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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금요일의 서재]엄마들에게 엄마가 씁니다

    [금요일의 서재]엄마들에게 엄마가 씁니다

    부푼 배를 부여안고 힘겹게 회사로 출근한다. 속 모르는 회사 사람들은 ‘배가 덜 나왔다’며 야단이다. 우여곡절 끝에 애를 낳았다. 그런데 무작정 희생만 강요하는 육아로 날마다 녹초가 된다. 임신하면서, 애를 키우면서 ‘엄마’가 되면서, ‘나’는 어디론가 가버렸다. 대한민국 엄마들 이야기다. 이번 주 ‘금요일의 서재’는 엄마들이 쓴 신간을 모았다. ‘나는 아기 캐리어가 아닙니다’(문예출판사), ‘엄마도 퇴근 좀 하겠습니다’(다연) 두 권을 골라봤다.●싸우지 않아도 되는 사회 됐으면=뜨거운 반응을 얻었던 익명의 트위터 계정 ‘임신일기’ 글이 책으로 나왔다. 제목부터 강렬하다. ‘나는 아기 캐리어가 아닙니다’. 부제는 ‘열 받아서 매일매일 써내려간 임신일기’라 붙였다. 저자는 철저히 계획해 임신했지만, 덜컥 임신을 하니 걱정부터 앞섰다. 그리고 자신의 임신 이후 이야기를 차근차근 기록했다. 그렇게 지난해 1월부터 9월까지 10개월 동안 써내려간 일기에는 솔직하고 생생한 목소리가 담겼다. 가령 “오늘 회사에서 가장 많이 들은 소리는 ‘배가 하나도 안 나왔네’였다”고 밝힌 저자는 여기에 “어쩌라고”로 응수한다. 입덧 절정기에는 “음식을 먹으나 안 먹으나 신물이 나고 울렁인다. 회사에서는 악을 쓰며 구토를 삼키기도 한다”고 토로했다. 비임산부들은 임산부들이 겪는 현실의 실상에 놀라워했다. 임신 경험자들은 자신들의 이야기를 더해 저자에게 조언과 응원을 건넸다. 저자는 10개월의 일기를 마치며 “싸우지 않아도 되는 사회를 간절히 바란다”고 적었다.●육아 벗어나 엄마도 퇴근했으면=‘엄마도 퇴근 좀 하겠습니다’는 아들을 키우며 ‘나’를 잃어버린 엄마의 에세이다. 2006년 중등교사 임용시험에 합격하고 세상을 바꾸는 ‘교육’을 하겠다며 호기롭게 학교로 향한 저자. 그러나 학교를 바꾸기는커녕, 집에 들어서는 순간 다시 출근하는 기분에 휩싸인다. 하루의 피로를 잠시 내려놓을 틈도 없이 산더미처럼 쌓여 있는 집안일 때문이다. ‘오늘 늦어, 먼저 자’라는 남편 메시지를 받는 날이면 다 때려치우고 그냥 혼자 살고 싶다는 생각이 왈칵 솟구친다. 칭얼대는 아이에게 화살이 간다. 꾹꾹 억누르던 화를 마침내 터뜨리고, 아이도 엄마도 펑펑 운다. 그 누구보다 평범한 여자이자 엄마이자 아내였던 저자는 ‘엄마’라는 호칭이 익숙해질 무렵, ‘내 인생의 주인공’이 되고 싶어 호되게 앓았다. ‘엄마’와 ‘나’ 사이에서 나를 지키며 사는 방법을 생각하다 블로그에 글을 쓰기 시작했다. 시행착오를 겪어가며 저자는 어느 날 ‘아이’와 ‘나 자신’을 분리하고 한 발짝 떨어져 바라봤다. 그렇게 소신 육아를 하면서 거듭날 수 있었다. 그리고 책을 통해 저자는 말한다. ‘희생’이라는 이름으로 참고 참다 어느 순간 폭발하고 힘들어하지 말라고, 생각보다 아이는 스스로 잘 자라니까, ‘올인하는 육아’에서 벗어나 엄마도 이제 퇴근 좀 하라고. 김기중 기자 gjkim@seoul.co.kr
  • [여기는 남미] 탈옥하다 죽을 뻔…죄수들 비밀 땅굴 나가보니 경찰견 집 앞

    [여기는 남미] 탈옥하다 죽을 뻔…죄수들 비밀 땅굴 나가보니 경찰견 집 앞

    탈옥에 성공하지 못한 게 오히려 잘된 일인지 모르겠다. 죄수들이 탈출했다면 오히려 봉변을 당했을지 모른다. 아르헨티나의 한 교도소에서 재소자들이 파놓은 땅굴이 발견됐다. 현지 언론에 따르면 사건은 최근 부에노스아이레스주 플로렌시오 바렐라에 있는 24번 교도소에서 발생했다. 순찰을 돌던 교도관들은 톱밥이 잔뜩 쌓여 있는 널빤지를 이상하게 보고 살펴보다가 땅굴을 찾아냈다. 지름 90cm, 깊이 1.40m로 파인 땅굴로 들어가 보니 길이는 2m 정도에 불과했다. 교도소 담벼락을 살짝 지나 위로 출구가 나 있는 초미니 땅굴이었다. 문제는 출구의 위치였다. 땅굴은 교도소에서 관리하는 경찰견의 견사로 출구가 나 있었다. 탈출을 기획한 재소자들이 땅굴을 타고 탈출했더라면 경찰견들의 집중 공격을 받았을 게 분명하다. 관계자는 "교도소 경비를 위해 훈련시킨 경찰견들이 사는 사육장으로 땅굴의 출구가 뚫려 있었다"면서 "아마도 방향을 잘못 잡았거나 (땅굴의 길이) 계산에 착오가 있었던 것 같다"고 말했다. 교도소의 경찰견은 탈옥범을 추격하거나 제압하기 위해 특수훈련을 받는다. 2015년 문을 연 플로렌시오 바렐라 교도소는 최상급 보안시스템을 갖춘 교화시설로 현재 1500여 명이 수감돼 있다. 땅굴이 발견된 곳은 재소자들이 목공, 공예 등을 배우는 교육센터 주변이다. 땅굴의 입구를 덮고 있던 널빤지 위로 쌓여 있던 톱밥은 여기에서 나온 것으로 추정된다. 교도소 측에 따르면 땅굴 탈출을 기획한 재소자는 강도 혐의로 징역을 살고 있는 7명이었다. 7명 모두 모범수로 2021~2022년 만기출소를 앞두고 있었다. 교도소 관계자는 "7명 전원 탈출 미수로 형량이 늘어나게 될 것"이라면서 "모범적으로 수감생활을 하던 사람들이 왜 이런 짓을 했는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7명은 각각 다른 교도소로 이감됐다. 사진=테에네 남미통신원 임석훈 juanlimmx@naver.com
  • [2030 세대] 독서는 삶에 무기가 되는가/한승혜 주부

    [2030 세대] 독서는 삶에 무기가 되는가/한승혜 주부

    예전에는 TV채널도 많지 않았고 그나마도 어린이프로는 하루에 30분 남짓이었다. 유치원이 끝나면 자기 전까지 달리 할 일이 없었던 나는 집에 있던 몇 권 안 되는 동화책을 반복해서 읽고, 그마저도 질리면 요리책부터 시작해서 정체불명의 고서적에 이르기까지 닥치는 대로 읽었다. 그런 과정에서 자연스레 독서에 재미를 붙였다. 자라면서 별다른 노력 없이도 국어 성적이 늘 좋았는데 아마도 이러한 책읽기 습관 덕이 컸으리라 짐작하고 있다. 독서와 언어능력 간의 상관관계는 오랫동안 여러 학자가 연구하는 주제이다. 학자들은 읽기야말로 학습의 기본이며, 책을 읽는 과정이 우리의 사고력을 증진시키고 타인에 대한 공감능력을 발달시킨다고 말한다. 그러나 그러한 효용을 안다고 한들, 오늘날 실제로 책을 읽는 사람은 거의 없다. 과거와 다르게 TV에는 24시간 멈추지 않는 수백 개의 채널이 있다. 그밖에도 유튜브, 영화, 게임 등 여러 분야에서 매일 새로운 콘텐츠가 쏟아진다. 이런 세상에서 어떻게 책을 읽을 수 있겠는가. 얼마 안 되는 독서 인구는 계속 줄어들고 출판계는 매해 새로운 위기를 맞는다. 사람들은 더이상 길고 어려운 글을 읽지 않는다. 그 때문일까. 베스트셀러 목록에서 ‘책 읽는 방법’에 관한 책이 늘 상위권을 차지한다. 독서할 마음은 있지만, 환경이 따라주지 않는 현대인이 그만큼 많다는 뜻이다. 자기계발 강사들이 이끄는 온갖 ‘독서모임’ 또한 성행한다. 수십 만원의 가입비를 지불하고 들어가는 곳을 비롯해 무료인 대신 가이드라인에 맞춘 상업용 서평을 제출해야 하는 곳까지 다양하다. 방법이야 어찌됐든 책 읽는 습관을 기를 수 있다면 그 자체는 좋은 일일 테다. 다만 우려되는 점은, 많은 자기계발 서적을 비롯해 대부분의 자기계발 강사들이 책읽기를 오로지 ‘수단’으로만 대하는 경우가 많다는 것이다. 그들은 책을 읽음으로써 서울대에 갈 수 있다고, 성공할 수 있다고, 돈을 벌 수 있다고 광고한다. 인간이란 본디 욕망하는 존재이므로 그러한 욕구 자체가 나쁘다고 할 수는 없겠지만, 문해력과 사고력을 기르는 목적이 오로지 성적, 돈, 사업 등 세속적 욕망에만 맞추어져 있는 데에는 씁쓸함을 지울 수 없다. 사실 그와 같은 방식의 책읽기는 그다지 효과적이지도 않다. 의도와는 다르게 결국 독서를 통해 이루고자 하는 궁극적 목표, 즉 성공에서도 점차 멀어지게 만든다. 책을 읽으며 얻을 수 있는 가장 깊은 수준의 문해력과 통찰력은 피상적 욕망에 매몰되지 않고 타인에 대한 심층적 이해가 선행될 때에야 비로소 길러지기 때문이다. 읽는 뇌 분야의 선구자인 매리언 울프는 최근의 저서인 ‘다시, 책으로’에서 공감능력과 깊이 읽기 사이에 깊은 연관이 있다는 점을 강조했다. 말하자면 책을 읽는다고 무조건 사고력과 통찰력이 생기는 것이 아니라 타인을 이해하고 존중하려는 마음, 즉 공감능력이 바탕이 됐을 때만 진정으로 문해력이 향상될 수 있다는 이야기다.
  • 쉴 곳은 항공기 밑 그늘뿐…여름 활주로는 ‘찜질방’입니다

    쉴 곳은 항공기 밑 그늘뿐…여름 활주로는 ‘찜질방’입니다

    땡볕서 종일 노동… 지난해 4명 쓰러져 “냉방기 갖춘 컨테이너 휴게실 설치하라” 토목건축 노동자 73%도 휴게공간 없어“항공기 엔진이 뿜어내는 열기에 아스팔트에서 올라오는 열까지 견디다 보면 찜질방에서 일하는 것 같아요.” 인천공항 등에서 화물을 싣고 내리거나 비행기를 청소·정비하는 지상조업 업체 ‘샤프항공’의 김진영 노조 지부장은 여름철 근무 여건을 이렇게 설명했다. 아스팔트로 된 공항 계류장(비행기를 세워 두는 공간)에서 종일 일하는데 땡볕을 피해 쉴 공간이 없다는 것이다. 그는 “물 한 잔 마실 여유가 없다. 비행기 날개 아래 그늘에 머물며 체온을 1도라도 낮춰 보려고 안간힘을 쓴다”고 말했다. 또 “지난해 여름에는 지상조업 노동자 4명이 폭염 탓에 쓰러졌다”면서 “올해 여름도 덥다는데 벌써부터 걱정”이라고 한숨을 쉬었다. 7월 초부터 불볕더위가 기승을 부리면서 야외 노동자들의 건강권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나온다.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민주노총) 전국공공운수노조는 10일 인천공항 제1터미널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성수기 승객이 몰리고, 더위까지 몰려오는 여름철 노동권 보호 대책을 마련해 달라”고 요구했다. 이들은 “지난해 인천 중부지방고용노동청이 조업 업체에 ‘노동자를 위한 휴게공간을 마련하라’고 했지만 계류장 4곳에 잠시 앉아 쉴 수 있는 버스가 배치된 게 전부”라면서 “그나마도 일하는 현장과 떨어져 있어 스케줄이 몰리면 가기 어렵다”고 말했다. 이들은 냉방시설 등을 갖춘 컨테이너 휴게실을 설치해 달라고 요구했다.공사 현장 노동자들도 불볕더위에 위협받는다. 고용노동부에 따르면 지난해 온열질환 산재 노동자는 모두 36명으로 전년(16명)보다 2배 이상 많아졌는데 이 가운데 건설 노동자가 16명이었다. 서울의 건설 현장에서 30년째 목수 일을 하는 김모(63)씨는 “오후 2시만 되면 어지럽고 땀이 비 오듯 흐른다”고 말했다. 폭염에 쓰러졌다는 동료의 소식이 남의 일 같지 않다. 제대로 된 쉴 공간도 없다. 350여명이 일하는 현장에 임시 천막이 2개뿐인데, 각 천막에는 대형 선풍기와 정수기 한 대, 의자 10개씩만 있다. 건설노조가 지난해 7월 말 토목건축 현장 노동자 230명을 대상으로 한 조사에 따르면 작업 때 햇볕이 완전히 차단된 곳에서 쉰다는 응답자는 26.3%였고 73.7%는 ‘아무 곳에서나 쉰다’고 답했다. 폭염으로 본인이나 동료가 실신하는 등 이상징후를 보인 적이 있다고 답한 사람도 48.4%나 됐다. 이승현 건설노조 노동안전국장은 “온도가 33~35도일 때 시간당 10~15분을 쉬도록 하지만 그 정도 쉬어서는 일하기 어렵다”면서 “휴게시간부터 확대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기민도 기자 key5088@seoul.co.kr
  • 강창일 “한일 갈등, 스리트랙으로 확전… 아베 속내 파악해야”

    강창일 “한일 갈등, 스리트랙으로 확전… 아베 속내 파악해야”

