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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나우뉴스] 물병 모조리 쓰러뜨리고 달린 마라톤 선수 “최악의 비매너” 비난

    [나우뉴스] 물병 모조리 쓰러뜨리고 달린 마라톤 선수 “최악의 비매너” 비난

    2020도쿄올림픽의 대미를 장식한 마라톤 경기에서 보고도 믿기지 않는 최악의 스포츠맨십이 포착됐다. 해외 언론의 8일 보도에 따르면 도쿄올림픽 중에서도 ‘비매너 레전드’로 꼽힌 선수는 마라톤 종목에 출전한 프랑스 국적의 모라드 암두니다.삿포로 오도리 공원에서 시작된 남자 마라톤 경기에 출전한 그는 경기 후반부 ‘본성’을 드러냈다. 당시 암두니와 함께 중거리 주자로 달리던 선수들은 코너를 돌며 코스에 마련된 생수를 하나씩 집어 들었다. 다른 선수들은 다른 선수들의 경로를 방해하지 않으면서 깔끔하게 물병을 집어 들었지만, 암두니 선수는 달랐다. 그는 나란히 서 있던 물병들을 모조리 손으로 쓰러뜨리며 달렸고, 맨 마지막에 남은 물병 하나를 손에 쥔 채 유유히 현장을 떠났다. 고의적이든 그렇지 않든, 그의 행동은 폭염과 싸우며 자신과의 싸움을 이어가던 선수들에게 큰 피해를 안겼다. 실제로 이번 올림픽의 마라톤 경기는 날씨와의 싸움이라고 불릴 정도로 우려가 높았다. 이날 경기가 진행된 삿포로의 최고기온은 34℃에 달했고, 습도는 85%였다.이 탓에 다른 몇몇 선수들은 물을 마실 기회를 잃은 채 다음 코스까지 힘겨운 레이스를 펼쳐야 했다. 비록 상위권 선수들이 결승선을 통과할 당시 기온은 30℃ 정도였지만, 습도가 높은 탓에 참가자 30명이 경기 도중 기권하기도 했다.이런 상황에서 암두니 선수의 행동은 올림픽 최악의 비매너라는 비난을 받기에 충분했다. 마라톤 경기에 출전했던 한 호주 선수를 시작으로, 올림픽 정신과는 거리가 멀었던 그의 행동에 쓴소리가 쏟아졌다. 일각에서는 그가 실수로 물병을 쏟은 것으로 보인다고 두둔하기도 했지만, 논란의 중심에 선 당사자는 공식 입장을 내놓지 않았다. 암두니는 이번 올림픽 마라톤 경기에서 16위를 차지했다. 한편 도쿄올림픽 마라톤 경기의 금메달은 케냐의 엘리우드 킵초게(37)가 차지했다. 킵초게는 42.195km 풀코스를 2시간8분38초로 주파, 2회 연속 금메달 획득에 성공했다. 은메달을 획득한 네델란드의 압디 나지예선수보다 80초 이상 앞선 기록이다. 3위 동메달은 벨기에의 바쉬르 압디 선수에게 돌아갔다. 송현서 기자 huimin0217@seoul.co.kr
  • 기억할게요, 한여름의 꿈

    기억할게요, 한여름의 꿈

    도쿄올림픽에서 감동의 순간을 전했던 여자배구 대표팀을 포함한 대한민국 선수와 본부 임원 등 60명이 9일 인천공항을 통해 금의환향했다. 김연경은 대표팀 은퇴에 대한 입장을 다소 누그러뜨렸다. 김연경과 박정아 등 여자배구 대표팀 16명과 57년 만에 근대5종에서 사상 첫 동메달을 획득한 전웅태 등 남녀 근대5종 대표팀 10명, 폭염속 완주로 투혼을 불사른 여자 마라톤의 최경선 등 육상 대표팀 3명도 입국장에 함께 들어섰다. 김연경은 선수단의 마지막 메달리스트인 전웅태와 태극기를 맞잡고 입국장을 모습을 드러냈다. 환영식에서 이들은 종목에 관계없이 삼삼오오 모여 함께 휴대전화로 셀피를 찍으며 웃음꽃을 피웠다. 김연경은 “대회 내내 보여준 국민들의 성원에 감사드린다”고 환영사에 답했고, 전웅태는 “재정비할 시간을 가진 뒤 다시 운동을 시작할 생각”이라면서 “메달 맛을 한 번 봤으니 이제 내년 아시안게임과 2024 파리올림픽을 준비해야 한다. 근대5종의 금메달 염원을 풀겠다”고 힘줘 말했다. 귀국에 앞서 선수단은 일본 도쿄 하루미에 있는 올림픽 선수촌 숙소동 앞 광장에서 오전 11시 해단식을 가졌다. 이기흥 회장은 “역대 올림픽 중 가장 여건이 좋지 않은 상황에서도 다양한 종목에서 세계 정상급 기량을 보여준 선수에게 감사한다”며 “메달이나 승패에 관계없이 올림픽을 즐기고 당당하게 임하는 모습으로 진정한 스포츠가 무엇인지 보여줬다”고 격려했다. 올림픽에서 4강 신화를 일군 여자배구 대표팀은 대한민국배구협회와 한국배구연맹(KOVO), 신한금융그룹 등으로부터 모두 6억원의 포상금을 받게 됐다. 1976년 몬트리올대회 이후 45년 만의 메달은 무산됐지만 감동의 투혼은 국민을 열광시켰다. 배구협회는 이미 8강 진출 시 포상금 1억원을 약속했지만 4위 포상금 1억원을 더해 모두 2억원의 포상금을 준비했다. KOVO역시 대표팀의 선전에 계획했던 포상금 외에 추가로 격려금 1억원을 마련했다. 여기에 2018년부터 배구협회와 공식 후원계약을 체결한 뒤 4년간 남녀 배구대표팀의 국제대회 출전 등을 지원해 온 신한금융그룹이 격려금 2억원을 보태기로 했다.한편 김연경은 대표팀 은퇴 관련 질문을 받고는 “아직은 은퇴 발표라고 말씀드리기는 좀 그런 것 같다 “이건 (더) 의논을 해야 하는 부분이고 얘기를 더 해봐야 하기 때문에 단정 지어서 말씀은 못드릴 것 같다”면서 “어쨌든 어느 정도 결정이 난다면 그때 이후에 말씀드릴 수 있도록 하겠다”고 여지를 남겼다.
  • [영상] 물병 모조리 쓰러뜨리고 달린 마라톤 선수 “최악의 비매너” 비난

    [영상] 물병 모조리 쓰러뜨리고 달린 마라톤 선수 “최악의 비매너” 비난

    2020도쿄올림픽의 대미를 장식한 마라톤 경기에서 보고도 믿기지 않는 최악의 스포츠맨십이 포착됐다. 해외 언론의 8일 보도에 따르면 도쿄올림픽 중에서도 ‘비매너 레전드’로 꼽힌 선수는 마라톤 종목에 출전한 프랑스 국적의 모라드 암두니다. 삿포로 오도리 공원에서 시작된 남자 마라톤 경기에 출전한 그는 경기 후반부 ‘본성’을 드러냈다. 당시 암두니와 함께 중거리 주자로 달리던 선수들은 코너를 돌며 코스에 마련된 생수를 하나씩 집어 들었다. 다른 선수들은 다른 선수들의 경로를 방해하지 않으면서 깔끔하게 물병을 집어 들었지만, 암두니 선수는 달랐다. 그는 나란히 서 있던 물병들을 모조리 손으로 쓰러뜨리며 달렸고, 맨 마지막에 남은 물병 하나를 손에 쥔 채 유유히 현장을 떠났다.고의적이든 그렇지 않든, 그의 행동은 폭염과 싸우며 자신과의 싸움을 이어가던 선수들에게 큰 피해를 안겼다. 실제로 이번 올림픽의 마라톤 경기는 날씨와의 싸움이라고 불릴 정도로 우려가 높았다. 이날 경기가 진행된 삿포로의 최고기온은 34℃에 달했고, 습도는 85%였다.이 탓에 다른 몇몇 선수들은 물을 마실 기회를 잃은 채 다음 코스까지 힘겨운 레이스를 펼쳐야 했다. 비록 상위권 선수들이 결승선을 통과할 당시 기온은 30℃ 정도였지만, 습도가 높은 탓에 참가자 30명이 경기 도중 기권하기도 했다.이런 상황에서 암두니 선수의 행동은 올림픽 최악의 비매너라는 비난을 받기에 충분했다. 마라톤 경기에 출전했던 한 호주 선수를 시작으로, 올림픽 정신과는 거리가 멀었던 그의 행동에 쓴소리가 쏟아졌다. 일각에서는 그가 실수로 물병을 쏟은 것으로 보인다고 두둔하기도 했지만, 논란의 중심에 선 당사자는 공식 입장을 내놓지 않았다. 암두니는 이번 올림픽 마라톤 경기에서 16위를 차지했다. 한편 도쿄올림픽 마라톤 경기의 금메달은 케냐의 엘리우드 킵초게(37)가 차지했다. 킵초게는 42.195km 풀코스를 2시간8분38초로 주파, 2회 연속 금메달 획득에 성공했다. 은메달을 획득한 네델란드의 압디 나지예선수보다 80초 이상 앞선 기록이다. 3위 동메달은 벨기에의 바쉬르 압디 선수에게 돌아갔다.
  • ‘귀화 마라토너’ 오주한, 부상 기권… 메달 좌절

