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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부정선거 제보 있어” vs “있을 수 없는 일”...첫 경선에 가열되는 대한유도회장 선거

    “부정선거 제보 있어” vs “있을 수 없는 일”...첫 경선에 가열되는 대한유도회장 선거

    대한유도회 수장을 뽑는 제39대 회장 선거에 ‘부정선거’ 의혹이 제기됐다. 유도회장 선거가 사상 처음으로 단일후보 출마가 아닌 후보 2인 경선으로 치러지면서 선거 운동이 가열되는 양상이다. 6일 유도계에 따르면 오는 8일 온라인 투표 방식으로 진행되는 차기 유도회장 선거에는 조용철(64) 현 회장이 재선에 도전하는 가운데 강동영(51) 전 대한유도회 사무처장이 ‘유도계 개혁’을 외치며 대항마로 나섰다. 조 후보가 기호 1번, 강 후보가 기호 2번을 받았다. 그간 대한유도회 회장 선거는 단일후보가 출마해 별다른 견제 없이 당선되는 사실상 추대 형식으로 진행됐다. 이에 강동영 후보는 “대한유도회장 선거가 경선으로 치러지지 않았던 이유는 기존 임원들에게 감히 도전장을 낼 분위기조차 만들어지지 않았기 때문”이라면서 “오랜 기간 사무처장으로 재직하면서 한국 유도에 변화가 필요하다는 것을 절실히 느꼈다. 한국 유도계를 바꾸고 싶다”고 밝혔다. 강 후보는 아울러 “일부에서 온라인 투표 당일 한자리에 모여 투표하도록 지시하거나 투표 후 인증사진을 보내도록 강압적인 분위기를 조성한다는 부정선거의 제보가 접수되고 있다”고 우려했다. 반면 조용철 후보는 “전혀 사실이 아니다”라면서 “요즘 같은 세상에 부정선거는 있을 수 없는 일”이라고 강하게 반박했다. 조 후보는 ▲ 생활체육 동호인 카드 발급비 무료화 추진 ▲ 전국 생활체육 대축전 유도 종목 참여 추진 ▲ 체육관 대한유도회 공인제 도입 등을 공약으로 내걸었다. 강 후보는 ▲ 전국생활체육유도연맹 신설 ▲ 동호인 전국 랭킹 방식 도입과 왕중왕전 대회 개최 ▲ 대한유도회 공인 유도 도장 인증 제도 신설 ▲ 코리아오픈 국제대회와 국제트레이닝캠프 유치 및 신설 등을 약속했다. 회장 선거는 대의원, 시도 유도회 임원, 시군구 유도회 임원, 전문선수, 생활체육선수, 지도자, 심판 등 217명 선거인단의 온라인 투표로 시행된다.
  • ‘제주항공 참사 피해지원 특별법’ 제정되나

    ‘제주항공 참사 피해지원 특별법’ 제정되나

    광주시가 제주항공 여객기 참사 피해자가 가장 많은 지역인 광주에 대한 ‘피해지원 특별법 제정’을 정부에 요청하는 방안을 추진중이다. 이에 앞서 전남도는 지난 2일 ‘피해지원 및 재발방지 특별법’ 제정을 국회와 정부에 건의한 바 있다. 시·도가 요청한 특별법에는 피해자 생활·의료비지원, 희생자 유가족 국립트라우마 치유센터 이용, 추모공간 조성 등의 내용이 담겼다. 광주시는 6일, 무안 제주항공 여객기 참사 희생자가 가장 많은 지역의 피해 회복을 위해 정부의 안정적 지원을 보장하는 특별법 제정을 정부에 건의하는 방안을 추진중이라고 밝혔다. 제주항공 참사 희생자 179명 가운데 광주에 연고를 둔 피해자는 85명으로 전국에서 가장 많다. 가족단위 희생자가 많아 미성년 자녀가 심리적 불안감을 호소하고 있으며 지역 경기 침체 등 피해로 이어지고 있다. 광주시가 검토중인 ‘제주항공 여객기 참사 피해지원 특별법’에는 진상조사위원회 구성·운영, 피해구제 방안, 추모사업 진행 등의 내용이 담겼다. 광주시는 참사원인 규명과 종합보고서 작성을 위해 진상조사위 운영이 필요하고, 피해자 집단발생 지역의 침체된 경제 회복을 위한 특별지원 방안이 시행돼야 한다는 입장이다. 또 지역의 심리적 안정과 공동체 회복을 위해 광주에 세워진 ‘국립국가폭력트라우마 치유센터’를 제주항공 여객기 피해자들도 이용할 수 있도록 하고, 특별교부금을 지원토록 하는 방안도 추진한다. 피해자에 대한 생활지원금과 의료지원금을 지급하고 심리상담, 직장인 치유휴직, 긴급복지, 아이돌봄 지원 등을 법률로 보장할 것도 요구할 방침이다. 이와 함께 제주항공 여객기 참사로 친권자를 잃은 미성년 피해자가 성인이 될 때까지 국가가 보호하고 지원할 수 있는 근거, 참사를 잊지 않기 위한 추모공원(가칭 기억의 공간) 조성 등도 특별법에 담는다는 복안이다. 광주시 관계자는 “광주는 제주항공 여객기 희생자가 가장 많아 집단 트라우마가 우려되는 상황”이라며 “빠르게 일상으로 돌아가고 안정적인 피해규제가 가능하려면 정부의 강력한 지원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이에 앞서 전남도는 지난 2일 무안국제공항 분향소를 찾은 최상목 대통령 권한대행과 우원식 국회의장에게 ‘피해지원 및 재발방지 특별법 제정’을 건의했다. 이와 함께 추모공원 조성, 유가족 긴급 생활비 지원, 유언비어·모욕성 게시글 강력 단속 등도 요청했다. 이에 대해 최 권한대행은 “이러한 사고가 재발하지 않도록 예방에 최선을 다하고, 무안국제공항이 다시 태어나는 계기가 되도록 노력하겠다”고 했다.
  • ‘북미회담 설계자’ 백악관 참모에… 트럼프, 대북 대화 시동 거나

    ‘북미회담 설계자’ 백악관 참모에… 트럼프, 대북 대화 시동 거나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이 4일(현지시간) 집권 1기 당시 북미 정상회담을 주도했던 인사를 백악관 참모로 또 발탁했다. 국무부 대변인에는 피트 헤그세스 국방부 장관 후보자 등에 이어 폭스뉴스 출신 인사가 기용됐다. 트럼프 정권인수위원회는 이날 성명에서 윌리엄 보 해리슨을 ‘대통령 보좌관 겸 백악관 운영 담당 부비서실장’으로 임명한다고 밝히며 “대통령과 퍼스트 패밀리(대통령의 가족)의 신뢰를 받는 조력자로, 트럼프 1기 당시 대통령 해외 순방 계획을 총괄한 핵심 인물”이라고 소개했다. 해리슨은 트럼프 1기 행정부 당시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의 북미 정상회담 등을 준비·실행하는 과정에서 중추적 역할을 한 인물로 평가받는다. 특히 인수위는 “해리슨은 이라크와 아프가니스탄, 북한 등 고위험 지역에서 미국 대표단을 이끌며 다수의 해외 외교 활동에 참여했다”면서 “해리슨은 김정은과의 역사적인 정상회담 때마다 계획 수립에서 중요한 역할을 했다”고 강조했다. 앞서 트럼프 당선인은 지난해 11월 북미 정상회담 실무자였던 앨릭스 웡 전 국무부 대북특별부대표를 백악관 국가안보 부보좌관으로 발탁했고, 지난해 12월엔 최측근인 리처드 그리넬 전 주독대사를 북한 업무 등을 담당할 ‘대통령 특사’로 지명했다. 당선인이 대선 승리 이후 아직 북한 관련 언급을 하진 않았지만 대북 업무 유경험자들을 연속 기용함에 따라 2기 행정부에서도 대북 정책이 주요 의제로 다뤄질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해리슨의 북미 회담 이력을 부각한 것은 취임 이후 ‘대북 정상외교’를 재추진할 의중을 품고 있는 것으로 해석할 여지도 있다. 해리슨은 당선인 부인 멜라니아 여사의 비서실장으로 임명된 헤일리 해리슨의 남편이다. 헤일리 역시 트럼프 1기 때 멜라니아 여사 측근으로 백악관에서 근무했으며, 트럼프 퇴임 후에도 플로리다 마러라고 자택에 머물며 여사를 보좌해 온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당선인은 국무부 대변인으로 2005년부터 폭스뉴스 고정 출연자로 활동해 온 태미 브루스를 지명했다. 당선인은 트루스소셜에 “태미는 ‘마가’(MAGA·미국을 다시 위대하게)의 힘과 중요성을 일찍이 이해한 정치 분석가”라며 “그는 1990년대 자유주의 활동가였지만 급진 좌파의 거짓말과 사기를 목도한 뒤 가장 강력한 보수주의 목소리가 됐다”고 소개했다. 차기 행정부 인선에서 친트럼프 성향이 가장 두드러지는 폭스뉴스 출신 인사들의 발탁이 잇따르고 있다. 헤그세스 후보자, 숀 더피 교통부 장관 후보자, 털시 개버드 국가정보국장(DNI) 후보자, 빌리 롱 국세청장 후보자, 마이크 허커비 주이스라엘대사 후보자 등이 폭스뉴스 진행자나 출연자로 활동했다.
  • “쓰레기섬에 만든 미술관… 시작은 자본주의 향한 분노였다” [월요인터뷰]

    “쓰레기섬에 만든 미술관… 시작은 자본주의 향한 분노였다” [월요인터뷰]

