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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황금시간대 밤 9시로 이동하나…예능·드라마 전진 배치

    황금시간대 밤 9시로 이동하나…예능·드라마 전진 배치

    밤 9시대가 TV 프라임 시간대로 각광받고 있다. 밤 9시대는 뉴스 시간대라는 고정관념이 강한 데다 인기 드라마 및 예능 프로그램이 집중 편성되는 기존의 프라임 시간대인 밤 10~11시대에 견줘 사각지대로 여겨졌지만 최근 TV 시청층 및 라이프스타일의 변화에 따라 살아나고 있는 것이다. 이에 따라 방송사들은 주요 예능 및 드라마를 밤 9시대로 전진 배치하고 있다. 지난 1일 밤 9시 SBS에서 방영된 ‘궁금한 이야기 Y’는 전국 시청률 13.2%를 기록했다. 몸이 옆으로 굽은 ‘미스터리한 그녀의 정체’ 편의 분당 최고 시청률은 무려 23.9%까지 치솟았다. 요즘 톱스타들이 나오는 인기 드라마도 한 자릿수 시청률에 그치는 상황에서 휴일임을 감안하더라도 교양 프로그램의 시청률로서는 상당히 이례적인 수치다. 지난 6일 밤 9시대 방송된 MBC 일일 연속극 ‘아름다운 당신’(9.8%)과 SBS ‘영재 발굴단’(8.0%)은 밤 11시대 MBC ‘황금어장-라디오스타’(7.9%)와 SBS ‘한밤의 TV연예’(4.5%)보다 시청률에서 앞섰다. 이 때문에 최근 방송사들은 밤 9시대에 화제작을 편성해 가족 시간대를 공략하고 있다. SBS는 인기 예능 프로그램 ‘스타킹’을 화요일 밤 9시대에 배치했고 새달 13일 방송되는 김수현 작가의 신작 드라마 ‘그래, 그런 거야’를 주말 밤 9시대에 편성했다. 지난해 3월 창사 24년 만에 9시대 주말극을 폐지했던 SBS가 1년이 채 안 돼 주말극을 부활시키고 60부작에 달하는 스타 작가의 화제작을 편성한 것은 밤 9시대를 강화하겠다는 전략으로 풀이된다. SBS가 밤 9시대에 내놓은 ‘아빠를 부탁해’, ‘동상이몽 괜찮아 괜찮아’ 등은 한 자릿수 시청률에 그친 반면, MBC 9시 주말극 ‘엄마’는 20%를 넘는 고공 행진을 하고 있다. MBC도 파일럿에서 인기를 끈 ‘능력자들’을 금요일 밤 9시 30분에 편성했다. 동 시간대 방송되는 KBS ‘나를 돌아봐’의 경우 송해 리마인드 웨딩 편이 시청률 13.4%를 기록해 화제를 모았다. SBS 편성팀 관계자는 “밤 11시대는 젊은층에 국한된 반면, 9시대는 전 연령층을 아우르는 시간대이기 때문에 더 강화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밤 9시대가 각광받기 시작한 데는 케이블과 종편의 영향이 적지 않다. 이들은 밤 10시대 지상파 드라마와의 경쟁을 피하기 위해 20~30분 일찍 예능 프로그램을 내놓았고 ‘집밥 백선생’, ‘냉장고를 부탁해’, ‘수요 미식회’ 등이 쏠쏠한 재미를 봤다. MBC와 SBS가 뉴스 시간대를 8시로 당기면서 생긴 공백을 노려 높은 시청률을 기록했다. 이처럼 밤 9시 가족 시간대가 부상한 것은 시청층이 고령화된 데다 경제 불황에 가족들과 함께 모여 이야기할 수 있는 TV 콘텐츠를 선호하기 때문이다. 취업 준비, 직장 생활로 바쁜 젊은층의 경우 밤늦게까지 TV를 보기보다는 인터넷 VOD로 시청하는 패턴이 늘면서 기존에 프라임 시간대로 인식되던 밤 11시대는 상대적으로 위축되고 있다. 시청률 조사회사 닐슨 코리아의 황성연 부장은 “평일날 밤 9시대 시청률은 10시대에 비해 최대 5%까지 높다”면서 “60대가 TV의 주 시청층으로 자리잡고 불황기에 가족끼리 TV를 보면서 화제를 나누고 소통하려는 사회현상이 반영된 것으로, 앞으로 다양한 세대의 화제와 공감을 이끌어 낼 수 있는 가족 중심 콘텐츠가 각광받게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은주 기자 erin@seoul.co.kr
  • [길섶에서] 노약자석 모녀/박홍기 논설위원

    저녁 9시가 좀 넘어 지하철을 탔다. 저녁 모임을 짧게 끝낸 뒤 귀가하는 길이었다. 50대와 20대로 보이는 중년 여성과 아가씨가 노약자석에 앉아 있었지만 허연 머리를 내세워 남은 한 자리를 차지했다. “괜찮지?”, “응, 괜찮아”라며 오가는 말이 모녀지간이었다. 한참 지나서였다. 60대가량 된 남성 두 명이 승차하더니 맞은편에 섰다. 한쪽에만 노약자석이 있는 칸이었다. 두 명 모두 술을 마셨는지 얼굴이 불그스레했다. 두 역쯤 갔을 때 한 명이 “요즘 젊은 것들은…위아래도 없어”라며 혀 꼬부라진 소리로 들으란 듯 투덜댔다. 중년 여성이 먼저 몸을 일으키려 할 때 딸이 “엄마도 힘들잖아. 내가…”라며 팔을 잡았다. 그러자 “몸도 많이 아픈데…그냥 있어.” “두 분 다 앉아 계세요”, 그리고 일어섰다. 모녀도 서로 부축하며 일어났다. 60대 남성 둘은 전혀 개의치 않고 텅 빈 자리에 앉으러 왔다. “그렇게 말씀하시면 안 되잖아요. 사정이 있을 수 있는데…”라며 언짢게 한마디 던졌다. 다른 한 명이 “미안합…”까지 하다 입을 닫았다. 다른 칸으로 옮겼다. 노약자석은 나이 드신 분들의 전유물이 아닌데…, 씁쓸한 퇴근길이었다. 박홍기 논설위원 hkpark@seoul.co.kr
  • “멈추세요!”…교통표지판에 매달린 코알라 화제

    “멈추세요!”…교통표지판에 매달린 코알라 화제

    호주를 대표하는 마스코트이자 '귀차니즘'의 대명사 코알라의 우스꽝스러운 모습이 SNS의 화제로 떠올랐다. 최근 사우스 오스트레일리아 경찰은 애들레이드의 한 도로표지판에 매달려있는 코알라의 모습을 페이스북을 통해 공개했다. 화제의 이 사진은 지난 7일(현지시간)밤 순찰 중 촬영된 것으로 'STOP' 표지판에 코알라가 매달려있는 모습이 웃음을 자아낸다. 경찰은 "밤 늦은 시간 우연히 쇠로 된 표지판에 매달린 코알라를 발견했다"면서 "아마도 코알라가 길을 잃고 이 표지판을 유칼립투스 나무로 착각해 오른 것 같다"고 밝혔다. 현지경찰은 사진을 촬영한 후 이 코알라를 잡아 서식지에 놓아주면서 사건아닌 사건은 일단락됐지만 SNS 반응은 갈수록 뜨거워졌다. 네티즌들은 "도로를 거침없이 달리는 자동차에 코알라가 열받은 것 같다"면서 "'STOP'이라는 표지판에 올라 운전자에게 경종을 심어주려는 것 같다"며 즐거워했다.        박종익 기자 pji@seoul.co.kr
  • “친구 생겼어요” 미라상태로 발견된 새끼 오랑우탄 그후…

    3달 전 인도네시아 보르네오섬에서 마치 미라같은 상태로 박스 안에 버려진 채 발견된 새끼 오랑우탄의 현재 모습이 공개됐다. 최근 국제동물구조협회 측은 구조된 오랑우탄 지토가 건강을 완전히 회복했으며 난생 처음으로 같은 처지의 친구와 만나 사이좋게 지내고 있다고 밝혔다. 영상과 함께 공개된 지토는 과거 끔찍했던 기억은 모두 잊어버린듯 같은 새끼 오랑우탄과 장난치며 즐거운 시간을 보내고 있다. 세계적으로 큰 관심을 모은 지토의 사연은 지난해 10월로 거슬러 올라간다. 당시 지토는 오줌으로 젖은 박스 안에서 돌처럼 굳은 미라같은 모습으로 발견돼 큰 충격을 던졌다. 생후 3-4개월 쯤으로 추정됐던 지토는 오랜시간 햇빛을 받지못한 것은 물론 탈수와 영양실조로 목숨이 위태로운 상태였다. 다행히 지토를 발견한 동물구조협회 관계자가 곧장 보호소로 후송했으며 이후 지토는 집중적인 치료를 통해 건강을 찾았다. 동물구조협회 관계자는 "지토가 친구 아소카를 아마도 동족 중에서는 처음으로 만났다"면서 "둘은 같은 처지로 오랜 만에 만난 가족처럼 행복하게 지내고 있다"고 밝혔다. 협회 측에 따르면 지토와 아소카는 태어난 직후 어미가 밀렵꾼에게 사살되면서 고아가 됐다. 이후 지토와 아소카는 애완동물로 팔렸다가 방치돼 목숨을 잃을 뻔 했으나 다행히 협회 관계자의 도움으로 새 삶을 얻었다. 한편 보르네오 섬은 잘 알려진대로 수많은 나무들로 가득한 삼림의 보고지만 동시에 세계적인 벌채 지역이다. 이곳을 기반으로 대대로 오랑우탄을 비롯한 수많은 동물들이 살아왔지만 인간들의 무분별한 삼림 벌채로 그 서식지는 줄어들었다. 특히 주민들에게 오랑우탄은 벌채를 방해하는 눈엣가시로 이에 어미 오랑우탄들은 대표적인 밀렵의 표적이 됐다. 이유는 주변에 지토처럼 항상 새끼가 있어 밀거래를 통해 짭짤한 부수입도 챙길 수 있기 때문이다. 박종익 기자 pji@seoul.co.kr
  • 불안과 혼돈의 시대… 바꿔라 느껴라 품어라

