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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문화마당] 엄마의 조용한 변화들/김소연 시인

    [문화마당] 엄마의 조용한 변화들/김소연 시인

    지난 주말에는 엄마와 마주 앉아 김장을 담갔다. 김장이라 봐야 엄마와 나, 두 사람이 겨우내 먹을 정도의 양이었다. 열 포기도 채 되지 않은 단출한 김장이었다. 지난겨울 아버지가 돌아가신 후 둘이서 처음 맞는 연중행사였다.비밀번호를 눌러 현관문을 열고 불쑥 찾아갈 때마다 집안이 필요 이상으로 정갈해서 낯설었다. 거실 한켠의 식물들도 전에 없던 윤기가 흘렀다. 노인의 얼굴이지만, 피부도 뽀얘지고 윤이 났다. 소파에 앉은 잠깐의 틈에 엄마는 꺼슬꺼슬한 발뒤꿈치에 바셀린을 발랐다. 뽀글 파마머리도 조금씩 기르기 시작했다. 다려 입지 않던 옷을 다려 입었고, 집에서도 깔끔한 옷을 챙겨 입었다. 얼룩덜룩하던 개수대와 가스레인지도 반짝이게 됐다. 창문 틈에도 먼지 하나 없었고, 유리창에도 얼룩 하나 없었다. 장롱문을 열어 보니, 겨울에 덮을 두꺼운 솜이불이 빳빳하게 다린 홑청으로 감싸져 반듯하게 개켜져 있었다. 좋은 냄새가 풍겨 오기까지 했다. 모든 물건들이 제자리에 놓여 있는 집안은 평화로운 정적으로 온화하게 덮여 있는 듯했다. 이런저런 물건들이 여기저기에 아무렇게나 놓여 있어 딸이 조금이라도 타박을 할라치면 노인들의 삶은 으레 그런 것이라고 그게 가장 편해서 그럴 뿐이라며 고개를 절레절레 젓던 엄마였기에 매번 신기한 마음으로 집안을 요리조리 둘러본다. 아버지와 함께 사용하던 세간살이 몇 가지가 집안 구석구석에 놓여 있었지만, 온양온천에서 둘이 함께 찍은 60년대의 사진 한 장이 벽에 걸려 있는 걸 제외하면 아버지의 흔적은 거의 지워져 있다. 현관문에 자그마한 슬리퍼 한 켤레, 세면대 앞에 분홍 칫솔 하나. 영락없이 여자 혼자 사는 예쁘장한 집의 모양새를 하고 있다. 엄마가 티백을 담가 손에 쥐여 준 차 한 잔을 무릎 위에 놓고서 엄마가 좋아하는 TV 드라마를 함께 보다가 엄마와 나는 마룻바닥에 자리를 깔았다. 김장용 소쿠리와 커다란 볼을 펼쳐 놓고 저린 배추 한 잎 한 잎에 빨간 양념을 넣기 시작했다. 이제 김장은 일도 아니구나. 편하고 좋다. 엄마가 한마디를 했을 뿐인데 괜스레 딸은 이런저런 생각을 혼자 가꾸어 나간다. 편하기는 하시겠구나. 한 사람을 더 돌보다가 스스로만 추스르면 되는 지금의 말년이 홀가분하시겠구나. 티브이도 마음대로 보실 테고, 식사 준비도 굳이 국이며 찌개 같은 걸 해내지 않아도 되겠구나. 비로소 한가해지고 비로소 발뒤꿈치를 돌볼 시간이 생겼겠구나. 팔십이 넘어서야 모든 걸 자기식대로 할 수 있게 된 여자의 삶이란 어떤 것일까. 진작에 누렸으면 더 좋았을 삶이었을까. 좋아 보인다고 엄마에게 말씀드렸다. 엄마는 그럼 좋지 하고 대답했다. 이렇게 살고 있으니 처녀가 된 거 같다고 하셨다. 혈관성 치매와 함께 찾아온 혼자를 누리는 이 마지막 삶에 대해서 딸로서의 소회를 간명하게 묘사할 수 있으면 좋을 텐데, 딸에겐 감히 그 능력이 없다. 수육을 만들어 먹을까 하다가 치킨을 시켜서 겉절이와 함께 먹었다. 닭다리 하나씩을 맛있게 뜯어 먹었다. 엄마는 태어나 닭다리는 처음 맛본다며 웃으셨다. 좋은 것은 다 남편에게 양보하던 것도 이제는 할 필요가 없어졌다며 벌떡 일어나 팔을 휘두르며 맨손체조를 하셨다. 말끝마다 곧 죽을 텐데 같은 말을 달고 사시는 양반인데, 아마도 지금의 이 평화를 더 오래 누리고 싶으신 모양이었다. 누군가를 돌봐야만 했던 고단한 삶이 지나가고, 하루하루가 사랑할 만한 일상이 돼 먼 길을 돌아 그녀 앞에 이렇게 마지막에야 당도해 있었다.
  • 집 나간 뇌전증 형의 편지 “제발 동생을 살려주세요”

    집 나간 뇌전증 형의 편지 “제발 동생을 살려주세요”

    “사랑하는 엄마, 아빠. 저를 찾지 마세요. 제 치료비를 아껴 동생의 치료에 모두 써주세요. 동생은 겨우 6살이잖아요. 제발 동생을 살려주세요.” 가난한 집안에 중병을 앓는 두 형제가 있었다. 그런데 형이 어느날 집을 나갔다. 자신을 희생해서 백혈병을 앓는 동생의 수술비에 한푼이라도 보태고 싶은 마음이었다. 중국 텐센트 뉴스에서 운영하는 웨이신 공식계정 이투(乙图)는 지난 5일 안타까운 형제의 사연을 소개했다. 모친 캉(康)씨의 큰아들(17)은 어려서부터 뇌전증을 앓았다. 병변 제거 수술을 두 차례 했지만, 수술은 성공하지 못했다. 어려운 형편에 수술비로 30만 위안(약 5040만원)이 나가면서 집안은 빚더미에 앉았다. 이후 매달 2000위안(약 34만원)이 드는 약에 의존해 생활해왔다. 설상가상으로 지난해에는 둘째 아들이 골수형성이상증후군 진단을 받았다. 병원에서는 골수이식 외에는 방법이 없다고 했다. 더 손 벌릴 곳도 마땅치 않은 상황에서 캉 씨는 한푼이라도 더 벌기 위해 공장 일을 나갔다. 하지만 아픈 두 아들에 대한 걱정으로 마음이 산란해져 실수로 팔이 기계에 밀려 들어가는 사고가 나고 말았다. 결국 엄마도 병원에 입원치료를 받아야 했다. 엄마가 병원에서 지내는 며칠간 둘째의 치료를 잠시 중단했다. 하지만 잠시 치료를 중단한 사이 둘째의 병세는 백혈병으로 악화되었다. 병원에서는 “더 지체할 수 없으니 5차례의 화학요법이 마무리되면 이식을 진행해야 한다”고 전했다. 둘째 아들은 힘든 화학요법 중에도 아픈 내색을 전혀 하지 않았다. “나중에 커서 노래를 불러 돈을 벌면 엄마를 지켜줄 거야”라며 오히려 엄마를 위로했다. 하지만 빚은 첩첩이 쌓여갔고, 아들을 살리기 위해서는 수술비 50만 위안(약 8400만원)이 간절했다. 이처럼 어려운 집안 형편을 잘 아는 큰아들은 매달 자신에게 드는 2000위안의 약값을 동생 수술비에 보태라며 집을 나간 것이다. 큰아들이 가지런히 써 내려 간 편지를 읽는 엄마와 둘째 아들의 눈에선 쉴새 없이 눈물이 흘렀다. 백방으로 수소문해도 큰아들의 행방을 알 수 없었다. 한 달 뒤인 지난달 말 큰아들에게서 전화가 걸려왔다. 그는 동생의 안부를 묻고는 자신을 찾지 말라며 전화를 끊었다. 큰아들의 행방은 여전히 오리무중이다. 이들의 안타까운 사연에 중국에서는 모금 운동이 진행 중이다. 과연 동생은 형을 다시 만날 수 있을까? 이종실 상하이(중국)통신원 jongsil74@naver.com
  • [고든 정의 TECH+] 두 손 맞잡은 앙숙, 인텔과 AMD

