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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열린세상] 봉준호 장르와 ‘기생충’의 성공/이대현 국민대 언론정보학부 겸임교수

    [열린세상] 봉준호 장르와 ‘기생충’의 성공/이대현 국민대 언론정보학부 겸임교수

    프랑스 칸영화제에서 ‘기생충’ 보고 “봉준호는 마침내 하나의 장르가 됐다”는 미국 영화매체 인디와이어의 말은 정확히 맞지 않다. ‘마침내’란 ‘이제 와서’란 뜻이고, 그의 이전 작품들은 그 과정이란 얘기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봉준호 감독은 영화를 시작해 지금까지 변한 것이 없다. ‘기생충’이라고 특별히 새롭거나 달라지지 않았다. 단지 더 주목을 받게 된 것뿐. 영화는 감독의 ‘얼굴’이다. 사람의 얼굴이 쉽게 바뀌지 않듯 그의 영화도 달라지지 않는다. 그래서 영화를 보면 감독을 알 수 있고, 감독을 보면 영화를 알 수 있다. 억지로 흥행을 위해, 아니면 “나도 예술 감독”이라는 말하고 싶어 자신의 얼굴과 다르게 그리면 어김없이 실패한다. 그런 감독을 여럿 봤다. 봉준호 감독의 ‘기생충’이 한국 영화 사상 처음 황금종려상을 받자 여기저기서 ‘봉테일’(봉준호의 디테일)에서 사회성 짙은 소재와 주제, 배우들에 대한 태도까지, 이전 작품들까지 모두 불러내 그의 영화 세계에 새삼 찬사를 쏟아 낸다. ‘봉준호 장르’도 그중 하나다. 봉준호 감독 역시 “가장 듣고 싶었던 말이었다. 가장 감동적인 찬사”라고 감사해한다. 봉준호 감독은 잊었는지 모르지만, 2017년 영화 ‘옥자’ 때도 이 말을 들었고, 그때 이미 “내 영화에 ‘봉준호 장르’라는 말을 들으면 가장 행복하다”고 했다. 사실 우리가 잘 몰랐거나, 익숙하지 않아서 지나쳐 왔을 뿐 봉준호 장르는 오래전 처음부터 있었다. 2103년 8월에 제작한 것을 ‘기생충’ 수상에 맞춰 다시 편집, 보충해 최근 재방영한 ‘MBC 다큐스페셜-봉준호 감독’에 나온 ‘인터뷰’ 장면을 보면서 20년 전 일을 떠올렸다. 장편 데뷔작 ‘프란다스의 개’(2000년)의 시사회가 끝나자마자 봉준호 감독에게 대뜸 “장르가 뭐냐”고 물었던 기억이 난다. “코미디”라고 했다. 아무리 봐도 우리가 알고 있는 코미디라고 하기에는 어둡고, 스릴러라고 하기에는 싱겁고 느슨한, 이것저것 섞여 있어 딱 떠오르는 장르가 없는. 냉정하게 봉 감독에게 이렇게 말했다. “아마도 이 영화는 흥행에 실패할 것이다”라고. 대중영화는 반 걸음 앞서 가야 하는데, 이 영화는 한 걸음이나 앞서가 관객들이 낯설어하기 때문이라고 했다. 이유가 무엇이든 오랜 기다림과 준비, 고생 끝에 내놓은 첫 영화에 너무나 잔인한 소리였으리라. 실제로 ‘플란다스의 개’는 흥행에 참패(서울 5만명)했다. 관객들은 어색해했고, 코미디로서 기대했던 장르적 ‘재미’와 서사를 만나지 못해 돌아섰다. 그날 그 말만 한 것은 아니었다. “그러나 1, 2년 뒤에 이 영화의 작품성과 독창성만은 인정받을 것”이란 예언 아닌 예언도 했다. 위로의 말이 아니었다. 분명 그의 영화는 새로웠고, 독특했으며, 그 나름대로 섬세했다. 아니나 다를까. 정말 일본, 홍콩, 유럽 등에서 줄줄이 초청을 받았고, 봉준호의 존재를 세계 영화계 알리는 계기가 됐다. ‘플란다스의 개’의 흥행 실패와 작품성에 대한 평가, ‘기생충’의 수상에 이은 흥행 성공은 ‘장르’와 무관하지 않다. 코미디면서 스릴러이고, 스릴러이면서 휴먼드라마이고, 공포물이면서 코미디인, 그의 말대로 뒤죽박죽인 ‘이상한’ 영화. 그것이 세상이고, 인간이고, 삶이라고 그는 생각한다. 그래서 봉준호 감독은 할리우드가 만들어 우리에게 주입시킨 틀을 뛰어넘어 버리고, 상투적이고 전형적이며 평면적인 영화의 세상 구분을 따르지 않는다. 그에게 영화는 ‘현실을 투명하게 들여다보는 보는 창(窓)’이다. 그렇다고 영화의 상상력까지 깨지는 않는다. ‘기생충’처럼 세상의 보이는 선과 보이지 않는 선과 냄새의 경계를 날카롭고, 유쾌하고, 섬뜩하고, 우울하게 드러낸다. 어설픈 당의정이나 위로를 주지도 않는다. 누가 “그렇다면 ‘봉준호 장르’로서 최고 영화는 어느 것이냐”고 물었다. “아직 없다. 최고는 계속 나올 것이기 때문에”라고 했다. 봉준호 감독도 그런 비슷한 말을 했다. ‘봉준호 장르’도 이제 우리에게 익숙해지고 있다. 그래서 어쩌면 그는 또다시 그 익숙함에서 벗어나려 할지 모른다. 설령 처음의 ‘플란다스의 개’처럼 사람들이 낯설게 느끼더라도 독창성은 늘 변화 위에서 기다리고 있다.
  • 이완영 의원직 상실

    이완영 의원직 상실

    불법 정치자금 수수 혐의 등으로 재판에 넘겨진 이완영 자유한국당 의원(경북 고령·성주·칠곡)이 대법원에서 유죄가 확정돼 의원직을 상실했다. 향후 5년간 피선거권도 박탈돼 내년 총선 출마도 불가능하다. 대법원 3부(주심 이동원)는 13일 정치자금법 위반과 무고 혐의로 기소된 이 의원의 상고심에서 각각 벌금 500만원과 징역 4개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한 원심을 확정했다. 이로써 자유한국당의 의석수는 112석이 됐다. 이 의원은 2012년 19대 총선 과정에서 당시 지역 기초의원 김모씨에게 정치자금 2억 4800만원을 무이자로 빌린 혐의(정치자금법 45조 위반)와 선거캠프 회계 담당자를 거치지 않고 정치자금을 빌린 혐의(47조 위반)로 기소됐다. 허백윤 기자 baikyoon@seoul.co.kr
  • 이원욱 “강남 재건축 아파트값 상승 예의주시, 반등 기미 보이면 추가 대책” 경고

    이원욱 “강남 재건축 아파트값 상승 예의주시, 반등 기미 보이면 추가 대책” 경고

    더불어민주당이 최근 서울 강남 재건축 아파트를 중심으로 한 아파트값 상승에 제동을 걸고 나섰다. 이원욱 민주당 원내수석부대표는 13일 정책조정회의에서 “최근 7주 연속 강남의 재건축 아파트를 중심으로 한 부동산 가격이 오르고 있고 강남의 재건축 아닌 일반 아파트 또한 하락을 멈추고 반등의 기회를 보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아마도 1000조라고 하는 돈 중 아주 일부라도 다시 부동산으로 몰리면 부동산 가격의 폭등이 예상된다”며 “당정 간에 이 문제에 대해 예의 주시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 원내수석은 “반등의 기미가 조금이라도 보이면 추가 대책 등을 통해 더 이상 부동산으로 돈을 벌겠다는 생각, 부동산이 자산이 되는 나라를 만들지 않기 위해 지켜보고 대책을 마련하겠다”며 “부동산으로 돈 벌 생각은 이제 제발 그만 해주길 바란다”고 경고했다. 부동산114 등에 따르면 실제로 지난달 마지막 주 서울 강남 4구(강남·서초·송파·강동) 아파트 값은 재건축 단지 매매가격 상승의 힘으로 지난해 10월 이후 31주 만에 처음으로 상승했다. 특히 재건축 아파트 가격은 4월부터 7주 연속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다. 이 원내수석의 이날 발언은 강남 재건축 단지를 중심으로 한 투기 세력의 움직임을 차단하기 위한 것으로 해석된다. 또 전날 박원순 서울시장이 서울시의회 시정질문에서 은마아파트, 잠실주공5단지 등 강남 재건축 불가 방침을 재확인한 데 대한 지원사격으로도 보인다.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관계자는 “지난해 9·13 대책으로 부동산 시장이 안정화됐지만 실거래 신고기한 단축 등 대책 관련 법안은 국회가 열리지 않아 하나도 입법화된 게 없는 데다 3기 신도시 발표로 최근 부동산 시장이 들썩이면서 당정도 예의주시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김진아 기자 jin@seoul.co.kr
  • 레나 母, 알고보니 가수 이은저..노래 들어보니

    레나 母, 알고보니 가수 이은저..노래 들어보니

    공원소녀 레나의 어머니가 가수 이은저로 알려져 화제다. 지난 12일 방송된 JTBC 예능프로그램 ‘한끼줍쇼’에서는 산들, 정승환, 공원소녀 레나가 한끼 동무로 출연하는 모습이 그려졌다. 이들은 서울 종로구 홍지동에서 한끼에 도전했다. 이날 MC 이경규는 레나에게 “어머니께서 아이돌을 하는 것에 대해 반대하지 않으셨냐”고 물었다. 이에 레나는 “엄마도 예전에 가수 생활을 하셨다. 힘든 걸 아니까 처음엔 반대하셨다”고 말해 눈길을 끌었다. 이경규가 “우리가 알 만한 노래가 있을까?”라고 묻자, 레나는 “성함이 이은저”라고 말했다. 이름을 검색한 뒤 출연진들은 “故 이영훈 작곡가의 유일한 여자 보컬리스트라고 나온다”, “이 분 굉장히 유명하신 분”이라는 반응을 보였다. 이어 가수 이은저가 부른 ‘세월 가면’이라는 노래를 들었다. 사진=JTBC ‘한끼줍쇼’ 방송 캡처 임효진 기자 3a5a7a6a@seoul.co.kr
  • 이완영, 정치자금법 위반 의원직 상실…내년 총선 출마도 불가

    이완영, 정치자금법 위반 의원직 상실…내년 총선 출마도 불가

    불법 정치자금 수수와 무고 혐의 등으로 기소된 자유한국당 이완영(62) 의원이 의원직 상실형을 확정받았다. 이 의원은 의원직을 잃게됐고 자유한국당의 국회 의석 수는 112석으로 줄었다. 대법원 3부(주심 이동원 대법관)는 13일 정치자금법 위반과 무고 혐의로 기소된 이 의원의 상고심에서 각각 벌금 500만원과 징역 4개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한 원심 판결을 확정했다. 정치자금법은 같은 법 45조 위반으로 벌금 100만원 이상의 형을 확정받으면 의원직을 곧바로 상실하고 향후 5년간 피선거권이 박탈돼 선거에 출마할 수 없도록 한다. 이 의원은 2012년 19대 총선 과정에서 당시 경북 성주군의원 김 모씨에게서 정치자금 2억4800만원을 무이자로 빌린 혐의(정치자금법 45조 위반)로 기소됐다. 선거캠프 회계 담당자를 거치지 않고 정치자금을 빌린 혐의(정치자금법 47조 위반)도 받았다. 이 의원은 또 정치자금을 갚지 않은 자신을 사기죄로 고소한 김씨를 무고 혐의로 맞고소한 혐의(무고)도 받는다. 1·2심은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에 대해 벌금 500만원을 선고했고, 무고 혐의에 대해서는 징역 4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했다. 대법원도 ‘관련 법리를 오해한 잘못이 없다’며 하급심 판단을 그대로 확정했다. 정치자금 불법수수 혐의로 벌금 500만원이 확정되면서 이 의원은 곧바로 의원직을 상실한 것은 물론 향후 5년간 선거에 출마할 수 없게 됐다. 이 의원의 지역구는 경북 고령·성주·칠곡군이다. 21대 총선이 1년도 남지 않은 상황에서 의원직을 상실하면서 이 지역에서는 재보선을 하지 않고 곧바로 총선을 통해 의원을 뽑게 된다. 김유민 기자 planet@seoul.co.kr
  • 모모랜드 연우 “이상형? 츤데레 스타일” [화보]

    모모랜드 연우 “이상형? 츤데레 스타일” [화보]

