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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워싱턴 엿보기] 테러전쟁과 할로윈 축제

    10월 31일은 미국 어린이들에게 특별한 날이다.우리의 ‘어린이 날’처럼 원하는 것을 마음껏 얻을 수 있고 가장무도회도 갖는 대표적 축제일인 ‘할로윈(halloween) 데이’다. 어린이들은 저녁에 집집을 다니며 ‘트릭-트릿(trick ortreat)’을 외친다.과자를 주지 않으면 혼내주겠다는 뜻이다.그러면 어른들은 초콜릿이나 사탕을 준다.문밖에는 호박으로 만든 ‘초롱(jack-o’-lantern)’을 내걸어 이들을환영한다는 표시를 한다. 할로윈 데이는 기원전 500년쯤 아일랜드에서 유래됐다.새해(11월 1일)가 시작되기 전 죽은 영혼들이 마을로 내려와사람들을 괴롭히자 마녀 분장 등을 하고 함께 어울린 데서기원됐다고 한다. 테러 참사에 이어 탄저병 공포가 휩쓸고 있는 워싱턴 지역의 한 초등학교에선 이날 예년과 다름없이 할로윈 행사가 열렸다. 어린이들은 대부분 만화영화의 주인공으로 분장,퍼레이드를 펼쳤다.교실에서는 장기자랑이 펼쳐졌고 학부모들도 손수 마련한 음식을 나누며 파티에 어울렸다. 테러를 감안,지난해보다 간소하게 치러졌다는 학교측설명이지만 전쟁의 흔적은 엿보이지 않는다.한 학부모는 “추가 테러나 탄저균을 왜 걱정하느냐”며 “조심하면 충분하다”고 말한다.다른 학부모는 정부가 지나치게 겁을 준다며 테러가 정말 위협적이라면 비행을 금지시킬 게 아니라 월드시리즈부터 당장 중단해야 한다고 말한다. 물론 전쟁의 그림자는 곳곳에서 감지된다.할로윈 상품전을 오래전부터 기획했던 쇼핑몰들은 매출이 크게 부진하자대폭할인에 나섰다. 뉴욕과 로스앤젤레스 등에선 예정대로 할로윈 퍼레이드를강행했으나 보안에 신경쓰는 경찰들의 모습이 더욱 두드러졌다.질병통제예방센터(CDC)는 어린이들이 포장하지 않은과자를 먹지 못하도록 부모들에게 철저한 주의를 촉구했다. 그러나 실제 할로윈 축제에 임하는 어린이나 부모들은 이같은 경고를 아랑곳하지 않는다.테러의 위협을 무시해서라기보다 공포감을 잊으려는 현실적 선택에서다. 미국이 아주 ‘색다른 전쟁’을 치르는 것처럼 미국의 가정도 테러의 위협 속에 이를 애써 망각하려는 이중생활을하고 있다. 워싱턴 백문일특파원
  • H개발 홍순원감사 일문일답 “”박의원·악의적 언론 제소””

    “의혹을 제기한 한나라당 박종희 의원과 이번 일을 악의적으로 보도한 일부 언론사에 대해 법적으로 대응할 방침입니다.” 분당 백궁·정자동 일대 용도변경과정에서 여권 실세가 개입했다는 의혹과 관련,H개발의 홍순원(洪淳瑗) 감사는 18일본지와 가진 인터뷰에서 이같이 밝혔다. 홍 감사는 “의혹이 있다면 반드시 밝혀져야 하며 그 결과죄가 드러나면 벌을 달게 받을 각오가 돼 있다”면서 “그러나 정치싸움의 희생양이 되고 싶지 않아 보궐선거가 끝난뒤 제소하겠다”고 덧붙였다. H개발측은 이를 위해 고문 변호사를 포함해 모두 10명의변호인단을 구성,최대 100억원의 변론비용을 부담한다는 방침을 확정한 상태다.홍 감사는 “정치·경제적 불안으로 나라가 갈피를 못잡는 상황에서 언론마저 중심을 못잡고 마녀사냥에 열을 올리고 있다”며 언론에 대한 불만을 감추지않았다. 그는 “백궁·정자동 일대에 대한 용도변경은 지난 98년부터 추진됐고 그같은 사실은 언론 등을 통해 널리 유포된 상태였다”면서 “다만 용도변경 여부가 관건이었는데 동일중심상업지역의 인근 토지가 용도변경되는 걸 보고 토지 구입을 최종 결정했다”고 말했다.홍 감사는 또 “이 사업으로 수천억원의 개발이익을 남길 것이라는 말은 터무니없는주장이고,공사비·땅값·금융비용·신탁수수료·기타 부대비용을 뺀 순수익은 300억원 미만으로 예상된다”고 설명했다. 민주당 당료출신인 홍 감사는 여권 실세 유착설에 대해 “정계에 몸담고 있다가 이곳으로 자리를 옮겼지만 (H개발 H회장에게) 정치인을 개인적으로 소개한 적이 없다”며 “(H회장은)정계인사들을 찾아다니고 소개시켜 달라고 할 만큼사교적인 성품이 아니다”고 말했다. 전광삼기자
  • [대한광장] 정치 포르노

    방북단 중 일부가 볼썽사나운 짓을 한 모양이다.어떤 이는방명록에 ‘만경대 정신 이어받아 통일위업 이룩하자’고썼다 한다.본인이 김일성 찬양과 아무 관계없다고 하니,그래,이 부분은 이해해주고 넘어가 주자.어떤 이는 방명록에‘훌륭한 장군님’이라 적었다고 한다.이것도 외교적 언사로 이해해 주고 넘어가자. 하지만 어떤 이는 거기서 김일성 장군의 노래를 부르고,김일성 밀랍 인형 앞에서 눈물을 적셨다고 한다.어떻게 독재자를 찬양하는 노래를 부르고,그 밀랍 인형 앞에서 눈물을흘릴 수 있을까? 이것은 사이비 종교의 신도에게나 어울리는 태도다.사상과 감정은 자유라고 하나,증상이 이 정도면‘정치 포르노’,일종의 음부 노출증이라 할 수 있다. 더 짜증나는 것은 이들의 무책임한 태도다.이들의 돌출행동이 그러잖아도 방문단 내부에서 커다란 논란을 불러일으킨 모양이다.듣자하니 고성이 오가기도 했다고 한다.단체로갔으면 단체로 행동해야 한다.그게 상식이고,예의고, 원칙이다. 그런데 이들은 “우리가 언제 국가보안법 무서워서 통일운동 못하냐”며 막무가내로 행동했다 한다.누가 자기들이 국가보안법으로 끌려가는 게 걱정이 돼서 말리나? 그 피해가자기들만이 아니라,고스란히 남에게 돌아가기 때문에 말리지.보라,결국 자기들이 튀긴 흙탕물을 방문단이,통일운동전체가,나아가 통일을 바라는 모든 국민이 뒤집어 쓰지 않았는가. 이 기회에 진보진영은 통일운동 일각의 이 시대착오적 흐름과 선을 그어야 한다.아울러 뚜렷한 이유없이 이산가족상봉에 미적거리고,쓸데없이 장소문제를 걸어 민간단체의교류마저 정치적으로 이용하려 드는 북한에 경고의 메시지를 보낼 필요가 있다.통일은 정권의 이해를 넘어서는 민족적 과제다.남북의 어느 정권도 통일의 대의를 정권유지 수단으로 삼아서는 안된다. 남의 일각에 반통일 세력이 있다면,북에는 반통일적 경향이 분명히 존재한다.‘통일’에 모든 것을 건 듯이 말하는북한이 정작 남북교류에 소극적인 것은 비판받아 마땅하다. 외세의 개입없는 자주적 통일을 주장하며 사사건건 미국을문제삼아 민족 내부의 교류마저 미국과 연계시키는 것도 비난받아마땅한 일이다. 짜증나는 포르노는 또 있다. 이런 가십거리를 신문 1면에대문짝만 하게 걸어놓고 보수층의 본능을 자극하는 ‘반공옐로 페이퍼들’의 행태다. 국민정신을 해치는 이 저급한 반공 음란물 유포도 이제 자제되어야 한다.왜 이렇게 철딱서니가 없는가.몇년 전에 임수경이 북을 방문했을 때에도 그들이 당장이라도 나라가 무너질 듯 호들갑을 떠는 바람에 국민들은 공포에 떨었었다. 지금 생각해 보니 어떤가? 이번에도 마찬가지다.대한민국 안 무너진다.그들의 행동은빈축을 살 일이지 여론몰이로 마녀사냥을 하거나 법으로 단죄할 일이 아니다. 우리 시민사회도 그동안 많이 성숙했다.이 정도는 사상의자유시장에 맡겨도 된다.그래야 그런 ‘삑사리’가 저절로퇴출이 되는 것이다.쓸데없이 이런 목소리들을 억압하니까,그게 황당하게 엉뚱한 장소에서 터져 나오는 것이다. 김포공항에서 어느 우익단체 회원이 방북단을 환영나온 어느 여학생에게 폭행을 가했다.이것은 그저 한 개인에 국한된 것이 아니라,우리사회에 내재된 이념폭력의 포텐셜(잠재력)이 터져나온 것이다.북에 가서 ‘장군님 만세’ 부르는좌익 음란물도 짜증나지만,멀쩡한 사람에게 폭력을 휘두르며 여론몰이로 마녀사냥을 하는 이념 깡패질,우익 폭력물도짜증난다. 도대체 우리는 언제까지 한줌도 안되는 이 몰지각한 사람들이 서로 원수처럼 싸우는 것을 소위 ‘남남갈등’이라 부르며 관람해줘야 하는가.도대체 대한민국에는 이들밖에 안사는가? 이들이 대한민국을 전세라도 냈는가? 이런 분들 하고 한 동포 하려니 정말 짜증난다. 제발 우리,상식 좀 갖고 삽시다. 진중권 문화비평가
  • 세계언론 “한국은 언론 전쟁중”