    MB 독도 방문 이후 오랫동안 불신 누적 아베, G20서 남북미만 부각되자 화난 듯 의회 지도자들이 나서 양국 갈등 풀어야 연맹의원들 이달 방일 위해 초당적 협력 반일 정서 이해하지만 정치 선동은 안돼한일의원연맹 회장인 강창일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10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가진 서울신문과의 인터뷰에서 일본의 경제보복 사태와 관련해 “과거에 한일 관계 문제는 역사와 정치 투트랙으로 불거졌다면 이젠 경제까지 더해져 역사, 정치, 경제의 스리트랙으로 전선이 확장됐다”며 “극단적 상황에 철저히 대비하면서도 대화와 신뢰를 복원하는 데 힘써야 한다”고 말했다. 도쿄대에서 동양사 석박사를 취득한 강 의원은 20대 국회의 대표적 일본통이다. -이번 사태의 배경은 무엇이라고 보는가. “오랫동안 쌓인 오해와 불신이다. 사실 이명박 전 대통령의 독도 방문, 박근혜 전 대통령의 셔틀외교 중단 등 양국의 불신이 오랫동안 누적된 상태였다. 문재인 정부는 위안부 합의가 국제법상 구속력이 없는데도 전임 정부 간 약속을 존중해 화해·치유재단 해산으로 해결하려 노력했다. 대법원의 강제징용 판결도 우리는 삼권분립이 헌법으로 보장된 국가다. 한국이 왜 약속을 지키지 않느냐는 아베의 주장은 틀렸다.” -한일 정상회담으로 문제를 풀어야 한다는 의견도 나온다. “오사카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에서 톱다운 방식으로 문재인 대통령과 아베 신조 총리가 만나 악수하고 잘해 보자 하는 장면이 나오길 간절히 기대했다. 그런에 아베가 무례하게 손님 접대를 제대로 하지 않았다. 아마도 아베가 주빈을 하려고 했는데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한국을 가고 남북미가 부각되면서 화가 났고 감정적 대응이 있었다는 느낌을 지울 수 없다. 이성적 판단이 아니었다고 생각한다.” -일본에는 그런 잘못을 지적할 세력이 없나. “일본은 우리와 달리 야당이 거의 힘이 없다. 절대다수가 자민당이라 비판 세력의 힘이 약하고 독주 체제가 가능하다.” -일본의 보복이 장기화될 것이라는 우려가 나오는데. “의회 지도자들이 나서 풀어야 한다. 아베 총리에게도 조금도 득이 될 게 없다. 미국 기업에 미치는 피해가 구체화되면 트럼프 대통령도 바로 개입할 것으로 본다.” -국민들 사이에서 일본 여행 취소, 일본 제품 구매 운동이 번지고 있는데. “대한민국 국민이 어떤 국민이냐. 35년 일제 강점의 한이 서려 있는 국민이다. 아베 총리가 도발적으로 나오니 국민들이 당연히 자발적으로 그렇게 나오는 것이다. 다만 정치인들이 반일, 반한 감정을 선동해서는 안 된다.” -현재 의회 차원의 방일 준비는 어떻게 진행되고 있는가. “한일의원연맹이 21일 일본 참의원 선거가 끝나는 대로 일본 측과 협의를 거쳐 일본을 방문할 예정이다. 이달 내 방문하고자 연맹 소속 여야 의원들이 초당적 협력을 하고 있다. 9월 도쿄에서 예정된 한일의원연맹 총회도 실무협의가 끝났다.” -일본 방문에서 어떤 활동에 집중할 생각인가. “가장 중요한 것은 아베 총리의 진짜 속내를 파악하는 것이다. 단순히 참의원 선거만을 위한 자국 정치용이라고 속단해서도 안 된다. 나도 당혹스러운 점이 아베 총리가 툭툭 던지는 선동적 발언의 속내다.” 손지은 기자 sson@seoul.co.kr
  • ‘아스달 연대기’ 김원석 감독, 쏟아지는 비판에 “혼돈..즐기시길!”[전문]

    ‘아스달 연대기’ 김원석 감독, 쏟아지는 비판에 “혼돈..즐기시길!”[전문]

