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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길섶에서] 의기투합/장상옥 편집부 차장

    연고 주의라고. 아니야, 우린 동지애야. 번개팅으로 가는 한 해를 아쉬워했는데 오는 한 해를 반기지 않을 수 있는가. 마음 맞는 선후배가 한살 더 먹고 보름 만에 마주 앉았다. 1차는 정종으로 시작했다. 현존하는 과제에 대한 반사적인 얘기부터 나왔다. 건강, 자식 잘되기, 로또 행운 등의 덕담이 오갔다. 목표를 꼭 하나씩 이루자고 건배로 다짐했다. 40대 중반을 넘긴 우리에겐 무엇보다 건강이 화두였다. 지난해에 마라톤 기록 8초를 단축하기 위해 질주하다 쓰러져 앰뷸런스 신세를 졌다는 무용담도 나왔다. 2차는 간단히 하자고 했지만 폭탄주가 발동됐다. 몇 순배 돌자, 새 도전을 해보자고 누군가 제안했다. 지리산 종주로 낙점됐다. 한 번도 가본 적 없어 내심 반겼다. ‘4월 셋째주, 2박3일’로 의기투합했다. 취중 결심이라 말로만 끝날 수도 있으니 1만원씩 거둬 마음의 예약까지 마쳤다. 체력도 키우고 동지애도 다지고…. 4명은 지리산 정복이란 ‘도반의 길’을 떠난다. 꽃피는 새봄 천왕봉에서 또 어떤 도원결의를 할지 기대된다. 장상옥 편집부 차장 okgogo@seoul.co.kr
  • [정윤수의 종횡무진] 하루키가 달리는 이유

    ‘인간실격’으로 유명한 일본 소설가 다자이 오사무가 지독한 자기 환멸과 근원적인 절망감 때문에 자살했을 때, 동시대 소설가 미시마 유키오는 이를 경멸하면서 말했다. “그런 성격 결함의 절반쯤은 냉수마찰이나 기계체조로 고칠 수 있다.” 그렇게 말한 미시마 유키오 역시 자살을 했다. 그런데 그 사유는 다자이 오사무와 다르다. 다자이 오사무가 내면에 대한 불안의식과 일본 사회의 과잉된 우경화에 시달리다 자살했다면 미시마 유키오는 일본 파시즘 부활을 외치며 할복 자살했다. 미시마 유키오의 대표작은 ‘금각사’. 이 소설은 유일무이한 미를 영원히 간직하기 위하여 불을 지르고 만다는 지극히 일본적인 소설이다. 이 소설을 쓴 뒤 미시마 유키오는 보디빌딩으로 제 육체를 단련하기 시작했다. 강력한 힘, 그 누구도 범접할 수 없는 절대적 세계, 군더더기 하나 없는 완벽한 힘과 미와 열정이 충일된 세계. 그것을 동경한 미시마 유키오는 현실 속에서 이를 충족하기 위해 군국주의 부활 운동에 뛰어들었다가 마침내 할복자살했다. 육체에 대한 과도한 몰입, 스포츠에 대한 지나친 열병, 강한 힘에 대한 한없는 동경. 이러한 것이 때로는 치명적으로 위험할 수 있다는 것을 미시마 유키오는 보여준 것이다. 스포츠를 대하는 우리의 마음이 대단히 유연해야 한다는 것을 그는 역설적으로 가르쳐 준 것이다. 스포츠는 힘 자랑이 아니며 남에게 으스대기 위한 행동이 아니다. 완벽하고 강한 힘을 추구하는 것 못지않게 여리고 시들고 병든 것을 사랑해야 하는 것 역시 인간의 의무다. 건강한 스포츠 정신이란 이처럼 상반된 것에 대하여 균형 있는 시각을 갖는 것이다. 또 한 명의 일본 소설가가 있다. ‘상실의 시대’로 유명한 무라카미 하루키다. 그는 널리 알려진 마라토너이다. 마라톤 풀코스를 25회나 완주하고 100㎞ 울트라마라톤에도 성공한 작가다. 소설가하면 골방에서 담배나 연신 피워대야 어울릴 법한데 하루키는 지금도 매일 같이 달리는 작가다. 전업 작가가 된 32살 때부터 달리기 시작했다. 그 이전까지 하루 두 갑 이상 담배를 핀 체인스모커였으나 마라톤을 시작하면서 담배를 끊어 버렸다. 그는 매일 달린다. 자기에게 주어진 시간은 하루 23시간이라고 그는 생각한다. 나머지 1시간은 달리기 위해 빼놓았다. 그는 예술이란 몸 안에 든 독을 빼내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그 독을 빼내기 위해서 소설가는 건강해야 하는데 랭보, 다자이 오사무, 아쿠다가와 류노스케 같은 소설가는 그 독에 물려 죽은 것이라고 그는 말한다. 최근 발간된 ‘달리기를 말할 때 내가 하고 싶은 이야기’(문학사상 펴냄)에 보면 하루키는 언젠가 죽고 나면 묘비명에 ‘적어도 끝까지 걷지는 않았다.’고 써주길 바란다고 했다. 한번은 어느 친구가 “신체 장애가 있고 스포츠를 못하는 사람도 좀 생각하라.”고 지적을 했다. 하루키는 이에 대해 건강한 몸을 갖고 있으면서 그것을 무신경하게 함부로 다루는 사람이 더 큰 문제가 있다고 반박했다. 그는 1998년 6월 호놀룰루에서 열린 시각장애인 마라톤 15km 코스에 동반자로 참가한 적이 있다. 어느 시각장애인과 끈 하나로 연결를 마주 잡고 달린 것이다. 그 ‘행복한 경험’을 마친 후 하루키는 썼다. “우리에게 가장 중요한 것은 어떤 장애가 신체에 있는 것이 아니라 그 신체를 진정으로 의식하는 것이다.” 이 겨울, 땀 흘리며 스포츠에 몰두하고 있을 독자들과 함께 나누고 싶은 새해 덕담이다. 스포츠 평론가 prague@naver.com
  • 미디어법 등 처리 미뤄 2차 입법전쟁 뇌관 그대로

    미디어법 등 처리 미뤄 2차 입법전쟁 뇌관 그대로

    여야 3개 교섭단체 원내대표들은 6일 오후 국회 귀빈식당에서 다시 테이블에 마주 앉아 90분 남짓 치열한 신경전을 이어갔다. 전날 두 차례에 걸친 마라톤 협상에서 동상이몽(同床異夢)만 확인한 탓인지 이날 회담에선 팽팽한 기싸움이 벌어졌다. 모종의 ‘거래’가 이뤄질 것이란 관측이 나돌 무렵, 홍 원내대표가 자리를 박차고 나왔다. 급작스럽게 불거져 나온 공직선거법 개정안(재외국민 투표권 부여)을 당 최고위원회의에서 추인받기 위해서였다. 홍 원내대표가 ‘1월 임시국회 회기연장’ 카드를 내놓자 원 원내대표가 공직선거법 개정을 위한 여야 동수의 정개특위 구성에 합의해 달라는 조건을 달았다. 홍 원내대표가 협상 테이블로 돌아오자 초점은 쟁점법안 처리의 ‘시기’와 ‘방법’에 모아졌다. 한나라당이 대부분 2월 임시국회에서 ‘협의처리’해야 한다는 입장을 보인 반면, 민주당은 기한을 두지 않고 ‘합의처리’하는 데 역점을 뒀다. ‘협의처리’는 여야가 합의하지 않으면 다수결 원칙에 따라 표결처리가 가능하지만, ‘합의처리’는 여야가 반드시 합의해야 처리할 수 있다는 의미다. 핵심 쟁점이던 미디어관련법은 결국 분리 처리로 가닥이 잡혔다. ‘6+2’처리방식으로 사이버모욕죄 등을 담은 정보통신망법과 방송법·신문법 등 6건은 ‘빠른 시일 내에 합의처리’하고, 나머지 언론중재법·전파법은 이번 ‘임시국회 회기(8일)내 협의처리’하도록 했다. 당초 한나라당은 미디어관련법을 ‘2월 임시국회에 상정해 합의처리하기로 노력한다.’고 접점을 이뤘다고 주장했지만 민주당은 강하게 반발했다. 금산분리 완화법의 경우 한나라당은 2월 임시국회로 합의시한을 못박으려 했지만 민주당은 이번 임시국회에서 상임위에 상정하는 대신 처리 기한을 정하지 않는다는 원칙을 고수했다. 일각에선 “일단 상정한 만큼 합의처리에 노력하다 안 되면 표결로 처리할 수 있다.”는 해석을 내놓았지만 민주당은 출자총액제한제도 폐지와 달리 처리시한을 못박지 않아 불리할 게 없다고 주장했다. 이른바 ‘사회개혁법안’ 13개는 10개로 줄었다. 정보통신망법을 미디어관련법으로 넘기고, 종교차별금지법 2개를 이번 임시국회 합의처리로 돌렸다. 10개 법안은 2월 임시국회에서 상정한 뒤 역시 기한 없이 합의처리를 위해 노력하기로 했다. 반면 교육세·농특세 폐지법안,주공·토공통합법 등 각 당이 제안한 중점추진법안은 ‘2월 임시국회에서 합의처리하도록 노력한다.’고 기한을 정해 추후 논란의 여지를 남겼다. 여야는 한·미 자유무역협정(FT A) 비준동의안의 경우 당초 ‘가(假)합의안’에서 2월 협의처리로 가닥을 잡았지만 민주당이 오바마 행정부 출범 이후 협의처리하자는 원칙을 지켜냈다. 대신 출자총액제한제(독점규제 및 공정거래법)는 이번 임시국회에서 상임위에 상정해 2월 협의처리하도록 못박았다. 사실상 민주당은 이번 합의에서 출총제와 미디어관련법 2개에서만 양보했다는 평가를 듣고 있다. 앞서 민주당은 점거 12일 만에 국회 본회의장 농성을 풀어 오후 원내대표 회담을 앞둔 고도의 협상전략이라는 해석도 나왔다. 오상도 김지훈기자 sdoh@seoul.co.kr
  • 상암경기장내 공원 사용신청 접수

