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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국회 본회의 무산…선거법·검찰개혁법 상정 불발

    국회 본회의 무산…선거법·검찰개혁법 상정 불발

    국회는 13일 오후 본회의에서 여야 합의로 패스트트랙(신속처리안건)으로 지정된 공직선거법 개정안과 검찰개혁 법안을 일괄 상정하려고 했지만 자유한국당의 기습적 필리버스터 신청으로 본회의 자체가 무산됐다. 문희상 국회의장은 이날 오후 7시 30분 입장문을 내고 “오늘 본회의가 원만하게 진행되지 못할 것으로 판단하고 개의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문 의장은 “오늘 오전 여야 3당 교섭단체 원내대표 회동에서 합의한 내용이 이행되지 않은 것에 대해 깊은 유감을 표한다”며 “자유한국당은 무제한 토론(필리버스터)를 실시하지 않기로 한 민생 법안에 대해 명시적으로 무제한 토론 신청을 철회해야 한다”고 말했다.앞서 민주당과 한국당, 바른미래당 등 여야 3당 교섭단체는 이날 오전 회동에서 오후 3시 본회의를 개의해 임시국회 회기 결정 안건, 예산부수법안, 민생 법안, 패스트트랙 법안을 처리키로 합의했었다. 그러나 한국당은 본회의 첫 번째 안건인 임시국회 회기 결정 안건에 대해 필리버스터(무제한 토론을 통한 합법적 의사진행 방해)를 신청, 여야간 신경전이 벌어지던 끝에 본회의 개의가 무산됐다. 문 의장은 본회의 개의가 무산된 직후 입장문을 통해 “총선 일정을 감안해 공직선거법 개정안이 처리되는 것이 바람직하다”며 “지금으로부터 3일간 ‘마라톤 협상’을 진행할 것을 여야 원내대표에 강력히 촉구한다. 밤을 새워서라도 합의안을 마련하길 바란다”고 요구했다. 문 의장은 16일 오전 3당 원내대표 회동을 다시 열고, 그 자리에서 실질적인 합의안이 도출되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김유민 기자 planet@seoul.co.kr
  • 문희상, 본회의 무산 선언…“16일까지 마라톤 협상 촉구”

    문희상, 본회의 무산 선언…“16일까지 마라톤 협상 촉구”

    文의장 “16일 3당 원내대표 합의안 나와야”문희장 국회의장이 13일 국회 본회의 무산을 선언하고 오는 16일까지 여야 3당이 ‘마라톤 협상’을 벌이라고 촉구했다. 문 의장은 이날 오후 7시 30분쯤 한민수 국회 대변인을 통해 “국회의장은 오늘 본회의가 원만하게 진행되지 못할 것으로 판단하고 개의하지 않는다”는 입장을 발표했다. 문 의장은 또 “오늘 오전 3당 원내대표 회동에서 합의한 내용이 이행되지 않은 것에 대해 깊은 유감을 표한다”며 “자유한국당은 무제한토론(필리버스터)을 실시하지 않기로 한 민생법안에 대해 명시적으로 무제한 토론 신청을 철회해야 한다”고 했다. 이어 문 의장은 “여야 원내대표에게 강력하게 촉구한다”며 “지금부터 3일간 마라톤 협상을 진행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16일 오전에 3당 원내대표 회동을 다시 갖겠다”며 “그 자리에서 실질적 합의안이 도출되기를 기대한다”고 했다. 문 의장은 내년 4·15 총선 예비후보 등록이 시작되는 오는 17일까지는 선거법을 처리해야 한다는 입장도 재확인했다. 손지은 기자 sson@seoul.co.kr
  • “최악의 무더위·교통난” 2020 도쿄올림픽, 단체관람 줄줄이 포기

    “최악의 무더위·교통난” 2020 도쿄올림픽, 단체관람 줄줄이 포기

    내년 여름 도쿄올림픽에 대해 역대 최악의 ‘찜통더위’, ‘교통난’ 등 우려가 나오는 가운데 어린이를 중심으로 무더기 단체관람 포기 사태가 빚어지고 있다. 선수 보호를 위해 마라톤 개최지가 삿포로로 바뀌는 등 대회 진행상 차질이 생긴 데 이어 관람에도 영향이 나타나고 있다. 13일 아사히신문에 따르면 도쿄올림픽에서 초등학교 학생들에게 배분되는 단체관람 티켓을 포기하는 학교가 속출하고 있다. 도쿄도내 53개 구·시·정·촌(기초자치단체) 중 24개교에서 저학년을 중심으로 단체관람 계획을 철회하기로 결정했다. 거의 모든 학교에서 단체관람을 희망했던 지난해와는 완전히 달라진 분위기다. 전세버스 등 이용이 금지된 데 따른 이동상 어려움과 경기 관전 중 열사병에 걸릴 위험성 등에 대한 걱정이 주된 이유다. 대회조직위원회는 1000만장이 넘는 올림픽 유료티켓 가운데 130여만장을 ‘학교 연계 관전티켓’의 형태로 학생들에게 배분할 예정이다. 개최도시인 도쿄도에 전체의 80%에 가까운 약 100만장이 배정돼 있다. 올림픽과 패럴림픽 개최시기는 7~9월로 여름방학과 겹친다.도쿄도교육위원회에 따르면 지난해 11월 공립초등학교를 대상으로 조사했을 때 53개 기초단체 모두에서 단체관람 희망학교가 나왔지만, 올 8월 조사에서는 24개 기초단체에서 저학년을 중심으로 관람 의사를 철회하는 학교가 나왔다. 현재 206개 공립학교가 전체 또는 일부 학년에서 단체관람 포기를 확정했고 101개 학교가 검토 중이다. 사립초등학교를 대상으로 한 조사에서는 전체의 70% 이상에서 1~3학년 학생을 단체관람에서 배제시킬 방침인 것으로 나타났다. 이렇게 단체관람 포기가 속출하는 것은 대회조직위가 교통혼잡을 이유로 경기장에 올 때 전세버스 등을 불허하고 대중교통만 이용하도록 한 데 큰 이유가 있다. 어린이들이 극심한 혼잡 속에 전철, 버스 등 대중교통을 이용하는 과정에서 안전사고, 미아발생, 열사병 등 위험이 커지는 탓이다. 아다치구 교육위원회는 관내 69개 모든 학교의 1~2학년 어린이 단체관람을 금지시켰다. 학교별 차등 논란을 없애기 위해 전체 구 차원에서 모든 학교에 일률 적용한다. 관내 15개 초등학교에서 1~4학년의 관람을 철회한 기초단체도 나왔다. 도쿄스타디움이나 국립경기장 등 어디를 가더라도 땡볕 무더위 속에 2회 이상 환승해야 하는 등 불편이 크다는 점이 고려됐다. 교육당국은 “저학년은 체력이 약하기 때문에 열사병 위험이 고학년보다 높다”면서 “학교와 경기장 사이를 안전하게 이동할 방도를 찾수 없었다”고 밝혔다. 주최 측도 안전관람 대책에 안간힘을 쓰고 있다. 도쿄도는 지난 9월 말 태스크포스를 만들어 경기장 이동방법이나 무더위 대책 등을 마련하고 있다. ‘시간차 입퇴장’. ‘경기장 주변 별도 집합장소 확보’, ‘차광텐트·가설주택 확충’ 등이 검토되고 있다. 글·사진 도쿄 김태균 특파원 windsea@seoul.co.kr
  • 화산 희생자 8명으로, 화상 환자들 수술에 쓰일 대체 피부 미국에 주문