    tvN 토일드라마 ‘아스달 연대기’ 연출을 맡은 김원석 감독이 방송 이후 쏟아진 다양한 반응과 비판에 대해 솔직한 심정을 밝혔다. 첫 방송 전 열린 제작발표회에 참석하지 않았던 김원석 감독은 방송 이후 홍보팀을 통해 취재진의 질문을 받았고 약 한 달 만인 9일 답변을 회신했다. 첫 방송 이후 평가에 대한 생각과 고증에 대한 비판, CG·소품 완성도에 대한 아쉬움, 다른 작품과 유사성 의혹, 촬영 중 발생한 스태프 장시간 근로 논란에 대한 질문에 답변했다. 김원석 감독은 따끔한 비판도 겸허히 수용하며 “내 탓이다”고 말했다. 현재 ‘아스달 연대기’는 파트1·2를 마쳤다. 남은 파트3은 ‘호텔 델루나’ 종영 이후 9월 7일 방송된다. <이하 김원석 감독의 답변 전문> 1. 드라마 내용 관련 Q. 첫 방송 이후 호불호 평가에 대해 어떻게 받아들이셨는지요. A. 시청자에게 익숙하지 않은 장르라 어느 정도 호불호가 갈릴 것은 예상했습니다. 후반작업을 하면서 애정 어린 비판 의견 충실히 반영하여 남은 회차 더 친근하고 재미있게 다가갈 수 있도록 노력하겠습니다. Q. 첫 방송 이후 배우들과 나눈 이야기가 있으신가요? A. 연기자 분들은 고맙게도 드라마에 만족해 하셨고, 약간 어렵다고 전해들은 분들도 있으나 대부분 주변에서 좋은 얘기를 많이 들었다고 하셨습니다. Q. ‘아스달 연대기’가 김원석 감독님이 기존에 연출한 ‘미생’ ‘시그널’ ‘나의 아저씨’와 같은 드라마와는 규모, 배경, 접근방식이 다른 드라마였을 것 같은데 연출하면서 가장 공을 들인 부분은 무엇이었는지, 연출할 때 가장 힘든 점은 무엇이었습니까. A. 드라마 안의 사람이 보이도록 하는 것, 이것이 어떤 드라마를 연출하든 제 가장 첫 번째 목표입니다. 고대의 인물들에게도 현대의 시청자가 감정 이입할 여지는 충분하고, 그렇게 되어야 아스달 연대기를 만드는 의미가 있다고 생각했습니다. 은섬, 타곤, 사야, 탄야, 태알하 모두 살아 남기 위해 애쓰는 인물들입니다. 외부의 위협과 내부의 두려움을 이겨내고 살아 내는 모습은 현대인들의 모습과 크게 다르지 않다고 생각했습니다. 이제껏 한번도 다룬 적이 없는 시대의 인물에게 어떻게 하면 시청자가 빨리 감정이입 하게 할 것인가에 대해 고민을 많이 했지만, 어렵거나 낯설다고 말씀하시는 분들이 계시다는 것은 제 노력이 부족했던 탓입니다. 그 부분이 가장 아쉽습니다. 이름이라든지, 지명, 생소한 단어들이 글이 아닌 말로 전달될 때 훨씬 더 이해하기 어렵게 느껴진다 점을 고려하여, 앞으로의 회차를 수정 보완하고 있습니다. 시청자 여러분들께서 아스달 연대기 속의 ‘사람’들을 더 잘 알게 될 수록 흡인력 있는 이야기에 빨려 들어가게 될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Q. ‘어렵다’는 반응을 우려하셨을 것 같은데 시청자에게 쉽게 전달하기 위해서 연출자로서 고민한 지점이 무엇이었으며, 방송에 등장한 것 중에 예시가 있습니까. A. ‘아스달 연대기’의 연출 계획을 세울 때, 이전에 없던 새로운 세계관을 보여줘야 하는 만큼 초반 이야기의 진행 속도를 빠르게 하기보다 그 세계에 대해 익숙해 지는 시간을 갖고, 대신 그 안의 인물을 따라갈 수 있도록 자연스럽게 유도하고자 했습니다. 1회는 사람이 뇌안탈에게 행한 잔인한 짓과 이 때문에 희생자가 된 아사혼과 라가즈의 비극을 시청자가 따라가길 바랐고, 2회는 그런 과정을 통해 멀리 오지에서 살아가게 된 은섬의 아픔과 고민을 순박한 와한족들의 모습과 함께 그리려고 했습니다. Q. ‘아스달 연대기’의 강점과 무기는 무엇이라고 생각하시는지요 A. 점점 좋게 봐 주시는 분들이 많아 져서 감사하게 생각하고 있습니다. 처음 작가님들과 만났을 때 작가님들의 고대사와 문화 인류학에 대한 방대한 스터디와 통찰에 놀랐고, 이것이 인간에 대한 애정과 함께 재미 있는 영웅 이야기 속에 잘 녹아 있는 대본을 읽고는 가슴이 뛰었습니다. 요컨대 매력적인 캐릭터와 흥미진진한 스토리라는 김영현, 박상연 작가 특유의 장점과 함께, 고대 인류사에 대한 작가의 통찰을 느낄 수 있는 대본이 이 드라마의 가장 큰 강점이라고 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저를 포함한 스탭들과 많은 좋은 연기자들이 이 대본을 잘 표현하기 위해 그 동안 힘을 합쳐 노력해왔습니다. 시청자 여러분들께서 아스달 연대기 속의 ‘사람’들을 알게되고 그들의 흥미진진한 ‘이야기’를 따라가다보면 재미와 함께 인간에 대한 작가의 통찰을 느끼실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합니다. Q. 스케일과 영상미는 호평이 이어지는 가운데, 스토리가 어렵다는 시청자들에게 하시고 싶으신 말씀이 있다면 말씀 부탁드립니다. A. 아스달 연대기의 공간적 배경은 ‘아스’ 라는 가상의 대륙이고, 시대적 배경은 청동기 시대입니다. 가상의 공간이지만, 청동기라는 시대적인 배경이 있으므로 문명의 단계를 무시하고 아무렇게나 설정할 수는 없다는 것. 연출자로서 이것은 제약이자 기회라고 느꼈습니다. 드라마를 준비하면서 청동기 문명이 우리가 일반적으로 생각하는 수준보다 훨씬 높은 수준의 문명을 가졌다는 것을 알 수 있었습니다. 이 시기는 태고의 자연 환경과, 발달된 청동기 문명의 화려함을 모두 보여주어야 한다고 생각했습니다. 앞서 말씀드렸듯이, 아스달 연대기의 기본 스토리는 우리에게 친숙한 영웅 탄생 신화와 맥락을 같이 합니다. 세상을 바꿀 운명을 타고난 인물들이 역경과 어려움을 이겨내고 스스로 자신을 증명해 내는 이야기입니다. 이야기 자체는 어려울 것이 없는데, 공간과 시간이 이전에 다루지 않았던 설정이다보니 인물의 이름, 지명 등이 생소할 수밖에 없고 이는 글로 읽을 때보다 말로 전해질 때 시청자들이 생경하다고 느끼시는 것 같습니다. 또, 현대에 우리가 일반적으로 사용하는 ‘사랑’ ‘배신’ 등의 개념어들이 과거에 똑같이 사용되지 않았을 거라는 가정하에, 작품 안에서 ‘바라다’’저버리다’와 같이 바꿔 쓰이고 있는데 이런 요소들도 쉽게 알아듣기 힘들게 하는 이유라고 생각됩니다. 그동안 꾸준히 보신 분들은 이제 좀 익숙해 지셔서 이해하기 쉽다고 말씀하시지만, 처음 보시는 분들도 쉽게 인물의 감정을 따라갈 수 있도록 소리나, 자막을 더 명료하게 하는 방법을 강구했습니다. Q. 김영현, 박상연 작가가 스토리 구상하고 8년 만에 제작 결정됐다고 하던데 영상으로 구현하기 어려운 작품인 데도 연출 맡게 된 이유는 무엇인지, 또 예상대로 구현이 잘 되고 있다고 생각하는지요 A. 위에서 말씀 드린대로, 연출자로서 표현하고 싶은 인물이 있었고 도전하고 싶은 비주얼이 있었습니다. 다만 모든 것을 잘 해내기 위한 엄청난 제작비를 감당할 용기가 나지 않아 처음에는 고사를 했었습니다. 아스달 연대기는 그 동안 한국에서 언제나 통했던 안전한 장르의 드라마가 아니기에 더더욱 쉽게 선택하기 어려운 드라마입니다. 하고 싶은 마음과, 해 내지 못할 것을 두려워하는 마음 사이에서 갈등이 있었습니다. 아마도 극중 은섬(송중기)이처럼 두려움을 이겨내고 싶었는지 모르겠습니다. 제 결정을 후회하지 않도록 남은 회차 열심히 후반 작업 하고 있습니다. 애초의 의도가 예상대로 구현이 잘 되고 있는가에 대해서는 씬에 따라 다르다고 말씀드릴 수 밖에 없을 것 같습니다. 극의 상황에 어울리도록 잘 되었느냐의 최종 판단은 시청자 여러분들이 내려 주시는 것이라 생각합니다. Q. 배우들의 극중 대사톤이 캐릭터별로 다양한것 같습니다. 연기톤에 있어서 어떤 설정이었는지 궁금합니다. A. 사실 태고시대의 어투는 존재하지 않습니다. 그 누구도 들어본 사람이 없을테니까요. 다만 우리가 조선시대 사극에서 흔히 보는 ‘사극 어투’가 있고 이것을 쓰는가 안 쓰는가의 문제를 질문하신 거라고 생각하여 답변을 드리겠습니다. 제가 아스달 연대기의 연기 톤을 잡을 때 연기자들에게 요청한 것은 목소리를 지나치게 긁어서 우렁차게 내는 과장된 사극 어투나, 지나치게 현대적인 말투를 모두 하지 말아 달라는 것이었습니다. 그 사이의 어느 지점의 말투를 인물별로 각자 어울리도록 준비해달라고 부탁드렸습니다. 지나친 사극 어투와 지나친 현대어 말투 모두 자연스럽지 않을 것 같았기 때문입니다. 이렇게 주문하다 보니 자연스럽게 이아르크에서 문명과 동떨어진 생활을 하는 와한족 사람들은 격식이 없는 말투를 쓸 것이므로 좀 더 현대어에 가까운 느낌인 반면, 아스달의 정치가들은 격식이 있는 말투를 구사한다는 점에서 사극 어투에 좀 더 가깝게 들리게 된 것 같습니다. 쌍둥이지만 전혀 다른 곳에서 자란 은섬과 사야는 그런 면에서 다른 어투를 쓸 수밖에 없다는 설정입니다. 시대적, 공간적 배경이 익숙하지 않은데다 뇌안탈어를 포함한 각종 소수부족의 언어들이 등장하는 아스달 연대기에서 아스어(한국어)는 가장 자연스러운 말투였으면 좋겠다고 생각했습니다. Q. 뇌안탈어는 어떻게 만들어졌는지 궁금합니다. 일부 한글을 뒤집어 만든 언어라는 주장에 대해서 어떻게 생각하시는지요 A. 뇌안탈어는 작가님들께서 체계를 만든 것이고, ‘발음’에 있어서는 언어학자의 자문을 받아 만들었습니다. 뇌안탈어의 단어를 만들 때 아나그램이 사용된 것은 사실입니다만, 단어를 그저 거꾸로 뒤집어 모든 언어체계를 만든 것은 아니라고 알고 있습니다. 단어를 조어하는 과정에서 백워드를 비롯한 아나그램이 사용되었고 문법체계와 규칙, 시제, 인칭, 격식 표현과 비격식 표현, 존비어의 체계 등등을 나름대로 만드신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작가님들께 구체적으로 여쭤보지 못했지만, 그동안의 작가님들이 공부하신 방대한 양의 문화 인류학 자료를 고려할 때 단순히 편하게 만들기 위해 아나그램을 사용한 것은 아닐 것이라 생각합니다. 피의 색깔, 공동 생활의 유무, 자연을 바라보는 세계관 등 여러 면에서 사람과 반대에 있는 뇌안탈의 언어로 어울리는, 재미있는 설정이라고 생각했습니다. 방송 후 시청자들이 번역기를 직접 만들어 돌릴 정도로 친근하게 받아들이는 것을 보았습니다. 여러 모로 어렵고 낯설게 느껴질 수 있는 드라마인데 좋은 아이디어라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발음은 고대 언어의 느낌이 날 수 있도록 언어학 교수님의 자문을 통해 유럽어 및 아랍어의 목젖소리, 목구멍 소리(uvula, pharyngeal consonant), 마야어 및 아이마라어의 분출음(ejective stops) 등을 적극적으로 사용했습니다. 듣기에도 어려운 발음이지만 정확하게 내기 위해서 따로 상당 시간 연습을 해야 하는 발음들입니다. 연기자들은 교수님의 연구실에서 따로 발음 지도를 받았고 저와 함께 수차례 따로 연습했습니다. Q. 고조선의 이야기라는 이야기도 있는데 대중이 알 만한 신화의 재해석도 있을까요 A. 약간은 유머러스 하게 사용된 쑥과 마늘 이야기로부터, 드라마에서 ‘세상을 끝낼 천부인’으로 등장하는 방울과 칼, 거울 역시 단군신화에서 나온 것이라는 사실을 이미 많은 분들이 알고 계십니다. 앞으로도 그러한 재해석이 있을 것으로 생각됩니다. Q. 장르 특성 상 중반 시청자 유입이 다소 어려워 보이는데, 아직 안 본 시청자도 사로잡을 수 있을 작품만의 강점을 꼽아주세요. A. Part1,2가 주인공들이 역경과 고난을 통해 성장하고 각성하는 내용이 주라면, Part3의 내용은 각성한 인물들이 세상을 바꿀 힘을 얻어가는 과정입니다. 가슴 아프고 답답한 이야기 보다 뿌듯하고 감격스러운 이야기가 전개될 것입니다. 이전의 내용을 잘 모르시는 분들이라도 성장한 캐릭터가 당면한 문제를 해결 해내는 성취의 순간을 충분히 즐기실 수 있을 것이라 생각됩니다. 방송이 쉬는 동안, 이전의 상황을 간략하게 정리하고, 앞으로의 기대감을 높일 수 있는 영상을 준비중입니다. 아스달 연대기는 영웅 신화의 이야기 구조입니다. Part3는 드디어 영웅으로서 첫 발걸음을 내딛는 주인공들의 이야기가 펼쳐집니다. 처음 보시는 시청자라도 쉽게 이들의 활약을 즐기실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합니다. 이제껏 보신 시청자분들은 그동안 주인공들의 고난과 역경을 보셨기에, 주인공들의 활약에 더욱 통쾌한 기쁨을 느끼실 수 있을 것입니다. Q. 김원석 감독님이 연출자로서 해석한 ‘아스달 연대기’의 파트 1, 2, 3의 세계관은 무엇이며, 앞으로 보여줄 ‘아스달 연대기’의 ‘큰 그림’은 무엇입니까 A. 이번 작품에서도 제가 그리고 싶은 것은 사람이었습니다. 문명 단계에 접어든 지 얼마 되지 않아 원초적인 역동성을 가지고 있고 본능에 훨씬 충실한 태고의 사람을 그리고 싶었습니다. 고대의 사람들을 움직이는 감정은 크게 두 가지로 보았습니다. 공포와 사랑입니다. 미지의 적으로부터, 혹독한 자연환경으로부터 사람은 공포를 느꼈을 것이고, 이에 대해 치열하게 대응하면서 잔인한 면모를 갖추게 되었을 것이라고 생각했습니다. 김영현 작가님이 제작발표회에서 말씀하셨듯이, 세상 모든 동물 중에 유일하게 사람만이 아종을 허락하지 않은 이유가 바로 그것 때문이라고 생각합니다. 자신을 지키기 위해 공포로 무장하고, 사랑으로 연대했을 것이라 생각합니다. 그리고 신과 소통하는 능력에 대한 갈망 역시 바로 공포의 감정에서 출발했다고 봤습니다. 이러한 태고의 인간들이 벌이는 약육강식의 싸움이 아스달의 세계관이고 엄밀한 의미에서 그것은 현대의 사람들도 똑같이 벌이고 있는 중이라는 점에서 태고의 이야기지만 현재가 보이는 재미있고 의미있는 드라마가 되기를 희망합니다.2. 드라마 제작(및 연출) 관련 Q. 각 배우들의 캐스팅 동기, 각각 캐스팅에서 중요한 섭외기준이 궁금합니다 A. 제가 배우를 캐스팅하는 기준은 단 하나입니다. 그 역할에 맞는 이미지와 연기력을 가지고 있느냐 하는 것입니다. 아스달 연대기는 다행스럽게도 저와 작가님들이 가장 먼저 생각한 배우 분들이 흔쾌히 참여해 주셨습니다. 큰 돈을 들여 드라마를 찍는다는 것은 실패할 경우의 위험도 커지는 것이므로 배우들에게도 큰 부담입니다. 그 동안 한국에서 잘 되어왔던 검증된 장르의 드라마가 아닐 경우는 더더욱 큰 용기가 필요한 일입니다. 이 자리를 빌어 아스달 연대기의 캐스팅 제의에 응해주시고, 혼신의 연기를 보여주신 아스달 연대기의 모든 연기자 분들께 감사드립니다. Q. 역사적으로 따지면 청동기 시대인데 긴 쇠사슬 같은 무기가 나오고 의상에도 고도의 기술이 들어가서 어색해 보인다는 의견이 있습니다. 전문가의 고증을 거친 것인가요? 일각에서 미드, 영화, 애니메이션 등과 유사성을 주장하기도 했습니다. 비슷하다고 느끼는 이유를 무엇이라 생각하시나요? A. 아스달 연대기의 공간적 배경은 ‘아스’ 라는 가상의 대륙이고, 시대적 배경은 청동기 시대입니다. 드라마를 준비하면서 청동기 문명이 우리가 일반적으로 생각하는 수준보다 훨씬 높은 수준의 문명이었다는 것을 알 수 있었습니다. 이 시기는 태고의 자연 환경과, 발달된 청동기 문명의 화려함을 모두 보여주어야 한다고 생각했습니다. 실제로 양차가 사용하는 청동추의 사슬은 당연히 청동 사슬이고 끝에 달려있는 것도 청동추 이므로 (당시로 보면 무지 비싼 무기였겠지만) 시대에 아주 불가능한 무기는 아닙니다. 드라마를 준비하면서 실제로 구약성서를 비롯한 여러 고대 문헌에 청동사슬에 대한 내용이 존재하는 것을 알게되어 드라마에 사용할 수 있을 것으로 판단했습니다. (예를 들어, 성서에 삼손을 바빌론으로 끌고 갈때 삼손을 힘을 쓰지 못하도록 묶은 것이 청동사슬입니다) 우리가 본적도 없고, 사료로도 남아 있지 않은 당시의 건축물과 복식을 어떻게 구현할 것인가에 대해 많은 회의를 거쳤습니다. 우리에게는 이른바 ‘아스 양식’이 필요했고, 이를 시청자가 그럴 법하다고 느끼기 위해서는 우리만의 논리도 필요했습니다. 아스 대륙은 가상의 대륙이지만, 갑골문 시대의 중국 문자를 쓰고 있습니다. 그러므로 동양 어딘가의 대륙이었을 것으로 설정했습니다. 기후는 온대기후. 중국풍이나, 우리나라 삼한시대 드라마에 썼던 의상과 건축물이 나온다면 그보다 수천 년 이상 앞선 문명으로 느껴지지 않을 것 같았습니다. 반면 서양은 이집트 문명이나, 메소포타미아 문명과 같은 청동기 문명의 건축물과 이미지가 많이 남아있고, 극화된 콘텐츠도 많아 청동기 문명의 모습을 연상할 때 쉽게 위의 문명들이 떠오른다는 점을 무시할 수 없다고 생각했습니다. 동양과 서양 문명 사이 어딘가 존재했을 법한 문명 양식을 찾고 싶었습니다. 화면에 ‘동양 문명과 서양 문명의 초기 모습이 함께 보인다면 좋겠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래서 아스달 연맹궁은 중국 홍산 문명의 원형 제단과, 터키 괴베클리테페의 T자형 돌기둥, 첨성대 모양의 구조물, 메소포타미아 지구라트의 길고 높은 계단 등 동서양의 건축 양식들이 혼재 돼 있습니다. 괴베클리테페는 문명단계상으로는 신석기 문명이지만 불가사의한 건축기술을 보여주고 있고, 첨성대 역시 기본적으로는 신라시대 건축물이지만 그 이전과 이후로도 비슷한 모양의 건축물이 없다는 점에서 그 원류가 아스달에 있을 수 있지 않을까 상상했습니다. 한자 문명권으로 봐서 연맹궁, 대신전 등의 주요 건축물은 천원지방(天圓地方)의 원리 즉 원과 사각형의 기하학적인 조화를 추구하도록 했습니다. 연맹궁에 대해서만 말씀드리면 이렇습니다. 건축물, 의상, 소품, 분장, 미용 등 미술영역에 있어서 동양과 서양의 혼재된 느낌을 위해, 수많은 역사적 자료와, 영상 콘텐츠를 참고했고 위와 같은 회의를 거쳤습니다. 일부 기존 작품과 유사하다는 평에 대한 판단은 시청자 여러분의 몫이라고 생각합니다. 다만, 아스달 연대기의 촬영을 준비하면서 본적 없는 세계를 구현하기 위해 매번 위와 같은 조사와 회의를 거쳤고, 그 과정에서 연출자와 스탭은 누구도 쉽게 어떤 콘텐츠를 따라하자는 시도를 한 적이 없다는 점은 말씀드릴 수 있을 것 같습니다. 덧붙여, 위에서 말씀드린 동양과 서양 어딘가에 존재할 법한 ‘아스 양식’에서 아스달 서민들의 옷과 분장에 비해 지배계급의 복식은 조금은 더 서양 쪽의, 시대에 비해 발달된 모습을 띄고 있음은 부인할 수 없을 것 같습니다. 동양의 복식에 가깝게 설정한다면 삼국시대를 다룬 기존 우리나라의 사극 양식이 연상되어 그보다 몇 천년 앞선 청동기 시대와 차별화될 것 같지 않았고 그렇다고 중국이나 일본풍의 옷을 입을 수도 없었기 때문입니다. 