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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경제개혁-연정유지 ‘외줄 타기’

    독일경제의 대수술은 물건너갔다? 경제개혁을 외쳐온 앙겔라 메르켈 기민당 당수의 총리직 확정에도 불구, 사민당과의 연정으로 개혁 프로그램이 출발도 하기 전에 빛이 바래고 있다. 안정을 강조하는 사민당의 소극적 개혁 노선이 메르켈의 과감한 개혁정책의 발목을 잡을 가능성이 크다고 월스트리트저널 등이 11일 보도했다. 메르켈은 고실업·저성장의 덫에 빠진 독일경제의 회복을 위해 고비용 구조를 뜯어고치겠다고 공언해왔다. 시장에 입각한 자유주의적 개혁을 밀어붙이려는 처방이다. 실업수당·연금·건강보험금 등 복지비용과 세금을 과감히 줄이고 해고조건 완화 등 노동시장 유연화를 통해 경제에 활력을 불어넣겠다는 것이다. 그러나 성장보다 안정, 불안한 개혁보다 점진적 변화를 선호하는 사민당의 연정 참여와 지분 확대로 메르켈의 ‘의욕’은 출발 전부터 흔들리고 있다는 게 중론이다. 무엇보다 각료 배분에서 사민당이 재무, 노동, 보건장관 등 경제분야의 노른자위를 차지한 것도 이같은 전망에 힘을 더한다고 로이터통신은 지적했다. 세제 개편, 노동시장 개혁, 재정적자 축소 등 어느 것 하나도 사민당의 협조 없이는 진행 자체가 불가능하다. 다우존스 통신이 메르켈의 연합세력인 에드문트 슈토이버 기사당수가 경제장관을 맡을 것이 확실시되나 사민당 몫인 재무·노동·보건장관의 ‘비협조’로 ‘레임덕’에 빠질 가능성이 높다고 지적한 것도 같은 맥락이다. 때문에 ‘독일판 철의 여성’으로 불리는 메르켈이 마거릿 대처 전 영국 총리처럼 화끈한 개혁을 펼쳐나가기에는 넘어야 할 산이 많다. 그러나 90년대 중반 이후 유럽연합(EU)의 저성장 4개국에 늘 끼여온 장기불황의 현실이 메르켈에게는 도움이 될 수 있다. 사민당도 일정 수준의 개혁안에 힘을 보탤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어쨌든 독일은 현재 메르켈의 시장지향적 개혁이 대세를 이루고 있다. 이는 게르하르트 슈뢰더 총리마저 2003년부터 시장지향적 개혁을 추진해왔다는 점에서 잘 알 수 있다. 독일의 실업률은 지난 9월 말 현재 11.2%. 반면 올 국내총생산(GDP)의 성장률 역시 1% 안팎에 그칠 전망이다. 결국 일자리를 찾아 외국으로 떠나는 독일 젊은이들이 줄어들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특히 재정적자율도 4년째 GDP 3%를 초과,EU의 경고를 피할 수 없는 지경이다. 이같은 상황 속에서 메르켈이 욕심을 내 개혁에 탄력을 붙이려 할 경우 사민당이 강하게 반발, 연정 붕괴로 이어질 수 있다는 경고도 나오고 있다. 이석우기자 jun88@seoul.co.kr
  • ‘동독출신 여성’ 핸디캡 정치력·뚝심으로 극복

    |파리 함혜리특파원|유약한 이미지와 달리 마거릿 대처 전 영국 총리 못지 않은 추진력과 끈기를 지닌 것으로 알려진 앙겔라 메르켈(51) 기민당 당수가 정치 입문 16년 만에 드디어 유럽 최대의 경제대국 ‘독일호(號)’를 이끌게 됐다. 지난달 18일 총선을 2주 정도 앞두고 당초 집권 사민당이 참패할 것이라는 전망이 무색하게 사민당의 맹추격을 받자 ‘메르켈 한계론’이 대두됐으나 특유의 끈기로 사상 첫 여성, 최연소 총리를 쟁취해냈다. 당시 많은 정치 전문가들이 지적했던 메르켈의 문제점은 동독에서 성장한 전력에다 여성이라는 한계, 게르하르트 슈뢰더 총리와 텔레비전 토론에서 유권자에게 정확한 소신을 피력하지 못했다는 점 등이었다. 따라서 메르켈은 차기 총리 취임 후 이런 과제들을 극복하지 않으면 앞날이 불투명할 것이라는 관측이다. 메르켈은 1954년 서독 지역인 함부르크에서 태어나 어릴 적 목사인 아버지의 임지인 브란덴부르크주(州)의 작은 마을 템플린으로 이주, 라이프치히 대학에서 물리학을 전공했다. 박사 학위를 받은 뒤 1978년부터 1990년까지 동베를린 물리화학 연구소에서 연구원으로 일했으며 1989년 동독 민주화 운동 단체인 ‘민주적 변혁’에 가입, 정치에 발을 들여놓은 메르켈은 1990년 3월 동독 과도정부의 대변인 서리에 임명됐고 통일 후 실시된 총선에서 연방 하원의원에 당선됐다. 이후 헬무트 콜 전 총리의 눈에 띄어 1991년 여성청소년부 장관,1994년 환경부 장관에 오르고 1998년 당 최초의 여성 사무총장을 맡는 등 승승장구했다. 콜 전 총리가 키운 ‘정치적 양녀(養女)’로 2000년 4월 최초의 여성 당수가 됐지만 비자금 스캔들이 돌출되자 재빨리 콜과 결별하고 당내 유력 정치인들을 당권에서 밀어낸 뒤 2000년 9월 원내 총무직까지 겸임하는, 남자 이상의 정치적 수완을 발휘했다. 2002년 당수로 재선출되고, 원내총무 선거에서도 승리한 메르켈은 지난 해와 올해 초 사무총장 등 당내 일부 중진들의 견제에도 불구하고 지난 5월 사민당이 39년간 집권해 온 노르트라인-베스트팔렌주 선거를 승리로 이끌어 야당의 총리 후보가 됐다. 요아킴 소이어(56·훔볼트 대학 화학과 교수) 박사와 지난 1998년 재혼했으며 자녀는 없다.lotus@seoul.co.kr
  • 대처 ‘美 딜레이 정치스캔들’ 조사 받아

    오는 6일 80세 생일을 맞는 ‘철의 여인’ 마거릿 대처(79) 전 영국 총리가 우울한 노년을 보내고 있다. 남편의 죽음과 아들의 체포에 이어 이번에는 본인이 경찰 조사를 받는 처지에 놓였다. 영국 대중일간지 데일리 미러는 3일 정부 내부문건을 인용, 대처 전 총리가 미국 톰 딜레이 하원의원의 정치 스캔들과 관련해 조사를 받게 됐다고 보도했다. 대처 전 총리는 지난 2000년 5월 영국을 방문한 딜레이 의원을 만났다. 문제는 미국의 거물 로비스트 잭 아브라모프가 딜레이 의원의 비용을 부담하고 두 사람의 만남을 주선했다는 점. 딜레이 의원의 선거법 위반 혐의 등을 조사 중인 미 당국은 아브라모프가 딜레이 의원에게 모종의 대가를 요구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이에 따라 미 법무부는 대처 전 총리에게 당시 상황에 대해 자세히 진술해 줄 것을 요청, 영국 경찰이 대신 조사를 하게 된 것이다. 대처 전 총리의 대변인도 이같은 내용을 확인했다고 영국 이브닝 스탠더드가 전했다. 대처는 1979년부터 1990년까지 총리로 재직하면서 강력한 카리스마와 과감한 정책 추진으로 ‘철의 여인’이라는 별칭을 얻었다. 이후 대처는 세계 여성 정치지도자의 표상으로 여겨져왔다. 하지만 2003년 6월 든든한 후원자였던 남편 데니스경이 먼저 세상을 떠나면서 늘그막의 대처에게 불행이 찾아들기 시작했다. 이어 지난해 8월 아들 마크가 아프리카 적도기니의 쿠데타를 지원한 혐의로 체포됐고, 지난 4월에는 미국이 마크의 비자발급을 거부하면서 한차례 더 구설수에 올랐다.장택동기자 taecks@seoul.co.kr
  • [토요일 아침에] 극단적인 개인주의/이동익 가톨릭대 교수·신부

