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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병문안 왔다가…MRI에 끌려들어 사망한 남성

    병문안 왔다가…MRI에 끌려들어 사망한 남성

    인도의 한 남성이 아픈 친척 병문안을 왔다가 자기공명영상(MRI)기계에 빨려들어가 숨지는 사고가 발생했다. 29일(이하 현지시간) 영국 일간 데일리메일은 마하라시트라주(州) 뭄바이 경찰의 성명을 통해, 숨진 남성 라제쉬 마루(32)가 메탈 소재의 산소 실린더를 들고 MRI실에 들어간 후 자기력으로 인해 기계쪽으로 끌려갔고 전했다. 해당 사건은 지난 27일 저녁 인도 뭄바이 나이르(Nair)병원에서 발생했다. 경찰은 초동 수사에서 마루가 실린더에서 새어나온 액화산소를 마시고 사망했다고 설명했다. 자기력이 메탈 소재의 산소 실린더를 끌어당겼고 실린더가 MRI기계에 부딪혀 손상된 것으로 보았다. 병원장 라메쉬 브하말은 정확한 사인을 밝히기 위한 조사에 착수했으며, 사고 관련 감시 카메라 영상을 경찰에 넘겼다고 말했다. 경찰은 담당 의사와 병원 관계자 3명을 과실치사 혐의로 체포했다. 마루의 삼촌 지텐드라는 “마루가 수련의에게 MRI기계 전원이 꺼져있으니 산소실린더를 옮겨와 달라는 부탁을 받았다. 사고를 예방했어야할 의사가 MRI기계가 켜져있는 방으로 조카에게 들어가라고 말했다”며 "갑작스런 사고로 가족들 모두 큰 충격에 빠졌다”며 슬퍼했다. 이 사건을 접한 마하라시트라주 정부는 희생자 가족에게 50만 루피(약 842만원)의 보상금을 지금하겠다고 발표했다. 한편 MR기계는 신체 기관의 이미지를 생성하기 위해 강력한 자기장을 사용한다. 금속 물체가 기계 안으로 빨려들어갈 수 있어 MRI촬영실 안에서는 금속 물질 휴대를 금하고 있다. 2014년 인도 뉴델리의 한 병원에서도 2명의 병원 직원들이 MRI기계와 금속 산소탱크 사이에 끼어 부상을 당한 일이 있었고, 2001년 미국 뉴욕에서도 MRI촬영 중이던 6살 남자아이가 날아온 금속 산소탱크에 맞아 두개골이 부서져 사망하기도 했다. 안정은 기자 netineri@seoul.co.kr
  • [유성호의 문학의 길목] 윤동주와 정병욱과 광양시

    [유성호의 문학의 길목] 윤동주와 정병욱과 광양시

    지난 27일 전남 광양시에서는 윤동주 문학 국제심포지엄이 열렸다. ‘윤동주 문학 왜 광양인가?’라는 주제 아래 경상대 강희근 교수, 일본의 교토여자대학 우에노 준 교수, 그리고 필자가 발표자로 나서 윤동주 문학에 대한 재해석 과정과 결과를 집중적으로 논의했다. 더불어 광양과 윤동주가 결속해 갈 생성적 가치에 대해 하루종일 열띤 논의를 이어 갔다. 윤동주 시의 연원과 특성 그리고 새로운 콘텐츠로의 확장 가능성이 진지하게 모색된 자리였다. 아직까지 일반인들에게는 생소할 윤동주와 광양의 연관성이란 과연 무엇인가. 그 맥락은 이러하다. 1941년 말 윤동주는 연희전문학교 졸업 기념으로 친필 원고 ‘하늘과 바람과 별과 시’를 3부 작성해 한 부는 자신이 가지고, 한 부는 은사인 이양하 교수께 드리고, 나머지 한 부는 문과 2년 후배 정병욱에게 건넸다. 윤동주가 타계했을 때 자신과 이양하 교수가 가지고 있던 것은 일실됐으나, 정병욱이 보관했던 원고가 해방 후에 세상에 알려지면서 우리는 윤동주라는 보석 같은 존재를 알 수 있었다. 정병욱은 1943년 학병으로 끌려가면서 윤동주 시집 원고를 어머니께 맡기고 떠났는데, 어머니는 일제의 감시를 피하기 위해 마루 널을 뜯어 그 아래에 원고를 보관했던 것이다. 일찍이 정병욱은 이 원고를 어머니가 명주 보자기에 겹겹이 싸서 보관했었다고 기록한 바 있다. 그 후 정병욱의 누이동생 정덕희가 새로운 증언을 하게 되어 사실이 바로잡히게 됐는데, 정병욱이 학병 나가느라 집에 없어서 잘 몰랐을 거라고 하면서 정덕희는 그 원고가 마루 밑에 있었다고 기억해 주었다. 마루 널 아래 땅을 깊이 파서 그 속에 짚을 깐 다음 큰 독을 들여놓고, 그 안에 원고를 넣어 보관했다는 것이다. 깊이 숨겼을 뿐만 아니라 짚으로 건조 상태가 유지되도록 한 것이다. 이 과정은 정덕희 여사로부터 직접 들은 이야기를 ‘윤동주 평전’의 작가 송우혜 선생이 소상하게 기록해 놓은 바 있다. 정병욱은 집에 돌아와 이 원고를 다시 받아들고 뛸 듯이 기뻐했다고 한다. 이 원고는 ?1948년 1월 한 권의 시집으로 빛을 보게 됐는데, 이 원고가 망실됐다면 우리는 최소한 윤동주의 ‘서시’나 ‘별 헤는 밤’, ‘길’, ‘십자가’, ‘또 다른 고향’ 등을 전혀 만나 보지 못했을 것이다. 그야말로 우리 문학사에 윤동주라는 빛(光)과 볕(陽)을 한꺼번에 쏘아 준 사건이 광양에서 일어났던 것이다. 정병욱 가옥에 보존됐던 윤동주 유고 원본은 지금 연세대학교 윤동주기념관에 전시되고 있다. 원래 정병욱은 경남 남해 출신이고 하동에서 어린 시절을 살았는데, 부친의 사업차 일가가 광양으로 옮겨 가 살게 됐다. 고택이 있는 망덕포구는 옛날분들이 섬진강을 거슬러서 구례나 광양으로 나아가는 길목이었다. 섬진강물이 남해 바다와 합수하는 곳이기도 하다. 1925년 건물인 이 고택의 공식 이름은 ‘윤동주 유고 보존 정병욱 가옥’이고, 현재 등록문화재 제341호로 지정돼 있다. 이제 이 고택은 두 사람의 우정과 믿음을 문학사의 아름다운 후경(後景)으로 두른 채 맑은 섬진강물처럼 광양 밤바다에 뜬 밝은 별빛처럼 반짝거리고 있다. 매천 황현 선생의 고향이기도 한 광양은 이러한 윤동주·정병욱으로 이어지는 상징 가치에 눈을 뜨고, 한편으로는 정병욱 고택을 명소로 만들면서, 한편으로는 윤동주를 가능하게 했던 이곳의 문화적 브랜드를 차근차근 만들어 갈 계획을 세우고 있다. 아마도 그것은 윤동주와 정병욱과 광양의 세 꼭짓점을 잇는 커다란 문화적, 학문적 기념비가 될 것이다. 이제 윤동주와 다섯 살 차이였던 정병욱도 얼마 있으면 탄생 100주년을 맞는다. 자신의 호(號)를 윤동주의 시 ‘흰 그림자’에서 가져와 ‘백영’(白影)이라고 지었을 만큼 윤동주를 사랑했던 정병욱. 윤동주와 그가 맺었던 생전의 인연과 사후에도 지속되는 아름다운 관계를 광양시가 잘 이어 가기를 마음 깊이 소망해 본다.
  • 대구의 중심에서 만나는 ‘e편한세상 남산’, 금일 주택전시관 공개

    대구의 중심에서 만나는 ‘e편한세상 남산’, 금일 주택전시관 공개

    삼호가 대구의 원도심인 중구에서 금일 ‘e편한세상 남산’ 주택전시관을 오픈하고 새해 첫 분양을 실시한다. 대구광역시 중구 남산동 150-2번지 일대 남산재마루지구를 재건축한 이 단지는 지하 2층~지상 25층 5개동, 전용면적 59, 84㎡ 아파트 348가구와 전용면적 44㎡ 오피스텔 72실로 구성되어 있다. 전용면적 별 가구수는 59㎡ 206 가구, 84㎡ 142 가구로 구성되어 있으며, 이중 59㎡ 180가구, 84㎡ 103가구와 오피스텔 72실이 일반에 분양된다. 대구 중구는 대구광역시의 금융, 의료, 문화, 유통산업 등이 자리잡은 핵심 거점이지만 그 동안 신규 주택 공급이 부족한 지역이었다. 이번에 분양하는 e편한세상 남산은 도심의 인프라와 학군을 갖춘 트리플 역세권 단지인데다 소비자들이 선호하는 중소형 면적으로 구성되어 높은 관심을 받고 있다. 대구 중구는 1980년대 까지는 대구의 중심지였지만 수성구, 달서구 등 신도심 개발의 여파로 인한 인구 유출과 노후화가 맞물려 주거 선호도가 낮아졌다. 하지만 2006년부터 본격적으로 시작된 도심재생사업을 통해 최근 그 면모를 일신하고 있는 지역이다. 특히 동성로 공공디자인 개선, 근대 골목, 김광석 다시 그리기 길 사업 등으로 수많은 관광객이 찾는 명소로 거듭나 대구를 넘어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성공적인 도심재생사업으로 평가 받고 있다. 도시환경이 변모함에 따라 중구 일대 주거지역도 재개발에 속도를 내고 있다. 특히 e편한세상 남산의 주변으로 4곳의 재개발 사업지가 위치하고 있어 대구 남산지구 일대가 향후 원도심의 새로운 주거타운으로 주목 받고 있다. e편한세상 남산이 들어서는 남산동은 지하철 2, 3호선 환승역인 신남역과 지하철 1, 2호선 환승역인 반월당역을 편리하게 이용할 수 있는 트리플 역세권의 편리한 교통 여건을 자랑한다. 또한 단지 앞으로는 대구 도심을 동서로 관통하는 달구벌대로를 통해 대구 도심 어디든 빠르고 편리하게 이동할 수 있는 장점을 갖추고 있다. 다양한 생활편의 시설이 인접해 있으며 학군도 뛰어나다. 특히 도보로 이용할 수 있는 거리에 대구 경북 최대 규모를 자랑하는 전통 시장인 서문시장이 위치하고 있다. 이외에도 동산의료원, 현대백화점, 동아백화점, 약전골목, 반월당 등 편리한 쇼핑, 생활 시설이 인접해있다. 단지 뒤쪽으로는 남산 초등학교와 경구중학교가 위치하고 있어 편리한 도보 통학 환경을 갖추고 있다. 뿐만 아니라 계성초등학교(사립), 계성중학교, 신명고, 경북여고, 경북사대부고가 배정학군이며, 원도심 밀집 지역으로 대형 학원가가 인접해 있어 교육 환경이 뛰어나다. e편한세상 남산에는 생활을 더욱 여유롭고 편리하게 바꿔주는 e편한세상만의 리빙솔루션이 적용될 예정이다. 아파트의 거실·주방에는 침실보다 2배 더 두꺼운 60mm 층간 소음 저감 바닥재를 적용해 층간 소음 및 난방에너지를 함께 줄여준다. 지하 주차장 역시 문 콕 걱정 없이 주차 할 수 있는 10cm 더 넒은 주차공간을 제공될 계획이다. ‘e편한세상 남산’은 1월 30일 아파트 특별공급을 시작으로 1월 31일에는 1순위 청약, 2월 1일에는 2순위 청약을 진행하며, 오피스텔은 1월 31일부터 2월 2일까지 모델하우스에서 현장 청약을 실시한다. 주택전시관은 대구 달서구 월성네거리이며 입주는 2020년 5월 예정이다. 나우뉴스부 nownews@seoul.co.kr
  • 부산시교육청, 부산소프트웨어 교육지원센터 25일 개소

