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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北 “美전술핵도 포함” 美 “논의대상 아니다”

    |베이징 김수정특파원|‘정치적 (타결)의지는 상당히 강하다. 그러나 북·미간 기본 개념 정리가 안 됐다.’ 6자회담 사흘째인 28일 북·미간 이뤄진 마라톤 협상의 기류다. 회담 소식통은 “전체적인 분위기는 좋은 편이나, 한반도 비핵화의 개념 정의를 놓고 양측이 여전히 맞서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이 개념 정리, 즉 기초공사가 마무리돼야 ‘공동선언 ’등 합의문 도출 프로세스로 나갈 수 있다.”고 말했다. ●타결의지는 확고… 개념정리 이견 ‘한반도 비핵화’란 개념은 지난 1992년 1월 우리측 정원식 총리와 북한 연형묵 총리가 서명한 남북 한반도비핵화 공동선언에 기초한 것이다. 북한이 주장하는 한반도 비핵화 의미는 지역적으론 주한 미군의 핵무기까지 포함하는 개념이고, 내용적으로는 자신들의 평화적 핵동력(원전) 활동 권리가 보장돼야 한다는 점이다. 한반도 비핵화 선언은 ‘남과 북은 한반도 내에서 평화적 목적 이외의 핵을 저장·생산·사용하지 않는다.’고 돼 있다. 미국을 비롯한 6자회담 참가국은 한반도 비핵화의 의미를 북한 핵의 폐기로 보고 있다. 미국은 지난 1958년 부터 1991년까지 500∼1600여개의 전술 핵무기를 한반도에 배치해온 것으로 알려졌지만, 남북 한반도 비핵화 선언 이듬해 모두 철수했다고 공식 발표한 바 있다. 한·미 양국이 핵 투명성 원칙 아래 핵이 없다는 점을 분명히 하고 있는 상황에서 이 문제는 논의 대상이 아니라는 게 미국 입장이다. 그러나 북한은 줄곧 동두천·대구 등에 아직도 1000개의 전술핵이 있다는 주장을 계속하며 이도 검증, 폐기 대상이라는 입장을 견지한 것으로 전해졌다. 최근 우리측 수석대표인 송민순 외교통상부 차관보는 핵 투명성 정책을 바탕으로 주한미군 시설도 공개할 용의가 있다는 입장을 밝히긴 했으나 미측과 협의가 끝난 상황은 아닌 것으로 알려졌다. ●北 강한반발 없어 타협 가능성 높아 북한의 평화적 핵활동 보장요구는 새로운 것은 아니다. 비핵화 선언에 평화적 목적의 핵활동이 보장된 만큼 자신들의 평화적 핵동력(원전) 권리가 보장돼야 한다는 입장을 지난 1차 회담 때부터 펴고 있다. 특히 북측의 평화적 핵활동 요구에 대한 미국의 입장은 북한이 92년 한반도 비핵화 선언 이후 영변 원자로에서 플루토늄을 추출,1차 핵위기를 불러온 전력이 있는 상황에서 받아들이기 힘들다는 입장이다. 북한의 농축우라늄 프로그램(HEP)도 마찬가지다. 북한이 전날 기조 연설에서 제기한 ‘평화협정’‘주한미군 핵 폐기’ 문제 등을 주장하면서도 미측과 논쟁을 벌이진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정부는 현 상황을 타개하겠다는 북측 의지가 강하다는 점에서 어떻게든 합의가 나올 것으로 기대하지만 어느 정도 시간을 잡고 있는 분위기다. crystal@seoul.co.kr
  • [세계수영선수권] 한국 수영 빨라졌다

    [세계수영선수권] 한국 수영 빨라졌다

    한국 수영 중흥의 시대가 열리는가. 한국이 캐나다 몬트리올에서 열리고 있는 세계수영선수권에서 28일 현재까지 한국신기록 5개와 타이기록 1개를 수립하는 등 새로운 가능성을 보이고 있다. 물론 기록상으로는 아직 세계 수준과 거리가 멀지만 대부분 10대 꿈나무들의 자맥질에서 한국신기록이 쏟아진 만큼 희망과 활기는 어느 때보다 높다는 평가다. ●세계선수권서 한국 신기록 5개 한국신기록 행진은 경영 첫날인 지난 25일(이하 한국시간) 유승현(21·한국체대)이 남자 평영 100m 예선에서 1분02초86으로 8년 묵은 종전기록(1분02초94·이하 표참조)을 갈아치우면서 시작됐다. 이어 박태환(16·경기고) 정슬기(17·서울체고) 유정남(22·상무)이 뒤를 이어 신기록을 헤엄쳤고, 가장 어린 14세의 백수연(본오중)이 여자 평영 100m에서 한국 타이 기록을 보탰다. 급기야 28일에는 배영 50m에 출전한 ‘여고 신입생’ 이남은(16·효정고)이 한국 여자선수로는 처음으로 첫 세계선수권 결선 진출이라는 쾌거를 일궈냈다. 이남은의 기록은 28초95. 한국신기록을 0.1초 앞당기면서 세계에서 7번째 빠른 선수로 단 8명만이 겨루는 결선에 당당히 진출했다. ●‘맞춤 전략’-야외 훈련과 쿤밍 특훈 2년에 걸친 ‘맞춤 훈련’의 위력이 결국 빛을 발했다. 대표팀은 지난해 아테네올림픽을 앞두고 사이판의 옥외수영장에서 한 달간 혹독한 훈련을 거쳤다. 실외 수영장에서 생길 수 있는 여러가지 변수를 체험한 것. 이 경험은 역시 옥외에서 치러지고 있는 이번 대회에서 고스란히 값진 경험으로 살아났다. 뜨거운 햇볕 아래서도 선수들은 정상 컨디션을 유지할 수 있었다. 대회를 앞두고 중국 쿤밍에서 가진 고지대 훈련도 몸과 마음을 탄탄하게 했다. 해발 1800m에 위치한 쿤밍은 극도의 심폐력을 필요로 하는 마라톤 선수들이 즐겨찾는 훈련코스. 대회가 열리기 4개월 전 대표팀은 쿤밍으로 날아가 심장과 폐의 기능을 극대화시키는 것은 물론 정신력까지 다졌다. 올 초 대표팀 사령탑에 앉은 유윤겸(56) 감독의 꼼꼼한 지휘 스타일도 한 몫했다. 한국수영연맹 관계자는 “유 감독이 선수들의 개인 기록과 소소한 일정까지 직접 챙기는 것은 물론,‘마인드 컨트롤’ 프로그램을 마련해 큰 무대에서도 평상심을 유지토록 한 것이 주효했다.”고 말했다. 최병규기자 cbk91065@seoul.co.kr
  • 화장실서… 만찬중… 만나면 ‘양자회담’

    |베이징 오일만특파원|제4차 6자회담이 28일 오전 북·미간 2시간40분 마라톤 협의와 잇단 한·미-남·북-한·미 협의로 정점에 올라선 분위기다. 이처럼 이번 회담에서 양자간 협의는 사전 약속 없이 즉석에서 이뤄지고 있다. 중국의 경우 5개국을 상대로 12차례나 양자 협의를 했다. 한 회담 관계자는 “때와 장소를 가리지 않고 양자 회동이 이뤄지고, 화장실에서 우연히 조우했을 경우에도 대화를 시도한다.”면서 열기를 전했다. 4차 회담장은 비유법의 향연이라고 할 정도로 화려한 수사가 난무하고 있다. 이날 댜오위타이 5호각에서 열린 중국의 다이빙궈 상무 부부장 주최 오찬에서 다이빙궈 부부장은 “회담 분위기가 매우 좋고 정확한 방향으로 나아가고 있다.”면서 회담장인 ‘댜오위타이(釣魚臺·낚시터)’에서 대어를 낚자며 덕담을 건넸다. 이 표현은 남북한 대표가 전날 기조발언에서 6자회담을 ‘항해’에 비유하고 북·미 대표가 한목소리로 ‘바구니’에 담자고 말한 데 이어 회담장의 화제가 됐다. 회담장에서 크게 각광을 받지 못하고 있던 러시아측은 회담 일정에 대한 언급으로 언론의 주목을 받았다. 수석대표인 알렉세예프 외무차관이 기자회견에서 “나는 토요일(30일)에 떠날 계획이지만 대표단 일부는 남아 있을 것”이라는 말로 회담의 장기화 가능성을 제기한 것. 이와 관련, 송민순 차관보는 “알렉세예프 차관이 장관의 휴가 일정 때문에 모스크바를 비워 놓을 수 없는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oilman@seoul.co.kr
  • “공수부대체험 장난아닙니다!”

