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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제주 부동산 가격 폭등의 주범은 서울시민 아닌 제주도민

    최근 불고 있는 제주 부동산 가격 폭등의 주범은 외지인이 아니라 제주도민으로 드러났다. 제주시는 2016년 1분기 토지거래 현황을 분석할 결과 토지 거래면적은 1359만㎡로 지난해 같은 기간(1276만㎡)보다 83만㎡(6.5%) 증가했다고 12일 밝혔다. 필지 수로는 2432필지(23.8%)가 늘어난 1만 2668필지가 거래됐다. 마라도 면적(약 30만㎡)의 45.3배에 이르는 것으로 1일 평균 141필지 15만 1000㎡의 토지가 거래된 것이다. 매입자 거주지별 분석에서는 제주도 거주자가 1014만 5000㎡(74.6%)로 1위를 차지했고, 서울시민은 112만 3000㎡(8.3%)로 나타났다. 그 외 지역 거주자는 232만 2000㎡(17.1%)에 불과했다. 즉 지난 1~3월 제주도 토지 거래 대부분은 제주 거주민에 의한 것이었다. 2015년 4분기(10~12월)에도 제주시 지역 전체 토지거래 1만 2563필지, 1만 5963㎡ 가운데 제주도민이 8770필지, 1만 83㎡를 사들여 압도적이었다. 서울시민은 1445필지 3648㎡, 그 외 지역민은 2348필지, 2232㎡ 등이다. 제주 A부동산 관계자는 “지난해 하반기부터 농지취득 제한 조치 등으로 외지인들의 제주 토지 구입 문의가 크게 줄었다”며 “반면 농지취득이 용이한 거주민들이 앞다퉈 ‘땅 사재기’를 하는 현상이 일부 나타나고 있다”고 말했다. 또 B부동산 관계자는 “요즘 제주 부동산 시장은 앞으로 더 오를 것으로 기대해 빚을 내서라도 토지를 구입하는 제주 거주민들이 주도하고 있다”며 “여기에다 일부 이주민들도 ‘일단 사놓고 보자’는 식으로 가세해 투기 바람을 부채질하고 있는 것으로 볼 수 있다”고 말했다. 거래가 빈번한 탓인지 대출을 이용한 부동산 구입도 사상 최대치를 기록했다. 한국은행 제주본부가 지난달 23일 발표한 ‘제주지역 가계대출 현황과 평가' 자료에 따르면 가계빚은 2013년 8월 5조원을 돌파한 이후 2014년 11월 6조원, 2015년 8월에는 7조원, 그해 12월에는 8조원을 넘겨 2015년 말 기준 제주지역 가계대출은 8조 2000억원이다. 1조원 대출 증가에 채 4개월이 걸리지 않았다. 한편 지난 2월 국토교통부의 표준지 공시지가 발표에 따르면 올해 1월 1일 기준 제주지역 표준지 공시지가 상승률은 지난해 대비 19.35%로 전국 17개 시·도 중 최고였고, 전국 평균 상승률 4.73%의 4.1배를 기록했다. 제주지역 표준지 공시지가 상승률은 제주시 지역에서는 우도면이 66.36%로 가장 높고, 서귀포시 지역에서는 성산읍 36.2%, 표선면 31.6%, 남원읍 28.9% 등 제2공항 예정지와 그 주변 지역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제주 황경근 기자 kkhwang@seoul.co.kr
  • [新국토기행] 강원도 양구군

    [新국토기행] 강원도 양구군

    첩첩산골 강원 양구군이 관광 자원과 스포츠 마케팅으로 부를 일구고 있다. 휴전선과 인접한 지역이고 인구도 2만 4100여명에 불과한 작은 내륙의 섬 같은 고장이지만 일찌감치 제4땅굴 등 안보관광과 두타연 등 청정 자연 자원을 활용하고 스포츠 마케팅을 접목해 잘사는 고장으로 자리잡고 있다. 소양호와 파로호 호수를 따라 이어지는 일명 ‘꼬부랑길’도 오토바이와 자전거 동호인들이 찾는 유명한 코스가 됐다. 연간 80~90건에 이르는 도 단위, 전국 단위 스포츠 대회를 유치해 140억원 안팎의 소득을 올리고 있다. 작은 마을이지만 음식·숙박업소들이 연중 성업하는 이유다. 뱃길로 이어지던 춘천~양구가 터널로 30분 거리에 놓이고 강원외국어고등학교가 있어 교육도시로 자리잡으며 덩달아 수도권에서 귀농, 귀촌하려는 인구도 늘고 있다. 작지만 알찬 양구로 봄 여행을 떠나 보자. ■볼거리 ●가칠봉·도솔산 등 산에 둘러싸인 분지 ‘펀치볼’ 6·25전쟁 때 격전지인 해안면에 있는 분지가 ‘펀치볼’로 잘 알려졌다. 전쟁 당시 외국 종군기자가 가칠봉에서 내려다본 모습이 마치 화채 그릇(펀치볼)처럼 생겼다 해서 붙인 이름이다. 펀치볼은 가칠봉, 도솔산, 대암산 등 해발 1100m 이상 산에 둘러싸인 분지로 남북 11.95㎞, 동서 6.6㎞, 면적은 44.7㎢로 여의도의 5배가 넘는다. 펀치볼에는 제4땅굴 등 안보관광지가 자리한다. 제4땅굴과 을지전망대로 이어지는 초입의 통일관에는 북한 실상을 알 수 있는 생활용품, 수출품, 사진 등이 상설 전시된다. 을지전망대와 제4땅굴을 관광하려면 통일관에서 출입 신청을 해야 한다. 날씨 좋은 날 해발 1049m 높이의 을지전망대에 오르면 북쪽 비로봉을 비롯해 차일봉, 월출봉, 미륵봉, 일출봉 등 5개의 금강산 봉우리를 볼 수 있다. 통일관과 가까운 곳에 있는 전쟁기념관에서는 6·25전쟁 때 양구 지역에서 있었던 도솔산·대우산·피의 능선·백석산·펀치볼·가칠봉·단장의 능선·949고지·크리스마스고지 전투 등 치열했던 9개 전투를 엿볼 수 있다. 전시실마다 치열했던 전투 장면을 묘사한 디오라마와 동영상, 슬라이드 영상 등이 있다. 1990년 발견된 제4땅굴은 지하 145m에 높이와 폭이 각각 1.7m로, 북한이 남침용으로 파 놓은 길이 2052m의 굴이다. 땅굴 내부에서는 투명 유리 덮개로 덮인 15인승 전동차가 운행된다. ●멸종 위기 열목어의 국내 최대 서식지 ‘두타연’ 방산면 건솔리 수입천 지류에서부터 동면 비아리와 사태리 하류에 이르는 청정수 폭포와 계곡으로 1000년 전 두타사라는 절이 있었다는 데서 연유한 이름이다. 예부터 금강산 북쪽 장안사로 이어지는 길목으로 잘 알려졌다. 두타연은 민간인 출입 통제선 북쪽에 있어 오염원이 없고 주변의 풍광이 뛰어나 힐링하려는 관광객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는다. 연간 10만명 이상이 찾는다. 멸종 위기 열목어의 국내 최대 서식지다. 높이 10m, 폭 60여m의 계곡물이 한곳에 모여 떨어지는 두타폭포는 굉음이 천지를 진동하고 한낮에도 안개가 자욱해 신선의 경지를 연출한다. 폭포 바로 아래에 있는 두타연은 20m의 바위가 병풍을 두른 듯하고 동쪽 암벽에는 3평 정도의 보덕굴이 있다. 민통선 내 북쪽에 있지만 입구에서 신청서와 신분증을 제출하면 즉시 출입할 수 있다. ●박수근이 쓰던 연적·편지…‘박수근미술관’ ‘국민 화가’로 불리는 박수근 화백은 우리 민족의 일상적인 삶의 모습을 따뜻한 시선으로 그려낸 서민 화가이면서 20세기의 가장 한국적인 화가로 평가받는다. 2002년 박수근 선생의 생가인 양구읍 정림리에 건립된 박수근미술관은 작가의 작품 세계와 예술혼을 기리는 양구 지역의 대표 문화 공간으로 자리잡았다. 미술관에서는 박 화백이 생전에 사용하던 안경·연적·편지·책 등의 유품과 미공개 스케치·유화·수채화·드로잉·판화·삽화 등 여러 미술 작품, 박 화백이 직접 글을 쓰고 그린 동화책 ‘호동 왕자와 낙랑 공주’, 엽서 모음과 스크랩북 등을 선별해 상설 전시한다. 또 같은 시대에 활동했던 근현대 한국 화단 주요 작가들의 다양한 작품들도 소장하며 기획 전시하고 있다. 역량 있는 작가들이 창작 활동에 몰두할 수 있도록 창작 스튜디오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관람객들이 산책을 즐길 수 있는 동산도 조성돼 있다. 미술관 뒷산에는 박 화백의 묘가 있다. ●국내 최대 습지 한가운데 조성한 ‘한반도섬’ 파로호 상류에 163만㎡의 국내 최대 습지를 조성하고 호수 한가운데에 한반도섬(4만 5000㎡)을 만들어 놨다. 길에서 섬까지 곧장 나무 데크 다리로 연결돼 강바람을 맞으며 걷기에 좋다. 한반도섬에는 각 지역이 지닌 특징을 표현한 조형물이 있다. 가장 북단에는 백두산이 자리하고 목조 데크로 연결된 제주도에는 한라산과 돌하르방, 돌담이 놓여 있다. 동쪽에 있는 독도에는 태극기가 펄럭이고, 강원도에는 상징물인 반달곰 조형물이 설치돼 있다. 한반도섬은 해가 질 때와 이른 아침 물안개가 피어 오를 때가 가장 인상적이다. 또 65m 높이의 타워에서 출발해 와이어를 타고 물 위를 날아 750m 거리의 한반도섬에 도달하는 집라인도 즐길 수 있다. 빠른 속도감과 함께 파로호와 한반도섬을 아우르는 양구의 수려한 경관을 즐길 수 있어 관광객들에게 인기가 높다. ●국토 정중앙 점·국토정중앙천문대 우리나라 동서남북 끝단인 독도, 평안북도 마안도, 제주도 마라도, 함경북도 유포면을 기준으로 국토 정중앙 지점이 양구군 남면 도촌리 산48이다. 이곳에는 정중앙을 알리는 ‘휘모리’라는 이름이 붙은 상징물이 만들어져 있다. 찾는 관광객들이 즉석 사진을 찍을 수 있는 국토 정중앙 방문 기념품 코너도 마련돼 있다. 이곳에는 또 국내 최대 규모의 반사망원경 등을 갖춘 국토정중앙천문대가 있다. 천문대 내의 체험·전시 공간에서는 국내 어느 과학관에서도 볼 수 없는 최신 천문학 내용을 접할 수 있고, 56석 규모의 천체투영실에서는 디지털 천체투영기를 이용해 환상적인 과학 영상물을 보거나 가상의 밤하늘을 보며 별자리를 공부할 수 있다. ■먹거리 해발 1100m서 건조한 시래기… 웰빙 산채 곰취… 전국 으뜸 사과 시래기 큰 일교차와 적절한 바람이 부는 양구 펀치볼 지역은 해발 1100m의 산으로 둘러싸여 전통 방식으로 시래기를 건조하는 데 최적의 조건을 갖추고 있다. 펀치볼 시래기는 해발 600m 고랭지에서 키운 시래기 전용 무로 만들어 잎이 많고 뿌리가 작으며 추운 날씨에 두 달간 자연 건조해 맛이 좋다. 그래서 소비자들에게 최고로 인정받는다. 펀치볼 시래기는 겨울철에 모자라기 쉬운 비타민과 미네랄, 식이 섬유소가 골고루 들어 있어 건강에 좋은 식품이다. 또 철분이 많아 빈혈에 좋고, 칼슘 및 식이 섬유소가 함유돼 있어 혈중 콜레스테롤을 떨어뜨려 동맥경화 억제 효과가 있다. 소비자들이 집에서 바로 끓여 먹을 수 있도록 삶은 시래기를 진공 포장한 제품과 시래기를 넣은 고등어조림 진공팩 제품도 개발했다. 곰취 향미가 좋은 곰취는 식탁을 건강하고 풍성하게 만드는 웰빙 산채다. 살짝 데쳐서 무침을 해도 맛과 향이 뛰어나고, 데친 후 볶아서 먹어도 좋다. 장아찌와 겉절이, 된장국, 부침개 등 다양한 요리에 재료로 사용해도 원재료의 맛을 방해하지 않고 잘 어울린다. 특히 삼겹살 등 육류를 곰취와 함께 쌈을 싸서 먹으면 느끼함이 사라지고, 입 안 가득 곰취 특유의 향이 퍼져 식감이 매우 좋다. 곰취는 섬유질이 풍부하고 열량이 낮아 다이어트에 좋고 암 예방에도 효과가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베타카로틴과 비타민C 등을 많이 함유하고 있어 혈액 순환 개선과 기침, 천식에 대한 치료에도 좋아 옛날부터 민간요법에 사용돼 왔다. 멜론 양구 멜론은 2011년과 2012년 전국 톱 과채 품질평가회에서 2년 연속 대상을 받는 등 전국 최고의 맛을 자랑하는 과수 작물이다. 멜론은 비타민A, 비타민C, 베타카로틴, 항산화제인 플라보노이드 등의 성분이 많은 과일로, 시력 감소 예방과 피로 해소, 콜레스테롤 감소 등 면역력 증가에 도움을 주는 식품으로 알려져 영양학적 가치가 높다. 사과 ‘2015 대한민국 과일산업대전’의 대표 과일 선발대회에서 양구 사과가 최우수상의 영예를 안았다. 2014년에도 ‘2014년도 톱 프로젝트 과수 품질평가’에서 사과(홍로, 부사) 부문 우수상을 받았다. 양구 지역은 지형적인 영향으로 밤낮의 기온차가 크고 풍수해가 적어 안정된 과수 생산이 가능하고, 토양의 배수가 좋아 사과나무 재배의 최적지로 평가받는다. 수박 양구 수박은 매년 첫 출하 경매에서 전국 최고가를 기록하며 명품 수박으로 자리잡았다. 양구 수박은 양구 지역의 일교차가 커서 당도가 높고 아삭아삭하며 육질이 단단해 저장 기간이 긴 장점이 있어 과일 상인들에게 최고의 품질로 인정받는다. 타 지역 수박에 비해 가격이 항상 30~60%가량 높게 형성된다. 수박은 노화 방지와 암 예방에 효과가 있고 이뇨작용을 촉진해 몸속 노폐물을 배출하는 데 도움을 준다. 양구 조한종 기자 bell21@seoul.co.kr
  • 기본 6개월… 질질 끄는 드라마에 속 터진다

