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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우주센터 찾은 발, 봉래산에 반한 눈

    우주센터 찾은 발, 봉래산에 반한 눈

    여수 엑스포 개최와 나로호 발사 예정 발표 이후부터 전남 고흥을 찾는 관광객들이 줄을 잇고 있다. 여수와 한 시간 거리인 데다 국립공원 팔영산을 비롯, 거금대교와 청정 해안을 끼고 있어 여름 휴가 장소로도 각광을 받는다. 지난주 1박2일 일정으로 고흥반도를 둘러봤다. 고흥군 직원의 안내로 먼저 나로도 우주 발사기지부터 찾았다. 10월로 예정된 나로호 3차 발사를 앞두고 우주센터는 분주하고 경비가 삼엄했다. 관계자는 이제 이달 중 러시아로부터 1단 로켓이 옮겨지면 나로호 상단부의 모든 부품 이송이 완료된다고 밝혔다. 이미 두 차례 실패를 경험한 터라 벌써부터 긴장감이 고조되는 분위기다. 전남 고흥이란 지명을 떠올리면 우선 멀고 외진 곳이란 생각부터 갖게 된다. 국토 남단에 위치해 접근이 쉽지 않기 때문이다. 바다를 끼고 있어 해산물이 풍부하고, 유자차와 석류 주산지다. 다른 지역에 비해 소득이 높아 부자들도 많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자연 환경도 훼손 없이 고스란히 보존돼 있다. 나로도 지구에 자리한 봉래산(410m)은 봉래면 외나로도에 있다. 겉으로 보기에는 완만하지만 섬 속의 산답지 않게 웅장하고 위엄이 있다. 탐방코스(6.5㎞)는 다도해의 수려한 경관을 끼고 나 있어 산행 중 아기자기한 묘미를 맛볼 수 있다. 봉래산 일원에는 일제시대 시험림으로 조성된 80년 이상 된 3만여 그루의 편백나무와 삼나무가 하늘을 찌를 듯 높이 솟아 울창한 숲을 이루고 있다. 산림욕을 즐기기 위해 탐방객들이 즐겨 찾는다. 봉래산 자락에는 자연과 조화된 나로우주센터가 들어서 있다. 국내 희귀 야생화인 복수초 군락지도 있다. 복수초는 미나리아재비과에 속하는 여러해살이 풀로 겨울에 눈속에서 꽃이 피며 행복과 장수를 상징한다. 봉래산은 우주센터를 품에 안은 듯한 산세여서 탐방객들에게 웅장함을 느끼게 한다. 봉래산을 떠나 다도해 해상국립공원에 편입된 팔영산(八影山)을 찾았다. 팔영산은 육지 속의 산으로 8개의 암봉으로 이뤄져 있다. 1봉부터 8봉으로 이어지는 능선에서 바라보는 다도해의 풍광을 보기 위해 많은 등산객들이 찾는다. 중국 위왕이 세수하려던 관수(세수대)에 여덟 개 산봉우리의 그림자가 비쳤는데 이게 바로 팔영산이었다는 고사가 전해진다. 원래는 팔전산이라 불렀으며, 위왕의 관수에 팔봉이 비쳤다고 해서 그림자 영(影)자를 붙여 불리게 됐다고 한다. 팔영산 등산 안내도에서 산행코스를 확인하고 능가사의 천왕문 도로를 택해 등반길에 올랐다. 개울을 가로지르는 팔영교를 지나 등산로를 따라가다 보면 팔영산장이 나온다. 무더운 여름철 하룻밤 휴양하기 안성맞춤일 성싶었다. 등산로는 산장 왼쪽의 절골 코스를 타면서 조금씩 가파르게 오르막길이 시작된다. 다도해해상국립공원 고흥분소는 팔영산 지구(점암면·영남면)와 나로도 지구(봉래면·도화면)로 나뉘어 4개 면이 인접해 있다. 팔영산 지구는 자연공원법에 의해 10년마다 공원 타당성 조사를 실시하는데 지난해 초 도립공원에서 다도해 해상 국립공원으로 편입·승격됐다. 팔영산은 소백산맥의 끝자락으로 고흥에서 가장 높은 산(608m)이다. 8개의 봉우리(유영봉·성주봉·생황봉·사자봉·오로봉·두류봉·칠성봉·적취봉)가 남쪽을 향해 일직선으로 솟아 있다. 새벽녘 정상에서 보는 일출과 함께 맑은 날에는 멀리 일본 대마도까지 보인다고 한다. 팔영산 남동쪽 능선 계곡에는 천연림 속 참나무 자연휴양림이 조성돼 있다. 신령스러운 산자락에 고흥을 대표하는 명찰 능가사도 자리 잡고 있다. 화엄사·송광사·대흥사와 함께 호남 4대 사찰로 꼽힌다. 팔영산에는 이 밖에도 경관이 빼어난 신선대와 선녀봉, 강산폭포, 흔들바위 등이 있다. 고려말 왜구의 침입으로 부모님과 피신하여 어머니를 구했다는 유청신 피난굴도 명소로 자리잡았다. 성기리 마을 쪽으로는 편백숲 자연학습장이 조성돼 있고, 능가사 뒤편으로는 팔영산 오토 캠핑장도 있어 동호인과 가족단위 탐방객들이 즐겨 찾는다. 하지만 팔영산을 얕보고 올라갔다가는 낭패를 볼 수도 있다. 깎아지른 암벽을 쇠줄 한 가닥에 지탱해 오르기도 하고, 바위 틈에 박힌 쇠고리와 쇠발판을 의지해 내려가야 하는 곳도 있기 때문이다. 생태경관 보전지역으로 지정된 고흥군 금산면 ‘거금도 적대봉~오천제 저수지’ 일원도 명소로 각광받는다. 환경부는 멸종위기종과 육상·습생·해양 생태계가 공존하는 이곳을 지난해 초 생태 보전지역으로 지정했다. 녹동항과 소록도, 그리고 거금도를 연결하는 연륙·연도교가 2009년 3월 소록대교(1160m) 준공에 이어 2011년 12월에 거금대교(2028m, 2층 복합교량)가 개통돼 지역 랜드마크로 자리 잡았다. 글 사진 고흥 유진상기자 jsr@seoul.co.kr
  • [김문이 만난사람] ‘푸른 눈’ 원로 국악학자 해의만의 국악사랑 50년