    부산시교육청, 부산소프트웨어 교육지원센터 25일 개소

    4차 산업혁명 시대에 대비해 학생들에게 창의력과 컴퓨팅 사고력을 키워주고자 전국 최초로 만든 ‘부산소프트웨어(SW)교육지원센터’가 25일 오전 개소식을 하고 본격 운영에 들어갔다.부산시교육청은 지난해 7월부터 부산진구 서면 청소년복합문화센터 놀이마루(옛 중앙중학교) 4층 333㎡을 리모델링해 소프트웨어교육지원센터를 구축했다. 소프트웨어교육지원센터는 코딩존, 피지컬컴퓨팅존, AR·VR존 등 3개 체험존을 비롯해 첨단 미래교실(연수실), 복합공간, 교사실 등 모두 6개 실을 갖췄다. 이 가운데 코딩존은 교육용 프로그래밍 언어를 활용한 다양한 SW교육 활동을, 피지컬컴퓨팅존은 각종 센서보드와 로봇 등을 활용한 SW교육 활동을, AR·VR존은 다양한 교구를 활용한 가상현실과 증강현실을 각각 체험할 수 있도록 꾸몄다. 또 첨단 미래교실은 첨단 IT 장비를 갖추고 학생 교육과 교사 연수 등 다양한 교육활동을 할 수 있는 미래교육 지향형 교실로, 복합공간은 소프트웨어 교육관련 세미나, 포럼, 대규모 강의 등을 할 수 있는 공간으로 각각 조성했다.특히, 미래교실은 화상을 통해 전문가의 수업을 받거나 외부로 수업을 중계할 수 있는 스카이프 화상 회의 시스템, 학습과정을 공유할 수 있는 대화면 터치 디스플레이와 미러링 장비 등을 설치했다. 또 자연 친화적으로 디자인된 책상, 바른 자세로 수업에 집중할 수 있도록 하는 스마트 체어(의자)도 갖췄다. 앞으로 이 센터는 학교 SW교육 활성화를 위해 학생 진로체험교실과 교사 연수 등 다양한 프로그램을 운영한다. 또 학생 동아리와 교사 연구회를 지원하는 한편, 교구를 대여하고 콘텐츠도 제공한다. 이와 함께, SW교육 선도교사와 정책학교 운영교사 50명(초등 30명, 중등 20명)으로 지원단을 구성, 운영한다. 김석준 부산시교육감은 “부산SW교육지원센터는 전국 최초의 SW교육지원센터로서 미래 사회를 살아갈 학생들에게 지식정보처리 역량과 창의적 사고 역량을 키워주고자 설립했다”며 “오늘 문을 연 이 센터가 부산SW교육의 거점센터 역할을 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부산 김정한 기자 jhkim@seoul.co.kr
  • ‘꿈여울’ 무안·나주 휘도는 영산강 이야기

    ‘꿈여울’ 무안·나주 휘도는 영산강 이야기

    꿈의 속삭임은 왕에게 승전을 안기고… 물살이 숨죽인 자리엔 어리석은 뱃사공의 애달픔이… 아리고 아른한 몽탄강이어라 몽탄강이라고 들어보셨는지요. 전남 무안 몽탄면과 나주 동강면 일대를 흐르는 영산강을 달리 부르는 이름입니다. 부여 앞을 흐르는 금강을 백마강, 여주 앞을 흐르는 남한강을 여강이라 부르는 것처럼 말입니다. 몽탄(夢灘)을 우리말로 풀면 꿈여울입니다. 대체 어떤 사연이 있길래 이처럼 아름다운 이름을 갖게 됐을까요. 전설이 전하는 이야기를 따라 몽탄강 일대를 돌아봤습니다.몽탄은 꿈속에서 계시를 받아 건넌 여울이란 뜻이다. 고려를 세운 왕건의 전설에서 비롯된 이름이다. 현지 주민들과 각종 자료 등이 전하는 내용을 요약하면 이렇다. 후삼국시대 왕건과 견훤이 무안과 나주 인근의 영산강에서 대치하고 있을 때였다. 한낮에 선잠이 든 왕건에게 신령이 나타나 “바람이 잠잠해졌으니, 이때를 놓치지 말고 강을 건너라”라고 호통을 쳤다. 놀라 잠에서 깬 왕건은 기습 공격을 감행했고, 견훤은 대부분의 군사를 잃은 채 구사일생으로 도망쳤다. 조선을 개국한 이성계와 관련된 이야기도 전한다. 내용은 비슷하다. 장군 시절의 이성계가 왜구를 격퇴하기 위해 출전했을 때 꿈에 신령이 나타나 “지금 여울이 낮아져 건너갈 수 있으니 어서 건너라”라고 해서 한밤중에 영산강을 건너 왜구를 물리쳤다는 것이다. 두 인물이 현몽을 받아 승전보를 전한 곳이 바로 몽탄강이다. 왕건과 이성계 둘 다 나라를 세운 왕들이고 보면 아무래도 승자의 입장에서 각색된 이야기가 아닐까 하는 생각도 갖게 된다. # 이리저리 휘돌아 만든 비경 ‘느러지’ 영산강은 담양 용추계곡에서 발원해 광주와 나주, 무안 등을 적신 뒤 목포에서 바다와 합류하는 남도의 젖줄이다. 이리저리 휘고 굽으며 흐르는 동안 곳곳에 빼어난 풍경들을 만들었다. 몽탄강 유역에서 가장 풍경이 빼어난 곳은 느러지 일대다. ‘느러지’는 물살이 느려진다는 뜻이다. 강물이 이 일대에서 크게 휘어지며 조롱박 모양의 물돌이동을 만들었다. 경북 예천의 회룡포나 안동 하회마을을 연상하면 알기 쉽겠다. 여기가 바로 ‘영산강 8경’ 가운데 2경으로 꼽히는 곳이다.# 국내 하나밖에 없는 강물 위 등대 ‘몽탄진등표’ 물살이 숨을 죽인 자리엔 으레 나루가 생기기 마련이다. 몽탄강 일대에선 주룡나루와 몽탄나루 등이 그중 규모가 컸던 것으로 전해진다. 강을 끼고 살아가는 사람들에게 나루는 삶의 터전이자 마을과 마을을 잇는 소통의 통로였을 것이다. 늙은 어부는 이른 아침부터 쪽배를 타고 그물질에 나섰을 테고 밤새 술추렴하느라 수세미 같은 머리를 한 뱃사공은 마을 사람들을 싣고 강 너머를 분주히 오갔을 것이다. 그 풍경은 다리가 놓이면서 흔적도 없이 사라졌다. 몽탄나루는 이름으로만 남았고, 주룡나루는 여름철 수상 레포츠의 메카로 변신했다. 여태 옛모습 그대로 남은 풍경도 있다. 키 작은 빨간 등대 몽탄진등표다. 등대는 일제강점기인 1934년 세워졌다. 강물에 설치된 등대로는 국내에서 유일한 것으로 알려졌다. 영산강이 하구둑으로 막히기 전 등대는 강물을 오르내리던 숱한 배들의 길잡이 노릇을 했을 터다. 몽탄대교와 소댕이나루 중간쯤에 있다. 등대가 딛고 선 작은 바위는 멍수바위라 불린다. 이 바위에도 애달픈 사연이 담겨 있다. 목포 쪽에 하구둑이 생기기 전 이 일대에선 굴이 많이 났다고 한다. 광양, 하동 등 섬진강 기수역에서 생산되는 ‘벚굴’과 같은 종류의 굴이다. 어느 날 한 노모가 굴을 따러 바위에 올랐다. 한데 밀물 때 사고가 나고 말았다. 진작 배를 몰아갔어야 할 아들 멍수가 술을 마시느라 제때 노모를 모시러 가지 못한 것이다. 결국 노모는 불어난 물에 휩쓸려 사라졌고, 이후 날마다 강가에 나와 목놓아 울던 멍수 역시 노모 곁으로 돌아가고 말았다. 모양은 남았으되 제 소임을 잃은 등대는 이런저런 사연 탓에 더 애처로워 보인다. 몽탄진등표에서 맞는 풍경이 빼어나다. 물색은 파랗다. 하늘이 담긴 듯하다. 강변엔 부들과 갈대가 바람에 이리저리 몸을 누인다. 강둑엔 자전거도로가 조성돼 있다. 둑방길을 따라 자박자박 걷는 재미가 각별하다. 강 너머는 나주와 영암 땅이다. 멀리 월출산이 불쑥 솟았다. 그 기세가 장하다. 주변에 크기를 견줄 산이 없으니 돌올한 기상이 한결 도드라진다. # 수백년 살아내며 하늘 끝까지 펼쳐진 푸조나무 몽탄나루 옆엔 팔작지붕의 정자 한 채가 날아갈 듯 앉아 있다. 식영정(息營亭)이다. 담양 식영정(息影亭)과 이름은 같지만 한자는 다소 다르다. 식영정은 조선 중기의 문신 임연(1589~1648)이 무안에 터를 잡은 이후 1630년 지은 정자다. 정자 안에 들면 마루 너머로 몽탄강과 느러지 들녘이 시원스레 펼쳐진다. 영산강 유역에서 손꼽히는 정자라더니 과연 명불허전이다.팔작지붕 건물도 멋들어지지만 더 인상적인 건 주변을 둘러친 푸조나무들이다. 수백년을 살아낸 노거수들이다. 안내판은 나무들의 수령이 510년이라고 적고 있다. 보호수로 지정된 1982년이 기준이다. 이후 36년이 지났으니 수령도 늘어 얼추 550년 가까이 됐다. 식영정이 지어졌을 당시에도 100년 이상 자란 거목이었을 것이다. 해마다 봄이면 푸조나무는 나뭇잎을 틔워 낸다. 나무의 강인한 생명력이 경이롭다. # 저물녘 눈부시게 타오르는 영산강 자태 정자 주변에 둘레길이 조성돼 있다. 강변을 따라 어른 키만큼 웃자란 갈대와 부들 사이를 걷는 길이다. 산책 삼아 돌아볼 만하다. ‘동방의 마르코 폴로’로 불리는 최부(1454∼1504)의 묘와 사당도 이웃해 있다. 한반도를 닮았다는 느러지의 전경을 보려면 나주 쪽으로 넘어가야 한다. 몽탄대교 건너 동강면에 느러지 전망대가 세워져 있다. 영산강 1경은 영산석조(榮山夕照)다. 저물녘 붉게 물든 영산강의 자태는 목포와의 경계 어름에서 볼 수 있다. 다만 예전과 달리 주변 상황이 많이 바뀐 데다 찾아가기도 쉽지 않다. 저물녘 풍경이라면 외려 몽탄진등표 쪽이 낫다. 무안은 해안 풍경이 고운 곳이다. 무안읍에서 77번 국도를 타고 해제반도 쪽으로 가면 길 오른쪽은 함해만, 왼쪽은 탄도만이다. 이 길을 따라 톱머리, 홀통 등 독특한 풍경의 해변이 줄줄이 펼쳐져 있다. 조금나루도 인상적이다. 탄도만을 향해 바늘처럼 뾰족하게 솟은 반도다. 반도의 폭이라야 수십m쯤 될까. ‘반도’라 부르기가 민망할 정도의 규모다. 현경면 쪽에도 달머리(月頭), 감풀 등 예쁜 마을들이 많다. 우리나라 최초의 갯벌 습지 보존지역인 함해만이 이 일대에 펼쳐져 있다. 갯벌엔 연둣빛 감태가 한창이다. 해조류 특유의 비릿하고 상큼한 향기가 갯벌에 가득하다. 해제반도 끝자락엔 무안생태갯벌센터가 있다. 목재 데크를 따라 갯벌 주변을 돌아볼 수 있다.# 무안 해안 따라 가다 보면 감태의 연둣빛 향기 무안 남쪽, 그러니까 목포와 경계를 이룬 지역에도 볼거리가 많다. 초의선사 유적지는 우리나라에 다도(茶道)를 정립한 초의선사의 생가터에 조성된 관광지다. 복원된 생가와 기념관, 다도관 등이 초록빛 차밭 주변에 펼쳐져 있다. 무엇보다 인상적인 건물은 용호백로정이다. 작은 연못인 초의지를 거느린 정자다. 안내판에 따르면 서울 용산에 있었다는 추사 김정희의 정자를 복원해 조성했다. 겨울이라 다소 을씨년스런 모습이지만 ‘꽃 피고 새 우는’ 봄이 되면 보다 그윽한 풍경을 선사하지 싶다. 정자의 현판은 초의선사 친필이라고 한다. 초의선사 유적지 아래는 오승우미술관이다. 오 화백의 기증 작품을 전시한 상설전시장 등 3개의 전시 공간을 갖췄다. 이달 말까지 ‘한국화를 넘어’전이 열린다. 항도 목포의 옛 모습을 그린 수묵화 등 인상적인 작품들이 많다. 초의선사 유적지와 미술관 모두 무료로 관람할 수 있다. 품바발상지도 멀지 않다. 품바 타령은 향토극의 대표적인 작품으로 1981년 일로면 공회당에서 초연됐다고 한다. 영산강 1경 가는 길에 들러볼 만하다. 글 사진 무안 손원천 기자 angler@seoul.co.kr■여행수첩(지역번호 061) ▶가는 길: 서해안고속도로 무안나들목으로 나오는 게 간명하다. 몽탄강 일대의 볼거리는 무안 동쪽, 탄도만 등 바닷가 풍경은 서쪽에 몰려 있다. 초의선사 탄생지, 오승우미술관 등 무안 남쪽을 먼저 돌겠다면 일로나들목으로 나오는 게 빠르다. ▶맛집: 무안 하면 역시 낙지다. 무안읍내 터미널 뒤에 낙지거리가 조성돼 있다. 관광지 느낌이 강해 거부감이 들 수도 있지만 사실 무안 내에서 가장 싸고 싱싱한 낙지를 맛볼 수 있는 곳이다. ‘혼밥족’이라면 산낙지 비빔밥을 ‘강추’한다. 산 낙지 한 마리 곁들여 먹어도 좋겠다. 요즘 세발낙지는 다소 귀해 마리당 7500~8000원 정도 받는다. 사창리 일대에는 짚불삼겹살을 내는 집들이 몇 곳 있다. 암퇘지 삼겹살과 목살, 목등심 등을 볏짚을 이용해 구워 먹는다. 삼겹살과 양파김치, 기젓(갯벌 게로 만든 젓갈)을 섞어 먹는다 해서 짚불삼겹살 삼합이라고도 불린다. 두암식당(452-3775)이 알려졌다. 몽탄면 소재지에 있다.
  • 박마루 서울시의원 ‘실내 공기질 관리방안 정책토론회’ 개최