    서울 월드컵공원관리사업소는 올해 상반기 상암동 월드컵공원 내 평화의 공원과 난지천공원에 대한 장소 사용신청을 오는 16일까지 받는다고 6일 밝혔다. 관리소는 전시회, 마라톤대회, 공연, 백일장, 사생대회, 체육행사 등 공원에 적합한 행사에 한해 사용을 승인할 계획이다. 신청 문의는 서울시설공단 운영과(02-300-5524)로 하면 된다.한준규기자 hihi@seoul.co.kr
  • 전여옥 “한나라 172석 아닌 것 같다”

    전여옥 “한나라 172석 아닌 것 같다”

    한나라당 전여옥 의원이 국회 파행 원인을 당의 내부분열에서 찾으면서 “지금 한나라당은 172석이 아니라 60석이나 80석의 정도라는 확실한 의심이 있다.한 지붕 두 가족이기 때문이다.”라고 비판했다.  앞서 전 의원은 “한나라당은 다수결의 원칙인 민주주의 기본을 지켜내지 못하는 정당” “몸싸움만 피하겠다는 ‘이미지’에 결박된 한나라당은 ‘인간사슬’에 결박된 민주당만큼이나 ‘시대착오’적이며 ‘시대정신’을 잊고있는 ‘웰빙 여당’”등 당내 협상파에 비난을 쏟아냈었다.    전 의원은 6일 자신의 홈페이지에 ‘한나라당 172석 아닌 것 같다~’란 글을 올리면서 지난 5일 여야 원내대표 협상 결렬에 대해 “기업같으면 6시간 ‘헛장사’에 통렬한 자아비판이 나올만도 한데 여의도는 참 너그럽다.”고 비꼬았다.  그는 “여야대화니 국민통합이니 거창한 소리할 것 없이 ‘당안이나 하나된 목소리를 내달라’는 국민들의 절박한 요구가 화살처럼 쏟아진다.”며 “지역원로들을 만났더니 한결같이 ‘지금 친이니 친박이니 그럴 때인가’라고 말하더라.”고 전했다.  이어 “ 전혀 어울릴 것 같지 않은 ‘선진과 창조모임’처럼 한나라당도 물과 기름 같은 ‘친이와 친박모임’이 돼버렸다는 따가운 시선을 받고 있다.”면서 “한나라당의 위기는 내부분열이 원인이다.172석의 이 거대정당은 이념과 가치는 비슷할지 몰라도 서로 계산이 완전히 다르기 때문에 되는 일이 없는 헛장사를 두달째 하고 있는 셈”이라고 비판했다.  전 의원의 이 같은 발언은 당 지도부 및 친이 주류계와 상반된 입장을 보이는 박근혜 전 대표와 친박계 의원들을 겨냥한 것이란 분석이다.전 의원은 대선 전 한때 친박계로 분류되다 대선 직전 친이 진영에 합류한 바 있다.전 의원은 이 같은 행보로 인해 4·9총선 당시 박 전 대표의 팬클럽인 박사모(박근혜를 사랑하는 사람들의 모임)는 전 의원 낙선운동을 펼치기도 했다.  한나라당이 쟁점법안 강행처리 실패로 내홍을 겪고 있는 가운데 전 의원의 친박 비판은 당내에 남겨진 계파간 앙금을 새삼 확인시켜주고 있다. 인터넷서울신문 맹수열기자 guns@seoul.co.kr ●다음은 전 의원의 글 전문    존경하는 영등포구민여러분,  그리고 OK친구들ㅡ    방금 인터넷에 들어가보니  ‘6시간 마라톤 여야협상 실패’라는  제목이 떴네요.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게 됩니다  정치의 비생산성에 대하여--  기업같으면 6시간 ‘헛장사’에  통렬한 자아비판이 나올 만도 하건만--    여의도는 참 너그럽습니다.  이러다 여의도는 아예 국민시야의 사각지대,  섬이 사라지는 시대의 ‘다리조차 없는 섬’으로  남지 않을까 두렵습니다.    오늘 낮에 지역의 원로어른들을 모시고  간단한 점심을 했습니다.  다들 한결같은 말씀-  ‘한나라당원이지만 속상해 죽겠어요.  거, 친이니 친박이니 지금 그럴 땝니까?  다들 경제때문에 죽을지경인데--’    오늘 저녁에 잠깐 뵌 언론계 선배도-  ‘정치라는 게 참 대단해-  다른 것은 몰라도 정치가  경제발목은 확실히 잡고 있잖아?  지난 노정권이야말로 정치전성기였지,  정치가 깽판은 확실히 쳤으니까-’    다들 우울하고 냉소적이었습니다.  정치인의 말이 속이 빤히  들여다보여서 일것입니다.  국민통합이니 하는 거대한 담론을  이야기하면 할수록 더 그렇지요.    ‘너나 잘하세요’라는 소리가  곧바로 한나라당에 쏟아질 것입니다.  여야대화니 국민통합이니  거창한 소리할 것없이  ‘당안이나 좀 하나된 목소리를 내달라’는  국민들의 절박한 요구가 화살처럼 쏟아집니다.  하기는 요즘 172석이니 거대여당이니 하는데--  한나라당 172석이 아닌 것 같다는  확실한 의심이 있습니다.  아무래도 80석? 60석?  이유는 한지붕아래 두가족이니까요.    숫자야 뭐-100대 70? 아니면  거꾸로? 그 반대 70대 100? 복잡합니다만-  문제는 ‘172석 아닌 것이 분명하다’고  결론내린 국민들의 시선입니다.  마치 전혀 어울릴 것 같지 않은  ‘선진과 창조모임’처럼,  한나라당이 물과 기름같은  ‘친이와 친박모임’처럼 되버렸다는~따가운 시선이죠.  어떤 분은 말합니다.  ‘왜 그렇게 무기력한가? 무엇이 두려운가?  겁많은 사슴이 이끄는 사자무리보다  용감한 사자가 이끄는 사슴의 무리가  훨씬 강한 법-  지금 한나라당은 겁많은 사슴들이 우왕좌왕하는  모습외에 아무것도 없다’고 말입니다.    지금 한나라당의 이 위기는  내부분열이 그 원인입니다.  정당이 끼리끼리 이념과 가치가 같은 이들이  똘똘 뭉치는 곳입니다.  그런데 이 172석의 거대정당은  이념과 가치는 비슷할지 몰라도  서로가 계산이 완전히 다릅니다.  그러니 되는 일이 없는  헛장사를 지금 두달째 하고 있는 셈입니다.    ‘의회는 지금 심각한 시련을 겪고 있다.  만일 의회가 이 위기에 계속 침묵을 지키거나  대안을 제시하지 못한다면,  정치적 영역에서 의회제도의 명성에도 불구하고  두고두고 치욕적인 원성을 들을 것이다’    누가 한말이냐구요?  1930년 6월에 윈스턴 처칠이 한말입니다.  무려 77년 전의 고민-무성영화를 돌리는 듯한  오늘 한국국회의 현실을 원망합니다.  그러나 ‘내일은 우리에게 올 또 하루’라는 생각에  부지런히 ‘소중한 내일’을 준비하렵니다.  2009년 1월 6일 전여옥올림
  • ‘4만 번’ 앉았다 일어난 남성 세계 기록

