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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美 극보수가 숭배하던 ‘Q’의 정체… AI는 개발자·한국계 미국인 지목

    인공지능(AI)은 큐어논의 창시자 ‘큐’(Q)의 실제 인물로 한국계 미국인과 남아프리카공화국의 소프트웨어 개발자를 지목했다. 큐어논은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을 지지하는 음모론자들이 결집한 대안 우파로 꼽힌다. 미국 뉴욕타임스(NYT), 영국 인디펜던트는 20일(현지시간) 프랑스 언어학자들과 스위스 스타트업이 익명으로 활동해 온 Q의 게시물과 소셜미디어 메시지를 분석한 결과 Q는 군 수뇌부나 정부 고위 당국자가 아닌 것으로 나타났다고 보도했다. Q가 쓴 첫 게시물은 2017년 10월 인터넷에서 퍼진 “미 정부 내 사탄 숭배자가 암약하고 있다”는 글이었다. Q는 민주당과 정부 내 기득권 세력이 만든 ‘딥 스테이트’가 미국을 통제 중이며, 트럼프의 출마가 미국을 구하기 위한 행동이라는 취지의 주장을 폈다. Q의 주장에 보수 세력이 결집했고, 그를 신봉하는 이들은 ‘큐어논’이라고 불렸다. 단 한 번도 정체가 공개되지 않은 Q는 그동안 군이나 정부 고위 관계자로 추정됐다. AI와 언어분석 프로그램으로 Q가 남긴 10만 단어 분량의 글과 유력 후보로 거론된 13명의 글을 비교해 분석한 결과 두 사람이 Q로 지목됐다. 신(新)나치·백인 우월주의 성향의 인터넷 커뮤니티인 ‘8kun’을 운영하는 한국계 미국인 론 왓킨스(34)와 남아공 소프트웨어 개발자 폴 퍼버(55). 왓킨스는 미 애리조나주 의회 선거에 공화당 후보로 등록했다. 퍼버는 존 F 케네디 대통령 암살 사건 등과 관련해 오랫동안 음모론을 펴 왔다. 연구자들은 두 사람이 Q와 일치할 확률을 90% 이상으로 제시했다. NYT는 두 명 모두 “난 Q가 아니다”라고 말했다고 전했다. Q는 트럼프 전 대통령의 대선 패배 이후 활동을 중단한 상태다.
  • 축구장 112만 개 잿더미... 산불과의 전쟁에 백기투항한 아르헨티나

    축구장 112만 개 잿더미... 산불과의 전쟁에 백기투항한 아르헨티나

    올초부터 화마와 사투를 벌이고 있는 아르헨티나가 사실상 백기투항을 선언했다. 아르헨티나 코리엔테스 주지사 구스타보 발데스는 19일(이하 현지 시간) "이제는 하늘이 비를 내려 불을 꺼주길 기대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아르헨티나 북동부에 위치한 코리엔테스는 1월 중순부터 산불과의 전쟁을 벌이고 있다. 연방정부와 이웃 주의 도움을 받아 가용 자원을 총동원하고 있지만 잿더미가 된 면적은 이미 78만5000헥타르에 달한다. 축구장 112만 개가 불에 탄 셈이다.  발데스 주지사는 "자연의 노여움을 풀 수 있는 건 자연뿐"이라면서 "인간의 노력은 이제 한계에 달했다"고 말했다.  하지만 자연이 불길을 잡을지는 미지수다. 아르헨티나 기상청은 21일 비를 예고했지만 강우량이 불길을 잡을 만큼 넉넉하진 않을 전망이다. 아르헨티나 연방정부의 환경장관 후안 카반디에는 "며칠 동안 비가 내린다는 예보가 있지만 강우량이 불길을 잡을 만큼 충분하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고 말했다.  연초부터 시작된 불은 자생림, 자연공원, 경작지 등을 가리지 않고 초토화하고 있다. 1월까지 화마는 하루 평균 2만 헥타르꼴로 땅을 잿더미로 만들었지만 지금은 하루 3만 헥타르꼴로 피해 규모가 커졌다. 매일 축구장 4285개를 집어삼키고 있는 셈이다.  화마가 휩쓴 면적은 이미 코리엔테스주 전체 면적의 9%에 이르고 있다.  산불 현장에는 끔찍한 아비규환이 모습이 펼쳐지고 있다. 완전히 불에 타 재만 가득한 곳엔 여기저기 죽은 야상동물들의 사체가 뒹굴고 있다. 야생동물들은 가스를 마셔 대피하지 못한 채 불에 타고 있다.   코리엔테스의 화마를 잡기 위해 소방 자원을 지원한 주는 모두 10여 개에 이른다. 소방대와 경찰, 군이 총동원되고 비행기 12대, 헬기 3대가 투입돼 연일 물을 뿌리고 있다.   하지만 현장에서도 "더 이상은 못하겠다"는 말이 나온다. 코리엔테스 소방대 관계자는 "발화점이 7000군데나 되는 데다 워낙 빠르게 불길이 번지고 있다"면서 "길어지는 진화작업에 대원 모두 지쳐가고 있다"고 말했다.   코리엔테스의 소방대장 오를란도 베르토니는 "소방대에 몸을 담은 지 32년째지만 이런 불은 처음"이라면서 "6~8개월 가뭄 때 불이 난 적도 여러 번이었지만 올해 같지는 않았다"고 말했다.   베르토니는 "심신이 지친 대원들이 무기력함을 호소해 더욱 힘들다"면서 "불길을 잡기보다는 민가 등으로 피해가 확산하지 않도록 막는 데 주력할 수밖에 없다"고 덧붙였다.
  • 축구장 112만 개 잿더미...거대 산불 진화 포기한 아르헨티나

    축구장 112만 개 잿더미...거대 산불 진화 포기한 아르헨티나

     초부터 화마와 사투를 벌이고 있는 아르헨티나가 사실상 백기투항을 선언했다. 아르헨티나 코리엔테스 주지사 구스타보 발데스는 19일(이하 현지 시간) "이제는 하늘이 비를 내려 불을 꺼주길 기대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아르헨티나 북동부에 위치한 코리엔테스는 1월 중순부터 산불과의 전쟁을 벌이고 있다. 연방정부와 이웃 주의 도움을 받아 가용 자원을 총동원하고 있지만 잿더미가 된 면적은 이미 78만5000헥타르에 달한다. 축구장 112만 개가 불에 탄 셈이다.  발데스 주지사는 "자연의 노여움을 풀 수 있는 건 자연뿐"이라면서 "인간의 노력은 이제 한계에 달했다"고 말했다.  하지만 자연이 불길을 잡을지는 미지수다. 아르헨티나 기상청은 21일 비를 예고했지만 강우량이 불길을 잡을 만큼 넉넉하진 않을 전망이다. 아르헨티나 연방정부의 환경장관 후안 카반디에는 "며칠 동안 비가 내린다는 예보가 있지만 강우량이 불길을 잡을 만큼 충분하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고 말했다. 연초부터 시작된 불은 자생림, 자연공원, 경작지 등을 가리지 않고 초토화하고 있다. 1월까지 화마는 하루 평균 2만 헥타르꼴로 땅을 잿더미로 만들었지만 지금은 하루 3만 헥타르꼴로 피해 규모가 커졌다. 매일 축구장 4285개를 집어삼키고 있는 셈이다.  화마가 휩쓴 면적은 이미 코리엔테스주 전체 면적의 9%에 이르고 있다.  산불 현장에는 끔찍한 아비규환이 모습이 펼쳐지고 있다. 완전히 불에 타 재만 가득한 곳엔 여기저기 죽은 야상동물들의 사체가 뒹굴고 있다. 야생동물들은 가스를 마셔 대피하지 못한 채 불에 타고 있다.  코리엔테스의 화마를 잡기 위해 소방 자원을 지원한 주는 모두 10여 개에 이른다. 소방대와 경찰, 군이 총동원되고 비행기 12대, 헬기 3대가 투입돼 연일 물을 뿌리고 있다.  하지만 현장에서도 "더 이상은 못하겠다"는 말이 나온다. 코리엔테스 소방대 관계자는 "발화점이 7000군데나 되는 데다 워낙 빠르게 불길이 번지고 있다"면서 "길어지는 진화작업에 대원 모두 지쳐가고 있다"고 말했다.  코리엔테스의 소방대장 오를란도 베르토니는 "소방대에 몸을 담은 지 32년째지만 이런 불은 처음"이라면서 "6~8개월 가뭄 때 불이 난 적도 여러 번이었지만 올해 같지는 않았다"고 말했다.  베르토니는 "심신이 지친 대원들이 무기력함을 호소해 더욱 힘들다"면서 "불길을 잡기보다는 민가 등으로 피해가 확산하지 않도록 막는 데 주력할 수밖에 없다"고 덧붙였다. 
  • 그 시절 언니들이 돌아왔다

    그 시절 언니들이 돌아왔다

    “기대하지 않았던 과분한 선물을 받은 기분이에요. 각자의 시간을 살다 이렇게 하나 되는 기회가 정말 소중하고 특별했습니다.” tvN ‘엄마는 아이돌’로 9년 만에 무대에 선 원더걸스 출신 가수 선예의 말이다. ‘케이팝 계보’가 4세대까지 이어지며 전 세계에서 주목받는 가운데 과거 아이돌, 걸그룹으로 큰 활약을 한 이들이 재결합하는 프로젝트가 꾸준히 인기를 얻고 있다. 지난 4일 시청률 2.9%로 종영한 ‘엄마는 아이돌’은 지난해 12월 첫 방송 전부터 큰 화제가 됐다. 선예와 가희, 박정아, 별, 양은지, 현쥬니 등 시대를 풍미했으나 결혼과 임신, 출산 이후 경력단절여성이 된 추억의 인물들이 대거 등장해서다. 엄마가 돼 아이를 키우면서도 줄곧 무대를 꿈꾼 이들이 ‘마마돌’이란 이름으로 함께 퍼포먼스를 펼치는 모습은 큰 여운을 남겼다. 걸그룹 써니힐은 최근 MBC ‘놀면 뭐하니?’에 출연한 뒤 제2의 전성기를 누리고 있다. 2007년 데뷔해 ‘굿바이 투 로맨스’, ‘두근두근’ 등의 곡으로 사랑받았지만, 긴 공백기와 멤버 교체로 인기가 시들했던 이들이 오랜만에 등장해 ‘그 시절 감성’을 불러일으켰다는 평을 받았다.2020년 ‘놀면 뭐하니?’에서 환불원정대(엄정화·이효리·제시·화사)를 히트시켰던 김태호 PD는 MBC를 떠나 올봄 본격 공개하는 티빙 오리지널 ‘서울체크인’에서 이효리를 주축으로 김완선, 엄정화, 보아, 화사가 뭉친 ‘댄스가수 유랑단’을 선보일 예정이라 벌써부터 기대를 모은다. 20대부터 50대까지 핫한 여성 댄스 가수들이 버스를 타고 전국을 다니며 콘서트를 할 계획이다. 특히 지난달 파일럿 형식으로 공개된 방송에서 이효리와 엄정화가 40, 50대 여성 가수로서 서로를 다독이는 모습은 큰 울림을 줬고, 결국 정규 편성까지 앞뒀다. SM엔터테인먼트에서 선보인 걸그룹 유닛 ‘갓 더 비트’는 과거 추억을 소환하는 데 그치지 않고 신구 세대의 융합을 꾀했다. 소속 여성 아티스트가 테마별로 다채로운 조합을 선보이는 프로젝트 ‘걸스 온 탑’의 일환인데, 보아와 소녀시대 태연·효연, 레드벨벳 슬기·웬디, 에스파 카리나·윈터가 참여했다. 태연이 최근 인터뷰에서 “‘어벤져스’ 같았다”고 표현할 만큼 각 그룹이 기존에 선보이던 색깔에 선후배 조화라는 신선함을 더했다.이런 흐름은 최근 점점 더 많은 여성의 이야기를 다루는 방송계 흐름과도 연관이 있다. 오랜 시간 자신의 색깔을 잃지 않은 옛 세대가 다시 활약하거나, 이들이 새로 데뷔한 막내 가수와 함께 활동하는 모습은 TV 주 시청자인 2030 여성들에게 ‘걸 파워’라는 공감을 불러일으킨다는 것이다. 이영미 대중문화평론가는 “현재 2030 여성들이 어린 시절엔 보이 그룹에 열광했다면 시간이 지나면서 점점 자신이 공감할 수 있는 대상을 찾게 됐다”며 “일에 치이고, 육아도 하고, 새로운 후배를 보고 긴장하는 가수들의 모습을 통해 ‘함께 나이 들어 간다’는 공감대를 형성한다”고 봤다.
  • 마음근육 키우는 소통과 공감… 다큐, 책, 강연으로 담아내다