    미국의 청소년 상담가 마거릿 베츠는 오늘날 미국 문화의 특징을 개인주의, 소비주의, 그리고 폭력주의의 세 가지로 꼽는다. 물론 아직도 많은 사람들이 미국인들의 진취적인 정신과 관용의 정신에 대해 긍정적인 시각을 갖고 있는 것도 사실이다. 그러나 위의 세 가지 특징 또한 미국인들의 집합적인 정체성을 대표하는 또 다른 실상임을 부인할 수 없다. 그 중에서도 특히 개인주의에 대해 몇 가지 생각을 함께 나누고 싶다. 19세기의 뛰어난 정치이론가 중의 한 사람인 알렉스 드 토크빌은 개인주의에 대해 이렇게 말했다.“개인주의는 새로운 생각에서 나온 새로운 표현으로서 공동체의 구성원을 다른 구성원들로부터 분리시키며, 그의 가족과 친구들로부터 독립하게 하는 성숙되고 평온한 감정으로 자신만의 작은 세계를 형성한 후에는 스스로 사회를 존중할 수 있도록 이끈다.” 개인주의는 또한 인간의 고유한 존엄성을 강조하는 한 특성으로 이해되면서 정치적으로는 민주주의의 발전과 정착에, 경제적으로는 자본주의 경제체제의 확립에 지대한 공헌을 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그러나 마거릿 베츠가 직시하는 미국 사회의 개인주의는 개인의 이익만을 챙기는 데 전념하는 극단적인 개인주의이다. 마거릿 베츠가 파악하는 것처럼 “오늘날 미국 사람들은 다른 사람의 옳고 그름에 대해 말하기를 두려워하고”, 또 “미국 사람들을 움직이는 것은 이익과 욕구뿐”이라고 한다면, 과거 개척시대에 자유와 독립, 평등을 지향하면서 행동했던 미국 사람들 본연의 건전한 개인주의 정신은 다 어디 가고 그야말로 미국의 사회 조직을 와해시키는 암적 존재인 극단적 개인주의만 남게 된 것인가. 어떤 행위의 옳고 그름에 대해 이야기하는 것을 두려워한다는 것은 어떤 행위를 하는 데 있어서 윤리적 가치는 별로 중요하지 않다는 의미이며, 오로지 내 자신의 이익만이 관심의 대상이 된다는 것이다. 이렇게 극단적 개인주의의 성향이 지배하는 사회에서는 사회구성원들이 서로 믿을 수 없게 되며, 또한 사회공동체의 과제에 협력하지도, 그 필요성을 깨닫지도 못하게 될 것이다. 우리나라의 사회 현실로 눈을 돌려보자. 미국의 극단적 개인주의를 강 건너 불 보듯이 말하기에는 우리의 현실이 너무도 급박하다. 나는 그 현실을, 여성의 출산율이 세계에서 가장 낮을 뿐 아니라 낙태가 가장 자유로운 우리 대한민국에서 보려고 한다. 우리나라 여성은 평생토록 평균 1.2명의 자녀를 출산, 세계 최저출산율을 기록하고 있다고 한다. 여성의 사회 진출과 사회적 삶에 대한 욕구의 증가가 출산기피 현상으로 나타나면서 과거에는 전혀 예상치 못했던 심각한 문제들이 속속 드러나고 있다. 인구의 감소, 고령화 사회 진입, 산업의 생산 잠재력 훼손에 대한 우려 외에도 노인 공경과 같은 전통적인 가정가치관의 붕괴와 그에 따르는 사회적 혼란은 가까운 미래에 매우 심각하게 닥치게 될 것이다. 우리의 낙태 현실도 매우 심각하다. 지난달에 발표된 어느 대학 연구소의 낙태 실태 보고서에 따르면 미혼여성의 95%가 사회경제적 이유로, 기혼여성의 93%가 가족계획, 경제적 이유로 낙태를 했다고 한다. 이 대부분이 불법 낙태인데도 이렇게 자유롭게 낙태를 할 수 있는 나라가 바로 우리나라이다. 이런저런 이유가 되면 낙태를 할 수도 있다는 생각은 ‘내가 편하기 위해서는 그까짓 뱃속의 생명쯤이야!’ 하는 식의 극단적 개인주의의 모습이 아닌가. 만일 사람들이 타인에 대한 무관심 속에서 자기 안에만 갇혀 지낸다면 그런 사람들이 살고 있는 사회의 이익, 공동선은 누가 어떻게 실현시킬 수 있을까. 개인주의가 철저한 이기주의로 전락하게 되는 원인과 그 대처방법을 함께 고민해야 할 때이다. 이동익 가톨릭대 교수·신부
  • 英 EEC 가입 성공시킨 히스 前 총리 별세

    |런던 연합|1970년대 초 영국의 유럽경제공동체(EEC) 가입을 이끈 에드워드 히스(89) 전 영국 총리가 17일 사망했다. 잉글랜드 남동부 켄트주에서 목수의 아들로 태어난 그는 1960년대 초 영국의 EEC 가입 협상에 대표로 나서면서 전국적인 인물로 떠올랐으며, 귀족이 당을 이끄는 영국 보수당의 전통을 깨고 처음으로 의원 선거에 의해 1965년 당수에 선출됐다. 1970년에는 2차 세계대전 후 계속된 경제침체의 악순환을 끊는 ‘조용한 혁명’을 약속하며 총리에 당선됐다. 옥스퍼드대학에서 정치학과 경제학을 전공하면서부터 정치가를 꿈꾼 그는 그러나 재임 기간 내내 강성 노조에 시달리다 1975년 같은 당 소속이었던 마거릿 대처에게 밀려 당수직과 총리직에서 물러나야 했다. 1973년 국내와 프랑스의 강력한 반대를 물리치고 EEC에 가입한 것이 그의 가장 큰 업적으로 꼽힌다. 그러나 같은 당 소속 의원에 의해 총리에서 축출된 것은 그의 정치 이력과 신념, 철학, 자존심에 큰 타격을 줬다. 그는 총리에서 물러난 뒤 하원의원으로 남아 대처 당시 총리를 공격하며 복귀를 노렸으나 성공하지 못했다.1992년 기사 작위를 받았다. 그의 사망소식에 대처 전 총리는 “평범한 배경과 공립학교 출신이란 점, 민주적 선거로 당선됐다는 점에서 보수당 최초의 현대적 지도자이고 정치적 거인이었다.”며 “우리 모두는 그에게 빚을 졌다.”고 애도했다.
  • 親부시·민영화로 지지층 균열 레임덕 현상땐 사퇴 불가피

