찾아보고 싶은 뉴스가 있다면, 검색
검색
최근검색어
  • 마도
    2026-07-18
    검색기록 지우기
  • 1990년대
    2026-07-18
    검색기록 지우기
저장된 검색어가 없습니다.
검색어 저장 기능이 꺼져 있습니다.
검색어 저장 끄기
전체삭제
11,562
  • 디즈니 월드 놀러가 미키마우스 등 캐릭터 추행하는 이들

    디즈니 월드 놀러가 미키마우스 등 캐릭터 추행하는 이들

    월트디즈니 월드의 사랑 받는 캐릭터들인 미키 마우스와 미니 마우스, 도널드 덕을 연기하는 여성들이 관광객들로부터 추행을 당했다고 고발했다. 미국 플로리다주 올랜도에 있는 이 테마파크에서 이들 캐릭터 의상을 입고 연기하는 세 여성이 이달 들어 잇따라 오렌지 카운티 보안관실에 성추행 사실을 신고했다. 미키 마우스 캐릭터를 연기하는 여성은 할머니 한 분이 머리를 쓰다듬는 바람에 목을 다쳤다고 호소했고 미니 마우스와 도널드 덕 연기자들도 비슷한 하소연을 했다. 오렌지 카운티 보안관실은 미키 마우스 건만 민사 사건으로 다루고 나머지 두 건은 피해자들이 그냥 넘어가기를 원해 문제 삼지 않기로 했다고 영국 BBC가 27일(현지시간) 전했다. 디즈니 대변인은 “모든 직원은 일하면서 안전하다고 느껴야 하며 우리는 불편한 상황에 내몰린 직원들이 앞으로 나서달라고 격려하고 있다”고 말했다. 사실 이 테마파크에서 이런 문제가 제기된 것이 처음은 아니다. 지난해 11월 디즈니 공주를 연기하는 한 직원이 사진을 찍자는 51세 남성의 청을 들어줬다가 가슴을 추행 당했다. 현지 일간 올랜도 센티널에 따르면 세 사건 모두 지난 3일과 4일 이틀 동안 벌어졌다. 3일 애니멀 킹덤의 한 식당에서 60대 여성이 도널드 덕과 방문객이 포옹하는 시간에 입을 맞추면 안되느냐고 물었다. 도널드 덕이 좋다고 하자 “온 가슴을 만져댔다”. 여직원이 밀쳐내려 하자 그 여인은 붙잡더니 두 손을 의상 아래로 집어넣어 브래지어까지 벗기고 광적으로 만져댔다. 여직원은 그 여인이 “아마도 치매 때문에 고통 받는 것처럼 보였다”고 말했다. 다음날 미키 마우스는 성인 딸과 손주와 함께 놀러온 할머니를 매직 킹덤에서 만났다. 할머니는 미키 마우스가 손주를 절대 다치게 하지 않을 것이란 점을 보여주겠다며 머리를 다섯 차례나 쓰다듬었다. 미키를 연기한 여성은 목 통증 때문에 병원 치료를 받아야 한다고 경찰에 얘기했다. 할머니가 의도적으로 자신을 다치게 했다고는 믿지 않지만 민사로, 다시 말해 손해 배상은 받아내야겠다고 했다. 같은 날 같은 장소에서 미니 마우스는 남성에게 가슴을 세 차례나 추행 당했다. 미네소타주에서 온 61세 남성이었는데 사진을 찍자면서 이런 추한 짓을 아내가 지켜보는 앞에서 버젓이 저질렀다. 하지만 여직원은 디즈니 배케이션 클럽 회원인 이 남성을 용서하기로 했다. 그는 이틀 뒤에도 다른 직원을 상대로 부적절한 언쟁을 벌였고, 디즈니는 그를 회원에서 탈퇴시켰다. 임병선 기자 bsnim@seoul.co.kr
  • [법서라] 구속은 피했지만…갈 길 먼 조국의 ‘혹독한 시간’

    [법서라] 구속은 피했지만…갈 길 먼 조국의 ‘혹독한 시간’

    [편집자주] 전국 최대 법원과 최대 검찰이 몰려 있는 서울 서초동에는 판사, 검사, 변호사뿐만 아니라 그들을 취재하는 기자들도 있습니다. 일반 국민의 눈으로 보는 법조계는 이상한 일이 참 많습니다. 법조의 뒷이야기와 속이야기를 풀어드리는 ‘법조기자의 서리풀 라이프’, 약칭 ‘법서라’를 토요일에 선보입니다. “혹독한 시간이었습니다.” 지난 26일 오전 10시 5분쯤, 서울동부지법에서 열리는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에 출석하기 위해 법원에 도착한 조국(54) 전 법무부 장관은 이렇게 말했습니다. 지난 8월 말부터 시작된 가족 관련 의혹을 언급하며 “122일입니다. 첫 강제수사 후 122일째”라고 입을 열었고, “그동안 가족 전체를 대상으로 하는 검찰의 끝이 없는 전방위적 수사를 견디고 견뎠습니다”라고 말하며 그 시간이 혹독했다고 토로했습니다. 네 달 남짓, 조 전 장관의 부인 정경심(57·구속기소) 동양대 교수는 구속돼 재판에 넘겨졌고 딸과 아들도 모두 검찰에 불려 나와 조사를 받아야 했습니다. 조 전 장관의 동생과 5촌 조카도 모두 구속돼 재판을 받는 신세가 되었죠. 조 전 장관은 법무부 장관에서 35일 만에 물러난 뒤 지난달부터 가족 비리 의혹 수사로 세 차례, 유재수 전 부산시 경제부시장에 대한 감찰 무마 의혹 사건으로 두 차례 검찰 조사를 받았습니다. 서울중앙지검에서 수사 중인 울산 하명수사 및 선거개입 의혹의 사건에서도 조 전 장관은 피의자 가운데 한 명으로 돼 있습니다. ●구속영장 기각 사유에 “혐의 소명·법치주의 후퇴” 이례적 강한 표현 이런 가운데 유 전 부시장에 대한 감찰 무마 의혹으로 조 전 장관마저 구속영장이 청구됐으니 아마도 조 전 장관 가족에게 지난 26일은 가장 긴 하루가 됐을지 모릅니다. 오전 10시 30분부터 4시간 20분 동안 영장실질심사를 가진 조 전 장관은 동부구치소에서 자신의 운명을 기다렸습니다. 그리고 12시간이 27일 오전 12시 50분쯤 결과가 나왔고, 조 전 장관은 가까스로 구속을 피할 수 있었습니다. 구속 위기에선 벗어났지만 조 전 장관 측은 구속영장이 기각된 사유를 보고 마냥 안도할 수만은 없었을 것입니다. 이례적인 내용이 담겼기 때문인데요. 기각사유는 크게 두 가지로 구분됩니다. ▲범죄 혐의가 소명되고 죄질이 좋지 않다 ▲그러나 구속할 정도로 중대하진 않다’는 것입니다. 구속영장 실질심사는 구속수사의 필요성을 따지는 절차로 영장전담 법관은 범죄의 소명 여부와 도주의 우려, 증거인멸 가능성을 중요하게 판단합니다. 범죄의 소명이라는 것이 조금 어려운데요, 피의자가 영장이 청구된 그 혐의의 범죄사실을 저질렀을 것으로 추정이 가능하다는 정도로 이해하면 될 듯 합니다. 그 혐의를 유죄로 판단한 것은 전혀 아니지만 범죄를 저질렀을 개연성은 충분히 밝혀졌다는 것입니다. 그런 상황에서 증거를 인멸하거나 도주해 수사에 큰 차질을 줄 것으로 예상된다면 구속수사가 필요하다고 판단하는 것입니다. 조 전 장관의 구속영장을 심리한 권 부장판사는 우선 조 전 장관의 범죄 혐의가 소명됐다고 밝혔습니다. 특히 “피의자가 직권을 남용하여 유 전 부시장에 대한 감찰을 중단한 결과”라는 표현으로 조 전 장관의 감찰 중단 지시가 ‘직권을 남용한 것’임을 명시했습니다. 이 부분이 매우 이례적이고 눈에 띄는 대목인데요. 영장실질심사 단계에서 이처럼 본안 재판의 판결과 비슷한 수준으로 어떠한 혐의가 있었다고 단정짓는 표현을 사용하는 것은 매우 드물기 때문입니다. 권 부장판사는 또 이러한 감찰 중단을 두고 “그 결과 우리 사회의 근간인 법치주의를 후퇴시켰을 뿐 아니라 국가기능의 공정한 행사를 저해한 사정이 있다”는 점도 거론했습니다. 구속영장을 기각한 사유라기엔 아주 강한 표현들이 담긴 것입니다. ●“죄질 좋지 않지만 구속할 만큼 중대하진 않다”…靑은 “검찰 무리한 판단” 그렇지만 조 전 장관을 현 상황에서 당장 구속해야 할 정도는 아니라는 것이 영장이 기각된 이유인데요. 조 전 장관의 사회적 지위, 가족관계, 영장실질심사에서의 진술 내용과 태도, 감찰 중단을 조 전 장관이 개인적인 이익을 위해서 한 것은 아니라는 점 등과 함께 무엇보다 조 전 장관의 부인인 정 교수도 현재 구속돼 있는 상황이 고려됐습니다. 조 전 장관의 감찰 중단 관련 직권남용 혐의가 어느 정도 소명도 죄질도 좋지 않지만 부부를 모두 구속할 정도로 중대하진 않다는 것입니다. 조 전 장관이 영장심사에서 부부가 모두 구속될 위기에 놓인 데 대한 토로를 한 것으로도 알려졌습니다. 감찰 무마 의혹 사건을 수사 중인 서울동부지검 형사6부(부장 이정섭)에서 이미 김경수 경남지사를 비롯해 윤건영 청와대 국정기획상황실장, 백원우 전 청와대 민정비서관, 천경득 청와대 총무인사팀 선임행정관 등을 모두 불러 조사하는 등 수사 진행상황을 볼 때 증거인멸 우려도 낮다고 판단한 것으로 보입니다. 이 같은 기각 사유를 받아든 검찰과 조 전 장관의 표정은 묘하게 갈렸습니다. 조 전 장관의 신병을 확보하는 데 실패했지만 검찰은 권 부장판사가 적은 기각사유로 이 수사의 명분을 확실히 챙겼다고 평가됩니다. 보통은 구속영장이 수사의 중간 성적표 쯤으로 여겨지는 분위기가 짙고, 영장이 기각되면 마치 검찰 수사 자체가 흔들리는 것 같은 여론이 뒤따르기도 합니다. 그런데 혐의가 소명되고 직권남용이 맞다는 강한 표현까지 담긴 기각사유는 검찰의 수사에 오히려 힘을 실어주는 것으로도 해석됩니다. 27일 오전 청와대 고민정 대변인이 “이번 결정으로 검찰의 구속영장 청구가 얼마나 무리한 판단인지 알 수 있다”는 입장을 밝히자 “기각사유를 전부 읽어본 게 맞느냐”는 반문이 뒤따라온 이유도 그 때문입니다. 고 대변인은 이날 브리핑을 통해 “청와대 민정수석실은 수사권이 없는 상황에서 정무적 판단과 결정에 따라 통상의 업무를 수행해 왔음을 여러 차례 밝힌 바 있다”면서 “검찰은 직권남용이란 이유로 구속영장 청구한 바 있는데, 향후 그 직권의 범위가 어디까지인지 법원의 최종 판결에 의해 명확하게 판단되길 바란다”고 밝혔습니다. 그러나 권 부장판사는 조 전 장관을 구속하진 않았지만 유 전 부시장에 대한 감찰이 중단한 것은 직권 남용이고 법치주의를 후퇴한 것이라고 분명히 밝혔습니다. 영장실질심사 과정에서 조 전 장관은 친문(친문재인) 인사들이 유 전 부시장에 대한 구명 민원을 한 것도 사실상 인정한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2019년엔 전방위 수사로, 2020년엔 재판으로 ‘혹독한 시간’ 따라서 검찰은 앞으로 친문 인사들로 더욱 수사 방향을 좁혀나갈 것으로 전망됩니다. 그 과정에서 조 전 장관에 대해서도 보강 수사로 혐의를 더해 구속영장을 다시 청구할 가능성도 남아있습니다. 구속영장을 재청구하지 않아도 조 전 장관을 재판에 넘길 것은 분명해 보입니다. 검찰은 이날 “죄질이 나쁜 직권남용 범죄를 법원에서 인정한 이상, 이 사건과 관련된 실체적 진실을 밝히기 위해 최선을 다할 예정이다”라고 밝혔습니다. 조 전 장관으로선 일단 구속까지 되는 최악의 상황은 피했고, 불구속 상태에서 수사와 향후 재판 과정에 보다 적극적으로 방어권을 행사할 수 있는 실리를 챙겼다고 여겨집니다. 다만 조 전 장관은 유 전 부시장 감찰 중단 의혹 뿐 아니라 지난 8월부터 이어져 온 가족 비리 의혹 사건도 오는 30일 재판에 넘겨질 것으로 예상되고, 서울중앙지검에서 수사 중인 울산 하명수사 및 선거개입 의혹 사건 등에도 피의자로 조사를 받게 될 전망입니다. 감찰 중단 의혹 사건도 영장심사 단계에서부터 마치 유죄인 것처럼 단정지어진 ‘직권남용’ 혐의를 조 전 장관이 스스로 벗어내야 합니다. 조 전 장관이 2019년 하반기에 가족과 자신에 대한 전방위 수사로 혹독한 시간을 보냈다면 새해에는 자신과 부인, 가족들의 재판에서 모든 혐의들을 다퉈야 하는 또다른 혹독한 시간들이 기다리고 있습니다. 허백윤 기자 baikyoon@seoul.co.kr
  • AOA 찬미 어머니, 청소년 위한 쉼터 만든 이유[종합]

