴까.‘Yes라고 말할 수 있는 용기’편에서 그는 일본 문단의 기린아였으면서 극우 정치인인 도쿄도지사 이시하라 신타로를 향해 “이제는 자폐의 창호지를 찢고 한마디하시라.”고 일갈한다. “한국은 일본으로 인해 깊은 상처를 입었습니다. 한국은 귀하가 쓴 소설 ‘완전한 유희’에 나오는 정신병에 걸린 여인처럼 집단적으로 윤간을 당했습니다. 또한 36년간이나 일본의 군국주의에 귀하의 소설 ‘처형실’에 나오는 남자주인공처럼 집단 린치를 당하고 말과 이름을 뺏기고 꽃다운 처녀들은 정신대란 이름으로 창녀가 되었습니다. 그러나 더욱 견딜 수 없는 것은 8·15광복으로 해방은 되었으나 남북으로 나뉘어 아직까지 이 지구상에 유일한 분단국가가 되었다는 사실입니다. 일본이 패전하였다면 일본이 마땅히 독일처럼 두개의 국가로 나뉘어야지 어째서 당사국이 아닌 한국이 두개의 분단국으로 나뉘어야 했던가요.” ●‘선정적 방송´ 신랄하게 비판 조선 세종연간에 살았던 유생 최한경의 ‘반중일기’에 실렸으되,‘꽃밭에 앉아서 꽃잎을 보네. 고운 임은 어디에서 왔을까. 아름다운 꽃이여. 이렇게 좋은 날에, 이렇게 좋은 날에….’라는, 우리에게 익숙한 노랫말의 연원을 훑는 그의 산문정신은 동서와 고금을 가르지 않는다. 파격은 여기에서 그치지 않는다.‘TV를 켤 것인가 말 것인가, 그것이 문제로다’에서는 무차별적 선정주의로 치닫는 요즘 방송의 문제를 신랄하게 비판하고 있는가 하면,‘전 대우그룹 회장 김우중씨가 제일이고 그 다음이 나’라며 음식을 빨리 먹는 식습관까지 낱낱이 털어놓고 있다. 확실히 그는 자유로운 영혼을 가졌다.‘공산주의여, 제국주의여, 체제여, 반체제여, 전라도여, 경상도여, 이승만이여, 박정희여, 김일성이여, 빨갱이여, 볼셰비키여, 양키즘이여,38선이여, 핵폭탄이여, 이제 그만 가라.’고 그는 말한다. 정말이다. 심재억기자 jeshim@seoul.co.kr
  • 판소리 춘향전 창극으로 본다

    판소리 춘향전 창극으로 본다

    ‘2007 전주세계소리축제(www.sorifestival.com)’가 10월6∼14일 한국소리문화의전당과 전주시내 일대에서 열린다. 개막공연은 창극 ‘대춘향전’으로 6일 4시 전북도립국악원예술단이 영원한 사랑의 테마 ‘춘향전’을 창극으로 재탄생시킨다. 이번 축제에서 특히 주목할 만한 것은 판소리.‘춘향가’를 청년부, 장년부, 명창부로 나눠 공연하는 무대를 마련해 여러 소리 유파의 특징을 한번에 비교, 감상할 수 있도록 했다. 이 시대 최고의 명창들이 다섯바탕 판소리를 온전하게 담아내는 무대도 마련된다. 흥보가는 임향님, 적벽가는 전인삼, 심청가는 정순임, 수궁가는 김영자, 춘향가는 이순단이 부른다. 고 김연수 명창의 탄생 100주년을 맞아 그의 업적을 제자들과 함께 재조명하는 공연은 10월6일 오후 3시 연지홀에서 진행된다. 판소리에 대한 젊은이들의 관심을 끌어모으기 위한 무대도 대거 마련됐다. 퓨전실내악단의 연주를 바탕으로 춤꾼과 소리꾼이 함께하는 ‘창락무극’이 10월7일 오후 3시 공연된다. 판소리 합창단과 널마루무용단이 함께 춘향을 아름다운 우리춤으로 재탄생시킨 무대 ‘춤추는 춘향’도 10월8일 관객을 찾는다. 개그판소리 ‘오광대 웃다’와 춘향가의 ‘사랑가’ 대목을 비트박스와 랩으로 표현한 젊은 판소리 무대도 선보일 예정이다. 인도 전통무용인 카탁 댄스단과 더불어 멕시코, 독일, 베트남, 러시아, 몽골 등의 전통·현대음악도 소개된다.(063)287-6541. 윤창수기자 geo@seoul.co.kr
  • 후쿠다 대세론 ‘후끈’