    [김문이 만난사람] ‘푸른 눈’ 원로 국악학자 해의만의 국악사랑 50년

    쇼팽과 바흐, 베토벤 등 우리나라 사람이 서양음악을 연주하는 것은 자연스럽게 보일 뿐만 아니라 오히려 교양과 품격이 높은 것으로 평가받는다. 그렇다면 외국인이 우리 전통음악을 연주하고 부르는 모습은 어떻게 받아들일까. 아마도 대부분 의아해하거나 놀라워할 것이다. 특히 한평생 직업으로 여기며 살아간다면 더욱 그러하지 않을까. 해의만(81·본명 알렉 헤이먼)씨는 29살 때부터 한국에서 우리의 전통음악을 공부하고 익히며 연구해 온 보기 드문 원로 국악학자이다. 1931년 미국 뉴욕에서 태어나 1953년 위생병으로 6·25 전쟁에 참전, 강원도 양구에서 근무할 당시 국악과 처음 접한 것이 인연이 돼 우리의 전통음악에 푹 빠져 살아오고 있다. 국악 연구는 물론 가야금, 단가, 민속장고와 북, 거문고, 태평소, 설장고 등 우리의 전통악기를 대부분 아주 능숙하게 다룰 줄 안다. 그동안 뉴욕과 파리 등에서 ‘삼천리 나라 무용’, ‘한국 판소리 해설’, ‘한국 민속음악과 무용’, ‘한국음악, 음악대사전’ 등을 직접 펴냈으며 ‘한국 무가’, ‘한국 무속’, ‘한국 가면극’, ‘한국 민속무용 해설’, ‘한국 전통무용과 탈춤’, ‘한국 전통악기’ 등 수십 권을 영문 번역해 해외에 알리기도 했다. 이런 공로로 지난해 4월 정부로부터 은관문화훈장을 받았다. 또 한국외국어대학과 국민대, 한세대 등에서 학생들에게 영어와 전통음악 등을 가르치기도 했다. 한국인 여성과 결혼, 아들과 딸을 두었으며 ‘서울 해씨’의 시조가 됐다는 점도 흥미롭다. 한국인보다 더 한국음악에 빠진 그를 지난달 27일 서울 강서구 화곡동 자택에서 만났다. 부인이 문을 열어주면서 “집에 에어컨이 고장나서 좀 더울 텐데….”라고 친절하게 맞이한다. 해씨도 “어서 와요.”라고 말한다. 몸이 약간 불편했던지 부인의 부축을 받으며 의자에 앉았다. 옆에 놓인 가야금이 눈에 들어왔다. 어떤 악기를 다루는지 먼저 물었더니 가야금은 홍원기 선생, 민속장고와 북은 지영희 선생, 거문고 산조는 신쾌동 선생, 태평소는 최인서 선생 등에게 배웠다는 대답이 나지막이 돌아온다. 그는 요즘 외부 활동을 거의 안 하고 있다. 대신 집에서 전화로 영어를 가르치면서 국악자료를 번역하는 일에만 몰두하고 있다. 몸이 불편해 부인이 항상 옆에서 도와 주고 있다. 가끔 제자들이 찾아와 목욕탕에 가는 것이 유일한 외출이다. 부인한테 이런 얘기를 잠깐 들으며 거실 벽에 세워진 한문 글씨의 병풍을 바라봤다. 글씨 끝 부분에 그의 이름 ‘해의만’(海義滿)이라고 적혀 있었다. 성씨를 왜 바다 해(海)라고 했을까. “원래는 내가 좀 더 일찍 (한국에)오려고 했어요. 그런데 그때(1950년대 말) 민간인 신분이라 입국이 안 된다고 하더군요. 좀 기다렸다가 입국허가가 풀리는 1960년에 한국행 배를 탔습니다. 일본을 거쳐 왔지요. 그때 배 안에서 선교사를 만났는데 한국식 이름을 지어 주더군요. 배를 타고 바다를 건넜다는 뜻의 바다 해(海)와 옳은 일로 가득 차라고 해서 의만(義滿)이라고 말입니다. 그래서 한양(서울) 해씨의 시조가 됐지요(웃음).” 슬하에 자녀가 있으니 서울 해씨가 새로운 성씨로 대대손손 쭉 이어지는 것은 당연한 일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이쯤 해서 그가 국악을 좋아하게 된 사연을 듣기로 했다. “강원도에 있는 야전병원에서 근무할 때였어요. 중국군과 북한군 빨치산들이 산속에 있었는데 새벽 2~3시만 되면 북, 태평소, 징, 꽹과리 소리가 요란했습니다. 다른 군인들은 잠을 못 자 아주 싫어했지만 저는 아주 매력적으로 들렸습니다. 그중 가장 재미있는 소리가 있었어요. 다른 군인한테 물어봤더니 태평소 소리라고 하더군요.” 정전협정 이듬해인 1954년 미국으로 돌아간 그는 뉴욕 컬럼비아대학원에서 음악공부를 계속했다. 그러면서도 한국에서 들었던 국악 소리를 늘 잊지 못했다. 그러던 어느 날 한국인 유학생을 만났다. 궁금했던 차에 한국음악에 대해 자세히 들을 기회가 됐다. 한국에는 5000년 역사를 간직한 전통악기가 많을 뿐 아니라 다양한 국악 장르가 있다는 것을 알게 됐다. 이른바 ‘필이 꽂혔다’라는 말처럼 무작정 한국 전통음악을 배워 보겠다는 생각에 가족들의 반대를 무릅쓰고 다시 한국행을 결심했다. “그때 수소문해서 인사동 근처에 있는 한국국악예술학교에 무작정 찾아갔지요. 교장 선생님한테 ‘전통음악을 배우고 싶다. 공부하게 해주면 영어를 가르치겠다’고 했습니다. 다행히 교장 선생님께서 흔쾌히 승낙해 주셨습니다. 내가 미국에서 음악을 전공했기 때문에 오선보 사용법도 동시에 가르쳤습니다. 그때 여류 명창 박녹주 선생 등 훌륭하신 분들과 만나게 되면서 국악을 열심히 배웠지요.” 이와 동시에 연세대학교 한국어학당에서 펴낸 교재를 구입해 독학으로 한국어를 익혀 나갔다. 그렇게 3년이 지난 1963년, 그는 미국으로 건너가 미국인으로서는 처음으로 ‘뉴욕 아시아학회’에서 한국전통음악에 대한 발표와 함께 바라춤을 직접 선보여 주목을 끌었다. 이듬해에는 우리 전통공연예술단의 미국 공연을 성사시키는 데 주도적인 역할을 했다. 이때 현지 대학과 대학원 등을 포함, 27곳에서 순회공연을 했다. 미국뿐만 아니라 영국 등 유럽에 한국전통음악을 알리는 데에도 노력했다. 영국의 음악가 존 레비(1910~1976)가 1964년 우리나라에서 50일간 머물렀을 당시 가곡, 판소리, 기악연주, 궁중음악, 민속음악 등의 전통음악을 집대성할 수 있도록 주선했던 것. 레비는 당시 최고의 성능을 자랑하는 스위스제 녹음기 나그라를 사용, 모두 10장의 CD에 담았는데 지금도 중요한 음원으로 평가받고 있다. 해씨는 또 전국을 다니며 귀중한 국악 자료를 수집, 연구하면서 국악강연과 번역작업을 계속해 나갔다. 지난해 말에는 그가 평생 모아 온 국악 자료 중 예술적 가치가 매우 높은 ‘서애악부’(1504), ‘정축진찬의궤’(1877), ‘설중회춘곡’(1905년 추정) 등을 비롯해 200여점의 고서적과 녹음자료를 국립국악원에 기증해 화제를 모았다. 이에 대해 해씨는 “연구하는 후학들에게 물려주어야 한다는 생각에 기증하게 됐는데 문화적 자산으로 활용되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그는 지금도 한국음악을 듣는다. 밤중에는 가끔 소리를 크게 틀어놓아 옆집에서 항의를 받기도 한다. 그에게 한국의 전통음악이 왜 좋은지 다시 물었다. “한국음악은 아주 즉흥적이면서도 기쁨과 슬픔 등 인생의 혼이 담겨 있어요. 서양음악은 4분의3박자인 경우 하나 둘 셋, 하나 둘 셋, 똑같이 반복되지만 한국의 민속음악은 그렇지 않아요. 물 흐르듯 자연스럽게 반복 없이 진행됩니다. 넓은 사상이 있어요. 각 지역의 서민들의 삶이 담겨 있지요.” 그런데도 요즘 젊은이들이 한국음악을 좋아하지 않아 안타깝다고 말했다. 때문에 대학강의나 초청 강연 때에는 전통의 중요성을 늘 강조했단다. “국악은 중요한 것입니다. 결코 잊어버리면 안 되지요. 세월이 갈수록 잊어버리는 가락이 많습니다. 그런 가락들을 악보로 써서 남겨야 하는데…. 가야금 악보도 써야 하고, 요즘 들어 기력이 별로 없어요.” 푸른 눈의 백발, 국악학자의 길을 오롯이 걸어온 그는 살아 있는 동안 국악을 영문으로 번역하는 작업만큼은 계속하겠다고 말했다. 요즘에는 ‘전국민속예술축제 50년사’를 번역하고 있다. 기력이 떨어지고 불편한 몸에도 여전히 국악사랑에 대한 열정은 변치 않고 있다. 어쩌다 가끔 집에서 염불하며 바라춤을 추는 것도 이런 까닭이다. 염불은 최인서 선생에게 배웠다. 바라춤은 그가 가장 좋아하는 춤이다. 인터뷰를 마치면서 부인과 어떻게 만나 결혼했느냐고 하자 “머릿결이 곱고 아주 길었다.”며 웃는다. 옆에 있던 부인이 “간호사로 독일 가려고 학원에서 공부할 때 남편이 영어 선생이었다. 3년 동안 사귀다가 조촐하게 결혼식을 올렸다.”고 거들었다. 선임기자 km@seoul.co.kr ■ He is ~ 1931년 미국 뉴욕에서 태어났다. 1952년 콜로라도 주립대에서 음악학사를 받았으며 1953년 6·25 전쟁에 참전, 위생병으로 근무할 당시 국악을 처음 접했다. 1959년 컬럼비아 대학원에서 음악석사를 마친 뒤 1960 다시 한국으로 와 4년 동안 한국국악예술학교에서 전통음악을 공부했다. 이때 홍원기, 박녹주, 지영희, 신쾌동 선생에게 가야금과 시조, 단가, 민속장고와 북, 거문고 산조 등을 익혔다. 이후 태평소(취타와 염불), 태평소 시나위, 범패와 작법, 설장고 등을 배웠다. 국립국악원 장기과정(1990~1994)을 수료했다. 주요 저술은 삼천리 나라의 무용(1964), 한국 판소리 해설(1972), 한국 민속음악과 무용(1974) 등 5권이 있다. 영문번역으로는 한국가면극(이두현·1974), 한국민속무용해설(성경린·1974), 한국전통악기(이혜구·1982) 등 수십권이 있다. 이 밖에 1964년 한국삼천리가무단을 인솔해 미국 27개 대학과 뉴욕 카네기홀 공연 및 강의를 통해 한국 전통음악과 무용을 소개했다. 1973년 국립국악원연주단과 함께 이란, 프랑스, 서독 등 여러 차례 공연 및 강의를 통해 한국의 전통음악을 알렸다. 주요 수상으로는 한국국제문화협회 문화상(1982), 국악의 해 유공표창(1995), 한국유네스코위원회 문화상(1991), 은관문화훈장(2011) 등이 있다.
  • [옴부즈맨 칼럼] 한국형 공익재단 제도적 정비 시급하다/이갑수 INR 대표

    [옴부즈맨 칼럼] 한국형 공익재단 제도적 정비 시급하다/이갑수 INR 대표

    마케팅의 대가라 불리는 필립 코틀러 교수는 저서 ‘기업의 사회적 책임’(Corporate Social Responsibility)에서 기업의 사회적 책임은 법률이나 윤리적 기준에 의해 강제성을 띠는 것이 아니라 기업 스스로 실천하는 의무임을 강조한 바 있다. 기업의 사회적 책임은 이제 단순 자선 활동을 넘어 ‘기업시민’(Corporate Citizen)으로서의 자발적 또는 의무적 영역에 속하는 것임을 강조했다. 이런 흐름 속에서, 서울신문이 7월 18일 자부터 창간 특별기획으로 다룬 ‘공익 재단, 부자의 상상력을 기부하라’ 시리즈는 매우 시의적절하다고 본다. 정치권에서 경쟁적으로 터져 나오는 경제민주화도 개념이 아직은 모호하지만, 결국은 기업의 사회적 책임과 연결되어 있다. 기업의 사회적 책임은 본래 4단계로 책임이 이루어져야 한다는 개념이다. 기업이 돈을 많이 벌어 고용 창출 같은 경제적 책임을 다하고, 법을 지키는 준법 경영과 윤리적 경영을 다하는 것, 나아가 사회의 소외계층에게 기부와 후원을 통하여 자선적 책임을 다하라는 것이다. 물론 법적, 윤리적 책임은 등한시하면서 홍보에 열중하는 일부 기업들도 있지만 우리나라도 이제 선진화된 사회로 이동 중임을 보여주는 한 단면이라 할 수 있을 것이다. 공익재단은 기업의 사회적 책임을 실천하는 가장 일반적인 방법의 하나인데, 기획시리즈의 첫 시작을 대기업에서 만든 재단이 아닌, 개인들이 아끼고 아껴 재단을 만들어 노블레스 오블리주를 실천하고 있는 사람들의 스토리로 시작한 것은 신선했다. 우리 기업의 기부는 외국과 달리 오너 자신의 주머니에서 시작되기보다는 주로 기업의 돈으로 재단을 만들거나 자선 활동을 하는 사례가 많아 진정한 기부라고 하기에는 좀 어려웠다. 공익재단의 활동과 문제점, 법적·제도적 개선 등 앞으로 바람직한 방향들을 제시한 것은 아마도 우리나라 언론에서 처음 다루어진 것이 아닌가 한다. 기사를 보면 우리나라의 공익재단은 특별한 색깔이 없이 안정적이고 틀에 박힌 활동 위주로 운영되고 있다. 그것은 재단의 이사회 구성이 전문성은 배제된 채 출연자의 지인 위주로 되어 있고 재량권의 한계에 기인하는 탓이다. 특히 국내 40대 재단의 현황을 보면 50% 이상이 학술과 장학에 치우쳐 있었다. 미국의 빌&멀린다게이츠재단같이 전 세계의 틈새 소외지역이나 계층을 위한 창의적이고 도전적인 활동을 할 필요가 있음을 일깨워 주었다. 또한 재단의 설립을 허가제에서 인가제로 변경하여 누구나 쉽게 설립하게 하고, 자산의 운용에서 유연성을 두도록 하되, 세제혜택을 받는 만큼 국세청 등 관련 기관의 철저한 모니터링과 관리가 되도록 해야 한다는 점을 지적한 것은 적절한 대안의 제시였다. 7월 23일 자 해외 공익재단 사례 기사에서는 더 구체적이고 다양한 분야에 지원을 아끼지 않는 활동의 소개가 눈에 띄었으나, 선진국 공익재단의 운영 철학과 제도적 장치에서 특히 우리나라 공익재단들이 벤치마킹할 만한 내용이 다소 부족한 점이 아쉬웠다. 바라건대, 공익재단에 이어 우리 사회에서도 점점 늘어나는 기부에 대한 사회적 공감대를 넓히도록 제2의 기획기사를 제안하고 싶다. 기업인들을 중심으로 개인들의 기부가 늘어나고는 있지만, 우리 사회에서 기부 문화를 활성화시키는 캠페인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본다. 아직도 자기 이름을 알리고 기부하는 것에 부담을 느끼는 경향이 있다. 기부라고 하면 큰 금액의 기부만 하는 것으로 인식하고 있는 국민도 많이 있다는 점에서 실명기부문화 전개도 필요한 시점이라고 본다. 선진국에서는 일반인들이 규모가 큰 민간단체나 재단에 기부하는 일이 일반화된 현상이며 다양한 ‘기부 이벤트’가 열리고 있다. 그런 점에서 영국에서 시작된 유산 기부 캠페인 ‘레거시 10’(Legacy 10)처럼 후손들에게 물려줄 유산의 10%를 자선단체에 기부하기로 서약하는 운동을 소개할 필요가 있다.
  • “가업 상속 중견기업 세제혜택 지원 추진”