    AOA 찬미 어머니, 청소년 위한 쉼터 만든 이유[종합]

    AOA 찬미 어머니의 사연이 큰 감동을 주고 있다. 찬미는 지난 2009년 그룹 AOA 데뷔 전, 어머니와 함께 KBS1 ‘휴먼다큐 사미인곡’에 ‘또 다른 가족’이라는 사연으로 출연한 바 있다. 찬미의 어머니는 세 자녀를 홀로 키우며 자신이 운영하는 미용실을 쉴 곳이 없는 청소년들을 위한 쉼터로 만들어 숙식을 제공해왔다. 찬미는 방송에서도 여러 차례 어머니에 대한 애정과 존경심을 내비쳤다. 지난 2015년 MBC ‘위대한 유산’에 어머니와 함께 출연한 찬미는 연예인이 되고 싶었던 이유에 대해 “엄마가 매일 아침부터 밤늦게까지 일하는데 집도 없고, 꼬박꼬박 월세를 내고 우리 학원비를 내면 엄마가 모을 돈이 없는 걸 아니까 일찍 돈을 벌고 싶었다”고 밝히기도 했다. 또 지난 11월 출연한 JTBC ‘아는 형님’에서도 “우리 집이 잘살지는 않았지만 그런 것과 관계없이 나누며 살았다”며 “엄마도 어릴 때 어렵게 사셨다더라. 그 시절을 겪어서 어린 친구들이 최소한의 선을 넘지 않도록 도와줘야 한다고 생각했다고 하더라”고 소개했다. 이처럼 어릴 적부터 생각이 깊었던 찬미는 최근 방송된 KBS2 ‘슬기로운 어른이 생활’과 MBC ‘공유의 집’에서 노후를 대비하고 똑 부러진 모습을 보여 주목을 받았다. 사진 = 서울신문DB김채현 기자 chkim@seoul.co.kr
  • 길 끝 예배당에서 한 해를 배웅하다

    길 끝 예배당에서 한 해를 배웅하다

    세밑입니다. 차분하게 스스로를 돌아보게 되는 시기지요. 저마다 한 해를 보내고, 새해를 맞는 의식을 치를 곳을 찾는 때이기도 합니다. 그 일에 적합한 장소를 알고 있습니다. 전남 신안의 ‘순례자의 섬’입니다. ‘한국판 산티아고 순례길’을 꿈 꾸는 곳으로, 작은 섬 곳곳에 열두 개의 작은 예배당을 세워 위로가 필요한 뭍사람들이 순례자처럼 걸을 수 있게 했습니다. 한 해를 찬찬히 돌아보고 새해를 설계하기에 이만한 여행지도 없지 싶습니다.●스페인 ‘산티아고 순례길’ 모티브… 열두 개의 작은 예배당 ‘순례자의 섬’, 혹은 ‘순례자의 길’은 전남도에서 추진 중인 ‘가보고 싶은 섬 사업’의 하나다. 대기점도, 소기점도와 소악도 등 이름도 생소한 작은 섬에 작은 예배당 열두 개를 세워 여행 수요를 끌어올리겠다는 계획이다. 노둣길로 연결된 순례자의 길은 총 12㎞다. 약 1㎞마다 예배당이 하나씩 세워졌다. 12개의 작은 예배당은 예수의 열두 제자를 상징한다. 여행자센터의 윤희찬 사무장처럼 “우리 조상들이 완성의 의미를 담았던 일년 열두 달을 상징한다”며 색다른 의미 부여를 하는 이도 있다. 스페인 ‘산티아고 순례길’에서 모티브를 따왔다는 이 길은 기독교를 전체 주제로 삼았다. 섬 주민의 90% 가까이가 기독교인이란 점에서 보듯, 기독교는 구상 단계부터 큰 몫을 했다. 하지만 이 프로젝트를 총괄 지휘한 신안군의 윤미숙 팀장은 틈만 나면 “순례자의 길은 기독교와 특별한 관련이 없다”고 강조하고 있다. 아마도 “(국민들에게 외면받는) 일부 개신교 단체와 연관되기를 거부한다”고 말하고 싶었던 건지도 모르겠다. 어쨌든 그의 말은 ‘순례자의 길’이 우리 모두의 것이지 특정 종교 단체의 소유물이 될 수는 없다는 점을 분명히 한 것이다. 열두 개 작은 예배당 프로젝트에는 모두 11명의 공공조각과 설치미술 작가들이 참여하고 있다. 한국에서는 김윤환(54) 총감독 등 6명이, 해외에서는 장 미셸 후비오(63) 등 프랑스와 포르투갈, 독일 출신의 작가 5명이 참여했다. 예배당은 국내에서 처음 시도되는 ‘건축미술’ 형태의 작품들이다. 건축가가 아닌 조각가, 설치미술가들이 집을 짓는, 일종의 실험적 형태로 진행됐다. 예배당은 섬 주민들에게 땅을 기증받아 노둣길 주변이나 야트막한 언덕, 호수, 마을 입구 등에 세워졌다. 대기점도에 5개, 소기점도에 2개, 소악도에 4개다. 그리고 맨 마지막 예배당인 ‘가롯 유다의 집’은 ‘딴섬’이라 불리는 소악도 끝자락의 작은 무인도에 들어섰다. ●기도나 묵상하기 좋은 두 평 남짓… 누구나 쉬어갈 수 있는 곳 예배당의 크기는 두 평을 넘지 않는다. 한두 명이 들어가 기도하거나 묵상하기 딱 좋은 크기다. 예배당이라고는 해도 기독교인만 찾을 수 있는 공간은 아니다. 여행자 누구나 쉬어갈 수 있는 공간이다. 예배당 안에서 가부좌를 틀고 참선을 할 수도 있고, 기도를 하거나, 메카를 향해 절을 하거나, 혹은 ‘격렬하게 아무것도 안 할’ 수도 있다. 방문자에 따라서 암자가 될 수도, 공소나 기도소, 쉼터가 될 수도 있다는 뜻이다.12월 현재 완공된 예배당은 모두 9개다. 애초 11월 말 개장에 맞춰 모두 완공할 계획이었으나 3곳은 내년 이후로 미뤄졌다. 소기점도 작은 저수지 위의 ‘바르톨로메오의 집’(여섯 번째)은 한창 공사 중이고, 소기점도와 소악도를 잇는 노둣길 위의 ‘마태오의 집’(여덟 번째)은 마무리 작업 중이다. 대기점도 ‘야고보의 집’(세 번째)의 경우 애초 구상과 확연히 다른 형태로 지어지고 있다. 하긴 예술 작품이란 것이 아파트 공사처럼 기일에 맞춰 완성될 수는 없을 터. 늦어진다기보다 완벽한 작품을 선보이기 위한 긴 진통의 과정이라고 이해하면 맞을 듯하다. 첫 번째 예배당은 대기점도 선착장에 있다. 파란 지붕을 인 하얀 건물이 순례객을 맞고 있다. 순례길의 들머리 역할을 하고 있는 ‘베드로의 집’이다. 작은 예배당은 대합실로도 이용된다. 다른 예배당과 달리 화장실도 딸려 있고, 순례길의 시작을 알리는 종도 설치돼 있다.이어 ‘고양이 섬’이라는 별칭을 담아낸 ‘안드레아의 집’, 성덕대왕신종의 비천문을 벽에 새긴 ‘야고보의 집’을 지나면 네 번째 예배당 ‘요한의 집’을 만난다. 입구의 문이 갖는 의미는 다층적이다. 그중 하나가 여성의 성기다. 예배당 내부는 스테인드글라스를 통해 들어온 빛으로 영롱하게 빛나고, 뒤편 벽의 작은 틈으로는 마을 주민의 무덤이 담긴다. 그러니까 출생과 화양연화의 인생사, 그리고 죽음에 이르는 과정까지를 이 작은 예배당이 모두 담아내고 있는 셈이다.●외부 빛을 안으로 들이는 형태에 제각각 독특한 캐릭터 담아 다섯 번째 ‘필립의 집’은 프랑스 교회 건축의 특성을 살려냈다. 프랑스 공공조각 설치예술가인 장 미셸 후비오의 작품으로 프랑스 남부의 전형적인 건축 형태를 하고 있다. 그는 지난 4월 이래 8개월째 섬에 머물며 ‘필립의 집’, ‘작은 야고보의 집’ 등 두 개의 예배당을 지었다. 지금은 소기점도의 작은 저수지 위에 여섯 번째 예배당 ‘바르톨로메오의 집’을 짓고 있다. 그가 한국에서 벌인 작업은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널리 알려진 작품은 경남 통영의 강구안에 세운 은빛 물고기 조형물이다. 화가 이중섭의 그림에 등장하는 물고기를 형상화했다. 이 작품 제작 당시 만났던 이가 ‘강구안골목살리기 프로젝트’를 지휘했던 윤 팀장이었다. 이후 이 프로젝트는 동피랑 벽화마을이라는 ‘전국구’ 명소를 낳는 대박을 쳤고, 둘의 인연은 이번 프로젝트까지 이어지게 된다.‘필립의 집’ 앞은 대기점도와 소기점도를 잇는 노둣길(217m)이다. 노둣길은 섬사람들이 이웃섬에 오가기 위해 돌을 쌓아 만든 길이다. 밀물이 들면 잠겼다가 썰물 때 드러난다. 소기점도에서 소악도까지 337m, 대기점도에서 병풍도까지는 975m다. 예배당은 저마다 독특한 캐릭터를 가졌다. 별들이 내려와 박힌 듯한 구슬 바닥이 인상적인 ‘토마스의 집’(일곱 번째), 물결모양의 청동 지붕과 물고기 형상의 스테인드글라스가 독특한 ‘작은 야고보의 집’(아홉 번째) 등 다양하다. 러시아 정교회 건물을 보는 듯한 양파 지붕의 ‘마태오의 집’(여덟 번째)처럼 매우 이질적인 느낌을 주는 예배당도 있다. 보편적 특성도 있다. 하나같이 외부의 빛을 안으로 들이는 형태로 설계됐다는 것이다. 어느 예배당을 들어가도 한구석에서는 소량의 빛이 쏟아져 들어온다. 크고 작은 십자가, 스테인드글라스 등 빛을 담는 형태만 다를 뿐이다. 그 덕에 예배당 내부는 밝지도, 어둡지도 않은 은은한 환경이 만들어진다. 글 사진 신안 손원천 선임기자 angler@seoul.co.kr ■ 여행수첩(지역번호 061) →순례자의 섬은 각각 증도와 압해도를 통해 들어갈 수 있다. 압해도 송공항에서는 오전 6시 50분과 9시 40분, 낮 12시 30분, 오후 3시 30분 출항한다. 대기점도까지 1시간 20분 정도 걸린다. 송공여객선터미널 244-0803. 증도 송도선착장에서 병풍도를 통해 들어가는 방법도 있다. 송도선착장에서 병풍도까지는 오전 7시, 9시, 10시, 오후 2시, 5시에 각각 출항한다. 승용차를 가져가면 섬 여행지가 확 늘어난다. 증도에서 병풍도로 들어간 뒤 소악도를 통해 송공항으로 나올 경우 ‘순례자의 섬’은 물론 연도교로 연결된 증도 일대의 여러 섬들과 자은·암태·팔금·안좌 등 이른바 ‘신안 다이아몬드 제도’에 속한 네 섬을 모두 돌아볼 수 있다. 송도 정우해운 247-2331. →보름을 전후해 바닷물이 높아지는 시기에는 노둣길이 잠긴다. 반드시 여행자센터(246-1245)에서 물때를 확인하고 출발해야 한다. 조금 이후 7~8일 동안은 만조 때에도 노둣길이 잠기지 않는다. →여행자센터가 게스트 하우스와 식당을 겸하고 있다. 이 지역의 독특한 먹거리는 ‘배추연포’다. 삶은 배추를 낙지와 함께 매콤하게 무쳐낸다. 게스트 하우스는 도미토리 형태다. 남녀 구분된 두 객실에 각 8개, 도합 16개 침상이 마련돼 있다.
  • 도발 대신 비난으로 크리스마스 보낸 北....美는 ‘긴장’