    박마루 서울시의원 ‘실내 공기질 관리방안 정책토론회’ 개최

    서울시의회 박마루 의원은 25일 오후 3시 서울시의회 의원회관 제2대회의실에서 ‘서울시 실내공기질 관리 방안 마련을 위한 정책토론회’를 개최한다. 토론회는 서울시의회가 주최하고 박마루 의원실과 서울시 보건환경연구원이 공동주관한다. 이번 토론회는 올들어 세 차례나 미세먼지 비상조치가 발령되고, 차량 2부제와 출퇴근 시 대중교통요금 무료 이용 등 다양한 미세먼지 저감정책이 시행되고 있는 가운데 상대적으로 관심이 소홀했던 ‘실내공기질 관리의 중요성’을 알리고, 효율적 관리를 위한 대책을 수립하기 위해 마련됐다. 박마루 의원은 지난해 행정사무감사에서 서울시의 어린이집 공기청정기 설치ㆍ보급 사업 예산 편성에 대해 “미세먼지 문제 해소를 위해 공기청정기 보급에는 동의하지만, 기존에 설치된 냉난방기 관리 실태부터 파악하고, 매뉴얼을 마련해 기본적인 관리부터 한 후에 새로운 장치를 설치하는 것이 실내 공기질 관리의 효과성을 높이는 방안”이라고 지적한 바 있다. 그 후 박 의원은 실내공기질 관리에 관심을 갖고 서울시 관계공무원 및 전문가와 여러 차례 간담회를 가졌다. 간담회를 통해 박 의원은 어린이집, 산후조리원, 노인요양시설, 의료기관 등 민감계층 이용시설의 실내공기 오염도가 전체 다중이용시설 오염도 평균보다 높게 나타나고 있으며, 장애인시설의 경우 실내공기 측정 의무 제외 대상시설로 분류되어 이용자들이 실내공기 오염에 노출될 수 있다는 심각성을 인지하고, 민감·취약시설에 대한 실내환경 개선을 위한 제도적 장치를 마련하기 위해 토론회를 준비하게 된 것이다. 이번 토론회를 주관하는 박 의원은 “그동안 실외 미세먼지가 심각한 이슈로 대두되어 그에 대한 대책 마련에 무게중심이 쏠려 있었다. 그러나 실외 미세먼지가 실내로 유입되거나 냉난방기기에 누적되어 있던 각종 세균 및 유해물질이 다시 실내로 배출되면 건강에 큰 위협이 될 수 있다”고 말하며, “실외 미세먼지 못지않게 실내 공기질 관리 또한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또한, “신체기능과 면역력이 떨어지는 취약계층이 장시간 생활하는 시설의 경우 더욱 철저한 관리가 필요하다”며, “특히, 급격한 고령화로 인해 요양시설 및 장애인시설과 그 이용자의 증가가 예상되는 만큼 이에 맞춰 효율적인 활용이 가능한 관리 매뉴얼의 개발 및 보급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어 박 의원은 “미세먼지의 심각성에 대한 시민들의 관심이 증폭되는 가운데, 이번 토론회는 미세먼지 등으로 인한 실내공기질 관리의 필요성에 대한 공감대를 형성하고, 환경오염에 취약한 어린이·노인·환자·장애인 등이 이용하는 시설의 실내공기질 관리 실태를 분석해 효율적인 관리 방안을 도출해 내는 뜻깊은 자리가 될 것”이라고 언급했다. 박 의원은 이번 토론회를 통해 취약계층 이용시설의 실내공기질 관리에 관한 내용을 담은 「서울시 환경 기본조례 일부개정조례안」과 「서울시교육청 학교 실내 공기질 개선 및 유지·관리에 관한 조례안」을 발의할 예정이다. 이번 토론회는 정권 서울시 보건환경연구원장이 좌장을 맡고, 고려대학교 보건과학대학 보건환경융합과학부 교수가 주제발표를 맡으며, 박찬정 ㈜코웨이 상무, 원영재 클린아시아 대표, 강동화 서울시립대 건축공학과 교수, 이은영 소비자권리찾기시민연대 대표, 김혜정 서울시 보육담당관, 신대현 서울시 기후환경본부 기후대기과장, 이진임 서울시 교육청 체육건강과 학교보건팀장이 토론자로 참석한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안양시, 네트워크와 창업컨설팅 허브 ‘사회적경제 지원센터’ 개소

    경기 안양시는 사회적경제 조직 간 네트워크와 창업교육 및 컨설팅 허브 역할을 할 안양 사회적경제지원센터 문을 열었다고 23일 밝혔다. 최근 농수산물도매시장에 개소한 지원센터는 222㎡ 공간에 사무실과 교육장, 창업실, 전시·홍보를 겸한 휴게실을 갖췄다. 시는 지난해 경기도 따복품마루 복합공간 조성 공모사업에 선정, 공사비 1억 9000만원을 지원받았다. 시는 2012년 3월부터 사회적경제지원센터를 운영해왔지만 교육, 컨설팅, 네트워크 구축에 필요한 장소와 공간을 마련하지 못해 어려움을 겪어왔다. 시는 사회적경제지원센터를 중심으로 사회적기업 발굴, 육성하고 사회적 경제제품 홍보와 마케팅, 판로개척 등의 활동을 펼쳐 사회적 경제 규모를 확대해 나갈 예정이다. 안양시에는 현재 사회적기업 13개, 예비사회적기업 7개, 마을기업 8개, 협동조합 85개 등을 합쳐 총 137개 사회적경제기업이 활동하고 있다. 사회적기업은 취약계층에게 사회서비스 또는 일자리를 제공하는 등 사회적 목적을 추구하면서 재화 및 서비스의 생산·판매 등 영업활동을 수행하는 기업을 말한다. 기업 유형은 일자리제공형, 사회서비스제공형, 지역사회공헌형, 혼합형 등으로 나눠진다. 지난해 12월 경기도는 사회적기업 심사위원회를 열고 26개 예비사회적기업을 선정했다. 예비사회적기업은 고용노동부가 인증하는 사회적기업의 전 단계다. 이번 예비사회적기업의 신규지정으로 경기도는 예비사회적기업 150개와 인증 사회적기업 312개 등 총 462개가 됐다. 이필운 시장은 “사회적 경제조직과 마을공동체의 교류, 협력사업과 주민제안사업 등도 적극 지원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남상인 기자 sanginn@seoul.co.kr
  • 김만수 부천시장 “문화도시 부천을 넘어 새 가치를 만들어내는 창의도시로 거듭나겠다”

    김만수 부천시장 “문화도시 부천을 넘어 새 가치를 만들어내는 창의도시로 거듭나겠다”

    “이제 부천은 문화도시를 넘어 새것을 생각해내고 가치를 만들어내는 혁신을 통해 창의도시로 거듭나겠습니다.” 김만수 경기 부천시장은 22일 오전 시청 브리핑룸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새해 시정계획을 이같이 말했다. 이어 김 시장은 “부천은 전국 최초 버스정보시스템을 비롯해 송내역환승센터와 부천마루광장 조성 등 창의적 DNA를 갖고 있는 도시”라며, “지난해 우리시가 동아시아 최초로 문학창의도시로 선정됐는데, 올해는 문화특별시에서 창의도시로 한 단계 도약하기 위해 문화·경제·환경·시민 4대 혁신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김 시장은 먼저 “김연아 전 피겨스케이트선수와 조현민 스노보드선수, 황희찬 축구선수가 부천출신”이라고 운을 뗀 뒤, “김연아 선수는 도당동 출신으로 강남시장옆 한국아파트에서 태어났다. 예전 이곳이 재개발구역이어서 완공후 소규모공원 조성을 조성하고 이곳에 ‘김연아공원’을 만들겠다고 가족들과 약속한 적이 있다”고 술회했다. 그런데 재개발이 무산되면서 없던 일이 됐다. 그러면서 김시장은 “앞으로 부천시민들이 힘을 모아 김연아공원을 조성하는 게 좋겠다는 생각”이라고 덧붙였다. 평창올림픽경기 기간 부천시는 진조크루의 세계비보이팀을 비롯한 여러 공연단이 모두 38차례 문화공연을 펼칠 예정으로, 김 시장은 부천시민들도 함께 응원해줄 것을 당부했다. 올해 시는 국내 최초로 개발한 버스정보시스템(BIS) 수출에 주력하기로 했다. 지난해 충남 서산시에 이어 올해는 전북 남원시와 충북 옥천군에 보급 추진 중이다. 해외 몽골과도 수출사업을 협의했다. 창의시책으로 대표적인 송내역 환승시스템은 버스와 전철, 자전거가 한 곳에서 환승하는 전국적인 모범 롤모델이다. 현재 수원역이나 오산역 등에 적용해 운영중이고, 국토교통부에서 향후 이 환승시스템을 전국으로 확산시킨다는 계획이다. 특히 지역별 균형 있는 공원녹지 공간을 만들어 1인당 공원녹지 면적을 이전 4㎡규모 수준에서 올해 법정기준 6.08㎡ 이상으로 확대했다. 또 지난해 조성된 심곡시민의강에서 나오는 하루 70만t의 제2용수를 활용하는 묘안도 구상중이다. 다음달에는 문화예술회관을 본격 착공해 문화인프라 확충사업에 나선다. 산업단지 중 대장동 일대 60만평 친환경산업단지 조성사업은 단계적으로 진행중이다. 먼저 산업자원부와 국토부 등과 협의를 거쳐 1월 그린벨트해제 용역후 오는 6월 해제신청서를 접수할 예정이다. 정상 사업 진행시 2019년 말쯤 그린벨트 해제여부가 최종 결정되면 다음해 사업 분양에 나설 방침이다. 김 시장은 남은 임기동안 한국영화박물관 유치와 한국만화영상특구 조성사업에 주력할 예정이다. 올해가 한국영화 100주년 되는 해다. 다음달쯤 한국영화박물관 ‘부천유치추진위원회’를 구성한다. 영화박물관을 유치해 수도권에서 한국영화를 대표하는 공간으로 자리매김한다는 계획이다. 또 상동 만화영상특구단지 조성사업은 만화와 영화·웹툰·애니메이션을 특화하고, 오는 7월 사업자를 선정할 계획이다. 김 시장은 “지난해 상동영상문화산업단지가 만화영상특구로 지정됐는데 만화·음악 등 관련된 국내외 기업들이 집적화할 수 있도록 제반 인프라를 만드는 것이 중요하다”며 “여기에 한국영화박물관이 유치되면 만화영상진흥원과 한국영화박물관이 시너지효과를 내고 그것을 움직이는 한국만화영상특구가 완성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명선 기자 mslee@seoul.co.kr
  • [BOOK소리 신나는 區] 구립도서관 이용률 두 배… ‘책 읽는’ 송파

    서울 송파구는 지역의 구립도서관 연간 이용자 수 및 하루 평균 도서 대출 권수가 2배 가까이 증가했다고 16일 밝혔다. 박춘희 송파구청장이 민선 6기 역점을 두고 추진해 온 ‘책 읽는 송파’ 사업이 결실을 맺은 것이다. 사업 시작 당시 구립도서관 이용인원은 연평균 126만 7000명이었다. 지난해 이용자 수는 249만 8000명으로 2배가량 늘었다. 하루 평균 도서대출 권수도 2400권에서 4000여권으로 증가했다. 구 관계자는 “구민들에게 ‘하루 20분, 한 달 2권’이라는 세부 목표를 제시함과 동시에 다양한 정책을 추진한 것이 효과를 본 것 같다”면서 “공공도서관을 확충하고, 도서관 서비스 네트워크 체계를 구축해 구민이 언제, 어디서나 책을 읽을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한 것도 큰 몫을 했다”고 설명했다. 송파구에는 송파글마루도서관을 비롯해 12개 구립도서관이 있다. 이 밖에 학교개방도서관 7곳, 주민센터 내 22개 작은 도서관, 버스정류장·공원·놀이터 등의 무인책장 72개곳을 운영해 주민의 발길이 책에 쉽게 닿을 수 있도록 했다. 2013년부터는 책을 소장한 커피전문점을 ‘송파형북카페’로 인증하는 사업을 실시해 15곳을 운영 중이다. 구청 안에 마련된 휴(休)도서관도 주민들로부터 큰 호응을 얻고 있다. 다양한 독서문화 행사로 구민의 관심과 흥미를 이끌었다. 가족의 달인 5월에 열리는 여름철 피서지 문고, 송파북페스티벌, 인기 작가와 독자의 만남인 ‘휴(休)송파 북콘서트’ 등을 지속적으로 추진하며 책과 구민 간 정서적 거리감을 좁혔다. 박춘희 송파구청장은 “독서를 통한 사색과 합리적 사고, 정서 안정, 타인에 대한 배려가 길러져 송파를 품격 높은 선진사회로 발전시키는 기초가 되어 줄 것”이라고 말했다. 최훈진 기자 choigiza@seoul.co.kr
  • [부동산 플러스] 대구 e편한세상 남산 분양