    |파리 함혜리특파원|영국 노동당을 이끄는 토니 블레어 총리는 그의 52세 생일인 6일 역사적인 3기 집권을 시작했다.3기 연임은 마거릿 대처 전 총리 이후 두 번째이며 노동당으로서는 1900년 창당 이래 처음이다. 경제활황 덕분에 승리를 거두긴 했지만 반전 및 반 블레어 정서가 강하게 작용한 이번 총선에서 블레어 총리와 노동당의 지지도는 크게 떨어져 향후 정치행보에 부담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블레어 총리는 앞으로 제1야당인 보수당을 견제하며 유럽연합(EU) 헌법 비준을 위한 국민투표 실시, 이라크 철군 등 현안을 해결해야 하는 것은 물론 리더십 재구축, 국민의 신뢰도 회복 등 어려운 과제를 안게 됐다. 블레어 총리는 좌파와 우파의 정책을 실용적으로 융합한 ‘제3의 길’을 내세우며 지난 1997년 만년 야당이던 노동당을 18년 만에 집권당으로 만들었다. 집권 초기 블레어의 개혁은 찬사를 받으며 순조롭게 진행됐다. 그의 실용주의적인 정치·경제개혁은 세계 경제의 불황 속에서도 영국의 경제 호황을 이끌어냈으며 2001년 노동당의 재집권으로 이어졌다. 하지만 집권 2기 후반은 여론의 혹독한 비판으로 얼룩졌다. 무상에 가까웠던 대학교육을 유료화했고, 무상의료제도(NHS)에 반하는 민영병원 설립을 추진했다. 특히 조지 W 부시 대통령이 주도한 이라크 전쟁에 참전하면서 여론의 비판과 함께 ‘부시의 푸들강아지’라는 조롱을 받았다. 더욱이 반대 여론 속에 강행한 이라크 침공을 정당화하려고 사담 후세인 전 이라크 대통령의 위협을 과장한 것이 치명타였다. 이를 의식한 듯 블레어 총리는 이날 다우닝가 10번지 총리관저 앞에서 가진 회견을 통해 “국민의 의견을 존중하고 여론에 귀기울이겠다.”고 약속했다. 이어 “노동당과 나는 8년 전에 비해 많은 경험과 지식을 갖고 있으며 영국민이 무엇을 원하는지 알고 있다.”며 “분배에 관심을 갖고, 세계평화에 이바지하는 정치를 실현하겠다.”고 다짐했다. 그러나 정치 전문가들은 하원내 노동당 다수 의석 감소는 블레어 총리의 지도력 상실로 이어질 가능성이 있으며 총리직 이양이 예상보다 빨라질 수 있다고 분석하고 있다. 블레어 총리는 총선 직전 3기 집권 뒤 고든 브라운 재무장관에게 총리직을 이양할 것이라고 밝혔었다. 브리스톨대학의 마크 위컴존스 교수는 “블레어 총리는 집권과 동시에 레임덕 현상에 빠져 크리스마스 이전에 총리직을 이양해야 하는 사태가 올 수도 있다.”고 말했다. lotus@seoul.co.kr
  • [월드 이슈-부시2기 행정부와 네오콘] ‘극단적 무슬림’ 해체에 역량 집중

    [월드 이슈-부시2기 행정부와 네오콘] ‘극단적 무슬림’ 해체에 역량 집중

    |워싱턴 이도운특파원|‘비밀 결사단. 명문대를 졸업한 유대인을 중심으로 구성돼 조지 부시 정부와 언론 기관에 뿌리내린 이상주의자들의 세포 조직. 이슬람에 대한 증오심으로 똘똘 뭉쳐 있다. 이라크전은 이들이 이슬람을 점령하기 위해 미국을 조종한 것.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일방적인 무력행사를 불사한다. 유엔이나 국제사회와의 협력은 목표 실현의 효율성을 떨어뜨릴 뿐….’ 지난 24일(현지시간) 저녁. 워싱턴 시내 17번가에 자리잡은 미국기업연구소(AEI) 12층. 네오콘의 거두 앨버트 울스테터의 이름을 붙인 대형 콘퍼런스 룸에서 ‘네오콘 포럼’이 시작됐다. 조지 부시 대통령의 2기 정부 취임에 맞춰 네오콘의 개념을 재정립하고 미래의 방향을 모색하기 위한 ‘단합대회’ 성격의 모임이었다. 최근 ‘네오콘 독자(Neocon Reader)’라는 저서를 펴낸 허드슨연구소의 어윈 스텔저 연구원이 주제발표 첫머리에 미국과 유럽의 언론에 투영된 네오콘의 모습을 적나라하게 묘사했다. 짧은 웃음이 터져나오기도 했지만, 장내의 분위기는 심각했다. 스텔저 연구원은 “언론에 묘사된 것과 같은 뿔 달린 괴물은 없다.”고 일갈했다. 네오콘 포럼은 ‘과격한 이상주의자들’이라는 미국 내부와 국제사회의 차가운 시선을 의식한 듯 다소 위기감 속에서 시작됐다. 포럼에는 스텔저 연구원과 AEI의 칼린 바우먼, 진 커크패트릭, 찰스 머레이, 워싱턴포스트의 찰스 크라우트해머가 토론자로 참석했다. ●누가 네오콘인가? 로널드 레이건 행정부에서 유엔 대사를 지냈던 진 커크패트릭은 “가장 분명한 것은 누가 네오콘인가 하는 것이 한 번도 분명하지 않았다는 점”이라고 말했다. 커크패트릭은 “(네오콘의 우상격인)어빙 크리스톨을 만났을 때도 물어보지 않았다.”고 말했다. 크리스톨조차도 그같은 질문에 답변할 수 없었을 것이라는 암시였다. 크라우트해머는 “네오콘은 집단의 운동(Movement)이 아니라 개인의 성향(Tendency)이라고 설명했다.‘예일대를 나온 사람’과 같은 기준이 아니라,‘스포츠를 좋아하는 사람’과 같은 구분이라는 것. 따라서 보기에 따라 네오콘의 범위는 확대될 수도 축소될 수도 있다. 스텔저는 ‘네오콘 독자’에서 네오콘의 대외정책 섹션에 영국의 마거릿 대처 전 총리 및 토니 블레어 총리의 글을 올렸다. 가급적 네오콘의 지평을 더 넓혀보려는 의도를 가진 것 같았다. 토론자들에게 콘돌리자 라이스 국무장관과 로버트 졸릭 부장관이 네오콘이냐고 묻자 “모르겠다.”며 “앞으로 추진하는 정책을 보고 나서야 판단할 수 있겠다.”고 말했다. 그렇다면 부시 대통령과 딕 체니 부통령, 도널드 럼즈펠드 같은 인물은 네오콘에게 무엇일까. 스텔저는 그의 저서에서 이들이 네오콘의 정책을 구현하는 중요한 ‘실행자(Practitioners)’라고 규정했다. 반대로 부시나 체니, 럼즈펠드의 입장에서 보면 네오콘은 미국의 국가이익을 극대화하는 과정을 그럴듯하게 포장해주는 ‘명분 제공자’들이라고 할 수 있다. ●네오콘은 이상주의자들인가? 크라우트해머는 네오콘이 “과격한 이상주의자가 아니라 냉철한 현실주의자”라고 지칭했다. 예를 들어 민주주의를 핵심가치로 삼지만, 네오콘들은 비민주적인 파키스탄을 민주화하는 것보다는 파키스탄을 이용, 아프가니스탄의 극단적 무슬림을 해방시키는 것을 우선순위에 둔다는 것이다. 머레이는 네오콘들이 “상대적으로 데이터를 잘 다루고, 정책을 기획하고 대통령과 의회를 설득하는 데 정력적인 추진력을 보여준다.”고 말했다. 그는 “일단 일이 시작되면 이데올로기에서는 한발 벗어나 있다.”고 주장했다. 포럼에 참석한 독일 기자가 “메시아적인 성향을 갖고 있지 않느냐.”고 종교 지향성을 지적하자 머레이는 “부시 정부(참석자들은 이따금씩 네오콘과 부시 정부를 일치시켰다)의 대외정책에서 종교가 차지하는 부분은 매우 작다.”고 주장했다. 또 크라우트해머도 “루스벨트, 링컨 대통령도 재임 중에 종교적인 비유를 하곤 했다.”면서 “네오콘 가운데 유대인이 많기는 하지만 수요일밤에 모여 비밀 의식을 하거나 하는 일은 없다.”고 말했다. 스텔저는 “부시 대통령의 관심은 90%가 대외정책이고 10%만이 국내정책이라는 말을 백악관 관계자들로부터 들었다.”면서 “미국의 국익이 대외정책에 있기 때문에 부시 대통령이 이라크전 등에 많은 시간을 할애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네오콘은 대북 강경론자들인가? 저녁 5시부터 7시까지 두 시간 동안 계속된 포럼에서 ‘노스’든 ‘사우스’든 ‘코리아’라는 단어는 단 한번도 나오지 않았다. 네오콘의 관심이 ‘극단적 이슬람’의 터전이라는 중동에 집중돼 있다는 사실은 명확했다. 포럼이 끝난 뒤 참석자들에게 북한 핵 문제에 대한 입장을 묻자 “북한은 중동에 비하면 상대적으로 안정적인 지역”이라면서 “부시 정부는 앞으로도 북한과의 현상을 유지하는 데 주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크라우트해머는 따라서 “부시 대통령이 북한과 전쟁을 하지 않을 것이라는 사실은 매우 명확하다.”고 단언했다. 다만 크라우트해머와 스텔저는 북한이 핵이나 미사일을 외부지역 특히 중동으로 유출할 경우에는 엄중한 사태를 맞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포럼에는 정부와 외교가, 학계, 언론계 인사는 물론 일반인들까지 참석해 네오콘에 대한 관심이 미국 사회 전반에 퍼져 있음을 보여줬다. 그러나 라이스 국무장관의 연설문 담당자라고 소개한 참석자는 행사장을 떠나며 “한편으로는 유익했지만 한편으로는 실망스러웠다.”고 말했다. 그는 “네오콘들이 향후의 국제질서와 국내정책에 대해 보다 명확한 목표와 대안을 제시하기를 기대했지만 포럼 전체가 네오콘의 개념과 마찬가지로 다소 추상적인 느낌을 줬다.”고 말했다. dawn@seoul.co.kr
  • 네오콘 이미지 개선 나섰다

