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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파인텍 협상 타결]‘벼랑 끝’ 20시간 마라톤 교섭…노사 양보 빛났다

    [파인텍 협상 타결]‘벼랑 끝’ 20시간 마라톤 교섭…노사 양보 빛났다

    교섭 초반 입장차 ‘팽팽’…고용 보장이 핵심사측 “김세권 대표가 파인텍 경영 맡겠다”노조, ‘파인텍 폐업 땐 모회사 고용’ 양보400여일 간의 굴뚝 농성과 엿새간의 단식. 목숨 건 투쟁을 벌여온 파인텍 해직 노동자들이 노사 합의 끝에 굴뚝에서 내려오게 됐다. 연초 사회적 관심이 집중돼 종교계·정치권 등이 중재에 나서면서 끝이 없을 것 같았던 투쟁은 마무리됐다. 파인텍 노사는 11일 오전 서울 양천구 사회적경제지원센터에서 전날부터 이어진 20시간의 6차 교섭 끝에 노사 간 쟁점을 합의했다고 밝혔다. 노사는 ▲회사의 정상적 운영 및 책임 경영을 위해 ㈜파인텍의 대표이사를 김세권 현 스타플렉스(파인텍의 모회사) 대표가 맡고 ▲회사는 2019년 1월 1일부터 6개월간 유급휴가로 임금 100%를 지급하며 2019년 7월 1일부터 공장을 정상 가동하고 해직 조합원(노동자) 5명을 업무에 복귀시키고 ▲고용은 2019년 1월 1일부터 최소한 3년간 보장하기로 했다. 또, 노사는 민·형사상의 모든 소송을 취하하고 노조는 모든 집회나 농성을 중단하기로 했다. 이날 6차 교섭은 노사 양측 모두 벼랑 끝이라는 절박함 속에 시작됐다. 중재자로 나선 더불어민주당 박홍근 의원은 교섭에 앞서 “오늘 이견을 좁히지 못하면 당분간 교섭 재개는 어려운 상황”이라고 분위기를 전했다. 김세권 대표는 두바이 국제 전시회 참석을 위해 해외 출국이 예정되어 있고 차광호 금속노조 파인텍 지회장 등 노조 측 대표는 단식으로 건강상태가 위급했기 때문이다.교섭 초반 양측은 팽팽한 기존 입장차를 좁히지 못했다. 이견의 핵심은 고용 보장이었다. 지난달 27일 이후 열린 5차례 교섭에서 노조 측은 “해고자 5명을 모회사인 스타플렉스가 직접 고용하라”고 요구했다. 노동자들에겐 고용 합의가 파기됐던 트라우마가 있었다. 파인텍 노조는 2015년 차 지회장이 408일간 경북 구미 공장 인근에서 굴뚝 농성을 한 끝에 스타케미칼(현 스타플렉스) 측과 고용보장, 노조활동 보장, 단체협약 체결에 합의했다. 이후 회사는 파인텍이라는 자회사를 세웠고 2016년 공장이 가동됐으나 노사 합의는 지켜지지 않았다. 지난 4차 교섭까지 사측은 “파인텍 공장을 재가동하고, 김 대표가 이 회사 1대 주주로 참여하겠다”고 제안했으나 노조측이 “김 대표가 주주가 아닌 대표를 맡아야 한다”고 맞섰다. 총책임자가 파인텍의 대표를 맡아야 고용이 확실히 보장될 수 있다는 논리였다. 고용 보장 기간도 사측은 ‘파인텍 재가동 후 3년간 보장’을 제안했으나 노조는 만약 파인텍이 다시 폐업한다면 스타플렉스로 고용하라고 요구했다. 돌파구를 못찾던 마라톤 협상은 사측이 “김 대표가 파인텍의 대표도 맡겠다”며 기존 입장에서 한발 물러났고 노조도 간접고용을 받아들이면서 실마리를 찾기 시작했다. 노조 측은 ‘파인텍 폐업 땐 노동자를 스타플렉스에 고용하라’던 기존 요구는 양보했다. 노사가 첫 교섭 2주 만에 극적으로 합의에 이른 것은 장기간의 굴뚝 농성을 하루 빨리 끝내야 한다는 사회적 압박이 작용했기 때문이다. 굴뚝 농성이 1년 2개월을 넘긴데다 지난 6일부터는 단식 투쟁에 돌입하며 두 농성자의 건강은 매우 악화됐다. 인권 문제가 제기되고 농성에 연대하는 시민사회단체가 많아지자 지난달 22일 정치권도 처음 농성장을 찾았고, 종교계가 적극 중재에 나서며 노사를 협상 테이블로 끌어냈다. 김지예 기자 jiye@seoul.co.kr
  • 아무도 모른다, 이 수수한 평화의 땅…나만 알고 싶은 풍경 한 점 와인 한 잔