    화산 희생자 8명으로, 화상 환자들 수술에 쓰일 대체 피부 미국에 주문

    지난 9일(이하 현지시간) 뉴질랜드 북섬 화이트섬의 화산 분출 희생자가 8명으로 늘었다. 뉴질랜드의 미들모어 병원과 와이카토 병원에서 치료를 받아오던 부상자 둘이 숨을 거둬 희생자 수가 늘었다고 경찰이 밝혔다. 경찰은 두 사람의 신원을 공개하지 않았다. 9명이 여전히 실종 상태다. 11일 이 섬에서 다시 활발한 지진활동이 감지돼 시신을 데려 나오려다 더 많은 인명 피해가 발생할까봐 들어가지 못했다. 12일도 그냥 넘어가고 13일의 금요일 오전에 재빠르게 섬에 들어가 시신을 수습해 나오기로 했다. 이날도 24시간 안에 지진이 덮칠 가능성이 50~60%로 예상돼 경찰은 최대한 재빠르게 시신 수습을 하기로 했다고 영국 BBC는 12일 전했다. 항공 정찰을 통해 6명의 시신이 있는 위치를 확인했다. 실종자들이 생존해 있다는 징후는 찾을 수 없었다. 사실상 희생자 수는 17명이 된다. 저신다 아던 총리는 11일 기자회견을 통해 “이번 작전에 관계된 많은 이들과 얘기를 해봤는데 모두 사랑하는 이들을 가족들에게 데려다주려고 그 섬에 다시 돌아가고 싶어했다”고 털어놓았다. 실종자 중에는 마라톤 대회에 함께 출전했던 경력이 있는 줄리(47), 제시카 리처즈(20) 모녀도 포함돼 있다. 영국 BBC는 실종자 명단을 처음 소개했다. 헤이든 인만, 티페네 마안지(이상 뉴질랜드), 줄리 리처즈, 제시카 리처즈, 개빈 달로, 조 호스킹, 리처드 엘저, 칼라 매튜스, 크리스탈 브로윗(이상 호주) 20명이 심한 화상을 입어 병원 응급실 등에서 치료를 받고 있는데 한 명은 호주 병원으로 후송됐다. 스튜어트 내시 치안장관은 부상자들의 화상 정도가 심각해 신원을 확인하기 어려울 정도인 사람이 있다고 했다. 살갗만이 아니라 내부 장기마저 손상된 이도 있고 전혀 의사 소통이 안되는 이도 있다고 덧붙였다. 전국화상치료센터의 피터 왓슨 박사는 대략 120만㎠의 대체 피부가 필요해 미국에 주문을 넣었다고 전했다. 장기처럼 피부도 뇌사자나 무연고 사망자의 시신에서 기증 받아 다른 환자의 목숨을 구하는 데 쓴다. 또 여러 환자들이 호주 방위군의 의료 비행기를 이용해 호주로 이송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임병선 기자 bsnim@seoul.co.kr
  • 마라톤 생방송 도중 리포터 엉덩이 만지고 달아난 엉큼男 공개합니다

    마라톤 생방송 도중 리포터 엉덩이 만지고 달아난 엉큼男 공개합니다

    미국 조지아주 서배너에서 열린 마라톤 대회를 보도하던 여성 리포터가 생방송 리포트 도중 자신의 엉덩이를 만지고 달아난 남성을 트위터에 고발했다. NBC 계열의 WSAV 방송 리포터인 알렉스 보자지안은 7일(이하 현지시간) 대회에 참가한 이들이 카메라를 향해 손을 흔들고 환호 작약하는 가운데 리포팅하다 이런 어처구니 없는 일을 당했다. 고릴라 복장을 한 달림이가 카메라 앞에 쑥 들어와 포효하는 시늉을 하자 “우와, 예상 못했네요”라고 웃으며 말한 그녀는 문제의 남성이 엉덩이를 만지고 내빼자 너무 놀라 남성의 뒷모습을 한동안 멍하니 바라보다 정신을 차리고 리포트를 이어갔다. 대회가 끝난 뒤 트위터에 동영상을 올리고 “어떤 여성이라도 이런 취급을 받아선 안된다”면서 “더 낫게 굴라”고 점잖게 타일렀다. 이 동영상은 1000만회 이상 사람들이 봤고 서배너 스포츠 위원회는 이 남자의 신원을 파악해 다음 대회부터 영구히 출전 금지한다고 트위터를 통해 밝혔다. 그녀는 트위터에 “오늘 아침 TV 생방송 도중 내 엉덩이를 만진 남성에게, 당신은 날 물건 취급했고 당황하게 만들었다. 어떤 여성이라도 일하는 도중이나 어떤 곳에서든 이런 취급을 당해서는 안된다”고 밝혔다. 수천 개의 좋아요!가 달린 것은 물론이다. 사실 이런 일은 처음이 아니다. 지난 9월에도 켄터키주의 음악축제를 취재하던 리포터가 한 남성의 기습 키스를 받았다. 지난해 러시아월드컵 도중 낯선 이들의 키스 세례를 받은 여성 리포터가 여러 명 있었다. 임병선 기자 bsnim@seoul.co.kr
  • 바른미래당 해산 수순…하태경 “안철수, 이달중 합류 예상”

    바른미래당 해산 수순…하태경 “안철수, 이달중 합류 예상”

    하태경 바른미래당 의원은 8일 “자유한국당과 바른미래당은 해산하고 새로운 판짜기를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하 의원은 이날 ‘변화와 혁신’(변혁·가칭) 창당 준비위원장으로 선출되어 국회 의원회관에서 변혁 중앙당 발기인 대회를 열었다. 그는 발기인 대회 직후 “당명을 거론하지는 않겠지만 ‘올드 보수’ 중심으로는 최대 70∼80석을 얻는 데 그쳐 필패”라며 “150석 또는 과반을 넘기려면 변혁이 중심이 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하 위원장은 변혁 소속 안철수계 비례대표 의원들이 이날 중앙당 발기인에 이름을 올리지 않은 데 대해 “그분들은 바른미래당 해산 싸움을 계속해야 하므로 신당에는 단계적으로 모실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그러면서 “1단계 원외 지역위원장, 2단계 패스트트랙(신속처리안건) 법안 처리가 완료되면 지역구 의원 9명이 탈당하고 마지막으로 비례의원들이 탈당할 것”이라며 “1월 초 정식 신당이 만들어질 때 함께할 수 있는 3단계 로드맵을 생각 중”이라고 덧붙했다. 미국에서 머물고 있는 안철수 전 의원의 신당 합류 여부에 대해서는 “저희가 우선 개문발차(開門發車·문을 열고 출발)할 수밖에 없지만 안 전 의원이 합류할 것이라고 본다. 12월 중에는 입장을 정리하실 것”이라고 주장했다. 하 위원장은 이날 유승민 의원이 자신은 대구, 권은희 의원은 광주, 하 위원장은 부산에 출마할 것을 시사하는 발언을 한 데 대해 “‘선수후남’(先首後南·수도권 후 남쪽 지역 공략)의 개념”이라며 “수도권에서 지지층을 확대해 새 보수의 바람을 남쪽으로 불게 하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안철수 바른미래당 전 대표는 지난달 뉴욕마라톤 대회에 참여해 42.195㎞ 풀코스를 완주했다. 안 전 대표의 부인 김미경 교수는 지난 4일 서울 강남구 코엑스에서 진행된 ‘소프트웨이브 2019’ 행사에서 “남편은 항상 그랬듯이 우리 사회의 중요한 문제 해결사로 살 것이다. 그것만큼은 믿어주셔도 된다”고 말했다. 이날 행사에서는 안랩 초창기에 안 전 대표가 작성한 ‘악성코드 수기 분석 노트’ 등이 전시됐다. 윤창수 기자 geo@seoul.co.kr
  • 영남대 외부 지원 ‘명품 인문학 강좌’ 인기몰이!