    “날개 없는 천사? 다리 튼튼한 천사!” 영국의 한 남성이 암 환자를 위한 자선모금을 위해 수만 개의 의자에 앉았다가 일어나는 ‘무모한 도전’에 성공해 화제를 모으고 있다. 영국 대중지 텔레그래프에 소개된 현직군인 테리 트위닝은 최근 벨기에 보두엥왕 축구장경기장에 있는 모든 의자에 앉았다가 일어나는 도전에 참가했다. 이 기록을 위해 그는 21일간 하루도 빠짐없이 마라톤 경기에 참여해 하체운동을 했으며 밤샘을 위한 24시간 운동테스트를 실시하기도 했다. 또 가상 실험을 통해 행여 일어날 수 있는 응급상황에 철저히 대비했다. 그 결과 트위닝은 아무도 믿지 않았던 기록도전에 성공할 수 있었다. 장장 48시간에 걸쳐 보두엥왕 축구장에 있는 총 4만 40개의 의자에 앉는 기염을 토한 것. 그는 “처음에는 실현할 수 없는 무모한 도전이라고 생각했지만 무모하기 때문에 도전할 의미가 있는 것이라고 생각했다.”며 “도전하는 내내 행복했다.”고 설명했다. 이번에 트위닝이 세운 기록은 지난 2007년 미국인이 세운 3만9250개를 790개 앞선 세계 최고 기록이다. 의자 하나에 앉았다 일어난 시간은 불과 평균 4초밖에 되지 않는다. 트위닝은 이번에 모은 700여만원의 기금을 약속한 대로 ‘마리퀴리 암센터’에 모두 기부할 생각이다. 할아버지가 암으로 돌아가신 뒤 어머니마저 암을 진단받자 그는 암 환자를 위해 앞장서기로 결심한 바 있다. 그는 “도전에 성공해 아픈 사람들을 도울 수 있다는 게 매우 기쁘지만 다리는 엄청 아팠다.”며 “다리가 낫는 데로 또 다른 분야에 도전하겠다.”고 미소를 잃지 않았다. 서울신문 나우뉴스 강경윤기자 newsluv@seoul.co.kr @import’http://intranet.sharptravel.co.kr/INTRANET_COM/worldcup.css’;
  • [공교육 길을 잃다] (3) 공교육 이렇게 지키자

    [공교육 길을 잃다] (3) 공교육 이렇게 지키자

    공교육 붕괴 현상에 대해 전문가들은 성적에 따라 학생들을 한 줄로 세우는 대학 입시 정책이 바뀌지 않는 한 대부분의 대책은 공염불로 끝날 수밖에 없다고 강조했다.성적 이외의 방법을 통해 입시 전형이 지금보다 훨씬 넓어져야 한다는 것이다.또 학교는 인성교육을 제대로 수행할 때에만 사설학원에 휘둘리지 않고 공교육의 중심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서울시교육청 유영환 장학관은 “공교육 붕괴를 막는 해결책은 결국 입시가 바뀌어야 한다.”면서 “오래 걸릴지 몰라도 성적 위주 입시를 전인적 성격의 ‘입학사정관제’로 바꿔가야 한다.”고 주장했다. ‘입학사정관제도’는 대학에서 채용한 입학사정관이 학생의 잠재력,소질,가정환경 등을 종합적으로 판단해 학생을 선발하는 제도다.하지만 성적만능주의가 만연한 현재의 상황에서는 입학사정관제도가 대학의 입맛대로 학생을 뽑는 도구로 전락할 가능성이 큰 만큼 감시도 강화돼야 한다는 지적도 있다. ●사교육 없는 유럽국가 예 본받아야 상지대 박정원 교수는 사교육이 없는 유럽 국가의 예를 본받아야 한다고 지적했다.그는 “전문대까지 무상으로 교육을 시키고,대학은 등록금 후불제를 시행하는 영국의 방식으로 교육재정을 개혁하는 게 이상적이며,교육시스템도 대학에서 최초로 경쟁을 시작하는 핀란드 방식을 도입해야 한다.”고 말했다.박 교수는 “국제중,특목고 때문에 초등학교 때부터 경쟁을 시작하면 마라톤처럼 결국 사회에 나오면 힘을 발휘할 수 없다.”고 덧붙였다. 서울 강남 위주의 교육을 바꿔야 한다는 주장도 제기됐다.강남의 경우 학교 교육에 의존하기보다는 재력으로 자녀의 학력을 끌어올릴 수 있다는 풍토가 강하다는 것이다.교육 여론을 주도하는 강남 학부모들의 학원만능주의가 다른 지역으로 퍼지고,이에 따라 인성교육보다는 성적위주의 교육이 고착화됐다는 분석이다. 전문가들은 인성교육의 중요성을 거듭 강조했다.서울 오현초등학교 송경헌 교장은 “학부모들이 사교육을 시키는 것은 공교육을 못 믿는 것이 아니라 80점 맞아 오는 자녀를 90점 맞게 해보려는 마음에서 비롯된다.”면서 “사교육은 선택일 뿐 학교는 뚝심을 갖고 기본적인 책임을 다해야지 휘둘려서는 안 된다.”고 주장했다. 서울교대 초등교육과 조주연 교수 역시 “아무리 사교육이 활성화됐다고 해도 학교가 없는 국가는 존재하지 않는다.가치관과 인성을 가르치는 교육자로서의 기능을 사교육은 도저히 수행할 수 없다.”고 설명했다. ●교사는 ‘공교육 주체´ 잊지말아야 한가람고등학교 이옥식 교장은 인성교육 프로그램을 만들거나 수련회를 가는 것만으로는 인성교육을 달성할 수 없다고 설명했다.그는 “학교는 학생에게 공정하고,교사는 전문적인 지식과 식견을 갖추어야 하며,추상적인 목표보다 급우간 폭력을 없애는 등의 현실적인 목표를 가지고 접근해야 한다.”고 말했다.또한 초등학교는 기초 인성교육과 대한민국 국민으로서의 시민교육을,중학교는 진로탐색에 맞는 적응교육을,고등학교는 진로를 정하면서 심화시키는 교육을 담당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서울교대 사회교육과 허종렬 교수도 ‘맞춤식 교육’의 중요성을 강조했다.학교가 무기력하게 학원에 피해의식을 갖기보다 학원 기능을 흡수해야 한다는 것이다.그는 “교사가 수업시간에 ‘이건 학원에서 배웠지.’라고 말하는 것은 무책임하다.”면서 “학생들에게 학교 선택권을 주는 것은 고교평준화의 틀을 깨고 입시경쟁을 심화시킬 수 있으므로,수업선택권을 줘서 학교 내 경쟁을 유도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강영혜 한국교육개발원 학교제도연구실장은 “공교육 개혁의 중심은 교사 개혁”이라면서도 “헌신·권위·실력을 갖추고 학부모와 학생에게 서비스를 제공해야지 공교육의 주체임을 잊고 학원을 따라가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 이경주 박창규기자 kdlrudwn@seoul.co.kr
  • [특파원 칼럼]프랑스 개혁의 속도전/이종수 파리특파원