    불안과 혼돈의 시대… 바꿔라 느껴라 품어라

    새해를 맞아 문화·예술계 명사들이 꼽은 우리 사회의 키워드와 그에 걸맞는 책을 소개한다. 책마다 화두가 다르고, 울림도 다르다. 대중의 정서를 읽는 데 신기를 발휘하는 영화감독 윤제균, 비판적 성찰이 깊은 시인 이문재, 명문장가로 이름 높은 소설가 김훈, 내놓는 작품마다 주목받는 소설가 장강명, 책 보는 안목이 뛰어나다는 김형보 어크로스 대표에게 조언을 구했다. 추천하는 이들이 예사롭지 않은 만큼 간택된 책들도 범상치 않다. 신간은 아니지만 그동안 인연이 아니었다면 신년에는 읽어보면 어떨까. 저항안내서/하랄트 벨처 지음/원성철 옮김/오롯 펴냄 나는 소비자가 최악의 인간형이라고 생각한다. 소비자가 모여 사는 대중소비사회가 최악의 사회라고 생각한다. 대량생산, 대량유통, 대량소비, 대량폐기의 악순환이 거듭되는 동안 지구만 황폐해진 것이 아니다. 우리 내면도 삭막해졌다. 자율과 존엄으로부터, 지구 생태계로부터 가장 먼 존재가 소비자다. 전환이 절실한 시기다. 우리가 달라지지 않으면, 미래는 도래하지 않는다. 어떤 미래학자는 우리에게 남은 시간이 채 50년이 되지 않는다고 경고한다. 극지방과 고산지대의 만년설이 녹아내리고, 지표 곳곳이 사막으로 변하고 있다. 독일의 전환설계학자 하랄트 벨처는 ‘저항안내서’에서 미래에 관한 새로운 이야기를 시작하자고 제안한다. 벨처는 소비중독에서 벗어나는 것이 미래의 문을 여는 유일한 열쇠라고 강조한다. 그런데 소비 축소는 전적으로 정치의 문제다. 이때의 정치는 현실정치가 아니다. ‘생태정치’다. 그 첫 출발이 스스로 생각하기다. 생각하고, 표현하고, 공감하고, 협력하는 능력을 갖출 때 미래에 관한 새로운 이야기가 만들어진다. 벨처는 책 후반부에서 스스로 생각하는 사람들을 소개하고 있다. 이들의 상상과 실천을 참조한다면, 더 나은 미래를 현재로 불러올 수 있다. 그래서 지금, 여기 우리가 (언제나) 맨 앞이다. 거짓말하는 착한 사람들/댄 애리얼리 지음/이경식 옮김/청림출판 펴냄 모든 부문이 혼미함 속에서 타락해 가는 것처럼 보인다. 이런 때 도덕적 권위를 발휘하면서 모범을 보여줘야 할 지도자나 단체, 정치 세력은 실종 상태다. 올해 총선과 신당 출현 같은 큰 정치 이벤트를 겪는 동안 이런 현상은 더 심해지지 않을까. 사람들 각각도 안팎으로 험난한 시대에 ‘믿을 것은 나 자신뿐’이라는 생각을 더 하게 될 것 같다. 대중은 이미 지난해부터 ‘개인’의 문제에 큰 관심을 보였고, 그런 개인이 되는 방법을 애타게 묻는 것처럼 보인다. 지난해 비소설 부문 베스트셀러는 ‘미움받을 용기’였고, 소설 부문에서는 ‘오베라는 남자’가 인기를 끌었다. 둘 다 외부의 압력에 쉽게 굴하지 않고 똑바로 제 갈 길 가는 개인을 다룬 책이다. 이런 상황에서 추천하고 싶은 책은 댄 애리얼리의 ‘거짓말하는 착한 사람들‘이다. 합리적이고 올바른 판단을 하는 개인들이 어떤 상황에서 ‘삐끗’해서 부정행위를 저지르게 되는지, 행동경제학이라는 틀로 분석한 책이다. 내게는 올해 우리의 마지막 보루인 ‘개인’을 어떻게 지켜야 할지 역설하는 책으로 읽힌다. 특히 스스로를 좋은 사람이라고 생각할수록 자기 자신에게 더 너그러워져서 부정을 쉽게 저지른다거나, 사소한 부정 행위도 놀라울 정도로 전염성이 높다는 대목을 눈여겨봐 주셨으면 한다. 작고 소박한 나만의 생업 만들기/이토 히로시 지음/지비원 옮김/메멘토 펴냄 새해맞이 덕담으로 ‘대박 나세요’라는 말을 많이 들었다. 히트 상품이 생겼을 때 사용되는 ‘대박 터졌다’는 말이, 보통 사람들에게 일상의 덕담으로 사용되는 세상이다. 대박을 권하고 바라는 마음의 이면에는 세상에 대한 두려움이 잠복해 있다. 가파른 내리막의 시대, 언제 낭떠러지로 밀려날지 모른다는 불안함. ‘대박 나세요’라는 축언 뒤에는 우리 시대 평범한 사람들의 불안의 그림자가 가득 차 있다. 우리 시대, 대박이 나지 않더라도 행복해질 수 있는 방법은 없을까. ‘평범하게 살아가기 위해 죽을 만큼 노력해야 하는 이상한 시대’에서 벗어나는 방법은 없을까. 이 책은 명문대를 졸업하고 벤처 기업에 들어가 밤낮없이 일한 대가로 겨우겨우 생활하는 것에 지쳐가다, ‘작고 알차게 살아가기 위한 자신만의 생업 개발’에 나선 사람의 이야기다. 저자에게 생업이란 ‘대단한 기획, 특별한 재능 없이 소규모 자본만으로도 가능한 생활밀착형 일’이다. 이 책에는 저자가 직장을 그만둔 후 5년간 7개의 직업을 새로 만들어 게릴라식으로 운영하며 생계를 꾸리고 자신의 행복을 찾아 분투한 경험이 빼곡히 담겨 있다. 세상의 두려움과 불안을 벗어나기 위한 새로운 실험을 다룬 책, 새해 첫 달에 읽어보면 어떨까. 분명 새로운 영감을 줄 것이라고 확신한다. 연탄길/이철환 지음/윤종태 그림/랜덤하우스코리아 펴냄 현실이 힘들고 어려운 사람들에 대한 따뜻한 얘기를 담은 수필집이다. 남을 위해서 자기를 희생하고 따뜻한 온기를 전해주는 게 연탄이다. 그래서 이 책 안에는 따뜻한 온기가 담긴 이야기들이 있다. 서문에 보면 당신은 누군가를 위해서 뜨거운 연탄이 되어 본 적이 있느냐는 말이 있는데 그 말은 내게 많은 것을 생각하게 만든다. 나 자신을 희생해서 타인을 따뜻하게 해 주는 연탄 같은 작은 행동 하나라도 우리가 해 본 적이 있는가. 잘살고 돈이 많은 사람들보다 오히려 가난하고 힘들고 어렵고, 희망이 없을 것 같은 사람들 사이에 감동적인 일상들이 많다. 돈이 적고 많음을 떠나서, 사회적 지위가 높고 낮음을 떠나서 갑과 을을 떠나서 인간이 가지고 있는 따뜻한 온기가 무엇인가를 생각하게 만드는 책이다. 각박한 현실에서 꼭 필요한 게 무엇인가. 배려와 격려, 작은 말 한마디가 이 세상을 연탄처럼 따뜻하게 만든다. 많은 사람들이 부정적인 뉴스와 우울하고 희망 없는 세상을 느끼고 있다. 이 책 안에서는 세상이 꼭 그렇지만은 않다는 것을 깨닫게 해 준다. 마음이 차가워진 시대에 살고 있는 독자들이 ‘연탄길’이라는 책을 통해 다시 한 번 따뜻한 마음과 세상을 느끼고 공감할 수 있기를 바란다. 마더 데레사 자서전/호세루이스 곤살레스 빌라도 지음/송병선 옮김/민음인 펴냄 내가 고른 책은 마더 데레사(1910~1997) 자서전이다. 저출산, 청년 취업난, 금수저·흙수저론, 헬조선, 불신, 희망의 부재 등 해결하기 어려운 사회적 문제가 불평등에서 기인한다. 어떤 사람들은 불평등은 자유 경쟁, 기회 균등, 공정 거래, 법치주의의 결과이기 때문에 이것은 불평등이 아니라고 말하기도 한다. 그런 논리는 상당히 지배적이다. 민주주의 힘으로 불평등의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느냐 없느냐, 이것은 우리 사회가 처한 삶과 죽음의 갈림길일지도 모른다. 한국의 민주주의가 불평등을 완화하는 데 효과적으로 작동하고 있는지도 매우 의심스럽다. 사회 구조 전체를 개혁하고, 정치적 충격을 가해서 불평등을 해소해야 한다는 주장은 정의롭다. 하지만 마더 데레사는 고통과 가난에 빠진 개인을 사랑하는 일이 사회 구조를 개혁하는 것보다 더 시급한 일로 받아들였다. 마더 데레사는 길바닥에 쓰러진 노숙자, 나병환자, 알코올 중독자, 고아 등 버려진 사람들을 하나하나 개별적으로 사랑하는 길을 택했다. 나는 사회 구조를 바꾸는 것과 개개인을 사랑하는 두 가지가 다르지 않다고 생각한다. 자기 자신을 바꾸지 않고서 세계를 바꿀 수 있는 길은 아마도 없을 것이다. 안동환 기자 ipsofacto@seoul.co.kr 그래픽 김예원 기자 yean811@seoul.co.kr
  • [씨줄날줄] 김정은 ‘치킨게임’의 심리학/구본영 논설고문

    북한이 그제 4차 핵실험을 단행한 뒤 “우리의 핵 포기는 하늘이 무너져도 절대 있을 수 없다”는 성명을 발표했다. 국제사회의 여하한 압력에도 맞서겠다는 예고였다. 북한의 이런 공식 성명보다 더 눈에 띄는 건 조선중앙TV가 공개한 김정은 노동당 제1비서의 자필 서명 문구다. “당중앙은 수소탄 시험을 승인한다”며 김정은이 전 세계를 상대로 한 ‘치킨게임’의 주역임을 선포했기 때문이다. 물론 북한의 ‘벼랑 끝 전술’은 어제오늘의 일은 아니다. 핵 개발도 이미 김일성 시대 때 시동이 걸렸지 않은가. 구소련 해체와 동구 사회주의 블록이 무너진 뒤 북한이 체제 유지를 위해 핵카드를 빼든 건 주지의 사실이다. 그래서 ‘김씨 조선’의 3대 상속자 김정은이 이 시점에 4차 핵실험을 강행한 배경이 궁금해진다. 그것도 중국의 역린(逆鱗)을 건드리면서까지 말이다. 지난달 그의 “수소탄의 폭음을 울리는 핵보유국”이라는 발언은 모란봉 악단의 베이징 공연 취소의 도화선이었다. 흔히 창업(創業)보다 수성(守城)이 더 어렵다고 한다. 기업이나 국가를 경영할 때 통용되는 경구다. 김정은은 고립무원인 처지에서 그나마 후원국인 중국 지도부의 심기를 아랑곳하지 않고 막 나가는 형국이다. 판로를 생각하지 않고 마구 빚을 내 투자를 늘리는 벤처 기업식 통치를 하는 꼴이다. 창업자 김일성은 중·소 사이에서 줄타기 외교로 양쪽의 환심을 사려 했다. 김정일은 중국의 개혁·개방 권고를 체제 동요를 우려해 받아들이진 않았지만, 중국식 시장경제의 성과엔 찬사를 보내는 시늉은 했다. 김정은은 ‘주체외교’를 내세웠지만 상대적으로 유연했던 선대와 달리 ‘돌직구’만 던지고 있다. 외교만 그런 게 아니다. 내치도 마찬가지다. 이미 고모부인 장성택을 “건성건성 박수를 친다”는 등의 불경죄를 씌워 총살했다. 회의 석상에서 졸던 현영철 전 인민무력부장도 처형됐다. 또 다른 실세 최룡해 당비서도 중용했다가 직위를 박탈하거나 복권시키는 등 혹독한 롤러코스터 인사로 길들이고 있다. 김일성·김정일 시대 때보다 훨씬 가혹하고 잦은 숙청이 이어지고 있는 셈이다. 아마도 국제사회의 전례 없이 강한 대북 제재를 부른, 무모한 ‘수폭 실험’도 그 부작용일 게다. 실세 2인자를 용인하지 않는 마당에 누가 직언을 하겠나. 김정은의 과격한 외교와 공포정치의 원인은 뭘까. 전문가마다 장님 코끼리 만지는 식 해석만 내놓는다. 근대 정치학의 비조 격인 마키아벨리의 군주론을 다시 읽고 무릎을 쳤다. “인간은 증오심뿐만 아니라 공포심 때문에 과격해질 수 있다”는 대목이다. 측근들의 계급장을 수시로 뗐다 붙였다 하는, 불안정한 심리의 근저에 레짐 체인지에 대한 그의 짙은 불안감이 깔려 있을 법하다. 어쩌면 선대에 비해 약화된 체제를 물려받은 그가 이판사판으로 핵 개발에 매달리고 있는지도 모르겠다. 구본영 논설고문 kby7@seoul.co.kr
  • [2016년 변화를 원한다면 도전하라] 들어봐! 강북문화 이야기꾼

    “북한산 선열묘역길 해설을 맡았는데 사람들이 너무 즐거워했어요. 무심코 지나치던 무덤 앞에서 그 의미를 알게 되니 엄마도 아이도 더 흥미를 갖는 것을 보고 보람을 느꼈습니다.” 이정애(51) 강북구 문화관광 해설사는 7일 “지역 역사를 잘 알게 되니 우리 동네가 자랑스러울 뿐 아니라 해설을 위해 계속 공부를 하게 되니 나 자신도 발전하는 느낌”이라고 말했다. 강북구의 근현대 역사문화자원들을 소개해 주는 ‘문화관광 해설사’ 프로그램이 인기다. 문화관광 해설사는 다양한 역사문화관광 명소를 함께 찾아 그곳에 얽힌 역사 등을 설명하는 자원봉사 프로그램이다. 현재 활동하고 있는 문화관광 해설사는 모두 18명. 이들은 자원봉사자지만 서류와 면접심사를 거쳐 국제교류문화진흥원에서 실시하는 고대사~근현대사, 강북구 지역 문화유산부터 문화관광 개념의 이해, 해설안내기법, 자원봉사자로서의 역할, 현장 탐방 등 총 70시간의 이론과 실습교육을 이수하고 수료평가까지 통과해 해설 자격을 갖췄다. 북한산 자락 주변으로 봉황각, 국립4·19민주묘지, 순국선열과 애국지사 16위 묘역을 비롯해 소나무 1000여 그루가 울창하게 늘어선 솔밭근린공원 등 강북구에는 다양한 역사와 문화·자연자원이 자리하고 있다. 문화관광 해설사가 참여하는 코스는 세 가지다. 1코스는 ‘독립으로서의 열망이 가득한 순례길’로, 솔밭공원에서 북한산 둘레길 중 순례길로 들어서 4·19전망대와 광복군 합동묘역 등을 돌아보는 약 2시간 30분 코스다. 2코스는 ‘민주화의 발자취를 담은 길’로 서울시 미래유산 1호인 동요 ‘반달’ 작곡가 윤극영 선생의 가옥과 국립4·19민주묘지 등을 둘러볼 수 있다. 3코스는 ‘북한산 소나무의 짙은 솔향기 가득한 길’이다. 윤창수 기자 geo@seoul.co.kr
  • 더민주 합류한 첫 여성 인재는 ‘트라우마 치유 전문가’

    더민주 합류한 첫 여성 인재는 ‘트라우마 치유 전문가’