    |워싱턴 이도운특파원|조지 W 부시 미국 대통령의 1기 정부의 대외정책 추진 과정에서 끊임없는 논란의 대상이 돼왔던 네오콘(신보수주의자)들이 ‘브랜드’ 이미지 개선에 나선 것 같다. 허드슨 연구소의 경제 및 행정 전문가인 어원 스텔저 선임연구원은 지난주 ‘네오콘 독자(Neocon Reader)’라는 책을 펴냈다. 이 책은 마거릿 대처 전 영국 총리와 빌 크리스톨 위클리 스탠더드 편집장, 콘돌리자 라이스 국무장관 지명자, 공화당의 보수적 논객 조지 윌 등 주요 인사들이 네오콘의 이념과 관련해 과거에 저술했던 논문을 모아놓은 ‘명문집’ 성격이다. 또 이 책을 위해 새로 저작된 논문도 실려 있다. 스텔저는 “네오콘이 등장한 지 오랜 세월이 지났지만 그 개념과 추구하는 정책 방향이 매우 잘못 이해되고 있다.”면서 ▲네오콘은 국내외의 언론이 묘사하는 것처럼 과격하고 끈끈하게 유착된 집단이 아니라 ▲중요한 정책에는 공감하지만 각자의 개별성을 강조하는 지식인과 정치인의 절충적인 집단이라고 주장했다. 실제로 부시 2기 정부 국무부의 장관 및 부장관으로 지명된 라이스와 로버트 졸릭이 네오콘이냐 아니냐는 논란이 빚어지는 등 누가 진정한 네오콘이냐를 놓고 다양한 해석이 나오고 있다. 네오콘의 집합체적인 성격이 강한 미국기업연구소(AEI)는 오는 24일 네오콘의 과거와 미래를 놓고 포럼을 개최한다. 포럼에는 스텔저와 칼린 바우먼 등 AEI 연구원 3명, 워싱턴 포스트의 찰스 크라우트해머 기자가 참석한다. dawn@seoul.co.kr
  • [레이건 사망] 대처 “위대한 미국영웅이 갔다”

    로널드 레이건 전 미국 대통령의 사망소식이 전해지자 세계 각국의 지도자들이 그의 지도력과 인간미를 회고하며 애도를 표시했다. 노르망디 상륙작전 60주년 기념식에 참석하기 위해 파리를 방문 중이던 조지 W 부시 미 대통령은 5일(이하 현지시간) 저녁 자크 시라크 프랑스 대통령과의 만찬 도중 부고를 듣고 “미국으로서는 슬픈 날”이라고 말했다고 클레어 부캔 백악관 대변인이 전했다.자크 시라크 프랑스 대통령은 “레이건은 위대한 통치자였다.”면서 “민주주의에 대한 확신과 신념의 힘으로 역사에 깊은 자취를 남길 인물”이라고 평가했다.1980년대 레이건과 굳건한 영·미 동맹을 구축하며 이념적·정치적 친분을 쌓았던 마거릿 대처 전 영국 총리는 성명을 통해 “그는 진정 위대한 아메리칸 히어로였다.”고 말했다. 요하네스 라우 독일 대통령은 “1987년 서독 베를린을 방문한 레이건 대통령이 브란덴부르크문에서 소련의 고르바초프 대통령에게 베를린 장벽을 허물라고 촉구한 연설은 절대로 잊지 못할 것” 이라고 회고했다.나카소네 야스히로(中曾根康弘) 전 일본 총리는 레이건이 “공산주의와의 냉전에서 자유주의를 승리로 이끈 위대한 대통령이었다.”면서 “일본과 일본문화에 존경심을 가진,일본국민으로서는 더할나위 없는 친구였다.”고 논평했다. 이도운기자 외신 dawn@seoul.co.kr
  • [레이건 사망] 대처 “위대한 미국영웅이 갔다”

    로널드 레이건 전 미국 대통령의 사망소식이 전해지자 세계 각국의 지도자들이 그의 지도력과 인간미를 회고하며 애도를 표시했다. 노르망디 상륙작전 60주년 기념식에 참석하기 위해 파리를 방문 중이던 조지 W 부시 미 대통령은 5일(이하 현지시간) 저녁 자크 시라크 프랑스 대통령과의 만찬 도중 부고를 듣고 “미국으로서는 슬픈 날”이라고 말했다고 클레어 부캔 백악관 대변인이 전했다.자크 시라크 프랑스 대통령은 “레이건은 위대한 통치자였다.”면서 “민주주의에 대한 확신과 신념의 힘으로 역사에 깊은 자취를 남길 인물”이라고 평가했다.1980년대 레이건과 굳건한 영·미 동맹을 구축하며 이념적·정치적 친분을 쌓았던 마거릿 대처 전 영국 총리는 성명을 통해 “그는 진정 위대한 아메리칸 히어로였다.”고 말했다. 요하네스 라우 독일 대통령은 “1987년 서독 베를린을 방문한 레이건 대통령이 브란덴부르크문에서 소련의 고르바초프 대통령에게 베를린 장벽을 허물라고 촉구한 연설은 절대로 잊지 못할 것” 이라고 회고했다.나카소네 야스히로(中曾根康弘) 전 일본 총리는 레이건이 “공산주의와의 냉전에서 자유주의를 승리로 이끈 위대한 대통령이었다.”면서 “일본과 일본문화에 존경심을 가진,일본국민으로서는 더할나위 없는 친구였다.”고 논평했다. 이도운기자 외신 dawn@seoul.co.kr˝
  • [탄핵정국-헌재 움직임] 盧대통령 담담한 하루

