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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탱크 “5년 더”

    탱크 “5년 더”

    미프로골프(PGA) 투어에서 8차례나 우승컵을 들어 올린 최경주(42·SK텔레콤). ‘탱크’라는 별명이 붙은 건 목표를 향해 거침없이 돌진하는 근성 때문이다. 그런 그가 투어 시즌을 모두 마감하고 한국 무대를 찾은 자리에서 “앞으로 적어도 5년 동안은 끄떡없이 선수 생활을 하겠다.”고 선언했다. 자신의 이름을 걸고 경기 여주 해슬리의 나인브리지골프장에서 막을 올리는 CJ인비테이셔널 골프대회(총상금 75만 달러·우승 상금 11만 8875달러)에 참가하기 위해 지난 25일 밤 귀국한 최경주는 27일 기자회견에서 “음식, 체력, 연습량을 잘 조절하면 앞으로 5년 이상 선수생활이 가능하다고 생각한다.”면서 “PGA 투어에서 10승을 채우기 위해 노력하겠지만 못하더라도 실망하지 않겠다.”고 말했다. “40대 중반을 바라보는 나이지만 결코 은퇴 따위를 생각해 본 적은 없다.”고 강조했다. 그는 “차와 로봇은 부속만 잘 갈아주고 관리만 잘 하면 20~30년 간다고 하는데 사람은 다르더라. 공이 예전보다 마음먹은 대로 안 나가는 걸 보니 내가 정말 나이를 먹긴 먹었나 보다, 생각할 때가 있다.”며 “그런데 투어에서 거뜬히 뛰고 있는, 나보다 나이가 많은 외국 선수들을 보면 그런 생각이 싹 가신다. 지금 내 문제가 뭔지를 잘 알기 때문에 앞으로 5년은 거뜬할 것으로 자신한다. 지금 난 끝나 가는 게 아니고 다시 시작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올해 경기가 잘 풀리지 않아 퍼터도 여러 차례 바꿨다는 최경주는 “선수 생활을 하면서 많은 변화를 시도해 봤지만 그래도 옛것이 가장 좋더라.”며 좌중을 웃긴 뒤 “가장 좋았을 때의 감각을 기억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것을 최근 깨달았다.”고 말했다. 지난해 첫 대회에서 ‘휴대전화 맡기기’ 캠페인을 펼친 최경주는 “이번 대회는 담배연기, 담배꽁초 없는 대회로 만들겠다.”고 약속했다. “나도 하루에 담배 세 갑을 피우다 금연한 지 12년이 넘었다.”는 최경주는 “2003년 마스터스 대회에 출전했다가 코스에 담배 피우는 사람들이 하나도 없는 데 놀랐다. 담배를 피우는 이들이 안 피우는 사람을 배려하는 마음을 가졌으면 좋겠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골프장 페어웨이는 집으로 치면 장판을 깐 마루나 다름없다. 물론 강제하는 건 아니지만 금연 문화를 자발적으로 유도해 ‘이 대회는 뭔가 다르다’는 평가를 받고 싶다.”고 덧붙였다. 디펜딩 챔피언 최경주를 비롯해 벤 커티스(미국), 노승열(21·타이틀리스트) 등 120명이 출전한다. 최병규기자 cbk91065@seoul.co.kr
  • [2012 대선후보 심층분석] 문재인의 측근 (하)15人의 이력

    [2012 대선후보 심층분석] 문재인의 측근 (하)15人의 이력

    참여정부 시절 고(故) 노무현 전 대통령의 ‘386 참모진’에 대한 평가는 ‘극과 극’이다. 당시 핵심참모들이 인사에서 전권을 행사했다는 의혹에 대해 당내 친노(친노무현) 인사들은 “대통령과 오랜 친분관계를 유지하다보니 신뢰관계가 형성되는 것이 당연한 것 아니냐.”고 항변한다. 반면 비노(비노무현) 측은 “막후 실세의 전횡”이라고 비판한다. 이처럼 호된 평가를 받는 당사자들이 문재인 민주통합당 대선후보의 핵심 측근으로 다시 정치 전면에 나섰다. 문 후보의 핵심 측근 15명은 40~50대가 주축을 이룬다. 50대가 8명, 40대가 5명으로 대부분을 차지한다. 아직 두드러진 외부 영입인사는 극소수다. 50대 가운데는 1953년생 문 후보와 동갑내기들이 눈에 띈다. 최근 캠프에 합류한 정동영 남북경제연합위원장, 이목희 기획본부장 등이다. 그러나 대체로 문 후보보다 나이가 젊은 인사들이 많다. 출신 지역을 살펴보면 민주당 텃밭인 전남·북 인사가 4명으로 가장 많았다. 문 후보와 동향인 부산·경남 출신도 3명이 포진해 있다. 좋게 해석하면 영·호남을 골고루 아우르고 있지만, 지연(地緣)과 당의 울타리를 크게 뛰어넘지 못한 인사로도 읽힌다. ●지연·당의 울타리 넘지 못해 ‘한계’ 문 후보는 초반 대선기획단 인사에서 ‘친노’ 계열을 전면 배치하지 않으려 의도적으로 애썼다. 친노를 극복해야 대선에서 승리할 수 있다는 세간의 시선을 의식한 결정이었다. 문 후보에게 친노는 그야말로 트라우마로 여겨질 만큼 스트레스가 됐다는 후문이다. 고심 끝에 문 후보는 친노 대신 고(故) 김근태(GT) 상임고문 계열인 민주평화국민연대(민평련) 출신 인사를 요직에 배치했다. 문 후보는 이를 ‘용광로선대위’로 가는 길로 봤다. 문 후보는 우선 대선 후보 확정 이후 비서실장을 윤후덕 의원에서 민평련 사무총장 출신 노영민 의원으로 교체했다. 노무현 전 대통령비서실 정책조정비서관 출신인 윤 의원이 친노로 분류된 까닭이다. 캠프의 ‘두뇌’라고 할 수 있는 기획본부장에는 민평련 출신 이목희 의원을 배치했고, 캠프 살림살이를 총괄하는 총무본부장 자리도 민평련 출신인 우원식 의원에게 맡겼다. 캠프의 ‘입’인 대변인에도 민평련 출신의 진성준 의원을 기용했다. 캠프 핵심 트로이카가 비노 인사로 채워진 것이다. 게다가 17대 대선 후보이자 비노 진영의 상징적 인물인 정동영 상임고문까지 대북 정책 구상의 핵심이 될 남북경제연합위원회를 맡았다. 문정인 연세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를 남북경제연합위원회 위원으로 위촉한 것을 두고는 논란이 적지 않다. 문 교수는 안 후보의 ‘멘토’로 알려지며 안 후보 캠프 영입 1순위로 거론됐다. 최근까지도 안 후보에게 한국정치경제발전사를 조언해 온 것으로 알려졌다. 캠프 인선만 놓고 보면 친노는 설 자리를 잃은 듯 보이지만, 배후에서 여전히 상당한 역할을 할 거라는 얘기가 많다. 친노도 배제되지 않고 함께 어우러지는 것이 용광로 선대위 본연의 취지라는 명분에서다. 지금은 전면에 드러나지 않지만 안 후보와의 단일화 성사 이후를 내다보며 ‘와신상담’하는 이들이 적지 않다. 이미 문 후보 뒤에서 적지 않은 영향력을 발휘하고 있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참여정부 핵심 ‘3철+소문상’ 실세 논란 문 후보를 전면에 내세운 친노 세력의 자산은 참여정부 시절의 경험이다. 실패의 경험이라고는 하지만, 정권을 이끌어본 자산은 다른 후보들과 달리 국정운영능력을 부각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참여정부 청와대 시절부터 이어져오는 문 후보의 핵심 측근으로는 이호철-양정철-전해철 등 ‘3철’을 중심으로 한 참모그룹을 꼽을 수 있다. ‘386 참모진’의 맏형격인 이호철 전 민정수석은 문 후보와 같은 부산 출신에 경남고 선후배 사이다. 1981년 부림사건 피의자로 구속됐을 때 노 전 대통령이 변호를 맡으면서 문 후보와의 인연도 시작됐다. 참여정부에서 문 후보와 동고동락했고, 지난 4월 총선에서도 부산 사상구에 출마한 문 후보를 발벗고 도왔다. 하지만 지금은 친노에 대한 비판적인 여론을 감안해 부산에 머물고 있다. 이 전 수석은 참여정부 당시 ‘386 군기반장’으로 불릴 정도로 막강 실세로 불렸다. 특히 참여정부 시절 ‘안희정(현 충남지사)씨의 대북비선접촉’, ‘쌀 직불금 감사 은폐 청와대 개입 의혹’ 등 논란이 불거질 때마다 의혹의 중심에 있었다. 참여정부에서 근무했던 한 참모는 27일 “이 수석이 참여정부 시절 총리인선 과정에도 깊숙이 개입했을 정도로 인사 전반에서 핵심적인 역할을 했다는 얘기가 있다.”고 말했다. 양정철 전 홍보기획비서관은 당시 국내언론정책을 총괄했으며, ‘기자실 대못질’(취재지원시스템 선진화 방안)을 앞장서 추진한 것으로 유명하다. 그는 “기본적으로 취재룰의 문제이지 언론 자유의 문제가 아니었다.”고 강변한다. 2007년말 홍조근정훈장을 받게 되자, “기자실 대못질에 대한 포상”이라는 비난 여론이 일었다. 유진룡 전 문화관광부 차관 경질 논란 당시에는 유 전 차관에게 전화를 걸어 “배 째드리지요.”라고 했다는 의혹이 일었지만, 양 비서관은 부인했다. 노 전 대통령 서거 이후에는 노무현재단 초대 사무처장 역할을 맡았고, 지난 4월 총선에서 서울 중랑을에 출마하려다 당내 경선에서 탈락했다. 양 비서관은 대선후보 경선 당시 문 후보의 메시지팀에서 활동했다. 일부 의원들은 “다른 의원들이 메시지에 대한 의견을 제시해도 반영이 안 되는 경우가 많았는데, 다 이유가 있는 것 아니겠냐.”고 힐난한다. ●친노의 굴레, 다른 의원에겐 소외감 촉발 참여정부 민정수석 출신인 전해철 의원은 천정배 전 의원이 1992년 세운 법무법인 ‘해마루’에 노 전 대통령과 함께 몸담으면서 문 후보와도 자연스레 인연을 맺었다. 민변(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모임) 출신으로 ‘386 법조인’으로 불렸다. 4월 총선에서 경기 안산 상록을에 출마, 새누리당 박선희 후보를 물리치고 당선된 뒤 문 후보의 최측근으로 활약하고 있다. 하지만 친노 핵심 의원이라는 굴레가 다른 의원들에게 소외감을 일으킨다는 비판도 있다. 인사수석 출신인 박남춘 의원도 마찬가지다. 박 의원은 노 전 대통령의 해양수산부 장관 시절 해수부 총무과장이었다. 박 의원은 당시 노 전 대통령에게 능력을 인정받아 청와대로 발탁됐다. 문 후보가 참여정부에서 민정수석과 시민사회수석을 거쳐 법무부장관으로 거론되며 ‘회전문 인사’ 비판을 받을 당시 문 후보 인사를 위한 물밑 작업에 공을 들였다는 설도 있다. 참여정부 연설기획비서관 출신으로 봉하재단 사무국장을 맡았던 김경수 공보특보는 문 후보의 ‘복심’으로 통한다. 대표적인 전략통인 소문상 전 정무기획비서관은 캠프에서 운영지원팀 일을 돕고 있으며, 문 후보의 신임이 두터워 막후에서 ‘문심’(文心)을 실행하는 인물로 알려져 있다. 윤건영 전 정무기획비서관도 문 후보의 수행팀장 역할을 맡아 지근거리에서 보좌하고 있다. 4·11 총선 이후 3주 임기로 민주당 대표대행직을 수행했던 문성근 상임고문도 빼놓을 수 없는 친노 핵심 측근이다. 문 전 대행은 2010년 정치에 입문해 ‘백만 송이 국민의 명령’이라는 조직을 만들었고, 2012년 정권교체를 위해 모인 ‘혁신과 통합’에 참여해 민주당과 통합을 이뤄냈다. 4월 총선에서 부산 북강서을에 출마해 고배를 마셨지만, 민주당 전당대회에서 2위를 차지해 한명숙 전 총리의 뒤를 이어 대표대행을 맡았다. 문 고문은 “부산 젊은이들이 ‘나꼼수’를 안 들어 (내가) 낙선했다.”고 언급하고, 언론노조 파업 등 외부일정에만 관심을 쏟는다는 이유로 눈총을 받기도 했다. 황비웅·이영준기자 stylist@seoul.co.kr
  • [26일 TV 하이라이트]

