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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부산·울산·경남 공직자 ‘연합 청렴동아리’ 발족

    부산·울산·경남 지역 공직자들이 뜻을 한데 모아 ‘연합 청렴동아리’를 발족했다. 국민권익위원회는 6일 부산시청 대강당에서 부산·울산·경남 지역 220여개 공공기관의 청렴동아리 회원 50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연합 동아리 발대식을 갖고 본격적인 활동에 들어갔다고 밝혔다. 지역연합 청렴동아리가 발족한 것은 지난 7월 서울·경기 지역에 이어 두 번째다. 권익위는 “이번 발대식은 최근 부산저축은행 사태 등 공직사회의 부정부패가 잇따라 불거지는 가운데 내부 자정이 시급하다는 자성에서 출발했다.”면서 “지역 내에서 활동하고 있는 450여개 청렴동아리가 함께 뜻을 모은 것”이라고 밝혔다. 발대식에 참가한 청렴동아리 회원들은 ▲청탁은 하지도 받지도 않기 ▲경조사 수수금액 준수 ▲승진·전보 시 직무 관련자로부터 선물 안 받기 ▲건전한 회식문화 정착 ▲친절하고 공정한 업무처리 등 5가지 과제를 중점적으로 추진해 나가기로 결의했다. 이들은 또 오는 12월 둘째주를 ‘청렴주간’으로 지정하고 청렴 캠페인, 청렴동아리 활동 경진대회, 봉사활동 등 공직사회 내부의 자정운동과 더불어 대국민 신뢰회복을 위한 다양한 이벤트도 펼칠 계획이다. 발대식에서는 동아리 활동 우수사례를 소개하는 자리도 마련됐다. 반부패 NGO의 초청강의를 듣는 부산지방경찰청, 마라톤 대회에 참가해 청렴꽃씨 나눠주기 행사를 벌이는 서울본부세관 등의 사례가 눈길을 끌었다. 권익위 관계자는 “서울·경기, 부산·경남에 이어 앞으로 전 공공기관으로 청렴동아리 연합을 확산해 꾸준히 동아리 활동을 활성화시킬 계획”이라고 밝혔다. 황수정기자 sjh@seoul.co.kr
  • MACAU-축제예감, 마카오 산책