    노무현 대통령은 14일 오전 10시쯤 권양숙 여사와 함께 청와대 뒷산을 찾아 ‘탄핵정국’에 대한 마음을 가다듬었다.노 대통령은 보통 휴일에 등산을 해왔지만,이날은 장관들이나 참모진 등이 수행하지 않은 게 달라진 점이다.아들인 건호씨와 딸 정연씨 부부와 등산을 함께했다. 윤태영 청와대 대변인은 “공식 수행원은 없었다.”면서 “청와대 부속실 직원 한사람만 수행했다.”고 전했다.노 대통령은 “원칙대로 가고 있으니,걱정하지 말라.”고 가족들을 위로한 것으로 알려졌다.노 대통령은 등산을 마치고,가족들과 오찬을 함께했다.노 대통령의 한 측근은 “대통령은 담담하게 보내고 있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노 대통령은 헌법재판소의 탄핵결정이 나기 전까지는 ‘학습’과 공연이나 영화 등 ‘문화생활’에 적지 않은 시간을 보내면서 재충전의 기회로 삼을 것이라고 한다.노 대통령이 또 보기 시작한 책은 ‘칼의 노래(김훈,생각의 나무)’.이 책은 무인이면서 시인이었던 이순신이 이 세상의 의미없음,허무,개인적 고뇌 등과 싸운 내용으로 돼 있다.노 대통령은 지난해 방송사에 출연,‘칼의 노래’를 청소년 권장도서로 추천했을 정도로 좋아한다. 노 대통령이 새로 읽기로 한 것은 마거릿 대처 전 영국 총리의 전기물.지난 12일 탄핵안이 가결된 뒤 노 대통령이 청와대 참모진들과 만찬하는 자리에서 권오규 정책수석은 “대처 전 총리는 11년간 집권했지만 순탄했던 것만은 아니었다.”면서 “불굴의 의지로 정면승부하면서 어려움을 헤쳐,‘철의 여인’이라는 말을 듣게 됐다.”고 말했다. 노 대통령은 국가균형발전위원회가 펴낸 ‘이제는 지역이다-지역혁신 성공사례를 찾아서’도 읽기로 했다. 곽태헌기자 tiger@˝
  • 盧 대통령 결별상황 첫 언급/ “정몽준의원은 거래 안되는 사람 다시 만날수 있어도 동업은 안해”

    “정몽준 의원을 다시 만날 수는 있지만 동업은 하지 않는다.정 의원은 거래가 안 되는 사람으로,서로 계산이 다르다.” 노무현 대통령은 지난 17일 청와대에서 광주·전남지역 언론사 편집국장 등과 기자회견을 마치고 가진 오찬에서 이같이 말했다고 오마이뉴스가 18일 보도했다. 노 대통령은 “(대통령 선거운동)마지막날 ‘다음 대통령은 누구’라느니 하면서 정몽준 지지자들과 김민석·신낙균 등이 정동영을 단상에서 밀어내고,(정몽준)지지자들로 채워 안타깝게 느껴졌다.”면서 “그래서 ‘정동영도 있고 추미애도 있다.’는 얘기를 했다.”고 소개했다. 노 대통령은 정동영 의원에 대해서는 “참으로 고마운 사람으로,경쟁자의 위치에서 나를 돕는 입장으로 선회했다.”고 호평했다.하지만 추미애 의원에 대해서는 구체적인 언급을 하지 않았다. 노 대통령은 또 조선일보에 대해 “이 아무개라는 정치부 기자가 있었는데,우리가 1990년 3당 합당으로 물먹고 있는 상황에서 (그 기자가)이기택 민주당 대표를 겨냥해 우리 앞에서 ‘이기택 조진다,죽이겠다.’고 하더라.”면서 “(기자가)어떻게 그럴 수가 있느냐,그래서 처음부터 싸우리라고 마음 먹었다.”고 말했다. 한편 노 대통령은 18일 낮 청와대에서 중소·벤처기업대표들과 가진 오찬간담회에서 최근 전경련이 ‘참여정부의 리더십 부재’를 지적하며 박정희 전 대통령과 마거릿 대처 전 영국총리를 거론한 데 대해 “경제가 어려우니 강력한 지도력을 발휘했던 지도자들에 대한 희망이 있는 것으로 알지만,그같은 방식의 지도자가 지금 꼭 필요한 시기냐.”고 반문했다.노 대통령은 “대통령에 대한 인식을 바꿔달라.”면서 “대처 총리가 아무리 강력하게 했더라도 지금의 한국 대통령보다 더 강력한 권한을 행사하지는 않았다.”고 지적했다. 노 대통령은 “노동당 정부가 노조에 발목이 잡혔다가 대처 총리가 정권을 잡아 정부정책을 노조로부터 자유로운 방향으로 틀었던 것인데,지금 저는 대처 총리 이상으로 과격하고 단호하게 정책 변화를 추진하고 있다.”며 “검찰,경찰,국세청,국정원 네 권력기관과 대통령간 관계를 과격하고 빠르게 정상화했다.”고말했다. 곽태헌기자 tiger@
  • 힐러리 “대처 차림새 따라했다”

    |런던 연합|힐러리 클린턴 상원의원의 행동거지와 차림새에 영향을 미친 인물은 그녀와 판이한 정치적 신념을 지닌 마거릿 대처 전 영국 총리였다고 영국 더 타임스의 일요판인 선데이타임스가 6일 보도했다. 자서전 ‘살아 있는 역사’ 홍보차 영국을 방문한 힐러리는 선데이타임스와의 인터뷰에서 “몇 해 전 누군가가 내게 대처 총리의 모습이 담긴 비디오 테이프를 보내와 그 후로 대처 총리의 차림새를 따라했다.”고 밝혔다. 힐러리는 또 “대처 총리가 머리 모양을 바꾸고 많은 것을 바꿀 때마다 ‘난 저것보다 더 잘 할 수 있다.’고 생각하곤 했다.”고 덧붙였다.
  • 부고 / 대처 前영국총리 남편 데니스경

    |런던 AFP 연합|마거릿 대처 전 영국 총리의 남편 데니스 대처 경이 26일 런던의 한 병원에서 88세를 일기로 사망했다. 데니스 경은 지난 79년에서 90년까지 대처가 총리로 집권했을 때 항상 훤칠한 키에 단정한 옷차림을 한 넉넉한 신사의 모습으로 ‘철의 여인’ 대처의 뒤를 따르는 절제된 모습을 보였다.그는 한때 스스로를 “그림자 남편”이라고 부르기도 했다.
  • 이런 책 어때요 / 국가경영

    마거릿 대처 지음 김승욱 옮김 / 경영정신 펴냄 1979년 영국 최초의 여성 총리가 돼 11년 반 동안이나 재임한 마거릿 대처.자본주의와 자유시장경제에 대한 신념에 기반한 그의 사상,즉 ‘대처리즘’은 요즘 미국이 주도하는 신자유주의 흐름의 원조라 할 수 있다.대처는 이 책에서 신자유주의가 추구하는 바를 명확히 보여준다.특히 미국 주도의 세계 질서를 옹호하고,유럽연합을 관료주의 제국이라고 비난한다.또 ‘제3의 길’로 대변되는 신좌파와 반세계화주의자들의 주장을 반자본주의·좌익 이상주의라며 지나치리만큼 맹렬히 공격한다.그야말로 ‘정통 보수주의’의 진수를 보여주는 책이다.2만 3000원.
  • 우이 中신임위생부장/ ‘중국의 마거릿 대처’ 평가 中지도부 깊은 신뢰감 표시