    아무도 모른다, 이 수수한 평화의 땅…나만 알고 싶은 풍경 한 점 와인 한 잔

    슬로베니아. 조금 낯선 나라다. 유럽 동남부에 자리한 나라인데 옛날에는 유고 연방에 속했다. 나라 이름에서 알 수 있듯 슬라브족들이 살고 있다. 우리나라에서는 슬로베니아에 관한 책을 구하기도 쉽지 않다. 인터넷 서점을 찾아보면 김이듬 시인이 슬로베니아를 여행하고 쓴 여행기 ‘디어 슬로베니아’가 나온다. 슬로베니아에 교환 교수로 머물며 틈틈이 여행한 슬로베니아를 시인 특유의 감수성 어린 문장으로 소개하고 있다. 그는 슬로베니아에 대해 이렇게 말한다. “나는 ‘힐링’ 혹은 ‘위로’라는 말을 거의 쓰지 않는, 그것이 지닌 가식적인 느낌을 싫어하는 다소 까칠한 사람이었다. 그런데 이곳에 온 후로 조금씩, 천천히 마음을 치유받았다. 바쁘게 뛰어다니며 불안하고 초조하게 살아온 지난 삶을 돌아보며 자족과 평화를 길어 올렸다. 태생적 방랑자인 양 수없이 여행을 다니며 노마드적인 생활이 몸에 배어 있는 내가, 슬로베니아에서 고향에서조차 느낄 수 없었던 수수하고 평화로운 삶의 길을 발견한 것이다.” 김이듬 시인의 이 감상이 가장 정확한 것임을 슬로베니아에 가보면 알게 되시리라. 별다른 일이 생기지 않는 나라. 뉴스를 따라가기조차 버거운 우리나라와는 전혀 다른 느린 시간을 살고 있는 사람들이 모여 있는 나라가 바로 슬로베니아다.슬로베니아는 발칸반도에 숨은 듯 자리잡고 있다. 면적은 전라도와 비슷하다. 인구는 200만 명 정도밖에 되지 않는다. 나라가 워낙 작다 보니 동서를 횡단해 봐야 고작 3시간밖에 걸리지 않는다. 그래서 어쩔 수 없이 슬로베니아를 여행하다 보면 맨날 국경지대만 다니게 된다. 여기는 헝가리, 저기는 독일, 저기는 크로아티아와 국경이다. 슬로베니아는 1991년 유고슬라비아 공화국이 해체되면서 독립했는데 이 나라가 도대체 어디에 있는 나라인지 모르는 사람이 아는 사람보다 더 많다. 파울루 코엘류의 소설 ‘베로니카, 죽기로 결심하다’에서 주인공 베로니카는 자살을 결심하고 마지막으로 자신의 조국 슬로베니아가 어디에 있는지 모르겠다는 글을 쓴 기자에게 슬로베니아를 설명하는 편지를 쓰기로 마음먹는다. 그녀는 탄식한다. “슬로베니아가 어디에 있는지 아무도 몰라. 아무도. 이는 온당치 못한 국제적 무관심이다”라는 황당한 유서를 쓰고 자살을 시도하기도 했다. 슬로베니아를 찾는 여행자들은 수도 류블랴나에서 여행을 시작한다. 발음하기가 약간 까다로운 이 도시는 한 나라의 수도라고 하기에는 너무 작다. 슬로베니아에서 가장 큰 도시라고 하지만, 인구라고 해봐야 28만명밖에 되지 않는다. 어느날 가이드와 함께 류블랴나 거리를 걷는데 가이드가 이렇게 말했다. “아니 오늘 따라 왜 이렇게 못 보던 사람들이 많지?” 그리고 그녀는 이렇게 덧붙였다. “아, 오늘 마라톤 대회가 열리는구나.” 그렇다. 류블랴나에서 열리는 마라톤 대회에 참가하기 위해 인근 도시와 국가에서 많은 사람들이 류블랴나로 온 것이다. 그러니까 류블랴나에서 태어나 30년째 살고 있는 그녀는 류블랴나 사람들 대부분을 알고 있었던 것이다. 류블랴나는 그만큼 작다.류블랴나 가운데 자리한 프레셰렌 광장은 오스트리아와 크로아티아, 이탈리아 등지에서 오는 기차들이 정차하는 중앙역과 가깝다. 그래서인지 언제나 여행자들과 현지인들로 붐빈다. 프레셰렌이라는 이름은 슬로베니아의 국민 시인인 프레셰렌을 기념하기 위한 것이다. 낭만주의의 선두주자였으며, 강렬한 문장으로 유명했던 시인이다. 그가 죽은 날인 2월 8일을 국경일로 정하고, 이날 전국적으로 그의 시를 읽는 낭송회와 콘서트, 연극 공연 등이 열린다고 하니 그에 대한 슬로베니아 국민들의 사랑이 얼마나 큰지 짐작할 수 있다. 동상은 아득한 시선으로 어느 지점을 응시하고 있는데 그 시선이 닿는 지점에는 그가 평생 사랑했던 여인 율리아 프리미츠의 집이 있다. 평생 사랑했지만 신분의 차이로 함께할 수 없었던 그들을 위해, 이루지 못한 사랑을 이루라는 의미로 이렇게 동상을 배치했다고 한다.광장 옆으로는 류블랴니차강이 흐른다. 강 양옆으로는 바로크 양식과 아르누보 스타일의 건축물이 즐비하다. 대부분 레스토랑과 카페, 서점 등이다. 소란스럽지 않아 산책을 하듯 느린 걸음으로 돌아다니기 좋다. 강변을 따라 걷다 보면 트리플교가 나온다. 슬로베니아의 대표적인 건축가 요제 플레치니크가 설계한 것으로 류블랴나 엽서에 가장 많이 등장하는 장소이기도 하다. 류블랴나 여행의 하이라이트이자 절대 빼놓을 수 없는 명소는 류블랴나 성이다. 9세기에 처음 세워졌다가 1511년 지진으로 파괴된 후 17세기 초에 재건됐다. 성에 오르면 장난감 도시 같은 류블랴나가 한눈에 내려다보인다. 슬로베니아를 일컫는 또 다른 별명이 있다. ‘유럽의 미니어처’다. 이 작은 나라 안에 유럽의 모든 것이 다 모여 있기 때문이다. 블레드 호수에서 2시간 정도 북쪽으로 가면 피란 지역. 또 다른 풍경을 보여 준다. 이탈리아와 면한 휴양도시인데 슬로베니아 사람들도 즐겨 찾는다. 가이드는 피란이 너무 좋다고 했다. “아마도 세상에서 가장 평화로운 곳을 꼽으라면 이곳일 거야.”●물 좋고 산 좋은 ‘유럽의 미니어처’ 유럽에서 유명한 온천지대 중 손꼽히는 곳이 슬로베니아다. 물이 좋기로 유명한 이 나라는 수로의 길이가 3만㎞에 달하고 수돗물은 그냥 마셔도 될 정도로 깨끗하다. 또한 나라 곳곳에 흩어진 87곳의 샘에서 온천수와 광천수가 솟아난다. 마그네슘과 칼슘이 풍부한 온천 지대는 고대 로마 시대부터 다양한 질병에 효능이 좋다고 알려져 있다. 지금도 크로아티아, 독일, 이탈리아 등 주변국부터 멀리 대만에서까지 치유 목적으로 여행객들이 찾아온다. 라스코 온천 마을은 EDEN(European Destination of ExcelleNce)이 뽑은 ‘2013 유럽 최고의 여행지’로 뽑히기도 했다. 라스코 지역은 중세 시대 로마인들에게 발견된 이래 선교사들이 주기적으로 방문했던 곳으로 1854년 합스부르크 황제 프란츠 요제프 1세가 공식적으로 온천 지역으로 명명했다. 알프스 풍경도 만날 수 있다. 알프스 하면 스위스를 떠올리지만 슬로베니아도 발을 걸치고 있다. 줄리안 알프스라고 부르는, 이탈리아와 국경을 맞댄 북서부 산악지대다. 트리글라브 등 2000m 이상 고봉이 줄줄이 이어진다. 6월까지도 잔설이 남아 있을 정도다. 블레드 호수는 ‘줄리안 알프스의 진주’라고 불리는 곳이다. 둘레 6㎞의 작은 호수이지만 전 유럽에서 가장 아름다운 곳으로 손꼽힌다. 알프스의 만년설이 녹아 만들어졌다. 호수가 보여 주는 풍경은 정말이지 그림 같다. 푸른 물비늘을 일으키며 햇살을 반사하는 호수와 그 호수 위에 떠 있는 작은 섬, 그리고 호수를 둘러싸고 있는 알프스 산맥은 방금 달력에서 오려낸 듯한 풍경을 보여 준다. 블레드 호수가 유명한 건 블레드 호수에 떠 있는 블레드섬 때문이다. 이 자그마한 섬은 슬로베니아에서 유일한 섬으로 전통 나룻배 ‘플레타나’를 타고 들어갈 수 있다. 블레드 호수엔 플레타나가 23척뿐이다. 18세기 마리아 테레지아 여제 시대 때부터 그랬다. 합스부르크 가문은 블레드 호수가 시끄러워지는 걸 원치 않았고 딱 23척의 배만 노를 저을 수 있도록 허가했다. 그 숫자가 200년 넘은 지금까지 지켜지고 있다. 뱃사공 일은 가업으로만 전해지고 남자만 할 수 있다고 한다.●첫맛은 화이트·끝맛은 레드 ‘오렌지 와인 ’ 슬로베니아 와인도 빼놓을 수 없다. 프랑스, 이탈리아, 스페인, 독일, 크로아티아, 포르투갈 등 유럽 국가들은 저마다 자기 나라 와인에 대한 찬란한 수식어를 붙이는데 슬로베니아 와인도 이 리스트에 한자리를 차지한다. 오렌지 와인이다. 많은 이들이 오렌지로 만든 와인이라고 오해하지만 당연히 포도로 만들었다. ‘제4의 와인’으로도 불린다. 몇 년 전 영국 와인저널 ‘디켄터’의 칼럼니스트 크리스 머서가 자신의 칼럼에서 “레오나르도 다 빈치의 ‘최후의 만찬’ 테이블 위에 놓인 와인은 오렌지 와인일 것”이란 추측을 해 세간의 관심을 모으기도 했다. 화이트 와인 품종으로 레드 와인 양조 방식을 접목해 만들기 때문에 레드 와인의 풍부함과 화이트 와인의 상쾌함을 모두 갖고 있는 게 특징이다. 첫맛은 화이트, 끝맛은 레드다. ●400세 가장 오래된 포도나무 기네스북 올라 세계에서 가장 오래된 포도나무도 슬로베니아에 있다. 드라바강을 중심으로 펼쳐진 마리보르는 슬로베니아 제2의 도시로, 생산되는 와인 중 90% 정도가 화이트 와인인, 그야말로 화이트 와인의 천국이다. 마리보르 사람들의 와인에 대한 애정과 자부심은 대단한데, 그 자부심의 한가운데 세계에서 가장 오래된 포도나무가 있다. 400년이 넘는 세월 동안 자라 온 이 포도나무는 기네스북에 올랐으며, 16세기에 지어진 올드 바인 하우스의 벽면을 장식하고 있다. 슬로베니아 사람들은 정말 친절하다. 여행하는 동안 한 번도 화내는 사람들을 만난 적이 없다. 어느 레스토랑에서 가이드가 내게 슬로베니아식 치킨을 맛보여 주기 위해 웨이터에게 10분 동안 치킨에 관해 이것저것 물었지만 그는 시종일관 웃으며 자세히 설명해 주었다. 아마도 우리나라 같으면 메뉴판을 던져 놓고 나갔을 텐데 말이다. 김이듬 시인은 그의 책에서 이렇게 말했다. “최대한 자유롭고 게으르게, 시간에 얽매이지 않고 삶이라는 여행을 누려 가야겠다.” 슬로베니아를 여행하다 보면 알게 된다. 어쩌면 우리의 마음에 낙관과 사랑이 생겨나게 하는 것은 열렬함과 치열함이 아니라, 한낮의 따스한 햇볕과 한 줌의 시원한 바람 그리고 맛있는 음식이 아닐까 하는 사실을 말이다. 글 사진 최갑수(여행작가) ■여행수첩 슬로베니아로 가는 직항은 없다. 뮌헨, 터키 등을 거쳐 가야 한다. 블레드는 오스트리아 국경과 가까운 곳에 있기 때문에 오스트리아와 크로아티아 등 인근 국가에서 도착하고 출발하는 국제선 전용 기차역이 따로 있다. 자세한 정보는 유레일 홈페이지(www.eurail.com/kr)를 참조하면 된다. 중부 유럽과 발칸반도를 잇는 주요 열차편도 류블랴나를 거쳐 간다. 시차는 한국보다 7시간 늦다. 비자는 필요 없다. 통용되는 화폐는 유로화. 물가는 한국과 비슷하다. 슬로베니아 소시지로 크라니스카 크로바사가 있다. 다진 돼지고기에 마늘과 소금, 후추 등을 넣어 양념한다. 식감이 탄탄하고 간이 짭조름하다. 라스코와 유니온은 슬로베니아 맥주의 양대 산맥. 두 맥주 모두 풍미가 강한데 라스코는 쌉싸름한 맛이 강하고, 유니온은 부드러운 맛이 강하다. 포티차라는 음식도 있다. 호두나 허브, 양귀비씨, 치즈, 꿀을 넣은 것으로 롤케이크와 비슷하다. 결혼식이나 부활절, 성탄절과 같이 중요한 행사나 공휴일에 먹는 전통음식이다.
  • [월드피플+] 남극에서 북극까지 종단…30대 마라토너의 무한도전