    삼호가 대구 중구 남산동에서 남산재마루지구를 재건축한 ‘e편한세상 남산’ 아파트와 오피스텔을 분양한다. 59㎡, 84㎡ 아파트 348가구와 44㎡ 오피스텔 72실이다. 지하철 2, 3호선 환승역인 신남역과 지하철 1, 2호선 환승역인 반월당역을 걸어서 이용할 수 있다. 전통 시장인 서문시장도 걸어 다닐 수 있다. 동산의료원, 현대백화점 등이 가깝다. 거실과 주방 바닥은 층간 소음재를 60㎜로 깔았다. 주차장 폭도 10㎝ 넓게 설치했다. 2020년 5월 입주 예정.
  • 차량 향해 돌진하는 코끼리…그속에 담긴 안타까운 사연

    차량 향해 돌진하는 코끼리…그속에 담긴 안타까운 사연

    인도에서 코끼리 한 마리가 자신을 뒤쫓는 자동차에 타고 있는 사람들에게 돌진하며 위협하는 긴박한 순간이 카메라에 포착됐다. 영국 일간 데일리메일은 10일(현지시간) 최근 인도에 있는 한 마을에서 산림 감시원들이 한 야생 코끼리 무리를 숲으로 돌려보내는 과정에서 촬영된 영상 하나를 소개했다. 산림청 직원들에 따르면, 이들 코끼리는 인근 마루다말라이 숲에서 먹이와 물을 찾아 마을까지 내려왔다. 하지만 코끼리들이 마을 안을 배회하면서 주민들은 바깥에도 나오지 못하고 두려움에 떨어야 했다. 왜냐하면 야생 코끼리들은 사람을 공격할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따라서 현지 산림청 직원들은 이들 코끼리를 다시 숲으로 돌려보내기 위해 자동차로 내몰 수밖에 없었다. 하지만 코끼리들은 자신들을 뒤쫓는 자동차에 짜증이 잔뜩 난 듯하다. 그중에서도 화가 머리 끝까지 난 코끼리 한 마리가 갑자기 방향을 바꾸더니 차량 바로 앞까지 돌진하며 위협을 가하는 것이었다. 이 때문에 삼림 감시원들은 코끼리가 차량을 짓밟으려는 줄 알고 당황하지 않을 수 없었다. 그런데 코끼리는 사람들과 부딪히는 게 좋은 방법이 아니라는 걸 아는지 먼저 자리를 피하고 만다. 그 사이 산림 감시원들 역시 차량을 돌려 서둘러 자리를 벗어날 수 있었다. 이후 이들 감시원은 몇 시간 동안 이들 코끼리를 몰아서 간신히 숲으로 돌려보내는 데 성공했다고 밝혔다. 사진=유튜브 윤태희 기자 th20022@seoul.co.kr
  • [현장 행정] 열린 성동 책마루 힐링의 문 열린다

    [현장 행정] 열린 성동 책마루 힐링의 문 열린다

    지난 8일 오전 10시 30분 서울 성동구청 1층 로비는 사람들의 탄성으로 가득했다. 지난 두 달간 베일에 가려져 있던 ‘성동 책마루’가 이날 열린 현장 브리핑에서 웅장한 위용을 드러냈기 때문이다. 브리핑에 참석한 정원오 성동구청장은 관계자들의 설명을 들으며 보완할 점이 없는지 꼼꼼하게 확인했다.성동 책마루는 열린 도서관을 지향하는 다목적 문화복합공간으로, 오는 18일 정식 개관한다. 713㎡ 규모의 1층 로비는 전체가 서가로 꾸며졌다. 서가의 최고 높이는 13.2m에 달한다. 서가 위쪽에는 미디어 아트를 위한 ‘미디어파사드’도 설치됐다. 중앙에는 카페가 들어섰다. 카페에는 어르신 일자리 창출을 위해 설립된 ‘성동일자리주식회사’에서 채용한 노인들이 바리스타로 일한다. 앉아서 책을 읽거나 소규모 강연장으로 사용될 ‘계단마당’도 조성됐다. 1∼3층 계단에도 서가가 만들어졌다.서가에는 약 4만권의 책을 진열할 수 있다. 책은 구청 직원과 구민, 출판사, 기업 등으로부터 기증을 받거나 구비로 구매한다. 구 관계자는 “현재 8000여권을 기증받았고 신간 6844권을 구매했다”며 “연중 수시로 기부를 받고 매달 신간 잡지와 도서를 구매할 예정”이라고 했다. 이어 “보통 작은 도서관의 서적이 4만~6만권인 점에 비춰 볼 때 책마루는 도서관으로도 손색이 없다”며 “18일 개관 일에 맞춰 서가를 서적으로 모두 채울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민선(34·성동구 마장동)씨는 “구청에 들어섰다 깜짝 놀랐다”며 “관공서가 아니라 대형 고급 서점에 온 것 같은 느낌을 받았다”고 했다. 성동 책마루는 유네스코 지정 글로벌 학습도시와 교육특구 성동의 특화사업 일환으로 기획됐다. 관공서를 주민 힐링 공간으로 바꿔 관공서 주인인 구민에게 돌려주기 위해서다. 구 관계자는 “조성 취지에 맞게 평일은 물론 주말에도 오전 9시부터 오후 9시까지 개방한다”고 했다. 성동구는 책마루 조성을 위해 지난해 9월 공무원, 주민 등으로 태스크포스(TF)를 구성했다. 10월 설계와 용역보고회를 거쳐 11월 착공했다. 구 관계자는 “코엑스몰 ‘별마당 도서관’, 파주 ‘지혜의 숲’, 서울시청 ‘시민청’ 사례를 벤치마킹했다”고 설명했다. 책마루 명칭은 직원 대상 설문을 통해 정했다. 책을 의미하는 한자어 ‘책’(冊)과 가장 높은 곳이나 으뜸이 되는 것을 뜻하는 순우리말 ‘마루’의 합성어다. 정 구청장은 “성동 책마루가 유네스코 글로벌 학습도시와 교육특구 성동을 대변하는 랜드마크로 발전해 지역 안팎에서 많은 이들이 찾는 명소가 됐으면 한다”고 말했다. 김승훈 기자 hunnam@seoul.co.kr
  • 엄동설악

    엄동설악

    이름을 풀어봅니다. 눈 ‘설’(雪)에 큰 산 ‘악’(岳)입니다. 사계절 가운데 굳이 겨울 풍경을 이름으로 삼은 까닭은 뭘까요. 이맘때의 자태가 가장 빼어나서는 아닐까요. 겨울다운 겨울 나라 설악산으로 산행을 떠납니다. 새해 첫 해맞이 산행입니다. 성찰의 자세로 된비알을 오르고, 해를 품은 가슴 그대로 한 해를 이어가겠다는 다짐도 새깁니다. 이렇게라도 결기를 다져야 또 한 해를 버틸 힘이 생깁니다. 이 겨울, 엄동 ‘설악’을 찾은 이유입니다. 저물녘에 설악산에 오르면 진기한 장면과 마주할 수 있습니다. 설악의 그림자를 볼 수 있다는 것입니다. 해넘이 때면 최고봉인 대청봉(1708m)의 그림자가 동해 쪽으로 길게 드리워집니다. 이 장면, 산 아래에선 절대 볼 수 없지요.이번 산행은 1박 2일이다. 산정에서 하루를 묵는다. 그래야 하는 이유를 몇 가지만 꼽자. 우선 국립공원으로 지정된 산들의 꼭대기에선 해넘이를 보기가 쉽지 않다. 일몰 이후 야간 산행을 금지하는 곳들이 대부분이기 때문이다. 해돋이도 마찬가지다. 등산로가 개방되는 새벽 4시(설악산)부터 산행을 한다 해도 축지법을 쓰지 않는 한 어느 코스에서도 해돋이에 맞춰 대청봉에 오를 수 없다. 대피소에 머물면 이를 단번에 해결할 수 있다. 대청봉의 경우 중청대피소에서 20분 안팎의 거리다. 한결 여유 있게 해넘이와 해돋이를 볼 수 있다. 밤의 설악도 자태가 곱다. 강풍과 안개에 휩싸이기 전 잠깐 마주한 게 전부였지만 낮과는 사뭇 다른 모습이다. 무채색의 고요가 묵직한 대청봉 주변에 머물던 순간을 어떻게 말로 표현할 수 있을까. 발아래 화채봉 너머로 반짝이는 속초와 양양의 불빛도 인상적이다. 그러니 엄동 설악의 진면목과 마주하겠다면 역시 1박 2일 산행이 ‘진리’다.여정은 오색약수 코스(5㎞)로 대청봉까지 오른 뒤 한계령(8.3㎞) 쪽으로 하산하는 코스로 꾸렸다. 오색약수 코스는 설악산의 여러 등산 코스 가운데 대청봉으로 가는 최단거리 코스다. 거리가 짧은 만큼 경사는 급하다. 들머리 일부 구간을 제외하면 계속 오르막이라고 해도 틀리지 않는다. 볼거리도 많지 않은 편이다. 오르는 내내 된비알에 코를 박고 걸어야 한다. 등반 시간은 물론 짧다. 노련한 이들은 4시간 정도면 대청봉에 닿는다. 하지만 이는 ‘등산 생활자’의 경우다. 저질 체력에 등반 경험도 적은 도시인들은 최소 한 시간 이상 늘려 잡아야 한다. 그리고 겨울 산행에선 자주 쉬는 게 좋다. 무리해서 오르면 땀이 나게 마련이고, 땀이 식으면서 체온이 급격히 떨어진다. 체력 소모도 많아진다. 무엇보다 즐기며 걷는 게 중요하다. 등산은 경쟁이 아니다. 일찍 시작해서 여유 있게 등산을 즐기다 하산하는 게 좋다.숨이 턱에 차고 체력이 고갈될 즈음에야 대청봉은 산객의 등정을 허용했다. 마침 해넘이가 펼쳐질 무렵. 시나브로 해가 내려갈 때마다 설악의 암릉들은 빛깔을 달리했다. 사방은 적요하다. 목으로 침 넘어가는 소리가 들릴 정도다. 해가 지는 반대쪽, 그러니까 동해 바다는 대청봉의 그림자에 잠겼다. 높은 산에 올랐을 때만 마주할 수 있는 아주 특별한 해넘이다.이튿날 새벽, 기대만큼의 완벽한 해돋이는 펼쳐지지 않았다. 강풍과 빠르게 흐르는 구름 사이사이로 해가 간간이 얼굴을 내민 것이 전부였다. 중청대피소에서 밤새 등산객의 코골이‘들’에 시달린 뒤 거둔 결실치고는 초라하다. 그렇다고 아쉬움만 남은 건 아니다. 설악은 대신 상고대를 선물했다. 밤새 설악을 후려쳤던 안개와 구름이 바위와 관목들에 눈꽃으로 달라붙어 희디흰 세계를 펼쳐놓은 것이다. 평지에서 바람은 눈을 날린다. 산정에선 다르다. 세찬 바람에 실린 눈이 관목과 바위 등에 부딪치며 찰떡같이 달라붙는다. 밤새 그 과정을 되풀이하고 나면 이튿날 아침 칼날 같은 눈꽃이 만들어진다. 새옹지마라 할까. 늘 좋은 것도, 늘 나쁜 것도 없다. 세상의 모든 일은 동전의 양면과 같다는 진리를 새삼 확인하는 순간이다. 이 독특한 세계는 해가 뜨고 서너 시간 뒤면 홀연히 사라진다. 아침 시간대에는 부지런히 돌아다녀야 한다. 명징했던 풍경들이 햇살이 퍼지면서 느슨하게 바뀌기 때문이다. 하산 루트가 아니더라도 소청봉(1550m)은 반드시 돌아봐야 한다. 중청대피소에서 불과 600m 거리다. 전망대에 서면 귀때기청봉(1578m)과 용아장성 등이 장쾌하게 펼쳐진다. 능선 오른쪽으로는 천불동 계곡과 울산바위, 화채봉 등을 조망할 수 있다. 하산은 끝청봉(1604m)과 서북능선을 거쳐 한계령으로 내려서는 루트를 택했다. 오색약수로 원점회귀하느니 다소 길더라도 서북능선을 따라 장쾌한 설악의 파노라마를 엿보며 내려가겠다는 계산이다. 한데 이 계산에서 빼놓지 말아야 할 게 있다. 하산길이라 해서 결코 수월하지 않다는 것이다. 서북능선은 설악의 여러 등반 루트 가운데 힘들기로 정평이 난 구간이다. 하산길도 마찬가지다. 오를 때처럼 여러 봉우리를 치고 올랐다가 내려서기를 반복해야 한다. 차이라면 그저 코스의 맨 마지막 구간이 내리막길이란 것 정도다. 게다가 거리도 길다. 대청봉을 기준으로 한계령탐방지원센터까지 8.3㎞에 달한다. 중청대피소에서 대청봉, 소청봉을 오가는 거리까지 계산하면 얼추 10㎞에 이른다. 장점도 있다. 하산길 곳곳에서 다양한 형태의 걸개그림 같은 풍경을 만날 수 있다는 것이다. 대표적인 풍경 전망대는 끝청봉(1604m)이다. 여전히 논쟁이 한창인 설악산 케이블카가 들어설 장소다. 끝청봉에서 보는 대청봉의 자태가 이채롭다. 소청봉과 다른 각도에서 보는 귀때기청과 용아장성 등의 풍경도 수려하다. 압권은 남쪽 방면의 전망이다. 만물상과 만경대 너머로 점봉산이 우뚝 솟았다. 기이한 형태로 솟은 암릉들이 점봉산과 기막히게 어우러져 있다. 더 멀리로는 마루금을 좁힌 산들이 물결치듯 이어져 있다. 마침 안개나 구름이 산 아래에서 출렁거릴 때면 그야말로 선계가 따로 없다. 이 능선에서 보는 봉정암의 자태도 독특하다. 봉정암은 우리나라에서 가장 높은 곳에 있는 암자로 알려졌다. 칼날처럼 솟은 암릉들이 사방을 둘러친 능선에 단아하고 당당한 자태로 서 있다. 언젠가 성찰의 자세로 저 루트를 올라야겠다는 다짐도 자연스레 하게 된다. 서북능선에선 내설악과 남설악을 동시에 감상할 수 있다. 어디가 낫다고 할 수 없을 만큼 절경이다. 내설악의 파노라마를 감상하기에는 외려 대청봉보다 낫다는 이들도 있다. 글 사진 양양 손원천 기자 angler@seoul.co.kr ■여행수첩-중청 등 설악산의 여러 대피소에서 묵으려면 반드시 국립공원관리공단 홈페이지(www.knps.or.kr)에서 예약해야 한다. -설악산은 모든 코스에서 입산 시간 지정제를 운영하고 있다. 당일 등산객과 대피소 예약자 간 입산 시간에 차이가 있으니 출발 전에 반드시 확인해야 한다. 코스별 입산 마감 시간은 설악산국립공원사무소(636-7792)나 홈페이지 참조. -짐은 가능한 한 줄여야 한다. 이것저것 욕심 내서 배낭에 우겨넣다 보면 하루를 살아내기 위한 무게 탓에 제풀에 지친다. -예전과 달리 중청대피소에서 컵라면 등은 팔지 않는다. 등산객이 소형 버너와 코펠 등을 준비해 가야 한다. 산악용 이소 가스, 식수 등은 대피소에서 살 수 있다. 서북능선을 따라 한계령으로 하산하는 코스에는 대피소가 없다. 당연히 취사를 할 수 없고, 행동식으로 끼니를 때워야 한다. 식수도 미리 확보해 둬야 한다. -중청대피소의 난방 상태는 매우 좋다. 별도의 침낭은 필요 없다. 담요(2000원) 두 장을 빌려서 깔고 덮는 걸로 충분하다. -오색약수 일대의 상가에서 물건을 사면 오색온천 할인권(3000원)을 준다. 온천욕으로 산행의 피로를 풀 때 제법 요긴하게 쓰인다.
  • [2018 서울신문 신춘문예 평론 당선작] 그림자 필경사 (이철주)