    미국과 일본의 주요 언론들은 18일과 19일 한국이 ‘언론전쟁’을 치르고 있다며 언론사주 구속을 주요기사로 보도했다. [미국] 뉴욕타임스는 한국의 거대 신문들이 보수세력인 야당을 전폭적으로 지지하고 있으며 김대중 정부가 언론비판을 무마시키기 위해 ‘마녀사냥’을 하고 있다고 주장한다고 보도했다.언론사주의 구속도 이같은 보수적인 거대신문과 정부와의 오래된 전쟁의 연장선 위에 있다고 신문은 설명했다. 그러나 거대 신문들이 스스로 ‘언론탄압의 희생자’라고 주장하는 것과 달리 언론 비판세력은 검찰의 구속수사에 지지를 보냈다고 덧붙였다. 워싱턴포스트도 이날 거대 신문들이 국세청의 조사가 언론자유를 억압하는데 이용되고 있다고 주장하지만 정부는다른 기업과 마찬가지로 회계상 잘못에 대해 신문사주도책임을 져야한다는 논리를 펴고있다고 보도했다. [일본] 18일자에서 마이니치(每日)신문이 1면 머릿기사로보도하는 등 대부분의 신문이 대대적으로 지면을 할애,해설기사까지 곁들여 상세히 전했다. 아사히는 한국의 여론은 언론개혁과 언론탄압으로 나뉘어져 있다면서 “내년도 대통령 선거를 앞두고 일부 언론과정권의 대립이 첨예화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신문은 “한국의 언론기업들은 경영과 편집권이 명확히나뉘어져 있지 않고 전근대적인 관습이 남아 있어 시민운동도 일어나고 있다”면서 “그러나 왜 세무조사가 정권말기에 이뤄졌는지에 대한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고 전했다. 도쿄신문은 “정부·여당과 야당·언론의 대립이 격화돼앞으로의 정권운영에 큰 지장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고보도했다.요미우리(讀賣)신문은 사건의 향방과 관계없이“결국 정권이나 언론 모두에게 큰 상처를 남길 것”이라고 전망했다. 워싱턴 백문일·도쿄 황성기특파원 mip@
  • [김삼웅 칼럼] 모로 기는 게들의 슬픈 존재여!

    한때 사회주의를 신봉하고 페이비언협회를 설립했던 아일랜드의 극작가 쇼는 유머와 기지로써 사회의 결함을 날카롭게 꼬집었다. 그는 사회주의를 ‘삶은 게’에 비유했다. 게가 살았을 때는 파란색이지만 삶으면 빨갛게 변하듯이사회주의(공산주의)도 사멸할 때는 빨갛게 제 색깔을 낸다는 것이다. 철없는 색깔논쟁이 한바탕 휩쓸고 갔다. ‘논쟁’이랄 것도 없는 억지가 지면과 화면을 도배한다. 회오리바람 같은 1회성이 아니라 언제 또 닥칠지 모른다. 늘그랬다. 참으로 한가하달지 한심하달지, 이런 정치인들을믿고사는 국민이 한심한지 체념상태인지, 안타깝다. 현실적 공산주의는 이미 죽었다. 지구절반을 지배했던 그붉은 기상은 간데없고 낡은 이데올로기만, 혹은 변방에서겨우 잔명을 유지하고 있을 뿐이다. 사실 공산주의 이데올로기는 처음부터 모순과 한계를 안고 출발했다. 마르크스와 같은 천재도 미처 중산층의 존재를 예측하지 못했던것이다. 자본주의가 발전하면 노사대립으로 붕괴되는 것이아니라, 오히려 발전과정에서 중산층이 생겨나고 이들에의해 자본주의가 수정을 거듭하면서 더 발전하게 된다는수정이론을 상상하지 못했다. 이때문에 공산주의는 한세기를 채우지 못하고 사망신고를마쳤는데, 그 유령이 시도때도 없이 이땅에 나타나 활개치고 사회를 혼란시킨다. 요즘에 나타난 ‘유령’의 존재는한나라당 김만제정책의장이다. 김의장은 “우리나라에서 가장 사회주의적 집단이 전교조”“노사정위원회나 주5일근무제는 사회주의적 정책”“언론에서 정기간행물법을 고쳐 특정주주가 30%이상 주식을갖지 못하게 하는 것도 사회주의적 발상”등 자신의 입맛에 맞지 않으면 닥치는 대로 ‘사회주의’딱지를 붙이고색깔론을 제기한다. 수구세력은 지난 반세기동안 색깔론을 우려먹으면서 기득권을 유지했다. 공산주의가 퍼렇게 살았을 때는 반공의 깃발을 들고 비판세력을 용공으로 몰면 그만이었다. 그런데 ‘불행하게도’퍼렇던 게는 죽고 북쪽이 우리의 도움을 바라는 처지가 되면서 용공의 약발이 별로 먹히지 않게 되었다. 더욱이 자유민주주의를 내세우면서 민주주의를 말살해온수구세력의 정체가드러나면서 많은 국민이 등을 돌리게되었다. 그러나 아는 것이 ‘품바’라고 색깔공세 이외에는 달리 방법을 찾지 못한 그들은 약발떨어진 품바를 외쳐대는 것이다. 괴벨스는 히틀러가 행한 선전선동의 특질을 이렇게 요약했다. “끊임없이 반복해서 대중의 심리를 파악한다. 그러면 ‘네모꼴이 실제로는 원’이라고 논증하는 것도 어렵지않다.”히틀러의 주장은 더욱 지능적이었다. “추상적인관념따위는 피하라. 그대신에 감정에 호소하라. 몇마디 정해진 문구를 끊임없이 반복하라. 결코 객관적이지 않아도좋다. 즉 논의의 한 측면만 부각시켜 적을 격렬히 비난하되, 항상 특정한 적을 하나씩 정해서 하라.” 히틀러는 선전선동의 귀재였다. 항상 ‘특정한 적’을 하나씩 정해서 끊임없이 ‘반복’하여 공략하라고 주장한다. 실제로 그는 이런 방법으로 먼저 베르사유조약을 체결했던배신자들을, 다음으로 공산주의자를, 그 다음으로 유태인을 속죄양으로 정해 비난하고 낙인찍어 죽였다. 그리고 자신도 참혹한 전쟁을 일으키고 비참한 최후를 맞았다. 중세 암흑시절에 정치적 반대자나 종교적 비판세력을 이단자로 몰아 마녀사냥을 할 때나, 20세기초 미국에서 매카시선풍이 불 때 가해자들은 상대를 마녀와 공산주의자로몰았다. 증거를 대라는 사람들에게 마녀가 타고다녔다는낡은 빗자루와 공산주의자가 입었다는 헌 티셔츠를 ‘증거’로 제시했다. 통일정부 수립을 주장하는 김구선생을 암살하고 평화통일론을 제시한 조봉암씨를 공산주의자로 몰아 사법살인한 이래 얼마나 많은 시민·학생과 지식인이 색깔론에 희생되었는가. 공산주의가 망하고 선진 각국이 수정자본주의 정책을 펴고 있다. 영국의 토니 블레어, 독일의 슈뢰더총리까지 시장경제와 사회주의 장점을 조화시키는 ‘제3의 길’을 걷고 있다. 이들이 공산주의자란 말인가. 앞을 모르고 모로만 기는 게들의 슬픈 존재여! [주필 kimsu@]
  • 증시 ‘더블 워칭데이’ 우려