    모모랜드 연우의 화보가 공개돼 화제다. 세 가지 콘셉트로 진행된 이번 화보 촬영에서 연우는 청순하면서도 섹시, 발랄한 콘셉트를 자유자재로 연기했다. 특유의 밝은 에너지로 촬영장 분위기를 밝히던 그는 촬영 내내 “예쁘게 찍어주셔서 감사합니다”라는 말을 아끼지 않았다. 늦은 시간까지 이어진 촬영에서도 피곤한 내색 없이 스태프들을 챙겨주던 그를 보니 ‘역시 연우’라는 감탄사가 절로 나왔다. 촬영 후 이어진 인터뷰에서 일본 활동을 다녀왔다는 그에게 일본어 공부를 하고 있냐고 묻자 애니메이션으로 공부해 욕설을 잘 알아듣는다고 웃어 보이기도. 단발 변신 계기로는 “소속사에 처음 들어왔을 때 단발을 다들 좋아해주셨다. 얼마 전 소속사에서 먼저 단발 변신을 제안했다”고 답했다. 한창 인기를 실감하고 있을 그는 민낯으로 PC방을 갈 때 사람들이 알아봐 줘 실감하게 된다고. 이어 걸그룹이라 좋은 점을 묻자 “사람들은 자기가 사랑받고 있는 걸 모르지만 나는 팬들을 통해 확인할 수 있어 좋다” 말했다. KBS2 드라마 ‘조선로코-녹두전’에서 연기를 선보인다며 솔로 활동 계획을 밝힌 그는 도전하고 싶은 콘셉트로는 시크하고 카리스마 있는 콘셉트에서 무대에서 멋져 보이고 싶다고. 이어 좋아하는 가수로는 선미를 꼽으며 “자기 스타일이 확고해 멋있다”며 롤모델이라고 밝혔다.서울공연예술고등학교에서 ‘여신’으로 불렸다는 그는 “공연하는 학교다 보니 유명한 사람들이 많았다”며 수줍게 웃어 보였다. 피부와 몸매 관리 비결에 관한 질문에서도 컴백 전 잠깐 다이어트를 할 뿐이라고. 이상형에 대해 묻자 ‘츤데레’라며 엉뚱하면서도 솔직 담백한 대답을 이어갔다. SBS ‘정글의 법칙 in라스트 인도양’ 출연 당시 눈물을 보였던 그는 이에 “평소 성격은 무덤덤한 편이다. 내 얘기를 털어놔야 할 때 많이 운다”고 말하기도. 출연하고 싶은 예능 프로그램을 묻자 음악방송 MC라고 밝혔다. 데뷔 4년 차인 그는 “사람들이 보기에는 잘 안 됐다고 했던 앨범도 좋은 추억이다. 그런 발돋움을 해서 ‘뿜뿜’이 잘 될 수 있었다”고 소감을 말했다. 방송 모니터링을 하냐는 질문에는 민망해서 잘 못한다며 부모님도 보지 못하게 한다고 말하기도. 이에 주위 친구들의 반응은 어떤가 묻자 “친구들과 민낯으로 편하게 만나 TV에 나오는 모습이 내가 아닌 다른 사람 같다고 말한다”고 답했다. 데뷔하지 않았으면 뭘 했을 것 가냐는 질문에는 문과 체질이라 공부하고 있었을 것이라고 말하기도. 책을 좋아한다는 그는 힘들 때 위로가 됐던 책이라며 ‘고양이는 안는 것’을 추천했다. 2019년 목표는 “진부하지만 ‘건강하고 행복하기’. ‘단단한 사람이 되는 것’. 진부하긴 해도 꿈이었던 1위도 해봤고 개인 활동으로 드라마도 하고 계속 꿈에 그리던 무대에도 서고 있으니까. 큰 꿈이나 목표를 가진다기보다 나 자신을 단단하게 할 수 있는 한 해가 됐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임효진 기자 3a5a7a6a@seoul.co.kr
  • “김정남은 CIA 정보원… 배반 행위에 김정은이 살해 명령”

    “김정남은 CIA 정보원… 배반 행위에 김정은이 살해 명령”

    WP 애나 파이필드 ‘마지막 계승자’서 주장정보 출처는?…“그 기밀에 지식 있는 인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이복형인 김정남은 미국 중앙정보국(CIA)의 정보원이었고, 이를 알게 된 김 위원장의 명령으로 살해됐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워싱턴포스트의 중국 베이징 지국장이며 한반도 문제를 꾸준히 취재해온 애나 파이필드 기자는 최근 출간한에서 이같이 주장했다고 영국 일간 더타임스가 7일(현지시간) 보도했다. 2005년부터 10여 차례 방북한 파이필드 기자는 사상 처음 스마트폰으로 2016년 5월 노동당 대회 회의장 주변을 생중계하면서 주목을 받았다. 김정남은 2017년 2월 13일 말레이시아 쿠알라룸푸르 국제공항에서 맹독성 화학무기인 VX 신경작용제에 의해 살해됐다. 살해에 가담한 인도네시아와 베트남 출신 두 여성은 인터넷에 올리기 위한 장난이라는 북한 요원의 말에 속아 김정남을 공격했다고 주장했고, 최근 모두 풀려났다. 파이필드는 저서에서 김정은의 형이라는 지위가 잠재적으로 위협이 됐고, 미국 스파이와의 만남으로 그런 위협은 더욱 부각됐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김정남은 CIA의 정보원이 됐고, CIA는 그들이 좋아하지 않는 독재자를 끌어내리려고 했던 전력을 가지고 있다”면서 “김정은은 (김정남과) 미국 스파이들의 대화를 배반 행위로 간주했을 것”이라고 밝혔다. 파이필드는 “김정남은 미국 스파이들에게 정보를 제공했고, 통상 싱가포르나 말레이시아에서 그의 담당자들을 만났다”고 썼다.그는 김정남이 CIA 정보원이었다는 정보의 출처로 ‘그 기밀에 대한 지식이 있는 인물’을 들었다. 김정남은 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과 그의 첫째 부인인 성혜림 사이에서 태어난 장남이었다. 2001년 위조 여권으로 도쿄 디즈니랜드로 놀러 가려다가 적발돼 일본에서 추방된 이후 베이징과 마카오에서 많은 시간을 보냈다. 파이필드는 김정남에 대해 “도박꾼과 깡패, 스파이들에 에워싸여 어둠 속에서 살았다”며 “북한 밖에서 살았지만 동시에 북한 체제와 연결되는 끈을 가지고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고 평가했다. 김정남의 온라인 도박 사이트 운영과 관련해 컴퓨터 보안 분야에 도움을 준 IT 전문가는 파이필드에게 김정남은 북한이 1990년대와 2000년대 생산한 100달러 위조지폐를 상당수 가지고 있었다는 정보도 제시했다. 김정남은 마카오 카지노와 도박 사이트를 통해 아마도 북한 정권을 위해 위조지폐를 세탁한 것으로 보인다고 더타임스는 파이필드의 저서를 인용해 전했다. 이기철 선임기자 chuli@seoul.co.kr  
  • 트럼프, G20서 시진핑 만나 中 추가관세 결정...美 관세 전쟁 장기화에 세계 경제 고통

    트럼프, G20서 시진핑 만나 中 추가관세 결정...美 관세 전쟁 장기화에 세계 경제 고통

    프랑스를 방문 중인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이달 말 일본에서 열리는 G20(주요 20개국) 정상회의에서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과 만난 이후 3250억 달러(약 383조원) 규모의 중국산 제품에 새로운 관세를 부과할 지 결정할 것이라고 6일(현지시간)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프랑스에서 열린 노르망디 상륙작전 75주년 기념식에 참석한뒤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과의 오찬 회동에 앞서 기자들과 만나 중국에 대한 추가 관세 부과 시기와 관련 “나는 28∼29일 오사카에서 열리는 정상회의에서 시 주석과 만날 것”이라면서 “어느 쪽이든 G20 이후에는 그런 결정을 할 것이다. 무슨 일이 일어나는지 지켜보자. 아마도 G20 직후 2주 안에 그 결정을 내릴 것”이라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프랑스로 출발하기 전 아일랜드 섀넌 공항에서도 기자들에게 “협상이 진행되는 동안 우리는 (중국산 제품)2500억 달러 어치에 (관세)25%를 받고 있다. 최소 3000억 달러에 대해 또다시 (관세를)올릴 수 있다. 적절한 시기에 할 것”이라고 말했다. 세계 양대 경제강국인 미국과 중국은 지난해 고율 관세를 주고받는 무역전쟁을 시작했다. 미국은 중국에 불공정한 무역관행 시정과 무역적자 해소를 요구하면서 작년 중국산 제품 500억 달러 어치에 25%, 2000억 달러 규모의 상품에 10%의 관세를 각각 부과했다. 갈등이 고조된 가운데 트럼프 대통령과 시 주석은 지난해 12월 1일 아르헨티나 G20 기간에 정상회담을 하고 ‘90일 휴전’에 합의한 후 협상에 나섰다. 그러나 협상이 더디게 진척되자 트럼프 대통령은 중국이 협상 초안에서 대폭 후퇴했다며 10%로 부과하던 2000억 달러 규모의 관세를 지난달 10일부터 25%로 인상했다. 여기에 더해 이제까지 관세 비부과 대상이던 3250억 달러 규모의 제품에 대한 25% 관세 부과도 검토 중이다. 이에 맞서 중국도 이달 1일부터 600억 달러 규모의 미국산 제품에 5∼25%의 보복 관세를 부과하고, 미국 수요의 80%를 차지하는 중국산 희토류 수출을 보복수단으로 사용할 수 있다는 관측까지 나오는 등 긴장이 고조되고 있다. 미중 무역전쟁이 장기전으로 굳어지면서 세계 경제가 고통을 겪을 것이란 전문가 진단이 나온다. 국제신용평가사 피치의 제임스 매코맥 국가등급 부문 대표는 이날 러시아 상트페테르부르크에서 열린 국제경제포럼에서 “여러 면에서 볼 때 세계 최대의 두 경제(G2)가 비협력적인 방식으로 평행선을 이루는 각자 궤도에서 따로 활동해 세계 경제가 그로부터 고통을 받을 리스크가 있다”며 우려했다. 미국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이사회는 무역전쟁 여파로 경기전망이 어두워지면서 오는 18~19일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에서 금리를 인하할 지 여부를 놓고 내부 논의에 들어갔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은 보도했다. WSJ는 연준 당국자들이 경제지표뿐 아니라 무역협상 추이를 면밀하게 주시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미중 무역전쟁 뿐 아니라 최근 미국과 멕시코가 벌이고 있는 관세 협상도 변수로 부상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달 30일 멕시코가 불법 이민자 유입 차단을 위해 실질적 대안을 내놓지 않으면 10일부터 멕시코산 모든 수입품에 5%관세를 부과하겠다며 ‘관세폭탄’을 예고했다. 멕시코는 타결점 모색을 위해 협상 대표단을 급파해 지난 3일부터 협상을 이어왔으나 아직까지 양국의 입장 대립으로 합의 도출에 이르지 못한 상황이다. 미국과 멕시코의 무역협상이 이번 주말 극적 타결된다면 연준도 금리 인상·인하 모두 거리를 두는 기존의 관망 기조를 이어갈 것으로 WSJ은 전망했다. 최훈진 기자 choigiza@seoul.co.kr
  • [열린세상] 사법입원제를 설계하려면/양중진 서울중앙지검 공안1부장

