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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엘리자베스 여왕 알현 뒤 정식 임명

    엘리자베스 여왕 알현 뒤 정식 임명

    리즈 트러스(오른쪽) 영국 집권 보수당의 신임 당대표가 6일(현지시간) 스코틀랜드 밸모럴성을 예방해 엘리자베스 2세(왼쪽) 여왕의 손을 잡고 있다. 엘리자베스 2세 여왕은 이날 트러스 대표를 신임 총리로 정식 임명했다. 트러스 총리는 영국 역사상 마거릿 대처, 테리사 메이에 이어 세 번째 여성 총리이며 첫 40대 여성 총리다. 그는 첫 공식 업무로 에너지 위기에 대한 대응 방안을 발표할 예정이다. 스코틀랜드 AP 연합뉴스
  • 47조원 감세 내걸고 당선… 영국 ‘제2 철의 여인시대’ 열렸다

    47조원 감세 내걸고 당선… 영국 ‘제2 철의 여인시대’ 열렸다

    영국이 마거릿 대처(1979~1990년 재임) 전 총리 이후 다시 ‘철의 여인’ 시대를 연다. 지난 7월 사임 의사를 밝힌 보리스 존슨 총리의 뒤를 이어 강경 보수파인 리즈 트러스(47) 외무장관이 다우닝가 10번지(영국 총리관저)의 새 주인이 됐다. 이로써 그는 대처와 테리사 메이(2016~2019년 재임)에 이어 역사상 세 번째 여성 총리이자 최초의 40대 여성 총리가 된다. 의원내각제인 영국은 집권당 대표가 총리를 맡는다. 신임 총리는 40년 만에 최악의 인플레이션 위기를 풀어야 하는 과제를 안고 있다. 5일(현지시간) 보수당 대표 선거를 감독하는 평의원 모임인 1922위원회에 따르면 트러스 장관은 보수당 대표 선거에서 총 8만 1326표(57.4%)를 얻어 6만 399표(42.6%)를 얻은 리시 수낵 전 재무장관을 제치고 승리를 거머쥐었다. 지난 6주간 약 17만명의 보수당원들이 우편과 인터넷을 통해 투표에 참여했다. 영국 BBC는 이번 선거의 투표율(82.6%)이 높은 편이었으며 두 후보가 예상보다 박빙의 승부를 벌였다고 분석했다. 트러스 장관은 영국 경제를 침체에서 살려 낸 대처 전 총리의 후계자를 자처하며 강한 영국의 부활을 꿈꾸는 보수당원의 마음을 얻었다. 그는 “경제 불평등 해소보다 성장”을 강조하며 법인세 인상안 폐지 등 300억 파운드(약 47조 3000억원) 규모의 강력한 감세정책으로 기업 투자를 촉진해 경제를 살리겠다는 공약을 내걸었다. 존슨 총리가 파티 게이트 등 각종 추문으로 위기에 빠졌을 때 그를 옹호해 보수당원들의 인정을 받기도 했다.트러스 장관은 당선 소감을 통해 “세금을 줄이고 경제를 성장시키기 위한 ‘대담한 계획’”을 예고했다. 우크라이나 사태로 촉발된 에너지 위기에 대한 발 빠른 대응도 선언했다. 대(對)러시아 강경론을 주도해 온 그는 당선 소감에서 “에너지 요금과 장기적인 에너지 공급 문제에 대처할 것”이라고 밝혔다. 텔레그래프와 더 타임스 등 영국 언론들은 이날 트러스 장관이 에너지 요금을 동결하는 방안을 유력하게 검토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다만 보수층이 지지하는 ‘브렉시트’(영국의 EU 탈퇴)를 반대하던 가운데 존슨 내각이 출범하자 돌연 옹호로 입장을 뒤집은 전력 때문에 “승진을 위해 마음을 풍향계처럼 바꿀 수 있는 사람”(워싱턴포스트)이란 부정적 평가도 받는다. 대대적인 감세 정책이 정부 차입을 늘리고 인플레이션을 악화시킬 것이라는 비판도 불식시키지 못했다. 차기 총리의 앞길은 험난하다. 숨 돌릴 새 없이 에너지 요금 급등에 따른 생계비 문제 대책을 내놔야 한다. 중앙은행인 영란은행(BOE)은 오는 10월 물가상승률이 42년 만에 최고치인 13.3%에 달할 것으로 전망한다. 골드만삭스는 에너지 비용이 현재 속도로 계속 상승할 경우 내년 영국의 물가상승률이 22%에 달할 수 있다고 내다봤다. 신임 총리는 6일 스코틀랜드 밸모럴궁에서 존슨 총리와 함께 엘리자베스 2세 여왕을 알현한 뒤 취임한다.
  • 英 대처 이후 다시 ‘철의 여인’ 시대 열렸다

    英 대처 이후 다시 ‘철의 여인’ 시대 열렸다

    영국이 마거릿 대처(1979~1990년 재임) 전 총리 이후 다시 ‘철의 여인’ 시대를 연다. 지난 7월 사임 의사를 밝힌 보리스 존슨 총리의 뒤를 이어 강경 보수파인 리즈 트러스(47) 외무장관이 다우닝가 10번지(영국 총리관저)의 새 주인이 됐다. 이로써 그는 대처와 테리사 메이(2016~2019년 재임)에 이어 역사상 세 번째 여성 총리이자 최초의 40대 여성 총리가 된다. 의원내각제인 영국은 집권당 대표가 총리를 맡는다. 신임 총리는 40년 만에 최악의 인플레이션 위기를 풀어야 하는 과제를 안고 있다. 57.4%로 당선... 47조원 감세 추진 5일(현지시간) 보수당 대표 선거를 감독하는 평의원 모임인 1922위원회에 따르면 트러스 장관은 보수당 대표 선거에서 총 8만 1326표(57.4%)를 얻어 6만 399표(42.6%)를 얻은 리시 수낵 전 재무장관을 제치고 승리를 거머쥐었다. 지난 6주간 약 17만명의 보수당원들이 우편과 인터넷을 통해 투표에 참여했다. 영국 BBC는 이번 선거의 투표율(82.6%)이 높은 편이었으며 두 후보가 예상보다 박빙의 승부를 벌였다고 분석했다. 트러스 장관은 영국 경제를 침체에서 살려 낸 대처 전 총리의 후계자를 자처하며 강한 영국의 부활을 꿈꾸는 보수당원의 마음을 얻었다. 그는 “경제 불평등 해소보다 성장”을 강조하며 법인세 인상안 폐지 등 300억 파운드(약 47조 3000억원) 규모의 강력한 감세정책으로 기업 투자를 촉진해 경제를 살리겠다는 공약을 내걸었다. 존슨 총리가 파티 게이트 등 각종 추문으로 위기에 빠졌을 때 그를 옹호해 보수당원들의 인정을 받기도 했다. 트러스 장관은 당선 소감을 통해 “세금을 줄이고 경제를 성장시키기 위한 ‘대담한 계획’”을 예고했다. 우크라이나 사태로 촉발된 에너지 위기에 대한 발 빠른 대응도 선언했다. 대(對)러시아 강경론을 주도해 온 그는 당선 소감에서 “에너지 요금과 장기적인 에너지 공급 문제에 대처할 것”이라고 밝혔다. 텔레그래프와 더 타임스 등 영국 언론들은 이날 트러스 장관이 에너지 요금을 동결하는 방안을 유력하게 검토하고 있다고 보도했다.다만 보수층이 지지하는 ‘브렉시트’(영국의 EU 탈퇴)를 반대하던 가운데 존슨 내각이 출범하자 돌연 옹호로 입장을 뒤집은 전력 때문에 “승진을 위해 마음을 풍향계처럼 바꿀 수 있는 사람”(워싱턴포스트)이란 부정적 평가도 받는다. 대대적인 감세 정책이 정부 차입을 늘리고 인플레이션을 악화시킬 것이라는 비판도 불식시키지 못했다. 13% 물가 폭등·에너지 대란 대응 과제 차기 총리의 앞길은 험난하다. 숨 돌릴 새 없이 에너지 요금 급등에 따른 생계비 문제 대책을 내놔야 한다. 중앙은행인 영란은행(BOE)은 오는 10월 물가상승률이 42년 만에 최고치인 13.3%에 달할 것으로 전망한다. 골드만삭스는 에너지 비용이 현재 속도로 계속 상승할 경우 내년 영국의 물가상승률이 22%에 달할 수 있다고 내다봤다. 신임 총리는 6일 스코틀랜드 밸모럴궁에서 존슨 총리와 함께 엘리자베스 2세 여왕을 알현한 뒤 취임한다.
  • 트러스 영국 차기 총리 유력..보수당 대표 당선 확률 92%