    ●환경스페셜(KBS1 밤 10시) 코로 땅을 파는 습성을 가진 돼지. 흙 속의 미네랄과 미량의 원소를 섭취하기 위한 본능적 행동이다. 뿐만 아니라 본래 돼지는 잠자리와 배설하는 곳을 구분하는 청결하면서 영리한 동물이다. 그러나 이런 돼지의 습성을 아는 사람들은 많지 않다. 좁고 불결한 공장식 축사 환경으로 인해 사람들은 돼지를 둔하고 더러운 동물로 인식하고 있다. ●세상 어디에도 없는 착한남자(KBS2 밤 9시 55분) 아오모리 리조트 매각을 막기 위해 일본으로 간 은기(문채원). 마루도 은기를 도와 재희의 질주를 막기 위해 일본에 도착한다. 한편 재희는 리조트 매각 계약 체결을 위한 절차를 순조롭게 밟아 간다. 은기는 마루의 도움으로 리조트를 매각하지 않아도 되는 방법을 찾아내는데…. ●스탠바이(MBC 밤 7시 45분) 기우가 PD 특파원을 지원했단 사실을 알고 놀란 수현은 그 와중에 커플링까지 잃어버리고 찾아 헤맨다. 그 모습을 본 석진은 수현의 마음이 기우를 향해 있음을 알지만 이대로 수현을 보낼 수 없다는 생각이 든다. 한편 준금과 혼인신고를 하지 않았다는 말을 은지가 듣게 되고, 정우는 비밀이라며 입단속을 부탁한다. ●아침연속극 너라서 좋아(SBS 오전 8시 30분) 당황한 명한(박혁권)은 수빈(윤지민)에게 미안하다고 말하고 뛰쳐나간다. 진주(윤해영)는 친구 공자의 집에 지환(이재황)이 있는 모습에 놀란다. 진주는 취직한 명한을 축하하기 위해 케이크와 꽃을 준비하고 소주상을 차려놓는다. 다음 날 명한은 수빈의 얼굴을 볼 수가 없어 들어가지 못하고 고민을 한다. ●공부의 왕도(EBS 밤 12시 5분) 고3 초반, 평균 1.5등급의 모의고사 성적을 유지하며 선생님의 기대를 한몸에 받았던 권기상 군. 하지만 수능시험이 다가올수록 성적은 계속 떨어졌다. 성적을 회복하기 위해서는 공부량을 늘리는 것이 최고의 방법이라 믿으며, 수능 때까지 문제집과 씨름하며 공부했다. 그러나 수능시험에서 평균 4등급이라는 사상 최악의 성적을 받게 된다. ●미스터리 세계를 가다(OBS 밤 10시) 역사상 가장 거대한 제국을 건립한 군사 천재 알렉산더 대왕. 그가 죽은 뒤, 그의 시신은 고전주의 시대의 가장 숭고한 대상이 되었다. 그러나 기원후 500년 동안 알렉산더 성지의 모든 흔적은 사라져갔고, 그의 위대한 명성과 권위도 추락했다. 과연 알렉산더 무덤의 행방은 어디로 간 것일까.
  • 경암학술상에 이정식교수 등 4명

    부산의 경암교육문화재단(이사장 송금조)은 24일 제8회 경암학술상 수상자로 이정식 미국 펜실베이니아대 정치학과 명예교수 겸 경희대 석학교수(인문사회), 오용근 위스콘신대 수학과 석좌교수 겸 포항공대 석학교수(자연과학), 강봉균 서울대 뇌인지과학과 교수(생명과학), 이영무 한양대 에너지공학과 석학교수(공학) 등 4명을 선정, 발표했다. 부문별 수상자에게는 각각 상금 2억원이 주어진다. 시상식은 11월 2일 오후 3시 30분 부산 해운대 누리마루 2층 회의실에서 열린다.
  • “더 잘할 수 있는 일에 몰두하세요”

    “더 잘할 수 있는 일에 몰두하세요”

    “꿈이란 생각하는 것 자체만으로도 행복하고 실현될 가능성이 있는 멋진 일이죠.” 런던올림픽 체조 금메달리스트 양학선(왼쪽 세번째) 선수가 청소년들에게 꿈의 중요성을 알리고 나섰다. 서울, 인천, 군산, 창원 등지의 중학교 1·2학년생 120여명을 초청한 가운데 지난 22일 한국체육대 체조훈련장에서 열린 ‘드림스쿨’ 토크 콘서트에서다. 드림스쿨은 두산인프라코어와 봉사단체인 월드비전이 어려운 환경 탓에 꿈을 찾는 데 어려움을 겪는 학생들을 대상으로 전문 멘토와의 만남, 직업 체험, 여름방학 캠프 등을 통해 스스로 꿈을 찾도록 돕는 활동이다. 이날 양 선수는 학생들에게 마루경기 등의 기본 동작을 알려 주는 시간을 갖기도 했다. ‘요리사와 요가 모두 관심이 많고 모두 잘해 보고 싶다.’는 한 여학생의 고민에 대해 양 선수는 “꿈이 많다는 것은 좋은 것이고 차근차근 단계를 밟고 더 잘할 수 있는 것에 몰두하면 길이 보일 것”이라고 조언했다. 김경운기자 kkwoon@seoul.co.kr
  • 스페인·독일·영국… 유럽리그 흔든 한국 선수들