    “가업 상속 중견기업 세제혜택 지원 추진”

    정부가 가업(家業)을 상속하는 중견기업에 세제혜택 등 지원을 추진한다. 홍석우 지식경제부 장관은 지난 28일 제주 서귀포시 표선리 해비치호텔에서 열린 전국경제인연합회 주최 제주 하계포럼 강연에서 “중견기업이 과거에는 썩 주목받지 않았지만, 8월 초에 정리된 중견기업 시책을 발표하겠다.”면서 “중견기업 가업상속과 관련된 세제를 상당 부분 완화하는 게 그 핵심”이라고 말했다. 이는 중견기업의 위축된 투자 의지를 촉진하고, ‘경제민주화’ 차원에서 이들의 성장을 돕기 위한 것으로 풀이된다. 지금까지 중소기업은 상속 후 10년간 고용이 100%, 중견기업은 고용이 120% 이상 유지하는 조건으로 가업상속이 이뤄져야 상속세 공제 혜택이 주어지는 등 지원 조건이 까다로웠다. 홍 장관은 “무역 2조 달러로 가는 첫 번째 길은 중소기업과 대기업, 중견기업들이 균형 있게 크도록 하는 것”이라면서 “규제 완화를 통해 기업들이 커질 수 있게 하겠다.”고 밝혔다. 그는 최근 정치권의 경제민주화 논의가 ‘기업 때리기’로 변질되면 안 된다는 의견도 피력했다. 홍 장관은 “재벌이 비난받을 구석이 있다고 해도 우리 경제에 기여한 게 크고, 앞으로도 그럴 것이기 때문에 대기업을 무차별 공격하는 것에 대해서는 반대한다.”고 말했다. 그러나 “대기업과 재벌기업이 기업 때리기의 빌미를 먼저 제공한 것은 사실이기 때문에 그렇게 하지 않는 현명함을 보여줘야 한다.”고 지적했다. 그는 “7월 수출은 아마도 ‘마이너스’가 될 것”이라면서 “하반기에 전력투구해야 수출이 성장세를 보일 것”이라고 역설했다. 또 “올여름에는 자칫 ‘블랙아웃’의 가능성도 있지만 2014년부터는 전력 사정이 괜찮아질 것”이라고 덧붙였다. 서귀포 이두걸기자 douzirl@seoul.co.kr
  • 安風에 흔들리는 ‘文 독주론’

    안철수 서울대 융합과학기술대학원장의 상승세 앞에서 민주통합당 문재인 대선경선 후보가 주춤하는 모습을 보이면서 민주당 경선 판도에도 변화의 조짐이 일고 있다. 그동안 문 후보의 기세에 눌려 있던 비문(비문재인) 주자들은 일제히 ‘문재인 독주체제에 제동이 걸렸다’면서 문 후보에 대한 집중 포화에 나섰다. 후보교체론을 꺼내 든 것이다. 문재인 때리기의 선봉에는 김두관 후보가 섰다. 전날 부산 합동연설회에서 “안 원장의 재부상으로 문 후보의 지지율이 10%대로 내려앉았다.”며 후보 교체론을 꺼내 든 김 후보는 27일 대전 합동연설회에서도 ‘문재인 필패론’을 내세우며 집중 공격을 폈다. 김 후보는 문 후보를 겨냥, “당내 패권 세력은 출마도 선언하지 않은 안철수에게 공동정부를 제안하고, 안철수만 바라보는 처지가 됐다.”면서 “내가 후보가 돼야 안철수와 연대, 박근혜를 꺾을 수 있다.”고 주장했다. 이에 질세라 손학규 후보도 ‘문재인 때리기’에 집중했다. 손 후보는 “5년 전 정권을 빼앗긴 데 책임 있는 세력들은 제대로 반성도, 성찰도 하지 않았다. 반성과 성찰 없이 ‘돌아온 참여정부’로는 다시 정권을 달라고 할 수 없다.”면서 문 후보를 민생 실패와 대선 실패, 그리고 총선 패배의 3패 세력이라고 몰아세웠다. 그러면서 “중산층, 중간층, 중부권의 ‘3중’의 지지를 받을 내가 적격자”라며 ‘준비된 대통령론’을 폈다. 문 후보는 이들의 공격에 맞대응하는 대신 ‘박근혜 때리기’에 집중하는 것으로 예봉을 피해갔다. 문 후보는 “5·16 쿠데타, 3선 개헌, 유신독재와 19년 장기집권은 우리 역사에서 깨끗이 씻어내야 할 오욕의 역사”라며 “총칼로 정권을 빼앗고 사람을 무자비하게 죽인 일들이 불가피한 선택이고 최선의 선택이냐.”고 박 후보를 몰아세웠다. 김·손 후보의 공세는 “후보들 간 이전투구는 자제돼야 한다.”는 정도의 호소로 갈음했다. 정세균 후보도 후보들 간 상호공격 자제를 촉구했다. 정 후보는 “당내 경선에서부터 패권적 분열주의, 끌어내리기식 경쟁을 딛고 한마음으로, 한몸으로 뭉쳐야 한다.”고 문 후보가 주장하는 내부 단결론에 가세했다. 대전 이범수기자 bulse46@seoul.co.kr
  • “누구냐 넌?”…뉴욕 다리 밑서 발견된 ‘괴생명체’ 논란

    “누구냐 넌?”…뉴욕 다리 밑서 발견된 ‘괴생명체’ 논란

    누구냐 넌? 최근 미국 뉴욕의 다리 밑에서 발견된 ‘괴사체’의 정체를 두고 현지에서 논란이 일고있다. 지난 22일(현지시간) 뉴욕의 강둑을 따라 산책에 나섰던 사진가 데니스 진레이는 브루클린 다리 밑 모래 위에 이상하게 생긴 동물이 죽어있는 것을 목격했다.  마치 돼지같기도 하고 커다란 라쿤(미국 너구리)같기도 한 기이한 모습에 진레이는 여러장의 사진을 찍었고 이 사진을 상황 설명과 함께 뉴욕의 블로거형 뉴스사이트인 고다미스트에 올렸다. 이 사진은 오르자마자 네티즌들의 폭발적인 반응을 일으켰다. 이 사체의 정체가 과연 무엇이냐는 것. 이에대해 현지 공원관리국 측은 “이 사체는 요리하다 버려진 돼지” 라면서 “누군가 여기에 던져버린 것”이라고 발표했다. 그러나 이같은 발표에 대한 네티즌들의 반박이 이어졌다. 진레이도 현지 매체와의 인터뷰에서 “이 사체는 절대 돼지가 아니다.” 면서 “발 모양이나 턱 모양 등 돼지와는 큰 차이가 있다.” 고 밝혔다. 이어 “아마도 라쿤이나 거대한 설치류의 종류가 아닐까 추측된다.”고 덧붙였다. 이같은 논란이 일자 전문가들도 블로그에 글을 올리며 가세했다. 코넬 대학 야생동물 전문가인 폴 커티스 교수는 “생긴 형태로 봐서 개 인것 같다.” 면서 “사체가 썩기 시작하면서 풍선처럼 부풀어 올라 괴이한 모양으로 변한 것 같다.”고 설명했다.         인터넷뉴스팀
  • 자다가 ‘남성’ 도둑맞은 황당한 중국 남자

    자다가 ‘남성’을 도둑맞은 황당한 사건이 중국에서 일어났다. 최근 중국 저장성 원링시에 사는 페이 린(41)이 잠을 자던 중 집안에 침입한 도둑에게 ‘남성’을 잘리는 황당한 범죄를 당했다. 린은 경찰조사에서 “잠을 자고 있는데 갑자기 누군가 방안으로 들어왔다.” 면서 “머리에 무엇인가를 씌워 집안 물건들을 훔쳐갈 것이라 생각했다.”고 말했다. 그러나 린의 충격적인 진술이 이어졌다. 린은 “갑자기 도둑이 내 하의를 벗기고는 내 ‘남성’을 잘라버렸다.” 면서 “큰 충격을 받은 후 정신을 차려보니 내 ‘남성’은 사라지고 피만 흐르고 있었다.”고 밝혔다. 사건 조사에 나선 현지경찰은 린에 대해 앙심을 품은 주변 여성이 이같은 짓을 벌인 것으로 보고 있다. 평소 린이 바람둥이로 소문났기 때문. 경찰은 “아마도 린의 바람기에 원한을 품은 여성의 소행으로 보인다. 조만간 범인을 잡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린은 “내 ‘남성’을 아직도 찾지 못해 접합도 불가능하게 됐다.” 면서 “다른 여성들에게 원한 살 일을 한 적도 없다.”며 울먹였다.    인터넷뉴스팀    
  • [중국통신] 콩으로 만든 팔찌에서 진짜 콩 발아

    콩으로 만든 팔찌에서 실제로 콩이 발아돼 화제다. 23일 산시완바오(山西晚報)의 보도에 따르면, 타이위엔시(太原市)에 사는 한(韓) 모씨는 수영을 하다가 자신이 차고 있던 팔찌에서 콩이 발아한 것을 발견했다. 한 씨는 22일 날씨가 더워 몇 몇 친구들과 수영장에서 약 두 시간 가량 수영을 했고, 휴식을 하고 있는데 자신이 차고 있던 콩껍질로 만든 팔찌에서 껍질을 깨고 콩이 발아한 것을 발견한 것이다. 한 씨는 “이 팔찌는 약 2년 전에 여행을 하다가 10위안(한화 약 1800원)을 주고 산 것이며 모양도 예쁘고 상스도우(相思豆, 홍두(紅荳)의 씨로 중국 고대 문학 작품에서 남녀 간의 그리움을 나타내는 데 주로 쓰였음)라서 구입을 했다.”고 설명했다. 한 씨는 “아마도 처음에 팔찌를 만들 때 보통의 홍두를 가지고 그 위에 붉은 물감을 덧칠하고, 반짝이는 기름을 발랐을 것”이라며 “수영을 하면서 그 코팅층이 벗겨져서 발아를 한 것 같다.”고 분석했다. 중국통신원 홍진형 agatha_hong@aol.com
  • “쇼핑할래요” 매장에 깜짝 등장한 대형 곰 포착