    ‘트라우마 치유 전문가’인 김선현(48·여) 차의과대 교수가 6일 더불어민주당(더민주)에 입당했다. 문재인 대표가 인재영입위원장을 맡은 이후 4번째 영입이며 첫 여성이다. 미술과 심리학을 전공한 김 교수는 현재 세계미술치료학회장과 대한트라우마협회장을 맡고 있다. 일본군 위안부 할머니들을 위한 쉼터인 광주 ‘나눔의 집’에서 7년간 임상미술치료를 하고 천안함 피격, 동일본 대지진, 세월호 참사 피해자를 돌봤다. 김 교수는 입당회견에서 “정치를 바꿔야 치유되는 상처가 있다”며 “상처받아 찢어진 국민 아픔을 치유하는 데 이제는 정치와 국가 시스템이 적극적으로 나서야 할 때다. 국민 상처를 대하는 태도가 국가의 품격을 결정한다”고 밝혔다. 문 대표는 입당회견에서 “이번 총선은 기득권 세력과 미래 세력 간의 대결이다. 한편으로는 젊은 피를 수혈하고 또 한편으로는 각 분야의 전문가들을 영입해 더 젊고 유능한 정당으로 만들겠다”고 말했다. 총선 출마와 관련, ‘세월호 유가족 치료에 힘을 쏟았는데 경기 안산 출마도 고려하느냐’는 질문에 김 교수는 “아직 계획은 없고 당과 상의해서 결정하겠다”고 밝혔다. 그는 서울에서 태어났고 원적은 경북 의성이다. 정치권 밖 전문가 수혈로 야권 인적 구성을 재편해 ‘안풍’(安風)을 차단하고 수권 능력을 끌어올리겠다는 문 대표의 구상에도 속도가 붙고 있다. 후속 영입 대상으로는 정세현 전 통일부 장관과 주진형 한화투자증권 대표 등이 거론된다. 주류 측 핵심 관계자는 “민주정부 10년 동안 통일정책 및 대북 관계를 담당했던 정 전 장관을 조만간 모실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임일영 기자 argus@seoul.co.kr
  • 담 넘어 가정집 애완견 훔치는 중국 개도둑

    담 넘어 가정집 애완견 훔치는 중국 개도둑

    가정집 애완견을 훔치는 개도둑의 모습이 중국에서 포착됐다. 6일(현지시간) 영국 동영상 공유사이트 ‘라이브릭’(Liveleak.com)에는 지난 5일 중국의 한 가정집에서 개를 훔치는 개도둑의 모습이 담겨 있다. 영상에는 승합차를 타고온 남성 2명이 차에서 내려 가정집 담을 넘는 모습이 담겨 있다. 남성들은 가정집 마당에 있는 개들을 끌고 담을 넘어 훔쳐간다. 도둑들이 개를 훔쳐 달아나는 시간은 고작 30초. 아마도 중국에서 애완견은 집 안에서 키워야 할듯하네요. 사진·영상= Live Leak youtube 영상팀 seoultv@seoul.co.kr
  • 세계에서 제일 키 큰 기린…5m 88㎝

    세계에서 제일 키 큰 기린…5m 88㎝

    “나보다 더 큰 기린 있으면 나와봐!” 영국의 한 동물원에서 ‘세계 최장신 기린’으로 추정되는 기린의 모습이 공개돼 눈길을 사로잡았다. 4일(현지시간) 일간지 데일리메일의 보도에 따르면 영국 펨브룩셔의 한 동물원에 사는 기린 ‘줄루’의 발끝부터 머리끝까지의 몸길이는 무려 약 5m 88㎝. 기린의 평균 신장인 4m 50㎝~5m를 훌쩍 웃도는 키다. 이 동물원에는 줄루를 포함해 수컷 기린이 총 3마리가 있는데, 이들과 함께 서 있을 때에도 머리가 삐죽 솟아있는 것으로 보일 만큼 큰 신장을 자랑한다. 동물원 내 기린 우리의 높이보다 줄루의 키가 더 큰 탓에, 사육사들은 먹이를 줄 때마다 특별히 마련한 층계에 올라야 한다. 동물원 사육사에 따르면 줄루는 5년 전 네덜란드에서 이곳 동물원으로 옮겨진 뒤 줄곧 관람객들의 사랑을 독차지해 왔다. 언뜻 보기에도 다른 기린보다 월등히 큰 키를 자랑하는 탓에 다른 어떤 동물보다 눈에 잘 띄기 때문이다. 이곳에서 줄루를 보살피는 사육사인 팀 모퓨(39)는 데일리메일과 한 인터뷰에서 “아마 이 기린이 야생에 있었다면 눈에 띄는 키 때문에 암컷들의 관심을 독차지했을 것”이라면서 “다른 어떤 기린에 비해 온순한 성격이 특징”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키가 큰 줄루는 사육사와 가까이 서 있을 수 있는 담장을 매우 좋아한다. 다만 키가 크고 몸무게가 1.3t에 달하는 등 몸집이 커서 그런지, 유독 움직이는 것을 좋아하지 않는다”면서 “공식적인 기록은 아니지만, 아마도 줄루는 세계에서 가장 키가 큰 기린일 것”이라고 덧붙였다.   송혜민 기자 huimin0217@seoul.co.kr
  • 해외여행 | 세부 가족여행을 위한 체크리스트check list