    ■2분만에 터진 ‘박’…박주영, 한국인 프리메라리가 1호골 박주영(27·셀타 비고)이 한국인 프리메라리가 1호골의 새 역사를 썼다. 그것도 후반 투입된 지 2분 만에 짜릿한 결승골을 터뜨려 기쁨은 곱절이 됐다. 박주영이 23일 스페인 갈리시아 비고의 발라이도스 스타디움에서 열린 2012~13시즌 프리메라리가 5라운드 헤타페와의 홈경기에서 후반 23분 결승골을 터뜨려 팀의 2-1 승리를 견인했다. 그는 1-1로 팽팽히 맞서던 후반 21분 마리오 베르메호를 대신해 그라운드에 선 지 2분 뒤 크론델리의 크로스를 오른발 논스톱슛으로 연결해 그물을 출렁였다. 기도 세리머니를 하는 박주영에게 동료들이 달려와 껴안는 바람에 그라운드에 누운 채로 승리를 만끽했다. 특히 홈 팬에게 강한 인상을 심으며 주전 확보에 유리한 위치를 차지하게 됐다. 프리메라리가는 이 경기의 최우수선수(MVP)로 박주영을 선정했다. 스페인 언론도 “박주영이 홈 팬을 열광하게 하는 데 2분이면 충분했다.”며 “박주영은 관중을 통제하고 놀라게 할 줄 안다.”고 칭찬했다. ■2번이나 ‘손’ 번쩍…손흥민, 22개월만에 한 경기 두골 손흥민(20·함부르크)이 펄펄 날았다. 손흥민은 23일 새벽 끝난 도르트문트와의 2012~13시즌 분데스리가 4라운드 홈경기에서 전반 2분 선제골과 후반 14분 결승골을 터뜨려 강호 도르트문트를 3-2로 제치는 데 앞장섰다. 그가 한 경기 두 골을 터뜨린 것은 두 번째로, 2010년 11월 하노버와의 경기 이후 1년 10개월 만이다. 지난 16일 프랑크푸르트 원정 경기에서 마수걸이 골을 넣었지만 팀 패배로 아쉬움을 남긴 손흥민은 시즌 1호골처럼 토트넘(잉글랜드)에서 ‘친정’으로 복귀한 라파엘 판 데르 파르트의 도움으로 선제골을 뽑아냈다. 그는 판 데르 파르트가 낮게 올려준 크로스를 머리로 받아 넣어 선제골을 뽑은 데 이어 두 번째 골은 하프라인 근처에서 직접 공을 낚아채 드리블한 뒤 왼발 슈팅으로 강하게 차 넣어 추가골로 연결했다. ‘맨 오브 더 매치’로 선정된 손흥민은 4경기 만에 벌써 3골로 토마스 뮐러(4골)에 이어 토니 크루스, 마리오 만주키치(이상 바이에른 뮌헨)와 득점 랭킹 공동 2위로 올라섰다. ■2차례 ‘기’막힌 슛…기성용, 위협적 슈팅… 풀타임 활약 중앙 미드필더로는 빛났지만 고육지책으로 센터백을 떠맡으며 빛이 바랬다. 기성용(23·스완지시티)은 지난 22일 영국 리버티 스타디움에서 열린 에버턴과의 홈경기에 선발 출전, 풀타임 활약했으나 팀은 0-3으로 졌다. 출발은 좋았다. 특히 두 차례에 걸친 위협적인 슈팅으로 홈팬에게 강한 인상을 남겼다. 전반 39분 절묘하게 감아 찬 중거리슈팅은 간발의 차로 골문 오른쪽을 빗나갔고, 전반 추가시간에는 앙헬 랑헬에게 아름다운 침투 패스를 밀어줬으나 랑헬이 만회골 기회를 놓쳤다. 기성용은 후반 9분 페널티지역 바깥에서 절묘한 오른발 강슛을 때려 골키퍼 팀 하워드의 간담을 서늘케 했다. 그러나 후반 12분 네이선 다이어가 퇴장당하자 기성용은 센터백으로 깜짝 변신했다. 감독이 그의 수비력과 패싱력을 신뢰한다는 뜻이었다. 어색한 수비 옷을 입은 기성용은 몸싸움과 깔끔한 태클로 상대 공격을 차단하며 분전했으나 힘에 부쳤다. 결국 후반 38분 마루앙 펠라이니에게 추가골까지 내주며 0-3으로 무릎을 꿇었다. 강동삼기자 kangtong@seoul.co.kr
  • 日기업들 ‘脫중국 릴레이’ 조짐

    중국 각지에서 벌어진 반일 시위로 중국에 진출한 일부 일본 기업들이 공장이나 생산기지 등을 동남아시아로 옮기는 방안을 검토하기 시작한 것으로 알려졌다. 정치적 리스크를 피하기 위한 조치다. 하지만 인구 13억명의 중국은 세계 최대 소비시장이어서 기업 이전을 결정하는 데 고심하는 기업들도 적지 않다. 중장비업체인 코마쓰가 중국내 수요 둔화를 감안해 신흥국으로 공장을 옮기기로 결정했다고 19일 산케이신문이 보도했다. 고기능섬유 업체인 테이진도 지역 리스크를 고려해 동남아시아 등으로 생산을 분산키로 했다. 다이와종합연구소의 구마가이 미쓰마루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중국에 진출한 일본 기업들이 이번 반일 시위를 계기로 생산 거점을 중국 이외 지역으로 옮기는 움직임을 가속화하고 있다.”며 “앞으로는 비제조업 분야의 기업들도 중국 진출에 상당히 신중을 기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우쓰다 쇼에이 일본무역협회 회장도 이날 중국 시위대의 일본계 슈퍼마켓과 공장 등의 약탈 방화 행위와 관련, “중국으로의 투자 판단에 신중을 기하는 것이 불가피해졌다.”고 말했다. 하지만 일본 기업들이 글로벌 시장에서 가장 크게 의존하고 있는 중국 시장에 대한 투자를 중단하거나 현지 공장의 탈(脫) 중국을 추진하는 것은 현실적으로 쉽지 않을 것이라는 분석도 적지 않다. 도쿄 이종락특파원 jrlee@seoul.co.kr
  • “‘차칸남자’는 한글 파괴… 표현 자유와 별개”

    “‘차칸남자’는 한글 파괴… 표현 자유와 별개”

    “굳이 소송까지 했냐고요? 한글이 무너져 가는데 아무도 책임지지 않기 때문입니다.” 이대로(65) 한말글문화협회 대표는 결연해 보였다. 지난 17일 서울 종로구 신문로1가 한글학회 사무실에서 만난 이 대표는 KBS 2TV에 방영 중인 드라마 ‘세상 어디에도 없는 차칸남자’의 제목이 한글 파괴에 해당한다며 지난 13일 서울 남부지법에 명칭사용금지 가처분 신청을 냈다. 17일 방송통신심의위원회는 심의에 착수했고, 이 대표를 만난 지 하루 만인 18일 KBS는 드라마의 제목을 ‘착한남자’로 변경하겠다고 밝혔다. 이 대표는 18일 서울신문과의 통화에서 “당연히 이루어졌어야 할 일”이라면서 “이 기회에 우리의 말과 글이 얼마나 소중한지 깨달을 수 있으면 한다.”고 밝혔다. 이 대표는 1967년 동국대 국어운동학생회 초대 회장을 맡으며 본격적으로 한글 운동에 뛰어들었다. 이후 전국 국어운동대학생동문회장, 한글문화원 고문, 국어단체연합 사무총장 등을 역임했다. 한글 지키기의 역사가 이 대표에게는 자신의 삶이 남긴 발자취와도 같다. 일제 치하에서 위태롭게 흔들리던 우리 말을 되살려 낸 것이라 그의 노력은 더욱 값지다. 그런 그에게 ‘차칸남자’와 같은 한글 파괴는 ‘있을 수 없는 일’이다. 한글을 넘어 한글학자와 한글운동가들이 걸어온 길 모두를 부정하는 것이기 때문이다. 이 대표는 제작진과 젊은 시청자들이 영화 ‘말아톤’을 예로 들며 표현의 자유를 주장하는 데 대해 “표현의 자유를 넘어서는 문제”라고 일축했다. 공영방송이 언어 사용에 있어 지켜야 할 가치가 표현의 자유에 앞선다는 것이다. 이 대표는 드라마의 제목이 제작지원사 ‘치킨마루’와 비슷한 점을 지적하며 “돈만 내면 한글을 멋대로 바꿀 수 있다는 것은 대단히 위험한 발상”이라고 비판했다. 이 대표는 한글에 대한 책임과 자부심을 여러 차례 강조했다. 외국어와 외래어의 사용이 자연스러워지면서 무감각하게 한글을 파괴하는 일이 빈번해졌기 때문이다. 이 대표가 10년 넘게 한글날을 국경일로 제정하기 위해 노력해 온 것도, ‘네티즌’ 대신 ‘누리꾼’을 사용하자고 제안한 것도 한글에 대한 자부심과 책임감에서다. 이 대표는 18일에도 세종로 정부중앙청사 후문에서 한글날의 공휴일 제정을 촉구하는 기자회견을 가졌다. 이 대표의 한글 사랑은 단순한 구호에 그치지 않는다. 한글 운동에 뛰어들던 이 대표는 내처 이택로(李澤魯)라는 한자 이름을 순우리말인 지금의 이름으로 바꿨다. 이대로, 우리말을 이대로 지키자는 결기로 읽힌다. 배경헌기자 baenim@seoul.co.kr
  • [19일 TV 하이라이트]

    ●수요기획(KBS1 밤 11시 40분) 국내 총인구 중 65세 이상 노인 인구가 차지하는 비율은 10.7%다. 남성의 평균수명은 76세, 여성의 평균수명은 83세로 100세 시대를 눈앞에 두고 있다. 60세에 은퇴해 80세까지 산다고 가정했을 때, 밥을 먹고 잠을 자는 시간을 빼도 7만 시간이 남는 것이다. 은퇴에서 죽음까지 누구에게도 말할 수 없던 그들의 공포를 들여다본다. ●세상 어디에도 없는 착한남자(KBS2 밤 9시 55분) 너무도 변한 재희의 모습에 배신감과 상처를 받은 마루. 그런 재희에게 복수를 결심한 마루는 은기에게 의도적으로 접근하고, 위기에 처한 은기를 구해 준다. 한편 은기는 알지도 못하는 자신을 목숨을 걸고 구해준 마루를 도저히 이해할 수 없다. 하지만 마루에 대한 의심은 점차 호기심으로 변하게 된다. ●스탠바이(MBC 밤 7시 45분) 경표 일로 석진과의 인터뷰 약속을 지키지 못한 수현은 안도하고 있는 자신을 발견한다. 마음을 다잡고 석진에게 집중하려던 수현은 자신이 좋아하는 노래가 기우 때문에 알게 된 노래라는 걸 깨닫자 다시 머릿속이 복잡해진다. 한편 미자는 준금의 입에서 다시 이혼소리가 나올까 봐 준금에게 선물도 하고, 잘해 주려고 애를 쓴다. ●꾸러기 탐구생활(SBS 오후 4시 30분) 어린이들에게 꿈과 희망을 주는 만화영화. 과연 만화영화는 어떻게 움직이는 걸까. 만화영화 속 캐릭터를 움직이는 힘은 바로 그림이 아닌, 우리 눈과 뇌에 있다고 설명한다. 눈에 보이는 그림이 연속적으로 뇌에 전달되는 잔상효과로 인해, 그림이 마치 움직이는 것처럼 보이는 만화영화의 원리에 대해 알아본다. ●극한직업(EBS 밤 10시 50분) 말레이시아 사바주에 위치한 고만통 동굴. 일 년에 3번 이뤄지는 제비집 채집을 위해 사람들이 모여들었다. 이들은 동굴 근처에서 일주일간 함께 생활한다. 제비집 채취 전, 동굴 천장에 붙은 제비집을 채집하기 위해 사다리를 설치하는데 이 무게만도 100㎏이 넘는다. 사다리는 이들의 목숨을 담보하는 생명 줄과도 다름없는데…. ●미스터리 세계를 가다(OBS 밤 10시) 세계 역사상 가장 악명 높은 독재자 아돌프 히틀러. 1차 세계대전 전, 떠돌이 생활을 하던 그가 정치가로 나선 이유는 무엇일까. 또한 정신병력이 있었다는 전문가들의 주장은 진실일까. 프로그램에서는 독재자 히틀러의 미스터리 파일을 찾아본다. 한편 예언가 노스트라다무스의 실체에 대해서도 집중 조명한다.
  • 물 문제 해결 ‘세계 물회의’ 16일 부산서 개최

