찾아보고 싶은 뉴스가 있다면, 검색
검색
최근검색어
  • 마라톤
    2025-08-15
    검색기록 지우기
  • 징역형
    2025-08-15
    검색기록 지우기
  • 김문수
    2025-08-15
    검색기록 지우기
  • 할아버지
    2025-08-15
    검색기록 지우기
  • 트럼프
    2025-08-15
    검색기록 지우기
저장된 검색어가 없습니다.
검색어 저장 기능이 꺼져 있습니다.
검색어 저장 끄기
전체삭제
6,286
  • [책꽂이]

    [책꽂이]

    한국군, 어떻게 싸울 것인가(김정익 지음, 황금알 펴냄) 저자는 육군사관학교 정치학 교수로서 미국의 군사 전략을 그대로 준용하고 있는 한국군이 처지와 실정에 맞는 군사 전력을 채택할 것을 촉구한다. 군사 이론과 전사, 기획 체계의 통합 연구 필요성을 제기한다. 304쪽. 2만원. H502이야기(박수진 지음, 스틱 펴냄) 장수풍뎅이 세계에서 벌어지는 처절한 투쟁과 사랑, 삶의 비의를 담은 우화다. 나락으로 떨어졌지만 희망 자체가 거세된 것은 아니기에 장수풍뎅이 H502는 결코 좌절하지 않는다. 어떻게 살 것인가에 대한 질문을 던진다. 284쪽. 1만 5000원. 변화의 시작 하루 1%(이민규 지음, 끌리는책 펴냄) 금연, 다이어트, 마라톤 풀코스 완주 등 심대한 목표는 늘 실패하곤 한다. 저자는 매일 하루의 1%인 15분만 투자할 것을 권한다. 1%의 변화에 99%가 따라올 수밖에 없다는 신념을 심리학적 연구와 실험으로 뒷받침한다. 256쪽. 1만 3800원. 한 가지 생각(김혜순 지음, 알에이치코리아 펴냄) 평생에 걸쳐 한복 짓는 일에만 매달려 온 장인 김혜순의 삶과 한복 얘기다. 책을 쓰고 해외에 나가 한국의 미를 알리고 한복디자인 스쿨을 만드는 일까지 한 꿰미로 엮었다. 한복을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으로 만들겠다는 것이 마지막 꿈이다. 288쪽. 2만원. 오후 네시의 생활력(김성희 만화, 창비 펴냄) 기간제 교사, 이주노동자, 비혼 여성, 노부모와 자식 등 여러 경계 속에서 흔들리며 버텨내는 삶들을 자궁근종 제거 수술을 한 40대 비혼 여성의 시선으로 바라본다. 때로는 주체로서, 때로는 한 걸음 떨어진 관찰자로서의 통찰력 깊은 사유가 돋보인다. 200쪽. 1만 3000원. 정석 조중훈 이야기, 사업은 예술이다(이임광 지음, 청사록 펴냄) ‘수송 외길’을 걸으며 70년 전 한진그룹의 기틀을 이뤄낸 고 조중훈 회장의 일대기다. 조 회장은 한진그룹을 대한항공, 한진해운, 한진 등 육·해·공을 아우르는 세계적인 종합물류기업으로 성장시켰다. 392쪽. 2만원. 첫눈이 내려(진희 지음, 사계절 펴냄) 여고생들의 우정과 질투의 심리를 세밀하게 그렸다. 자살, 임신 등 자칫 자극적이고 무거울 수 있는 소재를 따뜻한 이야기로 녹여냈다. 한 번쯤은 자기만의 큰 상처를 극복해야 할 십대를 위한 작품이다. 224쪽. 1만원. 조선 과학수사관 장 선비(손주현 지음, 이영림 그림, 파란자건거 펴냄) 의문의 살인 사건을 해결해 나가는 장 선비 일행의 활약상을 담은 탐정 동화다. 조선시대 수사 기법과 무엇을 바탕으로 사건을 추리하고 해결했는지 등을 속도감 있는 문체로 그렸다. 192쪽. 9800원. 차 한잔 하실래요?(박현숙 지음, 최해영 그림, 예림당 펴냄) 사람 사이에 좋은 관계를 만들어 주는 차와 다도에 주목한 창작동화다. 평소 산만하고 성격 급한 아이들과 자식들 공부밖에 모르던 엄마들이 차 마시는 예절을 배우며 변화해 가는 과정을 그렸다. 152쪽. 9000원.
  • 현안 모두 테이블 올린 후 ‘일괄 타결’ 가능성

    남과 북이 다음달 11일 차관급 당국 회담을 개최하기로 합의하면서 양측 간 핵심 의제와 그에 따른 입장들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양측이 27일 공동합의문을 통해 ‘남북 관계 개선을 위한 현안’이라고 명시함에 따라 그동안 켜켜이 쌓였던 남북 문제 모두를 협상 테이블에 올려놓고 협의할 수 있는 길이 열린 것으로 분석된다. 우선 남북 간 핵심 의제로는 ▲이산가족 문제의 근본적 해결 ▲5·24조치 해제 ▲금강산 관광 재개 ▲경원선 복원 사업 ▲비무장지대(DMZ) 세계생태평화공원 건립 ▲개성공단 국제화·3통(통신·통관·통행) 문제 등이 논의될 전망이다. 남북 간에 당국 회담이 시작되면 주요 현안들이 즐비한 만큼 서로가 핵심 의제들에 대한 우선 해결을 주장할 것으로 보인다. 남측에서는 이산가족 문제, 개성공단 국제화·3통 문제 등을 거론할 것으로 보인다. 이산가족 문제의 경우 박근혜 대통령이 광복 70주년 8·15 경축사에서 밝힌 것처럼 ‘근본적인 문제 해결’을 촉구할 가능성이 크다. 개성공단도 마찬가지로 ‘발전적인 정상화’를 위해서는 국제화와 자유로운 통신·통행·통관이 보장돼야 한다는 것이 우리 측의 일관된 입장이다. 이에 맞서 북한은 대북 신규 투자와 남북 교역을 금지한 5·24조치 해제와 금강산 관광 재개를 요구할 가능성이 높다. 그동안 북한은 미국을 비롯한 국제사회의 대북 제재 및 중국과의 관계 경색 등의 이유로 만성적인 경제난이 지속되고 있다. 이를 해소하기 위해 북한은 평양국제공항 신설, 마식령 스키장 개장, 평양 관광 헬기 사업, 평양 마라톤 등 다양한 관광 상품을 개발해 관광객 유치에 적극 나서고 있지만 효과는 미미하다. 이렇듯 양측 간 우선순위가 다르다는 점에서 서로 줄 건 주고 받을 건 받는 ‘일괄 타결’식 해법 가능성도 제기된다. 우리 측에서는 금강산 관광 재개와 5·24조치 해제 또는 우회 방안을, 북측은 이산가족 정례화·상시화 그리고 개성공단 국제화·3통 해결을 맞바꿀 수 있다는 것이다. 문경근 기자 mk5227@seoul.co.kr
  • [사설] 당국회담 성사로 남북 관계 돌파구 마련해야