    영남대학교가 외부에서 발전기금을 받아 운영하는 인문학 강좌가 학생들로부터 큰 호응을 얻고 있다. 4일 영남대 인문관에서 아주대 심리학과 김경일 교수가 ‘이시원기금강좌-경계를 넘는 인문학 특강’의 초청연사로 강단에 섰다. 이날 김 교수는 ‘변하지 않는 인간 vs 변하는 인간’을 주제로 약 2시간 동안 강의했다. ‘경계를 넘는 인문학 특강’은 저명인사를 초청해 다양한 주제로 학생들과 인문학적 소통을 하는 대화식 특강이다. 영남대 상학과(현 경영학과) 63학번 출신인 이시원 ㈜부천 회장이 기탁한 발전기금으로 운영되고 있다. 이시원 회장은 지난해부터 올해까지 매년 2000만 원 씩 총 4000만 원의 강좌 운영기금을 기탁했다. 영남대는 이시원 회장이 기탁한 기금으로 ‘경계를 넘는 인문학 특강’과 ‘21세기 지식특강’을 개설해 학생들에게 인문학 소양을 쌓게 하고 있다. ‘이시원기금강좌-21세기 지식특강’은 사회 각 분야 저명인사를 초청해 특강 형식으로 진행하는 정규 강좌로 2001년 2학기 개설됐다. 상경대학과 경영대학이 번갈아 가면서 개설해 오고 있으며, 지난해 2학기부터 이시원 회장이 강좌 운영기금을 지원하고 있다. 우기정 대구컨트리클럽 회장이 지원하고 있는 ‘스무 살의 인문학’ 수업도 학생들에게 인기가 높은 또 하나의 영남대 명품 교양강좌다. 지난해부터 우기정 회장이 매년 2000만 원 씩 5년간 1억 원을 지원하기로 했다. ‘스무 살의 인문학’은 학생들이 고뇌하는 청춘 시절에 보다 창의적이고 희망적인 길을 스스로에게 물어보고 찾도록 유도하기 위해 마련된 강좌로 매년 1학기에 개설된다. 매주 각계각층의 인문학 관련 명사들의 마라톤 강좌로 진행된다. 서길수 영남대 총장은 “선배님들의 발전기금 기탁으로 대학에서 다양한 주제의 인문학 강좌가 활성화되는 계기가 됐다”면서 “대학에서 쌓은 인문학적 소양과 지식이 졸업 후 사회생활을 하는데 큰 바탕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대구 한찬규 기자 cghan@seoul.co.kr
  • [단독] “檢수사관 生 의지 놓을 이유 없어… 압박감에 괴로워해”

    [단독] “檢수사관 生 의지 놓을 이유 없어… 압박감에 괴로워해”

    해병대 출신으로 입 무겁고 강단 있어 “사망 시점 지난달 30일 오후 1~2시쯤” 7~8시간 혼자 머물며 생각 정리한 듯 유서에 “주변 사람들에게 미안하다 써”“입 무겁고 강단 있는 친구였는데…아휴, 참 진짜 안됐어.” 백원우 전 청와대 민정비서관 아래에서 행정관으로 일했던 검찰 수사관 A씨가 지난 1일 사망한 가운데 그와 각별했던 B씨는 2일 서울 모처에서 기자와 만나 안타까움을 토로했다. B씨는 A씨의 사망 당일 행적 등을 자세히 알고 있었다. B씨는 A 수사관의 사망 시점 등이 알려진 것과 차이가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의사의 현장 검시 결과 사망한 지 18시간 정도 지났다고 하더라. 토요일(11월 30일) 오후 1~2시쯤 사망한 것 같다”고 했다. 경찰이 폐쇄회로(CC)TV 등을 확인한 결과 A 수사관은 지난달 30일 새벽 5시쯤 서울 강남의 자택을 나서 5시 47분쯤 법무사 사무실로 들어갔다. 이곳에서 전화기를 꺼 놓은 채 7~8시간쯤 혼자 머물다가 극단적 선택을 한 것으로 추정된다. B씨는 A 수사관이 일찍 떠나기에는 너무 아까운 인재라고 기억했다. 그는 “(A 수사관이) 법학을 전공하고 해병대에서 군 복무해 국가관이 투철했고 의협심도 강했다. 평소 빈틈이 없고 강단도 있어 일을 잘했다. 그러니까 청와대에서도 근무했을 테고, 검찰에서도 아주 유능한 친구였다”고 말했다. 또 “야구, 마라톤 할 것 없이 운동도 다 잘하고 유머감각도 있었다”고 덧붙였다. B씨는 “(A 수사관의) 큰아이가 서울 명문 사립대에 다니고 고3인 둘째 역시 명문대 2곳에 수시 합격했다고 들었다”고 전했다. 가정사 등만 봤을 때는 A 수사관이 생의 의지를 놓을 이유가 없었다는 얘기다. 결국 최근 ‘청와대 하명수사 의혹’ 등이 확산되면서 엄청난 압박감을 느낀 것으로 풀이된다. B씨는 “수사하던 사람이 수사받는 입장에 서면 압박감 등이 더 크게 오는 것 같더라. 그런 부분이 세게 작용한 것 같다”고 말했다. 다만 두 사람이 마지막으로 통화한 게 한 달 정도 됐기에 B씨를 심리적으로 옥죈 게 검찰 수사 탓인지 또는 청와대의 압박 탓인지는 명확하게 전하지 못했다. B씨는 “유서에는 주변 사람에 대해서도 두루두루 미안하다고 썼다더라”고 했다. 앞서 A 수사관은 지난 1일 오후 6시부터 서울중앙지검 공공수사2부(부장 김태은)에 출석해 ‘하명수사’ 의혹과 관련해 조사를 받을 예정이었으나 ‘가족에게 미안하다’는 취지의 말과 함께 심리적 어려움을 겪었음을 시사하는 내용의 메모를 남기고 숨진 채 발견됐다. 이근아 기자 leegeunah@seoul.co.kr이태권 기자 rights@seoul.co.kr
  • [단독]숨진 특감반원 최측근 “해병대 나온 친구, 압박감 세게 느꼈을 것”

    [단독]숨진 특감반원 최측근 “해병대 나온 친구, 압박감 세게 느꼈을 것”

    “30일 오후 1~2시 숨진 듯”“전화기 꺼둬 가족이 실종신고”사무실서 생각 정리한 것으로 보여“자필 유서엔 미안함 두루 표현”“입 무겁고 강단있는 친구였는데…아휴, 참 진짜 안됐어.” 백원우 전 청와대 민정비서관 휘하에서 행정관으로 일했던 검찰 수사관 A씨가 1일 사망한 가운데 평소 그를 알고 지내던 B씨는 기자를 만나 안타까움을 금치 못했다. A수사관은 청와대 등에 근무할 당시 외근하다가 B씨를 가끔 찾아왔다고 한다. B씨는 A수사관의 사망시점 등이 알려진 것과 차이가 있다고 말했다. 그는 “어제 의사가 와서 검시하고 갔는데 사망한지 18시간 정도 됐다고 하더라. 토요일(11월30일) 오후 1~2시쯤 사망한 것 같다”고 말했다. 경찰이 폐쇄회로(CC)TV 등을 확인한 결과 A수사관은 지난달 30일 새벽 5시쯤 서울 강남의 자택을 나서 5시 47분쯤 서초동의 한 사무실 안으로 들어갔다. 빈 사무실 안에서 전화기를 꺼놓은 채 7~8시간쯤 혼자 머물며 생각을 정리하다가 극단적 선택을 한 것으로 추정된다.이 사무실의 직원은 1일 오후 사무실에 들렀다가 숨진 A수사관을 발견해 경찰에 신고했다. 앞서 가족들은 A수사관이 귀가하지 않자 경찰에 실종 신고를 한 것으로 알려졌다. B씨는 A수사관이 일찍 떠나기에는 너무 아까운 인재라고 기억했다. 그는 “(A수사관이) 법학을 전공했고, 해병대로 군 복무해 의협심도 강하고 일도 아주 잘했다. 샤프했고 강단도 셌다. 그러니까 청와대에서도 근무했을 테고, 검찰에서도 아주 유능한 친구였다”고 말했다. 또 “야구, 마라톤 할 것 없이 운동도 다 잘하고, 국가관도 투철했고 유머감각도 있었다”고 덧붙였다. B씨는 A수사관과 마지막으로 통화한 게 한 달 정도됐다고 전제하면서 “수사하던 사람이 자기가 수사 받는 입장이 되면 압박감 등이 더 크게 오는 것 같더라. 그런 부분이 세게 작용한 것 같다”고 말했다. 이어 “유서에는 주변 사람에 대해서도 두루두루 미안하다고 썼다더라”고 전했다.앞서 A수사관 지난 1일 오후 6시부터 서울중앙지검 공공수사2부(부장 김태은)에 출석해 ‘하명수사’ 의혹과 관련해 조사를 받을 예정이었으나, B씨 소유의 사무실에서 ‘가족에게 미안하다’는 취지의 말과 함께 심리적 어려움을 겪었음을 시사하는 내용의 메모를 남기고 숨진 채 발견됐다. 당초 검찰은 지난주에 나와 조사받을 것을 통보했지만, A수사관이 이날로 미룬 것으로 알려졌다. A수사관은 청와대에 파견돼 올해 2월까지 약 1년 6개월 동안 민정비서관실 특별감찰반원으로 일했다. 지난해 6·13지방선거를 앞두고 울산으로 내려가 김기현 전 울산시장 친인척 관련 수사상황을 챙긴 인물로 지목됐다. 앞서 청와대 반부패비서관실은 백원우 전 청와대 민정비서관으로부터 김 전 시장 관련 첩보를 이첩받아 경찰청에 하달했고, 다시 울산경찰청에 첩보가 내려가 본격적인 수사가 시작됐다. A수사관은 백 전 비서관이 공식 직제에 넣지 않고 편성했다는 ‘백원우 특별감찰반’ 소속 6명 중 1명으로 알려졌으며, 관련 수사를 진행했던 울산지검에서 이미 조사를 받았다. 이근아 기자 leegeunah@seoul.co.kr이태권 기자 rights@seoul.co.kr
  • 소리만 듣고 뛴 42.195㎞… “다른 시각장애인 생각하며 버텨”