    공수부대 유격체조는 생각보다 고달펐다. 조교가 팔벌려 높이뛰기, 온몸 비틀기, 쪼그려 뛰기 등 유격체조를 사정없이 시키자 병영체험 참가자들 사이에서 신음소리가 터져나왔고, 열외자가 속출했다. 열외자는 뒤로 빠지지만 쉬는 것이 아니라 얼차려를 받는다. 나무 하나 없는 부대 운동장인 데다 날씨는 35도를 웃도는 찜통 더위, 잠시 휴식시간이 주어졌지만 일부 참가자들은 물을 먹느라 집합이 느려졌고, 한 여성 조교는 예쁘장한 모습과는 달리 “안 뛰지!”라며 악을 써댄다. 여학생 한 명은 구보 도중 주저앉아 “귀가 안 들린다.”며 하소연한다. 특전사 ‘귀성부대’(인천시 남동구)가 26일부터 3박4일 일정으로 펼치는 ‘특전체험캠프’ 참가자들은 유난히 덥다는 올 여름을 이렇게 보내고 있었다. 첫날 헤매던 이들은 둘째날에는 패스트 루프, 지상훈련, 담력훈련 등 본격적인 훈련도 소화해냈다. 고통을 호소하는 참가자는 많았지만 병영체험을 포기하는 사람은 한 명도 없었다. 참가자는 중고생이 주류를 이루고 있다. 전체 참가자 220명 가운데 여학생은 60명이나 된다. 최혜근(16·경기도 안산 경안고1)양은 “공군사관학교 입교를 꿈꾸고 있다.”며 “육사 지망생인 같은 반 친구가 제안해 함께 입소했는데 막상 와서 해보니 장난이 아니다.”라며 고개를 절레절레 내젓는다. 부자 또는 형제, 자매, 남매가 함께 참가한 경우도 모두 8팀이나 된다. 중3인 아들과 함께 온 이준식(43·충남 연기군 전의면)씨는 “아들이 마라톤 도중 1㎞도 못가 포기하는 것을 보고 입소를 결심했다.”면서 “내게 의지할까봐 내무반을 달리 배정해줄 것을 부탁했다.”고 밝혔다. 한 살 아래인 남동생(16)과 입소한 진수진(경기도 양주시 광사동·고2)양은 “부모님이 둘다 정신무장을 하라며 보냈다.”면서 “집에 가고 싶어 눈물이 나지만 버틸 수 있는 데까지 버텨 보겠다.”고 말했다.인천 김학준기자 kimhj@seoul.co.kr
  • 中 “路一步一步地走…”

    |베이징 오일만특파원| 26일 베이징 댜오위타이(釣魚臺)에서 개막된 제4차 6자회담은 전례없이 ‘양자회동’이 급증하고 있다.‘생산성’이 높아지는 게 아니냐는 기대를 준다. 정부 관계자는 “굳이 사전에 약속을 하지 않고도 아침에 만나 서로 필요하면 바로 양자회동이 가능할 정도로 격식이 필요없는 양자회담이 될 것”이라며 “본격적인 대화와 협상에 한걸음씩 다가서는 느낌”이라고 평가했다. 이날 개막식에서 수석대표들의 화려한 수사들이 화제가 되고 있다. 남북의 수석대표는 모두 ‘배와 항해’를 비유,6자회담의 성공을 기원했다. 우리측 수석대표인 송민순 외교부 차관보는 “확고한 결의와 신뢰가 있어야 우리가 타고 가는 배가 한반도 비핵화라는 항구에 내릴 수 있다.”며 6자회담의 성공 의지를 불태웠다. 북측 수석대표인 김계관 외무성 부상도 “협력과 이해의 정신을 가지고 공동의 지혜를 발휘한다면 먼 항행로의 닻을 올린 배가 좌초하지 않고 비핵화의 목적지까지 닿을 수 있다.”고 북측의 진지함을 간접으로 전달했다. 압권은 중국 외교의 사령탑인 리자오싱(李肇星) 중국 외교부장이다. 그는 3분 안팎의 짧은 개막사에서 중국의 고사성어를 은유적으로 표현하면서 ‘회담의 성공’을 당부했다. 리 부장은 북핵 문제 자체를 장거리 마라톤에 비유하면서 “길은 한걸음씩 걷다보면 언젠가는 목적지에 도달하고(路一步一步地走) 언덕을 하나씩 오르다 보면 언젠가는 산에 오를 수 있다.(坡一個一個地爬)”며 개막사를 마무리했다. oilman@seoul.co.kr
  • [김성수기자의 마라톤 도전기] (4)호흡은 편한대로

    [김성수기자의 마라톤 도전기] (4)호흡은 편한대로

    ●찜통더위… 그래도 재미 붙이기 “더워요. 너무 더워요.” 지난 주말 정말 악몽이었죠. 가만히 앉아만 있어도 숨이 턱턱 막힐 정도로 더웠습니다. 원래 더위를 많이 타는데 ‘몸만들기’까지 해야 하니 올해는 여름나기가 더 두려워지는군요. 사실 무더위탓에 4주차에 접어들면서는 운동도 두번이나 빼먹었습니다. 밤에 나가야지 굳게 다짐했건만, 막상 자정이 넘어서도 30도에 육박하는 살인더위가 계속되니까 그냥 시원하게 자버린거죠. 혹서기에는 무리하는 게 오히려 역효과를 낼 것이라고 스스로를 위로하면서…. 하지만 이제 어렵사리 운동에 조금씩 재미를 붙여가는데 리듬을 깨트려서는 안되겠지요. 4주째부터는 걷기가 30분에서 20분으로 줄었고, 대신 뛰기는 20분에서 30분으로 늘어났습니다. 처음엔 별 차이 있겠냐 싶었는데 실제로 해보니 많이 다르더군요. 마무리로 걷기 10분까지 1시간을 꽉 채우고 나면 힘도 훨씬 더 들고. 특히 실내에서 에어컨을 켜놓고 운동을 해도 나중에 보니 물을 뒤집어 쓴 듯 러닝복이 흠뻑 젖을 정도로 땀이 나더군요. 또 뛰는 시간이 늘어나니 자연스레 호흡도 신경이 쓰이더군요. 어떻게 숨을 쉬어야 힘 안들이고 오래 뛸 수 있는지. 흔히 마라톤은 숨을 두번 들이마시고, 두번 내뱉어야 한다고 하던데…. 그래서 건국대 육상부 유영훈 코치(전 마라톤국가대표선수)에게 물어봤죠. 그랬더니 “호흡은 자기가 제일 편한 대로 마음대로 하면 됩니다. 뛰는 것도 힘든데 언제 두번 들이마시고, 두번 내뱉는 걸 신경씁니까.”괜히 물어봤다 싶더군요. ●체중보다는 체지방이 중요 마라톤에 맞는 체형이 따로 있을까요?마라톤을 하는 사람은 하나같이 비쩍 말랐죠. 남자마라토너의 경우,170㎝,55㎏안팎을 가장 이상적인 체격으로 꼽습니다. 실제로 톱클래스에 속하는 선수들이 168∼172㎝안팎에 몰려 있는 것도 이를 입증하지요. 하지만 유코치에 따르면 체중보다 더욱 중요한 것은 체지방률(%)이랍니다. 세계적인 마라토너의 경우, 체지방률이 5% 이내라는군요. 이 정도면 정말 몸에 뼈와 근육밖에 없는 거죠. 우리나라 정상급 마라토너의 경우는 체지방률이 10∼11%라고 합니다. 저는 무려 23.9%.(최근 운동을 열심히 했으니 조금 낮아졌으리라 믿고 있지만…). 물론 체지방률이 낮은 사람이 체중도 덜 나가는 것은 당연한 얘기겠지요. 한가지 더. 저처럼 키 큰 사람은 마라톤할 때는 절대로 불리하답니다. 체력소모가 심하고, 공기저항을 많이 받아 레이스 후반에 가면 급격하게 지치기 때문이랍니다. 큰 차가 기름을 많이 먹는 것과 같은 이치겠지요. 세계적인 마라토너 중에 180㎝ 이상인 선수를 찾아보기 힘든 것도 이 때문이랍니다. 그래도 저는 ‘선수’가 아니라 ‘완주’가 목표니까 별 상관은 없겠지요. 김성수기자 sskim@seoul.co.kr
  • 비극의 주인공서 전설로

    불리한 신체 조건을 딛고 우뚝 선 스포츠맨들의 얘기는 여전히 우리의 가슴을 잔잔히 요동치게 한다. ‘맨발의 마라토너’ 비킬라 아베베(사진 왼쪽·에티오피아)는 1960년 로마올림픽 마라톤에서 맨발로 질주, 월계관을 썼다.64년 도쿄올림픽에서 2연패를 일궈낸 그는 69년 자동차사고로 하반신이 마비되는 불운을 겪었다. 하지만 불굴의 투지로 장애인올림픽의 전신인 70년 ‘스토크·맨더빌 게임스’에서 양궁 금메달을 목에 걸어 전세계를 울음 바다에 빠뜨렸다. 로마올림픽 100m와 200m,400m 등 단거리 3개 종목에서 여자 최초 3관왕에 오른 윌마 루돌프(미국)는 11살 때까지 목발에 의지해야 했던 장애인. 그는 피나는 운동 끝에 걷기에 성공한 것으로도 모자라 비장애인보다 더 잘 뛰겠다는 목표를 세워 결국 육상 단거리의 여왕이 됐다. 미국프로야구의 짐 애보트(오른쪽)는 오른손을 쓸 수 없는 조막손 투수. 그는 왼손으로 투구한 뒤 오른손에 걸치고 있던 글러브를 다시 왼손에 끼고 수비를 하는 등 남들이 불가능하리라던 동작을 연습으로 극복했다. 그는 93년 뉴욕 양키스에서 노히트노런의 대기록을 작성했다. 이와 함께 수류탄 폭발로 오른손을 잃었지만, 왼손으로 48년 런던과 52년 헬싱키올림픽 자동권총 2연패의 위업을 수립한 카로리 타카스, 사고로 눈과 귀를 잃었지만 88년 서울과 92년 바르셀로나 올림픽 수영에서 2관왕에 오른 타마스 다르니(이상 헝가리) 등이 우리의 가슴에 남아 있다.이재훈기자 nomad@seoul.co.kr
  • [김성수기자의 마라톤 도전기] (3) 이젠 ‘뛴다’