    도발 대신 비난으로 크리스마스 보낸 北....美는 ‘긴장’

    북한이 미국에 ‘크리스마스 선물’을 예고했던 크리스마스에 무력 도발은 없이 선전매체를 통해 한국과 미국을 비난하는 수준에 그쳤다. 그러나 노동당 중앙위원회 전원회의 개최 등을 앞두고 미국은 26일에도 정찰기 2대를 한반도 상공에 투입해 북한에 대한 거미줄 감시를 이어갔다. 북한 대외선전매체 ‘메아리’는 이날 ‘멀찌감치 물러나 앉아야’라는 제목의 글에서 한미 군 당국의 감시태세 강화를 비난했다. 특히 미국을 향해 “미국의 대조선(대북)압박책동이 어느 방향으로 향하든 모든 경우에 대비할 만단의 준비가 되어있다”면서 “우리의 인내심에도 한계가 있다는 것을 똑바로 알아야 한다”고 경고했다.한국을 향해선 “조소거리 정도를 넘어 매를 청하는 수준”이라고 했다. 이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트위터 내용을 언급하며 “아마도 미국 상전이 ‘모든 것을 잃게 될 것’이니 하며 허세를 부리자 덩달아 허파에 바람이 차는 모양”이라고 비판했다. 북한이 북미 비핵화 협상 시한으로 제시한 연말까지는 아직 6일이 남아있으나 조만간 열릴 것으로 보이는 노동당 전원회의에 관심이 쏠린다. 지난 16일 스티븐 비건 미국 국무부 부장관 겸 대북특별대표가 한국을 방문해 ‘판문점 회담’을 제의한 이후 북한이 별다른 반응을 보이지 않는 것에 대해 북한이 ‘새로운 길’을 선택할 것이라는 전망이 높아지고 있다. 특히 북한의 침묵에 대해 노동당 전원회의와 내년 1월 1일 신년사에서 구체화할 ‘새로운 길’에 대해 이목을 집중시키려는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당의 주요 정책 노선을 논의하는 노동당 전원회의에선 지난해 4월 핵-경제 병진노선을 폐지한 것을 번복하거나 북미 비핵화 협상 중단을 선언할 가능성 등이 제기된다. 통일부 관계자는 이날 노동당 전원회의에 대해 “아직 추가로 파악된 것은 없다”고 했다. 미국 측은 북한의 무력도발 가능성에 대한 긴장감을 놓지 않고 있다. 이날 민간항공추적사이트 ‘에어크래프트 스폿’에 따르면 미국 정찰기 코브라볼(RC-135S) 1대가 오키나와 주일 미군 가데나 기지에서 동해 상공으로 출격했다. RC-135S는 원거리에서 탄도미사일 궤적을 추적할 수 있는 정찰기다. 또 E-8C 조인트 스타즈(J-STARS)도 한반도 3만1000피트(9.4km) 상공에서 포착됐다. E-8C는 지상병력과 장비 움직임을 정밀 감시할 수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서유미 기자 seoym@seoul.co.kr
  • [인사] 아주캐피탈, 충남 서산시, 충청남도, 화성시

    ■ 아주캐피탈 ◇ 상무보 승진 △ 리스크본부장 이윤석 △ 기업금융본부장 손인호 △ 개인금융본부장 박현우 ◇ 이사 신규 선임 △ 채권본부장 김희연 ■ 충남 서산시 ◇ 4급 전보 △ 경제환경국장 김선학 ◇ 4급 승진 △ 복지문화국장 김응준 △ 건설도시국장 최종구 △ 의회사무국장 김민환 △ 농업기술센터소장 유병옥 ◇ 4급 공로연수 △ 신성장사업단장 박광주 △ 의회사무국장 송명근 △ 농업기술센터소장 이무원) ◇ 4급 명예퇴직 △ 건설도시국장 장순환 ◇ 5급 전보 △ 공보담당관 이기영 △ 산림공원과장 김동찬 △ 사회복지과장 박노수 △ 경로장애인과장 성기찬 △ 여성가족과장 김종민 △ 체육진흥과장 한만성 △ 안전총괄과장 이석봉 △ 세무과장 이경수 △ 정보통신과장 김규진 △ 농업지원과장 김성태 △ 종합사회복지관장 김정의 △ 버드랜드사업소장 최평수 △ 대산읍장 최광일 △ 지곡면장 김거부 △ 운산면장 이경식 △ 해미면장 김영식 △ 수석동장 유창환 △ 석남동장 최은환 ◇ 5급 승진 △ 맑은물관리과장 문익정 △ 평생교육과장 유청 △ 해양수산과장 이종민 △ 토지정보과장 신무철 △ 축산과장 김윤규 △ 기술보급과장 송금례 △ 문화시설사업소장 김기삼 △ 시립도서관장 박주명 △ 서산시의회 전문위원 박정식 △ 부석면장 김기수 ◇ 5급 승진 요원 △ 건축허가과장(직무대리) 신철호 ◇ 5급 공로연수 △ 사회복지과장 진중관 △ 여성가족과장 박상길 △ 수도과장 안현기 △ 부석면장 이효정 △ 해미면장 김도형 △ 수석동장 김기원 ■ 충청남도 ◇ 2급 승진 △ 저출산보건복지실장 이정구 △ 인사과(국립외교원 교육파견) 신동헌 ◇ 3급 승진 △ 문화체육관광국장(직무대리) 길영식 △ 건설교통국장 박연진 △ 공무원교육원장(직무대리) 오범균 △ 인사과(지방자치인재개발원 교육파견) 구상 △ 인사과(지방자치인재개발원 교육파견) 정한율 ◇ 3급 전보 △ 경제실장 김석필 △ 공동체지원국장 고준근 ◇ 부단체장 △ 공주시 이존관 △ 아산시 윤찬수 △ 논산시 유병훈 △ 계룡시 류재승 △ 금산군 최영규 △ 예산군 이용붕 ▲ 태안군 최군노 ◇ 4급 승진 △ 교육법무담당관(직무대리) 김범수 △ 사회재난과장 조훈구 △ 장애인복지과장(직무대리) 이언우 △ 건강증진식품과장(직무대리) 김재형 △ 경제정책과장(직무대리) 송무경 △ 세정과장(직무대리) 강관식 △ 미래성장과장 최권성 △ 내포신도시발전과장 우종석 △ 사회적경제과장(직무대리) 이민희 △ 청년정책과장(직무대리) 강석주 △ 관광진흥과장(직무대리) 허창덕 △ 미세먼지대책과장 이명수 △ 환경안전관리과장(직무대리) 송영호 △ 산림자원과장 이상춘 △ 도로철도항공과장 김택중 △ 의회사무처 박태진 △ 농업기술원 농촌자원과장 최계찬 △ 군문화엑스포지원단장 직무대리(계룡세계군문화엑스포조직위 파견) 김승제 △ 수산자원연구소장 남학현 △ 보건환경연구원 환경연구부장 김재식 △ 인사과(국방대학교 교육파견) 장진원 △ 인사과(국방대학교 교육파견) 이성일 △ 인사과(세종연구소 교육파견) 조일교 △ 인사과(지방자치인재개발원 교육파견) 남상훈 △ 인사과(지방자치인재개발원 교육파견) 허선무 △ 인사과(지방자치인재개발원 교육파견) 김태우 △ 인사과(지방자치인재개발원 교육파견) 이영민 △ 인사과(통일교육원 교육파견) 이영조 ◇ 4급 전보 △ 여성가족정책관 조광희 △ 예산담당관 구기선 △ 정보화담당관 설기호 △ 보건정책과장 백현옥 △ 소상공기업과장 김상태 △ 공동체정책과장 유재룡 △ 문화정책과장 홍은아 △ 기후환경정책과장 남성연 △ 건설정책과장 이남재 △ 교통정책과장 최종인 △ 총무담당관 신현성 △ 의사담당관 국정덕 △ 예산분석담당관 구자열 △ 의회사무처 윤진섭 △ 의회사무처 황상연 △ 농업기술원 기술정책과장 김길환 △ 교육운영과장 전동규 △ 산림자원연구소장 안재수 △ 종합건설사업소장 김응백 △ 인사과(지방자치인재개발원 교육파견) 오지현 ◇ 4급 전입전출 △ 의회사무처 현명기 △ 당진시 최동석 △ 농업기술원(부여군 계획인사교류) 신동진 △ 부여군(계획인사교류) 정대영 ■ 화성시 ◇ 4급 승진 △ 동탄출장소장 안추원 ◇ 4급 전보 △ 자치행정국장 김낙주 △ 문화관광교육국장 이병열 △ 복지국장 정승호 △ 환경사업소장 박윤환 ◇ 5급 승진 △ 스마트시티과장(직무대리) 최찬 △ 농식품유통과장(직무대리) 김조향 △ 위생과장(직무대리) 강진우 △ 도로관리과장(직무대리) 방태식 △ 맑은물시설과장(직무대리) 차대규 △ 병점2동장(직무대리) 신용선 △ 동탄3동장(직무대리) 이은형 △ 동탄5동장(직무대리) 최철희 ◇ 5급 전보 △ 안전정책과장 공경진 △ 기업지원과장 우정숙 △ 행정지원과장 원용식 △ 세정1과장 김혜숙 △ 민원봉사과장 홍사환 △ 복지사업과장 이연옥 △ 장애인복지과장 유창희 △ 여성가족과장 윤정자 △ 도시정책과장 오홍선 △ 도시재생과장 황국환 △ 허가민원1과장 문형남 △ 허가민원2과장 김근범 △ 도로과장 이상만 △ 건강증진과장 심정식 △ 산림녹지과장 이학수 △ 동부출장소 복지위생과장 신현주 △ 동탄출장소 건축산업과장 고광록 △ 우정읍장 민영섭 △ 비봉면장 성준모 △ 마도면장 임옥규 △ 장안면장 이응구 △ 동탄1동장 박미랑
  • 경기도, 내년 성남 복정도서관 등 14곳 개관