    기본 6개월… 질질 끄는 드라마에 속 터진다

    ‘요즘 드라마는 기본이 6개월?’ 최근 안방극장에 40~50부작에 이르는 긴 호흡의 장편 드라마가 갈수록 많아지면서 이에 따른 부작용이 속출하고 있다. 중장년층을 겨낭한 장편 드라마는 흥행 시 광고 수입을 보장한다는 측면에서 방송사 입장에서는 유리하지만 무리한 늘리기와 자극적인 내용 전개로 시청자들의 피로감을 높인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지난달 28일 51회를 끝으로 막을 내린 ‘내 딸, 금사월’이 대표적이다. 신득예(전인화)의 복수극이라는 단순한 플롯을 50부작에 담으려다 보니 결정적인 순간에 다시 원점으로 돌아가는 등 답답한 전개로 ‘고구마’ 드라마라는 별명을 얻었다. 주인공인 금사월은 실종되고 주오월이 사건의 핵심 인물로 부상하는 등 무리한 전개도 이어졌다. 코미디로 주의를 환기시키고 과장된 막장 요소로 매회 자극을 주는 전략을 취했지만 오히려 시청자들의 피로감은 높아졌다. 최근 41부로 막을 내린 KBS 사극 ‘장사의 신 - 객주 2015’도 주인공 천봉삼이 진정한 보부상으로 거듭나는 모습을 그리겠다는 당초 기획 의도와 달리 늘어지는 전개로 시청자들로부터 “대체 장사의 신은 언제 나오는 것인가”라는 불만이 이어졌다. 원작 소설의 방대한 양을 제대로 압축하지 못하고 자극적인 멜로 라인으로 눈길을 끌려고 하다 보니 본말이 전도되는 결과를 낳았다. 현재 방영 중인 MBC 월화 드라마 ‘화려한 유혹’ 역시 복수를 위해 아버지뻘 되는 총리와 결혼한 여주인공 은수(최강희)의 스토리가 충격을 주면서 반짝 인기를 끌었지만 지난한 복수극만으로 50부작을 끌고 가기에는 역부족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지난 주말 50부로 종영한 SBS ‘애인 있어요’의 경우는 극 초반 밀도 있는 전개와 배우들의 연기는 호평을 받았지만 6개월 동안 시청자층이 일정하게 이어지지 못해 5%대 시청률로 막을 내렸다. 지상파에서 긴 호흡의 장편 드라마가 늘어나는 이유는 비용 절감 측면에서 유리하기 때문이다. 드라마는 초기 기획이나 시스템을 마련하는 데 비용이 많이 들어가는 반면 일단 안정되면 고정적인 지출이 감소해 오히려 전체적인 제작비는 줄어들게 된다. 세트비나 미술, 의상비가 많이 들어가는 사극의 경우는 더욱 그렇다. 흥행만 되면 광고 수익은 물론 후속 드라마 기획의 시간을 충분히 확보할 수도 있다. MBC가 월·화 밤 10시대에 ‘이산’, ‘기황후’ 등 50부작 이상의 사극을 배치해 쏠쏠한 재미를 본 것이 대표적인 예다. 작가나 중견 배우들도 장편 드라마는 뿌리치기 어려운 제안이다. 한 연예기획사 대표는 “중견 배우들이나 작가 역시 안정적인 수입이 보장되기 때문에 선호하는 편”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새로운 기획보다 시청률만 의식한 장편 드라마는 장기적으로 지상파 드라마의 질을 낮출 것이라는 위기감도 팽배하다. MBC 드라마국의 고위 관계자는 “아무리 긴장감이 있는 드라마라도 50부작이 되면 내용이 반복되고 집중도가 떨어질 수밖에 없고 최근 시청 패턴도 변하고 있어 내부적으로 장편 드라마에 대한 고민을 하는 중”이라고 밝혔다. 업계 관계자들도 공급자 위주의 마인드로 횟수만 늘리는 장편 드라마는 전체적인 질을 떨어뜨린다고 입을 모은다. 드라마 평론가 공희정씨는 “자극의 강도만 높일 뿐 새로운 기획력이 없는 장편 드라마는 시청자들의 피로감만 가중시킨다”면서 “콘텐츠가 넘쳐나는 다매체 시대에 시청자들의 라이프 사이클에 맞지 않는 긴 호홉의 드라마보다는 완성도를 높인 다양한 길이의 작품으로 경쟁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은주 기자 erin@seoul.co.kr
  • ‘보다가 지친다’ 요즘 드라마 갈수록 길어지는 이유는?

    ‘보다가 지친다’ 요즘 드라마 갈수록 길어지는 이유는?

     ‘요즘 드라마는 기본이 6개월?’  최근 안방극장에 40~50부작에 이르는 긴 호흡의 장편 드라마가 갈수록 많아지면서 이에 따른 부작용이 속출하고 있다. 중장년층을 겨낭한 장편 드라마는 흥행 시 광고 수입을 보장한다는 측면에서 방송사 입장에서는 유리하지만 무리한 늘리기와 내용 전개로 시청자들의 피로감이 높아진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지난달 28일 51회를 끝으로 막을 내린 ‘내 딸 금사월’이 대표적이다. 신득예(전인화)의 복수극이라는 단순한 플롯을 50부작에 담으려다 보니 결정적인 순간에 다시 원점으로 돌아가는 등 답답한 전개로 ‘고구마’ 드라마라는 별명을 얻었다. 주인공인 금사월은 실종되고 주오월이 사건의 핵심 인물로 부상하는 등 무리한 전개가 이어졌다. 코미디로 주위를 환기시키고 과장된 막장 요소로 매회 자극을 주는 전략을 취했지만 오히려 시청자들의 피로감은 높아졌다.  최근 41부로 막을 내린 KBS 사극 ‘객주 장사의 신 2015’도 주인공 천봉삼이 진정한 보부상으로 거듭나는 모습을 그리겠다는 당초 기획 의도와 달리 늘어지는 전개로 시청자들로부터 “대체 장사의 신은 언제 나오는 것인가”라는 불만이 이어졌다. 원작 소설의 방대한 양을 제대로 압축하지 못하고 자극적인 멜로 라인으로 눈길을 끌려고 하다 보니 본말이 전도되는 결과를 낳았다. 현재 방영 중인 MBC 월화 드라마 ‘화려한 유혹’도 복수를 위해 아버지뻘 되는 총리와 결혼한 여주인공 은수(최강희)의 스토리가 충격을 주면서 반짝 인기를 끌었지만 지난한 복수극만으로 50부작을 끌고 가기에는 역부족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지난 주말 50부로 종영한 SBS ‘애인 있어요’의 경우도 극 초반 밀도 있는 전개와 배우들의 연기는 호평을 받았지만 6개월 동안 시청자층이 일정하게 이어지지 못해 5%대 시청률로 막을 내렸다.  지상파에서 긴 호흡의 장편 드라마가 늘어나는 이유는 비용 절감 측면에서 유리하기 때문이다. 드라마는 초기 기획이나 제작에 비용이 많이 들어가는 반면 일단 시스템화되면 고정적인 지출이 감소해 오히려 전체적인 제작비는 줄어들게 된다. 세트비나 의상비가 많이 들어가는 사극의 경우는 더욱 그렇다. 광고 수익은 물론 새로운 드라마 기획에 대한 부담감도 줄어든다. MBC가 월·화 밤 10시대에 ‘이산’, ‘기황후’ 등 50부작 사극을 지속적으로 배치해 쏠쏠한 재미를 본 것이 대표적인 예다.  작가나 중견 배우들도 장편 드라마는 뿌리치기 어려운 제안이다. 한 연예기획사 대표는 “중견 배우들이나 작가 역시 안정적인 수입이 보장되기 때문에 선호하는 편”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새로운 기획보다 시청률만 의식한 장편 드라마는 장기적으로 지상파 드라마의 질을 낮출 것이라는 위기감도 팽배하다. MBC 드라마국의 고위 관계자는 “아무리 긴장감이 있는 드라마라도 50부작이 되면 내용이 반복되고 집중도가 떨어질 수밖에 없고 최근 시청자들의 패턴도 변하고 있어 장편 드라마에 대한 고민을 하는 중”이라고 밝혔다.  업계 관계자들도 공급자 위주의 마인드로 횟수만 늘리는 장편 드라마는 전체적인 질을 떨어뜨린다고 입을 모은다. 드라마 평론가 공희정씨는 “자극의 강도만 높일 뿐 새로운 기획력이 없는 장편 드라마는 시청자들의 피로감만 가중시킨다”면서 “콘텐츠가 넘쳐나는 다매체 시대에 시청자들의 라이프 사이클에 맞지 않는 긴 호홉의 드라마보다는 다양한 길이의 작품으로 경쟁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은주 기자 erin@seoul.co.kr
  • [김현회의 축구싶냐] ‘영원한 청룡의 주장’ 故정병탁을 기리며