    트러스 영국 차기 총리 유력..보수당 대표 당선 확률 92%

    지난 7월 사임을 발표한 보리스 존슨 총리를 이을 영국의 차기 총리가 오는 5일(현지시간) 결정된다. 16만명에 달하는 보수당 당원 투표가 2일 끝나면서 새 대표 당선인이 자동으로 총리에 낙점된다. 영국 텔레그래프는 이날 리즈 트러스(47) 외무장관이 리시 수낵(42) 전 재무장관을 꺾고 보수당 대표(차기 총리)가 될 확률이 92%에 달한다고 점쳤다.이변이 없는 한 감세를 통한 경기부양을 주요 공약으로 내세운 트러스 장관이 마거릿 대처, 테리사 메이 전 총리에 이어 3번째 여성 총리가 될 것으로 전망된다. 지난 6주 동안 영국 전역에서 선거 운동을 통해 약 16만명에 달하는 보수당원들이 우편이나 온라인으로 투표했다. 그 결과는 5일 낮 12시 30분에 발표될 예정이고, 신임 대표의 총리 취임은 6일 엘리자베스 2세 여왕을 알현한 뒤 이뤄진다. 영국에서 총리 임명은 여왕의 핵심 권한이다. 엘리자베스 2세의 70년 재위 기간 총리는 윈스턴 처칠을 포함해 15명으로 늘게 된다. 통상 버킹엄궁에서 이뤄진 신임 총리의 여왕 접견은 고령 등을 감안해 이번에는 여왕의 여름 휴가지인 스코틀랜드 밸모럴성에서 열린다. 영국 역사상 최초의 비백인 총리로 물망에 올랐던 수낵 전 장관은 보수당 내 ‘배신자’ 낙인을 떨쳐내는 데 끝내 실패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당초 집권당 하원의원을 상대로 한 5차례 경선에서 줄곧 1위를 고수한 수낵 전 장관은 당원 선거가 시작되자 마자 전세가 역전됐다. 그에게 당원들이 등을 돌린 결정적 이유는 그가 존슨 총리 퇴출에 앞장 섰다는 미운털이 박힌 게 컸다. 여기에다 인도 재벌가 부인의 세금납부 회피 논란도 표심 이탈의 원인이 됐다. 보수당 관계자는 “수낵 전 장관이 낙선한다면 칼을 직접 휘두른 자는 왕관을 쓰지 못한다는저주를 극복하지 못한 격”이라고 말했다.반면 트러스 장관은 선거 운동 내내 존슨 총리에 대한 충성심을 강조하면서 밑바닥부터 당심을 다졌다는 평가가 나온다. 보수당 상징으로 ‘철의 여인’이라 불릴 정도로 강성이었던 대처 전 총리를 공공연하게 ‘롤 모델’로 내세운 전략이 당원들에게 통했다는 점이다. 트러스 장관은 당초 브렉시트 투표에서는 유럽 잔류를 지지했지만 외무장관으로 발탁된 후 강경한 브렉시트 지지 노선으로 돌아섰다.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러시아나 중국에 대해서도 초강경 입장이다. 차기 총리가 맞닥트릴 상황은 암울하다. 당장 우크라이나 전쟁 이후 치솟은 에너지 요금으로 인한 생계난부터 인플레이션과 경기침체 위기를 돌파해야 한다. 영국은 올 들어 주요 7개국(G7) 중 물가는 최고 수준을 기록하고 있는 반면 경제성장률은 최하위권에 머물고 있다.
  • 트러스, 승기 잡았지만… ‘트러소노믹스’엔 물음표

    트러스, 승기 잡았지만… ‘트러소노믹스’엔 물음표

    보수당 설문서 수낵에 34%P 앞서트러스, 감세 통한 경기부양 공약국가재정 악화·인플레 자극 지적EU와 정면충돌… 무역 고립 우려영국의 차기 총리를 선출하는 영국 보수당 대표 선거가 지난 2일(현지시간) 시작된 가운데 러시아에 대한 강경론을 이끄는 리즈 트러스(사진) 외무장관이 리시 수낵 전 재무장관을 제치고 승기를 굳히고 있다. 다만 ‘감세를 통한 경기 부양’으로 대표되는 트러스 장관의 경제 구상인 이른바 ‘트러소노믹스’(Trussonomics)에 대해서는 우려의 목소리가 쏟아진다. 4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 등에 따르면 영국 여론조사기관 유고브와 일간 더타임스가 지난달 29일부터 이달 2일까지 보수당 당원 1043명을 대상으로 한 여론조사 결과 트러스 장관의 지지율이 60%로 수낵 전 장관(26%)을 34% 포인트 차로 앞섰다. 지난달 20일 시행한 같은 조사 때보다 격차(18% 포인트)를 더 벌려 트러스 장관이 치고 나가는 모양새다. 3일 보수당 홈페이지에서의 당원 대상 설문조사에서는 트러스 장관이 58%, 수낵 전 장관이 26%의 지지율을 얻었다. 경선 초기에는 수낵 전 장관이 선두를 달렸으나 트러스 장관이 페니 모돈트 국제통상부 장관, 사지드 다비드 전 교육부 장관 등 내각의 지지를 받으며 역전을 이뤄냈다. 마거릿 대처(1925~2013) 전 총리를 ‘롤모델’로 삼는 트러스 장관은 대대적인 감세 공약을 무기로 재무부 장관 재임 시절 증세 정책을 폈던 수낵 전 장관을 공격하고 있다. 법인세율 인상 철회와 에너지 요금에 부과된 녹색부담금 면제 등 감세를 내세운 그는 “높은 세금이 투자와 성장을 가로막는다”면서 “높은 생활비로 어려움을 겪는 가정을 위해 임기 첫날부터 감세를 시작할 것”이라고 단언했다. 또한 ‘북아일랜드 의정서’의 수정을 강행하며 유럽연합(EU)과의 충돌을 불사하고, 스코틀랜드 독립 주민투표를 추진하는 니컬라 스터전 스코틀랜드 자치정부 수반을 향해 “그와 함께 하는 가장 좋은 방법은 그를 무시하는 것”이라고 일갈하기도 했다. 그러나 ‘트러소노믹스’에 대해서는 모순을 지적하는 목소리가 나온다. 영국의 물가상승률이 지난달 9.8%에 달한 가운데 감세가 인플레이션을 부추길 것이라는 지적이다. 감세 규모가 300억 파운드(약 47조 7000억원)에 달하는데, 이는 국가 재정을 악화시키고 공공·필수 부문 등을 열악하게 할 것이라는 우려도 나온다. 또한 그가 북아일랜드 의정서를 수정하는 등의 ‘EU 회의론’이 영국의 무역 고립을 심화시킬 것이라고 영국 인디펜던트는 지적했다. ‘트러소노믹스’ 구상은 벌써 진통을 겪고 있다. 그는 공공부문 종사자들의 임금을 삭감해 정부 지출을 88억 파운드(14조원) 절감한다는 구상을 내놓았다가 공공부문 노동조합의 반발에 부딪히자 “언론에 의해 잘못 전달됐다”며 하루 만에 철회했다.
  • 첫 인도계 vs 제2의 대처… 英 총리 2파전

    첫 인도계 vs 제2의 대처… 英 총리 2파전

    영국에서 첫 인도계 총리가 탄생할까 아니면 마거릿 대처 전 총리를 추앙하는 세 번째 여성 총리가 나올까. 20일(현지시간) 가디언 등에 따르면 보리스 존슨 총리의 후임 경쟁이 리시 수낵 전 재무장관과 리즈 트러스 외교장관의 이파전으로 압축됐다. 이날 집권 보수당 하원의원이 투표한 5차 경선에서 수낵 전 장관이 137표, 트러스 장관이 113표를 얻어 각각 1위와 2위로 최종 후보가 됐다. 모두 40대로 옥스퍼드대 출신이자 존슨 총리 내각에서 함께 활동했다. 최종 당선자는 16만명 규모의 보수당원 투표를 거쳐 오는 9월 5일 확정된다. ●금융계 출신 수낵, 부인 탈세 구설 수낵 전 장관이 당선되면 영국 역사상 첫 비백인 총리가 된다. 금융계 출신으로 2020년 존슨 총리에 의해 재무장관에 발탁된 뒤 적극 재정으로 코로나19 경제 충격을 완화했다는 평을 받는다. 다만 코로나19 봉쇄 기간 중 술잔치를 벌인 일명 ‘파티 게이트’에 존슨과 함께 연루돼 범칙금 처분을 받았으면서도 그에 대한 불신임을 선언하며 이달 초 사표를 던져 존슨을 사임에 이르게 한 내각 대탈출을 촉발했다. 법인세 인상 등 증세를 추진하면서도 인도 정보기술(IT) 재벌 창업자의 딸인 부인이 해외소득 세금을 제대로 납부하지 않아 구설에 올랐다. ●매파 트러스 , 대처 이미지 모방 비판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러시아에 강경 대응을 주도해 온 트러스 장관은 존슨을 잇는 대표적인 ‘브렉시트’(영국의 유럽연합 탈퇴) 매파로 꼽힌다. 대처 전 총리를 롤모델로 삼지만 복장과 포즈까지 따라하는 등 과도한 ‘이미지 메이킹’에 대해서는 부정 여론도 높다. ●40대 옥스퍼드 동문… 세금 입장 차 수낵의 증세 정책이 경기침체를 일으킨다며 당선될 경우 법인세 인하와 각종 규제 축소를 취임 첫날부터 밀어붙이겠다고 공언했다. 수낵은 물가 억제에 초점을 맞추며 규제 완화 일변도인 트러스를 가리켜 “모든 것을 날려 버릴 인간 수류탄”이라고 비판했다. 존슨 총리는 이날 마지막 의회 총리 질의응답에 나와 영화 ‘터미네이터2’에 나온 문구인 ‘다음에 보자’(hasta la vista, baby)를 인용하며 정치를 떠나지 않을 것임을 시사했다.
  • 또 ‘S공포’의 망령… 자유 vs 규제 사이 ‘균형추’ 찾기