    [월드피플+] 남극에서 북극까지 종단…30대 마라토너의 무한도전

    예상한 여정은 약 900일이다. 이 기간 내 목적지까지 도착하려면서 하루에 50km는 달려야 한다. 쉽지 않은 일이지만 남자는 이미 첫걸음을 내딛었다. 아르헨티나의 아마추어 마라토너 후안 파블로 사보니티(36)가 아메리카대륙 종단 마라톤을 시작했다. 출발지는 지구 최남단 도시인 아르헨티나 우수아이아, 목적지는 미국 알래스카 프로도베이다. 지난 1일 11시(현지시간) 우수아이아의 파세오델라로사스에서 출발한 사보니티는 61km를 달렸다. 그는 칠레로 넘어가 페루로 직행한 뒤 에콰도르, 콜롬비아 등을 거쳐 중미에 입성한다. 중미에선 파나마, 코스타리카, 니카라과, 엘살바도르, 온두라스, 과테말라, 멕시코를 차례로 거쳐 북미로 올라갈 예정이다. 미국과 캐나다 땅을 밟고 목적지 알래스카에 도달하면 대장정은 막을 내린다. 적어도 900일, 2021년 중반쯤에야 끝나는 여정이다. 사보니티가 잡은 대륙 종단 로드맵을 그대로 따라간다면 약 3만5000km를 달려야 한다. 쉽지 않은 일정이지만 사보니티는 성공을 자신한다. 그는 "매일 아침 일찍 출발해 25km 정도 달린 후 점심을 들고 오후에 다시 25km, 이렇게 하루에 50km 정도를 달린다면 충분히 목표를 달성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성공 여부는 얼마나 인내심을 갖느냐에 달렸다고 본다"고 덧붙였다. 사보니티는 평생 운동을 즐긴 스포츠맨이다. 학교에 다닐 땐 농구와 배구를 즐겼고, 가라테를 배우기도 했다. 육상과 인연을 맺은 건 16살 때부터다. 학교에서 400m 선수로 활약했다. 울트라마라톤을 시작한 건 2016년이다. 직장 동료가 100km를 달리는 산악마라톤에 함께 참가해보지 않겠냐고 한 게 계기가 됐다. 이후 울트라마라톤에 푹 빠진 그는 매월 평균 2회 울트라마라톤에 참가했다. 마지막으로 달린 울트라마라톤은 대륙 종단에 앞서 연습 삼아 지난해 5월 홀로 도전한 아르헨티나 포사다스~부에노스 아이레스 구간이다. 사보니티는 1150km를 달려냈다. 사보니티는 "시간, 휴식, 식사 등을 계산하고 대륙 종단을 위해 계획을 짜는 데 큰 도움이 됐다"고 말했다. 이어 "남극에서 북국까지 올라가는 대륙 종단은 혼자 달리는 거라 외롭고 힘들겠지만 페루의 마추픽추, 아타카마 사막, 옐로스톤 국립공원 등 여러 곳을 들르게 된다"면서 "새로운 곳을 알게 된다는 기대감이 멋진 동반자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사진=인포바에 남미통신원 임석훈 juanlimmx@naver.com
  • “고용 여력 있지만 고용없다” 강경입장 드러낸 파인텍

    “노조 5명 고용땐 모기업 존폐기로” 고용 기간·방식 등 접점 못 찾아 “고용할 여력은 있지만 고용할 수 없다.” 파인텍 노동자들이 굴뚝 농성을 벌인 지 423일 만에 사측이 처음 내놓은 공식 입장이다. 농성 노동자에 대한 감정을 여과 없이 드러냈다. 굴뚝 위 노동자들이 모기업인 스타플렉스의 직접고용을 요구하며 단식투쟁에 돌입한 가운데 사측도 입장 변화 의지가 없음을 내비쳐 사태 해결의 실마리를 좀처럼 찾지 못하고 있다. 강민표 파인텍 대표는 8일 서울 양천구 목동 스타플렉스 서울사무실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스타플렉스가 중국 업체들과 치열히 경쟁하는 상황에서 파인텍 노동자 5명이 들어오면 기업이 존폐 기로에 놓일 것”이라며 “노조가 요구하는 직접고용은 절대 불가”라고 밝혔다. 강 대표는 또 “그동안 교섭 과정에서 비합리적인 태도를 보인 노조를 받아들일 수 없다”며 “한 번 회사를 만들었으면 평생 (고용을) 책임지라는 논리인데 기업 입장에서 그게 가능하냐”고 되물었다. 스타플렉스의 자회사인 파인텍은 현재 가동은 멈춘 채 서류에만 존재하는 회사다. 사측은 ‘스타플렉스의 김세권 대표가 고용을 직접 책임지라’는 노조 측 주장에 대해서도 “책임질 이유가 전혀 없다”고 못박았다. 강 대표는 “김 대표는 2015년 노사 합의 때 손을 뗐는데, 굴뚝 농성 장기화로 인한 도의적 책임 때문에 협상에 참여하는 것일 뿐”이라고 선을 그었다. 파인텍 노사는 지난달 27일부터 이달 3일까지 네 차례 만났지만 합의점을 찾지 못했다. 13시간 마라톤 협상을 벌인 4차 교섭 때는 사측이 파인텍을 재가동하고, 파인텍의 1대 주주로 김 대표가 참여하는 방안을 제안했다. 그러나 노조 측은 “김 대표가 주주가 아닌 대표를 맡아야 한다”고 맞섰다. ‘스타플렉스(파인텍) 투쟁승리를 위한 공동행동’ 측은 “고용에 대한 의무가 전혀 없는 주주 참여는 책임을 회피하기 위한 제안일 뿐”이라는 입장이다. 고용보장 기간을 두고도 대립한다. 사측은 ‘파인텍 재가동 후 3년간 고용보장’을 제안했으나 노조는 “3년짜리 계약직이나 다름이 없다”며 만약 파인텍이 다시 폐업한다면 스타플렉스로의 고용 승계를 요구했다. 한편 공동행동은 이날 오전 굴뚝 위로 의료진을 올려 보내 농성자들의 건강을 긴급 점검했다. 홍기탁 전 지회장과 박준호 사무장의 몸 상태를 살피고 온 홍종원 인도주의실천의사협의회 의사는 “두 사람은 혈압과 혈당이 매우 낮은 응급 상황”이라며 “단식을 얼마나 버틸 수 있을지 걱정”이라고 우려했다. 김지예 기자 jiye@seoul.co.kr
  • 보스턴 마라톤 폭탄 테러에 다리 잃은 여성 이번엔 교통사고

    보스턴 마라톤 폭탄 테러에 다리 잃은 여성 이번엔 교통사고

    2013년 보스턴 마라톤 폭탄 테러 때 다리 한 쪽을 잃은 여성이 지난 5일(현지시간) 자동차에 치여 허공을 날았지만 다행히 또다시 목숨을 건졌다. 6년 전 애드리안느 해슬렛 데이비스는 남편과 함께 달림이들을 응원하려고 결승선 옆줄에 서 있다가 변을 당해 왼쪽 다리 아래를 절단했다. 댄서로서 가장 소중한 다리 한 쪽을 잃었다. 그러나 그녀는 3년 뒤 의족을 한 채 대회에 출전해 많은 감동을 안겼다. 미국프로풋볼(NFL) 뉴잉글랜드 패트리어츠의 쿼터백 톰 브래디와 함께 사진을 찍고 그로부터 응원한다는 말을 듣기도 했다. 그런 해슬렛 데이비스가 병상에 누워 있는 자신의 모습을 담은 사진을 인스타그램에 올렸다. 보스턴의 커먼웰스 애버뉴에 있는 건널목을 건너다 자동차에 치여 붕 날았고 왼쪽 몸이 길바닥에 내다꽂혀 뭉개졌다며 “완전히 부서졌다. 더 많은 수술을 받아야 한다”라고 적었다. 일간 보스턴 헤럴드에 따르면 이날 저녁 7시 15분쯤 운전자가 길을 건너는 그녀를 봤지만 비가 내려 노면 상태가 좋지 못해 제때 정차하는 데 실패했다. 임병선 선임기자 bsnim@seoul.co.kr
  • 13시간 만에… ‘굴뚝 농성’ 파인텍 4차 교섭도 결렬