    [김현회의 축구싶냐] ‘영원한 청룡의 주장’ 故정병탁을 기리며

    한 명의 위대한 축구인이 세상을 떠났다. 故정병탁 감독이 지난 10일 향년 74세의 나이로 하늘로 간 것이다. 어린 세대들에게는 생소한 인물일수도 있지만 고인이 가는 길에 많은 이들이 애도를 표했으면 하는 마음으로 오늘은 고인을 추모하는 시간을 가져보려 한다. 한국 축구를 위해 많은 일을 해왔던 故정병탁 감독에 관한 이야기를 준비했다. 고인이 걸어온 발자취가 곧 한국 축구의 발자취였다. ‘축구판 실미도 부대’ 양지에 간 정병탁정병탁은 1942년 전남 여수에서 태어났다. 그리 큰 키는 아니었지만 어린 시절부터 빠른 발을 앞세워 축구선수로서 두각을 나타냈다. 축구 명문인 배재고를 거쳐 연세대학교 1학년인 1964년부터는 성인 대표팀에 발탁되는 영광까지 누렸다. 이후 정병탁은 한국 축구의 역사와 같이 하기 시작했다. 군팀이 상한가를 쳤던 1960년대 해병대에 입대하며 선수 생활을 이어간 정병탁은 대표팀에서도 주축 레프트윙으로 활약했다. 그런데 이때 정병탁을 비롯한 한국 축구 역사에 큰 획을 그을 만한 일이 벌어졌다. 북한이 1966년 잉글랜드 월드컵에서 8강에 오르며 세계의 주목을 받자 체제의 우월성을 자랑하기 위해 정부 차원에서 축구팀을 결성했기 때문이다. 바로 ‘축구판 실미도 부대’였다. 정권 실세인 김형욱 중앙정보부장이 나선 창단한 이 팀은 강제로 각 팀에서 가장 축구를 잘하는 이들을 뽑아 들였다. 국가대표팀도 아닌 곳에서 강제로 선수를 빼가는 일이 벌어졌지만 그 누구도 이를 막을 수는 없었다. 날아가는 새도 떨어트린다던 중앙정보부의 지시였기 때문이다. 팀 이름도 ‘우리는 음지에서 일하고 양지를 지향한다’는 중앙정보부 슬로건에서 ‘양지’를 따 왔다. 물론 당대 최고의 실력을 자랑하는 정병탁도 해병대에서 양지로 옮겨야 했다. 정병탁을 비롯해 김호, 김정남, 조정수, 서윤찬, 허윤정, 김삼락, 이회택, 임국찬, 이세연 등 쟁쟁한 선수들이 이렇게 양지라는 한 팀에 모였다. 쌀 한 가마니에 4000원 하던 시절에 무려 매달 2만 5000원이라는 엄청난 급여가 제공됐고 선수단 전원이 중앙정보부가 위치한 서울시 이문동에서 숙소 생활을 하며 천연 잔디 구장을 마음대로 사용했다. 또한 중앙정보부는 양지축구단 활동을 군 복무로 인정, 병역 혜택까지 부여했다. 식탁에는 매일 고기 반찬이 올랐다. 심지어 서독과 프랑스, 스위스, 그리스 등을 도는 105일의 유럽 전지훈련도 떠났다. 물론 이 대단한 팀의 중심에는 정병탁이 있었다. 메르데카컵을 품은 청룡팀의 주장 정병탁은 소속팀 양지의 주축으로 활약하면서 1970년에 출범한 국가대표 1진 청룡의 주장까지도 맡고 있었다. 당시 대표팀은 1진 청룡과 2진 백호로 나뉘어 운영 중이었는데 청룡에 직면한 과제는 바로 메르데카컵 우승이었다. 지금은 그 권위가 떨어졌지만 당시만 하더라도 말레이시아 쿠알라룸푸르에서 열리는 메르데카컵은 아시아 최강을 가리는 최고의 대회였다. 1970년 당시 한국의 청룡을 비롯해 태국, 싱가포르, 일본, 인도네시아, 홍콩 등 만만치 않은 상대 12개 나라가 치르는 이 대회에는 전국민의 이목이 쏠릴 수밖에 없었다. 1차전 태국과의 경기에서 0-0으로 비긴 한국은 두 번째 홍콩과의 경기에서도 비기며 위기에 빠지고 말았다. 3차전 인도와의 경기 역시 흐름이 좋지 않았다. 먼저 두 골이나 내주며 끌려간 것이었다. 그런데 이때부터 청룡의 주장인 정병탁이 나섰다. 한 골을 따라간 한국은 후반 25분 정병탁의 크로스를 박이천이 동점골로 기록했고 10분 뒤에 마침내 극적인 장면을 연출했다. 정병탁이 왼쪽 구석에서 올린 크로스를 이회택이 헤딩골로 연결, 극적인 3-2 역전승에 마침표를 찍은 것이다. 정병탁은 이날만 두 개의 도움을 기록하며 한국 축구의 영웅으로 떠올랐다. 하지만 당시 결승 상대는 버마였는데 버마는 예선에서 인도를 2-0으로 완파한 강호였다. 한국으로서는 메르데카컵을 가져오기가 쉽지 않은 상황이었다. 이전까지 공동 우승을 한 적은 있어도 단독 우승을 한 번도 경험하지 못한 한국은 부담감을 안고 경기에 나서야 했다. 3만 5000여 명이 들어찬 가운데 버마와의 결승전이 시작되자 두 팀은 팽팽하게 맞섰다. 0-0의 균형이 이어지던 전반 33분 마침내 이 경기의 유일한 골이 정병탁의 발을 통해 시작됐다. 박이천에게서 패스를 이어받은 정병탁이 이 공을 완벽하게 이회택에게 넘겨줬고 이회택이 날린 슈팅이 버마 골문을 가른 것이었다. 후반 막판 정병탁은 중앙선을 돌파하면서 노마크 찬스를 만들어 슈팅으로 버마 골망을 한 번 더 출렁였지만 아쉽게도 오프사이드 판정을 받았다. 득점을 기록하지는 못했지만 정병탁은 이날 경기에서 최고의 활약을 선보이며 감격적인 우승을 확정지었다. 12번이나 메르데카컵에 나서고도 1960년 말레이시아와 공동 우승, 1965년 중국과 자유 중국과 공동 우승, 1968년 버마와 공동 우승을 차지한 게 전부였던 한국의 첫 단독 우승이었다. 그의 충격적인 대표팀 은퇴 발표경기가 끝난 뒤 선수들은 서로 부둥켜 안고 기뻐했다. 그리고 시상식이 열리는 순간 ‘청룡’의 주장 정병탁이 말레이시아 라만 수상으로부터 메르데카컵을 건네받더니 번쩍 들어올렸다. 한국이 그토록 염원하던 메르데카컵을 단독으로 품는 순간이었다. 귀국 길에도 수많은 환영 인파가 몰릴 만큼 국민들의 성원 또한 대단했다. 팀의 주장 정병탁은 모든 국민이 바랐던 메르데카컵을 들고 당당히 귀국했다. 지금이야 메르데카컵 우승에 아무도 관심을 가져 주지 않지만 당시만 하더라도 메르데카컵 우승은 아시아 정복을 뜻할 만큼 우리에게는 큰 의미가 있는 대회였으니 국민들의 함성이야 이루 말할 것도 없었다. 또한 결정적인 순간에 도움을 세 개나 기록한 주장 정병탁의 인기 역시 하늘을 찔렀다. 하지만 비슷한 시기 소속팀이었던 양지는 김형욱이 1970년 실각하면서 입지가 줄어 들었고 결국 흐지부지 흩어졌다. 정병탁도 양지를 떠나 신탁은행에 새로운 둥지를 틀었다. 무려 8년 동안 대표팀 생활을 했고 메르데카컵에만 6번을 출전했던 이 대단한 선수의 미래에 많은 이들이 희망을 안고 있었다. 해외 원정 경기만 18번을 치르면서 경험도 많이 쌓은 정병탁은 한국 축구를 계속 짊어지고 갈 희망으로 떠올랐다. 그런데 이때 정병탁이 한국 축구계가 깜짝 놀랄 만한 발언을 했다. “이제 대표팀에서 은퇴하겠습니다.” 아무리 선수 생명이 짧았던 1970년대라고 하더라도 28세의 혈기왕성한 나이에 그의 대표팀 은퇴 소식은 엄청난 충격이었다. 사람들은 메르데카컵을 들고 금의환향하던 정병탁에게 대표팀 은퇴를 번복해달라고 매달렸다. 고별전 보기 위해 모여든 1만여 팬들그래도 정병탁의 고집은 꺾을 수가 없었다. 대표팀 은퇴 이유를 묻는 질문에 정병탁은 이렇게 답했다. “이제 체력의 한계를 느끼고 있어 후배들에게 자리를 양보하고 싶습니다. 또한 가정과 직장에 충실한 사람이 되고 싶습니다.” 하지만 정병탁의 말을 그대로 믿는 이들은 없었다. 김용식이 43세까지 현역 생활을 이어갔고 당시 청룡팀 트레이너를 맡은 우상권 또한 36세까지 현역으로 뛰었다는 점을 감안할 때 28세의 창창한 선수가 체력의 한계를 느껴 대표팀을 떠난다는 건 믿을 수 없는 일이었다. 주변의 추측이었지만 정병탁이 한창의 나이에 대표팀을 박차고 나온 건 다른 이유가 있었다. 바로 청룡팀이 선수들에 대한 기본적인 대우도 해주지 않았던 데 따른 불만 때문이었다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정병탁은 메르데카컵에서 단독 우승을 차지하고 1970년 8월 19일 귀국한 뒤 닷새만을 쉬고 또 다시 청룡팀 합숙훈련에 들어가야 했다. 올림픽을 준비하기 위해서였다. 거기에다 양지 시절 받던 월급도 받지 못하는 상황에서 오로지 훈련에만 전념해야 하는 최악의 상황이었다. 대표 선수 생활이 끝나면 미래에 대해 그 누구도 보장해 주지 않았고 가정 생활도 전혀 이뤄지지 않고 있었다. 당시 상황상 애국심만을 강요하며 나머지 모두를 포기해야 하는 분위기에 정병탁이 반기를 든 것이었다. 정병탁은 그렇게 28세의 이른 나이에 대표팀에서 물러났고 주장 완장을 김정남에게 넘겼다. 그가 애국심이 없어 대표선수 자격을 일찌감치 반납했다고는 생각하지 않는다. 정병탁은 8년이라는 시간 동안 한국 축구를 위해 양지에 묶여 있고 청룡에 묶인 채 모든 걸 포기해야 했었다. 그는 A매치 통산 39경기 출전에 11골의 기록을 남겼다. 1970년 9월 12일 서울운동장에서 국가대표 상비군 간의 평가전이 펼쳐졌다. 그런데 이 비공식 경기에 모인 관중수만 해도 무려 1만여 명이 훌쩍 넘었다. 