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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책꽂이]

    ●태평양전쟁의 사상(나카무라 미쓰오 등 지음, 이경훈 등 옮김, 이매진 펴냄) 1941년 12월8일, 일본 해군 항공대와 특수 잠항정이 하와이 진주만에 있는 미국의 태평양 함대를 기습 공격하면서 시작된 태평양전쟁. 이 전쟁을 주도하던 세력이 그린 ‘큰 그림’이 바로 대동아공영권이다. 이 책은 일본인이 생각하는 전쟁의 성격을 드러내주는 이 이름을 둘러싼 역사적·지적 배경을 엿볼 수 있는 1차자료다.1940년대 초에 있었던 좌담 ‘근대의 초극’과 ‘세계사적 입장과 일본’,‘총력전의 철학’ 등을 통해 일본정신의 기원을 살펴본다.1만 6500원.●나폴레옹의 영광(리처드 홈즈 지음, 김지원 옮김, 청아출판사 펴냄) 프랑스 혁명 기간에 등장한 나폴레옹은 피라미드, 마렝고, 아우스터리츠, 예나, 바그람, 보로디노 등지에서 벌어진 전투에서 나폴레옹 전술의 진가를 유감없이 보여줬다. 이런 승리를 바탕으로 당시 나폴레옹의 제국은 포르투갈에서 모스크바까지 그 영역을 넓혔다. 베스트셀러 ‘웰링턴:강철의 공작’을 쓴 저자는 나폴레옹의 탄생부터 몰락까지 흥미진진하게 다룬다.3만 5000원.●보살-유럽과 아시아 문화를 한 몸에 담다(최영순 지음, 운주사 펴냄) 인도에서 탄생한 보살상이 실크로드와 중국을 거쳐 우리나라에 이르기까지의 여정과 그 과정에서 보살상에 반영된 다양한 문화를 분석. 고대 보살 복식을 전공한 저자에 따르면 보살상이 처음 조성된 인도의 보살은 요즘처럼 보관을 쓰지 않고 터번이나 다른 형태의 관을 썼다. 보살상은 인도의 간다라와 마투라, 두 도시에서 거의 동시에 조성됐다. 저자는 간다라 인근 고대 실크로드 불교 유적지인 바미안 보살의 보관에 사산조 페르시아 왕관 문양이 보인다고 주장한다. 사산조 페르시아는 3∼7세기 이란의 화려하고 강력한 문화를 가진 왕조다.7500원.●칸딘스키와 클레의 추상미술(김광우 지음, 미술문화 펴냄) 칸딘스키와 클레는 회화의 거장이었을 뿐 아니라 역량있는 교육자이기도 했다.1933년 나치의 점령으로 폐쇄된 독일의 바우하우스에서 함께 재직하며 친구로서, 추상미술을 일군 동반자로서 두 사람은 서로 영향을 주고받았다. 바우하우스는 짧은 기간동안 존속했지만 20세기 가장 유명한 미술학교로 디자인과 산업기술 간의 관계를 확립한 기관. 이 책은 이 두 화가의 예술세계를 다룬다. 칸딘스키는 “색은 키보드이고, 눈은 망치이며, 영혼은 끈이 달린 피아노다.”라는 말을 남겼다.2만 8000원.●바리에떼-문화와 정치의 주변풍경(고종석 지음, 개마고원 펴냄) 칼럼니스트로 활동하는 저자의 에세이집. 저자는 20세기 역사에서 얻은 교훈은 “모든 순수한 것에 대한 열정이 위험하다는 점”이라며 “세계시민주의의 실천 전략은 불순함의 옹호”이므로 “섞인 것이 아름답다.”고 강조한다. 바리에테(varit)는 프랑스어로 ‘다채로움’이란 뜻.1만 2000원.●화가와 시인(보들레르 지음, 윤영애 옮김, 열화당 펴냄) 보들레르는 시인으로 이름이 알려지기 전에 미술평론가로서 명성을 얻었다. 보들레르는 때론 앵그르의 완벽한 기교에, 혹은 쿠르베의 힘찬 터치에 매료되고 데생화가 도미에를 찬양하기도 했지만, 그가 가장 감탄한 화가는 외젠 들라크루아였다. 이 책엔 ‘1845년 미술전’ ‘생 쉴피스 성당의 들라크루아 벽화들’ 등 5편의 들라크루아론이 실렸다. 보들레르의 비평은 그 자신의 미학적 보고서와 같은 성격을 띠고 있는 것이 특징이다.1만 3000원.
  • [6자회담 타결] ‘9·19성명’ 17개월만에 한반도 비핵화 첫걸음

    |베이징 김미경특파원|한반도 비핵화를 위한 ‘행동 대 행동’조치가 역사적인 첫걸음을 뗐다. 지난 8일 시작된 제5차 3단계 6자회담이 협상 엿새만인 13일 극적인 합의를 이뤄냄에 따라 비핵화 달성을 선언적으로 명시한 2005년 9·19 공동성명 이후 17개월만에 핵폐기의 실질적인 이행을 시작하는 토대를 마련했다. 특히 이번 회담에서는 핵시설 가동중단 및 폐쇄(shut down)라는 초기이행조치에서 훨씬 더 나아가 북한이 모든 핵프로그램의 완전한 신고 및 핵시설 불능화(disabling) 조치를 취하면 중유 100만t에 상당하는 에너지 지원을 제공키로 합의함으로써 핵폐기 최종 단계까지 근접하는 조치를 도출해냈다는 점에서 한반도 비핵화의 전체 과정을 앞당기는 획기적인 전기를 마련한 것으로 평가된다. 이와 함께 북한을 제외한 참가국들이 에너지 등 상응조치에 대한 ‘동등분담 원칙’에 합의함에 따라 중유 등 각국 입장에 따른 다양한 에너지를 어떻게 지원할지에도 관심이 쏠린다. ●상응조치에 성과급제 도입 이번 6자회담 타결의 가장 큰 의미는 ‘말 대 말’수준의 9·19 공동성명을 ‘행동 대 행동’으로 높이는 첫번째 단추를 꿰었다는 것이다. 지난해 12월 13개월만에 재개된 6자회담은 북측의 방코델타아시아(BDA) 금융제재 문제 선(先)해결 주장에 막혀 진전을 이루지 못했으나,50여일만에 다시 열린 이번 회담은 지난달 북·미간 베를린 회담에서 BDA 문제를 비롯한 핵폐기 초기조치·상응조치 이행에 대한 큰 틀의 합의를 이룬 만큼 북·미간 ‘실탄’을 갖고 협상에 나서면서 성과를 거둔 것으로 풀이된다. 특히 베를린 회담에서도 논의되지 않았던 핵시설 불능화 조치를 북측에 전격 제의,‘더 많은 비핵화 조치를 이행하면 더 많은 인센티브를 주겠다.’는 이른바 성과급제를 상응조치에 도입한 것은 가장 주목되는 부분이다.5개국은 북측이 초기단계인 핵시설 폐쇄를 60일내 이행할 경우 우선 5만t의 중유를 먼저 제공하고, 이어 핵시설 불능화 조치까지 진행하면 불능화 완료시점에 나머지 95만t 상당의 중유 등 에너지를 더 주기로 했다. 특히 핵시설 불능화를 빨리 이행할 경우 그만큼 빨리 대규모의 에너지를 받을 수 있기 때문에 이행 속도라는 ‘성과’에 상응조치가 연동되도록 설정됐다. 이같은 인센티브제는 북한이 단순히 핵시설 폐쇄만한 뒤 추가 조치를 취하지 않으면 어떤 에너지도 더 받을 수 없다는 것을 의미한다. 폐쇄 후 봉인을 뜯어 재가동하는 것을 막으려는 조치이기도 하다. 그러나 북한이 핵시설 불능화까지 얼마나 시간이 걸릴지는 미지수이기 때문에, 초기조치 이후 회담국간 추가 조치에 대한 줄다리기가 벌어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한국 독박 안 쓴다?” 북측의 비핵화 조치에 따른 상응조치 분담에 대해 나머지 참가국들은 회담 첫날부터 신경전을 벌였으나 한국측 입장은 단호했다. 우리 대표단은 전체 에너지 총량을 공평하게 분담, 지원하자는 ‘재원 부담 공평원칙’을 내세웠다. 이에 대해 일본은 내부 사정을 이유로 공동 분담에 참여할 수 없다는 입장을 밝혔으나 나머지 나라들은 평등과 형평의 원칙에 따라 부담을 나누는 조치에 동의, 이같은 내용을 합의문의 부속문서 형태로 담는 데 합의했다. 특히 중유 지원이 부담인 미국·러시아 등을 위해 경유나 발전, 쌀·비료 등 인도적 지원도 중유 기준으로 환산해 모든 나라의 동참을 유도했다. 이른바 지원의 형식을 다원화한 것으로, 북한과의 협의를 통해 구체적인 내용은 향후 워킹그룹에서 논의될 예정이다. 그러나 우리나라는 향후 설치될 ‘경제·에너지 지원 워킹그룹’의 의장국을 맡게 됐고, 북측이 60일내 이행할 핵시설 폐쇄 초기조치에 따른 5만t 중유 지원을 전담키로 함에 따라 상당한 부담을 지게 될 것으로 보인다. ●북·미 관계 정상화될까? 합의 내용에는 북·미 관계정상화 워킹그룹이 명시돼 향후 양국간 실질적인 대화가 이뤄질 것인지도 관심이다. 북·미는 북측의 초기조치가 이행되는 60일 기한에 맞춰 북한에 대한 테러지원국 명단 삭제, 적성국 무역법 적용 면제 등에 대한 절차를 시작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같은 합의는 그동안 북측이 주장해온 미국의 대북 적대시정책 철회를 관철시킨 것으로 보인다. 북·미 관계 정상화와 함께 ▲한반도 비핵화 ▲미·북 관계정상화 ▲일·북 관계정상화 ▲경제·에너지 협력 등으로 구성될 5개 워킹그룹의 향후 활동도 주목되는 부분이다. 회담에서 합의된 모든 조치들이 이들 워킹그룹을 통해 구체화돼 이행돼야 하기 때문이다. chaplin7@seoul.co.kr ■ 북핵 용어풀이 동결(freezing), 폐쇄(shut down), 불능화(disabling), 해체(dismantling)…. 13일 북핵 6자회담 타결 과정에서 쟁점이 된 핵심 용어들로 핵시설 폐기의 정도를 나타낸다. 동결<폐쇄<불능화<해체 순으로 강력한 조치를 의미한다. 먼저,‘동결’은 북한 영변에 있는 5㎿ 원자로 등의 가동을 중단한다는 뜻이다. 말 그대로 중단이기 때문에 북한이 언제든 맘만 먹으면 다시 핵시설을 가동할 수 있는 맹점이 있다. 때문에 이번에 북측은 동결을 주장했으나, 북한이 1994년 제네바합의에서 핵시설 동결에 합의해 놓고도 나중에 재가동한 악몽을 갖고 있는 한국과 미국은 처음부터 난색을 표했다. ‘폐쇄’는 핵시설에 대한 접근 자체를 봉쇄하는 개념이다. 핵시설에 대한 접근과 수리 정도는 허용하는 동결보다 강력한 조치다. 그러나 이 역시 북한이 합의를 무시하기로 작심한다면 언제든 문을 뜯어내고 시설을 재가동할 수 있다는 점에서 실효성이 적다는 지적이 나온다. 따라서 미측이 이번에 ‘불능화’ 카드를 들고 나온 데는, 핵시설 재가동에 대한 유혹의 싹을 잘라버리겠다는 의지가 담겨 있다. 불능화는 핵시설을 가동하지 못하도록 아예 핵심 부품을 뜯어내는 것을 의미한다. 하지만 이마저도 북한이 핵시설 재가동에 대한 미련을 완전히 포기하지 않겠다는 속셈으로 부품을 몰래 따로 확보해 놓는다면, 무용(無用)한 약속으로 전락할 소지가 있다. 이렇게 본다면, 항구적인 핵폐기, 즉 핵시설 및 핵프로그램의 완전 해체의 관건은 결국 북측이 진정으로 비핵화를 실현할 의지를 갖고 있느냐는 원론으로 회귀하게 된다. 김상연기자 carlos@seoul.co.kr ■ 우리측 ‘동등 분담’ 관철…日은 초기지원서 빠져 |베이징 이지운특파원|13일 도출된 이번 6자회담 합의문의 난관 가운데 하나는 역시 비용 분담 문제였다. 평등과 형평에 기초한 ‘동등 분담’이 관철된 것은 다행이지만, 일본이 초기 지원에 빠진 점은 아쉬움으로 남는다. 한국 대표단은 회담 초기 중국측의 합의문 초안에 이에 대한 언급이 없자,“동등 분담 원칙을 명시한 수정안을 내겠다.”며 각국을 압박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자 각국 대표단이 “참아 달라. 그러면 판이 깨질 수 있다.”고 만류했다. 이에 한국측은 “재원 부담이 공평하게 분담되지 않으면 합의한 뒤에도 일이 안될 수 있다. 총량이 얼마고 각자의 부담이 얼마인지가 정해져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무책임한 회담이 된다.”고 거듭 강조한 것으로 전해졌다. 문안 작성과정에서도 분담 준비가 안된 일본과 러시아는 이를 피해가기 위한 다양한 대안을 제시했다는 후문이다. 결국 분담 내용은 별도의 ‘합의 의사록’ 형식으로 채택됐다. 일본은 ‘납북자 문제 등을 둘러싼 자국내 정치상황 때문’에 분담 참여를 주저했다. 그러나 한 관계자는 “일본의 참여에 문을 열어놓았으며 일본이 끝까지 참여하지 않는 일은 있을 수 없다.”고 말했다. 또 하나의 난관은 뜻밖에 과거 남북간에 오간 협력사업 내용이었다.2005년 당시 정동영 통일부장관이 대통령 특사로 북한을 방문, 김정일 국방위원장과 면담했을 때 오간 200만㎾ 대북 전력지원 논의가 불거진 것이다. 북한이 이를 요구했고 몇몇 나라들이 이를 문서에 넣자고 주장, 한국을 당황케 했다. 이에 한국대표단은 당시 상황을 자세히 설명하면서,“거론됐던 이른바 ‘중대 제안’은 비핵화 완료 이후 북한 에너지 문제를 해결하는 옵션으로 제시된 것인데, 어떻게 핵 폐기 초기단계에서 줄 수 있겠느냐.”고 설득했다. 전체적인 과정에서 “한국의 안은 미국과 중국, 러시아의 지지를 얻어 북한과의 대화에서 무게를 가질 수 있었고, 다시 이를 토대로 한·미·중, 한·미·러, 한·미·일 등의 3자회동과 각종 양자회담이 동시다발적으로 진행됐다.”고 한 회담 관계자는 그간 6자 테이블의 전체 모습을 스케치했다. jj@seoul.co.kr
  • [Book Review] ‘동성애 문화’ 탄압과 금기의 발자취