    [고든 정의 TECH+] 두 손 맞잡은 앙숙, 인텔과 AMD

    CPU 업계 1위인 인텔과 40년 앙앙불락(怏怏不樂)으로 사이가 좋지 않았던 회사가 바로 AMD입니다. X86 프로세서라는 같은 제품을 만드는 만큼 두 회사는 충돌하지 않을 수 없었는데, 특히 본래 이 프로세서가 인텔의 기술이었기 때문에 법정소송으로 비화하는 일이 적지 않았습니다. 인텔의 역사를 다룬 ‘인텔 끝나지 않은 도전과 혁신’(The Intel Trinity)에 따르면 이는 1976년 AMD의 창업자인 제리 샌더스가 인텔 8086의 클론 칩을 만들 때부터 시작된 갈등이었습니다. 사실 AMD 외에도 여러 클론 칩 업체가 있었지만, 대부분 파산하거나 혹은 x86 프로세서 제조업에서 손을 뗀 반면 AMD는 끊임없는 기술 개발을 통해 한때 인텔을 크게 위협하는 수준까지 커집니다. 따라서 법정 소송이 마무리된 이후에도 인텔과 AMD는 서로 사이가 좋을 순 없었습니다. 이 둘은 계속해서 서로 경쟁하면서 제품을 내놓았습니다. 그러던 두 회사가 손을 잡았다고 하면 모두가 깜짝 놀랄 뉴스가 아닐 수 없습니다. 가장 일어나지 않을 것 같은 일이 일어난 것이기 때문입니다. 다만 서로 담합을 해서 CPU 가격을 올린다든지 하는 건 아닙니다. AMD의 라데온 그래픽 프로세서를 인텔에 판매한다는 소식이기 때문입니다. 앞으로 라데온 내장 그래픽을 사용한 인텔 프로세서를 볼 수 있게 될 전망입니다. AMD는 CPU는 물론 그래픽 처리 장치(GPU)도 같이 만들고 있습니다. 과거 ATI라는 회사를 인수하면서 해당 부서를 인수해 라데온 GPU를 만들고 있는데, 독립 그래픽 카드 제품으로도 내놓고 CPU와 합쳐서 APU라는 형태의 제품으로도 내놓습니다. CPU+GPU가 같이 있으면 비싼 그래픽 카드를 별도로 살 필요가 없기 때문에 보통 중저가형 PC용으로 사용됩니다. 인텔 역시 CPU+GPU 통합형 제품을 내놓았는데, 솔직히 말해 그래픽 성능은 그다지 좋지 않았습니다. 가벼운 노트북처럼 발열과 전력 소모를 크게 줄여야 하는 제품이나 혹은 그래픽 성능이 별로 중요하지 않은 사무용 PC 등에 사용되는 물건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물론 인텔 역시 좀 더 비싼 그래픽 제품을 판매하려고 시도하지 않은 것은 아닙니다. 인텔도 고성능 내장 그래픽 프로세서인 아이리스 및 아이리스 프로 그래픽 프로세서를 내놓긴 했습니다. 하지만 성능 면에서는 AMD나 엔비디아의 최신 그래픽 프로세서를 따라잡기 힘들었습니다. 여기에 대부분의 게임이 AMD가 엔비디아의 프로세서에 최적화되어 인텔 내장 그래픽으로는 성능이나 최적화 모두 따라잡기 어려운 것이 현실입니다. 아마도 이것이 인텔이 자체 그래픽 프로세서에 공을 들이기보다 AMD의 그래픽 프로세서를 구매하기로 결정한 이유 가운데 하나였을 것입니다. 물론 그래픽 부분 1위인 엔비디아도 가능성 있는 협상 대상자지만, 현재 시장 1위를 하면서 비싼 가격에 제품을 파는 엔비디아가 큰 흥미를 보이지 않았던 것으로 보입니다. AMD는 신제품인 라이젠 CPU를 통해 적자에서 탈출하긴 했지만, 여전히 부진한 라데온 프로세서 판매를 촉진하기 위해 고육지책으로 프로세서를 판매하기로 결정했을 것입니다. 인텔은 신기술을 통해 새로 구매한 라데온 프로세서는 물론 차세대 메모리인 HBM2까지 결합하려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EMIB(Embedded Multi-die Interconnect Bridge)이 그것으로 여러 개의 이질적인 다이(die)를 서로 연결하는 고속 인터페이스를 통해 하나의 칩처럼 효과적으로 통합할 수 있다는 것이 인텔의 설명입니다. 물론 이 두 회사의 동상이몽이 해피엔딩으로 끝날지는 두고 봐야 알겠지만, 이 소식은 영원한 적도 친구도 없다는 것을 다시 한번 보여주는 사례가 될 것 같습니다. 치열한 생존경쟁에서 살아남기 위해서는 누구와도 손을 잡을 수 있고 누구와도 싸울 수 있다는 것만이 진리인 셈이지요. 고든 정 칼럼니스트 jjy0501@naver.com
  • ‘사랑의 온도’ 서현진♥양세종, 심야 ‘어부바’ 데이트 “온도 상승”

    ‘사랑의 온도’ 서현진♥양세종, 심야 ‘어부바’ 데이트 “온도 상승”

    ‘사랑의 온도’의 온수커플 서현진과 양세종의 심야데이트가 공개됐다. 서현진을 업고 있는 양세종의 다정한 모습, “그래도 사랑이다.” 지난 6일 방영된 SBS 월화드라마 ‘사랑의 온도’(극본 하명희, 연출 남건, 제작 팬엔터테인먼트)에서 흔들리는 온정선(양세종)의 태도에 불안한 이현수(서현진)의 갈등이 빚어졌다. 정선은 엄마 유영미(이미숙)와 분리된 삶을 바랐지만, 현수는 정선의 엄마도 정선의 일부라고 생각해 만나자는 영미의 전화를 피하지 않았다. “날 믿지 못하는 구나”라는 정선의 말에 “누군 좋기만 한 줄 아냐”며 정선의 아픔까지 감내하려 했던 현수가 폭발했다. 부모님의 금슬이 너무 좋아 사랑이 시시하게 느껴질 만큼 화목한 가정에서 자란 현수와 아버지의 폭력으로 엇나가버린 엄마 아래서 스스로를 책임져야 했던 정선. 정반대의 가정환경에서 형성된 상반된 가치관으로, 정선의 엄마를 대하는 태도에 있어 두 사람의 의견차는 좁혀지지 않고 평행선을 달릴 뿐이었다. 현재 상황만으로도 감당하기 벅찬 정선과 정선을 이해하고 맞추려 노력했던 현수가 한계에 부딪힌 지금, 두 사람은 솔직한 속마음을 털어놓고 서로의 온도를 맞춰갈 수 있을까. 이에 오늘(7일) 방송에 앞서 공개된 달콤한 어부바씬은 현수와 정선 사이에 어떤 이야기가 오갔는지 궁금증을 일으킨다. 서로를 향한 사랑만큼은 누구보다도 깊은 온수커플. 이들에게 닥친 ‘다름’과 ‘감정’의 위기를 어떻게 극복할까. 한편 ‘사랑의 온도’는 온라인 동호회 채팅으로 시작해 현실에서 만나게 된 드라마 작가 지망생 현수(닉네임: 제인)와 프렌치 셰프를 꿈꾸는 정선(닉네임: 착한스프), 그리고 이들의 주변 인물들을 통해 피상적인 관계에 길들여져 있는 청춘들의 사랑과 관계를 그리고 있는 멜로드라마다. 매주 월,화요일 밤 10시 방송. 사진제공 = 팬엔터테인먼트 이보희 기자 boh2@seoul.co.kr
  • 이태리 장인, 세탁소 비닐로 만든 드레스…가격이?

    이태리 장인, 세탁소 비닐로 만든 드레스…가격이?

    세탁소에서 세탁물을 맡긴 뒤 의도치 않게 함께 받아오는 물품이 바로 세탁물 보호 비닐이다. 최근 이탈리아의 한 고급 브랜드가 세탁물 비닐로 드레스를 만든 뒤 판매에 나서 주목을 끌고 있다. 독특한 패턴과 유머가 담긴 디자인으로 세계인의 사랑을 받는 이탈리아 패션 브랜드 모스키노(Moschino)가 ‘케이프 쉬어 오버레이 드레스’(cape sheer overlay dress)를 할인된 가격 700달러(약 102만원)에 판매중이라고 6일(현지시간) 미국 뉴욕 포스트, 영국 더 썬 등 외신이 보도했다. 영락없는 세탁물 비닐처럼 보일지 모르지만 이 드레스는 불시에 유명해진 건 아니다. 모스키노의 크리에이브 디렉터 제레미 스캇이 2017가을/겨울 컬렉션을 통해 선보인 의상 중 하나다. 스캇은 밀라노에서 매년 버려지는 2500만톤의 쓰레기에서 영감을 받아 실제로 사람들이 버리는 포장용 상자, 비닐 포장재, 폐지, 찢어진 잡지 등의 폐품을 이용해 실용성 있는 의상으로 변형시켰다. 이에 걸맞게 당시 컬렉션 테마도 ‘한 사람의 쓰레기는 또 다른이의 보물이 될 수 있다’였다. 목을 감싸는 드레스 상반부에는 ‘우리는 고객을 사랑한다’는 글귀가, 중반부와 하단부에는 ‘무료수거와 배달’(FREE PICK UP & DELIVERY)이라는 빨간 글씨가 적혀 있다. 드레스 판매측인 온라인 상점 브라운스는 “드레스가 속이 비치는 폴리에스테르 소재의 재활용 비닐 봉지로 만들어졌으며, 쉽게 입고 벗을 수 있는 민소매 디자인이 특징”이라는 정보를 공개하고 있다. 또한 온라인 사이트는 “우린 겉모습만으로 판단해서는 안된다고 말들 하지만 사실 모두는 그렇게 하고 있다”며 “제레미 스캇의 재미있고 기발한 디자인을 입는 건 행운이다. 그의 디자인은 책 표지의 일부일뿐이며 그의 옷은 파티에서 당신이 즐거울 수 있는 이유”라고 스캇의 아이디어를 칭찬했다. 사진=뉴욕포스트 안정은 기자 netineri@seoul.co.kr
  • 티라노사우루스 ‘귀여운 앞발’…알고보니 강력한 무기