    |도쿄 박홍기특파원|오는 23일 ‘포스트 아베’를 뽑는 일본 자민당 총재 선거에서 후쿠다 야스오(71) 전 관방장관의 선출이 유력시되고 있다. 아소 다로(66) 간사장이 주도하는 ‘아소파’를 뺀 자민당 8개 계파 모두가 후쿠다 전 장관을 지지하고 나섰다. 자민당은 14일 총재 선거를 고시했다. 이로써 선거전은 아베 신조 총리의 노선 탈피를 기대하는 파벌로부터 고른 지지를 이끌어내며 급부상한 후쿠다 전 장관과 초반의 대세론에 불을 붙여 반전을 노리는 아소 간사장의 한판 승부로 치닫고 있다. 후쿠다 전 장관은 이날 저녁 기자들을 만나 “개혁은 계속해 나가야 한다. 고이즈미 준이치로 전 총리가 추진한 구조개혁의 방향은 옳다.”고 밝힌 뒤 15일 출마 회견을 갖기로 했다. 최대 파벌인 마치무라파 소속인 후쿠다 전 장관은 고가, 야마사키, 다니가키, 쓰시마 등 각 파벌로부터 지지를 받고 있다. 심지어 계파에 속하지 않은 의원들에게 결정적인 영향을 미칠 고이즈미 전 총리도 후쿠다 전 장관에 대한 지지 의사를 내비쳤다. 후쿠다 전 장관은 아소 간사장이 아베 신조 총리의 실정 책임으로부터 자유롭지 못하다는 비판적 시각 속에서 뜨고 있다. 후쿠다 전 장관은 1976∼78년 총리를 지낸 후쿠다 다케오의 장남이다. 와세다대 출신으로 마루젠 석유회사에 다니다 40세 때 부친의 비서를 시작으로 정치에 입문했다. 후쿠다 전 장관이 총리에 선출되면 일본 최초의 ‘부자(父子) 총리’로 기록된다. 고이즈미 총리 시절 3년반 동안 관방장관을 역임하다 2004년 5월 연금 미납 문제가 드러나 사임했다. 특히 대북 관계에서는 ‘비둘기파’ 쪽에 속했다. 중국과는 상당히 우호적인 관계로 맺고 있다. 한순간에 수세로 몰린 아소 간사장은 이날 “여기서 그만두면 또 파벌간의 담합으로 총리가 결정된다.”면서 “최후까지 당원, 국민에게 정책을 제시해 당당하게 싸우겠다.”고 출마를 선언했다. 아소 간사장은 16명의 자기 계파 의원들을 기반으로 지난해 아베 총리를 지지했던 의원들, 중견 소장파 의원, 당원 등과 개별적으로 접촉하면서 기반을 넓혀나갈 방침이다.hkpark@seoul.co.kr
  • [한가위 선물] 농협중앙회 - 햄부터 홍삼까지 국산이라 좋아요

    [한가위 선물] 농협중앙회 - 햄부터 홍삼까지 국산이라 좋아요

    “한가위 선물은 100% 국산으로 하세요.” 농협중앙회는 국산 농산물로 직접 만든 다양한 한가위 선물세트를 선보였다. 농협목우촌(1588-1659,shoppping.nonghyup.com)에서는 순수 국내산 돈육으로 만든 ‘목우촌햄’선물세트를 판매한다. 도축에서 가공·판매까지 전 과정에 걸쳐 ‘HACCP인증’을 획득한 위생시설을 갖춘 공장에서 제조된다. 정통 한우세트 4종, 수제 햄세트 8종, 햄세트 2종, 캔세트 18종, 냉동선물세트 10종 등 총 42종이 있다.1만원부터 21만원까지 가격도 다양하다. 고품격 선물로는 농협홍삼 ‘한삼인(080-346-3434,www.nkgc.co.kr)’을 추천할 만하다.‘홍삼정골드’,‘홍삼순액’,‘홍삼진액마일드’,‘홍삼성분캅셀’,‘홍삼정차’ 등 다양한 제품이 있다. 가격대도 3만원에서 15만원대까지로 선택의 폭이 넓다. 특히 ‘6년근 홍삼순액’은 엄선된 6년근 홍삼만을 저온추출법으로 정성껏 달여 홍삼의 고유한 맛을 그대로 살린 제품으로, 추석 선물로 가장 인기가 많다. 추석 선물의 대표주자인 과일선물은 농협 ‘아침마루’가 제격이다. 순수 국내산 친환경 농산물 중에서도 당도, 크기 등 엄격한 기준으로 선별된 과일만 사용해 선물용으로 최고 인기다. 농협 ‘아름찬(031-738-9436)’ 참기름·들기름세트는 특히 주부들에게 사랑받는 선물이다.3만∼4만원대로 가까운 이웃 선물에 그만이다.
  • 김대은 평행봉 ‘금빛연기’

    김대은 평행봉 ‘금빛연기’