    또 ‘S공포’의 망령… 자유 vs 규제 사이 ‘균형추’ 찾기

    시장의 자유 강조한 프리드먼새뮤얼슨은 정부 개입에 무게 팬데믹 국면서 정부 역할 커져무조건적 자유 주장할 힘 잃어돈풀기 인플레 우려… 주의해야 이념 갈등 아닌 해법 모색 필요윤석열 대통령이 감명 깊게 읽은 책으로 정부의 규제 완화에 초점을 둔 미국 경제학자 밀턴 프리드먼(1912~2006)의 ‘선택할 자유’를 꼽으면서 시장과 규제를 둘러싼 논쟁이 다시 주목받게 됐다. 특히 지난달 대통령 취임사에서 ‘자유’를 35차례 거론하자 진보 진영에서는 ‘친자본 반노동’으로 대표되는 신자유주의로의 회귀라며 반발했다. 하지만 정부의 시장 개입을 막연히 ‘좌파’로 낙인찍듯 신자유주의에 대한 우리 사회의 이해는 민영화나 비정규직 확대 등 단편적 수준에 그치는 것 아닐까.영국 언론인 니컬러스 웝숏의 저서 ‘새뮤얼슨 vs 프리드먼’은 이처럼 신자유주의와 통화주의의 거두로 불리는 프리드먼과 ‘현대 경제학의 아버지’로 불리는 폴 새뮤얼슨(1915~2009)이 18년간 벌인 논쟁을 통해 20세기 후반 주류 경제학 사조에 대해 설명한다. 새뮤얼슨과 프리드먼은 닮은 점이 많았다. 각각 1970년과 1976년 노벨경제학상을 받은 이들은 유대인 이민 가정 출신으로 어린 시절 1930년대 대공황을 경험했고 시카고 대학에서 경제학을 공부했다.하지만 두 사람은 정부의 시장 개입을 두고 1966년부터 18년간 미국 시사주간지 ‘뉴스위크’에서 칼럼을 통해 격돌했다. 케인스 이론에 정통했던 새뮤얼슨은 경제가 완전 고용 상태에서 벗어날 때 시장을 방치하지 않고 개입해야 한다는 ‘신고전파 종합’의 대표 주자로 꼽힌다. 인플레이션은 경제가 성장하면서 수요가 증가한 결과라고 이해했다. 하지만 1970년대 인플레이션과 함께 경기 침체도 나타나는 ‘스태그플레이션’이 발생하자 그 원인을 명확히 설명할 수 없었다. 이때 프리드먼은 자연 실업률은 통화 정책과 무관하게 결정되고 물가와 자연실업률의 변동은 장기적으로 관계가 없다는 가설로 학계에 기여한다. 새뮤얼슨은 인플레이션을 억제하기 위해 세율을 올리거나 정부 지출 비율을 줄이는 방법을 제안했다. 하지만 프리드먼은 이자율을 높여 인플레이션을 관리할 것을 제시했다. 이자율이 높아지면 국채 등에 투자할 유인이 늘어나 현금 보유량을 줄이고, 이에 따라 시중에 유통되는 통화량이 줄어든다는 것이다. 새뮤얼슨이 정부가 임금과 상품 가격을 법으로 정해서라도 인플레이션을 막아야 한다고 본 반면 프리드먼은 정부 역할은 시장에서 유통되는 통화량을 조율하는 선에서 그쳐야 한다고 반박했다. 프리드먼은 또 국방과 사법 체계 이외에서 국가의 개입을 대부분 반대하며 징병제 폐지, 마약 합법화 등 선택의 자유를 강조했다.정치인과 거리를 뒀던 새뮤얼슨과 달리 프리드먼은 공화당 출신 리처드 닉슨이나 로널드 레이건 전 대통령을 통해 자신의 이론을 실현하고자 했으나 이들은 결국 정부 개입과 지출을 줄이라는 프리드먼의 말을 따르지 않았다. 또 1980년대 마거릿 대처가 이끈 영국에서 통화량을 줄여 인플레이션을 극복하려 시도했지만, 지나친 긴축 정책으로 실업률이 치솟아 실패했다. 결과적으로 저자는 새뮤얼슨의 손을 들어준다. 2008년 금융위기와 최근 코로나19를 거치며 시장이 최악의 상황으로 치달아도 정부가 개입해서는 안 된다는 생각은 사라졌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저자는 경기 부양을 위해 돈을 너무 많이 풀면 돈의 가치가 낮아져 인플레이션이 발생할 수밖에 없다는 프리드먼의 경고도 생각해 봐야 한다고 첨언한다. 프리드먼이 시장 기능 활성화를 위해 전통적 복지 수당을 ‘부(負)의 소득세’로 바꾸자는 주장을 한 점도 흥미롭다. 최저생계비보다 적게 버는 국민에게 그 차액의 일정 부분을 보조금으로 메워 줘 사회안전망을 확충하자는 것으로 단순히 사회적 약자를 배제하기만 한 것은 아니다. 이 책을 읽다 보면 우리는 지금도 새뮤얼슨과 프리드먼의 시대를 살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세계은행(WB)이 성장률 둔화와 스태그플레이션 가능성을 경고한 요즘, 이념적 갈등에 매몰될 것이 아니라 두 경제학자에 대한 제대로 된 이해를 통해 해답을 찾는 게 시급해 보인다.
  • 파티는 끝났다, 간신히

    파티는 끝났다, 간신히

    코로나 봉쇄중 술판 벌여 궁지에퇴진 피했지만 41% 반대로 타격‘브렉시트’ 메이 前총리보다 낮아보수당 분열·EU와 갈등 커질 듯코로나19 봉쇄 조치를 지키는 국민들을 비웃듯 ‘술판’을 벌여 궁지에 몰린 보리스 존슨(57) 영국 총리가 퇴진 위기를 가까스로 넘겼다. 그러나 당내 의원들 40% 이상의 반대에 부딪히면서 지도력에 막대한 타격을 입었다. 6일(현지시간) 영국 BBC 등에 따르면 이날 영국 보수당이 존슨 총리를 대상으로 실시한 당 대표 신임 투표에서 찬성 211표(59%), 반대 148표(41%)로 승리했다. 의원내각제인 영국은 국왕이 집권당 대표를 총리로 임명하며, 현 집권당인 보수당의 신임 투표는 소속 의원(359명) 과반의 지지를 얻어야 당 대표직을 유지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존슨 총리는 투표 직후 “설득력과 결단력이 있는 결과”라면서 “이제 중요한 일에 전념할 수 있게 됐다”고 소감을 밝혔다. 존슨 총리는 영국 전역에 외출 제한과 6인 이상 모임 금지 등 강력한 방역 조치가 내려지던 시기 다우닝가 10번지 총리 관저 등에서 총리실 직원들과 와인 파티를 벌인 ‘파티게이트’로 정치 인생 최대 위기에 놓였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러시아에 맞서는 서방 연대의 선봉에 서며 부정적인 여론을 만회하려 했지만, 지난달 발표된 조사 보고서에서 총리실 직원들이 새벽까지 술판을 벌인 ‘추태’가 적나라하게 드러나면서 여론은 걷잡을 수 없이 악화됐다. 영국 언론들은 존슨 총리가 신임 투표를 통과했지만 “부상당한 승리자”(더 타임스), “파티는 끝났다”(미러) 등 그의 입지가 떨어질 대로 떨어졌다고 평가했다. 영국 가디언은 존슨 총리를 지지한 의원의 상당수가 내각에 몸담고 있으면서 의무감에 표를 던졌을 가능성이 크며, 이를 뒤집어보면 내각에 몸담고 있지 않은 초선 의원 등 ‘백벤처’(Backbencher) 대부분이 존슨 총리를 불신임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실제로 존슨 총리의 찬성률(59%)은 브렉시트(Brexit) 합의안의 의회 부결로 신임 투표에 몰린 테리사 메이 전 총리의 찬성률(63%)보다 낮다. 영국 텔레그래프는 “역사는 존슨 총리에게 별로 위안이 되지 않는다”면서 그가 메이 전 총리와 존 메이저 전 총리, 마거릿 대처 전 총리 등 당내 투표에서 간신히 승리한 뒤 사임한 전임자들의 뒤를 이을 수 있다고 지적했다. 외교적으로는 ‘북아일랜드 의정서’ 문제로 유럽연합(EU)과 갈등도 빚고 있다. 영국은 브렉시트 당시 북아일랜드를 EU 단일 시장에 남겨 두는 북아일랜드 의정서를 체결했지만 보수당 정부는 의정서를 일방적으로 수정하려 했고, 이를 두고 EU 측에서는 존슨이 정치적 위기를 돌파하기 위해 북아일랜드 문제를 이용하고 있다고 비판하고 있다.
  • [나와, 현장] 깨어 있는 시민/심현희 사회2부 기자

    [나와, 현장] 깨어 있는 시민/심현희 사회2부 기자

    올해 즉위 70주년을 맞은 엘리자베스 2세 영국 여왕은 긴 재임 기간 단 한 번 현실 정치와 맞섰다. 마거릿 대처 총리가 1980년대 당시 남아프리카공화국 아파르트헤이트(흑인차별) 정권에 대한 경제 제재를 48개 영연방 국가 중 유일하게 반대하자 영연방 수장으로서 총리의 결정에 반기를 든 것이다. 넷플릭스 시리즈 ‘더크라운’에서 여왕은 “군주로서 영연방 국가들에 대한 우정을 지키고 봉사할 것을 약속했으니 제재에 동참해 달라”고 요청했다. 하지만 총리는 “남아공과의 교역량이 상당한 우리가 제재를 통해 얻을 이익은 없다”면서 “스스로를 돌본 뒤에야 남도 도울 수 있는 법”이란 현실론을 고집했다. 군림하되 통치할 순 없는 여왕이 설파한 가치는 이상으로 남았고, 총리는 자신의 뜻을 관철했다. 현실은 언제나 녹록지 않다. ‘우정’, ‘신의’, 정의’ 등 인간이기에 추구할 수 있는 아름다운 가치는 ‘동물의 왕국’을 닮은 현실 세계의 생존 논리에 무릎을 꿇는다. 인공지능(AI)이 인간을 대체할 만큼 문명이 발달했음에도 전쟁의 공포는 실재하고 약자에게 평화는 사치일 뿐이다. 사회 생활에서 수없이 깨져 본 뒤에야 세상의 이치를 실감했다. 솔직하고 순수한 진심은 때때로 상대에게 만만함으로 전해져 배신으로 돌아왔다. 상처받지 않는 강한 멘털의 ‘사회인’으로 거듭나려면 “세상에 믿을 사람은 없으며 믿고 싶은 사람만이 존재한다”는 충고를 체화해야 했다. 후배에겐 실력보다 갑질로 권위를 세우고, 상사 앞에서 영혼 없는 물개박수를 치는 인간 군상에 무뎌져 갈 때쯤 대처의 ‘대처’를 비로소 이해했다. 굴러 볼 만큼 굴러 본 사회인이 됐다. 인간은 비루한 존재이며 세상에 절대 선(善)은 없다는 데 고개를 끄덕인다. 거울 속의 자신을 바로 보고 성찰할 뿐이지만 팍팍한 현실 속에 하루를 버티는 것조차 고된 날들이 대부분이다. 이 결핍의 틈을, 위선자들이 파고든다. 정의, 공정, 평화, 환경…. 이들이 내뱉는 화려한 언어에 이끌려 가다 보면 ‘깨어있는 시민’이 된 것만 같다. 정작 ‘깨시민’이 힘을 실어 준 이들의 진면목은 추악했다. ‘선’을 전파하지만 실상은 선동의 레토릭일 뿐이며 스스로 선을 행하지 않으면서 타인을 비판하는 ‘내로남불’은 주특기였다. 순수했던 깨시민은 광우병, 조국 사태, 부동산, 탈원전, 불매운동 등 일련의 사건들을 겪으며 강한 멘털의 ‘유권자’로 재탄생했다. 선택의 순간이 목전에 왔다. 냉혹한 현실과 이상적 가치 사이에 균형을 잡는 지도자가 절실하나 또 요원하다. 더이상 위선과 선동에 휩쓸리지 않는, 업그레이드된 시민이 새 시대의 희망이길 믿고 싶다.
  • “일본에는 김대중 대통령 같은 인물이 없다”...日외교 거물의 탄식 [김태균의 J로그]