    [열린세상] 사법입원제를 설계하려면/양중진 서울중앙지검 공안1부장

    검사는 죄를 지은 사람은 처벌하고, 그렇지 않은 사람의 억울함은 풀어 주는 직업이다. 그래서 검사들이 주로 다루는 법률은 형법과 형사소송법이다. 여기에 형사처벌 조항을 가진 각종 특별법이 검사들의 주된 활동 분야다. 그런데 검사의 역할이 꼭 여기에만 그치지는 않는다. 2017년 7월 한 지방도시에서 다섯 살 소년이 실명해 안구를 적출하는 안타까운 사건이 있었다. 엄마의 내연남이 3개월 동안이나 아이를 학대해 벌어진 일이었다. 엄마는 내연남과 함께 학대에 가담했다. 가족관계등록부에 아버지로 등록됐던 사람은 사실 아이의 친아빠가 아니었다. 사건을 수사한 검사는 엄마와 공부상의 아빠가 친권을 행사하는 것이 적절하지 않다고 판단했다. 엄마와 내연남을 기소하면서 엄마와 공부상 아빠의 친권을 상실시켜 달라고 법원에 청구했다. 아울러 아동보호시설장을 아이에 대한 후견인으로 선임해 달라는 청구도 함께 했다. 2015년 10월 또 다른 지방의 어느 검사실에 아동 매매 사건이 송치됐다. 없던 아이가 갑자기 생긴 것을 이상하게 여긴 요양보호사가 신고한 사건이다. 경찰은 혐의가 없다는 의견으로 수사를 마쳤지만, 검사는 미혼인 피의자의 주민등록에 아이가 등재돼 있음을 발견하고 재수사를 지휘했다. 그 결과 피의자가 인터넷을 통해 네 명의 아이를 사들인 사실이 밝혀졌다. 검사는 고민에 빠졌다. 아이를 건네준 친엄마도 건네받은 피의자도 아이를 키울 의사와 능력이 없었기 때문이다. 결국 검사는 법원에 엄마들의 친권을 상실시켜 달라고 청구했다. 가정법원은 부모가 친권을 남용해 자녀의 복리를 현저히 해치거나 해칠 우려가 있는 경우에는 친권을 상실시키거나 일시적으로 정지시킬 수 있다(민법 제924조 제1항). 부모가 아이에 대한 보호 의무를 다하지 않고 오히려 해가 되는 경우 부모로서의 역할을 박탈하는 제도다. 부모가 친권을 행사하지 못하도록 청구할 수 있는 사람은 친권의 대상이 된 자녀나 자녀의 친족 또는 지방자치단체장이다. 그리고 여기에 또 한 사람이 추가된다. 바로 검사다. 가족의 일에 검사가 끼어든 이유는 뭘까. 검사가 공익의 대표자라는 점 때문이다. 자녀 본인이나 친족이 친권 상실이나 정지를 청구할 능력이 없는 경우 검사로 하여금 대신하도록 한 것이다. 이처럼 검사가 공익의 대표자로서 국민을 보호하기 위한 규정은 이 외에도 민법의 여러 규정에서 발견할 수 있다. 학대받는 양자를 대신해 파양을 청구하는 경우(제908조의 5), 미성년자나 성년자에 대해 후견인을 선임할 필요가 있는 경우(제909조의 2, 제936조) 등이 대표적이다. 최근 제대로 치료받지 못하던 정신질환자들이 잇달아 강력 사건을 저질렀다. 치료에 불만을 품고 의사에게 흉기를 휘두르고, 이웃 주민들과 다툼 끝에 아파트에 불을 지른 다음 대피하는 주민들을 향해 흉기를 휘둘렀다. 이런 정신질환자들에 대한 입원 체계가 너무 성글다는 지적이 계속되고 있다. 현재 정신질환자들을 본인이나 가족의 동의 없이 강제로 입원시킬 방법은 행정입원이 유일하다. 행정입원은 다른 사람에게 해를 끼칠 위험이 높은 정신질환자를 지방자치단체장이 강제로 입원시키는 제도다. 그런데 자치단체장이 행정입원을 시키기란 쉽지 않다. 요건에 해당하는지 판단하기도, 당사자나 가족들의 항의나 소송 세례를 감당해 내기도 어렵기 때문이다. 그래서 사법입원제가 대안으로 거론되고 있다. 4촌 이내 친족이나 동거인 등의 청구에 의해 법원에서 입원 여부를 결정하자는 것이다. 지금도 검사가 정신질환자의 입원에 개입할 수는 있다. 하지만 범죄를 저지른 경우로 한정된다. 범죄자에 대해 치료감호나 치료명령을 청구하고, 치료조건부 기소유예를 하는 것이 그것이다. 이 중 강제적인 입원이 가능한 것은 범죄가 매우 중한 경우로 한정되는 치료감호뿐이다. 그런데 사건을 수사하다 보면 범죄는 경미하지만, 입원치료가 필요한 경우를 종종 발견하게 된다. 이왕 사법입원제를 도입한다면 공익의 대표자인 검사를 청구권자 중 한 명으로 넣으면 어떨까. 제도를 촘촘하게 설계하는 것이 정신질환자의 치료에도, 국민의 안전에도 더 유익하지 않을까.
  • [고든 정의 TECH+] 삼성 엑시노스에 들어갈 라데온 GPU 기술 - 시장 판도 바꿀까?

    [고든 정의 TECH+] 삼성 엑시노스에 들어갈 라데온 GPU 기술 - 시장 판도 바꿀까?

    이번 주 있었던 IT 업계 소식 중 가장 놀라운 이야기는 삼성전자와 AMD가 모바일 그래픽 부분에서 협력하기로 한 것입니다. 삼성전자의 엑시노스 AP에는 지금까지 주로 ARM의 말리 (Mali) GPU가 탑재됐습니다. 꾸준한 성능 향상을 통해 말리 GPU의 성능 역시 지속적으로 높아졌지만, 자사 AP에 최적화된 그래픽 솔루션을 제공하는 퀄컴 Adreno나 애플의 자체 GPU에 비해 다소 아쉬운 부분이 있었습니다. ARM은 모든 프로세서에서 작동을 보장하는 범용 GPU 아키텍처를 개발해 라이선스를 주다 보니 엑시노스나 스냅드래곤, 애플 A 시리즈처럼 특화된 AP에 맞춤 설계를 하기 어려웠습니다. 아마도 이것이 애플이 오랜 세월 사용한 이메지네이션 테크놀로지스의 GPU 대신 독자 GPU를 개발한 이유일 것입니다. 퀄컴의 경우 이미 2008년 AMD로부터 모바일 GPU 부분인 AMD Imageon을 인수해 자사의 스냅드래곤에 통합했습니다. 당연히 삼성 역시 자체 GPU를 개발하는 것으로 알려졌지만, 자세한 내용은 베일에 가려졌습니다. 이전부터 있던 루머는 S GPU로 알려진 삼성의 자체 모바일 GPU가 엔비디아와의 라이선스로 나올 가능성이 크다는 것이었습니다. 엔비디아가 GPU 시장 1위인 점을 생각하면 그럴듯한 루머였지만, 결국 예상을 뒤집고 삼성은 AMD의 RDNA 아키텍처 기반 모바일 GPU를 개발을 발표했습니다. 실제로 삼성이 엔비디아와 협상을 했는지 공식적으로 확인된 바 없지만, 만약 그랬다면 엔비디아는 자사의 GPU를 그대로 사용하거나 혹은 AP 형태로 구매할 것을 요구했을 가능성이 큽니다. 상대적으로 판매량이 적고 수입도 얼마 되지 않은 AMD 쪽이 삼성 측에 유리한 조건을 받아들였을 것이고 아마도 이것이 AMD와 손잡은 이유로 해석됩니다. 물론 삼성 역시 상당한 기술을 확보했을 가능성이 크지만, GPU와 관련된 다양한 기술 특허 및 초기 제품 리스크를 감안하면 엔비디아나 AMD와 협력하는 것이 가장 무난한 해결책일 것입니다. 이번 계약으로 AMD는 라이선스 수익을 얻을 뿐 아니라 라데온 GPU 개발 생태계를 모바일로 확장할 수 있을 것으로 보입니다. 현재 PC 그래픽 카드 시장에서 라데온 GPU의 입지는 매우 좁은 상태입니다. AMD는 콘솔 그래픽 시장과 내장 그래픽 부분에서 활로를 찾고 있지만, 인텔이 차세대 GPU를 개발하며 내장 그래픽 부분을 위협하고 있습니다. 이런 상황에서 라이선스 수익이 많지 않더라도 모바일 그래픽 시장으로 다시 진출하는 것은 큰 의미가 있습니다. 라데온 그래픽 기술에 최적화된 게임이 많아질 것이기 때문입니다. AMD의 리사 수 CEO는 이번 파트너쉽을 통해서 라데온 사용자 기반 및 생태계를 모바일로 확장할 수 있게 됐다며 환영했습니다. 삼성 역시 엑시노스에 최적화된 GPU를 개발할 수 있어 애플 및 퀄컴과 경쟁이 한층 수월해질 것으로 기대됩니다. 아마도 이 소식에 가장 긴장할 회사는 ARM일 것입니다. 삼성이 말리 GPU의 가장 큰 고객 중 하나이기 때문입니다. 물론 다른 제품군이 많고 여전히 자체 GPU를 개발할 여력이 안 되는 제조사들이 말리 GPU를 찾기는 하겠지만, 수입이 줄어드는 일은 피할 수 없을 것입니다. 더구나 앞으로 다른 제조사도 삼성과 비슷하게 AMD 라이선스 모바일 GPU를 도입할 경우 말리 GPU의 입지는 줄어들 가능성이 있습니다. 삼성과 AMD 모두 구체적으로 언제부터 라데온 기술이 들어간 제품이 출시될지는 밝히지 않았습니다. 하지만 지금 라이선스가 채택되었다는 이야기는 멀지 않은 미래라는 이야기입니다. 올해는 너무 이르지만, 내년에는 모바일 라데온 그래픽이 엑시노스 AP 기반 스마트폰과 태블릿에 탑재될 가능성이 있습니다. 본래 한 핏줄인 퀄컴의 Adreno와의 대결 역시 흥미로운 부분입니다. 오랜 세월 모바일에 최적화된 Adreno에 승리일지 아니면 PC와 콘솔에서 갈고 닦은 기술을 모바일로 이식할 모바일 라데온의 승리일지 눈길이 쏠리는 건 당연합니다. 하지만 더 중요한 것은 모바일 GPU 시장의 경쟁이 한층 더 치열해질 것이라는 점입니다. 결국 더 고성능 모바일 그래픽 기술 개발이 앞당겨질 것입니다. 고든 정 칼럼니스트 jjy0501@naver.com
  • [우리둘은1학년]복직 D-7…‘어떻게든 되겠지’

    [우리둘은1학년]복직 D-7…‘어떻게든 되겠지’