    [특파원 칼럼]프랑스 개혁의 속도전/이종수 파리특파원

    프랑스 하원이 12일(현지시간) 공영방송 개혁안을 통과시켰다.새해 1월5일부터 단계적으로 공영방송 광고를 폐지한다는 게 골자다.아직 상원 의결이 남아 있지만 여당인 대중운동연합이 다수 의석을 갖고 있어서 통과될 것으로 보인다. 사르코지 대통령이 추진한 개혁안 가운데 난제 중의 하나였던 이 법안은 올해 1월8일 신년기자회견에서 제안됐다.공영방송이 시청률 경쟁에서 벗어나 공익 방송으로 거듭나야 한다는 논지였다. 공영방송 노조를 비롯해 야당인 사회당의 반발이 거셌다.또 광고 폐지에 따른 재원 충당을 떠맡을 이동통신사나 민영방송 등도 반대하는 등 부정적 여론이 많아서 법안 통과가 쉽지 않아 보였다. 그러나 사르코지 대통령은 여당 원내대표인 프랑수아 코페를 위원장으로 하는 ‘새로운 공영방송을 위한 위원회’를 발족시켰다.위원회는 6개월 뒤 보고서를 제출했다.이어 논란을 거듭하면서 진통을 겪은 뒤 하원에서 의결됐다. 이 과정을 보노라면 한국에서 최근 화제가 된 ‘개혁 속도론’이 떠오른다.이명박 대통령과 박희태 한나라당 대표가 청와대 조찬 회동에서 ‘개혁의 속도전’에 공감했다고 한다.박 대표는 “지금 문제는 속도”라며 “전광석화같이 착수하고,질풍노도처럼 몰아붙여야 성공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맞는 말이다.그러나 개혁의 속도전이 지도부의 말이나 독려만으로 이뤄질지는 의문이다.대답을 찾기 위해서 프랑스가 난항을 겪으면서 개혁안을 속도있게 처리한 과정을 짚어보자. 사르코지 대통령은 취임 1년 동안 55개의 개혁 법안을 통과시켰다.이중에는 노동조합이나 야당이 강력하게 반대한 경우도 적지 않다.대표적 사례가 헌법개정안이다.이는 여당 내에서도 이견이 있어 상하원 합동회의에서 1표 차이로 간신히 통과되는 진풍경을 연출했다.법안 통과를 위해 사르코지 대통령은 반대하는 여당 의원들을 만나 설득했다.또 사회당을 무마하기 위해서 일부 내용을 양보하기도 했다. 특별연금체제 개혁안이나 공공부문 개혁안도 비슷한 과정을 겪었거나 겪고 있다.특히 특별연금체제 개혁안은 프랑스의 노동시스템의 변화를 가져오는 난제 중의 난제였다.지난해 10월 개혁안이 발표되자 노동총동맹 등 강력한 노조단체들이 대규모 파업을 전개하며 거리로 나섰다. 그러자 사르코지 대통령은 노조단체 대표들을 대통령 관저인 엘리제궁으로 불러들여 설득하기도 했다.특별연금문제를 맡고 있는 자비에 베르트랑 노동 장관도 노조대표들과 만나 마라톤회의를 벌이며 이견을 좁히기 위해 노력했다.이런 풍경은 대학 개혁 법안이나 공공부문 개혁에서도 자주 등장했다. 이처럼 프랑스판 개혁의 속도전이 가능했던 배경에는 몇가지가 맞물려 있다.먼저 사르코지 대통령의 강력한 리더십을 꼽을 수 있다.지지율이 바닥을 칠 때도 그는 “개혁을 하라고 나를 대통령으로 선출했다.”며 의지를 굽히지 않았다.또 여당 의원들과 장관들의 일사불란한 협조도 큰 축이었다.그들은 부정적인 여론에 맞서 개혁의 전도사역을 자처했다. 또 개혁안을 차근차근 준비하는 시스템도 큰 동력이었다.대부분의 개혁안이 대통령의 발표에 이어 위원회 발족,법안 준비,대 국민 설득 등의 수순을 밟았다.그 과정을 통해 부정적인 여론을 줄이기 위해 노력했다. 한국 개혁의 속도전이 성공하려면 이런 요인들이 살아서 숨쉬는지 점검해야 한다.지도부의 구호나 독려만으론 힘들다.그러지 않으면 국회 본회의장이나 상임위원회장 의사봉을 둘러싼 육탄전이라는 부끄러운 장면만 되풀이되지 않을까? 이종수 파리특파원 vielee@seoul.co.kr
  • 양천구,20돌 맞이 타임캡슐 설치

    양천구,20돌 맞이 타임캡슐 설치

    ‘20년 지역 역사와 미래의 염원을 담은 타임캡슐을 묻는다.’ 양천구는 오는 22일 양천공원에서 건국 60년과 구 개청 20주년을 기념해 양천지역을 상징하고 역사적 가치가 있는 귀중한 사료와 주민들의 독도 사랑을 타임캡슐에 담아 묻는 ‘타임캡슐 설치 행사’를 갖는다고 18일 밝혔다. 이 타임캡슐은 구 개청 50주년(반세기) 해인 2038년 5월 구민의 날에 개봉될 예정이다. 이번 설치 행사에는 양천구 ‘개청돌이(1988년에 태어나 양천에서 자란 학생)’와 지역주민,어린이 등 1000여명이 함께할 예정이다. 타임캡슐은 원통 모양의 높이 100㎝,지름 31㎝로 양천의 어제와 오늘의 영상자료와 사진,양천구 역사지,‘비전 2020사업’자료 등 양천지역에 관한 자료와 주민들로부터 기증받은 자료 등 총 63점을 담는다. 특히 독도사랑 서명지(11만 5315명),독도사랑 도보행진 영상자료,독도마라톤 영상자료 등을 담아 양천구의 독도 사랑을 후대에도 전하기로 했다. 이벤트로 양천구의 미래를 책임지고 나갈 어린이 140여명이 30년 후에 이루고 싶은 자신의 모습을 소원지에 직접 써서 타임캡슐과 함께 묻는다.또 희망풍선에 자신의 소원지를 달아 하늘 높이 날려보내는 시간도 갖는다.육군 제52사단 군악대가 멋진 연주를 들려준다. 추재엽 구청장은 “이번 행사는 구의 지속적인 발전과 독도 사랑이 후대에도 끊임없이 이어지기를 바라는 의미에서 시작됐다.”면서 “앞으로 앙천구를 한 번 찾으면 떠나고 싶지 않은 ‘외갓집’처럼 대한민국 최고의 행복도시로 만들겠다.”고 말했다. 한준규기자 hihi@seoul.co.kr
  • “은퇴후 예체능으로 사는 재미 흠뻑”

    “은퇴후 예체능으로 사는 재미 흠뻑”

    “추운 겨울을 맞아 이웃돕기 차원에서 전시를 하게 됐습니다.” 이계익(71) 전 교통부장관은 은퇴 후 미술활동과 아코디언 연주,마라톤 등 이른바 ‘예체능’으로 재미를 만끽하고 있다. 이런 그가 지난 10일부터 오는 23일까지 서울 인사동 서울화랑에서 지난 5년 동안 그려온 누드 크로키 150여점을 모아 전시회를 열고 있다.비록 아마추어지만 ‘유니세프’와 ‘남북어린이어깨동무’에 기금마련을 돕기 위해 선뜻 나선 것.특히 이번 전시에는 서울 인사동 풍경,친구들의 모습 등 위트 넘치는 작품도 선보이고 있으며,즉석에서 관람객에게 크로키 작품을 그려주기도 한다. “그동안 그려온 그림이 많아서 쌓이니까,주위에서 전시회 하자고 권유했어요.고민하다가 어린이 돕기라면 하겠다고 대답했지요.또 화가도 아닌데 돈을 받고 파는 것은 말이 안 되고 찾아오는 사람들에게 10만∼20만원 정도 기금을 내면 그림을 그 자리에서 가져가도록 했지요.” 그는 누드 크로키 동호회원 15명과 함께 매주 화요일 한 차례씩 만나 그림을 그린다.회원들은 대개 미술대를 졸업했거나 취미를 가진 아마추어들이다.또 가끔 이들과 함께 인천 강화도나,경기 양평·장호원 등으로 풍경화를 캔버스에 담으러 떠난다.지난해 풍경화 전시회를 처음 열어 수준급 그림솜씨를 선보이기도 했다. 평소 “현역 때는 ‘국·영·수’로 살았다면 은퇴 후에는 ‘예·체능’으로 살아야 재미있다.”고 말해온 이 전 장관은 공직을 그만둔 직후부터 아코디언을 열심히 배웠다.몇해 전부터는 틈틈이 인사동 카페에서 즉석 연주할 정도로 실력을 인정받고 있다.아울러 매주 2∼3회는 서울 성동구 성수동에 마련한 아코디언 연주공간에 가서 무료로 아코디언을 가르쳐 주기도 한다.그는 “앞으로 미술 활동과 아코디언 연주는 계속할 것”이라면서 “노인들이 방안에 죽치고 앉아 있는 것보다 그림 그리고 라콤파르시타를 연주하는 모습이 보기에 좋지 않겠느냐.”고 했다. 글 김문 인물전문기자 km@seoul.co.kr 사진 안주영기자 jya@seoul.co.kr
  • [스포츠 라운지]스포츠 봉사단체 ‘함사모’ 회장 배구스타 장윤창