    “일본에는 김대중 대통령 같은 인물이 없다”...日외교 거물의 탄식 [김태균의 J로그]

    “김대중 대통령은 10년이 넘는 연금생활, 미국 망명생활 등 숱한 고난을 극복해 낸 정치가였다. 힘든 시기를 말할 때의 비장한 표정과 기뻐할 때의 온화한 얼굴은 너무도 인상적이어서 인간적인 매력을 느끼게 만드는 인물이었다.” 일본 외무성 심의관(차관보급) 출신으로 국내외에 높은 명망을 갖고 있는 인사가 일본이 ‘잃어버린 30년’의 수렁에서 헤어나오기 위해서는 한국의 고 김대중(1924~2009) 전 대통령과 같은 정치 지도자가 필요하다고 역설했다. 하지만, 현재 일본에서 김 전 대통령과 같이 인간적 매력과 카리스마를 겸비한 지도자는 찾아볼 수 없다고 한탄했다. 다나카 히토시(75) 일본종합연구소 국제전략연구소 이사장은 지난 16일 일본 경제 주간지 다이아몬드에 기고한 장문의 글에서 “위기와 변혁의 시대에는 정치 지도자의 자질이 국면과 역사를 바꾼다”며 김 전 대통령과 고 마거릿 대처(1925~2013) 전 영국 총리, 앙겔라 메르켈(68) 전 독일 총리 등 3명을 위기 극복을 위해 일본이 주목해야 할 지도자로 꼽았다. 다나카 이사장은 2002년 외무성 아시아·대양주국장으로서 고이즈미 준이치로 일본 총리와 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의 역사적인 첫 북일 정상회담을 성사시킨 주역이다. 지금도 많은 관료 후배들이 ‘가장 존경하는 외교관’으로 꼽고 있는 인물이다. “오늘날 일본의 정치는 선거에서의 승리에 매몰돼 있고 중장기 과제들은 ‘잃어버린 20년, 30년’을 거치며 방치돼 있다. 지금이야말로 일본에는 문제 해결에 대한 강력한 의지를 갖고 앞으로 나아갈 수 있는 정치 지도자가 필요하다.” “반독재 투쟁으로 민주주의 쟁취한 김대중의 압도적 카리스마” 다나카 이사장은 김 전 대통령에 대해 “군사독재 정권에 맞서 줄곧 투쟁했고 오랜 기간 가택연금과 투옥에다 사형 판결까지 받았을 뿐 아니라 여러 차례에 걸쳐 암살의 위협에 직면했던 인물”이라고 소개했다. 이어 “대통령이 되자 재벌개혁과 정보기술(IT) 산업 육성 등에 힘을 쏟았고, 외환위기 직후의 경제적 난국을 극복했으며 1998년에는 오부치 게이조 당시 일본 총리와 한일 협력을 위한 공동선언에 서명했다”고 설명했다. “당초 일본에 강경한 자세를 보였던 집권여당 새정치국민회의가 이 선언에 동의하리라고는 생각도 할 수 없었다. 그럼에도 여당이 이를 받아들인 것은 대일 관계를 개선해야 한다는 김 대통령의 강한 사명감과 군사독재에 맞서 민주주의를 쟁취한 그의 압도적 카리스마가 있었기에 가능했다.” 다나카 이사장은 “김 전 대통령을 만나뵐 때마다 인상 깊었던 것은 그의 인간다움이었다”라고 술회했다. 그는 이 대목에서 ‘만났다’라는 예사말을 쓰지 않고 ‘만나뵙다’(お目にかかる)라는 일본식 겸양어 표현을 썼다. “2002년 9월 고이즈미 총리의 첫 방북을 보고했을 때 김 대통령은 정말로 기뻐했다. 그때로부터 약 2년 전 북한을 방문해 사상 첫 남북 정상회담을 가졌던 김 대통령에게 일본 총리의 방북은 본인이 주창해온 ‘햇볕정책’의 연장선상에 있다는 점에서 더욱 기뻤을 것이다.” 다나카 이사장은 “김 대통령은 그 후에도 몇번을 더 만나뵈었다. 한번은 김 대통령이 나에게 ‘다나카상, 바다 한가운데서 문득 눈을 떴더니 칠흑 같은 밤하늘 가득히 별들이 빛나고 있는데 그토록 아름다울 수가 없더군요. 그때 나는 이제 죽는구나 생각했지요’라고 천진한 표정으로 술회한 적도 있었다”고 개인적 일화도 소개했다. 1973년 도쿄의 한 호텔에서 한국 중앙정보부에 납치돼 작은 배로 서울에 이송되는 것을 일본 해상보안청 항공기가 추적해 조명탄을 투하하는 등 작전을 펼쳤는데, 그때 죽음을 모면한 것을 회상한 대목이었다. 정치인에게 중요한 것은 사람을 끌어당기는 인간적 매력 다나카 이사장은 대처 전 영국 총리에 대해서는 국영기업 민영화, 규제개혁, 금융시스템 혁신, 소득세 감세·소비세 인상 등 국가를 위기에서 구하기 위해 다양한 정책을 추진했다고 전하며 “강한 지도력으로 영국 경제를 훌륭하게 되살려냈다”고 평가했다. “대처 총리는 명실상부한 ‘철의 여인’이었지만, 무엇보다도 두드러졌던 것은 ‘민주주의 체제의 지도자’라는 본연의 자세였다. 자기 신념과 사명감에 기반해 판단하고 그 결과에 대해 국민의 평가를 받는다는 자세를 견지했다.” 다나카 이사장은 “국민여론의 동향이나 당내 권력 관계에 신경을 쓰는 것과 대조적”이라면서 현재 일본 정치의 행태를 꼬집었다. 메르켈 전 독일 총리에 대해서는 “독일을 유럽연합(EU)의 확고한 지도국가 반열에 올린 것이 가장 큰 공적”이라면서 “유럽 전체에서 가장 신뢰받는 지도자로서 끈기 있는 설득의 힘을 보여주었다”고 했다. 일본의 ‘잃어버린 30년’...정치 지도자에게 무엇이 부족한가다나카 이사장은 “일본은 버블경제(거품경제) 붕괴 이후 30년간 경제성장률과 노동생산성, 고령화, 공공부채, 남녀격차, 언론자유 등 모든 면에서 주요 7개국(G7)의 모범생에서 열등생으로 추락하고 말았다”고 평가했다. 이어 “개혁의 필요성을 계속 외쳐왔음에도 그것을 실현하고 달성할 수 있는 힘을 가진 지도자가 나타나지 않았다”고 한탄했다. 그는 “김대중 대통령 등 3명에 공통되는 것은 대단한 인간적 매력을 지녔다는 것”이라면서 “지도자 혼자만의 힘으로 국가의 장래를 바꿀 수는 없는 만큼 지도자의 신념에 동조하는 사람들을 당과 내각에 끌어모아야 하는데, 그러기 위해서는 인간적인 매력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러나 지금의 일본 정치인들 면면을 볼 때 김 전 대통령이나 대처 전 총리와 같은 카리스마를 가진 지도자는 없다. 따라서 현재 기대할 수 있는 것은 메르켈 전 총리 스타일의 정치 지도자다. 강한 사명감을 갖고 풍부한 인간적 매력으로 끈기있는 조정력을 발휘할 지도자가 일본의 미래를 열어갈 수 있다.” 그는 “여론은 정치가 리더십을 발휘해서 이끌어가야 하는 것이다. 여론의 뒤를 따라 추종하는 정치는 본말전도의 무의미한 것이란 사실을 지도자는 인식해야 한다”고 글을 맺으며 지나치게 여론의 향배만 살피는 일본의 정치 풍토에 경종을 울렸다.
  • 한 가족의 믿음과 사랑, 신자유주의에 맞서다