    증시가 선물과 옵션 만기일이 겹치는 ‘더블 위칭데이(Double witching day)’를 무사히 넘길 수 있을까.오는 14일은한달에 한번 돌아오는 옵션 만기와 석달에 한번 돌아오는선물 만기가 겹치는 날이다. 증권가는 ‘두 마녀의 날’을 걱정하고 있다. 선물만기 매도 물량이 쏟아져 나올 가능성 외에도 마녀가 심술을 부리듯심리적으로 더블 위칭데이를 전후해 증시가 변덕스러울 여지가 있기 때문이다. 11일 종합주가지수가 13.55포인트 빠진 것도 외국인들의선물 순매도가 5,211건에 이른 영향이 커 ‘역시나’하는의심을 받고 있다.87년 10월 미국 증시가 폭락했던 ‘블랙먼데이’도 프로그램 매물의 출현 때문이었다.국내증시의프로그램 매물은 지난 8일 현재 5,885억원에 이른다. 그러나 교보증권 고영훈(高永勳)책임연구원은 세가지 이유를 들어 프로그램 매물이 증시에 큰 부담을 주지는 않을 것으로 내다봤다. 첫째는 프로그램 매물의 절반 이상은 처분하지 않고 만기연장(Roll over)된다는 것이다.고 연구원은 “직전 만기일(지난 3월8일)에도 2,494억원중316억원만 매도됐을뿐 84.1%는 만기연장됐다”면서 “직전 6차례 만기일의 평균 만기연장률은 52.1%에 이른다”고 주장했다. 두번째는 투자자들의 학습효과다.더블 위칭데이에 주가가떨어진 경우는 2000년 3,9월 두차례 있었다.하지만 프로그램 매도에 의한 인위적 하락은 다음날 17.72포인트와 9.43포인트가 각각 상승해 바로 회복했다는 것이다. 셋째는 프로그램매물중 투기 성향의 차익거래 잔고뿐만 아니라 비차익거래 잔고 역시 늘었기 때문에 주가상승이 전망되고 있는 점을 들었다.때문에 매물이 나와도 수요가 받치고 있다는 주장이다. 대한투자신탁증권 한정희(韓政熙)애널리스트도 “선물·옵션 만기일 이전에 주가가 내림세를 보인 것은 98년 12월물이후 10차례중 1차례에 불과했다”면서 “습관적으로 나오는 매수차익거래잔고 청산 가능성에 의한 주가하락은 편견에 불과하다”고 주장했다. 그는 그러나 “같은 기간중 더블 위칭데이 이후 10일 안에주가가 떨어진 적은 10차례중 9차례나 있었다”며 ‘후폭풍효과’에 주의할 것을 당부했다. 문소영기자 symun@
  • 노먼 F·캔터 ‘중세이야기-위대한 8인의 꿈’

    마녀,종교재판,흑사병,환상,무지….중세를 이야기할 때으레 따라다니는 말들이다.중세는 과연 암흑 시대였을까. 미국의 중세사가 노먼 F.캔터의 ‘중세이야기-위대한 8인의 꿈’은 중세가 결코 시간이 정지된 ‘신’의 시계가 아니었다고 강조한다.중세 또한 이 시대와 다름 없이 인간들이 숨쉬고 부대끼며 살아가던 시대라는 것이다. 책은 기독교 사상이 공인·정립되기 시작한 4세기경부터르네상스 정신이 대두하고 근대가 태동한 15세기까지를 다룬다.등장인물은 기독교를 공인한 콘스탄티누스 황제의 어머니 헬레나 황후,기독교초기 교부철학의 대부인 아우구스티누스,샤를마뉴 시대의 저명한 학자 앨퀸,‘카노사의 굴욕’을 불러온 교회개혁가 훔베르트,환상가이자 작곡가이며 여성학자였던 성녀 힐데가르트,프랑스왕과 이혼하고 영국의 왕비가 된 엘레오노르,영국 옥스퍼드 대학의 초대 초장인 그로스테스트,그리고 백년전쟁에서 잔 다르크와 싸우는 베드퍼드 공 존 등 8명.중세를 정체되고 통일된 사회가 아니라 격동의 시대로 파악하는 저자는 이들의 인간적인삶의 모습을 극적으로 재현해냈다. 기존의 역사책들은 갈릴레이나 잔 다르크 등 주로 어두운 폭력의 희생자들을 통해 중세를 이해했다.이에 반해 이책은 중세를 정신적·지적으로 이끌어온 주인공의 관점에서 살핀다.중세를 단순히 미화하거나 고착화한 이미지로왜곡하지 않고 그 어두운 면과 밝은 면을 동시에 조망하고 있다는 데 이 책의 미덕이 있다.이종경 등 옮김,새물결출판사 펴냄. 김종면기자 jmkim@
  • 홍콩 영화배우 종려시 방한

    홍콩 영화배우 종려시(30)가 체중감량 전문센터인 ‘ 마리프랑스 바디라인’을 홍보하기 위해 27일 방한했다. 그는 “아기를 낳고 난 뒤 몸무게가 늘어나 발리섬에 은둔,다이어트를 해도 소용이 없었으나 마리프랑스 바디라인으로 큰 효과를 봤다”고 말했다.또한 아름다움의 비결로“균형이 중요하다”면서 “달콤한 음식을 좋아하긴 하지만 조금만 먹고 물과 야채를 많이 섭취한다”고 밝혔다.수영과 걷기를 자주 한다는 말도 덧붙였다. ‘이연걸의 보디가드’,‘백발마녀전’ 등에 출연한 종려시는 “앞으로 헐리우드에 진출할 계획이며 가수로도 활동하고 싶다”고 말했다.
  • 형형색색 그림자 왕국으로의 초대

    “실루엣 애니메이션을 아시나요?”오는 5월5일 어린이날에는 아주 특별한 애니메이션 한편이극장가를 찾는다.국내 처음으로 선보이는 실루엣 애니메이션 ‘프린스 앤 프린세스’(Prince and Princess).영화사백두대간이 프랑스에서 들여와 지난해 부산국제영화제에서큰 인기를 얻었던 작품이다. 실루엣 애니메이션이란 사물의 외곽선으로 움직임을 표현하는 독특한 제작방식.빛이 투과되는 배경 위에 관절이 움직이는 인형들을 올려놓고 움직임을 바꿔가며 촬영한 다음 이를 영사해 연속동작을 만들어낸다.영화속 모든 사물의 움직임이 까만 그림자로 표현되는 애니메이션인 셈이다. 한 소녀와 소년이 매일 밤 극장에서 만나 공주와 왕자로 다시 태어나는 상상을 한다.공주의 마법을 풀어주고 사랑을얻는 왕자,마녀와 사랑에 빠지는 순진한 청년,어리숙한 도둑을 통쾌하게 골탕먹이는 할머니….상상 속에 등장한 다양한 캐릭터들이 번갈아 주인공이 되어 옴니버스식으로 이야기를 끌어간다. 올 초 개봉된 프랑스 애니메이션 ‘키리쿠와 마녀’를 만든,유럽 애니메이션의 대표주자 미셸 오슬로 감독의 2000년작품이다. 황수정기자
  • 16세기 베니스의 ‘여인천하’