    티라노사우루스 ‘귀여운 앞발’…알고보니 강력한 무기

    고대 지구를 주름잡던 최상위 포식자 '티라노사우루스 렉스'(Tyrannosaurus rex·이하 티렉스)의 팔이 예상 외로 강한 공격력을 가졌다는 흥미로운 연구결과가 나왔다. 최근 미국 하와이대학 연구팀은 티렉스의 팔이 먹이를 도륙낼 만큼 강하다는 논문을 시애틀에서 열린 미 지질학회 연례 콘퍼런스에서 발표했다. 이번 연구는 그간의 인식과는 정반대에 있다. 티렉스는 강력한 힘을 가진 턱과 이빨, 튼튼한 다리와 꼬리 등으로 무장한 지구 역사상 가장 사나운 포식자로 꼽힌다. 그러나 티렉스는 무시무시한 덩치와는 어울리지 않는 '짧고 귀여운' 앞발을 가지고 있어 '놀림감'이 되기도 했다.   연구팀이 주목한 것은 약 1m에 달하는 앞발의 뼈와 관절구조로, 이는 먹이를 갈기갈기 상처를 낼 만큼 강력하다는 분석이다. 연구를 이끈 스티븐 스탠리 박사는 "티렉스의 앞발이 그간 과소평가된 측면이 있다"면서 "생각 외로 앞발 역시 가공할 위력을 지닌 무기"라고 평가했다. 이어 "티렉스가 먹잇감을 물었을 때 커다란 발톱이 있는 앞발로 사정없이 공격했을 것"이라면서 "티렉스가 앞발을 반복해서 휘두르면 몇 초 안에 먹잇감에는 길이 1m 이상, 깊이 수㎝의 상처를 입었을 것"이라고 추측했다. 그러나 이같은 주장에 대한 반박도 많다. 영국 브리스톨 대학 고생물학자 제이콥 빈터 박사는 "티렉스의 앞발이 무기로 쓰였다는 연구 결과는 비논리적"이라면서 "앞발은 아마도 교미시 파트너를 잡는 등의 부수적인 목적으로 활용됐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박종익 기자 pji@seoul.co.kr
  • [서동철 논설위원의 스토리가 있는 문화유산기행] 성리학의 나라 조선, 왕릉 옆엔 왜 사찰이 있을까

    [서동철 논설위원의 스토리가 있는 문화유산기행] 성리학의 나라 조선, 왕릉 옆엔 왜 사찰이 있을까

    유교적 전통으로 조성된 조선 왕릉 무덤 지키는 ‘수호 사찰’과 짝 이뤄 능침사찰·능사·조포사 등으로 불려조선의 왕릉은 모두 42기다. 이 가운데 40기가 2009년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에 일괄 등재됐다. 개성에 있는 태조의 원비 신의왕후 제릉(齊陵)과 두 사람의 둘째 아들로 제2대 왕에 오른 정종과 정안왕후의 후릉(厚陵)만 제외됐다. 조선왕조 27명의 왕과 왕비, 추존(追尊) 왕과 왕비의 무덤을 망라한 것이다. 한 왕조의 무덤이 이렇듯 온전하게 보존되고 있는 사례는 세계적으로 유례를 찾기 어렵다. 성리학을 통치 이념으로 삼은 조선은 왕릉 역시 유교적 장례 전통에 입각해 조성했다. 한편으로 전통적인 풍수지리를 바탕으로 터를 잡고, 곽(槨)을 앉혔으니 자연과의 조화가 뛰어나다. 조선 왕릉은 능침(寢)과 능침을 둘러싼 무덤 영역이 전부가 아니다. 조선 왕릉은 안장된 인물의 명복을 빌면서 무덤을 돌보는 역할도 하는 사찰과 짝을 이룬다. 유교적 이념에 맞게 국가적 공력을 들여 무덤을 조성했다면, 불교신앙을 이어 가고 있던 왕실이 종교적 추모시설을 더한 것이다. 그러니 유네스코 등재를 추진하면서 원찰(願刹)을 제외시킨 것은 개인적으로 유감스럽다. 왕실 무덤의 수호사찰을 원찰이라 하는데 능침사찰이나 능사, 조포사(造泡寺)로도 부른다. 조포사란 ‘두부를 만드는 절’이라는 뜻이다. 하지만 ‘두부’란 상징적인 표현일 뿐 제향에 필요한 대부분의 음식을 제공했다. 대신 원찰은 왕실이 제공한 토지로 사원경제를 유지했다. 원찰의 역사는 1397년(태조 6년) 태조의 계비 신덕왕후의 무덤인 정릉(貞陵)을 오늘날의 덕수궁 주변에 조성하면서 수호사찰인 흥천사(興天寺)를 함께 세운 것에서 시작됐다. 지금도 덕수궁 뒤편의 마을 이름이 정동(貞洞)인 것은 바로 정릉이 있던 터이기 때문이다. 이후 정릉과 흥천사는 모두 조선시대 경기도 양주 땅인 미아리고개 너머로 옮겨졌다, 잘 알려진 왕릉과 원찰로는 호불대왕(好佛大王)이라 불릴 만큼 친불교적이었던 세조의 남양주 광릉(光陵)과 봉선사(奉先寺), 세종대왕의 여주 영릉(英陵)과 신륵사(神勒寺), 장조로 추존된 사도세자의 화성 융릉(隆陵)과 용주사(龍珠寺)가 있다. 그런데 원찰이 왕릉의 전유물은 아니어서, 영조는 파주 보광사(普光寺)를 친어머니 숙빈 최씨의 무덤인 소령원(昭園)의 수호사찰로 삼았다.오늘 찾아가는 서울 선릉(宣陵)과 정릉(靖陵) 그리고 봉은사(奉恩寺) 역시 조선시대 왕릉과 원찰의 관계를 보여 주는 대표적 사례의 하나로 꼽아도 좋을 것이다. 선릉은 제9대 성종과 정현왕후, 정릉은 제11대 중종의 무덤이다. 지금은 서울 강남구에 속한 일대는 과거 경기도 광주 땅이었다가 1963년 서울 성동구에 편입됐다. 한양 도성에서 한강을 건너야 하는 흔치 않은 왕릉이었다. 성종은 재위 26년에 이른 1494년 12월 24일 창덕궁 대조전에서 승하했다. 나이 38세였다. 장례는 이듬해인 연산군 1년 4월 6일 선릉에서 치러졌다. 당시 지명은 광주 학당리였다고 한다. 그리고 36년이 지난 1530년(중종 25년) 10월 29일 정현왕후가 선릉의 동북쪽 언덕에 묻혔다. 선릉은 이른바 동원이강릉(同原異岡陵)이다. 제각을 비롯한 능침 시설은 하나지만 각각 다른 봉우리에 쓴 두 기의 무덤을 이렇게 부른다. 한마디로 합장묘가 아니라는 뜻이다. 홍살문을 들어서면 제례가 이루어지는 정자각이 보이고 그 양쪽으로 제사 음식을 준비하는 수라간과 제사 용구를 준비하는 수복방이 있다. 그 왼쪽 언덕에 동남향의 성종대왕릉이, 숲에 가려 잘 보이지 않는 오른쪽 언덕에 서남향의 정현왕후릉이 있다. 무덤을 이렇게 쓴 것은 정현왕후의 유언이 있었기 때문이라고 한다. 성종의 첫 번째 왕비는 한명회의 딸인 공혜왕후 한씨였다. 성종 즉위 5년 만에 세상을 떠난 공혜왕후는 파주 순릉(順陵)에 묻혔다. 계비는 숙의 윤씨였는데, 성종보다 12세 많았던 연산군의 생모 폐비 윤씨다. 세 번째 왕비가 중종의 어머니인 정현왕후 윤씨다. 중종은 재위 39년 만인 1544년 11월 15일 57세로 세상을 떠났다. 이듬해인 인종 1년 2월 3일 당시에는 고양 땅이었던 파주의 장경왕후 희릉(禧陵) 옆에 묻혔다. 연산군을 몰아낸 반정(反正) 세력은 쫓겨난 임금의 처남인 신수근의 딸이 왕비 자리에 있는 것을 두고 볼 수 없었다. 새로 들인 왕비가 장경왕후 윤씨다. 장경왕후는 9년 만인 1515년 세상을 떠났다. 중종의 무덤은 18년이 지난 1562년(명종 17년) 지금의 자리로 옮겨졌다.선릉을 처음 조성할 당시 수호사찰은 견성사(見性寺)였다. 통일신라 시대인 794년(원성왕 10년) 연회국사 창건설이 전하는 사찰이다. 봉은사도 절의 역사가 견성사로 거슬러 올라가는 것으로 서술하고 있다. ‘본성에 곧바로 다가가 부처에 이르는 것’(見性成佛)은 선불교의 종지(宗旨)다. 연산군이 선종사찰을 선릉의 수호사찰로 삼았음을 짐작하게 한다. 연산군은 작고 낡았을 견성사를 중창하고자 했다. 신료들은 유교국가의 이념에 맞지 않는다는 이유로 중창을 반대하는 것은 물론 절을 철거하라고 요구했다. ‘연산군일기’에는 이런 대목도 보인다. 1495년(연산군 1년) 12월 7일 기사다. ‘지금 견성사가 능 곁에 가까이 있어 중들이 불경 외는 소리와 새벽 종소리 저녁 북소리가 능침을 소란하게 하고 있으니, 하늘에 계신 성종대왕의 영이 어찌 심한 우뇌(憂惱)가 없으시겠습니까.… 그런데도 어찌 사찰은 새로 창설하는 것이 아니라 하여 철거하지 않고 재(齋) 역시 고례(古例)라 하여 굳이 지내십니까. 바라옵건대, 다시 깊이 생각하소서.”유신(儒臣)들은 선릉 영역 내부에 있었던 견성사를 멀리 옮겨 지으라고 압박했다. 그런데 연산군은 1498년 실제로 견성사를 옮겨 짓는 공사를 시작했던 것 같다. 이해 5월 23일 예조판서 박안성은 ‘신은 견성사가 능실과 너무도 가까워 만약 철거를 못 하겠으면 먼 곳으로 옮겨 지어야 한다고 했던 것인데 ‘대신이 주상의 뜻에 영합해서 그렇게 만든다’는 상소가 있었으니 곧 신을 이르는 것’이라면서 사직을 청한다. 신하들의 반대를 연산군은 새로운 절을 짓는 명분으로 역이용한 것이다. 이렇게 세워진 절이 봉은사다. 선릉과 정릉은 임진왜란의 와중에 파헤쳐지는 참변을 겪었다. 성종과 정현왕후의 관은 왜군에 의해 불태워졌다. 중종의 시신 또한 찾지 못했다. 임진왜란을 수습하는 과정에서 조선은 일본에 두 능을 파헤친 자를 잡아 보내라고 가장 먼저 요구했다. 일본은 마고사구(麻古沙九)라는 대마도인을 범인이라며 붙잡아 송환했지만 당사자는 부인했다. 마고사구는 ‘도주 군관의 노비로 나와 부산 선소(船所)에 머물렀을 뿐 서울에는 올라오지도 않았으니 능침을 범한 연유를 전연 알지 못한다’고 했으니 이 또한 웃지 못할 일이었다. 글 사진 논설위원 dcsuh@seoul.co.kr
  • 스티브 커 “포포비치 감독님 대선 나오면 한 표” 커리도 동감