    한 가족의 믿음과 사랑, 신자유주의에 맞서다

    마거릿 대처 전 영국 총리가 집권한 1980년대 영국은 신자유주의의 파고 속에서 노동조합을 짓밟고 저소득층 복지를 대폭 줄인 시절로 꼽힌다. 실업률은 급등하고 일자리를 잃게 된 노동 계층은 ‘게을러서 가난하다’는 낙인이 찍히게 된다. 지난해 ‘부커상’을 받은 스코틀랜드 출신 작가 더글러스 스튜어트의 소설 ‘셔기 베인’은 이처럼 ‘대처리즘’의 상흔 속에서 절망에 빠진 글래스고를 배경으로 파괴된 한 가정에서 빛난 모자간의 사랑을 생생하게 그렸다. 자존심 강한 여인 애그니스 베인은 가학적이고 이기적인 바람둥이 남편 셕이 떠나면서 외진 탄광촌에 아이 셋과 버려진다. 탄광이 문을 닫으면서 주민 대부분이 일자리를 잃고 실업수당에 의존해 살아가는 이곳에서 애그니스는 상실감과 외로움을 잊고자 점차 술에 의존하며 자기파괴적 행위를 일삼는다. 애그니스의 곁을 지키던 아이들도 한 명씩 떠나간다. 하지만 남자답지 않다는 이유로 학교폭력에 시달리는 막내아들 셔기는 자신이 노력하면 어머니를 알코올중독에서 구할 수 있다는 믿음의 끈을 놓지 않는다. 남자다움을 숭배하는 사회에서 셔기가 겪는 폭력은 스스로에 대한 수치심을 주입하는 정신적 폭력이다. 아들이 다른 소년들과 다르다는 것을 이해하고 용기를 주는 애그니스의 사랑은 셔기가 자신의 정체성을 받아들이고 살아갈 수 있게 하는 원동력이 된다. 작가는 인간의 추한 이면을 폭로하면서도 세상으로부터 소외당한 어머니와 아들이 의지하며 살아가는 모습을 통해 어두운 현실을 헤쳐 나가는 숭고한 인간미와 희망을 제시한다. 특히 범죄·중독·가난을 개인의 잘못에서 비롯된 사회악으로 치부한 대처리즘에 맞서 환경·시대적 요인을 강조한다. 셔기의 절망적이지만 아름다운 사랑과 애그니스의 용감한 투쟁은 시대와 장소를 뛰어넘어 독자에게 공감과 울림을 선사한다. “욕망의 파괴력과 가족에 대한 성찰이 가슴 절절하게 슬프지만 희망의 여운을 남긴다”는 부커상 심사위원들의 평가가 무엇보다 적확하게 느껴진다.
  • 우파 바람 앞 불안한 선두 마크롱

    우파 바람 앞 불안한 선두 마크롱

    내년 4월 치러지는 프랑스 대선의 윤곽이 나왔다. 재선 도전이 유력한 에마뉘엘 마크롱 대통령이 약 25%의 지지율로 앞선 가운데 이민자에게 적대적인 보수·우파가 유권자 절반의 지지를 받는 등 우경화 흐름이 거세다. 한 자릿수 지지율에 고전하는 좌파 후보들은 단일화 필요성을 강조하며 노동자 계층의 결집을 꾀하고 있다. ●다크호스 제무르 “이민자 위협 맞서자” ‘프랑스의 트럼프’라고 불리는 에리크 제무르는 이번 대선의 다크호스로 꼽힌다. 알제리 출신 유대인 부모 밑에서 자란 제무르는 방송을 진행하면서 거침없는 인종차별과 이슬람 혐오 발언으로 두 차례 벌금을 선고받는 등 논란을 일으켰다. 5일(현지시간) 파리 북동부 빌팽트에서 첫 대선 유세에 나선 제무르는 인종차별에 반대하는 시위자로 추정되는 남성에게 목 부위를 졸리는 ‘헤드록’을 당했다. 그는 이날 연설에서 “이민자의 위협에 맞서 프랑스 문명의 운명을 구하겠다”며 재정복을 뜻하는 ‘레콩퀘테’라는 이름으로 창당을 선언했다. 집권 시 이민 제로, 저임금 노동자의 임금인상 등을 공약한 제무르는 남성 중장년층의 높은 지지를 받고 있다. 지난 10월 여론조사에서는 정통 극우 정당인 국민연합(RN)의 마린 르펜 대표(16%)를 앞지르며 돌풍을 일으켰다. 인류학자인 디디에르 파생 프랑스 사회과학고등연구원 교수는 가디언 기고를 통해 “프랑스의 공개 담론이 이슬람·외국인 혐오와 인종·성차별 쪽으로 기울어지는 우경화가 진행되고 있다”며 “일부는 이런 현상을 내면의 제무르화(化)로 부른다”고 진단했다. ●공화당 첫 여성후보 페크레스도 약진 4일 프랑스 공화당(LR) 대선 후보로 선출된 발레리 페크레스 일드프랑스 주지사는 마크롱 견제로 승부수를 띄웠다. 샤를 드골, 자크 시라크, 니콜라 사르코지 등 전직 대통령을 다수 배출한 정통 보수 정당인 공화당이 여성 후보를 낸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페크레스는 자신을 마거릿 대처 전 영국 총리와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에 빗대며 지지를 호소했다. 예산 담당 장관 출신인 페크레스는 국가 재정을 풀어 경기를 부양해 온 마크롱 대통령을 “부채와 세금으로 프랑스를 벽에 몰아넣은 지그재그 대통령”이라고 비난하며 “그를 저지하는 것이 자신의 임무”라고 공공연히 밝혔다. ●한자릿수 좌파 후보 노동자 결집 꾀해 좌파를 대표하는 장뤼크 멜랑숑 굴복하지 않는 프랑스(LFI) 대표, 야니크 자도 유럽녹색당 후보, 사회당의 안 이달고 파리 시장은 결선 진출을 내다보기 어려운 상황이다. 프랑스 대선은 1차 투표에서 과반수 득표자가 없으면 상위 1, 2위 후보만 결선투표를 치른다. 세 번째 대선에 도전하는 멜랑숑은 “프랑스는 극우파(사회)가 아니다. 사회보장제도, 공중보건, 공유가 이 나라의 가치”라며 “노동자 계층이 투표하러 나온다면 좌파 후보가 결선에 진출할 것”이라고 말했다. 마크롱 대통령은 이르면 이달 말, 늦으면 1~2월 중 재선 도전을 공식화할 것으로 보인다. 그는 지난달 초 대국민 담화에서 6.6%의 경제성장 달성 전망, 최저 수준의 실업률 등 경제정책 성과를 과시하면서 연금 개혁과 신규 원자로 건설 등 과제를 강조했다.
  • [2030 세대] 예스, 미니스터/김현집 공군사관학교 교수부 역사·철학과

    [2030 세대] 예스, 미니스터/김현집 공군사관학교 교수부 역사·철학과

    영국 공직자의 ‘매뉴얼’로 불리는 TV 시트콤이 있다. 1981년 BBC에서 첫 방송된 ‘예스, 미니스터’는 정치 코미디 드라마이다. 주인공 짐 해커 장관은 윈스턴 처칠과 같은 정치가가 되기를 꿈꾸는 살짝 모자라는 장관이다. 여기에 장관을 쥐락펴락하는 노련한 공무원이 있다. 공무원 애플비의 신조는 이렇다. 첫째, 일을 신속히 진행하려면 시간이 오래 걸리고 둘째, 저렴하게 하려면 비용이 많이 들며 셋째, 민주적으로 하려면 비밀리에 해야 한다는 것이다. 공무원은 절차이다. 긴급상황 대응 매뉴얼을 소개하는 장면은 탁월하다. 긴급상황이 발생했다 치자. 1단계, 아무 일도 없을 것이라고 보고한다. 2단계, 어떤 일이 발생할 수도 있지만 조치할 필요 없다고 보고한다. 3단계, 조치가 필요하지만 실행 가능한 조치가 없다고 보고한다. 마지막 4단계, 실행 가능한 조치가 있었지만 이미 늦었다고 보고한다. 드라마 얘기다. 어느 날 장관 해커는 부서의 공무원 인원을 줄이기로 한다. 불필요한 인력에 나랏돈을 낭비하는 건 옳지 않다는 게 이유다. 애플비가 바로 답을 낸다. “그럼 정부에서 나오는 예산도 반쪽, 장관님의 영향력도 반쪽 나는데 괜찮으실는지요?” 장관은 바로 꼬리를 내린다. 레파티(받아치는 화법)의 정석이다. 장관인 해커는 변덕스럽고, 줏대 없고, 신문기사와 뉴스보도에 약하고, “표를 잃을 수 있다”는 말에 무조건 항복한다. 이쯤에서 처칠의 위트가 생각난다. “정치가는 내일, 다음주, 다음달, 내년 무슨 일이 일어날지 예측할 능력이 있어야 한다. 그 후 왜 그 일이 일어나지 않았는지 해명할 능력도 있어야 한다.” 이 시트콤의 매력은 레알폴리틱(realpolitik)이다. 교육, 복지, 불리한 보고서 처리 방법, 부서로 온 편지에 답장하는 방법(‘고려 중’이란 편지를 잃어버렸단 것이고 ‘적극적으로 고려 중’은 편지를 찾으려 하고 있다는 뜻이다). 구체적이고 팩트가 살아 있으며 거기에 재미까지 있다. 저녁 먹으며 보기엔 아까운 드라마이다. 드라마 작가들은 실제 현역 정치가들에게 자문을 구했다고 한다. 마거릿 대처 또한 가장 좋아하는 TV 프로그램으로 이 드라마를 꼽았다. 데이비드 캐머런 전 영국 총리는 옥스퍼드 학생 시절 ‘예스, 미니스터’를 비현실적인 풍자에 불과하다고 비판했다가 정치판에 들어온 다음 “드라마가 말한 그대로였다”며 과거에 했던 말을 정정하기도 했다. 놀랍게도 ‘예스, 미니스터’의 웃음은 억지도 없고 선동도 없다. 해커와 애플비를 비난한다면 잘못 이해한 거다. 과장되기는 했어도 현실적인 캐릭터이고 이들 역시 국가와 조직을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다. 이 드라마는 누구도 몰아세우지 않는다. 현실 사회에 대한 관심과 애정이 바탕이고, 그 속에 풍자가 있다. 영국인들은 ‘예스, 미니스터’를 보며 기분 좋게 웃는다. 그 웃음이 부럽다.
  • 尹 ‘부정식품’·’120시간 노동’ 발언 뒤엔 프리드먼이 있다