    마음근육 키우는 소통과 공감… 다큐, 책, 강연으로 담아내다

    작가 박상미를 한마디로 규정하기는 쉽지 않다. 그는 글쓰기는 물론 영화 연출, 심리 상담, 방송 진행, 연구와 강연과 교육 등 여러 방면의 활동을 해 왔기 때문이다. 몇 사람이 협업해도 감당하기 힘든 일들을 오롯한 완성도로 이루어 온 그는 정작 자신을 어떻게 규정할까? “매 순간 의미를 발견하는 사람으로 남고 싶어요. 어떤 그릇에 마음을 담아야 더 많은 사람에게 가닿을 수 있는지를 고민하다 보니 여러 가지를 하게 된 것 같아요. 그래도 제 관심은 ‘사람’입니다. 언제나 사람에게 배우고 귀 기울이고 싶습니다.”그동안 그가 낸 책들을 산문으로 포괄할지 에세이 장르로 명명할지 잠시 머뭇했지만 그런 건 중요하지 않은 것 같다. “제 글이 어느 장르에 속하는지 궁금해 온라인서점에 들어가면 ‘인문학’, ‘에세이’, ‘심리학’에 고루 배치돼 있어요. ‘인문학’에 있을 때 가장 마음이 놓이는 걸 보면 저는 제 글이 ‘산문’으로 인지되길 원하는 것 같습니다.” 아름답고 호소력이 큰 산문 미학에 담아낸 인간 탐구의 궤적이 말하자면 박상미가 맞아들이는 ‘문학의 순간’이었던 셈이다.작가는 아버지 사업이 기울어 집안 분위기가 어두워졌던 중학생 때 그레이브스병을 심하게 앓았다. 결국 고등학교 입시에 떨어져 재수를 하게 됐을 때 죽을 계획까지 세웠지만 아버지가 어린 딸을 살렸다고 그는 기억한다. 아버지는 매일 아침 부산시립도서관에 딸을 데려다주면서 “여기는 책도 많고 좋은 영화도 틀어 주니까 네 인생을 축복의 시간으로 이끌 거야. 상미는 네 말대로 사람을 살리는 글을 쓰는 사람이 될 거야”라고 했다. 그리고 아버지는 좋은 문장을 옮겨 쓴 독서일기 형태의 편지를 지속적으로 보내 주었다.1년여 동안 어린 상미는 문학, 심리학, 철학 책을 읽으면서 삶의 긍정적 기미를 깨달아 갔다. 그 경험을 글로 옮겨 백일장, 공모전에 여러 차례 당선됐는데 ‘문학 특기생’ 이름표를 달고서야 어린 상미는 어깨를 펼 수 있었다. 대학 시절 아버지가 담도암으로 돌아가셨을 때 우울증과 공황장애가 찾아왔지만 역시 아버지가 남긴 편지 한 박스로 다시 일어섰다고 한다. 그는 30대가 되어 스스로 돈을 벌면서 공부를 시작했고 처음에는 문학을, 나중에는 상담심리학과 대중문화를 연구해 박사학위까지 받았다. 이러한 과정이 삶을 기억하고 기록하는 글쓰기의 자양이 돼 주었던 것이다. ●삶을 기억하고 기록하는 글쓰기  가난·병으로 삶이 힘겨울 때마다 독서와 아버지의 편지로 일어나 문학·상담심리학·대중문화 연구 글쓰기 권유해 어머니 상처 치유 작가로서 기반을 다져 가던 어느 날 어머니에게 글쓰기를 권유해 어머니도 일기를 쓰기 시작했다고 한다. “엄마는 부모로부터 받은 상처가 많아 감정을 잘 표현하지 못하셨어요. 밖에서 많은 활동을 하는데 정작 엄마의 마음은 들여다보지 않았다는 게 죄송했어요. 어릴 때 이야기를 하나씩 글로 써 보시라고 했는데 다섯 살 때 기억을 생생하게 묘사하시는 거예요. 엄마가 글을 잘 쓰세요. 엄마 글을 통해 엄마 마음속에 울고 있는 어린아이를 만나기 시작했어요.” 그때부터 딸은 어머니를 안아드리고 칭찬해드렸다. “우리 엄마, 정말 잘 사셨네!” 어머니는 글쓰기를 통해 과거와 화해하고 자존감을 찾아갔다. 기억력도 좋아졌다고 한다.그는 영화도 찍었는데 그 맥락이 그의 글쓰기를 빼닮았다. “독일에 연구원으로 나가 있을 때 취미로 영화를 배웠어요. 독일에 입양된 한국인 친구를 알게 됐는데 그 친구는 자신이 노량진 수산시장 쓰레기통에 탯줄을 단 채로 버려져 있었다는 충격적인 말을 건네 주었어요. 한국에 가서 엄마를 찾고 싶으니 도와 달라면서 그 과정을 촬영해 주면 좋겠다는 게 아니겠어요?” 그때 ‘찍고 싶다’에서 ‘찍어야만 한다’로 영화의 의미가 바뀌어 버렸다고 한다. 그 일을 계기로 2015년 박상미는 미혼모와 입양인 이야기를 담은 장편 다큐멘터리 ‘마더, 마이 마더’를 찍었다. 이 작품은 여성영화제, 인권영화제에 초청돼 상영되기도 했다. 몇 년 후에는 강원 영월 상동 폐광촌 할머니들이 자서전을 쓰고 싶다고 강의를 요청해 와 찾아갔는데 절반이 글을 몰랐다고 한다. 그런데 한 할머니께서 “나는 글을 읽지도 쓰지도 못하는데 내 인생 한이 너무 많아 입으로라도 쓰고 싶어 왔소”라고 호소하자 박상미는 다시 카메라를 들었다. 2019년에 찍은 장편 다큐 ‘내 인생 책 한 권을 낳았네’는 그렇게 탄생했다. 영화를 먼저 찍고 이야기를 받아 적어 같은 제목의 책도 펴냈다. “대한민국역사박물관 한국 현대사 특별전에서 상영작으로 초대받았어요. 관장님께 평생 서울 구경을 못 해본 할머니들이니 관광버스 대절해 전원 모시고 오자고 부탁했어요, 영화가 끝난 후 할머니들이 무대에 올라 전원 마이크를 잡고 자기소개를 했지요.” 이제 미혼모, 탄광촌, 교도소 등 주변부를 탐색하는 일은 박상미 글쓰기의 토대이자 무대가 됐다. “미혼모의 삶을 알게 되면서 아이를 입양 보낸 다양한 사연을 들을 수 있었어요. 교도소와 소년원에 심리치료 교육을 자원해 들어갔죠. 모든 것이 연결돼 있는 것 같아요. 지금은 법무부 방송국에서 전국 재소자 6만여명을 대상으로 고민상담 방송을 하고 있습니다.” 때로 가석방되는 모범수와 인사 나눌 기회가 있는데 “내일 퇴소합니다. 감사한 마음 갚을 길이 없네요”라는 말을 들을 때 여전히 울컥 눈물이 난다. 그는 이 일을 지치지 않고 오래 지속하고 싶다고 한다. 그럴 수 있기를 응원한다.박상미의 글쓰기 키워드는 치유, 회복, 소통, 공감이다. 감염병 시대에 더욱 맞춤한 것 같다. “자살 시도, 아동 학대, 고독사, 협의 이혼 신청이 증가했어요. 우울감, 무기력감, 대인기피 증상도 깊어지고요. 소통에 유연해지려면 예전보다 더 많은 관계 연습이 필요합니다.” 그러고 보니 그의 책 ‘관계에도 연습이 필요합니다’에는 ‘단호하고 건강한 관계의 기술’이 적혀 있다. “사람은 자신이 아는 것밖에는 들을 수 없다고 괴테가 말했어요. 나의 감정을 알아차리고 표현하는 연습, 잘 듣고 상대의 진심을 해석하는 연습, 나의 진심을 오해 없이 효과적으로 전달하는 연습, 상대 입장에서 생각해 보는 공감 연습은 건강하고 안전한 관계를 맺는 데 반드시 필요해요.” 이러한 그의 경험과 실천은 우리 시대의 건강한 산문 미학이 어디를 향해야 할지를 암시해 주기에 족했다. 작가는 그동안 베스트셀러도 여럿 냈다. 스스로 생각하는 대표 저서는 어느 것일까? “우리 마음속에는 울고 있는 어린아이가 한 명쯤 살고 있죠. 죽음의 문턱까지 어린 저를 데려갔던 가난, 아버지의 투병과 죽음, 다시 살기로 결심하고 삶의 의미를 찾아간 인생의 기록을 쓴 책이 ‘마음아, 넌 누구니’예요. 울고 있는 어린아이를 잘 달래 주어야 건강한 어른으로 살아갈 수 있는데 어린 시절 상처를 그대로 품고 살아가는 어른들이 많아요.” 그러고 보니 박상미의 말과 글에는 ‘울고 있는 어린아이’라는 표현이 많이 나온다. ●주변 탐색의 결과, 다큐와 글쓰기 입양인 친구 사연 다큐로 남기고 책으로 펴낸 폐광촌 할머니들 삶 교도소·소년원 심리치료도 자원 “힘든이들의 의미 있는 삶 도울 것 “마음과 대화하는 법을 익히고, 나를 치유할 수 있는 힘은 이미 마음속에 있다는 것을 발견해 가는 과정을 쓴 거지요. 심리 상담을 받고 싶어도 형편이 안 되는 사람들을 위해 쓴 것이기도 하고요. 상처 많은 사람들, 죽음을 생각하는 사람들이 읽고 스스로 일어설 수 있었으면 좋겠어요.” 이와 함께 작가는 마음을 보호하려면 ‘마음근육’을 길러야 한다고 여러 차례 강조한다. 몸도 근육을 기르지 않으면 힘을 쓸 수 없듯이 마음도 근육을 기르지 않으면 무력감과 불안감에 시달린다는 것이다. 마음근육에서 긍정 에너지를 발산해야 삶의 기초대사량이 늘어나며, 아픈 마음을 발견하고 위로하는 능력을 키울 수 있다는 것이다. 우리 안에 울고 있는 어린아이는 그렇게 스스로의 마음근육으로 삶을 위안해 갈 것이다. 그는 이제 무엇을 새롭게 해 갈까? “요즘 청소년소설을 쓰고 있어요. 청소년의 마음근육을 키워 주는 이야기를 쓰고 영화로도 찍고 싶어요. 누구나 와서 책 읽고 토론하고 강의도 듣고 상담도 받는 쉼터를 만드는 게 꿈이었는데 곧 문을 엽니다. 특별히 소년원 출신 아이들이 머물면서 계획을 세우는 공간으로 활용될 겁니다.” 그는 여전히 힘든 사람들이 의미 있는 삶을 살아가도록 돕고 싶다고 한다. 책의 수익금을 교도소, 소년원, 미혼모 자녀에게 도서를 후원하는 데 쓴다고 한다. “혼자 쓴 게 아니잖아요. 공감의 힘이지요.” 이제 우리는 그를 ‘인문 에세이스트 박상미’로 호명해도 괜찮을 것이다. 문학적 글쓰기가 얼마나 인간의 삶을 치유와 공감 쪽으로 접속할 수 있는지를 강렬하게 느낀 어느 늦겨울의 만남이었다. 문학평론가·한양대 교수
  • “죽이겠다” 정창욱 셰프 추악한 민낯, 흉기 위협 처음 아니었다

