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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아하! 우주] “우주의 복권”…아마추어 천문가가 포착한 초신성

    [아하! 우주] “우주의 복권”…아마추어 천문가가 포착한 초신성

    “적절한 시기에 적절한 위치에 있었다”고 말하는 아마추어 천문가 빅터 부소의 소감은 아마도 천문학 역사상 가장 절제된 표현일지도 모르겠다. 남미 아르헨티나 로사리오에 사는 빅토르 부소는 별이 섬광을 발하고 폭발하면서 초신성으로 변하는 ‘전후’ 순간을 사상 처음으로 촬영하는 데 성공했다. 비록 우연이었지만 말이다. 천문학자들은 이 극히 중요한 순간을 ‘충격 방출’(shock breakout) 또는 ‘충격파’(shockwave)라고 부르며, 별이 이처럼 극적인 변화를 이루는 모습을 실시간으로 목격하길 오랫동안 꿈꿔왔다. 이번 발견을 보고하는 연구논문의 주저자인 아르헨티나 라플라타 천체물리학연구소의 멜리나 베르스텐 연구원은 “이 순간을 우연히 발견할 확률은 1억분의 1 이하”라고 설명했다. 또한 연구에 참여한 미국 캘리포니아대 버클리캠퍼스(UC 버클리)의 천문학자 알렉스 필리펜코 교수는 “이는 우주의 복권에 당첨된 것과 같다”고 비유했다. 부소는 지난 2016년 9월 새 카메라를 구경 40㎝ 천체 망원경에 장착해 테스트하고 있었다. 촬영한 사진 중 1장에 남쪽 하늘의 별자리인 조각가자리(Sculptor) 방향으로 밝은 섬광이 찍혀 있던 것을 발견했다. 이 별을 품고 있는 은하는 지구에서 약 8000만 광년의 거리에 있다. 초신성 폭발로 확산한 빛이 지구에 도달하는 데만 약 8000만 년이 걸린 셈이다. 일의 중대성을 감지한 부소는 평소 알고 지내던 베르스텐 연구원에게 연락했다. 베르스텐 연구원은 사진을 보는 즉시 이 아마추어 천문 애호가가 다이아몬드 원석을 발견했음을 알아차렸다. 베르스텐 연구원은 전 세계 천문학자들에게 초신성 관측을 알렸다. 그 결과 몇 시간 안에 전 세계에 있는 천문학자들은 저마다 최고의 망원경을 사용해 나중에 ‘SN 2016gkg’로 새롭게 명명된 이 초신성을 관측했다. 초신성 관측 데이터는 항성이 파괴적인 붕괴에 이르기 직전의 물리적 구조와 폭발 자체의 성질 등에 관한 중요한 단서를 제공한다. 미국 캘리포니아주 릭천문대에서 후속 관측을 진행한 필리펜코 교수는 “폭발을 시작하는 순간의 별을 관측함으로써 얻을 수 있는 정보는 다른 방법으로는 직접 얻을 수 없다”고 설명했다. 폭발 현상 분석에서 SN 2016gkg는 IIb형 초신성으로 밝혀졌다. IIb형 초신성은 폭발할 때까지 수소로 된 외층의 대부분을 잃어 거대한 별이 된다. IIb형 초신성은 1987년 필리펜코 교수가 처음 확인했다. 연구팀은 관측 데이터와 이론 모델을 조합해 폭발을 일으킨 항성의 원래 질량을 태양 질량의 약 20배로 추정했다. 하지만 이 별은 폭발할 때 질량의 4분의 3을 잃었다. 잃어버린 질량은 쌍성의 동반성에 흡수됐을 가능성이 높다. 한편 이번 연구성과는 세계적인 학술지 ‘네이처’(Nature) 최신호에 상세히 실렸다. 사진=아마추어 천문가가 포착한 초신성 이미지(AFP 연합뉴스) 윤태희 기자 th20022@seoul.co.kr
  • [우주를 보다] “우주의 복권”…아마추어 천문가가 포착한 초신성

    [우주를 보다] “우주의 복권”…아마추어 천문가가 포착한 초신성

    “적절한 시기에 적절한 위치에 있었다”고 말하는 아마추어 천문가 빅터 부소의 소감은 아마도 천문학 역사상 가장 절제된 표현일지도 모르겠다. 남미 아르헨티나 로사리오에 사는 빅토르 부소는 별이 섬광을 발하고 폭발하면서 초신성으로 변하는 ‘전후’ 순간을 사상 처음으로 촬영하는 데 성공했다. 비록 우연이었지만 말이다. 천문학자들은 이 극히 중요한 순간을 ‘충격 방출’(shock breakout) 또는 ‘충격파’(shockwave)라고 부르며, 별이 이처럼 극적인 변화를 이루는 모습을 실시간으로 목격하길 오랫동안 꿈꿔왔다. 이번 발견을 보고하는 연구논문의 주저자인 아르헨티나 라플라타 천체물리학연구소의 멜리나 베르스텐 연구원은 “이 순간을 우연히 발견할 확률은 1억분의 1 이하”라고 설명했다. 또한 연구에 참여한 미국 캘리포니아대 버클리캠퍼스(UC 버클리)의 천문학자 알렉스 필리펜코 교수는 “이는 우주의 복권에 당첨된 것과 같다”고 비유했다. 부소는 지난 2016년 9월 새 카메라를 구경 40㎝ 천체 망원경에 장착해 테스트하고 있었다. 촬영한 사진 중 1장에 남쪽 하늘의 별자리인 조각가자리(Sculptor) 방향으로 밝은 섬광이 찍혀 있던 것을 발견했다. 이 별을 품고 있는 은하는 지구에서 약 8000만 광년의 거리에 있다. 초신성 폭발로 확산한 빛이 지구에 도달하는 데만 약 8000만 년이 걸린 셈이다. 일의 중대성을 감지한 부소는 평소 알고 지내던 베르스텐 연구원에게 연락했다. 베르스텐 연구원은 사진을 보는 즉시 이 아마추어 천문 애호가가 다이아몬드 원석을 발견했음을 알아차렸다. 베르스텐 연구원은 전 세계 천문학자들에게 초신성 관측을 알렸다. 그 결과 몇 시간 안에 전 세계에 있는 천문학자들은 저마다 최고의 망원경을 사용해 나중에 ‘SN 2016gkg’로 새롭게 명명된 이 초신성을 관측했다. 초신성 관측 데이터는 항성이 파괴적인 붕괴에 이르기 직전의 물리적 구조와 폭발 자체의 성질 등에 관한 중요한 단서를 제공한다. 미국 캘리포니아주 릭천문대에서 후속 관측을 진행한 필리펜코 교수는 “폭발을 시작하는 순간의 별을 관측함으로써 얻을 수 있는 정보는 다른 방법으로는 직접 얻을 수 없다”고 설명했다. 폭발 현상 분석에서 SN 2016gkg는 IIb형 초신성으로 밝혀졌다. IIb형 초신성은 폭발할 때까지 수소로 된 외층의 대부분을 잃어 거대한 별이 된다. IIb형 초신성은 1987년 필리펜코 교수가 처음 확인했다. 연구팀은 관측 데이터와 이론 모델을 조합해 폭발을 일으킨 항성의 원래 질량을 태양 질량의 약 20배로 추정했다. 하지만 이 별은 폭발할 때 질량의 4분의 3을 잃었다. 잃어버린 질량은 쌍성의 동반성에 흡수됐을 가능성이 높다. 한편 이번 연구성과는 세계적인 학술지 ‘네이처’(Nature) 최신호에 상세히 실렸다. 사진=아마추어 천문가가 포착한 초신성 이미지(AFP 연합뉴스) 윤태희 기자 th20022@seoul.co.kr
  • 우리나라 자생생물 4만 9027종, 20년만에 2배