    [편집자주]올해 초등학교에 딸을 보낸 워킹맘의 우여곡절을 연재합니다. 딸만큼이나 서툰 것투성이인 엄마도 ‘학부모 1학년’입니다. 아는 동네 엄마 하나 없고, 사교육에도 문외한인 아웃사이더 엄마는 ‘인싸’로 거듭날 수 있을까요.학교 가는 딸 아이에게 물통 싸주는 걸 깜빡했다. 지난주에만 두 번씩이나. 3월 입학 이후 석 달 동안 물통을 빠뜨린 적은 없었는데….제 정신이 아닌 것 같다. 복직이 다음 주로 다가왔다. 초등학교에 입학한 딸을 보살피려고 신청했던 육아휴직 3개월이 끝나고 있다. 두렵다. 일과 육아, 잘해낼 수 있을까. 멀티태스킹, 동시에 여러 가지 일을 처리하는 다중작업을 뜻하는 말이다. 집중력이 부족한 내가 제일 못하는 것이기도 하다. 멀티태스킹이 안 되면 우선순위를 정해 하나씩 해결하면 되는데 그것도 쉽지 않다. 일하는 엄마는 육아와 일을 조화롭게 수행해야 한다. 두 가지 다 똑 부러지게 해내는 여성을 사람들은 슈퍼우먼, 슈퍼맘이라고 부른다. 그런 타이틀은 전혀 탐나지 않는다. 일도 하고 아이도 키워야 하는 워킹맘의 ‘숙명’을 미룰 수 있을 때까지 미뤄왔다. 딸이 태어나고 다섯 달이 지났을 때, 아이를 인천에 계신 친정 엄마에게 맡기고 직장에 복귀했다. 딸은 주말에만 만났다. ‘주말 가족’ 생활은 7년간 이어졌다. 딸이 무척 보고 싶고 그리웠지만 평일에는 온전히 일에 집중할 수 있어 좋은 면도 있었다.딸의 초등학교 입학을 계기로 주말가족 생활을 청산해야겠다고 마음먹었다. 아이에겐 부모가, 부모에겐 아이가 필요했다. 딸의 사회생활을 위해 고생한 친정엄마에게 더이상 희생을 요구하는 것은 도리가 아니었다. 그렇게 우리 가족은 한 집에서 온종일 부대끼며 살게 됐다. 일하면서 아이 돌보는 것이 엄두가 나지 않아 육아휴직을 신청했고 덕분에 선물 같은 시간을 보낼 수 있었다. 복직할 시점이 다가오자 도망가고 싶어졌다. 휴직을 좀 더 연장할까. 일을 그만둬야 하는 건 아닐까. 해도 해도 끝이 없는 집안일, 엄마 손길이 여전히 필요한 아이들…. 사람 많이 만나야 하는 일을 하면서 이걸 다 해낼 수 있을까. 경력단절이 괜히 생기는 게 아니다. ‘M자 곡선’은 우리나라 여성의 경제활동을 설명할 때 빠지지 않는 용어다. 20대 중후반쯤 취업해 활발하게 경제활동을 하던 여성이 결혼과 육아라는 ‘장벽’을 만나면서 일을 그만뒀다가, 자녀가 어느 정도 성장하고 나면 다시 일자리 시장에 돌아오는 현상을 가리킨다.전반적으로 여성 고용률은 증가하는 추세지만 여성의 연령대별 고용률은 여전히 M자 모양을 하고 있다. 지난해 여성 고용통계를 보면 25~29세 여성의 고용률은 70.9%에 이른다. 전 연령대에서 가장 높은 수치다. 그러나 30~34세에 62.5%로 갑자기 하락하더니 35~39세에 59.2%까지 내려간다. 결혼과 임신, 출산과 육아가 집중되는 시기다. 40~44세 여성 고용률은 62.2%로 다소 올라가고 45~49세에는 68.7%까지 상승해 20대 후반 고용률과 맞먹는 수준이 된다. 경력단절 여성은 지난해 4월 기준 184만 7000명이었다. 15~54세 기혼여성(900만 5000명) 중 20.5% 정도다. 기혼 여성 가운데 일을 하지 않는 비취업여성이 345만 7000명이니까, 전업주부의 절반(53.4%) 정도는 일을 다니다 그만둔 셈이다. 경력단절 이유는 예상을 벗어나지 않는다. 결혼(34.4%), 육아(33.5%), 임신·출산(24.1%), 가족돌봄(4.2%), 자녀교육(3.8%) 순이다.자녀 연령에 따른 여성 고용률을 보면 6세 이하가 48.1%로 가장 낮다. 초등생인 7~12세 자녀를 둔 여성 고용률은 59.8%, 13~17세 68.1%로 점점 증가한다. 아이가 크면서 엄마가 챙길 일이 줄어들고, 교육비 부담 등으로 경제활동을 원하는 여성이 많기 때문으로 보인다. 내 경우 퇴사와 경력단절은 일찌감치 선택지에서 제외했다. 현실적인 이유가 크다. 휴직 후 매달 들어오는 육아휴직급여는 적고, 보험료와 세금, 신용카드 대금이 빠져나가니 통장 잔액이 훅훅 줄고 있다. ‘텅장’(텅 빈 통장)은 시간문제다. 꼬박꼬박 들어오는 월급이 그렇게 그리울 수 없다. 아이들이 크면 사교육비에, 식비에 앞으로 돈이 더 들 텐데 벌 수 있을 때 열심히 벌어야겠다는 생각이 든다. 여성가족부가 2016년 ‘경력단절여성 등의 경제활동실태’를 조사했는데 가구의 경제적 수준에 대한 만족도를 물어보니 경력단절 여성의 36.0%가 만족스럽지 못하다고 답했다. 만족한다는 답변은 22.2%에 그쳤다. 재미 삼아 사주를 보러 갈 때마다 늘 들었던 말이 생각난다. “그만둘 생각하지 말고 정년퇴직할 때까지 직장 열심히 다니세요. 사업할 생각도 말고.” 그럼 이제 당장 어쩐단 말인가. 딸은 평일 오후 5시까지 방과후학교와 돌봄교실, 학원 일정을 마친다. 내가 퇴근할 때까지 학원 한 군데를 더 다녔으면 싶지만 딸이 피곤해한다.유연출퇴근제도를 쓸 수 있는 남편이 오후 5시에 퇴근해서 학원에서 기다리는 아이를 데리고 집에 갈 예정이다. 남편이나 내가 야근을 해야 할 때, 주 1~2회 정도는 친정 부모님 손을 빌리기로 했다. 전철로 1시간 넘게 걸리는 길을 선뜻 와주시겠다고 했다. 친정 엄마 신세는 지지 않을 생각이었는데…. 죄송하고 감사하다. 하는 데까지는 해 보겠지만 일과 집안일 둘 다 잘할 욕심은 부리지 않겠다. 선배 워킹맘들의 조언대로 반찬은 반찬가게에서 조달하고 청소는 로봇청소기에 맡기기로 했다. 남편과는 집안일을 최대한 분담하고 최대한 아이들과 보내는 시간을 확보하자는 데 합의했다. “엄마 이제 회사 간다” 얘기해도 시큰둥하던 딸이 갑자기 눈을 반짝이며 다가왔다. ‘이때다’ 싶었나보다. “엄마, 아빠랑 연락하려면 스마트폰이 있어야 할 것 같아. 엄마도 내가 어디에 있는지 궁금하잖아. 그러니까 스마트폰 사주세요, 네?” 하루하루 복직 시계가 돌아가는 게 불안한 엄마와 달리, 딸은 이 기회만 기다렸던 듯 하다. 엄마의 고민은 헛되고 헛되도다. 그래, 어떻게든 되겠지. 오달란 기자 dallan@seoul.co.kr
  • 로마 한복판서 2000년 전 조각상 발견… ‘디오니소스’ 추정

    로마 한복판서 2000년 전 조각상 발견… ‘디오니소스’ 추정

    이탈리아 로마 한복판에서 약 2000년 전 로마제국 때 만들어진 조각상이 비교적 온전한 형태로 발굴돼 학계가 주목하고 있다. 로마시는 지난 24일(현지시간) 콜로세움 인근 성벽 안쪽에서 대리석으로 만들어진 두상을 발견했다고 발표했다. 로마시는 “고대 로마 시대 유적지인 ‘포로 로마노’ 콜로세움 인근에서 흰색 대리석으로 만들어진 로마제국 조각상이 발굴됐다”고 밝혔다. 발굴 당시 이 조각상은 성벽에 묻혀 있었는데 로마시는 성벽을 쌓아올리면서 아마도 조각상을 섞어 만든 것 같다고 설명했다. 로마시는 "건축용으로 사용된 조각상이 어떻게 이렇게 온전한 상태를 유지하고 있었는지 놀랍다”고 덧붙였다. 로마시는 이 조각상을 최대한 빠르게 복원해 전시할 계획이다.전문가들은 흰색 대리석으로 만들어진 이 조각상이 한때 더 큰 조각상의 일부였을 가능성이 있다고 설명했다. 또 조각상의 눈은 애초 유리로 만들어졌을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콜로세오고고학박물관 측은 “세련되고 자상한 젊은이의 얼굴을 한 이 조각상은 로마 신화 속 '바쿠스'(Bacchus)를 묘사한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바쿠스는 포도주의 신이자 부활의 신, 쾌락의 신으로 그리스 신화에 등장하며 그리스 신화의 '디오니소스'(Dionysus)에 해당한다. 피로회복제 '박카스'가 바로 이 '바쿠스'의 이름을 따 만들어진 것이기도 하다.일부 학자들은 그러나 아직 조각상의 성별을 판단하기 이르다며 추가 연구가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로마시는 일단 이 조각상이 본래의 흰색을 드러낼 수 있도록 세척 등 복원작업을 거친 뒤 최대한 이른 시일 안에 전시할 계획이다. 권윤희 기자 heeya@seoul.co.kr
  • [2030 세대] 입체적이고도 빛나는 도시를 만들려면/양동신 건설 인프라엔지니어

    [2030 세대] 입체적이고도 빛나는 도시를 만들려면/양동신 건설 인프라엔지니어

    2000년대 초중반 광역버스를 타고 인천에서 부천을 거쳐 서울로 통학했다. 당시 부천에는 지하철이 건설 중이었다. 나는 늘 이렇게 집에서 가까운 현장에서 일할 수 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당시 군대를 막 다녀온 후였고, 아마도 졸업하기 전에 이 공사는 완료될 것으로 생각했다. 5년 정도 시간이 흐르고, 나는 건설회사에 취직해 현장배치를 받았다. 마치 운명처럼 부천의 지하철 현장에 발령 났다. 놀랐던 사실은, 5년이 지났는데 해당 지하철 공사는 절반도 시공되지 않은 상태였다. 알고 보니 도시철도 사업으로 정부와 지자체가 6대4로 공사비를 부담해야 하는데, 지자체의 예산 제약으로 자금 조달이 쉽지 않았다고 한다. 해당 노선은 1992년에 입주한 1기 신도시를 가로지르는 구간이었는데, 사실 이 노선은 1990년대 초부터 계획됐다고 한다. 한데 외환위기로 인해 해당 계획 자체가 틀어졌고, 2013년에 이르러 겨우 개통이 된 것이다. 이처럼 대규모 예산의 인프라는 계획부터 개통까지 여러 가지 리스크로 인해 수십년의 기간이 걸리기도 한다. 얼마 전 국토부가 3기 신도시를 발표했고, 서울 서북부의 경기도 1, 2기 신도시 주민들은 연일 시위를 하며 문제를 제기하고 있다. 주 요지는 기존 1, 2기 신도시 교통 인프라도 충분치 않은데, 3기 신도시를 발표하는 바람에 기존 신도시의 공동화 현상을 우려하는 것이다. 국토부는 서둘러 1, 2기 신도시 교통대책을 내놓았지만, 연간 20조원 안팎의 SOC 예산으로 그 많은 교통 인프라가 한 지역에서 제 시기에 지어진다고 낙관하는 주민들은 별로 없다. 10년 넘게 짓고 있는 한강의 월드컵 대교만 봐도 알 수 있다. 이러한 문제는 어떻게 해결해야 할까. 건설기술이 발달하면서 도시를 수평적이 아닌 수직적으로 확장할 수 있게 됐다. 낮은 용적률 규제를 완화한다면 서울 도심에 주택공급을 늘릴 수도 있다는 말이다. 이러한 재건축은 정부 예산이 들어가기는커녕 건설에 따른 부가세, 취득세 등 세수도 확보할 수 있게 된다. 게다가 내용연수가 40년 정도인 건축물 관점에서 보자면, 도시의 주거안전 문제도 동시에 해결할 수 있게 된다. 필자는 지난주 출장차 구 소련의 어느 도시를 다녀왔다. 페레스트로이카 이후 30년이 훌쩍 넘었지만, 여전히 구 소련 시절 지은 낡은 건물만 즐비한 풍경에 안타까움을 느꼈다. 여전히 시장경제가 자리잡지 못해 토지의 사적 소유도 어려운 일부 CIS 국가에서는 투자 여건이 조성되지 않아 섣불리 신규 건물을 짓고자 하는 투자자가 존재하지 않았다. 그런 의미에서 보자면, 정부 예산을 들이지도 않고 도심의 노후한 건물을 재건축할 수 있다는 것 자체만으로 우리나라는 상당히 매력적인 국가라 볼 수 있다. 부디 새로운 수평적 신도시를 짓는 것에 집착하기보다는, 규제 완화를 통해 도심지 노후화한 구조물의 재건축을 도모하는 방향도 검토돼야 한다. 그것이 현대 건축가 르코르뷔지에가 주창했던 입체적인 ‘빛나는 도시’로 가는 길일 것이다.
  • [대법원장, 피고인석에 서다-2회] “법원 사찰·잔인한 수사” 양승태, 25분간 쏟아낸 비난

