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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핵잼 사이언스] 해발 4000m를 뛰어다니는 사자개 티베탄 마스티프의 비밀

    [핵잼 사이언스] 해발 4000m를 뛰어다니는 사자개 티베탄 마스티프의 비밀

    평균 해발고도 4000m 이상인 티베트 고원에는 고산 지대 환경에 적응된 독특한 동식물이 살고 있다. 수많은 견종 가운데 유일하게 고산지대 환경에 적응된 대형견인 티베탄 마스티프(Tibetan mastiff) 역시 그중 하나다. 사자 같은 갈기를 지닌 덩치 큰 맹견인 티베탄 마스티프는 다른 개라면 숨이 차서 제대로 뛰기 힘든 저산소 환경에서도 문제없이 뛰어다니며 양 떼를 지킬 수 있다. 그 비결을 알아내기 위해 미국 네브래스카 대학교 링컨 캠퍼스 과학자들은 티베탄 마스티프의 유전자와 헤모글로빈을 면밀히 조사했다. 티베탄 마스티프의 뛰어난 저산소 환경 적응 능력은 헤모글로빈의 우수한 산소 결합력과 관련이 있다. 적혈구 내부에서 산소를 운반하는 헤모글로빈은 본래 산소 결합력이 뛰어나지만, 티베탄 마스티프의 헤모글로빈은 다른 개보다 50% 정도 더 뛰어나다. 그 이유는 아미노산 두 개가 변하면서 헤모글로빈의 구조가 약간 변했기 때문이다. 네브래스카 대학 제이 스토즈 교수에 의하면 이는 현재 환경에 적응한 티베트 늑대(Tibetan wolf)와 티베탄 마스티프에서만 발견되는 특징이다. 다른 개나 늑대에서는 이런 유전자 변이를 찾을 수 없다. 연구팀은 면밀한 유전자 비교 분석을 통해 티베탄 마스티프가 개와 현지 늑대인 티베트 늑대와의 이종 교배를 통해서 개량된 견종이라는 사실을 발견했다. 아마도 초기 티베트 유목민에게 가축과 사람을 지킬 수 있는 가장 합리적인 해결책은 현지 환경에 이미 적응한 늑대와의 잡종이었을 것이다. 티베트인은 이 잡종을 더 개량해 지금의 티베탄 마스티프를 만들었다. 그런데 이렇게 산소 결합력이 좋은 헤모글로빈이 있다면 티베탄 마스티프 이외에 다른 개에도 유리하지 않을까? 언뜻 생각하기에는 티베탄 마스티프와 다른 견종을 교배해서 더 튼튼한 개를 만들 수 있을 것 같지만, 현실은 그렇지 않다. 산소 결합력이 뛰어나다는 이야기는 잘 떨어지지 않는다는 이야기로 산소 농도가 높은 환경에서는 오히려 불리한 특징이다. 이 변종 헤모글로빈이 티베트 늑대와 티베탄 마스티프에서만 발견되는 이유다. 고든 정 칼럼니스트 jjy0501@naver.com
  • 폼페이오 “김정은 북미협상 복귀 안 하면 트럼프 매우 실망할 것”

    폼페이오 “김정은 북미협상 복귀 안 하면 트럼프 매우 실망할 것”

    마이크 폼페이오 미국 국무장관이 미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북미협상을 재개하지 않으면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매우 실망할 것”이라고 밝혔다. 폼페이오 장관은 지난 7일(현지시간) ABC방송과의 인터뷰에서 “트럼프 대통령은 그들(북한)의 안보와 경제적 번영을 약속했다”면서 “며칠 내 아니면 아마도 몇주 안에 우리가 그들(북한)과 협상 테이블로 돌아가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김정은 위원장이 협상 테이블에 복귀하지 않거나 합의와 일치하지 않는 미사일 시험을 하면 트럼프 대통령이 매우 실망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앞서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4일 백악관에서 취재진을 만나 이란과 함께 북한을 언급하며 “두 나라는 굉장해질 수 있고, 우리는 (두 나라의) 정권 교체를 바라지 않는다”고 밝혔다. 같은 날 오전에 허리케인 ‘도리안’과 관련한 보고를 받은 후에도 취재진을 만난 자리에서 “북한은 엄청난 잠재력이 있는 나라다. 그들은 이를 이용하고 싶어할 것으로 본다”고 덧붙였다. 트럼프 대통령의 이런 발언들은 북미 실무협상 재개가 지연되는 가운데 북한을 협상 테이블로 끌어내려는 의도가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특히 ‘정권교체를 바라지 않는다’는 말은 북한이 비핵화를 통해 얻어낼 상응조치로 체제 보장을 염두에 두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는 점에서 주목된다. 폼페이오 장관은 최근 북한이 탄도미사일로 추정되는 단거리 발사체를 잇따라 발사한 행위가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안보리) 결의안 위반이 아닌지를 묻는 사회자의 질문에 “아직 위반한 건 아니다”라고 답했다. 2017년 12월 채택된 유엔 안보리 대북 제재 결의 2397호는 북한의 탄도미사일 발사 등을 금지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김 위원장이 미국 본토를 위협하는 장거리 미사일과 핵 실험의 중단을 약속했으며, 단거리 미사일 발사는 약속 위반이 아니어서 문제 삼지 않겠다는 입장을 보여왔다. 그러면서도 폼페이오 장관은 북한이 단거리 미사일 발사를 중단하기를 바란다면서 북한이 협상 테이블로 돌아가는 게 미 국무부의 임무임을 거듭 강조했다. 폼페이오 장관은 “나의 목표는 완전하고 검증된 북한의 비핵화”라면서 “이것이 우리가 계속 애쓰는 목표”라고 밝혔다. 북미 실무협상 재개는 트럼프 대통령과 김 위원장의 지난 6월 말 판문점 회동 합의사항이었으나 아직 열리지 않고 있다. 오세진 기자 5sjin@seoul.co.kr
  • [이도헌의 돼지농장 주인으로 살기] 정의들의 전쟁

    [이도헌의 돼지농장 주인으로 살기] 정의들의 전쟁

    2010년 샌델 교수의 ‘정의란 무엇인가’라는 책이 불과 11개월 만에 100만부가 넘게 팔렸다. 가히 폭발적인 판매 실적이라 할 만했다. 당시의 놀라운 판매 부수는 결국 정의에 대한 우리 사회의 갈망을 반영했을 것이다. 일본의 한 전문가는 그 근원을 유교라는 전통적 가치관에서 찾기도 했다. 사람들은 경험과 기억 그리고 개인적 욕망과 지향점 등을 배경으로 각자의 정의관을 형성한다. 다양한 정의들이 공존할 수밖에 없다. 국가안보, 경제성장, 극일, 남북평화, 민주주의, 사회적 소수자 배려 등등. 어떻게 보면 환경변화 속에서 유전자가 개별 생명체를 통해 치열한 경쟁을 하듯 정의라는 유전자가 우리 사회 구성원을 통해 경쟁을 하고 있는 듯하다. 6·25와 가난이라는 사회적 배경은 반공과 국가안보, 밥과 경제성장이라는 정의가 우리 사회를 우점하는 환경을 제공했고, 1980년 광주는 민주주의와 권력기관에 대한 견제라는 정의가 한 시대를 우점하게 한 것은 아닐까 한다. 아마도 정의는 필자를 두고서도 경쟁을 했을 것이다. 필자는 80년대 대학을 다닌 586세대다. 80년 광주는 민주주의라는 정의가 나를 우점하게 했고, 98년 외환위기를 계기로 세계화와 형평성 있는 시장경제라는 정의가 나에게 이식된 듯하다. 귀농을 하고 다 큰 딸을 둔 아버지인 나를 우점하고 있는 정의는 기후변화와 수도권·지역 간 균형 발전 그리고 양성평등이다. 아베의 경제 도발처럼 어떤 사건이 생기면 내 안에 있던 정의의 유전자가 다시 발현하기도 한다. 그리고 앞으로도 수많은 정의들이 나를 놓고 경쟁할 것이다. 생명현상의 변화가 처음에는 눈에 띄지 않는다. 하지만 임계치에 이르러 변화가 우리의 눈에 드러난 시점은 변화가 상당 부분 진행됐을 때다. 조국 후보의 법무부 장관 임명을 놓고 노출된 사회적 갈등은 어쩌면 임계치에서 나타나는 정의들의 전쟁과 우리 사회의 욕망이 아닐까 하는 생각을 하게 된다. 농장에서 조국 후보 자제의 입시 공정성을 놓고 벌어진 명문대생들의 시위에서는 수도권 중산층으로 살겠다는 욕망이 보이고, 절차적 형평성이라는 정의가 우점한 것으로 보였다. 같은 시점에 우리 지역 마을학교 봉사자들의 작은 회합에서는 지역의 초등학교가 사라질지도 모른다는 걱정과 농촌 학생들의 형평성 있는 교육이라는 정의가 도드라졌다. 임계점에 도달한 우리 사회에서 벌어지고 있는 정의들의 전쟁에서 어떤 정의가 승리할지는 앞으로 지켜볼 일이다. 하지만 그 전쟁의 결과와 과정에 대한 몇 가지 기대를 해 본다. 첫째로 정의의 전쟁 결과로 우리 사회가 더 나은 방향으로 나아갔으면 한다. 지금 태극기 세대가 기성세대였을 무렵 밥과 경제성장이라는 정의가 우리 사회를 궁핍에서 구했고, 다음 세대의 민주주의라는 정의가 우리나라를 아시아의 대표적인 민주국가로 만들었다. 나는 다음 시대를 우점할 정의의 결과로 우리 사회가 기후변화에 책임감 있게 대응하고 양성평등, 사회적 약자를 배려하고 다양한 격차가 해소되는 방향으로 나아갔으면 한다. 그리고 정의의 전쟁이 벌어지는 과정에서 발생하는 사회적 냉소는 넘어섰으면 한다. 지금 조국 후보의 자녀 교육과 언행일치의 문제로 사회적 냉소가 커지고 있다. 서로 중시하는 정의가 다른 사람이 자신의 잣대로 상대방을 주시하면 실망과 냉소는 더 증폭되기 마련이다. 앞으로 어떤 정의가 우리 사회를 우점할지 참 궁금하다. 하지만 그보다 중요한 것은 만연한 사회적 냉소를 극복하는 것이다. 우리 사회에 냉소가 만연하면 다가올 정의를 세워 볼 기회도 없을 것이며, 우리 사회는 지금 이 자리에서 한 걸음도 나아가지 못하고 지리멸렬할 것이다.
  • “이번엔 달라…미중, 10월 무역협상서 돌파구 가능성”

    “이번엔 달라…미중, 10월 무역협상서 돌파구 가능성”