    해외여행 | 세부 가족여행을 위한 체크리스트check list

    누가 그랬다. 아이를 데려가는 여행은 부모에게 휴식이 아니라 고난이라고. 그럼에도 많은 가족여행자들이 세부를 찾는 이유는 여러 가지다. 아이들과 함께 즐길 수 있는 교육적인 일정들이 많은데다, 굳이 리조트를 벗어나지 않고도 충분히 여행의 재미를 느낄 수 있기 때문. 완벽한 가족여행을 위해 챙겨야 할 세 가지를 꼽았다.이곳에 도착했다면 드넓게 펼쳐진 바다도, 모험의 동산처럼 보이는 리조트도 모두 다 우리의 것!스노클링에 나선 아이들의 발장구가 바쁜 제이파크 아일랜드의 프라이빗 비치●check list 1방점은 리조트에 찍어라편안한 휴식도, 신나는 놀이도 리조트 안에서 즐긴다!벗어날 수 없을 거야, 제이파크의 매력 아침 일찍 눈 비비는 아이들 데리고 머나먼 투어에 나섰다가 밤 늦게 돌아오는 가족여행이라니, 피곤하다. ‘짧은 동선’과 ‘많은 즐길거리’가 충족되는 가족여행이 편하다. 이것저것 살 게 많을 때 복합 쇼핑몰이 제일 편한 것과 같은 이유다. 그러고 보니 리조트를 나가지 않고 여행을 즐기는 것이 최고가 아닐까? 그래서 선택했다. 제이파크 아일랜드 세부를!뙤약볕에도 고카트를 향한 아이들의 열정은 막을 수 없다아이도 엄마도 엄지 척 키즈 아일랜드 무엇보다 우선 소개하고 싶은 것은 아이들을 위한 키즈 아일랜드이다. 대부분의 리조트, 호텔에서 운영하고 있는 것이 키즈클럽이라지만, 아이들의 적응 문제나 프로그램의 다양성을 고려한다면 제이파크 아일랜드는 단연 돋보일 수밖에 없다.한국인 선생님이 상주하고 있는 제이파크 아일랜드의 키즈 아일랜드는 아이들이 쉽게 분위기에 적응하고 놀 수 있는 환경을 만든다. 1~3세 유아들을 위한 베이비 케어, 3~10세 아이들을 위한 키즈클럽, 4~12세를 위한 조이캠프로 나뉜다. 이중 조이캠프는 영어로 프로그램이 진행돼 아이들에게 영어를 접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한다. 그림 그리기, 물놀이, 게임 하기 등등 액티비티와 접목시켜 아이들의 반응도 좋다고.키즈 아일랜드는 아이들에게도 보람찬 시간이지만, 동시에 부모에게도 휴식의 시간을 제공한다. 하루 종일 아이들을 돌봐야 하는 부담감에서 해방될 수 있는 것. 아이들이 동행하기 힘든 호핑투어 등 관광을 다녀오거나 리조트 안에서 여유를 즐길 수 있는 시간을 제공한다.워터파크의 재미를 책임지고 있는 슬라이드는 아이들과 성인들의 치열한 달리기 대회가 열리는 장소다슬라이드 타고 슝슝 워터파크 제이파크 아일랜드는 세부에서 가장 큰 ‘워터파크’를 보유하고 있는 리조트다. 메인 수영장인 아일랜드 풀을 비롯해, 아바존 리버, 웨이브 리버, 비치 풀 등 다양한 타입의 놀이 시설을 갖추고 있다. 그 중 백미는 3개의 슬라이드. 아이는 물론 어른에게도 흥미진진한 즐길거리다. 국내 워터파크에서 길게 늘어선 줄에 포기하고 말았다면, 이곳에서는 기다릴 필요 없이 슬라이드를 탈 수 있다. 또 안전 요원이 상주하고 있고, 놀이 시설의 크기가 한눈에 들어오기 때문에 더욱 더 안전하다. 이용권을 한 번 구매하면 하루 동안 내내 워터파크 시설을 즐길 수 있다.진짜 세부의 바다를 보여 주고 싶다면, 제이파크 아일랜드가 바라보고 있는 프라이빗 비치에서 물놀이를 즐기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얕은 바다여서 어린 아이들에게도 부담이 적다. 스노클링 장비를 빌려 바다 속 탐험을 하는 아이들도 쉽게 만날 수 있다. 기대했던 것보다 물고기들이 많이 있어 재미가 쏠쏠하다는 평이다. 마린 스포츠 센터에서는 제트스키, 패러 세일링, 웨이크 보드 등 좀 더 역동적인 해양 스포츠를 즐길 수 있다.막탄 스위트의 널찍한 침실. 침실보다 더 넓은 거실과 부엌 공간을 함께 누려 보자쾌적하고 넉넉하게 객실 즐길거리가 수없이 많아도 가장 기본이 돼야 하는 것은 객실의 상태다. 가족이 묵기에 공간이 좁거나, 편의 시설이 제대로 잘 갖춰지지 않을 경우 피로만 더해질 뿐. 총 556개의 객실을 갖춘 제이파크 아일랜드는 대부분의 객실이 스위트 카테고리 이상부터 시작된다. 어떤 객실이건 기본적인 크기와 시설이 보장된다는 것. 한 가족 여행객에게는 최대 4명을 수용할 수 있는 막탄 스위트가, 두 가족 여행객에게는 최대 6명을 수용하는 세부 스위트 객실이면 충분하다. 좀 더 오붓한 분위기를 내고 싶다면 독채로 이뤄진 풀빌라를 이용하자.모든 객실에 넉넉한 크기의 거실이 딸려 있다. 보통 한 공간에 침실과 소파가 놓인 것과는 차별화되는 부분이다. 복작복작한 답답함을 느끼는 대신 내 집처럼 편안하게 공간을 즐길 수 있다. 간단한 조리기구를 갖춘 부엌은 엄마들이 가장 좋아하는 공간이라고.성인들에게도 그들만의 시간이 필요한 법!재미 삼아 당겨 봐 더 팔라스 카지노 지난 5월에 오픈한 ‘더 팔라스 카지노The Palace Casino’는 가벼운 마음으로 여유 시간을 즐길 수 있는 곳. 슈퍼6, 바카라, 블랙잭 등의 게임을 지원하고 있다. 가족여행객들을 위한 다양한 즐길거리를 제공하기 위한 차원에서 운영되는 것이라고. 부담을 가질수록 진짜로 부담이 커질지어니, 재미 삼아 들러 보자.제이파크 아일랜드는 국내 대부분의 여행사를 통해 객실 예약을 할 수 있다. 웹페이지에서 온라인 예약을 하는 것도 좋은 방법. 한국인 스태프들이 상주하고 있어 언제든지 필요한 도움을 청할 수 있다. Quezon National Hwy, Cebu www.jparkisland.co.kr +63 32 494 5000▶재미있는 일이 벌어질 거야, 아미고!어느 날은 무대 위에서 노래를, 어느 날은 아이들과 함께 물놀이를, 그리고 어느 날은 화려한 불쇼를 보여 주고 있는 이들은 바로 ‘아미고Amigo!’ 아미고는 제이파크 아일랜드에서 엔터테인먼트를 책임지고 있는 스태프들이다. 각종 공연을 담당할 뿐만 아니라 워터파크의 안전하고 깨끗한 환경 조성 또한 이들의 몫이다. ‘게스트에게 즐거운 추억을 선사하고 싶다’는 아미고는 오늘도 제이파크 아일랜드에서 당신을 기다리고 있다.▶mini interviewAmigo 켄Ken 우리는 노래, 춤, 에어로빅, 불쇼 등 다양한 엔터테인먼트 활동을 한다. 공연이 비는 시간에는 워터파크에서 수건을 정리하는 등 깨끗한 환경을 만들기 위해 손을 보태기도 한다. 우리는 이 모든 활동을 ‘게스트가 웃을 수 있게 하는 일’이라고 생각한다. 제이지Jayjie 나는 이곳에서 활동한 지 2달밖에 되지 않았지만 모든 일이 재미있다. 원래는 춤을 추는 것이 전공이었는데 이곳에서 노래도 시작하게 됐다. 게스트를 위한 일이지만 개인적으로 발전할 수 있는 일이기도 해서 더 보람찬 것 같다. 메이May 어려운 부분도 있다. 게스트들의 참여를 적극적으로 유도해야 하는데, 마음처럼 쉽지 않더라. 공연을 하거나, 팀빌딩 프로그램을 함께할 때 힘차게 호응해 주고 즐겁게 참여해 주면 진짜 뿌듯하다. 가장 반응이 좋은 프로그램을 꼽자면, 단연 불쇼가 아닐까?켄 우리가 바라는 것은 아미고의 활동을 통해 여행자들이 좋은 추억을 만드는 것, 단 하나다!제이지·메이 맞다, 맞다!●check list 2바다로 뛰어들 준비예로부터 가족휴가는 바다와 떼 놓을 수 없는 법!날루수완섬은 연푸른 바다색을 뽐낸다. 물이 깊지 않아 아이들이 놀기에 더없이 적합하다힐루뚱안섬에서 호핑을 즐기는 사람들걱정은 접어 두고 즐기는 세부의 바다 휴양지 최고의 미덕은 역시 ‘에메랄드빛 바다’다. 심연을 보는 것처럼 어둡고 침침한 청색이 아니라 청량하고 맑은 빛을 뽐내야 하는 법. 막탄섬에서 40분 거리에 자리한 날루수완섬Nalusuan Island으로 호핑투어를 떠나는 순간, 의심은 필요 없게 됐다. 만점짜리 바다가 세부에 있었기 때문이다. 해변에 발을 딛고 고개를 돌려 봐도, 한참을 배를 타고 달려 멈춘 바다 한가운데서도 푸르고 투명한 바다가 눈에 들어온다. 여행자들이 몇 번이고 세부를 다시 찾아오는 이유다.손바닥만한 크기의 날루수완섬은 감격스러운 색을 선물해 주는 곳이다. 선착장 반대편으로 얕은 바다가 넓게 펼쳐져 있는데, 굳이 따지자면 머리 위로 펼쳐진 하늘의 색보다도 물빛이 연하다. 스노클링 장비로 물속을 들여다보지 않아도 바닥에 닿은 발이 보일 정도다. 허리춤까지 오는 깊이에, 물속에는 고운 모래가 깔려 있어서 물이 무섭거나 수영을 못하는 사람이어도 부담이 없다. 특히나 어린 아이들을 동반한 가족 여행자들에게 안성맞춤이다. 스노클링에 도전한다면, 이곳에서는 가벼운 마음을 갖는 것이 좋겠다. 기대했던 파랗고 노란 열대어들을 보기에는 조금 부족할 수도 있다. 대신 둥실둥실 편안한 마음으로 물길에 몸을 맡긴다면 청명한 하늘과 푸른 바다에 동화된 느낌을 받을 수 있을 것이다.날루수완섬과는 달리 힐루뚱안섬Hilutungan Island 인근은 좀 더 활기에 차 있다. 색색의 열대어와 산호를 가까이 볼 수 있는 곳이기 때문이다. 힐루뚱안섬은 막탄섬에서 약 20~30분 거리에 자리한 섬으로 국가에서 어류보호구역으로 지정한 곳이다. 그만큼 다양한 생명이 꿈틀대고 있다는 것. 덕분에 스노클링이나 다이빙 같은 해양 스포츠가 발달해 있단다. 띄엄띄엄 바다 위에 떠 있는 보트들은 이곳의 진가를 알고 찾아온 여행자들이 많다는 증거다.날루수완섬보다 깊이가 깊고 파도도 센 편이지만 세부의 생명력을 느끼기에는 이만 한 곳이 없다. 팔뚝만 한 물고기들이 떼를 지어 헤엄치고, 운이 좋다면 그 사이로 보석처럼 화려한 빛을 내는 열대어도 목격할 수 있다. 어디서나 비슷하게 느껴지는 것이 물속 풍경이라지만, 볼 때마다 신기한 것도 물속이다. 힐루뚱안섬으로 들어가는 이들은 기대에 찬 얼굴, 돌아오는 이들이 만족스러운 얼굴을 하고 있는 이유다.동화 속에 나올 법한 올랑고 철새 도래지. 강아지는 제 집마냥 습지를 뛰어다닌다. 