    뚝심이 만든 예술의 성지1987년 산업 폐기물로 가득했던 섬나오시마 재생 선언해 주민들 참여 연간 70만명 찾는 관광명소로 도약지역 정체성 창조하는 건 문화38년간 자본주의 상처 극복에 투자빈집조차도 예술 공간으로 작품화주민 설득 위한 설명회 수천번 열어행복은 자연 속에 존재한다어르신들의 웃음 넘치는 공간 실현봄엔 나오시마신미술관 개관 앞둬이번에도 안도 다다오가 건축 맡아클로드 모네의 연꽃을 땅에 품고, 구사마 야요이의 노란 호박이 바다를 바라보는 섬 나오시마. 구리 제련소의 산업 폐기물로 신음하던 일본 세토 내해의 작은 섬을 ‘현대미술의 성지’로 이끈 후쿠다케 소이치로(79) 후쿠다케재단 명예이사장에게 나오시마의 기적을 이끈 원동력에 관해 묻자 “자본주의에 대한 분노”라는 답이 돌아왔다. 자본주의가 자연에 남긴 끔찍한 상처를 극복해 보이겠다는 열망이 지난 38년간 나오시마 재생 프로젝트에 매달릴 수 있었던 힘이 됐다는 설명이다. 그의 뚝심은 나오시마를 현대미술과 건축으로 재생시켰다. 나오시마는 연간 70만명 이상의 관광객이 찾는 세계적인 명소가 됐고, 세토 내해 섬들은 3년마다 다 함께 가가와현 주최로 국제 예술제를 연다. 지역 재생에 주민들이 참여하면서 섬 전체에도 활력이 돌기 시작했다. 프로젝트의 핵심 건축을 맡은 건축가 안도 다다오마저 “솔직히 처음엔 너무 거창한 생각”이라고 느꼈다는 그의 아이디어는 전 세계 도시 혁신, 지방 재생의 ‘상식’이 됐다. ‘경제는 문화의 종(下部)’이어야 한다고 주창해 온 그는 “문화가 없으면 지역이나 나라의 정체성이 생겨나지 않는다”며 “일본 에도시대의 번(막부 통치하에 영주가 다스리는 영지)처럼 지역이 정체성을 가져야 지역 주민들이 ‘자부심’을 갖게 된다”고 거듭 강조했다. 오는 봄 개관 예정인 ‘나오시마신미술관’의 콘셉트도 살짝 공개했다. 인터뷰는 지난달 말 나오시마 지추미술관에서 진행됐다. -올해 봄 나오시마신미술관이 개관한다. “기존 서양 중심의 현대미술에서 벗어나 아시아와 일본의 현대미술을 조화롭게 담을 계획이다. 새 미술관은 한일중 등 아시아 아티스트들의 작품이 중심이 된다. 안도와 함께 작품과 공간이 유기적으로 연결되는 특별한 건축을 선보일 예정이니 기대해도 좋다. 아마 아시아 최초의 시도일 거다.” -‘경제는 문화의 종’이 돼야 한다고 주장해 왔다. “경제가 아무리 발전해도 경제만으로는 개성이 생기지 않는다. 일본이 전 세계에 자랑하는 문화를 떠올려 보면 에도시대까지 만들어진 것들뿐이다. 신사, 성, 정원, 가부키, 차, 꽃…. 메이지 이후 경제적으로 점점 성장했지만 후세에 일본이 자랑할 수 있는 문화적인 것을 만들어 왔던 건 거의 없다.” -주인과 종이 뒤바뀐 셈이다. “온 세상이 미국 중심의 자본주의에 비이상적으로 오염됐다고 생각한다. 심하게 경제 중심이 돼 버렸다. 나오시마는 ‘코스파’(가성비)를 따지면 불가능한 프로젝트다. 오는 것도 너무 힘들고 하하.” -후쿠다케재단은 1년 단위, 분기 단위 목표 대신 한 세대를 가정하고 30년 이상의 목표를 세우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사진작가 스키모토 히로시의 ‘노출된 시간’이라는 작품에서 배웠다. 기술혁신이 빠르게 이뤄지는 지금은 전 세계적으로 유행만 늘고 있다. 유행에서는 경제 발전이나 오락적인 것이 싹틀 수 있지만 단지 그런 세계에만 몸을 두고 있으면 무엇을 위해 살고 있느냐는 의문을 갖게 된다.” -좀더 구체적으로 설명해 달라. “그가 찍은 수평선은 10년 전이나 10년 후나 변하지 않는다. ‘변하지 않는 것은 과연 무엇일까’ 그 작품에서 그런 메시지를 읽었다. 사업의 경우에도 유행만 좇는 게 아니라 유행하지 않는 것, 변하지 않는 것을 좇는다면 어떨까 생각했다. 그리고 그게 결국 인간이 잘 이어 나가야 하는 ‘삶’이라는 걸 깨달았다.” -회사 이름을 ‘베네세’(라틴어 어원을 활용에 만든 ‘잘살다’는 뜻의 조어)로 바꾼 이유도 연관돼 있나. “태초에 남자와 여자가 있고 아이가 태어나고 성장하고 교육을 받고 다시 아이가 엄마, 아빠가 되고 아이를 낳고 이런 건 1만년 전이나 1만년 후나 변함이 없다. 인간의 변하지 않는 운명에 좋은 서비스를 하고 싶다는 생각이 들어 회사를 잘산다는 이름으로 바꿨다. 예술로 제 시각이나 사고방식이 많이 달라졌다.” 후쿠다케서점(현 베네세홀딩스)의 창업자 후쿠다케 데쓰히코의 장남으로 태어난 그는 1986년 아버지가 타계하자 고향 오카야마현에 내려와 교육·개호 대기업으로 회사를 키워 냈다. 한국에는 학습지 ‘빨간펜’의 원조 기업으로 알려져 있다. 그는 나오시마에 어린이를 위한 캠프장을 짓고 싶다는 아버지의 유지를 이어받아 1987년 나오시마 프로젝트를 선언했다. -1987년이면 외딴섬에 호텔이나 미술관을 짓는다는 개념이 생소했을 것 같다. 무엇이 명예이사장을 움직였나. “나오시마는 일본의 경제성장으로 큰 상처를 입은 섬이다. 이곳 세토 내해는 1934년 후지산보다 먼저 일본의 첫 국립공원이 있던 곳이었다. 그런 섬에 90만t의 산업 폐기물을 버린다는 건 너무나 심각한 일이라고 생각했고 강한 분노를 느꼈다. 낙후된 섬을 건강하게 만들어 보이겠다는 결심이 생겼다. 사실 이 프로젝트는 ‘아트를 봐 주세요’가 목적이 아니다.” 후쿠다케 명예이사장은 “현대사회의 모순, 과제 등 현대미술의 메시지성을 읽고 발굴하는 힘은 내게 다소 있었던 것 같다”며 나오시마가 현대미술이란 메시지성을 제대로 드러낼 수 있는 곳이라고 생각했다고 밝혔다. 그는 “섬의 노인들을 보고 있으면 정보도, 오락도 없는데 도시 사람들보다 훨씬 행복해 보였다”며 “그렇다면 지금의 도시는 뭔가 올바르지 않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당시 아무도 거들떠보지 않았던 이런 외딴섬에서 활동하게 됐다”고 말했다. -도심이 행복해지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에도시대에는 번들이 여러 개성을 가지고 있었다. 그런 나라로 일본이 돌아갔으면 좋겠다. 지금은 너무 도쿄 중심이다. 도쿄는 ‘가상(假想)적’이라고 생각했다. 요컨대 각각의 개성과 매력이 있는 지역의 집합체라면 일본은 굉장히 훌륭한 나라가 될 거라고 생각한다. 지방에는 독특한 역사나 문화가 있고 독특한 맛도 있고 경치도 있지 않으냐. 그런 것들을 끄집어내 지역 사람들이 자랑스러움과 자신감을 가지면 좋겠다고 생각한다.” -지역 재생을 위한 문화의 역할은 상식이 됐다. 그러나 모두가 성공하진 못하고 있는 것 같다. “지역 주민들과 함께해야 한다. 나오시마도 주민들이 현대미술에 의문을 갖고 멀리서 지켜봤다. 그러나 주민들이 프로젝트에 참여하면서 이해의 폭이 깊어졌다. 어르신들이 선입견 없이 현대미술을 받아들이면서 섬의 건강한 변화를 이끌 수 있었다. 이게 바로 지역 재생의 핵심이다.” 1998년 나오시마섬의 빈집을 사들여 예술 공간으로 작품화한 ‘이에(집) 프로젝트’가 대표적이다. 후쿠다케 명예이사장은 이 프로젝트를 위해 주민 설명회만 수천번 반복해서 열었다. 이에 프로젝트로 주민들의 삶 속에 자연스럽게 현대미술이 들어설 수 있게 됐다는 설명이다. 작가는 떠나지만 관광을 온 젊은이들에게 마치 자신이 작가인 양 이야기를 들려주는 식이다. “나이를 먹으면 먹을수록 행복해지는 게 중요하다. 도시에 살면 스트레스가 쌓인다. 인간은 자연 속에서 살아가는 동물이기 때문에 도시 속에 살고 있는 건 원래 잘못된 것이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도시의 물질문명, 자극, 흥분, 긴장 상태에 일단 들어가면 좀처럼 빠져나오기 힘들다. 자연 속이나 노인들의 웃음이 넘치는 공동체가 아니면 행복해지기 어렵다.” -노인이 행복한 커뮤니티란. “행복한 커뮤니티에 살지 않으면 행복해질 수 없다. 행복한 커뮤니티란 역시 인생의 달인, 여러 고생을 경험한 어르신들의 웃음이 넘치는 곳이라고 생각했다. 그런 장소를 만들고 싶다고 생각했고 그걸 나오시마에서 실현할 수 있었다.” 15년 전 경영 일선에서 은퇴한 그는 뉴질랜드로 이주해 살고 있다. 일본의 더위와 추위가 싫어 날씨가 따뜻한 봄과 가을에만 일본을 찾는다. 그는 일본에선 나오시마섬이 떠 있는 세토 내해를 ‘앞마당’ 삼아 ‘보트피플’로 살고 있다며 웃었다. “일본에는 경치를 빌려 여러 가지를 만드는 ‘차경’(배경을 빌리다)이라는 문화가 있다. 한국의 ‘뮤지엄 산’ 같은 훌륭한 미술관에는 역시 훌륭한 자연이 있지 않으냐. 대도시에 있는 미술관보다 자연에 있는 편이 훨씬 매력적이다. 그런 생각을 하면 인간의 삶에는 역시 자연이 가득해야 한다고 본다.”
  • ‘세기의 막장’ 축구스타 헐크, 이혼 후 전처 조카와 재혼

    ‘세기의 막장’ 축구스타 헐크, 이혼 후 전처 조카와 재혼

    브라질 축구 국가대표 출신 헐크가 전 부인의 조카와 결혼식을 올려 충격을 주고 있다. 5일 영국 더선 등 외신에 따르면 브라질 축구 스타 헐크는 그의 고향인 캄피나 그란데에서 카밀라 안젤로와 결혼했다. 카밀라는 헐크의 첫 부인인 이란 안젤로의 조카다. 헐크는 이란과 2007년부터 12년간 결혼 생활을 이어가면서 이안, 티아고, 앨리스 등 2남 1녀를 뒀지만 2019년 이혼했다. 헐크는 이혼 5개월 만에 카밀라와 사랑에 빠져 2020년 혼인신고를 하고 두 아이를 낳았다. 두 사람은 그간 결혼식을 올리지 않고 살다가 지난 3일 한 성당에서 정식으로 결혼식을 올렸다. 7일에는 주앙페소아의 초호화 리조트에서 500여명의 하객이 참석한 가운데 축하 파티가 열릴 예정이다. 헐크는 소셜미디어(SNS)에 “하나님과 우리 사랑의 약속 앞에서 우리는 한마음으로 하나가 돼 함께 영원을 시작하고, 인생을 시작합니다! 사랑합니다”라고 했다. 헐크의 결혼식 직후 이란의 여동생 레이사는 SNS에 카밀라를 맹비난하는 글을 올렸다. 레이사는 “우리 엄마가 살아계셨다면 이런 괴물들을 견디지 못하셨을 것”이라며 “이런 잔인한 방식으로 가족을 배신하는 것을 본다는 건 이겨내기 힘든 충격이었을 것”이라고 했다. 1986년생 헐크는 브라질 국가대표팀에서 A매치 49경기에 나서 11골을 기록한 공격수로 J리그 가와사키, 홋카이도 콘사도레 삿포로, 도쿄 베르디에서 뛰었고 2008년 포르투갈 명문 포르투로 이적해 4년간 뛰며 148경기 77골 59도움을 기록, 월드클래스 공격수로 올라섰다. 러시아 제니트, 중국 슈퍼리그 상하이 하이강을 거쳐 2021년부터 브라질 리그 아틀레치쿠 미네이루에서 뛰며 현재까지 226경기 114골 45도움으로 맹활약 중이다.
  • 전미비평가협회 선정 2024년 최고의 영화 ‘니클 보이즈’