    18개월째 계속된 미국과 중국의 무역전쟁 협상에서 이번에는 다를 것이라고 미국 경제전문 채널 CNBC가 무역전쟁에 정통한 중국의 신뢰할만한 소식통을 인용해 5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재선에 시간이 쫓기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미국의 관세보복으로 심대한 내상을 입은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투키티데스의 함정’을 피하면서 무역전쟁의 돌파구를 마련할 가능성이 있다는 장밋빛 전망이 나오고 있다. 중국 상무부는 미중 고위급 무역협상이 10월 초 다시 열리며 실질적 진전을 보기 위해 차관급 실무협상을 이달 중순부터 시작한다고 5일 발표했다. 10월에 무역협상이 재개되면 이는 13차에 해당한다. 이같은 소식이 전해지자 중국 공산당 기관지 인민일보의 자매지인 환구시보의 후시진 편집장은 자신의 트위터를 통해 “미중이 무역협상을 재개키로 했다. 이번에는 실질적인 진전이 있을 전망이다. 미국은 무역전쟁으로 지쳐있다. 아마도 더 이상 중국의 의지를 꺾지 못할 것이다. 따라서 양측이 돌파구를 마련할 가능성이 크다”고 전망했다.후시진의 트위터는 중국 지도부의 속내를 대변하기 때문에 최근 월가의 전문가과 시장 참여자들이 매일 체크하고 있다. 후시진은 최근 트위터를 통해 중국의 보복을 미리 알려주기도 했다. 그는 중국이 750억 달러의 미국 제품에 관세를 부과할 것이라고 자신의 트위터를 통해 알렸고, 실제 몇 시간 후 중국은 관세 부과 계획을 공식 발표했다. 중국의 관영 경제지인 경제일보의 SNS계정인 ‘타오란 노트(Taoran Notes)’도 이번 미중 무역협상에서 뭔가 나올 가능성이 크다고 전망했다. 타오란 노트는 이날 1200자 칼럼을 통해 10월 미국에서 열리는 무역협상에서 ‘새로운 진전’이 이뤄질 가능성이 크다고 예상했다. 타오란 노트에는 “무역전쟁이 긍정적인 방향으로 향하든 아니면 무역전쟁을 되풀이 하든지 간에 몇몇 사람들이 어떻게 선택하느냐에 달려있다”늘 글이 게재됐다.타오란 노트는 지난 5월 미중 무역협상이 중단된 뒤 협상을 재개하는 것은 상당한 의미가 있다며 이번 협상에서 실질적 진전이 나올 가능성이 있다고 봤다. 타오란 노트는 특히 9월 중순부터 실무회담이 열린다는 것에 의미를 부여했다. 후시진의 트윗과 타오란 노트와 관련해 백악관은 아직은 코멘트가 없었다고 CNBC가 전했다. 이기철 선임기자 chuli@seoul.co.kr
  • [인터뷰] ‘호텔 델루나’ 홍 자매 “만월과 찬성의 이별, 새드엔딩 아닌 해피엔딩”

    [인터뷰] ‘호텔 델루나’ 홍 자매 “만월과 찬성의 이별, 새드엔딩 아닌 해피엔딩”

    귀신에 대한 ‘자매’의 집요한 관심과 상상력이 놀랄 만큼 발전한 컴퓨터그래픽(CG)과 만나 환상적인 작품을 낳았다. 올해 tvN 드라마 최고 시청률(12.0%·닐슨코리아 기준)을 올리며 지난 1일 화려하게 종영한 ‘호텔 델루나’ 이야기다. 원념에 가득 차 1300년 동안 저승으로 가지 못하는 장만월(이지은 분)과 그를 저승으로 보내야 하는 남자 구찬성(여진구)의 안타까운 사랑 이야기가 여운을 남겼다. 저마다의 사연이 있는 귀신들의 안식처 호텔 델루나는 시청자에게도 위안을 줬다. 최근 서울 마포구 상암동 DDCM 스튜디오드래곤에서 만난 홍정은(45)·홍미란(42) 자매 작가는 ‘호텔 델루나’ 준비 과정부터 후일담까지 차례차례 풀어놨다. “어릴 때부터 귀신 이야기를 정말 좋아했어요. ‘전설의 고향’ 같은 걸 많이 봤죠. ‘신비한 TV 서프라이즈’ 작업을 3년 넘게 하면서 억울하고, 가슴 아픈 귀신 이야기 제보를 많이 만났습니다. 에피소드를 하나씩 엮어 드라마로 만들면 재미있겠다 생각했죠.”(홍정은) 귀신, 요괴, 심령, 사후세계 등에 대한 자매의 관심이 본격적으로 작품에 드러난 것은 ‘내 여자친구는 구미호’(2010년)부터였다. 구미호가 삼신할머니한테 잡혀 있다가 평범한 남자와 사랑하게 되는 이야기는 장만월 이야기의 모티브가 됐다. 홍정은 작가는 “야심 차게 ‘구미호 판타지’를 시작했는데 당시 CG 작업이 힘들고 비싸서 2회까지만 쓰고 나머지는 인형 꼬리로 대체했다”며 웃었다. ‘주군의 태양’, ‘화유기’를 거치면서 여건이 점점 좋아졌고 ‘호텔 델루나’에서는 생각하는 것을 더 많이 쓸 용기가 생겼다. 불과 1분 남짓 나온 우주 장면에 홍자매도 감탄했다. “달 하나만 있을 줄 알았는데 근사한 우주선까지 만들어 놓으셨더라고요.”장만월은 마침내 저승으로 떠난다. 홍정은 작가는 지난해 돌아가신 할머니를 떠올리며 “할머니가 우리 가족 곁에서 머무르길 바랐지만, 할머니도 할머니의 다음 생을 사셨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면서 “만월이가 다음 세상으로 건너가는 것도 새드엔딩이 아닌 해피엔딩”이라고 했다. ‘홍 자매’는 같은 집에 살면서 24시간 붙어 지낸다. 글을 쓸 때도 노트북 한 대만 가운데에 두고 작업한다. “혼자서는 할 수 없다는 걸 너무나 확실히 안다”(홍미란), “잘 썼다는 생각이 들지 않을 때 서로 점검할 수 있다”(홍정은)고 각자 장점을 꺼냈다. 홍 자매의 귀신 이야기는 앞으로도 이어진다. 그동안 써 놓은 것들이 많다고 했다. ‘미남이시네요’처럼 유쾌한 이야기도, 직업 드라마도 있다. 홍 자매 표현으론 ‘말도 안 되지만’ 노예제도가 현대에 부활하는 작품도 있다. “‘호텔 델루나’ 시즌2는 아니지만 비슷한 장르의 드라마”도 있다니, 기대감이 커진다. 이정수 기자 tintin@seoul.co.kr
  • [인터뷰] ‘호텔 델루나’ 홍 자매 “만월과 찬성의 이별, 새드엔딩 아닌 해피엔딩”

    [인터뷰] ‘호텔 델루나’ 홍 자매 “만월과 찬성의 이별, 새드엔딩 아닌 해피엔딩”

    귀신에 대한 ‘자매’의 집요한 관심과 상상력이 놀랄 만큼 발전한 컴퓨터그래픽(CG)과 만나 환상적인 작품을 낳았다. 올해 tvN 드라마 최고 시청률(12.0%·닐슨코리아 기준)을 올리며 지난 1일 화려하게 종영한 ‘호텔 델루나’ 이야기다. 원념에 가득 차 1300년 동안 저승으로 가지 못하는 장만월(이지은 분)과 그를 저승으로 보내야 하는 남자 구찬성(여진구)의 안타까운 사랑 이야기가 여운을 남겼다. 저마다의 사연이 있는 귀신들의 안식처 호텔 델루나는 시청자에게도 위안을 줬다. 최근 서울 마포구 상암동 DDCM 스튜디오드래곤에서 만난 홍정은(45)·홍미란(42) 자매 작가는 ‘호텔 델루나’ 준비 과정부터 후일담까지 차례차례 풀어놨다. “어릴 때부터 귀신 이야기를 정말 좋아했어요. ‘전설의 고향’ 같은 걸 많이 봤죠. ‘신비한 TV 서프라이즈’ 작업을 3년 넘게 하면서 억울하고, 가슴 아픈 귀신 이야기 제보를 많이 만났습니다. 에피소드를 하나씩 엮어 드라마로 만들면 재미있겠다 생각했죠.”(홍정은) 귀신, 요괴, 심령, 사후세계 등에 대한 자매의 관심이 본격적으로 작품에 드러난 것은 ‘내 여자친구는 구미호’(2010년)부터였다. 구미호가 삼신할머니한테 잡혀 있다가 평범한 남자와 사랑하게 되는 이야기는 장만월 이야기의 모티브가 됐다. 홍정은 작가는 “야심 차게 ‘구미호 판타지’를 시작했는데 당시 CG 작업이 힘들고 비싸서 2회까지만 쓰고 나머지는 인형 꼬리로 대체했다”며 웃었다. ‘주군의 태양’, ‘화유기’를 거치면서 여건이 점점 좋아졌고 ‘호텔 델루나’에서는 생각하는 것을 더 많이 쓸 용기가 생겼다. 불과 1분 남짓 나온 우주 장면에 홍자매도 감탄했다. “달 하나만 있을 줄 알았는데 근사한 우주선까지 만들어 놓으셨더라고요.”장만월은 마침내 저승으로 떠난다. 홍정은 작가는 지난해 돌아가신 할머니를 떠올리며 “할머니가 우리 가족 곁에서 머무르길 바랐지만, 할머니도 할머니의 다음 생을 사셨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면서 “만월이가 다음 세상으로 건너가는 것도 새드엔딩이 아닌 해피엔딩”이라고 했다. ‘홍 자매’는 같은 집에 살면서 24시간 붙어 지낸다. 글을 쓸 때도 노트북 한 대만 가운데에 두고 작업한다. “혼자서는 할 수 없다는 걸 너무나 확실히 안다”(홍미란), “잘 썼다는 생각이 들지 않을 때 서로 점검할 수 있다”(홍정은)고 각자 장점을 꺼냈다. 홍 자매의 귀신 이야기는 앞으로도 이어진다. 그동안 써 놓은 것들이 많다고 했다. ‘미남이시네요’처럼 유쾌한 이야기도, 직업 드라마도 있다. 홍 자매 표현으론 ‘말도 안 되지만’ 노예제도가 현대에 부활하는 작품도 있다. “‘호텔 델루나’ 시즌2는 아니지만 비슷한 장르의 드라마”도 있다니, 기대감이 커진다. 이정수 기자 tintin@seoul.co.kr
  • ‘동백꽃 필 무렵’ 김지석, 8kg 찌운 사연 “야구선수 役 위해”

    ‘동백꽃 필 무렵’ 김지석, 8kg 찌운 사연 “야구선수 役 위해”