    우리나라 자생생물 4만 9027종, 20년만에 2배

    우리나라 자생생물이 4만 9027종으로 나타났다. 첫 조사가 이뤄진 1996년 이후 20여년만에 2배 가까이 늘어난 가운데 올해 5만종을 넘길 것으로 전망됐다. 환경부 국립생물자원관은 2017년 12월 기준 국가생물자원 종합 목록 구축사업을 통해 확인한 우리나라 자생생물종이 4만 9027종이라고 21일 밝혔다. 분류군별는 척추동물 1984종, 무척추동물 2만 6655종, 식물 5443종, 균류 및 지의류 5056종, 조류(藻類) 5920종, 원생동물 1890종, 원핵생물 2079종 등이다. 척추동물은 포유류가 125종, 뿔제비갈매기 등 조류(鳥類) 527종, 꼬마도롱뇽 등 양서·파충류 53종, 점줄종개 등 어류 1279종으로 조사됐다. 식물은 두메김의털 등 외떡잎식물 1117종, 털현호색 등 쌍떡잎식물 3054종, 소철 등 나자식물 54종, 개고사리 등 양치식물 293종, 납작단지이끼 등 선태식물 925종이다. 2016년과 비교해 신종인 납작단지이끼를 비롯해 미기록종인 멋쟁이꼬마집게벌레와 뿔제비갈매기 등 2024종이 새로 추가됐다. 신종은 세계적으로 처음 밝혀진 새로운 생물종이며, 미기록종은 다른 나라에는 보고됐지만 우리나라에서 처음 확인된 종이다. 추가된 생물종은 식물 64종, 미생물 649종, 척추동물 13종, 곤충 및 무척추동물 1298종 등이다.국립생물자원관은 2007년부터 매년 국가생물종목록을 발표하고 있으며 생물종 목록은 국가생물다양성 정보 공유체계(kbr.go.kr)와 한반도의 생물다양성(species.nibr.go.kr) 누리집에서 확인할 수 있다. 세종 박승기 기자 skpark@seoul.co.kr
  • ‘순금 권총’에 ‘핑크 소총’까지…주인은 누구?

    ‘순금 권총’에 ‘핑크 소총’까지…주인은 누구?

    멕시코의 한 고급 주택에서 명품(?) 총기류와 시계가 무더기로 쏟아져나왔다. 하지만 주인이 누군지는 확인되지 않아 궁금증만 증폭되고 있다. 현지 언론에 따르면 멕시코 경찰은 지난 17일(현지시간) 누에보레온주의 한 주택을 압수수색했다. 주택에선 뜻밖의 물건과 동물이 대거 발견됐다. 가장 눈에 띄는 건 총기류다. 집에선 순금으로 도금한 45구경 권총 6정이 나왔다. 은을 입힌 권총도 2자루, 핑크색으로 무늬를 넣은 '패션 소총', 심지어 방탄조끼까지 나왔다. 경찰은 "핑크 무늬가 들어간 총기는 아마도 여성의 것으로 보인다"면서 "이외에도 총기류가 다수 발견됐다"고 말했다. 주택에는 명품시계도 무더기로 보관돼 있었다. 롤렉스, 까르띠에, 오데마 피게, 위블로 등 명품 시계 21개가 발견됐다. 시계의 가격만 약 2500만 페소(약 14억원)로 추정된다. 주차장엔 SUV(스포츠유틸리티차량) 10대와 오토바이 10대가 줄지어 주차돼 있었다. 정원엔 암시장에서 비싼 값에 거래되는 야생동물이 우리에 갇혀 있었다. 과카마야(앵무새의 일종) 등 모두 거래가 금지된 희귀종이었다. 경찰은 구체적으로 종과 수를 밝히진 않았지만 암거래가로 약 400만 페소(약 2억3000만원) 상당의 동물이 발견됐다고 설명했다. 압수수색을 받은 주택은 대지가 10헥타르에 달하는 고급 대형 주택이다. 주택의 소유자는 아직 확인되지 않았다. 경찰이 주택을 압수수색한 건 우연히 수상쩍인 움직임을 목격하면서다. 현지 언론은 "총을 든 남자가 주택을 지키는 걸 본 우연히 목격한 경찰이 법원으로부터 영장을 받아 압수수색을 했다"고 보도했다. 하지만 붙잡힌 사람은 없었다. 경찰이 들이닥쳤을 때 주택은 아무도 없는, 텅 빈 상태였다. 경찰은 "짐작되는 건 있지만 아직까진 확인된 게 아무 것도 없다"고 말했다. 사진=멕시코 경찰 남미통신원 임석훈 juanlimmx@naver.com
  • [길섶에서] 책동무/이순녀 논설위원

    도서관에서 빌린 책을 읽다가 타인의 흔적을 발견하는 경우가 가끔 있다. 책 속에 무심히 끼워진 대출확인증이다. 아마도 책갈피로 활용하다가 버리는 걸 깜박한 모양이다. 드물게는 두 사람의 대출확인증이 같이 끼워져 있기도 한데 그럴 때는 일부러 남겨 둔 것 아닌가 싶기도 하다. 나보다 앞서 책을 빌린 이가 누군지 안다는 건 조금은 기이한 경험이다. 알 수 있는 정보라야 이름 석 자뿐이지만 같은 책을 골랐다는 사실만으로도 괜히 반갑다. 특히 대중적으로 널리 알려지지 않은 숨은 보석 같은 책일 경우 친밀감이 더 크게 느껴진다. 마음 잘 통하는 책동무를 찾은 기분이라고 할까. 전산 시스템이 도입되기 이전 도서관에서 책을 빌릴 때는 대출카드를 일일이 손으로 작성해야 했다. 책 맨 뒷장엔 황토색 봉투와 흰색 대출카드가 어김없이 붙어 있었다. 릴레이하듯 누군가의 이름 뒤에 내 이름이 오르고, 또 내 이름 뒤엔 생면부지의 이름들이 꼬리를 물고 이어졌다. 문득 궁금해진다. 그 시절, 나와 같은 책을 공유했던 수많은 책동무들은 어디서 무엇을 하고 있을까. coral@seoul.co.kr
  • 정세현 “文정부 특사, 北보다 美에 먼저 파견해야”

    정세현 “文정부 특사, 北보다 美에 먼저 파견해야”