    21세기 세계 물 문제의 해결방안 마련을 위해 세계 물 전문가들이 부산에서 머리를 맞댄다. 부산시는 오는 16일부터 21일까지 해운대 벡스코와 누리마루 등에서 ‘글로벌 물 문제의 새로운 해결 방안 개척’이라는 주제로 ‘2012 IWA 세계 물회의(World Water Congress & Exhibition)’를 연다고 13일 밝혔다. 역대 최대 규모로 130여개국에서 7000여명이 참가한다. 또 물, 기후변화, 에너지, 미래도시, 미래의 수자원 개발, 과학적 수(水)처리 등 물과 관련된 최신 정보와 지식을 나누게 된다. 세계 물 관련 기업 120여개사가 300개 부스 규모로 참가한 물 산업 전시회도 열린다. 수에즈, 베올리아, 두산중공업, 삼성엔지니어링, GS E&C, 포스코건설, 코오롱건설 등 국내외 글로벌 기업을 비롯해 캐나다, 네덜란드, 이스라엘, 일본, 호주 등이 전문 전시관을 운영한다. 부산 김정한기자 jhkim@seoul.co.kr
  • [고규홍의 나무와 사람이야기] (95) 오산 궐리사 은행나무

    [고규홍의 나무와 사람이야기] (95) 오산 궐리사 은행나무

    나무의 생명력은 놀랍다. 나무 종류마다 약간의 차이가 있지만, 세상의 모든 나무들이 살아가는 힘은 신비의 경지에 닿아 있다. 그 가운데 은행나무의 생명력은 더 경이롭다. 3억 년 전 이 땅에 처음 뿌리를 내린 은행나무는 빙하기와 같은 멸종의 위기까지 다 이겨내고 오늘날까지 살아남았다. ‘화석식물’이라 일컫는 근거다. 심지어 2차 대전 당시 원자폭탄의 폭격을 받은 일본의 히로시마에는 피폭 반경 2㎞ 지역에서 자라던 은행나무 가운데 여섯 그루가 이듬해 봄에 언제 그런 위기가 있었느냐는 듯 푸른 싹을 틔우기까지 했다. 불과 100년을 채 못 사는 사람으로서 3억 년을 이어온 은행나무의 생명을 이야기하는 것 자체가 오히려 불손한 일인지 모르겠다. ●궐리사의 역사와 함께 한 나무 경기도 오산시에는 죽은 지 250년이 지난 뒤에 다시 소생한 은행나무가 있다. 현대 과학에서는 250년 동안 죽어 있던 나무가 다시 살아나는 것은 불가능하다고 단언한다. 그러나 과연 과학만으로 나무의 신비를 가름하는 게 가당한 일인가. “긴 세월 동안 죽어 있던 나무가 다시 살아났다는 걸 우리조차 믿기는 어렵지요. 하지만, 이 마을에서 오래 살아온 우리 조상이 모두 그렇게 말씀하십니다.” 경기도 오산시 궐리사를 지키는 은행나무 이야기다. 신비로운 은행나무 너른 그늘 아래 근사하게 들어앉은 부속건물인 양현재 마루에서 얼마 전까지 궐리사 도유사(都有司·향교나 서원의 우두머리)를 지냈고, 지금은 한문, 논어, 서예 등을 강의하는 임대호(82) 원로위원이 나무 이야기를 시작했다. “저 은행나무를 빼놓고는 궐리사의 역사를 이야기할 수도 없고, 궐리사의 모든 가르침을 이야기한다는 것도 사실상 불가능해요. 그만큼 저 은행나무 한 그루는 우리 궐리사에서 가장 중요한 화두인 셈입니다.” 죽음의 긴 터널에서 빠져나와 새로이 생명을 일으켰다는 은행나무 이야기를 하려면 하릴없이 궐리사의 역사를 짚어보아야 한다. 궐리사의 역사는 조선 중종 때 승지, 대사헌 등을 지낸 공자의 64대손 공서린(孔瑞麟, 1483~1541)이 기묘사화에 연루돼 낙향하여 이곳에 강당을 짓고, 후학을 양성한 데에서 시작한다. 공서린은 강당을 지은 뒤, 잘 자란 은행나무를 골라 강당 앞마당에 옮겨 심었다. 나뭇가지에 북을 매달고, 학동을 불러 모으거나 면학을 독려하는 수단으로 썼다. 공자가 은행나무 그늘에서 가르침을 베푼 것과 마찬가지로 공서린에게도 은행나무는 후학 양성에 꼭 필요했던 상징이었다. ●생명의 신비로운 소생으로 궐리사 복원 그러나 그는 후계 양성에 내로라할 만한 업적을 내놓기도 전에 세상을 떠났다. 더불어 그의 강당과 주변은 폐허로 변했고, 나무도 주인의 운명을 따라 고사(枯死)하고 말았다. 학문 연마의 소임을 이끌어 줄 주인을 잃고 생명의 끈을 내려놓은 것이다. 그로부터 250년쯤 뒤인 1792년, 죽음에 들었던 은행나무가 기적처럼 소생의 기운으로 꿈틀거리기 시작했다. 정조 즉위 16년 즈음의 일이다. 당시 정조는 부모인 사도세자의 묘를 모신 화성(현재의 수원)을 자주 찾았는데, 한양에서 화성을 가려면 궐리사 앞을 거쳐야 했다. 그러던 어느 날, 신하들에게 이 마을이 공자의 후손인 공씨 집성촌이며, 마을 안에는 중종 때의 선비 공서린이 후학을 양성하기 위해 지었던 강당 터가 있다는 이야기도 들었다. “기적처럼 소생한 은행나무가 무척 빠르게 자랐다고 해요. 한두 해만에 주변에 너른 그늘을 드리울 정도의 큰 나무로 자라났지요. 그러자 지나는 사람들은 모두 몰락했던 공씨네가 다시 부흥하려는 조짐이라고 했답니다.” 사람들의 이야기는 틀리지 않았다. 그로부터 얼마 뒤, 정조는 수원 화성을 쌓고 주변을 둘러보던 중에 이 은행나무를 발견했고 나무에 얽힌 신비로운 이야기도 들었다. 아울러 원래 이 자리가 공서린의 강당터라는 사실도 알게 됐다. 정조는 경기감사에게 이 자리에 옛 사람들의 뜻을 되살릴 수 있는 흔적을 다시 일으켜 세우라는 지시를 내렸다. 공자의 사당을 지으라는 이야기였다. 임금의 지시에 따라 착공된 공자의 사당이 완공되자 정조는 ‘궐리사’라는 이름의 사액을 손수 내려 보냈으며, 마을 이름도 공자의 고향인 중국 곡부현 궐리의 이름을 그대로 따라서 ‘궐리’로 고쳐 부르라고 했다. ●민족정신 자산으로 지켜야 할 문화유산 처음에는 공자의 사당을 지었지만, 차츰 교육 기능이 보태지면서 궐리사는 마을의 중심이 됐는데, 그게 흥선대원군의 서원철폐령 때에 철퇴를 맞는 화근이 됐다. 지금의 궐리사는 그로부터 얼마 뒤인 1892년 전후에 마을 선비들의 성금으로 복원한 건물들이다. “예전에는 우리 궐리사 사람들이 애지중지 키웠지요. 하긴 워낙 성성한 나무여서 사람의 손길이 닿지 않아도 건강하게 잘 자랍니다. 게다가 보호수로 지정된 1982년부터는 굳이 우리가 돌보지 않아도 관계기관에서 잘 보호해줍니다.” 죽음의 곡절을 딛고 다시 융융하게 일어선 궐리사 은행나무는 처음 이곳에 뿌리를 내린 때부터 500년 세월 동안 공자 정신의 상징이자 화두로 살아왔다. 곡절 속에서도 나무는 17m까지 제 키를 키워 올렸고, 줄기 둘레는 5m 가까이에 이른다. 굵은 줄기가 솟아오르면서 모두 15개의 크고 작은 가지로 나뉘어 솟구친 나무의 모습은 여느 노거수 못지않게 장한 자태다. 죽음에서 다시 생명을 일으켜 세운 건 필경 나무에게도 뜻이 있어서일 게다. 아마도 이 땅에 뿌리내린 한 생명으로 이 민족 정신사의 한 축을 오래 지켜야 한다는, 그를 심은 사람의 뜻을 이어가려는 나무의 갸륵한 뜻이지 싶다. 글 사진 오산 고규홍 나무칼럼니스트 gohkh@solsup.com ▶▶가는 길 경기 오산시 궐1동 147. 경부고속국도의 오산나들목으로 나가서 직진하여 운암고등학교를 지나면서 우회전한다. 600m쯤 간 뒤 좌회전하여 1㎞ 남짓 가면 남촌오거리가 나온다. 오산대학 방면으로 우회전하여 다시 1㎞쯤 가면 나오는 삼거리에서 좌회전한다. 이 즈음에는 도로 안내판에 ‘궐리사’ 표시가 나오니, 주의를 기울이면 찾아갈 수 있다. 이 길을 천천히 가면 오른쪽으로 궐리사가 보인다. 200m 못 미처쯤에서 궐리사 앞 주차장이 나온다. 나무는 궐리사 담장 바깥에서도 건물보다 먼저 훤히 보인다.
  • [독서의 해-도서관에서 길을 묻다] (3회) 도서관, 복합문화공간으로 변모하다