이유는 단 하나, 청룡팀을 떠나는 정병탁이 마지막으로 청룡의 유니폼을 입고 고별전을 치렀기 때문이다. “정병탁 보러 가자.” 사람들은 청룡팀의 최초 주장인 정병탁의 모습을 보기 위해 비공식 경기임에도 불구하고 서울운동장으로 몰렸다. 이 정도로 정병탁은 현역 생활 내내 많은 이들의 사랑을 받으며 한국 축구를 이끌었던 인물이었다. 그렇게 정병탁은 많은 이들의 박수를 받으며 대표팀을 떠났고 이후 신탁은행에서 선수 생활을 마무리한 뒤 오랜 시간 우리의 기억 속에서 사라지게 됐다. 사람들은 새로운 스타들의 등장이 이어지자 정병탁이라는 이름은 서서히 잊어갔다. 지도자가 돼 돌아온 정병탁의 성공시대그런 정병탁이 다시 축구계로 돌아온 건 1984년이었다. 모교인 연세대 축구 감독으로 부임하게 된 것이다. 그런데 정병탁 감독은 연세대에 부임하자마자 곧바로 일을 냈다. 부임 후 5개월 만에 치른 제29회 전국축구선수권대회에서 파죽지세로 결승에까지 올랐기 때문이다. 더 흥미로운 사실은 결승 상대인 중앙대의 수장이 바로 김기복 감독이었다는 점이다. 40대 초반인 정병탁 감독과 김기복 감독은 양지와 청룡에서 3년 가까이 활약했던 둘도 없는 선후배 사이였다. 그런데 이 경기에서 정병탁 감독이 이끄는 연세대는 중앙대를 가볍게 2-0으로 제압하고 무려 36년 만의 감격적인 우승을 확정지었다. 대학 무대에 첫발을 내딛은 정병탁 감독은 5개월 만에 지도자 상을 수상하는 쾌거를 누리기도 했다. 사람들은 잊혀졌던 정병탁을 기억하기 시작했다. 정병탁 감독도 연세대에서 최선을 다했다. 그 대표적인 사건이 바로 ‘김봉길 스카우트 작전’이었다. 1984년 첫 우승을 경험한 정병탁 감독은 곧바로 고교 최대어인 부평고 김봉길 잡기에 나섰다. 고등학교 2학년 때부터 대학팀들의 스카우트 표적이 됐던 김봉길은 사실 고려대행이 점쳐지고 있었다. 부평고 고명수 코치와 고려대 남대식 코치의 사이가 돈독해 김봉길은 당연히 고려대행이 점쳐졌다. 그런데 정병탁 감독이 나섰다. 사실상 김봉길의 고려대행이 유력한 상황에서 정병탁 감독이 김봉길과 그의 부모를 설득하기 시작한 것이다. 처음에는 김봉길과 그의 부모 역시 고려대로 가고 싶다는 뜻을 내비쳤지만 정병탁 감독은 포기하지 않았다. 당시에 대해 김봉길은 이런 기억을 떠올렸다. “연세대 훈련이 저녁 6시에 끝나면 저녁 8시쯤 감독님께서 꼭 저희 집 앞으로 오셨어요.” 그렇게 무려 한 달 동안 정병탁 감독은 매일 저녁 김봉길의 집 앞으로 가 그의 부모를 만나 이야기를 나눴고 “선수층이 두터운 고려대보다는 아들이 더 기회를 잡을 수 있는 연세대를 선택해 달라”는 진심을 전했다. 그리고 김봉길은 닫혀 있던 마음을 열고 결국 연세대를 선택했고 연세대 최고의 선수로 이름을 날렸다. 정병탁 감독은 아주대 행이 유력했던 거제고의 최청일 또한 이런 식으로 설득해 연세대로 데려올 수 있었다. 김봉길은 정병탁 감독을 이렇게 기억했다. “옷도 잘 입는 멋쟁이셨고 굉장히 화끈하면서 남자다우셨어요. 한 번은 우리가 우승을 한 뒤 뒷풀이를 한다고 선수단 전체를 나이트클럽을 데려가기도 하셨죠. ‘오늘은 내가 쏠 테니 마음껏 놀아라’ 이 말에 다들 반했다니까요. 감독님 모시고 나이트클럽에 갔던 건 참 독특한 추억이죠.” 가족과의 이별, 그리고 전남과의 만남정병탁 감독은 연세대에서 지도 능력을 인정받고 이듬해에는 19세 이하 청소년 대표팀 감독까지도 겸하기 시작했다. 정병탁 감독의 지도자 인생도 탄탄대로였다. 하지만 이때 그의 인생에 있어 가장 충격적인 사건이 벌어지고 말았다. 1987년 1월 개인적인 일을 마치고 아내와 함께 강릉을 떠나 서울로 오던 정병탁 감독의 승용차가 마주오던 고속버스와 정면충돌하는 큰 사고를 당한 것이었다. 정병탁 감독은 중상을 입고 가까스로 목숨을 구했지만 정신을 차린 그는 하늘이 무너져 내리는 소식을 전해 들었다. 아내가 그 자리에서 바로 숨졌다는 말을 들었기 때문이다. 가정 생활을 위해 이른 나이에 대표팀까지 포기해야 했던 정병탁 감독에게는 아내의 죽음이 엄청난 충격이었다. 하지만 그는 그럼에도 곧바로 일어섰다. 그를 기다리는 제자들이 있었기 때문이다. 털고 일어난 정병탁 감독은 1989년 또 다시 정상에 섰다. 제37회 대통령배 전국축구대회에서 우승을 차지한 것이다. 그것도 1학년생 김도훈과 강철 등을 앞세워 이뤄낸 대단한 성과였다. 특히나 서울 대신고에서 공격수로 활약했던 강철을 대학 진학 후 정병탁 감독이 수비수로 전환시킨 게 ‘신의 한 수’였다. 아마도 정병탁 감독이 없었더라면 강철이라는 훌륭한 수비수도 탄생하지 못했을 것이다. 강철 스스로도 “처음에는 달갑지 않았지만 생각해보니 최고의 선택이었다”고 할 정도다. 결승에서는 프로선수 네 명이 포함된 포철 아마팀을 4-1로 꺾는 등 7경기에서 20득점하는 놀라운 경기력을 선보였다. 그렇게 연세대를 아마추어 최강으로 이끈 정병탁 감독은 1992년 연세대 감독직에서 물러날 때까지 숱한 스타 플레이어들을 배출해냈다. 그가 다시 돌아온 건 1994년이었다. 당시 전남 지역을 연고로 하는 프로팀 제8구단 창단을 앞두고 초대 사령탑으로 정병탁 감독의 이름이 거론된 것이다. 전남 여수 출신인 그가 고향팀 지휘봉을 잡는 모습이 조금씩 그려지고 있었다. 하지만 같은 연고내에는 차경복 전 경희대 감독과 정태훈 한양공고 감독, 남대식 고려대 감독, 서현옥 중앙대 감독 등 쟁쟁한 인물들이 많았다. 이뿐 아니라 무엇보다도 전남 진도 출신 허정무 감독이 가장 강력한 경쟁 후보였고 연고는 없지만 지명도가 워낙 높은 이회택 전 포철 감독 또한 후보군에 이름을 올리고 있었다. 그렇게 한 달이 넘게 긴 토론이 이어진 후 최종 선택은 정병탁 감독이었다. 허정무 감독이 포철 감독으로 부임하고 있어 빼오는 게 무리가 있었고 나머지 후보군 중에는 정병탁 감독이 가장 적임자라는 판단 때문이었다. ‘청룡팀 최초의 주장’ 故정병탁을 기리며청룡의 초대 주장이던 그가 이번에는 전남의 초대 감독으로 부임하게 된 것이다. 길조를 상징하는 용을 의인화한 전남의 마스코트가 모습을 드러냈고 팀 이름은 전남드래곤즈로 명명됐다. 전남의 초대 사령탑으로 부임한 정병탁 감독은 박경훈 코치와 여범규 코치를 선임한 뒤 곧바로 선수들을 모으기 시작했다. 드래프트를 통해 대졸 신인 9명을 받았는데 여기에는 훗날 전남의 상징이 된 김도근(한양대)도 포함돼 있었다. 이뿐 아니라 실업팀에서 뛰던 선수들을 대거 발탁했다. 전남의 전설적인 존재인 노상래와 김태영 등도 이때 정병탁 감독이 선택한 작품이었고 기존 프로팀에서 활약하던 김봉길(유공)과 박창현(포철) 등도 데려왔다. 정병탁 감독이 선택이 아니었더라면 노상래와 김태영, 김도근 등 ‘전남맨’들은 역사에 없었을지도 모를 일이다. 광양전용구장이 광양시민뿐 아니라 여수와 순천 지역 주민들까지 몰릴 수 있었던 이유가 바로 정병탁 감독 때문이었다. 여수 출신인 그가 고향에 내려와 프로팀 감독이 되자 많은 이들이 관심을 갖기 시작했다. 전남은 1995년 5월 7일 역사적인 K리그 데뷔전에서 전북을 상대로 김봉길의 두 골과 노상래의 한 골을 앞세워 3-1 승리를 따내는 등 신생팀답지 않은 선전을 이어나갔고 결국 8개 팀 중 6위로 시즌을 마감했다. 비록 엄청난 성과는 아니었지만 현재 전남의 토대를 만든 건 정병탁 감독의 공이 컸다. 하지만 정병탁 감독은 1996년 시즌 도중 성적 부진으로 사퇴하며 이 자리를 허정무 감독에게 내주고 말았다. 그리고 정병탁 감독은 이해 마라도나가 소속된 보카주니어스의 방한 경기 때 잠시나마 한국 대표팀을 지휘한 뒤 주무대에서 쓸쓸히 사라졌다. 이후 정병탁 감독은 과거 양지팀 시절 동료들과 서울시 실버축구단에 속해 사회 공헌 활동을 하기도 했고 경기도 고양시에 ‘정병탁 어린이축구교실’을 창단해 유소년 선수 육성에 힘쓰기도 했지만 축구계 주류 무대에 다시 돌아오지는 않았다. 그리고 바로 그저께 슬픈 소식이 전해졌다. 정병탁 감독이 향년 74세의 나이로 세상을 떠났다는 안타까운 소식이었다. 청룡팀 최초의 주장이자 연세대를 아마추어 최정상을 이끈 지도자이면서 전남의 초대 감독을 맡았던 그는 늘 자신의 자리에서 가장 빛이 날 때 사라졌다. 그리고 이제 故정병탁 감독은 영원히 우리 곁을 떠났다. 하지만 고인이 한국 축구를 위해 보여줬던 헌신을 잊지 않겠다. 이제는 故정병탁 감독이 먼저 하늘로 보낸 사모님과 행복하셨으면 한다. 청룡팀 최초의 주장으로 한국 축구를 이끌었던 故정병탁 감독의 명복을 진심으로 빈다. 축구 칼럼니스트 김현회 footballavenue@nate.com
  • 역시 ‘차붐’