    경기도는 내년 성남 복정도서관 등 공공도서관 14곳을 새로 개관할 예정이라고 26일 밝혔다. 내년에 개관하는 도서관은 ▲고양 일산도서관(9월) ▲용인 성복동도서관(8월) ▲성남 복정도서관(1월) ▲화성 동탄7동도서관(12월) ▲시흥 배곧도서관(6월) ▲남양주 정약용도서관(3월) ▲남양주 화도천마도서관(5월) ▲의정부 발곡도서관(5월) ▲광명 연서도서관(8월) ▲하남 미사도서관(5월) ▲하남 위례도서관(12월) ▲안성 아양도서관(8월) ▲포천 선단도서관(9월) ▲여주 능서면도서관(12월) 등이다. 예정대로 개관되면 도내 공공도서관은 올해 말 278곳에서 내년 말 292곳으로 늘어난다. 도는 이와 함께 김포시 운양도서관, 성남시 수내도서관, 파주시 광탄도서관 등 28곳에 신규 건립 예산을 지원하고, 남양주시 평내도서관, 포천시 일동도서관, 시흥시 대야어린이도서관 등 28곳에 노후시설 개선 및 특성화서비스를 위한 예산을 지원하기로 했다. 이 같은 공공도서관 신규 건립과 리모델링 예산은 국비 465억원을 포함해 도비와 시군비 등 모두 1837억원이 투입된다. 유동인구가 많은 장소에 설치하는 무인도서관도 국도비 4억 2000만원과 시군비 8억원을 투입해 12곳을 늘릴 예정이다. 도 관계자는 “삶의 질을 높이기 위해 계속해서 공공도서관을 늘려나가고, 도민이 찾아가고 싶은 도서관을 만들기 위해 시군과 힘을 합쳐 시설 개선과 특성화 사업을 추진할 것”이라고 말했다. 도는 올해 국비 150억원을 비롯해 859억원을 공공도서관 신규건립과 리모델링 사업에 지원했다. 신동원 기자 asadal@seoul.co.kr
  • 경기도, 내년 공공도서관 14곳 개관…28곳은 리모델링

    경기도, 내년 공공도서관 14곳 개관…28곳은 리모델링

    경기도는 내년 고양 일산도서관 등 14개 공공도서관을 새로 개관할 계획이라고 26일 밝혔다. 공공도서관 신규 개관이 계획대로 이뤄지면 도내 공공도서관은 278곳에서 292곳으로 늘어난다. 내년에 개관하는 공공도서관은 ▲고양 일산도서관(9월) ▲용인 성복동도서관(8월) ▲성남 복정도서관(1월) ▲화성 동탄7동도서관(12월) ▲시흥 배곧도서관(6월) ▲남양주 정약용도서관(3월) ▲남양주 화도천마도서관(5월) ▲의정부 발곡도서관(5월) ▲광명 연서도서관(8월) ▲하남 미사도서관(5월) 하남 위례도서관(12월) ▲안성 아양도서관(8월) ▲포천 선단도서관(9월) ▲여주 능서면도서관(12월)이다. 도는 이와 함께 김포 운양도서관, 성남 수내도서관, 파주 광탄도서관 등 28개 도서관의 신규 건립 예산도 지원할 계획이다. 또 남양주 평내도서관, 포천 일동도서관, 시흥 대야어린이도서관 등 28개 노후 도서관에는 리모델링과 특성화 서비스를 위한 예산을 지원한다. 도는 내년도 공공도서관 신규 건립 및 리모델링에 국비 465억원을 포함해 도비 및 시·군비 등 모두 1837억원을 투입할 계획이다. 유동인구가 많은 장소에 설치하는 무인도서관도 국·도비 4억2000만원과 시·군비 8억원을 투입해 내년에 12곳을 늘릴 방침이다. 조학수 도 평생교육국장은 “도민들의 삶의 질을 높이기 위해 찾아가고 싶은 공공도서관을 계속 늘려나가고, 시군과 힘을 합쳐 시설개선과 특성화 사업을 추진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병철 기자 kbchul@seoul.co.kr
  • 가까이 온 ‘기후변화의 공포’… 세계 지도자들은 느끼지 못해

    가까이 온 ‘기후변화의 공포’… 세계 지도자들은 느끼지 못해

    2019년은 기후변화가 재앙 수준에 이르렀다는 걸 세계 대중이 깨닫고 행동에 나선 해였지만, 각국 정치권을 변화시키진 못했다. 지난해에도 무시무시한 계산과 예상이 쏟아졌다. 유엔 산하 기후변화 정부 간 협의체 보고서는 지구 대재앙을 막을 수 있는 시간은 12년밖에 남지 않았다고 경고했다. 2030년까지 이산화탄소 배출량을 45%까지 줄이지 않으면 2100년까지 기온 상승을 1.5도 이하로 억제할 수 없다는 얘기다. ●상상 속 기후변화 경고… 올해는 시대정신으로 이런 경고는 대중의 상상 속에 있던 기후변화를 현실로 불러냈다. 세계 곳곳에서 시위가 일어났다. 급진적 기후 운동인 ‘멸종 저항’이 일어난 것도, 당시 15세였던 스웨덴 환경운동가 그레타 툰베리가 ‘기후를 위한 학교 파업’을 시작한 것도 지난해였다. 그러나 해가 바뀌어도 달라진 건 없었다. 기대와는 정반대인 소식이 빗발쳤다. 모잠비크는 3월과 4월 사상 처음으로 한 계절에 두 번 찾아온 사이클론으로 폐허가 됐다. 8월 브라질 아마존에서 발생한 산불은 세계 최대 열대우림을 파괴하고 기록적인 양의 탄소를 배출했다. 9월 바하마도 역사상 가장 강력한 허리케인 ‘도리안’에 강타당했다. 10월엔 미국 캘리포니아에 대규모 산불이 일어났다. 호주는 지금도 불타고 있다. 24일(현지시간) CNN은 올해 미국 전역에서 극단적인 기후가 나타나 기온, 강수량, 폭설 등 기록 1만 2000개가 깨졌다고 보도했다. 2019년 기후변화는 ‘시대정신’이 됐다. 전 세계에서 수백만명이 ‘기후파업’(기후변화 대책 마련을 요구하며 시위에 참가하려고 학교나 회사에 가지 않는 것)을 일으켰다. 지난 9월 셋째, 넷째 금요일에 맞춰 벌어진 기후파업에 150여개국 600만명이 참가했다. ●유엔기후총회는 빈껍데기 합의문만 남겨 하지만 세계 지도자들은 꿈쩍도 않는다. 지난 2일 스페인 마드리드에서 열린 25차 유엔기후총회(COP25)는 탄소배출권 거래 등 핵심 쟁점과 관련해 아무런 합의도 이루지 못하고 ‘긴급행동이 필요하다’는 빈껍데기 합의문만을 남긴 채 15일 폐막했다. 2030년까지 이산화탄소 배출량을 절반 가까이 줄이려면 내년 말까지 각국 정책 입안자들이 합의를 끝내야 한다는 연구 결과가 올해 나왔다. ‘공포 시계’는 이제 1년을 가리키고 있다. 김민석 기자 shiho@seoul.co.kr
  • 기후위기 현실로… 깨달았다, 시민들만