    당국회담을 위한 남북 간 실무접촉이 오는 26일 판문점 북측 지역인 판문각에서 열린다. 9월 21일과 24일, 10월 30일 세 차례에 걸친 우리 정부의 당국회담 예비접촉 제안에 이렇다 저렇다 대답이 없던 북측이 최종 제안 두 달여 만에 호응한 데 따른 것이다. 북측은 어제 오전 당국회담 실무접촉을 제안하는 내용의 전화통지문을 보낸 뒤 이례적으로 즉각 관영 언론을 통해 공개했다. 이에 우리 측은 환영의 뜻을 밝힌 뒤 오후에 동의한다고 회신했다. 실무접촉이 원만하게 진행되고, 종국적으로는 당국회담의 결실까지 맺어 남북 관계에 돌파구가 마련되길 기대한다. 당국회담 개최는 북한의 지뢰 도발로 인한 남북 간 일촉즉발의 위기 상황에서 지난 8월 우리 측 김관진 청와대 국가안보실장과 홍용표 통일부 장관, 북측 황병서 총정치국장과 김양건 통일전선부장이 43시간 동안의 마라톤 협상 끝에 타결한 이른바 ‘8·25 합의’의 맨 첫 번째 항목이다. 당시 합의 사항 중 추석 계기 이산가족 상봉은 이미 성사됐고, 다양한 분야의 민간 교류 활성화 역시 가시적인 성과가 나타나고 있지만 당국회담만 개최 여부조차 불투명했다. 비록 많이 늦어졌지만 남북이 관계 개선을 위한 당국회담 개최의 첫발을 떼게 된 것은 의미가 결코 작지 않다. 우리 측은 홍 장관과 김 부장을 수석대표로 하는 당국회담을 염두에 두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남북 관계를 개선하기 위한 막중한 목적을 띤 이번 회담의 성격과 비중을 고려하면 남북의 ‘책임 있는 당국자’들인 홍 장관과 김 부장이 대좌하는 것이 격(格)과 급(級)에 맞는다고 본다. 실무접촉에서 남북이 원만한 합의를 도출하길 기대한다. 의제는 ▲이산가족 상봉 정례화 및 서신 교환 ▲금강산 관광 재개 ▲경의선 복원 및 비무장지대 세계생태평화공원 건립 ▲5·24 대북 제재 해제 등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북측 계산과 우리 측 기대 사이의 간극이 클 것이다. 하지만 남북이 선이후난(先易後難·쉬운 것부터 처리하고, 어려운 것은 나중에 처리한다) 또는 구동존이(求同存異·공통점을 구하고 차이점은 놔둔다)의 자세로 접근한다면 간극도 좁혀질 수 있다. 리충복 북한 적십자중앙위원회 위원장이 추석 계기 이산 상봉 때 서신 교환 등을 언급했는데 북측은 그 진정성을 이번 당국회담에서 보여 줘야 할 것이다. 북측의 진정성이 확인돼 이산가족 문제가 풀린다면 금강산 관광 재개 등도 전혀 불가능한 일만은 아니다. 김정은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도 여러 차례 남북 관계 개선 의지를 밝히지 않았는가. 남북 관계는 전략적·전술적 차원으로 접근해서는 안 된다. 그렇지 않길 바라지만 북측이 남북 관계의 주도권을 잡기 위한 전략적 차원에서 이번 실무접촉과 당국회담을 이용하는 것이라면 남북 관계 개선에 전혀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점을 명심해야 한다. 게다가 유엔 총회 제3위원회가 어제 또다시 대북 인권결의안을 채택하는 등 북한의 고립은 더욱 심화되고 있다. 북한이 살길은 오로지 개방뿐이다. 그 실마리를 이번 당국회담에서 찾기를 간절히 희망한다. 실무접촉을 통해 당국회담을 원만히 성사시켜 교착상태에 빠진 남북 관계 개선의 돌파구를 마련해야 한다.
  • [씨줄날줄] 미국판 ‘수저 계급론’/김성수 논설위원

    “나만 (후보 중에) 억만장자가 아니다. ‘슈퍼팩’(선거 때 정치자금을 거두는 조직)은커녕 ‘백팩’(배낭)도 없다. 나는 강의실을 왔다 갔다 하는 교수처럼 양손으로 짐을 들고 다닌다. 속옷도 한 벌밖에 없다. 심지어 옷도 드라이어가 없어 라디에이터에 말린다.” 새터데이나이트라이브(SNL)에 출연한 코미디언 래리 데이비드(68)의 속사포 같은 개그가 이어지자 여기저기서 폭소가 터진다. SNL은 정치 풍자로 유명한 미국의 코미디 프로그램이다. 정치인들은 이 프로에서 다뤄 주지 않으면 오히려 서운해할 정도다. 래리가 흉내 낸 사람은 민주당의 대통령 경선 후보인 버니 샌더스(버몬트주) 상원의원이다. 우리 나이로 75세(1941년생). 손자 7명을 둔 할아버지다. 미국에서는 보기 드문 ‘민주적 사회주의자’를 자처하는 진보정치인이다. 2010년 12월 10일에는 오바마 대통령과 공화당이 합의한 부자 감세 법안에 반대하며 무려 8시간 37분 동안 ‘마라톤연설’을 해 유명세를 탔다. 원래 무소속인데 이번에 민주당 대선 후보 경선에 뛰어들었다. 그는 소득과 자산의 불평등이 미국의 가장 심각한 문제이며 선거에 출마한 이유라고 밝힌다. 미국 경제의 비극은 초부유층은 갈수록 더 부자가 되고 중산층은 사라지고 있으며 가난한 사람들은 더 가난해지는 데 있다는 것이다. ‘금수저’, ‘흙수저’ 논란이 한창인 우리 사회와 꼭 닮았다. 미국판 ‘수저 계급론’인 셈이다. 샌더스는 억만장자인 빌 게이츠나 석유재벌 찰스·데이비드 코흐 형제, 카지노 재벌 셸던 에덜슨 등 미국의 최고부자 15명이 최근 2년간 자산이 200조원 가까이 늘었고, 이는 하위 40%의 자산보다 많다고 지적한다. 또 미국 최상위층 0.1%의 자산은 지난 30년간 전체의 10%에서 22%로 두 배 넘게 늘었는데, 이는 빈곤층과 근로자의 부를 빼앗아 이들에게 가져다준 것이라고 비난한다. 이런 부(富)의 독점은 비도덕적이며 지속 가능하지도 않다는 것이다. 그는 시간당 7.25달러인 최저임금을 15달러로 올리자고 주장한다. 그래야 주에 40시간 이상 일하는 미국인이 빈곤에서 벗어날 수 있다는 것이다. 2008년 금융위기 때 월가의 금융기업을 세금으로 구제해 줬던 만큼 이번에는 월스트리트에 투기거래세를 도입하자고 목소리를 높인다. 여기서 생긴 재원으로 공립대학 무상교육을 하겠다고 공언한다. 1%가 아닌 99%의 서민을 위한 경제를 만들겠다는 약속에 미국인들은 쫑긋 귀를 기울이고 있다. ‘꼴통 재벌’로 막말만 일삼는 공화당의 도널드 트럼프와 비교되면서 주가는 더욱 뛰고 있다. 하지만 힐러리를 잡고 내년에 본선에 나갈 가능성은 크지 않다. 돌풍은 몰고 왔지만 미국 대선판에 부의 불평등이라는 묵직한 화두를 던졌다는 데 만족해야 할 것 같다. 김성수 논설위원 sskim@seoul.co.kr
  • [데스크 시각] 스포츠를 테러로부터 지키려면/조현석 체육부장