    MACAU-축제예감, 마카오 산책

    축제예감, 마카오 산책 마카오가 좋았던 건 오랜 세월, 정치와 종교와 문화가 이리저리 흔들리고 뒤섞였음에도 불구하고 서로 불뚝거리지 않고 조화롭게 자리잡은 그 흔적들이 유독 돋보였기 때문이다. 미묘한 세월의 색감으로 채색된 마카오의 길 위에서 고집스럽게 내 것만을 고집하던 강퍅한 마음이 여유로운 축제 예감에 절로 들썩거렸다. 글·사진 한윤경 기자 취재협조 마카오정부관광청 kr.macautourism.gov.mo 2, 3 마카오 콜로안섬은 바다와 어우러진 파스텔톤의 길과 건물들이 밤낮으로 아름다운 감흥을 자아낸다. 콜로안의 거리 풍경은 채색 그림동화, 그 자체다 4 마카오의 파란 하늘 위로 축제의 흥을 돋우는 색색의 깃발이 휘날리고 있다 5 세나도 광장 맞은편에는 중국풍 느낌이 물씬한 ‘펠리시다데 거리’가 자리한다. 일명 ‘행복 거리’인 이곳은 과거 홍등가였던 것을 특별한 관광명소로 재구성하였다. 현재는 음식점과 숍 등이 들어와 있다 ☞여행매거진 ‘트래비’ 본문기사 보기 street 걸어서 만나는 즐거움 마카오는 유독 즐길거리가 많기로 유명한 여행지다. 여러 나라의 음식문화가 유입되어 특유의 맛으로 더욱 맛깔나게 업그레이드되었다는 먹거리에, 하룻밤 대박을 꿈꾸게 하는 상상을 초월하는 규모의 휘황한 카지노, 갖가지 테마로 치장한 화려한 호텔과 다채로운 쇼까지, 힘들이지 않고 여행의 기쁨을 느낄 수 있는 대표 관광지로 자리잡은 지 이미 오래다. 하지만 마카오의 진수를 맛보려면 먼저 편한 신발을 신고 거리로 나서 보아야 한다. 어수선한 듯 묵직하게 자리한 오래된 거리 속을 여유롭게 걸어서 돌아다녀 보자. 천천히 걸어 다니며 감흥을 얻기에 이만한 도시가 없다. 마카오 거리로 나서면 먼저 시간이 스며든 회색톤의 건물들과 물결치는 광장 위로 쏟아지는 뜨거운 태양을 만날 수 있다. 무채색 건물 위로 밝게 떠오르는 희고 노란 파스텔톤의 색감과 종종 강렬함을 드러내는 원색의 배치는 그림인 듯 어우러지며 시선을 사로잡는다. 크고 작은 호텔들 주변의 길 한 켠에는 어김없이 전당포들이 즐비하고 복닥복닥 어둑한 어느 골목으로 스며들면 먹고 사는 풍경과 소리만으로도 신명나는 재래시장이 자리하고 있다. 그 거리에 현지인들이 바쁘게 오가고 호기심 어린 관광객들의 발걸음이 켜켜이 가볍게 섞여든다. 마카오가 포르투갈의 통치에서 벗어나 중화인민공화국 마카오특별행정구로 도시 형태를 바꾼 것이 1999년. 포르투갈이 동양 진출의 교두보로 마카오에 진출한 지 400여 년 만의 일이다. 홍콩을 통해 서양문물이 들어오기 전까지 서양문화가 들어오는 통로 역할을 한 마카오는 서양의 문물과 문화가 요동치듯 뒤섞이고 들썩거리는 현장이었을 것. 그 결과, 오늘의 마카오 거리는 유럽 속의 동양인 듯, 동양 속의 유럽인 듯 묘한 분위기를 만들어내고 있다. 1 아름다운 색감과 동화 같은 구성이 매력적인 <자이아> 2, 6, 8 파티마 성모 축제의 행렬을 따라 걷다 보면 마카오 구석구석에 자리한 문화유산들을 만날 수 있을 뿐 아니라 그들이 함께 염원하는 지향에 귀기울이는 기회도 갖게 된다 3, 7 콜로안섬의 탐쿵 축제는 탐쿵신을 기리는 행사로 동네 단합과 화합의 장이 된다 4 빗속의 공중곡예뿐 아니라 고난이도 다이빙에 오토바이 묘기까지 <더하우스 오브 댄싱 워터>는 관람 내내 한시도 긴장을 늦출 수 없다 5 세나도 광장은 아침부터 술 취한 용의 축제 참가자들이 품어대는 술 세례에 취기가 가득하다 ☞여행매거진 ‘트래비’ 본문기사 보기 festival 흥겹게 함께 어우러지는 순간 지역에 따라 모양새를 달리할지언정 축제를 준비하고 참여하는 마음의 바탕은 대동소이하다. 매일매일이 똑같아 일상에 활기를 불어넣고 싶을 때도, 힘든 노동의 결과로 즐거움을 맞았을 때도, 미약하고 어려운 시작에 도움을 청하고 마음을 다잡을 때도, 심지어 죽은 이를 보내는 순간이나 믿음을 고백하는 순간에도 우리는 또 ‘축제’를 준비한다. 이채로운 축제를 엿볼 때면 흥미롭고 신나는 한편, 그들 또한 내가 품고 있는 그 바람을 품고, 내가 사는 바로 그 일상을 살아가고 있음을 확인하게 된다. 어찌 보면 거리를 걷다가 반가운 사람을 만나는 그 순간도, 오래 벼르던 공연을 관람하며 색다른 기쁨을 맛보는 그 순간도 실은 축제의 씨앗이 될 수도 있을 것이다. 일상의 발걸음 속에 고비고비 축제의 순간들을 끼워 넣으며 잠시 잠깐씩 호흡을 고르는 것일 터이다. 따지고 보면 축제는 하루하루의 삶과 다름 아니다. 가을로 접어드는 마카오에는 봄 축제만큼이나 다채로운 계절 축제들이 기다리고 있다. 9월의 국제불꽃놀이대회와 10월의 마카오 음악축제부터, 11월의 마카오그랑프리, 12월의 국제마라톤대회까지 연중 다양한 축제로 들썩이는 마카오를 만날 수 있다. 술 취한 용의 축제 세나도 광장 분수대 주변은 아침 일찍부터 축제의 설렘이 그득하다. 골목 안 콴 타이 사원에서는 앞이 안 보일 정도로 매캐하게 향을 태워 올리며 신 앞에 축제의 시작을 알리는 한편 벌써부터 얼굴이 불콰해진 축제 참가자들은 나무로 만든 용을 들고 한껏 흥을 돋운다. 입에 머금었다 뿜어대는 술 세례에 용도 취하고 넋 놓고 구경하던 빳빳했던 일상들도 함께 취해 돌아간다. 광장에서 시작된 행렬은 부두로 이어지며 늦게까지 마시고 취해 거나한 저녁으로 마무리된다. 애초에 용에게 술을 올리며 바라 마지않던 고기잡이 뱃사람들의 안녕과 수확, 그리고 역병 퇴치의 염원은 굽이굽이 흥겨운 몸짓으로 휘청휘청 완성되어 간다. 부처님 오신 날 열린다. 탐쿵 축제 콜로안섬 골목 안쪽에서는 잘 익은 통돼지 한 마리를 바닥에 놓고 사람들이 수런거린다. 알록달록 퍼레이드 옷을 맞춰 입은 동네 아주머니들은 깃발을 흔들며 흥을 내고 2층 높이의 건물 사이에 쳐놓은 줄에는 지나갈 용을 위해 간식으로 걸어놓은 배추쪼가리가 앞뒤로 흔들거린다. 축제의 하이라이트인 사자 한 마리가 에그타르트로 유명한 로드 스토우 가게 안으로 꿈틀꿈틀 머리를 들이밀며 축복을 해주고 곱게 차려입은 어린아이 둘이 가마에 기웃하니 올라서서 행진을 준비한다. 콜로안섬에서는 병자를 치유해 주고 날씨를 관장한다는 아기 신 ‘탐쿵’의 탄생을 기념해 해마다 5월8일이면 온 동네 사람들이 모여 축제를 벌인다. 이 기간 중 밤이면 탐쿵 사원에서는 경극도 올리고 각종 전통놀이와 폭죽놀이 등도 펼쳐 뱃사람들의 수호신 탐쿵신을 기리는 축제에 신명을 다한다. 파티마 성모 축제 성도미니크성당 주변은 미사가 끝나기를 기다리는 인파로 번잡하다. 저녁 6시 무렵 성당을 나와 거리로 나선 행렬의 맨 앞에는 깨끗하게 차려입은 화동 세 명이 붉은 꽃을 뿌리며 길을 열고 흰 옷에 미사포를 쓴 여인들이 옮기는 꽃가마 위에 성모님이 자리했다. 그리고 그 뒤를 사제와 신자들이 줄지어 따라간다. 촛불을 손에 든 행렬은 기도를 올리며 마카오대성당을 지나 약 2km에 이르는 거리를 1시간30분가량 행진하는데 펜하 성당에 이르러 다시 미사를 올리고 마무리하게 된다. 파티마 성모 축제는, 가톨릭이 동양에 들어올 때 그 출발지가 되었던 마카오에서 종교를 떠나 많은 사람들이 주목하는 축제로 자리잡았다. 포르투갈의 파티마에서 세 명의 어린아이들에게 발현했다는 성모의 기적을 기념하는 축제로 해마다 5월13일에 열린다. 환호로 함께하는 축제, 서커스 서커스를 보는 마음은 롤러코스터를 타듯 들쭉날쭉이다. 급격하게 흥분되고 짜릿하다가도 애잔한 감성으로 뚝 떨어지는 것이, 짧은 시간에 다양한 빛깔의 감흥을 체험할 수 있기에 더욱 흥미롭다. 보고 있는 순간만큼은 100% ‘몰아의 순간’을 체험할 수 있다. 대형 서커스 공연으로 유명한 마카오에서 대표적인 공연을 꼽으라면 역시 <더 하우스 오브 댄싱 워터The House of Dancing Water>와 <자이아ZAIA>일 것. 그동안 베네치안 마카오의 세계적인 서커스 <자이아>가 몽환적이고 동화 같은 스토리와 구성으로 큰 평가를 받았다면 지난해 시티 오브 드림즈가 새롭게 선보인 <더 하우스 오브 댄싱 워터>는 무대를 구성하는 놀라운 규모와 박진감으로 관람객을 사로잡는다. 특히 맨바닥 무대 위로 장대비가 쏟아지다가 한순간에 10여 미터 높이에서 다이빙을 선보이는 등, 다이내믹한 무대에 잠시도 긴장을 늦출 수 없다. 더 하우스 오브 댄싱 워터 | 관람요금 | VIP석 HKD1,380 A석 어른 HKD880, 어린이 HKD620 B석 어른 HKD680, 어린이 HKD480 C석 어른 HKD480, 어린이 HKD340 문의 | 시티 오브 드림즈 853-8868-6688 www.thehouseofdancingwater.com 자이아 | 관람요금 | VIP석 HKD1,288 일반석 어른 HKD388~788 어린이 HKD194~394 문의 | 베네치안 마카오 853-2882-8818 www.venetianmacao.com 나차 사원과 성 바오로 성당 유적은 오랜 세월 서로 사이좋게 이웃해 있다. 나차 사원 안에서 바라본 성 바오로 성당 유적 heritages 평화로운 공존의 가치 마카오에는 유네스코에서 지정한 세계문화유산이 30곳에 이른다. 하나하나의 장소를 떠나 동서양 문화교류의 흔적을 가장 넓은 지역에 고스란히 간직하고 있다는 점에서 도시 자체가 그 가치를 그대로 인정받고 있다. 그에 더해 다양한 문화와 종교가 혼재되어 이루어진 사회임에도 오랜 시간 서로 대립하지 않고 평화롭게 공존해 온 그 조화로움이 큰 점수를 얻은 것. 내 것 아닌 것, 나와 다른 것에 유난히 배타적인 우리네와 비교해 보면 이상할 정도의 관대함이라 아니할 수 없다. 다양한 축제의 현장에서 만나게 되는 문화유산들은 축제의 감흥까지 얹어져 더욱 생생하게 다가온다. 더구나 대부분의 문화유산들이 마카오 구시가지를 중심으로 자리해 있어 하루 정도면 걸어서 돌아볼 만하니 환상의 도보여행 코스라 할 만하다. 01 성 바오로 성당 유적 1580년 지어진 성 바오로 성당은 1835년 화재로 모두 불타고 정문과 정면계단, 건물 토대만 남았다. 전면부의 조각과 건축 양식 등에 동서양의 문화가 조화롭게 드러나 있어 마카오에서만 볼 수 있는 소중한 유적으로 손꼽히고 있다. 마카오의 대표 이미지. 02 기아 요새 마카오에서 가장 높은 송산松山에 자리한 기아 요새는 1622년에 건축되었다. 요새에는 기아 등대와 예배당이 자리하고 있으며 동서양의 양식이 혼재된 건축 양식과 은은한 색감의 예배당 프레스코 벽화가 유명하다. 개방시간 | 요새 오전 9시~오후 5시30분, 예배당 오전 10시~오후 5시(등대는 내부 관람 불가) 03 아마사원 마카오에서 가장 오래된 건축물로 유교, 도교, 불교뿐 아니라 토착 신앙의 흔적도 발견할 수 있는 사원. 마카오라는 이름도 이 사원 이름에서 나왔다고. 개방시간 | 오전 7시~오후 6시 04 나차 사원+구시가지 성벽 1888년 전염병을 막기 위해 나차신에게 바쳐진 사원으로 작지만 우아하고 섬세하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더불어 나차 사원 옆에 자리한 구시가지 성벽은 1569년부터 포르투갈인들이 쌓은 성벽으로 현재는 성벽 잔해 일부만 남아 있다. 개방시간 | 오전 8시~오후 5시 05 마카오대성당 1622년 건축된 가톨릭 성당으로 제단 아래 16, 17세기 주교의 유품들이 매장되어 있다. 마카오 반환 전까지 새로 부임하는 마카오 총독은 이 대성당 성모 마리아 앞에서 의식을 치루는 것이 전통이었다. 개방시간 | 오전 7시30분~오후 6시30분 06 만다린하우스 1869년 건축물로 중국의 사상가 정관잉의 고택이었다. 창과 지붕 등 중국 전통방식으로 설계되었으며, 인도풍의 천장과 문틀 등, 이국적 건축양식이 혼합되어 눈길을 끈다. 개방시간 | 오전 10시~오후 6시(화, 수요일 휴관) 07 성도미니크성당 1587년 도미니크회 사제들이 지은 성당으로 중국에 지어진 첫 번째 성당. 성당 내부는 화려하고 바로크풍 제단이 아름답다. 성당 앞 광장은 볼거리 많은 세나도 광장으로 이어진다. 개방시간 | 오전 10시~오후 6시 08 릴 세나도 빌딩+세나도 광장 릴 세나도 빌딩은 1784년 마카오 정부청사로 건축된 신고전주의 건축양식의 건물로 고가구로 장식한 도서관이 들어서 있다. 포르투갈풍의 도기 타일 ‘아줄레조Ajulejo’로 꾸민 인테리어와 내부 정원이 눈에 띈다. 릴 세나도 빌딩에서 내려다보면 세나도 광장이 한눈에 들어온다. 광장 주변으로 19~20세기에 지어진 건물들이 자리하고 있으며 특유의 물결무늬 광장은 1993년 조성한 것. 개방시간 | 전시관 오전 9시~오후 9시(월요일 휴관), 정원 오전 9시~오후 9시 09 무어리시배럭 1874년 건축된 건물로 무굴제국의 영향을 받은 디자인이 돋보인다. 마카오 치안을 맡았던 인도인 용병들을 수용하기 위해 만들어진 것으로 지금은 마카오 해상행정국 사무실로 사용되고 있다. 개방시간 | 오전 9시~오후 6시 T clip. 마카오 가는 길 인천과 마카오를 에어마카오가 매일, 진에어가 주 3회 운항하고 있다. 비행시간 3시간30분 정도. 홍콩을 거쳐 페리로 들어갈 수도 있다. 화폐 마카오 공식 화폐는 파타카MOP로 1파타카는 150원 정도. 파타카와 더불어 홍콩달러가 통용된다. 시차 한국보다 1시간 늦다.? ☞여행매거진 ‘트래비’ 본문기사 보기 ※위 기사는 기사콘텐츠 교류 제휴매체인 여행신문의 기사입니다. 이 기사에 관한 모든 법적인 권한과 책임은 여행신문에 있습니다.
  • 이변·역전… 달구벌 달군 9일간의 드라마