    [스포츠 라운지]스포츠 봉사단체 ‘함사모’ 회장 배구스타 장윤창

    “우리가 정성들여 만든 자장면을 장애인이나 노인들이 정말 맛있게 드실 때 보람을 느낍니다. ” 1999년 초 배구스타 장윤창(48·현 경기대 교수)과 마라토너 황영조,탁구여왕 현정화 등 왕년의 스포츠 스타들이 서울 강남구 세곡동 비닐하우스촌을 찾았다.장애아동들이 모여 사는 곳에 봉사활동을 나간 것.어림잡아 200여명 되는,몸이 불편한 아이들이 초롱초롱한 눈망울로 장윤창 일행을 맞았다.가장 먹고 싶은 것이 무엇이냐는 질문에 이구동성으로 “자장면~!”을 외쳤다.장윤창은 200그릇을 주문했다.“배달시간이 오래 걸려 불어터진 자장면을 너무 맛있게 먹는 장애 아동의 모습에 순간 뭉클해졌죠.” 그 다음날 장윤창 일행은 자장면 뽑는 기계까지 구입해 아예 자장면을 직접 만들어 봉사하기로 마음먹었다. ●유학 시절 한국에서 봉사활동 결심해 왕년의 배구스타 장윤창은 현재 스포츠스타 봉사단체 ‘함께하는사람들’(이하 함사모)의 회장이다.함사모는 98년 말 12명의 전·현직 스포츠 스타들이 모여 ‘국민에게서 받은 사랑을 사회에 환원하자.’는 뜻으로 결성됐다.재활원,양로원,고아원,소년원 등에 매달 한 번씩 10년째 봉사활동에 나서고 있다.스타들이 손수 만드는 함사모의 ‘자장면 봉사’는 이미 널리 알려져 있다. 장윤창은 무척 바쁜 연말을 보낸다.지난달 15일 홍은·홍제동 일대 홀로노인 300여명을 홍은종합복지관으로 초대,직접 만든 자장면을 대접했다.장윤창과 심권호(레슬링),황영조(마라톤),임오경(여자핸드볼) 등이 1000그릇을 손수 만들었다.이들은 홀로노인을 위해 연탄 1만장도 직접 날랐다.이틀 뒤인 17일 ‘소년소녀가장돕기’ 일일호프도 열었다.물론 수익금은 모두 그들을 돕는 데 사용됐다. 오는 14일에는 강동구 거여동의 한 재활원에서 장애인들에게 올해 마지막 자장면 봉사가 예정돼 있다.식사 후 잠실에서 프로농구를 관람하기로 했다. 그는 선수생활과 코치를 겸하던 고려증권팀의 쇠락에 대한 책임을 떠안고 90년대 중반 미국으로 유학을 떠났다.한국에 돌아오자마자 발로 뛰어 설립한 봉사단체가 함사모다.“선수 생활 동안 오직 이기는 것만 생각하다가 유학시절 성공한 사람들이 사회에 봉사활동과 기부를 더 많이 하는 것을 보고 많은 것을 느꼈죠.” 장윤창은 황영조·현정화·서향순(양궁) 등에게 뜻을 밝혔고,이들은 “봉사하고 싶은 마음은 있었지만 방법을 몰랐다.”며 흔쾌히 동참했다. ●황영조 · 현정화 등 왕년의 스타들 참여 그는 봉사활동 중 있었던 에피소드를 소개했다.“한번은 소년원에 갔는데 몸에 문신을 새긴 아이들이 있었죠.딱딱하게 대하던 아이들이 저와 황영조,현정화의 역경을 딛고 일어선 이야기를 듣더니 다들 눈시울이 붉어지면서 태도가 달라지더라고요.” 아이들과 함께 운동을 하며 친해지는 시간도 가졌다.교도관들은 “아이들이 이렇게 순화되는 모습은 처음 봤다.”면서 고마워했단다.장윤창은 아이들에게서 ‘한순간의 실수로 소년원에 왔지만 앞으로 나가 열심히 살아가겠다.’는 내용의 편지도 받았다. 그가 함사모를 통해 이루고 싶은 목표는 확고했다.“봉사활동에 절대 부담을 느껴서는 안 됩니다.내 생활에 충실하면서 남 돕는 일에 앞장서다 보니 10년째 이어올 수 있었던 것 같아요.‘실천하는 봉사로 받은 사랑을 돌려주자.’는 게 함사모의 목표입니다.” 고교 2학년 때 최연소 국가대표,1978년 세계선수권에서 한국배구 최초 4강의 주역,전설의 명문팀 고려증권 창단멤버,국내 최초로 스파이크서브를 시도한 왕년의 스타.함사모 회장 장윤창의 화려했던 이력이다.그러나 화려했던 선수 생활을 뒤로 하고 봉사활동으로 ‘제2의 인생’을 사는 지금의 모습이 더 멋져 보이는 것은 왜일까. 글 황비웅기자 stylist@seoul.co.kr 사진 이언탁기자 utl@seoul.co.kr
  • 연말 훈훈한 선행 2題

    ■ “도움 필요한 곳 있다는 사실 감사” 서울시장 봉사 표창 받은 서 숙 자씨 3일 서울패션아트홀에서 열린 서울지역 자원봉사자대회에서 서울시장 표창을 받은 서숙자(73) 할머니는 고령에도 불구하고 도움의 손길이 필요한 곳이면 어디든 달려가는 열성 봉사자다. 1999년 ‘종로 어머니 자전거 봉사단’에 가입하면서부터 봉사경력을 쌓은 서 할머니는 지난 10년 가까이 봉사의 즐거움을 만끽해 왔다.그는 현재 서울맹학교와 농학교의 장애아동들에게 한 달에 두 차례씩 자전거를 가르치는 일을 하면서 마라톤·걷기대회가 열리면 길을 안내하는 도우미로 변신하기도 한다. “처음에는 다리와 허리가 아파 자전거를 타게 됐고,우연한 계기에 자전거 봉사단에 들어가게 됐습니다.좋아하는 사람들과 돌아다니며 내가 즐거워서 한 일인데 왜 상을 주는지 모르겠습니다.” 그는 재해가 발생한 지역에도 동료 봉사대원들과 함께 달려가 복구에 힘을 보태고 일손이 부족한 농촌에서는 분주한 농민들을 돕는다.지난해 태안에 기름유출 사고가 발생했을 때에는 기름을 걷어내는 일에 동참했다. 종로구 자원봉사센터 관계자는 “얼마 전 안산시 농촌마을에 일손돕기를 갔었는데 서 할머니는 연세가 많으신데도 일하는 모습이 정말 열성적이었다.”며 “누구한테 보여 주려는 것이 아닌 순수한 목적에서 활동하는 자원봉사자의 표본”이라고 말했다. 서 할머니는 “시간적 여유가 많은 나이 먹은 사람들이 적극적으로 봉사활동에 참여하게 되면 건강도 챙기고 다른 사람을 도울 수 있어 일석이조”라고 강조했다. 이재연기자 oscal@seoul.co.kr ■ “무기수지만 추운 이웃 돕고싶어요” 부산교도소 재소자 공동모금회에 성금전달 “비록 저는 추악하지만 절대 부정한 돈이 아닙니다.교도소 독후감 대회 상금과 영치금을 모은 것이니 걱정하지 않으셔도 됩니다.” 부산 사회복지공동모금회에 지난주 부산교도소에 수용 중인 한 죄수로부터 한 통의 편지가 도착했다. 봉투 안에는 현금 17만원과 함께 사연을 적은 편지가 들어 있었다. “공동모금회 계좌번호를 부탁했더니 교도관이 짧게나마 무슨 글이라도 적어야 한다기에 사연을 적었다.”는 박모(35)씨는 편지에서 “교도소의 겨울은 춥습니다.그러나 이 추운 겨울 제가 가진 이 벽과 지붕조차 가지지 못한 이웃들,저보다 외롭고 괴로운 이들이 세상에 적지 않습니다.”라며 돈을 부치게 된 배경을 설명했다. 그는 “무기수라는 말에서 짐작할 수 있듯이 저는 사람을 해친 살인범입니다.저는 비록 추악하지만 부친 돈은 그렇지 않다.”면서 “교도소에 있으면서 적어도 저를 위해 쓰는 만큼은 남을 위해서도 쓰겠다고 다짐한 터라 공동모금회를 찾게 됐다.”고 말했다. 박씨는 2003년 신용카드 빚 때문에 살인을 저질러 무기형을 선고받고 교도소에 수감 중이다. 교도소 관계자는 “박씨는 죄를 뉘우치고 교도소 봉제공장에서 일하고 있으며 워드프로세서 자격증을 따는가 하면 한글날 독후감 대회에서 상을 받는 등 성실하게 죄의 대가를 치르고 있다.”고 말했다. 공동모금회 측은 ‘교도소에서 온 온정’이 식지 않도록 어려운 청소년을 위해 이 돈을 사용할 방침이라고 3일 밝혔다. 김정한기자 jhkim@seoul.co.kr
  • “육상 男100m 9초48까지 단축가능”