    ‘동백꽃 필 무렵’ 김지석이 스타 야구선수 역으로 돌아온다. “야구선수의 두터운 느낌을 내기 위해 운동과 식단조절을 병행하며 8kg를 찌웠다”는 그가 이토록 열렬하게 작품을 선택한 이유는 무엇일까. 하반기 최고 기대작 KBS 2TV 새 수목드라마 ‘동백꽃 필 무렵’(극본 임상춘, 연출 차영훈, 제작 팬엔터테인먼트)에서 김지석은 스타야구선수이자 국민딸바보 강종렬 역을 맡았다. 대본을 처음 접했을 때, “임상춘 작가님의 ‘백희가 돌아왔다’와 ‘쌈, 마이웨이’를 인상 깊고 재밌게 본 터라 너무나 반갑고 기대되는 마음이었다”고 운을 뗀 그는 “읽어보니 역시나 점점 아껴서 보고 싶을 정도로 정말 재밌었다”며 “설레고 감사한 마음으로 작품에 함께하게 되었다”고 ‘동백꽃 필 무렵’을 선택한 이유를 밝혔다. 김지석이 연기 할 강종렬은 ‘슈퍼맨이 돌아왔다’에서 ‘국민딸바보’로 맹활약중인 스타야구선수. 겉보기에는 폼 나지만 실상은 다르다. 아내 제시카(지이수)와는 방송 카메라가 꺼지면 남이나 다름없는 쇼윈도 부부이기 때문. 다 가진 것처럼 보이지만 딱 하나가 없어 황량한 그의 앞에 거짓말처럼 첫사랑 동백(공효진)이 나타나면서 감정의 소용돌이가 휘몰아칠 예정. 이러한 상황을 마주한 종렬은 지극히 소심하기도하고 차라리 인간다워 욕하기도 뭣한 현실 공감 백프로의 인물이다. 김지석의 말을 빌리자면 “그가 마주하게 되는 상황들은 대체적으로 보편적인 일은 아니기 때문에 여러 면에서 고군분투하는 인물이다. 하지만 정작 그 상황들을 직면했을 때 그가 느끼는 감정들은 그 누구보다도 현실적이고 솔직하다”는 것. 아마도 “‘예전에 만났던 남자친구는 어떻게 살고 있을까?’라고 한번쯤 떠올리게 만들 것 같다”며 “드라마를 보면서 많은 공감과 추억을 불러오지 않을까 한다”라는 캐릭터의 관전 포인트도 잊지 않았다. 매번 탄탄한 연기내공으로 입지를 다져온 김지석이 강종렬을 통해 어떤 솔직한 이야기를 전달할지 궁금증을 자극하는 대목이기도 하다. 한편, ‘동백꽃 필 무렵’은 편견에 갇힌 맹수 동백을, “사랑하면 다 돼!”라는 무조건적인 응원과 지지로 깨우는 촌므파탈 황용식의 폭격형 로맨스. 더불어 동백과 용식을 둘러싼 이들이 “사랑 같은 소리하네”를 외치는 생활 밀착형 치정 로맨스다. ‘쌈, 마이웨이’의 임상춘 작가와 ‘함부로 애틋하게’, ‘너도 인간이니’의 차영훈 감독이 ‘백희가 돌아왔다’ 이후 3년여 만에 다시 의기투합한 작품이다. ‘겨울연가’, ‘해를 품은 달’, ‘닥터스’, ‘쌈, 마이웨이’, ‘사랑의 온도’ 등 수많은 히트작을 선보인 ‘드라마 명가’ 팬엔터테인먼트가 제작을 맡았다. ‘저스티스’ 후속으로, 오는 18일 수요일 밤 10시 KBS 2TV에서 방송된다. 사진제공 = 팬엔터테인먼트 임효진 기자 3a5a7a6a@seoul.co.kr
  • [글로벌 In&Out] 일본 재군비화와 NHK의 한국전쟁 역사 왜곡/바실리 V 레베데프 고려대 사학과 석사

    [글로벌 In&Out] 일본 재군비화와 NHK의 한국전쟁 역사 왜곡/바실리 V 레베데프 고려대 사학과 석사

    한국전쟁은 한민족의 역사적 비극이면서 일본 현대사에도 특별한 영향을 미쳤다. 일본 점령 미군은 그 병력의 일부 한반도 파견으로 인해 1950년 8월 10일 일본 무장조직으로 경찰예비대를 결성했다. 이는 일본 육상자위대로 발전해 최근 아베 정권이 개헌함으로써 일본 육군으로 바꾸려고 하는 주춧돌이 됐다. 그 목적을 달성하기 위해 일본 우파들에게는 최근 보도된 일본 쇼와 천황의 반성을 통해 일본이 이제 ‘정의의 편이 됐다’는 인식을 자국민과 국제사회에 주입시키는 것이 중요하다. 이러한 노력의 일환으로 NHK가 냉전시대의 사고를 부활시키고 한국전쟁의 역사를 왜곡한 ‘조선전쟁 비록’이라는 기록 영화를 제작하고 지난 2월 상영했다. 한국전쟁은 동족의 내전이기도 하고 미소의 국제전이기도 해 두 차원에서 바라봐야 이해할 수 있는 사건이다. 하지만 NHK는 한반도의 내부적 모순을 완전히 무시하고 이 전쟁을 소련의 지도자인 스탈린이 처음부터 계획한 침략전쟁으로 해석하며 일본의 역할을 긍정적으로 묘사하고자 했다. NHK가 가장 많이 활용한 방법은 사이비 역사학자들이 애용하는 부적절한 인용, 즉 실제 문헌에서 그 주장을 뒷받침해 주는 부분만 남기고 나머지를 삭제하는 것이다. 예를 들어 보자. 1949년 12월 중화인민공화국을 건국한 마오쩌둥이 모스크바를 방문해 스탈린을 만났다. NHK에서는 이 회담을 다음과 같이 묘사했다. “스탈린은 핵을 보유한 것으로 인해 미국에 대항하는 자신감이 깊어지고 있었다. 스탈린: ‘미국은 우리와의 전쟁을 무엇보다도 두려워하고 있다. 일본도 아직 부활하지 않았고 전쟁할 능력이 없다.’” 이 부분만 보면 스탈린이 마오쩌둥에게 전쟁을 암시한 것으로 해석할 여지가 있다. 하지만 실제 문헌을 보자. “마오쩌둥: 가장 중요한 문제는 평화를 보장하는 것이다. 중국은 전쟁 이전 경제 수준까지의 회복과 국내 정세 안정화에 3~5년 정도의 평화가 필요하다. 중국의 중요한 문제 해결의 가부가 평화 가능성의 유무에 달려 있다. 이 문제에 관해서는 중국공산당중앙위원회가 세계 평화를 어떻게 얼마 동안 보장할 수 있는지에 대해 스탈린 동지, 당신의 의견을 물을 것을 저에게 위임했다.” “스탈린: 중국은 지금 평화를 위해 투쟁하고 있다. 평화 보장은 4년 동안 평화를 누린 소련에도 중요한 문제다. 지금 중국에 위협할 수 있는 것이 없다고 생각한다. 일본은 아직 부활하지 않아 전쟁할 능력이 없고, 전쟁을 부르고 있는 미국에는 전쟁이 제일 두려운 것이다. 유럽인들도 전쟁을 두려워하고 있다. 중국과 전쟁할 대상이 없는 것이다. 김일성이 중국을 침략하면 다른 이야기이지만, 평화는 우리의 노력에 달려 있다. 우리가 협력한다면 평화는 5∼10년뿐 아니라 20∼25년, 아마도 더 긴 기간 동안 보장할 수 있다.” 스탈린이 남침을 암시한 것이 아니라 오히려 전쟁이 없을 것이라고 마오쩌둥을 안심시켜 주는 내용이다. 또 한 가지 예는 중국과 소련이 1950년 2월 24일 체결한 창춘철도, 뤼순항 및 다롄에 대한 협정의 다롄 군사시설에 관한 조항이다. 이 조항은 중국이 일본이나 일본 동맹국의 침략으로 인해 군사행동을 한다면 양측은 공동 군사작전을 위해 뤼순항 해군기지의 사용을 허용하는 내용인데, NHK는 일본이나 일본 동맹국의 침략이라는 관건적 부분을 생략해서 “스탈린이 부동항을 얻기 위해 한국전쟁을 발발시켰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스탈린은 한반도에서 전쟁이 벌어져도 중국이 직접 참전하지 않을 것이라는 사실을 알고 있었다. 이 사실을 아무리 왜곡해도 한국전쟁을 “일본이나 일본 동맹국을 향한 침략전쟁”으로 묘사하는 것은 불가능하다. NHK의 주장은 근거가 전무하다.
  • 바하마서 허리케인 ‘도리안’ 첫 사망자 발생, 7살 소년 익사

    바하마서 허리케인 ‘도리안’ 첫 사망자 발생, 7살 소년 익사

    괴물급 허리케인 ‘도리안’으로 인한 첫 사망자가 나왔다. BBC 등은 최고등급인 5등급으로 세력을 키운 허리케인 도리안이 미국 본토를 향한 가운데, 이에 앞서 도리안의 영향권에 들었던 남미 바하마에서 사망자가 발생했다고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지난 1일 오후(현지시간) 허리케인 도리안이 바하마 북부를 강타하면서 가족과 함께 대피하던 7살 소년이 사망했다. 이날 도리안의 최고 풍속은 시속 295km에 달해 역대 육지를 강타한 대서양 허리케인 중 가장 강력했다. 바하마 당국은 바하마령 섬마을 아바코에서 허리케인 도리안을 피해 가족과 함께 집을 떠난 라치노 매킨토시(7)가 익사했다고 전했다. 소년의 여동생 역시 실종 상태인 것으로 알려졌다.사망자 발생 소식이 전해지기 전 바하마 총리 후버트 미니스는 도리안을 ‘괴물 허리케인’이라고 칭하며 “우리는 바하마 역사에서 한 번도 본 적 없는 허리케인을 맞았다”고 주의를 당부한 바 있다. 미니스 총리는 “오늘이 아마도 내 인생에서 가장 슬픈 최악의 날일 것 같다”며 도리안에 대한 두려움을 드러내기도 했다. 총리의 우려대로 도리안이 강타한 바하마 아바코섬 인근은 주택과 건물의 지붕이 날아가고 나무들이 쓰러졌으며 전선이 끊기고 기물이 파손되는 등 재산 피해가 잇따랐다. 한편 도리안으로 인한 사망자 발생 소식이 전해지자 도리안 북상이 임박한 미국 본토는 바짝 긴장하고 있다. 도리안의 진로가 정확하지 않은 가운데 허리케인 영향권에 들 것으로 추정되는 플로리다, 조지아, 사우스 및 노스 캐롤라이나주 일대 주민들이 피난길에 올랐다. 권윤희 기자 heeya@seoul.co.kr
  • ‘동백꽃’ 공효진♥강하늘, 환상 케미 비결? “연기타입 비슷해”

    ‘동백꽃’ 공효진♥강하늘, 환상 케미 비결? “연기타입 비슷해”