    소리만 듣고 뛴 42.195㎞… “다른 시각장애인 생각하며 버텨”

    대학 입학 후 시력 잃고 운동에 빠져 이어폰 내장 안경 등 보조 기계에 의지 가이드 러너 없이 4시간 27분 38초 완주 “철인 3종·내년 도쿄올림픽 출전이 목표”“도~미~솔~도~ 좌측 급커브 구간입니다.” 대학신입생 때 찾아온 레버씨시신경위축증으로 한동호(32)씨는 빛을 잃었다. 하지만 계이름과 자동차 내비게이션 음성이 길을 안내하는 시각장애인용 달리기 보조장치를 착용하고 마라톤 전 구간을 완주한 최초의 시각장애인이 됐다. 한씨는 지난 10일 마라톤 발상지인 그리스 아테네 국제마라톤 대회에 참가해 시각장애인으로는 처음으로 같이 뛰어 주는 가이드 러너의 도움 없이 완주에 성공했다. 기록은 4시간 27분 38초로 마라톤 첫 도전자치고는 나쁘지 않았다. 그가 앓은 레버씨시신경위축은 별다른 전조 증상 없이 20~30대 젊은 남성에게 주로 발병하는데 실명에 이를 수 있을 정도로 치명적이다. 한씨는 빛까지 구분할 수 없는 전맹은 아니지만 1급 약시로 처음 가는 곳에서는 지팡이에 의지한다. 갑작스러운 암흑은 그가 대학에 입학한 직후 찾아왔다. 스무 살 이전에는 운동을 거의 하지 않았지만 눈이 나빠지고나서는 할 수 있는 게 없어 집안에만 갇혀 있다시피 했다. 헬스장을 운영하던 지인의 권유로 러닝머신 위에서 자유로움을 느낀 그는 이후 하루에 8시간씩 운동에 빠질 정도로 ‘운동 광’이 됐다. “운동을 하면서 뭐든 할 수 있다고 느꼈어요. 길 가다 오토바이를 피하려다 넘어져 팔목이 부러진 적이 있었는데 볼 수만 있었다면 뺑소니를 잡을 수 있었겠죠. 밖에 나가는 게 무서워서 운동에 더 빠져들었어요.” 이후 그는 10년간 장애인 국가대표 수영선수로 활약했다. 잘생긴 외모 덕에 팬들이 생겨날 정도로 인기도 있었지만, 접영에서 아시아 신기록을 세우고 2016년 리우데자네이루 장애인올림픽에 참여한 이후 이만하면 충분하다는 생각에 수영은 접었다. 사이클 선수로 2년간 활약하다 시각장애인 마라톤 선수에 지원했다. 그가 처음 착용한 시각장애인용 달리기 보조기계는 웰컴저축은행과 카이스트가 공동 개발한 것으로 골전도 이어폰이 내장된 안경, 몸에 착용하는 작은 컴퓨터로 구성돼 있다. 컴퓨터에서 위치정보를 수집해 실시간 위험 정보를 이어폰을 통해 전달한다. 한씨는 지난 3월부터 보조장치를 끼고 달리는 훈련에 돌입했는데 한 달에 약 1㎏의 몸무게가 빠지는 강행군이었다. “솔직히 계속 소리가 나는 보조기계가 거슬릴 때도 있었지만 시각장애인들에게 도움이 돼야겠다는 사명감에서 버텼습니다.” 마라토너 이봉주는 수영 스타 박태환 선수에게 계속 수영장 바닥만 보고 훈련하느라 힘들겠다는 응원을 건넨 적이 있다. 그도 비록 볼 수는 없지만 사람, 온도나 소리 등으로 느끼는 것이 훨씬 많아 마라톤의 매력을 느꼈다고 털어놓았다. 그는 운동에 더욱 매진해 전국체전에 철인 3종 선수로 도전하거나 2020년 도쿄 장애인올림픽 마라톤에 출전한다는 다부진 목표를 세웠다. 윤창수 기자 geo@seoul.co.kr
  • 힐즈버러 참사 30년 재심 결과 경찰서장 무죄, 유족들 “이럴 수가”

    힐즈버러 참사 30년 재심 결과 경찰서장 무죄, 유족들 “이럴 수가”

    올해 30주기를 맞은 영국 ‘힐즈버러 참사’와 관련, 당시 사우스요크셔 경찰서장이었던 데이비드 두켄필드(75)의 과실치사 혐의에 대해 무죄가 선고됐다. 1989년 3월 15일(이하 현지시간) 리버풀과 노팅엄의 잉글랜드 축구협회(FA)컵 준결승이 열린 영국 사우스요크셔주 셰필드의 힐즈버러 경기장에서 압사 사고가 일어나 96명이 숨지고 766명이 다쳐 세계 스포츠 역사에 최악의 참사 가운데 하나로 기록됐다. 이미 입석 관중석이 가득 차 더 이상 사람을 들이면 안 됐는데 경찰은 늦게 도착한 리버풀 팬들을 무리하게 밀어넣어 무수한 인명 피해를 낳았다. 참사 후 23년이 지나서야 진상 조사 보고서가 갈무리됐고, 27년이 지나 경찰 과실이란 판결이 나왔지만 두켄필드 전 서장에 대한 원심은 올해 초에야 마무리됐다. 배심원들은 하나의 결론을 내리지 못해 아무런 선고도 하지 못했다. 과연 그렇게 수많은 이들의 희생에 경찰서장이 얼마 만큼 법적 책임을 지는 게 마땅한지에 대해 결론을 모으지 못했다. 그런데 28일 프레스톤 왕실법원은 7주의 재심 심리를 모두 마무리하고 듀켄필드의 95명에 대한 과실치사 혐의를 무죄라고 판결했다고 BBC가 전했다. 96번째 희생자 토니 블란드는 참사 1년 하루 뒤 숨져 기소될 때 희생자 명단에서 빠졌다.이날 평결도 난산 끝에 나왔다. 7명의 여성과 3명의 남성 배심원이 13시간 43분 마라톤 회의를 거쳐 무죄 결론에 이르렀다. 법정에는 배심원단의 결론이 발표된 직후 탄식이 터져나왔다. 부친 헨리를 잃은 크리스틴 버크는 방청석에 선 채로 판사에게 “마땅히 판결을 존중해야겠지만, 주여, 96명은 범죄적 기준에 따라 불법적으로 살해된 것이 맞다”며 “우리 아버지의 죽음에 책임이 있는 사람이 누군지 알고 싶다”고 울부짖었다. 당시 열여덟 살의 아들 크리스토퍼를 잃은 배리 데본사이드는 “배심원 평결을 듣는 순간 충격을 받아 온몸이 얼어붙었다. 우리 가족들은 30년을 싸웠는데”라고 허탈해 했다. 반면 더켄필드의 변호인 벤저민 마이어스는 의뢰인을 기소한 것부터 불공정했으며 비난 거리 찾기에 불과했다며 참사에는 수많은 이들의 잘못이 있어 빚어진 것이라고 주장했다. 힐즈버러 참사는 우리네 세월호 참사처럼 사회적 참사의 성격을 띠고 있다. 참사 당시 생존자이자 사회학자 앤 에이어(55)가 피해자연합단체 ‘참사행동’ 대외 협력 담당관 자격으로 지난 21일 경기 안산에서 4·16재단이 개최한 국제포럼 ‘재난사회, 피해자 권리를 묻다’에 참석하기 위해 한국을 방문해 서울신문 등과 인터뷰를 갖기도 했다. 사회적 참사의 진상 규명과 책임을 묻는 과정이 얼마나 지난한지를 이날 더켄필드 판결이 웅변하고 있다. 진상 조사를 위해 쓰인 돈은 6500만 파운드(약 991억원)에 이르지만 아직까지 단 한 명도 처벌받지 않았다. 임병선 기자 bsnim@seoul.co.kr
  • 5일 만에 끝난 철도노조 파업… 민심도 내부 지지도 잃었다