    “한반도 냉전구조 해체에 대한 실천 전략 및 전체 그림을 그려 놓고 미국부터 만나야 한다. 대북 특사는 그다음이다.” 정세현 전 통일부 장관은 19일 서울 서초구 평화협력원에서 가진 인터뷰에서 대북 특사보다 대미 특사를 먼저 파견하라고 제언했다. 남북 정상회담에 대한 미국의 허락을 위해서가 아니라 한국이 적극적으로 북·미 관계를 조율하라는 의미다. 다음은 일문일답.▶1999년 통일부 차관을, 2002~2004년 통일부 장관을 역임했다. 2000년 1차 남북 정상회담과 현재의 여건을 비교한다면. -2000년은 미국이 한국을 견제하는 상황에서 그걸 뚫고 나가는 회담은 아니었다. 북한의 도발로 분위기가 좀 나빠지긴 했지만 당시 빌 클린턴 전 미 대통령이 김대중 전 대통령과의 첫 정상회담에서 ‘햇볕정책을 100% 지지한다. 운전대에 앉아라’라는 얘기까지 했다. 북한 김정일 국방위원장도 김 전 대통령의 등에 업혀 북·미 대화를 하겠다는 생각이었다. 김 전 대통령은 남북 정상회담에서 이런 김 위원장의 의중을 알고 미국에 특사를 보내 북·미 관계를 연결했다. 현재 도널드 트럼프 미 정부도 북한과 관련된 문제는 한국이 다리를 놔 줘야만 된다는 걸 알아야 한다. 미국이 남북 관계를 허락하는 것처럼 생각하면 안 된다는 의미다. ▶올 들어 북한이 왜 한국과 대화에 나섰다고 보는지. -유엔 대북제재만 10개가 돌아가고 미국을 비롯해 여러 국가가 대북 독자제재 중이다. 수년간 지속되면 정말 힘들겠다는 생각을 했을 것이다. 북한은 지난해 11월 29일 (워싱턴 타격이 가능한) 사거리 1만 3000㎞짜리 미사일 시험 발사에 성공한 뒤 (북한의 평창동계올림픽 참가 의지를 담은) 신년사를 준비했을 것이다. 미국이 무력으로 굴복시키지 못할 힘(핵무력)을 갖춘 뒤 대화 국면을 열어 나가자는 식으로 판단한 것 같다. 서울(남북 대화)을 지나 결국 워싱턴(북·미 대화)으로 가야 한다는 것은 이미 계산됐을 것이다. ▶문재인 대통령은 지난 10일 김 특사의 방북 초청에 ‘여건’이 조성된 뒤 남북 정상회담을 하겠다는 의지를 밝혔는데. -북한은 북·미 관계 개선 또는 북·미 수교까지 가고 싶을 것이다. 이런 의지는 과거 정상회담 때보다 강해졌다고 봐야 한다. 특히 미국에 핵보유국으로 인정하고, 그다음 핵비확산을 약속하는 조건으로 수교를 해 달라고 요구할 것이다. 즉 비핵화를 전제하면 북한은 협상에 나서지 않겠다는 주장이다. 반면 미국은 북한이 비핵화를 약속해야 회담을 할 수 있다는 입장이다. 현재는 미국에 한 발만 물러서라는 의견이 나온다. 핵동결 정도로 회담을 일단 시작해서 최종적으로 비핵화를 끌어내자는 것이다. ▶대북 특사를 보내 우선 북한의 의중을 알아야 하지 않을까. -대북 특사보다 대미 특사가 먼저다. 친서 내용이 일부만 공개됐지만, 문 대통령과 김 특사가 만난 뒤 1시간 30분이나 지체한 뒤 청와대 대변인이 발표한 것을 보면 분명 골치 아픈 얘기가 많다. 아마도 미국과 관련된 얘기일 것이다. 결국 북측의 비핵화에 대한 미국의 입장 변화를 유도해 낸 뒤 남북 정상회담이 열려야 한다. 북한이 속도전을 벌인다고 우리도 따를 필요는 없다. 한국은 한반도 냉전구조 해체에 대한 실천전략 및 전체 그림을 그려 놓고 미국부터 만나야 한다. ▶대북 특사의 조건은. -우선 북한의 화법에 익숙한 전문가가 필요하다. 부사나 형용사 하나에 문맥의 뜻이 완전히 달라지는 게 북한 문법이다. 그런 면에서 공개 특사라면 조명균 통일부 장관이, 비공개 특사라면 서훈 국정원장이 적임자다. 사실 특사는 남북 관계가 틀어졌을 때 돌파구를 마련하기 위해 가는 경우가 많았다. 하지만 이번에는 장관급회담(1월 9일 남북 고위급회담)이 먼저 열렸고, 신뢰 구축을 통해 조 장관이 방북하면 공식 회담과 비공개 면담을 겸할 수 있다. ▶북·미 대화 외에 6자회담이나 4자회담에서 해법을 찾는 시각도 있다. -어차피 기본 판은 미국과 북한이 짜야 한다. 미국이 수교나 평화협정에 대해 입장을 세워 북한에 확실하게 전망을 준 뒤에야 경제 지원이나 북·미 간 합의 사항을 이행해 나가는 것을 주변 4국(한·중·일·러)이 보장할 수 있다. 기본적으로 한반도 냉전구조 해체라는 큰 그림 속에서 북핵 문제가 풀려야 한다. 그리고 냉전구조 해체의 핵심은 북한의 비핵화와 북·미 수교를 맞바꾸는 것이다. 강윤혁 기자 yes@seoul.co.kr 이경주 기자 kdlrudwn@seoul.co.kr
  • [월드피플+] “명왕성을 다시 행성으로”…6살 소녀의 당돌한 요구

    [월드피플+] “명왕성을 다시 행성으로”…6살 소녀의 당돌한 요구

    아일랜드에 사는 6살 소녀가 미 항공우주국(NASA)에 보낸 편지와 답장에 대한 사연이 뒤늦게 알려졌다. 지난 17일(현지시간) 미 워싱턴포스트 등 영미권 언론들은 카라 루시 오코너(6)가 대서양 건너 NASA에 보낸 편지에 얽힌 흥미로운 사연을 보도했다. 초등학생인 카라는 평소 우주에 대한 관심이 높고 미래에 우주비행사가 되고싶은 꿈을 가졌다. 그런 소녀에게 이해하기 힘든 '어른'들의 결정은 다름아닌 명왕성의 행성지위 박탈이다. 카라는 지난해 4월 NASA에 보낸 편지에 "나는 명왕성이 수성, 금성, 지구, 화성, 목성, 토성, 천왕성, 해왕성 같은 행성이라고 생각한다"면서 "명왕성은 지구에 의해 쓰레기통에 넣어지는 무서운 짓을 당했다"고 적었다. 이어 "잘못된 것을 고쳐달라"면서 "미래에 나도 NASA에서 일하거나 우주비행사가 되고싶다"고 덧붙였다. 소녀의 당돌한 요구에 놀랍게도 NASA가 응답했다. 명왕성 탐사선 뉴호라이즌스 프로젝트의 수석 과학자 칼리 호웻 박사는 "명왕성이 행성인지 아닌지에 대한 의견은 갈린다"면서 "명왕성은 정말 중요한 곳으로 아마도 명왕성은 지구인이 무엇이라 부르던 관심이 없을 것"이라고 답변했다. 또한 NASA의 행성과학부문장 제임스 그린도 답장을 통해 "명왕성이 정말 멋진 곳이라는 것에 동의한다"면서 "나에게 있어서 명왕성이 행성인지 아닌지는 중요하지 않다. 다만 명왕성은 계속 연구할만한 가치가 높은 매혹적인 곳"이라고 적었다. 이어 "공부 열심히 해서 장차 NASA에 만날 날을 기다리겠다"고 덧붙였다.   사실 카라의 명왕성 복권 요구는 NASA가 들어줄 수 없는 사항이다. 그러나 어린 소녀의 당돌한 요구와 이에 눈높이를 맞춘 과학자들의 답변이 잔잔한 감동을 주는 것은 사실. 명왕성이 강등된 것은 지난 2006년 8월 24일 체코 프라하에서 열린 국제천문연맹(IAU) 총회에서였다. 당시 400여명의 과학자들은 투표를 통해 행성의 기준을 바꿨다. 이날 새롭게 정립된 행성의 기준은 첫째, 태양 주위를 공전해야 하며, 둘째, 충분한 질량과 중력을 가지고 구(球·sphere) 형태를 유지해야 하며, 셋째, 공전궤도 상에 있는 자신보다 작은 이웃 천체를 깨끗히 청소해야 할 만큼 지배적이어야 한다는 것. 주위 위성 카론에 휘둘리던 명왕성은 이중 세 번째 조건을 충족시키지 못했다. 그리고 행성의 지위를 잃고 왜소행성(dwarf planet)으로 강등됐다. 공식 이름은 외우기도 힘든 ‘134340 플루토’로 우리에게 익숙했던 ‘수금지화목토천해명’에서 빠져 지금 태양계의 행성은 모두 8개다. 박종익 기자 pji@seoul.co.kr
  • 컬링 종주국 영국이 비디오 판독 도입하자고 외치는 이유