    ‘한국 체조 간판’ 김대은(23·전남도청)이 8년 만에 한국에 세계기계체조선수권 금메달을 안기며 2008년 베이징올림픽 메달 전망을 밝혔다. 김대은은 9일 밤 독일 슈투트가르트 한스 마틴 슐라이어 할레에서 열린 대회 남자 개인 평행봉 결선에서 16.250점을 얻어 미트야 페트코프섹(슬로바키아)과 함께 공동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체조 황제’ 양웨이(중국)의 대회 3관왕(단체전·개인종합·평행봉) 2연패를 저지한 것이라 더욱 빛났다. 한국이 이 대회에서 금메달을 딴 것은 지난 1999년 중국 대회에서 현 남자 대표팀 사령탑 이주형 감독이 평행봉 금메달을 따낸 뒤 8년 만이다. 김대은은 유옥렬(1991·1992년 도마 1위)과 이주형에 이어 세계선수권 정상에 선 세 번째 한국 선수로 이름을 남기게 됐다. 한국의 통산 8번째 메달. 특히 김대은은 이번 대회를 통해 개인 종합에서 역대 한국 최고 성적인 5위에 오른 데 이어 금메달까지 따내 한국 체조 사상 첫 올림픽 금메달을 기대케 했다. 앞서 예선에서 16.025점을 받아 7위로 8명이 겨루는 결선에 턱걸이한 김대은은 이날 6번째 주자로 나와 봉 사이를 유연하게 넘나들며 매끄러운 연기를 뽐내 상큼한 역전극을 펼쳤다. 반면 마지막 주자로 나선 양웨이는 연기 시작과 동시에 균형을 잃어 감점을 받는 등 6위(15.900점)로 떨어졌다. 김대은은 2004년 아테네올림픽 개인종합에서 깜짝 은메달을 따내며 무명에서 벗어난 대기만성 스타. 당시 오심 파문으로 동메달에 그친 선배 양태영(27·포스코건설)과 함께 한국 간판으로 자리잡았다. 지난해 초 발뒤꿈치 부상 등으로 슬럼프에 빠지기도 했으나 연말 도하아시안게임에서 부상을 당한 양태영 대신 평행봉에 올라 금메달을 따내 화려하게 부활했다. 마루운동-안마-링-도마-평행봉-철봉 등 6종목을 모두 소화할 수 있는 전천후 선수인 김대은은 올초 한국체대를 졸업한 뒤 전남도청에 둥지를 틀며 1억 4000만원을 받아 국내 체조선수 사상 최고 몸값을 기록하기도 했다. 김대은은 “취약한 링과 철봉 등을 보완해 내년 올림픽에서 개인 종합 메달도 노리고 단체전에서도 좋은 성적을 낼 수 있도록 힘을 보태고 싶다.”고 기뻐했다. 김동민 대한체조협회 전무는 “대은이는 성격이 차분하고 집중력이 좋다. 또 무서운 집념을 소유하고 있어 내년 올림픽에서도 기대를 걸어도 좋을 것”이라고 말했다. 지난해 덴마크 대회에서 도미타 히로유키(일본)와 평행봉 공동 은메달을 따냈던 유원철(23·포스코건설)은 예선 2위로 결선에 올랐으나 4위(15.975점)에 그쳐 2회 연속 입상에 실패했다. 앞서 홍수정이 여자 도마에서 은메달을 따냈던 북한은 남자 도마 결선에서 리세광이 16.387점으로 동메달을 목에 걸었다. 함께 출전한 리종성은 4위(16.362점). 홍지민기자 icarus@seoul.co.kr
  • ‘펄펄 난’ 한국남자 단체전 5위

    한국 남자체조가 제40회 세계 기계체조선수권대회 단체전에서 5위를 차지했다. 이주형 감독이 이끄는 대표팀은 7일 새벽 독일 남부 바덴-뷔르템베르크주 슈투트가르트 한스 마틴 슐라이어 할레에서 끝난 남자 단체전 결선에서 마루운동-안마-링-도마-평행봉-철봉 6개 종목 합산 결과 269.950점을 획득, 중국(281.900점) 일본(277.025점) 독일(273.525점) 미국(272.275점)의 뒤를 이어 5위를 차지했다. 이는 2004년 아테네올림픽에서 거둔 국제대회 사상 최고 성적인 4위에는 못 미치나 세계선수권대회만 놓고 보면 1999년 중국 톈진 대회에서 거둔 역대 최고 성적과 같다. 8개국이 겨루는 단체전 결선은 한 종목에 팀당 3명밖에 출전할 수 없기에 한 번의 실수가 곧바로 치명타로 연결되는 경기.24개국이 치른 예선에서 막차로 결선에 오른 대표팀은 7위 스페인과 한 조가 돼 도마부터 차례로 연기를 펼쳤다. 강세 종목 평행봉과 철봉, 마루운동, 링을 거치면서 중국, 일본, 독일에 이어 4위를 달려 잠시 역대 최고 성적에 대한 기대감에 부풀었지만 취약종목인 링에서 42.625점에 그쳐 아쉽게 결과가 뒤집히고 말았다. 3년 전 올림픽에서 개인 종합 동메달을 목에 걸었던 대표팀 맏형 양태영(포스코건설)은 한국 선수 중 유일하게 6종목에 모두 나서 안정된 연기로 한국이 8년 만에 5위에 오르는 데 큰 구실을 했다. 1년 전 덴마크 세계선수권대회에서 예선 11위에 그치며 결선조차 나가지 못했던 한국은 이번 대회에서 메달 가시권인 5위까지 급상승, 내년 베이징올림픽 메달 전망에 청신호를 켰다.연합뉴스
  • 경북 안동 병산서원 가는 길