    [김성수기자의 마라톤 도전기] (3) 이젠 ‘뛴다’

    “이제부턴 뜁니다.” 3주째 훈련에 접어들면서 ‘뛰기’ 시작했습니다. 지금껏 ‘걷기’만 반복하느라 사실 좀 지루했거든요. 달리기는 400m트랙을 세 바퀴만 돌아도 목줄기에 땀이 줄줄 흐릅니다. 다행히 생각했던 것보다 크게 무리는 없었어요. 하긴 조깅 수준이니…. ●운동장 달리기 시작 지난주 초에는 비오는 날이 많았죠. 밖에 나갈 수 없으니 실내 헬스장의 트레드밀(러닝머신)을 주로 이용했습니다. 날씨가 좋아진 뒤에는 역시 오후 10시 이후의 밤시간을 활용해 동네 초등학교 운동장을 돌았습니다. 하루는 사내 야근을 끝내고 새벽 1시쯤 운동장에 나갔는데 놀랍게도 그 시간에 저 말고도 두 명의 여성이 씩씩하게 ‘파워 워킹’을 하고 있었습니다. 그분들이 저처럼 마라톤에 도전하는지는 모르겠습니다. 하지만 누군가 같이 운동하고 있다는 동질감에 한결 힘이 났습니다. 러닝 머신에서 운동할 때는 7∼7.5㎞(시간당)로 먼저 30분쯤 걷다가 이후 8.5∼9㎞로 20분쯤 뛰었습니다. 뛰기는 처음 10분까지가 힘들더군요. 처음엔 힘들어서 ‘잠시 걷자.’는 유혹에 줄곧 시달렸습니다. 하지만 고비를 넘기니까 편해지더군요. 뛸 때도 전방을 주시하면서 허리를 꼿꼿이 세워야 바른 자세입니다. 하지만 이를 유지하기가 좀처럼 쉽지 않더군요. 운동장에서는 30분 걷고 20분 뛰고, 다시 10분 걷는 훈련을 반복해서 1시간을 채웠습니다. 생각보다 땀이 많이 났습니다. 물을 미리 준비했어야 했는데 그냥 나갔다가 곤욕을 치렀습니다. ●체중 70㎏대를 목표로 마라톤 완주를 위해 즐기던 2가지를 일단 중단했습니다. 바로 야참과 성인음료(?)입니다. 특히 라면 아이스크림 등 평소 즐겨찾던 야식들은 떨쳐내기 어려운 혹독한 유혹이지만 아직까지는 잘 참아내고 있습니다. 술은 완전히 끊을 필요는 없지만 빠지기 힘든 자리가 아니라면 당분간 피할 생각입니다.(물론 4개월 동안만.) 이런 노력 덕분인지 체중은 좀 줄었더군요. 운동을 시작한 뒤 동네 할인매장에서 디지털체중계를 하나 사서 아침 식사 전에 매일 몸무게를 재고 있는데, 오늘(19일) 아침에 89㎏이 찍혀 있더군요. 처음 운동 시작할 때와 비교하면 5㎏이 빠진 셈입니다. 체지방분석 결과 제 적정체중은 84㎏입니다. 하지만 중학교 이후 처음으로 7자가 앞에 나오는 게 최종 목표입니다. 김성수기자 sskim@seoul.co.kr
  • [스포츠 라운지] 트라이애슬론 한국대표팀 감독 얀 레휼라

    “한국 인삼이 지구력을 키우는 데는 최고죠.” 트라이애슬론 한국 국가대표팀 감독인 얀 레휼라(32). 체코 출신의 감독이지만, 선수로도 뛰며 1인2역을 해내고 있다. 그는 트라이애슬론의 절대 요소인 강철 체력을 유지하는 비결로 주저없이 한국의 인삼을 꼽는다. “체코에 살 때도 인삼을 많이 먹었어요. 운동으로 쌓인 피로를 풀고 지구력을 높이는 데 효과가 컸죠. 요즘 한국에 와서는 더 많이 먹으려고 노력하고 있어요.” 물론 인삼을 먹는다고 누구나 트라이애슬론을 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엄청난 체력 소모가 따르는 만큼 매일 매일 고강도의 훈련을 반복해야 하는 것은 두말할 필요도 없다. ●인간한계의 시험무대 쉬운 퀴즈 하나.‘미남 변호사’ 오세훈,‘장군의 증손자’ 탤런트 송일국,‘초원이’ 배형진. 이들의 공통점은?모두 트라이애슬론을 완주한 ‘철인’이라는 것. 트라이애슬론은 수영-사이클-마라톤을 쉬지 않고 이어 달리며 인간의 한계에 도전하는 경기다. 수영 1.5㎞, 사이클 40㎞, 마라톤 10㎞를 소화하는 ‘올림픽코스’와 수영 3.9㎞, 사이클 180.2㎞, 마라톤 42.195㎞를 달리는 ‘아이언맨코스’로 크게 나뉜다. ●한국은 트라이애슬론 유망국 한국 선수 가운데 세계 300위권 안에 드는 선수는 아직 없다. 세계 수준과는 큰 격차를 보여 불모지인 셈이다. 레휼라 감독은 트라이애슬론이 올림픽 종목에 처음 채택된 지난 2000년 시드니올림픽에서 동메달을 따낸 세계 정상급 선수다. 그는 한국 트라이애슬론의 수준을 한 단계 끌어올린다는 사명을 띠고 한국에 영입됐다. “한국 선수들의 가능성은 충분해요. 기량이 올해 다르고, 내년에 또 달라질 것입니다. 특히 Mr.Moon은 기대해도 좋습니다.” 그는 한국 트라이애슬론 1인자인 문시은(21·동서울대학)이 마라톤만 조금 보강하면 조만간 세계 정상급에 오를 것으로 확신한다. “앞으로 2년간 세계선수권 등 굵직한 대회에 한국 선수들을 자주 참가시키겠습니다. 충분한 경험을 쌓아 2008년 베이징올림픽에서는 반드시 메달을 따도록 노력하겠습니다.” ●선수로도 1인자 레휼라 감독은 16살때 트라이애슬론에 입문했다.6살때부터 10년간 집 인근의 스포츠센터에서 수영을 배웠지만 스포츠센터가 문을 닫게 되면서 다른 운동을 선택하게 됐고, 수영이 기본인 트라이애슬론 종목을 선택했다. 이후 아이언맨코스를 비롯해 300여개의 대회를 완주했다. 삼십줄에 접어들며 전성기는 지났지만,180㎝ 73㎏의 날렵한 몸매와 근육은 현역 선수로도 손색이 없다. 국내에서는 당연히 1인자다. 지난달 열린 2005통영국제트라이애슬론대회와 설악국제트라이애슬론대회를 비롯해 지난 4월 천안 듀애슬론(수영을 뺀 사이클+마라톤)대회까지 국내대회 우승컵은 모조리 휩쓸었다. ●형 같은 감독 레휼라 감독은 지금도 일주일에 30시간씩 대표선수들과 함께 운동한다. 매일 아침 7시부터 9시까지는 달리기, 낮 12시30분부터 오후 3시까지는 수영, 오후 3시30분부터 6시까지는 사이클훈련과 마무리운동을 한다. 이틀 운동하고 하루 쉬고, 사흘 운동하고 하루 휴식하는 ‘2+1,3+1’ 방식이다. 감독인 그가 현역으로 뛰고 있어 우리 선수들은 감독보다는 형으로 편안히 대할 수 있다. 레휼라 감독 역시 선수들의 어려운 점을 누구보다 먼저 꼼꼼히 챙겨 팀 분위기는 최고다. 레휼라 감독은 “함께 사이클을 타면서 선수들의 어려운 점을 직접 대화로 알 수 있다.”면서 “이는 아직 선수로도 뛰고 있어 가능한 일”이라고 말한다. 이어 “체력이 닿는 한 많은 대회에 출전해 완주하는 것이 선수로서의 희망”이라고 덧붙였다. 그는 “이번 달부터 시작되는 대표팀의 훈련에는 일반인의 참가를 허용할 생각”이라고 말해 트라이애슬론의 저변 확대에도 깊은 관심을 드러냈다. 김성수기자 sskim@seoul.co.kr 사진 김명국기자 daunso@seoul.co.kr
  • 7번국도-바다가는 실크로드