    5일 만에 끝난 철도노조 파업… 민심도 내부 지지도 잃었다

    임금 1.8% 인상 外 협의·건의 조건 합의 정치권 무관심·정부 강경 방침도 부담 파업 찬성률 54% 불과 자체 동력 한계전국철도노동조합(철도노조)이 닷새 만에 파업을 접고 현장 복귀를 선언했다. 지난 23일부터 마라톤 회의를 진행한 끝에 25일 오전 협상을 타결했다. 26일부터 노조원들은 업무에 복귀하지만 KTX 등 열차 운행이 완전 정상화되기까지는 1~2일 걸릴 전망이다. 이날 노사는 ▲임금 1.8% 인상 ▲4조 2교대 근무체계 개편에 따른 인력 충원 문제 노사 및 국토교통부 협의 ▲KTX·SRT 고속철도 통합 정부 건의 ▲저임금 자회사 임금수준 개선 건의 등 4가지에 합의했다. 손병석 코레일 사장은 협상 타결 후 “안전하게 열차 운행을 정상화하겠다. 노사가 힘을 모아 신뢰받는 철도로 거듭나겠다”고 말했다. 당초 파업은 장기화가 우려됐으나 이날부터 27일까지 열리는 ‘한·아세안 특별정상회의’라는 국제 행사로 노조 지도부가 부담을 가진 데다, 국토부가 ‘KTX·SRT 통합’ 관련 용역 재개를 위한 회의를 한 것으로도 알려져 파업 조기 종료의 실마리가 된 것으로 보인다. 노조는 4조 2교대 근무제 도입을 위한 4000여명 인력 충원과 총인건비 정상화, 자회사 처우개선, 철도 공공성 강화를 위한 SR과 연내 통합 등 4가지 조건을 내세우며 지난 20일 오전 9시 총파업에 돌입했다. 파업 조기 종료로 교통 대란은 피했지만 철도 노사 간 불신과 노조의 무리한 투쟁으로 국민 불편만 가중시켰다는 비난이 떨어졌다. 특히 이번 합의안 내용은 굳이 노조가 파업까지 가지 않더라도 대화로 얻어낼 수 있는 수준이라는 지적도 있다. 근무체계 개편을 제외하고 인건비나 SR 통합 등은 정부 정책과 연계돼 노사 교섭 대상이 아니었지만 파업을 강행했다. 코레일은 노조 일정에 속수무책이었다. 더욱이 노조는 파업에 들어가면서 노정 대화를 통한 사태 해결을 주장하며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을 압박했으나 정부의 반발과 정치권의 무관심에 ‘역풍’만 맞았다. 정부는 파업 첫날 핵심 쟁점인 인력 충원과 관련해 “노조 요구뿐 아니라 사측 의견도 근거가 없다”고 단호한 입장을 보이며, 내년 총선을 앞두고 공공기관 노조의 무리한 요구에 끌려다닐 수 없다는 강경 방침을 분명히 했다. 노조의 파업 동력도 약했다. 파업 찬성률이 54%에 불과해 유보론이 제기됐고 현장 참여율도 낮은 것으로 파악됐다. 노조가 떠안을 수밖에 없는 영업손실액이 하루 20억원에 달한 점도 부담이 됐다. 노조 관계자는 “당초 얻을 게 없는 싸움인 데다 대내외적으로 우호적이지 않은 환경에 부담이 컸다”면서 “‘현안에 대해 노사 및 노사정 간 협의한다’는 합의를 내세워 현실적인 출구전략을 선택했지만 이런 정도를 기대하고 파업을 이끌었냐는 반발이 거세다”고 전했다. 대전 박승기 기자 skpark@seoul.co.kr
  • ‘라디오쇼’ 홍진영이 바라보는 후배 송가인은?

    ‘라디오쇼’ 홍진영이 바라보는 후배 송가인은?

    가수 홍진영이 가수 송가인을 언급했다. 홍진영은 25일 방송된 KBS CoolFM 라디오 ‘박명수의 라디오쇼’ 코너 ‘직업의 섬세한 세계’에 게스트로 출연했다. 홍진영은 최근 근황으로 “보통 이 시간은 마라톤 시작을 할 때 이거나 마라톤 후 공연을 할 때다. 날씨가 추워지니 당분간 아침 스케줄이 없을 것 같다. 오후는 바쁘게 살고 있다. 따로 행사철이 있는 건 아니고 골고루 바쁘다”고 전했다. 행사의 여왕이라는 별명에 대해서는 “사실 어쩔 수 없이 따라오는 별명인 것 같다. 방송에서도 잘하는 모습 보여드리고 행사에서 열심히 하는 모습을 골고루 보여드리면 뭐든지 열심히 하는 친구구나 싶다 생각하실 것 같다”고 밝혔고 이어 “사실 작년까지 많이는 했었다. 올해부터는 행사를 많이 줄였다. 건강에 위험신호도 있었고 건강을 챙기면서 일을 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일주일에 한두 번은 쉬려고 한다. 30대 중반이 되니까 몸이 피로한 것이 느껴진다”며 자기 관리에 돌입했다고 말했다.홍진영은 새롭게 트로트 대세로 떠오른 송가인에 대해 “트로트계의 보배라고 생각한다. 사실 저는 옛날부터 기자분들이나 다른 방송에서 여쭤보시면 이런 후배님들이 많이 나왔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트로트 시장이 죽어가던 중이었는데 새로운 분들이 떠오르는 게 정말 잘된 일이라고 생각한다”며 응원했다. 이어 홍진영은 트로트 꿈을 꾸는 지망생들에게 대한 조언도 전했다. 홍진영은 “트로트 가수가 되고 싶어 하는 분들이 많이 생겼고 앞으로도 늘어갈 것이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생각보다 쉽지 않을 것이다. 어떤 직업군이라도 시작은 어려울 것이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어렵더라도 포기하지 않고 그 꿈을 좇다 보면 언젠가는 좋은 일이 있을 것이다. 포기하지 말고 꾸준히 하셨으면 좋겠다”고 조언했다. 사진 = 서울신문DB 김채현 기자 chkim@seoul.co.kr
  • ‘남성은 중역, 여성은 비서’ …경기도 홍보물 성차별 조장 여전