    75m 높이 굴뚝에서 장기 농성 중인 파인텍 노동자 측과 파인텍 모기업인 스타플렉스가 3일 노동자 재고용 문제를 놓고 13시간여에 걸친 마라톤협상을 벌였지만 별다른 소득을 얻지 못했다. 차광호 파인텍지회장과 이승열 금속노조 부위원장 등 노조 측과 김세권 스타플렉스 대표 등 사측은 3일 오전 10시부터 서울 양천구 사회적경제지원센터에서 만나 4차 교섭을 벌였지만 합의에 이르지 못했다. 교섭 시작 13시간 만인 오후 11시쯤 교섭을 마치고 나온 차 지회장은 “스타케미칼부터 파인텍까지 오는 과정에서 나타난 문제점들이 있다. 김 대표가 이를 책임지고 해결할 수 있는 방안이 나와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하지만 김 대표가 책임지는 부분이 없어 근본적인 교섭이 이뤄질 수 없었다”고 밝혔다. 교섭에 배석한 더불어민주당 박홍근 의원은 추후 교섭 계획에 대해 “협상을 다시 하기로 했으나 일정은 아직 정해지지 않았다”고 덧붙였다. 노사 양측은 파인텍의 모기업인 스타플렉스로의 3승계(노조, 단협, 고용승계) 문제를 놓고 접점을 찾지 못했다. 노조는 그동안 해고자 5명을 스타플렉스가 직접 고용하라고 요구해 왔다. 이날 4차 교섭에서는 사측이 스타플렉스로의 직접 고용이 아닌 ‘제3의 대안’을 낸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노조 측은 “합의가 이행되지 않으면 김 대표가 법적 책임을 지겠다는 약속을 해야 한다”고 요구한 것으로 알려졌다. 노조 측 관계자는 “2015년에도 노사 합의로 굴뚝에서 내려왔지만, 이후 사측이 합의를 이행하지 않은 전례가 있기 때문”이라고 부연했다. 앞서 파인텍 노사는 지난달 27일 1차 교섭을 시작으로 연말까지 총 세 차례 교섭을 벌였으나 합의에 이르지 못했다. 교섭에는 천주교 서울대교구 노동사목위원회, 한국기독교교회협회의 정의평화위원회, 조계종 사회노동위원회 등 종교계 관계자들도 배석해 돕고 있지만 아직 타결은 여의치 않은 분위기다. 파인텍지회 소속 홍기탁 전 지회장과 박준호 사무장은 단체협약과 고용 승계 등을 요구하며 양천구 목동의 열병합발전소 굴뚝에서 418일째 고공농성 중이다. 차광호 지회장도 25일째 단식 투쟁을 벌이고 있다. 김지예 기자 jiye@seoul.co.kr
  • [올해도 나 혼자 산다] 문 잠가도 불안·식사는 대충… 혼자는 고단해

    [올해도 나 혼자 산다] 문 잠가도 불안·식사는 대충… 혼자는 고단해

    1인 가구라고 모두 화려하고 자유로운 삶만 사는 건 아니다. 원치 않지만 여러 이유로 혼자의 삶을 이어 가고 있는 1인 가구들이 있다. 지난해 KB경영연구소가 발간한 ‘2018 한국 1인 가구 보고서’에 따르면 대다수 1인 가구는 자발적 사유(41%)보다는 사회·경제적 환경에 의해 비자발적(59%)으로 혼자 살게 됐다. 구체적으로 들여다보면 이들이 1인 가구가 된 계기는 각양각색이다.●결혼 여부·분가·사별 등 이유도 제각각 “친구들 청첩장 받는 날은 무조건 아버지에게 혼나는 날이었어요. ‘너는 대체 언제 결혼하느냐’는 호통이 날아왔죠.” 직장인 강모(39)씨는 부모와 결혼 문제로 갈등을 겪다 혼자 살기 시작했다. 처음에는 한집에 살았지만, 나이가 들수록 부모의 눈총은 심해졌다. 강씨는 “결혼도 못하고 부모님 집에 얹혀 산다는 게 눈치가 보여 독립했지만, 혼자 살다 보니 너무 외롭다”고 토로했다. 강씨는 “지방에서 직장을 구하고 정착하면서 이성을 만날 기회가 더 줄어들었다. 혼자 집에 있는 시간을 줄이려고 일부러 야근을 하거나 동네 친구들과 늦게까지 놀다가 집에 간다”고 말했다. 여자친구와 7년째 연애 중인 이모(32)씨 역시 비자발적 1인 가구다. 결혼을 꿈꾸지만 천정부지로 치솟는 서울의 집값이 가로막고 있다. 이씨는 “마음은 당장이라도 결혼하고 싶지만 몇 푼 안 되는 월급으로 집을 사고 가정을 꾸리기엔 턱없이 부족하고, 그렇다고 부모님에게 손 벌리고 싶진 않다”면서 “주변 친구들도 고민의 90%가 신혼집 마련”이라고 말했다. 20~30대의 경우에는 대부분 대학 진학이나 직장을 이유로 처음 1인 가구의 삶을 시작한다. 이들에게 1인 가구로서의 삶은 미래를 준비하는 기간이다. 이들이 40대에 들어서면 결혼 여부가 1인 가구의 여부를 결정하는 경향이 짙어진다. 마땅한 사람을 찾지 못해서, 혹은 경제적 자금이 탄탄하지 못해서 1인 가구의 삶이 이어진다. 50대 이상에선 이혼이나 사별, 자녀 분가 등의 이유로 혼자가 되는 사람들이 많다.●최저 주거 기준 미달 청년 가구 11.3% 이들 대부분은 열악한 주거 환경에 거주한다. 특히 아직 경제적으로 여유롭지 않은 20~30대는 보증금이 없는 월세방 등에서 생활하며 최저 주거 기준조차 맞추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통계청에 따르면 2015년 기준 가구주 연령이 20~34세인 청년 가구 중 전체의 11.3%인 29만 가구가 최저 주거 기준 미달인 것으로 나타났다. 서울 관악구 신림동 고시촌에 거주하는 우모(30)씨는 10년 전 대학 입학으로 서울에 온 이후 줄곧 고시원이나 원룸에서 살았다. 우씨는 “당연히 넓고 깨끗한 아파트에서 살고 싶지만 몇 년째 고시를 준비하느라 돈은 벌지 못해 원룸 생활을 이어 가고 있다”고 말했다. 젊은층들의 취업 시기가 점차 늦어지면서 1인 가구로 살아가는 기간 역시 조금씩 길어지고 있다. 2017년 기준 남자의 경우 일반 가구원 대비 1인 가구 비율이 가장 높은 연령이 30세(22.5%)라는 통계청 결과도 이를 뒷받침해 준다.열악한 거주 환경은 안전과도 직결된다. 특히 여성 1인 가구의 경우 주거 침입 등 각종 범죄 위험에 노출돼 있다. 이들은 이중, 삼중으로 현관문에 잠금장치를 다는 등 임시방편으로 최소한의 안전을 지키려 노력한다. 직장인 이모(27)씨는 신발장에 남동생 신발을 가져다 두고, 택배를 받을 때는 남자 이름으로 배달을 시킨다. 이씨는 “혹시 여자 혼자 사는 집이라는 게 알려지면 범죄의 표적이 될까 봐 조심한다”고 말했다. 직장인 임서영(28)씨는 최근 새벽 4시쯤 누가 도어록을 삑삑 누르는 소리에 잠에서 깼다. 소스라치듯 놀라 이불만 끌어안고 있던 임씨는 다음날 곧장 폐쇄회로(CC)TV를 확인했다. 다행히 술 취한 이웃이 집을 헷갈려 저지른 실수였지만, 임씨는 잠금장치를 추가로 설치했다. 임씨는 “혼자 사는데 새벽에 도어록 소리가 나는 것도 너무 무서웠지만, 그 시간에 누가 우리 집에 들어와도 주변에 도움을 요청할 곳이 한 군데도 없다는 게 더 두려웠다”고 말했다.제대로 된 식사를 챙겨 먹지 못해 영양 부족에 시달리는 것도 1인 가구가 공통적으로 겪는 어려움이다. 직장인 이모(28)씨는 끼니는 못 챙겨도 비타민 B·D, 프로바이오틱스 유산균, 루테인, 오메가3, 프로폴리스 등 약은 꼭 한 주먹씩 챙겨 먹는다. 이씨는 “혼자 살다 보면 제대로 된 음식을 못 만들어 먹을 때가 많다. 요리를 하면 재료값이 더 나가고 만든 요리도 다 먹지 못해 버리는 경우가 대부분”이라며 “간편하게 부족한 영양을 채울 수 있는 약이라도 챙겨 먹으려고 노력한다”고 말했다. 직장인 엄모(26)씨도 “혼자 살 때는 끼니마다 밥을 차리는 게 귀찮고 피곤해서 잘 해먹지 않다 보니 굶거나 대충 먹는 게 일상이 됐다”며 “과일도 전혀 먹지 않아 영양 불균형이 걱정된다”고 말했다. 엄씨는 최근 다시 부모님 집으로 들어가기로 결정했다. 왕복 2시간 거리의 출퇴근 시간을 감수하는 편이 낫다는 판단에서였다. 나이가 들수록 혼자란 사실은 공포로 다가온다. 아내와 이혼한 뒤 16년째 혼자 살고 있는 박모(51)씨의 고민은 응급 상황에서의 대처다. 혼자 지내다가 죽고 한참 뒤에야 발견되는 사례들이 뉴스에 나오면 남의 일 같지 않다는 것이다. 실제로 보건복지부에 따르면 2018년 6월 기준 65세 이상 노인 무연고 사망자는 547명에 달했다. 고독사는 따로 통계가 없어 무연고 사망자로 분류된다. 박씨는 “또래 남성 1인 가구들은 우울증에도 많이 걸려 정신적으로도 건강하지 않다”며 “혹시 모를 응급 상황에 최소한의 주변 도움이라도 받으려고 복지관 등을 열심히 다니며 동네 주민들을 사귀고 있다”고 털어놨다.●고령일수록 사회적 관계망 형성 노력 필요 이처럼 외로움이라는 적과 싸우는 1인 가구는 개인적으로 사회적 관계망 형성을 위해 노력하지 않으면 고립되기 쉽다. 고령일수록 사회적 관계망은 1인 가구의 삶의 질과 직접적으로 연결된다. 통계청에 따르면 노인 1인 가구 중 삶에 대한 만족도가 높은 집단은 사회 관계망이 잘 형성돼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만족도가 높은 집단의 이야기 상대는 평균 2.1명, 집안일을 부탁할 사람이 1.9명인 반면 만족도가 낮은 집단은 이야기 상대는 1.2명, 집안일을 부탁할 사람은 1명에 불과했다. 약 20년째 혼자 지내는 우모(68)씨 역시 은퇴 이후 적적해진 삶을 달래기 위해 마라톤을 하며 친구들을 정기적으로 만난다. 식사는 집에서 혼자 하지 않고 무료 급식소에서 해결한다. 우씨는 “번거롭게 식사 준비를 하지 않아도 된다는 장점도 있지만, 급식소에 가면 ‘혼밥’(혼자 밥먹기)하지 않아도 되고 비슷한 또래 친구들을 만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고 말했다. 이근아 기자 leegeunah@seoul.co.kr 고혜지 기자 hjko@seoul.co.kr
  • 대전은 엑스포다리 맨몸 마라톤으로 새해 첫날 열어