    컬링 종주국 영국이 비디오 판독 도입하자고 외치는 이유

    컬링 종주국 영국이 비디오 판독(VAR)을 도입하자는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지난 18일 스웨덴에 6-8로 뒤진 여자부 예선 6차전 10엔드 마지막 투구에 나선 스킵(주장) 이브 뮈어헤드가 스톤을 던졌을 때 호그라인을 넘어선 뒤에야 손을 뗐다는 판정이 내려져 영국의 마지막 공격은 허무하게 막을 내렸다. 승부를 연장으로 끌고 가려던 노력은 물거품이 됐고 스위스, 일본과 캐나다 등 강호들과의 대결을 남긴 상태에서 3승3패에 그쳐 종주국 체면이 말이 아니게 됐다. 논란에 불을 지핀 것은 재키 록하트 BBC 해설위원이었다. 네 차례나 올림픽에 출전했던 그는 “마지막 엔드 마지막 스톤 때 이런 걸 전에 본 적이 없다. 모든 스포츠가 앞으로 나아가고 있는데 우리도 비디오 기술을 사용하는 것을 고려해야 할 때가 된 것 같다. 정말 실망스럽다. 우리가 일어나지 않았으면 하고 바랐던 대로”라고 안타까워했다. 뮈어헤드는 판정을 받아들이기 어렵다며 “리플레이를 한다면 호그라인에 이르기 전에 자신의 손이 스톤에서 떠난 것을 확인할 수 있을 것”이라고 억울해 했다. 그는 “내 평생 스톤을 호그당한 건 처음”이라면서도 “우리가 할 수 있는 일은 아무 것도 없다. 우리는 나아가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나 BBC는 동영상을 돌려본 결과 스톤이 호그라인을 빠져나가기 전에 그의 손이 한 번 더 닿은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이에 따라 스톤에 장착된 센서가 접촉을 감지해 붉은 불이 들어왔다는 것이다. 스티브 크램 BBC 해설위원은 “이브는 호그라인에 닿기 전에 스톤과 접촉하지 않았어야 한다. 만약 닿았다면? 아마도 그랬다면 실수였을 것”이라고 말했다. 록하트 위원도 “스톤의 정면은 더블터치해도 된다. 하지만 붉은 선을 넘을 때 그러면 안된다”고 말했다. 세계컬링연맹(WC)의 관련 규정도 호그라인 앞에서 스톤을 던지는 선수가 더블터치를 해도 규정 위반은 아니라고 규정하고 있다. 하지만 움직이는 스톤에 손이 닿거나 팀원들에 의해 접촉이 이뤄지면 즉각 스톤을 제거해야 한다. 록하트 위원은 호그라인 앞에서 분명히 스톤을 놓아야 한다고 강조하면서도 “때때로 압박감 때문에 스톤을 오래 잡는 경우가 있을 수 있다. 진짜 슬픈 일이지만 이제 기술에 의존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아울러 기술적 오류가 있을 수 있다며 WC가 10년 된 시스템을 업그레이드할 때가 됐다고 덧붙였다. 하지만 올림픽 스피드스케이팅 남자 500m 은메달리스트 출신인 크램 해설위원은 VAR을 도입하면 더 많은 카메라를 호그라인 주변에 늘어서게 만들어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올바른 판정이었으며 지금 번복될 수 없다”면서 “다만 내가 갖는 의문은 왜 조금 더 좋은 촬영 각도를 확보하지 못하는 것이다. 그렇게만 하면 우리는 모든 규칙 위반을 파악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예를 들어 다른 스포츠에서도 다 하는 오버헤드(공중에서 아래를 굽어 보는) 카메라의 도움을 받으면 수많은 이들이 시청하면서도 분간하지 못하는 상황을 판별해줄 수 있다고 덧붙였다. 임병선 선임기자 bsnim@seoul.co.kr
  • [김윤하의 라이너노트] 후보작 논란 ‘한대음’… 지평 확대가 존재의 이유

    [김윤하의 라이너노트] 후보작 논란 ‘한대음’… 지평 확대가 존재의 이유

    한국에는 흥미로운 음악상이 하나 있다. 방송사나 음원사이트 주최로 열리는 것도 아니고, 음반 판매량이나 음원 순위 또한 선정 결과에 전혀 반영되지 않는다. 음악상 시상식이라면 으레 있는 갑과 을의 신경전도, 팬들을 울리는 유료 투표도 없다. 화제를 불러일으키는 출연진도, 화려한 쇼도 없어 대중과 언론으로부터 큰 주목도 받지 못한다. 바로 한국대중음악상(한대음)이다.오는 28일 15회 시상식을 앞두고 2016년 12월 1일부터 지난해 11월 30일까지 발매된 음반 가운데 3개 분야 24개 부문에 대한 후보자가 일찌감치 발표됐다. 예산과 운영 등에서 늘 쉽지 상황임에도 한대음은 그래도 가장 중요한 가치 하나만은 꾸준히 지켜 왔다고 자부한다. 다름 아닌 음악과 앨범이 지닌 ‘음악적 가치’만을 평가해 수상작을 결정한다는 사실이다. 시상식에 소환되는 모든 음악가와 앨범은 음악평론가, 학계 전문가, 음악 담당기자, 음악방송 PD 등으로 이뤄진 전문 선정위원단의 수차례에 걸친 투표와 회의 끝에 나온 결과다. 특히 올해는 공연 프로듀서나 레코드 전문가의 참여를 늘렸고, 여성 선정위원에 대한 비중도 높이는 등 그동안 줄기차게 제기돼 온 문제도 일부나마 개선했다. 그럼에도 올해 시상식도 여느 해와 마찬가지로 후보작 선정을 둘러싼 논란을 피해 갈 수 없다. 사실 이는 15년째 이어지는 너무나 익숙한 이야기다. 후보작을 발표되고 나면 한쪽에서는 ‘너무 대중을 의식한다’고 하고, 또 다른 한쪽에서는 ‘이게 무슨 대중음악 시상식이냐’고 한다. 특정 연예계 권력이나 음원 순위에서 자유로운 한국 유일의 시상식이기에 보는 눈도 많고, 기대하는 바도 커 벌어지는 일이다.올해 논란이 거세진 것은 방탄소년단, 레드벨벳, 태민 등 케이팝을 대표하는 아이돌 가수의 앨범이 대거 최우수 팝 분야 후보에 이름을 올려서다. 물론 이전에도 빅뱅, 지드래곤, 태양, 소녀시대, 박재범 등이 수상한 적은 있지만 이렇게 한 분야를 아이돌이 장악한 적은 드물었다. 곱지 않은 시선은 아마도 아이돌 음악이 20년의 역사를 쌓아 올렸어도, 또 스스로의 힘으로 해외 개척에 성공했더라도 ‘음악성’은 아직 약하다는 고정관념이 작용한 것일 터다. 여기에 그간 미디어의 외면에 빛을 보지 못한 좋은 음악과 음악가들의 설 자리가 한층 비좁아진 건 아닐까 하는 우려도 뒤섞였을 것이다. 그러나 한편으로 생각해 본다. 그렇게 달갑지만은 않은 반응들이 매해 이어짐에도 15년을 버텨 온 한국대중음악상이 지닌 가장 큰 가치가 있다면 무엇일까. ‘대중’은 모르는 음악과 음악가들이 모여 자기들끼리 상을 나눠 갖는 것? 평론가와 관계자들에게 있지도 않고, 생길 리도 없는 권위를 억지로 부여하는 것? 모두 틀렸다. 그건 바로 지금 한국의 음악지형도를 가능한 한 진지하게 관찰하고 그 변화를 담아내려는 최소한의 노력이다.불과 몇 해 전까지만 해도 댄스&일렉트로닉 노래 분야에서나 간간이 발견할 수 있었던 아이돌 가수의 이름이 다수 팝 분야로 넘어간 건 그들의 음악이 이제는 음악적으로도(!) 유의미한 흔적을 남기고 있다는 증거다. 오랫동안 장르 음악, 주변부 음악이라 치부되어온 힙합은 힙합그룹 가리온의 ‘가리온2’가 2011년 올해의 앨범상을 받은 것을 시작으로 꾸준히 종합부문 후보와 수상작을 배출하고 있다. 힙합이 그만큼 한국음악계의 중심에 가까워졌다는 뜻이다. 음악관계자, 나아가 그 음악을 사랑하는 사람들과 함께 ‘지금의 음악’을 유연하게 나누고 올바르게 대우하는 것. 한국대중음악상의 역할과 존재의 이유가 있다면 오직 그뿐일 것이다. 대중음악평론가
  • 오바마도 묵었다는 롯데뉴욕팰리스 어떻길래?…‘2018 뉴욕 최고 호텔 3위’ 선정