    역시 ‘차붐’

    차범근 전 수원 삼성 감독이 국제축구역사통계재단(IFFHS)이 선정한 ‘축구 레전드 48명’에 포함됐다. IFFHS가 발표한 레전드 48명에 따르면 한국 선수로는 차 전 감독이 유일하게 이름을 올렸다. 그는 독일 분데스리가에서 10년 동안 308경기에 나서 페널티킥 없이 98골을 터트려 당시 외국인 선수 최다골 기록을 세웠다. 특히 308경기를 치르면서 단 1개의 옐로카드만 받았을 정도로 페어플레이를 펼친 것으로도 유명하다. 명단에는 차 전 감독과 더불어 펠레와 호나우두(브라질), 디에고 마라도나(아르헨티나), 데이비드 베컴(영국), 프란츠 베켄바워(독일), 지네딘 지단(프랑스), 요한 크라위프(네덜란드) 등이 포함됐다. 강국진 기자 betulo@seoul.co.kr
  • 잠시만 안녕 최남단 분교

    잠시만 안녕 최남단 분교

    한때 학생 20명… 제주 등으로 떠나 “폐교 아닌 휴교” 내년 신입생 예정 ‘아침이면 붉은 해가 바다에서 뜨고, 저녁에는 붉은 해가 바다에서 지는/ 마라도(가파도)는 남쪽 바다 외딴 섬이나, 우리들은 슬기로운 마라(가파) 어린이/ 너도나도 배우고 배워 바르게 자라, 우리 학교 마라교(가파교)를 널리 빛내자.’ 국토 최남단 마라도의 가파초등학교 마라분교 교가에는 해바라기하는 외딴섬에 살지만 열심히 배워 학교를 빛내겠다는 섬 소년, 소녀들의 야무진 꿈이 엿보인다. 5일 마라분교에서 졸업식에서는 유일한 재학생이었던 김영주(13)군이 이런 교가를 부르며 정든 학교를 떠났다. 반세기 동안 마라도에 울려 퍼졌던 이 노래는 이제 한동안 들을 수 없게 됐다. 씩씩한 모습으로 목청껏 소리 높여 ‘마라분교를 빛내자’고 노래하는 재학생도 신입생도 없어 마라분교가 다음달부터 휴교하는 탓이다. 1958년 8월 가파국민학교(현 가파초등학교) 마라분교장으로 설립 인가를 받은 지 57년 만이다. 김 군은 선배 정모양이 2014년 졸업한 후 5, 6학년 2년간 ‘나 홀로’ 학교를 다녔다. 그 덕에 김군의 졸업성적은 전교 1등(?)이다. 지난 2년간 학교 컴퓨터와 선생님 사랑도 독차지했다. 체육 시간에 같이 축구, 야구를 할 친구나 후배가 없는 게 내내 아쉬웠다. 김군은 제주 본섬 중학교에 진학, 3월에 마라도를 떠난다. 오동헌 교사는 지난 4일 마지막 수업에서 김군에게 “중학교에 가서도 바른 생활로 마라분교를 빛내는 사람이 되라”고 당부했다. “짜장면 시키신 분”이란 이동통신사 광고로 유명해진 마라도의 유일한 교육기관인 마라분교는 관광 자원이기도 하다. 소박한 모습의 학교 건물과 파도소리가 들리는 작은 운동장에 향수에 젖은 육지 관광객들은 셔터를 눌러 대고 운동장을 서성거렸다. 김군 어머니 김은영(47)씨는 “마라도 주민에게 마라분교는 학교 이상의 의미”라며 “학교가 문을 닫으면 왠지 마을 전체가 휑하니 쓸쓸해질 것 같다”며 아쉬워했다. 마라분교에 학생 수가 많을 때는 20여명이나 됐다. 그러나 주민들이 생업을 찾아 제주 본섬 등으로 이주해 1990년대 들어 한 자릿수로 줄었다. 1995년과 2000년, 2007년에도 ‘나 홀로’ 학교로 명맥을 유지했다. 졸업생은 모두 89명이다. 마라도에 주소를 둔 사람은 지난해 현재 137명이나 실제 거주자는 70여명 정도다. 현재 마라도에는 7, 6세 여자 어린이 1명, 4세 남아와 여아 1명 등 미취학 어린이가 4명이다. 제주도교육청 관계자는 “휴교가 됐지만 당장 폐교하지 않을 것”이라면서도 “미취학 아동들이 마라분교에 입학한다면 2020년까지 신입생이 있다”고 말했다. 제주 황경근 기자 kkhwang@seoul.co.kr
  • 제주도 ‘이어도의 날’ 재추진

    ‘이어도의 날 이번에는 지정될까?’ 제주 ‘이어도의 날’ 지정 조례 제정이 재추진돼 관심을 끌고 있다. 제주도는 제주여성리더십포럼이 도민 서명을 받아 제정을 청구한 ‘제주도 이어도 문화 보존 및 전승 조례안’을 이번 주 도의회에 부의할 예정이라고 3일 밝혔다. 이 조례안은 1년 중 조수간만의 차가 가장 큰 음력 7월 15일(백중사리)을 이어도 문화의 날로 지정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조례안은 이어도를 ‘제주사람들로부터 구비전승되는 이상향인 환상의 섬, 피안의 섬, 이어도 타령 등에 내재하는 정신적이고 문화적인 것’이라고 정의했다. 이어도 문화 주간을 전후해 관련 문화행사나 학술연구·탐사활동을 할 수 있도록 규정했다. 수중 암초인 이어도는 국토 최남단 섬인 서귀포시 마라도에서 149㎞, 중국 동부 장쑤(江蘇)성 앞바다 저우산(舟山)군도의 가장 동쪽에 있는 퉁다오(童島)에서 247㎞ 떨어져 있어서 우리나라에 훨씬 가깝다. 한국과 중국의 배타적경제수역(EEZ)이 중첩되는 곳으로, 양국은 해양경계획정 회담을 하고 있지만 입장 차를 좁히지 못하고 있다. 정부는 2003년 해양연구 등을 위해 이어도에 종합해양과학기지를 세워 운영 중이다. 2008년과 2013년 이어도의 날 지정을 위한 조례 제정이 제주도의회 의원발의로 추진했지만 중국과 외교 마찰 우려 등을 이유로 무산됐다. 한편 국방부 등에 따르면 지난달 31일 중국 군용기 2대가 제주 이어도 상공 한국방공식별구역(KADIZ)을 침입한 것으로 드러났다. KADIZ는 국제법상 우리 영공은 아니지만 외국 국적기가 지나가려면 사전에 허가를 받아야 한다. 우리 군이 무선통신을 이용해 이들 중국기에 KADIZ 침입 사실을 경고하자 중국기들은 자신들의 소속을 밝히는 한편 적대 의도가 없다며 곧바로 KADIZ를 빠져나간 것으로 알려졌다. 제주 황경근 기자 kkhwang@seoul.co.kr
  • 제주 이어도의 날 이번에는 제정 되나?

    ‘이어도의 날 이번에는 지정될까?’ 제주 ‘이어도의 날’ 지정 조례 제정이 재추진돼 관심을 끌고 있다. 제주도는 제주여성리더십포럼이 도민 서명을 받아 제정을 청구한 ‘제주도 이어도 문화 보존 및 전승 조례안’을 이번 주 도의회에 부의할 예정이라고 3일 밝혔다. 이 조례안은 1년 중 조수간만의 차가 가장 큰 음력 7월 15일(백중사리)을 이어도 문화의 날로 지정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조례안은 이어도를 ‘제주사람들로부터 구비전승되는 이상향인 환상의 섬, 피안의 섬, 이어도 타령 등에 내재하는 정신적이고 문화적인 것’이라고 정의했다. 이어도 문화 주간을 전후해 관련 문화행사나 학술연구·탐사활동을 할 수 있도록 규정했다. 수중 암초인 이어도는 국토 최남단 섬인 서귀포시 마라도에서 149㎞, 중국 동부 장쑤(江蘇)성 앞바다 저우산(舟山)군도의 가장 동쪽에 있는 퉁다오(童島)에서 247㎞ 떨어져 있어서 우리나라에 훨씬 가깝다. 한국과 중국의 배타적경제수역(EEZ)이 중첩되는 곳으로, 양국은 해양경계획정 회담을 하고 있지만 입장 차를 좁히지 못하고 있다.정부는 2003년 해양연구 등을 위해 이어도에 종합해양과학기지를 세워 운영 중이다. 2008년과 2013년 이어도의 날 지정을 위한 조례 제정이 제주도의회 의원발의로 추진했지만 중국과 외교 마찰 우려 등을 이유로 무산됐다. 한편 국방부 등에 따르면 지난달 31일 중국 군용기 2대가 지난달 31일 제주 이어도 상공 한국방공식별구역(KADIZ)를 침입한 것으로 드러났다. KADIZ는 국제법상 우리 영공은 아니지만 외국 국적기가 지나가려면 사전에 허가를 받아야 한다. 우리 군이 무선통신을 이용해 이들 중국기에 KADIZ 침입 사실을 경고하자 중국기들은 자신들의 소속을 밝히는 한편 적대 의도가 없다며 곧바로 KADIZ를 빠져 나간 것으로 알려졌다. 제주 황경근 기자 kkhwang@seoul.co.kr
  • 마라도나 “30살 연하녀와 새 장가 갑니다~”

    마라도나 “30살 연하녀와 새 장가 갑니다~”

    아르헨티나의 살아 있는 축구전설 디에고 마라도나(55)가 결혼식을 준비하고 있는 언론의 보도가 나와 비상한 관심을 끌고 있다. 현지 언론은 5일(현지시간) 턱시도를 입고 여자친구 로시오 올리바와 다정하게 포즈를 취한 마라도나의 사진을 공개했다. 사진 속 마라도나는 짧은 머리에 산뜻한 화이트컬러 턱시도를 입고 있다. 같은 톤 나비넥타이까지 살짝 매고 나니 새신랑 티가 난다. 살도 많이 빠진 듯 뚱보의 모습을 사라지고 젊은 시절의 마라도나 얼굴이 보인다. 그런 마라도나 옆에 선 올리바는 행복한 표정으로 밝게 웃고 있다. 현지 언론에 따르면 두바이에 머물고 있는 마라도나는 올리바와 함께 최근 최고급 웨딩예복전문점을 방문했다. 두 사람은 여기에서 예복 여러 벌을 입어봤다. 마라도나는 깨끗한 화이트 턱시도가 가장 마음에 든 듯 이 옷을 걸치고 사진을 찍었다. 올리바도 웨딩드레스를 여럿 입어본 것으로 알려졌지만 사진은 공개되지 않았다. 마라도나의 결혼설은 이미 지난해 불거졌다. 12월에 마라도나가 올리바와 결혼식을 올릴 것이라는 소문이 무성했지만 두 사람의 웨딩 소식은 끝내 들리지 않았다. 현지 언론은 "마라도나가 지난해 11월 위장축소수술을 받는 바람에 결혼식이 무산된 것"이라고 보도했지만 측근들의 말은 달랐다. 위장축소수술 때문에 결혼식을 올리지 못한 게 아니라 결혼식을 올리기 위해 마라도나가 수술을 받았다는 것이다. 익명을 원한 마라도나의 한 측근은 "마라도나가 날씬한 몸으로 결혼식을 올리기 위해 수술을 받았다"면서 "원래부터 12월에 결혼식 계획은 없었다"고 귀띔했다. 마라도나가 밸런타인데이(2월 14일)에 아르헨티나에서 올리바와 결혼식을 올릴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사진=디아리오포풀라르 임석훈 남미통신원 juanlimmx@naver.com
  • ‘땅값 5배’ 제주 제2공항 묻지마 투기 극성

    ‘땅값 5배’ 제주 제2공항 묻지마 투기 극성

    제주 제2공항 예정지인 성산읍 주변 토지 경매가가 감정가의 최대 5배에 가깝게 낙찰되는 등 ‘묻지마 땅투기’가 극성을 부리고 있다. 토지 쪼개기 등 인위적으로 땅값은 올리려는 꼼수도 적지 않다. 제주지방법원이 지난 14일 실시한 서귀포시 성산읍 난산리 임야 2737㎡에 대한 경매에서 감정액의 3.5배인 3억 6789만여원에 낙찰됐다. 1평(3.3㎡) 기준으로 44만 3000원 선이다. 당초 감정액은 1억 674만여원으로, 1평(3.3㎡)에 12만 8000원이었다. 이보다 앞선 지난 10일 한국자산관리공사 공매에서 제주 2공항 예정지 인근인 서귀포시 난산리 임야 680.9㎡ 지분(총면적 3745㎡)에 35명이 경쟁에 뛰어든 탓에 과열돼 최저입찰가 1021만 4000원의 5배에 가까운 5100만원에 낙찰됐다. 이날 공매에서 난산리 과수원(230.9㎡ 지분)이 최저입찰가의 2.4배인 1655만여원에, 난산리 밭(517.5㎡ 지분)은 낙찰가의 1.5배인 1928만여원에 낙찰됐다. 제2공항 예정지가 확정 발표된 이후 지난달 16일 경매에서 성산읍 신풍리 662㎡ 규모 임야는 감정가 993만원보다 4.3배가 높은 4300만원에 낙찰됐다. 전체 토지 필지의 일부 지분인데다 도로가 없는 맹지여서 향후 공항 개발 차익을 노린 투기가 몰린 것으로 분석됐다. 제주도는 제2공항이 들어서는 성산읍 전 지역을 토지거래허가구역으로 지정했지만, 경매와 공매는 낙찰과 함께 소유권이 자동 이전되기 때문에 투기꾼들이 대거 몰린다는 평가다. 성산읍 지역은 지난 11월 한달간 1278필지 220만㎡가 거래 신고됐다. 이는 10월(549필지 100만6000㎡)보다 133%나 늘어난 규모다. 토지 쪼개기 등 인위적으로 땅값은 올리려는 꼼수도 기승을 부리고 있다. 도는 최근 성산읍 지역에 대한 건축심의를 벌여 창고시설 등에 대한 건축신청 14건을 무더기로 돌려보냈다. 특히 A업체는 성산읍 삼달리 계획관리지역 1필지를 10필지로 분할해 창고시설(72㎡)를 짓겠다고 신청했다. 도는 도시기반시설이 전혀 없는 지역에 필지를 분할해 창고 등을 신축하겠다는 것은 땅값 상승과 개발을 노린 꼼수라며 난개발 방지 등을 위해 이 같은 편법 건축행위를 제한했다고 설명했다. 원희룡 제주지사는 16일 주간정책회의에서 “제2공항 부동산 투기를 차단하는 것이 가장 시급한 과제”라며 “이미 국토교통부와 국세청, 한국감정원 등과 중앙정부 차원에서 투기대책을 세우고 있다”고 밝혔다. 원 지사는 “투기꾼과 비슷한 행태를 보이거나 무분별하고 무책임하게 투기를 전파·확산하는 중간 매개들에 대해서 조만간 강력한 조치를 취하겠다”고 경고했다. 한편 제주도가 올 11월 말까지 토지거래 현황을 분석하니 모두 6만 8221필지(9359만 9000㎡)가 거래됐다. 하루 평균 206필지(28만 3600㎡)꼴로 마라도 면적(약 30만㎡)만큼 토지 소유권이 바뀌었다. 매입자는 제주지역 거주자가 4만 1432필지인 5594만 3000㎡(59.8%)를 매수했고, 서울지역 거주자가 7972필지인 1916만 8000㎡(20.5%), 기타 도외 거주자가 1만 8817필지인 1848만 7000㎡(19.8%)로 조사됐다. 글 사진 제주 황경근 기자 kkhwang@seoul.co.kr
  • 살 빠져 신났나? 마라도나, 춤추다 특급호텔에서 쫓겨나