    전미비평가협회 선정 2024년 최고의 영화 ‘니클 보이즈’

    라멜 로스 감독이 연출한 ‘니클 보이즈’가 제59회 전미비평가협회(NSFC) 작품상을 받았다. 4일(현지시간) 협회는 홈페이지에 올해의 수상작을 발표했다. NSFC는 영화 비평가 60여 명으로 구성된 단체로, 1966년 설립돼 그다음 해인 1967년부터 매년 투표를 거쳐 작품상·남녀주연상 등을 시상한다. ‘니클 보이즈’는 파얄 카파디아 감독의 ‘우리가 빛이라 상상하는 모든 것’(공동 2위), 션 베이커 감독의 ‘아노라’(공동 2위)를 제치고 2024년 최고의 영화에 선정됐다. 여우주연상은 ‘하드 트루스’의 마리안 장 밥티스트, 남우주연상은 ‘싱싱’의 콜먼 도밍고가 차지했다. 영화 ‘니클 보이즈’는 퓰리처상 수상작인 콜슨 화이트헤드의 2019년 동명 소설을 원작으로 한다. 인종 차별이 극심했던 1962년 미국. 할머니 해이티(오자뉴 엘리스-테일러)와 함께 사는 소년 엘우드(이선 해리스)는 흑인이라는 이유로 차량 절도 누명을 쓰고 플로리다주 탤러해시의 니클 소년원으로 보내진다. 엘우드는 니클 소년원에서 처참한 인권 유린을 경험한다. 교도관은 흑인을 노골적으로 차별하며 폭력과 성적 학대를 일삼고, 낡은 옷과 형편없는 음식을 배급한다. 엘우드는 가혹한 현실을 견디며 터너(브랜든 윌슨)와 친구가 된다. 터너는 흑인 민권운동으로 평등한 미국을 꿈꾸는 이상주의자 엘우드와 달리 냉소적인 시각을 가진 인물이다. 두 소년은 서로 다른 신념으로 충돌하면서도 생존이 걸린 투쟁을 함께한다. 영화는 폭력을 직접적으로 보여주지 않는다. 흑인 소년들이 교도관에게 학대를 당하는 장면에서 카메라는 그 순간을 회피하듯 엘우드와 터너가 시선을 돌린 다른 물체에 고정된다. 라멜 로스 감독은 미 지역 일간지 ‘더 클라리온 레저’에 “사람들이 트라우마적인 일을 겪을 때, 항상 악을 직접 바라보는 것은 아니”라며 “그 순간 보게 되는 인상들이 폭력을 직접 보는 것보다 더 생생하고 파괴적으로 기억에 오래 남게 된다”고 말했다. 성인이 된 엘우드(다비드 디그스)는 과거를 침묵하고 악몽에 시달린다. 하지만 니클 소년원의 참상이 세상에 드러나자 엘우드는 과거의 아픔을 직면하고 트라우마를 극복할 수 있다는 희망을 갖는다. 엘우드는 폭력에 굴복하지 않았다. 그러나 폭력의 잔상은 평생의 트라우마가 됐다. 엘우드의 눈으로 들여다본 니클 소년원은 짐 크로법 아래 흑백 차별이 횡행했던 1960년대 미국 사회의 트라우마다. 영화는 사회가 역사적 폭력의 유산을 제대로 직시하지 못할 때 그 상처는 치유되지 않은 채 곳곳에 잠재된 폭력으로 새겨진다는 점을 되새기게 한다.
  • ‘니클 보이즈’, 전미비평가협회 선정 2024년 최고의 영화 [시네마랑]

    ‘니클 보이즈’, 전미비평가협회 선정 2024년 최고의 영화 [시네마랑]

    라멜 로스 감독이 연출한 ‘니클 보이즈’가 제59회 전미비평가협회(NSFC) 작품상을 받았다. 4일(현지시간) 협회는 홈페이지에 수상작을 발표했다. NSFC는 영화 비평가 60여 명으로 구성된 단체로, 1966년 설립돼 그다음 해인 1967년부터 매년 투표를 거쳐 작품상·남녀주연상 등을 시상한다. ‘니클 보이즈’는 파얄 카파디아 감독의 ‘우리가 빛이라 상상하는 모든 것’(공동 2위), 션 베이커 감독의 ‘아노라’(공동 2위)를 제치고 2024년 최고의 영화에 선정됐다. 여우주연상은 ‘하드 트루스’의 마리안 장 밥티스트, 남우주연상은 ‘싱싱’의 콜먼 도밍고가 차지했다. ‘니클 보이즈’는 어떤 영화? 영화 ‘니클 보이즈’는 퓰리처상 수상작인 콜슨 화이트헤드의 2019년 동명 소설을 원작으로 한다. 인종 차별이 극심했던 1962년 미국. 할머니 해이티(오자뉴 엘리스-테일러)와 함께 사는 소년 엘우드(이선 해리스)는 흑인이라는 이유로 차량 절도 누명을 쓰고 플로리다주 탤러해시의 니클 소년원으로 보내진다. 엘우드는 니클 소년원에서 처참한 인권 유린을 경험한다. 교도관은 흑인을 노골적으로 차별하며 폭력과 성적 학대를 일삼고, 낡은 옷과 형편없는 음식을 배급한다. 엘우드는 가혹한 현실을 견디며 터너(브랜든 윌슨)와 친구가 된다. 터너는 흑인 민권운동으로 평등한 미국을 꿈꾸는 이상주의자 엘우드와 달리 냉소적인 시각을 가진 인물이다. 두 소년은 서로 다른 신념으로 충돌하면서도 생존이 걸린 투쟁을 함께한다. 영화는 폭력을 직접적으로 보여주지 않는다. 흑인 소년들이 교도관에게 학대를 당하는 장면에서 카메라는 그 순간을 회피하듯 엘우드와 터너가 시선을 돌린 다른 물체에 고정된다. 라멜 로스 감독은 미 지역 일간지 ‘더 클라리온 레저’에 “사람들이 트라우마적인 일을 겪을 때, 항상 악을 직접 바라보는 것은 아니”라며 “그 순간 보게 되는 인상들이 폭력을 직접 보는 것보다 더 생생하고 파괴적으로 기억에 오래 남게 된다”고 말했다. 성인이 된 엘우드(다비드 디그스)는 과거를 침묵하고 악몽에 시달린다. 하지만 니클 소년원의 참상이 세상에 드러나자 과거의 아픔을 직면하고 트라우마를 극복할 수 있다는 희망을 갖는다. 엘우드는 폭력에 굴복하지 않았다. 그러나 폭력의 잔상은 평생의 트라우마가 됐다. 엘우드의 눈으로 들여다본 니클 소년원은 짐 크로법 아래 흑백 차별이 횡행했던 1960년대 미국 사회의 트라우마다. 영화는 사회가 역사적 폭력의 유산을 제대로 직시하지 않을 때 그 상처는 치유되지 못하고 잠재된 폭력으로 남는다는 점을 되새기게 한다.
  • NYT “尹 배후엔 ‘태극기 부대’…한국, 음모론에 빠져 극단화”

    NYT “尹 배후엔 ‘태극기 부대’…한국, 음모론에 빠져 극단화”

    탄핵심판을 앞두고 있는 윤석열 대통령을 둘러싼 한국 정치의 혼돈을 두고 외신이 유튜브를 중심으로 퍼지는 ‘음모론’에 주목했다. 미국 뉴욕타임스(NYT)는 4일(현지시각) ‘공포와 음모론이 한국의 정치적 위기를 부추긴 방식’이라는 제목의 기사에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의 배후에 ‘마가’(MAGA·Make America Great Again·미국을 다시 위대하게)가 있다면 윤 대통령에겐 ‘태극기 부대’가 있다”고 소개했다. 매체는 “윤 대통령 지지층은 주로 고령층과 개신교 신자들로 이뤄진 태극기 부대로 불린다”면서 “이들은 미국과 동맹 강화를 강조하고 진보 정치인들을 ‘친북’으로 규정하는 경향이 있다. 그들에게 윤 대통령 수호는 사회 곳곳에 뿌리내린 ‘종북주의자’들로부터 한국을 지키는 것과 동의어로 여겨진다”고 전했다. NYT는 특히 “윤 대통령과 극우 유튜버의 밀접한 관계는 이미 널리 알려져 있다”면서 “윤 대통령은 지난 2022년 취임식에 수십 명의 극우 유튜버들을 초청했으며 최근 관저 앞 집회에 참여한 극우 성향 지지자들에게 직접 메시지를 보내기도 했다”고 밝혔다. 이어 “윤 대통령과 우익 유튜버들은 한국의 선거결과를 더 이상 신뢰할수 없다고 주장한다”며 “윤 대통령이 계엄선포 당시 부정선거를 조사하기 위해 군인들을 중앙선관위에 투입했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대체로 한국인들은 그런 음모론을 우익 유튜버들이 퍼뜨린 온라인 선동에 불과하다고 여기지만, 뿌리 깊은 정치적 양극화 속에서 유튜버들은 윤 대통령의 상황을 둘러싼 혼란을 부추겨 열성적 신봉자들을 거리로 내보냈다”고 분석했다. NYT는 윤 대통령과 지지자들이 내세우는 주장과 극우 유튜버들의 음모론이 상당히 유사하다는 점을 제시했다. 유튜브는 선호하는 정보를 더 많이 보여주는 알고리즘을 채택, 사용자가 믿고 싶은 것만 믿는 ‘확증편향’에 빠지게 할 수 있다는 지적을 받아왔다. 한국의 정치가 그러한 함정에 빠져 양쪽 극단화로 치달은 것 아니냐는 분석이다. 해당 매체와 인터뷰에서 대우증권 사장 출신이자 더불어민주당 소속으로 제21대 국회의원을 지낸 홍성국씨는 “윤 대통령의 계엄령은 알고리즘 중독이 초래한 세계 최초의 내란”이라고 평가했다. 자신을 윤 대통령 지지자라고 밝힌 70대 김재승씨는 “나는 더 이상 신문을 읽지도 TV를 보지도 않는다. 유튜브만이 진실을 말해준다”고 했다. NYT는 한국언론재단이 2022년 실시한 조사를 인용해 “한국의 경우 국민의 절반이 넘는 53%가 유튜브를 통해 뉴스를 소비하며 이는 세계 46개국 평균(30%)의 갑절에 육박하는 수준”이라고 전하기도 했다. AFP 통신도 한남동 대통령 관저 앞에 진을 친 윤 대통령의 지지자들이 ‘모호한 음모론’을 되뇌고 있다고 주목했다. 이 매체는 국회가 윤 대통령을 탄핵한 와중에도 유튜버들의 발언에 자극받은 소수의 집단이 윤 대통령을 보호하려고 나선 상황이라고 전했다.
  • 광주시 “제주항공 참사 피해지원 특별법 제정” 건의 추진