    [데스크 시각] 스포츠를 테러로부터 지키려면/조현석 체육부장

    프랑스 파리 테러가 발생한 지난 13일(현지시간) 프랑스-독일 축구 경기가 열린 파리 북부의 스타드드프랑스 경기장은 테러범들의 첫 번째 표적이었다. 테러범들은 프랑수아 올랑드 대통령을 비롯해 8만여명이 경기를 관전하던 경기장에 들어가 자살폭탄 테러를 시도하려 했다. 하지만 폭탄 벨트를 몸에 두른 테러범 3명이 보안 검색대 통과 과정에서 적발돼 경기장에는 진입하지 못했다. 입구에 설치된 최첨단 엑스레이기와 안전요원들의 철저한 몸수색이 테러를 차단한 것이다. 나흘 뒤인 지난 17일 영국 웸블리 스타디움에서는 프랑스-잉글랜드 친선 축구 경기가 열렸다. 이슬람국가(IS)의 2차 테러가 우려돼 연기하자는 목소리가 높았지만 감독과 선수들은 “경기를 연기하는 것은 테러에 굴복하는 것”이라며 경기 진행을 강력히 원했다. 경기장에는 프랑스 삼색기 조명이 드리워졌고, 양 팀 감독은 테러 희생자들을 추모하기 위해 꽃을 들고 입장했다. 전통적인 맞수이자 앙숙인 양국 관중들은 이날 한마음으로 프랑스 국가 ‘라마르세예즈’를 따라 불렀다. 전 세계에 감동을 선사한 이날 경기가 성사된 것은 테러에 굴복하지 않겠다는 굳은 의지와 함께 테러를 차단하기 위한 보안 검색에 자신이 있었기 때문이다. 그동안 올림픽과 월드컵 등 스포츠 경기가 열리는 곳은 테러의 주요 표적이 됐다. 테러 조직들의 테러 협박이 끊이지 않았고, 테러로 많은 인명 피해가 발생했다. 스포츠 역사상 가장 큰 참사는 1972년 뮌헨올림픽 당시 이스라엘과 적대 관계에 있던 팔레스타인 단체 ‘검은 9월단’이 일으킨 테러였다. 검은 복면을 쓴 테러리스트 8명이 이스라엘 선수들을 노리고 선수촌에 난입해 인질극을 벌이다 11명이 숨졌다. 1996년 애틀랜타올림픽 당시에는 동성애를 반대하는 테러범이 올림픽 100주년 기념공원에서 음악 공연 도중 폭탄 테러를 저질러 2명이 숨지고, 100여명이 다쳤다. 2013년 보스턴 마라톤 대회에서는 사회에 불만을 품은 형제의 폭탄 테러로 264명의 사상자가 발생했다. 2018년 평창동계올림픽을 앞두고 있는 우리나라도 테러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가 적지 않다. 국가정보원 등에 따르면 한국도 IS가 테러 대상국으로 지목한 ‘십자군동맹’ 62개국에 포함돼 있다. 또 지난 5년간 테러 단체 가입자 50여명이 우리나라에 입국했다가 출국했고, 국내에서 IS 공개 지지를 표명한 사람이 10여명 있다고 밝혔다. 현재 국내에는 많은 경기장이 있지만 테러 대비에는 취약한 상황이다. 국가 통계 포털에 따르면 2013년 말 현재 공공체육시설은 축구장 801개, 야구장 169개, 수영장 334개, 육상경기장 236개, 간이운동장 1만 4536개가 있다. 하지만 국제 대회 등을 빼고는 엑스레이 검색대 설치 등 보안 검색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고 있는 실정이다. 관련 예산이 없는 것은 물론 테러 대응 관련 법이나 규정도 미비하다. 2001년 미국 9·11테러 이후 처음 제정 발의된 테러방지법안은 인권침해 등을 이유로 14년째 국회에 계류 중이다. 스포츠 경기장은 테러범들의 표적이 될 가능성이 큰 곳이다. 많은 사람들이 모이고, 언론매체의 관심이 집중되는 곳이기 때문이다. 스포츠가 테러 위협에 결코 굴복해서는 안 된다. 하지만 테러로부터 스포츠를 지켜 내려면 테러범들이 경기장에 발붙이지 못할 정도의 철저한 보안 검색과 안전 대책이 선행돼야 한다. hyun68@seoul.co.kr
  • [월드피플+] ‘보스턴 테러’ 피해소녀가 파리에 남긴 메시지 감동

    지난 14일(이하 현지시간) 한 페이스북 계정에 어린이가 색연필로 직접 쓴 것으로 보이는 메시지를 담은 사진이 올라와 큰 감동을 안겼다. 프랑스어로 씌여진 이 글은 ‘Arretez de faire du mal aux autres. La paix', 우리 말로 번역하면 '더이상 사람들을 다치게 하지말라. 평화'다. 평범한 메시지가 온라인상에서 수천번 공유될 만큼 깊은 울림을 안긴 것은 이 메시지를 작성한 어린이가 지난 2013년 미국 보스턴 마라톤 테러의 피해자이기 때문이다. 당시 폭발물 테러로 자신의 한쪽 다리를 잃은 이 소녀의 이름은 제인 리처드. 지금은 9살이 된 소녀는 당시 가족과 함께 마라톤을 구경하다 자신의 왼쪽다리는 물론 2살 터울의 오빠 마틴을 잃었다. 또한 어머니는 폭탄 파편으로 한쪽 눈이 실명됐으며 아버지 또한 고막이 터지는등 온가족 전체가 테러의 피해자가 됐다. 이 때문에 세상 누구보다 테러의 고통을 아는 소녀의 글이 다른 어떤 메시지보다 더 큰 울림과 감동을 우리에게 안겨주는 것. 지금은 의족을 착용하고 씩씩하게 사는 제인이 남긴 이 메시지에는 슬픈 비밀이 하나 더 숨어있다. 보스턴 테러의 가장 어린 희생자로 기록된 오빠 마틴은 숨지기 얼마 전 다음과 같은 메시지를 직접 써 유언처럼 스케치북(아래 사진)에 남긴 바 있다. 'No more hurting people. Peace' 한편 보스턴 마라톤 테러 사건은 2013년 4월 15일 오후 마라톤 결승점에서 압력솥 장비를 이용해 만든 폭탄 2개가 터지며 일어났으며 총 3명이 숨지고, 264명이 부상을 입었다. 당시 형 타메를란과 함께 테러를 벌인 조하르 차르나예프(21)는 지난 6월 법원으로부터 사형을 선고받았다. 박종익 기자 pji@seoul.co.kr
  • ‘보스턴 테러’ 피해소녀, 파리에 감동 메시지 “평화를…”

    ‘보스턴 테러’ 피해소녀, 파리에 감동 메시지 “평화를…”

    지난 14일(이하 현지시간) 한 페이스북 계정에 어린이가 색연필로 직접 쓴 것으로 보이는 메시지를 담은 사진이 올라와 큰 감동을 안겼다. 프랑스어로 씌여진 이 글은 ‘Arretez de faire du mal aux autres. La paix', 우리 말로 번역하면 '더이상 사람들을 다치게 하지말라. 평화'다. 평범한 메시지가 온라인상에서 수천번 공유될 만큼 깊은 울림을 안긴 것은 이 메시지를 작성한 어린이가 지난 2013년 미국 보스턴 마라톤 테러의 피해자이기 때문이다. 당시 폭발물 테러로 자신의 한쪽 다리를 잃은 이 소녀의 이름은 제인 리처드. 지금은 9살이 된 소녀는 당시 가족과 함께 마라톤을 구경하다 자신의 왼쪽다리는 물론 2살 터울의 오빠 마틴을 잃었다. 또한 어머니는 폭탄 파편으로 한쪽 눈이 실명됐으며 아버지 또한 고막이 터지는등 온가족 전체가 테러의 피해자가 됐다. 이 때문에 세상 누구보다 테러의 고통을 아는 소녀의 글이 다른 어떤 메시지보다 더 큰 울림과 감동을 우리에게 안겨주는 것. 지금은 의족을 착용하고 씩씩하게 사는 제인이 남긴 이 메시지에는 슬픈 비밀이 하나 더 숨어있다. 보스턴 테러의 가장 어린 희생자로 기록된 오빠 마틴은 숨지기 얼마 전 다음과 같은 메시지를 직접 써 유언처럼 스케치북(아래 사진)에 남긴 바 있다. 'No more hurting people. Peace' 한편 보스턴 마라톤 테러 사건은 2013년 4월 15일 오후 마라톤 결승점에서 압력솥 장비를 이용해 만든 폭탄 2개가 터지며 일어났으며 총 3명이 숨지고, 264명이 부상을 입었다. 당시 형 타메를란과 함께 테러를 벌인 조하르 차르나예프(21)는 지난 6월 법원으로부터 사형을 선고받았다. 박종익 기자 pji@seoul.co.kr
  • 하프마라톤이 27.8km? 6km 더 뛰었네!

    하프마라톤이 27.8km? 6km 더 뛰었네!