    “쇼핑할래요” 매장에 깜짝 등장한 대형 곰 포착

    “나도 쇼핑하고 싶어요.” 곰 한 마리가 느닷없이 쇼핑몰에 모습을 드러내 쇼핑객들을 깜짝 놀라게 한 일이 발생했다. 뉴욕데일리뉴스 등 미국 언론의 보도에 따르면 현지시간으로 지난 21일 저녁 펜실베이니아 주의 한 쇼핑몰에 입장한 이 곰은 1살 정도로 추정되며, 쇼핑몰 내 자동문을 ‘이용’해 당당히 안으로 들어갔다. 이후 쇼핑몰 이곳저곳을 낮게 으르렁거리며 배회한 이 곰은 자동문이 아닌 이중문으로 나가려다 막혀 결국 탈출에 실패했다. 그 사이 안전 요원들이 출동했고, 곰은 진정제를 맞은 뒤 곧장 동물보호소로 옮겨졌다. 쇼핑몰 측은 “곰이 자동문에 가까이 가자 문이 저절로 열리면서 쉽게 매장 내로 들어올 수 있었다.”면서 “쇼핑객들은 낮게 으르렁거리는 곰을 피해 사방팔방으로 피신하고 있었다.”고 당시를 회상했다. 이어 “곰은 공격적인 모습은 보이지 않았으며 도리어 낯선 환경에 겁을 먹은 듯 보였다.”면서 “아마도 먹이를 찾아 쇼핑몰 안으로 들어온 것이 아닌가 추측된다.”고 덧붙였다. 한편 쇼핑몰 및 동물보호센터 측은 곰이 어디서 어떤 경로로 시내의 쇼핑몰까지 왔는지를 조사하고 있다. 송혜민기자 huimin0217@seoul.co.kr
  • “나도 당당한 서울주민… 가슴 뿌듯”

    “나도 당당한 서울주민… 가슴 뿌듯”

    웬만한 서울 토박이보다도 더 서울을 잘 알 정도로 서울을 사랑하는 무로야 마도카(30). 평소에도 서울을 더 잘 알기 위해 서울시 홈페이지에서 이런저런 소식과 정보를 찾곤 하던 그가 어느 날 서울시 주민참여예산위원을 모집한다는 공고를 보게 됐다. ●한글 서예 매력에 끌려 한국과 인연 주소지나 직장이 서울에 있는 서울 ‘주민’이라면 누구나 응모할 수 있다는 자격조건에 서울을 제대로 알고 싶기도 하고, 다양한 서울 사람들을 만날 수 있겠다는 생각에 주저 없이 신청서를 작성했다. 추첨에선 떨어졌지만 무로야가 보여준 관심과 열의에 서울시는 감동했고, 박원순 시장이 추천하는 25명 가운데 한 명으로 주민참여예산위원이 될 수 있었다. “내가 서울 주민이라는 걸 인정받았다는 기분도 들고요. 앞으로 열심히 활동해야겠다는 생각에 마음이 뿌듯합니다. 부모님과 친구들도 많이 응원해 주고요.” 무로야는 일본 도쿄에서 태어나고 자랐다. 한국과의 인연은 서예를 통해서 이어졌다. 서예에 관심이 많던 그는 한글 서예가 주는 매력에 끌려 한글을 익혔고 그 인연으로 2002년에는 한국에 어학연수를 오기도 했다. 한·일 교류와 관련한 일을 하고 싶다는 생각에 2008년 부산국제영화제 스태프로 참여한 뒤 줄곧 한국 생활을 이어오고 있다. 2010년부터는 한국관광공사에서 일하고 있다. 그렇다고 무로야가 예산 문제에 관심이 많았던 것은 아니다. 처음엔 직장과 연관된 문화관광위원회를 분과위원회로 신청했지만 경제산업위원회에 배정됐다는 무로야는 19일 “예산을 잘 아는 건 아니지만 새로운 걸 배울 수 있고 시에서 예산학교를 통해 모르는 것도 많이 가르쳐 줘서 아주 좋다.”고 시원스레 웃었다. ●“자전거 이용 활성화 제안해보고 싶어” 그는 “중요한 건 전문성보다도 애정과 관심, 배우려는 열정이라고 생각한다.”면서 “앞으로 자전거 이용을 활성화시킬 수 있는 예산사업을 많이 제안해 보고 싶다.”는 포부도 밝혔다. 강국진기자 betulo@seoul.co.kr
  • [이용철의 영화만화경] ‘내 슬픈 창녀들의 추억’

    [이용철의 영화만화경] ‘내 슬픈 창녀들의 추억’

    전직 언론인인 사비오는 규칙적이고 편안한 삶을 유지했다. 수십 년 동안 허드렛일을 챙겨 온 하녀 다미아나가 일주일에 몇 번 찾아올 뿐 그는 부모에게 물려받은 집 안에서 책을 읽고 음악을 들으며 지냈다. 매주 일요일마다 신문에 칼럼을 연재하는 것으로 세상과 소통해 왔던 그는 어느덧 아흔 살에 이르렀다. 아흔이 되기 전날 그는 오랫동안 연락을 끊었던 늙은 포주에게 전화를 건다. 그리고 처녀와 하룻밤을 보내고 싶다고 말한다. 어이없는 주문에 포주 로사 카바르카스는 준비하겠노라고 선뜻 답했고 아흔의 노인은 십대 소녀와 한 침대에 눕게 된다. 그것을 자신에게 주는 하룻밤 선물로 여긴 사비오는 이후 예기치 않은 상황에 면한다. 불현듯 그는 불안과 고통을 느꼈으며 이따금 솟아나는 질투심과 의혹이 평정했던 삶을 뒤흔들어 놓는다. ‘내 슬픈 창녀들의 추억’의 개봉은 조금 뜬금없다. 이미 절판된 가브리엘 가르시아 마르케스의 소설이 그리 인기 있는 작품이던가? 그건 아닌 것 같다. 이 영화의 개봉은 아마도 ‘은교’와 대중의 만남과 상관이 있지 않을까 싶다. 노작가와 소녀의 사랑 이야기란 점에서 두 작품은 얼핏 비슷해 보인다. 하지만 두 이야기는 완전히 다른 방향으로 전개된다. ‘은교’의 이적요와 반대로 사비오(원작에는 따로 이름이 없다)는 한량에 가까운 인물이다. 그는 어린 시절부터 사창가를 들락거렸으며 창녀들과 즐긴 쾌락의 시간은 그가 평생 독신으로 사는 데 영향을 끼쳤다. 게다가 ‘내 슬픈 창녀들의 추억’은 (영화에서 소녀의 관점을 일부 더하기는 했으나) 기본적으로 일방적인 사랑 이야기다. 드러나지 않게 사랑을 가꾸는 노인의 복잡한 심리가 극을 이끄는 주 동인이다. 사연이 어찌 됐든 이 영화를 한국에서 볼 수 있어 행복하다. 십대 창녀라는 소재에 편협하게 반응한 외국에서 이 영화가 제대로 개봉되지 못한 점을 감안하면 더욱 그렇다. 노벨문학상 수상자인 가르시아 마르케스가 여든 중반의 나이에 발표한 원작은, 마찬가지로 노벨문학상 수상자인 가와바타 야스나리의 ‘잠자는 미녀’에서 따온 문구를 글에 앞서 소개한다. 삽입과 관련한 어떤 성적 관계도 가져서는 안 된다는 ‘잠자는 미녀’의 문구는 ‘내 슬픈 창녀들의 추억’의 이후 방향을 암시한다. 이것은 노인이 새로운 삶의 시작점에서 발견한 ‘위대한 첫사랑’의 이야기다. 사랑에 미친 노인은 칼럼을 연애편지로 바꾸어 버리고 넋을 잃은 채 방황한다. 좀 건방지게 굴자면 내 눈에는 아흔 노인이 참 귀엽고 사랑스러웠다. 지금껏 가르시아 마르케스의 소설을 영화로 옮긴 작품은 높은 평가를 받지 못했다. 프란체스코 로지의 ‘예고된 죽음의 연대기’, 아르투로 립스테인의 ‘아무도 대령에게 편지하지 않는다’ 같은 거장의 작품도 마찬가지였다. 마술적 리얼리즘의 대가인 가르시아 마르케스의 이야기를 이미지의 리듬 위에 얹기란 애초에 불가능한 일이었는지도 모른다. 그런 점에서 작가와 동갑인 헤닝 카를센의 선택은 탁월하다. 전작들보다 판이할 정도로 단순한 원작은 영화와 근사하게 어울리며 인물과 비슷한 연배에 도달한 카를센은 대사 대신 선명한 이미지를 앞세워 표현할 줄 안다. 일인칭 시점의 소설에 몇몇 장면을 과감하게 집어넣어 관객의 이해를 돕기도 했다. 원작에서 노인이 억누르던 외침을 스크린 위로 불러낸 마지막 장면은 그중 압권이다. 19일 개봉. 영화평론가
  • “흡혈귀 롬니” “역겨운 오바마”

    올해 미국 대선이 ‘사상 최악’이라는 평가가 나올 정도로 험악한 네거티브전 양상을 띠고 있다. 노선 대립을 넘어 조롱과 극언이 난무하는 감정싸움 모습까지 보이고 있다. ●오바마, 롬니 대량해고 전력 폭로 밋 롬니 공화당 대선후보 진영이 요즘 내보내고 있는 TV 광고는 힐러리 클린턴 국무장관이 2008년 민주당 대선 경선 당시 “버락 오바마, 부끄러운 줄 알아라.”라고 말한 장면을 담고 있다. 힐러리는 17일 CNN 인터뷰에서 “당시 내가 오바마 대통령과 경쟁했다는 것은 세상이 다 아는 사실인데, 그것을 새삼 광고로 만든 것은 돈 낭비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오바마 진영도 TV광고로 반격했다. 롬니가 지난 1월 플로리다주 경선에서 직접 ‘아름다운 미국’이라는 노래를 부르는 모습을 배경으로 “롬니가 스위스 등 해외에 금융계좌를 갖고 있다.”는 자막을 삽입했다. 입으로는 ‘미국’을 찬양하면서 뒤로는 비애국적인 행태를 일삼고 있다는 뜻이다. 이에 다시 롬니는 지난 2월 오바마가 선거자금 모금 행사에서 ‘함께해요’라는 노래를 부르는 모습을 배경으로 “오바마가 함께하고 싶어하는 사람은 경제난에 신음하는 국민이 아니라 선거자금 기부자들”이라고 비꼬는 광고를 내보내기 시작했다. 여론조사기관 CMAG에 따르면 최근 TV광고 가운데 오바마 캠프의 89%, 롬니 캠프의 94%가 상대방을 비난하는 네거티브 광고다. ●롬니, 오바마 모금행사 노래 조롱 양측의 충돌은 롬니가 기업 최고경영자(CEO) 시절 투자대상 기업의 생산기반을 외국으로 넘기거나 근로자를 대량 해고했다는 내용의 문건을 최근 오바마 측이 폭로하면서 위험수위를 넘었다. 오바마 진영은 롬니를 “흡혈귀”라고 조롱했고, 오바마도 직접 “롬니 본인이 해명해야 한다.”고 몰아붙였다. 이에 롬니는 폭로 내용을 부인하면서 오바마의 사과를 요구했다. 화가 잔뜩 난 롬니는 오바마를 향해 “역겹다.”는 극언까지 내뱉았다. 전문가들은 올해 대선이 박빙의 승부인데다 티파티(보수주의 유권자 운동) 출현 후 정파주의가 심화되면서 네거티브전이 더욱 극렬해졌다고 분석했다. 워싱턴 김상연특파원 carlos@seoul.co.kr
  • [한류정책을 바꿔라] “콘텐츠+공격적 비즈니스 결합… ‘제2 한류’로 세계시장 공략”