    ‘귀화 마라토너’ 오주한, 부상 기권… 메달 좌절

    ‘귀화 마라토너’ 오주한(33·청양군청)이 8일 허벅지 통증으로 도쿄올림픽 마라톤에 기권하면서 한국인으로서 첫 올림픽 메달의 꿈을 접었다. 심종섭(30·한국전력)과 여자 마라톤의 최경선(29·제천시청)·안슬기(29·서울주택도시공사)는 높은 기온과 습도의 악조건 속에서 42.195㎞ 완주에 성공하며 올림픽 유종의 미를 거뒀다. 오주한은 이날 일본 삿포로 오도리 공원에서 열린 도쿄올림픽 육상 남자 마라톤 경기에서 10㎞ 지점까지 선두권이었다. 하지만 그는 13㎞를 지나면서 왼쪽 허벅지에 통증을 느끼며 달리지 못했고 결국 모두 40분 정도만 뛰고 기권했다. 케냐 출신 오주한은 2018년 9월 한국 국적을 얻어 이번 도쿄올림픽에서 처음으로 한국 국가대표 선수로 출전했다. 그의 개인 최고 기록은 2시간05분13초로 “동메달이 목표”라고 의욕을 드러내기도 했다. 하지만 그가 2년 가까이 마라톤 풀코스를 뛰지 않아 실전에서는 어렵지 않겠느냐는 지적도 있었다. 특히 오주한을 발굴하고 그의 한국 귀화를 도운 오창석 마라톤 국가대표 코치가 지난 5월 별세하면서 ‘한국인 아버지’를 잃고 올림픽에 출전했지만 다음을 기약할 수밖에 없게 됐다. 심종섭은 이날 2시간20분36초에 완주하며 49위에 올랐다. 2회 연속 올림픽 출전과 함께 모두 완주에 성공하는 기록을 세우게 됐다. 전날 같은 곳에서 열린 여자 마라톤 경기에서는 최경선이 2시간35분33초로 34위에 올랐다. 최경선은 결승선 600m를 남기고 근육 경련 등으로 도로 위에 쓰러졌지만 다시 일어나 완주하는 등 끝까지 포기하지 않는 모습을 보였다. 또 안슬기도 2시간41분11초로 57위를 기록했다.한편 케냐의 엘리우드 킵초게(아래·37)가 2시간08분38초로 남자 마라톤 2연패에 성공했다. 킵초게의 마라톤 2연패는 역대 세 번째 기록이다. 그는 자신이 보유한 2시간01분39초의 세계 기록과 7분 정도 차이가 있었다. 2위는 아브비 나게예(32·네덜란드), 3위는 바시르 아브디(32·벨기에)였다. 여자 마라톤 우승은 하프 마라톤 세계기록 보유자 페레스 제프치르치르(28·케냐)로 2시간27분20초의 기록이었다.
  • 부상 당한 마라토너 오주한에 “찬물 끼얹네”...MBC 해설 논란

    부상 당한 마라토너 오주한에 “찬물 끼얹네”...MBC 해설 논란

    ‘귀화 선수’ 오주한, 통증에 15㎞ 지점서 기권윤여춘 “이럴 수 있나…명예 걸고 더 성적 내라”네티즌 “선수가 가장 아쉬울 것” 해설 직격마라톤 경기 중 부상으로 중도에 기권한 케냐 출신 귀화 마라톤 선수 오주한에 MBC 해설위원이 “찬물을 끼얹는다”고 언급해 논란이 일고 있다. 8일 오전 일본 삿포로에서 열린 도쿄올림픽 육상 남자 마라톤 경기에 2018년 한국에 귀화한 케냐 출신 마라토너 오주한(33·청양군청)이 출전했다. 오주한은 경기 초반인 10㎞ 지점까지 30분 53초로 지나면서 선두권(6위)에서 달렸으나 13.5㎞ 지점부터 왼쪽 허벅지에 통증이 있는 것처럼 절뚝거리기 시작했다. 결국 오주한은 통증을 참지 못해 15㎞ 지점을 눈앞에 두고 레이스를 중도에 포기했다. 오주한의 올림픽 공식 기록으로는 기권(DNF)이 선언됐다. 그러자 실망한 MBC 해설진의 말실수가 터져나왔다. 윤여춘 MBC 해설위원은 멈춰선 오주한 선수를 향해 “완전히 찬물을 끼얹네요. 찬물을 끼얹어”라고 말하며 한숨을 쉬었다. 그러면서 “이럴수가 있을까. 오주한 선수가 올림픽에서 이봉주 선수의 은메달, 황영조 금메달처럼 또 한번 메달을 바라볼 것이라고 장담을 했다”며 거듭 실망감을 드러냈다. 이에 다른 MBC 중계진이 “메달도 중요하고 레이스도 중요하겠지만 오주한 선수의 건강 상태가 무엇보다 중요하지 않겠나”면서 “오주한 선수가 큰 탈은 없었으면 좋겠다”고 수습했다. 이에 윤 위원은 “기대를 많이 했는데 아쉽다”면서 “어쨌든 마라톤이라는 건 올림픽 하나뿐이 아니고 세계에서 많은 마라톤 대회가 열리니 대한민국 명예를 걸고 더 좋은 성적을 내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MBC 해설위원의 이러한 발언 이후 온라인상에서는 해당 발언을 지적하는 글들이 이어지고 있다. 네티즌들은 “MBC가 또 문제인가. 직원 한 두명의 문제가 아닌 것 같다”, “대놓고 할 말은 아닌 것 같다”, “선수가 가장 아쉬울 텐데 어이가 없다” 등의 반응을 보였다.MBC, 개막식 때도 우크라이나에 ‘최악 사고’ 체르노빌 원전 사진 논란 앞서 MBC는 이번 도쿄올림픽에서 부적절한 사진과 자막 사용 등으로 여러 차례 여론의 뭇매를 맞았었다. 지난달 23일 개막식 당시 우크라이나 선수가 입장할 때 사상 최악의 원전 사고로 기록됐던 체르노빌 원전 폭발 사고 사진을 사용하고, 아이티 선수들이 나올 때도 대통령 암살을 언급하는 등 문제가 되는 설명으로 논란의 대상이 됐다. 또 박성제 MBC 사장이 “신중하지 못한 방송에 대해 머리 숙여 사죄 드린다”며 진화에 나선 이후에도, 지난달 25일 열린 대한민국과 루마니아의 남자 축구 예선전에서 루마니아 선수의 자책골에 “고마워요, 마린”이라는 자막을 달아 또다시 입길에 올랐다. 한편 오주한 선수는 케냐 출신으로 지난 5월 별세한 고(故) 오창석 코치가 발굴한 선수다. 2018년 한국에 귀화한 뒤 2019년 경주국제마라톤대회에서 2시간 8분 48초의 기록을 세워 도쿄올림픽 출전권을 얻었다. 도쿄올림픽에 출전하려면 2시간 11분 30초 이내의 기록이 필요했다. 오주한의 이름은 “오직 한국을 위해 달린다(吳走韓)”는 뜻이다.
  • 킵초게, 남자 마라톤 2연패...심종섭 49위·오주한 기권(종합)

    킵초게, 남자 마라톤 2연패...심종섭 49위·오주한 기권(종합)

    케냐의 엘리우드 킵초게(37)가 올림픽 남자 마라톤 2연패에 성공했다. 8일 킵초게는 일본 삿포로 오도리 공원에서 시작된 2020 도쿄올림픽 육상 남자 마라톤 경기에서 42.195㎞를 2시간08분38초에 달렸다. 이는 자신이 보유한 2시간01분39초 세계 기록과는 7분 정도 격차가 있는 기록이었다. 그러나 킵초게는 “가장 빨리 결승 테이프를 끊으면 된다”며 ‘기록’보다는 ‘순위’에 무게를 뒀고, 결국 우승을 차지했다. 지난 2016년 리우데자네이루올림픽에서도 2시간08분44초로 우승한 킵초게는 아베베 비킬라(에티오피아, 1960년 로마·1964년 도쿄), 발데마어 치르핀스키(독일, 1976년 몬트리올·1980년 모스크바)에 이어 역대 3번째로 올림픽 마라톤 2연패를 달성했다. 2위는 2시간09분58초를 기록한 아브비 나게예(32·네덜란드)가 차지했다. 3위에는 2시간10분00초를 기록한 바시르 아브디(32·벨기에)가 올랐다.2회 연속 올림픽에 출전한 심종섭(30·한국전력)은 2시간20분36초에 완주를 성공하며 49위에 올랐다. 앞서 그는 2016년 리우 올림픽에서 2시간42분42초에 결승선을 통과했다. 앞서 심종섭은 지난 4월 4일 경상북도 예천군에서 열린 도쿄올림픽 마라톤 국가대표선발대회에서 2시간11분24초로 올림픽 기준 기록을 통과했다. 이는 종전 개인기록 2시간12분57초를 1분33초나 앞당긴 기록이었다. 하지만 이번 올림픽에서 개인 기록 달성에는 실패했다.케냐 출신 귀화 마라토너인 오주한(33·청양군청)은 15㎞ 지점 앞에서 허벅지 통증을 느끼면서 기권했다. 오주한은 10㎞ 지점까지 선두권에 자리했다. 그러나 13㎞를 지나면서 왼쪽 허벅지에 통증을 느꼈다. 잠시 숨을 고른 그는 다시 달리려고 했지만 15㎞ 지점을 넘어서지 못하고 레이스를 포기했다. 공식 기록은 기권(DNF)이다. 지난 2018년 9월 한국 국적을 얻은 오주한은 이번 도쿄 올림픽에서 처음으로 한국 국가대표 선수로 뛰게 됐다. 오주한을 발굴하고 그의 한국 귀화를 도운 고(故) 오창석 마라톤 국가대표 코치는 5월 5일 세상을 떠났다. 4월까지 케냐에서 오주한과 함께 훈련하던 오창석 코치는 오주한이 올림픽에서 뛰는 모습을 보지 못한 채 눈을 감았다. 코치와 약속한 메달을 위해 최선을 다해 달리겠다는 포부를 드러냈던 오주한은 아쉽게 대회를 마무리하게 됐다.
  • ‘귀화 마라토너’ 오주한, 부상으로 레이스 중도 포기