    [대법원장, 피고인석에 서다-2회] “법원 사찰·잔인한 수사” 양승태, 25분간 쏟아낸 비난

    서울신문은 전직 대법원장이 법정에 피고인으로 선 헌정 사상 초유의 사태를 기록으로 남기기 위해 2019년 5월 29일부터 매주 수요일, 금요일 두 차례 열리는 양승태 전 대법원장의 재판을 지면 제약에서 벗어난 온라인을 통해 글로 생생하게 중계 합니다. “그 모든 것이 근거가 없고 어떤 것은 소설의 픽션”이라던 양승태 전 대법원장의 29일 첫 공판에서의 발언은 오후 재판에서 더 뜨겁게 불이 붙었다. 40여개에 달하는 공소사실을 한 마디로 일축했던 오전 재판은 그저 간략한 예고편일 뿐이었다. 오후 2시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35부(부장 박남천)의 양승태 전 대법원장과 박병대·고영한 전 대법관의 1회 공판기일이 다시 열렸다. 양 전 대법원장의 변호인인 이상원 변호사가 프리젠테이션 화면을 띄우자마자 ‘이 사건 공소장의 문제점‘이라는 문구가 눈에 띄었다. 지난 2월 26일 보석 심문에서도 양 전 대법원장은 “검찰이 조물주가 창조해내듯 공소장을 창조했다”고 비판했고 이날 첫 재판에서 밝힌 입장도 “소설”이라고 말했다. 형사재판을 받는 피고인이 검찰의 공소장을 이런 식으로 평가하는 것은 매우 드문 일이다. 임종헌 전 법원행정처 차장을 시작으로 사법행정권 남용 의혹 사건과 관련한 재판들에서 ‘공소장 일본주의’ 위반을 지적하는 등 공소장에 대한 문제점이 잇따라 제기되고 있지만 누구도 ‘소설’을 언급하진 않았다. 양 전 대법원장의 변호인은 공소장 일본주의 위반과 공소사실의 공모관계 불명확성, 죄수(범죄의 수)관계 불명확성을 대표적인 문제점으로 꼽았다. “공소장 일본주의는 잘 알고 계시기 때문에 넘어가겠다”면서 변호인은 “공소장 일본주의가 위반됐다면 공소 기각 판결을 하는 것이 원칙이고 공판절차에서 공소장 변경신청이 허가됐다 하더라도 그 하자가 치유될 수 없다는 계 판례에 따른 법리”라고 짧게 언급했다. 공판준비절차에서 재판부의 요구로 검찰이 일부 공소장을 변경했는데 그걸로도 공소장에 혐의와 직결되지 않은 내용이 너무 많으니 “현재 시점에서라도 실체적인 심리에 나가기 전에 공소기각 판결이 선고되는 게 타당하다”는 주장이다. PT 화면에는 대법원 2009도7436 사건의 판례가 요약돼 적혀 있었다. ●양승태, 과거 전원합의체 판결서 “공소장에 배경·정황 설명 기재 불가피” 이 판결은 2007년 대선 당시 창조한국당 후보였던 문국현씨의 공직선거법 위반 사건에 대한 대법원 전원합의체의 판단이다. 문씨는 공소장에 범죄사실과 관계 없고 입증되지 않은 내용이 기록됐다며 공소장 일본주의가 위반됐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대법원은 2009년 다수의견을 통해 공소장의 특성상 법률이 정한 범위로 공소사실을 한정해서 넣기는 어렵다고 봤다. 범죄사실을 명확하게 정리하기 위해 관련 설명이 어느 정도 필요할 수밖에 없다는 취지다. 이 때 김영란·박시환·김지형·전수안 대법관이 공정한 재판의 대원칙을 강조하는 공소장 일본주의에 대해 어떤 경우에도 타협이 있어선 안 된다며 반대했지만 양 전 대법원장은 다수의견보다 더 강한 취지의 보충의견을 냈다. 특히 “사안이 복잡하거나 범행 수법이 교묘한 경우 또는 상황적 요소에 의해 범죄의 성립 여부가 좌우되는 미묘한 사안에서는 범행에 이르는 과정이나 그 배경 등 전후의 정황에 관한 설명 없이 단순한 범죄구성 요건에 직접 해당하는 행위만을 기재해서는 공소사실을 완성도 높게 특정할 수도 없다”고 지적했다. 양 전 대법원장의 변호인은 이 내용을 당연히 인용하지 않았다. 양 전 대법원장의 변호인은 이어 “공모관계 부분은 가장 중요하고 엄격한 증명 대상”이라는 판례를 거론하며 “재판장님께서도 여러 차례 말씀하신 것처럼 세 분 피고인은 실행행위를 직접 한 사람이 없고 검사 주장에 의해서도 지시 내지 보고받는 과정을 거쳐 공모관계에 들어갔다는 취지”라면서 특히 “공소사실의 대부분이 직권남용죄인데 누구의 직권을 남용했는지 전제도 특정되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또 “‘이규진 양형위원회 상임위원 등’, ‘~한 행위 등’ 이런 식으로 ‘등’이라는 표현이 너무 남용돼서 도대체 ‘등’이라는 표현을 공소사실에서 꼭 써야 하는지 의문이 드는 것도 문제”라고 말했다. 범죄사실의 정확한 수도 특정되지 않았다는 지적에는 “가장 기본적인 것이고 단순 계산하면 되는데 그걸 지금까지도 특정 안 해주고 있다”며 “할 수 있는데 안 하는 건지 아니면 검사 스스로도 못하는 건지 상당히 애로사항이 있다”며 재판부에 호소하기도 했다.이후 구체적인 공소사실에 대해 모두 부인하거나 “기억이 나지 않는다”고 반박한 변호사의 모두진술이 끝나자 드디어 양 전 대법원장의 차례가 됐다. 법정에 있던 모두가 양 전 대법원장의 입을 바라봤다. “대법원장이었던 제가 법정에 선, 오늘의 참담한 마음을 어찌 전하고 싶지 않겠습니까만 모두 생략하고 바로 이 사건에 대해서만 말하겠다”며 그의 발언이 시작됐다. 준비해온 종이나 메모도 없이 25분간 이어졌다. 주요 내용을 그대로 옮겨본다. ●“법률문서 아닌 소설…42년 만에 처음 본다” 검찰 공소장 맹비난 “무려 80명이 넘는 검사가 동원돼서 8개월이 넘는 수사를 한 끝에 300 몇 페이지가 넘는 공소장을 창작했다. 저는 법관 생활을 42년 했지만 이런 공소장은 처음 봤다. 저를 찾아오는 동료 법률가들도 공소장을 보고서는 어떻게 이런 공소장이 다 있냐는 말을 한결같이 한다. 그렇다. 이것은 법률가가 쓴, 법률문서라기 보다는 제가 보기에는 소설가가 미숙한 법률자문을 받아서 한 편의 소설을 쓴 것이라고 생각될 정도다. 법적인 측면에서 허점과 결점이 너무 많아서 결국 공소 전체를 위법한 것으로 만들거나 이 사건 처리에 있어서 가장 필요한 법원의 절차, 법관의 자세나 이런 것에 대해 너무나 아는 게 없음을 곳곳에서 확인할 수 있다.” “이 사건 공소장 맨 첫머리에 흡사 피고인들이 엄청난 반역죄나 행한 듯이 아주 거창한 거대담론으로 시작한다. 그래서 재판으로 온갖 거래행위를 하고, 있을 수 없는 재판거래를 한 것으로 이야기를 엮어 나가며 모든 것을 왜곡하고 견강부회하고 상상력과 창의력을 발휘해서 줄거리를 만들어 내다가 제일 마지막 부분 결론 부분, 공소사실을 축약해야 하는 부분에 이르러서는 재판거래는 어디갔는지 온데 간데 없고 겨우 휘하 심의관들한테 몇 가지 문건과 보고서를 작성했다는 것이 직권남용이라는 것으로 끝을 낸다. 저를 찾아오는 여러 법조인들에게 공소사실이 이런 것이라고 하면 깜짝 놀라는 사람들이 많다. 재판거래는 어디 가고 문서작성 직권남용이냐, 재판거래를 했다고 온 나라를 떠들썩하게 만들고 많은 사람들이 그렇게 믿고 있는 중에 실제로 조사를 해보니 재판거래라고 할 만한 부분은 나타나지 않았다. 그래서 하나 골라서 재판거래인 듯 포장을 했지만 그것도 재판에 개입한 흔적이 별로 없으니까 결국은 나중에 문건을 작성하게 한 것으로 끝을 낸 것이다. 태산명동에 서일필(泰山鳴動 鼠一匹·태산을 울려 세상을 떠들썩하게 해놓고 나타난 것은 고작 쥐 한마리라는 말로 요란하게 시작했지만 매우 사소한 결과라는 뜻)이라는 것이 바로 이런 것이다. 용두사미도 이런 용두사미가 없다. 용을 그리려다 뱀도 제대로 그리지 못했다.” “블랙리스트도 마찬가지다. 블랙리스트가 있다고 온 장안을 시끄럽게 했는데 그런 리스트가 없단 게 밝혀지자 통상적인 인사문건을 갖고 블랙리스트라고 주장하고 있다. 이런 포장이 이 300 몇 페이지에 이르는 공소장에 넘쳐 흐르고 있다. 우리 사회에서 보잘 것 없는 내용물을 갖고 포장만 근사하게 해놓은 상품이 꽤 있다. 그런 포장들이 다 소비자를 현혹하는 거다. 이 사건도 마찬가지다. 결국 그러한 포장을 근사하게 함으로써 재판부로 하여금 아주 부정적인 선입견과 예단을 형성하게 하고 그래서 보잘 것 없는 내용물까지 그걸로 커버하는 의도인 것이 분명하다. 그리고 그런 소설가적 기질에서 법적 측면은 별로 그렇게 고려하지 않는 게 오히려 맞을지도 모르겠다. 실제 법률에 관한 것은 별로 없는 것 같다. 그렇게 소설식으로 쓰다 보니까 법적인 점에서 허점이 한둘이 아니다.” “아예 공소사실도 특정이 안 됐다는 단적인 예를 보여드리겠다. 공소장 자체에 있는 문장을 인용하겠다. ‘배OO 인사심의관 등으로 하여금 보고서를 작성하게 하는 등 의무없는 일을 하게 했다’. ‘~등’은 둘 이상을 나타내는 불확정한 단어다. 두 개가 될 수도 있고 세 개가 될 수도, 열 개가 될 수도 있다. 그러면 이 문장에서 ‘배OO 등’이라고 하면 사회통념상 최소 두 사람이다. ‘보고서를 작성하게 하는 등’이라고 하면 최소 두 개다. 아무리 적어도 이 문장엔 네 개의 행위가 들어간다. 그러나 여기에 알 수 있는 건 한 개밖에 없다. 그럼 나머지 세 개는 뭐냐. 뭘 갖고 우리가 방어해야 하고 재판부는 뭘 갖고 심리해야 하나. 마치 권투할 때 상대방 눈 가리며 이쪽에서는 두 사람 세 사람이 그 사람을 때리는 이런 경우다.” “이 사건은 거의 전부가 공범이라고 작성해놨다. 심지어는 공범이라고 표시한 여러 사람 중에 실행행위를 한 사람이 한 사람도 없는 그런 공범이 있다. 아주 기묘한 공범이다. 그리고 실행행위가 끝난 훨씬 뒤의 일을 버젓이 공소장에 쓰고 있고 그 실행행위와 전혀 관계없는 제3자 재판에도 버젓이 공소장에 나와있다. 아마도 이야기 줄거리를 더 재미나게 하기 위해서 소설가적 기질을 발휘해서 에필로그를 쓰고 애닉도트(일화)를 쓴 것으로 보면 이해 갑니다만 그 하나하나가 공소장으로서는 위법한 공소장으로 만든 것이다. 이런 상황에서 (검찰은) 계속 빨리 심리하자고 재촉을 하고 있다. 피고인이나 변호인들이 뭐를 어떻게 방어해야 할지 모르는 상황에서 심리를 하자고 한다. 축구장에 금을 그어놓지 않고 골대를 세워놓지도 않고 축구 경기를 하자는 것과 마찬가지다.” ●견강부회·용두사미·태산명동 서일필… “공소장 왜곡됐다” 공세 “저는 구금돼 있는 몸이어서 18만쪽에 이른다는 수사기록 중 거의 100분의 1도 보지 못했다. 그러나 내가 본 수사기록만 보더라도 깜짝 놀라는 지점이 한둘이 아니다. 우선 여러 사람들의 진술조서나 서면조사를 보면 직접 경험하지 않은 사실에 대해 추측성의 진술로 온 조서가 뒤덮여있다. 진술한 사람이 자진해 진술한 게 아니다. 그 사람이 직접 경험자가 아닌 걸 알면서도 의견을 제시하라는 검사의 독촉이나 재촉에 못 이겨서 교묘한 유도신문에 영합하는 그런 진술이 대부분인 것을 우리가 행간으로 충분히 느낄 수가 있다. 제가 처음으로 받아보니 정말 검사의 조서를 조심해서 읽어야겠다고 하는 생각을 하고 있다. 교묘한 질문을 통해서 전혀 답변과는 다른 내용으로 기재되는 경우가 너무나 많다.” “저는 이번 수사가 정말 불행하다고 생각하지만 여러 법관들이 검찰에서조사를 당하면서 검찰의 조서가 얼마나 경계해야 할 것인가 하는 것을 직접 체감할 수 있게 됐다. 추측성으로 하는 것은 어느 정도 짐작은 했지만 내가 그 조서를 보면서 깜짝 놀랐다. 통상적 수사가 아니다. 내 취임 첫날부터 퇴임한 마지막 날까지 모든 직무행위를 샅샅이 뒤져서 그 중에 뭔가 법에 어긋나는 것을 찾아내기 위한 수사였다는 것이 곳곳에서 느껴지고 있다. 세상에 이런 것도 다 조사를 했구나 하는 것이 깜짝 깜짝 놀라게 하는 거다. 심지어 제 전임 대법원장 시절에 있던 일까지 들춰냈던 그런 흔적까지도 발견했다.” “이것이 과연 수사입니까. 사찰이 있다면 이런 것이 사찰입니다. 그 사찰의 목적은 무엇일까. 어떤 특정 인물을 반드시 처벌해야 하니 처벌할 거리를 찾아내야 한다는 것이 사찰이다. 대한민국은 법치주의가 지배하는 민주공화국이고, 수사기관이나 검찰은 국민에게 법치주의를 보장하고 지켜주기 위해 수사를 하고 검찰권을 행사해야 한다. 그런데 어떤 사람을 처벌하기 위해서, 처벌거리를 잡아내기 위해서 하는 수사는 법치주의를 파괴하는 수사다. 그것은 정면으로 헌법에 위배되고 그런 수사야말로 권력의 남용이다. 그러한 사찰을 법원을 향해서 한 것이다. 동서고금을 막론하고 삼권분립을 기초로 하는 민주정을 채택하고 시행하는 나라에서 법원에 대해 이토록 잔인한 수사를 한 사례가 대한민국 밖에 어디에 더 있는지 제가 묻고 싶다. 법원에 대해서 이런 수사를 할 지경이라면 대한민국 국민 누구한테라도 이런 수사를 못 하겠나. 이런 수사가 허용된다면 이것은 우리 국민 누구도 안심할 수 없다.”“그 과정에서 직권남용이라는 효과적 무기를 개발했다. 그런데 일본에는 직권의 남용이라는 거 자체가 공무원의 직권을 남용해서 일반 국민의 권리를 해할 때 범죄가 된다는 확고한 이론이 정립돼 있다. 그래서 일본에서는 직권남용죄가 공무원 상하 간에 적용된 사례가 없다. 그런데 우리나라는 그것을 받아들여서 아주 확대해석하는데 이는 죄형법정주의에 완전히 위배되는 것이다. 만일 이런 게 전부 유죄가 된다면 우리 공직사회 중에 일을 좀 하고 싶은 공직자는 나날이 직권남용죄를 쌓아가고 있을 것이다. 그러다가 검찰이 한 번 노려보기만 한다면 그것을 문제삼기는 손바닥 뒤집기 만큼 쉬울 것이다. 공직자 뿐 아니라 온 국민이 마찬가지다. 검찰권 앞에 누구도 이제는 대적할 수가 없다. 프랑스의 한 역사가가 이런 얘기를 했다. ‘증오하는 권력에 대한 공포심 때문에 복종하는 것만큼 비참한 나라가 없다’.“ ●”직권남용은 검찰의 무기“ 25분 토로 끝나자 검찰 ’격앙‘ “대한민국이 정말 법의 지배가 이뤄지고, 법이 모든 사람을 간절하게 보호해서 그 아래 평화와 번영을 누리는 자유민주주의로 유지될 것이냐, 아니면 무소불위로 흐르는 검찰의 칼날에 숨을 죽이고 혹시 그 칼날이 자기한테 향해 있다 전전긍긍하며 떨며 살아야 할 검찰 공화국이 될 것인가, 최근에 이루어지는 몇 건의 재판이 바로 이런 앞날을 결정하게 되리라고 저는 생각을 한다.” “한마디만 더 하겠다. 작년에 입적한 제가 존경하는 조오현 시인이 ‘마음 하나’라는 시에서 이렇게 노래했다. ‘그 옛날 천하장수가 온 천하를 다 들었다 다 놓아도 모양도 빛깔도 향기도 무게도 없는 그 마음 하나는 끝내 들지도, 놓지도 못했다.’ 저는 최근에 저를 비롯한 몇몇 사람에게 쏟아지는 도를 넘은 공격에 대해서, 이런 마음 하나로 견뎌왔다. 그러나 요즘 보면 이런 마음 하나로 견뎌야 할 사람이 저뿐만은 아닌 것 같다. 이 사건 공소에서 나타난 여러 가지 문제점을 재판부에서 잘 관찰하셔서 피고인들 마음에 지장이 없도록 적절하고도 강력한 소송 지휘를 해주시길 바라겠다. 오랜 시간 들어주셔서 감사하다.” 25분의 격정 발언이 끝나자마자 검찰석에서 “반박할 기회를 달라”는 요청이 격앙된 목소리로 터져 나왔다. 그러자 양 전 대법원장은 “(검찰에) 반박할 기회를 주신다면 저도 다시 반박할 기회를 주시기 바란다”며 또다시 맞섰다. 재판장은 모두진술 단계에서 서로 공방을 주고받는 것은 적절치 않다고 판단하고 양측에 모두 반박 기회를 주지 않았다. 긴장감을 넘어선 뜨거운 기운이 감돌았다. 양 전 대법원장은 생수병을 들고 물을 마셨다. 허백윤 기자 baikyoon@seoul.co.kr
  • [핵잼 사이언스] 사랑을 음식으로 증명?…먹이로 구애하는 이집트 과일박쥐