    성적 소수자인 동성애자는 우리 사회에서도 아주 예민한 주제다.“이런 동물 같은 것들!”이라는 극도의 혐오론에서부터 “그것도 취향 아니겠어….”라는 관념적 용인론까지 다양한 스펙트럼이 존재한다. 최근에는 본격 동성애 영화가 상영되는가 하면 동성애적 관점에서 해석할 수 있는 ‘왕의 남자’가 한국영화 흥행 1위를 기록할 정도로 ‘동성애 문화’가 우리 주변에 넘쳐난다. 하지만 이만큼이라도 올 때까지 얼마나 많은 탄압과 금기가 있었던 것일까. ‘동성애의 역사’(플로랑스 타마뉴 지음, 이상빈 옮김, 이마고 펴냄)는 인류 역사와 함께 해온 동성애의 ‘어제와 오늘’을 조명한 책이다. 유럽 동성애 연구로 파리정치학교에서 박사학위를 받은 프랑스 릴대학 플로랑스 타마뉴 교수는 이 책에서 14세기부터 20세기말에 이르기까지 동성애의 역사를 설명하고 있다. 특히 문학과 예술작품 속에 등장하는 동성애를 통해 그 탄압과 금기의 역사를 밝혀 준다. 저자에 따르면 동성애의 역사는 침묵과 비난, 금기, 왜곡의 기록들로 점철돼 왔다.‘은폐’와 ‘함구’는 동성애를 지배해온 낱말이었다. 저자는 소돔과 고모라의 공포가 횡행하던 중세부터 현대의 동성애 문화담론까지, 역사적으로 동성애가 어떻게 변화해 왔는지를 각 시대의 동성애자들의 초상과 그들의 예술적 상징물들을 통해 되짚는다. 그런 점에서 이 책은 ‘커밍아웃’ 고백이나 종교적 훈시이거나 정치적 견해를 담았던 과거의 동성애 관련서적과는 다르다. 예술작품에서 동성애가 어떻게 표현돼 왔는지 통시적으로 살펴보고 있다는 점에서 일종의 ‘재현의 역사’인 셈이다. 동성애 역사 연구의 권위자인 저자는 대중에 잘 알려지지 않은 그림과 사진, 출판물, 영화 등 방대한 자료를 바탕으로 감추어졌던 동성애 ‘표현’의 역사를 추적했다. 오스카 와일드, 버지니아 울프, 바이런, 마르셀 프루스트(문인), 앤디 워홀, 프랜시스 베이컨, 데이비드 호크니(화가), 파솔리니, 알모도바르, 데릭 저먼(영화감독) 등 서양예술사의 수많은 인물들이 때로는 자신의 성 정체성에 대한 고통스러운 고백으로, 때로운 억압에 대한 격렬한 저항으로 어떻게 자신의 작품들을 창조해 갔는지 잘 보여 주고 있다. 동성애자들을 ‘자연에 반한 범죄자’로 규정한 중세시대에도 예술의 영역에서 동성애적 욕망은 은유적으로 표현되곤 했다. 도나텔로의 ‘다비드’상은 아찔할 정도로 동성애적 관능미를 보여줬다. 레오나르도 다빈치도 ‘세례자 요한’에서 남성과 여성의 경계를 허문 중성적 아름다움을 그렸다. 19세기 중반부터는 동성애에 대한 의학적 연구가 활발해지면서 동성애자가 성도착 환자로 진단받았다. 그러나 예술분야에서 동성애는 크게 유행했다. 아방가르드, 데카당스와 상징주의 예술가들은 다른 것에 대한 이끌림, 기괴한 것에 대한 취향 등의 의도 때문에 동성애에 매혹됐다. 동성애 예술이 크게 유행했지만 제도권과 사회일반의 적대감 또한 팽배했다. 특히 나치는 홀로코스트 당시 수용소에서 동성애자를 유대인보다 낮게 분류해 모두 처형했다. 1960년대 히피문화의 등장으로 동성애자들은 사회의 소수집단으로 자신을 스스로 규정했다. 시간이 지나면서 엘튼 존, 조지 마이클, 보이 조지 등 팝스타들이 잇따라 자신이 동성애자임을 밝혔다. 오랫동안 ‘천형’으로 인식된 동성애를 다양하고 희귀한 비주얼 자료로 읽는 맛도 만만치 않다.264쪽.1만 3000원. 박홍환기자 stinger@seoul.co.kr
  • [일요영화]

    [일요영화]

    ●크림슨 리버2-요한계시록의 천사들(KBS1 밤 12시20분) 성서를 둘러싼 미스터리를 그린 영화다. 세계적인 베스트셀러 ‘다빈치코드’가 세상에 알려지기 전 뤽 베송은 원작자 장 크리스토프 그랑제와 함께 ‘크림슨 리버2’를 이미 기획하고 있었고 마침내 고대 성서 속의 비밀을 둘러싼 미스터리 액션 ‘크림슨 리버2-요한계시록의 천사들’을 탄생시켰다. 성서의 기호학적인 비밀, 현세에 환생한 예수와 그의 12제자, 그 12제자를 살해해나가는 7명의 수도승,2000년 동안 감춰져 온 요한계시록의 원본을 둘러싼 수수께끼 같은 사건들은 ‘다빈치코드’의 성배와 견줄 만한 엄청난 비밀을 품고 있다. 서로 다른 목적을 향해 한치의 물러섬이 없는 선악의 대결은 어느 영화에서도 볼 수 없었던 흥분을 선사한다. 전작이 눈덮인 알프스를 배경으로 스릴과 긴장감을 최고조로 치닫게 했다면 속편 ‘크림슨 리버2’는 58개의 요새와 410개의 토치카(콘크리트로 만들어진 방어진지),152개의 작은 탑,100㎞길이의 지하복도로 이루어진 프랑스의 역사 유적지 ‘마지노 요새’ 등지에서 촬영해 미스터리 요소를 더 강화했다.‘자줏빛 강, 핏빛 빙하’라는 타이틀이 암시하듯 작은 물줄기들이 만나 거대한 강을 이루는 구조로, 각각 다른 사건을 하나로 묶어 극적 반전을 느끼도록 했다. 유서 깊은 수도원, 벽에 걸린 그리스도상에서 피가 흘러나오는 괴기한 사건이 일어난다. 사건을 맡아 파리에서 파견된 니먼 형사(장 르노)는 벽 뒤에 묻혀 있는 시체와 의문의 암호를 발견한다. 마약반 신참형사 레다 형사(브누아 마지멜)는 상처입은 한 남자를 병원으로 데려가 치료를 받게 하던 중 검은 옷을 입은 수도승의 공격을 받는다.2005년작,98분. 한준규기자 hihi@seoul.co.kr ●사하라(XTM 오후9시) 인류 최후의 보고, 서 아프리카 라고스에서 전설 속 숨겨진 ‘시크릿 코인’을 찾아가는 액션 어드벤처 영화. 전설 속의 숨겨진 보물을 찾는 것에 모든 것을 건 모험가 더크 핏(매튜 매커너히). 더크는 서 아프리카 라고스에서 진행되는 유물발굴작업 중 남북전쟁 때 사라진 전함 속에 숨겨진 ‘시크릿 코인’을 발견한다. 금화로 만든 ‘시크릿 코인’을 가득 싣고 사라진 ‘죽음의 함선’을 찾기 위해 더크는 죽마고우 알(스티브 잔)과 함께 말리로 떠난다.
  • [새영화] 파리의 연인들

    [새영화] 파리의 연인들

    프랑스 영화 ‘파리의 연인들’의 원제는 ‘오케스트라 좌석(Orchestra Seats)’. 너무 멀지도 가깝지도 않아 무대가 가장 잘 보이는 극장 좌석을 말한다. 화려한 삶을 동경해온 할머니의 영향을 받아 시골에서 무작정 파리로 상경한 주인공 제시카(세실 드 프랑스). 파리에서도 가장 화려한 몽테뉴 거리에 위치한 고급 식당에 임시로 일자리를 얻는다. 그 곳에서 그녀는 유명인사들과 우연히 관계를 맺게 되고 그들의 삶을 들여다 보게 된다.‘오케스트라 좌석’은 파리라는 무대 위 사람들을 보는 그녀의 위치를 의미한다. 앞으로 6년간 콘서트 예약이 확정돼 있을 정도로 유명세를 떨치고 있는 피아니스트,TV연속극과 연극 무대를 오가며 주가를 올리고 있는 여배우, 평생 좋은 작품은 다 수집해온 예술가 등은 그녀가 동경해온 삶을 살고 있는 인물들. 하지만 고민 없는 삶은 없는 법. 속내를 들여다보니 모두들 행복하지만은 않다. “살다보면 극장 같은 곳에서 내가 가지고 있는 자리보다 더 좋은 자리에 앉길 원할 것이다. 계속 자리를 바꾸다 보면 처음보다 더 좋지 않는 자리에 있다는 것을 발견하게 될 것”이라는 감독의 말처럼 제시카를 통해 당신의 현재가 그리 나쁘지 않다는 메시지도 던져 준다. 감독은 국내에서도 큰 인기를 끌었던 ‘라 붐’‘유 콜 잇 러브’‘여왕 마고’ 등의 각본으로 프랑스에서 ‘로맨스의 여왕’으로 통하는 다니엘르 톰슨이다. 제시카와 사랑에 빠지는 프레데릭 역의 크리스토퍼 톰슨은 그녀의 아들로 이번 작품을 공동 집필했다. 여기에 ‘아웃 오브 아프리카’의 거장 시드니 폴락이 미국 감독으로 나와 연기력을 뽐냈다. 프랑스에서 지난해 개봉해 200만 관객을 동원했으며, 오는 25일 열리는 제 79회 아카데미영화제 외국어영화상 부분에 출품됐다.8일 개봉,12세 관람가. 박상숙기자 alex@seoul.co.kr
  • 너무나 인간적인 아인슈타인

    천재 과학자의 면모 뒤에는 박봉에 시달리는 월급쟁이와 자녀 문제로 골머리를 앓는 보통 아버지의 모습이 공존해 있었다.`상대성 이론´을 비롯해 뛰어난 학술적 업적을 남긴 알베르트 아인슈타인(1879∼1955)의 인간적 내면을 엿볼 수 있는 편지 130통이 책으로 출간 됐다고 로스앤젤레스 타임스가 29일 보도했다.이 편지는 아인슈타인이 30대 중반이었던 1915년에 가까운 친구·친척들과 주고받은 것으로, 그의 두번째 부인이자 사촌인 엘사 로벤탈의 딸 마고에게 남긴 것이다. 마고는 1986년 숨지면서 이 편지들을 20년후 일반에 공개할 것을 요청했고, 최근 캘리포니아공대와 프린스턴대학이 독일어로 된 편지들을 영어로 번역해 출간했다. 1차 세계대전이 한창이던 1915년, 당시 36세였던 아인슈타인은 한 친구에게 보낸 편지에서 “나는 비인간적으로 일하고 있다. 늘 초과근무하고 있다.”고 호소했다. 또 “동료 과학자들은 내 이론에 흠집을 내려 하거나 연구를 먼저 완성하기 위해 경쟁하는 등 밉살스럽게 행동한다.”며 스트레스를 많이 받고 있음을 내비쳤다. 그는 부인과의 별거로 두 아들과 자주 만나지 못하고, 수입이 적은 것을 속상해하다 결국 속병까지 얻은 사연과 위장병에 걸린 자신을 간호하던 사촌 엘사와의 로맨스도 적었다.이순녀기자 coral@seoul.co.kr
  • [씨줄날줄] 유해발굴감식단/황성기 논설위원