    9일 동안의 달구벌 열전이 지난 4일 막을 내렸다. 대구 세계육상선수권대회가 끝났다. 202개국에서 모여든 육상선수들은 이제 2년 뒤 러시아 모스크바에서 다시 만난다. 여러 드라마가 교차한 대회였다. 이변과 역전이 속출했다. 영웅이 퇴장하고 새로운 얼굴이 등장했다. 없던 징크스가 생기기도 하고 깨지기도 했다. 나름대로 풍성한 대회였다. 한국인들은 안방에서 열린 세계선수권대회를 보면서 육상의 재미에 새삼 눈을 떴다. 치열한 대회였지만 아쉬움도 남았다. 기록이 너무 적게 나왔다. 대회 마지막 날, 마지막 일정인 남자 400m 계주에서야 첫 세계신기록이 나왔다. 우사인 볼트-요한 블레이크 등 정예멤버가 모두 출전한 자메이카가 37초 04를 기록했다. 2008년 베이징올림픽 당시 자국이 세웠던 37초 10의 세계신기록을 경신했다. 이번 대회 단 하나의 세계신기록이었다. 대회신기록은 단 2개. 대회 타이기록은 하나만 나왔다. 여자 창던지기 마리야 아바쿠모바(러시아)가 71m 99로 대회 기록을 세웠다. 데일리프로그램의 저주를 깬 여자 100m 허들 샐리 피어슨(호주)도 12초 28로 이번 대회에서 유이하게 ‘챔피언십 레코드’를 경신했다. 이외엔 여자 투포환의 밸러리 애덤스(뉴질랜드)가 21m 24 타이기록을 세웠다. 이게 다였다. 남자는 단 한명도 대회신기록을 세우지 못했다. 전반적으로 기록 흉작이 뚜렷한 대회였다. 경쟁구도 부재가 컸다. 거물급 스타들이 대회에 불참하면서 전체적으로 긴장감이 빠졌다. 스포츠에 가정이란 없다지만, 한번 상상해보자. 최정상급 스프린터 타이슨 게이(미국)와 아사파 파월(자메이카)이 참가했다면 남자 100m 결과는 어떻게 됐을까. 경쟁자를 옆에 둔 볼트가 좀 더 스타트에 신중하지 않았을까. 또 이들 셋이 한꺼번에 뛰었다면 기록 향상은 어디까지 가능했을까. 남녀 마라톤의 최고 강자 하일레 게브르셀라시에(에티오피아)와 폴라 래드클리프(영국)는 다음 달 열리는 베를린마라톤 때문에 대구 대회에 참가하지 않았다. 이들이 참여한 레이스와 없는 레이스에는 어떤 차이가 있었을까. 이번 대회, 이런 사례가 유독 많았다. 여자 높이뛰기 세계선수권 3연패를 노린 블란카 블라시치(크로아티아)는 허벅지 부상으로 제 컨디션이 아니었고, 장거리 황제 케네니사 베켈레(에티오피아)도 1년의 부상 공백을 극복하지 못했다. 전체적으로 최정상급 선수들의 경쟁 구도가 어그러지면서 기록보다 순위싸움으로 분위기가 흘렀다. 그러나 기록은 없어도 드라마는 남을 터다. 남들과 다른 다리를 가진 오스카 피스토리우스(남아공)가 트랙에서 달리고 인구 10만명이 안 되는 그레나다의 19세 청년 키라니 제임스가 금메달을 땄다. 차가운 숫자보다는 따뜻한 이야기의 힘이 더 큰 법이다. 대구 박창규기자 nada@seoul.co.kr
  • [시론] 대구육상대회가 남긴 과제들/김기진 계명대 체육학과 교수

    [시론] 대구육상대회가 남긴 과제들/김기진 계명대 체육학과 교수

    올림픽 및 월드컵축구대회와 함께 ‘세계 3대 스포츠 제전’으로 꼽히는 세계육상선수권대회 제13회인 대구대회가 열전 9일간의 막을 내렸다. 대회가 뿜어낸 열기와 흥행은 역대 최고로, 그 주인공은 역시 대구 시민이었다. 대회 유치 100만명 서명운동, 깨끗한 대구 환경 만들기에서부터 교통질서 유지, 자원봉사자와 서포터스 참여, 관람 열기 등 모든 분야에서 성숙하고 적극적인 시민의식을 보여주었다. 202개국 1945명의 참가선수와 50만명에 육박한 관중이 함께 보여 준 축제 한마당은 ‘육상 대구’의 이미지를 세계 각국에 확실하게 각인시켰다. 거리환경을 포함한 주변 기반시설, 대구 스타디움과 연습장 등 경기시설, 선수촌을 중심으로 한 숙박시설 등은 국제대회를 치르기에 손색이 없었다. 반면 대회 운영의 세부적인 부분, 통역 및 안내요원의 전문교육 부족과 관중 수송을 위한 셔틀버스 운영 문제 등 여전히 개선이 요구되는 부분도 적지 않았다. 그럼에도 세계적인 규모의 국제대회를 자체 교육에 의해 양성된 심판 및 대회운영 요원과 자원봉사자를 중심으로 비교적 원만하게 치러낸 것은 가장 큰 성과로서 차후에 보다 큰 대회를 위한 귀중한 경험과 역량이 될 것이다. 대구 도심을 중심으로 다채롭고 풍성하게 개최된 총 170여종의 문화행사에 100여만명의 인파가 몰려 대성황을 이룸으로써 스포츠이벤트와 문화행사의 연계가 또 다른 가치를 창조할 수 있음을 여실히 보여 주었다. 경기력 부분은 기존의 육상강국 미국의 저력과 다음 개최국인 러시아의 경보를 중심으로 한 선전이 두드러졌다. 우사인 볼트를 앞세운 자메이카는 미국과 단거리 자존심 대결에서 근소한 우세를 나타냈으며, 장거리와 마라톤에서는 케냐가 단연 최강임이 확인됐다. 대회 초반 스타선수들의 부상에 의한 훈련 부족과 지나친 부담, 높은 습도와 낮과 밤의 현저한 기온차에 따른 선수들의 컨디션 난조, 전반적인 세대교체 추세, 대구스타디움 특유의 야간시간대 풍향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하면서 기록이 전반적으로 저조했다. 그러나 후반으로 갈수록 우수한 기록들이 수립됐고 마지막 경기인 남자 400m 계주에서 우사인 볼트가 포함된 자메이카팀이 37초 04의 경이적인 세계신기록을 수립하며 극적인 클라이막스를 연출했다. 이번 대회에서는 장대높이뛰기의 이신바예바(러시아)와 100m 허들의 다이론 로블레스(쿠바) 등 기존 대표 스타들이 우승권에서 멀어진 반면 남자 400m의 키라니 제임스(그레나다), 여자 7종경기의 타티아나 체르노바(러시아) 등과 같이 새로운 스타들이 유독 많이 나타남으로써 육상의 세대교체와 함께 스포츠에서는 영원한 승자가 없음을 알 수 있었다. 가장 아쉬운 점은 역시 우리 선수들의 부진을 들 수 있다. ‘10-10 프로젝트’를 내세워 야심찬 준비를 해왔으나 세계 수준의 높은 벽을 실감하였다. 그러나 김덕현의 도약, 김현섭과 박칠성을 앞세운 경보, 400m계주와 1600m계주, 10종경기의 김건우 등의 한국신기록 수립을 통해 가능성은 충분히 보여주었다. 육상경기는 더욱 체계적인 계획에 의한 장시간의 투자와 노력이 필요하다는 것과 노력하면 분명히 가능하다는 것을 동시에 확인시켜 주었다. 선택과 집중에 의한 체계적이고 장기적인 계획 수립과 추진, 과학적인 훈련프로그램에 의한 꿈나무 육성, 해외전지훈련 및 국제대회 출전을 중심으로 한 글로벌화 등의 노력이 계속돼야 한다. 이제 우리 앞에 놓여 있는 가장 큰 숙제는 대회 효과를 어떻게 활용하고 발전시키는가 하는 것이다. 이번 대회를 위해서 투입한 순수 대회예산 2466억원을 비롯해 도시기반 시설, 육상진흥센터, 선수촌 건립비 등에 투입한 예산을 고려할 때 대회시설 재활용 방안과 새로운 자산 창출방안을 고민해야 한다. 육상경기를 하나의 스포츠만으로 간주하는 데 그치는 것이 아니라 육상경기를 중심으로 한 스포츠와 국민건강 및 스포츠산업을 연계하는 데 초점을 맞춘 미래지향적 프로젝트가 필요하다.
  • [2011 대구세계육상] 한우물 판 마라톤 헛물 켰다