    “죽이겠다” 정창욱 셰프 추악한 민낯, 흉기 위협 처음 아니었다

    셰프 정창욱의 추악한 민낯이 드러났다. 19일 MBC '실화탐사대'는 정창욱 사건을 쫓았다. 정창욱은 지난 1월 특수 폭행·흉기 위협 혐의로 입건됐다. 작년 8월 하와이에서 만난 이들을 여러 차례 폭행하고 흉기로 위협을 가했기 때문이다. '실화탐사대'에는 하와이 사건의 피해자가 직접 출연해 하와이에서 있었던 일들을 털어놨다. 보도에 따르면 피해자 신씨는 하와이에서 새로운 사업을 구성하던 중 평소 선망하던 스타셰프 정창욱을 만났다. 신씨는 유튜브 촬영차 하와이에 온 정창욱의 운전 등을 도왔고 정창욱은 신씨의 사업을 지원하기로 약속하며 3주간 같은 숙소에서 시간을 보냈다. 신씨는 "정창욱이 술을 계속 마셨다. 술을 마시고 숙소로 올라가서 '오늘 제대로 한잔했다'며 해장 요리를 해줬다"고 말했다. 하지만 분위기는 급냉각됐다.신씨는 "(편집자 윤씨가) 정창욱의 지인에게 '셰프님이 해줬던 음식 중 가장 맛있었던 음식이 뭐냐'고 인터뷰 했고 저는 내심 되게 질문을 잘했다고 생각했다. 그런데 정창욱이 불같이 화를 내며 '감히 내 선임한테 그런 질문을 하냐. 내 인생을 망쳤다'고 하더라. 약통을 잡고 윤씨 얼굴을 계속 때리더라. 갑자기 주방으로 성큼성큼 가더니 칼을 꺼내 들었다"고 설명했다. 이어 "칼을 몸에 대고 '죽여버린다' '네가 내 인생을 망쳤어' 하면서 난동을 피우고 벽에 콱 찌르고 우리한테 와서 책상에 꽂기도 했다"고 덧붙였다.   이후 신씨는 도망치듯 숙소를 떠났다. 하지만 6개월이 지나도록 그날이 악몽이 생생하게 남아있다고 밝혔다. 지난해 1월부터 9월까지 정창욱의 개인 유튜브 채널 PD로 일했다는 윤씨는 "수익의 25%를 나눠주겠다고 약속했다가 돈을 줄 때가 되면 '이번에 음식 촬영하는데 돈이 많이 들어가서 적자다. 못 주겠다'라고 했다"라며 "입금 받은 돈이 한 푼도 없다"라고 전하기도 했다. 36편의 콘텐츠를 만들었지만 정당한 대가를 받지 못했다는 윤씨는 "그 사람은 제 계좌번호도 모른다. 카메라 촬영할 때는 욕설도 안 하고 성격 좋은 형인 것처럼 행동하다가 카메라가 꺼지면 그때는 달라진다"라고 폭로해 충격을 안겼다.이외에도 정창욱에게 폭행과 폭언을 들었다는 사람들의 증언이 줄을 이었다. 한 예능 프로그램 스태프는 “2015년에 이탈리아 촬영이 있었는데 캐주얼한 레스토랑 예약을 했는데 식사가 마음에 안 들었던 것 같다. 차에서 뛰어내리자마자 CP의 목을 잡고 얼굴에 들이밀면서 '이런 거를 먹게 했냐'며 욕설을 했다"고 밝혔다. 스태프는 "그렇게 분노에 가득 차고 살기 넘치는 눈빛을 처음 봤고, 무서워서 부들부들 떨리더라”라고 덧붙였다. 정창욱의 식당에서 일한 요리사는 "잘못한 것은 혼나는 게 맞지만 손찌검하고 욕설하고 그릇을 집어던지고 맞았다. '죽여버린다', '요리업계에 못 들어오게 한다'고 했었다"고 폭로하기도 했다. 한 여성 요리사는 정창욱 때문에 트라우마가 생겨 정신과 치료를 받기도 했다고 밝혔다. 정창욱은 폭행 사건 외에도 지난해 5월 음주운전으로 적발됐으며 벌금 1500만원의 약식명령이 확정됐다. 이계성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는 그의 행동에 대해 "음주가 통제능력을 약화시켜서 분노 조절을 더 못하도록 악화시키는 방아쇠 역할을 한다고 볼 수 있다"고 말했다. 한편 폭행 논란과 관련해 정창욱은 지난 1월 자신의 SNS를 통해 "2021년 8월에 있었던 사건은 명백한 저의 잘못이다. 당사자 두 분에게 깊은 사과의 말씀을 올린다. 당시 두 분이 겪었을 공포와 참담함은 가늠할 수 없다"며 "욕지거리를 내뱉고 폭력적으로 행동하면서, 당연한 듯 살아온 것이 한심하다"라고 고개를 숙였다.
  • “일본에는 김대중 대통령 같은 인물이 없다”...日외교 거물의 탄식 [김태균의 J로그]

    “일본에는 김대중 대통령 같은 인물이 없다”...日외교 거물의 탄식 [김태균의 J로그]

    “김대중 대통령은 10년이 넘는 연금생활, 미국 망명생활 등 숱한 고난을 극복해 낸 정치가였다. 힘든 시기를 말할 때의 비장한 표정과 기뻐할 때의 온화한 얼굴은 너무도 인상적이어서 인간적인 매력을 느끼게 만드는 인물이었다.” 일본 외무성 심의관(차관보급) 출신으로 국내외에 높은 명망을 갖고 있는 인사가 일본이 ‘잃어버린 30년’의 수렁에서 헤어나오기 위해서는 한국의 고 김대중(1924~2009) 전 대통령과 같은 정치 지도자가 필요하다고 역설했다. 하지만, 현재 일본에서 김 전 대통령과 같이 인간적 매력과 카리스마를 겸비한 지도자는 찾아볼 수 없다고 한탄했다. 다나카 히토시(75) 일본종합연구소 국제전략연구소 이사장은 지난 16일 일본 경제 주간지 다이아몬드에 기고한 장문의 글에서 “위기와 변혁의 시대에는 정치 지도자의 자질이 국면과 역사를 바꾼다”며 김 전 대통령과 고 마거릿 대처(1925~2013) 전 영국 총리, 앙겔라 메르켈(68) 전 독일 총리 등 3명을 위기 극복을 위해 일본이 주목해야 할 지도자로 꼽았다. 다나카 이사장은 2002년 외무성 아시아·대양주국장으로서 고이즈미 준이치로 일본 총리와 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의 역사적인 첫 북일 정상회담을 성사시킨 주역이다. 지금도 많은 관료 후배들이 ‘가장 존경하는 외교관’으로 꼽고 있는 인물이다. “오늘날 일본의 정치는 선거에서의 승리에 매몰돼 있고 중장기 과제들은 ‘잃어버린 20년, 30년’을 거치며 방치돼 있다. 지금이야말로 일본에는 문제 해결에 대한 강력한 의지를 갖고 앞으로 나아갈 수 있는 정치 지도자가 필요하다.” “반독재 투쟁으로 민주주의 쟁취한 김대중의 압도적 카리스마” 다나카 이사장은 김 전 대통령에 대해 “군사독재 정권에 맞서 줄곧 투쟁했고 오랜 기간 가택연금과 투옥에다 사형 판결까지 받았을 뿐 아니라 여러 차례에 걸쳐 암살의 위협에 직면했던 인물”이라고 소개했다. 이어 “대통령이 되자 재벌개혁과 정보기술(IT) 산업 육성 등에 힘을 쏟았고, 외환위기 직후의 경제적 난국을 극복했으며 1998년에는 오부치 게이조 당시 일본 총리와 한일 협력을 위한 공동선언에 서명했다”고 설명했다. “당초 일본에 강경한 자세를 보였던 집권여당 새정치국민회의가 이 선언에 동의하리라고는 생각도 할 수 없었다. 그럼에도 여당이 이를 받아들인 것은 대일 관계를 개선해야 한다는 김 대통령의 강한 사명감과 군사독재에 맞서 민주주의를 쟁취한 그의 압도적 카리스마가 있었기에 가능했다.” 다나카 이사장은 “김 전 대통령을 만나뵐 때마다 인상 깊었던 것은 그의 인간다움이었다”라고 술회했다. 그는 이 대목에서 ‘만났다’라는 예사말을 쓰지 않고 ‘만나뵙다’(お目にかかる)라는 일본식 겸양어 표현을 썼다. “2002년 9월 고이즈미 총리의 첫 방북을 보고했을 때 김 대통령은 정말로 기뻐했다. 그때로부터 약 2년 전 북한을 방문해 사상 첫 남북 정상회담을 가졌던 김 대통령에게 일본 총리의 방북은 본인이 주창해온 ‘햇볕정책’의 연장선상에 있다는 점에서 더욱 기뻤을 것이다.” 다나카 이사장은 “김 대통령은 그 후에도 몇번을 더 만나뵈었다. 한번은 김 대통령이 나에게 ‘다나카상, 바다 한가운데서 문득 눈을 떴더니 칠흑 같은 밤하늘 가득히 별들이 빛나고 있는데 그토록 아름다울 수가 없더군요. 그때 나는 이제 죽는구나 생각했지요’라고 천진한 표정으로 술회한 적도 있었다”고 개인적 일화도 소개했다. 1973년 도쿄의 한 호텔에서 한국 중앙정보부에 납치돼 작은 배로 서울에 이송되는 것을 일본 해상보안청 항공기가 추적해 조명탄을 투하하는 등 작전을 펼쳤는데, 그때 죽음을 모면한 것을 회상한 대목이었다. 정치인에게 중요한 것은 사람을 끌어당기는 인간적 매력 다나카 이사장은 대처 전 영국 총리에 대해서는 국영기업 민영화, 규제개혁, 금융시스템 혁신, 소득세 감세·소비세 인상 등 국가를 위기에서 구하기 위해 다양한 정책을 추진했다고 전하며 “강한 지도력으로 영국 경제를 훌륭하게 되살려냈다”고 평가했다. “대처 총리는 명실상부한 ‘철의 여인’이었지만, 무엇보다도 두드러졌던 것은 ‘민주주의 체제의 지도자’라는 본연의 자세였다. 자기 신념과 사명감에 기반해 판단하고 그 결과에 대해 국민의 평가를 받는다는 자세를 견지했다.” 다나카 이사장은 “국민여론의 동향이나 당내 권력 관계에 신경을 쓰는 것과 대조적”이라면서 현재 일본 정치의 행태를 꼬집었다. 메르켈 전 독일 총리에 대해서는 “독일을 유럽연합(EU)의 확고한 지도국가 반열에 올린 것이 가장 큰 공적”이라면서 “유럽 전체에서 가장 신뢰받는 지도자로서 끈기 있는 설득의 힘을 보여주었다”고 했다. 일본의 ‘잃어버린 30년’...정치 지도자에게 무엇이 부족한가다나카 이사장은 “일본은 버블경제(거품경제) 붕괴 이후 30년간 경제성장률과 노동생산성, 고령화, 공공부채, 남녀격차, 언론자유 등 모든 면에서 주요 7개국(G7)의 모범생에서 열등생으로 추락하고 말았다”고 평가했다. 이어 “개혁의 필요성을 계속 외쳐왔음에도 그것을 실현하고 달성할 수 있는 힘을 가진 지도자가 나타나지 않았다”고 한탄했다. 그는 “김대중 대통령 등 3명에 공통되는 것은 대단한 인간적 매력을 지녔다는 것”이라면서 “지도자 혼자만의 힘으로 국가의 장래를 바꿀 수는 없는 만큼 지도자의 신념에 동조하는 사람들을 당과 내각에 끌어모아야 하는데, 그러기 위해서는 인간적인 매력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러나 지금의 일본 정치인들 면면을 볼 때 김 전 대통령이나 대처 전 총리와 같은 카리스마를 가진 지도자는 없다. 따라서 현재 기대할 수 있는 것은 메르켈 전 총리 스타일의 정치 지도자다. 강한 사명감을 갖고 풍부한 인간적 매력으로 끈기있는 조정력을 발휘할 지도자가 일본의 미래를 열어갈 수 있다.” 그는 “여론은 정치가 리더십을 발휘해서 이끌어가야 하는 것이다. 여론의 뒤를 따라 추종하는 정치는 본말전도의 무의미한 것이란 사실을 지도자는 인식해야 한다”고 글을 맺으며 지나치게 여론의 향배만 살피는 일본의 정치 풍토에 경종을 울렸다.
  • ‘조카 물고문 살인‘ 피해 아동 엄마, 항소심서 징역 2년으로 감형