    [핵잼 사이언스] 사랑을 음식으로 증명?…먹이로 구애하는 이집트 과일박쥐

    동물의 세계에서는 수컷이 암컷을 두고 경쟁을 벌이는 일이 흔하다. 큰 덩치와 뿔을 이용해서 힘으로 경쟁하거나 화려한 깃털을 이용해서 외모로 승부를 보는 등 방법은 여러 가지지만, 짝짓기를 하고 후손을 남기기 위한 경쟁은 어느 종이든 치열하다. 일부 종의 경우 암컷의 환심을 사고 짝짓기를 위해 현물을 제공하는 경우도 있다. 예를 들어 사육 상태의 이집트 과일박쥐(Egyptian fruit bats)의 경우 수컷이 암컷에서 먹이를 주고 짝짓기를 한다. 하지만 야생 생태에서도 같은 행동을 하는지는 잘 알려지지 않았다. 이스라엘 텔아비브 대학의 요시 요벨과 그 동료들은 야생 상태의 이집트 과일박쥐의 짝짓기를 관찰해 수컷이 암컷의 환심을 사기 위해 먹이를 주고 짝짓기를 한다는 가설을 검증했다. 연구 결과 이 가설 자체는 옳은 것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흥미롭게도 암컷이 먹이를 받았다고 해서 쉽게 짝짓기를 허락하는 것은 아니었다. 암컷은 몇 마리의 수컷에게 몇 주 동안 먹이를 받으면서 신중하게 짝을 선택한다. 여기서 선택된 수컷만 암컷과 짝짓기를 해 후손을 남길 수 있으므로 자연스럽게 수컷 간의 경쟁이 발생하며 이 과정에서 암컷은 최대한 먹이를 확보할 수 있다. 여기서 수컷에게 중요한 것은 암컷을 혼동하면 안 된다는 것이다. 이집트 과일박쥐는 다른 과일박쥐와 마찬가지로 군집을 이루기 때문에 하나의 박쥐 군집에는 수많은 수컷과 암컷이 함께 공존한다. 만약 몇 주에 걸쳐 정성스럽게 먹이를 준 암컷을 찾지 못하고 엉뚱한 암컷에게 먹이를 준다면 이제까지 노력이 물거품으로 돌아간다. 물론 이집트 과일박쥐 암수는 서로를 분명하게 인식할 수 있으며 혼동하는 경우는 거의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인간의 관점에서는 사랑에 물질을 요구하는 이집트 과일박쥐 암컷이 이기적으로 보일 수도 있지만, 사실 수컷에게도 유리한 방법이다. 목숨을 걸고 다른 수컷과 싸우거나 공작의 깃털처럼 천적의 눈에 잘 띄는 장식을 하는 것과 비교하면 어떤 쪽이 유리한지는 자명하다. 더구나 출산과 육아는 암컷의 몫이라는 점을 생각하면 몇 주간 먹이를 나눠주는 쪽이 훨씬 이득을 보는 셈이다. 반대로 암컷에게 실질적인 이득을 준다는 점에서 큰 뿔이나 화려한 깃털보다 더 현명한 방식이기도 하다. 아마도 암수 모두가 이득을 보고 더 많은 후손을 남길 수 있기 때문에 이런 방식이 진화했을 것이다. 이번 연구는 동물의 짝짓기 전략이 얼마나 다양하게 진화할 수 있는지 다시 한 번 보여준다. 고든 정 칼럼니스트 jjy0501@naver.com
  • [문화마당] 대만에서 느끼는 한국 대중문화의 힘/박조원 한양대 정보사회미디어학과 교수

    [문화마당] 대만에서 느끼는 한국 대중문화의 힘/박조원 한양대 정보사회미디어학과 교수

    대만 국립교통대에 방문 교수로 초빙돼 올해 안식년을 대만에서 보내고 있다. 2월에 왔으니 이제 대만 생활도 석 달 정도가 됐다. 이곳에서 지내면서 한류의 열기를 실감하고 있다. 한국에 있을 때는 신문, 방송에 외국의 한류 관련 보도가 나오면 일부 마니아층의 관심이겠거니 생각했는데, 막상 와서 보니 한류의 열기가 만만치 않으며 지속적으로 이어져 갈 가능성도 높겠다는 인상을 받았다. 여기서는 텔레비전을 켜면 늘 대여섯 개의 케이블 채널에서 한국 드라마가 방송된다. 하루 종일 이러하다면 아마도 한국에서 방송되는 거의 모든 드라마가 방송되는 셈일 것이다. 한국의 한 예능 케이블 채널은 여기서도 똑같은 이름으로 케이블 채널을 개설해 24시간 한국 예능 프로그램을 내보낸다. 케이팝 중심의 프리미엄 케이블 채널도 있다. 물론 영화 채널에서는 한국 영화가 수시로 방송된다. 대만에서의 한국 대중문화 소비는 텔레비전을 통한 것으로만 국한되지 않는다. 한국에서 새로운 드라마나 예능 프로그램이 방송되면 정식으로 수입되기 전에도 많은 사람들이 인터넷을 통해 실시간으로 이들 프로그램을 시청하며, 대부분의 프로그램은 24시간 내에 팬들이 직접 번역한 자막과 함께 제공된다고 한다. 대만의 한 대학생은 온라인 한국 드라마 커뮤니티가 정보 제공에 큰 역할을 한다고 알려 주었다. 한국 콘텐츠의 인기는 제도화된 방송 프로그램 외에 유튜브의 일인 방송에서도 높다. 대만 대학생들에게 물어봤더니 많은 젊은 여성들이 한국의 화장이나 패션 일인 방송을 구독한다고 한다. 대만 사람들이 한국 대중문화를 좋아한다는 얘기는 전에도 들은 바가 있지만, 사실 이 정도일 것이라고는 전혀 예상하지 못했다. 이 같은 대만 사람들의 한국 대중문화 애호는 한국에 대한 호감으로도 자연스럽게 이어진다. 내가 만나 본 대만 사람들 가운데는 한국 여행을 다녀온 사람도 많았으며, 여행을 계획하고 있다는 사람도 꽤 있었다. 한국관광공사 홈페이지에 들어가서 통계를 살펴보니 2008년 한국을 방문한 대만 관광객 수가 32만명이었는데 2018년에는 110만명이었다. 10년 만에 3.4배가 증가한 수치다. 최근 우리나라에서 대만을 찾는 관광객도 연간 100만명 정도라고 하는데, 대만 인구가 우리나라 인구의 절반에도 미치지 못한다는 점을 생각하면 산술적으로 두 배가 넘는 정도라고도 할 수 있을 것이다. 한국에 대한 호감은 여행에만 그치지 않고 일상 생활용품의 소비에서도 나타난다. 편의점이나 마트에 가면 한국산 가공 식품이나 공산품이 눈에 잘 띄게 진열돼 있으며, 식당에서는 김치(여기서는 한식포채(韓式泡菜)라고 한다)를 내놓는 곳도 많다. 글로벌 생활용품 시장 조사 회사인 칸타 월드패널 대만 지사의 대만 시장 분석에 따르면 최근 수년 동안 대만에서 화장품, 미용 위생용품, 라면, 과자 등 한국산 일상 생활용품 매출이 급속히 늘어나고 있다고 한다. 그 이유는 한국산 제품의 가격이 제품의 질에 견주어 합리적인 까닭도 있지만 텔레비전 드라마, 케이팝 등 한국 대중문화의 인기가 소비에 미친 영향도 크기 때문이라고 한다. 문화의 힘은 사람들을 묶어 주는 데 있다. 한류의 성공이 단순히 일방적인 우리 문화의 확산 차원에만 머무르는 것에서 더 나아가 외국과의 쌍방향 문화 교류 활성화의 계기를 마련해 주는 차원으로까지 발전할 수 있기를 기대한다.
  • [이기철의 노답 인터뷰] “복지, 현장과 풀뿌리 협업해야...주거복지도 마찬가지”