    [2011 대구세계육상] 한우물 판 마라톤 헛물 켰다

    결승선을 통과하는 순간, 한국 마라톤 에이스 정진혁(21·건국대)은 다리가 풀렸다. 허벅지 근육이 뒤틀렸다. 탈진해 말도 제대로 내뱉지 못했다. 레이스에 모든 힘을 다 쏟았다는 얘기다. 그런데 결과는 좋지 않았다. 최선을 다하고도 기록은 2시간 17분 4초, 23위였다. 우승을 차지한 케냐 아벨 키루이(2시간 7분 38초)와는 9분 26초 차이가 났다. 거의 10분 가까이 늦었다. 메달을 기대했던 단체전에서도 6위에 그쳤다. 격차가 너무 크다. 이런저런 분석이 가능하겠지만 근본적으로 수준 차가 너무 컸다. 한국 육상은 그나마 마라톤에 희망을 걸었지만 역시 오판이었다는 게 드러났다. 스스로 수준을 냉정하게 판단하지 못했다. 전략은 빗나갔고 훈련도 효율적이지 않았다. 총체적인 부실이다. 대표팀 정만화 코치도 인정했다. 4일 대구 세계육상선수권 남자 마라톤 경기가 끝난 직후 “준비가 부족했다. 대구의 무더위에 맞춰 준비했는데 빗나갔다.”고 했다. 대표팀은 그동안 더운 날씨와 높은 습도를 승부의 열쇠로 봤다. 대략 30㎞ 지점에 이르면 케냐 등 아프리카 선수들이 나가떨어질 것으로 예상했다. 그런 시나리오에 맞춰 훈련을 진행했다. 스피드를 높이기보다는 꾸준히 버티는 레이스를 구상했다. 그런데 이날 대구 날씨는 24~26도, 습도 57~65%. 달리기에 쾌적한 수준이었다. 아프리카 선수들은 자유자재로 속도를 올렸다 내렸다 했고, 한국 선수들은 좀체 따라붙질 못했다. 정 코치는 “정진혁이 2시간 10분대 밑으로 뛰는 훈련을 하지 않았다. 날씨가 이렇게 선선할 줄 알았다면 스피드 위주의 훈련을 했을 것”이라고 했다. 대안 없는 훈련의 결과는 참담했다. 단체전(같은 나라에서 출전한 상위 성적 3명의 기록을 합산)에선 이웃나라 일본(2위)-중국(5위)에도 밀렸다. 이명승(32·삼성전자)이 2시간 18분 05초로 28위, 황준현(24·코오롱)이 2시간 21분 54초로 35위였다. 황준석(28·서울시청)은 2시간 23분 47초로 40위였고 김민(22·건국대)은 2시간 27분 20초로 44위를 기록했다. 정 코치는 “황준현과 황준석이 가벼운 통증을 호소했지만 큰 문제는 아니었다. 모두들 컨디션은 좋았다.”고 했다. 전반적인 수준 차이라고밖에 해석이 안 되는 상황이다. 사실 구조적인 문제다. 선수 자원 자체가 워낙 적다. 전국체전 일반부 마라톤에 출전하는 선수는 50명이 채 안 된다. 어린 선수들일수록 힘든 마라톤을 기피한다. 스피드 위주의 세계 마라톤 조류에도 좀체 적응을 못하고 있다. 정 코치는 “체계적인 스포츠 의학의 도움이 필요하다.”고 했다. 이제 런던올림픽은 채 9개월이 안 남았다. 대구 박창규기자 nada@seoul.co.kr
  • [2011 대구세계육상] 씁쓸한 ‘美笑’

    이번에도 미국이 웃었다. 4일 끝난 대구 세계육상선수권대회에서 미국이 금메달 12개, 은 8개, 동 5개로 종합 1위를 기록하며 1983년 헬싱키 대회 이후 10번째 우승을 차지했다. 그러나 속을 들여다보면 사정이 좀 다르다. 미국 육상의 자존심이었던 남자 단거리에서 자메이카에 패권을 넘겨줬을 뿐 아니라 ‘영원한 라이벌’ 러시아의 추격도 피하지 못하고 있다. 미국은 트랙 부문에서 7개의 금메달을, 필드에서는 남·여 높이뛰기, 남자 멀리뛰기와 세단뛰기에서 금메달을 목에 걸었고, 남자 10종경기에서도 정상에 올랐다. 문제는 남자 단거리에서 자메이카에 완전히 밀렸다는 것. 자메이카는 남자 100m에서 요한 블레이크, 남자 200m에서 우사인 볼트가 우승해 지난 대회에 이어 타이틀을 석권했다. 400m 계주에서도 자메이카가 세계신기록을 작성하며 금메달을 따는 동안 미국은 바통터치에 실패하며 레이스를 끝마치지도 못했다. 몇년 전까지만 해도 미국은 ‘스프린터 왕조’로 군림했다. 100m의 경우 1983년부터 1991년까지 칼 루이스가 3연패했고, 1997~2001년 모리스 그린이 다시 3연패를 달성했다. 200m에서도 모리스 그린(1999년), 존 카펠(2003년), 저스틴 게이틀린(2005년), 타이슨 게이(2007년)가 정상을 지켰다. 그나마 여자는 상황이 좀 낫다. 400m 계주에서 자메이카를 제치고 금메달을 땄고, 100m에서 카멀리타 지터가 우승해 자존심을 지켰다. 그러나 200m에서는 베로니카 캠벨브라운(자메이카)에게 밀려 4연패에 도전한 앨리슨 펠릭스가 동메달로 무너졌고 지터도 은메달에 그쳤다. 2013년 모스크바 대회를 개최하는 러시아의 도전도 거셌다. 러시아는 9개의 금메달을 따며 종합 2위를 기록했다. 러시아는 옛 소련 시절까지 포함하면 1983년 1회 대회 이후 2009년 베를린 대회까지 획득한 메달 수가 208개(소련 75개)로 미국(250개) 다음으로 많은 육상 강국이다. 케냐도 중·장거리 종목과 남·여 마라톤에서 모두 7개의 금메달을 따내며 3위에 올랐다. 아시아권에서는 중동 국가들의 부진으로 트랙에서 전멸했으나 중국과 일본이 필드에서 금메달을 한 개씩 수확하며 7위와 11위에 올랐다. 대구 김민희기자 haru@seoul.co.kr
  • 장거리는 지구력? 이제는 스피드다!

    지난 100년간 남자 마라톤 세계기록은 51분 19초나 앞당겨졌다. 단순히 선수들의 기량 발전으로만 보기는 어렵다. 끈기와 체력이 가장 우선시됐던 장거리 종목에서도 ‘싸움’이 시작된 것이다. 현재 마라톤의 세계 최고기록은 하일레 게브르셀라시에(에티오피아)가 2008년 베를린마라톤대회에서 수립한 2시간 3분 59초로, 첫 공식 기록인 1908년 런던올림픽에서 존 하예스(미국)가 달린 2시간 55분 18초에 비해 크게 단축됐다. 게브르셀라시에의 기록은 100m를 17초 63에 달린 것이다. 마라톤도 빨리 뛰지 않으면 우승할 수 없는 시대가 됐다. 4일 대구 세계육상선수권대회 남자 마라톤 경기 역시 스피드 싸움이었다. 2시간 7분 38초의 기록으로 가장 먼저 결승점을 통과한 아벨 키루이(케냐)는 15㎞ 이후 강력하게 스퍼트했다. 후반부로 갈수록 페이스는 점점 빨라졌다. 30㎞ 지점부터 선두로 치고 나온 키루이는 이후 10㎞ 이상 사실상 홀로 레이스를 펼쳤다. 2위를 차지한 빈센트 키프루토(케냐)의 기록과 2분 32초나 차이 났다. 선수들의 작전에서도 드러난다. 후반부에 스퍼트를 올린다는 작전은 더 이상 통하지 않는다. 마라톤 풀코스를 2시간 5분대를 달리려면 5000m는 13분 20초 이내, 1만m는 27분대에 끊어야 한다. 현재 일류 마라토너가 되기 위해서는 5000m를 14분대로 달리는 것이 정석이다. 기록 단축을 위해 세계 유명 대회는 코스를 점차 평평하고 쉽게 만들고 있다. 평탄한 코스일수록 선수들이 빠른 스피드를 발휘해 기록을 더 단축할 수 있기 때문이다. 세계 최고기록 10개 중 6개가 탄생한 로테르담 마라톤대회는 최고 표고차가 20m도 되지 않는다. 이번 대회 코스 역시 평탄 코스였다. 국채보상기념운동공원을 출발해 같은 구간(15㎞)을 두 바퀴 돈 후 12.195㎞를 더 달려 출발지로 돌아오는 루프코스로 구성됐고 표고차 역시 40m 정도밖에 되지 않았다. 또 다른 장거리 종목인 5000m와 1만m 경기에서도 스피드 싸움은 치열하다. 이번 대회에서 기권의 아쉬움을 남긴 장거리 스타 케네니사 베켈레(에티오피아)는 2004년 5000m를 12분 37초 35 만에 주파해 세계 기록을 다시 썼다. 대구 윤샘이나기자 sam@seoul.co.kr
  • 함께 달린 대구 시민들… 가장 빛났다

    대구 세계육상선수권대회의 주인공은 대구시민과 자원봉사자들이었다. 손발 맞지 않는 대회 조직위원회의 운영은 아쉬움으로 남았다. 이번 대회를 가장 빛나게 한 것은 대부분의 경기 때마다 가득 찬 관중과 수준 높은 응원 매너였다. 관람석을 가득 메운 관중은 경기장을 함성과 박수 소리로 채웠다가도 선수가 출발선 앞에 선 순간에는 침묵하는 등 경기의 특성에 맞춘 응원을 선보였다. 100m, 200m 등 단거리 종목에서는 경기장 스크린에 나타난 대회 마스코트 살비의 ‘쉿~’ 소리에 맞춰 숨을 죽였고, 리듬감이 중요한 높이뛰기나 멀리뛰기 등 도약 종목에서는 선수들의 발걸음에 맞춰 손뼉을 치며 박자를 맞추기도 했다. 대회 전 흥행 참패에 대한 우려와 달리 많은 관중들이 경기장을 찾았다. 2007년 오사카 대회와 달리 일별 최저 입장 관중도 80%(5만 4000명)가 넘을 정도로 성황을 이뤘다. 대회 흥행을 위한 ‘꿈나무 프로그램’도 성공적으로 이뤄졌다는 평가다. 조직위와 대구시는 흥행이 어려울 것으로 예상된 평일 오전 경기에 관중석을 채우기 위해 대구지역 초·중·고교생들의 단체 관람을 기획했다. 동원 논란이 있었지만 실제 경기장을 찾은 학생들은 눈앞에서 세계적인 선수들의 경기 모습을 보면서 육상의 즐거움을 느낄 수 있었다. 조직위는 대회 기간 모두 330개 학교 17만여명의 학생이 경기를 관람했다고 밝혔다. 국제육상경기연맹(IAAF)의 라민 디악 회장은 “수많은 어린이가 스타디움을 찾았다. 그것이 우리가 여태껏 찾아 헤매고 보고 싶었던 결과”라면서 “이것이 이번 대회의 특징이었다.”고 평가했다. 그래도 대회 운영은 아쉬움으로 남았다. 조직위는 미숙한 경기운영과 상황 대처로 연일 지적을 받았다. 대회 초반에는 식사와 숙소 등 기본적인 서비스 측면에서 일부 준비가 미흡했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밤늦은 시간 경기가 끝난 뒤 셔틀버스를 타기 위해 시민들이 한데 엉켜 북새통을 이루는 등 교통 불편은 계속됐고, 여자 마라톤에서는 두 번 출발을 하는 어이없는 일도 벌어졌다. 이에 대해 조직위 측은 “대회 초반 일부 준비가 미흡해 관중과 취재진에게 불편을 끼친 점이 있다.”면서 “최선을 다해 보완했고 앞으로 열리는 국제행사 때 큰 교훈으로 삼겠다.”고 말했다. 어쨌든 전체적으로 합격점을 받을 만하다는 평가다. 디악 회장은 “우리는 반(反)도핑에서 최고의 수준에 도달했다. 2000명에 이르는 이번 대회 출전 선수 모두를 대상으로 한 도핑 검사에서 단 한 건도 적발되지 않았다.”면서 “그레나다, 튀니지, 콜롬비아 등 육상 약소국에서 메달리스트가 탄생하는 등 이번 대회는 육상의 저변을 확대하는 기능을 했다.”고 총평했다. 대구 윤샘이나기자 sam@seoul.co.kr
  • 대구세계육상-케냐 키루이, 男 마라톤 2연패