    TV 인기사극 ‘여인천하’의 여주인공 정난정 같은 인물이 16세기 베니스에도 있었다. ‘가을의 전설’의 에드워드 즈윅 감독이 제작한 ‘베로니카:사랑의 전설’(Danger ous Beauty·14일 개봉)은 실존인물 베로니카 프랑코의 일대기를 그린 서사멜로다.두 여자는 닮은꼴이다.신분에 대한 세상의 편견때문에 고급창녀가 되기로 했고,“세상을 발밑에 조아리게 만들겠다”며분노의 칼을 갈았던 것도 그렇다. 비장한 영화로 단정하기엔 이르다.이야기는 오히려 경쾌한 리듬을 탄다.브래드 피트를 앞세워 한 남자의 운명적인삶과 사랑을 그렸던 ‘가을의 전설’만큼이나 유려한 화면도 감상의 재미를 덤으로 안긴다. 젊고 아름다운 처녀 베로니카(캐서린 매코맥)는 첫눈에 운명같은 사랑에 빠진다.상대는 베니스 최고의 귀족청년 마르코(루퍼스 스웰).그러나 평민을 아내로 맞을 수 없는 마르코는 결국 세도가의 딸과 정략결혼한다.시련이 숨은 용기를 길어올리고 더러 그 용기는 생의 반전을 도모하기도한다. 마르코와의 사랑을 되찾으려는 일념으로 베로니카는 온 나라가 알아주는 최고의 창녀로 성공하지만,그것은 구원이아니라 비극의 씨앗이었다. 터키의 침공으로 나라가 위협받자 베로니카는 군함원조를받기 위해 프랑스 왕에게 몸을 바친다. 사랑하는 남녀의 줄다리기에 사변적인 이야기로 살붙여가던 영화는 중반을 넘어서면서 돌연 묵직한 주제의식을 담는다.전쟁통의 흉흉한 민심을 잠재우려는 위정자들이 베로니카를 마녀재판에 세울 즈음엔 느닷없이 페미니즘 영화의 면모까지 드러낸다.실존인물의 생을 펼쳤다고는 하나,그때문에 주제의 압축미가 뚝 떨어졌다. 르네상스시대의 베니스를 재현한 세트와 복식 등 화려한볼거리에 눈이 즐겁다.총기있는 관객이면 ‘브레이브 하트’에서 멜 깁슨의 아내로 나왔던 여주인공 매코맥을 기억할 것이다.당시는 소피 마르소의 카리스마에 눌려 스쳐지났지만,이 영화에서의 매력은 기대치 이상이다.러닝타임 1시간51분. 황수정기자
  • 포커스/ 실화로 본 분단후 한국여성 ‘금이야 사랑해’

    창작무대 우림이 6일부터 소극장 오늘·한강·마녀에서 공연하는 ‘금이야 사랑해’는 지난 92년 주한미군에게 처참하게 살해된 윤금이씨를 모델로 한 연극.동두천에서 미군들을상대로 몸을 파는 속칭 ‘양공주’인 에레나와 윤금이의 살해,그리고 이를 추적하는 수배 대학생에 얽힌 이야기다. 미군주둔에서 파생하는 문제점과 한국사회의 모순을 실화에바탕해 여성문제로 접근하는 무대. 10년전 죽은 기지촌 여성금이를 되살려내 분단이후 희생을 강요당한 사람들의 삶과꿈,그리고 현실을 짚는다.여성문화예술기획 두레방 주한미군범죄근절운동본부가 함께 참여했다.4월29일까지 화∼금 오후7시30분,토 오후4시30분·7시30분,일 오후4시,(02)762-0810. 김성호기자 kimus@
  • [21세기 담론-생명을 말한다](4) 문순홍박사의 생태여성주의