     ‘인간의 한계는 어디까지일까.’  육상 남자 100m 기록을 9초48까지 앞당길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와 주목된다.  미국 스탠퍼드대 생물학과 마크 데니 교수는 ‘생물학 연구저널’ 최신호에서 남자는 100m에서 9초48,여자는 10초39까지 기록을 단축할 수 있다고 발표했다고 AP통신이 2일 보도했다.데니 교수는 마라톤에서도 남자는 2시간00분47초,여자는 2시간14분97초까지 줄일 수 있다고 덧붙였다.남녀 100m 세계기록은 우사인 볼트(자메이카)와 사망한 플로렌스 그리피스 조이너(미국)가 세운 9초69와 10초49.마라톤 세계기록은 하일레 게브르셀라시에(에티오피아)와 폴라 래드클리프(영국)가 각각 보유한 2시간3분59초와 2시간15분25초다.  데니 교수는 개체 간 절대속도를 비교하고자 1800년대까지 거슬러 올라가 인간과 말,개의 속도 변화를 추적했다.그는 말과 개의 최고 속도는 1970년대 초반 최고에 이르렀으나 인간은 그렇지 않았다는 결과를 얻어냈다.한계가 드러난 동물에 반해 인간의 질주 능력은 여전히 진화 중임을 알려주는 대목이다.그는 남자 200m는 볼트의 세계기록(19초30)보다 훨씬 빠른 18초63까지 줄일 수 있다고 말했다.이어 “여자의 최대 속도는 남자들에 비해 9.3~13.4% 늦기 때문에 여자는 100m와 마라톤에서 절대로 남자를 따라잡을 수 없다.”고 주장했다.  송한수기자 onekor@seoul.co.kr
  • [오바마의 각료·참모] (7) 백악관 예산실장 피터 오스자그

     차기 버락 오바마 미 행정부의 첫 백악관 예산실장에 내정된 피터 오스자그(40)는 예산 정책에 있어서 정파를 떠나 인정 받는 인물이다.지난해 1월부터 정부 예산을 심의하는 의회 예산국장이었던 오스자그를 백악관 예산실장에 내정한 것에 대해 미 상원 예산위원장을 지낸 공화당 저드 그렉 의원은 “훌륭한 선택(an excellent choice)”이라고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강력한 경기부양책을 강조하고 있는 오바마에게 현실적으로 가장 필요한 것은 예산 개혁을 통한 재원 확보이고 오바마는 그 책임자로 오스자그를 점찍었다.오바마는 상원의원이 된 이래 그와 예산 문제에 대해 자주 의견을 나눴고 선거 기간에도 조언을 구했을 정도로 신뢰해 왔다.  예산에 있어서 오바마와 오스자그의 공통 분모 중 하나는 건강 보험 문제다.워싱턴포스트는 오스자그에 대해 “미국 의료 혜택 문제에 대한 그의 업적은 널리 인정받고 있다.”고 평가했다.의료 혜택 확대를 주장하고 있는 오바마와 ‘코드’가 맞는다.또 부시 정부의 감세정책에 대해 “무작정 세금을 깎아 놓고 보는 대책없는 지도자”라고 가감없는 비판을 해온 오스자그는 오바마 정부에서 예산 개혁을 담당할 적임자로 꼽힐 수밖에 없다.  오스자그는 우선 오바마의 의도대로 경기 부양을 위한 적극적인 재정 정책에 힘쓸 것으로 보인다.하지만 그는 기본적으로 감세에 대해 다소 부정적인 입장을 갖고 있다.그는 “감세에 따른 장기적인 비용을 감당할 만큼 미국 경제성장률이 높지 않을 것”이라고 말해왔다.그런 만큼 경기가 회복세를 넘어서 자리를 잡게 되면 재정 건전성에 주력할 것이라는 관측이 우세하다.  프린스턴대 경제학과를 최우등으로 졸업하고 런던 정경대에서 경제학 석·박사 학위를 받은 오스자그는 빌 클린턴 대통령 시절 대통령 경제특보와 경제자문회의에서 일했다.백악관을 떠난 뒤 브루킹스 연구소 선임 연구원으로 활동하면서 민주당 경제정책에 지대한 영향을 미친 해밀턴 프로젝트를 담당했다.이 프로젝트는 로버트 루빈 전 재무장관의 구상을 옮긴 것으로 그가 티머시 가이트너 재무장관 내정자 등과 함께 ‘루빈 사단’으로 분류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마라톤과 컨트리웨스턴 공연을 즐긴다.지난해 CNN의 한 프로그램에 출연,유명 컨트리송 가수의 노래를 개사해 부르기도 했다.이혼했으며 1남1녀를 두고 있다. 나길회기자 kkirina@seoul.co.kr
  • 육상 발전에 5년간 3900억원 투자

     정부는 육상 발전을 위해 향후 5년간 3900여 억원의 거액을 투입,경기력 향상과 저변 확대,인프라 구축 등에 나서기로 했다.  유인촌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은 26일 서울 한국체육대 운동장에서 이런 내용을 담은 ‘한국육상 발전계획’을 발표하며 “육상의 백년대계를 세운다는 생각으로 일을 추진하고 5년 내 성과를 내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유 장관은 “2011년까지 (마라톤,경보 등)세계 10위권 종목 10개 육성과 대구세계선수권 및 2012년 런던올림픽 1개 이상 메달 획득,2016년까지 영재 300명 발굴과 육성을 목표로 집중 투자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문화부는 교육과학기술부 등 정부 부처와 대한육상경기연맹 등 유관기관,학계 전문가로 구성된 육상발전준비위원회를 꾸려 경기력 향상과 저변 확대,육상 발전 인프라 구축 등 3대 과제로 구성된 발전계획을 마련했다.  경기력 향상을 위해 정부와 연맹은 현재 85명의 드림팀을 100여명으로 늘리고,대구세계선수권 결승 진출 이상 가능성이 있는 A그룹(10명)과 기타 B그룹(90명)으로 나눠 지원을 차별화해 경쟁하도록 했다.포상금도 남자 마라톤 올림픽과 세계선수권 금메달 포상금을 1억원에서 3억원,세계기록 수립은 1억원에서 10억원,한국기록 수립은 500만원에서 1억원으로 확대했다.또 내년부터 외국인 총감독제를 시행하고,현재 3개 종목에만 있는 외국인 지도자를 2010년까지 10개 종목 10명으로 늘리기로 했다.  중장기적인 저변 확대를 위해 초등학교 1~3년의 영재를 연 100여명 발굴하고,꿈나무도 150여명으로 늘린다. 대표 후보도 현재 135명에서 150명으로 확대,육상영재→꿈나무→대표후보→대표로 연결되는 체계를 구축하기로 했다.정부는 또 대구 스타디움 근처에 5000명 규모의 실내경기장인 ‘대구육상진흥센터’를 2011년 6월까지 세우기로 했다.선수 숙소와 강의실 등 육상아카데미 시설도 갖춰진다.  유 장관은 “현재 100여개 공기업 중 실업팀이 있는 곳이 스무곳에 불과하다.경제난으로 팀 창단이 어렵겠지만 1000명 이상이 재직 중인 공기업을 대상으로 육상팀 창단을 권유하겠다.”고 약속했다.   김영중기자 jeunesse@seoul.co.kr
  • 구로, 문화의 변방 ‘문화 1번지’로