    살 빠져 신났나? 마라도나, 춤추다 특급호텔에서 쫓겨나

    베네수엘라에 머물고 있는 디에고 마라도나가 숙소에서 쫓겨나는 망신을 당했다. 중남미 언론은 "베네수엘라 마라카이보에 있는 특급 호텔이 마라도나와 연인 로시오 올리바를 쫓아냈다"고 24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마라도나를 퇴출한 호텔은 5성 호텔이라고만 알려졌을 뿐 이름이 공개되진 않았다. 중남미에선 누구나 알아보는 특급스타 마라도나는 왜 호텔에서 쫓겨난 것일까? 호텔 수영장에서 신나게 춤을 춘 게 문제였다. 누군가 몰래 촬영해 언론에 제보한 영상을 보면 마라도나는 호텔수영장에서 연인 올리바와 한가로운 낮시간을 보내고 있었다. 하지만 갑자기 쿵쾅쿵쾅 쿰비아(콜롬비아 전통음악)가 울리기 시작하면서 정적이 깨진다. 마라도나는 연인 올리바와 함께 음악에 맞처 흥겹게 춤을 추기 시작했다. 당시 호텔 수영장에는 조용하게 휴식 중인 투숙객이 여럿이었다. 투숙객들은 저마다 눈쌀을 찌푸렸지만 마라도나는 아랑곳하지 않고 볼륨을 한껏 높인 채 춤을 즐겼다. 투숙객들의 항의로 뒤늦게 이 사실을 알게 된 호텔은 마라도나에게 퇴출 명령(?)을 내렸다. 마라도나는 최근 베네수엘라에서 위장축소수술을 받았다. 수술한 지 4일 만에 8kg가량 살이 빠질 정도는 좋았다. 덕분에 일정을 앞당겨 병원에서 나온 마라도나는 마라카이보에서 연인 올리바와 휴가를 보내던 중이었다. 한편 누리꾼들은 "수술이 너무 잘 돼서 신이 났던 모양" "마라도나, 또 사고쳤네." "마라도나, 한동안 조용하더라니..."라는 등 다양한 반응을 보였다. 사진=뉴스캡처 임석훈 남미통신원 juanlimmx@naver.com
  • 2차 수술 받은 마라도나, 4일 만에 8kg 감량 성공

    2차 수술 받은 마라도나, 4일 만에 8kg 감량 성공

    과체중 때문에 최근 다시 수술대에 오른 아르헨티나의 축구영웅 디에고 마라도나가 무서운 속도로 감량에 성공하고 있다. 수술을 집도한 베네수엘라 의사 헨리 가르시아는 20일 인터뷰에서 "마라도나가 빠른 효과를 보고 있다" 면서 "벌써 8kg 정도 체중을 내렸다"고 밝혔다. 가르시아는 "워낙 튼튼한 체질이라 그런지 회복속도 역시 놀라울 정도로 빠르다" 면서 "예정대로 (수술일로부터) 12일 뒤에는 퇴원이 가능하겠다"고 덧붙였다. 마라도나는 은퇴 후 몸무게가 불어나면서 2005년 처음으로 위장축소수술을 받았다. 당시 마라도나의 몸무게는 120kg. 현역 시절의 다부진 몸매를 잃은 마라도나는 거듭된 다이어트 실패 끝에 수술대에 올랐다. 덕분에 마라도나는 수술 직후 50kg 감량에 성공하면서 날씬한 몸매를 되찾았다. 하지만 최근 공개된 마라도나의 모습은 상당히 살이 붙어있었다. 현지 언론은 "마라도나가 2년 전부터 다시 몸무게가 늘어나기 시작했다"고 보도했다. 마라도나가 재수술을 결심하게 된 이유다. 마라도나는 베네수엘라로 날아가 16일 마라카이보의 한 병원에서 다시 위장축소수술을 받았다. 수술 4일 만에 8kg 감량 효과를 봤다는 얘기다. 엄밀하게 말하면 2005년 수술 부위를 다시 손 본 것이다. 집도의 가르시아는 "10년 전 받은 위장축소수술을 보완한 것으로 보면 된다" 면서 "다시 살이 찌지 않도록 2005년 수술의 효과를 극대화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위장축소수술 후 다시 살이 찌는 이유는 대략 5가지 정도 된다"면서 "이번 수술로 마라도나가 다시 예전의 몸을 찾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 수술 직전 마라도나의 체중은 공개되지 않았다. 하지만 현지 언론은 "마라도나가 70kg 이상 살을 빼겠다는 계획을 갖고 있다"고 보도해 현재 체중이 100kg을 넘겼음을 강하게 암시했다. 마라도나는 현재 걷기운동을 하는 등 안정적으로 회복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사진=자료사진 임석훈 남미통신원 juanlimmx@naver.com
  • [新국토기행] 제주 우도