    광주시 “제주항공 참사 피해지원 특별법 제정” 건의 추진

    광주시가 제주항공 여객기 참사 피해자가 가장 많은 지역인 광주에 대한 ‘피해지원 특별법 제정’을 정부에 건의하는 방안을 추진중이다. 광주시가 검토중인 특별법에는 피해자 생활·의료비지원, 미성년 피해자 성인까지 지원, 희생자 유가족 국립트라우마 치유센터 이용, 기억의 공간 조성 등의 내용이 담길 전망이다. 광주시는 3일, 무안 제주항공 여객기 참사 희생자가 가장 많은 지역의 피해 회복을 위해 정부의 안정적 지원을 보장하는 특별법 제정을 정부에 요구하는 방안을 추진중이라고 밝혔다. 제주항공 참사 희생자 179명 가운데 광주에 연고를 둔 피해자는 85명으로 전국에서 가장 많다. 가족단위 희생자가 많아 미성년 자녀가 심리적 불안감을 호소하고 있으며 지역 경기 침체 등 피해로 이어지고 있다. 광주시가 검토중인 ‘제주항공 여객기 참사 피해지원 특별법’에는 진상조사위원회 구성·운영, 피해구제 방안, 추모사업 진행 등의 내용이 담겼다. 광주시는 참사원인 규명과 종합보고서 작성을 위해 진상조사위 운영이 필요하고, 피해자 집단발생 지역의 침체된 경제 회복을 위한 특별지원 방안이 시행돼야 한다는 입장이다. 또 지역의 심리적 안정과 공동체 회복을 위해 광주에 세워진 ‘국립국가폭력트라우마 치유센터’를 제주항공 여객기 피해자들도 이용할 수 있도록 하고, 특별교부금을 지원토록 하는 방안도 추진한다. 피해자에 대한 생활지원금과 의료지원금을 지급하고 심리상담, 직장인 치유휴직, 긴급복지, 아이돌봄 지원 등을 법률로 보장할 것도 요구할 방침이다. 이와 함께 제주항공 여객기 참사로 친권자를 잃은 미성년 피해자가 성인이 될 때까지 국가가 보호하고 지원할 수 있는 근거, 참사를 잊지 않기 위한 추모공원(가칭 기억의 공간) 조성 등도 특별법에 담는다는 복안이다. 광주시 관계자는 “광주는 제주항공 여객기 희생자가 가장 많아 집단 트라우마가 우려되는 상황”이라며 “빠르게 일상으로 돌아가고 안정적인 피해규제가 가능하도록 정부의 강력한 지원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앞서 지난해 12월29일 오전 9시3분께 전남 무안군 망운면 무안국제공항 활주로에서는 승객 175명·승무원 6명 총 181명이 탑승한 태국 방콕발 무안행 제주항공 7C2216편 여객기가 랜딩 기어를 펼치지 못하고 활주로를 벗어나 시설물과 외벽담장을 충돌했다. 이 사고로 승무원 2명이 구조돼 병원으로 옮겨졌으며 나머지 179명은 사망했다.
  • [씨줄날줄] 트럼프 2기의 내홍

    [씨줄날줄] 트럼프 2기의 내홍

    권력은 묘한 속성이 있다. 권력을 잡기 전엔 측근들이 일치 단결하다가도 집권 후엔 급속하게 분열하곤 한다. 2016년 미 대선에서 돌풍을 일으킨 도널드 트럼프 1기 행정부가 그랬다. 경쟁을 부추기는 트럼프의 독특한 리더십과 다양한 이념적 배경을 가진 참모진, 그리고 졸속 추진된 정책들이 빚어낸 합작품이란 평가다. 당시 코어그룹 내에서 갈등을 일으킨 대표적 인물이 스티브 배넌 백악관 수석전략가였다. 대선 일등 공신인 그는 ‘미국 우선주의’를 앞세운 민족주의적 접근, 즉 무슬림 여행금지·국경장벽 건설 등을 주장하며 분란을 일으켰다. 공화당의 전통적 엘리트는 물론 개리 콘 국가경제위원회 위원장 등 실용주의 실세들과도 충돌했다. 배넌의 과격한 안보 정책을 둘러싼 국방부 관료와의 갈등도 동시다발로 터졌다. 참다못한 트럼프는 취임 6개월도 안 돼 ‘트러블 메이커’ 배넌을 쫓아냈지만 후유증이 꽤나 오래갔다. 오는 20일 출범하는 트럼프 2기도 시작 전부터 삐거덕거리고 있다. 이번엔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가 ‘갈등의 핵’이다. 얼마 전까지 트럼프 내각 인선을 둘러싸고 온갖 개입설이 나돌더니 최근 전문직 외국인에게 발급하는 이민 비자(H1B) 문제를 놓고 구주류 충성파 마가(MAGA·미국을 더욱 위대하게) 그룹과 충돌했다. 한술 더 떠 선거 중인 독일의 한 극우정당을 공개 지지한 탓에 독일 대통령이 발끈할 정도로 선거개입 논란마저 불거진 상태다. 측근 그룹 내에서도 ‘좌충우돌 머스크’에 대한 비판이 많다. 친중파로 불리는 머스크의 존재 자체가 안보 위협이라는 우려도 있다. 급기야 “머스크의 행동과 언론 보도 폭풍에 (트럼프가) 100% 화가 났다”며 ‘허니문이 끝났다’는 보도마저 나왔다. 트럼프 당선의 일등 공신인 머스크가 ‘제2의 배넌’ 신세로 전락해 토사구팽의 주인공이 될지, 명실상부한 트럼프 2인자가 될지 주목된다.
  • 男아나운서, ‘핑크 드레스’ 입고 활짝…그가 여장한 채 돌아다닌 이유

    男아나운서, ‘핑크 드레스’ 입고 활짝…그가 여장한 채 돌아다닌 이유

    최근 일본에서 성 소수자에게 불이익을 주는 각종 제도를 정비해야 한다는 지적이 잇따라 나오는 가운데, 직접 여장 체험에 나선 아나운서가 눈길을 끈다. 2일 후쿠이TV에 따르면 후쿠이시의 한 의상대여점은 13년 전부터 남성을 대상으로 ‘여장 변신 플랜’이라는 체험을 제공하고 있다. 애초 이 가게는 여성만을 대상으로 ‘공주 체험 플랜’을 진행하고 있었는데, 일부 남성에게 요청을 받아 시작한 여장 체험은 연간 100건 정도의 이용이 있을 정도로 인기를 끌고 있다. 가게를 운영하는 이세키 히토미 대표는 “(여장 체험을 한 남성들이) ‘인정받았다’며 기뻐하는 사람도 있었다”고 전했다. 후기에서도 “감동적인 체험이었다”, “꿈이 이루어졌다”는 반응이 이어졌다. 이날 방송에는 후쿠이TV의 남성 아나운서 타지마 요시테루(33)가 해당 가게에서 직접 여장 체험을 하는 모습이 담겼다. 타지마는 입고 있던 정장을 벗고 300벌이 넘는 드레스 중 하나를 골라 입었으며, 헤어 메이크업도 진행했다. 그는 립스틱, 인조 속눈썹까지 도전하고는 마무리로 웨이브가 들어간 긴 머리 가발도 착용했다. 여장을 한 타지마가 거리를 돌아다니자 그를 알아본 여고생 무리는 “잘 어울린다”, “귀엽다” 등의 반응을 보였다. ‘여장을 좋아하는 남자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냐’는 질문에 “자신의 개성이니까 (상관없다)”고 답하는 시민도 있었다. 여장 체험을 종료한 타지마는 “다양한 사람이 있는 것을 인정하고 마음을 넓게 가지는 것이 중요하다고 느꼈다”며 “가장 전하고 싶은 것은, 여러 사람이 있다는 것. 그것을 받아들이라고 강요하는 게 아니라, 단지 (그런 사람이) 있다는 것을 알면 좋겠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서로의 존재를 서로가 인정할 수 있도록, 이번 체험을 통해 더 노력하겠다”며 새해 다짐을 전했다. 日유권자 65% “성소수자 인권 안 지켜져”일본 마이니치신문이 2023년 2월 18~19일 전국 유권자를 대상으로 여론조사를 한 결과 ‘일본에서 성 소수자의 인권이 지켜지고 있냐’는 질문에 응답자의 65%가 “지켜지지 않고 있다”고 응답했다. “지켜지고 있다”는 응답은 15%에 그쳤다. 지난해 일본 고등법원은 동성결혼을 인정하지 않는 것은 위헌이란 판결을 연이어 내놓기도 했다. 일본 정부는 헌법상 혼인은 ‘양성(兩性)의 합의’에만 기초해 성립하며 민법 규정도 이를 바탕으로 ‘부부’(夫婦)라는 단어를 쓰고 있다는 점을 들어 결혼 당사자는 ‘남녀’라는 전제로 법을 해석하고 있다. 지난달 후쿠오카고등재판소는 동성혼을 인정하지 않은 법률이 법 앞의 평등과 개인의 존엄과 양성의 본질적 평등을 규정한 헌법 조항에 위반된다고 판시했다. 또 “당사자가 동성인 경우 혼인과 관련한 법 제도를 마련하지 않은 것은 동성을 반려자로 선택하는 사람이 행복을 추구하는 길을 막아버리는 것과 같다”면서 헌법의 행복추구권도 위반한 것이라고 판단했다. 교도통신에 따르면 법원이 동성혼을 인정하지 않는 민법 등의 규정이 헌법 13조에 규정된 행복추구권을 위반한 것이라고 판단한 것은 처음이다.
  • 미국 영토 70% 날릴 화산이 움직이고 있다 [달콤한 사이언스]

    미국 영토 70% 날릴 화산이 움직이고 있다 [달콤한 사이언스]

    옐로스톤 국립공원은 미국 와이오밍 북서부, 몬태나주 남부, 아이다호주 동부에 걸쳐 있는 세계 최초의 국립공원이자 거대 공원이다. 특히 옐로스톤 국립공원은 북미지역 최대 화산지대와 겹친다. 옐로스톤에서 볼 수 있는 간헐천과 열수 시스템도 이 때문이다. 그런데, 옐로스톤 지하 거대한 마그마방이 북동쪽으로 이동하고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와 눈길을 끈다. 미국 지질조사국(USGS) 하와이 화산 관측소, 캘리포니아 화산 관측소, 오리건 주립대 지구·해양·대기과학부, 위스콘신-메디슨대 지질과학과 공동 연구팀은 옐로스톤 칼데라 아래 마그마방이 북동쪽으로 이동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 연구 결과는 과학 저널 ‘네이처’ 1월 2일 자에 실렸다 옐로스톤 칼데라, 또는 옐로스톤 슈퍼 화산은 미국 옐로스톤 국립공원에 속해 있는 슈퍼 화산 칼데라다. 칼데라는 화산폭발 후 수축으로 생겨난 함몰 지형으로 백두산 천지나 한라산 백록담도 칼데라다. 옐로스톤 칼데라는 해발 3141m로 현재도 분화 조짐이 나타나고 있으며, 60만년 주기로 폭발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실제로 지난 210만 년 동안 세 차례의 분화가 발생했다. 지름이 10㎞가 넘는 슈퍼 화산이기 때문에 만약 분화한다면 대량의 용암과 화산재, 화산쇄설류까지 발생해 미국 전체 영토의 66%가 사라질 것으로 예측되기도 한다. 이 때문에 많은 학자가 옐로스톤 칼데라 아래 마그마 분포에 대한 지도를 그리려고 시도하고 있다. 연구팀은 지구 자기장의 변화에 의존하는 전자기 지구물리학적 방법을 사용해 옐로스톤 칼데라 구조와 마그마 분포를 모델링했다. 그 결과, 연구팀은 지각과 맨틀이 만나는 4~47㎞의 다양한 깊이에서 마그마가 상대적으로 많이 분포한 7개 지역을 확인했다. 그중 일부는 서로 영향을 주고받는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팀은 옐로스톤 서부의 화산 활동은 약화하고 있지만, 북동부의 마그마 저장소는 용암의 독특한 형태인 유문암 분출을 일으킬 가능성도 상당히 크다고 밝혔다. 연구팀은 옐로스톤 북동부 지역의 아래쪽에는 약 440㎢의 마그마가 존재하고 있으며, 이는 약 130만 년 전에 옐로스톤에서 발생한 메사 폭포 칼데라 형성 때와 비슷한 양이다. 당시에 분출된 양은 280㎦에 해당했던 것으로 알려져 있다. 연구를 주도한 닌파 베닝턴 USGS 박사(화산지진학)는 “옐로스톤 칼데라는 미국의 대표적 화산으로 이전에도 대규모 분화가 발생한 만큼, 언제 폭발해도 이상하지 않다”라며 “북동부 지역의 거대 마그마 저장소가 언제 분화할 것인지를 파악하기 위해서는 추가 연구가 필요하다”라고 말했다.
  • “그 돈이면 일본 간다”더니 진짜로… 제주 찾는 한국인 여행객 또 줄었다