     지난 14일 태국 방콕에서 열린 하프마라톤 대회에 참가했던 이들이 본래 달려야 할 거리보다 6㎞남짓을 더 뛰어 항의하는 소동이 빚어졌다고 영국 BBC가 17일 전했다.  데이비드 폴 니콜슨은 페이스북을 통해 “내 GPS 시계에 따르면 코스는 27.8㎞!!!”라며 “동남아시아에서 제일 가는 대회 중의 하나라고 자랑하고 광고했던 대회 주최측이 거리 하나 제대로 재지 못한 데 대해 심한 역겨움을 느낀다”고 적었다.이어 ”말할 것도 없이 난 그냥 걸어나감으로써 반대 의사를 명확히 하고 다시는 이런 우스꽝스러운 이벤트에 참여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원래 하프 마라톤 코스는 21.1㎞로 설계되는 것이 마땅하다.   태국조깅협회의 Songrakm Kraison 부회장은 16일 AP통신과의 인터뷰를 통해 주최측이 반환점을 잘못 고지해 이런 일이 빚어졌다며 ”협회는 실수를 빚은 데 대해 사과한다, 앞으로 다시는 이런 일이 일어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3㎞ 더 나아간 지점에서 참가자들을 돌아가게 만드는 바람에 참가자들이 6㎞를 더 달려야 했다는 것이다. Kraison은 ”우리는 협회를 질타했다. 하지만 달리 할 수 있는 일이 없다“고 덧붙였다.   페이스북 이용자인 샘 로드는 ”여전히 어떤 형태로든 사과나 설명이 있기를 기다리고 있다. 완전 실망했다. 난 23㎞ 지점 근처에서 두 다리에 힘이 풀려 택시 뒷좌석에 앉은 채로 레이스를 끝내 결승선에 뛰어 들어오는 만족감도 느끼지 못했다. 내 돈 돌리도!“란 글을 올렸다.   21㎞를 달리도록 훈련해온 이들에게 “어처구니없는” “어마무시한 계측오류” “믿기지 않게 위험한” 조처였다고 항의하는 글들이 쏟아졌다. 대회 이름을 아예 “슈퍼 하프마라톤”으로 바꾸자고 비야냥대는 이도 있었으며 마라톤대회가 급증하다보니 이런 일이 빚어졌다며 “주최측이 ‘어이 물가가 올해 많이 올랐잖아, 그러니 그 돈이라면 더 달리게나’라고 얘기하는 것 같다”고 에둘러 꼬집기도 했다.  임병선 선임기자 bsnim@seoul.co.kr
  • 선수는 뇌물 건네고 간부는 기금 착복하고

    선수는 뇌물 건네고 간부는 기금 착복하고

     국제육상경기연맹(IAAF) 간부인 데이비드 오케요(케냐)가 현지 경찰의 수사를 받은 사실이 드러나 IAAF 윤리위원회에 회부됐다.    케냐육상연맹의 부회장인 오케요는 연맹과 미국의 스포츠업체 나이키가 맺은 후원 계약에서 70만달러를 빼돌린 혐의를 받는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그는 어떤 부정도 없었다고 부인하고 있다. 한 주 동안 도핑과 뇌물 추문으로 흔들렸던 IAAF로선 엎친 데 덮친 격이 됐다.    IAAF는 성명을 내고 “IAAF는 오케요가 케냐에서 수사를 받고 있는 사실을 인지하지 못했으며 그 소식을 독립적인 IAAF 윤리위원회에 넘겼다”고 밝혔다.    나이키 대변인은 일간 선데이 타임스에 자신들은 케냐육상연맹과의 계약에서 “문제점이 없었으며” 케냐육상연맹과의 계약에 따라 조성된 기금은 “팀과 선수들을 후원하고 편의를 제공하는 데 이용될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나이키는 현지 수사기관과 협력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한편 라민 디악 전 IAAF 회장과 그의 아들 파파 마사타, 하비브 시세 고문과 반도핑기구의 전 간부 개브리얼 돌이 러시아의 도핑 은폐에 연루된 혐의로 프랑스 경찰에 의해 수사를 받고 있다. 아울러 케냐의 육상 선수 3명은 도핑 테스트 통과를 위해 케냐육상연맹에 뇌물을 건넨 사실이 드러나 또 충격을 주고 있다.    고지대 마라톤 훈련지로 유명한 이텐의 마라톤 코치인 폴 심볼레이는 이같은 사실을 독일 ARD 방송과의 인터뷰에서 처음 털어놓은 뒤 경찰에 다시 신고했으며 경찰로부터 이 일 때문에 목숨이 위태로워질 수 있다는 경고를 받았다고 AP통신과의 인터뷰에서 털어놓았다.    그는 “경찰에 모든 것을 밝혔다. 도핑관련 고위 관리들이 육상 선수들이나 코치들에게 접근해 현금을 요구했으며 선수들이 받은 상금의 분배를 요구한 적도 있다”고 말한 것으로 선데이 타임스는 전했다.  임병선 선임기자 bsnim@seoul.co.kr
  • [길섶에서] 마라톤의 추억/김성수 논설위원

    딱 10년 전인 2005년 11월 13일. 태어나서 처음으로 마라톤 풀코스를 완주했다. 6개월 연습해서 마라톤에 도전한다는 기획 기사였다. 후배들의 강권으로 했던 무모한 도전이었다. 나름 성과는 있었다. 100㎏에 육박했던 몸무게는 84~85㎏으로 줄었다. 4시간 19분이라는, 처음치고는 나쁘지 않은 기록으로 끝까지 뛰는 데도 성공했다. 하지만 후유증도 컸다. “다음 생(生)이 있다면 몰라도, 이번 생에는 다시 하고 싶지 않다”고 맹세할 정도로 힘들었다. 남자들이 흔히 꾼다는, 군대 다시 잡혀 가는 꿈, 학력고사(지금은 수능) 답을 다 안 썼는데 종료벨이 울리는 꿈에 하나 더해서 마라톤을 또 뛰어야 한다는 악몽까지 한때는 꾼 적이 있을 정도다. 10년이 지난 지금 요요 현상으로 몸무게는 도로 불었다. 무릎도, 허리도 안 좋다. 달리는 것은 언감생심 꿈도 못 꾼다. 운동이라야 동네 양재천에 나가 기껏해야 1시간 걷는 게 전부다. 그런데도 요즘 다시 뛰고 싶다는 생각이 부쩍 든다. 몸은 안 될 걸 아는데, 마음은 도전을 원한다. 아마 마라톤을 완주한 뒤 느꼈던 짜릿한 성취감을 아직도 잊지 못해서인 듯싶다. 김성수 논설위원 sskim@seoul.co.kr
  • “대기업 여신 안 합니다… 지역 중소기업 지원 올인”

    “대기업 여신 안 합니다… 지역 중소기업 지원 올인”