    [이기철의 노답 인터뷰] “복지, 현장과 풀뿌리 협업해야...주거복지도 마찬가지”

    ‘현장 복지’ 전문가 임성규 사장이 말하는 주거복지“우리 주택관리공단이 하는 일은 크게 보면 LH로부터 위탁받은 공공주택의 임대업무, 시설 유지·관리를 책임지는 주거관리와 함께 공공주택에 입주한 분들의 주거복지를 책임지고 있습니다. 공공주택 가운데 영구임대 아파트가 있습니다. 영구임대 하면 가난과 빈곤, 고독과 사회적 차별 이런 것을 떠올리는 이들이 많은데, 이런 곳을 사람 냄새 나는 동네로 바꾸는 것이 주택관리공단의 역할이자 제일이라 생각합니다. 사회적 약자가 많이 사는 곳의 주거복지를 업그레이드해서 이분들의 삶의 질을 높이는 것이죠. 그래야 사회 복지가 좀 더 촘촘하게 스며들어 복지 사각지대를 없애는 것이 가능할 것으로 봅니다.” ‘현장 복지 전문가’ 임성규(56) 주택관리공단 사장은 주거복지와 공동체 문제로 말문을 열었다. 규모가 작은 다세대 밀집지역에 사는 이들의 고령화가 급속히 진행되면서 복지의 사각지대를 우려했다. “관리사무소가 있는 아파트는 그래도 낫습니다만 관리사무소조차 없는 곳에 다세대 밀집 주거지역에 사는 이들에 대해서는 지역 단위에서 복지기관, 사회적 경제조직, 사회적 기업 등 주거와 다양한 단위들과 결합해서 사회적 안전망과 복지를 더욱 촘촘하게 구성하고 풀어나가는 부분을 고민하고 있습니다.” 공단의 본사가 있는 경남 진주에서 서울로 올라온 지난 24일 오후 늦게 인터뷰를 했다. “사회적 약자인 영구·국민임대 입주자 위한 복지로 바꿔야관리사무소-복지관 엮고, 지역 풀뿌리단체 묶는 게 제 역할”- 주택관리공단이 주로 하는 일은. “LH가 임대 주택을 공급하면 우리는 관리하는 LH의 자회사입니다. 1998년도에 분사됐는데 전국에 27만여 세대를 관리합니다. 영구임대 아파트 14만세대, 국민임대 8만 9000세대, 공공임대 2만 5000세대, 소규모 매입임대를 포함해 기타 자치단체 임대주택 등으로 1만 5000세대 입니다. 영구임대 입주자의 60% 정도가 기초생활보장 수급자거나 장애인, 독거노인입니다. 국민임대 아파트 역시 10%가량이 기초생활보장 수급자거나 홀로 사는 노인들입니다. 이런 비율에서 보듯 사회적으로 정말 어려운 분들이 모여 사는 곳이지요. 이분들의 삶의 질을 적극적으로 고민하는 것이지요. 복지를 전공한 제게 맡겨진 소임 역시 이런 분들을 위해 주거복지의 새로운 패러다임을 바꿔가는 것이라 생각합니다.” - 복지, 정부가 나서야 하지 않나. “물론 그렇기는 하지만 풀뿌리 단위들과의 협업을 끌어내 시너지를 만들어야 더큰 복지가 될 수 있습니다. 영구임대 단지에는 복지관이 의무적으로 있습니다. 그리고 관리사무소도 있습니다. 이게 잘 되는 곳도 있지만, 복지관과 관리사무소가 서로 데면데면하게 지내는 곳도 많아요. 제가 이 두 기관을 엮어주고, 입주민들이 역시 복지 서비스를 받는 입장이긴 하지만 이분들이 당당하게 지역사회에서 시민의 역할을 할 수 있게 협업을 하며 시너지를 만들어 가자는 것입니다. 이렇게 다 묶어주면 삶의 질로서 주거복지가 제대로 돌아가는 형태가 될 것입니다. 다시 말씀드리면 LH는 LH대로, 주택관리공단은 공단대로 하고, 복지관은 복지관대로, 지역의 풀뿌리단체는 풀뿌리대로 따로따로 하는 것을 협업의 구조로 묶어 복지 사각지대가 없도록 하자는 것이 복지 전문가이면서 주택관리공단 사장인 제게 주어진 역할이라 생각합니다.” “현장 복지 경험 살린 주택관리공단 사장이라 가능한 일영구임대 입주자에 ‘환영파티’개최…사람 냄새 훈훈 감동”- 복지와 관리 양쪽을 아우를 수 있나. “제가 사회복지 일을 오랫동안 했으니 복지관에 가보면 상당수가 후배들이고 대다수가 저를 아는 사회복지사들입니다. 저 역시 복지관의 애로나 문제점을 잘 알고 있고, 복지관의 방향에 대해서 ‘함께 가자’라고 이야기를 할 수 있는 자격이 있다고 봅니다. 반면 관리사무소는 어찌 됐든 제가 사장으로 와 있고, 사장으로서 주택관리공단 직원들과 복지관이 협업을 하자라는 것이 틀린 말도 아니고 패러다임이 바뀌고 있다는 것을 직원들도 잘 알고 따라오고 있습니다. 그래서 양쪽을 묶는 게 가능한 것 같습니다. 현장에서 했던 복지의 경험을 살릴 수 있는 것이죠. 예컨대 대전의 판암 관리사무소와 생명종합사회 복지관이 있는데 이 두 단위가 협업의 구조를 잘 만들고 있습니다. 입주민들이 새로 오면 관리사무소와 복지관이 함께 ‘입주민 환영파티’를 열어줍니다. 사회적 차별과 고독, 가난 등에 시달리던 분들이 ‘입주민 환영파티’를 예상치 못한 일이죠. 환영파티를 하면서 잔손 보기나 시설관련한 문제는 관리사무소가, 입주민들의 소소한 복지적 서비스에 대해서는 복지관이, 마을의 이곳저곳에 대해서는 기존 주민들이 설명해줍니다. 밀려서 밀려서 사회적 차별의 상징인 영구임대아파트에 이사 왔다고 생각한 사람들이 뜻밖의 환대에 여기도 사람 사는 냄새가 난다며 감동하거나 아주 만족해합니다.” - 복지와 관련된 일은 얼마나 했나. “1998년도에 제가 태어나 자란 도봉구에 처음으로 복지관이 생깁니다. 당시 저는 목사로서 지역에서 시민사회운동의 중심에서 일하고 있었는데, 2002년도에 방아골복지관 관장으로 와 달라는 제의를 받았습니다. 대학에서 사회복지를 전공했는데다 목회도 같이할 수 있겠다 싶어 비상근 관장으로 하겠다며 수락했습니다. 그런데 복지관 일이 생각보다 너무 방대하고 많아서 두 가지 일을 도저히 같이 할 수가 없어서 목회를 사임했습니다. 2004년 8월 들어 상근 복지관 관장으로 일하기 시작해 2016년 7월까지 복지 영역에서 일을 했습니다.” 목사→현장 복지→주택관리사장으로 변신 임 사장은 복지와 관련된 일을 하는 것은 태어나면서 정해진 듯 하다. “지금도 개발이 덜 된 곳이지만 어릴 때만 해도 가마때기집, 루핑집(천막집), 판잣집이 즐비한 동네였습니다. 정말 철거민, 실향민, 빈곤, 민중 이런 단어들이 어울리는 사람들이 많이 살았습니다. 아버지(87)가 목회를 한 영향을 받아서인지 어릴 때부터 이타적인 삶에 대한 고민이 많았죠. 제가 초등학교 5학년 때까지 육성회비를 제때 낸 적이 없었습니다. 아버지는 ‘야, 목사는 말이야, 교인들보다 가난해서도 안 되지만 부자여서도 안 돼’라고 하셨죠. 제가 육성회비를 제대로 내지 못한 것도 아버지가 말한 기준이라 생각합니다.” - 목회를 했다고? “학부에서 사회복지를 전공하고 대학원에 가서 신학을 전공해 목사가 됐습니다. 사실, 아버지처럼 가난한 사람과 어울려 목회활동을 하는 데 자신이 없어서 학부에서는 신학 대신 사회사업학과(사회복지학과)에 들어갔습니다. 그런데 1980년대 초반 자연스럽게 학생운동, 노동운동에 참여하다가 4학년 때 후배들이 ‘선배들 가운데 누가 학교 남아서 도와달라’고 부탁한 거예요. 대학원에 갈 사람을 찾으니 제가 …. 당시 저도 고민이 있었습니다. ‘아버지가 가시는 가난한 사람, 민중적인 목회 활동하고, 소위 말하는 학생운동에서 가난한 사람들과 함께 하는 것, 이런 생활과 뭐가 다르냐’는 것이었습니다. 신학대학원에 진학해서 사회문제와 노동과 빈민들을 위한 신학인 민중신학에 관심을 갖고 연구했습니다.” “92 목회 생활로 사회 첫발 … 빈자 위한 목회 고민‘목사는 교인보다 가난해도, 부자도 안돼’ 아버지 소신학생운동과 아버지 목회 활동 차이 고민하다 목사 길아버지, 은퇴 앞두고 후임 제의 …1주일 고민 끝에 거절”- 목회 활동을 오래 했나. “신학대학원을 졸업한 1992년도에 고향인 도봉구에서 개척 교회를 시작했습니다. 목사로서 지역사회 운동과 시민사회나 복지 이런 것을 어떻게 민중적으로 재해석해 목회활동에 접목해야 하나하고 고민하며 목회 활동을 했습니다. 그런데, 2004년 아버님이 은퇴를 앞두고 아들이 눈에 밟히신듯 저보고 ‘후임으로 왔으면 좋겠다’며 제안하셨습니다. 아버지가 1959년 개척한 교회를 평생 한 자리에서 45년간 목회 활동을 한 교회였고, 교인은 500명이 넘는 중견교회였습니다. 제가 1주일가량 고민하다 ‘아버님, 이건 아무리 뭐라 그래도 세습입니다. 제가 어떻게 가겠습니까, 안 갑니다. 아버지 만나시려고 하는 장로님들에게 (아들을 후임 목사로 추천한다는) 말씀을 하지 마십시오’라고 했습니다. 그랬더니 아버지가 ‘아들아, 고맙다’고 하시더라고요.” - 복지관의 역할을 많이 바꿨다던데. “당시만 해도 복지관은 개인과 가족에 맞춘 사례관리와 상담 등 공급자 중심이며, 전문가 중심의 작은 복지였습니다. 그런 것이 이젠 지역 문제 해결을 위해 주민조직과 지역사회운동과 결합하는 방식으로 바꿨습니다. 예를 든다면 이전의 전통적인 재가복지 방식으로 어르신들이 불편하면 사회복지사가 어르신을 모시고 병원에 가요. 병원에서 처방전을 받아, 약국으로 가고, 약국에서 약을 받아 어르신을 다시 집으로 모셔다 드리는 거예요. 이때 병원에 사람들이 많다거나 약국에 사람이 붐비면 많이 기다려야 하지 않습니까? 이게 2000년대 초반, 복지관에서 하는 재가복지의 유형이었거든요. 그런데 그런 것들을 적극적인 주민이 참여하는 방식인 ‘효플러스네트워크’를 만든 겁니다. 먼저 동네에서 의사·약사·한의사 15명 정도로 구성된 ‘의료인 모임’을 만듭니다. 이중 가장 적극적인 의사 2명은 1주일에 두 번씩 왕진 가방을 메고 점심시간에 어르신댁에 방문해요. 그리고 의사의 왕진을 받지 못한 어르신들은 아무 때나 병원에 오실 수 있게 해 주시고, 그래서 그 처방전을 약사에게 전달해주면 약사는 약을 받아서 복지관에 갖다주고, 복지관이나 지역 사회 활동가들이 그것을 어르신들에게 갖다 드리는 것이죠. 그런데 어르신들은 언제 어떤 일이 생길지 모르잖아요. 그래서 여성들, 가정주부들을 대상으로 ‘섬기는 사람들의 모임’을 만들었습니다. 이들이 의사와 간호사에게서 응급처치 교육을 받아서 1주일에 2회 이상 가정방문을 하고 말동무를 하고, 건강을 체크하고…. 또 ‘도우기’라 해서 아버지들의 모임을 만들었습니다. 도배·장판·전기·수도 이런 전문 기술을 가진 동네 아버지들의 모임인데, 이분들이 한 달에 한 가정씩 집수리를 해주는 것입니다. 어르신들이 대개 반지하에 살거든요. 눅눅하고 냄새가 나고 주거환경이 안 좋잖아요. 또 이런 모임들이 서로 선순환 하는 구조를 만들고 사회복지사들은 이 주민모임이 잘 돌아가게 만들면 됩니다. 이게 결국은 지역사회 주민들, 전문성을 가진 주민들을 조직하고, 조직된 사람들이 지역사회의 문제에 참여하게 하는 네트워크 방식으로 진행한 거예요.” - 상당히 선진적이었다. “방아골복지관은 당시 복지계에서는 관심의 대상이었던 거죠. 실습을 하게 되면, 보통은 4주인데, 저희는 6주 정도 했죠. 그래도 실습생 대기자가 많을 정도로 지원자가 많았죠. 그만큼 사회복지계에서 유명한 복지관이 됐습니다. 서울시 평가에서 제일 좋은 평가를 받았습니다. 2007년 방아골복지관의 실천사례집을 엮어 만든 ‘신명나는 지역복지 만들기’라는 책도 사회복지계에서는 센세이셔널 하고, 사회복지사들과 풀뿌리 활동가들이 많이 읽은 책이었죠. 그러나 당시 구청장에 의해 자신 편의 사람이 아니라는 이유로 재위탁에서 제외됐습니다. 복지를 하면서 지역사회의 풀뿌리 시민단체의 중심에 일하는 것에 대해서 불만이었다고 전해들었습니다.” - 서울시복지재단 대표이사로도 있었는데. “네, 2012년부터 4년 반 동안 일했습니다. 여기에 들어가니 많은 사람이 제게 ‘박원순 서울시장과 어떤 관계냐’고 묻더라고요. 신명나는 지역복지 만들기 추천서를 써주시기는 했지만 사실 별다른 인연이 없습니다. 아마도 방아골종합사회복지관에서 실천하며 성과를 만든 경험을 서울시 차원에서 넓게 시도해 보라는 메시지라고 보았습니다. 서울시복지재단 4년 반동안 ‘마을지향 복지관’, ‘사회복지 공익법지원센터’, ‘금융복지상담센터’, ‘찾아가는동주민센터’ 등 굵직한 사업을 만들어 내고 시도해 본 아주 중요한 협업과 융합의 경험을 갖게 되었습니다. “관장 재직한 방아골복지관 활동 선진적… 복지계 관심서울시복지재단 대표 갔더니, 박원순 시장과 관계 초점방아골복지관 성공스토리 서울 전체로 확대하란 메시지목회-복지-주택관리, 어려운 사람 위해 사는 의미 비슷”‘방아골복지관’ 성공 스토리를 가진 임 사장은 지난 대선 때 문재인 캠프에서 복지국가특별위원회의 공동 위원장을 맡았다. 앞서 2007년에 서울시 예산의 상당 부분이 투입되는 복지예산을 감시하고 대안을 제시하려고 이태수 꽃동네대학 사회복지학과 교수와 서울복지시민연대를 만들었다. 2009년 영구임대 아파트가 2411세대가 있는 서울 강서구 가양5복지관 관장도 지냈다. 2011년 서울시사회복지사협회장에 출마해 당선되는 등 복지 현장에서 많은 일을 했다. - 목회에서 복지, 다시 주택관리로. “사람들과의 관계 속에서 굴절되고 어려운 분들이 당당하게 살아가고 그 분들 삶의 질을 한 차원 높인다면 면에서는 목회와 복지, 주택관리 모두 비슷하다고 생각합니다. 우리가 보편적 복지 이야기를 많이 하는데, 보편적 복지가 생활 속에 스며들게 하기 위해서는 복지가 좀 더 광의적인 의미에서 마을 지향의 일을 지역사회로 확대해야 합니다. 이런 것은 울롱도까지 사업장이 있는 주택관리공단을 통해 전국적으로 복지와 주거복지를 협업의 구조로 만들어 좀 더 촘촘히 만들어 갈 수 있다고 봅니다. 마을의 역량을 강화하고, 지역주민들의 자발성을 확보하고 이것을 삶의 기본인 주거와 복지를 협업의 구조로 전국화할 수 있을 것이라 봅니다. 그러기 위해서는 주택관리공단도 일하는 방식을 바꾸어서 기다리는 것이 아니라 입주민들을 찾아가서 이들과 호흡하는 방식으로 진행하고자 합니다. 복지관도 공급자 중심에서 벗어나 주민이 참여하고 주민이 중심인 마을 지향의 복지관이 되어야만 합니다.” 이기철 선임기자 chuli@seoul.co.kr
  • ‘들어는 봤나?’, 세계 발가락 씨름 챔피언십 대회