    7번국도-바다가는 실크로드

    여름휴가라면 역시 바다가 최고다. 동해바다의 짙푸름이 더위를 식혀준다.7번 국도는 아름다운 바다를 즐길 수 있는 최적의 코스다. 최북단 강원도 고성에서 부산까지 이르는 7번 국도(총연장 513㎞). 어디든 아름답지 않은 곳이 없다. 그중에서도 구태여 뽑으라면 삼척에서 강구까지가 백미. 깎아지른 듯한 해안 절벽과 눈부신 해수욕장을 품고 있어 마니아들의 사랑을 듬뿍 받고 있다. 7번 국도에 바다만 있는 것은 아니다. 주변에는 신선도 쉬었다 갈 만한 산과 계곡, 동굴, 해수욕장들이 즐비하다. 국도변을 달리다 어디든 차를 세우고 쉴 만한 곳을 원한다면 7번 국도에 주목하자. 7번 국도 주변의 휴가지는 강릉을 기점으로 위쪽으로는 속초, 양양과 설악산 등 대표적인 여름휴가지가 즐비하다. 또 강릉에서부터 동해, 삼척, 울진, 영덕 등 남쪽으로 내려가면 작은 포구에 아담한 해수욕장과 계곡들이 많다. 강릉을 지나 툭 터진 동해고속도로를 30여분 달리면 먼저 우리를 반기는 곳이 동해시 망상해수욕장. 멋진 노인의 턱수염처럼 고만고만한 해송이 하얀 모래사장을 감싸고 있어 눈이 시원스럽다. 끝없이 펼쳐진 깨끗한 백사장과 따사로운 여름햇살 눈부신 얕은 바다는 온통 쪽빛으로 파란 잉크를 풀어놓은 것 같다. 해수욕장 입구의 ‘동해고래화석박물관’(033-534-8660)은 아이들과 함께라면 들러볼 만한 곳. 야외에는 공룡 조형물, 규화목 화석 군락지 등이 있으며 실내엔 국내 유일의 원형을 보유한 고래 화석과 총 152종 1500여점의 화석이 전시돼 있다. 어른 2000원, 어린이 1000원. 월요일 휴관. 망상해수욕장에서 동해바다를 바로 옆으로 끼고 달리는 길은 어달리까지 이어진다. 어달리해안길에는 손바닥만한 포구에서부터 횟집, 까막바위, 팔만당, 십만당이라는 조그마한 어촌까지 이것저것 흥미롭다. 해안을 따라 추암해수욕장 방면으로 15분여 가면 국내에서 유일하게 도심 한가운데 있는 천곡동굴. 국내 최장의 천정 용식구, 커튼형 종유석, 석회화단구, 종유폭포 등과 희귀석들이 한데 어우러진 자연의 경이로움이 그대로 살아 숨쉬는 동굴이다. 어른 1500원, 어린이 500원. 동해에서 빼놓을 수 없는 곳이 무릉계곡. 정말 신선이 살았다고 해도 믿을 정도로 계곡이 깊고 아름답다. 호암소를 시작으로 상류 용추폭포가 있는 곳까지로 넓은 마당바위와 바위 사이를 흘러서 모인 용소들에 감탄사가 절로 나온다. 특히 삼화사, 학소대, 옥류동, 선녀탕 등에서 뿜어져 나오는 아름다운 계곡미 때문에 예로부터 ‘무릉도원’이라 불렸다. 일출의 명소로 손꼽히는 추암해수욕장은 각종 TV드라마와 CF 등 자주 등장하는 곳. 그중에서도 촛대바위와 어우러진 일출은 매년 수십만여 명에 이르는 해맞이 관광객을 불러모을 만큼 빼어나다. 또 촛대바위에 부딪치는 파도소리도 한국의 100대 명소리로 선정될 만큼 일품이다. 어달리에 있는 선창횟집(531-5861)은 싱싱한 회와 깔끔한 밑반찬으로 토박이들이 찾는 집이며 대밭골가든(531-8194)은 조용한 숲속의 전원식당으로 연못에 배까지 띄워져 있다. 장어구이 전문점으로 맛이 담백하고 푸짐하다. 쪽빛 바다와 거대한 소나무 숲 등이 어우러지고, 끊어질듯 이어지는 해안선 사이에 똬리를 틀고 있는 덕산, 부남, 궁촌, 용화, 장호, 임원, 원덕 등 포구와 해변이 아름다운 곳이 삼척이다.7번 국도의 보물이라 할 정도다. 맹방해수욕장은 삼척에서 가장 큰 해변을 자랑한다. 영화 ‘봄날은 간다’에서 상우와 은수처럼 모래사장에 앉아 눈을 감고 잠시 자연의 교향악을 감상하자. 이곳에서 파도소리를 녹음했을 정도로 맹방의 파도소리는 세상시름을 잊게 한다. 남쪽 해변 끄트머리에 서면 초당동굴로부터 흘러나온 마읍천이 바다와 합쳐지는 모습을 볼 수 있다. 민물과 짠물이 만나는 그곳엔 산에서 내려온 물을 반기듯 기암괴석들의 웃고 있는 모습이 눈에 띈다. 포구는 어머니의 가슴처럼 포근하다. 어부들의 바쁜 손놀림과 몸동작으로 분주하게 느껴지지만 그래도 무엇인가 낯설지 않고 편안함을 주는 곳이 작고 아담한 포구다. 덕산항이 바로 그런 곳이다. 삼척토박이들만 간다는 부남해수욕장은 그야말로 자연 그대로의 바다를 느낄 수 있는 곳. 삼척군 근덕면 부남 2리에서 언덕을 내려가면 바다가 펼쳐진다. 크고 작은 바위 수 십개가 아기자기하게 달라 붙어있는 정감가는 해변이다. 길이는 약 200m 정도로 작지만 모래가 곱디곱다. 아침에 일찍 가면 백사장에는 갈매기 발자국이 선명할 정도로 인적이 드문 곳이다. 부남 해수욕장은 여름 한철만 개방한다. 민박집도 식당도 없고 부남 2리 부녀회에서 천막을 치고 먹거리를 판다. 동해치고는 수심도 어른 허리 정도 여서 아이들과 안성맞춤이다. 초곡마을은 마라톤선수 황영조의 고향. 마을 입구 솔숲 길에 들어서면 기분이 좋아진다. 차를 한쪽에 세워놓고 걸어본다. 기분이 상쾌해지며 자신이 CF의 모델이 된 양 두 손을 하늘 높이 올리고 걸어본다. 상쾌한 바닷바람과 향기로운 나무내음이 폐부 깊숙이 스며든다. 소나무 숲길을 지나면 차 한대 간신히 들어갈 만한 터널이 나온다. 벽면에는 마라톤 선수가 달리는 모습이 그려져 있다. 그 조그만 터널을 벗어나면 바로 황영조 기념관이다. 황영조가 자랐던 집도 멀리서 구경할 수 있고 마라톤 풀코스인 42.195km를 1천분의 1로 축소한 몬주익 언덕도 나온다. 삼척 용화해수욕장은 우리나라에서 가장 아름다운 해수욕장중의 하나이다. 바닥이 드러나는 맑은 물과 부드러운 곡선의 해안, 부드러운 모래도 좋다. 전망대가 만들어져 있는 북쪽 절벽은 용화해수욕장을 내려다보기에 좋은 포이트. 한국의 나폴리라는 애칭을 가지고 있는 장호항은 고래바위가 볼거리. 해안선을 따라 만들어진 맨발 산책로는 즐거움은 물론 건강까지 챙길 수 있다. 남근을 주제로 해 국내외 유명 작가들이 제작한 예술품이 전시되어 있는 해산당 성민속공원, 해신당 사당, 삼척어촌전시장 등도 볼만하다. 회를 저렴하게 먹고 싶다면 임원항 회센터를 추천한다. 광어, 우럭 등 3만원이면 한 가족이 충분히 먹을 수 있다. 바다횟집(033-574-3543)은곰치국이 유명한 집이다. 신김치와 흐물흐물한 생선인 곰치를 넣고 끓여 시원하다.6000원. 오신다식당(574-4521)의 해물탕도 추천한다. 게, 명태알, 새우, 소라, 오징어 등 싱싱한 해물을 듬뿍 넣었다. 여름에는 아귀찜도 인기메뉴.2인기준 1만5000원. 글· 사진 한준규기자 hihi@seoul.co.kr ■ 산·계곡·온천의 울진 파란 하늘과 머리를 맞대고 있는 아득한 지평선, 하얀 물거품을 머금고 있는 해변, 하늘 높은 줄 모르고 쭉쭉 뻗은 대나무가 서로 뽐내듯 선 곳이 울진이다. 산과 계곡에 온천까지 그야말로 휴(休)의 삼박자를 모두 갖추고 있다. 울진에서 아름답기로 이름난 죽변 대가실 바닷가. 죽변항에서 죽변등대길을 찾아 가면된다. 죽변항에서 등대를 찾아가는 길은 죽변항이란 이름 그대로 주변에 대나무가 지천이다. 바람이 불 때마다 ‘스스슥’ 울어대는 대나무와 파도소리가 멋진 교향곡처럼 들린다. 하얀 죽변등대 앞에 차를 세우고 대가실 해변으로 가는 길을 따라 걸었다. 깎아지른 듯한 절벽 위로 빨간 지붕 위에 하얀 십자가가 솟아난 성당이 보이고, 그 아래를 바라보면 바닷가 언덕 위에 집이 한 채 있다. 그림 같은 집이 드라마 ‘폭풍 속으로’의 촬영장 세트다. 울진 최북단은 고포마을.1968년 무장공비들이 상륙 지점으로 삼았을 정도로 호젓한 바닷가 마을로 돌미역이 유명하다. 고포미역은 부산의 기장미역과 함께 조선시대 왕실에 진상됐던 명품이다. 왕피천이 동해로 빠져드는 하구 언덕에 있는 망양정은 울진의 또 다른 자랑. 예로부터 망양정은 관동팔경에서도 으뜸으로 쳤으며 조선 숙종은 팔경 중 망양정이 가장 멋지다 하여 ‘관동제일루’라는 현판을 정자에 걸도록 했다. 아쉽게도 지금 망양정은 옛 풍류객들이 드나들던 그 곳이 아니다. 망양정은 현재 위치에서 남쪽으로 10여 ㎞ 떨어진 기성면 망양동 해안에 있었다. 이밖에도 월송정, 후포항, 불영천도 들러보면 좋다. 또한 물 좋기로 소문난 덕구온천(054-782-0677)은 휴가의 피로함을 풀어주기에 충분하다. 가 가장 값싸고 맛있는 집으로는 선창횟집(054-788-3301)을 강추. 주인이 직접 잡은 자연산만을 파는 곳으로 유명. 울진에는 육고기도 유명하다. 또 돼지고기 두루치기가 유명한 대호식당(782-0220)도 가볼만하다. ■ 명사이십리 영덕 ‘영덕’하면 떠오르는 것이 대게. 하지만 바다가 아름답고 깊은 계곡이 있다는 사실을 알고 있는 사람들은 드물다.7번 국도의 마지막 백미인 영덕에는 아름다운 해안도로, 해맞이 공원, 크고 작은 7개 해수욕장 등이 있다. 고래불해수욕장은 영덕 최고. 이곳은 끝이 보이지 않는 백사장이 펼쳐져 있다. 그래서 애칭이 ‘명사이십리(明沙二十里)’로 함남 원산의 명사십리보다 두 배쯤 길다는 뜻이다. 오는 30,31일에는 해변축제가 열려 다양한 행사가 펼쳐진다. 장사해수욕장에선 제트스키 등 다양한 해양 레포츠를 즐길 수 있다. 특히 플라이피시(모터보트에 연결된 고무기구를 타며 즐기는 수상스포츠)는 바다 위를 4∼5m 떠서 날기 때문에 스릴이 넘친다. 플라이피시·제트스키 각 2만원, 바나나보트 1만원. 장사해수용장 인근에는 경보화석박물관(054-732-8655)이 있다. 미생물, 동·식물 등 다양한 화석들을 볼 수 있어 어린이들 교육에 좋다. 어른 3000원, 어린이 1000원. 7번 국도를 따라 오포에서 청송 방향으로 달리면 20여분 만에 옥계계곡에 닿는다. 청송의 주왕산과 포항의 동대산이 맞닿은 곳에 자리 잡은 옥계계곡은 이름처럼 물이 맑고 기암괴석들도 아름답다. 입장료는 어른 1500원, 어린이 1000원. 곰탕과 밥식해가 유명한 강구항의 청송식당(054-733-4675), 모둠물회가 유명한 축산항의 울릉도식당(732-4321), 해물탕으로 이름난 영해의 산해식당(732-2401) 등이 있다. ■ 포항·경주 그리고 고성 이밖에도 고성에는 통일전망대와 화진포라는 유명한 해수욕장이 있다. 깨끗한 백사장과 수면이 얕기로 유명하고 주위의 경치가 아름답다. 울창한 송림과 포구의 기암괴석, 이승만·김일성 별장, 고인돌, 동해에 한가로이 떠 있는 금구도의 대나무 숲과 갈매기가 나는 모습은 천하절경이다. 한일식당(033-682-2260)은 반냉면으로 유명하다. 비빔냉면에 물냉면 육수를 부어먹는 냉면으로 맛이 특이하다. 포항에 일출의 명소로 명성을 날리는 호미곶. 호랑이의 꼬리라하여 한반도의 정기가 서려있는 곳으로 알려져 있으며 해맞이광장 앞 바다에 우뚝 서있는 상생의 손은 볼만하다. 또한 등대의 역사적, 문화적 가치와 해양안전에 기여하는 역할과 해양사상을 국민에게 알리기 위한 국내유일의 등대전문박물관 국립등대박물관(054-284-4857)구경도 놓치면 아쉽다. 경주는 불국사, 첨성대를 비롯한 많은 신라의 유물과 유적들을 간직하고 있는 도시로 유명하지만 감포쪽으로 가면 조그만 항구와 재래시장, 해수욕장 등도 구경할 수 있다.
  • [김성수기자의 마라톤 도전기] (2) 체지방 줄이기