    대전은 1일 엑스포다리에서 웃통을 벗은 시민 3000명이 달리는 것으로 새해 첫날을 열었다. 소주 ‘이제 우린’을 생산하는 충청권 주류기업 맥키스컴퍼니가 주최한 ‘대전 맨몸마라톤’이 이날 오전 11시 11분 11초에 대전엑스포과학공원 앞 갑천 위 엑스포 다리에서 열린 것이다. 매년 새해 첫날 아침에 맨몸으로 달리는 이색적인 행사로 이번이 4회째다. 엑스포다리를 출발해 한밭 수목원, 유림공원, KAIST 등 대전 갑천변 7㎞를 달리는 코스다. 순위도, 기록도 매기지 않는 행사로 순수하게 즐기면 된다. 이날 마라톤에는 가족은 물론 연인, 친구, 직장 동료들이 함께 참가했다. 몸에 ‘우리가족 건강하게’ ‘여친 구함’ ‘돼지해 대박’ 등 2019년 새해 소망을 쓴 사람이 많았다. 자녀와 함께 참가한 김모(43)씨는 “춥지만 이런 어려움을 이겨내자는 다짐을 하고자 참가했다”고 했다. 김씨 자녀처럼 어린이 700여명도 이날 마라톤에 나섰다. 주최 측은 7㎞를 완주한 어린이(5~13세)에게 세뱃돈으로 3만원씩 주었다. 마라톤이 끝난 뒤에는 다 같이 따뜻한 떡국도 나눠먹었다. 조웅래 맥키스컴퍼니 회장은 “맨몸으로 달린 것처럼 올해도 시민들이 자신감을 갖고 희망과 꿈을 이루어가길 바란다”고 말했다. 대전 이천열 기자 sky@seoul.co.kr
  • 현대중공업 노사, 올해 임단협 잠정합의

    현대중공업 노사가 올해 임금 및 단체협약 잠정합의안을 마련했다. 현대중공업 노사는 27일 울산 본사에서 열린 28차 본교섭에서 잠정합의안을 끌어냈다. 잠정합의안은 기본급 동결(호봉승급분 2만 3000원 인상), 수주 목표 달성 격려금 100%+150만원 지급, 2019년 흑자 달성을 위한 격려금 150만원 지급, 통상임금 범위 현 700%에서 800%로 확대 등을 담고 있다. 또 내년 말까지 유휴인력 등에 대한 고용을 보장하기로 했다. 노조도 생산성과 품질 향상, 안전한 일터 조성 등 회사 경영 정상화에 노력하기로 했다. 노사는 이날 오전 9시부터 연내 타결을 위한 사실상 마지막 교섭을 시작해 11시간이 넘는 마라톤 회의를 한 끝에 합의안을 도출했다. 임금 부분은 사측이 기본급 20% 반납안을 철회하고, 노조가 기본급 동결을 받아들이면서 합의에 이르렀다. 고용안정 문제는 내년 말까지 희망퇴직, 분사 등을 하지 않고 조합원 고용을 유지하는 것으로 정리됐다. 이날 잠정합의안이 나온 것은 3년 연속 ‘해넘이 교섭’을 이어갈 수 없다는 노사 의지가 반영된 것으로 풀이된다. 노사가 올해 5월 8일 상견례를 시작한 지 7개월여 만에 잠정합의안을 마련하면서 연내 타결 가능성이 커졌다. 앞서 2016년과 2017년 교섭에선 연내 타결에 실패했다. 회사 관계자는 “내년에도 일감 부족이 이어지는 등 어려움이 여전한 상황에서 위기 극복을 위해서 하루빨리 임단협을 마무리해야 한다는 데 노사가 공감대를 이뤘다”며 “임단협 타결로 노사가 미래 발전을 위한 신뢰 구축의 발판을 마련할 수 있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노조는 “이번 합의로 구조조정 종식, 노사 신뢰 회복 등 새로운 변화를 위한 계기를 만들었다”며 “조합원들과 충분히 소통해 변화된 노사관계를 만들어 가겠다”고 밝혔다. 현대중공업 올해 임단협은 이 잠정합의안이 조합원 총투표에서 통과돼야 완전히 타결된다. 노조는 28일 대의원대회, 조합원 대상 설명회 등을 열 계획이며, 곧 찬반투표 일자를 확정할 예정이다. 한편 노조는 올해 임단협 과정에서 4차례 전면파업과 17차례 부분파업을 벌였다. 울산 박정훈 기자 jhp@seoul.co.kr
  • 24시간 262㎞ 달린 여자 달림이 헤론 “타코와 맥주만 있으면 돼요”

    24시간 262㎞ 달린 여자 달림이 헤론 “타코와 맥주만 있으면 돼요”

    24시간 동안 쉬지 않고 뛰면 얼마나 달릴 수 있을까? 미국 여성 울트라 러너 카밀레 헤론(37)이 지난 8~9일(이하 현지시간) 미국 애리조나주 피닉스 고교에 마련된 400m 트랙을 655바퀴 반 돌았다. 162.9마일(262㎞)이다. 24시간을 어떻게 뛰느냐고? 그녀의 답은 간단하다. “몇 바퀴는 걸으면서 타코벨의 타코를 먹고 맥주를 마시면 되는데요, 뭐.” 대회 이름은 애리조나 솔스타이스(solstice, 하지와 동지) 인비테이셔널. 솔스타이스 사막 한가운데라 그렇게 붙여졌다. 주최측은 300명 참가자들에게 둘 중 하나를, 아니면 둘다를 선택하도록 했다. 24시간 동안 달리거나 100마일만 달리거나다. 헤론은 24시간 동안 162.9마일, 100마일을 13시간25분에 주파함으로써 여자 세계기록을 동시에 경신했다. 2위를 차지한 남성 제이콥 잭슨보다 5마일을 더 달렸다. 성탄절에 37회 생일을 맞는 그녀는 영국 BBC와의 인터뷰를 통해 “젊었을 때 일곱 군데 골절을 겪었지만 뼈들이 부러진 줄도 몰랐다”며 “통증은 그렇게 나쁘다고만 생각하지 않았다”고 대수롭지 않게 털어놓았다. 14년 전 오클라호마에 살 때 재활 삼아 마라톤을 했는데 지금의 남편 코너를 만나 완전히 달라졌다. 21차례 마라톤 대회 우승을 차지했다. 하지만 새로운 것이 해보고 싶었다. 그래서 100㎞ 울트라로 전업했다. “단순히 거리가 곱절로 늘어나는 것 이상으로 두려운 것이 많았다.” 2015년 첫 완주에 성공했다. 그렇게 일년에 4~6차례 울트라 대회에 나갔다. 하지만 올해는 더 강한 자극을 필요로 해 24시간 달리기를 해보자고 마음먹었다. 특별히 다르게 준비한 건 아니라 마라톤 준비할 때처럼 했다. 한두 번 거리를 늘려 훈련했다가 몸이 더 망가지는 것을 경험했기 때문이었다. 이번 대회를 앞두고 가장 먼 거리를 달려 본 것이 20.5마일(32.9㎞)이었다. 마라톤에 ‘러너스 하이’가 있듯 울트라 마라톤에도 보이지 않는 벽 같은 것이 있게 마련이다. 18시간여를 달렸을 때 그게 왔다. 해가 지고 있었다. 남편과 마련한 비상 대책이 그녀가 평소 좋아하는 타코벨의 더블데커 타코와 맥주 몇캔이었다. “정말 좀비처럼 느껴졌다. 그렇게 먼 거리를 달려본 건 처음이었으니 경험에 의해 뭘해야 할지는 몰랐지만 마음대로 다리를 놀릴 수 있다고는 느껴졌다.” 다른 달림이들은 기분 전환을 위해 스포츠 음료를 4시간마다 들이키거나 하는데 그녀는 지겹다는 생각이 들지 않았다. “난 정말 행복한 사람이다. 레이스 도중 찍힌 사진들을 보면 난 늘 미소짓고 있다. 달리기를 좋아하는 거다.”옷을 세 번 갈아 입고 1만 칼로리를 태우며 결승선을 통과한 뒤 휠체어에 앉아 쉬어야 했지만 그녀의 얼굴에는 여전히 미소가 떠나지 않았다. 다음 대회는 24시간 세계선수권이지만 헤론의 마음 속에는 올림픽이 자리하고 있다. “로스앤젤레스에서 2028년 올림픽이 열리는데 새로운 종목이 추가된다고 들었다. 시범종목으로라도 포함되면 조금 더 많은 사람들이 우리가 하고 있는 운동에 더 눈길을 보낼 것으로 본다. 그때 47세가 되지만 여자 울트라 러너들은 50대까지도 달린다. 그렇게 되면 내 커리어의 새로운 출발이 될 것이다.” 임병선 선임기자 bsnim@seoul.co.kr
  • [홍은미 PB의 생활 속 재테크] 10명 중 6명 노후자금 부족… 개인연금 활용을