    스티브 커 “포포비치 감독님 대선 나오면 한 표” 커리도 동감

    미국프로농구(NBA) 골든스테이트의 스티브 커 감독이 오랜 기간 멘토로 삼아온 그레그 포포비치 샌안토니오 감독이 대통령선거에 출마하면 그에게 한 표를 행사할 것이라며 그가 좋은 대통령이 될 것을 확신한다고 말했다. 농담이냐고? 아니다. 더할 나위 없이 진지했다. 그는 3일 오전 (한국시간) 샌안토니오와 대결을 앞두고 전날 기자회견 도중 “난 진짜로 폽에게 투표할 것이다. 그는 위대한 대통령이 될 것”이라며 “모든 농담을 물리치면 난 그에게 투표할 것”이라고 말했다. 선수 시절 다섯 차례 우승 가운데 1999년과 2003년 두 차례를 포포비치 감독 밑에서 했던 커 감독은 그에 대해 “정직하고 순수하다. 대통령이 되겠다고 하는 사람에게선 가장 중요한 두 가지 덕목이다. 이걸 지켜보는 건 환상적인 일인데 그가 그걸 보여줄 것”이라고 말했다. 스테픈 커리도 “포포비치가 후보가 된다면 아마도 NBA를 위해서도 대단한 일이 될 것이며 이 나라를 위해서도 나은 일이 될 것”이라고 공감을 표시했다. 포포비치 감독도 정치적, 사회적으로 민감한 이슈들에 대해 목소리를 내온 인물이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행동이나 언급들을 공개적으로 공박하곤 했다. 지난달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트위터를 통해 백악관에 초대받지 못할 팀으로 골든스테이트를 꼽기도 했다. 커 감독은 “우리가 골든스테이트에서 해낸 일들은 폽이 오랜 세월 해온 일들을 조금 손질한 것에 불과하다. 무엇보다 난 그를 위대한 친구이자 내가 존경하는 인물로 평가하고 있다”고 털어놓았다. 임병선 선임기자 bsnim@seoul.co.kr
  • 1억3000만년 전 공룡의 색(色) 찾았다

    1억3000만년 전 공룡의 색(色) 찾았다

    과거 공룡의 복원도는 도마뱀과 비슷한 색상으로 그려졌다. 하지만 깃털공룡이 발견되고 새와 연관성이 알려지면서 공룡 복원도의 색상 역시 새처럼 점점 화려해지는 추세다. 하지만 실제로 공룡이 어떤 색을 지녔는지 복원하는 일은 매우 어렵다. 따라서 복원도에 묘사된 색상 대부분은 그리는 사람의 상상력에 기반을 둔 경우가 많다. 그러나 예외도 있다. 브리스톨 대학의 연구팀은 중국에서 발견된 소형 수각류 공룡인 시노사우롭테릭스(Sinosauropteryx) 화석을 분석해 이 공룡의 깃털이 밝은 갈색과 흰색 두 가지 패턴을 가지고 있다는 사실을 밝혀냈다. 흥미로운 사실은 현생 동물에서 보는 것과 비슷한 위장색이 적용되어 있다는 점이다. 시노사우롭테릭스는 긴 꼬리 부분에 줄무늬 모양의 깃털 패턴을 지니고 있는데, 이는 현생 동물에서도 볼 수 있는 것으로 먼 거리에서 주변 환경과 혼동을 일으켜 포식자나 먹잇감의 시선을 피할 수 있다. 두 번째 패턴은 아래는 밝은색, 그리고 위에는 어두운 색상을 택하는 것으로 방어피음(countershading)이라는 위장 방법이다. 이는 현생 동물은 물론 물고기에서도 볼 수 있는 방식으로 밝은 태양 빛 아래서 노출되는 부분은 어두운 색, 가리는 부분은 밝은 색으로 위장해 탁 트인 공간에서 쉽게 눈에 띄지 않게 하는 것이다. 연구팀은 이와 같은 위장이 1억 3000만 년 전 시노사우롭테릭스가 살았던 환경에서 매우 유용한 위장을 제공했다고 보고 있다. 이 공룡이 살았던 환경은 현재의 사바나와 비슷한 열대 초원으로 생각된다. 울창한 숲 대신 초원과 드문드문 나무가 있는 환경에서 몸을 숨길 공간은 많지 않았을 것이다. 공룡의 시력을 정확하게 예측하긴 어렵지만, 육식 공룡 가운데는 정면을 향한 큰 눈을 지닌 것들이 많아 아마도 시력이 좋았던 것으로 추측된다. 시노사우롭테릭스는 몸길이 1m 정도의 소형 공룡이기 때문에 더 큰 육식 공룡의 눈을 피해 이런 위장 패턴을 진화시킨 것으로 보인다. 공룡 복원도는 공룡에 대한 연구가 진행되면서 시대에 따라 크게 변했다. 전체적으로는 도마뱀에서 새로 변하고 있다고 말할 수 있는데, 시노사우롭테릭스의 새로운 복원도는 공룡의 실제 모습이 한층 더 복잡하다는 것을 보여주고 있다. 이들의 진짜 모습은 새나 파충류가 아닌 공룡 고유의 모습일 것이다. 과학자들은 새로운 화석과 분석 기술을 통해 이제 그 실체를 조금씩 파헤치고 있다. 고든 정 칼럼니스트 jjy0501@naver.com
  • [씨줄날줄] 조선통신사와 문화 교류/서동철 논설위원