    ‘귀화 마라토너’ 오주한, 부상으로 레이스 중도 포기

    케냐 출신 귀화 마라토너인 오주한(33·청양군청)이 부상으로 레이스를 기권했다. 오주한은 8일 오전 7시 일본 홋카이도 삿포로 오도리공원에서 진행된 육상 남자 마라톤 경기에 출전했다. 오주한은 초반 선두권을 유지하면서 순조롭게 출발했다. 오주한은 5㎞ 지점을 15분19초에 통과하면서 106명 중 17위로 달렸다. 이후 페이스를 끌어올리면서 10㎞ 지점을 6위의 기록(30분53초)으로 지났다. 하지만 약 13㎞ 지점에서 햄스트링 부위를 몇 차례 만지며 제대로 뛰지 못한 오주한은 결국 중도 포기했다. 공식 기록은 기권(DNF)이다. 2018년 특별귀화를 통해 한국인이 된 오주한은 이번 올림픽에 처음으로 태극기를 달고 뛰게 됐다. 그는 지난 5월 세상을 떠난 오창석 코치와 약속한 메달을 위해 최선을 다해 달리겠다는 포부를 드러냈지만, 부상으로 아쉽게 대회를 마무리하게 됐다. 한편, 이날 함께 출전한 심종섭(29·한국전력공사)은 25㎞ 지점을 1시간19분18초로 통과하며 현재 56위에 올라 있다.
  • [올림픽 1열] 도시락도 무더위도 너무했던 도쿄올림픽

    [올림픽 1열] 도시락도 무더위도 너무했던 도쿄올림픽

    [중계화면 그 이상의 소식, 올림픽을 1열에서 경험한 생생한 이야기를 전합니다.]‘벤또의 나라’답지 못한 실망스러운 벤또 코로나19 시국에 무사히 치를 수 있을까 걱정되던 올림픽도 어느새 폐막을 남겨두고 있습니다. 제대로 잘 치러지긴 했는지 의문은 남지만 어쨌든 전례 없던 올림픽도 이렇게 마무리되는 분위기입니다. 말도 많고 탈도 많았던 이번 올림픽에서 빼놓을 수 없는 소재가 바로 도시락이 아닐까 하는데요. 지난달 프랑스의 한 기자가 1600엔짜리 햄버거를 혹평하면서 문제가 수면 위로 떠올랐습니다만 일본이 이런 것에 꿈쩍할 나라가 아닙니다. 먹는 거 가지고 장난 치는 게 아닌데 도쿄 올림픽의 도시락은 어땠을까요. 사실 이번 대회에 참가한 취재진에게 곤혹스러운 문제 중 하나가 도시락이었습니다. 일본은 도시락(벤또) 문화가 발달한 ‘벤또의 나라’인데 도시락이 이렇게 부실할 거라곤 상상도 못했습니다. 음식 문제는 선수들도 마찬가지였던가 봅니다. 영국의 경보 선수 톰 보스워스는 트위터에 “우리는 음식다운 음식을 먹을 수 없는가”라며 강하게 불만을 성토하기도 했습니다. 경기가 매일 있으니 대체로 끼니는 경기장 안에서 해결해야 합니다. 경기장마다 대체로 비슷한데 1000엔, 800엔 정도 합니다. 엔화와 원화가 10배 정도 차이가 있으니 엔화 가격에 0을 하나 더 붙이면 원화로 도시락 가격이 계산될 것 같습니다.위의 파스타는 한국이 양궁 금메달을 4개나 수확한 양궁장 프레스센터의 음식입니다. 가격은 800엔. 취재진이 많이 몰리다 보니 1000엔짜리 도시락이 떨어졌다고 해서 어쩔 수 없이 골랐는데 몇 분 기다려야 한다기에 설마 저런 게 나올지 모르고 ‘간편하게 요리를 해서 주는구나’ 싶었습니다. 그러나 그것은 크나큰 착각이었으니 그냥 전자레인지에 데우는 시간이 필요했을 뿐이었습니다. ’ONLY COLD‘ 차갑게 씹히던 고기의 추억 도시락과 관련해 또 한 가지 잊을 수 없는 상처는 차가운 도시락이었습니다. 차갑게 해서 먹는 요리도 있다지만 안 그래도 되는 고기를 차갑게 해서 주는 건 왜 그랬을까요. 혹시 더위를 이겨내라고 일부러 차갑게 주는 걸까요.수영, 다이빙 경기가 열린 아쿠아틱스 센터에서 먹은 1000엔짜리 도시락입니다. 고기와 파스타가 있는데 차갑습니다. 너무 차가운 게 고통스러울 정도여서 용기를 내서 데워달라고 했더니 안 된답니다. 전자레인지가 없어서 그런 줄 알았더니 그것도 아니었습니다. 김서영 선수의 수영 경기가 저녁에 열려서 어쩔 수 없이 도시락을 먹어야 하는 상황이 생겼는데 뭐 먹을까 고민하고 있자니 직원이 벤또 메뉴를 가리키며 ‘ONLY COLD’(차가운 것만 가능)라고 친절히 알려줍니다. 음료수를 보관하면 좋을 것 같은 곳에 도시락이 보관돼 있는 것도 손으로 가리켜 보여줬습니다. 차가운 고기를 먹을 때의 고통이 떠올라 이번엔 다른 메뉴(치킨 커리)를 주문해봤습니다.이 또한 차가울 것을 각오했는데 세상에... 커리는 그렇게나 세상 따뜻할 수가 없었습니다. 왜 더 비싼 도시락은 차갑게 주고 싼 커리는 따뜻한 걸까 물어보고 싶었지만 일본답게 매뉴얼에 그렇다고 할 것 같아 그냥 참기로 합니다. 그나마 치킨도 서럽게 두 조각뿐이어서 한국 가면 치킨부터 시켜먹어야겠다고 다짐했습니다. 도쿄 시내에 있고 그래도 끼니를 때울만한 메뉴가 있는 곳은 다행입니다. 농구 경기가 열리는 일본 사이타마 슈퍼아레나의 프레스센터에는 도시락도 없어 삼각김밥과 빵에 소시지를 끼운 것이 먹을 수 있는 전부입니다.그래도 그나마 올림픽 스타디움은 핵심 시설이라 그런지 괜찮게 팔았습니다. 심지어 따뜻합니다. 모든 경기장이 이렇게 팔았으면 괜찮았을 텐데, 같은 1000엔에 이렇게 차이가 나는 것을 보며 아쉬운 생각이 들었습니다.이번 올림픽 기간 내내 주변의 여러 취재진이 “도시락 물린다”는 이야기를 했습니다. 뉴욕 타임즈나 CNN 등 해외 언론은 일본의 편의점 도시락에 감명받은 듯하지만 편의점 도시락은 한국 취재진에게 대단한 음식이 아닙니다. “우와”하는 것도 하루 이틀 정도입니다. 그나마 한국 선수단 부단장인 최윤 럭비협회장이 취재진을 위해 제공한 장어덮밥은 한 줄기 빛이었습니다. 일본 도시락 하면 이런 도시락을 원했던 건데 참 아쉬운 일입니다.해도 너무했던 도쿄의 살인적인 무더위 올림픽에서 너무한 건 도시락만이 아닙니다. 무더위는 정말 최악이며 해도 너무합니다. 도쿄올림픽은 정말 어쩌자고 여름에 연 걸까요. 도쿄에 와서 새까맣게 탄 채로 돌아가게 생겼습니다. 도쿄올림픽이지만 도쿄의 폭염 때문에 올림픽의 꽃 마라톤은 삿포로에서 합니다. 그런데 삿포로마저 예상치 못한 무더위가 덮쳐서 7일 열린 여자 마라톤은 예정보다 한 시간 당겨 새벽 6시에 시작했습니다. 사람을 새벽 6시부터 42.195㎞나 뛰게 하다니 너무한 거 아닌가요. 참고로 리우 올림픽은 오전 9시 30분에 시작했습니다.특히 야외에 햇빛을 고스란히 받는 경기장은 선수들도 고통스러울 정도입니다. 대표적으로 비치발리볼은 선수들이 시작하자마자 땀을 뻘뻘 흘리는 것은 기본이고 물도 엄청 자주 마시는 모습을 봤습니다. 현장에서 듣기로는 오후 경기의 경우 선수들이 모래가 뜨거워 고통을 호소했다고 합니다. 처음에는 저녁 경기가 열려 온도가 얼마나 되나 보러 갔더니 꽤 시원한 26도 정도가 나왔습니다. 마침 옆에 있던 일본 기자에게 날씨 이야기를 묻자 “낮 경기는 정말 뜨겁다. 차라리 오전에 오는 게 좋을 것”이라고 해줘서 낮 경기는 안 가봤습니다.여름에 고온다습한 한국에 사는 사람 입장에서 볼 때 폭염 올림픽은 예상됐던 바입니다만 외국은 모르고 당한 분위기입니다. 한국 사람이 한국과 위도가 비슷한 포르투갈, 알제리, 아프가니스탄, 이란 등의 여름 날씨가 어떤지 모르는 것과 마찬가지가 아닐까 합니다. 일본은 올림픽을 치르기 위해 도쿄의 무더위를 속였고 해외 여러 언론이 폭염 올림픽에 대한 비판을 이어갔습니다. 이 와중에 눈치 없는 이노세 나오키 전 도쿄도지사는 “여름은 원래 덥다”면서 이스탄불, 마드리드 등 개최 경쟁지를 예로 들어 비판을 사기도 했습니다.음식 문제와 폭염은 직접 겪은 심각한 문제였지만 아마 다른 문제도 많지 않았을까 합니다. 그럼에도 일본의 바람대로 어찌저찌 폐막까지 오게 됐으니 일본은 이 많은 문제를 뒤로하고 ‘코로나19 시국에 전 세계에 희망을 보여줬다’고 자화자찬하지는 않을까 걱정됩니다. 그래서는 안 될 올림픽인 것 같습니다.
  • 탈진해 휠체어 실려갔다… 무더위와 싸운 여자마라톤