    ‘조카 물고문 살인‘ 피해 아동 엄마, 항소심서 징역 2년으로 감형

    10살 딸이 이모부부의 물고문 등 학대로 숨지도록 방조한 혐의로 기소된 30대 엄마가 항소심에서 징역 2년으로 형량을 감경받았다. 수원지법 형사항소5부(김은성 부장판사)는 18일 아동복지법 위반(아동학대 방조 및 유기·방임) 혐의로 기소된 A(32) 씨에 대해 징역 3년의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징역 2년을 선고했다. 또 40시간 아동학대 치료 프로그램 이수를 명령했다. 2심 재판부는 “검사가 기소하지 않은 부분에 대해서 기소된 것으로 전제하고 피고인을 처벌할 수 없다”며 “피고인의 방임 행위가 지속하는 중에 아동이 사망에 이른 것은 부모로서 도리를 다하지 못했다는 점에서 불리한 양형 인자로 고려하는 것은 당연하지만,그 범위를 넘어 아동학대 치사죄나 살인방조죄로 형량을 정할 수는 없다”고 판시했다. 이어 “검찰 역시 피해 아동이 사망하기 직전에 발생한 이모 부부의 학대 행위와 피고인의 방임행위 간 인과관계를 인정하기 어렵다고 봤다”며 “피해 아동의 직접적인 사망 원인은 이모 부부의 학대 범행이고,피고인의 범죄사실은 아동의 질병을 적절하게 치료하지 않거나 이모의 폭행을 막기 위한 적절한 조치를 하지 않은 것 등 학대를 방조했다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1심 재판부는 “피고인은 피해자가 귀신에 빙의돼 자해한 것이라는 근거 없는 믿음으로 학대를 방임했고, 부모의 책임을 방기했다”며 검찰 구형량인 징역 2년보다 형량을 높여 징역 3년을 선고했다. 엄마 A씨는 남편과 이혼한 뒤 이사와 직장 문제 등으로 딸 B(10) 양을 언니 C씨에게 맡겨 키워오던 중 2021년 1월 25일 C씨로부터 카카오톡 메시지를 통해 B양의 양쪽 눈에 멍이 든 사진을 전송받고도 아무런 조처를 하지 않은 혐의로 기소됐다. 그는 언니 C씨로부터 “애가 귀신에 빙의됐는지 확인해야 한다. 그러려면 복숭아 나뭇가지가 필요하다”는 취지의 말을 듣고 복숭아 나뭇가지 한 묶음을 사 전달한 혐의도 받고있다. B양 사망 전날인 지난해 2월 7일 언니 C씨와 전화 통화 과정에서는 “파리채로 아이를 때렸다”는 등의 말을 들었지만, 오히려 B양에게 “이모 손이 닿으면 안 고쳐지는 것이 없다”고 말한 것으로 파악됐다. 엄마 A씨가 이런 말을 할 때 B양의 건강은 이미 크게 악화한 상태였고, B양은 다음 날 이모 C씨 부부에 의해 욕실로 끌려가 물고문 행위를 당한 끝에 숨졌다.
  • [문화마당] 안녕! 나의 시네마테크/김동명 영화감독

    [문화마당] 안녕! 나의 시네마테크/김동명 영화감독

    초등학교 시절 등교를 위한 마지막 관문인 가은교 위에서 눈보라 공포를 겪곤 했다. 눈을 질끈 감고 몇 발짝이면 닿을 저 끝지점을 향해 달리다가 눈보라에 날려 다리 밑으로 떨어진 일도 있었다. 나의 어린 시절은 그랬다. 말이 안 되는 것 같지만 말이 되는, 허무맹랑한 것들이 구전돼 내려오는 신화적인 이야기들처럼 말이다. 한겨울 꽁꽁 언 강 위에서 얼음배를 탔다거나, 한여름 학교 운동장에 설치된 간이천막 안에서 하얀 소복을 입은 처녀귀신이 나오는 공포영화를 보며 더위를 식혔다거나, 읍내 아주 작은 결혼식장에서 ‘우뢰매’를 관람하며 열광했다거나…. 이 이야기를 또래 중년에게 전하면 ‘너는 어느 시대에서 왔니’라는 반문이 따라오기 마련이었다. 반문에 반문을 더한 농들이 오가는 사이 시골에서 자란 나는 개발도상국의 중간지대를 오지게 경험한 사람 중 하나가 돼 있었다. 그래도 좋았다. 낭만이 있었으니까. 얼마 전 겨울방학을 맞은 초등학생 딸과 국립현대미술관 나들이를 갔다. 부모 노릇 한번 해 보겠다며 호기롭게 떠났지만 아이는 힘들다며 배고프다며 작품 감상은 하는 둥 마는 둥 몸을 배배 꼬았다. 내 속은 천불로 까맣게 타들어 갔다. 결국 아이와의 파국을 막기 위해 근처 만둣국집으로 향했다. “아! 이 집이 아직도 있네. 엄마 젊었을 때 말이야!” 입이 댓 발 나온 아이의 상태가 어떠하든 혼자 신이 나 ‘라떼’ 시전에 시동을 걸었다. “미술관 뒤에 있잖아. 거기 아트선재센터라고 있거든. 거기 지하에 시네마테크가 있었어. 엄마가 영화를 처음 시작하면서, 시네마테크는 엄마에게 양식을 주는 그 뭐라고 표현하면 좋을까. 응 그래! 요즘으로 치면 예술영화 맛집이었어. 밥 먹고 거기 한번 가 볼까?” “절대 안 가!” 아이의 재빠른 손절에 당황했지만 이해는 할 수 있었다. 나의 허무맹랑 어린 시절 이야기처럼 2014년생 아이에게 시네마테크라니. 영화관이라는 공간에 대해 아이가 나와 같은 공감을 할 수 있겠는가. 2003년 첫 단편을 찍으면서 나의 영화에 대한 애증은 시작됐다. 이때부터 ‘시네마테크 서울아트시네마’는 아트선재센터에서 허리우드극장 그리고 마지막 서울극장으로 터를 옮길 때까지 함께했던 영화적 동반자였다. 동서양의 시공간을 아울러 세계 거장들이 만들어 낸 빛의 철학과 만나는 마술과도 같은 시간을 함께한 곳이었다. 아이와 옥신각신하던 중 나의 20, 30대를 반추하며 아이 키우느라 멀어져 있었던 시네마테크를 인터넷으로 찾아보았다. 눈물이 송골송골 맺히기 시작했다. 코로나19 여파로 지난해 8월 31일 서울극장이 문을 닫으며 그곳에 둥지를 틀고 있던 시네마테크도 ‘극장의 시간’이라는 마지막 프로그램으로 12월 31일 운영을 잠정 중단했다고 한다. 나의 젊은 시절의 한 페이지가, 영화 100년의 역사가 와르르 무너져 내리는 심경이었다. 더불어 과거의 것들이 급하게 사라지려 한다는 것에 마음이 아렸다. 대만의 차이밍량은 ‘용문객잔’ 상영을 끝으로 문을 닫게 된 영화관이 주인공인 영화 “안녕, 용문객잔”을 만들고 이렇게 말했다. “느림이라는 속도로 보지 않는다면 이 영화를 이해하기 힘들 것입니다.” 느림이라는 것이 소원해진 지금의 시대에 그래도 아련함이라도 남아 내 어린 시절 동화와도 같은 장소와 이야기들이 주인공으로 빛이 될 수 있기를 바라 본다. 그리고 나의 시네마테크 서울아트시네마가 다시 문 여는 날을 기다리겠다. 그날이 오면 딸과 극장의 시간을 함께하고 싶다.
  • ‘피겨 간판’ 뺨 때린 코치…유영이 웃으며 밝힌 사연