    *“여성·환경문제는 둘이 아니다”. ●여성적 특성이 차별의 요인이라면 그 특성을 생물적 결정으로 봅니까,사회적 요인으로 봅니까? 양면이 다 있습니다.여성에게 생리·해부학적으로 여성적특성이 부여된 부분이 있습니다.여기에다 ‘여성다움’ 에대한 역사·사회적으로 강요된 부분이 있습니다.가정,학교,사회에서 부단히 여성적 특성만을 장려하는 교육을 받고 자라거든요.초기 생태여성주의는 생물학적 특성으로 인해 여성과 자연은 서로 연결되어 있다고 생각하였고,파괴되는 자연의 아픔을 여성이 공감하고 이를 치유하는 것은 여성의 몫이라고 생각했습니다.이를테면 1991년에 발생한 대구의 페놀방류 때도 태아에 미치는 영향 때문에 여성들이 더 격렬하게나섰습니다.그러나 시간이 가면서 여성과 자연을 생물학적인 속성으로 연결짓는 논의에 회의가 생겼습니다.환경치유자로서의 구실이 여성들에게 삼중의 부담으로 다가왔기 때문입니다.오늘과 같은 남성중심적 사회에서 아무리 여성의 권리와목소리가 높아졌다 하더라도,경제활동여성들의 경우 여전히가사노동의 상당부분이 여성에게 남겨져 있습니다.서구 여성들에게 물어봐도 가사노동을 부분적으로는 남편과 분담하지만 이른바 ‘살림’경영은 여전히 아내 몫이라고 합니다.때문에 여성은 자기 일을 가져도 ‘살림’의 부담을 하나 더지게 되지요.이를 이중부담의 문제라 불러왔습니다.그런데생물학적 특성으로 인해 여성이 환경치유에 앞장서야 한다는 주장은 여성에게 특정한 사회적 역할을 기대한다는 점에선긍정적이었지만,여성에겐 또 하나의 부담이란 생각이 들게됩니다.그 한국사례로,1992∼93년 제3세계의 열대림 파괴문제가 나왔을 때였습니다.나무 젓가락과 1회용 기저귀(육아용) 안쓰기 운동을 벌이는데 직장여성들에게 고민이 생겼습니다.불편한 거죠.그러면서 왜 이것이 여성만의 문제인가라는생각을 하기 시작했고,이런 의문은 여성=자연이라는 등식은“객관적 진리”가 아니라 문화 사회적으로 주입된 부분이있다고 생각하기 시작했습니다. ●에코페미니즘은 여성의 억압과 생태계의 위기를 다같이 가부장적 남성문화의 산물로 보고 있습니다.그렇다면여성주의적 대안은 있습니까? 지금까지 서구근대가 무시했던 부분을 강조하는 것이 해결책이라고 봅니다.그것은 세계를 생태적 시각으로 다시 보는겁니다.우리사회에 여성적 특성인 부드러움,곡선,평화,헌신,다양성,관계성을 불어넣는 겁니다. ●아까 여성의 특성이 가사노동,즉 살림에서 잘 발현된다고했습니다.그렇다면 생명친화적인 여성의 살림살이(죽임의 반대)에 대한 남성들의 인식을 바꾸는 운동을 벌일 일이지,여성이 남성의 영역을 나눠갖기 위해 투쟁할 이유가 없다는 생각이 듭니다. 여성에게 여성적 특성만 있는 것이 아닙니다.이성,합리성등이 여성에게도 있습니다.마찬가지로 남성에게도 남성적 특성만 있는 것이 아니라 여성성도 있습니다.그런데 18,19세기까지는 이성적 분별력,합리적 사고가 여성에게는 아예 없는것으로 단정했지요.이렇게 여성을 열등한 존재로 묶어 종속시켜 왔습니다.지금 지구적 위기는 여기서 비롯됩니다.이 구조는 신자유주의적 경제구조에도 그대로 온존해 있습니다. 대안은 무엇이냐, 비지불성 가사노동에 남성이 들어오고 그대신 사회적으로 의미있는 곳에 여성의 특성을 도입하는 겁니다.사회구조에 감성지수를 높이는 거지요.이런 구조가 생태계의 원래 모습입니다.인간개체가 좌뇌(이성)와 우뇌(감성)의 균형을 이루고 있듯이 사회구조가 남성적 특성과 여성적 특성이 아름다운 조화를 이뤄야 통찰력이 생기고 위기대처능력이 생깁니다. ●그동안 사회 참여에 성공한 여성들이 여성적 장점을 사회화했는지 의심스럽습니다.남북대화에 여성을 대표로 보낸다거나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대표를 여성으로 하면 과연 평화가 올까요? 배려 차원에서는 해결될 문제가 아닙니다.결정권이 있는 자리,그리고 일정한 비율이 중요합니다.여성주의적 신념이 없는 여성 한 두명이 참여하는 것으로는 그들이 경쟁에 이기기 위해 남성화 돼버리거나 홍일점의 특혜에 안주해버리는 경향이 있었습니다.에코페미니즘이 문화구조에 관심을 갖는 것도 이에 대한 반성입니다.여성이 여성에게 표를 주지 않고정치자금을 만들지 못해 여성정치인이 발붙이기 어려운 남성구조 문화가 바뀌지 않고는 어렵기 때문입니다. ●의료기술이 여성을 임신 출산의 불안으로부터 해방을 가져다 준 점을 인정한다면 생명공학은 여성에게 복음일 수도있지 않을까요? 여성의 몸에서 태어나는 생명은 생(生)인 반면 생명공학은조(造)이기 때문에 생명공학은 반생명적입니다.따라서 생명공학은 시장에 의한 인간생식능력의 대체이고,특히 여성의생식능력의 상품화이기도 하지요. ●중세기 마녀로 지목된 여자들이 사실은 피임지식을 가진사람들이었고 국가의 다산정책이 이들을 마녀로 지목했다는학설이 있더군요.이런 것으로 봐도 임신,출산에 대한 여성의 선택권을 돌려주는 생명공학이 여성해방에 기여하는 측면이 있다고 보여집니다. 페미니즘 시각에서 그런 측면도 있겠지만 생태여성주의 입장에서는 다릅니다.불임부부에게 희소식이라는 생명복제에서 간과되는 것이 있는데 체세포 복제도 누군가 난자를 제공해야 복제가 가능하다는 사실입니다.그래서 반다나 시바(에코페미니즘 학자)는 난자(성)의 상품화 가능성을 말합니다.시술과정도 여성에게는 매우 위험하고 치욕적일 뿐더러 탄생한 아이도 기형아일 확률이 매우 높습니다. ●생명공학이 우리에게 제시하는 비전은 의료분야가 아니라유전자 변형을 통한 식량혁명인 것 같습니다. 인구 증가와 식량위기,그게 사실은 맬서스테제입니다.1968년에 맬서스적위기론이 제창됐는데 그때 어떤 학자는 제3세계에 식량원조를 중단해야 산아제한 정책을 적극적으로 펼칠 것이라는 주장을 했습니다.실제로 미국이 식량무상원조를유상으로 바꾼 것이 아마 1970년대 초일 것입니다.이 신맬서스이론에 대항해 나온 것이 신마르크스 이론인데 절대량보다 분배문제에 관심을 가져야 한다는 것이었습니다.요즈음 월드워치 보고서 같은 것을 보면 후자의 주장이 옳았습니다. ●개발과 성장의 중단이 대안이 될 수 있을까요? 제1세계가 제3세계에 근대화 교리를 팔면서 “너희들도 우리처럼 잘 살게될 것”이라고 달콤한 말을 했지만 지금 제3세계가 그렇게 됐습니까? 안됐지요.안되는 이유가 있습니다.제1세계는 제3세계를 식민화했는데 제3세계는 식민지가 없잖아요.생태여성주의적 시각에서 보면 인류가 제1세계처럼살려면 지구가 두개는 더 있어야 합니다.하나는 식민지로,하나는 쓰레기 폐기장으로 필요하니까. ●생태여성주의적 최종 대안,그리고 그 모델은 있습니까? 반다나 시바는 생태민주주의(Bio-Democracy)를 제시했습니다.지역단위 생명자치 모델이지요.지금 제3세계의 굶주림은서방세계의 패권다툼이 빚은 피해이기도 하지만 농업구조상문제이기도 합니다.전통적인 자급농들이 농작물 대신 커피나 맥주 원료의 대량생산농으로 바뀌면서 절대빈곤으로 떨어졌습니다.교묘한 착취지요.생태계는 소비가 없습니다.모든 것은 순환하지요.이것이 생명의 원리입니다.그리고 전통적인자급농은 생태계의 순환에 배치되지 않습니다.생태(여성)주의적 세계관과 사회구조만이 자연의 회복능력을 재생시킬수있습니다. 대담 김재성 논설위원 jskim@. *여성억압과 생태계의 위기…가부장적 남성문화의 산물. 여성은 남성에 비해 ‘생명’이라는 단어에 훨씬 민감하다. 여성이 더 감성적이기도 하지만 여성은 생명을 잉태하고 기르는 어머니이기 때문이다.초기 페미니즘 운동이 여성의 자유와 권리신장을 위해 남성 따라잡기에 치중하다가 차츰 반생명 구조의 뿌리인 문화로 관심의 영역을 넓히는 까닭도 여기에 있다.자연과 인간,남성과 여성,백인과 유색인,선진국과 후진국 식으로 지배와 피지배의 이분법 사고가 자연과 여성을 착취하는 반생명적 억압구조를 낳는다고 보는 것이다. 생태여성주의의 이론 및 실천운동은 21세기의 주요 과제라고 할 수 있는 생태학과 페미니즘의 만남이다.생태여성주의에 따르면 가부장 구조의 여성에 대한 억압과 서구문명의 자연(환경)파괴는 유사한 속성을 갖고 있다. 여성주의가 그려낸 여성해방의 유토피아적 대안이 생태론자들의 생태공동체와 그 이미지가 비슷할 수밖에 없었고 여기서 여성주의와 생태주의의 접목이 이루어졌다.그리고 사회운동 차원에서 여성운동과 환경운동은 반핵,반군국주의 운동에서 자연스럽게 결합됐다. 생태여성주의는 여성과 환경문제를 동시에 해결해야 할 과제로 본다.이는 지금까지 세계를 지배하면서 세계를 황폐화시킨 남성,서구,이성(理性)중심의 가치관과 삶의방식을 바꿔보자는 실천이기도 하다.따라서 여성을 자연과,남성을 문명과 동일시하는 생태여성주의는 여성의 특성에서 인류가 직면한 위기를 구하는 대안을 찾아야 한다는 입장이다. 유전자 조작,복제,그리고 게놈 프로젝트에 생태여성주의자들이 민감한 반응을 보이는 것도 생명공학이 근대과학적 신념에 터잡고 있는 남성성의 정형이고 여성에게서 생식의 특성을 박탈하는 전형적인 반생명 구조의 산물이라고 보기 때문이다. 이러한 반생명 구조를 청산하기 위한 방법론으로 문순홍(文順弘)박사는 정치,경제,문화 세 영역에서 동시에 자연과 여성의 회복으로 풀어나가야 하는 삼중과정론을 펼친다. △문순홍 박사는…. ▲1980년 성균관대학교 정치외교학과 졸업,동대학원 박사▲호주 멜버른대,이화여자대학교대 여성학대학원 박사후 연구원(post doctor)▲이화여자대학교,성공회대학교 강사▲대화문화 아카데미 연구위원이언탁기자 utl@
  • [대한광장] 매카시즘과 마녀사냥