    탈진해 휠체어 실려갔다… 무더위와 싸운 여자마라톤

    7일 오전 7시에 열릴 예정이던 올림픽 여자 마라톤 경기 시간은 1시간 당겨져 열렸다. 이날 삿포로의 최고 기온은 34도, 습도는 85%에 달했다. 예상대로 불볕더위로 탈진하는 선수가 속출했다. 조직위는 2시간여 동안 밖에서 러닝을 해야 하는 마라톤 종목 선수들의 건강을 우려해 도쿄보다 평균 기온이 5~6도 낮은 삿포로로 마라톤 개최지를 옮겼지만 ‘21년만의 폭염’으로 삿포로는 도쿄보다 더 더웠다. 조직위는 14군데에 급수 테이블을 설치하고 얼음 주머니와 구급차를 준비했다. 이날 88명의 마라토너가 출발선에 섰고, 73명이 결승선을 통과했다. 15명은 레이스를 마치지 못했다. 한국은 최경선(제천시청·29)과 안슬기(SH공사·29)가 출전했고 지쳐 쓰러지면서도 결승선을 통과했다. 최경선은 2시간35분33초로 34위에 올랐고, 레이스를 마치고 도로 위에 그대로 탈진해 휠체어에 실려 휴식 장소로 이동했다. 안슬기(29·SH공사)는 2시간41분11초로 57위를 했다. 안슬기가 결승을 통과할 때 삿포로의 기온은 섭씨 30도였다.도쿄올림픽 여자 마라톤은 ‘하프 마라톤 세계기록 보유자’ 페레스 제프치르치르(28·케냐)가 2시간27분20초에 레이스를 마치며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제프치르치르는 ‘세계기록 보유자’ 브리지드 코스게이(27·케냐)와 40㎞ 지점까지 경쟁했고,막판 스퍼트로 코스게이를 따돌렸다. 코스게이의 기록은 2시간27분36초였다. 몰리 자이델(27·미국)은 2시간27분46초로 동메달을 차지했다. 미국 여자 마라토너가 올림픽에서 메달을 딴 건, 2004년 디나 캐스터(동메달) 이후 17년 만이다.
  • [열린세상] 운동하는 여자들/조이한 아트에세이스트

    [열린세상] 운동하는 여자들/조이한 아트에세이스트

    뉴스나 볼까 하고 틀었던 TV에서 올림픽 남자 높이뛰기 결승전을 하고 있었다. 도구의 도움 없이 인간이 사람 키를 훌쩍 넘는 높이를 넘는 놀라운 장면에 매료됐다. 그러다 보게 된 장면. 한 남자 선수가 트랙에 대(大) 자로 뻗은 채 휴식을 취하고 있었다. 긴장을 푸는 나름의 방법이었다. 그 장면은 하나도 이상하지 않았지만 의문이 들었다. 만약 여자 선수가 운동장에서 저렇게 다리를 있는 대로 벌리고 누워 있었다면 무슨 일이 벌어졌을까? 조신하지 못하다, 남사스럽다, 페미냐? 메달 뺏어라… 하는 소리가 나왔을지도 모르겠다. 또 하나의 장면. 그 선수들은 소매가 없는 운동복을 입고 있었는데 경기 전에 팔을 올려 관중으로부터 박수를 유도하는 제스처를 취하곤 했다. 들어 올린 팔과 함께 무성한 겨드랑이털이 보였다. 누구도 그 털에 신경 쓰지 않았고, 그건 매우 자연스러웠다. 나는 또 질문이 떠올랐다. 여자 선수들 가운데 저렇게 겨드랑이털을 무신경하게 보이는 사람이 한 명이라도 있었던가? 여자 선수들도 소매 없는 유니폼을 입지만 어디서도 털을 본 기억이 없다. 예전에 책에도 쓴 내용이지만 서양 미술에서는 19세기 중반이 되기까지 여성의 누드에 털을 그리지 않았다. 남자들이 생각하는 여성의 이상적인 몸에는 털이 없었기 때문이다. 어느 문화권에서는 지금도 여성이 머리털을 드러내서는 안 된다. 아직 세상은 공평하지 않다. 카메라 앞에서, 운동 경기에서 아무렇지 않게 다리를 벌리고 눕고 겨드랑이털을 보이고 누군가 자신을 보든 말든 신경 쓰지 않고 오직 경기에만 집중하는 듯 보이는 남자들과 몸에 딱 붙거나 몸매를 드러내는 유니폼을 입어야 하고, 겨드랑이털도 제거해야 하며, 아무리 땀을 흘리더라도 화장을 하고, 인터뷰할 때 상냥한 표정을 지어야 하는 여자 선수들은 기본 출발선이 다르다. 누가 그러라고 했냐고? 당장 기사 검색만 해봐도 우리 사회가 여자 선수들에게 어떤 잣대를 들이대는지 줄줄이 나온다. ‘골 때리는 여자들’이라는 예능 프로를 본다. 축구를 처음하는 여자들이 공을 차면서 생의 희열을 느끼고 승부욕에 불타며 운동에 열정을 느끼는 과정들이 재밌고 감동적이다. 월드컵도 안 보는 내가 여자축구 예능 경기를 보면서 울고 웃는다. 프로선수들의 화려한 기술과 속도와 힘은 없지만, 나이 많은 사람도 있고 아이를 낳은 사람도 있으며 직업상 매 끼니 식사량을 극단적으로 조절해야 하는 사람도 있는 여자들의 운동경기가 더욱 대단하다고 느끼는 건 그녀들이 브라를 하고 뛰고 있을 것이기 때문이다. 언젠가 브라가 너무나 답답해서 스포츠 브라는 편하지 않을까 싶어 매장에서 입어 봤다가 기겁을 한 적이 있다. 스포츠 브라는 몸 움직이기 편한 브라가 아니라 더욱 가슴을 죄어 흔들리지 않도록 하는 것임을 알게 됐다. 올림픽에 나온 여자 선수들도 남자들은 단 하루도, 아니 단 몇 시간도 버티지 못할 그 브라를 하고 초집중을 해서 뛰고, 차고, 쏘고, 들고, 찌르고, 구르고, 난다. 대단하지 않은가. 12살인 여조카가 있다. 운동을 잘한다. 수영을 시켰더니 선수 만들 생각 없냐는 제안을 받았다. 기계체조도, 암벽등반도 겁없이 잘하며 춤으로 감정을 표현한다. 내가 어릴 적만 해도 여자는 운동을 잘하는 게 자랑이 아니었다. 축구나 야구는 남자들만 하는 운동이었고, 달리기를 비롯한 모든 운동은 ‘당연히’ 남자가 더 잘하며, 역도를 한다는 건 상상조차 할 수 없었다. 지금이야 여자도 못 하는 운동이 없으며 근육질 몸매를 자랑스럽게 여기지만 불과 몇 년 전만 해도 여성의 몸은 근육 없이 매끈해야 하고 마를수록 아름답다고 여겼다. 여자는 혼자 있을 때는 장롱도 옮기지만 남자 앞에서는 물병도 못 따는 척해야 한다고 했다. 힘이 센 것을 부끄럽게 여기는 여자들의 이야기는 지금도 라디오 사연으로 올라온다. 여자가 정식으로 마라톤 대회에 참가할 수 있게 된 건 1972년이고, 올림픽 여자 마라톤의 시작은 1984년이다. 사람의 신체가 성별에 따라 본질적으로 다르다는 생각에서 오랜 세월 축적된 인식이나 사회 문화적, 경제적 조건에 따라 ‘만들어지는 것’이라는 걸 인류가 알게 된 것은 놀랍게도 그리 오래전의 일이 아니다.
  • 철인도 토한 도쿄 폭염…‘더’ 더운 삿포로 마라톤 어쩌나