    [김성수기자의 마라톤 도전기] (2) 체지방 줄이기

    “야, 너 미쳤냐. 네 덩치에 무슨 마라톤이야.”(골프 마니아인 친구) “기사를 봤습니다. 저도 올 가을엔 마라톤에 도전하려고 하는데 무슨 운동부터 해야 하나요?”(41세 직장인) “기사 보고 반가웠습니다. 저도 마라톤을 하는데 언제 한번 주로(走路)에서 만났으면 좋겠습니다.”(S병원 홍보팀장) 첫 회가 나간 뒤 독자들의 반응은 예상보다 뜨거웠다. 완주에 꼭 성공하길 바란다는 잊혀진 취재원의 격려 전화부터, 걷기 속도가 잘못된 게 아니냐고 캐묻는 어느 동호회 소속 마라토너의 질책성 e­메일까지…. 마라톤을 하고 있고, 또 마라톤에 관심 있는 사람이 이처럼 많은 데 다시 한번 놀랐다. 이들에게 정확한 마라톤 정보를 전해 주기 위해서라도 훈련을 게을리 할 수 없다는 생각을 다시 하며 2주차 훈련에 돌입했다. #역시 문제는 체중… 당장 운동보다 체중이 가장 큰 문제로 떠올랐다.94㎏인 몸무게를 최소한 80㎏대로 떨어뜨려야 부상없이 훈련이 가능하다는 게 건국대 유영훈 코치의 설명이다. 식습관에 따라 크게 달라지겠지만 한 달간 프로그램에 나와 있는 훈련만 제대로 따라 해도 5㎏ 정도는 빠진다니 그나마 다행이다. 앞으로는 운동시간도 점차 늘려간다.2주차부터는 ‘걷기 30분’에 ‘빠르게 걷기 10분’이 추가된다. 빠르게 걷기는 뛰기 직전의 단계로 경보를 생각하면 된다. 빨리 걷기는 처음 10분에서 나중에는 20분으로 차츰 시간을 늘려 간다. 경보는 발은 11자로 하고, 앞뒤 45도로 리드미컬하게 팔을 흔들어 주면 된다.TV에서 봤던 경보선수의 몸놀림을 생각하면 된다. 이때 발이 무의식적으로 팔(八)자가 되는 것을 피해야 한다. 빠르게 걷기 시작하면 땀이 나면서 수분이 빠지고 이어 지방이 연소돼 체지방을 줄이는 데 효과적이다. #연습한 거리만큼 뛸 수 있다 마라톤이 분명히 쉬운 목표는 아니지만 보통 사람들은 16∼18주 정도 체계적인 훈련을 하면 완주가 가능하다는 게 전문가들의 설명. 누구나 할 수 있다는 얘기지만, 완주를 위해서는 그 이상의 준비를 해야 한다. 예컨대 2시간10분대에 주파하는 엘리트 선수가 연습때 3시간 이상을 뛰듯이 4∼5시간에 뛰는 초보마라토너도 완주를 위해서는 그만큼의 거리를 사전에 뛰어 봐야 한다는 얘기다. 또 달리기 연습을 안할 때도 집에서는 시간이 날 때마다 윗몸일으키기, 팔굽혀펴기 운동으로 복근을 강화하는 등 보강운동이 뒤따라야 한다. 마라톤은 후반에는 절대적으로 뱃심으로 뛰는데 복근이 약하면 어깨가 웅크려지면서 자세가 흐트러지고 결국 레이스를 포기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sskim@seoul.co.kr
  • 남우주연상 조승우·여우주연상 김혜수

    스무살 자폐증 청년의 마라톤 도전기를 그린 영화 ‘말아톤’(제작 씨네라인Ⅱ)이 제42회 대종상영화제 주요 부문상을 휩쓸었다. 한국영화인협회 주최로 8일 서울 세종문화회관 대극장에서 열린 제42회 대종상영화제 시상식에서 ‘말아톤’은 최우수 작품상을 비롯해 남우주연상(조승우·왼쪽 사진), 신인 감독상(정윤철), 각본상, 음악상, 기획상 등 6개 부문을 석권해 올해 대종상의 최다 수상작이 됐다.신인 감독의 장편영화 데뷔작이 작품상을 수상하기는 지난 99년 36회 영화제 이후 6년 만이다. 이 영화의 주인공 조승우는 남자 신인상까지 받았다. 또 여우주연상은 ‘얼굴없는 미녀’의 김혜수(오른쪽 사진), 감독상은 ‘역도산’의 송해성 감독, 여자 인기상은 문근영이 각각 받았다. 당초 최다 부문(12개) 후보에 올랐던 ‘주먹이 운다’는 여우조연상, 편집상, 심사위원특별상 등 3개 부문 상을 받는 데 그쳤다. 다음은 각 부문별 수상자(작).▲남우조연상=황정민(달콤한 인생) ▲여우조연상=나문희(달콤한 인생) ▲신인남우상=고수(썸) ▲신인여우상=이청아(늑대의 유혹) ▲각본상=정윤철·윤진호·송예진(말아톤) ▲각색상=김영하(내 머릿속의 지우개) ▲기획상=석명홍(말아톤) ▲촬영상=김형구(역도산) ▲미술상=민언옥(혈의누) ▲의상상=정경희(혈의누) ▲편집상=남나영(주먹이 운다) ▲조명상=임재영(얼굴없는 미녀) ▲음향기술상=강주석(알 포인트) ▲영상기술상=정덕영·윤여진(얼굴없는 미녀) ▲심사위원특별상=주먹이 운다 ▲영화발전공로상=유현목 감독황수정기자 sjh@seoul.co.kr
  • 레포츠의 천국 인제로