    ‘동백꽃 필 무렵’ 공효진과 강하늘이 연이어 공개된 티저 영상에서 환상의 케미를 선보일 수 있었던 비결을 직접 밝혔다. 하반기 최고 기대작, KBS 2TV 새 수목드라마 ‘동백꽃 필 무렵’(극본 임상춘, 연출 차영훈, 제작 팬엔터테인먼트)은 편견에 갇힌 맹수 동백을, “사랑하면 다 돼!”라는 무조건적인 응원과 지지로 깨우는 촌므파탈 황용식의 폭격형 로맨스. 더불어 동백과 용식을 둘러싼 이들이 “사랑 같은 소리하네”를 외치는 생활 밀착형 치정 로맨스다. 공효진과 강하늘은 ‘은(근걸)크러쉬’ 동백과 ‘촌(놈옴)므파탈’ 용식으로 만나 올가을 안방극장에 따뜻하고 유쾌한 로맨스 폭격을 선사할 예정이다. 공효진은 먼저 “용식이는 너무 귀여운 캐릭터다. 대본을 처음 읽었을 때부터 ‘강하늘 배우가 적격’이라고 얘기했을 정도로 ‘용식’하면 하늘씨가 떠올랐다”고 했다. 캐릭터도 찰떡인데, 연기 호흡은 더 잘 맞았다. “나와 연기 타입도 비슷해서 아주 편하게 촬영하고 있다. 일상적인 연기를 잘 하면서도 카리스마도 있고 너무나 듬직한 남자 주인공을 만나서 다행이라고 생각한다“며 강하늘에 대한 굳건한 신뢰를 드러낸 것. 강하늘은 “팬이었다”는 수줍은 고백으로 운을 뗐다. “효진 선배님에게 제가 갖고 있던 팬심을 다 드러냈고, 그리고 또 드러내고 있다”라는 마음을 솔직하게 밝힌 그는 “언제나 나를 용식으로 대해주시는 선배님과 서로 부담이 되지 않게 최대한 편안한 호흡을 찾아가고 있다”며 꿀케미를 완성할 수 있었던 이유를 설명했다. 이렇게 더할 나위 없이 좋은 분위기를 “나중에 되돌아보면 이 시간들이 꿈만 같을 것 같다”고도 표현했다. 마지막으로 공효진과 강하늘은 “매일매일 동백과 용식을 만날 시간을 기다리며 촬영하고 있다”고 입을 모았다. 그래서일까. 현장에서도 “모두가 상상했던 것 이상의 멋진 호흡이다. 역시 차원이 다른 연기와 케미다”란 이야기가 절로 나온다는 후문이다. 살 떨리게 설레고 치열하게 사랑스러운 두 배우의 폭격형 로맨스가 올가을 시청자들의 고정 ‘원픽’이 될 것으로 기대를 모으는 이유다. ‘동백꽃 필 무렵’은 ‘쌈, 마이웨이’의 임상춘 작가와 ‘함부로 애틋하게’, ‘너도 인간이니’의 차영훈 감독이 ‘백희가 돌아왔다’ 이후 3년여 만에 다시 의기투합한 작품이다. ‘겨울연가’, ‘해를 품은 달’, ‘닥터스’, ‘쌈, 마이웨이’, ‘사랑의 온도’ 등 수많은 히트작을 선보인 ‘드라마 명가’ 팬엔터테인먼트가 제작을 맡았다. ‘저스티스’ 후속으로 오는 9월 18일 수요일 밤 10시 KBS 2TV에서 방송 될 예정이다. 이보희 기자 boh2@seoul.co.kr
  • 수익 적은 시사·광고 없는 드라마… 폐지·개편하는 ‘지상파의 생존기’

    수익 적은 시사·광고 없는 드라마… 폐지·개편하는 ‘지상파의 생존기’

    미디어 환경은 말 그대로 ‘격변’ 중이다. 영상 플랫폼은 유튜브와 포털 사이트로 확산하고 있고, 소수 인력으로 만들어내는 프로그램들이 시청자를 수렴하고 있다. 이런 변화의 소용돌이 한가운데에서 전통 방송매체들은 직격탄을 맞았다. KBS와 MBC 양대 공영방송이 비상경영에 돌입한 가운데 시사교양, 드라마 등 프로그램들의 폐지와 개편을 본격화하고 있다. 일각에서는 방송의 공공성이 필요하다는 주장이 여전히 계속되지만, 지상파 방송사에 수백억, 수천억원의 적자가 누적되는 상황에서 경제 논리를 피하기는 어려워 보인다. 가을 개편을 앞둔 지상파 방송사의 행보가 주목되는 이유다. 심각한 위기를 맞은 지상파 방송사의 현재와 개선 방향, 그로 인해 시청자가 맞게 될 변화를 짚어봤다.KBS 대표 탐사보도 프로그램 ‘추적 60분’이 지난달 30일 방송을 끝으로 36년간의 대장정을 마쳤다. 1983년 시작해 매주 사회의 어두운 이면을 파헤쳐 고발한 프로그램은 같은 해 ‘긴급점검, 기도원’ 방송으로 정신질환자 보호시설에 대한 정부 법제화 계기를 마련했고, 2006년 ‘과자의 공포’ 시리즈 방송 후 음식물 포장지에 식품첨가물 기재 의무화가 시작되는 등 정책 변화를 끌어내기도 했다. 대표적인 공익 프로그램이었지만 수익을 내기 힘든 특성상 개편 대상이 됐다. 2016년 시작해 경제, 역사, 환경 등 폭넓은 분야를 아우른 다큐멘터리로 지식과 감동을 선사했던 ‘KBS 스페셜’도 폐지를 검토 중이다. KBS는 ‘추적 60분’과 ‘KBS 스페셜’을 통합한 ‘시사다큐 직격’(가제)을 다음달 방송을 목표로 논의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진행자 김제동의 고액 출연료 논란을 빚기도 했던 ‘오늘밤 김제동’도 지난달 29일 종영했다. 각종 정치적 이슈를 다루면서 화제의 중심에 서기도 했지만 시청률은 3~4%대에 머물렀다. ‘KBS 뉴스라인’을 없애고 그 시간에 연예인을 기용한 프로그램을 신설했지만 시청률 효과를 보지 못해 효용성 논란이 끊이지 않았다.MBC의 경우 ‘생방송 오늘 아침’과 ‘기분 좋은 날’, ‘파워매거진’과 ‘생방송 오늘 저녁’ 같은 생활정보 프로그램의 통합 등을 검토 중이다. 갈수록 제작비가 높아지는 드라마도 개편 가능성이 높아진다. KBS는 기존 드라마 편성 시간을 70분에서 50분으로 줄이고, 광고 비수기에는 과거 드라마를 재방송하는 등의 방안을 논의 중이다. 월화드라마의 경우 현재 방영 중인 ‘너의 노래를 들려줘’ 후속작 ‘조선로코-녹두전’ 이후 편성 작품이 정해지지 않았다. 한때 ‘드라마 왕국’으로 군림했던 MBC의 드라마 구조조정은 더 폭넓다. 지난달 방영을 시작한 ‘웰컴2라이프’ 이후 편성 작품이 없다. 주말드라마는 방영 중인 ‘황금정원’의 후속작 ‘두 번은 없다’가 올해 말까지 방영될 예정으로 내년부터는 폐지될 가능성이 있다. SBS는 이미 월화드라마 시간에 예능 프로그램을 편성했다. 지난달부터 방송 중인 ‘리틀 포레스트’는 같은 날 방송하는 KBS, MBC의 월화드라마보다 높은 시청률을 올렸다. 드라마에 비해 제작비가 적게 드는 예능으로 효율적인 승부를 보겠다는 전략이 통한 것이다. 광고 수익이 적은 시사교양과 제작비 부담이 큰 드라마의 축소·폐지를 중심으로 한 편성 변화는 지상파 방송국이 최근 겪고 있는 심각한 경영난의 결과다. KBS와 MBC는 최근 나란히 비상경영을 선언했다. 양대 공영 방송사가 비상경영에 들어간 것은 처음 있는 일이다. 양승동 KBS 사장은 지난 7월 22일 조회에서 “혁신하지 않으면 생존할 수 없다는 사실을 받아들여야 한다”며 “비상경영계획안은 KBS가 당면한 구조적인 재정위기를 돌파하기 위해 반드시 실행해야만 하는 최소한의 혁신안”이라고 강조했다. KBS는 앞서 정필모 부사장 주재로 ‘토털 리뷰 비상TF’를 구성하고 4개 분야 63가지 실행과제를 담은 개선안을 내놨다. 2023년 KBS의 누적 사업손실이 6569억원에 이르고, 내년 하반기부터는 은행 차입금 의존이 불가피하다는 전망이 담겼다. KBS는 연간 600억원의 비용을 절감하기 위해 TV 프로그램 10% 수준 감축, 특파원 제도와 중계차 등 대형장비의 개선, 경인취재센터 폐지 또는 대폭 변경 등을 시행할 계획이다. 또 증가하는 인건비를 줄이기 위해 올 하반기 추가 채용을 하지 않고 앞으로도 경력직 채용을 늘릴 방침이다. 최근 KBS는 비상TF안에 대해 각 부서와 의견을 주고받고, 최종안을 확정해 양 사장에게 보고했다. 이르면 이주 안에 시행방안을 발표할 계획으로 알려졌다. 같은 달 25일 최승호 MBC 사장은 방송문화진흥회 업무보고에 참석해 비상경영 추진 계획을 밝히고 “모든 부문에서 비용 절감을 추진함은 물론 인건비 부담을 줄일 장기적인 계획을 시행하겠다”고 했다. MBC의 올 상반기 영업 손실은 이미 400억원을 넘어선 반면 광고 매출은 1100억원대로 목표치의 40%에도 미치지 못한 것으로 전해진다. 최 사장은 이 자리에서 하락하는 지상파의 광고매출과 종편의 성장을 거론하면서 “지상파의 경우 중간광고가 불가능하고 종교방송 등의 광고까지 판매해줘야 하는 이중삼중의 부담을 지고 있다”며 “이런 차별규제는 과거 정부에서 지상파 방송을 인위적으로 약화시키고 종편을 지원하기 위해 만든 비상식적 규제”라고 주장했다. 조능희 MBC 기획조정본부장은 최근 기자간담회에서 중간광고가 허용되지 않은 지상파의 상황을 토로하면서 “현재의 방송제도는 지상파 독과점 시절에 만들었던 것을 고치지 않은 것이 많다. 방송 환경, 통신 환경이 변했는데 그대로인 제도는 불공정하다. 차별적인 비대칭규제로 지상파가 절체절명의 위기에 몰렸다”고 말했다.방송통신위원회가 지난 6월 발간한 ‘2018년도 방송사업자 재산상황 공표집’에는 지상파 방송사들이 위기의식을 느낄 수밖에 없는 이유가 고스란히 드러난다. 공표집에 따르면 방송매체의 광고매출은 2011년 3조 7342억원에서 지난해 3조 2275억원으로 줄며 완만한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 방송을 통한 광고매출의 전체 파이 자체가 줄고 있는 상황은 지상파에 더 영향이 크다. 지상파의 광고매출은 2011년 2조 3754억원에서 7년 연속 줄어든 끝에 지난해 1조 3007억원에 그쳤다. 7년 만에 45.2%나 감소한 것이다. 반면 종편PP(프로그램 제작자)의 광고매출은 같은 기간 716억원에서 4481억원으로 성장했다. 한 방송계 관계자는 “최근 지상파 제작 드라마 중에는 광고가 하나도 안 붙는 사례까지 나오고 있다”며 “제작할수록 적자만 누적되는 상황”이라고 하소연했다. KBS의 경우 2009년 이후 수신료와 프로그램 판매, 재송신 매출은 증가한 반면 광고매출이 연 평균 4.8%씩 줄었고 2013년 이후에는 광고매출이 수신료매출을 밑돌고 있다. 지상파의 매출 감소가 지속되고 있지만 제작비는 줄어들 기미가 없다. 지상파의 지난해 제작비는 2조 8296억원으로 전년 대비 7.1% 증가했다. 이런 가운데 종편PP도 지난해 1조 8299억원(전년 대비 94% 증가)의 제작비를 들이면서 경쟁이 심화되는 양상이다. 양대 공영방송의 비상경영 체제 돌입은 미디어 환경 변화라는 큰 흐름을 거스를 수 없는 선택이지만 그마저도 난관이 예상된다. 당장 일거리 축소를 우려한 외주 작가와 독립PD들의 목소리가 높다. 희망연대노조 방송스태프지부는 지난달 논평을 내고 “KBS 비상경영 선포는 외주작가와 독립PD 대량해고 전초전”이라는 입장을 밝혔다. 지역 방송국 통합·축소에도 반발이 일고 있다. 포항, 전남, 충주, 진주 지역 시도의회 등은 최근 연이어 “KBS의 비상경영계획은 지역분권시대를 역행하고 공영방송을 포기하는 행위”라는 취지의 입장을 내고 “지역균형발전을 선도해야 할 공영방송이 지역국 통폐합을 들고 나온 것은 존립기반을 스스로 허무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이정수 기자 tintin@seoul.co.kr
  • [임지연의 내가갔다, 하와이] 하와이의 숨은 ‘식도락’…차이나타운의 모든 것