    사람들은 나이가 들어서 돈을 많이 벌지 못하는 때를 대비해서 노후 준비를 한다. 단순히 상품 가입으로 끝나는 것이 아니라 치밀한 계획을 세우는 것이 바람직하다. 그러나 고령화 노후준비에 대한 보험연구원의 설문조사 결과에 따르면 ‘노후자금이 충분하지 못하다’고 응답한 비율이 59.5%이다. 단순하게 보면 국민연금만한 노후준비 방법이 없다. 매년 물가상승분을 반영에 연금액의 실질가치를 유지해 주고, 사망시점까지 지급해 장수에도 걱정이 없다. 하지만 기금 고갈 시점이 당초 예상보다 3년 빨라진다는 소식에 불안도 적잖다. 안정적인 노후 준비를 위해 연금저축 등 개인연금으로 적극적으로 대응해야 한다. 뒤늦게 준비하면 준비할 금액도 크고 수익률에 대한 욕심 때문에 위험한 계획을 세우는 경우도 있다. 일찍부터 5가지 체크포인트를 잘 확인해 안정적인 노후를 준비하자. 첫째 연금저축은 장기적인 계획을 세워 관리해야 한다. 연금저축의 최소가입기간은 5년이다. 하지만 10년 이상을 생각하고 가입하는 것이 좋다. 가입기간이 너무 짧으면 충분한 노후자산을 만들기가 어려워서다. 중단기 목돈 마련은 개인종합자산관리계좌(ISA) 계좌를 활용하는 것도 꿀팁이다. 둘째 자신의 경제 상황을 고려해 가입금액을 선택해야 한다. 그래야 중도에 해지하지 않는다. 연금은 마라톤과 비슷해 계속 100m 달리기와 같은 속도로 달릴 수 없다. 셋째 장기투자로 적정 수익을 추구하자. 앞으로도 과거와 같은 고금리는 기대하기 어렵다. 원리금 보장상품만으로는 장기투자의 이점을 누리기 어렵다. 일정 자금은 금융투자상품으로 노후자산을 키워야 한다. 1% 차이가 20~30년 뒤에는 엄청난 금액차이를 가져올 수 있다. 넷째 연금수령 기간을 고민해야 한다. 소득 공백기나 장수 등에 대비할 수 있도록 연금수령 금액과 시기를 정하는 것이다. 국민연금 수령 전까지 소득 공백기가 있으면 연금 수령 기간과 금액을 조정해 대처할 수 있다. 다른 소득으로 생계에 큰 문제가 없다면 연금 수령시기를 늦추는 방법도 고려할 만하다. 마지막으로 세액공제 같은 세제 혜택도 챙기자. 근로소득자든 사업소득자든 연금저축을 통해 납입금액의 700만원 한도로 13.2%(총급여 5500만원 또는 종합소득 4000만원 이하는 16.5%)의 세액공제 혜택을 받을 수 있다. 55세 이후로는 5.5%의 연금소득세율을 적용받지만, 70세 이후 4.4%, 80세 이후에는 3.3%로 세율이 낮다. KB증권 명동스타PB센터 WM스타자문단
  • [박상익의 사진으로 세상읽기] 노동을 천시하는 사회

    [박상익의 사진으로 세상읽기] 노동을 천시하는 사회

    1935년 11월 3일, 일본 마라톤 국가대표 선발전이 도쿄에서 열렸다. 손기정 선수는 2시간 26분 42초라는 세계최고기록으로 우승했다. 1936년 개최되는 베를린올림픽 출전 자격을 획득한 것이다. 그해 말 손기정 선수의 국가대표 선발 축하잔치가 서울 명월관에서 열렸다. 미국 선교사이자 경신(儆新)학교 교장 게일(1863~1937) 목사가 축사를 했다.“얼마 전까지만 해도 서양 사람들이 테니스하는 걸 보고서는 ‘왜 힘든 일을 하인에게 시키지 않느냐’던 조선 땅에서 오늘 이렇게 훌륭한 마라톤 우승자를 키워 냈다. 손기정군의 우승을 보니 조선 사람들의 의식도 많이 달라졌음을 느끼게 된다.” 게일 목사의 말처럼 전통적으로 한국인은 몸 쓰는 일을 천하게 여겼다. 테니스마저도 하인에게 시킬 일로 여겼으니, 육체노동이야 두말할 나위가 없다. 우리 역사에서 노동신성(勞動神聖)의 이념은 뿌리를 내린 적이 없었다. 로마제국이 멸망한 원인 중 하나는 노동 천시로 말미암은 농업생산성 저하 때문이었다. 서로마제국은 476년에 멸망한다. 그러나 6세기에 등장한 베네딕투스 수도회는 육체노동에 대한 서양 사회의 고정관념에 혁명을 가져온다. 고대 그리스와 로마의 철학자·귀족의 최고 이상은 명상에 잠길 수 있는 여가를 확보하는 것이었다. 이에 반해 베네딕투스 수도회 창립자인 베네딕투스(480~547)는 수도사들에게 항상 바삐 일할 것을 권했다. 그는 ‘게으름이야말로 영혼의 적’이라고 믿었고 수도사들이 일정 시간 동안 육체노동에 종사하도록 규칙을 정했는데, 고대 로마의 귀족들이 이 규칙을 접했더라면 놀라움을 금치 못했을 것이다. 역사상 최초로 노동신성 이념이 탄생한 것이다. 초기 베네딕투스 수도사들은 솔선수범하여 노동의 존귀성에 관한 이념을 확산시켜 나갔고, 이들의 활동에 힘입어 노동신성 이념은 서양의 문화와 전통에서 중요한 특징으로 자리잡았다. 시장 모퉁이에서 가방 장인이 한 땀 한 땀 정성을 기울이고 있다. 손기정 선수의 우승으로부터 80여년이 지났건만 육체노동을 하찮게 보는 우리 사회의 관행은 끈질기다. 이들의 노고에 응분의 보상이 없는 사회에는 미래도 없다.
  • “김용균씨 참사 집중 보도로 문제의식 확산 돋보여”

    “김용균씨 참사 집중 보도로 문제의식 확산 돋보여”