    사스와의 전쟁을 총지휘할 사령탑을 맡은 우이(吳儀·사진·64) 신임 위생부장은 ‘철낭자(鐵娘子)’라고 불리며 마거릿 대처 전 영국 수상에 비견되는 여걸이다. 사스퇴치에 명운을 걸고 있는 중국지도부는 부총리인 그를 신임 위생부장관에 임명,“부총리 겸 위생부장관으로서 각 기관을 효과적으로 통제할 수 있을 것”이라며 기대감을 나태내고 있다.우이는 취임 첫날인 27일 사스 확산 방지를 위한 총체적인 노력을 약속하고 책임자에 대한 처벌을 강조했다.또 사스감염 여부에 관계없이 모든 지역과 단체가 비상체제에 돌입할 것을 주문하며 강한 의지를 보이고 있다. 1938년 후베이(湖北)성 우한(武漢)에서 태어난 우이는 62년 베이징 석유학원 석유정제과를 졸업한 뒤 26년의 반평생을 석유화학회사에서 불태웠다.지난 88 중국 최대 석유회사 중 하나인 베이징 련산석유화공회사부경리(부사장)를 끝으로 기업계를 떠나 베이징 부시장으로 관계에 첫 발을 내딛었다. 지난 91년부터 대외경제무역부 부부장과 부장을 거쳐 98년 대외경제무역합작부장으로 등용되면서 대외무역 전문가로서 명성을 떨쳤다.중국의 세계무역기구(WTO) 가입과 2010년 상하이 박람회 유치를 성공시켰으며 주룽지(朱鎔基) 전 총리로부터 단 한번도 업무와 관련해 질책을 받지 않은 것으로도 유명했다. 2002년 11월 중국공산당 제16차 전국대표대회 당시 정치국 후보위원에서 상무위원으로 2단계 건너뛴 데 이어 올 3월 제10기 전국인민대표대회에서는 6억 중국 여성 가운데 첫 번째로 부총리직에 올랐다.독신이며 과거 여성 지도자들과 달리 실력자 남편의 후광없이 당당하게 ‘홀로서기’에 성공했다는 점에서 더 높은 평가를 받고 있다.또한 특유의 친화력과 여유있는 매너로 대중들 사이에서 인기도 높다. 강혜승기자 1fineday@
  • [김영두의 그린에세이] 오거스타의 횡포

    미프로골프(PGA) 마스터스대회가 열릴 때마다 ‘오거스타 내셔널GC에는 여성과 흑인은 회원으로 가입할 수 없다.’는 차별 규정에 대한 논쟁이 끊이지 않는다.흑인회원 허용에 대한 논쟁은 지난 1990년대 초반에도 있었다.지난해에는 마타 버크라는 한 여성단체 임원이 타이거 우즈에게 마스터스 대회를 거부하라는 편지를 보낸 사실이 언론에 보도되면서 다시 이슈로 떠올랐다.그녀는 “지금의 규정대로라면 사담 후세인은 회원이 될 수 있지만 영국 총리를 지낸 마거릿 대처는 불가능하다.”며 클럽 위원회의 횡포에 반기를 들었고,여성 회원을 받아들이지 않는다면 마스터스대회가 열리는 장소를 다른 곳으로 옮기는 운동을 벌이겠다며 투쟁에 돌입했다. 이런 차별화를 가능케 한 배경은 마스터스대회를 주관하는 곳이 PGA가 아니라,비즈니스에 성공한 사람들로 이루어진 클럽 위원회이기 때문이다. 오거스타 내셔널GC에 관한 비아냥거림이 섞인 우스갯소리들이 있다. 타이거 우즈가 오거스타 내셔널GC의 클럽하우스에 들어가려니까 직원이 제지를 했다. “운전기사 대기소는 동쪽으로 5번 아이언 거리에 있습니다.” ‘골프 황제’는 화가 났지만,점잖게 항의했다.“나는 타이거 우즈입니다.” “그러십니까.제가 실례를 했습니다.타이거 우즈라면 7번 아이언 거리입니다.” 또,오거스타 내셔널GC의 회원들이 라운드를 하다가 숲속에서 램프를 주웠다.램프를 문지르자 요정이 나타나서 소원을 들어 주겠다고 했다. “세상에서 제일 갑부가 되게 해주시오.” 하늘에서 달러 뭉치가 소나기처럼 쏟아져서 그는 돈벼락맞은 사나이가 되었다. “세상에서 골프를 제일 잘하는 사람이 되게 해주시오.” 그는 홀마다 이글 아니면 홀인원을 했다. 마지막 남자가 외쳤다. “나는 골프의 신이 되고 싶어.” 그랬더니 하늘에서 배지 하나가 뚝 떨어졌다.오거스타 내셔널GC 위원회 위원장임을 증명하는 배지였다.이러한 문제를 시정할 사람은 마스터스대회를 사랑하는 골프 마니아들이다.마스터스대회를 주관하는 클럽위원회의 결정이 잘못 되었다는 항의가 끊이지 않는다면,클럽위원회도 방침을 수정할 수밖에 없을 것이기 때문이다. 소설가·골프칼럼니스트 youngdoo@youngdoo.com
  • [Look!아시아]1부. 新장보고 루트 르포(2)무너져간 10년, 일본