    “대기업 여신은 취급하지 않습니다. 조금 손해보더라도 지역에서 중소(중견)기업 지원에 ‘올인’할 거예요.” 요즘 금융권의 최대 화두는 ‘좀비기업’(영업이익으로 이자조차 못 내는 기업) 구조조정이다. 금융 당국이 연일 ‘옥석 가리기’를 주문하고 있어서다. 김한(61) JB(전북)금융지주 회장 겸 광주은행장의 행보가 다시 주목받는 까닭도 여기에 있다. 김 회장은 일찌감치 대기업 여신 규모를 축소하고 중소기업 대출에 집중해 왔다. 이게 바로 ‘지방은행이 가야 할 길’이라는 게 그의 철학이다. 김 회장은 9일 서울신문과의 인터뷰에서 “중소기업은 (대기업에 비해) 부실 위험이 높지만 부실이 나도 그 규모가 5억~10억원 안팎인 반면 대기업 여신은 부실 한 번에 수백억원이 날아간다”며 “중소기업들 역시 어려움에 처해도 지방은행 돈은 꼭 먼저 갚아야 할 돈이라 생각한다”고 말했다. 평판을 곧 신용이라 생각하는 지역사회 밀착 영업의 장점 덕분이다. 우리금융 계열사였던 광주은행을 인수해 지난해 10월 JB지주에 편입시킨 이후에도 김 회장은 줄곧 ‘서민금융 종합그룹’을 목표로 제시했다. 김 회장은 “광주은행 인수 뒤 대기업 여신을 줄이는 작업에 곧바로 착수했다”며 “(향토 대기업인) 금호그룹을 제외하고는 전북·광주은행 두 곳의 대기업 여신 잔액이 제로에 가깝다”고 전했다. 대기업 여신을 취급하지 않으니 몸집(총자산)을 단번에 불리기가 쉽지 않다. 그럼에도 김 회장은 ‘당장의 유혹’에 넘어가지 않고 지난 3년간 ‘거북이 마라톤’하듯 자산을 2.5배(37조 3683억원)나 불려 왔다. 실적도 견실해졌다. 올해 3분기까지 1152억원의 순익을 벌어들였다.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26.7%나 늘었다. 서민·중소기업을 위한 ‘중금리 대출’과 적극적인 ‘인수·합병(M&A)’이 비결이다. 김 회장은 최근 또 한번 도전장을 내밀었다. 지난 6일 LIG투자증권 매각 본입찰에 입찰제안서를 낸 것이다. 그간 우리캐피탈(2013년), 더커자산운용·광주은행(2014년)을 줄줄이 인수해 ‘M&A 귀재’로도 불리는 김 회장이기에 LIG투자증권 인수 성공을 점치는 시각이 적지 않다. 은행업에 몸담기 전 대신증권과 메리츠증권 부회장을 거치며 증권업에서 잔뼈가 굵었던 만큼 증권부문은 김 회장의 ‘주특기’다. 김 회장은 “(LIG투자증권 인수에 성공하면) 중견기업 전문 투자은행(IB)을 만들고 싶다”고 말했다. 그는 “사내 유보금이 풍부한 대기업이나 정부 지원이 집중되는 중소기업과 달리 중견기업은 지원과 투자의 사각지대에 놓여 있다”며 “중견기업의 기술 개발을 지원하고 중견기업 간 M&A를 이어 주는 사다리가 필요하다”고 역설했다. 이어 “미국의 웰스파고처럼 모든 직장인(중산층) 고객에게 자산관리 서비스를 제공해 주며 대형 시중은행과 차별화를 이뤄 나가겠다”고 덧붙였다. 이유미 기자 yium@seoul.co.kr 김헌주 기자 dream@seoul.co.kr
  • [자치단체장 25시] 박삼석 부산 동구청장

    [자치단체장 25시] 박삼석 부산 동구청장

    부산 동구가 북항재개발사업이란 호재와 경제 기반형 도심재생사업 등에 힘입어 빠르게 변하고 있다. 더이상 쇠퇴하고 낙후된 동구가 아닌 것이다. 부산역세권 개발, 초량천 생태하천 복원사업 추진, 초량 야시장 개장, 일자리 사업 등 크고 작은 사업이 추진되면서 인구도 늘고 있다. 일부 지역의 아파트 분양가는 해운대 못지않다. 새로운 동구를 이끄는 ‘불도저’ 박삼석(65) 동구청장이 침체된 도심에 활력을 불어넣기 위해 ‘총대’를 멨다. 지난달 28일 오후 2시 30분 부산 동구청 광장 채용박람회장. 가을 햇볕이 따가운 가운데 광장 한편에 설치된 30여개의 부스는 취업 상담을 하는 구직자들로 분위기가 후끈 달아올랐다. 대부분 60~70대 중장년층이었다. 오찬 일정을 서둘러 마친 박 청장이 박람회장에 모습을 드러내자 여기저기에서 “구청장님 오셨는교” 하며 반갑게 손을 내민다. 구직차 왔다는 한 할아버지는 박 청장의 손을 덥석 잡으며 “내 일자리도 하나 구해 주이소”라며 반긴다. “여러분의 일자리를 하나라도 더 챙길라꼬 제가 안왔습니꺼”라고 박 청장이 화답하자 박수가 터져 나왔다. 박 청장이 노인복지관 부스에서 상담을 하던 윤정현(68) 할머니에게 “구청장입니더. 취직됐습니꺼?”라고 말하며 그를 걱정스러운 눈으로 쳐다보자 윤씨는 “하루 3시간 일하는 급식도우미로 채용됐다”면서 미소를 보였다. 이에 박 청장은 “축하합니더. 금액이 중요한 게 아니라 나이 들어서 일할 수 있다는 게 얼마나 좋습니꺼. 열심히 하이소”라고 덕담을 건넨다. 또 다른 부스에서 만난 최홍근(71)씨가 “나는 건설목공 기능공 출신인데 대부분 생산근로직이나 잡부 등 단순 일자리밖에 없다”며 푸념하자 박 구청장은 “최씨에게 맞는 일자리를 알아보라”고 수행비서에게 지시했다. 부스를 일일이 돌며 참가 업체 직원들에게 채용을 부탁하는 등 한 명이라도 더 취업이 될 수 있도록 애쓰는 모습이 안쓰러울 정도였다. 이 같은 노력 때문인지 이날 50여명이 일자리를 얻는 행운을 가졌다. 동구는 구민 9만 350여명 중 노인이 전체의 23.1%인 1만 9700여명으로 부산 기초자치단체 중 고령인구가 가장 많은 지역이다. 그래서인지 박 청장은 노인 일자리 창출에 남다른 애착과 열정을 가지고 있다. 경로당 공동작업장, 이바구길 자전거 운영, 시니어 클럽 등 동구만의 특화된 노인 일자리를 만들어 나가고 있다. 또 양질의 일자리 마련을 위해 ‘일자리 창출기획단’도 운영하고 있다. 박 청장은 “지난해 56개의 노인 일자리를 만들었는데 임기 동안 300개를 만들 계획”이라고 귀띔했다. 그는 사소한 동네 행사에도 자주 얼굴을 내민다. 주민들과 소통하고 호흡할 수 있는 좋은 기회로 여기기 때문이다. 이날 오전 7시 초량당산에서 치러진 ‘추계당산제’ 행사 참석도 이런 맥락이다. 주민들과 짧은 스킨십을 한 그는 바로 구청으로 출근했다. 오전 8시 구청 광장에서 출발하는 동구 통합 방위협의회 안보견학단을 환송하고 집무실에 들어와 탁자에 놓인 일정표를 들여다본 그의 눈이 오후 박람회 행사에 고정됐다. 오늘 채용박람회에는 급식도우미, 산후도우미, 경비원, 주유원 등 노인 일자리가 많기 때문이다. 박 청장은 “어르신들이 일자리를 찾아야 할 텐데”라고 혼잣말을 했다. 잠시 상념에 잠겼던 박 청장은 “문화체육관광과와 기획감사실의 내년도 업무보고가 있다”는 비서의 말에 소회의실로 자리를 옮겼다. 그는 동구의회 의장과 부산시의원 등을 지내 구 살림살이를 훤히 꿰뚫고 있다. 업무보고 때 직원들의 얼굴에도 긴장감이 묻어났다. 업무 현황을 들은 뒤 박 청장은 “교류가 없는 형식적인 국제자매도시는 정리하고 공정한 인사 평가를 위해 성과평과제 시스템 도입을 추진하라”고 지시했다. 1시간 20여분의 업무보고가 끝나자 한양아파트 재개발과 관련한 민원인들과의 면담이 이어졌다. 민원인들의 이야기를 경청하고 답변하느라 애초 30분으로 잡혔던 면담 시간이 1시간을 훌쩍 넘겼다. 그는 민원인들을 적극적으로 만난다고 했다. 박 청장은 “구민이 주인이기 때문에 이들의 이야기를 귀담아듣고 해결 방안을 마련한다”고 밝혔다. 박 청장은 채용박람회에 참석한 뒤 구청 대강당에서 열린 노인 일자리 사업 참여자 직무교육장에 잠깐 들러 어르신들을 격려하고 구청 인근에 조성 중인 ‘문화사랑방 공사 현장’을 찾았다. 내년 2월 완공 예정인 문화사랑방은 젊은 작가들이 입주해 작가공방과 전시장 등을 운영하며 지역민들의 문화 욕구를 충족시키는 역할을 하게 된다. 총괄 책임자인 이동근(35) 작가에게 “지역의 문화 창달에 도움이 될 수 있는 공간이 되도록 힘써 달라”고 당부했다. 구청 중회의실에서 열린 ‘산복도로 르네상스 평가 결과 및 도시재생 활성화 수립을 위한 검토사항 보고회의’에서는 “1차연도 운영 성과 평가 부분에 대한 용역 결과를 부산시에 제시하고 지속적인 투자 및 지원이 될 수 있도록 내용을 보완하고 거점시설들의 자립 운영 방안을 마련하라”고 주문했다. 집무실로 돌아와 수북이 쌓인 업무 결재를 마친 그는 한치우 부산도시가스 사장과 저녁을 같이하면서 “동구 관내 도시가스 공급률이 66.1%로 부산시 평균 84.6%보다 낮아 주민 불편이 매우 크다”며 “도시가스 공급 규모를 늘려 달라”고 요청했다. 박 청장은 서둘러 저녁 식사를 마치고 동구노인복지관 15주년 개관 기념식에 참석한 뒤 오후 9시쯤 퇴근길에 오르면서 하루 일과를 끝냈다. 그는 취임 이후 마라톤으로 건강을 챙기고 있다. 지난 4월 경주벚꽃 마라톤 대회에 참가해 42.195㎞ 풀코스를 완주했다. 기록은 4시간 48분. 11일에는 중앙마라톤 대회에 참가해 기록 경신에 나선다. 박 청장은 “동구는 원도심 재생 및 산복도로 르네상스사업으로 탄력을 받으면서 활기가 넘치고 있다”며 “구민이 주인이 되는 희망 동구 건설을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다짐했다. 부산 김정한 기자 jhkim@seoul.co.kr
  • [월드피플+] 쓰러진 옆 선수 대신해 완주한 마라토너