    레포츠의 천국 인제로

    무덥고 습한 장마에 지친 사람들은 레포츠의 천국 인제로 떠나자.63m에서 번지점프, 내린천을 외줄로 건너 가는 플라잉폭스, 순식간 50m 하늘로 튀어 오르는 번지불릿 등 18가지의 레포츠를 마음껏 즐기다보면 무더위로 인한 짜증은 사라진다. 맨손고기잡기, 물축구, 뗏목 타기 등 다양한 체험 행사는 물론 볼거리가 많아 온가족의 나들이 장소로도 좋다. 활력이 넘치고, 행복해지는 곳 ‘하늘내린인제’가 바로 그곳이다. 인제 글 사진 한준규기자 hihi@seoul.co.kr 하늘이 잔뜩 찌푸린 날 인제로 떠났다.‘날씨도 안 좋은데 언제 가나’걱정을 하며 나선 길. 그러나 홍천까지 쭉 뻗은 6번 국도는 고속도로 같았다. 한창 확장공사중인 도로를 달려 2시간30분만에 도착했다.“길 좋아졌다.”는 감탄사가 절로 나온다. 한국의 때묻지 않은 숲과 계곡을 가지고 있는 인제는 결코 멀지않았다. 합강변에 우뚝 서 있는 번지점프타워와 내린천에서 래프팅을 하는 사람들이 보이자 설레는 마음을 주체할 수 없었다. ●바람을 가르며 먼저 플라잉폭스. 강폭이 50m가 넘는 합강을 순식간에 날아 건너간다. 먼저 안전띠를 매고 줄에 걸 도르래를 들고 타워 위로 올라갔다. 그러고는 앉는 자세를 배운 후 도르래를 두 손으로 꽉 잡았다.“출발!”교관의 외침에 따라 외줄을 미끄러져 내려갔다.“와∼아”하는 탄성이 절로 나왔고, 내 몸이 강을 향해 곤두박질쳤다. 머리 위에서 ‘끼릭끼릭’하며 돌아가는 도르래 소리가 공포감을 더해줬다. 잠시 감았던 눈을 뜨자 가슴 깊은 곳까지 시원함이 느껴졌다. 내가 한 마리 물새가 되어 아름다운 합강을 날고 있는 듯하다. 숲을 향해 돌진했다.‘윽, 이러다 나무에 부딪친다….’이를 알고 조교가 속도줄임장치를 이용해 안전하게 세워준다.“어휴, 나무에 부딪치는 줄 알았어요.”라고 하자 “조교가 항상 끝에서 대기를 하고 있어 안전합니다!”라며 안심시킨다. 다음 걱정이 뒤따랐다.‘합강을 건너왔는데 또 어떻게 건너나?’ 조교는 다 알고있다는 듯 길을 안내했다. 숲을 5분 걸어 올라가자 나무로 둘러싸인 곳에서 도르래를 건 다음 다시 출발했다.“이곳은 나무가 바로 밑에 있으니 다리를 올리세요.” 조교의 주의에 따라 발을 오그린 채 미끄러져 내려간다. 아슬아슬 나무 숲을 빠져나오자 갑자기 시야가 탁 트이며 올 때보다 두배는 더 빠른 속도로 미끄러져 간다.“야호!” 잔뜩 찌푸린 하늘과 다르게 내 마음은 쾌청해졌다. 이번에는 1초만에 50m를 튀어 오른다는 번지불릿. 이건 좀 쉬워 보인다. 어깨를 누르는 안전바도 있고 철재 공처럼 생긴 기구 안에 타니까.“자 준비되셨죠. 출발합니다.”잔뜩 기대하고 있는데 아무 반응이 없다.“아니, 안 움직…” 채 말을 마치기도 전에 ‘쑹’하며 몸이 하늘로 솟구친다. 허를 찔린 느낌이다. 몸을 무엇인가 누르고 있는 느낌을 받는 순간 나도 모르게 안전바를 잡은 손에 힘이 들어간다. 정말 젖 먹던 힘까지 짜내 손잡이를 잡았다. 오금이 저린다. 솟구치던 몸이 이내 땅으로 떨어진다. 안도의 한숨도 잠깐, 공처럼 생긴 기구가 빙글빙글 돈다. 그제서야 밑에서 구경을 하는 사람들이 눈에 들어온다. 위로는 인제의 절경이 한눈에 들어온다. 아찔하고 머리가 어지럽다. 몇 번을 빙글빙글 돌더니 제자리에 내려놓는다. 문을 열고 내리는데 다리가 후들거리고 어지러워 창피함을 무릅쓰고 잠시 바닥에 주저앉았다. ●고놈 참 희한하네 이번엔 수륙양용차에 올랐다. 타자마자 차가 90도 회전하더니 ‘웽’하며 달린다. 갑자기 풀숲으로 들어가더니 둔덕을 넘어가는데 뒤에 앉아있는 사람은 거의 짐짝 수준이다. 이리저리 흔들림에 정신을 차릴 수 없게 한다. 그런데 달리던 차가 순간, 강 속으로 들어간다. “어어 조심하세요.”하는 소리를 뒤로하고 물 속으로 풍덩하고 뛰어들었다. 잔뜩 긴장했는데 희한하게도 차가 물위에 떠있다.‘윙’하고 엔진의 출력을 높이는가 했더니 하얀 포말을 일으키며 앞으로 나간다. 수륙양용차였다. 아이들이 무척 좋아할 것 같다. 축제기간에는 무료라 한다. 난생 처음 타보는 뗏목도 안 타볼 수 없지. 살짝 물에 가라앉으며 합강을 따라 두둥실 떠내려간다.“두만강 푸른 물에 노 젓는 뱃사공…”노래가 절로 나온다. ■ 인제, 축제가 시작된다 오는 24일까지 인제군 일대에서 펼쳐지는 이번 축제에서는 다양한 체험을 할 수 있다. 또한 축제기간에는 레포츠 이용요금을 대폭 할인하고, 무료 체험행사도 많이 열린다. 내린천 2㎞ 구간에서는 뗏목여행, 내린천 물속을 탐험하는 스노클링, 계곡 트레킹을 하며 족대로 고기잡기, 맨손 민물고기잡기 등을 즐길 수 있다. 레포츠 체험스쿨에서는 리컴번트와 수륙양용차 등 이색 레포츠를 만끽할 수 있다. 또 물축구와 인공암벽을 체험할 수 있는 시설을 설치했고 레펠 징검다리 건너기 등 장애물을 통과하는 모험 파크장을 조성했다. 남녀노소가 즐길 수 있는 공간이다. 축제기간 전국 래프팅대회를 비롯해 곰배령을 트레킹하며 최종 목적지를 찾는 어드벤처 랠리대회, 산악마라톤, 하이킹, 모터사이클대회, 내린천 걷기대회 등 동호인들이 참가하는 대회들도 눈길을 끈다. 문의는 내린천X-게임리조트(www.injejump.co.kr,033-461-5261)나 축제 홈페이지(www.leports.gangwon.kr). 인간은 누구나 날고 싶다는 꿈을 가지고 있다. 그래서 나도 오늘은 ‘새’가 되기로 했다. 줄 하나 매고 수십m에서 뛰어내리는 레포츠의 꽃이라는 번지점프. 우리나라에서 가장 높다는 인제 번지점프대. 무려 63m. 밑에서 올려다볼 때는 자신 있었다.“저 정도야!” 조교가 “서명하세요.”라고 종이를 내민다. 혹시 고혈압이나 본인의 부주의로 인한 사고에 책임을 지지 않으며 올라갔다가 점프를 못해도 환불되지 않는다는 내용이다.1억원 보험에 들어있다는 사실에 안도하며, 이름 주민번호 주소를 적고 사인까지 했다. 몸무게를 재고 “몸에 묶을까요, 발목에 할까요.”라는 물음에 “더 짜릿하도록 발목에!”라고 답했다. 호기를 부린 것이다.“저 높이가 63m예요?생각보다 낮네요.”,“올라가면 맘이 달라지실걸요. 못 뛰어내리는 분들도 많아요.”내린천X-게임 리조트의 오복환 부장은 은근히 겁을 준다. 실력을 보이리라 다짐하며 엘리베이터에 올랐다. 둔탁한 소리와 함께 움직이는 엘리베이터.“의자에 앉으세요. 창밖을 보면 공포감이 생겨 뛰기가 쉽지 않아요.” 정말 투명 아크릴로 된 바닥을 통해 보이는 땅이 아득하게 멀어진다. 불안해진다. 밑에 사람들이 손가락만 하게 보이기 시작했다. 장난이 아닌데…. 순간 엘리베이터가 정지했다. 발목에 비너로 줄을 연결시키며 “점프대에 서서는 눈을 들어 위를 보세요. 밑을 보면 뛰기 어렵습니다.”조교의 말이 가슴에 꽂힌다. 문을 열자 인제의 비경이 한눈에 들어온다.“일어나서 나가세요.”라는 말에 슬슬 걸어나섰다. 밑을 보니 순간 어지러워지며 도저히 엄두가 나지 않는다.“더 나가세요, 더…. 점프대 끝에 서세요.” 밀려나가서 난간을 잡았으나 다리가 후들거렸다. 아래에서 올려다보던 것과는 달랐다. 상상할 수 없는 공포감이 밀려온다. 심장이 벌렁벌렁. 눈앞이 깜깜해졌다. 포기하면 안 될까? “아까의 용기는 어디에 갔습니까. 창피하지 않습니까. 밑에 많은 사람들이 보고 있습니다. 자 손을 벌리세요. 그리고 하나, 둘, 셋 구령에 맞춰 뛰어내리세요.” 조교의 우렁찬 음성,“셋! 셋입니다. 뛰세요.” 나도 모르게 뒷걸음질로 엘리베이터로 들어왔다.“내려갑시다. 다음에 하지요.” 내 목소리가 모기소리 같았다.“할 수 있습니다. 초등학생도 하는데 안전합니다. 하루에 수백명씩 뛰어도 사고 한번 안 났으니까 안심하고 뛰세요.” 조교와의 승강이로 입이 타는 듯했다. 용기를 내기로 했다. 점프대 끝에 섰다. 정말 이렇게 다리가 후들거리기는 처음이다. 머릿속이 텅 비어 있는 것 같다. 하늘도 땅도 물도 눈에 들어오지 않는다. 또 “셋! 점프.”하는 조교의 목소리에 눈을 질끈 감고 심청이가 인당수에 뛰어드는 것처럼 그냥 앞으로 한발을 내디뎠다. 아무것도 보이지 않는다. 몸이 어디론가 쫙 빨려 들어가는 느낌이다. 정말 한없이 깊은 나락으로 추락하는 느낌이 이런 걸까. 한참을 떨어지는 것 같다. 멈춰야 할 것 같은데,‘이러다 그냥 떨어지는 거 아냐?’머릿속이 다시 두려움으로 복잡해졌다. 그때였다.‘팅’하며 몸이 다시 솟구친다.‘살았다. 살았어.’눈을 떴다. 비록 거꾸로지만 합강 내린천 방태산의 아름다움이 눈에 들어온다. 몇 번을 튀다 멈춘다. 그러고는 서서히 내려간다. 줄을 떼고 안전장비를 풀었다. 다리가 아직도 후들거린다. 정말 이런 경험 처음이다. 내가 해냈다. 정말 한번은 해볼 만한 경험이었다. …… 하지만 다시 뛰라면…?
  • [김성수기자의 마라톤 도전기] (1) ‘몸만들기’ 들어가며