    [씨줄날줄] 조선통신사와 문화 교류/서동철 논설위원

    통신사(通信使)는 조선 국왕이 일본 막부의 수장인 쇼군(將軍)에게 보낸 외교 사절을 말한다. 이런 이름의 사절단이 꾸려진 것은 모두 20차례로 임진왜란을 중심으로 이전이 8차례, 이후가 12차례였다. 임란 이전에는 조선 해안에 출몰하던 왜구 문제의 해결이 가장 큰 목적이었다. 임진왜란 직전 서로 다른 일본의 분위기를 전해 조정을 혼란스럽게 했던 황윤길과 김성일도 통신사의 일원이었다.통신사 왕래가 임진왜란이 끝난 직후인 1607년부터 재개될 수 있었던 것은 조선과 일본이 서로 다른 의도가 있었기 때문이라고 학계는 설명한다. 조선은 300~500명에 이르는 대규모 문화 사절단을 보내 ‘문화 선진국’이자 ‘임진왜란의 실질적 승자’라는 것을 과시하고자 했다. 반면 일본은 새로운 쇼군이 등장할 때마다 조선이 ‘조공 사절단’을 보내는 것으로 선전하는 효과가 적지 않았다는 것이다. 엊그제 유네스코 세계기록유산에 등재된 조선통신사 기록물은 임진왜란 이후 것에 국한됐다고 한다. 조선통신사의 성격을 두 나라가 서로 다르게 해석하면서도 기록물은 공동으로 등재를 신청했다니 흥미롭다. 오늘날의 해석 역시 자국중심주의적이기에 가능했을 것이다. 정치적 의도는 서로 달랐지만, 통신사를 문화 교류의 기회로 삼으려는 생각은 조선과 일본이 일치했다. 통신사 파견이 결정될 때마다 일본은 표현은 조금씩 다르지만 ‘능서화지인대래’(能書畵之人帶來)를 강조했다. 서화에 뛰어난 사람을 수행원에 포함시켜 달라는 뜻이다. 연암 박지원도 통신사 수행원의 구성을 언급하면서 ‘천문·지리·산수·의술·관상·무력(武力)의 인재부터 퉁소와 거문고의 달인·만담꾼·해학꾼·소리꾼·술꾼에다가 장기와 바둑의 능수, 말타기와 활쏘기의 선수에 이르기까지 나라 안의 내로라하는 자들이었다. 그런데 그중에서 사장(詞章)과 서화(書畵)를 가장 중시하지 않을 수 없었다’고 했다. 조선은 전후 통신사 행차에 화원(畵員)을 빠짐없이 동행시켰다. 특히 ‘달마도’로 유명한 연담 김명국은 두 차례나 일본에 갔다. 연담이 1636년 사행길에 선풍적 인기를 얻자 1643년에도 일본은 그의 참여를 요청했기 때문이다. 당시 일본에서 조선 그림의 수요는 폭발적이었다. 이 때문에 기행(奇行) 화가로 이름을 남긴 호생관 최북과 ‘동래부순절도’를 그린 변박은 수행 화원 아닌 다른 직책으로 동행하기도 했다. 같은 시기 청나라 연경에는 사행이 훨씬 잦았지만, 문인과 화원의 역할은 강조되지 않았다. 당대 동아시아의 문화 전파 방향을 알 수 있게 한다.
  • [문화마당] 햇빛을 모으는 시간/강의모 방송작가

    [문화마당] 햇빛을 모으는 시간/강의모 방송작가

    기온이 뚝 떨어진 저녁 총총히 아파트 현관에 다가서는데 펼쳐 놓은 돗자리가 발에 걸렸다. 호박과 가지 조각들을 오종종 늘어놓은 모양이 정겨웠다. 마침 걷으러 나온 할머니와 인사를 나누면서 “사람들 지나다니는 길이라 먼지가 많이 앉겠어요” 했더니 “뭐, 말리는 재미지. 옛날 생각하면서…” 하며 웃으셨다. 어렸을 적 이맘때면 어머니도 많은 것을 널어 말렸다. 커다란 무를 조각내서 들마루에 펼치고, 처마 밑엔 무청이 줄줄이 걸리고, 빨랫줄에는 호박고지가 주렁주렁. 채반에 늘어놓은 고구마 말랭이는 식구들이 오가며 집어 먹는 통에 거둘 땐 반도 안 남곤 했다. 그 시절 주부들의 부엌살림 절반은 제때 식재료의 갈무리였을 것이다. 봄이면 갓 캐낸 여린 통마늘을 식초에 절였다가 간장물을 끓여 장아찌를 담갔다. 여름이면 밥도둑 오이지를 한두 접씩 서너 번은 만들고, 풋고추 한 광주리 사다가 큰 건 소금에 삭혀서 짓고추, 중간 크기는 식초간장물에 초고추를 담갔다. 그런 저장 음식들은 일 년 내내 식구 많은 밥상의 기본 찬들이 됐다. 나이 들면서 나도 모르게 철마다 어머니 흉내를 낸다. 맘먹고 배운 게 아니다 보니 더러 실패도 하지만, 무엇보다 봄과 여름의 저장 음식 대부분은 부피를 늘린다는 게 문제다. 절임물에 푹 잠겨야 하니 커다란 유리 단지들이 필요하고, 그것들을 서늘한 곳에 두어야 하는데 베란다는 좁고, 냉장고에 넣자니 공간이 절대 부족하다. 먹어 줄 식구도 없는데, 종가 맏며느리였던 어머니 손을 기억하는 탓이다. 종내는 저장이 곧 욕심임을 깨닫고 나눠 줄 궁리만 바쁘게 된다. 그나마 가을의 저장은 부피를 줄일 수 있으니 좋다. 늦여름 친구네 농막에서 얻어 온 붉은 고추 여남은 개를 반찬 만들 때 써먹을 요량으로 베란다에서 말려 보았다. 햇살이 닿았다 말았다 하는 곳이라 꽤 오래 걸렸지만, 마른 껍질 안에서 씨앗이 달가닥거리는 소리가 경쾌했다. 내친김에 호박을 몇 개 썰고 무명실에 요령껏 꿰어 빨래 건조대에 얼기설기 걸쳐 말렸다. 삶은 고구마도 서너 개 썰어 작은 채반에 담고 곰팡이라도 생길세라 하루에도 몇 번씩 뒤적이며 공을 들였다. 친구에게 자랑 삼아 얘길 했더니 칭찬은커녕 면박이 돌아왔다. 없는 시간에 좁은 아파트 베란다에서 그런 수고를 하냐며 비싸지도 않으니 가정용 건조기 하나 장만하라는 거였다. 잠시 솔깃하긴 했다. 하지만 아무리 효율이 좋다한들 전깃불에 수분을 날린다는 건 무엇보다 참 재미없는 일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쾌청한 가을 한낮 정직한 햇살 아래 내놓고 싶은 건 사실 툭하면 눅눅해지는 내 마음이기도 하니까. 곁에 두고 가끔 펼쳐 읽는 칼하인츠 A 가이슬러의 ‘시간’이란 책에 이런 글이 나온다. 레오 니오니의 동화 ‘프레데릭’을 인용한 부분이다. ?곧 겨울이 되기 때문에 작은 들쥐들은 옥수수, 호두, 밀, 짚을 모으기 시작했다. 쥐들은 모두 밤낮을 가리지 않고 일을 했다. 프레데릭을 제외하고. 들쥐들이 물었다. “프레데릭, 왜 일을 안 하는 거니?” 프레데릭이 말했다. “나도 일하고 있어. 나는 춥고 어두운 겨울날을 위해 햇빛을 모으고 있는 거야.”? 이제 곧 서늘한 가을비가 들이닥쳐 계절에 경계를 세우려 할 것이다. 늦기 전에 햇생강을 얇게 저며 베란다에 펼치고, 쪼그리고 앉아 두 손으로 햇살을 모았다. 그러곤 TV에서 본 아이돌 가수의 손짓을 따라 하며 혼잣말을 해 보았다. “오늘 이 햇빛, 내 마음속에 저장!”
  • [수요 에세이] 60달러 넘어선 국제유가를 보며/문재도 무역보험공사 사장·전 산업통상자원부 차관