    [임지연의 내가갔다, 하와이] 하와이의 숨은 ‘식도락’…차이나타운의 모든 것

    하와이에서 사는 사람들의 생활 모습은 머무는 목적에 따라 대략 3가지 정도로 분류된다. 하와이는 관광지의 성격이 강한 지역이라는 점에서, 이곳에 머무는 사람들의 목적은 단기간의 여행 또는 비지니스나 유학을 목적으로 한 장기체류, 현지에서 나고 자란 하와이안 이 셋 중 하나인 경우가 대부분이다. 그것도 아니면 이른 새벽부터 부지런하게 몸을 움직여 싸고 싱싱한 물건을 구매하기 위해 멀리 다운타운 너머의 차이나타운까지 찾아오는 이들이다. 그 중 가장 짧은 기간 하와이를 찾는 여행자들은 주로 와이키키 해변으로 대표되는 관광지역 일대의 레스토랑에서 비싸지만 근사한 식도락 여행을 즐긴다. 단기간의 여행 일정 탓에 그야말로 대표적인 몇 곳의 맛집을 찾기에도 부족한 이들은 주로 여행사 관계자나 가이드에게 추천 받은 와이키키 해변 일대의 유명 레스토랑에서 시간을 보낼 수밖에 없는 형편이기 때문이다. 반면 하와이에서 현지인 또는 장기간 이 곳에 머무는 이들 중 와이키키 해변을 따라 조성된 고가의 레스토랑을 찾는 이들은 드물다. 지나치게 비싸거나, 잡지책이나 SNS를 통해 알려진 유명세만큼 맛이 훌륭하지 않은 경우가 상당하기 때문일 것이다. 필자 역시 ‘현지에서는 가장 현지인답게 살자’는 모토를 실현하고 있다는 점에서, 와이키키 해변 보다는 소박한 외관의 로컬 맛 집을 선호한다. 또 다른 종류의 사람들은 직장생활과 학업 등에 시간 계획표가 맞춰져 있는 현지인일 경우 어쩔 수 없이 주말 하루 정도 시간을 내서 월마트에서 일주일치 장을 봐오는 경우의 이들이다. 사실 필자의 경우도 마지막으로 분류된 이들과 가장 유사한 처지이지만, 올 한해 만큼은 일주일에 단 4일만 출근해도 된다는 일종의 ‘안식년’ 생활을 이어오고 있다는 점에서 종종 차이나타운이 소재한 다운타운까지 장을 보러 가는 수고스러움을 감수하곤 한다. 오직 싸고, 싱싱한 먹거리를 구매하기 위해서다. 그리고 차이나타운에 가면 어김없이 비닐봉지 가득 욕심껏 담은 각양각색의 빵과 각종 해산물, 싱싱한 과일과 야채 등을 들고 집으로 돌아온다. 아니, 어쩌면 장을 보기 시작하기 이전부터 시원한 과일 주스 한 잔과 투박한 모양의 빵을 파는 베이커리 집에 먼저 들러 하얀 설탕이 잔뜩 묻은 이국적인 맛의 빵을 한 입 물고 차이나타운에서만 느낄 수 있는 작은 행복을 즐기기도 한다. ◇차이나타운 ‘마카오式’ 빵집(Macao)지난해 9월 마카오식 베이커리 전문점 '재키 마카오 카페'(Jacky‘s Macau Café)가 신장개업했다. 주인장은 중국어를 모국어로 쓰는 중국인 부부인데, 남편은 주방에서 빵을 굽고 아내는 홀에서 손님들이 고른 빵 계산을 돕는 방식이다. 주로 단 맛이 강한 미국식 베이커리와 케이크 위주의 맛과 비교해 단백한 맛의 중국식 빵 맛을 보려는 현지인들 사이에서 입소문이 제법 난 곳이기도 하다. 더욱이 베이커리 제품 외에도 제법 큰 보온병에 담아 현장에서 주문하는 즉시 컵에 따라주는 달달한 맛의 커피와 중국 전통방식으로 빚은 월병 등이 함께 판매 중이라는 점에서 하와이에서 중국의 맛을 보려는 이라면 누구에게나 추천하고 싶은 장소다. 특히 인근에는 중국에서 출생했으나, 갖가지 사연을 안고 미국에 정착한 중국계 이민 1세대들이 주로 거주하는 차이나타운과 미국의 여느 대형 도시를 떠올리기에 충분한 다운타운이 자리잡고 있다는 점도 이곳의 매력을 배가시킨다. 다운타운과 차이나타운은 도보로 각각 5분, 1분이면 당도할 수 있는 지척의 거리다. 뿐만 아니라, 이곳은 개점 이후부터 줄곧 미국 시민권자 또는 영주권자로 살아가고는 있지만, 여전히 중국어로 대화를 나누길 좋아하는 중국계 미국인들이 가게를 찾아와 만담을 나누는 사랑방 역할을 톡톡히 해내고 있는 분위기다. 주소: 119 N Hotel St, Honolulu, HI 96817 빵 가격: 1개당 1달러~2달러 대. 즉석 커피 1잔: 2달러 *모든 제품 가격표에 세금이 추가되지 않는다. 모든 가격에 추가 세금과 팁이 요구되는 하와이의 문화에서 자유로운 지역은 오직 차이나타운 일대가 유일하다. 아마도 팁이 익숙하지 않은 중국식 문화가 점령한 지역이기 때문일 것이다. ◇믹키 카페(Mickey café)하와이에서 살면서 물과 음료수는 어쩌면 가장 필수적인 생필품 중 하나다. 연평균 온도는 26도에 불과하지만, 7~9월에 집중적으로 찌는 듯한 더위가 계속되는 이곳에서 요즘은 가장 시원한 음료가 절실한 시기다. 봄, 가을과 겨울이 부재하고 365일 여름만 존재하는 하와이에서 멀쩡히 살아남기 위해서는 에어컨과 생수, 그리고 시원한 음료수는 필수인 셈이다. 이런 이유 탓에 거리를 걷는 이들의 손에는 커다란 텀블러나 생과일 주스 등이 하나 둘씩 들려 있는 것을 쉽게 확인할 수 있다. 그 가운데 아이스 아메리카노나 맹맹한 맛의 생수에 실증난 이들이 찾는 것이 바로 생과일 주스다. 시원하면서도 달콤한 맛 덕분에 뜨거운 한 낮의 열기를 식히고 다시 기운을 차릴 수 있게 만든다는 점에서 생과일 주스와 하와이는 잘 어울리는 한 쌍이다. 그 가운데 생과일 주스를 저렴하게 마실 수 있는 곳이 있다. 바로 차이나타운에 소재한 ‘믹키카페’가 그 주인공. 미국의 리뷰 전문 플랫폼인 옐프(Yelp)에서 ‘이렇게 크고 저렴한 생과일 주스를 여기 말고는 없다’는 호평을 받은 곳이 바로 믹키 카페다. 큰 사이즈의 컵에 무심한 크기의 생과일, 얼음 등을 아낌없이 갈아 넣은 음료를 3~4달러 대로 구매해 맛 볼 수 있다. 판매하고 있는 생과일 주스의 종류만 해도 20여 가지에 달하는데 모든 생과일은 현지에서 공수한 하와이산 제품이다. 차이나 타운과 항구가 잇닿은 다운타운 일대를 한 동안 걸으며 여행하던 중 달달한 것이 땡길 때 제격이다. 주소: 1120 Maunakea St, Honolulu, HI 96817 영업시간: 오전 8시~오후 5시 가격대: 3~4달러. ◇ 무엇을 상상하든 ‘다 있다’...차이나타운 ‘전통시장’지금의 차이나타운의 명성이 있게 한 곳이 바로 전통시장이다. 미국인들은 주로 대형 마트에서 주로 냉동된 반조리 식품을 구매하는 것이 일반적인 식문화지만 하와이에 거주하는 아시안, 그 중에서도 중국인들이 밀집해 사는 차이나타운 일대에서는 한국이나 일본 등지에서 쉽게 찾아볼 수 있는 제법 큰 규모의 전통시장이 존재한다. 하와이에서도 유일무이한 전통시장으로 주말과 중국 전통 명절을 제외한 모든 날 문을 열고 영업 중이다. 특히 우리에게는 새벽시장으로 불리는 시장 문화가 존재하는 탓에 이른 새벽 5시면 문을 열고 오후 5~6시가 되면 이 일대의 전통 시장 상점은 모두 문을 닫는다. 일부 상점의 경우 오후 4시면 문을 닫는 곳도 상당하다. 그 덕분에 당일 현지에서 수확된 싱싱한 농산물과 해산물, 육류 등을 직거래 할 수 있다는 점에서 부지런한 하와이안들에게 특히 인기가 좋다. 무엇보다 이 일대에서 판매하는 대부분의 먹거리들이 하와이 현지 마트보다 1~2달러 정도 저렴한 수준에 판매된다는 점도 좋다. 차이나타운에서라면 현지인이 생산한 ‘냉동되지 않은’ 싱싱한 먹거리를, 마트에서 유통되는 물가의 1~2달러 이상 저렴한 수준에 구매할 수 있는 셈이다. 하와이와는 전혀 어울릴 것 같지 않은 차이나타운이 가진 ‘이국적인 풍경’을 더 많은 이들에게 추천하고 싶은 이유다. 주소: Chinatown, Honolulu, HI 96817 영업시간: 오전 5시~오후 5시(일부 상점은 오후 4시면 문을 닫는다) 호놀룰루=임지연 통신원 808ddongcho@gmail.com  
  • ‘이렇게 예쁜 아홉살 딸을 잃다니’ 루이스 엔리케 안타까운 사연