    [김성수기자의 마라톤 도전기] (1) ‘몸만들기’ 들어가며

    마라톤이 유행처럼 번지는 요즘입니다. 한강둔치에 나가 봐도 여기저기 ‘뛰는 사람들’ 일색입니다.184㎝,94㎏. 한 덩치 하는 기자도 이제부터 뛸 겁니다. 아니 한 걸음 더 나가 감히(?) 마라톤 풀코스에 도전합니다. 왜 이런 무모한 결심을 했느냐고요. 글쎄요…. 일단은 아끼는 한 후배의 권유 때문이라고만 해두지요. 개인적으론 건강한 신체를 유지하고 싶기도 하고. 어쨌든 기자는 앞으로 마라톤완주를 위한 16주간의 훈련에 들어갑니다. 그리고 훈련이 끝난 뒤에는 한 대회를 골라 실전을 벌일 생각입니다. 훈련 일정과 방법은 건국대 육상부 황규훈(대한육상연맹 전무) 감독과 유영훈 코치, 장종수(3학년) 선수가 도움을 주기로 했습니다. 앞으로 기자는 일주일 단위로 훈련한 방법을 가능한 한 구체적으로 소개합니다. 이번 시리즈가 마라톤에 관심은 갖고 있었지만 어떻게 시작할지 몰라서 고민하던 ‘초보달림이’들에게 도움이 됐으면 합니다. #16주간 훈련… 11월께 풀코스 도전 건대 운동장에서 만난 황 감독은 ‘초보자 4주 훈련 프로그램’이라는 A4용지 한 장을 건네줬다. 일주일 단위로 훈련할 내용을 정리한 것이다. 첫 주에 할 훈련은 의외로 간단하다.‘걷기 30분’(4일간), 하루 휴식, 다시 걷기 30분 1일, 등산 60분 1일. #첫주엔 30분 걷기→휴식→60분 등산 처음부터 바로 뛰기에 들어가면 기자처럼 무거운 사람은 무릎에 무리가 가기 때문이란다. ‘걷기 30분’의 속도는 약 4㎞를 걷는 정도면 적당하다. 이 정도쯤이야. 당장 다음날부터 동네 초등학교 운동장에서 한번 해봤다. 400m 트랙이니까 10바퀴를 30분에 돌면 된다는 얘기. 처음엔 이게 운동이 될까 싶었는데 웬걸 7바퀴쯤 돌고 나니 제법 몸이 더워지고,8바퀴째가 되니 뒷목부터 조금씩 땀이 나기 시작했다. 끝까지 허리를 꼿꼿하게 유지하는 것도 쉽지 않았다. 저녁식사를 하고 난 밤 10시 이후의 시간을 주로 활용할 생각인데 빼먹지 않는 게 제일 중요하겠지. #달릴땐 주먹쥐고 팔 45도로 흔들어야 모든 운동은 폼에서 시작하고 폼에서 끝난다. 마라톤도 마찬가지. 처음에 좋은 자세를 갖춰야 4시간 이상(아마추어) 꾸준히 달릴 수 있단다. 첫날이지만 황 감독이 대뜸 ‘주법’을 보자며 가볍게 뛰어보라고 했다.50여m를 대여섯번 가볍게 뛰었다. 주법평가에 앞서 먼저 두툼한 조깅화를 택한 건 잘 했다고 칭찬을 들었다. 초보자일수록 가벼운 신발보다는 충격을 흡수하기에 좋은 뒤축이 두꺼운 운동화가 좋다고 한다. 다음 착지와 관련해서는 발뒤꿈치가 먼저 땅에 닿고 있는데, 속도는 많이 안 나지만 안정적으로 오래 뛸 수 있으니까 초보자나 나이 든 사람들에게는 바람직하다고 한다. 그러나 팔동작에 가서는 여러 가지 지적이 나왔다. 우선 지나치게 주먹을 꽉 쥐고 있고, 어깨와 팔꿈치가 직각이 된 상태에서 힘이 너무 많이 들어갔다고 한다. 단거리 뛸 때나 이렇게 하는 거지, 마라톤에서는 힘이 들어서 안 된다고 한다. 황 감독이 교정해준 주법에 따르면, 주먹은 새를 가볍게 쥐듯이 약간 공간을 두고 쥐고, 팔은 좌우로 45로 각도로 가볍게 흔들어야 한다. 가장 중요한 것은 ‘유연하게’ 해야 한다는 것. 경보선수의 경쾌한 걸음을 연상하면 될 듯하다. 이제 시작인데 벌써부터 갑갑해지지만 그래도 먹는 건 맘대로 먹어도 된다니 그나마 위안이 됐다. sskim@seoul.co.kr
  • 조선족과 ‘마음 거리’ 좁히기

    전주공업대(학장 김영만)가 중국 지린(吉林)성 연변지역 조선족을 위해 ‘제1회 두만강 축제’를 연다. 6∼7일 열리는 이 행사에는 전주공대 학생과 교직원 120명, 조선족 등 모두 1만명이 참가할 예정이다. 전북태권도협회와 투먼(圖們)시 문화체육부가 공동 후원하는 이 행사에서는 전주공대 학장배 건강 마라톤대회와 축구대회, 조선족 가족 노래자랑, 전통음식 장터 등 다양한 문화행사가 펼쳐진다. 또 이 학교 영상그래픽학과는 조선족 장수 노인들에게 사진을 촬영해주고 전기정보학과는 마을의 전기시설을 점검·보수하며 미용예술학과는 이·미용 및 화장을 돕는다. 김영만 학장은 “북한과 중국을 가로지르는 두만강에서 조선족과 교류를 확대하고 이해의 폭을 넓히기 위해 축제를 계획했다.”면서 “두만강 축제는 우리 동포인 조선족의 문화와 정서를 대변하는 대표적인 해외축제로 자리매김할 것”이라고 말했다.전주 임송학기자 shlim@seoul.co.kr
  • 3~4월엔 잔디밭 출입금지