    “그 돈이면 일본 간다”더니 진짜로… 제주 찾는 한국인 여행객 또 줄었다

    1년 전보다 6.4% 줄어 1187만명같은 기간 외국인은 169.6% 급증전체 관광객 수 3년째 1300만명대 지난해 제주를 찾은 누적 관광객 수가 3년 연속 1300만명대를 유지한 것으로 조사됐다. 전년과 비교해 외국인 관광객은 늘었지만, 내국인 관광객은 줄었다. 2일 제주도관광협회에 따르면 지난해 제주 방문 누적 관광객 수는 잠정 1378만 3911명으로 잠정 집계됐다. 이는 2022년(1388만 9502명)과 2023년(1337만 529명)에 이어 3년 연속 1300만명을 넘어선 수치다. 다만 올해 초 제주도가 목표로 세웠던 1400만명에는 못 미쳤다. 지난해 제주를 찾은 내국인 관광객은 전체의 86%를 차지했다. 내국인 관광객 수는 전년(1268만 1999명)보다 6.4% 줄어든 1187만 6303명이었다. 지난해 제주 비계 삼겸살 논란 등 바가지 물가의 부정적 이미지가 확산한 데다 국내선 항공편 좌석 공급량 감소와 해외여행 수요 증가 등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된다. 줄어든 내국인 관광객의 자리는 외국인이 채웠다. 전년(70만 7502명)보다 169.6%나 늘어난 190만 7608명이 지난해 제주를 찾았다. 코로나19 유행 여파로 중단됐던 해외 직항노선(항공·선박) 운항이 본격 재개된 데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이와 더불어 ‘웰컴투 삼달리’와 ‘우리들의 블루스’ 등 제주를 배경으로 한 K드라마가 해외에서 인기를 끈 영향도 있는 것으로 보인다. 제주를 찾는 내국인 관광객이 줄어든 것과 관련, 실제로 ‘제주도 갈 돈이면 일본 간다’는 말을 신뢰하는 사람이 많다는 조사 결과가 나온 바 있다. 여행리서치 전문기관 컨슈머인사이트는 매주 500명을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의 지난해 7월 2~3주차 조사에서 이 같은 속설이 실제로 가능하다고 생각하는 사람이 83%에 이른다고 밝혔다. 불가능하다는 답변은 9%에 불과했다. ‘제주도 갈 돈이면 일본 간다’는 말에 대해 88%가 들어본 적 있고, 70%는 공감하고 있었다. ‘들어본 적 없다’, ‘공감하지 않는다’는 응답은 각각 3%, 8%에 그쳤다. 다만 실제 여행 경비는 일본이 제주도보다 2.15배 많이 드는 것으로 나타났다. 컨슈머인사이트가 산출한 2023년 1~10월 기준 여행 비용을 보면, 두 지역 여행자의 평균 지출액은 제주도 52만 8000원, 일본 113만 6000원으로 나타났다. 컨슈머인사이트 측은 “제주 여행이 일본 여행과 대동소이하다는 오해는 결국 ‘제주도는 비싸다’는 오래된 선입견과 부정적인 뉴스의 확대 재생산이 만든 합작품”이라고 분석했다. 한편 고승철 제주관광공사 사장은 이날 신년사에서 “올해도 제주 직항노선 확충에 노력하겠다”며 “특히 제주를 찾는 내외국인 관광객 여행 만족도를 높이기 위해 보전·공존·존중의 여행문화 확산에 앞장서고 특화된 지역관광 콘텐츠 개발과 우수 관광기업을 육성하는 데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강동훈 제주도관광협회장도 신년사를 통해 “불확실성이 큰 내국인 관광객 수요를 제주로 유치하기 위해 전국 곳곳을 직접 찾아다니며 제주 관광을 홍보하겠다”고 말했다.
  • 넘어져도 매일 뛰었다…1년간 마라톤 풀코스 366번 완주한 50대 여성

    넘어져도 매일 뛰었다…1년간 마라톤 풀코스 366번 완주한 50대 여성

    지난해 매일 마라톤 풀코스를 완주한 50대 여성이 기네스북에 오를 전망이다. 벨기에 국적의 힐드 도손(55)이 주인공이다. 1일(현지시간) AP통신 등 외신은 도손이 지난달 31일 벨기에 겐트에서 366번째 마라톤 대회를 완주하며 세계 기록을 세웠다고 보도했다. 도손은 1년간 최소 1만 5443㎞를 달리며 유방암 치료 연구 기금으로 약 6만 유로(약 9186만원)를 모금하기도 했다. 도손은 매일 마라톤 풀코스인 42.195㎞보다 더 긴 42.5㎞를 달렸다고 한다. 도손은 매일 수집한 GPS 데이터와 사진, 영상, 보고서 등을 기네스월드레코드 측에 제출해 세계 기록을 공식 인증받을 예정이다. 종전 여성 최고 기록은 150일 연속 마라톤을 한 호주 에르차나 머리 바틀렛이 세웠다. 남성 중에는 지난해 브라질의 우고 파리아스가 366일 기록을 세워 기네스북에 올랐다. 화학 회사에서 일하는 생물 공학자인 도손은 매일 오후 마라톤을 하기 위해 새벽부터 하루 업무를 시작했다. 그는 매일 달리는 동안 독감과 코로나19, 충돌, 점액낭염(관절을 둘러싼 주머니인 점액낭에 염증이 발생해 통증을 일으키는 것) 등과 맞서 싸워야 했다. 도손은 “정신적 부담이 신체적 부담보다 더 크다”며 “매일 4시간씩 달리는 것보다 매일 출발선에 서는 것이 정신적으로 더 힘들었다”고 전했다. 부상을 피하기 위해 도손은 최고 속도로 달리지 않고 시속 10㎞를 유지했다고 한다. 위기의 순간도 있었다. 도손의 딸인 루시는 “엄마가 27㎞를 달리다 충돌로 넘어지면서 손가락이 탈구돼 응급실에 간 적이 있다”고 전했다. 병원에서 오랜 시간을 보낸 이후에도 도손은 기록 달성을 위해 다시 마라톤 출발선에 섰다고 한다. 도손은 “아직 손가락이 조금 비뚤어져 있다”고 말했다.
  • 머스크 “한심한 바보” 배넌 “설교 말라”… ‘전문직 이민’ 충돌

    머스크 “한심한 바보” 배넌 “설교 말라”… ‘전문직 이민’ 충돌

    H1B 비자 발급 건수 제한 폐지 주장기존 강경파 인사들과 갈등 격해져 일각선 친중 성향도 안보 위협 우려 언론 “당선인 분노… 허니문 끝났나”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의 최측근으로 떠오른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가 이민 정책 충돌, 유럽 선거 개입 등 전방위로 개입하는 좌충우돌 행보로 기존 지지 세력 내 눈엣가시가 되고 있다. 일각에선 ‘안보 위협론’까지 제기됐다. 당선인이 화를 냈다는 보도도 나오면서 두 사람의 ‘허니문’이 식어 가는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온다. 전문직 외국인에게 발급하는 이민 비자 확대를 놓고 친트럼프 구주류인 강경 ‘마가’(MAGA·미국을 더욱 위대하게)와 신주류인 ‘빅테크’ 인사들 간 충돌은 한층 격화했다. 트럼프 당선인의 오랜 책사인 스티브 배넌 전 백악관 수석전략가는 31일(현지시간) 자신의 팟캐스트에서 전문직 이민 비자 확대를 요구하는 머스크와 IT 업계 출신 트럼프 지지자들을 ‘최근 개종한 사람들’로 비하했다. 그러면서 “우리는 개종자를 환영하나 그들은 신앙을 이해하기 위해 수년간 뒷자리에 앉아 공부나 해야 한다”며 “개종한 첫 주에 교단에 올라가 설교하지 말라”고 퍼부었다. 앞서 백악관 인공지능(AI) 수석 정책 고문에 임명된 인도계 IT 전문가 스리람 크리슈난이 “기술직 이민자에 대한 영주권 상한선을 없애자”고 주장한 뒤 이를 반대하는 마가 세력과 찬성하는 IT 업계 인사들 간 갈등이 표면화됐다. 매년 8만 5000개로 발급 건수가 제한된 전문직종 H1B 비자 확대를 놓고 충돌한 것이다. 머스크는 지난달 27일 이민 정책 강경파들을 향해 전쟁을 선포했고, 하루 뒤엔 “한심한 바보들은 공화당에서 제거해야 한다”고 직격했다. 이에 배넌은 곧바로 “H1B 비자 프로그램은 미국민을 희생시키면서 외국인 노동력을 선호하는 완전한 사기”라고 맞받았다. 머스크는 유럽 선거 개입 논란에도 휘말렸다. 독일 극우정당 ‘독일을 위한 대안’(AfD)을 공개 지지해 온 그는 최근 현지 언론 기고까지 해 독일 연방정부의 반발을 불렀다. 프랑크발터 슈타인마이어 독일 대통령은 지난달 28일 “외부 영향력은 민주주의에 위협”이라며 머스크를 겨냥했다. 이에 머스크도 30일 엑스(X·옛 트위터)에 “슈타인마이어는 반민주적 폭군이다. 부끄러운 줄 알라”고 비난했다. 사실상 친중파인 머스크의 존재가 안보 위협이 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왔다. 러셀 오너리 예비역 육군 중장은 이날 뉴욕타임스(NYT) 기고에서 “머스크는 백악관 정책에 영향을 미칠 자격이 없다”고 주장했다. 전기차 테슬라가 전체 생산량 과반을 중국 공장에 의존하는 점, 국방부와 계약한 머스크의 우주기업 ‘스페이스X’의 국가 기밀 중국 유출 가능성 등을 경계한 것이다. 이런 상황에서 영국 일간 인디펜던트는 이날 ‘허니문은 끝났나’ 기사에서 “당선인이 ‘모든 것에 관여하는’ 머스크의 행동과 언론 보도 폭풍에 100% 화가 났다”고 한 대선 캠프 소식통의 발언을 전했다. 다른 소식통은 “처음에는 (머스크가) 매력이 있었을지 몰라도 추악해질 수도 있다”며 우려했다.
  • 여야 절충안 ‘묘수’? 수사 피하기 ‘꼼수’?… 崔대행 선택에 해석 분분