    尹 ‘부정식품’·’120시간 노동’ 발언 뒤엔 프리드먼이 있다

    국민의힘 대선 주자인 윤석열 전 검찰총장이 ‘부정식품을 선택할 자유’를 언급하며 자유지상주의자인 미국의 경제학자 밀턴 프리드먼을 인용해 주목된다. ‘부정식품’ 언급뿐만 아니라 ‘120시간 노동을 선택할 자유’ 등의 발언이 단순히 윤 전 총장의 실언이 아니라 프리드먼의 자유지상주의에 영향을 받은 그의 보수적 경제관을 드러낸 것 아니냐는 평가가 나온다. 윤 전 총장은 지난달 매일경제와 인터뷰에서 부친이 권한 프리드먼의 저서 ‘선택할 자유’에 감명을 받았다며 “없는 사람은 그(부정식품 기준보다) 아래도 선택할 수 있게, 더 싸게 먹을 수 있게 해줘야 한다’는 프리드먼의 주장을 소개했다. 그러면서 자신이 검찰에 있을 당시 부정식품 단속, 공권력 발동을 막는 근거로 프리드먼의 주장을 활용했다고 밝혔다. 프리드먼은 20세기 중반 정부의 역할 축소를 주장하며 자유방임 자본주의를 부활시킨 학자로 꼽힌다. 윤 전 총장이 인용한 ‘선택할 자유’에서 프리드먼은 시장의 자유를 침해하는 정부 규제를 전방위적으로 비판했다. 프리드먼은 미국의 1970년대 경기 침체와 소비재 품질의 하락은 과도한 기업 규제에 기인한다며 식품의약국(FDA), 소비재안전위원회(CPSC) 등 규제당국을 폐지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윤 전 총장이 ‘부정식품’ 언급을 해명하며 “단속 등 검찰권의 과도한 남용을 경계한 것”이라고 말한 것도 프리드먼의 정부 규제 비판론에 기인한 것으로 보인다. 프리드먼의 자유지상주의는 1980년대 미국 로널드 레이건, 영국 마거릿 대처 정부의 신자유주의 경제 정책에 영향을 미쳤다. 하지만 ‘시장은 선, 정부는 악’이라는 이분법적 신념에 기반하고 있어 현실에 일률적으로 적용하기는 어렵다는 비판이 대두됐다. 윤 전 총장이 프리드먼의 이론을 적용하기 어려운 식품을 예로 든 것은 적절하지 않았다는 지적이다. 전성인 홍익대 경제학부 교수는 “‘선택할 자유’는 개인이 정확한 정보를 가지고 합리적으로 선택할 수 있는 경제재에는 적용될 수 있으나, 어린이들도 사먹을 수 있는 식품이나 정보의 비대칭성이 심한 사모펀드 등에는 적용되기 어렵다”라며 “시장의 실패가 많은 영역에선 프리드먼의 주장과 달리 정부의 역할이 중요하고, 시장의 실패가 적은 영역에선 프리드먼적 아이디어가 중요할 수 있다”고 말했다.
  • ‘X파일 스컬리’ 질리언 앤더슨 ‘노브라’ 선언…“너무 불편해!”

    ‘X파일 스컬리’ 질리언 앤더슨 ‘노브라’ 선언…“너무 불편해!”

    국내에서도 큰 인기를 끌었던 미국 드라마 ‘X파일’의 ‘스컬리 요원’ 역을 맡았던 배우 질리언 앤더슨(52)이 ‘노브라’ 선언을 해 팬들의 지지를 받았다. 영국 일간 인디펜던트 등에 따르면 앤더슨은 지난 12일(현지시간) 미국 애틀랜타의 자택에서 인스타그램 실시간 영상을 통해 팬들과 소통하며 근황을 전하던 중 “나는 브라를 더 이상 입지 않는다. 입을 수가 없다”고 밝혔다. 그는 이날 대화 도중 브래지어 착용과 관련해 “너무 불편하다”면서 “설사 가슴이 배꼽까지 내려간다고 해도 신경쓰지 않는다”며 농담을 던지기도 했다.1968년 미국에서 태어난 앤더슨은 1993~2002년 한국을 비롯해 전 세계적으로 인기리에 방영된 드라마 ‘X파일’에서 FBI 특수요원 데이나 스컬리 역을 맡아 큰 인기를 얻었다. 1996~1997년 이 드라마로 골든글로브, 에미상 등에서 여우주연상을 수상했다. 최근엔 넷플릭스 드라마 ‘더 크라운’에서 마거릿 대처 전 영국 수상 역을 맡아 호연을 펼치면서 2021년 골든글로브 등에서 여우조연상의 영예를 안기도 했다. 앤더슨의 노브라 선언은 소셜미디어에서 지지와 공감을 끌어모았다. 해당 영상 조회 수는 43만회를 넘어섰다. 댓글에는 “골든글로브, 에미상을 여러 번 받은 배우가 ‘더 이상 브라는 없다’고 그러는데 우리 중 누가 반대하겠나”라며 지지하는 목소리가 많이 나왔다.
  • 文대통령-스가, 전날 이어 만찬장서도 ‘짧은 만남’

    文대통령-스가, 전날 이어 만찬장서도 ‘짧은 만남’

    “미국이 돌아왔나요.” “분명히 그렇습니다.”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은 12일(현지시간) 영국 콘월에서 주요 7개국(G7) 정상회의를 계기로 가진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의 양자회담에 앞서 기자의 질문에 환하게 웃으며 이렇게 답했다. 3년 전 캐나다 퀘벡 G7 회의에서 당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손에 자국이 남을 정도로 세게 악수를 하며 기싸움을 벌였던 모습과 천양지차다. 그는 “(바이든) 미 대통령이 (G7) ‘클럽의 일부’이니 좋다. 기꺼이 협력하겠다”고도 했다. ●메르켈 G7 15회 최다 참석… 대처 12회 넘어 당시 팔짱을 끼고 앉아 있던 트럼프를 노려보던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의 사진은 미국과 유럽 간 분열의 상징이 됐지만, 이번에는 바이든이 메르켈 총리를 다음달 15일 백악관에 초청했다. 무려 15번의 G7 회의를 참석하고 오는 가을 퇴임하는 그는 마거릿 대처 전 영국 수상의 기록(12번)을 넘어섰다. 바이든 대통령의 첫 등장은 G7 회의에 극적인 변화를 만들었다. 2차 세계대전 후 미국 외교의 토대였던 대서양 동맹을 비웃고 각종 국제 협정에서 탈퇴하던 ‘트럼프식 고립주의’의 자리를 ‘바이든식 다자주의’가 대체했다. 바이든 대통령 부인인 질 바이든이 지난 10일 미영 정상회담 자리에 ‘러브’(LOVE)라고 적힌 재킷을 입고 등장해 “우리는 전 세계에 걸쳐 단합을 가져오려 노력하고 있다”고 말한 것도 같은 맥락이다. ●바이든표 인프라 투자 구상엔 각국 이견 실제 G7은 저소득국에 대한 총 10억회분의 백신을 지원하고, 저·중소득국의 인프라 사업에 자금을 투자하는 ‘세계를 위한 더 나은 재건’(B3W)을 출범키로 했다. 중국의 일대일로 구상에 대한 맞대응 격이다. 하지만 미 언론들은 ‘보이지 않는 이견’이 적지 않다고 봤다. B3W의 투자 규모가 정해지지 않았고, 독일은 노골적인 경제 반중블록에 적극 동참하기에는 중국에 수출하는 막대한 자동차가 부담스럽다. 이탈리아는 2019년 이미 일대일로 참여 양해각서를 썼다. 백신 접종률이 낮은 일본은 G7의 백신 기부 선언에 당혹스러운 분위기다. 국내에서 관심이 쏠렸던 한미일 3자 회담은 없었다. 다만 문재인 대통령과 스가 요시히데 일본 총리는 전날 오후 짧게 조우한 데 이어 12일 의장국인 영국의 보리스 존슨 총리가 주최한 만찬 장소에서 다시 만나는 등 G7을 계기로 두 번의 만남을 가졌다. 일본 ANN방송에 따르면 만찬장에서 문 대통령이 김정숙 여사를 손짓으로 부르며 스가 총리에게 다가갔고 이에 스가 총리는 인사를 하며 응해 1분가량 대면했다. 앞서 박경미 청와대 대변인은 “문 대통령은 G7 확대정상회의 1세션이 개최되기 전 카비스베이 호텔에서 스가 총리와 조우해 서로 반갑다고 인사를 건넸다”고 밝혔다. 지난해 9월 취임한 스가와 대면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지난해 9월 취임 축하 통화에 이어 11월 아세안+3 화상정상회의에서 비대면으로 만났다. ●바이든, 스가 만나 “도쿄올림픽 지지” 확대회의 이후 기념사진 촬영 때도 문 대통령은 맨 앞줄 바이든 대통령과 보리스 존슨 영국 총리 사이에 선 반면 참석 정상 중 취임 시기가 늦은 스가 총리는 두 번째 줄 가장 오른쪽에 서는 등 문 대통령과 거리가 떨어져 두 정상이 인사를 주고받는 장면은 카메라에 잡히지 않았다. 일본 언론들에 따르면 이날 미일 정상도 북한, 중국, 대만해협의 평화와 안정 유지 등에 대해 10분 정도 대화했다. 백악관은 성명에서 바이든 대통령이 “선수, 관중 등을 보호하는 데 필요한 모든 공중보건 조처가 진전되는 가운데 도쿄올림픽에 대한 지지를 재확인했다”고 전했다. 워싱턴 이경주 특파원·콘월 공동취재단·임일영 기자 kdlrudwn@seoul.co.kr
  • 장례식까지 기획한 필립공… 英여왕 ‘외조의 왕’을 배웅했다