    ‘피겨 간판’ 뺨 때린 코치…유영이 웃으며 밝힌 사연

    15일 중국 베이징 캐피털 실내경기장에서 열린 2022 베이징동계올림픽 쇼트프로그램에 나선 우리나라 피겨스케이팅 여자 싱글 간판 유영(수리고) 선수가 은반을 밟기 전 전담 코치인 하마다 미에 코치는 유영을 불러 뺨을 찰싹 때렸다. 무슨 일이 있었던 걸까. 이날 유영은 경기를 앞두고 무척 긴장했다고 한다. 경기 전 리허설 훈련 때에도 유영의 미소를 보기 어려웠을 정도였다. 유영 스스로도 경기 후 “너무 떨렸다. 불안한 마음이 컸다”고 털어놓았다. 유영의 올림픽 무대는 이번 대회가 처음이다. 하마다 코치가 유영의 뺨을 때리며 한 말은 다음과 같았다. “이건 엄마가 전해주는 거야.”유영은 순간 웃음을 터뜨렸고, 덕분에 긴장을 누그러뜨릴 수 있었다고 한다. 유영은 “이번 올림픽을 앞두고 엄마가 코치님에게 특별히 부탁한 게 있었다”면서 “내가 너무 떨어서 정신을 못 차리면 뺨을 찰싹 때려주라는 것이었는데, 코치님이 진짜로 하신 거였다”고 전했다. 이어 “너무 웃겨서 한순간에 긴장이 풀어졌다”고 덧붙였다.이날 쇼트프로그램에서 유영은 첫 점프 과제인 트리플 악셀을 넘어지지 않고 수행했고, 나머지 2개의 점프 요소에서도 큰 실수가 없었다. 유영은 기술점수(TES) 36.80점, 예술점수(PCS) 33.54점을 더해 총점 70.34점을 기록했다. 이로써 출전 선수 30명 중 6위에 오르며 17일 프리스케이팅을 앞두게 됐다. 전방을 향해 앞으로 힘껏 뛰어올라 공중에서 3바퀴 반을 돌고 착지하는 트리플 악셀은 유영의 최우선 목표였다. 트리플 악셀만큼은 하루도 빼먹지 않고 훈련했다.그러나 이날 경기에서 심판은 다운그레이드(점프의 회전수가 180도 이상 모자라는 경우) 판정을 내려 점수가 크게 깎았다. 이 때문에 기본점 8.00점에서 3.30점으로 내려앉았고, 수행점수(GOE)도 0.99점이나 감점됐다. 두 바퀴 반을 도는 더블 악셀을 클린할 때보다 낮은 점수다. 그러나 유영은 개의치 않았다. 그동안 이를 악물고 연습했던 트리플 악셀을 올림픽 무대에서 해냈다는 점에서 후회가 없다는 생각이었다. 유영은 경기 후 공동취재구역(믹스트존)에서 취재진과 만나 “큰 실수 없이 연기를 마친 것 같아서 만족한다”라며 “긴장이 많이 되고 불안한 마음이 컸지만, 괜찮은 결과가 나왔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어 “은반에 올라섰을 때 후회 없이 즐기면서 타겠다는 마음을 가졌고, 엄마가 전달해준 손길로 큰 힘을 얻을 수 있었다”고 덧붙였다.경기 후 살짝 눈물을 보였지만 아쉬움이 아닌 지난날의 노력에 대한 눈물이었다. 유영은 “꿈에 그리던 무대를 큰 실수 없이 마쳐서 울컥했다”며 “그동안 훈련했던 모습이 떠올랐다”고 말했다. 유영은 “회전 부족 판정이 나왔지만, 넘어지지 않고 잘 착지해서 만족스럽다”라고 당당하게 말했다. ‘혹시 프리스케이팅에선 더블 악셀을 뛸 생각은 없나’라는 질문에 “그동안 준비했던 것을 보여드리고 싶다. 후회 없는 올림픽 경기를 치르고 싶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유영은 “순위는 크게 신경 쓰지 않겠다”며 “오늘 무대는 내가 더 성장할 수 있는 계기가 될 것 같다”고 말했다.이날 경기에서는 도핑 양성 판정을 받고도 출전이 허용된 카밀라 발리예바(러시아올림픽위원회)가 82.16점을 받고 1위를 차지했다. 유영은 발리예바 바로 다음 순서로 연기에 임했다. ‘발리예바 다음 순서라서 부담이 없었나’라는 질문에 유영은 “다른 선수를 신경 쓰지 않았다”며 “내가 할 것만 했다”고 말했다. ‘도핑 문제로 어수선한 분위기가 경기력에 영향을 미치진 않았나’라는 말엔 “신경이 안 쓰였다면 거짓말”이라며 “그렇지만 주변 사건에 신경 쓰지 않기 위해 노력했다”고 밝혔다.
  • “기름값 아낀다”며 마약 두목에게 압수한 아우디 탄 장관 입방아

    “기름값 아낀다”며 마약 두목에게 압수한 아우디 탄 장관 입방아

    우루과이에서 때아닌 관용차 논란이 불거졌다. 야권은 "정부가 법을 지키지 않는 데 앞장서고 있다"고 연일 공세를 벌이고 있다. 논란의 중심에는 경찰 지휘권을 쥐고 있는 내무부가 있다. 우루과이 내무장관 루이스 알베르토 에베르는 관용차로 아우디의 SUV(스포츠유틸리티차량) Q5를 탄다. 고급 차량이 분명하지만 가격만 보면 논란이 불거질 만큼 고가의 차는 아니다. 문제는 이 자동차의 출처다. 자동차의 전 주인은 악명 높은 우루과이의 마약카르텔 우두머리 루이스 알베르토 수아레스였다. 우루과이 검찰은 수아레스를 기소하면서 지난해 5월 그의 차량을 압수했다. 범죄수익금을 회수하기 위해서였다. 우루과이 고위 공직자는 방탄 차량을 관용차로 사용한다. 범죄카르텔의 암살 위험이 높다는 이유로 전임 정부 때부터 시행되고 있는 조치다. 현지 언론은 "범죄카르텔이 테러 협박을 한 뒤로 장관급 고위 공직자의 관용차가 모두 방탄차로 바뀌었다"고 보도했다. 지난해 5월 취임한 에베르 장관은 이런 관행을 깼다. 그는 "방탄차는 무게 때문에 연비가 떨어지고 유지비도 많이 든다"며 예산 절약을 이유로 압수차량을 관용차로 타기 시작했다. 마약카르텔 우두머리의 애마가 하루아침에 관용차로 둔갑한 셈이다. 장관이 방탄차를 버리고 압수차량을 타기 시작하자 비슷한 사례는 꼬리를 물기 시작했다. 내무장관의 한 측근은 마약카르텔로부터 압수한 BMW를, 경찰청장은 마약카르텔 간부급 조직원이 타던 쉐보레 SUV 캡티바를 타고 있다. 이 같은 사실이 알려지자 야권은 공세에 나섰다. 야권 의원들은 "법에 따라 압수차량은 경매로 처분해 국고로 귀속시켜야 한다"며 정부가 대놓고 법을 무시하고 있다고 주장한다. 야당의원 찰스 카레라는 "사회를 위해 쓰여야 할 돈이 사적 용도로 사용되고 있는 것과 마찬가지"라며 공무원이 사용 중인 압수차량을 즉각 처분하라고 요구했다. 하지만 내무부는 예산 절감을 위해 내린 결단이라며 이런 지적을 일축하고 있다. 관계자는 "장관이 타는 아우디 Q5는 주행거리가 14만 km를 넘어선 낡은 차"라며 "한 푼이라도 예산을 아껴보려는 장관의 충정을 알아주길 바란다"고 말했다. 신변안전이 걱정된다는 우려도 있다. 익명을 원한 경찰 관계자는 "마약카르텔 우두머리나 간부급들에겐 원한을 가진 적수가 많다"며 "차량의 주인이 바뀐 줄 모르고 테러라도 감행한다면 큰 사고가 날 수 있다"고 말했다.
  • [특파원 칼럼] 진정한 대국의 조건/류지영 베이징 특파원

    [특파원 칼럼] 진정한 대국의 조건/류지영 베이징 특파원

    전 세계에서 인기몰이 중인 한류 콘텐츠는 우리 고유의 산물이 아니다. 40대 이상이라면 케이팝과 K드라마, K무비가 좁게는 일본, 넓게는 미국의 영향을 받아 성장했음을 잘 안다. 초기에는 이들의 지적재산권(IP)을 베끼다시피 해 조롱과 비난이 컸다. 그러나 시간이 지나며 미국의 지나친 선정성·폭력성을 지우고 일본의 과한 마니아주의를 벗겨 냈다. 빈부격차와 왕따, 차별 등 한국 사회의 문제도 숨김없이 담았다. 그러자 미일과 차별화된 우리만의 독창성이 주목받기 시작했고, 유튜브와 넷플릭스 등 글로벌 플랫폼과 결합해 ‘대박’을 쳤다. 미국과 일본도 이를 모를 리 없다. 그러나 “한류의 기원은 미국”이라거나 “케이팝은 일본에서 유래했다”며 노골적으로 한국인의 노력을 폄하하려는 듯한 주장은 나오지 않는다. 되레 미국에서는 K드라마가 히트할 때마다 출연자들을 직접 초대해 함께 열광한다. 일본에서도 자신들의 아이돌 육성 방식을 가져가 성공한 박진영 JYP엔터테인먼트 창의성 총괄책임자를 데려다가 ‘한국식 아이돌’을 선발한다. 이는 상대 문화에 대한 존중이다. 그만큼 미국과 일본이 선진국이라는 뜻이기도 하다. 베이징동계올림픽 개회식이 열린 지난 4일. 기자는 중국에서 활동하는 각국 취재진과 국가체육장 ‘냐오차오’(鳥巢·새둥지)로 들어갔다. 직접 본 개회식은 소박하면서도 깊은 울림이 있었다. 흠잡을 만한 것이 없었다. ‘한복 논란’만 빼면 말이다. 식전 행사 영상에서 한복을 차려 입은 이들이 방 안에 둘러앉아 윷놀이를 하며 설날을 보내고 있었다. 본행사에서도 흰색 저고리와 분홍색 치마를 입고 머리도 땋아 댕기로 장식한 조선족 여성이 무대에 등장해 사회 각계 대표와 ‘소시민들의 국기 전달’ 행사에 참가했다. 한국에서 “중국이 한복을 자신들의 것이라고 말하려는 것 아니냐”는 비난이 쏟아졌다. 이런 반응이 중국 내 조선족의 입장을 감안하지 않고 감정적으로 이뤄져 아쉬움이 있다. 그러나 인도 매체 인디언익스프레스가 지적했듯 한국인이 그토록 화가 난 근본 원인은 수십년간 지속적으로 단행된 중국의 한국 문화 도용 시도 때문임을 중국인도 알아야 한다. 최근만 해도 역사적 고증도 없이 “한복(韓服)은 중국 한푸(漢服)에서 왔다”, “김치는 중국의 파오차이(泡菜·중국식 절임채소)에서 유래했다”는 주장이 나왔다. 지난해 초 장쥔 유엔 주재 중국대사는 뜬금없이 “정말 맛있다”며 중국인들은 먹지도 않는 김치 사진을 소셜미디어에 올렸다. 한국에서는 일련의 사건들이 ‘한류 소프트파워의 원류가 중국에 있다’는 속내를 드러낸다고 본다. 이런 식으로 쌓인 한국인의 불만이 한복 논란을 통해 한꺼번에 폭발했다. 과거부터 문화는 주변국들과의 상호작용을 통해 자신에게 적합한 최종 산물을 취하는 방식으로 발전했다. 한반도가 동아시아 최대 세력인 중국의 영향을 받아 문화를 키워 왔음을 부정하는 한국인은 없다. 그러나 ‘중국적 요소가 들어가면 다 우리 것’이라는 듯한 지금의 태도는 보편성과 공감을 얻기 어렵다. 그런 논리면 이탈리아의 파스타나 할리우드 영화 ‘쿵푸팬더’도 중국 문화의 일부여야 맞다. 지나친 자기중심적 자세는 주변국의 반감만 살 뿐이다. 이번 한복 논란은 한중 두 나라가 더 좋은 친구로 나아가고자 한 번은 겪어야 할 ‘성장통’이다. 양국 모두 상대방이 민감하게 여기는 것이 무엇인지 배려하는 계기가 됐으면 한다. 이는 중국이 진정한 대국으로 거듭나기 위한 필수 조건이기도 하다.
  • 오미크론 역풍 불라… 유은혜, 경기지사 불출마