    구로, 문화의 변방 ‘문화 1번지’로

     서울의 대표적인 굴뚝 공장 밀집지역이었던 구로구가 ‘문화 1번지’로 탈바꿈했다.  24일 구로구에 따르면 서울시가 실시한 2008년도 문화분야 자치구 평가에서 최우수구로 선정됐다.  이번 평가는 25개 자치구를 대상으로 지난해 10월부터 올해 9월까지 6개 분야 19개 항목을 점검한 결과다.  6개 분야는 ▲창의 문화도시 마스터플랜 ▲문화 프로그램 활성화 ▲체육 활성화 ▲문화정책 일반분야 ▲특수시책 분야 등이다. ●신도림역 테크노마트에 대형공연장 구로구는 모든 분야에서 높은 점수를 차지하며 당당히 1위에 올라 상금 3억원을 받았다.우수구에는 중구,노원구, 마포구가 선정됐다.  이번 문화분야 최우수구 선정은 맨땅에서 일군 기적으로 평가된다.지난 해까지만 해도 변변한 공연장 하나 없는 ‘문화의 불모지’였기 때문이다.하지만 양대웅 구청장은 ‘정보기술(IT)산업을 넘어 문화산업 시대’를 강조하고 대대적인 문화분야 인프라 구축에 나섰다.문화인프라 조성 추진팀과 문화재단을 만들고 다양한 정책을 과감하게 추진했다.  이를 통해 구로 ‘아트밸리 예술극장’ 등 문화 인프라를 대대적으로 구축했다.지난해 문을 연 아트밸리 예술극장은 600여석의 전문 대공연장과 소강당,갤러리 등을 갖췄다.지금까지 기획공연 31차례,작품 전시회 95차례가 열렸으며,2만 6000여명의 관람객이 방문했다.  또 2007년 12월 문을 연 신도림역 테크노마트에는 1000석 규모의 대중 콘서트홀과 500석의 어린이 뮤지컬 극장,야외 다목적 공연장이 들어섰다.구로3동 디지털 단지에도 야외 공연장이 마련됐고 안양천과 오류역,고척근린공원에도 야외무대가 조성됐다. ●문화교실·음악회 등 콘텐츠도 알차  이와 함께 서남권 문화체육 콤플렉스와 구로 디지털문화관이 2010년 완공을 목표로 공사 중이다.특히 국내 최초로 2만석의 하프돔 형태의 야구장도 들어설 예정이다.또 2011년 대성 디큐브시티 내 800석 규모의 뮤지컬 전용극장도 탄생한다.  구민회관을 리모델링해 어린이 인형극 전문극장을 건립할 계획과 거리공원을 아트마켓 타운으로 조성하는 계획도 세워져 있다.문화 시설뿐만 아니라 다양한 축제,문화 공연 등도 심사위원들의 눈길을 끌었다.  ‘점프구로 문화축제’를 벤처인 마라톤대회,추억의 구로여행,학생 로봇경진대회,안양천 물길퍼레이드 등 주민참여형 축제로 바꿨다.국제 문화교류 활성화를 위해 프랑스 문화축제를 개최했고 구민 화합을 위한 한여름밤의 퓨전음악회도 성공리에 치렀다.  이밖에도 디지털 단지 벤처인을 위한 런치 페스티벌,학교를 찾아가는 문화교실,역 광장이나 안양천 시민을 위한 뜨락음악회 등 곳곳에서 문화의 향기가 흘러 넘쳤다.  양대웅 구청장은 “이번 수상은 단순히 문화시설의 증가 때문이 아니라 문화구로를 달성하기 위한 비전과 추진전략,실행계획,추진력, 조직력,문화콘텐츠 등이 모두 어우러져 나타난 성과”라면서 “서울 문화의 1번지다운 다양한 기획으로 주민 삶의 질을 높이겠다.”고 말했다.  한준규기자 hihi@seoul.co.kr
  • 산은·한화 ‘대우조선 MOU’ 진통

    산업은행과 한화 컨소시엄간의 대우조선해양 매각 양해각서(MOU) 체결이 진통을 겪고 있어 그 배경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매각주관사인 산은과 우선협상대상자인 한화는 13일 MOU 체결을 위한 협상을 재개했다.11일부터 ‘전례없는’ 마라톤 협상이 이어지고 있다. 그러나 양측 모두 ‘매각 무산’ 가능성에 대해서는 펄쩍 뛰며 손사래친다. 양측 갈등의 핵심은 매각대금 완납 시한이다. 한화는 자금시장 상황 등을 고려해 최대한 내년 3월로 시한을 늦추려는 반면, 산은은 가능한 한 연내 매듭지으려는 입장이다. 연내가 어렵더라도 내년 초에는 완납해야 한다는 입장인 것으로 전해졌다. 한화측 관계자는 “당초 입찰제안서에 따르면 본계약 체결시점으로부터 3개월 안에 잔금을 치르도록 돼 있다.”면서 “우리 주장은 이를 더 늦춰달라는 것도 아니고 당초 규정대로 내년 3월에 완납하겠다는 것”이라고 밝혔다.안미현기자 hyun@seoul.co.kr
  • [지방시대] 상(賞)은 넉넉하고 푸짐할수록 좋다/전운성 강원대 농업자원경제학과 교수

    [지방시대] 상(賞)은 넉넉하고 푸짐할수록 좋다/전운성 강원대 농업자원경제학과 교수

    며칠전 춘천시민상 선정을 위한 회의에 다녀왔다. 이보다 앞서 강원도 새농어촌건설운동 우수마을 선정을 위한 예비심사에도 참석했었다. 앞의 회의는 개인에게 주는 상이었고, 후자는 심사로 좋은 결과를 얻으면 마을공동체에 푸짐한 개발기금도 주어져 왔다. 선정결과에 따른 발표와 시상은 대개 연말연시에 행해지고 있다. 이런 행사는 농사수확 후에 행해지고 있어, 상을 받는 사람과 단체는 한해 두 번 수확하는 즐거움을 만끽할 수 있다. 그래서 11월과 12월은 시상의 계절이다. 예를 들면, 각종 스포츠나 예술상 등도 그렇지만, 세계적으로 최고 권위의 노벨상도 10월에 선정해 12월10일에 수여하고 있다. 그래서 이맘때가 기다려질 것이다. 이는 한 해를 마무리하고 새로운 설계를 한다는 점에서 시기적으로도 적절하다고 생각하고 있다. 개인의 수상은 마을이나 그가 속한 단체의 도움이 없다면 이루어지기 힘든 일이다. 또 마을에 수여되는 상도 탁월한 리더십을 가진 지도자가 없다면 얻기 어렵다. 상은 작은 조직부터 지역과 국가차원에서, 그리고 나아가 국경을 넘어 인류발전을 위해 탁월한 업적을 남긴 이에게 수여된다. 이 모든 상은 이제까지의 업적을 평가하여 이를 행한 인재를 세상에 알려 우리의 귀감으로 삼고자 하는 뜻이 담겨 있다. 그러나 과거의 결과에 대한 평가도 중요하지만 미래의 동기부여를 하는 것은 더 중요한 일이다. 우리 강원대에 사무국을 두고 있는 국제연합환경계획(UNEP)에코피스 리더십센터에서는 매년 개발도상국의 비정부기구(NGO)를 중심으로 20~30대의 남녀를 초청해 차세대 환경관련 지도자를 키우는 연수 프로그램을 진행하고 있다. 작년에 최우수자로 선정되어 상을 받은 네팔의 연수생은 귀국해 비록 작은 상이었지만,10여개국 이상의 연수자 가운데 뽑혔다는 사실이 알려져 그가 속한 단체에서뿐만 아니라 어려운 지역사회에 힘과 용기, 긍지를 심어준 사례를 알고 있다. 그리고 그는 이를 계기로 더 분발하여 큰 리더로 성장하리라는 것을 믿고 있다. 왜냐하면, 하면 된다는 것을 스스로 체험했기 때문이다. 마라톤 손기정 선수의 베를린올림픽 우승은 우리 민족에게 희망을 주고 고난에 맞설 수 있도록 해준 것과 같다. 따라서 상은 크고 작거나 또는 우리 가운데 누가 받든지 간에 우리의 뜻을 이루는데 큰 동기를 부여하고 있음은 분명하다. 우리는 상의 권위 때문인지는 몰라도 상을 주는데 너무 인색한 편이다. 시민상의 경우 부상없이 상장만 수여하고 있다. 이유야 어디 있든지 간에 이는 재고해 볼 여지가 있다. 또 상은 가능하다면 많을수록 좋다고 본다. 왜냐하면 상은 남의 단점을 지적하는 것이 아니라, 상대편이 해온 일을 찬양하고 칭찬하는 일이기 때문이다. 미국의 어느 초등학교 졸업식에 참석한 일이 있었다. 졸업생 65명 중 대통령상을 수상한 어린이가 자그마치 5명이 넘었다. 그해에 미국에서 대통령상을 받은 학생이 무려 15만명이 넘는다는 보도를 접했다. 부상으로 백악관이 새겨진 배지와 대통령이 사인한 글을 주었단다. 편지에는 상을 받은 학생의 가족에게 보내는 축하인사와 아울러, 앞으로 귀하가 속한 공동체의 발전과 위대한 국가건설에 도움을 달라는 내용이었다. 이런 상과 편지가 어린 학생의 미래에 대한 발전 동기를 촉구하는 것이다. 그런데 우리의 경우 졸업식에서 대통령상과 교육감상을 받는 학생수가 너무 적다. 분명 우리는 시상에 너무 인색하다. 지금보다 수십배 더 받는 푸짐한 상제도로 바꿔 상대를 존중하는 인성을 길러야 한다. 지금보다 더 살 만한 가치가 있는 사회가 만들어지길 꿈꾸고 있다. 전운성 강원대 농업자원경제학과 교수
  • 제주서 ‘馬라톤’대회 연다