    최상목 대통령 권한대행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한덕수 국무총리의 ‘여야 합의’ 원칙을 뒤엎고 전격적으로 헌법재판관 2명(정계선·조한창 후보)을 임명하면서 정치권에선 각종 해석이 나오고 있다. 우선 정통한 경제 관료로서 윤석열 대통령 탄핵 심판의 장기화를 막고 불확실성을 줄여 정국을 안정시키기 위해 결단을 내렸다는 해석이 나온다. 한 정부 관계자는 1일 통화에서 “헌법재판관 임명을 두고 여야가 서로 양보하지 않고 입장 차가 분명하게 갈리는 상태가 한 달 동안 지속됐다”며 “대외신인도의 가장 대표적인 지표가 환율인데, 한 총리 탄핵소추 이후 환율이 단계적으로 계속 오르면서 지금 여야 어느 쪽의 편에 서기보단 대외신인도를 고려한 합리적 판단을 내린 것”이라고 분석했다. 정치권 안팎에선 여야가 헌법재판관 임명을 두고 한쪽에선 “임명하라”, 다른 한쪽에선 “임명하지 말라”며 최 대행을 거세게 압박하자 양쪽 입장을 일부 수용하는 모양새로 정치적 입지를 확보하려 했던 것 아니냐는 분석도 나온다. 무안 제주항공 대참사 수습에 나서야 하는 상황에서 여야에 계속 끌려다니면 자칫 대행으로서 입지가 계속 좁아질 수 있다는 염려가 작용했다는 것이다. 이미 탄핵 인용을 예상하고 혼란을 줄이는 결정을 했다는 분석도 있다. 기존 헌법재판관 6인 체제를 두고 윤 대통령 측은 정당성 문제를 제기해 왔다. 특히 재판관 임명을 계속 미룰 경우 오는 4월에는 헌법재판소 기능 자체가 마비된다. 한 여권 관계자는 “만약 헌법재판관 6명 중 한 명이라도 반대해 탄핵안이 기각되면 시위대가 들고 일어나는 등 더 큰 혼란이 생긴다”고 말했다. 일각에선 박근혜 정부 당시 경제금융비서관으로 국정농단에 연루됐고 대통령 탄핵 과정 및 추후 수사를 지켜본 트라우마가 작동한 것 아니냐는 설명도 있다. 한 총리까지 내란 수사 대상에 오른 가운데 최 대행도 위기감을 느꼈다는 것이다. 한 국민의힘 인사는 “더불어민주당의 정치 공세가 과해서 거기 휘둘렸을 가능성도 있다”고 해석했다.
  • “유튜브로 보고 있다” 尹 편지에 이준석 “조기대선 못 나가도 되니 즉각 하야”

    “유튜브로 보고 있다” 尹 편지에 이준석 “조기대선 못 나가도 되니 즉각 하야”

    이준석 개혁신당 의원은 1일 윤석열 대통령이 관저 앞에 모인 지지자들에게 보낸 편지에 “비통함을 금치 못하겠다”며 “즉각 하야”를 촉구했다. 이 의원은 이날 자신의 페이스북에 “윤 대통령이 유튜브로 아직 세상을 보고있는 것이 믿기지가 않는다. 돈벌이 하려고 아직도 계엄을 옹호하는 행위, 돈만 생기면 악마에게라도 영혼을 팔 것 같은 그들에게 의존하는 정치적 금치산자를 보면서 비통함을 금치 못하겠다”고 전했다. 그는 “윤 대통령이 대한민국을 위해 할 수 있는 마지막 행동은 즉각적인 하야”라면서 “3월 31일 전에 조기대선이 치뤄져서 제가 선거 못 나가도 된다. 나라가 무너지는데 그게 무슨 대수냐”고 했다. 이 의원은 1985년 3월 31일생으로 만 39세다. 헌법 67조에는 대통령 선거에 출마할 수 있는 자격을 ‘국회의원의 피선거권이 있고 선거일 현재 40세에 달하여야 한다’고 규정한다. 대통령이 사망·사퇴·당선 무효가 되면 실시 사유가 확정된 때부터 60일 내 대선을 실시해야 한다. 따라서 내년 1월 31일 전에 헌재의 탄핵심판 결과가 나오면 이 의원은 나이 제한으로 대선 출마 자격을 얻지 못하고, 그 이후에 탄핵 심판 결과가 나와 4월 이후 대선이 실시되면 출마가 가능하다. 이 의원은 “하루라도 빨리 대한민국이 정상화 됐으면 좋겠다”면서 “쓰라린 가슴 안고 오늘 밤도 이렇게 울다 잠이 들 것 같다”고 토로했다. 앞서 윤 대통령은 이날 오후 7시 30분쯤 관계자를 통해 자필 서명이 담긴 메시지를 서울 한남동 대통령 관저 앞에 모인 지지자들에게 전달했다. A4 용지 1매 분량의 편지에서 윤 대통령은 “저는 실시간 생중계 유튜브를 통해 여러분께서 애쓰시는 모습을 보고 있다”며 “정말 고맙고 안타깝다. 그리고 추운 날씨에 건강 상하시지 않을까 걱정도 많이 된다”고 지지자들을 향한 마음을 전했다. 윤 대통령은 “나라 안팎의 주권침탈세력과 반국가세력의 준동으로 지금 대한민국이 위험하다. 저는 여러분과 함께 이 나라를 지키기 위해 끝까지 싸울 것”이라며 “국가나 당이 주인이 아니라 국민 한 분 한 분이 주인인 자유민주주의는 반드시 승리한다. 우리 더 힘을 내자”고 북돋았다. 이날 정오쯤부터 집회를 시작한 시민들은 윤 대통령의 편지 응원에 힘입어 오후 10시 30분을 넘겨서까지도 관저 인근에서 대통령의 탄핵과 체포에 반대하는 심야 집회를 진행했다. 참가자들은 태극기와 성조기, 경광봉 등을 들고 “탄핵 무효”, “윤석열” 등의 구호를 외치며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의 체포영장 집행을 막아서겠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 [단독] 참사 후 우울증 8.3% 급증… 반복된 재난에 집단 트라우마 우려

    [단독] 참사 후 우울증 8.3% 급증… 반복된 재난에 집단 트라우마 우려

    ‘2014년 세월호, 2022년 이태원, 2023년 오송, 2024년 제주항공 참사.’ 안전하다고 믿었던 일상에서 반복되는 대형 참사는 당사자뿐 아니라 국민 마음도 병들게 한다. 1일 서울신문이 건강보험 빅데이터를 활용해 이태원 참사(2022년 10월 29일) 전후 1년간 우울증과 외상후스트레스장애(PTSD) 진료 인원을 분석한 결과 우울증 환자는 8.3%, PTSD 환자는 5.9% 증가한 것으로 확인됐다. 2021년 10월~2022년 10월 월평균 37만 1372명이던 우울증 환자는 이태원 참사 이후인 2022년 11월~2023년 11월 사이 40만 2098명으로 늘었다. 같은 기간 월평균 PTSD 환자는 4519명에서 4787명으로 늘었다. 계절적 요인을 배제하기 위해 분석 범위를 2021년 1월~2023년 12월로 넓히면 우울증과 PTSD 환자의 월평균 진료 인원은 각각 13.4%, 9.5% 증가했다. ‘나도 희생자가 될 수 있었다’는 두려움과 불안, 아픔이 광범위한 트라우마와 상처를 남겼음을 알 수 있다. 심민영 국가트라우마센터장은 “뉴스 등 영상으로 사고를 간접 경험한 국민도 ‘집단 트라우마’를 겪게 된다”며 “특히 불안과 공포가 가라앉기도 전에 참사가 연이어 터지면 트라우마가 누적된다”고 우려했다. 전문가들은 유가족뿐 아니라 참사 이후 불안·우울을 겪는 국민에 대해서도 심리 지원을 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또 진실규명과 책임자 처벌을 확실히 하고 진상조사 과정을 유가족에게 투명하게 공개해야 집단 트라우마가 커지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이태원 참사 진상규명을 위한 특별조사위원회는 참사 발생 695일 만인 지난해 9월 말에야 출범했고, 세월호·이태원 참사 모두 책임자 처벌이 흐지부지되면서 불신과 트라우마가 확대 재생산됐다. 최윤경 한국트라우마스트레스학회장은 “일어나선 안 될 사고를 당했을 때 사람들은 ‘왜 내게 이런 일이 벌어졌지’라고 질문한다. 여기에 답을 줘야 회복 단계로 넘어가는데 진상조사 단계부터 막혀 버리면 불안과 울분이 장기화할 수 있다”고 했다.
  • 정전의 밤/민지인 [서울신문 2025 신춘문예 - 동화]

    정전의 밤/민지인 [서울신문 2025 신춘문예 - 동화]