    [2018 서울신문 신춘문예 평론 당선작] 그림자 필경사 (이철주)

    1. 눈먼 자의 윤리 때론 그림자가 더 많은 말을 건넨다. 긴장 가득 훈련된 표정을 지어도, 무시당하지 않으려 허리를 꼿꼿이 세워도, 불안은 그림자에 투영돼 존재를 누설한다. 가끔 속내를 들켜도, 환멸에 사로잡혀 생이 부대껴도 그림자는 결코 존재를 떠나지 않는다. 뒤틀리면 뒤틀린 대로, 어리석으면 어리석은 대로 한 생을 바쳐 따라다닌다. 삶과 함께 태어나 울고 웃고 몸부림치다 사라진다. 그러곤 어디에선가 누군가를 닮은 모습을 하곤 쓸쓸히 흘러다닌다. 생을 반복하고 따라하며 생이 이곳을 떠나도 홀로 남아 존재를 증거한다. 그림자의 이 헌신엔 쉽게 이름 붙일 수 없는 어떤 맹목이 있다.한편으로 그림자는 왕성한 식욕의 소유자다. 표정도, 색깔도, 음성도, 촉각도, 냄새도 모두 집어삼킨 채 존재의 맹점을 현상한다. 감각이 보증하는 확실성을 제거하고 정체불명의 검은 얼룩을 펼쳐 놓는다. 그림자는 시각 속의 동공이며 감각을 배반하는 충동이다. 그러니 그림자란 본디 외경의 대상인 것이다. 감각과 관념에 잘려 나간 세계가 역으로 이쪽을 바라볼 때, 맹목의 관계는 뒤집힌다. 그림자에 감염되어 마음을 빼앗긴 사람들은 기이한 갈증을 느끼며 한 생을 바쳐 따라다니는데 그들을 시인이라 불러도 좋을 것이다. 그들도 그림자와 함께 태어나 울고 웃고 몸부림치다 사라진다. 수억의 생들을 베끼고 반복하며 처연히 이해해 간다. 그림자의 맹목과 시인의 맹목. 어찌할 수 없음으로밖에는 풀이될 수 없는 이 눈멂은, 그러나 역설적으로 가장 진실한 이해의 방법이 된다. 불가해한 생을 끊임없이 반복하고 따라하며 존재의 자세를 닮아 버리는 것. 그 충분한 대가를 치르기 전까진 함부로 대상을 떠나지 못하는 무능이 그들이 가진 윤리이며 능력이다. 그러나 오늘날의 한국 시가 과연 이 충분한 맹목의 시간을 통과하고 있는지는 의문이다. 2000년대 이후 이어진 일련의 실험적 시들이 관습적 문법의 경계를 뒤흔들고 시의 외연을 확장한 것은 분명해 보인다. 다만 그 의지와 선언이 너무 앞선 나머지 관념과 이론이 시를 대신 살아 버린 것은 아닌지 걱정스럽다. 유행하는 철학적 담론을 잘 소화한 시가 좋은 시가 아니듯, 시와 비평이 근거로 삼은 담론의 윤리성이 시의 윤리와 덕목을 설명해 주는 것은 아니다. 말과 삶에 대한 치열한 응시와 질문. 좋은 시의 윤리와 덕목은 언제나 여기에서 시작되어야 한다. 김소연의 시는 바로 이 점에서 시의 본연에 충실하고 있어 반갑고 소중하다. 무엇보다 우리는 위태로운 추락의 한 시절을 통과하는 중이다. 좁고 피폐한 삶을 지켜 내기 위해 일말의 어둠도 쫓아내기에 급급한 지금, 육박해 오는 생의 무게에 짓눌리지 않는 당당한 목소리가 절실하다. 이 눈 맑은 시인은 삶의 도처에 엎어져 있는 상흔을 읽어 내고, 고통의 결과 깊이를 삶의 구체적 언어로 더듬으며 섬세히 응시한다. 그림자가 한 생을 바쳐 삶과 동행하듯, 그의 시 역시 수억의 생을 바쳐 그림자에 한없이 가까워진다. 세상의 모든 그림자들을 성실히 몸에 새겨 넣으며 깊고 단단해진다. 그림자란 본디 맹점이며, 어떤 확신도 불가능하게 하는 절대적 무지의 영역이다. 그럼에도 우리는 그림자를 보았다고, 보인다고, 볼 수 있다고 믿는다. 그림자로부터 ‘시선’의 능력을 빼앗았기 때문이며, 닮았다는 이유로 전부 이해할 수 있다고 스스로를 속여 온 탓이다. 마음의 눈꺼풀은 그렇게 굳게 닫힌 채 존재가 퍼붓는 질문으로부터 안전하게 물러난다. 김소연의 시는 바로 여기에서 시작한다. 그림자에게 외경을 되돌려 주고, 세련되고 아름다운 이론과 개념들이 생의 그림자가 될 수 없음을 몸소 증거한다. 김소연은 그림자의 시인이다. 그림자의 언어로, 그림자의 시선에 응답하며, 그림자가 남겨놓은 파문들을 뼛속 깊이 묻는다. 2. 그림자양식장 김소연의 시에서 그림자는 자아 내면의 복수적 형상으로 나타난다. 이를테면 그림자들의 양식장이라 부를 만한 공간에서, 시인은 말들을 먹이로 던져 주며 내면의 그림자들이 불러일으키는 파문을 응시하고 있다. 그림자의 차가운 비늘이 말에 닿아 번지고 마침내 말을 삼켜 버리는 모습을 바라보면서 끊임없이 불화하는 내면에로 깊이 침잠한다. 차가운 환멸과 단호한 자기 부정은 김소연 시의 근본을 이루는데, 여기에는 뼈아픈 목도만이 있을 뿐 화해의 축이 부재한다. 타협 불가능한 절대적 자세로 삶의 피폐를 건넌다. 무참한 추락이 아무렇지도 않게 전시되는 이곳의 삶에 당당히 맞서 고통의 극한을 살아 낸다. 뜨거움과 차가움을 모두 통과한 그의 목소리는 가장 뜨거울 때조차 차가움을 예감하고, 가장 차가울 때조차 뜨거움을 끌어안는다. 이 현격한 열의 낙차가 일상의 무감각한 관성을 깨뜨리는 뇌관으로 작동한다. 사월은 차갑다/사월의 돌은 더 차갑다/사월의 돌을 손에 쥔 사람은 어째서 뜨거운가/그는 어째서 가까운가//마루 아래 요정이 산다고 믿은 적이 있다/잃어버린 세계는 거기서 잘살고 있다/이 사실만으로도 뜨거워질 수 있다//하나의 문장으로도 세계는 금이 간다/이곳은 차가우므로 더 유리하겠지 - 「열대어는 차갑다」 부분 (『아침』) 돌은 사월의 뜨거움을 기억하기에 더 차갑다. 가장 찬란하고 아름다워야 할 날들이기에, 그렇지 못한 현실을 더 비극적으로 비춘다. 화자는 마루 아래라는 가시성 바깥의 공간에 망각된 세상의 온기를 풀어놓고 있다. 현실과 ‘너머’의 세계가 빚어내는 처연한 온도차를 뜨거움으로 명명하는데, 그러므로 “이 사실만으로도 뜨거워질 수 있다”는 선언은 설익은 화해의 제스처로 읽혀선 안 된다. 세계에 금이 가는 이유는 이곳과 너머 사이의 아득한 거리 때문이지 희망과 열정 같은 추상적 개념 때문이 아니다. 불화를 불화로서 보존하되, 이들이 빚어내는 떨림과 파열을 섬세히 기록하는 것. 김소연 시의 이와 같은 분명한 자세는 화자가 실족의 경험을 구체적으로 노출하는 장면에서 더 아프게 현상된다. 서로가 서로의 치부를 헛짚고 세계의 성감대를 헛짚은. 내리 빗나가던 선택들. 말하자면 기다림으로 독이 남는 자세. 시효를 넘긴 고독. 일종의 모독. 기다려온 우리는 치사량의 관성이 있을 뿐. 부패 직전의 끝물이다. - 「끝물 과일 사러」 부분 (『극』) 말의 파편들이 ‘끝’이라는 날카로운 선 앞에까지 밀려나 있다. 각 행의 끝엔 더 이상 남은 공간이 없다. 마침표조차 제대로 찍히려면 스스로가 끌어온 말들을 다시 과거로 밀어내야 한다. 미루고 미뤘던 삶의 초라한 진실이 단정하고 건조하게 한마디를 건넨다. “우리도 끝물이다.” 단단하게 요약된 이 사랑의 문장은 아프다. “치사량의 관성”으로 버텨온 관계의 맨얼굴, “끝물 과일”이 화자를 바라본다. 언어가 감정을 헛짚고, ‘사랑해’가 ‘미안해’를 대신하며 살을 찌워 갈 때, ‘끝’은 이렇게 언어의 은밀한 구석에 날카로운 뼈를 현상한다. 이럴 때 언어는 잔혹해진다. 한없이 위태로워 길들이지 않을 수 없는 짐승이 된다. 과녁에서 벗어난 말들의 사체가 한동안은 무심히도 쌓였을 것이다. 시인은 이 사랑의 폐허를 떠나는 중이다. 그러나 화자는 이를 “끝물은/아주/달아.”라는 감각적 긍정으로 전환해 낸다. 허위로, ‘헛짚음’으로 유지된 일상을 ‘끝물’에 비유하는 순간, “치사량의 관성”은 역으로 서로의 치부와 세계의 성감대를 더욱 선명하게 발설한다. 부재하는 여기를 정면으로 직시함으로써 몰락한 꿈의 순간들을 발굴해 낸다. 폐허엔 여전히 지독한 허기와 갈망이 어리겠지만 이를 부정하지 않고 생의 언어로 감각해 냄으로써 끝물은 버려야 할 것이 아니라, 도래해야 할 것으로 변모된다. 어떤 환상도 희망도 없이 뜨거움과 차가움을 반복하며 그의 문장은 단단하고 견고해진다. 그가 “차례차례 사랑이었던 것들과 한꺼번에/달디단 혼숙을 하는 것”(「달디단 꿈1」, 『극』)이 꿈이라며 부드럽게 말할 때에도 “이 조용한 숨소리를 들을 수 있다는 게/치욕스럽다”(「학살의 일부12」, 『극』)며 “중무장된 평화”(「학살의 일부1」, 『극』)가 학살이라 선언할 때처럼 단호하게 들리는 이유는 그 때문이다. 그의 시는 끊임없이 스스로의 불화와 혼숙할 수 있는가를 묻는다. 한 사람은 나를 바로 보지 않는다/소파와 구별되지 않게 소파 속에 있거나/반쯤 열린 문틈 안에서 베개를 돋워 돌아눕는다//한 사람은 나를 보다가 나를 태운다/그 온도는 태양과 다름없고/내 운명은 종이와 마찬가지라/돋보기 같은/그의 눈빛에 나는 새까맣게 타들어간다/대체로 나는 그 앞에서 나는 재만 남는다//또 한사람/꿈을 보기 위해/눈꺼풀을 오려냈다는 이 사람/밤새 두 손을 소담히 오므려서/잠든 두 눈을 나는 덮어주곤 했다// (중략) //축하보다는 축복을 받고 싶은 시월 아침에/오만 잡병의 숙주가 된 육체/속옷 벗듯 벗어둔 채/마음끼리 살을 섞는다 - 「세 사람과 한집에 산다」 부분 (『눈물』) 화자는 텅 빈 폐허 같은 방 안에서 자신의 갈라진 그림자를 응시하고 있다. ‘나’에게는 두 명의 폭군이 있는데, 하나는 나를 지우고 다른 하나는 나를 재로 만든다. 비록 관계의 양상은 다르나 결과적으로 나를 비존재로 만들어 버린다는 점에서는 동일하다. 그리고 여기에 ‘또 한 사람’이 더해진다. ‘꿈을 보기 위해 눈꺼풀을 오려 냈다는 사람’은 나에게 어떤 힘도 강제하지 않는다. 하지만 유일하게 나를 존재로 만들어 준다. 화자는 눈꺼풀을 오려 낸 눈이 꿈에 잡아먹히지 않도록 잠든 눈을 가만히 덮어 준다. 이 시가 평범한 시였다면, 이 세 번째 사람에게 시의 전권을 부여했을 것이다. 그러나 시인은 이 세 개의 그림자로부터 한발 물러나, 이 셋과의 공평하고도 평등한 혼숙을 명명한다. 물론 이는 화해라는 낭만적 해결과는 거리가 멀다. 세 개의 그림자와 나 사이엔 살을 섞어도 결코 화해될 수 없는 아득한 거리가 여전히 냉정하게 놓여 있기 때문이다. 김소연의 문장은 자신을 거쳐간 수많은 그림자들을 마음에 풀어 놓고 그들이 일으키는 파문들에 눈을 충분히 단련시킨 자만이 얻어 낼 수 있는 ‘말’들을 건져 올리고 있다. 이 위태롭고 어려운 일을 그는 차분하고도 안정된 걸음걸이로 해낸다. 굉장한 내공과 섬세한 마음의 섭생을 필요로 하는 일이다. 지나간 마음에 눈을 빼앗겨서도 안 되고, 잊어서도 안 되며, 섣부른 성찰로 도망쳐서도 안 된다. 꼬이고 뒤틀린 존재들이 서로를 밀어내고 뒤엉키며 팽팽한 긴장을 잃지 않는 것. 어떤 불화도 해소된 적이 없으며, 앞으로도 영원히 해결될 수 없으리라는 삶의 진실 앞에 스스로를 담담히 열어 놓는 것. 김소연의 시는 이 선명한 규율들을 가슴에 품은 채 치열하면서도 아름다운 보폭으로 사유의 어긋남과 욕망의 비틀림 사이를 뚜벅뚜벅 걸어 나간다. 3. 유실영(影)보호소 김소연 시의 한 축이 자아 내부에 도사리는 복수적 그림자들의 불화를 매개하고 내부의 균열과 긴장을 풀어 놓는 데 있다면, 다른 한 축은 타자의 삶에 깃든 그림자에 대한 섬세한 응시로 나타난다. 그의 시에서 그림자는 철학적이고 개념적인 사유로 환원되지 않는데, 이는 무엇보다 그의 시가 삶의 구체적 실상과 인간의 유한한 조건들에 뿌리내리고 있기 때문이다. 그림자는 새로운 삶을 위해 전시해 놓은 그럴듯한 기념물이 아니라, 매일의 몰락을 견뎌 온 숨겨 온 자세들이 어쩔 수 없이 노출되는 장소이다. 단단하게 고정시켜 놓은 표정들과는 달리 불가피하게 삶의 피폐가 누수되는 공간이며, 모두가 공평히 그런 누수 속에 강제되는 사건이다. 시인은 그렇게 누군가 흘려 버린 그림자들을 데리고 와 사라져 가는 존재들을 거두고 보호한다. 그들의 이야기를 듣고 상처의 내력을 짚어 보며 삶이 사라지고 난 이후에도 남아 이곳을 떠도는 그림자들을 위무한다. 그녀는/바다에서 용이 머리를 치키고 올라올 때와 같이/담배 연기를 코로 뿜는다 여의주처럼/담배를 물고 앉아서/성긴 이빨을 자꾸 드러낸다// (중략) /그 노파는 세상 사람들이 그어놓은 줄들을/그런 모양으로 무시하듯 질펀히 앉아서 살아왔다//노오란 양지는 노파를 점점 비켜간다/노파는 그저 햇볕 안에 가만히 앉아 있었는데/햇볕이 얼굴의 반을 부시게 하더니/점점 비껴서/이제는 그늘 안에 노파를 가둔다 - 「학살의 일부 10-이빨이 성긴 노파」 부분 (『극』) 노파는 퇴락한 외모에도 불구하고 자신감 넘치는 태연함 속에 있다. 어느 누구도 함부로 개입할 수 없는 추락의 상흔이 이빨이 성긴 노파의 얼굴에 현상된다. 자신감 넘치는 낡은 몸 안에, 아무도 관심 없던 폐허 몇 개쯤 담담히 갖고 있을 노파의 눈빛이 화자를 응시한다. 함부로 이해해선 안 될 외경이 노파의 그림자에 어린다. 김소연이 “그 얼굴은 얼굴 외에 또 다른 것들이 겹쳐 있었다”(「1937년생」, 『극』)고 말할 때나, “우리 뒤에 깔린 반듯한 비단길을 아무도 걷지 말거라/벼랑 끝 노을이 우리 이마에 새겨주는 불립문자를/아무도 읽지 말거라”(「당신의 저쪽 손과 나의 이 손이」, 『빛』)고 진술할 때, 그가 끌어올린 그림자엔 어찌할 수 없는 외경이 실려 있다. 그가 외경을 표하는 그늘들엔 어쩐지 피 냄새가 짙다. 그늘은 찬란한 빛에 의해서만 어둠을 풀어내고, 어둠이 풀려날 때마다 추락은 반복된다. 수없이 깨지고 터져도 결연히 몸을 털고 일어난 생들은 하나같이 여전히 뜨거운 어둠을 품는다. 그 어둠의 무게가 어깨와 허리를 휘게 만들고, 그림자는 삶을 견디는 그들의 자세를 닮아 버린다. 이승에서 삼십 년/육신을 빠르게 쓰고 저승으로 이사한 아들 사진을//팔십 년째/육신을 아껴 쓰고 계시는 아버지가/느리게 문갑 문을 열어 만지고 계신다// (중략) //계시는 사진 한 장과 없어진 사냥개 사이엔/벽지처럼 살고 있다/앞모습을 보아선 아니 될/가족의 녹슨 얼굴들이 - 「계시는 아버지」 부분 (『눈물』) 여기에는 경솔히 이해해선 안 될 그늘에 머물기 위해 추락의 깊이를 가늠해 보는 시간이 현상돼 있다. 자식의 죽음을 그대로 안고 살아가기엔 상처는 너무 깊고 치명적이다. 그래도 삶은 이어져야 하기에 멍이 곰팡이처럼 들어선 낡은 방에 벽지를 바른다. 벽지를 뜯어내고 나면 그 자리엔 함부로 보아선 안 될 타인의 맨 얼굴이 저마다의 자세로 들어앉아 있다. 행복한 시절의 낙서처럼, 녹슬어 가는 얼굴들을 마냥 덮어 둔 채 가족의 삶은 이어진다. 