이런 이유로 서양 고대 문명의 화려한 복식을 조금 더 참고하고 여기에 동양적인 요소가 조금씩 들어가 있는 모습을 상상했습니다. 청동기 시대에 이미 비단 등 다양한 옷감으로 옷을 지을 수 있었고, 청동뿐 아니라 금, 은, 보석 등 다양한 소재의 세공기술이 있었다는 것은 분명하지만, 그 옷과 장신구의 재단 및 세공수준이나 모양은 어쩔 수 없이 더 아름다운 쪽으로 표현할 수 밖에 없어 드라마 배경보다 더 후대에 등장하는 옷이 등장하게 된 것입니다. 이러한 과정을 통해, 아름답고 화려하면서 동양적인, 그러면서도 동양, 삼국 어느 한 나라에 치우치지 않는 ‘아스 지배 계급의 의복 양식’을 만들어 보려 했던 초창기의 목표에서 조금은 익숙한 모습의 복식으로 바뀌게 되었습니다. 특히, 태알하의 의상은 해족이 멀리 레무스라고 하는 발전된 문명세계에서 왔다는 설정으로 조금 더 앞선 단계의 의상과 장신구가 사용되었습니다. 수메르를 거꾸로 읽은 레무스야말로 대표적인 백워드 아나그램입니다. 수메르는 공식적으로 인류 최초의 문명이라 할 수 있는데, 스스로를 검은 머리 사람들이라고 불렀다고 합니다. 작가님들은 수메르에서 우리나라쪽으로 이동한 어떤 무리들이 있을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상상을 했고, 그것이 해족으로 이어졌다고 합니다. 그래서 그들은 서양에서 왔으나 머리는 검고, 복식은 서양풍인 설정이 나오게 되었습니다. Q. 큰 액수의 제작비가 계속 회자되었는데 부담스럽진 않으셨는지요 A. 네 당연히 부담스럽습니다. 일단 회자되고 있는 제작비는 맞지 않은 액수라고 알고 있습니다만, 역대 한국 드라마 최고 수준의 제작비가 들어간 것은 부정할 수 없을 것 같습니다. 알려진 제작비가 높으면 ‘들인 돈에 비해 어떻다’는 얘기가 나오는 것이 당연합니다. 그러므로 홍보를 위해 제작비 규모를 알리는 제작사는 없습니다. 스튜디오 드래곤이 상장기업이다 보니 회사의 큰 돈이 움직이는 부분에 대해 투자자들에게 공개를 해야 하는 과정에서 400억 남짓한 정도의 규모가 알려졌고, 예정된 것보다 촬영 일수가 늘어나게 되면서 여러 사람의 추측을 거쳐 지금의 액수까지 커진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큰 돈을 들여서 드라마를 찍는 것은 앞서 말씀드린 대로 큰 위험을 감수해야 하는 일입니다. 아스달 연대기는 시청자들에게 익숙한 장르의 드라마가 아니라 더더욱 위험이 큰 프로젝트입니다. 이 때문에 프로듀싱의 영역이 중요했습니다. 드라마를 만들기 위한 재원을 조달하고, 이를 다시 회수할 방법을 미리 마련해 두어 위험을 최소화 하는 것이 프로듀싱의 기본이고 스튜디오 드래곤의 프로듀서팀들은 그 역할을 충실히 수행했습니다. 드라마의 제작비는 18부 전체에 걸쳐 고루 쓰였습니다. 종종 드라마 초반에 많은 물량을 투입하고 이후 용두사미가 되는 케이스도 있는데, 아스달 연대기는 그렇지 않습니다. 끝까지 보시고 판단해 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Q. 제작비에 비해 소품과 CG가 아쉽다는평, 두 부분에 대한 입장은 어떠한지요 A. 앞서 말씀드렸다시피, 알려진 제작비는 업계의 추정치이므로 맞지 않는 액수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한국드라마 최고 수준의 제작비가 들어간 것에 비해 소품과 CG가 기대에 미치지 못했다는 평에 대해 말씀드리자면…. 저는 아스달 연대기에 참여한 모든 스탭이 최고라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최고여서 같이 할 것을 부탁드렸고, 촬영을 하면서 최고라는 사실을 다시 한 번 느꼈습니다. 만약 조금이라도 부족한 부분이 있다면, 그것을 준비한 미술팀과 VFX팀의 문제라기 보다는 그렇게 준비하도록 한 연출의 문제입니다. 물론 전문 스탭들은자신의 의견을 가지고 연출자와 이야기해왔고, 저 역시 그분들의 전문성을 존중하고 많은 것을 믿고 맡겨 왔지만, 기본적으로 큰 틀의 컨셉을 잡은 것은 연출이기 때문입니다. - 소품 아스달에 등장하는 소품은 위에서 말씀드린 회의를 거쳐 소품 스탭들이 일일이 만들어 내거나, 어렵게 구한 것들입니다. 청동기 시대이므로 아스달에 등장하는 청동 무기나 제례의식에 사용되는 도구들 모두 사전 자료조사를 거쳐 디자인 된 것들입니다. 한 세계의 소품을 모두 마련해야 하는 만큼 그 양과 질을 맞춰내는 것은 거의 불가능할 정도의 난이도가 높은 작업이었습니다. 소품에 대해 까다로운 제가 보기에도 완성도가 높은 소품을 준비해준 소품팀에게 저는 경의를 표합니다. 그럼에도 시청자 분들이 아쉬움을 느끼시는 부분이 있다면 제가 컨셉을 잘못 잡은 탓입니다. 죄송합니다. 대흑벽을 오르내리는 데 사용한 ‘도르래’ 기술은 지레, 쐐기, 바퀴 등과 함께 단순기계(simple machine)에 속합니다. 단순 기계란 선사시대부터 인류가 이용해온 도구를 말합니다. 동네 마다 있던 우물의 두레박의 원리가 도르래라는 점에서 도르래의 원형이 되는 물건은 청동기 시대에 있었을 것으로 상상했습니다. 물론 이러한 도르래 기술을 이용해 승강기를 만든다는 것은 차원이 다른 문제이고, 엄밀히 말해 우리나라에서 도르래를 사용한 거중기가 만들어진 것은 조선 후기에 정약용에 의해서라는 것도 인지하고 있습니다. 당시에 드라마 안에서 보여진 것 같은 승강기가 존재했을 가능성은 당연히 거의 없다고 생각됩니다만, 가상의 이야기를 다루는 드라마고, 해족이 극중 발달된 문명세계에서 넘어온 첨단 과학기술을 가지고 있는 씨족으로 설정된 만큼 드라마적인 상상력을 발휘하면 드라마 속에서는 가능하다고 볼 수 있지 않을까 생각했습니다. - CG 아스달의 CG는 아스대륙과 아스달성, 연맹궁, 거치즈멍 그리고 대흑벽, 소금사막, 신성한 나무, 예쁜 물가, 폭포 등 현실에 존재하지 않는 공간을 표현하는 데 쓰였을 뿐 아니라 늑대, 곰, 뱀, 황소, 말 등 동물들의 연기를 표현하기 위해서도 쓰였습니다. 이 중에는 비교적 아쉬운 상태로 방송이 된 부분도 물론 있지만 시청자들께서 CG인 것을 눈치 못 챌 정도로 완성도가 높은 CG들도 많습니다. CG는 단순히 기술이 있다고 되는 것이 아니라, 기획 단계, 촬영 단계, 후반작업 단계에서 연출, 촬영, VFX부서의 스탭들 간에 긴밀한 협의와 부단한 노력, 그리고 충분한 작업 시간을 거쳐야 완성됩니다. 아스달 연대기는 처음 기획단계부터 두 분의 VFX 슈퍼바이저가 헌신적으로 CG업무를 진두 지휘하고 있습니다. 그 결과물에 대해 상당히 만족스러운 결과물이 나왔지만, 그중 일부라도 시청자 여러분께서 만족하시지 못하는 부분이 있다면 모두 연출의 탓입니다. 3. 편성 관련 Q. ‘아스달 연대기’는 파트별 6회씩, 총 3파트로 나뉘어 있습니다. 파트3 작업은 얼마나 진행됐는지, 이같이 분리편성을 하게 된 배경은 무엇일까요? A. 모든 촬영은 첫방송 시작전에 종료되었으며, 현재는 파트3의 후반작업이 진행중입니다. 파트1,2가 아스달 중심의 이야기라면 파트3는 아스 대륙의 이야기로 확장됩니다. 미드로 본다면 시즌 2의 시작이라고 봐도 무방할 정도입니다. 분리 편성을 한 데는 여러 가지 이유가 있겠지만, 김영현 작가님께서 말씀하셨듯, 아스달이라는 새로운 세계에 대해 시청자 여러분이 좀더 친숙해진 이후에 더 확장된 공간의 이야기가 나오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의견이 있기 때문이었습니다. 물론 더욱 박진감 있는 이야기를 잘 표현하기 위한 후반작업 시간이 더 생긴다는 또 다른 장점도 있음을 부인할 수 없을 것 같습니다. Q. 시즌2에서는 어떤 이야기를 다룰 예정이신가요. 저 역시 궁금합니다.^^ 4. 기타 Q. SNS에 남긴 심경글의 의미는 뭘까요 (첫 방송 직후 SNS에 게재하신 장그래 대사 인용글) ‘나는 열심히 하지 않은 것이어야 한다’는 글을 게재한 것이 실제 ‘아스달 연대기’ 반응에 대한 심경이었는지요 A. ‘아스달 연대기’의 촬영 감독님이 제게 이렇게 말씀하신 적이 있습니다. “이 드라마는 매 씬, 매 컷 쉬운 것이 없네요” 그 동안 스탭, 연기자 모두 힘을 합해 최선을 다해 열심히 찍었고, 이미 촬영은 모두 끝났습니다. 그렇지만, 다른 드라마 보다 훨씬 더 중요하고, 양도 많은 후반 작업이 남아 있습니다. 이를 더 열심히 잘 해서, 어렵게 찍은 씬들 고생한 보람이 있도록 해야겠다는 결심에서 쓴 글입니다. 드라마의 모든 회차가 끝나고 나서 후회 없도록 하자는 의미였습니다. Q. ‘아스달 연대기’는 김원석 감독님에게 어떤 의미입니까. A. ‘한계에 대한 도전’이라고 말씀드릴 수 있을 것 같습니다. Q. 전에 없었던 새로운 작품을 하는 소감, 목표가 있다면 A. 이러한 시도가 앞으로 더 나올 수 있을 정도의 성과가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5. Part2, 3 관련 Q. 쿠키 영상이 매우 흥미로워 쿠키영상을 기다리는 시청자들도 많습니다. 쿠키영상을 도입하셨던 이유가 있을까요. A. 내,외부의 위협으로부터 언제나 불안했던 아스달 시민들은 신에게 의존할 수밖에 없었고, 신의 말씀을 듣기위해서는 제관을 통해야만 했습니다. 제관의 직무를 독점하던 아사씨는 자신들만의 창세신화를 만들어 시민들의 의식을 지배했습니다. 그리고 그들은 막강한 권력을 악용해 정적을 무너뜨리고, 부를 축적해왔습니다. 위와 같은 각 씨족의 이해관계라든지, 창세 신화, 리산과 아사신의 이야기, 아라문 해슬라 전설, 칸모르, 뇌안탈 등의 배경 지식을 더 잘 알면 드라마를 좀 더 재미있고 쉽게 즐길 수 있지 않을까 하여 도입하게 되었습니다. Q. 송중기의 1인 2역(은섬/사야)이 호평을 받고 있습니다. 전혀 다른 캐릭터인 은섬과 사야를 연출하는데 있어서 감독님은 어떤 점에 중점을 두셨나요. A. 은섬은 이아르크에서 자연을 맘껏 뛰놀며 몸과 마음이 건강하게 자랐고, 사야는 필경관의 탑에 갇혀 햇빛도 제대로 못보고 외롭게 자란 인물입니다. 일란성 쌍둥이지만 두 극단의 환경에서 자란, 그래서 너무 다른 인물이 잘 표현 되었다면, 이는 전적으로 송중기씨의 노력 덕분입니다. 우선 은섬 씬을 찍기 위해 송중기씨는 몸의 부피를 키워 근육질로 만들었고, 이를 단기간에 근육을 빼고 사야의 몸으로 만드는 열정을 보였습니다. 처음에는 근육질의 은섬보다 훨씬 말랐을 것이 분명한 사야를 표현하기 위해 몸 대역을 쓸까 고민도 했었지만, 연기자가 깜짝 놀랄 정도로 몸을 다르게 만들어 와서 본인으로 찍을 수 있었습니다. 몸 뿐 아니라 목소리와 말투, 눈빛에 이르기까지 연기자가 너무 디테일하게 다르게 준비해와서 연출자 입장에서는 그저 흐뭇하고 감사하게 촬영할 수 있었습니다. Q. 파트2에서도 다양한 CG와 시각 효과들이 눈길을 사로잡았습니다. 또 강렬한 엔딩 또한 많이 회자 되었고요. 감독으로서 파트2 촬영당시 가장 공들였던 씬이나 인상 깊었던 씬이 있다면 어떤 장면일까요 A. 가장 인상깊은 씬은 언제나 가장 힘들게 찍었던 씬인 것 같습니다. 거의 모든 장면이 다 힘들었기 때문에 어느 하나를 꼽기 어렵지만 파트2에서는 12회 엔딩인 신성재판 장면과, 돌담불 촬영이 가장 생각이 납니다. 특히 돌담불 깃바닥씬을 찍을 때는 진흙을 퍼올리는 설정상 세트 내부에 물이 고일 정도의 진흙을 깔아 놓고 찍었는데 물이 고여있다보니 하루만 물을 갈지 않아도 좋지 않은 냄새가 나고, 연기자들 피부에 발진도 나고 해서 어려움을 겪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몸을 사리지 않고 진흙바닥에 뒹굴어가며 열연을 보여주신 배우분들에게 감사한 마음을 전합니다. Q. Part2에서 은섬 사야를 비롯해 타곤, 탄야, 태알하 등 각 주인공이 운명적인 변곡점을 겪었던 것 같습니다. 또 새로운 인물들도 많이 등장했고요. Part 3에서 보여주고자 하는 인물관계나 연출포인트는 무엇인가요? A. 은섬은 사트닉의 유언을 실행하기 위해 주비놀 산장을 찾았다가 새로운 운명의 소용돌이 속으로 휘말리게 됩니다. 그 과정에서 본인 스스로도 미처 깨닫지 못했던 자신의 잠재력과 운명을 깨닫게 되고 탄야와 와한족 사람들을 구하러 갈 수 있는 힘을 키우게 됩니다. 탄야 역시 아스달의 대제관 아사탄야로서 타곤과 태알하 등의 기득권 세력에 휘둘리지 않고 연맹사람들의 마음을 얻어 자신만의 힘을 기르게 됩니다. 두 사람 모두 서로를 구원할 수 있는 힘을 가지고, 타곤과 태알하, 그리고 아스달 부족 연맹이라는 기성 권력에 맞서는 과정이 Part3의 중심 내용이 될 것 같습니다. 타곤과 태알하는 모두 아버지로부터 이용당하고 학대당한 아픔을 공유하고, 이를 벗어나기 위한 유일한 탈출구로서 권력 의지를 키워온 캐릭터입니다. 두 사람은 정치적 동지이자 ‘서로를 위해 죽지 말자’고 맹세할 정도로 서로를 마음에 품은 사이입니다. 아사론과 미홀이라는 구세대 권력이 마지막 발악을 하지만, 타곤과 태알하는 끈끈한 동지애와 팀웍을 바탕으로 굳건한 자신들의 권력 기반을 만들어 나갑니다. 그러나 밖으로는 은섬과, 탄야, 사야의 세력이 성장하면서 위협이 되고, 안으로는 절대 권력을 향한 두사람의 욕망이 충돌하는 위기를 겪게 됩니다. 타곤과 태알하 둘의 관계에서 가장 중점적으로 봐야할 점은 욕망에 충실한 이 두 캐릭터가 내뿜는 에너지와 이를 표현하는 두 연기자의 혼신의 연기라고 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Q. Part3가 9월 7일 돌아오는데요. Part3을 더욱 즐길 수 있는 관전포인트가 있다면 무엇일까요 A. 세상을 끝낼 운명을 타고났다는 것은 결국 기존의 질서를 무너뜨리고 새로운 세상을 열 운명을 타고났다는 말일 것입니다. 은섬, 사야, 탄야가 자신들의 운명에 따라 전설을 쓰기 시작하는 단계가 Part3라고 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이제껏 스스로 한계에 부딪치며, 시행착오를 거쳐 성장해온 은섬과 탄야가 어떻게 세상을 바꿀 힘을 얻어 가는지, 정치적 동지이자 연인인 타곤과 태알하는 ‘사랑’과 ‘권력욕’ 이라는 양립할 수 없는 두 욕망사이에서 어떤 행보를 할지, 꿈으로 연결된 은섬과 사야는 어떻게 서로를 알아갈지, 대전쟁과 대사냥에서 살아남은 뇌안탈들은 어떻게 ‘사람의 시대’를 살아낼지... 등등 Part1,2에서 시작된 이야기들이 더욱 흥미진진하게 전개됩니다. “혼돈...! 일단 즐기시길! 흔들리는 모든 것은 결국 멈추는 법이니.” 극중 사야가 극도의 혼란을 일으키며 타곤을 위기에 빠뜨리고 한 말입니다. 새로운 세상이 열리기 직전의 혼란스러운 세상, 그 안에서 인물들이 어떻게 위기를 헤쳐 나가는지 봐주시면 좋을 것 같습니다. 아스달 연대기는 본격 판타지 드라마라기 보다는 가상 역사 드라마에 가깝습니다. 문명의 태동기에 국가와 영웅이 탄생하는 과정을 다루고 있습니다. 국가도 영웅도 쉽게 탄생하는 것이 아니기에 그동안 주인공들이 역경과 아픔을 겪어왔습니다. 이제 그들이 강해져서 우뚝 서는 이야기가 Part3입니다. 이전에 없었던 드라마, 인류 역사의 기원을 다루는 드라마, 고대 인류의 아름다움과 역동성을 보여줄 수 있는 드라마라는 가치에 스탭과 연기자 모두 한 마음 한 뜻으로 최선을 다해 촬영했습니다. 조금 부족해 보이시더라도 버리지 않으신다면 새롭고 다양한 드라마를 만들고자 하는 시도가 더욱 힘을 얻을 것이라 생각합니다. 감사합니다. 6. 제작환경 관련 Q. ‘아스달 연대기’ 현장에서 발생한 제작환경 이슈에 대해 연출로서의 입장이 궁금합니다. A. 질문에도 있듯이 연출로서, 현장에서 나오는 모든 얘기에 대해 책임이 있습니다. 제가 현장에서 어려운 상황의 스탭들 목소리 하나하나에 귀 기울였어야 했는데 부족했던 것 같습니다. 저를 포함한 아스달 연대기의 연출부, 제작부는 현장 스탭들이 제작 가이드 안에서 일하고, 로테이션 할 수 있도록 노력했지만, 그것이 여의치 않은 경우가 있었습니다. 회사도, 저도 열심히 개선하려고 노력하고 있는 만큼 앞으로는 더욱 철저히 지켜질 것이라 믿습니다. Q. 현재 한국 드라마 제작 환경과 개선 움직임에 대한 김원석 감독님의 생각은 무엇입니까? 현재 제작환경 상황과 향후 구체적인 계획에 대해 묻고 싶습니다 A. 반드시 제작환경이 개선되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이전에 저는 주로 한 팀으로만 촬영을 해 왔는데 주당 2회 방송이 바뀌지 않는 한, 한 팀으로 촬영하는 것은 앞으로 쉽지 않은 시스템일 것 같습니다. 앞으로 모든 촬영은 미리A,B팀을 나누어 준비하고, 기술 스탭 뿐 아니라 미술 스탭도 반드시 로테이션 되도록 하겠습니다. 그리고, 그럼에도 불구하고 현장에서 힘든 상황에 처한 스탭이 없는지 철저히 챙기겠습니다. Q. 고발 관련 현재 어떻게 상황이 풀리고 있는 것인지 A. 희망연대노동조합 방송스태프지부와 한빛미디어노동인권센터가 서울지방고용노동청에 고발한 부분에 대해서는 촬영 당시 근로감독관이 현장에 나와 조사했고 현재 심리 진행중인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촬영 현장에서 뭔가 갈등상황이 드러나게 있었던 적은 없었지만, 매우 힘든 상황에 처했던 스탭이 있었고 그 분 혹은 그분들이 어려움을 호소해서 위 단체가 고발을 한 것이므로 연출로서 당연히 책임을 느끼고 죄송스럽게 생각합니다. Q. ‘아스달 연대기’ 촬영 중 발생한 스태프들의 촬영환경 제보 이후 촬영현장의 변화는 무엇이었습니까 A. 스탭 제작환경 문제가 불거진 후 더욱 철저하게 A,B팀을 나누어, 하루 촬영시간이 14시간이 넘어갈 경우에는 아예 낮씬과 밤씬을 나누어 하루에도 A,B팀을 돌리도록 했습니다. 로테이션 문제가 제기됐던 미술 스탭에 대해서도 반드시 로테이션이 되도록 권고하고 지원했습니다. 이에 대해서는 회사의 구체적인 입장 발표문도 참고하시면 좋을 것 같습니다. 긴 답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이보희 기자 boh2@seoul.co.kr
  • [시론] 일본의 경제 보복에 맞서는 우리의 자세/안재빈 서울대 국제대학원 교수