철새가 많이 없는 계절이라 하더라도 이곳의 이색적인 식생은 아이들에게 신기한 경험이 될 테다살아 있는 섬으로 모험을 떠나요 그러고 보니 세부는 바쁘게 재촉하지 않을 때 진가를 드러낸다. 바다의 영롱한 빛깔과 유유히 헤엄치는 열대어들을 가슴에 담는 데는 여유가 필요한 법. 올랑고섬Olango island에서는 더욱 그렇다. ‘철새들의 주유소’라는 별명이 있는 올랑고섬은 세부의 유명한 철새도래지다. 아이들을 동반한 가족여행자들은 세부를 여행할 때 꼭 빼놓지 않고 이곳을 찾는다.매년 9월부터 이듬해 3월 사이에 수천 마리의 새들을 이곳에서 관측할 수 있다. 그중에서도 남반구인 호주, 뉴질랜드와 북반구의 알래스카를 이동하는 철새들이 중간지점인 올랑고섬에서 잠시 쉬어가며 다시 떠날 힘을 비축하는 것이다. 철새를 가장 쉽게 볼 수 있는 시간은 오후 2시경.섬을 빙 둘러보니 철새가 머물기엔 더없이 좋은 장소다. 모래밭으로 이뤄진 넓은 습지가 조성돼 있어 물가를 좋아하는 철새들이 그냥 지나칠 수 없겠다. 해초와 작은 물고기 등 먹이가 풍부하기도 하다. 이곳 사람들도 철새도래지를 보존하기 위한 노력을 아끼지 않는다. 지역 주민들은 커뮤니티를 조성해서 철새의 먹이인 해초를 키우고 환경을 정화하는 활동을 벌인다고.기대를 안고 철새 관측소에 갔지만 불행스럽게도 철새가 찾아오는 시즌이 아니었던지라 망원경으로 한두 마리의 새를 볼 수 있었을 뿐이다. 그러나 이국적이고 신비로운 이곳의 식생을 관찰할 수 있으니 다행이다. 습지를 따라 형성된 맹그로브 숲과 물속으로 보이는 각양각색의 작은 물고기들은 서운한 마음을 한순간에 녹여 주었다.호핑의 꽃은 요트라네​나무 배인 방카의 시설이 조금 아쉽다면, 요트를 이용한 호핑에 나서 보자. 방카가 그저 이동 수단이라면 요트는 그 자체가 즐길거리다. 좀 더 안전한 설비를 갖추고 있다는 것은 이루 말할 필요가 없겠다. 화장실을 비롯해 에어컨과 TV까지 갖추고 있다. 이용자들을 위해 와인과 과일을 서비스로 제공한다. 일반 방카에 비해 크게 부담스럽지 않은 수준으로 책정된 가격은 최고의 매력이다. 보통 오후 시간대에는 조류 변화로 안전사고의 우려가 있어 호핑을 할 수 없지만, 요트 호핑을 통해서는 가능하다. 직접 조류를 분석하는 수고와 함께 안전장비를 철저하게 갖추고 있는 덕이다. 요트는 최대 30명까지 수용할 수 있다. 현재 요트 호핑 투어는 하나투어에서만 예약이 가능하다.●check list 3보는 것이 곧 배우는 것‘놀면서 배우는’유익한 여행의 탄생!망고의 재탄생 프로푸드 망고 팩토리Profood Mangoes Factory세부에서 망고를 먹지 않으면 반쪽짜리 여행이 되고 만다. 아이들에게 망고의 헌신적인 생애(?)를 알려주고 싶다면 프로푸드 망고 팩토리를 찾아가자. 프로푸드는 필리핀 최대 규모의 망고 생산 기업으로 필리핀 전역에 총 4개의 공장을 운영하고 있다. 세부에 자리한 프로푸드 망고 팩토리에서는 여행자들을 위한 투어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총 17.5헥타르 규모의 공장 곳곳을 둘러보며 말린 망고, 망고 쥬스 등을 만드는 모습을 볼 수 있다. 망고 갤러리에서는 이곳 공장에서 만들어진 제품들을 저렴한 가격에 구매할 수 있다. 최소 10명부터 투어프로그램을 이용할 수 있으며 성인은 200페소, 어린이는 100페소다. Highway, Maguikay, Mandaue City, Metro Cebu +63 32 346 1228 profoodgallery.com딩가딩가 노래하세 알레그레 기타 공장Alegre Guitar Factory세부에서 망고만큼 유명한 것이 기타다. 스페인 식민지 시대를 겪으면서 멕시코의 기타가 필리핀 세부까지 전해졌다고. 직접 기타를 제작하는 작은 공방들이 섬 곳곳에 자리하고 있는데, 알레그레 기타 공장은 3대가 이어오며 규모를 키워 가고 있는 곳이다. 가족이 모여 만들던 것에서 지금은 30명이 넘는 직원을 고용하고 있을 정도로 커졌다. 이곳에서는 기타를 제작하는 모습을 볼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완성품을 구매할 수도 있다. 세계 각국에서 수입해 온 목재로 제작한 기타들은 재료에 따라 독특한 소리를 낸다. 사람의 손으로 직접 만들어지는 덕에 가격 또한 저가부터 고가까지 각양각색이다. 여행자가 부담없이 구매할 수 있을 정도의 기타도 다수 판매하고 있다. 포크기타부터 클래식기타, 우쿨렐레나 만돌린까지 제작한다. Looc-Basak Rd, Lapu-Lapu City, Cebu공들인 손길을 느껴 봐 아바타 액세서리Avatar Accessories헝겊부터 나무, 조개껍질까지 다양한 재료를 가지고 액세서리를 만든다. 세계적인 쥬얼리쇼에 참가할 정도로 세부에서는 유명한 액세서리 숍이다. 액세서리를 구매할 수 있는 쇼룸과 직접 액세서리를 제작하고 있는 모습을 볼 수 있는 공장으로 이뤄져 있다. 손수 제작하는 제품임에도 가격이 저렴하기 때문에 주머니가 술술 열린다. C/o PHILEXPORT-Cebu Chapter, 3rd Flr. LDM Bldg., Cuenco Legaspi Streets, 6000 Cebu City, Cebu +63 32 254 9268​날루수완 섬▶travel infoAIRLINE아침부터 저녁까지 추억으로 꽉꽉, 필리핀항공 새벽 잠을 가볍게 보충하고 오전11시경 도착한 세부. 인천 출발 시간이 다소 이른 새벽 7시30분이었지만 비행거리가 4시간밖에 되지 않으니 몸은 가뿐하다. 더구나 반나절의 시간은 관광을 하기에도, 휴식을 취하기에도 넉넉하지 않은가. 도착하는 날부터 진짜 여행이 시작된다. 여행 마지막 날도 꽉 채워 즐기고 싶다면 저녁 늦게 출발하는 항공편을 이용하면 되겠다. 그래서 새벽 1시40분에 세부에서 출발하는 필리핀항공의 PR484편은 항상 인기 있는 항공편이다. 오후 10시까지 머무를 수 있는 제이파크 아일랜드의 레이트 체크아웃을 이용하면 여유롭게 저녁 식사를 즐기고, 침대에서 조금 뒹굴 수도 있다. 그야말로 잠들기 직전까지 여행할 수 있는 셈이다.tip 필리핀항공 똑똑하게 이용하기 언제든 떠날 준비가 되어 있다면 이왕이면 합리적인 가격으로 항공권을 구매해 보는 건 어떨까? 매년 하반기 오픈하는 ‘통항공권’은 묶음 항공권을 특가로 이용할 수 있는 기회다. 본인만 사용할 수 있는 ‘마이통’, 본인과 동반자가 함께 사용할 수 있는 ‘커플통’으로 구성돼 있다. 매수에 따라 최저 20만원대부터 40만원대로 이뤄져 있어 특가를 톡톡하게 누릴 수 있다. 또 하나, 필리핀항공이 운영하는 에어텔 브랜드인 ‘필플러스텔Philplus TEL’에서는 항공과 숙박이 묶인 상품을 알뜰하게 구매할 수 있다. 일반 레저를 포함해 골프, 어학연수, 상용 등 다양한 타입의 상품이 준비돼 있다.Mall아얄라 몰Ayala Mall세부 시내에 자리한 복합 쇼핑몰. 세부에서는 손꼽히는 큰 규모를 자랑하는 곳으로, 실제로 길을 잃을 만큼 복잡한 구조를 가지고 있다. 초행길이라면 안내데스크에서 지도를 먼저 받아 두자. 가장 추천하는 곳은 1층에 자리하고 있는 슈퍼마켓. 저렴한 가격으로 ‘득템’할 수 있는 아이템이 많으니 눈을 크게 떠야 한다. Cebu Business Park, Archbishop Reyes Avenue, Cebu City 6000, Metro Cebu, Cardinal Rosales Ave, Cebu City, Cebu +63 32 516 3025 일요일-목요일 10:00~21:00, 금·토요일 10:00~22:00시티 타임 스퀘어City Time Square타임 스퀘어 깊숙한 곳에 자리한 ‘리브 슈퍼클럽Liv Superclub’은 소위 ‘제일 잘 나가는’ 클럽이라고. 밤이면 온갖 꽃단장을 마친 남녀가 입장을 위해 줄을 선 진풍경을 감상할 수 있다. 클럽 외에도 바, 카페, 레스토랑 등의 숍이 2층 건물을 빽빽이 채우고 있으니 입맛대로 놀아 보자. Mantawi Ave., North Reclamation Area, Subangdaku, Mandaue City, Cebu +63 32 239 4397Restaurant아바세리아 델리 & 카페Abaseria Deli & Cafe필리핀관광청이 인증한 세부의 맛집. 세부의 전통 양식을 고급스럽게 풀어낸 가구와 장식품들이 돋보인다. 정성을 들여 꾸민 가정집에 들어온 것처럼 안락한 분위기에서 식사를 즐길 수 있는데, 음식의 맛 또한 부담스럽지 않고 푸근하다. 새끼 돼지를 통으로 구워내 즉석에서 손질해 내어주는 구이 요리가 인상적이다. 후식으로는 구아바 향기가 달달하게 올라오는 구아바커피를 추천! 물론 구아바를 싫어한다면 무조건 피하시길. 39-B Pres. Quirino St., Villa Aurora, in Kasambangan, Cebu City +63 32 234 4160날루수완 아일랜드 레스토랑Nalusuan Island Restaurant바다를 걸치고 지어진 널찍한 레스토랑에 들어서면 바다 위에 떠 있는 것 같은 착각이 든다. 물놀이를 하며 가득 품은 바다의 기운을 그대로 가져갈 수 있는 것이 가장 큰 매력. 유리 없는 기둥 사이로 바람이 한 가득 들어온다. 가볍지만 맛 좋은 필리핀 요리를 맛볼 수 있다.tip 세부 공항이용료 잊지 마세요!여행이 모두 끝났더라도, 주머니에 750페소만큼은 꼭 남겨두자. 세부에서 출국시 공항이용료를 내야 하기 때문이다. 일단 수하물을 부치고, 따로 마련된 부스를 찾아가 비용을 내면 영수증을 받을 수 있다. 영수증이 없으면 출국 심사대를 통과할 수 없으니 잊지 말고 확인할 것.글·사진 차민경 기자 취재협조 제이파크 아일랜드 리조트 www.jparkisland.co.kr,필리핀항공 www.philippineair.co.kr
  • ‘트라우마 치유 전문가’ 김선현 교수, “문재인 대표의 이 말이 와닿았다”