    “낡은 가치관·문화 “부실채권·디플레 근본적 개선 시급” 악순환 해결못해” |도쿄 황성기특파원|상실,좌절,불황,구조조정.‘잃어버린 10년’을 거친 일본은 지금 나락에서 새로운 길을 암중모색하고 있다.그러나 “바닥이라 생각했더니 다시 바닥이 보인다.”는 말처럼 일본발 공황의 우려 속에 새해를 맞은 일본,일본인의 표정은 그리 밝지 않다.그러나 거듭 태어나기 위한 붕괴는 필요하고,참아야 한다는 일본인이 의외로 많다.사사키 다케시 도쿄대 총장도 “예전으로 돌아갈 수는 없다.돌아간다고 해도 사회가 상당히 바뀔 수밖에 없다.”고 말한다.붕괴를 딛고 새로운 일본을 건설하기 위한 보이지 않는 몸부림이 한창이다. 무엇이 무너지고 있고 무너질 것인가. “거품경제가 무너지고 종래의 생각으로 대처할 수 없는 정치,경제,사회가 됐다.” 오는 14일 관직을 떠나는 무토 도시로 재무성 차관의 퇴임변이다. “잃어버린 10년이 끝나고 붕괴의 10년이 시작됐다.길면 20년도 지속될 수 있다.”(나카모리 다카즈 데이코쿠 데이터뱅크 과장) “부실채권과 디플레이션의 두 가지 악순환이 거듭되고 있다.”(고바야시 세이치로 경제산업연구소 연구원)일본병으로 집약되는 부실채권(42조엔·정부 추산)에 세계적인 디플레가 겹친 일본 경제는 최악의 위기다. “지역 디플레이션이 심각하다.지방에서부터 경제가 무너지고 있다.모래성 가장자리를 파내면 전체가 무너지듯 지금 일본 경제가 그런 과정이다.”(가네코 마사루 게이오대 교수) 지방이 위기다.우쓰노미야,도치기 같은 수도권의 상점가는 밤만 되면 칠흑처럼 변한다.수도권뿐 아니다.말라들어가는 지방경제는 일본 산업시스템이 밑바닥에서부터 무너져가는 최악의 시나리오이다.지방 붕괴의 물결이 곧 도쿄를 덮칠 것이라는 데 경제학자라면 누구나 고개를 끄덕인다. 기업 윤리도 바닥이다.유키지루시의 쇠고기 위장사건(2002년 1월),미쓰이물산의 입찰 방해사건(2002년 7월),도쿄전력의 원자력발전소 장해은폐사건(2002년 9월).과거 기업 비리가 금권형 정계 유착이었다면 최근의 비리는 이익만 올리면 된다는 모럴헤저드의 ‘한탕주의형’으로 둔갑한 점이 특징이다. 명문 기업들의 이런 추악한 비리는 “1990년대 초 거품경제 붕괴와 함께 없애야 했을 사키오쿠리(유보),가쿠시(은폐) 같은 일본적 문화가 한꺼번에 터진 것”(나카모리 과장)이기도 하다. ‘잃어버린 10년’이 일본인들에게 고통을 주었지만 그들 사회를 지탱해 온 시스템 자체를 뿌리부터 바꾸는 계기를 준 것은 불행 중 다행이다. 종신고용,연공서열의 일본적 경영 시스템과 성과주의,연봉제의 미국식 시스템 중 “어느 쪽이 좋으냐.”는 비교우위 논쟁도 종결되어 가고 있다.“일본형 시스템이라도 합리성이 있으면 살아남는다.”(요네쿠라 세이치로 히토쓰바시대학 이노베이션연구센터 교수)는 주장이 설득력을 얻고 있고 글로벌 스탠더드에 가까운 ‘신 일본형 시스템’을 내건 캐논의 성공은 일본이 재생할 길로 받아들여진다.올해로 10년을 맞은 일본 프로축구 J리그.1위든 꼴찌든 구단에 돌아가는 방영권,스폰서료는 똑같다.비자본주의적인 ‘호송선단식’ 경영 덕분에 그동안 어느 구단이건 생존은 가능했다.그러나 구단간 실력차는 벌어졌다.실력이 강한 구단일수록 ‘파이의 동일배분’에 대한 불만이 커졌다.J리그의 확대판인 일본은 적자생존 시스템을 요구받는 기로에 놓인 것이다. 그러나 21세기 일본을 이끌어갈 새 시스템,‘미래 일본국(日本國)’의 비전이 뚜렷한 모습으로 떠오른 단계는 아니다.인구 1억 2600만명,세계경제 2위의 ‘공룡’ 일본이 어떻게 새 가치관,문화,사고방식을 만들어갈 것인가.시간은 얼마나 걸릴 것인지,모두 불투명하다.“윤리보다는 조직의 관례나 관행을 우선하는 일본 사회에서 인정의 굴레를 끊고 문화 전체를 바꾸는 데 10년으로는 무리다.”(니와 우이치로 이토추상사 사장) 붕괴는 곧 재생의 출발점이다.“2류 국가로 떨어지지 않도록 해야 한다.”(고바야시 유타카 참의원 의원)는 30대 정치가의 목표는 아직도 불투명한 일본의 미래상을 방증한다. “상황은 낙관할 수 없고”(요네쿠라 교수) 분명 일본은 침체를 거듭하고 있지만 절망만 있는 것은 아니다. “비관론이 지나치다.세계 유수의 우수한 노동력,사회자본을 활용하면 계속 번영할 수 있을 것이다.”닛산(日産)을 3년 만에 재기시켜 세계를 놀라게 한 카를로스 곤 사장의 격려이다.비록 좌절이 언제까지 지속될지 모르는 붕괴의 출발점에서 정확한 좌표를 찾지 못하고 있지만 곤 사장의 일본과 일본인에 대한 격려는 단순한 격려만은 아닌 듯하다. marry01@kdaily.com ◆요네쿠라 교수가 말하는 日 |도쿄 황성기특파원|“일본은 ‘유데가에루’(미지근한 물에서 서서히 죽어가는 개구리)와 같다.가마에서 놀라 뛰쳐나오도록 뜨거운 물을 부을 시점이다.” 요네쿠라 세이치로(사진)교수의 ‘진단’이다.처방은 “강력한 충격”이다.19세 중반의 개항,1929년의 대공황,1945년의 2차대전 패전,1973년의 오일쇼크 같은 외부 충격을 딛고 일본은 비상했다.“지금 외부 충격을 기대할 수 없다.내부 충격밖에 없다.”고 단언한다. ●어떤 충격인가. 마거릿 대처 전 영국 총리나 로널드 레이건 전 미 대통령 같은 강력한 리더십의 정치가가 나서지 않는다면,내부로부터의 충격 네 가지를 생각할 수 있다. 첫째 닛케이 평균주가 6000엔 붕괴,둘째 대량도산에 의한 실업률10%대 진입,셋째 땅값 20% 이상 하락이다.넷째가 국채 폭락이다.한국이 V자형 회복이 가능했던 것도 바로 이러한 충격에 하드랜딩(경착륙)을 했기 때문이다. ●일본형 시스템의 가장 큰 문제는. 일본 은행의 예를 들어보자.아직도 많은 은행은 은행업이 접객업이라고 생각한다. 얼마나 손님에게 좋은 인상을 줄까,손님과 술 한 잔,가라오케에 가서 사이를 잘 유지하는 게 업무이다.그런 것으로는 이제 이익을 낼 수 없다. 1980엔짜리 점퍼를 내놓아 대히트시킨 유니크로는 지난해 고전했다.스타벅스도 적자에 빠졌다.시장도 기술도 급변한다.바이오 시장 주기는 불과 3개월이다.느긋하게 생각하는 일본형 경영이 맞지 않다. ●일본형 경영이 나름대로 유용성은 있을 텐데. 단기적 이익이 아니라 장기적 성장을 지향한다든가,인재를 소중히 여기고 팀 워크가 강한 점은 살릴 만하다.실리콘 밸리가 그렇지만 어떤 하이테크 기업이라도 혼자서 하는 것은 있을 수 없다. 일본형 시스템은 천연기념물이 아니다.지켜야 할 대상이 아니다.합리성이 있으면 살아남을 것이고바꿔야 할 곳은 변해 갈 것이다.히타치(日立) 같은 곳에서 왜 냉장고를 만드는지 모르겠다.제너럴일렉트릭(GE)의 잭 웰치 회장에게 냉장고,에어컨은 코딱지 같은 것이었다. 냉장고를 중국에 팔아치워 중국도 강해지고 미국도 강해지는 그런 국경을 초월한 구조조정을 단행했다.그렇게 해서 미국은 소생했다. ●일본의 가능성은. 시장을 만들고 창조성이 있으면 무엇이라도 가능하다.게임 소프트라든가 일본 만화는 재미있다. 미국에서도 ‘소년 점프’는 품절이다.인터넷 시장 ‘라쿠텐(樂天)’은 좋은 예이다.인터넷상에서 시골의 계란이 날개돋힌 듯 팔린다. 아토피나 알레르기가 많은 어린이들에게 사료부터 잘 관리된 계란이 필요하다.보통 것보다 5배,10배 비싸도 예약이 쇄도한다.좋은 상품을 만들어 인터넷을 이용하면 단 하루 만에 국제적인 브랜드가 생겨날 수 있다.일본인이든 한국인이든 중국인이든 모두 창조적이다.할 수 있다. ●일본의 재기는 가능한가. 새 기업을 확실히 만들어야 한다.앞으로 실업자가 쏟아질 것이다.지방 분산이 필요하다.아시아적 현상으로 좋지 않은 것은 서울,도쿄,방콕 모두 수도에 집중돼 있다.미국은 핵공격에 대비해 분산하고 있다. 금융은 뉴욕,정치는 워싱턴,학문은 보스턴·하버드,정보기술(IT)은 샌프란시스코,영화는 로스앤젤레스,자동차는 디트로이트 이런 식이다.분산하면 호텔이 생기고 서비스업이 생겨난다. 택배회사 ‘검은고양이 야마토’는 10만명을 고용하고 있다.도요타는 6만 3000명이다.서비스산업과 제조업 어느 쪽이 고용을 흡수하고 있는가.그렇게 고용을 만들어 가면 좋다.오사카,후쿠오카 같은 지방을 소중히 해야 한다.그러나 상황은 낙관할 수 없다. ◆요네쿠라 교수는 1953년 도쿄 출생.히토쓰바시(一橋)대를 거쳐 미 하버드대에서 박사학위를 받았다.1995년부터 히토쓰바시대 교수를 하고 있다. ‘경영혁명의 구조’,‘네오 IT혁명’ 등 왕성한 저술활동도 하고 있으며 한국에도 그의 저서가 여러 권 번역돼 나왔다. marry01@
  • 메이저 전英총리 외도