    [시론] 일본의 경제 보복에 맞서는 우리의 자세/안재빈 서울대 국제대학원 교수

    6월의 마지막 날 역사적인 남북미 정상 판문점 회동을 지켜보면서 이제 ‘코리아 디스카운트’가 완화될 것이라는 기대가 넘쳐났다. 마침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 기간 중 미중 무역협상 재개 합의가 이루어진 터라 하반기 대내외 경제 여건이 개선되리라는 기대 또한 조심스럽게 가질 수 있었다. 적어도 다음날 아무런 예고 없이 발표된 일본 정부의 수출 규제 조치에 관한 뉴스를 접하기 전까지는 그랬다. 지난 열흘간 언론을 통해 소개된 관련 전문가들의 다양하고 상반되는 정책적 제안 등만 보아도 일본 정부의 이번 조치가 얼마나 예외적이고 모호한 측면을 띠는지 가늠할 수 있다. 맞불 정책을 통해 강경하게 대응해야 할지, 세계무역기구(WTO)에 제소를 통해 해결해야 할지, 외교 채널을 통해 관계 개선을 도모해야 할지 어느 것 하나 확실하지 않다. 당장 일본 정부의 다음 카드가 무엇일지조차 우리는 알지 못한다. 이런 일본 정부의 느닷없는 무역 제재 조치의 배경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최근 2년 반 남짓한 기간 동안 이루어진 일련의 미국의 통상정책을 먼저 복기해 볼 필요가 있다. 트럼프 행정부 출범 첫 주에 전격적으로 발표된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TPP) 탈퇴 결정을 시작으로 기존의 자유무역협정(FTA) 상대국들과의 재협상을 관철시키는 와중에 국가 안보에 따른 무역 제재 조치라는 극히 예외적인 무역확장법 조항을 내세워 우리나라를 포함해 일본, 캐나다, 유럽연합(EU) 등 전통적인 우방국들로부터의 철강과 알루미늄 수입 제품에 추가 관세를 부과하기에 이르렀다. 미중 무역전쟁을 차치하더라도 그야말로 상대국을 가리지 않고 쉴 새 없이 진행돼 온 예측 불허 통상정책들의 연속이었다. 이러한 조치들은 경제 정책의 불확실성을 증폭시킨다는 점에서 이미 세계 경제에 막대한 피해를 입히고 있을 뿐 아니라 나쁜 선례를 남긴다는 점에서 더더욱 우려스러웠던 것이 사실이다. 그중에서도 국가 안보 조항을 내세운 무역 제재 조치는 WTO 회원국 간의 차별을 금지하는 최혜국 대우 원칙을 위반함으로써 이에 근거한 다자주의 세계 무역질서를 훼손시킬 수 있다는 점에서 거의 사문화되다시피 했었다. 트럼프 행정부가 이러한 불문율을 깸으로써 남긴 나쁜 선례를 일본이 따르면서 우려가 이제 우리에게는 현실이 됐다. 사실 트럼프 행정부가 남긴 나쁜 선례를 일본이 따른 것은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본격적인 예측 불허 통상정책을 시행하기 이전에 이미 트럼프 행정부는 파리 기후변화협정 탈퇴를 선언하면서 국제사회에 충격을 준 바 있다. 그리고 일본은 지난해 말 국제포경위원회 탈퇴를 선언하며 이달부터 상업용 고래잡이를 재개했다. 엔화 절하를 통해 수출 증대를 꾀한다는 ‘아베 노믹스’의 근간을 이룬 양적완화 정책 또한 미국의 양적완화 정책이 정점을 이루던 시기에 시행되면서 환율 전쟁을 촉발시킨다는 국제사회의 비난을 피해 갔다는 점에서 비슷한 맥락에서 해석될 수 있다. 미국의 전례를 방패막이 삼은 덕분에 이번 수출 제재 조치 역시 해외 언론에서는 별다른 이슈가 되지 않고 있는 실정이다. 미국의 화웨이 제재 조치에 힘입어 일본 정부가 우리의 특정 기업을 블랙리스트에 올리는 상황이 비현실적으로만 보이지 않는 이유이기도 하다. 의도했든 의도치 않았든 이번 조치는 아베 정부의 지지 세력을 결집시키는 결과를 낳고 있고, 이를 바탕으로 더욱 강하고 지속적으로 밀어붙일 공산이 크다. 반면 정작 피해 당사자인 우리 내부에서는 대응 방안과 전략 등에 대한 이견들로 정치권과 언론에서 날 선 공방이 이어지고 있다. 여야, 정재계, 진보와 보수 가릴 것 없이 힘을 합해 일본 측 조치에 대응하고 극복 방안을 마련해야 할 때인 지금 정부에 대한 책임 소재 공방과 외교 정책 실패에 대한 비난에 힘을 쏟는 것은 우리가 가장 피해야 할 부분이다. 일본 정부가 쑤시어 놓은 벌집 덕분에 관련 부처 공무원들과 기업 책임자들은 최적의 대응 방안을 마련하고 피해액을 최소화하기 위해 지난 열흘간 밤낮없이 동분서주하며 격무에 시달려 왔을 것이다. 아마도 앞으로도 당분간은 계속 그래야 할 것 같다. 맘먹고 느닷없이 남의 벌집을 쑤시어 놓은 ‘불량 이웃’은 제쳐 두고, 왜 벌집을 건드릴지 미처 몰랐느냐고, 잘 지켜보고 있지 않았느냐고 서로 비난만 하며 책임을 추궁하는 것은 정작 뒤처리를 위해 오늘도 밤을 새워야 하는 이들에 대한 예의는 아닐 것이다.
  • 선비의 빈집, 대부의 정원… 마주 앉은 군자의 道

    선비의 빈집, 대부의 정원… 마주 앉은 군자의 道

    ●안동 권씨를 명문가로 발전시킨 권벌의 닭실마을 이중환은 ‘택리지’에서 4대 길지라는 마을들을 꼽았는데, 경주 양동, 안동 하회와 내앞, 그리고 봉화의 닭실이다. 특히 닭실(유곡)마을은 ‘금계포란형’이라 하여, 마을을 감싸는 앞뒤 산이 닭 모양을 하고, 닭알을 품고 있는 형상의 명당이다. 예나 지금이나 집의 가치를 평가하는 최우선 조건은 그 집이 서 있는 위치, 즉 입지이다. 똑같은 크기와 구조의 아파트가 입지에 따라 수십 배 가격 차이가 나는 이유이기도 하다. 지금이야 학군, 상권, 교통 등 인위적인 조건을 최우선으로 꼽지만, 과거에는 산과 강, 들판과 숲으로 이루어지는 자연 조건이 중요했다. 명당은 경제적 풍요를 가져오고 위대한 인물을 배출한다고 믿었다. 달걀을 품어 금병아리를 부화한다는 믿음대로, 닭실은 이곳에 사는 안동 권씨 가문을 최고의 명문가로 발전시켰다. 이 마을은 조선 전기의 대표적인 사대부 권벌(1478~1548)에서 시작한다. 그가 지은 종가가 실질적인 권씨 가문의 시작이었으며, 대를 이어 후손들의 주거지가 이 마을을 이루었다. 터만 좋다고 명문가가 되는 것은 아니다. 조상을 받들어 효를 실천하고(봉제사), 손님들을 환대해(접빈객) 사회적 관계망을 이뤄야 한다. 무엇보다 구성원 개개인이 학문을 익히고 인격을 닦아 뛰어난 인물이 돼야 한다.권벌은 종가 옆에 충재라는 서재를 지어 수양공간으로 삼았고, 청암정을 지어 벗들과 교류하는 정원으로 삼았다. 그의 아들인 권동보는 마을 어귀에 큰 규모의 석천정사를 지어 학문 연마와 교육의 장소로 만들었다. 더 나아가 인근에 부친을 모신 삼계서원을 건립해 가문의 학문과 효를 향촌 공동체의 정규 시설로 승화시켰다. 또한 마을의 뒷산, 재궁골에 충재와 그 선대조상을 모신 선산을 마련하고, 묘 아래에재라는 재실을 지었다. 종가와 별당, 선산과 재실, 정사와 서원까지, 명문가와 명문마을이 갖춰야 할 모든 요소를 구비한 것이다. 닭실은 권벌이 터를 세우고 권동보가 완성한, 부자가 대를 이어 발전시킨 마을이다. 닭실마을의 원래 입구는 석천정사가 있는 석천계곡이다. 절경을 이루는 경치와 아늑한 분위기를 가진 환상적인 장소다. 계곡 입구 너럭바위에 한자 초서로 ‘청하동천’이라는 네 글자가 붉은색으로 새겨져 있다. 권벌의 5대손 권두응의 글씨다. ‘청하’란 해지기 직전 반짝 나타나는 맑고 찬란한 푸른 노을을 뜻한다. ‘동천’이란 신선들이 영생을 사는 도교의 이상향이다. “순간의 찬란함을 영원히 지속하는 곳.” 청하동천의 깊은 뜻이기도 하고, 닭실마을의 꿈같은 바람이기도 하다.●사대부의 인격 드러내는 양용삼칸 ‘충재’·팔작지붕 ‘청암정’ 사대부의 ‘사’는 선비이고 ‘대부’는 벼슬아치다. 사로서 고향에 은거하면서 학문을 닦고, 대부로서 세상에 나아가 경륜을 펼쳐 나라를 이롭게 한다. 성리학을 통해 깨달은 진리를 목숨을 걸고 실천하는 지행합일의 인간이 진정한 사대부다. 충재 권벌은 영의정에 추증될 정도의 최고위 관료였고, 진정한 선비로서도 추앙을 받은 인물이다. 연산군의 폭정기간에 무오, 갑자사화로 이미 많은 선비들이 처참하게 피해를 입었다. 사화란 ‘사림지화’, 즉 선비 무리에 대한 박해를 의미한다. 권벌이 30세로 관직에 오른 때는 연산군을 몰아낸 중종반정의 이듬해였다. 조광조 등 급진사림파와 반정의 주인공인 훈구파의 대립이 극심하게 된 시기이기도 하다. 온건사림인 권벌은 두 세력의 중재를 꾀했으나, 42세 때 기묘사화로 결국 파직을 당한다. 낙향해 터를 잡은 곳이 바로 닭실마을이다. 충재와 청암정을 지은 것도 이때, 14년의 은거생활 중이었다. 1533년 56세에 복직했다가 68세에는 을사사화 때 직언으로 다시 파직당한다. 수난은 끝나지 않았다. 2년 후 이른바 양재역벽서사건에 연루돼 평안도 삭주로 귀양 갔다가 유배지에서 71세 나이로 운명했다. 이 사건은 을사사화의 승자인 집권 소윤세력이 나머지 잠재적 정적들까지 말살하려 조작한 역모사건이었다. 권벌뿐 아니라 이언적, 노수신, 유희춘 등 20여명의 큰 선비들이 화를 입었고, 이들은 후대에 국가적 추앙을 받게 된다. 서재로 지은 충재는 권벌의 인격을 그대로 드러내는 건물이다. 2칸 온돌과 1칸 마루의 총 3칸, 지붕도 가장 간단한 맞배지붕이다. 선비들은 자신의 거처가 이른바 ‘양용삼칸’, 즉 부엌-방-마루의 3칸이면 족하다고 생각했다. 그 이상은 과욕이요, 낭비다. ‘비어 있는 집’이라는 이름답게 장식도 일절 없고, 오로지 극히 필요한 것만 갖추었다. 권벌의 호는 충재요, 자는 중허다. 모두 ‘비어 있다’는 뜻이다. 세속적인 욕망을 비워 내야 성리학의 도를 깨우칠 수 있고, 국가적 공익을 담을 수 있다. 권벌은 그렇게 살았고, 그렇게 비어 있는 충재를 지었다. 아무 기교도 없는 것 같지만 문짝 하나의 모양, 부재 하나의 위치도 의미 없이 만들어지지 않았다. 최소의 물질로 만든, 그러나 선비정신으로 가득한 집이다. 반면 바로 뒤의 청암정은 크기나 형태가 대조적이다. 큰 거북모양의 바위 위에 10칸의 丁자형 건물을 얹은 모습이다. 추녀선을 활짝 펼친 팔작지붕에 단청까지 칠한 화려한 정자다. 거북바위 주위로 둥그렇게 인공 수로를 만들었다. 마치 연못 안의 섬에 정자를 세운 모습이 된다. 물 가운데 있는 정자는 ‘사’()라 하여 매우 귀한 정원 건축으로 친다. 보통의 정자는 멋진 바위를 즐기도록 건너편에 짓는데, 이처럼 바위 위에 올라탄 건물은 극히 드물다. 충재는 그토록 소박하게 만들었는데, 청암정은 왜 이런 호사를 부렸을까? 아마도 충재가 선비(사)의 청빈정신을 드러내는 집이라면, 청암정은 관료(대부)의 호연지기를 발하는 집일 것이다. 사와 대부가 사대부의 양면이듯이, 충재와 청암정은 권벌이 가진 두 방향의 정신세계를 표상하는 집이다.●선비의 피서법… “고요하니 시원하고 비워 두니 서늘하다” 공자는 군자의 조건과 즐거움을 논어 첫머리에서 밝혔다. 배우고 익히는 즐거움을 알고, 먼 곳의 친구를 만나는 것을 기뻐하며, 그리고 남이 나를 무시해도 화내지 않는 이가 군자라고 했다. 맹자는 더 나아가 천하의 영재를 얻어 가르치는 것을 더했다. 책을 읽을 수 있는 서재를 마련하고, 친구들과 교우하기 위해 정자를 짓고 정원를 가꾸며, 후학을 기르기 위해 정사와 서원을 세우는 수고는 모두 군자가 되기 위한 투자다. 선비의 궁극적인 롤 모델은 바로 군자이며, 산과 계곡을 거닐며 심신을 수련해 군자가 되려고 평생 노력한다. 이는 곧 선비들의 이상적인 은거생활이었다. 닭실의 충재와 청암정, 석천정사와 삼계서원은 은거생활을 위한 필요충분 시설이었다. 또한 선비는 지역 사회의 지도자로서 용모를 단정하게 하고, 타의 모범이 되도록 조신하게 행동해야 했다. 한여름에도 몇 겹의 옷을 껴입고, 머리에는 갓을 써야 했다. 아무리 정신적인 존재라지만 푹푹 찌는 더위를 어떻게 견뎠을까? 정약용은 ‘소서팔사’에서 8가지 대표적인 선비들의 피서법을 소개했다. ‘대자리 깔고 바둑 두기/소나무 아래서 활쏘기/빈 누각에서 투호놀이/느티나무 그늘에서 그네 타기/연못에서 연꽃 구경하기/숲속에서 매미 소리 듣기/비 오는 날 한시 짓기/달 밝은 밤에 탁족하기.’ 다산이 제시한 피서법은 무언가에 몰입해 더위를 잊는 방법이다. 몰입을 위해서는 우선 좋은 환경이 필요하다. 대자리와 누각 같은 인공 환경, 숲과 계곡 같은 자연환경이 조건이다. 연못의 정원, 누각과 정자와 같은 건물은 더위를 피하기 위한 필수 시설이었다. 권벌은 더운 여름날, 청암정에 올라 시를 짓고, 주변 연못의 연꽃을 바라보며 더위를 잊었을 것이다. 그의 후손들은 석천정사에서 공부하다가, 그 앞 계곡물에 발을 담그며 더위를 식혔을 것이다. 맹자가 말했다. “물이 맑으면 갓끈을 씻고, 흐리면 발을 씻는다.” 이른바 탁영과 탁족은 선비들의 비교적 적극적인 피서법이었다. 그러나 이마저도 너무 소극적이다. 갓과 옷을 벗고 냇물에 온몸을 담그지 않는다. 탁족은 오히려 물이라는 자연을 적극적으로 느끼며 자연에 몰입함으로써 더위를 잊는 방법일 것이다. 몰입은 고요한 가운데 정신을 집중하는 지극히 정적인 활동이다. 중국 시인 백거이는 더위를 쫓는 또 다른 방법을 시로 지었다. “마음이 고요하니 열기 흩어지고, 방안이 텅 비어 서늘함이 감도네.” 고요함은 시원함을 일으키고, 비움은 서늘함을 가져온다. 왜 충재는 비어 있고 청암정은 고요한지 다시 생각하게 한다. 권벌이 잊고 싶었던 것은 더위만은 아니었다. 모략과 배신 따위의 온갖 세속적인 찌꺼기들을 비우고 잊기 위해, 자연 속에서 자기 수양에 몰입했을 것이다. 선비에게 피서법은 곧 은거법이었다. 건축학자·한국예술종합학교 총장
  • 선비의 빈집, 대부의 정원… 마주 앉은 군자의 道