    오바마도 묵었다는 롯데뉴욕팰리스 어떻길래?…‘2018 뉴욕 최고 호텔 3위’ 선정

    미국 뉴욕 맨해튼에 있는 ‘롯데뉴욕팰리스’가 미국의 유력 시사주간지가 주관한 뉴욕 시내 최고의 호텔 3위에 선정됐다. 순위 대부분이 소규모 부티크 호텔이 차지했는데 500실 이상 럭셔리 호텔 가운데는 롯데뉴욕팰리스가 유일하게 이름을 올렸다.호텔롯데는 18일 롯데뉴욕팰리스가 미국의 ‘유에스 뉴스 앤드 월드 리포트’가 주관한 ‘2018년 뉴욕 최고의 호텔’ 3위에 선정됐다고 밝혔다. 1933년 창간된 미국의 시사 주간지인 유에스 뉴스 앤드 월드 리포트는 매년 여행, 교육, 건강, 자동차 등 각종 산업 분야를 평가하고 있다. 독자는 2300만명에 이른다. 이번 조사는 뉴욕시에 있는 230여개 호텔을 대상으로 호텔 등급, 고객 평가, 수상 실적 등을 종합적으로 평가했다. 롯데뉴욕팰리스는 ‘더 비크맨 호텔’, ‘더 로웰 호텔’에 이어 3위에 올랐다. 롯데뉴욕팰리스는 1882년 세워진 호텔로 2015년 호텔롯데가 인수했다. 올해로 무려 136년이 된 호텔이다.지난 4월 포브스 트래블 가이드가 주관한 ‘세계에서 가장 매력적인 호텔 21’에 선정됐으며, 버락 오바마 전 미국 대통령이 2년 연속 유엔 정기 총회 때 투숙해 화제가 됐다.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트램펄린 위에 얼어 있던 얼음층이 수 천개로 산산조각

    트램펄린 위에 얼어 있던 얼음층이 수 천개로 산산조각

    아마도, 영상 속 트램펠린으로 점프하는 소년은 당시의 생생한 모습을 영상 속에 담기 위해 이 위에서 뛰놀고 싶은 욕망을 참고 또 참았을지도 모르겠다. 지난 14일(현지시각) 영국 매체 데일리메일은 트램펄린 위에 형성된 하나의 얼음층이 산산히 부서지는 순간을 담은 영상을 소개했다. 느린 동작으로 편집된 영상이라 그런지 더 사실적으로 느껴진다. 검정색 후드와 청바지를 입은 딜란(Dylan·14)이란 이름의 소년이 혹한으로 인해 얇은 얼음층이 형성된 트램펄린 위로 떨어질 준비를 하고 있다. 소년이 트램펄린 가운데로 떨어지자 얼음이 가운데에서부터 큰 파장의 힘을 통해 깨지더니 수 천개의 파편으로 갈라진다. 호수에 큰 돌을 던지면 한 차례 큰 파동과 호수 가장자리까지 이어지는 작은 파동과 같은 ‘리플 이펙트(ripple effect)’ 현상이다. 친구 사이인 딜란(Dylan)과 브로디(Brody)는 우연히 트램펄린 표면이 얇은 층으로 얼어 있음을 확인하고 가장 멋지게 이 얼음층을 깨뜨리는 방법을 고민하다 딜란이 ‘몸소’ 얼음 위로 뛰어드는 방법을 선택했다. 영상 촬영은 브로디가 담당하기로 했다.점프를 시도한 딜란은 “얼음이 산산조각 나면서 부서지는 것을 온전하게 모두 볼 수는 없었지만 얼음이 깨지면서 내 온몸을 덮치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며 “너무 멋진 장면이었다”고 말했다. 소셜 미디어에 올라온 이 영상은 네티즌들로부터 ‘놀라움 그 자체’, ‘시원한 영상’ 등 많은 반응을 보였다. 딜란과 브로디가 찍은 영상은 러시아 시베리아 남동쪽에 있는 바이칼호(Lake Baikal) 해안에서 포착된 ‘얼음 더미(ice stacking)’로 알려진 진기한 현상에 폭발적인 관심을 보였던 수 천명의 네티즌들의 반응도 함께 끌여 들었다. 트램펄린 위에서 부서진 얼음 조각들이 바이칼호에서 물결에 의해 쌓여지는 얼음 조각들을 연상케 했기 때문이다.사진·영상=Daily Mail, RadiantSpiritGallery/유튜브 영상팀 seoultv@seoul.co.kr
  • 아메리카 최고봉에 도전하는 83세 할머니

    아메리카 최고봉에 도전하는 83세 할머니

    지칠 줄 모르는 체력으로 노익장을 과시하고 있는 80대 할머니가 이번엔 남미 최고봉 아콩카구아에 도전장을 내밀었다. 아르헨티나의 83세 엘리사 포르티가 15일(한국시간 16일) 아콩카구아 등정을 시작한다. 아콩카구아(6962m)는 아메리카 최고봉이다. 포르티는 "높은 곳에 오르고 걷는 게 쉽지는 않지만 매우 즐겁다"면서 "아마도 자연에서 태어나서인지 산이 정말 좋다"고 담담하게 도전 소감을 밝혔다. 올해 83세인 포르티는 이탈리아 밀라노 인근 코모라는 마을에서 태어난 유럽인이다. 2차 대전 후 가족이 아르헨티나로 이민, 정착하면서 남미인으로 제2의 삶을 시작했다. 14살 때의 일이다. 결혼 후 자식 다섯을 두고 대가족을 이루면서 지금은 증손자까지 봤지만 노년에 접어든 후에도 그는 젊었을 때 못지않게 활동적이다. 포르티가 본격적으로 걷기와 달리기에 나선 건 지금으로부터 10년 전. 할머니는 73세에 아르헨티나 탄딜에서 열린 23km 마라톤에 참가해 화제가 됐다. 2013년과 2015년, 2016년엔 걸어서 안데스산맥을 넘는 데 성공했다. 특히 2016년엔 갈비뼈에 금이 가는 부상을 입고도 끝까지 안데스산맥을 넘어 주변의 감탄을 자아냈다. 포르티는 "건강하고 바쁘게 살다 보니 아플 시간도 없다"며 웃으며 말했다. 아콩카구아 등정은 마지막으로 안데스를 넘은 뒤 잡은 새로운 목표였다. 그는 매일 아침 1시간 운동으로 체력을 다지며 등정을 준비했다. 그는 "뚜렷한 목표가 삶의 활력소가 된다"면서 꼭 등정에 성공하겠다고 말했다. 사진=페르필 남미통신원 임석훈 juanlimmx@naver.com
  • [임효진 기자의 입덕일지] 왜 강다니엘인가