    철인도 토한 도쿄 폭염…‘더’ 더운 삿포로 마라톤 어쩌나

    지난달 26일 도쿄에서 열린 올림픽 트라이애슬론 남자부 개인전에서는 결승선을 통과한 선수들이 쓰러지거나 토하는 일이 벌어졌다. 올림픽 유치를 위해 도쿄의 여름을 온화한 날씨로 포장한 일본의 설명을 믿은 선수들은 기록적인 폭염에 힘겹게 경기를 소화하고 있다. 국제올림픽위원회(IOC)가 이를 몰랐던 것은 아니다. 2019년 올림픽 기간 도쿄의 무더위가 (육상) 선수 안전을 현저히 위협할 수 있다고 지적했고, 일본은 마라톤 경기를 최북단 광역자치단체인 홋카이도 삿포로시로 옮겨 열기로 했다. 그러나 삿포로의 기온이 심상치 않다. 일본 기상청에 따르면 마라톤 경기의 출발지인 오도리공원이 있는 삿포로시 주오구의 최근 낮 최고 기온은 34.4도를 기록해 평년보다 7.2도 높았다. 같은 날 도쿄의 낮 최고 기온이 32.9도 보다 1.5도 높았다. 마라톤이 열리는 7일, 8일 오전 7시 삿포로의 낮 최고기온은 각각 34도, 32도에 달할 것으로 보인다. 마라토너들은 무더위 속에 2시간 남짓을 뛰어야 한다. 조직위는 마라톤 코스에 14군데의 급수 테이블을 설치하고 이 가운데 9곳에는 얼음주머니도 준비한다고 밝혔다. 출발·도착지인 오도리 공원에 얼음 욕조를 설치하고 구급차가 선수들을 따라갈 예정이라고 설명했다.“일본은 날씨에 대해 거짓말했다” 미국 야후스포츠 칼럼니스트 댄 웨트젤은 “일본은 날씨에 대해 거짓말을 했고 그 대가를 선수들이 치르고 있다”며 조직위원회와 IOC를 질타했다. 일본 아사히신문은 “삿포르 시내에 21년 만에 이상 폭염이 관측됐다”라고 말했다. 미국 CNN은 “10월에 개막한 1964년 대회와 달리 2020년 대회가 여름에 열린 이유는 중계권과 시청률을 선수 안전보다 중시한 IOC의 욕심 탓”이라고 지적했다. 영국의 육상 경보 선수인 톰 보스워스(24)는 최근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서 “삿포로 생활은 감옥 같다”고 토로하기도 했다. 보스워스는 “이곳의 음식은 정말 엉망이고, 생활용품도 부족해 보인다”며 “이곳에 온 선수들은 경기에 출전하기 전에 더 격한 생존 경쟁을 해야 한다”고 전했다.푹푹 찌는 날씨 기록에 도움될까 뉴욕타임스(NYT)는 일본의 푹푹 찌는 날씨가 육상 선수들이 기록을 단축하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다고 분석했다. 고온다습한 날씨가 선수들의 근육을 유연하게 움직이게 하고, 공기 중의 저항력을 떨어뜨릴 수 있다는 것이다. 환경생리학자 로버트 채프먼은 “27∼32도에서 단거리 선수의 기록이 더 좋아질 것”이라며 “도쿄와 같은 해수면 근처의 도시에서는 열과 습도의 결합으로 공기 밀도가 낮아져 저항력을 줄일 것”이라고 설명했다.
  • 코로나 시대 혼자 달리고 같이 즐기는 ‘버츄얼 런’ 뜬다

    코로나 시대 혼자 달리고 같이 즐기는 ‘버츄얼 런’ 뜬다

    코로나19로 ‘비대면 마라톤’ 인기마라톤 참가할 때마다 후원·기부도 할 수 있어‘건강’도 챙기고 ‘의미’도 추구하는 버츄얼 런코로나19가 일상이 되면서 스포츠의 풍경도 달라졌다. 같은 장소에 모여 함께 달리던 마라톤만 하더라도 대면 행사는 취소하는 추세다. 대신 각자 편한 장소에서 뛰고 온라인 상에서 달리기 기록을 공유하며 연대감을 갖는 ‘버츄얼 런’이 각광받고 있다. 카카오의 사회공헌 플랫폼인 ‘카카오같이가치’는 광복 76주년을 맞아 8월 한 달 동안 ‘2021 버츄얼 815런’을 진행한다고 4일 밝혔다. 참여하고 싶은 사람은 누구나 인스타그램에 해시태그(#2021버츄얼815런 #2021잘될거야대한민국 #카카오같이가치)와 완주한 사진을 올리면 된다. 지난 1일부터 시작한 ‘815런’ 캠페인은 인스타그램 인증에 참여한 사람만 이날 오전 11시까지 1000명에 가까울 정도로 관심이 집중됐다. 캠페인을 함께 진행하는 가수 션과 축구선수 이영표, 배우 임시완 등도 많은 연예인들도 직접 달리고 인증 사진을 올렸다. 버츄얼 런은 달리는 사람이 원하는 시간과 장소를 정해 일정 거리를 뛰는 비대면 마라톤이다. 여기에 GPS가 내장되어 있는 스마트 기계로 자신이 뛴 구간을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 올리면서 ‘완주’를 인증하는 방식이다. 코로나19로 함께 달리지 못하는 물리적 환경을 뛰어 넘어 ‘각자 뛰고 함께 하는’ 점이 버츄얼 런의 특징이다. 또한 단순한 비대면 마라톤에 그치지 않고 사회적 기부에 동참할 수 있는 캠페인형 비대면 마라톤이 늘고 있다. 주최 측이 참여한 인원 수만큼 기부금을 적립하거나 개인의 참가비를 모금해 기부함으로써 참여자들이 뜻 깊은 의미를 공유할 수 있는 것이다. 카카오가 후원하는 815런 캠페인은 참여자가 인스타그램에 인증한 건수마다 815원을 기부해 독립유공자 후손을 위한 집짓기로 활용할 예정이다. 마라톤 코스도 3.1㎞, 4.5㎞, 8.15㎞ 중 한 코스를 선택해 달리는 방식인데, 각 코스는 삼일절과 광복을 되찾은 해(1945년), 광복절의 의미를 담았다.개인이 운영하는 ‘런 포 아워 히어로즈’는 지난 2일부터 오는 15일까지 ‘제2회 그날의 용기 버츄얼런’을 진행하며 참가비 수익금을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들을 후원할 예정이다. 주최 측은 지난 5월에도 ‘119런 버츄얼 마라톤’을 기획해 참가 수익비를 암투병 중인 소방관에게 기부했다. ‘런 포 아워 히어로즈’ 운영자 장도희(24)씨는 “취미가 마라톤이었고, 소외계층에 대해 알리고 싶다는 마음이 맞아 버츄얼 런을 기획하게 됐다”며 “저소득층 청소년 생리대 지원을 위한 버츄얼 런 캠페인을 진행한 적이 있었는데, 전국 10곳의 지역 아동센터에 실제로 자판기를 설치하고 아이들이 쓰는 걸 직접 보고 이 캠페인도 하게 됐다”고 말했다. 장 씨는 “마라톤은 참여하는 연령대도 다양하고, 개인적으로 좋아하는 일과 의미있는 일을 함께 할 수 있다는 점이 버츄얼 런의 장점”이라고 덧붙였다.
  • “음식도 엉망, 감옥같다” 올림픽 저격한 英선수

    “음식도 엉망, 감옥같다” 올림픽 저격한 英선수

    “IOC는 올림픽을 열어 엄청난 돈을 벌면서 경기를 앞두고 먹는 음식이 겨우 이 정도인가. 우리는 음식다운 음식을 먹을 수 없나.” 영국 육상 경보 선수 톰 보스워스(24)가 IOC와 올림픽 개최국 일본의 부실한 선수 지원에 분노했다. 도쿄의 폭염 때문에 IOC는 육상 종목인 마라톤과 경보 경기를 일본 북부 홋카이도 삿포로 오도리 공원에서 열도록 했다. 도쿄올림픽 조직위는 삿포로에 도착한 경보, 마라톤 선수들에게 ‘철저한 격리 생활’을 요청했다. 보스워스는 오는 5일 오후 4시 30분에 열리는 경보 남자 20㎞ 경기를 준비하기 위해 삿포로에 머물며 “삿포로 생활은 감옥 같다”고 토로했다. 그는 트위터에 “삿포로에 온 걸 환영한다. 이곳에서는 경기에 출전하기 전에 생존 경쟁을 해야 한다”고 비꼬았다. 현재 화제가 된 IOC 비판글은 삭제됐지만 관련 기사가 링크로 걸려있다. 보스워스는 “음식이 엉망이다. 차갑고 양도 부족하다. 그럼에도 선수들은 규칙을 지키며 고군분투하고 있다”고 씁쓸해했다.
  • [박상익의 사진으로 세상읽기] 김교신, 손기정의 스승/우석대 역사교육과 명예교수

    [박상익의 사진으로 세상읽기] 김교신, 손기정의 스승/우석대 역사교육과 명예교수

    1936년 8월 나치 독일의 베를린에서 올림픽이 열렸다. 그보다 한 해 전인 1935년 11월 3일 일본에서는 베를린올림픽 출전 마라톤선수 선발대회가 도쿄의 메이지신궁(明治神宮) 경기장과 로쿠고바시(六鄕橋)를 왕복하는 코스에서 열렸다. 이른바 메이지신궁경기대회다. 이 대회에서는 마라톤 외에 축구, 야구, 농구 등의 경기도 치러졌다. 이날 양정고보 학생 손기정(1912~2002)은 2시간26분42초라는 세계 최고 기록을 세우고 베를린올림픽 출전권을 따냈다. 양정고보 교사 김교신(1901~45)은 농구부 감독 자격으로 대회에 동행했다. 손기정은 경기 시작 전 김교신에게 특별한 부탁을 한다. “선생님, 제가 뛸 때 일정한 거리 앞에 자동차를 타고 응원하시면서 선생님의 얼굴이 제게 보이도록 해 주십시오.” 당시에는 반환점을 지난 후 일정 구간에서 응원단이 선수들 앞에서 자동차를 타고 가며 응원하는 게 허용됐다. 김교신은 손기정의 요청을 듣고 ‘설마 선생 얼굴 보는 일이 손군의 뛰는 다리에 힘이 될까?’ 하고 반신반의했지만, 그의 말을 듣는 순간부터 ‘손군은 교사의 심장 속에 녹아 하나가 되어 버렸다’고 술회한다. 택시 뒷자리에 앉아 고개를 뒤로 돌린 채 달리는 손기정을 응원하는 내내 김교신의 두 뺨에는 눈물이 흘렀다. 김교신은 이렇게 기록했다. “로쿠고바시 절반 지점에서부터 종점까지 차창에 얼굴을 보이고 응원하는 교사의 양쪽 뺨에는 멈출 줄 모르는 뜨거운 눈물이 시야를 흐리게 하니, 이는 사제(師弟) 합일의 화학적 변화에서 발생하는 눈물이었다. 그 결과가 세계 기록이었다.” 이듬해 손기정은 베를린에서 마라톤 영웅이 되지만, 1936년 8월의 ‘일장기 말소 사건’으로 졸지에 감시 대상으로 전락한다. 1936년 10월 8일 여의도 비행장으로 개선 귀국한 손기정 주변에는 경찰이 좍 깔려서 환영 나온 군중과의 접촉을 막았다. 비행기에서 내린 손기정을 칼 찬 경관과 사복형사가 마치 죄인을 연행하듯 양쪽에서 붙잡고 끌고 갔다. 손기정의 쾌거가 민족 감정에 불을 댕겨 반일 시위나 독립운동으로 번질까 두려웠던 것이다. 1937년 2월 7일 졸업을 앞둔 손기정이 정릉의 김교신 자택을 방문한다. 양정 졸업 후 두부 장사를 하겠다고 선생에게 고하자 김교신은 “만일 서울서 개업하거든 우리 집에도 배달해 달라”고 부탁한다. 통한의 세월이었다.
  • 올림픽 단거리 육상 선수들 “도쿄 폭염이 좋아”