    [新국토기행] 제주 우도

    ‘섬 속의 섬’ 우도는 제주도의 축소판이다. 쪽빛 바다와 오름(기생화산), 해안 절경, 푸른 초원과 검은 돌담, 하얀 등대와 물질하는 해녀…. 우도는 제주 본섬의 풍광을 쏙 빼닮았다. 제주도에 딸린 여러 섬 가운데 가장 큰 섬으로 면적은 6.18㎢, 해안선 길이는 17㎞에 이른다. 소가 드러누운 형상이라고 해서 우도라고 불리며 1700여명의 주민이 농업과 수산업, 관광업에 종사한다. 우도는 요즘 변화의 바람이 거세다. 관광객이 늘어나면서 한적했던 해안가에는 카페가 즐비하게 들어섰다. 펜션과 게스트하우스 등의 숙박시설도 앞다퉈 문을 열었다. 2010년 12월 제주 본섬과 연결되는 해저 상수도가 통수되면서 고질적인 물 부족 문제는 말끔하게 해소됐다. 한때 일부 주민들이 우도와 제주 본섬을 연결하는 연륙교 개설을 주장했으나 ‘섬이어서 더 아름답고 매력적’이라는 여론에 밀려 없던 일이 됐다. ‘우도에 가기 위해 제주에 온다’는 말이 생겨날 정도로 요즘 우도의 인기는 상한가다. 한 해 150만명의 국내외 관광객이 우도를 찾는다. 우도 절경을 찾는 중국인 관광객이 부쩍 늘었다. 바야흐로 우도 전성시대다. 제주도 개발 광풍이 작은 부속 섬에까지 불어닥치면서 우도도 ‘개발이냐 보존이냐’의 갈림길에 서 있다. 최근에는 우도의 대표적 해안 절경 중 한 곳인 돌칸이해안과 인접한 곳에 대규모 체류형 숙박시설 조성이 추진돼 경관 파괴와 환경 훼손 논란을 빚고 있다. >>볼거리 ●현무암과 대비되는 강력한 풍경의 홍조단괴해빈 국내에서 유일하게 해빈 퇴적물이 홍조단괴로만 이뤄진 해빈(바닷가)으로 우도의 대표 명소다. 홍조단괴해빈은 우목동 해안에 길이 300m, 폭 15m 정도로 백사장처럼 펼쳐져 있다. 홍조단괴는 홍조류가 석회화되면서 암석처럼 단단하게 굳어져 만들어진다. 우목동 해안 앞바다에 서식하는 홍조류가 강한 조류와 태풍 등의 영향을 받아 뒤집히고 굴러다니면서 점차 성장하고 돌멩이처럼 굳어진 뒤 떠밀려 와 해빈을 형성하고 있다. 홍조단괴해빈은 너무 하얗다 못해 푸른 빛이 돈다. 2004년 천연기념물 제438호로 지정됐다. 화산섬의 검은색 현무암과 대비되는 하얀 홍조단괴해빈은 강렬한 풍경을 연출한다. 과거에는 ‘산호사 해빈’으로 알려져 왔으나 수년 전 해빈 퇴적물이 홍조단괴로 밝혀졌다. 태풍 등 기상이변과 온난화 등으로 해마다 홍조단괴해빈은 침식돼 면적이 줄어들고 있다. 1979년 10월에는 홍조단괴해빈 면적이 1만 8318㎡였으나 2013년 8월 조사에서 1만 2765㎡로 34년 새 30.3%(5553㎡)가 사라졌다. 기후변화에 따른 해수면의 상승으로 수심이 깊어져 같은 파도라도 해안에 미치는 영향이 커진 데다 인공 구조물인 호안이 설치돼 홍조단괴해빈이 계속 침식되고 있다. 1995년 이곳에 해안도로가 건설됐다. 2005년에는 파도와 모래가 제방 등을 넘어 날리는 것을 막기 위해 높이 0.4∼2.5m, 폭 0.3∼4.8m, 길이 282.5m의 호안벽이 설치됐다. 환경단체 등에서는 이런 인공 시설 때문에 홍조단괴 해빈이 훼손되는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세계자연유산’ 성산일출봉을 조망할 수 있는 우도봉 우도의 동남쪽에 솟아 있는 소머리오름인 우도봉(132m)은 우도 전체를 한눈에 조망할 수 있는 명소다. 우도봉 아래 완만한 경사를 이루고 있는 17㎞ 해안선을 따라 해안 절경이 펼쳐진다. 우도봉 정상에서는 세계자연유산인 성산일출봉의 동쪽 모습을 조망할 수 있다. 성산일출봉의 동쪽 모습을 볼 수 있는 곳은 우도봉 정상이 유일하다. 정상에는 제주에서 가장 먼저 들어선 우도 등대가 있다. 우도 등대는 1906년 3월 무인 등대로 점등됐다가 1959년 9월 유인 등대로 바뀌었다. 2003년 12월에 신등탑을 신축했고 97년간 불을 밝히던 서쪽 옛 등탑은 2003년 11월 문을 닫았다. 옛 동탑은 역사적 가치 등으로 원형대로 보존 중이다. 신등대 설치와 함께 들어선 국내 최초의 등대 테마공원도 볼거리가 많다. 덴마크 안홀트, 미국 킹스턴, 프랑스 코르두앙, 일본 다테이시사키, 독일 브레머하펜, 이집트 파로스와 부산 오륙도, 인천 팔미도, 포항 호미곶, 강원 대진, 제주 마라도 등대 등 우리나라와 세계의 유명한 등대 모형이 전시돼 있다. ●옛 돌담 등 가장 제주다운 풍경 선물하는 우도 올레 제주 올레 1~1 우도 올레는 푸른 초원과 검은 돌담, 하얀 등대 등 가장 제주다운 풍경을 연출한다. 터벅터벅 걸으며 사계절 내내 쪽빛 바다색을 자랑하는 우도의 절경을 만끽할 수 있다. 쇠물통언덕을 지나 제주도의 옛 돌담을 고스란히 간직한 돌담 올레를 걷고 호밀과 보리, 땅콩이 자라는 밭둑 올레도 즐길 수 있다. 기존 우도봉 산책 코스는 바로 올라 전망대로 가지만 우도 올레는 해수를 담수로 만들었던 우도저수지 옆길을 지나 우도봉으로 오르도록 길을 냈다. 이 길은 꽃양귀비와 크림손클로버로 뒤덮인 아름다운 초원 풍경을 보여준다. 천진항을 출발해 홍조단괴해빈 해수욕장~하우목동항~산물통 입구~파평윤씨공원~하고수동 해수욕장~조일리 오거리~연자마~우도봉 입구~우도 등대~천진항으로 돌아오는 우도 올레는 17㎞로 4~5시간이 걸린다. 관광객이 늘면서 우도 올레는 요즘 방해꾼들이 많아졌다. 하루 내내 관광객이 대여한 사륜차와 모터사이클이 굉음을 내며 우도를 휘젓고 돌아다녀 호젓한 올레길을 즐기기는 어렵게 됐다. 또 이들의 잦은 교통사고도 골칫거리다. 한가롭고 호젓한 분위기를 기대했다가 하루 내내 시끄러운 모터사이클 소리가 끊이지 않는 우도에 실망하고 돌아가는 관광객들도 많다. 우도에서 모터사이클을 추방해야 한다는 여론이 높지만 대여업을 하는 주민들의 생계와도 연결돼 있어 이러지도 저리지도 못하고 있다. 다행히 여름 성수기에는 하루 600대의 차량만 우도 반입을 허용하는 차량총량제를 실시 중이다. ●집담·산담·밭담 등 제주만의 풍경 간직한 돌담 우도는 집담, 산담, 밭담 등 화산섬 제주의 독특한 돌 문화 풍경을 고스란히 간직하고 있다. 집 울타리 역할을 하는 집담은 집의 경계를 나타내고 소나 말의 출입을 막기 위한 것이다. 산담은 무덤가 울타리 돌담이다. 밭 울타리인 밭담의 경우 산에는 짐승들이, 들에는 소나 말, 가축이 들어오지 못하도록 경계하며 수시로 부는 바람과 태풍 등을 막기 위해 쌓아 올린 것이다. 누군가 쌓아 올린 우도의 돌담은 오랜 시간의 흔적이자 노동 축적의 산물이다. 무너진 돌담은 세대를 이어 쌓고 또 쌓았다. 우도의 해안 돌담은 13㎞나 된다. 북쪽 지역의 돌담 높이는 무려 3m가 넘는다. 바다 한가운데에 있는 우도는 바람을 막기 위해 돌담을 더 높이 쌓았다. 밭을 일구고 씨앗을 뿌리면 그 씨앗이 바람에 날리지 않게 높은 돌담을 쌓아야만 했다. 돌과 돌 사이에는 구멍으로 바람 길을 냈다. 무너질 듯 무너지지 않고 오랜 세월을 이겨낸 견고한 제주 돌담의 비결이다. 돌담은 2013년 국가중요농업유산에 이어 지난해 세계식량농업기구(FAO)의 세계농업유산으로 등재됐다. ●자연스러운 울림·선율이 흐르는 고래콧구멍동굴 고래콧구멍동굴(경안동굴)은 우도 검멀레해안에 있는 해식동굴이다. 넓은 실내 공간과 동굴의 자연 울림으로 1997년 동굴음악회를 시작한 이래 해마다 음악회가 열린다. 1992년 ‘동굴소리연구회’가 제주의 여러 동굴을 직접 답사한 후 최적의 동굴음악회 장소로 낙점했다. 동굴이 지닌 공명 등 자연 음향의 우수성을 직접 체험할 수 있어 음악회에는 전국에서 팬들이 찾아온다. 동굴소리연구회는 오는 25일 오후 2시 30분 고래굴에서 ‘한국 가곡의 대향연’이라는 주제로 ‘2015 우도 동굴음악회’를 연다. ‘자연스러운 소리 감각이란 자연스러운 울림 공간에서 더 효과적으로 체득된다’는 게 동굴음악회가 주는 매력이다. 동굴 공간 울림의 뛰어남을 알리고 동굴을 문화 공간으로 활용하는 동굴음악회는 우도의 대표적인 문화 상품이다. 검멀레해변은 이름처럼 검은 모래로 이뤄졌다. 응회암이 부서져 만들어진 덕에 독특한 빛깔을 낸다. 이곳에서 올려다보는 우도봉은 해안 절벽의 높이가 20m나 된다. 인근 남서쪽의 돌칸이해변은 둥글고 큰 먹돌이 지천이다. ‘돌칸이’는 소의 여물통이라는 뜻이다. >>먹거리 ●껍질째 먹어야 맛있는 우도 땅콩 우도는 바람, 토지, 기후 등 3박자를 모두 갖춘 땅콩 재배 최적지다. 타 지역에 비해 땅콩이 작고 껍질은 얇고 부드럽다. 우도 땅콩은 껍질째 먹어야 더 맛있다. 우도 땅콩은 불포화지방산과 비타민E, 니아신, 엽산 등 비타민 공급원을 다량 함유해 치매 예방과 노화 방지에 도움을 준다고 알려져 있다. 타 지역 땅콩은 조단백질과 조지방 위주로 구성됐지만 우도 땅콩은 조단백질, 조지방 외에도 탄수화물까지 골고루 함유하고 있다. 우도 땅콩으로 만든 땅콩아이스크림은 우도에서만 맛볼 수 있다. 땅콩밥, 땅콩국수 등도 색다른 맛을 느낄 수 있다. 해마다 10월이면 세계 땅콩요리 페스티벌, 땅콩아이스크림 만들기, 땅콩 수확 체험 등 우도 땅콩 축제가 열린다. 최근에는 ‘치맥’(치킨과 맥주) 대신 ‘땅맥’도 우도에서 인기다. 고소한 우도 땅콩과 맥주 한잔은 궁합이 잘 맞는다는 입소문을 타면서 인기몰이 중이다. ●바다향이 그대로 살아 있는 우도 소라 우도 소라는 크기부터 다르다. 제주에서 가장 큰 소라가 우도 바다에서 잡힌다. 수심이 깊은 데다 물살도 세 우도 바다에서는 큰 소라가 자란다. 해녀들이 갓 잡아 올리는 우도 소라는 다소 비리지만 바다 향이 그대로 살아 있는 소라 특유의 맛을 자랑한다. 소라회로도 먹고 소라구이로도 먹는다. 소라구이를 할 때는 소라를 석쇠 위에 올려 놓은 후 물을 조금 부어 끓기 시작하면 부어낸 뒤 소주를 넣고 다시 굽는다. 어느 정도 끓으면 소주잔에다 비우고 또 소주를 부어 끓인다. 이렇게 2, 3회 한 후에 소주는 소주대로 알맹이는 알맹이대로 꺼내 먹는다. 생소라에는 경단백질인 콜라겐이 다량으로 함유돼 있다. 비타민, 미네랄도 풍부하다. 우도에는 소라구이집이 수두룩하다. 연간 2000여t을 생산해 일부는 일본으로 수출한다. 해마다 10월이면 추억의 소라목걸이 만들기, 맨손으로 소라 잡기, 소라구이 시식회 등 소라 축제가 열린다. 글 제주 황경근 기자 kkhwang@seoul.co.kr
  • 이승우보다 빛난 ‘팀의 이승우’

    이승우보다 빛난 ‘팀의 이승우’

    이승우(17·바르셀로나)가 아프리카의 복병 기니를 상대로 첫 골 사냥에 나선다. 지난 18일 브라질전에서 ‘조연’ 역할에 충실했다면 21일 기니전에서는 ‘주연’으로 우뚝 서겠다는 각오다. 이승우는 지난 18일 칠레 코킴보의 프란시스코 산체스 루모로소 스타디움에서 열린 국제축구연맹(FIFA) 17세 이하(U-17) 월드컵 조별리그 1차전 브라질과의 경기에서 최전방 공격수로 나서 1-0 승리를 이끌었다. 이 경기에서 이승우는 득점도, 도움도 기록하지 못했지만 누구보다 빛났다. 특유의 송곳 같은 슈팅과 정교한 드리블이 돋보였고 무엇보다 수비에 적극적으로 가담했다. 약점으로 지적됐던 동료와의 패스 타이밍이 좋아졌다. 이승우는 그동안 골을 넣겠다는 승부욕이 강해 이기적인 선수라는 비난도 받았지만 이날 브라질전에서는 ‘조연’을 기꺼이 맡으며 오해를 불식시켰다. 비록 득점으로 연결되진 않았지만 이승우는 전반 19분 왼쪽 코너킥을 장재원(현대고)의 머리에 정확하게 배달했다. 전반 42분에는 중앙선 부근에서부터 상대 페널티 지역까지 공을 몰고 뛰어들어 상대의 간담을 서늘하게 했다. 후반 34분에는 브라질 수비수 두 명을 유인해 장재원에게 노마크 기회를 제공하는 등 결승골에도 기여했다. FIFA 홈페이지는 경기 직후 “바르셀로나의 이승우가 뛰어난 활약을 보여 줬다”며 “브라질의 수비수와 미드필더 사이에서 공간을 파고들었고 득점 기회를 만들었다”고 극찬했다. 이어 FIFA 홈페이지는 19일 ‘전사들을 위한 이승우의 노래’라는 별도의 기사를 게재해 이승우를 집중 조명했다. 홈페이지는 “이승우라는 이름을 들어 본 적이 있는가. 없다면 당장 (동영상 시청 사이트) 유튜브에서 검색창에 그의 이름을 치고 이 17세의 한국인 스타가 어떤 플레이를 펼쳤는지 확인해 보라”고 제안했다. 지난해 9월 태국에서 끝난 2014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십 8강 일본전에서 터뜨린 골에 대해서는 “(전설적인 축구선수) 디에고 마라도나도 자랑스러워했을 정도로 엄청난 득점”이라고 소개했다. 당시 이승우는 중앙선에 이르기 전에 공을 잡아 골대까지 단독 드리블해 득점에 성공했다. 이승우는 기니를 상대로 자신의 대회 첫 골을 함께 16강 진출을 확정 짓기 위해 출격한다. 축구대표팀은 기니전에서 승리하면 최소 조 2위를 확보해 16강에 오르고, 비기기만 해도 16강 진출 가능성이 커진다. 기니는 이번 대회 복병이다. 아프리카 U-17 챔피언십에서 3위를 차지해 월드컵에 올랐고, 조별리그 1차전에서는 종가 잉글랜드와 1-1로 비겼다. 이승우는 “나의 첫 번째 목표는 조별리그를 통과하는 것이다. 우리 팀이 해낼 수 있는 최고의 성적을 내겠다”고 자신감을 드러냈다. 강신 기자 xin@seoul.co.kr
  • 연휴 마지막 날 “전국 고속도로 대체로 원활” 현재 교통상황은?

    연휴 마지막 날 “전국 고속도로 대체로 원활” 현재 교통상황은?