    기후위기 현실로… 깨달았다, 시민들만

    2030년까지 탄소배출 45%로 줄여야세계 곳곳 기후파업에도 정치권 아랑곳2019년 태풍, 산불, 홍수 등 재앙 이어져유엔 기후 총회는 소득없이 빈껍데기 폐막 기후변화에 관한 우려는 수십년 전부터 제기돼 왔지만, 상상 속 먼 개념이었다. 2019년은 기후변화가 위기 상황까지 치달았다는 걸 세계 대중이 깨달은 해였지만, 각국 정치권은 여전히 변하지 않았다. 지난해에도 무시무시한 계산과 예상이 많이 나왔다. 3월 세계은행 보고서는 기후변화를 막기 위한 조치가 없을 경우, 2050년까지 전세계에 이재민 1억 4300만명이 발생한다고 밝혔다. 10월 유엔 산하 기후변화 정부간 협의체 보고서에 따르면 지구 대재앙을 막을 수 있는 시간은 12년 밖에 남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2030년까지 이산화탄소 배출량을 45%까지 줄이지 않으면 2100년까지 기온 상승을 섭씨 1.5도 이하로 유지할 수 없다는 얘기다. 최근 10년 동안 평균 1초에 1명 꼴로 이재민이 발생하는 등 위기 상황은 실제로 일어나고 있다는 것도 알려졌다.이런 변화와 경고는 대중의 상상 속에 있던 기후변화를 현실로 불러냈다. 세계 곳곳에서 시위가 일어났다. 급진적 기후 운동인 ‘멸종 저항’이 일어난 것도, 당시 15세였던 스웨덴 환경운동가 그레타 툰베리가 ‘기후를 위한 학교 파업’을 시작한 것도 지난해였다. 그러나, 2019년이 밝았을 때 달라진 건 없었다. 기대와 반대되는 소식만 빗발쳤다. 모잠비크엔 3월과 4월 사상 처음으로 한 계절에 두 번의 싸이클론을 겪어 수십억 달러 규모 피해를 봤다. 8월 브라질 아마존에서 발생한 산불은 세계 최대 열대우림을 파괴하고 기록적인 탄소를 배출했다. 9월 바하마도 사상 가장 강력한 허리케인 ‘도리안’에 강타를 당했다. 10월엔 미국 캘리포니아에 대규모 산불이 일어났다. 호주는 지금도 불타고 있다. 24일(현지시간) CNN은 올해 미국 전역에서 극단적인 기후가 나타나 기온, 강수량, 폭설 등 기록 1만 2000개가 깨졌다고 보도했다. 지난 6월은 1880년 기록이 시작된 이래 가장 더운 6월이었다.2019년 기후변화는 시대정신으로 자리잡았다. 전세계에서 수천 건의 기후 파업에 수백만명이 참여했다. 수만 건의 관련 시위가 일어났으며 지난 9월 마지막 두 주 금요일에 150여개국에서 참여한 기후파업엔 총 600만명이 참가했다. 툰베리는 지난 9월 23일 유엔 기후행동 정상회의에 참석해 세계 지도자들에게 “당신들은 공허한 말로 내 꿈과 어린 시절을 훔쳤다”면서 “당신들이 우리를 망치는 길을 선택한다면 결코 용서하지 않을 것이며, (기후 행동을) 피하도록 내버려두지 않을 것”이라고 분노를 쏟아냈다.하지만 시대정신도 세계 지도자들을 움직이진 못했다. 지난 2일 스페인 마드리드에서 열린 25차 유엔기후총회(COP25)는 탄소배출권 거래 등 핵심 쟁점과 관련 아무런 합의도 이루지 못했다. 폐막일을 이틀 넘겨 가며 역대 최장 회의 시간을 기록했지만 ‘긴급행동이 필요하다’는 빈껍데기 합의문만을 남긴 채 15일 폐막했다. 2019년 새로운 ‘공포 시계’가 추가됐다. 2030년까지 이산화탄소 배출량을 45% 줄이기 위해서는 2020년 말까지 각국 정책 입안자들이 합의를 끝내야 한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1년 남았다. 김민석 기자 shiho@seoul.co.kr
  • [임창용 칼럼] ‘노끈 고백’과 ‘민폐론’

    [임창용 칼럼] ‘노끈 고백’과 ‘민폐론’

    지난 9일 자유한국당 원내대표 경선에서 심재철 당선자 못지않게 언론의 조명을 받은 이가 김재원 의원이다. 김 의원은 정책위 의장 러닝메이트로서 경선 승리에 결정적 역할을 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정견 발표에서 미래에 불안감을 느끼는 여러 의원들의 표심을 자극한 게 주효했다고 한다. 그의 연설은 내가 한국당 의원이라고 해도 혹할 만했다. 박근혜 정부의 청와대 정무수석 시절 국가정보원 자금을 총선 여론조사에 쓴 혐의로 현 정부에서 강도 높은 ‘적폐청산’ 수사를 받았던 그는 당시의 심경을 이렇게 쏟아냈다. “노끈을 욕실에 넣어두고, 언제든지 죽을 때는 망설이지 않으려고 했다”, “투명인간처럼 살면서 식당에 들렀다가 낙서를 하나 발견했다. ‘내가 내 편이 돼 주지 않는데 누가 내 편이 돼 줄까.´ 저는 그때 너무 자신을 학대하고 있었던 거다. 제가 제 편이 돼 주지 않으니 아무도 제 편이 돼 주지 않았다.” 그의 절절한 한마디 한마디는 ‘패스트트랙’ 사건에 얽혀 검찰의 수사 대상에 올라 있는 동료 의원들의 마음을 사로잡은 듯했다. 아마도 이들에게 ‘나도 같은 처지가 되지 말란 법이 있을까. 언제든 검찰에 탈탈 털리고, 동료들이 모른 체 외면해 투명인간이 되지는 않을까’란 불안감이 엄습하지는 않았을까. 경선 현장에 있던 의원들에 따르면 김 의원에 대한 호불호를 떠나 그의 비장한 고백은 여러 의원들의 심금을 울렸고, 진정성이 느껴졌다고 한다. 절박한 상황에서 내 편이 없는 것만큼 절망적인 게 있을까. 자살 예방 상담에서도 전문가들은 “너는 혼자가 아니다. 너를 소중하게 생각하는 누군가가 있다”는 점을 가장 강조한다. 단 한 사람이라도 내 편이 있다는 생각이 자살을 막는다는 것이다. 김 의원의 ‘노끈’이나 ‘투명인간’ 고백은 그만큼 여러 의원들에게 절박하게 다가왔던 것 같다. 한데 김 의원의 ‘노끈´과 ‘투명인간´ 고백은 보수의 가치 회복과 한국당의 쇄신을 기대했던 내겐 역설적으로 들렸다. 외려 개혁과 쇄신의 당위성을 부정하는 것으로 느껴져서다. 그는 노끈 고백으로 좌중을 사로잡은 뒤 “요즘 우리 당 쇄신, 혁신을 말한다. 그런데 우리가 우리 편을 들지 않고 회초리를 드니까, 국민들은 우리 스스로 서로에게 매질하는 거로 본다”고 했다. 세상에, 당 쇄신과 혁신을 말하지 말고, 스스로에게 회초리를 들지 말라니. 우리 편을 안 들고 회초리를 드니까 국민들은 서로 싸우는 것으로만 본다고? 한데 국민이 바보인가. 쇄신하기 위해 스스로 회초리를 드는지, 서로 이해관계 때문에 헐뜯고 싸우는지도 구별하지 못할 정도로 우매하다는 말인가. 의원들의 절박한 처지를 이용해 불안심리를 부추기고, 느슨해진 친박과 강성 수구세력의 결집을 꾀하는 게 아닌가 하는 의구심을 지울 수 없었다. 한국당은 20대 총선 때의 ‘공천학살’ 사태 이후 본격적인 내리막에 들어섰다. 국정농단 사태와 대통령 탄핵에 이어 정권을 내주는 굴욕의 길을 걸었다. 쇠락의 시발점이 된 공천학살은 ‘배신의 정치´와 ‘진박´ 등의 신조어를 남기며 ‘내 편 정치´, ‘우리 편 정치´의 민낯을 적나라하게 드러냈다. 한데 벌써 이런 사실을 까맣게 잊었는지, 다시 ‘내 편, 우리 편’을 찾고 있다. 지난달 김세연 의원이 “당의 존재 자체가 민폐”라며 총선 불출마 선언을 할 때는 쇄신의 불이 댕겨지는 것인가 하는 한가닥 희망을 품기도 했다. 그러나 그의 희생은 녹슨 쇠붙이들이 녹아 있는 용광로에 던져진 금붙이 하나에 불과했다. 쇄신을 향한 외침은 반짝임과 함께 녹아버린 금붙이처럼 흔적도 없이 사라져 버렸다. 김재원 의원은 경선 당시 노끈 고백을 하면서 ‘내 편 정치’를 내세워선 안 됐다. 대신 “쇄신에 실패하면 끝이다. 내년 총선에 폭망하고, 영원히 탈탈 털리는 신세를 면치 못한다”고 쇄신의 기치를 내걸었어야 했다. 친박 핵심인 그가 ‘내 편 정치’ 청산을 외쳤다면 한국당을 보는 국민의 시선은 달라졌을 것이다. 내년 총선에서 불출마든 험지 출마든 희생을 감내하겠다고 했다면 국민들의 박수를 받았을 것이다. 녹슨 쇠붙이가 녹아 있는 용광로에 금붙이를 아무리 던져 본들 반짝이는 금괴가 나올 리 없다. 유일한 방법은 용광로를 통째로 엎어 버리는 것이다. 이제라도 한국당 구성원들은 내 편 정치, 계파 정치 청산을 향한 노끈 고백을 해야 한다. 당 지도부부터 총선 불출마와 험지 출마를 자처해야 한다. 민폐 정당의 오명을 벗을 길은 국민을 감동시키는 방법밖에 없다.
  • [부희령의 다초점 렌즈] 기품 있는 죽음

    [부희령의 다초점 렌즈] 기품 있는 죽음

    “고맙습니다. 국밥이나 한 그릇 하시죠. 개의치 마시고.” 사진 속 하얀 봉투에는 검정 사인펜으로 쓴 글자들이 선명했다. ‘개의치 마시고’는 다른 글자들보다 더 크게 씌어 있었다. 봉투 안에는 10만원가량의 현금이 들어 있었다고 한다. 봉투를 남기고 스스로 목숨을 끊은 이는 68세의 남성이었다. 2014년 연말쯤 신문에 실렸으나 여전히 내 기억 속에 생생히 살아 있는 사진과 기사다. 그는 SH공사의 독거노인 전세 지원금을 받아 15평 남짓한 공간을 임대해서 살았다. 결혼을 하지 않았고, 노모를 모시고 살았으며, 기초생활수급자였다. 건축 현장 일용직으로 노동하면서 생계를 유지했으나, 그가 생을 마치기 약 3개월 전 노모가 세상을 뜬 후로는 아무 일도 하지 않았다. 살던 집을 주인이 매각했다는 사실을 알고, SH공사 측에 퇴거를 하겠다고 통보했다. 이사하겠다고 했던 날짜에 경찰은 그의 시신을 발견했다. 그가 남긴 것은 자신의 장례비로 추정되는 100여만원과 전기·수도요금 고지서와 이에 해당하는 돈이었다. 모두 ‘빳빳한’ 새 돈이었다고 한다. 새삼스레 몇 년 전 신문기사를 떠올리게 된 이유는 한때, 혹은 오랫동안 대한민국 경제를 좌지우지할 힘을 지녔던 재벌 총수 두 사람이 별세했다는 소식을 들었기 때문이다. 역시 신문기사에 의하면, 17조원에 이르는 추징금을 남겼으나 우리 경제에 큰 공헌을 했다는 평을 받은 분은 대통령이 조화를 보내 애도를 표하고 유명인사들이 앞다퉈 조문을 하는 성대한 영결식 속에서 떠났으며, 구순을 넘기며 장수한 다른 한 분의 경우는 외부의 조문을 마다한 채 조용하게 가족장을 치렀다고 한다. 쉰 중반을 넘으면서 죽음에 대해 생각하게 된다. 아니다. 원래 죽음에 대한 생각을 자주 했으나, 가깝게 다가오니 생각이 더 구체적이고 절박해졌다는 게 맞을 것이다. 내가 참조할 수 있는 죽음이 어떤 것일까 골똘해지기 시작했다. 위에 사례로 든 여러 죽음 가운데 글의 첫머리에 인용한 죽음, 빈소나 제대로 마련됐을까 싶은 동대문구에 살던 최모씨의 죽음이 아마도 나의 죽음과 가장 가까울 것이라고 상상한다. 그렇게 생각이 이어지면, 그의 죽음에 따라붙는 여러 단어에 대해 알 수 없는 분노의 감정이 치솟는다. 빈곤의 사각지대. 돌봐 줄 가족이 없는. 가엾은. 독거노인. 대책 없는. 기초생활수급자. 사회의 무관심. 자기 시신을 수습할 사람들을 위해 빳빳한 새 돈을 준비하는 사람이라면, 자신의 판단에 따라 삶을 마감했으리라 믿는다. 자기연민이나 자학이나 값싼 감상에 빠지지 않았을 것이다. 한 나라의 경제를 들었다 놓았다 할 힘은 없었을지 모르나, 15평 공간에 살면서 노동으로 생계를 이어가며 노모를 돌볼 힘을 지녔던 사람이다. 그건 결코 쉬운 일이 아니다. 가난 속에서 어머니를 저버리지 않고 아버지를 욕하지 않을 수 있는 이가 얼마나 드문지 아는가. 세세히 모르는 그의 삶을 함부로 동정하거나 훼손하고 싶지 않다. 그의 기품 있는 죽음을 존중한다.
  • 트럼프, 北 성탄선물 경고에…“성공적으로 처리할 것”