    [한류정책을 바꿔라] “콘텐츠+공격적 비즈니스 결합… ‘제2 한류’로 세계시장 공략”

    유진룡 가톨릭대 한류대학원장은 “한류의 콘텐츠만 향상시켰던 기존 방식에서 한 단계 나아가 비즈니스 차원에서 콘텐츠 활용을 극대화할 시점에 이르렀다.”고 밝히고 글로벌화한 한류 콘텐츠와 공격적인 비즈니스가 결합한 제2의 한류 전성시대를 열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유 한류대학원장은 서울신문이 창간 108주년을 맞아 기획한 ‘한류, K컬처로 거듭나라’ 특별인터뷰에서 이처럼 밝히고 일각에서 제기되는 한류 수급 포화 우려에 대해서는 “얼마든지 세계를 공략하는 콘텐츠를 생산할 수 있는 환경에 있는 만큼 한류의 확산은 당분간 더 가능하다.”고 전망했다. 다음은 17일 서울신문 편집국 회의실에서 황성기 문화에디터와 가진 인터뷰 내용. 대담 황성기 문화에디터 →문화체육관광부에 계실 때(2006년 8월 차관에서 퇴임)와 비교해 지금의 한류, 어떻게 달라졌나요. -한류가 싹튼 2004년에는 드라마가 중심이었습니다. 그 전부터 드라마나 K팝은 중국에서 인기를 끌었는데 확 올라온 건 일본에서였지요. 그때와 비교하면 지금은 한류의 폭이 굉장히 넓어졌습니다. 문화부 문화산업국장도 지내본 터라 비즈니스 관점에서 한류를 눈여겨보는데 과거엔 한류를 잘 이용하지 못했어요. 당시 배우 류시원, 최지우의 캐릭터숍이 한국에는 없었지만 일본에선 상점 하나 가득히 그 사람들 캐릭터 상품을 팔았어요. 원 소스는 우리인데 정작 우리는 극대화하지 못하고 남 좋은 일만 시키는 게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지금도 비슷한 상황이에요. 이제는 비즈니스 차원에서 한류 콘텐츠 활용을 극대화하기 위해 고민해야 합니다. →세계의 문화 조류 속에서 한류의 존재 의의라고 한다면. -한류라고 하니까 비로소 세계가 우리 민족의 우수성을 알아준 것 아니냐고 생각하겠지만 그건 착각입니다. 한류 열풍은 글로벌 스탠더드에 맞는 문화적인 우수성이 나타난 것이고 한국이 세계적으로 주목받는 위치가 됐기 때문이라고 봅니다. →드라마, 가요, 영화 등 전 세계로 퍼져 나가는 한국 대중문화의 경쟁력은 어디에 있다고 보십니까. -글로벌 스탠더드에 맞는 정서와 포맷을 만들어 내고 있어요. 우리가 갖고 있는 기본적인 역동성, 리듬감, 음악성을 글로벌하게 만든 겁니다. 대중문화는 한 사람의 천재적인 창조자가 아닌 집단 창작의 산물이라고 봅니다. 글로벌하게 통용되는 정서와 형식을 내놨기 때문에 먹힌 겁니다. →그중에서도 K팝이 으뜸인데 앞으로도 그럴 가능성이 있나요. -K팝 작곡가들의 상당수는 우리나라 사람들이 아닙니다. 그들은 글로벌 스탠더드에 맞는 정서와 형식을 추구합니다. 드라마는 기본적으로 언어를 중심으로 하기 때문에 언어, 정서 면에서 한국적 틀을 벗어나기 힘들지만 K팝은 이미 글로벌화돼 있기 때문에 상당 기간 동안 발전할 것으로 예상합니다. →대중문화계에서는 기업이 키운 한류에 정부가 숟가락만 얹으려 한다는 불만이 있습니다. -그동안 우리는 한류의 주류인 대중문화의 가치를 제대로 인정한 적도 없어요. 하류 문화, 천덕꾸러기 취급을 하다가 이제서야 우리 문화라고 대접하는 겁니다. 일본은 자국 문화를 프랑스에 보급하기 위해 메이지유신 이후부터 꾸준히 노력을 해 왔어요. 화가 마네, 모네의 동네에 일본식 정원을 꾸며 주거나 일본 소설을 20세기 초에 번역해 주기도 하고 오랜 시간 동안 일본 문화를 전파하기 위해 노력해 왔습니다. 거기에 비하면 우리는 노력은 했지만 미약했지요. →한류에서 순수예술은 소외돼 있는데 문학, 미술 등이 세계로 뻗어 나갈 잠재력이 있다고 보십니까. -항상 있었고 앞으로도 그럴 것입니다. 다만 ‘한국 문화의 우수성’이라는 표현에 대해서는 동의하지 않습니다. 한류라고 떠들고 호들갑 떠는 것도 마음에 들지 않습니다. 우리 문화를 알리려는 노력은 필요하지요. 하지만 우리 문화가 우수하다는 것은 열등한 문화도 있다는 얘긴데 그렇지는 않거든요. 꾸준히 우리 문화를 알리고 세계 문화와 교류하면서 우리 문화적 요소, 우리의 것이 강력하게 받아들여지는 현상이 있으면 우리도 상대방의 문화를 적극적으로 받아들이려는 노력이 필요합니다. 문화 콘텐츠 산업에선 엔터테인먼트가 꽃입니다. 꽃의 향기를 보고 관광 등 관련 산업이 성립하는 것입니다. 줄기와 뿌리가 없으면 꽃이 필 수 없듯 가치관과 정서가 없으면 성공할 수 없습니다. 밑(순수예술)이 없으면 위(엔터테인먼트)도 없습니다. →한류가 8년을 넘게 이어 오고 있지만 그 지속성에 대해 의구심을 갖는 사람도 적지 않습니다. -일본은 자기네 문화를 수출하기 위해 전략적인 노력을 했습니다. 옛 기록에는 일본 화상들이 1800년대부터 1900년대 초에 자기네 그림을 유럽 등에 갖다 팔려고 노력했다고 합니다. 일본 도자기 가격을 영국 것보다 비싸게 매기기도 했습니다. 그런 일본 문화에 유럽 사람들이 젖은 적이 있었어요. 그런데 ‘재팬 웨이브’라는 표현은 안 썼어요. 일본 문화는 외국의 지식층 속에 녹아 있습니다. 그만큼 안착한 셈입니다. 그런데 우리는 왜 ‘코리안 웨이브’라고 해야 하나요. 일본의 J팝은 세계 음악사의 한 축을 차지하고 있습니다. K팝이 일본 문화의 뒤를 따라갈 것인지, 한때 절정기를 누렸다가 사라진 홍콩 영화의 뒤를 따라갈 것인지는 우리 하기에 달렸습니다. 한류라고 호들갑 떨지 말고 차분하게 분석하고 대응해야 할 것입니다. →어떤 대응이 필요한가요. -문화를 산업적 측면에서 볼 때 규모의 경제가 돼야 성공할 수 있어요. K팝을 만들려면 투자를 많이 해야 하는데 인적, 물적으로 우리나라 가요시장이 좁고 음반시장도 죽었어요. K팝을 세계 시장으로 넓혀야 성공합니다. 모든 콘텐츠 사업이 세계 시장을 상대로 전략을 짜고 시도하고 있습니다. K팝이 성공했고 온라인 게임도 성공하고 있지만 아직 성공을 거두지 못한 데가 많아요. 다른 분야는 왜 성공하지 못하는지 고민해야 합니다. 드라마도 성공은 했지만 구조적인 활용이 안 되고 있습니다. 문화 콘텐츠 산업이나 엔터테인먼트 산업에서 고민하고 해결하기 위한 노력이 필요한 대목입니다. 문화 산업은 경제적 효과도 크지만 스필오버(spill over·어떤 요소의 경제 활동이 다른 요소에 영향을 미쳐 전체 생산성을 증대시키는 현상) 효과도 큽니다. 일본은 배우 류시원, 배용준으로 몇조원을 벌었습니다. 비즈니스 분야에서 문화 콘텐츠 후광 또는 파급효과를 극대화하는 방법이 무엇일까를 논의해야 합니다. →한류를 K팝이 아닌 K컬처로 확대시키 위해 어떤 노력을 해야 할까요. -순수예술 분야도 창작은 발전했는데 향유 기반이 취약합니다. 기본적으로 국내 시장이 바탕이 돼야 해외 시장도 바라볼 수 있어요. 국내 시장, 국내 고객을 확보하기 위한 노력은 열심히 안 했다고 생각합니다. →한류가 공급도 한계 상황, 시장도 포화 상태라는 우려가 있습니다. -그렇지 않을 겁니다. 능력은 충분한데 우리에게 부족한 게 상상력입니다. 상상력이 가능하려면 규제가 없어져야 합니다. 사회적으로 허용 가능한 자유로운 상상력을 펼 수 있는 환경을 만드는 것이 정부가 할 일입니다. 콘텐츠 공급에서 질이 높아진다면 수요 창출도 가능합니다. 시장을 만들어야죠. 좋은 물건만 있으면 좋은 시장은 충분히 가능하다고 봅니다. →9월에 출범하는 한류대학원의 초대원장으로서 한류 확산에 어떤 역할을 할 계획인가요. -엔터테인먼트 산업에서 한류가 나왔습니다. 엔터테인먼트에 부가가치가 있고 그에 따른 후광효과, 파급효과가 더 큽니다. 우리는 그걸 거의 살리지 못하고 있어요. 예를 들어 베트남에서 한국 화장품이 많이 팔리고 TV나 에어컨도 많이 팔리고 관광객이 늘어나면 그런 후광효과를 본 기업은 원천효과를 만들어 낸 기업 또는 개인에게 보상해 줘야 하는데 현실은 그렇지 않습니다. 시장 내에서 자연스럽게 그런 선순환을 돕는 역할을 한류대학원이 할 겁니다. 결국은 콘텐츠와 비즈니스의 결합이 있어야만 콘텐츠 시장 자체를 더 넓힐 수 있고 그에 따른 후광효과를 극대화할 수 있습니다. 정리 이은주기자 erin@seoul.co.kr ◆유진룡 가톨릭대 한류대학원장은 1956년생. 서울대 무역학과 졸업. 행정고시 22회. 한국예술종합학교 사무국장을 거쳐 문화체육관광부 문화산업국장, 기획관리실장을 거쳐 2006년 8월 문화부 차관으로 퇴임. 올해 초까지 을지대 부총장을 하다 지난 6월 설립된 가톨릭대의 초대 한류대학원장에 임명됐다.
  • MP3 특허 못 지켜 27억弗 날렸다