    ‘이렇게 예쁜 아홉살 딸을 잃다니’ 루이스 엔리케 안타까운 사연

    이렇게 예쁜 딸을 잃었으니 아빠의 마음은 어떨까? 스페인 축구 국가대표팀 감독과 프리메라리가 바르셀로나 FC 감독을 지낸 루이스 엔리케(49)가 골육종으로 아홉살 딸 사라를 잃었다. 국가대표 감독에 부임한 지 일년이 조금 안돼 지난 6월 개인 사정이 있다며 물러났는데 딸과 마지막 시간을 보내려 했던 것으로 보인다. 엔리케는 소셜미디어에 지난 5개월 동안 병원 직원들이 사나를 극진히 보살펴준 데 대해 감사의 뜻을 밝혔다. 아울러 “우리 가족을 이끌 별이 될 것”이라며 “벌써 우리는 많이 그립지만 미래에 다시 만날 것이란 희망을 안고 살아가는 모든 순간에 널 기억할 것”이라고 애달픈 심정을 드러냈다. 스페인축구협회(RFEF)도 “여린 사나가 슬프게 세상을 떠난 것을 추모한다”면서 “고통 속에서도 오늘 우리 모두와 함께 한 가족과 친구들에게 심심한 위로의 말씀을 전한다”고 밝혔다. 엔리케는 바르셀로나 선수 시절 301경기에 출전해 두 차례 라리가 우승과 2015년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 우승을 차지했는데 바르셀로나 구단은 “어려운 때에 루이스 엔리케와 그의 가족들에게 위로와 애도의 뜻을 표한다. 편안히 잠들어라 사나”라고 밝혔다. 리오넬 메시도 “우리가 세상의 모든 강한 이들과 함께 한다”고 애도했다. 스페인 총리와 테니스 스타 라파엘 나달, 그리고 바르셀로나의 라이벌 레알 마드리드까지 추모 행렬에 동참했다. 한때 엔리케가 지도했던 이탈리아 프로축구 AS로마도 “가슴이 찢어진다”면서 “말도 안되게 슬프고 힘든 시간에 우리 구단 모든 이의 마음은 루이스 엔리케와 가족들과 함께 한다”고 추모했다. 임병선 기자 bsnim@seoul.co.kr
  • [그 책속 이미지] 통영살이 3년, 바다내음 번지는 그림일기

    [그 책속 이미지] 통영살이 3년, 바다내음 번지는 그림일기

    안남미로 만든 파에야에 아스파라거스와 갖은 해산물을 곁들인 뒤 그 위에 큼지막한 생선구이를 올렸다. 펜으로 정성스레 꾹꾹 눌러 그린 그림에서 푸근함이 느껴지고, 화려하게 색칠하지 않았는데도 생생하다.일러스트레이터 ‘밥장’의 ‘밥장님! 어떻게 통영까지 가셨어요?’는 3년 동안 통영 살이를 담은 그림일기집이다. 마흔을 넘긴 저자는 어느 날 일과 삶의 무게중심을 서울이 아닌 다른 곳으로 옮기기 위해 고민하다 통영을 골랐다. 케이블카, 꿀빵, 충무김밥이 통영의 전부인 줄 알았지만, 한 해 한 해 계절을 나며 통영의 새로운 모습을 마주한다. 생소한 물고기 이름과 그것을 가장 맛있게 먹는 방법으로 진짜 맛을 알게 됐고, 통영국제음악당에서 마주한 브라질 연주자의 보사노바와 무심코 지나던 통영 골목에서 예술을 만끽한다. 그리고 산과 항구에서 만나는 통영의 풍경은 어찌 그리 예쁜지. 친구들과 밤새 수다 떨고 재미난 프로젝트를 작당하며 통영에 깊이 스며든 저자가 섬세한 선으로 묘사한 통영의 생생한 풍경과 이야기는 진짜 통영을 담았다. 아마도 저자의 그림에서 바다 내음이 나는 까닭일 터다. 김기중 기자 gjkim@seoul.co.kr
  • ‘오세연’ 박하선 “얄미워 보일까봐 웃는 것도 조심”

    ‘오세연’ 박하선 “얄미워 보일까봐 웃는 것도 조심”

    “웃는 장면도 조심해서 연기했어요. 많이 웃으면 얄미워 보일까봐서요. 주인공이 미움을 받으면 안 되니까요.” 29일 서울 논현동 한 카페에서 만난 박하선(32)은 최근 종영한 채널A 드라마 ‘평일 오후 세시의 연인’의 손지은을 완전히 떨쳐내지 못한 듯 조심스럽게 인터뷰를 시작했다. 촬영에 들어갔을 때보다 2~3㎏가량 빠졌다고 했다. “다른 작품들은 끝나고 나면 캐릭터와 저를 잘 분리했어요. ‘걔는 어디에서 잘살고 있을 거야’라고 생각하면서요. 그런데 지은과 정우(이상엽 분)는 ‘둘이 잘살 거야’라고 빌면 안 되는 작품 같아서, 죄스러워서 그런지 아직도 입맛이 없네요.”(웃음)‘평일 오후…´는 일본 후지TV 인기 드라마 ‘메꽃, 평일 오후 3시의 연인들’(2014)을 리메이크한 작품이다. 사랑이 메말라 버린 남편(정상훈 분)과의 관계에도 불륜은 혐오하던 주인공이 어느 순간 스며들 듯 비집고 들어온 새로운 사랑에 눈을 뜬다. 작은 불씨처럼 시작된 불륜은 갈수록 거센 화염이 돼 주변을 파멸로 몰고 간다. 스스로 책망하고 속죄하는 지은의 내레이션이 반복되지만, 그러면서도 사랑의 감정에 불나방처럼 이끌린다. ‘불륜을 극혐해요’라는 초반 대사에 몹시 공감했다는 박하선은 “감독님, 스태프, 배우들과 사랑에 대한 이야기를 많이 나눴다”며 ‘불륜’보다 ‘사랑’에 방점을 찍었다. “작가님이 ‘인간의 품격에 대한 드라마’라고 하신 게 처음에는 의아했다”면서 “그런데 갈수록 지은이가 고뇌하고 끝에는 온전한 나로 돌아가게 되니까 ‘혹독한 성장기’라는 걸 이해하게 됐다”고도 덧붙였다. 듣는 이의 가슴을 울리는 명대사와 내레이션이 매회 호평을 받았다. 박하선은 잊히지 않는 내레이션 중 하나를 말했다. 마법같이 화려한 사랑이 아니라 평범한 일상에서 문득 움튼 사랑을 그려 낸 드라마와 꼭 닮은 대사. “시간을 돌려 스무 살 무렵의 당신과 내가 만났다면 우리는 달라졌을까요. 스무 살의 우린 아마도 서로를 그냥 지나쳤을 겁니다. 바람이 꽃잎을 스치듯 무심히, 그렇게.”3년 만의 드라마 복귀작을 통해 시청자의 감사함을 알게 됐다. 1회 0.9%의 눈에 띄지 않는 시청률로 시작했지만 후반부에는 2.1%를 넘었다. 포상휴가 기준 3%에는 못 미쳤지만 채널A 역대 드라마 최고 시청률이었다. 박하선은 “팬분들이 ‘지하철에서도 보지 말고 집에 가서 본방으로 보자’는 얘기도 하고, ‘포상휴가 보내주겠다’는 DM(다이렉트 메시지)도 많이 보내주셨다. 너무 감사했다”면서 “주변 반응도 좋아서 시청률이 5~6%는 나온 것 같다”며 웃었다. 결혼, 출산을 비롯한 개인적인 일들로 짧지 않은 공백기를 가졌던 박하선은 “예전에는 하고 싶은 역할을 골랐다면 지금은 좋은 작품에서 제 역할을 어떻게 다르게 표현할 수 있을까를 고민한다”며 많은 작품을 통해 시청자를 만나고 싶다는 바람을 전했다. 이정수 기자 tintin@seoul.co.kr
  • [여기는 남미] 피땀 흘려 준비한 졸업논문 도둑맞은 페루 여대생의 사연

    [여기는 남미] 피땀 흘려 준비한 졸업논문 도둑맞은 페루 여대생의 사연

    피땀 흘려 준비한 졸업논문을 졸지에 잃어버린 페루의 여대생이 졸업논문을 돌려주면 사례하겠다고 약속하고 나섰다. 안타까운 사연의 주인공은 리마에 사는 카티야 카스티요(25). 그는 최근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가정형편이 어려워 금액은 약속할 수 없지만) 반드시 사례하겠다"며 논문을 돌려달라고 호소했다. 페루 가톨릭대학에서 건축을 전공하고 있는 카스티요는 올해 말 졸업할 예정이다. 잃어버린 건 졸업을 위해 대학에 제출해야 할 논문이다. 논문을 제출하지 못하면 졸업은 불가능해진다. 카스티요는 "논문을 쓰는 데 아마도 수천 시간이 들었을 것"이라며 "다른 건 몰라도 논문만은 꼭 돌려 달라"고 하소연했다. 논문을 잃어버린 건 그의 잘못이 아니다. 리마의 서민아파트에 살고 있는 카스티요는 지난 25일(현지시간) 가족들과 함께 잠깐 외출을 했다. 집을 비운 시간은 약 3시간. 이 짧은 시간에 그의 아파트엔 도둑이 들었다. 도둑은 집에 있던 가전제품을 싹쓸이해 도주했다. 카스티요는 컴퓨터를 잃어버렸다. 컴퓨터에선 1년 넘게 준비한 그의 졸업논문이 저장돼 있었다. 만약의 사태에 대비하지 않은 것도 아니다. 사고가 날까봐 그는 논문파일을 여러 개 USB에 백업해놨었다. 하지만 도둑들은 USB들까지 몽땅 챙겨갔다. 카스티요는 "1년 넘는 시간을 투자해 도면과 사진 수백 장을 포함한 논문을 썼는데 하루아침에 물거품이 됐다"며 눈물을 흘렸다. 카스티요는 컴퓨터 사진을 자신의 SNS(사회관계망서비스)에 올렸다. 도둑이 컴퓨터를 내다팔지 몰라서다. 그는 "혹시라도 누군가 이런 컴퓨터를 팔겠다고 하면 꼭 구입하거나 내게 연락해 달라"고 당부했다. 한편 그가 사는 지역은 리마의 헤수스 마리아라는 곳으로 치안이 불안한 동네다. 경찰은 "도둑이 들었다는 말을 듣고 현장을 둘러봤지만 강제로 문을 연 흔적은 없었다"며 "도둑이 아파트 열쇠를 갖고 있었을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고 말했다. 사진=아에메 손영식 해외통신원 voniss@naver.com
  • 전쟁의 상처 안고 살아가는 60년대 ‘인간 군상’을 엿보다