    [월드피플+] 쓰러진 옆 선수 대신해 완주한 마라토너

    마라톤 경기 도중 쓰러져 병원으로 실려 간 이후, 자신이 결승선을 통과했다는 소식을 받은 한 마라토너. 무슨 일이 있었던 걸까? 화제의 주인공은 영국 웨일스 남부 카디프에 사는 피터 보크스(34). 그는 현지시간으로 지난 1일 미국에서 열린 뉴욕시티마라톤에 참가했지만 출발선에서 37㎞ 떨어진 지점에서 결국 컨디션의 한계에 부딪혀 결국 병원으로 후송됐다. 병원에서 퇴원한 다음날 그는 놀라운 전화 한 통을 받았다. 마라톤 결승선을 통과한 것을 축하한다는 내용이었다. 이후 그는 한 남성이 모자를 쓰고 자신의 참가번호를 붙인 채 결승선을 지나는 모습을 담은 사진을 발견했다. 사진 속 남성은 자신과는 일면식도 없는 또 다른 참가자였다. 보크스와 형 리차드는 지난 해 위암으로 사망한 아버지 데이비드를 기리기 위해 영국에서 뉴욕으로 건너와 마라톤 대회에 참가했다. 뉴욕마라톤대회는 두 사람의 아버지가 30년 전 참가해 완주한 경기이기도 했다. 하지만 결승선을 조금 남겨둔 시점에서 동생이 쓰러졌다는 소식을 접한 형 리차드는 자신 역시 경기를 모두 포기한 채 동생이 있는 병원으로 함께 이동했다. 보크스는 “형과 나는 완주를 결심하고 열심히 훈련했다. 초반 레이스는 완벽했지만 나는 벽에 부딪히면서 쓰러졌고 결국 완주를 할 수 없게 됐다는걸 알게 됐다. 형은 쓰러진 나를 따라 병원까지 왔고, 우리 두 사람 모두 완주의 꿈을 접어야 하는 줄 알았다”고 전했다. 병원 치료가 끝난 뒤 호텔로 돌아온 보크스는 형과 함께 이루고자 했던 아버지의 ‘기념 경기’를 완주하지 못했다는 생각에 우울해하던 중 누군가가 자신의 번호를 달고 결승선을 통과했다는 걸 알게 됐다. 그리고 사진 속에서 그의 모습을 확인할 수 있었다. 보크스는 “6시간 뒤 ‘내’가 완주에 성공했다는 소식을 접했다. 당시 사진 속에는 한 남성이 내 레이스 번호표를 목에 건 채 뛰고 있었다”면서 “가슴이 따뜻해졌다. 내 번호표를 달고 결승선을 통과한 남성을 찾고 싶지만 당시 마라톤 경기에 참가한 사람은 5만 명이 넘어 찾기가 쉽지 않다”고 덧붙였다. 이어 “나와 형은 메달을 받지 못한 채 영국으로 돌아왔는데, 집에 돌아오자 어머니가 우리에게 메달 2개를 건네주셨다. 바로 아버지가 생전 마라톤대회에 참가해 받은 아버지의 메달이었다”며 눈시울을 붉혔다. 보크스 형제의 사연은 영국 현지 매체에 소개됐으며, 보크스는 자신을 대신해 완주의 꿈을 이뤄준 남성을 찾고 있다고 전했다.   송혜민 기자 huimin0217@seoul.co.kr
  • “불의에 항거하고 시비 밝힐 기개 갖춰야 선비”

    “불의에 항거하고 시비 밝힐 기개 갖춰야 선비”

    “16세기 봉건적 가부장시대를 살았던 퇴계 선생이 20세기 현대사회를 살고 있는 저보다 훨씬 더 남녀귀천(男女貴賤)을 떠나 남을 배려하고 존중하며 자신을 낮추려 노력하셨어요. 처음에는 감동했고, 나중에는 제 모습이 정말 부끄럽고 창피한 마음뿐이었습니다.” 김병일(70) 도산서원 선비문화수련원 이사장은 8년 전인 2007년 도산서원 원장 및 수련원 이사장을 맡았다. 어렴풋이만 알고 있던 퇴계 이황(1501~1570)의 삶을 더욱 꼼꼼히 접하게 됐고 자신의 지난 삶을 돌아보게 됐다. 퇴계에 대한 흠모이자 부끄러움을 회개하는 내적 고해의 시간이었고, 새로운 삶의 전기가 됐다. 당시 김 이사장은 통계청장, 조달청장,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 기획예산처 장관 등 32년의 화려한 공직 생활을 마친 뒤 뒤늦게 시작한 마라톤에 흠뻑 빠져 풀코스, 울트라마라톤 등을 수차례 완주할 정도로 바쁘게 살았다. 그러다 다리를 다치는 바람에 여유가 생긴 것을 계기로 자신의 고향도 아닌 경북 안동 도산서원에 아예 머물면서 선비정신의 요체를 찾고 그것을 현재적 의미로 접목하는 과제에 몰두했다. 최근 저서 ‘선비처럼’(나남 펴냄)을 내놓은 김 이사장을 2일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에서 만났다. 그는 “선비정신이라고 하면 흔히들 양반을 떠올리곤 하는데, 단순히 신분 계층의 모습을 드러내는 말이 아니다”라면서 “올바른 마음과 몸가짐으로 의롭지 못한 부귀는 탐하지 않고 불의에는 항거하며 옳고 그름을 분명히 밝히려는 기개를 갖춘 모습이야말로 진짜 선비정신”이라고 말했다. 그는 “선비정신을 한마디로 말하면 모범의 실천이라고 할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김 이사장은 “예컨대 조선왕조가 600년 지속된 것은 세종대왕처럼 훌륭한 임금이 끊이지 않아서가 아니라 작은 마을공동체 등에서 자기 아닌 타인을 존중하고 배려하며, 전시 같은 위기 상황에선 의병 활동을 펼치는 등 모범이 되는 리더십을 실천한 선비들이 있었기 때문에 가능했던 것”이라고 덧붙였다. 선비정신의 강조는 자칫 개인의 삶과는 별 연관 없는, 따분한 얘기로 들릴 수 있다. 또한 체제에 순응하는 예절 바른 인간형으로 이어질 수도 있다. 하지만 그는 현재적 의미 또한 적지 않다고 강조한다. 김 이사장은 “온순하고 예의 바른 사람이 되는 것이 아니라 무엇이 옳은지 따지며 옳은 길을 찾아가는 게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우리 사회에 만연한 각종 ‘갑질’도 선비정신의 부재에서 비롯됐다”면서 “부모가 자식에게, 회사의 상사가 후배에게, 군대의 선임이 후임에게 등 모든 사람 관계에서 남을 배려하고 아끼면 고스란히 협조와 존경으로 돌아올 수밖에 없다”고 각 생활 단위 안에서 기득권을 쥐고 있는 이들의 문제를 지적했다. 2002년 문을 연 도산서원 선비문화수련원은 첫해 200명 남짓만 찾던 곳이었지만 지난해 5만 5000명이 다녀갔고 올해는 방문객이 7만명에 가까울 정도로 사람들의 발길이 부쩍 늘었다. 그가 자부심을 느끼는 대목이다. 교사, 학생들은 무료지만 직장 단위 수련원 교육생에게는 실비 정도를 받는다. “아마 이사회에서는 전직 기획예산처 장관을 수련원 이사장으로 앉히면 예산을 따내는 데 좀 유리하지 않을까 생각했겠죠. 제가 선비답지 않게 제 자랑을 한 꼴이네요. 하하.” 박록삼 기자 youngtan@seoul.co.kr
  • ‘튀튀를 입고 달리자’