    경북 안동 병산서원 가는 길

    존구자명(存久自明), 존재란 오래되면 스스로 밝아지는 법. 길이 그렇다. 오래된 길일수록 질박한 우리네 삶을 고스란히 받아내며 자신과 주변을 밝고 아름답게 변모시켜 왔다. 요즘은 어떤가. 길을 빠르고 편리하게 이동하기 위한 수단으로만 보고 있지는 않는가. 온통 덮어 씌우고 밀어버리는 것을 능사로 아는 시대에 아직도 흙먼지 폴폴 날리는 옛길이 남아 있다는 것이 여간 반갑고 고맙지 않다. 이젠 제법 입소문이 난 경북 안동의 병산서원 가는 옛길. 자체로도 더할 나위 없이 아름답지만, 포장도로로 만들려는 시도를 막아낸 것이 안동 시민들이었기에 더욱 뜻깊은 옛길이다. 글 사진 안동 손원천 기자 angler@seoul.co.kr ●재잘대던 유생들은 간데없고… 옛길의 정취를 호젓하게 느끼고 싶다면 무엇보다 하회마을과 갈라지는 삼거리 주차장에 차를 버려둘 일이다. 하회마을 삼거리에서 시작되는 병산서원 가는 길은 흙먼지 폴폴 나는 비포장 10리(4㎞)길. 버스는커녕 승용차 두 대가 겨우 비켜갈 만큼 좁은 산길이다. 진작 이 길의 아름다움을 간파한 유홍준 문화재청장은 저서 ‘나의 문화유산 답사기’에서 ‘반드시 발품 팔아 걸어보아야 할 길’이라 상찬하기도 했다. 병산서원 가는 길엔 낙동강이 동행하며 아름다움을 더해 준다. 한걸음에 상큼한 산들바람이 코를 간지럽히고, 또 한걸음엔 강바람이 폐부를 씻어낸다. 어느덧 계절의 끝자락. 가을 냄새 머금은 오후 햇살이 숲과 강과 길에 걸터앉아 있다. 들꽃들이 전하는 옛 이야기를 들으며 가만가만 발걸음을 옮기다 보면 인적 드문 산길도 적적하지 않다. 높다란 포플러 나무가 우람한 체구를 자랑하는 고갯마루에 멈춰 섰다. 양반걸음으로 유장하게 흘러가는 낙동강 너머로 넉넉하고 평화로운 안동 들녘이 펼쳐졌다. 휘돌아 가는 길 너머로 자연스레 예전 풍경이 오버랩된다. 책 몇권 움켜쥔 유생들이 짐짓 점잔 빼며 팔자걸음 걷고, 여름내 물가에서 살갗을 태운 꾀죄죄한 몰골의 개구쟁이 꼬마들이 뒤를 잇는다. 불꺼진 곰방대 입에 문 촌로는 우마차를 채근하고, 밭고랑 사이에서 길게 허리 펴며 일어선 아낙네는 두손방망이질로 고단했던 무릎을 다독거린다. 아마도 산자락 나무 뒤에는 지나는 유생들을 훔쳐보며 한숨 쉬던 시골처녀도 있었을 게다. 이제 산자락 하나 돌면 병산서원. 길과 강을 가르는 밭을 지나 강변으로 내려섰다. 길다란 모래톱이 병산서원까지 이어졌다. 모래위에 발자국을 남기며 걷는 맛이 각별하다. 사각거리며 걷는 동안 예전 사람과 동행하는 듯한 환상에도 젖어 본다. 곁을 스치는 백로의 날갯짓에 눈떠 보면 유생들의 티없이 해맑은 얼굴이 파란 하늘에 맺힌다. ●안동의 숨은 진주 병산서원 조선시대 5대 서원의 하나이자 우리나라에서 가장 아름다운 서원건축의 하나로 평가받는 곳. 고려 때부터 내려오던 풍산 류씨 문중의 교육기관인 풍악서당을 서애 류성룡의 뜻에 따라 1572년 옮겨 지었다. 산비탈에 가지런하게 세워진 서원의 풍모에서 세월이 빚어낸 장엄함이 느껴진다. 서원의 정문인 복례문(復禮門)을 지나면 만대루가 눈을 사로잡는다.200명이 앉을 수 있다는 너른 만대루에 오르면 굽이치는 낙동강과 병산 앞자락이 한눈에 들어온다. 여덟기둥 한칸 한칸은 그대로 병풍이 되고 풍경화가 된다. 여느 누각들과 달리 흔한 장식하나 없고, 나무에 칠도 하지 않았건만 어찌 이리 아름다울까.‘조선 서원 건축의 백미’란 평이 허언이 아님을 절감케 하는 장면. 만대루 기둥에 등대고 앉아 가슴 한자락 내려놓았다. 어디가 건물이고 어디가 자연인가. 병산서원 hahoe2.andong.com,054)853-2172. 지킴이 류시석 011-540-2172. ●가는 길 중앙고속도로 서안동나들목→국도 34호 예천방향→916번 지방도 풍천방향→5㎞ 직진→하회마을 진입로→효부리→좌회전→하회마을 삼거리→병산서원 ●먹거리 헛제삿밥은 안동 특유의 먹거리. 안동댐 월영교 앞 ‘맛 50년 헛제사밥’이 많이 알려져 있다.6000원,1만원.054)821-2944. 안동찜닭을 제대로 맛보려면 안동 구시장을 찾아야 한다.1마리 1만 8000선.4명이 먹어도 충분하다. 안동역 건너편 한우골목에서는 값싸고 질좋은 한우고기를 맛볼 수 있다.250g에 1만 4000원선. 안동관광정보센터(tour.andong.go.kr) 856-3013, 안동시 관광안내소 851-6397. ●2007안동국제탈춤페스티벌 국내외 탈춤단체들이 신명을 함께 느끼며, 문화적 교류를 꾀하는 탈춤인의 축제. 국내 중요문화재 지정 탈춤 13개가 공연되고, 세계 각국의 민속탈춤과 민속축제, 각종 부대행사 등이 열린다.28일∼10월7일. 탈춤공원, 하회마을 등 안동시내 일대. 안동민속축제도 이 기간 중 동시에 개최된다. 안동축제관광조직위원회 사무국 840-6398.
  • [Local] 울산 남구, 산책로 24㎞ 조성