    선비의 빈집, 대부의 정원… 마주 앉은 군자의 道

    ●안동 권씨를 명문가로 발전시킨 사대부 권벌의 닭실마을 이중환은 ‘택리지’에서 4대 길지라는 마을들을 꼽았는데, 경주 양동, 안동 하회와 내앞, 그리고 봉화의 닭실이다. 특히 닭실(유곡)마을은 ‘금계포란형’이라 하여, 마을을 감싸는 앞뒤 산이 닭 모양을 하고, 닭알을 품고 있는 형상의 명당이다. 예나 지금이나 집의 가치를 평가하는 최우선 조건은 그 집이 서 있는 위치, 즉 입지이다. 똑같은 크기와 구조의 아파트가 입지에 따라 수십 배 가격 차이가 나는 이유이기도 하다.지금이야 학군, 상권, 교통 등 인위적인 조건을 최우선으로 꼽지만, 과거에는 산과 강, 들판과 숲으로 이루어지는 자연 조건이 중요했다. 명당은 경제적 풍요를 가져오고 위대한 인물을 배출한다고 믿었다. 달걀을 품어 금병아리를 부화한다는 믿음대로, 닭실은 이곳에 사는 안동 권씨 가문을 최고의 명문가로 발전시켰다. 이 마을은 조선 전기의 대표적인 사대부 권벌(1478~1548)에서 시작한다. 그가 지은 종가가 실질적인 권씨 가문의 시작이었으며, 대를 이어 후손들의 주거지가 이 마을을 이루었다. 터만 좋다고 명문가가 되는 것은 아니다. 조상을 받들어 효를 실천하고(봉제사), 손님들을 환대해(접빈객) 사회적 관계망을 이뤄야 한다. 무엇보다 구성원 개개인이 학문을 익히고 인격을 닦아 뛰어난 인물이 돼야 한다. 권벌은 종가 옆에 충재라는 서재를 지어 수양공간으로 삼았고, 청암정을 지어 벗들과 교류하는 정원으로 삼았다. 그의 아들인 권동보는 마을 어귀에 큰 규모의 석천정사를 지어 학문 연마와 교육의 장소로 만들었다. 더 나아가 인근에 부친을 모신 삼계서원을 건립해 가문의 학문과 효를 향촌 공동체의 정규 시설로 승화시켰다. 또한 마을의 뒷산, 재궁골에 충재와 그 선대조상을 모신 선산을 마련하고, 묘 아래에 추원재라는 재실을 지었다. 종가와 별당, 선산과 재실, 정사와 서원까지, 명문가와 명문마을이 갖춰야 할 모든 요소를 구비한 것이다. 닭실은 권벌이 터를 세우고 권동보가 완성한, 부자가 대를 이어 발전시킨 마을이다. 닭실마을의 원래 입구는 석천정사가 있는 석천계곡이다. 절경을 이루는 경치와 아늑한 분위기를 가진 환상적인 장소다. 계곡 입구 너럭바위에 한자 초서로 ‘청하동천’이라는 네 글자가 붉은색으로 새겨져 있다. 권벌의 5대손 권두응의 글씨다. ‘청하’란 해지기 직전 반짝 나타나는 맑고 찬란한 푸른 노을을 뜻한다. ‘동천’이란 신선들이 영생을 사는 도교의 이상향이다. “순간의 찬란함을 영원히 지속하는 곳.” 청하동천의 깊은 뜻이기도 하고, 닭실마을의 꿈같은 바람이기도 하다. ●권벌의 인격을 드러내는 양용삼칸 ‘충재’·팔작지붕 ‘청암정’ 사대부의 ‘사’는 선비이고 ‘대부’는 벼슬아치다. 사로서 고향에 은거하면서 학문을 닦고, 대부로서 세상에 나아가 경륜을 펼쳐 나라를 이롭게 한다. 성리학을 통해 깨달은 진리를 목숨을 걸고 실천하는 지행합일의 인간이 진정한 사대부다. 충재 권벌은 영의정에 추증될 정도의 최고위 관료였고, 진정한 선비로서도 추앙을 받은 인물이다. 연산군의 폭정기간에 무오, 갑자사화로 이미 많은 선비들이 처참하게 피해를 입었다. 사화란 ‘사림지화’, 즉 선비 무리에 대한 박해를 의미한다. 권벌이 30세로 관직에 오른 때는 연산군을 몰아낸 중종반정의 이듬해였다. 조광조 등 급진사림파와 반정의 주인공인 훈구파의 대립이 극심하게 된 시기이기도 하다. 온건사림인 권벌은 두 세력의 중재를 꾀했으나, 42세 때 기묘사화로 결국 파직을 당한다. 낙향해 터를 잡은 곳이 바로 닭실마을이다. 충재와 청암정을 지은 것도 이때, 14년의 은거생활 중이었다. 1533년 56세에 복직했다가 68세에는 을사사화 때 직언으로 다시 파직당한다. 수난은 끝나지 않았다. 2년 후 이른바 양재역벽서사건에 연루돼 평안도 삭주로 귀양 갔다가 유배지에서 71세 나이로 운명했다. 이 사건은 을사사화의 승자인 집권 소윤세력이 나머지 잠재적 정적들까지 말살하려 조작한 역모사건이었다. 권벌뿐 아니라 이언적, 노수신, 유희춘 등 20여명의 큰 선비들이 화를 입었고, 이들은 후대에 국가적 추앙을 받게 된다. 서재로 지은 충재는 권벌의 인격을 그대로 드러내는 건물이다. 2칸 온돌과 1칸 마루의 총 3칸, 지붕도 가장 간단한 맞배지붕이다. 선비들은 자신의 거처가 이른바 ‘양용삼칸’, 즉 부엌-방-마루의 3칸이면 족하다고 생각했다. 그 이상은 과욕이요, 낭비다. ‘비어 있는 집’이라는 이름답게 장식도 일절 없고, 오로지 극히 필요한 것만 갖추었다. 권벌의 호는 충재요, 자는 중허다. 모두 ‘비어 있다’는 뜻이다. 세속적인 욕망을 비워 내야 성리학의 도를 깨우칠 수 있고, 국가적 공익을 담을 수 있다. 권벌은 그렇게 살았고, 그렇게 비어 있는 충재를 지었다. 아무 기교도 없는 것 같지만 문짝 하나의 모양, 부재 하나의 위치도 의미 없이 만들어지지 않았다. 최소의 물질로 만든, 그러나 선비정신으로 가득한 집이다. 반면 바로 뒤의 청암정은 크기나 형태가 대조적이다. 큰 거북모양의 바위 위에 10칸의 丁자형 건물을 얹은 모습이다. 추녀선을 활짝 펼친 팔작지붕에 단청까지 칠한 화려한 정자다. 거북바위 주위로 둥그렇게 인공 수로를 만들었다. 마치 연못 안의 섬에 정자를 세운 모습이 된다. 물 가운데 있는 정자는 ‘사’()라 하여 매우 귀한 정원 건축으로 친다. 보통의 정자는 멋진 바위를 즐기도록 건너편에 짓는데, 이처럼 바위 위에 올라탄 건물은 극히 드물다. 충재는 그토록 소박하게 만들었는데, 청암정은 왜 이런 호사를 부렸을까? 아마도 충재가 선비(사)의 청빈정신을 드러내는 집이라면, 청암정은 관료(대부)의 호연지기를 발하는 집일 것이다. 사와 대부가 사대부의 양면이듯이, 충재와 청암정은 권벌이 가진 두 방향의 정신세계를 표상하는 집이다.●선비의 피서법… “고요하니 시원하고 비워 두니 서늘하다” 공자는 군자의 조건과 즐거움을 논어 첫머리에서 밝혔다. 배우고 익히는 즐거움을 알고, 먼 곳의 친구를 만나는 것을 기뻐하며, 그리고 남이 나를 무시해도 화내지 않는 이가 군자라고 했다. 맹자는 더 나아가 천하의 영재를 얻어 가르치는 것을 더했다. 책을 읽을 수 있는 서재를 마련하고, 친구들과 교우하기 위해 정자를 짓고 정원를 가꾸며, 후학을 기르기 위해 정사와 서원을 세우는 수고는 모두 군자가 되기 위한 투자다. 선비의 궁극적인 롤 모델은 바로 군자이며, 산과 계곡을 거닐며 심신을 수련해 군자가 되려고 평생 노력한다. 이는 곧 선비들의 이상적인 은거생활이었다. 닭실의 충재와 청암정, 석천정사와 삼계서원은 은거생활을 위한 필요충분 시설이었다. 또한 선비는 지역 사회의 지도자로서 용모를 단정하게 하고, 타의 모범이 되도록 조신하게 행동해야 했다. 한여름에도 몇 겹의 옷을 껴입고, 머리에는 갓을 써야 했다. 아무리 정신적인 존재라지만 푹푹 찌는 더위를 어떻게 견뎠을까? 정약용은 ‘소서팔사’에서 8가지 대표적인 선비들의 피서법을 소개했다. ‘대자리 깔고 바둑 두기/소나무 아래서 활쏘기/빈 누각에서 투호놀이/느티나무 그늘에서 그네 타기/연못에서 연꽃 구경하기/숲속에서 매미 소리 듣기/비 오는 날 한시 짓기/달 밝은 밤에 탁족하기.’ 다산이 제시한 피서법은 무언가에 몰입해 더위를 잊는 방법이다. 몰입을 위해서는 우선 좋은 환경이 필요하다. 대자리와 누각 같은 인공 환경, 숲과 계곡 같은 자연환경이 조건이다. 연못의 정원, 누각과 정자와 같은 건물은 더위를 피하기 위한 필수 시설이었다. 권벌은 더운 여름날, 청암정에 올라 시를 짓고, 주변 연못의 연꽃을 바라보며 더위를 잊었을 것이다. 그의 후손들은 석천정사에서 공부하다가, 그 앞 계곡물에 발을 담그며 더위를 식혔을 것이다. 맹자가 말했다. “물이 맑으면 갓끈을 씻고, 흐리면 발을 씻는다.” 이른바 탁영과 탁족은 선비들의 비교적 적극적인 피서법이었다. 그러나 이마저도 너무 소극적이다. 갓과 옷을 벗고 냇물에 온몸을 담그지 않는다. 탁족은 오히려 물이라는 자연을 적극적으로 느끼며 자연에 몰입함으로써 더위를 잊는 방법일 것이다. 몰입은 고요한 가운데 정신을 집중하는 지극히 정적인 활동이다. 중국 시인 백거이는 더위를 쫓는 또 다른 방법을 시로 지었다. “마음이 고요하니 열기 흩어지고, 방안이 텅 비어 서늘함이 감도네.” 고요함은 시원함을 일으키고, 비움은 서늘함을 가져온다. 왜 충재는 비어 있고 청암정은 고요한지 다시 생각하게 한다. 권벌이 잊고 싶었던 것은 더위만은 아니었다. 모략과 배신 따위의 온갖 세속적인 찌꺼기들을 비우고 잊기 위해, 자연 속에서 자기 수양에 몰입했을 것이다. 선비에게 피서법은 곧 은거법이었다. 건축학자·한국예술종합학교 총장
  • ‘검법남녀2’ 정유미 VS 정재영, 부검실 대치 “생각 그 이상 반전”