    야스쿠니 신사는 일본 제국주의와 군국주의를 유지하는 은밀한 영적(靈的)장치였다. 전쟁에서 아들을 잃은 유족의 슬픔을 “죽어서 신이 된다.”는 기쁨으로 바꾸어 젊은이들을 전장에 내보내는 통치 기제로 이용했다. 다카하시 데쓰야 도쿄대 교수는 진보 지식인이 쓴 야스쿠니 관련서 중 드물게 베스트셀러가 된 ‘야스쿠니 문제’를 통해 야스쿠니에 ‘감정의 연금술’이 내재한다고 분석했다.2차대전과 한국전, 베트남전 개입에 이어 이라크 전쟁에서 수많은 희생자를 냈고, 이 시각에도 사상자를 내고 있는 나라가 미국이다. 이런 미국이 30년 된 육군중앙감식소 등을 통합해 전쟁포로·실종자 확인사령부(JPAC)를 하와이에서 창설한 것이 2003년이다. ‘그들이 집으로 돌아올 때까지’라는 모토에서 알 수 있듯 전사자건 실종자건 전쟁포로건 최후의 1인까지 고국으로 귀환시킨다는 게 이들의 목표다. 미국은 한국 전쟁 당시 북한 땅에 두고온 미군 유해를 수습하기 위해 처음에는 북측이 발굴한 유해를 감식한 뒤 사들였다. 그것도 모자라 북한에 들어가 유해를 발굴하며 그 대가로 2500만달러를 지불했다. 북핵 문제로 2005년 5월 중단하긴 했어도 미국이 전쟁 희생자에 쏟는 집착은 유별나다. 국가를 위해 희생했으면 국가가 끝까지 책임진다는 보증을 JPAC는 유형무형으로 보여준다. 연중 전쟁이 끊이지 않는 세계 유일의 국가인 미국에 이 같은 보증은 전장에 나가거나 내보내는 사람들에겐 든든한 기제로 작동한다. 정치적 안경을 벗어 던진다면 유해든 포로든 찾아내 가족의 품으로 돌려보내는 것은 당연한 일이긴 하다. 국방부가 그제 JPAC를 본뜬 ‘유해발굴감식단’의 창설행사를 가졌다. 한국전쟁의 전사·실종자 13만여명을 찾아내는 일을 한다. 낙동강변, 백마고지 전투가 벌어진 철의 삼각지를 포함한 중부전선이 주 대상이다. 서둘러 퇴각했던 평북 운산을 비롯한 북한 내 유해발굴도 장기과제다. 다만 생존한 국군포로의 귀환은 업무 밖이라는 점이 아쉽다. 이 점만큼은 미국을 본뜨지 않은 모양이다. 단장인 박신한 대령은 하나 더 덧붙인다.“발굴이 군만의 일이 아닌데도 경찰과 지방자치단체의 협력이 없다.”고. 새겨들었으면 한다. 황성기 논설위원 marry04@seoul.co.kr
  • 여자에겐 관심없는 총각 배우재벌(俳優財閥)

    여자에겐 관심없는 총각 배우재벌(俳優財閥)

    여자처럼 예쁜 이런 얼굴이 그런 사나이다운 일을 할 수 있었구나-생각하자마자 「마론·브란도」의 그 단단하고 거친 얼굴이 이성훈(李星勳·29)씨의 여상(女相) 위에 겹친다. 과묵한 점에서도 그렇다. 1백50㎞로 「오토바이」를 모든 「드릴」을 비롯, 모든 「드릴」있는 일을 즐긴다는 점에서는 「제임즈·딘」이다. 자동차 부속품의 기름을 온통 손과 가슴에 칠해온 또하나의 「자이언트」의 주인공. 고(高)3때 부친(父親) 돌아가시자 학교다니며 차부속(車部屬)팔아 고교 3년때부터 자동차 부속품이라는 쇳덩어리를 자기의 삶처럼 어루만지고, 주무르고, 들어 올리고, 짊어진 이야기는 아닌게 아니라 선명한 영화 「신」처럼 「리얼」하다. 3남4녀중 장남이고 중앙(中央)고 3년때 아버지를 여의고 그래서 아버지가 하던 자동차 부속품상 「만흥상회」를 떠맡고 서강대(西江大) 독문(獨文)학과를 마칠 때까지 줄곧 쇳덩어리와 공부를 짊어 지면서 지금에 이르렀다. 『아버지는 주무시다가 심장마비로 돌아가셨어요. 막막하더군요』 그러나 계속 막막해 하고만 있을 수는 없었다. 『아버지가 살아 계실 때 그렇죠, 고등학교때부터 기술적인 걸 배웠어요. 상품의 가치를 판별하는 법도 배웠지요. 갑자기 돌아가셨으니까 유언도 못하셨는데 평소에 저한테 죽 일러오셨읍니다. 사람은 노력해야 한다고요. 돈은 들어오면 놓치지 말아라. 조금 한눈을 팔면 다른 데로 샌다. 돈은 자기가 버는 게 아니라 남이 벌어준다. 그런 말씀을 하셨어요』 어려서는 몸이 약했으므로 운동을 하기 시작했고 육상 야구 축구 배구 등 운동이라면 거의 다하게 되었고, 거의 「프로」에 가까운 실력이어서 선수권을 가진 종목도 있고 그리고 합기도가 3단. 『아버지가 돌아가시기 전에 무역해 놓은 물건이 있어서 바탕은 허약한 편이 아니었어요. GMC 회사에서 「베베루비뇽」「샤도우」같은 부속을 수입해서 7~8배 남겼죠』 대학 2년때 미8군으로부터 부속품을 불하 받기 시작하면서부터 본격적인 쇠와 땀에 얽힌 싸움의 「드라머」가 보인다. 당시 미8군에서 고철을 불하한다고 하면 거기에 미친 사람들은 머리를 싸매고 몰려들었다. 불하라고 하지만 실은 중간 업자들의 농간에 의해서 버리다시피 하는 고철의 매매행위가 이루어졌던 것이다. 그래서 야바위 입찰경매라는 것으로 떠들썩하기도했다. 『저는 중간 상인을 피하고 미군과 직접 상대했어요. 이름은 잊어버렸지만 대령이었어요. 외국인과 사귀려면 역시 머리에 좀 든게 있어야겠더군요』 미군(美軍) 고철 불하(拂下)받으려고 두달동안 설득끝에 성공 『그때 그 대령은 제가 학생으로서 뭘 해보겠다고 애쓰는데 대해 무척 감동했어요. 잘보였죠. 두달동안을 매일 쫓아 다녔읍니다. 불하 면장을 받아 가지고 어머니와 같이 동두천 미군부대로 갔어요』 불하 받은 부속은 GMC「데우」 2백대분. GMC 20대로 운반해야 할 양이었다. 10대씩 두번 날라다가 창고에 쌓았다. 『처음에 GMC 10대를 끌고 어머니와 함께 맨 앞차의 운전석에 앉아 나오는데 검문소에서 차를 세워요. 무조건 다 내려 놓으라는 거예요. 일단 내려놓고 조사하자는 거죠. 그때는 모두 먹자판이었거든요. 처음에는 몰라서 돈 많이 버렸어요. 돈 뭉치를 창 밖으로 던지고 떠나오니까 아무 말도 못하고 멀거니 서서 바라보고 있더군요』 두번째 10대를 끄고 나올때는 꾀를 냈다. 『돈 안 아까운 사람 어디 있어요? 더구나 피땀 흘려 번돈인데 말이죠. 누구나 땀 흘려 번 돈은 막 뿌리지 못해요.두번째는 앞차에 다른 사람을 태웠어요. 10대에 모두 다른 사람을 태우고 맨 앞 사람이 이렇게 말하도록 했죠. 주인이 맨 뒤에서 돈을 뿌리며 온다. 주인과 상의해라. 10대가 다 통과하고 나서 나는 다른 차를 타고 지나왔죠. 검문소에서는 허, 하고 입만 벌리고 있더군요』 창고에 쌓아놓고 상점에는 「샘플」만 몇 개 갖다놓았다. 『그때 미제 「데우」라면 수요에 따르지 못했어요. 「샘플」본 사람들이 몇 대분 달라고 하면 그 사람을 차에 태워 창고있는 데로 갔죠. 2백대분을 1년에 다 팔았어요. 그 뒤로는 큰 몫이 없었죠. 대기업들이 치고 들어오니 당해낼 도리가 없었어요. 그래서 직접 전방 미군부대 폐차장으로 나갔죠』 벌떼처럼 달려드는 깡패 쫓으려다 수 없이 몸다쳐 중간 「브로커」를 이용했다. 어떤 물건이 있는데 값은 얼마고 어떤 줄을 타야 된다는 등의 정보를 얻는 것이다. 대학 3학년때. 『「트럭」에다 싣고 나오면 그곳 깡패들이 벌떼처럼 몰려들었어요. 차가 떴다 하면 2백~3백명이 몰려들어 길을 막는 거예요. 기계 하나 뽑아서 떨어뜨려봤자 그 많은 사람들의 배를 채울 수는 없지 않아요? 그 사람들도 먹고 살기 위해서 그러는 거였으니까… 차를 세워 놓고는 사방에서 차 위로 기어오르는 거예요』 그 벌떼를 막기 위해 이씨는 쇳덩어리 위에 앉아서 왔고 기어오기 시작하면 쇠뭉치를 들고 「트럭」위 울퉁불퉁 제멋대로 실려 있는 쇳덩어리 위에서 이리 뛰고 저리 뛰었다. 『이 쪽을 막으면 저 쪽에서 기어 오르고 걷잡을 수 없었어요. 제 다리에 상처가 많은데 그때 쇠에 부딪히고 까지고 한거죠. 다리 살이 칼로 찔러도 안 들어가요』 쇳덩이에 부딪히고 깨어지다가 쇳덩어리가 된 다리의 살. 그 때 상점에서 손수레를 끄는 영감님이 차 위에서 같이 이리 뛰고 저리 뛰었는데 상점에 도착해서 쇠를 운반하다가 머리가 깨져 입원뒤 일을 못하고 있다. 충분히 보살펴 주지못해 마음 아프단다. 학교 공부가 궁금하다. 『지금도 책상 서랍 열어보면 빙긋이 웃어요. 독일 「괴테·유니버시티」에서 온 초청장이 거기 들어 있거든요. 곽복록 선생이 거기 가 계실때 보내주신 거예요. 초청장 보고 빙긋 웃는 이유는 지금보다 더 잘될 수 있었을텐데 하는 생각 때문이죠』 독일유학 제철기술 배우고 싶었는데 경영학과 법학을 집에서 혼자 공부하기도 했는데 한양대(漢陽大) 법과에 2년 다니기도 했다. 『독일 간다면 철의 강도를 조절하는 기술을 공부하고 싶었어요. 녹인 쇠를 약품 처리해서 굽는 과정의 온도 조절이 제일 중요해요』 『일본의 「도요다」같은 회사에서 무역하자는 제안도 있었지만 나는 일본놈들 하고는 장사 안하기로 했어요. 차라리 「양키」 것을 훔쳐낼 지언정 일본놈들 하고 할 생각은 없어요. 우리나라도 미군들 폐차된 부속품 훔쳐내는거 권장 했으면 합니다. 권장하고 있는지도 모르지만 일본놈들은 「오끼나와」의 미군부대에서 훔쳐내는 거 권장할 뿐만 아니라 「에스코트」까지 해준대요. 훔쳐낸 물건 쓰면서 자기네 것은 외국에 수출합니다. 일본놈들 돈 벌기위한 계략은 치사할 정도예요. 「덤프·트럭」만 해도 67연도 형 부속은 68년에 안만듭니다. 1년 지나면 부속품 형을 바꿔버려요. 그러니까 67년에 산 차는 1년만에 못쓰게 되는 거죠. 폐차 시키지 않으면 새로운 형의 부속을 다시 사야 합니다. 이렇게 해서 부속을 계속 팔아먹어요. 저는 그게 메스꺼워서 형이 바뀌는데 따라 내가 개조해요. 그래서 새「트럭」이 나와도 쓸 수 있도록 합니다. 구형 부속으로 못쓰고 버릴 바에야 개조해서 쓰도록 하는 것이 「달러」를 버는 길입니다. 요새 거리에 「기모노」차림의 일본인들이 상당히 많이 눈에 띄는데, 그 사람들 보면 침뱉어 주고 싶을 정도로 미워요』 현재 금강상회는 신진6「톤」반, 쌍(雙)「덤프」5「톤」반, 「이스트·덤프」등의 「덤프·트럭」부속품을 주로 취급한다. 연간 유통자금은 1억원. 무교동에 미도 「빌딩」(6층)도 가지고 있다. 공장도 세울 계획. 새영화에서 문희(文姬)와 주연(主演) 밑바닥부터 배워 제작(製作)도 최근에는 『그여자에게 옷을 입혀라』라는 영화에 문희와 함께 주연으로 등장, 촬영을 끝마쳤는데 5월15일께 개봉할 예정이다. 『「액션」물을 하고 싶어요. 영화의 밑바닥부터 배워서 차차 제작에도 손을 대고 싶습니다』 이번 『그 여자…』에서도 「오토바이」를 십분 활용했는데, 이씨는 「오토바이」선수권을 가지고 있고 요즈음에도 김포가도를 1백50「킬로」로 달리는 「엑스퍼트」. 앞으로는 「스카이·다이빙」도 하고 싶은데 그런 「드릴」있는 것과는 전혀 먼 낚시도 한다. 오늘이 있기까지 어머니의 힘이 컸다고 강조하는 이성훈씨는 「가톨릭」신자. 일이 바쁘다 보니까 지금은 성당에 못나가고 있지만. 총각인데, 여자에게는 관심이 없단다. 『정말 관심이 없어요, 정말』 불고기 15인분을 먹는 대식가. [선데이서울 70년 5월 3일호 제3권 18호 통권 제 83호]
  • [Book Review] 홀아비 아닌 혁명가 ‘냄새’