    울산 남구는 4일 선암수변공원∼신선산∼울산대공원∼울산체육공원∼삼호산∼남산∼태화강을 잇는 모두 24㎞ 구간의 솔마루길 산책로 조성사업을 벌인다고 밝혔다. 남구는 이 가운데 1단계로 선암수변공원∼신선산 간 4㎞ 구간의 조성사업을 이달 말 5억 5400만원을 들여 착공,12월 초 완공할 예정이다.‘솔마루길’이란 소나무가 많은 산의 마루(정상)를 연결한 길이란 뜻의 순 우리말이다.
  • 누가 울어~ 교장(校長)과 여학생(女學生)과 교사(敎師)와

    누가 울어~ 교장(校長)과 여학생(女學生)과 교사(敎師)와

    학교에서 파면당한 여선생이 파면에 불복 소송, 급기야는 대법원에까지 올라가게 되어 화제가 되더니 똑같은 학교에서 파면당한 또 한분의 여교사도 소송을 제기 - 패소와 승소로 엎치락 뒤치락하고 있는데 이러한 일련의 파면조치뒤엔 교장선생과 제자의 「스캔들」이 있다는게 이 여선생님들의 주장. 파면불복 승소한 두선생 “교장이 스캔들 숨기려고” 68년 11월 26일. 서울D여고 교장 이운하(李雲夏)씨(67·가명)는 국어담당여교사 강(姜)모씨(45)를 「파면」 했다. 강교사는 이에 불복, 69년 초 서울지법에 「면직처분 무효확인 청구소송」과 「면직처분 효력정지 가처분신청」을 내어 승소했다. 이교장은 『파면됐으면 순순히 물러나야 할게 아니냐』는 생각으로 즉시 불복항소했지만 역시 패소, 대법원에 까지 밀고 올라갔다. 70년 대법원은 이를 다시 고법에 환송, 지금껏 계류중에 있고 강교사는 학교에 계속 나오고 있으나 월급을 받지 못하고 있다. 강교사가 파면당한 이유는 68년 2월에서 3월 사이 여러차례 벌어진 학생들의 「데모」사건에 개입, 학생들을 선동했다는 것. 또 화학교사인 13년 장기근속자 손(孫)모여교사(40)가 68년 6월 초순께 파면당했다. 이유는 출근도 하지않고 도장을 사환에게 맡겨 출근부에 찍게 했으며, K대학 부도사건에 관련, 스승으로서의 자격을 잃었다는 것. 그러나 손교사는 한 시간도 빠뜨린 일이 없고, 징계위원회도 소집한 일 없이 즉흥적으로 파면처분한 것이라 주장, 69년 5월 지법에 소송을 제기했다. 70년 2월 1심에서 패소한 손씨는 2월 14일 고법에 항소, 70년 12월 18일 승소판결을 받았다. 『저나 강선생 뿐만이 아니고 많은 선생들이 뚜렷한 이유없이 파면당했읍니다. 현재 C국민학교에 간 서(徐)모교사, S여고에 간 박(朴)모교사, 서무실 근무의 백(白)모·정(鄭)모선생, 고등학교 한(韓)모교감이 모두 그만 두었어요』 손교사는 이렇게 많은 인원의 교사들이 전원 타의로 학교를 그만두게 된 것은 바로 모종의 「스캔들」때문이라고 주장한다. 문제의 「스캔들」사건은 지난해 연말 12월 24일께 표면화 되기 시작했다. D여고 이운하 교장의 양조카이며 동계여중의 교장인 이천승(李天昇)씨(가명·48)와 제자간에 얽힌 소문. 『70년12월24일 상오에 전화가 왔었어요. 이천승씨 부인인데 돈을 줄테니 만나자는 거예요. 그래서 동생들이 멋모르고 나갔는데, 종로(鍾路)서의 이(李)모형사가 「좀 갑시다」해서 끌려 갔대요. 3일동안이나 경찰서 보호실에 있었어요. 죄목은 「공갈협박죄」라는데 이상한건 잡아넣었으면 법원에 넘길 일이지 3일만에 되돌려 보낸건 뭐죠?』 학생때 몸버렸다는 제자 교장부인은 공갈로 고소 이 「스캔들」사건의 당사자인 양(梁)모여인(27·미혼)언니가 전하는 말이다. 그러나 이런 양모여인 언니의 주장과는 달리 경찰조서에서 나타난 사실은 사뭇 의외다. 즉 70년12월24일 종로서 형사과는 이교장부인의 고발로 양여인과 그 오빠를「공갈및공갈미수」혐의로 입건하고 검찰에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경찰조서에 따르면 양여인과 그 오빠는 지난 8년간 모두 1백만원의 돈을 이교장으로부터 받아 썼으며 다시 이교장과의 관계를 청산한다는 조건으로 2백만원을 요구했다. 