    장례식까지 기획한 필립공… 英여왕 ‘외조의 왕’을 배웅했다

    17일(현지시간) 자신의 곁을 70여년간 지킨 남편 필립공의 가는 길을 홀로 지켜보는 엘리자베스 2세 여왕의 모습에 영국이 함께 슬픔에 잠겼다. 이날 장례예배가 거행된 런던 교외 윈저성의 성조지 성당에서 스스로를 고립시키듯 긴 의자 끝 쪽에 구부정하게 앉은 여왕의 사진은 영국 주요 매체의 1면을 장식했다. 신문들은 ‘가장 외로운 작별인사’라거나 ‘홀로 견디는 슬픔’, ‘신이여, 여왕을 살피소서’ 등의 헤드라인을 달았다. 검은색 모자와 외투에 검은 마스크까지 쓴 여왕의 몸에서 반짝이는 것은 왼쪽 어깨에 착용한 다이아몬드 브로치가 유일했다. 여왕과 필립공의 약혼 시절 자주 착용했던 브로치라고 AP통신이 전했다. 왕립 해군대학에서 필립공을 만나 사랑에 빠진 여왕은 21세이던 1947년 7월 약혼하고 넉 달 뒤 결혼했다. 결혼 이후에도 해군장교 이력을 쌓아 가던 필립공은 결혼 5년 뒤 아내가 여왕에 즉위하자 외조에 전념했다. 여왕이 홀로 외딴 자리에 앉은 이유는 코로나19 봉쇄 때문이었다. 장례예배 참여 인원은 30명으로 제한됐고, 동거가족이 아니면 2m 이상 거리를 두어야 했다. 유일한 동거가족 필립공을 보내는 자리였기에 여왕은 홀로 앉았고 네 자녀인 찰스 왕세자와 앤 공주, 앤드루·에드워드 왕자의 일가는 여왕과 떨어져야 했다. 여왕의 장손인 윌리엄 왕세손은 왕실의 진주 초커 목걸이를 착용한 케이트 미들턴 왕세손비와 함께였다. 케이트 미들턴이 4년 전 여왕의 결혼 70주년 행사 때 했던 같은 목걸이이자, 고 다이애나비가 1982년 고 마거릿 대처 영국 총리의 70번째 생일 파티 때 착용했던 목걸이다. 지난해 왕실과 결별하고 미국에 거주 중인 해리 왕자도 예배에 홀로 섰다. 임신 중 여행이 어려웠던 부인 메건 마클은 화환과 필립공을 애도하는 손편지를 전했다. 예배에 앞선 운구 과정에서도 여왕은 홀로 움직였다. 직계가족 9명이 군용차 색으로 도색한 랜드로버 영구차 뒤를 따라 걸었고, 여왕은 차량으로 그 뒤를 따랐다. 이날 장례식의 기획자는 지난 9일 99세로 영면한 필립공 본인이었다. 그는 20여년 전부터 자신의 장례를 준비했는데, 그의 기획엔 왕실에서의 삶이 켜켜이 녹아 있었다. 이를테면 필립공의 관을 감싼 그의 개인 깃발에는 덴마크, 그리스, 에든버러, 마운트배튼을 상징하는 그림이 새겨졌는데 상징 모두에 여왕과의 결혼으로 인해 일어난 삶의 변화가 반영됐다. 덴마크와 그리스는 결혼하면서 필립공이 포기한 자신의 혈통을, 에든버러는 결혼과 함께 주어진 작위를 상징한다. 마운트배튼은 영국 왕실과의 결혼 때문에 필립공이 선택한 어머니 쪽 성이다. 운구되는 관 위에는 해군 모자, 칼, 화환이 놓였다. 예포 발사와 영국 전역의 1분 묵념으로 시작된 장례식은 운구와 예배를 끝낸 고인을 지하 왕실 묘지에 안치하며 마무리됐다. 장례식 전 과정이 TV와 라디오로 생중계됐고, 코로나19 봉쇄에도 불구하고 시민들은 윈저성 주변에 모였다. 그러나 최근 며칠 동안 필립공 관련 콘텐츠가 너무 많다며 영국 BBC에 10만건 넘는 항의가 답지하는 등 ‘21세기 현존 왕실’에 호오가 갈리는 모습이다. 왕실의 화합, 왕실과 국민 간 소통을 강조해 온 필립공의 장례식에서 해리 왕자와 왕실 간 극적 화해 여부도 주목받았다. 해리 왕자는 이날 운구 중 윌리엄 왕세손과 여러 사람을 사이에 두고 떨어져 걸었지만, 식이 끝난 뒤 형 부부와 편안한 분위기에서 이야기를 나누는 모습이 포착됐다. 홍희경 기자 saloo@seoul.co.kr
  • [씨줄날줄] 한일 해저터널/이동구 수석논설위원

    [씨줄날줄] 한일 해저터널/이동구 수석논설위원

    덴마크와 독일은 몇 년 후 해저터널로 연결된다. 지난해 10월 두 나라를 잇는 발트해 해저터널 공사가 시작됐다. ‘파마른벨트 터널’로 명명된 이 터널이 2029년 완공되면 두 나라 국민은 기차와 자동차 여행이 가능하다. 10분이면 두 나라를 드나든다니 덴마크나 독일뿐 아니라 북유럽 국가들이 하나 된 유럽연합(EU)을 더 실감할 것이다. 총길이는 18㎞에 불과하지만 사업이 착공되기까지는 10여년이 걸렸다. 안전성과 환경영향평가, 재정 문제 등이 걸림돌이었으나 양국은 이를 극복하고 새로운 역사를 준비하고 있는 것이다. 앞서 영국과 프랑스를 잇는 영·프 해저터널은 1995년 개통됐다. 프랑수아 미테랑 프랑스 대통령과 마거릿 대처 전 영국 총리가 1986년 서명한 건설협정에 따라 7년여 만에 완공됐다. 도버해협의 최단거리인 프랑스 칼레와 영국 포크스턴 사이의 해저 약 50㎞를 3개의 해저터널로 연결, 영국과 프랑스는 35분 거리로 가까워졌다. 파리와 런던을 3시간에 연결하는 고속전철 ‘유러스타’의 탄생을 가져왔을 뿐 아니라 유럽 전체를 하나로 묶은 EU 탄생에도 해저터널은 큰 역할을 했다. 부산과 후쿠오카를 잇는 대한해협에 해저터널을 건설하자는 주장은 1917년 일본 군부가 처음 제기했다. 대륙 침탈을 위한 불순한 의도였으니 현실화되지 않은 것이 천만다행이다. 이후에도 일본에서는 여러 차례 적극적인 논의가 있었으나 한국에서는 전혀 관심을 보이지 않았다. 국내에서 대한해협 해저터널이 본격 거론되기 시작한 것은 노태우 전 대통령 때. 노 전 대통령은 1990년 5월 일본 국회를 방문한 자리에서 해저터널의 필요성을 거론했고, 당시 일본 가이후 총리도 찬성의 뜻을 표명하면서 국민적 관심사가 됐다. 이후 김대중, 이명박 정부 때도 사업 추진이 거론됐으나 그때마다 찬반 논란만 키운 채 실행 단계에는 이르지 못했다. 양국 간의 과거사 문제와 정치적인 이해관계가 걸림돌이 됐기 때문이다. 여야 정치권이 또다시 대한해협 해저터널 건설 문제를 두고 설전을 벌이고 있다. 야권에서 부산시장 보궐선거 공약으로 한일 해저터널 방안을 꺼내자 여권이 친일 프레임으로 공세를 퍼붓고 있다. 최근 불거진 북한 지역 원전 건설 추진 의혹을 ‘이적행위’ 등 좌익 프레임으로 공격한 야권에 대한 역공인 셈이다. 보궐선거가 끝나면 해저터널 논란은 조만간 또 사그라들 공산이 크다. 더구나 징용병과 위안부 보상, 독도 영유권 등 과거사 문제가 답보 상태에 있으니 해저터널이 현실화되기엔 하세월이다. 후손의 미래와 대륙의 평화를 위해 한일 양국이 해저터널에 합의할 수 있는 날은 언제쯤일까. yidonggu@seoul.co.kr
  • 英 “화이자 백신 2회차는 나중에 접종”… 의사단체 “비과학적” 반발