    독신, 그것은 이제 더이상 결혼을 위한 대기상태가 아니다. 하나의 당당한 주체적 생활방식이 된지 오래다. 대표적인 ‘독신자 국가’인 프랑스의 독신인구는 약 1500만명(2004년 기준). 프랑스 전체 인구의 4분의 1에 해당하는 숫자다. 전통적인 가족관념이 아직 남아 있는 우리의 경우도 사정은 크게 다르지 않다. 최근 한 취업포털 사이트에서 1000여명의 미혼·기혼 여성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82.9%가 독신을 원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독신자들이 사회에서 이렇게 어엿이 자리잡기까지 과거 수많은 독신자들은 수난의 세월을 보내야 했다.‘인생의 낙오자’라는 부담스러운 시선을 감내해야 했다. ‘독신의 수난사’(장 클로드 볼로뉴 지음, 권지현 옮김, 이마고 펴냄)는 고대부터 오늘날에 이르기까지 독신에 대한 인식이 어떻게 바뀌어 왔는가를 살핀 책이다. 그동안 결혼에 대한 연구는 많이 이뤄졌지만, 독신은 문학작품 등을 통해서만 다뤄져 왔을 뿐 그에 대한 역사적 연구는 외면당해 왔다. 그런 점에서 독신자들의 ‘수난’을 본격적으로 다룬 이 책은 주목할 만하다. 독신 혹은 독신주의는 인간의 역사만큼이나 오래된 생활방식이다. 고대에는 결혼을 통해 세대간의 신성한 관계를 맺어야만 조상을 숭배할 수 있었다. 고대 이스라엘의 독신자는 인간 취급을 받지 못했고, 로마의 독신자는 가혹한 ‘독신세’를 내야 했을 뿐 아니라 고위직 진출에도 불이익을 받았다. 그러나 학문을 꽃피운 그리스의 경우 철학자들의 독신은 철학과 결혼한 것으로 간주돼 오히려 장려되기도 했다. 독신의 역사에서 특히 중요한 의의를 갖는 것이 예수의 등장이다. 기독교는 독신을 순결과 연관지었고 성직자에게도 이를 중요한 소명으로 받아들이도록 했다. 중세는 ‘강요된 독신’의 시대였다. 순결을 중요시한 기독교의 영향도 있었지만, 장자에게 세습이 이뤄진 중세의 봉건체제는 장자를 제외한 사람들에게 알게 모르게 독신을 강요했다. 유산 상속에서 제외된 이들은 흔히 기사가 돼 귀부인에게 순정을 바치거나 돈 많은 상속녀와 결혼하는 삶을 택했다. 한편 교회의 그늘에서 벗어나지 못한 대학에서는 독신이어야만 교수직을 유지할 수 있었으며, 오로지 주인만을 섬겨야 했던 하인들도 독신을 강요받았다. 근대는 독신을 어떻게 받아들였을까. 통상 신대륙 발견에서 프랑스 혁명까지를 근대로 본다면, 이 시기 독신은 곧 악마와 동의어였다. 독신은 자연을 거스르는 일이니 필연적으로 악과 통한다는 견해가 지배적이었다. 결혼을 해 안정을 찾지 못한 독신자들은 동업조합이나 형제회에 가입하는 등 자신들끼리 무리를 지어 행동했다. 책임이나 의무에서 자유로웠던 만큼 범죄의 유혹에도 쉽게 빠져들었다. 근대에 들어 결혼을 하지 않겠다는 사람은 정신병자 취급을 받기 일쑤였다. 저자(파리예술경영기획전문학교 중세 도상학 교수)에 의하면 20세기는 신(新)독신자의 시대다. 직업을 갖는 여성들이 점차 많아지고 1인가구가 늘어나 독신자들이 주요 마케팅 대상이 되면서 독신의 역사는 커다란 전기를 맞았다. 충동적 구매자로서 독신자가 탄생한 것이 그 한 예다. 책은 유명 독신자들의 면면을 목록으로 만들어 소개해 눈길을 끈다. 플라톤, 예수, 잔 다르크, 브람스, 플로베르, 고흐, 코코 샤넬…. 인류 역사에 지대한 영향을 끼친 이들은 모두 ‘시대의 혁명가’였다. 인류의 유구한 독신문화를 전체적으로 조망하게 하는 유용한 정보와 지식이 담긴 흥미로운 책이다.2만 5000원. 김종면기자 jmkim@seoul.co.kr
  • [儒林 속 한자이야기] (150) 管鮑之交(관포지교)

    儒林(740)에는 ‘管鮑之交’(대롱 관/절인 어물 포/어조사 지/사귈 교)가 나오는데,‘아주 친한 친구 사이의 사귐’을 이른다. ‘管’은 竹(대나무 죽)과 官(벼슬 관)을 합쳐 대롱을 나타낸 글자. 후에 ‘관악기’ ‘맡다’의 뜻으로도 쓰였다.用例(용례)로 管轄(관할:일정한 권한에 의해 통제하거나 지배함),保管(보관:물건을 맡아서 간직하고 관리함),血管(혈관:혈액이 흐르는 관) 등이 있다. ‘鮑’자는 魚(물고기 어)와 包(쌀 포)를 합쳐 소금에 절인 물고기를 나타낸 글자.鮑魚(포어:절인 어물, 전복),鮑魚之肆(포어지사:굴비 암치 어란 따위를 파는 가게의 뜻으로, 소인들이 모이는 곳을 비유적으로 이름) 등에 쓰인다. ‘之’자는 발을 나타내는 止 아래 출발선이나 땅을 가리키는 一을 넣어 어디론가 가다의 뜻을 나타낸 글자. ‘交’자는 다리를 꼬고 선 사람의 모습을 본뜬 글자인데 ‘사귀다’ ‘합하다’ ‘섞이다’ ‘서로’ ‘오고가다’의 뜻이 派生(파생)했다.交流(교류:근원이 다른 물줄기가 섞이어 흐름, 문화나 사상 따위가 서로 통함),交易(교역:주로 나라와 나라 사이에 물건을 사고팔고 하여 서로 바꿈),交錯(교착:이리저리 엇갈려 뒤섞임)등에 쓰인다. 史記(사기) 管晏列傳(관안열전)에는 제(齊)나라의 관중(管仲)과 포숙아(鮑叔牙)의 우정에 관한 이야기가 전한다.竹馬故友(죽마고우)인 관중과 포숙아는 본의 아니게 公子(공자) 규(糾)와 소백(小白)의 측근(側近)이 되어 政爭(정쟁)에 휩쓸렸다. 양공(襄公)이 공손무지(公孫無知)에게 피살되자 관중은 규와 함께 노(魯)나라로 亡命(망명)하고, 포숙아는 소백을 데리고 거로 피했다. 공손무지도 반년을 넘기지 못하고 죽임을 당했다. 중신회의는 망명중인 두 공자 가운데 먼저 입국하는 사람을 왕으로 옹립한다는 결정을 내렸다. 소백이 먼저 當到(당도)하여 王位(왕위)에 오르니 그가 바로 환공(桓公)이다. 그는 노나라에 공자 규의 處刑(처형)과 관중의 押送(압송)을 요구했다. 환공이 압송된 관중을 죽이려 하자, 포숙아는 “제나라만 다스리려 한다면 臣(신)으로도 충분할 것이나 천하의 覇者(패자)를 꿈꾸신다면 관중을 등용하소서.”라고 進言(진언)했다. 관중을 재상으로 등용한 환공은 마침내 業(패업)을 달성하였다. 사람들의 예측과 달리 훗날 관중은 정치 일선에서 물러나면서 친구 포숙아를 재상으로 천거하지 않았다. 포숙아의 潔癖性(결벽성)과 原則主義(원칙주의)를 걱정했던 것이다. 포숙아의 마음속에 관중에 대한 서운함이 남아 있을 리 없었다. 일찍이 관중은 집이 가난하여 포숙아와 함께 장사를 한 적이 있었다. 관중은 자주 포숙아를 속였지만 포숙아는 끝까지 우정을 버리지 않았다. 관중은 이런 포숙아의 우정을 다음과 같이 述懷(술회)했다.“내 일찍이 포숙을 위해 일을 도모한 것이 오히려 그를 곤궁에 빠뜨렸으나 나를 어리석은 놈이라 원망하지 않았다. 일에는 때가 있다는 것을 알고 있었기 때문이다.…일찍이 나는 전장에서 세번이나 도망쳤으나 나를 겁쟁이라 비웃지 않았다. 내게 노모가 계신 걸 알고 있었기 때문이다.…나를 낳아 준 분은 부모지만, 나를 알아준 사람은 포숙아다.” 김석제 경기도군포의왕교육청 장학사(철학박사)
  • 이혼(離婚)당한 성전환(性轉換) 신부(新婦)의 쇼킹 수기(手記)

    이혼(離婚)당한 성전환(性轉換) 신부(新婦)의 쇼킹 수기(手記)

    24세에 성전환(性轉換)수술을 받고는 완전한 여성으로 재생했다. 풍만한 가슴, 대리석 같은 피부, 인공적으로 만들어진 가장 여성적인 부분. 그녀는 어떤 여자보다도 더 여성적이었다. 수많은 사교계 남성이 그녀를 사랑하게 되었다. 깊은 사랑에 빠졌으나 우리들은 서로 깊이 사랑했다. 그는 이상한, 동성애적(同性愛的)인데라곤 없는 사람, 극히 정상적이며 건강한 청년이었다. 그리고 내 쪽에서도 보통 계집애나 같은 마음이 되었었다. 말하자면 사랑에 빠진 다른 여자들과 똑 같은 감정의 움직임을 느끼고 있었던 것이다. 그를 생각하면 가슴이 아팠던 일 같은 것이 그랬다. 사실은 여자애가 아니라는 것을 그에게 말해야만 한다는 것, 그것이 내 가슴을 아프게 하는 것이었다. 그런 사실을 안다는 것은 사랑에 빠진 젊은 남자에게 있어서 무서운 「쇼크」임에 틀림 없는 것이다. 그러나 나는 어쩔 수도 없게 돼 있었다. 그리고 우리 두사람은 동성애의 관계를 맺을 마음은 전혀 없었던 것이다. 그리고 그것은 나 자신에게 있어서도 커다란 「쇼크」였었다. 당시의 내 상태에 대하여, 그러니까 내 자신이 참으로 사랑을 할 수 없다는 사실에 대하여 나는 그 때까지 깨닫지를 못하고 있었으니 말이다. 쇼단에 입단, 춤도 배우고 마음속에서 나는 이미 여자였었다. 그런데도 불구하고 나는 남성을 사랑할 수가 없는 것이었다. 우리들은 부자연한 관계를 갖는 수밖에는 아무것도 할 수가 없는 몸이었던 것이다. 그 뒤 얼마 안 있어 나는 남성이라고 쓰여있는 「패스포트」를 갖고 「프랑스」에 갔다. 그런데 우습게도 「프랑스」 사람들은 사진과 얼굴을 보고 『마드모아젤』이라고 나를 부르는 것이었다. 그 무렵 「카르세르·쇼」단에 들어가고 싶거든 「히치·하이크」로 「파리」에 가서 그 유명한 남성만의 「쇼」단(團)을 이끌고 있는 남성을 만나 보라고 일러주는 사람이 있었다. 그 사람도 처음에는 내가 여자애인 줄 알고 주저 주저했지만 내가 그렇지 않다고 분명하게 밝히자 곧 나를 채용해주었다. 이리하여 나는 춤을 배우게 되었다. 마침내 나는 하루 20「파운드」 씩 벌게 되었고 나의 인생을 바꿔 줄 2천「파운드」의 저금을 시작하게 되었다. 처음에는 유명한 영국인 외과의(外科醫)에게 가서 수술을 받으려 했었다. 그 사람은 나같은 사람의 수술을 수많이 해온 사람이었다. 그 외과의는 이렇게 말했다. 『왜 당신같이 이쁜 아가씨가 성전환(性轉煥) 같은 걸 하려들게?』 『나는 여자가 아니란 말씀이에요』 내가 이렇게 대답하자 의사는 깜짝 놀라서 몸을 보여 주지 않겠느냐고 말했다. 그러마고 해서 나는 몸을 검사받았는데 진찰을 끝낸뒤 그는 이렇게 말했다. 수술비 마련에 4년고생 『당신은 정말이지 진기한 「케이스」요. 나도 이제껏 당신같은 사람은 만나보질 못했소. 내가 만일 지금보다 젊었다면 지금이라도 곧 수술을 해 주었을텐데- 』 「카르셀·쇼」단에 4년 있은 뒤, 나는 「밀라노」로 가서 또 성전환에 필요한 돈을 저축했다. 이런 종류의 수술이 뛰어난 병원은 세계에 둘 있어서 그중 하나가 「카사블랑카」에 있다. 1960년 5월 나는 「카사블랑카」로 갔다. 외과의는 나를 진찰하더니 『수술은 문제 없구먼』 하고 말했다. 수술은 6시간 가까이 걸렸다. 그 뒤 2개월이나 입원해서 요양해야만 되도록 돼었었지만 돈이 없어져 버렸다. 친구 권고로 모델계 데뷔 『퇴원해야겠어요』 의사에게 말했더니 『그건 안돼, 돈 같은 것은 문제가 안돼요』 외과의가 그렇게 말했지만 나는 퇴원해 버렸다. 덕택에 그 뒤 경과가 별로 좋지를 못했다. 후유증이 그후 18개월이나 계속되었고 통증이 심해서 해골처럼 말라 버렸다. 그러나 나중에는 씻은듯이 건강해 졌다. 차분함과 「엘레강스」는 내 몸에 밴 요건(要件)이 돼 있었다. 아마도 춤을 추었던 덕택이 아닌가 싶다. 내 친구들은 「모델」이 되면 적격이라고 권해 주었다. 내가 만난 사람들은 반드시 다음과 같은 질문들을 던지곤 했을 정도였으니까. 『전에 「모델」노릇을 한 적이 있나요?』 나는 오래 오래 심사숙고 한 끝에 한번 「모델」이 돼봐야겠다고 결심했다. 어느 소개업소에 찾아가 보았더니 다행하게도 그 자리에서 얘기가 결정되었다, 그뒤 두주일도 채 못되어 「모델」로서 화려하게 「데뷔」하는 몸이 되었다. 나는 「사라·처칠」과 우연히 알게되어 무척 친한 친구 사이가 돼 있었다. 「사라·처칠」과 알게되어 그녀는 이를테면 나에게는 선생님인 셈이었다. 영국 사교계에 내가 들어가도록 하기 위해 그 준비를 해 준 사람이었다. 사실 나는 이때까지는 「프랑스」의 「나이트·클럽」 사교계밖에 알지 못했던 것이다. 나는 한창 잘 팔리는 「모델」로서 유명한 사교계 인사들을 수도 없이 만나게 되었다. 그리고 처음으로 연애를 할 수도 있었고 진짜 「보이·프렌드」를 가질 수도 있었다. 나는 결혼도 하고 멋진 남편과 함께 살고 싶다고도 생각하게 되었다. 그러면 어린애를 양자로 얻어 올 수도 있으려니 싶어 여러 남자와 「데이트」를 거듭했다. 다행히도 수술이 잘 되었기 때문에 나는 여성으로서 성교섭을 가질 수가 있었다. 물론 나는 그것을 실행했다. 하지만 내가 이들 「데이트」 상대들에게 수술한 몸이라는 것을 감춘것은 아니었다. 사실을 밝힌 뒤에도 나의 「보이·프렌드」들은 대체로 나를 순수하게 여인으로서 받아들여주는 것이었다. <계 속> [선데이서울 70년 4월 12일호 제3권 15호 통권 제 80호]
  • [03일 TV 하이라이트]