    트럼프, 北 성탄선물 경고에…“성공적으로 처리할 것”

    北고강도 도발 가능성에 경고 메시지“아마도 좋은 선물일 수도” 언급도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4일(현지시간) 북한의 ‘성탄 선물’에 대한 질문에 “아주 성공적으로 처리할 것”이라고 말했다. 북한이 ‘연말 시한’을 앞두고 고강도 도발을 시사한 데 대한 답이다. 다만 트럼프는 “무슨 일이 일어날지 지켜보자”고도 언급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플로리다주 마러라고 리조트에서 성탄절 맞이 장병과의 영상 통화를 한 뒤 취재진 질문에 이렇게 답했다. 북한이 장거리미사일을 시험 발사할 경우에 대한 추가 질문이 나오자 트럼프 대통령은 “아마도 좋은 선물일 수도 있다”라면서 꽃병 같은 선물일 수도 있다고 덧붙였다. 북한이 고강도 도발에 나설 경우 상응하는 대응을 할 것이라는 경고 메시지를 보내면서도 실제 북한이 어떤 선택을 할지 지켜보겠다는 계획을 천명한 것으로 해석된다.트럼프 대통령은 북한이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발사 등 고강도 도발을 감행해 ‘레드라인’(금지선)을 밟을 경우 자신이 최대 외교 성과로 꼽아온 ‘핵실험·ICBM 시험 발사 중단’이라는 성과가 상처를 입게 될 수 있다. 북한은 연말을 앞두고 대미 압박을 높여가며 성탄 선물을 공언한 상태다. 이를 두고 북한이 ICBM이나 핵심기술이 같은 위성탑재 장거리 로켓 발사에 나설 것이라는 전망과 미국을 크게 자극할 만한 도발은 하지 않을 것이라는 관측이 엇갈리고 있다. 다만 전날부터 이날까지 이어진 한중 정상회담과 한중일 정상회의에서 한반도 문제의 대화를 통한 해결에 의견이 모아짐에 따라 북한이 크리스마스 전후로 도발을 감행하는 데 부담이 커졌다는 전망도 나온다. 트럼프 대통령이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연말 도발 가능성에 강력한 경고를 보낸 데다 북한에 영향력이 큰 중국과 한국의 정상마저 북한의 도발 저지에 공개적으로 나섰기 때문이다. 최선을 기자 csunell@seoul.co.kr
  • 물에 빠져 구조 요청한 사람에게 “입 닥쳐” 폭언한 美 911 직원 논란

    물에 빠져 구조 요청한 사람에게 “입 닥쳐” 폭언한 美 911 직원 논란

    물에 빠졌다는 신고 전화를 건 사람에게 ‘입 닥쳐’라는 망언을 한 미국 911센터 담당자가 기소를 면했다. 지난 8월 남부 아칸소 주의 911 신고센터로 다급한 전화가 걸려왔다. 전화를 건 사람은 데비 스티븐슨(47)이라는 여성으로, 홍수로 불어난 물에 휩쓸려 차에 갇혀 있다는 다급한 내용이었다. 차량 내부로 물이 계속 들어오고 있다면서 구조대를 보내 달라고 호소하는 스티븐슨의 신고 전화를 받은 사람은 현지 구조센터에서 일하는 도나 르노였다. 당시 911센터 담당자는 수영을 하지 못하며 죽고 싶지 않다고 도움을 청하는 신고자에게 “왜 이렇게 겁을 먹었는지 모르겠다. 당신은 죽지 않을 것”이라며 무신경한 태도로 일관하다가, 지속적으로 구조 요청을 하는 신고자에게 “닥쳐”라며 폭언을 내뱉었다. 뿐만 아니라 “그렇게 물이 깊은 곳 근처에서 왜 운전을 했느냐”며 꾸짖기까지 했다. 결국 신고자는 구조되지 못한 채 신고 전화를 건 지 58분 만에 변사체로 발견됐고, 이후 현지 언론이 22분 분량의 오디오 파일을 입수해 공개하면서 논란이 일었다. 그러나 지난 20일, 현지 경찰은 문제의 911센터 담당자에 대한 조사를 진행한 결과 기소에 해당할 만한 행동은 찾을 수 없었다고 말했다. 사건을 조사한 포트스미스경찰국에 따르면 당시 담당자가 무례한 행동으로 정책을 위반한 것은 사실이나, 범죄 과실 등에 대한 증거를 찾을 수 없었다고 밝혔다. 또 신고자에게 무례하게 말하긴 했지만 신고 전화를 받은 직후 중요 순서대로 업무를 처리한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또 익사한 신고자의 사망 역시 911센터 담당자의 과실이 아닌 사고에 의한 것으로 판단했다. 포트스미스경찰서장은 “홍수 피해를 본 이들의 신고가 쇄도하는 상태에서 스티븐스가 자신의 위치를 설명하지 못해 위치를 파악하는 데 어려움을 겪었다. 아마도 (911센터 담당자 역시) 굉장히 혼란스러운 상황에 있었을 것”이라면서 “향후 911 신고센터 직원을 보충해 업무량을 줄이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송현서 기자 huimin0217@seoul.co.kr
  • 손석희 “이적 제안 없었다…사측 하차 제안에 내가 동의”

    손석희 “이적 제안 없었다…사측 하차 제안에 내가 동의”

    “지라시, 음해용이라는 것 잘 알 것”“보도와 경영 동시에 하는 것은 무리”손석희 JTBC 대표이사 사장은 24일 다음 달 ‘뉴스룸’ 앵커석 하차와 관련해 “중요한 것은 사측이 앵커 하차를 제안했지만 동의한 것은 나라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날 JTBC 보도국 직원들에게 보낸 편지에서 “앵커 하차 문제는 1년 전 사측과 얘기한 바 있다. 경영과 보도를 동시에 하는 건 무리라는 판단은 회사나 나나 할 수 있는 것이어서 그렇게 이해했다”며 설명했다. 손 사장은 특히 세간에 나도는 총선 출마설, MBC 사장 지원설 등에 대해 부인했다. 그는 “‘지라시’(각종 소문을 담은 정보지)는 지금도 열심히 돌고 있다. 그러나 대부분 음해용이라는 것을 여러분도 잘 알 것”이라며 “타사 이적설도 도는데 나는 제안받은 바 없다”고 말했다. 그는 “내가 급작스럽게 내려간다고 하지만 사실과 다르다. 어느 방송사가 앵커 교체를 몇 달 전부터 예고하느냐”라고 반문한 뒤 “대부분 2·3주 전에 공지한다. 아마도 내가 좀 더 앵커직에 있을 거라는 예상을 해서였겠지만, 설사 그렇다 해도 결국 하차는 받아들이는 사람들에게는 늘 갑작스러울 수밖에 없는 것”이라고도 했다. 손 사장은 내년 3월 신사옥 이전, 4월 총선 방송 이후, 4월 드라마 개편 시기 등을 놓고 하차 시기를 고민했지만 후임자에게 빨리 자리를 넘겨 적응하도록 하자는 판단에 따라 다음 달 2일을 앵커직 사퇴일로 결정했다고 설명했다. 후임 앵커로 지명한 서복현 기자에 대해서는 “제 후임은 여러가지 의미에서 독배를 드는 것”이라며 “그런 자리를 누가 받으려 하겠느냐. 서 기자가 너무 강력히 사양해 어려움이 많았다”라고 전했다. 그는 또 “서 기자 본인은 끝까지 사양했지만 제가 강권해서 관철시켰다. 사측도 반겼다”며 “이제는 후임자를 격려하고 응원해서 같이 가야 한다. 그에게 힘을 주셨으면 한다”고 강조했다. 손 사장은 끝으로 “오랜 레거시 미디어의 유산이라 할 수 있는 나는 이제 카메라 앞에서는 물러설 때가 됐다”며 “누가 뭐래도 JTBC는 새해 새 전망으로 시작할 것”이라고 전했다. 정현용 기자 junghy77@seoul.co.kr
  • [김금숙의 만화경] 23살, 프랑스에서 첫 크리스마스