    “정부의 가장 중요한 부처인 국무부가 공산주의자들에 의해 유린되고 있다.나는 그중 205명의 명단을 가지고 있다.” 마흔두살 젊은 상원의원은 서류뭉치를 높이 들어 청중에게흔들며 이렇게 소리쳤다.조지프 매카시 상원의원이었다. 한국전쟁 발발 4개월 전인 1950년 2월9일, 미국 웨스트버지니아에서 열린 공화당 여성당원대회에 초청연사로 참석한 매카시 상원의원의 돌발적인 폭탄선언은 그후 4년동안 미국사회를 소련스파이 사냥이라는 백색공포의 도가니로 몰아넣었고, 지금까지도 전세계에 매카시즘이란 용어를 유통시킨 장본인으로 알려져 있다. 매카시즘은 역사적으로 유럽에서 12세기 말에 시작되어 16∼17세기에 절정에 달한 마녀사냥의 현대판 미국식 버전이랄수 있다. 정치적으로는 소련에서 스탈린시대에 정치적 반대자를 제거하는 방법으로 통용된 미국스파이론의 미국식 변형이라 할 수 있다.단지 마녀사냥이 가톨릭교회가 사회불안이나 종교적 위기를 극복하기 위한 방법으로 이단적 신앙을 공격하는 종교적 성격을 띤 반면 매카시즘은 정치적 반대자를공격하여 제거하는 데 목적을 둔 정치적인 것이라는 점뿐이다. 마녀사냥·미국스파이·매카시즘은 반대자에 대한 공격방식이라는 점에서,그리고 허구적 상황을 조작하여 진실인 양 대중을 기만한다는 점에서 일치한다.대중의 심리적 불안감을극도로 조장함으로써 집단적 마취상태를 유도한다는 점에서도 일치한다.끝내는 사실무근으로 밝혀지게 되지만 사실과관계없이 폭발적인 파괴력을 갖는다는 점에서도 일치한다.더욱 중요한 사실은,이들이 사실을 날조하고 반대자를 제거하는 방법으로 위기탈출을 기도한다는 것이다. 마녀사냥을 유발한 중세의 위기상황은 경제적 피폐와 전염병의 확산 등 사회적 요인과 이단의 등장으로 인한 가톨릭의위기라는 종교적 요인 등 복합적인 것이었다. 소련의 위기상황은 서구의 포위공격으로 인한 사회주의혁명의 위기와 스탈린체제 자체의 위기였다.전후 미국의 경우 냉전체제라는 낯선 국면에서 소련의 원폭개발과 중국의 공산화라는 구체적인위협요인의 대두가 크게 작용했다. 통상적으로 매카시즘은,우파 보수세력이나극단적 수구세력이 위기상황에서 위기의 본질을 호도하고 탈출하는 방법으로등장한다. 우리의 경우 과거 선거 때마다 등장한 색깔론이대표적인 사례라 할 수 있다.그런데 이번에는 교육부총리 한사람을 두고 일부 의원과 신문이 매카시 색깔의 불을 지피려고 애쓰고 있다.김용갑씨 등 일부 의원들이 신임 부총리를친북성향의 좌파인사로 매도하는가 하면 조선일보는 그의 통일론을 거두절미하여 ‘북한퍼주기’로 비판하고 있다. 이 정부 들어 방탄국회라는 신개념까지 만들어낸 김용갑씨의 정치적 어려움은 이해할 수 있다.검찰의 압박도 만만찮을것이다. 그렇다고 특정인의 화해적 통일론을 친북성향으로매도하고 너무 온건해서 문제인 사회인식을 좌파 중의 좌파로 매도한다면,그것은 좌파에 대한 지나친 모독인 동시에 좌파에 대한 무식의 노출이 아닌가.조선일보에 대한 사회적 저항이 예전같지 않고 뜻있는 많은 사람들이 조선일보를 떠나는 등 조선일보가 처한 어려움도 익히 이해할 수 있다.그렇다고 인도주의적 주장을 ‘퍼주기’라니 너무 심한 것 아닌가.인도주의적 온건개혁주의자를 친북좌파라 하는 것은 자기스스로 ‘꼴보수’라고 하는 것밖에 더 되겠는가. 한심한 일이다. 매카시 상원의원은 미국 정계에 매카시즘을 상표로 등록시킨 후 같은 수법으로 한차례 더 상원의원을 역임하게 되지만명성보다는 오명으로 더 유명해졌다. 사필귀정이라고나 할까,그는 1954년 상원 공청회에서 상원의 전통을 더럽힌 인물로낙인찍혀 의원직을 박탈당하고 술로 세월을 보내다가 1957년 병을 얻어 젊은 나이로 쓸쓸하게 사망하고 말았다. 하늘을 손바닥으로 가릴 수 없는 것처럼 냄비뚜껑으로는 흐르는 강물을 막을 수 없다.이런 일을 하려는 사람들은 역사에서 교훈을 얻도록 노력해야 하며 타인의 경험에서 자신을바로잡는 역지사지(易地思之)의 자세를 가져야 한다.역지사지만으로 부족하다면 직접 체험하고 느끼는 역지감지(易地感之)도 있다.비판이 사회적 상규를 벗어나면 언젠가는 화살이되어 되돌아온다는 사실을 기억할 일이다. 정대화 상지대교수·정치학
  • 독서지도교사 심혜련씨의 제안

    “왕자가 무도회에서 우연히 키 177㎝에 몸무게 50㎏의 예쁜 여자를 만났습니다.다음날 왕자는 컴퓨터로 그 여자를 찾으라 명령했고…둘은 나쁘고 못생긴 여자를 감옥에 보내고 결혼하여 행복하게 잘 살았답니다” 초등학교 4학년 남학생이 바흐의 ‘G선상의 아리아’를 듣고 떠오르는 단상을 쓴 글짓기다.어느새 남자가 여자를 선택하고,외모만으로사람을 판단하는 편견에 깊숙이 물들어 있음을 알 수 있다.TV,컴퓨터게임,책 등으로부터 ‘물먹는 하마’처럼 남성 우월적인 가치관을 흡수하는 아이들을 남녀평등적인 가치관을 가진 사람으로 키우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지난 10여년 동안 글짓기를 지도하면서 남녀성차별적인 동화를 가려내온 독서지도 교사 심혜련씨(35)는 아이들이 평등한 눈으로 세상을바라볼 수 있도록 키우려면 다음의 5가지를 주의할 것을 당부한다.심씨는 이런 내용을 묶어 최근 ‘약이 되는 동화 독이 되는 동화’를펴내기도 했다. ◆의사 표현능력을 길러주라=국회 등 사회에서 빚어지는 현상을 보고 자기주장을 전개할 수 있도록 도와준다. ◆대화·설득 과정의 중요성을 가르쳐라=‘힘의 논리’가 옳지 않음을 느끼게하고 소수의견도 존중하도록 가르친다. ◆여자아이도 정치가나 전문직을 장래희망으로 삼도록 자긍심을 키워줘라=남자는 대통령,과학자,운동선수를 꿈꾸지만 여자는 선생님,간호사 등으로 장래희망이 획일적이다.아이들이 다양한 꿈을 갖도록 도와준다. ◆노숙자·장애인·빈민 등 소외계층에 대한 관심을 심어줘라=사회의 구성원인 소외계층에 대해 ‘불쌍하다’고만 여기는 아이들의 생각을 사회제도적 문제로 연관시켜 이야기해준다. ◆통일문제의 중요성을 자각시켜줘라=일단 통일에 대한 관심부터 심어주는 것이 중요하다. 도서출판 이프의 권혁란(37) 출판팀장은 “한질에 몇백만원하는 동화책을 무조건 사주기보다 부모가 먼저 읽어보고 아이와 대화를 통해 동화책에 담긴 편견을 걸러주라”고 조언했다. 10살,7살인 두 딸을 키우며 서울대 박사과정을 밟고 있는 주부 최모씨(32·서울 광진구 노유동)는 “디즈니 만화영화나 ‘아나스타샤’같은 공주이야기보다는 여주인공이 나오는 미야자키 하야오의 애니메이션과 프랑스 만화영화인 ‘키리쿠와 마녀’등을 아이들에게 보여준다”고 말했다. 윤창수기자 geo@
  • 연말연시 16편 개봉