    대구세계육상-케냐 키루이, 男 마라톤 2연패

     케냐의 아벨 키루이(29)가 제13회 대구 세계육상선수권대회 남자 마라톤에서 2연패에 성공했다.  키루이는 4일 대구 국채보상운동공원 앞을 출발해 청구네거리~수성네거리~수성못~대구은행네거리~반월당네거리를 돌아 다시 출발점으로 오는 15㎞ 구간을 두 번 왕복한 뒤 같은 구간 12.195㎞를 달리는 변형 루프(순환) 코스로 설계된 42.195㎞ 레이스에서 2시간7분38초의 기록으로 우승했다.  인터넷서울신문 event@seoul.co.kr  
  • [내일의 대구육상]

    ●오전 9시 남 마라톤●오후 6시 15분 여 해머던지기 결승●오후 7시 5분 남 세단뛰기 결승●오후 7시 40분 남 5000m 결승●오후 8시 15분 여 800m 결승●오후 8시 35분 여 400m 계주 결승●오후 9시 남 400m 계주 결승
  • [男 마라톤] 정진혁, 너만 남았다 달구벌의 기적 보여다오

    [男 마라톤] 정진혁, 너만 남았다 달구벌의 기적 보여다오

    이제 정말 마지막 희망일지 모른다. 한국 선수단의 유일한 결선 진출자, 멀리·세단뛰기 김현섭도 2일 전열에서 이탈했다. 6일째를 맞은 대구 세계육상선수권대회. 한국 선수단엔 더 이상 남아 있는 기대주가 없다. 그나마 기댈 곳은 마라톤이다. 그동안 한국은 전통적으로 마라톤에서만큼은 의외의 성적을 거둬 왔다. 다시 마라톤은 기적을 이뤄 내야 한다. 현재 대표팀엔 지영준(30·코오롱)이 없다. 이명승(32·삼성전자)-황준석(28·서울시청)-황준혁(24·코오롱)-김민(22)-정진혁(21·건국대) 등 5명이 팀을 이루고 있다. 에이스는 정진혁이다. 대표팀에서 가장 어리지만 개인 최고기록은 2시간 9분 28초로 가장 앞선다. 모두의 시선이 21살 어린 건각에게 쏠려 있다. 마라톤 대표팀 정만화 코치는 “정진혁뿐만 아니라 팀원 모두가 부담을 느끼고 있다. 그러나 물러설 생각은 결코 없다.”고 했다. 현재 준비 상황은 순조롭다. 대표팀은 식이요법과 함께 마지막 컨디션 조절을 하고 있다. 지난달 31일까지 단백질 식이요법을 했고 지난 1일부터는 단백질을 끊고 탄수화물 섭취를 시작했다. 탄수화물 식단은 경기 당일 아침까지 이어진다. 온몸에 에너지를 저장한 뒤 이날 모든 걸 쏟아낸다. 정 코치는 “다들 안정적으로 페이스를 끌어올리고 있다.”고 했다. 한국은 마라톤 단체전 메달을 기대하고 있다. 마라톤 단체전은 정식 종목이 아닌 번외 종목이다. 그러나 대구 스타디움에 태극기를 올릴 수 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정 코치는 “가능성은 충분하다. 일본, 모로코 등이 최대 경쟁자일 것”이라고 설명했다. 정진혁과 2시간 10분대를 뛰는 황준현은 일단 개인 ‘톱10’ 그리고 그 이상까지 노린다. 정진혁은 2일 “컨디션은 최고다. 홈그라운드 이점을 충분히 활용하겠다.”고 말했다. 사실 현실은 녹록지 않다. 케냐, 에티오피아, 모로코 등 마라톤 강국의 정상급 선수들이 2시간 4~5분대 기록을 가지고 있다. 한국 선수들과는 분명한 기량 차가 있다. 냉정하게 평가하자면 ‘톱10’에 드는 것도 쉽진 않다. 그러나 변수가 있다. 대구의 날씨다. 정 코치는 “경기 당일 폭염이 예고돼 있다. 악조건 속에서라면 우리 선수들에게도 기회가 열린다.”고 했다. 실제 외국 선수들은 대구 특유의 고온다습한 날씨에 적응을 잘 못하고 있다. 지금 대구는 덥기만 한 게 아니라 습도도 지나치게 높다. 그는 “케냐, 에티오피아 등 아프리카 선수들도 이런 조건에선 다리가 녹아내린다.”고 덧붙였다. 승부처는 30㎞ 지점이다. 목표 기록은 2시간 15분대만 해도 충분할 것으로 보고 있다. 정진혁은 “마라톤은 의외성이 큰 종목이다. 누구든 잡힐 수 있고 잡을 수 있다.”고 했다. 4일 오전 9시, 한국 마라톤은 희망을 향해 뛴다. 대구 박창규기자 nada@seoul.co.kr
  • [교수와 함께하는 육상은 SF다] 경기규칙의 비밀

    육상경기에서 트랙을 왼쪽으로 돌게 된 것은 사람들이 오른손잡이가 많다는 점을 고려해 만들어졌다. 1896년 제1회 아테네올림픽에서는 개최국의 규정과 관습에 따라 시계방향과 같이 오른쪽으로 도는 규칙이 적용됐으나 많은 선수들이 불편을 호소했다. 국제 육상 관계자들이 모여서 분석했고, 1913년 국제육상경기연맹은 지금처럼 왼쪽으로 도는 규칙을 채택했다. 육상 트랙 주로의 폭은 1.22m, 레인 폭은 5㎝다. 곡선과 직선 주로가 있으며 레인은 통상 8개다. 트랙은 레인에 따라 실제 달리는 거리가 다르고, 원심력이 작용하기 때문에 최대한 공정한 레이스를 위해 치밀하게 만들어졌다. 트랙의 최대 허용 경사 한도는 너비 방향으로 100분의1, 달리는 방향으로 1000분의1을 초과해서는 안 된다. 가장 안쪽 1레인은 400m, 그 다음 2레인은 407m, 8레인은 454m와 같이 바깥쪽으로 나갈수록 7~8m씩 늘어나게 된다. 따라서 세퍼레이트 코스가 적용되는 800m까지는 출발 위치가 다르다. 트랙에서 상대 선수를 추월할 경우 상대 선수의 안쪽으로 추월하는 것은 금지돼 있다. ●원반던지기는 기원전 708년에 시작 1500m 이상의 트랙경기는 오픈 코스로 출발한다. 12명 이상이 레이스를 펼칠 경우 출발 시 사고를 방지하기 위해 안쪽 그룹과 바깥쪽 그룹 2개 조로 나눠 출발시킨다. 1000m 이상 경기는 선수가 하루에 반복해서 라운드가 진행되지 않도록 한다. 릴레이에서 바통을 떨어뜨릴 경우 떨어뜨린 선수만 주워야 한다. 허들경기는 19세기 영국의 크로스컨트리 장애물경기에서 처음 시작됐다. 양치기가 목책을 뛰어넘어 다니던 것에서 착안해 전통적인 울타리 높이 106.7㎝가 허들 높이로 규정됐다. 남자의 110m 허들, 여자의 100m 허들, 남녀 400m 허들 등 4개의 세부 종목이 있다. 허들 수는 모두 10개로 동일하지만 여자의 보폭과 신체 조건을 고려해 거리는 남자보다 10m 짧게 하고, 허들 높이는 22.7㎝ 낮췄다. 돌 혹은 청동으로 된 것을 던지기 시작한 원반던지기는 기원전 708년 제18회 고대올림픽에서 5종경기의 하나로 처음 등장했다. 원반은 1907년 고대원반 15개의 평균치에 근거해 지름 약 21.9㎝, 중심 두께 약 4.4㎝, 무게 2㎏ 이상으로 규격화됐다. 1928년 올림픽 정식 종목이 된 여자 종목은 지름 약 18㎝, 무게 1㎏인 원반을 사용한다. ●마라톤 공식거리 1924년 완성 마라톤은 기원전 490년 그리스 마라톤 근처에서 치러진 페르시아와의 전투 승전보를 알리기 위해 아테네까지 달려와서 목숨을 거둔 병사 필리피데스의 전설을 바탕으로 탄생했다. 제1회 올림픽에서 마라톤은 아테네의 마라톤교(橋)에서 올림픽 스타디움까지 이어지는 36.75㎞에서 열렸다. 1908년 런던올림픽에서는 42㎞ 코스를 설정했으나 스포츠를 좋아한 당시 영국 여왕 알렉산드라가 윈저궁의 발코니에서 선수들의 출발 모습을 보고 싶어 해 출발점을 윈저궁으로 변경하게 되면서 화이트시티 스타디움까지의 41.8㎞로 바뀌었다. 또한 골인 지점도 에드워드 7세의 로열박스 앞으로 함으로써 352m가 더 늘어나 42.195㎞가 됐다. 김기진 계명대 체육학과 교수
  • [지금&여기] 추악한 ‘평화유지’와 시민의 열정/정서린 국제부 기자