이교장쪽과 상의한 결과 이 금액은 1백만원으로 합의를 보았는데 이교장쪽이 미처 1백만원의 돈을 만들지 못하고 50만원만 준비, 그러자 양여인쪽은 1백만원을 채워줄 것을 요구하고 50만원마저 받지않아 공갈미수의 혐의를 받게된 것. 한편 검찰에 청구한 구속영장은 ①사건원인발생기간이 너무 오래 경과되었고(62년부터) ②양여인이 처녀의 몸이란 이유로 기각, 이 사건은 불구속입건된채 현재 종로서에서 수사를 계속중. 양여인은 이천승 교장과의 간통사실에 대해서 「사실증명서」를 통해 다음과 같이 주장한다. (이 「사실증명서」는 잇따른 교사파면 사건과 이교장의 추문의 진상을 규명하기 위해 동교출신 동창생들이 모여 양여인과 직접 면담, 본인의 자필로 된 고백서를 받아둔 것이라함. 날짜는 미상, 양여인의 지장이 찍혀있다) 『저는 학생시절에 방송실에서 선생님한테 처녀성을 뺏겼읍니다. 야간수업이 끝날 무렵 교실에서도 또 교장실에서도 또 강당에서도 그리고 D동 목욕탕에서도 그랬고 중국집 M마루에 가서도 여러번 그랬읍니다. 학생시절에 제가 뭘 압니까? 저는 제몸이 이렇게 됐으니까 먹고 살기 위해서 돈을 달라고 그랬읍니다. 이천승이라는 분이 나를 괴롭힌 그 죄를 어떻게 씻을 수가 있겠읍니까』 “당했다” “당하지 않았다” 는 자백서 두가지 당시 양여인은 고교 3년생으로 방송반에 있었다. 62년 전방위문을 가면서 양여인과 당시 교감이던 이씨의 관계는 막을 열었던 것으로 돼있다. 학교를 졸업한 양여인은 생활수단으로 이교장으로 부터 돈을 얻어쓰기 시작했다고 한다. 『치사하지만 돈받은 액수를 생각나는대로 기입하겠읍니다. 4월4일(연도는 명시하지 않음) 8만원, 자기집 방에서 부인으로부터 5만원, 2만원은 5월께에 주고, 나머지 3만원은 결혼청첩장을 보고 확인을 한 다음에 준다고하여 청첩장(주(註)=가짜로 찍은 것으로 추측됨)에는 언니의 지장을 받고 3만원을 주었읍니다』 이 사건의 가장 걸작은 이천승교장쪽에 추행당하지 않았다는 양여인의 자백서와 녹음 「테이프」가 있다는 것이다. 『부인이 나한테 전화로 자기집에 오라고 해서 갔더니 이씨가 나를 강간하지 않았다고 쓰라고 해서 서면으로 썼읍니다. 그것을 교장선생님한테 갖다 드렸다고 하더군요』 그리고 양여인이 두사람의 관계를 부인하는 녹음이 교장실에 비치되어 있다는 것. 녹음할 당시 이씨쪽으로부터 20만원을 받았다는 양여인쪽의 주장이다. 한편 문제의 녹음 「테이프」에 관해 본인인 이교장의 해명을 요구했으나 연3일간에 걸친 면담요구에 이교장은 무슨 까닭인지 계속 회피했으며 녹음 「테이프」의 제시도 거절했다. 이씨를 대신해 기자와 만난 동교서무실장은 녹음 「테이프」의 유무(有無)를 시인도 부인도 하지 않았으며 제시요구에 『이교장과 직접 만나보라』며 회피. 작년 12월 24일, 양여인과 그의 오빠가 갑작스럽게 종로서에 구속된 것은 바로 이러한 8년에 걸친 거래관계가 깔려 있었던 것. 양여인쪽의 「금전요구」와 때로는 『악착같이 교장선생님과 살아 보겠다』는 끈덕진 압력에 못이겨 이씨의 부인이 「공갈협박」혐의로 고소하기에 이르렀다는 것이다. 이러한 치사한 「사제지간」의 소문은 양여인이 학교를 찾아 갈 때마다 더욱 번져갔다. 서모교사는 양여인의 고백을 들었고 박모선생 역시 같은 「케이스」. 서무실 근무자들은 울며불며 포악하는 양여인을 달래다가 소문의 내막을 알게 됐던 것. 이러한 소문은 자꾸 퍼지는 법. 교장쪽의 입장도 짐작할만하다. 한편 양여인쪽은 혼인을 빙자한 간음죄로 곧 이씨를 사직당국에 고발할 예정. 교장선생쪽은 「공갈협박」혐의로 이에 맞설것이 예상되어 어떻게 시시비비가 가려 질지는 모르지만 만일 파면당한 여선생의 주장처럼 교장선생의 비행을 감추기 위해 무고한 교사들을 파면했다면 결코 감추어 두거나 덮어두어야 할 일은 아니다. <식(植)> [선데이서울 71년 1월17일호 제4권 2호 통권 제 119호]
  • 8월 29일 방영된 압구정 ‘해마루’