    [독서의 해-도서관에서 길을 묻다] (3회) 도서관, 복합문화공간으로 변모하다

    ■경기 용인 ‘느티나무 도서관’ 경기 용인시 수지의 한 주택가. 세련된 회색 건물로 다가갈수록 아이들의 웃음소리가 커진다. 건물 외벽에 쓰인 문구가 한눈에 확 들어온다. “느티나무 한 그루 있으면 좋겠다는 바람으로…책으로 둘러싸인 곳에서 넓은 세상을 만나고 경쟁보다 먼저 어울림을 배우기를 바랐습니다.” 느티나무도서관의 첫인상이다. 느티나무도서관은 주택가 한가운데에 자리하고 있다. 도서관 문을 열면 책보다 먼저 동아줄로 연결된 그네가 방문객을 맞는다. 그 뒤 정면에, 책들이 가득하다. 벽마다 서고가 있다. 높은 천장으로 받아들이는 햇빛이 포근한 느낌을 준다. 지하 1층부터 2층까지 구석구석, 퍼질러 앉을 수 있는 공간마다 사람들이 자리를 잡고 책을 읽는다. 자연과학 서적을 즐겁게 읽고 만화책을 보는 모습은 사뭇 진지하다. 아이 책 따로, 어른 책 따로 두지 않고 문학과 비문학으로 나눠 각각 1·2층에 배치했다. 아이가 어른 과학책을 읽어도 되고, 어른이 아이 그림책을 읽어도 좋다. 책을 읽는 데는 남녀노소, 경계가 없다. “이 책을 읽어라, 청소년에게는 이런 책이 좋다는 식으로 추천 목록을 두지 않아요. 청소년들이 모인 ‘책사이’나 ‘비행클럽’, 추리소설 모임인 ‘미스클럽’ 등 11개 동아리가 활동하면서 읽을 만한 책을 모아둔 곳이 있어요. 무슨 책을 읽을까 고민이 되면 이 책꽂이를 참고하면 되고요.” 천서영 서비스2팀장의 설명이다. 책을 대출하고 반납하는 카운터 높이는 1m도 안 된다. 덕분에 아이들도 편하게 사서나 자원활동가들과 대화할 수 있다. 일반 책에 점자 필름을 붙인 도서를 만들어 장애인과 비장애인이 모두 읽을 수 있도록 했다. 지체장애인들이 주로 이용하는 승강기도 많은 사람들이 오가는 중심에 뒀다. “보통 장애인용 승강기는 한쪽 구석에 있어요. 장애인들은 그런 것을 볼 때마다 마치 오지 못할 곳에 왔다는 생각이 들기도 한다네요.”(천 팀장) 이곳의 유일한 수익사업 공간은 지하 1층 카페 ‘전기요금’이다. 이름처럼 수익은 모두 도서관 전기요금을 내는 데 쓴다. 한 달에 한 번 정도 여는 헌책장터에서 버는 돈 역시 운영비로 사용한다. 헌책장터, 저자와의 만남, 책 전시회, 책 읽어주기 등 책을 매개로 한 모든 일들이 전체 면적 1000여㎡가 조금 넘는 이 건물에서 벌어지고 있다. “느티나무 도서관 때문에 다른 곳으로 이사를 갈 수 없다.”고 동네 사람들이 말한다는데 실로 그럴 만하다. 굳이 책을 읽어야 하는 것도 아니다. 교복 입은 여학생들은 계단 밑 사랑방에 퍼질러 앉아 수다를 떨고, 남학생들은 2층 영화방에서 만화영화를 보기도 한다. ‘도서관에서 할 일’이라고 규정할 수 없는 다양한 모습이 이곳에 있다. 하루 평균 102명이 오가고 543권이 대출되는, 지역사회의 중심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다. 느티나무도서관은 이런 역할 변화를 전국에 전파하고 있다. 2007년에는 서울 신림동 난곡주민도서관 새숲을, 2008년엔 부산 화명동 맨발동무도서관과 대전 문지동 모퉁이어린이도서관을 친구도서관으로 만들었다. 매달 책구입 예산비 100만~200만원을 지원하고, 운영자·사서 워크숍을 하는 등 협력관계를 유지하고 있다. 지난해부터는 서울 성북구청과 달빛마루도서관 등을 함께 운영하고 있다. 황광선 느티나무도서관재단 사무국장은 도서관 운영 비결에 대해 “책만 많이 꽂아놓으면 도서관이 자연히 운영된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많은데 먼저 인식을 바꿔야 한다.”고 말했다. 황 국장이 지적하는 부분은 ‘사람’과 ‘장서’에 대한 개념이다. 특히 사서가 중요하다. 사서를 비정규직이나 자원봉사자로 활용하는 것을 비판했다. 도서관법 시행령 제4조 1항에 공공도서관은 면적(330㎡당)과 장서(6000권당) 기준으로 사서 직원을 채용하도록 규정했다. 그러나 지켜지지 않는 곳이 부지기수다. 곽철완 강남대 문헌정보학과 교수가 조사한 ‘공공도서관 사서직 인력 현황’에 따르면 서울 양천구, 경기 광주시 등 17개 기초자치단체에서 공공도서관은 2008년 59개관에서 2011년 95개관으로 꾸준히 늘고 있다. 사서 채용률은 2011년 현재 도서관 1곳당 1.1명 수준에 불과하다. 느티나무도서관은 이윤남 관장을 포함해 직원 10명(인턴 2명·순회 사서 1명 포함)이 운영한다. 사서 7명에 자원활동가가 무려 250명이다. 황 국장은 “작은 도서관을 수십개 만드는 양적 팽창보다 앞으로 도서관 운영에 대한 질적 성장이 우선돼야 한다.”면서 “사서를 제대로 기용·배치하고 예산 확보 등을 도서관 정책의 우선순위에 둘 필요가 있다.”고 주문했다. 글 사진 최여경기자 kid@seoul.co.kr ■100년 전통 ‘뉴욕공공도서관’ 1911년 개관해 100살이 넘은 뉴욕공공도서관(NYPL)은 ‘지성의 성지(聖地)’로 불리는 세계 최고의 도서관이다. 시 예산과 기부금으로 운영되고 이용자가 연간 1600만명에 이른다. 책을 빌려주는 전통적 도서관 범주에서 일찌감치 벗어나 시민들을 위한 복합문화공간으로 변신을 꾀하는 것으로 유명하다. 도서관 사서들은 단순히 책만 찾아주는 게 아니라 이용자가 찾는 책을 보고 필요한 상담자나 의사를 소개하는 등의 ‘시민 밀착형’ 서비스를 제공한다. “NYPL이 좋아서 이사를 못 간다.”는 시민들이 있을 정도다. NYPL이 이토록 사랑받는 이유는 무엇일까. 서울신문은 지난 7일(현지시간) NYPL 측과 서면 인터뷰를 통해 그 비밀을 들어봤다. →전통적인 도서관의 역할에서 변신을 추구하는 이유는 뭔가. -지난 100년 이상 우리 도서관은 수백만 이용자의 지식 원천이었다. 앞으로도 미래를 내다보면서 우리의 전설을 이어갈 다음 단계를 준비해야 한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쉼 없이 변신을 추구하고 있다. 변신의 바탕에는 모든 연령대와 다양한 배경을 가진 사람들이 함께 열정적으로 도서관을 지역사회의 공간으로 활용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는 생각이 깔려 있다. 즉, 책과 아이디어, 서비스, 각종 공공 프로그램 등을 통해 도서관과 시민 생활을 이어주는 시스템을 지향한다. 우리는 작가, 연구원, 이민자, 학생 등 우리의 고객들에게 각종 행사와 전시회, 온라인 검색 등을 최대한 제공할 수 있도록 노력하고 있다. 우리의 목표는 도서관을 직접 찾거나 온라인으로 방문하는 이용자들에게 풍부한 정보를 제공하고 적절한 도움을 줄 수 있도록 끊임없이 변신하는 것이다. →지나친 변신을 반대하는 여론도 있는데. -이용자 중에는 책, CD, DVD 대여 등 전통적 도서관 역할을 선호하는 사람들이 있다. 반면 리서치를 위해 온라인으로 자료를 빌리고, 사진을 얻으려고 ‘디지털 갤러리’를 찾는 고객들도 있다. 그런가 하면 각종 행사나 강좌 등을 통한 주민 간 상호교류를 위한 공간으로 이용하려는 사람들도 있다. 우리는 이용자들의 다양한 욕구를 충족시키고자 한다. →NYPL이 제공하고 있는 ‘시민 밀착형’ 서비스는 무엇인가. -‘교육 및 학습’ 프로그램으로는 영어, 수학, 미술, 컴퓨터 교육은 물론 교사 준비 과정 과목도 있다. ‘문자해독과 대(對)시민 서비스’ 프로그램에는 성인교육대학, 다문화 문학, 여성과 리더십, 젊은이와 도서관 연결, 학생 보충학습 등이 있다. 특히 우리는 평소 도서관을 거의 이용하지 않는 사람들이나, 정부지원을 덜 받거나 신체적·정신적 장애를 가진 사람들을 위한 프로그램을 적극적으로 개발하고 있다. 이런 다양한 프로그램을 맨해튼과 브롱크스, 스태이튼 아일랜드 등 지역사회에 제공한다. →사서들의 전문성 제고 등 자질 향상을 위한 재교육은 어떻게 하고 있나. -우리는 본인의 전문성을 높이기 위해 대학 공부를 원하는 사서들에게 등록금을 지원하고 있다. 학사과정은 물론 석·박사 학위 과정 등록금을 지원하고 있으며, 현 직책에 연관된 비(非)학위 학습 프로그램 비용도 보조하고 있다. 이런 지원을 통해 사서들의 전문성이 높아지면 결과적으로 도서관에 도움이 되기 때문에 우리는 이것을 투자라고 생각한다. →지난 2월 NYPL이 재개발 계획을 통해 현재 300만권에 달하는 서고 중 절반을 뉴저지주 창고로 옮기겠다고 한 이후 반대의 목소리도 나오는데. -뉴저지주 프린스턴에 수년간 이용해온 최첨단 서적 보호시설이 있다. 늘어나는 서적을 효과적으로 보존하려는 조치는 당연하다. 다음 세대를 위해서라도 꼭 해야 하는 일이다. →앞으로 100년 뒤 NYPL의 모습은 얼마나 변해 있을까. -100년 뒤를 상상하는 것은 가슴 설레는 일이다. 분명히 지역사회와 테크놀로지가 변해 있을 것이다. 하지만 모든 연령과 다양한 배경의 고객들에게 교육과 오락을 제공한다는 우리의 기본 정신은 변하지 않을 것이다. 워싱턴 김상연특파원 carlos@seoul.co.kr
  • 한화, 큐셀 인수 마무리… 태양광사업 ‘통큰 베팅’ 배경