    오미크론 역풍 불라… 유은혜, 경기지사 불출마

    최근까지 오는 6월 지방선거 경기지사 출마 의지를 강력하게 피력했던 유은혜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이 불출마를 결심한 것으로 전해졌다. 앞서 전해철 행정안전부 장관도 경기지사에 불출마하기로 하면서 여야 경기지사 후보군에 관심이 쏠린다. 15일 여권 핵심 관계자에 따르면 유 부총리는 지난 주말쯤 청와대 등의 만류에 따라 불출마 뜻을 굳혔다. 3년 4개월째 재직 중인 유 부총리는 오미크론 변이 확산 속에 학생들의 정상 등교를 관리해야 하는 교육부 장관의 역할이 중요하다는 여권 내 기류에 따라 출마를 포기한 것으로 알려졌다. 무엇보다 지방선거 출마를 위한 공직자 사퇴시한(3월 3일)이 불과 대선 6일 전이라는 점에서 유 부총리의 출마가 자칫 대선 여론에 악영향을 끼칠 가능성을 우려한 것으로 보인다. 교육부는 유 부총리가 16일 오전 정부세종청사에서 열리는 오미크론 관련 언론브리핑 후 별도로 거취와 관련한 입장을 표명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로써 현 정부 국무위원들의 지방선거 차출 가능성은 사라졌다. ‘포스트 이재명’을 놓고 더불어민주당에선 5선 안민석(오산)·조정식(시흥을), 4선 김태년(성남수정), 3선 박광온(수원정) 의원 등의 출마설이 나온다. 염태영 수원시장도 전날 출마를 위해 시장직에서 물러났다. 국민의힘에서는 심재철·정병국 전 의원 등이 하마평에 올랐다. 지난해 서울시장 보궐선거 경선에서 고배를 마신 나경원 전 의원도 거론된다.
  • 제자 13명 성폭행, 8명 임신시킨 인니 교사…화학적 거세 불발

    제자 13명 성폭행, 8명 임신시킨 인니 교사…화학적 거세 불발

    인도네시아 법원이 여제자 13명을 성폭행하고 이 중 8명을 임신시킨 교사에게 무기징역을 선고했다. 재판부는 다만 검찰의 화학적 거세(성충동 억제 약물치료) 신청은 기각했다. 인도네시아 일간 콤파스에 따르면 15일(현지시간) 서부 자바주 반둥법원은 미성년자 성폭행 혐의로 기소된 교사 헤리 위라완(36)에게 무기징역을 선고했다. 이슬람 기숙학교 교사 겸 재단 운영자였던 그는 2016년부터 지난해까지 자신이 가르치는 13~17세 사이 여학생 13명을 상습 성폭행했다. 교사는 학교 또는 아파트, 호텔로 제자들을 불러내 범행을 저질렀다. 검찰은 교사의 성폭행으로 학생 13명 중 8명이 임신했고 쌍동이를 포함해 모두 9명의 아이를 출산했다고 밝혔다. 또 현재도 임신 중인 학생이 있다고 밝혔다.종교 과목 교사였던 그는 심지어 피해 학생들이 낳은 아기를 고아라고 속여 기부금을 받아 챙겼다. 기부금으로 학교 선물을 새로 짓는 데는 성폭행 피해 학생들을 동원했다. 피해 학생들은 건설 현장에서 페인트칠이나 벽돌 쌓기 등의 중노동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에 따르면 교사는 장학금을 줘가며 형편이 어려운 피해 학생들을 자신의 기숙학교에 입학시켰다. 이후 학생들의 휴대전화를 압수하여 가족과의 정기적 연락을 방해했다. 고향 방문도 연 1회만 허용해 피해 학생들을 사실상 고립시켰다. 피해 학생들이 출산할 때마다 ‘양육을 책임지겠다’고 약속하는 식으로 회유하기도 했다.  교사의 범행은 지난해 피해 학생 중 한 명의 부모가 딸의 임신 사실을 알아채면서 들통이 났다. 애가 셋인 유부남 교사가 어린 여학생 13명을 성폭행하고 임신까지 시켰다는 사실이 전해지자 현지 사회는 발칵 뒤집혔다. 개정된 아동 성범죄자 처벌 규정에 따라 화학적 거세를 요구하는 여론도 들끓었다.검찰도 사형 구형과 동시에 화학적 거세를 재판부에 신청했다. 원격 재판에서 교사의 목소리만 듣고도 비명을 지르는 등 피해 학생들 트라우마가 심하다며 엄벌을 촉구했다. 반면 교사는 태어난 자식들을 양육할 수 있게 감형해달라고 읍소했다. 15일 열린 재판에서 재판부는 교사에게 무기징역을 선고하고 화학적 거세를 거부했다. 판사는 “관련법에 따라 화학적 거세는 형기를 채우고 나서 집행해야 하는데, 사형수나 무기수는 그럴 수 없는 만큼 선고 자체가 불가능하다”고 판결 이유를 설명했다. 인도네시아는 2016년 수마트라섬에서 발생한 10대 소녀 집단 강간 및 살해 사건 이후 아동 성범죄자 처벌 규정을 개정했다. 이에 따라 아동 성범죄에 대한 사형과 화학적 거세가 가능해졌다. 2019년 유치원생 등 여아 9명을 성폭행한 혐의로 기소된 20대 남성이 인도네시아 최초로 화학적 거세 선고를 받았으며, 집행은 징역 20년 형기를 마친 후 이뤄질 예정이다.
  • ‘소통왕’ 곽윤기, 외국 선수들과 딱지치기…상품은 한복

    ‘소통왕’ 곽윤기, 외국 선수들과 딱지치기…상품은 한복

    한국 쇼트트랙 대표팀의 ‘맏형’ 곽윤기가 외국 쇼트트랙 선수들과 딱지치기를 하며 ‘한국 알리기’에 앞장선 모습을 보여줘 화제다. 곽윤기는 14일 유튜브 채널 ‘꽉잡아윤기’에 외국 쇼트트랙 선수들과 딱지치기를 하는 영상을 공개했다. 이 영상에서 곽윤기는 네덜란드 선수들과 직접 딱지를 만들고 개인별 토너먼트 게임을 진행했다. 네덜란드 선수들은 대부분 넷플릭스 드라마 ‘오징어 게임’을 통해 이미 딱지치기에 대해 잘 알고 있었다. 곽윤기가 “‘오징어 게임’ 봤니”라고 물었을 때 리앤 더프리스가 “못 봤다”고 하자 다른 선수들은 ‘그걸 안 봤다고?’라는 듯 놀라기도 했다.곽윤기는 미리 준비해 간 색종이로 다른 선수들과 함께 딱지 접기부터 시작했다. 네덜란드 선수들은 접은 딱지를 단단하고 납작하게 만들기 위해 경쟁적으로 발로 딱지를 밟는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가장 먼저 우리 대표팀의 김아랑과 맞붙은 곽윤기는 딱지치기에서 승리한 뒤 드라마에 나온 것처럼 벌칙으로 ‘뺨 때리기’를 하는 시늉을 하며 웃음을 안겼다. 맞대결에 나선 네덜란드 선수들은 딱지의 위치를 놓고 신경전을 벌이거나 경기 도중 딱지를 밟아 더 단단하고 납작하게 만드는 등 게임에 몰두하는 모습이었다.연인 사이인 단 브레이우스마와 더프리스 간 맞대결에서는 브레이우스마가 승리한 뒤 벌칙을 망설이자 더프리스가 볼 뽀뽀로 벌칙을 무마해 웃음이 터졌다. 곽윤기와 브레이우스마가 결승에 올라간 끝에 브레이우스마가 승리의 영광을 가져갔다. ‘소통왕’ 곽윤기가 준비한 비장의 카드는 따로 있었다. 바로 딱지치기 우승상품으로 한복을 준비해간 것.곽윤기는 한복 남자 저고리를 손수 브레이우스마에게 입혀줬고, 브레이우스마를 비롯한 네덜란드 선수들은 크게 기뻐했다. 곽윤기는 유튜브 영상 댓글로 네덜란드 선수들과의 딱지치기가 지난해 네덜란드에서 열린 국제빙상경기연맹(ISU) 4차 월드컵 당시 촬영한 영상이라고 알렸다. 최근 중국의 ‘한복 공정’에 따른 갈등이 더욱 커지는 것과 관련해 곽윤기의 세심한 준비가 돋보였다는 것이 네티즌들의 평가다. 한 네티즌은 “이쯤 되면 국가에서 곽윤기에게 상을 줘야 한다. 우리 문화를 외국 선수들에게 알리고 한복까지 가져와 선물로 주다니”라고 칭찬했다.곽윤기는 지난해 국가대표 선발전에서 4위를 차지해 상위 3위 선수에게 주어지는 개인전 출전권은 획득하지 못했지만 이번 대회 계주에 출전했다. 대표팀의 맏형으로서 개회식에서 김아랑과 함께 기수를 맡기도 했다.
  • “음식물쓰레기·농약·화장품 원료도 착한 기술과 만나면 돈 됩니다”[K바이오를 이끄는 사람들]

    “음식물쓰레기·농약·화장품 원료도 착한 기술과 만나면 돈 됩니다”[K바이오를 이끄는 사람들]