    [지금&여기] 추악한 ‘평화유지’와 시민의 열정/정서린 국제부 기자

    이번 여름 국내의 한 시민단체를 따라 방글라데시에 다녀왔다. 방글라데시에서 이뤄지고 있는 한국 정부의 공적개발원조(ODA)의 효과를 살펴보자는 현장평가였다. 10일 남짓한 여정 가운데 오전·오후에는 현지 관계자들을 만나는 마라톤 인터뷰가 계속됐다. 새벽 1~2시까지는 낮에 한 인터뷰를 토대로 쟁점을 뽑고 남은 의문과 추가 질문을 정리하는 회의가 이어졌다. 동행 취재로 따라간 유일한 ‘아웃사이더’였지만 ‘의리상’ 하품을 참아가며 새벽 일정까지 함께했다. 다른 나라 국민들이 우리나라의 원조로 정말 혜택을 받고 있는지 궁금해 정성껏 준비한 질문을 밤새 이리저리 뜯어고치며 문제의식을 세심하게 다듬어 가는 그들의 열정은 새삼 기자를 반성하게 했다. 더 뜨끔했던 것은 시민단체 내부 인력뿐 아니라 일반인들이 직항편도 없는 방글라데시까지 직접 찾아와 힘을 보탠다는 사실이었다. 취업에 허덕이는 졸업반 대학생과 대학원생, 작은 무역회사를 다니는 회사원이 자기 돈을 들여 휴가를 내고 기말시험 공부도 반납한 채 개도국에 대한 원조 효과를 따져보는 데 몰두해 있었다. 오늘 외신들이 타전한 소식에 이 평범하고도 비범한 이들이 겹쳐졌다. 유엔 평화유지군이 10년간 내전을 겪고 있는 아프리카 서부 투레플루의 한 마을 소녀들에게 먹을 것을 주고 재워주는 대가로 성관계를 가져왔다는 폭로였다. 세계 분쟁지역의 평화를 회복·유지하기 위해 유엔에서 파견한 평화유지군들이 이곳 주민들에게는 또 하나의 ‘가해자’였다. 유엔은 “지휘체계의 문제”라며 이를 시인했다. 달걀과 휴대전화를 소녀들의 성과 맞바꾸는 평화유지군, 당장의 생계가 급해 딸을 성폭행범에게 내모는 부모, 그리고 이 참담한 연결고리를 끊지 못하는 유엔. 가해자에 대한 조사와 처벌 과정은 숨기고 관련 홈페이지 개설과 주민 교육 정도를 피해 방지책이라며 내세우는 유엔은, 아무도 알아주지 않는 자리에서 개도국 발전에 힘을 보태는 일반 시민들의 열정부터 배워야 할 것 같다. rin@seoul.co.kr
  • 한국 男400m 계주에 희망 건다

    한국 男400m 계주에 희망 건다

    “현실적으로 불가능한 목표일지 모른다. 그러나 그걸 이뤄내려고 대구에 왔다.” 허망한 ‘10-10 목표’는 이미 물 건너간 지 오래다. 한국 육상은 대구세계육상선수권에서 최악의 부진을 거듭하고 있다. 이제 희망은 얼마 남지 않았다. 남자 마라톤과 남자 세단뛰기. 그리고 남자 400m 계주가 그나마 결선 진출 가능성이 있다. 이 가운데 남자 400m 계주는 특별하다. 여러 가지 조건이 위태롭게 얽혀 있다. 의외성이 두드러진다. 예상치 못한 최고의 결과 혹은 최악의 부진 모두 가능하다. 한국 남자 400m 계주팀이 최근 8개월 가파른 상승세를 탔다는 점과 미국-자메이카 등 강팀도 언제든 바통터치 실수가 나올 수 있다는 점을 두루 감안해야 한다. 한국 남자 400m 계주팀은 이런 전제조건 사이 어딘가 빈틈을 노리고 있다. 31일 오전 남자 400m 계주팀은 선수촌 인근 박주영축구장에서 마무리 훈련에 집중하고 있었다. 중점을 둔 건 역시 바통터치였다. 최고 스피드에서 바통을 연결하는 연습을 1시간 동안 되풀이했다. 대표팀 오세진 수석코치는 “한국 선수들 최고 스피드는 세계수준보다 떨어지는 게 사실이다. 그러나 그 최고속도를 유지하는 능력은 상대적으로 좋은 편이다.”고 설명했다. 거기에 결선 진출의 열쇠가 있었다. “최적의 순간, 아주 짧은 찰나를 찾아내는 연습을 계속하고 있다. 이제 목표점에 80% 다가왔다.”고 했다. 그동안 대한육상경기연맹은 남자 400m 계주를 전략종목으로 집중 육성해왔다. 이번 대회에선 여호수아(24·인천시청)-조규원(20·구미시청)-김국영(20·안양시청)-임희남(27·광주광역시청)이 달린다. 지난 5월 중국에서 열린 아시아그랑프리에서 39초 04를 기록했다. 23년 만의 한국신기록이다. 상승세가 뚜렷하다. 오 코치는 “정확한 기록을 측정하고 있지만 않지만 38초대 진입은 시뮬레이션상 가능한 걸로 나타났다. 점점 좋아지고 있고 더 나빠질 기미는 전혀 없다.”고 했다. 400m 계주 특유의 의외성에도 기대를 걸고 있다. 오 코치는 “이번 대회 실격이 유독 많이 나오고 있다. 대회 흐름에 의외성이 커지고 있다.”고 했다. 실제 미국은 2008년 베이징올림픽 준결승에서 바통을 놓치면서 탈락했다. 당시 참가한 16개팀 가운데 6개팀이 바통터치 실수를 저질렀다. 대표팀 여호수아는 “실수가 없도록 멘털 훈련을 오래도록 해왔다. 육상 강국 선수들은 개인 성적이 중요하기 때문에 상대적으로 이런 훈련에는 소홀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1시간 배정된 훈련을 마친 계주팀은 선수촌으로 돌아갔다. 선수촌에선 뭘 하느냐고 물었다. 오 코치는 “명상에 가까운 마인드 컨트롤을 계속한다. 모든 생체 시계가 경기가 있는 4일에 맞춰져 있다.”고 했다. 김국영은 “오로지 그날 경기만을 생각하고 있다. 기다려보라.”고 말했다. 가능성은 열려 있다. 한국 육상은 이대로 주저앉지 않는다. 대구 박창규기자 nada@seoul.co.kr
  • 亞! 신체 한계는 없다

    ‘머리가 크다.’ ‘다리가 짧다.’ ‘골격과 근육이 다르다.’ 등 핑계는 다양하다. 또한 한국 육상이 약하다는 지적이 있을 때마다 나오는 오래된 항변이다. 인종적 차이에 근거를 둔 주장이다. 설득력이 있는 것 같지만 역시 황인종이 대부분인 중국과 일본을 보면 그저 변명일 뿐이다. 29일 해머던지기의 무로후시 고지(37)가 이번 대회에서 일본에 첫 금메달을 안겼다. 일본의 세계육상선수권대회 첫 금메달일 것 같지만 아니다. 일본은 이미 1991년 도쿄 대회에서 다니구치 히로미, 1993년 슈투트가르트 대회에서 아사리 준코, 1997년 아테네 대회에서 스즈키 히로미가 금메달을 딴 경험이 있다. 물론 모두 마라톤이었다. 또 일본은 역대 세계선수권대회에서 6개의 은메달과 11개의 동메달을 땄다. 무로후시는 마라톤 이외의 종목에서 일본에 처음으로 금메달을 안긴 선수다. 그런데 그는 일본 해머던지기 원조 격인 아버지 무로후시 시게노부와 루마니아 창던지기 대표 출신 어머니 세라피나 모리츠 사이에서 태어난 혼혈이다. 순수한 일본인이 아니라고 의미를 깎아내릴 수도 있지만 무로후시는 어디까지나 일본인이다. 일본 사회에서 한국인에 대한 차별은 여전하지만 혼혈인에 대한 오랜 개방성이 없었다면 그는 존재할 수 없었다. 동시에 국가적으로 투척 종목에 과학을 결합해 끊임없이 연구하고 반복 훈련을 통해 기량을 키워 온 결과이기도 하다. 중국도 전날 여자 원반던지기에서 리옌펑(32)이 우승하면서 역대 세계선수권대회에서 따낸 금메달 숫자를 10개로 늘렸다. 중국은 ‘황색탄환’ 류샹(29)이 200 7년 오사카 대회 남자 110m 허들에서 금메달을 목에 거는 등 여자 마라톤, 여자 포환던지기, 여자 20㎞ 경보, 여자 창던지기 등 9개 종목에서 골고루 금메달을 땄다. 국가 차원에서 체육연구소와 유망주 육성 프로그램을 오랫동안 운영하며 노하우를 쌓아 적용시켜 온 결과물 가운데 하나일 뿐이다. 이처럼 아시아 선수들이 연일 투척에서 최고 기량을 보여주고 있는 것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원반과 해머던지기는 원심력을 이용한다는 공통점이 있다. 원심력을 최대한 살리고 날아가는 각도를 이상적으로 결합하는 것이 던지는 파워 못지않게 중요하다. 이런 기술에서는 아시아 선수들이 유럽 선수들에게 뒤질 것이 없다. 한국도 안 될 것 없다. 대구 장형우기자 zangzak@seoul.co.kr
  • 안방 내준 한국육상