    8월 29일 방영된 압구정 ‘해마루’

    SBS 결정! 맛대맛 2007년 8월 29일 방영된 강남구 압구정동에 위치한 219회 맛집 ‘해마루’ 맛의 진수 대결메뉴인 ‘오징어돼지불고기’를 맛볼수 있는 곳@import'http://intranet.sharptravel.co.kr/INTRANET_COM/worldcup.css';
  • 8월 29일 방영된 압구정 ‘해마루’

    SBS 결정! 맛대맛 2007년 8월 29일 방영된 강남구 압구정동에 위치한 219회 맛집 ‘해마루’ 맛의 진수 대결메뉴인 ‘오징어돼지불고기’를 맛볼수 있는 곳
  • “술마시며 참여(參與)하니 아니 좋으냐”

    한 신출나기 술집이 요새 문단에서 유행하는 참여를 쳐들고 나왔다.「니나노」가락만 뽑을게 아니라 미술전람회도 열고, 국악발표회도 갖고, 민속자료전시회에서 시낭독회까지 열어보자는 별난「예술참여」. 주인사내 3명이 몽땅 33세 동갑 문화인인 이 신종「예술참여파」에「참여」해 봤더니-. 무료로 상설화랑 구실을 색다른 동양화누드 선뵈 술집에서 미술전람회를 갖겠다고 하니 아무래도「개발에 주석편자」격. 더더구나 상설화랑으로 제공하겠다는 포부이고 보면 듣는 쪽이 이상해질 정도이다. 「홀」에 5점의 판화, 방안에 14점의 동양화가 전시된「쪽샘」이 바로 문제의 술집. 출품작가는 화단의 중견작가들이 중심이 돼 있다. 국전에서 국회의장상을 수상한 박원서(朴元緖)씨를 비롯, 백양회 공모전 수상작가 김철성(金徹性)씨, 동아(東亞)판화「비에날레」대상 수상작가 김상유(金相游)씨, 한국미술 대상전 우수상의 송번수(宋繁樹)씨 등이 출품했고, 동양화의 신수회(新樹會)「멤버」인 나부영(羅富榮) 송수남(宋秀南) 서기원(徐基源) 오낭자(吳浪子) 오태학(吳泰鶴)·(국전특선), 이경수(李炅洙) 이덕환(李悳煥) 이용철(李容徹) 조평휘(趙平彙) 최재종(崔在宗) 홍용선(洪勇善) 제씨와 조각의 박석원(朴石元)씨, 판화의 서승원(徐承元)씨 등이 이번 전람회 출품작가. 10여평 남짓한「홀」에 정교한 솜씨의 판화들이 은은한 조명을 받으며 걸려 있다. 방은 모두 2개. 가운데 마루를 두고 마주보는 방으로 사방 벽에 동양화들이 전시되어 있다. 약간의 서양화풍으로「스케치」된 작품들이 있는가 하면 전통적인 산수화(山水畵)「스타일」에 의해 전원풍경이 묘사된 작품도 있다. 그중에서도 안방쪽의 내벽에 걸린 동양화「누드」한폭이 가장 이채. 동양화「누드」는 좀처럼 볼 수 없었던 것같다. 주로 옛날 기와조각에 새겨진 무늬를 소재로 삼았던 이경수씨(均明高교사)가 이번 전람회에「전례없는」취향의 작품을 내놔 이 방면의 동호인과 작가들에게 화제를 불러 일으켰다. 동양화에서 종래까지는 주로 전원풍경이라든가 4군자가 소재의 대상이 되어 왔으며, 근래에는 차차 구체적으로 움직이는 사물, 작업하는 사람들의 표정이 묘사되어 동양화 소재선택의 방향에 조그마한 변화에 모색이 있어 왔던건 사실. 동갑네 세친구가 손잡고 연주무대로 마루도 비워 그런데 이씨에 의해서「최초라면 최초라 할 수 있는」여인의 벌거벗은 육신이 대담하게 소재의 대상이 된 것이다. 미술평론가 김인환(金仁煥)씨는 이씨의 이러한 움직임에 대해서『이번 전람회의 값진 수확의 하나』라고 논평. 힘찬선과, 율동미가 넘쳐흐르는 완곡한 육체의 부분부분이 묘사된 작품『나부(裸婦)』를 하필이면 절절 끓는 안방에 걸어놨을까 하는 주객들의 엉큼한(?) 질문도 더러 있다. 『앞으로 상설화랑으로서의 면목을 갖추어 보려고 합니다. 