    한화, 큐셀 인수 마무리… 태양광사업 ‘통큰 베팅’ 배경

    한화그룹이 세계적인 태양광업체인 독일의 큐셀 인수 작업을 마무리했다. 30일 한화그룹에 따르면 큐셀 채권단은 29일 밤(한국시간) 이사회를 열고 한화의 큐셀 인수를 최종 승인했다. 채권단의 승인으로 큐셀 인수 작업이 모두 종료됨에 따라 한화의 ‘통큰 베팅’이 또다시 주목받고 있다. 태양광 사업을 주력으로 하고 있는 OCI와 웅진그룹이 시장에서 한발 물러서는 분위기지만 한화는 물러섬 없이 ‘저돌적 행보’를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한화 관계자는 “10월 초 최종계약이 확정될 때까지 추가협상에 따라 얼마든지 감액이 가능하다.”며 “현금 최대 1000만유로(139억원)와 부채 감액을 기대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태양광 사업은 그룹의 가장 중요한 신성장 동력으로, 시장 침체에도 적극적인 행보는 이어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세계 3위 셀 생산업체 도약 한화는 큐셀에 현금 4000만 유로(한화 약 555억원)를 지급하고 큐셀 말레이시아 현지 공장의 부채 8억 5000만 링깃(3000여억원)을 떠안는 세부 인수 조건을 그대로 확정했다. 한화는 이번 인수로 한화솔라원이 보유한 연간 1.3GW 셀 생산 규모에 큐셀의 1GW 생산 설비를 더해 연간 2.3GW의 생산 능력을 갖춘 세계 3위의 셀 생산업체로 도약하게 됐다. 한화의 ‘통큰 베팅’ 배경에는 태양광 시장 침체에도 꾸준한 사업 성과를 내고 있고 태양광 사업 수직계열화가 필요하기 때문으로 해석된다. 대표적인 성과가 일본에 대한 태양광 모듈 수출이다. 한화는 “일본에 향후 4년간 약 500㎿ 규모의 태양광 모듈을 공급할 예정”이라며 “한화 일본법인은 일본의 마루베니사에 태양광 모듈을 공급하기로 합의하고 조만간 본계약을 체결할 것”이라고 말했다. 500㎿의 태양광 모듈 공급에 따른 매출규모는 약 6000억원에 이를 것으로 전망된다. ‘폴리실리콘(태양전지 원재료)-잉곳·웨이퍼(폴리실리콘을 가공한 중간소재)-태양전지(셀)-모듈(태양전지를 모아두는 판)-발전’에 이르는 태양광 수직계열화에 성공한 한화는 이번 큐셀 인수를 발판 삼아 글로벌 태양광 시장에서 단숨에 선두권으로 진입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김승연 회장 공백은 부담 우려가 없는 것은 아니다. 큐셀 인수를 확정지었지만 불황의 늪에서 벗어날 줄 모르는 태양광 시장, 한화솔라원의 적자 등은 여전히 부담으로 작용한다. 빠른 판단과 과감한 투자가 필요한 사업 특성상 김승연 회장의 공백 극복도 관건이다. 큐셀 인수는 김 회장이 주도해 왔다. 이에 따라 김 회장의 법정구속 이후 한때 최종 자산양수도 계약 체결이 지연되기도 했다. 유럽 재정위기로 태양광 발전에 대한 각국 정부의 보조금 지원이 줄었고 경기 침체로 신규시장 개척도 쉽지 않은 상황이다. 중국 업체와의 무한 가격경쟁(치킨게임)도 넘어야 할 산이다. 하지만 업계에서는 태양광 산업에서도 한화가 살아남을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보고 있다. 특히 말레이시아 공장의 경우 미국, 유럽에서 중국 제품에 대해 실시하고 있는 덤핑 규제도 피할 수 있다. 큐셀이 보유한 브랜드 파워로 유럽 시장 공략이 한층 수월해질 전망이다. 홍혜정기자 jukebox@seoul.co.kr
  • [길을 품은 우리 동네] 동춘당 송준길은…

    동춘당(同春堂)은 조선 문신이자 성리학의 대가였던 동춘당 송준길의 별당이다. 대전의 문화유산 중 유일하게 보물(제209호)로 지정돼 있다. 동춘당의 원 주인은 부친인 청좌와 송이창이다. 병자호란을 거치며 당의 일부가 허물어지자 동춘당이 현 위치로 옮겨와 다시 지었다. 현판은 우암 송시열이 동춘당이 세상을 떠난 지 6년 후인 1678년에 직접 썼다. 진본은 종중에서 보관 중이며, 현판의 위치도 과거와 달리 중앙으로 옮겨져 있다. 동춘당은 단아하고 간소해 조선시대 별당건축의 표본으로 불린다. 정면 세 칸, 측면 두 칸의 팔작지붕으로 동편 네 칸은 마루, 서편 두 칸은 온돌이다. 건물 뒤편으로 아궁이가 있는데 굴뚝은 보이지 않는다. 아궁이를 끼고 오른쪽으로 돌아가면 초석 높이의 구멍이 있는데 이것이 굴뚝이다. 굴뚝이 높아 불이 잘 들고, 불이 잘 들면 방이 따뜻해져 몸이 편안해지는 걸 경계했던 것이다. 옥류각과 마찬가지로 ‘들어열개문’을 설치했다. 열개문을 모두 들어올리면 별당채 전체를 하나의 공간으로 사용할 수 있는 선인의 지혜가 담겨 있다. 동춘당은 예학에 밝아 김장생이 예학의 종장(宗匠)이 될 것을 예언했고, 문장과 글씨에도 능했다. 문묘(文廟)에 배향된 18현 중 한 분이다. 동춘당 송준길을 지칭하는 말에는 양송(兩宋), 삼송(三宋), 충청오현(忠淸五賢) 등이 있다. 양송은 동춘당과 우암 송시열, 삼송에는 제월당 송규렴이 더해진다. 충청오현은 양송에 김집, 이유태, 권시를 더해 일컫는다. 지난 5월 26일 동춘당에서는 영남학파와 함께 조선시대 유학의 양대 축으로 꼽히는 기호학파 유학을 알리기 위한 ‘기호유학 인문마당’이 열렸다. 10월 첫째주 토요일 구민의 날에는 동춘당문화제가 동춘당 주변에서 열린다. 지자체의 노력 등이 더해지면서 동춘당에 대한 관심이 높아져 관광객뿐 아니라 한국학과 건축학을 공부하는 학생들의 방문이 끊이질 않고 있다. 최근 대전에서 열린 세계조리사대회에서는 400년 전통을 가진 동춘당 국화주가 선보여 화제가 되기도 했다. 양조비법은 종중이 보관하고 있는 고서 ‘주식시의’에 기록돼 있다. 향토사학자 김정곤씨는 “동춘당 선생은 부친과 똑같은 38세에 별당을 짓고 66세에 돌아가시는 등 부자 간에 의도하지 않은 공통점을 갖고 있다.”면서 “평생 사람이 메는 가마를 타지 않는 등 백성을 살피고 배려한 대학자이자 큰 선비”라고 말했다. 대전 박승기기자 skpark@seoul.co.kr
  • [프리미어리그] 판 페르시 넣고도… 맨유, 에버턴에 0-1 무릎

    가가와도, 판 페르시도 맨유에 첫 승을 안기지 못했다. 잉글랜드 프로축구 프리미어리그 우승 후보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맨유)가 시즌 첫 경기에서 에버턴에 덜미를 잡혔다. 21일 영국 리버풀의 구디슨파크 경기장. 맨유는 에버턴과의 2012~13시즌 프리미어리그 개막 원정경기 후반 12분 마루아네 펠라이니에게 결승골을 내줘 0-1로 졌다. 맨유는 가가와 신지와 로빈 판 페르시 등 새로 영입한 선수를 비롯해 기존 주축인 웨인 루니, 폴 스콜스 등을 모두 내보내고도 시즌 개막전 승리를 내줬다. 알렉스 퍼거슨 감독은 루니와 대니 웰벡을 최전방에 배치하고 가가와, 루이스 나니에게 측면을 맡겼다. 그러나 맨유는 에버턴 골문을 공략하지 못했고 오히려 후반 12분 에버턴 공격수 펠라이니에게 선제골을 얻어맞았다. 펠라이니는 오른쪽 코너킥 상황에서 마이클 캐릭을 뿌리치고 헤딩슛으로 맨유의 골그물을 흔들었다. 맨유는 후반 23분 아스널에서 최근 영입한 판 페르시를 투입한 데 이어 후반 32분 나니 대신 애슐리 영을, 후반 40분에는 톰 클레벌리 대신 안데르송을 들여보냈지만 애버턴의 수비벽에 막혀 득점 기회를 번번이 놓치는 바람에 만회 골을 뽑지 못했다. 퍼거슨 감독은 경기 뒤 “우리가 에버턴에 비해 훨씬 나은 팀이었다. 점유율도 높았고, 좋은 공격 전개를 선보였지만 마무리가 되지 않았다. 그 차이였다.”면서 “판 페르시가 좋은 모습을 보였지만 다른 선수들이 그의 능력을 제대로 살리지 못했다.”고 감쌌다. 최병규기자 cbk91065@seoul.co.kr
  • [데스크 시각] 땀방울의 진정한 보상/임병선 체육부장