    연휴 마지막 날 “전국 고속도로 대체로 원활” 현재 교통상황은? 연휴 마지막 날 추석 연휴 마지막 날인 29일 오전 전국 고속도로와 국도 등을 중심으로 한 귀경길은 대체로 원활한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이날 오전 강원지역 주요 고속도로는 크게 막히는 구간 없이 원활한 교통 흐름을 보였다. 전날 평소 주말(평균 60만대)보다 25%가량 많은 75만대가 강원지역 주요 고속도로를 이용해 귀경길에 나설 것으로 예상돼 극심한 혼잡은 없을 전망이다. 남해고속도로도 거의 전 구간에서 차량들이 제 속도를 냈다.서부경남에서 부산으로 돌아가는 차량이 몰려 덕천나들목 주변 3㎞ 구간에서는 일부 지·정체 현상이 나타났다. 호남고속도로 역시 원활했다. 상행선 여산휴게소 부근에서 일부 지·정체 현상은 있었다. 오후에는 귀경·행락 차량이 한꺼번에 몰리면서 지·정체구간은 점차 늘어날 것으로 보이지만 귀경길이 분산돼 전날과 같은 극심한 정체는 없을 것으로 전망된다. 기차역, 여객선·고속버스터미널에는 명절을 보내고 집으로 떠나는 귀경객으로 북적였다. 주요 고속버스터미널에는 이른 아침부터 커다란 꾸러미를 손에 쥔 이용객들이 배웅을 나온 가족과 인사를 하고 집으로 가는 차편에 몸을 실었다. 대전역과 서대전역은 열차 이용객으로 이른 아침부터 붐볐고 일찌감치 좌석 예매가 끝난 자유석과 입석을 구하려는 이들도 눈에 띄었다. 인천과 서해 섬 지역을 오가는 11개 항로 여객선 14척은 정상 운항했다. 이날 8500명이 여객선을 이용해 인천과 섬 지역을 오갈 것으로 예상된다. 제주, 전남 목포, 여수, 완도의 여객선도 대부분 정상 운항하고 있다. 그러나 제주도와 마라도를 오가는 여객선은 기상 탓에 통제됐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KADIZ 침범하는 항공기 국적·제원 식별

    ‘한국방공식별구역’(KADIZ)의 확대로 주변국 항공기가 KADIZ를 침범하는 횟수가 증가하면서 정부가 관리 강화에 나섰다. 정부는 8일 정부세종청사에서 황교안 국무총리 주재로 영상 국무회의를 열어 군용 항공기 운용 등에 관한 법률 개정안을 심의, 의결했다. 개정안은 국가안보를 위해 주변국 항공기 등이 KADIZ를 비행하려는 경우 비행 계획을 사전에 제출하도록 했다. 특히 KADIZ를 침범하는 미식별 항공기의 국적이나 제원을 식별하기 위한 조치를 취할 수 있는 근거 조항도 마련했다. 정부는 2013년 12월 제주 마라도와 남해 홍도 남방의 영공, 이어도 수역 상공이 포함된 새로운 KADIZ를 발표했는데, 현재 이어도 등 남방 구역에서 한·중·일 3개국 간 방공식별구역이 중첩되고 있다. 정부는 또 과태료 징수의 효율성을 높이기 위해 징수 절차를 재산에 대한 독촉·압류·매각·청산 등으로 규정한 질서위반행위규제법 개정안도 처리했다. 다만 경제적 약자를 보호하기 위해 자동차를 생계 목적으로 사용하다 차량 번호판을 영치당하면 영치를 일시 해제할 수 있도록 했다. 또 납부의 편의성을 위해 과태료를 신용카드나 직불카드로도 낼 수 있도록 했다. 아울러 정부는 신설 소년원의 규모를 150명 이내로 하고 보호소년 등에 대한 징계를 반성문 작성, 서면 사과, 20일 이내의 TV 시청 제한 등으로 다양화했다. 김경운 전문기자 kkwoon@seoul.co.kr
  • 제주~전남 우수영 바닷길 2시간40분에 주파한다

    제주도는 제주항과 전남 우수영 항로에 쾌속 여객선 퀸스타2호가 취항한다고 2일 밝혔다. 씨월드고속훼리 소속의 500t급 이 여객선은 450명을 태우고 제주항에서 우수영까지 2시간 40분 이내에 주파하며 이달 중순부터 본격 운항에 들어간다. 이 항로를 운항하던 로얄스타호는 지난해 12월부터 기관 수리 등으로 장기 휴항한 상태다. 또 제주~전남 여수 항로에도 ㈜한일고속 소속 1만 5000t급 한일골드스텔라호가 20일부터 정기 취항한다. 한일골드스텔라호는 승객 810명과 승용차 77대, 트럭 219대 등 모두 296대를 실을 수 있으며 항해 시간은 편도 5시간 정도다. 이 항로는 2004년 12월 남해고속 카페리가 폐항한 이후 11년 만에 다시 여객선이 운항하게 됐다. 서귀포항에는 크루즈 관광 유람선 운항이 추진 중이다. ㈜신세계해운은 크루즈 선박을 활용해 마라도 등 서귀포항 주변을 순회하는 유람선 운항을 추진, 최근 해상운송사업 면허를 신청했다. 이 선사는 서귀포 앞바다에 1928t 규모의 크루즈 유람선을 띄운다는 계획이다. 서귀포항은 2000년 8월 서귀포~부산을 왕래하던 여객선이 운항을 중단한 이후 육지와의 뱃길이 완전히 끊겼다. 제주 황경근 기자 kkhwang@seoul.co.kr
  • 제주도펜션만 잘 골라도 막바지 휴가여행 성공! 서귀포 ‘풀향기휴양펜션’

    제주도펜션만 잘 골라도 막바지 휴가여행 성공! 서귀포 ‘풀향기휴양펜션’

    일년에 한 번뿐인 여름휴가는 일상 속 스트레스로부터 잠시나마 자유로워질 수 있는 특별한 기회임에 틀림없다. 하지만 막상 유명 휴가지로 떠나보면 붐비는 사람들에 휴식은커녕 급피로가 밀려오기 십상이다. 때문에 최근에는 이름 난 관광지에서 한 켠 비켜난 여행지에서 가족, 연인과 함께 편안한 휴가를 즐기고자 하는 사람들이 증가하고 있다. 많은 사람들의 사랑을 받는 여름휴가지인 제주도 역시 마찬가지다. 유명한 중문관광단지 내에서 펜션를 잡기 보다는 조금 벗어난 시골마을에 위치한 제주펜션을 선호하는 사람들이 늘고 있는 것이다. 특히 제주 특유의 풍경을 그대로 간직하고 있으면서도 다양한 관광지와 가까운 곳에 위치한 대평리는 여유로운 여름휴가를 즐기려는 사람들에게 안성맞춤인 곳이다. 그 중에서도 ‘풀향기휴양펜션’은 제주가족펜션, 제주연인펜션으로 입소문을 타면서 알음알음으로 찾아오는 제주여행객들에게 추천 1순위로 꼽히는 제주도펜션 중 하나다. 제주올레 최고 코스로 꼽히는 8코스의 종착점이자 9코스의 시작점에 위치해 있어 일년 내내 올레길을 찾는 여행객들의 발길이 이어지고 있다. 뿐만 아니라 제주도의 푸른바다를 즐길 수 있는 바다조망을 만끽하려는 이들이 많이 찾고 있다. 서귀포펜션 ‘풀향기휴양펜션’의 모든 객실은 넓은 통유리로 설계돼 있어 테라스 너머로 최남단 섬인 마라도를 비롯해 형제섬 사이로 보이는 송악산과 가파도, 한라산까지 조망이 가능하다. 모든 객실이 2층 독채로 구성됐으며, 친환경 원목소재인 삼나무로 지어진 목조펜션으로, 아늑한 분위기에서 편안한 휴식을 즐길 수 있는 공간으로도 잘 알려져 있다. 객실 앞으로는 아이들이 마음껏 뛰어 놀 수 있는 넓은 잔디 정원이 펼쳐져 있으며, 개별 바비큐장, 전 객실 와이파이 설치 등 편의시설도 갖춰져 있어 고객들의 만족도가 높다. 투명한 가격운영을 통해 성수기에도 홈페이지에 공지된 가격대로 펜션을 운영하고 있는 것도 인기 요인이다. 풀향기휴양펜션 관계자는 “풀향기휴양펜션은 인근에 드라마 ‘구가의 서’ 촬영지인 안덕계곡, 세계지질공원으로 인증된 산방산과 용머리해안, 빼어난 절경을 자랑하는 송악산 등 주요 관광지가 위치해 있어 관광과 휴양 모두를 누릴 수 있는 곳”이라며 “착한 예산으로 편안하고 안락한 제주도 여름휴가를 즐기고자 하는 분들에게 최고의 만족감을 선사할 것”이라고 전했다. 제주도펜션 ‘풀향기휴양펜션’ 예약 및 기타 자세한 내용은 홈페이지(www.grassflavor.com) 또는 전화를 통해 확인할 수 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마라도나 “’신의 손’ 골 당신 덕분”...당시 주심 만나 감사

    마라도나 “’신의 손’ 골 당신 덕분”...당시 주심 만나 감사

    아르헨티나의 축구영웅 디에고 마라도나의 페이스북에 최근 2장의 사진이 올랐다. 사진 속 마라도나는 백발의 노인과 어깨동무를 하고 다정한 포즈를 취하고 있다. 두 사람은 마라도나가 싸인한 아르헨티나 국가대표 유니폼과 낡은 사진이 든 액자를 들고 각각 1컷의 재회 인증샷을 남겼다. 특히 액자를 들고 찍은 사진에선 마라도나가 노인의 뺨에 입을 맞추고 있다. 마치 "그땐 정말 고마웠어요"라는 메시지를 전하는 듯하다. 오랜 친구처럼 마라도나와 인증샷을 남긴 노인은 알리 베나세우. 1986년 멕시코월드컵 때 '신의 손' 사건이 벌어진 영국전에서 주심을 맡은 튀니지 출신의 전 국제축구심판이다. 지난 주말 튀니지를 방문한 마라도나는 베나세우를 찾아가 만났다. '신의 손' 사건을 합작(?)한 두 사람이 만난 건 29년 만에 첫 만남이다. 마라도나는 베나세우에게 등번호 10번이 찍힌 아르헨티나 국가대표팀 유니폼을 선물로 가져갔다. 마라도나는 베나세우에게 준 유니폼 앞면에 "나의 영원한 친구, 알리에게"라고 쓰고 싸인했다. 그런 마라도나에게 베나세우는 멕시코월드컵 아르헨티나-영국전 사진으로 답례했다. 경기가 시작되기 직전 주심이 지켜보는 가운데 아르헨티나의 주장이던 마라도나가 영국 주장과 악수하는 모습을 잡은 사진이다. 베나세우는 월드컵이 끝난 뒤 사진을 액자에 넣어 지금껏 보관해왔다. 마라도나는 '신의 손' 기억이 새로운 듯 베나세우와의 만남을 감동적이었다고 표현했다. 마라도나는 사진에 "영국전 주심이었던 베나세우가 벽에 걸려 있던 액자를 내게 선물로 주었다. 매우 감동적인 재회였다"는 글을 남겼다. '신의 손' 사건은 1986년 멕시코월드컵 8강에서 격돌한 아르헨티나와 영국의 경기에서 일어난 반칙 골 사건이다. 마라도나는 골 에어리어에서 영국 골키퍼와 뜬 공을 놓고 경합하다가 헤딩을 하는 척하면서 슬쩍 손으로 공을 쳐넣었다. 영국은 반칙이라고 강력히 항의했지만 주심 베나세우가 골로 인정하면서 아르헨티나는 선취골을 올렸다. 월드컵 최고의 골로 꼽히는 마라도나의 환상적인 추가 골로 영국을 2대1로 제압한 아르헨티나는 결승에서 독일을 꺾고 우승했다. 영국전이 끝난 뒤 마라도나는 "첫 골은 약간의 헤딩과 약간의 신의 손이 만든 작품"이라고 말해 사실상 반칙을 인정했었다. 사진=디에고마라도나 임석훈 남미통신원 juanlimmx@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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