    [임효진 기자의 입덕일지] 왜 강다니엘인가

    보이그룹 개인 브랜드평판 1위, ‘윤식당’ 알바생으로 출연했으면 하는 스타 1위, 크리스마스 혼자 보냈으면 하는 스타 1위, 화장품 광고에 어울리는 남자 1위. 워너원 강다니엘은 이 모든 수식어를 독식했습니다. 그가 광고모델로 발탁된 제품은 순식간에 매진됐으며, 출연한 방송프로그램은 실시간 검색어 1위에 올랐습니다. 대한민국에 열풍을 불러 온 강다니엘, 그의 매력은 도대체 무엇일까요? 집중 분석해봤습니다. ▶ ‘귀엽거나, 섹시하거나’ 둘 다 해줘서 고마워무대 위 강다니엘과 리얼리티 예능 속 강다니엘은 완전히 다른 사람인 것처럼 보입니다. ‘프로듀스 101 시즌2’(이하 ‘프듀2’)에 출연할 당시부터 파워풀한 곡을 선택해왔던 강다니엘은 남다른 섹시한 춤선과 피지컬, 카리스마 눈빛으로 직캠 장인에 등극했습니다. 이는 ‘쏘리쏘리’, ‘열어줘’, ‘활활’ 무대에서 잘 볼 수 있죠. 하지만 현실에서는 ‘강초딩’이라는 별명을 가질 만큼 천진난만합니다. 워너원 맏형 윤지성을 놀리기에 바쁜 모습부터 보는 이들을 무장해제시키는 해맑은 모습까지. 180도 다른 반전 모습이 그의 가장 큰 매력인 듯 보입니다. ▶ 워너원 먹방 최종보스강다니엘은 음식을 흡입하는 신개념 먹방으로 시선을 사로잡았습니다. 인터뷰 도중 눈앞에 놓인 고기에서 눈을 떼지 못해 ‘강고기’라는 별명도 생겼습니다. 이 외에도 젤리, 편의점 음식, 닭갈비, 망고 아이스크림 등 먹방은 매번 화제가 됐죠. 이 정도면 워너원 내 먹방 최종보스로 충분한 자격을 갖춘 것 같네요. ▶ ’멍뭉美’ 귀여운 외모강다니엘은 캐릭터 ‘어피치’ 닮은꼴로 화제가 됐습니다. ‘프듀2’에서 선보였던 분홍색 염색머리와 무쌍커풀 눈, 토끼 같은 앞니가 어치피와 닮은 부분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덕분에 어피치 상품들은 일명 강다니엘 굿즈로 등극하며 매진을 기록했습니다.그의 또 다른 매력은 바로 눈 옆 점입니다. 매력점으로도 불리는 눈물점을 강다니엘도 갖고 있는데요. 그를 광고모델로 발탁한 한 브랜드는 눈물점을 박은 인형을 한정 판매하기도 했습니다. MBC ‘발칙한 동거’에서는 자막에 그의 눈물점을 넣는 디테일도 보였습니다. 눈물점은 윙크할 때 더욱 돋보입니다. ▶ 사랑을 전파하는 사랑둥이강다니엘은 주변 사람들을 잘 챙기는 것으로도 유명합니다. 어머니와의 데이트를 위해 예쁜 꽃다발을 준비하는 모습은 큰 화제가 됐습니다. 수국의 꽃말이 ‘소녀의 꿈’이라는 설명을 듣고는 “우리 엄마도 소녀였던 적이 있었으니까”라며 골랐기 때문이죠. 그는 자신이 번 돈으로 어머니께 선물하며 효도도 제대로 했습니다. ‘프듀2’ 출연 당시, 친하게 지냈던 이우진이 탈락하자 그를 꼭 안 안아주는 모습 또한 그의 다정한 면모가 드러난 부분이었습니다. 동물에 대한 사랑도 남다릅니다. 그는 길고양이 두 마리를 데려와 루니와 피터라는 이름을 지어주며 애정을 쏟았습니다. 덕분에 ‘니엘집사’라는 별명도 생겼습니다. 워너원 멤버들과도 허물없이 지내는 모습을 보면 사랑둥이임이 확실합니다. 임효진 기자 3a5a7a6a@seoul.co.kr
  • 국민영웅에서 불명예 퇴진…무가베 이어 주마도 역사 속으로

    아프리카의 영웅으로 추앙받던 지도자가 오랜 통치기간에 부패와 경기 침체 등으로 원성을 사면서 잇따라 불명예 퇴진하고 있다. 14일(현지시간) 제이컵 주마(75) 남아프리카공화국 대통령이 결국 사임했다. 주마 대통령은 이날 30분에 이르는 TV 연설을 통해 “남아공 대통령에서 즉각 물러나기로 했다”면서 “당과 지지자들이 내가 대통령직에서 물러나기를 바란다면 수용해야만 한다”고 밝혔다. 주마 대통령은 2009년 취임 전부터 여러차례 퇴진 압박을 받았다. 취임 전엔 무기 사업권을 둘러싼 금품수수와 친구의 딸 성폭행 의혹으로 논란을 불렀다. 최근 인도계 유력 재벌가 굽타 일가와 연루된 부패 추문이 터져 아프리카민족회의(ANC) 대표에서 밀려났다. 취임 기간 8차례 의회 불신임 투표가 진행됐지만 모두 버텨냈던 주마 대통령은 또다시 ANC의 퇴진 요구를 받고 결국 권좌에서 물러났다. 미국 뉴욕타임스(NYT)는 한때 넬슨 만델라 전 대통령과 로벤아일랜드에서 수감생활을 하면서 반(反)아파르트헤이트(인종차별 정책) 운동의 영웅이 모욕적인 최후를 맞이했다고 보도했다. 주마 대통령의 퇴진으로 아프리카 정치 지형에 지각변동이 생길지 관심이 쏠린다. ANC가 내년 총선을 노려 주마 대통령을 몰아내려고 하는 것으로 관측된다. 남아공의 실업, 주택·교육난, 인종차별, 빈부격차 등 사회적 문제가 ANC의 지지율은 끌어내리는 상황이다. 주마 대통령의 부패 스캔들까지 떠안고 가면 내년 총선에서 승리할 확률은 희박해진다. 주마 대통령의 퇴진은 지난해 사임한 로버트 무가베(94) 짐바브웨 전 대통령의 사례와 비슷하다는 분석이 나온다. 앞서 군부 쿠데타로 37년 만에 대통령직을 내놓은 무가베 역시 1970년대 백인 정권에 저항하는 독립운동을 이끌었던 국민 영웅이었지만, 오랜 독재와 경제 실정으로 집권당 짐바브웨 아프리카 민족동맹 애국전선(ZANU-PF)이 퇴진을 요구하기에 이르렀다. 시사주간지 애틀랜틱은 남아공은 짐바브웨 등 다른 아프리카 국가와 달리 민주주의가 역동적으로 작동한다고 볼 수 있다면서, 2019년 대선에서 유권자들이 ANC가 계속 통치할지를 결정할 기회를 갖는다고 덧붙였다. 영국 BBC 방송도 “주마 대통령의 시대는 끝났지만 남아공은 젊다”면서 “원기 왕성한 민주주의는 온전하다”고 했다. 최여경 기자 cyk@seoul.co.kr
  • [한 컷 세상] 하늘 천, 따~지