    경기도 도정 홍보물에 성 차별적 내용이 여전히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경기도와 경기가족여성연구원은 홍보물 가이드 마련을 위해 지난 8~11월 도정 홍보물 249종의 홍보 영상과 이미지에 대한 성인지 점검 결과 총 53종 89건의 성차별적 요소를 발견했다고 24일 밝혔다. 53종 89건의 성차별적 요소를 유형별로 살펴보면 성역할 고정관념과 편견 48건(53.9%), 성별 대표성 불균형 28건(31.5%), 가족에 대한 고정관념과 편견 9건(10.1%), 성차별적 표현 외모지상주의 4건(4.5%) 순으로 확인됐다. 주요 성차별 사례는 남성은 회사중역, 정보통신·과학분야에, 여성은 서비스업이나 회사의 비서로 직업에 대한 고정관념을 표현하거나, 여성은 돌봄, 가사 담당자, 남성은 경제적 부양자로 가족 역할에 대한 고정관념을 묘사했다. 가족 내 역할도 여성은 돌봄이나 가사 담당자,남성은 경제적 부양자로 묘사해 성별에 따라 역할이 다르다는 편견을 조장했다는 지적을 받았다. 외모를 묘사할 때 여성은 당황하거나 불안한 표정으로, 남성은 당당함이나 리더십이 있는 모습으로 묘사하는 홍보물도 있었다. 여성은 긴 머리에 짧은 치마,남성은 넥타이에 셔츠를 입은 모습으로 표현돼 여자다움과 남자다움에 대한 편견이 드러난 사례도 있었다. 반면,도와 파주시 등이 주최하는 마라톤 행사인 ‘디엠지 트레일 러닝’(DMZ TRAIL RUNNING) 홍보 포스터의 경우 작년에는 남성 마라토너 3명만 등장했으나 올해는 등장인물이 여성과 남성,외국인으로 묘사돼 다양한 참가자가 함께 마라톤을 즐길 수 있다는 메시지를 전달,우수사례로 꼽혔다. 도가 배포한 펫 티켓(펫+에티켓) 동영상도 주인공을 여성 편과 남성 편 시리즈로 만들어 좋은 평가를 받았다. 도는 이번 점검이 일회성으로 그치지 않고 도와 산하 공공기관에서 홍보물을 제작할 때 참고할 수 있도록 체크리스트와 지침을 마련해 배포했다. 체크리스트는 성별 고정관념,외모 지상주의,성별 대표성 불균형,가족에 대한 고정관념·편견,폭력에 대한 왜곡된 시각,이미지의 배치와 비중 등 6가지 주제로 각각의 세부 사항을 마련했다. 도 관계자는 “도민의 양성평등 의식 확산을 위해 노력하고 매달 홍보물 모니터링을 하고 성 차별적 요소가 발견되면 해당 기관과 함께 개선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신동원 기자 asadal@seoul.co.kr
  • 스릴러 킹 스티븐 킹, 미스터리 뺀 상냥한 소설

    스릴러 킹 스티븐 킹, 미스터리 뺀 상냥한 소설

    고도에서/스티븐 킹 지음/진서희 옮김/황금가지/204쪽/1만 2000원아내와 이혼하고, 고양이 ‘빌’과 함께 사는 스콧 캐리는 어느 날 자신의 몸이 비정상적으로 줄어들고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된다. 외형은 전혀 변한 게 없지만, 기이하게도 몸에 무엇을 걸치든 몸무게의 합은 일관되게 줄어드는 것. 은퇴한 의사이자 절친한 친구인 ‘닥터 밥’에게 이 사실을 의논하지만, 뾰족한 수는 없다.미국에서 지난해 출간된 경장편 ‘고도에서’는 ‘스릴러 킹’ 스티븐 킹의 전에 없이 상냥한 작품이다. 평범한 일상을 극한의 공포로 만드는 데 천재적인 재능을 보여온 스티븐 킹이다. 그러나 1999년 여름, 목숨을 잃을 뻔한 대형 교통 사고 후 그의 작품 경향은 조금 달라졌다는 평가가 나온다. 호러 소설을 쓰면서도 보다 인간애가 두드러지는, 휴머니즘적 결말을 취하는 식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킹의 소설 중에서 ‘고도에서’가 갖는 위치는 독자적이다. 호러 미스터리, 스릴러의 요소는 한 톨도 없다. ‘나는 전설이다’로 잘 알려진 SF 작가 리처드 매드슨의 ‘줄어드는 남자’(1956)를 오마주해, 점차 몸무게가 줄어드는 남자와 그 주변인들의 이야기를 감동적으로 풀어냈다. 언젠가는 몸무게가 ‘0’에 수렴하리라는 예측 속, 스콧의 인생에 난입한 것은 뜻밖에 이웃의 레즈비언 부부, 디어드리 매콤과 미시 도널드슨이다. 스콧은 자신의 집 마당에 용변을 보는 그들의 개를 포착한 사진을 건네고, 앞으로는 치워달라고 정중하게 부탁하지만 뜻밖의 날 선 반응을 만나 놀라게 된다. 뒤이어 스콧은 왜 그들 부부가 그렇게 곤두설 수 밖에 없었는지, 그들을 향한 마을 전체의 공격적인 시선과 하나하나 마주하게 된다. 부모들은 할로윈에도 아이들에게 그들 부부네 집은 가지 말라고 하며, 사람들은 동네 식당에서 공공연히 부부를 비아냥거린다. ‘이 동네 전체가 레즈비언을 부결했다. 선거 투표에서 부결한 것만 뜻하는 게 아니다. 이 마을의 표어가 ‘남들 모르게 못 하겠으면 나가라.’ 인가 싶다.’(104쪽) 그들 부부의 공격성은 사람들 시선에 대한 반작용인 것이다. 여기서 돋보이는 것이 하루하루 몸무게가 바닥나 사라질 날을 앞두고 있는 스콧의 처신이다. 그 와중에도 스콧은 인생을 만끽하기로 했고, 그게 자기 자신에 대한 도리라고 여겼다. 그를 지탱해주는 것은 전 부인인 노라가 알코올 중독자 모임에서 배워 온 어느 격언 ‘과거는 역사이고 미래는 불가사의다’이다. 그가 불가사의한 미래를 역사적인 과거로 만드는 방법은 가슴 뭉클하다. 디어드리가 출전하는 지역 마라톤 대회에 같이 나간 스콧은 자신의 줄어든 몸무게를 적극 활용해 디어드리를 우승자로 만든다. 그 덕에 회생 불가이던 이들 부부의 레스토랑은 인산인해를 이루고, 스콧은 자신의 소망대로 부부를 집에 초대해 식사 대접을 한다. 책 그대로 할리우드 영화로 만들어질 수 있겠다 싶을 만큼 눈에 그려지는 스토리가 인상적이다. 킹의 전작들 ‘샤이닝’, ‘쇼생크 탈출’, ‘그린 마일’이 그랬듯. 더군다나 ‘고도에서’는 공포, 스릴러가 빠진 킹의 소설도 충분히 매력적이라는 것을 입증한다. 사족이지만 두고두고 기억하고 싶은 스콧의 살뜰함 한 가지, 채식을 하는 디어드리 부부에게 식사 초대 전 하는 말이다. “둘 다 글루텐 프리인가요? 유당불내증은요? 당신이나 미시, 도널드슨씨가 못 먹는 걸 요리하면 곤란하니까 알려줘야죠.”(145쪽) 세상에서 사라지기 직전의 처지에 이 정도로 남을 배려하는 사람이 있다는 것. 세상을 살아 봄 직한 곳으로 만드는 ‘고도에서’의 마법이다. 이슬기 기자 seulgi@seoul.co.kr
  • “인헌고 정치편향 교육 아니지만… 학생들 배려 부족”

    “인헌고 정치편향 교육 아니지만… 학생들 배려 부족”