    늦은 밤, 나는 침대에 누워 휴대폰 화면 속 로아를 보며 말했다. “솔, 빛, 언, 니. 따라 해 봐. 솔빛 언니!” 로아는 태어난 지 12개월 된 아현이의 여동생이다. 옆으로 늘인 내 입 모양이 웃겼는지 로아가 양 볼이 빨갛게 웃었다. 내가 아현이한테 영상통화를 거는 이유는 단 하나, 머리털이 새싹처럼 자란 로아가 보고 싶어서다. 아현이가 입을 삐죽거리며 말했다. “로아 있잖아. 엄마 나가니까 좀 전까지 엄청 울었어. 나도 언니인데 완전 서운해.” 아현이는 5학년이 되어 친해진 친구다. 같은 아파트에 살고 어린 동생이 있다는 걸 알고 좋아졌다. 외동인 나는 아현이가 부러웠다. 심심할 틈이 없겠지? “어디가 불편한 거 아니야? 배고프거나, 응가를 했던가?” “그런가?” 아현이가 휴대폰을 내려놓았는지 깜깜한 화면에 말소리만 들렸다. “진짜네? 으. 냄새. 엄마한테 기저귀 가는 법 좀 물어보고 올게!” 전화를 끊자 밖에서 설거지하는 소리가 들렸다. 방문을 열어 아빠의 뒷모습을 보았다. 아빠가 고무장갑을 털어 개수대 위에 올려놓고 인기척을 느꼈는지 뒤를 돌았다. “누구랑 무슨 통화를 그렇게 재밌게 해?” “아현이.” “아현이가 누구더라?” 아현이는 동그란 안경이 잘 어울리는 애라고 여러 번 말했지만 아빠는 깜빡깜빡한다. 작년에 부모님이 이혼한 뒤 나는 아빠와 둘이 산다. 그 이후 아빠는 한숨이 늘었고 나는 말수가 줄었다. 거실로 나가는 그때였다. 순식간에 모든 전등불이 꺼졌다. 에어컨 소리도 멈췄다. 베란다로 갔다. 아파트 전체가 잠든 듯 어둡고 고요했다. 베란다 문을 열고 주변을 둘러보니 다른 주민들도 나처럼 베란다로 나와 양옆을 기웃거렸다. 아빠가 투덜댔다. “이 더운 날 정전이야? 시대가 어느 때인데….” 조금 있다가 안내 방송이 흘러나왔다. ‘아파트 주민 여러분. 현재 정전의 원인을 파악 중이니 동요하지 마시고 차분히 기다려 주시기 바랍니다.’ 아빠는 안방에서 손전등을 꺼내 빛이 천장을 향하도록 거실 탁자 위에 세워 두었다. “기다려 보자. 금방 복구될 거야.” 나는 아현이에게 다시 전화를 걸었다. “괜찮아? 로아는?” “울고불고 난리 났어. 너희 집도 정전이지?” “응. 엄마한테 전화했어?” “했지. 오는 데 30분은 걸린대. 아빠는 출장 가서 내일 오고. 엄마가 시키는 대로 기저귀 갈았는데 왜 울지. 잠깐만 지금….” 아현이가 뭘 잘못 눌렀는지 전화가 뚝 끊겼다. 안내 방송이 나왔다. “현재 정전의 원인이 변압기의 용량 부족으로 보입니다. 한 시간 이내로 복구할 예정이오니 주민 여러분들께서는 침착하게 기다려 주시길 바랍니다.” 한 시간이라니. 길다. 아빠는 소파에 앉아 애꿎은 노트북 키보드만 두드렸다. 오늘도 남은 회사 일이 많나 보다. 고민 끝에 아빠에게 물었다. “아빠. 나 친구네 집 좀 갔다 와도 돼?” “지금은 위험하지.” “친구가 동생이랑 둘만 집에 있는데 걱정돼서. 동생이 애기인데 계속 우나 봐. 응가를 해서 기저귀를 갈아 줬는데도 운대.” 아빠는 노트북과 나를 번갈아 보더니 한숨을 푹 쉬었다. 그리고 엉거주춤 일어섰다. “아빠도 같이 가. 꼭 가야 한다면.” 그건 예상에 없었는데… 어쩔 수 없다. 아현이에게 아빠와 집에 가도 되냐고 묻자 집 주소가 적힌 메시지가 왔다. 아현이는 넉살이 좋아서 “아저씨! 다음에 로아랑 집 놀러 가도 되죠?”라며 호들갑을 떨게 분명하다. 그나저나 아현이의 집은 다른 동 18층인데…. 방금 나눈 말들을 주워 담고 싶었다. 우리는 휴대폰만 챙겨 집을 나섰다. 문을 열자 뜨거운 열기가 훅 끼쳤다. 우리 집은 12층. 엘리베이터가 멈췄으니 1층까지 걸어 내려가야 한다. 아빠가 검은 반바지를 추켜올리며 휴대폰의 손전등 기능을 켰다. “조심해서 걸어. 뛰지 말고.” “아빠도 조심해.” 며칠 전 아빠는 콧등에 반창고를 붙이고 나타났다. 일하다가 다쳤다고 했지만 아빠는 IT 개발자이다. 내가 바보도 아니고 그런 거짓말을 하다니. 술 먹고 고꾸라진 게 틀림없다. 10층으로 내려가는데 밑에서 구시렁거리는 소리가 들렸다. “망할 놈의 아파트… 이십 년 넘으니 멀쩡한 것이 하나도 없어. 염병.” 나도 모르게 아빠의 팔목을 움켜잡았다. 팔이 축축했다. 아빠는 안심하라는 듯 내 어깨를 두들겼다. 빛을 비춰 보니 강아지 버들이를 끌어안은 1005호 할머니다. 할머니가 버들이를 내려놓자 버들이가 꼬리를 흔들며 컹컹 짖었다. 할머니가 아빠에게 물었다. “이 난리에 어디 가셔?” “급하게 갈 곳이 있어서요.” “아아. 근데 둘이 부녀지간이야? 같이 있는 걸 본 적이 없어서 몰랐네. 호호.” 나는 버들이를 쓰다듬었다. 버들이는 할머니가 노인정에 갔을 때 내가 종종 산책을 시키는 갈색 푸들이다. 내가 놀이터에서 혼자 그네를 타면 할머니는 나에게 버들이를 맡겼다. 우리는 버석거리는 나뭇잎을 밟고 화단의 꽃을 구경하며 친구가 되었다. 아빠가 버들이를 만지려 하자 버들이가 이를 드러냈다. 할머니가 말했다. “얘는 남자 어른을 안 좋아해요. 영감이 살아생전 엉덩이를 자꾸 걷어차서 말이야.” “예? 예….” 나는 웃음을 참으며 버들이의 턱을 긁어 주었다. “버들아. 이 사람은 우리 아빠야. 아빠.” 그래도 버들이는 컹컹 짖으며 경계 태세를 갖췄다. 버들이에게 아빠가 야근이 많다고 투덜댔는데 알아들은 걸까? 내려가려는데 할머니가 다시 불렀다. “그런데 12층 아저씨. 한겨울에 애 슬리퍼만 신기지 마요. 예?” 아빠는 머리를 긁적이며 조아렸다. 맞다. 지난겨울에 슬리퍼를 신고 다니다가 할머니한테 혼났다. 다시 계단을 내려가는데 아빠가 휙 뒤돌았다. 깜짝 놀라 계단 한 칸을 훅 올랐다. “솔빛. 왜 겨울에 슬리퍼 신고 다녔어. 어?” “슬리퍼가 편해.” “구멍 뚫린 데로 눈이 막 들어왔을 거 아니야.” “그게 좋은데. 구멍으로 눈이 숭숭 들어와서 발이 젖는 거.” “좋다고? 그리고 저 강아지 이름은 어떻게 알아. 사나워 보이던데.” “하나도 안 사나워. 아빠가 낯설어서 그래. 나랑 산책도 하는 사이인걸.” 나는 아빠를 앞질러 내려갔다. 아빠는 위험하다며 나를 등 뒤로 세웠다. 3층에 도착해 모퉁이를 도는 그때였다. “아악!” 아빠가 뭔가와 부딪혀 무릎을 부여잡고 깽깽이걸음을 했다. 빛을 비춰 보니 킥보드 하나가 엎어져 있었다. 잠시 후 킥보드 앞 현관문이 열렸다. 얼굴을 빼꼼 내민 남자아이는 나보다 키가 한 뼘 작았다. 아빠가 짜증스럽게 입을 열었다. “얘. 여기다가 킥보드를 놓으면….” “어? 우리 학원에서 피아노 제일 잘 치는 누나다!” 빛을 비춰 보니 같은 피아노학원에 다니는 파마머리 남자아이다. 3학년이던가. 내가 피아노 칠 때 창문으로 엿보던 아이. 갑자기 사탕을 한 주먹 주던 아이. 뭔가를 오물거리던 남자아이는 상황을 보더니 집으로 들어가 양손에 자기 주먹만 한 토마토를 들고나왔다. “누나 이거 먹어! 아저씨도 드세요!” 우리는 얼결에 토마토를 받았다. 맞다. 이 아이는 피아노 연습을 안 했을 때 선생님께 사탕이나 초콜릿을 한 움큼 내민다. 잘못을 모면하려는 거다. 내가 잘못한 게 있을 때 아빠에게 학교에서 만든 엉터리 작품을 내미는 것과 똑같다. 남자아이가 집으로 들어간 뒤 아빠의 무릎을 내려다보았다. “괜찮아?” “코에 비하면 멀쩡해. 저번에 회식 끝나고 계단에서 엎어진 거 생각하면….” 아빠가 아차 싶었는지 입술에 힘을 꽉 주었다. 나는 고개를 가로저었다. “그럴 줄 알았어.” “뭐, 뭐를?” “술 냄새 없애려고 집 앞에서 탈취제 뿌리는 것도 다 알아. 내가 바보야?” 아빠가 콧잔등을 실룩이니 반창고가 구겨졌다. 아빠는 말을 돌렸다. “근데 쟤 너 좋아하나 보다. 널 보고 얼굴이 환해졌어.” 생각해 보니 아빠 말이 맞는 것 같았다. 나한테는 잘못한 것도 없는데 사탕을 줬으니까. 안 되는데…. 정말 날 좋아하나? 공동 현관문을 나가니 밤바람이 불었다. 땀으로 끈적해진 몸이 시원했다. 화단을 지나 단지 중앙에 사람들이 모여 있었다. 각자 미니 선풍기와 부채를 들고 더위를 식혔다. 우리도 그쪽으로 갔다. 아빠가 땀을 닦고는 토마토를 내밀었다. “이것만 먹고 갈까?” 고개를 끄덕였다. 밖에서 보니 토마토가 더 빨갛게 보였다. 토마토를 한 입 깨물었다. 새콤달콤했다. 내 옆에 있는 조그만 여자아이가 자기 엄마의 옷자락을 잡아당기며 하늘을 가리켰다. “엄마! 별! 별!” 우리는 동시에 하늘을 올려다보았다. 유난히 별이 더 잘 보였다. 가만히 서서 눈을 감으니 바람 소리, 매미 소리, 풀벌레 우는 소리가 들렸다. 아빠가 한 발 가까이 오더니 나지막하게 물었다. “근데 아까 걔가 고백하면 사귈 거야?” “뭐?” “걔는 공중도덕이 없어. 사과도 안 하고 말이야. 아빠는 반대다.” 어이가 없어서 웃음이 났다. “토마토 내밀었잖아. 그게 사과야.” “토마토가?” “나도 그래. 저번 주 월요일 날 아빠한테 학교에서 만든 아크릴 무드등 줬잖아. 그날은 아빠가 생일 선물로 사준 무선이어폰이 고장 난 날이었고.” “그랬지.” “이어폰, 친구가 고장 냈다고 했잖아. 사실 내가 고장 낸 거거든. 친구랑 장난치다가 떨어졌는데 내가 밟았어… 미안.” “으이구. 근데 그 무드등 왜 불이 안 들어와? 물어볼까 말까 하다가 말았는데. 혹시 아빠가 고장 냈나?” “그거 처음부터 안 됐어. 내 거만 불량이었나 봐.” “그럼 고쳐 달라고 하지 그랬어. 이따 고쳐 봐야겠네.” 나는 다시 하늘을 봤다. 이왕 이렇게 된 거 아빠한테 하나 더 말하고 싶었다. 아빠가 3층 아이와 나를 오해하니까. “그리고 나 남자 친구 있어.” “뭐? 누구?” “김민찬이라고 있어. 우리 반. 근데 헤어질 거야. 걔 5반 유채린 좋아하는 거 같아.” 그때 아현이에게 ‘언제 오냐’는 톡이 왔다. 그게 구조 신호처럼 느껴져서 입을 쓱 닦고 아빠의 팔을 잡아끌었다. 아빠는 김민찬이 어떤 자식이냐며 중얼댔다. “빨리 가자. 응?” 아현이네 동 앞에 도착했다. 공동 현관문은 정전 때문인지 열려 있었다. 우리는 마주 보고 고개를 끄덕였다. 목표는 18층. 시작이다! 1층, 2층… 5층에 올라서자 힘에 부쳤다. 아빠는 계단에 주저앉아 숨을 몰아쉬었다. 나는 아빠 옆에 나란히 앉았다. “맨날 앉아만 있어서 그런지 힘들다. 솔빛이는 잘 걷네. 옛날이랑 다르게.” “당연하지. 나 체육 엄청 잘해. 줄넘기도 연속으로 100개 할 수 있어. 몰랐지?” “몰랐네. 이제 너가 앞장서서 가.” 아빠가 올라가는 계단에 불빛을 비췄다. 내가 한 발 내딛는데 아빠가 뒤에서 말했다. “그, 있잖아. 아빠가 솔빛이에 대해 너무 몰라서 미안해.” 나는 잠시 망설이다가 입을 열었다. “나도 이것저것 말 안 한 거 미안해….” 어두우니까 용기가 생겼다. 아빠도 그런 거겠지? 어두운 게 꼭 나쁜 건 아닌 것 같다. 아빠와 내가 비추는 빛이 맞닿자 빛이 길게 이어졌다. 마침내 18층에 도착했다. 문밖까지 로아 우는 소리가 들렸다. 우리는 거실에 모여 앉았다. 아현이는 손전등으로 빛을 비추고 나는 코끼리 인형을 흔들며 로아를 달랬다. 아빠는 거실 매트 위에 로아를 눕혔다. 그리고 기저귀를 다시 확인했다. “응가가 잘 안 닦여서 불편했나 봐. 그리고 기저귀는 이렇게 바짝 붙이면 안 돼.” 아빠는 로아의 엉덩이를 물티슈로 닦고 기저귀를 다시 갈았다. 아빠가 로아의 등을 토닥이며 아기 침대 위에 눕히자 울음소리가 잦아들었다. 아빠가 속닥였다. “솔빛이도 어렸을 때 얼마나 울었는지 몰라. 원하는 걸 얻을 때까지 울었다고. 엄마가 얼마나 힘들어했는지 몰라. 그래서 기저귀 갈기는 항상 아빠 담당이었어.” “솔빛이 애기 때 그렇게 까탈스러웠어요? 너 지금이랑….” 아현이가 시간을 끌더니 힘주어 말했다. “똑같다.” 나는 아현이의 등을 때렸다. 로아는 울다 지쳤는지 새근새근 잠들었다. 아현이는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그때였다. 전등불이 반짝 들어왔다. 우리는 소리 없이 환호했다. 그러다 아빠를 보고 웃음이 터졌다. 아빠의 앞머리가 미역 줄기처럼 이마에 착 달라붙어 있었다. 아빠는 ‘쉿’ 하고 입술 위에 검지를 올렸다. 나는 깨금발을 하고 거실 불을 껐다. 우리가 애써 재운 로아가 다시 깨면 안 되니까. 오늘은 나도 로아처럼 푹 잠들 수 있을 것 같았다.
  • 38년 딸 간병하다 살해, “나쁜 엄마 맞다” 했지만…법원도, 검찰도 선처[전국부 사건창고]