    ●특별기획-진실(YTN 오후 11시5분) 1975년 유신체제 하에서 ‘인혁당 재건위 사건’으로 사형당한 8인의 사형수들의 진실을 추적한다. 사형수들이 왜 당시 중앙정보부에 의해 ‘북한의 지령을 받아 국가 전복을 기도한 인물’로 둔갑됐는지 그들의 사상적 배경을 더듬어 본다. 당시 중앙정보부 수사책임자의 반론도 들어본다. ●다큐, 죽마고우(EBS 오전 7시20분) 의정부 장애인 종합복지관에는 닭살부부로 소문난 이들이 있다. 전승훈·이효실 부부. 결혼 10년차지만 그렇게 갖고 싶었던 아이를 갖지 못한 채, 서로의 아픔을 보듬고 한결같이 걸어온 부부. 평생 서로의 울타리가 되겠다던 약속을 지키기 위해 부부는 서로의 손을 잡고 도전을 시작한다. ●결정! 맛 대 맛(SBS 오전 10시50분) 인도인 하비브 조리장이 만든 ‘탄두리 꼬치’. 인도 화덕에 재료를 직접 구워서 카레 소스에 찍어 먹는 이색 꼬치요리다. 일본인 오기하라 치카시 조리장이 선보인 담백한 어묵과 감칠맛 나는 국물이 함께 한 오뎅나베. 우리 입맛을 사로잡는 여러 가지 ‘꼬치 요리’가 공개된다. ●신비한TV 서프라이즈(MBC 오전 10시50분) 1972년 프랑스 방송국 PD인 자크. 학교 도서관에서 늙지도 죽지도 않는 역사속 인물인 생 제르망 백작을 봤다는 대학생의 제보를 받고 호기심에 도서관을 찾는다. 그곳에서 자신을 생 제르망이라고 하는 30대의 남자를 만나게 된다. 생 제르망 백작에 얽힌 이야기 속으로 들어가 본다. ●반올림#3(KBS2 오전 8시50분) 외국에 계시던 엄마가 이혼 문제로 귀국하면서 복잡한 심경이 된 윤. 하룻밤 이준의 집에 머무르며 이준과 이준 아빠의 다정한 모습을 본다. 자신의 부모와 너무나 비교돼 마음이 아프다. 윤의 부모는 윤의 이런 마음도 모른 채, 윤이 무조건 어른스럽게 담담하게 대처해 주길 바란다. ●TV쇼 진품명품(KBS1 오전 11시) 첫번째 의뢰품은 다양한 물건들이 담긴 책거리 8폭 병풍. 화려한 색채, 고풍스러운 느낌의 이 병풍 가치는 어느 정도일까? 또한 그림 속에 담긴 안경을 통해 알아보는 안경의 역사와 유래를 알아본다. 두번째 의뢰품은 1904년도 여권이다. 여행의 필수품, 여권은 과연 언제부터 우리나라에서 사용했을까?
  • 내가겪은 男과女 사이

    내가겪은 男과女 사이

    성전환(性轉換)의 미녀(美女) 「에이프릴·애슐리」(34)는 지난 2월 영국 최고재판소에서 정식으로 「남성」이라는 판결을 받았다. 아내의 좌(座)에서 자동적으로 쫓겨났고 결혼 14일만에 이혼한 그녀. 그녀는 『나는 「에이프릴·애슐리」, 여자다. 내 여성으로서의 신분(身分)을 이제 어쩌란 말이냐』고 외친다 여성으로서 밖엔 못살아 나는 같은 경우의 다른 사람들보다 운이 좋다. 내 친구들은 모두 내 편이 돼 주었고 있는 그대로의 나(즉 여성이라는 것)를 인정해 주고있다. 이혼재판이 끝나고 집에 돌아 와 보니 내 방은 꽃다발과 편지로 가득했다. 친구들이 보내준 것이었다. 어느 편지에도 내가 『옛날과 다름없이 같은 「에이프릴」이야』라고 쓰여 있었다. 그리고 나는 사실 틀림없이 옛날대로의 「에이프릴」인 것이다. 특별한 여자도 아니고 이상한 여자도 아니다. 나는 「에이프릴·애슐리」, 여자다. 10년전 「카사블랑카」에서 수술한 때부터 분명한 여성이 되었다. 그러니까 나는 여성이외의 존재로서 살아 가는 도리를 알 수가 없다. 수술할 때에도 나는 남성적이기 보다는 차라리 여성적이었다. 수술은 내 몸의 아주 작은 한부분을 몸 전체나 마음에 일치시키는 계기였던 것이다. 남성의 흔적 조금도 없고 다시 한번 조절할 필요조차도 없었다. 워낙 나는 정신적으로는 여성이었으니까. 수술은 나에게 있어 유일하게 남아있는 남성의 것을 떼어 버리고 인공적인 여성의 기관으로 바꾸는 것이었다. 내가 발가숭이가 되더라도 사람들은 여성인 나를 볼뿐 남성을 보지는 못한다. 그리고 내가 일찌기 남성이었음을 암시하는 흔적은 아무것도 발견할 수가 없을것이다. 그런데 지금에 와서 법률에 의하면 내가 만일 결혼하고 싶을 경우 색시가 아니라 신랑으로서 결혼식장에 나서야 한다는 것이다. 내 「보이·프렌드」들은 거의 모두 정상이고 건강하고 이성을 사랑하는 남성들이다. 동성애의 경향을 가지고 있는 「보이·프렌드」같은 건 단 한명도 없다. 20대 초반까지 나를 괴롭힌 것은 남자를 안고 싶다는 것이 아니었다. 여자로서 정당하게 인정받고 싶다는 것이었다. 인고끝에 찾아낸 여성미 나는 내 자신을 찾아 헤매었고 여성으로서의 참된 자신을 찾아내지 않으면 안되었다. 「보그」 같은 잡지의 「모델」이 되어서 돈도 많이 버는 우아하고 「차밍」한 여인, 그런 여인으로서의 나자신을 발견하는 것이 나의 소원이있다. 지금 판사의 말 한마디가 일껏 발견한 나의「신분」을 빼앗아버렸다. 나는 다시 한번 처음부터 「나」를 찾아 헤매야 된다는 얘기다. 나의 생활은 결코 평탄한것은 못되었다. 어렸을 때의 나는 남자애로서 살고 남자애들의 장난을 해야 했었다. 아버지는 내 형제들과 함께 「복싱」을 가르쳐 주마고 줄기차게 나를 졸라댔다. 그리고 아버지는 내가 「노크·다운」당한 횟수를 세어보고 나서 「복싱」연습에서 해방시켜 주곤했다. 학교의 사내녀석들은 곧잘 나를 묶어서 방공호 속에 쳐박아 놓곤 했다. 아이들은 기묘한 생물이나 자기들이 모르는 것에 대해서는 잔인한 법이다. 나로 말할 것 같으면 도저히 믿어지지 않을 만큼 계집애 같았고 목소리는 또 높디 높은 「소프라노」였다. 어릴때부터 여자로 믿어 학교애들에게서 심한 구박을 받은 일, 그리고 자기는 계집애가 되어야 마땅하다는 사실을 깨달은 것- 이 두가지 때문에 나는 정신적으로 괴로워 했다. 그 결과 열여섯살 때 신경쇠약에 걸려 버렸다. 나흘 동안이나 말을 못했고 게다가 무서운 「쇼크」때문에 목소리가 갈라져 버렸다. 나는 이 때 아직 사춘기에 달해 있지도 않았었다. 나는 아는 이들에게서 도망치고 싶은 일념으로 상선대(商船隊)에 들어갔다. 물론 거기서도 즐거운 생활이 기다리고 있지는 않았다. 결국은 어디나 마찬가지였다. 처음에는 약을 먹고 자살하려 했다. 배가 미국에 닿았을 때였다. 괴로와 자살 기도한 일도 다음에는 배가 「리버풀」에 돌아 왔을 때 물에 빠져 죽으려고 바다로 뛰어 들었다. 구조되고 나서 또 약을 먹었지만 양이 적어서 살아나고 말았다. 그럴 즈음 「그리스틴·조겐센」의 얘기를 들었다. 수술을 받고 성전환한 미국의 「지·아이」다. 『나같은 사람이 또 있었구나!』 그런 것을 알자 어떻게 되지 않을까 하고 바라는 마음이 생겼다. 내 집에서의 생활은 여간 괴로운 것이 아니었다. 내가 남성이 못 된다는 사실을 어머니는 도무지 이해해 주려고들지 않았기 때문이었다. 나는 정신과의사에게 다녀야 했고 남성 「호르몬」과 전기 「쇼크」의 신세를 지지 않으면 안 되었다. 그런데 효과는 전혀 아무것도 나타나질 않았다. 18살이 되자 나는 어머니와 헤어져 살게 되었다. 말이 나왔으니 말인데 이번 사건 이후로 어머니와 나는 화해를 하고 사이 좋게 지내고 있다. 감추려해도 커지는 가슴 나는 「저지」로 가서 「호텔」에 취직했다. 경영자측은 나를 쓸까 말까 약간 망설이는 것 같았다. 내가 너무나 여자 같았기 때문이었다. 그때부터 나의 가슴은 커지기 시작했다. 보통 여자의 젖가슴처럼 커져 가는 것이었다. 나는 조끼를 입고 가슴을 감추려 했다. 조끼가 작아서 나는 늘 가슴이 답답했다. 가슴은 자꾸 부풀어 오르기만 했다. 나는 지금 「유니·섹스」라고 불리는 옷을 입게되었다. 「유니·섹스」의 발명자는 바로 내가 아닌가 싶을때도 있을 지경이다. 나의 남성부분은 별로 발달하지 않았다. 그렇기 때문에 수영복을 입으면 나는 여자애들과 다를 것이 없었다. 불행하게도 그즈음 나는 한 청년과 알게 되었다. 그는 나를 계집애라고 믿고 있었다. <계속> [선데이서울 70년 4월 5일호 제3권 14호 통권 제 79호]
  • [토요영화]