    ‘튀튀를 입고 달리자’

    한 여성이 1일(현지시간) TCS 뉴욕 마라톤에서 튀튀(발레를 할 때 입는 치마)를 입고 다른 참가자들과 함께 달리고 있다.ⓒ AFPBBNews=News1/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2015 전주 월드 인라인 마라톤대회’

    ‘2015 전주 월드 인라인 마라톤대회’

    ‘2015 전주 월드 인라인 마라톤대회’ 참가자들이 1일 전북 전주 종합경기장에서 출발 신호와 함께 힘차게 나아가고 있다. 전주 연합뉴스
  • “현대사회 갑질은 선비 정신의 부재에서 비롯”

    “현대사회 갑질은 선비 정신의 부재에서 비롯”

     “16세기 봉건적 가부장시대를 살았던 퇴계 선생이 20세기 현대사회를 살고 있는 저보다 훨씬 더 남녀귀천(男女貴賤)을 떠나 남을 배려하고 존중하며 자신을 낮추려 노력하셨어요. 처음에는 감동했고, 나중에는 제 모습이 정말 부끄럽고 창피한 마음뿐이었습니다.”  김병일(70) 도산서원 선비문화수련원 이사장은 8년 전인 2007년 도산서원 원장 및 수련원 이사장을 맡았다. 어렴풋이만 알고 있던 퇴계 이황(1501~1570)의 삶을 더욱 꼼꼼히 접하게 됐고 자신의 지난 삶을 돌아보게 됐다. 퇴계에 대한 흠모이자 부끄러움을 회개하는 내적 고해의 시간이었고, 새로운 삶의 전기가 됐다. 당시 김 이사장은 통계청장, 조달청장,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 기획예산처 장관 등 32년의 화려한 공직 생활을 마친 뒤 뒤늦게 시작한 마라톤에 흠뻑 빠져 풀코스, 울트라마라톤 등을 수차례 완주할 정도로 바쁘게 살았다. 그러다 다리를 다치는 바람에 여유가 생긴 것을 계기로 자신의 고향도 아닌 경북 안동 도산서원에 아예 머물면서 선비정신의 요체를 찾고 그것을 현재적 의미로 접목하는 과제에 몰두했다.  최근 저서 ‘선비처럼’(나남 펴냄)을 내놓은 김 이사장을 2일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에서 만났다. 그는 “선비정신이라고 하면 흔히들 양반을 떠올리곤 하는데, 단순히 신분 계층의 모습을 드러내는 말이 아니다”라면서 “올바른 마음과 몸가짐으로 의롭지 못한 부귀는 탐하지 않고 불의에는 항거하며 옳고 그름을 분명히 밝히려는 기개를 갖춘 모습이야말로 진짜 선비정신”이라고 말했다. 그는 “선비정신을 한마디로 말하면 모범의 실천이라고 할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김 이사장은 “예컨대 조선왕조가 600년 지속된 것은 세종대왕처럼 훌륭한 임금이 끊이지 않아서가 아니라 작은 마을공동체 등에서 자기 아닌 타인을 존중하고 배려하며, 전시 같은 위기 상황에선 의병 활동을 펼치는 등 모범이 되는 리더십을 실천한 선비들이 있었기 때문에 가능했던 것”이라고 덧붙였다.  선비정신의 강조는 자칫 개인의 삶과는 별 연관 없는, 고리타분하고 따분한 얘기로 들릴 수 있다. 또한 체제에 순응하는 예절 바른 인간형으로 이어질 수도 있다. 하지만 그는 현재적 의미 또한 적지 않다고 강조한다.  김 이사장은 “온순하고 예의 바른 사람이 되는 것이 아니라 무엇이 옳은지 따지며 옳은 길을 찾아가는 게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우리 사회에 만연한 각종 ‘갑질’도 선비정신의 부재에서 비롯됐다”면서 “부모가 자식에게, 회사의 상사가 후배에게, 군대의 선임이 후임에게 등 모든 사람 관계에서 남을 배려하고 아끼면 고스란히 협조와 존경으로 돌아올 수밖에 없다”고 각 생활 단위 안에서 기득권을 쥐고 있는 이들의 문제를 지적했다.  2002년 문을 연 도산서원 선비문화수련원은 첫해 200명 남짓만 찾던 곳이었지만 지난해 5만 5000명이 다녀갔고 올해는 방문객이 7만명에 가까울 정도로 사람들의 발길이 부쩍 늘었다. 그가 자부심을 느끼는 대목이다. 교사, 학생들은 무료지만 직장 단위 수련원 교육생에게는 실비 정도를 받는다.  “아마 이사회에서는 전직 기획예산처 장관을 수련원 이사장으로 앉히면 예산을 따내는 데 좀 유리하지 않을까 생각했겠죠. 제가 선비답지 않게 제 자랑을 한 꼴이네요. 하하.”  박록삼 기자 youngtan@seoul.co.kr  
  • [상생경영 특집] 현대글로비스, 어린이를 위한 쉬운 재해재난 교육

    [상생경영 특집] 현대글로비스, 어린이를 위한 쉬운 재해재난 교육

    글로벌 종합물류유통기업인 현대글로비스가 안전 최우선의 경영 방침과 물류사업의 특성을 연계한 ‘안전 공감 캠페인’으로 상생 경영을 펼치고 있다. 안전 공감 캠페인은 안전을 강조하는 사회적 분위기를 만들고 재난재해 예방과 도로교통 안전에 기여하기 위해 진행하는 현대글로비스만의 사회공헌활동이다. 이 캠페인은 어린이 재해재난 교육, 긴급 구호물품 제작, 안전 공감 공모전 실시, 졸음운전 방지용품 배포, 안전 공감 마라톤 대회 개최 등 다양한 내용으로 구성돼 있다. 캠페인의 구체적인 내용을 보면 현대글로비스는 지난 4월부터 재난재해 사고 예방 및 대처를 위한 교육을 강원과 충청, 전남권 지역 100개 초등학교를 대상으로 실시하고 있다. 이 교육은 어린이들이 재난재해 예방에 흥미를 가질 수 있도록 인형극과 노래로 이뤄졌다. 교육을 마친 후에는 어린이 재해안전 매뉴얼도 제공한다. 현대글로비스는 또 각종 재난재해 발생에 대비해 이재민에게 지원할 긴급 구호물품을 사전 제작하고 사고 발생 시 신속하게 전달할 수 있도록 선진화된 물류 시스템을 활용해 운송할 방침이다. 이를 위해 현대글로비스 임직원과 대학생 자원봉사자 30여명은 지난 8월 31일 전국재해구호협회 파주물류센터에서 긴급 구호물품 1500개를 제작하기도 했다. 김진아 기자 jin@seoul.co.kr
  • [열린세상] 노벨상 만드는 건 스펙 아닌 인내와 노력/장영철 숭실대 글로벌통상학과 교수