    연말연시 알토란같은 연휴가 기다린다.블록버스터급은 없지만 이번연휴에는 모두 16편(30일 개봉작 포함·서울 기준)이 개봉관에 걸린다.“시간없어서”내지는 “볼만한 게 없어서”란 말은 핑계가 안될것 같다.어떤 분위기에 어떤 영화가 어울릴지,포인트만 찍어 소개한다.“이거야,이거!”■온가족이 함께 양적,질적으로 가장 풍성한 쪽이 가족용 영화다.애니메이션 4편을 포함해 무려 7편이 선보인다.구구한 설명이 필요없는저패니메이션 간판작 두편, ‘바람계곡의 나우시카’(30일 개봉)와‘포켓몬스터’.일본 애니메이션의 대부 미야자키 하야오의 출세작‘바람계곡…’은 ‘합법적’으로 국내상영되는 그의 첫 작품이다.산업문명이 붕괴되고 천년 후 곰팡이숲의 위협에 유일하게 안전한 바람계곡.자연과 교감하는 능력으로 계곡을 지키려는 소녀 나우시카의 모험담을 그렸다.비디오로 봤더라도 대형스크린으로 보는 재미는 또 다를 법.지난 23일 개봉된 ‘포켓몬스터’도 방학을 맞은 꼬마관객들에게 이미 인기를 확인받고 있는 터다. ‘웰레스와 그로밋’같은점토애니메이션을 좋아한다면,고민할 것도없이 ‘치킨런’이다.자유를 꿈꾸는 닭들의 유쾌한 반란에 배꼽을 쥔다.30일 국내 처음 개봉되는 프랑스 애니메이션 ‘키리쿠와 마녀’도놓치기 아깝다. 아프리카를 무대로 꼬마 키리쿠가 마녀에 맞서는 이야기는 환상에 푹 빠졌다 나오기 제격이다.디즈니의 ‘102달마시안’과,짐 캐리가 크리스마스에 마구 딴지를 거는 ‘그린치’는 실사영화지만 상상력은 애니메이션 빰친다. ■사랑이야기,코미디,혹은 감동의 드라마 우선 니콜라스 케이지 주연의 ‘패밀리 맨’이 30일 개봉하자마자 박스오피스 수위에 오를 것같다.외형이 폭발력있는 건 아니다.하지만 나른한 눈빛에서 모처럼 벗어나 가족의 참의미와 인생의 소중함을 놓고 ‘현실적으로’ 저울질하는 니콜라스의 연기 변신이 볼만하다.그의 새 역할은 월스트리트최고의 투자가 잭.재력을 과시하며 플레이보이처럼 살던 그는 크리스마스날 아침 잠에서 깨어나 거짓말처럼 다른 세상에 던져진 자신을발견한다.출세를 위해 버렸던 옛 애인(티아 레오니)의 남편이자 두아이의 아빠,별볼일 없는 타이어가게 영업사원.인생이 준 가장 큰 선물이 무엇인지 고민해보자는 따뜻한 드라마다.부부나 오래된 연인에게 아주 근사한 선택이 아닐까.‘머니토크’의 브렛 래트너 감독. 로맨스에 점수를 더 준다면 박중훈·송윤아가 주연한 ‘불후의 명작’도 좋다.삼류 영화감독과 무명 시나리오 작가의 따뜻하지만 엇갈린사랑이야기. 크리스마스 연휴 개봉 이틀동안 전국 관객 10만명을 동원하는 등 호응을 얻고 있다. 색다른 이국적 사랑이야기를 기대한다면 천커신(陳可辛)이 제작한 홍콩 멜로 ‘십이야’(12夜·30일 개봉)가 있다.한국영화 ‘파이란’에캐스팅돼 화제인 장바이쯔(張栢芝)가 나와 청춘남녀의 만남과 헤어짐의 과정을 열두밤에 나눠 펼쳐놓는다.일본산 시츄에이션 코미디 ‘웰컴 미스터 맥도날드’도 개운한 코미디로 소문이 짜하다.끝으로 ‘공동경비구역 JSA’.아직도 못봤다면 서두르자.신정 연휴가 끝나고‘쉬리’기록을 깨고나면 곧 막내린다. ■뭐니뭐니해도 SF·액션·스릴러가 최고? 이번 연말연시의 대표 SF물은 ‘레드 플래닛’(30일 개봉)과 ‘6번째날’이다.‘레드 플래닛’은 2025년 인류 이주계획을 세우고 개척중이던 화성에 산소 증산활동이 갑자기 멈추자 5명의 비행사가 원인 규명차 그곳을 찾고,뜻밖에맞닥뜨린 미지의 생물체와 사투하는 줄거리.진부한 설정이 흠이지만,발 킬머와 캐리앤모스의 정교한 연기가 좋다.지난주말 개봉한 아놀드 슈워제너거의 ‘6번째날’.한창 논란중인 인간 복제를 소재로 다뤘으니 멀잖은 미래에 있음직도 한 이야기다. 한달넘게 간판을 건 할리우드 코믹액션 ‘미녀삼총사’나 충무로의유쾌한 범죄액션 ‘자카르타’,브루스 윌리스가 여전히 불사조의 영웅인 스릴러 ‘언브레이커블’도 기다리고 있다. 황수정기자 sjh@
  • EBS, 佛 만화영화 27일부터 방영

    EBS가 오는 27일부터 새 만화영화 시리즈 ‘마녀들이 사는 법’을 방송한다. 프랑스 카날 플뤼스사에서 98년 제작한 만화로 인간 세상에 살고있는마녀들의 좌충우돌 소동을 흥미롭게 그렸다. 주인공은 꼬마 마녀 자리나와 그의 할머니.자리나가 인간들과 교류하며 친분을 유지하고자하는 반면,할머니는 홀로 마녀로서의 자부심과 전통을 고집,사사건건시비가 붙는다. 마녀들의 입을 빌어 인간의 탐욕을 신랄하게 풍자하기도 한다.총 26편으로 매주 수,목,금요일 오후 5시30분에 25분씩 방영된다.
  • 연극/ 극단 작은신화 ‘맥베드, 더 쇼’

    셰익스피어의 ‘맥베드’를 젊은 감각으로 새롭게 재구성한 극단 작은신화의 ‘맥베드,더 쇼’가 학전그린소극장 무대에 오르고 있다.12월3일까지. 원작은 스코틀랜드의 장군 맥베드가 황야에서 만난 세 마녀의 예언에따라 아내와 함께 덩컨왕을 죽이고 죄책감에 시달리다 덩컨의 아들맬 컴에게 목숨을 잃는다는 줄거리.제목이 말해주듯 ‘맥베드, 더 쇼’는 원작의 기본 줄거리를 다섯개의 상징적인 장면으로 분절해 마치쇼처럼 진행하는 독특한 구성이다. 세명의 마녀가 등장하는 대부분의 ‘맥베드’와 달리 이 연극에선 마녀의 존재를 소리와 이미지로 표현하며 나머지 배역역시 1인2역으로출연해 간결하면서도 함축적인 무대를 꾸미고 있다.장면이 바뀔때마다 무대감독이 등장해 각 장을 소개하고 관객과 대화를 나누는 등 일종의 ‘거리두기’효과를 꾀한 점도 이색적이다. 전작 ‘고래가 사는 어항’에서 세련된 음악 감각을 자랑했던 연출자 김동현은 이 작품에서도 쇤베르그의 명곡을 비롯해 다양한 음악과 소리들로 극의 진행을 매끄럽게 한다. (02)747-5161김성호기자 kimus@
  • [대한광장] 냉전유령은 역사의 무덤으로