    “MP3 플레이어는 우리나라 지식재산권의 총체적 부실을 드러낸 대표적 사례다. 첫 단추인 국내 특허출원부터 엉망으로 이뤄졌고, 특허보호 정책의 부재로 엄청난 국부를 잃어버렸다.” 대통령 소속 국가지식재산위원회가 최근 수행한 지식재산사례 심층정책연구(지식분쟁에 따른 우수 기술의 사업화 실패사례 분석)에 참여했던 관계자의 국내 특허제도와 기업의 무관심에 대한 평가는 혹독했다. MP3 플레이어는 국내 벤처기업인 디지털케스트가 1997년 세계 최초로 개발, 2001년 국내외 특허를 등록했다. 그러나 국내 특허는 우리 기업 간 분쟁으로 소멸됐고, 해외 특허는 특허괴물(NPE)에 인수돼 오히려 우리 기업들이 라이선스비를 지불하고 사용하고 있는 실정이다. 17일 세계적 시장조사기관인 GMID에 따르면 2005년부터 2010년까지 MP3 기술을 적용한 기기(MP3 플레이어·PMP·스마트폰)의 세계 주요국 판매량은 최소 13억대이다. 1대당 기술료를 2달러로 계산해도 27억 달러(약 3조 1500억원)의 로열티 수입이 발생한다. 특허만 잘 지켰다면 엄청난 로열티를 받을 수 있는 기술이었지만, 특허전략 부재와 특허제도의 미흡으로 ‘남 좋은 일’만 시킨 꼴이 됐다. 국내 특허는 3건에 불과했다. 권리를 침해당하지 않도록 분야별로 세밀한 특허포트폴리오가 필요했지만 미래에 대한 불확실성과 출원 비용에 대한 부담 등으로 형식만 갖춰 출원한 것이 빌미가 됐다. 그나마도 비현실적인 손해배상제도, 특허 보호제도 정책 미흡으로 유사 제품을 차단하는 데 한계를 드러냈다. 디지털케스트 제품 출시 후 유사제품만 10여개가 나왔다. 디지털케스트 제품을 상대로 한 유사 제품의 잇따른 특허 무효소송으로 특허 권리범위는 축소됐고, 특허료 미납으로 아예 특허가 소멸되는 어처구니없는 지경까지 왔다. 해외에서는 미국의 특허괴물이 특허권을 교묘하게 사들이면서 2007년부터 우리 기업을 상대로 특허침해소송을 제기, 당사자 간 합의로 특허료를 받아 챙기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박성준 지재위 지식재산진흥관은 “세계적인 특허를 지키기 위해서는 비현실적인 보상 등 국내 특허제도의 맹점 개선이 시급하다.”고 지적했다. 정부대전청사 박승기기자 skpark@seoul.co.kr
  • 평생 키 54㎝…세상서 가장 작은 ‘엄지공주’

    평생 54㎝의 작은 키로 살아야 하는 중국의 ‘엄지공주’ 사연이 알려져 눈길을 모으고 있다. 중국 후난성 화이화시에 사는 량샤오샤오(3)의 키는 고작 54㎝. 몸무게는 2.5㎏에 불과해 ‘세계에서 가장 작은 소녀’ 명단에 이름을 올렸다. 스마트폰 보다 작은 얼굴과 큰 눈, 작은 몸집은 마치 인형을 연상케 하며, 평소 호기심이 많아 외출하기를 매우 좋아한다. 샤오샤오가 태어날 당시 키 33㎝, 몸무게 1.05㎏이었으며, 샤오샤오의 건강상태를 체크한 창사시(市)어린이병원의 담당의사는 유전자 변이로 인해 성장이 멈춘 것으로 보고 있다. 이 의사는 “정확한 원인은 알 수 없으며 아마도 현 상태보다 몸이 더 성장하기는 어려울 것 같다.”면서 “성장촉진제나 영양제 등을 주사하기에도 혈관이 너무 가늘어 매우 어렵다.”고 설명했다. 샤오샤오의 부모는 “의사가 ‘돈을 아무리 써도 아이의 병을 고칠 수 없다.’고 말했지만 포기할 수 없었다.”면서 “비록 아이의 병원비로 많은 돈을 써야 했지만, 아이를 보면 언제나 행복을 느낀다.”고 말했다. 이어 “언젠가 샤오샤오가 정상적인 아이들처럼 자라서 엄마, 아빠를 불러줄 날이 올 거라 믿고 절대 포기하지 않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송혜민기자 huimin0217@seoul.co.kr
  • 양평군, 사유지 무단훼손 후 매수 약속도 ‘모르쇠’

    경기 양평군이 조선 세종 때 대마도 정벌에서 큰 공을 세운 이순몽(1386~1449) 장군 묘를 정비하면서 사유지를 무단 훼손하고, 터무니없는 매수 약속을 했다가 망신만 당했다. 17일 윤모(47)씨에 따르면 윤씨 부친은 1982년 양평군 개군면 공세리 산28의3 일대 임야 1만 6219㎡를 매입했다. 그런데 매도자와의 갈등으로 소유권등기를 완료하기 1년 전인 1986년 이순몽 장군 묘로 밝혀지면서 묘역 전체가 경기도기념물 92호로 지정되고, 윤씨가 상속받은 나머지 임야는 문화재보호구역 반경 300m 이내(역사문화환경보존지역)에 편입돼 사실상 개발 및 건축행위가 불가능하게 됐다. 더욱이 양평군은 2002년과 2004년 토지주인 윤씨 허락도 받지 않은 채 묘역을 보수정비한다며 주변에 있던 우량 소나무 50여 그루를 무단 벌목하고 돌 계단까지 만들었다. 윤씨가 이 같은 사실을 뒤늦게 알고 항의하자 차일피일 시간을 끌던 양평군은 무단 벌목에 대한 보상을 실시하고 묘역 3000㎡와 진입로를 포함한 3119㎡의 임야를 우선 매입했다. 나머지 1만 3000여㎡는 도비를 지원받는 대로 매수하겠다고 약속했다. 그러나 경기도문화재심의위원회에서 문화재보호구역으로 피해를 입고 있는 다른 지역에 선례가 될 수 있다며 여러 차례 반대해 지금까지 매수하지 못하고 있다. 무턱대고 도비 지원을 기정사실로 여긴 탓이다. 이에 대해 윤씨는 “많은 돈을 주고 사들인 토지에 집 한 칸 지을 수 없는 것도 억울한데, 매수도 못 해 주겠다면 이보다 더한 재산권 침해가 자유민주국가에 어디 있느냐.”며 울분을 토했다. 양평군 관계자는 “충분히 동정할 만하지만 (묘 일대 3119㎡를 매입한 것으로 문화재 보호가 충분하다고 판단한) 문화재심의위원회에서 부결시켜 어쩔 수 없다.”고 화살을 돌렸다. 한상봉기자 hsb@seoul.co.kr
  • 새달 개봉 스릴러 영화 ‘이웃사람’ 주연 김윤진

    새달 개봉 스릴러 영화 ‘이웃사람’ 주연 김윤진

    ‘월드스타’ 김윤진(39)이 ‘세븐데이즈’에 이어 또 한편의 스릴러 영화로 돌아온다. 8월 개봉하는 영화 ‘이웃사람’을 통해서다. 이 작품은 이웃집 소녀가 연쇄 살인범에게 살해당한 뒤 의문의 사건이 발생하면서 서로를 의심하는 이웃사람들의 이야기를 그린 영화. 미국 드라마 ‘미스트리스’의 촬영차 출국을 앞둔 김윤진을 서울 삼청동의 한 카페에서 만나 영화 이야기를 나눠 봤다. →‘세븐데이즈’, ‘심장이 뛴다’에 이은 또 한번의 스릴러다. 이러다 스릴러 전문 배우가 되겠다. -요즘 자주 듣는 ‘모성애 전문 배우’라는 말보다는 나은 것 같다.(웃음) 개인적으로 뭔가를 쫓아가는 카메라 워킹이나 조명, 화면 등 스릴러 영화의 코드를 좋아한다. ‘로스트’도 따지고 보면 서스펜스 스릴러였는데 매번 대본을 받을 때마다 팬 입장에서 즐거웠다. 만일 다음 작품에 멜로와 스릴러가 들어온다면 또 스릴러를 선택할 것이다. 내가 남성 호르몬이 많은가.(웃음) →납치 당한 딸을 구하기 위해 고군분투했던 ‘세븐데이즈’와 연쇄 살인범에게 맞서는 엄마를 연기한 ‘이웃사람’의 캐릭터가 언뜻 비슷한 면도 있는 것 같은데. -두 인물은 전혀 다르다. ‘이웃사람’의 경희는 자신이 능동적으로 해결하는 것이 하나도 없는 소심하고 수동적인 캐릭터다. 아이의 친엄마가 아닌 것도 다르다. 그동안 능력있고 범인도 때려잡을 것 같은 역할을 하다가 오히려 자연스럽고 현실적으로 다가왔던 것 같다. 그래서 경희가 마지막에 용기를 내서 여성이 할 수 있는 최선을 다 하는 장면에서 더욱 인상적이었다. →‘살인마도, 그가 죽인 소녀도 모두 이웃사람’이라는 영화 카피가 한국 사회에 시사하는 점이 많은 것 같다. -이 영화는 소통과 단절에 관련된 이야기다. 사실 요즘 우리는 옆집에 누가 사는지도 잘 모르고 살지 않나. 예전에는 음식을 만들다가 뭔가 부족하면 이웃끼리 나눠 쓰는 풍토가 있었지만, 지금은 무서워서 상상도 못 하는 일이 돼 버렸다. 언제부터 한국 사회가 이렇게 단절이 됐고, 신뢰가 무너졌을까. 만일 길거리에서 어떤 여성이 남성에게 폭행을 당하고 있다면 신고부터 해야 하는데, 요즘은 무관심으로 지나치는 사람들이 더 많은 것 같다. 한참 영화 촬영을 할 때 수원 토막 살인 사건 같이 끔찍한 사건이 발생하는 것을 보고 사회에 경종을 울리는 이번 영화를 하기를 잘했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번 영화에는 천호진, 마동석, 김성균, 장영남 등 연기파 배우들이 대거 함께 등장하는데. -한 아이를 구하기 위해 무관심에서 관심으로, 관심에서 행동으로 변하는 울림이 있는 이야기와 함께 출연하는 배우들이 좋아서 출연을 결심했다. 원래 작품을 고를 때 대본이나 이야기 구조, 캐릭터를 가장 많이 본다. 내가 나오는 비중은 크게 중요하지 않았다. 이번 작품은 인물들의 이야기를 퍼즐처럼 맞춰가는 구조라 내가 등장하는 장면에서 경희의 극적인 감정을 압축적으로 보여 주면서도 공감대를 이끌어 내는 작업이 어려웠다. →아직 아이가 없는데 ‘하모니’ 등을 비롯해 다수의 작품에서 유독 모성애 연기를 많이 했다. -배우가 나이 들었으면 엄마 역할을 하는 것도 자연스럽지 않은가. CF 스타 출신이 아니라서 그런지 이미지 관리보다는 캐릭터를 자유롭게 상상해서 연기하는 데 더 재미를 느끼는 편이다. 결혼 전 영화 ‘밀애’에서 주부 역할을 했을 정도니까. 모든 역할이 꼭 경험해 봤다고 해서 연기가 잘된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때론 상상 속에 펼쳐지는 세상이 더 무섭고 잔인하다. 오히려 내 경우는 실제로 내 딸이 납치됐다고 생각하면서 연기를 하면 실제 상황과 겹쳐져 몰입이 더 안 될 것 같다. →화려한 이미지와는 달리 영화에서는 수수한 차림으로 많이 나온 것 같다. -‘하모니’ 때도 감옥에 있는 역할이라 색조 메이크업이 없었고, 이번 역할도 딸을 가슴 속에 묻은 엄마로 화려하게 나올 수가 없었다. 미국 드라마 ‘로스트’도 사고 이후로 갇혀 있는 비밀스러운 캐릭터라 거의 노메이크업에 같은 의상으로 5개월을 촬영했다. 그래서인지 사람들이 내가 화장을 하고 나가면 못 알아보는 경우도 있다. (웃음) 그런데 내가 예쁜 얼굴로 유명해진 경우도 아니고 연기자로 성공하려고 노력했기 때문에 외모에 더 자유롭고 내려놓을 수 있는 부분도 많다. →출세작 ‘쉬리’ 이후 지금까지 주로 강인한 여성상을 자주 연기했다. 곧 40대 여배우 반열에 들어서는데 위기감은 없나. -‘쉬리’ 이전에 여배우가 총들고 나와서 성공했던 캐릭터가 없었는데 그 후로 그런 역할이 많아서 뿌듯했고, ‘세븐데이즈’ 이후 모성애를 발휘하며 아이를 지키는 여배우 원톱 영화도 부쩍 늘었다. 나 역시 극적인 상황 속에서 뭔가 싸워서 이겨야 하는 역할을 좋아한다. ‘쉬리’ 때만 해도 30대 넘어가면 주인공은 꿈도 못 꿨지만, 요즘 시대는 40대 초반 여배우도 당당하게 주연을 하는 풍토가 조성돼 다행이라고 생각한다. →당분간 촬영에 매진할 미국 드라마 ‘미스트리스’는 어떤 작품인가. 미국의 촬영 환경이 한국과 다른 점은. -‘미스트리스’는 사귀던 애인이 병으로 죽게 되자, 장례식장에서 그의 아들과 사랑에 빠진다는 파격적인 내용의 드라마다. 미국은 시스템적으로 움직이기 때문에 하루 14시간의 촬영시간을 정확하게 지키고 이를 넘길 경우 시간 외 수당이 비싼 편이다. 제작비를 줄이기 위해서라도 촬영 전에 세팅을 꼼꼼하게 할 수밖에 없다. 요즘 한국도 점차 환경이 바뀌고 있는 분위기인 것 같다. 시즌제 드라마의 경우 여배우가 임신을 해도 계속 촬영할 수 있도록 작가들이 이를 감안해 대본을 써 주기도 한다. →‘월드스타’라는 수식어가 부담스럽지는 않은가. -상당히 부담이 되고, 처음 그 말을 들었을 때 상당히 무안했다. 나중에 월드스타가 되라는 격려의 의미로 받아들이기로 했다. 앞으로 한국과 미국에서 꾸준히 두 마리 토끼를 잡고 싶다. 티켓 파워를 갖춘 영향력 있는 배우로 오래가는 것이 목표다. 글 이은주기자 erin@seoul.co.kr 사진 이종원선임기자 jongwon@seoul.co.kr
  • “휴가철 관객 잡아라” 극장가 이색 마케팅