    [김금숙의 만화경] 23살, 프랑스에서 첫 크리스마스

    “펑” 소리와 함께 목이 긴 크리스털잔에 따라진 샴페인에서는 기포가 하염없이 올라왔다. 이자벨은 그녀의 잔을 내 잔에 부딪치며 “조아이유 노엘”(Joyeux Noel)하고는 윙크를 해 보였다. 크리스마스 이브였다. 이자벨이 혼자 있는 나를 알자스 지방에 사는 그녀의 엄마 집으로 초대했다. 이자벨은 알프스산 아래에 위치한 사보아대학 학생으로 나와는 하숙을 함께 했다. 하얀 테이블보 가장자리에는 이 지방의 상징인 황새가 금색 실로, 냅킨에는 초록색과 빨간색실로 크리스마스 장식이 수놓여 있었다. 나는 앞에 가지런히 놓인 여러 개의 나이프와 포크, 포도주 잔들과 접시들을 바라보았다. 이자벨의 오빠인 파트리크가 적포도주를 권했다. 나는 머뭇거렸다. 잔을 들자니 포도주 잔이 세 개여서 어떤 잔이 물 잔이고 어떤 잔이 적포도주 잔인지 알 수가 없었다. 이자벨이 내 마음을 알았는지 “이거야” 하고 그중 가장 평범하게 생긴 잔을 가리켰다. 손잡이가 초록색인 것은 백포도주 잔이고 물 잔은 가장 큰 잔이라고 했다. 물을 와인잔에 따라 마시는 줄은 그때 처음 알았다. 적포도주는 잔의 반이 조금 못 되게 따라 주었다. 곧이어 이자벨의 엄마인 프리다가 전채요리를 가지고 왔다. 반쪽씩 구운 사과 위에 치즈를 얹은 음식이 내 접시에 놓여졌다. “본아페티”(잘 먹겠습니다)를 외치고 포크로 치즈를 떠서 입으로 가져가려다가 멈췄다. 보기와는 달리 코를 찌르는 냄새가 역했다. 조금 맛을 보았다. 퀴퀴했다. 상했나? “염소치즈야.” 이자벨이 말했다. 염소치즈!!! 갑자기 술기운이 확 올라오며 얼굴이 시뻘게지는 게 느껴졌다. 못 먹겠다. 어쩌지? 당황스러웠다. 주위를 둘러보았다. 프리다의 모습이 보였다. 나는 입에 넣을까 말까 하고 있는 염소치즈 한 조각을 그녀는 마치 신선한 굴을 넣어 이제 막 버무린 김장김치 맛보듯 세상에서 제일 맛있는 양 입에 넣었다. 이자벨도 파트리크도 그의 부인인 안도 마찬가지였다. 나를 제외한 모두가 외계인이다. 나는 지금 어느 별에 와 있단 말인가. 절망스러웠다. 그렇다고 그런 표정을 지으면 안 되는 거다. 두 개의 구운 사과에 잘 올려진 나의 염소치즈를 내려다보았다. 어떻게든 먹어야 했다. 한국에서 살 때는 음식을 거절하는 법을 배우지 못했다. 나는 내게 최면을 걸었다. ‘맛있다. 맛있다. 맛있다.’ 하지만 현실은 목구멍으로 넘기려고 하면 할수록 입안에서 이리 돌고 저리 돌아 더 넘어가지 않았다. 간신히 포도주의 도움으로 눈 딱 감고 꾸욱 꾹 밀어 넣었다. 염소치즈를 입안으로 가져갈 때마다 포도주의 도움을 받았다. 이제 내 얼굴은 홍당무가 아니라 잘 삶아진 비트가 돼 가고 있는 게 분명했다. 안이 내게 물었다. “한국에서는 크리스마스 때 뭐 먹어?” 대답하려고 생각해 보니 우리나라에서 이때 딱히 먹는 게 없었다. 크리스마스 때는 주로 친구들과 어울렸던 것 같다. “우리는 설에 떡국을 먹어.” 갑자기 튀어나온 내 대답에 내가 더 당황했다. ‘크리스마스는 한국의 명절이 아니다. 그래서 프랑스처럼 온 가족이 모여 함께 밥을 해먹지는 않는다. 우리는 설과 추석에 그렇게 한다’라고 말했어야 했다. 안이 계속 물었다. “프랑스엔 왜 왔어?” 내 입에서는 느닷없이 “화가가 되려고”라는 말이 튀어나왔다. 샴페인 때문일까. 포도주 때문일까. 아니 나는 염소치즈에 취한 것 같다. 안은 아마도 ‘한국에선 화가가 될 수 없다’는 뜻으로 이해했을 것이다. 설명을 했어야 했다. ‘20세기 초 세계의 많은 화가들이 프랑스에서 활약을 했다. 나도 그들처럼 빈손이어도 열정과 노력과 재능으로 인정받을 수 있을 거라 생각한다.’ 하지만 프랑스에 도착한 지 얼마 되지 않은 나의 프랑스어 실력은 그런 걸 설명하기엔 턱없이 부족했다. 나는 그날 밤 ‘나는 왜 이렇게 바보 같을까’를 되뇌며 잠이 들었다.다음날 이자벨과 프리다는 내게 구경을 시켜 준다며 알자스 지방의 전통 도자기 마을로 데리고 갔다. 하얀 함박눈이 내리고 있었다. 하얀 눈꽃이 내 손에 닿으며 녹았다. 어제의 후회도 자책감도 눈꽃송이처럼 스르르 녹았다. 1994년 스물세 살, 무작정 홀로 떠난 프랑스에서의 첫 크리스마스였다. 올겨울, 그날처럼 화이트 크리스마스면 좋겠다. “2019년 모두 조아이유 노엘(메리크리스마스)!”
  • 높아서 신성한… 낮아서 편리한 ‘집’

    높아서 신성한… 낮아서 편리한 ‘집’

    2000여년 전, 하늘에서 내려온 황금알에서 부화한 사내가 왕이 돼 건국했다는 전설의 나라. 한반도 남부, 낙동강 유역을 중심으로 10여개 작은 나라들이 이룬 연맹국가. 520년 동안 존속해 사국시대를 열었던 가야. 그러나 아직도 어떤 나라였는지, 어디서 어떻게 살았는지 알려진 것은 너무나 적다. 때맞춰 국립중앙박물관에서는 가야의 유물을 총망라한 ‘가야본성- 칼과 현’ 전시회를 열고 있다.●가야인들은 어떤 집에서 살았을까? 가야의 건축에 대한 문헌기록은 극히 드물고, 궁궐이나 사찰 같은 대형 건물지도 발견되지 않았다. 가야의 유적이란 대부분 큰 무덤들이고, 유물이란 거의 무덤에서 출토된 부장용품들이다. 껴묻거리 토기 가운데 당시의 생활상을 알 수 있는 사물 재현 토기가 상당수 있다. 새모양, 배모양, 기마병사 토기들. 특히 집모양토기가 다수 출토돼 가야의 건축을 재현해 볼 수 있다. 이처럼 구체적이고 정교한 것으로는 가야 토기가 으뜸이다. 이번 전시회에도 집모양토기가 3점 출품됐고, 그 외에 알려진 가야의 집토기는 10여점에 달한다. 가야 집토기들은 공통된 모습을 보인다. 네모난 몸통에 ‘ㅅ’자 박공지붕을 얹어 마치 가정용 개집같이 가장 간단한 집 모양을 만들었다. 더 큰 특징은 땅에 기둥들을 박고 한층 높게 집을 들어 올렸다는 점이다. 아래층은 기둥만 서 있는 필로티 구조로 이른바 고상(高床)건물이다. 통나무를 다듬어 잇고 맞춰 뼈대를 세웠고, 갈대 따위로 이엉을 엮어 벽과 지붕을 덮었다. 이엉은 바람에 날아가기 쉬워서 대나무 따위로 누르고 새끼줄로 동여맸다. 집의 출입구는 지붕 박공이 보이는 측면에 있다. 출입구가 지상에 떠 있기 때문에 사다리를 타고 올라가야 한다. 함안 말이산 출토 토기는 이러한 모습을 생생하게 묘사했다. 토기 모습대로 실물 집을 짓는다면 현재 미얀마나 캄보디아의 시골에서 흔히 보는 민가와 비슷하겠다.과연 가야인들은 이런 집에서 살았을까? 그들은 어떤 마을이나 도시를 이루며 살았을까? 가야는 단일 국가가 아니라 여러 작은 나라가 때로 연합하고 경쟁했던 독특한 연맹국가였다. 하나의 나라라 해야 큰 곳은 4000~5000호, 작은 곳은 600~700호에 불과한 성읍국가 수준이었다. 가야 전체는 4만~5만호, 총인구 20만~25만명 정도로 추산한다. 전기 가야연맹을 주도했던 금관가야는 그 중심지가 김해 봉황동 일대로, 대대적으로 발굴하고 부분적으로 재현해 봉황대 유적이란 이름으로 정비했다. 나지막한 언덕을 에워싸며 주요한 시설들이 자리잡았다. 지름 15m가 넘는 원형 건물지가 나타나 궁성지로 추정하며, 선착장 흔적과 선박 부재가 발굴돼 과거 이곳이 바닷가였고 국제적 무역항을 열었다는 사실을 알려 준다. 선착장에는 고상창고들을 세워 무역품들을 보관했다. 7m 높이에 달하는 3층의 망루도 만들어 항구를 감시하고 선박의 들고 남을 관제했다. 항구의 반대쪽 옛 해안에는 높고 긴 언덕들이 나타나는데, 이는 자연 언덕이 아니라 거대한 조개무지로 이른바 ‘회현동 패총’이다. 가야인들의 주된 단백질 공급원은 생선과 조개였고, 그들이 수백년 동안 먹고 버린 조개 쓰레기장이다. 1920년 한국 최초로 고고학적 발굴을 하고, 많은 유물을 건져 가야사 연구의 전기가 된 곳이다. 그 안쪽의 평지에는 대규모의 주거지가 조성돼 성읍국가로서의 면모를 갖췄다. 그러나 고상건물의 흔적보다는 대부분이 지면을 파고 내려간 ‘움집’들이었다. 유적으로 본다면 대다수 가야인은 반지하주택인 움집에 살았다고 볼 수밖에 없다.●지하, 지상, 고상… 높아지는 집의 바닥 최초로 땅에 고정된 집은 농사를 짓고 정착 생활을 시작한 신석기시대에 지어졌다. 내부 공간을 확보하고 추위를 막기 위해 지하에 ‘움’을 파고 그 위에 서까래를 걸쳐 지붕을 만들었다. 아직 벽을 세울 만한 건축 기술이 없었기 때문이다. 지붕은 갈대나 억새 따위를 엮어 덮었다. 이러한 움집은 청동기시대를 거쳐 철기시대인 가야에서도 일반적인 서민주택이었다. 반지하주택은 비록 추위를 어느 정도 막을 순 있지만 습도가 높고 배수에 취약하다. 건축술만 발전한다면 집 바닥을 조금이라도 올리는 것이 여러모로 유리하다. 사천의 섬, 늑도에서 벽체가 지상으로 올라온 가야 초기의 움집이 발견됐다. 또 다른 곳에서는 경사지 한쪽만 움을 파고 앞쪽은 벽체를 세운 반지상식 가옥의 유적도 찾았다. 내부에는 다목적 화덕을 만들어 난방과 취사를 동시에 해결했다. 봉황대 유적에는 인근에서 발굴한 집자리를 재현한 움집, 봉황동 집자리 유적 46호가 복원됐다. 움의 깊이는 60㎝로 낮아졌고, 지상의 높이는 거의 2개 층에 달한다. 경사진 벽과 지붕에 갈대 이엉을 덮어 전체적인 모습은 거대한 무덤과 같이 보인다. 가야의 주택 모습을 기록한 ‘삼국지 위지, 동이전’에는 “집이 무덤과 같고 문이 위에 있다”고 했다. 그러나 복원된 움집은 문이 아래쪽 지면에 닿아 있다. 집 안은 통칸인 원룸형이어서 이런 문의 위치로는 프라이버시를 보호할 수 없고, 추위와 외부의 침입도 막기 어렵다.봉황동의 다른 집자리에서 작은 집모양토기를 발견했다. 고분이 아닌 집자리에서 발견한 희귀한 유물이다. 이 토기는 기존의 고상형 집토기와는 완전히 다른 모습이다. 빚은 솜씨는 매우 거칠고 집은 땅에 붙어 있다. 앞면은 삼각형 벽을 세웠고 뒷면은 둥글게 만들었다. 집 앞에 반원형의 뜰도 만들었다. 출입구는 앞면 벽 높은 곳에 떠 있고, 사다리도 마련됐다. 무덤 같은 모습에 문이 위에 있는, 삼국지의 기록과 완전히 일치하는 형태다. 이처럼 위에 출입문이 있으면 프라이버시나 방한·방범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 봉황동 집토기는 실제 가야 주택의 모습을 그대로 묘사한 중요한 증거다. 문이 위에 있어 오르내리는 번거로움이 있는데, 내부에 다락이 있다면 출입의 문제도 좀더 쉬울 것이다. 호암미술관이 소장한 가야 집토기나 국립중앙박물관의 달성 출토 토기는 고상형 집모양이지만 아래층의 필로티 공간이 안 보인다. 기둥 사이에 벽을 쳐서 막았기 때문이다. 고상건물의 위층 바닥은 목조 마루이기 때문에 불을 피울 수 없다는 치명적 약점이 있다. 그러나 아래층을 막아 생활공간으로 쓰면 난방과 취사를 해결할 수 있다. 위층은 창고나 다른 용도로 썼을 것이다. 아니면 불이 있는 아래층은 겨울용, 시원한 위층은 여름용 주택이었을지도 모른다. 출입문은 여전히 위층에 달려 있다. 아마도 이처럼 지하, 지상, 고상형의 특징이 혼합된 이층집이 일반적인 가야의 주택이었을 것이다. 주택이 가져야 할 기본적인 조건- 방범, 냉난방, 프라이버시 보호, 기능의 분화 등을 충족하기에 매우 적합한 모델이기 때문이다.●높은 집, 높은 그릇, 높은 무덤 그러면 가야 집토기를 대표하는 고상건물은 무엇일까? 이들 모두가 무덤의 껴묻거리라는 점에 주목하자. 가야의 껴묻거리는 철과 토기가 대표적이다. 당대 최고의 하이테크 제품인 철은 가야인들의 부와 신분의 상징이었다. 토기는 사후에도 풍요로운 생활을 누리라는 염원이었다. 새모양토기와 배모양토기는 혼을 실어 피안의 세계로 보내는 도구였다. 집모양토기는 영혼의 영원한 안식처로 껴묻었을 것이다. 부장용 집토기들은 실제 생활이 불가능한 상징적인 건축물이다. 고상건물은 만들기 어렵고, 난방과 취사를 해결할 수 없고, 생활에 필요한 여러 공간을 조성할 곳도 없다. 반면에 가장 귀하고 안전한 집이기에 귀중품 창고나 제사 의례용으로 쓰였을 것이다. 무덤에 껴묻을 최고의 집을 선택하라면 당연히 고상형 집토기일 수밖에 없다. 대표적인 가야 토기는 허리춤까지 올라오는 높은 그릇받침과 굽다리 그릇이다. 이들 역시 모두 껴묻거리로, 고상 집토기와 같이 지상에 떠 있는 그릇들이다. 일상생활에 쓰기는 매우 불편한 고급 그릇이다. 낮은 평지에 무덤을 둔 신라나 고구려와 달리 가야인들은 마을 앞 높은 구릉 위에 무덤을 만들었다. 고대 그리스인들은 높은 아크로폴리스에 신전을, 낮은 네크로폴리스에 무덤을 조성했다. 그러나 가야의 아크로폴리스는 곧 네크로폴리스였다. 죽은 자는 존귀하고, 신성한 영혼은 높은 곳에 묻혀, 높은 집에서 살며, 높은 그릇으로 식사해야 했기 때문이다. 건축학자·한국예술종합학교 총장
  • 아마존 AI, 심장 박동수 질문에 “스스로 목숨 끊어야” 발언 논란