    세치 혀의 방자함이 이리도 현란할까.지금 우리 사회에는 하나의 냉전유령이 배회하고 있다.그 유령의 정체는 반공과 반(反)북한이며,시대착오적인 유령이라는 별명을 가지고 있다. 그러나 이 유령은 등장해야 할 시대를 넘겨 나타났기 때문에 철지난 유령 꼴이 되었다.게다가 어린아이들까지도 유령의 정체를 알아버렸기 때문에 우스꽝스런 코미디 유령이 되고 말았다. 김용갑씨가 예의 철지난 유령 역을 맡고 있다.우리 사회는 1980년대중반 이후의 민주화 과정에서 김용갑씨가 내뱉은 극우적이고 냉전적인 발언목록을 보유하고 있으며,그가 돈키호테식 돌출행동에 익숙한인사라는 사실도 잘 안다.그는 어느 사회에서나 가끔 발견되는,가끔은 희화적인 문학의 소재가 되기도 하는 그런 종류의 인간이다.그는언급하기에는 너무 가볍고 비판하기에는 너무 가치가 없는 인물이다. 그러나 그는 우리가 몰라도 좋은 선남선녀가 아니다.국민의 대표라는 엄청난 직함을 지닌,우리 사회에서는 대표적인 공인 반열에 드는 국회의원 직을 가진 사람이다.그런 그가 국회의 대정부질문 자리에서나라 정책을 책임지는 공당을 향해 “조선노동당의 2중대”니 “남한사회를 김정일에게 갖다바치는 통일전선전술”이니 하는 극히 무책임하고 위험한 발언을 했다니 도저히 믿기지 않는다.어떻게 국회의원이 그렇게 발언할 수 있는지,어떻게 국민이 저런 사람을 대표로 뽑았는지 의심스럽다. 역사는 두 번 되풀이되는 경향이 있다고 한다.한 번은 비극으로,또한 번은 희극으로 말이다.이 명언이 지금 재현되고 있다.1986년 가을로 돌아가 보자.역시 대정부질문 자리에서 행한 유성환의원의 ‘통일국시’발언에 대해 전두환 군사정권은 그의 국회의원 직을 박탈하고정치적으로 생매장해 버렸다.그는 단지 통일국시에 대한 총리의 의견을 물었을 뿐인데,군사정권은 사소한 문제를 침소봉대하여 극우 냉전 매카시적 ‘마녀소동’을 벌인 것이다.비극의 시작이었다. 그런데,당시 ‘마녀소동’을 연출한 냉전주의자들이 14년이 지난 오늘 화해협력적 통일정책을 펴는 여당을 조선노동당의 앞잡이로 모는색다른 냉전소동을 벌이고 있다.정말 웃기는 일이다.지금이 어느 시대인가.사회주의 종주국을 자처한 소련이 무너졌고 모든 사회주의국가들이 개혁개방을 시작한 지 10년이 넘었다.남한의 국력이 북한의수십배에 달한다는 것이 정설이다.그런 남한이 북한에 먹힌다니 “쥐가 고양이를 잡는다”고 외치는 것보다 더욱 심하다.이것이 희극이아니라면 도대체 무엇이 희극일 수 있단 말인가. 정치권은 그의 발언을 국회 속기록에서 삭제하고 소속정당 원내총무가 사과하는 선에서 매듭지으려는 모양이다.정치권은 그렇게 할 수있을지 모른다.그러나 상처받은 국민 자존심은 어떻게 할 것인가.더구나 불량한 대표자를 선출한 유권자들은 또 어떻게 되는 것인가.국회의원을 욕해야 할지 유권자들을 욕해야 할지,그가 책임을 져야 할지 국민이 책임져야 할지 혼돈스럽고 부끄럽기 짝이 없다.따라서 상황을 이렇게 정리하고 싶다. 국민 대표인 국회의원의 면책특권을 인정하자.국민이 대표로 선출했으니 어쩔 수 없지 않은가.게다가 정치권에서 제명 운운하는 것도 모양 나쁘고 실익도 없어 보인다.결국은 국민이 책임질 수밖에 없다.국민이 자괴감과 수치심으로 반성해야 한다.그리고 다음 선거까지 기다려야 한다.그러기 위해서는 국민이 그의 반역사적이고 반통일적인행위를 용서하지 않고 기억해야 할 것이다. 그러나 더 좋은 방법은결자해지하는 것이다. 김용갑씨는 과거 한때 우리 역사가 그에게 임무를 잘못 부여했을 뿐만 아니라 그나마도 임기가 만료되었다는 사실을 직시하고 국회의원직을 비롯한 일체의 사회적 역할에서 물러나야 한다.더이상의 변명이나 사과는 오히려 역사에 똥칠을 하고 국민을 욕되게 할뿐이다. 유령은 십자가와 함께 무덤으로 간다.극우와 냉전과 반공의 모순적형상물인 김용갑씨 역시 냉전역사의 무덤으로 가야할 시간이다.조용하지만 단호하게 그의 마지막 인간적 결단을 촉구하고 싶다. 정대화 상지대 교수·정치학
  • [오늘의 눈] 공무원 인책론과 ‘3고’

    요즘 정부 과천청사의 분위기가 흉흉하다.대우자동차와 한보철강 해외매각 실패에 따른 인책론 때문이다.지난 주말 GM이 대우차 일괄인수 의향서를 보내와 분위기가 다소 호전되고 있긴 하지만 경제관료들은 3년전 외환위기 책임론이 불거져 나왔을 때처럼 좌불안석이다. 과천청사의 한 간부는 “공무원들이 ‘쓰리 고’를 하지 말라고들 하지만 이런 상황에서 ‘쓰리 고’를 하지 않을 수 있겠습니까”라고반문한다.‘쓰리 고’는 (하는 일은)‘미루고’,(잘못은)‘덮고’,(남의 일은)‘말리고’라는 공직사회의 새로운 복지부동을 빗댄 말이다. 어느 공무원은 “빨리 이(책임지는) 자리를 떠나고 싶다”고 말했고 또다른 직원은 “일할 힘이 쭉 빠진다”고 푸념했다.과천청사의 분위기는 대우차와 한보철강 해외매각 잘못으로 누가 어떻게 인책되는지보다 걸핏하면 ‘공무원도 책임져야 한다”는 여론에 신경이 모아진다.물론 공무원의 이런 볼멘소리가 대우차와 한보철강 매각과정에서 잘못이 있었는지를 되돌아보고 우리의 부족한 점을 보완하는 노력을 소홀히 하자는 것은 결코 아니다.국제협상에 임하는 우리의 자세에 본질적인 변화없이 그저 국민감정을 누그러뜨리기 위한 일과성 ‘책임 덮어씌우기’로 끝나서는 안된다는 얘기다.포드가 계약체결을일방적으로 포기할 가능성을 계산하지 않고 서둘러 매각에만 열중했던 것은 아닌지,설익은 감이라도 우선 따고 보자는 식의 한건주의 공명심이 일을 그르치지 않았는지도 가려야 할 것이다. 계약파기에 따른 위약금 조항을 우리가 빼자고 우겨서 네이버스가한보철강 인수계약을 파기했어도 결국 위약금을 받아내지 못하고 소송을 제기해야만 하는 우를 범하고 말았다.이런 안이한 일처리도 더이상 되풀이돼서는 안된다. 하지만 책임을 가리는 마녀사냥에 쏠려 왜 이런 지경에 빠지게 됐는지에 대한 분석은 소홀하다는 느낌이다.대우차와 한보철강의 매각 실패가 ‘빨리 빨리’를 외치는 우리의 조급증 때문에 빚어진 것은 아닐까.상대방의 계약파기 움직임을 알아차리지 못한 원인은 어디에 있을까. 대우차 매각실패 뒤에도 10월내 매각이라는 시한을 정해 스스로 대외 협상력을 떨어뜨린 것을 보면 이런 ‘조급증’은 여전한 것 같다. 그 ‘조급증’은 실패의 원인을 차분히 따져보기보다 빨리 한두 사람을 문책조치함으로써 상황을 넘겨보려는 데서도 나타난다. [박 정 현 경제팀기자]jhpark@
  • 더블위칭데이 파도에 증시 ‘출렁’

    ‘마녀가 춤추는 날’이라는 이름이 붙여진 더블위칭데이(선물과 옵션 만기일)의 충격은 예상보다는 크지 않았다. 14일 종합주가지수는 한때 30포인트 가까이 폭락했다.그러나 장마감이 다가오면서 낙폭을 좁혔다.예상보다 충격이 적었던 이유는 매수차익거래 잔고의 대부분이 12월물로 이월(롤오버)됐기 때문이다.하지만지수는 6일째 하락했다. ■청산매물 얼마나 쏟아졌나 전날 매수차익 잔고가 6,254억원에 달했으나 이날 1,634억원만이 해소되고 3,497억원이 12월물로 이월됐다. 비차익거래 물량 2,233억원을 합하면 모두 4,991억원의 프로그램매도물량이 나온 셈이다. 장 마감을 앞두고 9월물과 12월물의 괴리율이 1포인트 이상 벌어지면서 대부분이 롤오버됐기 때문이다.특히 하락세를 이어가던 삼성전자와 한국통신 등 지수관련 종목들에 대한 반발매수세가 오후 들어유입되고 증권주가 7%이상 급등하는 등 금융주에 대한 매매가 활발하게 이뤄지면서 낙폭이 크게 줄었다. 대우증권 이종원(李鍾源)연구원은 “더블위칭데이의 충격이 당초 예상보다 크지 않은것은 장 마감을 앞두고 기관의 매수세가 유입됐기때문”이라고 분석했다. ■동반 약세를 보인 코스닥지수 코스닥지수는 더블위칭데이와 직접적인 관계가 없으나 투자심리 위축으로 장중 한때 심리적인 지지선인 100이 힘없이 무너졌다.더블위칭데이와 국제유가 급등에 따른 심리불안으로 정상적인 거래가 이뤄지지 않았기 때문이다.하지만 오후 들어외국인과 기관들이 순매수로 돌아서면서 낙폭을 좁혔다. 외국인과 기관은 각각 23억원과 17억원의 순매수를 기록했다. ■상승전환에는 시간 소요 더블위칭데이의 악재를 넘겼지만 향후 증시는 유가상승과 미국시장 약세 등이 새로운 악재로 등장,상승세로전환에는 다소 시간이 걸릴 것이라는 것이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당분간 은행주와 증권주 등 금융주가 시장을 주도할 것이란 전망이다. 대신증권 신용규(申容圭)수석연구원은 “앞으로 은행주와 증권주는유가상승과 반도체 가격에 영향을 받지 않는 경기 방어주라는 측면과정부의 금융개혁에 대한 기대로 상승세가 이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조현석기자 hyun6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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