    전쟁의 상처 안고 살아가는 60년대 ‘인간 군상’을 엿보다

    서울신문이 서울시, ㈔서울도시문화연구원과 함께하는 2019서울미래유산-그랜드투어 ‘제18회 서울의 영화3(이만희 감독의 귀로)’ 편이 지난 24일 중구 정동과 서소문동 그리고 서울역 일대에서 2시간 동안 진행됐다. 지난달 27일부터 시작한 혹서기 야간투어 프로그램의 마지막 다섯 번째 순서였다. 서울미래유산을 사랑하는 참석자 40여명은 평소보다 한 시간 빠른 오후 5시 집결지인 시청역 2번 출구에서 출발했다. 먼저 서울시청 서소문청사 13층 정동 전망대에 올라 영화의 주요 무대 중 한 곳인 정동과 덕수궁 일대를 조망했다. 이어 정동제일교회~배재학당역사박물관~고려삼계탕~시위병영 터~호암아트홀을 차례로 둘러봤다. 가톨릭 성지로 거듭난 서소문역사공원은 칠패시장과 만초천, 처형장의 옛 흔적을 품은 곳이다. 해가 저물어 가는 시간 서울역 고가도로에서 영화 이야기를 들으며 서울역의 황혼을 지켜본 뒤 서울역 광장에서 답사를 마무리했다. 이날의 서울미래유산은 무형유산인 영화 귀로와 유형유산인 고려삼계탕, 서울역 고가도로, 서울역 광장 등 모두 4곳이었다. 해설을 맡은 김미선 서울도시문화지도사는 영화의 주요 현장에서 영화보다 더 재미난 영화 이야기를 들려줬다. 참석자들은 흥미진진한 60년대 미스터리 멜로드라마에 숨을 죽였다.한국영화사의 거장 이만희(1931~1975) 감독의 정신세계를 관통하는 키워드는 전쟁이었다. ‘인간 이만희’의 삶은 온통 전쟁이 지배하고 있었다. 서울에서 태어나 고등학교 재학 중 한국전쟁에 참전, 통신병으로 5년간 복무한 그는 “내가 가진 기억은 군대와 영화밖에 없다”, “영화감독이 되지 않았으면 직업군인으로 살았을 것 같다”고 말할 정도였다. 연출작 51편 중 11편이 전쟁영화였으며 멜로물에도 전쟁 장애를 안고 살아가는 사람을 주요 인물로 등장시켰다. 소설가 김승옥은 이만희 감독이 세상을 떠나자 “당신은 포탄 속을 묵묵히 전진하는 병사들 편이었고, 좌절을 알면서도 인간의 길을 가는 연인들 편이었고 그리고 폭력이 미워 강한 힘을 길러야 했던 젊은이의 편이었다”는 압축적인 헌사를 묘비명으로 바쳤다. 전쟁영화 감독 역이 가장 앞에 놓인 것처럼 그의 영화에 담긴 휴머니즘, 시대의 상처를 안고 살아가는 인간 군상에 대한 이해와 생동감 넘치는 묘사는 모두 전쟁 경험에서 나온 것이다. 흔히 대표작으로 ‘마의 계단’(1964), ‘만추’(1966), ‘귀로’(1967), ‘휴일’(1968) 등을 꼽지만 그의 진정한 대표작은 1963년 작 ‘돌아오지 않는 해병’이다. 이 전쟁영화의 흥행 성공으로 그는 충무로의 스타 감독이 됐다. 이만희 감독은 한국영화의 전성기인 1960년대 대중성과 예술성을 모두 충족시킨 인물이다. 그는 할리우드 영화가 개발한 기존 장르를 활용하면서도 재해석했고, 대사로 설명하기보다는 영상과 분위기로 영화를 느끼게 했다. 전쟁영화도, 멜로드라마도, 액션스릴러도, 시대극도 자신의 스타일로 창조한 스타일리스트였다.이만희라는 이름을 언급하지 않고 1960년대 한국영화를 말한다는 건 불가능하다. 대중 지향의 장르영화를 기반으로 자신만의 미학과 예술성을 개척했다. 영화 ‘귀로’는 한국전쟁에서 부상을 입고 병상에 눕게 된 남편(김진규 분)을 돌보던 아내 지연(문정숙 분)의 망설임과 선택에 관한 영화다. ‘가부장제 현실과 자유에 대한 갈망 사이에서 실존적 고투를 벌이는 여성 캐릭터’라고 평가할 만하다. 영화는 우연히 알게 된 젊은 남자와 남편 사이에서 갈등하는 여성의 심리와 도시의 풍경이 맞물린 감각적인 멜로드라마다. 이상과 현실, 권태와 욕망 사이에서 갈피를 잡지 못하는 한 여인의 몸부림이다. 영화에 등장하는 육교, 가로등, 거리의 시계, 서울역 광장을 통해 여주인공의 결핍과 욕망을 대사 없이 상징적으로 화면에 담았다. 영화에는 남편이 있는 이층 방으로 연결되는 계단, 연인과 함께 밤을 보내는 여관으로 올라가는 계단 그리고 언덕 위에 있는 성당까지 이어진 돌계단 등 세 종류의 계단이 나온다. 이 계단들은 욕망과 죽음 혹은 구원과 파멸을 은유한다. 또한 이 계단들은 삶과 죽음, 허상과 실상을 구획하는 경계이기도 하다. 허상의 삶 너머에는 아득한 심연이 자리하고 있다. 계단 숏들의 미세한 변주는 지연의 심리 변화와 이 부부의 관계 변화를 암시한다. 그리고 이 계단 전후에 반복되는 사건들이 배치된다. 반복과 차이의 구조는 여러 곳에서 목격된다. 기차역에서 신문사로 가는 길에 나오는 건널목에서는 기차가 지나가고, 육교를 걸을 때 대형 시계가 보인다. 또 핸드백은 이별을 예감하게 한다.1960년대 후반 서울의 모습이 영화를 통해 인상적으로 묘사되고 있다. 고가와 육교 그리고 지하도는 1960년대 후반 서울의 변화된 모습을 보여 주는 대표적 건조물들이다. 이 시기 도로와 교량 건설이 집중적으로 이뤄지면서 서울은 차량을 위한 도시로 바뀌어 가고 있었다. 영화에 나오는 아현고가도로는 준공되기 직전의 모습이다. 도심 재개발이라는 이름 아래 사람들은 외곽으로 쫓겨났다. “지나가는 기차를 보면 타고 싶지만 막상 타고 보면 답답하다”고 여주인공은 말한다. ‘귀로’에서 여주인공은 남편의 심부름으로 ‘잔설’이라는 제목의 신문 연재소설 원고를 신문사에 전달하기 위해 경인선을 타고 서울역에 도착한다. 서울역은 머무는 곳이 아니라 이동하기 위해 스쳐 가는 곳이다. 남편의 소설 원고를 신문사에 전달하기 위한 주기적인 외출이 그녀를 숨 쉬게 한다. 그녀는 인천과 서울을 연결하는 기차를 타고 신문사로 간다. 기차를 타고 서울로 가는 외출은 그녀에게 ‘짧은 여행’이다. 기차는 한 장소와 다른 장소를 연결한다. 인천과 서울을 왕복하는 지연의 동선은 세 번에 걸쳐 같은 패턴으로 반복된다.기본적으로 그녀의 동선은 기차~서울역~육교~신문사로 이어지고 돌아오는 길은 그 역순이다. 이 동선에 남산 야외음악당과 서울역 근처의 성당을 산책하는 것이 가끔 낄 뿐이다. 그녀는 서울의 거리를 걷는 여성 산책자다. 그녀의 집은 정주의 공간이 아니라 과거의 기억 속에 사로잡힌 폐쇄의 공간일 뿐이다. 서울 나들이는 실존의 이유를 찾는 여정이다. 그녀는 존재는 도시의 군중 속에 있다. 서울 도심의 유일한 철도건널목인 서소문건널목은 하루 평균 560회가량 열차가 지나다니는 전국 통행량 1위 건널목이다. 서소문 밖 네거리는 전통적인 처형장이었지만 천주교 역사에서는 순교성지다. 1801년 신유박해, 1839년 기해박해, 1866년 병인박해를 거치며 수많은 순교자가 신앙을 위해 목숨을 바쳤다. 한국 교회의 단일 순교지로는 가장 많은 성인을 배출한 곳이다. 103위 성인 가운데 44위를 배출한 국내 최대이자 세계적인 성지다.남대문과 서대문 사이 서소문은 도성과 마포, 용산을 잇는 관문이자 조선시대 1번 국도인 의주를 잇는 중요한 문이었다. 서소문과 그 서쪽 약현 사이 저지대를 가르며 안산과 인왕산에서 발원한 만초천이 한강으로 흘렀는데 그 유역을 따라 시가지가 발달했다. 군자창, 만리창 등 관영창고가 위치했고, 칠패시장과 소의문 밖 시장이 서로 이어졌다. 종로시전, 이현시장과 함께 조선 3대 시장을 형성했다. 다산 정약용은 ‘목민심서’에서 “우리나라 왕성 5부 안의 애오개는 서강으로 가는 길이고, 약고개는 용산으로 가는 길로서 곡물이 폭주하고 수레가 부딪치고 사람이 어깨를 부딪는 곳”이라며 번잡한 시가지로 묘사했다. ‘귀로’의 여주인공이 서울역에서 세종로 신문사로 가는 길에 건넜던 그 서소문건널목에는 아직도 사람과 열차가 분주하게 지나다닌다. 글 노주석 서울도시문화연구원장 사진 김학영 연구위원 ■다음 일정: 제19차 망우리 ■일시 및 집결장소: 8월 31일(토) 오전10시, 망우역 1번 출구 ■신청(무료) : 서울미래유산 홈페이지(http://futureheritage.seoul.go.kr) ■문의 : ㈔서울도시문화연구원(www.suci.kr)
  • 청문회 낙마도… 징역형 전력도 OK… 광주시, 흠집난 올드보이 ‘보은인사’

    청문회 낙마도… 징역형 전력도 OK… 광주시, 흠집난 올드보이 ‘보은인사’