    올림픽 단거리 육상 선수들 “도쿄 폭염이 좋아”

    폭염 속 치러지는 도쿄올림픽에 출전한 단거리 육상선수들이 푹푹 찌는 도쿄의 날씨를 오히려 반기고 있다고 뉴욕타임스가 29일 전했다. 미국 남부, 중미 등 따뜻한 날씨에서 훈련을 하는 선수들이 더운 날씨에 익숙한 데다 온도가 높아질수록 단거리 선수들의 폭발적인 파워를 끌어올리는 데 영향을 미치는 근육이 빠르게 유연해지기 때문이다. 오는 30일부터 본격적으로 시작되는 ‘하계올림픽의 꽃’ 육상 종목은 올림픽 마지막날인 다음달 8일 훗카이도 삿포로에서 열리는 마라톤을 제외하고 뜨거운 태양이 작렬하는 도쿄에서 치러진다. 연일 30도를 웃도는 살인적인 폭염은 테니스, 트라이애슬론 등 야외 경기를 치러야 하는 선수들의 경기에 악영향을 미치고 있지만 100m~400m 트랙을 달리는 단거리 종목 출전 선수들은 그 어느 대회보다 도쿄에서의 기록 단축을 기대하고 있다. 과학자들은 더운 날씨가 선수들을 심리적으로 편하게 해줄 뿐만 아니라 운동신경을 활성화하는데도 영향을 미친다고 본다. 온도가 높아질수록 ATP로 알려진, 에너지 생성 분자를 방출하는 세포가 활성화된다는 것이다. 이는 운동 능력을 향상시키고 단거리 선수의 보폭도 증가시켜 기록 단축으로도 이어질 수 있다. 인디애나 대학의 환경 생리학자인 로버트 채프먼은 “단거리 육상 경기에서 스프린터에게 가장 좋은 온도는 28~32도”라고 말했다. 또 뜨겁고 습한 공기는 차가운 공기보다 밀도가 낮다. 더 더운 날씨에 야구공을 칠 때 더 멀리 이동하는 것과 마찬가지로 온도가 올라갈수록 공기 중의 가스 분자는 더 빠르고 더 멀리 떨어져 이동하며 움직이는 물체에 대한 저항을 낮춘다. 채프먼은 “도쿄와 같이 해수면 근처에서는 열과 습도의 결합으로 공기 밀도가 약 3% 감소할 것”이라고 말했다. 육상 스타들이 평소에 미국 남부의 텍사스주, 자메이카 등 따뜻한 날씨에서 훈련을 하는 것도 이 같은 이유다. 특히 열은 근육에 대한 워밍업 장치 역할을 하기 때문에 따뜻한 날씨에서 경기 전 운동을 하면 근육을 빠른 속도로 유연하게 만들 수 있다. 남자 100m 금메달 후보인 미국의 트레이본 브로멜도 “따뜻한 날씨일 때, 나는 내 경주 계획과 전술에 확실하게 집중할 수 있다”면서 “몸이 시원해지면 몸이 따뜻해지기 위해 마음이 흔들리는 것 같다”고 말했다. 남자 400m 허들 금메달 후보인 미국의 허들 라이 벤자민은 “경기 때에는 근육이 빠른 속도로 발사될 필요가 있다”면서 “온도가 낮으면 무의식적으로 추운데 내 자신을 다치게 하고 싶지 않다는 생각이 든다”면서 뜨거운 도쿄 날씨를 반겼다.
  • “엄마라서 당연한 건 없어… 힘들 땐 죄책감 내려놓고 쉬어라”

    “엄마라서 당연한 건 없어… 힘들 땐 죄책감 내려놓고 쉬어라”

    ‘육아’는 흔히 ‘마라톤’에 비유된다. 처음부터 전력질주하듯 온 힘을 쏟지 말고 적당히 여유를 가져야 한다는 뜻으로, 출산 후 이른바 ‘멘붕’(멘털 붕괴)에 빠진 초보 엄마들 사이에서 회자되고 있다. 특히 산후우울증을 겪는 산모일수록 잠깐이라도 자신만의 시간을 갖는 등 ‘페이스 조절’이 필요하다. 산후우울증에 빠진 산모 스스로의 마음가짐 못지않게 남편과 주변 가족들의 관심과 역할도 중요하다. ‘엄마니까 참아’라며 희생을 강요하기보다는 “도와줄게”, “잠깐 바람 좀 쐬고 와”라는 따뜻한 말 한마디를 건네는 것만으로 큰 도움이 될 수 있다. 서울신문은 28일 산후우울증을 치료하고 상담해 온 전문가 5명에게 ‘산후우울증 산모에게 전하고 싶은 조언’을 들었다. 전문가들은 산모들이 육아, 집안일 등의 중압감에서 벗어나고 배우자나 가족 구성원에게 어려움을 털어놔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엄마가 먼저 행복하세요” 서호석 강남차병원 정신건강의학과 교수는 “너무 지치고 힘들고 육아가 힘겹게 느껴지면 믿을 만한 사람에게 아기를 맡기고 자신만의 시간을 가져야 한다”면서 “죄책감을 가질 필요가 없다”고 당부했다. 이어 “불안정한 상태에서 아기를 돌보는 것보다 잠시 휴식의 시간을 갖고 안정을 찾는 것이 아기뿐 아니라 가족 모두에게 이롭다”고 덧붙였다. 그는 “아기가 잘 때는 되도록 같이 자야 한다”며 “자신의 감정이나 증상에 대해 이야기할 사람을 찾으라”고 조언했다.산모 스스로 ‘완벽하게 해야 한다’, ‘아기에게 조금이라도 이상이 생기면 내 탓이다’ 등의 생각에 얽매이지 말고 부담을 내려놔야 한다는 의견이 많았다. 신용욱 서울아산병원 정신건강의학과 교수는 “병원을 찾는 분들 중에는 ‘잘 키워야 할 것 같은데 방법을 모르겠다’고 하는 경우가 많다”면서 “다 잘하고 있는데 본인이 할 수 있는 선에서 부족하다고 느끼고 자격이 없다고들 한다”고 전했다. 이어 신 교수는 “이들에게 ‘아기한테 너무 신경 쓰지 말라’는 이야기를 많이 한다”며 “본인 스스로 좋아져야 아기에게도 도움이 되지 않겠는가”라고 강조했다.전준희 정신건강복지센터 협회장은 “상담 과정에서 본인이 부모의 자격이 없다는 이야기를 많이 듣는다”면서 “육아에는 정답이 없으며 이미 충분히 좋은 엄마라는 메시지를 전한다”고 말했다. 그는 “엄마가 행복해야 아이도 행복하다. 엄마의 몸을 먼저 편안하게 만들어야 한다”며 “아이에게 한 끼 정도는 대충 먹여도, 집이 어질러져 있어도 괜찮다”고 당부했다. 육아 자체가 마라톤이니 전력질주를 하지 말라는 뜻이다.●“걱정과 불안을 충분히 공감해 주세요” 친구, ‘조동’(조리원 동기) 등 비슷한 상황에 있는 산모들과 대화를 나누고 정보를 교류하는 것도 도움이 될 수 있다. 자신의 감정에 공감하고 고민을 나눌 친구가 있다는 것만으로도 정서적으로 큰 힘이 되기 때문이다. 김선미 중앙대병원 정신건강의학과 교수는 “가까운 가족조차 알아주기 어려운 임산부의 고민과 생각, 체험을 같은 임산부인 친구들은 이해하고 알아줄 수 있다”며 “온라인 커뮤니티에서 같은 고민을 겪는 사람들과 이야기를 나누며 공감을 주고받는 것도 좋다”고 설명했다. 김 교수는 “임신 및 출산 전후 신체의 변화, 출산 과정에 대한 공부를 미리 해 두면 신체적·정서적 변화에 빠르게 적응할 수 있고 막연한 공포감이나 불안감을 줄일 수 있다”고 말했다. 이와 함께 남편 등 주변인은 산후우울증 산모가 겪는 감정 변화 등을 이해하고 공감해 주고, 안정을 위해 격려와 위안을 아끼지 말아야 한다는 게 전문가들의 공통된 의견이다. 김 교수는 “산모의 갑작스런 외모 변화, 출산의 고통 및 육아에 대한 두려움 등에 대한 걱정과 불안에 대해 주의 깊게 경청해야 한다”며 “출산 후 적어도 일주일에 하루, 다만 반나절이라도 산모에게 온전히 쉴 수 있는 시간을 주기 위해 함께 노력해 달라”고 조언했다.무조건 엄마에게 희생을 강요하면서 우울증이 생긴 책임을 산모에게 돌려선 안 된다는 지적도 있다. 백종우 경희대병원 정신건강의학과 교수는 “우리 사회가 핵가족·산업화되다 보니 부모님 세대에서는 엄마의 희생이 당연하다고 여겼다”면서 “요즘 산모가 겪는 우울은 이전보다 더 심각한 문제”라고 밝혔다. 그는 “주변에서 ‘약해서 그렇다’, ‘무책임하다’고 받아들이면 갈등이 커진다”고 덧붙였다. ●“용기 내서 치료받으면 훨씬 좋아져요” 산후우울증은 숨기고 혼자 끙끙 앓으면 더 문제가 심각해질 수 있다. 따라서 전문가들은 우울감 때문에 아이를 돌보기 어려울 정도라면 가족에게 빨리 알려 도움을 청하고, 전문가의 상담을 받기를 권유했다. 서 교수는 “방치할 경우 이후 재발성 우울증을 겪는 경우가 많고 아이의 발달 및 가족 관계에도 악영향을 끼친다”며 “산모의 정신 건강 관리가 매우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김 교수는 “다른 사람들은 다 잘 이겨 내는데 나만 힘들어하는 것 같다며 스스로를 나약하다고 생각하고 병원 치료를 창피하게 생각하는 경우가 있다”며 “산후우울증은 10명 중 1~2명이 겪는 매우 흔한 증상이고 치료를 통해 훨씬 좋아질 수 있다는 사실을 잊지 말아야 한다”고 설명했다. 산후우울증을 경험한 유명인 등이 적극적으로 목소리를 내 사회적 관심을 불러일으켜야 한다는 의견도 나왔다. 병원 가기를 꺼리는 산모들에게 적절한 치료를 받아야 한다는 메시지를 전달해야 한다는 주장이다. 신 교수는 “가수 김장훈이 공황장애로 인한 정신과 치료를 커밍아웃했었다”면서 “산후우울증을 겪고 치료를 받은 연예인이나 사회 지도층이 캠페인 등으로 ‘사실 나도 도움을 받았다’고 하면 불안에 떠는 분들이 많이 용기를 낼 것 같다”고 밝혔다.
  • 10분에 핫도그빵 76개 해치운 그에게선 그 냄새가 난다?