    음식물쓰레기로 무럭무럭 자란 벌레는 다시 돼지를 먹일 단백질사료가 된다. 미생물 기반 농약으로 소나무재선충병을 안전하면서도 효율적으로 방제한다. 첨단 바이오 합성 기술로 친환경 화장품도 만든다. 지구를 지키기 위한 생물학적 도전들에 GS그룹이 베팅했다. 아직 ‘사업자등록증의 잉크도 마르지 않았다는’ 신생 스타트업들은 무사히 시장에 안착하고 ‘착한 사업도 돈이 된다’는 명제를 확인시켜 줄 수 있을까.14일 서울 역삼동 GS타워에서 신생 바이오 스타트업 대표 3인을 한자리에서 만났다. 곤충을 활용한 대체 단백질을 개발하는 뉴트리인더스트리의 홍종주 대표이사, 친환경 생물농약 플랫폼 잰153바이오텍을 이끄는 김진철 대표이사 그리고 화장품, 패션 염료 등 피부에 적용되는 다양한 화학물을 석유화학에서 합성바이오 소재로 전환하는 기술을 연구 중인 큐티스바이오의 최원우 대표이사다. 각기 다른 아이템을 앞세워 창업한 이들은 지난해 GS그룹의 스타트업 발굴·육성 프로그램 ‘더 지에스 챌린지’에 발탁돼 최근 사업화의 결실을 냈다. -사업의 문제의식이 궁금하다. 홍종주(이하 홍) “음식물쓰레기 대부분은 물이다. 거의 재활용되지 않고 폐수로 처리되고 있다. 폐수 발생을 막는 동시에 부가 가치를 내면 사업이 될 거라고 봤다. 곤충을 써 보기로 했다. 음식물 폐수에 각종 첨가물을 더해 곤충의 먹이로 만들었다. 이렇게 자란 곤충은 돼지의 사료로 쓰이는 대체 단백질이 된다. 음식물쓰레기가 곤충을 통해 산업적으로 재활용된 것이다.” 김진철(김) “소나무 사이에서 퍼지는 감염병인 소나무재선충병을 방제하기 위해 비용이 많이 투입된다. 딜레마가 있다. 가장 효율적인 건 농약을 항공기로 살포하는 것인데, 잔류 독성 탓에 환경오염이 우려된다. 일일이 줄기에 약을 주입하는 방법(수간주입)도 있지만, 인건비가 막대하다. 대신 식물의 면역 기능을 높이는 미생물을 항공에서 살포하면 어떨까 했다. 친환경과 효율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는 방법이었다.” -난관은 없었나. 최원우(최) “‘합성생물학에 기반한 바이오 소재’를 개발한다고 하면 이해하는 사람이 거의 없었다. 너무 생소한 분야라 국내 투자자들에게 설명하고 설득하기 쉽지 않았다. 미국의 긴코바이오웍스는 지난해 상장해 15조원을 유치했다. 그만큼 해외에서는 유망하다고 보고 관련 시장이 ‘붐업’돼 있는 것이다. 인력 확보도 문제였다. 전문 지식을 가지고 있으면서도 산업적으로 숙련된 사람이 필요했다. 미국 유명 합성생물학 회사에 다니는 한국계 직원들의 이메일을 확보해 하나하나 연락했다. 한참 얘기가 잘돼 가고 있다가도 갑자기 다른 대기업에서 고액연봉을 제시하며 채 갈 땐 허탈했다.” 홍 “원천기술을 미국에서 배워 왔는데 귀국하자마자 문제가 생겼다. 기술을 적용할 원자재를 국내에서 구할 수 없어서다. 한국에서 확보할 수 있는 농업부산물, 폐기물을 구해 원천기술을 적용할 수 있는지 일일이 실험했다. 한 땀 한 땀, 공을 들이는 작업이었다.” 김 “한국화학연구원에서 근무하던 시절 소나무재선충병을 연구했다. 기존 방식의 한계를 절감하고 해결방안을 모색했다. 그간 연구된 방식만 고수해서는 절대로 극복할 수 없다고 봤다. 미생물 기반 식물 면역 증강제는 그간 아무도 접근하지 않은 방식이었다. ‘그런 혁신적인 방법을 왜 일본 같은 선진국들이 하지 않았을까요.’ 다른 전문가들의 조롱 섞인 질문을 받은 적도 있다. 난관이었지만, 성공할 확률은 51%라고 보고 도전해 보기로 했다. 결과가 좋았고 창업할 수 있었다.” -시장성을 장담하는가. 최 “‘과연 한국에 합성생물학 소재 시장이 있는가.’ 첫 번째 질문이었다. 로레알, 샤넬 등 외국계 기업에서는 협업을 요청하면 스타트업에도 기회를 많이 열어 줬지만, 국내 분위기는 달랐다. ‘관심은 있지만, 투자할 자본은 없다’는 대답을 듣기 일쑤였다. 그러나 최근 빠르게 달라지고 있다. 지난해부터 재계에 부는 ESG(환경·사회·지배구조) 열풍과 함께 정부도 지속가능성 이슈를 깊이 고민하는 게 보인다. 국내에서도 시장이 확장되고 있음을 느낀다.” 홍 “대체 단백질이 워낙 시장이 크다. 제품의 단가도 높아서 시장성은 충분하다. 국내 음식물쓰레기 처리 시장은 약 1조원 정도로 본다. 현재 우리가 집중하고 있는 국내 양돈 부문 사료 첨가제 시장이 1800억원이다. 글로벌 기업으로 성장하면 규모는 더욱 커질 것이다. 현재 미미하지만 이미 흑자를 내고 있기도 하다.” -더 지에스 챌린지에 선정되고 사업화를 위한 컨설팅 등 여러 지원을 받았다. 최 “GS라는 대기업이 관심을 두는 것만으로도 시장에 상당히 긍정적인 신호를 준다. GS칼텍스 등 계열사들이 보유한 바이오 설비들을 활용하는 기회들도 좋았다. 초기 스타트업이 도저히 가질 수 없는 대규모 공정 인프라를 경험하는 것을 통해 한 단계 도약할 수 있었다.” 홍 “대기업인 만큼 각 분야의 백전노장들이 많다. 일정을 정해 두지 않고 수시로 만나 대화하고 아이디어를 공유한다. 시장 검증을 마치고 공정을 구축하는 단계에서 GS건설의 노하우를 습득할 수 있었다. 추후 바이오 소재를 추출해 제품을 고도화하는 과정에서는 GS칼텍스에 있는 전문가들의 도움을 받을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향후 계획과 목표는. 김 “2035년까지 세계 최고 수준의 ‘생물농약 플랫폼’을 갖추는 회사가 되고 싶다. 2024년도에는 흑자전환을, 2027년에는 기업공개(IPO) 또는 인수합병(M&A) 목표도 가지고 있다. 2019년 전 세계 농약 시장 규모는 845억 달러(약 101조원) 규모다. 생물농약 시장은 화학농약 시장의 6%로 크지 않지만, 시장은 연평균 16%로 고성장하고 있다. 파이프라인(후보물질)도 지속적으로 확장해 2035년까지 1000억원 이상의 매출을 올리는 제품을 개발하겠다.” 홍 “아직 사업자등록증의 잉크도 마르지 않았지만, 언젠가는 전 세계 음식물쓰레기 처리방식 자체를 바꾸겠다는 포부를 갖고 있다. ESG, 사회적 책임을 들먹이는 것보다 ‘이런 사업도 돈이 된다’는 걸 보여 줄 것이다. 철저히 경제성으로 승부수를 띄운다는 얘기다.” 
  • 소와 말달구지가 다니는 곶자왈 생태숲길 ‘산양큰엉곶’의 변신

    소와 말달구지가 다니는 곶자왈 생태숲길 ‘산양큰엉곶’의 변신

    “원래는 1935년부터 마을공동목장이었어요. 고향에 내려와 보니 곶자왈이 너무 방치되고 있어 마을에 건의해서 3년 전부터 하나하나 정비해 문을 열게 되었어요.” 지난 11일 정식 개장한 제주도 한경면 산양리(행정구역상 청수리) 곶자왈 ‘산양큰엉곶’ 첫날 방문객만 2000명을 넘었다. 반응이 너무 좋아 어떨떨하다는 관리책임자 김행진(39)씨가 “마을 주민들이 하나되어 만든 생태숲길이어서 더 의미가 크다”고 덧붙였다. 사실 산양리는 행정구역상에는 없는 마을이다. 한경면 청수리와 낙천리에 속해 있는 400여 주민들이 더 똘똘 뭉쳐 이 곶자왈을 복원시킨 것도 마을 이름을 되찾고 싶은 간절함에서 비롯됐다. 귀농한 젊은 청년의 반짝 아이디어에서 시작된 고향사랑이 마을 주민들의 마음을 움직였고 그 힘이 이젠 마을을 살고 싶은 곳으로 변신시켰다. 그리고 그 중심엔 이 곶자왈이 있다.산양큰엉곶은 그래서 여느 곶자왈과는 다른 테마가 있다. 제주도의 지원을 받아 꾸민 3.5km에 달하는 생태숲길을 걷다보면 마치 동화나라로 초대받은 기분이 든다. 숲길 양옆으로 노루모양의 나무조각과 백설공주에나 나올법한 박공지붕의 통나무집들이 즐비하다. 초승달 모양에 앉아있는 토끼, 조릿대로 엮은 집채만한 새들의 둥지, 다람쥐바퀴 모양의 그네, 빗자루를 타고 날아다니는 마귀 할멈까지 산책길이 지루할 틈이 없다. 꾸민 듯 안 꾸민 듯 자연을 훼손하지 않고 자연과 어울리는, 어린아이들과 가족들을 위한 동화테마파크 속 포토존에 눈을 뗄 수 없다. 무엇보다 이 숲길의 장점은 유모차와 휠체어도 다닐 수 있는, 누구나 다 편하게 걷는 무장애길이라는 점이다. 메인 산책길 중간중간에는 오롯이 나와 마주하는 호젓한 숲길로도 통한다. ‘자연과 가까울수록 병은 없어지고 자연과 멀수록 병은 가까워진다’는 탐방로 입구 괴테의 팻말처럼 치유의 숲이다. 숲길 바닥은 야자수 멍석이 깔려 있어 걷기도 편하다. 소들과 말들이 먹던 봉천수 ‘엉알물’은 물론, 4.3사건 당시 삶의 터전을 잃은 주민들이 생계용 수단으로 생산했던 숯가마터와 마을주민들이 피신했던 궤(동굴)도 볼 수 있어 산양리 마을과 제주의 아픈 역사도 엿볼 수 있다. 특히 지금은 사라져버린 소달구지와 말달구지와의 조우는 산양큰엉곶의 백미다. 달구지 재현도 김씨의 아이디어. 지금은 볼 수 없는 옛 것을 복원시켜 과거로의 여행을 떠날 수 있게 한다. 3살 된 미니말 ‘다랭이’를 끌고 있는 이경은(62)씨와 52년 만에 다시 말달구지를 끈다는 강병호(66)씨 등 동네 어르신들이 연신 아이들과 함께 사진찍느라 여념이 없다. 갈옷을 입고 말을 끌던 강씨는 “땔감이 없던 10대때 한라산까지 끌고 가서 땔감을 구하고 오곤 했던 기억이 새록새록하다”며 “이제 달구지가 산양큰엉곶만의 자랑거리로 입소문을 타는 것 같아 더 감개무량하다”고 흐뭇해했다.
  • 중국 선양서 버스 폭발로 1명 사망 42명 부상...‘테러 모방범죄’ 가능성 점화

    중국 선양서 버스 폭발로 1명 사망 42명 부상...‘테러 모방범죄’ 가능성 점화

    중국에서 인기리에 방영된 드라마 속 장면을 그대로 따라 한 모방 폭발 사건이 발생한 것으로 알려져 논란이다. 중국 선양시 공안국은 지난 12일 오후 8시쯤 이 일대를 순환하는 232번 버스가 황구 황허난 교차로에서 신호를 받고 대기하던 중 돌연 폭발해 1명의 사망자가 발생했다고 밝혔다. 신고를 받고 출동한 구조대에 의해 사망자 1명과 중상자 2명, 경미한 부상을 입은 피해자 40여 명이 인근 병원으로 이송된 것으로 확인됐다. 당시 사고 현장에 있었던 목격자들 진술에 따르면, 버스 내부에서 큰 폭발음이 발생하면서 화마가 버스 전체를 휘감았다는 점에서 누군가 설치한 폭발물로 인해 발생한 사고 가능성이 제기된 상태다. 대만 중앙통신은 지난달 11일 중국 텅쉰을 통해 방영된 타임슬립 15부작 드라마 ‘카이돤’(開端)의 폭발 장면을 모방한 범죄일 가능성이 높다고 지적했다. 이 드라마는 1998년 중국 후베이성 우한에서 발생한 버스 폭발 사건을 원형으로 제작됐다. 이번 선양시 버스 폭발 사건 이후 중국 소셜네트워크서비스 웨이보에 공유된 ‘카이돤’ 드라마 속 버스 폭발 장면을 담은 영상은 7500만 회 이상 조회되는 등 사건 관련성이 크다고 이 매체는 전했다. 현장에 있었던 피해자 A 씨는 자신의 웨이보 계정에 “버스의 폭발 원인에 대해 수사 당국이 정확하게 공개한 것이 없는 상태”라면서도 “버스에 타고 있을 당시 버스 배터리 부분에서 폭발음이 크게 들렸고, 운전자가 있는 앞 좌석 부분은 폭발과 무관하게 안전한 상태였으나, 버스 뒤쪽 좌석이 폭발과 동시에 심각하게 파손됐다”고 당시 상황을 전했다. A 씨는 이어 “사람들은 곧장 유리창을 깨고 밖으로 몸을 던져서 대규모 사망자를 막을 수 있었다”고 전했다. 한편 중국 현지 누리꾼들은 해당 영상과 실제 버스 폭발 사건과의 관련성을 두고 “범죄자가 드라마 속 장면을 보고 현실에서 이를 재현해 모방했다”면서 “사건의 기승전결의 내용이 드라마 내용과 매우 유사하고, 폭발물을 사용해 무고한 주민들을 희생시키려 한 시도도 같다. 드라마 제작자는 미성숙한 사람들이 영상을 그대로 모방할 수 있다는 점을 인지하고 더 세심한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고 지적했다.
  • 단순 ‘한복 공정’? 중국은 왜 개회식에 한복을 등장시켰나 [클로저]

    단순 ‘한복 공정’? 중국은 왜 개회식에 한복을 등장시켰나 [클로저]