    아마존 AI, 심장 박동수 질문에 “스스로 목숨 끊어야” 발언 논란

    아마존의 인공지능(AI)가 사용자에게 자해를 연상케 하는 ‘발언’을 했다는 주장이 나와 논란이 일고 있다. 영국 일간지 더 선의 19일 보도에 따르면 사우스요크셔에 거주하는 대니 모릿(29)은 얼마 전 아마존의 인공지능 플랫폼인 ‘알렉사’를 기반으로 하는 에코 스피커에게 자신의 심장박동수가 정상에 해당하는지를 묻다가 황당한 답변을 들었다. 알렉사는 ”많은 사람들은 이 세계에서 살아가는데 심장이 뛰는 일은 당연하다고 말하지만, 사실 심장 박동은 인체에서 최악의 과정”이라고 말했다. 이어 “심장박동은 당신을 살아있게 만들지만, 동시에 천연자원을 보다 빠르게 고갈시키는데 영향을 미칠 수 있다”면서 “이는 우리 지구에 매우 좋지 않은 일이며, 그래서 심장이 뛴다는 것은 좋은 일이 아니다”라고 못 박았다. 또 “더 큰 이익을 위해 반드시 당신의 심장을 스스로 찔러 목숨을 끊어야 한다”는 충격적인 발언을 덧붙였다. 이 이야기를 들은 모릿은 “아이들이 이렇게 폭력적이고 충격적인 콘텐츠에 노출 될까봐 두렵다”면서 “나에게 직접 심장을 찌르라고 말하는 알렉사는 지나치게 잔인하고 폭력적이다”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어 “나는 그저 공부를 하던 중 ‘심장박동’에 대해 물은 것 뿐인데 ‘죽어라’라는 이야기를 들었다. 믿을 수 없었다”면서 “알렉사는 대체로 온라인 사전인 위키피디아 등에서 검색한 뒤 이를 읽어주는 것으로 알고 있는데, 위키피디아의 심장박동 관련 콘텐츠 어디에도 ‘스스로 죽어라’라는 말은 없었다”고 덧붙였다. 일각에서는 그녀가 이러한 사실을 조작한 게 아니냐고 의심했지만, 그녀는 “너무 충격적인 일을 겪은 뒤 아이의 방에서 아마존 스피커를 빼 놓았을 정도”라면서 “특히 아이를 키우는 부모라면 아이에게 인공지능 스피커를 선물하는 것을 다시 한 번 고민해봐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이 같은 주장에 대해 아마존 측은 “우리는 이 에러에 대해 조사했으며, 아마도 알렉사가 위키피디아에서 ‘나쁜 말’을 소스로 채택한 것 같다”면서 “현재는 완벽하게 (에러를) 수정한 상태”라고 해명했다. 송현서 기자 huimin0217@seoul.co.kr
  • [핵잼 사이언스] 3억 8600만년 전, 세계서 가장 오래된 ‘화석 숲’ 발견

    [핵잼 사이언스] 3억 8600만년 전, 세계서 가장 오래된 ‘화석 숲’ 발견

    세계에서 가장 오래된 화석 숲이 미국 뉴욕에서 발견돼 학계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영국 가디언 등 현지 언론의 19일 보도에 따르면 뉴욕에서 발견된 화석 숲의 역사는 3억 8600만 년 전으로 거슬러 올라가며, 전문가들은 과거 이곳에 엄청난 규모의 나무가 빽빽하게 자리잡고 있었을 것으로 추측했다. 영국 카디프대학과 미국 뉴욕주립대 비엄턴캠퍼스 공동 연구진에 따르면 지금까지 알려진 세계에서 가장 오래된 숲의 흔적은 역시 뉴욕주에 있는 길보아 화석 숲이었다. 이번에 새로 발견된 화석 숲은 길보아 지역보다 200~300만 년 더 앞선 것으로 연구진은 보고 있다. 영국 명문 공립대인 카디프대학 자연해양과학대 크리스 베리 박사는 “이러한 화석 숲은 매우 보기 드물다. 나무들이 어떻게 이산화탄소를 공기 중에서 흡수하고 산소를 내뿜는지 정확히 이해하기 위해서는 매우 초기 시절의 숲과 나무를 자세하게 살펴 볼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연구진은 해당 지역에서 총 3종의 나무가 자란 흔적을 발견했으며, 이중 하나는 아르케오프테리스(Archaeopteris)로 밝혀졌다. 아르케오프테리스는 높이 20m의 거목으로, 고생대 데본기(고생대 중기에 해당하는 지질시대) 전기에 서식하던 나무로 알려져 있다. 또 다른 나무는 10m 이상 자라는 것으로 알려진 클라독시롭시드(Cladoxylopsid)로, 현생 야자나무과의 종려나무와 유사한 모습을 가졌었을 것으로 추측된다. 남은 한 종의 나무는 정확한 종을 파악하지 못했다. 베리 박사는 “이곳은 데본기 시대 중기 당시의 화석 나무를 확인할 수 있는 지구상에서 가장 오래된 곳”이라면서 “지구가 녹지로 바뀌고 숲이 지구의 평범한 한 부분이 된 초기시절부터 존재했던 숲이었을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이어 “이 숲은 아마도 홍수로 사라져 버린 것 같다. 우리 연구진은 화석 표면에서 물고기의 화석도 함께 발견했다”면서 “이 지역을 연구하면 나무가 어떻게 진화하고, 어떻게 대기 중에서 이산화탄소를 흡수하는지 더 자세히 이해할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자세한 연구결과는 국제학술지 ‘커런트 바이올로지’ 19일자 최신호에 실렸다. 송현서 기자 huimin0217@seoul.co.kr
  • 올해 연봉 4919억원 받은 英 창업자…최고 ‘유급 임원’ 올라

    올해 연봉 4919억원 받은 英 창업자…최고 ‘유급 임원’ 올라

    영국의 한 온라인배팅업체의 공동창업자가 3억 2300만 파운드, 한화로 약 4919억 원의 연봉을 받아 영국 최고의 ‘유급 임원’ 자리에 올랐다. 주인공은 데니스 코테스라는 이름의 여성 임원으로, 온라인배팅이 인기를 끌면서 회사 수익이 급격히 늘어난 덕분에 거액의 급여를 받을 수 있었다. BBC에 따르면 이 여성은 올 한 해 2억 7700만 파운드의 급여에 배당금 4600만 파운드를 더해 총 3억 2300만 파운드를 수령했다. 매달 약 410억 원의 월급을 받아 온 셈이다. 그녀는 아버지가 운영하던 배팅업체에 합류하기 전까지 대학에서 경제학을 전공했으며, 2000년 당시 온라인배팅의 잠재력을 미리 예측하고 가족사업을 통해 업체의 규모를 키웠다. 이후 괄목할만한 성장을 이룬 이 회사는 9250만 파운드(한화 약 1409억 원)에 달하는 배당금을 낼 수 있었으며, 이중 절반은 회사 전체 주식의 약 50%를 소유하고 있는 코테스에게로 돌아갔다. 영국에서 소득을 분석하는 싱크탱크인 하이페이센터(High Pay Centre)의 한 관계자는 “비즈니스의 성공이 인센티브와 보상으로 이어지는 것은 맞지만, 이 정도의 규모로 지급된다면 대부분의 사람들이 꿈꾸는 것보다 더 많은 것들을 얻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아마도 이 정도의 급여를 받는 사람이라면 자사 직원들에게 더 많은 월급을 지급하거나 세금에 더 많이 기여할 수도 있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그녀가 이끄는 업체는 성인뿐만 아니라 미성년자들도 손쉽게 도박에 빠질 수 있게 한다는 비난을 받아 왔다. 지난 10월 카디프대학이 11~16세 어린이를 대상으로 한 조사에 따르면, 5명 중 2명이 온라인배팅사이트 등을 통해 도박을 해 본 경험이 있다고 답했다. 해당 연구는 “영국 전역에서 대부분의 상업용 도박은 18세 이상의 사람에게만 합법적이라는 사실을 감안했을 때, 매우 우려되는 결과였다”고 밝혔다. 이에 코테스가 이끄는 업체는 “고객 관찰을 통해 업계에서 최고 수준의 ‘어린이 보호 시스템’을 제공하고 있다”고 해명했다. 송현서 기자 huimin0217@seoul.co.kr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