    김정은 국무위원장 답방 분석 눈에 띄어이·팔 갈등,파생결합증권 경고보도 좋아주제와 부제 맞지 않는 경우는 신경써야서울신문은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답방 가능성과 태안화력발전소 비정규직 김용균씨의 사망 사고 등 각종 현안을 다룬 지난 한 달간의 보도 내용을 두고 18일 제112차 서울신문 독자권익위원회를 열었다. 서울신문만의 차별화된 기획·분석 기사가 돋보였다면서도 현상에 대한 깊이 있는 접근과 후속 보도가 강화돼야 한다고 주문했다. 김광태(온전한 커뮤니케이션 회장) 위원장과 김만흠(한국정치아카데미 원장), 심훈(한림대 언론학과 교수), 홍영만(서울여대 초빙교수) 위원이 참석했다. 아래는 위원들의 의견이다. -김정은 위원장의 답방 가능성과 광주형 일자리를 분석한 기사가 눈에 띄었다. 광주형 일자리가 지체되는 이유와 논란되는 지점을 잘 분석했다. 국회 특수활동비 감축 100일 이후를 다룬 뉴스AS 코너도 감축 이후 진행된 상황과 남은 과제를 적절히 짚었다. 서울신문이 보도한 사건·사고가 어떻게 마무리됐는지 전하는 애프터서비스 보도를 늘렸으면 한다. -태안화력발전소에서 숨진 비정규직 김용균씨에 대해 집중적으로 관심을 가졌고 상세하게 보도했다. 비중을 크게 둬 대중의 주목을 모으고 사회적 문제 의식을 확산시켰다. 대안으로 비정규직의 정규직화라는 구호에서 한 걸음 더 나아가 비정규직 차별 문제를 깊이 있게 따져 이런 현실이 반복되는 원인을 분석할 필요가 있다.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의 갈등 현장을 보여 준 르포 기사와 국제사회의 난민 문제를 다룬 기획 기사는 다른 매체에서 쉽게 접할 수 있는 기사가 아니어서 인상적이었다. 국제 문제에서도 외국 매체에 기대는 기사가 아니라 독자에게 선도적으로 알릴 수 있는 기사가 요구된다. 다만 중국 마라톤이 조롱거리가 됐다는 기사는 중국을 폄하하고 혐오하는 감정에 기댄 것 같아 안타까웠다. 중국을 객관적으로 차분히 바라보는 미래지향적인 기사가 나왔으면 한다. -경제 기사 중에는 사회적 수요가 높은 정보를 제공한 기사가 돋보였다. SK와 카이스트의 사회적기업 MBA 관련 기사는 대학 MBA의 대안 모델뿐 아니라 장애인의 경제력을 어떻게 한국 경제에 포용할 수 있을지에 대한 방향도 제시했다. 파생결합증권의 원금 손실 위험을 보도한 기사도 60~70대 주고객층에 미리 경고한다는 측면에서 좋았다. 기업을 일방적으로 홍보하는 듯한 기사가 경제면 주요 기사로 게재되기도 했는데 서울신문의 전반적인 신뢰도를 떨어트릴 수 있다. -기사의 주제목과 내용 또는 주제목과 부제목이 매치되지 않은 경우가 있었다. 주제목과 기사 내용은 부부 소득 및 부채의 증감을 다루는데 부제목은 소득 및 부채의 평균을 제시한다거나 주제목은 빚 돌려막기를 연상시키는데 기사 내용은 전혀 관련 없는 만기 불일치를 다루고 있었다. 배경 지식이 있는 독자는 제목과 기사에 대한 사실 검증을 제대로 안 했다고 느낄 수 있다. -인포그래픽을 강화했으면 한다. 뉴욕타임스는 인포그래픽에 중점을 두고 기자와 편집자, 그래픽 디자이너 등이 함께 인포그래픽을 생산한다. 여러 기사에 각각 조그만 그래픽을 붙이기보다는 주요 기사 몇몇에 큰 인포그래픽을 활용해 인포그래픽의 퀄리티를 높이고 독자의 이해를 도와야 한다. 박기석 기자 kisukpark@seoul.co.kr
  • 조애경 원장, 제4회 ‘우유 가치의 재발견’ 포럼서 우유의 효능 발표

    조애경 원장, 제4회 ‘우유 가치의 재발견’ 포럼서 우유의 효능 발표

    조애경 원장은 지난 12일 서울 양재동에 위치한 THE-K 호텔에서 열린 제4회 ‘우유 가치의 재발견’을 위한 포럼에서 ‘건강한 다이어트를 위한 올바른 관리법’라는 주제로 발표했다. 이날 조 원장은 “굶는 다이어트는 정말 위험하다. 꾸준한 운동·규칙적인 생활 습관·숙면·스트레스 관리, 마지막으로 충분한 수분 섭취 및 고른 영양소 섭취가 중요하다”고 말했다. 조 원장은 영양소 중에는 양질의 단백질 섭취가 중요하다며 우유를 적극 추천했다. 우유에는 유청 단백질과 칼슘, 마그네슘, 공액리놀레산(CLA) 등 항비만인자가 있어, 운동할 때 우유를 같이 마신다면 식욕 조절이 가능하고, 근육량을 유지하며, 지방 생성을 억제시키는 데 도움을 준다고 강조했다. 조 원장은 작년 12월에 가천대학교 강기성·이해정 교수팀이 포럼에서 발표한 ‘우유·비만 중재연구’ 임상시험 결과를 예로 들며 우유가 건강한 식단임을 밝혔다. 또한, 올 여름 성인 10명을 대상으로 한 다이어트 프로그램 내용도 발표했다. 참가자들에게 열량 조절, 고른 영양, 운동 등 동일한 조건을 제시하며, 이중 5명에게만 우유 두 잔(1잔=200㎖)을 섭취하게 했다. 그 결과, 우유 섭취군에게서 체지방 감소, 허리둘레 감소, 근육량 증가 또는 유지가 되어 우유 다이어트의 건강한 효과를 보여줬다. 그는 “건강하고 효과적인 다이어트에 대해 올바른 정보를 제공하고, 특히 풍부한 영양소를 가지고 있는 우유가 우리 일상에서 건강한 다이어트에 도움이 된다는 사실을 알리는 데 큰 의미가 있다”고 의의를 전했다. 마지막으로 “다이어트는 100미터 달리기가 아닌 마라톤으로 꾸준히 실천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포만감 증가, 식욕 조절, 지방 분해 촉진, 근육량 유지 등 항비만 효능이 있는 우유가 훌륭한 조력자가 되어줄 것”이라고 전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2주 진통 끝에… 파리기후협정 상세 규정 극적 합의

    미국이 탈퇴를 선언한 파리기후변화협정의 구체적 이행지침을 마련하기 위한 상세 규정이 제24차 유엔기후변화협약 당사국총회(COP24)에서 진통 끝에 채택됐다. 한국 등 197개 참여국 대표들은 15일(현지시간) 밤까지 폴란드 카토비체에서 2주에 걸친 마라톤 협상 끝에 폐막을 하루 연기해 가면서 파리협정을 이행하기 위한 상세 규정에 극적으로 합의했다. 이날 채택된 최종 합의에는 각국이 온실가스 배출량과 감축안 이행을 보고하는 방식과 재원 조달의 예측 가능성을 높이는 방안이 포함됐다고 AP통신은 전했다. 쟁점이 됐던 온실가스 감축 이행 결과 보고와 관련해 선진국·후진국 모두 동일한 기준과 방식으로 보고하기로 결정했다. 회의에서 중국은 개도국의 경우 선진국보다 간편한 방식으로 보고할 수 있도록 요구했다. 반면 미국은 선진국과 개도국 모두 동일한 방식으로 보고하고 외부에서 검증할 수 있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미국은 협정 탈퇴를 선언했지만 2020년까지는 공식 탈퇴를 할 수 없는 규정에 따라 이번 회의에도 대표단을 보냈다. 온실가스 감축과 기후변화 적응과 관련된 기술을 선진국이 개도국에 이전하는 상황에 대해서도 평가하기로 했다. 또 선진국은 개도국에 실질적으로 얼마나 재정 지원을 했는지도 구체적으로 파악할 수 있는 정보를 제출하도록 했다. 이번 회의에서 회원국들은 2025년부터 새로운 재원 조달 목표를 세우는 협상을 진행하기로 했다. 세계은행은 2021~2025년 2000억 달러(약 227조원)를 온실가스 관련 활동에 투자하겠다고 약속했다. 미하우 쿠르티카 COP24 의장은 “상세하고 기술적인 부분에서 합의점을 찾는 것은 쉽지 않았다”며 “이 규정으로 작은 걸음을 내딛게 됐다”고 말했다. 그러나 이번에 도출된 상세 규정이 지구온난화에 효과적으로 대응하기에는 부족하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이석우 선임기자 jun88@seoul.co.kr
  • 왜 중국 마라톤 대회는 조롱거리가 됐나

    왜 중국 마라톤 대회는 조롱거리가 됐나

    중국에서 달리기 인구가 늘어나면서 마라톤 대회가 각 지역의 성장 동력 이벤트로 각광받고 있다. 2011년 고작 11개 행사가 열렸던 마라톤 대회는 지난해만 중국 전역에서 1102개가 개최될 정도다. 하지만 아직까지 마라톤 대회 주최 측과 중국인 참가자들의 의식 수준이 양적 성장에 못 미치면서 세계의 조롱거리가 되고 있다고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는 16일 지적했다. 톈안먼 앞을 지나 서울의 광화문 세종대로와 같은 베이징 창안지에를 달리는 올해 베이징 마라톤 대회는 한국의 현대차 그룹을 포함해 모두 21개 기업이 후원사로 참여했다. 2020년까지 중국의 마라톤 산업 규모는 현재 700억 위안(약 11조 5000억원)에서 1200억 위안으로 성장하고 마라톤 대회는 연간 1900개가 열려 참여자 숫자는 1000만명에 이를 것으로 추산된다. 하지만 중국 마라토너들의 경험부족으로 2016년 광둥성 칭위안에서 열렸던 행사에서는 참가자 2만명 가운데 1만 2000명이 근육 경련으로 치료를 받아야만 했다. 지난 4년간 최소 15명이 마라톤 대회 참여 도중 심장 발작으로 사망했다.의학적 문제 이외에도 마라톤 대회 도중 반칙이나 속임수를 쓰는 것은 흔한 일이다. 지난달 말 선전에서 열린 하프 마라톤 대회에서는 258명의 참가자가 가짜 전자번호판을 달거나 지름길을 이용했다. 마라토너 기록을 측정하는 전자 번호판 사기꾼 3명과 가짜 기록장치를 단 18명의 참가자는 평생 마라톤 대회 참가가 금지됐고, 교통 카메라에 지름길을 이용하는 것이 발각된 참가자들은 2년간 대회에 참가할 수 없게 됐다. 지난 6월 간쑤성 란저우 마라톤 대회에서는 25명의 참가자가 다른 마라토너의 기록 측정장치를 들고 뛰다가 적발됐다. 10월 후베이성 센양 마라톤 대회에서는 세 명의 마라토너가 다른 참가자의 기록 장치를 들고 뛰었다.반칙만이 문제는 아니어서 9월 베이징 마라톤 대회에서는 남성 관객이 여성 응원단의 가슴을 만지는 장면이 카메라에 잡히기도 했다. 쓰촨성 시창에서 열린 마라톤 대회에서는 참가자가 마라토너들을 위해 무료로 제공되는 에너지바 등의 물품을 양말과 배낭에 집어넣고 이후 인터넷 소셜 미디어에 자랑했다가 비난을 샀다. 2016년 상하이 국제 마라톤 대회는 결승선에 인터내셔널 영어 철자를 ‘internation’으로 썼다가 비웃음 대상이 됐다. 지난해 장쑤성 진창에서 열렸던 마라톤 대회에서는 주최 측이 나무 두 그루를 천으로 연결한 간이 화장실을 제공했다. 이마저도 강풍에 가림막이 되는 천이 날아가 버렸다. 올해 중국 마라톤 대회 막장 행렬의 하이라이트는 지난달 장쑤성 쑤저우에서 열린 행사에서 대회 참가 측이 1등으로 달리던 중국 선수에게 국기를 건네려다 에티오피아 선수에게 우승을 내준 사건이었다. 관영 신화통신은 “마라톤 대회 참가자들이 규칙을 존중하는 것은 핵심으로 규칙이 없다면 공정함이 없고 공정함이 없다면 경쟁은 의미 없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베이징 윤창수 특파원 geo@seoul.co.kr
  • 추사랑, 남다른 다리길이+놀라운 체력 ‘씩씩한 어린이’