    10분에 핫도그빵 76개 해치운 그에게선 그 냄새가 난다?

    “10분에 핫도그빵 76개를 먹는다고? 네 몸에서 그 냄새가 나는 것 같은데?” 왜 안 그렇겠는가? 세상에서 가장 미련한 이들의 경연으로 생각되곤 하는 미국 네이선스 핫도그 먹기 대회를 14차례나 우승한 조이 체스넛(37)이 이런 얘기를 곧잘 듣는다고 27일 (이하 현지시간) 인사이더 닷컴에 털어놓았다. 대회가 끝나면 미친 사람처럼 땀이 삐질삐질 난단다. 또 대회를 마친 뒤 이틀 정도는 흘러야 몸이 정상으로 돌아오는 느낌이 든다고 했다. 이 미련한 대회를 왜 미국 독립기념일에 하는지도 늘 궁금한 대목이다. 그의 답은 “대부분의 사람들이 추수감사절을 지낸 뒤에는 (별다른 이벤트가 없이 8개월이 흘러) 심심해서 그러는 것 같다” 였다. 그는 지난 4일 뉴욕의 코니 아일랜드에서 열리는 대회에서 10분에 핫도그빵 76개를 집어 삼켜 자신의 종전 기록(75개)을 고쳐 쓰며 수성에 성공했다. 최근에는 그도 전국 핫도그의 날에 4만 파운드(1만 8144㎏)의 고기를 기증하는 캠페인 단체 ‘네이선스 페이모스(유명인)’에도 가입했다. 그렇게 짧은 시간 엄청난 양의 핫도그빵을 먹는다면 두 번 다시 쳐다볼 것 같지 않은데 그는 지금도 핫도그를 수시로 먹고, 특히 치즈 휘즈(Cheez Whiz) 제품을 좋아한다니 놀라울 따름이다. 몸에서 핫도그 냄새가 난다는 사람들의 반응에는 “난 진짜 못 맡겠더라. 하지만 땀은 정말 많이 나 끈적거리고 미끌거릴 정도다. 여자친구는 다른 냄새가 난다고 하더라”며 웃었다. 그는 매체와의 인터뷰를 마치면서 “집중하고 평정을 유지하는 데 도움이 된다”며 호텔에 돌아가 낮잠을 푹 자고 싶다고 했다. “경기 뒤엔 녹초가 된다. 대체로 처음 하는 일은 목을 축이거나 잠을 자는 것이다. 할 수 있는 한 빨리 낮잠을 잔다”고 했다. 대회가 끝나고 4시간쯤 지나야 ‘자연스러운 생체리듬이 돌아가기 시작한다’고 했다. 그는 이 모든 일이 자연스럽다며 “음식을 많이 넘기면 목욕탕에 가고 싶어진다”고 했다. 대회 전 이틀은 물과 레몬 주스만 마셔 속을 비운다면서 “슈퍼 비움”이라고 표현했다. “내 몸은 엄청난 양의 음식이 들어가면 아주 빨리 소화시키는 방법을 이미 알고 있다. 해서 난 빠르게 소화시킬 수 있다고 확신한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음식을 먹을 때 진짜로 소화시키려면 9~10시간 정도 걸린다. 하지만 나처럼 속을 비우면 그 일들이 빨리 돌아간다. 달림이들은 마라톤 결승선 근처에 가면 거의 죽을 것 같아 보이지만 여전히 달리고 싶어한다. 그런 것처럼 나도 핫도그를 정말 좋아한다. 머스타드와 생양파를 토핑으로 곁들이는 것을 좋아한다. 그릴에 구운 양파를 올려도 좋고 심지어 김치를 핫도그에 넣어 먹어도 맛있다. 내 몸이 허락하는 한 몇년이라도 계속 대회에 나갈 생각이다. 날 이길 수 있는 상대가 나왔으면 좋겠다. 난 여전히 이 대회가 재미있다. 내가 설사 져서 끝나더라도 제풀에 포기하고 물러나는 일이 정말 어려울 것이다.”
  • 무명의 오스트리아 ‘수학 박사’의 대이변…사이클 여자 도로 금메달

    무명의 오스트리아 ‘수학 박사’의 대이변…사이클 여자 도로 금메달

    25일 치러진 2020 도쿄올림픽 사이클 여자 개인도로에서 대이변이 일어났다. 로이터통신 등 외신은 무명의 오스트리아 수학박사 안나 키젠호퍼(30)가 세계 강호들을 물리치고 금메달을 거머쥐는 기염을 토했다고 보도했다. 애초 금메달은 네덜란드 베테랑 선수 아나믹 판 플로텐(39) 선수에게 돌아간 거로 여겨졌다. 디펜딩 챔피언인 안나 반 더 브레겐, BBC 해설자 리지 디넌도 플로텐의 우승을 확신했다. 플로텐 본인 역시 결승선 통과 직후 두 팔을 번쩍 들어 올리며 동료들과 우승의 기쁨을 나눴다. 하지만 플로텐은 우승자가 아니었다. 그보다 앞서 결승선을 통과한 다른 선수가 있었기 때문이다. 조용히 결승선을 통과한 선수는 도대체 누구였을까. 내로라하는 선수들을 물리친 이는 다름 아닌 오스트리아 무명 선수 키젠호퍼였다.키젠호퍼는 이날 도쿄 무사시노노모리 공원에서 시즈오카현 후지 스피드웨이까지 길이 137㎞, 상승고도(코스 고도 총합산) 2692m의 극한의 코스를 3시간 52분 45초 만에 달렸다. 플로텐보다 1분 15초 먼저 결승선을 통과하며, 올림픽 첫 출전 만에 금메달을 품에 안았다. 키젠호퍼는 다른 선수들이 함께 달리는 걸 눈치채지 못했을 만큼 무명의 선수였다. 사이클에 입문한 지도 불과 7년 밖에 되지 않았다. 원래 철인3종경기 트라이애슬론과 철인2종경기 듀애슬론을 취미로 했으나 부상 때문에 그만두고 2014년부터 사이클을 타기 시작했다. 물론 경기력 하나만큼은 누구에게도 뒤지지 않았다. 2016년 스페인 히로나의 한 아마추어팀에서 활동하며 스페인 내셔널 컵 종합 우승을 차지했고, 눈에 띄는 기량 덕에 2017년에는 프로팀에 입단했다.프로팀 계약 종료 후 자연스럽게 은퇴 수순을 밟았지만, 키젠호퍼는 2019년 다시 사이클을 잡았다. 소속팀 없이 혼자 활동하며 3년 연속 오스트리아 내셔널 타임 트라이얼 챔피언 자리를 지켰다. 그리고 올해 처음 출전한 올림픽에서 단숨에 세계 최고 자리에 올랐다. 입문 7년 만에 소속팀도 없이 세계 최고 사이클리스트가 된 데는 키젠호퍼만의 수학적 접근이 한몫했다. 오스트리아 빈 공과대학교에서 수학을 전공한 그는 2012년 영국 케임브리지대학교 수학 석사, 2016년 스페인 카탈루냐공과대학교 수학 박사 학위를 취득했다. 사이클과 학업을 병행하며 그야말로 두 마리 토끼 모두 잡은 셈이다.현재 스위스 로잔공과대학교에서 연구와 강의를 병행하고 있는 키젠호퍼는 이번 올림픽에 출전하며 자신의 학업적 성취를 십분 활용했다. 자신의 오류를 수학적으로 분석하고 시간을 배분하며 훈련했다. 4일에는 무더운 도쿄 날씨에 자신의 신체가 어떻게 잘 적응하고 있는지를 열 적응 프로토콜에 따라 분석해 그래프로 만들어 공유하기도 했다. 자신만의 수학적 접근법으로 경기에 임한 키젠호퍼는 결국 1896년 제1회 아테네올림픽 남자 사이클 금메달리스트 아돌프 슈말 이후 처음으로 오스트리아에 사이클 메달을 안겨 주었다. 결승선 통과 직후 땀에 흠뻑 젖은 얼굴로 아스팔트에 쓰러져 눈물을 삼키던 키젠호퍼는 “페달을 밟을 힘이 하나도 없을 정도로 힘들었다”면서 “최선을 다했지만 그 노력이 보상을 받을 거라고는 기대하지 못했다”고 기뻐했다.한편 키젠호퍼의 존재를 알아차리지 못하고 우승을 자축했던 네덜란드 선수플로텐은 “내가 이긴 줄로 잘못 알았다”며 민망함을 드러냈다. 그러면서도 이번 올림픽을 통해 자신의 가능성을 또 한 번 확인했다며 2024년 파리에서의 도전을 예고했다. ‘사이클 마라톤’인 개인도로는 모든 주자가 한 번에 출발해 결승선에 도착하는 순서로 순위를 정하는 경기다. 이번 도쿄올림픽에서는 가파른 경사와 긴 오르막에 더해 덥고 습한 날씨까지 선수들을 괴롭혔다. 우리나라 나아름(31·삼양사) 선수는 4시간 1분 8초로 38위를 기록했으며, 동메달은 엘리사 론고 보르기니(30·이탈리아)에게 돌아갔다.
  • 뇌경색 투병 일년 뒤 그는 37도 폭염에도 DMZ를 달린다