    말을 타고 제주의 아름다운 오름(기생화산)지대를 달리는 승마대회가 14~15일 제주시 교래관광지구의 ‘까그레기오름’ 일원에서 열린다. 제주도승마장협의회가 승마레저산업의 활성화를 위해 ‘2008 제주엔컵 전국지구력승마대회’라는 이름으로 처음 치르는 행사에는 전국에서 선수 200여명이 참가해 10㎞,20㎞,30㎞ 코스에서 경기를 펼치게 된다. ‘제주엔컵’은 제주(Jeju)와 지구력(Endurance)의 영문을 조합한 것으로, 제주산 말(馬)을 활용해 다양한 지구력 승마대회를 개최하면서 ‘말의 고장’ 제주를 세계적으로 알리는 계기를 마련하기 위해 행사를 기획했다고 주최측은 밝혔다. 경기장 일대에서는 먹거리장터와 감귤낚시대회, 댄스공연 등의 부대행사가 열린다. 망아지와 전자제품 등을 추첨으로 제공하는 경품이벤트도 진행된다. 유럽과 중동지역에서 인기 높은 지구력승마대회는 인내력과 속도를 측정하는 경기로, 사람과 말이 함께 호흡을 맞춰 경기 구간을 최단시간에 달리는 말이 우승을 차지하는 일종의 말(馬) 마라톤 대회이다. 그러나 경기 코스 중간에 수의사의 검진을 통해 말의 심장박동 수가 규정보다 높을 경우에는 실격 처리하는 등 말의 건강상태도 중요하게 체크된다. 대회 참가 문의 (064)512-9500. 제주 황경근기자 kkhwang@seoul.co.kr
  • [이달에 만난사람] 달린다, 나는 살아 있다

    [이달에 만난사람] 달린다, 나는 살아 있다

    패럴림픽을 포함, 29일간의 베이징올림픽 기간 중 유일하게 육상에서 금메달을 획득한 홍석만 선수(33세). 그에게는 사람들의 관심만큼이나 별명도 많다. 제주특급, 총알 탄 휠체어, 장애인 육상계의 우샤인 볼트…. 결승선을 여유 있게 통과해도 아무도 따라잡을 수 없을 만큼 경기력이 뛰어나다는 점에서 그는 분명 볼트와 닮은꼴이다. 귀국 후 청와대 초청 만찬에 참석하기 위해 제주에서 서울로 올라온 그를 의정부장애인종합복지관 마당에서 만났다. 반갑게 악수를 하는 그의 손에는 손가락 마디마다 큼지막한 옹이가 박혀 있었다. 35킬로미터 안팎의 순간 시속으로 달리기 위해서는 엄지와 검지, 중지 손가락 끝으로 팽이를 치듯 바퀴를 쉴 새 없이 굴려야 하기 때문이다. 휠체어 바퀴를 굴리는 그의 팔뚝은 웬만한 사람의 허벅지보다 더 굵다. 그는 지금도 휠체어 경주를 처음 봤던 날을 잊지 못한다. 경기용 휠체어는 평지에서는 시속 26~27킬로미터, 내리막길에서 시속 60~70킬로미터까지 속도를 낼 수 있다. 바람을 가르며 달리는 자신의 모습을 얼마나 꿈꾸었는지 모른다. 그리고 지금 그는 세계에서 가장 빠른 휠체어 사나이 중 한 명이 되었다. 어릴 적 꿈은 ‘화가’ 그는 이번 베이징패럴림픽에서 세 개의 개인 종목과 두 개의 계주 종목에 참가해 금메달 한 개와 은메달 한 개, 두 개의 동메달을 획득했다. 종목이 많고 일정이 빡빡해 한두 종목에 참가하는 것이 보통인 육상에서 그가 이렇게 무리를 한 이유는 무엇일까? 그것은 동료들과 함께 메달을 목에 거는 기쁨을 누리기 위해서였다. 수액주사까지 맞으며 혼신의 힘을 다한 덕분에 그는 400미터 계주에서 동료들과 함께 시상대에 오르는 기쁨을 누릴 수 있었다. 서울패럴림픽 이후 계주 종목에서 메달을 획득한 것은 처음이다. 우리나라의 휠체어 육상 선수는 20여 명 남짓. 여건이 나아지고 있다고는 하지만 실업팀이 없는 상황에서 운동과 생업을 병행하며 고생해온 동료들과 함께 일군 값진 결과였다. “혼자 딴 금메달의 기쁨도 컸지만 함께 딴 동메달의 기쁨은 더욱 더 컸습니다.” 그의 어린 시절 꿈은 뜻밖에도 ‘화가’였다. 어머니가 업어서 학교에 등교시키면 데리러 올 때까지 그 자리에 꼼짝없이 앉아 있어야 했던 그때, 그림은 그가 가장 잘할 수 있고, 하고 싶은 것이었다. 고등학교 때까지 꾸준히 그림을 그렸지만 화가의 꿈은 부모님의 반대에 부딪혀 무산되었다. 삼 형제 키우기도 버거운 집안 형편에 그림 공부 뒷바라지는 무리였기 때문이다. 첫 날개를 접었던 그에게 또 다른 기회가 찾아온 건 제주산업정보대 2학년 무렵이었다. 1995년 휠체어마라톤대회에 일반 휠체어를 타고 출전하면서부터 그는 달리고 싶다는 꿈을 품기 시작했고, 1996년 휠체어 육상의 세계에 뛰어들었다. “돈도 안 되고 힘들기만 한 걸 왜 하느냐”며 부모님은 그를 말렸지만 이번엔 그도 뜻을 굽히지 않았다. 그러나 2000년 시드니패럴림픽 출전이 무산되면서 그는 목표를 잃고 방황하기 시작했다. “무엇을 해야 할지 몰랐어요. 올림픽만을 바라보고 달려왔는데….” 운동을 그만두고, 사람들과의 연락도 끊고, 서귀포장애인복지관에서 정보화 강사로 일했다. 그러나 얼마 지나지 않아 그의 ‘질주 본능’이 되살아났다. 고민 끝에 그는 짧은 시간에 효과적으로 훈련할 수 있는 단거리로 종목을 바꾸었다. 직장―운동장―집을 오가는 생활이 2년간 계속되었다. 모자라는 잠은 점심시간에 차에서 잠시 눈을 붙이며 보충했다. 그리고 ‘중고 신인’ 홍석만은 2004년 아테네패럴림픽에 첫 출전해 금메달과 은메달을 획득했다. 화가와 운동선수. 얼핏 보면 상반돼 보이는 두 가지 꿈이지만 그에게는 다르지 않은 것들이다. “그림은 어렸을 적 내가 할 수 있는 최선이었고, 운동은 지금의 내가 할 수 있는 최선”이기 때문이다. 그는 말한다. “포기하는 것이 가장 쉽다”고. 힘들어 도망치고 싶을 때도, 길이 안 보여 낙담했을 때도 그는 한 번도 쉬운 선택을 하지 않았다. 그의 선택은 늘 ‘그래도 끝까지 가보자’였다. 어떻게 그럴 수 있었느냐고 물으니 그 답이 명쾌하다. “후회하고 싶지 않았어요. 후회할 일을 만들고 싶지도 않았고요.” ’포기하는 것이 가장 쉽다” 인터뷰가 끝난 뒤 그는 오전 운동을 위해 운동복으로 갈아입고 경기용 휠체어에 올랐다. 복지관 주변 도로를 달리는 그는 아까와는 사뭇 다른 느낌이었다. 차분하고 따뜻했던 그에게서 생기와 야성이 느껴졌다. 배우가 무대에서 가장 빛나듯, 그는 달릴 때 가장 빛나는 사람이었다. 그의 나이 서른셋. 아직 전성기의 파워를 과시하는 그이지만 이제 조심스레 후배들에게 뭔가 해줄 수 있는 사람이 되었으면 하는 새로운 꿈을 품어본다. “새로운 것에 대한 두려움, 설렘…. 무엇을 할 수 있다는 것. 그것이 나를 살게 하는 것이 아닌가 한다. 그리고 내 옆에서 날 지켜주는 가족.”(홍석만 선수의 미니홈피 중에서) 취재, 글 이미현 기자 | 사진 한영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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