    “일부 교사 부적절 발언, 지속·강압 없어…사회 현안 교육 관련 규범·규칙 만들 것”서울시교육청은 ‘정치편향 교육’ 논란으로 진통을 겪은 서울 인헌고에 대해 “정치편향 교육이 있었다고 보기 힘들다”고 결론 내렸다. 이에 따라 행정처분이나 특별감사를 의뢰하지 않기로 했다. 다만 교사들이 자신의 신념에 따라 일부 부적절한 발언을 한 것은 사실이라고 보고, 사회 현안 교육에 필요한 규범을 만들겠다고 밝혔다. 서울교육청은 이 같은 내용의 특별장학 결과를 21일 발표했다. 교육청은 지난달 22일 ‘인헌고 학생수호연합’ 소속 학생 2명과의 면담을 시작으로 전체 학생 441명을 대상으로 한 무기명 설문조사와 교원에 대한 심층 면담조사 등 한 달간 특별장학을 벌였다. 지난달 18일 ‘인헌고 학생수호연합’ 소속 학생들은 성명서를 내고 “임시정부 수립 100주년 교내 단축마라톤 행사에서 교사들이 학생들에게 반일운동을 강요하고 수업 시간에 ‘조국 전 법무부 장관 혐의는 모두 가짜 뉴스다’, ‘너 일베냐’ 등의 발언을 하며 학생들에게 특정 사상을 주입했다”고 주장했다. 교육청은 특별장학 결과 “교사들이 지속적·반복적·강압적인 정치사상 주입이나 정치편향 교육활동은 하지 않았다”고 판단했다. 설문조사에서 학생 21명은 마라톤 행사 과정에서 선언문 띠를 제작할 때, 구호를 제창할 때 강제성이 있었다고 응답했으며 ‘조국 뉴스는 가짜다’(29명), ‘너 일베냐’(28명) 등의 발언을 들었다는 응답도 있었다. 그러나 교육청은 “마라톤 행사에서의 ‘NO 아베’ 같은 반일구호 작성과 제창은 대부분의 학생이 교육활동의 일환으로 생각하고 참여했다”며 “일부 부적절한 발언에 대해 교사가 사과하는 등 해결하려는 노력도 있었다”고 설명했다. 다만 교육청은 학교와 교사들이 감수성이 예민한 학생들을 충분히 배려하지 못했다고 지적했다. 한일 관계에 대한 관점이 서로 다를 수 있는 점과 반일구호를 따라 외치는 문화에 학생들이 거부감을 느낄 수 있는 점을 고려하지 못했다는 것이다. 교육청은 “교사는 보다 높은 감수성을 갖고 사회적 통념과 다른 의견을 갖는 학생에게 어떻게 교육할지를 충분히 논의해야 한다”면서 “인헌고에 적절한 대응 조치를 마련할 것을 요청하겠다”고 밝혔다. 조희연 서울시교육감은 “다양한 교원단체와 함께 태스크포스(TF)를 구성해 사회 현안 교육에 대한 규범과 규칙을 만들겠다”면서 “독일의 ‘보이텔스바흐협약’(강압에 의한 교화와 주입을 금지하고 학생들이 논쟁을 통해 시민적 역량을 기르도록 하는 시민교육 원칙)을 참고해 ‘한국형 보이텔스바흐협약’ 모델을 만들겠다”고 말했다. 김소라 기자 sora@seoul.co.kr
  • 서울교육청 “인헌고 ‘정치편향 교육’ 없었지만 … 사회현안 교육 규범 마련할 것”

    서울교육청은 ‘정치 편향 교육’ 논란으로 진통을 겪은 서울 인헌고에 대해 “정치편향 교육이 있었다고 보기 힘들다”고 결론내렸다. 교사들이 자신의 사회적 통념 내에서 발언한 내용이 일부 부적절했던 것은 사실이나 지속적·반복적이고 강압적인 정치사상 주입은 아니었다는 설명이다. 다만 사회 현안에 대한 교육에 대한 교육청 차원의 지침이나 규범이 없었다는 점을 인정하고 관련 규범을 마련하겠다고 밝혔다. 서울교육청은 이같은 내용의 인헌고 특별장학 결과를 21일 발표했다. 교육청은 지난달 22일 ‘인헌고 학생수호연합’ 소속 학생 2명을 대상으로 한 면담을 시작으로 전체 학생 441명 대상 무기명 설문조사와 교장, 교감, 교사 대상 심층 면담조사까지 한달에 걸쳐 특별장학을 벌였다. 교육청의 설문조사 결과 학생들은 선언문 띠 제작(21명)과 마라톤 구호 제창(97)에 강제성이 있었으며, ‘조국 뉴스는 가짜다’(29명), ‘너 일베냐’(28명) 발언을 들었다고 응답했다. 그러나 응답자들은 특정 반이나 학년에 집중돼있지 않다고 덧붙였다. 교육청은 헌법상의 ‘정치적 중립’ 관련 조항과 ‘학교민주시민교육 진흥 조례’ 제4조에 비춰 특정 정치사상 주입이나 강제, 정치편향 교육활동으로 판단할 수 있는지 검토했으나, 교사의 발언을 징계 대상으로 보기는 힘들다고 결론내렸다. 교사들의 부적절한 발언이 있었던 것은 사실이나, 지속적·반복적·강압적인 정치사상 주입이나 정치편향 교육활동은 아니었다는 것이다. 서울교육청은 “교사 개개인이 사회적 통념의 한계 내에서 발언한 것으로 판단했다”면서 “교사가 부적절한 발언에 대해 사과하는 등 자율적인 해결 노력도 있었다”고 설명했다. 예를 들어 교사가 학생에게 “너 일베냐”라고 발언한 것은, ‘일간베스트’ 사이트에서 ‘비추천’ ‘부정’ 등의 단어를 ‘민주화’라고 부른다는 점을 언급하며 지적하는 과정에서 나온 발언이었다고 서울교육청은 밝혔다. 또 학생과 대화 도중 “거짓말하지 말라”는 교사의 말에 학생이 “거짓말하는 것은 조국이죠”라고 대응하면서 교사가 “혹시 너 일베하니?”라고 물었고, 학생이 항의하자 교사가 학생과 해당 학급에 대해 사과했다고 덧붙였다. 또 “조국에 대한 혐의는 모두 가짜뉴스다”라고 발언했다는 의혹에 대해서는, 장학 결과 “한 학생이 거짓뉴스의 샘플로 가져온 영상을 보고, 그 영상 속의 거짓말과 잘못된 점이 무엇인지 교사가 짚어준 것”으로 확인됐다고 설명했다. 교육청은 인헌고에 대해 감사를 벌이거나 행정처분을 내리지는 않겠다고 밝혔다. 다만 교육청은 학교와 교사가 학생들에게 교육활동 과정에서 충분한 노력을 기울이지 못해 감수성이 예민한 학생에게 불편한 감정을 갖게 했다는 점을 지적했다. 교육청은 “학생에게 영향력을 행사하는 위치에 있는 교사의 경우 더 높은 수준의 감수성을 갖고 사회적 통념과 다른 의견을 갖는 학생에 대해 어떻게 교육할 것인지를 학교 차원에서 충분히 논의할 필요가 있다”면서 “인헌고에 유사한 사안이 발생하지 않도록 유의하고 적절한 대응 조치를 마련할 것을 요청할 것”이라고 밝혔다. 교육청은 또 “사회 현안을 다루는 교육 과정에서 정치적 중립성의 범위와 한계, 교사의 지도 범위와 방법 등에 대한 교육청 차원의 규범이 없다는 점에서 교육청의 책임도 있다”고 밝혔다. 교육청은 “이번 사안을 계기 삼아 사회 현안 교육(정치교육) 규범과 원칙을 만들기 위한 작업에 착수할 것”이라고 밝혔다. 김소라 기자 sora@seoul.co.kr
  • “돈벌이 나선 인문과학 서점, 그래야 오래 ‘풀무질’하죠”

    “돈벌이 나선 인문과학 서점, 그래야 오래 ‘풀무질’하죠”