    [데스크 시각] 땀방울의 진정한 보상/임병선 체육부장

    영국 가수 에밀리 산데의 ‘리드 올 어바웃 잇’(Read All About It) 노래가 절정으로 향하는 순간, 카메라가 천천히 피스트(펜싱 겨루기가 벌어지는 마루)에 오도카니 앉아 있는 신아람을 향해 다가간다. 런던올림픽에서 가장 신경 썼다는 조명이 그의 좌절을 극적으로 부감(俯瞰)한다. 지난 13일의 폐회식 공연 도중 이번 대회에서 환희이건 좌절이건 한 움큼의 눈물을 흘린 선수들을 비쳐주던 영상의 마지막은 신아람을 향했다. 여느 선수보다 유독 길게 보여준 마지막은 그가 고개를 숙이면서 페이드아웃된다. 그 허망함, 좌절을 이번 대회 가장 극적인 장면으로 꼽는다는 제작진의 의도가 엿보였다. 월요일 아침, 그걸 지켜보는 필자는 조금 뜨악했던 것 같다. 저들도 우리의 억울함에 공감하는구나, 이렇게 처음에 생각했던 것 같고, 시간이 흐를수록 점잖은 척, 아무 말하지 않는 저들이 속으로 어떤 느낌을 애써 감추고 있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새벽잠 설치고 중계를 지켜본 국민들이야, 저 잘난 선진국 사람들에게 어처구니없이 당했다는 느낌에 신아람의 좌절이 그의 것으로만 여겨지지 않았을 것이다. 4년 동안 흘린 땀방울에 감정이입돼 대가가 고작 이런 건가 하는 자괴감에 빠졌을 것이다. 당연히 그 반대급부로 그에게 어떤 보상이든 주어져야 한다는 마음자리로 옮겨갔을 것이다. 그래서 누구는 공동은메달이란, 말도 안 되는 방식을 떠올렸고 그게 현실성 있느냐는 지적을 들을 때마다 특별메달이니, 특별상이니 하는 식으로 시상 주체와 이름을 바꿔갔다. 그런데 당사자는 진심 어린 사과를 원한다고 했다. 영예를 원한다고 했다. 그리고 스스로의 힘으로 에페 단체전 은메달이란 값진 보상을 손에 쥐었다. 그런데 충분하지 않다고 생각하는 이들이 적지 않은가 보다. 대한펜싱협회 회장사인 SK텔레콤은 단체전 은메달에 더해 개인전 은메달에 준하는 포상금을 지급할 용의가 있음을 19일 공표했다. 그러자 인터넷에서는 찬반 토론이 이어지고 있다. 누구는 찬반이 팽팽하다고 했지만 필자가 보기에는 포상금을 더 얹어 주어야 한다는 의견이 훨씬 많다. 이런 식이어도 괜찮은 걸까. 20일 대한체조협회는 한국 체조 개인전 사상 첫 금메달을 안긴 양학선에게 1억원, 역시 리듬체조 결선에 처음 진출해 세계 5위란 성적을 거둔 손연재에게 그동안의 노고에 값하는 격려를 했다. 양학선의 1억원은 대회 전 포상금 지급 약속을 이행한 것이다. 필요 이상으로 신데렐라급 대우가 남발되는 데 대해선 다른 의견이 있을 수 있지만 포상금 절차에는 문제가 없다고 할 수 있다. 그러나 손연재에게 격려금으로 그 격을 달리한 것은 나름대로 고민하고 앞뒤를 헤아린 결과로 본다. 필자 역시 신아람에게 충분한 보상이 주어져야 한다고 믿는다. 하지만 우리만 이해할 수 있고 공감할 수 있는 형식이어선 곤란하다. 예를 들어 ‘독도는 우리땅’이라고 적힌 플래카드를 들어 축구 동메달 시상식에도 참석하지 못한 데 이어 국제축구연맹(FIFA)이나 국제올림픽위원회(IOC)의 징계가 확정되면 현역 군 복무 면제 혜택이 박탈될 수 있는 박종우와 관련, “IOC나 FIFA가 어떻게 결정하든 우리끼리 처리해 버리자.”는 극단적인 주장도 쉽게 볼 수 있다. 한 나라의 장관까지 비슷한 발언을 했다. 마찬가지로 ‘펜싱협회를 후원해온 재벌이 오랜만에 좋은 일하네.’라고 부채질하는 식이어서도 곤란하다. 그렇다고 따지지도 않고 일본에 이메일부터 보내고 보는, 그런 부류로 필자를 보지 않았으면 좋겠다. 절차에 맞춰 정당한 논리를 내세워 국제기구에 따질 건 따지고, 선수들의 값진 땀방울에 대한 보상 역시 절차를 따져 결정하자는 것이다. 그래야 격려와 치하를 받는 선수도 떳떳할 수 있다. ‘개인전 은메달에 준하는 포상’을 찬성하는 쪽이라면 공동 메달 주고 끝내자고 생각하는 쪽과 뭐 다를 게 있겠는가. bsnim@seoul.co.kr
  • [길을 품은 우리 동네] (14)제주 서귀포 이어도로

    [길을 품은 우리 동네] (14)제주 서귀포 이어도로

    제주도 서귀포시 이어도로는 요즘 몸살을 앓고 있다. 서귀포 칠십리 해안 풍광이 멋진 이어도로는 제주 해군기지(민·군 복합형 관광 미항) 건설 논란의 한가운데에 있다. 한쪽에서는 국가 안보에 꼭 필요한 시설이라며 밀어붙이고 한쪽에서는 아름다운 서귀포 바다와 조상 대대로 살아온 평화로운 마을 공동체를 파괴할 수 없다며 절대 반대를 외친다. 강정마을을 관통하는 이어도로에서는 요즘도 매일 해군기지 찬성, 반대 실랑이가 벌어진다. 경찰차가 경광등을 번쩍이며 요란하게 달리고 해군기지 건설을 반대하는 천주교 신부들이 뙤약볕 아래 도로에서 미사를 지내는 낯선 풍경이 일상이 된 지 오래다.수년간 이 모습을 지켜본 이어도로는 그저 이들에게 자리를 내줄 뿐 아무런 말이 없다. 오랜 세월 주민들 간 소통의 길이었던 이어도로가 어쩌다가 불통의 도로가 돼 버렸는지 오가는 사람들의 발길이 무거워 보인다. 이어도로는 중문관광단지 제주국제컨벤션센터(ICC JEJU)를 시작으로 대포, 월평, 강정, 법환, 서호동 등 6개의 마을을 아우른다. 길이는 10.793㎞. 제주 전설에 전해지는 피안의 섬, 환상의 섬 이어도(파랑도)와 가장 가까운 도로라 해서 이어도로라는 이름이 붙었다. 이어도로가 시작되는 ICC JEJU는 정상회의 등 굵직한 국제회의가 단골로 열리는 제주의 명소다. 2003년 3월 문을 연 ICC JEJU에서는 다음 달 지구촌 환경올림픽이라 불리는 세계자연보전총회(WCC)가 열려 제주섬의 아름다움을 세계에 알리게 된다. 컨벤션센터 바로 옆에서 WCC에 맞춰 개관하는 멕시코의 세계적인 건축가 리카르도 레고레타(1931~2011)가 설계한 앵커호텔과 레지던시 리조트의 막바지 공사가 한창이다. 남국의 섬답게 야자수 가로수가 멋들어진 이어도로는 지삿개 해안으로 유명한 대포마을로 이어진다. 지삿개 해안은 4~6각형의 주상절리가 한폭의 그림처럼 펼쳐져 사시사철 관광객의 발길이 끊이지 않는 등 이어도로가 품고 있는 화산섬 제주의 명소다. 대포마을은 대략 동경 126도, 북위 33도 지점에 있다. 우리나라 표준시는 일본 중앙을 통과하는 동경 135도를 기준으로 사용하고 있어 대포마을은 태양이 정남에 오는 시간이 30분 정도 늦다. 대포마을 주민들은 매일 30분 정도 일찍 생활하는 셈이다. 대포마을에서는 1960~70년대까지만 해도 천제연폭포에서 물을 끌어다 너베기 논에서 벼농사 등을 짓기도 했지만 1978년 중문관광단지 개발이 시작되면서 관광지로 변했다. 대포포구에는 한치와 멸치를 잡으러 다니는 20여 척의 고기잡이 어선이 아직 남아 있다. 대포마을의 약천사는 보는 사람을 압도하는 웅장한 건축물로 유명하다. 약천사의 대적광전은 단일 법당으로는 동양에서 제일 규모가 크다. 주불로 모셔진 비로자나부처님의 높이가 4.5m로 목불로서는 우리나라에서는 가장 크다. 큰 법당의 높이가 29m, 법당 내부의 마루에서 천장까지의 높이가 25m나 되는 등 웅장함을 자랑한다. 월평을 지나 만나는 강정마을은 활기를 잃은 지 오래다. 강정(江汀)이란 지명에서도 알 수 있듯 물이 풍부한 곳으로 서귀포 시민 80%가 이를 급수원으로 이용하고 있다. 강정천의 수원을 이루고 있는 냇길이소, 악근천의 수원인 소왕물, 수도가 설치되기 전에 주민들이 가장 많이 이용한 큰강정물 등 3대 용천수는 제주섬이 아무리 가물어도 마르지 않는다. 맑고 깨끗한 강정의 용천수로 재배한 쌀은 임금에게 진상되기도 했다. 강정천에는 지금도 은어가 뛰논다. 1990년대에 마을 주민들은 당시 황금알을 낳았다는 바나나를 재배하기도 했는데 요즘은 백합 등 화훼농사가 주를 이룬다. 2007년 5월 해군기지 건설 입지로 선정되면서 강정마을은 조선조 설촌 이래 가장 큰 혼란을 겪고 있다. 해군기지 찬반 논란으로 이웃 간에 등을 돌리고 형제, 친·인척 간에도 명절 제사를 함께 지내지 않는다. 강정마을 중심을 지나는 도로 좌우편으로 해군기지를 찬성하는 주민과 반대하는 주민이 이용하는 상점이 따로 생겨나는 등 마을 공동체는 파괴돼 버렸다. 이어도로에서 벌어지는 해군기지 찬반 논란은 현재 진행형이다. 해군기지 공사장 입구 도로에서는 반대 주민과 활동가들의 농성이 이어지고 경찰은 24시간 배치돼 있다. 그 사이로 관광객을 실은 렌터카와 관광버스들이 무심하게 달린다. 강정마을에서 만난 한 주민은 “예로부터 일강정이라고 해서 제주에서도 가장 살기 좋은 마을이었는데 어쩌다가 이리됐는지 너무 안타깝다.”고 말했다. 이어도로의 끝자락에 있는 법환동은 자리돔으로 유명한 포구 마을이다. 법환마을은 아름다운 범섬과 태평양으로 펼쳐지는 넓은 바다, 황금 어장을 보유하고 있는 축복받은 마을이다. 이곳의 자리돔은 제주에서도 최고로 쳐준다. 특히 불그스름해서 생기 넘치는 모습을 한 범섬 주변에서 잡은 자리돔은 맛이 뛰어나다. 무인도인 범섬은 역사의 현장이기도 하다. 고려를 지배했던 원나라의 마지막 세력인 목호들이 난을 일으키자 최영 장군이 군사를 이끌고 제주에 와 목호들이 마지막 본거지로 삼았던 범섬을 포위해 섬멸함으로써 몽고 지배 100년 역사에 종지부를 찍은 유서 깊은 곳이다. 자리돔의 유명세로 여름이면 법환포구에는 식도락 관광객의 발길이 넘쳐난다. 올레길이 생기면서 이들을 겨냥한 카페나 게스트하우스가 속속 들어서 마을 풍경을 바꾸어 놓고 있다. 여름철 태풍이 올라오면 방송사 중계 차량이 어김없이 찾는 곳도 법환포구다. 사단법인 제주올레 정지혜 홍보팀장은 “이어도로 주변의 올레 7, 8코스가 가장 아름답듯이 이어도로는 서귀포 해안을 즐기며 한적하게 드라이브를 즐기기에 안성맞춤인 곳”이라고 말했다. 제주 황경근기자 kkhwang@seoul.co.kr ●15회는 경북 영양군 지훈길과 두들마을길을 소개합니다.
  • “일사불란한 정당정치 지향하는 사회에 지적성찰 줄 것”