    [한 컷 세상] 하늘 천, 따~지

    서울 용산구에서 운영하는 ´용산서당 ´ 초등반 수업 모습이다. “하늘 천, 따 지, 검을 현~.” 훈장 선생님의 선창을 따라 하던 한 아이가 수업이 지루한지 책상에 엎드려 있다. 아마도 빠름에 길들여진 아이들에게 한 자 한 자 되뇌며 익히는 느릿한 서당수업이 힘들었을 것이다. 최해국 선임기자 seaworld@seoul.co.kr
  • “서울시장 나가라” 불붙은 안철수 역할론

    “서울시장 나가라” 불붙은 안철수 역할론

    ‘출마 ’ 질문엔 安측 “고심 중” 바른미래당 창당 후 2선 후퇴한 안철수 전 국민의당 대표의 ‘서울시장 등판론’에 불이 붙고 있다. 신당의 안정적 안착을 위한 ‘안철수 역할론’에 대한 당내 요구가 반영된 결과다. 안 전 대표도 등판 가능성을 배제하지 않고 있다.박주선 바른미래당 공동대표는 14일 안 전 대표의 등판론을 두고 “지금 현재로선 가능성이 50%는 넘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는 “본인이 당을 위해서 어떠한 역할이나 또 봉사도 마다하지 않겠다 이야기를 했기 때문에 인재 영입의 결과를 놓고 마땅치 않으면 유승민 대표와 상의해 (안 대표에게 출마를) 권유하고 그런 방향으로 가볼까 한다”고 덧붙였다. 바른미래당으로서는 안 전 대표 외 대안이 없다. 원내 지배력을 고려할 때 현역 의원의 출마도 쉽지 않은 상황이다. 바른미래당의 한 의원은 “바른미래당에 대한 기대감이 수도권을 중심으로 모이고 있다”며 “현재 그 에너지에 불을 붙여 줄 인물, 파괴력을 가진 인물은 안 전 대표가 유일하다”고 말했다. 지금까지 서울시장 선거는 ‘더불어민주당 경선이 곧 본선’이라는 시각이 우세했다. 민주당은 현역인 박원순 서울시장을 비롯해 박영선·우상호·민병두·전현희 의원, 정봉주 전 의원 등 6명 이상이 후보 경쟁을 벌일 것으로 보인다. 자유한국당은 마땅한 후보가 없는 상태다. 이런 상황에서 안 전 대표의 등판 여부는 판을 흔들 주요 변수가 될 것으로 보인다. 특히 2011년 서울시장 후보를 양보한 안 전 대표와 박 시장의 ‘빅매치’ 구도로 선거 프레임이 짜일 가능성이 크다. 안 전 대표와 박 시장은 지난달 미세먼지 저감대책을 두고 설전을 주고받기도 했다. 안 전 대표 측은 출마 여부를 묻는 질문에 ‘아직 고심 중’이라며 말을 아꼈다. 명희진 기자 mhj46@seoul.co.kr
  • [박미경의 사진 산문] ‘저절로’의 흥과 힘

    [박미경의 사진 산문] ‘저절로’의 흥과 힘

    “땅이 물컹 꺼지면서 발이 빠졌다. 곰팡이가 핀 땅에 카메라 삼각대를 세우는 일이 망설여졌다. 그러다 깨달았다. 곰팡이는 우리가 저지른 일을 수습하느라 애쓰는데, 곰팡이가 뭐 어때서?” 지난해 전시했던 사진가 문선희의 작업 노트다. 그녀가 찍은 사진들은 형태와 질감, 색감이 선명했지만 무엇을 찍었는지 알 수 없었다. 11800, 84879. 사진 옆에 쓰인 숫자들도 모호했다. 모호함은 어떤 섬뜩함을 예감케 했다.사진전의 제목은 ‘묻다’였다. 제목처럼 사진들은 묻고 있었다. 무엇이냐고. 그것은 구제역과 조류인플루엔자(AI) 매몰지 3년 후를 찍은 사진들이었고, 각 사진 옆의 숫자는 매몰된 동물들의 수였다. 내용을 알고 나면 눈앞의 사진이 달리 보인다. 비닐 속에 은폐된 동물 사체들의 피와 잔해, 끈적이는 액체를 토해 내는 풀과 지면에 뒤덮인 곰팡이. 무언가가 ‘묻혀’ 있는 것이다.매몰지들은 법적으로 3년간 발굴이 제한됐다가 이후 다시 사용할 수 있게 된다고 했다. 수백만 마리의 돼지, 소, 염소, 닭과 오리 등 숱한 생명들이 ‘살처분’돼 묻힌 땅이 3년만 지나면 다시 사용할 수 있다고? 그것이 과연 가능한지 궁금했다. 매몰지 한 곳을 찾아갔다. 멀쩡해 보이는 땅에 갑자기 발이 푹 빠졌다. 발이 닿는 곳 모두가 물컹했다. 그곳은 통째로 썩고 있었다. 이 매몰을 질문의 방식으로 세상에 알려야겠다고 생각했다. 그때부터였다. 전국에 산재한 매몰지들을 100곳 넘게 찾아다니며 사진으로 기록한 것이. 막상 만난 그녀는 카메라와 무거운 삼각대를 들고 혼자 음습한 매몰지들을 찾아다녔을 법해 보이지 않았다. 어디에 그런 강단이 숨겨져 있는지 궁금할 정도로, 여린 몸피의 젊은 여성이었다. “아마도 누가 그 일을 시켰다면 못 했을 거예요.” 독백처럼 한 그녀의 말에서 작업 과정의 지난함이 읽혔다. 아마도 스스로 택한 일이기에 가능했을 것이다. 많은 전시가 그런 ‘힘’의 결과였다. 그런가 하면 ‘흥’도 있다. 역시 작년에 열었던 사진전이다. 김심훈은 10년 넘게 정자만 찍어 온 사진가다. 처음에는 그저 일상을 잠시 내려놓고 정자와 누각에 올라앉아 있는 시간이 좋았다고 한다. 여름에 들렀던 정자의 가을 풍광도 겨울 풍광도 보고 싶었고, 그렇게 한 계절 두 계절, 한 해 두 해 찍다 보니 기록자로서의 의무감이 생겨났다. 2008년부터 파주의 화석정부터 강원과 경상, 호남 지역의 정자에 이르기까지 110여곳을 다녔다. 그렇다고 전국의 경치 좋은 정자들을 선비놀음하듯 다닌 것은 아니다. 그는 ‘트럭운전’이 생업이다. 그 생업의 틈틈이 대형 필드카메라를 들고 정자를 찾아다니며 사진을 찍은 것이다. 우리나라에는 1400여개의 정자가 있다는데, 곳곳에 산재한 이 정자들을 미학적 접근을 통해 촘촘히 기록한 사진은 드물다. 또 접근이 가능한 정자는 채 반도 되지 않는다. 옛 문헌에 설경이 아름답다고 기록된 정자를 눈을 뚫고 찾아갔으나 때를 놓친 경우도 있고, 진입로가 아예 막혀 버린 정자를 찾아가느라 낫으로 2㎞ 남짓 숲길을 헤쳐 가며 도달한 정자도 있다. 촬영 과정의 어려움, 사진에 담기 맞춤한 시기성까지 생각하면 기록한 정자의 수는 명확해도 오고 간 걸음의 차수는 헤아리기 어렵다. 그가 암실에서 수동으로 직접 현상 인화해 선보인 ‘한국의 정자’, 그 고요한 흑백사진 뒤에는 숱한 발걸음과 낫질, 집념과 열정의 시간들이 켜켜이 쌓여 있다. 좋아서 절로 하는 일, 올해도 그 ‘저절로’의 흥과 힘이 어떤 사진들로 변용돼 우리에게 올지 기다려진다.
  • 오바마 전 대통령이 턱수염을?…트위터서 화제된 사연