벽지에 얼룩진 가족의 그림자는 이따금 마음을 괴롭히다 어둠 속으로 스며들었을 것이다. 그런 그림자의 앞모습을 요구하는 것은 폭력이며 불경이다. “엄마가 갑자기 보이지 않을 때에/아기들이나 지을 법한 표정”(「뒤척이지 말아줘」, 『눈물』)을 훔쳐보았다고 타인에 대해 이해하게 되는 것은 아니다. 타인에 대한 이해는 그러한 표정을 숨기고 있을 얼굴을 그림자를 통해서 바라볼 때 비로소 가능해진다. 한 번 슬쩍 보고 건네는 동정이 아니라, 그림자를 평생 가슴에 품은 채 그림자가 건네는 추락의 내력을 오래도록 살아볼 때만 허락되는 일이다. 그래서 다음과 같은 시들이 쓰여진다. 살 수 없는 장소에서도 살 수 있게 된 사람이 있었다/ (중략) //그 창문으로 나는 지금 바깥을 내다본다/이토록 난해한 지형을 가장 쉽게 이해한 사람이/가장 오래 서 있었을 자리에 서서// (중략) /할 줄 아는 말이 거의 없는 낯선 땅에서/내가 느낄 수 있는 건 잠깐의 반가움과/오랜 두려움뿐이다//두려움에 집중하다 보면/지배할 수 있는 모든 것을 지배하고 싶었던 사람이/실은 자신의 피폐를 통역하려 했다는 것을/파리처럼 기웃거리는 낙관을 내쫓으면서/나는 알게 된다 - 「여행자」 부분 (『아침』) 화자는 지금 수십, 수백 년 전의 시간으로 거슬러 올라가 “이토록 난해한 지형”을 바라보던 누군가의 그늘에 머물러 있다. 누구에게도 발설한 적 없는 그늘을 지키기 위해 어떤 삶은 희망이 불가능한 곳으로 자신을 조용히 밀어 넣기도 했을 것이다. 상처를 애써 부정하지 않아도 되는 저녁을 위해 황무지뿐인 창밖을 오래 바라봐야만 했으리라. 화자는 낙관을 하지 않아도 살 수 있다는, 희망을 품지 않아도 충분히 잘살 수 있다는 마음으로 피폐한 문장들을 건져 올리고 있다. 타인의 전생이 한꺼번에 이곳의 삶으로 현상돼 번지고 부대끼는 일. 화자가 매개하고 있는 이 순간은 스스로를 보호하고 있던 “파리처럼 기웃거리는 낙관”을 포기했을 때에만 가능한 것이다. 나를 보호하던 관념들을 내려놓은 채 타인의 그늘을 만져 보는 일은 그 이전과 전혀 다른 삶을 살게 한다. 시인이 “기웃거리던 햇볕이 방 한쪽을 백색으로 오려 낼 때//길게 누워 다음 생애에 발끝을 댄다/고무줄만 밟아도 죽었다고 했던 어린 날처럼”(「먼지가 보이는 아침」, 『아침』)이라고 말할 때, 다음 생이란 희망적이고 추상적인 미래의 어느 때를 의미하지 않는다. 타자의 그림자를 밟는 일이란 이미 하나의 생이 끝나고 다른 생이 시작되는 경이로운 순간을 매개하기 때문이다. 김소연의 시는 하나의 그림자에 담긴 무게를 섬세히 읽어 내고 그 무게가 역으로 자아의 무게를 읽어 내는 경계의 순간들을 포착한다. 그의 시를 버림받은 그림자들의 보호소라고 할 때, 화자는 그림자들을 관리하는 주체도 아니고 동정을 베푸는 관광객도 아니다. 그의 시는 하나의 그림자가 다른 그림자를 관통하는 사건의 매개이며, 타인의 그림자로부터 또 하나의 생을 물려받는 상속의 증거이다. 그림자를 이해하며 그림자에 감염되어 스스로 또 하나의 그림자가 되어 간다. 길 잃은 그림자들은 그렇게 다음 생으로 발걸음을 옮긴다. 4. 아포리아인형극 김소연의 시에서 그림자는 배우이고 관객이며, 공기이고 침묵이다. 그림자들에 잠재된 생의 근원적 형상을 발굴하고 혼을 불어넣는다. 잡힐 듯 잡히지 않던 생의 어둠들에 이름을 붙이고, 그들과 연극을 시작한다. 때로는 독백으로, 때로는 방백으로, 그림자인형들 사이에 무형의 그림자가 스미고 번진다. 연극은 비교적 순조롭게 시작된다. 하지만 말이 리듬을 타면 탈수록 그림자는 연출자의 의도를 넘어서 스스로 움직이고 발화하기 시작한다. 오려낸 눈동자의 텅 빈 어둠으로 삶이 역류하기 시작한다. 말에 자기를 꿰뚫리고 거꾸로 그림자에 응시당할 때, ‘이곳’은 어떤 강제성에 내몰린다. 자신에게 찾아온 이 낯선 질문들에 발가벗겨진 채 노출되는 것이다. 일상을 영위하기 위해 몸에 둘렀던 기호와 기표들의 강고함은 물거품이 되어 녹아 버린다. *현재까지 발간된 김소연의 시집은 『극에 달하다』(1996), 『빛들의 피곤이 밤을 끌어당긴다』(2006), 『눈물이라는 뼈』(2009), 『수학자의 아침』(2013)까지 총 네 권이다. 인용할 경우 면수는 생략하고 각각 『극』, 『빛』, 『눈물』, 『아침』으로 표기한다. 세상 모든 것들의 표정은 지워지고/자세만이 남아 있다//이따금 나는 무지막지한 덩치가 되고/이따금 나는 여러 갈래로 흩어지기도 한다//그의 충고를 따르자면/너무 빛 쪽으로 가 있었기 때문이다/여러 개의 불빛 가운데 있었기 때문이다// (중략) //그림자 없는 생애를 살아가기 위해/지독하게 환해져야 하는/빛들의 피곤이 밤을 끌어당긴다 - 「빛의 모퉁이에서」 부분 (『빛』) 그림자 없는 삶을 위해 끌어다 쓴 빛의 피곤이 필연적으로 ‘밤’을 끌어당길 수밖에 없다는 정확한 진술은 이러한 말과 그림자의 본질에 닿아 있다. 단적으로 말해 그림자 없는 삶이란 불가능하다. 가능하다면 그것은 유령의 삶일 것이다. 그림자는 사물의 물성을 증거하면서, 동시에 그 물성을 지워 버린다. 그림자 없는 물성이 불가능하다는 말은 그만큼 물성이라 믿어 왔던 존재의 본질이 허약하다는 말이기 때문이다. 우리는 그림자를 통해서만 사물의 사물됨을 알 수 있고, 말을 통해서만 자신의 자신됨을 실감할 수 있다. 그림자 없는 물성이 유령의 것이라면, 말을 부여받지 못한 내면 역시 비존재로 내몰린다. 그러나 어떤 그림자로도 어떤 말로도 존재의 본질은 포착되지 못한다. 오히려 그림자와 말은 환영 혹은 오류가 되어 존재의 본질을 가로막는 장애물이 될 뿐이다. 그림자가 지닌 이 이중성. 존재의 물성을 실감하게 하면서 오히려 그 실감을 내파해 버리는 모호성에 삶과 말이 지닌 진실이 깃들어 있다. 그러니 시인이 할 수 있는 일이라곤 그림자를 수도 없이 베끼며, 그림자들 사이에서 진동하고 있는 어떤 목소리들에 귀 기울이는 일뿐이다. 밤마다/그녀였던 당신이었던/수많은 아이들이 찾아와요/거친 바람처럼 문을 흔들며 칭얼대요/하나같이 눈은 퉁퉁 부었고 손끝은 차고/고개는 숙였어요// (중략) //지낼 만한 노곤함과/돌아갈 만한 차비를 두 손에 움켜쥐고/칭얼대고 칭얼대다 사라지죠//들어줍니다 두 귀를 여행 가방처럼 활짝 열고서/쓰다듬지요 두 손을 세계지도처럼 판판히 펼쳐서 위로합니다 긴 밤을 꼬박 앉아서// (중략) //번번이 한 아이가 남아 있어요/벽에 걸어둔 시커먼 외투처럼 등 뒤에서/이 아이, 자기가 엄마라고 우깁니다// (중략) /누워서 그녀는 자기 젖을 빨아요/그러면 그녀는 잠이 오지요 - 「그녀의 생몰 연도를 기록하는 밤」 부분 (『눈물』) 김소연의 시에서 그림자는 햇볕이 내리쬐는 한낮보다도 밤의 시간에 더 스스로의 본질에 가까워진다. 낮이 강제하는 빛의 윤곽으로부터 풀려남으로써 그림자는 비로소 ‘경계’의 영역에 서기 때문이다. 그녀였던 당신이었던 수많은 그림자들은 태양의 폭정이 사라지고 난 뒤에야 이미 반쯤은 사라지고 투명해진 모습으로 찾아와 말을 건넨다. ‘그녀’가 그 수많은 그림자들을 위해 해줄 수 있는 일이라곤 젖을 물리며 그림자들의 해갈될 수 없는 결여에 응답하는 것뿐이다. 이 고된 노동. 그림자들을 위무하기 위해 역시 그림자에 지나지 않는 ‘그녀’가 스스로의 젖을 빨 수밖에 없다는 운명론적 진술은 삶의 피폐성을 요약한 아포리아에 가까워진다. 그의 시에 잔혹동화와 같은 모티프들이 자주 동원되는 까닭 역시 동화가 압축해 내고 있는 생의 근원적 형식 때문이다. 그가 변용한 동화들 속에서 캐릭터는 오직 ‘자세’만으로 요약되는데, 무수히 많은 말들로 흘려보내도 끝끝내 남아 되돌아오는 ‘그림자’의 맹목적 갈망을 가장 선명하게 드러내 준다. 암늑대가 숲속에서 바람을 간호하는 밤이었대. 바람은 상처가 아물자, 숲을 떠나 마을로 내려갔대. 암늑대가 텅 빈 두 손을 호호 불며, 우듬지에 앉은 지빠귀를 올려다보는 밤이었대. 섭생을 위해서 살생을 해야만 하는 운명에 처한 늑대 이야기에, 한 아이는 밑줄을 긋고 있었대. 바람은 그 지붕 위를 저벅저벅 밟고 다녔대. 암늑대는 노란 지빠귀를 올려다보고, 노란 지빠귀는 늑대를 내려다보았대. 둘은 눈을 떼지 않고 서로를 쳐다보았대. 그래서 겨울밤은 감옥이 되기 시작한 거래. - 「눈물이라는 뼈」 부분 (『눈물』) 아이의 성장통을 비유하고 있을 이 시는 어떤 노래의 전승을 기록하고 있다. 새하얀 벽 위로 그림자들이 생을 공연한다. 섭생을 위해 지빠귀를 노리는 암늑대의 자세는 낮고 단단하다. 단 한 번의 도약으로 먹잇감을 낚아채기 위해 거추장스러운 마음은 모두 잘라낸 채 기다리고 또 기다린다. 늑대의 눈빛에 어리는 검은 허공의 시간. 그 시간이 서서히 늑대를 물들여 간다. 암늑대를 내려다보는 지빠귀 역시 흔들림 없이 다가올 운명 앞에 눈감지 않는다. 공포에 몸을 맡겨 둔 채 자신도 그 시간의 일부가 되어 간다. 그리고 이들의 비극을 슬퍼하며 눈물 흘리는 바람과 아이가 있다. 이들이 빛과 어둠 사이에서 얽히고설키며 삶을 요약해내는 동안, 그 단단한 함축을 받아 먹고 돌들이 자란다. 하나의 비극이 있었음을, 누구도 벗어날 수 없는 생의 굴레에 의연하게 걸어 들어가 견뎌낸 그늘이 있음을 증거하고 제의한다. 김소연의 시는 그림자로 펼쳐 낸 한 편의 아포리아 인형극이다. 이 연극에는 무수히 많은 그림자들이 등장하지만, 주인공은 부재한다. 주인공이라 일컬을 수 있다면 아마도 그건 생 자체일 것이다. ‘삶’이 그려 내는 다양한 스펙트럼과 다변성 속에서도 결코 인간을 놓아 주지 않는 묵직한 생의 중력을 그의 시가 잘 포착해 내는 건 그림자야말로 생의 본질임을 잊지 않기 때문일 것이다. 그림자는 원상의 형상을 얼마든지 왜곡도 하고 때론 숨어 버리기도 하지만 결코 달아나지 않는다. 원상 내부의 상처와 질곡에 악착같이 달려들어 생의 모서리를 현상해 낸다. 삶을 자유롭게 하겠다는 무수한 그림자 기표들이 망각하고 있는 것은 그림자란 본디 원상의 것도 아니며, 원상과 무관한 것도 될 수 없다는 사실에 있다. 그림자란 한 편의 활시위와 같다. 원상의 중력과 그 중력을 넘어서려는 두 힘이 팽팽하게 긴장하며 휘어질 때, 그림자는 필연적으로 생의 근원에 가까워진다. 김소연의 문장이 지닌 안정된 흡인력은 바로 여기에서 비롯한다. 5. 판화적 글쓰기 인간이 맹점의 존재를 잘 느끼지 못하는 건 맹점에 의한 시야의 어둠을 다른 눈의 시각을 통해 메우기 때문이다. 언어의 눈, 그림자의 눈이 있어야 할 자리에 빛을 가득 채워 존재가 현현하는 곳을 봉쇄할 때, 우리의 삶은 점점 더 벼랑 끝으로 내몰린다. 감정과 생각이 어긋나고, 말과 빛이 허용하는 사유만이 폭거하는 메마른 불모지로 변모한다. 동일성의 사유에 항거하는 최근의 숱한 철학적 사유들이 그 윤리적 정당성에도 불구하고 삶의 언어를 구원해 내지 못하는 건 이들 이론과 이미지의 현란함이 맹점의 파쇄가 아닌, ‘보완’을 수행하고 있기 때문이다. 삶의 언어로 충분히 구체화되지 못한, 자신의 손과 발로 직접 일구어 내지 못한 이미지의 언어들은 스스로가 올바른 대체시각이며, 이 강렬한 빛으로 맹점과 어둠을 몰아낼 수 있으리라 믿는다. 이 또한 뒤틀린 자만이며 확장된 동일성이다. 그러나 맹점은 우리 삶의 조건이며, 그 종착지이기도 하다. 인간의 조건은 부정되거나 개선되어야 할 것이 아니라 직시하고 함께 살아가야 할, 세계와 인간 사이에 놓인 고유한 매개 방식이다. 그림자가 아무런 음성도 없이 지상에 잠시 내려앉은 검은 입으로 말을 건넬 때, 이를 가장 섬세하게 들어줄 수 있는 방법은 어둠을 어둠인 채로 내버려 두는 일이다. 시선의 한구석에 필연적으로 존재할 수밖에 없는 어둠을 받아들이고, 그 어둠과 대화하는 법을 배워야 한다. 어쩌면 인간은 영원히 이 조건을 벗어날 수 없을지 모른다. 그렇다하여도 그림자에 마음을 빼앗긴 사람들은 유령처럼 태어나고, 그 절망적인 시도를 되풀이하며 말의 어긋남 속에서 더 진실한 말 하나를 길어 올린다. 이는 시인의 숙명이며, 시의 본질이기도 하다. 이를 김소연의 시적 방법론을 빌려 말하자면 판화적 글쓰기라고 명명해 볼 수도 있겠다. 이 성실하고도 마음 따뜻한 그림자 필경사는 그림자에 각인된 어둠의 지문을 숨죽여 더듬으며 그 굴곡과 깊이를 음화로 찍어 낸다. 어둠의 언어로, 어둠을 끌어안은 채, 어둠 속에서야 비로소 보이는 삶의 근원적 자세들을 현상해 낸다. 안전한 거리에서 시각의 윤곽을 따 옮기는 것이 아니라, 삶의 언어로 어둠에 밀착해 어둠을 살아 내면서 몸으로 찍어 내는 것이다. 그의 판화적 글쓰기에서 그림자는 언제나 모상(模像)이 아닌 원상(原象)일 수밖에 없는데, 시선의 권력을 그림자에게 돌려줌으로써 주체가 만들어 낸 일련의 위계상을 단번에 해체해 버리기 때문이다. 물론 그의 시가 지향하는 바와 전략이 너무도 명확한 만큼 쉽게 ‘코드’로 환원될 수 있다는 약점으로 비춰질 수도 있겠다. 그러나 그의 시는 ‘코드’로 읽히지 않는다. 그림자를 통해서 ‘무언가’를 말하려 하기보다는, 언제나 그림자 ‘속’에서 그림자 자체를 경험하도록 만들기 때문이다. 무엇보다 그의 시는 구체적인 삶의 시공간을 결코 가벼이 여기지 않는다. 삶의 실경이 굳건하게 뿌리박고 있는 시적 공간에서 그림자의 우화로 그림자의 눈빛에 노출되도록 만들 뿐이다. 태양에 흑점이 많을 때는, 역설적으로 태양의 활동이 가장 ‘극에 달했을’ 상태라고 한다. 내부의 격렬한 균열과 폭풍이 열의 흐름을 방해하여 상대적으로 어둡고 온도가 낮은 부분을 만들어 내기 때문이라고. 어쩌면 그림자에 대해서도 그와 같은 말을 할 수 있을 것이다. 세상의 모든 그림자들은 가장 격렬한 생을 통과한 내상들이며, 그 내상이 건네는 말의 뒤틀린 방식이라고. 김소연의 시는 현실 너머의 추상적 피안이 아니라, 뜨거움과 차가움을 절실히 통과한 이후의 ‘이곳’을 그림자의 형상을 통해 추적해 낸다. 삶을 가장 치열하게 마주한 자의 뜨거움으로 그늘이 품은 울음을 읽어 내고 위무한다. 그러므로 그의 시를 일컬어 이렇게 말해 볼 수 있을 것이다. 생의 흑점들로 이루어진 점자들이며, 생의 근원적 자세를 찍어 낸 판화들이라고.
  • [길섶에서] 밤의 향기/황수정 논설위원