    “일사불란한 정당정치 지향하는 사회에 지적성찰 줄 것”

    “1989년 전세계적으로 냉전이 종식됐지만, 2012년 한국은 여전히 북한과 체제경쟁을 벌여야 하는 냉전이 지속되고 있다. 한반도의 냉전을 끝내는 방안을 모색하는 차원에서 1949~89년 냉전 속에서 서구의 정치사상가들은 이를 끝내기 위해 어떤 노력을 해 왔는지를 학문적으로 살펴볼 필요가 있다.” 함재봉(54) 아산정책연구원 원장은 10일 서울 종로구 신문로 연구소에서 열린 간담회에서 오는 14일부터 ‘아산 냉전자유주의 프로젝트’라는 제목의 국제학술대회를 내년 6월까지 6차례에 걸쳐 진행하는 이유를 이렇게 밝혔다. 함 원장은 “냉전시대를 관통해 온 서구의 자유주의 철학자들은 국내에 거의 소개되지 않았기 때문에 낯설게 느낄 수도 있지만, 개개인의 이성의 힘과 자유에 대한 무한한 믿음이 민주주의를 위협해 온 전체주의를 깼다는 점에서 대단한 의미가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정치철학이 어렵기 때문에 그 인물의 전생애를 돌아보는 과정을 통해 사상에 접근하는 방식을 택했다.”고 덧붙였다. 냉전자유주의 프로젝트는 14일 오전 10시 러시아 출신의 영국정치철학자 이사야 벌린 평전을 쓴 마이클 이그나티예프의 강연회부터 시작된다. 2개월 간격으로 영국의 마이클 오크숏, 노벨경제학 수상자인 프리드리히 폰 하이에크, 오스트리아 출신의 영국 철학자 칼 포퍼, 프랑스의 레이몽 아롱, 일본의 마루야마 마사오 등의 사상을 소개할 예정이다. 함 원장은 “1948년 건국을 했으나 자유주의의 맛을 한번도 보지 못했고, 여전히 일사불란한 정당정치를 지향하는 한국사회에 새로운 지적 충격을 안겨줄 것”이라고 말했다. 글 사진 문소영기자 symun@seoul.co.kr
  • 北 “일본인 유골 반환문제 진전 있었다”

    지난 9~10일 이틀간 중국 베이징에서 열린 북한과 일본 간의 적십자회담에서 일본인 유골 반환 문제에 대해 진전이 있었다고 북측 관계자가 밝혔다. 리호림 북한 적십자회 중앙위원회 서기장은 10일 2차 세계대전 종전 전후 북한에서 사망한 일본인 유골 문제와 관련해 기자들에게 “어느 정도 합의를 봤다.”고 설명했다. 그는 “진지하게 협의를 했으며, 서로의 입장을 잘 이해했다.”고 말해 일본과의 협의에 진전이 있었음을 시사했다. 다사카 오사무 일본 적십자사 국제부장도 기자회견에서 “일본인 유골 문제를 해결하려면 정부의 관여가 불가피하다는 데 북측과 인식이 일치했다.”고 밝혔다. 그는 일본인 납북 문제에 대해서는 논의하지 않았다고 덧붙였다. 북한은 사망한 일본인의 매장 관련 정보를 일본 측에 제공한 것으로 보인다. 일본은 북한에 주둔하던 일본군과 종전 후 귀국하지 않은 자국민 등 약 3만명이 북한에서 사망한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북한과 일본 적십자사의 공식 협의는 2002년 8월 일본인 행방불명자 안부 확인을 위한 의견 교환 이후 10년 만이다. 도쿄 외교가에서는 일본이 북한으로부터 유골을 반환받는 대가로 큰 수해를 당해 어려움을 겪는 북한에 경제적 지원을 할 가능성이 큰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북·일은 1990년 가네마루 신 전 자민당 부총재가 평양을 방문해 당시 김용순 노동당 대남담당 비서와 양국관계 정상화의 가능성을 타진하면서 관계 개선의 전기를 맞았지만 납치자 문제에 막혀 큰 진전을 보지 못하고 있다. 때문에 이번 회담과 관련해서도 일본인 처 귀환 문제와 납치자 문제 등 얽힌 게 많아 회담 전망은 좀 더 지켜봐야 한다는 신중론이 만만찮다. 도쿄 이종락·베이징 주현진특파원 jrlee@seoul.co.kr
  • 체조강국 ‘中心’ 흔들린다

    런던올림픽을 앞두고 서구의 언론·대학·금융회사 등이 내놓은 금메달 전망은 중국에 견줘 미국의 판정승 쪽으로 조금 기울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미국이 금메달 40개로 중국(금 38개)을 누른다고 내다봤다. 투자은행 골드만삭스도 미국 37개, 중국 33개의 금메달을 점쳤다. 반면 다트머스대 경영대학원은 중국이 금 48개로 금 35개에 머문 미국을 제칠 것으로 예상했다. 8일 오후 5시 현재 메달 현황을 보면 중국이 금메달 34개, 미국이 30개로 박빙이다. 미국의 강세 종목인 육상이 한창인 점을 감안하면 언제든 뒤집힐 수 있는 상황. 일부에서는 베이징에서 홈그라운드의 이점을 앞세워 첫 종합 1위를 차지했던 중국을 끌어내리고 미국이 8년 만에 선두를 탈환할 것으로 전망하는 까닭이다. 만약 중국이 역전을 허용한다면 기계체조의 부진이 가장 뼈아플 법하다. 육상(47개), 수영(34개), 레슬링·사이클(각 18개), 역도·사격(각 15개) 다음으로 많은 14개의 금메달(카누·조정·유도와 동일)이 걸린 중국의 전략 종목이다. 7일(현지시간) 런던 노스그리니치 아레나에서 남자 평행봉·철봉, 여자 평균대·마루운동 등 4개 종목이 끝나면서 기계체조는 열흘간의 대장정을 마무리했다. 중국의 독무대였던 4년 전 베이징 때와는 크게 달라졌다. 당시 중국은 9개의 금메달을 쓸어 담아 종합 1위의 발판을 마련했다. 하지만 이번 대회에서는 중국과 미국이 각축을 벌이는 대회 전체의 판도와 비슷했다. 두 나라가 각각 금메달 4개와 3개씩을 나눠 가졌다. 나머지 7개는 한국·일본·러시아·브라질·헝가리·네덜란드 등에 배분됐다. 중국은 남자 단체전과 남자 철봉·마루운동, 여자 평균대에서 우승했다. 베이징올림픽 3관왕 주카이는 이번에도 2관왕(단체·마루운동)에 오르며 에이스 노릇을 톡톡히 했다. 하지만 여자단체·개인종합 2관왕 개브리엘 더글러스와 마루운동 챔피언 알렉산더 라이스먼 등 미국 여자 선수들의 선전이 눈부셨다. 한편 중국과 미국 독주에 고춧가루를 뿌릴 것으로 기대했던 일본과 러시아는 금메달 1개씩을 따내는 데 그쳤다. 일본은 개인종합의 우치무라 고헤이를 앞세워 단체전마저 넘볼 계획이었으나 중국의 벽에 가로막혔다. 러시아도 빅토리아 코모바, 알리야 무스타피나 등을 내세워 미국에 맞섰으나 이단평행봉에서만 우승했을 뿐 은메달 3개에 머물며 고개를 숙였다. 임일영기자 argus@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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