    ‘트라우마 치유 전문가’ 김선현 교수, “문재인 대표의 이 말이 와닿았다”

    ‘트라우마 치유 전문가’ 김선현 교수, “문재인 대표의 이 말이 와닿았다” 트라우마 치유 전문가 더불어민주당의 4호 인재영입이자 1호 여성 인재 영입으로 김선현 차의과대학교 교수가 6일 입당했다. 김 교수는 이날 입당 기자회견을 갖고 “정치를 바꿔야 치유되는 상처가 있다”면서 “상처받아 찢어진 국민의 아픔을 치유하는데 이제는 정치와 국가 시스템이 적극적으로 나서야 할 때다. 국민의 상처를 대하는 태도가 국가의 품격을 결정한다”고 밝혔다. 김 교수는 세계미술치료학회 회장과 대한트라우마협회 회장을 맡고 있는 등 트라우마 치유 전문가다. 일본군 위안부 할머니들을 위한 쉼터인 나눔의 집에서 7년간 임상미술치료를 했고 이후에도 천안함 피격, 연평도 포격사건, 동일본 대지진, 세월호 참사 피해자 등을 돌보는 등 여러 사건 사고 현장에서 활동해왔다. 김 교수는 “국민은 서민과 약자를 방치하는 정당이 아니라 국민의 아픔에 공감하고 함께 머리를 맞대고 고민하고 상처를 치유하고자 하는 사람들이 모인 정당을 원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김 교수와 함께 입당 기자회견에 참석한 문재인 더민주당 대표는 “정치도 결국 국민의 아픔과 상처를 치유하고 눈물을 닦아주는 것이라 생각한다”면서 “김 교수의 입당이 우리 당이 그런 정당이 될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이번 총선은 기득권 세력과 미래 세력 간의 대결”이라며 “그 대결을 위해 한 편으로는 젊은 피를 수혈하고 또 한 편으로는 각 분야의 전문가들을 영입해 더 젊고 유능한 정당으로 만들겠다”고 밝혔다. 김 교수는 입당하게 된 계기에 대해 “두 달 전에 문 대표가 당 관계자를 보냈고 당시에는 마음 준비도 안 됐고 생각도 없어 거절했다”면서 “문 대표가 저를 계속 설득했는데 ‘김 교수님이 사람을 치유하고 사람의 상처에 대해 아파하는 마음을 국민을 대상으로 정치에 그 마음을 표현하면 어떻겠냐’고 한 말이 와닿았다”고 전했다. 김 교수는 총선 출마와 관련해 “세월호 유가족 치료도 했는데 경기 안산 지역 출마도 고려하느냐”는 질문을 받자 “아직 그런 계획은 없고 당과 충분히 상의해서 결정하겠다”고 말했다. 또 안철수 신당 측에서 연락이 있었는지에 대해서는 “저는 일찌감치 더불어민주당으로 마음을 결정했고 특별한 접촉은 없었다”고 답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트라우마 치유 전문가, 김선현 교수 더민주당 입당 “안산 출마 계획?”

    트라우마 치유 전문가, 김선현 교수 더민주당 입당 “안산 출마 계획?”

    트라우마 치유 전문가, 김선현 교수 더민주당 입당 “안산 출마 계획?” 문재인 인재영입 트라우마 치유 전문가 더불어민주당의 4호 인재영입이자 1호 여성 인재 영입으로 김선현 차의과대학교 교수가 6일 입당했다. 김 교수는 이날 입당 기자회견을 갖고 “정치를 바꿔야 치유되는 상처가 있다”면서 “상처받아 찢어진 국민의 아픔을 치유하는데 이제는 정치와 국가 시스템이 적극적으로 나서야 할 때다. 국민의 상처를 대하는 태도가 국가의 품격을 결정한다”고 밝혔다. 김 교수는 세계미술치료학회 회장과 대한트라우마협회 회장을 맡고 있는 등 트라우마 치유 전문가다. 일본군 위안부 할머니들을 위한 쉼터인 나눔의 집에서 7년간 임상미술치료를 했고 이후에도 천안함 피격, 연평도 포격사건, 동일본 대지진, 세월호 참사 피해자 등을 돌보는 등 여러 사건 사고 현장에서 활동해왔다. 김 교수는 “국민은 서민과 약자를 방치하는 정당이 아니라 국민의 아픔에 공감하고 함께 머리를 맞대고 고민하고 상처를 치유하고자 하는 사람들이 모인 정당을 원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김 교수와 함께 입당 기자회견에 참석한 문재인 더민주당 대표는 “정치도 결국 국민의 아픔과 상처를 치유하고 눈물을 닦아주는 것이라 생각한다”면서 “김 교수의 입당이 우리 당이 그런 정당이 될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이번 총선은 기득권 세력과 미래 세력 간의 대결”이라며 “그 대결을 위해 한 편으로는 젊은 피를 수혈하고 또 한 편으로는 각 분야의 전문가들을 영입해 더 젊고 유능한 정당으로 만들겠다”고 밝혔다. 김 교수는 입당하게 된 계기에 대해 “두 달 전에 문 대표가 당 관계자를 보냈고 당시에는 마음 준비도 안 됐고 생각도 없어 거절했다”면서 “문 대표가 저를 계속 설득했는데 ‘김 교수님이 사람을 치유하고 사람의 상처에 대해 아파하는 마음을 국민을 대상으로 정치에 그 마음을 표현하면 어떻겠냐’고 한 말이 와닿았다”고 전했다. 김 교수는 총선 출마와 관련해 “세월호 유가족 치료도 했는데 경기 안산 지역 출마도 고려하느냐”는 질문을 받자 “아직 그런 계획은 없고 당과 충분히 상의해서 결정하겠다”고 말했다. 또 안철수 신당 측에서 연락이 있었는지에 대해서는 “저는 일찌감치 더불어민주당으로 마음을 결정했고 특별한 접촉은 없었다”고 답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트라우마 치유 전문가’ 김선현 교수, “문재인 대표 말에 설득

    ‘트라우마 치유 전문가’ 김선현 교수, “문재인 대표 말에 설득" 어땠길래?

    ‘트라우마 치유 전문가’ 김선현 교수, “문재인 대표 말에 설득" 어땠길래? 트라우마 치유 전문가 더불어민주당의 4호 인재영입이자 1호 여성 인재 영입으로 김선현 차의과대학교 교수가 6일 입당했다. 김 교수는 이날 입당 기자회견을 갖고 “정치를 바꿔야 치유되는 상처가 있다”면서 “상처받아 찢어진 국민의 아픔을 치유하는데 이제는 정치와 국가 시스템이 적극적으로 나서야 할 때다. 국민의 상처를 대하는 태도가 국가의 품격을 결정한다”고 밝혔다. 김 교수는 세계미술치료학회 회장과 대한트라우마협회 회장을 맡고 있는 등 트라우마 치유 전문가다. 일본군 위안부 할머니들을 위한 쉼터인 나눔의 집에서 7년간 임상미술치료를 했고 이후에도 천안함 피격, 연평도 포격사건, 동일본 대지진, 세월호 참사 피해자 등을 돌보는 등 여러 사건 사고 현장에서 활동해왔다. 김 교수는 “국민은 서민과 약자를 방치하는 정당이 아니라 국민의 아픔에 공감하고 함께 머리를 맞대고 고민하고 상처를 치유하고자 하는 사람들이 모인 정당을 원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김 교수와 함께 입당 기자회견에 참석한 문재인 더민주당 대표는 “정치도 결국 국민의 아픔과 상처를 치유하고 눈물을 닦아주는 것이라 생각한다”면서 “김 교수의 입당이 우리 당이 그런 정당이 될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이번 총선은 기득권 세력과 미래 세력 간의 대결”이라며 “그 대결을 위해 한 편으로는 젊은 피를 수혈하고 또 한 편으로는 각 분야의 전문가들을 영입해 더 젊고 유능한 정당으로 만들겠다”고 밝혔다. 김 교수는 입당하게 된 계기에 대해 “두 달 전에 문 대표가 당 관계자를 보냈고 당시에는 마음 준비도 안 됐고 생각도 없어 거절했다”면서 “문 대표가 저를 계속 설득했는데 ‘김 교수님이 사람을 치유하고 사람의 상처에 대해 아파하는 마음을 국민을 대상으로 정치에 그 마음을 표현하면 어떻겠냐’고 한 말이 와닿았다”고 전했다. 김 교수는 총선 출마와 관련해 “세월호 유가족 치료도 했는데 경기 안산 지역 출마도 고려하느냐”는 질문을 받자 “아직 그런 계획은 없고 당과 충분히 상의해서 결정하겠다”고 말했다. 또 안철수 신당 측에서 연락이 있었는지에 대해서는 “저는 일찌감치 더불어민주당으로 마음을 결정했고 특별한 접촉은 없었다”고 답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미혼모로 힘들었을 엄마 생각났죠” 8600㎞ 날아온 입양 소녀의 선물

    “미혼모로 힘들었을 엄마 생각났죠” 8600㎞ 날아온 입양 소녀의 선물

    새해를 사흘 앞둔 지난달 28일 서울 서대문구 서교동 동방사회복지회 건물 1층 카페에 국제택배 상자가 도착했다. 그 안에는 양모(울) 섬유로 만든 컵 슬리브(컵에 끼우는 홀더) 20개가 들어 있었다. 상자 안에는 ‘이 물건들을 직접 만들면서 행복했는데 잘 팔려서 미혼모에게 도움이 된다면 기쁘겠다’는 내용의 편지가 함께 있었다. 상자를 보낸 곳은 호주 버지니아주의 조용한 해안 마을인 필립섬. 한국과 8600㎞ 떨어진 이곳에서 택배를 보낸 사람은 로렌 칼슨(16·여)이다. 동방사회복지회 전예환(55·여) 복지사는 칼슨이라는 이름을 발견하곤 깜짝 놀랐다. 바로 15년 전 자신이 호주로 입양시킨 미혼모의 딸이었기 때문이다. 경기도에서 태어난 칼슨은 생후 6개월 때인 2001년 2월 입양됐다. 한국 이름은 ‘신하영’. 자신의 한국 이름을 잊어버리지 않았다는 듯 컵 슬리브를 하나씩 곱게 포장해 ‘신하영인(印)’이라는 상표도 붙였다. 칼슨은 지난해 7월 호주인 양부모와 함께 생모의 나라를 찾았다가 자신의 입양을 도운 기관에 가고 싶다는 뜻을 전했다. 그리고 기관에서 운영하는 카페인 ‘카페 이스턴’을 찾아 미혼모들을 만났다. 카페는 아이를 홀로 낳아 키우기로 결심한 미혼모들의 경제적 자립을 돕기 위해 운영하는 곳이다. 미혼모들이 직접 바리스타, 파티시에(제빵제과사)가 돼 커피, 차, 머핀, 쿠키 등을 만들어 판다. 수익금은 모두 이들의 생계비로 쓰인다. 칼슨은 이런 사정을 듣고 자신의 힘으로 아이를 키우는 미혼모를 돕겠다고 나선 것이다. “생계가 어려운데도 자신이 낳은 아이들을 돌보는 미혼모들이 정말 대단해 보였어요. 미혼모들이 자신의 아이를 직접 키우는 데 조금이라도 보탬이 됐으면 좋겠다는 바람을 안고서 컵 슬리브를 만들었습니다.” 전 복지사는 “건강하고 긍정적으로 잘 자라 너무 감사하다”며 “다른 사람을 돕겠다는 생각을 실천으로 옮길 만큼 정이 많은 것을 보니 뿌듯하다”고 말했다. 칼슨은 생모의 얼굴을 기억하지 못했다. “아마도 그분은 제가 호주로 입양된 사실도 모를 거예요.” 그러면서도 칼슨은 “저를 낳아서 키우기가 얼마나 어려웠으면 그랬을까 하는 생각도 든다”면서 이해하는 모습을 보였다. 친가족을 찾겠냐고 묻자 칼슨은 “생모를 찾을지 아직 결정하지 못했다”며 “친부모를 끝내 못 찾을 수도 있다는 데에서 오는 충격을 감안한다면 마음의 준비가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입양됐다는 것도 모두 제 삶의 일부 아닌가요. 단순히 긍정적이냐 부정적이냐로만 판단할 문제는 아닌 것 같아요. 저는 한국인이면서 동시에 호주 사람이라는 것이 오히려 자랑스러워요.” 칼슨의 편지는 “제가 비록 호주에 살고 있고 한국말은 못하지만 ‘케이팝’ 등 한국 문화를 생각하면 왠지 마음이 편해진다”는 말로 끝을 맺었다. 오세진 기자 5sjin@seoul.co.kr
  • 해외여행 | 라싸, 돌아서면 그리운