    대통령 자리에서 내려온 지 벌써 1년이 지났지만 미국 국민들 사이에서는 '그'의 인기는 여전한 것 같다. 최근 미 현지언론은 턱수염을 멋지게 기른 버락 오바마(56) 전 대통령의 사진이 트위터를 타고 화제가 되고 있다고 보도했다. 마치 배우같은 중후한 매력을 뽐내는 오바마의 이 사진은 사실 포토샵 된 합성사진이다. 주로 엔터테인먼트 소식을 전하는 현지의 한 인터넷매체가 몇몇 유명인사가 턱수염을 기른 합성사진을 게재했는데 이중 오바마도 포함돼 있었던 것. 이에 오바마를 지지하는 네티즌들은 '오바마의 재발견'이라며 열광적인 찬사를 보냈다. 그러나 오바마 전 대통령이 향후 턱수염을 기르고 대중 앞에 나설 가능성은 별로 없어보인다. 과거 인터뷰에서 그는 "유권자는 턱수염 있는 정치인보다 매끈한 얼굴을 더 선호한다"고 밝힌 바 있으며 부인 미셸 역시 이를 좋아하지 않는 것으로 알려져있기 때문. 현지언론은 때아닌 오바마 턱수염 사진이 트위터에서 화제가 되는 이유로 여전히 높은 인기로 풀이하고 있다. 실제 지난달 미 갤럽조사에 따르면 오바마의 지지율은 1월 기준 63%로, 30%대 인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지지도보다 월등히 높다. 박종익 기자 pji@seoul.co.kr
  • 초기 불교에선 소ㆍ돼지 먹었다던데…

    초기 불교에선 소ㆍ돼지 먹었다던데…

    불교음식학-음식과 욕망/공만식 지음/불광출판사/464쪽/2만 7000원불교에서는 인간을 어지럽히는 욕망을 ‘오욕’이라고 한다. 그중 불교의 정체성과 뗄 수 없는 욕망으로 꼽히는 게 ‘식욕’이다. 초기불교 팔리어 경전은 흥미로운 이야기를 전한다. 최초의 중생은 배설물이 생기지 않는 ‘미묘한 음식’을 먹었지만 악행을 저지르게 돼 ‘거친 음식’을 먹었고, 그로 인해 몸 안에 생긴 배설물을 배출하게 되면서 남녀의 성기가 발생했다고 본다. 성욕의 탄생을 식욕에서 찾는 관점이다. 기독교도 식탐을 욕망을 살찌우는 ‘일곱 가지 중죄’ 중 하나로 여겼고, 인간이 에덴동산에서 축출된 건 음식의 달콤한 맛 때문이었다고 설명한다. 모든 욕망(재물욕·성욕·명예욕·수면욕)은 식욕이 충족되지 않으면 제 기능을 못한다. 불교가 수행자의 육식을 금지한 건 아마도 이런 메커니즘 때문 아닐까. 인도와 영국에서 음식학과 불교학 연구로 박사가 된 저자는 이 책에서 음식에 대한 불교의 성찰적 태도를 차분하게 살핀다. 저자에 따르면 초기불교 시대에는 수행자도 육식을 했다. 식육이 금지된 대상은 사람, 코끼리, 말, 개, 뱀 등 10가지 동물뿐이었다. 왕권을 상징하는 코끼리와 말은 정치적 이유가 작용했고, 나머지는 혐오스럽거나 청결하지 않다는 실용적 판단 때문이었다. 육식을 전면적으로 금지한 건 대승불교의 영향이다. 대표적 경전인 ‘열반경’은 자비로운 본성을 파괴한다거나 고기와 성욕을 연관지으며 극도로 육식을 경계했다. 동물에서 나온 우유, 치즈 등 유제품은 시대적 상황과 지역 등에 따라 판단이 달랐다. 중국의 ‘능엄경’은 우유를 짜는 것은 소에게 신체적 손상을 야기하는 것으로, 사람이 송아지의 음식을 뺏어 먹는 건 올바른 행동이 아니라는 엄격한 입장을 취했다. 끊임없이 식탐과의 전쟁을 벌여 온 불교는 근본 대응책으로 ‘명상’을 제시한다. 정신이 육체의 감각 기관을 통제함으로써 음식에 대한 집착을 막을 수 있다고 봤다. 더 나아가 몸의 혐오성을 의도적으로 증폭하고 각인하는 방식도 썼다. 책장을 넘기다 보면 참으로 어려운 일이 ‘식욕’이지 싶다. 안동환 기자 ipsofacto@seoul.co.kr
  • [이주의 어린이 책] 남편 챙기랴 아이 돌보랴 씩씩한 ‘불곰’이 된 엄마

    [이주의 어린이 책] 남편 챙기랴 아이 돌보랴 씩씩한 ‘불곰’이 된 엄마

    불곰에게 잡혀간 우리 아빠/허은미 글·김진화 그림/여유당/36쪽/1만 3000원엄마도 처음부터 엄마였던 건 아니다. 눈에 넣어도 아프지 않을 귀한 딸이자 학창 시절에는 누구보다 꿈 많았을 소녀는 순식간에 엄마가 되었다. 남편 챙기랴 아이들 돌보랴 가족을 위해 이리 뛰고 저리 뛰다가 자신도 모르게 ‘불곰’이 될지는 더욱 몰랐을 것이다. 가족을 위한 일이라면 세상 어떤 것도 무서울 것이 없는, 그래서 늘 당차고 씩씩한 불곰 말이다. ‘백만 년 동안 절대 말 안 해’를 쓰고 그린 허은미 작가와 김진화 화가가 두 번째로 호흡을 맞춘 이 그림책은 아이의 눈으로 바라본 워킹맘의 일상과 애환을 수채 물감과 콜라주, 판화 기법으로 실감 나게 표현했다. 겉으론 사나워 보이는 불곰의 탈을 쓰고 생활 속 숱한 전쟁을 견뎌내는 엄마의 내면을 가만히 응시하게 되는 작품이기도 하다. 아이가 본 엄마는 화가 나면 얼굴이 울그락불그락해지고 아침마다 쩌렁쩌렁한 목소리로 집안을 들었다 놨다 한다. “엄마는 해가 뜨면 거죽을 벗고 사람이 되었다가 밤이 되면 다시 불곰이 된다”는 아빠의 장난 섞인 거짓말은 그래서 그럴싸하게 들린다. 불곰이 된 엄마가 아빠를 잡아가는 상상에 잠 못 이루던 아이는 외할머니댁에서 우연히 본 엄마 사진을 보고 더 놀란다. “우리 엄마도 이렇게 예쁠 때가 다 있었구나.” 외할머니는 꽃같이 곱고, 잘 웃던 엄마가 우리를 먹여살리느라 이렇게 변했다고 한다. 아이는 그 말에 비로소 생각한다. 엄마가 매일같이 일터에서 겪어야 하는 고된 하루를. 세파에 맞서기 위해 어쩔 수 없이 거친 사람이 될 수밖에 없었던 것을. 불 같은 엄마의 마음속 한편에도 낭만적인 꿈이 자리잡고 있음을. 조희선 기자 hsncho@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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