    ‘들어는 봤나?’, 세계 발가락 씨름 챔피언십 대회

    발가락 씨름 대회가 있다는 말 들어보셨나요? 세상이 빠르게 변화하고 그에 따라 사람들의 욕구가 다양해지면서 별의별 게임과 놀이들이 생겨나고 있다. 지난 28일 외신 케이터스 클립스는 세계 발가락 씨름 챔피언에 등극한 한 남성을 소개했다. 매우 생소하면서도 엉뚱하게 보이는 이 시합은 놀랍게도 올해가 벌써 25년째를 맞이한 연례행사다. 1970년대 영국 잉글래드 중부에 있는 더비셔 애슈본에서 처음 만들어졌다고 한다. 올해엔 남자 4명과 여자 2명이 대회에 참가했다. 이 시합은 두 선수가 누워서 오직 발가락의 힘으로만 상대방을 제압해야 하는 경기다. 다소 싱거울 거 같은 경기처럼 생각될 수 있지만, 준비없이 섣불리 도전하면 발가락이 부러지거나 금이 갈 수도 있기 때문에 처음 경기에 참여하는 사람은 주의를 필요로 한다. 올해는 잉글랜드 스태포드주의 스토크-온-트렌트에서 온 앨런 나시(59)라른 사람이 우승을 거머쥐었다. 올해엔 오직 남자 4명과 여자 2명이 대회에 참가했다. 참가자 수가 적은 이유, 아마도 좀 창피해서 그런 것이 아닐까.사진 영상=케이터스 클립스 / 유튜브 박홍규 기자 gophk@seoul.co.kr
  • 그리스 신화 속 ‘디오니소스’ 추정 조각상 로마 한복판서 발견

    그리스 신화 속 ‘디오니소스’ 추정 조각상 로마 한복판서 발견

    이탈리아 로마 한복판에서 약 2000년 전 로마제국 때 만들어진 조각상이 비교적 온전한 형태로 발굴돼 학계가 주목하고 있다. 로마시는 지난 24일(현지시간) 콜로세움 인근 성벽 안쪽에서 대리석으로 만들어진 두상을 발견했다고 발표했다. 로마시는 “고대 로마 시대 유적지인 ‘포로 로마노’ 콜로세움 인근에서 흰색 대리석으로 만들어진 로마제국 조각상이 발굴됐다”고 밝혔다. 발굴 당시 이 조각상은 성벽에 묻혀 있었는데 로마시는 성벽을 쌓아올리면서 아마도 조각상을 섞어 만든 것 같다고 설명했다. 로마시는 "건축용으로 사용된 조각상이 어떻게 이렇게 온전한 상태를 유지하고 있었는지 놀랍다”고 덧붙였다. 로마시는 이 조각상을 최대한 빠르게 복원해 전시할 계획이다.전문가들은 흰색 대리석으로 만들어진 이 조각상이 한때 더 큰 조각상의 일부였을 가능성이 있다고 설명했다. 또 조각상의 눈은 애초 유리로 만들어졌을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콜로세오고고학박물관 측은 “세련되고 자상한 젊은이의 얼굴을 한 이 조각상은 로마 신화 속 '바쿠스'(Bacchus)를 묘사한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바쿠스는 포도주의 신이자 부활의 신, 쾌락의 신으로 그리스 신화에 등장하며 그리스 신화의 '디오니소스'(Dionysus)에 해당한다. 피로회복제 '박카스'가 바로 이 '바쿠스'의 이름을 따 만들어진 것이기도 하다.일부 학자들은 그러나 아직 조각상의 성별을 판단하기 이르다며 추가 연구가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로마시는 일단 이 조각상이 본래의 흰색을 드러낼 수 있도록 세척 등 복원작업을 거친 뒤 최대한 이른 시일 안에 전시할 계획이다. 권윤희 기자 heeya@seoul.co.kr
  • ‘아스달 연대기’ 송중기 “제 필모에서 가장 도전적인 작품”

    ‘아스달 연대기’ 송중기 “제 필모에서 가장 도전적인 작품”

    배우 송중기가 결혼 후 첫 작품으로 ‘아스달 연대기’를 선택한 이유를 밝혔다. 송중기는 28일 서울 강남구 논현동 임피리얼팰리스호텔에서 열린 tvN 새 토일트라마 ‘아스달 연대기’ 제작발표회에 참석했다. ‘태양의 후예’(KBS2) 이후 3년 만의 안방극장 복귀작이자 2017년 송혜교와의 결혼 후 작품인 만큼 관심이 집중됐다. 송중기는 ‘아스달 연대기’의 김영현·박상연 작가와 ‘뿌리깊은 나무’(SBS·2011)에서, 김원석 감독과는 ‘성균관 스캔들(KBS2·2010)에서 함께한 바 있다. 송중기는 “두 작가님을 7년 전 ‘뿌리깊은 나무’에서 처음 뵀는데 그때는 아역이라 4회까지만 출연해서 갈증이 있었다. 대본을 받기 전 작가님들 사무실에 놀러갔었는데 처음 보는 언어, 지도 등이 벽에 붙어 있었는데 이 드라마더라. 그리고 김원석 감독님은 ‘성균관 스캐들’로 처음 봬서 세 분 모두와 다시 한 번 좋은 호흡을 맞출 수 있다는 확신이 들었다”며 대본을 수락한 이유를 말했다.송중기는 현장 분위기에 대해 “CG가 현장에서는 보이지 않기 때문에 상상하며 연기하는 부분이 필요했는데 감독님께서 디테일하게 잡아주셨다”고 설명했다. 또 “현장에 마치 작가님 두 분이 있는 거처럼 피드백을 주시고 소통했다”며 “현장에서 바로바로 소통하면서 찍은 적은 처음이라 그 점도 좋았다”고 덧붙였다. 결혼 후 연기와 관련해 달라진 점을 묻는 질문에는 “크게 느끼는 부분은 없지만 마음의 안정을 얻었다”고 답했다. 이어 “제 와이프도 두 작가님과 감독님의 굉장한 팬이어서 3년 만의 드라마를 끝까지 잘하라고 응원해줬다”고 말했다. 송중기는 장동건을 현장에서 가장 힘이 되는 존재로 꼽았다. 송중기는 “동건이형과 이 작품을 함께하기 전부터 친하게 지냈지만 하면서 매일 봤던 것 같다. 4개월을 운동을 함께하며 준비했다”며 “현장에 선배님이 계셔주는 것만으로도 든든했다”고 말했다.이번 작품이 배우들의 필모그래피에서 갖는 의미를 묻는 질문도 나왔다. 송중기는 “대가분들도 새로운 시도를 하시는데 젊은 배우인 제가 안전한 작품에 머물러 있는 게 맞나 라는 생각이 들어 용기냈다”며 “제 필모에서 가장 도전적인 작품 같다”고 의미를 부여했다. 이어 “이 드라마를 하고 부족한 연기로 욕을 먹으면 어떡하나 라는 생각이 든 것도 사실”이라고 솔직하게 말하며 “가장 큰 용기가 필요했던 필모”라고 덧붙였다. 드라마에 대한 당부의 말도 잊지 않았다. 송중기는 “지난주 칸 영화제 시즌에 나온 기사에서 어느 외국 평론가가 ‘(영화 ’기생충‘이) 우리나라에도 있을 법한 보편적인 얘기라 공감된다’고 한 글을 봤다. 저희 드라마도 굉장히 한국적인데 굉장히 보편적인 얘기다. 가상의 시대를 다루고 있지만 어느 시대에나 있을 법한 이야기”라면서 “많은 관심과 애정 부탁드린다”고 당부했다. ‘아스달 연대기’는 태고의 땅 ‘아스’에서 서로 다른 전설을 써가는 영웅 4인 타곤(장동건 분), 은섬(송중기 분), 탄야(김지원 분), 태알하(김옥빈 분)의 운명적 이야기를 담은 드라마다. 국내 최초로 역사 이전 시대인 상고시대를 배경으로 했다. 1일 밤 9시 첫 방송된다. 글·사진 이정수 기자 tintin@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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