    ●토니 타키타니(EBS 오후11시) 무라카미 하루키의 단편을 영화화한 작품. 사랑을 믿지 않던 토니에겐 아내 에이코가 복덩이다. 에이코의 유일한 단점은 옷을 지나치게 많이 산다는 것. 조금 줄여보라는 말을 따르려다 에이코는 그만 교통사고로 죽는다.700벌이 넘는 옷을 처분하기 위해 아내와 똑같은 사이즈의 여자를 찾는다는 신문 광고를 내고, 이를 보고 많은 여자들이 찾아오는데….2005년작,76분. ●비단구두(KBS2 밤12시25분) 흥행 참패 감독 만수. 엎친데 덮친 격으로 조폭에게 협박도 받는다. 영화가 망하니 제작자는 빚에 쪼들리다 도망쳐버렸고, 돈을 못 받게 된 조폭은 만수를 납치한다. 조직의 사무실에 끌려간 만수는 보스에게 황당한 제안을 받는다. 치매에 걸린 실향민이자 아버지인 배 영감을 개마공원에다 데려다 주라는 것. 진짜 북한을 가라는 건 아니고 치매라 정신이 오락가락하니까 세트장 세워 영화찍듯이 해서 적당히 속이라고 한다. 만수로선 황당하지만 그러면 빚을 없애준다 하니 어쩔 수 없다. 조직에서 감시역으로 붙인 행동대장 성철과 함께 영화 제작에 나선 만수. 온갖 준비를 다한 끝에 배 영감을 속여 넘기려는데 잘 될 리 없다. 2000년 ‘미인’ 이후 모습을 감췄던 여균동 감독이 오랜만에 공개한 저예산 영화. 여 감독은 영화진흥위원회·KBS가 지원하는 방송영화제작지원사업에 선정돼 촬영에 들어갔지만, 배급사를 찾지 못해 1년 동안 묵히다 지난 6월 소규모로 개봉했다. 만수라는 영화 캐릭터는 여 감독 본인과 많이 겹친다. 영화로는 개마고원이든 뭐든 만들어낼 수 있다고 믿고 이를 강요하는 조폭 두목과 벌이는 설전과 배 영감을 속이는 과정에서 벌어지는 각종 촬영 사고 등에서 민수가 내뱉는 대사들은 예사롭게 들리지 않는다. 여 감독은 “또 다른 통일을 생각해줬으면 좋겠다.”고 말했지만, 그보다는 배우들의 연기가 더 눈에 들어온다. 특히 배 영감역의 민정기와 성철역의 이성민이 눈길을 끈다. 처음엔 약간 신파조로 흐르던 민정기는 후반부로 들어가자 절제가 몸에 붙으면서 잔잔한 연기를 선보인다. 연극배우 출신인 이성민도 심드렁한 듯 설렁설렁하는 동작과 억세고 짧은 경상도 사투리로 충직하면서 코믹스러운 캐릭터를 잘 살렸다.2005년작,104분. 조태성기자 cho1904@seoul.co.kr
  • [OUR STORY] 실속파는 연말이 즐겁다

    [OUR STORY] 실속파는 연말이 즐겁다

    연말이 다가온다. 가족, 친구, 지인들과 함께하는 연말 모임에 대한 생각도 많아진다. 비싼 카페를 찾거나 화려한 파티를 계획하지 않더라도 충분히 고급스럽고 즐겁게 모임을 만들 수 있는 아이템을 찾아보자면, 당장 와인이 떠오를 것이다. 이전보다는 일상에 가깝고 친숙해졌지만, 여전히 수준을 한 단계 높이는 듯한 고급스러움을 가지고 있는 와인. 가격은 1만∼3만원선으로 생각보다 비싸지도 않은 데다 건강에도 좋다고 알려져 있으니, 이만한 아이템을 찾을 수 있을까. 친구들이 들어가 앉을 수 있는 자그마한 공간 하나, 와인과 어울리는 음식 조금, 분위기를 높일 수 있는 와인 몇 병…. 모임을 위한 몇가지 요소가 갖춰졌다면 이제 소박하고 조촐하게, 하지만 와인 향처럼 풍성한 와인 모임을 시작해보자. 글 최여경기자 kid@seoul.co.kr 사진 손원천기자 angler@seoul.co.kr ■ 와인과 요리의 궁합 보통은 와인과 잘 어울리는 요리로 치즈를 꼽는다. 물론 맛있고 다양한 치즈를 놓고 와인의 풍미를 느끼며 시간을 보내도 좋다. 하지만 열량 생각에 부담이 되고, 좀 더 풍성한 요리와 와인을 즐기고 싶다면 와인과 어울리는 요리를 만들어 내보자. 정성스럽게 마련한 요리로 분위기도 한층 높아지지 않을까. 요리:한지혜 푸드스타일리스트·Silver Spoon(02-549-5470) # 베트남식 야채쌈 야채는 와인뿐 아니라 다른 술안주에도 잘 어울린다. 그냥 내지 말고 여러가지 종류를 라이스페이퍼(쌀전병)에 넣어 쌈을 싼다. 먹기에도 편하고 여러 야채가 어우러져 다양한 맛을 즐길 수 있다. 기호에 따라 햄이나 볶은 고기를 넣어도 좋다. 재료:오이 1/2개, 피망 1개, 파프리카 붉은색·주황색·노랑색 각각 1/2개, 라이스페이퍼 10개, 미나리줄기 10개, 기름 1작은술, 소금 약간,칠리소스(토마토 캐첩 1/4컵, 설탕·다진 양파·고추기름 각각 1큰술, 소금 약간) 만드는 법:(1)오이는 깨끗이 씻어 채 썰고 피망과 파프리카는 씨를 털어낸 후 오이와 같은 굵기로 채 썬다.(2)피망과 파프리카를 기름을 두른 팬에 넣고 소금으로 간을 한 뒤 볶아 풋내를 제거한다.(3)라이스페이퍼를 따뜻한 물에 담가 부드러워지면 (2)와 오이를 넣고 적당한 크기로 쌈을 싼다.(4)데친 미나리줄기로 중간을 감아 장식하고, 칠리소스를 곁들여 낸다. # 방울토마토 마리네이드와 쿠스쿠스 샐러드 쿠스쿠스는 파스타의 재료가 되는 밀가루를 원료로 만든 알갱이로 전채나 샐러드용으로 좋다. 올리브오일에 재워둔 방울토마토와 함께 내면 두 재료가 잘 어울려 가벼운 와인 안주로 좋다. 재료:방울토마토 20개, 칵테일새우 10개, 쿠스쿠스 1컵, 말린 새우 우린 물 11/2컵, 올리브 오일 1큰술, 소금·후추 약간,드레싱(올리브오일 3큰술, 와인식초·설탕·다진 양파 각각 1큰술, 레몬즙 1작은술, 후추 약간) 만드는 법:(1)방울토마토는 꼭지를 떼고 끓는 물에 데친 다음 얼음물에 식혀 껍질을 벗긴다.(2)드레싱을 만들어 방울토마토와 잘 섞어서 1시간 정도 재운다.(3)새우 우린 물을 따뜻하게 데워서 쿠스쿠스를 넣고 랩으로 씌운 뒤 30분 정도 둔다.(4) (3)에 올리브 오일을 넣고 소금, 후추로 간한 뒤 데친 칵테일 새우를 작게 썰어 넣는다.(5)쿠스쿠스 샐러드를 그릇에 담고 (2)의 토마토와 함께 낸다. # 또띠아 토마토소스 스파게티도 와인과 잘 어울리지만 토마토소스를 이용한 색다른 요리를 원할 때는 또띠아를 이용해 한 입 크기의 핑거푸드(finger food)로 만든다. 간단하고 빠르게 좋은 안주를 만들 수 있다. 재료:또띠아(10인치) 4장, 닭가슴살 2개, 소금·후추 약간, 정종 1작은 술, 새송이버섯 3개, 양파 1/2개, 스파게티용 토마토소스 7큰술, 파마산 치즈가루 2큰술, 파슬리 1작은술, 밀가루풀(밀가루:물=1:1) 만드는 법:(1)닭고기는 소금, 후추, 정종으로 밑간하고 노릇하게 구운 후 작게 썬다.(2)얇게 자른 양파와 채 썬 새송이버섯을 팬에 넣고 숨이 꺼질 때까지 볶다가 (1)과 토마토소스, 치즈가루, 파슬리를 넣고 잘 섞는다.(3)또띠아에 (2)를 넣고 잘 말아준 다음 끝을 밀가루풀로 마무리한 다음 한 입크기로 썰어낸다. # 생크림소스를 곁들인 로스트치킨 화이트와인과 생크림을 섞어 만든 소스를 곁들인 닭요리도 와인과 잘 어울린다. 생크림소스의 부드러움과 오븐에서 구워낸 닭의 풍미가 어울려 훌륭한 메인요리가 된다. 재료:닭고기 8조각, 소금·후추 약간, 베이컨 4장, 양파 1개, 양송이버섯 6개, 화이트와인 1컵 반, 생크림 5∼6큰술, 통후추 1작은술, 버터 1작은술, 브로콜리 1/2컵 만드는 법:(1)닭고기는 소금, 후추에 밑간해 놓고 화이트 와인을 1큰술 넣어 재워 놓는다.(2)팬에 버터와 베이컨을 넣고 볶다가 양파를 채 썰어 넣고 다시 볶는다.(3)양파의 숨이 꺼지면 양송이를 넣고 한번 더 볶는다.(4)닭은 센 불에서 겉면이 노릇해지도록 구운 다음 와인과 통후추를 넣는다.(5) (4)에 (3)을 얹어서 180℃에서 30분정도 오븐에서 익힌다.(6)닭을 꺼내 접시에 담고 남은 국물에 생크림을 섞어서 살짝 끓인 뒤 위에 얹는다.(7)데친 브로콜리를 곁들여 낸다. # 삶은 감자와 곁들인 연어 연어는 와인과 잘 어울리는 생선 중 하나. 삶은 감자에 치즈를 넣어 연어와 곁들이면 감자의 단백함과 치즈의 고소함, 훈제된 연어의 향과 맛이 어우러져 좋은 와인안주가 된다. 재료:슬라이스 훈제연어 150g, 감자 2개, 크림치즈 2큰술, 설탕 1작은술, 후추 약간, 블랙올리브 3개,드레싱(올리브오일 1큰술, 설탕·레몬즙 각각 1큰술씩, 씨머스터드 1작은 술, 소금·후추 약간) 만드는 법:(1)감자는 삶아서 부드럽게 으깬 다음 크림치즈, 설탕, 후추를 넣고 섞는다.(2) (1)의 감자를 동그란 한 입 크기로 만든 다음 연어로 감싼다.(3)블랙올리브를 얇게 잘라 올린 다음 드레싱을 뿌려낸다. # 오이에 담은 연어전채 다진 연어에 양파, 케이퍼를 넣으면 독특한 향으로 인해 생선 특유의 비린내가 줄어든다. 오이를 컵 모양으로 만들어 넣으면 담음새도 좋고 오이의 아삭거림과 잘 어울린다. 재료:오이 1개, 슬라이스 훈제연어 100g, 다진 양파 1큰술, 다진 케이퍼 1작은술, 후추·영양부추 약간 만드는 법:(1)오이는 깨끗이 씻어 2㎝ 길이로 자른 다음 소금을 약간 뿌려 수분을 제거한다.(2)연어는 잘게 다진 후 양파와 케이퍼를 넣고 섞는다.(3) (1)의 오이 속을 파내고 (2)를 담아 영양부추로 장식한다. ■ 온도·빛·냄새에 민감 10~18℃ 보관해야 와인은 온도, 습도, 빛, 냄새에 민감하다. 제대로 된 환경을 맞춰주지 않으면 와인은 금세 ‘나이’를 먹게 되고, 변질되기도 한다. 보통은 12∼15℃에서 보관한다.±2~3℃의 범위에서는 1년 이내 보관이 가능하다.10℃ 이하로 내려가면 산소를 흡수하기 쉬운 상태가 돼 산화가 진행된다. 온도 변화가 심하고, 밝은 곳에서는 변질될 수 있으므로 일정 환경을 유지하는 것이 중요하다. 와인 소비가 많아지면서 와인셀러(와인냉장고)의 가격도 많이 떨어졌다.10∼30병의 와인을 최적의 상태에서 보관할 수 있는 와인셀러는 100만원 미만. 하지만 와인애호가가 아닌 경우라면 공간만 차지하기 쉽다. 최근에는 와인 저장 기능을 겸한 김치냉장고를 많이 이용하는 추세. 위니아만도의 ‘딤채 와인 미니’에는 와인 보관 공간이 별도로 나누어져 있다.121ℓ 용량 중 93ℓ가 김치와 신선식품 저장공간,28ℓ가 와인 공간이다. 총 6병의 와인을 넣고, 와인 액세서리를 보관할 수 있다. 대우일렉트로닉스 클라쎄 김치냉장고에는 와인 전용 랙을 갖추고 있다. 와인 보관이 필요할 때는 랙을 이용하고 평상시에는 김치 저장공간으로 쓸 수 있다. ■ 와인 카페 여기가 좋아요 ●베라짜노 1,2층의 실내, 소규모 연회가 가능한 야외 정원으로 구성돼 있다. 테이블마다 널찍한 거리를 유지하고 있어 비즈니스를 위한 공간으로도 좋다. 운치있는 정원을 내려다 볼 수 있는 창가 자리는 예약 필수.8만∼15만원대 와인이 주류. 최근 메뉴를 새단장했다. 서울 청담동,(02)517-3274. ●와인사랑 캐주얼한 와인펍(pub). 다양한 와인은 기본, 맛있는 음식으로도 인기가 있다. 와인을 주문하면 다양한 종류의 빵과 올리브 다이스가 자연스럽게 따라나온다. 추가를 하면 3000원. 단체 파티를 위해 공간을 빌릴 수도 있다. 서울 압구정동,(02)3442-6311. ●크로스비 5개 테이블과 작은 바가 있는 아기자기하고 편안한 카페. 양재천 주변의 자연환경을 그대로 느낄 수 있다. 다양한 주류와 음료를 갖추고 있다. 투박한 느낌의 LP판으로 원하는 음악을 들을 수도 있다.9시 이후는 예약을 하는 게 좋다. 서울 양재동,(02)576-7754. ●와인과 친구들 지난 여름 오픈한 ‘싱싱한’ 와인바. 와인에 따라 요리를 추천해준다. 특히 양고기 스테이크가 맛있다는 평. 홀과 룸에 LCD를 설치해놓고, 와인 관련 영상물을 틀어준다. 룸에서는 소그룹 회의도 가능하다. 서울 청담동,(02)547-7966. ●민가다헌 유명한 퓨전 한식 레스토랑. 각 방마다 고풍스럽고 조용한 분위기를 만들어 고즈넉하게 와인을 즐기기에 좋다. 최근 정원을 멋스럽게 개·보수했다. 서울 인사동,(02)733-2966. ■ 국내 와인시장과 소비트렌드 포도주 계절이다. 지난 16일 프랑스의 햇포도주 보졸레누보가 세계적으로 동시에 출시됐다. 대형 항공사들은 전세기를 띄워 보졸레 누보를 공수해 왔다. 이후 유통업체들도 포도주 판촉행사를 다양하게 진행하고 있다. 하지만 올해 보졸레 누보 분위기가 예년만은 못했다. 다소 가라앉은 분위기다. 지난 7월 프랑스의 주요 포도주 제조업자 조르주 뒤파프가 서로 다른 와인을 불법으로 섞어 판 혐의로 벌금형을 선고받은 사실이 알려졌다. 이에 따라 신뢰도가 떨어지면서 보졸레 누보의 인기에 찬물을 끼얹었다. 또 숙성기간이 짧은 햇포도주는 맛이 가볍고, 맛에 비해 가격이 비싸다는 동호인들의 평가도 보졸레 누보의 인기 상승세를 한풀 꺾었다. 이런 가운데에도 세계적 포도주 거물들의 방한 발걸음이 끊이지 않고 있다. 프랑스 최고의 포도주 등급 보유자이자 ‘와인의 여왕’으로 불리는 샤토 마고의 소유주 코린 멘젤로폴로스와 세계 최고의 포도주 제조업자이자 컨설턴트인 미셀 롤랑이 지난달 각각 한국을 찾았다. 또 샤토 무통 로칠드 150주년 기념으로 바롱 필립 드 로칠드 사장, 프랑스 보르도 크랑크뤼연맹(UGCB) 소속 와이너리 소유주와 경영자 60여명의 방문도 예정돼 있다. 이는 국내 포도주 시장의 신장세가 세계에서 가장 가파르기 때문이다. 국제포도주협회(OIV)는 한국의 연평균 성장세가 25%에 이르는 것으로 보고있다. 한국무역협회에 따르면 포도주 수입액은 2001년 2100만달러에서 지난해 6600만달러로 4년만에 두 배나 증가했다. 국내 포도주 소비 성향도 변화의 조짐을 보이고 있다. 수년 전에는 포도주 전문점에서 구입했으나 최근 대형마트 등으로 유통 채널이 바뀌고 있다. 신근중 신세계 이마트 포도주 바이어는 “소비자들이 1만∼2만원대의 ‘데일리 와인’(매일 마시는 와인)을 많이 찾고 있다.”며 “할인점이나 백화점에선 남성보다 여성고객들이 포도주를 더 많이 찾는다.”고 말했다. 때문에 여성을 위해 달콤하면서 저알코올의 포도주를 많이 구비해 두고 있다. 국내에서 소비되는 포도주 생산지는 프랑스에서 신대륙으로 바뀌고 있다. 삼성테스코 홈플러스 오미경 바이어는 “칠레·호주·아르헨티나 등 신대륙 포도주는 값은 싸면서 우수하다는 평을 받아 인기가 높아지고 있다.”고 말했다. 특히 2004년 칠레와의 자유무역협정(FTA) 체결 이후 칠레산 포도주 신장세가 껑충 뛰고 있다.2002년 4.4%였던 칠레산의 국내 시장 점유율은 지난해 19.8%로 수직 상승했다. 반면 프랑스산 점유율은 2002년 55.4%에서 지난해에는 36.9%로 떨어졌다. 짧은 가을이 아쉽다면 짙은 단풍 빛의 포도주 한 잔으로 가을과의 이별을 달래 보는 것은 어떨까? 이기철기자 chuli@seoul.co.kr ■ 유통업계 와인 할인행사 봇물 현대백화점 압구정본점 포도주 전문점 까브드뱅은 프랑스 보르도 생테밀리옹 지역에서 생산된 2001년산 프랑스 포도주 ‘샤토 고도’(6만 4000원)를 추천했다. 또 2003년산 호주의 ‘토머스 하이랜드 시라즈’(4만 9000원)는 숙성이 잘됐으며 진한 오크향을 느낄 수 있다.2004년산 칠레의 ‘마르케스 카베르네 쇼비뇽’(4만 1000원)은 안데스 산맥의 서늘한 지역에서 재배된 포도를 사용해 맛이 고르다. 갤러리아백화점의 와인숍 에노테카와 비노494는 26일까지 미국 캘리포니아산과 칠레산 포도주 할인행사를 연다.‘댄싱 불 진판델 2003’,‘댄싱 불 쇼비뇽 블랑 2004’,‘산타 이자벨 카베르네 쇼비뇽 2003’,‘산타 이자벨 멜롯 2002’를 33∼44% 할인한 1만 6600∼1만 9600원에 판다. 에노테카의 김진섭 소믈리에는 “맛이 자극적이지 않고 부드러운 프랑스산 적포도주 ‘베스키에 테라세스’(1만 9800원)가 초보자에게 알맞다.”고 추천했다. 칠레산 적포도주 ‘알마비마’(9만 9000원)는 칠레의 콘차이 토로와 프랑스 보르도의 로칠드가 함께 만들었다. 칠레 포도와 프랑스 기술이 만난 포도주로 유명하다. 칠레의 고급 포도주 가운데 하나로 명성만큼 맛이 좋다는 게 김 소믈리에의 설명이다. 신세계 이마트는 29일까지 올해의 햇포도주 ‘보졸레 누보 vs 신세계 누보 와인’이라는 판촉행사를 갖는다. 프랑스산 보졸레 누보(750㎖)의 경우 통제원산지 명칭(AOC) 등급은 1만 9900원, 프랑스라는 이름 말고는 아무런 표시가 없는 등급은 9900원이다. 반면 칠레산 산페드로(500㎖)는 1만 5000원이다. 이마트는 프랑스산 보졸레 누보를 사면 경품행사를 통해 컵, 포도주 등을 준다. 칠레산 누보 1병을 사면 1병을 선물로 주는 행사도 준비했다. 삼성테스코 홈플러스는 2006 보졸레 누보로 ‘장폴’과 ‘마르트노’(이상 1만 9900원)을 내놓고 있다. 포도주 직수입을 강화한 홈플러스는 포도주 1병을 사면 한 병을 더 주는 ‘1+1’ 행사를 매주 하고 있다. 홈플러스는 프랑스산의 지네스테, 무통카데, 칠레의 산타리타, 호주의 옐로 테일 등의 포도주를 권하고 있다. 이런 포도주들은 저렴한 가격대부터 4만원대까지 고루 갖추고 있어 선물 하기에도 좋다. 국내 최대의 포도주 수입업체 금양인터내셔널은 부드러운 비단같은 느낌으로 목 넘김이 부드러운 프랑스산 ‘마스카롱 퓌스앵 생테밀리옹’(3만 9000원), 단풍 로고가 예쁜 미국산 ‘터닝리프 카베르네 쇼비뇽’(1만 5000원), 전형적인 보르도 풍미의 ‘지네스테 보르도 레드’(1만 8000원) 등을 추천한다. 칠레 포도주로 ‘1865 카르미네르’나 ‘가스티요 데 몰리나 카베르네 쇼비뇽’, 이탈리아 ‘일듀칼레’도 가을 정취에 알맞은 포도주로 추천했다. 이기철기자 chuli@seoul.co.kr
  • [19일 TV 하이라이트]