화랑이라는 고정관념을 깨뜨리고 미술의 대중화를 꾀해보자는 소박한 의도입니다. 출품작가들이 나와서 얼큰히 취해 자기 작품을 해설할 수도 있고, 자유롭게 미술대담(美術對談)을 하게 할 작정입니다』 이「쪽샘」경영의「트로이카·시스팀」가운데 한 사람인 한상림(韓相霖)씨의 포부. 한씨는 미술과는 동떨어진 성악가로「예그린악단」단원이다. 술집에선 노래「서비스」로 남기(男 妓?) 노릇도 할 예정. 『정기적으로 국악 발표회를 갖는 한편 음악은 국악녹음「테이프」로 할 예정입니다. 24일에 가야금산조 연주회를 가졌고, 제야(除夜)에는 남사당(男寺黨) 놀이와 창(唱) 발표회를 열겠어요』 연주회 무대용으로 마루를 비웠다는 미술평론가이며 경영자의 한 사람인 김인환씨(홍익대(弘益大)강사)의 포부. 그런가하면 역시 경영자의 한사람인 강동영(姜東榮)씨(사업가)의 포부도엉뚱하다. 『안동(安東)과 경주(慶州)쪽에 사람을 보내서 민속자료를 채집중입니다. 가짜토기니하는 것 말고요. 우리 조상들이 사용하던 아주 사소한 생활용품들을 가져오게 했읍니다. 뿐만 아니라 시낭독회도 부정기적으로 열겠읍니다. 술 팔아서 장사하겠다고요? 물론 그 목적도 무시할 수는 없지만 그럴바에야「슈퍼·미니·스커트」입힌 아가씨들을 채용해서 쿵작작거리며 하는게 좋지 이게 다 뭡니까? 여자도 없어, 술이라곤 막걸리 단 한가지 뿐이고, 앉는 의자도 그냥 딱딱한 통나무, 장치는 싸리나무로 촌스럽게 엮어 놨으니 망하기 아주 십상이에요. 그러나 우리 모여 한번 고상한 얘기 나눠보자, 이겁니다』 “마시며 흐뭇하고 열띤 예술론 펴기 소원” 출품작가중의 한사람인 나부영씨는, 껄껄거리며 웃더니『우선 홀가분하게 마시니 좋고, 그림얘기며 문학얘기로 핏대올릴 생각하니 흐뭇하지 않습니까?』 하고 호사가(好事家)스러운 표정을 한다. 『우리 모두 33세에 동갑입니다. 사실은 10년이상 막역한 사이의 친구들이죠. 어느날 하루는 권커니 잣거니 하다가 문득 우리 조상들이 즐겨 마시던 술에 우리 조상들이 좋아했던 주막집식의 술집을 했으면 어떨까 하는「아이디어」가 나왔죠. 이로부터 얘기는 무르익어 강형이 자기의 집을 제공하기로 하고 막걸리 전문의 술집을 내서 화랑에다 공연장을 겸해서 문화의 광장이며 대화의 장소가 될 집을 마련하게 됐죠. 정작 이 집의 내막을 고증해보니 1백년 이상된 고옥(古屋)이라고 하더군요. 그래서 문화재 겸해 원형은 전혀 손질하지 않고 벽지만 새로 바르는 정도로 다듬었습니다. 남들이 장삿속이다 하고 비난해도 좋습니다. 아닌 말로 손님없어도 좋아요. 우리 셋이 모여 놀죠, 뭘』 태평스러운 표정의 한씨는 신바람난다는듯이「옥타브」를 높인다. 이 철저하게 한국적인「쪽샘」의 한국적인 요소를 찾아 보면 안동지방에서 수집한 12개 개다리소반상, 서울교외 퇴계원의 어느 독공장에서 구워낸 질그릇,「피아노」재목으로 쓰인다는 오대산(五臺山) 심산유곡에서 날라온 복작나무「테이블」, 안방의 출입문이 이조시대 중인(中人) 가정에서 통용했던「들어 올리는」들문이라는 점등이다. 「쪽샘」이라는 명칭도 경주교외의 어느 마을 이름인데「주막들이 몰려있는 곳」이라는 뜻. 주로 법주(法酒)를 만들어 내는 곳이라고. 앞으로 개인 전람회를 갖고싶은 작가에게는 언제나 무료로 개방하겠다는 주인들의 선언. [선데이서울 71년 신년특대호 제4권 1호 통권 제 118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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