    성대 앞 폐점 위기서 20대 청년들 인수서울 종로구 성균관대 앞. 작은 입간판을 따라 계단으로 들어서니 흰 벽에 동서양 사상가들의 얼굴이 빼곡히 그려져 있다. 벽화를 따라 내려간 지하 1층에는 책과 소파, 공용 탁자가 놓인 아늑한 공간이 펼쳐졌다. 문 닫을 위기에 몰렸던 대학로 전통의 인문사회과학 서점 ‘풀무질’이 확 바뀌었다. 20대 사장들이 넘겨받은 지 5개월여 만이다. 18일 서울신문과 만난 전범선(28)·홍성환(29) 대표와 고한준(27) 부점장은 “풀무질의 기본 정신은 살리면서 사람들이 모여드는 공간으로 만들고 있다. 힘들어도 정말 재밌다”고 말했다. 이들은 지난 6월 풀무질 인수 후 9월 재개업까지 공간을 쾌적하게 바꾸는 데 힘을 쏟아부었다. 구석구석 쌓여 있던 책을 들어내고 곰팡이 핀 책장도 모두 꺼냈다. 침수의 흔적과 습한 기운이 그대로 드러났다. 장마철엔 폭포처럼 물이 흘러내렸다. 새 인테리어와 보수가 필요했지만 예산이 넉넉하지 않아 경영자이자 노동자인 이들이 하나하나 직접 손을 댔다.서점은 사람을 채우기 위한 공간으로 바뀌었다. 책을 읽을 수 있는 의자를 놓고 여러 행사도 기획했다. 지난 9월 21일에는 ‘책 오래읽기 마라톤’을 열기도 했다. 30명이 도전해 34시간 동안 책을 읽은 우승자가 나왔다. 매주 ‘금언 독서회’, 고전 읽기 등 각종 세미나를 열고, 모임을 위한 대관도 한다. 전 대표는 “책을 매개로 소통, 교감하는 장으로 만들려고 한다”면서 “좋은 책을 소개하고 콘텐츠를 만들며, 문화와 사상을 논하는 커뮤니티로 만들고 싶다”고 말했다. 장서는 5만권에서 1만권으로 줄였다. 대신 다양성을 넓혔다. 원래 풀무질이 품었던 고전, 민족주의, 사회주의 등에 최근 주제인 동물해방, 기후위기, 페미니즘 책을 보강했다. 전 대표와 고 부점장이 운영하는 독립 출판사 ‘두루미 출판사’의 책도 있다. 고 부점장은 “‘두루미’는 한국 고전들과 사상서를 재발굴해 얇고 읽기 좋게 만들고 있다”며 “채식주의 등 새로운 주제도 다룰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이런 변화는 ‘지속 가능한 풀무질’을 만들기 위한 시도들이다. 인문 서점도 수익을 내지 못하면 지속할 수 없기 때문이다. 전 대표는 “과거 인문 서점은 돈에 관심이 없어야 한다는 선입견이 있었다. 하지만 돈을 벌지 못하면 아무리 의미 있는 일도 할 수 없다”며 “풀무질 부활의 중요한 조건”이라고 말했다. 풀무질의 기존 부채는 후원금 등으로 청산했고, 현재 경영진 일부의 투자로 운영비를 보탠 상태다. 홍 대표는 “초반 수익은 서점에 재투자 중이며 경영은 점차 안정화되고 있다”고 전했다. 작은 서점이 살기 위해서는 지역 공동체와 상호작용도 필요하다는 생각이다. 홍 대표는 “미국이나 영국의 경우 지역 서점이 주민의 문화 공간으로 한국의 대형 서점 만큼이나 북적인다. 랜드마크이자 관광명소 역할까지 한다”면서 “이런 공간이 경영 위기에 처하면, 자발적 모금으로 살리기도 한다”고 전했다. 이들은 “풀무질의 미래가 긍정적”이라고 입을 모은다. 청소년 고객도 적지 않고 지방에서 올라오는 단골손님도 있다. 토익책 한 권 없는 자칭 ‘취업방해 전문서점’이지만, 서가에 한참 머물며 책을 보다 가는 대학생들에게서도 희망을 느낀다. 전 대표는 “취업은 아니어도 인생에 도움이 되는 책을 나누고 싶다”면서 “평양에도 풀무질을 여는 게 목표”라고 했다. 글 사진 김지예 기자 jiye@seoul.co.kr
  • ‘손기정 선수를 기억합니다’…리멤버 베를린

    ‘손기정 선수를 기억합니다’…리멤버 베를린

    설치미술가 이효열 작가가 지난달 29일 과천 관문체육공원 운동장 육상트랙에 설치한 ‘리멤버 베를린’(Remember Berlin)은 높이 1미터 64센티미터, 폭 2미터 44센티미터 흰색 바탕 목재 벽이다. 벽 한가운데 붉은색 일장기가 그려져 있고, 그 앞에 월계수 화분 하나가 놓여 있다. 작품 벽 좌측 상단에는 ‘리멤버 베를린’(Remember Berlin)이라는 문구가 있다. ‘리멤버 베를린’ 작품에 대해 이 작가는 “일본은 아직까지도 일본군 ‘위안부’ 피해, 강제징용 문제, 그리고 독도 영유권 분쟁 등 본인들의 과오를 인정하지 않고 있다”며 “오히려 적반하장 태도를 보이는 그들에게 ‘부끄럽지 않느냐’, ‘다시 한번 생각해보라’는 질문을 던지고 싶었다”고 설명했다.그러면서 그는 “무엇보다 이번 작품은 11월 15일 서거하신 손기정 선생님을 기리고자 함”이라며 “제 작품을 통해 많은 분들이 손기정 선생님에 대해 다시 생각해보는 시간을 가졌으면 하는 바람과 부끄러운 태도를 일삼는 일본을 우리 스스로 가리겠다는 메시지를 전하고자 했다”고 덧붙였다. 손기정 선수는 일제강점기인 1936년 8월 9일 제11회 베를린 올림픽 마라톤 경기에 출전해 우승을 차지했다. 시상대에 오른 그는 일본 국가가 흘러나오자 가슴의 일장기를 월계수 화분으로 가리고, 고개를 숙였다. 이 나무는 1937년 그의 모교인 양정고보(현 손기정기념관) 뜰에 심어졌다. 북미산 대왕참나무로 밝혀진 이 기념수는 서울시 기념물 제5호로 지정돼 있다. 문성호 기자 sungho@seoul.co.kr
  • 15K 마라톤 뛰며 여성 목숨 구하고 프러포즈까지 다한 시카고 경찰

    15K 마라톤 뛰며 여성 목숨 구하고 프러포즈까지 다한 시카고 경찰

    15㎞ 마라톤을 완주하면서 소중한 인명도 구하고 결혼 프러포즈까지, 일생에 중요한 일 셋을 모두 해치운 경찰이 있다. 화제의 주인공은 10일(현지시간) 미국 시카고에서 열린 올스테이트 핫초콜릿 15K 달리기 대회에 무게가 22㎏이나 나가는 경찰 특공대(SWAT) 장비를 모두 걸치고 달린 마이크 노바키 경사. 그는 시카고 경찰청 소속 19년차 SWAT 의료팀원이라고 야후 닷컴의 블로그 ‘더 위크’가 전했다. 그는 이달 초 이 대회 참가 신청을 하면서 목표가 하나 있었다. 바로 결승선에 들어와 직장 동료인 여자친구 에린 구발라 경관에게 결혼 프러포즈를 하는 것이었다. 그런데 결승선에 들어가기 전 다급하게 의사를 찾는 사람들의 목소리를 들었다. 그는 곧장 달려가 바닥에 한 여성 참가자가 쓰러져 있는 것을 발견했다. 숨을 제대로 쉬지 못했다. 해서 그는 한 소방관과 함께 심폐소생술을 실시했다. 나중에 그녀는 병원으로 후송됐는데 심장마비로 죽을 고비를 그의 도움 덕에 벗어났다고 의사들이 입을 모았다. 노바키는 이날 달리는 내내 여친 구발라에게 “들려주면 좋을 얘깃거리를 떠올리려고” 애썼는데 그 여성을 돌보다 집중력을 잃어버렸다고 엄살을 부렸다. 결승선에서 기다리다 그를 만난 구발라는 남친이 자신을 보면 장광설을 털어놓지 않을까 생각했는데 대뜸 자신을 보자마자 무릎부터 꿇더라고 행복해 했다. 해서 그녀는 “그가 다쳤다고 생각했다. 조금 이따 어떤 일이 벌어졌는지 됐다”고 털어놓았다. 그녀는 수백 명의 청중이 지켜보는 앞에서 “예스”라고 답했다. 시카고 경찰국은 이 훈훈한 얘깃거리를 놓치지 않고 기자회견까지 마련했다. 두 사람은 스몰웨딩을 기획하고 있으며 특히 신랑은 예식 날 SWAT 장비를 걸치진 않을 것이라고 너스레를 떨었다. 임병선 기자 bsnim@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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