    3~4월엔 잔디밭 출입금지

    잔디 새싹이 돋는 3∼4월에는 앞으로 한강시민공원 여의도·선유도 지구 등의 잔디밭에 들어가지 못한다. 서울시 한강시민공원사업소는 3∼4월 등 2개월 동안 여의도지구와 선유도지구 등 잔디 훼손이 심한 지구를 중심으로 잔디밭 출입을 금지하는 내용의 ‘잔디 관리대책’을 마련했다고 3일 밝혔다. 여의도지구는 잔디광장과 야외무대 등이, 선유도지구는 바람의 언덕과 녹지대 등의 잔디가 많이 망가져 있다. 또 보행자가 많은 잔디밭에는 잔디매트 등 보호시설을 설치할 방침이다. 사업소는 이와 함께 대중 집회 등으로 잔디가 많이 파손된 여의도 야외무대의 대체 공간으로 63빌딩 옆 둔치에 무대시설 등을 갖춘 ‘여의도 수변마당’을 조성해 문화행사 공간으로 활용할 방침이다. 기존 야외무대는 지난 5월부터 훼손된 잔디밭의 출입을 금지한 데 이어 키 큰 나무를 10∼20m 간격으로 심어 시민들의 휴식공간으로 조성할 계획이다. 서울시는 이와 함께 최근 한강시민공원에서 마라톤 등 대형 행사가 급증하면서 시민들의 불편이 가중되고 있다는 점을 감안, 내년부터 매월 둘째주와 넷째주 토·일요일·공휴일에는 대규모 행사를 제한하기로 했다. 기존에는 넷째주에만 행사를 치르지 못했다. 또 기존에 행사일 100∼15일 전까지 장소 사용신청을 받던 것을 6월과 12월에 각각 상·하반기 행사를 일괄 접수받아 행사 준비에 충분한 시간을 가질 수 있도록 했다. 사업소는 “시민들에게 부족한 녹지공간을 제공하고, 공원에서 불편없이 휴식을 즐길 수 있도록 이같은 대책을 마련했다.”고 밝혔다. 이두걸기자 douzirl@seoul.co.kr
  • 3~4월엔 잔디밭 출입금지

    잔디 새싹이 돋는 3∼4월에는 앞으로 한강시민공원 여의도·선유도 지구 등의 잔디밭에 들어가지 못한다. 서울시 한강시민공원사업소는 3∼4월 등 2개월 동안 여의도지구와 선유도지구 등 잔디 훼손이 심한 지구를 중심으로 잔디밭 출입을 금지하는 내용의 ‘잔디 관리대책’을 마련했다고 3일 밝혔다. 여의도지구는 잔디광장과 야외무대 등이, 선유도지구는 바람의 언덕과 녹지대 등의 잔디가 많이 망가져 있다. 또 보행자가 많은 잔디밭에는 잔디매트 등 보호시설을 설치할 방침이다. 사업소는 이와 함께 대중 집회 등으로 잔디가 많이 파손된 여의도 야외무대의 대체 공간으로 63빌딩 옆 둔치에 무대시설 등을 갖춘 ‘여의도 수변마당’을 조성해 문화행사 공간으로 활용할 방침이다. 기존 야외무대는 지난 5월부터 훼손된 잔디밭의 출입을 금지한 데 이어 키 큰 나무를 10∼20m 간격으로 심어 시민들의 휴식공간으로 조성할 계획이다. 서울시는 이와 함께 최근 한강시민공원에서 마라톤 등 대형 행사가 급증하면서 시민들의 불편이 가중되고 있다는 점을 감안, 내년부터 매월 둘째주와 넷째주 토·일요일·공휴일에는 대규모 행사를 제한하기로 했다. 기존에는 넷째주에만 행사를 치르지 못했다. 또 기존에 행사일 100∼15일 전까지 장소 사용신청을 받던 것을 6월과 12월에 각각 상·하반기 행사를 일괄 접수받아 행사 준비에 충분한 시간을 가질 수 있도록 했다. 사업소는 “시민들에게 부족한 녹지공간을 제공하고, 공원에서 불편없이 휴식을 즐길 수 있도록 이같은 대책을 마련했다.”고 밝혔다.이두걸기자 douzirl@seoul.co.kr
  • 英 94세 마라토너 8종목 세계新 도전

    |런던 연합|94세의 영국 할아버지 마라토너 파우자 싱이 무려 8개의 육상 종목에서 신기록에 도전해 화제가 되고 있다. 싱은 2일 런던의 마일엔드파크 스타디움에서 100m,200m,300m,800m,1500m,1600m,3000m,5000m 등 8개 종목의 90세 이상 부문 세계기록에 도전한다. 오전 10시30분 시작되는 이 이례적인 기록 도전은 자선기금 모금과 런던의 2012년 올림픽 유치 홍보를 위해 마련됐다. 싱이 처음 달리기를 배운 것은 81세 되던 해였다. 인도의 시골에서 들판을 뛰어다니던 그는 자녀를 따라 영국으로 이주한 뒤 본격적으로 마라톤에 뛰어들었다. 지금까지 7차례 풀코스를 완주했고, 하프 코스는 헤아릴 수 없을 정도로 뛰었다. 흰 수염을 휘날리며 거리를 달리는 싱은 연금생활자에서 달리기 하나만으로 세계적인 스타 반열에 올랐다. 지난해에는 ‘불가능은 아무것도 아니다.’라는 아디다스 광고에 축구 스타 데이비드 베컴, 럭비 스타 조니 윌킨슨과 함께 모델로 발탁됐다. 그는 매일 13㎞ 정도를 걷고 뛴다. 담배와 술은 전혀 하지 않는다. 많이 웃는 낙천적 생활 태도를 유지하면서 매운 생강 카레를 즐긴다고 한다. 싱은 90세 이상 육상 세계 기록을 모두 갈아치운 뒤 일본인 하라구치 고조(95)가 세운 95∼99세 그룹의 100m 기록(22초04)에 도전할 계획이다.
  • 이은정 육상 1만m 한국신

    ‘한국 여자마라톤의 희망’ 이은정(24·삼성전자)이 하프마라톤과 500m에 이어 1만m에서도 한국 신기록을 세우는 ‘트리플 크라운’을 기록했다. 이은정은 29일 일본 홋카이도 후카가와에서 열린 2005일본 디스턴스챌린지 4차대회 여자부 1만m 경기에서 32분43초35로 결승선을 통과, 지난 2002년 정윤희(SH공사)가 부산아시안게임에서 세운 종전 한국 신기록(32분46초54)을 3.19초 단축했다. 지난 2월27일 하프마라톤에서 지난 2003년 배해진이 세웠던 한국 기록을 47초 앞당기는 1시간11분36초의 한국신기록을 세운 이은정은 나흘 전인 지난 25일 같은 대회 3차 5000m에서도 15분42초62로 기존의 한국 기록을 11초82 단축하며 한국신기록을 세우는 등 연일 여자 장거리 육상에서 새 역사를 써나가고 있다. 이로써 이은정이 앞으로 풀코스 마라톤 한국기록을 경신하면 육상 사상 전무후무한 장거리 한국기록 그랜드슬램을 이룰 수 있는 발판을 마련했다. 이은정은 45명이 함께 달린 이날 레이스에서 순위는 9위에 그쳤으나 정상급 일본 선수들에 뒤처지지 않고 초반 3번째 그룹에서 달리다 10바퀴를 남겨두고 두번째 그룹으로 올라와 400m를 78초에 끊는 안정된 레이스를 펼치며 한국기록을 갈아치웠다. 오인환 삼성전자 감독은 “작년 겨울부터 5000m 훈련에만 전념해 장거리 훈련이 부족했음에도 불구하고 1만m에서 한국기록을 깨다니 놀랍다.”면서 “이미 정상급인 스피드를 더 끌어올리고 체력 훈련에 집중하면 세계적인 마라토너가 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이재훈기자 nomad@seoul.co.kr
  • 이은정, 트리플크라운 도전

    ‘여자 육상의 희망’ 이은정(24·삼성전자)이 한국 신기록 ‘트리플크라운’에 도전한다. 이은정은 29일 일본 홋카이도 후카가와에서 열리는 2005일본디스턴스챌린지 4차대회 여자 1만m 레이스에 출전, 한국기록 경신에 나선다. 이은정은 지난 4월 베를린하프마라톤에서 한국기록(1시간11분15초)을 깬 데 이어 지난 25일 3차대회 5000m에서 15분42초62로 골인, 한국기록을 무려 11초82나 앞당겼다.2개의 한국기록을 수립한 이은정은 이같은 여세를 몰아 1만m 기록까지 갈아치울 태세다. 이은정이 1만m 기록마저 깨면 풀코스마라톤을 뺀 장거리 기록 3개를 모두 혼자 작성하는 ‘트리플 크라운’을 달성한다. 현재 1만m 한국기록은 정윤희(SH공사)가 2002부산아시안게임에서 세운 32분46초54. 이은정의 기록(33분51초14)보다 1분5초가량 앞선다. 하지만 중국 쿤밍에서 고지훈련을 마치고 한껏 페이스가 올라 기록 경신이 기대된다. 이은정이 ‘트리플크라운’을 수립하면 남는 과제는 풀코스 마라톤 한국기록경신. 지난 1997년 권은주가 세운 2시간26분12초는 8년째 요지부동이다. 하지만 이은정은 지난해 서울국제마라톤에서 2시간26분17초를 기록, 기대를 한껏 부풀린다. 이은정이 사상 초유로 장거리 기록 4개를 동시에 보유할지 침체된 한국 육상계를 흥분시키고 있다.이재훈기자 nomad@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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