    ‘모범생’이미지의 존 메이저 전 영국 총리가 80년대 에드위너 커리 전 보건장관과 4년간 바람을 피운 것으로 드러났다고 더 타임스가 28일 보도, 영국 정계가 발칵 뒤집혔다. 이들의 ‘부적절한’ 관계는 84년 메이저 전 총리가 마거릿 대처 전 총리정부 시절 원내총무를 맡고 있을 때 시작됐다.당시 커리는 평의원이었다.커리는 더 타임스에 보도된 자신의 일기에서 메이저가 재무장관 등으로 승진을 거듭하던 88년 초반 둘의 관계가 끝났다고 고백했다. 커리는 메이저에 대한 자신의 사랑은 그가 총리직에 오른 90년 이후에도 계속됐으며,자신의 삶을 지배했다고 밝혔다. 커리는 “메이저가 총리 시절 자신의 불륜에 대해서는 입을 다문 채 다른 의원들의 스캔들에 대해 발언하는 모습을 의석에서 지켜보고 있노라면,야릇한 기분이 들었다.”고 적었다.메이저는 각료들의 동성애 파문 등으로 인해4년 전 토니 블레어 현 총리에게 압도적으로 패배,의원직까지 내놓았다. 메이저 전 총리도 성명을 통해 커리 전 장관의 고백을 인정했다고 더 타임스는 보도했다.메이저는 커리와의 불륜이 “일생에서 가장 수치스러운 일 중 하나였으며,대중에 알려질까봐 오랫동안 두려웠다.”고 털어놨다.그는 또자신의 아내 노머가 수년간 이러한 관계를 알고 있었으며 용서해줬다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김상연기자 carlos@
  • [열린세상] 내가 바라는 훌륭한 지도자

    외교관 직업의 큰 특권중 하나는 대사급이 되고 난 후에는 많은 나라의 지도자들을 만나보는 기회를 가진다는 것이다.주재하는 나라의 대통령이나 총리를 만나 보는 기회가 많고,또 특사가 돼 방문국의 지도자들을 만나게 된다.외교부장관이 되면 가는 나라의 대통령이나 총리를 만나볼 기회도 주어진다.대통령은 그 나라의 최고 외교관이기 때문이다. 연설문이나 회고록을 읽는 것과 달라서 얼굴을 맞대고 얘기를 나누면 사람됨과 철학을 직접 접하게 돼 더욱 신선하고 오래가는 감동을 느낄 때가 많다.나는 처음 공관장을 지낸 파키스탄에서 지아 울 하크 대통령을 비교적 자주 그의 관저에서 만나는 행운을 가졌다.그 이후 많은 나라의 지도자들을 만나보는 행운을 누렸다.상대방의 말만 듣고 있을 수 없으니 일정량을 내가 말해야 외교의 목적을 달성하는 것인데 이 점이 어려운 부분이다.대개 지도자들은 말을 잘 하는 사람들이기 때문이다.지휘관은 말씀을 통해 지휘를 하는 것이니까 말을 잘 하도록 훈련을 받았기 때문이리라. 대화의 내용만큼 지도자들의 자세 그리고 분위기,심지어는 그들의 인사와 송별의 방법 등도 지도자들에 대한 인상과 존경·의념을 좌우하는 요소다.방문객을 오래된 친구 만나듯 편하고 가깝게 느끼게 하는 기술(예술)이 훌륭한 지도자들의 공통된 요소다.그렇게 하려면 우선 만나러 가기까지 경호와 의전에 의한 과도한 보호와 안내가 없어야 한다.그리고 실내에서는 마주앉는 거리가 가까워야 한다.송별할 때 어떤 지도자는 방문객의 모습이 보이지 아니할 때까지 서 있는 경우도 있다. 어떤 지도자는 방문객에게 의무니까 할 수 없이 만난다는 인상을 주는 경우도 있다.기왕 시간을 낼 바에는 정성 들여 내는 편이 유익할 터인데도 훈련이 덜 된 탓이리라.공자는 배울 것이 없는 친구가 없다고 했는데 배울 것이 없는 지도자란 아주 드물 것이므로 만인이 더 큰 주목을 하게 마련이다. 그러나 지도자와의 만남은 결국 대화의 내용 때문에 귀한 것이다.미래를 내다보는 힘,사태를 판단하는 지혜,해결책을 제시하는 용기,이런 것들이 사람을 감동시킨다. 1999년 어느 때 한국을 방문한 리콴유(李光耀) 전 싱가포르총리와 같은 테이블 바로 옆자리에 앉아서 만찬을 같이한 적이 있다.그때 그는 벌써 막연히 문명의 충돌,빈부의 격차 등 일반론을 떠나서 21세기가 당면한 실제적 문제는 이슬람 근본주의라고 꼬집어 얘기한 기억이 있다.2001년 9·11 테러사태를 겪고 나서 나는 리콴유 총리를 생각했다. 훌륭한 지도자들은 말을 빙빙 돌리지 아니하고 비교적 직설적으로 정직하게 얘기하고 있다는 것을 ‘발견’한 것은 참으로 신선하고 즐거운 일이었다.리콴유 총리,헨리 키신저 박사,헬무트 슈미트 전 독일 총리 등이 모두 그러하다.직접 만나본 일은 없으나 덩샤오핑(鄧小平)이 그렇고 마거릿 대처 총리가 그러하다고 알고 있다.정직하게 말하는 것은 지도자의 최고의 덕목인 판단(통찰)과 용기에서 오는 것이리라. 지도자는 당이나 정부가 써 주는 말이 아니고 자기 소리를 내어야 한다.판단과 용기가 필요한 것이다.그래서 지도자는 항상 ‘생각하는 사람’‘원칙이 있는 사람’이어야 하는 것이리라.우리는 지도자를 생각할 때 우선 통이큰 사람,두주불사(斗酒不辭)하고 폭탄주를 잘 마시는 사람,과장된 형용사,과장된 선언을 잘 하는 사람을 생각한다.우리의 정치 지도자들에게서 한민족이 세계 제일이라는 말을 자주 듣는다.또 무슨 사업이 5000년 역사에 처음 있는 사업이라고들 한다.‘허장성세 문화’라고 하면 좀 지나친 비판이 될까. 정치에서나 외교에서나 우선 자신의 실상(實相)에 기초해 일을 시작해야 한다.이 실상과 꿈을 어떻게 연결시킬까를 놓고 고민해야 한다.그리고 정직하게 말하고 토론해야 한다.정직한 지도자,정직한 사회 이것이 나라의 근본이 돼야 한다.민주주의도,시장경제도 이 정직한 사회 위에서만 제대로 작동하고 번창하는 법이다.미국의 경제도 최근 분식회계 스캔들로 인해 타격을 입은 바 있다.이것은 시장경제의 기본을 흔드는 큰 사건이다.정직이 발전하는 사회의 기본이라는 진리만은 좀 과대 선언해도 지나침이 없으리라.그래서 나는 정직하게 말하는 사람을 지도자로 원한다. 홍순영 전 외교장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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