    [수요 에세이] 60달러 넘어선 국제유가를 보며/문재도 무역보험공사 사장·전 산업통상자원부 차관

    국제유가가 2년 4개월 만에 드디어 배럴당 60달러를 넘어섰다. 석유수출국기구(OPEC)를 이끌고 있는 사우디와 최대 산유국인 러시아가 감산 합의를 내년 9월까지 연장하기로 합의했다고 한다. 2014년 하반기 이후 급락했던 원유가가 다시 상승 기조를 유지할지는 좀더 지켜봐야겠지만, 원유가가 바닥을 찍은 게 아닌가 하는 기대 섞인 전망을 조심스레 해 본다.처음 유가가 급락했을 땐 우리에게 축복인 줄 알았다. 우리 경제구조는 에너지 다소비형인 데다 원유를 전량 수입에 의존하고 있으니 말이다. 하지만 그렇지 않았다. 오히려 조선이나 해외 건설 같은 수주산업에는 긴 불황의 그림자가 드리워졌다. 우선 자원개발 기업들이 타격을 크게 받았다. 고유가 시절에 사두었던 해외유전 자산들이 수익은커녕 부실로 남게 되었다. 조선이 뒤를 이었다. 신규 선박 발주가 뚝 끊기고, 선주들은 계약을 취소하거나 이런저런 이유로 건조된 배의 인도를 미룸에 따라 손실이 눈덩이처럼 불어났다. 정유, 석유화학 등 우리의 주력 플랜트 시장도 어렵기는 마찬가지였다. 수주량이 전성기에 비해 반토막 나고 경쟁이 치열하다 보니 수주를 해도 수익을 남기기 어려운 구조였다. 유가 하락으로 인해 우리 경제가 입은 손실 규모를 합산해 보면 아마도 원유 수입에서 줄어든 비용을 상쇄하고도 남음이 있을지 모른다. 저유가가 오히려 우리 경제 불황의 골이 깊어지는 데 일조했음 직하다. 세계 경제가 금융위기를 벗어나 회복되고 있다고 한다. 우리 경제도 지난 3분기 성장률이 예상치를 뛰어넘는 1.4%(전기 대비)를 기록함에 따라 연간 성장률이 3%를 상회할 것이라는 전망이다. 세계적인 보호무역주의와 북핵 사태에도 불구하고 회복 기조로 돌아섰다니 반가운 일이다. 그래서인지 최근 들어 금융 지원을 노크하는 빈도수가 조금씩 늘어나고 있다. 우리 수주 산업에 긴 먹구름이 걷히기를 기대해 본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가 미래로 힘차게 나가기 위해서 새롭게 할 부분이 있다. 1997년 금융위기 이후 우리 경제는 감원과 설비감축 등 구조조정을 통해 지난 20여년의 산업발전을 가져왔다. 수주산업은 그 시기에 확장일로를 걸어왔다. 당시 원화환율의 급등은 우리 수주기업들의 가격 경쟁력을 높여 중동, 동남아 등 주력시장에서 역사상 최대의 수주 실적을 보였다. 그러나 기본설계역량이 부족하고 사업개발과 관리 역량이 미흡한 가운데 이뤄진 확장 전략은 프로젝트의 수익성을 악화시켜 위기 시에 더 큰 부담으로 다가왔다. 상당 기간 수주가 안 되어도 일감이 충분해 문제가 없다고 자신하던 기업이 큰 규모의 손실과 유동성 부족에 빠지는 경우가 있어 우리 국민을 실망시킨 사례까지 있었다. 계약 내용도 위기 시에 발생한 손실을 발주자로부터 회수하기 어려운 구조로 되어 공사를 끝내고도 충분한 보상을 못 받는 경우가 많았다. 이제는 외형 확장에 앞서 사업개발 및 관리 능력을 키워야만 한다. 최근 들어 도로, 병원 등 인프라와 발전소, 석유화학 플랜트 발주 방식이 투자개발형으로 변하고 있다. 사우디 등 중동 산유국들도 과거에 자기자금으로 공사를 발주하던 관행에서 수주기업에 직접 투자를 하게 하고, 프로젝트 금융을 조달해 올 것을 요구한다. 국제 원유가가 약세인 까닭에 재정이 튼튼하지 못해 수주기업에 자금을 가져오라는 것도 있지만, 운영에 필요한 노하우를 배워 자국의 산업을 육성하려는 뜻도 있다. 그러다 보니 수주기업의 입장에서는 역량 있는 운영 사업 파트너를 찾고, 공사비뿐만 아니라 공장 가동에 필요한 자금까지 마련해야 한다. 사업자금 회수 기간도 훨씬 길어지는 부담까지 안게 되었다. 따라서 우리 기업 입장에서는 좀더 면밀한 사업성 분석과 장기간 위험을 관리하는 역량까지 키워야 한다. 반성이 없으면 똑같은 실수를 반복하기 마련이다. 이러한 기업은 경기 확장기에 순간적으로 성장할 수 있을지 몰라도 위기가 찾아오면 가장 먼저 도산에 이른다. 핵심 기술 역량이 없으면 새로운 주인을 찾기가 쉽지 않고 찾더라도 헐값에 팔려 나간다. 새롭게 변화하는 시장 환경에서 경쟁력을 갖추기 위해 근본을 돌아보고 혁신을 강화해야 할 시점이다.
  • 북핵 해결 비협조 실망했나… 美, 러 무기업체 39곳 제재

    미국 정부가 지난 27일(현지시간) 러시아 군사·정보기관과 연계된 러시아 방위산업체 등 39곳을 제재 대상으로 지정해 발표했다. 지난 7월 말 미 의회를 통과한 ‘북한·러시아·이란 제재 패키지법’에 따른 후속 조치이지만 발표 시한을 한 달 가까이 넘겨 배경에 관심이 쏠린다. 이날 제재 대상에는 국영 무기수출 업체인 로소보로넥스포르트, 무기제조 업체인 칼라슈니코프 등 대표적 군수기업들이 포함됐다. 또 연방보안국(FSB), 대외정보국(SVR), 러시아군 총참모부총국 등 러시아 정부 산하 6개 정보기관도 포함됐다. 이 밖에도 이 기업·기관들과 ‘중요한 거래’를 하는 개인에게도 제재를 가할 예정이다. 미 국무부 관계자는 “아직 세부적 제재가 가해진 상태는 아니고 사안별로 구체적 결정이 내려질 것”이라고 밝혔다. 앞서 미 의회는 트럼프 정부가 대(對)러시아 제재를 제때 하지 않는 것을 초당적으로 비판해 왔다. 의회는 트럼프 정부의 ‘늑장’이 러시아에 추가 제재를 원하지 않는 백악관의 의향이 반영된 것 아니냐는 의구심을 품어 왔다고 CNN은 전했다. 제재가 늦어진 이유에 대해 헤더 노어트 국무부 대변인은 “제재 명단 작성에 시간이 걸렸다”면서 단지 시간의 문제라고 설명했다. 일각에서는 이번 제재가 북한 문제에서 러시아에 대한 트럼프 대통령의 실망을 반영한 것이 아니냐는 해석도 나온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25일 한 인터뷰에서 “중국은 우리를 돕고 있는데 아마도 러시아는 다른 길로 가고 있고 (북한 문제를 해결하려는) 우리에게도 피해를 주고 있다”고 말했다. 김민희 기자 haru@seoul.co.kr
  • 한국에 또 온 ‘전쟁개시자’, 한미 국방장관에 질문했지만

    한국에 또 온 ‘전쟁개시자’, 한미 국방장관에 질문했지만

    “미스터 매티스!” 세계 각지의 분쟁 지역을 찾아다녀 ‘전쟁 개시자’ 별명을 가진 미국 NBC방송의 수석특파원 리처드 엥겔이 28일 서울 용산 국방부 청사에 모습을 드러냈다. 엥겔 기자는 이날 개최된 제49차 한미안보협의회의(SCM) 후 송영무 국방부 장관과 제임스 매티스 미 국방장관이 공동기자회견을 시작하자 질문 기회를 노렸다. 30여분에 걸쳐 두 장관이 모두 발언과 질의응답을 소화한 뒤 자리를 뜨려하자 엥겔 기자는 손을 번쩍 들고, 매티스 장관을 불러세웠다. 하지만 이미 예정됐던 기자회견 시간이 모두 지난 뒤여서 두 장관은 손사래를 치며 회견장을 벗어났다. 기자회견에서는 미국의 대북 군사적 옵션 가능성과 한반도 전술핵 재배치 문제, 전시작전통제권(전작권) 전환 등의 질문이 쏟아졌다. 매티스 장관은 “군사 옵션은 기본적으로 평화유지 목적”이라며 외교적 해법이 우선돼야 한다는 점을 강조했다. 한반도 전술핵 재배치 문제에 대해 송 장관은 “재배치 하지 않는 것이 한국의 국익에 더 낫다”며 부정적 견해를 밝혔다. 전날 판문점에서 전쟁 보다는 평화를 원한다는 취지로 언급한 매티스 장관은 이날도 외교적 해법에 방점을 찍었다. 엥겔 기자는 그 부분이 영 석연치 않았던 듯 손을 들고 질문에 나선 것으로 보인다. 매티스 장관에게 외면당한 엥겔 기자는 한국 기자들을 상대로 한국내 전쟁위기감 등을 취재했다. 그는 일부 기자에게 “현재 상황이 가장 위험하다”며 북한이 괌 타격 위협에 나선 이후 실행에 나서지 않고 있는 상황에 대해 우려를 표명하기도 했다. 엥겔 기자는 한반도 위기가 고조되던 지난 8월말 주한미군 벙커를 현장취재했으며 9월초에는 서울발 기사로 북핵시설에 대한 미국의 선제타격 가능성을 제기해 한국내에서 위기를 조장한다는 비판이 제기되기도 했다. 그는 당시 “미국이 북한을 공격하면 이 도시(서울)는 북한 장사정포와 로켓의 공격을 받게 되며, 아마도 2차 세계대전 수준의 피해에 직면할 것”이라고 보도했다. 박홍환 전문기자 stinger@seoul.co.kr
  • [지금, 이 영화] 뉴니스