    ‘검법남녀2’ 정유미 VS 정재영, 부검실 대치 “생각 그 이상 반전”

    ‘검법남녀 시즌2’ 측이 부검하는 사진과 더불어 정유미와의 대치 속 굳은 표정의 정재영을 공개해 시청자들의 궁금증을 증폭 시키고 있다. ‘검법남녀 시즌2’는 범죄는 진화했고 공조 또한 진보했음을 알리며 까칠 법의학자 백범(정재영 분), 열혈신참 검사 은솔(정유미 분), 베테랑 검사 도지한의(오만석 분) 돌아온 리얼 공조를 다룬 MBC 첫 시즌제 드라마로 닐슨 수도권 가구 시청률 기준 9.4%를 달성하며 1위를 기록해 뜨거운 상승세를 입증한 가운데 2049 시청률도 4.1%를 넘어 시청자들의 기대를 한 몸에 받고 있다. 특히 노도철 감독은 크리에이터로서의 역할로 섬세한 연출부터 대본, 기획까지 참여하고 있으며 흥미진진한 전개와 매회 리얼리티 하게 벌어지는 사건들은 연일 뜨거운 화제 속에서 끊임없는 시청률 상승세를 이끌고 있다. 오늘(8일) 공개된 사진 속 정재영은 부검하면서 무언가를 해석하듯 손가락을 덧그리며 심각한 표정을 짓고 있어 시청자들의 시선을 단번에 끌고 있음은 물론, 비장해 보이는 몸짓은 호기심 마저 자극하고 있다. 또한, 참관실에서 이 모습을 지켜보고 있는 정유미를 비롯한 박준규(강동식 역), 박희진(천미호 역), 이도국(갈대철 역), 송영규(마도남 역), 주진모(박중호 역)의 초조한듯한 표정과 더불어 결과를 기다리고 있는 모습은 일촉즉발 상황에 대한 팽팽한 긴장감을 한층 더 고조 시키고 있다. 뿐만 아니라 정재영은 부검복을 입은 채로 정유미를 바라보며 굳은 표정을 짓고 있어 어떠한 사건이 발생했음을 예고하고 있으며 심각한 표정의 정유미와 두 사람의 알 수 없는 대치는 보는 이들로 하여금 다음 방송을 기대케 하고 있다. 이에 노도철 감독은 “‘검법남녀 시즌2’는 항상 다양한 이야기를 담아내려 노력하고 있다”며 “여러분이 생각하시는 것 이상으로 또 다른 반전이 기다리고 있을 거다”라며 “정재영을 통해 하나씩 풀어가는 사건들을 함께 추리해 가면서 재미있게 시청해달라”고 말을 전했다. 매회 빠른 전개와 거듭되는 반전으로 시청자들의 뜨거운 사랑을 받고 있는 ‘검법남녀 시즌2’ 21, 22화는 오늘 저녁 8시 55분에 방송된다. 이보희 기자 boh2@seoul.co.kr
  • 광주시교육청, 수학시험문제 유출 논란 학교 엄정조사

    광주시교육청이 성적 상위권 학생에게만 출제 예상 문제를 제공했다는 의혹을 받는 고교에 대해 특별감사에 착수했다. 시교육청은 8일 감사관실 2개팀, 교과 전문가인 교육 전문직 등 20명으로 감사팀을 꾸리고, 이번 기말고사를 포함해 최근 3년간 시험지와 답안지를 살펴보기로 했다고 밝혔다. 장휘국 광주시교육감은 이와 관련 “모 고교가 시험 예상문제를 공부 잘하는 일부 학생에게만 줬다는 논란이 있고, 이는 입시의 근간을 뒤흔들 수 도 있다”며 “엄정하게 진상을 조사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장 교육감은 특히 “해당 학교가 사립학교라고 해서 강 건너 불구경하는 거처럼 해서는 안 된다”며 엄정 대응을 거듭 주문했다. 이 학교에서는 지난 5일 치른 3학년 수학 시험 일부 문제가 수학 동아리 학생들에게 제공된 유인물에서 출제됐다는 의혹이 일어 5문제(26점)에 한해 재시험을 치르기로 했다. 해당 문제가 고난도였던데다가 동아리 활동을 하는 학생들이 대체로 성적이 좋고, 기숙사에서 생활하는 것으로 알려져 다른 학생들의 반발이 나왔다. 학교 측은 특정 학생 배려는 명백히 아니지만, 의혹을 말끔히 정리하려고 재시험을 치르기로 했다고 강조했다. 학교 관계자는 “학기 초부터 동아리 학생들에게 제공한 1000개 가까운 문제 중 여기저기 혼재된 일부였고 그나마도 변형됐다”며 “동아리 활동을 하지 않는 학생들도 (예상 문제를) 돌려보고, 동아리 학생 중에도 문제가 너무 많아 풀지 않은 경우도 많다”고 해명했다. 한편 시교육청은 기숙사생 등 학생과 교사를 상대로 다른 교과 시험에서도 비슷한 사례가 있었는 지도 조사할 예정이다. 광주 최치봉 기자 cbchoi@seoul.co.kr
  • 병원이 엉뚱한 가족 동의 받고 연명장치 떼내, 두 가족 모두 소송 제기

    병원이 엉뚱한 가족 동의 받고 연명장치 떼내, 두 가족 모두 소송 제기

    미국 병원에서 신원 확인을 잘못해 엉뚱한 가족이 연명 장치를 떼내는 데 합의한 사실이 뒤늦게 밝혀져 두 가족 모두 병원과 시 당국을 고발했다. 일리노이주 시카고 머시 병원이 지난 5월에 이런 황당한 실수를 했다고 영국 BBC가 5일(이하 현지시간) 전했다. 그보다 한달 전 한 남자가 자동차 밑에서 의식을 잃은 채로 발견됐다. 얼굴에 상처가 잔뜩 있었고 벌거벗은 채였다. 병원 측은 경찰서에 가면 흔히 찍는 머그샷을 살펴 이 남성이 알폰소 베넷이라고 특정했다. 다음달 가족들을 수소문했다. 그 가족은 연명 장치를 떼내는 데 동의했다. 그의 장례를 치르려고 가족들이 준비하고 있는데 진짜 베넷이 나타났다. 경찰이 시신 검시소에서 지문을 떠 확인해보니 죽은 남자는 엘리샤 브릿먼(69)으로 밝혀져 뒤늦게 그의 가족과 연락이 닿았다. 두 가족 모두 병원과 시당국이 무책임하게 일을 했고 심각한 마음의 상처를 안겼다며 소송을 제기했다. 어떻게 이런 말도 안되는 일이 벌어졌을까? 베넷이 입원해 있을 때 병원의 연락을 받고 달려온 베넷의 누이들은 연고를 찾지 못한 이를 가리키는 ‘존 도’ 환자가 자신들의 피붙이가 아닌 것 같다고 했다. 코에는 산소 호흡기를 쓰고 있었고 입에는 영양분을 공급하는 튜브가 들어가 있었다. 아마도 누이들은 죽어가는 남동생이 그나마 고통을 덜하게 (연명 치료를 중단하는 게) 최선이라고 생각했을 가능성이 높다. 누이 로지 브룩스는 지난 3일 취재진과 만나 “난 어떻게 그렇게 우리 남동생이라고 확신하느냐고 (병원 직원들에게) 물었다. 진짜로 그를 알아볼 수 없었기 때문이었다”고 털어놓았다. 병원 직원들은 누이들에게 얼굴에 난 상처들 때문에 제대로 분간할 수 없으며 자신들도 이런 상황에 어떻게 대처해야 할지 난감하다고 말했다. 이때 베넷이 어디에서 무얼 하고 있었는지는 알려지지 않았다. 머시 병원은 이 사건에 대해 언급하지 않겠다고 했다. 브릿먼은 한동안 실종 상태였다. 조카의 딸 미오시는 CBS 뉴스 인터뷰를 통해 “검시소에 다 전화 해봤고 병원에도 전화를 걸었다. 모든 곳을 뒤졌지만 답이 없었다”고 말한 뒤 이런 일이 일어나서는 안되는 것이었다고 했다. 베넷 가족의 변호인 캐넌 램버트는 “병원과 사법당국이 사람을 보이지 않는 것처럼 취급한 것은 받아들이기 어렵다”고 했다. 패트리시아 반펠트 일리노이주 상원의원은 경찰이 지문이나 유전자(DNA) 정보를 확인해 신원을 파악했어야 했다고 지적했다. 앤서니 구글리엘미 시카고 경찰청장은 지난달 트위터에 “우리가 지금 갖고 있는 의문점들을 모두 입에 올릴 수는 없는 노릇”이라며 “이 사건의 모든 측면에 대해 들여다보고 있다”고 적었다. 임병선 기자 bsnim@seoul.co.kr
  • 부산교육청.. 학부모 토크콘서트 8일 개최

    부산시교육청은 8일 ‘2019학년도 찾아가는 교육정책 서비스 - 참여중심 학교문화를 위한 학부모 토크콘서트를 개최한다. 이날 동래구 농심호텔 허심청 대청홀에서 오전 10시부터 낮12시30분까지 진행되며 학부모 200여명이 참석한다.교육부가 주최하고 부산시교육청이 주관한다. 공교육 정상화를 위해 초?중등 교육혁신의 기반이자 최우선 핵심과제인 ‘혁신학교 운영 사례’를 학부모들에게 소개한다. 참가자들은 ‘미래교육과 학부모의 역할’에 대해 전문가 특강과 부산다행복교육네트워크 소속 서천초 학부모의 학교 참여 사례발표에 이어 20개 분임으로 구성한 사람책 도서관 형식의 토론을 할 예정이다. 사람책 도서관은 특정 주제에 대한 지식을 가진 사람이 사람책이 되어 독자와 만나 자유로운 대화를 통해 지식과 경험을 공유하는 장을 말한다. 사람책의 주요 주제는 학교와 교사를 믿고 이해하는 ‘다행복부모!’, ‘엄마, 학교에서 놀다!’, ‘학부모가 하는 자치활동!’, ‘엄마도 다행복학교에서 아이와 함게 성장해요!’ 등이 있다. 김석준 시 교육감은 “이번 토크콘서트는 학부모들이 좀 더 적극적으로 학교 교육활동에 참여 하는 등 참여 중심 학교문화를 조성하는 장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부산김정한 기자 jhkim@seoul.co.kr
  • [여기는 남미] 유치장 철창살 통과해 탈주한 ‘깡마른’ 절도범

    [여기는 남미] 유치장 철창살 통과해 탈주한 ‘깡마른’ 절도범

    유치장을 가볍게 통과(?)하는 범죄자가 등장, 볼리비아 경찰이 골치를 앓고 있다. 라파스에서 경찰에 붙잡혀 유치장에 갇혔던 절도범 '코코'가 아무런 도구도 사용하지 않은 채 유치장을 빠져나가 도주했다고 현지 언론이 3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코코는 볼리비아 경찰이 집요하게 추격하던 요주의 절도범이다. 아무리 강력한 보안장치를 설치해도 가볍게 무력화시키고 들어가 자신이 원하는 물건만 훔쳐가는 게 코코만의 독특한 범행수법이었다. 당국은 수배령까지 내리고 그를 추격했지만 코코는 좀처럼 붙잡히지 않았다. 경찰과 숨바꼭질을 하던 코코는 수배령이 내려진 후 수사망이 좁혀오자 더 이상 볼리비아에 살기 힘들다고 판단, 페루로 도주하려다 경찰에 붙잡혔다. 골치 아픈 도둑을 잡은 경찰은 그를 유치장에 일단 가뒀지만 문제는 여기에서 또 발생했다. 유치장에 가뒀던 그가 증발하듯 감쪽같이 사라져버린 것. 코코가 사라진 사실을 뒤늦게 알고 CCTV를 돌려본 경찰은 기막힌(?) 탈출법을 보고 이마를 쳤다. 그에겐 탈출을 도운 조력자도, 유치장 문을 열 만능열쇠도 없었다. 코코가 유치장을 탈출할 수 있었던 건 타고난 신체조건 덕분이었다. 날씬하다 못해 비쩍 마른 그는 경찰의 감시가 허술한 밤에 주변을 살피더니 창살 사이로 몸을 밀어 넣었다. 창살과 창살 사이의 간격은 약 17cm에 불과했지만 코코는 가볍게 창살을 통과했다. 잡은 도둑을 놓치면서 체면을 구긴 볼리비아 경찰은 "코코가 마르긴 했지만 철창살을 통과할 줄은 몰랐다"며 "이런 방법으로 도주한 범죄자는 볼리비아 역사상 아마도 그가 처음일 것"이라고 말했다. 경찰은 다시 그를 추격하고 있지만 행방이 묘연해 수사는 난항을 거듭하고 있다고 현지 언론은 전했다. 사진=CCTV 캡처 손영식 해외통신원 voniss@naver.com
  • 헤엄치던 개, 백조 공격에 목숨 잃어…”이례적 사고”

    헤엄치던 개, 백조 공격에 목숨 잃어…”이례적 사고”