    여름 성수기를 앞두고 극장가에 관객들을 모으기 위한 이색 마케팅이 한창이다. 여름휴가와 방학을 맞은 직장인과 학생들의 발길을 극장으로 향하도록 각종 이벤트를 쏟아내는 것. 우선 CGV는 다음 달 31일까지 ‘51일간의 CGV 조조(鳥鳥) 할인 이벤트’를 실시한다. 조조부터 심야까지 관객의 특성별로 분류해 맞춤형 혜택을 제공한다. 아침형 고객인 ‘종달새족’을 위해서는 요일에 관계없이 오후 1시 이전에 시작하는 일반 2D 영화를 관람할 수 있는 영화예매권 2장 세트를 1장 가격인 8000원에 선착순으로 판매하는 ‘오전영화 전용 온라인 예매권 반값 할인 이벤트’를 진행한다. 하루 종일 데이트를 즐기는 ‘잉꼬족’에게는 프리미엄 커플석 ‘스위트박스’를 월요일부터 목요일까지 2D?3D 영화 관계없이 1인 1만원에 판매한다. 열대야로 잠 못 이루는 ‘올빼미족’을 위해서는 오후 10시 이후 시작하는 영화에 한해 요일에 상관없이 영화 예매권 2장을 1만원에 즐기는 ‘심야영화 전용 온라인 예매권 세트 할인’을 내놓았다. 이와 함께 ‘24시간 영화관’을 CGV강남을 포함해 CGV강변?수원?의정부?대구 등 전국 16개 극장으로 확대하고, 심야영화 이용 고객들을 위한 각종 이벤트를 실시한다. 롯데 시네마도 열대야에 지친 관객들을 잡기 위해 24시간 영화관을 운영한다. ‘365일 24시간 영화관’은 인구가 밀집되어 있고 영화관 규모가 큰 롯데시네마 건대입구관, 노원관, 부산본점관, 서면관, 동성로관, 성서관, 평촌관, 부천관, 청주관 총 9개관이다. 자정 이후에 5000원으로 부담없이 영화를 볼 수 있는 심야 요금제를 시행한다. 이와 함께 다음 달 15일까지 추첨을 통해 현금, 영화 예매권을 증정하는 ‘한여름의 미친 산타’ 이벤트도 동시에 진행한다. 심야 고객을 잡기 위해 클럽 파티를 여는 극장도 있다. 메가박스는 다음 달 10일까지 동대문점에서 ‘올나잇 서머 파티’를 개최한다. 심야 영화 묶음 패키지인 ‘무비올나잇’의 일환으로 기획된 이 행사는 오후 10시부터 새벽까지 DJ 퍼포먼스를 진행한다. 새벽 유동인구가 많은 동대문 상권의 특성상 24시간 영업하는 동대문점에서 관객들에게 영화뿐 아니라 다양한 즐길거리를 제공하기 위해 마련했다. 또한, 런던올림픽을 기념해 무비올나잇을 진행하는 2개 관 중 1개 관에서는 매주 액션 올림픽, 19금 올림픽 등 장르를 정해 3편의 영화를 묶어 연속 상영한다. 이은주기자 erin@seoul.co.kr
  • [일본통신] 이대호의 오릭스는 대체 어떤 팀일까②