    [열린세상] 노벨상 만드는 건 스펙 아닌 인내와 노력/장영철 숭실대 글로벌통상학과 교수

    최근 노벨상 수상자 발표가 있었다. 필자의 눈길을 가장 끈 수상자는 생리의학 부문에서 수상한 중국의 86세 투유유(屠??) 여사다. 중국 본토 출신의 첫 생리의학 노벨상 수상자가 된 투유유는 전 세계에 100여개 국가에서 연평균 3억명이 감염되는 말라리아 치료제를 찾기 위해 무려 40년 이상 끈질기게 노력했다고 한다. 그런데 놀라운 것은 투유유가 박사 학위가 없고, 해외유학 경험도 없으며 학술원 회원도 아니라는 점이다. 소위 스펙이 없는 과학자다. 우리처럼 연구자의 스펙을 중요시하고 단기적 성과를 지향하는 분위기와는 사뭇 대비된다. 세계가 인정하는 노벨상 중 과학 분야의 수상자가 한 명도 없는 우리의 현실을 돌아보게 된다. 사실 기초과학 연구에서 노벨상을 수상할 정도의 큰 성과를 낸다는 것은 정말 어려운 일이다. 거대한 자연의 운행 원리를 인간이 소상히 파악해 낸다는 것이 어디 쉬운 일이겠는가. 연구자들은 끝이 어디인지 알 수 없는 마라톤 경기에 참여한 기분일 것이라는 생각이 든다. 출발은 했지만 끝은 보이지 않고, 몸은 점점 지쳐 가니 중도에서 탈락하지 않을까 하는 두려움과 불안감이 엄습해 올 것이다. 이를 극복하면서 자기의 연구가 인류 발전에 공헌한다는 자부심을 갖고 장기간의 힘든 연구 과정을 참아내는 것은 아무나 하기 어려울 것 같다. 따라서 기초과학 연구에서는 다른 분야보다도 더 연구자 선정이 중요하다. 자연현상을 꿰뚫어 보는 능력뿐만 아니라 어려운 과정을 강한 정신력으로 이겨 나가는 인재가 중요하다. 이러한 것들은 스펙으로 만들어지지 않는다. 투유유의 예를 볼 때 연구 성과를 내는 데 스펙은 그다지 중요하지 않다. 실제 역대 노벨상 수상자의 상당수가 스펙이 좋거나 연구 이외의 외부 인사들과의 교류에 신경을 쓴 사람이 아니고 자기 연구만 꾸준히 한 사람들이다. 심지어 어떤 노벨상 수상자는 상을 타러 갈 때 처음 비행기를 탔다고도 한다. 더 중요한 것은 적합한 연구자를 선정했으면 믿고 오랫동안 기다려 주는 자세다. 설혹 성과를 못 내더라도 감싸 주고 다음 연구의 발판으로 삼는 분위기를 만들어 주어야 할 것이다. 단기 성과를 재촉하는 순간 연구자는 연구에 집중하기보다는 단기에 성과를 못 내는 이유를 설명해야 하는 어려움에 부닥치게 될 것이다. 그런데 문제는 이러한 요건을 갖춘 연구자를 찾아내기가 참 어렵다는 점이다. 타고난 인재도 물론 있겠지만 어렸을 때부터 궁금한 일이 생기면 매사를 지나치지 않고 관찰하며 해답을 찾아 나가는 교육훈련이 필요하다. 그러나 우리의 현실에서는 대학 입시라는 큰 장벽에 가로막혀 이러한 교육훈련을 지속하기가 어렵다. 더구나 단기간에 성과를 극대화하려는 사교육이 공교육을 밀어낸 현실에서 학생들은 스스로 문제를 해결하는 능력이 떨어질 수밖에 없다. 막대한 비용을 부담하는 학부모로서는 단기 성과를 중시할 수밖에 없다. 저소득층 학생들은 잠재 능력이 있다고 하더라도 사교육의 장벽을 넘어서기가 현실적으로 어려워 국가 전체적으로 볼 때 인재의 풀이 작아지고 있다. 특히 단기에 투자 비용을 보상받기 어렵고 공부하기도 어려운 기초과학의 인재풀은 크게 줄어들고 있다. 어려운 결정을 내려 이공계에 입학한 학생들은 기초학력 부족에 시달리고 있는 등 기초과학 연구에 맞는 인재를 확보하기가 점점 어려워지는 실정이다. 국가의 경쟁력이 결국은 과학기술의 역량에서 비롯되므로 학벌 등과 관계없이 능력 있는 연구자들을 연구에 전념하도록 국가가 장기간 적극적으로 지원해야 한다. 이공계 진출이 사회적으로 크게 보상받는 제도를 정착시키는 노력도 필요하다. 중국의 투유유가 연구한 개똥쑥은 중국의 고대 의학서뿐만 아니라 우리나라의 전통 의학서인 동의보감, 향약집성방에도 학질(말라리아)에 효험이 있는 것으로 기록돼 있다고 한다. 우리도 우리의 전통 의학서를 계속 연구하면 어느 순간에는 노벨상에 도전할 수 있는 연구 성과도 나올 것이라는 기대감이 생긴다. 비록 허울뿐인 스펙은 없지만 인내와 끈기로 인류 구원의 사명감을 가진 연구원이 장시간 노력하면 상은 알아서 찾아올 것이다.
  • 마지막 1㎞만 뛰고 준우승한 케냐 마라토너 결국 사기죄로

     결승선을 불과 1㎞ 남기고 레이스에 합류해 마치 완주한 것처럼 속이고 은메달을 따낸 케냐 남자 마라톤 선수가 사기죄로 경찰에 체포됐다..  영국 일간 가디언은 최근 케냐의 수도 나이로비에서 열린 국제마라톤대회에서 거짓 레이스를 펼친 율리우스 은조구(Julius Njogu·28)가 덜미를 잡혀 곧 검찰에 기소될 예정이라고 26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은조구는 레이스 막바지 선두그룹이 국립 응야요 스타디움에 들어설 무렵, 관중들 사이에 섞여 있다가 몰래 선수들 사이에 끼어 들었다. 이후 막판 역주를 펼치듯이 힘차게 뛰어 두 번째로 결승선을 통과했다. 그의 기록은 2시간 13분대로, 결승선을 넘는 모습이 TV로 생중계됐다.  하지만 은조구의 사기 행각은 감독관에 의해 적발됐다. 감독관은 경기 내내 선두 그룹 뒤를 따라 왔으나 은조구를 보지 못했다며 이의를 제기했다. 무엇보다 42.195㎞를 뛴 다른 선수들과 달리 은조구는 피로한 기색을 보이지 않았다. 그는 자신의 러닝화를 벗어 발에 생긴 물집을 보여주는 등 마지막까지 풀코스를 뛰었다고 주장했으나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주머니에 챙긴 7000달러(약 793만원)의 상금도 빼앗겼다.  케냐에선 이 같은 일이 비일비재한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2013년 같은 대회에선 결승선 근처에서 레이스에 뛰어든 여성 선수 2명이 실격처리된 바 있다. 오상도 기자 sdoh@seoul.co.kr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