    뇌경색 투병 일년 뒤 그는 37도 폭염에도 DMZ를 달린다

    25일 오후 경기도 파주시 진동면 동파리의 기온은 섭씨 37.3도를 넘었다. 이런 폭염에 강명구(64) 평화마라토너는 새벽 4시부터 오후 2시까지 파주 출판도시~김포 통진 37㎞를 달렸다. 강씨는 기자와의 전화 통화를 통해 솔직히 걸었다고 인정했다. 지난해 5월 20일 뇌경색 진단을 받고 6주 입원 치료를 받았다. 아직은 병마를 완전히 떨쳐내지 못한 듯 말이 많이 어눌해 안타까움을 금할 수 없었다. 그래도 달린다고 했다. 걸어서라도 약속을 지킨다고 했다. 영원한 코이카 맨(KOICA man)을 자처하며 강씨의 마라톤에 동행하고, 강씨의 책을 영어로 옮기기도 한 송인엽 교수는 지난해 코로나19 팬데믹(세계적 대유행) 와중에 시민사회단체와 연계하는 마라톤이 불가능해 만류했으나 개인적으로라도 뛰겠다고 했다며 혀를 내둘렀다. “뇌경색으로 몸이 좋지 않은데도 본인이 ‘우리 국토에도 뇌경색이 70년 전에 한 번 왔는데 나 하나의 뇌경색 쯤이야’ 라면서 뛰겠다고 해 말릴 수가 없더라.” 26일 오전에도 수은주가 계속 치솟는데 18㎞를 내처 달려(걸어) 11시 10분 강화군청에 도착함으로써 ‘평화통일 기원 제2차 DMZ 따라 달리기’를 마쳤다. 13일 오전 강원도 제진역 앞을 출발해 2주 동안 436㎞를 뛰었다. 강명구 평화마라토너는 “우리는 길 위를 달리는 행위예술가다. 길 위에서 온몸으로 연기한다. 혼신의 힘을 다해 달리며 흘리는 땀을 평화통일의 염원으로 승화시키겠다. DMZ 155마일을 따라 ‘철조망을 뛰어넘자!’는 제목의 연극도 펼치고 싶다”고 각오를 다졌다. 평화마라톤시민연대의 노동길 상임대표는 “북녘 구간만 제외하고 지구를 모두 발로 뛴 강명구 평화마라토너가 ‘신의주-평양-개선-판문점-서울의 북녘 구간’을 달릴 때까지 2019년부터 매년 ‘한라에서 백두까지의 한백마라톤’을 실시하고 있다. 하루 빨리 남북관계가 정상화돼 백두산까지 달릴 날을 바란다”고 말했다.당초 남북이 자유롭게 왕래할 수 있는 한강 수역이 바라 보이는 강화도 교동까지 달려 정전협정 체결 기념일인 27일 교동 지킴이 (사)우리누리평화운동 김영애 대표와 인천시가 주관하는 평화통일을 기원하는 한강하구 평화의 배 띄우기 행사에 참여할 예정이었으나 코로나19 방역 수칙으로 사회적 거리 두기 4단계가 적용되는 바람에 평화의 배 띄우기 행사가 10월 4일로 연기됐다. 대신 교동에서 오후 3시부터 90분 동안 평화통일 간담회로 대체했다. 아마도 세상에서 유일하게 지구를 한 바퀴 오롯이 발로 뛴 강명구 평화마라토너의 여행문학 ‘빛두렁길’과 영어본 ‘라이트패스(Lightpath)’와 ‘나는 달린다’ 3부작이 발간돼 125일 동안 미국 대륙 5200㎞를 달리며 발로 쓴 평화와 통일 그리고 사랑과 모험 얘기다. 송 교수가 영문으로 옮겼음은 물론이다. 강씨는 북녘 당국의 반응이 없어 중국 단둥에서 압록강을 넘지 못하고, 2018년 11월 15일 강원도 동해로 돌아와 고성까지 170㎞와 고성에서 휴전선을 따라 임진각까지 330㎞를 달리며 국토분단의 아픔을 온몸으로 체험했다. 그는 유라시아 1만 6000㎞를 달린 풀 스토리를 조만간 정리해 세 권으로 내놓을 계획이다. 노 상임대표는 강씨가 지구 한 바퀴 2만 1200㎞를 혼자서 조국의 평화통일 일념과 불굴의 투지로 달려 왔지만, 미완의 북녘 달리기는 우리 국민들의 관심과 염원이 있을 때만 가능할 것이라고 호소했다.
  • 복불복 경기장 예약에 마라톤 이동… 장관도 혀를 찬 ‘도쿄 언론올림픽’

    복불복 경기장 예약에 마라톤 이동… 장관도 혀를 찬 ‘도쿄 언론올림픽’

    오래전 일이다. 중국 하얼빈에서 열린 농구 대회를 취재할 기회가 있었다. 경기장에 들어섰을 때 무척 당황했다. 간이 취재석에 전원 콘센트가 없었다. 급히 선을 끌어오는 동안 내 낡은 노트북 배터리가 버텨 주기를 노심초사했다. 도쿄올림픽의 일부 취재 현장에서는 아수라장이라는 표현이 나올 정도로 원성이 자자하다. 과거 여러 열악한 상황을 겪으며 개인적으로 가장 화가 났었던 순간은 뜻하지 않은 취재 제약이나 제한이 생기거나 기사를 쓰고 보낼 환경이 제대로 갖춰지지 않았을 때였던 것 같다. 이번 도쿄올림픽은 코로나19 방역 때문이라고 해도 아쉬운 대목이 적지 않다. 경기장 예약 시스템이 대표적이다. 이미 입국 전 활동 계획을 내고 왔지만 취재하려는 경기장을 일일이 예약해야 한다. 하루 최대 10곳, 경기 전날 오후 4시까지 예약이 조건이다. 사실 국제 종합 대회를 소수 인원으로 취재하는 입장에선 어느 종목의 누가 올라가고 떨어질지 예측 불가라 이러한 예약 시스템이 마뜩지는 않다. 그런데 승인 거부도 일어난다. 귀동냥해 보니 경기장별로 당일 경기가 끝나면 다음날 취재 승인 작업에 들어간다고 한다. 수용 규모를 넘어 신청이 들어오면 국가별, 매체별 수를 고려해 자체 조정한단다. 선착순도 아니고 운이 나쁘면 취재가 불가능한 것이다. 전 세계 언론의 관심이 집중되는 육상, 수영, 체조 등은 ‘하이 디맨드’라는 별도 취재 입장권이 나라별로 분배되는데 넉넉하지 않아 추첨이 펼쳐진다. 경기장이 곳곳에 산재해 있는 점도 난감한 상황을 부채질한다. 해외 취재진은 일본 입국 14일간 대중교통을 이용하지 못하고 도쿄올림픽 조직위원회에서 제공하는 버스를 타고 다녀야 한다(물론 조직위가 지정한 택시를 예약 이용할 수도 있다). 경기장에서 경기장으로 이동하려면 중앙 환승 정거장(MTM)을 거친다. 대중교통이라면 20분이면 충분할 거리가 1시간 코스로 돌변한다. 이 정도는 약과다. 도쿄 시내라도 이동에만 2시간 남짓 걸리는 경우가 부지기수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지난 24일 도쿄 국제전시장 빅사이트에 마련된 미디어프레스센터(MPC)를 찾은 황희 문화체육관광부 장관도 혀를 찼다. “언론도 올림픽을 하는 것 같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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