    [일본통신] 이대호의 오릭스는 대체 어떤 팀일까②

    지난해까지 일본 프로야구에서 가장 많은 우승을 차지한 팀은 요미우리 자이언츠(리그 우승 42회, 일본시리즈 우승 21회), 퍼시픽리그에선 사이타마 세이부 라이온스(리그 우승 21회, 일본시리즈 우승 13회)다. 현재 팀당 한 시즌 144경기가 펼쳐지며 중간에 양 리그 교류전(팀당 24경기, 상대 리그 팀과 홈 & 어웨이 2연전)이 있다. 일본의 포스트 시즌은 각 리그에서 3위 팀까지 포스트 시즌에 진출해 2위 팀과 3위팀이 3전 2선승제(2위팀 홈구장에서 3경기를 치름)로 싸운다. 이걸 클라이맥스 퍼스트 스테이지라고 한다. 여기에서 이긴 팀이 정규시즌 1위팀(전 경기를 1위팀 홈 구장에서)과 6전 4선승제(파이널 스테이지)로 일본시리즈에 올라가는 제도다. 그런데 잠깐. 왜 7전 4선승제가 아니고 6전 4선승제일까. 그것은 다름 아닌, 정규시즌에서 우승(1위)한 팀이 먼저 1승을 안고 파이널 스테이지를 시작하기 때문이다. 이 제도가 탄생된 배경에는 역시 일본 프로야구를 손바닥 안에 올려놓고 마음대로 조종하고 있는 요미우리의 참담했던 과거 때문에 생겨난 제도다. 2007년 요미우리는 정규시즌에서 1위를 차지했다. 하지만 당시 2위였던 주니치 드래곤스와의 파이널 스테이지에서 패하는 바람에 리그 우승을 차지하고도 일본시리즈 진출에는 실패하고 말았다. 결국 주니치는 그해 일본시리즈 패권을 차지했고 이에 열이 받은 와타나베 쓰네오(요미우리 신문 회장 겸 구단주)가 2008년부터 6전 4선승제(1위팀에 1승 어드밴티지를 주는)로 파이널 스테이지 제도를 변경해 버렸다. 물론 당시엔 모든 구단들의 동의를 얻었다고는 하지만 일본 프로야구의 생리를 알고 있는, 그리고 요미우리 구단의 그 엄청난 입김과 영향력을 감안해 보면 이건 와타나베 회장의 일방적인 행패나 다름이 없다. 이제 이대호의 소속 팀인 오릭스에 대해 이야기 해 보자. 오릭스 하면, 만년 꼴찌 팀이란 인식이 뿌리깊게 자리 잡고 있다. 이대호 이전에 오릭스에서 활약했던 구대성, 이승엽, 박찬호를 보면 충분히 그럴만 하다. 하지만 오릭스가 2000년대 들어와서 약체 팀(2000년 이후 꼴찌만 무려 6차례 기록)의 대명사가 됐지 과거 황금시대, 그리고 과거의 성적을 보면 그렇게 막장 팀까지는 절대로 아니다. 이 팀도 전성기를 구가하던 시절이 있었고 그 세월만큼 수많은 스타플레이어를 배출한 팀이다. 지난해와 올 시즌 모두 오릭스의 캐치 프레이즈는 ‘신(新) 황금시대’다. 새로운 황금시대를 열겠다는 의미인데, 오릭스의 황금시대란 1967년부터 1978년까지의 12년간을 일컫는다. 당시 한큐 브레이브스였던 오릭스는 이 기간동안 퍼시픽리그 우승 9회, 일본시리즈 우승 3회를 기록하는 등 리그에서 적수가 없었을만큼 막강한 전력을 과시했었다. 니시모토 유키오 감독 시절(1963-1973) 리그 우승 5회가 첫번째 황금시대였다면(니시모토 시절엔 일본시리즈 우승은 없었다) 우에다 도시하루 감독 시절(1974-1978) 기록한 리그 우승 4회, 일본시리즈 우승 3회는 두번째 황금시대다. 이 기간동안 한큐의 황금시대를 열었던 가장 대표적인 선수로는 야마다 히사시(현 야구 평론가), 가토 히데지, 후쿠모토 유타카를 결코 빼놓을수 없다. 이 세명의 선수들을 한국으로 비유하자면 해태 타이거즈의 전성기를 이끌었던 이강철(현 KIA 코치), 김성한, 이종범이 한 시대를 같이 뛰며 팀을 전성기로 이끈 것이나 다름이 없는 것이라 평가할수 있다. 야마다는 일본 프로야구 역사상 최고의 언더핸드 투수다. 잠수함 투수로 막강한 위용을 뽐냈는데 다승왕 3차례(1972, 1976, 1979) 평균자책점 1위 2차례(1971, 1977) 등 발군의 기량을 과시했다. 야마다는 정규시즌 MVP를 3년연속 수상(1976-1978)했다. 3년연속 MVP 수상 기록은 요미우리 종신 감독인 나가시마 시게오와 일본 최고의 홈런왕인 오 사다하루 밖에 없는 귀한 기록이다. 가토는 정교함과 장타력을 동시에 겸비한 명품 타자였다. 두번의 타율 1위(1973, 1979)는 오릭스 황금시대에 가장 돋보였고 특히 그는 은퇴 후 니혼햄 파이터스에서 타격코치를 맡을 당시 프로 초년병이었던 오가사와라 미치히로(현 요미우리 자이언츠)가 타격에 눈을 뜨게 만든 위대한 지도자였다. 후쿠모토는 일본 프로야구 역사를 통틀어 가장 뛰어난 도루왕이다. 1972년 후쿠모토는 106개의 도루를 기록하며 일본 프로야구 한 시즌 최고 기록을 수립했다. 또한 통산 1,065개의 도루는 역대 1위, 115개의 3루타 역시 역대 1위다. 루상에 나가면 뛴다는 후쿠모토는 투수의 습관과 어떠한 볼카운트에서 뛸지를 감각적으로 파악하며 부단히도 도루에 대한 연구를 게을리 하지 않았다. 아마도 지금의 일본야구에서 도루에 대한 분석과 상대 투수 습관 분석은 후쿠모토가 최초이지 않았나 싶다. 1968년 신인 드래프트에서 한큐가 야마다 히사시, 가토 히데지, 후쿠모토 유타카를 지명한 것은 엄청난 축복이었고 이 세명의 선수 모두 은퇴 후 일본 명예의 전당에 헌액되는 영광을 누리기도 했다. 한큐 브레이브스가 황금시대를 맞이 할수 밖에 없었던 필연적인 이유인 것이다. 과거 이러한 영광을 누렸던 오릭스는 지금 처참한 팀 성적을 기록중이다. 주전 선수들의 잇단 부상이 그 원인 중 하나지만 올 시즌 보여주고 있는 모습들을 보면 특히 팀 타선 침묵이 꼴찌를 달리고 있는 원인이다. 작년 시즌 후 오릭스가 이대호를 선택한 것도 바로 이러한 부분을 염려해서 데려온 측면이 큰데, 그 우려가 현실이 되고 말았다. ‘이대호와 여덟 난쟁이’이란 표현이 딱 어울릴 정도로 이대호를 제외하면 거의 모든 타자들이 기대 이하의 활약을 보여주고 있기 때문이다. 이대호는 올 시즌 초반의 부진을 뒤로 하고 5월부터 맹타를 휘두르고 있다. 덕분에 퍼시픽리그 ‘5월 MVP’까지 수상했는데 한국인 선수가 월간 MVP를 수상한 것은 2006년 6월 MVP에 올랐던 이승엽(당시 요미우리 자이언츠)이후 최초다. 한때 터지지 않는 홈런과 2할대 초반에 머물렀던 타율도 반등하며 지금은(6월 25일 기준) 타율 2할 9푼 3리(리그 8위), 11홈런(리그 2위), 41타점(리그 2위), 출루율 3할 9푼 1리(리그 2위) 장타율 4할 9푼 8리(리그 4위)로 도루를 제외한 공격 전 부문에서 10위권 안에 들어와 있다. 오릭스 타자 가운데 이대호보다 더 높은 타율과, 홈런, 그리고 장타력을 보여주고 있는 선수가 전무하다. 이것은 이대호 개인으로서는 매우 뜻깊은 결과지만 팀 전체적으로 보면 그만큼 오릭스 전력이 떨어진다는 걸 의미한다. 선수의 성적도 팀 성적이 어느정도 뒷받침 됐을때 빛을 발하는 법이다. 만약 오릭스가 이대로 시즌을 끝내게 된다면 이대호에 대한 스포트라이트는 그만큼 떨어질수 밖에 없다는 뜻이다. 오릭스가 인기 팀이 아니기에 더욱 그렇다. 물론 이대호를 응원하는 한국 팬들은 이대호에게 모든 초점이 맞춰질수 밖에 없지만 일본에서 바라보는 이대호에 대한 시선은 ‘잘했다’ 정도로 그칠까 우려된다. “이대호 덕분에 팀이 포스트 시즌에 진출했다.” 거나 “이대호 덕분에 오릭스가 우승할수 있었다.”는 겉으로 보이는 느낌이 전혀 다르기 때문이다. 강력하게 이대호를 원했던 오카다 아키노부 감독은 자신이 선택한 이대호가 만족스러운 활약을 보여주고 있기에 이 부분에 대해선 칭찬을 받을만 하다. 하지만 올 시즌 중반을 향해 달려 가고 있는 지금까지도 꼴찌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점은 책임을 져야 한다. 올해가 오릭스와 계약 마지막 해라는 점을 감안하면 특히 그렇다. 물론 올 시즌 남은 경기가 많긴 하지만 현재(6월 25일 기준) 24승 4무 36패(승률 4할)로 반등할 기미가 보이지 않는 다는 점은 지금보다 앞으로가 더 걱정이다. 지금 이대호는 이러한 팀에서 뛰고 있다. 타선의 시너지 효과 역시 기대할수 없다. 오로지 자신의 힘으로 팀 공격을 이끌어야 하는, 고독한 러너와 같은 모양새다. 과연 언제쯤 오릭스는 강팀이란 소릴 다시 듣게 될까. 그리고 과거의 영광을 되찾을까. 이대호가 오릭스로 왔기에 강팀이 됐다 라는 말을 올해 듣고 싶었다. 하지만 오릭스가 처해 있는 현실을 감안하면 주객이 전도 돼 있는 모양새다. 이대호는 훌륭한데, 팀이 엉망이기 때문이다. 개인적인 바람이지만 오릭스의 상승세 속에 이대호의 활약이 돋보이는 야구가 됐으면 좋겠다. 이대호의 앞날에 늘 행운이 깃들길 바라며 한국 야구의 자존심이란 사실을 항상 가슴 속에 품길 바란다. 일본야구통신원 윤석구 http://hitting.kr/
  • 車 냉각수 떨어져 값비싼 생수를 넣었더니…

    車 냉각수 떨어져 값비싼 생수를 넣었더니…

    무더위가 이어지는 7월, 당신은 보양식으로 원기를 회복하고 더위를 피한다고 계곡과 바다로 떠난다. 이런 당신을 모시고 다니는 ‘애마’도 더위에 지치기는 마찬가지다. 폭염속 수십도로 달궈진 아스팔트, 거친 장대비를 헤치고 달려야 하는 자동차도 특별한 여름철 보양식이 필요하다. 휴가철 고속도로에서 하얀 연기를 거칠게 내뿜으며 지쳐 쓰러진 자동차를 본다면 그동안 부려 먹기만 하고 돌봐 주지 않은 주인을 탓해야 할 것이다. 이런 낭패를 당하지 않으려면 타이어와 각종 벨트 등의 점검은 필수다. 여름철에 가장 먼저 체크할 것은 ‘냉각수’다. 차량의 시동을 건 상태에서 평평한 곳에 주차시키고 엔진룸에 있는 냉각수 보조 탱크를 본다. 냉각수의 양이 탱크의 로(low)와 풀(full) 사이에 있으면 된다. 냉각수의 양이 모자라면 수돗물을 보충한다. 생수는 철분이 있어 피해야 한다. 다만 겨울철에는 수돗물이 얼어 낭패를 당할 수 있으니 부동액을 넣어주는 것이 좋다. 장거리 주행 때는 차량 계기판의 엔진 온도 게이지를 살피는 습관을 가져야 한다. 게이지 바늘이 중간 정도를 가르키는 것이 정상이다. 온도가 평소보다 상승한다면 즉시 차를 세우고 엔진룸을 열어야 한다. 냉각수가 정상인데도 엔진 온도가 올라간다면 긴급 출동서비스를 불러 점검을 받아야 한다. 또 엔진룸을 보면 보통 3~4개의 벨트가 있다. 낡아서 갈라지지는 않았는지 꼼꼼히 살펴보고 손으로 눌러 장력도 점검한다. 벨트가 느슨하면 차량의 발전 및 냉방 능력이 떨어지고 반대로 강하면 ‘삑~삑’하는 소리가 난다. 브레이크는 당신과 가족의 생명에 직결된 만큼 세심하게 점검해야 한다. 브레이크 이상 여부는 쉽게 알 수 있다. 페달을 밟았을 때 평소보다 깊이 들어가면 브레이크 패드나 오일에 이상이 생긴 것이다. 또 핸드 브레이크를 당기지 않았는데도 계기판에 주차 브레이크 경고등이 들어오거나 페달을 밟을 때 ‘삑삑’ 소리가 나지 않는지도 확인해야 한다. 여름에는 전조등, 에어컨, 와이퍼 등의 작동이 많아져 배터리가 빨리 소모 된다. 일반 배터리의 경우 전해액이 적정 수준인지 주기적으로 체크하고 필요하면 증류수를 보충하는 게 좋다. 또 차량 앞유리를 닦아주는 와이퍼도 중요하다. 와이퍼 작동 여부는 물론 앞유리와 접촉상태, 워셔액 분사노즐의 상태와 각도 등도 눈여겨본다. 워셔액도 가득 채우고 떠나는 게 좋다. 비가 오면 무엇보다 속도를 평소보다 20~25% 줄이는 ‘감속 운전’이 필수. 누구나 다 알지만 실천하는 운전자는 많지 않다. 비가 오는 도로는 평상시보다 미끄러워 차량의 제동 거리가 길어질 수밖에 없다. 특히 갑작스럽게 쏟아지는 장대비는 운전자의 시야를 가릴 수 있어 더욱 조심해야 한다. 때문에 차간 거리도 평소보다 1.5배 이상 길게 유지하는 것이 좋다. 뙤약볕 아래 주차된 차는 숨이 막힐 듯한 고온이 문제다. 그늘에 주차한 차와는 달리 차량 실내 온도가 70도 가까이 상승할 수도 있다. 차량 실내 온도를 낮추기 위해서 반대편 창문을 내리고 차 문을 4~5회 정도 여닫기를 반복하면 공기가 순환돼 온도가 금방 떨어진다. 게릴라성 집중 폭우로 일시에 하천이나 계곡물이 범람해 자동차가 훼손되는 경우가 많다. 침수 피해 보상을 받기 위해서는 자동차보험의 자기차량 손해에 꼭 가입해 두는 것이 좋다. 자차 보험을 들어두면 주차뿐 아니라 운행 중 피해도 보상받을 수 있다. 혹시 자차보험에 들지 않았다면 중간에 가입할 수도 있으니 보험사로 문의해 보는 게 좋다. 중요한 것은 차량의 문이나 선루프 등을 열어놓아 생기는 침수 피해는 보상이 되지 않다. 또 트렁크나 차 안에 둔 물건에 대해서도 보상이 되지 않는다. 가급적 차 창문을 닫고 차내에는 아무것도 두지 않는 편이 좋다. 혹시 출발하면서 점검을 하지 못했다면 국내 보험사들이 휴가지에서 펼치는 무상점검 서비스를 이용해도 좋겠다. 삼성화재는 28일부터 다음 달 11일까지 남해 상주해수욕장 등에서, 현대해상은 27일부터 사흘간 부산 해운대 등에서, 동부화재는 30일부터 다음 달 10일까지 인천 영종도 기념관 휴게소에서, LIG손해보험은 16일부터 다음 달 17일까지 강원 강릉 경포대 등 12개 해수욕장에서 30여개 항목을 무료로 살펴주고 시원한 생수 등도 나눠준다. 한준규기자 hihi@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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