    해외여행 | 라싸, 돌아서면 그리운

    숨이 막혔다. 비행기는 아직 티베트 고원 위를 선회하고 있는데, 들이마시는 숨이 평소의 절반 수준이었다. 고산증 예방을 위해 하늘이 취하는 조치가 아닐까 싶었다. 하늘에서 느꼈던 호흡 곤란은 망상이 아니었다. 말과 행동이 자연스럽게 느려지고 머리가 띵하게 저려 온다. 세계의 지붕, 티베트 고원에 들어왔다는 증거다.포탈라궁에서 만난 기도하는 티베트 할머니. 이 모습이야말로 티베트의 마음을 설명하는 완벽한 장면이었다고원지대에 위치한 라싸는 처음 찾아가는 여행객에게 가파른 호흡과 작열하는 태양을 선물한다 티베트는 중국어로 시짱西藏이라 불린다. 지리적으로는 중국의 서남부로 분류되며 티베트족이라 불리는 장족의 지역이다. 과거 투르판 혹은 토번吐蕃이라 불리던 민족이 바로 티베트족이다. 일설에 의하면 서구지역에 티베트가 알려지는 과정에서 영국인들이 투르판을 티베트라 표기했고, 그 후 이 명칭이 공식화됐다고 한다. 티베트 고원지대는 중국 당국의 소수민족 정책에 의해 자치구로 분류된다. 그래서 티베트 지역을 티베트자치구, 시짱자치구라고 부른다.가파른 호흡, 작열하는 태양 잘 알려져 있는 대로, 티베트로 들어가는 길은 엄격하다. 이것은 티베트와 중국 사이의 관계에서 기인한다. 티베트는 달라이 라마가 정치 수반의 역할을 하는 제정일치 사회였지만 1950년 중국에 의해 병합됐다. 이후 티베트 지도부는 인도 다람살라로 망명했고, 지금까지도 중국 당국과 미묘한 관계를 형성하고 있다. 독립과 자치 보장, 두 해법을 둘러싸고 아직도 신경전이 펼쳐지고 있는 상황이다. 그런 이유로 중국 땅을 밟기 위한 비자를 받고도 외국인 여행객에게는 별도의 허가증이 필요하다. 도장 세 개가 깊이 새겨진 허가증은 쓰촨성 청두에서 비로소 손에 들어왔다. 청두는 티베트로 향하는 길목이다. 외국인이 티베트자치구에 오르기 위해서는 일단 이곳을 거쳐야 한다.라싸는 해발 3,670m의 고지대다. 최고 높이가 8,000m가 넘는다는 히말라야 고원에 비하면 별것 아닐지도 모르지만 그렇다고 무시할 만한 고도는 아니다. 고도가 높아서 깨닫게 되는 것은 또 있다.땅이 높다는 것은 하늘과 가까워졌다는 뜻이다. 시리도록 푸른 하늘이 더없이 아름답다. 그 하늘빛을 가르고 강렬한 태양이 쏟아진다. 검게 탄 얼굴을 곳곳에서 만나게 된다. 멀리서 순례를 위해 찾아온 사람들은 대부분 선글라스와 천으로 얼굴을 몽땅 가렸다. 그들이 손에 들고 뱅뱅 돌리는 최고르(다라니 경전을 통에 넣고 추를 매달아 돌리는 성물. ‘마니차’라고도 부른다. 기도를 통해 손에 잡히지 않는 깨달음의 세계로 더 빨리 다가가기 위한 티베트인들의 물건이다)를 보니 다시 한 번 온몸으로 느껴진다, 이곳이 라싸라는 사실을.포탈라궁은 세계에서 가장 높은 지대에 위치한 왕궁이다라싸에서는 마니차를 돌리며 기도하는 티베트인들은 곳곳에서 만날 수 있다포탈라는 왕궁이지만, 티베트인들의 신앙심을 엿볼 수 있는 순례지이기도 하다강렬한 태양만큼이나 화려한 티베트의 색이 있는 곳이 포탈라궁이다티베트인들은 조캉과 함께 포탈라궁을 순례하기 위해 라싸로 향한다. 그들의 미소는 더없이 순수했다붉은 산 ‘포탈라’라싸의 태양은 게으르다. 일출이 늦다. 8시쯤이나 돼야 푸르스름하게 동이 튼다. 일몰 시간도 늦다. 저녁 8시 반에서 9시쯤 빠르게 저문다. 아마도 이것은 광활한 중국대륙의 동서를 표준시로 묶어둔 탓이리라. 몸으로 체감컨대, 라싸는 중국의 표준시에서 두 시간쯤 늦춰야 비로소 해가 뜨고 지는 시간이 얼추 맞아진다.라싸를 대표하는 명소는 역시 포탈라궁이다. 달라이 라마의 겨울궁전이자 과거 티베트의 정치 중심지이기도 했던 곳이다. 포탈라궁은 사진에서 보던 것보다도 훨씬 웅장하다. 궁성, 궁전, 뒷산의 조경으로 이루어져 있는데 남북의 길이가 200m, 동서 길이가 320m에 달한다. 가이드로 나선 티베트인 링첸 왕부에 따르면 ‘포탈라’라는 이름은 본디 산의 이름이다. ‘포탈’은 ‘붉은’이라는 의미를 담고 있고 ‘라’는 산이라는 뜻이라고 한다. 본래 투르판 왕국의 전설적인 왕, 송첸캄포가 처음 사원으로 건립했다. 1645년 5대 달라이 라마 때 본격적으로 증축되어 종교·정치의 중심지가 됐다. 포탈라궁의 가운데 붉은색 건물 홍궁이 바로 그때 지어진 부분이다. 이후 수세기에 걸쳐 증축되어 현재의 모습을 갖추게 됐다. 1994년에는 유네스코에 의해 세계문화유산으로 지정되기도 했다.이른 아침부터 쏟아지는 태양을 뚫고 포탈라 궁전 곁의 광장으로 향했다. 이미 수많은 티베트인들이 모여 있고, 음악에 맞춰 전통 춤을 춘다. 남에게 보여 주기 위함이 아니라 스스로가 즐기기 위한 춤이다. 티베트족, 그들은 본디 이처럼 화사한 민족이었으리라. 강렬한 태양 아래 어울렁더울렁 어울리며 술과 음악과 춤을 사랑하던 민족이었음을, 그들의 아침이 충분히 보여 주고 있었다. 광장을 넘어 포탈라궁 쪽으로 다가가면, 성스러운 느낌이 물씬 배어난다. 곳곳에서 입으로 관세음보살의 진언인 “옴 마니 파드메 훔”을 외며 최고르를 돌리는 순례자들을 만날 수 있다.포탈라궁의 규모는 상당하다. 궁 안에만 1,000여 개의 방들이 있다. 그 방들은 법당, 침궁, 영탑전, 독경실, 요사채 등의 기능을 한다. 한정된 건축공간이 수많은 작은 공간으로 분화했다는 것은 ‘복잡하다’는 의미와도 상통한다. 내부는 미로와도 같다. 이 많은 공간들 중 관람객이나 순례객에게 허락된 공간은 20여 개소에 불과하다. 어쩌면 이처럼 폐쇄적인 관람정책이 ‘포탈라궁의 지하에는 샹그리라로 이어지는 비밀통로가 있다더라’ 같은 말을 생기게 했는지도 모른다.관람이 허용되는 공간들은 주로 역대 달라이 라마의 흔적이 남아 있는 곳들이다. 포탈라궁의 가장 큰 특징이 여기에 있다. 일반적으로 ‘왕궁’이라는 공간은 왕위와 함께 후대의 왕들에게 물려 내려간다. 왕마다 별도의 왕궁을 마련하는 경우는 드물다. 그러나 포탈라궁에는 역대 달라이 라마의 공간들이 모두 별도로 마련돼 있다. 5대 달라이 라마가 생활하고 기도하던 공간 그 너머에는 7대 달라이 라마의 공간이 존재한다. 그 다음은 8대 달라이 라마의 공간이다. 수많은 왕궁들이 포탈라궁 내부에 존재한다.아무리 웅장한 건축물이어도, 그 속에 역대 왕들의 왕궁이 각각 존재하려면 공간의 제약이 있을 수밖에 없다. 역대 달라이 라마가 생활하던 공간들은 그리 넓지 않다. 도리어 다른 나라의 왕궁들과 비교하면 초라해 보일 정도로 작고 좁다. 그러나 비록 공간은 작더라도 내부에서 느껴지는 장엄한 기운은 그 어느 나라의 왕궁과 비교해도 우위에 있다.포탈라궁의 또 다른 특징은 건축물 내부에 스투파를 지어 놓았다는 점이다. 스투파는 부처님이나 고승들의 사리를 모셔 놓은 사리탑으로 보통 사리탑은 건축물 외부의 특정 공간에 세운다. 그러나 포탈라궁은 궁전 내부에 스투파를 지어 놓았다. 그 양식은 인도나 스리랑카, 동남아권과 다를 바 없지만 다른 곳에서는 찾아보기 어려운 특징이다. 내부에는 역대 달라이 라마의 스투파가 여럿 있지만, 규모 면에서나 화려함에서나 5대 달라이 라마의 것이 가장 눈길을 끈다. 5대 달라이 라마의 스투파는 높이만 12m에 너비가 7.65m에 달한다. 황금 3,721kg과 보석 1만여 개로 외부를 치장했으며, 희귀 보석 명주가 이 스투파를 치장하는 데 사용됐다. 화려함의 극치를 보여 준다. 5대 달라이 라마를 향한 티베트인들의 존경심을 엿볼 수 있는 유물이기도 하다.조캉에 들어서는 초입부터 순례자들을 만날 수 있다사원 입구에 매달린 타르초가 인상적이다오체투지 순례자들의 성지 외국인들이 가장 가보고 싶어 하는 명소가 포탈라궁이라면 티베트인들이 가장 가고 싶어 하는 곳은 조캉이다. 이곳은 티베트 불교를 이야기할 때 가장 중요한 성지가 된다. 무슬림들이 메카를 향해 가듯, 수많은 티베트인들이 수천 킬로미터의 길을 따라 오체투지를 하며 라싸로 향하는 이유도 바로 조캉 때문이다.우리는 흔히 동남아로 전해진 남방 불교, 중국으로 전해진 대승 불교라고 배워 왔지만, 실제로는 또 하나의 흐름이 있었다. 바로 파드마삼바바가 히말라야 고원을 넘어가며 전한 밀교다. 8세기경, 당시 투르판 왕국의 33대 왕이었던 송첸캄포는 불교를 받아들여 통일왕국을 굳건히 다진다. 그는 군소 유목민들을 투르판이라는 왕국으로 통일한 최초의 군주였으며 히말라야 지역의 역사상 가장 강력한 왕권을 구축한 왕이었다.송첸캄포는 통일왕국의 위업을 달성한 후 당 태종의 조카인 문성공주를 후궁으로 받아들인다. 송첸캄포가 투르판 왕국을 세우고 수도를 라싸로 옮긴 후, 온갖 재앙이 끊이지 않았는데 주역과 천문에 밝았던 문성공주는 이것이 라싸의 지형 때문이라고 생각했다. 라싸의 지형이 나찰녀의 형상을 하고 있기 때문이었다. 송첸캄포는 문성공주의 조언에 따라 만다라의 형상에 맞춰 방사형으로 사찰들을 건립한다. 특히 나찰녀의 심장에 해당하는 연못을 메우고 그 자리에 사원을 세웠는데, 이 사원이 바로 조캉이다.조캉이 중요한 이유는 이곳에 문성공주가 당나라에서부터 모셔 온 석가모니 불상이 봉안돼 있기 때문이다. 이 불상을 티베트인들은 조오jowo라고 불렀다. 조오를 모신 사원캉, khang이기에 이곳을 일컬어 ‘조캉’이라고 부르는 것이다. 또한 이곳에는 티베트 불교에서 가장 중요한 인물인 쫑카파의 상이 모셔져 있기도 하다. 쫑카파는 14세기에 존재했던, 당대 최고의 지성이라는 평가를 받는 인물이다. 그는 타락해 가던 티베트 불교를 다시 일으켜 세우고 복잡하기 이를 데 없는 티베트 불교의 밀교 수행 체계와 핵심을 알기 쉽게 정리해 대중에게 뿌리내리도록 했던 장본인이다. 여기에 송첸캄포 왕까지, 조캉에는 티베트 불교에서 가장 중요한 인물들이 모두 모여 있다.조캉에서는 눈돌리는 모든 것에 티베트인들의 신앙이 깃들어 있다조캉의 이미지는 황금색이다. 그 찬란한 색감에는 여타의 국가에서 볼 수 있는 황금색과는 다른 깊이가 있다벽 속에 숨겨져 있던 ‘조오’조캉은 라싸에서 가장 큰 전통시장인 바코르 마켓 뒤편에 위치해 있다. 조캉 정문에는 수많은 순례자들이 모인다고 했지만, 그날따라 순례자들은 그리 많지 않았다. 다만 소문처럼 티베트인들은 사원 앞에 온몸을 던져 오체투지를 올리고 있었다. 남녀노소, 너와 나의 구별이 없었다. 티베트인이라면, 응당 그래야 한다는 것처럼 합장한 두 손을 머리 위로 올렸다가 이내 두 팔과 이마, 다리를 땅 위에 길게 눕혔다. 이 모습은 종교를 불문하고 종교인이 몸으로 보여 줄 수 있는 최대한의 예경이다. 이를 지켜보는 사람들은 많지만 순례자들이 읊조리는 “옴 마니 파드메 훔” 구절 외에 다른 소리는 들리지 않는다. 성스러움은 모두의 입에서 쓸데없는 말을 지웠다.사원 입구에 들어서서 짧은 회랑을 가로지르면 또 다른 문이 자리한다. 그 뒤로 돌아나가야 비로소 조캉의 진면목을 마주하게 된다. 황금빛 지붕이 찬란한 사원의 모습. 회랑의 벽은 온통 벽화로 치장되어 있고, 야크버터가 황홀하게 타오른다. 사원 내부는 티베트 사원 특유의 분위기를 간직하고 있었다. 어둑한 실내를 밝히는 촛불과 비릿한 야크버터 냄새, 그리고 매캐한 향냄새가 정신을 아득하게 만든다. 어두운 사원의 내부로 발길을 옮기며 기대감이 커지기 시작한다. 조캉이 티베트 불교 최고의 성지인 만큼 법당에는 라마 승려들이 가득 앉아 경을 읽고 있으리라. 낮고 느린 오묘한 소리가 끊이지 않으리라. 그러나 기대는 적잖게 무너져 내렸다. 승려들이 앉아 있어야 하는 자리에는 진보라빛 가사 무더기만 쌓여 있었기 때문이다.조캉의 내부를 돌다 보면 가이드가 하얀 벽 앞에서 발길을 멈춘다. 지금의 조캉 사원은 그 벽이 있었기에 최고의 성지가 될 수 있었다. 1960년대 문화대혁명 당시, 중국은 우상숭배를 금지하며 전국의 사원과 불상들을 파괴했다. 당시 조캉의 고승 중 한 명이 문성공주의 석가모니 불상을 지키기 위해 사원의 어딘가에 숨겨 놓고 그 위치를 단 한 명의 승려에게만 전해 주었다. 그런데 아쉽게도 불상의 위치를 알고 있던 그 승려는 결국 불상을 다시 꺼내지 못하고 입적해 버린다. 수많은 사람들이 불상을 찾았지만 모두 수포로 돌아가고 오랜 시간이 흐른 뒤, 한 승려의 꿈에 벽 안에 숨겨진 불상이 등장한다. 그 다음날 사원 관계자들은 그 꿈대로 벽 뒤에서 꽤 오랫동안 숨겨져 있었던 불상을 발견하게 됐다. 티베트 불교의 신비로움을 더하는 이야기다.사원의 3층은 라싸 최고의 전망대다. 동서남북으로 뻗은 라싸의 시가지가 한눈에 들어온다. 저 멀리에 보이는 포탈라궁의 위용도 함께 볼 수 있다. 눈에 들어오는 조캉의 모습은 어디를 둘러봐도 황금빛이다. 가히 티베트 최고의 성지다운 화려함이다. 조캉의 테라스에서 보이는 건물들은 지붕마다 타르초(경전이 쓰여진 오색 깃발)가 휘날리고 있다. 가만히 그 깃발들을 바라보고 있으면 ‘푸드득’거리는 소리가 난다. 바람에 깃발이 흔들리는 소리다. 티베트인들은 이를 두고 “바람이 경전을 읽고 갔다”고 말했다. 빛바랜 타르초 뒤로 어느덧 해그림자가 길어진 것이 보였다. 이렇게 라싸의 하루도 저물어가고 있었다.라싸 곳곳에서 순례자들을 만나게 된다. 마치 도시 전체가 순례지인 듯하다라싸의 하늘은 더없이 푸르다. 그 하늘을 바라보고 있노라면 보는 사람의 마음도 파랗게 순수로 돌아갈 것만 같다10년의 기다림, 이틀간의 짧은 꿈 티베트를 알게 된 것은 10년 전의 일이다. 수많은 사람들이 그 땅을 밟고 돌아와 그네들의 이야기를 들려주었다. 텔레비전과 인쇄매체에서는 수시로 달라이 라마가 등장했으며, 서구에서는 ‘신비한 땅, 티베트’의 이미지를 끝없이 쏟아냈다. 한 번은 그 땅을 밟고 서서 그네들의 이야기를 톺아 보고 싶었지만, 두 발로 그 땅을 디디기까지 정확히 10년이라는 시간이 필요했다. 그나마도 그 땅에서 보낼 수 있는 시간은 이틀밖에 주어지지 않았다. ‘긴 기다림, 짧은 꿈’이라는 문구가 실감날 수밖에 없었다.기다림이 현실로 다가왔을 때에는 괴로움도 함께 찾아왔다. 호흡의 어려움과 편두통이라는 고산증세다. 아침이면 간밤의 호흡곤란을 호소하는 사람들이 많았다. 고산증이 심한 사람들은 산소통의 힘을 빌어야 했다. 그 모든 난관에도 불구하고 진정 시리도록 파란 하늘과 순박한 티베트인들의 미소에는 누구든 감탄이 터졌고, 그래서 견딜 만했다. ‘스트레스’라는 단어를 모르는 사람들. 낯선 이를 경계하지 않으며, 민족의 아픔에 대해서도 오래 전 수많은 피를 불렀던 폭력의 업보라고 받아들인다는 그들. 빠르고 치열한 경쟁의 세상에 익숙한 도시인에게는 경외심마저 들게 하는 곳이 라싸였다.라싸 공항을 다시 찾았을 때는 숨쉬기 편한 곳으로 돌아간다는 안도감이 찾아왔다. 마치 다시는 그 땅을 찾지 않을 것만 같았지만, 그 생각도 그리 오래가지 않았다. 비행기에 오르자 이내 다시 그 땅이 그리워지기 시작했다. 순박한 그 미소 때문일까. 아니면 강렬하게 찔러 오던 태양 때문일까. 딱 부러지는 이유는 찾기 어렵다. 그러나 언제가 될지 모르지만, 꼭 다시 그 땅을 찾겠다는 마음을 다지게 되는 묘한 땅. 그래, 그래서 그 많은 사람들이 히말라야의 바람소리를 그리워하나 보다. 라싸는 그런 땅이었다. 돌아서면 그리워지는.포탈라궁▶travel infoAIRLINE인천에서 쓰촨성 청두까지 2시간, 그리고 다시 라싸까지 3시간 반이 걸린다. 쓰촨성 청두까지는 아시아나항공을 비롯해 국제항공, 사천항공, 동방항공 등의 중국 민항기들이 있다. 청두에서 외국인 출입 허가증을 받은 후 다시 국내선을 이용해 라싸로 들어갈 수 있다.TRANSPORTATION오프로드를 즐겨라 티베트 자치구로 향하는 여러 방법 중 험준한 비포장길을 따라 자동차로 이동하는 오프로드 여행이 인기다. 이동하는 구간의 자연경관이 그렇게 멋있을 수가 없다고 현지인들은 말한다. 주로 베이징, 칭하이성, 쓰촨성, 윈난성 등에서 출발하며, 라싸까지 들어가는데에 짧으면 3일, 길게는 5일에서 일주일 정도 걸린다. 크게 세 가지 루트 중 쓰촨성에서 넘어가는 구간이 가장 위험하지만 가장 아름답다. 외국인들은 이동 시 진행 방향이나 동선을 파악하기가 어려운 관계로, 운전기사를 별도로 고용하는 것을 권장한다.FOOD당신의 입맛을 저격하다 티베트 음식은 대체로 한국인들에게 아주 잘 맞는다. 그만큼 한국 음식과 간도 비슷하고 맛도 익숙하다. 대표적인 음식은 뚝바, 텐뚝이다. 뚝바는 티베트식 칼국수, 텐뚝은 티베트식 수제비라고 생각하면 된다. 이외에도 초우민, 탈라 누들 같은 음식들도 권할 만하다. 다만 야크 특유의 냄새를 싫어한다면, 사전에 쇠고기나 양고기로 바꿔 달라고 주문할 것. 물론, 고기를 아예 빼고 조리하는 것도 가능하다. 라싸에서 꼭 빼놓지 말아야 할 것은 또 있다. 티베트의 술 ‘창chang’이다. 곡주로, 그 맛은 마치 예전 우리가 집집마다 담가 먹었던 가양주와 닮아 있다.INFORMATION티베트의 깃발타르초는 불교경전을 새긴 오색 기도깃발들을 만국기처럼 줄에 매달아 놓은 것이다. 룽다는 하나씩 세워 다는 큰 깃발로 ‘바람의 말’이라고도 불린다. 타르초는 빨강, 파랑, 노랑, 초록, 하양으로 구성되는데, 각각 불, 우주, 땅, 공기, 물을 상징한다. 티베트인들은 타르초를 바람이 잘 부는 곳에 설치한다. 타르초가 바람에 휘날리는 만큼 그들의 불심도 멀리 퍼져간다고 믿기 때문이다. 일반 가정집의 옥상이나 마당에서도 타르초와 룽다를 쉽게 볼 수 있으며, 티베트의 설날인 매년 1월3일 새 타르초와 룽다로 바꿔단다고 한다.마니차PRAYER WHEEL티베트인들이 가장 많이 애용하는 기도물품이다. 티베트인들은 ‘최고르’라고 부르는데 국내에서는 마니차라고 알려져 있다. 손안에 들어오는 작은 사이즈부터 높이만 수십 미터에 달하는 것까지 종류가 매우 다양하다. 주로 원통에 추가 달려 있어 뱅뱅 돌리면서 들고 다니거나, 벽에 설치된 것을 돌리면서 지나간다. 내부에는 ‘다라니’라 불리는 경전이 들어 있다. 깨달음을 얻어 부처가 되기 위해서는 엄청나게 많은 공부와 수행을 해야 하는데, 일반인들은 그 과정을 따라가기 어렵다. 그래서 일반인들도 쉽게 수행의 공덕을 쌓고자 만들어진 도구다. 마니차를 한 번 돌리면 다라니를 3,000번 읽은 공덕이 쌓인다고 알려져 있다. 불교의 종파 중 하나인 밀교 문화권에서 주로 볼 수 있다.에디터 손고은 기자 글·사진 Travie writer 정태겸 취재협조 중국국가여유국 서울지국 www.visitchina.or.kr
  • [열린세상] 욕설과 상식/계승범 서강대 사학과 교수