    [지금, 이 영화] 뉴니스

    ‘뉴니스’(newness)는 새로움·신선함·생소함을 뜻하는 영어 단어다. 드레이크 도리머스 감독은 이를 제목으로 삼은 영화를 만들었다. 이 작품을 보면 뉴니스가 사전적 정의 외에 얼마나 복잡한 의미를 갖는 명사로 변주되는지 당신도 확인할 수 있을 것이다. 주인공은 물리치료 보조사인 가비(라이아 코스타)와 약사인 마틴(니컬러스 홀트)이다. 둘은 연인이다. 두 사람이 가진 직업의 공통분모를 고려하면 병원에서 만나 인연을 맺었으리라 예상하기 쉽다. 한데 그렇지가 않다. 가비와 마틴은 데이팅 앱(몇 장의 자기 사진과 간단한 자기 소개를 담은 정보가 공유되고, 양자가 호감을 표시하면 매칭해 주는 시스템)을 통해 만났다.이들이 사용한 데이팅 앱은 만남 목적을 처음부터 분명히 설정할 수 있도록 제작됐다. 가비와 마틴은 ‘일회성 만남’을 선택한다. 여러 명의 사진이 휴대전화 화면에 뜨는 가운데, 두 사람은 서로의 모습을 보고 ‘좋아요’를 누른다. 이제 가비와 마틴은 메시지를 주고받을 수 있다. 그가 묻는다. “재미 보고 싶고 조건 없음, 그쪽은?” 그녀는 승낙한다. 일회성 만남이 계기가 됐지만 대화가 잘 통했던 그들은 커플로서 관계를 지속하기로 한다. 이내 살림을 합치고 달콤한 나날을 보내는 가비와 마틴. 그러나 시간이 지나면서 조금씩 두 사람 사이에 균열이 생긴다. 점점 상대에게 싫증이 나기 시작했기 때문이다.서로 사랑하지만 다른 사람과의 짜릿한 만남도 만끽하고 싶었던 가비와 마틴은 합의한다. 각자의 ‘개방적 연애’에 동의한 것이다. 더 정확하게는 ‘폴리아모리’(polyamory·다자간 사랑)를 실천하기로 한 이들은 파트너십을 유지하되 누가 누구를 만나든 솔직하게 이야기하고 다양성을 존중하기로 한다. 영화에 등장하는 학자는 이렇게 설명한다. “한 명의 상대에게서 소속감과 자유를 동시에 충족하려는 이 시도는 현대의 사랑에서 아마도 큰 도전이 될 겁니다.” 누군가는 폴리아모리를 용납하기 어려운 방종으로 볼 수도 있을 테고, 또 다른 누군가는 일대일의 독점적 결합이 야기한 폐해를 극복할 대안으로 여길 수도 있다. 그런 점에서 폴리아모리는 오늘날 사랑의 ‘큰 도전’이 될 만한 사안이다. 이에 대해 ‘뉴니스’는 어느 한쪽 입장에 서지 않는다. 그것이 이 영화의 장점이다. 데이팅 앱을 이용한 만남부터 폴리아모리에 이르기까지 이 작품은 지금 우리가 마주한 사랑의 형식 자체를 곰곰 생각할 기회를 제공한다. 사랑은 본능적인 감정이다. 그렇지만 이것이 양식화된 연애와 결혼은 발명된 픽션에 지나지 않는다. 과장하거나 폄하할 것도 없는 이런 진실 앞에서 당신은 어떤 결정을 하게 될까. 현명한 판단을 내리려면 복잡한 의미를 갖는 명사 뉴니스의 개념 정립을 스스로 해야 한다. 새로움·신선함·생소함을 어떻게 재발명하느냐. 여기에 사랑의 미래가 달려 있다. 11월 9일 개봉. 청소년 관람 불가.
  • 트럼프 DMZ 깜짝 방문 가능성

    트럼프 DMZ 깜짝 방문 가능성

    대북 강경 발언 최적 장소 꼽혀… 평택기지 대신 입장 바꿀 수도다음달 7일부터 1박 2일 일정으로 한국을 국빈 방문하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5일(현지시간) 비무장지대(DMZ)의 ‘깜짝 방문’ 가능성을 시사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백악관에서 DMZ를 시찰할지를 묻는 기자들의 질문에 “말하지 않는 게 낫겠다. 여러분은 놀라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DMZ ‘깜짝 방문’ 가능성을 배제하지 않은 것으로 해석됐다. 트럼프 대통령은 뒤이어 ‘무슨 뜻인가’라는 기자들의 질문에도 웃으며 더이상 설명하지 않았다. 트럼프 대통령이 방한 기간 중 DMZ를 방문할지는 상당한 관심사였다. 북한 핵과 미사일에 강한 경고 메시지를 보내온 트럼프 대통령이 미군 지휘관들과 DMZ를 찾는 것 자체가 많은 해석을 낳을 수 있다. 미국 내에서도 대북 강경 발언을 내놓기 위한 최적의 장소라는 ‘찬성론’과 미국 대통령의 DMZ 방문이 이미 높아질 대로 높아진 북·미 간 긴장을 더 고조시킬 수 있다는 ‘반대론’이 팽팽하게 맞섰다. 결국 백악관은 지난 23일 언론 브리핑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DMZ 대신 평택 미군기지를 방문하는 것으로 정리됐다고 밝혔다. 하지만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발언을 통해 백악관의 입장이 선회했을 수도 있음을 내비쳤다. 미 의회 전문 매체인 더힐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방송된 폭스 비즈니스 네트워크와의 인터뷰에서 “(북핵 문제는) 내가 취임하기 한참 전에 해결됐어야 하는 문제로, 그랬다면 훨씬 풀기 쉬웠을 것”이라며 “하지만 (미해결된 상태로) 나에게 넘겨졌고, 내가 해결하고 있다. 내가 문제를 해결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중국은 우리를 돕고 있는데 아마도 러시아는 다른 길로 가고 있고 (북한 문제를 해결하려는) 우리에게도 피해를 주고 있다”며 러시아에 대한 불만을 드러냈다. 또 다음달 아시아 5개국 순방에 대해 “역사적이고 긍정적인 경험이 될 것”이라며 기대감도 표시했다. 워싱턴 한준규 특파원 hihi@seoul.co.kr
  • 단 1표 득표하고 재선한 군수…이 선거 실화?

    단 1표 득표하고 재선한 군수…이 선거 실화?

    반장선거에서도 나오기 쉽지 않은 결과가 아르헨티나의 지방선거에서 나왔다. 아르헨티나의 지방 군수가 최근 실시된 지방선거에서 단 1표를 얻는 데 그쳤지만, 재선에 성공했다고 현지 언론이 보도했다. 산타페주의 콜로니아 라켈이라는 군에서 벌어진 일이다. 2010년 마지막으로 실시된 인구조사에 따르면 콜로니아 라텔의 인구는 530명. 선거인으로 등록된 주민은 265명이다. 지난 22일(현지시간) 아르헨티나에선 연방 상하원의원을 뽑는 전국선거와 지방선거가 동시에 실시됐다. 콜로니아 라켈의 군수 우고 페루시아 페레스(사진)는 재선에 도전했다. 선거에선 전례를 찾기 힘든 결과가 나왔다. 투표율이 극도로 부진한 가운데 페레스는 단 1표를 얻어 연임에 성공했다. 선거관리위원회에 따르면 선거일 투표한 주민은 51명이다. 10표가 무효로 처리되면서 남은 건 모두 41표. 그나마 40표는 특정 후보를 찍지 않은 백지 투표였다. 유일하게 특정 후보를 찍은 건 단 1표, 유일하게 지지를 얻은 후보는 현직 군수 페레스였다. 군수가 얻은 1표는 자신이 스스로에게 던진 표로 추정된다. 사실상 그를 찍은 주민은 단 1명도 없는 셈이다. 연임에 성공했지만 선거결과가 너무 민망해서일까? 페레스 당선인은 “아마도 타이핑에 오류가 있었던 것 같다”고 주장했다. 그는 “단언컨대 선거일에 투표에 참여한 주민은 모두 210명, 나를 지지한 주민은 160명, 백지투표 40명, 무효표 10명이었다”고 말했다. 현지 언론은 “(득표수 논란을 떠나) 페레스의 재선이 확정됐다”면서 “공식적으로 단 1표를 얻은 군수가 앞으로 어떤 리더십을 보일지 지켜볼 일”이라고 보도했다. 임석훈 남미통신원 juanlimmx@naver.com
  • 세계 최초 8000m급 14좌 완등 부부 “로프로 연결된 운명”