    ●특별기획-진실(YTN 오후 11시5분) 신성한 학원을 지켜야 한다는 주장으로 독재 정권의 미움도 받았지만 점거 농성 학생들을 눈물로 설득해 해산시켰던 최종길 서울대 교수. 중앙정보부에 출두한 지 사흘 만에 싸늘한 시체가 되어 돌아왔다. 그의 죽음에는 시체에 대한 엇갈리는 진술, 비정상적인 시체처리과정 등 수많은 의문점이 있었다. ●다큐, 죽마고우(EBS 오전 7시20분) 태어나면서부터 앞을 볼 수 없었던 1급 시각장애인 김지선(10)양. 어려운 형편에도 딸의 미래를 걱정하던 어머니는 지선이에게 바이올린을 가르쳤고, 뜻밖에 천부적인 음감이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마음으로 느끼는 음악인이 되겠다는 당찬 소녀, 바이올리니스트 지선이의 꿈 이야기를 들어보자. ●특집다큐(SBS 오전 6시50분) 청렴은 양심으로 지켜야 할 문제의 것이 아니다. 이제는 시스템화하여 의무적으로 지켜야 할 필수적인 것이 되었다. 청렴이 국가 경쟁력과 직결되고 있는 지금 우리나라도 청렴에 대해 새로운 시스템을 도입하고 여러 가지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강력한 제도 아래 지켜야 할 규칙으로 생각해야 할 것이다. ●신비한TV 서프라이즈(MBC 오전 10시50분) 1848년 미국 뉴욕. 세 자매는 아빠를 따라 유령이 나온다는 소문 때문에 집값이 유난히 싼 목조 가옥으로 이사를 오게 된다. 세 자매만 있던 어느 날 밤, 누군가 벽을 두드리는 소리가 들리고 세 자매는 벽을 두드리는 누군가와 대화를 시도한다. 놀랍게도 그건 그 집에서 살해당한 남자 유령인데…. ●반올림#3(KBS2 오전 8시50분) 아영의 뒤를 쫓는 남자, 어느 날은 검은 튤립이 담긴 선물 상자를 받기도 한다. 아영은 그 남자가 누구인지 알아채고, 좋아한다고 말하는 그에게 남자친구가 있으니 괴롭히지 말라고 잘라 말한다. 그런데도 포기하지 않고 달려드는 그 남자. 그 순간 이준이 달려들어 남자를 막아주다가 상처를 입게 된다. ●일요다큐 산(KBS1 오후 11시50분) 일본 중부 산악국립공원 내에 위치한 일본 최고의 비경지대로 손꼽히는 곳으로 일본 열도의 중앙부에 남북으로 뻗어있고,3000m가 넘는 일본의 26개 봉우리 중 12개가 집중돼있어 ‘일본의 지붕’이라고 불리는 북알프스. 아름다운 단풍과 푸른 하늘, 그리고 흰 설산. 호다카다케의 만추를 소개한다.
  • “담배 빼 피는 아들에 놀라 함께 일지 쓰며 금연성공”

    “말기 암으로 죽마고우가 숨지기 전날, 금연을 결심했습니다.”“아들이 담배를 핀다는 사실을 알고 깜짝 놀라 끊기로 했죠.” 지난 14일 오후 은평문화예술회관 대회의실에서는 은평구(구청장 노재동)에서 마련한 ‘금연성공사례 발표’가 열렸다. 김시흥(은평구 녹번동)씨는 “1년 동안 두 번이나 금연에 실패한 골초”라고 자신을 소개했다. 평소 하루에 담배 세 갑 이상을 피웠다는 김씨는 “처음 금연을 시도했을 때에는 금단현상으로 휴대전화를 부수고 그것도 모자라 집 2층에서 뛰어내리려고 하다 부인에게 잡혀 죽도록 혼났다.”면서 “친구들과 함께 시도한 2차 금연도 허사로 끝났고, 세번째에 구 보건소를 찾아 도움을 받으면서 금연에 성공할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김낙연(은평구 갈현동)씨는 말기암에 걸린 친구를 보고 30년이 넘도록 핀 담배를 끊기로 마음먹었다. 처음 7개월 동안 금연에 성공했지만, 무심코 다시 입을 댄 담배 한 대에 금연계획이 무너졌다고 했다. 하지만 고등학생인 아들의 서랍에서 담배와 라이터, 담뱃재를 담는 병을 발견한 김씨는 그야말로 가슴이 철렁했다. 그는 “내 담뱃갑에서 한 개피씩 빼가면서 아들이 담배를 배웠다는 생각에 죄책감이 들었다.”면서 “보건소의 도움을 받아 아들과 함께 금연을 하고, 아들이 잘 볼 수 있도록 금연일지를 작성했다.”고 말했다. 김씨는 지난 2001년 10월 이후 완전히 담배를 끊었다고 자랑스럽게 이야기해 청중의 박수를 받았다.유지혜기자 wisepen@seoul.co.kr
  • [종교건축 이야기] (16)‘천불천탑’의 야외 법당 화순 운주사