    단정하게 포장된 깻잎 묶음을 펼치자니 후각이 감감하다. 엄동에 칠팔월 들녘의 들깨향이야 언감생심이다. 그래도 명색이 깻잎 아닌가. 코끝에 갖다 대고 흔들어 봐도 들깨밭 근처에나 갔다 왔나 싶게 맹맹하다. 시골집 뒤란에는 봄여름 내내 들깨가 우썩우썩 자랐다. 장독대를 둘러치고 위세 좋게 너울거렸는데, 살펴보면 고작 두세 포기가 장차게 품을 벌린 거였다. 더위에 짓무른 한여름밤에도 집안 공기는 들깨향이 은근했다. 바람 한줄기라도 문득 불면 마루 깊숙이 누운 우리 집 사람들은 한밤중에 들깨들이 어쩌고 있는지 말 안 해도 알았다. 그때는 해가 지면 칠흑의 밤이었다. 비닐하우스에서 낮밤 인공조명을 쐬면 들깨는 향기를 잃는다 한다. 밤의 고요를 빼앗겨 제 향기를 털리는 것은 깻잎만일까. 별을 잊고 달빛을 놓치는 불면의 도시. 절대 고요의 밤에 등짐 내려놓고 다리 한번 뻗어 보지 못한다. 어두워져도 마음을 뉘어 재울 줄 모른다. 밤이 밤다워야 들깨는 들깨다워지는데. 칠흑의 밤에 머리가 젖도록 까맣게 잠겨 보고 싶은데. sjh@seoul.co.kr
  • 변기 청소용 솔로 그릇을 닦는 고급호텔···어딘가 보니