    [열린세상] 욕설과 상식/계승범 서강대 사학과 교수

    인생을 살면서 ‘상식’과 거리가 먼 행위를 꼽으라면 아마도 욕설이 상위 순번을 다툴 것이다. 육두문자나 일반적인 욕을 입에 올리는 사람과는 솔직히 상식적인 대화가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요즘 청소년 욕설의 심각한 실태를 전하는 언론 보도가 이어지지만, 실은 한국 사회 어른들의 욕설문화도 만만치 않다. 한국말은 욕이 참 발달한 언어로, 일반인이 쉽게 접하는 욕의 종류가 다른 언어에 비해 꽤 많으며, 욕의 내용도 심한 편이다. 또한 그런 욕이 극소수 특정 그룹에서만 쓰이는 게 아니라 거의 모든 사회 구성원들의 일상생활에 깊숙이 침투한 점도 두드러진다. 한국말을 잘하는 외국인 지인들도 한국어에 정말 욕이 많다며 이구동성으로 끄덕인다. 미국 영어에도 욕은 많지만, 가짓수가 상대적으로 적을뿐더러 욕을 입에 달고 사는 사람들 비율도 낮다. 일본어는 욕이 그다지 발달하지 않아 욕의 가짓수도 적을 뿐 아니라 욕의 내용도 대체로 평범하고 단순하다. 눈앞에 보이는 사람들 중 누군가가 칼이나 총을 차고 있을지도 모르니 일단 겉으로는 조심성과 친절함이 몸에 밴 사람들이다. 한국 내에서도 지역에 따라 욕의 사용에 차이가 있었던 것 같다. 부모님 두 분 다 평안북도에서 월남하셨는데, 남쪽에 와 보니 특정 신체 부위를 찢어 죽이겠다는 식의 직접적인 위협은 말할 것도 없고, 가족을 빗댄 섬뜩한 저주의 욕들도 많았단다. 그런 욕을 길거리에서 듣고 처음 얼마간은 무서워하셨단다. 그런데 그런 욕이 다 ‘뻥’임을 알고는 남쪽 사람들이 좀 우습게 보이더라고 회고하시던 게 기억난다. 평안도에서는 욕이 다양하지도 않았고, 욕을 하더라도 대개 혼자 조용히 내뱉는 경우가 많았다. 만약 갑이 을에게 “눈알을 뽑아 버리겠다”고 했다면 그것은 정말로 그렇게 하겠다는 심각한 위협으로 상호간에 통했기 때문이다. 그러니 정말로 실천할 의지가 없이는 욕을 함부로 내뱉을 수 없었던 것이다. 한국은 늦어도 조선시대부터는 실제 힘(실력)으로 승부를 겨룬 사회가 아니었다. 입으로 싸우는 문화를 가꿨지, 아무리 남을 모욕하더라도 결투 신청을 받는 게 흔치 않은 사회였다. 극한의 언사로 인해 사형을 당하더라도 왕의 최종 재가를 받아 사약을 먹고 죽는 나라였다. 이런 문화가 선진 시스템을 일찍 구축한 발전적 결과일 수도 있지만, 욕이 난무하는 사회로 진화하는 데에도 일정 부분 기여했을 것 같다. 진검승부의 사회에서는 모두 말을 조심한다. 승부는 입이 아니라 칼이 분명하게 보여 줄 것이기 때문이다. 반면에 진검승부가 없는 사회에서 승리하려면 입이 걸수록 유리하다. 어차피 상대방도 칼이 아니라 욕으로 대응해 올 것이므로 아무리 심한 욕을 해도 목숨이 위태롭지는 않다. 그래서인가. 결투를 할 때 가장 약한 급소는 턱과 배인데, 적지 않은 한국인은 싸울 때 상대방에게 턱과 배를 무방비로 내밀며 “때려 봐”를 크게 외친다. 이건 솔직히 자살행위와 다름없는데도 오히려 그런 ‘뻥’치는 행동이 ‘깡’으로 통하는 아주 희한한 사회다. 이런 걸 문화 콘텐츠로 잘 개발한다면 관광 상품으로 성공할지도 모르겠다. 세계적으로 희귀한 문화 현상이기 때문이다. 한국의 이런 문화유산은 지금도 강하게 작동한다. 주먹이 법보다 가깝다는 말이 한때 회자된 적이 있지만, 역시 목소리 큰 놈이 이긴다는 말이 생명력도 더 질기고 사용 폭도 더 넓다. 실제로 목소리 큰 놈이 이기는 모습을 여전히 종종 본다. 민주시민사회를 받치는 법과 상식이 제대로 작동하지 않으니, 인왕산 자락부터 여의도를 휘돌아 서초동에 이르기까지 목소리 크고 ‘뻥’이 센 자들이 대체로 득세한다. 차라리 중세로 돌아가 개인적인 결투라도 하고 싶은 억울한 장삼이사는 점점 늘어 가건만, 법과 상식은 여전히 멀리 출타 중이다. 이제 막 떠나보낸 을미년을 돌아보니 역시 법과 상식에 따른 일 처리보다는 마이크를 잡은 사람의 의중과 목소리에 따라 처리된 경우가 훨씬 더 많은 것 같다. 청소년들이 욕을 입에 달고 산다고 탓하기 전에 그들이 그런 욕을 누구에게 배웠는지부터 심각하게 생각해야 할 때다. 올 병신년은 어른들이 생각을 모아 법과 상식을 다시 세우는 해가 되길 바란다.
  • 키 5m 88㎝ ‘세계 최장신 기린’ 화제

    키 5m 88㎝ ‘세계 최장신 기린’ 화제

    “나보다 더 큰 기린 있으면 나와봐!” 영국의 한 동물원에서 ‘세계 최장신 기린’으로 추정되는 기린의 모습이 공개돼 눈길을 사로잡았다. 4일(현지시간) 일간지 데일리메일의 보도에 따르면 영국 펨브룩셔의 한 동물원에 사는 기린 ‘줄루’의 발끝부터 머리끝까지의 몸길이는 무려 약 5m 88㎝. 기린의 평균 신장인 4m 50㎝~5m를 훌쩍 웃도는 키다. 이 동물원에는 줄루를 포함해 수컷 기린이 총 3마리가 있는데, 이들과 함께 서 있을 때에도 머리가 삐죽 솟아있는 것으로 보일 만큼 큰 신장을 자랑한다. 동물원 내 기린 우리의 높이보다 줄루의 키가 더 큰 탓에, 사육사들은 먹이를 줄 때마다 특별히 마련한 층계에 올라야 한다. 동물원 사육사에 따르면 줄루는 5년 전 네덜란드에서 이곳 동물원으로 옮겨진 뒤 줄곧 관람객들의 사랑을 독차지해 왔다. 언뜻 보기에도 다른 기린보다 월등히 큰 키를 자랑하는 탓에 다른 어떤 동물보다 눈에 잘 띄기 때문이다. 이곳에서 줄루를 보살피는 사육사인 팀 모퓨(39)는 데일리메일과 한 인터뷰에서 “아마 이 기린이 야생에 있었다면 눈에 띄는 키 때문에 암컷들의 관심을 독차지했을 것”이라면서 “다른 어떤 기린에 비해 온순한 성격이 특징”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키가 큰 줄루는 사육사와 가까이 서 있을 수 있는 담장을 매우 좋아한다. 다만 키가 크고 몸무게가 1.3t에 달하는 등 몸집이 커서 그런지, 유독 움직이는 것을 좋아하지 않는다”면서 “공식적인 기록은 아니지만, 아마도 줄루는 세계에서 가장 키가 큰 기린일 것”이라고 덧붙였다.   송혜민 기자 huimin0217@seoul.co.kr
  • [오늘의 눈] ‘정명훈 이후’와 서울시의 과제/김동현 사회2부 기자

    [오늘의 눈] ‘정명훈 이후’와 서울시의 과제/김동현 사회2부 기자

    정명훈 전 서울시립교향악단 예술감독이 2015년 12월 31일 프랑스로 떠났다. 그 전날 마지막 공연에 쏟아진 기립 박수가 그를 배웅했지만, 지난 10년간 이룬 화려한 성과에 비해 퇴장은 씁쓸했다. 정 전 감독의 출국으로 2014년 12월 서울시향 사무국 직원 17명이 박현정 전 시향 대표를 성추행과 폭언 등의 혐의로 고소하면서 시작된 ‘서울시향 막장 드라마’는 막바지를 향해 가는 듯하다. 박 전 대표와 함께 막장 드라마의 주인공이 된 정 전 감독이지만 그가 잃은 것이 더 많다. 10년 전 2005년 예술고문으로 정 전 감독이 온 이후 서울시향은 정기적으로 오디션을 했다. 김 빠진 사이다 같던 서울시향에 긴장감이 돌았고, 그 결과 2005년 39%에 불과했던 정기연주회 유료 관객 비율은 10년 만인 지난해 93%에 육박했다. 서울시향은 아시아 오케스트라 최초로 세계 최고 클래식 음반사인 독일 도이체그라모폰과 음반 계약도 맺었다. 수원시향이나 부천시향 등에 치여 국내서도 최고라는 소리를 못 듣던 서울시향이 아시아 최고의 자리에 오른 것이다. 놀라운 예술적 성과에도 정 전 감독을 바라보는 시민들의 시선은 차갑다. 각종 의혹에 긴가민가했다가 ‘정 전 감독의 부인인 구모씨가 박 전 대표를 음해하라고 사주했다’는 의혹이 제기되자 돌아선 탓이다. 이 지경에 이른 데에는 서울시의 무책임도 한몫했다. 지난해 8월 서울시 감사에서 1300만원 상당의 업무용 항공권을 가족이 사용하고, 주변 인물들을 시향에 특혜 채용해 구설에 올랐을 때 서울시는 “이만한 인물을 찾기 힘들다”며 진위를 캐기보다 정 전 감독과의 재계약에만 신경을 썼다. 도덕성보다는 능력이 중요하다고 판단했던 탓이다. 당시 서울시 관계자는 “조조가 인재를 널리 구하면서 발표한 ‘구현령’(求賢令)에 청렴하고 결백한 선비가 아니면 안 된다는 한가한 소리를 하고 있으면 언제 현인을 찾을 것인가라는 문구가 있다”면서 “서울이라는 세계적인 도시 수준에 맞는 오케스트라를 만드는 데 작은 흠결을 따지는 것은 옳지 않다”고 주장했다. 서울시가 간과한 것이 있다. 상향 조정된 시민의 눈높이다. 한 클래식 애호가는 “정 전 감독만 한 사람을 다시 만나기 어려울 것이고, 아마도 (서울시향의) 수준이 떨어질 것”이라면서도 “정 전 감독을 둘러싼 잡음을 고려하면 재계약을 시민이 허용하지 않았을 것”이라고 말했다. 서울시가 능력을 선택했지만, 역설적으로 정 전 감독은 떠났다. 그러나 서울시가 그를 놓쳤다고 서울시향의 성취가 무너져선 안 된다. 어찌해야 할까. ‘세계적’인 수준의 서울시향을 유지하려면 세계적 수준의 지휘자를 영입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서울시향의 히딩크’가 필요할 수도 있다. 이보다 앞서 ‘관행’으로 남았던 예술감독의 처우를 계약서에 명문화하고 서울시향 운영을 투명하게 공개해야 한다. “시민 정서에 반한다”는 이유로 관행을 남겨 두면 제2, 제3의 정명훈 사태가 벌어질 수 있다. 시민에게 필요를 설명하고, 이해를 구하고 설득하는 일은 서울시의 몫이다. “시민에게 답이 있다”는 박원순 서울시장의 발언이 서울시향 운영에도 반영돼야 한다. moses@seoul.co.kr
  • ‘그의 터치가 나의 성(性)을 바꿨다’…신비한 자연

    ‘그의 터치가 나의 성(性)을 바꿨다’…신비한 자연

    인간은 염색체에 의해서 성별이 결정된다. 그런 만큼 한 번 성이 결정되면 뒤바뀌는 일은 없다. 그러나 동물의 세계는 인간 세상보다 훨씬 복잡한 일들이 일어난다. 많은 동물이 일생 중 자신의 성별을 한 번 이상 바꿀 수 있다. 물론 여기에는 다양한 번식 전략이 숨어있다. 최근 스미스소니언 열대 연구소(Smithsonian Tropical Research Institute (STRI))의 과학자들은 매우 독특한 성전환 방식을 가지고 있는 흰삿갓조개류의 일종인 크레피둘라 마지날리스(Crepidula cf. marginalis)의 성전환 기전을 연구했다. 크레피둘라는 평범한 외형을 가진 조개류로 바닷가의 바위에 붙어서 살아간다. 그런데 이 생물체는 태어날 때는 모두 수컷이라는 특징을 가지고 있다. 그러다가 어느 정도 크기가 커지면 암컷으로 성전환을 시도한다. 참고로 수컷의 생식기는 자신의 몸길이보다 더 길어질 수 있다. 암컷으로 전환할 때는 이 수컷 생식기가 퇴화하고 대신 암컷 생식기가 새롭게 생겨나는 방식으로 전환한다. 보통 수컷은 큰 껍질을 지닌 암컷 위나 옆에 붙어살아 간다. 이런 독특한 번식 전략을 가진 이유는 아마도 알을 낳을 수 있을 만큼 자라기 전까지 수컷으로 자손을 남기는 편이 유리하기 때문으로 보인다. 다시 말해 미성숙한 어린 개체라도 수컷으로 자손을 남길 수 있다. 그리고 어느 정도 큰 이후에는 암컷으로 전환해서 알을 낳는다. 따라서 번식에 참여할 수 있는 기간이 매우 길어지는 장점이 있다. 아마도 이 장점이 성전환에 필요한 비용을 상쇄하고도 남는 것으로 보인다. 그런데 눈이나 다른 감각기관이 없는 이 연체동물이 어떻게 상대방의 크기를 비교해서 성전환하는지는 알려지지 않았다. 연구팀은 크레피둘라가 물속으로 화학 물질을 분비해서 서로 신호를 주고받는다는 가설을 세우고 실험을 진행했다. 실제로 성전환을 하는 어류들은 화학 물질을 분비해 신호를 주고받는다. 연구팀은 크기가 서로 다른 수컷을 서로 그물망으로 떨어뜨린 상태에서 실험 수조에 넣고 관찰했다. 그리고 대조군은 그물망으로 분리되지 않은 상태로 자연상태처럼 서로 접촉이 가능하게 두었다. 그 결과 놀랍게도 접촉에 의해 성전환이 일어나는 것이 관찰되었다. 다시 말해 수컷 두 마리가 서로 접촉을 하면 하나가 암컷으로 변하는 것이다. 물론 이는 주변에 더 큰 암컷이 없을 때의 경우다. 이는 과학자들에게도 매우 놀라운 결과였다. 아마도 이런 번식 전략이 생겨난 이유는 이 동물이 일단 자리를 잡으면 바위에 붙어서 거의 움직이지 않고 접촉이 가능한 거리에 있는 개체끼리 번식을 하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자연의 신비는 종종 인간의 상상을 초월하지만, 이 경우에는 너무 많이 초월했다고 할 수 있을 것 같다. 사진=스미소니언열대연구소 고든 정 통신원 jjy0501@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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