    38년 딸 간병하다 살해, “나쁜 엄마 맞다” 했지만…법원도, 검찰도 선처[전국부 사건창고]

    “고통 덜할 것 같아” 수면제 먹여집행유예 “개인의 잘못만 아니다”검찰·시민위원회 ‘항소 포기’ 확정“버틸 힘이 없었고, 60년 살았으면 많이 살았으니 내가 죽으면 딸은 누가 돌볼까 걱정돼 여기서 끝내자는 생각이었습니다.” 중증 장애 딸을 38년간 간병하다 살해한 엄마 이모(당시 64세)씨는 2022년 12월 8일 결심공판에서 “이 나이에 무슨 부귀와 행복을 누리겠다고 딸을 죽였겠느냐. 같이 갔어야 했는데 혼자 살아남아 정말 미안하다. 나쁜 엄마가 맞다”고 오열했다. 딸과 함께 목숨을 끊으려다 혼자 살아남은 것을 한탄했다. 이듬해 1월 인천지법 형사14부(부장 류경진)는 살인 혐의로 기소된 이씨에게 징역 3년에 집행유예 5년을 선고해 실형을 면제했다. 재판부는 “장애로 인해 엄마에게 전적으로 의지했던 딸은 한순간에 귀중한 생명을 잃었다. 아무리 어머니라고 해도 딸의 생명을 결정할 권리는 없다”면서도 중증 장애인 가족을 제대로 지원하지 않는 국가 시스템의 문제를 지적한 뒤 “이씨의 잘못만은 아니다”고 했다. 이어 “이씨는 딸에게 최선을 다했고, 큰 죄책감 속에서 삶을 이어 나갈 것으로 보인다”고 선처한 이유를 밝혔다. 징역 12년을 구형했던 검찰도 항소를 포기했다. 인천지검은 1심 선고 후 “재판이 끝나기도 전에 선처를 요청하는 경우 유사 사건에서 선처를 받을 수 있다는 잘못된 인식을 줄 수 있어 중형을 구형했다”면서 “이씨가 이용할 수 있는 제도적 지원이 제한적이었다”고 설명했다. 검찰이 항소를 포기한 이유에는 교수, 주부 등 10명으로 구성된 검찰시민위원회가 만장일치로 ‘항소 부제기’ 의견을 낸 것도 작용했다. 이씨는 2022년 5월 23일 오후 4시 30분쯤 인천 연수구에 있는 아파트 자택에서 딸 박모(당시 38세)씨에게 수면제를 건네 잠들자 베개 등으로 호흡기를 눌러 살해했다. 자신도 목숨을 끊기 위해 다량의 수면제를 복용했으나 집에 찾아온 아들에게 6시간 만에 발견돼 병원으로 옮겨지면서 미수에 그쳤다. 이씨는 경찰 조사에서 “딸이 잠들었을 때 죽게 하는 게 가장 고통이 덜할 것 같았다”고 진술했다. 사형, 무기 또는 5년 이상 징역형에 처하는 살인을 저지른 이 여인에게 어느 누구 하나 함부로 돌을 던질 수 없었던 것은 딸에 대한 헌신과 사랑, 눈물이 뒤섞인 그녀의 모진 삶에 모두가 공감했기 때문이다. 딸 낳은 26세부터 없는 엄마의 삶나빠질까 ‘간병일지’ 쓰며 조바심딸 대장암 3기에 “버틸 힘 없다”딸은 1984년 첫돌 무렵부터 뇌병변에 지적장애 1급 진단을 받았다. 의사소통은커녕 대소변도 누군가가 대신 처리해야 할 만큼 거동이 불편해 누워 지냈다. 하루 24시간 꼬박 누군가 돌봐야 했다. 그 몫은 엄마 이씨였다. 남편은 전국의 건설 현장을 돌며 일해 집에 자주 오지 못했고, 아들은 결혼해 분가했다. 이씨는 딸을 낳은, 그 26세 때부터 자기 삶이 없었다. 항상 딸과 함께 있었다. 밥해 먹이고, 대소변 받아주고, 옷 갈아입히고, 이상 증세를 보이면 병원에 데려가거나 약을 타오는 등 한시도 떨어질 수 없었다. 그녀의 ‘간병일지’에는 매일매일 극단적 상황으로 내몰렸던 고통스러운 순간들이 담겼다. 딸의 약 용량이 바뀐 뒤 ‘2019년 12월-짧은 경기 10번, 힘 빠지는 경기 6번’, ‘‘2020년 5월-날밤 새고, 낮에도 안 잠’ 등 수시로 변하는 딸의 건강 상태를 펜으로 꾹꾹 눌러 적으며 더 나빠지지 않을까 내내 조바심쳤다. 이씨의 아들(숨진 박씨의 남동생)은 결심공판에서 “엄마는 (의사에게) 효과가 있는 약을 가져다 보이고, 효과가 없는 거는 빼거나 줄이면서 누나를 지극정성으로 보살폈다”며 “엄마는 의사소통이 안 되는 누나한테서 대소변 냄새가 날까 봐 매일 깨끗이 닦아줬다. 다른 엄마들처럼 옷도 예쁘게 입혀줬다”고 말했다. 이씨는 인기척을 느낄 수 있도록 딸 침대 옆에 간이침대를 만들어 곁에서 잠잔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범행 4개월 전인 2022년 1월 이씨는 끝내 무너졌다. 딸이 4기에 가까운 3기 대장암 판정을 받았다. 코로나19에도 꿋꿋하게 버티던 그녀는 수시로 고통을 토해내는 딸을 보면서 요동쳤다. 항암치료 과정에서 혈소판 감소 증세가 나타나 항암 치료를 중단해야 했다. 딸의 고통은 극심했고 온몸에 멍이 드는 증세도 나타났다. 이를 보며 딸 곁을 지키던 이씨는 극도의 스트레스로 불안증과 불면증에 시달리다 딸이 대장암 진단을 받은 지 넉 달 만에 결국 병원에서 심각한 우울증 진단을 받는 지경에 이르렀다. “우리 가족, 이 정도면 행복하지”“38년 감옥 삶” 선처 요청 봇물‘간병살인’ 예방, 국가 제도 필요그녀는 재판부에 “불쌍한 제 딸을 죽인 저는 죄인입니다”라고 적은 반성문을 냈고, 변호인은 “범행 당시 이씨는 오랜 병구완으로 중증 우울증을 겪고 있었다. 부득이 심신 미약을 주장하고자 한다”고 했다. 아들은 물론 남편, 며느리, 사돈 등 이씨의 온 가족이 재판부에 손으로 직접 쓴 탄원서를 보냈다. 이들은 이씨를 “이런 와중에도 평소 ‘우리 가족, 이 정도면 행복하지’라고 자주 말할 정도로 긍정적인 사람이었다”고 했다. 아들은 “부모님은 ‘우리가 먼저 죽으면 누나를 좋은 시설에 보내달라’고 했고, 저는 남한테 누나를 맡길 수 없어 사회복지사 자격증을 취득했다”며 “존경하는 재판장님, 40년 가까운 세월 누나를 돌보며 보이지 않는 감옥에 갇혀 살아오신 어머니를 다시 감옥에 보내고 싶지 않다”고 적었다. 이씨의 시누이는 “자신은 제대로 여행 한 번 못 가면서 다른 가족들이 불편해할까 봐 ‘딸은 내가 돌볼 테니 가족 여행 다녀오라’고 하는 사람이었다”고 썼다. 며느리는 “기회를 주시면 남편과 함께 시어머니를 평생 모시고 살면서 여태까지 고생하고 망가진 몸과 마음을 치료해 주고 싶다”고 선처를 호소했다. 재판부는 이씨 측의 ‘심신미약’ 주장을 받아들이지 않았지만 비판의 목소리를 좀체 찾아보기 어려운 판결로 선처했다. 1심 선고 직후 아들과 함께 법정 밖으로 나온 이씨는 한참 동안 소리를 내며 오열했다. 검찰시민위원회가 의견을 구한 전문가들은 “이씨의 행위는 형법상 살인이 분명하지만 자신을 방어할 수 없는 극단적 고통과 상황에서 벌인 행위로 1심 판결은 타당하다. 다만 ‘가족의 간병 살인은 실형으로 처벌받지 않는다’는 인식으로 왜곡돼서는 안 된다”며 “장기 간병의 고통을 개인과 가족에만 떠넘겨 생기는 간병살인을 예방하려면 사회적 도움과 구제로 가는 국가 제도가 만들어져야 한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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