    세계 최초 8000m급 14좌 완등 부부 “로프로 연결된 운명”

    부부가 해발고도 8000m 이상 봉우리를 함께 오르는 일은 흔치 않다. 이탈리아 등반가 로마노 베넷(55)과 니베스 메로이(56)는 지난 5월 안나푸르나 등정에 성공하며 8000m급 14좌를 완등한 세계 최초의 부부 산악인으로 이름을 올렸다. 14좌 모두를 세르파들의 도움을 받지 않고 자신만의 힘으로, 산소통을 쓰지 않는 알파인 스타일로 올랐다. 부부는 또 14좌 중에도 가장 오르기 힘든 것으로 알려진 세계 5위 봉우리 마칼루를, 그것도 겨울에 시도한 것으로 더 유명하다. 그들은 실패했지만 1년 뒤 겨울철 첫 마칼루 등정이 성공하는 데 추춧돌이 됐다. 부부가 25일 영국 BBC 라디오와의 인터뷰를 통해 ‘데스존’에서 느끼는 부부애와 40년을 꾸준히 산에 오르는 이유를 털어놓아 눈길을 끌고 있다. 부부가 마칼루 등정에 나선 2008년에 이 산을 겨울에 오르는 일은 아예 불가능한 것으로 여겨졌다. 2년 전 프랑스 산악인 장 크리스토프 라파이유가 운명을 달리한 것이 영향을 미쳤다. 하지만 부부와 루카 뷰에리히(이탈리아)는 굴하지 않았다. 바람마저 얼어붙는 그곳에서 밤잠을 설치며 셋은 7000m 지점에 이르렀다. 바위에 매달려 바람이 잦아들길 바랐지만 제트기류가 오히려 거세졌다. 메로이는 두 바위 사이에 끼는 바람에 다리가 부러져 베넷과 뷰에리히가 이틀 동안 번갈아 그녀의 어깨를 부축해 하산했다. 뷰에리히는 2년 뒤 같은 산에서 산사태에 희생됐다. 메로이는 “산에 다닌 지 40년이 됐지만 우리 부부는 여전히 산에 공포를 느낀다”고 털어놓았다. 2년 뒤 메로이의 다리가 회복되자 세계 3위 캉첸중가 도전에 나섰다. 8586m 정상을 얼마 남겨놓지 않고 이번에는 베넷의 상태가 좋지 않았다. 그는 “지쳤고 평소보다 처져 중단하기로 했다. 아내에겐 등정을 계속하라고 했다”고 말했다. 메로이가 몇백m를 더 올랐더라면 8000m 이상 14좌를 완등한 최초의 여성이 될 수 있었다. 하지만 그녀도 함께 포기했다. “로마노가 잘못됐다는 것을 알고 난 가급적 빨리 내려가야겠다고 마음먹었다”며 “혼자 올라가는 게 무슨 의미가 있겠느냐고 생각했다. 로마노가 7600m 지점의 텐트에서 날 기다리고 내가 정상까지 갔다 돌아오면 혹시 그가 죽어있을지도 모를 일이었다”고 말했다.베넷은 결국 재생불량성빈혈 진단을 받았지만 그 때 벌써 부부는 15번째로 등정할 8000m급 봉우리를 물색하고 있었다. 수십 차례 수혈을 받으며 2년 동안 치료했지만 실패해 결국 두 차례나 골수이식 수술을 받았다. 첫 수술 때 골수를 기증했던 이가 기꺼이 도와줘 수술 경과가 좋았다. 아내는 곁을 떠나지 않고 구완을 했다. 베넷은 “로프로 연결돼 늘 하던 대로 했다”고 말했다. 몇년 뒤 부부는 다시 캉첸중가 등정에 나섰다. 그런데 둘이 잘못된 협곡으로 접어드는 바람에 또 물거품이 됐다. 그리고 2014년 시즌 처음으로 정상을 밟았다. 베넷은 “우리 둘 외에 한 사람이 더 있었다. 이름도 모르는 젊은 기증자가 함께 그곳에 있었다. 그가 없었더라면 못해냈을 것”이라고 말했다. 베넷은 “정상에 서면 정신이 고양되는 경험을 맨먼저 하게 된다”며 “8000m 고봉에서 바라보는 풍광은 지평선이 반원 형태로 보여 평생 잊지 못할 어떤 것”이라고 털어놓았다. 메로이는 정상에 서면 삶을 바라보는 시각이 달라진다고 했다. 그는 “자연의 위대한 힘 앞에 인간이란 얼마나 하찮고 작은 존재인가를 깨닫게 된다. 해표면에서 우리를 미치게 만드는 열망은 그곳에서의 느낌과 완전히 다른 것”이라며 “자연과 함께 할 때 평화로움을 느끼고 그게 아마도 날 계속 오르고 싶게 만드는 힘인 것 같다”고 덧붙였다. 임병선 선임기자 bsnim@seoul.co.kr
  • “사람이 내버린 너, 내가 지켜줄게” 죽은 친구 지키는 견공

    “사람이 내버린 너, 내가 지켜줄게” 죽은 친구 지키는 견공

    죽은 채 버려진 친구를 지키는 견공이 언론에 소개돼 진한 감동을 주고 있다. ‘인간의 잔인함과 동물의 우정’이라는 제목으로 기사화된 사건은 최근 아르헨티나의 수도권 킬메스라는 곳에서 벌어졌다. 지난 18일 저녁(현지시간) 길을 지나던 검은색 자동차가 슬쩍 멈추면서 사건은 시작된다. 누군가 자동차 문을 열더니 검은 비닐봉투를 밖으로 던지곤 순식간에 사라졌다. 거친 엔진음을 내면서 사라진 자동차 뒤로는 검은 견공 1마리가 달려오고 있었다. 견공은 바닥에 떨어진 비닐봉투 주변을 맴돌다가 입으로 봉투를 찢기 시작했다. 비닐봉투에서 나온 건 놀랍게도 죽은 개였다. 싸늘하게 식은 친구의 사체를 비닐봉투에서 꺼낸 견공은 사체의 구석구석을 혀로 핥다가 살며시 몸을 포갰다. 남반구 아르헨티나에서 계절은 이제 막 겨울에서 봄으로 넘어갔지만 밤엔 여전히 쌀쌀하다. 킬메스의 이날 밤도 꽤나 추위가 느껴졌다. 이 견공은 마치 사체에 자신의 온기를 나눠 주려는 듯 친구의 사체에 몸을 얹었다. 견공은 그렇게 밤새 찬이슬을 맞으며 죽은 친구의 곁을 지켰다. 다음 날 아침, 차로에 버려진 사체를 한 주민이 보행자길로 옮겨놨다. 견공은 친구의 사체를 옮겨줘 고맙다는 듯 잠시 주민을 쳐다 보더니 다시 죽은 친구에게 다가갔다. 견공은 소방대가 출동할 때까지 죽은 친구의 곁을 떠나지 않았다. 견공의 우정은 주민들의 목격담이 전해지면서 세상에 알려졌다. 사진을 찍어 언론에 제보한 주민 치초는 “물 한 모금 마시지 않은 채 12시간 넘게 개가 죽은 친구의 곁을 지켰다”면서 “아마도 두 마리가 친구였던 것 같다”고 말했다. 치초는 죽은 개를 버리는 자동차를 본 최초의 목격자다. 그는 “자동차 뒤로 달려오는 검은 개를 봤다”면서 “아마도 주인이 죽은 반려견을 길에 버리자 친구를 따라온 것 같다”고 했다. 한편 당국은 CCTV를 확인하고 죽은 개를 버린 자동차를 추적하고 있다. 경찰 관계자는 “사연을 알아보고 법적으로 책임을 물을 일이 있으면 물을 것”이라고 말했다. 임석훈 남미통신원 juanlimmx@naver.com
  • [부고]

    ●황우여(전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씨 부친상 22일 인천 가천대 길병원, 발인 25일 오전 8시 (032)460-3444 ●이주원(서울신문 정치부 기자)씨 외조모상 23일 충남 서산의료원, 발인 25일 오전 (041)668-6197 ●박근연(사회복지법인 천마 대표이사)씨 남편상 황순일(동국대 교무처장·불교학부 교수)소진(천마재활원 원장)소인(천마도예의숲 원장)씨 부친상 정재철(수국수산 대표)심홍보(울산대병원 신경외과 교수)씨 장인상 22일 부산시민장례식장, 발인 25일 오전 8시 (051)636-4444(MVG실 920) ●황규홍(동아대 대외협력처장)씨 장모상 22일 부산 동아대병원, 발인 25일 오전 6시 (051)256-7011 ●정철호(퇴계학연구원 간사장)달호(전 주이집트 대사)숭호(신문윤리위원회 독자불만처리위원)병호(미래기획 대표)씨 모친상 정이나(뉴스1 국제부 기자)씨 조모상 23일 한양대병원, 발인 25일 오전 8시 (02)2290-94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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