    변기 청소용 솔로 그릇을 닦는 고급호텔···어딘가 보니

    중국의 고급 호텔들에서 변기 청소용 솔로 그릇을 닦는 모습의 동영상이 나왔다. 28일 홍콩의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에 따르면 문제의 호텔들은 중국 헤이룽장성 하얼빈시에 있는 쉐라톤 호텔, 샹그릴라 호텔, 켐핀스키 호텔 등 3곳이다.이들은 모두 오성급 호텔들로, 하룻밤 숙박료가 최저 700위안(약 11만원)에서 최고 2700위안(약 44만원)에 이르는 고급 호텔들이다. 샹그릴라 호텔과 켐핀스키 호텔의 미화원들은 변기 청소용 솔로 객실에 있는 컵을 닦는 모습이 포착됐다. 이들은 목욕 수건을 화장실 변기의 물로 적신 후 이것으로 객실 마루를 닦기도 했다고 연합뉴스가 전했다. 쉐라톤 호텔의 미화원은 화장실 변기를 닦는 솔로 세면대까지 닦는 장면이 포착됐다. 이러한 장면은 중국의 ‘리스핀’(梨視頻·Pear Video)이라는 매체의 기자가 해당 호텔에서 인턴으로 일하면서 몰래 촬영한 후 방영했다. 하얼빈시 위생 당국은 리스핀의 보도 후 즉시 현장 점검에 나서 이 동영상이 사실임을 확인했다. 당국은 해당 호텔들에 엄중하게 경고하고 벌금형을 부과한 것으로 전해졌다. 샹그릴라 호텔은 “동영상에 나온 사건이 실제로 발생했다면 그것은 우리의 위생 기준을 심각하게 위반한 것이고, 절대 용납할 수 없다”며 “직원들의 노동 감독과 교육을 강화하겠다”고 밝혔다. 리스핀의 방영 후 다른 언론 매체들이 이를 잇달아 보도하면서 중국 전역에서는 숙박업의 엉망진창인 위생 실태를 개탄하는 여론이 들끓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힘내라 청춘! 꿈꾸자 내일!] 송파 구직자엔 맞춤 교육, 기업엔 맞춤 인재

    [힘내라 청춘! 꿈꾸자 내일!] 송파 구직자엔 맞춤 교육, 기업엔 맞춤 인재

    서울 송파구의 이른바 ‘투트랙’ 일자리 정책이 톡톡한 효과를 보고 있다. 일자리가 필요한 청년에게는 맞춤형 교육으로 역량을 키워주는 한편, 청년 일자리를 제공하는 지역의 기업과 촘촘한 네트워크를 구축해 매칭을 시켜주는 방식이다.21일 송파구에 따르면 올 한 해 청년 맞춤형 인재양성 과정이 6개에서 9개로 늘어났다. 4차산업 시대에 걸맞은 정보기슬(IT) 융합형 과정으로 소프트웨어테스터, 사이버보안전문가, 디지털융합마케터 양성 과정과 함께 관광·섬유무역 등 지역산업 특성을 살린 중국어 숍매니저, 섬유무역마스터 양성 과정 등을 운영 중이다. 올해 참여 인원 321명 중 105명이 취·창업에 성공했다. 이 밖에도 구의 대표적인 일자리 프로그램인 ‘참살이실습터’는 청년 바리스타, 플로리스트, 코딩강사를 양성해 실무교육 후 취·창업에 도전하도록 지원하고 있다. 취업을 준비하는 청년들이 편하게 이용할 수 있는 일자리카페도 올 9월 장지동 송파글마루도서관에 문을 열었다. 취업 정보를 비롯해 1대1 멘토링 등 취업 컨설팅을 제공한다. 구는 내년에 일자리카페 4개소를 추가 개관하고, 바이오, 정보통신기술(ICT) 등 유망한 분야의 취업 교육 과정을 지속적으로 발굴한다는 계획이다. 기업에 대한 직무분석, 자기소개서 작성, 모의면접 등을 원스톱으로 도와주는 집중취업 컨설팅 서비스는 송파인재클럽을 통해서도 가능하다. 송파인재클럽은 해마다 19~34세 청년 취업준비생을 청년반과 특성화고반으로 나눠 모집한 후 무료로 취업 컨설팅 전문 교육을 지원하는 프로그램이다. 지역 거주자와 저소득·다문화가정 등 취업 취약 계층이 우선 선발 대상이다. 올해에는 청년취업준비생 42명, 특성화고 취업반 학생 328명이 참여해 삼성물산, 국민은행, 삼일회계법인 등 유수 기업에 취업했다. 구는 현대백화점, 한솔섬유, 롯데리아, 엔젤리너스커피 등 지역의 기업과 업무협약(MOU)을 체결에 일자리 창출을 위한 협력 방안을 모색해왔다. 올 하반기에는 일자리정책과를 신설해 39개 기업과 구직자 850여명이 참여한 문정비즈밸리 ‘2017 산업전시 및 채용박람회’를 성공적으로 이끌었다. 박춘희 송파구청장은 “취업 대상에 따라 특화한 세심한 일자리 정책으로 청년에게 힘이 될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최훈진 기자 choigiza@seoul.co.kr
  • 성중기 서울시의회 클래식동호회장, 정례회 피날레 음악회

    성중기 서울시의회 클래식동호회장, 정례회 피날레 음악회

    서울시의회 교통위원회 성중기의원(자유한국당, 강남1)은 의원동호회(팬텀클래식동호회)회원들과 서울시의회 본관에서 열리는 제 277회 정례회의 마지막을 식전음악회로 장식했다. 성중기의원은 의원동호회 팬텀클래식동호회의 회장으로 회원들과 지난 1년간 김형수 음악감독과 꾸준한 모임과 연습을 가지며 갉고 닦은 실력을 동호회 회원과 함께 선보였다. 서울시의회에서 시의원이 식전음악회를 개최하는 것은 이번이 두 번째로 첫 번째 역시 성중기시의원이 계획하고 참석한 음악회였다. 이번 식전음악회는 본회의 개회전인 13시30분부터 30분간 본회의장에서 진행되었으며, 총 19명의 시의원(김진수, 김진영, 김춘수, 박마루, 박성숙, 박진형, 성중기, 송재형, 신원철, 우미경, 우형찬, 이성희, 이숙자, 이승로, 이신혜, 장우윤, 최영수, 한명희, 황준환)과 김형수 음악감독, 리베르떼앙상블이 참여했다. 리베르떼앙상블의 연주두곡(사랑의인사, 고향의봄)과 함께 성중기의원 독창한곡(그리운금강산), 시의원동호회회원들의 중창 두곡(아침이슬, 내나라내겨래)으로 진행됐다. 성중기의원은 “그동안 의정활동 중 노래를 부르며, 들으며 힘든 몸과 마음을 치유하며 더욱 열정적으로 의정활동에 임할 수 있었다”며 “이런 기회를 음악을 좋아하시는 다른의원님들과 공유하고자 동호회를 만들게 되었으며, 그동안 키운 실력을 선배·동료의원님들이 계신 곳에서 피날레공연으로 장식하게 되어 보람찬 동호회활동이 되었다”고 말하며 “앞으로도 당을 떠나 노래로 하나 되어 소통하며, 힐링하며 서울시민을 위해 더욱 열정적으로 의정활동을 이어나가겠다”고 밝혔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서울시의회 정책연구委 제3회 연구발표회-전체회의 개최

    서울시의회 정책연구委 제3회 연구발표회-전체회의 개최

    서울시의회(의장 양준욱) 제14기 정책연구위원회(위원장 신언근)에서는 지난 19일 프레스센터 외신기자클럽에서 세 번째 정책연구발표회와 전체회의를 개최했다. 이날 연구발표회에서 김창원(도봉3.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버스중앙차로 운영성과 및 문제점 개선방안」을, 박마루(비례. 자유한국당) 의원은「자살예방 전달체계 확대 및 위기 대응 강화 방안」을, 이순자(은평1.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서울시복지시설 개보수실태 및 개선방안 연구」에 대하여 각각 발표하였으며, 서울시 관계공무원들이 참석하여 발표 내용에 대한 서울시 정책 반영 계획에 대한 의견을 개진하는 등 정책토론의 시간을 가졌다. 김창원 의원은 현재 서울의 차량을 줄이는 방법은 불가능하므로 출퇴근 시간 외 허용된 시간대(심야)에만 버스전용차선에 택시 주행(정차 금지)을 허락하는 방안을 시정부에 제안하였으며, 박마루 의원은 자살예방을 위하여 중간거점형 위기관리센터 구축 필요성에 대해 강조하면서 자살예방을 위한 기능 및 인력 확대를 위한 서울시의 노력을 요청했다. 이순자 의원은 늘어나는 복지수요에 능동적으로 대처하기 위하여 자치구와 긴밀히 업무를 공유하고 관련 전문가들의 관심과 참여복지시설 개보수 지원을 위한 효과적인 기능개선 체계구축 및 컨트롤타워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날 연구발표회에는신언근(위원장. 관악4. 더불어민주당), 이순자(부위원장. 은평1. 더불어민주당), 강성언(강북4. 더불어민주당), 김상훈(마포1. 더불어민주당), 김인호(동대문3. 더불어민주당), 김창원(도봉3. 더불어민주당), 문종철(광진2. 더불어민주당), 문형주(서대문3. 국민의당), 박기열(동작3. 더불어민주당), 박마루(비례. 자유한국당), 박호근(강동4. 더불어민주당), 신건택(비례. 자유한국당), 우창윤(비례. 더불어민주당), 유청(노원6. 국민의당), 최조웅(송파6. 더불어민주당), 최호정(서초3. 자유한국당), 황규복(구로3. 더불어민주당) 서울시의원이 참석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믹스나인 신류진 VS 이수민 가창력에 강승윤 “왜 상위권인지 알겠다”

    믹스나인 신류진 VS 이수민 가창력에 강승윤 “왜 상위권인지 알겠다”

    ‘믹스나인’ 신류진 VS 이수민이 가창력 대결을 펼쳤다. 오늘(17일) JTBC 예능프로그램 ‘믹스나인’ 네이버TV를 통해 신류진, 이수민의 녹음 현장이 담긴 8회 일부가 깜짝 선공개 됐다. 공개된 영상 속에는 MR 작업을 위해 YG엔터테인먼트 녹음실을 찾은 소녀팀 ‘Really를 찾아서’의 모습이 담겼다. 이들은 두 번째 경연곡으로 위너의 대표 타이틀곡 ‘Really Really’를 선택, 유일하게 보이그룹 노래에 도전했다. 이에 ‘Really Really’를 직접 작곡한 위너 강승윤이 프로듀싱을 위해 녹음실을 찾아 모두의 반가움을 샀다. 본격 녹음에 들어간 신류진과 이수민은 뛰어난 가창력으로 “노래 진짜 잘한다”, “왜 상위권에 있는 지 알겠다”라는 강승윤의 극찬을 이끌어냈다. ‘Really를 찾아서’ 팀은 신류진(JYP), 이수민(페이브), 최문희(마루기획), 허찬미(모스테이블뮤직), 강시현(스타제국), 류이(뉴플래닛), 김보원(페이브), 최윤아(후너스), 김수아(A100), 이용채(오앤오)로 구성됐다. 지난주 탑나인(TOP9) 발표식에서 소녀 1, 2위를 차지한 신류진과 이수민과 4위 최문희까지 포함된 ‘소녀 어벤져스’ 팀이다. 이들이 재탄생시킬 ‘Really Really’ 소녀버전에 기대감이 높아지고 있다. ‘믹스나인’은 양현석 YG 대표 프로듀서가 직접 전국 70여 기획사를 찾아 새로운 스타 발굴에 나선 리얼리티 프로그램이다. 지난주 총 71명의 탈락자가 발생한 ‘믹스나인’은 2차 경연 결과와 현재 진행중인 온라인 투표를 합산해 두 번째 탈락자를 발생시킨다. 소년소녀가 꼽은 롤모델 아이돌의 곡으로 꾸며질 ‘포메이션 배틀’ 현장은 오늘 17일(일) 오후 4시 50분 방송되는 ‘믹스나인’ 8회에서 확인할 수 있다. 연예팀 seoulen@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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