    [종교건축 이야기] (16)‘천불천탑’의 야외 법당 화순 운주사

    조계종 제21교구 본사 송광사의 말사인 운주사(전남 화순군 도암면 대초리 20·사적 312호)는 말 그대로 ‘신비의 땅’이다. 무등산 자락인 영귀산 아래 대초리·용강리 일대 길 옆이며 산자락에 수많은 불상과 불탑이 늘어서 있어 ‘천불천탑’사찰로 불리는 명소. 창건 시기나 가람과 관련된 정확한 기록들이 남아있지 않아 숱한 설화들이 전해지며 지금도 이런저런 이야기들이 횡행하고 있다. 번듯한 전각은커녕 사찰에선 반드시 갖춰야 할 천왕문·사천왕상조차 없는 파격의 절집. 전통의 양식에선 한참 비켜 선 채 불탑·불상의 야외전시장쯤으로 비쳐지지만 사찰 곳곳에 서린 민중의 소박한 염원이며 도공들의 애틋한 정성 때문에 많은 이들의 발길이 이어진다. 사찰의 이름대로라면 ‘구름이 머물다 가는 절’. 먼 옛날부터 運舟,運柱,雲柱,雲住 등 다양하게 불려왔지만 1984년부터 1989년까지 네 차례에 걸친 전남대박물관의 발굴조사를 통해 ‘雲住寺’라 새겨진 암막새 기와가 확인되면서 ‘구름이 머물다 가는 절’이란 ‘雲住寺’가 일반화됐다. 여러 이름만큼 누가 어떤 이유로 세웠는지에 얽힌 이야기도 가지가지다. 인근 마을에 중국설화에 전하는 선녀 마고할미의 이름을 딴 폭포와 손가락자국, 지팡이 바위가 있다고 해서 붙여진 ‘마고할머니 전설’, 신라 고승 운주화상이 신령스러운 거북이의 도움을 받아 창건했다는 이야기, 미래불 미륵의 혁명사상을 믿는 천민과 노비들이 모여 세웠다는 설…. 이 가운데 가장 대표적인 것이 도선국사 창건설이다. 신라 말 도선국사가 한반도를 배의 형국으로 보고 동쪽엔 산이 많지만 서쪽엔 산이 없어 나라의 운세가 일본으로 치우치는 것을 막기 위해 배의 명치 부분인 운주사를 조성해 균형을 잡았다는 것이다. 하지만 이런 이야기들은 모두 한낱 ‘설’일 뿐 역사적 근거가 없다. 중종25년(1530년) 신증동국여지승람(홍언필 편찬) ‘능성현조’의 “사찰 좌우 산등성이에 천불천탑과 석조 불감이 있는 운주사가 있다.”는 기록과 전남대박물관이 발굴한 암막새 기와와 ‘옴마니반메훔-밀교사원’이라 새겨진 수막새기와 등에 ‘운주사´란 이름이 등장한다. 이것 말고도 ‘동국여지승람’,‘여지도서’, 사찰지 ‘범우고’, 김정호의 ‘대동지지’ 등에도 이름이 들어있지만 모두 “천불천탑이 있다.”“폐사되었다.”는 정도의 단순한 내용이 고작이다. 학계에선 불상과 탑의 양식으로 미루어 대체로 11세기에 창건,12세기에 천불천탑이 조성됐고 13세기에 백제탑 등 다른 석탑이 추가 제작됐으며 정유재란 때 폐사된 것으로 본다.1942년까지 사찰 안팎에 석불 213기와 석탑 30기가 있었으나 지금 남아있는 것은 석불 70기와 석탑 12기가 전부. 하지만 최근까지도 곳곳에서 불상과 불탑의 조각과 흔적들이 발굴되고 있는 만큼 실제로 천불천탑이 있었을 것이란 주장에도 힘이 실리고 있다. 평지와 야산 측면의 암벽 위아래에 무리지어 서있는 석불들은 대부분 큰 돌의 앞면만 조각한 평판상인데 기법이 아주 치졸하다. 정통적인 양식에선 한참 동떨어진 채 한결같이 못생겼다. 불상의 이목구비 생김새나 비례, 조형미가 엉성해 부처의 위엄은 도무지 찾아볼 수 없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할아버지·할머니 부처, 아빠엄마 부처, 아들딸 부처, 아기부처처럼 친숙한 우리 이웃들의 애환과, 구원을 바라는 민중의 표정을 사실적으로 다듬어내려 애쓴 석공들의 토속적인 심성엔 깊은 정이 절로 느껴진다. 고은 시인은 그래서인지 “지지리도 못나 말 한마디 못하고 울지도 못하고 56억 7000만년 후에 올 후천개벽을 기다리지 못하고 그만 죽어버린 운주 천탑”이라는 말을 남겼다. 그런가 하면 소설가 황석영의 소설 ‘장길산’에서 운주사는 “새 세상을 꿈꾸며 천불천탑을 세우려다 실패한 통한의 땅”으로 그려진다. 다른 고찰들에서 보이는 번듯한 전각도 찾아볼 수 없다. 도선국사가 사찰을 지을 당시 공사를 총지휘했다고 전해지는 공사바위 아래에 옹기종기 모여 있는 대웅전이며 지장전, 산신각, 일주문은 모두 1990년대 이후 만들어진 것. 허술한 가람과는 달리 사찰 중심의 석조불감(보물 797호)과 원형다층석탑(보물 798호), 일주문 안쪽의 구층석탑(보물 796호)은 다른 곳에선 찾아볼 수 없는 독특한 것들이다. 이 가운데 석조불감은 판석으로 만든 감실 안에 두 개의 불상을 꽉 차게 봉안한 게 인상적이다. 불상은 서로 등을 맞대고 앉은 형식인데 사찰 한가운데 본존을 모신 것으로 보아 바로 이곳이 야외법당이 아니었을까 생각해본다. 석조불감 바로 북편의 원형다층석탑도 이색적이다. 탑신부의 옥신과 옥개석을 모두 원반형으로 꾸민 이 석탑은 6층이 남아있지만 전통적으로 홀수 탑을 세웠던 것으로 미루어 원래는 7층이었을 것으로 보인다. 구층석탑은 운주사에서 가장 규모가 큰 탑. 큰 자연석 기단 위에 9층을 올렸는데 탑신의 각 면에 새긴 마름모꼴이나 그 안의 꽃문양은 이곳에서만 보여지는 특이한 것이다. kimus@seoul.co.kr ■ 무게 250t 자연석에 새긴 세계유일의 석조 ‘부부와불’ 운주사의 석불·석탑들을 만드는 데 썼던 응회암 채석장이 있는 서쪽 야산 정상엔 세계 유일의 거대한 돌(石) 와불이 있다. 신도들이 탑돌이하듯 이 와불 주위를 도는 모습을 흔히 볼 수 있을 만큼 운주사에서 가장 인기있는 유적이다. 부처님이 옆으로 비스듬히 누운 형태의 일반적인 열반상과는 달리 앉은 모습의 비로자나불(길이 12.7m, 무게 150t 추정)과 선 모습의 석가모니불 입상(길이 10.26m, 무게 100t 추정)이 자연석에 나란히 조각된 형태. 두 불상이 나란히 누웠다 해서 ‘부부와불’로 통한다. 도선국사가 새로운 세상을 열기 위해 천불 천탑을 하루 낮밤에 세운 뒤 맨 마지막에 두 부처를 세우려 했으나 공사 말미에 일을 싫어한 동자승이 일부러 “꼬끼오” 닭소리를 내자 석공들이 날이 샌 줄 알고 하늘로 가버려 와불로 남게 됐다는 이야기가 얽혀 있다. 와불 바로 아래엔 그 동자승이 벌을 받아 시위불(머슴미륵)로 변했다는 석불입상이 서있어 전설에 흥미를 더한다. 와불과 관련해 오래 전부터 “와불이 일어나는 날 이곳이 세상의 중심이 된다.”는 말이 떠돌았으며 일제강점기에 이 속설을 믿은 일본인들이 불상을 훼손했다는, 조금은 황당한 이야기도 있다. 자세히 들여다보면 두 석불의 북쪽 다리 부분이 남향의 머리 부분에 비해 5도가량 경사져 있을 뿐만 아니라 좌상·입상 다리 부분과 좌상·입상 사이에 떼어내려 했던 흔적처럼 보이는 틈도 있다. 결국 산 꼭대기에 있던 암반에 불상을 조각하긴 했지만 떼어내지 못한 ‘미완성 불상’으로 보여진다. 전문가들은 “일으켜 세울 수 없는 돌부처를 암반에 조각했을 리 없고,250t은 충분히 됨 직한 거대한 석불들을 어떻게 일으켜 세울 작정으로 암반에 조각했는 지를 고려할 때 설계 잘못으로 인한 공사중단으로 볼 수밖에 없다.”는 쪽으로 가닥을 잡고 있다.
  • [서울대공원 동물원에 가보았지] 오랑우탄 내분 공주님 때문?

    [서울대공원 동물원에 가보았지] 오랑우탄 내분 공주님 때문?

    ‘아기 오랑우탄 내분사건?’ 동물원의 인기를 독차지하고 있는 아기 오랑우탄들 사이에서 유독 한 마리가 친구들과 어울리지 못해 사건의 진상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사건의 중심은 올해로 3살이 된 보미(♀). 보미는 750g의 미숙아로 태어나 어미에게 버림받고 사람 손에서 자랐다. 사육사들의 극진한 보살핌으로 건강하게 자라난 보미는 초롱초롱한 눈망울과 반짝이는 털빛깔 등으로 나들이만 나서면 손님들과 사진찍기에 바쁜 ‘스타’로 부상하기도 했다. 하지만 언제까지 보미를 사람 손에서 키울 수는 없는 일. 올 4월 다른 아기 오랑우탄들이 있는 우리에 보미를 합사시키면서 사건은 시작됐다. 보미는 보석이(♂·4살), 보라(♀·4살)와 통 어울리지를 못했다. 보석이와 보라가 놀자고 쫓아다녀도 피하기만 하고, 혼자 고독을 씹기를 즐겼다. 일각에서는 ‘부잣집 귀한 딸’처럼 자란 보미가 일반 오랑우탄들 사이에서 적응을 하지 못한다는 반응을 보였다. 한편에서는 사람들만 상대하던 보미가 본인이 오랑우탄이란 사실을 잊고 오랑우탄으로서의 생활본능조차 잃어버린 것이 아니냐는 지적도 일었다. 하지만 보석이와 보라에게서 원인을 찾아야 한다는 주장도 만만치 않다. 처음부터 보미에게 관심을 보이던 보석이는 보미가 피할수록 자기를 좋아하면서 튕기는 것이라 생각을 했는지 점점 더 적극적으로 대시를 했다. 죽마고우였던 보석이가 새로 온 보미에게만 관심을 보이며 엉겨붙는 모습을 본 보라의 심정이 어떠했을지는 굳이 언급할 필요도 없다. 그때부터 보라의 심술이 시작됐다. 보미의 등과 얼굴을 때리는 장면이 수시로 목격됐다. 보석이의 집적거림과 보라의 구박에 스트레스를 참지 못한 보미가 난폭함을 보이는 등 비뚤어지기 시작했다. 이에 사육사들은 보석이를 제외하고 보라와 보미를 합사시켰다. 그러자 보미가 밥을 먹을 때나 물놀이를 할 때 슬금슬금 보라의 행동을 따라하며 조금씩 개선되는 모습을 보였다. 이에 동물원에서는 보라와 보석이를 번갈아 조금씩 보미와 합사시키면서 보미가 친구들과 어울릴 수 있도록 배려하고 있다. 동물원에서 소문난 ‘공주님’인 보미가 언제쯤 오랑우탄으로서의 진면목을 찾을 수 있을지 기대된다. 유지혜기자 wisepen@seoul.co.kr
  • [04일 TV 하이라이트]

    ●스페셜-진실 제1편(사랑을 시작하다, 전태일)(YTN 오후 11시5분) 투쟁과 분신의 화신(化身)이 아닌 사랑의 청년 전태일을 들여다본다. 전태일은 모범 업체를 만들어 여공들에게 인간적인 근로 환경과 합리적인 임금을 주고 맞춤 학생복을 기성복으로 만들어 원가를 낮추겠다고 계획했다. 전문가에게 의뢰해 타당성을 분석해 본다.   ●다큐, 죽마고우(EBS 오전 7시20분) 한국 최초의 장애인 난타팀 ‘두들소리’.7명의 지체 장애인으로 구성된 두들소리는 각종 행사에 초청되어 유명세를 치르고 있다. 한 복지원에서 함께 생활하며 연습 중인 그들의 뒤에는 정은희 사회복지사가 있다. 자신의 24시간을 팀과 함께 하며 열정과 땀으로 이루어낸 ‘두들소리’ 난타공연을 감상해 본다.   ●역사기행(KBS1 오후 11시) 중국과 로마를 잇는 좁은 외길 통로에 있는 ‘하서회랑’. 사막 가운데의 오아시스로 연결된 이 길은 수많은 민족들이 실크로드를 개척하기 위해 투쟁한 길이기도 하다. 동덕여대 서용 교수와 함께 하서회랑이 시작되는 중국 란저우를 출발해 종점인 둔황까지 가면서 둔황이 왜 아시아의 창이 됐는가를 알아본다.   ●환상의 커플(MBC 오후 9시40분) 리조트를 거닐던 공 실장은 아르바이트 나온 아줌마들 일행 중에 자신의 첫사랑 계주 누님을 만나게 된다. 공 실장은 놀러오라며 스파 이용권을 공짜로 준다. 계주는 동네 아줌마들과 강자, 안나를 데리고 리조트로 향한다. 안나가 온 것을 본 공 실장은 직원들이 못 보게 계주 일행이 들어서는 걸 막으려 한다.   ●결정! 맛 대 맛(SBS 오전 10시50분) 입동을 앞두고 뜨끈한 겨울나기 국물 대결이 펼쳐진다. 우리나라의 국물 음식을 탕, 찌개, 전골로 분류하고 각 부문을 대표하는 국물음식으로 설렁탕, 생태찌개, 송이버섯전골을 소개한다. 본격 대결에서는 한국 대표 국물인 우족탕과 이에 맞선 중국 대표 국물음식인 훠궈의 대결이 펼쳐진다.   ●가치대발견 보물찾기(KBS2 오전 9시45분) 전국 곶감의 60%가 생산되는 곶감의 고장 상주. 최고의 수확량을 자랑하는 상주의 300년 감나무의 총 가치는 얼마나 될까? 한국의 대표 장수마을인 전북 순창 방화마을. 80세 이상 노인만도 9명. 그 가운데 최고령자 103세의 박복동 할머니가 있다. 박복동 할머니의 장수비결이 공개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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