    추사랑, 남다른 다리길이+놀라운 체력 ‘씩씩한 어린이’

    이종격투기 선수 추성훈과 모델 야노시호의 딸 추사랑(8) 근황이 공개돼 화제다. 지난 10일 야노시호는 자신의 인스타그램에 “Honolulu Marathon 2018”이라는 글과 함께 사진을 공개했다. 사진에는 하와이 호놀룰루에서 진행된 마라톤에 참여한 추성훈, 야노시호, 사랑이의 모습이 담겼다. 사랑이는 익살스러운 표정과 남다른 다리 길이로 눈길을 사로잡았다. 한편, 추사랑은 과거 KBS2 예능프로그램 ‘슈퍼맨이 돌아왔다’에 출연하며 큰 인기를 얻은 바 있다. 최근 ‘슈퍼맨이 돌아왔다’ 5주년 특집에 출연해 화제를 모으기도 했다. 사진=인스타그램 임효진 기자 3a5a7a6a@seoul.co.kr
  • [여기는 중국] 마라톤 1등 선수 ‘낚아채’ 넘어뜨린 中 진행요원

    중국에서 열리는 마라톤 대회에 참가한 한 선수가 1위로 피니시 라인을 통과하자마자 황당한 이유로 땅에 곤두박질하는 장면이 고스란히 전파를 탔다.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의 5일 보도에 따르면 현지시간으로 지난 2일 중국 광시성 난닝에서 열린 난닝국제마라톤대회에 참석한 에티오피아 국적의 오우토야 선수는 우승을 차지하는 영광을 얻었다. 하지만 기쁨의 순간도 잠시, 그가 피니시 라인을 통과한 직후 황당한 일이 벌어졌다. 대회 주최 측의 진행요원 한 명이 결승선을 통과한 에티오피아 선수의 팔을 낚아챈 것. 점차 속도를 줄이며 호흡을 고르던 선수는 갑작스럽게 팔이 잡히면서 결국 땅바닥에 곤두박질 쳐야 했다. 이 모든 장면은 생방송으로 전파됐고, 에티오피아 선수가 부상을 입지는 않았는지 우려하는 목소리가 쏟아졌다. 뿐만 아니라 이 장면은 2주 전 쑤저우에서 열린 한 마라톤 대회에서 허인리 선수가 결승선을 앞두고 자원봉사자가 내민 중국 국기를 받으려다가 결국 우승을 놓친 일과 맞물리면서 더욱 논란이 됐다. 당시 국기를 받느라 속도를 늦춘 중국 선수를 앞지르고 1위를 차지한 선수가 에티오피아 국적 선수였기 때문이다. 난닝국제마라톤대회 주최 측은 “진행요원이 1위를 차지한 선수를 포토존으로 이끌려다가 실수가 벌어진 것 같다”면서 “철저한 조사 후 문제의 진행요원에 대한 징계 여부를 결정할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진행요원의 갑작스러운 행동으로 넘어진 에티오피아 선수는 부상 여부 및 공식적인 입장을 밝히지 않았다. 송현서 기자 huimin0217@seoul.co.kr
  • 여야 3당 원내대표, 예산안 또 결론 못내…오늘 재시도

    여야 3당 원내대표, 예산안 또 결론 못내…오늘 재시도

    여야 3당 원내대표는 어제(4일) 늦은 밤까지 쟁점 예산에 대한 협상을 시도했으나 결국 합의점에 이르지 못했다. 더불어민주당 홍영표·자유한국당 김성태·바른미래당 김관영 원내대표는 오늘(5일) 오전 9시에 다시 만나 마라톤 회의를 이어갈 예정이다. 김성태 원내대표는 회의가 끝난 후 “아직 예산안의 감액 규모와 범위, 내용이 확정되지 않았다”며 “민주당이 당·정·청 조정을 해야 하니까 시간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김관영 원내대표도 “합의된 내용이 없다. 감액 규모와 국회 본회의 날짜 모두 정해지지 않았다”고 전했다. 원내대표들은 국회 예결위 소속 여야 3당 간사들 주도로 진행해온 예산심사 결과를 바탕으로 어느 정도 절충점을 찾았다. 하지만 세부적인 항목별로는 여전히 이견이 존재하는 것으로 보인다. 이에 따라 내년 예산을 처리하기 위한 본회의 일정조차 정하지 못했다. 예결위 한국당 간사인 장제원 의원은 “큰 틀에서는 아무것도 합의된 것이 없다”고 말하면서 특히 “남북협력기금 문제는 하나도 합의되지 않았다”며 “일자리 예산 역시 큰 덩어리인 취업성공패키지, 청년내일채용공제, 고용창출장려금 등에 대해 합의되지 않은 상태”라고 설명했다. 이밖에 가계소득 동향과 관련한 통계청 예산을 둘러싸고도 여야 간 치열한 논쟁이 벌어졌다. 앞서 예결위 간사들은 일자리 예산과 법안, 남북협력기금, 공무원 증원, 4조원 세수 결손 대책, 정부 특수활동비 등 5대 쟁점 예산을 원내지도부 협상 테이블로 넘겼다. 이에 3당 원내대표들은 이날 오후부터 막판 예산 심사에 들어가 협상을 벌이는 중이다. 곽혜진 기자 demian@seoul.co.kr
  • 강명구 마라토너 임진각에서 15개월의 달리기 멈추다

    강명구 마라토너 임진각에서 15개월의 달리기 멈추다

    이제 그만 모든 것을 내려놓고 쉬었으면 좋겠다. 지난해 9월 1일 네덜란드 헤이그를 출발해 유라시아 대륙을 동진하며 16개국 1만 4500㎞를 달려온 강명구(62) 평화 마라토너 얘기다. 강씨는 1일 경기도 파주 임진각 망배단 앞에서 1년 3개월 쉼 없이 달려온 평화와 통일을 위한 유라시아 대륙 횡단 마라톤에 마침표를 찍었다. 사실 그는 지난해 8월 서울 광화문에서 귀국 행사를 가질 예정이었으나 북한 땅 통과라는 숙원을 이루지 못해 후일을 기약하는 차원에서 다음으로 남겨놓게 됐다. 지난 10월 초 중국 단둥에 도착해 신의주를 통해 북한 땅을 밟아 평양을 거쳐 계속 남하해 군사분계선을 넘는 최초의 민간인으로 이름을 남기며 한반도 혈맥까지 뚫겠다는 포부였으나 북한 당국이 입경 허가를 내주지 않아 러시아 블라디보스토크를 출발해 배편으로 지난달 15일 강원 동해항에 입항해 20일 고성 통일전망대에서 군사분계선을 따라 서진해 이날 임진각에 도착함으로써 장정을 마무리했다. 강씨는 15개월 동안 매일 40㎞ 안팎을 꾸준히 달려온 사람이라고는 믿기지 않을 정도로 건강한 얼굴과 몸이었다. 그는 성명을 통해 “언제든 북한 통과 기회가 주어지면 만사 제치고 달려갈 것”이라고 다짐했다. 헤이그 출발 전부터 그를 후원해온 유라시아평화마라톤을 사랑하는 사람들(평마사)의 이장희 상임 공동대표는 “장정을 무사히 마치고 돌아온 강명구 선수의 노고에 박수를 보낸다”며 “국내외 동포, 후원자, 자원봉사자 여러분과 함께 통일의 의지를 다시 한번 되새겼으면 한다”고 말했다. 임병선 선임기자 bsnim@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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