    백조의 습격으로 개가 목숨을 잃는 보기 드문 사고가 발생했다. 아이리시타임스는 지난달 29일(현지시간) 아일랜드 더블린의 한 연못에서 백조의 공격을 받은 개가 목숨을 잃었다고 보도했다. 이날 주인과 함께 더블린 테리뉴어에 위치한 부쉬파크로 산책을 나온 코커스패니얼 한 마리는 연못을 헤엄치던 중 갑자기 달려든 백조의 공격을 받고 그 자리에서 숨을 거뒀다. 목격자들은 새끼와 함께 있던 수컷 백조가 개를 보고 곧바로 달려들었다고 설명했다. 달려든 백조는 양쪽 날개를 들어 올려 수차례 공격을 가한 뒤 무리로 돌아갔다. 연못 근처에 있던 한 남성은 “개를 본 백조가 그대로 돌진하더니 3~4차례 날갯짓을 했다. 몇 초 사이 벌어진 사고였다“고 전했다. 공원 측은 “오전 11시 사고가 발생한 후 신고를 받은 직원들이 보트를 타고 나가 그물로 개의 사체를 건져 올렸다”고 밝혔다. 전문가들은 백조가 다른 동물이 사망할 정도로 공격을 가하는 것은 매우 드문 일이라고 입을 모았다. 아일랜드 최대 조류연구소 ‘버드워치 아일랜드’의 나일 해치는 “매년 4~5마리의 백조가 개의 공격으로 목숨을 잃는다는 보고는 있지만 반대의 경우는 들어본 적이 없다”고 설명했다. 아이리시타임스는 백조의 공격으로 개가 목숨을 잃은 사고는 사실상 처음 있는 일이라고 전했다. 부쉬파크 공원 관리인 피터 듀이건 역시 “백조가 개를 공격한 건 처음 본다”고 말했다.다만 여름철 번식기가 되면 수컷 백조가 무리를 보호하기 위해 날카로운 성향을 보인다고 전문가들은 설명했다. 버드워치 아일랜드 측은 이번 사고에 대해 “아마도 백조가 개를 포식자로 인지하고 새끼를 보호하기 위해 먼저 공격했을 것”이라면서 “이 시기 수컷 백조는 유난히 예민하고 방어적인 경향을 보인다. 따라서 한시적으로 다른 동물의 연못 접근을 막아야 할 것”이라고 조언했다. 여름철 백조가 사람을 공격한 사례도 있었다. 지난 2001년 아일랜드 더블린에 사는 71세 노인은 백조에게 먹이를 주다 공격을 당해 손목이 부러졌다. 2012년 미국 시카고에서 카약을 타던 앤서니 헨슬리(37)는 백조의 공격으로 배에서 떨어져 익사했다. 당시 옥스포드 조류학자 크리스 페린스는 BBC와의 인터뷰에서 “짝짓기 시즌을 맞은 수컷 백조가 암컷을 지키기 위해 영역 방어 차원에서 공격한 것”이라고 설명한 바 있다. 한편 순식간에 벌어진 사고에 반려견을 잃은 견주는 휴대전화를 연못에 빠트린 채 망연자실한 모습을 보였다. 지역 주민들은 “백조가 새끼를 보호하려 했던 것 같다”면서 “사고가 반복되지 않도록 접근 금지 경고문을 부착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권윤희 기자 heeya@seoul.co.kr
  • 투니스타 7명 ‘새 초통령’ 될래요

    투니스타 7명 ‘새 초통령’ 될래요

    CJ ENM의 어린이 채널 투니버스가 차세대 키즈 스타 육성에 본격적으로 나섰다. ‘투니스타’로 발굴된 7명의 어린이가 투니버스 대표 얼굴을 넘어 새로운 ‘초통령’으로 성장할지 주목된다. 투니버스는 3일 서울 중구 프레지던트호텔에서 하반기 대표 작품 소개 기자간담회를 열고 ‘투니스타’ 프로젝트를 소개했다. 변화하는 미디어 환경에서 디지털 시대에 걸맞은 콘텐츠와 출연자를 찾으려는 고민의 결과물이다. 지난 4월 홈페이지를 통해 ‘투니스타’ 지원을 받았고 500여명이 신청했다. 영상 심사, 카메라 테스트, 오디션을 거쳐 7명이 최종 ‘투니스타’로 선발됐다. 댄스, 먹방, 연기, 노래 등 각자의 재능을 가진 멤버들은 다양한 투니버스 콘텐츠를 통해 TV와 유튜브 등에서 활약하게 된다. 인기 애니메이션 ‘신비아파트’의 실사드라마 ‘기억, 하리’와 투니버스 첫 웹드라마 ‘빛나는 나라’ 등을 연출한 박용진 PD가 프로젝트 총괄로 나섰다. 박 PD는 “유튜브가 가장 먼저 잠식한 곳이 바로 어린이 시장”이라며 “편집 기법이 약하고 연예인도 출연하지 않는 유튜브 방송을 어린이들이 왜 볼까 의아했다. 관찰을 해보니 엄마 몰래 보기 좋고, 등굣길에도 볼 수 있는 아이들의 라이프 스타일에 맞더라”고 프로젝트 추진 배경을 설명했다. 이어 “투니버스에 인기 웹드라마도 있었지만 성인 배우가 많았다”며 “또래와 공감할 수 있는 친구들을 대표 얼굴로 뽑아야겠다 생각했다”고 덧붙였다. ‘투니스타’ 멤버들은 8월 방송 예정인 웹드라마 ‘조아서 구독중’을 중심으로 활동을 시작한다. 웹드라마에는 어린이들에게 인기가 많은 최정상급 크리에이터도 출연한다. 아이돌 미션, 뷰티, 먹방, 장난감 등 극 중 캐릭터 특성에 맞는 부가 콘텐츠가 유튜브에 업로드된다. 이정수 기자 tintin@seoul.co.kr
  • ‘인분 가혹행위’ 당한 죄? 피해자부터 쫓아낸 軍

    최근 육군 동기생 사이에서 발생한 ‘인분 가혹행위’가 알려져 큰 충격을 준 가운데 시민단체인 군 인권센터가 “군이 피해자 보호 조치를 제대로 하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센터는 3일 성명을 내고 “피해자는 4월 초부터 영내 생활관 등에서 반복적으로 가혹 행위를 당했는데 소속 부대 중대장은 사건을 알고도 나흘이 지나서야 조치했다”면서 “그나마도 피해자를 보호하는 게 아니라 군 부적응자로 취급하는 등 2차 가해를 했다”고 밝혔다. 육군에 따르면 지난 4월 초 A일병은 같은 부대 소속 동기생인 B일병과 함께 외박을 나갔다가 모텔에서 B일병에게 폭언과 폭행을 한 혐의로 구속됐다. 군 수사당국은 B일병으로부터 “A일병이 인분을 얼굴에 바르거나 입에 넣도록 강요했다”는 진술도 확보한 것으로 전해졌다. 센터에 따르면 소속 부대의 중대장은 피해자의 신고로 지난달 13일 사건을 인지했지만 17일에야 피해자를 ‘그린캠프’에 입소시켰다. 그린캠프는 군 복무 부적응자 등을 위해 마련된 곳이다. 센터는 “가해자를 타 부대로 전출시키거나 격리해야 하는데 도리어 피해자를 부적응자 취급하며 쫓아낸 것”이라면서 “집단 폭행과 가혹 행위 피해를 호소하는 피해자를 나흘 가까이 가해자들 틈에 방치하면서 부대가 오히려 2차 가해를 했다”고 주장했다. 김정화 기자 clean@seoul.co.kr
  • 트럼프 “군사분계선 넘어가도 됩니까”…문 대통령에게만 사전 상의

    트럼프 “군사분계선 넘어가도 됩니까”…문 대통령에게만 사전 상의

    청와대 관계자 “백악관 의전팀도 몰랐던 듯”“김정은, 문 대통령 손 잡고 ‘고맙다’ 인사” 트럼프 대통령이 지난달 30일 판문점 남북미 회동 당시 군사분계선을 넘어 북쪽 땅을 밟고 올 계획을 백악관 의전팀에게도 밝히지 않고 오로지 문재인 대통령에게만 상의한 것으로 전해졌다. 청와대 고위 관계자는 3일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을 만나기 위해 판문점 자유의 집에서 기다리던 중 문 대통령에게 ‘(군사분계)선을 넘어가면 안 되느냐’고 물었다”면서 “문 대통령은 ‘악수하고 손을 잡고 넘어가시면 괜찮다’라고 답했다”고 전했다. 청와대 관계자는 “트럼프 대통령이 백악관 의전 책임자와 아무런 상의를 하지 않은 것으로 판단된다”면서 “주변 아무에게도 의논하지 않고, 미국 의전팀도 전혀 모르는 상황이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문 대통령은 ‘트럼프 대통령이 넘어가겠구나’라고 그때 판단을 했다”면서 “아마도 트럼프 대통령은 그 선을 넘자고 마음을 먹었던 것 같다”고 덧붙였다. 한편 김정은 위원장이 트럼프 대통령과 군사분계선(MDL)을 넘어갔다가 남측으로 건너 온 뒤 문 대통령에게 고마움을 표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관계자는 “김정은 위원장이 MDL을 넘어 남쪽으로 와서 남북미 정상이 자유의 집 계단을 올라갈 때 문 대통령의 손을 꼭 잡고 고마움을 표시하면서 잠시 대화를 나눴다”고 말했다. 이때 김정은 위원장은 문 대통령에게 “고맙다”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그 자리에서 어떤 얘기를 나눴는지에 대해서는 “당사자들이 공개하지 않은 대화 내용은 전하지 않는 게 관례라 말하기 어렵다”고 밝혔다. 신진호 기자 sayho@seoul.co.kr
  • 군 인권센터 “군 ‘동기 가혹행위’ 피해자 방치…2차 가해도”

    군 인권센터 “군 ‘동기 가혹행위’ 피해자 방치…2차 가해도”

    육군에서 “대소변 입에 넣어라” 가혹행위센터 “군은 사건 인지하고도 나흘이나 피해자 방치”시민단체 군 인권센터가 최근 군내에서 벌어진 동기생 가혹 행위와 관련해 육군에서 피해자 보호 조치를 제대로 하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센터는 3일 성명을 내고 “피해자는 4월 초부터 영내 생활관 등에서 반복적으로 가혹 행위를 당했는데, 소속 부대 중대장은 사건을 알고도 나흘이나 지나서야 조치를 했다”면서 “그나마도 피해자는 보호받지 못하고 사실상 쫓겨난 셈이었다”고 밝혔다. 육군에 따르면 지난 4월 초 A일병은 같은 부대 소속 동기생인 B일병과 함께 외박을 나갔다가 모텔에서 B일병에게 폭언을 하고 폭행한 혐의로 구속됐다. 육군은 A일병이 B일병에게 인분을 얼굴에 바르거나 입에 넣도록 강요했다는 진술도 확보한 것으로 전해졌다. 또 A일병은 B일병의 급소를 지속적으로 때리고 볼펜으로 허벅지를 찍어 상해를 입히기도 했으며, 금품도 갈취한 것으로 알려졌다. 군 관계자는 A일병 외에 다른 두 명의 병사에 대해서도 가혹 행위 가담 여부를 조사하고 있다고 밝혔다. 하지만, 소속 부대는 사건을 안 뒤에도 피해자를 보호하지 않았다. 센터에 의하면 피해자의 신고로 소속 부대 중대장이 사건을 인지한 것은 6월 13일이지만, 17일에야 피해자를 ‘그린캠프’에 입소시켰다. 그린캠프는 군 복무 부적응자 등을 위해 마련된 곳이다. 센터는 “가해자를 타 부대로 전출하거나 격리해야 하는데 도리어 피해자를 부적응자 취급하며 쫓아낸 것”이라면서 “집단 폭행과 가혹 행위 피해를 호소하는 피해자를 나흘 가까이 가해자들 틈에 방치하면서 부대가 오히려 2차 가해를 했다”고 주장했다. 또 “‘피해자가 구타를 유발했다’는 논리로 간부까지 폭행에 합세했던 2014년 고 윤 일병 사망 사건과 비슷한 일이 아직도 벌어진다”면서 “국방부 부대관리훈령에도 아직까지 피해 원인 제공자는 사법처리 또는 징계처리 하도록 남아 있다”고 강조했다. 이어 “군은 피해자의 그린캠프 입소 조치를 철회하고 피해자가 트라우마 치료를 받도록 해야 한다”면서 “다른 가해자 2명에 대해서도 원칙에 따라 구속수사하고, 가해자와 피해자를 분리하지 못한 해당 부대 책임자 전원을 처벌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김정화 기자 clean@seoul.co.kr
  • 할아버지가 5파운드에 사 처박아둔 체스 말, 11억원에 낙찰

    할아버지가 5파운드에 사 처박아둔 체스 말, 11억원에 낙찰

    할아버지가 단돈 5파운드에 사들인 뒤 진가를 몰라 55년 동안 서랍 속에 처박아 둔 중세 체스 말이 2일(현지시간) 소더비 런던 경매에서 73만 5000파운드(약 10억 8200만원)에 낙찰됐다. 원매자가 바라던 100만 파운드(약 14억 7300만원)에는 못 미치지만 할아버지가 손자에게 두둑한 재산을 물려준 셈이다. 이른바 ‘사라진 루이스 말’이다. 1831년 스코틀랜드의 루이스 섬 사구에 묻힌 채로 발견됐다. 어찌어찌해 지금 대영박물관에 82개, 에딘버러의 스코틀랜드 국립박물관에 11개가 보관돼 있다.특히 대영박물관의 체스 말들은 여러분도 한번쯤 봤을 것이다. 영화 ‘해리포터와 마법사의 돌’에 나온 해리와 론이 갖고 놀던 체스 세트로 출연했다.그런데 거의 190년 전에 처음 발견됐을 때 체스 세트는 네 판이어서 다섯 체스 말이 어디론가 사라진 상태였다. 왕 하나, 보초 넷이었다. 그런데 이날 경매에 나온 체스 말이 바로 사라진 보초 가운데 하나다. 원매자에 따르면 에딘버러의 골동품 중개상이었던 할아버지가 1964년 5파운드에 구입한 뒤 할아버지도 아버지도 진가를 몰라 서랍 속에 반세기 넘게 고이 간직하기만 했던 것이다. 이 체스 말의 높이는 8.8㎝ 밖에 되지 않는다. 몽툭하고 심지어 예쁜 모습도 아니다. 볼품 없어 보이기까지 한다. 하지만 바다코끼리 상아란 희귀한 재질로 만들어졌다. 노르웨이 등 스칸디나비아 쪽에서 제작한 것으로 추정된다. 새 주인의 신원은 밝혀지지 않았다. 소더비는 중세 체스 말의 경매 낙찰 최고가가 경신됐다고만 밝혔다. 소더비 전문가 알렉산더 카더는 “내 경력 전체를 돌아볼 때 가장 흥분되고 사적인 (보물의) 재발견”이라며 “역사가 담긴 이런 품목을 경매로 이끌고 지난주 내내 소더비가 그(체스 보초)를 보여줄 수 있었던 것은 자부심을 갖게 한다. 그는 엄청난 히트를 쳤다. 이렇게 캐릭터 넘치는 보초가 당신 방안에 버티고 있는 것을 본다면 정말로 현존하는 것”이라고 말했다.그는 앞서 가족들의 의뢰를 받아 진품 감정을 하면서 이들 가족의 소장 목록을 보고 입이 떡 벌어졌다고 털어놓았다. 진가를 모르는 채로 12세기 말과 13세기 초의 체스 품목들을 가보처럼 간직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원매자의 돌아가신 어머니는 생전에 이들 소장품이 거의 마술과 같은 퀄리티를 갖고 있다고 믿고 있었다. 왕좌에 앉은 왕과 왕비, 비숍, 기사, 서 있는 보초와 병졸로 구성된 루이스 말이 왜 섬의 사구에서 500년 만에야 발견됐는지, 누가 묻은 것인지는 명확히 밝혀진 바가 없다. 아마도 영원히 그럴 것이다. 묻힌 지 얼마 안돼 목동들이 파냈다는 것이 정설처럼 전해진다. 하지만 반론도 적지 않다. 제작 직후 곧바로 묻혔다는 얘기, 한 상인이 배가 난파한 뒤 세금을 얻어맞지 않으려고 숨겼다는 얘기 등등이다. 임병선 기자 bsnim@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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