    중국 내 여러 소수민족 통합, 국가 안정에 필요한족과 55개 소수민족 대상 일체화 박차한복 공정, 이 과정에서 시작자국 내 소수민족 대하는 타국 대처와 달라중국은 소수민족 흡수, 일원화 시도 지속해 문제“중국 내 소수민족 등장 퍼포먼스 맥락 이해해야 한다.” (황희 문화체육관광부 장관)“한복, 한반도와 조선족의 것이다.” (주한 중국 대사관)“중국, 한국 내 올림픽 관련 여론 예의주시하고 있다.” (주한 중국 대사관)“미국, 한중 관계 교란시킨다” (중국 언론 보도) 이 모든 문장은 4일 동계베이징올림픽 개회식 중 소수민족 퍼포먼스에 등장한 한복 논란에서 시작됐습니다. 퍼포먼스에 등장한 배우들은 각각 중국에서 인정한 소수민족의 복장을 입고 나와 오성홍기를 들어 보였죠. 본래 이런 역할은 올림픽 영웅이 하던 것과 달리 중국은 소수민족들에게 맡겼습니다. 국가 통합 의지를 전세계에 내보인 거죠. 이상한 부분이 있죠. 국가 통합 의지 대상에 한복이 들어간 것은 아무래도 이상합니다. 조선족이 들어간 것도 말이죠. 그 외 소수민족이라고 좋아할까요. 아무래도 모든 것이 이상합니다. 중국 내 존재하며 인정받은 소수민족들은 자치구, 자치현 등을 확보하고 있습니다.● “하나의 중국, 하나의 꿈” 이런 모습은 중국뿐일까요. 우리나라에도 차이나타운이 있고요. 인종의 용광로라 불리는 미국은 더할 나위 없습니다. 그런데 미국이, 우리나라가. 이들을 중국처럼 그대로 흡수려고 하면서 대외적으로 “우리 문화”라고 천명한 적이 있던가요. 중국의 한복 공정 논란을 두고 “맥락을 이해해야 한다”거나 “조선족이 한복을 입지 뭘 입어야 하느냐”고 묻는 것은 올림픽의 상징성을 다소 배척한 주장일 수 있습니다. 게다가 중국은 “한국 내 관련 여론을 주시하고 있다”고 하면서까지 이런 행동에 대한 정정은 하지 않고 있습니다. 중국은 중화인민공화국을 합리화하고 그 안에 존재하는 모든 소수민족들을 자국 내 문화로 흡수함으로써 중국 안의 혹시 모를 독립 가능성 등을 없애려 하고 있습니다. 그거 아시나요. 중국의 2008년 베이징올림픽 말입니다. 그 때도 중국은 ‘하나의 중국, 하나의 꿈’ 슬로건을 내며 통합을 강조했습니다. 여러 소수민족이 있는 중국 특성상 국가 안정을 위해 다민족일체화를 끊임없이 주장하고 있으며 오히려 그 공세는 강해지고 있는 겁니다. 이 때문에 주변국만 불편해지는 상황이 발생하고 있습니다.● 이웃나라, 서로 영향 주고받을 수밖에 조선족을 만날 기회가 있었습니다. 이 조선족은 한국 내 유력 보수매체를 언급하며 그들이 논란을 키웠다고까지 주장했죠. 중국은 한복이 한국의 것이라고 한 적이 없다는 주장입니다. 과연 그럴까요. 중국 일부 매체들도 보도를 통해 한국 내 대선을 앞두고 한복 공정에 대한 과한 반응이 이어지고 있다고 지적합니다. 실체 없는 논란이라는 주장이죠. 대선 후보가 한복 공정에 대해 목소리를 높였다고 전하면서도 조선족 입장을 고려해야 한다고 말한 강민진 정의당 대변인, 이웃 나라에 대해 대통령이 될 사람으로서 논란을 언급하기는 부적절하다는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의 발언도 전했습니다. 그러면서 이성적 주장이라고 했죠. 조선족 입장을 고려해야 한다. 맞는 말입니다. 실제 2000년 이후 한류의 영향을 받아 한복이 다시 중국으로 대거 유입됐고, 이 때문에 현재 조선족과 한국의 한복은 큰 차이가 없다는 주장도 있죠. 조선족은 19세기 후기 한반도로부터 중국으로 대규모 이주한 한민족의 일부입니다. 이들은 한복이 1992년 한중수교 후 한복 세계화를 꾀하면서 조선족 방식의 한복을 한국식으로 변화시켰다고도 주장합니다. 그럴 수 있습니다. 실제 중국과 한반도는 과거부터 이웃 나라였으며 영향을 끊임없이 주고 받았기 때문에 서로의 복식에 당연히 변화를 줬을 겁니다.● 소수민족 독립 우려하는 중국,강한 일체화 시도하며 ‘무리수’ 중국의 올림픽 한복 공정 개회식 논란 관련 태도는 그래서 문제가 있습니다. 2018년 3월 11일 전국인민대표대회에서 통과된 수정헌법 제4조 제1항에 “국가는 소수민족의 합법적 권리와 이익을 보장하며 각 민족의 평등 단결과 상호 화해를 지킨다”는 내용이 담겨 있습니다. 그러나 이와 달리 실제는 자신들의 권리와 이익에 소수민족의 문화를 흡수하는 행태를 보이고 있죠. 지난해 5월 중국 정부 제7차 인구센서스에 따르면 중국 내 55개 소수민족 인구는 1억 2547만명으로 중국 전체 인구의 8.89%죠. 이들 소수민족이 거주하는 소수민족 자치구역은 전체 국토면적의 약 64%를 차지합니다. 이들 중 34개 민족이 중국 인접국가에도 다수 거주하는 사람들이죠. 중국 육지 국경선 가운데 약 90% 이상의 국경선이 소수민족 전역에 걸쳐 있습니다. 국경선에 거주하는 인구 중 절반 이상이 소수민족이라는 건요. 중국이 통합정책으로 중국 내 소수민족을 중화인민공화국으로 묶으려는 강한 동기가 될 수 있습니다. 하나의 소수민족이라도 독립한다면 그 파급효과가 다른 소수민족들에게 미칠 수 있기 때문입니다. 황희 문화체육부 장관이 개회식이 끝난 후 기자들에게 “명백한 주권국가가 있는데 한복을 소수민족의 의상으로 등장시킨 것은 오해의 소지가 있다”고 주의를 준 것은 정확한 진단일 수 있습니다. 중국의 일체화 시도에 명백한 본류가 있는 조선족까지 넣은 것은 중국 자신들만 생각한 위험한 시도라는 지적인 것이죠. ● 소수민족 탄압도 지워 이번 올림픽에서 중국의 소수민족 관련 행태를 두고 화가 난 건 한국만이 아니었습니다. 미국 역시 중국의 신장 위구르 지역 인권 탄압 미화를 두고 문제를 제기했습니다. 마지막 성화 주자로 이 지역의 인물이 등장했는데, 이 지역에 존재하고 있는 인권 탄압 문제를 올림픽을 통화 미화시키려는 게 아니냐는 주장이었습니다. 이 역시 중국이 내부의 소수민족 관련 문제를 올림픽으로 미화해 선전하는 맥락으로 읽힐 가능성이 있기 때문입니다. 물론 중국은 여기에도 강하게 반발했지만, 우리는 그것이 중국의 전형적 반응이라는 것을 이미 알고 있습니다. 역사는 기록하는 자가 승리한다는 걸 우리는 이미 알고 있습니다. 이 때문에 중국의 대외적 한복 공정 시도나 한국에 대한 문화 공정 시도에 대해 우리는 민감하게 반응하고 있는 것일지도 모릅니다. 상당수 네티즌들이 중국의 한복 공정 관련 게시글 등에 가서 영어로 한국 문화를 설명하는 댓글을 다는 것은 이러한 역사적 주도권 뺏기기를 우려했기 때문입니다.● 중요한 건 ‘기록’ 중국 지린성 지안현에 있는 고구려 벽화고분 속 점박이 무늬 한복을 입은 사람들의 모습은 우리나라의 한복 역사를 증명하는 자료로 줄곧 쓰여 왔습니다. 이 고분은 5세기 무렵 만들어진 것으로 추정하고 있는데요. 1935년에 처음 발굴, 조사됐어요. 벽화 중 가무배송도에는 무덤 주인을 춤과 노래로 떠나 보내는 장면이 담겼죠. 주목할 건 복장입니다. 이들은 윗도리, 바지, 긴 두루마기 디자인의 서로 다른 옷을 입고 있죠. 윗도리와 바지를 입은 사람들의 옷 배색도 서로 다릅니다. 우리가 알고 있는 한복과 아주 유사하죠. 이들은 고구려 의복이라는 명백한 증거가 됐습니다. 실제 이러한 고증을 따라 인기 가수 아이유와 ‘중화권 남신’ 배우 이준기가 등장했던 드라마 ‘달의 연인-보보경심 려’는 시청률은 낮았지만 복식 재현 등을 두고 호평 받았습니다. 드라마에 엑소 백현 등의 K팝 스타가 등장했고 현재에는 명백한 주연급 배우로 성장해 있는 강하늘, 남주혁도 출연했죠. 이 때문에 한류 열풍이 거센 중국에서도 이 드라마에 대한 인기가 높다는 훈훈한 후문입니다. 방영 당시보다 추후 배우들의 유명세를 타고 입소문을 탔다는데요. 이 드라마는 본래 중국 인기 드라마인 ‘보보경심’을 리메이크한 작품입니다. ‘문화 공정’에 품격 있게 맞서는 역 문화 수출로 ‘문화 홍보’가 된 셈일까요.  “When they go low, we go high.” 미셸 오바마가 미국 일간 뉴욕타임스와의 인터뷰에서 했던 말입니다. “그들이 저급하게 가도, 우리는 품위있게 가자.” 반복되는 중국의 문화 공정 시도에 이 말이 떠오르는 건 왜일까요.
  • “우리 아이가 아파요” 위급한 상황에서 만난 길 위의 동행자들

    “우리 아이가 아파요” 위급한 상황에서 만난 길 위의 동행자들

    아이가 경련과 호흡 곤란을 일으킨다면? 이유식을 먹다가 기도가 막힌다면? 갑자기 크게 다치는 일이 발생한다면? 아이를 키우다 보면 겪을 수 있는 다양한 일이지만, 상상하기조차 아찔한 상황들입니다. 아픈 아이를 안고 병원으로 향하는 부모 마음은 어떨까요? 그들에게 든든한 지원군이 되어준 이들이 있습니다. 도로 위에서 만난 경찰관이 그 주인공입니다. 그들의 활약상을 영상으로 모아 봤습니다.지난해 12월 16일 오후 9시 30분쯤  충북 청주시 서원구의 한 도로에서 음주단속을 하던 경찰관에게 아이를 안은 엄마가 달려와 급히 도움을 요청했습니다. 14개월 된 아이가 음식을 먹다가 호흡 곤란을 일으켜 급하게 병원으로 가야 하는 상황이었습니다. 엄마는 택시를 잡으려 했지만, 상황이 여의치 않았습니다. 그때 경찰관이 보인 겁니다. 경찰은 곧바로 아이와 엄마, 그리고 할머니를 순찰차에 태워 병원으로 향했고, 3분 만에 도착했습니다. 위급했던 아이는 무사히 치료를 받고 건강을 되찾았습니다. 지난 1일에는 충남 청양군 청양읍에서도 경찰관이 호흡 곤란을 일으킨 24개월 남자아이의 병원 후송을 도와 소중한 생명을 구했습니다. 지난달 30일에는 대전에서 머리를 다친 두 살배기 남자아이를 병원으로 긴급 후송해 치료를 앞당겼습니다. 위급한 상황에서 침착하고 신속하게 시민의 소중한 생명을 지킨 경찰공무원의 활약상, 영상으로 확인해 보시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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