    英 “화이자 백신 2회차는 나중에 접종”… 의사단체 “비과학적” 반발

    코로나 변이 확산에 “1회차 접종 먼저 늘리자” 권고화이자·의사들 “21일에 2회 접종 외 임상 없어” 비판영국 의약당국이 코로나 변이에 대처하기 위해 총 2회 맞아야 하는 화이자·바이오엔테크 백신의 2회차 접종을 지연시킬 수 있다고 지난달 30일(현지시간) 밝혔다. 제한된 물량의 백신을 최대한 많은 시민들에게 빨리 노출시키기 위해 1회차 백신을 널리 맞히는데 집중한다는 전략이다. 그러나 영국 의사들은 화이자 임상 시험에서 연구된 3주의 격차보다 늦게 백신 2회차 접종을 하는 것은 “비과학적”이라며 반발하고 있다고 CNBC가 31일 전했다. 화이자 백신은 3주 간격을 두고 2회차 접종을 해야 95% 수준의 효과를 발휘한다는 임상 결과를 얻었다. 영국은 이에 맞춰 접종계획을 세웠다. 지난 8일 오전 6시31분에 전 세계에서 최초로 화이자 백신을 맞은 마거릿 키넌(91) 할머니도 정확히 3주, 21일 뒤인 29일에 두 번째 접종을 맞았다. 그러나 전파력이 기존 코로나19보다 70% 강력한 코로나 변이가 빠르게 퍼지면서 영국 정부는 다른 계획을 권고했다. 1회차 접종 만으로도 일정 수준의 예방효과가 기대되니, 제한된 인원이 95% 효과를 얻을 수 있는 2회차 접종을 하는 대신 보다 많은 인원에게 1회차 접종을 하자는 것이다. 영국 보건당국은 바뀐 계획대로라면 1회차를 맞은 뒤 2회차 접종까지 최대 12주, 석 달이 지연될 수 있다는 전망을 내놓았다. 지금까지 영국에서 화이자 백신을 맞은 인원은 약 60만명이다. 영국 당국의 결정에 앞서 토니 블레어 전 영국 총리는 인디펜던트 기고문에서 “1월에 배포 가능한 백신 선주문량을 모두 1회차 접종으로 활용하고, 더 많은 백신이 들어오면 2회차 백신 접종을 시작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제안했었다. 데이비드 솔즈베리 전 세계보건기구(WHO) 전문가 전략자문그룹 의장도 “화이자 백신의 경우 1회차 접종으로 91% 예방효과를 보인다”면서 “2회차 접종으로 향상되는 효과가 크지 않으니 내가 만약 정부 방역 책임자라면 1회차를 맞은 시민들에게 2회차를 포기해 더 많은 생명을 구하자고 말하겠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의사들은 영국 당국 결정에 반대를 표명했다. 자원 봉사 의료 전문가로 구성된 비영리 단체인 의사협회UK는 지난달 31일 트위터 성명을 통해 “화이자 백신 접종방식을 갑자기 바꾸는데 우려를 표시한다”면서 “보건당국과 제약사가 당초 협의한 내용과 다르고 과학적으로도 효과가 입증되지 않은 방식”이라고 일축했다. 이들은 또 “1회차 접종 뒤 나타나는 보호 효과는 2회 주사를 맞은 경우보다 상당히 낮다”고 덧붙였다. 화이자 또한 영국의 계획 변경에 반대하는 입장이다. 미국 식품의약국(FDA)에 지난달 보고한 문서에서 화이자 백신은 두 번째 접종 전 52%의 효과가 있었고, 두 번 투여했을 때 94% 효과가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솔즈베리 전 의장의 주장과는 차이가 나는 데이터인 셈이다. 화이자는 31일 “긴급승인을 위한 대규모 백신 임상 시험은 21일 간격으로 테스트 되었다. 다른 일정으로 평가한 시험이 없다”며 영국의 결정에 반대 입장을 밝혔다. 그럼에도 영국 정부는 코로나 변이 대응을 위해 1차 접종자 인위적 확대 카드를 고수할 가능성이 높다고 CNBC는 전했다. 영국 백신 접종 및 면역 위원회는 31일 “첫 번째 백신 우선 투여를 권고한다”면서 “공중 보건에 더 큰 효과를 미치고, 코로나19로 인한 사망자수를 줄일 것”이라고 강조했다. 홍희경 기자 saloo@seoul.co.kr
  • 캐머런, 메이, 존슨… 4년 반의 브렉시트 협상 이끈 영국 총리들

    캐머런, 메이, 존슨… 4년 반의 브렉시트 협상 이끈 영국 총리들

    찬성 52% 대 반대 48%로 지난 2016년 6월 영국 국민투표는 브렉시트(Brexit·영국의 유럽연합(EU) 탈퇴)를 선택했다. 그리고 4년 6개월 만인 2021년 1월 1일 영국은 정말로 47년 동안의 동거를 끝내고 EU와 결별한다. 브렉시트 관련 협상 지휘대를 잡아야 했던 데이비드 캐머런, 테리사 메이, 보리스 존슨 등 3명의 총리의 행보를 되짚으며 브렉시트 협상의 결정적 장면을 돌아봤다.●국민투표 붙였으나 ‘찬성’ 나오자 사퇴한 캐머런2010년 43세의 젊은 나이에 총리가 된 캐머런 전 총리는 브렉시트 투표를 강행한 장본인이지만, 자신의 예상과 다르게 국민투표 찬성 결정이 나오자 이에 책임을 지고 2016년 7월 총리직에서 사퇴했다. 캐머런 전 총리의 의중은 ‘브렉시트 반대 48%’에 서 있었다는 방증이다. 그렇다면 대체 캐머런 전 총리는 왜 브렉시트 국민투표를 감행했을까. EU라는 커다란 경제권에 소속되어 얻는 수혜를 포기하는 결정을 국민들이 내리지 않을 것이라고 봤기 때문이다. 1973년 EU의 전신인 유럽경제공동체(EEC)에 가입했지만 여전히 유로화는 수용하지 않고 파운드화를 유지하던 영국에선 사실상 독일이 주도하는 EU에 대한 반감이 있었지만, 막상 계산기를 두드려보면 EU 경제권이어서 영국이 얻는 이득이 명확했기 때문이다. 2011년 아랍의 봄 이후 2010년대 중반부터 서유럽으로 쏟아져 들어오던 이슬람 난민을 비롯한 이민자들에 대한 영국인들의 반감이 커지자, 이를 타개할 장치로 국민투표를 실시했던 것이다. 투표 전만 해도 EU 탈퇴, 즉 브렉시트라는 결과가 나올 것이란 예측은 적었다. 그러나 캐머런 전 총리의 바람과는 다르게 영국 사회의 세대·지역·계층 간 불화가 투표에 투영되면서 브렉시트 찬성 결정이 나왔다.●‘소프트 브렉시트’ 추구하다 의회 외면당한 메이‘브렉시트 찬성 국민투표’라는 판정패를 당한 캐머런 내각이 사퇴한 뒤 테리사 메이 전 총리가 구원투수로 투입됐다. 마거릿 대처 이후 26년 만에 나온 여성 총리다. 메이 전 총리의 임무는 어떻게 브렉시트를 할 것인지에 초점이 맞춰졌다. 메이 총리는 2017년 3월 29일 EU의 헌법격인 리스본 조약의 50조를 발동했다. EU 탈퇴에 관한 규정인 50조의 1항은 ‘모든 회원국은 자국의 헌법규정에 의거해 EU 탈퇴 결정이 가능하다’고, 3항은 ‘탈퇴협정 발표일 혹운 탈퇴 통보 뒤 2년 경과시점부터 리스본 조약 효력이 중단된다. 단, 회원국 만장일치 시 2년 연장이 가능하다’고 규정되어 있다. 리스본 조약 50조 발동으로 영국과 EU의 ‘이혼’은 합의됐다. 그 다음 협상은 ‘이혼조건’을 결정하는데 초점이 맞춰졌다. 관세, 무역, 노동이동, 여행 비자 면제 등 맞춰야 할 조건이 하나 둘이 아니었다. 영국과 EU의 협상이 이뤄지더라도 영국과 EU 회원국들의 동의가 필요한, 절차적으로도 어려운 과정이었다. 더욱이 메이 전 총리는 영국의 EU 내 잔류를 원했던, 즉 브렉시트 반대파들이 지지했던 ‘소프트 브렉시트’에 힘을 실었다. 노르웨이, 아이슬란드, 리히텐슈타인처럼 EU 회원국은 아니지만 유럽경제구역의 일원으로서 EU 단일시장 접근 권한을 갖는 방식이 소프트 브렉시트이다. 결국 소프트 브렉시트 요소가 포함된 합의에 대한 영국 의회의 부결, 이후 영국과 EU의 협상 불발이 몇 차례 반복되면서 브렉시트 실행은 늦춰졌다. 영국이 진짜 브렉시트를 원하기는 하는 것인지 EU 측의 비아냥도 나왔다. 그래도 ‘노 딜(합의 없는) 브렉시트’를 피하기 위해 메이 전 총리는 연거푸 브렉시트 연기를 요청하며 협의를 이어갔다. 이 과정에서 리더십이 약화된 메이 전 총리는 사퇴했다.●원조 브렉시트 찬성파 존슨… 다음 과제는 ‘브렉시트에서 살아남기’메이 전 총리에 이어 지난해 7월 24일 취임해 브렉시트 협상을 이끌게 된 보리스 존슨 총리는 외무장관 시절부터 브렉시트 찬성파로 2016년 국민투표 당시 EU 탈퇴 진영을 이끌었던 장본인이다. 존슨 총리는 2019년 10월 말 브렉시트 단행 의지를 고수했고, 결국 북아일랜드를 실질적으로 EU 관세 및 단일시장 체계에 남겨두는 양보를 하며 브렉시트 협상을 마무리 지었다. 이 과정에서 지난해 10월 말로 설정됐던 브렉시트는 올해 1월 31일로 연기됐다. 이 합의안 역시 하원에서 부결되자, 존슨 총리는 조기 총선 카드를 빼들어 의회 구성을 보수당 과반으로 바꾼 뒤 법적 절차를 마무리짓고 지난 1월 31일 오후 11시를 기해 브렉시트를 단행했다. 브렉시트 이후에도 ‘포스트 브렉시트 협상’이 남았다. EU의 규칙을 따르지 않는 ‘무규칙 상태’를 대체할 새로운 규칙이 필요했다. 이번에도 브렉시트 실시일을 2021년 1월 1일로 미리 확정해두고 그 때까지 양 측의 조건을 맞춰가는 협상이었다. 협상은 여러 차례 시한을 넘긴 끝에 24일 마무리됐다. 이번에도 마지막 쟁점이던 영국과 EU의 어업권 문제에서 존슨 총리가 통 큰 양보를 해 협상을 매듭 지었다. 이제 영국의 다음 과제는 ‘브렉시트 체제에서 살아남기’이다. 홍희경 기자 saloo@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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