    이용섭 광주시장이 광주형 일자리 1호 기업인 광주글로벌모터스 대표에 박광태(76) 전 광주시장을 선임한 데 이어 인사청문회에서 낙마한 정상용(70) 전 국회의원을 남도학숙 원장에 슬그머니 임명한 사실이 드러나면서 ‘보은 인사’ 논란이 그치지 않고 있다. 광주시는 28일 광주·전남 출신 대학생들의 서울 기숙사인 남도학숙 원장에 정 전 의원을 임명했다고 밝혔다. 임기 3년의 무보수 명예직이지만 연 4000만원의 활동비가 지급된다. 정 전 의원은 이 시장과 같은 고향 출신인데다 지난 민선 7기 지방선거에서 선거대책위원장을 맡았다. 시민단체 등은 이를 두고 이 시장이 늘 강조해온 ‘도덕성·전문성·리더십’ 등 ‘인사 3대 원칙’과 어긋난다며 반발하고 있다. 정의당 광주시당은 이날 ‘올드보이의 귀환은 언제까지 계속될 것인가’라는 제목의 성명에서 “전문성 부족 등 자질 논란으로 한때 낙마한 정 전 의원을 새로운 자리에 임명한 것은 보은인사의 전형”이라고 비판했다. 정 전 의원은 지난해 12월 환경관리공단 이사장에 응모했다가 적격성을 따지는 시의회 인사청문회에서 위장전입과 자녀 병역기피 의혹 등이 불거지면서 자진 사퇴했다. 광주시 관계자는 “정 전 의원은 5·18유공자이고, 국회의원을 두 번 지내는 등의 많은 경륜을 갖췄다”며 “남도학숙 원장은 전문성이 요구되는 환경관리공단과는 달라서 임명했다”고 말했다.이 시장은 지난 20일 광주글로벌모터스 대표 이사에 박 전 시장을 선임한 것에 대해 시민단체가 비판하자 이를 폄훼하는 듯한 발언을 하면서 또 다른 반발에 부딪히는 등 후유증이 가라앉지 않고 있다. 광주시민단체협의회와 ‘지역공공정책플랫폼 광주로’(광주로)는 이와 관련, 최근 성명서를 내고 박 대표이사 사임과 철회를 촉구했다. 광주시민협은 “박 전 시장은 자동차 산업에 대한 경험과 전문적인 식견이 전무할 뿐 아니라 ‘상품권 깡’ 사건으로 징역형을 받은 전력이 있다”고 지적했다. 이런 가운데 이 시장은 지난 25일 기자회견에서 “종합적인 시각에서 대안을 제시하기보다 매사를 비난하고 폄하만 하는 일부 단체 주장까지 수용하다 보면 광주시는 아무것도 할 수 없다”고 했다. 이를 두고 참여자치21은 “이 시장이 시민단체의 공적 활동을 폄훼한 것”이라며 사과를 촉구하고 있다. 광주 최치봉 기자 cbchoi@seoul.co.kr
  • [단독] “中서 남편 숨졌는데… 영사관은 ‘알아서 하라’는 식이네요”

    [단독] “中서 남편 숨졌는데… 영사관은 ‘알아서 하라’는 식이네요”

    유족 “영사관, 전화로 사후 절차만 안내 사고 현장·병원에 누구도 안 나타나… 정부서 보호받는다는 생각 전혀 안 들어” 130일 흘렀지만 사고 경위도 오리무중“평생 기계만 만지며 살던 국민이 가정과 국익을 위해 일하다 타지에서 죽었는데 국가는 ‘유족이 알아서 하라’는 식이더라구요.” 재난심리치료사인 강명선(44)씨는 지난 4월 18일 남편 김치중(49)씨를 먼저 떠나보냈다. 중소기업 직원이던 남편은 중국 산둥성 둥잉시의 기저귀·생리대 공장에 기계를 설치하러 갔다가 지게차 위에 올렸던 기계가 떨어지는 바람에 머리를 다쳐 숨졌다. 20년간 한 회사에서 일하면서 터키, 아프리카, 중국 등 회사가 원하는 곳이라면 어디든 갔던 성실한 노동자의 황망한 죽음이었다. 세월호 참사 때 간접외상 환자의 심리치료를 돕는 등 재난 상황을 경험해 온 강씨도 갑작스러운 남편의 죽음 앞에 공황 증세를 겪었다. 강씨에게 또 다른 상처를 준 건 우리 해외 공관의 무성의한 태도였다. 그는 “사고 처리 과정에서 영사관의 도움이 절실했지만 지원은 거의 못 받았다”며 “말이 통하지 않는 중국에서 현장 답사와 시신 화장 등 각종 사고 처리를 유족이 알아서 했다”고 말했다. 유족에 따르면 김씨 사망 사고 이후 영사관 직원 중 누구도 사고 현장이나 병원에 나와 보지 않았다. 전화를 통해 사망 확인이나 화장 등 사후 절차에 대해 안내만 해줬다고 한다. 강씨는 “외교공관 직원으로부터 ‘긴급비자를 발급받도록 해 줘 중국 입국을 돕겠다. 화장 비용은 200만원쯤 든다’는 말을 들은 게 전부”라고 말했다. 현지 변호사나 통역을 구하는 것조차 유족의 몫이었다. 강씨는 “영사관 직원은 현지 변호사 3명의 연락처를 건네며 ‘연락은 알아서 하라’는 식이었다”면서 “이마저도 2명은 연락이 닿지 않았고 1명은 ‘거리가 멀다’면서 미온적인 태도를 보였다”고 말했다. 유족들은 가까스로 현지에서 기본 절차를 밟고 사고 닷새 후 김씨를 화장한 뒤 한국으로 데려왔다. 유족들이 겪는 고통의 시간은 여전히 끝나지 않았다. 사고가 나고 벌써 130일 이상 흘렀지만 중국 공안(경찰)은 사고 경위 조사 결과조차 알려주지 않고 있다. 작업을 했던 중국 공장 측은 책임이 없다는 자세만 고수한다. 강씨는 답답한 마음에 칭다오 주재 한국 총영사관에 수차례 도움을 청했지만 “중국 측에 조사 결과를 내달라고 촉구하고 있다”는 답만 반복해 내놨다. 강씨는 이후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 사연을 올리기도 했다.(관련 링크 : https://www1.president.go.kr/petitions/Temp/ttmoFm)다행히 우리 근로복지공단은 지난달 18일 김씨가 업무상 재해로 사망했다는 점을 인정해 강씨에게 산재보험 유족연금을 지급하기로 했다. 김씨가 일했던 회사가 산재 입증 자료를 충실히 제출해 줘서다. 강씨는 “사고 처리 과정에서 대한민국 국민으로서 보호받고 있다는 생각이 들지 않았다”고 말했다. 트라우마도 겪고 있다. 그는 “재난심리치료사로 일한 경험 덕에 사진 촬영이나 녹음, 중국 측 변호사와의 면담 등 일처리를 비교적 빨리했지만 일반인이라면 더 당황했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또 “해외에서 사고를 겪은 이들을 위해서 정부가 심리 치료 등도 지원하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외교부 재외국민보호과 관계자는 “영사업무 지침에 따라 사고를 처리하기 때문에 다른 범죄 피해와 산재를 구분해 처리하기는 어렵다”고 말했다. 이어 “또 중국은 통제가 강해 우리 공관이 확인할 수 있는 범위가 좁지만 만약 우리 국민의 피해가 확인되면 중국 당국에 살펴봐 달라고 얘기하겠다”고 말했다. 고혜지 기자 hjko@seoul.co.kr
  • 1500년 넘도록 물위에서 굳건히…화려했던 번영 간직한 물의 도시

    1500년 넘도록 물위에서 굳건히…화려했던 번영 간직한 물의 도시

    물의 도시엔 ‘~의 베네치아’라는 표현이 늘 붙는다. 러시아 상트페테르부르크는 북방의 베네치아, 스웨덴의 스톡홀름은 북유럽의 베네치아, 중국 쑤저우는 동방의 베네치아. 그런 식이다. 이탈리아 베네치아는 세계적인 관광 명소답게 인파로 북적거렸다. 아슬아슬해 보일 정도로 건물은 기울어져 있었다. 건물 틈이 벌어지는 것을 막기 위해 외벽에 Y자로 된 두꺼운 쇠붙이를 더덕더덕 붙인 모습은 흔하다. 물에 맞닿은 벽은 더 낡아서 군데군데 떨어져 나갔다. 1500년이 넘도록 물위에서 굳건히 버티고 있던 베네치아는 지금 위기에 처해 있다. 베네치아는 도시 전체가 유네스코 문화유산이어서 아무리 낡았어도 마음대로 건물에 손을 대지 못한다. 오버 투어리즘과 환경 파괴가 심해 도시세를 부과하기로 했지만 그렇다고 이 매력적인 도시를 여행지 리스트에서 빼놓을 사람은 별로 없을 듯하다. 낡음 자체로도 너무나 매력적이니까. 최근 베네치아 시장은 유네스코에 ‘위험에 처한’ 세계유산으로 올려 달라는 요청까지 했을 정도다. 속속들이 들여다보면 안타까울 뿐이다. 왜 물위에 살게 됐을까? 5세기 중반 로마제국이 멸망하고 훈족이 쳐들어올 무렵, 이탈리아 북동부에 살던 사람들은 아드리아해 석호(潟湖)의 섬으로 피란을 왔다. 인구가 늘어나고 땅이 부족하자 6세기부터는 바다 위에 나무 말뚝을 촘촘히 세워 기단을 쌓고 돌을 얹어 건물을 지어 올렸다. 임시 피란처가 도시가 돼버린 것이다. 유럽을 넘어 동방까지 쥐락펴락하던 강력한 해상 경제력은 터전을 일궈낸 강인한 생활력에서부터 시작됐을 것이다.베네치아를 이루는 118개의 섬은 400여개 다리로 이어져 있다. 골목도 좁고 미로처럼 이리저리 얽혀 있다. 어깨를 부딪혀 가며 사람만 겨우 다닐 뿐 차 한 대도 지날 수 없다. 베네치아에선 물이 길을 대신하고 배가 차를 대신한다. 수상 택시와 수상 버스, 곤돌라가 도시의 교통수단일 뿐이다. 처연하게 늙어가는 도시에서 화려했던 시절을 엿볼 수 있는 곳은 산마르코 광장이다. 산마르코 대성당 입구에 있는 청동 말들은 십자군 전쟁 때 이스탄불에서 전리품으로 가져온 것이다. 십자군 전쟁으로 막대한 부를 손에 쥔 베네치아는 산마르코 성당과 두칼레 궁전을 건설하기 시작했으며 번영은 오래갔다. 1720년에 오픈한 ‘카페 플로리안’은 당시 유일하게 여성의 출입을 허가한 카페였기 때문에 카사노바가 자주 드나들었다. 현재 운영하는 이탈리아 카페 중에서 가장 오래된 곳이다. 비싼 커피값에 자릿세까지 내면 서울의 5성급 호텔에서 커피를 두 잔 마실 값이 나오지만 악사의 라이브 연주를 들으면서 한없이 너그러워지고 말았다. 죄 많은 카사노바가 여성들에게 용서받은 것은 아마도 부드러운 커피 한잔과 낭만적인 음악 덕분 아니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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