    들러리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니다. 한국육상이 안방에서 열리는 대구 세계선수권대회에서 구경꾼 처지로 전락했다. 세계와의 격차가 너무 크다. 대회 4일째에 접어든 30일까지 트랙과 필드 종목 결선 진출자는 단 1명이 안 나왔다. 경보 20㎞에서 김현섭이 6위에 오른 게 최고 성적이다. 이런 현상은 대회 끝까지 계속될 가능성이 커 보인다. 마라톤 정진혁과 남자 400m 계주, 세단뛰기 김덕현 정도를 제외하면 이제 특별히 기대할 만한 종목도 없다. 문제는 넓고도 깊다. 애초 목표가 그리 거창했던 것도 아니다. 한국은 이번 대회에서 어느 정도 발전한 모습만 보여줘도 충분하다고 판단했다. 10개 종목에서 결선 진출자 10명을 내겠다는 ‘10-10’ 목표를 세웠다. 나름대로 준비를 많이 했고 28년 만의 첫 메달도 은근히 기대했다. 한 육상 관계자는 “못 이뤄낼 목표는 아니라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그러나 오판이었다. 이 정도 목표조차도 현실과는 거리가 멀었다. 결선 진출 기대주들이 줄줄이 예선 탈락했다. 탈락도 탈락이지만 기록은 더 형편없었다. 대부분 개인 최고 기록이 자격 예선 기준치에 한참 모자랐다. 특히 육상 종목 대부분을 차지하는 트랙과 필드 종목에선 참가했다는 것 외에 다른 의미를 찾기 힘들어 보였다. 30일 오전에도 출전 선수들 전원이 일찌감치 탈락해 짐을 쌌다. 남자 1500m 신상민, 남자 높이뛰기 윤제환, 여자 세단뛰기 정혜경이 모두 자격 예선을 통과 못 했다. 10-10 목표가 세밀한 분석 끝에 나온 목표가 아니었다는 게 여실히 드러났다. 한 관계자는 “4-4나 5-5 목표보다는 어감이 좋아 만든 게 아닐까 싶다. 이왕 하는 거 시원하게 10으로 잡자는 수준이었다.”고 했다. 한국 육상 수준에 대한 제대로 된 평가가 있었다면 이런 목표는 나오기 힘들어 보인다. 실제로 이번 대회 전까지 한국 선수가 세계선수권 ‘톱 10’에 진입한 건 5차례에 불과했다. 냉정한 현실 인식이 먼저 필요하다. 현재 육상-수영-체조 등 기초종목 가운데 세계선수권에서 메달을 못 따낸 종목은 육상뿐이다. 대구 박창규기자 nada@seoul.co.kr
  • [달구벌에서] 이러려고 국제대회 유치?

    대구 세계육상선수권대회가 경기장 안팎에서 잡음이 끊이지 않고 있다. 경기 운영 미숙으로 허점을 드러낸 데다 숙박과 식당 문제까지 겹치면서 곳곳에서 볼멘소리가 터져나왔다. 경기 운영의 허점은 지난 27일 개막 첫날, 첫 경기였던 여자 마라톤에서부터 나타났다. 출발 신호가 두 차례(?) 울리는 통에 선수들이 우왕좌왕하는 웃지 못할 풍경을 연출한 것. 오전 9시 50여명의 여자 마라토너들이 출발을 기다리던 대구시내 국채보상운동 기념공원 앞 도로 위에서는 ‘뎅’ 하는 종소리가 울렸다. 착각한 선수들이 뛰기 시작했지만 경기 운영 요원들은 출발 신호가 아니라며 선수들을 제자리로 돌려보냈다. 순간 ‘탕’ 하는 심판의 출발 총성이 울렸다. 스타트 라인으로 되돌아가던 선수들은 미처 자리를 잡지도 못한 채 다시 뒤돌아 뛰어야 했다. 이뿐만이 아니다. 마라톤 코스 위에 관광버스가 버젓이 주차돼 선수들의 주로를 방해했다. 또 결승선을 통과한 선수들이 지쳐 쓰러지자 남자 안전요원들이 여자 선수들을 끌어안아 올리는 민망한 장면도 연출됐다. 정작 탈진한 선수들을 위한 간이 침대는 뜨거운 햇볕에 달궈져 쓰러진 선수들을 오히려 벌떡 일으켜 세울 정도였다. 대구스타디움 안 일처리도 매끄럽지 못했다. 조직위는 입장권을 오전·오후권으로 나눠 판매했다. 하지만 오전 관중들을 일일이 내보내지 못해 오후 스타디움은 북새통을 이뤘다. 구매한 입장권 좌석이 아예 존재하지 않는 경우도 있었다. 또 자원봉사자들은 봉사는 뒷전인 채 경기 관전에 여념이 없었다. 대회 개막 3일째인 29일 대구 공식 홈페이지에는 이 같은 불만을 토로하는 글이 줄지어 올랐다. 한 시민은 “일행이 있는 좌석을 찾기 위해 자원봉사자에게 위치를 물었지만 제대로 답해주는 사람이 아무도 없고 경기 보기에만 바빴다.”면서 “공짜 경기를 보기 위해 자원봉사를 신청한 것은 아니냐.”고 꼬집었다. 개막식을 보기 위해 5만원을 들여 가족 표를 산 한 시민은 “B32블록의 17열 5자리를 샀는데 실제 가보니 16열까지밖에 없어 황당했다.”고 말했다. 여기에 잠잘 곳이 턱없이 부족해 외국 취재진들이 원정 숙박을 가는가 하면 경기장 먹을거리도 불만의 대상이었다. 대회에 참가한 외국인은 선수와 임원, 취재진, 관광객 등 모두 3만 5000여명. 선수촌과 미디어촌에 들어간 인원을 제외한 나머지 3만여 명은 숙박 시설이 없어 발을 동동 굴렀다. 호텔과 모텔 등 대구시내 대부분 숙박시설은 예약이 이미 끝난 상태다. 이 탓에 모 통신사 국내 특파원은 경기장에서 자동차로 1시간 이상 걸리는 경북 경주에 숙소를 마련했다. 스타디움의 먹을거리는 특히 문제다. 공사 지연으로 스타디움 지하몰이 문을 열지 못한 탓에 식당이 절대적으로 부족했다. 3000여 명에 이르는 내·외신 취재진은 경기장 내 미디어 레스토랑에서 겨우 식사를 해결하고 있지만 한끼에 무려 1만 3000원이나 받았다. 게다가 반찬 가짓수가 너무 적고 질도 떨어져 취재진들의 불만이 폭발 직전이다. 지난 28일 밤 11시쯤에는 조직위가 스타디움 출입구를 모두 걸어 잠그고 철수해 스타디움 내 프레스센터 등에서 기사 송고를 하던 내·외신 취재진들이 감금당하는 일까지 빚어졌다. 대구 한찬규·윤샘이나기자 cghan@seoul.co.kr
  • 1만m 결승선 50m 남기고 대역전극

    1만m 결승선 50m 남기고 대역전극

    에티오피아의 이브라힘 제일란(23)이 기적 같은 역전 우승을 일궜다. 제일란은 28일 대구스타디움에서 열린 세계육상선수권 이틀째 남자 1만m 결승에서 27분 13초 81을 기록, 영국의 모하메드 파라를 극적으로 제치고 우승했다. 제일란은 트랙 마지막 4코너 직선주로에 들어서면서 역주, 결승선을 50m 앞두고 파라를 추월했다. 이로써 에티오피아는 2003년 파리 대회부터 5회 연속 대회 1만m 우승의 영예를 누렸다. 2009년 대회까지 이 종목 4회 연속 우승자인 ‘장거리 황제’ 케네니사 베켈레(29·에티오피아)는 10바퀴를 남기고 중도 기권했다. 케냐는 여자 마라톤과 여자 1만m에서 각 1~3위를 휩쓸어 장거리 최강국임을 입증했다. 최강 미국과 아시아의 ‘공룡’ 중국은 나란히 첫 금을 챙겼다. 미국은 여자 멀리뛰기의 브리트니 리즈(25)와 남자 10종 경기의 트레이 하디(27)가 금메달 2개를 수확했다. 리즈는 6m 82를 뛰어 올가 쿠체렌코(러시아·6m 77)를 간발의 차로 따돌렸다. 하디는 10개 종목에서 모두 8607점을 받아 대회 2연패에 성공했다. 중국도 여자 원반던지기의 리옌펑(32)이 결승 2차 시기에서 66m 52를 던져 65m 97을 날린 독일의 나디네 뮐러를 물리치고 첫 금메달을 쥐었다. 여자 100m ‘삼총사’는 모두 준결승에 안착했다. 현역 최고 기록(10초 64) 보유자 카멜리타 지터(미국)는 11초 21을 찍고 조 1위로 가뿐히 통과했다. 베로니카 캠벨 브라운(자메이카)도 11초 19로 조 1위에 올랐다. 대회 2연패를 노리는 셸리 앤 프레이저-프라이스(자메이카)도 조 2위(11초 13)로 준결승에 합류했다. 남자 110m 허들에서 4년 만에 정상 탈환에 나선 ‘황색탄환’ 류샹(28·중국)은 1회전 1조에서 13초 20으로 결승선을 끊었다. 류샹과 금메달을 다툴 데이비드 올리버(미국·13초 27)와 세계기록(12초 87) 보유자인 다이론 로블레스(쿠바·13초 42)도 가볍게 1회전을 넘었다. 여자 장대높이뛰기 ‘지존’ 옐레나 이신바예바(29·러시아)도 12명이 겨루는 결선에 안착했다. 남자 400m의 우승후보 라숀 메리트(미국)는 올해 최고기록인 44초 35를 작성, 무난히 준결승에 진출했다. 하지만 한국선수들은 예상대로 부진했다. 여자 장대높이뛰기의 간판 최윤희(25·SH공사)는 예선에서 4m 40을 넘어 한국기록과 타이를 이뤘다. 그러나 4m 50 시기에서 세 번 모두 실패하고 경기를 마쳤다. 광저우 아시안게임 남자 110m 허들 동메달리스트 박태경(31·광주광역시청)은 1라운드 조 8위에 그쳐 준결승 진출에 실패했다. 남자 400m 예선에 나선 박봉고(20·구미시청)는 46초 42의 개인 시즌 최고기록을 냈다. 조 4위 이내에 들지 못한 박봉고는 도미니카의 에리슨 허톨트(46초 10)에 0.32초가 뒤져 준결승 티켓을 놓쳤다. 자격예선을 통해 여자 100m 1회전에 올랐던 정혜림(24·구미시청)은 11초 88에 머물러 역시 쓴잔을 들었다. 김민수 선임기자 kimms@seoul.co.kr
  • [육상은 SF다] (2)유전적 요인과 훈련 시스템

    세계적인 육상선수는 타고나는 것일까 길러지는 것일까. 논란이 많지만 결론부터 얘기하면 타고난 자질을 갖춘 선수가 끊임없는 훈련을 통해서 자신의 능력을 꽃피우게 되는 것이다. 케냐와 에티오피아를 비롯한 아프리카 선수들의 장거리 종목 독점현상은 무엇보다도 유전적인 능력이 바탕을 이룬 것으로 해석한다. 유전학분야는 최근 스포츠과학에서도 중요한 관심주제다. 유전자형에 의한 잠재적 특성을 우수한 표현형의 선수로 만들어갈 수 있을 것인가와 관련된 적용과정이 유전학 접목 스포츠과학이 포함한 핵심 내용이다. 아프리카의 장거리 선수들은 특이적 호르몬의 유전적인 특성이 환경요인 및 훈련과정에 의한 자극요인과 복합적으로 작용해 독점이 가능한 것으로 해석된다. 우사인 볼트를 비롯한 자메이카 선수들이 단거리 종목을 석권하는 중요한 원인도 유전적인 특성으로 간주된다. 자메이카 공대 에롤 모리슨 교수와 영국 글래스고대학 공동연구팀은 자메이카 육상선수의 70% 이상이 근육 수축과 이완을 빠르게 일으키는 ‘액티닌-3’라는 특이 유전자를 가진 반면에 호주 육상선수들은 단지 30%만이 이 유전자를 가진 것으로 보고했다. 과거 영국 식민지시절 1948년 런던올림픽 우승자 아서 윈트, 1992년 바르셀로나올림픽 우승자 영국의 린퍼드 크리스티, 1996년 애틀랜타올림픽 우승자 캐나다의 도노반 베일리 등도 모두 자메이카 출신이다. 물론 1인당 GDP 5000달러에 그치는 가난도 주된 요인이다. 자메이카의 단거리 유전자는 서아프리카로부터 건너온 흑인 유전자로 간주되는데, 2008년 베이징올림픽 100m 결승에 진출한 8명이 모두 서아프리카 출신이다. 단거리 유전자를 타고난 선수는 훈련에 의해서 세계적인 마라톤선수가 될 수는 없을 것이다. 육상선수의 경기력은 40% 이상은 선천적인 능력에 의해서 결정된다는 게 중론이며, 세부종목의 단기간 훈련을 통한 현저한 향상은 거의 불가능하다. 역대 올림픽 육상 4관왕을 살펴보면 100m, 200m, 멀리뛰기 및 400m 계주에서만 우승했다. 벨기에의 반 담메 박사는 2002년 네이처지에 발표한 논문에서 600명의 10종경기선수를 대상으로 분석한 결과 1~2개의 특정종목에서 경기력이 매우 우수한 선수일수록 10개 종목 전체의 평균 경기력은 오히려 떨어진다며 특정종목에 우수한 선수일수록 그와 관련된 유전적 특성을 갖고 있다고 주장했다. 그렇지만 유전적 특성만으로 세계적인 선수가 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스포츠에서 훈련이 얼마나 중요한지는 강조할 필요가 없다. 육상 강국인 미국, 자메이카, 케냐, 독일 등을 살펴보면 완벽한 훈련시스템을 갖췄다. 미국은 체계적인 코치양성제도와 1000여곳에 이르는 육상훈련센터에서 적용되는 첨단과학의 훈련시스템, 중·고 및 대학의 다양한 육상교육프로그램 등이 갖추어져 있다. 자메이카도 유망주 발굴, 지도자 육성 및 훈련시스템이 육상클럽, 학교, 정부 간에 유기적으로 갖춰져 있다. 또한 잔디로 이루어진 트랙에서 매주 개최되는 육상대회, 훈련센터와 육상클럽을 가득 메운 꿈나무들의 끊임없는 훈련, 달리는 것을 즐기는 마음의 자세 등이 육상강국의 비결이다. 장거리의 최대강국 케냐는 정부나 학교보다는 에이전트와 마케팅능력을 갖춘 회사가 선수 발굴, 스카우트, 합숙훈련, 매니저, 대회출전 등을 전담하여 꿈나무선수 시절부터 과학적인 시스템으로 세계적인 선수들을 육성한다. 세계적인 육상선수는 역시 타고난 천부적인 능력과 끊임없는 훈련을 통해서 탄생한다. 김기진 계명대 체육학과 교수
  • 김현섭 6위… 한국 첫 ‘톱10’

    김현섭 6위… 한국 첫 ‘톱10’

    결승선에 들어서는 순간 다리가 풀렸다. 더 버틸 힘이 없었다. “왔구나. 내가 해냈구나.” 김현섭은 그대로 쓰러졌다. 한참을 엎드려 일어서지 못했다. 짧은 순간, 힘들었던 기억이 머릿속을 스쳤다. 몸상태가 정상이 아니었다. 김현섭은 지난 26일 급성 위경련으로 쓰러졌었다. 곧바로 응급실로 실려갔다. 병명은 신경성 위경련. 몸상태가 안 좋아 대회 출전 포기까지 검토했었다. 그러나 경기를 포기하지 못했다. 김현섭은 “안방에서 열리는 경기인데 꼭 참가하겠다.”고 했다. 지난달 강원 고성에서 고생했던 순간들도 떠올랐다. 한달 내내 걷고 또 걸었다. 코칭스태프는 김현섭을 극한까지 몰아붙였다. 솟구치는 구토와 되뇌는 욕설이 일상이던 시간이었다. ●중후반 10위권서 치고나가… 결승선 통과 후 ‘탈진 컨디션은 엉망이었고 피로는 쌓일 대로 쌓였다. 그래도 결실을 얻었다. 김현섭이 28일 대구세계육상선수권 남자 20㎞ 경보에서 1시간 21분 17초로 6위를 차지했다. 한국 선수단 가운데 처음으로 톱10에 들었다. 1993년 슈투트가르트 대회 남자 마라톤에서 김재룡이 4위. 1999년 세비야대회 높이뛰기에서 이진택이 6위를 차지한 뒤 최고 성적이다. 정신력으로 일군 톱10이었다. 김현섭은 체력에 문제가 있다. 초반 좋은 레이스를 펼치다가도 중후반 페이스가 급격하게 떨어진다. 10㎞를 지나면 1㎞ 코스를 왕복하는 2㎞ 랩타임이 8~9분대로 저조해진다. 지난 한달, 이 부분을 집중 교정했다. 중후반 레이스를 버텨내기 위해 고강도 인터벌 훈련을 반복했다. 효과가 있었다. 김현섭은 이날 14㎞ 이후 승부를 걸었다. 떨어지는 페이스를 지키기 위해 안간힘을 썼고 10위권에서 6위까지 치고 올라갔다. 이날 몸상태가 최악이었다는 점을 생각하면 마지막 탈진은 어쩌면, 당연한 일이었는지도 모른다. ●믿어준 아내와·아들 생각으로 버텨… 이젠 런던! 김현섭은 초반, 10위권 언저리에서 체력을 비축했다. 분위기를 보며 나갈 기회를 가늠했다. 선두권엔 일본 스즈키 유스케와 이탈리아 조르지오 루비노가 있었다. 10㎞ 지난 시점부터 레이스에 변동성이 커졌다. 12㎞ 조금 못 미쳐 루비노가 경고 누적으로 실격당했다. 14㎞ 지점에서 러시아 발레리 보르친과 중국 왕젠이 선두권에 따라붙었고 1㎞ 뒤 보르친이 선두로 치고 나갔다. 이러는 사이 김현섭은 차츰차츰 앞으로 나아갔다. 가장 힘든 순간을 정신력으로 이겨냈다. 18㎞를 지날 즈음 스즈키를 제쳤다. 경보 대표팀 이민호 코치는 “김현섭이 중후반에 저런 페이스를 유지한 건 처음이다. 그야말로 정신력”이라고 했다. 경기 직후 김현섭은 “믿어준 아내와 다섯살 아들 생각으로 버텨냈다. 내년 런던올림픽에선 더 좋은 성적을 내겠다.”고 했다. 김현섭에겐 동갑내기 아내 신소현씨와 아들 민재군이 있다. 2006년 결혼했지만 대회 참가와 합숙으로 아직 결혼식을 못 올렸다. “이제 당당하게 프러포즈할 수 있겠지요?” 김현섭의 이마엔 땀이, 입가엔 미소가 맺혔다. 대구 박창규기자 nada@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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